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0702_c_01L대보적경 제89권
006_0702_c_01L大寶積經卷第八十九


원위 우선니국 왕자 월바수나 한역
송성수 번역
006_0702_c_02L元魏優禪國王子月婆首那譯


23. 마하가섭회 ②
006_0702_c_03L摩訶迦葉會第二十三之二

그때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장차 올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 어떠한 보살들이 아첨하는 일을 하겠습니까?”
006_0702_c_04L爾時摩訶迦葉白佛言世尊當來末世後五百歲何等菩薩行於諂曲
그때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아, 많은 사람들이 아첨하면서 나쁜 벗을 가까이 하고, 경을 적게 독송하면서 의복과 음식을 구할 것이니라.”
006_0702_c_06L時世尊告迦葉言迦葉多有衆人行於諂曲親近惡友少讀誦經爲求衣
그때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거룩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하여 그 아첨하는 일을 말씀하여 주소서. 부지런히 수행하지 않는 보살의 허물을 그 보살들에게 듣게 하면 스스로 마음을 거둬들여 청정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006_0702_c_09L爾時摩訶迦葉白佛言善哉世尊唯願世尊利益多人說彼諂曲不勤修行菩薩之過令彼菩薩聞此過已自攝心行令得淸淨
그때 세존께서 마하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아, 장차 올 말세에 최후 5백 년 동안 어떤 보살들은 나쁜 벗을 가까이 하고 경은 적게 읽으면서 오직 사리(舍利)에 공양하는 업만을 지으리니, 향과 꽃과 영락과 번기와 일산이며 등불을 여래의 사리탑에 공양할 것이니라.
006_0702_c_12L爾時世尊告摩訶迦葉言迦葉當來末世後五百歲有諸菩薩親近惡友少讀誦經唯作供養舍利之業以香花瓔珞幡蓋燈明供養如來舍利塔廟
가섭아, 나는 집에 머무는 지혜 없는 중생에게 선근을 심게 하기 위하여 사리에 공양하라고 말한 것인데 그 어리석은 사람들은 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런 업만을 지을 것이니라.
006_0702_c_16L迦葉我爲在家無智衆生令種善根說供養舍利彼諸癡人不解我意但作此業
가섭아, 나는 온갖 하늘과 사람들에게 항상 ‘사마타와 비바사나를 닦아 자기 자신을 조복하라. 세간에는 당연히 믿고 좋아하는 바라문과 거사들이 있어서 사리에 공양하게 될 것이다’라는 이런 법을 말하였느니라.
가섭아, 그 어리석은 사람들은 독송하는 일과 선(禪)을 닦는 일과 지혜를 버리고 사리에 공양하여 그로 인하여 살아갈 것이니라.
006_0702_c_18L迦葉我於一切天人之中常說此法修奢摩他毘婆舍那以自調伏世閒當有信樂婆羅門居士供養舍利迦葉諸癡人捨於讀誦修禪智慧供養舍利因之活命
006_0703_a_02L가섭아, 만일 어떤 보살이 삼천대천세계와 위로 범천(梵天)에 이르기까지 향과 꽃과 등불로 가득 채우고, 낱낱 등불의 심지가 마치 수미산과 같은 이러한 것들을 여래께 공양하고, 또 다른 어떤 보살은 청정한 마음으로 계율을 지니면서 스승과 높은 이의 처소에서 네 글귀로 된 한 게송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서 청정한 마음으로 수행하며 일곱 걸음을 걷기에 이르면 이 공덕이 그것보다 한량없고 그지없이 더 수승하니라.
006_0703_a_02L迦葉若有菩薩以滿三千大千世界上至梵天香花燈明一燈炷如須彌山以如是等供養如若有菩薩淨心持戒於師尊所受持讀誦一四句偈淨心修行乃至七功德勝彼無量無邊
가섭아, 또 어떤 보살이 삼천대천세계를 꽃과 향과 가루향으로 가득 채우고, 백천 년 동안 밤과 낮의 여섯 때에 여래에게 공양하고, 또 다른 어떤 보살은 시끄러움을 버리고 삼계를 깊이 두려워하여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마음을 내어 아란야(阿蘭若) 처소를 향하여 발을 들어 일곱 걸음을 걸어간다면 이 공덕이 앞의 공덕보다 한량없고 그지없이 더 뛰어나느니라.
006_0703_a_07L迦葉若有菩薩以滿三千大千世界花香末香百千歲晝夜六時供養如來若有菩薩捨於憒鬧深畏三界爲利衆生發心趣向阿蘭若處擧足七步勝前功德無量無邊
가섭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이런 말을 하는 줄 아느냐?
가섭아, 그런 소견을 갖지 말라. 여래는 진실로 말하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여래는 현재를 보면서 분명히 알기 때문이니라.”
006_0703_a_12L迦葉於意云何如來化衆生故作是說耶迦葉莫作此見來實說所以者何如來現見明了知
부처님께서 이어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의 한량없고 그지없고 불가사의하고 무수한 아승기 겁 때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묘화(妙華)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 바가바였으며, 그 겁의 이름도 묘화(妙華)였느니라.
006_0703_a_15L佛告迦葉過去無量無邊不可思議無數阿僧祇劫爾時有佛號妙華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婆伽其劫亦名妙花
가섭아, 묘화여래에게는 96억백천의 성문 대중이 있었고, 그때에 니미(尼彌)라는 전륜성왕도 있었는데 법대로 세상을 다스리면서 4천하의 임금으로 있었느니라.
가섭아, 그때에 니미 대왕은 1천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모두가 용맹하고 씩씩하였느니라.
가섭아, 그때 니미 대왕은 1천 명의 아들과 함께 하였는데, 두 아들이 가부좌하고 앉아 홀연히 화생(化生)하였으니, 첫째의 이름은 달마(達摩)요, 둘째의 이름은 선법(善法)이었느니라.
006_0703_a_19L迦葉妙花如來有九十六億百千聲聞大衆爾時有轉輪聖王名曰尼彌如法治世主四天迦葉時尼彌大王千子具足勇健威猛迦葉爾時大王具千子已復有二子結加趺坐忽然化生一名達摩二名善法
006_0703_b_02L가섭아, 그때 대왕은 묘화여래와 비구승들을 청하여 8만 4천 년 동안 의복과 침구와 음식과 탕약을 공양하였으며, 모든 집안 일을 버리고 오직 공양을 닦았을 뿐이었느니라. 그리고는 7일 후에 온갖 비구들에게 각각 새 옷과 갖가지의 음식을 베풀어서 마음껏 즐기게 하였고, 정사(精舍)를 널리 지어서 머무르게 하였으며, 한 명 한 명의 비구에게는 심부름꾼 일곱 명씩을 따르게 하면서 온갖 맛있는 음식을 베풀었느니라.
006_0703_b_02L迦葉爾時大王請妙花如來及比丘僧滿八萬四千歲供養衣服臥具飮食湯藥捨諸家事唯修供七日之後一切比丘各施新衣種種飮食隨心所樂廣造精舍隨心樂一一比丘給使七人施百味食
가섭아, 그때 대왕은 사방 80유순의 정사를 지었으며, 채색으로 그린 그림들은 미묘하여서 세간에서는 뛰어났는데, 묘화여래와 비구승들이 그 정사에 가 앉자 땅 아래서 여러 묘한 꽃이 솟아 나왔으며, 그 온 정사에 꽃이 무릎까지 차게 하였느니라.
가섭아, 그때 대왕은 그 불가사의한 공덕을 지닌 정사에서 묘화여래께 8만 4천 년 동안 공양하면서 공경하고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느니라.
006_0703_b_07L爾時大王造立精舍方八十由旬彩畫微妙出過世閒妙花如來及比丘僧坐彼精舍從於地下出衆妙花令彼精舍華至於膝迦葉爾時大王於不思議功德精舍供養妙華如來滿八萬四千歲恭敬供養尊重讚歎
가섭아, 그때 대왕은 여래께 8만 4천 년 동안을 공양하고 나서는 맨 마지막 날에 묘화여래께서 공양을 다 잡수신 뒤에 달마와 선법의 두 아들은 권속과 모든 사부대중들과 함께 묘화여래․정변지께로 가서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어떤 보시의 공덕과 선근으로서 이 니미 대왕의 공덕과 선근보다 더 뛰어난 이가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느니라.
가섭아, 그때 두 왕자가 부처님께 예배할 때에 대천(大千) 세계가 모두 다 진동하였느니라.
006_0703_b_13L迦葉爾時大王供養如來滿八萬四千歲已最後一日妙花如來飯食之達摩善法二子眷屬及諸四衆妙花如來正遍知所頭面作禮白佛世尊頗有布施功德善根勝此尼彌大王功德善根者不迦葉時二王子禮如來時大千世界悉皆震動
가섭아, 그때 묘화여래의 시자(侍者)로 있던 통달법(通達法)이라는 제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대지(大地)가 진동하오며, 무엇 때문에 이 두 왕자가 부처님께 예배하고 그대로 있는 것이옵니까?’
006_0703_b_20L爾時妙花如來侍者弟子名通達從坐而起頂禮佛足白佛言世尊何因緣故大地震動以何因緣此二王子禮佛而住
006_0703_c_02L그러자, 그때 묘화여래께서 통달법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을 묻느냐? 만일 부처님 여래가 이 왕자의 청정한 마음과 깊은 법인(法忍)과 대비의 마음으로 여래의 발에 예배한 일을 말하게 된다면 온갖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갈피를 잡지 못하리라.’
006_0703_b_24L爾時妙花如來告通達法善男子用此問若佛如來說此王子淨心深忍大悲之心禮如來足一切天人皆當迷沒
가섭아, 그때 묘화여래는 한 성문인 신족(神足) 제자 나라연(那羅延)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선나자야, 너는 신력을 나타내어 이 두 동자(童子)를 일으켜 보아라.’
006_0703_c_05L迦葉爾時妙花如來告一聲聞神足弟子那羅延言善男子汝示神力起二童子
가섭아, 그때 나라연 비구는 자리에서 일어나 곧 오른손으로 한 동자를 붙잡고, 다시 왼손으로 한 동자를 붙잡아 일으키려 하였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느니라.
006_0703_c_07L迦葉爾時那羅延比丘從坐而起卽以右手捉一童子以左手捉一童子欲扶令起而不能
그때에 나라연은 큰 신통력을 다하여 두 동자를 붙들어 일으키려 하였으나 그들을 움직일 수 없었으니, 마치 한 개의 털을 천만 개로 쪼개어 그 쪼갠 한 끝 조차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았느니라.
가섭아, 그때 삼천대천세계의 땅이 모두 진동하였고, 산과 강물과 석벽까지도 모두 크게 움직였으나, 그 두 동자는 움직일 수 없었느니라.
가섭아, 그때 나라연은 묘화여래의 위신력 때문에 하방(下方)에 있는 항하 모래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세계까지 모두 진동하게 하였으나, 역시 그 두 동자는 털의 한 끝만큼도 움직이지 못하였느니라.
006_0703_c_10L時那羅延盡大神通扶二童子欲令其起不能動彼如分一毛爲千萬不動一分迦葉爾時三千大千世界地皆震動山河石壁悉亦大動不能動彼二童子迦葉爾時那羅延以妙華如來威神力故令於下方恒河沙等諸佛世界悉皆震動而亦不動彼二童子毛之一分
가섭아, 그때 나라연 비구는 묘화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제가 신통력을 잃은 것은 아닙니까?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이 두 동자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부처님 앞에서 머리를 땅에 대고 있을 뿐인데 제가 신력을 다하여도 일어나게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006_0703_c_17L迦葉爾時那羅延比丘禮妙花佛白言世尊我將不失神通力耶何以故世尊此二童子生來未久在於佛前頭面著地盡神力不能令起
006_0704_a_02L그때에 묘화여래께서 나라연 비구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너는 신통을 잃지 않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의 경계는 불가사의하므로 온갖 성문이나 연각으로서는 움직일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가령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중생들이 큰 신력을 갖추었다 하여도 너와 같아서 다르지 않을 것이며, 억 겁에 이른다 하여도 이 두 동자를 움직여서 일어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니라.’
006_0703_c_21L爾時妙花如來告那羅延比丘言男子汝不失通善男子菩薩境界不可思議一切聲聞緣覺所不能動能思量善男子若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具大神力如汝不異至於億劫不能動此二童子起
가섭아, 그때 이 묘화여래께서 이 말씀을 하시자 대중 안의 4백 20만의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그러자 그 모든 중생들은 생각하였느니라.
‘보살의 신력은 심히 희유하구나. 아직 일체지(一切智)도 얻지 못한 이의 신력이 이러하니 말이다. 큰 성문의 신력도 움직이게 할 수 없거늘 하물며 부처님의 도를 이룬 이이겠는가? 그러므로 우리들은 보살의 도를 행하여야 한다. 원컨대 여래의 위없는 지혜를 증득하게 하소서.’
006_0704_a_04L迦葉爾時妙花如來說此語時衆中四百二十萬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彼諸衆生作如是念菩薩神力甚爲希有未得一切智神力乃爾大聲聞神力不能令動況成佛道是故我等應行菩薩道願證如來無上智慧
가섭아, 그때 420만의 중생들이 이런 생각을 한 뒤에는 위없는 보리에 마음이 더욱 견고히 머무르게 되었느니라.
006_0704_a_10L迦葉爾時四百二十萬衆生作是念於無上菩提心得堅住
가섭아, 그때 그 대중에 선혜(善慧)라는 한 보살이 있었는데, 대중 안에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묘화여래에게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두 동자가 일어나게 하옵소서. 그리고 그들이 물은 것을 부처님께서 해설하여 주시옵소서.’”
006_0704_a_12L迦葉爾時彼衆有一菩薩名曰善慧在大衆中從坐而起偏袒右肩頂禮佛足白妙花如來言世尊唯願世尊起二童子如彼所問願佛解說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에 묘화여래께서 허공 가운데서 큰 음성을 내시니, 그 음성이 시방의 항하의 모래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세계까지 두루 찼고, 음성이 도달한 세계의 땅들은 모두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으며, 큰 광명을 놓아 시방을 두루 비추었느니라.
006_0704_a_16L佛告迦葉爾時妙花如來從虛空中出大音聲其聲遍滿乃至十方恒河沙等諸佛世界聲至之處世界地皆六種震動放大光明遍照十方
가섭아, 그때 두 동자는 이 소리를 듣고 나서야 땅에서 일어났느니라.
가섭아, 이 동자들이 일어날 때에 이 삼천대천세계에서는 인간과 천상의 음악이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렸고, 허공 가운데서는 묘한 꽃비가 내렸느니라.
가섭아, 그때 두 동자는 땅에서 일어나 여래께로 와서 오른편으로 세 바퀴 돌고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여래를 우러러보고 있었느니라.
006_0704_a_20L迦葉時二童子聞此聲已從地而起迦葉童子起時於此三千大千世界人天伎樂不鼓自鳴於虛空中雨衆妙花迦葉時二童子從地起已至如來所右遶三帀頂禮佛足合掌恭敬瞻仰如來
006_0704_b_02L가섭아, 그때 묘화여래께서 선혜보살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이 두 동자는 나의 발에 예배한 뒤에 이와 같이 물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보시의 복덕과 선근으로서 이 니미 대왕의 공덕과 선근보다 더 수승한 이가 있습니까?≻
그리고 이 두 동자는 나의 발에 예배하고 나서 그대로 있었던 것이니라.’
006_0704_b_02L迦葉爾時妙花如來告善慧菩薩言善男子二童子禮我足已作如是問世尊有布施福德善根勝此尼彌大王功德善根者此二童子禮我足已發問而住
가섭아, 그때 선혜보살이 묘화여래에게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이 두 동자의 질문을 해설하셔서 모든 하늘과 사람들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소서.’
006_0704_b_07L迦葉爾時善慧菩薩白妙花如來言世尊願佛解說二童子問令諸天人得安樂故
그때 묘화여래께서는 선혜보살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너를 위하여 말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니미 국왕이 지은 공덕은 만일 어떤 보살이 아란야에 머물면서 멀리 여의는 행[遠離行]을 행하고, 모든 법을 조금 알면서 무생인(無生忍)을 얻게 되면 이 공덕이 그의 공덕보다 한량없고 그지없이 더 수승하니라.
006_0704_b_09L爾時妙花如來告善慧菩薩善男子汝今諦聽當爲汝說善男子尼彌國王所作功德若有菩薩住阿蘭若行遠離行少知諸法得無生忍功德勝彼無量無邊
선남자야, 만일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서 그 낱낱 중생들이 지은 공덕이 마치 니미왕과 같다면 이러한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이 지닌 모든 복덕은 보살이 멀리 여의는 행을 수행하면서 청정한 마음에 머무르고, 바른 기억[正念]과 상응하면서 모든 법이 공함을 알며,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는 이러한 조그마한 지혜[忍]보다는 못하나니, 이 공덕은 앞의 공덕보다 수승하여 이 공덕에 견주면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 나유타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나아가 산수(算數)의 그 일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006_0704_b_14L善男子若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一一衆生所作功德如尼彌王如是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所有福德不如菩薩修行遠離住於淨心正念相應解諸法空無來無如是少忍功德勝前功德百分不及一千分不及一億分不及一百億分不及一千億分不及一百千億分不及一百千那由他億分不及一至算數不及其一
006_0704_c_02L선남자야, 마치 항하 모래만큼 많은 온갖 세계에 있는 모든 중생들의 그 낱낱 중생들이 모두가 다 복덕을 지어서 니미왕과 같고, 그 모든 중생들이 지은 복덕에다 항하의 모래만큼 많은 겁에 이르도록 항상 복덕을 닦는다면, 선남자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선남자들이 얻는 복이 많겠느냐?’
006_0704_b_23L善男子如恒河沙等一切世界所有衆生一一衆生悉作福德如尼彌王彼諸衆生所作福至恒河沙劫常修福德善男子意云何彼善男子得福多不
가섭아, 그때 선혜보살이 묘화여래께 아뢰었느니라.
‘희유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비유는 불가사의하며, 이와 같은 선근도 불가사의합니다.’
006_0704_c_04L迦葉時善慧菩薩白妙花如來言希有世如來說喩不可思議如此善根不可思議
가섭아, 그때 묘화여래께서 선혜보살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나는 이제 너에게 말하나니, 지혜 있는 사람으로서 깊은 법인을 성취한 이는 이 말을 믿을 수 있느니라.
006_0704_c_07L迦葉爾時妙花如來告善慧菩薩善男子我今告汝有智慧人成就深忍能信此語
그 온갖 중생들이 쌓은 선근은 이 두 동자가 청정한 마음으로써 여래의 발에 예배하는 것보다 못하여 앞의 온갖 중생의 선근보다 수승하나니, 여기에 견주면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억 나유타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나아가 산수(算數)와 비유(譬喩)로도 미칠 수 없느니라.’
006_0704_c_09L彼一切衆生所集善根不如此二童子以淨心故禮如來足勝前一切衆生善根百分不及千分不及一百千分不及一億分不及一百億分不及一千億分不及百千億分不及一百千億那由他分不及一乃至算數譬喩所不能及
가섭아, 그때 묘화여래의 대중 안에 있던 8만 4천의 비구들이 소리를 같이 하여 말하였느니라.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사람의 공덕을 따라 기뻐하나이다. 깊은 법인을 성취하고, 모든 법의 공함을 믿으며, 마음에 멀리 여읨[遠離]을 좋아하고, 아란야에 나아가 발을 들어 일곱 걸음을 걸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고, 지혜를 성취한 이를 저희들은 따라 기뻐하나이다.’
006_0704_c_15L迦葉爾時妙花如來大衆之中八萬四千比丘同聲發言世尊我等隨喜彼人功德成就深法忍信諸法空樂遠離趣阿蘭若擧足七步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成就智慧我等隨喜
가섭아, 묘화여래께서 모든 비구들을 칭찬하셨느니라.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들아, 너희들은 따라 기뻐하는 업의 불가사의한 선근 때문에 장차 항하 모래같이 여러 번 전륜성왕이 되었다가 그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될 것이니라.’”
006_0704_c_21L迦葉爾時妙華如來讚諸比丘善哉善哉諸善男子汝等以此隨喜之業不思議善根當作恒河沙等轉輪聖王然後得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006_0705_a_02L그때 마하가섭과 모든 대중들이 한꺼번에 소리를 같이 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그 사람이 발심하여 깊은 법인을 성취하고, 모든 법의 공함을 믿으며, 멀리 여읨과 고요히 사라짐과 제 성품이 청정함을 따라 기뻐하나이다.”
006_0705_a_02L爾時摩訶迦葉及諸大衆一時同聲白佛言世尊我等隨喜彼人發心就深忍信諸法空遠離寂滅自性淸
그때 세존께서 마하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아, 그때 달마(達摩)와 선법(善法)의 두 동자가 묘화여래에게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보살이 어떠한 법을 갖추어야 보시에 보답을 바라지 않고, 질투하지 않으며, 마음에 인색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남이 하는 보시를 보고도 마음에 바라지 않고, 여래의 위없는 행을 성취하며, 깊은 법인을 얻고, 위없는 지혜를 이루겠습니까?’
006_0705_a_06L爾時世尊告摩訶迦葉言迦葉時達摩善法二童子白妙花如來言世尊菩薩具何等法施不望報不生嫉妒心不慳悋不生貪著見人行施心不希望成就如來無上之行得深法忍成無上智
가섭아, 그때 묘화여래께서 달마와 선법의 두 동자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네 가지의 법을 두루 갖추면 보시에 보답을 바라지 않고, 질투하지 않으며, 인색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남이 하는 보시를 보고도 바라지 않고, 여래의 위없는 행을 성취하며, 심히 깊은 법인을 얻고, 위없는 지혜를 보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법이 공함을 믿고, 둘째는 멀리 여의며, 셋째는 깊은 법인[深忍]이고, 넷째는 바르게 기억[正念]하는 것이니라.
006_0705_a_11L迦葉爾時妙花如來告善法二童子言善男子菩薩具足四法施不望報不嫉妒不慳悋不生見人施不希望成就如來無上之得甚深忍見無上智何等爲四者信諸法空二者遠離三者深忍者正念
선남자야, 보살이 이 네 가지의 법을 갖추면 보시에 보답을 바라지 않고, 마음으로 질투하지 않으며, 인색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남이 하는 보시를 보고도 바라지 않고, 여래의 위없는 행을 성취하며, 깊은 법인을 성취하고, 위없는 지혜를 갖추느니라.
006_0705_a_17L善男子菩薩具此四法施不望報心不嫉妒不慳悋不生貪見人施不悕望成就如來無上之行成就深忍具無上智
선남자야, 다시 네 가지의 법이 있나니, 만일 보살이 이 네 가지의 법을 갖추면 보시에 바라지 않고, 마음으로 질투하지 않으며, 인색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으며, 남이 하는 보시를 보고도 바라지 않고, 여래의 위없는 행을 성취하며, 깊은 법인을 성취하고, 위없는 지혜가 원만하게 되느니라.
006_0705_a_20L善男子復有四法菩薩具此四法施不望報心不嫉妒不慳悋不生貪見人施不希望成就如來無上之行成就深忍滿無上智
006_0705_b_02L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선남자야, 보살은 불법을 많이 들어 알기[多聞]를 구하고 불법을 많이 들어 안 뒤에는 성읍과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설법하되 바라는 바가 없으며, 나아가 ‘장하다’는 한마디의 칭찬까지도 받지 않고 마음에 탐하는 바도 없느니라.
006_0705_a_23L何等爲四善男子菩薩求多聞得多聞已遊於城邑聚落說法無所希望乃至不受一言善讚心無所貪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온갖 보시 중에서 법의 보시[法施]가 첫째간다 하셨으니, 첫째가는 보시에 머무르면 그 마음이 기뻐지고 세간의 재물의 보시를 구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선남자야, 시방의 무수한 아승기의 모든 부처님 세계에 계신 모든 부처님 여래와 비구승들은 세간의 살림 기구를 구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006_0705_b_03L諸佛所說一切施中法施第一住第一施其心歡喜不求世閒財物布施何以善男子十方無數阿僧祇諸佛世諸佛如來及比丘僧不求世閒資生之具
만일 어떤 보살이 청정한 계율에 머물러서 바른 법을 닦고 대비심을 갖추어 이익을 구하지 않으면 온갖 모든 부처님께서 기억하실 것이니라.
006_0705_b_08L若有菩薩住淸淨戒修於正具大悲心不求利養一切諸佛之所憶念
만일 어떤 이가 네 글귀로 된 한 게송을 말하면서 게송을 말하는 문자는 모두가 제 성품이 공하고, 온갖 모든 법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두가 제 성품이 공하다고 말하면, 이 선남자의 선근과 공덕은 앞의 선근보다 뛰어나리니, 여기에 비하면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 나유타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나아가 아승기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006_0705_b_10L若有能說一四句偈說偈文字皆自性空一切諸法亦復如是皆自性空此善男子善根功德勝前善百分不及一千分不及一百千分不及一億分不及一百億分不及一億分不及一百千億分不及一百千那由他億分不及一乃至阿僧祇分亦不及一
가섭아, 그때 묘화여래께서 두 동자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네 가지의 법을 두루 갖추면 여래의 위없는 행을 이루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위없는 머묾[無上處]을 행하는 것이요, 둘째는 위없는 법[無上法]을 말하는 것이며, 셋째는 위없는 물건[無上物]을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위없는 법[無上法]을 믿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네 가지의 법이라 하나니, 보살이 이 네 가지의 법을 성취하면 여래의 위없는 행을 성취하게 되느니라.’
006_0705_b_17L迦葉爾時妙花如來告二童子善男子菩薩具足四法得成如來無上之行何等爲四一者行無上二者說無上法三者施無上物者信無上法善男子是名四法菩薩成就此四法者得成如來無上之行
가섭아, 그때에 묘화여래께서 두 동자를 위하여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그 두 동자가 이 법을 듣고 나서 이내 공중으로 7다라수(多羅樹) 높이로 솟아올라가 소리를 같이하여 부처님을 찬탄하였느니라.
006_0705_b_22L迦葉時妙花如來爲二童子說是法彼二童子聞此法已踊在空中高七多羅樹同聲讚佛
006_0705_c_02L
여래께서는 모든 행을 아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보시하게 하면서도
보시에 집착하지 않는
그 보시가 위없는 보시임을 가르치십니다.
006_0705_c_02L如來知諸行
教衆生行施
而不著於施
此施無上施

위없는 법인을 이루셨는지라
이 안에는 나가 없고
중생도 수명도 사람도 없나니
희유한 큰 정진이옵니다.
006_0705_c_04L能成無上忍
此中無有我
衆生命及人
希有大精進

이와 같은 법을 연설하시니
심히 깊은 법인을 성취하셨고
위없는 행을 얻으셨으며
위없는 보리를 얻으셨나이다.
006_0705_c_05L演說如是法
成就甚深忍
及得無上行
得無上菩提

모든 욕심과 번뇌를 영원히 없애시어
큰 지혜가 청정하시니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않으십니다.
006_0705_c_06L永滅諸欲惱
大智慧淸淨
更不受後有

멀리 여의는 행을 말씀하시어
아란야(阿蘭若)에 머물러
공의 해탈을 닦으면서도
또한 분별을 내지 않게 하시고
언제나 부지런히 보시를 행하되
분별을 내지 않게 하시니
이것이 바로 때 없음의 끝[無垢際]이요
모든 이름을 멀리 여의는 것이옵니다.
006_0705_c_07L說於遠離行
令住阿蘭若
修於空解脫
亦不生分別
常勤行布施
不生於分別
此是無垢際
遠離諸名字

청정한 시라(尸羅)를 말씀하시어
적멸(寂滅)한 머묾을 행하게 하시니
이것이 바로 첫째가는 계율이요
적멸한 곳을 깨달아 아는 것이옵니다.
006_0705_c_10L說淸淨尸羅
令行寂滅處
此是第一戒
覺知寂滅處

항상 인욕을 수행하여
중생을 분별하지 않게 하시니
이것이 바로 청정한 인욕이며
온갖 분별을 여의는 것이옵니다.
006_0705_c_11L常修行於忍
不分別衆生
此是淸淨忍
離一切分別

견고한 정진을 수행하여
온갖 유위(有爲)를 여의게 하시니
부처님께서는 이 정진으로
멀리 여읨의 법을 이룰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006_0705_c_13L修堅固精進
離一切有爲
佛說此精進
能成遠離法

온갖 일을 불에 태워버려서
모든 있음과 없음을 끊게 하시니
이것이 분별이 없는 선(禪)이요
모든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옵니다.
006_0705_c_14L焚燒一切事
斷於諸有無
此無分別禪
不起諸煩惱

이것도 아니요 또한 저것도 아니며
중간에도 역시 머무르지 않나니
이것이 첫째가는 지혜여서
3세(世)를 멀리 여의는 것이옵니다.
006_0705_c_15L非此亦非彼
中閒亦不住
此第一智慧
遠離於三世

적멸의 생각을 닦아 익히되
다시 이 생각에 대하여
어디서 이 생각이 나는가를 자세히 살피니
이 때문에 생각이 없음을 알게 되옵니다.
006_0705_c_17L修習寂滅想
復觀於此想
此想何處生
是故知無想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면서
첫째가는 법[第一法]을 연설하시니
그 마음에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바른 법을 듣고 받겠습니다.
006_0705_c_18L讚歎佛功德
演說第一法
其心不異念
聽受於正法

글자로 말함이 다함 없다 해도
제 성품[性]의 바탕은 이룰 수 없나니
경계가 진실한 것 아님을 관찰하면
그 마음이 곧 해탈이옵니다.
006_0705_c_19L說名字無盡
自性體不成
觀境界無實
其心則解脫

만약에 나는 설법하는 이라고
이러한 생각을 일으키면
그는 곧 악마에게 속박 당하며
법의 모양을 모르게 되옵니다.
006_0705_c_21L若起如是想
我爲說法者
彼則被魔縛
不知於法相

만일 보리를 얻고자 하는 이나
성문을 구하는 이나
연각의 보리를 구하는 이면
이 법을 닦고 배워야 하옵니다.
006_0705_c_22L若欲得菩提
及求聲聞者
求緣覺菩提
當修學此法

하나의 해탈에서
지혜가 끝이 없고 한량이 없으므로
하열한 소원을 짓지 말고
으뜸가는 보리를 서원하라 말해야 하옵니다.
006_0705_c_23L說於一解脫
智慧無邊量
勿作下劣願
當願上菩提
006_0706_a_02L
만일 이와 같은 몸을 구하면
상호(相好)가 저절로 장엄하여져서
마치 부처님의 금빛 몸과 같나니
으뜸가는 보리를 구하여야 하옵니다.
006_0706_a_02L若求如是身
相好自莊嚴
如佛金色身
當求上菩提

지어서 생긴 온갖 법도
짓는 이[作者]를 얻을 수 없고
모든 법은 인연으로부터 생기나니
자성(自性)이 없는 자성이옵니다.
006_0706_a_03L作生一切法
作者不可得
諸法從緣生
無自性自性

가섭아, 두 동자가 허공에서 이 게송을 말하고 있을 때에 니미 대왕은 성(城)으로부터 나왔고, 모든 지신(地神)과 허공의 모든 신들도 와서 모였느니라.
그때 대중 안의 8만 4천의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아승기의 중생들이 선근을 심었느니라.
006_0706_a_04L迦葉時二童子在虛空中說此偈時尼彌大王從城而出及諸地神虛空諸神皆悉來集爾時衆中八萬四千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僧祇衆生種於善根
가섭아, 그때 달마와 선법의 두 동자는 허공으로부터 내려와 묘화여래에게로 가서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부처님께 귀의하고, 교법에 귀의하고, 스님들께 귀의하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비구의 형상이 되어 보살의 도를 행하겠나이다.
006_0706_a_09L迦葉爾時達摩善法二童子等從空中下詣妙花如來所白言世尊我等歸依佛歸依法歸依僧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以比丘形行菩薩道
세존이시여, 참으로 발심한 이는 모든 법의 무생(無生)을 믿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발심한 이는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니,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만일 집착함이 있으면 좋은 법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집착하는 마음을 여의면 저 무생(無生)을 얻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006_0706_a_13L世尊眞發心者信一切法無生世尊眞發心者不著諸法何以故世尊若有著則法不生是故世尊說離著心得彼無生
세존이시여, 이 무생도 또한 이 무생이라고 말하지 않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언설이 있으면 나고 없어짐이 있기 때문이옵니다. 만일 청정한 지혜를 갖추면 나고 없어짐이 없으며, 나고 없어짐이 없는 곳이 바로 마지막의 다함[畢竟盡]이옵니다.
006_0706_a_16L世尊此無生亦不應說是無生何以故言說者則有生滅若具淨智則無生無生滅處是畢竟盡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평등제(平等際)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 법을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법은 얻는 것도 없고 얻지 않는 것도 없나니, 이와 같이 평등함을 얻으면 평등함을 얻음이 없나이다. 왜냐하면 법은 본래 성품이 청정하기 때문이옵니다.’
006_0706_a_19L是故世尊平等際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不念於法亦無法得亦無不得如是得平等無得平等何以故一切諸法本性淨故
006_0706_b_02L가섭아, 그때 묘화여래께서 두 동자를 위하여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대중 안의 1만의 중생들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고, 니미(尼彌) 대왕과 그의 천 명의 아들들과 5천 명의 대신들은 모두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006_0706_a_23L迦葉爾時妙花如來爲二童子說此法時衆中十千衆生得無生法忍尼彌大王幷及千子五千大悉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부처님께서 이어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묘화여래께서는 공양을 다 마치시고 발우를 씻으신 뒤에 대중들 가운데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느니라.
‘니미 대왕이여, 나는 이제 설법하겠노라.’
그러자 왕과 대중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기뻐 펄쩍펄쩍 뛰었느니라.
006_0706_b_03L告迦葉爾時妙花如來飯食旣訖洗鉢已於大衆中告大王言尼彌大我今說法王及大衆聞佛說法躍歡喜
가섭아, 그때 달마와 선법의 두 동자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청정하게 믿는 마음으로써 욕심의 불[欲火]을 여의고 출가를 하려고 성을 나와 부처님께로 가서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서는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06_0706_b_07L迦葉爾時達摩善法二童子聞佛說法以淨信心離於欲火欲求出家從城而出來至佛所至佛所已而說頌曰

모든 여래께서는
출가하는 법을 찬탄하셨나니
집에 있으면 번뇌[垢穢]가 많고
희고 청정한 법[白淨法]을 파괴하나이다.
006_0706_b_10L一切諸如來
讚歎出家法
在家多垢穢
壞滅白淨法

착하지 않은 법이 더욱 자라고
착한 법을 헐고 소멸시키나니
집에 있게 되면 허물이 많겠지만
출가하면 물듦을 여의게 되나이다.
006_0706_b_12L增長不善法
毀滅於善法
在家多過失
出家離染污

설령 백억 겁 동안
욕심을 누려도 만족함이 없나니
욕심을 채워도 만족하지 않다가
집에 있으면서 마침내 죽어 없어지나이다.
006_0706_b_13L設使百億劫
受欲無厭足
受欲無厭足
在家而死滅

마치 바다가 여러 흐름을 받아 들여도
만족함이 없는 것과 같나니
범부도 또한 그와 같아서
욕심을 채워도 만족함이 없나이다.
006_0706_b_14L如海受衆流
而無有厭足
凡夫亦如是
受欲無厭足

마치 마른 풀이 불에 탈 때
만족할 때가 없듯이
범부도 또한 그와 같아서
욕심을 다 채워도 만족함이 없나이다.
006_0706_b_16L如火燒乾草
而無厭足時
凡夫亦如是
受欲無厭足

탐욕의 그물에 얽매여
세간을 없애고 무너뜨리나니
그러므로 속박을 여의려면
출가하려는 마음을 내어야만 하옵니다.
006_0706_b_17L貪欲網所縛
滅壞於世閒
是故應離縛
爲發出家故

집에 있으면 많은 허물이 생겨나
위없는 도를 얻지 못하지만
출가하여 멀리 여읨을 닦으면
그제야 보리를 얻게 되나이다.
006_0706_b_18L在家具衆過
不得無上道
出家修遠離
爾乃得菩提

과거의 모든 여래로서
이미 열반에 드신 분들도
아란야(阿蘭若)의 법에 머물러
큰 보리를 획득하셨나이다.
006_0706_b_20L過去諸如來
已入於涅槃
住阿蘭若法
獲得大菩提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들을 배워
아란야를 향해 나아가
애욕을 버리고 집을 여의며
그런 뒤에야 안온함을 얻게 되나이다.
006_0706_b_21L是故學諸佛
趣向阿蘭若
捨愛離居家
然後得安隱

삼천대천세계를
값진 보배로 가득히 채우고
이 값진 보배의 무더기로
집에 있으면서 모든 부처님께 보시한다 하여도
만일 번뇌가 없는 마음으로써
집에 있는 이의 허물을 알고
모든 부처님 여래를 배우고자
출가하여 지혜를 구하게 되나이다.
006_0706_b_22L一切三千界
珍寶滿其中
以此珍寶聚
在家施諸佛
若以無惱心
知於在家過
學諸佛如來
出家求智慧
006_0706_c_02L
이미 출가하고 나서
모든 욕심의 불을 멀리 여의고
발을 들어서 일곱 걸음을 걸어가면
삼천대천세계의 보시보다 뛰어날 것이옵니다.
006_0706_c_02L旣求出家已
遠離諸欲火
擧足行七步
勝以三千施

삼천대천세계에 보시한 공덕은
여기에 비하면 일부분도 안 되나니
그러므로 출가한 이를
여래께서는 칭찬하시는 것이니
큰 지혜를 성취하고
모든 속박을 멀리 여의며
모든 집착을 여의어야
위없는 도를 증득하게 되나이다.
006_0706_c_03L三千之功德
不如此一分
是故出家者
如來之所讚
成就大智慧
遠離諸繫縛
離一切諸著
乃證無上道

속히 고요한 처소에 머물러
모든 애욕을 끊어 없애야
온갖 독(毒)이 왕성한 마음이
모두 소멸되어 남음이 없나이다.
006_0706_c_06L速住寂靜處
斷除諸欲愛
一切毒熾心
悉滅無有餘

모든 부처님 여래를 배워
여실하게 모든 법을 알려면
속히 집에 머무는 일을 멀리 떠나서
아란야의 법에 머물러야 하나이다.
006_0706_c_07L學諸佛如來
如實知諸法
速遠離在家
住阿蘭若法

만일 부처님의 도를 구하면서
멀리 여의는 행을 닦고자 하면
마땅히 아란야의 법을 배워야 하고
집에 있는 일을 좋아하지 않아야 하나이다.
006_0706_c_09L若欲求佛道
修於遠離行
應學阿蘭若
不應樂在家

이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의 경계요
성인들이 머물 곳이니
이 길에 머무를 수 있는 이면
곧 보리를 얻을 수 있나이다.
006_0706_c_10L此是諸佛境
聖人所住處
能住此道者
則能得菩提

욕심은 중생을 괴롭히나니
만일 멀리 여의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집에 있는 법을 여의고
아란야를 닦고 익혀야 하나이다.
006_0706_c_11L欲等惱衆生
若求遠離者
應離在家法
修習阿蘭若

감로법(甘露法)을 증득하여
위없는 법륜을 굴리면서
모든 악마를 꺾고 조복하려면
마땅히 아란야를 익혀야 하나이다.
006_0706_c_13L欲證甘露法
轉無上法輪
摧伏諸魔怨
當習阿蘭若

가섭아, 그때 달마와 선법의 두 동자가 이 게송을 말한 뒤에 성에서 나와 묘화여래께서 머물러 계신 곳으로 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여래께 출가하려 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가엾이 여기고 허락하셔서 출가할 수 있게 하소서.’
006_0706_c_14L迦葉爾時達摩善法二童子說此頌從城而出往詣妙花如來所住之到已頭面禮足右遶三帀白言我等今者於如來所欲求出家願世尊哀愍聽許令得出家
가섭아, 그때 묘화여래께서는 두 동자의 믿는 마음이 청정하여 출가의 법을 구하는 것을 아시고 이때에 여래께서는 곧 출가하여 비구의 법에 머무는 것을 허락하셨느니라.
006_0706_c_19L迦葉時妙花如來知二童子信心淸淨求出家法是時如來卽聽出家住比丘
006_0707_a_02L가섭아, 그때 대왕은 두 동자가 출가한 사실을 듣고 곧 태자를 세워 왕위를 잇게 하고는 왕과 999명의 아들과 8만 4천 명의 부인과, 5천 명의 대신과 모든 인민들과 함께 청정한 신심(信心)으로 욕심의 불을 여의고서 집을 버리고 출가하고자 하여 함께 묘화부처님께로 와서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묘화부처님께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출가하고자 하옵니다.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허락하시어 출가할 수 있게 하소서.’
006_0706_c_22L迦葉爾時大王聞二童子得出家卽以太子令紹王位王與九百九十九子八萬四千夫人五千大臣及諸人民以淨信心離於欲火捨家出一切俱往詣妙花佛到已頂禮佛白妙花佛言世尊我等欲求出家願佛聽許令得出家
가섭아, 그때 묘화부처님께서는 모든 대중들의 신심이 청정함을 아시고 출가하여 비구의 법에 머물 것을 허락하셨느니라.
006_0707_a_05L迦葉時妙花佛知諸大衆信心淸淨悉聽出家住比丘法
가섭아, 그때 대왕의 첫 번째 태자는 왕위에 오른 지 7일 동안 속으로 곰곰이 생각하였느니라.
‘나는 끝까지 살바야(薩婆若)의 마음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무엇 때문에 이러한 왕위와 재보에 얽매인단 말이냐? 나는 끝까지 위없는 보리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006_0707_a_07L迦葉爾時大王第一太子登位七日內自思惟我終不捨薩婆若心何用如是王位寶財爲欲所縛我終不捨無上菩提
그리고 나서 출가하려는 마음을 내어 보름 동안 4천하를 돌아다니며 이러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06_0707_a_10L作是念已發心出家於十五日遊四天下說此偈言

나의 아버님과 친속(親屬)들은
이미 출가하였고
한량없는 억의 중생들도
법을 위하여 출가하였도다.
006_0707_a_11L我父及親屬
皆悉已出家
無量億衆生
爲法亦出家

나는 이제 출가를 좋아하지
5욕(欲)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으리라.
일심으로 출가를 구하여
길잡이[導師]께로 나아가려 한다.
006_0707_a_13L我今樂出家
不樂住五欲
一心求出道
欲詣導師所

만일 출가하여
모든 욕심의 불을 여의고자 발심한다면
마땅히 속히 나를 따라 떠나야 하리니
재난을 여의기는 매우 어렵도다.
006_0707_a_14L若發心出家
離諸欲火者
應速隨我法
離難甚難得

출가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욕심의 불을 멀리 여의지 못하리니
편안한 마음으로 집에 있으면서
참된 법에 머무를 수 있으랴.
006_0707_a_15L不發出家心
不遠離欲火
安心在居家
安住於實法

가섭아, 그 태자가 이 게송을 말할 때에 4천하 안에는 한 중생도 집에 있기를 좋아하는 이가 없었으며 모두가 발심하여 출가하기를 원하였느니라.
006_0707_a_17L迦葉時彼童子說此偈時四天下中無一衆生樂在家者皆悉發心願求出家
가섭아, 그때 묘화여래께서는 모든 중생의 믿는 마음이 청정하여 출가하려는 것을 아시고, 묘화여래께서 4천하의 모든 성읍과 마을에 모두 다 변화로 부처님과 비구승들을 만드셨느니라.
006_0707_a_20L迦葉時妙花如來知諸衆生心信淸淨求出家已妙花如來於四天下一切城邑村落悉作化佛及比丘
006_0707_b_02L가섭아, 그때 4천하의 중생들은 한 사람도 집에 머물러 있는 이가 없었고, 청정한 신심으로써 욕심의 불을 여의면서 모두가 출가하였느니라. 그 중생들이 다 출가한 뒤에는 씨를 뿌리지 않아도 그 땅에서 저절로 모든 쌀이 나왔고, 모든 나무에서는 저절로 모든 의복이 나왔으며, 모든 하늘들이 공양하고 시봉하였느니라.
006_0707_a_23L迦葉時四天下一切衆生無有一人住在家者以淨信心離於欲火得出家彼諸衆生旣出家已不須種其地自然生諸粳米諸樹自然生諸衣服一切諸天供侍給使
가섭아, 그때 달마와 선법의 두 비구는 용맹스럽게 정진하면서 63억 년 동안을 앉지도 않고 눕지도 않으면서 다만 부지런히 정진만을 하며, 살바야를 구하였고, 살바야를 생각하였으며, 63억 년 동안 부지런히 정진한 뒤에는 변지삼매(遍至三昧)를 얻었느니라. 그리고 그가 앉은 자리를 금강처(金剛處)라 하였는데, 그 땅은 금강으로 이루어졌으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설법하셨으므로 모두 듣고 받아 지닌 뒤에 다른 이들에게도 해설하였느니라.
006_0707_b_04L迦葉時達摩善法二比丘勇猛精進於其六十三億歲中不坐不臥但勤精進求薩婆若念薩婆若於六十三億歲勤精進已得遍至三昧所坐之地名金剛處其地皆是金剛所成十方一切諸佛說法悉聞受持聞已復能爲他解說
가섭아, 그때 4천하의 모든 중생으로서 만일 성문승(聲聞乘)을 닦고 배운 이는 한 중생도 범부의 몸으로 목숨을 마치거나 극히 게으른 이가 없었고 아나함(阿那含)을 증득하였으므로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정거천(淨居天)에 났으며, 그들과 함께 수행하면서 연각(緣覺)을 구한 이는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다른 지방의 부처님이 없는 곳에서 대족성의 가문에 태어나 모든 감관을 두루 갖추었고, 과거 세상에 지은 선근의 힘 때문에 욕심의 불을 여의면서 출가하여 그로부터 7일 뒤에 연각의 도를 이루고 한량없고 그지없는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다가 반열반(般涅槃)에 들었느니라.
006_0707_b_11L迦葉時四天下一切衆生有修學聲聞乘者無一衆生凡身命極懈怠者得阿那含從此命終生淨居天共彼同行求緣覺者從此命當生他方無佛之處生大種姓諸根具足以過去世善根力故離於欲火而行出家七日之後成緣覺道益無量無邊衆生入般涅槃
그리고 보살승(菩薩乘)에 있던 이들은 다섯 가지의 신통을 성취하고, 네 가지의 한량없음[無量]과, 걸림 없는 변재[無礙辯才]를 갖추었으며, 다라니(陀羅尼)를 얻었느니라.
006_0707_b_18L菩薩乘者成就五通具四無量無㝵辯才陁羅尼
가섭아, 다르게 생각하지 말아라. 그 때의 니미 대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었겠느냐?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 그때 태자는 바로 지금의 미륵보살이니라.
가섭아, 다르게 보지 말아라. 왜냐하면 달마 동자는 바로 지금의 문수사리요, 선법 동자는 바로 지금의 허공장(虛空藏)보살이기 때문이니라.
가섭아, 너는 저 부처님 국토의 청정함과 그와 같은 선근을 지닌 중생들이 머물렀던 곳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006_0707_b_20L迦葉莫作異念爾時尼彌大王豈異人乎則我身是時太子者彌勒菩薩是迦葉莫作異見何以故達摩童子今文殊師利是善法童子虛空藏菩薩是迦葉汝觀彼佛國土淸淨如是善根衆生之所住處
006_0707_c_02L그때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묘화여래의 수명은 얼마였습니까?”
006_0707_c_02L時摩訶迦葉白佛言世尊妙花如來壽命幾時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묘화여래의 수명은 8겁이었느니라. 가섭아, 묘화여래께서 반열반하신 뒤에 정법(正法)이 세상에 머무르기는 꼭 1겁 동안이었고, 모든 하늘들이 사리(舍利)에 공양하였으며, 집에 있는 사람들은 없었느니라.
가섭아, 그때 두 비구는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았으며, 사리에 공양하지도 않고, 부처님 탑에 예배도 하지 않았느니라.
006_0707_c_04L佛告迦葉妙花如來壽命八劫迦葉妙花如來般涅槃後正法住世滿足一劫一切諸天供養舍利無在家人迦葉時二比丘少欲知足不供舍利不禮佛塔
가섭아, 그때 모든 하늘과 새로 배우는 비구 백천의 대중들은 저마다 서로 말하였느니라.
‘이 두 비구는 삿된 소견을 지녀서 부처님의 사리를 믿지도 않고, 공양을 올리지도 않으며, 부처님 탑에 예배도 하지 않는다.’
006_0707_c_08L迦葉爾時諸天新學比丘百千大衆各相謂言此二比丘邪見不信於佛舍利不興供養不禮佛塔
가섭아, 그때 모든 하늘들과 모든 비구 백천의 대중들이 이 말을 할 때에 달마와 선법의 두 비구는 여러 사람들에게 물었느니라.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떤 공양이 바로 여래께 참되게 공양하는 것입니까? 무엇 때문에 여래의 사리가 공양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006_0707_c_11L迦葉爾時諸天及諸比丘百千大衆說此語時達摩善法二比丘問衆人言於汝意云何云何供養是眞供養如來以何事故如來舍利而得供養
그러자 비구들이 말하였느니라.
‘계율[戒]․선정[定]․지혜(智慧)․해탈(解脫)․해탈지견(解脫知見)을 닦았기 때문에 사리가 공양을 받는 것입니다.’
006_0707_c_15L諸比丘言修戒智慧解脫知見故舍利得供養
두 비구가 말하였느니라.
‘계율․선정․지혜․해탈․해탈지견을 닦은 그것이 참된 공양이요, 사리에 공양하는 것은 아닙니다.’
006_0707_c_16L二比丘修戒解脫解脫知見是眞供非供舍利
비구들이 말하였느니라.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의 말씀과 같습니다. 그러면 어떤 것이 계율의 모양[戒相]이며, 선정․지혜․해탈․해탈지견은 다시 어떠한 모양입니까?’
006_0707_c_18L諸比丘言如是如是汝所言云何戒相禪定智慧解脫脫知見復何等相
달마와 선법의 두 비구가 말하였느니라.
‘지음이 없는 모양[無作相]이 바로 계의 모양이며, 나아가 해탈지견에 이르기까지도 지음이 없는 모양이 바로 지견의 모양입니다.’
006_0707_c_20L達摩善法二比丘無作相是戒相乃至解脫知見無作相是知見相
가섭아, 두 비구는 대중들에게 말하였느니라.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음이 없으면서 지음이 없는 데에 공양할 수 있습니까?’
비구들이 말하였느니라.
‘아닙니다.’
006_0707_c_22L迦葉時二比丘語衆人言於意云何無作能供養無作不諸比丘言不也
006_0708_a_02L그러자 달마와 선법 두 비구가 말하였느니라.
‘참된 공양이라 함은 부처님이란 생각도 없고 부처님을 뵙는 것도 없거늘 하물며 공양이겠습니까? 만일 부처님께 공양한다면 마땅히 자기 몸에 공양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006_0707_c_24L達摩善法二比丘言眞供養者無佛想無見佛何況供養若供養佛當供養自身
그러자 비구들이 말하였느니라.
‘어떻게 자기 몸에 공양하는 것입니까?’
006_0708_a_03L諸比丘言何供養自身
두 비구는 말하였느니라.
‘마치 여래․응공․정변지께서 자기 몸에 공양하시는 것처럼, 중생들이 공양하는 것도 부처님께서 배운 것과 같아야 하며, 이와 같이 배우면서 계율을 지키고 모든 착한 법을 쌓으며 모든 법을 생각하되, 법의 모양[法相]을 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이와 같이 스스로 공양하면 마땅히 하늘과 사람에게 공양을 받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사리에 공양하려 하면 자기 자신에게 공양해야 하나니, 마치 부처님 여래께서 모든 공덕을 갖추면 사리가 공양을 받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합니다.
006_0708_a_04L二比丘言應如如來正遍知供養自身一切衆生之所供如佛所學應如是學護持禁戒集諸善法思惟諸法莫取法相若能如是自供養者當得天人之所供養欲供養佛舍利者當自供養如佛如來具諸功德舍利得供養
만일 이와 같은 공덕을 성취하면 부처님께 공양한다고 합니다.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모양을 부처님께 공양한다고 하며, 많건 적건 분별을 내지 않으면 부처님께 공양한다고 하고, 다음 세상으로 가는 것도 아니요, 금생으로 오는 것도 아니며, 저 언덕도 아니요, 항상 있는 것도 아니요, 아주 없는 것도 아니며, 취하는 것도 아니요, 버리는 것도 아니면 이것을 여래께 공양한다고 합니다.
006_0708_a_10L若能成就如是功德名供養佛不起想相名供養佛若多若少不生分別名供養佛非後世去非今世來非彼岸非常非非取非捨是則名曰供養如來
더한 것도 아니요, 덜한 것도 아니며, 나는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다하는 것도 아니요, 다하지 않는 것도 아니면 이것을 곧 여래께 공양한다 하고, 마음도 아니요, 심수법(心數法)도 아니며, 기억하거나 생각하는 것도 아니며, 나도 아니요, 취하는 것도 아니요, 받은 것도 아니며, 다투는 이론도 아니요, 다투지 않는 이론도 아니며, 헐뜯는 것도 아니요, 칭찬하는 것도 아니며, 둘도 아니요, 들어가는 것도 아니면 이것을 곧 여래께 공양한다고 합니다.
006_0708_a_14L增非減非生非滅非盡非不盡是則名曰供養如來非心非心數法非憶非我非取非受非諍論非不諍論非毀非讚非二非入是則名曰供養如來
006_0708_b_02L또한 유위(有爲)도 아니요, 무위(無爲)도 아니면 이것을 곧 여래께 공양한다 하며, 몸으로 짓는 바도 없고, 입으로 짓는 바도 없고, 뜻으로 짓는 바도 없으며, 몸과 입과 뜻으로 구하여도 얻을 수 없으면 이것을 곧 여래께 공양한다 하며, 과거의 생각도 없고, 미래와 현재의 생각도 얻을 수 없으며, 의지함도 없고, 집착도 없으며, 구할 생각도 없고, 또한 분별하지도 않으면 이것을 곧 여래께 공양한다고 하며, 부처님이란 생각도 없고, 교법이란 생각도 없고, 승가대중이란 생각도 없으며, 사람이란 생각도 없고, 자기라는 생각도 없으며, 남이라는 생각도 없으면 이것을 곧 여래께 공양한다고 합니다.
006_0708_a_19L亦非有爲亦非無爲是則名曰供養如來身無所作口無所作意無所作於身口意求不可得是則名曰供養如來無過去想未來現在想可得無依無著無所求想亦不分別是則名曰供養如來無佛想無法想無僧想無人無自無他想是則名曰供養如來
진실한 여래의 몸은 본래 생겨남이 없어 모양 없음[無生無相]이므로 생김이 있음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고, 진실한 여래의 몸은 본래 지음이 없는 모양[無作相]이라 하므로 짓는 모양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으며, 진실한 여래의 몸은 둘이 없는 모양[無二相]이라 하므로 둘의 모양으로써 공양을 닦지 않아야 하고, 진실한 여래의 몸은 무루의 모양[無漏相]이라 하므로 유루(有漏)로써 공양을 닦지도 못합니다.
006_0708_b_03L眞如來身無生無相不可以生而修供養眞如來身名無作相不以作相而修供養眞如來身名無二相不應二相而修供養眞如來身名無漏相不以有漏而修供養
진실한 여래의 몸은 공한 모양[空相]이라 하므로 몸에 대한 소견[身見]․목숨에 대한 소견[命見]․아주 없다는 소견[斷見]․항상 있다는 소견[常見]․나라는 소견[我見]․내 것이라는 소견[我所見]․있다는 소견[有見]․없다는 소견[無見]으로써 여래께 공양하지도 못하고, 진실한 여래의 몸은 모양이 없는 모양[無相相]이라 하므로 모양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으며, 진실한 여래의 몸은 소원이 없는 모양[無願相]이라 하므로 소원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습니다.
006_0708_b_07L眞如來身名曰空相不以身見命見斷見常見我見我所見有見無見供養如眞如來身名無相相不可以相而修供養眞如來身名無願相不可以願而修供養
진실한 여래의 몸은 있음이 없는 모양[無有相]이라 하므로 있는 것[有]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 없고, 진실한 여래의 몸은 움직이지 않는 모양[不動相]이라 하므로 움직이는 모양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으며, 진실한 여래의 몸은 행이 없는 모양[無行相]이라 하므로 행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습니다.
006_0708_b_12L眞如來身名無有相可以有而修供養眞如來身名不動不可動相而修供養眞如來身名無行相不可以行而修供養
진실한 여래의 몸은 탐욕을 여읜 모양[離貪相]이라 하므로 탐욕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고, 진실한 여래의 몸은 성냄을 여읜 모양[離瞋相]이라 하므로 성냄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고, 진실한 여래의 몸은 어리석음을 여읜 모양[離癡相]이라 하므로 어리석음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으며, 진실한 여래의 몸은 계율․선정․지혜․해탈․해탈지견을 갖추었기 때문에 파계(破戒)와 산란한 마음과 어리석음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습니다.
006_0708_b_15L眞如來身名離貪相不可以貪而修供養如來身名離瞋相不可以瞋而修供眞如來身名離癡相不可以癡而修供養眞如來身具戒解脫脫知見不可以破戒亂心愚癡而修供養
진실한 여래의 몸은 자(慈)․비(悲)․희(喜)․사(捨)를 갖추었기 때문에 성내는 마음과 괴롭히는 마음과 질투하는 마음과 산란한 마음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고, 진실한 여래의 몸은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를 갖추었기 때문에 간탐(慳貪)․파계․성냄․게으름․산란함․어리석음으로써 공양을 닦을 수도 없습니다.’
006_0708_b_21L眞如來身慈悲喜捨不可以瞋心惱心妒心散心而修供養眞如來身具施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可以慳破戒瞋恚懈怠亂癡而修供
006_0708_c_02L가섭아, 달마와 선법이 대중 가운데서 이 법을 말할 때에 420만의 중생이 무생법인을 얻었고, 8만 4천의 중생이 청정한 지혜로 아나함의 과위를 얻었으며, 230만의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느니라.
006_0708_c_02L迦葉達摩善法於大衆中說此法四百二十萬衆生得無生法忍萬四千衆生得淸淨智阿那含果百三十萬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가섭아, 너는 달마와 선법 이 두 비구의 이러한 청정한 마음을 자세히 살펴야 하느니라.
가섭아, 너는 저 정사(正士)의 심히 깊은 법인[忍]과 교묘한 방편을 배워야 하느니라.
006_0708_c_06L迦葉汝觀達摩善法二比丘等如是淨心迦葉汝應學彼正士甚深之忍及巧方便
가섭아, 저 두 비구가 대중 가운데서 이 법을 말할 때에 모든 비구들은 이 법을 들은 뒤에 모두가 깊은 법인에 머물렀고, 모두 다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아는 행을 행하였으며, 사리와 부처님의 탑에도 공양하지 않았느니라. 왜냐하면 그 모든 비구들은 모두가 심오한 법을 좋아하였기 때문이니라.
가섭아, 그로부터 7일 후에는 부처님 탑이 모두 다 숨어 없어졌고, 모든 사리도 그 그릇 안에서 숨어 없어졌느니라.
가섭아, 너는 이와 같이 저 정사의 심히 깊은 법인을 배워야 하느니라.”
006_0708_c_08L迦葉彼二比丘於大衆中說此法時諸比丘聞此法已皆住深忍悉行少欲知足之行不供養舍利及佛塔廟何以故彼諸比丘悉樂深法迦葉彼七日後一切佛塔悉皆隱沒及諸舍利所在器中亦悉隱沒迦葉汝應如是學彼正士甚深之忍
부처님께서 이어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반드시 알아야 하느니라.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에 모든 보살과 모든 비구들은 몸을 닦지도 않고, 마음을 닦지도 않고, 계율을 닦지도 않고, 지혜를 닦지도 않으면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부처님의 탑과 부처님의 사리에 공양할 것이니, 열반을 위해서도 아니고, 욕심을 여의기 위해서도 아니며, 공양을 닦으면서도 자기 자신은 금계를 범하고 어리석고 지혜가 없게 될 것이니라.
006_0708_c_15L佛告迦葉當知末世後五百歲有諸菩薩及諸比丘不修身不修心不修戒不修慧爲活命故供養佛塔及佛舍利不爲涅槃不爲離欲而修供養自犯禁戒愚癡無智
여래의 사리는 계율․선정․지혜․해탈․해탈지견을 갖추어 훈수(勳修)한 것이거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공양하고 존중하면서도,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갖추고 있으며, 부처님 여래․응공․정변지의 탐냄․성냄․어리석음을 여읜 모든 사리에 대하여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공양을 일으키면서도 자기 자신은 간탐․질투․성냄․게으름․산란한 마음․어리석음을 두루 갖추고 있을 것이니라. 만일 큰 시주(施主)로서 한마음으로 똑바로 머무는 이라면 목숨을 부지하게 하기 위하여 변화로 여래의 사리에 공양하게 할 것이니라.
006_0708_c_19L如來舍利具戒解脫解脫知見之所勳修爲活命故供養尊重具貪瞋癡於佛如來正遍知離貪瞋癡所有舍利爲活命故而興供養自身具足慳貪嫉妒瞋恚懈怠亂心愚癡若大施主正住一心爲活命故化令供養如來舍利
006_0709_a_02L가섭아, 나는 처음 발심한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신통의 힘으로 이 사리를 남겨 두어서 공양하는 이로 하여금 인간과 천상의 쾌락을 받고 미래 세상의 인(因)과 나아가 열반을 위하게 하는 것인데,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나의 법 안에서 출가를 하고 있으면서도 나의 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출가의 행을 버리면서 다만 탑묘(塔廟)와 사리에 공양만을 하고 있을 뿐이니, 자신이 살아가기 위한 까닭에, 옷과 발우를 얻기 위하여, 이익을 위하여, 명성을 위하여, 이러한 일 때문에 사리에 공양하는 것이니라.
006_0709_a_03L迦葉我爲教化初始發心諸善男子善女人等以神通力留此舍利令供養者受人天樂爲未來因乃至涅槃彼愚癡人於我法中雖得出家不解我法捨出家行而但供養塔廟舍利爲自活故爲得衣鉢爲利養故爲名聞故爲此事故供養舍利
어떤 것을 비구가 할 업[比丘業]이라 하느냐 하면, 가섭아,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사문이 할 업은 곧 두 가지가 있느니라. 첫째는 선(禪)을 닦는 것이요, 둘째는 익히고 외우는 것이니라. 이렇게 말하는 것도 도(道)에 들게 하기 위해서요, 궁극적인 설명[究竟說]은 아니니라.
006_0709_a_09L何等名爲比丘之業迦葉如上所說沙門之業則有二種一者修禪二者習誦如是說者爲入道故非究竟說
가섭아, 만일 업을 지음이 있되 그 업을 다할 수 있으면 그것을 사문의 업이라 하느니라. 짓는 것도 없고, 외우는 것도 없고, 선(禪)도 없으며, 짓는 것이 없되 짓는 것이 없는 것도 없고, 생각하는 것이 없되 생각하지 않는 것도 없으며, 다하는 것도 없고, 생기는 것도 없으며, 세 가지 해탈문(解脫門)을 증득하고, 삼계(三界)에 머무르지도 않으며,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으면 이것이 사문으로서의 행하는 업이니라. 그 중생들은 이런 바른 업을 여의고 다시 그 밖의 업을 익히고 있는 것이니라.
006_0709_a_12L迦葉若有作業能盡業者名沙門業無作無誦無禪無作無無作無念無不念無盡無生證三脫門不住三界無來無去是沙門業彼衆生等離斯正業更習餘業
저 복된 업[福業]이라 함은 집에서 사는 사람들을 교화하기 위한 것이니, 이와 같이 집에서 있으면서도 여래의 가르침을 따르면 당연히 아나함(阿那含)의 과위를 얻게 되겠지만,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나의 법 안에서 출가하여 있으면서도 오히려 마땅히 따라야 할 법을 수행하지 않고 있거늘 하물며 또 과위를 얻겠느냐? 만일 얻는다 한다면 옳지 못한 일이니라.
006_0709_a_17L彼福業者爲化在家人是在家順如來教當得阿那含果愚人輩於我法中而行出家尚不修行隨順之法況復能得若有得者有是處
가섭아, 장차 오는 세상에 최후 5백 년 동안에는 모습만 비슷한 사문[相似沙門]이 있을 것이니, 입은 옷과 모습 등 형상만이 비슷한 사문이어서 그들은 계율도 비슷하지 않고, 선정도 비슷하지 않으며, 지혜도 비슷하지 않을 것이니라.
006_0709_a_21L迦葉於當來世後五百歲有相似沙門衣服形貌似像沙門戒不相似定不相似慧不相似
006_0709_b_02L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의학의 처방이나 모든 주술(呪術)을 잘 알고 있는데 곧 주술로써 한 벌의 가사(袈裟)에다 주술을 부려서 사람에게 주어 입게 할 때에 그 사람은 보고 탐을 내면서 이내 그것을 입었으나 이레가 지나고 또는 여드레가 되자 그 몸이 활활 타는 것이 마치 불무더기와 같다고 하자. 그와 같이 주술을 부린 뒤에 그것을 가져다 사람에게 주자.
006_0709_a_23L迦葉譬如有人善知醫方及諸呪術卽以呪術呪一袈裟與人令著彼見生貪卽便著之若至七日若至八日其身熾然猶如火聚如彼呪已取之與人
그 사람은 그것을 보고는 곧 탐착을 내는 것처럼, 비구 역시 그러하여 좋은 의복을 보고 가져다 입고는 이레를 지나고 여드레가 되었을 때, 방 안에 있을 때나 거리에 있을 때나 숲 속에 있을 때에 그 입었던 옷이 활활 타는 것이 마치 불과 같아서 그 사람의 선근을 다 태워버린다면, 가섭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가 가사를 입었으나 이익됨이 있겠느냐?”
006_0709_b_04L彼人見已便生貪著比丘亦爾見好衣服受取而著若至七日若至八日若在舍內若在巷中若在林中彼所著衣熾然如火燒人善根迦葉於汝意云彼著袈裟有利益不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익됨이 없을 것입니다.”
006_0709_b_09L迦葉白佛言世尊無所益也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나의 가사에는 계율․선정․지혜․해탈․해탈지견이 갖추어져 있고, 한량없는 아승기 동안의 선근이 쌓여져 있느니라.
006_0709_b_10L佛告迦葉如是如是我袈裟者智慧解脫解脫知見無量阿僧祇善根所集
가섭아, 장차 오는 세상의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성인의 옷을 입고 형상만이 비슷한 사문이 되어서 마을로 들어가면 신심이 있는 바라문과 장자며 거사들이 법복(法服)을 입은 것을 보고 사문이라 여기면서 모두가 함께 존중하고 공양하고 찬탄할 것이니, 그 어리석은 사람들은 가사를 입었기 때문에 공양을 얻게 되고 기뻐하겠지만,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며, 지옥에 태어나서 이글이글한 얇은 철판으로 된 옷을 입고 벌겋게 달군 철환(鐵丸)을 삼키며, 펄펄 끓는 쇳물을 마시고, 달아오른 쇠 평상에 앉게 될 것이니라.
006_0709_b_12L迦葉於當來世有愚癡人著聖人衣似像沙門於村邑中有信心婆羅門長者居士見被法服謂爲沙門皆共尊重供養讚歎彼愚癡人因袈裟故而得供養便生歡喜身壞命終墮於地獄生地獄已大熱鐵鍱以爲衣服呑噉鐵丸飮洋沸鐵坐熱鐵牀
가섭아, 너는 가사의 위덕이 이와 같다는 것과 저 어리석은 사람이 가사를 입고는 즐거움을 누리며 방일하면서 스스로 나쁜 업을 짓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을 자세히 살펴야 하느니라.
006_0709_b_19L迦葉汝觀袈裟威德如是彼愚癡人著於袈裟受樂放逸自作惡業身壞命終墮於地獄
가섭아, 나는 항상 말하기를, ‘차라리 불이 이글거리는 얇은 철판의 옷을 입을지언정, 파계(破戒)한 몸으로 가사는 입지 않으리라. 차라리 벌건 쇠를 삼킬지언정, 파계한 몸으로 남이 믿음으로 하는 보시[信施]는 먹지 않으리라’고 하느니라.
006_0709_b_21L迦葉我常說言寧以燒熱鐵鍱爲衣不以破戒之身而著袈裟寧呑熱鐵不以破戒之身食人信施
006_0709_c_02L가섭아, 너는 파계한 사람이 남의 신시를 받아먹으면 이와 같은 허물이 있다는 것을 관찰해야 하나니,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청정한 계법(戒法)을 닦고 배워야 하느니라.
006_0709_b_24L迦葉汝觀破戒之人食他信施有如是過是故汝等應當修學淸淨戒法
가섭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늘․용․야차․건달바며 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나 또는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들이 여래 몸[色身]의 형상을 조성할 수 있겠느냐?”
006_0709_c_03L迦葉於汝意云何若天若龍若夜叉若乾闥婆若阿修羅若迦樓羅若緊那羅若摩睺羅伽若人若非人能作如來色身像不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조성하지 못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 몸의 형상은 불가사의하며 몸의 형상이 없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이들은 다 조성할 수 없을 것입니다.”
006_0709_c_07L迦葉白佛言不也世尊如來色像不可思議無色像故是故此等皆不能作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장차 올 세상에 최후 5백 년 동안에는 어떤 비구들이 몸을 닦지도 않고, 마음을 닦지도 않으며, 계율을 닦지도 않고, 지혜를 닦지도 않으면서, 무명베 위나 또는 담벼락 아래에다 여래의 상(像)을 조성하여 놓고 그것으로 스스로 살아갈 것이며, 또는 이런 업으로써 자기가 높은 체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깔볼 것이니라.”
006_0709_c_09L佛告迦葉於當來世後五百歲有諸比丘不修身不修心不修戒不修慧若於疊上牆壁之下造如來像因之自活以此業故自高慢人
그때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파사닉왕(波斯匿王)은 여래의 상을 조성하였사온데 복을 얻음이 많겠습니까?”
006_0709_c_12L時摩訶迦葉白佛言世尊波斯匿王造如來像得福多不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복을 얻음이 아주 많으니라. 파사닉왕은 여래의 상을 조성하였으나 값을 매길 수도 없는 귀중한 옷을 보시하였고, 의복이나 음식의 과보는 구하지도 않았느니라.
가섭아,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형상을 조성하고 세우는 것이니라.
006_0709_c_14L佛言迦葉得福甚多波斯匿王造如來像施無價衣不求衣服飯食之報迦葉彼愚癡人爲活命故造立形像
가섭아, 짐승을 파는 것조차도 오히려 좋지 않은 일이거늘 하물며 저 어리석은 사람들이 여래의 상을 만들어 속인들 앞에서 그것을 팔아서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겠느냐?
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철없고 아는 것이 없는 꼬마가 감로(甘露)는 버리고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으니라.
006_0709_c_17L迦葉若賣畜生猶尚不善況彼癡人作如來像於白衣前而衒賣之以自活命迦葉譬如有人幼小無知捨棄甘露而飮毒藥
가섭아, 저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상을 만들어 살림살이를 위하여 팔고 있는 것이니, 이것을 독(毒)이라 하는 것이니라.
가섭아, 말한 독이란 바른 법 가운데서 탐을 내는 것이니라.
006_0709_c_20L迦葉彼愚癡人亦復如是造如來像爲資生故而便賣之是名爲毒迦葉所言毒者於正法中貪是其毒
006_0710_a_02L가섭아,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탐심 때문에 성을 내어 서로가 다투고 서로가 비방하면서 저마다 말하기를 ‘나는 공양하기 위해서다’라고 하나니, 그들의 다투는 이론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니라.
006_0709_c_23L迦葉彼愚癡人以貪心故而起瞋恚遞相鬪諍互相誹謗各言我行供養因彼諍論墮於地獄
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교묘한 방편이 없으면 싸움터에 들어가 적과 싸울 때에 가지고 있던 칼과 무기로 도리어 자기 자신을 다치게 하는 것과 같으니라.
가섭아, 어리석은 사람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방편이 없기 때문에 법으로 인하여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니라.
006_0710_a_03L迦葉譬如有人無巧方便入敵戰時所持刀劍而反自傷迦葉愚癡之人亦復如是無方便故因於法故而墮地獄
가섭아,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7보(寶)로써 여래의 탑을 조성하여 장엄하고, 낱낱의 보배 탑마다 높고 넓게 잘 꾸며 성취함이 마치 수미산과 같게 하여 항하 모래알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세계에 두루 가득 차게 함이 비유하면 사탕수수․대나무․갈대와 같다고 하자. 가섭아,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선남자나 선여인은 복을 얻음이 많겠느냐?”
006_0710_a_06L迦葉若有善男子善女人以七寶造如來塔莊嚴成一一寶塔高廣嚴好如須彌山滿恒沙諸佛世界譬如甘蔗竹葦於汝意云何彼善男子善女人得福多不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불상을 넷째 손가락만큼 조성하여도 복을 얻음이 한량없겠거늘 하물며 또 불상을 조성함이 수미산만한 것이겠습니까? 얻게 되는 공덕은 불가사의할 것입니다.”
006_0710_a_11L迦葉白佛言世尊造如來像如四指者得福無量況復造像如須彌山所得功德不可思議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속으로 부처님 몸을 관(觀)하여 깊은 법인을 얻으면 이 공덕이 그런 것보다 한량없고 그지없이 훌륭하니라.
가섭아,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청정한 계율에 머무르면서 네 글귀로 된 게송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 주면서 그의 뜻을 해설하면 그 얻게 되는 복덕은 한량없고 그지없느니라.
가섭아, 어떻게 여래의 몸을 관하느냐 하면, 가섭아, 만일 보살이 여래를 관하고자 하면 마땅히 대정진(大精進)보살에게 배워야 하느니라.
006_0710_a_13L佛告迦葉若有菩薩內觀佛身得深法忍功德勝彼無量無邊迦葉若復有人住於淨戒以四句偈爲他人說解其義趣所得福德無量無邊迦葉云何觀於如來之身迦葉若菩薩欲觀如來者當學大精進菩薩
가섭아, 아주 옛날의 무수한 아승기 겁에 부처님 세존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광명(光明) 여래(如來)․응공(應供)․정변지(正遍知)․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가화장부(可化丈夫)․조어사(調御師)․천인사(天人師)․불(佛) 바가바(婆伽婆)였느니라.
006_0710_a_19L迦葉乃往古昔無數阿僧祇劫有佛世尊號曰光明如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可化丈夫調御師天人師婆伽婆
006_0710_b_02L가섭아, 광명여래께서 반열반하신 뒤에 대정진(大精進)이라는 한 보살이 있었는데 바라문 종성으로서 단정하기 견줄 데 없었느니라.
가섭아, 광명 여래의 바른 법 안에서 모든 비구들은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고, 여법하게 수행함에 머물렀었느니라.
006_0710_a_23L迦葉光明如來般涅槃後一菩薩名大精進婆羅門種端正無迦葉光明如來正法之中有諸比丘少欲知足住如法行
가섭아, 그 모든 비구들은 모두가 다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여 모시고 있었는데, 그때 어느 한 비구는 흰 무명베에다 여래의 형상을 그린 뒤에 여러 가지 채색으로 장엄하여 모두 다 구족하게 하고는 대정진 보살에게로 가지고 갔었느니라.
006_0710_b_03L迦葉彼諸比丘皆悉造立如來形像爾時有一比丘於白疊上畫如來像衆彩莊嚴悉皆具足持至大精進菩薩所
그때 대정진 보살은 이 화상(畵像)을 보고 크게 기뻐하면서 이와 같이 말하였느니라.
‘여래의 형상이 묘하고 곱기가 이러한데 하물며 다시 여래․정변지의 몸이겠는가? 원컨대 저는 다음 세상에 이러한 묘한 빛의 몸을 얻게 하옵소서.’
006_0710_b_06L爾時大精進菩薩見此畫像心大歡喜作如是言如來形像妙好乃爾況復如來正遍知身願我來世得成如是妙色之身
그리고 그때 대정진 보살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느니라.
‘나는 이제 집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만일 집에 있게 되면 이러한 몸을 성취하지 못하리라.’
006_0710_b_10L爾時大精進菩薩作如是念今不能住在居家若在家者不能成就如是之身
가섭아, 그때 대정진 보살은 나이 아직 16세였으나, 모든 감관을 두루 갖추어 있었으므로 부모에게로 가서 머리 조아려 공손히 예를 올리고 부모에게 아뢰었느니라.
‘저는 이제 여래의 바른 법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자 합니다. 저를 위하여 따라 기뻐해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006_0710_b_12L迦葉爾時大精進菩薩年始十六諸根具足至父母所頭面敬禮白父母言我今欲於如來正法出家學道願爲隨喜
그러자 부모가 대답하였느니라.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우리는 지금 나이가 늙었고, 아들도 너 하나뿐이다. 네가 만일 출가한다면 우리들은 당장 죽어버릴 것이다.’
006_0710_b_15L父母答言莫作是說何以故我今年老唯汝一子若出家我等當死
대정진이 말하였느니라.
‘저는 방편을 써서 부모님께서 살아 계시게 하고 저는 출가하겠습니다.’
006_0710_b_17L大精進言我當方便令父母存我得出家
그러자 그의 부모가 물었느니라.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이냐?’
그때 아들은 부모에게 아뢰었느니라.
‘저는 오늘부터 모든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겠고, 평상에도 오르지 않겠으며, 소유(蘇油)도 먹지 않고, 미음이나 물도 마시지 않겠으며, 좋은 말이건 나쁜 말이건 하지 않다가 그런 뒤에 출가하겠습니다.’
006_0710_b_18L父母問言作何業子白父母我從今日不食諸不昇牀坐不食蘇油不飮漿水善若惡口不言說乃至得出家
가섭아, 대정진 보살은 이렇게 맹세하고 나서 잠자코 그 자리에 있었느니라. 이렇게 잠자코 있으면서 하루 동안을 먹지 않았으므로 그때 부모는 모든 주술(呪術)을 외우면서 온갖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와서 그에게 주었으나 먹으려 하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느니라.
006_0710_b_21L迦葉大精進菩薩如是誓已默然而住是默然一日不食爾時父母誦諸呪持百味食而授與之亦不肯食不言說
006_0710_c_02L가섭아, 대정진 보살이 이렇게 잠자코 있으면서 이틀이 지나자 그때 부모는 어머니의 아는 이들 5백 인과 함께 온갖 맛있는 음식을 그에게로 가지고 와서 모든 주술을 외우며 그가 먹기를 바랐으나 오히려 돌아보지도 않았나니 하물며 다시 그것을 먹었겠느냐?
006_0710_c_02L迦葉大精進菩薩如是默然過第二日爾時父母與母知識五百人等持百味食來至其所誦諸呪術望其飡設尚不顧視況復食之
가섭아, 그때 대정진이 그렇게 하면서 3일이 지나자 아버지의 친척 5백 인이 갖가지의 음식을 가지고 와서 권하면서 먹게 하였으나 역시 잠자코 있으면서 말을 하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고, 먹지도 않았으며, 돌아보지도 않았느니라.
006_0710_c_05L迦葉時大精進於第三日父親五百持種種食勸之令食亦復如是默然不語不飮不食亦不顧視
그렇게 나흘이 되자 5백의 같은 또래가 온갖 음식을 가지고 와서 주술을 외우며 자기들의 뜻을 따르게 하려 하였으나 그때 대정진은 잠자코 그대로 있을 뿐이었느니라.
006_0710_c_08L於第四日五百同友持百味食誦諸呪術令從己志時大精進默然而住
닷새가 되자 그때 부모는 보배 창고에 있던 금․은․유리의 갖가지 보물들을 모두 다 꺼내 왔고, 그리고 아주 훌륭하게 꾸민 8만 4천의 채녀(婇女)들과 또 부모의 친척이며 그의 벗 등 각각 5백 명씩을 그에게로 데리고 와서 대정진에게 권하며 말하였느니라.
‘너는 집에 있으면서 이 재보를 마음대로 보시하며 복을 짓거라. 그리고 모든 채녀들과 함께 즐기도록 하라.’
그러나 그때 대정진은 그 대중 가운데서 잠자코 있으면서 아예 쳐다보거나 돌아보지도 않았느니라.
006_0710_c_10L於第五日爾時父母悉出寶藏金銀琉璃種種寶物及諸婇女八萬四千上妙嚴飾將至其所父親母親及其同友各五百人勸大精進作如是言汝當在家以此財寶布施自恣作福與諸婇女共相娛樂時大精進於大衆中默然而住曾不瞻眄
엿새가 되었을 때에는 모든 생각을 끊고 음식에 대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으면서 여래․응공․정변지만을 생각하고 있었느니라.
가섭아, 그때 그의 부모와 벗들이며 8만 4천의 예쁜 채녀들은 동시에 슬피 울면서 대정진에게 절을 하였으나, 대정진은 역시 돌아보지도 않았느니라.
006_0710_c_17L於第六日斷諸憶想不起食念但念如來正遍知迦葉爾時父母及其知識八萬四千諸妙婇女同時悲泣禮大精進時大精進亦不顧視
가섭아, 그때 대정진 보살이 살고 있는 곳의 어느 한 집의 신[宅神]이 공중에 올라가 큰 신력을 나타내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06_0710_c_20L迦葉爾時大精進菩薩所住之處有一宅神於虛空中現大神力而說頌曰

대정진의 마음은 견고하여
움직이기 어려움은 수미산과 같으리니
출가할 마음을 버리지 않음은
보리를 증득하기 위함이니라.
006_0710_c_22L精進心堅固
難動如須彌
不捨出家心
爲得菩提故

대지(大地)를 기울여 움직일 수 있고
불을 물 속에서 있게 하는 등
이러한 것들은 할 수 있어도
보살은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니라.
006_0710_c_24L大地可傾動
火可在水居
如是等可轉
菩薩不可動
006_0711_a_02L
그대들은 애쓰면서 수고하지도 말고
착하지 않은 업도 짓지 말 것이니
중생은 지혜의 눈이 없기에
오랫동안 생사(生死)에 처해 있느니라.
006_0711_a_02L汝等莫勤苦
而作不善業
衆生無慧眼
久遠處生死

모든 중생들의 이익을 위하여
이 때문에 보리를 구하는 것이요
그의 마음은 즐거이 벗어나려 하나니
반드시 위없는 도를 이룰 것이니라.
006_0711_a_03L爲利諸群生
是故求菩提
其心樂出離
必成無上道

세간에서 받는 과보를 위하여
보살도를 행하는 것이 아니며
크게 깨닫는 지혜를 이루어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려 함이니라.
006_0711_a_05L不爲世閒報
而行菩薩道
願成大覺智
救濟苦衆生

삼천대천세계를
값진 보배로 그 안을 가득 채운
으뜸가는 묘한 국토가 있다 해도
그의 마음은 탐착하지 않을 것이니라.
006_0711_a_06L三千大千界
珍寶滿其中
及諸上妙土
其心不貪著

그대들이 어리석은 마음으로
하는 일은 착하지 않은 업이니
그대들은 허물을 뉘우쳐야 한다.
보살은 세속에 있지 않을 것이니라.
006_0711_a_07L汝等愚癡心
所作不善業
汝當自悔過
菩薩不處俗

가섭아, 대정진 보살의 부모는 권속과 아는 이들이며, 그 모든 채녀들과 함께 천신의 말을 듣고 모두 그들의 허물을 뉘우치면서 보살에게 말하였느니라.
‘너 마음대로 출가하도록 하여라. 그러니 너는 마땅히 음식을 먹고 죽지 말아야 한다.’
006_0711_a_09L迦葉時大精進菩薩父母眷屬知識及諸婇女聞天神語悉皆悔過告菩薩言隨意出家汝當飮食勿令殞絕
가섭아, 대정진은 이레 동안을 먹지 않았으나 광명이 번쩍거리면서 얼굴빛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으며, 오직 한 마음으로 정변지의 몸만을 생각하였나니, 모든 하늘들은 꽃을 뿌리며 공양하였느니라.
006_0711_a_12L迦葉時大精進不食七日光明暉悅顏色不變唯心憶念正遍知身一切諸天散花供養
그때 대정진은 이레가 지난 뒤에 마치 침을 뱉어버리듯 모든 집안 일을 버리고 떠나갔느니라. 그때 그 부모와 같은 또래들과 아는 이들과 8만 4천의 채녀들은 슬피 울면서 그를 따르며 전송하였느니라.
006_0711_a_15L時大精進過七日已捨諸家業如棄涕唾爾時父母同友知識及諸婇女八萬四千皆悉悲泣隨而送之
그때 대정진 보살은 무명에 그린 상(像)을 가지고 깊은 산으로 들어가 고요하여 사람들은 없고 날짐승․길짐승들만이 있는 사이에서 화상(畵像)을 걸어 놓고 풀을 뜯어다 자리를 삼고는 그 화상 앞에서 결가부하고 앉아 몸을 똑바로 하고 바른 생각으로 여래를 관(觀)하였느니라.
006_0711_a_18L爾時大精進菩薩持畫疊入於深山寂靜無人禽獸之閒現畫像取草爲坐在畫像前結加趺正身正念觀於如來
이렇게 자세히 관찰한 뒤에 생각하였느니라.
‘여래는 이와 같이 희유하고 미묘하시구나. 화상조차도 오히려 이렇게 단정 엄숙하고 미묘하시거늘 하물며 여래․정변지의 몸이겠는가?’
그리고 다시 생각하였느니라.
‘어떻게 부처님을 관하는 것일까?’
006_0711_a_21L諦觀察已作如是念如來如是希有微妙畫像尚爾端嚴微妙況復如來正遍知身作是念云何觀佛
006_0711_b_02L그러자 그때 숲의 신[林神]이 그 보살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고 보살에게 아뢰었느니라.
‘선남자여, 당신은 ≺어떻게 부처님을 관하는 것일까?≻라고 생각하셨는데, 만일 부처님을 관하고자 하면 화상을 관하셔야 합니다. 이 화상을 관하시면 여래와 다름이 없나니 이것을 부처님을 관한다 합니다. 이와 같이 관하시면 잘 관한다고 합니다.’
006_0711_a_24L爾時林神知彼菩薩心之所念白菩薩言善男子汝如是念云何觀佛若欲觀佛當觀畫像觀此畫像不異如來是名觀佛如是觀者名爲善觀
그러자 대정진은 이와 같이 생각하였느니라.
‘내가 이제 어떻게 이 화상을 관해야 여래와 똑같을 수 있단 말인가?’
006_0711_b_05L時大精進作如是念我今云何觀此畫像與如來等
그리고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여래의 상(像)은 깨닫는 것도 아니고 아는 것도 아니니, 모든 법도 그와 같아서 깨닫는 것도 아니고 아는 것도 아니다. 마치 이 상이 다만 이름만 있는 것처럼 온갖 법도 그와 같아서 다만 이름만 있을 뿐이며, 이 이름의 제 성품이 공하고 고요하여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여래의 몸의 모양도 그와 같으리라.
006_0711_b_06L復作是念如來像者非覺非知一切諸法亦復如是非覺非知如是像者但有名字一切諸法亦復如是但有名字是名字自性空寂無所有如來之身其相如是
마치 이 화상이 증득[證]한 것도 아니고, 얻는 것도 아니고, 과위도 아니며, 증득한 이[證者]도 아니고, 얻은 이도 아니고, 과위를 얻은 이도 아니며, 머무른 이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고, 오는 것도 아니며, 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더러운 것도 아니고, 깨끗한 것도 아니며, 형상도 아니고, 형상이 아닌 것도 아니며, 탐욕이 다한 것도 아니고, 성냄이 다한 것도 아니고, 어리석음이 다한 것도 아니며, 음(陰)․계(界)․입(入)도 아니며, 처음도 아니고, 중간도 아니고, 나중도 아닌 것처럼 온갖 법도 역시 그와 같으며 여래의 몸의 모양도 역시 그와 같으리라.
006_0711_b_11L如此畫像非證非得非果非證者非得者非得果者非住者去非來非生非滅非垢非淨非色非非色非貪盡非瞋盡非癡盡非陰界非初非中非後一切諸法亦復如是如來身相亦復如是
마치 이 화상이 깨닫는 것도 아니고, 짓는 것도 아닌 것처럼, 온갖 법도 역시 그와 같고, 여래의 몸의 모양도 역시 그와 같을 것이며, 마치 이 화상이 보는 것도 아니고, 듣는 것도 아니고, 맡는 것도 아니고, 맛보는 것도 아니고, 감촉하는 것도 아니고, 아는 것도 아니며, 내쉬는 숨도 아니고, 들이쉬는 숨도 아닌 것처럼 온갖 법도 역시 그와 같아서 아는 이가 없으리라.
006_0711_b_16L如此畫像非覺非作一切諸法亦復如是如來身相亦復如是如此畫像非見非聞非嗅非嘗非觸非知非出息非入息一切諸法亦復如是無有知者
마치 이 화상이 욕심 세계[欲界]에 속한 것도 아니고, 형상 세계[色界]와 무형 세계[無色界]에 속하는 것도 아닌 것처럼, 온갖 법도 역시 그와 같으리라. 마치 이 화상이 처음도 아니고, 중간도 아니고, 나중도 아니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며, 행하는 것도 아니고, 행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취하는 것도 아니고, 버리는 것도 아니며, 짓는 것도 아니고, 외우는 것도 아니며, 진실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며, 생사(生死)도 아니고, 열반도 아닌 것처럼 모든 법도 역시 그와 같고 여래의 몸의 모양도 역시 그와 같으리라.’
006_0711_b_20L如此畫像非欲界攝非色無色界攝一切諸法亦復如是如此畫像非初非中非後非此非彼非行非非行非取非捨非作非非實非虛非生死非涅槃一切諸法亦復如是如來身相亦復如是
006_0711_c_02L보살은 이와 같이 여래의 몸을 관하면서 결가부하고 앉아 하루 낮과 밤을 지나자 다섯 가지의 신통을 성취하였고, 4무량심을 두루 갖추었으며, 걸림 없는 변재[無礙辯]를 얻었고, 보광삼매(普光三昧)를 얻었으며, 큰 광명을 갖추었고, 천안(天眼)을 성취하여 인간의 눈을 뛰어넘었느니라. 이 천안으로써 동방의 아승기 부처님을 보았고, 청정한 천이(天耳)를 얻었기에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말씀하신 법을 모두 듣고 받았으며, 천이가 청정하기 때문에 각각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듣고 받아 지니면서도 서로가 장애 되지 않았느니라.
006_0711_c_02L薩如是觀如來身結加趺坐經於日成就五通具足無量得無㝵辯普光三昧具大光明成就天眼過於人眼以此天眼見於東方阿僧祇佛得淨天耳諸佛世尊所說之法悉能聽受天耳淨故一一諸佛所說之法聽聞受持不相障㝵
가섭아, 그때 대정진은 부지런히 정진하여 꼭 7일을 채운 뒤에는 지혜로써 음식을 삼고서 세간의 공양을 먹지 않았으며, 모든 하늘들이 꽃을 뿌리면서 공양하였느니라.
가섭아, 그때 대정진은 가사를 입지도 않고, 부처님을 뵙지도 않았으며, 금계를 지도 않고, 마음으로 다만 살바야(薩婆若)를 기억하면서 배웠을 뿐이었느니라.
006_0711_c_09L迦葉時大精進勤行精進滿足七日以智爲食不食世供一切諸天散花供養迦葉時大精進不被袈裟亦不見佛不受禁戒心但憶念學薩婆若
가섭아,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여래의 몸을 관하면서도 관하는 것이 아니고 관하지 않는 것도 아니어야 하느니라.
가섭아,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여래의 화상(畵像)을 관하되, 마치 대정진 보살마하살이 여래의 상(像)을 관하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하며, 이와 같이 관하고 나면 큰 지혜를 이루게 되어 이 지혜로써 모두 다 시방의 아승기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의 설법을 듣게 되느니라.
006_0711_c_13L迦葉菩薩應如是觀如來身非觀非非觀迦葉菩薩應如是觀如來畫像如大精進菩薩摩訶薩觀如來像如是觀已成大智以此智慧悉見十方阿僧祇佛佛說法
가섭아, 그때 대정진보살은 산에서 내려와 촌락에 이르러서는 사람들에게 설법하였으니, 한 법회의 설법에서 2만의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렀고, 한량없는 아승기의 중생들이 성문과 연각의 공덕에 머물렀으며, 그의 부모와 친속들은 모두가 물러나지 않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렀느니라.
006_0711_c_18L迦葉爾時大精進菩薩從山而出來至村落爲人說法一會說法二萬衆生住阿耨多羅三藐三菩提無量阿僧祇衆生住於聲聞緣覺功父母親屬皆住不退阿耨多羅三藐三菩提
006_0712_a_02L가섭아, 달리 생각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때의 대정진 보살마하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
가섭아,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대정진 보살마하살을 배워야 하며, 또한 그밖의 모든 큰 보살들을 배워야 하느니라.
006_0711_c_23L迦葉莫作異念爾時大精進菩薩摩訶薩者豈異人乎我身是迦葉是故菩薩摩訶薩應學大精進菩薩摩訶薩亦應學餘諸大菩薩
가섭아, 장차 올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에는 보살을 구하는 선남자들이 있을 것이나 방편의 마음이 없고 모든 탐착이 많기 때문에 담벼락 아래에다 여래의 상을 그려 놓고 이익을 구하면서 그는 이와 같이 말할 것이다.
‘나 혼자만이 공양하고 사람들은 공양함이 없구나.’
그러면서 조그마한 선행(善行)을 닦는 것으로 자기만이 높은 체하면서 사람들을 무시할 것이요, 이런 공양으로 인하여 자기 목숨을 부지할 것이니라.
006_0712_a_03L迦葉當來末世後五百歲有求菩薩諸善男子無方便心多諸貪著於牆壁下畫如來像而求利養彼作是說我獨供養人無供養以修少善自高慢人因此供養以自活命
가섭아, 그때 중생들은 삼매(三昧)를 닦지 않고 바른 경전을 독송하지 않으면서 다만 이런 일만을 하리니, 이런 업으로 인하여 시주(施主)의 곁에서 의복․음식․침구․탕약을 획득하면서 목숨을 부지할 것이니라.
006_0712_a_08L迦葉彼時衆生不修三昧不誦正典但作此業因此業故於施主邊獲得衣服飮食臥具湯藥以自活命
가섭아, 너는 그 파계(破戒)한 보살이 청정하지 않은 계율에 머무르면서 자칭 ‘나는 불법을 많이 들어 안다’라고 하는 것들을 관찰해야 할 것이니라.
가섭아, 그 파계한 사람은 경전을 독송하지도 않고 형상(形像)에 공양만을 하면서 그로 인하여 살아갈 것이니라.”
006_0712_a_11L迦葉汝觀彼破戒菩薩住不淨戒自稱多聞迦葉破戒人不誦經典供養形像因而自
그때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옵니다. 선서시여, 세존께서는 어리석은 범부들의 잘못된 허물들을 널리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이러한 말씀을 듣는다면 어찌 청정한 계율에 머물지 않겠습니까?
006_0712_a_14L爾時摩訶迦葉白佛言世尊希有世尊希有善逝世尊廣說愚癡凡夫諂曲之失世尊若有善男子善女人聞如是說何有不住淸淨之戒
세존이시여, 원컨대 미래의 세상에 이 법이 오래오래 머물러서 저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들은 뒤에 부끄러움[慙愧]을 내게 해주시고, ‘여래께서는 나를 알고 계신다. 여래께서는 나를 깨닫고 계신다’고 하면서 짓는 삿된 법을 영원히 쉬게 해 주시옵소서.”
006_0712_a_17L世尊願於未來此法久住令彼善男子善女人聞已慚愧如來知我如來覺我所作邪法永令休息
그때 세존께서 마하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말하는 선남자들이 나의 이 법을 듣고 수행하여 악(惡)을 여의게 하기 위한 것이니,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이러한 법을 말하는 것이니라.”
006_0712_a_20L爾時世尊告摩訶迦葉如來所說爲善男子聞我此法修行離惡我爲此人說如是法
006_0712_b_02L그때 세존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마하가섭과 미제례(彌帝隷) 보살과 문수사리 동자와, 온갖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와 건달바 등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006_0712_a_22L時世尊說此經已摩訶迦葉彌帝隸菩薩文殊師利童子一切世閒天阿修羅乾闥婆等聞佛所說皆大歡喜
大寶積經卷第八十九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