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0198_b_01L대보적경 제26권
006_0198_b_01L大寶積經卷第二十六


양 삼장법사 만다라(曼陀羅) 한역
송성수 번역
006_0198_b_02L梁三藏法師曼陁羅譯


8. 법계체성무분별회(法界體性無分別會) ①
006_0198_b_03L法界體性無分別會第八之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6_0198_b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8천 대비구와 함께 사위국(舍衛國)의 기타림(祇陁林) 급고독원(給孤獨園)에 계셨다.
1만 2천의 보살마하살이 한량없는 부처님의 세계에서 와 모였으며, 다시 3만 2천 천자가 다 대승법에 귀향하였다.
그때에 대중 가운데 보살마하살로서 문수사리(文殊師利)동자와 보상(寶上) 천자라고 이름하는 이가 있었다.
006_0198_b_05L一時佛在舍衛國祇陁林給孤獨園與大比丘八千人俱菩薩摩訶薩萬二千人從無量佛土而來集會復有三萬二千天子悉向大乘時大衆中有菩薩摩訶薩名文殊師利童子及寶上天子
그때 보상 천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만일 지금 세존께서 문수사리에게 명하시어 법을 연설하게 하시면, 그 설법이 끝나자마자 모든 악마의 궁전을 다 캄캄하게 가리워서 다시는 위덕(威德)이 없게 될 것이며, 마왕 파순(波旬)으로 하여금 근심하고 번민하게 하며 불쾌하게 할 것이요, 모든 악마의 무리들이 다 조복되게 하며, 모든 증상만(增上慢)을 가진 자로 하여금 증상만을 깨뜨리고 스스로 얻은 것을 기억하게 하며, 잘 수행하는 자로 하여금 사문의 과(果)를 얻게 하며,
006_0198_b_10L爾時寶上天子作是思惟若今世尊告文殊師利演說於法若告已說令諸魔宮皆悉闇蔽無復威德使魔波旬憂惱不悅諸魔衆悉善調伏諸增上慢者破增上慢自記所得善修行者獲沙門果
이미 과를 얻은 자는 더욱더 향상하게 하며, 불․법․승의 종자가 끊이지 않게 하며, 많은 대중으로 하여금 보리심을 내게 하며, 여래께서 한량없는 겁에 쌓아 모으신 보리로 하여금 오래 머물게 하며, 혹 여래가 세상에 계시거나 멸도(滅道)하신 뒤거나 항상 이 법 설함을 듣고는 향하는 도법[乘]에 따라 빨리 멸도를 얻게 할 수 있으리라.’
006_0198_b_15L已得果者轉更增上使佛法僧種相續不斷令多衆人發菩提心此如來無量阿僧祇劫所集菩提令得久住若如來在世及滅度後常聞說此法隨所向乘疾得滅度
006_0198_c_02L그러자 세존께서는 곧 보상 천자가 생각한 대로 문수사리동자에게 명하시었다.
“네가 이 대중들을 위하여 설법을 좀 해줘야겠다. 지금 이 대중들이 너의 설법을 듣고자 하는구나.”
그때에 문수사리동자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법을 설해주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법계 체성(體性)의 인연에 대해 설법하여라.”
“세존이시여, 온갖 법계가 법계의 체성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법계 바깥을 벗어나 있음을 들은 적이 없으니 어떻게 법계를 인연한 법을 연설하겠습니까?”
006_0198_b_20L爾時世尊於寶上天子所念卽告文殊師利童子此衆中可少說法今此大衆欲從汝爾時文殊師利童子卽白佛言當說何法佛言說於法界體性因文殊師利言世尊一切諸法界法界體性世尊出法界外無有所聞尊云何言因法界演說於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야, 교만한 중생이 만일 이 법을 들으면 놀랍고 괴이하게 여기리라.”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법계의 체성은 놀랍고 괴이함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놀랍고 괴이하게 여긴다는 것이 곧 법계의 체성입니다.”
그때에 대덕 사리불이 문수사리동자에게 물었다.
“문수사리여, 만일 온갖 법이 다 법계의 체성이라면 중생의 어떤 것에 더럽고 깨끗함이 있겠습니까? 왜냐하면 법계의 체성은 더럽거나 깨끗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006_0198_c_06L佛言殊師利憍慢衆生若聞此法生於驚文殊師利言世尊法界體性無有驚怪世尊是驚怪者卽法界體性時大德舍利弗問於文殊師利童子文殊師利若一切法皆法界體性生何處有污染法界體性無污淨
문수사리가 말했다.
“대덕 사리불이시여, 이 모든 중생이 내 몸이 있다는 견해[身見]로 뒤바뀐 생각을 가져 나라는 자만[我勝]과 내 것이라는 자만[我所勝]에 머무르므로 이 범부는 나라는 생각[我想]을 내며, 나라는 생각에 집착하며, 또한 남이라는 생각에 집착하여 마음[心]과 심수법(心數法)을 일으켜 이 마음과 심수법으로 모든 행업(行業)의 선과 불선을 짓나니, 이 모든 중생은 행업의 인으로 과보를 얻는 것입니다.
대덕 사리불이여, 만일 이미 남[生]이 있으면 곧 물들어 더럽힘이 있는 것이니, 이 더럽혀 물듦, 그 자체가 법계의 체성입니다. 대덕 사리불이여, 만일 물듦, 그것이 법계의 체성인 줄을 안다면 이것을 희고 깨끗함[白淨]이라 이름합니다. 그러나 본디 제일의(第一義)에는 더럽고 깨끗함이 없는 것이며 물듦의 법도 깨끗한 법도 없는 것입니다.”
006_0198_c_13L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是諸衆生身見顚倒安住我勝我所勝是凡夫人發起我想是衆生等執著我想及著他想起心心數法是心心數法造作諸業若善不善是諸衆生行業因故獲得果報大德舍利弗若已有生卽有染污是污染者法界體性大德舍利弗若知污染是法界體性是名白淨然第一義無有污淨若污染法若白淨法
006_0199_a_02L문수사리가 이 법을 설할 때에 백여 명의 비구가 모든 번뇌[漏]를 끊고 무루심(無漏心)을 얻었다.
그때 대덕 사리불이 문수사리동자에게 말했다.
“말씀하신 법계는 조금도 그릇됨이 없었습니다. 그 법을 말씀하시자 백여 명의 비구가 모든 번뇌를 끊고 무루심을 얻었으니 말입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대덕 사리불이여, 이 법계가 본디 결박되어 있었던 것을 이제 풀어놓은 것입니까?”
“문수사리여, 이 법계는 본래 결박된 것이 아니니 이제 풀어놓을 것이 있겠습니까?”
“대덕 사리불이여, 이 모든 비구들은 이제 어느 곳에서 마음에 해탈을 얻었겠습니까?”
006_0198_c_22L文殊師利說是法時出百比丘悉斷諸漏得無漏心爾時大德舍利弗語文殊師利童子言所說法界無有錯謬說是法已過百比丘悉斷諸漏得無漏心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此法界者本是繫縛今得解舍利弗言文殊師利是法界者非本繫縛今得解耶大德舍利弗是諸比丘今於何處心得解脫
“문수사리여, 여래께서 매우 많은 성문을 조복 받아 모든 번뇌를 끊고 마음으로 해탈을 얻게 하셨습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대덕 사리불이여, 그대는 세존의 성문 제자입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저는 세존의 성문 제자입니다.”
“대덕 사리불이여, 당신은 모든 번뇌를 끊고 무루해탈의 마음을 얻었습니까?”
006_0199_a_07L舍利弗言文殊師利如來甚多調伏聲聞皆斷諸漏心得解脫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汝是世尊聲聞不耶舍利弗言文殊師利如是如是如汝所說我是世尊聲聞人也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汝斷諸漏得於無漏解脫心耶
“저는 무루해탈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대덕이여, 어떤 마음으로 해탈을 얻었습니까? 과거의 마음입니까, 미래의 마음입니까, 현재의 마음입니까? 대덕이여, 과거세의 마음은 이미 멸한 생각이고, 미래세의 마음은 아직 이르지 않은 생각이며, 현재세의 마음은 머무르지 않나니 어떻게 대덕은 마음으로 해탈을 얻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006_0199_a_13L舍利弗言我得無漏解脫之心文殊師利言大德以何等心得於解脫過去心爲未來心現在心耶大德去世心已滅之想未來世心未至之現在世心不住之想云何大德心得解脫
“문수사리여, 과거의 마음으로 해탈을 얻은 것도 아니요, 미래․현재의 마음으로 해탈을 얻은 것도 아닙니다.”
“대덕이여, 그러면 어찌하여 마음으로 해탈을 얻었다고 합니까?”
“문수사리여, 세속제(世俗諦)에 머물기에 마음으로 해탈을 얻었다 말하는 것이지 제일의제(第一義諦) 가운데서는 도무지 마음이 얽매였다거나 해탈하였다고 할 수 없습니다.”
“대덕 사리불이여, 그대는 법계의 체성에 세속제와 제일의제가 있다고 하셨습니까?”
006_0199_a_19L舍利弗言文殊師利非過去心得於解脫非未來現在心得於解文殊師利言大德汝云何言心得解脫舍利弗言文殊師利住世諦說心得解脫第一義中都無有心繫縛解脫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汝欲令法界體性有於世諦第一義諦耶
006_0199_b_02L“문수사리여, 법계의 체성에는 세속제와 제일의제가 있을 수 없습니다.”
“대덕이여, 그러면 당신은 어찌하여 세속제에 머물면서 마음으로 해탈을 얻었다고 하십니까?”
“문수사리여, 어찌하여 마음으로 해탈을 얻음이 있을 수 없습니까?”
“대덕 사리불이여, 만일 마음이 안과 밖과 중간이 있다면 이것은 해탈을 얻었다고 하겠지만, 대덕이여, 이 마음은 안․밖․중간이 없어 얽매임도 해탈도 없는 것입니다.”
006_0199_b_02L舍利弗言文殊師利法界體性無有世諦第一義諦文殊師利言大德云何說住於世諦心得解脫舍利弗文殊師利寧無有心得解脫耶殊師利言大德舍利弗若心有內有外中者是得解脫大德而是心者無內外中無繫縛解脫
그때에 대중 가운데 2백 비구가 문수사리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런 말을 하였다.
“만일 해탈이 없고 해탈할 마음이 없다면 우리들이 무엇 때문에 집을 나와서 도를 닦으며, 만일 세간을 벗어나는 법이 없다면 무엇 때문에 도를 닦겠습니까?”
그 모든 비구들은 욕을 하고 그 대중을 등진 채 떠나 버렸다.
그때에 문수사리동자는 이 비구들을 조복받으려고 그들이 간 곳을 알고는 길을 앞질러 가서 한 비구로 변화하여 나타났다. 그 비구들이 변화한 비구의 처소에 이르러 이렇게 물었다.
“대덕께서는 어디서 오시는 길입니까?”
006_0199_b_09L爾時衆中有二百比丘聞於文殊師利所說卽從坐起說如是言若無解脫無解脫心等何故出家修道若無出世何故修是諸比丘說麤語已背衆而去時文殊師利童子欲調伏是諸比丘知諸比丘所去道前化一比丘諸比丘到化比丘所在化比丘前如是問言大德從何處來
변화한 비구가 여러 비구들에게 대답했다.
“대덕이여, 나는 문수사리가 설하는 법을 이해할 수 없고 알 수도 없고, 믿지도 못하겠고 따를 수도 없기 때문에 그 대중을 떠나 온 길입니다.”
그러자 여러 비구들은 다시 변화한 비구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여,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설법을 이해할 수 없고 알 수도 없고, 믿지도 못하겠고 따를 수도 없기에 그만 그 대중을 떠나 온 것입니다.”
변화한 비구가 말하였다.
“대덕이여, 문수사리의 설법 가운데 어떤 것이 맞지 않으며 당신 뜻에 거슬렸기에 그곳을 떠나 온 것입니까?”
006_0199_b_17L是化比丘答諸比丘大德我於文殊師利所說解不知不信不向以是緣故從彼衆是諸比丘卽復語此化比丘言我等亦爾不解不知不信不向是緣故從彼衆來化比丘言大德於文殊師利所說法中云何不適違逆汝意從衆出來
006_0199_c_02L여러 비구들이 말하였다.
“대덕이여, 문수사리는 말하기를 향해 들어가는 과[向果]도 없고 증득하는 과[證果]도 없다 하며 또 해탈도 없다고 하였으니, 우리들은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만일 향해 들어갈 과도 없고 증득할 과도 없으며 해탈도 없다 할진대, 우리들은 무엇 때문에 범행을 닦겠으며, 생사를 벗어남도 없다면 무엇 때문에 도를 닦겠는가? 이런 이치를 생각한 까닭에 그 대중을 떠나 온 것입니다.”
그러자 그 변화한 비구는 이렇게 말했다.
“대덕이여, 당신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비방하기 위하여, 욕설하기 위하여, 그 대중을 떠나 온 것입니다.”
006_0199_b_24L諸比丘言大德以文殊師利說無向果無有證果又無解我等聞已作如是念若無向果有證果無解脫者我等何義修行梵若無出者何故修道思是義故出彼衆來是化比丘作如是言大德不解故爲誹謗故爲罵詈故出彼衆
“우리들은 비방하거나 욕설하기 위하여 떠나 온 것이 아니라 다만 해탈법을 보지 못했으므로 떠나 온 것입니다.”
그러자 변화한 비구는 곧 이 비구들을 칭찬하여 말했다.
“훌륭합니다, 훌륭합니다. 대덕이여, 우리들은 이제 마땅히 같이 잘 생각하고 의논합시다. 만일 욕설함이 아니라면 다투어 송사함이 아니요, 다투어 송사함이 아니라면 이것은 제일의제의 사문(沙門)의 법이외다. 당신들의 마음은 어떤 모양인가요? 그 빛깔이 푸른색입니까, 노란색입니까, 붉은색입니까, 흰색입니까, 보라색입니까, 파리(頗梨)색입니까? 실다운 것입니까, 실답지 못한 것입니까? 항상한 것입니까, 무상한 것입니까? 색(色)입니까, 색이 아닌 것입니까?”
006_0199_c_08L諸比丘言我等亦不誹謗罵詈以不見於解脫故出彼衆來是化比丘卽便稱歎諸比丘言善哉善哉我等今當善共思議若非罵詈則非諍訟非諍訟者是第一義沙門法汝等心者何等相耶爲靑頗梨色實耶不實耶常耶無常耶色耶非色耶
비구들이 말하였다.
“대덕이여, 마음이란 것은 색(色)이 아니어서 볼 수 없으며, 형상의 대조가 없고 또한 접촉할 대상이 없으며 어떤 처소도 없고 가르침도 없는 것입니다.”
변화한 비구가 말하였다.
“대덕이여, 이 마음이란 것은 실로 색이 아니어서 볼 수 없으며, 형상의 대조가 없고 또한 접촉할 대상도 없으며 처소도 없고 가르침도 없으니, 이 마음이란 것은 안에 머무는 것입니까, 밖에 머무는 것입니까, 안팎에 머무는 것입니까?”
그러자 여러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006_0199_c_15L諸比丘言大德心者非色而不可見無有形照亦無觸對處無教化比丘言大德而是心者實非是色而不可見無有形照亦無觸無處無教而是心者內住外住外住耶是諸比丘答言不耶
006_0200_a_02L변화한 비구가 말하였다.
“대덕이여, 그대들의 마음이 색이 아니어서 볼 수 없고, 형상의 대조가 없으며, 또한 접촉할 대상도 없고, 처소도 없으며 가르침도 없고, 안․밖․중간도 아니니 이 마음을 바로 성취할 수 있겠습니까?”
“성취할 수 없습니다.”
“대덕이여, 그대의 마음은 색이 아니라 볼 수 없으며, 형상의 대조가 없고 접촉의 대상이 없으며, 처소도 없고 가르침도 없으며, 안․밖․중간이 아니니 이 마음을 바르게 성취할 수 있겠습니까?”
“성취할 수 없습니다.”
“대덕이여, 만일 마음이 실로 형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성취할 수가 없다면 어떻게 해탈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006_0199_c_20L化比丘大德汝心非色而不可見無有形無有觸對無處無教非內外中正成就不是諸比丘答言不也化比丘言大德汝心非色而不可見無有形照無有觸對無處無教非內外中是正成就不諸比丘答言不也化比丘言大德若心不實無成就者云何解脫
“말할 수 없습니다.”
“대덕이여, 그렇기 때문에 문수사리가 법계의 체성은 더럽고 깨끗함이 없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대덕이여, 범부가 뒤바뀐 생각으로 나와 나의 것에 집착하여 마음의 행위를 일으켜 모든 경계에 반연심을 일으키나니, 능히 일체에 반연하여 나고 멸하는 마음을 다 멸해 버리고 변화하는 법에 머무르지 않으며 만일 마음으로 집 떠나기를 꾀하여 구족계를 받고 도를 닦으면 과(果)를 얻게 될 것입니다.
006_0200_a_05L是諸比丘答言不也化比丘言大德以是義故文殊師利說法界體性無污染淨大德汝凡夫顚倒故我所而起於心行諸境界起攀緣是盡能滅一切攀緣生滅不住變易之法若心緣出家受具足戒修道得果
이 마음은 체성이 비어서 실체가 없건만 망상(妄想)으로부터 일어나나니, 만일 실체가 아닌 망상이라면 이것은 곧 생겨난 것도 아니요, 머무는 것도 아니며, 멸하는 것도 아닙니다. 만일 그것이 가거나 머무르거나 멸하는 것이 아니라면 얽매임도 없고 또한 해탈도 없으며, 향하여 들어가는 것도 없고 증득하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대덕이여, 이런 뜻으로 문수사리가 말하기를 법계 체성은 더러움도 깨끗함도 없으며, 또한 향해 들어가는 것과 증득하는 것도 없으며 해탈할 것도 없다고 한 것입니다.”
006_0200_a_11L是心體性空無有實從妄想起若不實妄想則是不生不住不滅其非是生住滅者無有繫縛亦無解無向無得大德以是義故文殊師利說法界體性無污染淨亦無向得無解脫者
변화한 비구가 이렇게 말할 때에 모든 비구들은 번뇌가 다해 해탈하였다. 해탈을 얻고는 곧 다시 문수사리의 처소에 돌아가서 각기 울다라승(鬱多羅僧)을 벗어서 문수사리에게 공양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당신은 우리를 잘 수호하여 주십시오. 우리들은 법을 믿고 깊게 조복되지 않았기에 멀리 여의고 떠나갔었습니다.”
006_0200_a_16L是化比丘如是說時諸比丘等無漏解脫得解脫已卽便還向文殊師利所到已各脫鬱多羅僧用供養文殊師利說如是言文殊師汝今善能守護我等我等不信向是甚深調伏法故遠離捨去
006_0200_b_02L그때에 대덕 수보리가 이렇게 물었다.
“대덕들이여,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깨달았기에 각기 울다라승을 벗어서 문수사리에게 공양하는 것입니까?”
비구들은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우리는 지금 얻을 것도 없고 깨달을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들은 문수사리동자에게 공양한 것입니다. 대덕 수보리여, 우리들은 얻을 것이 있다는 생각으로 이 대중에서 떠나갔었는데, 우리들은 이제 얻는다는 생각을 놓아 버렸습니다. 그러므로 이곳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006_0200_a_21L爾時大德須菩提如是問言諸大德等爲何所得爲何所覺各各脫於鬱多羅僧以爲供養文殊師利諸比丘言大德須菩提我等今者無得無覺是故我等供養文殊師利童子大德須菩提我等以有所得想故於此衆中從坐起去我等已能捨離得想是故還此
수보리가 말하였다.
“무슨 까닭에 당신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입니까?”
“대덕 수보리여, 이름[名]에 집착하면서 동요되고 애착하게 됩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동요되고 애착한다고 해도 향해 들어감도 없고 얻음도 없는 것입니다. 대덕 수보리여, 만일 향해 들어감도 없고 얻음도 없다면, 곧 여기서 능히 일체의 동요와 애착을 끊게 될 것입니다.”
006_0200_b_05L須菩提言何故汝等說如是語諸比丘言大德須菩提著名爲動搖愛著若有動搖有愛著者無向無得大德須菩提若無向得卽於此處能斷一切動搖愛著
수보리가 말하였다.
“누가 그대들을 조복시켰습니까?”
비구들이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여, 얻을 것도 없고 깨달을 것도 없는 것이 우리를 조복시켰습니다. 이 사람은 나지도 아니하고 또한 멸도(滅道)하지도 아니하며, 또한 선정(禪定)도 아니요, 어지러운 마음도 아닙니다.”
수보리가 말하였다.
“누가 그대들을 조복시켰습니까?”
비구들이 말하였다.
“그것은 문수사리동자에게 묻도록 하십시오.”
006_0200_b_10L須菩提言誰調伏汝比丘言大德須菩提無有所得無所覺者是調伏我是人不生亦不滅度亦非禪定又非亂心須菩提言誰調伏汝諸比丘言可問文殊師利童子
그때에 대덕 아난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이 비구들은 누가 조복시켰습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대덕 아난이여, 5음(陰)․18계(界)․12입(入)이 없는 것, 또한 범부도 아니며, 연각도 아니며, 성문도 아니며, 보살도 아니며, 여래도 아니며, 몸과 서로 응함도 아니며, 말과 서로 응함도 아니며, 마음과 서로 응함도 아닙니다.”
006_0200_b_14L爾時大德阿難問文殊師利言此諸比丘誰所調伏文殊師利言大德阿無陰界入者亦非凡夫非緣覺非聲非菩薩非如來非身相應非言相非心相應
아난이 말했다.
“문수사리여, 당신이 말한 그런 사람은 누구입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대덕 아난이여, 만일 여래가 어떤 변화한 사람을 교화한다면 그 변화한 사람이 서로 응함이 있겠습니까?”
아난이 말했다.
“문수사리여, 변화한 사람이란 법과 서로 응하거나 서로 응하지 않거나 함이 없을 것입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대덕 아난이여, 온갖 법의 체성이 이 허깨비[幻化]인 것입니다.”
006_0200_b_19L阿難言文殊師利爾說誰耶文殊師利言大德阿難若如來化化而是化者有相應乎阿難言殊師利化無有法可與相應不相應文殊師利言大德阿難一切諸法體性是化
006_0200_c_02L아난이 말했다.
“문수사리여, 당신의 말과 같이 온갖 법의 체성이 이 허깨비입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대덕 아난이여, 이 변화한 사람이 이 비구들을 조복한 것입니다. 대덕 아난이여, 변화한 사람이 조복한 것과 같이 모든 성문도 또한 그러합니다. 대덕 아난이여, 이렇게 조복된 것이 올바른 조복이거늘 이러한 조복을 알지 못하는 자는 증상만(增上慢)을 가진 자라고 할 것입니다.”
006_0200_b_24L 阿難言文殊師利如汝所一切諸法體性是化文殊師利言大德阿難是化調伏此諸比丘大德阿難如化調伏者一切聲聞亦復如大德阿難如是調伏者正是調伏若不解如是調伏者當知名爲增上慢者
그러자 대덕 아난은 다시 문수사리동자에게 물었다.
“문수사리여, 이 증상만을 가진 비구를 알려 줄 수 있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대덕 아난이여, 계의 덕[戒聚]이 청정한 체하는 것이 이 흔들림[動搖]이니 이것이 곧 뛰어난 체하는 것이요, 선정[定]의 덕․지혜[慧]의 덕․혜탈(解脫)의 덕․해탈지견(解脫知見)의 덕이 청정한 체하는 것이 곧 이 흔들림이니 이것이 곧 증상만이며, ‘내가 도를 증득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 흔들리는 망상이니 이것이 곧 증상만이며, 몸이 있다는 견해[身見]를 겁내고 또한 공(空)한 이치를 공과 같이 보고 한결같은 도(道)에 들어가서 또한 공하다고 하는 것이 바른 말이라고 하나니 이것이 곧 증상만입니다.
006_0200_c_07L爾時大德阿難問於文殊師利童子文殊師利是增上慢比丘可識知也文殊師利言大德阿難戒聚淸淨卽是動搖當知此卽是增上慢慧聚解脫聚解脫知見聚淸淨卽是動搖當知此卽是增上慢我得我如是思惟動搖妄想當知此卽是增上慢驚畏身見亦空如空入一道亦空此說是正說當知此卽是增上
다시 대덕 아난이여, 만일 비구가 몸이 있다는 견해[身見]를 공이라 하며 나아가 한결같은 도의 공에 들어가면, 이러한 공을 곧 평등공이라 하리니 이것이 곧 증상만입니다. 왜냐하면 대덕 아난이여, 몸이란 견해가 공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니, 다르지 않으므로 몸이란 견해가 곧 이 공이며, 공이 도와 다르지 않나니 도와 다르지 않으므로 도가 곧 이 공인 것입니다.
다시 대덕 아난이여, 만일 무명(無明)과 유애(有愛)를 겁내고 명(明)과 해탈을 좋아한다면 이것이 곧 증상만입니다. 왜냐하면 만일 두 가지 모양이 있으면 해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006_0200_c_16L復次大德阿難若比丘云身見是空乃至入一道空如是之空是平等當知此卽是增上慢何以故大德阿難身見異空異故身見卽是空與異道不異道者卽是空復次大德阿難若有驚畏無明有愛喜明解脫當知此卽是增上慢何以故若有二相非是解脫
006_0201_a_02L다시 대덕 아난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탐냄․성냄․어리석음을 겁내고 3해탈을 좋아하거나, 네 가지 뒤바뀐 생각[四倒]을 겁내고 네 가지 상[四相]을 좋아하거나, 5개(蓋)를 겁내고 5근(根)을 좋아하거나, 6입(入)을 겁내고 6신통(神通)을 좋아하거나, 7식주(識住)를 겁내고 7조도법(助道法)을 좋아하거나, 8사(邪)를 겁내고 8성도(聖道)를 좋아하거나, 9중생(衆生)의 거처(居處)를 겁내고 9차제정(次第定)을 좋아하거나 10불선(不善)을 겁내고 10무루선(無漏善)을 좋아하거나, 유위계(有爲界)를 겁내고 무위법(無爲法)을 좋아하거나 하면 이것은 곧 증상만입니다. 왜냐하면 대덕 아난이여, 이 일체가 다 흔들림이며 다 희론이기 때문입니다.
006_0200_c_23L復次大德阿難若有比丘畏貪瞋癡喜三解脫驚畏四倒於四相驚畏五蓋喜於五根驚畏六喜於六通驚畏七識住喜七助道驚畏八邪喜八聖道驚畏九衆生喜九次第定驚畏十不善喜十無漏善驚畏有爲界喜無爲法當知此卽是增上慢何以故大德阿難而是一切皆是動搖皆是戲論
대덕 아난이여, 만일 흔들림이 있거나 희론이 있으면 마음이 곧 스스로 높아지며 제멋대로 경계를 반연하여 망상에 의지하여 무엇을 성취한다 합니다. 이러한 법을 자재(自在)라고 이름하나니 자재하므로 교만심을 내는 것입니다.
대덕 아난이여, 이러한 비구를 증상만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 까닭은, 대덕 아난이여, 어떤 것을 유위계(有爲界)가 공하다고 하는가? 공으로 공에 들어간다 하면 이것을 비구가 증상만이 있다고 합니다.”
006_0201_a_08L大德阿難若有動搖若有戲論心卽自高自在攝取依止妄想堪忍成就如是等法名爲自在自在故生於憍慢大德阿如是比丘當知名有增上慢也以者何大德阿難云何有爲界空空入空當知此比丘有增上慢
대덕 아난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비구로서 증상만이 없는 것입니까?”
“대덕 아난이여, 만일 비구가 그 안이 고요하면 곧 밖이 고요하여서 일체 경계가 혹 평등하거나 평등하지 않거나, 혹 있거나 혹 없거나, 혹 함이 있거나 함이 없거나 흔들림이 없고, 또한 망상도 없고 망상 아님도 없으며, 둘도 없고 하나도 없으며, 공덕의 장엄함도 없고 장엄 아님도 없으며, 희론도 아니요 집착도 아니며, 비로소 온갖 법의 평등을 보되 또한 평등함도 없고 평등 아님도 없으며, 어떤 한 가지 법도 능히 평등하다거나 평등하지 않다거나 할 것이 없나니, 이렇게 움직이지 않고 흔들리지 아니하며, 망상도 없고 망상 아님도 없으며, 또 집착하지 아니하고 또한 망상이란 것을 보지 않나니, 해탈을 향하여 과지(果智)의 증(證)을 얻고서 동요함이 있다는 이런 이치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006_0201_a_14L大德阿難問文殊師利云何比丘無增上文殊師利言大德阿難若有比丘寂靜於內則外寂靜一切境界若平等非平等若有若無若有爲無爲有動搖亦無妄想無不妄想無二無無莊嚴無不莊嚴非有戲論不執始見於一切諸法平等亦無平等無不平等無有一法能作平等非平等者如是不動不搖無有妄想無不妄想又不執著亦不見妄想何況向解得果智證有動搖者無有是處
006_0201_b_02L대덕 아난이여, 이와 같은 비구는 증상만이 없는 도반이며, 또한 희론이 없고 나와 남의 도반이라는 생각을 멀리 하고 모든 애착을 놓나니 온갖 애착에 애착하지 않는 까닭이요, 모든 반연과 각관(覺觀)․사유(思惟)를 여의어서 사유와 해탈과 해탈향(解脫向)에 취할 자가 없이 다 고요하여, 이 고요한 인연으로 이것이 나의 몸이니 나의 것이니 하는 것을 없애고, 저 언덕[彼岸]으로 건너가서 어떤 법이라도 알고 향하고 끊고 증득할 것을 보지 않습니다.
006_0201_b_02L德阿難如是比丘無增上慢侶亦無戲論遠自他伴捨諸愛著一切愛著非愛著故離諸攀緣覺觀思惟思惟解脫解脫向無有取者悉皆寂靜寂靜緣是我身我所身度到彼岸見有法解向斷證
만일 비구가 이렇게 수행하면 증상만이 없나니, 비고 평등한 까닭에 온갖 법이 평등하여 위와 아래가 있을 수 없는 것이요, 혹 착하거나 착하지 않거나, 가히 할 짓이나 하지 못할 짓이나, 누(漏)가 있거나 없거나, 혹 세간법이거나 출세간법이거나, 함이 있거나 함이 없거나, 이러한 위와 아래로 흔들림은 망상 아님이 없으며, 또한 이러한 모든 법을 보고 알지도 아니하고 다 평등한 것이 마치 허공과 같다고 보는 것입니다.
006_0201_b_08L若有比丘如是修行無增上慢空平等故解知一切諸法平等無有上下若善不善可作不可作有漏無漏若世出世有爲無爲如是等上下動搖無不妄想亦不見如是諸法悉見平等喩如虛空
대덕 아난이여, 만일 비구가 이렇게 아는 자는 훌륭한 해탈[善解脫]이라 이름합니다. 이런 비구는 증상만이 없는 것이니, 이런 뜻에서 여래께서 말씀하시되 ‘만일 어떤 비구가 모든 법이 평등한 것이 마치 허공과 같은 줄을 안다면 만일 허공을 움직이려 해도 손댈 데가 없듯이 사문의 법도 또한 그러하리라’라고 하셨습니다.”
006_0201_b_13L德阿難若有比丘如是解者名善解如是比丘無增上慢以是義故如來說言若有比丘解諸法平等喩如虛空如動于虛空無所觸著沙門法者亦復如是
이 법을 설할 적에 2백 비구가 모든 번뇌를 끊고 무루해탈(無漏解脫)의 법을 얻었다.
그때에 보상 천자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보살의 증상만이 없는 것입니까? 바라건대 사실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006_0201_b_18L說是語時二百比丘悉斷諸漏得於無漏解脫之法爾時寶上天子問文殊師利云何菩薩無增上慢願如實說
006_0201_c_02L“천자여, 만일 어떤 보살이 온갖 지혜의 마음과 무엇에 견줄 데 없는 마음과 삼계에 가장 거룩한 마음으로써 모든 성문(聲聞)․연각(緣覺)․외도의 모든 경계를 뛰어넘어 마음에 편히 머무르고 또한 온갖 선근을 수행하나니 더욱 증진하기 위한 까닭에, 중생을 교화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거두어 잡아 지니는 까닭에 다른 중생을 위하여 일체지심(一切智心)을 설하나니, 이 마음은 여실히 근본이 평등한 줄을 알고는 그 마음의 체성을 들은 바와 같이 일체 중생의 체성을 깨달아 알며, 온갖 법의 체성을 깨달아 아는 까닭에 일체 선근의 체성을 깨달아 알며, 일체 선근의 체성을 깨달아 아는 까닭에 보살의 체성을 연설할 줄을 알게 되는 것이니라. 천자여, 이것이 보리살타(菩提薩埵)가 여실하게 수기를 말하는 것이니라.
006_0201_b_21L文殊師利言天子有菩薩一切智心無等等心三界最勝心過諸聲聞及緣覺外諸境界以安住心然亦修行一切善根爲增上化衆生故攝正法故爲餘衆生他人說一切智心是心如實解本始平如隨所聞其心體性解知一切衆生體性解知一切諸法體性故解知一切善根體性解知一切善根體性解知演說菩薩體性天子是菩提薩埵如實說受記
다시 천자여, 만일 보살이 보시하되 베풀어 주는 데 따르며, 원하는 것에 따라 베풀며, 모든 나머지 보시에 일체가 걸림이 없으며, 베풀되 의지하는 것이 없이, 집착함 없이, 깨달음도 없이, 아는 것도 없이 하면, 아는 것이 없으므로 곧 이것이 공이다. 능히 이렇게 보시의 체성을 알게 되며, 보시의 체성을 안 까닭에 여실하게 비롯함[如實始]의 체성을 알게 되며, 여실하게 비롯함의 체성을 안 까닭에 모든 법의 체성을 알게 되며, 모든 법의 체성을 안 까닭에 일체 중생의 체성을 알게 되며, 일체 중생의 체성을 안 까닭에 보살의 체성을 말하게 되는 것이니라. 천자여, 이것을 보살의 보시청정이라 말하나니, 그러므로 이것을 수기(授記)라고 하느니라.
006_0201_c_08L復次天子若菩薩布施隨所施與隨所願施及諸餘施一切無㝵施無所依不著無覺無有無有解故卽是空也若能如是解施體性解施體性故解如實始體性解如實始體性故解諸法體性解諸法體性故解諸一切衆生體性解諸一切衆生體性故說菩薩體性天子是名菩薩施淸淨故說授記也
다시 천자여, 만일 보살이 몸을 아는 자는 곧 계(戒)를 알 것이요, 입을 아는 자는 곧 계를 알 것이요, 마음을 아는 자는 곧 계를 아는 것입니다. 몸과 입을 아는 자는 깨달음의 적정함을 알 것이요, 깨달음의 적정함을 아는 까닭에 중생의 적정함을 알 것이요, 중생의 적정함을 아는 까닭에 온갖 법이 적정함을 알 것이요, 온갖 법이 적정함을 아는 까닭에 여실하게 비롯함의 적정을 알 것이요, 여실하게 비롯함의 적정을 아는 까닭에 적정법의 인(因)의 적정과 연(緣)의 적정을 알게 되나니, 그들은 온갖 법에 따라서 능히 적정을 말할 것이니라. 천자여, 이것을 말하여 보살의 계의 청정이라 말하나니, 그러므로 여실히 수기를 말하는 것이니라.
006_0201_c_16L復次天子若有菩薩解知身者卽解知戒解知口者卽解知戒解知心者卽解知戒解身口者解覺寂靜解覺寂靜故解衆生寂靜解衆生寂靜故解一切法寂靜解一切法寂靜故解如實始寂靜解如實始寂靜故得寂靜法因寂靜緣寂靜隨有所聞一切諸法能說寂靜天子是名菩薩戒淸淨如實說授記
006_0202_a_02L다시 천자여, 만일 어떤 보살이 법성이 필경 공한 줄을 알고 법성이 끝내 자재로운 줄을 알며, 모든 중생의 온갖 악(惡)을 능히 참아서 마음 일어나지 않는 인(忍)으로 바깥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중생을 등지지 않고 능히 일체의 악을 없애면, 저 중생성(衆生性)과 같이 인(忍)의 체성도 또한 그러하며, 인의 체성과 같이 보리의 체성도 또한 그러하며, 보리의 체성과 같이 온갖 법의 체성도 또한 그러하며, 온갖 법의 체성을 아는 것과 같이 여실여법(如實如法:眞如法)도 또한 그러하며, 들은 바 법이 같은 법성인 것처럼 법성계가 필경 공하나니 법성계가 필경 공하므로 모든 행이 법성에 따르는 인[行順忍]을 말하는 것이니라. 천자여, 이것을 보살의 진실정인(眞實淨忍)으로 수기를 한다고 하느니라.
006_0202_a_02L復次天子若有菩薩知於法性畢竟是空知於法性畢竟自於諸衆生能忍衆惡心不起忍思外事不背衆生能滅一切衆惡諸衆生性忍體性亦爾如忍體性提性亦爾如菩提性一切諸法體性亦爾如知一切諸法體性如實如法亦爾如如所聞同盡法性法性界畢竟法性畢竟空說行順忍天子是名菩薩眞實淨忍說授記也
다시 천자여, 보살이 삼가 일체 법행(法行)이 모든 사유(思惟)를 여의며, 모든 장엄이 없는 줄을 알고 버리고 나아가는 행[捨進行]을 이룩하나니, 혹 하는 것이 있더라도 또한 조작함이 없으며, 그 아는 것이 견고하여 일체를 능히 여의며, 안의 성품이 적정하면서 밖으로 중생을 교화하며, 정진이 고요함을 알므로 보리가 고요함을 알며, 보리가 고요함을 알므로 또한 온갖 법이 고요함을 알고 여실히 비롯됨을 알며, 들은 법과 같이 정진의 성품[精進性]이 고요하므로 일체를 능히 말하나니, 이것이 보살의 청정한 정진으로서 여실히 수기할 줄을 안다고 말하느니라.
006_0202_a_11L復次天子菩薩知愼一切法行離諸思惟無諸莊嚴成捨進行如有所爲亦無所作其知堅固一切能離內性寂靜外化衆生知精進寂故知菩提寂知菩提寂故亦知一切諸法寂靜知諸法寂故知如實始如所聞法精進性寂故一切能說天子是名菩薩淸淨精進如實知授記
006_0202_b_02L다시 천자여, 만일 보살이 모든 법이 평등하여 늘거나 줄어듦이 없는 선정(禪定)에 들어가면, 선정의 힘으로 그 마음이 고요히 머물며, 마음이 고요히 머무르므로 의식[識]이 머무르는 데가 없으며, 의식이 머무름 없으므로 7각심(覺心)이 평등하며, 7각심이 평등하므로 선정이 평등하며, 선정이 평등하므로 보리가 평등한 줄을 알며, 보리가 평등한 줄을 알므로 일체 중생이 평등한 줄을 알며, 일체 중생이 평등한 줄을 알므로 모든 법이 평등한 줄을 알게 된다. 이렇게 모든 법이 평등한 줄을 알고는 들은 법에 따라서 능히 모든 법의 체성이 평등함을 말하는 것이니라. 천자여, 이것이 보살의 청정한 선정으로서 여실히 수기를 말함이라 하느니라.
006_0202_a_19L復次天子若菩薩入諸法平等無增減禪以禪力故其心安心安住故識無所住識無所住故七覺心平等七覺心平等故得禪定平等得禪定平等故知菩提平等菩提平等故知一切衆生平等知識一切衆生平等故知諸法平等若如是知諸法平等隨所聞法能說諸法體性平等天子是名菩薩淸淨禪定如實說受記
또 천자여, 만일 어떤 보살이 지혜의 눈[慧眼]이 청정하여 여실히 온갖 법을 보고는 본 바의 법에 실로 본 것이 없으므로 흔들림이 없어서 움직임이 없는 지혜를 얻으며, 행함도 없고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으며, 행하더라도 또한 행함이 없으나 모든 위의(威儀)의 법칙이 또한 행 아닌 것도 아니며, 행이 아니라는 인연으로 모든 법이 평등한 줄을 알아서 중생을 구제함도 아니요, 보살도를 행함도 아니니라.
006_0202_b_05L復次天子若有菩薩慧眼淸淨如實知見於一切法隨所見法皆無所見無有動搖得無動智無行無因無緣行亦不行諸威儀法則亦非不行不行因緣知諸法平等不救不行
왜냐하면 만일 행이 아니라면 곧 분별이 없어서 모든 망상․희망․탐착심을 끊나니, 이것이 보살이 모든 있다는 생각을 여의고 또한 일체 중생의 행하는 곳을 행함이니, 모든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까닭이며, 일체의 보리를 돕는 법을 쌓아 모으는 까닭이며, 바른 법을 거두어 잡아 지니는 까닭이며, 3보의 종자를 끊지 않기 위한 까닭이니라.
006_0202_b_10L何以故若不行者卽無分別斷諸妄想悕望貪著是菩提薩埵離諸所有亦行一切衆生行處爲欲教化諸衆生故聚集一切助菩提法故攝取正法故不斷三寶種故
여래의 행이란 온갖 법의 청정한 체성을 분별하는 것이 없나니, 이 반야의 체성이 깨끗한 줄을 알므로 보리의 체성이 깨끗한 줄을 알고, 보리의 체성이 깨끗한 줄을 알므로 중생의 체성이 깨끗한 줄을 알며, 중생의 체성이 깨끗한 줄을 알므로 온갖 법의 체성이 깨끗한 줄을 알며, 온갖 법의 체성이 깨끗한 줄을 알므로 모든 법의 체성에 여실한 지혜를 얻으며, 여실한 지혜를 얻으므로 들은 일과 같이 이 법계 체성에 분별 없는 이치를 말하는 것이니라. 천자여, 이것을 보살의 지혜의 눈이 청정하여 여실히 수기를 말함이라 하느니라.
006_0202_b_14L如來所行者於一切法淸淨體性無所分別以此般若體性淨故知菩提體性淨知菩提體性淨故知衆生體性淨衆生體性淨故知一切法體性淨一切法體性淨故於諸法體性得如實智得如實智故隨所聞事是法界性說無分別天子是名菩薩慧眼淸淨如實說受記
006_0202_c_02L또 천자여, 보살이 몸으로 행하는 신념처(身念處)를 관하되 과거의 몸이 끝없는 줄을 알며, 미래의 몸이 나아갈 데가 없는 줄을 알며, 현재의 몸이 초목이나 기와․돌․담벼락 같은 줄을 아나니, 만일 능히 이렇게 몸과 몸의 행을 관하면 이 몸의 체성에 어리석은 행위가 고요한 선정의 사유와 병행하되 또한 일부러 일으킴이 아니로다. 사유하지 않으면 일으킴도 없어 자재하리니, 이것을 나[我]를 여읨이라 하느니라.
006_0202_b_22L復次天子菩薩觀身行身念處知過去身無有邊際知未來身無趣向者現在身者猶如草木瓦石牆壁身亦如是若能如是觀身身行是身體性癡行寂靜思惟竝行亦無發起不思惟不起自在是名離
의식으로 머무는 바 없이 신념처의 행을 수행하되 또한 법을 가히 수행할 자가 없으며, 또한 수행하지 않음도 아니니라. 온갖 법은 체성이 없되 체성이 없는 것도 아니니, 이렇게 몸을 관하여 몸의 행위를 닦느니라.
마음을 관하되 마음이 허깨비[幻化]와 같으며 메아리와 같은 줄을 알아서 여실히 마음을 아느니라.
006_0202_c_05L識無所住修身念處行亦無有法可修行者亦非不修知一切法無有體性非不有性如是觀身修於身行觀心如幻化知心如響應如實知心
즐거운 느낌을 받되 좋아하지 아니하고 괴로운 느낌을 받되 괴로워하지 아니하며, 괴롭지도 즐겁지도 아니한 느낌을 받되 바른 생각을 잃지 아니하고, 무명을 집착하지 않고 감수(感受)를 여의어서 감수에 끌린 바 되지 않나니, 이것을 여실히 수념처(受念處)를 알고 보는 것이라 하느니라. 만일 능히 이렇게 느낌의 행을 관하는 자는 모든 수법(受法)에 마음이 행하는 바가 없고 마음에 안주하지 않되 이 일체의 마음을 또한 놓아 버리지 아니하며, 보리심에 또한 바른 생각을 잃지 아니하며, 또한 멀리 여의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마음의 행을 관하는 심념처(心念處)라 하느니라.
006_0202_c_08L受樂不愛受苦不苦受不苦樂不失正念不執無明離受於受不爲所牽是名如實知見受念處若能如是觀受行者於諸受法心無所行心不安是一切心亦不放捨菩提之心亦不失念亦不遠離是名觀心行心念
법의 지견(知見)과 법행(法行)과 법의 생각 없음[無念]과 사유가 없는[無思惟] 줄을 잘 알고 법성(法性)에 들어가서 몸[身]과 느낌[受]과 마음[心]이 없으며, 법상(法相)을 관하지 아니하고 견(見)과 행(行)을 일으켜서 법성에 들어가나니, 이것을 법의 행을 관하는 법의 염처(念處)라 말하느니라. 이것은 온갖 법의 체성이 화합하여 거짓으로 쌓아 모은 듯 실지로 물건이 없는 것이 허공과 같나니, 들은 바 일과 같이 생각도 없고 사유도 없이 저절로 그러한 것을 법념처(法念處)라 말하느니라. 천자여, 이것을 깨끗한 법의 염처를 알고 수기를 말한다고 하느니라.
006_0202_c_15L善知法知見法行法無念無思惟入於法性無身受心非觀法相發起見行入於法性是名觀法行法念處是一切法體性和合聚集無物猶如虛空如所聞事無念無思惟自然說法念處天子是名知於淨法念處說受記也
006_0203_a_02L다시 천자여, 또 이 보살이 온갖 지혜의 마음[一切智心]에 자재함을 얻어서 가르친 것과 같이 바로 보고 머물되 어지럽지 않고 잃지 않으며, 처음으로 일으킨 일체 선근에 번뇌 없는[無垢] 마음의 행위를 생각하여 행하는 곳을 따라 일체를 능히 버리며, 계를 범하는 마음을 꾸짖고 계에 의지하며, 욕됨을 참아 다투어 송사함이 없으며, 몸과 입과 마음으로 중생에게 성냄을 내지 아니하며 성문․연각의 정진의 수레[精進乘]를 타고 나아가려 하지 아니하며,
006_0202_c_21L復次天子又是菩薩一切智心而得自在如所教悔正住不施不亂不失念於初發一切善根無垢心隨所行處一切能捨訶犯戒心不依止戒忍無諍訟身口心意於諸衆生不生瞋心不起聲聞緣覺精進乘
온갖 선법(善法)을 사유함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모든 선정(禪定)․차제정(次第定)에 의지하지 아니하고 마음에 행하는 것 없이 모든 견해에 행함을 보지 아니하며, 모든 법에 행하지 아니하고 온갖 법에 들어가되 모든 성인과 같이 모든 경계에 행하는 것이 없으며, 비록 성인의 무리가 아닌 자를 가까이 하더라도 몸․입․마음이 하는 짓이 일찍이 꾸지람을 받지 아니하며, 남에게 믿게 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선법을 구하되 홀로 행하여 반려가 없으며, 스스로 세상을 벗어나고자 정진행을 행함은 길이 탐욕․성냄․어리석음의 매듭을 끊는 까닭이니라.
006_0203_a_04L不念思惟一切善法不依諸禪定次第定心無所行不見行諸見不行諸法入一切法如諸聖人於諸境界而無所行雖近非聖身口意業未曾被訶不以信故求於善法獨行無侶欲自過世行精進行永斷貪欲瞋癡結故
마음에 번뇌가 없는 것은 계를 깨뜨리지 않는 까닭이며, 또한 나쁜 행위를 하는 자를 가까이하지 않음은 아첨함 없이 스스로 하는 짓이 깨끗하기 때문이며, 산란한 말이 없는 것은 입으로 하는 짓이 깨끗하기 때문이며, 구하는 바가 없음은 제 재산에 만족한 줄을 알기 때문이며, 남의 심부름꾼으로 몰려다니지 않음은 삿된 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이며, 쌓아 모음이 없는 것은 제가 얻은 것을 만족하게 여기기 때문이며,
006_0203_a_10L心無煩惱不破戒故亦不親近行惡行者無有諛諂內行淨故無散亂語者口業淨故無所求者自財知足故非驅使者非邪命活故無積聚者隨有所得皆知足故
희망함이 없음은 삼계의 욕심을 여읜 까닭이며, 만족한 줄을 아는 것은 나쁜 욕구가 없는 까닭이며, 적정함은 온갖 법이 다 고요한 줄을 안 까닭이며, 성냄․어리석음을 나타내 보임은 세상의 행위를 놓아 버린 까닭이며, 희론이 없는 것은 모든 희론을 끊은 까닭이며, 세간에 돌아오지 않음은 탐냄․성냄․어리석음을 끊은 까닭이며, 법을 매우 좋아하는 것은 교만이 극복된 까닭이며,
006_0203_a_14L無悕望者離三界欲故是知足者離惡求故是寂靜者解一切法皆寂靜故現瞋癡者捨世行故無戲論者斷諸戲論故不還者斷欲瞋癡故貪嗜法者調伏憍慢故
법을 잘 이해함은 마음을 잘 다룬 까닭이며, 법을 잘 수호함은 계의 덕을 보호하기 위한 까닭이며, 마음이 잘 해탈함은 지혜의 덕이 깨끗하기 때문이며, 법을 놓지 않음은 거룩한 근원을 실행하기 위해서이며, 물러남이 없는 것은 보리심을 발하여 구경을 다하기 위해서이며,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음은 일체가 세속의 행위이기 때문이며, 다투어 송사함이 없음은 모든 중생을 고루 사랑하기 때문이니라.
006_0203_a_19L是易解者善調心故善守護者護戒聚故心善解脫者慧聚淨故是不捨者行聖種故無退轉者發菩提心畢究竟故無所用者一切世行無諍訟者等一切衆生故
006_0203_b_02L스스로 잘 보호하는 것은 남을 보호하기 위한 까닭이며, 자신의 마음을 잘 제어함은 남보다 뛰어남을 구하지 않기 때문이며, 모든 희망함을 여의는 것은 청정한 계를 보호하기 위한 까닭이며, 널리 법을 설함은 아낌이 없는 까닭이며, 법을 애호함은 일체 중생을 애호하는 마음 때문이며, 처음 발심함은 일체 선법을 쌓아 모은 까닭이며, 다른 행위가 없는 것은 온갖 법에 한 맛을 얻은 까닭이며, 동요하지 않음은 모든 움직임을 끊었기 때문이며, 종성의 차별을 보지 않음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까닭이며, 중생과 같이 함은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기 때문이며,
006_0203_a_23L善自護者護他人故調自心者不求他過故離諸悕望者護淨戒故廣說法者無悋惜故是愛護者護於一切衆生心初發心者集一切善法故無異行者於一切法得一味故不動搖者斷諸動故不觀種性者教化衆生故衆生者攝取一切諸衆生故
애초에 공하다고 관함은 온갖 법이 그러하기 때문이며, 모든 견해를 다루는 것은 교화를 잘하기 위함이며, 생각이 없는 행은 행상(行想)에 집착한 모든 중생들을 조복받기 위함이며, 원하는 것 없음[無願]을 아는 것은 원하는 바를 만족하여 잘 조복된 까닭이며, 일체를 아는 것은 본래부터 지음[作]이 없는 이치를 관한 까닭이며, 착함을 행함은 선법(善法)에 만족함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며, 물건 없는 데서 물건을 관함은 물건 아닌 것이 곧 물건임을 나타내어 보이기 위해서이며,
006_0203_b_07L初觀空者一切法故調諸見者善教化故想行者調伏行想諸衆生故知無願者所願滿足善調伏故一切知者觀無作故是行善者不知足故無物觀物者示現非物而是物故
사유 아님을 관함은 나가 적정한 때문이며, 자아(自我)가 없다는 것은 중생을 관찰하여 교화하되 나 없음으로써 하기 때문이며, 도행(道行) 아님이 없음은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번뇌의 매듭[結]과 그 부림[使]을 여의게 하기 때문이며, 방편심에 마지막[畢竟]을 얻은 것은 반야를 닦아 행한 까닭이며, 일정하게 머물러 가지 않음은 끝내 성문승(聲聞乘)․연각승(緣覺乘)을 증득하여 접촉함이 아니기 때문이며, 도와 도 아님을 여읨은 제일의(第一義)이기 때문이며,
006_0203_b_12L不思惟觀者我寂靜故無自我者觀化衆生以無我故無非道行者化諸衆生離結使故方便之心得畢竟者修行般若定住無去者終不證觸一切聲聞緣覺乘故離道非道者第一義故
행과 행 아님을 여읨은 일체 범부들이 정행(正行)을 증득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장엄함도 없고 장엄하지 않음도 없음은 모든 법을 희망하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며, 스스로 칭찬하지 않음은 남과 희론하지 않기 때문이며, 무엇에도 견줄 데 없는 지혜는 불법을 갖추었기 때문이며, 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 함은 온갖 법이 나는 것도 없고 멸함도 없는 인(忍)이기 때문이니라. 천자여, 이것을 보살이 자재를 얻었다 함이니라.
006_0203_b_17L行非行者一切凡夫證正行故無莊嚴無不莊嚴者無不悕望諸法故自讚者不戲論他故無等等智者具佛法故無生法忍者一切諸法無生無滅忍故天子是名菩薩得於自在
006_0203_c_02L천자여, 보살은 나는 곳을 따라 나는 줄을 알지 못함으로써 나거나 앎으로써 남이 아니니라. 이 보살은 나고 죽음을 거두어 잡아 지니되 자재를 얻은 까닭이며, 또한 만족하게 불법을 성취하였나니 이 보살은 나고 죽음에 굴러 떨어짐이 아니라, 원력으로써 나는 곳마다 자재한 지혜를 얻나니, 이것을 보살이 자재한 지혜를 얻었다 말하느니라. 보살이 나고 죽음의 끝을 얻었다고 자재한 지혜라 이름함이 아니라, 일체 선근이 단절되지 않아야만 비로소 이것을 보살이 자재한 지혜를 얻었다 말하느니라.
006_0203_b_22L天子菩薩者隨所生處非不知故生以知故生而是菩薩攝取生死得自在故亦得具足成就佛法而是菩薩非生死流轉以願力故在在處生得自在智是名菩薩得自在智菩薩非以得邊際故名自在智若不斷絕一切善根是名菩薩得自在智
보살이 모든 선근을 얻으므로 자재한 지혜라 말함이 아니라, 모든 선근에 만족심이 없으므로 자재한 지혜라 말하느니라. 보살이 삼계에 태어나지 아니하므로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삼계에 태어나므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보살이 스스로의 얽매임을 여읨으로써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번뇌의 매듭과 부림을 끊게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함으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보살이 자기를 위하므로 자재를 얻었다고 말함이 아니라, 모든 중생의 온갖 고뇌를 고요히 멸해 버리기 위하여 자재라고 말하느니라. 보살이 모두 다 놓아 버리므로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중생을 거두어 두루 교화하므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006_0203_c_06L菩薩非得諸善根故名自在智於諸善根無厭足故名自在智菩薩非不生三界得名自在爲化衆生故生三界名爲自在菩薩非以離自結故得名自在爲諸衆生斷結使故勤修精進是名菩薩得自在智菩薩不以爲己身故得名自在爲於寂靜一切衆生諸苦惱故名爲自在菩薩非以捨故自在攝取教化衆生故名爲自在
보살이 스스로 탐냄․성냄․어리석음을 끊었다고 자재라고 말함이 아니라, 중생의 탐냄․성냄․어리석음 등 모든 번뇌를 끊으므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보살이 스스로 열반을 증득하였다고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열반을 증득하게 하기 위함으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보살이 스스로 번뇌를 끊으므로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모든 선근을 길러 내기 위하여 유루법(有漏法)을 끊지 않으므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006_0203_c_15L菩薩非斷自貪瞋癡得名自在斷諸衆生貪欲瞋癡諸結使故名爲自在菩薩非自證滅法故得名自在爲諸衆生證滅法故得名自在菩薩非自斷漏故得名自在菩薩爲諸善根增長不斷漏法名得自在
006_0204_a_02L보살이 3해탈을 증득하여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보살이 3해탈을 명료히 앎으로 자재라 하느니라. 보살이 적멸(寂滅)한 5음(陰)에 자재하다고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일체 중생의 무거운 짐을 놓아 버리게 하므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보살이 여섯 감관[六根]이 고요함으로써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모든 중생의 상․하 근기를 알므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보살이 생사의 분(分)이 다함으로써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보살이 받아 남[生]을 끊어 버리지 않으므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보살이 성문․연각의 해탈보다 뛰어남을 얻었다고 자재라 말함이 아니라, 보살이 도량에서 해탈의 과를 얻어서 일체 중생을 수용하게 하므로 자재라 말하느니라.”
006_0203_c_21L菩薩非證三解脫故名得自在菩薩解了三解脫故名爲自在菩薩非自在寂滅五陰名得自爲捨一切衆生重擔名爲自在薩非以滅六根故名得自在知諸衆生上下根故名爲自在菩薩非以生分盡故名得自在菩薩不以斷絕生故名爲自在菩薩非得過於聲聞緣覺解脫名得自在菩薩道場得解脫果受用一切諸衆生故名爲自在
이러한 자재품(自在品)을 연설할 때에 모임 가운데 있던 3만 2천 모든 천자가 다 위없는 정진도(正眞道)의 마음을 발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동자를 칭찬하셨다.
“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 모든 보살의 수기법을 잘 설하였도다. 문수사리여, 만일 어떤 보살이 이러한 보살의 수기법을 듣고 한결같이 믿고 이해하여 놀라거나 겁내지 아니하면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진실하고 위없는 도를 수기하실 것이니라.”
006_0204_a_07L說如是自在品時於是衆中三萬二千諸天子等皆發無上正眞道心時世尊讚於文殊師利童子善哉善善說一切菩薩受記文殊師利有菩薩聞說如是菩薩受記一向信解不生驚畏諸佛世尊爲說眞實無上道記
그때에 보상 천자가 문수사리동자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이제 수기법을 연설하셨습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나는 수기법을 말하였고 나에게는 이 법이 있느니라. 깨닫는 자가 있다면 내가 수기를 말하리라. 천자여, 그러나 나는 한 가지 법이라도 얻은 것이 없고 깨달음도 얻지 못하였으니, 어떻게 수기를 설한다 말하겠는가?”
“문수사리여, 항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존께서 어찌 알고 향함이 없이 과를 얻었겠습니까?”
006_0204_a_14L爾時寶上天子語文殊師利童子汝今演說於受記也文殊師利天子我說受記我有是法有覺了者我說受記天子我今不得乃至一法亦無覺了云何說受記天子言殊師利恒河沙等諸佛世尊豈無解向而得果耶
006_0204_b_02L“천자여,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알고 향함이 없이 과를 얻었느니라. 천자여,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알고 향하여 과를 얻기 위하여 설법하는 것이 아니니라.”
“문수사리여,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어떻게 법을 설하셨습니까?”
“천자여,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또한 체성을 분별치 않고 법을 설하셨나니, 난 것도 없고 멸한 것도 없으며,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으며,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으며, 중생이 있는 것도 아니요 중생이 없는 것도 아니며,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으며, 생사도 없고 열반도 없도다. 천자여,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이렇게 법을 설하셨도다.”
천자는 다시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열반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지 않았다면 무슨 까닭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말합니까?”
006_0204_a_20L文殊師利言天子諸佛世尊無解向得果天子諸佛世尊不爲解向得果說法天子言文殊師利諸佛世尊云何說法文殊師利言諸佛世尊亦不分別體性而說法無生無滅無因無緣無去無來有衆生非無衆生無污染無白淨生死無涅槃天子諸佛世尊如是說天子問文殊師利言諸佛世尊不爲涅槃而說法者何以故名爲佛出世耶
大寶積經卷第二十六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