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제석이 말하였다. “저의 뜻으로는 차라리 깊고 묘한 반야바라밀다를 취하겠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제가 모든 부처님의 사리를 믿어 받거나 공양 공경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마는 그러나 모든 부처님의 몸과 사리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의 깊고 묘한 법문으로 인하여 나오기 때문이며,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의 깊고 묘한 법문의 공덕과 위력으로 말미암아 쪼이고 닦이는 까닭에 온갖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공양 공경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제가 33천의 선법전(善法殿) 안의 제석의 자리 위에 앉아 모든 하늘에게 바른 법을 연설할 때에 어떤 한량없는 천자들이 저에게로 와서 저의 설법을 듣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오른쪽으로 돌고는 떠나가습니다. 제가 만일 그 법좌(法座)에 있지 않을 때에는 모든 천자들이 역시 그곳으로 와서 비록 저를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제가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공양하고 공경하면서 모두 함께 말하기를, ‘이곳이 바로 천제석이 모든 하늘들에게 설법하시는 자리이다. 우리들은 모두가 천왕께서 계시는 때와 같이 공양하고 공경하고 오른쪽으로 돌고는 떠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오면, 제가 모든 부처님의 사리를 믿어 받거나 공양 공경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마는 그러나 모든 부처님의 몸과 사리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의 깊고 묘한 법문으로 인하여 나오기 때문이며,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의 깊고 묘한 법문의 공덕과 위력으로 말미암아 쪼이고 닦이는 까닭에 온갖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공양 공경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빛을 진 사람이 빚쟁이가 두려운지라 곧 국왕을 가까이하여 받들어 섬기면 왕의 세력에 의하여 두려움을 면하게 되고 도리어 빚쟁이가 두려워하면서 공양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그 사람은 국왕의 세력에 의지하여 왕이 거두어 주어서 위세를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설령 어떤 남자나 혹은 여인이 귀신에게 홀려서 몸과 마음이 괴로움을 당한다 해도 만일 이 신주를 가져다 보이면 신주의 위력으로 말미암아 귀신이 이내 버리고 가며, 어떤 이들이 열병이나 혹은 풍병(風病)이나 담병(痰病)이나 또는 두세 가지가 합친 합병증을 앓을 때에 만일 이 신주를 몸에다 걸어두면 이와 같은 모든 병이 낫지 않음이 없습니다.
이 신주가 어두운 데에 있으면 광명을 내며 더울 때에는 서늘하게 하고 추울 때에는 따습게 하며, 어느 지방에나 이 신주가 있으면 시절이 순조로워서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며, 또 그 지방에 이 신주가 있으면 뱀이나 전갈 등의 독이 감히 붙어 있지 못하며, 설령 어떤 남자나 혹은 또 여인이 중독(中毒)으로 고초를 당하며 참기 어렵다 해도 만일 이 신주를 가져다 보이게 되면 신주의 위력 때문에 독이 이내 소멸합니다.
만일 모든 못과 늪과 샘과 우물 등의 물이 흐리고 더럽거나 마르려고 할 적에 신주를 던져 넣으면 물이 이내 가득히 차고 향기롭고 맑아지면서 여덟 가지의 공덕[八功德]을 갖추게 되오며, 만일 푸르고 누르고 붉고 희고 분홍ㆍ자주ㆍ보라ㆍ초록 등 갖가지의 색깔로 된 비단옷으로 이 신주를 써서 물에다 넣으면 물은 옷의 채색을 따라 같은 빛이 되오니, 이와 같이 값진 큰 보배 신주는 그의 위덕이 그지없어서 말로는 다할 수 없사오며, 만일 상자에다 두면 그 그릇도 그지없는 위덕을 성취하게 되오며, 설령 빈 상자라 해도 전에 신주를 두었었다면 그 그릇까지도 뭇 사람이 애지중지하게 됩니다.”
004_0931_b_01L그 때 경희가 천제석에게 물었다. “이와 같은 신주가 하늘에만 있는 것인가, 인간에도 있는 것인가?”
천제석이 말씀드렸다. “인간에나 천상에나 다같이 이 신주는 있습니다. 만일 인간에 있는 것이면 형상이 작으면서도 무겁고 천상에 있는 것이면 형상이 크면서도 가볍습니다. 또 인간 안의 신주는 모양이 구족하지 못하고 천상의 것은 그 모양이 원만하며, 천상의 신주는 그 위덕이 수승하여 인간에 있는 것보다 곱절 뛰어납니다.”
여래께서 얻으신 일체지지와 그 밖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도 모두가 반야바라밀다로 인한 것이오며, 부처님의 사리도 모든 공덕으로 쪼이고 닦인 까닭에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온갖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의 공양과 공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두 몫의 가운데서, ‘저의 뜻으로는 차라리 깊고 묘한 반야바라밀다를 취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004_0931_c_01L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저는 모든 부처님의 사리를 믿어 받거나 공양 공경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마는 그러나 모든 부처님의 몸과 사리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의 깊고 묘한 법문으로 인하여 나오기 때문이며,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의 깊고 묘한 법문의 공덕과 위력으로 말미암아 쪼이고 닦이는 까닭에 온갖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공양 공경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004_0932_a_01L교시가야, 마치 남섬부주 안에 있는 모든 나무들의 가지와 줄기와 꽃과 잎과 열매들이 비록 갖가지의 형상이 있으면서 같지 않다 하더라도 그 그늘에는 도무지 차별이 없는 것처럼, 이 6바라밀다도 비록 각각 다르다 하더라도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로 말미암아 일체지지를 섭수하고 회향하므로 모든 모양의 차별은 도무지 얻을 수 없느니라.”
그 때 천제석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광대하고 원만하고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을 성취합니다. 만일 어떤 이가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고 다시 갖가지의 훌륭한 꽃다발과 내지 등불로써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고 수호하면서 버리지 않으며, 또 다른 어떤 이가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고 더 나아가 다른 이에게 베풀어서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게 하면, 이 두 가지의 복덕에서 어느 것이 더 많겠습니까?”
그 때 부처님께서 천제석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도리어 너에게 물으리니, 너의 뜻대로 대답을 하라. 모든 유정이 남에게 청하여 부처님의 사리를 얻어다 보배 함에 넣어 청정한 곳에 모시고 다시 갖가지의 훌륭하고 묘한 꽃다발과 내지 등불로써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고 수호하면서 버리지 않으며, 또 다른 어떤 사람은 남에게 청하여 부처님의 사리를 얻어 나누어서 남에게 주어 그로 하여금 공양하게 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두 가지의 복덕에서 어느 것이 더 수승하겠느냐?”
천제석이 말하였다.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이 두 가지의 복덕에서 뒤의 것이 더 수승하겠습니다.”
004_0932_a_21L天帝釋言:“如我解佛所說義者,此二福聚,後者爲勝。”
004_0932_b_01L그 때 부처님께서 천제석을 칭찬하였다. “장하고 장하도다. 너의 말과 같으니라. 교시가야,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자기 자신이 공양하는 이와 또 더 나아가 남에게 베풀어서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게 하는 이가 있을 때에 이 두 사람의 복덕에서는 뒤의 것이 더 많으니라.
“또 교시가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남섬부주의 모든 유정들을 교화하여 모두를 열 가지 착한 업의 길[十善業道]에 머무르게 하고 이렇게 하여 차츰차츰 내지 시방의 항하 모래같이 많은 수의 모든 부처님 세계의 모든 유정들을 모두 두루 교화하여 모두를 열 가지 착한 업의 길에 머무르게 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또 교시가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남섬부주 모든 유정들을 교화하여 모두를 4정려(精慮)와 4무량(無量)과 4무색정[無色定]과 5신통(神通)에 머무르게 하고, 이렇게 하여 차츰차츰 내지 시방의 항하 모래같이 많은 수의 모든 부처님 세계의 유정들을 두루 교화하여 모두를 4정려와 4무량과 4무색정과 5신통에 머무르게 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그 때 천제석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떠한 유정들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이치를 해설해야 합니까?”
004_0932_c_11L時,天帝釋便白佛言:“應爲何等諸有情類,解說般若波羅蜜多甚深義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이치를 모르면 그들을 위하여 해설해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교시가야, 장차 오는 세상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나아가려 하면서 다른 이가 연설하는 비슷한[相似] 반야바라밀다를 들으면 마음이 곧 헷갈려서 물러나 중도(中道)를 잃게 되기 때문이니라.”
004_0933_a_01L어떻게 필추가 뒤바뀌어서 비슷한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느냐 하면, 그 필추가 위없는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낸 이를 위하여 물질이 무너지기 때문에 덧없다[無常]고 하고 항상함이 아닌 것도 없기 때문에 덧없다고 하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무너지기 때문에 덧없다고 하고 항상함이 아닌 것도 없기 때문에 덧없다고 하느니라. 또 말하기를, ‘만일 이와 같이 구하면 이것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이다’라고 하느니라. 교시가야, 이와 같은 것을 뒤바뀌어서 비슷한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한다고 하느니라.
교시가야, 물질이 무너지기 때문에 물질이 덧없다고 관찰하지 말 것이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무너지기 때문에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덧없다고 관찰하지 말 것이며, 다만 항상함[常]은 없기 때문에 물질과 내지 의식이 덧없다고만 관찰할지니라. 그러므로 교시가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대한 이치를 잘 알고 남을 위해 해설하면 그 복이 매우 많으니라.
또 교시가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남섬부주의 온갖 유정을 교화하여 모두를 예류과(預流果)나 혹은 일래과(一來果)ㆍ불환과(不還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나 혹은 독각의 깨달음[獨覺菩提]에 머무르게 하고, 이렇게 하여 차츰차츰 시방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의 온갖 유정을 두루 교화하여 모두를 예류과와 내지 독각의 깨달음에 머무르게 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004_0933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여 남에게 베풀어 읽고 외우게 하면서 그 유정에게 가르쳐 주고 경계하며 말하기를, ‘그대는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불법을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일체지지를 증득하리라’고 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얻는 복덕이 앞의 것보다도 매우 많으니라.
또 교시가야, 만일 남섬부주의 모든 유정들이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이렇게 하여 차츰차츰 내지 시방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의 온갖 유정이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켰을 때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고 그들에게 베풀어서 읽고 외우게 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여 이미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분에게 베풀어 주어 부지런히 닦고 배우게 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얻는 복덕이 앞의 것보다도 매우 많으니라. 왜냐 하면 교시가야, 이러한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빨리 원만해져서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널리 행해지고 유포되게 하기 때문이니라.
004_0933_c_01L또 교시가야, 만일 남섬부주의 모든 유정들이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이렇게 하여 차츰차츰 내지 시방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의 온갖 유정들이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켰을 때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여 그들에게 베풀어서 읽고 외우게 하고 다시 교묘한 글과 뜻으로써 해석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이미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분에게 베풀어 주어서 읽고 외우게 하고 다시 교묘한 글과 뜻으로써 해석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얻는 복덕이 앞의 것보다도 매우 많으니라.
또 교시가야, 만일 남섬부주의 모든 유정들이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고, 이렇게 하여 차츰차츰 내지 시방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의 온갖 유정들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었을 때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여 그들에게 베풀어서 읽고 외우게 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이미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은 모든 보살 중에서 어느 한 보살이 말하기를, ‘나는 지금 기뻐하면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빨리 증득하고는 유정들의 나고 죽는 뭇 고통을 구제하겠다’고 할 때에,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그의 일을 이루어 주기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여 그에게 베풀어서 읽고 외우게 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얻는 복덕이 앞의 것보다도 매우 많아서 한량없이 헤아릴 수 없느니라.
004_0934_a_01L또 교시가야, 만일 남섬부주의 모든 유정들이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고 이렇게 하여 차츰차츰 내지 시방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의 온갖 유정들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었을 때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여 그들에게 베풀어서 읽고 외우게 하며 다시 교묘한 글과 뜻으로써 해석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이미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은 모든 보살 가운데서 어느 한 보살이 말하기를, ‘나는 이제 기뻐하면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유정들의 나고 죽는 뭇 고통을 구제하겠다’고 할 때에,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그의 일을 이루어 주기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써서 뭇 보배로 장엄하여 그에게 베풀어서 읽고 외우게 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얻는 복덕이 앞의 것보다도 매우 많아서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그 때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합니다, 선서시여. 세존이시여, 이러한 보살마하살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더욱 가까워졌사오니, 이와 같고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다로써 더욱더 은근히 가르쳐 주고 경계하여야 하며, 훌륭한 음식과 의복과 침구와 의약과 그 밖의 살림살이로써 공양하고 공경하여 모자람이 없게 해야 합니다.
004_0934_b_01L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와 같은 법 보시[法施]와 재물의 보시[財施]로써 그 보살마하살을 거두어 주고 공양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얻는 복이 한량없슬 것입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그 보살마하살은 반드시 이와 같은 법 보시와 재물의 보시로 거두어 주고 공양하여야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고서 모든 유정에게 큰 이익을 짓게 되기 때문입니다.”
교시가여, 그대는 이제 이미 부처님의 거룩한 제자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였도다. 왜냐 하면 교시가여. 온갖 여래의 모든 거룩한 제자들은 모든 유정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법이 으레 모든 보살마하살을 거두어 주고 권유하고 격려하고 도와주어서 빨리 구한 바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게 하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온갖 여래와 성문과 독각과 세간의 수승한 일들은 모두가 보살마하살들로 말미암아서 출현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004_0934_b_13L所以者何?一切如來、聲聞、獨覺世閒勝事,皆由菩薩摩訶薩衆而得出現。
왜냐 하면 교시가여.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킨 이가 없으면 보살마하살로서 6바라밀다를 닦고 배우는 이가 없으면 보살마하살로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이가 없으며, 보살마하살로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이가 없으면 여래와 성문과 독각과 세간의 수승한 일들이 없기 때문이니라.
004_0934_c_01L그러므로 여래의 모든 거룩한 제자들이 모든 유정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고자 하면, 법이 으레 모든 보살들을 거두어 주고 권유하고 격려하고 도와주어서 그들로 하여금 여섯 가지의 바라밀다를 배워 빨리 일체지지를 증득하고는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유정을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 자씨(慈氏) 보살이 선현에게 말하였다. “보살이 따라 기뻐하고[隨喜] 회향(廻向)하면서 함께 하는 모든 복된 일은, 그 밖의 유정의 보시[施]와 계율[戒]과 닦음[修] 등의 모든 복된 일보다 가장 으뜸가고 훌륭하고 어른이고 높고 묘하고 미묘하고 위이고 위없는 것입니다.”
그 때 선현이 자씨보살에게 물었다. “만일 모든 보살이 일으킨 바에 따라 기뻐함과 회향하는 마음을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세계의 그 낱낱 세계에서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이미 열반에 드신 모든 부처님ㆍ세존께서 처음 발심해서부터 성불하기까지와 차츰차츰 열반에 드시기까지와 이와 같이 하여 법이 소멸하여 없어지려 할 때까지의 그 중간의 모든 6바라밀다와 상응하는 선근과
또 모든 제자들의 보시와 계율과 닦음 등의 모든 복된 일과 그리고 배울 것 있는 이와 배울 것 없는 이의 샘[漏]이 없는 선근과 또 부처님의 계율[戒蘊]ㆍ선정[定蘊]ㆍ지혜[慧蘊]ㆍ해탈[解脫蘊]ㆍ해탈의 지견[解脫智見蘊]과 또 온갖 유정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기 위한 대자ㆍ대비와 그리고 그 밖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의 법과 또 말씀하신 법요와 또 그 법에 의하여 배운 모든 선근과 또 부처님ㆍ세존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모든 유정들이 심은 선근을 두루 반연하여 합쳐 모으고 헤아리고 드러내어서 가장 높고 가장 수승하고 가장 으뜸이고 가장 미묘한 따라 기뻐함의 마음을 일으키고,
004_0935_a_01L 다시 이와 같이 따라 기뻐하면서 함께 하는 모든 복된 일을 모든 유정들과 함께 평등하게 지니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면서, ‘원하옵건대, 이 선근을 유정들과 함께 하면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끌어내게 하옵소서’ 하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 모든 보살이 이와 같은 일을 반연하여 이와 같은 행의 모양[行相]을 일으켜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에는 이와 같이 반연할 바를 얻을 수 있음이 마치 저 보살이 취한 바의 모양과 같은 것이 있습니까?”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마치 어떤 이가 있지 않은 일을 집착하면서 덧없는 것을 항상한 것이라 하고 진실로 괴로운 것을 즐거운 것이라 하며 나 없는 것을 나라고 하고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한 것이라고 한 것과 같나니, 이로 말미암아 생각과 마음과 소견의 뒤바뀜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마치 반연할 바의 일이 실로 있지 않은 것처럼 깨달음과 마음 역시 그와 같아야 하나니, 만일 그렇다면 온갖 것은 차별이 없어야 합니다.
자씨 보살이 선현에게 대답하였다. “이와 같이 일으키는 따라 기뻐함과 회향을 저 새로 배우는 대승의 보살 앞에서 말해서 안됩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그들이 이와 같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한다는 것을 들으면 온갖 믿고 좋아하고 공경하던 마음이 모두 없어져버리기 때문입니다.
004_0935_b_01L이와 같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법은 물러나지 않는 보살마하살에게나 혹은 일찍이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큰 서원을 오래전에 일으켜 선근을 많이 심었으며 여러 착한 벗에게 포섭된 이들에게 분별하고 열어 보여야 합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그들은 이렇게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은 들어도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물러나지 않고 빠지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이와 같이 따라 기뻐하면서 함께 하는 모든 복된 일로써 구한 바의 일체지지에 회향해야 하나니, 그렇게 하는 때에 생각하기를, ‘쓸 수 있는 바의 마음으로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거니와 이 쓰이는 바의 마음은 다하고 사라지고 여의고 변한다. 이 반연할 바의 일과 모든 선근도 모두가 마음이 다하고 사라지고 여의고 변하는 것과 같거늘, 이 안에서 어떤 것이 쓰이는 바의 마음이냐.
또 어떠한 것으로 반연할 바의 일과 모든 선근을 삼기에 따라 기뻐하면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한다고 하느냐. 이 마음은 마음이란 이치에 보아 따라 기뻐함과 회향함이 있지 않아야 하나니, 두 가지 마음이 한꺼번에 일어남은 없기 때문이다. 마음 또한 따라 기뻐하거나 회향할 수 없음은 마음의 제 성품이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과 반연할 바의 일은 모두 얻을 수 없다’고 해야 합니다.”
그 때 천제석이 선현에게 말씀드렸다. “새로 배우는 대승의 모든 보살들이 이러한 일을 들으면 그의 마음이 행여 놀라거나 두려워하거나 물러나거나 빠짐이나 없겠습니까. 어떻게 보살은 반연할 바의 일에 대하여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어떻게 따라 기뻐하면서 함께 하는 모든 복된 일을 섭수하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답합니까?”
그 때 구수 선현이 자씨 보살에 의지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보살들은 시방의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으로서 모든 존재의 길을 끊고 쓸모없는 이론의 길을 끊어 모든 구름과 안개가 없으며 모든 가시나무가 꺾이고 온갖 무거운 짐을 버리고는 자기의 이익을 얻었으며 모든 매듭[有結]을 다하고 바른 지혜로 해탈하였으며 마음이 자재하여 제일의 마지막에 이르러 남음 없는 열반의 경계에 드신 이께서 처음 발심해서부터 성불하기까지와 점차로 열반에 들기까지와
자씨 보살이 선현에게 말하였다. “만일 모든 보살이 자기가 일으킨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 등의 모든 법에 대하여 마음 등의 생각이 없으면 생각과 마음과 소견의 뒤바뀜에 떨어지지 않거니와 만일 모든 보살이 자기가 일으킨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 등의 모든 법에 대하여 마음 등의 생각이 있으면 곧 생각과 마음과 소견의 뒤바뀜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또 모든 보살이 이와 같은 마음으로써 부처님과 제자의 공덕과 선근을 기억하면서 따라 기뻐하게 되면, 이 마음은 다하고 사라지고 여의고 변하는지라 따라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바르게 알고, 그 법의 그 성품도 그러한지라 따라 기뻐할 바가 아님도 바르게 알며, 또 회향하는 마음의 법 성품도 그러한지라 회향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바르게 요달하고, 회향할 바의 법의 그 성품도 그러한지라 회향할 바가 아님도 바르게 요달합니다.
004_0936_a_01L또 모든 보살은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ㆍ세존의 온갖 공덕과 또 모든 제자들이 심은 선근과 또 범부들이 심은 선근과 또 축생 갈래에서 바른 법을 듣고 심은 선근과 또 그 밖의 하늘과 용과 더 나아가서 내지 인비인(人非人)들이 바른 법을 듣고 일으킨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 등을 두루 반연하여 이와 같은 것을 모두 한데 합치고 헤아리고 드러내어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하고 가장 으뜸이고 가장 미묘한 따라 기뻐함이 마음을 일으키고 일으킨 뒤에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나니,
이렇게 할 때에 만약 모든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법이 다하고 사라지고 여의고 변한다는 것과 모든 따라 기뻐할 바와 회향할 바의 법의 그 성품도 역시 그러한 줄을 바르게 알면, 비록 이와 같이 안다 하더라도 따라 기뻐하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할 수 있습니다.
만일 모든 보살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법에 대하여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법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며 따라 기뻐하고 회향할 바의 법에 대하여 따라 기뻐하고 회향할 바의 법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면서 따라 기뻐하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면, 곧 생각과 마음과 소견의 뒤바뀜에 떨어지게 되므로 일으킨 바의 따라 기뻐함과 회향은 모두가 삿된 것이니, 보살은 방편을 써서 멀리 여윌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모든 보살이 닦고 짓고 있는 모든 복된 일에 대하여 멀리 여의고 고요한 것임을 사실대로 알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에 대하여도 멀리 여의고 고요한 것임을 사실대로 알며, 사실대로 알고 나서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함으로 모든 법 안에서 도무지 취하거나 집착함이 없으면서 따라 기뻐하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게 되나니, 곧 생각과 마음과 소견의 뒤바뀜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004_0936_b_01L만일 모든 보살이 닦고 짓고 하는 모든 복된 일에 대하여 멀리 여의고 고요한 것임을 사실대로 모르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멀리 여의고 고요한 것임을 사실대로 알지 못함으로 온갖 법에 대하여 모든 모양을 집착하면서 따라 기뻐하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게 되나니, 곧 생각과 마음과 소견의 뒤바뀜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만일 모든 보살이 이미 열반에 드신 모든 부처님ㆍ세존과 모든 제자들의 공덕과 선근에 대하여 따라 기뻐함과 회향을 바르게 일으키고자 하면, 응당 생각하기를, ‘마치 부처님ㆍ세존과 모든 제자들이 모두 이미 열반하셨으므로 제 성품이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공덕과 선근도 역시 그와 같다. 내가 일으킨 바의 따라 기뻐하면서 회향함과 회향할 바의 위없는 깨달음의 성품과 모양도 역시 그러하여서 도무지 얻을 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니, 사실대로 안 뒤에 모든 선근에 대하여 따라 기뻐하면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면, 곧 생각과 마음과 소견의 뒤바뀜이 생기지 않습니다.
모양을 취하지 않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는 바요 바르게 따라 기뻐하면서 깨달음에 회향하는 것이라 하나니, 만일 모든 보살이 모양을 취함을 방편으로 삼아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이미 열반에 드신 부처님과 제자들의 공덕과 선근에 대하여 모양을 취하면서 깨달음에 회향하는 것이니, 이것은 잘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이 아닙니다.
004_0936_c_01L선현이 대답하였다. “아셔야 합니다. 보살이 배운 바의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는 비록 모양을 취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는 일이 이루어지므로 반야바라밀다를 여의고서 어떤 이가 바르게 따라 기뻐하거나 회향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보살이 하는 일을 이루고자 하며 반야바라밀다를 배워야 합니다.”
이 가운데서 보살은 응당 관찰하기를, ‘과거의 여래와 모든 제자들의 공덕과 선근은 그 성품이 모두 이미 소멸되었고 일으킨 바의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과 큰 깨달음의 성품도 모두가 고요히 소멸되었다. 내가 만일 그에 대하여 모양을 취하고 분별하면서 따라 기뻐함과 회향하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모든 부처님ㆍ세존께서 모두가 허락하지 않으신 바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이미 열반에 드신 부처님과 제자들에 대하여 모양을 취하고 분별하면서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면, 이것이야말로 크게 얻을 바가 있슴[大有所得]이라 하기 때문이다. 과거는 이미 소멸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요, 미래와 현재의 부처님과 제자들은 아직 이르지 않았거나 계시지 않으므로 역시 얻을 수 없다. 만일 얻을 수 없다면 모양을 취할 경계가 아닌데, 그 모양을 취하면서 따라 기뻐하고 깨달음에 회향하게 되면 곧 뒤바뀜에 떨어지리라’고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보살이 여래와 모든 제자들의 공덕과 선근에 대하여 바르게 따라 기뻐하면서 깨달음에 회향하고자 하면, 그 가운데서 얻을 바가 있음을 일으켜 모양을 취하고 분별하면서 따라 기뻐하거나 회향하지 말아야 하나니, 만일 그 가운데서 얻을 바가 있음을 일으켜 모양을 취하고 분별하면서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면,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큰 이치의 이익이 있다고 말씀하지 않습니다.
004_0937_a_01L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이와 같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은 허망한 생각으로 분별하는 것이라 독(毒)이 섞인 것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어떤 음식이 비록 훌륭한 빛깔과 향기와 좋은 맛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독약이 섞인 것을 어리석은 범부가 탐을 내어 가져다 먹으면 처음에는 뜻에 맞았으나 나중에는 큰 고통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어서 오시오, 선남자여. 그대는 3세의 모든 부처님ㆍ세존의 계율[戒蘊] 등의 다섯 가지와 그 밖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과 또 부처님의 제자들이 심은 선근과 또 부처님ㆍ세존께서 모든 보살과 성문과 독각에서 주신 세 가지 깨달음과 수기와 그 유정들이 심은 선근과 또 모든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 등이 심은 선근 등의 이와 같은 것을 모두 합쳐 모으고 해마다 드러내어 따라 기뻐하면서 깨달음에 회향할 것이니라.’고 합니다.
선현이 대답하였다. “만일 모든 보살이 부처님을 비방하지 않으면서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을 일으키고자 하면, 응당 생각하기를, ‘마치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공덕과 선근에는 이와 같은 성품이 있고 이와 같은 모양이 있고 이와 같은 법이 있음을 사실대로 통달하면서 따라 기뻐하시는 것처럼, 나도 이제 그와 같이 따라 기뻐하여야 한다. 마치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이와 같은 모든 복된 일로써 깨달음에 회향하여야 함을 사실대로 통달하시는 것처럼 나도 이제 그와 같이 회향하여야 한다.’고 해야 합니다.
004_0937_b_01L 만일 그와 같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면 부처님을 비방하지 않고 뭇 독이 섞이지 않고 모든 허물을 여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따른 것입니다.
004_0937_b_01L若作如是隨喜迴向,則不謗佛,不雜衆毒,離諸過咎,善順佛教。
또 보살은 의당 이와 같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해야하나니, 마치 계율[戒蘊] 등이 3계(界)에 떨어지지 않고 3세(世)에도 속한 것이 아닌 것처럼,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아야 합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마치 저 모든 법의 제 성품이 공하기 때문에 3계에 떨어지지 않고 3세에도 속한 것이 아닌 것처럼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도 그와 같기 때문입니다.
만일 모든 보살이 생각하기를, ‘마치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모든 공덕 등에는 이와 같은 법이 있고 이 법에 의하여야 뒤바뀜이 없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한다는 것을 사실대로 통달하시는 것처럼, 나도 이제 이와 같은 법에 의하여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마음을 일으켜야겠다’고 하면, 이것이 바르게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선현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야말로 이제 모든 보살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지었도다.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유정들이 모두가 다 4정려와 4무량과 4무색정과 5신통 등과 세간과 세간 밖의 모양 있는 공덕을 얻었다 해도, 이 한 보살이 일으킨 바의 뒤바뀜이 없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이 저들의 공덕보다 가장 으뜸이고 훌륭하고 어른이고 높고 묘하고 위이고 위없느니라.
004_0937_c_01L또 선현아,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유정이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낱낱 모두가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겁 동안을 살면서 얻을 바 있음을 방편으로 삼아 모두가 훌륭한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의약이며 그 밖의 쾌락의 기구로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의 유정들을 공경하고 공양하되 항상 끊임이 없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모든 보살들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매우 많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복덕에 만일 형색이 있다면, 시방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라도 수용할 수 없슬 것입니다.”
004_0937_c_05L善現對曰:“甚多!世尊!如是福聚若有形色,十方各如殑伽沙界不能容受。”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만일 어느 한 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섭수된 까닭에 뒤바뀜이 없이 따라 기뻐하거나 회향하게 되면, 그가 얻는 공덕은 앞의 보살의 모양 있는 공덕보다 백 배 더 뛰어나고 천 배 더 뛰어나고 내지 우파니살담 배보다도 더 뛰어나느니라.”
그 때 4대천왕이 각각 권속 2만의 천자들과 함께 있다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합장하고 공손히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보살이 일으킨 바의 뒤바뀜이 없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에 섭수되는 까닭에 위력이 광대하여서 앞에서 말씀하신 얻을 바가 있음의 보시보다도 여러 백천 배 더 뛰어납니다.”
그 때 천제석과 내지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이 각각 권속 10만의 천자들과 함께 있다가 모두 갖가지의 하늘의 묘한 꽃다발을 뿌리거나 바르는 향과 의복과 영락과 보배의 당기ㆍ변기ㆍ일산과 여러 가지 묘한 보물과 하늘의 음악으로써 부처님께 공양하고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합장하고 말씀드렸다.
004_0938_a_01L그 때 대범천왕과 내지 색구경천(色究竟天)이 각각 한량없는 백천의 하늘들과 함께 부처님께로 나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함께 소리를 내어 말하였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보살이 일으킨 바의 뒤바뀜이 없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에 섭수되는 까닭에 위력이 광대하여서 앞에서 말씀하신 얻을 바가 있음의 보시보다도 여러 백천 배 더 뛰어납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정거천(淨居天) 등의 여러 하늘들에게 말씀하셨다.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유정들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은 그만두고, 가령 시방으로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모든 부처님 세계의 온갖 유정들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그 낱낱 모두가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겁 동안 살면서 얻을 바 있음을 방편으로 삼아 모두가 훌륭한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의약이며 그 밖의 쾌락의 기구로써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의 유정을 공경하고 공양하되 항상 끊임이 없을 때에,
또 어떤 보살이 3세의 모든 부처님ㆍ세존의 모든 계율ㆍ선정ㆍ지혜ㆍ해탈ㆍ해탈의 지견과 그리고 그 밖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의 법과 또 모든 제자들의 선근과 그 밖의 유정들이 닦은 착한 법을 두루 반연하여 이와 같은 모두 합쳐 모으고 헤아리고 드러내어 가장 높고 가장 수승하고 가장 으뜸이고 가장 미묘한 따라 기뻐하면서 함께 하는 모든 복된 일을 일으키며,
004_0938_b_01L그 때 선현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의 말씀과 같아서, ‘가장 높고 가장 수승하고 가장 으뜸이고 가장 미묘한 따라 기뻐하면서 함께 하는 모든 복된 일을 드러내어 일으킨다’ 하셨는데, 어찌하여 가장 높고 가장 수승하고 가장 으뜸이고 가장 미묘한 따라 기뻐하면서 함께 하는 모든 복된 일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보살이 3세의 법에 대하여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고 기억하지도 않고 얻지도 않으면서 어떤 법도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나는 것이 없음을 알고 어떤 법도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없어지는 것도 없음을 알아 법다운 참성품[實性]으로 따라 기뻐하면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면, 이와 같은 것은 가장 높고 가장 수승하고 가장 으뜸이고 가장 미묘한 따라 기뻐하면서 함께 하는 모든 복된 일이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이 3세의 모든 부처님ㆍ세존과 제자들의 보시ㆍ계율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반야와 바른 해탈이며 해탈의 지견과 상응하는 선근에 대하여 뒤바뀜이 없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고자 하면, 응당 생각하기를, ‘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보시ㆍ계율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반야와 상응하는 선근도 역시 그와 같으며, 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계율ㆍ선정ㆍ지혜ㆍ해탈ㆍ해탈의 지견과 상응하는 선근도 역시 그와 같다.
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온갖 수승한 견해[勝解]도 역시 그와 같고, 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며, 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온갖 과거에 이미 사라진 모든 법도 역시 그와 같고, 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온갖 미래에 아직 나지 않은 모든 법도 역시 그와 같으며, 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온갖 현재에 나타나 움직이는 모든 법도 역시 그와 같다.
004_0938_c_01L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과거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세계의 모든 부처님ㆍ세존과 제자들도 역시 그와 같고, 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미래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세계의 모든 부처님ㆍ세존과 제자들도 역시 그와 같으며, 마치 진실한 해탈과 같이 현재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세계의 모든 부처님ㆍ세존과 제자들도 역시 그와 같다.
이와 같은 모든 법의 진여(眞如)ㆍ법성(法性)은 좇음도 없고 등짐도 없으며 속박도 없고 해탈도 없으며, 물듦도 업고 청정함도 없다. 나는 이와 같은 공덕과 선근을 드러내어 따라 기뻐하면서 옮겨 바꿈도 없고 잃어 무너뜨림도 없고 모양도 없고 얻음도 없음을 방편으로 삼아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리라’고 해야 하나니, 이와 같은 것을 가장 높고 가장 수승하고 가장 으뜸이고 가장 묘한 따라 기뻐함과 회향이라 하느니라.
선현아 , 알아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뒤바뀜이 없어 따라 기뻐하고 회향함에서 얻는 공덕은, 저 시방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의 온갖 유정들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그 낱낱의 모두가 항하의 모래만큼의 많은 겁 동안을 살면서 얻을 바가 있음을 방편으로 삼아 모두가 훌륭한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의약이며 그 밖의 쾌락의 기구로써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수의 세계의 온갖 유정을 공경하고 공양하되 항상 끊임이 없는 것과
그리고 또 시방의 항하 모래같이 많은 수의 모든 부처님 세계의 온갖 유정들이 낱낱이 모두가 항하의 모래만큼의 많은 겁 동안을 살면서 얻을 바가 있음을 방편으로 삼아 닦은 바의 계율과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반야와 상응하는 선근보다도 백 배 더 뛰어나고 천 배 더 뛰어나고, 내지 우파니살담 배 더 뛰어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