통합대장경

大唐新翻密嚴經序

ABC_IT_K1344_T_001
037_0112_b_01L대승신역밀엄경(大唐新翻密嚴經) 서(序)
037_0112_b_01L大唐新翻密嚴經序

짐(朕)1)이 듣건대, 서방(西方 : 인도)에 성인(聖人 : 부처)이 있어, 말로 전할 수 없는 진리를 말하고, 가르칠 수 없는 가르침을 전하며, 일시적 방편과 영원한 진리[權實]2)를 활용하여, 무지한 자들[聾瞽]3)을 깨우쳐4) 일으키니, 선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재촉하지 않아도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경지를 높이는 것은 범부라도 성인에 이르게 하며, 어리석은 자들을 깨우쳐 사바세계[娑婆丘陵]를 구하고, 진리에 이르는 길을 드러내어 밀엄세계[密嚴世界]5)를 보게 하였다고 한다.
037_0112_b_02L朕聞西方有聖人焉演不言之言無教之教啓迪權實發柀聾瞽遷其善者不疾而速階其益者卽聖自凡擊蒙求以娑婆丘陵示達觀以密嚴世界
욕망에 물든 번뇌의 세계[染]와 번뇌에 벗어난 청정세계[淨]가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들 세계가 나의 외부에서 떠도는 것도 아니니, 이 두 세계는 초나라와 월나라[楚越]6)가 생각 속에서 생겨났다가 바로 한 순간에 사라지듯이 그 종적을 알기 어려운 것이다. 그것은 물고기가 숨고 새가 떠나가는 것과 같으니, 그 종적이 이와 같은 것이었도다!
037_0112_b_07L匪染淨在我實是非遊而楚越生於念中及缺頓於目下彼魚藏鳥其若是乎
위대하도다! 밀엄경[密嚴]7)이여! 삼유(三有)8)의 세계를 넘나들며, 불법의 세계[法界]를 두루 담아내고, 지극히 미세한 실체[極微]9)까지 구별하였도다. 이것은 그 가르침의 소리를 듣는다고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어찌 그 현상을 본다고 그 실재를 볼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미 나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오묘한 불법을 주관하게 되어 진실로 부촉(付屬)을 공손히 받들게 되었다. 이것은 식(識)10)의 파도를 샘물처럼 고요하게 하고, 의식[意]의 근원을 구슬처럼 맑게 하며, 아뢰야식[賴耶]11)이 작용하는 실마리를 꿰뚫고, 깨달음[自覺]12)의 깊고 맑은 세계를 밝히어, 마음의 가장 깊은 곳[心極]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니, 이렇게 할 수 있게 된 것은 오직 이 경전의 덕택이도다.
037_0112_b_09L欽哉密嚴迹超三有周乎法界相離於極微非聲聞之所豈色見之能見嘗潔已主妙允恭付屬是欲泉靜識浪珠淸意源窮賴耶能變之端照自覺湛然之境深詣心極其唯是經
일반적으로 불경 번역(翻譯)의 자취를 살펴보면 모두 그 까닭이 있다. 그리고 비록 번역된 방언(方言)은 서로 달라도 그 본질(本質)은 반드시 번역문에 담겨있어야 한다. 이 경(經)의 경우에 범서(梵書)는 모두 게송(偈頌)인데, 앞서 이 경을 번역한 사람은 이 경을 대부분 산문(散文)으로 번역을 했으니, 이무기가 변하여 용이 될 수는 있어도, 어찌 물고기나 조개[鱗介]13)로 변할 수 있으며, 나라에서 집안을 일으키는 데 어찌 성씨(姓氏)를 바꿀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번역 중에 잘못된 누락, 중요하지 않은 것과 중요한 것의 혼동, 어쩌다가 다른 것을 같은 것으로 착각한 것 등을 다시 한 번 모두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진실로 올바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037_0112_b_14L夫翻譯之來抑有由雖方言有異而本質須存此經梵書竝是偈頌先之譯者多作散文化爲龍何必變於鱗介家成於國寧卽改乎姓氏矧訛略輕重或有異同再而詳悉可爲盡善
037_0112_c_01L 대흥선사(大興善寺) 삼장사문(三藏沙門) 불공(不空)은, 상법[像]14)시대 중생을 교화하는 동량(棟梁)이고, 애욕의 바다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는 배[舟楫]15)이며, 계율을 굳게 지켜 마치 계율의 구슬을 굳게 쥔 듯 하고, 마음을 갈고 닦아 명경(明鏡)을 마음에 품게 되었다. 그리하여 눈처럼 고결하게 되어 속세의 허망한 구름을 건너 부처님께서 녹야(鹿野)16)에서 가르치신 불법의 진리[真諦]를 부지런히 궁구하였고, 바람을 잔뜩 머금은 돛배처럼 애욕의 바다를 지나 마명대사[馬鳴]17)의 말씀[奧音]을 끝까지 탐구하였다. 그리고 불공대사는 범어의 문법인 팔전성[八轉]18)까지 터득하였고, 언어는 범어와 중국어 모두 능통해서, 번역문에서 빠뜨린 것을 살펴서 찾아내고, 불법의 궁극적 진리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었다. 이에 조칙을 내려 경성(京城)에서 의학사문(義學沙門) 비석(飛錫) 등과 한림학사(翰林學士) 유항(柳抗) 등을 모아 불공 대사를 도와서 이 경문과 호국경(護國經) 등을 정밀하게 번역하였는데, 패엽경[貝多]과 대조하여 여러 간독(簡牘)을 번역하게 하였다. 이에 새롭게 번역된 밀엄경은 경의 원본인 패엽경과 간독을 전거로 하여 게송[頌言]으로 번역되어서, 대갱(大羹)19)같은 불법의 순수한 맛이 사라지지 않고, 청월(清月)같은 불법의 밝은 빛이 항상 가득차게 되었으니, 어찌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으며, 어찌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는가!
037_0112_b_19L大興善寺三藏沙門不空像教棟梁愛河舟楫戒珠在握明鏡入懷雪涉雲征窮鹿野之眞諦帆飛海宿究馬鳴之奧音聲該八轉言善兩方之可窺鑑闕如抑揚了義詔令集京城義學沙門飛錫等翰林學士柳抗等詳譯斯文及護國經等對執貝多翻諸簡牘憑其本夾依以頌言大羹之味不遺淸月之魄恒滿豈不美歟豈不美歟
짐(朕)의 운문은 담백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으며, 산문도 격식에 맞지 않고 세련된 품위도 없지만, 마음만은 불법의 심오한 진리[祕賾]를 향해 한껏 달려가, 다함이 없는 불법의 세계에 머물기를 원하니, 부족하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경문의 맨 앞에 서문을 짓는다.
037_0112_c_06L朕詞乏淸文非道麗志流衍於祕賾將布灌於無窮聊課虛懷序之篇首云爾


대승밀엄경(大乘密嚴經) 상권
037_0112_c_08L大乘密嚴經卷上


불공(不空) 한역
김성구 번역
037_0112_c_09L開府儀同三司特進試鴻臚卿肅國公食邑三千戶賜紫贈司
空謚大鑑正號大廣智大興善寺三藏沙門不空奉詔譯


1. 밀엄도량품(密嚴道場品)
037_0112_c_11L密嚴道場品第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37_0112_c_12L如是我聞
037_0113_a_01L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 색(色)ㆍ무색(無色) 등의 생각을 초월하고 일체 법에 자재하며 무애하여 신족(神足)ㆍ역(力)ㆍ통(通)으로 유희(遊戱)하는 밀엄세계(密嚴世界)에 머무시니, 이 세계는 외도ㆍ성문ㆍ연각이 수행할 경계가 아니었다.
모든 훌륭한 유가(瑜伽)를 수행하는 이와 10억 불찰의 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함께하시니, 일체 외도와 이론(異論)을 꺾는 보살마하살과 대혜(大慧)보살마하살과 일체불법여실견(一切佛法如實見)보살마하살과 성관자재(聖觀自在)보살마하살과 득대세(得大勢)보살마하살과 신통왕(神通王)보살마하살과 만수실리(曼殊室利)보살마하살과 금강장(金剛藏)보살마하살과 해탈월(解脫月)보살마하살과 지진(持進)보살마하살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모두 삼계의 심(心)ㆍ의(意)ㆍ식(識)을 초월한 경계와 지혜가 몸을 이루었으며, 소의(所依)를 돌려 요술 같은 수릉엄법운삼마지(首愣嚴法雲三摩地)를 성취하였으며, 무량한 모든 부처님이 손으로 그들의 정수리를 만졌으며, 3유(有)를 떠난 연화궁에 있었다.
037_0112_c_13L一時佛薄伽梵住於超越欲色無色等想於一切法自在無礙神足力通之所遊戲密嚴世界而此世界非彼外道聲聞緣覺所行之境與諸修習勝瑜伽者十億佛剎微塵數等菩薩摩訶薩俱其名曰摧一切外道異論菩薩摩訶薩大慧菩薩摩訶薩一切佛法如實見菩薩摩訶薩聖觀自在菩薩摩訶薩得大勢菩薩摩訶薩神通王菩薩摩訶薩曼殊室利菩薩摩訶薩金剛藏菩薩摩訶薩解脫月菩薩摩訶薩持進菩薩摩訶薩而爲上首皆超三界心意識境智成轉於所依成就如幻首楞嚴法雲三摩地無量諸佛手灌其頂處離三有蓮華宮
그때에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현재의 법을 즐기는 지위이며, 스스로 깨달은 성지이며, 심심한 경계이며, 미묘하고 빠르며, 무량한 여러 빛깔로 나타난 삼마지로부터 일어나, 천제(天帝)의 번개 빛인 묘장엄전(如莊嚴殿)에 나오셨다가 모든 보살들과 함께 무구월장전(無垢月藏殿)에 들어가시어 밀엄장 사자좌에 앉았다.
세존께서 앉으신 다음 사방을 살피시고 눈썹 사이 구슬 상투의 광명 장엄으로부터 무량한 백천의 맑은 광명을 내시니, 둘러싸여 서로 비치어 광명의 그물을 이루었으며, 이 광명의 그물이 흘러 비칠 때에는 일체 불찰의 장엄한 모습이 분명히 나타나서 한 불찰과 같았다.
나머지 불토도 장엄하게 꾸미어 가늘고 미묘함이 미진과 같았으며, 밀엄세계는 모든 불국토를 초월하여 별과 해ㆍ달을 멀리 떠나 무위의 성품 같고 미진 같지 않았다.
이 밀엄에 부처님과 제자와 다른 세계에서 이 모임에 온 이가 마땅히 열반과 허공과 비택멸(非擇滅)의 성품과 같았다.
037_0113_a_04L爾時如來正遍知從現法樂住自覺聖智甚深境界微妙奮迅無量衆色之所現顯三摩地起出帝雷光妙莊嚴殿與諸菩薩入於無垢月藏殿中昇密嚴場師子之座世尊坐已觀察四方從眉閒珠髻光明莊嚴出於無量百千淨光圍遶交映成光明網是光網流照之時一切佛剎莊嚴之相分明顯現如一佛剎餘諸佛土嚴飾細妙同於微塵密嚴世界超諸佛國遠離星宿及日月如無爲性不同微塵此密嚴中佛及佛子餘世界來此會者皆如涅槃及以虛空非擇滅性
037_0113_b_01L그때에 세존께서 저 세계의 부처님과 보살의 위신과 공덕의 승묘한 일을 나타내시고, 다시 불안(佛眼)으로써 두루 시방의 모든 보살들을 보시고 일체불법여실견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여실견이여, 지금 이 세계는 밀엄이라 하며, 이 가운데의 보살은 모두 욕ㆍ색ㆍ무색ㆍ무상유정(無想有情)의 처소에서 삼마지의 힘으로써 지혜의 불을 내어 색탐(色貪)과 무명을 태워버리고, 의지한 바를 돌려 뜻으로 이루는 몸을 얻고, 신족ㆍ역ㆍ통으로써 장엄하니 구멍과 틈이 없고, 뼈도 몸집도 없음이 마치 해ㆍ달ㆍ마니ㆍ번개 빛ㆍ무지개ㆍ산호ㆍ흘리다라(紇利多羅)ㆍ황금ㆍ첨복(瞻蔔)ㆍ공작ㆍ달무리ㆍ거울 속의 그림자와 같다. 이러한 색신으로 모든 곳에 머물러 무루인(無漏因)을 닦아 삼마지에 의해 자재함과 10무진원(無盡願)과 회향(廻向)을 얻고 수승한 몸을 얻어 밀엄세계에 왔느니라.”
037_0113_a_17L爾時世尊現彼世界佛及菩薩威神功德勝妙事已復以佛眼遍視十方諸菩薩衆告一切佛法如實見菩薩摩訶薩言如實見今此世界名曰密嚴是中菩薩悉於欲色無色無想有情之處以三摩地力生智慧火焚燒色貪及以無明轉所依止得意成身神足力通以爲嚴飾竅隙無骨體猶如日月摩尼電光弓珊瑚紇利多羅黃金瞻蔔孔雀花月鏡中之像如是色身住於諸地修無漏因由三摩地而得自在十無盡願及以迴向獲殊勝身來密嚴剎
그때에 일체불법여실견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묻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라옵건대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는 불쌍히 여기시고 허락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여실견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너의 마음대로 물어라. 너에게 말하여 너로 하여금 마음이 기쁘게 하리라.”
037_0113_b_06L爾時一切佛法如實見菩薩摩訶薩從座而起偏袒右肩稽首佛足右膝著地合掌白佛言世尊我於今者欲有所問唯願如來正遍知哀許爲佛告如實見言善哉善哉恣汝所當爲汝說令汝心喜
037_0113_c_01L그때에 일체불법여실견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허락하여 주심을 받고 곧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오직 이 불찰만이 욕계ㆍ색계ㆍ무색계ㆍ무상유정계를 초월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로부터 위로 백억 불찰을 지나서 범음(梵音) 불토ㆍ사라수왕(紗羅樹王) 불토ㆍ성수왕(星宿王) 불토가 있고, 이러한 불토를 지나서 다시 무량한 불찰이 있으니, 넓고 너르고 고상하고 깨끗하여 보살들의 모임으로 장엄되었다.
그 안에 모든 부처님이 보살들을 위하여 현전의 법을 즐기는 지위와 스스로 깨달은 성스러운 지혜와 분별을 멀리 떠난 실제의 진여와 큰 열반세계의 법을 말씀하시니, 그러므로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세계 밖에 이와 같이 무량한 불찰이 있는 것이다.
여실견아, 오직 너만이 이제 불국토와 보살들의 모임에서 마음에 한량을 내어 여래에게 물었을 뿐 아니라, 여기에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지진(持進)이었다. 일찍이 부처님 처소에서 ‘한량심(限量心)’을 내어 문득 신통을 써서 위쪽으로 올라 백천 구지(俱胝)와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모든 불세계를 지나도 한 번도 여래의 정수리를 보지 못하고, 마음에 희유한 생각을 내고 불보살의 불가사의함을 알아 사바세계의 명칭대성(名稱大城)에 돌아와 나에게 와서 자기의 허물을 뉘우치고, 부처님의 공덕이 무량하고 무변하여 허공과 같으시고, 자기의 깨달은 경계에 머무신 채 밀엄 불찰에 오셨다고 찬탄하였다.”
037_0113_b_12L爾時一切佛法如實見菩薩摩訶薩承佛開許卽白佛言世尊唯此佛剎超越欲色無色及以無想有情界佛言善男子從此上方過百億佛有梵音佛土娑羅樹王佛土星宿王佛土過如是佛土復有無量百千佛剎廣博崇麗菩薩衆會之所莊嚴彼中諸佛咸爲菩薩說現法樂住自覺聖智遠離分別實際眞如大涅槃界究竟之法是故當知此界外有如是等無量佛剎如實見匪唯汝今於佛國土菩薩衆會心生限量請問如有此菩薩摩訶薩名曰持進曾於佛所生限量心便以神通昇于上方過百千俱胝乃至殑伽沙等諸佛世不能一見如來之頃心生希有佛菩薩不可思議還至娑訶世界名稱大城來於我所悔謝已過讚佛功德無量無邊猶如虛空住自證境來密嚴剎
그때에 모임 가운데 금강장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모든 지위의 모습을 잘 설명하기에 능숙하여 미묘하게 결정하고 그 근원과 밑바닥을 다하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부처님 앞에 정례하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 조금 묻고자 하오니, 바라건대 불쌍히 여기시고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금강장아, 네가 나에게 묻고자 함이 있다 하니,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너의 의심하는 바를 따라 너에게 열어서 말하리라.”
037_0113_c_09L爾時會中金剛藏菩薩摩訶善能演說諸地之相微妙決定盡其源底從座而起偏袒右肩頂禮佛右膝著地合掌白佛言世尊我於如來正遍知欲少諮問唯願哀愍爲我宣說佛言金剛藏汝於我所欲有問如來正等覺隨汝所疑爲汝開演
037_0114_a_01L그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란 무슨 뜻이며, 깨달은 바는 무엇입니까.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승의(勝義)의 경계를 말씀하시어 법성불을 보여 주십시오.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보살행을 닦는 이가 모든 물질의 모양이 쌓인 소견과 다른 외도 이론에 집착하고 수행하며 분별하는 경계를 행하면서 일으키는 미진(微塵)ㆍ승(勝)ㆍ자재성(自在性)ㆍ시(時)ㆍ방(方)ㆍ허공(虛空)ㆍ나의 뜻ㆍ근(根)ㆍ경(境)ㆍ화합(和合) 등 이러한 모든 소견과 다시 계교하는 이가 있음은 무명과 애업(愛業)의 안색(眼色)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때에 다시 촉감[觸]과 뜻을 일으키는[作意] 것이 있어 인연ㆍ등무간연(等無間緣)ㆍ증상연(增上緣)ㆍ소연연(所緣緣)과 화합하여 알음알이를 낸다고 집착하며, 행하는 이와 우리 법 가운데 있다 없다 따위의 악각(惡覺)을 일으키는 이와 다시 어떤 모든 사람들은 온[蘊法]인 유정에 공한 성품이란 소견에 떨어진 이들에게 이러한 망령된 분별을 끊게 하여 주십시오.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다섯 가지 의식을 떠나고, 아는 바 모습과 능히 모든 법에 가장 자재한 것과 부처님의 큰 보리를 깨달아, 알 바를 듣는 이로 하여금 다섯 가지로 알 바를 깨달은 것과 같이 정각을 이루게 하소서.”
037_0113_c_16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承佛許已而白佛言世尊佛者是何句義所覺是何唯願世尊說勝義境示法性佛令過去未來現在修菩薩行者於諸色相積集之見及餘外道異論執著行分別境起微塵勝自在性時方我意根境和合如是諸見復有計無明愛業眼色與眼是時復有觸及作意如是等法而爲因緣等無閒增上緣所緣緣和合生識執著行起有無等種種惡覺於我法中有諸人於蘊有情墮空性見爲斷如是妄分別覺唯願世尊說離五種識所知相能於諸法最自在者佛大菩提所覺知義令得聞者如其了悟所知五種而成正覺
037_0114_b_01L그때에 부처님께서 금강장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다. 금강장아, 10지(地)는 자재하여 분별의 경계를 초월하였다. 큰 총명과 지혜가 있어 능히 이 법성과 불종(佛種)과 가장 훌륭한 유기(瑜祇)를 나타내고자 한다. 지금의 너만이 부처 보리로 깨닫는 바에 대하여 미묘한 생각을 내어서 나에게 물을 뿐이다. 그리고 현환(賢幻) 따위 무량한 불자가 있어 모두 이 뜻에 희유한 생각을 내어, 가지가지로 생각하고 선택하여 부처의 본체를 구하되 여래란 무슨 뜻인가, 색(色)이 여래인가, 색 아닌 것이 여래인가, 이와 같이 온ㆍ처ㆍ계의 모든 행상에서 안팎으로 두루 구하여도 여래를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모두 지은 바이어서 무너지고 없어지는 법인 까닭이다.
온 가운데 여래가 없고 내지 분석하여 극미(極微)에 이르러도 모두 보지 못하는 것은 그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묘한 지혜와 선정의 뜻으로써 자세히 관찰하면 보이는 바가 없는 까닭이며, 온은 거칠고 더러운 까닭이며, 여래는 항상된 법신인 때문이니, 좋은 일이다. 불자야, 너는 능히 심심한 법계에 잘 들어갔으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금강장보살마하살이 황송하게 여기며 들었다.
037_0114_a_09L爾時佛告金剛藏菩薩摩訶薩言哉善哉金剛藏十地自在超分別境有大聰慧能欲顯是法性佛種最勝瑜祇匪唯汝今於佛菩提所覺之義生希有念請問於我有賢幻等無量佛子咸於此義生希有心種種思擇而求佛體如來者是何句義爲色是如來耶異色是如來耶如是於蘊界處諸行之中內外循求不見如來是所作滅壞法故蘊中無如來乃至分析至於極微皆悉不見所以者何以妙智慧定意諦觀無所見故蘊麤鄙故如來者常法身故善哉佛子能善入甚深法界諦聽諦聽善思念當爲汝說金剛藏菩薩摩訶薩唯然受教
037_0114_c_01L“선남자야, 삼마지로 훌륭하게 자재하며 금강의 창고[藏]인 여래는 온이 아니며, 온이 아닌 것도 아니며, 온에 의지한 것이 아니며, 온에 의지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생도 아니며, 멸도 아니고, 지혜도 아니며, 알 바도 아니다. 근도 아니며, 경계도 아니니, 무슨 까닭인가. 온ㆍ처ㆍ계의 모든 근ㆍ경 따위는 모두 비루(鄙陋)한 까닭이니, 반드시 그 안팎에서 여래를 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색은 감각도 알음알이도 없으며, 생각도 없어서 생기면 반드시 없어지나니, 풀ㆍ나무ㆍ기왓장의 종류와 같다. 미진이 쌓여서 이루어졌으니, 와서 모인 거품과 같다.
수(受)는 두 가지 법이 화합하여 생기니, 마치 물ㆍ병ㆍ거품ㆍ옷 따위와 같으며, 또 두 가지가 화합하는 인연으로 생긴 것이 아지랑이와 같다. 비유컨대 매우 더워 땅에서 수증기가 오르고, 다시 햇빛이 비치면 파랑(波浪)과 같나니, 모든 날짐승들이 목마름에 시달리어 멀리 바라보고 참으로 물인 양 착각하는 것과 같다.
생각[想]도 이와 같아서 체성이 없고 허망하여 실답지 않다. 분별하는 지자(知者)가 보기에는 성과 견[性見]이 각각 달라 명자를 얻을 듯하지만 안정된 이가 자세히 관찰하면 토끼의 뿔 같고 석녀(石女)의 애기 따위 같아 다만 이름만 있을 뿐이다. 마치 꿈속의 색(色)이 오직 생각으로 헛되게 보는 것이니 깨면 없는 것이요, 무명의 꿈속에 남ㆍ녀 따위의 가지가지 빛깔을 보나 정각을 이루면 보이는 것이 없다.
행(行)은 파초의 속이 빈 것과 같으니, 모두 경계를 떠나면 체성이 없다.
식(識)은 요술의 일 같아서 거짓되고 실답지 않으니, 비유컨대 요술쟁이와 그의 제자가 초목ㆍ기왓장에 의하여 색과 형상을 나타내는 것과 같다. 요술에 의해 사람들과 그 밖에 코끼리ㆍ말 따위가 가지가지 형상을 구족하고 장엄하게 보일 때 어리석은 이는 탐내어 구하려 하지만 지혜 있는 이는 그러지 않다. 식도 그와 같아서 다른 이에게 의지하여 머무르면서 변계(遍計)하고 분별하여 능취(能取)와 소취(所取)의 두 가지에 집착을 내거니와 만일 스스로 깨고 알면 즉시 모든 것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실제 없는 것이 요술쟁이와 같다.
금강장아, 여래는 항상 머무르며, 항상 변역(變易)하지 않으니, 이것이 염불과 관행을 닦는 경계이며 여래장이라 한다. 마치 허공을 쳐서 없앨 수 없는 까닭에 열반계라 하며, 또한 법계라 한다.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부처님이 모두 이것을 수순하여 연설하신 까닭에, 만일 여래께서 출세하셨거나 출세하지 않으셨거나 이 법성은 항상 있음으로, 법주성(法住性)ㆍ법계성ㆍ법니야마성(法尼夜摩性)이라 한다.
금강장아, 무슨 까닭으로 니야마(尼夜摩)라 하는가. 뒤에 받을 일체의 허물을 멀리 떠났기 때문이다. 또 이 삼마지는 능히 뒤에 받을[後有] 모든 악을 완전히 없애는 까닭이니, 이러한 이유에서 니야마라 한다.
만일 삼마지에 머무는 이가 모든 유정에 마음으로 돌아보고 생각하는 것이 없으면 실제와 열반을 증득하나니, 마치 뜨거운 쇠를 찬물에 던지는 것 같아서 유정을 버린 까닭에 보살이 버리고 증득하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큰 정진ㆍ큰 자비ㆍ모든 바라밀을 버리고 부처의 종자를 끊어 성문승으로 나아가고, 외도 사견의 길을 가니, 마치 늙은 코끼리가 진흙 속에 빠진 것과 같다. 삼마지에 침몰되어 선정의 경계에 맛들이는 것도 그러하니, 일체의 모든 부처님의 법문을 물려서 굴리고, 구경의 지혜에 들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버리고 증득하지 않은 채 가까운 데 머물기만 한다.
구경혜(究竟慧)로써 불법신(佛法身)에 들어가 여래의 광대한 위덕을 깨달아 마땅히 정각을 이루고 묘한 법륜을 굴리라. 지혜 경계의 여러 색으로 살림을 삼고, 여래의 선정에 들어 열반의 경계에 놀면 일체 여래께서 선정에서 일어나게 하신다. 그리고 점차 가행하여 제8지를 초월하고, 방편으로 결택하여 내지 법운(法雲)에서 여래의 광대한 위덕을 수용하고, 모든 부처님이 안으로 증득한 지경에 들어가 무공용도(無功用道)인 삼마지와 서로 어울리어 시방을 두루 다니되, 본 곳을 움직이지 않고 항상 밀엄 불찰을 의지한다.
금강같이 자재하고 큰 변화를 갖추어서 불토를 나타내되 자재하게 이루나니, 의지하는 바인 지혜와 삼마지와 의성신(意成身)을 굴려서 역(力)과 통(通)을 구족하니, 걸음 걷는 위덕이 마치 아왕(鵝王) 같다.
비유컨대 밝은 달의 그림자가 여러 물에 비치나니, 부처님도 그러하여 모든 유정을 따라 널리 색상을 나타낸다. 여러 가지 모임에 이익되는 일이 헛되지 않고 또 모두 밀엄 불찰에 참여하게 한다. 그들의 성질과 욕구에 따라 점차로 개유(開誘)하되, 그들을 위하여 일체의 욕계 천왕과 자재 보살과 청정한 마니보장 궁전의 모든 안락한 곳과 내지 모든 지위의 차례를 말하여 준다. 한 불찰에서 다른 불찰에 이르면서 부귀하고 즐겁고 공덕 되는 장엄을 보이시어 미래제가 다하도록 근기에 따라 응현(應現)하되, 마치 지명 선인(持明仙人)들이나 모든 신령과 신선의 궁전에 있는 신이 사람과 더불어 행동하되 볼 수 없는 것같이 한다.
여래의 변화로 할 바의 일을 마치면 진신(眞身)에 머물러 숨어서 나타나지 않는 것도 이와 같다.”
037_0114_b_02L佛言善男子三摩地勝自在金剛藏如來非蘊亦非異蘊非依蘊非不依非生非滅非智非所知非根非境何以故蘊處界諸根境等皆鄙陋故不應內外而見如來且色無覺知有思慮生已必滅同於草木瓦礫之微塵積成如來聚沫受以二法和合而生猶如水泡甁衣等想亦二和合因緣所生猶如陽焰譬如盛熱地氣蒸涌照已日光如水波浪諸鳥獸等爲渴所逼遠而望之生眞水解亦如是無有體性虛妄不實分別智者如有性見各別體相名字可得者審觀猶如兔角石女兒等但有假如夢中色唯想妄見覺悟非有明夢中見男女等種種之色成於正覺卽無所見行如芭蕉中無堅實於身境卽無體性識如幻事虛僞不譬如幻師若幻師弟子依草木瓦礫示現色像幻作於人及諸象馬種形相具足莊嚴愚幻貪求非明智識亦如是依餘而住遍計分別能取所取二種執生若自了知卽皆轉是故無體同於幻士金剛藏如來常住恒不變易是修念佛觀行之境名如來藏猶如虛空不可壞滅名涅槃界亦名法界過現未來諸佛世尊皆隨順此而宣說故若如來出世若不出世此性常住名法住性法界性法尼夜摩性金剛藏以何義故名尼夜摩遠離後有一切過故又此三摩地能決定除後有諸惡以如是故名尼夜摩若有住此三摩地者於諸有情心無顧戀證於實際及以涅槃如熱鐵投諸冷水棄於有情故諸菩薩捨而不證所以者何捨大精進大悲諸度斷于佛種趣聲聞乘行於外道邪見之徑猶如老象溺在淤泥三摩地泥所沈沒味定境界亦復如退轉一切諸佛法門不得入於究竟之慧是故菩薩捨而不證近住而以究竟慧入佛法身覺悟如來廣大威德當成正覺轉妙法輪智境衆色而爲資用入如來定遊涅槃境切如來令從定起漸次加行超第八善巧決擇乃至法雲受用如來廣大威德入於諸佛內證之地與無功用道三摩地相應遍遊十方不動本而恒依止密嚴佛剎金剛自在具大變化示現佛土而成自在轉於所依智三摩地及意成身力通具足步威德猶如鵝王譬如明月影遍衆佛亦如是隨諸有情普現色相諸衆會所益不空復令當詣密嚴佛如其性欲而漸開誘爲說一切欲界天王自在菩薩淸淨摩尼寶藏宮殿諸安樂處乃至諸地次第從一佛剎至一佛剎示現富樂功德莊嚴於未來隨機應現猶如成就持明仙及諸靈仙宮殿之神與人行止而不可見如來變化所爲事畢住於眞身隱而不現亦復如是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37_0115_a_18L爾時世尊而說偈言

근(根)이 쌓여 뱀과 같으니
경계연(境界緣)이 부딪친 곳에
무명과 애업이 생겨
훈습(薰習)하니 속박은 풀기 어려워라.
037_0115_a_19L根蘊如蛇聚
境界緣所觸
無明愛業生
薰習縛難解

심(心)ㆍ심소(心所) 등 악각(惡覺)
얽힌 것이 용트림 같아
성내는 독이 어울리는 까닭에
훨훨 타는 불길 같아.
037_0115_a_21L心心所惡覺
纏繞如蟠龍
怒毒因之與
㶿如炎盛火

관행을 닦는 여러분
항상 이렇게 관찰하여
모든 온법(蘊法)을 버리고
일심으로 게을리 말라.
037_0115_a_22L諸修觀行者
常應如是觀
捨諸蘊法故
一心而不懈
037_0115_b_01L
나무 없는 허공에
그림자를 보거나
바람의 길 발자취
모두 보기 어려워.
037_0115_a_23L如於虛空中
無樹而有影
風衢及馬迹
此見悉爲難

능조(能造)와 소조(所造)와
색(色)과 색 아닌 것에서
여래를 보려 하는 이
어렵기 이와 같은 것을.
037_0115_b_02L於能造所造
色及非色中
欲求見如來
其難亦如是

진여와 실제와
제불(諸佛)의 체성은
안으로 깨달을 행할 바이요
말로 할 경계들이 아니랍니다.
037_0115_b_03L眞如實際等
及諸佛體性
內證之所行
非諸語言境

열반을 부처라 하니
부처를 열반이라 하네.
능(能)과 소(所)의 분별이 없으니
어떻게 알거나 볼 수 있으리.
037_0115_b_04L涅槃名爲佛
佛亦名涅槃
離能所分別
云何而可見

금돌을 부셔 보라.
금은 못 보리.
지혜 있는 사람이 불매질 하면
진금이 바야흐로 나타나리라.
037_0115_b_06L碎末於金鑛
鑛中不見金
智者巧融鍊
眞金方乃顯
모든 물질 분석하여
극미에 이르며
모든 온을 쪼개어
일이성(一異性)을 구해도
불체(佛體)는 끝내 보지 못하리.
부처가 없는 것은 또한 아니라.
037_0115_b_07L分剖於諸色
乃至爲極微
及析求諸蘊
若一若異性
佛體不可見
亦非無有佛

안정된 이 여래를 관찰하면
서른두 가지의 훌륭한 모습과
괴롭고 즐거운 모든 일들과
움직이는 곳마다 나타나리니
그러므로 응당 말을 말아라.
여래는 결정코 없는 거라고.
037_0115_b_09L定者觀如來
勝相三十二
苦樂等衆事
施作皆明顯
是故不應說
如來定是無

삼마지 불(佛)과
선근ㆍ선교불과
일체세승불(一切世勝佛)과
정등각불(正等覺佛)과
이러한 부처님들 계시고
나머지는 모두가 변화신(變化身)이라.
037_0115_b_11L有三摩地佛
善根善巧佛
一切世勝佛
及正等覺佛
如是五種佛
所餘皆變化

여래장(如來藏) 속에는
32상이 갖추어 있나니
그러므로 부처가 없지 않은 것
선정 얻은 사람은 볼 수 있으니
037_0115_b_13L如來藏具有
三十二勝相
是故佛非無
定者能觀見

삼계를 초월하는
무량한 불국토
여래의 미묘한 세계
청정한 불자들이 가득하시네.
037_0115_b_15L超越於三界
無量諸佛國
如來微妙剎
淨佛子充滿

정과 혜가 서로서로 의지가 되어
견고한 성품을 성취하시고
밀엄세계 불찰에 오가면서
부처님의 위덕을 생각하시네.
037_0115_b_16L定慧互相資
以成堅固性
遊於密嚴剎
思惟佛威德

밀엄세계의 사람들
모두가 부처님 같아
찰나괴(刹那壞)를 초월하여
항상 삼마지에 노니네.
037_0115_b_17L密嚴中之人
一切同佛相
超越剎那壞
常遊三摩地

세존은 선정에 드시어
훌륭한 상호들로 장엄하시고
여몽관(如夢觀)을 얻어서
모든 법을 나타내나니
037_0115_b_19L世尊定中勝
衆相以莊嚴
得於如夢觀
顯現於諸法

여러 사람 부처님의 화신을 일러
도솔천으로부터 내렸다 하나
부처님은 언제나 밀엄에 있어
그림자를 나타내 그 나라를 따르네.
037_0115_b_20L衆謂佛化身
從於兜率降
佛常密嚴住
像現從其國

참된 정에 머물러 고요하건만
인연 따라 여러 모양 나타나니
허공에 솟은 달이
여러 물에 비치는 듯.
037_0115_b_21L住眞而正受
隨緣衆像生
如月在虛空
影監於諸水

마니주의 여러 모양은
빛깔이 모여서 나타나거니
여래가 정정에 머물러서도
그림자를 비침도 그러하다오.
037_0115_b_23L如摩尼衆影
色合而明現
如來住正定
現影亦復然
037_0115_c_01L
비유컨대 물체와 그림자 같아
같은 것 다른 것 모두 아니니
훌륭한 대장부여, 밝히 알아라.
이렇게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037_0115_c_01L譬如形與像
非一亦非異
如是勝丈夫
成於諸事業

극미의 훌륭한 성품 아니며
시간도 자재(自在)도 모두 아니며
그 밖에 다른 인연 또한 아니나
그러나 세간은 이뤄졌나니
037_0115_c_02L非極微勝性
非時非自在
亦非餘緣等
而作於世閒

여래는 인연으로써
과체를 장엄하시고
세간에 따라 응하신 바는
가지가지 모두가 분명하시니
삼마지에 유희(遊戱)하시며
안과 밖을 모두가 못함이 없네.
037_0115_c_04L如來以因緣
莊嚴其果體
隨世之所應
種種皆明現
遊戲三摩地
內外無不爲

산천과 임야와
벗들과 권속과
별들과 해ㆍ달이
맑은 거울 속에 비치네.
037_0115_c_06L 山川及林野
朋友諸眷屬
衆星與日月
皎鏡而垂像

이러한 모든 세간
몸 속에 다 넣어
손바닥에 얹었다가
겨자씨같이 던지기도 하네.
037_0115_c_07L 如是諸世閒
身中盡苞納
復置於掌內
散擲如芥子
부처님은 선정에 자재하시어
모니(牟尼)를 일컬어서 최승존(最勝尊)이니
세간을 지을 이 능히 누구냐.
오로지 부처님만 하실 일이라.
037_0115_c_08L佛於定自在
牟尼最勝尊
無能作世閒
唯佛之所化

어리석은 이 지혜가 없어
잘못된 생각에 속박되어서
있다 없다 희론을 일삼아
나와 남을 보려고 하네.
037_0115_c_10L愚翳無智者
惡覺惑所縛
著於有無論
見我及非我

일체가 무너졌다 하고
일체가 조그만큼 이라고도 하니
이러한 모든 사람은
항상 자기의 몸을 해치고 있네.
037_0115_c_12L或言壞一切
或言於少分
如是諸人等
常自害其身

부처님은 3유를 두루하면서
관행(觀行)하는 거룩한 도사이시니
세상을 보시기 간성과 같고
짓는 바 여러 가지 일과 업들은
037_0115_c_13L佛是遍三有
觀行之大師
觀世如乾城
所作衆事業

꿈속에 생기는 빛과도 같고
사슴이 따라가는 아지랑이
꾸부리고 펴는 등 업을 지으나
바람에 노끈같이 진퇴(進退)하시네.
037_0115_c_14L亦如夢中色
渴鹿見陽焰
屈伸等作業
風繩而進退

부처님은 방편 지혜로
자재하게 아시나니
비유컨대 기술자가
기계를 다루고
바다의 뱃사공이
키를 잡고 달리듯
가없고 고요하고 가장 묘하신
구족하고 훌륭한 장부이시네.
근기가 영리하면 능히 깨치고
근기가 둔한 이는 멀리 떠나리.
037_0115_c_16L佛於方便智
自在而知見
譬如工巧匠
善守於機發
亦如海舩師
執柁而搖動
無邊最寂妙
具定勝丈夫
利根者能證
鈍根者遠離

이것은 선정 닦는 행자의
묘한 선정으로 의지하는 바이니
일체의 정혜인(定慧人)도
분명히 마음속에 있나니
037_0115_c_19L 是修行定者
妙定之所依
一切定慧人
明了心中住

불체(佛體)는 가장 청정하여
있는 것 없는 것 모두 아니니
깨치는 것 깨친 바 멀리 떠나고
근(根)의 한량도 또한 떠났네.
037_0115_c_20L佛體最淸淨
非有亦非無
遠於能所覺
及離於根量

묘한 지혜로 어울릴 마음
무엇보다 수승한 경계
모든 상은 망(妄)의 경계
상을 떠나면 여래이니라.
037_0115_c_22L 妙智相應心
殊勝之境界
諸相妄所境
離相是如來

능히 모든 번뇌를 끊고
선정에 물들지 않아
움직이고 움직일 바 없이
물들지 않는 길에 머물지어다.
037_0115_c_23L 能斷諸煩惱
於定無所染
無動及所動
住於無染路
037_0116_a_01L
미묘한 모든 하늘들과
건달바 아수라들과
여러 선인과 외도들까지
찬탄하며 항상 공양하리라.
037_0116_a_01L微妙諸天俱
乾闥脩羅等
衆仙及外道
讚歎常供養

그럴때에 놀라거나 기꺼워 말고
마음에 동요가 없게 하라.
유가(瑜伽)의 본래 맑음 말미암으면
그 까닭에 저 언덕 뛰어넘으리.
037_0116_a_03L於彼不驚喜
心無所動搖
由瑜伽本淨
是故超彼岸

화신불의 모습을 나타내어서
하늘ㆍ사람 위함도 모두 업이니
부처님은 피차(彼此)에 아니 나타남이
넓은 하늘 한복판의 해와 달 같아.
037_0116_a_04L以化佛現迹
爲天人亦業
佛非彼此現
猶如於日月

원경지(圓鏡智)에 머물러
욕심을 떠나, 인간에 나타나시고
여러 가지 모든 외도
계제 따라 모두 다 조복하시네.
037_0116_a_05L住於圓應智
離欲現人閒
異類諸外道
隨宜悉調伏

가지가지 사람의 지혜로운 법
왕론(王論)과 4베다(吠陀)
이들을 모두 다 여래께서는
정력(定力)으로 말씀하시네.
037_0116_a_07L種種衆智法
王論四吠陁
悉是諸如來
定力而持說

현재의 국왕이나 나라의 모임
그리고 모든 나라 모든 법령과
산림 속에 수도하는 여러 처소는
모두 다 부처님이 보이신 응화.
037_0116_a_08L現國王朝會
及諸國法令
山林修道處
悉皆佛示化

시방의 여러 가지 보배 창고들
청정한 보배를 출생하나니
이것이 모두가 천중천(天中天)께서
자재한 위신력을 쓰시는 까닭.
037_0116_a_09L十方衆寶藏
出生淸淨寶
悉是天中天
自在威神故

삼계에 재주 있는 여러 지혜와
가지가지 모든 재주 모든 재치로
짓는 바 방편과 그리고 업은
부처님을 인하여 이룩되나니
037_0116_a_11L三界善巧慧
種種諸才智
所作方便業
因佛而成就

화만(華鬘)을 가지고 중생을 위하여
업행자(業行者)에게 인을 보이고
희롱하고 웃으시는 갖가지 방편
말하고 노래하고 읊으기 항상.
037_0116_a_12L持鬘爲群品
業行者示因
戲笑衆善巧
常說歌詠論

혹은 도솔(兜率)에서 내리시니
천녀에게 둘러싸여 춤과 노래로
서로서로 재미나게 즐거워하고
밤낮으로 노시는 모습 나타내고
037_0116_a_13L或現降兜率
天女衆圍遶
歌舞交歡娛
日夜常遊集

어느 때는 마왕같이 몸을 나타내어
보배의 감투를 머리에 쓰고
세상의 오랏줄을 손에 들고서
주었다 빼앗다 가두고 품고.
037_0116_a_15L或現如魔王
寶冠以嚴首
執世之所繩
與奪而招放

일체의 중생에게
명지자(明智者)로 나타났으니
항상 밀엄국 안에
조용히 움직이지 않아.
037_0116_a_16L 雖放一切衆
現爲明智者
常在密嚴中
寂然無動作

이는 거룩한 모니의 경계
범우(凡愚)는 망령되게 분별을 내니
어떤 사람 눈을 앓는 것 같고
사슴이 아지랑이 보는 것 같고
세상의 요술을 보는 것 같고
꿈속에 취하는 모든 것 같네.
037_0116_a_17L此大牟尼境
凡愚妄分別
如人患翳目
如鹿見陽焰
如世觀於幻
夢中諸所取

천중천의 경계를
불자는 모두 참되게 갖추었나니
수승함을 보는 까닭에
꿈속에서 깨어나듯 하리라.
037_0116_a_19L天中天境界
佛子悉具眞
由見殊勝故
如從於夢覺

나라(那羅)와 이사(伊舍)와 범천과
산나단묘희(珊那單妙喜)와
동자(童子) 겁비라(劫毘羅)와
수가(首迦)들까지 생각하여도
그 경계는 어리둥절하여
바르게 유가(瑜伽)를 보지 못하리.
037_0116_a_21L那羅伊舍梵
珊那單妙喜
童子劫比羅
首迦等亦想
或亂彼境界
不見正瑜伽

미래에 고행할 선인도
과거와 현재의 선인도
습기가 마음을 가리워
모두 알지 못하리.
037_0116_a_23L 當來苦行仙
過去及現在
習氣覆心故
悉亦不能了
037_0116_b_01L
어질다 금강장아,
널리 모든 지위를 수행하고
다시 부처님의 위신으로써
밀엄토에 있게 되었네.
037_0116_b_01L 善哉金剛藏
普行諸地中
復以佛威神
而居密嚴土

이 사람 금강장은
시현(示現)으로 등지(等持)에 드니
정정(正定)의 경계는
이를 말미암아 어울리는 때문.
037_0116_b_02L此之金剛藏
示現入等持
正定者境界
由此相應故

혹은 망령되어 분별을 하여
승성(勝性)과 그리고 미진이라니
장인같이 재주껏 물건 만들면
가지가지 모양이 차별되지만
생겨남도 다만 이 법뿐이요
없어짐도 다만 이 법뿐이라.
037_0116_b_04L 或有妄分別
勝性與微塵
如工匠製物
種種相差別
生唯是法生
滅亦唯法滅

일체의 물건을 망계(妄計)하여서
미세한 티끌이 지었다 하나
비유컨대 등불이 물건 나타내듯
원인이 결과를 능히 깨치네.
처음에도 얻는 바 모습이 없고
나중에 무너짐도 또한 그러해.
037_0116_b_06L妄計一切物
細塵能造作
譬如燈顯物
因能了於果
初無所得相
後壞亦復然

지나간 세상에도 실체 없었고
돌아오는 세상도 또한 그러해
반연을 떠나면 본성이 없어
하나하나 모든 연에 찾아도 없네.
037_0116_b_08L 非於過去中
有體而可得
未來亦如是
離緣無有性
一一諸緣內
遍求無有體

또다시 있고 없는 성품을 보니
없다 하는 견해도 또한 없으니
미세하게 나의 몸과 유정의 몸과
질병과 의복 따위 분별한다오.
037_0116_b_10L亦見有無性
亦無無有見
分別微細我
有情甁衣等

사종(邪宗)들은 정도를 무너뜨리면서
300하고 60의 종류 있으니
죽고 사는 갈래에 오고 가면서
열반할 법이란 있지 않나니.
037_0116_b_11L邪宗壞正道
三百有六十
往來生死中
無有涅槃法

2. 입밀엄미묘신생품(入蜜嚴微妙身生品) ①
037_0116_b_12L大乘密嚴經入密嚴微妙身生品第二
037_0116_c_01L
그때에 일체불법여실견(一切佛法如實見)보살마하살이 무량한 위덕이 세상 가운데서 자재하시어 보배의 영락(玲珞)으로 그 몸을 장엄하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금강장에게 말하였다.
“존자께서는 능히 3승의 세간을 잘 통달하시어 마음이 현법락주(現法樂住) 안으로 증득한 지혜에 어기지 않게 되었고, 큰 선정의 스승이 되어 선정에 자재하시며, 능히 모든 지위의 모습을 수순하여 설명하시며, 항상 일체 불국토에 계시면서 모든 상수들에게 깊고 묘한 법을 연설하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지금 불자에게 권청(勸請)하노니, 모든 성자들의 불수타행(不隨他行)과 현법락주와 안으로 증득하는 경계를 말씀하여 주시오. 이제 나와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법을 보고 안락하게 수행하여 불지(佛地)에 나아가 의성신(意成身)ㆍ언설신(言說身)ㆍ자재(自在)ㆍ역(力)ㆍ통(通)을 얻어 모두 구족케 하여 주시오. 소의(所依)를 바꾸어 실제(實際)에 머물지 않음이 마치 여러 빛깔이 있는 진다마니(眞多摩尼)가 모든 색ㆍ상을 나타내듯 능히 모든 갈래와 천왕의 궁전과 일체 부처님의 밀엄국에서 밀엄행을 말하게 하여 주소서.”
037_0116_b_13L爾時一切佛法如實見菩薩摩訶薩無量威力世中自在寶瓔珞莊嚴其從座而起右膝著地白金剛藏而作是言尊者善能通達三乘世閒得無違現法樂住內證之智爲大定師於定自在能隨順說諸地之相在一切佛國土中爲諸上首演深妙是故我今勸請佛子說諸聖者不隨他行現法樂住內證之境今我及諸菩薩摩訶薩衆得見斯法安樂修行趣於佛地獲意成身及言說身在力通皆得具足轉所依止不住實猶如衆色眞多摩尼現諸色像能於諸趣天王宮殿及一切佛密嚴國中說密嚴行
그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게송으로 대답했다.
037_0116_c_05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以偈答曰

거룩할사 하늘ㆍ사람 임금 되시고
보살들 가운데 뛰어나신 분
밀엄국에 들어가는 무아의 법을
말해 달라 나에게 권청(勸請)하시네.
분별하는 경계가 많다 하여도
마음으로 취(取)한 모습 깨쳐야 하리.
037_0116_c_06L善哉天人主
菩薩中殊勝
請說入密嚴
無我之法性
應覺分別境
心之所取相

만일에 분별들을 버리는 이는
세상의 모든 분별 볼 수 있으리.
세상의 반연들을 밝게 아는 이
틀림없이 삼마지 얻게 되오리.
037_0116_c_08L若捨於分別
卽見世分別
了於世所緣
卽得三摩地

내가 이제 말하리니
그대 들으시오.
더운 날에 아지랑이 볼 수 있나니
세간의 모습들도 그러합니다.
037_0116_c_10L 我今爲開演
仁主應諦聽
熱時見陽焰
世間相亦然

능상(能相)은 소상(所相)의 원인이 되나
없는 것을 망령되게 분별한다오.
능각(能覺)은 소각(所覺)을 내고
소각은 능각에서 나타나
저것이 없으면 이것도 없어
불빛과 그림자 서로 따르듯.
037_0116_c_11L能相所相因
而無妄分別
能覺生所覺
所覺依能現
離彼則無此
如光影相隨

마음도 없는 것 경계도 그런 것
헤아리고 헤아릴 법 모두 없나니
애오라지 한 마음에 의지하여서
이렇듯이 여러 가지 분별을 하네.
037_0116_c_13L無心亦無境
能所量俱無
但依於一心
如是而分別

안다는 법 알아야 할 법 둘인 듯하나
모두가 마음에서 생긴 것이니
알아야 한다는 마음 원래 없는 것이며
안다는 그 마음도 얻지 못하리.
마음은 법의 자성
유의 성품[有性]에게 흐려졌나니
8지에서 청정해지고
9지에서 정려(精慮) 얻으리.
037_0116_c_14L能知所知法
唯心量所有
所知心旣無
能知不可得
心爲法自性
有性所擾濁
八地得淸淨
九地獲靜慮

지혜를 깨달은 이 10지라 하고
관정(灌頂)은 여래를 증득하시리.
법신은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부처님의 경계랍니다.
037_0116_c_17L覺慧爲十地
灌頂證如來
法身得無盡
是佛之境界

끝 간[究竟] 지위는 허공과 같고
심식(心識)들도 모두가 그러하여서
끝이 없고 항상하여 변함이 없는
여러 가지 공덕으로 장엄하시고
언제나 부사의한 모든 부처의
밀엄토를 안 떠나고 계신답니다.
037_0116_c_18L究竟如虛空
心識亦如是
無盡無所壞
衆德已莊嚴
恒在不思議
諸佛密嚴土

비유컨대 질병[甁]이 깨진 뒤에는
기왓쪽이 또렷이 나타나
기왓쪽을 쪼개면 미진이 되고
미진을 쪼개면 극미(極微) 되듯이.
유위법을 인하여 무루법 됨이
숯불이 태우는 듯 모두 그러해.
037_0116_c_20L譬如甁破已
瓦體而顯現
瓦破微塵顯
析塵成極微
如是因有爲
而成無漏法
如火燒薪盡
復於餘處然

진여를 증득하고 전의(轉依)를 얻어
분별을 멀리멀리 떠나면
부동지(不動智)에 머물러
밀엄국에 나타나리라.
037_0116_c_23L證如得轉依
遠離於分別
住於不動智
密嚴中顯現
037_0117_a_01L
무생(無生)이 여러 가지 빛을 내는 것
세간에 머물지 않으니
능히 일체의 소견을 끊으려면
이 무아에 귀의하시라.
037_0117_a_01L無生現衆色
不住諸世閒
能斷一切見
歸依此無我

잇따라서 유주(流注)함이 끊어지고
무너지지 아니하고 낳지도 않고
일체의 소견을 끊으려 하면
이러한 무아에 귀의하시라.
037_0117_a_03L相續流注斷
無壞亦無生
能盡一切見
歸依此無我

모든 미혹 모두 다 없어지고
고요하여 부사의하니
일체의 소견을 맑히려 하면
이러한 무아에 귀의하시라.
037_0117_a_05L諸惑皆已滅
寂靜不思議
能淨一切見
歸依此無我

세간의 가지가지 법
본래 무아인 성품
없애서 없는 것 아니며
비유로 나타낼 것도 아니니.
037_0117_a_06L世閒種種法
本來無我性
非由擊壞無
乃喩之所顯

장작에 붙은 불
저절로 꺼지나니
3유를 관찰하면
무아지(無我智)도 그런 것이라.
037_0117_a_07L如火燒薪已
於中自息滅
觀察於三有
無我智亦然

이것이 현법락
안으로 깨친 경계
이에 따라 닦으면
무시(無始)의 악 없애리.
세상이 의지하는 바를 버리고
세상을 벗어나 안주(安住)하면
그 마음은 더욱 청정하여
항상 밀엄토에 있으리.
037_0117_a_09L是名現法樂
內證之境界
依此入諸地
淨除無始惡
捨離世所依
出世而安住
其心轉淸淨
恒居密嚴土

그때에 여실견보살마하살과 모든 왕들이 금강장보살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이 이제 귀의하려 하니, 바라건대 우리들에게 귀의할 곳을 보여 주시오.”
037_0117_a_11L爾時如實見菩薩摩訶薩及諸王等向金剛藏咸作是言我等今者皆欲歸依唯願示我歸依之處
그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37_0117_a_14L於是金剛藏菩薩摩訶薩以偈答曰

부처님의 본체는 유ㆍ무가 아니니
5온의 나무를 이미 불태우고
마왕의 무리보다 훨씬 훌륭해
밀엄국에 어엿이 머무시나니.
깨달은 바 깨끗해 때가 없어
그대들은 마땅히 귀의하시라.
037_0117_a_15L佛體非有無
已焚燒蘊樹
超勝魔王衆
而住密嚴國
所覺淨無垢
仁主可歸依

깨달음의 한계를 멀리 떠나서
없는 이치 여실히 깨달으시니
밀엄의 선정에 든 여러분들께
그대들은 마땅히 귀의하시라.
037_0117_a_17L遠離於覺量
證於無所有
密嚴諸定者
仁主可歸依

깨뜻하고 훌륭한 밀엄세계는
여러 성현들이 의지하는 곳
관행(觀行)을 닦는 이가 가득하시니
마땅히 밀엄으로 귀의하시라.
037_0117_a_19L淨勝密嚴剎
衆聖所依處
觀行者充滿
應歸於密嚴

세간을 관찰할 때는
그림 속의 높고 낮음을 보듯
꿈속에 미인을 보듯
석녀(石女)가 급히 탄생을 하듯.
037_0117_a_20L當觀於世閒
如盡有高下
夢中見美色
石女急誕生

건달(乾達)의 성 같기도 하고
불바퀴[火輪]와 공중의 터럭과 같고
요술로 생겨난 갖가지 물건
인마(人馬)와 화과(花果)와 나무와 같네.
037_0117_a_21L亦如乾闥城
火輪空中髮
如種種幻形
人馬花菓樹
037_0117_b_01L
요술쟁이의 변화한 것이
모두가 참되지 못해
번개와 뜬구름이
모두 거짓이요 참되지 않아
장인들이 물건 만들 듯
분별에 의하여 이루었나니.
037_0117_a_23L幻歸所變化
一切悉非眞
如奔電浮雲
皆爲而非實
如匠作甁等
由分別所成

그대여, 자세히 들으라.
세간의 모든 유정은
습기가 항상 마음을 덮어
가지가지 희론을 내나니
037_0117_b_02L仁主應諦聽
世閒諸有情
習氣常覆心
生種種戲論

말나(末那)와 의식(意識)과
그리고 다른 식과 상속(相續)하여서
5법과 3성과
두 가지의 무아(無我)는
037_0117_b_03L末那與意識
幷餘識相續
五法及三性
二種之無我

끊임없이 서로서로 어울리는 것
바람이 흐르는 물 세차게 쳐서
더욱더 많은 물결 일으키거든
일어난 물결은 멎지 않나니
아뢰야도 그러하여서
무시(無始)의 모든 습기
마치 흐르는 물이
경계의 바람 때문에
식(識)의 물결들을 일으켜
항상 끊일 때 없듯.
037_0117_b_04L恒共而相應
如風擊暴水
轉起諸識浪
浪生流不停
賴耶亦如是
無始諸習氣
猶如彼暴水
爲境風所動
而起諸識浪
恒無斷絕時

여덟 가지 움직이는 마음은
여러 가지 진실 있지 않건만
어느 때는 인연 따라 몰록 생기고
어느 때는 점차로 일어나나니
경계를 취하는 것 또한 그러해
몰록하고 점차 함이 차별된다.
037_0117_b_08L八種流注心
雖無若干體
或隨緣頓起
或時而漸生
取境亦復然
漸頓而差別

마음이 변하여 집도 되고
해와 달과 그리고 모든 별들과
나무와 풀잎과 꽃과 열매와
산천과 수풀과 사람들 되니
037_0117_b_10L心轉於舍宅
日月與星宿
樹枝葉花菓
山林及軍衆

이러한 것들을
몰록ㆍ점차로 내서
많이는 단박 나타나고
혹은 점차로 일기도 하네.
037_0117_b_11L於如是等處
皆能漸頓生
多分能頓現
或漸起差別

만일 어떤 때 꿈을 꾸다가
지난날 하던 경계 골고루 보고
그리고 생각들이 처음 날 때와
늙어서 죽는 데 이르기까지
037_0117_b_12L若時於夢中
見昔所更境
及想念初生
乃至於老死

여러 가지 물건을 헤아려도 보고
어구(語句)의 깊은 뜻 생각도 하며
차별된 문채(文彩)를 관찰도 하며
여러 가지 좋은 음식 받기도 하니
037_0117_b_14L筭數與衆物
尋思於句義
觀於異文彩
受諸好飮食

이러한 경계에는
점차로 깨닫고
어느 때는 단박 생겨
취하기도 하나니.
037_0117_b_15L於如是境界
漸次能了知
或有時頓生
而能取之者

심성은 본래 청정하여
불가사의하니
이는 여래의 묘한 창고니
진금이 금돌 속에 있는 것같이.
037_0117_b_16L心性本淸淨
不可得思議
是如來妙藏
如金處於鑛

뜻이 장식(藏識)에서 나오니
나머지 여섯도 다시 그러해
식의 여섯 가지, 혹은 많은 것
삼계를 차별되게 하나니.
037_0117_b_18L意生從藏識
餘六亦復然
識六種或多
差別於三界

뇌야와 능훈(能熏)과
나머지 심법(心法)들과
물들고 깨끗한 모든 종자가
함께 있으나 물들지 않아.
037_0117_b_19L賴耶與能熏
及餘心法等
染淨諸種子
雖同住無染

부처님의 종성(種性)도 그러하여서
선정과 산란[非定]이 항상 깨끗해
바닷물이 변함없이 머물렀건만
물결과 조수만이 늘고 주는 듯.
037_0117_b_20L佛種性亦然
定非定常淨
如海水常住
波潮而轉移
뇌야도 그러하여서
지위마다 차별 있나니
닦음에 상ㆍ중ㆍ하 있으나
물듦을 버리고 밝게 나타나네.
037_0117_b_22L賴耶亦復然
隨諸地差別
修有下中上
捨染而明顯

금강장은 또다시 말을 하노니
여실견보살이여 들을지어다.
본 대로 들은 대로 깨닫는 이는
자성이 실다운 지혜이다.
037_0117_b_23L金剛藏復言
如實見菩薩
見聞覺悟者
自性如實慧
037_0117_c_01L
시방의 여러 나라와
모든 왕과 무리가 모인 가운데
나에게 들으신 이러한 뜻을
힘에 따라 널리널리 말씀하시라.
037_0117_c_01L十方一切國
諸王衆會中
汝已從我聞
隨應廣爲說

어떤 사람 법을 듣고
아뢰야가 맑아지면
인간의 왕이 되어
사천하를 다스리고
037_0117_c_03L若人聞法已
漸淨阿賴耶
或作人中王
轉輪四天下

또다시 어떤 이는
제석과 도솔과 소염(蘇焰) 따위와
내지는 화락(化樂)의 궁전에서와
욕계에 자재한 주인이 되리.
037_0117_c_04L或復爲帝釋
兜率蘇焰等
乃至化樂宮
欲界自在主

어떤 이는 색계에 왕노릇하고
어떤 이는 무색계의 여러 하늘에
생각없는 유정으로 태어나서는
정려(精慮)에 들어가서 안락을 받으리.
진리를 깨닫고도 머물지 않아
사자의 우렁찬 영각과 같이
모든 선정에 자재하여서
법희(法喜)를 가지고 어울리시네.
037_0117_c_05L或王色界處
或生無色天
無想有情中
靜慮受安樂
證眞而不住
猶如師子吼
於諸定自在
法喜以相應

일심으로 밀엄을 구하여
삼계에 물들지 않고
밀엄에 이르러서는
점차로 깨달아지리.
037_0117_c_08L一心求密嚴
不染著三界
至於密嚴已
漸次而開覺

의지(依支)를 바꾸어서 안락을 얻고
고요한 경계에 상주하는 이
무량한 불자들이
둘러싸고 장엄하시네.
037_0117_c_09L轉依獲安樂
寂靜常安住
無量諸佛子
圍遶以莊嚴

법에 자재하신 왕
무리에서 가장 높아
외도들이 말하는
무너져 버리는 것이
열반이라는 것과 달라.
037_0117_c_11L爲法自在王
衆中之最上
非如外道說
壞滅爲涅槃

무너지면 유위와 다르지 않아
없어졌다 또 생기는 허물 있나니
10업의 상ㆍ중ㆍ하 때문에
3승이 생겨났다오.
037_0117_c_12L壞應同有爲
無有復生過
十業上中下
三乘以出生

최상품[最上]은 밀엄에 태어나리니
지위마다 더욱더 승진하여서
해탈하는 지혜와
여래의 미묘한 몸 이루리.
037_0117_c_13L最上生密嚴
地地轉昇進
得解脫智慧
如來微妙身

어찌하여 열반을
없어지는 것이라 하랴.
열반이 망가지는 것이라면
유정은 끝날 때가 있으리.
037_0117_c_15L云何說涅槃
是滅壞之法
涅槃若滅壞
有情有終盡

유정이 끝이 있다면
첫머리도 있어야 할 것이니
응당 생기지 않는 법이
처음에 유정을 만든 이 있을 터.
037_0117_c_16L有情若有終
是亦有初際
應有非生法
而始作有情

유정이 아니면서도
유정세계에 있을 이 없나니
유정세계가 없어졌다면
부처님께는 알아야 할 법이 없네.
037_0117_c_17L無有非有情
而生有情界
有情界旣盡
佛無所知法

이는 깨달을 이도 없고
열반도 없는 것이니
망령되이 해탈을 계교하여
해탈을 말하는 것이네.
037_0117_c_19L是則無能覺
亦無有涅槃
妄計解脫者
而說於解脫

마치 등불이 꺼져 섶이 다하는 것과 같고
또한 파초와 같나니
그들의 깨친 해탈의 성품이
유(有)를 깨뜨려 무(無)를 만든 것
037_0117_c_20L如燈滅薪盡
亦如芭蕉種
彼證解脫性
是壞有成無

해탈의 묘한 즐거움과는
너무나 멀었나니 말을 말 것이다.
변처(邊處)와 정려(精慮)와
무색과 무상정(無想定)에
037_0117_c_21L於解脫妙樂
遠離不能說
遍處及靜慮
無色無想定

거슬리고 순하여 드나들면서
역(力)과 통(通)을 자재히 하고
거기에서 다시는 안 물러나며
그리고 영구히 빠지지도 않고서
037_0117_c_23L逆順而入出
力通皆自在
於彼不退還
亦不恒沈沒
037_0118_a_01L
법상들을 깨치어
모든 지위의 방편을 얻나니
이렇듯 장엄하여
밀엄찰에 오신다네.
037_0118_a_01L了達於法相
諸地得善巧
如是而莊嚴
當來密嚴剎

어떤 사람 입을 열어 해탈성이란
있는 것을 깨뜨려 없게 했다면
이 사람은 영원히 3유 안에서
끝끝내 벗어나지 못할 것이니
037_0118_a_02L若言解脫性
壞有以成無
斯人住諸有
畢竟不能出

세 가지의 화합이 이미 깨지고
인연 따위 네 가지 또한 없다면
눈과 색과 안팎의 모든 반연과
화합하여 생기는 여러 가지 식
037_0118_a_04L旣壞三和合
因等四種緣
眼色內外緣
和合所生識

세간의 안과 밖의 여러 가지 법
서로서로 힘으로 생기는 것들
이러한 이치를
모두 어기리.
037_0118_a_05L世閒內外法
互力以相生
如是等衆義
一切皆違反

유식(唯識)으로 나타남을 알기만 하면
마음에 얻은 바도 떠날 것이니
분별은 또다시 안 나타나
그러한 성품에도 아니 머무네.
037_0118_a_06L若知唯識現
離於心所得
分別不現前
亦不住其性

그런 때에 반연할 바 떠나 버리면
적연히 마음은 삼매에 들어
세간의 여러 가지 많은 견해들
취할 것 취하는 것 모두 버리고
의지(依支)를 바꾸어 추중(麤重) 떠나니
그 사람의 지혜는 부사의하리.
037_0118_a_08L爾時所緣離
寂然心正受
捨於世閒中
所取能取見
轉依離麤重
智慧不思議

열 가지의 의성신(意成身)은
여러 가지 묘한 것이 장엄하였고
삼계의 왕이 되어
밀엄에 나시리.
037_0118_a_10L十種意成身
衆妙爲嚴好
作三界之王
而生於密嚴

색과 심(心)과 그리고 심소(心所)
소상응(所相應)과 그리고 무위
안과 밖의 세간에
차별이 없노라고 자세히 보면
이렇게 슬기로운 이들
밀엄국에 오시나니.
037_0118_a_11L色心及心所
所相應無爲
於內外世閒
諦觀無別異
如是諸智者
來於密嚴國

명상(名相)과 그리고 분별
정지(正智)와 그리고 여여(如如)
모니의 삼매에는
체성이 모두 평등하니
037_0118_a_13L名相與分別
正智及如如
牟尼三摩地
體性皆平等

응당 부처님이 칭찬하시는
밀엄 불토에 가시게 되리다.
세 가지 화합이 무너졌거나
네 가지 인연이 무너졌다면
자기의 종지[自宗]가 굳지 못하여
망령된 여러 가지 분별 같으리.
037_0118_a_14L應當往密嚴
佛所稱讚土
若壞三和合
及以四種緣
不固於自宗
同諸妄分別

악한 습관으로 분별하는 이
저들의 다섯 가지 논리의
비유가 끝끝내 성립 안 되니
모든 뜻은 모두 다 어긴다네.
037_0118_a_16L惡習分別者
彼之五種論
譬喩不成立
諸義皆相違

저들의 다섯 가지 모두가 잘못
깨달을 지혜의 눈 어지럽히니
비유와 사유(似喩)와 그리고 전도(顚倒)
부전도(不顚倒)에 집착하는 이러한 허망
모든 것이 여기서 무너진다네.
037_0118_a_18L彼五悉成過
惑亂覺智眼
著喩及似喩
顚倒不顚倒
如是虛妄執

자기의 종취를 버리고
남의 종법에 의지하니
초제(初際) 따위의 모든 소견은
모두 ‘없어진다’에서 나오네.
037_0118_a_19L一切於此壞
捨離於自宗
依止他宗法
初際等諸見
皆從滅壞生

대왕이여, 마땅히 알아 두시오.
유정들이 삼계 안에서
도르래같이 움직여
첫 갈피를 알 수 없나니
037_0118_a_21L大王應當知
有情在三界
如輪而運轉
初際不可得

여래는 자비한 원력으로
인연 따라 널리 응하시니
밝은 달의 광명이
두루하지 않는 곳 없듯이
037_0118_a_22L如來以悲願
普應諸有緣
如淨月光明
無處不周遍
037_0118_b_01L
그들의 전생 업의 종류를 따라
근기에 맞추어 설법하시나
만일에 열반이 망가졌다면
부처님께 얼마나 공덕 있으랴.
증상(增上)에 세 가지 있고
해탈도 그러합니다.
037_0118_b_01L隨彼先業類
應機而說法
若壞於涅槃
佛有何功利
增上有三種
解脫亦復然

4제와 그리고 신족(神足)
염처(念處)와 무애해(無碍解)
4연(緣)과 무색주(無色住)
근과 역과 그리고 신통
037_0118_b_03L四諦及神足
念處無礙解
四緣無色住
根力及神通

각지(覺支)와 모든 지위 따위
유위ㆍ무위의 법과
모든 성인들까지
모두 식(識)에서 생긴다.
037_0118_b_04L覺支諸地等
有爲無爲法
乃至衆聖人
皆依識而有

고법인(苦法忍)ㆍ고법지(苦法智)와
고류인(苦類忍)ㆍ고류지(苦類智)와
집(集)과 지(智)의 네 가지도 그러하며
멸(滅)과 도(道)에 딸린 것도 그러합니다.
이러한 열여섯 가지를
현관(現觀)이라 이름한다.
037_0118_b_05L苦法忍法智
苦類忍類智
集智四亦然
滅道亦如是
如是十六種
名之爲現觀

학인(學人)의 수효는 열이 있나니
제8과 그리고 7반유(返有)와
가가(家家)와 그리고 1왕래(往來)와
1간(間)을 지나서는 멸도할 이와
037_0118_b_07L學人數有十
第八七返有
家家一往來
一閒而滅度

중반(中般)과 그리고 생반(生般)
유행(有行)과 그리고 무행(無行)
상류(上流)의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그런 뒤에 열반에 들어가는 이
037_0118_b_09L中槃與生般
有行及無行
上流於處處
然後般涅槃

이러한 여러 가지는
모든 지혜의 품위(品位)이나
관행을 수행하는 이도
하ㆍ중ㆍ상이 같지 않나니
보살의 보다 높은 수행은
공덕이 가장 수승하다.
037_0118_b_10L如是一切種
諸智之品位
修行觀行者
下中上不同
菩薩增上修
功德最殊勝

11과 그리고 12에서
그리고 다시 16에서
선정을 닦는 사람들은
마음이 점점 없어지리니
037_0118_b_12L十一與十二
及以於十六
此諸修定者
復漸滅於心

없어지는 것은 마음이 아니요
마음과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니
미래의 마음은 이르지 않고
이르지 않았으니 있다고 못해.
037_0118_b_13L所盡非是心
亦非心共住
未來心未至
未至故非有

마음과 인연이 화합 않으면
이 몸도 경계도 생기지 못해.
제4 선천(禪天)은 원래로 무심한 세계
유인(有因)으론 도저히 해치지 못하네.
유인이란, 모든 식 이른 말이니
의식과 나머지 다섯 가지라.
망상의 덩어리라 깨달음 없어
물결[波浪]같이 이리저리 유전한다.
037_0118_b_15L心緣不和合
非此非彼生
第四禪無心
有因不能害
有因謂諸識
意識及五種
妄想不覺知
流轉如波浪

선정을 닦는 이 뇌야를 관(觀)해
능소(能所)의 분별을 모두 떠나면
미묘하여 있는 곳 따로 없고
의지를 바꾸어 불괴(不壞) 얻으리.
037_0118_b_17L定者觀賴耶
離能所分別
微妙無所有
轉依而不壞

밀엄에 머무시는 이
반달같이 드러나시고
밀엄의 모든 지자(智者)
부처님과 함께 계시네.
037_0118_b_19L住密嚴佛剎
顯現如月輪
密嚴諸智者
與佛常共俱

항상 선정 속에 계시니
한 맛이 차별이 없노라.
놀라운 관행의 경계는
정력(定力)에서 생기었나니
037_0118_b_20L恒遊定境中
一味無差別
難思觀行境
定力之所生

그대여, 끊임없이 닦아 보시라.
상응하고 미묘한 여러 선정은
욕계에 여섯 하늘
범마(梵摩)에는 열 두 하늘
037_0118_b_21L王應常修習
相應微妙定
欲界有六天
梵摩復十二
037_0118_c_01L
무색(無色)과 그리고 무상천(無相天)이니
이러한 여러 가지 지위 안에서
밀엄국에 나시는 이는
그 하늘에서 주인이 되리.
밀엄토에 나려는 이는
열 가지의 지혜를 닦으시라.
법지(法智)와 유지(類智)의
타심(他心)과 세속지(世俗智)와
고ㆍ집ㆍ멸ㆍ도의 지혜와
진지(盡智)와 무생지(無生智)니라.
037_0118_b_23L無色及無想
一切諸地中
若生密嚴國
於彼爲天主
欲求密嚴土
應修十種智
法智及類智
他心世俗智
苦集滅道智
盡智無生智

그대가 몸을 받으신
사군다라(捨軍怛羅) 족속과
월왕(月王)과 감자(甘遮)족은
종성(種姓)이 모두 평등하고.
037_0118_c_03L仁主汝所生
捨軍恒羅族
月王與甘蔗
種姓而平等

그러한 여러 가지 족속 안에서
그대의 종족이 제일 높으나
응당히 밀엄국을 구할 것이요
의심하거나 물러날 생각을 마라.
037_0118_c_04L雖於彼族中
汝族最殊勝
當求密嚴國
勿懷疑退心

염소가 끌려가면서도
헐떡이며 따라가듯
말나(末那)가 몸 안에 있어
요술의 사슴같이 머무네.
037_0118_c_06L如羊被牽拽
喘懼而前卻
末那在身中
似幻鹿而住

요술로 생겨난 나무의 그림자 같고
강가에 우거진 갈대와 같아
임금이 정원(庭園)에 거니노라.
팔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임 같네.
037_0118_c_07L亦如幻樹影
河中之葦荻
如王戲園苑
運動身支分

뜻과 그리고 의식(意識)
마음과 마음의 법 함께 있으나
이러한 법은 자성이 없어
무리 구름 같아 실체가 없네.
037_0118_c_08L意及於意識
心心法共俱
此法無自性
猶雲聚非實

장식(藏識)의 일체 종자(種子)가
습기에게 얽히고 덮혀
깨끗한 마니 구슬이
인연 따라 빛을 내는 듯.
037_0118_c_10L藏識一切種
習氣所纏覆
如彼摩尼珠
隨緣現衆色

비록 유정의 몸을 받으나
아왕(鵝王)같이 때 묻지 않으면
이러한 결정된 종성은
또한 큰 열반 얻으리.
037_0118_c_11L雖住有情身
如鵝王無垢
是決定種性
亦爲大涅槃

이름은 형상에서 나고
형상은 인연으로 생기니
갖가지 형상 때문에
분별은 불같이 일고
037_0118_c_12L名從於相生
相從因緣起
以諸形相故
而起於分別

분별은 두 가지 원인 있으니
외상(外相) 그리고 마음의 습기
제7의 말나식(末那識)도
그러한 줄을 그대들 모두 다 밝히 아시라.
037_0118_c_14L分別由二因
外想心習氣
第七末那識
應知亦復然

모든 근(根)과 뜻과의 인연이 모여
다섯 가지 알음알이 끌어내거든
심소(心所)와 더불어 어울리나니
머무르는 몸뚱이는 궁전 같아라.
037_0118_c_15L諸根意緣會
發生於五識
與心所相應
住身如宮室

바른 지혜로 항상 관찰하라.
일체의 모든 세간은
이러한 원인에서
저러한 모든 결과를 내는 줄로.
037_0118_c_16L王智常觀察
一切諸世閒
從於如是因
而生彼諸果

진여는 이것[正智]과 다르지 않고
모든 법은 서로서로 생겨나는 것
진리와 더불어 어울리는 맘
그 마음만이 이런 이치 밝히 아시리.
037_0118_c_18L眞如非異此
諸法互相生
與理相應心
明了能觀見

이것은 모든 법의
끝내 뚜렷한 성품
그러나 망계(妄計) 때문에
일체 법은 나지 않는다.
037_0118_c_19L此卽是諸法
究竟圓成性
亦爲妄所計
一切法不生

모든 법의 성품이 항상 공하여
있는 것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니
요술 같고 꿈 같고
건달바(乾達婆)의 성 같고
아지랑이와 모륜(毛輪)과 같고
연기와 구름 따위 같네.
037_0118_c_20L諸法性常空
非無亦非有
如幻亦如夢
及乾闥婆城
陽焰與毛輪
煙雲等衆物

가지가지 모든 형상
명(名)ㆍ구(句)와 문(文)의 몸
이러한 집착을 내어
변계(遍計)의 성품을 이루거니
037_0118_c_22L種種諸形相
名句及文身
如是執著生
成於遍計性
037_0119_a_01L
근(根)ㆍ경(境)ㆍ의(意)가 화합하여서
훈습(薰習)하면 종자가 되고
마음과 다를 것 없는
모든 식은 여기서 나서
서로 원인이 되니
이를 의타기(依他起)라 하네.
037_0119_a_01L根境意和合
熏習成於種
與心無別異
諸識由此生
資於互因力
是謂依他起

스스로 깨칠 지혜[自覺智] 증득하여서
현전법을 즐기어 머무르는 이
이것이 다름 아닌 원성(圓成)이거니
여러 성인 계시는 경계라네.
037_0119_a_03L善證自覺智
現於法樂住
是卽說圓成
衆聖之境界

부처님과 모든 제자가
이를 깨치면 성인이거니
누구나 이 법을 깨치고 나면
실제(實際)를 똑똑히 뚫어보리라.
037_0119_a_04L佛及諸佛子
證此名聖人
若人證斯法
卽見於實際

‘죽고 나는 일 이미 다하고
범행도 다 이루었으며
못 다한 일 없고
내생의 몸 아니 받는다’고
소리 높여 외치리.
037_0119_a_05L唱言我生盡
梵行亦已立
所作無不成
不受於後有

일체의 고통은 해탈하고
일체의 동요(動搖)는 끊어지고
훈습은 모두 다 불사르니
겁해(劫海)가 다하여도 끄떡없으리.
037_0119_a_07L解脫一切苦
斷滅於動搖
熏習皆已焚
劫盡猶不轉

생무아(生無我)ㆍ법무아(法無我) 두 가지이나
자세히 살피면 모두 공한 것.
무시(無始)부터 오늘까지 쌓아 온
가지가지 그릇된 모든 희론과
끝없는 여러 가지 잘못된 일을
일체를 남김없이 모두 없앴네.
037_0119_a_08L生法二無我
照見悉皆空
無始來積集
種種諸戲論
無邊衆過患
一切皆已除

비유컨대 뜨거운 쇳덩이
식으면 쇠는 그대로
해탈을 얻은 이도 이와 같아서
번뇌가 다하면 청량 얻으리.
037_0119_a_10L譬如熱鐵團
熱去鐵無損
如是解脫者
惑盡得淸涼

무루의 법계인
밀엄세계에 들면
가장 미묘한 이 땅
아무나 이르지 못해.
037_0119_a_11L入於無漏界
密嚴之妙國
此土最微妙
非餘者所及

부처님과 보살만의 청정한 살림
삼마지가 나타나면 그것이 진지(眞智).
이 나라에 나고자 하면
훌륭한 유가(瑜伽)를 잘 닦을지라.
그리고 모든 인연들에게
분별하여 널리널리 말하여 주라.
037_0119_a_13L唯佛與菩薩
淸淨之所居
三摩地現前
以此而爲食
欲生斯剎者
善習勝瑜伽
復爲諸有緣
分別廣開示

이름은 형상에서 나고
형상은 연기에서 생기니
형상을 따라 분별을 내면
원성성(圓成性)에는 계합치 못해.
037_0119_a_15L名本從相生
相復從緣起
從相生分別
不契圓成性

근(根)과 경(境)과 병(甁)과 옷(衣) 따위
거짓된 법이 서로 화합했나니
분별이 이에서 생겨
각각 다른 것[別異]을 알아낸다.
움직이거나 머무르거나
일체의 모든 세간은
모두 치암(痴暗)에서 생기니
어리석음[愚冥]이 근본이다.
037_0119_a_17L根境甁衣等
假法共和合
分別從此生
了知而別異
若動若非動
一切諸世閒
皆因癡闇生
愚冥以爲體

길고 짧은 모든 현상
소리와 그리고 냄새
달고 쓰고 굳고 무른[滑] 것
의식을 인하여 반연된다.
037_0119_a_19L短長等諸色
音聲與香界
甘苦堅滑等
意識因所緣

선하고 악한 일
유위와 무위법
열반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지혜의 경계.
생각생각 쉬지 않고 변해 가는 일
모두가 식을 인해 생기는 까닭.
037_0119_a_21L所有諸善惡
有爲無爲法
乃至於涅槃
斯爲智之境
念念常遷轉
皆因識以生

말나가 장식(藏識)을 반연하기
자석이 쇠를 당기듯
한 뱀에 두 머리같이
각각 제 업을 짓네.
037_0119_a_23L末那緣藏識
如磁石吸鐵
如蛇有二頭
各別爲其業
037_0119_b_01L
물들여진 의(意)도 그러하여서
아뢰야를 집취(執取)하고는
아(我)의 사업을 짓고
아소(我所)를 자라게 하네.
037_0119_b_01L染意亦如是
執取阿賴耶
能爲我事業
增長於我所

어느 때는 의식(意識)과 함께
인(因)이 되어 서로 바뀌니
몸으론 따뜻한 촉감을 내고
운동하여 갖가지 업을 짓나니.
037_0119_b_02L復與意識俱
爲因而轉謝
於身生煖觸
運動作諸業

음식과 의복
무엇이나 수용하며
춤을 추고 노래도 하여
갖가지로 즐거워해.
037_0119_b_04L飮食與衣裳
隨物而受用
騰躍或歌舞
種種自嬉遊

이렇듯 유정들이 몸을 지님은
모두가 말나의 공력인 것이
밤하늘에 불 바퀴와 허공에 터럭
맑은 하늘 건달바성 같다오.
037_0119_b_05L持諸有情身
皆由意功力
如火輪垂髮
乾闥婆之城

오직 내 마음임을 끝내 모르고
망령되이 분별을 일으키니
몸매와 기세간(器世間)은 그네와 같이
힘없고 견고치 못해라.
037_0119_b_06L不了唯自心
妄起諸分別
身相器世閒
如動鞦韆勢
無力不堅固

분별도 그러한 것이
분별은 의지할 곳 없으니
자기의 경계[自境]에만 시행되는 것.
037_0119_b_08L別亦復然
分別無所依
但行於自境

비유컨대 거울 속의 그림자
식의 종자 움직여 보게 되나니
어리석은 지아비 이에 혹하나
지혜 있는 모든 사람 할 짓 아니니.
037_0119_b_09L譬如鏡中像
識種動而見
愚夫此迷惑
非諸明智者

그대여, 마땅히 알라.
이러한 세 가지 허망한 일은
모두가 식에서 나타났나니
이런 것 떠난 곳이 원성실이니.
037_0119_b_10L仁主應當知
此三皆識現
於斯遠離處
是卽圓成實

지진(持進) 등 보살과
성(聖) 목건련(目乾連)이
좋은 곳을 찾아서 두루 다니니
백천만억 세계에
037_0119_b_12L持進等菩薩
及聖目乾連
尋聲與遍觀
百千萬億剎

가지가지 보배로 장엄하여
아름답기 이를 데 없으나
그러한 묘한 경계에서도
밀엄이 가장 수승하였네.
037_0119_b_13L種種寶嚴飾
綺麗無等雙
於彼微妙境
密嚴最殊勝

극락(極樂)과 묘희(妙喜) 세계와
아랫 쪽 구지(俱胝) 나라의
모든 부처님들도
모두 다 이 세계를 찬탄하였네.
037_0119_b_14L極樂妙喜剎
下方俱胝國
一切諸世尊
皆讚如斯土

‘마침과 시초가 없고
위덕은 자연히 교화되며
옛부터 부처님 사시던 곳이며
삼계를 뛰어났다’ 하였네.
037_0119_b_16L謂無有終始
威德化自然
本昔佛所居
超出於三界

풍부하고 즐거워 집수(執受)치 않고
적연(寂然)하여 스스로 무위가 되니
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의
공덕이 모두 이루어졌다.
037_0119_b_17L豐樂非執受
寂靜自無爲
自利及利他
功業悉成滿

욕계에서는 바라지 말고
성불하여 부처님 일 이룰 것과
밀엄국에 가서
무상각(無上覺)을 깨달아라.
037_0119_b_18L不於欲界中
成佛作佛事
要往密嚴土
證於無上覺

구지(俱胝)의 모든 부처님
욕계에서 불사를 하시려면
먼저 이 나라에서 변화하여
무량ㆍ억이 되시나니.
037_0119_b_20L俱胝諸世尊
欲中施佛事
先從於此國
化爲無量億

바른 선정과 항상 상응하시고
신통으로 유희하시어
모든 국토에 두루하심이
달빛을 못 보는 곳이 없는 듯.
037_0119_b_21L正定常相應
神通以遊戲
遍於諸國土
如月無不見

모든 중생의 근기에 따라
알맞은 것으로 이익 주시네.
『십지경』ㆍ『화엄경』과 대수(大樹)와 신통
승만(勝鬘)과 모든 경 이 경에서 나왔네.
037_0119_b_22L隨諸衆生類
所應而化益
十地花嚴等
大樹與神通
勝鬘及餘經
皆從此經出
037_0119_c_01L
이와 같이 밀엄경은
일체의 경보다 수승하니
그대들과 모든 왕은
마땅히 공경을 다하라.
037_0119_c_01L如是密嚴經
一切經中勝
仁主及諸王
宜應盡恭敬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와
무상천 따위의 천궁보다도
여래는 아득히 뛰어나셔서
밀엄에 의지하여 머무시나니.
037_0119_c_03L欲色無色界
無想等天宮
如來迥已超
而依密嚴住

이 나라의 모든 궁전은
연꽃처럼 아름다운 것
이는 모든 여래의
맑은 지혜의 모습이시니.
037_0119_c_04L此土諸宮殿
如蓮被衆飾
是一切如來
淨智之妙相

부처님과 모든 보살들
항상 그 안에 계시어
세존께서는 언제나 선(禪)에 드시니
적정함이 극진하여 위가 없더라.
037_0119_c_05L佛及諸菩薩
常在於其中
世尊恒住禪
寂靜最無上

자기의 부사의한 선정으로
여러 가지의 묘한 색을 나타내시니
색상이 한없이 아름다운 것
다른 이는 볼 수 없더니.
037_0119_c_07L依自難思定
現於衆妙色
色相無有邊
非餘所能見

극락의 장엄한 나라
세존은 무량수(無量壽)이시니
관행을 닦는 여러 보살도
색상은 모두 다 그러하였다.
037_0119_c_08L極樂莊嚴國
世尊無量壽
諸修觀行者
色相皆亦然

어느 때 천중천(天中天)을 우러러보니
혁혁히 모든 광채 머금으시어
위를 보니 황금색 노란빛이고
명월의 보름달 밝은 빛이네.
037_0119_c_09L或見天中天
赫奕含衆彩
瞻蔔雌黃色
眞金明月光

공작의 목과 연꽃과 같고
상사자(相思子)의 열매의 무더기 같고
무지개와 번개와 산호빛 같아.
어느 때는 가난하고 야윈 몸 되며
어느 때는 거친 삼베옷 입고
어느 때는 풀밭에 잠이 드시고
어느 때는 피어나는 연꽃 위에서
1천 개의 해와 같이 빛을 내시네.
037_0119_c_11L孔雀頸如蓮
相思子之聚
虹電珊瑚色
或現淸羸身
或著芻摩衣
或寢草茅等
或處蓮華上
猶如千日光

모든 보살을 보니
용트림의 상투로 머리를 꾸미고
금강과 제청(帝靑)의 보배로
장엄하여 보관을 만드셨고
037_0119_c_13L或見諸菩薩
頂飾盤龍髻
金剛帝靑寶
莊嚴爲寶冠

어느 때는 윤당(輪幢)과 문채와
물고기의 모습을 보여
어느 때는 빛나고 고운 빛깔이
무지개가 뻗친 듯 하늘을 치고
037_0119_c_15L或見輪幢文
魚商佉等相
或見光麗色
如蜺而拖空

어느 때는 수미산을 들어다
손바닥에 얹어 놓고
어느 때는 바다 물을 옮겨다
소 발자국에 넣어 두고.
037_0119_c_16L或以須彌山
置之於掌內
或持大海水
安於牛迹中

어느 때는 인간의 왕이 되어서
면류복(冕旒服)을 갖춰 입고 마루에 서니
보좌들이 모두가 공경히 하고
다 같이 나라 일을 보살피시고.
037_0119_c_17L或現作人王
冕服當軒宇
輔佐皆恭敬
共宣於國化

어느 때는 밀엄장에서
적정한 정(定)을 닦는 행자 되어서
자기의 깨친 바를 말씀하시니
부처님의 아시는 법 빛이 난다오.
어느 때는 또다시 전의(轉依)를 얻어
맘과 지혜 모두 다 해탈하여서
자재한 삼마지 요술과 같이
걸림 없는 몸매를 말씀하시고
037_0119_c_19L或現密嚴場
寂靜修定者
說於自證境
光佛所知法
或說得轉依
心慧皆解脫
自在三摩地
如幻無礙身

어느 때는 경계에 물들지 않고
여러 가지 취착업(取着業) 끊어버려서
지혜로써 망견 수풀 태워 버리니
여러 가지 뒷몸[後有]을 안 받으시네.
비유컨대 기름불 심지 다하면
등불이 꺼지는 듯 열반을 얻네.
037_0119_c_21L或現境不染
斷諸取著業
以智燒見薪
不受於諸有
譬如膏炷盡
燈滅而涅槃
037_0120_a_01L
어느 때는 모든 바라밀 닦아
대회를 열어 무차(無遮)를 베풀되
계율을 지니고 고행을 닦고
가지가지 의식법칙 나타내시네.
037_0119_c_23L或示修諸度
大會施無遮
持戒苦行等
種種諸儀則

극락 장엄국에는
사람이 태로 낳지 않고
미묘한 금빛 몸이
빛나서 맑고 둥글어.
037_0120_a_02L極樂莊嚴國
人非胎藏生
微妙金色身
光明淨圓滿

그들의 경계
모두 유가(瑜伽)를 갖추었으나
밀엄에 비기면
백 분에 하나도 못돼.
037_0120_a_03L彼衆之境界
皆悉具瑜伽
若比於密嚴
百分不及一

극락세계의 사람들은
자연히 생각대로 먹고
모니(牟尼)는 더욱 자재하여서
선정으로 감로의 맛을 삼아.
037_0120_a_04L極樂界中人
自然隨念食
牟尼勝自在
定爲甘露味

갖가지 보배 나무의 숲
그 밑에 노닐고 쉬면
금은 모래같이 땅 위를 덮어
훌륭한 세계임을 드러내고
037_0120_a_06L種種寶樹林
遊憩於其下
金沙布其地
顯現殊勝剎

맑고 묘한 보배의 연꽃
공덕수 연못 위에 피니
이렇게 수승한 경계도
비유를 못해.
037_0120_a_07L淨妙之寶蓮
開敷功德水
如是殊勝境
不可得爲喩

그들은 모두 연화에 태어나서
무량수를 공경하옵고
삼마지를 잘 닦아서
부처님의 공덕을 애락(愛樂)하네.
037_0120_a_08L彼皆蓮華生
恭敬無量壽
善修三摩地
愛樂佛功德

부지런히 정진[事精]하여 회향하는 이
모두 다 그 나라에 태어나리니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장엄하여서
맑은 거울에 티끌이 없네.
037_0120_a_10L專精迴向者
悉皆生彼國
衆相以莊嚴
皎鏡無塵垢

금강장 말을 마치고
스스로 몸을 나타내되
손가락 마디와 같고
겨자의 씨와 같고
037_0120_a_11L金剛藏說已
自現於己身
或如於指節
或復如芥子

가늘기가 터럭 끝의
백 분의 하나도 되고
혹은 선서(善逝)의 몸과
성문과 연각의 몸과
037_0120_a_12L或細如毫端
百分之一分
或現善逝身
聲聞與緣覺

여러 가지 현상과
그 밖의 다른 것
가지가지 나타나
마땅함을 따라서
037_0120_a_14L衆色及餘類
乃至種種形
各隨其所宜

모든 법을 말씀하시되
‘보살들이 모든 지위에 들어
5법ㆍ3자성과
8식ㆍ2무아를 깨쳐
037_0120_a_15L而說於諸法
或說於菩薩
入諸地了知
五法三自性
八識二無我

요술 같은 선정과
뜻대로 이루어진 몸과
자재한 모든 신통과
10력과 4무외를 얻어
037_0120_a_16L得於如幻定
隨意所成身
自在諸神通
十力四無畏

불퇴전(不退轉)에 머물며
청정한 소의(所依)를 얻어
부처님 경계에 들어가
무루의 온(蘊)ㆍ계(界)에서
영원히 모든 변역(變易)을 떠나서
적연히 상주(常主)한다’ 하며
037_0120_a_18L住於不退轉
得淨之所依
入於佛地中
無漏之蘊界
永離餘變易
寂然而常住

혹은 말하되 ‘여러 보살이
어질고 묘하게 노니시는 일
꿈속의 형상이며 물속의 달
유기(瑜祇)의 수행도
037_0120_a_20L或說於菩薩
善妙而遊履
猶夢像水月
瑜祇所行道

수릉엄의 선정을 얻고
열 가지 요술 같은 몸과
열 가지 무진한 원이 뚜렷해지면
등정각을 깨달아 이루어
037_0120_a_21L得首楞嚴定
十種如幻身
十無盡願圓
證成等正覺

묘련화 자리에 앉으니
상호는 심히 단엄하고
무량한 불자들은
공경하며 둘러싼다’고.
037_0120_a_22L據妙蓮花座
相好甚端嚴
無量諸佛子
恭敬而圍遶
037_0120_b_01L
어느 때는 말하되 ‘모든 보살이
원력으로 모든 형상 나타내시고
시방세계에 두루 다니며
항하사 수의 부처님을 고루 섬기니
037_0120_b_01L或說諸菩薩
願力現衆形
遍遊於十方
歷事恒沙佛

이러한 보살들
그 몸매 심히 미묘해
출입이 자재하시니
유(有)ㆍ무(無)ㆍ중(中)에 머물지 않아.
037_0120_b_02L是諸菩薩等
其身甚微妙
出入常自在
不住有無中

비유컨대 하늘의 신선들이나
그리고 여러 가지 건달바들이
묘고(妙高)에 의지하여 살고 있거나
혹은 허공에 살고 있으나
땅으로 다니는 모든 유정은
그들을 대하여도 보지 못하리.
037_0120_b_03L譬如天神仙
及諸健達縛
依彼妙高住
或處於虛空
地行諸有情
對之而不見

여러 가지 보살들도 그러하여서
형상을 나타내는 일 그와 같으니
관행을 닦는 이가 아니고서는
그 몸 모양을 보는 이 없으리라’고.
037_0120_b_05L如是諸菩薩
現形亦復然
非修觀行人
無能睹之者

혹은 말하되 ‘모든 보살이
훌륭한 정려를 얻고
곳곳에 수생(受生)함을 나타내시고
무여세계(無餘世界) 드심을 보이신다’고.
037_0120_b_07L或說諸菩薩
得於勝靜慮
處處現受生
示入無餘界

혹은 말하되 ‘모든 보살이
능히 선정의 힘으로
자재하게 뜻을 굴리어
진실한 곳에는 머물지 않아.
037_0120_b_08L或說諸菩薩
能以於定力
自在轉所依
不住眞實際

무량한 유정계 따라
차별된 몸 나타내니
몸은 비록 가지가지나
그 마음은 하나요, 평등한 것이
마치 땅에 물줄기 같고
또한 해ㆍ달과도 같다’고.
037_0120_b_09L無量有情處
隨現差別身
身雖種種殊
其心一平等
猶如於地水
亦如於日月

혹은 말하되 ‘모든 보살이
항상 대비심(大悲心)으로
모든 유정을 불쌍히 여겨
생사에 처하여 윤회하고도
037_0120_b_11L或說諸菩薩
常以大悲心
憐愍諸有情
輪迴處生死

뛰어다니면서 설움도 받고
병들고 가난하여 괴로워하고
하천(下賤)한 계급이나 초라한 모습
편안히 여기고 근심치 않고.
037_0120_b_13L跉跰受窮獨
貧病衆苦煎
下賤與形殘
安之不憂惱

벌이 배 위에 앉아
넓은 바다에 떠서
물길을 따라 오고 가기
잠깐에도 몇 만리 가듯.
037_0120_b_14L如蜂處舶上
飄然大海中
沿泝而往來
須臾數萬里

그들을 위하여 비아법(非我法)을 말하고
생사의 빠름과 무상함을 말하여
그들의 목숨이 찰나를 쉬지 않고
없어져 가는 줄을 알게 한다’고.
037_0120_b_15L爲說非我法
生死速無常
令其知滅壞
剎那蹔不住

혹은 말하되 ‘부처님들과
그리고 모든 보살들께서
분명히 모든 유정이
갈애(渴愛)에 취하여 있고
037_0120_b_17L或說於諸佛
及以諸菩薩
明見衆有情
醉在於渴愛

분별하는 괴로움에 쪼들려서
모양 없는 법들을
망령되게 갖가지 모양을 취해
능취ㆍ소취를 계교하니
037_0120_b_18L爲分別苦逼
於無於法中
妄取種種相
計著能所取

마음은 항상 얽매이고
해탈을 얻지 못하여
죽고 사는 바다에 빠져
헤매기를 끊일 때 없고
비천하고 외롭고 헐벗어
오가는 데 의지할 바가 없으니.
비유컨대 큰 바다에
거미줄은 머물지 못하지만
모든 불보살은
배 안에 있는 이 같아서
037_0120_b_19L心恒被縲紲
不能得解脫
溺生死海中
馳蕩無休息
貧賤而孤露
往來無所依
譬如大海中
蛛蝥網難住
諸佛及菩薩
如彼住船者
037_0120_c_01L
모든 유정을 어여삐 여겨
생사의 험한 곳에서 운반해 내되
그들의 약간(若干)의 종류에 따라
차별된 몸을 나타내시어
보시ㆍ지계 등의 문과
가지가지 승행(勝行)을 말씀하신다’고.
037_0120_b_23L普憐諸有情
運出生死難
隨其若干類
爲現差別身
說施戒等門
種種諸勝行
大乘密嚴經卷上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 당나라 대종(代宗, 726~779) 황제이다. 이름은 이예(李豫)이고, 시호는 예문효무황제(睿文孝武皇帝)이다. 현종(玄宗)의 손자이자 숙종(肅宗)의 큰아들로 안사(安史)의 난(亂) 때 공을 세웠다. 762년 즉위하였으나, 세력이 커진 절도사(節度使) 등의 세력을 제압하지 못하여서, 당나라는 점차 쇠망의 길로 접어든다.
  2. 2) 권실(權實) : 권은 일시적 방편을, 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실을 가리킨다.
  3. 3) 농고(聾瞽) : 귀머거리와 소경을 말하는 데 곧 무지함을 의미한다.
  4. 4) 원문에는 피(柀)로 되어 있으나, 여기서는 피(披)로 고쳐 번역하였다.
  5. 5) 밀엄세계(密嚴世界) : 부처나 보살이 머무는 번뇌가 없는 청정한 세계를 말한다. 극락세계와 같은 말이다.
  6. 6) 초월(楚越) :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있었던 나라들이다. 초(楚)는 양자강 중류 무창(武昌) 지방에, 월(越)은 동쪽 해안의 회계(會稽) 지방에 있었다.
  7. 7) 밀엄(密嚴) : 대승밀엄경(大乘密嚴經) 또는 밀엄경(密嚴經)이라 한다. 8세기 중엽 인도 출신의 학승 불공(不空)이 번역하였다. 총 3권 8품으로 구성된 이 경은 부처가 될 성품을 의미하는 여래장과 여러 가지 마음작용의 근원과 근본 의식이 된다는 아뢰야식과 밀엄정토에 대해 말하면서, 여래장은 곧 아뢰야식이며 곧 밀엄정토라는 것을 설법하고 있다. 또 다른 역본으로는 지바하라의 「대승밀엄경」(3권)이 있다.
  8. 8) 삼유(三有) : 모든 중생들이 생사윤회(生死輪廻)하는 세계를 말하는 것으로, 탐욕이 들끓는 욕유(慾有), 탐욕에서는 벗어났으나 아직 형상에 얽매여 있는 색유(色有), 형상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난 무색유(無色有)를 가리킨다. 이것을 욕계(慾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로 삼계(三界)라고도 한다.
  9. 9) 극미(極微) : 물질을 가장 미세한 점까지 분석하여,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최소의 실체를 말하는 것이다.
  10. 10) 식(識) : 인간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의 여섯 가지 감각적 기관으로 이루어진 존재이다. 앞의 다섯 가지를 전5식(前五識)이라 하고, 여섯번째의 식(識)을 제6 의식이라고 한다. 전5식은 자체로서 판단·유추·비판의 능력이 있을 수 없다. 그것은 다만 ‘나’라는 주관이 외부의 객관과 교통할 수 있는 통로일 따름이다. 전5식은 제6 의식에 의하여 통괄되며, 자신이 수집한 갖가지의 정보를 이 제6 의식에 보고하는 기능을 가졌다.
  11. 11) 뢰야(賴耶) : 아뢰야식(阿賴耶識)이다. 불교 유심론(唯心論)에서 말하는 인간의 근본 의식(意識)으로, 과거의 인식 · 행위 · 경험 · 학습 등에 의해 형성된 인상(印象) · 잠재력 등, 모든 종자(種子)를 저장하고, 육근(六根)의 지각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심층 의식을 말한다.
  12. 12) 자각(自覺) : 스스로 미망을 끊고 정법(正法)을 깨달아 득도하는 일을 말한다.
  13. 13) 인개(鱗介) : 비늘 가진 물고기와 딱딱한 껍질을 지닌 수중 생물들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14. 14) 상(像) : 부처님이 열반에 든 뒤의 교법 시대를 세 시기로 구분한, 정법(正法)⋅상법(像法)⋅계법(季法)의 삼시(三時) 중 상법을 말한다. 상법 시기에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이에 따른 수행자, 곧 교법과 수행은 있으나, 깨달음을 증득⋅증과하는 이는 없다고 한다.
  15. 15) 주즙(舟楫) : 배와 노를 말하는 데, 여기서는 애욕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는 지혜로운 사람을 비유한 것이다.
  16. 16) 녹야(鹿野) : 부처가 깨달음을 얻고 처음으로 설법한 곳인 녹야원(鹿野苑)을 가리킨다.
  17. 17) 마명(馬鳴) : 인도의 학승으로 산스크리트어 이름은 아슈바고샤(Aśvaghoṣa)이다. 아슈바고샤라는 말의 뜻을 번역하여 한역 경전에서는 마명(馬鳴)으로 불린다. 『불소행찬』(佛所行讚)과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의 저자로 유명하다.
  18. 18) 팔전(八轉) : 팔전성(八轉聲)이라고도 한다. 범어(梵语) 중에 명사⋅대명사⋅형용사의 어미에서 생기는 여덟 가지 변화를 가리킨다.
  19. 19) 대갱(大羹) : 제사상에 올리는 고깃국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의 육류와 무를 반듯하게 썰어 함께 끓인 국으로 양념을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