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_1021_b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8백만억의 큰 비구 대중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유학(學)과 무학(無學)으로서 모두 아라한이었으니, 유위공덕(有爲功德)ㆍ무위공덕(無爲功德)ㆍ무학십지(無學十智)1)ㆍ유학팔지(有學八智)2)ㆍ유학육지(有學六智)3)ㆍ3근(根)4)ㆍ16심행(心行)5)ㆍ법가허실관(法假虛實觀)6)ㆍ수가(受假)허실관ㆍ명가(名假)허실관ㆍ3공관문(空觀門)7)ㆍ4제(諦)ㆍ12연(緣) 등 한량없는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8백만억의 대선연각(大仙緣覺)8)이 있었으니, 단멸도 아니요[非斷] 항상 하지도 않음[非常]과 4제(諦)와 12연(緣)을 다 성취하였다. 또 9백만억의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있었으니, 이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실지(實智)의 공덕과 방편지(方便智)9)의 공덕으로 홀로 대승(大乘)을 행하여 4안(眼)10)ㆍ5통(通)ㆍ3달(達)11)ㆍ10력(力)12)ㆍ4무량심(無量心)ㆍ4변(辯)13)ㆍ4섭(攝)14)ㆍ금강멸정(金剛滅定)15) 등의 일체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5계(戒)를 지키는 천만억의 어진 이들이 있었으니, 이들은 모두 아라한을 행하고, 10지(地)에 회향(廻向)하며, 오분법신(五分法身)16)을 구족하고 한량없는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5계를 지키는 10천(千)의 청신녀(淸信女)가 있었으니, 이들은 모두 아라한을 행하고, 10지를 다 성취하고, 시생(始生)공덕17)ㆍ주생(住生)공덕ㆍ종생(終生)공덕의 30생(生)18)의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10억이나 되는 7현(賢)19)의 거사가 있었으니, 덕행이 구족하고 22품(品)20)과 10일체입(一切入)21)과 8제입(除入)22)과 8해탈(解脫)과 3혜(慧)23)와 16제(諦)24)와 4제(諦)와 4품(品)ㆍ3품ㆍ2품ㆍ1품을 관하여 90인(忍)을 얻어서 일체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만만억의 아홉 범천[梵]25)과 3정천(淨天)26)ㆍ3광천(光天)27)ㆍ세 범천[梵]28)과 다섯 희락천(憘樂天)29)의 하늘 선정의 공덕[天定功德]과 선정의 맛과 신통을 항상 즐김과 18생처(生處)30)의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억억의 6욕(欲)의 모든 하늘 대중이 있었으니, 10선(善)의 과보와 신통의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열여섯 대국왕(大國王)이 있었으니, 각각 1만ㆍ2만 내지 10만의 권속이 5계(戒)ㆍ10선(善)ㆍ3귀(歸)의 공덕과 청신행(淸信行)을 구족하였다. 또 5도(道)의 세계에 일체 중생이 있었고, 또 타방의 헤아릴 수 없는 대중이 있었는데, 시방정토에 변화한 백억의 높은 자리가 나타나 백억의 수미산 보배 꽃[須彌寶華]으로 변화하니, 각각 그 꽃 위에 앉았다. 또 한량없이 많은 변화한 부처님[化佛]이 계시고 한량없는 보살과 비구와 8부(部) 대중이 각각 보배 연꽃에 앉았으니, 꽃 위에는 다 한량없는 국토가 있었고, 하나하나의 국토마다 부처님과 대중들이 지금과 같이 다름이 없었다. 하나하나의 국토에는 한 분 한 분의 부처님과 대중들이 각각 반야바라밀을 설하였으며, 타방(他方) 대중과 변화한 대중[化衆]이 삼계 가운데 대중인 12대중(大衆)이 다 모여서 9겁31) 연화좌(蓮華坐)에 앉으니, 그 대회가 바야흐로 너비가 950리였는데 대중이 다 그렇게 앉았다.
005_1021_c_02L그때 10호(號)를 갖추신 삼명대멸제금강지석가모니불(三明大滅諦金剛智釋迦牟尼佛)께서 초년월(初年月) 8일(日)32)에 10지(地)에 앉아서 대적실삼매(大寂室三昧)33)에 들어 인연을 생각하여 대광명을 놓아 삼계를 비추었다. 다시 이마 위에 천 개의 보배 연꽃이 나와서 위로 비상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34)에 이르니 빛도 또한 다시 그러하였으며, 나아가 타방 항하(恒河)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 국토에까지 이르렀다. 이때 무색계(無色界)에는 한량없이 많은 변화한 큰 향과 꽃 향이 비처럼 내렸으니, 수레바퀴 같고 수미산왕과 같은 꽃들도 구름처럼 내렸다. 열여덟 범천왕은 백 가지 기이한 색의 꽃을 비처럼 내렸고, 6욕(欲)의 모든 하늘은 한량없는 색의 꽃을 비처럼 내렸는데, 그 부처님 자리 앞에 자연히 9백만억 겁[거란본에는 급(級)으로 되어 있다.]의 꽃이 생겨서 위로 비상비비상천에 이르렀고, 이때 세계는 그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때 모든 대중이 다 같이 의심하여 각각 서로 말하였다. “4무소외(無所畏)35)와 18불공법(不共法)과 오안법신(五眼法身)인 대각(大覺) 세존께서 이미 우리 대중을 위하여 29년 간 마하반야바라밀(摩訶般若波羅蜜)과 금강반야바라밀(金剛般若波羅蜜)과 천왕문(天王問)반야바라밀과 광찬(光讚)반야바라밀36)을 설하셨는데, 금일 여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니, 이는 무슨 일을 하려는 걸까?” 이때 열여섯 대국왕 가운데 사위국(舍衛國)의 임금인 바사닉왕(波斯匿王)은 이름이 월광(月光)이었는데, 10지(地)와 6도(度)와 37품(品)과 4불괴정(不壞淨) 공덕의 행법으로 마하연(摩訶衍:大乘)을 행하여 교화하였다. 그는 차례로 거사(居士)인 보개법정명(寶蓋法淨名) 등의 8백 사람에게 묻고, 또 수보리(須菩提)와 사리불(舍利弗) 등의 5천 사람에게 묻고, 또 미륵(彌勒)과 사자후(師子吼) 등의 10천 사람에게 물었으나 아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005_1022_a_02L그때 바사닉왕이 곧 신통력으로 8만 가지 음악을 연주하고 18범천(梵天)과 6욕(欲)의 모든 하늘도 또한 8만 가지 음악을 연주하니, 소리가 삼천(三千)세계에서 시방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불토에까지 이르렀다. 인연이 있어 이곳에 나타난 저 타방 불국(佛國) 가운데 남방의 법재(法才)보살은 5백만억 대중과 함께 이 대회에 왔고, 동방의 보주(寶柱)보살은 9백만억 대중과 함께 이 대회에 왔으며, 북방의 허공성(虛空性)보살은 백천만억 대중과 함께 이 대회에 왔고, 서방의 선주(善住)보살은 10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대중과 함께 이 대회에 왔다. 6방(方)에서도 이와 같았으며, 음악을 연주하는 것도 그러하였다. 다시 함께 한량없는 음악을 연주하여 여래를 깨웠다. 부처님께서 때를 아시고 중생의 근기를 아시어 선정에서 일어나셔서 비로소 연화사좌 위에 앉으시니, 마치 금강산왕(金剛山王)과도 같으셨다. 그러자 대중들이 환희하여 각각 한량없는 신통을 나타내어 땅과 허공에서 머물렀다.
그때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열여섯 큰 나라 왕의 뜻이 국토를 보호할 인연을 묻고자 하는 것임을 아노라. 내가 지금 먼저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불과(佛果)를 보호하는 인연과 10지행(地行)의 인연을 설할 것이니, 자세히 들으라. 자세히 듣고 잘 그것을 생각하여 법답게 수행하라.” 이때 바사닉왕이 말하였다. “거룩한 큰일의 인연[大事因緣]인 까닭이다.” 그리고는 백억 가지 빛깔의 꽃을 흩으니, 백억의 보배 장막으로 변하여 모든 대중을 덮었다.
005_1022_b_02L그때 대왕이 다시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드리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보살은 어떻게 불과(佛果)를 보호하고, 어떻게 10지행의 인연을 보호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4생(生)을 교화하매 색(色)이 이러하며,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이러하며, 중생(衆生)ㆍ나[我]ㆍ남[人]ㆍ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이 이러하며, 지견(知見)ㆍ수자견[壽者]도 이러하며, 보살이 이러하며, 6도(度)ㆍ4섭(攝)의 일체행도 이러하며, 2제(諦)37)가 이러함을 관(觀)하지 아니하느니라. 이런 까닭에 일체법의 성품은 진실로 공(空)하여 오지도 아니하고 가지도 아니하며, 생하는 것도 없고 멸하는 것도 없으며, 진제(眞際)와 같고 법성(法性)과 같으며, 둘도 없고 다른 것도 없어 허공과 같다. 이런 까닭에 음(陰)ㆍ입(入)ㆍ계(界)에는 나도 없고 있는 모양[所有相]도 없나니, 이것을 보살이 십지반야바라밀(十地般若波羅蜜)을 행하여 교화한다고 하느니라.”
대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약 모든 법이 그러한 것이라면 보살이 중생을 보호하여 교화함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함입니까?” “대왕이여, 법성은,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나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이나 색에도 머물지 아니하고, 색 아닌 데[非色]도 머물지 아니하고, 색 아님이 아닌 데[非非色]도 머물지 아니하며, 나아가 수ㆍ상ㆍ행ㆍ식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머물지 아니하고, 머물지 아니함도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색과 같지 않고[非色如], 색과 같지 아니함도 아닌 까닭이니, 세속제[世諦]인 까닭이요, 3가(假)인 까닭에 중생을 본다[見]고 이름하고, 일체 법성(法性)이 진실한 까닭에 모든 부처님ㆍ3승(乘)ㆍ7현(賢)ㆍ8성(聖)38)을 본다[見]고 이름하며, 또한 62견(見)도 역시 본다고 이름한다. 대왕이여, 만약 이름으로써 일체법과 나아가 모든 부처님ㆍ3승(乘)ㆍ4생(生)에 이르기까지 본다고 이름한다면 일체법을 보는 것39)이 아님이 아니니라.”
부처님께 아뢰었다. “반야바라밀은 법이어서 법 아님이 없는데 마하연(摩訶衍)이 어떻게 비춥니까?”
005_1022_b_15L白佛言:“般若波羅蜜有法,非非法?摩訶衍云何照?”
005_1022_c_02L“대왕이여, 마하연은 법 아님이 아닌 법[非非法法]을 보나니, 법이 만약 법 아님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것을 법 아님도 아닌 공[非非法空]40)이라고 한다. 법성이 공하기에 색ㆍ수ㆍ상ㆍ행ㆍ식도 공하고, 12입(入)ㆍ18계(界)도 공하고, 6대법(大法)41)도 공하고 4제(諦)ㆍ12연(緣)도 공하다. 이 법은 바로 생(生)했다가 바로 머물고[住] 바로 멸(滅)하나니, 바로 존재했다가[有] 바로 공(空)하느니라. 찰나 찰나도 또한 이와 같아 법이 생기고 법이 머물렀다 법이 멸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90찰나(刹那)가 일념(一念)이 되니, 일념 가운데 1찰나에는 9백 번의 생멸(生滅)이 지나가며, 나아가 색(色)의 일체법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반야바라밀이 공한 까닭으로 인연을 보지 못하고 진리[諦]를 보지 못하며, 나아가 일체법도 공하고, 안도 공하고[內空] 밖도 공하고[外空] 안과 밖이 다 공하며[內外空], 유위도 공하고[有爲空] 무위도 공하며[無爲空], 시작 없는 것도 공하고[無始空] 성품도 공하며[性空], 제일의도 공하고[第一義空] 반야바라밀도 공하며[般若波羅蜜空], 원인도 공하고[因空] 불과도 공하며[佛果空], 공도 공한[空空] 까닭에 공하다. 다만 법이 모인[法集] 까닭에 존재하고[有], 감수가 모인[受集] 까닭에 존재하며, 이름이 모인[名集] 까닭에 존재하고, 원인이 모인 까닭에 존재하며, 결과가 모인[果集] 까닭에 존재하고, 10행(行)인 까닭에 존재하고, 불과(佛果)인 까닭에 존재하고, 나아가 6도(道)의 일체에 이르기까지 존재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어떤 보살이 법과 중생과 나[我]와 남[人]과 지견[知見]을 본다면, 이 사람은 세간에 다니면서 세간과 다름이 없으며, 모든 법에 움직이지도 않고, 이르지도[到]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모양도 없고 모양이 없다는 것도 없으니, 한 모양의 법[一相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모든 불(佛)ㆍ법(法)ㆍ승(僧)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것이 곧 초지(初地)의 일념심(一念心)으로 8만 4천 반야바라밀을 구족하여 곧 마하연(摩訶衍)이라 이름하고, 곧 멸하는 것을 금강(金剛)이라 하며, 또한 정(定)이라 이름하고, 또 일체행(一切行)이라 이름하나니, 『광찬(光讚)반야바라밀』 가운데서 설한 것과 같다.
대왕이여, 이 경의 명미구(名味句)42)는 백 부처님ㆍ천 부처님ㆍ백천만 부처님께서 설하신 명미구이니, 항하의 모래와 같은 삼천대천(三千大千) 국토에 있는 한량없는 7보(寶)로써 삼천대천 국토의 중생에게 베풀어서 다 7현(賢)과 4과(果)를 얻게 할지라도, 이 경 가운데에서 일념의 믿음을 일으키는 것만 같지 못하니, 하물며 한 구절[句]을 아는 사람이겠는가? 구절이란 구절이 아니요 구절이 아님도 아닌 까닭이며, 반야는 구절이 아니요 구절은 반야가 아니며, 반야도 또한 보살이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10지(地)ㆍ30생(生)도 공한 까닭이며, 시생(始生)ㆍ주생(住生)ㆍ종생(終生)도 얻지 못하나니, 지지(地地) 가운데 3생(生)이 공한 까닭이며, 또한 살바야(薩婆若)도 아니며 마하연도 아니니, 모두가 공한 까닭이니라.
005_1023_a_02L대왕이여, 만약 보살이 경계를 보고 지혜를 보고 설함을 보고 수(受:감수)를 보면 성견(聖見)이 아니며, 전도된 생각으로 법을 보면 범부이니, 삼계를 본다고 하는 것은 중생 과보의 이름이다. 6식(識)은 한량없는 욕심을 일으켜 끝이 없나니, 이름을 욕계장(欲界藏)의 공(空)이라 하고, 혹은 색(色)이 일으키는 업과(業果)를 이름하여 색계장(色界藏)의 공이라 하며, 혹은 마음이 일으키는 업과를 이름하여 무색계장(無色界藏)의 공이라 한다. 삼계가 공하므로 삼계의 근본인 무명장(無明藏)도 또한 공하고, 3지(地) 9생멸(生滅)43)의 앞의 삼계 가운데 나머지 무명습(無明習)의 과보도 공하고, 금강(金剛) 보살44)은 이진삼매(理盡三昧)45)를 얻은 까닭에 과(果)의 생멸도 공하며, 유과(有果)46)도 공하고, 인(因)도 공한 까닭에 공하다. 살바야(薩婆若)도 또한 공하고, 멸과(滅果)도 공하며, 혹은 앞에 이미 공한 까닭에 부처님께서 얻으신 3무위과(無爲果)47)인 지연멸(智緣滅)48)과 비지연멸(非智緣滅)49)과 허공(虛空)50) 그리고 살바야의 과(果)도 공하다. 선남자야, 만약 닦아 익히고 설법을 들어도 들은 것도 없고 설한 것도 없어서 허공과 같고, 법도 법성과 같고 들음도 같고 설함도 같으니, 일체법이 다 같으니라. 대왕이여, 보살이 불과(佛果)를 보호하여 닦는 것을 이와 같이 할 것이요, 반야바라밀을 보호하는 자는 살바야ㆍ10력(力)ㆍ18불공법(不共法)ㆍ5안(眼)ㆍ오분법신(五分法身)ㆍ4무량심의 일체 공덕의 과(果)를 보호하는 것도 이와 같이 할 것이다.”
선남자여, 처음 상신(想信)56)을 일으키는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중생들은 복인(伏忍)을 수행하고 삼보(三寶) 가운데서 습종성(習種性)57)의 10심(心)을 내나니, 10심이란 신심(信心)ㆍ정진심(精進心)ㆍ염심(念心)ㆍ혜심(慧心)ㆍ정심(定心)ㆍ시심(施心)ㆍ계심(戒心)ㆍ호심(護心)ㆍ원심(願心)ㆍ회향심(廻向心)이다. 이것이 보살이 능히 적은 부분의 중생을 교화함이니, 이는 2승(乘)을 넘어선 일체 선지(善地)이다. 일체의 모든 불ㆍ보살은 10심을 장양(長養)하여 성태(聖胎)58)가 되느니라.
다음에 간혜(乾慧)59)의 성종성(性種性)60)을 일으키는 10심이 있다. 이른바 4의지(意止)인 신(身)ㆍ수(受)ㆍ심(心)ㆍ법(法)이니, 부정(不淨)이며 고(苦)이며 무상(無常)이며 무아(無我)이다. 세 가지 의지(意止)인 3선근(善根)은 자비와 보시와 지혜이다. 세 가지 의지란, 이른바 3세 과거 원인의 인[因忍]ㆍ현재 원인과 결과의 인[因果忍]ㆍ미래 결과의 인[果忍]이다. 이 보살은 또한 일체 중생을 교화하며, 이미 능히 나와 남, 지견(知見)ㆍ중생 등의 생각을 뛰어넘어서 외도들의 전도된 생각으로 능히 허물지 못하느니라.
또 10도종성지(道種性地)61)가 있으니, 이른바 색(色)ㆍ식(識)ㆍ상(想)ㆍ수(受)ㆍ행(行)을 관하여 계인(戒忍)62)ㆍ지견인(知見忍)63)ㆍ정인(定忍)64)ㆍ혜인(慧忍)65)ㆍ해탈인(解脫忍)66)을 얻고, 삼계의 인과를 관하여 공인(空忍)67)ㆍ무원인(無願忍)68)ㆍ무상인(無想忍)69)을 얻으며, 2제(諦)의 허실(虛實)과 일체법의 무상(無常)을 관함을 무상인(無常忍)이라 이름하나니, 일체법이 공하면 무생인(無生忍)을 얻는다. 이것이 보살의 10견심(堅心)으로 전륜왕(轉輪王)이 되며, 또한 능히 4천하를 교화하여 일체 중생의 선근을 생하게 하는 것이니라.
005_1023_c_02L또 신인(信忍)70) 보살이란, 이른바 선달명(善達明)71) 가운데의 행자(行者)로서 삼계(三界)의 색번뇌(色煩惱)의 속박을 끊고 능히 백 부처님ㆍ천 부처님ㆍ만 부처님의 국토에서 교화하여, 신통력으로 백의 몸ㆍ천의 몸ㆍ만의 몸을 나타내느니라. 무량공덕에는 항상 열다섯 가지 마음을 으뜸으로 삼나니, 4섭법(攝法)ㆍ4무량심(無量心)ㆍ4홍원(弘願)ㆍ3해탈문(解脫門)이다. 이 보살은 선지(善地)72)에서 살바야에 이르는데, 이 열다섯 가지 마음으로 일체행의 근본 종자로 삼느니라.
또 적멸인(寂滅忍)76)은 부처님과 보살이 같이 이 인(忍)으로써 금강삼매에 들어가느니라. 하인(下忍) 가운데서 행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고, 상인(上忍) 가운데서 행하는 것을 살바야라 하느니라. 같이 제일의제(第一義諦)를 관하여 삼계의 마음의 습기[心習]와 무명(無明)을 끊어 모양이 다하면[盡相] 금강이라 하며, 모양과 모양이 없음[相無相]을 다하면 살바야라 하며, 세제(世諦)와 제일의제(第一義諦)의 밖을 뛰어넘으면 제11지(地)의 살바야라 하느니라. 있지도 않고[非有] 없지도 않음[非無]을 깨달아 고요하고 청정하며 항상 머물러서 변하지 아니하며 진제(眞際)와 같고 법성과 같으며 무연대비(無緣大悲)77)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매 살바야의 수레를 타고 오셔서 삼계를 교화하시느니라.
선남자여, 일체 중생의 번뇌는 삼계의 창고[藏]를 벗어나지 아니하고, 일체 중생의 과보인 22근(根)78)도 삼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며, 모든 부처님의 응신(應身)ㆍ화신(化身)ㆍ법신(法身)도 또한 삼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느니라. 삼계 밖에 중생이 없는데 부처님께서 무엇을 교화하시리오. 이런 까닭에 나는 말하노라. 삼계 밖에 다른 한 중생계의 창고[藏]가 있다고 하는 것은, 외도들이 『대유경(大有經)』에서 설한 것이지 7불(佛)께서 설하신 것은 아니니라.
005_1024_a_02L대왕이여, 나는 항상 설하노라. 일체 중생으로서 삼계의 번뇌의 과보를 끊어 다하는 자를 이름하여 부처님의 자성이 청정해졌다고 하며, 살바야의 성품을 깨달았다고 한다. 중생의 본업(本業)은 이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본래 수행하던 바이며 5인(忍) 가운데 14인(忍)을 구족하느니라.”
공한 지혜[空慧] 고요하여 연관(緣觀) 없으나 도리어 마음 공한데 무량한 보(報)를 보도다. 원달(遠達:七地인 遠行地) 무생(無生)의 초선왕(初禪王)은 항상 만억국토의 중생 교화하시네.
005_1025_a_03L空慧寂然無緣觀, 還觀心空無量報,
遠達無生初禪王, 常萬億土教衆生。
아직 보신(報身) 제도[度] 못하나 일생에 있으면서 나아가 등관(等觀)의 법류지(法流地)87)에 들어가고 비로소 무연(無緣)의 금강인(金剛忍)에 들어가면 삼계에 과보의 모습 길이 받지 않으리.
005_1025_a_05L未度報身一生在, 進入等觀法流地,
始入無緣金剛忍, 三界報形永不受。
제3의 뜻 관하매 둘 비춤[二照]88) 없으며 21생(生)89)의 공적한 행이라. 삼계 애습(愛習:無明習)과 도정(道定)에 순종함을 원달(遠達)의 정사(正士)만이 알리라.
005_1025_a_07L觀第三義無二照, 二十一生空寂行,
三界愛習順道定, 遠達正士獨諦了。
등관(等觀:八地) 보살 이선왕(二禪王)은 법신으로 변화한 한량없는 광명으로 백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국토에서 일체를 교화하시며 원만히 3세(世)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겁의 일 비추어
005_1025_a_09L等觀菩薩二禪王, 變生法身無量光,
入百恒土化一切, 圓照三世恒劫事。
즐겁고 허무한 끝없는 근원[原] 반조하매 3제(諦)에 항상 고요할 뿐, 혜광(慧光:九地) 보살 삼선왕(三禪王)은 능히 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국토 일시에 화현하며
005_1025_a_11L返照樂虛無盡原, 於第三諦常寂然,
慧光開士三禪王, 能於千恒一時現。
항상 무위의 공적한 행에 있으면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의 법장(法藏) 일념에 깨닫네. 관정(灌頂:十地)90) 보살 사선왕(四禪王)은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국토에서 많은 중생 교화하며
005_1025_a_13L常在無爲空寂行, 恒沙佛藏一念了,
灌頂菩薩四禪王, 於億恒土化群生。
비로소 금강에 들어 일체를 깨달아 29생(生) 영원히 이미 건너고 적멸인(寂滅忍) 가운데 하인(下忍) 관하여 한 번 바뀌어 묘각(妙覺)에 항상 담연하여라.
005_1025_a_15L始入金剛一切了, 二十九生永已度,
寂滅忍中下忍觀, 一轉妙覺常湛然。
등관(等觀)ㆍ혜광(慧光)ㆍ관정(灌頂) 3품의 보살 앞의 남은 습기[習] 무명(無明) 인연 없애고 무명 습기의 모습이므로 번뇌인 것을 2제(諦)의 이치로 궁구하여 일체 다하네.
005_1025_a_17L等慧灌頂三品士, 除前餘習無明緣,
無明習相故煩惱, 二諦理窮一切盡。
원만한 지혜 모양 없는 삼계의 왕 30생(生) 다하면 대각(大覺)과 같고 큰 적멸 무위는 금강장(金剛藏)이요 일체 과보 다하니 끝없는 자비라네.
005_1025_a_19L圓智無相三界王, 三十生盡等大覺,
大寂無爲金剛藏, 一切報盡無極悲。
제일의제(第一義諦) 항상 안온하여 근원 다하고 성품 다하니 묘지(妙智)가 있네. 3현(賢)과 10성(聖)의 과보에 머무나 오직 부처님 한 분만이 정토에 계시네.
005_1025_a_21L第一義諦常安隱, 窮原盡性妙智存,
三賢十聖住果報, 唯佛一人居淨土。
일체 중생 잠시 과보에 머무나 금강의 근원에 오르면 정토에 살리. 여래 3업(業)의 덕 끝이 없어 내 이제 월광(月光) 등과 3보께 예배합니다.
005_1025_a_23L一切衆生暫住報, 登金剛原居淨土,
如來三業德無極, 我今月光禮三寶。
005_1025_b_02L
법왕은 위없어 사람 가운데 큰 나무 대중 감싸주는 무량광(無量光)이여, 항상 설법하시매 뜻 없는 것 없고 마음의 지혜 적멸하여 무연(無緣) 중생 비추네.
005_1025_b_02L法王無上人中樹, 覆蓋大衆無量光,
口常說法非無義, 心智寂滅無緣照。
사람 중의 사자 중생 위해 설하시매 대중들 환희하며 금꽃 흩으니 백억만 국토 여섯 가지로 크게 진동하며 생명 가진 중생 묘한 과보 받도다.
005_1025_b_04L人中師子爲衆說, 大衆歡喜散金華,
百億萬土六大動, 含生之類受妙報。
천존(天尊:佛)께서 명쾌하게 열네 왕 설하시니 이런 까닭에 제가 지금 간략히 부처님 찬탄하나이다.
005_1025_b_06L天尊快說十四王, 是故我今略歎佛。
이때 모든 대중들이, 월광왕이 열네 왕의 한량없는 공덕장(功德藏)을 찬탄함을 듣고 큰 법의 이익을 얻었다. 곧 자리에 있던 10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천왕(天王)들과 10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범왕(梵王)과 10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귀신왕(鬼神王)과 나아가 3취(趣)에 이르기까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고, 8부 아수륜(阿須輪) 왕이 현재에서 귀신의 몸을 바꿔 천상의 도를 받았고, 3생(生)의 8정위(正位)에 있는 자나 혹은 4생(生)ㆍ5생 나아가 10생에 이르기까지 정위(正位)에 들어가서 성인의 성품을 증득하여 일체의 한량없는 보(報)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도과(道果)의 열매를 얻은 하늘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월광왕은 이미 과거 10천 겁 중에 용광왕(龍光王) 부처님 법 가운데서 4주(住) 보살이었고 나는 8주(住) 보살이었는데, 지금 내 앞에서 큰 사자후가 이와 같고 이와 같으니, 너의 말과 같아 참된 뜻을 얻어서 설함을 생각할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으며,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이에 이 일을 알 것이니라.
005_1025_c_02L선남자여, 그 설한바 14반야바라밀과 3인(忍)91)과 지지(地地)와 상ㆍ중ㆍ하의 30인(忍)은 일체의 행장(行藏)이요, 일체의 불장(佛藏)이며, 불가사의니라. 무슨 까닭인가? 일체 모든 부처님도 이 가운데서 나서 이 가운데서 멸하며 이 가운데서 교화하나, 생도 없고 멸도 없고 교화함도 없고, 나도 없고 남도 없으며, 제일(第一)이요 둘이 없으며, 교화함도 아니요 교화하지 아니함도 아니며, 모양도 아니요 모양이 없음도 아니며, 옴도 없고 감도 없으며 허공과 같은 까닭에 일체 중생은 생김이 없고 멸함도 없으며, 얽매임과 풀려남도 없으며, 인(因)도 아니요 과(果)도 아니요 인과(因果)가 아닌 것도 아니니라. 번뇌로 나와 남, 알고 보고 받아들임[受]이 다 내 것이라 하는 것이요, 일체 고(苦)를 받아들임의 행이 공(空)한 까닭에 일체 법집(法集)의 5음은 환화(幻化)요, 모인 것도 없고 흩어질 것도 없고 법이 법성과 같아 고요하고 공한 까닭에 법의 경계도 공하다. 법의 모양도 없고 바뀌지도 아니하고 전도되지도 아니하고, 환화(幻化)에 순종하지도 아니하며, 3보(寶)도 없고 성인(聖人)도 없고 6도(道)도 없으며, 허공 같은 까닭에 반야(般若)는 아는 것도 없고 보는 것도 없고 행함도 아니요, 연(緣)도 아니요 인(因)도 아니요, 받아들이는 것[受]도 아니요 일체를 비추는 모양[照相]을 얻지 못하나니, 도를 행함과 이 도를 행하는 모양이 허공과 같기 때문이다. 법의 모양이 이와 같은데 어떻게 마음을 얻음과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이 있겠는가? 이러므로 반야의 공덕이 다 중생 가운데 행으로는 할 수 없는 행이며, 5음(陰)의 법 가운데 행으로는 할 수 없는 행이며, 경계[境] 가운데 행으로는 할 수 없는 행이며, 해(解) 가운데 행으로는 할 수 없는 행이므로 반야는 불가사의하며, 일체 모든 부처님과 보살은 그 가운데서 행한다. 그런 까닭에 또한 불가사의하다. 일체 모든 여래는 환화(幻化)의 머무는 것이 없는 법 가운데서 교화하시니, 또한 불가사의하도다.
선남자여, 이 공덕장은 가령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제13 관정위(灌頂位)의 보살이 이 공덕을 설한 것을 백천억으로 나눈 것과 같나니, 왕이 말한 것과 같은 것은 바다의 물 한 방울과 같다. 내가 지금 간략히 공덕의 일부분의 뜻을 말하리니, 일체 중생에게 큰 이익이 있을 것이며, 또한 과거ㆍ미래ㆍ현재의 한량없는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나 3현(賢) 10성(聖)을 한량없이 찬탄하였으나 이것은 월광왕의 일부분의 공덕이니라.
005_1026_a_02L선남자여, 이 14법문(法門)은 3세의 일체 중생, 일체 3승(乘), 일체 모든 부처님께서 닦고 익히시는 것이니,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만약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이 문을 연유하지 아니하고 살바야(薩婆若)를 얻는다면, 이런 이치는 있을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일체 부처님과 보살은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런 까닭에 일체 모든 선남자야, 만약 어떤 사람으로서 모든 인(忍)의 법문인 신인(信忍)ㆍ지인(止忍)ㆍ견인(堅忍)ㆍ선각인(善覺忍)ㆍ이달인(離達忍)ㆍ명혜인(明慧忍)ㆍ염혜인(焰慧忍)ㆍ승혜인(勝慧忍)ㆍ법현인(法現忍)ㆍ원달인(遠達忍)ㆍ등각인(等覺忍)ㆍ혜광인(慧光忍)ㆍ관정인(灌頂忍)ㆍ원각인(圓覺忍)을 들은 이는 백 겁 천 겁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세세의 생(生)마다 생기는 고난을 뛰어넘고 이 법문에 들어가서 현재의 몸[現身]에서 과보를 받느니라.
이때 모든 대중 가운데 10억의 같은 이름의 허공장해(虛空藏海)보살이 법락으로 환희하며 각각 허공 가운데 꽃을 흩으니, 한량없는 꽃단[華臺]으로 변하였고, 그 위에 한량없는 대중들이 있어 14정행(正行)을 설하였느니라. 열여덟 범천과 6욕천(欲天)의 왕도 또 보배 꽃을 흩고 각각 허공의 대(臺) 위에 앉아 14정행을 설하고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그 뜻의 이치를 알며, 한량없는 모든 귀신도 현신(現身)으로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먼저 말하기를, ‘어떻게 중생의 모습을 교화합니까?’라고 하였는데, 만약 환화(幻化)의 몸으로 환화를 보는 것이라면 이 보살의 참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니라. 중생 식(識)의 최초 일념의 식은 목석(木石)과는 달라 태어나면서 선을 얻고[生得善] 태어나면서 악을 얻어[生得惡] 악은 한량없는 악식(惡識)의 근본이 되고, 선은 한량없는 선식(善識)의 근본이 되느니라. 처음 일념에서 금강의 마지막 일념까지 그 가운데서 불가설 불가설의 식이 생겨 중생의 색심(色心)을 이루나니, 이것이 중생의 근본이니라. 색(色)은 색개(色蓋)이고, 마음[心]은 식개(識蓋)ㆍ상개(想蓋)ㆍ수개(受蓋)ㆍ행개(行蓋)이니라. 개(蓋)란 덮고 가리는 것으로서 몸[身]을 용(用)으로 삼으니, 이름하여 쌓아 모임[積聚]이라 하느니라.
005_1026_b_02L대왕이여, 이 하나의 색법(色法)은 한량없는 색을 낳느니라. 눈이 얻으면 색(色)이 되고, 귀가 얻으면 소리가 되고, 코가 얻으면 냄새가 되고, 혀가 얻으면 맛이 되고, 몸이 얻으면 촉감이 되느니라. 단단한 것을 땅이라 하고, 물을 윤택하다고 하고, 불을 열이라 하고, 가벼운 것을 바람이라 하고, 5식(識)이 생기는 곳을 근(根)이라 하나니, 이와 같이 한 색[一色], 한마음[一心]의 불가사의란 색심(色心)이 있느니라.
대왕이여, 범부의 6식(識)은 거칠기[麤] 때문에 가명(假名)의 푸르거나 누르며 모나거나 둥근 등의 한량없는 거짓의 색법[假色法]을 얻으며, 성인(聖人)의 6식은 깨끗하므로 실다운 법ㆍ색ㆍ향ㆍ미ㆍ촉과 실다운 색법을 얻느니라. 중생이란 세제(世諦)의 이름이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니, 다만 중생의 생각을 낳는 것을 세제라 한다. 세제는 거짓이요 속임이요 환화(幻化)인 까닭으로 있는 것[有]이요, 나아가 6도(道)도 환화(幻化)요, 중생의 견해[衆生見]도 환화,요 환화의 견해[幻化見]도 환화이며, 바라문(婆羅門)ㆍ찰리(刹利)ㆍ비사(毘舍)ㆍ수다(首陀)ㆍ신(神)ㆍ나[我] 등의 색과 심(心)도 환제(幻諦)라 하느니라. 환제란 법이 없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 명자(名字)도 없고 뜻도 없어 환법(幻法)이라 하느니라. 환화도 명자가 없고, 체와 상[軆相]도 없으며, 삼계(三界)란 명자도 없으며, 선악의 과보와 6도(道)의 명자도 없느니라.
005_1026_c_02L대왕이여, 이런 까닭에 부처님과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중생을 위하여 삼계와 6도의 이름을 지어서 설하시니, 이것을 한량없는 명자라 하느니라. 공법(空法)ㆍ4대법(大法)ㆍ심법(心法)ㆍ색법(色法) 같은 것이므로 거짓의 법이 상속하니, 하나도 아니요 다르지도 않다. 하나도 또한 상속함이 아니요 다른 것도 또한 상속함이 아니며, 하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닌 까닭에 이름하여 상속제(相續諦)라 하느니라. 상대(相待)의 가법(假法)은 일체를 상대라 하고 또한 부정상대(不定相待)라 이름하나니, 5색(色) 등의 법과 일체의 있다거나 없다고 하는 등의 법 같은 것이니라. 일체의 법은 다 인연으로 이루어지고 거짓의 중생을 이루나니, 같은 때의 인과[俱時因果]와 다른 때의 인과[異時因果]92)와 3세의 선과 악 모두가 환화이니, 이것이 환제(幻諦)의 중생이니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과거 7불(佛)께 이미 하나의 뜻과 둘의 뜻을 여쭈었느니라. 그대는 지금 들음도 없고 나도 지금 설함도 없나니, 들음도 없고 설함도 없는 것이 곧 하나의 뜻이요 둘의 뜻이니라. 그러므로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그것을 잘 생각하고 법답게 수행하라. 7불의 게송은 이와 같으니라.
모양 없는 제일의(第一義) 스스로도 없고 남이 지음도 없으나 인연은 본래 스스로 있어 스스로도 없고 남이 지음도 없네.
005_1026_c_16L無相第一義, 無自無他作, 因緣本自有,
無自無他作。
법성은 본래 성품이 없고 제일의(第一義)도 공과 같으며 모든 존재[有]는 본래 있는 법[有法] 3가(假)는 거짓이 모여 있는 것이네.
005_1026_c_18L法性本無性, 第一義空如,
諸有本有法, 三假集假有。
없는 것도 없고 진리[諦]는 실로 없어 적멸한 제일의 공 모든 법은 인연으로 있는 것 있고 없는 뜻 이와 같도다.
005_1026_c_19L無無諦實無,
寂滅第一空, 諸法因緣有, 有無義如是。
있고 없음 본래 스스로 둘 비유하면 소의 두 뿔과 같아 비춰 보아 알면 둘 없음 보나니 2제(諦)는 항상 상즉(相卽)하지 않네.
005_1026_c_20L有無本自二, 譬若牛二角, 照解見無二,
二諦常不卽。
마음 알면 둘 아님 보나니 둘을 구해도 얻지 못하며 2제(諦)를 하나라 아니하는데 둘 아님을 어찌 얻으리.
005_1026_c_22L解心見不二, 求二不可得,
非謂二諦一, 非二何可得。
알면 항상 스스로 하나 법[諦]은 항상 스스로 둘 이 둘 없음 통달하면 참으로 제일의(第一義)에 들어가리라.
005_1026_c_23L於解常自一,
於諦常自二, 通達此無二, 眞入第一義。
005_1027_a_02L 세제(世諦)는 환화에서 일어난 것 비유하면 허공의 꽃과 같고
그림자 같고, 세 손[三手] 가진 이 없듯이 인연인 까닭에 거짓 있는 것.
005_1026_c_24L世諦幻化起, 譬如虛空華, 如影三手無,
因緣故誑有。
환화(幻化)로 된 이가 환화를 보고 중생은 환제(幻諦)라 이름하고 환사(幻師) 요술의 법 보는 듯 법[諦]은 실로 곧 없는 것.
005_1027_a_03L幻化見幻化, 衆生名幻諦,
幻師見幻法, 諦實則皆無。
이름하여 모든 부처님의 관(觀)이요 보살의 관도 또한 그러하네.
005_1027_a_04L名爲諸佛觀,
菩薩觀亦然。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이 제일의 가운데서 항상 2제(諦)를 비추어서 중생을 교화하나니, 부처님과 중생은 하나요 둘은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중생이 공하므로 보리의 공함을 얻고, 보리가 공하므로 중생이 공함을 얻으며, 일체법이 공하므로 공함까지도 공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반야는 모양이 없으며, 2제는 허공이요, 반야도 공이라 무명(無明)에서부터 살바야에 이르기까지 스스로의 모양이 없고 남이라는 모양도 없는 까닭에 5안(眼)이 이루어질 때 보아도 보이는 것이 없나니, 행(行)도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하고[不受], 행하지 아니함도[不行]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하며, 행하지 아니함과 행하지 아니함이 아닌 것도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나아가 일체법까지도 또한 받아들이지 않느니라. 보살이 아직 성불하지 아니하였을 때는 보리를 가지고 번뇌를 삼고, 성불하였을 때는 번뇌를 가지고 보리로 삼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제일의에는 둘이 아니기 때문이요, 모든 부처님 여래와 나아가 일체법까지도 같기 때문이니라.”
005_1027_b_02L대왕이여, 여여(如如)한 문자를 닦는 것은 모든 부처님 지혜의 어머니요, 일체 중생 성품의 근본인 지혜의 어머니가 곧 살바야의 체이다. 모든 부처님께서 아직 성불하지 않으셨을 때는 미래 부처님[當佛]을 지혜의 어머니로 하나니, 아직 얻지 못하였을 때를 성품이라 하고, 이미 얻었으면 살바야라 하느니라. 3승의 반야는 불생불멸(不生不滅)하며, 자성(自性)이 항상 머무르니, 일체 중생은 이로써 깨달음의 성품을 삼는 까닭이다. 만약 보살이 받아들임도 없고[無受] 문자도 없고 문자도 여의고, 문자가 아님도 아니요 닦아도 닦는다는 상이 없이 문자를 닦는 자는 반야의 참된 성품인 반야바라밀을 얻은 사람이니라. 대왕이여, 만약 보살이 부처님을 보호하고 중생을 보호하고 교화하며 10지행(地行)을 보호하려면 이와 같이 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 아뢰었다. “한량없는 유[品]의 중생이 근기도 또한 한량없고 행도 또한 한량없는데, 법문은 하나뿐이옵니까, 둘이옵니까, 아니면 한량이 없습니까?”
005_1027_b_10L白佛言:“無量品衆生根亦無量,行亦無量,法門爲一,爲二,爲無量耶?”
“대왕이여, 일체 법을 관하는 문[觀門]은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다. 이 한량없는 일체의 법은 또한 모양이 있는 것도 아니요, 모양이 없는 것도 아님이 아니다. 만약 보살이 중생을 보되 하나를 보고 둘을 보면 곧 하나를 보지 못하고 둘을 보지 못하나니, 하나 둘이란 제일의제(第一義諦)이니라.
대왕이여,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것은 세제(世諦)이니라. 3제(諦)를 가지고 일체법을 거두어들이니[攝] 공제(空諦)ㆍ색제(色諦)ㆍ심제(心諦)이다. 내가 일체법을 설하나 3제를 벗어나지 아니하며, 나와 남, 지견(知見)ㆍ5수음(受陰)ㆍ공(空) 나아가 일체법의 공은 중생 근기의 행이 품마다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니라.
005_1027_c_02L대왕이여, 7불(佛)께서 마하반야바라밀을 설하시고, 내가 지금 반야바라밀을 설하니, 둘도 없고 다른 것도 없느니라. 그대들 대중이 마땅히 이 경을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해설하면 공덕은 한량없어 말할 수 없느니라. 말로는 다할 수 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 가운데 하나하나의 부처님께서 한량없고 말로는 다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하나하나 교화하여 중생들이 다 성불하였느니라. 이 위의 세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경을 설하시매 8만억 게송이 있는데 한 게송을 다시 천분의 일로 나누고, 그렇게 나눈 하나에서 한 구절의 뜻을 설하는 것도 끝이 없는데, 하물며 다시 이 경 가운데 일념의 신심을 일으킴이겠는가? 이모든 중생들은 백 겁 천 겁에 10지(地) 등의 공덕을 뛰어넘느니라. 하물며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해설하는 자의 공덕은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같아 다를 것이 없느니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곧 여래이니 부처가 되는 것이 오래지 아니하리라.
이때 모든 대중들이 이 경을 설하는 것을 들었는데, 10억의 사람이 3공인(空忍)94)을 얻었고, 백만억 사람은 대공인(大空忍)95) 10지(地)의 성품을 얻었느니라.
005_1027_c_10L時,諸大衆聞說是經,十億人得三空忍,百萬億人得大空忍十地性。
대왕이여, 이 경의 이름을 『인왕문반야바라밀경(仁王問般若波羅蜜經)』이라 하리니, 그대들은 『반야바라밀경』을 받아 지녀라. 이 경은 또 한량없는 공덕이 있으니, 이름이 국토를 보호하는 공덕이니라. 또 일체국왕법약(一切國王法藥)이라 이름하리니, 복종하여 행하면 크게 쓰이지[大用] 아니할 수 없느니라. 집을 보호하는 공덕과 또한 일체 중생의 몸을 보호하는 것이 이 반야바라밀이다. 이 국토를 보호함이 성의 참호와 토담과 도검(刀劍)과 창과 방패와 같으니라. 그대들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가지매 응하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야 하느니라.”
1) 소승 아라한이 갖추는 열 가지 지혜. 첫째 세속지(世俗智), 둘째 법지(法智), 셋째 유지(類智), 넷째 고지(苦智), 다섯째 집지(集智), 여섯째 멸지(滅智), 일곱째 도지(道智), 여덟째 타심지(他心智), 아홉째 진지(盡智), 열째 무생지(無生智)이다.
2) 무학십지에서 진지와 무생지를 제외한 8지(智)이다. 아나함(阿那含) 이하에서 가지는 지혜.
3) 사다함 이하에서 가지는 지혜로서 유학팔지에서 도지와 타심지를 제외한 나머지 6지이다.
4) 3무루근(無漏根)을 말한다. 첫째 미지당지근(未知當知根), 둘째 이지근(已知根), 셋째 구지근(具知根)이다. 의(意)ㆍ낙(樂)ㆍ희(喜)ㆍ사(捨)ㆍ신(信)ㆍ근(勤)ㆍ염(念)ㆍ정(定)ㆍ혜(慧)의 아홉 근(根)이 견도(見道) 위에 있을 때를 미지근, 수도(修道) 위에 있을 때를 이지근(已知根), 무학도(無學道) 위에 있을 때를 구지근이라 한다.
5) 16행상(行相)이라고도 한다. 4제(諦)를 관찰하는 16종의 관법이다.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의 4제에 각각 네 가지 행상이 있다.
6) 5음(陰) 등의 법을 법가(法假)라 하고, 5음으로 중생이 이루어짐을 수가(受假)라 하고, 법가와 수가를 합하여 명가(名假)라 한다. 법이 거짓[假]이므로 가(假)라 한다. 허실관이란 허하기도 하고 실하기도 하여 허실이라 하니, 중생은 실이라고 보고, 지혜 있는 이는 허라 하며, 실은 곧 허이기에 허실관이라 한다.
7) 3해탈문 또는 3공문(空門)이라고도 하며, 무루(無漏)의 3삼매(三昧) 혹은 3등지(等持)라고도 한다.
8) 대선은 부처님을 가리키며 연각을 가리키기도 한다. 불교 이전에는 대선ㆍ연각ㆍ불타를 같은 뜻으로 보았다.
9) 권지(權智)라고도 하며, 현상계의 차별을 따라 방편을 행하는 지혜.
10) 네 가지의 눈. 첫째 육안(肉眼)은 육체가 가진 눈, 둘째 천안(天眼)은 색계(色界)의 하늘 사람이 가진 눈으로서 사람이 선정을 닦아 멀고 가까움과 안과 밖, 밤과 낮을 묻지 않고 능히 보는 눈, 셋째 혜안(慧眼)은 2승(乘)의 사람이 진공(眞空)으로 모양[相]이 없는 이치를 비춰 보는 지혜의 눈, 넷째 법안(法眼)은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일체의 법문을 비춰 보는 지혜의 눈이다. 여기에 불안(佛眼)을 합하여 5안(眼)이라 한다.
11) 3명(明)이라고도 하며, 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누진통(漏盡通)을 통달함을 말한다.
12) 여래의 10력과 보살의 10력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보살의 10력을 말한다. 곧 10회향(廻向) 가운데 아홉 번째 무박무착해탈회향위(無縛無着解脫廻向位)의 보살이 갖추는 열 가지 힘이다. 첫째 심심력(深心力), 둘째 증상심심력(增上深心力), 셋째 방편력(方便力), 넷째 지력(智力), 다섯째 원력(願力), 여섯째 행력(行力), 일곱째 승력(乘力), 여덟째 신변력(神變力), 아홉째 보리력(菩提力), 열째 전법륜력(轉法輪力)이다. 경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13) 4무애변(無礙辯)ㆍ4무애해(無礙解)ㆍ4무애지(無礙智)라고도 한다. 네 가지 걸림 없는 변재로서 첫째 법무애변(法無礙辯), 둘째 사무애변(辭無礙辯), 셋째 요설무애변(樂說無礙辯), 넷째 의무애변(義無礙辯)이다.
14) 네 가지 법으로 중생을 거두어 주는 법이다. 첫째 보시섭(布施攝), 둘째 애어섭(愛語攝), 셋째 이행섭(利行攝), 넷째 동사섭(同事攝)이다.
15) 금강삼매와 같다. 보살이 수행하는 최후의 선정으로 견고하고 날카롭기가 금강과 같아 어떠한 번뇌도 쳐부순다고 한다.
16) 다섯 가지 공덕의 법을 닦아서 불신(佛身)을 이루는 것이다. 첫째 계(戒)의 법신이니 여래의 3업[身口意]은 일체의 잘못을 여읠 수 있는 것, 둘째 정(定)이니 여래의 진심(眞心)은 고요하여 일체의 망령된 생각을 여읠 수 있는 것이요, 셋째 혜(慧)이니 여래의 참된 지혜는 원만하고 밝아 법성을 보고 통달할 수 있음이요, 넷째 해탈(解脫)이니 여래의 몸과 마음은 일체의 얽매임에서 해탈함을 말하니, 즉 열반의 덕이요, 다섯째 해탈함을 아는 것을 해탈지견법신이라 하니, 곧 후득지(後得智)이다. 계에서 정이 생기고, 정에서 혜가 생기고, 혜에서 해탈을 얻고, 해탈에서 해탈지견이 있는 것이다. 처음 셋은 인(因), 뒤의 둘은 과(果)에 대한 이름이다.
17) 시생(始生) 보살이 10지를 닦는데 각각의 지(地)에 처음 들어갈 때 생기는 마음의 공덕이다. 주생(住生)공덕이란 지에 들어가 머물러 생기는 공덕이요, 그 지를 원만히 이루어서 생기는 마음의 공덕이 종생(終生)이다.
18) 10지의 각 지마다 시생(始生)ㆍ주생(住生)ㆍ종생(終生)의 3생(生)이 있으므로 합하여 30생이 된다.
19) 소승의 견도(見道) 이전을 현위(賢位)라 하고, 그 후를 성위(聖位)라 하는데, 현위는 5정심(停心)에서 세제일법(世第一法)까지이다. 대승에서는 첫째 초발심인(初發心人), 둘째 유상행인(有相行人), 셋째 무상행인(無相行人), 넷째 방편행인(方便行人), 다섯째 습종성인(習種性人), 여섯째 성종성인(性種性人), 일곱째 도종성인(道種性人)이다.
20) 37조도품(助道品) 가운데 4념처(念處)ㆍ4정근(正勤)ㆍ4여의족(如意足)ㆍ5근(根)ㆍ5력(力)을 말한다.
21) 10일체처(一切處)라고도 한다. 일체 만유를 총합하여 보는 열 가지 방법으로 청ㆍ황ㆍ적ㆍ백, 지ㆍ수ㆍ화ㆍ풍ㆍ공ㆍ식의 열 가지.
22) 8승처(勝處)ㆍ8해탈(解脫)ㆍ8배사(背捨)라고도 한다. 여덟 가지 정(定)의 힘으로 탐착심을 버리는 것이다.
29) 4선(禪)의 9천(天) 중에 뒤의 다섯 하늘, 곧 무번천(無煩天)ㆍ무열천(無熱天)ㆍ선현천(善現天)ㆍ선가견천(善可見天)ㆍ색구경천(色究竟天)의 다섯이다.
30) 색계의 18천처(天處)이다.
31) 9겁이란, 석존과 미륵이 함께 발심하였으나 석존이 용맹 정진한 힘으로 말미암아 곧 9겁을 뛰어넘어 먼저 성불하였다.
32) 여기의 월력[曆]으로 정월(正月) 23일을 말한다.
33) 대적정(大寂定)ㆍ대열반을 말한다.
34)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를 말하며, 무색계(無色界)의 제4천이다.
35) 설법하매 두려워함이 없는 네 가지 지혜이다. 첫째 정등각무외(正等覺無畏), 둘째 누영진무외(漏永盡無畏), 셋째 설장법무외(說障法無畏), 넷째 설출도무외(說出道無畏)이다.
36) 부처님 혀에서 광명이 발하여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니 빛 속에서 연꽃이 생기고,그 꽃 위에 부처님이 출현하여 이 반야를 칭찬하였으므로 광찬반야라 한다.
37) 진제(眞諦)와 속제(俗諦). 진제란 출세간(出世間)의 사람이 알고 있는 진리이니, 곧 법성으로서의 본체는 무생무멸(無生無滅)의 공이라고 아는 것이다. 속제란 세간의 일반인이 알고 있는 물질계[現]를 인정하는 것이다.
38) 성문승의 아라한향(阿羅漢向)ㆍ아라한과(阿羅漢果)로서 사향사과(四向四果)를 말한다. 소승 성인의 총칭이다.
39) 위의 3가(假)에 의하여 일체법을 말하면 모든 하나의 견해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40) 법 아님이 없는 공이니, 법이라든가 법이 아니라는 등의 생각이 다 없어진 상태의 공이다.
41) 지ㆍ수ㆍ화ㆍ풍ㆍ공ㆍ식을 말한다.
42) 글 가운데 가장 중요한 뜻을 나타내는 구절을 말한다.
43) 삼계(三界) 9도(道)의 중생을 말한다. 성위(聖位)의 모든 지(地). 무루(無漏)와 생멸의 다른 번역이다. 9생멸은 9류(類)중생, 곧 삼계의 중생으로서 초선천(初禪天)에서 비상비비상천까지를 말한다.
44) 등각(等覺) 보살을 말한다. 등각은 부처님 지위에 오른 보살이다.
45) 최상의 이치[極理]를 비추어 아는 선정.
46) 유위과(有爲果). 유과가 공하다는 것은 고제(苦諦)의 무상(無相)이요, 인(因)이 공하다는 것은 집제(集諦)의 무상을 말하고, 살바야(薩婆若)가 공하다는 것은 열반이 공함을 말한다.
47)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서 세 가지로 설한다. 첫째 허공무위(虛空無爲), 둘째 택멸무위(擇滅無爲), 셋째 비택멸무위(非擇滅無爲)를 3무위라 한다.
48) 택멸(擇滅)이라고도 한다. 열반의 다른 이름으로 지혜의 힘, 곧 골라내는 힘에 의하여 얻어진 멸이다.
49) 비택멸(非擇滅)을 말한다. 지혜의 힘에 의하지 아니하고 얻은 멸, 과거의 인연이 현재 과로 나타나는 찰나에 없어지는 것.
50) 걸림 없는 성품으로 다른 것을 장애하거나 걸림이 없는 것.
51) 수행에 들어갈 수 있는 경지. 성이란 종성(種性)이란 뜻. 10주(住) 이상 통교(通敎) 10지의 제1 간혜지(乾慧地), 제2 성지(性地)이다.
52) 10신(信) 이하의 보살.
53) 대공이란 소승의 편공(偏空)에 대하여 대승의 구경(究竟)인 공적(空寂)을 말하니, 곧 대승의 열반이다. 이 경지에 이른 보살이 대공 보살이다.
54) 선한 법을 가지고 모든 덕의 근본을 갖추는 것. 진여 일실(一實) 공덕의 보배 바다이다.
55) 보살의 수행을 다섯 단계로 나눈 것. 첫째 복인(伏忍)은 번뇌를 제복(制伏)하였으나 아직 끊지 못한 지(地) 이전의 3현(賢), 둘째 신인(信忍)은 무루(無漏)의 신(信)을 얻은 초지ㆍ2지(地)ㆍ3지(地), 셋째 순인(順忍)은 이치에 순종하여 무생(無生)의 깨달음에 향하는 4지ㆍ5지ㆍ6지, 넷째 무생인(無生忍)은 모든 법의 무생의 이치를 인정하고 안주한 7지ㆍ8지ㆍ9지, 다섯째 적멸인(寂滅忍)은 모든 미혹을 끊고 적정의 깨달음에 안주한 제10지 및 불과(佛果). 앞의 넷을 각각 상ㆍ중ㆍ하, 뒤의 하나를 상ㆍ하로 나누어 14인(忍)이라 한다.
56) 초발심의 10신(信) 보살의 위치.
57) 6종성(種性)의 하나. 보살 수행의 10주(住)의 보살. 공관(空觀)을 닦아 견혹(見惑)ㆍ사혹(思惑)을 끊고 이것으로 증과(證果)에 이르는 종자를 삼으므로 종성(種性)이라 한다.
58) 10주(住)ㆍ10행(行)ㆍ10회향(廻向)의 3현위(賢位)를 말한다. 성인이 될 인(因)으로서 자신이 가진 종자를 인으로 하고 벗을 연(緣)으로 삼아 바른 법을 듣고 닦아 익혀 본성을 길러 초지에 이른다.
59) 지혜가 말라 없어짐을 말하는 것으로 선정의 물에 윤택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60) 6종성의 하나. 10행(行)의 지위에 있는 보살. 우주만유의 본성이 진공이라 증득하고 제법을 인정하여 중생을 제도하므로 이렇게 부른다.
61) 6종성의 하나. 10회향의 보살. 이 위에서 중도관(中道觀)을 닦으므로 도(道)라하고, 불과(佛果)를 내기 때문에 종(種)이라 한다.
62) 색음(色陰)을 관하여 금지하는 것을 범하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계인을 얻는다.
63) 식음(識陰)을 관하여 일체법의 사정(邪正)의 견(見)이 다 식심(識心)에서 생긴다고 깨닫는 것.
64) 상음(想陰)을 관하여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정인을 얻어서 전도의 망상에서 능히 선정에 들어가는 것.
65) 수음(受陰)이 고락(苦樂)의 상(相)이 없다고 관하여 지혜인을 얻고 모든 법이 다 공적하다고 분별하여 지혜가 생기는 것.
66) 행음(行陰)은 조작(造作)하는 상이 없다고 관하여 해탈인을 얻으며 행은 다 무상(無常)이며 결박이 있는 것이 없다.
67) 삼계의 고과(苦果)는 실체가 없다고 관하는 것.
68) 삼계의 고인(苦因)은 다 공이라고 관하여 서원이 없는 인(忍)을 얻는 것.
69) 삼계의 인과 법이 공이라고 관하는 것.
70) 3인(忍)의 하나. 아미타불을 염하여 믿어 의심치 아니하는 것. 또 5인(忍)의 하나로서 무루(無漏)의 진지(眞智)가 일어나는 동시에 3보를 믿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 초지(初地)ㆍ2지ㆍ3지의 보살을 말한다.
71) 선(善)은 환희지(歡喜地), 달(達)은 이구지(離垢地), 명(明)은 발광지(發光地)를 말한다. 곧 초지ㆍ2지ㆍ3지의 보살을 말한다.
80) 법상종(法相宗)에서는 세속제(世俗諦)와 승의제(勝義諦)를 각각 네 가지로 나누어 세속 4제와 승의 4제를 말하지만, 여기서는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ㆍ무아(無我)와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을 가리킨다.
81) 『구사론』에 여섯 종류의 아라한 가운데 최상의 부동(不動)나한이 일으키는 지혜로서 서원대로 아는 지혜이다.
82) 변증법의 한 형식으로 네 구로 분별한다. 정립(定立:有)ㆍ반정립(反定立:空)ㆍ긍정종합(肯定綜合:亦有亦空)ㆍ부정종합(否定綜合:非有非空) 가운데 제3구인 역유역공을 쌍조라 한다.
83) 부처님의 여덟 가지 변재. 첫째 대중의 위엄에 억눌림을 여의어서 소리를 크게 하지 않음, 둘째 분명히 알아서 어지럽지 않은 것, 셋째 대중 앞에서 두려워하지 아니함, 넷째 교만하지 아니한 변재, 다섯째 뜻이 구족한 변재, 여섯째 경론에 통달하여 문자를 다 아는 것, 일곱째 여러 겁 동안 교묘하고 훌륭한 말을 모아 익힌 것, 여덟째 시절에 맞게 설법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