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0861_a_01L대보적경 제111권
006_0861_a_01L大寶積經卷第一百一十一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006_0861_a_02L大唐三藏菩提流志奉 詔譯


40. 정신동녀회(淨信童女會)
006_0861_a_03L淨信童女會第四十

이렇게 내가 들었다.
006_0861_a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 대중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보살마하살도 8천 인이었으며 그 모두는 대중이 잘 아는 이들이어서 다라니(陀羅尼)를 얻고 변재가 걸림이 없었으며 모든 법인(法忍)을 두두 갖추고 악마를 항복 받았으며 모든 여래가 얻은 법에 도달하였다. 그 이름은 지세(持世) 보살․지도(持道) 보살․지지(持地) 보살․지대지(持大地) 보살․낙혜(樂慧) 보살․영신락(令信樂) 보살․묘색장엄(妙色莊嚴) 보살․보염(寶焰) 보살․보당(寶幢) 보살․보사(寶思) 보살․보처(寶處) 보살․보혜(寶慧) 보살․보덕(寶德) 보살 및 보광(寶光) 보살 등이었다.
또 현겁(賢劫)의 모든 보살들이 있었는데 미륵(彌勒) 보살이 으뜸이었고 다시 예순 명의 견줄 데 없는 마음을 지닌[無等喩心] 모든 보살들이 있었는데 문수사리(文殊師利)가 으뜸이었으며 다시 열여섯 명의 대사(大士)가 있었는데 현호(賢護) 보살이 으뜸이었다. 그리고 또 2만의 도솔천(琓率天)의 천자들도 그 모임에 함께 있었다.
006_0861_a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五百人俱菩薩摩訶薩八千人一切皆是衆所知識得陁羅尼辯才無㝵具足諸忍降伏魔怨逮諸如來所得之法其名曰世菩薩持道菩薩持地菩薩持大地菩薩樂慧菩薩令信樂菩薩妙色莊嚴菩薩寶焰菩薩寶幢菩薩寶思菩寶處菩薩寶慧菩薩寶德菩薩光菩薩復有賢劫諸菩薩等彌勒菩薩而爲上首復有六十無等喩心諸菩薩等文殊師利而爲上首復有十六大士賢護菩薩而爲上首復有二萬兜率天子俱在會中
006_0861_b_02L이때 세존께서는 크게 장엄함을 갖춘[大莊嚴藏] 사자좌[獅子座]에 앉아 수없이 많은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계셨다. 광명이 빛남은 마치 해와 달과 같았고 위품과 덕성이 뛰어남은 마치 제석․범왕과 같았고 빛의 세찬 기세는 마치 큰 횃불과 같았으며 널리 편안하게 뒤를 돌아봄은 마치 큰 코끼리 왕과 같았고 설법에 두려워함이 없음은 마치 사자의 외침과 같았으며 모든 대중을 뒤덮음은 마치 나후라왕(羅睺羅王)과 같았다. 이러한 상호(相好)로 장엄하고, 범하기 어려운 뛰어난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차게 하시면서 모든 중생들을 깨우쳐 결정된 이치에 널리 편안히 머무르게 하기 위하여 대중 가운데서 법을 베풀어 말씀하셨다.
006_0861_a_18L是時世尊處大莊嚴藏師子之座無量百千大衆圍繞光明照曜猶如日月威德殊勝如釋梵王高出衆表如須彌山光焰猛盛猶大火炬顧視安詳如大象王說法無畏如師子吼蓋諸大衆如羅睺羅王相好莊嚴威光熾盛出梵音聲遍滿三千大千世界爲欲覺悟一切衆生普令安住決定勝義於大衆中而演說法
그때 파사닉왕(波斯匿王)에게 정신(淨信)이라는 사랑스런 딸이 있었다. 나이는 어렸고 모습은 단정하고 엄숙하였으므로 모든 중생들이 좋아하여 보고 싶어하였다. 전생에 착한 근본을 심어 대승(大乘)을 닦아 익혔다. 그녀는 5백의 동녀(童女)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저마다 황금빛의 말리꽃[膵]을 가지고 사위성(舍衛城)을 나와 기타림(祇陀林)으로 나아가 여래께 이르러서 머리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 편으로 세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서서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06_0861_b_06L時波斯匿王所生愛女名曰淨信在幼稚顏貌端嚴爲諸衆生之所樂宿植善本修習大乘與五百童女前後圍繞各持金鬘出舍衛城詣祇陁林至如來所頂禮佛足右繞三帀卻住一面卽於佛前而說偈言

복(福)과 선(善)과 청정한 업(業)을 오래 쌓아
그지없는 공덕의 바다를 꽉 채워서
중생들에게 믿고 좋아하며 모두 기쁘게 하시니
이 때문에 저는 존귀하신 석가모니[牟尼尊]께 머리 조아리나이다.
006_0861_b_12L久積福善淸淨業
滿足無邊功德海
令衆信樂皆歡喜
故我頂禮牟尼尊

위광(威光)과 상호[相]의 뛰어남을 나타내고
법문의 많은 보배처소를 열어 보이며
몸빛[身光]은 한 길[尋]이나 늘 빛나시니
저는 큰 지혜가 맑고 시원한 못[池]에 예배하나이다.
006_0861_b_14L顯現威光相奇特
開示法門衆寶處
身光一尋常照曜
我禮大慧淸涼池

공덕의 큰 나무 복이 다함이 없는
인간에서 가장 높으므로 세간에서 칭찬하며
근본 서원[本願]과 계행(戒行)이 이미 원만하시니
이 때문에 저는 마땅히 공양 받아야 할 분[應供尊]께 머리 조아리나이다.
006_0861_b_16L功德大樹福無盡
人中最尊世所讚
本願戒行已圓滿
故我頂禮應供尊

묘한 법에 편안히 머물러 항상 고요하고
세간을 외아들처럼 평등하게 여기며
지혜가 교묘하여 모든 행을 아시고
평탄한 길을 보이심이 길잡이와 같나이다.
006_0861_b_18L安住妙法常寂然
等心世閒如一子
智慧善巧知諸行
示平坦路如導師

견고하고 용맹하게 정진하는 이가
자비로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이러한 보살의 바른 수행을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널리 말씀해 주소서.
006_0861_b_20L若有堅固勇進者
慈悲利益衆生類
如是菩薩正修行
唯願如來爲宣說

어떻게 하면 견고한 힘을 얻어서
나고 죽음에 머물러 악마들을 항복시키며
어떻게 하면 평등한 법을 얻게 되고
어떻게 하면 모든 중생을 성숙시키나이까.
006_0861_b_22L云何當得堅固力
安住生死降魔衆
云何當得平等法
云何成熟諸衆生
006_0861_c_02L
어떻게 하면 땅과 같고 허공과 같으며
바람 같고 물과 같고 불과도 같으며
어떻게 하면 믿음을 얻어서 법에 머무름이
마치 저 수미산이나 사자왕과 같나이까.
006_0861_b_24L云何如地如虛空
如風如水亦如火
云何得信住於法
如彼須彌師子王

어떻게 하면 미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
깨끗한 뜻으로 정직하면서 아첨함이 없으며
어떻게 하면 보시․지계․인욕
정진․선정과 해탈을 나오게 하나이까.
006_0861_c_03L云何遠離憎愛心
淨意質直無諛諂
云何出生施戒忍
精進禪定及解脫

지혜로 모든 번뇌의 어두움을 깨뜨리고
항상 큰 방편에 편안히 머무르며
삼매(三昧)와 다라니[總持]와 걸림 없는 변재[無碍辯]와
4무량(無量)과 5신통(神通)에 머무르게 되나이까.
006_0861_c_05L智慧破諸煩惱闇
而常安住大方便
三昧摠持無㝵辯
住四無量五神通

어떻게 하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
화생(化生)하고 전생 일을 알며
두타(頭陀)로 다툼이 없는 아란야[阿蘭若]에 머물면서
그 마음을 고르게 다스려 번뇌를 없애나이까.
006_0861_c_07L云何得在諸佛前
常受化生知宿命
頭陁無諍住蘭若
調伏其心滅煩惱

계율 지니면서 보리의 도(道) 닦아 익혀
모든 번뇌 사라진 감로법을 증득하고 악마를 항복 받으며
중생에게 안락을 베풀고 법 바퀴를 굴리는
이러한 바른 길들을 널리 말씀해주소서.
006_0861_c_09L持戒修習菩提道
證甘露滅降魔怨
施衆安樂轉法輪
如是正道願宣說

그때에 세존께서는 정신 동녀(淨信童女)에게 말씀하였다.
“보살이 여덟 가지 힘을 이루면 나고 죽는 가운데서 견고하고 용맹스러워 고달픔이 없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 힘인가 하면 첫째는 뜻하고 좋아하는 힘[志樂力]이니 아첨함이 없기 때문이요, 둘째는 훌륭하게 아는 힘[勝解力]이니 모든 악을 여의기 때문이며, 셋째는 공을 더하여 행하는 힘[加行力]이니 늘 선(善)을 닦기 때문이요, 넷째는 깨끗하게 믿는 힘[淸淨力]이니 업보(業報)를 깊이 믿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깨달은 마음의 힘[菩提心力]이니 소승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큰 자비의 힘[大德力]이니 중생을 해치지 않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大悲力]이니 모든 악을 참고 견디기 때문이며, 여덟째는 착한 벗의 힘[善友力]이니 때때로 깨우치게 하기 때문이다.
동녀야, 이것을 여덟 가지 힘이라 하나니, 보살은 이와 같은 힘을 성취하기 때문에 굳세고 용맹스럽게 나고 죽은 가운데서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게 된다.”
006_0861_c_11L爾時世尊告淨信童女言菩薩若能成就八力於生死中堅固勇猛而無疲倦何等爲八一志樂力無諂誑故二勝解力離諸惡故三加行力常修善故四淨信力深信業報故五菩提心力不求小乘故六大慈力不害衆生故七大悲力堪忍諸惡故八善友力時時警覺故童女是名八力菩薩成就如是力故堅固勇猛於生死中無所染著
이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뜻하고 좋아함이 용맹스러우면
모든 아첨과 속임수를 여의며
항상 질박하고 정직한 일 행하면서
바르게 깨달음에 나아가느니라.
006_0861_c_21L志樂勇猛
離諸諂誑
常行質直
正趣菩提

훌륭하게 아는 힘으로써
뭇 악을 멀리 여의며
순수하게 착한 행을 닦으면서
바른 노력[正勤]에 머무르느니라.
006_0861_c_23L以勝解力
遠離衆惡
純修善行
住於正勤

더하는 행을 두루 갖추어
항상 잘 관찰하면서
정진이 굳고 튼튼하면
중생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느니라.
006_0861_c_24L加行具足
恒善觀察
精進堅固
安樂衆生
006_0862_a_02L
깨끗하게 믿는 힘 때문에
업보를 분명하게 알며
부처님의 지혜를 믿으면서
세간 중생을 거두어 주느니라.
006_0862_a_02L淨信力故
了知業報
信於佛智
攝受世閒

깨달은 마음의 힘으로
소승을 멀리 여의며
부처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법의 성품[法性]에 편안히 머무르느니라.
006_0862_a_04L菩提心力
遠離小乘
不斷佛種
安住法性

크나 큰 자비의 힘으로
중생을 평등하게 관찰하며
사랑함도 없고 미워함도 없어서
성을 내거나 해치는 일이 없느니라.
006_0862_a_05L大慈力故
等觀衆生
無愛無憎
不生恚害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 때문에
뭇 악을 견디고 참으며
나고 죽음에도 물들지 않고
또한 고달픔도 없게 되느니라.
006_0862_a_06L大悲力故
堪忍衆惡
不染生死
亦無疲厭

착한 벗의 힘으로
언제나 서로 깨우쳐주므로
마음이 물러나거나 가라앉지 않고
보리에 편안히 머무르느니라.
006_0862_a_08L以善友力
常相警悟
心不退沒
安住菩提

저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사람이
이 여덟 가지 힘을 얻으면
장차 도량(道場)에 앉아
모든 악마들을 항복시키느니라.
006_0862_a_09L彼勇進者
得是八力
當坐道場
破諸魔衆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평등함에 머무른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중생의 평등함이니 본래 나[我]가 없기 때문이요, 둘째는 온갖 법의 평등함이니 모든 법이 고요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온갖 세계의 평등함이니 허공의 경계에 들기 때문이요, 넷째는 온갖 지혜의 평등함이니 평등하게 법을 설하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온갖 행의 평등함이니 인연으로 이루어져서 성품이 없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온갖 승(乘)의 평등함이니 모두 같아서 함이 없기[無爲] 때문이며, 일곱째는 마음의 평등함이니 마음은 허깨비와 같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모든 악마의 평등함이니 번뇌를 먼저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여덟 가지 법으로 평등함에 머무르는 것이다.
006_0862_a_10L復次童女菩薩成就八種法故住於平等何等爲八一者一切衆生平等本無我故二者一切法平等諸法寂靜故三者一切剎平等入空界故者一切智平等平等說法故五者一切行平等因緣無性故六者一切乘平等等無爲故七者心平等心如幻八者諸魔平等煩惱爲先不可得是爲八法住於平等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862_a_19L爾時世尊重說偈言

중생은 본래 나가 없어서
생각생각마다 얻을 수 없나니
평등함에 머무는 사람이면
마땅히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하느니라.
006_0862_a_20L衆生本無我
念念不可得
住於平等者
應當如是觀

온갖 법은 평등하여
본래 성품이 항상 공하고 고요하니
문자로는 분별이 있지만
모든 법은 본래 차별이 없느니라.
006_0862_a_22L一切法平等
本性常空寂
文字有分別
諸法本無差

시방의 모든 세계와 국토는
그 주변과 끝을 얻을 수 없나니
그 성품이 마치 허공과 같아
부처님의 국토는 항상 평등하느니라.
006_0862_a_23L十方諸剎土
邊際不可得
其性如虛空
佛國常平等
006_0862_b_02L
3세(世)의 모든 여래는
법계(法界)의 평등함에 머물러
끝없는 지혜로 해탈하셨으니
부처님마다 모두 그러하느니라.
006_0862_a_24L三世諸如來
住法界平等
無邊智解脫
佛佛皆如是

중생은 본래 인연으로 생겼기 때문에
모두 다 평등하니
그 행하는 바를 잘 알면
마땅히 그러한 깨달음이 열리게 되느니라.
006_0862_b_03L衆生本緣起
一切皆平等
善知其所行
如應爲開悟

중생과 그 밖의 모든 것이
허깨비와 같음을 분명히 알면
안팎으로 취할 것이 없어
제 성품이 언제나 깨끗하느니라.
006_0862_b_04L衆生若干種
了知如幻化
內外無所取
自性常淸淨

깨달음에 이르는 모든 방법[乘]은
함이 없는[無爲] 성품이라 평등하나
길잡이께서는 좋은 방편으로
분별하여 세 가지 방법[三乘]을 말씀하느니라.
006_0862_b_05L諸乘種種說
無爲性平等
導師善方便
分別說三乘

현재 번뇌의 악마[煩惱魔]에 머물러도
그 번뇌는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하늘마[天魔]와 5온의 마[蘊魔]와 죽음의 마[死魔]의
그 모든 경계도 모두 공하느니라.
006_0862_b_07L現住煩惱魔
煩惱無所有
天魔及蘊死
境界悉皆空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모든 미운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여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인자한 생각을 지니고, 둘째는 가엾이 여기며, 셋째는 늘 이익 된 일을 행하고, 넷째는 세간의 법에 물들지 않으며, 다섯째는 자신의 몸에 집착하지 않고, 여섯째는 항상 선정의 마음을 닦으며, 일곱째는 몸과 목숨에 집착함을 버리고 여덟 째는 번뇌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 여덟 가지 법을 닦으면 미움이나 사랑을 여의게 되느니라.”
006_0862_b_08L復次童女菩薩成就八種法故離諸憎愛何者爲八一慈二悲三者常行利益四者不染世法五者不著自身六者常修定心七者捨離身命八者觀察煩惱修此八法能離憎愛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862_b_13L爾時世尊重說偈言

인자한 마음의 갑옷을 굳게 입고
모든 것을 가엾이 여기며
평등한 마음에 편안히 머무르면
미움이나 사랑이 생기지 않느니라.
006_0862_b_14L堅被慈心鎧
哀悲於一切
安住平等心
則不生憎愛

지혜 있는 사람은 이익을 행하여
항상 다른 이에게 안락을 베풀며
이로움을 얻어도 뽐내지 않고
업신여김을 받더라도 남을 원망하지 않느니라.
006_0862_b_16L智人行利益
常施他安樂
得利不自高
輕毀不生恨

여덟 가지 동요를 받지 않으면
미움이나 사랑을 내지 않게 되느니라.
자기에게나 다른 이에게나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006_0862_b_17L不爲八風動
則不生憎愛
於己若於他
不生憎愛想

모든 생각을 다 버리고 여의며
경계에도 집착함이 없으며
항상 스스로 그 몸을 관찰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느니라.
006_0862_b_18L諸想悉捨離
境界無所著
常自觀其身
不惜於軀命

지혜 있는 이가 괴롭고 즐거움에
동요하지 않음은 마치 허공과 같으며
번뇌를 잘 관찰해서
나[我]와 내 것[我所]을 다 함께 여의며
이러한 행 지님이 항상 땅과 같으면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생각을 내지 않게 되느니라.
006_0862_b_20L智者於苦樂
不動如虛空
善觀察煩惱
我我所俱離
持行恒如地
則不生憎愛
006_0862_c_02L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나고 죽는 가운데서도 고달픔이 없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선근이 넓고 크기 때문이요, 둘째는 중생을 자세히 살피기 때문이며, 셋째는 항상 부처님을 만나 뵙고 공양을 닦기 때문이요, 넷째는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나고 죽음은 마치 꿈과 같음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뛰어난 법에 대하여 겁냄이 없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과거에서 미래에 이르도록 실제(實際)와 같음을 관찰하기 때문이니라.”
006_0862_b_22L復次童女菩薩成就八種法故於生死中無有疲倦何等爲八一者善根廣大故二者觀察衆生故三者常得見佛修供養故四者得見無量諸佛剎故五者常求佛智故六者了知生死猶如夢故七者於殊勝法無怯弱八者觀察前際及以後際如實際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만일 모든 도(道)를 행하는 이가
선(善)을 닦되 흠이나 때가 없음이
마치 허공에 뜬 달의 깨끗함과 같으면
고통 받는 중생을 이끌어 해탈시키고
모든 공덕을 거두기 때문에
나고 죽음에 고달픔이 없느니라.
006_0862_c_07L若諸行道者
修善無瑕垢
如空月淸淨
度脫苦衆生
攝諸功德故
生死無疲倦

중생의 성품을 자세히 살피면서
견고하게 정진을 행하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세계에서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하면
그 때문에 열 가지 힘[十力]을 갖춘 이 되어
나고 죽음에 고달픔이 없느니라.
006_0862_c_09L觀察衆生性
堅固行精進
於無量佛剎
恭敬供養佛
是故十力者
生死無疲倦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에서
불가사의한 법을 말하고
3보(三寶)의 종자를 끊지 않으면
장차 오는 세상에 법왕(法王)이 되어
금계(禁戒)를 굳게 지니어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느니라.
006_0862_c_11L無量無邊世
說不思議法
不斷三寶種
當成於法王
堅持禁戒者
生死無疲倦

나고 죽는 성품은 마치 꿈과 같고
구름이나 번개같은 줄 분명히 알면
법에 대하여 해탈하게 되므로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느니라.
006_0862_c_13L了知生死性
如夢如雲電
於法得解脫
生死無疲倦

깨달음에 편안히 머무르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늘 좋아하며
방편의 언덕을 건너게 되면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느니라.
006_0862_c_15L安住於菩提
喜心常悅豫
度於方便岸
生死無疲倦

언제나 훌륭한 법을 수행함이
마치 허공의 달이 점점 자라남과 같고
부처님의 공덕을 좋아하게 되면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느니라.
006_0862_c_16L常修殊勝法
如空月增長
愛樂佛功德
生死無疲倦

나고 죽음은 끝이 없어서
항상 실제(實際)에 머무르니
한 생각의 지혜와 상응하게 되면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으리라.
006_0862_c_17L生死無邊際
常住於實際
一念慧相應
生死無疲倦

“또 동녀야,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마음과 경계가 평등하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마음이 땅과 같기 때문이요, 둘째는 마음이 물과 같기 때문이며, 셋째는 마음이 불과 같기 때문이요, 넷째는 마음이 바람과 같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마음이 허공과 같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마음이 법계(法界)와 같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마음이 해탈과 같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마음이 열반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것이 여덟 가지의 마음과 경계가 평등함이라 하느니라.”
006_0862_c_19L復次童女成就八法心界平等何者爲八一者心如地故二者心如水故三者心如火故四者心如風故五者心如虛空故六者心等法界故七者心等解脫故八者心等涅槃故是名八種心界平等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006_0863_a_02L
평등한 마음은 땅과 같아서
온갖 짐을 지고서도
선(善)이나 악(惡)에 있어서
더하거나 덜할 것이 없느니라.
006_0863_a_02L等心如地
荷負一切
於善於惡
無所增減

평등한 마음은 물과 같아서
모든 때와 더러움을 씻어내고
세간을 길러
번뇌의 갈증을 없애 주느니라.
006_0863_a_04L等心如水
洗諸垢穢
養育世閒
除煩惱渴

평등한 마음은 불과 같아서
모든 번뇌를 태워 없애나니
큰 횃불의 광명처럼
태우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006_0863_a_05L等心如火
燒滅煩惱
大炬光明
無所不燎

평등한 마음은 바람과 같아서
처소도 없고 의지함도 없으며
계율에 나부끼는 향기를 풍기면서
3세(世)에 두루 흘러 퍼지느니라.
006_0863_a_06L等心如風
無處無依
飄戒聞香
流遍三世

평등한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갖가지 견해를 여의어 깨끗하며
온갖 것을 다 포함하면서도
악마를 따르지 않느니라.
006_0863_a_08L等心如空
離見淸淨
遍入一切
而不隨魔

평등한 마음은 법계(法界)에
편안히 잘 머무르게 되어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아서
늘 평등함에 들어가느니라.
006_0863_a_09L等心法界
善得安住
不增不減
常入平等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이
얻는 해탈에는
얽어 묶임도 없고
또한 풀림도 없느니라.
006_0863_a_10L聲聞緣覺
所得解脫
無有縛者
亦無解者

나고 죽음과 열반은
옴도 없고 감도 없으며
고요함에 편안히 머물러
3세에 두루 노니느니라.
006_0863_a_12L生死涅槃
無來無去
安住寂靜
遍遊三世

“또 동녀야, 여덟 가지 법이 있나니, 보살이 성취하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보시가 생겨나 모든 소유를 버리기 때문이요, 둘째는 계율을 지켜 범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며, 셋째는 인욕이 생겨나 성냄이 없기 때문이요, 넷째는 정진이 생겨나 게으르거나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선정을 이루어 방편을 행하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지혜가 생겨 계율을 지니고 많이 듣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범주(梵住)가 생겨나 해탈하여 고요하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신통이 생겨 언제나 선정에 있기 때문이다.
006_0863_a_13L復次童女有八種法菩薩成就出生菩提何等爲八一者施出生捨諸有二者戒出生無所犯故三者忍出生無瞋恚故四者精進出生不懈退五者禪出生行方便故六者慧出生持戒多聞故七者梵住出生解脫寂靜故八者神通出生常在定故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863_a_20L時世尊重說偈言

언제나 보시를 닦아 행하는 이는
모든 탐욕의 뜨거운 번뇌를 여의고
그 과보를 바라지도 않으면서
부처님의 보리에 회향(廻向)하느니라.
006_0863_a_21L常修行施者
離諸貪熱惱
不希求果報
迴向佛菩提

계율을 지님으로 대승(大乘)을 삼고
몸을 베고 자른다 해도 성냄이 없으며
큰 편안함과 즐거움에 뜻을 두면
습기(習氣)를 없애고 참된 적멸(寂滅)을 얻게 되느니라.
006_0863_a_23L持戒爲大乘
割截無瞋恨
志求大安樂
除習證眞滅

보살은 정진을 행하여
오랜 겁 동안 중생을 위하고
고통을 참으며 세간에 노닐면
정진의 힘이 더욱 자라느니라.
006_0863_a_24L菩薩行精進
多劫爲衆生
忍苦遊世間
精進力增長
006_0863_b_02L
선정을 닦고 행하는 이는
모든 이치에 맞지 않는 말[戱論]이 없으며
모든 선정의 저 언덕에 이르러도
선정에 따라 나지 않느니라.
006_0863_b_02L修行禪定者
遠離諸戲論
到諸禪彼岸
而不隨禪生

큰 지혜는 비교할 것이 없어서
모든 치우친 견해를 영원히 여의며
세간의 공함과 고요함을 환히 알아
어리석음의 어둠을 없애 남음이 없느니라.
006_0863_b_04L大慧無等倫
永離諸邊見
了知世空寂
癡闇滅無餘

고요히 범주(梵住)를 닦으면
모든 악한 길[惡道]을 깨끗이 없애고
항상 제석[帝釋]과 범왕(梵王)이 되어
모든 이익[義利]을 힘써 닦느니라.
006_0863_b_05L寂靜修梵住
淨除諸惡道
常爲釋梵王
勤修諸義利

신통으로 부처님의 세계에 노닐면서
부처님을 모시고 법을 들으면
모든 성품과 바램을 잘 알아
설법하여 중생을 제도하느니라.
006_0863_b_06L神通遊佛剎
侍佛聽聞法
善知諸性欲
說法度衆生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다라니(陀羅尼)를 얻고 변재가 걸림이 없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법을 존중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화상(和上)과 아사리(阿闍梨)를 받들어 섬기기 때문이며, 셋째는 법을 구하되 싫어함이 없기 때문이요, 넷째는 들은 대로 베풀어 설하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법에 인색하지 않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다른 이의 악을 들추어내지 않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법사를 사랑하고 공경함이 마치 화상과 같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다른 이의 허물을 보지 않으면서 허물을 여의도록 권하기 때문이니, 이것을 여덟 가지 법이라 한다. 보살이 이 법을 성취하면 총지(總持)를 두루 갖추고 변재가 걸림 없게 된다.”
006_0863_b_08L復次童女菩薩成就八種法故得陁羅尼辯才無㝵何等爲八一者尊重法故二者承事和上阿闍梨故三者求法無厭故四者如聞演說故五者不慳悋法故六者不揚他惡故七者愛敬法師如和上故八者不見他過勸離過故是名八法菩薩成就具足摠持辯才無㝵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뜻하고 좋아하여 항상 법을 구하고
스승과 양친과 착한 벗을 섬기며
나쁜 벗을 멀리하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無盡藏] 다라니를 얻게 되느니라.
006_0863_b_16L志樂常求法
事師親善友
遠離惡知識
得無盡藏持

많이 들어도 싫증내거나 만족하지 않으며
용맹스럽게 힘써 법을 구하며
들은 대로 베풀어 설하면서
이익을 바라거나 구하지 않으면
맑고 깨끗한 변재(辯才)를 얻어
대중을 기쁘게 하느니라.
006_0863_b_18L多聞無厭足
勇猛勤求法
如聞而演說
不希求利養
得淸淨辯才
能令衆歡喜

기꺼이 법 보시를 행하여
인색함과 질투를 멀리 여의고
법을 행하되 집착함이 없으면
다라니를 얻게 되느니라.
006_0863_b_20L欣樂行法施
遠離於慳嫉
行法無所著
獲得陁羅尼

계율을 지키고 자기 몸을 살피면서
다른 이의 허물을 구하지 않으며
사랑[慈]과 가엾이 여김[悲]을 의지로 삼아
상황에 맞는 말을 하면
걸림 없는 변재를 얻게 되어
언설(言說)의 저 언덕을 건너느니라.
006_0863_b_21L護戒自觀身
不求他過失
慈悲爲依止
發語不非時
當得無㝵辯
度言說彼岸

설법을 잘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공경하여 스승처럼 여기며
허물을 숨겨 주고 악을 버리게 하면
그지없는 바다[無盡海]와 같은 다라니를 얻게 되느니라.
006_0863_b_23L於善說法者
愛敬如師想
隱過勸離惡
獲無盡海持
006_0863_c_02L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 앞의 연화대에 태어나게[化生]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이의 허물을 말하지 않고, 둘째는 중생에게 권하고 교화하여 3보(寶)께 귀의하게 하고, 셋째는 모든 것을 보리의 마음에 편안히 두고, 넷째는 청정한 행[梵行]으로 물들음이 없고, 다섯째는 불상을 조성하여 연꽃 자리에 모시고, 여섯째는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중생의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 주고, 일곱째는 뽐내는 사람에게는 항상 스스로 겸손하고 낮추고, 여덟째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니라.”
006_0863_b_24L復次童女菩薩成就八種法故於諸佛前蓮花化生何者爲八一者乃至失命不說他過二者勸化衆生令歸三寶三者安置一切於菩提心四者梵行無染五者造立佛像置蓮花座六者憂惱衆生令除憂惱七者於貢高人常自謙下八者不惱他人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863_c_08L爾時世尊重說偈言

가령 괴로움이 몸을 핍박하여도
끝내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으며
언제나 3보를 찬탄하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게[化生] 되느니라.
006_0863_c_09L假令苦逼身
終不說他過
常稱歎三寶
化生諸佛前

보리의 마음을 내도록 권하여
모든 지혜를 구하게 하며
언제나 청정한 행을 닦으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006_0863_c_11L勸發菩提心
令求一切智
常修於梵行
化生諸佛前

황금으로 불상을 장엄하여
보배 연꽃의 자리에 모시며
중생의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 주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006_0863_c_12L黃金嚴佛像
坐寶蓮花座
除衆生憂惱
化生諸佛前

저 교만한 사람에게는
마치 제자처럼 겸손하고 낮추어
그들에게 괴로움이 생기지 않게 하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006_0863_c_13L於彼憍慢人
謙卑如弟子
不令他生惱
化生諸佛前

“또 동녀야, 여덟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이 두타(頭陀)의 공덕을 성취하여 언제나 한적한 곳[阿蘭若]에 머무르길 좋아하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만족할 줄 아는 것이며, 셋째는 착한 법을 만족시키는 것이요, 넷째는 선(善)으로써 스스로 기르는 것이며, 다섯째는 항상 성인의 성품[聖種]을 지니는 것이요, 여섯째는 나고 죽음의 허물을 보면서 마음으로 늘 싫증을 내어 떠나며, 일곱째는 늘 덧없음[無常]과 괴로움[苦]과 공(空)함과 나 없음[無我]을 관찰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깊은 믿음이 견고하여 다른 이의 가르침에 따르지 않는 것이니라.”
006_0863_c_15L復次童女有八種法菩薩成就頭陁功德常樂住於阿蘭若處何等爲八一者少欲二者知足三者滿足善法四者以善自養五者常持聖種六者見生死患心常厭離七者恒觀無常苦空無我八者深信堅固不隨他教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863_c_21L爾時世尊重說偈言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면서 게으르지 않고
법의 기쁨[法喜]과 많은 선[衆善]을 돕고 기르며
좋아하면서 늘 성인의 성품[聖種]을 닦고
나고 죽는 허물을 보면서 두려운 마음을 내니
이로 말미암아 늘 두타(頭陀)를 즐겨 행하여
무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 짝할 이 없느니라.
006_0863_c_22L少欲知足不放逸
法喜衆善爲資養
愛樂常修於聖種
見生死患生怖心
由是常樂行頭陁
如犀一角獨無侶
006_0864_a_02L
함이 있는[有爲] 법은 괴롭고 나가 없나니
슬기로운 마음으로 깊이 믿어서 바른 노력[正勤]에 머무르며
스스로 법을 보면서 남을 따르지 않고
항상 한적한 데 있으면 부처님께서 찬탄하느니라.
006_0864_a_02L有爲之法苦無我
慧心深信住正勤
自見於法不隨他
常處空閑佛所讚

두타로 멀리 떠나서 괴로워함이 없고
모든 다투는 이론과 허물이 없으며
권속을 멀리 여의어 칭찬과 명예를 끊으면
이로 인하여 아란야에 즐거이 머무르리라.
006_0864_a_04L頭陁遠離無惱患
無諸諍論衆過失
遠離眷屬絕稱譽
由是樂住阿蘭若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악마를 꺾고 조복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성품의 공함[性空]에 들어가는 것이요, 둘째는 모양이 없음[無相]을 믿는 것이며, 셋째는 소원이 없음[無願]을 믿는 것이요, 넷째는 조작이 없음[無作]을 분명히 아는 것이며, 다섯째는 안으로 의혹이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남이 없음[無生]을 인득(忍得)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성품이 없음[無性]을 결정코 아는 것이요, 여덟째는 온갖 법에서 방편으로 관찰하여 본래 그러함[如]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니라.”
006_0864_a_06L復次童女菩薩成就八種法故摧伏魔怨何等爲八一者入於性空二者信於無相三者信於無願四者了知無作五者內無疑惑六者忍於無生七者決了無性八者於一切法方便觀察不壞於如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공과 모양 없음과 바람[願] 없음에서
세 가지 해탈[三解脫]을 얻어 악마를 항복 받으며
함이 있음[有爲]과 함이 없음[無爲]에는 두 모양이 없나니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여 해탈하느니라.
006_0864_a_12L於空無相及無願
得三解脫降魔怨
有爲無爲無二相
證於無生得解脫

확실히 알면 모든 법은 생멸이 없다고 이렇게 인지하면
그들은 모든 악마를 항복 받나니
이 생겨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는 가운데서는
5온(蘊)과 18계(界)에 나 없어서 허깨비와 같으니라.
006_0864_a_14L諸法無生如是忍
彼等降伏諸魔怨
於此無生無滅中
蘊界無我猶如幻

법에는 성품이 없음을 확실히 알고
진여를 파괴하지 않는 묘한 방편을 쓰며
모든 법을 분별하면 악마의 업이 되나니
분별을 버리면 악마를 항복 받느니라.
006_0864_a_16L決定了知法無性
不壞於如巧方便
分別諸法爲魔業
捨離分別則降魔

지혜와 방편 두 가지를 모두 행하면
있음이나 공함에 머무를 바 없나니
이와 같이 훌륭한 법을 닦아 익혀야
좋은 방편과 뛰어난 모습을 얻게 되느니라.
006_0864_a_18L智慧方便二俱行
若有若空無所住
修習如是殊勝法
得善方便妙色身
006_0864_b_02L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보리를 여의지 않는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바른 소견[正見]이니 삿된 견해를 지닌 중생을 성숙시키기 때문이요, 둘째는 바른 기억[正念]이니 삿되게 기억하는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며, 셋째는 바른 말[正語]이니 모든 삿된 말을 하는 이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요, 넷째는 바른 행위[正業]이니 모든 삿되게 행동하는 사람을 거두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바른 노력[正精進]이니 삿되게 노력하는 이를 제도하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바른 생활[正命]이니 삿되게 생활하는 중생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바른 생각[正思惟]이니 삿된 생각을 버리게 하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바른 선정[正定]이니 삿된 선정을 닦는 사람을 깨우쳐서 더욱 나아가게 하기 때문이니라.”
006_0864_a_20L復次童女菩薩成就八種法故不離菩提何者爲八一者正見成熟邪見衆生故二者正念悲愍邪念衆生故三者正語愍諸邪語故四者正業諸邪業故五者正精進度邪勤者故六者正命不捨邪命衆生故七者正思惟令離邪思惟故八者正定發起增進邪定者故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바른 소견을 성취한 사람은
저 모든 삿된 소견을 교화하며
항상 바른 기억을 행하면서
삿되게 기억하는 사람을 가엾이 여기느니라.
006_0864_b_05L成就正見者
化彼諸邪見
常修行正念
哀悲邪念者

깨끗하게 바른 말을 하면서
모든 삿되게 말하는 이를 가엾이 여기며
바른 행위에 편히 머물러
모든 삿되게 행동하는 사람을 거두느니라.
006_0864_b_07L淸淨正言說
愍諸邪語者
安住於正業
攝諸邪業者

항상 바른 노력을 행하면서
삿되게 노력하는 이를 버리지 않으며
바르고 깨끗한 생활에 상응하여
모든 삿된 생활을 하는 사람을 거두느니라.
006_0864_b_08L常修於正勤
不捨邪勤者
相應正淨命
攝諸邪命者

지혜로운 이는 바른 생각을 하면서
삿된 생각을 하는 이를 가엾이 여기며
항상 바른 선정에 머물러서
삿된 선정을 닦는 이를 거두느니라.
006_0864_b_09L智者正思惟
哀愍邪思者
常住於正定
攝諸邪定者

위없는 8정도(正道)로
안온하게 폭류(暴流)를 건너게 하며
다시 떠내려가는 이도 건너게 하니
이것이 큰 보리의 도이니라.
006_0864_b_11L無上八正道
安隱度暴流
復渡漂流者
是大菩提道

성문과 연각은
풀로 된 떼[草筏]로 자기만 건너가거니와
보살은 널리 운반하고 건너게 함이
마치 저 큰 뱃사공과 같으니라.
006_0864_b_12L聲聞及緣覺
草筏唯自渡
菩薩廣運濟
如彼大舩師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감로의 도[甘露道]를 증득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다툼이 없는[無諍] 법에 머무르고, 둘째는 장애 없는 마음을 잘 지키며, 셋째는 항상 사실대로[如實] 이치를 관찰하고, 넷째는 깨달음에 머물러서 여섯 가지 기억[六念]을 닦아 익히며, 다섯째는 모든 바라밀(波羅蜜)을 부지런히 힘써 닦아 익히고, 여섯째는 선근을 쌓고 모아서 중생을 성숙시키며, 일곱째는 대비(大悲)에 머물러 바른 법을 거두어 받으며, 여덟째는 무생인(無生忍)을 얻어 물러나지 않음[不退轉]에 머무르는 것이다.”
006_0864_b_13L復次童女菩薩成就八種法故證甘露道何等爲八一者住於無諍之法二者善守無障㝵心三者常觀如實之義四者住菩提心修習六念五者精勤修習諸波羅蜜六者積集善根成熟衆生七者住於大悲攝受正法八者得無生忍住不退轉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864_b_20L爾時世尊重說偈言

항상 다툼 없는 행을 닦아
큰 사문[大沙門]의 법에 머무르며
성을 내는 허물을 멀리 여의고
모든 선근을 쌓고 모으느니라.
006_0864_b_21L常修無諍行
住大沙門法
遠離瞋恚過
積集諸善根

사실대로 이치를 잘 관찰하여
모든 끝없는 변재(辯才)를 얻으며
보리의 마음에 편히 머물러서
항상 생각 없음[無念]을 생각하느니라.
006_0864_b_23L善觀如實義
得諸無盡辯
安住菩提心
常念於無念

온갖 바라밀을
힘써 닦아 물러남이 없으며
모든 방편의 힘을 얻어서
중생을 제도하느니라.
006_0864_b_24L一切波羅蜜
勤修無退轉
得諸方便力
由是度衆生
006_0864_c_02L
법왕(法王)이 지닌 재물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모두에게 보시하며
속히 무생인을 증득하고는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느니라.
006_0864_c_02L能以法王財
悲心施一切
速證無生忍
不退轉菩提

만일 이러한 행을 할 수 있으면
불법을 깨닫는 것이 어렵지 않으며
오래지 않아 악마들을 항복 받고
가장 으뜸가는 보리를 증득하느니라.
006_0864_c_04L若能如是行
佛法不難得
不久降魔衆
證最上菩提

그때 정신 동녀가 이런 법을 듣고 나서 뛸 듯이 기뻐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몇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인의 몸을 바꿀 수 있습니까?”
006_0864_c_05L爾時淨信童女聞是法已歡喜踊躍白佛言世尊成熟幾法能轉女身
부처님께서 동녀에게 말씀하셨다.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인의 몸을 바꾸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질투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인색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아첨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성을 내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진실한 말을 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나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탐욕을 버리고 여의는 것이요, 여덟째는 모든 삿된 소견을 여의는 것이다. 동녀야, 이 여덟 가지 법을 닦으면 속히 여인의 몸을 바꾸게 되느니라.”
006_0864_c_07L告童女成就八法當轉女身何等爲一者不嫉二者不慳三者不諂者不瞋五者實語六者不惡口七者捨離貪欲八者離諸邪見童女修此八法速轉女身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다른 사람은 질투하지 않고
인색함을 버리고 항상 법을 즐기며
아첨과 속임수를 행하지 않고
여인의 몸에 싫증을 내느니라.
006_0864_c_12L不嫉妒他人
離慳常樂法
不行於諂誑
厭患女人身

인자한 마음으로 성내지 않고
언제나 진실한 말을 하며
탐욕을 없애고 나쁜 말을 여의며
바른 소견 가운데 편히 머무르느니라.
006_0864_c_14L慈心捨離瞋
常修於實語
除貪離惡口
安住正見中

만일 여인의 몸을 싫어한다면
마땅히 이러한 법을 닦아야만
빨리 여인의 몸을 바꾸어
건장한 장부의 몸을 받게 되느니라.
006_0864_c_15L若厭女人身
應修如是法
便當速得轉
受善丈夫身

“또 동녀야,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인의 몸을 바꿀 수 있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부처님을 존경하고 법을 몹시 좋아함이요, 둘째는 계율과 인욕과 법을 많이들은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고 공양함이며, 셋째는 남편과 아들딸에게 그리고 집에서 사는 일에 애착하지 않음이요, 넷째는 금계(禁戒)를 받아 지니면서 깨뜨리거나 범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모든 사람들에게 삿된 생각을 내지 않음이요, 여섯째는 뜻함과 좋아함을 더욱 늘려서 여인의 몸을 싫어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깨달음인 대장부의 법에 머무르는 것이요, 여덟째는 세속의 집안 일은 마치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다고 관찰하는 것이니라.”
006_0864_c_16L復次童女成就八法能轉女身何者爲八一者尊重於佛深樂於法二者恭敬供養戒忍多聞沙門婆羅門者於夫男女及以居家不生愛著者受持禁戒無所缺犯五者於一切人不生邪念六者增上意樂厭離女七者住菩提心大丈夫法八者觀世家業如幻如夢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006_0865_a_02L
부처님을 존경하고 법을 깊이 좋아하며
계율과 다문(多聞)을 존중하면서
탐내고 좋아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여인의 몸을 빨리 바꾸게 되리라.
006_0864_c_24L敬佛深樂法
尊重戒多聞
不生貪愛心
女身速當轉

계율을 지니며 부끄러움과 뉘우침[慚愧]을 갖추고
다른 사람을 망령되이 생각하지 않으며
깨달음에 편안히 머물면서
그 밖의 법을 좋아하지 않느니라.
006_0865_a_03L持戒具慚愧
不忘念他人
安住菩提心
不樂餘乘法

이로 말미암아 깨끗하지 않은 여인의 몸을
빨리 바꾸게 되니
높은 뜻으로 싫어하는 마음을 내면서
온갖 것이 다 허깨비 같다고 여길지니라.
006_0865_a_04L由是速能轉
不淨女人身
勝志得厭心
一切皆如幻

모든 법은 본래부터 움직임이 없고
인연으로 생겨나 성품이 공하고 고요하니
실다운 법을 힘써 닦아야
빨리 장부의 몸을 얻게 되느니라.
006_0865_a_05L諸法本無動
因緣性空寂
勤修如實法
速得丈夫身

그때 정신 동녀는 가지고 간 황금빛의 말리꽃을 부처님 위에 뿌렸는데 그 꽃은 공중에서 변하여 순금으로 된 궁전과 누각으로 되었다. 그 궁전 안에는 변화한 여래가 순금으로 된 자리에 앉아 계셨다.
그때 5백 명의 동녀들도 저마다 몸에 찬 꾸미개들을 풀어서 부처님 위에 뿌리니 역시 공중에서 금으로 된 누각과 보배 장막과 보배 일산으로 바뀌어서 갖가지로 장엄하였다. 그때 5백 명의 동녀들은 그 큰 신통 변화를 보고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006_0865_a_07L爾時淨信童女以所持金鬘散於佛於虛空中變成眞金宮殿樓閣宮殿中有化如來坐於金座時五百童女各各解身莊嚴之具散彼佛上亦於空中變金樓閣寶帳寶蓋種種莊嚴爾時五百童女見大神變異口同音而說偈言

세존은 사람 가운데 가장 빼어나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고 이익 되게 하시니
저희는 이제 이미 보리 마음 일으켜
뜻한 바와 좋아하는 바가 상응하여 머물러 다스려졌나이다.
006_0865_a_14L世尊人中最殊勝
哀愍利益諸衆生
我今已發菩提心
志樂相應住調伏

세간의 길잡이께서 안락을 베푸시니
저희는 사람 가운데 높으신 분[人中尊]께 공양하오며
법을 듣고 이미 티끌 때를 여의어
저희들은 다시는 모든 의혹 없습니다.
006_0865_a_16L爲世導師施安樂
我當供養人中尊
聞法已離於塵垢
我等無復諸疑惑

이제야 여인의 몸과 여러 더러움과 물듦을 버려
번뇌를 영영 끊고 악마를 항복 받으니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께
저희들은 기뻐하며 늘 공양하리이다.
006_0865_a_18L方離女身衆染污
永破煩惱降魔怨
十方無量俱胝佛
我當歡喜常供養

보시와 계율에 편안히 머무르고 부지런히 정진하며
인욕과 선정으로 마음을 잘 다스리며
지혜와 방편으로 중생을 거두어
가장 높은 보리 도를 증득하겠나이다.
006_0865_a_20L安住施戒勤精進
忍辱禪定善調心
智慧方便攝衆生
當證最上菩提道

한량없는 사람과 하늘 무리를 이익 되게 하고
모두 대승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여
저희들도 장차 사자처럼 외치고
저희들도 사람과 하늘의 스승이 되겠나이다.
006_0865_a_22L利益無量人天衆
悉令發起大乘心
我等當能師子吼
我等當作人天師
006_0865_b_02L
그때 세존께서 빙그레 웃으시니, 모든 부처님의 통상의 법대로 청색․황색․적색․백색․홍색․자색․파리색[頗梨色) 등 갖가지 색의 빛이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와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와 범천 세계[梵世]까지 두루 비추고는 다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 장로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미소를 나타내셨습니까?”
006_0865_a_24L爾時世尊便現微笑諸佛常法種種色光靑黃赤白紅紫頗梨從佛口出遍照無量無邊世界乃至梵世遶佛三帀還從頂入爾時長老阿難從座而起白佛言世尊何因何緣現此微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정신 동녀를 보고 있느냐?”
佛告阿難汝見淨信童女不
아난이 아뢰었다.
“예, 보고 있습니다.”
006_0865_b_07L阿難白言唯然已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정신 등 5백 명의 동녀들은 이 세상에서 수명이 다하면 여인의 몸을 버리고 도솔타천(琓率陀天)에 태어나서 미륵 세존과 현겁(賢劫) 중의 온갖 여래를 받들어 모시고 공양할 것이다. 이 정신 동녀는 8만 4천 억 나유타 겁을 지나 전광(電光) 세계에서 부처님이 되리니, 그 이름은 광명장엄왕(光明莊嚴王) 여래라 하리라. 겁의 이름은 상광겁(常光劫)이며 그 부처님의 수명은 도솔타천의 십이천(十二千) 세와 같을 것이다. 그 나라는 순전히 한량없고 그지없는 큰 보살 대중을 권속으로 삼으며 이 5백 명의 동녀들이 그 대중 가운데 으뜸가는 우두머리가 될 것이니, 마치 지금 우리 60명의 보살 가운데 문수사리가 으뜸인 것과 같다.
아난아, 만일 어떤 여인이 이 경을 듣고서 받아 지니어 읽고 외우면 이 여인은 몸을 다한 뒤에 다시는 여인의 몸을 받지 않고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다.”
006_0865_b_08L佛言阿難是淨信等五百童女人中壽盡當捨女身生兜率陁天承事供養彌勒世尊及賢劫中一切如來是淨信童女過八萬四千俱胝那由他劫於電光世界當得作佛號光明莊嚴王如來劫名常光其佛壽命如兜率陁天十二千歲國純以無量無邊大菩薩衆而爲眷是五百童女於此衆中最爲上首猶如我今六十菩薩文殊師利而爲上首阿難若有女人得聞此經受持讀誦盡此女身後不復受速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자 정신 등 5백 동녀와 모든 세간의 하늘․사람․아수라 등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믿고 받아들여 받들어 행하였다.
006_0865_b_20L佛說此經已淨信等五百童女及一切世閒天阿修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41. 미륵보살문팔법회(彌勒菩薩問八法會)
006_0865_b_22L大寶積經彌勒菩薩問八法會第四十一
元魏三藏菩提留支譯
이렇게 내가 들었다.
006_0865_b_24L如是我聞
006_0865_c_02L어느 때 세존께서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 대중 천 1,250명과 함께 계셨으며 모든 보살마하살 십천(十千) 인도 같이 계셨다.
006_0865_c_02L一時婆伽婆住王舍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幷諸菩薩摩訶薩十千人等
그때 미륵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며 부처님을 향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조그마한 법으로써 여래(如來)․응(應)․정변지(正遍知)께 여쭈고자 합니다. 어떠하겠나이까? 세존께서는 허락하여 주시겠습니까?”
006_0865_c_04L爾時彌勒菩薩摩訶薩卽從座起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白佛言世尊我今欲以少法問於如來遍知不審世尊聽許以不
그때 세존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네 마음대로 여래․응공․정변지에게 물어라. 내 너에게 분별하고 해설해 주어서 너의 마음을 기쁘게 하리라.”
006_0865_c_08L爾時世尊告彌勒菩薩摩訶薩言彌勒隨汝心念問於如來正遍知我當爲汝分別解說令汝心喜
그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겠나이다. 즐거이 듣겠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몇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훌륭한 법[勝進法]에서 물러나지도 않고 옮아가지도 않으며 보살행을 행할 때에 모든 악마와 원수를 항복 받고 모든 법의 실제 모습을 알며 모든 세간에 대하여 마음이 고달프지 않고 마음이 고달프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혜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게 됩니까?”
006_0865_c_11L爾時彌勒菩薩摩訶薩白佛言世尊如是願樂欲聞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幾法退阿耨多羅三藐三菩提於勝進法中不退不轉行菩薩行時降伏一切諸魔怨敵如實知一切法自體相諸世閒心不疲倦以心不疲倦故不依他智速疾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세존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미륵아, 너는 지금 여래에게 이와 같은 깊은 이치를 잘 묻는구나.”
부처님께서 다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일심으로 자세히 들어야 한다. 나는 너를 위하여 이와 같은 깊은 이치를 분별하고 해설할 것이니라.”
006_0865_c_19L爾時世尊告彌勒菩薩摩訶薩言哉善哉彌勒汝今乃能問於如來如是深義佛復告彌勒菩薩摩訶薩言汝今應當一心諦聽吾當爲汝分別解說如是深義
바로 그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겠나이다. 즐거이 듣겠사옵니다.”
006_0865_c_24L卽時彌勒菩薩摩訶薩白佛言世尊如是願樂欲聞
006_0866_a_02L부처님께서 다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침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훌륭한 법 안에서 물러나지도 않고 옮아가지도 않으며 보살행을 행할 때에 모든 악마와 원수를 항복 받고 모든 법의 실제 모습을 알며 모든 세간에 대하여 마음이 고달프지 않고 마음이 고달프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혜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미륵아, 이른바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마음[深心]을 성취하고, 행하는 마음[行心]을 성취하며, 버리는 마음[捨心]을 성취하고, 잘 회향할 줄 아는 방편의 마음[善知廻向方便心]을 성취하며, 크게 인자한 마음[大慈心]을 성취하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大悲心]을 성취하며, 잘 아는 방편[善知方便]을 성취하고,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006_0866_a_02L佛復告彌勒菩薩摩訶薩言彌勒若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八法不退阿耨多羅三藐三菩提於勝進法中不退不轉行菩薩行時降伏一切諸魔怨如實知一切法自體相於諸世閒心不疲倦以心不疲倦故不依他智速疾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等爲八彌勒所謂諸菩薩摩訶薩成就深心成就行心成就捨心成就善知迴向方便心成就大慈心成就大悲心成就善知方便成就般若波羅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을 찬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들어도 그 마음은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하여 견고하면서 동요하지 않고 법을 찬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들어도 그 마음은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하여 견고하면서 동요하지 않으며 승가[僧]를 찬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들어도 그 마음은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하여 견고하면서 동요하지 않느니라.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이면 마침내 깊은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006_0866_a_14L彌勒云何諸菩薩摩訶薩成就深彌勒若諸菩薩摩訶薩聞讚歎佛及毀呰佛其心畢竟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堅固不動聞讚歎法及毀呰法其心畢竟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堅固不動聞讚歎僧及毀呰僧其心畢竟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堅固不動彌勒如是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深心
006_0866_b_02L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행하는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으며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이간질하지 않으며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꾸미는 말을 하지 않으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행하는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006_0866_a_22L彌勒云何諸菩薩摩訶薩成就行心彌勒若諸菩薩摩訶薩遠離殺生遠離偸盜遠離邪婬離妄語遠離兩舌遠離惡口遠離綺彌勒如是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行心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버리는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그가 버리는 이[捨主]로서 또는 그가 베푸는 이[施主]로서 모든 사문과 바라문과 가난한 이와 거지와 하천한 사람들에게 옷과 밥과 침구와 병에 따른 탕약이며 그 밖의 필요한 물건들을 보시하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버리는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006_0866_b_04L彌勒云何諸菩薩摩訶薩成就捨心彌勒若諸菩薩摩訶薩是能捨主是施主施諸沙門及婆羅門窮乞丐下賤人等衣食臥具隨病湯藥所須之物彌勒如是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捨心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잘 회향할 줄 아는 방편의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닦는 선근의 몸과 입과 뜻의 업을 모두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잘 회향할 줄 아는 방편의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006_0866_b_09L彌勒云何諸菩薩摩訶薩成就善知迴向方便心彌勒若諸菩薩摩訶薩所修善根謂身口意業皆悉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彌勒如是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善知迴向方便心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침내 크게 인자한 몸의 업․입의 업․뜻의 업을 성취하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크게 인자한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006_0866_b_14L彌勒云何諸菩薩摩訶薩成就大慈心彌勒若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大慈身業畢竟成就大慈口業畢竟成就大慈意業彌勒如是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大慈心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침내 나무랄 데 없는 몸의 업․입의 업․뜻의 업을 성취하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006_0866_b_19L彌勒云何諸菩薩摩訶薩成就大悲心彌勒若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不可譏呵身業畢竟成就不可譏呵口業畢竟成就不可譏呵意彌勒如是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大悲心
006_0866_c_02L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잘 아는 방편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세간의 진리[世諦]를 잘 알고 제일가는 진리[第一義諦]를 잘 알아서 두 가지 진리[二諦]를 잘 알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잘 아는 방편을 성취하느니라.
006_0866_b_24L彌勒云何諸菩薩摩訶薩成就善知方便彌勒若諸菩薩摩訶薩善知世諦善知第一義諦善知二彌勒如是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善知方便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법에 의거하여 법이 있고 법이 생긴다고 깨달아 아는 것이니라. 이른바 무명(無明)은 지어감[行]에 반연하고 지어감은 의식[識]에 반연하며 의식은 정신과 물질[名色]에 반연하고 정신과 물질은 여섯 감관[六入]에 반연하며 여섯 감관은 접촉[觸]에 반연하고 접촉은 느낌[受]에 반연하며 느낌은 욕망[愛]에 반연하고 욕망은 취함[取]을 반연하며 취함은 존재[有]에 반연하고 존재는 생겨남[生]에 반연하며 생겨남은 늙어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함[老死憂悲苦惱]에 반연하는 것이니, 이와 같아서 오직 큰 괴로움의 무더기만이 있을 뿐이니라.
미륵아, 이 법이 없기 때문에 이 법이 없고 이 법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 법이 사라지는 것이니, 이른바 무명이 사라지면 지어감이 사라지고, 지어감이 사라지면 의식이 사라지며, 의식이 사라지면 정신과 물질이 사라지고, 정신과 물질이 사라지면 여섯 감관이 사라지며, 여섯 감관이 사라지면 접촉이 사라지고, 접촉이 사라지면 느낌이 사라지며, 느낌이 사라지면 욕망이 사라지고 욕망이 사라지면, 취함이 사라지며, 취함이 사라지면 존재가 사라지고, 존재가 사라지면 생겨남이 사라지며, 생겨남이 사라지면 늙어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함이 사라지는 것이니, 이와 같아서 오직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사라질 뿐이니라.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반야바라밀을 성취하느니라.
006_0866_c_05L彌勒云何諸菩薩摩訶薩成就般若波羅蜜彌勒若諸菩薩摩訶薩如是覺知依此法有此法依此法生此法所謂無明緣行行緣識識緣名色色緣六入六入緣觸觸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死憂悲苦惱如是唯有大苦聚集彌勒法無故此法無此法滅故此法滅謂無明滅則行滅行滅則識滅識滅則名色滅名色滅則六入滅六入滅則觸滅觸滅則受滅受滅則愛滅滅則取滅取滅則有滅有滅則生滅生滅則老死憂悲苦惱滅如是唯有大苦聚集滅彌勒如是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般若波羅蜜
006_0867_a_02L미륵아,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침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훌륭한 법 안에서 물러나지도 않고 옮아가지도 않으며 보살의 행을 행할 때에 모든 악마와 원수를 항복 받고 모든 법의 자체 모양을 사실대로 알며 모든 세간에 대하여 마음이 고달프지 않고 마음이 고달프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혜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한다고 하느니라.”
006_0866_c_20L彌勒是名諸菩薩摩訶薩畢竟成就八法不退阿耨多羅三藐三菩提於勝進法中不退不轉行菩薩行時降伏一切諸魔怨敵如實知一切法自體相於諸世閒心不疲倦以心不疲倦故不他智速疾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미륵 보살마하살과 그 밖의 모든 보살마하살과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이기도 하고 아닌 듯도 한 이들의 온갖 대중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가 크게 기뻐하면서 믿어 받아들이고 받들어 행하였다.
006_0867_a_03L佛說此經已彌勒菩薩摩訶薩及餘諸菩薩摩訶薩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夜叉乾闥婆阿修羅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一切大衆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42. 미륵보살소문회(彌勒菩薩所問會)
006_0867_a_08L大寶積經彌勒菩薩所問會第四十二
大唐三藏菩提流志譯
이렇게 내가 들었다.
006_0867_a_10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波羅幄國) 시록림(施鹿林) 안에서 큰 비구 대중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모두 다 대중들이 잘 아는 이들이니, 그 이름은 아약교진여(阿若矯陳如)․마하가섭(摩揀迦葉)․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가야가섭(伽耶迦葉)․나제가섭(那提迦葉)․사리불(舍利弗)․대목건련(大目犍連)․아난(阿難) 및 나후라(羅睺羅) 등이었으며 그분들이 으뜸이었다.
또 보살마하살 십천(十千) 명과도 함께 있었으니, 그 이름은 선의(善意) 보살․증상의(增上意) 보살․견고의(堅固意) 보살․사자의(師子意) 보살․관세음(觀世音) 보살․대세지(大勢至) 보살․변적(辯積) 보살․미음(美音) 보살․승당(勝幢) 보살․신혜(信慧) 보살․수천(水天) 보살․제승(帝勝) 보살․제천(帝天) 보살․무반연(無攀緣) 보살․구변재(具辯才) 보살․신통묘화(神通妙華) 보살․미륵(彌勒) 보살 및 문수사리 법왕자(文殊師利法王子) 등이었으며 그 분들이 으뜸이었다.
006_0867_a_11L一時佛在波羅奈國施鹿林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一切皆爲衆所知識其名曰阿若憍陳如訶迦葉優樓頻螺迦葉伽耶迦葉提迦葉舍利弗大目揵連阿難羅睺羅等而爲上首復有菩薩摩訶薩一萬人俱其名曰善意菩薩增上意菩堅固意菩薩師子意菩薩觀世音菩薩大勢至菩薩辯積菩薩美音菩勝幢菩薩信慧菩薩水天菩薩勝菩薩帝天菩薩無攀緣菩薩具辯才菩薩神通妙華菩薩彌勒菩薩殊師利法王子等而爲上首
006_0867_b_02L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백천(百千)의 대중들에게 에워싸여 공양과 공경을 받으면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고 계셨다.
이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대중의 모임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머리 조아린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에게 조그마한 의심이 있사온데 지금 묻고 싶나이다.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허락하여 주소서.”
006_0867_a_23L爾時世尊無量百千大衆圍遶供養恭敬而爲說法是時彌勒菩薩摩訶薩在衆會中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頂禮而白佛言世尊有少疑今欲諮問唯願如來見垂聽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의심이 있거든 너는 마음대로 물어라. 해설하여 기쁨을 얻게 할 것이니라.”
006_0867_b_06L佛告彌勒菩薩言若有所疑今恣汝問當爲解說令得歡喜
그때 미륵보살은 부처님의 허락을 듣고 나자 뛸 듯이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몇 가지 법을 성취하면 모든 악한 길[惡道]과 악한 벗을 떠나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있나이까?”
006_0867_b_07L爾時彌勒菩薩聞佛許已歡喜踊躍而白佛言世尊菩薩成就幾法離諸惡道及惡知識而能速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미륵아, 너는 이제 모든 것을 가엾이 여기고 천상과 인간의 세간을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여래에게 이러한 깊은 이치를 묻는구나. 너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할지니라. 나는 너를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할 것이니라.”
006_0867_b_11L佛告彌勒菩薩言善哉善哉汝今爲欲哀愍一切利益安樂天人世閒能問如來如是深義汝應諦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
미륵보살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즐거이 듣겠사옵니다.”
006_0867_b_14L勒菩薩卽白佛言唯然世尊願樂欲
006_0867_c_02L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한 가지 법을 성취하면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훌륭한 뜻과 좋아함으로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을 하나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두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사마타(奢摩他)를 항상 부지런히 닦아 익히는 것이요, 둘째는 비발사나(毘鉢舍那)에서 교묘함을 얻는 것이니, 이것을 두 가지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세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대비(大悲)를 성취하는 것이요, 둘째는 공한 법[空法]을 닦아 익히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법에 대하여 분별을 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세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깨끗한 계율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둘째는 모든 의심 그물을 여의는 것이며 셋째는 아란야(阿蘭若)를 좋아하는 것이요, 넷째는 바른 소견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다섯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공한 법에 머무르는 것이요, 둘째는 다른 이의 허물을 찾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언제나 제몸을 관찰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다른 이를 거두어 보호하는 것이니, 이것을 다섯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006_0867_b_16L佛告彌勒言菩薩成就一法離諸惡道及惡知識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云何爲一所謂發勝意樂菩提之心是名爲一彌勒復有二離諸惡道及惡知識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云何爲二一者於奢摩他常勤修習二者於毘鉢舍那而得善巧是名爲二彌勒復有三離諸惡道及惡知識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云何爲三一者成就大悲二者修習空法三者於一切法不生分別是名爲三彌勒復有四法離諸惡道及惡知識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云何爲四者安住淨戒二者離諸疑網三者樂阿蘭若四者起正見心是名爲四復有五法離諸惡道及惡知識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云何爲五一者住於空法二者不求他過三者常自觀察四者愛樂正法五者攝護於他是名爲五
미륵아, 다시 여섯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여섯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탐욕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성을 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언제나 거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공한 성품에 머무르는 것이요, 여섯째는 마음이 마치 허공과 같은 것이니, 이것을 여섯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006_0867_c_13L彌勒復有六法離諸惡道及惡知識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云何爲六一者無有貪欲二者不生瞋恚三者不起愚四者常離麤語五者住於空性者心如虛空是名爲六
미륵아, 다시 일곱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여의고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일곱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바른 기억[正念]에 머무르는 것이요, 둘째는 가리는 법[擇法]을 성취하는 것이며, 셋째는 정진을 일으키는 것이요, 넷째는 언제나 기쁨을 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몸이 가뿐함[輕安]을 얻는 것이요, 여섯째는 모든 선정에 머무르는 것이며, 일곱째는 행함과 버림[行捨]을 두루 갖추는 것이니, 이것을 일곱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006_0867_c_18L彌勒復有七離諸惡道及惡知識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云何爲七一者住於正念二者成就擇法三者發起精進四者常生歡喜五者身得輕安六者住諸禪定七者具足行捨是名爲七
006_0868_a_02L미륵아, 다시 여덟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바른 소견[正見]이요, 둘째는 바른 생각[正思惟]이며, 셋째는 바른 말[正語]이요, 넷째는 바른 행위[正業]이며, 다섯째는 바른 생활[正命]이요, 여섯째는 바른 노력[正勤]이며, 일곱째는 바른 기억[正念]이요, 여덟째는 바른 선정[正定]이니, 이것을 여덟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006_0867_c_24L彌勒復有八法離諸惡道及惡知識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云何爲八一者正見二者正思惟三者正語四者正業五者正命六者正勤七者正念八者正定是名爲八
미륵아, 다시 아홉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아홉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욕심 세계[欲界]의 나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멀리 여의고 초선(初禪]의 거친 생각[尋]과 세밀한 생각[伺]과 기쁨[喜]과 즐거움[樂]이 있는 한결같은 마음의 경계[心一境性]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둘째는 거친 생각과 세밀한 생각을 멀리 여의고 2선(禪)의 6근(根)이 깨끗하며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한결같은 마음의 경계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며, 셋째는 기쁨을 멀리 여의고 3선(禪)의 사념(捨念)과 지혜와 즐거움이 있는 한결같은 마음의 경계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넷째는 근심․고통이나 기쁘고 즐거움 등을 멀리 여의고 4선(禪)의 버리는 생각이 깨끗하여 고통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한결같은 마음의 경계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니라.
다섯째는 색(色)의 생각을 초월하고 다른 반연이 없이 끝없는 허공처정(虛空處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여섯째는 끝없는 허공처정을 초월하고 나서 끝없는 식처정(識處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며, 일곱째는 끝없는 식처정을 초월하고 나서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여덟째는 무소유처정을 초월하고 나서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며, 아홉째는 비상비비상처정을 초월하고 나서 멸수상정(滅受想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니, 이것을 아홉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006_0868_a_05L彌勒復有九法離諸惡道及惡知識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爲九一者速離諸欲惡不善法住初禪尋伺喜樂心一境性二者遠離尋伺安住二禪內淨喜樂心一境三者遠離於喜安住三禪捨念慧樂心一境性四者遠離憂苦及以喜安住四禪捨念淸淨無苦無樂心一境性五者超過色想無異攀緣住無邊虛空處定六者超過無邊空處定已而能安住無邊識定七者超過無邊識處定已而能安住無所有八者超過無所有處定已安住非想非非想定九者超過非想非非想處定已而能安住滅受想定是名爲
006_0868_b_02L미륵아,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금강 삼매(金剛三昧)를 잘 성취하는 것이요, 둘째는 처비처상응(處非處相應)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며, 셋째는 방편행(方便行)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넷째는 변조명(遍照明)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보광명(普光明)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보변조명(普遍照明)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보월(寶月)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월등(月燈)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출리(出離)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열째는 승당비인(勝幢臂印)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의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을 성취하고 나면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006_0868_a_21L彌勒復有十法離諸惡道及惡知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云何爲十一者善能成就金剛三昧二者成就處非處相應三昧三者成就方便行三昧四者成就遍照明三五者成就普光明三昧六者成就普遍照明三昧七者成就寶月三昧八者成就月燈三昧九者成就出離三昧十者成就勝幢臂印三昧是名爲十彌勒菩薩成就如是法已離諸惡道及惡知識速能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미륵보살이 이 법을 들은 뒤에 크게 기뻐하면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06_0868_b_09L爾時彌勒菩薩得聞是法心大歡喜偏袒右肩右膝著地掌恭敬卽於佛前以偈讚曰

부처님께서는 과거의 겁(劫) 동안에
사랑하던 아내와 아들과
그리고 머리와 눈과 골수를 버리셨나니
보시[施]의 저 언덕[彼岸]에 도달하셨나이다.
006_0868_b_11L佛於過去劫
捨所愛妻子
頭目及骨髓
到於施彼岸

부처님께서는 언제나 금계(禁戒)를 지키심이
마치 검정소[犛牛]가 꼬리 아끼듯 하시며
가장 높아 짝할 이가 없나니
계율[戒]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006_0868_b_13L佛常護禁戒
如犛牛愛尾
最勝無倫匹
到於戒彼岸

부처님께서는 인욕의 힘으로
어긋남과 다툼을 버리고
남의 허물과 악을 구하지 않나니
참음[忍]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006_0868_b_14L佛以忍辱力
捨離於違諍
不求人過惡
到於忍彼岸

부처님께서는 정진의 힘으로
최고의 고요함[寂靜]을 얻으셨으며
마지막까지 항상 안락하시니
노력[勤]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006_0868_b_15L佛以精進力
得無上寂靜
究竟常安樂
到於勤彼岸

부처님께서는 선정의 힘으로
모든 죄와 때[垢]를 없애셨으며
천상과 인간의 인도자이시니
선정[定]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006_0868_b_17L佛以禪定力
能滅諸罪垢
爲天人導師
到於定彼岸

부처님께서는 지혜의 힘으로
모든 법의 제 성품은
있는 바 없음을 환히 아시니
지혜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006_0868_b_18L佛以智慧力
善了知諸法
自性無所有
到於慧彼岸

부처님께서는 보리수(菩提樹)에서
모든 악마의 군사를 항복 받고
가장 뛰어난 지혜를 갖추시어
위없는 도를 성취하셨나이다.
006_0868_b_19L佛於菩提樹
降伏諸魔軍
具足最勝智
成就無上道

길잡이께서는 두려움이 없는 힘으로
바라나국(波羅奈國)에서
청정한 법 바퀴를 굴리시어
모든 외도를 꺾어 항복시켰나이다.
006_0868_b_21L導師無畏力
於波羅奈國
轉淸淨法輪
摧破諸外道

위없는 큰 지혜
세간을 뛰어넘어
깨끗한 광명을 놓으시어
모든 법의 요체[法要]를 잘 말씀하나이다.
006_0868_b_22L無上大智慧
出過於世閒
能放淨光明
善說諸法要

여래의 청정한 모습과
지혜와 공덕은
모든 세간을 뛰어넘어
저 언덕에 잘 도달하셨나이다.
006_0868_b_23L如來淸淨色
智慧及功德
超過諸世閒
能到於彼岸
006_0868_c_02L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미륵보살은 매우 드문 분이십니다. 한량없는 변재를 성취하여 중생들의 생각에 따라 평등하게 설법하면서도 문자(文字)에 얽매임이 없나이다.”
006_0868_c_02L爾時阿難白佛言世尊是彌勒菩薩甚爲希有而能成就無量辯才隨衆生念平等說法而於文字無所繫著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아난아, 미륵보살이 어찌 오늘에만 내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겠느냐? 과거 옛날 10무수(無數) 겁 전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명호는 염광유희묘음자재왕(焰光遊戱妙音自在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세존이었느니라.
006_0868_c_05L佛告阿難如是如是如汝所說阿難彌勒菩薩豈唯今日能於我前以偈讚佛乃往過去十無數劫爾時有佛號焰光遊戲妙音自在王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
그때 현수(賢壽)라는 한 바라문의 아들이 있었는데 모든 모습을 두루 갖추었으므로 보는 사람마다 기뻐하였느니라. 그는 동산으로부터 나오다가 저 여래를 보았는데 여래께서는 단정하고 빼어나게 묘하여 모든 감관이 고요하여 사마타(奢摩他)를 얻어서 마치 맑고 깨끗한 못에 아무 더러운 찌꺼기도 없는 것과 같았다. 서른두 가지 모습[三十二相]과 여든 가지 좋은 특징[八十種好]으로 스스로 장엄하였음은 마치 사라수(娑羅樹)에 꽃이 핀 것과 같고 또 수미산이 온갖 산 가운데 뛰어난 것과 같았다. 기쁨이 가득한 얼굴은 마치 둥근 보름달과 같았고 위엄 있는 광명이 번쩍거림은 마치 햇빛이 빛나는 것과 같았으며 몸과 키가 원만하심은 마치 니구다나무[尼拘陀樹]와도 같았느니라. 이때 현수는 부처님․여래의 뛰어난 모습을 보고 마음에 깨끗한 믿음을 내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보기 드문 일이다. 세존께서는 이러한 한량없는 공덕과 장엄을 성취하셨구나. 나 역시 장차 오는 세상에는 이러한 공덕 지닌 몸을 성취해야겠다.’
이런 원을 세우고 나서 몸을 땅에 엎드리며 다시 생각하였다.
‘만일 장차 오는 세상에 부처님 몸을 얻을 수 있다면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저의 등을 발로 밟으소서.’
006_0868_c_11L爾時有一婆羅門子名曰賢壽諸相具足見者歡喜從園苑出見彼如來端正殊妙諸根寂靜得奢摩他如淸淨池無諸垢穢三十二相八十種好而自莊嚴如娑羅樹其花開敷如須彌山出過一切面貌熙怡如月盛滿威光赫奕如日顯曜形量周圓如尼俱陁樹時賢壽睹佛如來殊勝之相心生淨信作是思惟希有世尊乃能成就如是無量功德莊嚴我亦願於當來之成就如是功德之身發是願已投身於地復自念言若當來世得佛身唯願如來足蹈我上
006_0869_a_02L그때 그 부처님은 현수의 뜻을 알고 곧 그 발로 현수의 등을 밟았으며 발로 막 밟으려 할 때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되었다. 세존께서는 돌아보시면서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발로 현수를 밟는다고 여기지 말라. 왜냐 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지금 벌써 무생법인을 증득하였고 다시 천안통(天眼通)과 천이통(天耳通)과 타심통(他心通)과 숙주통(宿住通)과 신경지통(神境智通)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니라.’
그때 현수는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006_0868_c_24L爾時彼佛知賢壽意卽以其足蹈賢壽身當下足時得無生法忍世尊迴顧告諸比丘汝等勿以足蹈賢壽何以故此是菩薩摩訶薩今已證得無生法忍復能成就天眼天耳他心宿住神境智通爾時賢壽卽於佛前以偈讚曰

부처님은 시방 세계에서
가장 높으시고 훌륭하시며
모든 세간을 초월하셨나니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나이다.
006_0869_a_07L佛於十方界
最尊無有上
超過諸世閒
我今稽首禮

여래의 큰 광명은
해와 달을 가리어 덮으며
모든 세간을 초월하셨나니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나이다.
006_0869_a_09L如來大光明
掩蔽於日月
超過諸世間
我今稽首禮

비유하면 마치 사자가 외치면
모든 짐승이 다 함께 두려워하듯이
세존의 큰 위덕(威德)은
모든 외도를 꺾어 조복하시옵니다.
006_0869_a_10L譬如師子吼
諸獸咸怖畏
世尊大威德
摧伏諸外道

눈썹 사이 흰 터럭 모습[白毫相]은
마치 파리(頗梨)의 빛깔과 같으며
세간을 널리 비추시니
온갖 것에서 뛰어나시옵니다.
006_0869_a_11L眉閒白毫相
猶如頗梨光
普照于世閒
超過於一切

세존과 견줄 사람이 없고
발은 천의 수레바퀴살을 밟으시며
깨끗하게 세간을 교화하시면서
대지(大地)를 능히 움직이시옵니다.
006_0869_a_13L世尊無與等
足蹈千輻輪
淸淨化世閒
能動於大地

벗어나는 도[出離道]를 성취하시어
번뇌의 바다를 뛰어나셨으며
모든 공덕의 재물로
뜻대로 모두 베풀어주나이다.
006_0869_a_14L成就出離道
超過煩惱海
以諸功德財
隨意皆施與

여래의 깨끗한 계율은
마치 대지(大地)와 같으시며
모든 공덕을 내시면서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생각이 없나이다.
006_0869_a_15L如來淸淨戒
猶如於大地
出生諸功德
無有愛憎想

지혜의 힘으로
모든 법이 공함을 분명히 아시니
중생과 목숨 있는 것[壽者]을 분별하여도
얻을 수 없음을 환히 아시나이다.
006_0869_a_17L以智慧力故
了知諸法空
衆生及壽者
分別不可得

중생의 성품과 마음의 작용과
나아가는 바를 잘 아시며
세간을 위해 밝은 등불이 되시어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나이다.
006_0869_a_18L善了衆生性
心行及所趣
爲世作明燈
饒益於一切

세간의 고통이 핍박하는 것이
폭류(暴流)에 빠져 떠내려가는 것과 같고
항상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큰 정진의 힘을 일으키시나이다.
006_0869_a_19L世閒苦逼迫
漂溺於暴流
常爲諸衆生
起大精進力

세존께서는 번뇌를 여의시고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여의시어
세상을 살아가되 마치 허공 같으며
온갖 것에 물들음이 없으시옵니다.
006_0869_a_21L世尊離煩惱
生老及病死
處世如虛空
一切無所染

지혜의 큰 위엄 있는 광명으로
온갖 어두움을 깨뜨리시고
탐냄․성냄․어리석음을 영영 여의셨나니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나이다.”
006_0869_a_22L智慧大威光
能破一切闇
永離貪瞋癡
我今稽首禮
006_0869_b_02L
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현수보살이 얻게 된 신통은 그로부터 다시는 물러나거나 잃지 않았느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때의 현수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 이 모임 안의 미륵보살이니라.”
006_0869_a_23L佛告阿難賢壽菩薩所獲神通從是已來不復退失於意云何爾時賢壽豈異人乎今此會中彌勒菩薩摩訶薩是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미륵보살이 오래 전에 이미 무생법인을 증득하였다면 무엇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였습니까?”
006_0869_b_04L阿難白佛言世尊若彌勒菩薩久已證得無生法忍何故不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두 가지의 장엄(莊嚴)과 두 가지의 거두어들임[攝取]이 있나니, 이른바 중생을 거둬들이며 중생을 장엄하며, 불국토를 거둬들여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이니라. 미륵보살은 과거 세상에 보살의 행을 수행하면서 항상 불국토를 거둬들여 불국토를 장엄하기를 좋아하였다. 나도 예전에 보살행을 닦으면서 항상 중생을 거둬들이고 중생을 장엄하기를 좋아하였느니라. 그리고 저 미륵은 보살행을 40겁 동안 수행하였다. 내가 그때 막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일으키자 나로 인하여 용맹스럽게 정진한 힘 때문에 곧 아홉 겁을 뛰어넘어 현겁(賢劫) 동안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한 것이니라.
006_0869_b_06L佛告阿難菩薩有二種莊嚴二種攝取所謂攝取衆莊嚴衆生攝取佛國莊嚴佛國勒菩薩於過去世修菩薩行常樂攝取佛國莊嚴佛國我於往昔修菩薩常樂攝取衆生莊嚴衆生然彼彌勒修菩薩行經四十劫我時乃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由我勇猛精進力故便超九劫於賢劫中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阿難我以十法得證菩提云何爲十一者能施所愛之二者能施所愛之妻三者能施所愛之子四者能施所愛之頭五者能施所愛之眼六者能施所愛王位者能施所愛珍寶八者能施所愛血九者能施所愛骨髓十者能施所愛支分是名爲十我行此法能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006_0869_c_02L아난아, 나는 열 가지 법으로써 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사랑하는 물건을 보시하였고, 둘째는 사랑하는 아내를 보시하였으며, 셋째는 사랑하는 자식을 보시하였고, 넷째는 사랑하는 머리를 보시하였으며, 다섯째는 사랑하는 눈을 보시하였고, 여섯째는 사랑하는 왕위(王位)를 보시하였으며, 일곱째는 사랑하는 값진 보배를 보시하였고, 여덟째는 사랑하는 피와 살을 보시하였으며, 아홉째는 사랑하는 골수를 보시하였고, 열째는 사랑하는 팔다리를 보시한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나는 이런 법을 행하였었기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느니라.
아난아, 또 열 가지 법이 있었기에 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계율의 공덕을 획득하였고, 둘째는 인욕의 힘을 성취하였으며, 셋째는 정진을 일으켰고, 넷째는 모든 선정을 얻었으며, 다섯째는 큰 지혜가 있었고, 여섯째는 모든 중생을 언제나 버리거나 떠나지 않았으며, 일곱째는 모든 중생에게 평등한 마음을 일으켰고, 여덟째는 모든 공(空)한 법을 항상 닦아 익혔으며, 아홉째는 진실로 공한 성품을 잘 성취하였고, 열째는 모양 없음[無相]과 바람 없음[無願]을 잘 성취한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나는 이런 법을 행하였었기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느니라.
아난아, 미륵보살이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손과 발과 머리와 눈을 보시하지 못하였고 다만 교묘한 방편과 안락한 도(道)로써 최상의 바르고 평등한 보리를 쌓았을 뿐이니라.”
006_0869_b_23L阿難復有十法能證菩提云何爲十一者獲戒功德二者成就忍力三者發起精進四者得諸禪定五者有大智慧六者於諸衆生常不捨離七者於諸衆生起平等心八者於諸空法而常修習九者善能成就眞實空性十者善能成就無相無願是名爲十我行此法能得阿耨多羅三藐三菩阿難彌勒菩薩往昔行菩薩道時不能捨施手足頭目但以善巧方便安樂之道積集無上正等菩提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미륵은 옛날 보살의 도를 행할 때 다만 교묘한 방편과 안락한 도로써 최상의 보리를 쌓았을 뿐이었나이까?”
006_0869_c_11L爾時阿難白佛言世尊云何彌勒往昔行菩薩道時但以善巧方便安樂之道而能積集無上菩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은 옛날 보살의 도를 행할 때에 밤낮 여섯 때에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린 뒤에 모든 부처님 앞에서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06_0869_c_14L佛告阿難彌勒往昔行菩薩道晝夜六時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頂禮於諸佛前說是偈言

저는 이제 목숨 바쳐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 성문들과 큰 신선[大仙]으로서
천안(天眼)을 지닌 이께 예배하나이다.
006_0869_c_17L我今歸命禮
十方一切佛
菩薩聲聞衆
大仙天眼者

또한 보리심 내어
모든 악한 길을 멀리 여의고
천상에 태어난 이와
나아가 열반을 증득한 이께도 예배하나이다.
006_0869_c_19L亦禮菩提心
遠離諸惡道
能得生天上
乃至證涅槃

제가 조그마한 죄를 지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랐으니
이제 모든 부처님 앞에서
참회하여 죄를 없어지게 하겠나이다.
006_0869_c_20L若我作少罪
隨心之所生
今對諸佛前
懺悔令除滅

제가 이제 몸과 입과 뜻으로
쌓은 모든 공덕은
원컨대 보리의 원인[因]이 되어
최상의 도를 이루게 하소서.
006_0869_c_21L我今身口意
所集諸功德
願作菩提因
當成無上道

시방의 국토 안에서
여래께 공양하는 이와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를
저는 이제 모두 따라 기뻐하나이다.
006_0869_c_23L十方國土中
供養如來者
及佛無上智
我今盡隨喜

있는 죄를 모두 참회하면서
이 복을 모두 따라 기뻐하며
저는 이제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노니
원컨대 최고의 지혜를 이루게 하소서.
006_0869_c_24L有罪悉懺悔
是福皆隨喜
我今禮諸佛
願成無上智
006_0870_a_02L
시방의 큰 보살로서
10지(地)를 증득한 이께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노니
원컨대 빨리 보리를 증득하게 하소서.
006_0870_a_02L十方大菩薩
證於十地者
我今稽首禮
願速證菩提

보리를 증득한 뒤에는
악마의 군사를 꺾어 다스리고
깨끗한 법 바퀴를 굴려
중생을 이롭게 하겠나이다.
006_0870_a_04L得證菩提已
摧伏於魔軍
轉淸淨法輪
饒益衆生類

항상 세간에 머무르면서
한량없는 구지(俱胝) 겁 동안
큰 법북[法鼓]을 두드리면서
고통 받는 중생을 제도하겠나이다.
006_0870_a_05L常願住世閒
無量俱胝劫
擊于大法鼓
度脫苦衆生

저는 욕심의 진흙 창에 빠지고
탐욕의 끈에 매어 있는 등
갖가지로 많이 얽매어 있나니
원컨대 부처님은 자세히 살피소서.
006_0870_a_06L我沒於欲泥
貪繩之所繫
種種多纏縛
願佛垂觀察

중생이 비록 번뇌[垢]가 많더라도
모든 부처님은 버리거나 싫어하지 마시고
원컨대 큰 자비로서
생사의 바다를 건너게 하소서.
006_0870_a_08L衆生雖垢重
諸佛不厭捨
願以大慈悲
度脫生死海

현재 계신 모든 세존과
과거와 미래의 부처님께서
행하신 보살의 도를
저는 이제 닦고 배우겠나이다.
006_0870_a_09L現在諸世尊
過去未來佛
所行菩薩道
我今願修學

바라밀(波羅蜜)을 두루 갖추고
여섯 가지 신통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 해탈시키며
최고의 도를 증득하겠나이다.
006_0870_a_10L具足波羅蜜
成就六神通
度脫諸衆生
證於無上道

모든 법은 공하고
모양도 없고 제 성품도 없으며
머무름도 없고 나타남도 없으며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음을 환히 알겠나이다.
006_0870_a_12L了知諸法空
無相無自性
無住無表示
不生亦不滅

또 마치 대선존(大仙尊)과 같이
나가 없고 보특가라(補特伽羅)도 없으며
나아가 목숨[壽者]도 없다 함을
환히 잘 알겠나이다.
006_0870_a_13L又如大仙尊
善了於無我
無補特伽羅
乃至無壽者

모든 보시하는 일에 있어서도
나와 내 것[我所]에 집착하지 않으며
중생을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베풀어주되 인색함이 없겠나이다.
006_0870_a_14L於諸布施事
不執我我所
爲安樂衆生
施與無慳悋

원컨대 제가 보시한 물건은
공용(功用)을 빌려서 생기지 않았으니
공임을 관찰하고 분명히 알아서
보시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006_0870_a_16L願我所施物
不假功用生
觀察了知空
具施波羅蜜

계율을 지니되 어긋남이 없고
부처님의 깨끗한 시라(尸羅)를 얻으며
머무름 없어
지계(持戒)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006_0870_a_17L持戒無缺減
得佛淨尸羅
以無所住故
具戒波羅蜜

인욕은 마치 4대(大)와 같이
분별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성내는 마음이 없음으로써
인욕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006_0870_a_18L忍辱如四大
不生分別心
以無瞋恚故
具忍波羅蜜

원컨대 몸과 마음이 힘으로
크게 정진을 일으키며
견고하면서 게으름이 없어
정진[勤]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006_0870_a_20L願以身心力
發起大精進
堅固無懈怠
具勤波羅蜜

마치 요술과 같고 허깨비와 같이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금강과 같은 삼매로써
선정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006_0870_a_21L以如幻如化
及勇猛精進
金剛等三昧
具禪波羅蜜

원컨대 세 가지 밝은 지혜[三明智]를 증득하여
세 가지 해탈문에 들어가며
3세의 평등함을 환히 알아서
지혜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006_0870_a_22L願證三明智
入於三脫門
了三世平等
具慧波羅蜜

모든 부처님의 훌륭한 모습[色身]과
광명과 큰 위덕(威德)과
보살이 정진하는 행을
원컨대 저에게 모두 원만하게 하소서.
006_0870_a_24L諸佛妙色身
光明大威德
菩薩精進行
願我皆圓滿
006_0870_b_02L
미륵이라 일컫는 이는
이러한 행을 부지런히 수행하여
6바라밀을 두루 갖추어서
10지(地)에 편안히 머물렀느니라.
006_0870_b_02L彌勒名稱者
勤修如是行
具六波羅蜜
安住於十地

부처님께서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미륵보살은 이와 같은 교묘한 방편에 편히 머무르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쌓고 모았느니라.
아난아, 나는 옛날 도를 구할 때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쌓고 모았느니라. 왜냐 하면 오랜 옛적에 견일체의(見一切義)라는 태자가 있었는데 단정하고 훌륭하고 모든 상호를 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보는 이들은 모두 기뻐하였느니라. 마침 동산에 노닐러 나왔다가 한 병든 사람이 몹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면서 그에게 묻기를 ‘지금 당신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분이 없겠습니까’라고 하였느니라. 그러자 그때 병든 사람은 곧 게송으로써 태자에게 말하였느니라.
006_0870_b_03L佛告阿難彌勒菩薩安住如是善巧方便積集阿耨多羅三藐三菩提我昔求道受苦無量乃能積集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故乃往古昔時有太子名見一切義端正殊妙諸相具足見者歡喜出遊園菀見一病人受諸重苦生悲愍心便問之言汝今此病豈無有藥能療治耶爾時病人卽以偈頌白太子言

내 약은 구하기가 어려워
세간에서는 얻을 수 없습니다.
국왕께서도 역시 구할 수 없거늘
하물며 병들어서 괴로워한 이겠습니까?
006_0870_b_12L我病藥難求
世閒不可得
國王亦無有
何況病惱者

모든 방법[論]을 다 통달하여
의약의 처방을 잘 말하는 이가
비록 치료하려고 해도
그 약은 얻기가 어렵습니다.
006_0870_b_14L通達於諸論
善說醫方者
雖欲爲療治
其藥難可得

그러자 그때 태자는 다시 게송으로써 병든 사람에게 말하였느니라.
006_0870_b_15L爾時太子復以偈頌告病人言

금과 은과 마니주(摩尼珠)와
코끼리와 말에 이르기까지
구할 것이 있으면 모두 말하십시오.
당신의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주겠습니다.
006_0870_b_16L金銀摩尼珠
乃至於象馬
所求皆當說
爲汝除憂惱

그때 병든 사람은 다시 게송으로 태자에게 말하였느니라.
006_0870_b_18L爾時病人復以偈頌白太子言

만일 태자님의 피를 마시게 되면
나는 반드시 안락함을 얻으리니
원컨대 기뻐하는 마음을 내시어
저에게 근심과 괴로움이 없게 하여 주십시오.
006_0870_b_19L若飮太子血
我必得安樂
願生歡喜心
施我無憂惱

그때 태자는 다시 게송으로 병든 사람에게 말하였느니라.
006_0870_b_21L爾時太子復以偈頌告病人言

나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져서
여러 겁 동안도 오히려 참을 수 있거늘
하물며 몸의 피 따위겠습니까?
006_0870_b_22L我爲諸衆生
墜墮無閒獄
多劫猶能忍
何況於身血
006_0870_c_02L
그때 태자는 곧 날카로운 칼을 가져다 몸을 찔러서 피를 내어 병든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대로 쓰게 하면서 한 생각조차도 후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느니라.
아난아, 알아야 하느니라. 그 때의 태자 견일체의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네 개의 큰 바닷물은 오히려 측량할 수 있어도 내가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몸을 버리면서 낸 피는 헤아릴 수 없느니라.”
006_0870_b_24L爾時太子卽取利刀刺身出血令彼病人隨意所用不生一念悔恨之心阿難當知爾時太子見一切義者異人乎今我身是四大海水猶可測我於往昔行菩薩道捨已身血不可稱計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또 아주 옛날에 묘화(妙花)라 하는 태자가 있었는데 단정하고 빼어나며 모든 모습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보는 이마다 모두 기뻐하였느니라. 마침 동산으로부터 나오다가 한 병든 사람이 몸이 바짝 마른 것을 보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곧 그에게 물었다.
‘지금 당신의 병은 어떤 약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까?’
그러자 그때 그 병든 사람은 게송으로 태자에게 말하였느니라.
006_0870_c_07L佛告阿難乃往古昔時有太子名曰妙華端正殊勝諸相具足見者歡喜從園苑出見一病人身體羸瘦生悲愍心便問之言汝今此病豈無有藥能療治耶爾時病人卽以偈頌白太子言

세상에 비록 용한 의사라 하더라도
나의 병을 고쳐 줄 약은 없습니다.
원컨대 사랑하며 가엾이 여기어
나의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 주소서.
006_0870_c_13L世雖有良醫
無藥療我病
唯願生慈愍
爲我除憂惱

그때 태자는 곧 게송으로 병든 사람에게 말하였느니라.
006_0870_c_15L爾時太子卽以偈頌告病人言

나는 세간의 이익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베푸니
몸뚱이와 값진 보배라도
바라는 것이면 모두 말씀하십시오.
006_0870_c_16L我爲利世間
一切咸施與
身分及珍寶
須者皆當說

그때 병든 사람이 다시 게송으로 태자에게 말하였다.
006_0870_c_18L爾時病人復以偈頌白太子言

비유하면 마치 큰 약왕(藥王)이
마음대로 많은 병을 고칠 수 있고
또한 마치 해와 달빛이
모든 세간을 널리 비추는 것 같습니다.
006_0870_c_19L譬如大藥王
隨意療衆病
亦如日月光
普照諸世閒

만일 몸에서 골수를 내시어
저의 몸에다 두루 발라 주시면
이 병은 이내 낫게 되어서
오래도록 안락을 얻게 될 것입니다.
006_0870_c_21L若能出身髓
遍塗於我身
是病乃消除
長夜得安樂

그때 태자는 다시 게송으로 병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006_0870_c_22L爾時太子復以偈頌告病人言

설령 어떤 중생들이
나의 몸을 부수어서 골수를 낸다 해도
세간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근심하지도 않고 괴로워하지도 않습니다
006_0870_c_23L若有諸衆生
碎我身出髓
爲利於世閒
心不生憂惱
006_0871_a_02L
그때 태자는 곧 몸을 부수어 그 골수를 내어서 병든 사람에게 주어 마음껏 쓰게 하면서도 한 생각의 후회나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느니라.
아난아,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그 때의 그 묘화 태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사방의 큰 바닷물은 오히려 측량할 수 있어도 내가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몸의 골수를 버린 것을 헤아릴 수 없느니라.”
006_0871_a_02L爾時太子卽自碎身取其骨髓與彼病人隨意所用不生一念悔恨之心阿難當知爾時妙華太子豈異人乎今我身是四大海水猶可測量我於往昔行菩薩道捨身骨髓不可稱計
“아난아, 또 옛날 월광(月光)이라는 국왕이 있었는데 단정하고 훌륭하며 모든 모습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마다 기뻐하였느니라. 마침 동산으로부터 나오다가 가난하여 거지 생활을 하는 한 장님을 보고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면서 곧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주리라. 음식이거나 의복이거나 꾸미개․살림․금․은․마니며 어떤 값진 보배이거나 간에 그대가 바라는 대로 나는 다 주겠도다.’
그때 그 소경은 곧 게송으로 왕에게 아뢰었느니라.
006_0871_a_07L佛告阿難乃往古昔時有國王名爲月光端正殊妙諸相具足見者歡喜從園菀出見一盲人貧窮乞丐生悲愍心便問之言汝何所須我當施汝或飮食衣服莊嚴資具金銀摩尼及諸珍寶隨汝所欲皆當與之爾時盲人卽以偈頌而白王言

대왕께서는 마치 해와 달의 광명이
세간을 두루 비추는 것과 같이
뛰어난 공덕을 두루 갖추셨으므로
오래지 않아 천상에 태어날 것입니다.
006_0871_a_14L大王猶日月
光明照世閒
具足勝功德
不久生天上

온갖 청정하고 미묘한 빛깔도
저는 지금 모두를 보지 못하오니
원컨대 왕께서는 자비를 일으키어
저에게 아끼는 눈을 보시하소서.
006_0871_a_16L一切淨妙色
我今悉不見
願王起慈悲
施我所愛眼

그때 대왕이 곧 게송으로 그 장님에게 말하였느니라.
006_0871_a_17L爾時大王卽以偈頌告盲人言

그대는 빨리 와서 눈을 가져가라.
그대에게 안락을 얻게 하리라.
나는 장차 오는 세상에
부처님의 깨끗한 눈을 얻으려 하느니라.
006_0871_a_18L汝速來取眼
令汝得安樂
願我當來世
得佛淸淨眼

나는 보살도를 행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으니
만일 내가 그대에게 베풀지 않으면
이는 곧 본래의 서원을 어기는 것이니라.
006_0871_a_20L我行菩薩道
一切皆當捨
若我不施汝
是則違本願
006_0871_b_02L
그때 월광왕은 이내 날카로운 칼을 가져다 몸소 자기 눈을 도려 파서 그 장님에게 주어 마음대로 쓰도록 하면서도 한 생각의 후회나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느니라.
아난아,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그 때의 월광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오히려 수미산은 헤아릴 수 있어도 내가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버린 아끼는 눈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아난아, 미륵보살은 옛날 보살도를 수행할 때 이렇게 서원하였느니라.
‘만일 중생들이 음행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얇아져서 열 가지 착한 법[十善]을 성취하면 저는 그 때에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겠나이다.’
아난아, 장차 오는 세상에 모든 중생들이 음행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얇아져서 열 가지 착한 법을 성취하여야 미륵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니라. 왜냐 하면 그 보살이 본래 세운 서원의 힘 때문이니라.”
006_0871_a_21L爾時月光王卽取利刀自挑其眼彼盲人隨意所用不生一念悔恨之阿難當知爾時月光王者豈異人卽我身是須彌山王猶可度量於往昔行菩薩道捨所愛眼不可稱阿難彌勒菩薩往修行菩薩道時作是願言若有衆生薄婬怒癡成就十善我於爾時乃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阿難於當來世有諸衆生婬怒癡成就十善彌勒菩薩當爾之時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故由彼菩薩本願力故
부처님께서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저는 장차 오탁악세(五濁惡世)에서 탐내고 성내는 번뇌[垢]가 무거운 모든 악한 중생들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스승과 어른을 존경하지 않으며 나아가 권속끼리 서로 화목하지도 않으면 저는 그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하소서.’
아난아, 이러한 서원 때문에 내가 지금 들어가는 성이나 읍이나 마을에서 많은 중생들이 나를 헐뜯고 욕설을 퍼부으며 없다라는 생각[斷見]과 항상하다는 생각[常見]으로 대중을 불러모으고, 또 걸식을 하면 먼지를 뿌리고 여러 가지 독을 섞어서 나에게 먹이기도 하며 혹은 여인으로써 나를 비방하기도 하느니라.
아난아, 나는 오늘날 그 본래 세운 서원의 힘 때문에 그러한 악한 중생들을 위하여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면서 그들에게 설법하느니라.”
006_0871_b_10L佛告阿難我於往昔行菩薩道作如是言願我當於五濁惡世貪瞋垢重諸惡衆生不孝父母不敬師長乃至眷屬不相和睦我於爾時當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阿難以是願故今所入城邑聚落多有衆生毀罵於以斷常法招集衆會若行乞食坌以塵土和諸雜毒與我令食或以女人誹謗於我阿難我於今者以本願爲如是等諸惡衆生起大悲心而爲說法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응공․정등각께서는 참으로 짓기 어려운 일을 기꺼이 지으시고 참기 어려운 일을 기꺼이 참으시며 다스리지 못한 이를 모두 다스려지게 하시고 이러한 죄와 때가 있는 중생들을 떠맡으시면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옵니다.”
006_0871_b_21L爾時阿難白佛言世尊如來正等覺能作難作能忍難忍不調伏者悉令調伏荷擔如是罪垢衆生而爲說
006_0871_c_02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큰 자비로 거두기 때문이니라.”
006_0871_c_02L佛告阿難如是如是如汝所說以故如來大悲之所攝故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래께서 세우신 견고한 서원을 듣고 털이 모두 곤두서는 듯합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며 저희들은 어떻게 받아 지니오리까?”
006_0871_c_03L爾時阿難白佛言世尊我聞如來堅固誓願毛皆豎世尊當何名此經我等云何受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미륵소문경(彌勒所問經)』이라 하며 또한 『왕석본원인연경(往昔本願因緣經)』이라고도 하나니, 이런 이름으로 너희들은 받아 지닐지니라.”
006_0871_c_06L佛告阿難是經名爲『彌勒所問』亦名『往昔本願因緣』以是名字汝當受持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미륵보살과 존자 아난과 모든 세간의 하늘․사람․아수라․건달바 등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믿어 받아들이고 받들어 행하였다.
006_0871_c_08L佛說是經已彌勒菩薩尊者阿一切世閒天阿修羅乾闥婆等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大寶積經卷第一百一十一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