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0593_c_01L대보적경 제76권
006_0593_c_01L大寶積經卷第七十六


북제 삼장 나련제야사 한역
송성수 번역
006_0593_c_02L北齊三藏那連提耶舍譯


16. 보살견실회

26) 사전륜왕품 ②
006_0593_c_03L菩薩見實會第十六之十六四轉輪王品第二十六之二
“대왕이시여, 과거 세상에 지천(地天)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법답게 왕이 되었으므로 법왕(法王)이라 하였으며 7보(寶)를 완전히 갖추었으니, 이른바 윤보(輪寶)와 상보(象寶)와 마보(馬寶)와 명주보(明珠寶)와 옥녀보(玉女寶)와 장자보(長者寶)와 주병보(主兵寶)가 그것입니다. 이것을 7보라 합니다.
006_0593_c_04L大王過去有王名曰地天如法爲王名爲法王七寶具足所謂輪寶象寶馬寶明珠寶玉女寶長者寶主兵寶是名七寶
대왕이시여, 그 지천왕의 부왕(父王) 이름은 지생(地生)이었으며 그 지생왕이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 이 지천이 맨 첫째의 왕자였으므로 그 지생왕이 죽은 뒤에 재상과 대신들이 이 지천의 정수리에 물을 붓고 대왕을 삼은 지라 곧 찰제리(刹帝利)의 관정대왕(灌頂大王)이 되었습니다.
006_0593_c_08L大王彼地天王父名曰地彼地生王臨命終時其地天最爲長子其地生命終之後輔相大臣灌地天頂以爲大王卽爲剎利灌頂大
그때에 지천왕은 찰제리의 관정대왕이 된 뒤에 보름날 달이 한창 둥글고 재(齋)를 받드는 날이라 목욕하고 머리를 감고 수염과 손발톱을 깎은 뒤에 새로 지은 깨끗한 옷을 입고 많은 꽃다발과 갖가지 영락과 천관(天冠)․비인(臂印)이며 팔찌와 귀걸이로써 그 몸을 장엄하고는 높은 누각 위에서 채녀(婇女)들에게 둘러싸여 있는데 때마침 동쪽에서 천 개의 바퀴살과 바퀴통․바퀴테가 완전히 갖추어진 금륜보(金輪寶)가 광명을 번쩍거리면서 비추었으니, 그 세로와 넓이는 7주(肘)였고 그것은 순전히 황금으로 되어있었습니다.
006_0593_c_12L時地天王旣爲剎利灌頂王已十五日月盛圓滿受齋之日沐浴洗翦除鬚鬢及以爪甲已著新淨衣以諸花鬘種種瓔珞天冠臂印環釧耳璖莊嚴其身在高樓上婇女圍遶卽於東方有金輪寶千輻不減轂輞具足光明照耀縱廣七肘純是眞金
006_0594_a_02L대왕이시여, 그때에 지천왕은 이런 일을 본 뒤에 생각하기를 ‘내가 옛날에 일찍이 옛 사람들의 말을 듣건대, 만일 찰제리의 관정왕(灌頂王)이 달이 온전히 둥글고 재(齋)를 받드는 보름날에 목욕하고 머리를 감고 수염과 손발톱을 깎은 뒤에 깨끗한 옷을 입고 모은 꽃다발과 갖가지의 영락과 천관(天冠)․비인(臂印)․팔찌․귀걸이 등으로 그 몸을 장엄하고는 높은 누각 위에서 채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에, 만일 그 동쪽에 바퀴통․바퀴테가 두루 갖추고 천 개의 바퀴살이 완전한 금륜보(金輪寶)가 있어 그에게 내응(來應)하게 되면 그 왕은 바로 전륜성왕(轉輪聖王)인 줄 알라고 하였다’고 하고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어찌 전륜성왕이야 될 수 있겠느냐? 나는 이제 시험하여 보리라’고 하였습니다.
006_0593_c_18L大王時地天王見是事已卽作是念我昔曾聞先舊人說若剎利灌頂王於十五日月圓滿時受齋之日沐浴洗頭翦除鬚鬢及除爪甲著不污衣以諸花鬘種種瓔珞天冠臂印環釧鉺璖莊嚴其身在高樓上婇女圍遶若於東方有金輪寶轂輞具足千輻不減而來應者當知是王定當得作轉輪聖王復作是念我今豈可作輪王耶我今當試
대왕이시여, 그때에 지천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옷을 매만진 뒤에 오른쪽 무릎을 땅에다 대고 금륜보 앞에서 합장하고 그 금륜보를 향하여 말하였습니다.
‘금륜보야, 땅으로 내려오너라.’
이런 말을 하자마자 공중에 있던 금륜보는 땅으로 내려와서 왕의 앞에 멈추었습니다.
006_0594_a_07L大王爾時地天王卽從坐起偏袒右肩整理衣服右膝著對輪合掌向彼天輪作如是言輪可下在地而住作是語已彼天寶輪從空下地住在王前
그때에 지천왕은 곧 묘한 향을 손에다 바르고 훌륭한 옷으로 금륜보를 닦아주고는 오른손으로 금륜보를 붙잡아다 왼손 가운데에 놓고 다시 오른손으로 금륜보를 닦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는 이제 동방(東方)을 항복받아야 하느니라.’
이런 말을 하자마자 그때에 금륜보는 허공으로 날아 올라 좌우로 빙빙 돌면서 이내 동방을 향하여 나아갔으며 그 윤보(輪寶)는 옛날 전륜성왕이 가던 길을 따라갔습니다.
006_0594_a_11L時地天王卽以妙香用塗其手勝妙好衣以拭輪以其右手接取輪寶置左手中以右手摩拭其輪作如是言汝今應當降伏東方作是語已時金輪寶飛昇虛空左右旋轉卽往東方至彼往昔轉輪王道
그 길은 모두가 평평하여 치우침이 없었고 모든 꽃들이 뿌려져 있었으므로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었으며, 그리고 윤보가 지나간 곳이면 모두 평평하여 치우침이 없었고 높고 낮은 데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왕의 복의 힘 때문에 바짝 말라 있던 강물과 못과 우물과 샘들은 8공덕을 갖춘 물이 모두 가득가득 찼으며 말라죽어 있던 나무와 숲과 꽃과 열매들은 모두 다 살아나면서 꽃과 열매가 열렸고 꽃과 열매가 연 뒤에는 더욱더 무성하여졌습니다.
006_0594_a_17L其道平正布散諸花甚可愛樂輪所經處皆悉平正無有高以王福力河池井泉枯竭之處功德水悉皆盈滿一切所有樹林花果枯悴之者悉皆敷榮已敷榮者更增鬱茂
006_0594_b_02L대왕이시여, 그때에 지천전륜성왕은 곧 4병(兵)과 함께 윤보를 따라가면서 윤보가 멈추면 왕도 따라 멈추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왕이 이른 곳에 있는 국토와 크고 작은 모든 왕들과 그의 신하와 백성들이 저마다 금으로 된 소반에다 은의 좁쌀[銀粟]을 가득히 담고 혹은 은으로 된 소반에다 금의 좁쌀을 가득히 담아 와서 대왕을 맞이하며 저마다 말하였습니다.
006_0594_a_22L大王爾時地天轉輪聖王卽與四兵隨輪而去輪寶若住王亦隨王所至處所有國土大小諸王與其臣民各以金盤盛滿銀粟或以銀盤盛滿金粟奉迎大王各作是言
‘거룩하시나이다. 대왕이시여, 잘 오셨나이다. 대왕이시여, 이 모든 국토는 안온하고 풍요하며 사람들은 흥성하고 있사오니, 원컨대 대왕께서는 이 국토를 받아들이시어 사람들을 거두어 주시고 교화하여 주소서. 저희들은 마땅히 다 바치겠습니다. 여기에 머물러 주옵소서.’
006_0594_b_03L哉大王善來大王此諸國土安隱豐樂人民熾盛唯願大王受此國土攝化人民我等皆當奉給左右唯願止
그때에 지천전륜성왕은 그 모든 국왕과 신민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국토와 보물이 필요하지 않으니, 너희 스스로 수용하도록 하라. 너희들이 지금 만일 나를 따르고자 한다면 마땅히 산목숨을 죽이지 말고, 도둑질도 하지 말며, 삿된 음행도 하지말고, 또한 거짓말도 하지말며, 이간하는 말도 하지말고, 나쁜 말도 하지말며, 지저분한 말도 하지말고 또한 탐욕을 내지도 말며, 성을 내지도 말고 삿된 소견을 지니지도 말지니라.
006_0594_b_07L爾時地天轉輪聖王告彼諸國王及臣民等作如是言我今不須國土寶物汝自受用汝今若欲隨順我者應離殺生亦莫偸盜亦莫邪婬亦莫妄語亦莫兩舌亦勿惡口亦莫綺語亦莫貪欲亦莫瞋恚亦莫邪見
너희들은 마땅히 스스로 열 가지의 선(善)에 머무르면서 다른 사람들을 교화하여 이 열 가지의 선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나에게 귀화(歸化)하여 나의 가르침을 받든 줄 알 것이며, 나는 너희들을 마치 아들처럼 여길 것이다. 너희들은 언제나 부모와 스승과 어른이며 모든 사문․바라문들에게 공양하여야 하고 그릇된 법과 착하지 않은 나쁜 행은 짓지 말 것이며,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하여 착한 법을 행하게 하라. 만일 이렇게 하면 나는 너희들 온갖 국토와 모든 사람들이 모두가 다 귀의하면서 나에게 항복한 것으로 알 것이니라.’
006_0594_b_12L汝等應當自住十善亦教他人令住十善我則知汝歸從於我受我教勅我觀汝等猶如我子汝等常應供養父母師長及諸沙門婆羅門等莫作非法不善惡行亦勸他人令行善法若能如是我知汝等一切國土所有人民悉皆歸從降伏於我
그리고 또 다시 말하였습니다.
‘너희들은 항상 부모에게 효도로 봉양하고 스승과 어른과 모든 사문․바라문들을 공경해야 하며 그릇된 법과 착하지 않은 나쁜 행을 짓지 말 것이요,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여 착한 법을 행하게 하라. 만일 이렇게 한다면 나는 너희들 온갖 국토와 모든 사람들이 다 귀속하면서 나에게 항복한 것으로 알 것이니라.’
006_0594_b_19L又復告言汝等常應孝養父母恭敬師長及諸沙門諸婆羅門莫作非法不善惡行亦勸他人令行善法若能如是我知汝等一切國土所有人民悉皆歸從降屬於我
006_0594_c_02L그때에 전륜성왕과 그의 4병들은 이렇게 하면서 차츰차츰 큰 바다를 건너며 동방 불바제[東弗婆提]2)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경계를 모두 항복받은 뒤에야 윤보와 함께 머물렀으며, 이렇게 하면서 남방․서방․북방까지 다 항복받았습니다. 그리고 울단월(鬱單越)을 모두 항복한 뒤에는 그 북해(北海)를 건너며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경계를 제도하고 나서 왕과 윤보는 도로 염부제(閻浮提)로 돌아와 본궁(本宮)의 문 위 허공에 머물러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006_0594_b_24L爾時聖王及諸四兵如是漸漸度於大海降弗婆提過盡人境輪寶乃住如是乃至南西北方及鬱單越悉降伏已度彼北海盡人境已王及輪寶還閻浮提本宮門上在虛空中停住不動
그때에 지천전륜성왕은 이렇게 4천하를 항복받은 뒤에는 염부제로 돌아와서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지천대왕과 윤보가 돌아와서 이 염부제에 이르렀을 때에 그 4천하는 변화하여 7보를 이루었으므로 단정하고 엄숙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무엇을 7보라 하느냐 하면, 이른바 금․은․유리(琉璃)․파리(頗梨)․자거(車𤦲)․적주(赤珠)․마노(馬瑙)가 그것입니다.
006_0594_c_06L爾時地天轉輪聖王如是降伏四天下已還閻浮提卽便止住地天大王及與輪寶還來至此閻浮時彼四天下變成七寶端嚴姝特何謂七寶所謂金琉璃頗梨車璖赤珠馬瑙
그때에 윤보가 4천하를 뱅뱅 돌고 나자 온갖 지옥과 축생과 아귀와 8난(難)3)이 모두 소멸하였고 4천하에 있었던 온갖 착하지 않은 나쁜 소리들이 모두 없어졌습니다. 하물며 모든 나쁜 업[惡業]을 짓는 이가 있었겠습니까? 왜냐하면 모두가 그것은 지천전륜성왕의 본래의 원력(願力) 때문이었습니다.
006_0594_c_11L爾時輪寶於四天下周迴旋轉已一切地獄畜生餓鬼八難消於四天下所有一切不善惡聲悉皆除滅況有造作諸惡業者何以故皆是地天聖王本願力故
또 다시 윤보가 뱅뱅 돌았을 때에 4천하 안에는 씨를 뿌리지 않았어도 곳곳마다 저절로 된 멥쌀이 나왔고 깨끗하여 겨가 없었으며, 또 다시 윤보가 4천하 안에 있을 때에는 저절로 하늘 나무의 보배 옷이 나왔고, 또 다시 윤보가 돌았을 때에는 4천하 안의 온갖 병환이 모두 나았습니다. 그러나 다만 세 가지의 병환만은 낫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세 가지이냐 하면, 하나는 구하는 욕심이요, 둘은 밥․고기․채소 등의 음식(飮食)이며, 셋은 쇠약하여 늙는 것입니다.
006_0594_c_15L又復輪寶周旋轉時四天下中不假種植處處皆生自然秔米淨無糠糩又復輪寶周旋轉時四天下中自然而生天樹寶衣又復輪寶周旋轉時四天下中一切病患悉皆除愈唯除三患何等爲三一者求欲二者段食三者衰老
006_0595_a_02L또 다시 윤보가 돌았을 적에는 4천하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수명이 천만 살씩 살았고, 또 다시 윤보가 돌았을 적에는 4천하 안의 온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모든 고뇌들이 저절로 소멸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한량없고 그지없이 희유하고 불가사의한 일들이 세간에 출현하였습니다.
006_0594_c_21L又復輪寶旋轉之時四天下中所有人民壽千萬歲又復輪寶周旋轉時四天下中一切人民所有苦惱自然消滅如是等無量無邊希有不可思議之事出現於世
그때에 지천대왕은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여기서 모든 쾌락을 모두 누렸다. 5욕(欲)의 뭇 쾌락거리가 여기보다 더 훌륭한 곳이 다시없을까?’라고 하다가,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옛날에 수미산(須彌山) 꼭대기에 삼십삼천(三十三天)이 있다고 들었는데 5욕과 살림살이들이 거기는 어떠할까?’라고 하였습니다.
006_0595_a_03L爾時地天大王復於久時作如是念我今於此受諸快五欲衆具頗更有處勝此以不自思念我昔曾聞須彌頂上有三十三天五欲資具其事云何
그때에 지천대왕은 아직 애욕을 없애지 못한지라 인간에 있는 모든 5욕과 살림살이들에 싫증을 내고 저 하늘 안의 수승한 쾌락을 동경하면서 ‘나는 이제 저 천상으로 가보아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때에 지천대왕이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왕과 4병들은 잠깐 사이에 그 도리천(忉利天) 위에 가 닿았습니다.
006_0595_a_07L爾時地天大王未除愛欲厭惡人閒所有五欲資財之具欣彼天中上妙之樂我今寧可往彼天上爾時地天大王作是念已王及四兵忽然之頃至忉利天
그때에 제석천왕은 멀리서 지천대왕이 온 것을 보고 가서 말하기를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장하십니다, 대왕이시여’하고 즉시 자리 반을 나누어주면서 왕에게 앉게 하였으므로 왕은 곧 그 자리에 나아가 앉았습니다.
006_0595_a_11L爾時帝釋遙見地天大王作如是言善來大王善哉大王卽分半座命王令坐王卽就坐
그때에 지천은 그 천상에서 한량없는 백천 년 동안 머물러 있으면서 반씩 나누어서 다스렸습니다.
그때에 지천대왕은 다시 오래오래 있은 뒤에 매우 탐심(貪心)을 내면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저 제석천왕을 물리쳐 버리고 혼자 천왕이 되어야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그만 제석천왕과 함께 앉았던 반쪽 자리에서 떨어져 그의 4병과 함께 염부제에 있는 안온성(安穩城) 안으로 내려왔습니다.
006_0595_a_14L爾時地天在彼天上經無量百千歲分位而治爾時地天大王復於久時生大貪心作如是念我今應當退彼天主獨爲天王作是念已卽從帝釋半座而墮幷及四兵至閻浮提安隱城中
그때에 지천대왕은 오랫동안 천상에 있으면서 수승하고 묘한 쾌락에 마음이 흠뻑 빠져 있다가 갑자기 인간으로 내려 왔으므로 인간 세상의 살림에 견디지 못하여 몸과 마음이 침몰(沈沒)하였습니다. 마치 제호(醍醐)를 뜨거운 모래 속에 두면 이내 녹아 없어지면서 흐물흐물하게 되는 것처럼 지천 대왕의 몸과 마음은 침체되면서 사람 속에 있는 모든 음식과 정기(精氣)에 견뎌 내지 못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았습니다.
006_0595_a_19L爾時地天大王久在天上受勝妙樂心生耽樂忽至人閒不能堪受人中資具身心沈沒猶如醍醐置熱沙中尋卽消化莫知所在地天大王身心沈沒不能堪忍人中所有飮食精氣亦復如是
그때에 지천대왕은 몸과 마음이 피로하여 쓰러지면서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006_0595_a_24L爾時地天大王身心疲頓而說偈言
006_0595_b_02L
모든 왕들이 크게 자재(自在)하면서
갈애(渴愛)를 제거할 수 없음은
마치 바짝 마른 풀이 불을 만남과 같나니
이 때문에 욕심을 버려야 한다.
006_0595_b_02L諸王大自在
不能除渴愛
如乾草遇火
是故應捨欲

항상 음욕(婬欲)을 행하면서
일찍이 만족해하는 때가 없음은
마치 목마를 때에 짠물을 마셔도
끝내 갈증을 없애지 못하는 것과 같다.
006_0595_b_04L常行於婬欲
未曾滿足時
如渴飮鹹水
終不能除渴

마치 뭇 흐름이 바다로 돌아가도
끝내 만족해함이 없듯이
애욕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찍이 만족해하는 때가 없구나.
006_0595_b_05L如衆流歸海
終無有滿足
愛欲亦如是
曾無滿足時

마치 불이 풀과 나무를 태울 때에
만족해하는 것이 없듯이
애욕도 또한 그와 같아서
끝내 만족해하는 때가 없구나.
006_0595_b_06L如火焚草木
無有厭足時
愛欲亦如是
終無有滿足

마치 깊은 골짜기의 메아리가
소리를 따르면서 쉬는 때가 없듯이
소리를 듣는 것도 그와 같아서
또한 쉬는 때가 없구나.
006_0595_b_08L猶如深谷響
隨聲無休息
聞聲亦如是
亦無休息時

또한 마치 향(香)을 담는 상자가
향을 받아들임에 간택함이 없듯이
냄새[香]을 맡는 것도 그와 같아서
또한 싫증을 내는 일이 없구나.
006_0595_b_09L亦如盛香篋
受香無簡擇
嗅香亦如是
亦無有厭足

마치 맛있는 음식을 휘저으면서
끝내 그치거나 만족할 줄 모르듯이
혀로 좋은 맛을 탐내고 즐기면서
역시 그치거나 만족할 줄 모르는구나.
006_0595_b_10L如杓撓美食
終無知止足
舌貪嗜美味
亦無於止足

마치 거울이 얼굴을 비칠 적에
또한 싫증을 내는 일이 없듯이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은
욕심에 대하여 싫증냄이 없구나.
006_0595_b_12L如鏡現面像
亦無有厭足
如是行欲人
於欲無厭足

마치 허공이 바람을 받으면서
일찍이 싫증을 내는 일이 없듯이
몸이 항상 모든 접촉[觸]을 받으면서
끝내 싫증을 내는 일이 없구나.
006_0595_b_13L如虛空受風
未曾有厭足
身常受諸觸
終無厭足時

마치 꿈 속에서 물을 마셔도
끝내 갈증을 없앨 수가 없듯이
뜻[意]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법(法)도
역시 싫증을 내는 일이 없구나.
006_0595_b_14L如夢中飮水
終不能除渴
意所受諸法
亦無有厭足

애욕을 구하고 탐하는 사람은
더욱더 애욕을 자라게 하며
모든 경계를 자세히 살피면서
사랑하며 만족하는 때가 없구나.
006_0595_b_16L貪求愛欲人
復增長愛欲
觀於諸境界
愛無厭足時

욕심을 보고 고뇌를 더함은
마치 불이 땔나무를 태우는 것 같이
모든 애욕을 없애 버리면
또한 물이 불을 끄는 것과 같구나.
006_0595_b_17L見欲增苦惱
猶如火焚薪
滅除諸愛欲
亦如水滅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시여, 그 때의 지천대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대왕께서는 아셔야 하십니다. 달리 보시지 마십시오. 그 지천왕은 바로 지금의 제 몸입니다.
006_0595_b_18L佛言大王汝知爾時地天大王豈異人乎大王當知勿作異觀地天王者卽我身是
대왕이시여, 그 지천대왕은 옛날에 세력과 부귀가 자재하면서도 탐내고 구하면서 만족할 줄 모르다가 마침내는 목숨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감관에 싫증냄이 없었고 경계에 만족해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감관은 마치 거울과 같고 경계는 마치 광명과 그림자와 같으며 모든 감관은 마치 허깨비와 같고 경계는 마치 꿈과 같습니다.
006_0595_b_21L大王當知彼地天大王往昔之時豪富自在貪求無厭遂便命何以故諸根無厭境無能滿諸根如鏡境如光影諸根如幻境界如夢
006_0595_c_02L대왕이시여, 마땅히 마음을 이 법에 편안히 두시어 깊이 스스로 관찰하시면서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마셔야 하십니다.
대왕이시여, 이 법이야말로 바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세존의 위없는 보리입니다.
006_0595_b_24L大王應當安心此法深自觀察勿隨他教大王此法乃是過去未來現在諸佛世尊無上菩提
대왕이시여, 마땅히 온갖 세력과 부귀를 멀리 여의어야 하며 마땅히 온갖 갈애(渴愛)의 바다를 바짝 말리고 교만(憍慢)의 산을 거꾸러뜨리고 온갖 재앙을 멀리 여의고 온갖 법에 대하여 평등하셔야 하십니다. 이 법은 온갖 범부로서의 닦을 자리가 아니요, 성문이 행할 수 있는 바도 아니며, 또한 연각의 경계도 아닙니다. 바로 모든 보살들이 행할 바요, 모든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으로 증득할 것입니다.
006_0595_c_04L大王應當遠離一切豪貴應當消竭一切渴海倒憍慢山遠離一切衰禍於一切法平等非一切凡夫地亦非聲聞之所能行又非一切緣覺境界乃是一切菩薩所行一切諸佛正覺所證
왕께서는 마음을 편안히 지니시면서 산란하지 않게 하십시오. 그리고는 생각하기를 ‘나는 어떻게 하면 미래의 세상에 세간의 하늘과 인간들 가운데서 등불이 되고 횃불이 되며, 광명이 되고 배가 되며, 길잡이가 되고 스승이 되며, 상주(商主)가 되고 우두머리가 되며, 위없는 이가 될 수 있을까? 또 자신이 제도되고서 다른 이들을 제도하고, 자신이 해탈하고서 다른 이들을 해탈시키며, 자신이 편안하면서 다른 이들을 편안하게 하고, 자신이 열반을 얻고서 다른 이들을 열반하게 할까?’라고 하셔야 하십니다.
006_0595_c_09L王當安心勿令散亂應作是念我當云何於未來世一切世閒天人之中得爲燈明爲炬爲光爲舩爲導爲師得爲商主爲首爲無上自度度彼自脫脫彼安安彼自得涅槃令他涅槃
대왕이시여, 지나간 세월 동안에 겪으셨던 세력과 부귀의 자재함을 살피시지 마십시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모든 감관은 마치 환술과 같아서 만족할 줄도 모르고 만족시킬 수 있는 것도 없으며, 경계는 마치 꿈과 같아서 만족되게 하지도 못합니다.”
006_0595_c_14L大王觀先際所更豪富自在大王當知根如幻無有厭足無能滿者境界如不能令滿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대왕이시여, 과거 세상에 정생(頂生)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큰 위덕이 있었고 큰 신족(神足)이 있었으며 큰 위세(威勢)가 있었는데, 그의 부왕 오포사왕(烏哺沙王)의 정수리 위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선근(善根)을 쌓았고 일찍이 한량없고 무수한 모든 부처님을 뵈면서 모든 선근을 닦았으며, 모든 세존께 공경하고 공양하면서 선(善)의 근본을 쌓았으므로 4천하에서 세력과 부귀가 자재하였습니다.
006_0595_c_17L佛言大王過去有王名曰頂生有大威德有大神足有大威從父烏哺沙王頂上而生久積善曾見無量無數諸佛修諸善根諸世尊恭敬供養積集善本於四天下豪貴自在
대왕이시여, 그때에 정생왕은 정수리에 물을 붓고 왕위를 받은 지 7일 뒤에 7보(寶)가 구족하게 되면서 전륜왕이 되었던 것입니다.
006_0595_c_22L大王時頂生王灌頂受位七日已得七寶具足爲轉輪王
어느 것이 7보냐 하면 첫째는 금륜보(金輪寶)입니다. 천 개의 바퀴살이 온전하고 바퀴통과 바퀴테가 두루 갖추어져 있고, 세로와 넓이는 7주(肘)이며 저절로 그에게로 와서 따르는 것입니다.
006_0595_c_23L者爲七一者金輪寶千輻不減轂輞具足自然而有縱廣七肘而來應之
006_0596_a_02L둘째는 백상보(白象寶)입니다. 여섯 개의 어금니를 완전히 갖추고 일곱의 팔다리[七支]로 땅을 버티며 희기는 마치 설산(雪山)과 같은데 저절로 와서 이르는 것입니다.
006_0596_a_02L二者白象寶六牙具足七肢拄地如雪山自然而至
셋째는 마보(馬寶)입니다. 그 빛깔은 검푸르고 윤이 나고 아름다운데 와서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 위의 코끼리와 말은 아침에서부터 식사 때가 되기까지 4천하의 8방(方)을 두루 돌면서 큰 바다[大海]의 끝까지 갔다가 본래 있던 데로 되돌아와서 있게 됩니다.
006_0596_a_04L三者馬寶其色紺豔而來應之此上象馬從旦至食四天下周遍八方盡大海際還住本
넷째는 주보(珠寶)입니다. 크기는 마치 사람의 넓적다리 만큼하고 순전히 푸른 유리 같은 광명이 둘레 8방으로 각각 1유순씩 환히 비치게 됩니다.
006_0596_a_07L四者珠寶大如人髀純靑琉璃其光照曜周帀八方各一由旬
다섯째는 장자보(長者寶)입니다. 재보가 풍요하여 한량없이 큰 부자이며, 왕이 생각하는 대로 모든 것을 마련하여 저절로 주게 됩니다.
006_0596_a_08L五者長者寶豐饒財寶巨富無量隨王所念皆能辦之自然而應
여섯째는 옥녀보(玉女寶)입니다. 형용이 단정하게 생기고 미묘하기 첫째이며, 키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살결은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으며,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전단(栴檀)의 향기가 풍기고 입 속은 정결하기 마치 푸른 연꽃 같으며, 그 혀는 넓고 커서 내밀면 온 얼굴을 덮을 수 있고 형색은 가늘고 얇아서 마치 붉은 구리로 된 박편(薄片)과도 같으며, 몸은 부드러워 마치 뼈가 없는 것 같으면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그 마음은 자비롭고 항상 부드러운 말만을 하며, 손으로 왕의 몸을 대면 곧 왕이 생각하고 있는 마음을 다 알게 됩니다.
006_0596_a_10L六者玉女寶容端正微妙第一不長不短不白不身諸毛孔出栴檀香口氣淨潔如靑蓮花其舌廣大出能覆面形色細薄如赤銅鍱身體柔軟猶如無骨溫夏涼其心慈悲常出軟語以手觸王卽知王心所念之處
일곱째는 주병보(主兵寶)입니다. 저절로 출생하여 용맹과 책모(策謀)와 무략(武略)이 첫째가며 왕이 마음으로 7일 동안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미리 알고 4병(兵)이 싸움하는 법을 잘 알며 아직 모이지 않았으면 모이게 하고 이미 모였으면 흩어지게 합니다.
그리고 1천 명의 아들이 구족하여 용감하고 단정하게 생겼으며 원수와 적을 잘 항복받았습니다.
006_0596_a_16L七者主兵寶自然而出勇猛策謀武略第一預知王心七日所念善知四兵鬪戰之法未集者令集已集者令散千子具足勇健端正能降怨敵
대왕이시여, 그때에 정생전륜성왕은 7보를 완전히 갖추었고 4천하의 왕이 되어서 법답게 세간을 교화하였으며, 4천하로 하여금 풍요하고 안온하면서 인민들이 흥성하게 하였고 도시와 시골은 집들이 차례로 잇닿아서 닭이 이리저리 날아다녔습니다.
006_0596_a_20L大王爾時頂生轉輪聖王七寶具足王四天下如法化世令四天下豐樂安隱人民熾盛城邑聚落次第相近雞飛相及
006_0596_b_02L그때에 대지(大地)에는 모두 모래와 조약돌과 가시나무가 없었고 뭇 보배가 넉넉하게 두루 갖추어져 있었으며 한량없는 동산과 숲과 샘과 못들이 단정하고 엄숙하며 매우 아름다웠으므로 사랑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두가 정생전륜성왕이 법의 힘[法力]에 편안히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때에 하늘이나 인간들은 가장 으뜸이고 첫째가는 욕락(欲樂)을 누렸습니다.
006_0596_a_23L爾時大地一切無有沙礫荊棘多饒衆寶具足無量園林泉池端嚴姝妙甚可愛樂何以故皆是頂生聖王安住法當爾之時若天若人受欲樂中最爲第一
대왕이시여, 그때에 정생대왕은 아유사(阿踰闍)라는 성(城)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성의 동서(東西)의 길이는 12유순이었고 남북(南北)의 길이는 7유순이었으며, 그 성은 7보와 뭇 보배로 된 그물로 그 위를 두루 덮었고 뭇 보배로 된 방울을 달았으며, 그 성의 안팎을 갖가지로 장엄한 것은 모두 위의 무변칭왕(無邊稱王)의 보장엄성(寶藏嚴城)과 다름이 없었고 또한 도리천(忉利天)의 득승당(得勝堂)과도 같았습니다.
006_0596_b_05L大王爾時頂生大王所住之城名阿踰闍其城東西十二由旬北長七由旬其城七寶衆寶羅網彌覆其上懸衆寶鈴其城內外種種莊悉皆如上無量稱王寶莊嚴城等無有異亦如忉利得勝之堂
대왕이시여, 정생대왕은 세 가지 전각을 지었습니다. 첫째는 월출전(月出殿)이라 하였는데 한여름 더울 때에 왕이 그 안에 살았고, 둘째는 비유리장(毘琉璃藏)이라 하였는데 봄철에 왕이 그 안에서 살았으며, 셋째는 일위덕기(日威德起)라 하였는데 겨울철의 추울 때에 왕이 그 안에서 살았습니다.
006_0596_b_10L大王生大王造三種殿一名月出殿於盛夏熱時王居其中其第二殿名毘琉璃藏於春月時王居其中其第三殿名日威德起於冬寒時王居其中
그때에 정생은 옥녀보(玉女寶)와 여러 채녀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월출전에 들어갔을 때에는 몸이 맑고 시원해짐은 마치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을 그의 몸에다 바르는 것 같았고, 왕이 그 권속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비유리전에 들어갔을 때에는 몸과 마음이 고르고 쾌적해짐은 마치 다마라엽향(多摩羅葉香)을 그의 몸에다 바르는 것과 같았습니다.
006_0596_b_14L時頂生與玉女寶幷諸婇女前後圍遶入月出殿時身體淸涼猶如牛頭栴檀塗其身體王與眷屬前後圍遶若入彼毘琉璃殿時身心調適猶如多摩羅葉香用塗其身
대왕이시여, 그 정생대왕이 다시 권속들과 채녀들에게 에워싸여서 저 일위덕전에 들어갔을 때에는 몸이 온화하고 따뜻해짐이 마치 침수향(沈水香)을 그의 몸에다 바르는 것 같아서 전(殿)에 들어갔을 때에도 몸이 온화하고 따뜻해짐이 그와 같았습니다.
006_0596_b_19L大王其頂生大王復與眷屬婇女圍遶入彼日威德殿時身體和煖猶如沈水香用塗其身入彼殿時身體和煖亦復如是
대왕이시여, 이 정생왕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로워서 모든 궁전들은 그 시절에 따라 즐거운 감촉이 생기게 하였으니, 뜻대로 바람을 내기도 하고 비를 오게 하기도 하며 갖가지의 음악도 울리게 하고 살림에 필요한 것도 나타나게 하였습니다.
006_0596_b_22L大王是頂生王隨欲自在令諸殿等隨其時節而生樂觸隨意出風隨意出雨種種音樂隨意而至資生所須亦隨意現
006_0596_c_02L대왕이시여, 그때에 정생왕은 그 궁전 안에서 7일 동안 금과 은의 비를 내리게 하였고 7일이 지난 뒤에는 생각하기를 ‘심히 기특하고 희유하며 불가사의하다. 이렇게 청정한 업과 얻게 되는 과보가 마음대로 나타나면서 나의 뜻을 만족시켜 주니 복과 덕으로 이르게 됨이 틀림없으리라’고 하였으니, 그 누구의 어떠한 이라도 이러한 과보를 보면서 닦은 복과 덕에 대하여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낼 수 있었겠습니까?
006_0596_c_03L大王爾時頂生於其宮內七日之中天雨金銀過七日已作如是念甚奇希有不可思議如此淸淨之業所獲果報隨意而現充滿我意福德所致無差違也誰有得見如是果報於修福德而生知足
대왕이시여, 정생성왕은 염부제(閻浮提)에서 백천 년 동안을 지난 뒤에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이 염부제의 큰 주[大洲]를 안온하게 하고 풍요하게 하면서 사람들을 흥성하게 하였고 모두가 다 귀속(歸屬)하게 하였으며 나의 궁전 안에서 7일 동안 보배의 비를 내리게 하였으니, 나는 이제 서방 구다니(瞿陀尼)로 가야 되겠다’고 하였습니다.
006_0596_c_08L大王頂生聖王於閻浮提經百千歲已作如是念今於此閻浮大洲安隱豐樂人民熾盛悉皆歸屬於我宮內七日雨寶今當往西瞿陁尼
이러한 생각을 하자마자 정생대왕은 이내 4병(兵)과 함께 허공으로 올라가면서 염부제로부터 점차로 그 서방 구다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왕은 그곳에 도달한 뒤에는 한량없는 백천 년 동안 그곳의 왕으로 있으면서 다스렸는데, 정생대왕은 의보(依報)가 남들보다 뛰어났으나 아직 천상의 과보는 얻지 못하였습니다.
006_0596_c_12L作是念已頂生大王卽與四兵上昇虛空從閻浮提漸次至彼西瞿陁尼王旣至彼於無量百千歲在彼王領頂生大王依報過人未得天報
대왕이시여, 정생성왕은 구다니에서도 뜻대로 보배의 비를 내리어 그 궁전 안에 가득 차게 하였으니, 마치 염부제에서와 같아서 다름이 없었습니다.
006_0596_c_16L大王頂生聖王於瞿陁隨意雨寶滿其宮內如閻浮提等無有異
대왕이시여, 그때에 정생왕은 다시 뒷날에 생각하기를 ‘나는 염부제의 왕으로 있으면서 풍요하고 안온하게 하여 백성들을 흥성하게 하였고 또 궁전 안에서 뜻대로 보배의 비를 내리게 하였으며 이 서방 구다니에서도 모두 안온하고 풍요하면서 백성들이 흥성하게 하였고 또 궁전 안에서 뜻대로 보배의 비를 내리게 하였다. 나는 이제 동방에도 불바제(弗婆堤)라는 큰 주가 있음을 알고 있으니, 나는 이제 그곳으로 가야 되겠다’고 하였습니다.
006_0596_c_18L大王爾時頂生復於後時作如是念我王閻浮提豐樂安隱人民熾盛又於宮內隨意雨寶此瞿陁尼亦皆安隱豐樂人民熾盛又於宮內隨意雨寶我今亦知東有大洲名弗婆提我今當往
006_0597_a_02L이러한 생각을 하자마자 이내 4병들과 함께 허공으로 올라가면서 구다니로부터 점차로 동방 불바제를 향해 갔습니다. 왕은 그곳에 도달한 뒤에도 불바제에서 왕이 되어 다스렸고 한량없이 오랜 세월 동안 5욕락을 누렸는데, 의보는 남들보다 뛰어났으나 아직 천상의 과보는 얻지 못하였습니다.
006_0596_c_23L作是念已卽與四兵俱昇虛空從瞿陁尼漸次而往東弗婆提王旣至彼於弗婆提止住王領無量千歲受五欲樂依報過人未得天報
대왕이시여, 정생성왕은 동방 불바제에서도 뜻대로 보배의 비를 내리어 그 궁전 안에 가득 차게 하였으니, 염부제와 같아서 다름이 없었습니다.
006_0597_a_04L大王頂生聖王於弗婆提隨意雨寶滿其宮內如閻浮提等無有異
대왕이여, 그때에 정생은 다시 뒷날에 생각하기를 ‘나는 염부제를 풍요하고 안온하게 하여 백성들을 흥성하게 하였고 또 궁전 안에서 뜻대로 보배의 비를 내리게 하였었다. 그리고 서방 구다니에서도 모두 안온하고 풍요하게 하여 백성들이 흥성하게 하였고 또 궁전 안에서 뜻대로 보배의 비를 내리게 하였으며, 이 동방 불바제에서도 모두 다 안온하고 풍요하게 하여 백성들을 흥성하게 하였고 또 궁전 안에서 뜻대로 보배의 비를 내리게 하였다. 나는 이제 역시 북방에도 울단월(鬱單越)이라는 큰 주가 있고 그 안의 백성들은 나[我]와 내 것[我所]이 없다 함도 잘 알고 있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그곳으로 가서 스스로 권속들을 경계하여야겠다.’고 하였습니다.
006_0597_a_05L大王爾時頂生復於後時作如是念我閻浮提豐樂安隱人民熾盛又於宮內隨意雨寶及瞿陁尼亦皆安隱豐樂人民熾盛亦於宮內隨意雨寶此弗婆提皆悉安隱豐樂人民熾盛亦於宮內隨意雨寶我今亦知北有大洲名鬱單越其中人民無我我所雖復如此我當往彼自試眷屬
정생대왕이 이러한 생각을 하자마자 그의 4병들과 함께 허공으로 올라가면서 동방 불바제로부터 점차로 북방 울단월을 향하여 나아갔습니다. 왕이 그곳에 도달한 뒤에 울단월에서도 한량없는 천 년 동안 권속들을 교화하고 경계하였습니다.
006_0597_a_13L頂生大王作是念已與其四兵俱昇虛空從弗婆提漸次而往北鬱單越王旣至彼於鬱單越無量千歲教誡眷屬
또 오래된 뒤에 생각하기를 ‘나는 염부제를 풍요하고 안온하게 한 뒤에 7보의 비를 내리게 하였고 그리고 서방 구다니에서도 백성들이 흥성하고 안온하게 하면서 보배의 비를 내리게 하였으며 동방 불바제에서도 모두 그와 같이 하여 뜻대로 보배의 비를 내리게 하였고 이 북방 울단월에서도 모두 다 안온하게 하였다. 나는 일찍이 삼십삼천(三十三天)이 수미산 꼭대기에 있다 함을 들었다. 나는 이제 그곳으로 가서 몸소 구경하여야겠다.’고 하였습니다.
006_0597_a_16L復於久時作如是念我閻浮提豐樂安隱已雨七寶及瞿陁尼人民熾盛安隱雨寶東弗婆提亦皆如是隨意雨寶此鬱單越悉亦安隱我曾聞有三十三天住須彌頂我今當往躬自觀之
006_0597_b_02L그때에 정생왕이 이러한 생각을 하자마자 이내 4병들과 함께 허공으로 올라가면서 수미산 꼭대기에 가서 멈추었습니다. 그러할 때에 석제환인(釋提桓因)이 삼십삼천의 하늘들과 함께 선법당(善法堂)에 모여서 인간과 천상 일을 논하고 있다가 그때 제석은 정생이 멀리서부터 온 것을 보고 이내 나가서 마중하며 말하였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대왕이시여, 여기까지 잘 오셨습니다.’고 하고, 즉시 자리 반을 나누어주고 왕을 명하여 앉게 하였으므로 왕은 곧 그 자리로 나아갔습니다.
006_0597_a_22L爾時頂生作是念已卽與四兵俱昇虛空住須彌山頂當爾之時提桓因與三十三天集善法堂論人天事爾時帝釋遙見頂生從遠而來卽出迎之作如是言善來大王善來至此卽分半座命王令坐王卽就座
그때에 정생왕이 그 반의 자리에 앉았을 때에 곧 열 가지의 뛰어난 일[勝事]이 있으면서 모든 하늘들을 압도하였습니다. 어떠한 것들이 열 가지이냐 하면, 첫째는 수명(壽命)이 하늘들보다 뛰어났고, 둘째는 얼굴빛[容色]이 하늘들보다 뛰어났으며, 셋째는 명칭(名稱)이 하늘들보다 뛰어났고, 넷째는 쾌락을 누림[受樂]이 하늘들보다 뛰어났으며, 다섯째는 왕으로서 통솔의 자재함[王領自在]이 하늘들보다 뛰어났고, 여섯째는 형모(形貌)가 하늘들보다 뛰어났으며, 일곱째는 음성(音聲)이 하늘들보다 뛰어났고, 여덟째는 향기(香氣)가 하늘들보다 뛰어났으며, 아홉째는 음식의 맛[食味]이 하늘들보다 뛰어났고, 열째는 부드러운 촉감[細觸]이 하늘들보다 뛰어난 것입니다.
006_0597_b_04L時頂生王坐半座時卽有十種勝事映蔽諸天何等爲十一者壽命勝天二者容色勝天三者名稱勝天四者受樂勝天五者王領自在勝天六者形貌勝天七者音聲勝天八者香氣勝天九者食味勝天十者細觸勝天
대왕이시여, 그때에 정생왕과 그 제석은 형용과 모습과 행동과 위의 등에 차별이 없었고 음식과 의복과 살림 도구 등에도 다름이 없었습니다. 오직 눈으로 볼 때에 눈을 깜빡거리는 것만이 다를 뿐이었으므로 모든 하늘들은 천왕(天王)과 인왕(人王)의 두 가지 구별을 그것으로 분별하며 알았습니다.”
006_0597_b_10L大王爾時頂生與彼帝釋形容相貌行動威儀等無差別飮食衣服資生之具悉無有異唯有視瞬爲別異耳而諸天等分別識知天王人王二種之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대왕이시여, 심히 기이하고 희유한 일입니다. 제석과 정생왕은 사람과 하늘이라는 구별이 있는데도 형용과 모습들이 똑같아서 다름이 없었습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복덕의 힘과 그 일이 이렇거늘 그 누가 복덕에 대하여 만족하다는 마음을 내겠습니까?
대왕이시여, 그때에 정생왕은 도리천(忉利天)에서 한량없이 오랜 세월 동안 자유자재하였습니다.
006_0597_b_15L佛言大王甚奇希有帝釋頂生人天旣別形容相貌等無有異大王當福德之力其事如是誰於福德而生足也大王爾時頂生在忉利天量千歲爲增上自在
대왕이시여, 그때에 정생왕은 4천하에서 세력과 부귀가 자재하였고 다시 도리천 위에서도 세력과 부귀가 자재하여 제석천왕과 나누어 다스렸으면서도 오히려 만족하지 않아서 다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차라리 혼자 천왕이 되어야겠다. 무엇으로 제석을 물러나게 할까?’라고 하였습니다.
006_0597_b_19L大王爾時頂生於四天下豪富自在復於忉利天上豪富自在帝釋分治猶不厭足復作是念我今寧可獨爲天主何用帝釋宜應退之
006_0597_c_02L그때에 정생왕이 이러한 생각을 하자마자 하늘에서 떨어져 염부제의 아유사성(阿踰闍城) 최상원(最上園) 안으로 도로 내려왔습니다. 왕이 내려올 때에는 위력 있는 광명이 번쩍이면서 염부제에 두루 비추었으므로 모든 방향의 햇빛을 압도하여 가려버렸고, 또한 마치 해가 나오면 달에는 광명이 없고 햇빛이 허공에 있을 때는 다른 광명이 없게 되는 것처럼 왕의 광명이 다른 광명을 가리는 것도 그와 같았습니다. 또 마치 해가 돋으면서 달에 비추어 가려버리는 것처럼 정생왕의 빛나는 광명이 저 해에 비추어 가리는 것도 그와 같았습니다.
006_0597_b_23L大王爾時頂生作是念已從天退下還閻浮提於阿踰闍城最上園中王當下時威光照曜遍閻浮一切諸方映蔽日光亦如日出月無光明日光在空無復光明王光映蔽亦復如是如日輪出映蔽月輪生威光映彼日輪亦復如是
대왕이시여, 그때에 아유성 사람들이 성을 나와 구경하며 놀다가 그 정생왕과 4병들이 하늘에서 그 동산 안으로 떨어진 것을 보고 그 사람들은 전에 없던 일이라고 괴이하게 여기면서 곧 성 안으로 들어가서 성 사람들에게 두루 알리기를 ‘지금 어떤 천자(天子)와 사병들이 공중으로부터 내려와 저 왕의 최상원 가운데에 떨어졌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006_0597_c_06L大王時阿踰城人出城遊觀見彼頂生幷及四兵從天而退墮其園中彼人見已怪未曾有卽入城中遍告城人言今有天子幷及四兵從空而下墮彼王最上園中
대왕이시여, 그때에 성 안의 왕과 신민들은 갖가지의 노래와 춤과 음악을 갖추고 바르는 향․가루향과 보배의 당기․번기․일산이며 꽃다발과 영락으로써 몸과 의복을 모두 다 청정하게 하고서 서둘러 성에서 나와 그 동산 안으로 나아갔습니다.
006_0597_c_11L大王爾時城中王及臣辦具種種歌舞伎樂塗香末香幢幡蓋花鬘瓔珞身體衣服悉皆淸速疾出城詣彼園中
대왕이시여, 그때에 정생왕이 하늘로부터 떨어질 때에 온갖 대지(大地)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그때에 온갖 사람들은 한껏 장엄하여 가장 훌륭하고 묘한 향을 그 몸에 다 바르고는 모두 동산 안에 있는 정생왕에게로 왔었습니다.
006_0597_c_14L大王爾時頂生從天墮時一切大地六種震動爾之時一切人中所有莊嚴最勝妙香用塗其身悉至園中頂生王所
그때에 정생왕은 하늘의 훌륭한 자산(資産)에만 빠져 있던 터라 인간 안의 살림과 모든 향기를 참아내지 못하여 그만 몸이 가라앉고 정신이 아득해져서 땅에 그대로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마치 생소(生蘇)와 제호(醍醐)를 아주 뜨거운 모래 속에 부으면 그대로 머물러 있지 못하는 것처럼 그 때의 정생왕도 몸이 가라앉고 정신이 아득해져서 더 머무르지 못하는 것이 역시 그와 같았습니다.
006_0597_c_17L時頂生耽著天中上妙資產不能堪忍人中資具所有香氣沈惛在地如生蘇醍醐投極熱沙中不得停住爾時頂生沈惛不住亦復如是
그때에 성 안의 왕과 신민이며 안팎의 사람들은 정생왕이 그 동산 안에서 그대로 땅에 앉아 축 처져 있는 것을 보고 물었습니다.
‘천자께서는 바로 누구십니까?’
006_0597_c_21L爾時城中王及臣民內外人衆見頂生王在彼園中沈惛在地卽便問言天爲是誰
그때에 정생왕은 곧 그 왕과 사람들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들은 일찍이 정생대왕이 있었다는 말을 듣지 못했는가?’
006_0597_c_24L爾時頂生卽告彼王及諸人民汝昔曾聞有頂生大王不
006_0598_a_02L그때에 국왕과 사람들은 모두가 함께 대답하였습니다.
‘저희들은 일찍이 옛 사람들로부터 정생이라는 대왕이 계셨는데 사람의 몸 그대로 모든 권속과 4병들을 데리고 천상으로 올라가셨다는 말을 들은 일이 있습니다.’
006_0598_a_02L爾時國王及諸人民咸皆答言我昔曾從耆舊人所聞有大王名曰頂生不捨人將諸眷屬幷及四兵而昇天上
그때에 정생왕은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옛날의 정생이란 이가 지금 바로 이 몸이며, 나와 4병들은 하늘에서부터 떨어졌느니라.’
006_0598_a_05L時頂生告諸人言昔頂生者我身是我及四兵從天而墮
그때에 국왕과 성의 안팎의 모든 사람들은 곧 게송으로써 정생왕에게 물었습니다.”
006_0598_a_07L爾時國王及城內外所有人衆卽以偈頌問頂生曰

‘저희들은 옛 사람에게서
위덕을 지닌 왕이 계셨고
그 이름은 정생(頂生)이라 하며
아주 큰 명칭이 있었던 것과
006_0598_a_08L我從舊人所
聞有威德王
號名曰頂生
極有大名稱

사람 몸 그대로 4병들과
아울러 그 모든 권속들과 함께
여기서 천상으로 올라갔으며
법왕으로서 법답게 다스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006_0598_a_10L已身及四兵
從此昇天上
幷及諸眷屬
法王如法治

인천(人天)에서의 훌륭한 왕이 말하였다.
‘무상함[無常]의 힘에 해친 바 되어
하늘의 쾌락에서 물러나 고통을 받는
정생(頂生)이란 이가 바로 나니라.’
006_0598_a_11L人天勝王言
無常力所害
退天樂受苦
頂生者我是

여러 사람들은 모두가 합장하여
대왕의 발에 머리 조아렸다.
‘어떠한 희유한 일이 있었는지
미래에 그 말씀을 전하여 주겠나이다.’
006_0598_a_12L諸人皆合掌
頂禮大王足
有何希有事
未來當傳說

하늘로부터 물러난 이로서
고통을 받고 있는 왕이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 희유한 일을 듣고
기뻐하며 방일(放逸)하지 말 것이니라.
006_0598_a_14L從天而退者
受苦王說言
汝聽希有事
欣樂莫放逸

정생대왕이라는 이는
4천하를 통솔하고 다스리면서
즐거움을 누림이 천인(天人)보다 더했으나
욕심을 부리다가 죽게 되었느니라.
006_0598_a_15L頂生大王者
統領四天下
受樂過天人
欲無厭致死

그의 후궁(後宮) 안에서는
7일 동안 보배의 비를 내렸고
법답게 천하를 다스렸으나
욕심을 부리다가 죽게 되었느니라.
006_0598_a_16L於其後宮內
七日雨珍寶
如法治天下
欲無厭而死

저 하늘의 제석천왕과 함께
반 자리씩을 나누어 앉아 있다가
나쁜 생각에 어지럽히게 되어
많은 욕심 때문에 떨어졌느니라.
006_0598_a_18L與彼天帝釋
分半座而坐
惡覺所惱亂
多欲故退墮

그 나고 죽음의 바다에서
지혜가 없는 까닭에 침몰하였으며
5욕(欲)에 즐거이 집착하는 이가
하늘에서 욕심을 부리다가 죽게 되었느니라.
006_0598_a_19L於其生死海
無智故沈沒
樂著五欲者
天欲無厭死

마치 목마를 때 꿈에서 물을 마셔도
갈증을 없애지 못하게 되듯이
5욕을 받는 것도 역시 그러하여
끝내 만족해 할 줄 몰랐느니라.
006_0598_a_20L如渴夢飮水
不能除其渴
受五欲亦爾
終無有厭足

지혜가 있는 모든 중생은
어리석은 어둠을 끊어 없애며
그 지혜 있는 이는 만족할 줄 알고
바르게 모든 존재의 세계[有趣]를 관찰하느니라.
006_0598_a_22L智慧諸衆生
斷除愚癡暗
彼智者知足
正觀諸有趣

지혜롭게 존재의 갈래를 관찰하고
슬기롭게 늙고 병들고 죽음을 보는 이는
모든 갈애(渴愛)를 끊어 없애고
존재의 갈래를 버리면서 집착이 없느니라.
006_0598_a_23L智觀察有趣
慧見老病死
斷除諸渴愛
捨有趣無著
006_0598_b_02L
접촉[觸]을 관찰하여 불에 탄 것 같이 여겨
곧 갈애를 버릴 것이요
느낌[受]을 관찰함도 그와 같이 하면서
느낌은 바로 선이 아닌[非善] 줄 알 것이니라.
006_0598_a_24L觀觸如火燒
便捨於渴愛
觀受亦如是
知受是非善

마치 뭇 음악을 울리는 것처럼
감관[根]과 경계도 역시 그러하나니
성인의 교법 안에서 조복하여야
감관의 제 성품[自性]을 버릴 수 있느니라.
006_0598_b_03L如擊衆音樂
根境界亦然
聖教中調伏
能捨根自性

모든 다섯 가지의 입(入)은
이름과 물질[名色]에서 생기게 되며
의식[識]이 그 안에서 분별하면
곧 사량분별[思覺]을 생기게 하느니라.
006_0598_b_04L一切五種入
從於名色生
識於中分別
則生於思覺

성인은 이러한 관(觀)을 짓는지라
갈래[趣]와 존재[有]에서 집착하지 않으며
슬기로운 이는 지혜[慧]가 만족하여
사라짐[滅]을 증득함이 마치 땔나무가 다함과 같으니라.’
006_0598_b_05L聖者作是觀
於趣有不著
智者慧滿足
證滅如薪盡

정생왕은 그곳의 왕과 신민들에게
이런 말을 다하여 마치자마자
모든 존재[有]의 무상함을 보이면서
그 자리서 곧 목숨을 마쳤다.
006_0598_b_07L頂生向彼王
臣民說是已
示諸有無常
卽便取終沒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정생왕이란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달리 보시지도 마시고 의혹하지도 마십시오. 바로 지금의 저의 몸입니다. 저는 옛날 일찍이 정생왕으로 있을 적에 인간과 천상을 다스리면서 세력과 부귀가 자재하면서도 탐욕으로 만족할 줄 모르다가 죽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시여, 마땅히 세력과 부귀와 교만의 자재함을 버리고 방일(放逸)하지 않는 데에 머무르셔야 하십니다. 만일 방일하지 않은 행에 머무를 수 있으면 이 사람은 곧 모든 선근을 닦을 수 있습니다.
006_0598_b_08L佛告大王汝知爾時頂生王者豈異人乎勿作異觀莫生疑惑我身是也昔曾爲頂生王時統領人天豪貴自貪欲無厭而取終沒是故大王捨豪富憍慢自在住不放逸若能住於不放逸行是人卽能修諸善根
대왕이시여, 만일 방일하지 않으면 다시 법계의 평등[法界平等]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만일 방일함을 잘 여의면 이익을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
006_0598_b_14L若不放逸者復能入於法界平等大王若人能離放逸者成就利益
대왕이시여,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경계는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며,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며 현재도 아닙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이 법에 마음을 편히 머무르면서 다른 이의 가르침을 따르지 마셔야 합니다.
대왕이시여, 이 법이야말로 바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세존의 위없는 보리입니다.
006_0598_b_16L有爲無爲界非男非女非過去非未來非現在大王當於此法安住自勿隨他教大王此法乃是過去未來現在諸佛世尊無上菩提
대왕이시여, 마땅히 온갖 세력과 부귀를 멀리 여의고 온갖 갈애(渴愛)의 바다를 바짝 말리며, 교만의 산을 거꾸러뜨리고 온갖 재앙을 멀리 여의며, 온갖 것에서 평등하셔야 합니다. 이 법은 온갖 범부로서의 자리가 아니요 또한 성문으로서의 행할 경계도 아니며 모든 연각의 경계도 아닙니다. 이야말로 모든 보살이 행할 자리이며 모든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에서만이 증득할 자리입니다.
006_0598_b_20L大王當遠離一切豪貴消竭一切渴海憍慢山遠離一切衰禍於一切平等非一切凡夫地亦非聲聞之所能行又非一切緣覺境界乃是一切菩薩所行一切諸佛正覺所證
006_0598_c_02L왕께서는 마음을 편안히 가지시면서 산란함이 없게 하셔야 하며 마땅히 생각하시기를 ‘나는 어떻게 하면 미래의 세상에 세간과 천상과 인간 가운데서 등불이 되고 횃불이 되며, 광명이 되고 배가 되며, 길잡이가 되고 스승이 될 수 있으며, 또 상주(商主)가 되고 우두머리가 되며 위없는 이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도 제도되고 남들도 제도하며 자신도 해탈하고 남들도 해탈시키며 자신도 편안하고 남들도 편안하게 하며 자신도 열반을 얻고 남들도 열반을 얻게 할까?’라고 하셔야 합니다.
006_0598_c_02L王當安心勿令散亂應作是念我當云何於未來世一切世閒天人之中得爲燈明爲炬爲光爲舩爲導爲師得爲商主爲首爲無上自度度彼自脫脫彼安安彼自得涅槃令他涅槃
대왕이시여, 지나간 세월 동안에 있었던 세력과 부귀의 자재함을 자세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모든 감관은 마치 환술과 같아서 만족해함도 없고 만족시킬 수 있는 것도 없으며, 경계는 마치 꿈과 같아서 만족하게 하지도 못합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지나간 세상에 니미(尼彌)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모든 법을 환히 통달하고 법답게 왕이 되었으며 거듭 방일하지도 않았으므로 설령 하는 일이 있어도 모든 방일함을 여의었습니다.
006_0598_c_07L大王先際所經豪富自在大王當知諸根如幻無有厭足無能滿者境界如夢不能令滿大王過去有王名曰尼彌了達諸法如法爲王重不放逸若所作事離諸放逸
대왕이시여, 이 니미왕은 항상 3세(世)가 평등하다고 관찰하였고 또 모든 법은 마치 3세가 평등한 것과 같다고 관찰하였으며, 과거의 모든 법은 제 성품을 멀리 여의었다고 관찰하고 미래의 모든 법도 제 성품을 머리 여읠 것이라고 관찰하며 현재의 모든 법도 그와 같아서 제 성품을 멀리 여읜다고 관찰하였습니다.
006_0598_c_12L大王是尼彌王常觀三世平等又觀一切諸法猶如三世平等觀過去一切諸法遠離自性未來一切諸法遠離自性觀現在法亦復如是遠離自性
대왕이시여, 그 니미왕은 온갖 3세의 법이 평등하다고 관찰하고 나서는 모든 법에 대하여 취착(取着)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으며 그 니미왕은 모든 세간은 네 가지 뒤바뀐 것[四顚倒]이 다시 뒤바뀐지라 청정하지 않은 법 가운데서 청정하다는 생각을 일으키고 괴로운 법 가운데서 즐겁다는 생각을 일으키며, 덧없는 법 가운데서 항상하다는 생각을 일으키고, 나 없는 법 가운데서 나라는 생각을 낸다고 관찰하였습니다. 세간이 이런 것이라고 보면서 곧 생각하기를 ‘세간은 곧 허물어져 아주 크게 패망할 것이다. 이러한 중생들은 모든 법의 제 성품이 공하고 고요한데도 그것을 깨달아 알지 못하도다.’라고 하였습니다.
006_0598_c_16L大王彼尼彌王觀一切三世法平等已於諸法不生取著彼尼彌王觀一切世閒爲四顚倒之所顚倒於不淨法中而起淨想於苦法中而生樂想於無常法中而起常想於無我法中而生我想見世如是便作是念世閒則壞甚大敗壞如此衆生一切諸法自性空寂而不覺知
006_0599_a_02L대왕이시여, 그때에 니미왕은 다시 생각하기를 ‘나는 네 가지 거두어 주는 법[四攝法]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거두어 주리라. 만일 내가 이 네 가지의 법으로 중생들을 거두어 준다면 이 모든 중생들은 나를 따르고 나의 말과 가르침을 받들리라’고 하고, 니미대왕은 먼저 이러한 방편을 짓고 나서 곧 네 가지의 거두어 주는 법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거두어 주었습니다.
006_0598_c_24L大王爾時尼彌王復作如是念我當以四攝法攝諸衆生若我四法攝衆生者是諸衆生隨順於我受我言教爾時尼彌大王先作是方便已卽以四攝攝諸衆生
이렇게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고 나서 니미대왕은 곧 사람들에게 모든 법은 평등하다고 가르치면서 말하였습니다.
‘너희 중생들아, 모든 법은 제 성품을 여의었느니라. 만일 모든 법이 제 성품을 여의었다면 그 법은 역시 과거도 아니요, 미래도 아니며, 현재도 아니니라. 왜냐하면 그 법의 제 성품은 진실이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법이 제 성품을 여의었다면 그 법은 또한 그 법이 과거요 미래며 현재라고 설명할 수도 없느니라.’고 하였습니다.
006_0599_a_05L攝諸衆生已彌大王卽教人民一切諸法平等如是言汝諸衆生一切諸法離於自若一切法離自性者彼法亦非過去非未來非現在何以故彼法自性無實故若法離自性者彼法亦不可說是過去未來現在
대왕이시여, 그때에 그 니미왕이 그 중생들에게 이 3세가 평등하다는 법을 가르치고 나자 그 80천만 나유타의 한량없는 백천의 중생들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습니다.
006_0599_a_11L大王爾時彼尼彌王於彼衆生所教是三世平等法彼諸衆生八十千萬那由他無量百千衆生得無生法忍
대왕이시여, 그때에 삼십삼천들은 선법당(善法堂)에 모여 앉아 있으면서 이런 논의를 하였습니다.
‘장하고도 장하구나. 비제가국(鞞提呵國) 사람들은 아주 좋은 이익을 얻고 있구나. 이 니미왕은 모든 법을 환히 알고 법답게 왕이 되었으며 방편을 두루 갖추고 있으므로 뒤바뀐 중생들에게 좋은 방편으로써 뒤바뀌지 않은 법을 보이고 계시니 말이다.’
006_0599_a_14L大王爾時三十三天在善法堂聚集而坐作是議善哉善哉鞞提呵國人大獲善利是尼彌王解了諸法如法爲王具足方便於顚倒衆生所以善方便示不顚倒法也
그때에 석제환인(釋提桓因)은 다른 곳에 있으면서 그 선법당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곧 천이(天耳)로써 그 하늘들이 하는 말들을 듣고 바로 선법당으로 나와서 자리에 앉은 뒤에 그 하늘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 하늘들은 선법당에 있으면서 무엇들을 논의했느냐?’
006_0599_a_19L爾時釋提桓因在於餘處去善法堂遠卽以天耳聞彼天說已尋來詣善法堂就座而坐旣就座問彼天言汝諸天等在善法堂何所論說
006_0599_b_02L이렇게 묻자 그때에 여러 하늘들은 제석에게 대답하였습니다.
‘예, 천주시여, 저희들이 하는 말을 들으십시오. 저희들이 아까 선법당에 있으면서 논의한 일이란 바로 ≺저 비제가국 사람들은 아주 좋은 이익을 얻고 있구나. 이 니미왕은 모든 법을 환히 알고 법답게 왕이 되었으며 방편을 두루 갖추고 있으므로 뒤바뀐 중생들에게 좋은 방편으로써 뒤바뀌지 않은 법을 보이고 있구나≻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른바 모든 법의 제 성품을 드러내 보인 것입니다.’
006_0599_a_23L作是問已時諸天等報帝釋唯然天主聽我所說我等向來集善法堂所論之事說彼鞞提呵國人善得利益是尼彌王解了諸法如法爲王具足方便於顚倒衆生所以善方便示不顚倒法也所謂顯示諸法自性
그 모든 하늘들이 이렇게 말을 하자 그때에 제석천왕은 여러 천자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니미왕은 불가사의하고 선교방편(善巧方便)을 두루 갖추고 성취하였다. 너희들은 이 도리천 위에 있으면서 그 니미왕을 만나보고 싶으냐?’
그때에 모든 하늘들은 모두가 함께 소리를 같이하여 말하였습니다.
‘예, 천주시여, 저희들은 여기에 있으면서 그 니미대왕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006_0599_b_06L彼諸天等作是語已爾時帝釋報諸天子作如是言是尼彌王具足成就不可思議善巧方便汝等在此忉利天上欲得見彼尼彌王不爾時諸天咸皆同聲作如是言唯然天主我等在此欲得見彼尼彌大王
그때에 제석천왕은 곧 그를 모신 마다리(摩多梨)라는 신하에게 말하였습니다.
‘너는 이 앞으로 오너라. 빨리 하늘들이 타는 천조마(千調馬) 보배 수레를 장엄하게 갖추어서 저 염부제의 비제가국 니미왕에게로 가서 이렇게 말을 하라.
006_0599_b_11L爾時帝釋天主卽告御臣名摩多梨言當前來可疾嚴備諸天千馬寶車閻浮提鞞提呵國尼彌王所說如是
≺이것은 모든 하늘들이 타는 천조마 수레인데 왕을 모시기 위하여 보내왔습니다. 원컨대 대왕이시여, 이 보배 수레에 오르시고 두려운 생각을 내시지 마십시오. 삼십삼천에서 모두가 대왕을 뵙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레에 오르시거든 다시 이렇게 말을 하라.
≺대왕이시여, 저는 이제 왕을 모시고 어느 길을 따라 가야 합니까? 저 천상으로 나아가면서 뒤바뀐 중생들이 살고 있는 길을 따라 갈 것입니까, 뒤바뀌지 않은 중생들이 살고 있는 길을 따라 갈 것입니까?≻’
006_0599_b_15L≺此是諸天千調馬車遣來迎王願大王昇此寶車勿生怖畏三十三天悉皆願樂欲見大王≻若上車已如是言≺大王我今將王從何道去詣彼天上爲從住顚倒地衆生道而去爲從住不顚倒地衆生道而去也
그때에 마다리는 제석에게 말하였습니다.
‘예,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006_0599_b_20L時摩多梨答帝釋言唯然受教
006_0599_c_02L이렇게 말을 하고는 곧 천조마 수레를 엄숙히 갖추고서 자신이 그 위에 타고 그 도리천으로부터 염부제로 내려가 비제가국 니미왕에게 이르러서 말하였습니다.
‘도리천의 하늘들이 지금 이 천조마 수레를 보냈습니다. 왕께서는 수레에 오르시고 두려운 생각을 내시지 마십시오.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이 왕을 뵙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006_0599_b_21L聞此語已卽便嚴備千調馬車自昇其上從彼忉利下閻浮提至鞞提呵國尼彌王所語尼彌王作如是言忉利諸天今送千調馬車王可昇車勿生怖忉利諸天願樂見王
그때에 니미대왕은 두려워하는 마음 없이 곧 수레에 올랐습니다. 그리하여 수레에 오르자마자 마다리는 말하였습니다.
‘저는 이제 왕을 모시고 어느 길을 따라 가야 합니까? 뒤바뀐 중생들이 살고 있는 길을 따라 갈 것입니까, 뒤바뀌지 않은 중생들이 살고 있는 길을 따라 갈 것입니까?’
왕이 곧 대답하였습니다.
‘그대는 나를 데리고 두 길의 중간을 따라 가시오.’
006_0599_c_03L爾時尼彌大王以無畏心便卽登之卽昇車已多梨作如是言我今將王從何道去爲從住顚倒地衆生道去爲從住不顚倒地衆生道去王卽報言汝可將我從彼二道中閒而去
그때에 마다리는 곧 니미왕을 데리고 뒤바뀐 중생들이 살고 있는 곳과 뒤바뀌지 않은 중생들이 살고 있는 두 곳을 따라 나아갔습니다.
006_0599_c_08L爾時摩多梨卽將尼彌王從顚倒地衆生所不顚倒地衆生所二處而去
대왕이시여, 그때에 니미왕은 마다리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는 잠시 동안만 수레를 멈추시오. 나는 저 뒤바뀐 중생들이 살고 있는 곳을 살펴보아야겠소.’
006_0599_c_10L大王爾時尼彌王語摩多梨言汝可少時停車而我當觀彼顚倒衆生所住之處
그때에 마다리는 곧 왕의 가르침을 받고 잠시 동안 마차를 멈추었습니다. 그때에 니미왕은 잠깐 동안에 80천만 중생을 견실삼매(見實三昧) 안에 편히 머무르게 하였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이 왕이 잠깐 동안에 이러한 중생을 견실삼매 안에 머무르게 하였는가 하면, 이 왕이 방일하지 않은 행[不放逸行]을 잘 익혔기 때문입니다. 그 중생으로서 삼매에 머무른 이는 뒤에 모두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되었으나, 이때에 마다리는 도무지 왕이 한 일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006_0599_c_12L摩多梨卽受王教蹔止馬車爾時尼彌王於少時閒令八十千萬衆生安住見實三昧中何以故是王於少時閒令如是衆住見實三昧中此王善習不放逸行故令此衆生住三昧者於後悉得無生法忍是時摩多梨都不覺知王所爲作
그때에 마다리는 다시 왕을 데리고 나아가 수미산 꼭대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때에 니미왕은 멀리서 푸르게 우거진 숲을 보면서 마다리에게 말하였습니다.
‘저 숲은 틀림없이 뒤바뀌지 않은 중생들이 살고 있는 곳이오.’
006_0599_c_19L爾時摩多梨又復將王到須彌頂爾時尼彌王遙見靑茂叢林告摩多梨言彼林定是不顚倒衆生所居之處
006_0600_a_02L마다리가 말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그곳은 도리천의 하늘들이 쓰고 있는 선법당(善法堂)입니다. 저 도리천의 하늘들이 그 당(堂) 위에 모여 있으면서 왕을 만나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두려워하지 마시고 그 당으로 올라가셔야 합니다.’
이리하여 그곳으로 간 니미왕은 마음에 두려워하지 않고 곧 당 위로 올라갔습니다.
006_0599_c_22L摩多梨言大王是忉利諸天善法之堂彼忉利天衆集在堂上欲得見王惟願大王勿生怖畏當昇此堂爾時尼彌王心不恐懼便昇堂上
그때에 제석은 멀리서 니미왕이 온 것을 보고 말하였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그리고는 곧 자리의 반을 나누어주면서 왕에게 앉게 하였으므로 그때에 니미왕은 곧 제석이 양보한 자리의 반쪽에 가서 앉았습니다.
006_0600_a_03L爾時帝釋遙見尼彌王卽作是言善來大王便分半座命王令坐時尼彌王卽就帝釋半座而
그때에 제석은 좋은 말로 같이 서로 위문한 뒤에 말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좋은 이익을 쾌히 얻게 하시면서 불법을 더욱더 흥성하게 하십니다.’
006_0600_a_06L爾時帝釋卽以美言共相慰問言大王快獲善利能令佛法熾然增長
이렇게 말한 뒤에 제석은 도리천의 하늘들을 향하여 말하였습니다.
‘이 니미왕께서는 불가사의한 선교방편을 성취하시고 구족하셨느니라. 이 왕께서 잠깐 동안에 80천만의 중생들로 하여금 불법 안에 머무르게 하셨는데도 저 마다리는 도무지 모르고 있었느니라.’
006_0600_a_07L爾時帝釋向忉利天衆作如是言尼彌王成就具足不可思議善巧方便是王於少時閒能令八十千萬衆生住佛法中然摩多梨都不覺知
그때에 니미왕은 곧 도리천의 하늘들을 위하여 갖가지의 수승하고 묘한 법을 널리 말하여 하늘들을 이익되게 하고 나서 제석에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도로 염부제로 돌아가겠습니다. 왜냐하면 저 염부제에서 부처님의 정법(正法)을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제석이 대답하였습니다.
‘예, 지금 바로 내려가시도록 하십시오.’
006_0600_a_11L時尼彌王卽爲忉利諸天廣說種種勝妙之法利益天衆已白帝釋言今欲得還閻浮提何以故於閻浮提爲欲護持佛正法故帝釋報言今正是時
그리고는 다시 그를 모신 마다리 신하에게 명하였습니다.
‘너는 다시 천조마 수레로써 니미왕을 염부제까지 모셔다 드리도록 하라.’
이리하여 니미왕은 염부제에 도착한 뒤에도 대비(大悲)를 성취한 선교방편으로써 한량없는 중생들을 불법 안에 머무르게 하였습니다.
006_0600_a_16L復勅御臣摩多梨言汝可還駕千調馬車送尼彌王還歸閻浮其尼彌王到閻浮提已成就大悲善巧方便令無量衆生安住佛法
대왕이시여, 달리 의심하지도 마시고 달리 보시지도 마십시오. 옛날의 그 니미왕은 바로 지금의 저의 몸이었습니다.
대왕이시여, 방일하지 않는 힘은 생각하거나 의논하기조차도 어려운 것으로 보셔야 하십니다. 니미대왕은 제석의 자리에 올라 있었으면서도 오히려 탐착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대왕께서는 불법 가운데서 부지런히 정진하고 닦으면서 방일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대왕이시여, 무엇을 불법이라 하느냐 하면, 대왕이시여, 모든 법이 불법입니다.”
006_0600_a_19L大王莫作異疑勿生異觀昔尼彌王者我身是大王當觀不放逸力難可思議彌大王昇帝釋座尚無貪著是故大於佛法中當勤精進修不放逸何謂佛法大王一切諸法皆是佛
006_0600_b_02L그때에 정반왕은 이런 말을 듣자마자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일 모든 법이 불법이라면 모든 중생이 또한 부처입니다.”
006_0600_b_02L爾時淨飯王聞此語已卽白佛言若一切法是佛法者一切衆生亦應是佛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뒤바뀌지 않게 중생을 본다면 그것이 곧 부처님입니다. 대왕께서 말씀하신 부처님이란 사실대로 중생을 보는 것입니다. 사실대로 중생을 본다는 것은 곧 실제(實際)를 보는 것이요, 실제라는 것은 곧 법계(法界)입니다.
006_0600_b_04L佛言若不顚倒見衆生者卽是其佛大王所言佛者如實見衆生也如實見衆生者卽是見實際實際者卽是法界
대왕이시여, 법계란 드러내 보일 수도 없으며 다만 이름일 뿐이요, 세속[俗]일 뿐이요, 그것은 세속의 일을 들어서 말할 뿐이요, 언설(言說)이 있을 뿐이요, 임시로 시설했을 뿐이니, 이렇게 보셔야 합니다.
006_0600_b_07L大王法界者不可顯示名但俗但是俗數但有言說但假施應如是觀
대왕이시여, 모든 법은 생기는 것이 없나니 이것이 바로 다라니문(陀羅尼門)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을 다라니문이라 하기 때문이니, 여기서의 모든 법은 움직이는 것도 없고 흔드는 것도 없고 취하는 것도 없고 버리는 것도 없으므로 이것을 다라니문이라 합니다.
006_0600_b_09L大王一切法無生此是陁羅尼門何以故此名陁羅尼門此一切法無動無搖無取無捨是名陁羅尼門
대왕이시여, 모든 법은 없어지지 않나니, 이것이 다라니문입니다. 왜냐하면 없어지지 않는 것이 바로 다라니문이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서의 모든 법은 움직이는 것도 없고 흔드는 것도 없고 취하는 것도 없고 버리는 것도 없습니다. 그 다라니문에는 모양도 없고 제 성품도 없고 시설할 수도 없으며, 짓는 것도 없고 만드는 것도 없으며,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으며, 중생도 없고 목숨도 없으며, 사람도 없고 기르는 것도 없으며, 상대하여 치료하는 것도 아니며, 형용도 없고 상태도 없으며, 얽는 것도 없고 여의는 것도 없으며, 더러운 것도 없고 깨끗한 것도 없으며, 사랑스러운 것도 없고 미운 것도 없으며, 묶는 것도 없고 푸는 것도 없으며, 목숨이 있는 것도 없으며, 나오는 것도 없고 물러가는 것도 없으며, 얻는 것도 아니고 머무르는 것도 없으며, 안정된 것도 없고 산란한 것도 없으며, 아는 것도 없고 알지 못하는 것도 없습니다.
006_0600_b_12L大王一切諸法不滅是陁羅尼門何以故不滅是陁羅尼門中一切法無動無搖無取無捨彼陁羅尼門無有相貌無有自性無可施無作無造無來無去無衆生無命無人無養育非對治無形無狀無纏無離無穢無淨無愛無憎無縛無解無命者無出無退無得無住無定無無知非無知
또 보는 것도 아니고 보지 않은 것도 아니며, 계율도 아니고 범하는 것도 아니며, 뉘우치는 것도 아니고 뉘우치지 않는 것도 아니며, 기뻐하는 것도 아니고 기뻐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의지하는 것도 아니고 의지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괴로운 것도 아니고 즐거운 것도 아니며, 정해진 것도 아니고 정해지지 않은 것도 아니며, 진실한 것도 아니고 뒤바뀐 것도 아니며, 열반도 아니고 열반이 아닌 것도 아니며,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을 여의는 것도 아니며, 보는 것도 아니고 보지 않는 것도 아니며, 해탈한 것도 아니고 해탈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지혜도 아니고 지혜가 아닌 것도 아니며, 보이는 것도 아니고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며, 업(業)도 아니고 업이 아닌 것도 아니며, 도(道)도 아니고 도가 아닌 것도 아닙니다.
006_0600_b_20L非見非不見非戒非非悔非不悔非喜非不喜非猗非不猗非苦非樂非定非不定非實非非涅槃非不涅槃非愛非離愛見非不見非解脫非不解脫非智非不智非視非不視非業非不業非道非不道
006_0600_c_02L대왕이시여, 마땅히 이 67가지의 법문으로써 온갖 법에 들어가야 하십니다.
006_0600_c_03L大王應當以此六十七法門入一切法
대왕이시여, 이 물질[色] 자체의 체성(體性)은 전에 있었던[曾有]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當有] 것도 아니요 지금 있는[今有] 것도 아니며, 느낌[受]․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며 지금 있는 것도 아닙니다.
006_0600_c_04L大王是色自體非曾有當有非今有如是受想行識體性亦復如是非曾有非當有非今有
대왕이시여, 마치 거울 속의 형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처럼, 이 물질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니며 느낌․생각․지어감․의식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며 지금 있는 것도 아닙니다.
006_0600_c_06L大王如鏡中像非有非無是色體性亦復如是非曾有非當有非今有受想行識亦復如是非曾有非當有非今有
대왕이시여, 마치 메아리 소리가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닌 것처럼 대왕이시여, 이와 같은 물질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니며,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며 지금 있는 것도 아닙니다.
006_0600_c_09L大王譬如響聲非曾有非當有非今大王如是色體性亦復如是非曾非當有非今有受想行識亦復如非曾有非當有非今有
대왕이시여, 마치 아지랑이가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닌 것처럼, 이 물질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니며,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며 지금 있는 것도 아닙니다.
006_0600_c_13L大王譬如陽焰非曾有非當有非今有是色體性亦復如是非曾有非當有非今有
대왕이시여, 마치 거품 무더기가 견실(堅實)함이 없으면서 전에 있었던 것도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닌 것처럼, 이 물질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니며,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며 지금 있는 것도 아닙니다.
006_0600_c_15L大王譬如聚沫無有堅實非曾有當有非今有是色體性亦復如是曾有非當有非今有大王如是受想行識體性亦復如是非曾有非當有非今有
대왕이시여, 마치 꿈 속에서 나라 안의 가장 예쁜 여인을 보았을 때에 이 꿈속에서 보았던 것이 역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닌 것처럼, 이 물질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니며,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며 지금 있는 것도 아닙니다.
006_0600_c_20L大王譬如夢中夢見國中最勝女人是夢所見亦非曾有非當有非今有是色體性亦復如是非曾有非當有非今有如是受想行識體性亦復如是非曾有非當有非今有
006_0601_a_02L대왕이시여, 마치 석녀(石女)가 꿈에서 아들을 낳을 때에 이 꿈에서의 일은 역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닌 것처럼, 이 물질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니며,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의 체성도 그와 같아서 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있을 것도 아니며 지금 있는 것도 아닙니다.
006_0600_c_24L譬如石女夢見生子是夢所見非曾有非當有非今有是色體性亦復如是非曾有非當有非今有如是受想行識亦復如是非曾有非當有非今有
대왕이시여, 물질은 의지할 곳[所依]이 없으며, 나아가 의식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마치 허공이 의지할 곳이 없는 것처럼, 이와 같이 대왕이시여, 물질도 의지할 곳이 없으며, 나아가 의식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006_0601_a_06L大王色無所依乃至識亦無所依大王譬如虛空無所依如是大色無所依乃至識亦無所依
대왕이시여, 물질은 생기는 것이 없으며 나아가 의식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생기는 것이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물질은 없어지는 것이 없으며, 나아가 의식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없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006_0601_a_08L大王色無有生乃至識亦無有生大王無有滅乃至識亦無有滅
대왕이시여, 마치 열반의 경계가 생기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는 것처럼, 대왕이시여, 이와 같은 물질 역시 생기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으며, 나아가 의식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생기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습니다.
006_0601_a_10L大王如涅槃界無有生亦無有滅大王如是色亦無生無滅乃至識亦無生無滅
대왕이시여, 마치 법계(法界) 또한 생기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는 것처럼, 대왕이시여, 이와 같은 물질 역시 생기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으며, 나아가 의식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생기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습니다.
006_0601_a_12L譬如法界亦無生無滅大王如是色亦無生無滅乃至識亦無生無滅
이와 같이 대왕이시여, 온갖 법이 바로 여래의 경계요 불가사의함도 역시 여래의 경계며 공통하지 않은 법[不共法]도 역시 여래의 경계이니, 모든 범부의 경계와는 공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성문과 연각이 헐뜯지 않고 칭찬하지도 않으며, 얻지도 않고 잃지도 않으며, 깨닫는 것도 아니고 깨닫지 않는 것도 아니며, 아는 것도 아니고 알지 않는 것도 아니며, 인식하는 것도 아니고 인식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버리는 것도 아니고 버리지 않는 것도 아니며, 닦는 것도 아니고 닦지 않는 것도 아니며, 말하는 것도 아니고 말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증득하는 것도 아니고 증득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드러내 보이는 것도 아니고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며,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들을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006_0601_a_14L如是大王一切法是如來境界不可思議亦是如來境界不共法亦是如來境界不共一切凡夫境界故是故一切聲聞緣覺不毀不讚不得不失非覺非不覺非知非不知非識非不非捨非不捨非修非不修非說非不說非證非不證非顯示非不顯示非可聞非不可聞
006_0601_b_02L왜냐하면 대왕이시여, 그 법에는 붙들어 일으킬 수 있거나 꺾어 넘어뜨릴 수 있는 이러한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제 성품을 여의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시여, 이제는 이 법 가운데서 그 마음을 편안히 두시어 깊이 이 법을 관찰하시고 다른 것을 믿지 마셔야 합니다.”
006_0601_a_22L何以故大王彼法無有如是法可得扶擧可得摧倒以故一切諸法離自性故大王今可於此法中而安其心深觀此法勿信於他
그때에 정반왕은 생각하기를 ‘모든 법 안에는 얻을 만한 법이 없고 이러한 법이 없구나. 이 법을 증득하게 되면 일컬어 부처님이라 하리라. 모든 법은 실로 얻을 수 없는데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을 위하여 다만 언설을 빌렸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006_0601_b_03L爾時淨飯王作是念於諸法中無法可得無有如是法得證是法號爲佛諸法實不可得佛爲衆生但假言
그때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정반왕 등 7만의 석씨 종족은 무생법인을 얻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석씨 종족들이 깊이 믿게 된 것을 아시고 빙그레 웃으셨다. 그때에 혜명 마승(馬勝) 비구가 게송으로써 물었다.
006_0601_b_07L爾時世尊說是法時淨飯王等七萬釋種得無生法忍爾時世尊知諸釋種得深信已而現微笑爾時慧命馬勝比丘以偈問曰

크게 뛰어나고 높으신 길잡이께서는
세간을 위하여 웃으셨나이다.
원컨대 세간의 밝은 횃불이시여,
웃으신 까닭을 연설하여 주소서.
006_0601_b_10L大雄尊導師
爲世現微笑
惟願世明炬
演說微笑事

10력(力)과 일체지(一切智)를 지닌 이시여,
무엇 때문에 빙그레 웃으셨나이까?
원컨대 그 웃으신 까닭 말씀하시어
세간의 모든 의심 그물을 끊어주소서.
006_0601_b_12L十力一切智
何因現微笑
願說彼笑因
斷世諸疑網

부처님께서는 석씨의 대중들을 위하여
웃으시는 상서로움을 나타내셨으니
모든 사람과 하늘들을 위하여
속히 모두 의심 그물을 없애 주소서.
006_0601_b_13L佛爲釋衆故
而現微笑瑞
爲諸人天衆
速除諸疑網

대웅(大雄)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
세간은 모든 의심을 여의게 되고
그 마음은 모두들 기뻐하면서
불법 안에 편안히 머물 것입니다.
006_0601_b_14L得聞大雄說
世閒離諸疑
其心皆欣喜
安住佛法中

세존의 모든 제자들은
웃으신 일을 알게 되면
견고히 서원(誓願)에 머무르게 되고
지혜를 반드시 통달할 것입니다.
006_0601_b_16L世尊諸子等
得知微笑事
堅固住誓願
智慧必通達

원컨대 높으신 길잡이시여,
대중들의 의심을 끊어 없애 주소서.
대중들이 의심을 끊은 뒤에는
반드시 광대한 즐거움을 얻을 것입니다.
006_0601_b_17L唯願尊導師
斷除大衆疑
衆等除疑已
必得廣大樂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마승에게 대답하셨다.
006_0601_b_18L爾時世尊以偈答馬勝曰

내가 나타낸 적멸(寂滅)한 웃음에 대해
마승아, 자세히 들어야 한다.
나는 이제 사실대로 석씨 종족의
결정된 지혜[決定智]를 말하여 주리라.
006_0601_b_19L我現寂滅笑
馬勝當諦聽
我今如實說
釋種決定智

모든 법은 얻을 수 없는 것임을
석씨 종족은 모두가 알게 되었나니
그 때문에 부처님의 법에서
결정코 마음이 편히 머무르리라.
006_0601_b_21L諸法不可得
釋種皆得知
是故於佛法
決定心安住

명칭(名稱)이 있는 큰 석씨 종족은
얻을 바 없음[無所得]에 의지하면서
장차 으뜸가는 보리를 얻어
온갖 지혜를 환히 알리라.
006_0601_b_22L名稱大釋種
依於無所得
當得上菩提
曉知一切法

인간 안에서 목숨을 마친 뒤에
이 석씨 종족은 결정코
안락국(安樂國)에 나게 되어서
무량수불(無量壽佛)을 뵙고 받들게 되리라.
006_0601_b_23L人中命終已
此釋種決定
得生安樂國
面奉無量壽
006_0601_c_02L
안락국에 가서 머무른 뒤에는
두려움 없이 보리를 이루고
시방의 세계에 능히 나아가
한량없는 부처님을 공양하리라.
006_0601_c_02L住安樂國已
無畏成菩提
能趣十方界
供養無量佛

하나의 불국토에 편안히 머물러서
시방의 부처님을 능히 공양하게 되며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까닭에
위없는 도(道)를 구할 것이니라.
006_0601_c_03L安住一佛土
能供十方佛
愍諸衆生故
而求無上道

모든 불국토에 돌아다니면서
그곳의 부처님께 공양하게 되며
모두 이미 신력(神力)에 도달한지라
부처님께서 나가시는 곳을 따르게 되리라.
006_0601_c_04L遊歷諸佛國
供養彼佛等
皆已神力到
隨佛所出處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
모든 길잡이께 공양할 것이며
갖가지로 묘한 공양을 한 뒤에는
당연히 부처님의 도를 이루게 되리라.
006_0601_c_06L無量僧祇劫
供養諸導師
以種種妙供
後當成佛道

낱낱 모두가 성불한 뒤에는
한량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여
부처님의 도를 이룰 수 있게 하며
다시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리라.
006_0601_c_07L一一成佛已
能度無量衆
令得成佛道
復化諸衆生

그 국토에 있는 중생의 무리는
모두가 부처님의 도를 이룰 것이며
그 모든 세존들은
성문의 대중들을 제도하지 않으리라.
006_0601_c_08L彼國衆生輩
皆當成佛道
彼諸世尊等
不度聲聞衆

낱낱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다 같이 수명이 1겁 동안이며
그 부처님들의 정법(正法)은
한량없는 아승기 동안 머무르리라.
006_0601_c_10L一一諸佛等
俱壽一劫歲
彼佛正法住
無量阿僧祇

그 부처님들께서 멸도하신 뒤에는
큰 지혜를 지닌 보살들이
법을 호지(護持)하며 세간에서
억의 아승기 동안 교화하게 되리라.
006_0601_c_11L彼佛滅度後
大智菩薩衆
持法化於世
億歲阿僧祇

그 모든 부처님의 제자들은
한량없는 중생들을 교화하면서
위없는 도를 설법하여
모두를 공적(空寂)한 곳에 있게 하리라.
006_0601_c_12L彼諸佛子等
教化無量衆
置於無上道
說法悉空寂

방일하지 않는 곳에 머물러서
공적한 법을 닦고 쌓아
온갖 지혜를 능히 얻고
방일하지 않은 일을 즐기게 하리라.
006_0601_c_14L令住不放逸
修集空寂法
能得一切智
樂不放逸事

이 석씨 종족이 나아갈 바를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도를 간절히 구하였다.
006_0601_c_15L聞是釋種趣
世尊所說者
天人咸欣喜
志求於佛道

그때에 세존께서 혜명 사리불(舍利弗)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바로 보살의 견진실삼매(見眞實三昧)이니, 너는 아비발지(阿毘跋智)의 모든 보살들에게 말해 주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사리불아, 이 삼매는 얻을 것 없는 말씀이기 때문이니라.
006_0601_c_16L爾時世尊告慧命舍利弗舍利弗是菩薩見眞實三昧汝當爲阿毘跋智諸菩薩說之何以故舍利弗此三昧不可得說
여래는 그 삼매 가운데서 하나의 법도 얻지 않았나니, 만일 얻지 않았다면 그것은 깨달을 수도 없고 깨달을 수 없다면 그것은 설명할 수도 없으며 만일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알 수도 없고 그것을 알 수가 없다면 그것이 곧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법이니라.
006_0601_c_20L而如來於彼三昧中不得一法若不得者彼不可覺若不可覺者彼則不可說若不可說者彼則不可知彼不可知者卽是過去未來現在諸佛之法
006_0602_a_02L사리불아, 나는 이제 너에게 이 보살의 견실삼매(見實三昧)를 부촉(付囑)하나니, 마땅히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서 널리 드러내며 연설해야 하느니라.
006_0601_c_24L舍利弗我今付囑於此是菩薩見實三昧應當受持讀誦廣爲顯說
사리불아, 만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으로서 대승(大乘)에 머무른 이가 10겁 동안 다섯 가지 바라밀을 수행하면서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여의고, 또 다른 어떤 사람이 이 보살의 견실삼매를 얻어들으면 그 얻게 되는 복덕은 다시 앞의 그보다 더 뛰어나느니라.
006_0602_a_03L舍利弗若有善男子善女人住大乘者經歷十劫修行五波羅蜜離般若波羅蜜若復有人得聞是菩薩見實三昧者所得福德復過於彼
또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잠시 동안 이 보살의 견실삼매를 얻어들었고, 다시 다른 어떤 사람이 이 보살의 견실삼매를 얻어들은 뒤에 한 사람을 위하여 말하게 되면 이 사람의 얻는 복이 다시 앞의 그보다 더 뛰어나느니라.
006_0602_a_07L若復有善男子善女人蹔得聞菩薩見眞實三昧若復有人得聞是菩薩見眞實三昧已爲一人說者人得福復勝於彼
또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10겁 동안을 들은 뒤에 다른 이들에게 해설하고, 다시 다른 어떤 사람이 한 찰나(刹那)만이라도 이 보살의 견실삼매를 닦으면 이 사람이 얻는 복덕은 다시 앞의 그보다 더 뛰어나느니라.
006_0602_a_10L若復善男子善女經歷十劫聞已爲他解說若復有人乃至一剎那閒修此菩薩見眞實三昧者所得福德復過於彼
그러므로 사리불아, 너는 마땅히 이 보살의 견실삼매경(見實三昧經)으로써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말하여 주고 가르쳐 주고 보여 주고 수행하게 하여야 하느니라.
사리불아, 만일 이 보살의 견실삼매를 닦으면 당연히 무생법인을 얻게 되느니라.
006_0602_a_13L是故舍利弗汝應以此菩薩見眞實三昧經爲諸菩薩說教示修行舍利弗若修此菩薩見實三昧者當獲無生法忍
사리불아, 이 모임 가운데서 내가 수기(授記)한 위없는 도 안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면 모두가 이 보살의 견실삼매 안에 편히 머무르게 되리라.”
006_0602_a_16L舍利弗於此會中我所授記無上道中諸菩薩者悉得安住此菩薩見眞實三昧中
이때에 모든 보살과 성문과 하늘과 인간의 대중들과 아수라․건달바 및 사람인 듯하면서도 사람 아닌 이[人非人]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06_0602_a_19L是時一切諸菩薩聲聞一切大衆阿修羅乾闥婆人非人聞佛所說欣喜奉行
大寶積經卷第七十六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2)산스끄리트어로는 pūrva-vedeha의 음사. 주(洲)의 이름으로 4대주(大洲) 가운데 동대주(東大洲)를 지칭하는 말이다.
  2. 3)부처를 볼 수 없고, 가르침도 들을 수 없는 여덟 가지 어려움을 뜻하는 말로 지옥․아귀․축생․장수천(長壽天)․변지(邊地)․맹롱음아(盲聾音啞)․세지변총(世智辯聰)․불전불후(佛前佛後)를 일컫는 말이다. 지옥과 아귀, 축생은 이른바 3악도(惡道)라 하여 불법을 들을 수 없는 상태이며, 장수천은 오래 살아 도를 구하려는 마음이 일지 않는 상태이다. 변지는 즐거움이 넘쳐 도를 구하려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하고, 맹롱음아는 감각기관에 결함이 생겨 보고들을 수 없는 상태, 불전불후는 부처의 전과 후로 부처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