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삼천대천세계의 범중천(梵衆天) 내지 대범천(大梵天)과 광천(光天) 내지 극광정천(極光淨天)과 정천(淨天) 내지 변정천(遍淨天)과 광천(廣天) 내지 광과천(廣果天)과 무번천(無繁天) 내지 색구경천(色究竟天)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생각하기를, ‘우리는 마땅히 이러한 보살에게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시고 묘한 법륜을 굴려 모두를 이롭게 하도록 청해야 하리라’고 하느니라.
004_0245_a_01L또 사리자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와 그 밖의 착한 법을 더하게 되면, 이때 그 세계의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들은 기뻐 날뛰면서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이러한 보살을 부모ㆍ형제ㆍ처자ㆍ권속과 아는 이와 친한 벗으로 삼으리라’고 하느니라.
이때 그 세계의 사대왕중천 내지 타화자재천과 범중천 내지 대범천과 광천 내지 극광정천과 정천 내지 변정천과 광천 내지 광과천과 무번천 내지 색구경천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생각하기를 ‘우리는 갖가지 방편을 베풀어서 이 보살로 하여금 음욕의 법을 여의고 처음 발심해서부터 구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기까지 항상 범행을 닦으며 순결(順結)의 법에 대해 탐욕을 내어 물들지 않게 해야 하리니,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범행이 아닌 것을 행하면 범천(梵天)에 나는 것도 오히려 장애가 되거든 하물며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함이랴’ 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은 욕심을 끊고 집을 떠나서 범행을 닦는 이라야 능히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것이요, 집을 떠나지 않고 범행이 아닌 것을 행하여서는 증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어떤 보살에게는 부모와 처자 권속들이 갖추어 있으면서 보살마하살의 행을 닦기도 하고, 어떤 보살은 처자가 없이 처음 발심해서부터 성불하기까지 항상 범행을 닦으면서 동진(童眞)을 깨뜨리지 않기도 하며, 어떤 보살은 방편 선교로 먼저 나타나는 다섯 가지 묘한 욕[五妙欲, 五欲]의 경계를 받아 활용하다가 뒤에는 싫어 버리고 부지런히 범행을 닦아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기도 하느니라.
004_0245_b_01L사리자야, 마치 공교한 요술쟁이나 그의 제자로서 요술을 잘 부리는 이가 변화로 갖가지 다섯 가지 묘한 욕의 기구들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스스로 마음껏 기뻐하고 즐기며 낙을 누린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요술로 만든 것이 실제로 있는 것이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방편 선교로 유정들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5욕을 받는 것을 보이기는 하나 실제로는 물들음이 없나니,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모든 보살마하살은 5욕 가운데서 깊이 싫증을 내어 그 허물에 더럽혀지지 않고 한량없는 문으로써 모든 욕을 꾸짖고 헐뜯으며 생각하기를 ‘욕은 치열한 불과 같고 욕은 더러운 오물과 같고 욕은 망나니와 같고 욕은 원적(怨敵)과 같고 욕은 독약 그릇과 같고 욕은 어두운 우물과 같은 것이다’ 하느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한량없는 허물의 문으로써 모든 욕을 꾸짖고 헐뜯나니 어찌 진실로 모든 욕을 받는 일이 있겠느냐. 다만 방편으로 유정을 이롭게 하고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하기 위하여 변화로 이런 일을 나타낼 뿐이니라.”
그때에 사리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어떻게 행하여야 합니까?”
004_0245_b_14L爾時,舍利子白佛言:“世尊!諸菩薩摩訶薩云何應行甚深般若波羅蜜多?”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 마땅히 이렇게 관찰해야 하나니, 실로 보살이 있으나 보살이 있다고 보지 않고 보살의 이름도 보지 않으며, 반야바라밀다를 보지 않고 반야바라밀다의 이름도 보지 않으며, 행함을 보지 않고 행하지 않음도 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사리자야, 보살의 제 성품이 공하고 보살의 이름이 공하기 때문이니라.
004_0245_c_01L까닭이 무엇이겠느냐. 물질의 제 성품이 공하되 공에 의하지 않기 때문이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제 성품이 공하되 공에 의하지 않기 때문이니, 물질의 공은 물질이 아니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공은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이 아니로되, 물질은 공을 여의지 않고 공은 물질을 여의지 아니하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도 공을 여의지 않고 공도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여의지 않는지라, 물질이 곧 공이요 공이 곧 물질이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이 곧 공이요 공이 곧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이니라.
왜냐하면 사리자야, 이는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인데 깨달음[菩提]이라 하고, 이는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인데 살타(薩埵)라 하며, 이는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인데 보살이라 하고, 이는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인데 공이라 하나니, 이와 같은 제 성품은 생김도 없고 소멸함도 없고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기 때문이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이와 같이 수행하면 생김도 보지 않고 소멸함도 보지 않으며 더러움도 보지 않고 깨끗함도 보지 않나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다만 거짓으로 나그네 같은 이름을 붙여서 따로따로 법에 대하여 분별을 일으킬 뿐이니, 거짓으로 나그네 같은 이름을 붙여 말을 일으킴에 따라서 그러그러한 말을 하고 이러이러한 집착이 생기기 때문이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 이와 같은 것들의 이름과 이름하는 온갖 것을 보지 않으며, 보지 않기 때문에 집착이 생기지 않느니라.
또 사리자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는 마땅히 ‘보살이란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다. 부처님이란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다. 반야바라밀다란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다. 물질이란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다.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이란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다. 그 밖의 온갖 법도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다’라고 관찰해야 하느니라.
004_0246_a_01L사리자야, 마치 나[我]란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거늘 나라고 하는 것과 같아서 실로 얻을 수 없느니라. 이와 같아서 유정(有情)과 목숨[命者]과 나는 것[生者]과 기르는 것[養子]과 장부[士夫]와 보특가라(補特伽羅)와 널리 말하여 아는 것[知者]과 보는 것[見者]까지도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거늘 유정이라 하고 내지 보는 것이라 하나 실로 얻을 수 없나니, 얻을 수 없는 공이기 때문이니라. 다만 세속을 따라서 거짓으로 나그네 같은 이름을 붙였을 뿐이니, 모든 법도 그러하므로 집착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는 나 내지 보는 것이 있다고 보지 않고 온갖 법의 성품도 있다고 보지 않느니라.
사리자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이와 같이 수행하여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제하고는 온갖 성문이나 독각 등의 지혜로서는 미치지 못하나니,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이 보살마하살은 이름과 이름하는 것에서 얻는 바가 없으며 관찰[觀見]하지 않음으로써 집착이 없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능히 이와 같이 행하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잘 행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사리자야, 가령 너희 모든 큰 성문들이 남섬부주(南贍部洲)에 가득 차서 마치 대ㆍ갈대ㆍ벼ㆍ조ㆍ사탕수수ㆍ모든 삼과 숲 등과 같을지라도 너희들이 지닌 지혜는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보살의 지혜에 견주어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수분(數分)ㆍ산분(算分) 내지 오파니살담분(鄔波尼殺曇分)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이 보살마하살이 지닌 지혜는 능히 시방의 온갖 유정을 열반에 나아가게 하기 때문이니라. 또 사리자야,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한 보살마하살이 하루 동안에 닦은 지혜를 온갖 성문이나 독각의 지혜는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니라.
004_0246_b_01L사리자야, 남섬부주는 그만두고, 가령 너희 모든 큰 성문들이 4대주(大洲)에 가득 차서 마치 대ㆍ갈대ㆍ벼ㆍ조ㆍ사탕수수와 모든 삼과 숲 등과 같을지라도 너희들이 지닌 지혜는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보살의 지혜에 견주어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수분ㆍ산분 내지 오파니살담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이 보살마하살이 지닌 지혜는 능히 시방의 온갖 유정을 열반에 나아가게 하기 때문이니라. 또 사리자야,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한 보살마하살이 하루 동안에 닦은 지혜를 온갖 성문이나 독각의 지혜는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4대주는 그만두고, 가령 너희 모든 큰 성문들이 하나의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서 마치 대ㆍ갈대ㆍ벼ㆍ조ㆍ사탕수수와 모든 삼과 숲 등과 같을지라도 너희들이 지닌 지혜는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보살의 지혜에 견주어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산분ㆍ수분 내지 오파니살담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이 보살마하살이 지닌 지혜는 능히 시방의 온갖 유정을 열반에 나아가게 하기 때문이니라. 또 사리자야,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한 보살마하살이 하루 동안에 닦은 지혜를 온갖 성문이나 독각의 지혜는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니라.
004_0246_c_01L사리자야, 하나의 삼천대천세계는 그만두고, 가령 너희 모든 큰 성문들이 시방의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에 가득 차서 마치 대ㆍ갈대ㆍ벼ㆍ조ㆍ사탕수수와 모든 삼과 숲 등과 같을지라도 너희들이 지닌 지혜는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보살의 지혜에 견주어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수분ㆍ산분 내지 오파니살담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이 보살마하살이 지닌 지혜는 능히 시방의 온갖 유정을 열반에 나아가게 하기 때문이니라. 또 사리자야,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한 보살마하살이 하루 동안에 닦은 지혜를 온갖 성문이나 독각의 지혜는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니라.”
그때 사리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성문승(聲聞乘)인 예류ㆍ일래ㆍ불환ㆍ아라한이 지닌 지혜와 독각승(獨覺乘)이 지닌 지혜와 보살마하살이 지닌 지혜와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지닌 지혜와 같은 이 모두가 차별이 없고 서로 어기지 않으며, 생김도 없고 소멸함도 없어서 제 성품이 모두 공하고, 만일 법에 차별이 없고 서로 어기지 않으며 생김과 소멸함도 없어서 제 성품이 공하다면 이 법의 차별하는 이치를 얻을 수 없는데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한 보살마하살이 하루 동안에 닦은 지혜를 온갖 성문이나 독각의 지혜는 미칠 수 없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또 사리자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한 보살마하살이 하루 동안에 닦은 지혜는 일체상미묘지(一切相微妙智)와 일체지(一切智)와 도상지(道相智)와 일체상지(一切相智)를 갖추고 능히 끌어내어 온갖 유정을 이익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며 온갖 법에서 온갖 모양을 깨닫고는 방편으로 온갖 유정들을 무여의반열반(無餘依般涅槃)의 경계에 편안히 세우거니와 온갖 성문이나 독각의 지혜가 이런 작용이 있겠느냐?”
사리자야, 비유컨대 반딧불이가 ‘나의 빛은 남섬부주를 두루 비출 수 있어 크게 밝게 하겠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성문이나 독각도 그와 같아서 ‘나는 6바라밀다를 닦아 유정을 성숙시키고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며 부처님의 10력과 4무소외와 4무애해와 18불불공법을 원만하게 하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방편으로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을 무여의열반의 경계에 편안히 세워야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한 마음도 일찍이 없느니라.
사리자야, 비유컨대 해의 광명은 치성하여 나오자마자 이내 남섬부주를 두루 비추는 것처럼,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모든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두가 생각하기를 ‘나는 6바라밀다를 닦아 유정을 성숙시키고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며 부처님의 10력과 4무소외와 4무애해와 18불불공법을 원만하게 하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방편으로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을 무여의열반의 경계에 편안히 세워야겠다’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처음 발심해서부터 6바라밀다를 수행하여 묘한 보리좌(菩提座)에 편안히 앉기까지 항상 온갖 성문이나 독각의 참되고 청정한 복밭이 되나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에 의하여 온갖 착한 법이 세간에 나오기 때문이니, 이른바 온갖 10선업도(善業道)와 5근사계(近事戒)와 8근주계(近住戒)와 4정려(靜慮)와 4무량(無量)과 4무색정(無色定)과 4성제의 지혜[四聖諦智]와 4념주(念住)와 4정단(正斷)과 4신족(神足)과 5근(根)과 5력(力)과 7등각지(等覺支)와 8성도지(聖道支)와 4무소외와 4무애해와 여래의 10력과 6바라밀다와 18불불공법 등 모든 이와 같은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착한 법이 세간에 나타나는 것이니라.
이러한 보살의 모든 착한 법 때문에 세간에는 곧 찰제리의 큰 종족과 바라문의 큰 종족과 장자의 큰 종족과 거사의 큰 종족과 사대왕중천 내지 타화자재천과 범중천 내지 대범천과 광천 내지 극광정천과 정천 내지 변정천과 광천 내지 광과천과 무상유정천(無想有情天)과 무번천 내지 색구경천과 공무변처천(空無邊處天) 내지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이 세간에 출현하여 있게 되느니라.
004_0248_a_01L이때 사리자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다시 자신의 복밭을 청정하게 해야 합니까?”
004_0248_a_01L時,舍利子復白佛言:“世尊!諸菩薩摩訶薩爲復湏淨自福田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다시 자신의 복밭을 청정하게 할 필요가 없나니,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이미 지극히 청정하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큰 시주(施主)가 되어서 모든 유정들에게 세간과 출세간의 많은 착한 법을 베풀기 때문이니, 이를테면 유정에게 10선업도와 5근사계와 8근주계와 4정려ㆍ4무량ㆍ4무색정과 4성제의 지혜와 4념주와 4정단과 4신족과 5근과 5력과 7등각지와 8성도지와 여래의 10력과 4무소외와 4무애해와 6바라밀다와 18불불공법 등, 이와 같은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끝없는 착한 법을 베풀기 때문에 보살은 큰 시주라 하느니라. 이 때문에 이미 자신의 복밭은 청정해져 있고 세간의 한량없는 복더미를 내고 자라게 하느니라.
004_0248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물질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눈의 영역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빛깔의 영역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며,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눈의 경계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빛깔의 경계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며,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안식의 경계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며,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며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무명(無明)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며, 지어감[行]ㆍ의식[識]ㆍ이름과 물질[名色]ㆍ여섯 감관[六處]ㆍ감촉[觸]ㆍ느낌[受]ㆍ애욕[愛]ㆍ취함[取]ㆍ존재[有]ㆍ태어남[生]과 늙어 죽고 걱정하고 한탄하고 괴로워하고 근심하고 번민함[老死愁歎苦憂惱]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004_0248_c_01L모든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며,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법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본 성품[本性]의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일곱 가지 공과 상응하기 때문에 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일곱 가지 공과 상응할 때 물질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물질의 나는 법과 없어지는 법을 보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나는 법과 없어지는 법도 보지 않으며, 물질의 물드는 법과 청정한 법을 보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물드는 법과 청정한 법도 보지 않으며, 물질과 느낌의 합(合)함을 보지 않고 느낌과 생각의 합함을 보지 않고 생각과 지어감의 합함을 보지 않고 지어감과 의식의 합함도 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사리자야, 조그마한 법도 법과 합하는 것이 없나니, 온갖 법의 본 성품이 공하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모든 물질은 공하기에 그것은 물질이 아니고 모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은 공하기에 그것은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이 아니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모든 물질은 공하기에 그것은 공은 변하고 걸리는 모양[變礙相]이 아니며, 모든 느낌은 공하기에 그것은 받아들이는 모양[領納相]이 아니며, 모든 생각은 공하기에 그것은 형상을 취하는 모양[取像相]이 아니며, 모든 지어감은 공하기에 그것은 짓는 모양[造作相]이 아니며, 모든 의식은 공하기에 그것은 깨닫고 분별하는 모양[了別相]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사리자야, 물질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물질과 다르지 않으니, 공이 곧 물질이요 물질이 곧 공이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도 또한 그러하기 때문이니라.
004_0249_a_01L사리자야, 이 모든 법의 공한 모양은 나지 않고 없어지지 않으며, 물들지 않고 청정하지 않으며, 늘지 않고 줄지 않으며, 과거가 아니고 미래가 아니며 현재도 아니니라. 이와 같은 공 안에는 물질도 없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도 없으며, 눈의 영역도 없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도 없으며, 빛깔의 영역도 없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도 없으며, 지계도 없고 수계ㆍ화계ㆍ풍계ㆍ공계ㆍ식계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없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도 없으며, 빛깔의 경계도 없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도 없으며, 안식의 경계도 없고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도 없으며,
무명도 없고 무명의 없어짐도 없으며, 지어감ㆍ의식ㆍ이름과 물질ㆍ여섯 감관ㆍ접촉ㆍ느낌ㆍ애욕ㆍ취함ㆍ존재ㆍ태어남과 늙음과 죽음도 없고 지어감 내지 늙음과 죽음의 없어짐도 없으며,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도 없고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도 없으며, 얻음[得]도 없고 드러난 관찰[現觀]도 없으며, 예류도 없고 예류과도 없으며, 일래도 없고 일래과도 없으며, 불환도 없고 불환과도 없으며, 아라한도 없고 아라한과도 없으며, 독각도 없고 독각의 깨달음도 없으며, 보살도 없고 보살의 행도 없으며, 정등각(正等覺)도 없고 정등각의 깨달음도 없느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보시 바라밀다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물질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004_0249_b_01L눈의 영역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빛깔의 영역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눈의 경계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빛깔의 경계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안식의 경계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으며, 무명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고 지어감ㆍ의식ㆍ이름과 물질ㆍ여섯 감관ㆍ접촉ㆍ느낌ㆍ애욕ㆍ취함ㆍ존재ㆍ태어남과 늙음과 죽음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4념주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4정단과 4신족과 5근과 5력과 7등각지와 8성도지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6신통(神通)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으며, 부처님의 10력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4무소외와 4무애해와 18불불공법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며, 일체상미묘지(一切相微妙智)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을 보지 않고 일체지지(一切智智)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도 보지 않느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004_0249_c_01L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 공(空)이 공과 합하고 또한 공과 상응하지 않음도 관찰하지 않으며, 무상(無相)이 무상과 합하고 또한 무상과 상응하지 않음도 관찰하지 않으며, 무원(無願)이 무원과 합하고 또한 무원과 상응하지 않음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공ㆍ무상ㆍ무원은 합함도 없고 합하지 않음도 없으며 상응함도 없고 상응하지 않음도 없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온갖 법의 제 모양[自相]의 공에 들어간 뒤에는 물질의 모임[合]과 흩어짐[散]을 관찰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물질과 전제(前際)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전제를 보지 않기 때문이요, 물질과 후제(後際)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후제를 보지 않기 때문이요, 물질과 중제(中際)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중제를 보지 않기 때문이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전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전제를 보지 않기 때문이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후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후제를 보지 않기 때문이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중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중제를 보지 않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004_0250_a_01L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전제와 후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전제와 중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후제와 전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후제와 중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중제와 전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중제와 후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전제와 후제ㆍ중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후제와 전제ㆍ중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중제와 전제ㆍ후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으며, 전제ㆍ후제ㆍ중제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3세(世)가 공하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일체지(一切智)와 과거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과거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과거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미래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미래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미래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현재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현재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현재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물질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물질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물질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004_0250_b_01L일체지와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눈의 영역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눈의 영역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눈의 영역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빛깔의 영역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빛깔의 영역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빛깔의 영역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눈의 경계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눈의 경계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눈의 경계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무명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무명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무명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일체지와 지어감ㆍ의식ㆍ이름과 물질ㆍ여섯 감관ㆍ접촉ㆍ느낌ㆍ애욕ㆍ취함ㆍ존재ㆍ태어남ㆍ늙음와 죽음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오히려 지어감 내지 늙음과 죽음조차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일체지와 지어감 내지 늙음과 죽음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겠느냐.
004_0251_b_01L일체지와 부처님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고 부처님과 일체지의 모임과 흩어짐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일체지가 곧 부처님이요 부처님이 곧 일체지이기 때문이니라. 일체지와 깨달음의 모임과 흩어짐을 관찰하지 않고 깨달음과 일체지의 모임과 흩어짐도 관찰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일체지가 곧 깨달음이요 깨달음이 곧 일체지이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물질의 있음과 없음에 집착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있음과 없음에 집착하지 않으며, 물질의 항상함과 덧없음에 집착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항상함과 덧없음에 집착하지 않으며, 물질의 즐거움과 괴로움에 집착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괴로움과 즐거움에 집착하지 않으며, 물질의 나와 나 없음에 집착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나와 나 없음에 집착하지 않으며, 물질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에 집착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에 집착하지 않으며,
물질의 공함과 공하지 않음에 집착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공함과 공하지 않음에 집착하지 않으며, 물질의 모양이 있음과 모양이 없음에 집착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모양이 있음과 모양이 없음에 집착하지 않으며, 물질의 소원이 있음과 소원이 없음에 집착하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소원이 있음과 소원이 없음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004_0251_c_01L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 ‘나는 반야바라밀다를 행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반야바라밀다를 행하기도 하고 행하지 않기도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도 아니고 행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고도 생각하지 않느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는 보시바라밀다를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고 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를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으며, 보살의 바른 결정[正決定]에 들기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고, 보살의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얻기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으며, 유정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고, 불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기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으며,
004_0252_a_01L4념주를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고 4정단ㆍ4신족ㆍ5근ㆍ 5력ㆍ7등각지ㆍ8성도지를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으며, 부처님의 10력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고 4무소외ㆍ4무애해ㆍ18불불공법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으며, 내공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고 외공ㆍ내외공ㆍ공공ㆍ대공ㆍ승의공ㆍ유위공ㆍ무위공ㆍ필경공ㆍ무제공ㆍ산공ㆍ무산공ㆍ본성공ㆍ자상공ㆍ공상공ㆍ일체법공ㆍ무성공ㆍ무성자성공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으며,
진여를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고 법계ㆍ법성ㆍ실제를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는 모든 법의 성품의 차별을 보지 않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천안지증통(天眼智證通)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으며, 천이(天耳)ㆍ타심(他心)ㆍ숙주수념(宿住隨念)ㆍ신경(神境)ㆍ누진(漏盡)의 지증통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 반야바라밀다도 오히려 보지 않거든 하물며 보살마하살과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6신통의 일을 보겠느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004_0252_b_01L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나는 천안지증통으로써 시방의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있는 온갖 유정들이 여기서 죽고 저기에 태어나는 여러 가지 차별을 두루 본다’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천이지증통으로써 시방의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있는 온갖 유정들의 음성의 차별을 두루 듣는다’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타심지증통으로써 시방의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이 세계에 있는 온갖 유정들의 심(心)과 심소(心所)에 반연하여 생각하는 차별을 두루 안다’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숙주수념지증통으로써 시방의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있는 온갖 유정들의 지난 생의 차별을 두루 기억한다’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신경지증통으로써 시방의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두루 가서 모든 유정들에게 바른 법을 베풀어 설한다’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누진지증통으로써 시방의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있는 온갖 유정의 번뇌의 다함과 다하지 않음을 두루 안다’라고 생각하지 않느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
004_0252_c_01L또 사리자야,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할 때는 방편 선교로써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을 무여의반열반의 경계에 두루 편안히 세울 수 있으며, 온갖 악마와 모든 권속들은 그 짬을 얻지 못하고 온갖 번뇌는 모두 다 굴복시켜 없애며, 세간의 여러 가지 일들은 하고자 하는 대로 모두 이루며, 시방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세계의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과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다 함께 이러한 보살을 보호하여 온갖 성문이나 독각 등의 지위에 떨어지지 않게 하며,
시방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세계의 성문과 독각과 사대왕중천 내지 타화자재천과 범중천 내지 대범천과 광천 내지 극광정천과 정천 내지 변정천과 광천 내지 광과천과 무번천 내지 색구경천 모두가 함께 이러한 보살을 옹호하여 하는 모든 일에 장애가 없이 빨리 이룩되게 하며, 몸과 마음에 있는 갖가지 병고들을 모두 낫게 하고 설령 오는 세상에 괴로운 과보를 받아야만 할 죄업이 있더라도 바뀌어 현재 가볍게 받나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이 보살마하살은 온갖 유정에 대하여 자비가 두루하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큰 세력을 갖추어 가행(加行)을 조금만 해도 곧 능히 온갖 수승한 다라니문(陀羅尼門)과 온갖 수승한 삼마지문(三摩地門)을 끌어 일으켜 모두 앞에 나타나며, 이 세력으로 말미암아 마음대로 세간과 출세간의 갖가지 공덕을 이끌어 내고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모든 불세존과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만나서 섬기며,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언제나 부처님과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여의지 않느니라. 사리자야,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며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한량없고 그지없고 불가사의한 공덕과 훌륭한 이익을 얻는 것이니라.
004_0253_a_01L또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면서 ‘법과 법은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과 평등함과 평등하지 않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사리자야, 이 보살마하살은 법과 법의 상응함과 상응하지 않음과 평등함과 평등하지 않음이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되 이와 같은 법과 상응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다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