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이름은 사자(獅子)보살․사자의(獅子意) 보살․성락(誠樂)보살․도어(道御)보살․대어(大御)보살․광수(光首)보살․광정(光淨)보살․적의(寂意)보살․인면(人明)보살․개화인(開化人)보살․상응(常應)보살․자씨(慈氏)보살․문수사리(文殊師利) 등 60인의 현자와 일체 5천 보살로서 다 우두머리였으며, 범왕(梵王) 제석(帝釋)과 4천왕천의 모든 왕과 용왕신(龍王神)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였다.
그때 국왕․대신․장자․거사와 모든 신하와 관속들은 의복․음식․의약․침구 등으로 세존(世尊)께 공양하였는데 세존의 이름은 두루 멀리 들리었으니, 즉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으로서 모든 신통과 슬기로 보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006_1153_b_02L여래께서는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18불공법(不共法)을 갖추셨고 대자를 버리지 않고 대비를 폐하지 않으시어 혜안과 불안을 구족하고 변화가 무진하셨다. 신족의 변화와 설본(說本)의 변화와 교수(敎授)의 변화가 무진하여 마음만 내면 3천대천세계의 성과 강과 수미산과 용신의 천궁과 철위산천과 도랑․구덩이 수목과 나라․도시․촌락들로 하여금 한 털구멍에 있게 하되 겁에서 다시 한 겁을 지냈다.
그때 왕사성 안에 발타(颰陀) 번역하여 인현(仁賢)이라 함라는 환사(幻士)가 있었다. 그는 경전에 밝고 술(術)을 알며 환기(幻技)를 통달하며 만드는 것이 교묘하여 많이들 좋아 하였으며 마음대로 재주를 부려 이름이 멀리 퍼졌었다. 그 마갈타국의 다른 환사들은 다 미치지 못하여 어디로 가나 그가 제일이었다. 진리를 본 청정한 남녀로서 법인(法忍)을 얻은 이를 제외하고는 모든 인민들은 모두 쏠리어 그의 하는 말에 모두 미혹하고, 그 미증유의 법을 따랐으며, 이 환술로 온갖 이익을 얻었다.
환사 인현은 부처님의 명칭이 여래․지진․등정각으로 널리 퍼진 것을 듣고는 혼자 생각했다. ‘나는 마갈타의 인민과 모든 고을과 성 안 사람들은 다 교화하였으며 모두 내 가르침을 받는다. 그러나 오직 사문 구담만은 교화하지 못했고 또 그 제자들도 시험해 보지 못했다. 나는 과연 시험해 그를 현혹시킬 수 있을까? 만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마갈타 인민들은 다 같은 마음으로 와서 나를 받들 것이다.’
그리하여 인현은 본래의 공덕을 반연하고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왕사성을 나와 영취산에 이르러 부처님을 보았다. 그 광명은 해와 달보다 백천억 곱절이나 더하여 밝고 깨끗해 때가 없으며 광명이 멀리 비치고 상투의 빛은 마치 마니 같으며 빛나기는 청정한 연꽃 같고 범(梵)의 8부(部)를 초월한 음성으로 설법하여 널리 제도하였다.
현자 대목건련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저 환사 인현은 간사한 마음을 먹고 부처님과 비구들을 청하는데 왜 그것을 받으십니까?”
006_1153_c_07L賢者大目揵連白佛言:“幻士仁賢內懷誑詐請佛及僧,云何受之?”
부처님께서는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우선 잠자코 있으라. 여래는 일체 중생의 오랜 동안의 미혹을 잘 아시고 그 때문에 평등한 행으로 그들을 교화해 세우는 것이다. 천상 인간에 아무도 더러운 속임으로 나를 미혹하게 할 자는 없다. 여래는 음욕분노․우치의 어지러움을 끊음으로써 다른 더러움이 없고 모든 결박을 멸했으며 80의 번뇌를 떠나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얻었다. 그러므로 3계에 나를 혹하게 할 자가 없거늘 보잘 것 없는 환사가 어찌 짝할 수 있겠는가?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여래는 마음을 내자마자 3천대천세계를 장엄하여 한 털구멍에 넣을 수 있지마는 부처님의 환술은 끝내 혹하게 할 수 없다.
006_1153_c_22L佛言:“如來發意之頃,能使三千大千世界,嚴淨入一毛孔,佛之幻術終不惑。
006_1154_a_02L 가사 10방의 불국에 수람과 단절이라는 바람이 3천대천세계를 부수었다가 다시 본래대로 돌리고 추측과 주지라는 바람이 세간을 돌리며 파율사나라는 바람이 33천을 돌아다니고 최파라는 바람이 수미산을 무너뜨리며 구나라는 바람이 큰 불을 일으켜 이 겁화(劫火)를 일으켜 천지를 태우며 치화라는 바람이 3천대천세계를 일시에 태우고 요쇄라는 바람이 큰 비를 내리며 고갈이라는 바람이 수재의 변을 제거한다 하자.”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이런 바람 이름을 대강 말했지마는 이런 바람이 겁에서 겁을 지나 끝날 때가 없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 과연 어떤 사람이 허공에서 이런 바람 속에 앉아 4기(器)의 행을 지으면서 이 모든 바람을 한 겨자 속에 넣되 그 겨자가 걸림도 없고 부서지지도 않아서 모든 천인들로 하여금 다 안온하고 즐거워하면서 놀라지 않게 하겠는가? 여래의 환법은 이보다 나아 끝이 없나니 일각지(一覺地)에 반연하는 제자의 미칠 바가 아니니라.”
006_1154_b_02L이에 환사 인현은 왕사성에 들어가 제 집으로 돌아갔다. 그 날 밤에 성내의 물구덩이 더러운 곳에 요술을 부려 큰 강당을 짓고는 비단 꽃 일산을 달고 당기 번기를 일으키고 현지는 평정한데 수목이 무성하며 병과 보배 그릇과 향로․제기 등에 온갖 꽃과 향을 흩었다.
강당 곁에는 8천 그루의 보배나무를 심어 가지와 잎과 꽃의 열매가 여러 빛깔로 향기로우며 낱낱나무 밑에는 여러 비구들을 위해 사자좌를 펴고 강당 중앙에는 특히 여래님을 위해 사자좌를 만들었는데 온갖 보배로 발이 되고 장식이 무량하며 높이는 4장 9척이요 그 자리 4면에는 네 그루의 보배나무를 세우고 온갖 맛의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공양하는 사람은 5백 명인데 단정하고 깨끗한 보배로 몸을 장식하였다.
환사 인현이 이렇게 만들었을 때, 4천왕이 그 환사가 요술로 지은 강당으로 가서 인현에게 말하였다. “매우 훌륭합니다. 인자(仁者)님, 곧 여래님을 이 강당에 청해 공양하십시오. 그리고 과연 내게 그 모자람을 돕기에 허락하겠습니까? 나는 궁실(宮室)을 지어 여래님께 바치고 싶습니다.”
이에 인연은 교만을 버리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부처님께 사죄하였다. “여래님, 저의 죄는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여래님을 어지럽히기 위해 요술로 이 음식을 만들어 공양하고 모시는 것이며 저 사자좌도 다 요술로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으로 뉘우치고 이 화현(化現)을 없애려 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거룩한 뜻으로 가엾이 여기고 용서하시어 이 모든 시설을 변개시키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지금 만든 자리와 또 거기 앉은 사람 뜻이 고요하고 평등하나니 훌륭하여라, 무상(無上)에 보시하네.
006_1155_a_19L如今所設座, 及其處上者, 定意爲平等,
善哉施無上。
사리불이 게송을 외쳤다.
006_1155_a_21L舍利弗頌曰:
지금 공양하는 마음과 그것을 받는 이의 뜻 이렇게 늘 평등히 깨닫나니 이것은 빠르고 다한 신시(信施)이다.
006_1155_a_22L如今供具心, 及其受者意, 如是常等覺,
是疾畢信施
수보리가 게송을 외웠다.
006_1155_a_24L須菩提頌曰:
006_1155_b_02L
이 보시는 보시 됨 없고 받는 이도 받는 것 없다. 그 누구나 이렇게 행하면 이것을 다한 신시라 한다.
006_1155_b_02L是施無所施, 受者無所受, 其有應是行,
是爲畢信施。
아난이 게송을 외웠다.
006_1155_b_04L阿難頌曰:
이 보시를 존승(尊乘)이라 하고 먹는 사람도 마음이 없다. 몸과 마음이 집착 없나니 이를 세상의 중우(衆祐)라 한다.
006_1155_b_05L是施爲尊乘, 食者無有心, 其身意無著,
是爲世衆祐!
광영보살이 말하였다.
006_1155_b_07L於是光英菩薩曰:
비유하면 저 환사 인현이 이 변화를 나타내는 것과 같이 모든 세상이 또한 이와 같으니 어리석은 자는 이해하지 못한다.
006_1155_b_08L譬如彼幻士, 仁賢現此化, 一切世亦然,
愚者不及解。
광조보살이 말하였다.
006_1155_b_10L光造菩薩曰:
비유하면 나무 밑에 앉은 이들 다 허깨비로 된 것처럼 모든 허깨비도 또한 공이어서 다 평등해 차이가 없다.
006_1155_b_11L譬如坐樹下, 悉以幻化作, 所有幻亦空,
適等無差異。
사자보살이 말하였다.
006_1155_b_13L師子菩薩曰:
사자 외침이 들리지 않을 때 작은 짐승들 숲속에서 울다가 사자가 마침 부르짖으면 10방으로 달아나 다 숨는다.
006_1155_b_14L不聞師子吼, 小獸樹閒鳴, 師子適震吼,
馳走竄十方。
인현 그대는 원한이 있어 요술로 사람을 미혹시키지만 여래님이 나타내는 신통은 어떤 악마도 당하지 못하네.
006_1155_b_16L仁賢卿有恨, 以幻惑人民,
如來所現幻, 衆魔不能當。
사자의 보살이 말하였다.
006_1155_b_17L師子意菩薩曰:
이 음식은 요술로 된 것 공양하는 이도 또 허깨비다. 먹는 이도 다 허깨비거니 훌륭하다, 무상(無上)에 바치네.
006_1155_b_18L是飯食化作, 供助者亦幻, 食飯者皆化,
善哉祠無上。
자씨보살이 말하였다.
006_1155_b_20L慈氏菩薩曰:
기름 제호의 불을 붙이면 그 밝음은 더욱 성하다. 인현의 요술은 이와 같은데 부처님 신통은 널리 나타나네.
006_1155_b_21L油醍醐澆火, 其明益熾盛, 仁賢幻如是,
佛幻爲普現。
연수동자가 말하였다.
006_1155_b_23L軟首童子曰:
006_1155_c_02L 비유하면 본래 이 곳이 모두 허깨비로 지어진 것처럼 인현이 일으키는 요술은
여러 사람을 속여 호린다.
006_1155_b_24L譬如本此處, 一切皆化造, 仁賢所興幻,
欺誑惑衆人。
일체의 법이 이와 같아서 본래 모두 다 평등하건만 그러한 줄을 깨닫지 못하고 우치로 생사 속을 헤매네.
006_1155_c_03L一切法如是, 本爲悉平等,
不覺了當來, 愚癡行生死。
이에 세존은 인현을 교화하기 위하여 그 강당 동쪽에 신통으로 궁전을 짓고 거기 장자를 있게 하여 인현에게 말하였다. “지금 무엇 하오?” 인현은 말하였다. “나는 사문 구담님과 그 비구승을 공양하고 있소.” 장자는 말하였다. “그런 말 하지 마시오. 지금 세존님은 비구들과 함께 아사세왕의 궁전에서 공양하고 계시오.” 그때 인현은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부처님과 비구들이 왕궁에서 공양하고 계시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다시 변화로 장자를 만들어 강당에 들어가 인현에게 물었다. “지금 무엇하고 있소?” 인현은 답하였다. “지금 부처님과 비구들에게 공양하고 있소.” 장자는 말하였다. “그런 말 하지 마시오. 지금 부처님과 비구들은 외도들에게 걸식하고 계시오.” 때에 인현은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부처님과 대중이 외도들에게서 걸식하고 계시는 것을 보았다.
다시 장자는 인현에게 가서 물었다. “지금 무엇 하고 있소?” 인현은 말하였다. “부처님과 대중에게 공양하고 있소.” 장자는 말하였다. “그런 말 하지 마시오. 부처님께서는 지금 기역의왕(耆域醫王)의 후원에서 4부 대중을 위해 설법하고 계시오.” 인현은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부처님께서 기역의 후원에서 설법하고 계시는 것을 보았다.
때에 제석천이 인현에게 말하였다. “지금 무얼 하고 있소?” 인현은 답하였다. “나는 부처님과 대중에게 공양하고 있소.” 제석이 말하였다. “그런 말 하지 마시오. 지금 여래님은 도리천의 주야 나무 밑에서 천인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시오.” 인현은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부처님께서 도리천에서 천인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시는 것을 보았다.
006_1156_a_02L그리고 환사 인현은 그 여러 나무 위를 보았다. 즉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에 다 보배자리가 있고 여래님은 상호를 구족하고 대중에게 둘러싸이어 변화로 된 사자좌 위에 계셨다. 4천왕과 제석․범왕도 그 사자좌에 앉아 계시는 여래님을 보았으며 왕사성의 여러 거리와 골목과 집에서도 다 여래님을 보았는데, 그 모든 여래님 앞에서 인현이 죄를 뉘우쳐 스스로를 발로 차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생(生)이 없고 실(實)이 있지 않으며 있는 곳이 없으며 또한 세워질 것도 없다.
006_1157_b_16L其是無生,
不實無有, 於此無處, 亦無所立。
이것은 볼 수 없고 또한 색도 없나니 자세히 이것 보면 오래 머무는 것이 아니다.
006_1157_b_17L是不可見, 亦無有色, 諦觀是已,
不得久住。
5음(陰)도 그러하여 이에 요술 같건만 중생들은 다투어 제 신상(身相)을 탐한다.
006_1157_b_19L五陰自然, 於是如幻,
衆生諍訟, 自貪身相。
상이 없는 상으로서 나타날 수 있는 상인데 불도를 바로 깨달으면 멀고도 다시 멀다.
006_1157_b_20L無相之相,
所可現相, 正覺佛道, 遠如復遠。
허망한 법에 온갖 생각 일으키므로 온갖 인연으로 무형의 나무 낸다.
006_1157_b_21L虛妄之法, 起衆想處, 生衆因緣,
無形之樹。
온갖 일들과 갖가지 뜻 내나니 모든 수상(受想) 끊으면 이것들은 본래 없다.
006_1157_b_23L造發衆事, 若干種意,
斷諸受想, 是爲本無。
누구나 그 인연과 그 지어짐을 알면 그는 곧 법을 알아 욕심을 떠나리라.
006_1157_b_24L其知因緣,
及所作爲, 彼卽了法, 逮得離欲。
006_1157_c_02L
욕심의 법 떠나면 곧 진여를 알고 곧 도를 보게 되어 그 눈이 청정하리.
006_1157_c_02L離欲法已, 卽識知如, 卽得見道,
其眼淸淨。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외우시자 환사 인현은 유순법인(柔順法認)을 얻고 5천인은 미증유(未曾有)를 얻어 모두 최상의 보리심을 내었으며 2백 천인은 번뇌를 멀리 떠나 법눈이 깨끗해졌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변화의 공양을 드신 뒤에 인현의 신시의 공덕을 증대시키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에 인현은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하여 그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합장하고 서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님, 보살은 몇 가지 도행으로 주처(住處)를 삼아 도량에 이를 바른 이치를 깨닫습니까?” 이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나는 너를 위해 보살의 도량을 해설하리라.” 이에 인현은 비구들과 함께 분부대로 듣고 있었다.
006_1158_a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 일로 도에 머물러 도량에 이르게 된다. 첫째는 마음이 항상 신통의 슬기를 익히고, 둘째는 모든 사람을 버리지 않으며, 셋째는 공덕을 구하여 싫증이 없고, 넷째는 모든 법을 보호하여 항상 정진하는 것이나 이것이 네 가지로서 도량에 이르느니라.
또 네 가지로 이름과 덕을 구족하여 모두가 듣고 안다. 첫째는 스스로도 깊은 슬기를 배우고 또 남을 가르쳐 주고, 둘째는 누가 와서 물으면 다 가르쳐 의심을 풀어 주며, 셋째는 바른 법을 항상 보호하고, 넷째는 부처님의 뜻과 힘은 다할 수 없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006_1158_b_02L또 네 가지 일이 있어 많이 들어서 견고하고 충실해진다. 첫째는 법을 들으면 바로 이해하고, 둘째는 들은 법을 들은 뒤에는 즐거워 집에 있기를 원하지 않고, 셋째는 법을 들은 뒤에는 다른 이들을 위해 널리 열어 설하고, 넷째는 법을 들은 뒤에는 현성의 해설을 일으키고 불도의 법을 향하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또 네 가지 일이 있어 경법을 강설하니 덕류행(德流行)이라고 한다. 첫째는 먼저 여러 일에 힘을 쓴 뒤에 몸을 지키기 위한 음식을 받으며, 둘째는 이양을 얻으니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자리에 눕고, 약을 먹고, 마력을 항복받는다. 셋째는 밤낮으로 법을 즐기고 모든 하늘에게 보호받게 된다. 넷째는 타인을 가볍게 여기거나 희롱하지 않나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006_1158_c_02L또 네 가지 일로 그가 악사(惡師)임을 안다. 첫째는 남에게 조그만 도를 가르치고, 둘째는 남을 시켜 보살심을 파괴하며, 셋째는 명문을 구하게 하여 좋지 못한 법을 더욱 늘리고, 넷째는 공덕의 선법을 멀리 떠나게 하나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또 네 가지 법이 있어 그 덕행을 칭찬하고 보살과 부처님을 공양하되 게으르지 않는다. 첫째는 공양 받는 부처님께서는 가장 높은 중우(衆祐)요, 둘째는 나를 보는 이는 내 행을 본받으며, 셋째는 여래님을 보고는 도의 뜻이 견고해지고 넷째는 32종의 대인상과 그 공덕의 근본을 보는 이로 하여금 좋은 방편을 이루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또 네 가지 일이 있어 그 마음을 항복받는다. 첫째는 한 사람만을 취해서라도 미래 억 백 번을 생사에 머물고, 둘째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알고 그 번뇌를 끊기 위해 그 본원을 따라 설법하며, 셋째는 모든 불선법을 버리고 온갖 선을 봉행하며 도량에 앉아 악마의 군사를 항복받고 최상의 보리를 얻고, 넷째는 소리를 내어 3천대천세계에 알리고 설법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또 네 가지 일이 있어 법을 분명히 받아 봉행한다. 첫째는 선의 근본이 비록 조그마하더라도 업신여기지 않고, 둘째는 안온한 행을 항상 봉행하며, 셋째는 보시하고 뜻을 길들여 선을 닦아 구족하고, 넷째는 경의 이치를 받들어 일체를 안온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또 네 가지 일이 있어 슬퍼하는 마음 닦는다. 첫째는 악도(惡道)를 위해 친우가 되어서는 도에 들게 하려고 슬픔을 일으키고, 둘째는 죄악을 떠나게 하여 선을 닦게 하며, 셋째는 작은 도를 구하는 자로 하여금 대승에 분발하게 하고, 넷째는 슬퍼하는 자가 있으면 일체 중생을 위하여 그를 거두어 주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또 네 가지 일이 있어 좋은 방편을 행한다. 첫째는 일체의 마음이 도를 향해 앞에 있고, 둘째는 번뇌의 마음도 버리지 않거늘 하물며 좋은 방편의 마음이겠으며, 셋째는 모든 사람과 온갖 그릇된 견해가 다 법기(法器)가 된다고 보고, 넷째는 모든 법이 다 불법이 된다고 보고는 자연히 최상의 정각을 얻고 온갖 삼매를 생각하고 행하여 좋은 해탈을 얻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006_1159_c_02L또 네 가지 일이 있어 신통의 행을 얻는다. 첫째는 항상 그 몸과 본래 깨끗한 뜻을 가뜬하게 하고, 둘째는 마음을 자연히 하여 허깨비와 같으며, 셋째는 지음이 오직 법을 세움에 나아가고, 넷째는 일심을 고요히 하여 어지러움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또 네 가지 일이 있어 법구(法句)를 분별한다. 첫째는 생각이 슬기의 뜻을 이루어 장식하지 않고, 둘째는 오직 법을 취하기를 구하고 사람을 취하지 않으며, 멸할 것이 없음을 일으키지 않으며 셋째는 모두가 다함이 없고 다할 수 없음을 알고, 넷째는 말해진 문자에 집착도 얽매임도 없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또 네 가지 일이 있어 모든 바라밀을 이루어 법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첫째는 한 바라밀로 모든 바라밀에 다 들어가고, 둘째는 좋은 방편으로 모든 사람을 다 일체에 들게 하되 사람도 없으며, 셋째는 모든 법을 보되 다 한 법으로 삼아 모든 욕심에서 떠나고, 넷째는 모든 부처를 보되 다 한 부처로 삼나니, 법신인 까닭에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니라. 그리하여 모든 바라밀을 이루어 법에서 물러나지 않느니라.”
저 모든 이학(異學)들을 위해 벽지불의 뜻을 말씀하시고 혹은 부처를 구하거나 아주 묘한 법을 뜻한 이에게 말씀하소서.
006_1160_b_11L爲異學故說, 辟支諸佛義,
若爲求佛者, 志尊上妙法。
이 천중천(天中天)에서 총지 따위에 의심 없나니 원하옵건대 말씀하소서 그 따라 불도를 얻으리이다.
006_1160_b_12L摠持等無疑,
於是天中天, 唯願爲解說, 所應得佛道。
이 빛은 부처님의 광명의 불꽃 청정하여 더러움을 다 없애고 돌아와 부처님 몸을 돌고는 정수리에 사라져 나타나지 않네.
006_1160_b_13L此色佛光炎, 淸淨滅垢穢, 還來繞佛身,
頂上沒不現。
그때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환사 인현이 어공에 솟아올라 있음을 보느냐?” 아난이 답하였다. “이미 보았습니다. 세존님.”
006_1160_b_15L爾時,佛告賢者阿難:“寧見幻士仁賢乎踊在虛空?”對曰:“已見世尊!”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저 족성자(族姓子) 인현은 9만 2천 겁 뒤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엄정왕(嚴淨王) 여래․지진․등정각․명행 즉 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道法御)․천인사라 하고 호를 불세존이라 하며 그 세계 이름을 대정(大淨)이라 하고 그 겁의 이름을 환화(幻化)라 할 것이다.
006_1160_c_02L그 엄정왕 여래의 대정 세계는 인민 들이 많은데 안온하고 쾌락하며 5곡이 풍성하고 그 땅은 평평하고 넓어 언덕이 없으며 해와 달이 밝게 비치고 수목으로 장엄하며 온갖 향이 구족하고 번기와 당기를 항상 달았으며 그 인민들은 소원대로 다 부처님을 뵈옵고 그 소유는 다 자연일 것이다.
엄정왕 여래는 만년 동안 세상에 살다가 열반한 뒤에는 그 법이 억년 동안 세상에 행할 것이다. 그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에 문칭(聞稱)이라는 보살이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기별을 주면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멸도한 뒤에 이 문칭 보살이 부처가 될 것이니 그 이름을 보달(普達) 여래․지진․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세존이라 할 것이다’하리라.”
그때 족성자 인현은 허공에서 내려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사뢰기를 “부처님께서는 내 스승이시며 선도로 인도하십니다. 세존님, 나는 무수 억 백천인과 함께 등정각님과 비구승에게 귀명하옵니다. 만일 여래님께서 본래 없으시면 모든 부처님도 다름없이 본래 없을 것입니다. 그 여(如)란 파괴됨이 없고 여란 움직임이 없으며 여란 생각이 없고 여란 일어남이 없으며 여란 행이 없고 여란 둘이 없는 것입니다. 여래가 본래 없음도 그와 같습니다. 나는 이로 인해 성취하였습니다.”고 하였다.
006_1161_a_02L인현은 답하였다. “모든 법을 다 버려야 여래의 법이 일어납니다. 아난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래님은 본래 없음을 다 깨닫고 등정각을 이루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래가 본래 없고 파괴할 자도 없음을 나도 얻었고 모든 사람들도 본래 없음을 얻었습니다. 현자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래의 법에 들어 있습니까? 예, 아난님, 법은 둘이 없습니다. 생각이 있는 자는 그 알음알이가 여럿입니다. 왜냐하면 온갖 생각을 버려야 부처님의 슬기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에 인현은 법의 지혜의 요술에 들어갔다. 왜냐하면 밝은 지혜의 변재를 쓰기 때문이다.”
006_1161_a_07L佛告阿難:“於是仁賢入法智慧之幻。所以者何?用明智辯才故也。”
그리고 세존님은 족성자 인현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과연 능히 허깨비로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을 미혹시킬 수 있는가?”
006_1161_a_08L時,世尊告族姓子仁賢:“卿寧能化或諸天世人?”
그는 대답했다. “예, 세존님, 세존님이 미혹시키는 것처럼 나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무아(無我)를 아는 것이 곧 대행(大行)입니다. 사람이 있음을 수명이 없다 하고 사람이 없음을 사람이 있다 합니다. 여래는 글자도 없고 도량에 있지도 않거늘 어떤 법에 감이 있고 감이 없습니까? 그러한데 거래(去來)와 교법이 있다 하며 열반이 없는데 열반의 법을 나타냅니다. 그러므로 세존님은 평등한 행을 말씀하시어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을 현혹시키십니다. 그것은 여래님 공덕의 평등을 말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족성자 인현을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인현아, 그대 말과 같다. 큰 환혹을 위해 음성 없는 법을 말씀하신 것이다.”
006_1161_a_17L時,佛讚族姓子仁賢:“善哉善哉,仁賢!如卿所說,爲大化惑說無音聲法。”
그때 인현은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환사의 수염과 머리를 깎아 사문이 되게 하라.”
006_1161_a_19L時仁賢從佛求出家。佛告彌勒菩薩:“汝下幻士鬢髮,令作沙門。”
006_1161_b_02L미륵은 분부를 받들고 곧 인현으로 하여금 출가할 뜻을 이루게 하고는 돌아와 부처님께 사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님, 이이는 보살의 형색(形色)도 아니요 사문도 아닙니다. 왜냐 하면 그 보살은 신통의 슬기를 이루고 3계에 있으면서 중생을 교화하나니 이것을 보살의 출가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했을 때 5천 사람은 최상의 정진(正眞)의 보리심을 내고 2백 비구는 번뇌가 다하고 의심이 풀리었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아난아, 만일 어떤 보살이 부처를 보려 하면 일체를 위하기 때문에 이 경을 수직하고 독송하여 그 뜻을 비우고 남을 위해 설명해야 한다. 왜냐하면, 보살이 이 경에서 도를 구하는 것을 대승평등 경법이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경 이름을 『초입도의(稍入道義)』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