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사리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말씀하신 묘한 법을 믿음으로써 이러한 지혜를 일으켰을지언정 저의 능력만으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부처님의 말씀을 아옵기에는 보살들이 잠시라도 마음을 일으키어 성문이나 독각을 칭찬하면 그는 보살의 계를 범하는 것이요, 보살들이 잠시라도 마음을 일으키어 성문이나 독각의 경지를 싫어하면 그도 보살의 계율을 범하는 것임을 알아야 하오리다.
그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보살들이 성문이나 독각의 경지를 칭찬하면 그는 곧 그 경지에 대하여 애착하는 마음을 내므로 일체지의 지혜를 구하지 못하고, 보살의 계율은 범함이 있으며, 보살들이 성문이나 독각의 경지를 싫어하면 곧 그들의 경지에 대하여 경멸하는 마음을 내므로 구하던 일체지의 지혜에 장애가 되고, 보살의 계율은 범함이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보살들이 2승의 경지에 대하여 칭찬하거나 싫어하지 말아야 하오리다.
004_1178_a_01L만일 보살들이 2승의 경지에 대하여 공경하지 않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면 그들은 모두가 그른 곳을 행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만일 보살들이 그른 곳을 행하면 보살의 계를 범하는 것이며, 계율의 형상에 집착된 것이라 하여 일체지의 지혜를 증득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보살들은 2승의 경지를 멀리 여읠지언정 칭찬하지는 말지니, 보살들이 2승의 경지를 멀리 여의지 않으면 결정코 구하려던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지 못하리다.
또 세존이시여, 보살들이 5욕의 경계에 대하여 맛들이는 마음을 일으키면 비록 이치에 맞지 않는 뜻 지음이라고는 하지만 그러나 그다지 위없는 보리를 장애하지는 않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이치에 맞지 않는 뜻 지음이란 번뇌의 수효에 드는데 그 번뇌 때문에 보살들로 하여금 그러그러한 생명을 받게 합니다.
이러이러한 때에 보살들이 그러그러한 길에서 그러그러한 몸을 받으면 그때 그때에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와 그 밖의 한량없고 끝없는 불법을 배워서 차츰 원만케 하고, 이러이러한 때에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와 그 밖의 한량없고 끝없는 불법을 배워서 차츰 원만케 하면 그때 그때에 이 보살들은 차츰차츰 일체지의 지혜에 가까워지리이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저는 말하기를 ‘번뇌는 보살들에게 큰 은덕이 있다’ 하노니, 이른바 일체지의 지혜에 수순하는 것이옵니다. 만일 보살들이 관찰하기를 ‘번뇌는 능히 일체지의 지혜를 일으키는 까닭에 보살들에게 큰 은덕이 있다’고 하면, 이 보살들은 이미 온갖 일에서 방편 선교를 얻었다 하오리이다. 이런 보살들은 보살의 정계바라밀다에 머물렀고, 이런 보살들은 보살의 계율을 범함이 없고, 또 보살의 계율을 집착하지도 않는다 하오리이다.”
004_1178_b_01L그때에 부처님께서 사리자를 칭찬하셨다. “옳은 말이다. 내 말과 같이 보살들이 계율에 집착됨이 있으면 변함이 있고, 계율에 집착됨이 없으면 범함이 없다. 너는 여래가 진실한 말을 하고, 법다운 말을 하고, 수기의 말을 바로하고, 법을 따르는 이라는 것을 나타냈다.
또 사리자야, 보살마하살들이 정계바라밀다에 머물러서 생각하기를 ‘시방의 한량없고 끝없는 유정들이 내가 정계바라밀다에 머무른 가장 높은 위력 때문에 계행이 없던 이는 모두가 계율을 얻고, 나쁜 계율을 지키던 이는 모두가 멀리 여의게 되리라. 내가 배운 보살의 정계바라밀다의 가장 높은 위력 때문에 이와 같은 유정들을 거두어 주어 모두가 수승한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하리라’ 하면, 이 보살마하살들은 이미 선교 방편을 성취한 것이니라.
이러이러한 때에 스스로의 정계바라밀다로써 한량없고 끝없는 세계의 한량없는 유정들에게 돌려 보시하면 그때 그때에 머무르던 정계바라밀다가 차츰차츰 자랄 것이요, 이러이러한 때에 머무르던 정계바라밀다가 차츰차츰 자라면 그때 그때에 더욱 한량없는 정계바라밀다를 받아들이고, 이러이러한 때에 더욱 한량없는 정계바라밀다를 받아들이면 그때 그때에 다시 한량없고 끝없이 미묘한 불법을 받아들이나니, 이 까닭에 빨리 일체지의 지혜를 증득하느니라.
004_1178_c_01L또 사리자야, 보살마하살들이 정계바라밀다에 머물러서 생각하기를 ‘시방의 한량없고 끝없는 세계의 한량없는 유정들이 내가 머무른 정계바라밀다의 가장 높은 위력 때문에 아직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지 않은 이는 모두 발심케 하고, 이미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낸 이는 모두가 영원히 물러나지 않게 하고, 위없는 보리에서 이미 물러나지 않게 된 이는 일체지의 지혜를 속히 원만케 하리라’ 하면, 이 보살들은 이미 방편 선교를 얻어 보살들이 정계바라밀다를 돌이켜 보시하는 일을 쫓는다 하느니라.
무슨 까닭이겠느냐. 사리자야, 이 보살마하살들이 스스로가 머무른 정계바라밀다를 다른 한 보살에게 보시하여 그로 하여금 일체지의 지혜를 받아들이고, 또 일체지의 지혜를 감당해 내게 하면 이 보살은 이미 일체지의 지혜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체지의 지혜를 감당해 지니므로 다시 능히 한량없고 끝없는 세계의 한량없는 유정을 받아들이고 감당해서 모두가 계율에 머무르게 하고, 온갖 파계를 여의어 차츰차츰 많은 무리를 이롭게 하느니라.
비유하건대 어떤 큰 집의 한 기둥이 열 간을 버티고 있어 한량없는 중생들이 그 안에서 서로서로 장난하고 희롱하면서 즐거워하는데 어떤 포악한 사람이 그 기둥을 베어 버리려 한다. 이때에 어느 착한 사람이 그 나쁜 사람에게 말하기를 ‘이 집에는 많은 사람이 살면서 즐겁게 노는데 그대가 이 기둥을 베면 이 집이 무너져서 이 안의 한량없는 생명을 해치게 된다’ 하면, 이 착한 사람은 그 안에 있는 한량없는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 위하여 그 나쁜 사람이 기둥을 베지 못하게 하는 것이니라.
004_1179_b_01L 이때에 어떤 남자는 그 착한 사람을 칭찬하기를 ‘장하다. 그대는 이미 한량없는 생명에게 안락을 주었다’ 하는 것같이 보살이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고자 하면 마땅히 대승의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와 그 밖의 한량없고 끝없는 불법으로 가르치고 경계하여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게 하여 유정들에게 큰 이익을 줄지언정 독각이나 성문승의 공덕과 선근으로 가르치고 경계하면 한량없는 유정과 아라한의 수승한 공덕을 장애하느니라.
만일 어떤 보살이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고자 하여 대승의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와 그 밖의 한량없고 끝없는 불법으로 경계하고 가르쳐서 그들로 하여 일체지를 받아들이게 하고, 또 일체지의 지혜를 감당하게 하면 이미 일체지의 지혜를 받아들였고, 또 일체지의 지혜를 감당한 까닭에 이는 곧 한량없고 끝없는 유정과 아라한에게 수승한 공덕을 준 것이니라.
이러한 보살이 정계바라밀다에 머물러서 생각하기를 ‘내가 머무른 보살의 정계바라밀다에 의하여 모든 유정들이 모두가 계율을 갖추어서 파계를 멀리 여의게 되어지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회향한 선근 때문에 온갖 유정이 모두가 바른 기억[正念]을 얻게 되고, 바른 기억 때문에 모두가 기쁨을 얻게 되어지이다’ 하여 그 유정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서 파계를 떠나 계를 잘 지키게 되었느니라.
004_1179_c_01L 다른 한 보살은 정계바라밀다에 머물러서 한 생각을 일으키어 자기가 머무른 계를 한 보살에게 보시하면 앞의 공덕보다 백배 천배 내지 오파니살담 배나 더 훌륭하니라. 이러한 보살들이 이러이러한 때에 유정들에게 자기가 머무른 계를 다른 보살에게 돌이켜 보시하면 그때 그때에 정계바라밀다가 차츰 자라나서 빨리 일체지의 지혜를 증득하느니라.
‘나는 이제 닦은 보시바라밀다를 유정들에게 돌이켜 보시해서 인색한 이도 모두 보시를 하게 되어지이다. 또 내가 이제 닦은 정계바라밀다를 유정들에게 돌이켜 보시해서 계를 범한 이들이 모두가 계를 지키게 되어지이다. 또 내가 이제 닦은 안인바라밀다를 유정들에게 돌이켜 보시하리이다.
004_1180_a_01L 내가 이제 닦은 정진바라밀다를 유정들에게 돌이켜 보시해서 게으른 이가 부지런해지게 하여지이다. 또 내가 이제 닦은 정려바라밀다를 유정들에게 돌이켜 보시해서 마음이 어지러운 이들이 모두가 정려를 얻게 되어지이다. 또 내가 이제 닦은 반야바라밀다를 유정들에게 돌이켜 보시하여 나쁜 지혜를 가진 이들이 모두가 묘한 지혜를 얻게 되어지이다’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이 보살들이 혹시 방편 선교를 성취하여 일체지의 지혜를 빨리 증득하고자 하면 그는 곧 이 현겁(賢劫) 안에 부처를 이루어 천 부처님 수효에 들어서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는데 마치 자씨보살이 모든 나쁜 길을 비우고서 첫 모임에 백천 구지 성문들을 제도하여 아라한을 이루게 하는 것 같으니라.
이런 보살들은 2천 겁을 지나면서 보리의 행을 닦아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해서 유정들에게 큰 이익을 주려 하였던 것임을 알라 하노니, 어떤 보살들이 이러한 온갖 행장을 갖추면 그는 5백 큰 겁을 지나면서 대승의 행을 닦아 배우면 벗어나리라 하노라. 그리고 이러한 보살은 이미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물렀음을 알아야 하느니라.”
그때에 사리자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들이 이와 같이 바라밀다에 상응하는 교법을 들으면 기뻐해야 하겠나이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보살들이 이와 같이 바라밀다에 상응하는 교법을 듣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면 그는 결정코 부처님을 멀리하지 않을 것이요, 부처님도 그를 버리시지 않겠기 때문이옵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옳은 말이다, 네 말과 같다. 너는 여래의 힘을 받들어서 이와 같이 바라밀다에 상응하는 교법을 잘 연설했다. 만일 보살들이 앞에서 말한 것 같은 온갖 행장을 갖추면 그는 이미 대승의 마음을 낸 지 오래인 줄 알아야 하나니, 이 보살들은 보리의 마음에서 이미 물러나지 않게 되었느니라.
004_1180_c_01L 만일 어떤 보살들이 이와 같이 바라밀다에 상응하는 교법을 듣고도 기뻐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이 보살은 대승에 나아간 지 오래지 못하니, 나는 이와 같이 새로이 대승에 나아간 보살들에게도 반야바라밀다에 상응하는 교법을 말해 주어 부지런히 닦아 배워서 차츰차츰 일체지의 지혜를 증득하게 하리라.”
또 사리자여, 너희들은 잘 알아야 한다. 부처님들은 그 마음이 평등하신데 부처님에게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같이 자비에 머물러서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건져 주리라 해야 하나니, 이와 같이 온갖 유정들을 가엾이 여겨 평등하게 괴로움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게 하느니라.
또 사리자여, 만일 여러 부처님들이 부처님들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보살들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독각들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아라한들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불환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일래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예류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법을 따르는 행[隨法行]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믿음을 따르는 행[隨信行]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004_1181_a_01L 외도의 다섯 가지 신통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고, 모든 계행[別解脫戒]을 성취하는 데 차별된 마음을 두고, 열 가지 착한 업의 도를 성취하는 데 차별된 마음을 두고, 열 가지 나쁜 업의 도를 성취하는 데 차별된 마음을 두고, 온갖 전다라(旃陀羅族)ㆍ보갈사(補羯娑)에게 차별된 마음을 두면, 이는 곧 부처님의 마음에 차별이 있어 욕심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며,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 아니니라.
또 사리자여, 그러나 부처님은 부처님에 대하여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시는 것같이 보살들에 대하여서도 그러하시며, 보살들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시는 것같이 독각에게도 그렇게 하시며,
독각들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시는 것같이 아라한에게도 그렇게 하시며, 아라한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불환에게도 그렇게 하시며, 불환들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일래에게도 그렇게 하시며,
일래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예류에게도 그렇게 하시며, 예류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법을 따르는 행에게도 그렇게 하며, 법을 따르는 행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믿음을 따르는 행에게도 그렇게 하시며,
004_1181_b_01L 믿음을 따르는 행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외도의 다섯 가지 신통에게도 그렇게 하며, 외도의 다섯 가지 신통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계행을 성취하는 데에도 그렇게 하며, 계를 성취하는 데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열 가지 착한 업의 도에게도 그렇게 하며,
열 가지 착한 업의 도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열 가지 악한 업의 도에도 그렇게 하며, 열 가지 악한 업의 도에게 순정한 마음을 일으키어 자비에 머물러서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같이 전다라와 보갈사들에게도 그렇게 하시느니라.
또 사리자여, 나는 부처님들이 어떤 경계에 대해서나 어떤 일에 대해서도 사랑하거나 성내는 것을 도무지 보지 못했나니, 만일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 반연하는 경계에 대하여 사랑하거나 성내는 마음을 낸다면 옳지 않으니라. 무슨 까닭이겠느냐. 사리자여, 부처님들은 사랑과 성냄 따위 온갖 번뇌를 모두 영원히 끊었기 때문이니라.
무명이 지어감의 인연이 되고, 지어감이 의식의 인연이 되고, 의식이 이름과 물질의 인연이 되고, 이름과 물질이 여섯 감관의 인연이 되고, 여섯 감관이 접촉의 인연이 되고, 접촉이 느낌의 인연이 되고, 느낌이 애욕의 인연이 되고, 애욕이 취함의 인연이 되고, 취함이 존재의 인연이 되고, 존재가 태어남의 인연이 되고, 태어남이 늙음과 죽음의 인연이 되는 뒤바뀜 없는 지혜를 부지런히 닦아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느니라.
무명이 멸하면 지어감이 멸하고, 지어감이 멸하면 의식이 멸하고, 의식이 멸하면 이름과 물질이 멸하고, 이름과 물질이 멸하면 여섯 감관이 멸하고, 여섯 감관이 멸하면 접촉이 멸하고, 접촉이 멸하면 느낌이 멸하고, 느낌이 멸하면 애욕이 멸하고, 애욕이 멸하면 취함이 멸하고, 취함이 멸하면 존재가 멸하고, 존재가 멸하면 태어남이 멸하고, 태어남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하는 뒤바뀜 없는 지혜를 부지런히 닦아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느니라.
여래의 10력ㆍ4무소외ㆍ4무애해ㆍ대자ㆍ대비ㆍ대희ㆍ대사와 18불불공법을 부지런히 닦아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거나,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잘생긴 모습을 부지런히 닦아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거나, 잊음이 없는 법과 항상 평정에 머무는 성품을 부지런히 닦아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느니라.
004_1182_b_01L부처님들의 위없는 정등보리를 부지런히 닦아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거나, 살생하지 않고, 훔치지 않고, 음행하지 않고, 거짓말 하지 않고, 나쁜 말 하지 않고, 이간하는 말 하지 않고, 추잡한 말 하지 않고, 탐내지 않고, 성내지 않고, 삿된 소견을 버리는 업을 부지런히 닦아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거나, 갖가지 법문을 시설하는 묘한 지혜를 부지런히 닦아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거나 하면 세간의 밝은 법의 등불이 되어 주어 한량없는 유정들로 하여금 생사의 고통을 떠나 열반을 증득하게 하기 때문이니라.
부처님들이 이와 같은 이치를 보셨기 때문에 이런 보살들을 가르치고 경계하나니, 이 까닭에 보살들을 전혀 버리지 않는다 하느니라. 그 까닭은 여러 보살들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여 세간이 밝은 법의 등불이 되어 주어 바른 수행을 닦게 함으로써 큰 이익을 얻게 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보살들을 전혀 버리지 않는다 하느니라.”
비유하건대 큰 나무에 과일과 열매가 많다가 말라 죽은 뒤에 작은 나무가 계속해서 생기었는데 줄기ㆍ가지 따위가 차츰 자라서 그 그늘이 두루 1유순을 덮게 되니, 한량없는 중생들이 그 밑에서 쉬면서 비바람과 더위를 피하기도 하고, 과일과 잎을 따다가 사용하기도 하면, 지혜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하기를 ‘이 큰 나무는 과일과 잎과 그늘로 유정들을 이롭게 함이 예전과 다르지 않구나’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그를 의지하여 이익을 보러 갈 줄 모릅니다.
004_1182_c_01L 이와 같이 보살들도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차츰차츰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와 그 밖의 끝없는 묘한 불법을 닦아 배워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고는 제각기 삼천대천세계에서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여 앞의 부처님의 뒤를 이어 한량없는 유정들을 이롭게 하되 갖가지 불사를 끊이지 않게 하나이다.
혹은 끝없는 유정들에게 5온ㆍ12처ㆍ18계 따위에 나ㆍ유정ㆍ목숨ㆍ나는 것ㆍ기르는 것ㆍ장부ㆍ보특가라ㆍ뜻대로 나는 것ㆍ어린이ㆍ짓는 것ㆍ받는 것ㆍ아는 것ㆍ보는 것이 모두 없음을 방편으로 말해 주어 부지런히 정진하게 하고,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뒤바뀜이 없이 관찰하여 4념주ㆍ4정단ㆍ4신족ㆍ5근ㆍ5력ㆍ7등각지ㆍ8성도지ㆍ3해탈문과 그 밖의 착한 법들을 닦아서 번뇌를 끊고 열반을 얻게 하거나,
혹은 끝없는 유정들에게 온갖 물질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004_1183_a_01L 온갖 물질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연설해 주느니라.
온갖 눈의 영역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영역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영역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영역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영역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영역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느니라.
온갖 물질의 영역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영역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004_1183_b_01L 온갖 물질의 영역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영역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경계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경계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경계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경계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경계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눈의 경계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느니라.
004_1183_c_01L온갖 물질의 경계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경계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이 경계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경계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경계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물질의 경계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를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느니라.
온갖 안식의 경계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안식의 경계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안식의 경계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안식의 경계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004_1184_a_01L 온갖 안식의 경계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경계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안식의 경계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이식ㆍ비식ㆍ설식ㆍ신식ㆍ의식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느니라.
온갖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항상함과 덧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나 있음과 나 없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조촐함과 부정함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고요함과 고요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온갖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고, 온갖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의 멀리 여읨과 멀리 여의지 않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고 방편으로 연설해 주며,
004_1184_b_01L 그 밖의 이와 비슷한 한량없는 법문을 방편으로 연설해 주어 부지런히 정진하여 방편 선교로써 뒤바뀜 없이 관찰한 뒤에 온갖 회론을 여의게 하고, 방편 선교로써 보시ㆍ정계ㆍ안인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와 그 밖의 한량없고 끝없는 불법을 닦아 끝내는 일체지의 지혜를 증득하게 하는 것인데,
부처님들이 이러한 이치를 보시고 치우쳐 보살들만을 가르치고 경계해 주는 까닭은 보살들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보살행을 닦아서 차츰차츰 원만케 하고,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여 세간의 법 등불이 되는 것이, 마치 큰 나무가 그늘이 크면 많은 유정들을 이롭게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옵니다.”
이때에 사리자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하기에는 백 명이나 천 명이나 내지 무수한 성문승의 사람을 가르치고 경계하여 모두가 아라한의 과위에 머무르게 하더라도 한 보살승의 사람이 방편 선교로써 깊은 법, 즉 여섯 가지 바라밀다에 상응하는 법을 말해 주어 듣는 이로 하여금 한 생각에 일체지의 지혜에 상응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면
004_1184_c_01L그때에 부처님께서 사리자를 칭찬하셨다. “좋은 말이다. 사리자야, 네 말과 같다. 너는 부처의 참다운 제자이어서 슬기롭고 총명하게 보살승의 사람들을 경계하고 가르치어 온갖 보살행을 부지런히 수행하게 하여 빨리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한 뒤에 유정들에게 큰 이익을 주었구나.”
아난다가 대답했다. “그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사리자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은 보살마하살들의 계를 잘 받아 지니어 잃지 않게 되었고, 보살들 중에서 아직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지 않은 이는 발심하게 하고, 이미 위없는 정등보리의 마음을 낸 이는 물러나지 않게 하고, 위없는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된 이는 속히 일체지의 지혜를 원만케 하도록 하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