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그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곧 말씀하셨다. “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가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4념주 내지 8성도지가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진여 내지 부사의계가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가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004_0210_b_01L8해탈 내지 10변처가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극희지 내지 법운지가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5안과 6신통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가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며, 모든 그 밖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불법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도이니라. 또 선현아, 온갖 법을 통틀어 그 모두가 보살마하살의 도이니라. 선현아, 네 뜻에 어떠하냐? 과연 모든 보살마하살이 배우지 않아야 할 법이 있어서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배우지 않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느냐?”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니라. 결정코 모든 보살마하살이 배우지 않아야 할 법이 있지 않나니,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배우지 않고 반드시 구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지 못하느니라.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만일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을 배우지 않으면 결정코 일체지지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하였다. “만일 온갖 법이 모두 제 성품이 공하다면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무엇을 배울 수 있겠습니까. 만일 배울 것이 있다면 세존께서 희론이 없는 곳에서 희론하시며, 이른바 모든 법이 있어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고 이것으로 말미암아 이것이 되어, 이는 세간이다, 이는 출세간이다, 이는 유루다, 이는 무루다, 이는 유위다, 이는 무위다, 이는 이생의 법이다, 이는 예류의 법이다, 이는 일래의 법이다, 이는 불환의 법이다, 이는 아라한의 법이다, 이는 독각의 법이다, 이는 보살의 법이다, 이는 여래의 법이다고 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004_0210_c_01L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니라. 네 말과 같이 온갖 법은 모두가 제 성품이 공하니라. 만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공하지 않으면 보살마하살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려니와 온갖 법은 모두 제 성품이 공하므로 보살마하살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느니라.
선현아, 네가 말한 만일 온갖 법이 모두가 제 성품이 공하다면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무엇을 배울 수 있겠으며 만일 배울 곳이 있다면 세존은 희론이 없는 곳에서 희론하여 이른바 모든 법이 있어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고 이것으로 말미암아 이것이 되어, 널리 말하여 내지 이는 여래의 법이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 것과 같나니, 만일 모든 유정들이 온갖 법의 제 성품이 모두 공한 것을 알면 모든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을 배워서 일체지지를 증득하여 모든 유정들을 위해 건립하고 베풀어 설하지 않아야 하리라. 그러나 모든 유정이 모든 법의 제 성품이 모두 공한 것을 알지 못하는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은 결정코 온갖 법을 배워서 일체지지를 증득하여 모든 유정들을 위해 건립하고 베풀어 설하여야 하느니라.
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처음으로 보살도를 닦고 배울 때 마땅히 자세히 관찰하되 ‘모든 법의 제 성품은 도무지 얻을 수 없고 오직 집착과 화합하여 이루어진 것이 있어서 나는 마땅히 모든 법의 제 성품이 모두가 끝내 공한 것을 자세히 관찰하여 그 가운데서 집착하지 않아야 하리니, 이른바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집착하지 않고, 눈의 영역 내지 뜻의 영역을 집착하지 않고, 빛깔의 영역 내지 법의 영역을 집착하지 않고, 눈의 경계 내지 뜻의 경계를 집착하지 않고, 빛깔의 경계 내지 법의 경계를 집착하지 않고, 안식의 경계 내지 의식의 경계를 집착하지 않고, 눈의 접촉 내지 뜻의 접촉을 집착하지 않고,
004_0211_a_01L눈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 내지 뜻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을 집착하지 않고, 지계 내지 식계를 집착하지 않고, 인연 내지 증상연을 집착하지 않고, 인연에서 생기는 모든 법을 집착하지 않고, 무명 내지 늙음과 죽음을 집착하지 않고,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집착하지 않고,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집착하지 않고, 진여 내지 부사의계를 집착하지 않고,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집착하지 않고,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집착하지 않고,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집착하지 않고, 8해탈 내지 10변처를 집착하지 않고,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집착하지 않고, 정관지 내지 여래지를 집착하지 않고, 극희지 내지 법운지를 집착하지 않고,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집착하지 않고, 5안과 6신통을 집착하지 않고,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집착하지 않고,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을 집착하지 않고,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집착하지 않고,
004_0211_b_01L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집착하지 않고, 예류과 내지 독각의 깨달음을 집착하지 않고,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집착하지 않고,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집착하지 않아야 하리라,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온갖 법은 모두가 제 성품이 공하여 공한 성품은 공한 성품을 집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니, 공한 가운데서 공한 성품도 오히려 얻을 수 없거늘 하물며 공한 성품이 공을 집착할 수 있겠는가’ 하느니라.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온갖 법을 관찰할 때 모든 법의 성품에 비록 집착이 없으나 모든 법을 배우며 싫증과 게으름이 없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배움에 머물러서 모든 유정들의 마음 작용[心行]의 차별을 관찰하나니, 이른바 이 모든 유정들의 마음이 어디로 가는가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며, 관찰하고는 그들의 마음이 다만 허망하게 집착하는 바로 가는 것을 여실히 깨달아 아느니라. 그때 보살은 곧 생각하되 ‘저들의 마음이 이미 허망하게 집착하는 바로 갔으나 나는 반드시 어렵지 않게 해탈케 하리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생각하고는 반야바라밀다에 머물러서 방편선교로써 모든 유정들을 가르쳐 경계하고 가르쳐 주며 ‘너희들은 이제 모두 응당 허망하게 집착하는 바를 멀리 여의고 바른 법에 들어가서 모든 착한 행을 닦아야 한다’라고 말하며, 다시 말하되 ‘너희들은 이제 마땅히 보시하여서 자구를 부족함이 없이 얻으리라. 그러나 이것을 믿고 교만한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하니,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이 가운데는 도무지 견실(堅實)한 일이 없기 때문이니라.
004_0211_c_01L너희들은 이제 마땅히 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를 행하여서 갖가지 공덕을 구족하게 얻으리라. 그러나 이것을 믿고 교만한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하니,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이 가운데는 도무지 견실한 일이 없기 때문이니라. 너희들은 이제 마땅히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행할 것이며, 진여 내지 부사의계를 행할 것이며,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행할 것이며,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행할 것이며,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행할 것이며, 8해탈 내지 10변처를 행할 것이며,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행할 것이며, 정관지 내지 여래지를 행할 것이며, 극희지 내지 법운지를 행할 것이며,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행할 것이며,
5안과 6신통을 행할 것이며,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행할 것이며,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행할 것이며,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행할 것이며, 예류과 내지 독각의 깨달음을 행할 것이며,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행할 것이며, 그 밖의 한량없는 불법을 모두 행하여야 하니라. 그러나 이것을 믿고 교만한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하니,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이 가운데는 도무지 견실한 일이 없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에 머물러서 방편선교로써 모든 유정들을 가르쳐 경계하고 가르쳐 줄 때 보살의 도를 행하며 집착하는 바가 없나니, 무슨 까닭이겠느냐. 온갖 법의 성품을 집착하지 않아야 하며 집착하는 이와 집착할 바와 집착할 때와 집착할 곳이 모두 제 성품이 없고 온갖 법의 제 성품이 공한 때문이니라.
이와 같아서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보살의 도를 수행할 때 온갖 법에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머무는 바 없음으로써 방편을 삼아 비록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진여 내지 부사의계를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004_0212_a_01L비록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8해탈 내지 10변처를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정관지 내지 여래지를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극희지 내지 법운지를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5안과 6신통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여래의 10력과 18불불공법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예류과 내지 독각의 깨달음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으며, 비록 모든 그 밖의 한량없는 불법을 행하나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나니,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이러한 제 성품과 행하는 이와 행의 모양이 모두 다 공하므로 그 가운데는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004_0212_b_01L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비록 예류과 내지 독각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나 그 가운데서 증득하여 머무르려 하지 않나니,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두 가지 까닭이 있기 때문이니라.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그 결과는 도무지 제 성품이 없어서 머무는 이와 머무는 바를 도무지 얻을 수 없는 것이요, 둘째는 거기에 기뻐하고 만족한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이니 그러므로 그 가운데 증득하여 머무르려 하지 않느니라. 이른바 모든 보살은 항상 생각하되 ‘나는 반드시 예류과 내지 독각의 깨달음을 얻어야 하고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니나 그 가운데 증득하여 머무르지 않아야 하리니,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내가 처음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의 마음을 일으킨 이래로 언제나 다른 생각이 없이 오직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만을 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결정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것이거늘 어찌 그 중간에서 다른 결과에 머무르리오’ 하느니라.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이 처음으로 마음을 일으킴부터 보살의 바른 성품으로 생을 여의는 데 나아가서 들 때까지 한번도 다른 생각이 없이 다만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만을 구하며,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이 처음으로 마음을 일으킴부터 열째 지위를 얻을 때까지 한번도 다른 생각이 없이 오직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만을 구하느니라.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이 오로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며 언제나 마음은 산란함이 없으며 일으키는 몸과 말과 뜻의 업은 모두가 깨달음의 마음과 함께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선현아, 이 보살마하살이 깨달음의 마음에 머물러서 깨달음의 도를 일으켜 다른 일들이 그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느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찌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시거나 세간에 나시지 않거나 모든 법과 법계는 으레 항상 머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004_0212_c_02L具壽善現復白佛言:“豈不諸佛若出世間、不出世間,諸法法界法爾常住?”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니라. 그러나 모든 유정들이 모든 법과 법계는 으레 항상 머무는 것임을 깨달아 알지 못하므로 항상 생사에 헤매어 모든 고뇌를 받나니 모든 보살마하살이 그들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도를 일으키고, 깨달음의 도에 의하여 모든 유정이 나고 죽는 뭇 고통에서 끝내 벗어나 항상하고 즐겁고 청량한 열반을 증득하게 하느니라.”
004_0213_a_01L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깨달음이 곧 도요 도가 곧 깨달음이라면, 어찌 보살마하살이 이미 깨달음의 도를 얻었으니 마땅히 깨달음을 얻었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하다면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무슨 까닭에 다시 보살들에게 여래의 10력과 4무소외와 4무애해와 대자ㆍ대비ㆍ대희ㆍ대사와 18불불공법과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과 그 밖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불법을 말해 주어 닦아 증득하게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니라. 그러나 네가 묻기를 ‘어찌 보살마하살이 깨달음의 도를 얻었으면 마땅히 깨달음을 얻었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 하였으니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깨달음의 도를 닦아서 원만케 하지 못하면 어떻게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004_0213_b_01L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원만케 했거나,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을 원만케 했거나,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원만케 했거나,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원만케 했거나, 모든 그 밖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불법을 원만케 하여서 이로부터 한 찰나도 끊임없이 금강 같은 선정[金剛禪定]과 상응하는 묘한 지혜로써 온갖 두 가지 장애의 거칠고 무거움[麤重]과 습기의 계속함을 영원히 끊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야 비로소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라 하며, 온갖 법에서 큰 자유를 얻어 오는 세상의 끝[未來際]을 다하도록 유정을 이롭게 하느니라.”
그때 구수 선현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는 것입니까?”
004_0213_b_06L爾時,具壽善現白佛言:“世尊!云何菩薩摩訶薩嚴淨佛土?”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마하살이 처음으로 마음을 일으킴부터 마지막의 몸[後有]에 이르기까지 항상 스스로 몸ㆍ말ㆍ뜻의 세 가지 거칠고 무거움[麤重]을 청청하게 하고, 남의 세 가지 거칠고 무거움도 청정하게 하는 까닭에 살고 있는 불국토를 능히 장엄 청정하게 하느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의 몸ㆍ말ㆍ뜻의 세 가지 거칠고 무거움입니까?”
004_0213_b_11L具壽善現復白佛言:“何謂菩薩摩訶薩身、語、意三麤重?”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생명을 해치거나 주지 않는 것을 취하거나 삿된 음욕을 행하면 이것이 몸의 거칠고 무거움이요,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과 추악한 말과 잡되고 더러운 말은 말의 거칠고 무거움이요, 탐욕과 성냄과 삿된 소견은 뜻의 거칠고 무거움이니라.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계율[戒蘊]ㆍ선정[定蘊]ㆍ지혜[慧蘊]ㆍ해탈[解脫蘊]ㆍ해탈지견[解脫知見蘊]이 모두 청정하지 않아도 거칠고 무거움이니라.
004_0213_c_01L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간탐하는 마음과 계율을 범하는 마음과 성내는 마음과 게으른 마음과 산란한 마음과 나쁜 지혜의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진여 내지 부사의계를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8해탈 내지 10변처를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극희지 내지 법운지를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5안과 6신통을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느니라.
004_0214_a_01L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멀리 여의는 마음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예류과 내지 독각의 깨달음을 탐착하여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또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이란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눈의 영역 내지 뜻의 영역이란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빛깔의 영역 내지 법의 영역이란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눈의 경계 내지 뜻의 경계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빛깔의 경계 내지 법의 경계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안식의 경계 내지 의식의 경계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눈의 접촉과 뜻의 접촉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눈의 접촉과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 내지 뜻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지계 내지 식계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인연 내지 증상연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인연에서 생기는 모든 법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무명 내지 늙음과 죽음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보시바라밀다 내지 반야바라밀다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진여 내지 부사의계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4념주 내지 8성도지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004_0214_b_01L8해탈 내지 10변처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극희지 내지 법운지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5안과 6신통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여래의 10력과 18불불공법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예류과 내지 독각의 깨달음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이생ㆍ성문ㆍ독각ㆍ보살ㆍ여래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지옥ㆍ축생ㆍ아귀 세계ㆍ인간ㆍ하늘ㆍ남자ㆍ여자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욕계ㆍ색계ㆍ무색계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착한 법ㆍ착하지 않은 법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유기법ㆍ무기법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유루법과 무루법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세간법과 출세간법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유위법과 무위법이라는 생각을 일으켜도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느니라.
004_0214_c_01L선현아, 이와 같이 한량없고 그지없이 모든 법을 집착함과 모든 유정의 허망한 분별과 함께 일으키는 몸ㆍ말ㆍ뜻의 업과 그러한 종류를 감당하는 성품이 없는 것을 모두 거칠고 무거움이라 하며, 모든 보살마하살은 다 마땅히 멀리 여의어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이와 같은 말한 거칠고 무거움을 멀리 여의어 스스로 보시바라밀다를 행하고 남도 가르쳐 보시바라밀다를 행하게 하나니, 만일 모든 유정들이 먹을 것을 바라면 먹을 것을 주고, 마실 것을 바라면 마실 것을 주고, 수레를 바라면 수레를 주고, 의복을 바라면 의복을 주고, 그 밖의 갖가지 자구도 바라는 대로 수시로 곳을 따라 모두 다 베풀어 주며 스스로 행하는 바와 같이 남도 가르쳐 그렇게 하느니라.
이렇게 보시한 뒤에는 이러한 선근을 가지고 모든 유정과 평등하게 함께 지니어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회향하여 유정들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는 것을 속히 원만케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스스로 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를 행하고 남도 가르쳐 정계 내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게 하나니, 이 일을 하고는 이러한 선근을 가지고 모든 유정과 평등하게 함께 지니어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회향하여 유정들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는 것을 속히 원만케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신통과 원력으로써 3천대천세계를 좋고 묘한 7보로 가득 채워 부처님과 법과 스님들께 보시하고, 보시한 뒤에는 기뻐하면서 큰 서원을 세우되 ‘나는 이와 같이 심은 선근을 가지고 모든 유정과 평등하게 함께 지니어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회향하여 나의 국토를 칠보로 장엄해서 온갖 유정이 여러 묘한 진귀한 보배를 마음대로 수용하며 탐내고 집착함이 없게 하리라’ 하느니라.
004_0215_a_01L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신통과 원력으로써 한량없는 천상과 인간의 모든 묘한 음악을 연주하여 삼보와 불탑[佛制多]에 공양하고, 공양한 뒤에는 기뻐하면서 큰 서원을 세우되 ‘나는 이와 같이 심은 선근을 가지고 모든 유정과 평등하게 함께 지니어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회향하여 나의 국토에서 항상 이와 같이 좋고 묘한 음악이 연주되어 유정들이 듣고 몸과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기며 탐내고 집착함이 없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신통과 원력으로써 3천대천세계를 인간과 천상의 모든 묘한 향과 꽃으로 가득 채워 삼보와 불탑에 공양하고, 공양한 뒤에는 기뻐하면서 큰 서원을 세우되 ‘나는 이와 같이 심은 선근을 가지고 모든 유정과 평등하게 함께 지니어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회향하여 나의 국토에는 항상 이와 같은 모든 묘한 향과 꽃이 있어 유정들이 사용하여 몸과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기며 탐내고 집착함이 없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신통과 원력으로써 백 가지 맛의 좋고 묘한 음식을 마련하여 모든 부처님과 독각과 성문과 보살마하살들에게 공양하며, 공양한 뒤에는 기뻐하면서 큰 서원을 세우되 ‘나는 이와 같이 심은 선근을 가지고 모든 유정과 평등하게 함께 지니어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회향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모두 이와 같은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고 몸과 마음으로 기뻐하며 탐내고 집착함이 없게 하리라’ 하느니라.
004_0215_b_01L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신통과 원력으로써 인간과 천상의 모든 묘한 바르는 향과 곱고 부드러운 의복을 갖가지로 마련하여 모든 부처님과 독각과 성문과 보살마하살들에게 받들어 보시하고 혹은 다시 법과 불탑에 보시하며, 보시한 뒤에는 기뻐하면서 큰 서원을 세우되 ‘나는 이와 같이 심은 선근을 가지고 모든 유정과 평등하게 함께 지니어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회향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항상 이와 같은 의복과 바르는 향을 얻어 마음대로 사용하며 탐내고 집착함이 없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신통과 원력으로써 인간과 천상에서 뜻대로 생기는 다섯 가지 묘한 욕망[五妙欲]의 경계를 갖가지로 마련하여 모든 부처님과 불탑과 독각과 성문과 보살마하살들에게 공양하며 그 밖의 유정들에게 보시하며, 보시한 뒤에는 기뻐하면서 큰 서원을 세우되 ‘나는 이와 같이 심은 선근을 가지고 모든 유정과 평등하게 함께 지니어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회향하여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마음에 좋아하는 바에 따라 좋고 묘한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의 경계가 생각과 상응하여 생기어 기쁘게 사용하며 탐내고 집착함이 없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에 머무르고 남도 가르쳐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에 머무르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내공 내지 무성자성공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004_0215_c_01L또 선현아, 모든 보사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진여 내지 부사의계에 머무르고 남도 가르쳐 진여 내지 부사의계에 머무르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진여 내지 부사의계를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머무르고 남도 가르쳐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머무르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닦고 남도 가르쳐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4념주 내지 8성도지를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닦고 남도 가르쳐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004_0216_a_01L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8해탈 내지 10변처를 닦고 남도 가르쳐 8해탈 내지 10변처를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8해탈 내지 10변처를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닦고 남도 가르쳐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극희지 내지 법운지를 닦고 남도 가르쳐 극희지 내지 법운지를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극희지 내지 법운지를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닦고 남도 가르쳐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온갖 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004_0216_b_01L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5안과 6신통을 닦고 남도 가르쳐 5안과 6신통을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5안과 6신통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닦고 남도 가르쳐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여래의 10력 내지 18불불공법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을 닦고 남도 가르쳐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을 닦게 하며, 이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닦고 남도 가르쳐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004_0216_c_01L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닦고 남도 가르쳐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일체지ㆍ도상지ㆍ일체상지를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닦고 남도 가르쳐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용맹스럽고 바르고 부지런히 큰 서원을 세워 스스로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닦고 남도 가르쳐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닦게 하며, 이 일을 하고는 다시 발원하여 말하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을 때 나의 국토의 모든 유정들은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여의지 않게 하리라’ 하느니라.
이와 같아서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이와 같은 서원의 행에 의하여 곧 살고 있는 불국토를 능히 장엄 청정하게 하느니라.
004_0216_c_18L如是,善現!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由斯願行便能嚴淨所居佛土。
004_0217_a_01L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그 자리와 때에 따라 깨달음의 도를 행하고 마땅히 일으킨 서원과 행을 원만하게 하며 곧 그 자리와 때에 따라 부지런히 힘써 닦고 배우나니, 이 인연으로 스스로 능히 온갖 착한 법을 성취하고 능히 남도 온갖 착한 법을 점차로 성취하게 하며, 스스로 능히 수승한 상호(相好)로 장엄한 몸을 닦아 얻고 능히 남도 수승한 상호로 장엄한 몸을 점차로 닦아 얻게 하나니 광대한 복에 의하여 거두어지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장엄 청정하게 불국토를 닦아야 하나니, 이른바 그 국토에서는 항상 세 가지 나쁜 세계[惡趣]가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고, 모든 나쁜 그릇된 소견도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고,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의 독도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고, 남자와 여자의 형상도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고, 성문이나 독각도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고, 괴로움과 덧없음 등의 뜻에 맞지 않는 일도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고, 거두어들이는 자구도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고, 나와 내 것의 집착과 수면ㆍ결박ㆍ뒤바뀜의 집착도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고, 유정을 편안히 세우는 과위(果位)의 차별도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며, 오직 공ㆍ무상ㆍ무원ㆍ남이 없음ㆍ멸함이 없음ㆍ성품이 없음 등을 설하는 소리만을 듣느니라.
004_0217_b_01L이른바 유정들이 좋아하는 차별에 따라 나무ㆍ숲 등, 안팎의 물건 가운데서 항상 산들바람이 불어 서로 부딪쳐서 미묘한 음성을 내며 그 음성 안에서 말하기를 ‘온갖 법은 모두가 제 성품이 없고, 성품이 없는 까닭에 공하고, 공한 까닭에 모양이 없고, 모양이 없는 까닭에 소원이 없고, 소원이 없는 까닭에 남이 없고, 남이 없는 까닭에 멸함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법은 본래부터 고요하여서 제 성품이 열반이며, 여래께서 세상에 나시거나 나시지 않거나 모든 법과 법계는 으레 항상 머무르며 이른바 온갖 법은 성품이 없어서 공과 같다’ 하여, 그 불국토에 있는 모든 유정들이 낮이나 밤이나 다니거나 서거나 앉거나 눕거나 항상 이와 같은 미묘한 법음[法音]의 소리를 듣는 것이니라.
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제각기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머무르며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때 시방의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모두 함께 곳곳 부처님의 명호를 칭찬하리니, 만일 모든 유정이 이와 같은 부처님들의 명호를 들으면 결정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라.
선현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제각기 살고 있는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머무르며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때 모든 유정들에게 바른 법을 베풀어 설하나니, 유정들이 들으면 결정코 옳은 법인가, 그른 법인가 하는 의혹을 내지 않으리라.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그 모든 유정들은 온갖 법이 모두가 곧 진여ㆍ법계ㆍ법성이어서 모두가 옳은 법이요 그른 법이 없는 것을 통달하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아서 선현아,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모두 능히 이와 같이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느니라.
004_0217_c_01L또 선현아,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에게는 교화할 중생이 있어 선근(善根)을 갖추지 않아 모든 부처님ㆍ보살ㆍ독각ㆍ성문 등에게 모든 선근을 심지 않고 모든 나쁜 벗에게 포섭되어 착하고 어진 벗을 여읜 까닭에 바른 법을 듣지 못하고 항상 갖가지로 나[我]와 유정이라는 소견과 모든 그릇된 소견을 집착하고 간직하여[執藏] 아주 없음[斷]과 항상함[常]이 있는 두 가지의 치우친 집착에 빠져 있으며, 이 유정들은 스스로 삿된 집착을 일으키고 남도 가르쳐 삿된 집착을 일으키게 하며, 삼보가 아닌 것에 삼보라는 생각을 일으켜서 삼보 중에서 삼보가 아니라고 이르며, 바른 법을 헐뜯고 비방하며 삿된 법을 칭찬하나니, 이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다하여 온갖 나쁜 세계에 떨어져서 온갖 극심한 고통을 받느니라.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제각기 자기의 국토에 머물러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한 뒤에 그 유정들이 나고 죽음에 빠져 돌며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신통력과 방편으로 교화하여 나쁜 소견을 버리고 바른 소견에 머무르게 하며, 나쁜 세계에서 벗어나서 인간에 나게 하며, 인간에 난 뒤에는 다시 갖가지 신통력과 방편으로써 교화하여 바르게 결정된 무리에 머무르게 하나니, 이 까닭에 끝내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게 되며, 다시 수승한 서원과 행을 부지런히 닦아 목숨이 다하여 장엄 청정한 불국토에 태어나서 정토의 대승법의 즐거움을 받게 하느니라.
이와 같아서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모두 능히 이와 같이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여 살고 있는 국토가 지극히 청정한 까닭에 거기에 나는 유정들은 온갖 법에 대하여 의혹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른바 이는 세간법이다, 이는 출세간법이다, 이는 유루법이다, 이는 무루법이다, 이는 유위법이다, 이는 무위법이다 하는 온갖 의혹과 분별이 끝내 나지 않느니라. 이 인연으로 그 유정들은 결정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나니, 선현아,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는 공덕의 모양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