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5_0867_a_01L
승천왕반야바라밀경 제4권
005_0867_a_01L勝天王般若波羅蜜經卷第四

월파수나 한역
김진철 번역
005_0867_a_02L陳優禪尼國王子月婆首那譯

6. 평등품(平等品)
005_0867_a_03L平等品第六

그때 승천왕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머리를 숙여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와 같이 법성이 평등하다고 하신 것은 무엇이 평등이며 어떤 법이 평등한 까닭에 평등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승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모든 법을 평등하게 보면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자성이 고요함을 평등이라고 이름하고, 일체 번뇌는 허망한 분별이라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자성이 고요함을 평등이라 하며, 이름과 모양의 망령된 생각[名相妄想]은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자성이 고요함을 평등이라 이름하고, 모든 전도됨을 멸하여 반연하여 일어나지 않음을 평등이라 하며, 능히 반연하는[能緣] 마음이 멸하여 무명(無明)ㆍ유(有)ㆍ애(愛)가 곧 모두 고요하며[寂靜], 어리석은 애(愛)가 멸한 까닭에 나와 내 것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름하여 평등이라 하고, 나와 내 것이 멸하여 명색(名色)이 고요함을 평등이라 하고, 명색이 멸한 까닭에 치우친 생각[邊見]이 생기지 않음을 평등이라 하며, 항상하다거나 단멸한다는 견해가 멸하는 까닭에 몸이라는 견해[身見]가 고요함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005_0867_a_04L爾時勝天王卽從坐起偏袒右肩右膝著地向佛合掌頭面作禮而白佛世尊如佛所說法性平等何者是平等等何法故名爲平等佛告勝天王言大王等觀諸法不生不滅自性寂靜名爲平等一切煩惱虛妄分別不生不滅自性寂靜名爲平等名相妄想不生不滅自性寂靜名爲平等滅諸顚倒不起攀緣名爲平等能緣心滅無明有愛卽皆寂靜癡愛滅故不起我我所名爲平等我所滅色寂靜名爲平等名色滅故邊見不名爲平等滅斷常故身見寂靜爲平等
005_0867_b_02L대왕이여, 집착하는 자와 집착하는 대상과 일체 번뇌와 선법을 막는 것은 신견을 의지해서 생기는 것이니, 보살마하살은 신견을 멸하여 모든 번뇌[使]가 다 고요하여지며 바라는 것도 쉬게 되나니, 비유하면 큰 나무라도 뿌리를 뽑으면 가지가 말라죽듯이, 또는 사람이 머리가 없으면 명근(命根)이 곧 끊어지는 것과 같이 일체 번뇌도 이와 같아서 만약 신견을 끊으면 나머지 번뇌[使]는 저절로 없어지게 되느니라.
대왕이여, 만약 사람이 모든 법에 내[我]가 없음을 관(觀)하면 집착하는 자[取]과 집착할 만한 것[可取]이 다 고요해진다.”
005_0867_a_18L大王能取所取一切煩惱障善法者依身見生菩薩摩訶薩能滅身見一切諸使皆悉寂靜作願亦息譬如大樹拔除根株枝條枯死如人無首命根卽絕一切煩惱亦復如是若斷身見餘使自滅大王若人能觀諸法無我則取可取皆悉寂靜
승천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나란 견해가 생겨서 진실한 이치를 막는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승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5음(陰)으로 이루어진 몸에 망령되이 내가 있다고 집착하면 나란 견해가 생겨나는 것이다. 진실한 법은 자성이 평등하여 능과 소[能所 : 主客]가 없는데 나란 견해에 집착하여 서로 어긋나게 되는 까닭에 막는다[障]고 하는 것이니라.
대왕이여, 이와 같이 아견이란 안에도 있지 않고 밖에도 있지 않고, 안과 밖에도 모두 있지 않느니라. 만약 머무는 바가 없다면 고요하다 할 것이고 이것이 평등이요, 아견을 멀리 여의고 평등함을 통달하면 진실한 공관(空觀)이라 하느니라.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을 관하면, 자성이 고요하여[寂靜]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취하지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아견(我見)을 멀리 여읨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005_0867_b_03L勝天王白佛言世尊云何生我見障眞實佛告勝天王言大王於五陰身妄執有我卽生我見眞實之法自性平無能所執我見相違是故爲障如是我見不在內不在外不在內若無所住名爲寂靜卽是平等離我見通達平等名眞實空觀無願自性寂靜不生不滅不取不遠離我見名爲平等
005_0867_c_02L대왕이여, 나란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고 진실함도 없어서 허망한 분별이며, 법이 허망한 데서 생긴다는 것도 또한 허망이니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이와 같은 법을 관하여 허망함을 멀리 여의니 이런 까닭에 고요하고 평등하다고 하느니라.
대왕이여, 집착하는 자와 집착할 만한 대상을 태움[燃]이라 이름하고 여의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며, 혹장(惑障)을 태움이라 하고 여의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선교방편으로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여실하게 알고, 모든 번뇌를 멸하여 선한 법을 증장하고 번뇌를 끊어 없애어 생기는 것도 보지 않고 멸할 것도 보지 않는 평등이라 하느니라. 또한 바라밀을 닦아 마장(魔障)을 멀리 여의어 닦을 것을 보지 않고 여의는 것도 보지 않는 것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또한 보살은 항상 보리를 돕는 법을 인연하여 성문과 벽지불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보리를 돕는 법에서는 성문과 연각의 다른 모양을 보지 않는 것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또한 살바야(薩婆若)를 인연하여 마음에 쉬지 않고, 항상 공의 행[空行]을 닦아 대비의 힘으로 중생을 버리지 않음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005_0867_b_12L大王所言我無來無去無有眞實虛妄分別從妄有亦是虛妄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觀如是法遠離虛妄是故名爲寂靜平等大王能取可取則名爲燃離名寂靜惑障爲燃離爲寂靜菩薩摩訶薩善巧方便行般若波羅能如實知諸煩惱滅爲增善法除煩惱不見可生不見可滅名爲平修波羅蜜遠離魔障不見可修見可離名爲平等菩薩常緣助菩提不起聲聞辟支佛心於助菩提聲緣覺不見異相名爲平等緣薩婆心不休息常修空行以大悲力不捨衆生名爲平等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은 방편이 구족하게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곧 마음에 자재함을 인연하고 마음에 모양이 없음을 인연하여 보리를 닦아서 모양이 없음과 보리가 다름을 보지 않음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또한 마음에 원함이 없음[無願]을 인연하여 삼계(三界)를 버리지 않고, 무원과 삼계가 다름을 보지 않음을 또한 평등이라 하느니라.
몸이 부정함을 관하여 마음이 청정함에 머물고, 행(行)이 무상(無常)함을 관하여 마음은 생사에 머물되 싫어하여 여의지 않으며, 중생의 고통을 관하여 열반의 즐거움에 머물며, 법에 내[我]가 없음을 관하여 모든 중생에게 대비심을 일으키느니라. 항상 중생을 위하여 부정하다는 약(藥)을 설하되 탐욕의 병을 보지 않으며, 항상 대자(大慈)를 설하되 성냄과 분함을 보지 않고, 항상 인연을 설하나 어리석음 등이 모인 병을 보지 않으며, 무상의 약을 설하되 같은 병[等病]과 무상이 다름을 보지 않으니,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방편의 힘으로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일체법에서 마음에 자재를 인연하고 욕심을 여의는 법을 인연하여 성문을 교화하고, 성냄을 여의는 법을 인연하여 벽지불을 교화하며, 어리석음을 여의는 법을 인연하여 보살을 교화하느니라.
005_0867_c_03L大王菩薩摩訶薩具足方便行般若波羅蜜卽得心緣自在心緣無相而修菩提不見無相及菩提異名爲平等心緣無願不捨三界不見無願及三界異名爲平等觀身不淨心住淸淨觀行無常心住生死而不厭離觀衆生苦住涅槃樂觀法無我於諸衆生起大悲心——常爲衆生說不淨藥不見貪病常說大慈不見瞋忿常說因緣不見愚癡等集病者說無常樂不見等病及無常異如是菩薩摩訶薩以方便力行般若波羅蜜於一切法心緣自在緣離欲爲化聲聞緣離瞋法化辟支佛離癡法爲化菩薩
005_0868_a_02L일체 색을 인연하여 부처님의 모습[色] 얻기를 원하나 얻을 수 없는 까닭으로 마음에 온갖 소리를 인연하여 여래의 미묘한 음성을 얻기 원하고, 마음이 온갖 향을 인연하여 여래의 청정한 계의 향[戒香]을 얻기 원하며, 또한 마음에 온갖 맛을 인연하여 여래의 맛 가운데 제일의 대장부상(大丈夫相)을 얻기 원하고, 마음에 모든 촉감을 인연하여 여래의 부드러운 손바닥을 얻기 원하며, 마음에 모든 법을 인연하여 여래의 고요한[寂靜] 마음을 얻기 원하느니라.
또한 마음에 보시를 인연하여 좋은 상호(相好)의 모습을 성취하기를 원하며, 마음에 지계[尸羅]를 인연하여 청정한 불국토를 얻기 원하며, 마음에 인욕을 인연하여 여래의 큰 범음(梵音)의 소리와 청정하고 빛나는 몸[淨光明身]을 얻기 원하며, 마음에 정진을 인연하여 중생을 제도하고 마음에 선정을 인연하여 모든 큰 신통을 성취하기길 원하며, 마음에 반야를 인연하여 일체의 견해와 번뇌를 끊기 원하느니라. 마음에 대자(大慈)를 인연하여 평등 무애하게 모든 중생이 다 안락함을 얻기 원하고, 마음에 대비(大悲)를 인연하여 정법을 수호하길 원하며, 마음에 대희(大喜)를 인연하여 중생을 즐겁게 하는 설법을 얻기 원하고, 마음에 대사(大捨)를 인연하여 중생의 번뇌의 얽매임을 보지 않느니라.
005_0867_c_17L緣一切色願得佛色無所得故心緣衆聲願得如來微妙音聲心緣衆香願得如來淸淨戒心緣諸味願得如來味中第一大丈夫相心緣諸觸願得如來柔軟手心緣諸法願得如來寂靜之心緣布施爲得成就相好之身心緣尸爲得淸淨佛之國土心緣忍辱得如來大梵音聲淨光明身心緣精爲度衆生心緣禪定爲得成就諸大神通心緣般若爲斷一切諸見煩心緣大慈平等無㝵令諸衆生皆得安樂心緣大悲爲護正法心緣大爲得說法悅樂衆生心緣大捨見衆生煩惱結使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이 방편의 힘으로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두 가지 일[事]을 보지 않는 것을 평등한 행이라 한다. 마음이 4섭법(攝法)을 인연하여 중생을 교화하고, 질투하는 허물[過]을 인연하여 재물[資財]을 버리며, 파계의 허물을 인연하여 청정한 계에 머물고, 성냄의 허물을 인연하여 인욕을 얻으며, 게으름의 허물을 인연하여 부처님의 힘을 이루고, 산란함의 허물을 인연하여 여래의 고요한 선정을 얻고, 거친 지혜[麤智]의 허물을 인연하여 여래의 무애지혜를 이루느니라.
마음에 성문과 벽지불을 인연하여 위없는 대승을 이루며, 마음에 악취를 인연하여 일체 중생을 생사에서 제도하고 구해내며, 마음에 모든 하늘을 인연하여 일체법이 다 허물어짐을 알며, 모든 중생을 인연하여 견실함이 없는 것을 아느니라. 마음에 염불함을 인연하여 도를 돕는 선정을 성취하여 얻으며, 마음에 법이 생겨남을 인연하여 모든 비밀장을 통달함을 얻으며, 마음에 사문의 도리를 생각[念僧]함을 인연하여 물러나지 아니함을 얻느니라. 마음에 버림을 생각함을 인연하여 애착이 없어지고, 마음에 계를 생각함을 인연하여 청정한 계를 얻으며, 마음에 하늘을 생각함을 인연하여 모든 하늘이 찬탄하는 불도를 이루느니라.
005_0868_a_08L大王菩薩摩訶薩以方便力行般若波羅蜜不見二事名平等行心緣四攝爲教化衆生嫉妒過爲捨資財緣破戒失爲住淨緣瞋恚失爲得忍辱緣懶惰失成佛力緣散亂失爲得如來寂靜禪緣麤智失爲成如來無㝵智慧緣聲聞及辟支佛爲欲成就無上大心緣惡趣爲欲濟拔一切衆生緣諸天知一切法悉有敗壞緣諸衆知無堅實心緣念佛爲得成就禪定助道心緣念法爲得通達諸秘密心緣念僧爲得不退心緣念捨無愛著心緣念戒爲得淨戒心緣念爲成佛道諸天讚歎
005_0868_b_02L마음에 스스로의 몸을 인연하여 부처님의 몸을 얻고, 마음에 자기의 입을 인연하여 부처님의 입[佛口]을 얻으며, 마음에 자기 뜻을 인연하여 여래의 평등한 마음을 얻고, 마음에 유위(有爲)를 인연하여 부처님의 지혜를 이루고, 마음에 무위(無爲)를 인연하여 적정함을 얻느니라.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한 마음 한 행이 살바야를 향하지 않고 헛되이 지남이 없으며,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모든 법을 두루 인연하되 집착하지 않는 것을 우파교사라(優波憍舍羅 : 善巧方便)라고 이름하며, 이는 모든 법을 관찰하되 보리에 향하여 나아가지 않음이 없느니라.
005_0868_a_22L心緣自身得佛身心緣自口爲得佛口心緣自爲得如來平等之心心緣有爲成佛智心緣無爲爲得寂靜大王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無有一心一行空過不向薩婆若者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遍緣諸法而能不名憂波憍舍羅觀見諸法無不趣向菩提之者
대왕이여, 비유하면 삼천대천세계의 대지에 생긴 모든 만물을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인연된 경계는 보리를 향하여 나아가는 데 이익 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비유하면 온갖 물질[色]이 4대(大)를 인연하지 않고서 이루어진 것이 없듯이 이와 같이 보살이 인연한 경계는 한 법도 보리를 향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왜냐 하면 보살마하살이 모든 행을 닦는 것은 다 밖의 인연으로 인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니, 간탐과 질투하는 사람으로 인하여 보살이 보시바라밀을 성취하고 은혜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하여 보살이 지계[尸]바라밀을 성취하며, 악한 성질의 성내는 중생으로 인하여 보살이 인욕바라밀을 성취하고 게으른 자로 인하여 보살이 정진[毘梨耶]바라밀을 성취하며, 산란한 사람으로 인하여 보살이 선정바라밀을 성취하고 모든 어리석고 둔함으로 인하여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성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005_0868_b_07L大王譬如三千大千世界大地出生諸物人無不用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所緣境界無不利益趣向菩提譬如衆色無有不因四大成者如是菩薩所緣境界無有一法不向菩提何以故菩薩摩訶薩修習諸行皆因外緣而得成立如因慳嫉人成就菩薩檀波羅蜜因不知恩人成就菩薩尸波羅蜜如因惡性瞋恚衆生成就菩薩忍波羅蜜因懶惰者成就菩薩毘梨耶波羅蜜因散亂人成就菩薩禪波羅蜜因諸癡鈍成就菩薩般若波羅蜜
005_0868_c_02L만약 어떤 중생이 보살을 괴롭히더라도 보살은 이로 인하여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보살이 만약 보리를 향하여 선한 법을 수행하는 자를 본다면 자기 몸을 생각하고 아들과 같은 마음을 낼 것이며, 보살마하살은 만약 사람들이 찬탄하여도 기뻐하지 않고 헐뜯어도 성내지 않으며, 고통받는 중생을 보면 대비심을 낼 것이니라. 만약 즐거워함을 본다면 크게 기뻐할[大喜] 것이요, 교화하기 어려운 흉포한 중생을 인연하면 보살은 사마타(奢摩他)의 마음을 낼 것이니라. 믿고 행하는 자를 인연하면 보살은 은혜를 아는 지혜를 얻을 것이고, 만약 악한 인연이 강하고 선한 인연이 약한 중생을 보면 보살은 옹호할 마음을 일으킬 것이며, 보살이 만약 인력(因力)이 강한 자를 보면 가지가지 방편으로 그가 가르침을 받게 할 것이니라. 보살이 만약 지혜가 열려 이치를 깨달아 뜻을 아는 중생을 보면 이 사람을 위하여 매우 깊은 법을 설하며,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보살은 차례로 설법하고, 문자에 집착한 사람에게는 그 글귀의 의미를 설하며, 만약 이미 먼저 사마타를 배운 자에게는 보살은 비파사나(毘婆舍那)를 설한다. 만약 먼저 비파사나를 배운 자가 있으면 마땅히 그를 위하여 모든 삼매를 설하며, 만약 지계에 집착한 이가 있으면 지옥을 설하고, 지계에 집착하지 않았다면 설하지 않을 것이니라.
005_0868_b_19L若有衆生損惱菩薩菩薩因此不起瞋心菩薩若見修行善法向菩提者生己身想我子心菩薩摩訶薩若人讚歎不生歡喜毀不瞋恚見苦衆生則起大悲若見受樂則生大喜若因難化很戾衆生菩薩則發奢摩他心因信行者菩薩卽得知恩智慧若見衆生外惡緣强善因弱者菩薩則起擁護之心菩薩若見因力强者種種方便令其受教菩薩若見智慧開悟解義衆生則爲此人說甚深法若有智人菩薩則爲次第說法著文字者爲說句義若已先學奢摩他者菩薩爲說毘婆舍那若有先學毘婆舍那則應爲彼說諸三昧若著持戒爲說地獄持戒不著則不說之
005_0869_a_02L만약 듣는 것에 집착한 자에게는 생각하고 닦는 것을 설하고, 삼매에 집착하는 자에게는 반야를 설하며, 만약 아란야(阿蘭若)를 즐겨하면 마땅히 마음에 멀리 여의는 법을 설할 것이니라.
만약 부처님의 공덕 듣는 것을 즐기는 이가 있으면 성지(聖智)를 설하며, 탐욕하는 자에게는 그것이 깨끗하지 않다는 법을, 성내는 사람에게는 자비의 법을, 어리석은 자에게는 인연에서 생기는 법을, 균등하게 쌓아온 자에게는 여러 가지 법을 설하되, 혹은 부정(不淨)함을 설하고 혹은 자비를 설하며 혹은 인연을 설하여 중생을 고르게 교화[調化]하여 청정한 지계ㆍ선정ㆍ지혜를 설한다. 마땅히 불승(佛乘)에 들어와서 교화를 받는 자에게는 차례로 모든 바라밀을 설하고, 마땅히 억누르고 꺾으며 교화를 받아야 할 자는 먼저 그 기를 꺾은 후에 설법하며, 갖가지 말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는 마땅히 인연의 비유로 설하여 그들이 이해하게 할 것이니라. 마땅히 깊은 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는 반야바라밀과 방편의 힘과 남도 없고 나도 없고 모든 법의 모양도 없음을 설하며, 집착하고 있는 중생에게는 공의 법을 설하고 각관(覺觀)이 많은 중생에게는 모양이 없는 것을, 유위(有爲)에 즐겁게 집착한 자에게 서원이 없는 것을 설하느니라.
005_0868_c_12L若著聞者爲說思修著三昧者說入般若樂阿蘭若卽應爲說心遠離法若有樂聞佛功德者爲說聖智爲貪欲者說不淨法爲瞋恚人說慈悲法爲愚癡者說緣生法爲等集者說種種法——或說不淨或說慈悲或說因緣調化衆生爲說淨戒禪定智慧應入佛乘而受化者爲次第說諸波羅蜜應以抑挫而受化者先折其辭然後說法種種語言而受化者卽應爲說因緣譬喩令其得解應以深法而受化者卽應爲說般若波羅蜜及方便力無人無我無諸法著見衆生爲說空法多覺觀者說無相樂著有爲則說無願
음(陰 : 蘊)에 집착한 중생에게는 허깨비와 같다는 것을, 계(界)에 집착한 중생에게는 없다는 것을, 입(入)에 집착한 중생에게는 꿈과 같다는 것을, 욕계(欲界)에 집착한 중생에게는 치성(熾盛)함을 설할 것이다. 만약 색계(色界)에 집착한 이에게는 행의 고통[行苦]을 설하고, 무색계(無色界)에 집착한 이에게는 행의 무상함을 설하며,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에게는 성스러운 종족[聖種]을 칭찬하고, 교화하기 쉬운 중생에게는 모든 선정과 한량없는 마음을 설한다. 만약 하늘에 태어난다는 말을 듣고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즐거움[樂]을 설하고 성문의 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모든 진리[諦]를 설하고, 벽지불의 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인연법을 설하며, 보살의 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청정한 마음과 대비의 법을 설하느니라. 보살의 법을 수행하면 마땅히 공덕과 지혜를 설하고, 아비발치(阿鞞跋致 : 불퇴전)의 모든 보살들에게는 마땅히 청정불국토를 설하며,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에게는 마땅히 도량을 장엄하는 것을 설하고, 부처님의 설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서로 이어서 차례로 설할 것이니라.
005_0869_a_03L著陰衆爲說如幻著界衆生說無所有入衆生爲說如夢著欲界者爲說熾若著色界爲說行苦著無色界行無常難化衆生爲讚聖種易化衆說諸禪定及無量心若聞生天而受化者則爲說樂因聲聞法而受化爲說諸諦辟支佛法而受化者說因緣以菩薩法而受化者爲說淨心及大悲法修行菩薩則應爲說功德智惠阿鞞跋致諸菩薩等則應爲說淸淨佛國一生補處則應爲說莊嚴道場應以佛說而受化者則爲相續次第而說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이 청정반야바라밀을 행하면 방편의 힘으로 모든 자재를 얻어 이익 되게 설법하며 헛되이 지남이 없다.”
005_0869_a_16L大王菩薩摩訶薩行淸淨般若波羅蜜以方便力得諸自在說法利益無有空過
이 보살의 자재한 법문을 설할 때 대중 가운데 삼만의 하늘과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오천의 보살들이 무생법인을 얻었다. 그리고 세존이 흔연히 미소 지으시니 모든 부처님의 법이 그러한 것이다. 혹은 미소 지을 때 면문(面門)에서 곧 청ㆍ황ㆍ적ㆍ백ㆍ자(紫)ㆍ파리색(頗梨色)으로 빛나는 여러 가지 큰 광명을 놓아 한량없고 끝없는 세계를 두루 비추어 위로 아가니타(阿迦尼吒 : 색구경천)에까지 이르렀다가 도로 부처님 처소에 돌아와서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부처님의 이마로 따라 들어갔다.
005_0869_a_18L說是菩薩自在法門時衆中三萬天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五千菩薩得無生法爾時世尊欣然微笑——諸佛法爾微笑時面門卽放諸大光明頗梨色遍照無量無邊世界至阿迦尼咤還歸佛所右繞三帀佛頂入
005_0869_b_02L그때 대지(大智) 사리불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머리를 숙여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큰 인연이 없으면 이런 희유하고 상서로운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시는데, 세존께서는 지금 이런 광명을 놓으시어 시방의 무량세계를 두루 비추시니 어떤 인연입니까? 원하옵건대 세존께서 설하여 주소서.”
005_0869_b_02L爾時大智舍利弗卽從坐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頭面作禮而白佛言世尊諸佛如來無大因緣則不現此希有瑞相世尊今者放是光明遍照十方無量世界爲何因緣願世尊說
그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승천왕은 과거 한량없고 끝이 없는 아승기겁에 여러 부처님의 처소에서 많은 바라밀을 수행하여 모든 보살을 위하여 이와 같은 바라밀을 호지(護持)하여 미래세에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겁을 지나 위없는 보리의 자량(資糧)을 성취할 것이며 그런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 이 부처님의 이름은 공덕장엄(功德莊嚴)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ㆍ세존이시며, 나라 이름은 엄정(嚴淨)이고, 겁의 이름은 청정(淸淨)이라 할 것이다. 그 땅은 풍요하고 백성이 안락하고 순수한 보살들이며 그 나라는 다 칠보로 장엄하였으니, 말하자면 금ㆍ은ㆍ유리ㆍ파리(頗梨 : 水晶)ㆍ마노ㆍ자거ㆍ진주 등이니라. 이러한 칠보로 꾸며서 그 땅을 이루었으며, 평탄하기가 손바닥과 같고 향과 꽃과 부드러운 풀로 장엄하게 꾸미고, 모든 산이나 언덕ㆍ흙무더기나 가시가 없으며, 온갖 당기ㆍ번기ㆍ일산 등으로 장엄하였고, 성의 이름은 난복(難伏)이며 칠보 그물을 펼쳐 그 위에 덮었고, 누각에는 방울을 달았으며, 밤낮 여섯 때 동안 모든 하늘이 공중에서 하늘의 음악을 울리며 온갖 하늘의 향과 하늘의 아름다운 꽃을 흩뜨릴 것이니, 그 땅의 백성은 즐거움과 기뻐함이 타화천보다 더 뛰어날 것이니라.
005_0869_b_07L爾時佛告舍利弗言善男子此勝天王過去無量無邊阿僧祇劫於諸佛所修行衆波羅蜜諸菩薩護持如是般若波羅蜜未來之世過無量百千阿僧祇劫成就無上菩提資糧然後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佛號功德莊嚴如來應供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國名嚴淨名淸淨其土豐饒人民安樂純菩薩彼國悉以七寶莊嚴所謂金頗梨馬瑙車璖眞珠七寶間錯以成其地平坦如掌香華軟草而嚴飾無諸山陵堆阜荊棘幡華幢蓋種莊嚴城名難伏七寶羅網彌覆其角懸金鈴日夜六時諸天空中自作天樂散衆天香及天妙華其土人民受樂歡喜勝他化天
005_0869_c_02L사람과 하늘은 막힘없이 왕래하고 3악도(惡道)도 없으며, 그 땅의 중생은 오직 부처님의 지혜만 구할 뿐 이승(二乘)이란 이름도 없고, 그 부처님 세존께서는 모든 높은 수행을 하는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청정한 법을 설하시며, 한량없고 끝없는 보살이 권속을 파계하거나 삿되게 행하여 집착하지 않으며, 눈먼 이나 애꾸눈이나 귀머거리나 벙어리나 곱추나 벌거벗은 모양이나 모든 육체[根]에 부족함이 있는 자가 없고, 모두 다 스물여덟 가지 상(相)을 구족하여 그 몸을 장엄할 것이니라.
005_0869_b_24L人天往來不相隔㝵無三惡道彼土衆生唯求佛無二乘名其佛世尊爲諸高行菩薩摩訶薩說淸淨法無量無邊菩薩眷屬無有破戒邪命著見盲瞎聾瘂傴背裸形諸根缺者皆悉具足二十八相莊嚴其身
그 부처님의 수명은 팔 소겁(小劫)이며 사람과 하늘의 무리는 중간에 일찍 죽는 자가 없다. 선남자여, 그 부처님 세존께서는 이와 같은 한량없는 공덕이 있어서 만약 설법하시고자 하면 먼저 광명을 놓아서 국토를 비춤에 그 모든 보살은 이 빛을 만나는 것으로 세존께서 장차 설법하실 것을 알고 모두 마땅히 나아가서 듣고자 하느니라.
그러면 모든 하늘은 세존을 위하여 백 유순(由旬)의 높이에 사자좌를 펴고 여러 가지로 장엄하게 꾸미고 한량없이 공양하며, 세존께서는 자리에 오르시어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심에 그 모든 보살은 근기가 총명하고 영리하여 한 번 들으면 깨달아 이해하며 나와 내 것이 없게 된다. 음식과 양식은 생각만 하면 곧 얻을 것이니라.”
005_0869_c_07L佛壽八小劫人天之衆無中夭者善男子彼佛世尊有如是等無量功德若欲說法先放光明照曜國土其諸菩薩遇斯光者卽知世尊將欲說法我等今者宜應往聽爾時諸天爲彼世尊敷師子座高百由旬種種嚴飾無量供養世尊坐上爲衆說法彼諸菩薩聰明利根一聞悟解無我我所飮食資糧應念卽得
이와 같이 승천왕에게 수기(授記) 법문을 설할 때, 대중 가운데 오만의 하늘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다 미래에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하였다.
승천왕은 부처님 세존께서 그를 위하여 수기하심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며, 미증유함을 얻어 허공에 칠 다라수(多羅樹) 정도의 높이로 뛰었으며,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모든 하늘의 악기는 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울렸으며, 온갖 하늘 꽃이 뿌려져서 부처님과 승천왕에게 공양하니, 이때 승천왕이 공중에서 내려와 얼굴을 숙여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005_0869_c_15L說是勝天王授記法門時衆中五萬天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願未來生彼國土爾時勝天王聞佛世尊爲其授記心大歡喜得未曾有踊在虛空高七多羅樹爾時三千大千世界六種震動諸天伎樂不鼓自散衆天華以供養佛及勝天王勝天王從空中下頭面禮佛退坐一面

7. 현상품(現相品)
005_0869_c_23L勝天王般若波羅蜜經現相品第七
005_0870_a_02L
그때 대지(大智) 문수사리가 승천왕에게 물었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법의 성품을 통달하여 도량에 앉아 법륜을 굴리는데 무슨 인연으로 먼저 고행을 닦아 악마를 항복합니까?”
승천왕이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에는 실로 고행이라는 것은 없으나 외도를 항복받기 위한 까닭에 그것을 나타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천마는 실로 허물어버리지 못하니, 이는 욕계의 주인인 까닭으로 항복시키는 모습을 보여서 모든 중생을 교화합니다.
005_0869_c_24L爾時大智舍利弗白勝天王言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通達法性應坐道場轉法輪何因緣故先修苦行降伏惡魔爾時勝天王答舍利弗善男子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實無苦行爲伏外道故示現之彼天魔實不能壞是欲界主故示降伏化諸衆生
사리불이여, 외도는 스스로 고행이 제일이라 말하므로 보살이 고행을 나타내 보여서 그들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사리불이여, 혹 어떤 중생은 다만 보살이 한쪽 무릎을 꿇고 서있는 것을 보며, 혹은 보살이 두 손을 들고 서있는 것을 보고, 혹은 보살이 태양을 보고 서있는 것을 보며, 혹은 보살이 다섯 가지 불로 몸을 태움을 보고, 혹은 보살이 몸을 거꾸로 서있는 것을 봅니다. 혹은 보살이 가시자리에 눕는 것을 보고, 혹은 쇠똥 속에 눕고, 혹은 모난 돌에 앉으며, 혹은 또 땅에 눕고, 혹은 널판에 눕는 것을 보며, 혹은 절구 위에 눕고, 혹은 먼지 속에 눕고, 혹은 널조각 옷[板衣]을 입고, 혹은 가시 옷[莣衣]을 입고, 혹은 풀옷을 입고, 혹은 나무껍질 옷을 입고, 혹은 다시 벌거벗은 모습을 보고, 혹은 허름한 옷을 입고, 혹은 얼굴이 항상 해를 향하여 해를 따라 움직이며, 혹은 피의 열매[稗子]를 먹고, 혹은 보리[麥]를 먹는 것을 보며 혹은 풀뿌리와 여러 가지 잡나무 잎을 먹으며, 열매를 먹고 꽃도 먹고, 혹은 마[薯蕷]도 먹고, 혹은 토란을 먹는 것을 보며, 혹은 연뿌리를 먹는 것을 봅니다.
005_0870_a_09L舍利弗外道自謂苦行第一是故菩薩示現苦行能超過彼舍利弗或有衆生但見菩薩屈一膝或見菩薩擧兩手立或見菩薩視日而立或見菩薩五熱炙身或見菩薩倒身而立或見菩薩臥棘刺牀臥牛糞或坐方石或復臥地或見臥或臥杵上或臥塵土或著板衣著莣衣或著草衣或樹皮衣或復裸或著茅衣或面向日隨日而轉食稗子或見食麥或食草根雜諸樹食果食華或食薯蕷或見食芋見食藕
005_0870_b_02L혹은 육 일에 한 번 먹고, 혹은 콩을 먹는 것을 보며, 혹은 대두(大豆)를 먹고, 혹은 볶은 곡식[炒穀]을 먹으며, 혹은 마(麻)를 먹는 것을 보며, 혹은 쌀을 먹는 것을 보며, 혹은 물만 마시고 하루를 지나는 것을 보며, 혹은 보살이 한 방울의 연유를 먹고 하루를 지남을 보며, 혹은 한 방울의 꿀이나 혹은 한 방울의 우유, 혹은 먹지도 않고, 혹은 깊이 잠든 것을 보는 것입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가지가지로 고행함을 나타내 보이며 육 년 고행 가운데 한 가지 일도 빼지 않습니다. 보살은 실제로는 이와 같은 고행이 없으나 중생에게 있는 것처럼 보여 주어 모든 중생이 마땅히 고행으로써 생사의 고통을 해탈함[度脫]을 얻음으로 이들을 위하는 까닭에 그것을 보이니, 육십 나유타(那由他) 사람이 삼승에 안주함입니다.
005_0870_a_21L或六日一食或見食豆或食大豆或食炒穀或見食麻或見食米或見飮水而以度日或見菩薩食一滴蘇而以度日或一滴蜜或一滴乳無所食或見眠熟舍利弗菩薩摩訶薩示現如是種種苦行六年之中一事不虧菩薩實無如是苦行衆生見以諸衆生應以苦行而得度脫是等故菩薩示之有六十那由他人安住三乘
사리불이여, 다시 하늘 사람이 숙세의 선근으로 대승을 깊이 즐기어, 곧 보살이 칠보의 대(台)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고, 기뻐 웃는 얼굴[面門]로 삼매[三昧 : 定]에 들어가서 이와 같이 6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선정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사리불이여, 다시 어떤 중생이 깊이 대승을 즐겨서 듣고자 하면 곧 보살이 단정하게 앉아서 설법하는 모습을 봅니다.
사리불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방편의 힘으로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대비로써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제도함에 천마와 모든 외도를 항복받으며, 이미 육 년을 지나 선정에서 일어나서 세상법에 수순하여 니련선하(尼連禪河)에 나아가 목욕하고 나와서 강가에 서 있으니, 백 마리의 젖소를 이끌며 소를 치는 여인이 그 중 한 마리 소를 이끌어다 우유를 짜서 죽을 만들어 보살에게 받들어 올렸습니다.
005_0870_b_07L舍利弗復有天宿世善根深樂大乘則見菩薩坐七寶臺心不動面門喜笑入三昧定如是六年方從定起舍利弗復有衆生深樂大乘欲聽聞者則見菩薩端坐說法舍利弗此是菩薩摩訶薩以方便力行般若波羅蜜大悲化度一切衆生能降天魔伏諸外道菩薩摩訶薩旣經六年從定而起隨順世法詣尼連禪河洗浴出已於河邊立有牧牛女搆百乳牛以飮一牛搆此牛乳用以作糜奉獻菩薩
005_0870_c_02L다시 육억의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가 각각 음식을 가지고 와서 받들어 올리며 이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대사(大士 : 보살)여, 나의 공양을 받아주시오. 정사(正士 : 보살)여, 나의 공양을 받아주시오’ 함에 보살은 다 받으나 저 소치는 여인과 하늘ㆍ용ㆍ야차는 각각 서로 보지 못하며, 하나하나의 하늘들은 각각 보살이 홀로 그 음식을 받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사리불이여, 이들 중생은 공양을 받는 것을 봄으로 인하여 도의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보살은 그것을 나타내 보이나 이 보살은 실로 목욕하거나 공양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방편의 힘으로 도량에 나아가 수행하는 것을 나타내 보인 것입니다.
005_0870_b_18L復有六億天夜叉乾闥婆各持飮食而來奉獻作如是大士受我供養正士受我供養薩悉受而彼牛女夜叉各不相一一天等各見菩薩獨受其食利弗是等衆生因見受供而得悟道是故菩薩爲示現之而此菩薩實不洗浴及受供養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示現行詣道場
이때 묘지(妙地)라고 하는 지거 천자(地居天子)가 있으니, 모든 천신들과 같이 이 대지를 쓸고 온갖 아름다운 꽃을 뿌리며 여러 가지 향수를 가지고 뿌려서 씻어내었습니다. 삼천대천세계의 수미산 아래 모든 하늘의 대중과 사천왕천(四天王天)이 여러 가지 하늘의 꽃을 내리고, 삼십삼천 및 야마천(夜摩天)이 공중에서 여러 가지 음악을 울리며 찬탄하고, 도솔타천(兜率陀天)의 산도솔타왕은 칠보의 그물로 세계를 펴서 덮었는데 네 모서리에는 다 염부단금(閻浮檀金)으로 방울을 달았으며, 온갖 보배를 모두 내리어 보살에게 공양하였습니다. 화락(化樂)의 모든 하늘의 선화왕(善化王)은 염부단금으로 그물을 펼쳐 세계를 덮고, 모든 음악을 울리며 가지가지 꽃을 내려 보살에게 공양하였으며, 타화자재의 모든 천자는 또한 모든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과 사람 아닌 듯한 이들과 각각 가지가지 공양을 베풀었습니다.
005_0870_c_04L時有地居天子名曰妙地與諸天神掃此大地散衆妙花種種香水而用灑之三千大千世界須彌山下諸天之衆四天王天雨諸天花三十三天及夜摩天空中讚歎作諸伎樂兜率陁天珊兜率陁王以七寶網彌覆世界四角皆懸閻浮檀金鈴悉雨衆寶供養菩薩化樂諸天善化王閻浮檀金羅網彌覆世界作諸伎樂雨種種華供養菩薩他化自在諸天與諸天夜叉乾闥婆阿修羅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各施設種種供養
005_0871_a_02L 자재천자(自在天子)와 사바세계 주인인 대범천왕(大梵天王)은 이미 보살이 도량에 나아가는 것을 보고 곧 모든 범천(梵天)에게 말하기를, ‘선남자여, 그대들은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은 견고하고 큰 몸으로 스스로 장엄하고, 본래 서원을 어기지 않으며, 마음에 게을러 싫어함이 없고, 일체 보살은 행이 다 만족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함에 통달하였다. 또한 보살은 모든 지(地)에서 다 자재를 얻어서 모든 중생에게 그 마음이 청정하여 근성을 잘 알며, 모든 마의 일을 넘어서 여래의 매우 깊은 비밀장[密藏]을 통달하였다. 일체 선근은 밖의 인연을 따르는 것이 아니요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옹호하시는 바라, 능히 중생을 위하여 해탈문을 열어 주시며, 대장도사(大將導師)는 모든 마를 꺾어 항복하고 대천세계에 홀로 용맹하다. 법의 약을 잘 베풀어 큰 의왕(醫王)이 되며 법왕의 자리[位]를 수기 받아[灌頂] 해탈하여 지혜의 광명을 놓으며, 세간의 여덟 가지 법[八法 : 八風]에 능히 물들지 않아 큰 연꽃과 같고, 일체 모든 다라니를 통달하여 깊은 바다와 같이 안주(安住)하며, 움직이지 않으니 수미산과 같으며, 지혜가 청정하여 번뇌[垢穢]가 없고, 마니주와 같이 일체법에 자재함을 얻어 범행이 청정하다’ 하였습니다.
005_0870_c_16L自在天子與娑婆世界主大梵天王旣見菩薩行詣道卽告一切諸梵天言善男子汝等當知如此菩薩摩訶薩堅固大身而自莊嚴不違本誓心無厭怠一切菩薩行悉滿足通達教化無量衆生薩諸地皆得自在於諸衆生其心淸淨善知根性通達如來甚深密藏諸魔事一切善根不隨外緣無量諸佛之所擁護能爲衆生開解脫門將導師摧伏諸魔大千世界獨爲勇善施法藥爲大醫王解脫灌頂受法王位放智慧光世閒八法所不能染如大蓮華通達一切諸陁羅尼深如海安住不動如須彌山智慧淸淨無有垢穢如摩尼珠於一切法而得自在淸淨梵行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닦아 방편의 힘으로 도량에 나아가 수행하며 악마를 항복받고자 보리수 아래 앉아서 10력(力)과 4무외(無畏)와 18불공법(不共法)을 성취하여 큰 법륜을 굴리어 사자후(師子吼)를 지어서 법을 보시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다 포만하게 하며, 중생의 법의 눈을 청정하게 하고자 하여 위없는 정법으로 외도를 항복받으며, 모든 부처님의 본원(本願)을 성취하심을 보이고자 일체법에 자재를 얻는 것입니다.
선남자여, 그대들은 가서 보살에게 공양하십시오.
005_0871_a_09L善男子菩薩摩訶薩修般若波羅蜜以方便力行詣道欲降惡魔坐菩提樹爲成就十力四無畏十八不共法轉大法輪作師子吼以法布施令諸衆生皆悉飽滿爲欲淸淨衆生法眼無上正法降伏外道欲示諸佛本願成就於一切法而得自在善男子汝等可往供養菩
005_0871_b_02L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력으로써 도량에 나아가 수행하는 것을 나타내 보이며, 발바닥에 천 폭(輻)의 수레바퀴 모양을 나타내고, 미묘한 광명으로 일체 지옥ㆍ축생ㆍ아귀가 이 광명을 만나면 모든 고통을 여의고 안락함을 얻으며, 용궁을 비출 때 가리가(加梨加)용왕이 있어 이 광명을 만나 곧 모든 용에게 말하기를 ‘이 금색빛이 용궁을 비추어 너희들의 몸과 마음을 안락하게 할 것이다. 내가 과거에 일찍이 이러한 모습을 보고 나서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다. 그런데 지금 이 광명이 옛날과 다름이 없다. 그러니 반드시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실 것이다. 가지가지 태우는 향ㆍ바르는 향ㆍ가루향ㆍ금ㆍ은ㆍ진주ㆍ자거ㆍ마노ㆍ산호ㆍ백옥ㆍ꽃과 번기[幡]와 당기[幢]와 일산[蓋]을 준비하고 모든 음악을 울리며, 보살의 궁중으로 가서 좋은 물건을 모두 공양하리라’고 하였습니다.
005_0871_a_17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以方便力示現行詣道場足下卽現千輻輪相微妙光明一切地獄餓鬼遇斯光明皆悉離苦而得安及照龍宮時有加梨加龍王遇此光明卽告諸龍此金色光來照龍宮悉令汝等身心安樂我於過去曾見此相有佛出興今此光明如昔不異當知必有佛出世閒可辦種種燒香塗香末香眞珠車璖馬瑙珊瑚白玉幡華幢蓋作諸音樂往詣菩薩宮中好物悉齎供養
이때 가리가용왕과 모든 권속이 널리 큰 구름을 이루어 향기로운 비를 내리고 모든 음악을 울리며, 보살에게 나아가 공양하고 보살의 오른쪽으로 돌며 찬탄하여 말하기를 ‘금색 광명으로 사람을 기쁘게 하니 반드시 가장 훌륭하신 부처님께서 나신 것이다. 가지가지 보배로 대지를 장엄하니 이로 인하여 땅에 생겨난 모든 초목은 다 변하여 보배가 될 것이며, 강과 하천은 다 고요하여 풍랑이 일어나는 소리가 없으니, 이와 같은 상서로움으로 미루어 보건대 부처님께서 나오심이 틀림없도다. 제석과 범천, 해와 달의 광명이 제 빛을 내지 못하고 악도가 청정하여지니 부처님께서 나오심이 틀림없도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어려서 부모를 잃었다가 나이가 장성하여 불현듯 도로 만나면 마음이 매우 기뻐하듯, 일체 세간이 부처님께서 세상에 일어나심을 보는 것도 이와 같도다. 우리들은 이미 과거 여러 부처님 세존께 공양하며, 지금 사람 가운데 사자이신 법왕을 만났으니, 곧 우리가 태어남이 헛되이 지나지 아니하리라’고 하였습니다.
005_0871_b_05L時加梨加龍王與諸眷屬普興大雲降注香雨往詣菩薩作諸伎樂施設供養右繞菩薩而讚歎言金色光明令人喜悅決定最勝佛出無疑種種雜寶莊嚴大地凡是因地生諸草木悉變成寶江河皆靜無風浪聲推如此瑞佛出無疑釋梵日月光明不現惡趣淸淨佛出無疑譬如有人少失父母年旣長大忽然還得心甚歡喜一切世閒睹佛興出亦復如是我等已曾供養過去諸佛世尊今値法王人中師子則我受生爲不空過
005_0871_c_02L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방편의 힘으로 풀을 거두어 깔고, 앉을 때도 보리수를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 바른 생각으로 단정히 앉으니 하열한 중생이 이와 같은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사리불이여, 다시 높게 수행하는 여러 큰 보살이 있어서 팔만 사천 천자가 온갖 보배를 모아서 팔만 사천의 큰 사자좌를 만들고 칠보 그물을 펴서 그 위에 덮었으며 네 모서리에는 금방울을 곳곳에 달아놓고 꽃과 번기와 당기ㆍ일산ㆍ화려한 비단을 벌려 놓았음을 보았습니다.
그때 보살은 이 팔만 사천의 자리에 두루 하여 하나하나의 자리마다 다 앉았으나 모든 천자는 각기 서로가 보지 못하고 각각 서로 말하되 ‘보살이 홀로 우리의 자리에 앉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다’라고 하였다. 이 인연으로 마음에 환희심이 생겨 미증유함을 얻어 다 아비발치를 얻는 것입니다.
005_0871_b_17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取草敷坐於菩提樹右繞七帀正念端坐下劣衆生見如此相舍利弗復有高行諸大菩薩見八萬四千天子敷八萬四千大師子座——衆寶合成七寶羅網彌覆其上四角金鈴處處皆有幡花幢蓋繒綵羅列爾時菩薩遍此八萬四千座上一一皆坐而諸天子自不相各謂菩薩獨坐我座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以是因緣心生歡喜未曾有皆證阿鞞跋致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방편의 힘으로 곧 미간의 백호상(白毫相)에서 광명을 놓아 모든 마귀의 궁전을 비추니, 삼천대천세계 모든 마귀의 궁전이 다 광명을 잃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마귀들은 각각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모든 우리들의 궁전에 광명이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 어찌 보살이 도량에 앉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함이 아니겠는가?’하며 함께 관찰하니 보살이 보리수 아래 도량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악마들은 자기 궁전에서 마귀의 군사[魔軍]를 모아 한량없는 천억 가지의 색깔ㆍ가지가지 형상ㆍ가지가지 모습ㆍ가지가지 얼굴을 하고, 가지가지 막대기를 잡고, 가지가지 당(幢)ㆍ번(幡)을 갖고 가지가지 음성으로 말하기를, ‘만약 듣는 자가 있으면 귀ㆍ코ㆍ입에서 모두 피가 흘러내리리라’고 하였다. 보살이 이때 대비의 힘으로 마군의 무리들이 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사리불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한 방편의 힘입니다.
005_0871_c_05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卽放眉閒白毫相光明照諸魔宮三千大千世界一切魔宮皆失光明時諸魔等各作是念以何因緣我等諸宮光明不現詎非菩薩坐於道場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乎卽共觀察見菩薩端坐道場菩提樹下時諸惡於自宮殿聚集魔軍無量千億種諸色種種衆形種種相貌種種頭持種種仗種種幢幡種種音聲有聞者耳鼻口中竝皆流血菩薩爾時以大悲力令魔軍衆不得出聲利弗是名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方便之力
사리불이여,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의 힘으로 한량없는 억겁으로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와 자ㆍ비ㆍ희ㆍ사의 염처(念處)와 정근(正勤 : 四正勤)ㆍ신족(神足)ㆍ근(根 : 五根)ㆍ역(力 : 五力)ㆍ각도(覺道 : 七覺支)ㆍ사마타(奢摩他)ㆍ비바사나(毘婆舍那)ㆍ삼명(三明)ㆍ해탈(解脫 : 八解脫) 등을 행하며, 몸은 금색을 띠고 오른팔로 이마에서 시작하여 온 몸을 두루 만지며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고뇌하는 중생을 내가 건져내려고 대비를 일으키리라.’
005_0871_c_19L舍利弗菩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無量億劫行布施忍辱精進禪定智慧慈悲喜捨正勤神足奢摩他毘婆舍那三明解脫身金色右臂從頂自摩乃至遍身作如是言衆生苦惱欲濟拔而起大悲
005_0872_a_02L그러자 마왕을 비롯하여 모든 권속이 보살의 말을 듣고 곧 엎드렸습니다. 보살마하살이 대비의 힘으로 모든 마귀의 무리들이 공중의 소리를 듣게 하였습니다. ‘너희들은 지계하는 힘이 있는 신인[仙]에 귀의하라. 그는 두려움 없음[無畏]을 베풀어 일체 중생을 구호하느니라.’ 마귀와 권속들이 이 소리를 듣고 나서 오히려 땅에 엎드려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원하옵건대 정사(正士)ㆍ대사(大士)여, 우리들의 생명을 구제하여 주소서.’
사리불이여, 그때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의 힘으로 큰 광명을 놓으니, 그 빛을 받은 자는 다 두려움을 여의게 됩니다. 마귀와 권속은 이 신통력을 보고 기쁨과 두려움의 두 가지 일이 교차하였습니다.
005_0872_a_02L爾時魔王及諸眷聞菩薩言卽皆倒仆菩薩摩訶薩以大悲力令諸魔衆聞空中聲言等可歸依持戒力仙能施無畏救護一切衆生魔及眷屬聞此聲已猶伏在地作如是言唯願正士大士救濟我命舍利弗爾時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放大光明其有遇者皆離怖畏魔及眷屬見是神力恐怖歡喜二事交懷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혹 어떤 중생은 이 마귀를 항복시키는 것을 봅니다. 또 다시 어떤 사람은 이 일을 보지 못하며, 혹은 어떤 중생은 다만 보살이 풀을 깔고 앉는 것만을 보고, 혹은 보살이 큰 사자 보대(寶臺)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며, 혹은 보살이 땅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혹은 공중에 자연히 사자좌에 보살이 편안히 앉아 있는 것을 보며, 혹은 어떤 중생은 아설타(阿說他 : 無罪樹)나무를 보리수라 하는 것을 봅니다. 혹은 파리질다라(波利質多羅)나무를 보며, 혹은 온갖 보배가 합하여 보리수가 되는 것을 보며, 혹은 어떤 중생은 칠 다라수(多羅樹) 정도가 되는 보리수를 보며, 혹은 어떤 중생은 팔만 사천 유순이나 되는 보리수와 높이가 사만 이천 유순이나 되는 사자좌를 보며, 혹은 어떤 중생은 멀리서 보살이 공중에서 유희하는 것을 보며, 혹은 보살이 보리수에 앉아 있는 것을 봅니다.
005_0872_a_11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或有衆生見是降魔亦復有人不見此事或有衆生但見菩薩敷草而坐或見菩薩處大師子寶臺而坐或見菩薩在地而坐或見空中自然而有師子之座菩薩安坐或有衆生見阿說他樹爲菩提或見波利質多羅樹或見衆寶合成爲菩提樹或有衆生見菩提樹高七多羅樹或有衆生見菩提樹高八萬四千由旬師子之座高四萬二千由旬或有衆生遙見菩薩遊戲空中或見菩薩坐菩提樹
005_0872_b_02L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방편의 힘으로 이와 같은 가지가지의 신통변화를 나타내 보여서 중생을 교화하여 제도하는 것입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의 힘으로 도량에 앉아 있는 모습을 나타내니 시방의 항하사 세계에 한량없고 끝이 없는 보살마하살이 다 모여와서 공중에 머물러 이런 소리를 내어 말합니다.
‘보살이 안락하고 기쁘게 위로[安慰]하니 훌륭합니다. 속히 용맹정진하면 대길상사(大吉祥事)가 있으리니 두려워 마십시오. 마음을 금강과 같이 하면 신통에 유희하여 중생을 이익 되게 하고 한 찰나 사이에 일체지가 나타날 것입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도량에 앉을 때 마귀가 와서 어지럽게 하여도 또한 성을 내지 않으면 일 찰나의 마음이 반야바라밀과 상응하여 아는 바를 깨달아 통달하지 못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005_0872_a_23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示現如是種種神變化度衆生舍利弗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現坐道場十方恒河沙世界無量無邊菩薩摩訶薩皆悉來集住虛空中出是聲言安慰菩薩安樂歡喜善哉速疾勇猛精進大吉祥勿生怖懼如金剛遊戲神通利益衆生一念之一切智現舍利弗菩薩摩訶薩坐道場時魔來爲亂亦不生瞋一剎那心與般若波羅蜜相應所知見覺無不通達
사리불이여, 이때 시방 항하사 세계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이구동성으로 찬탄하여 말씀하셨습니다.
‘훌륭하도다, 대사(大士)여. 자연지(自然智)ㆍ무애지(無碍智)ㆍ평등지(平等智)ㆍ무사지(無師智)ㆍ대비장엄(大悲莊嚴)을 모두 통달하리라.’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의 힘으로 이와 같은 가지가지를 나타내 보이니, 혹은 어떤 중생은 이 보살이 지금 처음 도를 이루는 것을 보며, 혹은 보살이 오랜 옛날에 성도하신 것을 보며, 혹은 한 세계의 사천왕이 발우를 드리는 것을 보며, 혹은 시방 항하사 세계의 사천왕이 발우를 드리는 것을 봅니다.
005_0872_b_12L舍利弗時十方恒河沙世界諸佛如來異口同聲讚言善哉大士通達自然智無㝵智平等智無師智大悲莊嚴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能作如是種種示現或有衆生見此菩薩今始成道或見菩薩久遠成道或見一世界四天王獻鉢或見十方恒河沙世界四天王獻鉢
005_0872_c_02L사리불이여, 보살이 이때 중생을 제도하는 까닭에 많은 발우를 받아 손바닥 가운데 쌓아서 합하며 하나로 만들었으나 그 모든 천왕들은 각각 서로 보지 못하고 다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오직 나의 발우를 쓰시는구나.’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의 힘으로 이런 일을 나타내 보이는 것입니다. 이 법문을 설할 때 대중 가운데 삼만의 보살마하살이 무생법인을 얻고 삼만 육천 보살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팔만의 사람과 하늘이 번뇌[塵]를 멀리하고 때[垢]를 여의어 법의 눈이 맑아지고 한량없고 끝이 없는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셨습니다.
005_0872_b_20L舍利弗菩薩爾時度衆生卽受衆鉢重疊掌中合而爲一諸天王各不相見皆謂世尊獨用我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以方便力示現此事說是法門時衆中三萬菩薩摩訶薩得無生法忍三萬六千菩薩皆不退轉阿耨多羅三藐三菩提八萬人天得遠塵離垢法眼淨無量無邊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사리불이여, 다시 육만 천자가 먼저 와서 공양을 올리니 과거의 원력(願力)이 보살이 성도함과 같아 ‘반드시 먼저 우리들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하고 원하였습니다.
이때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의 방편의 힘으로 법륜을 굴리는 것을 나타내 보이려 하는데, 사바세계의 주인[主]인 시기(尸棄)범왕이 육십팔만 범천과 함께 세존의 처소에 와서 머리 숙여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대비시여, 위없는 법륜을 굴려 주소서. 오직 원하옵건대 대비시여, 위없는 법륜을 굴려 주소서.’
그러자 곧 높이가 사만 이천 유순이나 되는 큰 사자좌가 나타나서 가지가지로 장엄하니, 견고하고 안온하였습니다. 시방의 한량없는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다 여래의 사자좌를 위하여 또한 이와 같이 하였습니다.
005_0872_c_06L舍利弗復有六萬天子先來獻供過去願力若菩薩成道必願先受我等供養爾時菩薩摩訶薩以般若波羅蜜方便力故示現欲轉法輪娑婆世界主尸棄梵王與六十八萬梵天來世尊所頭面作禮繞七帀而發是言唯願大悲轉無上法輪唯願大悲轉無上法輪爾時現大師子座高四萬二千由旬種種莊嚴堅固安隱十方無量釋提桓因悉爲如來敷師子座亦復如是
005_0873_a_02L이때 보살이 신통력으로 하나하나의 모든 하늘에 각각 보살이 그 자리 위에 앉아서 법륜을 굴리심을 보게 하였습니다. 보살마하살은 이미 이 자리에 앉으니 시방의 한량없고 끝이 없는 세계가 다 진동하고 큰 광명을 놓아 곧 끝없는 경계의 삼매에 들어가니, 시방 항하사 세계의 일체 중생이 3악도에서 받는 고통이 사라지고 곧 안락을 얻고 다 3독(毒)을 여의어 각각 모습이 마치 모자(母子) 사이와 같아 다시는 악한 마음이 없었습니다.
이때 삼천대천세계는 간격이 없이 한 털구멍과 같았으며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이 다 그 가운데 가득하였습니다.
005_0872_c_16L爾時菩薩以神通力一一諸天各見菩薩坐其座上而轉法輪菩薩摩訶薩旣坐此座十方無量無邊世界皆悉震動放大光明卽入無邊境界三昧方恒河沙世界一切衆生三惡道苦得安樂悉離三毒各各相於猶如母無復惡心時此三千大千世界有閒隙如一毛孔乾闥婆阿修羅伽樓羅緊那羅摩睺羅伽非人等悉滿其中
만약 어떤 중생이 마땅히 괴로움의 법[苦法]으로 교화를 받을 자에게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고(苦)의 법을 들려주고, 마땅히 무아(無我)ㆍ공(空)ㆍ적정(寂靜)ㆍ이무상(離無常)도 다 또한 이와 같습니다. 마땅히 환술과 같은 법으로 교화를 받을 자는 환술과 같은 것을 설함을 들으며, 마땅히 꿈속이나 물 가운데 달과 같고 그림자 같고 메아리와 같다고 하는 것도 다 또한 이와 같습니다. 마땅히 공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으로 교화를 받을 자는 곧 부처님께서 설하신 공ㆍ무상ㆍ무원의 법을 들으며, 혹은 여래께서 일체법은 인연을 따라 생겼다고 설함을 듣고, 혹은 모든 음(陰 : 蘊)을 설함을 듣고, 혹은 모든 계(界)를 설함을 듣고, 혹은 모든 입(入 : 處)을 설함을 듣고, 혹은 고의 소리[苦聲]를 설하신 것을 듣습니다. 혹은 집의 소리[集聲]를 설하신 것을 듣고, 혹은 도의 소리[道聲]를 설하신 것을 듣고, 혹은 염처(念處)를 설함을 듣고, 혹은 정근(正勤)을 설함을 듣고, 혹은 신족통[神足]을 설함을 듣고, 혹은 근(根)을 설함을 듣고, 혹은 역(力)을 설하신 것을 듣고, 혹은 각(覺)을 설하신 것을 듣고, 혹은 도를 설하신 것을 듣고, 혹 사마타를 설하신 것을 듣고, 혹은 비파사나를 설하심을 듣고 혹은 벽지불의 법을 설하신 것을 듣고, 혹은 대승법을 설하심을 듣습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의 힘으로 가지가지 법륜을 굴림을 나타내 보여서 한량없는 중생이 그 근성을 따라 기쁘고 이익 되게 하는 것입니다.”
005_0873_a_03L若有衆生應以苦法而受化者聞佛說苦應以無我寂靜無常皆亦如是應以如幻法而受化者聞說如幻應以如夢水中如影如響皆亦如是應以空無相無願而受化者卽聞佛說空無相願法或聞如來說一切法從因緣生或聞說諸陰或聞說諸界或聞說諸或聞說苦聲或聞說集聲或聞說道或聞說念處或聞說正勤或聞說神足或聞說根或聞說力或聞說覺或聞說道或聞說奢摩他或聞說毘婆舍那或聞說辟支佛法或聞說大乘法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示現種種轉法輪無量衆生隨其根性歡喜利益
005_0873_b_02L그때 사리불이 승천왕에게 물었다.
“보살마하살이 방편의 힘으로 행한 반야바라밀의 매우 깊은 경계는 알기 어렵고 생각하기 어렵고 들어가기 어렵습니까?”
그러자 승천왕이 사리불에게 답하였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한 훌륭한 일의 공덕은 내가 지금 말한 바에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만억분에서 나아가 산수로 비유하여도 또한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고 오직 여래만이 이를 설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적은 부분을 설한 것은 다 여래의 위엄과 신령스러운 힘을 받은 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모든 부처님 경계의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마하살도 오히려 다 설명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다른 보살이겠습니까.
사리불이여, 모든 부처님의 경계는 고요하고 말이 없어 분별없는 지혜[無分別智]로 알 바입니다.
005_0873_a_18L爾時舍利弗白勝天王言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甚深境界難難思量難入爾時勝天王答舍利弗言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功德勝事我今所說百分不及一百千萬億分乃至算數譬喩亦不及一有如來乃能盡說我今所說其少分皆承如來威神之力何以故諸佛境界一生補處菩薩摩訶薩尚不能況餘菩薩舍利弗諸佛境界寂靜無說後無分別智之所能了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모든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 수능엄(首楞嚴)삼매ㆍ여환(如幻)삼매ㆍ금강유(金剛喩)삼매ㆍ금강삼매ㆍ부동의(不動意)삼매ㆍ변통달(遍通達)삼매ㆍ불연경계(不緣境界)삼매ㆍ사자자재(師子自在)삼매ㆍ삼매왕삼매ㆍ공덕장엄(功德莊嚴)삼매ㆍ적정의(寂靜意)삼매ㆍ초출(超出)삼매ㆍ무착(無著)삼매ㆍ장엄왕(莊嚴王)삼매ㆍ무등등(無等等)삼매ㆍ등각(等覺)삼매ㆍ정각(正覺)삼매ㆍ열의(悅意)삼매ㆍ환희삼매ㆍ청정삼매ㆍ화염(火焰)삼매ㆍ광명삼매ㆍ난승(難勝)삼매ㆍ상현전(常現前)삼매ㆍ불상근(不相近)삼매ㆍ무생(無生)삼매ㆍ통달삼매ㆍ최승(最勝)삼매ㆍ과마계(過魔界)삼매ㆍ일체지의(一切智意)삼매ㆍ당상(幢相)삼매ㆍ대비(大悲)삼매ㆍ환희(歡喜)삼매ㆍ애념(愛念)삼매ㆍ불견법(不見法)삼매를 배워야 합니다.
005_0873_b_06L舍利弗菩薩摩訶薩欲入諸佛境界應學般若波羅蜜首楞嚴三昧如幻三昧剛喩三昧金剛三昧不動意三昧通達三昧不緣境界三昧師子自在三昧三昧王三昧功德莊嚴三昧靜意三昧超出三昧無著三昧意莊嚴王三昧無等等三昧等覺三昧覺三昧悅意三昧歡喜三昧淸淨三火焰三昧光明三昧難勝三昧現前三昧不相近三昧無生三昧達三昧最勝三昧過魔界三昧一切智意三昧幢相三昧大悲三昧歡喜三昧愛念三昧不見法三昧
005_0873_c_02L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의 힘으로 이와 같은 한량없고 끝이 없는 백천억 항하사 수의 모든 삼매를 통달하고 나서, 곧 모든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 그 마음이 안온하고 공포가 전혀 없어 사자의 왕과 같이 짐승을 두려워하지 않고 잡는 것과 같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모든 삼매를 닦고 나서 지나온 곳이 다 두려움이 없었고, 그 앞에는 하나의 원적(怨敵)도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005_0873_b_19L舍利弗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通達如是等無量無邊百千億恒河沙數諸三昧已乃能得入諸佛境其心安隱恐怖悉無如師子王不畏禽狩何以故菩薩摩訶薩修如是等諸三昧已有所經遊悉無怖畏見其前有一怨敵
왜냐하면,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의 힘으로 마음에 인연된 것이 없고, 또한 머무는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무색계(無色界)에 태어나서 팔만 사천 겁 가운데 오직 한 식[唯一識]뿐이요, 머무는 곳도 없고 또한 인연되는 곳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도 이와 같아 마음에 머무는 곳이 없고, 또한 인연하는 곳도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마음이 가지 않으니 갈 곳도 없고[無行處], 마음이 생각이 없으니 생각할 곳도 없으며, 마음이 인연이 없으니 인연할 곳도 없고, 마음이 집착이 없으니 집착할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음이 어지러움이 없으니 어지러운 곳이 없고, 마음이 높고 낮음이 없으니 마음이 수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005_0873_c_03L何以故舍利弗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心無所緣亦無所住譬如有人生無色界八萬四千劫中唯是一識無有住處亦無所緣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亦復如是心無住處亦無所何以故心不行無行處心無想想處心不緣無緣處心不著無著處心不亂無亂處心無高下心不隨順
또 어기어 거스르지 않고 기뻐하지도 않으며, 근심하지도 않고 분별함도 없고 분별을 여의며, 사마타와 비파사나를 여의고 마음이 지혜를 따르지 않으며, 마음이 스스로 머물지 않고 또한 다른 데도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눈에 머물러 의지하지 않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도 머물지 않으며, 색(色)에 머물지 않고 소리ㆍ향기ㆍ맛ㆍ감촉ㆍ법에 머물지 않으며, 마음이 안에도 있지 않고 또한 밖에도 있지 않으며, 마음이 법에도 인연하지 않고 마음이 지혜에도 인연하지 않으며, 과거에도 머물지 않고 미래와 현재에도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005_0873_c_11L又不違逆不喜不憂無分別離分別離奢摩他毘婆舍那心不隨智心不自住亦不住他不依眼住不依耳意住不依色住不依聲法住心不在內亦不在外心不緣法心不緣智不住過去未來現在
005_0874_a_02L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한 법도 취하지 않으며, 일체법에 지견이 걸림이 없습니다. 마음이 청정하게 행하는 까닭에 일체법을 봄에 모든 때가 없고 본다는 모습[見相]도 갖지 않으며, 보되 분별하지도 않고 모든 희론을 여읩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의 반야바라밀은 육안(肉眼)과 상응하지 않고 천안(天眼)과도 상응하지도 않으며, 혜안(慧眼)ㆍ법안(法眼)ㆍ불안(佛眼)과 다 상응하지 않습니다. 천이(天耳)와 상응하지 않고 타심지(他心智)와도 상응하지 않으며, 숙명지(宿命智)와도 상응하지 않고 신통지(神通智)ㆍ누진지(漏盡智)와도 상응하지 않습니다.
사리불이여, 이 반야바라밀은 일체법과 상응하지 않으며, 상응하지 않음도 아닙니다.
005_0873_c_17L舍利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取一法於一切法知見無㝵心行淨故見一切法皆悉無垢不取見相見不分別離諸戲論舍利弗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不與肉眼相應不與天眼相應慧眼法眼佛眼悉不相應與天耳相應不與他心智相應不與宿命智相應不與神通智相應不與漏盡智相應舍利弗是般若波羅蜜不與一切法相應非不相應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방편의 힘으로 일체법에서 평등한 지혜를 얻으며, 모든 중생의 마음이 가는 것을 관하여 일체의 더럽고 깨끗함을 다 여실히 알고, 10력(力)과 4무애(無碍)와 18불공법(不共法)과 부처님의 일체지를 모두 생각하여 잃지 않도록 합니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함에 공용(功用)의 마음이 없이, 또한 일체법에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識]가 없이 항상 고요한 삼매 가운데 있으면서 삼매를 버리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며 베풀어 불사(佛事)를 일으키어 휴식함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 법에서 막힘없는 지혜를 얻되 마음에 물들어 집착함이 없습니다.
005_0874_a_04L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方便力於一切法得平等智能觀一切衆生心行一切染淨皆如實知於十力四無畏十八不共法佛一切智咸不失念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以無功用通達一切法無心意識常在寂靜三昧之中不捨三昧教化衆生施作佛事無有休息於諸佛法得無㝵智心無染著
사리불이여, 비유하면 변화한 부처님이 다시 변화하여 부처님이 되어서 그가 교화한 것에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가 없으며, 몸과 몸의 업[身業]이 없으며 입과 입의 업이 없으며 마음과 마음의 업[心業]이 없이, 베풀어 일체의 불사를 일으켜 중생을 이익 되게 합니다.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의 신통력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따라 교화함도 이와 같아 몸과 몸의 업이 없고 입과 입의 업이 없으며 뜻과 뜻의 업이 없고, 공용(功用 : 공들임)의 마음이 없이 항상 불사를 일으켜 중생을 이익 되게 합니다. 무슨 까닭인가?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일체법을 통달함이 마치 허깨비[幻相]와 같아 마음으로 분별할 수 없으므로 모든 중생은 항상 설법을 듣기 때문입니다.
005_0874_a_13L舍利弗譬如化佛更化作彼所化者無心意識無身身業口業無心心業而能施作一切佛事利益衆生何以故佛神力故舍利菩薩摩訶薩從般若波羅蜜所化亦復如是無身身業無口口業無意意業以無功用心常作佛事利益衆何以故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通達一切法猶如幻相心無分別而諸衆生恒聞說法
005_0874_b_02L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지혜가 이와 같아 유위(有爲)에 머물지 않고, 무위(無爲)에도 머물지 않으며, 모든 음(陰)에 머물지 않고, 계(界)에도 머물지 않으며, 안과 밖에도 머물지 않습니다. 선한 법과 선하지 않은 법에도 머물지 않고, 세간과 출세간에도 머물지 않으며, 더럽혀지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유루(有漏)에 머물지 않고 무루(無漏)에도 머물지 않으며, 과거ㆍ미래ㆍ현재에도 머물지 않고, 수연멸(數緣滅 : 열반)에도 머물지 않으며 수연멸이 아님에도 머물지 않습니다.
사리불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되 마음에 머무는 바가 없이 모든 법을 통달하며, 무애의 지혜[無碍智]와 공용이 없는 힘으로 중생을 위하여 설하며 항상 고요함[寂靜]에 있으면서 교화하는 일에 휴식함이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숙원(宿願)이 강한 까닭으로 공용(功用)의 마음이 없이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합니다.
005_0874_a_22L舍利弗菩薩摩訶薩如是智慧不住有爲不住無爲不住諸陰不住界不住內外不住善法及不善法不住世閒及出世閒不染不淨不住有漏不住無漏不住過去未來現在不住數緣滅不住非數緣滅舍利弗是菩薩摩訶薩如是行般若波羅蜜心無所住而能通達一切諸法以無㝵智無功用力爲衆生說常在寂靜而教化事無有休息舍利弗菩薩摩訶薩宿願强故無功用心爲人說法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의 방편의 힘 때문에 모든 두려움이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집금강신(執金剛神)이 항상 수호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걷거나 서있거나 앉았거나 누워 있거나 항상 멀리하지 않습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의 설법을 듣고 마음에 두려워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으며 의심하지도 않고 후회하지도 않으니, 이 사람은 이미 수기를 얻었음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무슨 까닭인가? 반야바라밀을 믿고 받아서 부처님의 경계와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 일심은 곧 모든 부처님의 법을 통달하며, 부처님 법을 통달한 까닭에 중생을 이익 되게 하되 중생과 부처님의 법이 다르다는 것을 보지 않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이치가 둘이 없는 까닭입니다.”
005_0874_b_10L舍利弗菩薩摩訶薩以般若波羅蜜方便力故無諸怖畏何以故執金剛神常守護故若行若若坐若臥恒不遠之舍利弗菩薩摩訶薩聞說深般若波羅蜜心不驚不怖不疑不悔當知是人已得授記何以故信受般若波羅蜜近佛境界以此一心則能通達一切佛法佛法故利益衆生不見衆生與佛法何以故理無二故
勝天王般若波羅蜜經卷第四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