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1079_a_01L불설대승십법경(佛說大乘十法經)
006_1079_a_01L佛說大乘十法經

양(梁) 부남(扶南) 삼장 승가바라(僧伽婆羅) 한역
송성수 번역
006_1079_a_02L 梁扶南三藏僧伽婆羅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6_1079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대비구 5천 명과 한량없이 많은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그 대보살들 중에 정무구묘정보월왕광(淨無垢妙淨寶月王光)이라는 보살마하살이 있었다.
006_1079_a_04L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五千人俱無量菩薩爾時彼大菩薩衆中有菩薩摩訶名曰淨無垢妙淨寶月王光集彼菩薩大衆中
그때 그 보살 대중들이 모여 있던 가운데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마하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연화대(蓮花臺)를 버리고 부처님께 나아가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대승(大乘) 비구가 대승 비구에 머무르면, 무엇 때문에 대승에 머무르는 비구라 하고, 또 무슨 이치로 이 대승을 대승이라 하나이까?”
006_1079_a_08L爾時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摩訶薩卽從坐起捨蓮花臺往至佛所偏袒右肩右膝著地掌白佛言世尊世尊大乘比丘住大乘比丘者何故名住大乘比丘復以何義故此大乘名曰大乘
그때 세존께서는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정무구묘정보월왕광이여, 그대는 여래에게 이 매우 깊고 묘한 뜻을 묻는구나. 선남자(善男子)야, 잘 생각하여라. 나는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하리라.”
006_1079_a_13L爾時世尊告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摩訶薩言善哉善哉淨無姤妙淨寶月王汝能問如來此甚深妙義善男子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
그때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006_1079_a_17L爾時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白佛言世尊如尊教
006_1079_b_02L그때 세존께서는 정무구묘정보월왕광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10법(法)을 성취하면 그것을 대승에 머무른다 한다. 그 10법이란, 이른바 바른 믿음을 성취하고, 행을 성취하며, 성품을 성취하고, 보리심을 즐거워하며, 법을 즐겨하고, 바른 법 관찰하기를 즐기며, 바른 법과 수순하는 법을 행하며, 교만과 아만 등을 멀리 떠나고, 비밀한 모든 말을 잘 통달하며, 성문(聲聞)과 연각(緣覺) 등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런 10법을 성취하면 그것을 대승에 머무르는 것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아첨하지 않고 유화한 행을 성취하면 그 유화한 행 덕분에 그는 능히 모든 불여래의 정진 정각과 위없는 보리심을 믿고, 한 생각 속의 3세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잘 믿으며, 여래장(如來藏)이 단상(斷常)이 아니요 노사(老死)가 아니며 다할 수 없음을 믿고, 실제(實際)와 법계와 일체종지(一切種智)와 일체종지의 상(相)과 모든 힘과 무외(無畏)와 불공불법(不共佛法)을 믿으며, 또 모든 불여래의 관정(灌頂)할 수 없음을 믿고, 또한 32대인상(大人相)과 80종호(種好)와 원광(圓光)1) 등을 믿고, 성문의 말과 연각의 말과 보살 및 다른 말을 믿으며,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을 믿고, 정행을 행하는 자와 순항(順行) 등과 사문 및 바라문을 믿으며, 모든 선근과 업보와 최상의 좋은 과보와 혹은 하늘과 하늘의 왕과 혹은 사람과 사람의 왕을 믿고, 또한 불선(不善)한 업보와 최하의 악과 즐겨 들을 수 없고 사랑할 수 없는 매우 중하고 추한 죄와 혹은 지옥ㆍ축생ㆍ아귀 등이 사는 곳을 믿는 것이다.
저는 이런 법을 믿고는 3법을 멀러 떠나나니, 그 3법이란, 이른바 의심과 미혹과 불결(不決) 등이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이런 모든 법을 성취하면 그것을 바른 믿음이라 하느니라.”
006_1079_a_19L爾時世尊告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言善男子菩薩摩訶薩成就十法名住大乘何等爲十所謂成就正信成就行成就性樂菩提心樂法樂觀正法行於正法及順遠離慢我慢等事善好通達諸微密語不樂聲聞及緣覺等善男子薩摩訶薩成就如是十法名住大乘善男子菩薩摩訶薩成就不諂曲和行柔和行彼能信諸佛如來正眞正覺無上菩提善能信一念中三世諸佛智信如來藏不斷常不老死可盡亦信實際法界一切種智一切種智相諸力無畏不共佛法復信諸佛如來不可灌頂亦信三十二大人之相八十妙好圓光等法復信聲聞所說或緣覺所說菩薩及餘所說信世間及出世間復信正行行者行等沙門及婆羅門亦信諸善根業最勝上愛果若天天王若人人王復信不善業報最下惡不可樂聞愛甚重麤過或地獄畜生餓鬼等處彼如是信已遠離三法何等爲三謂疑不決等事善男子菩薩成就如是諸法名爲正信
그리고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079_b_22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믿음은 최상승(最上乘)이 되나니
이것으로 정각(正覺) 이룬다.
그러므로 믿음 등의 일을
지혜로운 자는 공경하고 친한다.
006_1079_b_23L信爲最上乘
以是成正覺
是故信等事
智者敬親近
006_1079_c_02L
믿음은 세간의 최상이니
믿는 이에게는 궁핍이 없다.
그러므로 믿음 등의 법을
지혜로운 자는 바로 전한다.
006_1079_c_02L信爲最世間
信者無窮乏
是以信等法
智者正親近

믿지 않는 선남자는
깨끗한 법을 내지 못하나니
그것은 마치 볶은 종자가
뿌리와 싹을 못 내는 것과 같다.
006_1079_c_03L不信善男子
不生諸白法
猶如燋種子
不生於根芽
006_1080_a_02L
“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모든 행을 성취하는 것이라 하는가.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정복(正服)을 입으며 은근한 신심으로 집을 버리고 나온다. 집을 버리고 나와서는 보살의 위의(威儀)와 계 등의 모든 행을 학습하고, 혹은 성문의 위의와 계 등의 모든 행을 학습하고, 혹은 연각의 위의 등의 행을 학습한다. 그는 이렇게 혹은 가진 바 몸ㆍ입ㆍ뜻 등으로 번뇌를 함께 익히고 또 저 일체를 함께 멸한다.
이 중에서 어떤 것을 몸이 번뇌를 함께 익힘이라 하는가. 이른바 살생하고 악한 욕심을 갖고 사음(邪婬)을 행하며, 칼ㆍ막대기ㆍ기왓장ㆍ돌덩이 등을 갖고 손발 등을 움직여 오가며 사람들을 위협해서 달아나게 하는 것들이니, 이것을 몸이 번뇌를 함께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 중에서 어떤 것을 입이 번뇌를 함께 익히는 것이라 하는가. 거짓말과 이간질하는 말ㆍ욕설ㆍ비단과 같이 꾸민 말을 하며, 항상 나쁜 말로 매우 깊은 경전을 비방하고 범행을 닦는 존장(尊長)들을 나쁘게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입이 번뇌를 함께 익히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 중에서 어떤 것을 뜻이 번뇌를 함께 익히는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간탐ㆍ사견(邪見)ㆍ질투와 명성[名聞]과 이양(利養)을 즐겨 집착하고, 친족과 출신에 대한 교만, 몸의 교만, 젊음의 교만, 근심 없음의 교만, 오래 살고 많이 들음의 교만, 생각의 교만과 욕각(欲覺)ㆍ망상각(妄想覺)ㆍ악각(惡覺)ㆍ친각(親覺)ㆍ토각(土覺)과 음식ㆍ의복ㆍ침구ㆍ의약ㆍ자재 등의 지각과 곳에 집착하고 타는 물건에 집착하며 평상에 집착하고, 음식ㆍ처자ㆍ남녀와 농사와 길쌈의 경영과 노비 등과 돈ㆍ재물ㆍ곡식ㆍ창고ㆍ저장 등의 일에 집착하며, 나아가 갖가지 살림살이의 도구에 집착하는 것이니, 그는 이렇게 아끼고 집착하며 말하는 중에 혹 하나의 일이라도 손해 되면, 곧 근심과 고뇌와 망상 등의 일을 내지마는, 만일 그런 애착하는 마음을 아주 버리면 사유(思惟)를 내느니라.
선남자야, 의업(意業)을 간략히 설명하면 마치 세간의 수레바퀴 도는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의업이 번뇌를 함께 익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006_1079_c_04L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成就諸行善男子菩薩摩訶薩剃除鬚髮以被正服殷重信心捨家出家出家已學菩薩威儀戒等諸行或復聲聞威儀戒等諸行亦學緣覺威儀等行如是或以所有身口意等同習煩惱彼一切同滅是中何者身所有同習煩惱所謂殺生偸盜惡欲邪婬刀杖瓦石等執慳悋於他動手足等往來逃走等事是名身有同習煩惱是中何者口家同習煩惱所謂妄語兩舌惡口綺語恒說惡語毀謗甚深諸典於諸尊長修梵行中廣說惡名是名口同習煩惱是中何者意家同習煩所謂慳貪邪見嫉妒樂著名聞利親族姓慢色慢幼年慢無患慢壽多聞慢思惟慢欲覺妄想覺惡覺親覺土覺飮食衣服臥具醫藥資用等覺著處著乘著牀著諸飮食妻子男女營作犂耬奴婢等錢財穀麥貯積等事乃至著種種資用之具彼如是悋著已所說事中若失一事便生其憂苦惱妄想等事彼如是遠離愛潤心已生於思惟善男子略說意業猶如世間輪轉故說意業同習氣煩惱
그는 이렇게 몸과 입과 뜻이 함께 익히는 번뇌를 떠나서는 화상(和上)에 대해 높은 이라는 생각을 일으키고, 그 아사리(阿闍梨)2)에 대해 화상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며, 범행을 함께 닦는 노소(老少)에 대해 존중하고 공경하는 생각을 일으킨다. 그는 한적한 곳에 혼자 있으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일체 중생을 제도하고 일체 중생을 알며 중생을 조복하여 편하고 고요하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스스로를 조복하지 못하고 모든 근(根)을 제어하지 못하여 적멸(寂滅)이 되지 못했다. 나는 반드시 바른 행을 닦아 나를 보는 자로 하여금 반드시 조복을 이루어 부처님의 미묘한 가르침을 따르게 하며, 다시 모든 하늘과 귀신ㆍ용ㆍ야차ㆍ건달바 등을 기뻐하게 하리라.’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의 참(慚)이라 하느니라.
또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로 하여금 도인이나 속인이나 그 모든 위의의 행에서 온갖 허물을 취하게 하지 말자. 이른바 그 계행이 정중(正中)하지 않거나 혹은 형상과 혹은 위의의 행과 쓰임새와 수명의 행 등을 행하는 것에서 허물을 취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부끄러워하고는 온 밤과 낮 동안을 꼬박 지계(持戒) 등의 법을 관찰한다. 그리하여 계를 잘 지키고는 다시 의심하거나 후회하지 않으며, 여래의 불법 안에 들어가 머물기 위해 잠깐도 쉬지 않나니,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의 괴(愧)라 한다.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이 모든 행을 성취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006_1080_a_07L彼如是離身口意業同習煩惱已於和上所起其尊想其阿闍梨所起和上想於同梵行若老若少殷重恭敬彼獨在空閑之處作如是思惟我不應作如是我爲度一切衆爲解一切衆生爲令安調伏靜定衆生故發諸行然我自不調伏不隱諸根未爲寂滅我必修正行令有見我者必得成受調伏亦順諸佛微妙等教復令歡喜諸天神夜叉乾闥婆等善男子此名爲菩薩慚彼作如是思惟勿有令我若道若俗於諸威儀行中取諸過失所謂行戒行不正或見形或威儀行或行資用壽命行等彼如是慚愧已日夜之中六時觀於持戒等法彼善持戒已無復疑令入住如來佛法中無有休息男子此之名爲菩薩愧善男子是名菩薩成就如是諸行
006_1080_b_02L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080_b_02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모든 부처님과 성문 제자들
모두 행을 근본으로 삼나니
그러므로 지자(智者)는 닦아
행과 행이 늘 견고하다.
006_1080_b_03L諸佛行爲本
及聲聞弟子
是故智者修
行行常堅固

모든 보살의 큰 지혜는
온갖 무외(無畏)의 행을 행하여
깨끗한 도를 증득하게 하나니
모든 부처님께서 찬탄하시는 바이다.
006_1080_b_05L諸菩薩大智
行諸無畏行
令證離垢道
諸佛所讚歎

“선남자야, 보살이 성품을 성취함이란 어떤 것인가. 불자 보살은 성품을 성취하여 탐욕과 분노와 우치 등이 적어서 질투하지 않고 인색하지 않으며, 고뇌하지 않고 거친 말을 하지 않으며, 희롱하려 하지 않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으며, 조화하고 유연함으로 성품을 삼는다. 그리하여 훌륭하고 묘한 공양 거리를 성취하여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나니, 이른바 필수품 등 재물을 남에게 보시하며, 손ㆍ발ㆍ머리ㆍ눈 등을 완전히 성취한다. 여래나 여래의 제자를 보면 곧 공경하고 기뻐하는 마음을 낸다. 선남자야, 보살의 이러한 것을 성품의 성취라 하느니라.”
006_1080_b_06L善男子云何菩薩成就性佛子菩薩性成少欲瞋恚愚癡等不妒不悋不說麤言不欲瞋調戲不輕動調和柔耎已可親近性能成就上妙供具供養諸佛所謂資用等財惠施與具足成就手足頭目等若見如來或如來弟子見已卽生恭敬歡喜之善男子菩薩如是名爲性成就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080_b_14L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연기를 보고 불인 줄 알며
원앙새는 물을 나타내 보인다.
다시 상으로 모든 성품을 알면
그것은 보살의 큰 이름이다.
006_1080_b_15L相煙卽知火
鴛鴦以顯水
復相知諸性
菩薩大名稱

유화하고 아첨하지 않으며
간탐과 질투를 모두 버리고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기면
그를 일러 보살이라 한다.
006_1080_b_17L柔和不諂曲
捨離慳嫉妒
愍念一切衆
名之爲菩薩
006_1080_c_02L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보리심을 좋아함이란 어떤 것인가. 만일 보살마하살의 체성(體性)이 보리심을 조금 내었을 때는 부처와 보살을 만나며, 혹은 성문과 연각 등을 교화하고 권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한다. 이것이 첫째로서 보리의 상 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가 보리와 보리의 공덕을 듣고는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면, 이것이 둘째로서 보리의 상 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저 보살은 모든 중생이 구호할 수 없고 귀의할 곳이 없으며 고독하여 구제할 수 없고 덮개와 집과 섬[洲]이 없음을 보고서 곧 가여워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그는 그 마음을 일으키고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금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구호ㆍ귀의ㆍ구제ㆍ덮개ㆍ집ㆍ섬 등이 되리라.’
그가 이 인연으로 위없는 보리심을 내면, 이것이 셋째로서 보리심 내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가 만일 여래나 혹은 보살과 성문ㆍ연각 등의 원만한 모든 행을 보고서 마음에 기쁨을 내어 애경하고 안심하며, 이 인연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면, 이것이 넷째로서 보리심을 낸다는 것이다.
저 보살은 모든 중생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보시를 행하고 계를 지니며 인욕[忍]을 닦고 정진을 내며 선정을 행하고 바른 지혜를 닦는다.
006_1080_b_18L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喜樂菩提若有菩薩摩訶薩體性微發菩提心時値佛菩薩或聲聞緣覺等教化勸發而生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是名喜樂初發菩提相彼聞菩提及菩提功德已卽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是名第二喜樂菩提相彼菩薩見諸衆生無能救護無所歸依獨無能濟拔無覆護無舍宅無有洲卽起悲愍心彼發心已作如是念我今爲諸衆生作救護歸依濟拔舍宅洲等爲彼因緣故發無上菩提心是名第三喜樂發菩提心彼若見如來或菩薩聲聞緣覺等滿足諸見已心生歡喜愛敬安心以是因緣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是名第四發菩提心彼菩薩爲諸衆生利益安樂故行布施持戒修忍發精進行思禪定修正慧
어떻게 보살은 보시를 행하는가. 이른바 마실 것을 요구하면 마실 것을 주고, 먹을 것을 요구하면 먹을 것을 주며, 탈것을 요구하면 탈것을 주고, 평상과 깔개를 요구하면 평상과 깔개 등을 주며, 옷을 요구하면 옷을 주고, 금ㆍ은ㆍ보관(寶冠)ㆍ반지ㆍ팔찌 등 모든 장신구와, 나아가 자기의 몸ㆍ가죽ㆍ살 등으로 중생들을 이롭게 하나니, 그는 이렇게 보시하고서 그 보시를 회향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며, 비록 이렇게 보시하더라도 아만(我慢) 등의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006_1080_c_14L云何菩薩行布施所謂須飮與飮須食與食須乘給乘須牀榻敷具者給牀榻敷具等須衣施衣須金寶冠環釧等諸莊嚴具乃至己身皮肉潤益衆生彼如是行於布施已然彼布施迴向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雖施而不生我慢等
어떻게 계를 가져 몸과 입과 뜻의 업을 성취하는가. 그는 몸과 입과 뜻의 업 등을 잘 버리고 잘 막아 걸림이 없고 빠뜨림이 없으며, 순일(純一)하여 잡되지 않게 금계를 받들어 지닌다. 그런데 그 계를 지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며, 비록 계를 잘 지니더라도 아만 등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006_1080_c_21L云何持戒成就身口意業彼捨離身口意業等已善離能防無㝵無漏純一無雜奉持禁戒然彼持戒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雖行持戒然不起我慢等心
006_1081_a_02L선남자야, 보살은 어떻게 인욕을 닦는가. 그는 꾸짖는 말이나 칼을 씌우거나 사슬로 묶거나 살을 베거나 매로 때리거나 할 때, 그가 도인이거나 속인이거나 다 용서하면서 습기 등 번뇌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렇게 인욕을 닦고서 그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며, 비록 인욕을 닦을지라도 아만 등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006_1081_a_02L善男子云何菩薩修彼瞋罵說枷鎖繫閉切割撾打道若俗能忍能容不起諸習等煩惱如是修忍已然彼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雖修忍然不起我慢等心
006_1081_b_02L선남자야, 보살은 어떻게 정진하는 마음을 내는가.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마치 허공 세계가 한량없고 가없는 것처럼 중생 세계도 역시 한량없고 가없다. 그러나 이 중생 세계는 나 혼자요 둘이 없다. 나로 하여금 무여열반(無餘涅槃)에 편안히 들게 하자.’
그는 이 인연으로 정진을 행한다. 몸은 몸을 떠나지 않고 생각은 수(受)를 관찰하며, 수를 관찰하고는 마음과 마음의 행을 관찰하며, 마음과 마음을 관찰하고는 모든 법을 차례로 관찰한다.
그는 이렇게 잘 억념하고 관찰한 뒤에는 아직 생기지 않은 모든 불선(不善)과 악법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을 닦으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그 마음을 가지고 평등한 행을 행하며, 생기지 않은 모든 선법을 생기게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을 닦으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곧은 마음으로 평등한 행을 행하며, 이미 생긴 모든 불선법을 멸하게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을 닦으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그 마음을 가지고 평등한 행을 행하며, 이미 생긴 모든 선법을 오래 머물게 하고 다시 더 늘리기를 생각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정진을 닦으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그 마음을 가지고 평등한 행을 행한다.
그는 정진을 내고는 첫 번째의 여의족분(如意足分)을 이루게 하며, 이와 같이 둘째, 셋째 나아가 넷째 여의족분을 이룬다. 그는 여의족분을 성취한 뒤에 1겁이나 거의 1겁 동안을 머물며, 혹은 구족한 행으로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을 원만하게 한다. 이렇게 정진하고는 그 정진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며, 비록 이런 정진을 내더라도 마음에 교만한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006_1081_a_06L善男子云何菩薩發精進心彼作如是念猶如虛空界無量無邊衆生界亦無量無邊然此衆生界我獨無二令安無餘涅槃界中是以爲彼因緣故發行精進身不離身念觀受彼觀受已觀心心行彼觀心心已順觀諸彼如是善憶念觀已爲未生諸不善惡法令不生故起欲修勤精進心等正行爲未生諸善法令生故欲修勤精進直心等正行已生諸不善法爲令滅故起欲修勤精進持心等正行已生諸善法爲令久住故令增長思故起欲修勤精進持心等正行彼發精進已令成初如意足分如是第二第三乃至成第四如意足彼成就如意分能令住一劫若減一劫或具足行令滿精進波羅蜜是發精進已然彼精進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雖發如是精進然心不生憍慢
선남자야, 어떻게 보살은 선정을 행하는가. 뜻의 욕심도 떠나고 뜻의 멸함도 떠나며, 욕심의 고요함도 떠나고, 안도 의지하지 않고 바깥도 의지하지 않으며, 색(色)도 의지하지 않고, 수(受)ㆍ상(想)도 의지하지 않으며, 식(識)도 의지하지 않고, 욕계ㆍ색계ㆍ무색계도 의지하지 않고,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도 의지하지 않으며, 세간ㆍ출세간도 의지하지 않고,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 등도 의지하지 않는다. 선남자야,……(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일체가 있다고 하는 생각과 결박 등을 선정[禪]이라 한다. 이렇게 모든 선정을 닦고 그 선정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며, 비록 이 선정을 닦더라도 아만 등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006_1081_b_03L善男子云何菩薩思禪定離意欲離意滅離欲靜不依內依外不依色不依受不依識不依無色界不依空無相無願不依世間出世間不依布施持戒忍辱進等善男子乃至略說一切有想繫縛等名爲禪如是修諸禪然彼禪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雖思修此然不起我慢等心
선남자야, 어떻게 보살은 지혜를 닦는가.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한량없고 가없는 중생들을 다 열반에 들게 하지마는 열반에 들 수 있는 한 중생도 없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모든 법은 나가 없고 중생이 없으며 명(命)이 없고 수(壽)가 없으며 부가라(富伽羅)3)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관찰하는 지혜를 닦고 그 지혜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며, 비록 반야(般若)를 닦더라도 아만 등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나니, 선남자야,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보리심을 좋아하느니라.”
006_1081_b_11L善男子云何菩薩修智彼作如是念無量無邊衆生界令入涅槃然無一衆生可入涅槃何以故如佛所說一切法法無我衆生無命無壽無富伽羅如是修觀然彼智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雖觀修般若然不起我慢等心男子如是菩薩摩訶薩樂菩提心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081_b_18L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마치 마니주(摩尼珠)가
보배 창고에 나타나는 것처럼
스승은 그 공용(功用)으로
본래 빛보다 배나 밝도다.
006_1081_b_19L猶如摩尼珠
顯於寶藏中
師以加功用
倍明於本色

이와 같은 성품을 성취하고
바른 보리심을 구하면
두 끝이 이미 고요해
악마가 틈을 엿보지 못한다.
006_1081_b_21L成就如是性
求正菩提心
二邊旣寂靜
令魔不得便
006_1081_c_02L
“선남자야, 어떻게 보살은 법을 즐거워함을 성취하는가. 선남자야, 보살의 성질이 법을 즐거워하고 법을 기뻐하며 법을 사랑하면, 그는 사문이나 혹은 바라문을 보고는 살기에 필요한 모든 도구와 음식 등을 그들에게 잘 받들어 올리며, 세간에 있는 필수품 등과 뿌리ㆍ줄기ㆍ가지ㆍ잎ㆍ꽃ㆍ열매 등을 다 거두어 모든 중생들에게 보시하고, 법을 지닌 자가 있으면 거기 가서 예배하고 공경하며, 합장하고 영접하며, 은근하고 존중하면서 그것을 드리며, 의심나는 데가 있으면 바른 뜻을 묻는다. 그러므로 법을 지닌 이는 물음을 따라 잘 해설한다.
그 법을 듣는 이는 그에 대해 세존이라는 생각과 선지식(善知識)이라는 생각을 일으키고, 세간의 모든 바다와 같다는 생각을 일으키며, 화상ㆍ아사리(阿闍梨)라는 생각을 일으키고, 오랫동안 길잡이를 잃었을 때 세간 광야의 어려움 가운데서 잘 찾았으므로 찾았다는 생각을 일으키며, 오랫동안 우둔한 자가 감았던 눈을 떴기 때문에 깨달았다는 생각을 일으키고, 세간 번뇌의 진흙 속에 빠졌다가 구제되었다는 생각을 일으키며, 오랫동안 바른 길을 잃었는데 길잡이가 되었으므로 길잡이라는 생각을 일으키고, 오랫동안 세간이라는 감옥에 갇혔었는데 풀어 주었으므로 풀어 준 사람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며, 오랫동안 앓던 병이 나았으므로 좋은 의사라는 생각을 일으키고, 번뇌의 불로 몸을 태우는데 그것을 끄고 살게 하므로 큰비라는 생각을 일으킨다.
그는 법을 위하고 법의 인(因)을 위하기 때문에 추위와 더위ㆍ비ㆍ모기 등을 참고, 또한 주림과 목마름도 참는다. 혹 다른 사람이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을 보아도 그 즐거움을 부러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세간에서 홀로 즐거워한다. 나는 바른 법을 들을 수 있다.’
그는 이 일과 이 인연 때문에 슬픔과 근심ㆍ고뇌ㆍ원한 등을 일으키지 않으며, 그는 이렇게 슬픔ㆍ근심ㆍ고뇌ㆍ원한 등을 일으키지 않고는 이런 마음을 가진다.
‘나는 여래께서 말씀하신 한 법구(法句)를 떠맡을 수 있기 때문에 1겁이나 혹은 거의 1겁 동안 아비지옥에라도 있으리라.’
그는 이렇게 피곤해 하는 마음이 없으므로 자연히 온갖 행을 행하지 않고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으며, 얻지 못한 모든 불법(佛法)을 빨리 얻는다.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보살을 모든 법을 즐기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006_1081_b_22L善男子云何菩薩樂法成就善男子若菩薩性樂法喜法愛法彼若見沙門若婆羅門所有資用命具飮食等彼能奉上彼世間所有受用等莖枝葉華果等彼收已施諸衆生諸法者令往禮拜恭敬合掌迎接已殷重敬納心有所疑處問於正義以持法者隨所聞義善能解釋彼於聞法者起世尊想善知識想起同世間諸海想起和上想阿闍梨想久失導時世間曠野生難中能訪覓起訪覓久遠愚者闇閉目開故令起覺悟墜沒世間煩惱泥中而起濟拔之久遠失正路爲作導師故而起導師之想久伏在世間牢獄能解故起解者想久遠著患療治故而起良醫之想以煩惱火燋滅身令住滅故而起大雲雨想彼爲法爲法因故忍寒熱風雨蚊蝱等亦忍飢渴或見他人受樂報者不起悕求樂心然作如是念唯我世間獨樂而我能聞正彼爲是事故爲彼因彼緣故不生憂悲苦惱恨等彼如是離憂悲苦惱等已發如是心我堪能荷負如來所說一法句故在阿鼻地獄住一劫若減一劫彼如是無疲倦心已自然不行諸行而得一切種智未得諸佛法而令速得善男子以是義故菩薩名爲樂著諸法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082_a_05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큰 지혜로 모든 법을 즐기고
이로써 모든 불자를 이루며
바르고 묘한 법을 친하여
권태로운 마음을 내지 않는다.
006_1082_a_06L大智樂諸法
而成諸佛子
親近正妙法
而不生疲倦

공경하는 마음으로 바른 법을 구하는
마음이 깊은 모든 불자는
마음에 기억하여 가지며
바르고 묘한 법을 나타내기도 한다.
006_1082_a_08L敬心求正法
諸深心佛子
及以心憶持
亦顯正妙行
006_1082_b_02L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모든 법을 바로 관찰함이란 어떤 것인가. 선남자야,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일체 모든 법은 요술과 같나니 범부를 미혹하게 하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꿈과 같나니 실(實)이 아니기 때문이며, 일체 모든 법은 물 속의 달과 같나니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메아리와 같나니 중생이 아니기 때문이며, 일체 모든 법은 그림자와 같나니 망상으로 헤아리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메아리와 같나니 소리는 생멸하기 때문이며, 일체 모든 법은 생멸하나니 인연으로 거짓 이루어졌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나지도 않고 옮기지도 않나니 진여의 본체와 같기 때문이며, 일체 모든 법은 멸하지 않나니 본래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지음이 없나니 지은 자가 없기 때문이며, 일체 모든 법은 허공과 같나니 물들일 수 없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적멸하나니 성품이 물들지 않기 때문이며, 일체 모든 법은 때[垢]가 없나니 일체의 모든 때를 떠났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성품이 적멸하나니 번뇌를 떠났기 때문이다.
또 일체 모든 법은 색(色)이 아니니 볼 수 없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마음의 경계를 떠났나니 체성(體性)이 없기 때문이며, 일체 모든 법은 머물지 않나니 온갖 독(毒)이 없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구할 수 없나니 사랑하고 미워하는 등의 마음이 변했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집착이 없나니 번뇌의 경계를 떠났기 때문이며, 일체 모든 법은 독사와 같나니 선교방편(善巧方便)을 떠났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파초와 같나니 견고한 알맹이가 없기 때문이요, 일체 모든 법은 물거품과 같나니 체성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보살이 이렇게 관찰하는 것을 모든 법을 바로 관찰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006_1082_a_09L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正觀諸法善男子若菩薩作如是觀一切諸法猶如幻迷惑凡夫故一切諸法如夢不實故一切諸法如水中月非事故一切諸法如響非衆生故一切諸法如影計妄想故一切諸法如響聲滅壞故一切諸法生滅壞緣假成故一切諸法本不生不移同眞如體故一切諸法不滅本不生故一切諸法無作無作者故一切諸法如虛空可染故一切諸法定寂滅性不染故一切諸法無垢離一切諸垢故一切諸法性滅離煩惱故一切諸法非色不可見故一切諸法離心境界無體性故一切諸法不住滅諸毒故一切諸法不可求滅愛憎等心故一切諸法無著離煩惱境界故一切諸法如毒蛇離善巧方便故一切諸法如芭蕉無堅實故一切諸法如水沫體性弱善男子菩薩如是觀名爲正觀諸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일체의 법은 요술과 같고
미혹하고 우치한 자에게는
허황하기 꿈과 같나니
너희들은 이렇게 알아야 한다.
006_1082_b_07L一切法如幻
迷惑愚迷者
虛危猶如夢
汝等如是持

모든 법은 물 속의 달과 같고
또한 메아리 따위와 같으며
또 그림자 따위와 같나니
지혜로운 자도 깨닫지 못한다.
006_1082_b_09L法如水中月
亦如響等事
復如影像等
智者諸不覺
006_1082_c_02L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법을 행하고 법 등을 따르는가. 선남자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색의 무상(無常)을 관찰하고도 그것을 버리지 않고 법을 증득하고자 하면 바른 지혜로 법계를 돕고 평등한 법을 함께 써서 스스로 잘 관찰해 들어간다. 그리고 저 모든 상(相)을 잘 지니고 잘 생각하며 잘 기억한다. 그는 이 상(相)을 기억하고 잘 지니며 잘 닦고 기억하며, 자연히 법계에 평등한 행을 행한다. 또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무상(無常)도 관찰하고 서로 그것들을 버리지 않고 법계에 들어서는 바른 지혜로 돕고 법계의 평등한 법을 스스로 관찰하며, 또한 그 상을 기억하고 잘 가지며 잘 닦고 잘 기억하여 자연히 법계의 평등한 행에 들어가며, 무상과 같이 고(苦)ㆍ공(空)ㆍ무아(無我)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그는 색의 무상을 관찰하고는 그 색에 대해 두려움이나 놀라움 등을 내지 않나니, 왜냐 하면 색은 망상과 전도에서 일어난 것임을 여실히 알기 때문이다. 수ㆍ상ㆍ행ㆍ식의 무상을 관찰하고, 나아가 식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않나니, 왜냐 하면 식이란 망상과 전도에서 일어난 것임을 여실히 알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능숙한 요술쟁이나 혹은 요술쟁이의 제자가 요술로 갖가지 환상, 즉 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차병(車兵)ㆍ보병(步兵) 등을 만들 때, 저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보고도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않는다. 왜냐 하면 그는 요술쟁이가 지은 것은 진실이 아니요 허망하여 없는 것이라고 여실히 알기 때문이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색의 무상을 관찰하고는 색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않는다. 왜냐 하면 색은 망상과 전도에서 일어난 것임을 여실히 알기 때문이다. 또 수ㆍ상ㆍ행ㆍ식의 무상을 관찰하고는 나아가 식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않는다. 왜냐 하면 식이란 망상과 전도에서 일어난 것임을 여실히 알기 때문이니라.”
그때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006_1082_b_10L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行法順法善男子若菩薩摩訶薩觀色無常而不厭離色欲證於法已正智助法同用等法善自觀入善持彼者諸善思善記彼記此相善持善修記已自然行法界等行識亦觀無常然不厭離識等之入法界已正智助同法界等法善自觀達亦記彼相善持善修善記已自然入法界等行如無常無我亦爾彼觀色無常已於色中不生恐怖驚等何以色是妄想顚倒所起然彼如實知觀受識無常乃至於識中不恐不怖不驚何以故識者妄想顚倒所起故然彼如實知善男子譬如善巧幻師或幻師弟子化作種種幻事馬兵車兵步兵彼智者見已不生恐怖驚等何以故彼如實知是幻師所作不實未曾有虛誑作菩薩亦如觀色無常已於色中不生恐怖驚何以故色是妄想顚倒所起然彼如實知觀受識無常已乃至於識中不生恐怖驚等何以故識者妄想顚倒所起故然彼如實知
“세존이시여, 보살은 어떻게 모든 색의 무상을 관찰하면서도 그 색을 버리지 않고 법계를 증득하며, 그리하여 바른 지혜로 법계의 평등한 법을 관찰해 들어가나이까?”
006_1082_c_11L爾時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白佛言云何菩薩觀諸色無常然不厭離而證法界已正智觀入助法界等
그때 세존께서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는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비유로 말하리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어떤 지혜로운 남자가 항상 모든 독(毒)을 섬기어 잘 지니고 잘 싸고[覆] 잘 아끼면서 나라는 생각을 내고는 갖가지 장엄 거리와 바꾸었다. 그러나 그는 그 독을 먹지 않고 ‘나는 이 일로 인하여 내 목숨을 끊게 하지 말자’라고 한다. 보살도 역시 이와 같아서 열반을 향하는 마음으로 열반을 더욱 향하고 열반을 따라 향하며 열반을 가까이해 취하면서도 그 열반을 증득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나는 이 일로 인하여 보리행(菩提行)에서 물러나게 하지 말자’라고 하기 때문이니라.
006_1082_c_15L爾時世尊告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言善男子吾當爲汝分別說善男子譬如有智男子常事諸毒善持善覆善惜起我相已種種莊嚴具貿易然是不食彼毒勿令我因此事斷其正命菩薩亦如是向涅槃心潤向涅槃順向涅槃近取涅槃然不證彼涅槃何以故勿令我因於此事退菩提行
006_1083_a_02L또 선남자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그 화신(火神)을 섬기는 것과 같다. 즉 그는 밤낮으로 향과 꽃 등을 가지고 그 화신을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며 친히 모신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즉 ‘내가 불을 섬기기를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며 친히 여긴다. 그러므로 나는 두 손으로 이것을 집어 가지자. 왜냐 하면 내가 이 일로 인해 몸에 고통이 있고 마음에 고뇌가 있게 하지 말자’라는 것이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열반으로 향하는 마음으로 열반을 더욱 향하고 열반을 따라 향하며 또 열반을 취한다. 그러나 그는 열반을 증득하지는 않는다. 왜냐 하면 그 일로 인해 보리행에서 물러나게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니라.”
006_1082_c_23L善男子譬如有人事其火然彼人日夜香華等供養恭敬尊重讚歎親侍然彼人不作是念我以事火供養恭敬尊重讚歎親近已以二手接取之何以故勿令我因此事於身有苦於心有惱菩薩如是涅槃心潤向涅槃順向涅槃及取涅然彼不證涅槃何以故勿令我因此事退菩提行
그때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세존께서 말씀하신 뜻을 아는 것과 같다면, 보살은 마땅히 세간에 머물러야 합니다.”
006_1083_a_08L爾時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白佛言世尊如我知世尊所說意趣菩薩者應住世間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선남자야, 보살은 마땅히 세간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006_1083_a_10L佛言如是如是善男子菩薩應住世間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살은 세간에 머무르면서도 세간의 온갖 고뇌에 물들지 않습니까?”
006_1083_a_11L世尊云何菩薩住世間而不以世間諸患所染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일을 위해 한 비유를 간단히 말하리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주술(呪術)을 부리는 사람이 큰 주술의 힘으로 사나운 독사나 이무기 등을 가지고 놀려도 그는 그 때문에 그 목숨을 끊는 일이 없다. 왜냐 하면 그는 주술의 힘을 널리 통달했기 때문이다. 보살도 역시 이와 같아서 세간에서 행하고 세간에서 머무르며, 세간에 머무르면서도 큰 지혜 방편의 주술의 힘 때문에 번뇌의 독사와 함께 있으면서 사납게 굴고 또한 행주좌와(行往坐臥)를 희롱하더라도, 보살은 그 때문에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왜냐 하면 그는 큰 지혜 방편의 주술의 힘을 성취했기 때문이니라.”
006_1083_a_13L佛言善男子爲此事故略說一喩善男子譬如呪術之人大呪術力故諸惡毒蝄蛇等弄戲彼人不以此事斷其命根何以故彼人善通達呪術力故菩薩亦如是行世間住世間住世間已大智方便呪力故共諸煩惱毒蛇而居戲暴弄行住坐臥菩薩不以此事故於菩提而有退還何以故彼成就大智方便呪力故
006_1083_b_02L그때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고 희유합니다. 저 모든 보살들은 열반을 증득하지도 않고 세간 번뇌의 독에 물들지도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모든 큰 보살에게 귀의합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중생들은 모든 선근을 성취하였사오니, 이 법을 듣고는 한결같이 다 기뻐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만일 이 법문을 들으면, 모든 부처님께서 다 기별을 주실 것입니다.”
006_1083_a_22L爾時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言世尊希有希有彼諸菩薩而能不證涅槃復不以世間煩惱毒之所染世尊我今歸依諸大菩薩是諸衆生成就諸善根聞此法已而生一歡喜心世尊彼善男子善女諸佛已記若能聞此法門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로다.”
006_1083_b_05L佛言男子
이 설법을 마치시자 무루(無漏)를 증득하지 못한 5백 비구는 해탈을 얻었다. 그들은 해탈을 얻은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들은 공경하고 예배할 만합니다.”
006_1083_b_06L說此法時五百比丘未證無漏而得解脫彼得解脫已卽從坐起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白佛言世尊諸菩薩者可敬可禮拜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너희들 말과 같다.”
006_1083_b_09L佛語諸比丘如是如是如汝所說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083_b_10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큰 지혜로운 자에게 경례하리라.
경례하면 무외(無畏)를 얻고
경례하면 모든 눈이 깨끗해지며
경례하면 불자(佛子)를 친한다.
006_1083_b_11L敬禮諸大智
敬禮得無畏
敬禮淨諸目
敬禮親佛子

방편이 선교하고
지혜가 아주 묘하므로
보살의 큰 명예는
2승(乘) 자리를 뛰어넘는다.
006_1083_b_13L方便善巧故
及以勝妙智
菩薩大名稱
能過二乘地

모든 음(陰)을 여실히 아나니
이른바 생멸하는 식(識) 등이며
세간의 흠앙(欽仰)을 받나니
그러므로 열반을 증득하지 않는다.
006_1083_b_14L如實知諸陰
謂生滅識等
見世間渴仰
故不證涅槃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교만과 증상만(增上慢) 등을 떠나는가. 선남자야, 교만이란 내가 옳다는 것이니, 가문이나 성바지[姓]나 얼굴이나 혹은 다른 일과 금ㆍ은 등 재산과 상병ㆍ마병ㆍ보병ㆍ차병 등 이런 것으로 마음에 고하(高下)를 가지는 것을 교만이라 한다. 아만이란 내가 높다는 생각이니, 가문이나 성바지나 혹은 얼굴 등과, 혹은 금ㆍ은ㆍ재물ㆍ창고와 상병ㆍ마병ㆍ보병ㆍ차병, 이런 것으로 스스로를 높이기를 좋아하고 남의 밑이 되지 않으려는 것을 증상만이라 하는데, 보살이 이런 법을 버리는 것을 교만과 증상만을 떠나는 것이라 하느니라.”
006_1083_b_15L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離慢及增上慢等善男子慢者我自亦可若家若姓若色或復異事金銀等資用馬兵步兵車兵如是心所有高下者名曰慢我慢者生我身高想若家若姓若色等或金銀財物倉庫象兵馬兵步兵車兵如是心喜高意不下諸他者名曰增上慢菩薩捨如是等名曰離慢及增上慢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083_b_24L爾時世尊重宣此義而說偈言
006_1083_c_02L
교만과 증상만을 떠나고
항상 인자한 마음과
또 슬퍼하는 마음을 가지고
늘 세간을 두려워하며
항상 걸식하면서
인천(人天)의 이익을 잘 말한다.
006_1083_c_02L離慢增上慢
常以慈心念
及常懷悲心
恒怖世間中
常以行乞食
善說人天益
“선남자야,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비밀한 말에 선교(善巧)한 것인가.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여래께서 말씀하신 모든 매우 깊은 경 중에서 비밀한 가르침에 대해 그는 그 말씀 그대로 취하지 않는다.
그러면 그 비밀한 가르침이란 어떤 것인가. 여래께서 모든 성문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기별을 주시면, 그것은 그 말씀과 같지 않은 것이요,
006_1083_c_04L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善巧秘密善男子若菩薩摩訶薩如來所說諸甚深經中秘密之教彼不隨說取何者是秘密之教如來記諸聲聞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非如所說
‘아난아, 나는 등창을 앓는다’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면 그 말씀대로 취하지 않으며, ‘내가 늙고 병들어 물러날 때 나를 위해 시자를 찾으라’ 하면 그 말씀대로 취하지 않고, ‘목련(目連)아, 너는 저 기바(耆婆) 의왕(醫王)에게 가서 모든 묘한 약을 가지고 오너라’ 하면 그 말씀대로 마땅히 취하지 않으며, ‘여래가 저 외도 니건자(尼揵子)들과 온갖 기예를 겨룬다’라고 하면 그 말씀대로 마땅히 취하지 않으며, ‘여래가 거타라(佉陀羅) 가시에 발을 찔렸다’라고 하면 이 일을 마땅히 그 말씀대로 취하지 않으며, ‘제바달다(提婆達多)는 바로 영원히 나를 해치는 원수이다’라고 하면 마땅히 그 말씀대로 취하지 않으며, ‘여래가 사리야(舍梨耶) 바라문의 마을에 들어갔다가 빈 발우로 나오셨다’라고 하면 마땅히 그 말씀 그대로 취하지 않으며, ‘전차(旃遮) 및 손타리(孫陀利)가 부처님을 비방한다’라고 하면 마땅히 그 말씀 그대로 취하지 않으며, ‘수나국(須那國)의 비라(毘羅) 바라문이 부처님을 청해 거기 가셔서 보리밥을 자셨다’라고 해도 역시 그 말씀 그대로 취하지 않는 것이다.”
006_1083_c_09L佛語阿難吾患背痛不隨說取退老患朽敗爲我訪覓侍者不隨說而取汝目連往至耆婆醫王所取諸妙藥不應如說取如來共諸外道尼揵子諍其諸伎不應如說取如來佉陁羅刺刺足者是事不應如說而取婆達多是如來久遠害者怨家不應隨說而取如來入舍梨耶婆羅門村空鉢而出不應如說而取旃遮及孫陁利謗佛者不應隨說而取須那國毘羅若婆羅門請佛至已食麥亦不應如說而取
그때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어째서 모든 성문들에게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는 기별을 주셨습니까?”
006_1083_c_21L爾時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白佛言世尊世尊云何記諸聲聞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내가 모든 성문들에게 위없는 정진정도(正眞正道)를 얻을 것이라고 기별을 준 것은 그들에게 그런 성품이 있기 때문이니라.”
006_1083_c_23L佛言善男子吾記諸聲聞得無上正眞正道者以有性故
006_1084_a_02L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비록 그런 성품이 있더라도 어떻게 모든 무루(無漏)의 성문이 모든 습기의 번뇌를 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겠습니까?”
006_1084_a_02L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白佛言世尊云何諸無漏聲聞斷諸有習煩惱設有性而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는 지금 비유로 말하리라. 비유하면 관정(灌頂)한 전륜성왕(轉輪聖王)에게 아들이 있었다. 그는 일체의 기예 등 일을 배우려 하였으나, 그는 중근(中根)으로서 이근(利根)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뒤에 배울 것을 먼저 배우고 먼저 배울 것을 뒤에 배웠다. 선남자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렇다고 해서 그를 왕자가 아니라 할 수 있겠느냐?”
006_1084_a_05L佛言善男子吾今說喩譬如灌頂轉輪聖王有子彼欲學一切技藝等事然是中根復非利根彼應後學是先學應前學彼後學善男子於汝意云何彼以此事可說非王子也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훌륭한 왕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006_1084_a_10L答曰不也世尊善王子
“선남자야, 보살도 역시 그렇다. 이미 중근의 성품을 성취하였기 때문에 도문(道門)을 닦을 때 먼저 온갖 번뇌의 장애를 제거하고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룬다.
006_1084_a_11L善男子菩薩亦爾已成就中根性故修道門先除諸煩惱障後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선남자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가 그렇다고 해서 정각(正覺)을 이루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006_1084_a_13L善男子於汝意云何彼以此事故可說不成正覺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라도, 즉 하늘이나 악마나 범천이나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사람ㆍ하늘ㆍ아수라 등으로서 정각을 이루지 못한다는 말을 저는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일천제(一闡提)는 예외입니다.”
006_1084_a_14L答曰世尊我不見有衆生若天若魔若梵若沙門若婆羅門阿修羅衆中說言不成正覺者除一闡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다시 한 비유를 들리라. 선남자야, 10지(地) 보살이 도량에 앉는 것은 온갖 번뇌를 끊기 위해서인가, 끊지 않기 위해서인가?”
006_1084_a_17L善男子復聽一喩善男子十地菩薩爲斷諸煩惱坐於道場爲不斷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끊기 위해서입니다.”
006_1084_a_19L世尊以斷故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가 어떻게 하는데 왜 정각을 못한다 하겠느냐?”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을 성불(成佛)이라 하나이다.”
006_1084_a_20L善男子於汝意云何彼以此豈不成正覺答曰世尊此名爲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것도 그와 같으니라.”
佛言善男子此亦如是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내가 등창을 앓는다’라고 아난 비구에게 말씀하셨습니까?”
006_1084_a_22L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白佛言世尊何告阿難比丘吾患背痛
006_1084_b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는 후세 중생들을 가엾이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금강 같은 몸을 가진 모든 부처님들도 등창을 앓거늘 하물며 그 밖의 중생들이겠는가. 그러나 우치한 중생들은 가르침대로 취하여 그 자신도 파괴하고 또 남도 파괴한다.
‘내가 늙고 병들었을 때 나를 위해 시자를 찾아라’고 하였는데, 선남자야, 내가 그렇게 말한 것도 후세를 위하여 말한 것이니, 내가 죽은 뒤에 올 후세에는 제자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문ㆍ바라문이 늙고 병들었다’라는 말도 이와 같이 그 시자가 그를 보살피기 때문이요, 부처님께서 승인하셨기 때문이며, 이것을 위해 생각을 내지 않기 때문에 여래가 늙고 병들 때라고 말했을 뿐이니라.”
006_1084_a_24L佛言善男吾愍念後世衆生故說此言金剛身諸佛尚患背痛況其餘者然彼愚癡衆生隨教而取彼旣自壞亦壞於吾朽敗老退患爲我訪覓侍者男子我此言亦爲後世所說於我滅後世無弟子故說沙門婆羅門朽敗老退患者如是以侍者所加身故彼以佛聽故不生之意爲此故說如來朽敗老退患耳
그 보살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목련아, 너는 빨리 가서 저 기바 대의왕의 약을 가지고 오너라’고 하신 말씀은 어떻게 취해야 합니까?”
006_1084_b_10L世尊云何可取目連往至耆婆大醫王所取藥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내 이 말도 후세를 위해 말한 것이다. 내 모든 성문들은 반드시 모든 약이 필요할 것인데, 그들은 부처님께서 허락하심을 알기 때문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니, 이 일 때문에 여래가 말한 것이다. 그러나 저 모든 우치한 중생들은 그 말대로만 취한 것이니, 즉 여래가 몸을 걱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련 비구는 기바가 있는 곳에 가서도 예배하지 않고 공경하는 마음도 내지 않았으며, ‘빨리’라는 말을 듣고는 총총히 그 약을 말한 것이다. 선남자야, 이 또한 모든 욕심 등 걱정을 말한 것이다. 법을 깨닫고 본 자도 오히려 잊을 수 있겠거늘 하물며 범부이겠는가?”
006_1084_b_11L善男我此言亦爲後世故說吾諸聲聞必須諸藥知佛聽故而無有乏爲此事故如來所說彼諸愚癡衆生如所說取如來是患身目連比丘往至耆婆所而不禮拜及不生恭敬速疾之意聞已悤悤說其藥善男子此亦說諸欲等患證見法者尚忘何況凡夫
006_1084_c_02L그 보살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외도 니건자 등과 모든 기예를 겨루셨다는 것은 어떻게 취해야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후세 중생들을 위해 그렇게 말한 것이다. 여래에게도 오히려 원수가 있거늘 하물며 우리이겠는가? 그러나 저 우치한 중생들은 말한 그대로 취하여 여래에게 원수 등이 있다고 한다. 전륜성왕은 선근이 미소[微]하지마는 그래도 모든 근심이 없거늘, 하물며 모든 공덕의 창고를 성취한 여래이겠는가?”
그 보살은 여쭈었다.
“여래께서 거타라 가시에 발을 찔리셨다는 것을 어떻게 취해야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여래는 과거의 업보를 말한 것이다. 여래도 오히려 과거의 업보를 받거늘 하물며 범부 중생들이겠는가? 이를 밝히기 위하여 저 인연을 들추어 악업을 보인 것이며, 그 때문에 그 업의 과보를 보인 것이다. 그런데 저 우치한 중생들은 거타라의 가시에 여래의 발이 찔렸다는 것을 여실히 취하는 것이다.”
006_1084_b_18L世尊云何所取如來共諸外道尼乾子等諍其諸伎者我爲後世衆生故說此言如來尚有怨家況於我等彼愚癡衆生如實說取如來有怨家轉輪聖王微善根故尚無諸患如來也成就諸功德藏云何所取陁羅刺刺如來足如來亦說過去業如來尚受過去業報況餘凡夫生爲是事故爲彼因彼緣故示於惡爲此義故而示其業果報事然彼愚癡衆生如實所取佉陁羅刺刺如來足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바달다는 바로 선지식이요 또 여래와 오랫동안 친한 사이인데, 그가 원수라는 말을 어떻게 취해야 하겠나이까?”
006_1084_c_07L世尊云何可取提婆達多是善知識復是如來久遠親近是怨家者
006_1085_a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일 제바달다 선지식이 없었더라면 여래 부처의 공덕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선남자야, 그러므로 제바달다 선지식은 여래와 함께 기예 등의 도덕을 겨루어 원수 등의 일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여래의 온갖 큰 지혜와 공덕을 보인 것이다. 선남자야, 만일 제바달다가 왕의 명령을 받들고 대중 가운데서 호재(護財)라는 큰 코끼리를 놓았을 때, 이 코끼리는 여래를 매우 해치려 하였지마는 여래는 힘으로 그것을 항복 받아 잘 다루었다. 그때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은 그 코끼리가 조복 되는 것을 보고는 모두 희유하다는 마음을 내어 곧 불보ㆍ법보ㆍ승보 등 3보에 귀의하였으니, 이것을 제바달다 선지식의 상(相)이라 한다. 그러나 우치한 사람들은 그 말을 그대로 취하여 제바달다가 바로 여래의 원수라 한다.
이와 같이 5백 세(世) 동안 보살행을 나타내어 이 제바달다가 나타내 보인 것은 여래의 도덕이다. 그러나 우치한 중생들은 가르친 그대로 취하여 제바달다를 바로 여래의 원수라 하였으니, 이 인연으로 그들은 죽은 뒤에 아비지옥과 아귀와 축생 세계에 떨어진 것이다.
왜냐 하면 선남자여, 제바달다는 모든 행을 잘 모으고 모든 선근을 잘 모아 일찍이 한량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온갖 선근과 대승(大乘)의 행을 심어 보리를 바로 배우고 보리를 따라 향하여 큰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가까이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중생들은 너무 악을 일으켰기 때문에 목숨을 마친 뒤에는 아비지옥과 아귀와 축생들 세계에 떨어져 온갖 고통을 내리 받아온 것이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사리야(舍梨耶) 바라문촌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어떻게 취해야 하겠는가? 선남자야, 이것도 내가 후세를 가엾이 여겼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한 것이다. 왜냐 하면 여래를 상대할 업보가 없지마는, 나는 후세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니라. 즉 모든 비구들이 취락이나 도시나 성곽이나 왕도(王都) 등으로 들어갔으나 그들은 박복했기 때문에 음식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 그들은 생각하기를 ‘이 불세존께서는 일체 공덕을 두루 갖추셨으면서도 빈 발우로 나오시거늘 하물며 우리들의 미박(微薄)한 선근이겠는가. 이 때문에 우리는 물러서려는 마음을 내어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으니, 이 때문에 나는 마을에 들어갔다가 빈 발우로 나온 것이다.
그런데 혹은 또 말하기를 ‘악마 파순(波旬)이 모든 바라문들을 시켜 여래께 음식을 주지 못하게 했다’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 말을 그대로 취할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악마들에게는 여래에게 음식 주는 것을 방해할 만한 그런 신력(神力)이 없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부처의 신력은 악마로 하여금 곳곳에서 모든 바라문들과 거사들을 다스려 여래에게 허물이 없게 하였으니, 그것을 저 중생들에게 나타내기 위해 여래가 이 선교방편들을 나타내 보인 것이다.
그래서 여래와 모든 성문들이 음식을 끊은 뒤에 저 악마와 그 부하들과 또 다른 하늘들은 여래의 마음을 관찰하기를 ‘이 사문 구담(瞿曇)과 모든 성문 제자들이 근심하고 고뇌하는가?’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날 그들은 여래와 모든 제자들에게 근심하거나 한탄하거나 고뇌하는 마음이 없으며, 교만하지도 않고 비열하지도 않아서 앞과 같이 뒤도 그러한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 대중 가운데 7천의 모든 천자들은 마음으로 기뻐하여 부처에게 귀의하였고, 부처는 그들을 위해 묘한 법을 설명하여 잘 교화하였다. 그들은 그 법을 듣고 여래의 법에 있어서 법안이 깨끗해졌으니, 이와 같이 여래는 ‘부처에게는 업보가 없다’라는 후세의 일을 보았느니라.”
006_1084_c_08L善男子若無提婆達多善知識者顯如來諸佛功德善男子是以提婆達多善知識共如來諍伎等道德怨家等事然是顯如來諸大智功德善男子若提婆達多承王教已於大衆中放護財大象此象若往堪害如而如來力令降伏善調爾時無量人衆見彼象調伏已生希有希有心卽歸依三寶--所謂佛寶法寶僧寶--是名提婆達多善知識之相然有愚癡之人如說而取提婆達多者是如來怨家如是五百世中現菩薩行是提婆達多所示現者顯如來道德然愚癡衆生隨教而取提婆達多者是如來怨家害者以是因緣捨身墮阿鼻地獄餓鬼畜生之處何以故善男子提婆達多者善集諸行善集諸善根以曾供養無量諸佛於諸佛所種諸善根及大乘行正學菩提順向菩提不退於大菩提近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諸衆生偏起惡故於命終後墮阿鼻地獄餓鬼畜生之中歷受諸善男子云何所取如來入舍梨耶婆羅門村善男子我爲愍後世故示此教何以故無有業報而對如來然我護後世故所有乞食比丘入聚落村邑城郭王都等以薄福力故不得其食彼爾時正憶於我是其佛世尊具足一切功德空鉢而出何況我等微薄善根我等以是故心不應生退爲此事故如來入村空鉢而出復所說言魔波旬治諸婆羅門令不給如來食不應隨說而取何以故無如是神力堪障施如來食爾時諸佛神力故令魔處處治諸婆羅門及居士等而如來無有過咎爲顯彼衆生故如來示現此方便善巧等事時如來及諸聲聞斷食之後魔及魔民幷諸餘天觀如來心是沙門瞿曇及諸聲聞弟子爲憂惱不彼日觀如來及諸弟子無有意恨憂惱心已不高不下如前後亦如是爾時彼衆中七千諸天子以心歡喜歸依於佛來爲彼善化說妙法彼聞法已於如來法中得法眼淨如是如來觀後世佛無業報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전차와 손타리 등이 나무 그릇을 배[腹] 위에 붙이고 여래를 비방한 일은 어떻게 취해야 하리이까?”
006_1085_b_08L世尊云何可取旃遮孫陁利等以木器置腹上而謗如來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여래는 업에 대한 근심과 과보가 없다. 여래는 온갖 신통의 힘을 성취하여 전차와 손타리로 하여금 항하의 모래와 같이 한량없이 많은 세계를 지나 저들을 편안하게 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여래의 방편의 힘으로 온갖 비방 등의 업보를 나타내 보인 것이다. 내 법 안에서 출가한 자가 거짓 비방을 받았을 때, 그는 비방을 받고는 걱정하고 근심하며 의심하고 후회한다. 그러나 그는 말하기를 ‘이 여래께서는 일체의 모든 깨끗한 법을 성취하시고도 대면하여 비방을 받거늘, 하물며 우리가 비방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 온갖 비방을 참고 청정한 범행을 이루어 퇴전하지 않는다. 저 전차와 손타리는 악업에 끄달려 나아가 꿈속에서도 여래를 비방하고 비방하고는 죽은 뒤에 악취(惡趣)에 떨어졌다. 여래는 그가 구제할 수 있다고 알면 곧 구제하신다. 왜냐 하면 여래는 버려야 할 중생이 없기 때문이니라.”
006_1085_b_09L善男子如來無有業患果報如來成就諸神通力令旃遮孫陁利過無量恒河沙等世界令安彼人然是如來方便力故示現業報諸謗等事我法中出家者彼被虛謗旣聞謗已而生憂愁疑悔彼作如是說是如來成就一切諸白法對面被謗何況我等而不被謗彼爾時忍其諸謗行淸淨梵行而不成退旃遮孫陁利者惡業所牽乃至夢中謗其如來謗已捨身墮於惡趣若如來知是可救者便應救之何以故如來無有衆生而是可捨者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수라바국(修羅婆國)의 비란야(毘蘭若) 바라문의 초청을 받고 세 달 동안 안거하시면서 다만 보리만 자셨다는 사실은 어떻게 취해야 하리이까?”
006_1085_b_22L世尊云何可取如來於修羅婆國毘蘭若婆羅門所請三月安居已唯食其麥
006_1085_c_02L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여래는 모든 바라문과 거사 등이 초청하고도 공양은 하지 않을 줄을 알았다. 여래는 그것을 알고는 일부러 거기 갔다. 왜냐 하면 거기 있는 5백 마리 말과 함께 여래와 모든 비구들이 그 보리를 먹음으로써 그 일체가 다 보살행을 닦는 것이며, 과거 모든 부처님과 친근함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악지식(惡知識)들을 만나 온갖 악업을 짓고 이 일로 축생들 속에 난 것이다. 저 5백 마리 말을 잘 조복하고 길들인 자를 금강장(金剛藏)보살이라 하였는데, 그는 그 원력으로 거기에 태어났었다. 이 모든 말들은 일장(日藏)보살의 교화를 받고 보리심을 내었으니, 저들을 교화하려면 거기 나야 하며, 저들을 조복하는 마사(馬師)의 힘 때문에 저 모든 말들은 전생을 기억하고, 그 보리심을 나타낸 것이다.
선남자야, 여래는 저 5백 마리 말을 가엾이 여겼기 때문에 거기 가서 그 마사를 조복하였으니, 보리를 반으로 나누어 부처님께 보시하고 5백 마리 말에게 줘야 할 보리도 반으로 나누어 모든 비구들에게 준 것이다. 저 마사는 말의 소리로써 저 5백 마리 말로 하여금 허물을 뉘우치고 또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예배하게 하였다. 그때 그가 세 번 설법한 뒤에 저 모든 말들은 죽어 도솔타천(兜率陀天)에 났으며, 저들은 다시 천상에 나서 여래에게 공양하고, 여래는 저들에게 설법하여 잘 교화했다. 저들은 법을 듣고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았으며, 여래도 저 조복된 5백 마리 말들에게 기별을 주되 ‘장차 벽지불(辟支佛)이 되어 부처의 이름을 선조복심(善調伏心)이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또 선남자야, 여래는 자비로 어려운 일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설사 여래가 흙이나 나무나 기왓장이나 돌멩이 등을 먹어도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안에는 여래가 먹은 그 흙과 나무와 기왓장과 돌멩이 등의 맛과 같은 훌륭한 맛은 없다. 왜냐 하면 여래는 최상의 묘한 맛중의 맛인 대인(大人)의 상을 얻었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즉 여래의 일체 모든 음식은 다 최상의 묘한 맛이니라.
선남자야, 아난 비구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여래께서는 전륜왕의 자리를 버리고 지금 보리를 자신다’라고 생각하였다. 여래는 아난의 마음을 알고, 그 보리 한 알을 주면서 짐짓 아난에게 말하기를 ‘이것이 어떤 맛인지 너는 아는가?’라고 하였다. 아난은 이것을 먹고는 기이하다는 얼굴을 지으면서 내게 ‘세존이시여, 저는 왕가(王家)에서 나서 자랐지만 아직 이런 훌륭한 맛을 맛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하였으니, 그것은 이 훌륭한 맛의 힘 때문이었다. 아난 비구는 이레 동안 아주 묘한 즐거움을 받다가 그 뒤에는 먹지 않았었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즉 여래에게는 어떤 업과 과보도 없다. 만일 어떤 중생이 모든 깨끗한 계를 지키는데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그의 본래 청을 따라 보시하지 않으며, 그 중생에게 거짓이 아님을 말하기 위하여 여래는 이 업보라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006_1085_b_24L答曰如來知諸婆羅門居士等請已而不供養如來知已故往至彼何以故所有五百匹馬者如來幷諸比丘衆食麥彼一切盡修菩薩行親近過去諸佛是以値惡知識故造諸惡業以此事生畜生中五百馬能調伏教者名曰金剛藏菩以願力故生於彼處是諸馬者日藏菩薩所化發菩提心爲化彼故應生彼處以彼調伏馬師力故彼一切諸馬憶本宿命而彼現其菩提心善男子如來愍彼五百馬故往至彼處調伏馬師麥者分半施佛五百馬所有麥亦分半施諸比丘彼馬師以馬音聲令彼五百馬令能悔過及禮拜佛僧等爾時彼三說後彼諸馬捨身已生兜率陁天中彼復生天中而供養如來如來爲彼善教化說法法已卽不退阿耨多羅三藐三菩提彼五百馬所調伏護者如來亦記彼當成辟支佛號曰善調伏心然復男子如來無慈不備不常者善男子設使如來食土木瓦石等無三千大千世界中有如是味及如是上味諸土木瓦石等何以故如來得上妙味中之味大人之相故善男子以此義故應如是知如來一切諸食皆上妙味善男子阿難比丘生憐愍心來捨轉輪王位今旣食麥如來知阿難心已施其一麥故語阿難言汝知是何味彼食已生奇特異相語我言世尊我生王家長養未曾嘗如是上味以此上味力故阿難比丘七日受上妙快樂而不復食善男子以此義故應如是知如來無有諸業果報若有衆生淨持諸戒若沙門及婆羅門隨本請奉施者爲彼衆生說不虛故如來示此業果報事
선남자야, 그대는 여래의 모든 저 몸 등의 법을 보아라. 저 바라문들은 여래를 청하고도 공양하지 않았지마는 여래 역시 저들에게 말하여 퇴전하지 않게 하였다. 선남자야, 말한바 저 5백 비구를 여래는 기별하여 퇴전하지 않게 하였느니라.
또 선남자야, 저 5백 비구들이 여래와 함께 여름 안거(安居)를 하는 동안, 그 중의 40비구가 욕심의 번뇌에 생각이 많았었는데 맛난 음식을 고요히 생각하면 욕상(欲想)과 욕각(欲覺)을 더욱 왕성하게 하였겠지마는, 그들은 나쁜 음식의 인연으로 욕상과 욕각도 희박해졌다. 그래서 그들은 이렛날 이레 밤 동안에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느니라.
006_1086_a_15L善男子汝觀如來諸身等法是彼婆羅門請如來而不施設如來亦說彼令不退轉男子所說彼五百比丘如來記令不退者復次善男子所有彼五百比丘共如來夏坐安居中有四十比丘念於欲結靜念彼若得美食者欲想欲覺便令熾盛彼以惡食因緣故欲覺亦微旣微已彼七日七夜得阿羅漢果
006_1086_b_02L선남자야, 만일 이렇게 여래가 말한 뜻을 알면 그것을 바른 앎[正解]이라 한다. 선남자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성취하면 그것을 여래의 비밀한 가르침을 잘 아는 것이라 하느니라.”
006_1086_a_24L善男子若能如是解如來所說語者彼名爲正解善男子菩薩摩訶薩成就如是名爲善巧解如來秘密說教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고자 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086_b_04L爾時世尊欲重宣此義說偈言

차츰 뜻을 알도록 가르친 말과
또 담박 깨닫도록 가르친 말
큰 지혜 가진 보살은
비밀하므로 바로 다 안다.

선교한 모든 비밀의 말을
집착을 버리고 말하면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른 설법을 통달하리라.
006_1086_b_05L所說漸義教
及以頓說者
大智諸菩薩
秘密故正解
善巧諸密語
舍利報說教
通達正說法
諸佛之所說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성문과 벽지불의 승(乘)을 좋아하지 않는가.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지옥의 고통과 아귀ㆍ축생 등 온갖 무거운 죄악을 받으면서도 성문의 열반을 구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세간의 마음을 버리고 빨리 자재(自在)함을 얻을까?’라고도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적은 욕심과 적은 지음 등도 구하지 않고, 또 적은 욕심과 적은 지음 등의 행인(行因)도 구하지 않으며, 모든 중생들이 온갖 선업 닦는 것을 보면 그들을 권장하고 찬탄하며 바로 말하고 바로 가르치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향하나니,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런 모든 공덕을 성취하면 성문ㆍ벽지불의 승을 좋아하지 않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086_b_08L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不喜樂聲辟支佛乘善男子若菩薩摩訶薩或以地獄苦餓鬼畜生等受諸重惡而不喜樂求聲聞涅槃復不念云何得厭離世間心令速得自在亦不求少欲少作等復不求少欲少作等行彼所見諸衆生修諸善業者菩薩佐助令成及勸諸衆生讚歎正說正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善男子菩薩摩訶薩成就如是諸功德不喜樂聲聞辟支佛乘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중생 교화에 권태가 없고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마음 가지기 태산과 같고
인자한 마음 평등한 법을 행하네.
006_1086_b_20L化衆無疲倦
不退於菩提
持心如山王
行慈心等法
006_1086_c_02L
그때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미 모든 법을 설명하시되, 보살이 모든 법을 성취하면 그것을 ‘대승(大乘)에 머문다’라고 한다 하셨습니다. 그러하오나 여래께서는 아직 ‘무슨 뜻으로 대승이라 한다’라고 하는지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006_1086_b_22L爾時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白佛言世尊如來已說諸法菩薩成就諸法已名爲住大乘然如來不說以何義故名爲大乘
그러자 세존께서는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는 지금 그대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대답하라. 선남자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전륜성왕과 그를 따르는 4병(兵)이 다니는 길을 무슨 길이라 하는가?”
006_1086_c_03L爾時世尊告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言善男子今問汝隨汝意說善男子於汝意云轉輪聖王幷四兵衆隨所行者道以何說耶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길을 왕의 길이라 하고, 큰길이라고도 하며, 두려움이 없는 길이라 하고, 장애가 없는 길이라 하며, 고요한 길이라 하나이다.”
006_1086_c_07L答曰世尊名曰王道名大道名無畏道名無障㝵道名爲寂靜道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래도 그와 같다. 승(乘)을 따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면, 그 승을 대승(大乘)이라 하고 상승(上乘)이라 하며, 묘승(妙乘)이라 하고 미묘승(微妙乘)이라 하며, 승승(勝乘)이라 하고 무상승(無上乘)이라 하며, 무악승(無惡乘)이라 하고 무비승(無比乘)이라 하며, 무등승(無等乘)이라 하고 또한 무등등승(無等等乘)이라고도 하나니,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대승이라 하느니라.”
006_1086_c_09L佛言善男子如來亦爾隨所乘乘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彼乘名爲大乘名爲上乘名爲妙乘名微妙乘名曰勝乘名無上乘名無惡乘名無比乘名無等乘名無等等乘男子以此義故名爲大乘
그는 아뢰었다.
“대승은 참으로 훌륭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대승은 참으로 훌륭하나이다.”
006_1086_c_14L答曰善哉大乘世尊善哉大乘
그때 마왕 파순은 생각하였다.
‘이 사문 구담은 내 경계를 벗어나고 또 남을 시켜 벗어나게 한다. 나는 4병(兵)을 데리고 가서 그를 괴롭히고 또 저 법을 말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저 사문 구담에게로 가리라.’
006_1086_c_15L爾時魔王波旬作如是念此沙門瞿曇過吾境界令餘者能過境界若我集四兵衆共往惱亂及不說此法故至沙門瞿曇
006_1087_a_02L그리하여 마왕 파순은 4병을 거느리고 왕사대성의 기사굴산으로 갔다.
그때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은 마왕 파순이 4병을 거느리고, 이 법을 방해하기 위해 오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그것을 보고는 이런 신력(神力)을 짓고 신력을 나타내었다.
마왕 파순은 왕사대성 네거리에 이르러 4병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너희들은 왕사대성에 이르렀다. 너희들은, 저 여래가 기사굴산에서 4부 대중을 위해 설법하고 있음을 알라. 그것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으며 나중도 좋다. 그 이치는 미묘하고 원만하며 청정하며, 범행(梵行)을 말하고 행하는 줄을 알아라. 그러므로 너희들은 여래에게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너희들은 긴 밤 동안에 이익과 즐거움을 누리리라.”
006_1086_c_19L爾時魔王波旬將領四部兵衆王舍大城耆闍崛山爾時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遙見魔王波旬將領四部兵衆來欲爲此法令作妨故見已作如是神力--現神力已魔王波旬至王舍大城巷衢四道之處作如是聲汝等往至王舍大城諸仁者知是如來在耆闍崛山中爲四部衆說法初善中善後善其義巧妙滿足白淨說行梵行是故汝等應往如來是以汝等於長夜而成饒益快樂
그때 왕사성 안의 모든 바라문과 찰리(刹利)ㆍ장자ㆍ거사 등은 악마의 권유를 받고는, 모든 향기로운 꽃과 바르는 향ㆍ가루향ㆍ피우는 향과 비단ㆍ일산ㆍ옷 등을 가지고, 왕사대성을 나와 기사굴산에 이르러서는 여래께 나아가 머리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존중하며 찬탄하고 공경하며 공양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다.
006_1087_a_06L爾時王舍城中諸婆羅門剎利長者居士等被魔勸已持諸香華塗香燒香繒幡寶蓋衣服等從王舍大城出已至耆闍崛山於如來所頭面禮佛尊重讚歎供養恭敬已卻住一
마왕 파순과 4병 등도 왕사대성에서 나와 기사굴산에서 여래께 나아가 변화를 부려 하늘 만다라화(曼陀羅華)를 만들어 부처님과 그 4부 대중에게 뿌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006_1087_a_12L魔王波旬及四兵衆出王舍大城耆闍崛山中至如來所已化作天曼陁羅華而散佛上散已及四部兵衆卻坐一面
그때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은 파순이 한쪽에 앉는 것을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파순아, 너는 무엇 때문에 4병을 데리고 여래께 왔는가?”
006_1087_a_15L爾時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見魔波旬卻坐一面而告之波旬汝何故將四兵衆至如來所
파순은 말하였다.
“내가 여기 온 것은 이 법을 멸하고 여래를 괴롭히기 위해서입니다.”
006_1087_a_17L魔言吾至此爲令滅此法故及惱亂如來故
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은 말하였다.
“마왕 파순아, 어찌 네가 여래를 괴롭히고 이 법을 멸하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 너는 지금 여래 앞에서 잘못을 뉘우침으로써 긴 밤 동안에 무익한 괴로운 과보를 받지 않도록 하라.”
006_1087_a_19L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語魔波旬言波旬何容煩亂如來以此法汝波旬於如來前今可悔過勿於長夜成無利益苦報
006_1087_b_02L정무구묘정보월왕광 보살이 이 말을 하고 나자, 마왕은 곧 이 말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는 여래 앞에서 잘못을 뉘우쳤다.
“세존이시여, 저의 뉘우침을 받으소서. 저는 어리석어 지혜가 없고 선교(善巧)하지 않으며, 스스로 알지 못하고 여래 앞에서 악심을 일으켜 이와 같은 법을 멸하려 하였습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하여 뉘우침을 바로 받아 주소서.”
006_1087_a_22L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所順說法已魔卽從坐起偏袒右肩叉手合掌禮佛足已於如來前而起悔過願世尊受我悔我以愚癡無智慧不善巧不能自而如來前起惡心及欲滅如是等善哉世尊爲我正受悔過等法
부처님께서는 마왕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내 법 안에서 선근을 증대시키려면 선남자ㆍ선여인이 이른바 법을 청정하게 하기 위해 잘못을 잘 뉘우치도록 하는 것이다.”
006_1087_b_05L語魔王波旬言吾法中增長善根謂若善男子善女人爲欲淸淨法故今能悔過
그때 마왕 파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먼저 일체 모든 번뇌인 악구(惡口) 등 좋지 못한 업을 제어하는 것입니다.”
006_1087_b_08L爾時魔王波旬從坐起已在佛前立而白佛言世尊先制一切諸惱惡口等不善業道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다.”
006_1087_b_10L佛語波旬如是
파순이 여쭈었다.
“여래 법주(法主)시여, 무엇 때문에 저를 파순이라고 부르옵니까?”
006_1087_b_11L波旬問曰如來法主何故以波旬名而喚於我
부처님께서는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비유로 말하리라. 비유하면 장자와 거사가 큰 부자로서 돈과 재물이 무궁하다. 그런데 그 사람은 외아들을 두고 매우 애중히 여기면서 그에게 목숨을 부치고 살아가려 하였다. 그러나 그 아들은 마음을 제어하지 못하고 아첨이 많았다. 장자와 거사는 혹은 손으로, 혹은 막대기로, 혹은 주먹 등으로 다스리며, 혹은 욕설과 괴로워하는 말로 사납게 다스린다. 그것은 그 아들로 하여금 악을 그치게 하기 위해서이다. 파순아,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장자와 거사가 성내고 한스러운 마음으로 그 외아들을 다스리는 것이겠느냐?”
006_1087_b_12L佛言波旬吾今說譬如長者及居士大富財錢無窮然彼人唯有一子愛念深重以彼繼命爲活然彼一子不善調伏心諂曲彼長者及居士若手若杖若捲等治或惡言及苦語惡治爲令息彼惡故波旬於汝意云何是長者居士瞋恨情治彼一子不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오직 그 외아들을 성취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006_1087_b_19L答曰世尊唯爲成彼一子故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파순아. 여래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의 마음과 심수법(心數法)4)을 잘 알아 고뇌하는 말로 조복할 자는 고뇌하는 말로 말하고, 보시로 다스릴 자는 보시로 다스리며, 포섭할 자는 포섭하는 말로 말하고, 색신(色身)으로 건질 자는 색신으로 건지며,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 등으로 제도할 자는 나아가 법 등으로 제도하느니라.”
006_1087_b_20L佛言如是波旬如來亦爾善知衆生心心數法以苦惱語調伏者說苦惱語應以壇治者卽以壇治以攝取者卽說攝取言應以色身度者卽以色身度之應以聲法等度者卽乃至法等度之
006_1087_c_02L그때 마왕 파순은 부처님에게서 이 법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면서 다시 부처님 발에 예배하였다. 예배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도시나 시골에서 이 법을 설명하는 자가 있으면, 저는 이 법을 듣기 위하여 그곳에 갈 것이며, 또 이 경을 보호할 것이며, 또한 법사(法師)의 이익을 위하여 거기에는 이런 상서로운 현상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즉 대중은 고요하고 희롱과 게으름 등을 떠나며, 훌륭한 법을 듣는 자는 독송하고 수지하거나 혹은 해설하되, 몸도 피로해 하지 않고 마음도 권태를 일으키지 않으며, 설명된 이 법을 따라 듣거나 혹은 남을 위해 널리 설명하며, 이리하여 그는 더욱 뛸 듯이 기뻐하는 마음을 낼 것입니다.”
006_1087_c_02L爾時魔王波從佛聞此法歡喜踊躍復更禮佛禮已白佛言世尊若有村邑聚落中說是法者我爲聽此法故往至彼處及護此經亦念益法師故是中多有如是瑞相衆則寂定離調戲懈怠等得上勝聽法之者若讀若誦若受持若解說身不生疲倦心不起厭足所說此法若聽或爲他廣說如是彼轉生歡喜踊躍心
그때 그 대중 가운데 있던 모든 외도 니건자(尼乾子) 등은 이 마왕의 말을 듣고서 곧 여래에 대해 뛸 듯이 기뻐하는 마음을 내었다.
006_1087_c_11L爾時彼衆中有諸外道尼乾子等彼見聞此魔王所說語已於如來所卽生歡喜踊躍之心
그때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이 모든 외도들은 부처님 설법을 듣고 증인(證忍)을 얻었나이까?”
006_1087_c_13L爾時尊者阿難白佛言世尊何因何緣故此諸外道聞說此法而得證忍
006_1088_a_02L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이 왕사성 기사굴산에 선승조복(善勝調伏)ㆍ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라는 부처님께서 설법하고 계셨다. 그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 고뇌가 많은 모든 외도들이 여기 와서 이 설법을 듣고 훌륭하다고 외쳤다. 그런데 그 부처님에 대해 공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내지 않았지마는 이 인연의 힘으로 그 모든 외도들은 6만 겁 동안 지옥이나 아귀ㆍ축생들 속에는 나지 않았고, 오직 인간이나 천상에만 났었다. 그러나 그 모든 외도들은 여래를 공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곳마다 선지식(善知識)을 만나지 못했다. 아난아,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때의 저 모든 외도들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아난아, 너는 달리 생각하지 말아라. 왜냐 하면 선남자야, 지금의 이 외도 니건자 등이 바로 그 이들이다. 아난아, 지금 이 모든 외도 니건자 등이 내 앞에서 뛸 듯이 기뻐하며 공경하는 마음을 내었으니, 이 인연으로 여래는 지금 그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라고 기별하는 것이다.”
006_1087_c_15L佛語阿難過去此王舍城耆闍崛山有佛--名曰善勝調伏多陁阿伽度阿羅訶三藐三佛陁--說法彼佛說法有諸外道爲惱故來彼至已聞此卽唱善哉而於佛所不生敬重心彼諸外道以此因緣力故六萬劫不生地獄餓鬼畜生之中唯生人天之彼諸外道以不敬如來故所生之處不値善知識阿難於汝意云何時彼諸外道等豈異人乎阿難汝不應異意取何以故善男子此諸外道尼乾子等阿難今此諸外道於如來生歡喜恭敬踊躍心以此因故來今記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저 외도 니건자 등은 부처님의 기별을 받고 마음속으로 크게 뛸 듯이 기뻐하였고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006_1088_a_06L時彼諸外道尼乾子等聞受記已大踊躍卽得無生法忍
이렇게 설법하실 때, 1만 2천 인은 번뇌를 멀리 떠나 법안(法眼)이 깨끗해졌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지 못했던 2만 중생들은 그 마음을 내었다.
006_1088_a_08L說此法時萬二千人遠塵離垢得法眼淨二萬衆生未曾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而發道意
그때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법을 듣고서 독송 수지하고 남에게 널리 해설하면, 그 사람은 얼마만한 복덕을 얻겠습니까?”
006_1088_a_11L爾時尊者阿難白佛言若有善男子善女人聞此法讀誦受持廣爲人說得幾福德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중생 세계를 남기지 않고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편안하게 하고, 또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독송 수지하면서 남에게 널리 해설하면, 이 사람은 앞의 복덕의 배를 얻을 것이다. 왜냐 하면 아난아, 이 법은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게 하기 때문이다.”
006_1088_a_13L佛言若善男子善女人一切無餘衆生界令安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若復善男善女人讀誦受持及廣爲人說此是人倍得福德何以故阿難此法能令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一切種智
아난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법과 법사(法師)에 대해 악한 마음을 일으키면, 세존이시여, 그 선남자ㆍ선여인은 얼마만한 손해를 받겠습니까?”
006_1088_a_19L世尊若善男子善女人於此法及法師起惡心世尊彼善男子善女得幾不饒益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일체 중생의 눈을 후벼 뺀다 하자.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이 법과 법사에 대해 악한 마음을 일으킨다면, 이 사람이 이로 인해 얻는 악은 앞의 배가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아난아, 이 법은 일체 중생의 광명이 되기 때문이다.”
006_1088_a_21L佛言善男子若善男善女人挑拔一切衆生目若復有人於此法及法師起惡心是人因此事得惡復倍於前何以故阿難此法於一切衆生能作光明
006_1088_b_02L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법은, 믿지 않는 선남자ㆍ선여인 앞에서는 말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후세 중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 법을 말하지 말아야 하겠사오니, 법을 비방하는 업보로 온갖 지옥에 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006_1088_b_02L阿難白佛言世尊此法不應不信心善男子善女人前說何以故世尊應護後世諸衆生故勿說此法謗法業報故墮諸地獄中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래도 이 법을 말해야 한다. 왜냐 하면 저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해 이것을 인(因)으로 삼기 때문이다.”
006_1088_b_06L佛語阿難應說此法何以故諸衆生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以此爲因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은 이름이 무엇이며 어떻게 수지하리이까?”
006_1088_b_08L阿難白佛言世尊此經以何名云何受持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십법(十法)이니 이렇게 수지하고, 또 ‘정무구묘정보월왕광보살소문(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小問)’이니 이렇게 수지하라.”
006_1088_b_09L佛語阿難此經名爲十法如是受持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所問如是受持
여래께서 이 법을 말씀하셨을 때, 존자 아난 및 정무구묘정보월왕광보살과 모든 보살들과 비구들과 모든 하늘ㆍ사람ㆍ용왕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은 기뻐하면서 부처님 말씀을 봉행하였다.
006_1088_b_11L如來說此法尊者阿難及淨無垢妙淨寶月王光菩薩幷諸菩薩衆比丘衆及諸天龍王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等聞佛所說歡喜奉行
佛說大乘十法經比丘孝兼刻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1)부처님이나 보살의 머리 뒤로부터 퍼진 원형의 광명을 말한다. 정광(頂光)ㆍ후광(後光)이라고도 한다. 항상 부처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기 때문에 상광(常光)이라고도 한다.
  2. 2)인도에선 일반적으로 스승이란 뜻이다. 인도의 소승불교에 있어서 수학하는 몸을 가리키며, 궤범사(軌範師)라고 한역한다. 교단의 스승, 제자의 행위를 바르게 교육할 만한 덕이 높은 승려를 말한다. 계율에 밝고 갈마(羯磨)에 능한 사람이 아사리가 되어 제자를 가르치도록 되어 있다.
  3. 3)pudgala의 음역으로서 흔히 보특가라(補特伽羅)라고 음역한다. 사람ㆍ개체ㆍ개인ㆍ존재라는 뜻이다. 생사 윤회를 거듭하면서 여러 취(趣)를 거듭하여 왕래하는 것을 가리킨다.
  4. 4)신역에서는 심소(心所), 또는 심소유법(心所有法)이라 한다.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