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蜜大)를 행할 때에 5음(陰)이 공함을 비추어 보시고 모든 괴로움과 액난을 건너셨다.
005_1037_a_03L觀世音菩薩,行深般若波羅蜜時,照見五陰空,度一切苦厄。
사리불(舍利弗)아, 색(色)이 공성인 까닭에 색에는 번민하여 부서지는 모습이 없다. 수(受)가 공성인 까닭에 수에는 감수하는 모습이 없다. 상(想)이공성인 까닭이 상에는 아는 모습이 없다. 행(行)이 공성인 까닭에 행에는 일으키는 모습이 없다. 그리고 식(識)이 공성인 까닭에 식에는 깨달음의 모습이 없다. 왜냐하면 사리불아, 색은 공성(空性)과 다르지 않고, 공성은 색과 다르지 않으니, 색이 바로 공성이고, 공성이 바로 색이다. 수ㆍ상ㆍ행ㆍ식도 역시 그와 같다.
사리불아, 이 여러 법은 공성의 모습이나 생겨난 적도 없고, 멸한 적도 없고, 더러운 적도 없고, 깨끗한 적도 없고, 늘어난 적도 없고, 줄어든 적도 없다. 이 공성의 법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현재도 아니다. 그런 까닭에 공성 가운데는 색이 없고, 수ㆍ상ㆍ행ㆍ식이 없다.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이 없다.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이 없다. 안계(眼界)가 없고, 나아가 의식계(意識界)까지도 없다. 무명(無明)도 없고, 또한 무명의 멸진도 없다. 나아가 늙고 죽음까지도 없고, 늙고 죽음의 멸진도 없다.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가 없고, 앎이 없고 또한 얻음도 없다.
따라서 얻음이 없는 까닭에 보살은 반야바라밀에 의지하나니, 마음에 걸림이 없다. 걸림이 없는 까닭에 두려움이 없으며, 일체의 뒤바뀐 꿈 같은 생각과 고뇌를 떠나 궁극적인 열반을 성취하였다. 3세(世)의 여러 부처님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는 까닭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