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밝은 거울 등에 나타나는 모든 형상들이 실다운 일이라고 여기고 의지해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하여 지옥에 떨어지거나, 방생에 떨어지거나, 아귀 세계에 떨어지거나,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욕계인 사대왕중천(四大王衆天) 내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나거나, 혹은 색계인 범중천(梵衆天) 내지 색구경천(色究竟天)에 태어나거나, 혹은 무색계인 공무변처천(空無邊處天) 내지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에 태어나게 할 수 있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밝은 거울 등에 나타나는 모든 형상들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고, 다만 어리석은 어린이를 미혹시킬 뿐이거늘 어떻게 의지해 모든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해 나쁜 세계에 떨어지거나 인간과 하늘 세계에 태어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모든 형상들이 과연 진실하여 도를 닦음이 있고 그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느냐?”
003_0799_b_15L佛告善現:“於汝意云何?諸像頗有眞實修道,依彼修道有離雜染得淸淨不?”
선현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밝은 거울 등의 형상들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어 시설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시설할 바도 아니기 때문이니, 도를 닦는다는 것조차 없거늘 하물며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깊은 골짜기 등에서 일어나는 모든 메아리들은 실다운 일이 있어 의지해 업을 짓고, 지은 업에 의하여 혹은 지옥에 떨어지거나, 혹은 방생에 떨어지거나, 혹은 아귀 세계에 떨어지거나, 혹은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혹은 욕계인 사대왕중천 내지 타화자재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색계인 범중천 내지 색구경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무색계인 공무변처천 내지 비상비비상처천에 태어나거나 할 수 있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깊은 골짜기 등에서 일어나는 모든 메아리들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고, 다만 어리석은 귀를 미혹시킬 뿐이거늘 어떻게 의지해 모든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해 나쁜 세계에 떨어지거나 인간과 하늘 세계에 태어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모든 메아리들은 과연 진실하여 도를 닦음이 있고 그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느냐?”
003_0799_c_14L佛告善現:“於汝意云何?諸響頗有眞實修道,依彼修道有離雜染得淸淨不?”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깊은 골짜기 등에서 일어나는 메아리는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어 시설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시설할 바도 아니기 때문이니, 도를 닦는다는 것조차 없거늘 하물며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모든 아지랑이 속에 보이는 물 같은 것 등은 실다운 일이 있어 의지해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하여 혹은 지옥에 떨어지거나, 혹은 방생에 떨어지거나, 혹은 아귀 세계에 떨어지거나, 혹은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혹은 욕계인 사대왕중천 내지 타화자재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색계인 범중천 내지 색구경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무색계인 공무변처천 내지 비상비비상처천에 태어나거나 할 수 있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모든 아지랑이 속에 나타나는 물 같은 것 등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고, 다만 어리석은 눈을 미혹시킬 뿐이거늘 어떻게 의지해 모든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해 나쁜 세계에 떨어지거나 인간과 하늘 세계에 태어나게 할 수 있겠습니까?”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아지랑이의 물 같은 것 등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어 시설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시설할 바도 아니기 때문이니, 도를 닦는다는 것조차 없거늘 하물며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모든 그림자[光影] 속에 나타나는 색상(色相)들은 실다운 일이 있어 의지해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하여 혹은 지옥에 떨어지거나, 혹은 방생에 떨어지거나, 혹은 아귀 세계에 떨어지거나, 혹은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혹은 욕계인 사대왕중천 내지 타화자재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색계인 범중천 내지 색구경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무색계인 공무변처천 내지 비상비비상처천에 태어나거나 할 수 있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모든 그림자 속에 나타나는 색상들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고, 다만 어리석은 눈을 미혹시킬 뿐이거늘 어떻게 의지해 모든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해 나쁜 세계에 떨어지거나 인간과 하늘 세계에 태어나게 할 수 있겠습니까?”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그림자의 색상들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어 시설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시설할 바도 아니기 때문이니, 도를 닦는다는 것조차 없거늘 하물며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습니까?”
003_0800_c_01L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요술쟁이가 환술로 상군(象軍)ㆍ마군(馬軍)ㆍ차군(車軍)ㆍ보군(步軍)의 네 군사 무리 등 갖가지 환술로 된 일들을 짓을 경우, 이 환술로 된 코끼리 등이 실다운 일이 있어 의지해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하여 혹은 지옥에 떨어지거나, 혹은 방생에 떨어지거나, 혹은 아귀 세계에 떨어지거나, 혹은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혹은 욕계인 사대왕중천 내지 타화자재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색계인 범중천 내지 색구경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무색계인 공무변처천 내지 비상비비상처천에 태어나거나 할 수 있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환술로 된 코끼리, 말 등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고, 다만 어리석은 어린이를 미혹시킬 뿐이거늘 어떻게 의지해 모든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해 나쁜 세계에 떨어지거나 인간과 하늘 세계에 태어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환술로 된 일은 과연 진실하여 도를 닦음이 있고 그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느냐?”
003_0800_c_11L佛告善現:“於汝意云何?幻事頗有眞實修道,依彼修道有離雜染得淸淨不?”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환술로 된 코끼리, 말 등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어 시설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시설할 바도 아니기 때문이니, 도를 닦는다는 것조차 없거늘 하물며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습니까?”
003_0801_a_01L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부처님께서 변화로 여러 변화한 몸들을 만드셨을 경우, 이 변화한 몸들은 실다운 일이 있어 그것들에 의지해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하여 혹은 지옥에 떨어지거나, 혹은 방생에 떨어지거나, 혹은 아귀 세계에 떨어지거나, 혹은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혹은 욕계인 사대왕중천 내지 타화자재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색계인 범중천 내지 색구경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무색계인 공무변처천 내지 비상비비상처천에 태어나거나 할 수 있겠느냐?”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변화한 몸은 과연 진실하여 도를 닦음이 있고 그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느냐?”
003_0801_a_10L佛告善現:“於汝意云何?化身頗有眞實修道,依彼修道有離雜染得淸淨不?”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모든 변화한 몸들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어 시설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시설할 바도 아니기 때문이니, 도를 닦는다는 것조차 없거늘 하물며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습니까?”
003_0801_b_01L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과연 심향성(尋香城:乾闥婆城)4) 안에 나타나는 물건들이 실다운 일이 있어 의지해 업을 짓고, 그 지은 업에 의하여 혹은 지옥에 떨어지거나, 혹은 방생에 떨어지거나, 혹은 아귀 세계에 떨어지거나, 혹은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혹은 욕계인 사대왕중천 내지 타화자재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색계인 범중천 내지 색구경천에 태어나거나, 혹은 무색계인 공무변처천 내지 비상비비상처천에 태어나거나 할 수 있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심향성 안에 나타나는 물건들은 도무지 실다운 일이 없어 시설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시설할 바도 아니기 때문이니, 도를 닦는다는 것조차 없거늘 하물며 도를 닦음에 의해 더러움을 여의고 청정함을 얻는 일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이 가운데 과연 실제로 더러운 사람과 청정한 사람이 있겠느냐?”
003_0801_b_20L佛告善現:“於汝意云何?此中頗有實雜染者淸淨者不?”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닙니다. 선서시여, 이 가운데는 실제로 더러운 사람과 청정한 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003_0801_b_22L善現答言:“不也!世尊!不也!善逝!此中都無實雜染者及淸淨者。”
003_0801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더러운 사람과 청정한 사람이 실제로 있는 것 없듯이, 이런 이유로 더러움과 청정함도 실제로 있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선현아, 나와 내 것에 머무는 유정들은 허망하게 분별하여 더러움과 청정함이 있다고 하지만, 실상을 보는 사람은 더러움과 청정함이 있다고 하지 않나니, 실상을 보는 사람은 더러움과 청정함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아서 더러움과 청정함도 없는 것이다.”
그때 구수 선현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실상을 보는 사람은 더러움도 없고 청정함도 없으며, 실상을 보지 못하는 사람 역시 더러움도 없고 청정함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온갖 법들은 다 성품 없음으로써 자성(自性)을 삼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성품 없는 법들이 더러움도 없고 청정함이 없다면, 모든 성품 있는 법들 역시 더러움도 없고 청정함이 없을 것이요, 모든 성품이 없으면서 성품 있는 법들 역시 더러움도 없고 청정함도 없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자성 없는 법이 더러움도 없고 청정함도 없으며, 자성 있는 법 역시 더러움도 없고 청정함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모든 법들은 다 성품 없음으로써 자성을 삼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렇다면 어째서 어떤 때에 부처님께서는 청정한 법이 있다고 말씀하십니까?”
003_0802_a_01L“선현아, 모든 법의 진여(眞如)ㆍ법계(法界)ㆍ법성(法性)ㆍ불허망성(不虛妄性)ㆍ불변이성(不變異性)ㆍ평등성(平等性)ㆍ이생성(離生性)ㆍ법정(法定)ㆍ법주(法住)ㆍ실제(實際)ㆍ허공계(虛空界)ㆍ부사의계(不思議界)는 여래께서 세상에 나시건 나시지 않건 그 성품과 모양이 항상 머무나니, 이것을 온갖 법의 평등한 성품이라고 하며, 이 평등한 성품을 청정한 법이라고 하느니라. 이것은 세속제(世俗諦)에 의해 청정하다고 하는 것이지 승의제(勝義諦)에 의한 것은 아니니라. 왜냐 하면 승의제 가운데에서는 분별이 없고 희론(戲論)이 없으며, 온갖 음성과 이름과 문자[名字]의 길이 끊어졌기 때문이니라.”
구수 선현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온갖 법이 꿈에 본 것 같고, 형상 같고 메아리 같고, 아지랑이 같고, 그림자 같고, 요술 같고, 변화한 몸 같고, 심향성 같아서 비록 있는 것처럼 나타나나 실다운 일이 없다면 어째서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진실하지 않은 법에 의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마음을 일으켜 이렇게 원을 세워 말하되, ‘나는 보시(布施) 바라밀다를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정계(淨戒)ㆍ안인(安忍)ㆍ정진(精進)ㆍ정려(靜慮)ㆍ반야(般若)ㆍ방편선교(方便善巧)ㆍ묘원(妙願)ㆍ역(力)ㆍ지(智) 바라밀다를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4정려(靜慮)를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4무량(無量)ㆍ4무색정(無色定)을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4념주(念住)를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4정단(正斷)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등각지(等覺支)ㆍ8성도지(聖道支)를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공해탈문(空解脫門)을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무상(無相)ㆍ무원(無願) 해탈문을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8해탈(解脫)을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8승처(勝處)ㆍ9차제정(次第定)ㆍ10변처(遍處)를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내공(內空)을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외공(外空)ㆍ내외공(內外空)ㆍ공공(空空)ㆍ대공(大空)ㆍ승의공(勝義空)ㆍ유위공(有爲空)ㆍ무위공(無爲空)ㆍ필경공(畢竟空)ㆍ무제공(無際空)ㆍ산공(散空)ㆍ무변이공(無變異空)ㆍ본성공(本性空)ㆍ자상공(自相空)ㆍ공상공(共相空)ㆍ일체법공(一切法空)ㆍ불가득공(不可得空)ㆍ무성공(無性空)ㆍ자성공(自性空)ㆍ무성자성공(無性自性空)을 원만하게 할 것이다.
003_0802_b_01L 나는 진여를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법계ㆍ법성ㆍ불허망성ㆍ불변이성ㆍ평등성ㆍ이생성ㆍ법정ㆍ법주ㆍ실제ㆍ허공계ㆍ부사의계를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滅]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온갖 다라니문(陀羅尼門)을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온갖 삼마지문(三摩地門)을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극희지(極喜地)를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이구지(離垢地)ㆍ발광지(發光地)ㆍ염혜지(焰慧地)ㆍ극난승지(極難勝地)ㆍ현전지(現前地)ㆍ원행지(遠行地)ㆍ부동지(不動地)ㆍ선혜지(善慧地)ㆍ법운지(法雲地)를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5안(眼)을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6신통(神通)을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부처님의 10력(力)을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4무소외(無所畏)와 4무애해(無礙解)와 대자(大慈)ㆍ대비(大悲)ㆍ대희(大喜)ㆍ대사(大捨)와 18불불공법(佛不共法)을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변재의 다라니를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잊음이 없는 법[無忘失法]을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恒住捨性]을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일체지(一切智)를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도상지(道相智)ㆍ일체상지(一切相智)를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32대사상(大士相)을 원만하게 할 것이며, 나는 80수호(隨好)를 원만하게 할 것이고, 나는 한량없는 광명을 일으켜서 시방의 끝없는 세계를 두루 비출 것이며, 나는 하나의 미묘한 음성을 내어 시방의 그지없는 세계에 두루 가득하게 하고, 모든 유정들의 마음[心]과 마음작용[心所法]에서 무엇인가 하려고 하는 생각[意樂]의 차별에 따라 갖가지 미묘한 법문을 연설해 주어 부지런히 닦고 배워서 수승한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라고 하는 것입니까?”
003_0802_c_01L선현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세존이시여, 만일 온갖 법들이 꿈에 본 것 같고,……내지 심향성 같아서 모두가 실다운 일이 없다면, 어떻게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성스러운 진리를 일으켜 말하되, ‘나는 마땅히 온갖 공덕을 원만하게 하여 한량없는 유정들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리라’라고 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 안에 나타나는 물건들은 능히 보시ㆍ 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ㆍ반야ㆍ방편선교ㆍ묘원ㆍ역ㆍ지 바라밀다를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원만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밖의 온갖 법 또한 마땅히 이와 같나니, 모두 실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 안에 나타나는 물건들은 능히 내공ㆍ외공ㆍ내외공ㆍ공공ㆍ대공ㆍ승의공ㆍ유위공ㆍ무위공ㆍ필경공ㆍ무제공ㆍ산공ㆍ무변이공ㆍ본성공ㆍ자상공ㆍ공상공ㆍ일체법공ㆍ불가득공ㆍ무성공ㆍ자성공ㆍ무성자성공을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원만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밖의 온갖 법 또한 마땅히 이와 같나니, 모두 실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 안에 나타나는 물건들은 능히 진여ㆍ법성ㆍ법계ㆍ법성ㆍ불허망성ㆍ불변이성ㆍ평등성ㆍ이생성ㆍ법정ㆍ법주ㆍ실제ㆍ허공계ㆍ부사의계를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밖의 온갖 법 또한 마땅히 이와 같나니, 모두 실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 안에 나타나는 물건들은 능히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밖의 온갖 법 또한 마땅히 이와 같나니, 모두 실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003_0803_b_01L 세존이시여,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 안에 나타나는 물건들은 능히 극희지ㆍ이구지ㆍ발광지ㆍ염혜지ㆍ극난승지ㆍ현전지ㆍ원행지ㆍ부동지ㆍ선혜지ㆍ법운지를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원만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밖의 온갖 법 또한 마땅히 이와 같나니, 모두 실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 안에 나타나는 물건들은 능히 부처님의 10력과 4무소외와 4무애해와 대자ㆍ대비ㆍ대희ㆍ대사와 18불불공법을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원만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밖의 온갖 법 또한 마땅히 이와 같나니, 모두 실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003_0803_c_01L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느니라, 그렇느니라. 네 말과 같으니라.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ㆍ방편선교ㆍ묘원ㆍ역ㆍ지 바라밀다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4념주ㆍ4정단ㆍ4신족ㆍ5근ㆍ5력ㆍ7등각지ㆍ8성도지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8해탈ㆍ8승처ㆍ9차제정ㆍ10변처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내공ㆍ외공ㆍ내외공ㆍ공공ㆍ대공ㆍ승의공ㆍ유위공ㆍ무위공ㆍ필경공ㆍ무제공ㆍ산공ㆍ무변이공ㆍ본성공ㆍ자상공ㆍ공상공ㆍ일체법공ㆍ불가득공ㆍ무성공ㆍ자성공ㆍ무성자성공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진여ㆍ법계ㆍ법성ㆍ불허망성ㆍ불변이성ㆍ평등성ㆍ이생성ㆍ법정ㆍ법주ㆍ실제ㆍ허공계ㆍ부사의계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003_0804_a_01L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온갖 다라니문과 모든 삼마지문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극희지ㆍ이구지ㆍ발광지ㆍ염혜지ㆍ극난승지ㆍ현전지ㆍ원행지ㆍ부동지ㆍ선혜지ㆍ법운지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5안과 6신통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부처님의 10력과 4무소외와 4무애해와 대자ㆍ대비ㆍ대희ㆍ대사와 18불불공법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변재의 다라니도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32대사상과 80수호도 오히려 행할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원만하게 할 수 있겠느냐?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소원하는 사업을 이룰 수 없고, 실재하지 않는 법으로는 구하고자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수 없느니라.
또 선현아,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ㆍ방편ㆍ묘원ㆍ역ㆍ지 바라밀다가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구하고자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고, 4념주ㆍ4정단ㆍ4신족ㆍ5근ㆍ5력ㆍ7등각지ㆍ8성도지가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구하고자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며,
003_0804_b_01L 내공ㆍ외공ㆍ내외공ㆍ공공ㆍ대공ㆍ승의공ㆍ유위공ㆍ무위공ㆍ필경공ㆍ무제공ㆍ산공ㆍ무변이공ㆍ본성공ㆍ자상공ㆍ공상공ㆍ일체법공ㆍ불가득공ㆍ무성공ㆍ자성공ㆍ무성자성공이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구하려고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고,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가 실제로 있지 않으므로 구하려고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며,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이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구하려고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고, 8해탈ㆍ8승처ㆍ9차제정ㆍ10변처가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구하려고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며, 온갖 다라니문과 온갖 삼마지문이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구하려고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고,
5안과 6신통이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며, 부처님의 10력과 4무소외와 4무애해와 대자ㆍ대비ㆍ대희ㆍ대사와 18불불공법이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고,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이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구하려고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며,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가 실재하지 않는 까닭에 구하려고 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처음 발심하여 비록 갖가지 몸[身]ㆍ말[語]ㆍ뜻[意]의 선(善)을 일으키되, 이른바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거나, 4념주ㆍ4정단ㆍ4신족ㆍ5근ㆍ5력ㆍ7등각지ㆍ8성도지를 수행하거나, 내공ㆍ외공ㆍ내외공ㆍ공공ㆍ대공ㆍ승의공ㆍ유위공ㆍ무위공ㆍ필경공ㆍ무제공ㆍ산공ㆍ무변이공ㆍ본성공ㆍ자상공ㆍ공상공ㆍ일체법공ㆍ불가득공ㆍ무성공ㆍ자성공ㆍ무성자성공에 머물거나,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머물거나,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수행하거나, 8해탈ㆍ8승처ㆍ9차제정ㆍ10변처를 수행하거나, 온갖 다라니문과 온갖 삼마지문을 수행하거나,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수행하거나, 극희지ㆍ이구지ㆍ발광지ㆍ염혜지ㆍ극난승지ㆍ현전지ㆍ원행지ㆍ부동지ㆍ선혜지ㆍ법운지를 수행하거나,
003_0805_a_01L 5안과 6신통을 수행하거나, 부처님의 10력과 4무소외와 4무애해와 대자ㆍ대비ㆍ대희ㆍ대사와 18불불공법을 수행하거나,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수행하거나,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수행하거나,모두가 꿈에서 본 것 같고, 형상 같고, 메아리 같고, 아지랑이 같고, 그림자 같고, 요술 같고, 변화한 몸 같고, 심향성 같아서 모두가 실재하지 않는 것임을 아느니라.
또 선현아, 이와 같은 모든 법들이 비록 실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만하게 하지 않으면 결정코 유정들을 성숙시키고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수 없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바라밀다를 원만하게 하지 않으면 결정코 유정들을 성숙시키고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수 없고,
또 선현아,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는 수행한 온갖 선법을 따라 모두가 꿈에서 본 것과 같고, 형상과 같으며, 메아리와 같고, 아지랑이와 같으며, 그림자와 같고, 요술과 같으며, 변화한 몸과 같고,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아나니, 이른바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능히 꿈에서 본 것과 같고,……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며,
또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머물고는 능히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고, 또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수행하고는 능히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며,
003_0806_a_01L 또 8해탈ㆍ8승처ㆍ9차제정ㆍ10변처를 수행하고는 능히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고, 일체 다라니문과 일체 삼마지문을 수행하고는 능히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며,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수행하고는 능히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음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또 부처님의 10력과 4무소외와 4무애해와 대자ㆍ대비ㆍ대희ㆍ대사와 18불불공법을 수행하고는 능히 꿈 속에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고, 또 32대사상과 80수호를 수행하고는 능히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며,
003_0806_b_01L 또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수행하고는 능히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고, 또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수행하고는 능히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며, 또 유정들을 성숙시키고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해 나아가서는 능히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고, 또 모든 유정들의 심행(心行)의 차별이 꿈에서 본 것과,……내지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또 선현아,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는 온갖 법에 대하여 있다고 취하지도 않고, 없다고 취하지도 않으며, 또 이렇게 취한 까닭에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증득하며 또한 그 법이 꿈에서 본 것과 같고, 형상과 같으며, 메아리와 같고, 아지랑이와 같으며, 그림자와 같고, 요술과 같으며, 변화한 몸과 같고, 심향성과 같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면, 있다고 취하지도 않고, 없다고 취하지도 않느니라.
내공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고, 외공ㆍ내외공ㆍ공공ㆍ대공ㆍ승의공ㆍ유위공ㆍ무위공ㆍ필경공ㆍ무제공ㆍ산공ㆍ무변이공ㆍ본성공ㆍ자상공ㆍ공상공ㆍ일체법공ㆍ불가득공ㆍ무성공ㆍ자성공ㆍ무성자성공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003_0806_c_01L 4정려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4무량ㆍ4무색정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8해탈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8승처ㆍ9차제정ㆍ10변처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온갖 다라니문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온갖 삼마지문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공해탈문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무상ㆍ무원 해탈문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또 극희지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이구지ㆍ발광지ㆍ염혜지ㆍ극난승지ㆍ현전지ㆍ원행지ㆍ부동지ㆍ선혜지ㆍ법운지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5안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6신통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부처님의 10력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4무소외와 4무애해와 대자ㆍ대비ㆍ대희ㆍ대사와 18불불공법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잊음이 없는 법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일체지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도상지ㆍ일체상지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세간법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출세간법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유루법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무루법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며, 유위법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요, 무위법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온갖 법을 취할 수 없음을 안 뒤에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해 나아가느니라. 왜냐 하면 온갖 법은 모두 취할 수 없고 전혀 실재하지 않는 것이라서 마치 꿈에서 본 것과 같고, 형상과 같으며, 메아리와 같고, 아지랑이와 같으며, 그림자와 같고, 요술과 같으며, 변화로 된 몸과 같고, 심향성과 같기 때문이니라. 취할 수 없는 법으로써 취할 수 없는 법을 증득할 수는 없나니, 그러나 모든 유정들은 이런 법에 대해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므로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그 모든 유정들을 구제해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여 나아가느니라.
003_0807_a_01L또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은 처음 발심할 때부터 모든 유정들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 보시바라밀다를 수행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아니요 다른 일을 위해서도 아니며, 모든 유정들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 정계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아니요 다른 일을 위해서도 아니며, 모든 유정들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 안인바라밀다를 수행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아니요 다른 일을 위해서도 아니며, 모든 유정들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 정진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아니요 다른 일을 위해서도 아니며, 모든 유정들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아니요 다른 것을 위해서도 아니며, 모든 유정들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아니요 다른 일을 위해서도 아니며, 모든 유정들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여 나아가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아니요 다른 일을 위해서도 아니니라.
또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는 모든 어리석은 범부들이 나[我]가 아닌 것 가운데서 나라는 생각[我想]에 머물고, 유정(有情)ㆍ목숨[命者]ㆍ나는 것[生者]ㆍ기르는 것[養者]ㆍ장부[士夫]ㆍ보특가라(補特伽羅)ㆍ뜻대로 나는 것[意生]ㆍ어린이[儒童]ㆍ짓는 것[作者]ㆍ짓게 하는 것[使作者]ㆍ일으키는 것[起者]ㆍ일으키게 하는 것[使起者]ㆍ받는 것[受者]ㆍ받게 하는 것[使受者]ㆍ아는 것[知者]ㆍ알게 하는 것[使知者]ㆍ보는 것[見者]ㆍ보게 하는 것[使見者]이 아닌 가운데서 유정과,……내지 보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머무름을 보나니,
이 보살마하살이 이런 일을 본 뒤에 깊이 가엾게 여기는 생각을 일으켜 방편으로 교화해서 뒤바뀐 망상과 집착을 여의게 하여 무상(無相)의 감로경계[甘露界]에 안치하면, 이 경계에 머무는 동안 다시 나라는 생각 내지 보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이 때에는 온갖 들뜸과 산란함과 희론(戲論)과 분별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아 마음이 대체로 고요하고 담박하며, 희론이 없는 경계에 머무느니라.
003_0807_b_01L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은 이런 방편에 의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해서 스스로가 모든 법에 대해 집착하는 바가 없고 또한 능히 남에게도 모든 법에 대해 집착하는 바가 없게 가르치느니라. 그러나 이것은 세속제(世俗諦)에 의한 것이지 승의제(勝義諦)에 의한 것은 아니니라.”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셨을 때 얻으신 불법은 세속제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얻었다[得]고 하나니, 승의제에 의한 것은 아니니라. 만일 승의제에 의한 것이라면 얻는 이와 얻을 바를 모두 얻을 수 없나니, 왜냐 하면 선현아, 만일 이 사람이 그런 법을 얻는다면 곧 얻는 바가 있을 것이요, 얻는 바가 있다면 곧 둘이 있다고 집착하는 것이요, 둘이 있다고 집착하면 과위를 얻을 수 없고 현관5)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둘이 있다고 집착하면 과위를 얻을 수 없고 현관도 없으며, 둘이 없다고 집착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니라. 만일 둘이 없고 둘 아님도 없으면 곧 과위를 얻는다고 하고, 현관이라고도 하느니라. 왜냐 하면 선현아, 만일 이러한 것에 의하면 곧 과위를 얻을 수 있고 현관도 있을 것이라고 집착하거나, 저러한 것에 의하면 과위를 얻을 수 없고 현관도 없다고 집착하는 것이 다 희론(戲論)이기 때문이니라. 온갖 법의 평등한 성품에는 아무런 희론도 있지 않나니, 희론을 여의면 비로소 법의 평등한 성품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만일 여기서 도무지 성품 있음도 없고, 성품 없음도 없으며, 평등한 성품이라고 말할 수도 없으면, 이와 같은 것을 곧 법의 평등한 성품이라고 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나니, 법의 평등한 성품이란 이미 말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것이지만, 평등한 성품을 제외하면 얻을 법이 없고, 온갖 법을 떠나서는 평등한 성품도 없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한다. 법의 평등한 성품은 범부[異生]ㆍ성자(聖者)들은 모두 행할 수 없나니, 그들의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구수 선현이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법의 평등한 성품이 어찌 또 부처님까지도 행하실 경계가 아니란 말입니까?”
003_0807_c_08L具壽善現復白佛言:“世尊!法平等性豈亦非佛所行境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법의 평등한 성품은 모든 성현들이 행할 경계가 아니니, 이른바 믿음을 따르는 행을 하는 이[隨信行]거나, 법을 따르는 행을 하는 이[隨法行]거나, 여덟째 지위에 있는 이거나, 예류(預流)거나, 일래(一來)거나, 불환(不還)이거나, 아라한(阿羅漢)이거나, 독각(獨覺)이거나,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거나, 모든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등각(正等覺)이거나 모두가 법의 평등한 성품으로 행할 바의 경계를 삼을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모든 법에 대하여 자유롭긴 해도 만일 평등한 성품이 부처님과 다르다면 이것은 부처님께서 행하실 경계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평등한 성품은 부처님과 다름이 없거늘 어떻게 부처님께서 그 경계를 행하신다고 하겠느냐?
003_0808_a_01L 선현아, 알아야 한다. 모든 범부들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믿음을 따르는 행을 하는 이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법을 따르는 행을 하는 이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여덟째 지위에 있는 이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모든 예류(預流)들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모든 일래(一來)들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모든 불환(不還)들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모든 아라한들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모든 독각들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모든 보살마하살들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나,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들의 법의 평등한 성품 등,
이러한 온갖 법의 평등한 성품은 모두가 같은 모양, 이른바 모양 없음[無相]이니, 이것은 하나요 평등하고 둘이 없고 차별이 없는 까닭에 ‘이것은 범부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요,……내지 이것은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법의 평등한 성품이다’라고 말할 수 없느니라. 이 하나인 법의 평등한 성품 안에서는 모든 평등한 성품을 이미 얻을 수 없나니, 그 속에서 범부과 성자의 차별된 모양도 또한 얻을 수 없느니라.”
4)4)산스끄리트어 gandharva의 한역어(香神ㆍ嗅香ㆍ香陰ㆍ食香) 가운데 하나로서 보통은 건달바(乾闥婆)라고 음사함. 인도 신화에서 여러 가지 속성이 부여되는 신령의 한 무리. 불교에 도입되면서 천룡팔부신중(天龍八部神衆)의 하나로 포섭되어 긴나라(緊那羅)와 함께 제석천을 모시고 음악을 연주함.
5)5)다 갖춘 명칭으로는 성제현관(聖諦現觀)이라고 한다. 확실한 진리를 체득하여 진리와 일체가 된 경지를 말하는 것으로 단어 자체는 ‘앞에 있는 경계를 관한다’는 뜻. 견도(見道) 16심(心)의 지위에서 현전(現前)한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똑같이 관하는 것이며 견현관(見現觀)ㆍ연현관(緣現觀)ㆍ사현관(思現觀) 등의 세 가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