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般涅槃經卷第三十六

ABC_IT_K1403_T_036
038_1072_c_01L대반열반경 제36권
038_1072_c_01L大般涅槃經卷第三十六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038_1072_c_02L 宋代沙門惠嚴等依泥洹經

25. 교진여품 ②
038_1072_c_03L憍陳如品下

또 범지(梵志)가 있으니, 이름은 청정부(淸淨浮)라.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모든 중생들은 무슨 법을 알지 못하여서 세간이 항상하다, 무상하다, 항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하다, 항상함도 아니고 무상함도 아니다, 나아가 여여히 감도 아니고 여여히 가지 아니함도 아니라 보나이까?”
038_1072_c_04L復有梵志名曰淸淨浮‚作如是言瞿曇一切衆生不知何法見世閒常無常常無常非有常非無常乃至非如去非不如去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색을 알지 못하는 연고며, 나아가 식을 알지 못하는 연고로 세간이 항상하다, 나아가 여여히 감도 아니고 여여히 가지 않음도 아니라고 보느니라.”
038_1072_c_08L佛言善男子不知色故乃至不知識故見世閒常乃至非如去非不如去
범지가 말하였다.
“구담이여, 중생들이 무슨 법을 알면, 세간이 항상하다, 나아가 여여히 감도 아니고 여여히 가지 않음도 아니라고 보지 않겠나이까?”
038_1072_c_10L梵志言瞿曇衆生知何法不見世閒常乃至非如去非不如
“선남자여, 색을 아는 연고며, 나아가 식을 아는 연고로 세간이 항상하다, 나아가 여여히 감도 아니고 여여히 가지 않음도 아니라고 보지 않느니라.”
038_1072_c_12L佛言善男子知色故乃至知識故不見世閒常乃至非如去非不如去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세간이 항상함과 무상함을 분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038_1072_c_13L梵志言世尊唯願爲我分別解說世閒常無常
“선남자여, 만일 사람이 낡은 것을 버리고 새 업을 짓지 않으면, 이 사람이 항상하고 무상함을 아는 것이니라.”
038_1072_c_15L佛言善男子若人捨故造新業‚是人能知常與無常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고 보았나이다.”
038_1072_c_16L梵志言世尊我已知見
“선남자여, 그대는 어떻게 알았으며 어떻게 보았는가?”
038_1072_c_17L佛言善男子汝云何汝云何知
“세존이시여, 낡은 것은 무명과 애라 하옵고, 새것은 취(取)와 유(有)라 하나니, 사람이 만일 무명과 애를 멀리 여의고, 취와 유를 짓지 아니하면, 이 사람은 진실하게 항상함과 무상함을 아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 바른 법의 깨끗한 눈을 얻삽고 3보에 귀의하오니, 바라옵건대 여래께서 제가 출가함을 허락하옵소서.”
038_1072_c_18L世尊故名無明與愛名取有‚若人遠離是無明不作取有‚是人眞實知常無常我今已得正法淨眼‚歸依三寶唯願如來聽我出
038_1073_a_01L부처님께서 교진여에게 분부하셨다.
“이 범지가 출가하여 계를 받음을 허락하여라.”교진여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대중에게로 데리고 가서 갈마(羯磨)를 행하여출가하게 하였더니, 보름 후에 모든 번뇌가 아주 다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038_1072_c_22L佛告憍陳如聽是梵志出家受戒時憍陳如受佛勅已將至僧中爲作羯磨令得出家‚十五日後諸漏永盡得阿羅漢果
독자(犢子) 범지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제가 물으려는데 허락하겠습니까?”
여래는 잠자코 계셨고,
038_1073_a_03L犢子梵志復作是言瞿曇我今欲問‚能見聽不如來默然
두 번째 세 번째도 그리하셨다.
038_1073_a_05L第二第三亦復如是
독자 범지는 다시 말하였다.
“구담이여, 저는 오래전부터 당신의 친구가 되었으며, 당신은 나와는 둘이 아닌데, 내가 묻는 것에 어찌 잠자코 계십니까?”
038_1073_a_06L犢子復言瞿曇我夂與汝共爲親友汝之與我‚義無有二我欲諮問‚何故默然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범지는 성품이 선비답고 아담하며 착하고 질직(質直)하여서 매양 알기 위하여 묻는 것이요, 남을 시끄럽게 하려는 것이 아니니, 저가 물으면 뜻을 따라 대답하리라.’ 그리고는 말씀하셨다.
“독자여, 훌륭한 일이다. 의심나는 대로 물으면 내가 대답하리라.”
038_1073_a_08L爾時世尊作是思惟如是梵志‚其性儒雅純善質直常爲知故‚而來諮啓不爲惱亂‚彼若問者當隨意答佛言犢子善哉善哉隨所疑問吾當答之
“구담이여, 세상에 선(善)이 있는가?”
犢子言瞿曇世有善耶
“그러니라, 범지여.”
038_1073_a_12L梵志
“불선이 있는가?”
有不善耶
“그러니라, 범지여.”
如是梵志
“구담이여,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말하여서 저로 하여금 선과 불선의 법을 알게 하소서.”
038_1073_a_13L瞿曇願爲我說令我得知善不善法
“선남자여, 나는 그 뜻을 자세히 분별하여 말할 수 있거니와, 이제 그대를 위하여 간략히 말하리라. 선남자여, 탐욕을 불선이라 하고, 탐욕에서 해탈함을 선이라 하며,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도 그와 같으니라. 살생을 불선이라 하고, 살생하지 않음을 선이라 하며, 나아가 삿된 소견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나는 지금 그대를 위하여 세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을 말하였으며, 또 열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을 말하였노라. 만일 나의 제자가 이러한 세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 나아가 열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을 능히 분별하면, 이 사람은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은 온갖 번뇌를 다하였고 온갖 유를 끊은 것이니라.”
038_1073_a_14L佛言善男我能分別廣說其義‚今當爲汝簡略說之善男子欲名不善解脫欲者名之爲善‚瞋恚愚癡亦復如是殺名不善不殺名善乃至邪見亦復如是善男子我今爲汝已說三種善不善及說十種善不善法若我弟子能作如是分別三種善不善法乃至十種善不善法‚當知是人能盡貪欲愚癡一切諸漏斷一切有
“구담이여, 불법 가운데 한 비구라도 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다한 이가 있나이까?”
038_1073_a_23L梵志言瞿曇是佛法中頗有一比丘能盡如是貪欲癡一切諸漏一切有不
“선남자여, 이 불법 가운데는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나, 나아가 5백 사람만이 아니라, 한량없는 비구들이 이러한 탐욕과 생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능히 다하였느니라.”
038_1073_b_02L善男子是佛法中非一三‚乃至五百乃有無量諸比丘等能盡如是貪欲癡一切諸漏一切諸有
038_1073_b_01L“구담이여, 이 불법 가운데 있는 한 비구니라도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능히 다한 이가 있나이까?”
038_1073_b_05L瞿曇置一比丘是佛法中頗有一比丘尼能盡如是貪欲癡一切諸漏一切有不
“선남자여, 이 불법 가운데는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나, 나아가 5백 사람만이 아니라, 한량없는 비구니들이 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능히 끊었느니라.”
038_1073_b_08L佛言善男子是佛法中非一三‚乃至五百乃有無量諸比丘尼能斷如是貪欲一切諸漏一切諸
“구담이여, 한 비구와 한 비구니는 그만두고, 불법 가운데 한 우바새(優婆塞)라도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고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은 이가 있나이까?”
038_1073_b_11L犢子言瞿曇置一比丘一比丘尼是佛法中頗有一優婆塞持戒精勤梵行淸淨度疑彼岸斷於疑網不
“선남자여, 나의 불법 가운데는 하나, 둘, 셋, 나아가 5백 사람만이 아니라, 한량없는 우바새들이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오하분결(五下分結)을 끊고 아나함을 얻었으며,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었느니라.”
038_1073_b_13L善男子我佛法中非一三‚乃至五百乃有無量諸優婆塞持戒精勤梵行淸淨斷五下結得阿那含度疑彼岸斷於疑網
“구담이여, 한 비구, 한 비구니, 한 우바새는 그만두고, 불법 가운데서 한 우바이(優婆夷)라도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은 이가 있나이까?”
038_1073_b_17L犢子言瞿曇置一比一比丘尼一優婆塞是佛法中頗有一優婆夷持戒精勤梵行淸淨疑彼岸斷疑網不
“선남자여, 나의 불법 가운데는 하나, 둘, 셋, 나아가 5백 사람만이 아니라, 한량없는 우바이들이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5하분결을 끊고 아나함을 얻었으며,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었느니라.”
038_1073_b_20L佛言善男子我佛法中非一三‚乃至五百乃有無量諸優婆夷持戒精勤梵行淸淨斷五下結得阿那含度疑彼岸斷於疑網
038_1073_c_01L“구담이여, 한 비구, 한 비구니가 온갖 번뇌를 다하거나,한 우바새, 한 우바이가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의심을 끊은 이는 그만두고, 불법 가운데 우바새로 5욕락을 받으면서 마음에 의심이 없는 이가 있나이까?”
038_1073_b_23L犢子言瞿曇置一比丘一比丘尼盡一切漏一優婆塞一優婆夷持戒精勤‚梵行淸淨斷於疑網‚是佛法中頗有優婆塞受五欲樂心無疑網不
“선남자여, 이 불법 가운데는 하나, 둘, 셋, 나아가 5백 사람만이 아니라, 한량없는 우바새가 세 가지 결박을 끊고 수다원을 얻었으며,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엷어져서 사다함을 얻었으며, 우바새와 같이 우바이도 그러하니라.”
038_1073_c_04L善男子是佛法中非一三‚乃至五百乃有無量諸優婆塞斷於三結得須陁洹薄貪得斯陁含‚如優婆塞優婆夷亦如是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비유를 말하려 하나이다.”
038_1073_c_08L世尊我於今者樂說譬喩
“좋은 말이다. 말하려거든 말하여 보아라.”
佛言善哉善哉樂說便說
“세존이시여, 마치 난타(難陀)와 바난타(婆難陀) 용왕들이 큰비를 내리듯이 여래의 법비도 그와 같아서 우바새ㆍ우바이에게 평등하게 내리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외도들이 와서 출가하려 하오면, 여래께서는 몇 달 동안이나 시험하시나이까?”
038_1073_c_09L譬如難陁婆難陁龍王等降大雨來法雨亦復如是平等雨於優婆塞優婆夷世尊若諸外道欲來出家審如來幾月試之
“선남자여, 다 넉 달씩 시험하거니와, 한결같지는 아니하니라.”
038_1073_c_13L佛言善男子皆四月試不必一種
“세존이시여, 만일 한결같지 않사오면, 바라건대 대자대비로 제가 출가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038_1073_c_14L世尊若不一種唯願大慈聽我出家
이때에 세존께서 교진여에게 분부하셨다.
“독자가 출가하여 계를 받는 것을 허락하라.”
038_1073_c_15L爾時世尊告憍陳如聽是犢子出家受戒
그때에 교진여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대중 가운데서 갈마를 하였더니, 보름이 찬 뒤에 수다원과를 얻었다. 수다원과를 얻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혜를 배워서 얻을 것은 내가 이미 얻었으니, 이제는 부처님을 뵈올 만하다.’
곧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예경을 마치고는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배워서 얻을 모든 지혜를 제가 이미 얻었나이다.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다시 분별하여 말씀하시어, 저로 하여금 무학의 지혜를 얻게 하소서.”
038_1073_c_16L時憍陳如受佛勅已立衆僧中爲作羯磨於出家後滿十五日得須陁洹果旣得果已作是念若有智慧從學得者我今已堪任見佛卽往佛所頭面作禮敬已畢卻住一面白佛言世尊諸有智慧從學得者我今已得‚唯願爲我重分別說令我獲得無學智慧
038_1074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너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두 가지 법을 닦을지니, 하나는 사마타(奢摩他)요,또 하나는 비바사나(毘婆舍那)니라. 선남자여, 만일 비구가 수다원과를 얻으려면, 이 두 법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고, 사다함과나 아나함과나 아라한과를 얻으려 하여도 이 두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비구가 4선정ㆍ4무량심ㆍ6신통ㆍ8배사(背捨)ㆍ8승처(勝處)ㆍ무쟁지(無諍智)ㆍ정지(頂智)ㆍ필경지(畢竟智)ㆍ4무애지(無礙智)ㆍ금강삼매ㆍ진지(盡智)ㆍ무생지(無生智)를 얻으려 하여도 이 두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10주지(住地)ㆍ무생법인(無生法忍)ㆍ무상법인(無相法忍)ㆍ불가사의법인(不可思議法忍)ㆍ성행(聖行)ㆍ범행(梵行)ㆍ천행(天行)ㆍ보살행ㆍ허공삼매ㆍ지인삼매(智印三昧)ㆍ공(空)삼매ㆍ무상(無相)삼매ㆍ무작(無作)삼매ㆍ지(地)삼매ㆍ불퇴(不退)삼매ㆍ수릉(首楞)삼매ㆍ금강삼매ㆍ아뇩다라삼먁삼보리ㆍ불행(佛行)을 얻으려 하여도 이 두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038_1073_c_23L佛言善男子汝勤精進修習二法奢摩毘婆舍那善男子若有比丘欲得須陁洹果亦當勤修如是二法復欲得斯陁含果阿那含果阿羅漢亦當修習如是二法善男子若有比丘欲得四禪四無量心六神通背捨八勝處無諍智頂智畢竟智無㝵智金剛三昧盡智無生智亦當修習如是二法善男子若欲得十住無生法忍無相法忍不可思議法聖行梵行天行菩薩行虛空三昧智印三昧空無相無作三昧地三昧不退三昧首楞嚴三昧金剛三昧耨多羅三藐三菩提佛行亦當修習如是二法
독자가 듣고는 예배하고 나와서 사라숲 속에서 이 두 법을 닦더니, 오래지 않아서 아라한과를 얻었다.
038_1074_a_15L犢子聞已禮拜而出在娑羅林中修是二法不久卽得阿羅漢
이때에 또 한량없는 비구들이 부처님 계신 데 가려고 하는 것을 독자가 보고 물었다.
“큰스님들 어디로 가십니까?”
038_1074_a_17L是時復有無量比丘欲往佛所‚犢子見已‚問言大德欲何所至
“부처님 계신 데 가렵니다.”
038_1074_a_18L諸比丘欲往佛所
“큰스님들, 부처님께 가시거든 원컨대, ‘독자 범지가 두 가지 법을 닦아서 무학의 지혜를 얻었고, 이제 부처님 은혜를 갚고자 하여 반열반에 듭니다’라고 여쭈어 주십시오.”
038_1074_a_19L犢子復言諸大德若至佛所願爲宣啓犢子梵志修二法已得無學智‚今報佛恩入般涅槃
비구들은 부처님 계신 데 이르러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독자 비구가 저희들에게 부탁하기를 ‘세존이시여, 독자 범지가 두 가지 법을 닦아서 무학의 지혜를 얻었고, 이제 부처님 은혜를 갚고자 하여 열반에 듭니다’라고 여쭈라 하더이다.”
038_1074_a_21L時諸比丘至佛所已白佛言世尊犢子比丘寄我等語世尊犢子梵志修習二得無學智今報佛恩入於涅槃
038_1074_b_01L부처님께서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독자 범지가 아라한과를 얻었으니, 너희들은 함께 가서 그 몸에 공양하라.”
038_1074_b_01L善男子犢子梵志得阿羅漢果‚汝等可往供養其身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그 시신이 있는 데 가서 크게 공양을 베풀었다.
038_1074_b_03L時諸比丘受佛勅還其尸所大設供養
납의(納衣) 범지가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의 말과 같이 ‘한량없는 세상에서 선과 불선을 지었으므로 오는 세상에서 선한 몸과 불선한 몸을 얻는다’ 하였으나, 이치가 그렇지 않나이다. 왜냐 하면 구담이 말하기를 ‘번뇌로 인하여 이 몸을 얻는다’ 하였으니, 번뇌로 인하여 몸을 얻는다면, 몸이 먼저 있었는가 번뇌가 먼저 있었는가, 번뇌가 먼저 있었다면, 누가 지었으며 어디 머물러 있었던가. 만일 몸이 먼저 있었다면, 어떻게 번뇌로 인하여 얻는다 말하겠는가. 그러므로 번뇌가 먼저 있었다 함도 옳지 못하고, 몸이 먼저 있었다 함도 옳지 못하고, 한꺼번에 있었다 함도 옳지 못하니라. 먼저 있었다, 나중에 있었다, 한꺼번에 있었다 함이 모두 옳지 못하므로, 나는 말하기를 ‘모든 법이 다 제 성품이 있는 것이고,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 하오.
038_1074_b_04L納衣梵志復作是言如瞿曇說無量世中作善不善未來還得善善身‚是義不然何以故如瞿曇說因煩惱故‚獲得是身若因煩惱獲得身者身爲在先煩惱在先若煩惱在誰之所作住在何處若身在先何說言因煩惱得是故若言煩惱在先是‚則不可若身在先‚是亦不可言一時又亦不可先後一時‚義皆不可‚是故我說一切諸法皆有自性從因緣
또 구담이여, 굳은 것은 땅의 성품이요, 젖는 것은 물의 성품이요, 더운 것은 불의 성품이요, 동함은 바람의 성품이요, 걸림이 없는 것은 허공의 성품이니, 이 5대의 성품은 인연으로 인하여 있는 것이 아니요, 만일 세간에서 한 가지 법의 성품이 인연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법의 성품도 그와 같아서 인연으로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니라. 만일 한 가지 법이라도 인연으로 있는 것이라면, 무슨 연고로 5대의 성품은 인연을 따르지 아니하는가.
구담이여, 중생들이 선한 몸으로나 불선한 몸으로나 해탈을 얻는 것은 모두 자기의 성품이요 인연을 따르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온갖 법들이 제 성품으로 있는 것이요, 인연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오.
038_1074_b_15L復次瞿曇堅是地性濕是水性熱是火性動是風性無所罣礙是虛空性‚是五大性非因緣有若使世閒有一法性非因緣有一切法性亦應如是非因緣有若有一法從因緣有何因緣故五大之性不從因緣瞿曇衆生善身及不善身獲得解脫皆是自性不從因緣‚是故我說一切諸法自性故有非因緣生
038_1074_c_01L구담이여, 세간의 법들이 일정하게 쓰는 곳이 있나니, 마치 목수는 말하기를 ‘이 나무로는 수레를 만들고, 이 나무로는 창호나 책상을 만들 것이라’ 하며, 금사(金師)가 만드는 것도 이마에 두르는 것은 화만[鬘]이라 하고, 목에 늘어뜨리는 것은 영락이라 하고, 팔에 끼는 것은 팔찌라 하고, 손가락에 끼는 것은 가락지라 하듯이, 쓰는 곳이 일정한 연고로 결정된 성품이라 합니다. 구담이여, 모든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5도의 성품이 있으므로 지옥ㆍ아귀ㆍ축생ㆍ인간ㆍ천상이 있는 것이니, 그렇다면 어찌하여 인연을 따른다 하겠습니까.
038_1074_c_01L復次瞿曇世閒之法有定用處譬如工匠云如是木任作車輿如是任作門戶牀机亦如金師所可造作在額上者‚名之爲鬘在頸下者‚名之爲瓔在臂上者‚名之爲釧在指上者‚名之爲環用處定故名爲定性瞿曇一切衆生亦復如是有五道性故有地獄餓鬼畜生若如是者云何說言從於因緣
구담이여, 모든 중생의 성품이 제각기 다르므로 온갖 가지 제 성품이라 합니다. 구담이여, 거북은 육지에 나서도 스스로 물에 들어가고, 송아지는 나면서부터 젖을 먹을 수 있고, 물고기가 낚시의 미끼를 보고는 스스로 삼키며, 독사가 나서는 자연히 흙을 먹나니, 이런 것은 아무도 가르치는 이가 없는 것이며, 가시는 나면서 끝이 뾰족하고, 나는 새는 털빛이 제각기 다르나니, 세간의 중생들도 그러하여 영리한 이도 있고 둔한 이도 있고, 부자도 있고 가난한 이도 있고, 잘난 이도 있고 못난 이도 있으며, 해탈을 얻는 이도 있고 나쁜 데 사는 이도 있나이다. 그러므로 온갖 법 중에는 제각기 제 성품이 있는 것이오.
038_1074_c_10L復次瞿曇一切衆生其性各異‚是故名爲一切自性瞿曇如龜陸生‚自能入水犢子生已‚能自飮乳魚見鉤餌‚自然吞食毒蛇生已‚自然食土如是等事誰有教者如刺生已‚自然頭尖飛鳥毛羽‚自然色別世閒衆生亦復如是有利有鈍有富有貧有好有醜有得解脫有得下有是故當知一切法中各有自性
038_1075_a_01L또 구담이 말하기를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인연으로 생긴다’ 하며, 이 3독(毒)이 5진(塵)을 인연한다 하거니와, 이치가 그렇지 아니합니다. 왜냐 하면 중생들이 잘 때에는 5진을 멀리 여의었지만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생기고, 태 속에 있을 때도 그러하며, 태에서 처음 나와서는 5진이 좋고 나쁨을 분별하지 못하면서도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생기는 것이며,신선이나 성현들이 한적한 곳에 있을 때에는 5진이 없지만 그래도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생기는 것이며, 어떤 이는 5진으로 인하여 탐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어리석지 않음을 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인연으로부터 온갖 법이 생기는 것이 아니니, 제 성품이 있는 까닭입니다.
038_1074_c_19L復次如瞿曇說貪欲癡從因緣生‚如是三毒因緣五塵‚是義不然何以故衆生睡時遠離五塵亦復生於貪欲在胎亦爾‚初出胎時能分別五塵好醜亦復生於貪欲諸仙賢聖處閑寂處無有五塵能生於貪欲亦復有人因於五生於不貪不瞋不癡是故不必從於因緣生一切法‚以自性故
또 구담이여, 제가 보건대 세상 사람들이 5근을 구족하지 못하고도 재물이 많고 자재한 이가 있으며, 5근을 구족하고도 빈궁하고 하천하여 자재로 하지 못하고 남의 하인이 되는 이가 있으니, 만일 인연이 있다면, 무슨 연고로 이러합니까? 그러므로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있는 것이요, 인연을 말미암은 것이 아닙니다.
또 구담이여, 세상의 어린아이들이 5진을 분별할 줄 모르면서도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웃을 때에는 기쁜 줄 알고, 울 때에는 걱정하는 줄 아나니, 그러므로 모든 법은 모두 제 성품이 있는 줄을 알겠나이다.
또 구담이여, 세상 법이 두 가지니, 하나는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없는 것입니다. 있는 것은 허공이요, 없는 것은 토끼의 뿔이니, 이 두 가지 법에서 하나는 있는 것이므로 인연을 따르지 아니하고, 또 하나는 없는 것이므로 인연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있는 것이므로 인연을 따르지 않나이다.”
038_1075_a_05L復次瞿曇我見世人五根不具多饒財寶得大自在有根具足貧窮下賤不得自在爲人僕使若有因緣何故如是是故諸法各有自性不由因緣復次瞿曇世閒小兒亦復未能分別五或笑或啼笑時知喜啼時知愁是故當知一切諸法各有自性復次瞿曇世法有二一者二者有卽虛空無卽兔角如是二法‚一是有故‚不從因緣二是無故‚亦非因緣是故諸法有自性故不從因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의 말이 5대의 성품과 같아서 모든 법도 그러하다 하거니와,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그대의 법에서 5대가 항상한 것이라면, 무슨 인연으로 온갖 법이 모두 항상하지 아니하며, 만일 세상 물건이 무상하다면, 5대의 성품은 무슨 인연으로 무상하지 아니한가. 만일 5대가 항상하다면, 세상 물건도 항상하여야 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그대가 말하기를 ‘5대의 성품은 제 성품이 있으므로 인연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여 온갖 법으로 하여금 5대와 같게 하리라’ 함이 옳지 아니하니라.
038_1075_a_16L佛言善男子如汝所言如五大性‚一切諸法亦應如是‚是義不然何以故男子汝法中以五大是常‚何因緣故‚一切諸法悉不是常若世閒物是無常者是五大性何因緣故‚不是無常若五大常世閒之物亦應是常是故汝說五大之性有自性故不從因緣令一切法同五大者無有是處
038_1075_b_01L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쓰는 곳이 일정하므로 제 성품이 있다’는 것도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 왜냐 하면 모두 인연으로부터 이름을 얻는 연고니라. 만일 인연으로부터 이름을 얻는다면, 역시 인연으로부터 뜻을 얻어야 할 것이니라. 어떤 것을 인연으로부터 이름을 얻는다 하는가. 마치 이마 위에 있는 것을 화만이라 이름하고, 목에 있는 것을 영락이라 하고, 팔에 끼는 것을 팔찌라 하고, 수레에 있는 것을 바퀴라 하고, 초목에 불이 있는 것을 초목의 불이라 이름하는 것과 같거니와, 선남자여, 나무가 처음 날 때에는 화살이나 창대의 성품이 없었지만 인연을 따라서 공장이 살을 만들고, 인연을 따라서 공장이 창대를 만드는 것이니, 그러므로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고 말할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거북은 육지에서 났으나 성품이 물로 들어가고, 송아지는 나면서부터 성품이 젖을 먹을 수 있다 함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만일 물에 들어가는 것이 인연이 아닐진댄 마찬가지 인연이 아닌데 어찌하여 불에는 들어가지 않는가. 송아지가 나면서부터 성품이 젖을 빨 수 있는 것이 인연이 아닐진댄 마찬가지 인연이 아닌데 어찌하여 뿔은 빨지 않는가.
038_1075_b_01L善男子汝言用處定故有自性者義不然何以故皆從因緣得名字故若從因得名亦從因得義云何名爲從因得名如在額上‚名之爲鬘在頸‚名瓔在臂‚名釧在車‚名輪火在草木名草木火善男子木初生時‚無箭槊從因緣故工造爲箭‚從因緣故造爲槊是故不應說一切法有自性也善男子汝言如龜陸生性自入水子生已性能飮乳‚是義不然何以故若言入水非因緣者俱非因緣何不入火犢子生已性能 ((口*束)) 不從因緣俱非因緣何不 ((口*束))
선남자여, 만일 말하기를 ‘모든 법이 다 제 성품이 있으므로 가르칠 필요도 없고 증장할 것도 없다’ 하는 것은, 뜻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지금 보건대 가르침이 있으며, 가르침으로 인하여 증장하나니, 그러므로 제 성품이 없음을 알지니라. 선남자여, 만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면, 모든 바라문들이 마땅히 청정한 몸을 위하여 양을 잡아서 제사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만일 몸을 위하여 제사한다면, 제 성품이 없음을 알 것이니라. 선남자여, 세간에서 말하는 법이 세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지으려 함이요, 둘은 짓는 때요, 셋은 지어 마친 때니라. 만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면, 무슨 연고로 세상에 세 가지 말이 있겠는가. 세 가지 말이 있으므로 온갖 것이 제 성품이 없는 줄을 알지니라.
038_1075_b_14L善男子若言法悉有自性不須教習‚無有增長‚是義不然何以故今見有教‚緣教增長是故當知無有自性善男子若一切法有自性者諸婆羅門一切不應爲淸淨身殺羊祠祀若爲身祠是故當知無有自性善男子世閒語法凡有三種一者欲作二者作時三者作已若一切法有自性者何故世中有是三語有三語故故知一切無有自性
038_1075_c_01L선남자여, 만일 모든 법이 제 성품이 있다면, 모든 법이 각각 일정한 성품이 있을 것이며, 만일 일정한 성품이 있다면, 사탕수수라는 한 물건이 무슨 연고로 즙이 되고, 꿀이 되고 얼음사탕[石蜜]이 되고 술이 되고 초[苦酒]가 되는가. 만일 한 가지 성품이라면, 어떻게 이러한 여러 가지 맛이 되는가. 만일 한 물건 가운데서 이런 것들이 난다면, 모든 법은 일정하게 각각 한 성품이 있지 아니한 줄을 알 것이다. 선남자여, 만일 온갖 법이 일정한 성품이 있다면, 성인이 무슨 연고로 사탕수수 즙이나 얼음사탕이나 흑설탕은 먹고, 술이었을 때에는 먹지 않다가, 초가 된 뒤에는 다시 먹는가. 그러므로 일정한 성품이 없는 줄을 알 것이며, 만일 일정한 성품이 없다면, 어찌하여 인연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 하거니와, 어떻게 비유를 말하겠는가. 만일 비유할 것이 있다면,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음을 알 것이며, 만일 제 성품이 있다면, 비유가 없음을 알지니라. 세간에 지혜 있는 이는 모두 비유를 말하는 터인즉,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으며 일정한 성품이 없음을 알 것이니라.
038_1075_b_23L善男子若言諸法有自性者當知諸法各有定性若有定性甘蔗一物何緣作漿作蜜石蜜酒苦酒等若有一何緣乃出如是等味若一物中出如是等當知諸法不得一定‚各有一善男子若一切法有定性者聖人何故飮甘蔗漿石蜜黑蜜‚酒時不飮後爲苦酒復還得飮是故當知無有定性若無定性云何不因因緣而有善男子汝說一切法有自性者云何說喩若有喩者當知諸法無有自性若有自性當知無喩世閒智者皆說譬喩‚當知諸法無有自性無有一性
038_1076_a_01L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몸이 먼저 있는가, 번뇌가 먼저 있는가’ 하는 것은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 왜냐 하면 내가 만일 몸이 먼저 있었다고 말하였다면, 그대가 그렇게 문난할 수 있거니와, 그대도 나와 같아서 몸이 먼저 있던 것이 아니거늘, 무슨 인연으로 그런 문난을 짓는가.
선남자여, 모든 중생의 몸과 번뇌가 다 먼저 있던 것도 뒤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일시에 있는 것이며, 일시에 있더라도 반드시 번뇌로 인하여 몸이 있는 것이요, 마침내 몸으로 인하여 번뇌가 있는 것이 아니니라. 그대가 생각하기를, ‘마치 사람의 두 눈이 일시에 있던 것이요 서로 인한 것이 아니니, 왼 눈이 오른 눈을 기다리지 않았고, 오른 눈이 왼 눈을 기다리지 않은 것처럼, 번뇌와 몸도 그와 같다’ 하면,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세상 사람이 볼 때에는 심지와 광명이 비록 일시이지만, 광명이 심지로 인하여 있고 광명으로 인하여 심지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생각하기를 ‘몸이 먼저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인이 없는 줄을 안다’ 하면, 뜻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만일 몸보다 먼저는 인연이 없으므로 없다고 이름한다면, 그대도 온갖 법이 다 인연이 있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며, 만일 보지 못하였으므로 말하지 못한다 할진대, 지금 병(甁) 등이 인연으로 생긴 줄을 보거늘, 어찌하여 병과 같이 몸보다 먼저의 인연도 그와 같다고 말하지 않는가.
038_1075_c_13L善男子汝言身爲在先煩惱在先義不然何以故若我當說身在先者汝可難言汝亦同我‚身不在先何因緣故‚而作是難善男子一切衆生身及煩惱俱無先後一時而有雖一時要因煩惱而得有身終不因身有煩惱也汝意若謂如人二眼‚一時而得‚不相因待左不因右右不因左惱及身亦如是者是義不然何以故善男子世閒眼見炷之與明雖復一時‚明要因炷終不因明而有炷也男子汝意若謂身不在先故知無因‚是義不然何以故若以身先無因緣名爲無者汝不應說一切諸法皆有因緣若言不見‚故不說者今見甁等從因緣出何故不說‚如甁身先因緣亦復如是
선남자여, 보거나 보지 않거나, 온갖 법은 모두 인연을 따르는 것이요, 제 성품이 없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만일 온갖 법이 다 제 성품이 있고, 인연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대는 왜 인연으로 5대를 말하는가. 이 5대의 성품이 곧 인연이니라. 선남자여, 5대의 인연이 비록 이러하지만 역시 모든 법이 다 5대의 인연과 같다고도 말하지 못할 것이니, 마치 세상 사람이 말하기를 ‘모든 출가한 이들이 부지런히 정진하며 계행을 가지나니, 전다라들도 그와 같이 부지런히 정진하며 계행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5대가 결정코 굳은 성품이 있다고 말하거니와, 나는 그 성품이 변하는 것이어서 일정하지 않다고 보느니라. 선남자여, 소랍(酥蠟)과 호교(胡膠)를 그대의 법에서는 지대라 하지만 이 지대[地]란 것이 일정치 아니하여 혹은 물과도 같고, 혹은 땅과도 같으므로 제 성품이 굳은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백랍(白鑞)과 납과 땜납[錫]과 동과 철과 금과 은을 그대의 법에서는 화대[火]라 말하지만 이 화대가 네 가지 성품이 있으니, 흐를 때에는 물의 성품이요, 동할 때에는 바람의 성품이요, 더울 때에는 불의 성품이요, 굳을 때에는 땅의 성품이거늘, 어떻게 결정코 화대의 성품이라 말하겠는가.
038_1076_a_07L善男子‚若見不見‚一切諸法皆從因緣無有自性善男子言一切法悉有自性無因緣者汝何因緣說於五大是五大性卽是因緣善男子五大因緣雖復如是亦不應說諸法皆同五大因緣如世人說一切出家精勤持戒旃陁羅等亦應如是精勤持戒善男子汝言五大有定堅性我觀是性轉故不定善男子胡膠‚於汝法中名之爲地‚是地不或同於水或同於地故不得說性故堅善男子白鑞於汝法中名之爲火‚是火四性流時水性動時風性熱時火性堅時地性‚云何說言定名火性
038_1076_b_01L선남자여, 물의 성품은 흐르는 것이라 하면서 물이 얼었을 때에도 땅이라 이름하지 아니하고 물이라 한다면, 무슨 인연으로 파도가 동할 때를, 바람이라 이름하지 않는가. 만일 동하는 것을 바람이라 이름하지 않는다면, 얼었을 때도 물이라고 이름하지 말아야 할지니라. 만일 이 두 가지 뜻이인연을 따르는 것이라 할진댄 무슨 연고로 온갖 법이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선남자여, 만일 5근의 성품이 능히 보고 듣고 깨닫고 알고 감촉하는 것이므로 모두 제 성품이요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 하면, 그 뜻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제 성품이란 성품은 변동할 수 없는 것이니, 만일 눈의 성품이 보는 것이라면 항상 보아야 할 것이요, 보는 때도 있고 보지 못할 때도 있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러므로 인연을 따라서 보는 것이요,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닌 줄을 알지니라.
038_1076_a_21L善男子水性名流‚若水凍時不名爲地故名水者因緣故‚波動之時不名爲風若動不名風凍時亦應不名爲水若是二義從因緣者‚何故說言一切諸法不從因緣善男子若言五根性能見觸故皆是自性不從因緣‚是義不何以故善男子自性之性性不可若言眼性見者常應能見‚不應有見‚有不見時‚是故當知從因緣見‚非無因緣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5진으로 인하여 탐욕과 해탈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함은 그 뜻이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탐욕과 해탈을 내는 것이, 5진의 인연으로 인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쁜 각관(覺觀)인 연고로 탐욕을 내고, 선한 각관인 연고로 해탈을 내느니라. 선남자여, 안의 인연으로 탐욕과 해탈을 내고, 바깥 인연으로 증장케 하나니, 그러므로 그대가 말하기를 ‘온갖 법이 각각 제 성품이 있는 것이요, 5진으로 인하여 탐욕과 해탈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아니하니라.
038_1076_b_08L善男子汝言非因五塵生貪解脫‚是義不然何以故善男子生貪解脫雖復不因五塵因緣惡覺觀故‚則生貪欲‚善覺觀故則得解脫善男內因緣故‚生貪解脫外因緣故‚則能增長是故汝言一切諸法各有自不因五塵生貪解脫無有是處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모든 근을 구족하고도 재물이 없어 자재하지 못하기도 하고, 모든 근을 구족하지 못하였는데도 재물이 많고 자재하기도 한다’고 하며, 이런 것으로써 제 성품이 있는 것이요, 인연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는 것은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중생들이 업을 따라서 과보를 받거니와, 이 과보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현재에 받는 과보요, 둘은 다음 생에 받는 과보요, 셋은 후생에 받는 과보니라.
빈궁하거나 부자거나 근을 구족하였거나 구족하지 못한 것은 업이 각각 다른 까닭이니라. 만일 제 성품이 있다면 모든 근을 구족한 이가 마땅히 재물이 부유하고, 재물이 부유한 이는 마땅히 근을 구족할 것이나, 이제 그렇지 아니하므로 결정코 제 성품이 있는 것이 아니요, 모두 인연을 따르는 것인 줄을 알지니라.
038_1076_b_14L男子汝言具足諸根乏於財物不得自在諸根殘缺多饒財寶得大自在因此以明有自性故不從因緣者義不然何以故善男子衆生從業而有果報‚如是果報則有三種一者二者生報三者後報貧窮巨富具不具是業各異若有自性‚具諸根應饒財寶饒財寶者應具諸根則不爾‚是故定知無有自性皆從因
038_1076_c_01L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세상의 어린아이들이5진의 인연을 분별하지 못하면서도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것이므로, 온갖 것이 제 성품이 있다’고 하는 것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만일 제 성품이라면 웃는 이는 항상 웃고, 우는 이는 항상 울어야 할 것이요, 한 번 웃고 한 번 울지 않을 것이니라. 만일 한 번 웃다가 한 번 운다면 이것은 모두 인연을 따르는 것이니, 그러므로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어서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느니라.”
038_1076_c_01L善男子如汝所言世閒小兒未能分別五塵因緣亦啼亦笑‚是故一切有自是義不然何以故若自性者笑應常笑啼應常啼‚不應一笑一啼若一笑一啼當知一切悉從因緣‚是故不應說一切法有自性故‚不從因緣
범지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온갖 법이 인연으로 있다면, 이 몸은 무슨 인연이오니까?”
038_1076_c_06L志言世尊若一切法從因緣有‚如是身者‚從何因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몸의 인연은 번뇌와 업이니라.”
038_1076_c_08L佛言善男子是身因緣煩惱與業
“세존이시여, 이 몸이 번뇌와 업을 따른 것이라면, 이 번뇌와 업을 끊을 수 있나이까?”
038_1076_c_09L梵志言世尊如其是身從煩惱業是煩惱業可斷不耶
“그러하니라.”
038_1076_c_10L佛言如是如是
범지는 다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를 위하여 분별하여 말씀하시어서 제가 듣고 이 자리에서 모두 끊게 하시옵소서.”
038_1076_c_11L梵志復言世尊唯願爲我分別解說令我聞已不移是處悉得斷之
“선남자여, 만일 두 끝과 중간이 장애되지 않는 줄을 알면 이 사람은 번뇌와 업을 끊을 수 있느니라.”
038_1076_c_13L佛言善男子若知二邊中閒無是人則能斷煩惱業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았사옵고 바른 법의 눈을 얻었나이다.”
038_1076_c_14L世尊我已知解得正法眼
“너는 어떻게 알았느냐?”
佛言汝云何知
“세존이시여, 두 끝은 색과 색의 해탈이옵고, 중간은 8정도(正道)이오며, 수와 상과 행과 식도 그러하나이다.”
038_1076_c_15L世尊二邊卽色及色解脫中閒卽是八正道也識亦復如是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여, 두 끝을 잘 알아서 번뇌와 업을 끊었도다.”
038_1076_c_17L佛言善哉善哉善男子善知二邊斷煩惱業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제가 출가하여 계를 받을 것을 허락하옵소서.”
038_1076_c_18L世尊願聽我出家受戒
부처님께서 “잘 왔도다, 비구여” 하시니, 즉시에 삼계의 번뇌를 끊어 버리고 아라한과를 얻었다.
038_1076_c_19L佛言善來比丘時斷除三界煩惱得阿羅漢果
이때에 다시 홍광(弘廣) 바라문이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제가 지금 생각하는 것을 아나이까?”
038_1076_c_20L爾時復有一婆羅門名曰弘廣復作是言瞿曇知我今所念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열반은 항상하고 함이 있는 법은 무상하며, 굽은 것은 삿된 소견이요, 곧은 것은 성인의 도니라.”
038_1076_c_22L佛言善男涅槃是常有爲無常‚曲卽邪見卽聖道
038_1077_a_01L“구담이여, 무슨 인연으로이런 말씀을 하나이까?”
038_1077_a_01L婆羅門言瞿曇何因緣故‚作如是說
“선남자여, 그대가 항상 생각하기를, ‘걸식은 항상하고 별청(別請)은 무상하며, 굽은 것은 자물쇠[戶鑰]요, 곧은 것은 제석의 짐대’라 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열반이 항상하고, 함이 있는 법이 무상하며, 굽은 것은 삿된 소견이요, 곧은 것은 8정도니라’라고 하였나니, 그대가 먼저 생각하던 것은 법에 맞지 않느니라.”
038_1077_a_02L善男子汝意每謂乞食是常別請無常‚曲是戶鑰直是帝幢‚是故我說涅槃是常有爲無常‚曲謂邪見直謂八正‚非如汝先所思惟也
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이여, 진실로 제 마음을 아시나이다. 이 8정도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멸하게 할 수 있나이까?”
038_1077_a_05L婆羅門言瞿曇實知我心是八正道‚悉令衆生得盡滅不
그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셨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께서는 이미 저의 마음을 아셨나이다. 제가 지금 묻는 것은 무슨 연고로 잠자코 대답하지 않나이까?”
038_1077_a_07L爾時世尊默然不答婆羅門言瞿曇已知我心‚我今所問何故默然而不見答
이때에 교진여가 말하였다.
“대바라문이여, 만일 세상의 가가 있고 가가 없음을 물으면, 여래께서는 항상 잠자코 계시고 대답하지 않으시오. 8정도는 곧은 것이요, 열반은 항상한 것이니, 8정도를 닦으면 곧 멸진(滅盡)함을 얻으려니와, 닦지 아니하면 얻지 못하는 것이오. 대바라문이여, 마치 큰 성이 있는데, 사면 성벽에는 모두 구멍이 없고, 오직 한 문이 있으며, 그 문지기가 총명하고 지혜가 있어 분별하여서 출입할 이는 출입하게 하고 거절할 이는 거절하는데, 출입하는 이가 얼마인지는 알지 못하거니와, 모든 출입하는 이는 반드시 이 문으로만 드나드는 것처럼, 선남자여, 여래도 그와 같나니, 성은 열반에 비유한 것이고, 문은 8정도에 비유한 것이고, 문지기는 여래에게 비유한 것이오. 선남자여, 여래께서 지금 그대에게 멸진하고 멸진하지 아니함을 대답하지 아니하셨으나, 멸진하는 이는 모름지기 8정도를 닦아야 하오.”
038_1077_a_10L時憍陳如卽作是言大婆羅門若有問世有邊無邊如來常爾默然不答八聖是直涅槃是常若修八聖‚卽得滅盡若不修習‚則不能得大婆羅門譬如大城‚其城四壁都無孔竅唯有一門其守門者聰明有智能善分別‚可放則放可遮則遮‚雖不能知出入多少定知一切有入出者皆由此門善男子如來亦爾‚城喩涅槃‚門喩八正‚守門之人喩於如來善男子來今者雖不答汝盡與不盡其有盡要當修習是八正道
바라문이 말하였다.
“좋은 말입니다. 대덕 교진여여, 여래께서 미묘한 법을 잘 말씀하셨사오며, 저는 지금 성(城)을 알고 도(道)를 알며 스스로 문지기가 되려 하나이다.”
038_1077_a_21L婆羅門言善哉大德憍陳如如來善能說微妙法‚我今實欲知城知道自作守門
038_1077_b_01L교진여가 말하였다.
“훌륭한 일이오. 그대 바라문이능히 위없고 넓고 큰 마음을 내었소.”
038_1077_a_23L憍陳如言善哉善哉汝婆羅門能發無上廣大之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교진여여. 이 바라문은 오늘에만 이런 마음을 낸 것이 아니니라. 지나간 세상 한량없는 겁에 부처님 세존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보광명(普光明)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시니라. 이 사람이 그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며, 이 현겁에서 마땅히 부처를 지을 것이며, 오래전부터 법의 행상을 통달하여 분명하게 알았지만 중생을 위하여서 현재 외도에 있으면서 알지 못하는 척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교진여여, 그대는 ‘훌륭한 일이오. 그대가 능히 이러한 큰 마음을 내었소’라고 칭찬할 것이 아니니라.”
038_1077_b_02L佛言憍陳如是婆羅門非適今日發是心乃往過去過無量劫有佛世尊名普光明如來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是人先已於彼佛所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此賢劫中當得作佛‚久已通達了知法相爲衆生故處外道示無所知以是因緣汝憍陳如不應讚言善哉善哉汝今能發如是大心
그때에 세존께서 아시면서도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아난 비구가 지금 어디 있느냐?”
038_1077_b_12L爾時世尊知已‚卽告憍陳如言阿難比丘今爲所在
038_1077_c_01L교진여가 여쭈었다.
“아난 비구는 사라숲 밖에 있사온데, 이 대회에서 12유순이 되오며, 6만 4천억 마군의 요란함을 받나이다. 이 마군들은, 모두 여래의 형상처럼 몸을 변화하고서, 혹은 말하되, 온갖 법이 인연으로 생긴다 하고, 혹은 온갖 법이 인연으로부터 생기지 않는다 하고, 혹은 온갖 인연이 다 항상한 법이요, 인연으로 생기는 것은 모두 무상하다 하고, 혹은 5음이 진실한 것이라 하고, 혹은 허망한 것이라 하며, 6입과 18계도 그러하다 하고, 혹은 12인연이 있다 하고, 혹은 네 가지 인연이라 하고, 혹은 모든 법이 환술 같고 변화한 것 같고 아지랑이 같다 하고, 혹은 들음[聞]으로 인하여 법을 얻는다 하고, 혹은 생각함[思]으로 인하여 법을 얻는다 하고,혹은 닦음[修]으로 인하여 법을 얻는다 하고, 혹은 부정관(不淨觀)하는 법을 말하고, 혹은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법을 말하고, 혹은 4념처관(念處觀)을 말하고, 혹은 세 가지 관하는 뜻과 일곱 가지 방편을 말하고, 혹은 난법(煖法)ㆍ정법(頂法)ㆍ인법(忍法)ㆍ세제일법(世第一法)ㆍ학지(學地)ㆍ무학지(無學地)와 보살의 초주(初住)로부터 10주까지를 말하니라.
038_1077_b_14L憍陳如言世尊阿難比丘在娑羅林外去此大會十二由而爲六萬四千億魔之所嬈亂諸魔衆悉自變身爲如來像或有宣說一切諸法從因緣生或有說言‚一切諸法不從因生或有說言‚一切因緣皆是常法從緣生者悉是無常有說言‚五陰是實或說虛假‚入界亦或有說言‚有十二緣或有說言‚正有四緣或說諸法如幻如化‚如熱時焰或有說言‚因聞得法或有說言‚因思得法或有說言‚因修得法或復有說不淨觀法或復有說出息入息或復有說四念處觀或復有說三種觀義七種方便或復有說煖法頂法忍法世閒第一法‚學無學地‚菩薩初住乃至十住
038_1078_a_01L혹은 공(空)ㆍ무상(無相)ㆍ무작(無作)을 말하고, 혹은 수다라(修多羅)ㆍ기야(祇夜)ㆍ비가라나(毗伽羅那)ㆍ가타(伽陀)ㆍ우타나(憂陀那)ㆍ니타나(尼陀那)ㆍ아파타나(阿波陀那)ㆍ이제목다가(伊帝目多伽)ㆍ사타나(闍陀伽)ㆍ비불략(毗佛略)ㆍ아부타달마(阿浮陀達摩)ㆍ우바제사(優波提舍)를 말하고, 혹은 4념처ㆍ4정근(正勤)ㆍ4여의족(如意足)ㆍ5근ㆍ5력ㆍ7각분(覺分)ㆍ8성도를 말하고, 혹은 내공(內空)ㆍ외공(外空)ㆍ내외공(內外空)ㆍ유위공(有爲空)ㆍ무위공(無爲空)ㆍ무시공(無始空)ㆍ성공(性空)ㆍ원리공(遠離空)ㆍ산공(散空)ㆍ자상공(自相空)ㆍ무상공(無相空)ㆍ음공(陰空)ㆍ입공(入空)ㆍ계공(界空)ㆍ선공(善空)ㆍ불선공(不善空)ㆍ무기공(無記空)ㆍ보리공(菩提空)ㆍ도공(道空)ㆍ열반공(涅槃空)ㆍ행공(行空)ㆍ득공(得空)ㆍ제일의공(第一義空)ㆍ대공(大空)을 말하고, 혹은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몸에서 물과 불을 내되, 몸 위로는 물을 내고 몸 아래로는 불을 내기도 하며, 몸 아래로는 물을 내고 몸 위로는 불을 내기도 하며, 왼 옆구리가 아래 있고 오른 옆구리에서 물을 내며, 오른 옆구리가 아래 있고 왼 옆구리에서 물을 내기도 하며, 한 옆구리로는 천둥을 내고 한 옆구리로는 비를 내리며, 혹은 여러 부처님의 세계를 나타내고, 혹은 보살이 처음 탄생하여 일곱 걸음을 걷는 때와, 깊은 궁궐에서 5욕락을 받는 때와, 처음 출가하여 고행을 닦는 때와, 보리수 아래 나아가 삼매에 들던 때와 마(魔)의 군중을 항복받고 법수레를 굴릴 때와,대신통을 보여 열반에 들 때를 나타내기도 하나이다.
038_1077_c_07L或有說空無相無作復有說修多羅祇夜毘伽羅那伽陁憂陁那尼陁那阿波陁那伊帝目多闍陁伽毘佛略阿浮陁達摩優波提舍或說四念處四正勤四如意足五根五力七覺分八聖道或說內空外空內外空有爲空無爲空無始空性空遠離空散空自相空無相空入空界空善空不善空無記空提空道空涅槃空行空得空第一義空空大空或有示現神通變化‚身出水火或身上出水身下出火‚身下出水身上出火‚左脅在下右脅出水‚右脅在下左脅出水‚一脅震雷一脅降雨或有示現諸佛世界或復示現菩薩初生‚行至七步處在深宮受五欲時初始出家修苦行時往菩提樹坐三昧時壞魔軍衆轉法輪時示大神通入涅槃時
세존이시여, 아난 비구는 이런 일들을 보고 생각하기를 ‘이러한 신통 변화는 예전에 보지 못하던 것인데, 누가 짓는 것인가. 석가세존께서 지으시는 것이 아닌가’ 하며, 일어나려 하여도 말을 하려 하여도 마음대로 되지 아니하오며, 아난 비구는 마군의 그물에 들었으므로 생각하기를 ‘여러 부처님의 말씀이 각각 같지 아니하시니, 나는 이제 누구의 말씀을 받아야 하는가’ 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아난은 지금 엄청난 고통을 받사오며, 아무리 여래를 생각하오나 구원할 이가 없나이다. 이런 인연으로 이 대중 가운데 오지 못하였나이다.”
038_1078_a_02L世尊阿難比丘見是事已作是念言如是神變‚昔來未見誰之所作將非世尊釋迦作耶欲起欲語‚都不從意阿難比丘入魔羂故復作是念諸佛所說‚各各不同我於今者當受誰語世尊阿難今者極受大苦雖念如來無能救者以是因緣不來至此大衆之中
이때에 문수사리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대중 속에 있는 모든 보살들은 이미 한 생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나아가 한량없는 생에서 보리의 마음을 내어 이미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였사오며, 마음이 견고하여 단바라밀(檀波羅蜜)로부터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까지를 구족하게 수행하여 공덕을 성취하였사오며, 오래전부터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고 범행을 깨끗이 닦았으며, 물러나지 않는 보리의 마음을 얻었으며, 불퇴인(不退忍)과 불퇴전지(不退轉持)를 얻었으며, 여법인(如法忍)과 수릉엄(首楞嚴) 등의 한량없는 삼매를 얻었나이다.
이런 무리들이 대승 경전을 듣고도 의심을 내지 아니할 것이며, 3보가 한 가지 성품과 모양이어서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아니함을 잘 분별하여 해설할 것이며, 부사의한 것을 듣고도 놀라지 아니할 것이며, 가지가지 공(空)함을 듣고도 마음으로 무서워하지 아니하며, 모든 법의 성품을 분명하게 통달하고, 모든 12부경을 능히 지니고 뜻을 자세히 해설하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12부경이라도 능히 받아 지닐 것이옵거늘, 이 대반열반경을 받아 지니는 것이야 무엇이 근심되오리까? 무슨 인연으로 교진여에게 아난이 있는 데를 물으시나이까?”
038_1078_a_09L爾時文殊師利菩薩摩訶薩白佛言世尊此大衆中‚有諸菩薩已於一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至無量生發菩提心已‚能供養無量諸佛其心堅固‚具足修行檀波羅蜜乃至般若波羅蜜成就功德久已親近無量諸佛淨修梵行‚得不退轉菩提之心得不退忍不退轉持得如法忍首楞嚴等無量三昧如是等輩‚聞大乘經終不生疑‚善能分別宣說三寶同一性相常住不變‚聞不思議不生驚怪聞種種空心不怖懅了了通達一切法性能持一切十二部經廣解其義亦能受持無量諸佛十二部經‚何憂不能受持如是大涅槃典何因緣故‚問憍陳如‚阿難所在
038_1078_b_01L이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시었다.
“자세히 들으라. 선남자여, 내가 성불한 지 20년쯤 지나서 왕사성에 있었더니, 그때에 내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비구들이여, 이 대중 가운데서 누가 능히 나를 위하여 여래의 12부경을 받아 지니고, 좌우에서 필요한 일을 공급하여 주며, 그러고도 자기의 좋은 이익을 잃지 않겠느냐?’
038_1078_b_02L爾時世尊告文殊師利諦聽善男子我成佛已過二十年‚住王舍城爾時我告諸比丘言諸比丘此衆中誰能爲我受持如來十二部供給左右所須之事亦使不失自身善利
그때에 교진여가 대중 속에 있다가 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제가 능히 12부경을 받아 지니며, 좌우에서 시봉하면서 저에게 이익될 일을 잃지 않겠나이다.’
038_1078_b_07L時憍陳如在彼衆中來白我我能受持十二部經供給左右失所作自利益事
나는 이렇게 말하였노라.
‘교진여여, 너는 이미 늙어서 심부름할 사람이 필요할 터인데, 어떻게 나의 시중을 들겠느냐?’
038_1078_b_09L我言憍陳如汝已朽邁‚當須使人云何方欲爲我給使
이때에 사리불이 또 말하였다.
‘제가 능히 부처님의 온갖 말씀을 받아 지니오며, 필요하신 대로 시중들겠사옵고, 저에게 이익된 일을 하는 것도 잃지 않겠나이다.’
038_1078_b_10L時舍利弗復作是言我能受持佛一切語供給所須‚不失所作自利益事
나는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너는 이미 늙어서 심부름할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나의 시중을 들고자 하느냐?’
이리하여 나아가 5백 아라한들까지도 모두 이렇게 말하였으나, 나는 모두 받지 아니하였노라.
038_1078_b_12L我言舍利弗汝已朽邁‚當須使人何方欲爲我給使乃至五百諸阿羅漢皆亦如是‚我悉不受
이때에 목련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이제 5백 비구들이 시중하려는 것을 받지 아니하시니, 부처님 뜻에 누구를 시중을 들게 하시려는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문득 선정에 들어서 여래를 관하니, 마음이 아난에게 있는 것이, 마치 해가 처음으로 뜰 때에 빛이 서쪽 벽에 비치는 것과 같았다. 이런 것을 보고, 선정에서 일어나 교진여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여, 제가 여래를 뵈오니 아난으로 하여금 좌우에서 시중들게 하려 하더이다.’
038_1078_b_15L爾時目連在大衆中作是思惟如來今者不受五百比丘給使佛意爲欲令誰作耶惟是已卽便入定觀見如來心在阿如日初出‚光照西壁見是事已從定起語憍陳如大德我見如來欲令阿難給事左右
그때에 교진여는 5백 아라한과 함께 아난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아난이여, 당신이 이제 여래의 시중을 들어야 하겠으니, 이 일을 승낙하라.’
038_1078_b_21L爾時憍陳如與五百阿羅漢往阿難所作如是言阿難汝今當爲如來給使請受是事
038_1078_c_01L아난은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큰스님들이시여, 저는 참으로 여래의 시중을 들 수가 없나이다. 왜냐 하면여래께서는 존종하시기 사자왕 같사옵고 용과 불과 같사온데, 저는 더럽고 미약하오니, 어떻게 책임을 감당하오리까?’
038_1078_b_23L阿難諸大德我實不堪給事如來何以如來尊重如師子王如龍如火‚我今穢弱云何能辦
비구들은 말하였다.
‘아난이여, 당신은 우리 말을 듣고, 여래를 모시면 큰 이익을 얻을 것이오.’
두 번 세 번 이렇게 말하였으나, 아난은 말하였다.
038_1078_c_03L諸比丘言阿難受我語給事如來‚得大利益第二三亦復如是
‘여러 큰스님들이여, 저는 큰 이익을 구함도 아니오며, 진실로 좌우에서 시중드는 일을 감당할 수 없나이다.’
이때에 목련은 또 아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난이여, 그대는 아직 모르는구나.’
038_1078_c_05L阿難言諸大德我亦不求大利益事實不堪任奉給左右目犍連復作是言阿難汝今未知
‘큰스님, 바라건대 말씀하십시오.’
038_1078_c_07L難言大德唯願說之
‘여래께서 저번에 대중 가운데서 시중들 사람을 구하시기에 5백 아라한이 모두 시중을 들려 하였으나, 여래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였소. 내가 정에 들어서 여래의 뜻을 살펴뵈오니, 그대로 하여금 시자를 삼으려 하시는 것인데, 그대가 어찌하여 받들지 않는가?’
038_1078_c_08L目犍連言如來先日僧中求使五百羅漢皆求爲之如來不聽我卽入定見如來意欲令汝爲‚汝今云何反更不受
아난이 이 말을 듣고는 합장하고 꿇어앉아 말했다.
‘여러분 큰스님들, 일이 그러하다면, 여래 세존께서 저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시면, 승가의 명령을 받들어 좌우에서 모시겠나이다.’
038_1078_c_11L阿難聞已合掌長跪作如是言諸大德若有是如來世尊與我三願當順僧命事左右
목련이 말하였다.
‘세 가지 소원이 무엇인가?’
目犍連言何等三願
아난은 이렇게 말하였다.
‘하나는 여래께서 설사 낡은 옷을 저에게 주셔도 제가 받잡지 아니함을 허락하시는 것이고, 둘은 여래께서 단월의 별청(別請)을 받게 될 때에 제가 따라가지 아니함을 허락하시는 것이고, 셋은 저의 출입이 일정한 시간이 없음을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면 승가의 명령을 따르겠나이다.’
038_1078_c_14L阿難言一者如來設以故衣賜我聽我不受二者如來設受檀越別請聽我不往三者聽我出入無有時節如是三事佛若聽者當順僧命
교진여 등 5백 비구는 나에게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이 아난 비구에게 권하였더니, 세 가지 소원을 말하면서 부처님께서 들어주시면 대중의 명을 따르겠노라 하였습니다.’
038_1078_c_18L時憍陳如五百比丘還來我所作如是言我等已勸阿難比丘唯求三願‚若佛聽當順僧命
038_1079_a_01L문수사리여, 나는 그때에 아난을 이렇게 칭찬했노라.
‘훌륭하도다. 아난 비구는 지혜를 구족하여 미리 혐의가 있을 것을 보았도다. 왜냐 하면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너는 의식을 위하여 여래의 시중을 드는 것이냐?’ 하겠으므로, 먼저 낡은 옷이라도 받지 않고별청에 따라가지 않겠다 한 것이니라. 교진여여, 아난 비구는 지혜를 구족하였으니, 들고 나는 시간이 한정되면 4부 대중을 이익되게 하는 일을 널리 지을 수 없으므로, 출입하는 시간이 제한되지 않기를 구하는 것이니라.
교진여여, 내가 아난을 위하여 그 세 가지 일을 허락하여 그 소원을 따르리라.’
038_1078_c_21L文殊師利我於爾時讚阿難言善哉善哉阿難比丘具足智慧預見譏嫌何以故當有人言爲衣食‚奉給如來是故先求不受故不隨別請憍陳如阿難比丘具足智慧入出有時卽不能得廣作利益四部之衆‚是故求欲出入無時憍陳我爲阿難開是三事隨其意願
이때에 목련은 아난에게 가서 말하였다.
‘내가 그대의 말대로 세 가지 일을 여쭈었더니, 여래께서 대자비로 모두 들어 주셨느니라.’
038_1079_a_05L目犍連還阿難所語阿難言吾已爲汝啓請三事如來大慈‚皆已聽許
아난이 대답하였다.
‘큰스님이여, 만일 부처님께서 허락하셨으면 가서 모시겠나이다.’
038_1079_a_07L難言大德若佛聽者請往給侍
문수사리여, 아난이 나를 시봉한 지 20여 년에 여덟 가지 불가사의한 것을 구족하였느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하나는 나를 시봉한 지 20여 년에 한 번도 나를 따라서 별청식(別請食)을 받지 아니한 것이고, 둘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한 번도 나의 옷을 받지 아니한 것이고, 셋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마침내 때 아닌 때에 나에게 온 적이 없는 것이고, 넷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번뇌를 구족하였으면서도 나를 따라서 임금과 찰리와 훌륭한 대갓집에 드나들면서 여러 여인과 천녀ㆍ용녀들을 보았지만 탐욕을 내지 아니한 것이고, 다섯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내가 말한 12부경을 받아 지니되, 한번 들은 것은 다시 묻지 아니하고도 병에 든 물을 다른 병에 붓듯이 한 것이다. 다만 한 번 물은 적이 있었으니라.
038_1079_a_08L文殊師利阿難事我二十餘年具足八種不可思議何等爲八一者事我已來二十餘年初不隨我受別請食二者事我已來初不受我陳故衣服三者自事我來至我所時‚終不非時四者自事我來具足煩惱隨我入出諸王剎利豪貴大姓見諸女人及天龍女不生欲心五者自事我來持我所說十二部經一經於耳‚曾不再問如寫甁水‚置之一甁唯除一問
038_1079_b_01L선남자여, 유리(琉璃) 태자가 석씨들을 모두 죽이고 가비라성을 파괴할 때에 아난이 걱정하여 울면서 나에게 와서 말하였다.
‘여래와 제가 함께 이 성에서 태어났고, 같은 석가 종족이온데,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화평한 얼굴이 평상시와 같으신데, 저는 초조하나이까?’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난아, 나는 공정(空定)을 닦았으므로 너와는 같지 아니하니라.’
3년이 지난 뒤에 다시 와서 나에게 물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난번가비라성에 있을 때에, 여래께서 공삼매를 닦으신다는 말씀을 들었사온데, 그 일이 진실하오니까?’
나는 대답하였다.
‘아난아, 그렇다. 네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여섯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다른 이의 마음을 아는 지혜를 얻지 못하였으나, 여래가 드는 선정을 항상 안 것이고, 일곱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소원대로 아는 지혜[願智]는 얻지 못하였으나, 여러 중생들이 여래에게 와서는, 현재에 네 가지 사문의 과를 얻기도 하고, 나중에 얻는 이도 있고, 사람의 몸을 얻을 이와 천인의 몸을 얻을 이들을 분명하게 안 것이고, 여덟은 나를 시봉한 이후로 여래의 비밀한 말을 다 안 것이니라.
038_1079_a_18L善男琉璃太子殺諸釋氏壞迦毘羅城阿難爾時心懷愁惱‚發聲大哭來至我所作如是言我與如來俱生此城同一釋種云何如來光顏如常‚我則憔悴我時答言阿難我修空定故不同汝過三年已還來問我世尊我往於彼迦毘羅城曾聞如來修空三昧是事虛實我言阿難如是如是如汝所說六者‚自事我來雖未獲得知他心智常知如來所入諸定七者自事我來未得願智而能了知如是衆生到如來所現在能得四沙門果有後得者‚有得人身‚有得天身八者自事我來如來所有秘密之言悉能了知
선남자여, 아난 비구가 이렇게 여덟 가지 부사의한 일을 구족하였으므로 내가 아난 비구를 많이 아는 광[多聞藏]이라고 칭찬하는 바니라.
선남자여, 아난 비구는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여 12부경을 갖추어 지녔으니, 무엇이 여덟인가. 하나는 신심이 견고한 것이고, 둘은 마음이 질직(質直)하고, 셋은 몸에 병고가 없는 것이고, 넷은 항상 부지런히 정진한 것이고, 다섯은 기억하는 마음을 구족한 것이고, 여섯은 교만한 마음이 없는 것이고, 일곱은 선정과 지혜를 성취한 것이고, 여덟은 들음을 따라 생기는 지혜를 구족한 것이니라.
038_1079_b_09L善男子阿難比丘具足如是八不思議‚是故我稱阿難比丘爲多聞藏男子阿難比丘具足八法‚能具足持十二部經何等爲八一者信根堅固二者其心質直三者身無病苦四者常勤精進五者具足念心六者心無憍慢七者成就定慧八者具足從聞生智
038_1079_c_01L문수사리여, 비바시(毘婆尸)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아숙가(阿叔迦)인데, 역시 이런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고, 시기(尸棄)여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차마가라(差摩迦羅)요, 비사부(毗舍浮)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우파선타(優波扇陀)요, 가라구촌타(迦羅鳩村馱)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발제(跋提)요, 가나함모니(迦那含牟尼)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소지(蘇坁)요, 가섭(迦葉)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섭파밀다(葉婆蜜多)인데, 모두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는데, 지금 나의 아난도 이와 같이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으므로,내가 아난 비구를 많이 아는 광이라고 칭찬하느니라.
038_1079_b_17L文殊師利毘婆尸佛侍者弟子名阿叔迦‚亦復具足如是八法尸棄如來侍者弟子名差摩迦羅毘舍浮佛侍者弟子名優波扇陁迦羅鳩村馱佛侍者弟子名曰跋提迦那含牟尼佛侍者弟子名曰蘇坻迦葉佛侍者弟子名葉婆蜜多‚皆亦具足如是八我今阿難亦復如是具足八法‚是故我稱阿難比丘爲多聞藏
선남자여, 그대의 말과 같이 이 대중 중에서 한량없는 보살들이 있으나, 이 보살들은 다 중대한 책임이 있나니, 이른바 대자대비니라. 이 대자대비한 인연으로 각각 일이 바쁘고 권속을 조복하고 몸을 장엄하여야 하나니, 이런 인연으로 내가 열반한 뒤에 12부경을 선전하고 유통할 수 없으며, 어떤 보살이 혹시 연설하더라도 사람들이 믿지 않으리라.
038_1079_c_02L善男子如汝所說此大衆中雖有無量無邊菩薩‚是諸菩薩皆有重任謂大慈大悲如是慈悲之因緣故各悤務調伏眷屬莊嚴自身以是因我涅槃後不能宣通十二部經有菩薩或時能說人不信受
문수사리여, 아난 비구는 나의 동생이고, 나를 시중한 지 20여 년에 들을 만한 법은 모두 구족하게 지니었으매, 마치 물을 부어 한 그릇에 담는 듯하느니라. 그래서 내가 지금 아난이 어디 있는가 물은 것은, 이 열반경을 받아 지니게 하려는 것이로다.
선남자여, 내가 열반한 후에 아난 비구가 듣지 못한 것은 홍광(弘廣)보살이 유포할 것이요, 아난이 들은 것은 스스로 유통하리라.
038_1079_c_08L文殊師阿難比丘是吾之弟給事我來二十餘年所可聞法‚具足受持喩如寫水置之一器是故我今顧問阿難爲何所在‚欲令受持是《涅槃經》善男子我涅槃後阿難比丘所未聞者弘廣菩薩當能流布‚阿難所聞‚自能宣通
038_1080_a_01L문수사리여, 아난 비구가 지금 다른 곳에 있는데, 이 회상에서 12유순이 된다고 하며, 6만 4천억 마군에게 시달린다 하니, 그대는 그곳에 가서 큰 소리로 외치라.
‘모든 마군들은 자세히 들으라. 여래께서 지금 대다라니(大陀羅尼)를 말씀하시나니, 모든 천인ㆍ용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사람ㆍ사람 아닌 이[非人]와 산신ㆍ목신ㆍ수신ㆍ해신ㆍ가택신 들이 이 지명(持名)을 듣고는 공경하여 받아 지니지 않는 이가 없느니라. 이 다라니는 10항하사 부처님 세존들이 함께 말씀하시는 것이어서 여인의 몸을 전환시킬 수 있으며, 스스로 숙명(宿命)을 알게 하느니라.
만일 다섯 가지 일을 받되, 하나는 범행이요, 둘은 어육을 끊는 것이고,셋은 술을 끊는 것이고, 넷은 5신채(辛菜)를 끊는 것이고, 다섯은 고요한 데 있기를 좋아하는 것이니, 이 다섯 가지를 받고 지성으로 이 다라니를 믿으며 읽고 외우고 쓰면, 이 사람은 즉시에 77억 더러운 몸을 초월하게 되느니라.’”
038_1079_c_14L文殊師利阿難比丘今在他處去此會外十二由旬而爲六萬四千億魔之所惱亂汝可往彼發大聲言一切諸魔諦聽諦聽如來今說大陁羅尼一切天乾闥婆阿修羅迦樓羅那羅摩睺羅伽人與非人山神樹神河神海神舍宅等神聞是持名無不恭敬受持之者‚是陁羅尼十恒河沙諸佛世尊所共宣說能轉女身自識宿命若受五事一者梵行二者斷肉三者斷酒四者斷辛五者樂在寂靜受五事已至心信受讀誦書寫是陁羅尼當知是人卽得超越七十七億弊惡之身
이때에 세존께서 다라니를 말씀하셨다.
爾時世尊卽便說之

아마례 비마례녜마례 몽가례혜 마라야갈비 사만나발디 사바타사단니 바
阿摩隷 毗摩隷 涅磨隷 瞢伽隷醯 摩羅若竭鞞 三慢那跋提 娑婆他娑檀尼 婆
라마타사단니 마나사아돌디 비라기 암라래디바람미 바람 마사례 부니부
羅磨他娑檀尼 磨那斯阿拙提 毗羅祇 菴羅賴低婆嵐彌 婆嵐 摩莎隷 富泥富

나마노래뎨
那摩奴賴綈
038_1080_a_05L阿摩隸 毘摩隸 涅磨隸 瞢伽隸醯摩羅若竭鞞 三慢那跋提 娑婆他娑檀尼 婆羅磨他娑檀尼 磨那斯阿拙提 毘羅祇 菴羅賴低 婆嵐彌 婆嵐 摩莎隸 富泥富那摩奴賴綈

문수사리는 부처님으로부터 이 다라니를 받잡고, 아난이 있는 곳에 이르러 마군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마와 권속들아, 내가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다라니주를 말하는 것을 자세히 들으라.”
마왕들이 이 다라니를 듣고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 마의 업을 버리고 아난을 놓았다.
038_1080_a_11L爾時文殊師利從佛受是陁羅尼已至阿難所在魔衆中作如是言諸魔眷屬諦聽我說所從佛受陁羅尼呪魔王聞是陁羅尼已悉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捨於魔業卽放阿難
문수사리가 아난을 데리고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니, 아난은 부처님을 뵈옵고 지성으로 예경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038_1080_a_16L文殊師利與阿難俱來至佛所‚阿難見佛至心禮敬卻住一面
038_1080_b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분부하셨다.
“이 사라숲 밖에 수발타라는 범지가 있는데, 나이는 120세이다. 비록 5통(通)을 얻었으나 교만을 버리지 못하였으며, 비상비비상정(非想非非想定)을 얻고는 일체지(一切智)라는 마음을 내어 열반이라는 생각을 일으켰느니라. 네가 거기 가서 수발타에게 말하였다.
‘여래가 세상에 나심이 우담바라꽃과 같은데,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들리니, 만일 하려는 일이 있거든 이때에 하고, 후일에 후회하지 말라.’
아난아, 너의 말이면 그가 믿을 것이니, 왜냐 하면 네가 지나간 옛적 5백 세 동안에 수발타의 아들이 되었는데, 그 사랑하는 애정이 아직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런 인연으로 너의 말을 믿을 것이니라.”
038_1080_a_18L佛告阿是娑羅林外有一梵志名須跋年百二十‚雖得五通‚未捨憍慢獲得非想非非想定生一切智涅槃想汝可往彼‚語須跋言如來出如優曇花‚於今中夜當般涅槃有所作‚可及時作‚莫於後日而生悔阿難汝之所說‚彼定信受何以故汝曾往昔五百世中作須跋陁子人愛心‚習猶未盡以是因緣信受汝
그때에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수발타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은 마땅히 알라. 여래께서 세상에 나심이 우담바라꽃 같은데,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드실 것이니, 하려는 일이 있거든 이때에 하고, 후일에 후회하지 말라.”
038_1080_b_05L爾時阿難受佛勅已往須跋所如是言仁者當知如來出世‚如優曇花‚於今中夜當般涅槃‚欲有所作‚可及時作莫於後日生悔心也
수발타가 말하였다.
“좋습니다, 아난이여. 제가 지금 여래께서 계신 곳에 가겠습니다.”
038_1080_b_08L須跋言善哉阿難我今當往至如來所
아난은 수발타와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왔다. 이때에 수발타는 문안을 여쭙고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제가 지금 물으려 하오니, 제 뜻을 따라 대답해 주소서.”
038_1080_b_09L爾時阿難與須跋陁還至佛所時須跋陁到已問訊‚作如是言瞿曇我今欲問隨我意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발타여, 지금이 바로 그때니, 그대의 마음대로 물으라. 나는 방편으로 그대의 뜻을 따라 대답하리라.”
038_1080_b_12L佛言須跋今正是時隨汝所問我當方便隨汝意答
“구담이여, 여러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말하기를, ‘온갖 중생들이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음은 모두 지난날에 지은 업의 인연이니, 만일 계행을 지니고 정진하여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받으면 본래의 업이 없어지고, 본래의 업이 다하면 모든 고통이 멸하고, 고통이 멸하면 곧 열반을 얻는다’ 하오니, 이 이치가 어떠하오니까?”
038_1080_b_13L瞿曇有諸沙門婆羅門等‚作如是言一切衆生受苦樂報皆隨往日本業因緣是故若有持戒精進受身心苦‚能壞本業本業旣盡衆苦盡滅衆苦盡滅卽得涅槃是義云何
038_1080_c_01L“선남자여,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이렇게 말하는 이가 있으면, 나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그런 사람에게 갈 것이요, 가서는 물을 것이다.
‘당신이 참으로 이런 말을 하였는가?’
그 사람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였소. 왜냐 하면 구담이여, 내가 보니 중생들이 나쁜 짓을 행하면서도 재물이 넉넉하고 몸이 자재한 이가 있으며, 또는 선한 일을 닦으면서도 빈궁하고 자재하지 못한 이도 있으며, 또 어떤사람은 갖은 애를 써서 재물을 구하면서도 얻지 못하는 이가 있고, 어떤 이는 구하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얻는 이도 있으며, 또 어떤 이는 자비한 마음으로 살생을 하지 아니하여도 도리어 단명하는 이가 있고, 어떤 이는 살생을 좋아하여도 장수하는 이가 있으며, 또 어떤 이는 범행을 깨끗이 닦고 정진하며, 계행을 지니면서 해탈을 얻는 이도 있고, 얻지 못하는 이도 있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중생이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은 다 지난날의 본래 업으로 말미암는다고 합니다.’
038_1080_b_18L佛言善男若有沙門婆羅門等作是說者爲憐愍常當往來如是人所旣至彼已我當問之仁者實作如是說不彼若見答我如是說何以故瞿曇我見衆生習行諸惡多饒財寶身得自在見修善貧窮多乏不得自在又見有人多役力用求財不得又見不求‚自然得者又見有人慈心不殺反更中又見憙殺終保年壽又見有人淨修梵行精勤持戒有得解脫‚有不得是故我說一切衆生受苦樂報由往日本業因緣
수발타여, 나는 다시 묻을 것이다.
‘당신은 참으로 과거의 업을 보았는가? 만일 과거의 업이 있다면 얼마나 되는가. 현재의 고행으로 얼마나 깨뜨릴 수 있는가? 그 업이 다하고 다하지 못함을 알 수 있는가. 그 업이 다한다면 온갖 것이 다하느냐?’
저 사람이 ‘나는 진실로 알지 못하노라’라고 대답하면, 나는 그 사람을 위하여 비유를 말하겠노라.
‘어떤 사람이 몸에 독한 화살을 맞았을 때에 집안 권속들이 의사를 청하여 살을 뽑게 하였고, 살을 뽑은 후에 몸이 편안해졌다면 10년 후에도 이 사람은 분명하게 기억할 것이오. 이 의사가 나의 독한 살을 뽑고 약을 붙여 주었으므로 나의 살 맞은 자리가 나아서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그런데 당신은 과거의 본래 업을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현재의 고행으로 과거의 업을 깨뜨릴 줄을 아는가?’
038_1080_c_07L須跋我復當問實見過去業不若有是業爲多少現在苦行能破多少耶能知是業已盡不盡耶是業旣盡‚一切盡耶若見答我實不知我便當爲彼人引譬如有人身被毒箭其家眷屬爲請醫師令拔是箭旣拔箭已身得安隱‚其後十年是人猶憶‚了了分明‚是醫爲我拔出毒箭以藥塗拊令我得安隱受樂仁旣不知過去本業何能知現在苦行定能破壞過去業
저가 만일 말하기를 ‘구담이여, 당신도 지금 과거의 본래 업이 있다고 하면서, 무슨 연고로 나의 과거 업을 책망하는가? 구담의 경전에서도 말하기를, 만일 어떤 사람이 호화롭게 자재함을 보거든, 이 사람은 지난 세상에서 보시하기를 좋아한 줄을 알라 하였으니, 이런 것이 과거의 업이 아닌가?’ 하면,
038_1080_c_18L彼若復言瞿曇汝今亦有過去本何故獨責我過去業瞿曇經中亦作是說若見有人豪貴自在當知是人先世好施如是不名過去業耶
038_1081_a_01L나는 또 이렇게 대답하리라.
‘그대여, 그렇게 아는 것은 비겨서 아는 것[比知]이요, 참으로 아는 것[眞知]이라 하지 않느니라. 나의 불법에는 혹은 인으로 말미암아 과를 알기도 하고, 혹은 과를 따라서 인을 알기도 하는 것이며, 나의 불법 중에는 과거의 업도 있고현재의 업도 있거니와, 그대는 그렇지 아니하여 오직 과거의 업뿐이요 현재의 업은 없으며, 그대들의 법에는 방편을 따라서 업을 끊지 않거니와, 나의 법은 그렇지 아니하며, 방편으로 끊느니라. 그대는 업이 다하면 곧 괴로움이 다한다 하거니와, 나는 그렇지 아니하여 번뇌가 다하여야 업과 고가 다한다 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지금 그대의 과거의 업을 책망하는 것이라.’
038_1080_c_21L復答言仁者如是知者名爲比知名眞知我佛法中或有由因知果有從果知因我佛法中有過去業現在業‚汝則不爾唯有過去業無現在業汝法不從方便斷業‚我法不爾從方便斷汝業盡已則得苦盡‚我卽不爾煩惱盡已業苦則盡是故我今責汝過去業
저 사람이 만일 말하기를 ‘구담이여, 나는 실로 알지 못하거니와, 스승에게서 배운 것이요, 스승이 이런 말을 한 것이므로 나는 허물이 없노라’ 하면,
038_1081_a_06L彼人若言瞿曇我實不從師受之‚師作是說我實無咎
나는, ‘그대의 스승이 누구냐?’ 하겠고,
038_1081_a_07L仁者汝師是誰
저가 대답하기를 ‘부란나요’ 하면,
038_1081_a_08L彼若見答是富蘭
나는 또 이렇게 말하리라.
‘그대는 어찌하여 스승은 과거의 업을 아느냐고 낱낱이 묻지 않았느냐. 그대의 스승이 만일 나는 알지 못하노라 한다면, 그대는 어찌하여 스승의 말을 믿으며, 만일 내가 아노라 하거든, 다시 묻기를 〈하품 고[下苦]의 인연으로 중품과 상품의 고도 받나이까? 중품 고의 인연으로 하품과 상품의 고도 받나이까? 상품 고의 인연으로 중품과 하품의 고도 받나이까?〉 하지 않았느냐. 만일 아니라 하거든, 다시 묻기를 〈스승께서는 어찌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의 과보는 오직 과거의 업뿐이요, 현재가 아니라고 하나이까?〉 할 것이며, 또 묻기를 〈이 현재의 괴로움이 과거에 있었나이까? 만일 과거에 있었다면, 과거의 업은 다 없어졌을 것이요, 만일 다 없어졌다면, 어찌하여 또 오늘의 몸을 받나이까? 만일 과거에는 없었고 현재에만 있다면, 어찌하여 중생의 괴로움과 즐거움은 다 과거의 업이라 하나이까? 할 것이니라.
038_1081_a_09L我復語言汝昔何不一一諮問實知過去業不汝師若言我不知汝復云何受是師語若言我知應問言下苦因緣受中‚上苦不中苦因緣受下上苦不上苦因緣受中苦不若言不者復應問言師云何說苦樂之報唯過去業非現在耶復應問言是現在苦過去有不若過去有過去之業悉已都盡若都盡者云何復受今日之身若過去無唯現在有云何復言衆生苦樂皆過去業
038_1081_b_01L그대여, 만일 현재의 고행이 과거의 업을 깨뜨릴 줄을 안다면, 현재의 고행은 또 무엇으로 깨뜨리겠는가. 만일 깨뜨리지 못한다면 괴로움이 항상할 것이요, 괴로움이 만일 항상하다면, 어떻게 괴로움에서 해탈함을 얻는다 하겠는가. 만일 다른 행이 고행을 깨뜨릴수 있다면 과거에 이미 다하였을 것이거늘 어찌하여 괴로움이 있는가.
그대여, 이런 고행은 즐거운 업으로 하여금 괴로운 과를 받게 할 수 있는가. 또괴로운 업으로 하여금 즐거운 과를 받게 할 수 있는가.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업으로 하여금 받지 않는 과를 짓게 할 수 있는가. 현재의 업보로 하여금 다음 생의 업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다음 생의 업보로 하여금 현재의 업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 업보로 하여금 없는 보[無報]를 짓게 할 수 있는가. 결정된 보로 없는 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없는 보로 결정된 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할 것이니라.’
038_1081_a_19L仁者若知現在苦行能壞過去業現在苦行復以何破如其不破苦卽是常若是常云何說言得苦解脫若更有行壞苦行者過去已盡云何有苦如是苦行能令樂業受苦果不令苦業受樂果不能令無苦無樂業作不受果不能令現報作生報不令生報作現報不令是二報作無報能令定報作無報不能令無報作定報不
저가 만일 ‘구담이여, 그러할 수가 없노라’ 하면,
彼若復言瞿曇不能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그대여, 만일 그러할 수 없다면, 무슨 인연으로 이 고행을 받는가. 그대는 결정코 과거의 업과 현재의 인연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할지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번뇌로 인하여 업을 내고, 업으로 인하여 보를 받는다고 했느니라. 그대여, 모든 중생이 과거의 업이 있고, 현재의 인이 있음을 알아야 하나니, 중생이 비록 과거에 장수할 업이 있더라도, 모름지기 현재에 음식의 인연을 힘입어야 하느니라.
038_1081_b_06L我復當仁者如其不能何因緣故‚受是苦仁者當知定有過去業現在因緣是故我言因煩惱生業因業受報者當知一切衆生有過去業有現在衆生雖有過去壽業要賴現在飮食因緣
그대가 만일 말하기를, 중생이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받음이 결정코 과거의 본래 업의 인연으로 말미암는다 하면, 그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그대여, 마치 어떤 사람이 왕을 위하여 원수를 없애고, 그 인연으로 재물을 많이 받았다면, 이 재물로 인하여 현재의 즐거움을 받는 것과 같나니, 이런 사람은 현재에 즐거운 인을 짓고, 현재에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또 어떤 사람이 왕의 사랑하는 아들을 죽이고, 그 인연으로 목숨을 잃어버린다면, 이 사람은 현재에 괴로운 인을 짓고, 현재에 괴로운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그대여, 모든 중생들이 현재에 4대(大)와 시절과 토지와 인민들로 인하여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받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온갖 중생이 모두 과거의 본업만으로 인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였노라.
038_1081_b_12L仁者若說衆生受苦受樂定由過去本業因緣‚是事不然何以故仁者譬如有人爲王除怨以是因緣多得財寶‚因是財寶受現在樂如是之人現作樂因現受樂報譬如有人殺王愛子以是因緣喪失身命如是之人現作苦因現受苦報仁者一切衆生現在因於四大時節土地人民受苦受樂‚是故我說一切衆生不必盡因過去本業受苦樂也
038_1081_c_01L만일 업을 끊는 인연의 힘으로 해탈을 얻는다 할진대, 모든 성인이 해탈을 얻지 못함은 무슨 까닭인가. 모든 중생의 과거의 본래 업이 처음과 나중이 없는 연고니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성인이 도를 닦을 때에, 이도가 능히 처음과 나중이 없는 업을 막는다 했느니라. 만일 고행을 받는 것으로 도를 얻는다 하면, 온갖 축생들이 다 도를 얻을 것이니라. 그러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할 것이요, 몸을 조복할 것이 아니니라. 이런 인연으로 나의 경전에서 말하기를, 숲을 찍을 것이언정 나무를 찍을 것이 아니라 하였으니, 왜냐 하면 숲으로부터 공포가 생길지언정 나무로부터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니라. 몸을 조복하려면 먼저 마음을 조복할 것이라 하나니, 마음은 숲에 비유한 것이고, 몸은 나무에 비유한 것이니라.”
038_1081_b_21L仁者若以斷業因緣力故得解脫者一切聖人不得解脫何以故一切衆生過去本業無始終故是故我說修聖道時道能遮無始終業仁者若受苦行便得道者一切畜生悉應得道‚是故先當調伏其心不調伏身以是因緣經中說斫伐此林莫斫伐樹何以故從林生怖不從樹生‚欲調伏身先當調心‚心喩於林身喩於樹
수발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나는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나이다.”
038_1081_c_07L須跋陁言世尊我已先調伏心
“선남자여, 그대는 어떻게 마음을 먼저 조복하였는가?”
038_1081_c_08L佛言善男子今云何能先調心
“세존이시여, 제가 먼저 생각하오니, 욕계는 무상하고 즐거움이 없고 깨끗지 아니하옵기에 색계가 항상하고 즐겁고 깨끗한 줄을 관찰하였사오며, 이런 관찰을 하여 마치니, 욕계의 결박이 끊어졌고 색처(色處)를 얻었으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다 이름하였나이다. 다음에 또 색계를 관찰하니, 색계가 무상하여 등창과 같고 창질과 같고 독약과 같고 화살과 같사오며, 무색계가 항상하고 청정하고 고요하더이다. 이렇게 관찰하여 마치니, 색계의 결박이 다하였고 무색계를 얻었으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다 이름하였나이다. 다음에 또 생각[想]을 관찰하니, 곧 무상하고 등창 같고 창질 같고 독약 같고 화살 같더이다. 이렇게 관찰하고는 비상비비상처를 얻었사오니, 이 비상비비상처는 곧 일체지며 고요하며 청정하여 타락함이 없고, 항상하여 변역하지 아니하오매, 그러므로 제가 능히 마음을 조복하였나이다.”
038_1081_c_09L須跋陁言世尊先思惟欲是無常無樂無淨觀色卽是常淸淨作是觀已欲界結斷得色處‚是故名爲先調伏心次復觀色是無常如癰如瘡如毒如箭無色常‚淸淨寂靜如是觀已色界結得無色處‚是故名爲先調伏心復觀想卽是無常癰瘡毒箭如是觀獲得非想非非想處‚是非想非非想卽一切智寂靜淸淨無有墮墜恒不變‚是故我能調伏其心
038_1082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가 어찌 능히 마음을 조복하였다 하겠느냐. 그대가 얻은 비상비비상정도 오히려 생각이라 이름하는 것이요, 열반이라야 생각이 없는 것이거늘, 그대가 어떻게 열반을 얻었다 말하겠느냐. 선남자여, 그대가 먼저는 능히 거친 생각을 꾸짖더니, 이제는 어찌하여 미세한 생각에 애착하느냐. 이 비상비비상처를 꾸짖을 줄을 알지 못하므로, 생각을 이름하여등창 같고 창질 같고 독약 같고 화살 같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의 스승인 울두람불은 영리하고 총명하지만 그래도 이 비상비비상처를 끊지 못하고 나쁜 몸을 받았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일까 보냐.”
038_1081_c_19L佛言男子汝云何能調伏心耶汝今所得非想非非想定猶名爲想‚涅槃無想‚汝云何言獲得涅槃善男子汝已先能呵責麤想今者云何愛著細想‚不知呵責如是非想非非想處故名爲想如癰如瘡如毒如箭善男子汝師鬱頭藍弗利根聰明尚不能斷如是非想非非想處受於惡身況其餘者
“세존이시여, 어찌하오면 모든 유를 능히 끊겠나이까?”
038_1082_a_04L世尊云何能斷一切諸有
“선남자여, 만일 실상(實相)을 관찰하면, 이 사람이 능히 모든 유를 끊게 되느니라.”
038_1082_a_05L佛言善男若觀實相是人能斷一切諸有
수발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실상이라 이름하나이까?”
038_1082_a_06L跋陁言世尊云何名爲實相
“선남자여, 모양이 없는 모양[無相之相]을 실상이라 하느니라.”
038_1082_a_07L善男子無相之相名爲實相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이름하여 모양이 없는 모양이라 하나이까?”
038_1082_a_08L世尊云何名爲無相之相
“선남자여, 온갖 법이 제 모양도 없고 남의 모양도 없고, 저와 남의 모양도 없고 인이 없는 모양도 없으며, 짓는 모양도 없고 받는 모양도 없고, 짓는 이의 모양도 없고 받는 이의 모양도 없으며, 법의 모양도 없고 법 아닌 모양도 없으며, 남녀 모양도 없고 장정 모양도 없으며, 티끌 모양도 없고 시절 모양도 없으며, 자기를 위하는 모양도 없고 남을 위하는 모양도 없고, 자기와 남을 위하는 모양도 없으며, 있는 모양도 없고 없는 모양도 없으며, 나는 모양도 없고 내는 이 모양도 없으며, 인(因) 모양도 없고 인의 원인 모양도 없고, 과(果) 모양도 없고 과의 결과 모양도 없고, 낮과 밤의 모양도 없고 어둡고 밝은 모양도 없으며, 보는 모양도 없고 보는 이 모양도 없으며, 듣는 모양도 없고 듣는 이 모양도 없으며, 깨닫는 모양도 없고 깨닫는 이 모양도 없으며, 보리의 모양도 없고 보리를 얻은 이 모양도 없으며, 업 모양도 없고 업의 주인 모양도 없으며, 번뇌 모양도 없고 번뇌 주인 모양도 없나니, 선남자여, 이런 모양들이 멸한 곳을 진실한 모양이라 이름하느니라.
038_1082_a_09L善男子一切法無自相相及自他相無無因相無作相無受無作者相無受者相無法非法相無男女相無士夫相無微塵相無時節相無爲自相無爲他相無爲自他無有相無無相‚無生相無生者相無因相無因因相無果相無果果相無晝夜相無明闇相無見相無見者無聞相無聞者相無覺知相無覺知者相無菩提相無得菩提者相業相無業主相無煩惱相無煩惱主善男子如是等相‚隨所滅處名眞實相
038_1082_b_01L선남자여, 온갖 법이 모두 헛된 가짜이거든, 그것이 없어진 데를 참이라 하나니 이것을 실상(實相)이라 하고, 법계(法界)라 하고, 필경지(畢竟智)라 하고, 제일의제(第一義諦)라 하고, 제일의공(第一義空)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실상ㆍ법계ㆍ필경지ㆍ제일의제ㆍ제일의공을 하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성문보리(聲聞菩提)를 얻고, 중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연각보리(緣覺菩提)를 얻고, 상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느니라.”
038_1082_a_21L善男子一切諸法皆是虛假其滅處是名爲實是名實相是名法名畢竟智名第一義諦名第一義善男子是相法界畢竟智第一義第一義空下智觀故得聲聞菩提中智觀故得緣覺菩提上智觀故無上菩提
이 법을 연설할 때에, 10천 보살이 1생에 실상을 얻었고, 1만 5천 보살이 2생에 법계를 얻었고, 2만 5천 보살이 필경지를 얻었고, 3만 5천 보살이 제일의제를 깨달았으니, 이 제일의제를 제일의공이라고도 하고, 수릉엄삼매라고도 하느니라. 4만 5천 보살이 허공삼매를 얻었으니, 이 허공삼매를 광대(廣大)삼매라고도 하고, 지인(智印)삼매라고도 하느니라. 5만 5천 보살이 불퇴인(不退忍)을 얻었으니, 이 불퇴인을 여법인(如法忍)이라고도 하고, 여법계(如法界)라고도 하느니라. 6만 5천 보살이 다라니를 얻었으니, 이 다라니를 대염심(大念心)이라고도 하고, 걸림없는 지혜라고도 하느니라. 7만 5천 보살이 사자후(師子吼)삼매를 얻었으니, 이 사자후삼매를 금강삼매라고도 하고, 오지인(五智印)삼매라고도 하느니라. 8만 5천 보살이 평등삼매를 얻었으니, 이 평등삼매를 대자대비라고도 하느니라.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연각의 마음을 내었고,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성문의 마음을 내었고, 세간의 여자와 천상의 여자 2만억 사람들이 현재에서 여인의 몸을 변하여 남자의 몸을 얻었고, 수발타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038_1082_b_04L說是法時十千菩薩得一生實相萬五千菩薩得二生法界萬五千菩薩得畢竟智三萬五千菩薩悟第一義諦‚是第一義諦亦名第一義空亦名首楞嚴三昧四萬五千菩薩得虛空三昧‚是虛空三昧亦名廣大三昧亦名智印三昧五萬五千菩薩得不退忍‚是不退忍亦名如法亦名如法界六萬五千菩薩得陁羅尼‚是陁羅尼亦名大念心亦名無㝵智七萬五千菩薩得師子吼三昧‚是師子吼三昧亦名金剛三昧亦名五智印三昧八萬五千菩薩得平等三昧‚是平等三昧亦名大慈大悲量恒河沙等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無量恒河沙等衆生發緣覺心無量恒河沙等衆生發聲聞心人女天女二萬億人現轉女身‚得男子身須跋陁羅得阿羅漢果
大般涅槃經卷第三十六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