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물질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의 여읨이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의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물질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눈의 영역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눈의 영역을 여읨이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빛깔의 영역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빛깔의 영역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004_0050_b_01L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눈의 경계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눈의 경계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빛깔의 경계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빛깔의 경계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안식의 경계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안식의 경계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눈의 접촉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눈의 접촉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004_0050_c_01L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눈의 접촉이 인연이 되어서 생기는 모든 느낌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눈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지계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수계ㆍ화계ㆍ풍계ㆍ공계ㆍ식계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지계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수계ㆍ화계ㆍ풍계ㆍ공계ㆍ식계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인연(因緣)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무등간연(無等間緣)ㆍ소연연(所緣緣)ㆍ증상연(增上緣)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인연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무등간연ㆍ소연연ㆍ증상연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무명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행 내지 늙음과 죽음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무명을 여읨이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행 내지 늙음과 죽음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004_0051_a_01L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보시바라밀다를 여읨이 곧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여읨이요, 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를 여읨이 곧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보시바라밀다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정계ㆍ안인ㆍ정진ㆍ선정ㆍ반야 바라밀다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내공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외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모든 내공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외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진여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법계 내지 부사의계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진여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법계 내지 부사의계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004_0051_b_01L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4념주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4정단 내지 8성도지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4념주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4정단 내지 8성도지를 여읨이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4정려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4무량ㆍ4무색정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4정려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4무량ㆍ4무색정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8해탈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8승처ㆍ9차제정ㆍ10변처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8해탈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8승처ㆍ9차제정ㆍ10변처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공해탈문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무상ㆍ무원 해탈문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공해탈문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무상ㆍ무원 해탈문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004_0051_c_01L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정관지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종성지 내지 여래지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정관지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종성지 내지 여래지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극희지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이구지 내지 법운지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극희지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이구지 내지 법운지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다라니문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삼마지문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다라니문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삼마지문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5안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6신통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5안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6신통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004_0052_a_01L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여래의 10력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4무소외 내지 18불불공법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여래의 10력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4무소외 내지 18불불공법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여든 가지 좋은 모습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여든 가지 좋은 모습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잊음이 없는 법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잊음이 없는 법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일체지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도상지ㆍ일체상지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일체지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도상지ㆍ일체상지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예류과를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요, 일래과 내지 독각의 깨달음을 여읨이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여읨이며, 이와 같이하여 내지 모든 예류과를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이요, 일래과 내지 독각의 깨달음을 여읨이 곧 일체지지를 여읨입니다.
모든 하늘들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모든 법은 멀리 여의지 않음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그 마음이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근심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고 침체하지 않고 잠기지 않으면 이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004_0052_c_01L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갖가지 인연으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침체하지 않고 잠기지 않으니,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모든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에서 침체하고 잠기게 하는 것과 침체하고 잠기는 바와 침체하고 잠기는 때와 침체하고 잠기는 곳과 침체하고 잠기는 이와 이로 말미암아 침체하고 잠김을 모두 얻을 수 없으니, 온갖 법은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말을 듣고 그 마음이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근심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고 침체하지 않고 잠기지 않으면, 이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이 모두 얻을 수 없어서 이는 침체하고 잠기게 하는 것이요, 이는 침체하고 잠기는 바요, 이는 침체하고 잠기는 때요, 이는 침체하고 잠기는 곳이요, 이는 침체하고 잠기는 이며 이로 말미암아 침체하고 잠긴다고 시설할 수 없음을 관찰하며, 이 인연으로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말을 듣더라도 그 마음이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근심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고 침체하지 않고 잠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능히 이와 같이 행하면 다만 모든 제석천왕과 대범천왕과 모든 중생들의 주인들에게 함께 예배하고 공경함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또한 이를 넘어서 극광정천(極光淨天)이나 변정천(遍淨天)이나 광과천(廣果天)이나 정거천(淨居天)이나 그 밖의 하늘 무리들이 항상 함께 공경하고 예배할 것이며, 이 보살마하살은 또한 시방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세계의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인 현재 설법하시는 분들께서 항상 함께 보살피리라.
004_0053_a_01L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능히 이와 같이 행하는 까닭에 곧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속히 원만케 하고, 또한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속히 원만케 하며, 또한 진여 내지 부사의계를 속히 원만케 하고, 또한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속히 원만케 하며, 또한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속히 원만케 하고, 또한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속히 원만케 하며, 또한 8해탈 내지 10변처를 속히 원만케 하고, 또한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속히 원만케 하며,
또한 극희지 내지 법운지를 속히 원만케 하고, 또한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속히 원만케 하며, 또한 5안과 6신통을 속히 원만케 하고, 또한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속히 원만케 하며, 또한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속히 원만케 하고, 또한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속히 원만케 하며, 또한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속히 원만케 하고, 또한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속히 원만케 하며, 또한 일체지지를 속히 원만케 하느니라.
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능히 이와 같이 행하면 항상 여래ㆍ응공ㆍ정등각과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함께 보살펴서 온갖 공덕을 속히 원만케 할 수 있으리니, 이 보살마하살은 부처님께서 마땅히 행하시는 곳을 행하고 또한 부처님께서 행하시는 행을 바르게 수행하므로 이 보살은 불세존과 같은 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004_0053_b_01L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그 마음이 견고하여 가령 시방의 긍가(殑伽:항하)의 모래 같은 모든 부처님 세계의 온갖 유정이 모두 악마가 되고, 그 낱낱 악마가 다시 그만큼 악마를 변화로 만들며, 이 모든 악마들이 모두 한량없고 그지없는 신력이 있어서 이 모든 악마들은 그들의 신력이 다하도록 이 보살마하살을 장애하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지 못하게 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않게 할 수 없느니라.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이 보살마하살은 이미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를 얻어서 온갖 법의 얻을 수 없음을 통달하였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두 가지 법을 성취하면 온갖 악마들이 장애하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지 못하게 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않게 할 수 없으리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모든 법이 끝내 공함을 관찰하는 것이요, 둘째는 온갖 유정을 버리지 않는 것이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두 가지 법을 성취하면 온갖 악마들이 장애하여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지 못하게 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않게 할 수 없으리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모두 다 능히 지음이요, 둘째는 모든 부처님께서 항상 호념(護念)하는 것이니라.
004_0053_c_01L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능히 이와 같이 행하면 모든 천신들이 항상 와서 예배하고 공경하며 가까이하여 공양하면서 청하여 물으며 권하여 말하되 ‘훌륭하십니다. 대사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고자 하면 응당 부지런히 공ㆍ무상ㆍ무원에 머물러야 할 것이니,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대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부지런히 힘써 공ㆍ무상ㆍ무원에 머무르면 온갖 유정이 의지하고 믿을 데가 없는 이에게는 능히 의지하고 믿을 데가 되고, 귀의할 곳이 없는 이에게는 능히 귀의할 곳이 되고, 의지할 구호가 없는 이에게는 능히 구호가 되고, 머무르고 나아갈[投趣] 곳이 없는 이에게는 능히 머무르고 나아갈 곳이 되고, 육지와 섬이 없는 이에게는 능히 육지와 섬이 되고, 집이 없는 이에게는 능히 집이 되고, 어두운 이에게는 능히 광명이 되고, 귀머거리와 장님에게는 능히 귀와 눈이 되어 주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대사여, 이와 같이 공ㆍ무상ㆍ무원에 머무름은 곧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는 것이니, 만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능히 머무르면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리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능히 이와 같이 머무르면, 곧 시방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세계에 지금 계시는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 가운데서 바른 법을 말씀하실 때 자연히 이 보살마하살의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 이른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는 미묘한 공덕을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하시느니라.
004_0054_a_01L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내가 지금 대중을 위하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베풀어 설하고 대중들 앞에서 보당(寶幢)보살마하살ㆍ정계(頂髻)보살마하살 등 모든 보살마하살과 그 밖에 현재 부동(不動)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서 청정하게 범행을 닦으며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는 모든 보살마하살의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 이른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는 미묘한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하는 것과 같이, 현재 동방으로 긍가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에 계시는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대중들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베풀어 설하시고 거기에서도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청정하게 범행을 닦으며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르고 있어,
그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각각 대중의 앞에서 그 보살마하살들의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 이른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는 미묘한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하시며, 남과 서와 북의 방위와 네 사이 방위와 위와 아래로 긍가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의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대중에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베풀어 설하시고 거기에서도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청정하게 범행을 닦으며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르고 있어, 그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각각 대중의 앞에서 그 보살마하살들의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 이른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는 미묘한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하시느니라.
004_0054_b_01L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있어 처음으로 마음을 일으킴부터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점차로 큰 깨달음의 도를 원만케 하고 점차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원만케 하여 내지 일체지지를 얻을 것이며, 또한 시방으로 긍가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의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바른 법을 말씀하실 때 대중 앞에서 이 보살마하살의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 이른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머무는 미묘한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하시나니, 왜냐하면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은 능히 어려운 일을 하여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고 유정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보살마하살은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물러서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바른 법을 설하실 때 대중의 앞에서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함을 받으며, 또 어떤 보살마하살은 비록 수기는 받지 않았으나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또한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바른 법을 설하실 때 대중의 앞에서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함을 받느니라.”
004_0054_c_01L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선현아, 어떤 보살마하살이 부동 부처님[不動佛]께서 보살로 계실 때의 행한 바를 따라 배워서 이미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얻고 머물러서 이 보살마하살은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바른 법을 설하실 때 대중의 앞에서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함을 받느니라. 또 어떤 보살마하살이 보당보살마하살과 정계보살 등이 행한 바를 따라 배워서 이 보살마하살은 비록 수기를 받지는 않았으나 부지런히 정진하여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고 또한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바른 법을 설하실 때 대중의 앞에서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함을 받느니라.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있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며 온갖 법의 남이 없는 성품 가운데서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지 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을 증득하지 않고, 온갖 법의 끝내 공한 성품을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을 증득하지 않고, 온갖 법이 끝내 고요한 성품을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을 증득하지 않고, 온갖 법이 모두 멀리 여읜 성품을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을 증득하지 않고, 온갖 법이 모두 묘한 성품을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을 증득하지 않고, 온갖 법이 모두 공한 성품을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을 증득하지 않고, 온갖 법의 있지 않는 성품을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을 증득하지 않고, 온갖 법의 자유롭지 않은 성품을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을 증득하지 않고, 온갖 법의 견실(堅實)하지 않은 성품을 비록 깊이 믿고 이해하되 무생법인을 증득하지 않느니라.
004_0055_a_01L선현아, 이렇게 같은 보살마하살도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바른 법을 설하실 때 대중의 앞에서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함을 받느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바른 법을 설하실 때 대중의 앞에서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함을 받으면, 이 보살마하살은 성문과 독각 등의 지위를 초월하여 반드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느니라.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고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바른 법을 설하실 때 대중의 앞에서 이름과 종성과 모든 공덕을 자연히 기뻐하여 찬양하고 찬탄함을 받으면 이 보살마하살은 반드시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며 이러한 지위에 머물고는 속히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느니라.
또 선현아, 만일 보살승의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이치를 설하는 것을 듣고 의심이 없고 미혹이 없어서 미혹하지 않고 번민하지 않으며 다만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그 이치가 반드시 그러하여서 결정코 뒤바뀜이 없으리라’ 하면, 이 선남자와 선여인들은 반야바라밀다를 듣고 깊이 맑은 믿음을 낸 까닭에 점차로 부동불께서 계신 곳과 모든 보살마하살의 처소에서 널리 반야바라밀다를 듣고 그 이치에 대하여 깊이 맑은 믿음을 낼 것이며, 이미 믿고 이해한 뒤에는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름을 얻을 것이며, 이러한 지위에 머물고는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느니라.
004_0055_b_01L선현아, 이 보살승의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다만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듣고 의심이 없고 미혹이 없어서 미혹하지 않고 그릇되지 않아서 깊이 믿고 이해하는 마음을 내고 비방하지 않아도 오히려 한량없이 미묘한 선근을 얻거늘, 하물며 능히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막힘없이 통달하고 진여의 이치에 의하여 마음에 매달아 생각하고 진여에 머물러서 부지런히 힘써 닦고 배우는 것이겠는가. 이 선남자와 선여인들은 속히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고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묘한 법륜(法輪)을 굴려 유정들을 제도하리라.”
그때 구수 선현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이 끝내 얻을 수 없을진대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진여에 머물러 부지런히 힘써 닦고 배워 속히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고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묘한 법륜을 굴려 유정들을 제도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께서 변화시킨 이는 도무지 있지 않으며, 법이 진여를 여의고는 또한 얻을 수 없거늘 누가 진여에 머물러서 보살행을 닦으며, 누가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며, 누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며, 누가 법륜을 굴려 어떠한 법을 말하여 어떠한 유정을 제도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진여는 오히려 얻을 수 없거늘 하물며 진여에 머물러서 보살행을 닦아 속히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며,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묘한 법륜을 굴려 유정을 제도하는 일이 있겠습니까? 이러함이 만일 실제로 있다고 한다면 반드시 옳지 않을 것입니다.”
004_0055_c_01L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니라. 네 말과 같으니라. 여래께서 변화시킨 이는 있지 않으며, 법이 진여를 여의고는 얻을 수 없거늘, 누가 진여에 머물러서 보살행을 닦으며, 누가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며, 누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며, 누가 법륜을 굴려 어떠한 법을 말하여 어떠한 유정을 제도하리오. 선현아, 진여도 오히려 얻을 수 없거늘, 하물며 진여에 머물러서 보살행을 닦아 속히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며,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묘한 법륜을 굴려 유정들을 제도하는 일이 있으리오. 이러함이 만일 실제로 있다고 한다면 반드시 옳지 않으리라.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거나 세상에 나오시지 않거나 모든 법은 으레 진여와 널리 말하여 내지 부사의계를 여의지 않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결정코 진여에 머물러서 보살행을 닦고 널리 말하여 내지 유정들을 제도하는 일은 있지 않나니, 왜냐하면 선현아, 모든 법의 진여는 남이 없고 멸함이 없고 또한 머무르거나 달라지는 적은 부분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만일 법에 남이 없고 멸함이 없고 또한 머무르거나 달라지는 적은 부분도 얻을 수 없을진대 누가 그 가운데 머물러서 보살행을 닦으며, 누가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며, 누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며, 누가 묘한 법륜을 굴려 어떠한 법을 말하여 어떠한 유정을 제도하리오. 이 가운데는 온갖 것이 도무지 있지 않나니, 이러함이 만일 실제로 있다고 한다면 반드시 옳지 않으니라. 다만 세속에 의하여 가정하여 있다고 시설하느니라.”
004_0056_a_01L그때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지극히 매우 깊어 믿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우며,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비록 모든 법을 모두 얻을 수 없음을 알더라도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고 유정을 위하여 바른 법을 베풀어 설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겠습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결정코 진여에 머물러서 보살행을 닦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고 모든 유정을 위하여 바른 법을 말하는 일은 없으나 모든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온갖 법이 도무지 있지 않음을 관찰하고 깊은 법성에 그 마음이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의심이 없고 막힘이 없고 침체하지 않고 잠기지 않고 미혹하거나 번민하지도 않으니, 이와 같은 일은 매우 희유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선현이 제석천왕에게 말하였다. “교시가여, 그대가 말한 바와 같습니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온갖 법이 있지 않음을 관찰하고, 깊은 법성에 그 마음이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의심이 없고 막힘이 없고 침체하지 않고 잠기지 않고 미혹하거나 번민하지도 않으니, 이와 같은 일은 매우 희유한 것입니다. 교시가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온갖 법은 본 성품이 모두 공하고 이 공 가운데는 도무지 있는 것이 없음을 관찰하여 누가 놀라거나 두려워하거나 내지 미혹하거나 번민할 수 있겠는가 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깊은 법성에 그 마음이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의심이 없고 막힘이 없고 침체하지 않고 잠기지 않고 미혹하지 않고 번민하지 않음이 희유한 것은 아닙니다.”
그때 제석천왕이 선현에게 말하였다. “대덕께서 말씀하시는 모든 것이 공에 의지하니, 그러므로 말씀하시는 것이 항상 걸림이 없으십니다. 비유하여 화살을 허공에 향하여 쏘아서 멀거나 가깝거나 모두 걸림이 없는 것같이 대덕의 말씀도 그러하시니 누가 감히 그 가운데 대항할 수 있겠습니까.”
그때 제석천왕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대덕 선현께서 모든 말씀하신 것은 모두 공ㆍ무상ㆍ무원에 의지하며, 또 4념주 내지 8성도지에 의지하며, 또 4무량과 4무색정에 의지하며, 또 8해탈 내지 10변처에 의지하며,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의지하며 또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며 또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에 의지하며, 또 진여 내지 부사의계에 의지하며, 또 보살마하살의 지위에 의지하며, 또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에 의지하며, 또 5안과 6신통에 의지하며, 또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에 의지하며, 또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에 의지하며, 또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에 의지하며, 또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에 의지하며 또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의지합니다.”
004_0056_c_01L그때 부처님께서 제석천왕에게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구수 선현은 모든 법의 공에 머물러서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닦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닦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8해탈 내지 10변처를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8해탈 내지 10변처를 닦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도 오히려 얻을 수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머무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에 머무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진여 내지 부사의계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진여 내지 부사의계에 머무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닦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극희지 내지 법운지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극희지 내지 법운지를 닦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닦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5안과 6신통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5안과 6신통을 일으키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일으키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일으키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일으키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004_0057_a_01L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능히 행하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능히 증득하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일체지지를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일체지지를 능히 얻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바른 법륜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바른 법륜을 능히 굴리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좋은 모습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이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좋은 모습으로써 몸을 장엄하는 이를 얻을 수 있겠으며, 남이 없고 멸함이 없는 법을 오히려 얻을 수 없음을 관찰하거늘 하물며 남이 없고 멸함이 없는 법을 능히 증득하는 이를 얻을 수 있겠는가.
왜냐하면 교시가야, 구수 선현은 온갖 법에서 멀리 여읨의 머무름[遠離住]에 머무르며, 고요함의 머무름[寂靜住]에 머무르며, 있지 않음의 머무름[無所有住]에 머무르며, 얻을 바 없음의 머무름[無所得住]에 머무르며, 공의 머무름[空住]에 머무르며, 무상의 머무름[無相住]에 머무르며, 무원의 머무름[無願住]에 머무르기 때문이니라. 교시가야, 구수 선현은 온갖 법에서 이와 같은 한량없는 수승한 머무름에 머무느니라.
004_0057_b_01L교시가야, 선현이 머무는 한량없는 수승한 머무름은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머무는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행의 머무름에 견주어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내지 오파니살담(鄔波尼煞曇)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교시가야, 여래의 머무름을 제하고는 이 보살마하살들이 머무는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행의 머무름은 모든 성문과 독각 등의 머무름보다 으뜸이며, 훌륭하며, 거룩하며, 높으며, 묘하며, 미묘하며, 위이며, 위 없으며, 견줄 것 없으며, 견줄 것 없는 것과 같기 때문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교시가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온갖 유정의 위에 머무르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행의 머무름에 머무를지니, 왜냐하면 교시가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머무름 중에 머무르면 성문과 독각 등의 지위를 초월하여 보살의 바른 성품이 생멸을 여의는 지위에 증득하여 들어가 능히 온갖 불법을 속히 원만케 하고 번뇌와 습기의 계속함을 영원히 끊으며, 능히 빨리 일체지지를 증득하여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라는 이름을 얻어 능히 온갖 유정을 항상 이롭고 안락하게 하기 때문이니라.”
그때 대중 가운데 있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33천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뛰면서 기뻐하며 각각 천상의 미묘한 향과 꽃을 가지고 받들어 부처님과 필추들에게 뿌렸다. 이때 대중 속에 있던 6백 명의 필추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조아려 예배하고 왼쪽 어깨만을 가리고[偏覆左肩]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몸을 굽혀 공경하고 합장하여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잠시도 눈을 떼지 않으니,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각각 손바닥 사이에 미묘한 음성의 꽃이 저절로 가득하여 이 필추들은 기뻐 뛰면서 처음 보는 일을 얻어서 각각 이 꽃을 가지고 부처님의 위와 보살들에게 뿌리고 꽃을 뿌린 뒤에는 모두 서원을 세우되 ‘저희는 이 수승한 선근의 힘으로 항상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미묘한 행의 머무름에 머물러 성문과 독각은 머물 수 없는 바로 속히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나아가며 모든 성문과 독각 등의 지위를 초월하길 바라옵니다’라고 하였다.
004_0057_c_01L그때 세존께서는 필추들이 가장 높은 의요(意樂)로 큰 깨달음에 나아가서 결정코 물러나지 않을 것을 아시고 곧 빙그레 웃으시니 부처님의 평상시의 법과 같이 그 입으로부터 푸르고 누르고 붉고 희고 분홍색ㆍ자주색ㆍ짙은 푸른색[碧色]ㆍ초록색ㆍ금색ㆍ은색ㆍ파리색의 갖가지 빛을 놓아 두루 3천대천세계를 비추고 그 빛은 차츰 거두어져서 도로 부처님의 몸을 세 번 돌고는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 경희는 이러한 상서를 보고 기뻐 뛰면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因)과 무슨 연(緣)으로 이러한 미소를 나타내십니까? 모든 부처님께서 나타내시는 미소는 인연이 없지 않으니, 오직 여래께 바라옵건대 불쌍히 여기시어 말씀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경희야, 이 필추들은 오는 세상 성유겁(星喩劫) 동안에 모든 부처를 이루어서 같은 명호인 산화(散花)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족[明行圓滿, 明行足]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ㆍ박가범이라 할 것이며, 그 부처님의 수명과 사는 국토와 필추제자들 모든 것 다 같으리라. 이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 처음 나시어 집을 떠나 부처를 이루신 뒤에는 계시는 곳마다 낮이나 밤이나 항상 다섯 가지 빛깔의 묘한 음성의 꽃이 내리리니, 이 인연으로 내가 미소를 지었느니라. 그러므로 경희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가장 수승한 머무름에 머무르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야 하며, 만일 보살마하살이 여래의 머무름에 머무르고자 한다면 마땅히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야 하느니라.
004_0058_a_01L경희야,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힘써 닦고 배우면 이 선남자와 선여인들은 지난 세상에 혹은 인간으로 죽어서 도로 이곳에 태어났거나 혹은 도솔천에서 다하여 인간에 와서 났으니, 그들이 지난 세상에 혹은 인간 세상[人閒]에 있거나 혹은 천상에서 지내면서 일찍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널리 들은 까닭에 지금의 세상에서 능히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고 배우느니라. 경희야,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께서 현재 보시는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부지런히 닦고 배울 수 있으며 몸과 목숨과 재물을 돌아보지 않는 이라면 반드시 보살마하살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