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하여 용맹스런 마음을 내어 저 허공행천들은 가비라성 밖의 둘레 8방으로 60유순에 만다라꽃[曼陀羅花]을 내리게 하여 사람의 무릎에까지 이르도록 그 땅에 두루 깔았으며, 만다라꽃을 땅에다 두루 깔아 부처님께 공양하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며 곧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06_0521_b_02L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기와로 된 배를 타고 강물에 들어가면서 생각하기를 ‘이렇게 기와로 된 배는 오래지 않아 파괴된다. 침몰하기 전에 속히 전 언덕으로 건너가서 수난(水難)을 면해야겠다’고 하는 것처럼 이 9만의 사천왕천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부처님의 위신(威神)을 보고는 불법을 얻기 위하여 깊은 믿음과 즐거움을 내고 용맹스런 마음을 내어 여래께 공양하려 하였다.
그때 사천왕천들과 사천왕(四天王)은 9만의 7보로 된 묘한 장막을 변화로 만들었는데 잡색으로 된 갖가지의 모양이 미묘하고 희기하고 광대하면서도 아주 화려하였다. 그 가운데는 대부분이 붉은 진주로 된 장막과 화주(火珠) 보배로 된 장막과 유리 보배로 된 장막과 하늘의 금빛으로 된 장막과 금강주로 된 장막이 있었으며, 이와 같이 9만의 7보로 된 장막을 변화로 만든 뒤에는 허공 가운데서 부처님을 세 바퀴 돌았고 또 다시 변화로 9만의 하늘 음악을 만들어 허공 가운데서 또 빙빙 돌면서 부처님을 세 바퀴 돌았다.
부처님께서 미소짓는 것을 보고 여기에 모인 온갖 대중들 모두가 큰 의혹을 품고 있사오니 인존(人尊)이시여, 마땅히 아셔야 하리다.
006_0521_c_23L睹佛現微笑, 一切諸會衆,
悉懷大疑惑, 人尊應當知。
누가 지금 악마들을 무너뜨렸나이까? 누가 지금 의심이 제거되었나이까? 누가 법에 대하여 결정(決定)하였나이까? 원컨대 인존께서 말씀하여 주소서.
006_0521_c_24L誰今壞魔衆,
誰今得除疑, 誰於法決定, 唯願人尊說。
006_0522_a_02L
누가 지금 부처님께 공양 올렸나이까? 누가 부처님의 가르침과 행을 받들었나이까? 이 대중은 모두가 의심 품고 있사오니 원컨대 길잡이께서는 말씀하여 주소서.
006_0522_a_02L誰今得供佛, 誰奉佛教行, 此衆皆懷疑,
願導師爲說。
양족존께서 이유 말씀하소서. 중생들이 만일 들은 뒤에는 모두 다 의심 그물 없어지게 되리니 원컨대 길잡이께서는 말씀하여 주소서.
006_0522_a_04L兩足尊說記, 衆生若聞已,
悉皆除疑網, 唯願導師說。
다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일체종지(一切種智)의 도에 의지하여 속히 보리를 체득할 수 있게 그러므로 이유를 말씀하셔야 하나이다.
006_0522_a_05L復令諸衆生,
依於種智道, 速逮得菩提, 是故應說記。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써 마승에게 대답하셨다.
006_0522_a_06L爾時世尊復以偈答馬勝言:
장하도다, 너 마승아. 대중 위하여 일부러 부처님께 청하는구나. 그 빙그레 웃는 인연을 자세히 들어라,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006_0522_a_07L善哉汝馬勝, 爲衆故請佛, 其微笑因緣,
諦聽爲汝說。
모든 세간을 가엾게 여겨서이니 일심으로 오로지 들어야만 하느니라. 모든 하늘들이 꼭 9만인데 모두 다 나의 앞에 머물고 있다.
006_0522_a_09L爲愍諸世閒, 當一心專聽,
諸天滿九萬, 悉皆住我前。
깨끗하게 믿는 마음으로써 일찍이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다시 게송으로써 찬탄하였나니 모든 공한 법을 분명히 아느니라.
006_0522_a_10L以淸淨信心,
已曾供養佛, 復以偈讚歎, 了知諸空法。
법에 대하여 결연함을 얻어 나의 법에 편히 머물렀나니 이들 모든 하늘들은 일찍이 8억의 부처님께 공양하였느니라.
006_0522_a_11L於法得決定, 安住我法中, 此等諸天衆,
曾供八億佛。
장차 오는 세상에서는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 처소에서 저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최상의 도를 구하게 되리라.
006_0522_a_13L復於當來世, 無量億佛所,
供養彼諸佛, 求於無上道。
한량없는 억의 부처님께 만일 공양하지 않는다 하면 그들은 보리나무[菩提樹] 아래에 끝내 앉거나 증득하지 못하리라.
006_0522_a_14L於無量億佛,
若不供養者, 彼於菩提樹, 終不坐取證。
저들은 장차 오는 세상에 부처님의 도를 이루게 되어 그 명호 대지(大持)라 하리니 세간에서는 최상이 되리라.
006_0522_a_15L彼等當來世, 得成於佛道, 號名曰大持,
於世閒最上。
저 모든 세간의 등불에게는 저마다 성문(聲聞)의 대중이 있으며 80회(回)의 대중 모임 있으리니 알고 보는 데에 장애가 없으리라.
006_0522_a_17L彼諸世閒燈, 各有聲聞衆,
八十衆會集, 知見無障㝵。
그들이 부처님이 된 뒤에 저 국토의 모든 중생들 모든 수명이 8억 살을 채우게 되리라.
006_0522_a_18L彼等成佛已,
彼土諸衆生, 一切皆壽命, 具足八億歲。
저 부처님 한량없는 지혜 지녔고 무수한 억의 비구가 있으며 모두가 티끌[塵]을 멀리하고 때[垢]를 여의어 최후의 몸[最後身]에 머무르리라.
006_0522_a_19L彼佛無量智, 無數億比丘, 皆遠塵離垢,
悉住最後身。
저 부처님 멸도(滅度)하신 뒤에 그의 공덕을 위한 이들이 저 부처님 세계를 장엄하고 한량없는 탑을 일으켜 세우리라.
006_0522_a_21L彼佛滅度後, 爲彼功德者,
莊嚴彼佛剎, 遣作無量塔。
그 한량없는 천의 대중과 그리고 100나유타 등이 저 탑묘에 공양하면서 세간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리라.
006_0522_a_22L彼無量千衆,
及百那由他, 供養彼塔廟, 利益世閒人。
혹 어떤 이는 보리 마음 일으키고 어떤 이는 열반을 증득하게 되리니 그 부처님 멸도 하신 뒤에도 정법(正法)이 오래도록 세간에 머물리라.
006_0522_a_23L或發菩提心, 或有證涅槃, 彼佛滅度已,
正法夂住世。
006_0522_b_02L 8억 년 동안을 지나도록 한량없는 나유타의
저 모든 법왕(法王)의 제자들이 법을 받아 지니고 보호할 것이니라.
006_0522_b_02L經於八億歲, 無量那由他,
彼諸法王子, 受持護法故。
이 사천왕천들은 저 부처님께서 수기하시고 나면 세간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하여 모든 중생들을 성숙시킬 것이니라.
006_0522_b_03L四天王天衆,
彼佛授記已, 爲利益世閒, 成熟衆生故。
대중들이 듣게 된 뒤에 마음에 모두 크게 기뻐함이 한량이 없었고 여래의 가르침을 받들고 따랐다.
006_0522_b_04L大衆得聞已, 心皆大欣喜, 踊躍無有量,
奉順如來教。
14) 삼십삼천수기품(三十三天授記品)
006_0522_b_06L三十三天授記品第十四
그때 다시 8억 도리천(忉利天)의 하늘들이 있었는데 그 하늘에는 제석천왕(帝釋天王)이 맨 우두머리였다. 아수라와 가루라와 용녀․용왕․구반다․건달바․야차․긴나라․허공행천이며 나아가 사천왕천까지 여래께 공양한 것과 수기하신 것을 보고는 뛸 듯이 기뻐하며 불법 중에 깊이 귀의하는 마음을 내어 믿고 좋아하였다.
이렇게 깊이 믿고 좋아하고 나서 제석과 도리천의 하늘들은 용맹스런 마음을 내어 여래께 공양하기 위하여 곧 8억의 7보로 된 중각(重閣)을 변화로 만들었는데 갖가지 색깔이 섞이고 단정 엄숙하였으며 특수하고 정묘하며 드물었다. 모두 적주로 된 영락과 유리로 된 영락과 여러 구슬로 된 영락과 화주(火珠) 보배로 된 영락을 드리우고 벌여 놓았는데 그 낱낱의 중각에는 모두 100층계로 된 장엄한 당기문[幢門]이 있었고 그 층계 속에는 다시 네 개의 작은 중각이 있었으며, 창문과 사자좌(師子座)와 당기․번기․장막․일산이며 보배 방울이 달린 그물로 장식하였고 단정하고 엄숙하기 제일가는 하늘의 동녀(童女)들이 그 중각과 사자좌를 모시고 있으면서 모든 하늘의 음악을 울렸다.
006_0522_c_02L또 다시 8억의 잘 길들인 말과 수레를 변화로 만들어서 하늘의 꾸미개로 장식하였으니 보배로 된 당기․번기․일산과 모든 하늘의 음악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가비라의 큰 성에 두루 세로와 넓이의 60유순에는 만다라꽃과 마하 만다라꽃과 만수사꽃과 마하 만수사꽃과 가가라바꽃과 마하 가가라바꽃과 파로사가꽃과 마하 파로사가꽃을 뿌렸으므로 사람의 무릎에까지 이르도록 그 땅에 두루 깔렸다.
그때 제석은 또 다시 변화로 8억 마리의 큰 이라코끼리[伊羅龍象]를 만들었는데 그 낱낱의 큰 코끼리에는 8억 개의 머리가 있고 그 낱낱의 코끼리의 머리에는 각각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었으며, 그 낱낱의 어금니 위에는 일곱의 꽃못이 있고 그 낱낱의 못 위에는 일곱 송이의 연꽃이 있었으며, 그 낱낱의 연꽃에는 모두 천 개의 잎이 있고 그 낱낱의 잎사귀 가운데는 일곱의 천녀(天女)들이 있었으며 그 각각의 천녀에게는 일곱의 시녀(侍女)들이 있었다.
갖가지로 장엄한 이 중각 사이에는 큰 코끼리와 보배 수레를 놓아두고 그 뒤를 따르면서 여래께 공양하였으며, 하늘의 중각 위에서는 하늘의 전단향 가루와 침수향 가루와 순금 가루를 내리게 하였고 다시 하늘의 만다라꽃과 마하 만다라꽃과 만수사꽃과 마하 만수사꽃과 파로사꽃과 마하 파로사꽃과 가가라바꽃과 마하 가가라바꽃과 금꽃과 은꽃과 비유리꽃과 갖가지의 색깔이 섞인 파타리꽃 등을 내리게 하였으며 그리고 이와 같이 변화로 만든 갖가지 훌륭하고 묘한 보배 꽃을 부처님 위에 뿌렸다.
그리고 그 하늘 동녀 가운데의 어떤 이는 음악을 울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춤을 추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 몸을 움직이고 하는 것은 모두 아수라편(阿修羅篇)에서 자세하게 설명한 것과 같았다. 또 다시 변화로 8억 마리의 잘 길들인 말왕[馬王]을 만들어 갖가지로 장엄하여 그 위에 타고서 다시 갖가지 하늘의 모든 공양거리를 부처님 위에다 뿌렸으며, 다시 8억의 모든 하늘의 음악이 허공 가운데 있으면서 저절로 울리게 하였다.
006_0523_a_02L또 8억의 보배 수레 위에는 각각 변화로 된 한 천녀(天女)가 있었고 그 8억의 천녀들은 혹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혹 춤을 추기도 하며 혹 음악을 울리기도 하고 혹 그 몸을 움직이기도 하였는데 역시 아수라편에서 자세히 설명한 것과 같았다. 그리고 그 이라(伊羅)코끼리의 머리 위에서도 변화로 된 천녀들이 모두 음악을 울리는 것도 아수라들이 공양하는 것 가운데서의 자세한 설명과 같았다.
그때에 8억의 천녀들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자 8억의 하늘들은 생각하기를 ‘이 변화로 된 천녀들이 여래께 공양하는 것처럼 모든 법도 그와 같으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하고 그들은 모든 법이 허깨비[幻化]와 같음을 알고 나서는 모든 법 가운데에 의심 그물이 없어졌으며 그 모든 법에서 의심이 없게 되자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는 물러나 한쪽으로 와 섰다.
그때에 야마천의 대중들은 부처님․여래께서 걸림 없는 지혜로써 그들에게 수기하신 것을 알고 나서 곧 부처님의 법을 믿고 좋아하는 마음을 내며 생각하기를 ‘이와 같은 부처님 법은 매우 기이하고 미묘하다. 만일 부처님 법을 증득한 이면 알지 못함이 없고 보지 못함이 없으며 간택(簡擇)하지 않음이 없고 증득하지 않음이 없다. 이미 생겼던 것과 아직 생기지 않은 것과 현재 생긴 것이거나 혹은 이미 소멸된 것과 장차 소멸할 것과 현재 소멸하는 업(業)과 보(報)를 모두 사실대로 알게 된다.
무엇을 세속의 이치라 하는가 하면, 모든 세속에서 나고 죽고 하며 행하게 되는 것이니 이 모든 법은 다 환히 알 수 있다. 첫째가는 이치라 함은 말[言說]이 없어서 아는 이도 없고 마음으로 행할 것도 아니다.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드러내 보일 것도 없고 깨우쳐 말할 것도 없으며 들을 것도 없다. 말할 것이 없기 때문에 아는 것도 없고 생김이 없고 보임도 없으므로 볼 것도 없다. 시설함이 없고 집착함이 없고 깨달아 알 것도 없고 능히 이르는 것도 없으며 또한 이를 바도 없다.
006_0524_b_02L또 친근할 수도 없고 측량할 수도 없으며 건립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고 지을 것도 없고 능히 짓는 것도 없으며, 명예도 없고 비난도 없고 이익도 없고 손해도 없으며 칭찬함도 없고 나무람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으며 빛깔도 아니고 빛깔이 아닌 것도 아니며 수(數)도 아니고 수가 아닌 것도 아니며, 밝은 것도 아니고 밝지 않은 것도 아니며 번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번뇌를 여읜 것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고 열반도 아니며 거친 생각[覺]도 아니고 세밀한 생각[觀]도 아니며 나아가는 것도 아니고 물러나는 것도 아니며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짓는 것도 아니며 쓸모 없는 다른 소리도 없고 쓸모 없는 다른 논리에서 말한 것을 초월하였다.
물질[色]의 모양도 얻을 수 없고 느낌[受]․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의 모양도 얻을 수 없으며, 눈[眼]의 모양도 얻을 수 없고 귀[耳]․코[鼻]․혀[舌]․몸[身]․뜻[意]의 모양도 얻을 수 없으며 빛깔[色]의 모양도 얻을 수 없고 소리[聲]․냄새[香]․맛[味]․접촉[觸]․법(法)의 모양도 얻을 수 없으며, 안식(眼識)의 모양도 얻을 수 없고 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舌識)․신식(身識)․의식(意識)의 모양도 얻을 수 없으며, 눈이 접촉[觸]하는 모양도 얻을 수 없고 귀․코․혀․몸․뜻이 접촉하는 모양도 그와 같으며 눈의 접촉으로 생긴 느낌[受]도 얻을 수 없고 귀․코․혀․몸․뜻의 접촉으로 생긴 느낌도 이와 같다.
또 빛깔을 생각하는 모양도 얻을 수 없고 나아가 법을 생각하는 모양까지도 얻을 수 없으며 공의 모양도 얻을 수 없다. 또 지계(地界)와 수계(水界)와 화계(火界)와 풍계(風界)와 식계(識界)도 얻을 수 없으며 욕계(欲界)의 모양도 얻을 수 없고 색계(色界)의 모양도 얻을 수 없고 무색계(無色界)의 모양도 얻을 수 없으며 유위(有爲)의 모양도 얻을 수 없고 무위(無爲)의 모양도 얻을 수 없나니, 이와 같이 저 여러 가지 법을 말로 설명함에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음이 이와 같으니 이러한 법을 설명으로는 말할 수 없는 법이라 하리라.
‘부처님 법은 가장 훌륭하여 들은 것이 없는 어리석은 범부들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들은 뒤에 놀라고 두려워한다. 그들이 부처님 법에 두려운 마음을 내면 일체지지(一切智智)에서 곧 물러나게 되리니,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들은 이러한 중생들이 언제나 나고 죽고 하면서 극심한 고통을 받는 것을 가엾이 여겨야 한다’고 하였다.
그때 야마천들은 모든 세간의 번뇌가 있는 중생들을 관찰한 뒤에 부처님 법을 얻고 여래께 공양을 올리기 위하여 용맹스런 마음을 일으키며 베풀려는 공양거리가 도리천들보다 훨씬 뛰어나게 하여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자마자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세 바퀴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