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1207_a_01L불설이구시녀경(佛說離垢施女經)
006_1207_a_01L佛說離垢施女經


서진(西晉) 월지국(月氏國) 축법호(竺法護) 한역
변각성 번역
006_1207_a_02L西晉月氏國三藏竺法護 譯



이와 같이 들었다.
006_1207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의 무리들과 함께 있었다. 이들 1천 명의 비구는 모두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다시는 번뇌가 없이 자재해져서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자신의 이익을 얻었다. 모든 과정의 모든 결박(結縛)들을 다 제거하고 총명한 지혜로 도탈[度]하며 밝은 지혜에 통달해서 모두 다 착하고 어질게 되었다. 마치 큰 용이 그 마음의 자재함을 얻은 것과 같았다.
006_1207_a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俱比丘千人皆阿羅漢——諸漏已盡逮得已辦無復塵垢而得自在棄捐重擔逮得己利盡除終始諸所結縛度以聰慧通達明智悉爲仁賢猶如大龍心得自在——
그리고 대인(大人)인 현자(賢者) 아난과 보살 1만 사람이 모두 대아라한을 이루어 모두 성스럽게 통달하여 이미 활짝 틔었으며, 모두 다 법륜(法輪)을 돌리는 데에 물러나지 않았다.
006_1207_a_09L其大人賢者阿難菩薩萬人皆成大阿羅漢——皆一切聖達神通己暢悉不退轉法輪——
이들 보살들은 그 이름이 각기 보살(寶光)보살․지적(智積)보살․명수(名首)보살․변적(辯積)보살․수함(首咸)보살․광세음(光世音)보살․현수(賢首)보살․희왕(喜王)보살․행무사의탈문(行無思議脫門)보살․염제법무개(念諸法無蓋)보살․자씨(慈氏)보살․입지성(入志性)보살․기제악취(棄諸惡趣)보살․제중우명(除衆憂冥)보살․초욕무허적(超欲無虛迹)보살․무허견(無虛見)보살․덕보교식(德寶校餝)보살․금보요수(金寶曜首)보살․사제개(捨諸蓋)보살․무해심(無害心)보살 등이었는데, 이와 같은 보살들 1만 명이 구족하였다.
006_1207_a_12L菩薩其名寶光菩薩智積菩薩名首菩薩辯積菩薩首咸菩薩光世音菩薩賢首菩薩喜王菩薩行無思議脫門菩薩念諸法無蓋菩薩慈氏菩薩入志性菩薩棄諸惡趣菩薩衆憂冥菩薩超欲無虛迹菩薩無虛見菩薩德寶挍飾菩薩金寶曜首菩捨諸蓋菩薩無害心菩薩如是等菩薩具足萬人
006_1207_b_02L이때 현자 사리불과 대목건련과 대가섭과 수보리와 빈누문타불(邠耨文陀弗)과 이월(離越)과 아나율(阿那律)과 아난(阿難) 등과 부수동진(漙首童眞), 그리고 불허견(不虛見)과 보영(寶英)과 기제악취(棄諸惡趣)와 기제음개(棄諸陰蓋)와 광세음(光世音)과 변적(辯積)과 초도(超度)와 무허적(無虛迹) 등처럼 여덟 보살과 여덟 제자들이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안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였다.
006_1207_a_20L爾時賢者舍利弗目揵連大迦葉須菩提邠耨文陁弗離越阿那律阿難等溥首童眞不虛寶英棄諸惡趣棄諸陰蓋光世音辯積超度無虛迹時此八菩薩及八弟子明旦著衣持鉢入城分衛
이들은 함께 다니며 서로 의논을 하면서 각자 다음과 같이 그들의 발원을 하였다.
006_1207_b_05L斯等俱行相與共議各各發願
사리불이 말하였다.
“마땅히 이와 같이 삼매(三昧)에 든 모습으로 성안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면서 성안의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이들이 4성제(聖諦)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006_1207_b_06L舍利弗曰當如是像三昧正受入城分衛令其中人普使一切聞四聖諦
대목련이 말하였다.
“성안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잠시 잠깐이라도 어떤 마군의 일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랍니다.”
006_1207_b_08L大目連曰願城中人皆使一切無有須臾興施魔事
대가섭이 말하였다.
“성안의 사람들로서 나에게 음식을 보시하는 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다함이 없는 복을 얻어서 무위(無爲)의 해탈에 이르길 원합니다.”
006_1207_b_10L大迦葉曰願城中人施我食者一切皆使得無盡福至無爲度
수보리가 말하였다.
“성안의 사람들이 감히 광명을 보고, 이러한 인연의 과보로 해서 모두 하늘과 인간에 태어날 일이며, 그렇게 된 뒤에 무위(無爲)의 법을 얻기를 원합니다.”
006_1207_b_11L須菩提曰願城中人敢睹光明以是緣報皆得生天及在人閒然後逮得無爲之法
빈누가 말하였다.
“성안의 모든 외도(外道)로서 범지(梵志)를 배운 장자(長者)들이 모두 다 바른 견해를 얻기를 원합니다.”
006_1207_b_14L邠耨曰願其城中諸外異學梵志長者悉得正見
이월이 말하였다.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어떠한 죄악이나 재앙(災殃)이 없고 모두 편안하기를 원합니다.”
006_1207_b_15L離越曰願其城中一切衆人無有罪殃悉獲安隱
아나율이 말하였다.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천안(天眼)을 얻기를 원합니다.”
006_1207_b_16L阿那律曰願其城中一切衆人悉得天眼
아난이 말하였다.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들 과거에 들을 수 있었던 경법(經法)을 알아 외우기를 원합니다.”
006_1207_b_17L阿難曰願其城中一切衆人悉使識念往古所可曾聞經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성안의 모든 문과 창문, 이층집과 정사(精舍), 그릇과 영락, 나무의 가지와 잎, 꽃과 열매, 그리고 의복의 꾸밈들을 다 변화시켜 공(空)하여 모양도 없고 원(願)도 없고 얻을 것도 없고, 일어남도 없고 멸함도 없고, 방일함도 없고 집착함도 없고, 모습과 종류도 없고, 나라는 소리도 없다고 하겠습니다.”
006_1207_b_19L法文殊師利曰化其城中門戶窗牖重閣精舍器物瓔珞樹木枝葉華實衣服之飾皆使宣出空無相無願無所逮得不起不無有放逸無所著聲無有形類吾我聲
무허견이 말하였다.
“성안의 모든 남녀와 크고 작은 사람들이 눈으로 보는 모든 것들을 변화시켜 모두 부처님의 모습으로 보이게 하여 후에 끝내 위없고 바른 참된 도리를 얻게 하겠습니다.”
006_1207_b_24L無虛見曰化其城中一切人民男女大小目所睹者悉見佛形後究竟逮得無上正眞之道
006_1207_c_02L보영이 말하였다.
“성안에 사는 모든 집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창고를 변화시켜 모두 온갖 보물들이 가득 들어차게 하겠습니다.”
006_1207_c_02L寶英曰化其城中一切居家所有諸藏皆滿衆寶
기제악취가 말하였다.
“성안에 사는 모든 사람들로 감히 지옥의 죄를 범한 자가 있으면 교화시켜 현재의 법으로 그 죄를 가볍게 하고 문득 죄가 없어지도록 하겠습니다.”
006_1207_c_04L棄諸惡趣曰化其城中所居衆敢有犯作地獄之罪現在之法使罪微輕忽然虛盡
기제음개가 말하였다.
“성안에 사는 사람들을 교화하여 모두 5개(蓋:다섯 가지 번뇌)를 버리고 다시는 이를 늘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006_1207_c_06L棄諸陰蓋曰化其城中人棄捐五蓋不使增長
광세음이 말하였다.
“성안의 사람으로 감옥에 갇힌 자를 교화하여 해탈할 수 있도록 모든 구금된 자들은 풀어 주고, 모든 겁에 질린 자들은 두려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006_1207_c_07L光世音化其中人閉牢獄者使得解脫有繫囚令得解散諸恐懼者得無所
변적이 말하였다.
“성안의 사람들로 감히 우리를 보는 자들을 교화하여 모두 말재주를 얻어서 여러 기악(伎樂)에 대해 서로 돌아가며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006_1207_c_10L辯積曰化其中人敢見我等皆得辯才使諸伎樂轉共談語
초도무허적(超度無虛迹)이 말하였다.
“성안에 사는 사람들을 우리가 보기만 하면 모두 다 마침내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리에 이르도록 하겠습니다.”
006_1207_c_11L超度無虛迹曰令其中人吾等目見皆使究竟至於無上正眞之道
이때 여덟 보살과 여덟의 큰 제자가 각자 이처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성문(城門)에 도착하였다.
006_1207_c_13L時八菩薩八大弟子各各如是悉共議已到其城門
이때 성안의 바사닉(波斯匿) 임금에게 딸이 있었는데, 이름을 유마라달(維摩羅達)진(晋)나라 말로 이구시(離垢施)라 한다.이라 하였다. 그녀는 나이가 열두 살이었는데, 단정하고 몹시 예뻐서 보는 자들이 다 즐거워하였으며, 너무나 깨끗하여 얼굴빛이 아름다운 꽃과 같았다.
006_1207_c_14L于時城中王波斯匿有女名曰維摩羅達晉言離垢施厥年十二端正殊見者咸悅第一潔白色如妙華
어느 달의 8일 명성(明星)이 나타날 때였다. 그녀는 아침 일찍 5백 명의 시녀와 함께 가마에 올랐는데, 5백 명의 범지(梵志)들이 뒤를 따랐다. 그리하여 길을 나섰는데, 사단(祠壇)에 이르러 큰 제사를 올리려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때 여러 범지들이 그 비구들을 보고는 이것이 필시 좋지 못하다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006_1207_c_17L月八日明星之時與五百侍女平旦乘駕五百梵志皆從其後出行遊觀而詣祠壇欲大祠祀時諸梵志這見比丘心中念言以爲不吉
그래서 여러 범지들 중에서 나이가 많은 노모(老耄)로서 이름을 범천(梵天)이라는 사람이 이구시녀(離垢施女)에게 말하였다.
“아무래도 오늘은 좋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많은 비구들이 성문에 머물러 있으니 성을 나가는 일을 그만두고 다시 돌아가야겠습니다. 이런 무리들을 보고 여러 이익과 의리(義理)를 구하는 것은 결코 뜻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006_1207_c_21L諸梵志中有一梵志年尊老耄名曰梵天離垢施女當知今日不祥見諸比丘住於城門不須出當還入城見此等輩求諸利義必不如意
006_1208_a_02L그러자 이구시녀가 이들 범지에게 다음과 같은 게송을 설하였다.
006_1208_a_02L時離垢施則爲梵志而說頌曰

이들이 수행에 뜻을 두고
교화하는 공덕은
모든 제사를 드림에 있어
가장 좋고 편안하리라.
006_1208_a_03L斯等志行
教化功德
於諸祠祀
爲最吉安

따라서 만일 범지가
이런 분들을 공양한다면
모든 것이 좋고 이로워서
끝내 아무런 이상이 없으리라.
006_1208_a_05L梵志若能
供養此等
一切吉利
終無有異

이 범계(梵戒)로 인하여
조화롭고 안정되며 맑아져서
모든 악함을 건너뛰어서
어떤 티끌에서도 더럽혀짐이 없으리라.
006_1208_a_06L則以梵戒
調定憺怕
越度諸惡
無穢衆塵

이들 무리가 행하는 것은
최상의 훌륭한 의원[醫]이어서
중생의 오래 묵은 질병들을
어루만지고 치료해 준다네.
006_1208_a_07L此等所行
爲上良醫
慰勞療治
衆生久疾

이것이야말로 더러움이 없는
제일가는 스승의 규칙이라네.
무수한 사람들을 위해서
모든 나쁜 일을 제거하네.
006_1208_a_09L是無瑕穢
第一師則
爲無數人
去衆惡事

모든 네 가지 소견에 대해
이미 이는 깨끗하고 밝으니
범지여, 만약 그대들이 온다면
가장 깨끗함을 만나게 되리라.
006_1208_a_10L於諸四見
爲已鮮明
梵志卿來
値上淸淨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가장 뛰어난 법왕(法王)이셨네.
그런데 이들은 그분의 아들이니
모두가 아라한을 이루었구나.
006_1208_a_11L佛在世閒
最勝法王
斯等是子
羅漢成就

지금은 모든 보살들이
가장 높은 스승이어라.
지혜를 가진 자로서
떠나는 데 익숙하네.
006_1208_a_13L今諸菩薩
爲最尊師
孰有智者
而捨之去

복과 지혜가 갖추어 존귀하며
최상의 복을 내는 밭이네.
만일 하늘에 태어나고 싶다면
이렇게 많은 복을 보시하시오.
006_1208_a_14L兩足之尊
上福之田
欲得生天
施此衆祐

만약 이를 은혜로이 준다면
그 과보가 한량없으리라.
노닐 수 있는 처소들이 결코
닳아 없어지지 않으리라.
006_1208_a_15L若惠與者
果報無量
所可遊處
終不損耗

이런 가르침에 순종한다면
상호(相好)가 능히 구족하리라.
이는 좋은 복밭이니
뜻과 성품이 깨끗해지네.
006_1208_a_17L順斯等教
具足相好
是善福田
志性淸淨

가령 그대 모든 범지들이
기뻐하는 마음들을 낸다면
마땅히 이를 곧장 얻어서
편안하게 세속을 떠나리라.
006_1208_a_18L假使梵志
發歡悅心
則當逮得
安隱離俗

도의 가르침을 따라서 닦는다면
마음이 일찍이 어지럽지 않으리라.
또 걸식을 수행하고
언제나 관찰하여 정진한다면
006_1208_a_19L遵修道教
志未曾亂
而行分衛
常觀精進

노닐며 살 만한 어떤 곳에
모든 근[六根]을 잘 보호하며
모든 근(根)들이 적정(寂定)하여
이러한 무리가 바다와 같으리라.
006_1208_a_21L所可遊居
善護諸根
諸根寂定
斯衆如海

강이나 바다의 물은
오히려 됫박으로 헤아릴 수 있고
시방세계의 토지들도
또한 측량을 할 수가 있어라.
006_1208_a_22L江海之水
尚可升量
十方土地
亦可步度

그러나 사람 중 왕이신 분에게
누가 만일 보시를 한다면
그의 모든 행은
헤아릴 수 없으리라.
006_1208_a_23L若有布施
人中之王
一切所行
不可稱量
006_1208_b_02L
겁(劫)이 불탈 때에
수미산이 무너져 내리고
강과 바다가 다 말라 버리며
모든 땅들이 다 그러하더라도
006_1208_b_02L劫燒之時
須彌山壞
江海枯竭
及所有地

모든 사람의 존왕(尊王)께
받들어 보시한다면
세상이 아무리 불이 타더라도
그의 복은 태우지 못하리라.
006_1208_b_03L其有奉施
衆人尊王
劫雖被災
福不可燒

그러자 범지가 이구시녀를 위해 대답하여 읊었다.
006_1208_b_04L於是梵志爲離垢施而報頌曰

스스로 방자(放恣)하여
미려한 마음을 따르지 말고
사당에서 제사를 올릴 때에
비구를 원하거나 기뻐하지 마십시오.
006_1208_b_05L無得自恣
從愚戇心
莫祠祀時
願樂比丘

여기 이들 까까머리로
그 몸에 가사를 입은 이들을
만약 마음이 편안하고 싶다면
이런 무리와 친숙하게 지내지 마십시오.
006_1208_b_07L斯等髡頭
而被袈裟
若志安解
不習此黨

당신의 부모님들이
이를 기뻐하지 않을까 두려우니
우리들이 알리리라.
크고 밝으신 우리 임금님께
006_1208_b_08L恐女父母
不以歡悅
吾等當啓
於大明王

따님이 드릴 이 제사는
또한 그리 상서롭지 못하오니
부디 높으신 따님이여,
저들 비구를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006_1208_b_09L女所祠祀
則亦不祥
善哉尊女
莫受比丘

그러자 이구시녀가 게송으로 범지에게 대답하였다.
006_1208_b_11L於是離垢施以偈報梵志曰

만일 악취(惡趣)에 떨어진다면
삶과 죽음이 괴로우리니
아무리 부모가 계신다 해도
이를 구하여 건지지는 못하리라.
006_1208_b_12L若墮惡趣
生死之難
雖有父母
不能救濟

그리고 어떤 남들이나
재물이든 기도[神咒]든 간에
이런 것들만 가지고는
능히 구제해 해탈하지 못하리라.
006_1208_b_14L亦無餘人
及財神呪
獨斯等類
乃能救脫

나는 이 몸을 내던져
온 사방에 흩어 버리고
기쁨과 존경과 사랑으로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하리라.
006_1208_b_15L吾棄捐身
散在四方
欽樂愛敬
自歸於佛

다른 사람들이 구제해 주기를
결코 나는 바라지 않는다네.
오직 의탁해 기대야 할 곳은
세 가지 높으신 보배뿐이라네.
006_1208_b_16L終不希望
餘人之救
唯當依附
三尊寶耳

비유컨대 마치 눈을 잃고서
맑은 거울을 바라보는 격이네.
외도(外道)의 다른 배움은
그와 같이 이익이 없도다.
006_1208_b_18L譬如失目
而瞻明鏡
外道異學
若斯無益

범지들도 오히려
제 수미산이 불타는 것과 같으니
이처럼 널리 듣고
힘써 해탈함이 중요하네.
006_1208_b_19L梵志猶如
須彌山燒
博聞如是
力脫爲要

본래 일찍이 부족함이 없었지만
널리 들은 지혜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것이 갖추어 있네.
006_1208_b_20L未曾乏少
於博聞慧
所可聞者
悉爲備具

만일 능히 이를 듣고
곧바로 받들어 수행한다면
이내 지니게 되니
모든 이들이 미치기 어려운 것이니라.
006_1208_b_22L若能聽聞
卽奉行者
此乃爲持
一切難及

그러자 범지가 이구시녀에게 말하였다.
“처음부터 일찍이 부처님과 비구들을 본 적이 없는데, 무슨 인연으로 해서 이처럼 기뻐한단 말입니까?”
006_1208_b_23L於是梵志謂離垢施女初未曾見於尊佛及比丘衆從何因緣而生歡悅
006_1208_c_02L그녀는 대답하였다.
“범지가 이를 알고 싶다면 말하겠습니다. 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어머니께서는 나를 황금과 보석으로 된 침상에 앉혀서 허공중에 올려두었는데, 이때 5백 명의 천자가 함께 허공을 날아다녔습니다. 나는 여기서 무수한 일들로 부처님의 공덕과 법과 성중(聖衆)을 찬탄하는 것을 보았으며, 여기서 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때 무리들 속에 어떤 천자가 있었는데, 그는 아직 여래의 지극한 진여를 보지 못했기에 여러 천자에게 그들이 찬탄하는 여래의 공덕이 어떤 것인가 물었습니다. 이때 여러 천자들이 나의 마음을 살피고는, 그 믿는 마음이 독실한 것을 알고 즉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여 부처님을 찬탄하였습니다.
006_1208_c_02L女卽答曰梵志欲知我初生時母以我著金寶牀上上虛空中五百天子而共飛行我這見之以無數事歎佛功德及法聖衆這聞音聲時於衆中有一天子初未曾見如來至眞問諸天子所歎如來德何所類時諸天子察我心念志懷篤信卽說此偈而讚歎佛

머리털은 감청색으로
깨끗하고 좋으며 오른쪽 가르마라네.
수많은 연꽃들이 가득한 몸에
환한 보름달이 밝게 비추는 듯하여라.
006_1208_c_10L頭髮紺靑色
淨好而右旋
如水百葉蓮
猶月滿盛明

눈썹 가운데를 흰 털이 돌돌 말려
마치 눈빛처럼 하얗게 빛나며
뛰어난 눈은 푸른 연꽃 같으니
마치 벌들 중의 왕과 같네.
006_1208_c_12L白毛眉中迴
猶如雪之光
勝眼如靑蓮
若蜂中之王

사람들 중의 존귀한 분이신 사자왕은
입술이 선명하게 붉고
눈썹 꼬리가 매우 가늘고 묘하니
아름다운 여인처럼 반듯하여라.
006_1208_c_13L人中尊師子
脣像若赤朱
眉睫甚細妙
平正而善姝

길고 넓은 혀가 얼굴을 덮었고
머리털이 가장자리에 이르네.
가르침이 맑아서 부드럽고 기쁘니
지혜로운 이의 마음을 채워 주네.
006_1208_c_14L廣長舌覆面
乃至於髮際
其教淸和悅
充可智者意

목소리는 마치 쇠북과 같고
공후(箜篌)와 같고 피리와 같고 생황과도 같네.
그 소리가 부드럽고 또 고우니
마치 거문고와 비파와 같아라.
006_1208_c_16L其聲如鍾鼓
箜篌笳笛笙
其音和且雅
猶如琴瑟箏

애조 띤 난새와 진타락(眞陀樂)과
꾀꼬리와 고니가
붉은 부리로 숲 속에서 우는데
저들보다도 월등한 가장 좋은 소리여라.
006_1208_c_17L哀鸞眞陁樂
鸎鳥及鵾鷄
赤嘴鳴於林
最勝音超彼

말씀은 마치 사자후(師子吼)와 같아서
아름다운 소리가 모든 병을 무너뜨린다네.
모든 더러움을 이미 여의고
진실을 말하여 여러 견해를 끊었네.
006_1208_c_18L辭若師子吼
妙聲壞衆病
已離諸垢穢
言誠斷諸見

만약 무리 속을 돌아다니면
듣는 자가 다들 이해하고 깨닫네.
하신 말씀에 어떠한 결함도 없으니
모든 사람들을 기쁘게 하네.
006_1208_c_20L行遊若坐衆
聞者悉解釋
所言無缺漏
可悅一切人

자신을 뛰어넘고 중변(中邊)을 버리니
마치 적멸(寂滅)의 해탈과 같아라.
하시는 말씀에 자만(恣慢)이 없으니
형체가 매우 기묘하여라.
006_1208_c_21L勝己捨中邊
猶如寂滅度
言辭無慢恣
形體甚奇妙

말씀이 질박하여 꾸밈이 없으니
모두가 중생들을 위한 설행(說行)이라
꽃을 모아 다발을 만든 듯
부처님의 지혜로운 음성은 이와 같아라.
006_1208_c_22L辭質無諂飾
皆爲衆說行
如集華爲鬘
佛慧音如是

모든 생각이 다들 풍만하여
뛰어난 팔은 무릎을 넘고
그 손바닥은 바르고 고르며
손가락은 가늘고 길어서 좋네.
006_1208_c_24L諸念悉豐滿
勝臂過於膝
其掌正且均
手指纖長好
006_1209_a_02L
우뚝하신 몸이 굳건하시니
보옥 같은 얼굴이 자금(紫金) 같아라.
부처님의 몸이 햇살처럼 빛나서
멀리 나타나면 다들 음성을 듣네.
006_1209_a_02L巍巍身堅固
寶容若紫金
佛體顯如日
遠現悉聞音

부드러운 털은 감색(紺色)으로 짙은데
모두가 한결같이 위로 감겼네.
넓적다리가 용의 모양과 같고
무릎이 편편하고 넓어서 좋네.
006_1209_a_03L毛軟亦紺色
一一生上旋
傭髀猶龍象
而膝平博好

편안한 발이 그림과 같은데
발바닥에는 바퀴모양이 있어라.
부처님의 덕을 청송함이 이와 같아
내가 그때에 대략 이같이 들었다오.
006_1209_a_05L安平足如畫
於下生相輪
稱佛德如是
我時粗聽聞

세상에는 사모하는 게 없으며
모든 유(有)로부터 해탈하여라.
크게 애민하는 제일 뛰어난 의사[良醫]가
중생을 구제하려고 노력한다네.
006_1209_a_06L在世無所慕
度於諸有處
大哀上良醫
救濟衆生務

모든 속박을 끊어 버리고
집착하지 않음이 연꽃과 같아라.
범지여, 내가 하늘을 따라서
이같이 부처님의 찬탄함을 들었다오.”
006_1209_a_07L斷除諸繫縛
無著如蓮華
梵志我從天
聞歎佛若此

이구시녀가 범지에게 말하였다.
“나는 여러 하늘들을 쫓아서 이와 같이 부처님의 공덕을 차례차례 찬탄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이래로 나는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거나 잠들지 않았으며, 또한 음란하거나 성을 내거나 어리석거나 해치려는 생각을 갖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이래로 다시는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거나 부모와 형제와 자매에 탐착(貪着)하지 않았으며, 친척과 지식(知識)들도 애착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영락(瓔珞)․의복․육체․목숨에 대해서도 그러했습니다. 나라와 성을 나가서 둘러볼 때는 오직 공손하고 조심하여 부처님의 위대한 성인만을 오로지 생각하였습니다.
006_1209_a_09L離垢施女謂梵志我從諸天聞如是比歎佛功德從是以來不自識念而復睡眠亦復無有婬怒愚癡危害之從是以來不自識念貪著父母兄弟姊妹親屬知識亦不愛念瓔珞衣服及身壽命國城遊觀唯獨恭恪佛大聖
범지는 마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여래께서 어디서든 널리 경법을 설하시면, 나는 이를 모두 얻어 들어서 단 한 구절 뜻의 엄중하고 오묘함도 놓치는 법이 없었습니다.
나는 언제나 밤낮으로 항상 부처님을 보지 않는 때가 없었으며, 나는 밤낮으로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을 보고 그 법을 듣고자 하여 성중(聖衆)을 받들어 공경하되 이를 싫어하거나 끝낸 적이 없었습니다.”
006_1209_a_16L梵志當知以是之故如來所在廣說經法吾悉聽之不失一句義理嚴妙我常晝夜恒觀睹佛無不見吾以晝夜見佛正覺欲聽聞法敬聖衆而無厭極
그리고 나서 이구시녀는 부처님과 이를 듣는 무리들의 덕을 찬탄하였다. 이에 범천과 범지와 5백 명의 군중들이 이를 듣고 기뻐서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의 마음을 말하였다.
이구시녀는 곧 수레에서 내려 여러 보살과 큰 제자들에게 가서 이들 모두의 발에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는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공손히 차수(叉手)하고 있었다.
006_1209_a_20L時離垢施嗟歎於聽衆之德梵天梵志五百群衆之欣然皆發無上正眞道意女卽下趣諸菩薩及大弟子普爲稽首一禮足一心恭恪而叉手住
006_1209_b_02L이때 사리불이 이구시녀를 보았다. 이구시녀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부디 현자(賢者)시여, 2식(識)에 처해 있는 이 여인의 몸을 위해 주소서. 번뇌와 욕망은 불길과 같아 대체로 방일(放逸)하며 좋아할 만한 것에 마음이 순응하여 생각하지 않고, 해탈에 뜻을 두지 않고 스스로 방일하기만 합니다.
훌륭하신 현자시여, 오직 저희들을 위해서 설한 법대로 응하게 하시고, 부디 불쌍히 여기시어 길고 긴 밤이 편안하고 어려움이 없도록 하여 주소서.”
006_1209_a_24L時舍利觀離垢施女離垢施女問舍利弗唯賢者爲女人身處於二識塵欲如多有放逸所可好憙心不順念志解脫而自放逸善哉賢者唯爲我等如應說法哀矜長夜安隱無難
이처럼 말하기를 마칠 즈음에 바사닉왕이 여러 신하들과 함께 이곳으로 왔다. 그리하여 왕이 이 말을 듣고는 이구시녀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껏 오로지 즐거움만 누려 왔는데, 무엇 때문에 이처럼 수고롭게 초췌한 모습으로 이 사이에서 노닐려고 하느냐? 태어난 이래로 일찍이 걸어 다닌 적이 없는데 처음에는 잠자지 않더니 끝내 발심 수행하여 즐거움을 즐기려 하지 않고 스스로도 즐기는 일이 없구나.”
006_1209_b_06L於此語這欲竟時王波斯匿與諸群尋到彼閒王聞斯言謂離垢施女遺習樂何故勤勞顏色憔悴而遊此從生以來未曾步行初不眠寐發心行而不戲樂無以自娛
이에 바사닉왕이 이구시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006_1209_b_11L於是王波斯匿爲離垢施而說頌曰

깨끗하고 아름다운 얼굴과 모습은
하늘의 옥녀(玉女)와 같아라.
갖가지 영락으로 꾸미고
옷에는 향기가 진동하네.
006_1209_b_12L顏貌淨妙
猶天玉女
瓔珞儀式
香熏衣服

그런데도 지금 여자의 몸이
무엇이 싫고 걱정되는가.
너는 이미
잠자는 나태함도 없구나.
006_1209_b_14L如今女身
何所患厭
汝旣無有
睡眠之懈

네가 처한 이 나라에는
창고가 꽉 차 풍성하단다.
그리고 너의 아비와 어미는
언제나 너를 자유로이 길렀다.
006_1209_b_15L處在國土
倉庫盈富
女之父母
常得自由

그런데 무엇이 즐겁지 않은가?
모든 것이 지금 자재롭건만
그 마음이 대체 무엇 때문에
집에 있기를 좋아하지 않는가?
006_1209_b_16L何所不樂
今得自在
其心何故
不好在家

그리고 또 이 아버지와 어머니는
서로 기뻐하면서
수많은 모든 사람들의
공경을 듬뿍 받고 있지 않은가?
006_1209_b_18L又女父母
而相可悅
一切衆人
之所恭敬

그런데도 즐겁지가 않아서
왜 이처럼 여기에서 앉아서 노는가?
갖가지 아름다운 영락들로
너의 온몸을 장엄했구나.
006_1209_b_19L何故不樂
遊坐此閒
若干瓔珞
自嚴其身

너는 대체 무엇을 들었으며
너는 무엇을 보았는가?
그래서 너는 두려움이 일어
마음에 그만 싫증이 났느냐?
006_1209_b_20L汝豈聞耶
若見之乎
所以恐怖
心懷懈倦

너는 마땅히 나를 위해서
시원히 마음을 털어 놓아라.
지금 네가 다짐한 맹세는
무슨 소원을 구하려 하느냐?
006_1209_b_22L女當爲吾
宣暢此意
今女所誓
欲求何願

그러자 이구시녀가 즉시 임금인 아버지를 위해 게송을 읊었다.
006_1209_b_23L時離垢施則爲父王而說頌曰
006_1209_c_02L
대왕께서는 깨닫지 못하십니다.
죽고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모든 음(陰)이란 환란일 뿐이니
위태롭고 약한 것이 육신입니다.
006_1209_b_24L大王不覺
生死之難
諸陰之患
危脆之身

탐욕에 대한 생각을 하지만
행하는 모든 것은 변화하게 마련입니다.
세상에 있는 사람의 목숨이란
잠시 잠깐도 머물지 못합니다.
006_1209_c_03L貪欲之想
所行如化
人命在世
不住須臾

위대한 아버지께서는 깨달으셔야 합니다.
자신이 독사(毒蛇) 곁에 있다는 것을.
그런데 어찌 잠을 편안히 자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겠습니까?
006_1209_c_04L大父當了
我處毒蛇
安得睡眠
及諸所欲

이것을 지금 헤아려 보면
독을 가진 네 마리 독사입니다.
마음이 자연 이것을 생각하는데
이것이 어찌 기쁘겠습니까?
006_1209_c_05L於今計此
四毒之蛇
心自念言
何所悅樂

모든 원수와 적병들 때문에
견해는 좁고 급박합니다.
온갖 고통 속에 휩싸여 있는데
어떻게 편안하겠습니까?
006_1209_c_07L爲諸讎敵
所見逼迫
處在衆苦
云何得安

번뇌의 원망이 가득 쌓여서
견해가 당돌합니다.
그런데 제가 무슨 재주로
즐거운 가운데에서 노닐겠습니까?
006_1209_c_08L塵勞之怨
所見唐突
吾當云何
遊於娛樂

독이 있는 가운데 떨어진
그런 자가 어찌 잠을 자겠으며
원한의 마음을 버리지 않고
어떻게 기쁨을 누리겠습니까?
006_1209_c_09L墮毒中者
誰得睡眠
未捨怨家
云何歡喜

깊은 구덩이에 떨어진 자가
거기서 무엇을 믿겠습니까?
임금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세상에 사는 것이 이와 같음을.
006_1209_c_11L墮大坑塹
何所恃怙
尊王當知
處世如是

저는 지금 이를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뛰어나신 자재함은
어느새 마음을 내게 해서
저로 하여금 깨달음을 얻게 합니다.
006_1209_c_12L如今睹察
最勝自在
尋時發心
令我得佛

대왕께서는 저의 말을 들으소서.
일찍이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보살이 되신 저런 분들이
방일한 생각을 품었다는 일 말입니다.
006_1209_c_13L王聽我言
未曾見聞
爲菩薩者
而懷放逸

저기 사나운 짐승이 겁이 나서
걸음아 날 살려라 달아나는데
원수의 적이 몽둥이를 들고
칼을 집어 들고 따라옵니다.
006_1209_c_15L畏於弊獸
而馳逬走
讎敵執杖
擧刀逐人

그런데 배고프고 목이 말라서
빈 마을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목숨을 노리는 도둑이 무서운데
어떤 사람이 즐겁겠습니까?
006_1209_c_16L而復飢渴
入於空聚
畏生死賊
誰當樂者

지금 이 그림을 그린 상자의 몸도
따져 보니 역시 그러합니다.
언제나 받은 것들을 생각하며
짐승과 네 마리의 해로운 뱀을 의지하여 있습니다.
006_1209_c_17L今此畫篋身
計之亦如是
而常懷受斯
依獸四害蛇

한량없는 5음(陰)과 번뇌
원한 맺힌 도적들의 환란입니다.
누가 빈 들판을 즐기겠습니까?
무섭고 두려운 그런 경계(境界)를.
006_1209_c_19L無量之陰蓋
怨賊之患難
孰樂於曠野
畏懼之境界
006_1210_a_02L
그리고 나서 이구시녀는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부디 현자께 묻겠습니다만, 지혜의 일에 대하여 저에게 대답해 주소서. 나이 많은 분들 중에서 지혜가 가장 높으시다고 여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지혜는 유위(有爲)의 그것입니까, 아니면 무위의 그것입니까? 가령 그것이 유위라면 곧 일어나고 생기며 허물어져 없어지는 것은 허위의 법인 것이며, 가령 무위의 그것이라면 세 가지 모양[三相]을 여의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무것도 일어나는 것이 없습니다. 만약 일어나는 것이 없으면 그 지혜에 모이고 합쳐지는 것이 없으므로 모두가 없습니다.” 이때 사리불은 묵묵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006_1209_c_20L於是離垢施謂舍利弗唯問賢者慧之事當以答我所言智慧歎於耆智慧最尊其智慧者爲有爲乎無爲耶假使有爲則爲起生滅壞之虛僞之法設無爲者離於三相是之故爲無所起設無所起則無合其智慧者悉無所有舍利弗默無以報
이에 대목련이 말하였다.
“어지신 사리불이여, 지금 이구시녀의 질문에 대답해야 하지 않습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지금 이구시녀가 알려고 하는 것은 유위와 무위에 관한 질문이 아니고, 일어남이 없음에 대하여 논하고 있으므로 말을 통해서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006_1210_a_05L大目連曰仁舍利弗當時發遣離垢施問舍利弗答曰女所寤者不問有爲及與無爲講無所起不可言聲以答發遣
그러자 이구시녀가 대목련에게 물었다.
“세존께서는 현자를 장로들 중에서 신족(神足)제일이라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러면 어떠한 뭇 사람들의 상(想)을 세워서 그 신족을 나타내었습니까, 아니면 법상(法想)입니까?
만일 인상(人想)을 세워서 신족을 나타내었다면, 사람이란 비어서 실상이 없으므로 신족 또한 공한 것이며, 법상으로 하였더라도 법이란 아무런 짓는 것이 없으니, 그 짓는 것 없는 곳에서는 얻을 것도 없습니다. 얻는 것이 없다면 생각하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목건련이 또한 묵묵히 말이 없었다.
006_1210_a_08L離垢施女問大目連世尊歎賢者足爲最耆年云何立衆人想現神足爲法想耶若立人想現神足者虛無實神足亦空欲以法想法無所其無所造彼無所獲以無所獲無所想大目揵連默無言報
대가섭이 말하였다.
“어지신 대목련이여, 지금 속히 여인의 질문에 대답해야 하지 않습니까?”
목련이 대답하였다.
“이 여인의 질문은 생각[想念]을 가지고 한 것이 아니므로 생각이나 말이 있을 수 없습니다. 짓는 일도 없고 생각도 없으므로 오직 모든 여래와 여러 보살들만이 능히 대답할 수 있습니다.”
006_1210_a_14L大迦葉仁大目連以時發遣女人所問連答曰女之所問不以想念無有想無作無念唯諸如來衆菩薩等乃能發遣
이구시녀가 대가섭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어른을 지족(知足)제일이라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가섭이여, 가령 팔사의문(八思議門)에 머문다고 할 때 어떻게 해서 선삼매(禪三昧)에 들어 모든 사람들을 불쌍히 여깁니까? 걸식을 해서 음식을 얻을 때에 만약 한 국자를 공양하더라도 이들은 모두 마땅히 하늘에 태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006_1210_a_18L離垢施女問大迦葉佛歎耆年知足第一云何迦葉假使住於八思議門而禪三昧愍哀衆人起行分衛所受食者若一杓供此人之等悉當生天
006_1210_b_02L 그런데 이럴 경우 몸으로 하는 일로써 많은 복을 받습니까? 만약 마음으로써 알고 몸으로써 베푼다면 몸은 외부에 속하는 것이므로 몸으로써 그 일을 완전히 마칠 수가 없습니다. 몸으로 헤아림이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초목이나 담벼락이나 기와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이를 완전히 분별할 수가 없습니다. 가령 마음을 쓴다 하더라도, 마음은 머물러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완전히 끝내지 못합니다. 가령 몸이나 마음으로서 바깥에 있는 것이라면 다 쓰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자 가섭이 묵묵히 있었다.
006_1210_a_22L爲以身事畢衆祐乎若以心了設以身者身則屬外不可以身而了事矣有計身者譬如草木牆壁瓦石以是之故不可了別設用心者心無所住以故不了設以身心在於外者則無所有不可用了迦葉默然
수보리가 말하였다.
“대가섭이여, 마땅히 지금 여인의 질문에 대답해야 하지 않습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지금 이 여인의 질문은 전혀 받아들이는 것[受]이 없으므로 진리 자체[本際]에 상응하는 것입니다. 이런 관계로 대답이 불가능합니다.”
006_1210_b_05L須菩提曰大迦葉當時發遣女人所問迦葉答今女所問悉無所受則應本際是之故不可發遣
이구시녀가 수보리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어른을 한거(閑居)하며 공(空)을 행함이 제일이라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공법(空法)이란 것이 어떤 말하는 대상이 있어서 어떤 모습을 찬탄한 것입니까?
006_1210_b_08L離垢施女問須菩提佛歎耆年在於閑居行空第一其空法者爲有所說歎有形乎
그런데 만일 법을 설하고자 한다면 법은 일어나는 모양이 없으며, 없어지는 모양[滅相]도 없어서 일어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모양입니다. 그것은 고른 것이며, 고르다는 것은 곧 조화롭게 안정된 것이고, 조화로운 안정이란 곧 근본이 없는 것이며, 근본 없음이란 또한 아무것도 일으키는 것이 없는 것이고, 일으키는 것이 없으면 곧 말이 없는 것이며, 이미 말이 없다면 생각이 없고, 생각이 없으면 진실이 없습니다. 그리고 가령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면 어떤 실상이 없는 것이니, 만약 실상이 없음은 곧 성현이 이를 찬탄하여 읊은 것입니다.” 그러자 수보리는 묵묵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06_1210_b_11L設欲說法法無起相亦無滅相其有不起不滅相者彼則平等其平等者則爲調定其調定者則爲無本其無本者亦無所作無所作者則無言說已無言說則無心念其無心念則無眞實設無所有則無有實其不有實則是聖賢之所歎詠須菩提默無以加報
이에 빈누가 말하였다.
“수보리여, 지금 여인이 질문한 것에 대해 대답을 하십시오.”
006_1210_b_18L邠耨曰須菩提以時發遣女之所問
수보리가 말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말이 있을 수 없으며, 가만히 있는 것이 편안합니다. 왜냐하면 여인이 물은 것은 방일(放逸)이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여기에 말을 한다면 곧 단견의 궁핍함에 떨어져서 법계(法界)를 계교하는 것이 되지만, 말을 하지 않으면 바로 공(空)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006_1210_b_19L須菩提曰不當於此有所說也默然爲安所以者何女之所問無放逸事有所說者則墮短乏有計法界無有言說斯歸於空
006_1210_c_02L이구시녀가 빈누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현자(賢者)가 강법(講法)에서 가장 존귀한 어른이라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인연으로 법을 설하였습니까? 가령 인연이 없었다고 한다면 어떤 이익됨이 있을 수 없고, 만약 인연을 가지고 법을 강설(講說)했다 한다면 곧 미련한 범부(凡夫)와 같아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미련한 범부는 인연과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현자께서는 미련한 범부의 법을 떠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인연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아무런 형체가 없게 되는데, 어떻게 인연이 없는 것에 대하여 법을 설한다 하겠습니까?”
빈누가 묵묵히 있었다.
006_1210_b_22L離垢施女問邠耨曰佛歎賢者講法最尊耆年以何因緣說法設無因緣則無所益若以因緣講說法者則與愚癡凡夫同等所以者何愚癡凡夫與因緣俱是故賢者不離愚癡凡夫之法設無因緣無有形類云何說法無緣對故邠耨默然
이월이 말하였다.
“현자께서는 지금 여인이 물은 것에 대하여 대답을 하십시오.”
빈누가 대답하였다.
“지금 여인의 질문은 습속(習俗)에 대한 것이 아니고 궁극적인 해탈에 관한 질문입니다. 궁극적인 해탈은 말없이 이루는 것이므로 역시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006_1210_c_06L離越曰賢者時發遣女之所問邠耨答曰今女所不用習俗問究竟度究竟度者則無言趣亦不可說
이구시녀가 이월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어른을 선을 행하는 것이 가장 존귀하다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이 참선에 임하였습니까? 마음을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마음을 사용하였다고 한다면, 마음이란 마치 허깨비와 같아서 아무것도 있는 것이 없으므로 그 삼매의 선정이란 것도 역시 아무것도 있을 것이 없고, 만약 마음을 두지 않고 한 것이라면 모든 물이 고인 곳들이나 모든 건물과 궁전 초목과 그 가지와 잎들까지도 모두 삼매(三昧)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모두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월이 가만히 있었다.
006_1210_c_09L離垢施女問離越曰佛歎耆年行禪最尊爲以何心依猗於禪爲不用心設用心者心則如幻虛無所有其三昧定亦無所有設以無心一切水處諸屋宮殿草木枝葉悉得三昧所以者何斯物無心離越默然
이나율이 말하였다.
“현자께서는 지금 여인의 질문에 대답을 하십시오.”
이월이 대답하였다.
“여인의 질문은 부처님의 경계에 관해서 물은 것이므로 제가 답변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006_1210_c_15L阿那律曰賢者以時發遣女問離越答曰女之所講問佛境界則非弟子之所發遣
여인이 이월에게 물었다.
“어째서 현자께서는 성문의 법이 다르고 여래의 그것이 다르다고 합니까? 만약 이것을 차별한다면 그 무위(無爲)란 것도 마땅히 모든 성현이 다 무위라는 것과 구별해야 합니다. 무위란 곧 생겨남이 없음이며, 생겨남이 없으면 두 가지의 다른 것이 있을 수 없고, 두 가지의 구별이 없으면 두 가지라고 이름붙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에 대해 고요하여 대답할 수 없다고 말을 하겠습니까?”
006_1210_c_17L女問離越云何賢者聲聞法異如來異乎設以差別其無爲者則當殊別一切賢聖悉無爲矣其無爲者則無所生其無所生則無有二其無二者不可名二何故說此寂無以報
006_1211_a_02L이구시녀가 아나율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어른을 천안(天眼)이 가장 존귀하다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현자께서는 그 천안을 통해서 무엇을 본 것입니까?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까? 만약 보았다고 한다면 이것은 상(常)이 있는 것이 되고, 본 것이 없다고 한다면 곧장 단멸(斷滅)에 떨어지게 됩니다. 본 것이 형체가 없다면 이는 분별이 있게 되는 것입니까?” 아나율이 묵묵히 있었다.
006_1210_c_22L離垢施女問阿那律佛歎耆年天眼最尊云何賢者因以天眼有所見乎爲無見耶設有所見則爲有常設無所見則墮斷滅所見無形爲有別耶阿那律默
아난이 말하였다.
“현자께서는 여인의 질문에 대답을 하십시오.”
아나율이 말하였다.
“여인의 질문은 날카로운 지혜를 가진 자가 아니면 이를 말로 대답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이 편안합니다.”
006_1211_a_04L阿難言曰賢者以時發遣女問阿那律曰女之所問除猛智慧則不可以言說答之默然爲安
이구시녀가 아난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현자를 박문(博聞)제일이라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인자(仁者)의 그 널리 들음이란 것이 어떤 의미를 말하는 것이며, 무엇을 하는 데 쓰는 꾸밈[嚴飾]입니까? 설사 어떤 이치라고 하더라도 그 이치란 것이 말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말할 만한 것이 아니면 귀로 들어서 분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귀로 들어 아는 것이 없다면 능히 분별할 수가 없고, 분별할 수가 없으면 말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가령 그것이 꾸밈이라고 한다면 세존의 말씀처럼 마땅히 바른 이치로 돌아갈 일이요 그런 꾸밈을 취할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현자여, 널리 듣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006_1211_a_06L離垢施女問阿難曰佛歎賢者博聞最尊今仁博聞斯爲何謂義何所趣爲用嚴飾設以義者義無言說其無言說不以耳識而分別之耳無所識不能分別不能別者則無有言假以嚴飾如世尊言當歸正義莫取嚴飾是故賢者不以博聞而爲要也
아난이 묵묵히 있자,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인자(仁者) 아난이여, 지금 여인의 질문에 대답해야 하지 않습니까?”
006_1211_a_13L阿難默然文殊師利曰仁者阿難以時發遣女之所問
아난이 대답하였다.
“지금 여인의 질문은 문자(文字)를 부정하여 박문(博聞)으로 삼는 것이므로 대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핵심적인 이치를 묻는데, 핵심의 이치는 마음이 없는 것이며, 마음이 없으면 처소가 없어서 이것은 배우는 자가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오직 법왕(法王)이나 무극(無極)을 깨달은 자만이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006_1211_a_15L阿難答曰今女所問文字說而爲博聞不可發遣問於要要義無心無心無處非是學者所可言誼唯如法王及度無極
이구시녀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인자를 여러 보살들 중에서 신해(信解)의 깊고 묘함이 가장 높다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렇다면 12연기(緣起)가 깊기 때문에 깊다고 한 것입니까, 아니면 저질로 깊어서 깊은 것입니까?
006_1211_a_18L離垢施女問文殊師利佛歎仁者諸菩薩信解深妙最第一尊以十二緣深故深乎爲以自然深故深耶
006_1211_b_02L설사 연기(緣起)로 해서 깊고 묘하다고 하더라도 그 연기라는 것은 행하는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연기라고 하는 것은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어서 이를 안식(眼識)으로 분별하여 알 수가 없고, 귀․코․입․몸․마음의 식(識)으로 분별하여 알아서 지향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연기란 어떤 익숙하게 행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설사 저절로 깊다고 하더라도 깊은 것이 바로 자연적인 것이어서 자연이라 할 것이 없고, 자연에 통달함이란 또한 있는 것이 없습니다.”
006_1211_a_21L以緣起爲深妙者又其緣起則無所所以者何其緣起者無來無去可別知眼之所識不可別知耳意識所趣唯緣起者無所習行使自然深故深者則其自然無有自達自然者亦無有所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본제(本際)란 깊고 묘한 것이기에 있다고 합니다.”
006_1211_b_04L文殊答曰際深妙故曰爲深
여인이 말하였다.
“본제는 끝없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둘[二]이라고 하는 지혜는 지혜가 없는 것입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만약 지혜가 없다면 이것은 뒤바뀐 것입니다. 본제라는 것은 거짓으로 있는 말일 뿐입니다.”
여인이 대답하였다.
“그 지혜가 없다는 것은 또한 전도도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언설(言說)을 해탈하면 전도(顚倒) 또한 없게 됩니다.”
006_1211_b_05L其女報曰本際無際以是之故其二慧者爲無有慧文殊師利曰若無智者則爲顚倒其本際者假有言耳其女報曰其無智者亦無顚倒此之謂也度於言說亦不可得而無顚倒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나는 지금 말을 빌어서 이것을 말한 것뿐입니다.”
여인이 대답하였다.
“여래와 보살은 언설을 초월하므로 말을 가지고 이를 밝힐 수가 없습니다.”
006_1211_b_10L文殊師利曰吾以假言而說此耳其女報曰如來菩薩超出言不可以言而有所暢
이구시녀가 불허견에게 물었다.
“아까 족성자(族姓子)께서는 스스로 말씀하시기를, 성안의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를 얻도록 하겠으며, 남녀와 대소(大小)의 사람들로서 눈을 가지고 빛을 보는 자는 모두 여래를 보아서 최후의 바른 깨달음을 얻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여래께서는 색신(色身)입니까, 법신(法身)입니까? 그것이 법신이라고 한다면 이는 형상이 없고, 만약 색신을 보게 한다면 부처님을 볼 수가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006_1211_b_12L離垢施女問不虛見向族姓子而自說言令城中人悉得無上正眞之道男女大小其有以眼見光明者睹如來究竟正覺云何如來有色身乎法身耶設法身者則無形像若使有見如色身者則不見佛如世尊云
‘만일 나의 색신을 보거나
나의 말소리만 듣는다면
이것은 어리석게 잘못 본 것이니
그런 자는 부처님을 본 것이 아니어라.’
006_1211_b_18L其有見我色
若以音聲聽
斯爲愚邪見
此人不見佛
그리고 설사 법신이란 하더라도 법신을 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법신이라 하는 것은 안식(眼識)을 버리고서 만들 수 없으며, 습관적이고 속된 방법으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006_1211_b_20L設以法身法身不可見所以者何法身者以捨眼識無所造作習俗之事不可得見
불허견이 묵묵히 있자, 보영이 말하였다.
“여인의 질문에 대답할 때가 아닙니까?”
불허견이 말하였다.
“여인의 질문이 비슷한 종류가 없어서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006_1211_b_23L不虛見默然寶英曰時發遣女之所問不虛見曰女問無不可發遣
006_1211_c_02L여인이 불허견에게 말하였다.
“저는 종류를 물은 것이 아니고 종류가 없음을 물은 것도 아닙니다.”
그러자 불허견은 이 말에 묵묵히 아무런 대꾸를 못했다.
006_1211_c_02L女報不虛見我不問類亦不問無類時不虛見以此言辭寂無所對
이구시녀가 보영에게 물었다.
“그런데 조금 전에 족성자께서는 성안에 예부터 지금까지 있는 모든 창고에 온갖 보물들이 저절로 가득 들어차게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인자께서는 이런 보물들을 가지고 오겠습니까? 이것을 어떻게 여기까지 가져오겠습니까? 법을 봄에는 옷이니 밥이니 하는 것이 없으며, 만일 옷이나 밥을 생각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범부와 같아지니, 어리석은 범부는 항상 옷과 밥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옷과 밥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또한 세간의 여러 가지 보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영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006_1211_c_04L離垢施女問寶英曰如今向者族姓子云令其城中往古諸藏悉自然現滿中衆寶仁如是者持寶來此爲何致而至是見法無衣食猗衣食則與愚癡凡夫俱同所以愚癡凡夫常猗衣食設無衣食者不猗世閒所有衆珍寶寶英默然
이구시녀가 기제악취(棄諸惡趣)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족성자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성안에 있는 모든 지옥의 죄를 범한 자들에게 현재의 세상에서 그들 모두의 죄를 가볍게 해서 모든 악을 버리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006_1211_c_10L離垢施女問棄諸惡趣曰向族姓子作是言曰令其城中一切衆人犯地獄罪悉使其人令現在世殃舋輕微棄捐諸惡
그러나 불가사의하게도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같이 사람들이 범한 죄는 기필코 이를 받게 되는 것이며 결코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그것을 벗어날 수가 없는데 어떻게 이들 지혜가 없는 자들로 하여금 그 죄를 가볍게 하며, 모든 법은 주인이 없는데도 주인이 있게 하고자 하며, 스스로 지은 일들을 지음이 없는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까?”
006_1211_c_14L不可思議如佛所言所犯罪會當受之不可得脫若不可云何欲令無智使罪輕微諸法無欲令有主自有所作欲令無作
기제악취가 말하였다.
“서원(誓願)을 발해서 죄를 가볍게 덜어 주고자 합니다.”
006_1211_c_17L諸惡趣曰當以誓願令罪微輕
여인이 말하였다.
“그러면 또 족성자여, 모든 법은 평등해서 서원을 가지고 이를 변동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설사 서원으로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들 각자가 한 사람 한 사람씩 서원을 발하여 스스로 마음에 이를 염하기를, ‘내가 마땅히 이들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여 열반에 이르게 할 것이다’라고 하며, 또 설사 그 원하는 바가 기필코 성취할 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마땅히 그 소원에서 물러남이 없도록 이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제악취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006_1211_c_18L其女報曰族姓子諸法平等不可以願而使動轉假使能者一一諸人所興誓心自念言我皆當度一切衆生至般泥洹設使所願必能成者則當能令其所願而不退轉棄諸惡趣默無言報
006_1212_a_02L이구시녀가 기제음개(棄諸陰蓋)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족성자께서 중얼거리시기를, 모든 성안의 사람들이 모두 번뇌가 없고 모든 속박에서 풀려나 5음(陰)의 덮개를 벗어 버리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006_1211_c_24L離垢施女問棄諸陰蓋曰族姓子興此念言令城中人悉無塵勞衆結之縛除五陰蓋
이처럼 인자(仁者)께서는 자신이 삼매에 들어 마음을 안정할 수 있다고 하여 뭇 사람들로 하여금 5음의 번뇌가 늘지 않도록 하고자 하시는데, 어째서입니까? 삼매가 자신에 속한 것입니까, 다른 사람에게 속한 것입니까? 설사 자신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법이란 다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으며, 또한 어떤 합쳐 모이는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인자께서는 삼매의 선정(禪定)으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5음의 번뇌에 덮이지 않게 하겠다고 하는 것이며, 만약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 속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처럼 다른 이에게 은덕 짓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006_1212_a_03L仁所三昧可定意者欲使衆人不增五蓋於意云三昧屬己屬他人耶設使屬己切諸法皆悉無爲亦無合會云何仁以三昧定令一切人不著五蓋屬他人不能於他而造恩德
기제음개가 말하였다.
“당연히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고 이를 치료하여 고치겠습니다.”
여인이 대답하였다.
“모든 부처님들이 다 한결같이 자애로운 마음을 행하나 여전히 이 모든 불토에는 모든 중생들이 영원히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러자 기제음개가 그만 묵묵히 말이 없었다.
006_1212_a_08L棄諸陰蓋曰當以慈心而療治此其女報曰一切諸佛皆行慈心亦有佛土一切衆生故長不盡棄諸陰蓋默無言也
이구시녀가 광세음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족성자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성안에 사는 사람이 감옥에 갇히면 물러나게 하고, 모든 구금을 당한 이들은 저절로 벗어나게 하고, 모든 두려워하는 자는 두려움이 없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치료하여 다스리면 음(陰)에 감수함이 있는 것입니까, 감수함이 없는 것입니까?
006_1212_a_11L離垢施女問光世音曰向族姓子而發此言令其城中所居人民閉在牢獄使得解脫諸有繫囚自然得出有恐懼得無所畏所療治者有陰受爲無所受
만일 받는 것이 있다면 이는 곧 어리석은 범부에 속하게 되기 때문에 마땅히 음을 받지 않을 수 없으며, 만약 받음이 없다면 아무것도 짓는 것이 없고, 짓는 것이 없으면 이룰 수가 없는 것입니다.”
광세음이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006_1212_a_16L設有所受則屬愚夫故不應無有受陰也若無所受則無所作其無所作不能成就光世音默
변적이 말하였다.
“여인의 질문에 대답할 때입니다.”
광세음이 말하였다.
“여인의 질문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 때문에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006_1212_a_18L辯積曰以時發遣女之所問光世音女之所問不起不滅以是之故不可發遣
여인이 다시 말하였다.
“광세음께서는 왜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기도 않는 것을 물으면 안 됩니까?”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데는 글과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006_1212_a_21L女又報曰於光世音所之云何不起不滅寧有問乎答曰不起不彼無文說
006_1212_b_02L여인이 다시 말하였다.
“글이나 말이 없을 경우 지혜로운 자는 문자를 보여서 이를 강설합니다. 그러나 문자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어떤 거리낌도 없으며,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면 곧 법계인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법을 분명히 깨달은 자는 어떤 집착도 없어집니다.”
006_1212_a_23L女又報曰無文字說則爲智者因示文字而有所講不著文字無所罣㝵無所罣㝵則爲法界是之故曉了法者便無所著
이구시녀가 변적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족성자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성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로서 나를 보는 자들이나 또는 내가 보는 자들은 모두 말재주를 얻게 하여 온갖 기악(伎樂)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006_1212_b_03L離垢施女問辯積曰向族姓子而發此言令其城中一切人民目睹我者又我所見悉得辯才使諸伎樂轉共談語
그렇다면 인자여, 그와 같이 대단한 말재주를 어떻게 생각하여 이루겠습니까? 아니면 여기에다 세워서 생기게 하겠습니까? 설사 생각을 일으켜 세운다고 하더라도 모든 중생들이 다들 각자 생각을 세워야 하니, 이 때문에 고요함에 이르지 못하며, 만약 생기는 것으로써 이를 이루게 된다면 그것은 허망입니다. 만일 염을 일으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짓는 것이 없고, 어떤 짓는 것이 없으면 고요함이 없어서 안정되지 못합니다.”
006_1212_b_07L仁之辯才巍巍若斯以何等念而興立乎爲於是立而起生乎設以生念而興立者一切衆生皆興立念以是之故不至寂然若以所生得成就者則虛妄矣若不興念則無所作無所作者無寂不定
변적이 대답하였다.
“내가 말한 소원은 처음 발심(發心)하는 뭇 사람들을 위해서 원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누가 찾아와서 나를 본다면 다들 말재주를 얻을 것입니다.”
006_1212_b_12L辯積答曰我屬所願爲初發心衆人之故示願之矣假使有人來見我者悉得辯才
여인이 다시 말하였다.
“족성자여, 그 처음의 발심은 어떤 행하는 처소가 있습니까? 만약 있다고 한다면 이것은 상견(常見)이요, 만약 있는 곳이 없다고 한다면 당연히 자신이 인도해 부린다고 말할 수 없게 되어 모든 행을 다 여의기 때문입니다.”
변적이 묵묵히 말이 없었다.
006_1212_b_14L女又報族姓子其初發心有行處耶設使有者則爲常見若無所有不當謂之爲導御矣悉離諸行辯積默然
이구시녀가 초도무허적(超度無虛迹)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족성자께서는 스스로 말씀하시기를, 성안에 사는 사람들로서 내가 보는 자들이나 나를 보는 자들은 모두 허망한 것을 보지 말고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리에 이르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006_1212_b_17L離垢施女問超度無虛迹曰向族姓子而自謂言令其城中所有人民自所睹敢察我者見不虛妄至於無上正眞之道
그런데 부처님의 도리는 있는 것입니까, 없는 것입니까? 만약 있다고 한다면 이 유위(有爲)는 곧 사랑하여 취함이 있게 되고, 설사 무위(無爲)라고 하더라도 실상이 없어서 진실이 아니므로 이를 받아 지닐 수가 없습니다.”
006_1212_b_21L云何佛道爲有爲無使有者則是有爲便可愛取設無爲者無實不諦不可受持
초도무허적이 말하였다.
“이른바 도리란 지혜롭고 성스러움을 말하는 것입니다.”
006_1212_b_23L超度無虛迹所謂道者慧聖之辭
006_1212_c_02L여인이 다시 말하였다.
“성스러운 지혜란 일어남이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어떤 고요한 일을 하는 것입니까? 만약 일어남이 있다고 한다면 이것은 순조롭지 못한 일을 생각하는 것으로 마땅히 곧 유위의 지혜를 이루게 됩니다. 유위의 지혜를 행하면 곧장 어리석고 캄캄한 식(識)을 이루어서 분별하게 될 것입니다.
006_1212_b_24L女又報曰聖慧者有所起耶而復爲行寂然事假有所起是爲思惟不順之事當成於有爲慧矣行有爲慧便成愚癡冥冥之識所可分別
그리고 만약 고요하다면 뒤바뀌는 일이 없어서 뒤집혀 버리는 일도 없는 것이며, 이는 곧 보살과 제자와 연각과 여래의 지극한 진여로서 어떤 생각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범부는 도리를 생각할 뿐이므로 이를 지혜롭다고 하지 않습니다.”
초도무허적이 묵묵히 말이 없었다.
006_1212_c_05L若以寂然則無顚倒則無反覆以無反覆是則菩薩弟子緣覺如來至眞無有思想騃之夫乃想道耳不謂智者超度無虛迹默然無言
이때 현자 수보리가 여러 큰 제자와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그렇다면 이제 돌아가서 다시금 성안에 들어가 걸식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당연히 걸식을 해서 음식을 얻어먹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구시녀가 방금 법을 설해서 우리가 이를 들었으니, 오늘은 마땅히 이 법으로 끼니를 삼아야겠습니다.”
006_1212_c_09L於是賢者須菩提謂大弟子及諸菩便從是還不須入城復行分衛以者何是應分衛飮食供饌離垢施女向者說法我等聽受今日則當以法爲食
그러자 여인이 대답하였다.
“그런데 수보리여, 지난번에 말씀하신 것은 들어올 림도 내려놓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자께서는 어찌 원하는 마음이 있어서 어떤 생각들을 품고 정사(精舍)에 나아가 다니고 머무르고자 합니까?
006_1212_c_14L時女答曰唯須菩提向者所無擧無下仁者云何有所志願懷想念欲詣精舍而處遊居
부디 수보리여, 사문이 나가서 머물러 처할 곳은 방일(放逸)함이 없고 방자함을 즐기지 않습니다. 사문의 법은 집착이 없으며, 집착이 없기 때문에 분노와 한스러움이 없고, 원한을 품지 않는 자는 행하는 것이 없습니다. 행하는 것이 없음은 성현(聖賢)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006_1212_c_16L唯須菩沙門之行出所止處無有放逸樂自恣沙門之法而無所著其無所則無恚恨不懷恨者則無所行所行者賢聖之謂
이에 여덟 사람의 큰 제자와 여덟 사람의 보살, 그리고 5백 명의 범지(梵志), 이구시녀와 바사닉왕 및 나머지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그 발아래에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다음 물러가서 앞에 앉았다.
006_1212_c_20L八大弟子及八菩五百梵志離垢施女王波斯匿及餘大衆往詣佛所稽首足下繞佛三帀卻在前坐
그런데 이구시녀는 부처님을 일곱 번 돈 다음 세존 앞에 머물러 서서 게송으로 노래 불러서 일을 여쭈었다.
006_1212_c_23L離垢施女繞佛七帀世尊前以偈歌頌而問事矣
006_1213_a_02L
저는 세존께 여쭙습니다.
집착이 없음은 그와 같은 무리를 얻기 어렵고
청정함이란 의지함이 없으며
명칭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006_1212_c_24L我問於世尊
無著難得倫
淸淨無所倚
名稱不可量

중생들을 구하여 건지려고
감로(甘露)의 기쁨을 베풉니다.
어떤 것을 보살이 되어
이러한 행을 이루는 자라고 합니까?
006_1213_a_03L救濟於衆生
施以甘露悅
云何爲菩薩
而成就其行

그런 다음 이구시녀는 무릎을 꿇고[長跪] 차수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보리수 아래서 마관속(魔官屬)을 항복받는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진동한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빛을 발하여 한량없는 불국토를 두루 비춘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여러 부처님들을 따라 총지법(摠持法:陀羅尼)에 이른다고 하며,
006_1213_a_04L於是離垢施長跪叉手問世尊曰謂菩薩在於樹下降魔官屬何謂菩薩震動一切諸佛之土何謂菩薩演光普照無量佛國何謂菩薩而從諸佛逮摠持法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고요하게 마음을 안정하여 삼매를 이룬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모든 행을 마치어 신족(神足)을 얻는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항상 단정하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화생(化生)을 얻는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크게 부유하여 재물이 풍족하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큰 지혜를 얻었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언제나 전생의 운명을 안다고 하며,
006_1213_a_09L何謂菩薩寂然定意而成三昧何謂菩薩究竟衆行而獲神何謂菩薩而常端正何謂菩薩而得化生何謂菩薩大富饒財何謂菩薩得大智慧何謂菩薩常識宿命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여러 부처님과 모인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32상(相)을 얻게 된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80종호(種好)를 능히 이룬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말재주를 얻는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복전(福田)을 얻는 데 이른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의 권속(眷屬)이 항상 화목하다고 하며,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이 원하는 불토(佛土)가 평소에 뜻대로 생긴다고 합니까?”
006_1213_a_13L謂菩薩與諸佛會何謂菩薩而致逮得三十二相何謂菩薩而能成就八十種好何謂菩薩而得辯才何謂菩薩得致福田何謂菩薩眷屬常和謂菩薩所願佛土尋如意生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능히 이와 같은 이치를 물을 수 있다니 참으로 훌륭하구나.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해 많은 안온함과 많은 슬퍼하는 마음을 베풀며, 모든 하늘들과 시방의 사람들을 안타깝게 여기는구나. 그러면 잘 듣고 깊이 생각하도록 하라. 내 마땅히 이를 풀어 설하겠다.”
“그렇게 하여 주십시오. 세존이시여, 즐겁게 듣고 싶습니다.”
006_1213_a_18L佛告離垢施女善哉善哉乃能發問如此之義爲諸菩薩摩訶薩施多所安隱多所哀念愍傷諸天及十方人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解說唯然世尊願樂欲聞離垢施及與衆會受教而聽
006_1213_b_02L이구시녀는 무리들과 함께 모여서 가르침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보리수 아래서 마관속을 항복받는 것이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 하는가? 일찍이 탐하고 집착하는 일 없이 남들을 이익으로 길러 주며, 언제나 꾸미고 치레하는 말을 마음에 즐겨 하지 않으며, 무수한 사람들을 권하여 본덕(本德)을 따르게 하며, 번뇌가 없는 자비로 중생들에 회향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06_1213_a_24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在於樹下降魔官屬何謂爲四未曾貪著他人利養志常不樂綺飾之言勸無數人令順本德以無蓋慈向於衆生是爲四
그리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佛時頌曰

질투의 마음을 가진 적이 없으니
꾸미고 치장함을 여의었느니라.
무수한 사람들을 권하고 교화하여
갖가지 덕의 근본을 행하게 하느니라.
006_1213_b_05L未曾懷嫉妒
離於綺飾麗
勸化無數人
使行衆德本

언제나 자애로운 마음을 따라 닦아서
시방의 사람들에게 회향하느니라.
마군과 원한의 적에게 항복받으니
노닐고 머묾이 자재(自在)로우니라.
006_1213_b_07L常遵修慈心
向於十方人
而降魔怨敵
自在所遊居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진동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말과 행(行)이 서로 덮어 주어서 깊은 무생법인(無生法忍)에 들어가는 것이며, 마음의 원(願)이 좋고 바른 법에 대하여 견고한 것이며, 한량없는 모든 사람들을 권면하여 교화해서 위없고 바른 참된 도리에 뜻을 두게 하는 것이며, 드러나지 않는[隱微] 오묘한 지혜를 잘 사랑하고 즐기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네 가지이다.”
006_1213_b_08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震動一切諸佛之土何謂爲四言行相覆深法忍志願堅固於善正法勸化無量一切人民令志無上正眞之道使善愛樂微妙之慧是爲四
그리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佛時頌曰

말과 행동이 항상 서로 호응하니
깊고 묘한 이치를 깨달아 아느니라.
원하는 마음이 언제나 굳건해서
깨끗하고 맑은 법을 얻느니라.
006_1213_b_13L言行常相應
曉了深妙義
所願常堅固
逮得淸白法
勸化無數人
使志無上道

무수한 사람들을 권면해 교화하여
위없는 도리에 뜻을 두느니라.
이 같은 네 가지의 법으로 해서
무수한 불토를 진동(震動)하느니라.
006_1213_b_15L以是四法故
能動億佛土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빛을 발하여 널리 한량없는 부처님의 국토를 두루 비추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언제나 어두운 곳에 등불을 밝히는 것이며, 어지러운 종말의 세상에서도 경전(經典)을 옹호하는 것이며, 온갖 난리로 곳곳에 한가로움이 없을 때 이것으로 인하여 경전의 도리를 설하고 법의 광명을 드러내는 것이며, 보배로운 향과 꽃으로 불사(佛寺)에 공양하여 뿌리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06_1213_b_16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演光普照無量佛國何謂爲四常於冥處而然燈火於末亂世亦護經典而爲諸亂處處不閑因說經道顯法光明寶香華供散佛寺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언제나 등불을 베풀어
그 빛이 맑고 깨끗하니라.
마지막 암흑의 세계에서도
여전히 경전을 옹호하느니라.
006_1213_b_21L常施以燈火
淸淨之光明
最後窮冥世
而護於經典

방일(放逸)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경전의 법을 강설하느니라.
기이하고 귀중한 보물들로
탑과 절에 공양하느니라.
006_1213_b_23L爲放逸衆人
而講說經法
以奇珍之寶
而供養塔寺

이러한 인연으로 보살들이
자신의 몸에서 광명을 발하느니라.
그리하여 무수한 억천의 불토를
그 빛으로 찬란히 비추느니라.
006_1213_b_24L菩薩由是故
演放其光明
照曜無央數
億千諸佛土
006_1213_c_02L
모든 사람들이 이 빛을 받아서
모두 다 커다란 편안함을 이루느니라.
곧 뜻을 발해 이를 구하니
위없는 부처님의 도이니라.
006_1213_c_02L衆人得蒙暉
悉致於大安
則便發志求
無上之佛道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모든 부처님을 따라 이 법을 얻게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몇몇 종류로 각각의 기이한 것들을 보시하는 것이며, 모든 영락들로 옥녀(玉女)를 장엄하고 모든 구하는 자들에게 베푸는 것이며, 밤낮으로 은근히 여래의 덕을 찬탄하고 드날리는 것이며, 과거의 실천을 통해 뜻을 절대적으로 반야바라밀에 두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3_c_04L佛告離垢施菩薩有四法事而從諸佛逮得此法何謂爲四以若干種而與各各奇異布施一切瓔珞莊嚴玉惠諸求者晝夜慇懃咨嗟宣暢如來之德旣有所行志多在於般若波羅蜜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몇몇 지혜를 이용해서
총지(摠持)를 얻음에 이르느니라.
영락을 써서 장엄(莊嚴)하여
아름다운 옥녀(玉女)에게 베푸느니라.
006_1213_c_10L用若干之惠
逮得於摠持
莊嚴以瓔珞
殊妙玉女施

부처님의 덕을 언제나 찬탄하고
은근히 이를 힘써 닦느니라.
지혜를 구하여 무극(無極)을 깨달으니
모든 부처님의 거룩한 지혜이니라.
006_1213_c_12L常咨嗟佛德
慇懃精修務
求智度無極
諸佛之聖慧

이에 인연한 복의 보답으로
총지를 얻음에 이르느니라.
그리하여 수행에 정진을 더해서
백천 겁의 세월 동안 앉지 않느니라.
006_1213_c_13L由是之福報
逮得於摠持
而行加精進
百千劫不坐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께서
법을 강설하시니
기억이 뛰어나고 통달한 보살[士]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느니라.
006_1213_c_14L其十方諸佛
所可講說法
强識之達士
一切悉得受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고요하게 마음을 안정하여 삼매를 이루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죽고 사는 일과 그것이 지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걱정하여 싫어하는 것이며, 가정에 있는 것을 즐겨 하지 아니하여 언제나 이를 버리고자 하는 것이며, 정진을 받들어 행하고 그 밖의 다른 일들을 버리는 것이며, 일으켜 지을 수 있는 큰 업을 존숭(尊崇)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3_c_16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寂然定意而成三昧何謂爲四患厭生死諸所可作不樂居家志常欲捨奉行精進棄捐多事所可興造尊崇洪業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모든 돌아다니는 곳들을 버리고
저 허공과 같이 한마음을 닦느니라.
마음이 방일함이 없어 정진을 행하니
업을 닦아서 구경(究竟)에 이르리라.
006_1213_c_21L棄捐一切周旋處
彼修一心如虛空
志無放逸行精進
所可修業能究竟

뜻이 통달해 이들 네 가지 덕을 행하여
불도(佛道)를 따라 닦으니 고요하고 묘하니라.
삼매를 얻어서 마음이 담박하니
정각(正覺)을 이루어서 불도를 행하느니라.
006_1213_c_23L意達行此四德事
遵修佛道斯寂妙
便得三昧心憺怕
則成正覺佛道行
006_1214_a_02L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모든 수행을 완수하여 신족을 얻는 것이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 하는가? 언제나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고, 마음을 나태하지 않게 하는 것이며, 모든 법에 대하여 집착이 없는 것이며, 4대(大)가 마치 허공과 같은 경계임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4_a_02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究竟衆行而獲神足何謂爲四常輕便身不懈廢於一切法而無所著察於四大如虛空界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몸은 언제나 가볍게 하고
마음은 부드럽고 나태함이 없느니라.
그리하여 모든 법에 대해
어떤 집착도 가진 적이 없느니라.
006_1214_a_06L常輕便其身
心柔和無懈
而於一切法
未曾有所著

한결같은 마음으로 뜻을 세우고
4대의 진상(眞相)을 살펴보느니라.
항상 모습이 평등하기에
바라보면 마치 허공과 같으니라.
006_1214_a_08L一心立其志
觀察於四大
而常以平等
瞻之如虛空

이러한 네 가지의 법에 대하여
어떤 인연으로 흥행(興行)을 얻는가?
이 때문에 총명하고 통달한 자는
한량없는 신족(神足)을 얻느니라.
006_1214_a_09L於此諸四法
何因得興行
聰達以是故
逮無量神足

잠깐 사이에
백천의 모든 불토에 이르러
수없이 많은 부처님을 보고는
머리를 조아려 예배를 드리느니라.
006_1214_a_10L則以須臾閒
至百千佛土
見無數諸佛
稽首爲作禮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항상 단정하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성을 내는 일이 없어서 다툼과 더러움의 속박을 여의는 것이며, 불탑과 불사에 예배하여 믿고 기뻐하여 몸을 굽히는 것이며, 장엄(莊嚴)함에 독실하여 금계(禁戒)를 세우는 것이며, 선(善)한 말로 남에게 응하여 이를 가려 막지 않고 법사(法師) 보기를 세존과 같이 받드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4_a_12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而常端何謂爲四未曾瞋恚離於諍訟瑕穢之結禮佛塔寺信悅伏身篤於莊嚴建立禁戒善言應人不以蔽㝵於法師如奉世尊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다른 사람들을 향해 성내지 않고
더러움을 싫어하고 번뇌를 여의느니라.
뛰어난 마음으로 항상 도를 생각하여
마땅히 공경하게 불사(佛寺)를 청소하느니라.
006_1214_a_17L不造瞋恚向他人
捨於厭穢蠲除垢
常殊勝心念於道
當以恭敬掃佛寺

금지하는 법을 받들어 닦아 모든 계율을 보호하며
선량한 말씨로 사람들을 응대하느니라.
보살이 된 자는 번뇌를 맺음이 없으니
법사 보기를 세존과 같이 하느니라.
006_1214_a_19L奉修法禁護諸戒
而以善言應對人
爲菩薩者不懷結
觀於法師如世尊

이러한 묘한 법을 능히 익힌다면
보살은 기뻐서 용감해지느니라.
이처럼 단정하기에 보는 이가 기뻐하니
무수한 사람들이 함께 쳐다보고 살피느니라.
006_1214_a_21L以能習此妙法者
菩薩歡悅意勇猛
因此端正睹者欣
無數百人共瞻察
006_1214_b_02L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화생(化生)을 얻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부처님의 형상을 지어서 연꽃 위에 모시는 것이며, 또 파랑․빨강․노랑․하양 등의 연꽃을 가지고 이를 빻아 먼지처럼 가루를 만들어서 갖추어 받들어서 여래께 공양하고 불탑과 불사에 뿌리는 것이며, 모든 사람들을 크게 애처로워하고 불쌍히 여기는 것이며, 금계(禁戒)를 굳건히 지켜 남들의 결함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4_a_23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而得化何謂爲四作佛形像坐蓮華上以靑紅黃白蓮華擣末如塵具足擎供養如來若散塔寺多所愍傷於一切堅執禁戒未曾求取他人瑕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부처님의 행상을 지어 연꽃 위에 모시고
많은 꽃들을 잘게 빻아서 절간에 베푸느니라.
남의 흠을 찾지 않고 이들을 마음 아파하니
곧장 연꽃 속에서 화생을 얻으리라.
006_1214_b_06L作佛形像坐蓮華
細擣衆華具施寺
不求他闕懷愍傷
則得化生蓮華中

시방의 모든 자들을 생각하면서
온갖 덕을 권해서 해탈케 하느니라.
이같이 덕에 맞게 수행을 익힌다면
존귀한 도사(導師) 앞에서 화생을 얻으리라.
006_1214_b_08L識念十方諸群黎
勸助衆德令解脫
若能習是德稱行
則得化生尊導前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크게 부유하여 재물이 넉넉한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항상 공경을 실천하고 보시하여 자만하지 않는 것이며, 좋은 의복으로 남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며, 언제나 독실하게 믿는 마음으로 기뻐하고 맑은 것이며, 삿된 견해를 풀어 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4_b_10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大富饒何謂爲四常行恭敬施不慢恣好被服而惠與人常懷篤信喜樂淳釋置邪見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만일 누가 보시하면
공경하여 방자함이 없느니라.
갖가지 모든 사물들에게
한 번도 일찍이 집착하지 않았느니라.
006_1214_b_14L其人若布施
恭敬無慢恣
於一切衆物
未曾有猗著

능히 독실하게 믿고 즐긴다면
여러 부처님들의 가르침과 계율은
곧 언제나 자재로워서
크게 부유하여 재물이 풍족하리라.
006_1214_b_16L以能篤信樂
諸佛之教誡
便能常自在
致大富饒財

마음에 오로지 공손함을 품어
아첨함이나 질투가 없느니라.
일찍이 남의 단점을 찾지 않았고
억지로 행하는 일 없었느니라.
006_1214_b_17L心專懷恭恪
無諂無嫉妒
未曾求人短
無有剛强行

뜻과 성품 언제나 질박하기에
견해는 곧고 바른 것을 닦느니라.
이와 같이 행하므로
언제나 부유해서 재물이 많으니라.
006_1214_b_18L志性常質朴
所見修正直
以是行之故
每富多財寶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큰 지혜를 얻는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일찍이 경전(經典)을 아끼거나 시샘함이 없었고, 만일 머뭇거릴 일이 있으면 즉시 의심을 해결하는 것이며, 만약 수행하면 그대로 마땅히 분별하며, 설사 설하는 것이 있더라도 그 공(空)임을 완전히 깨달아서 몸이 모든 수행을 따르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4_b_20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得大智何謂爲四未曾愛惜嫉於經典有猶豫輒爲決疑若修行者如應分設有所說曉了空事身遵衆行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006_1214_c_02L
남들을 위해 법을 아끼지 않고
뭇 사람들을 위해 의심을 결단하느니라.
언제나 사람들을 가르쳐서 권하고
공한 것임을 생각하며 부처님의 행을 닦느니라.
006_1214_c_02L不爲他人愛惜法
則能爲衆決狐疑
常以教化勸誨人
思惟空事諸佛行

만일 어떤 사존(士尊)이 이 법을 익힌다면
큰 지혜를 얻어서 이름이 두루 일컬어지리라.
모두 능히 여러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다시 이 고요하게 통달한 구절을 성취하느니라.
006_1214_c_04L若有士尊習是法
得大智慧名稱普
皆能順從諸佛教
還成是寂通達句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언제나 전생의 운명을 아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경전을 외워서 항상 정진을 행하고 오래되어 잊을 만한 것은 익히는 것이며, 옛것을 생각하여 새것을 통달해서 그 외울 만한 것은 그 구절의 뜻을 생각해서 이를 분명하게 분별하여 설하는 것이며, 마음과 입이 서로 응하여 부드러운 말로 남들을 위해 강설하되 한량없는 행을 세워서 은근하게 닦아 법을 베푸는 것이며, 항상 죽고 사는 등의 온갖 괴로움에 있는 자를 보호하여 열반을 찬탄해서 안온함을 보여 주고, 방편을 분명히 깨닫고 삼매의 행을 쫓아서 즐겁게 사람들을 돕고 권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4_c_06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常識宿何謂爲四諷誦經典常行精進可忘者而習得之念故達新可所諷識念句義分別了說心口相應以柔軟辭爲他人講立無量行而以慇懃修設法施常護生死衆苦惱者歎泥洹宣示安隱方便曉了遵三昧喜勸助人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경전을 외우며 잊은 것들을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공(空)을 설하느니라.
경전을 닦고 행하여 일찍이 게으름이 없으니
오로지 삼매만 생각하며 뭇 생각이 없느니라.
006_1214_c_14L諷誦經典念所忘
以可意悅爲說空
修行經典未曾倦
專念三昧無衆想

네 가지의 이 법을 받들어 행한다면
크고 완전하게 숙명을 알리라.
천 겁의 불가사의를 생각해 알고
속히 성불(成佛)하여 도사(導師)가 되리라.
006_1214_c_16L以能奉行此四法
得知宿命大巍巍
識念千劫不可議
疾得成佛衆導師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모든 부처님과 함께 모이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설사 목숨을 잃더라도 경전의 도리를 비방하지 않고, 그 형체와 목숨이 다하도록 보살을 비방하지 않으며, 설사 해를 입더라도 처음부터 일찍이 나쁜 친구를 따르지 않고, 항상 여러 부처님들을 생각하여 삼매를 받들어 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4_c_18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與諸佛何謂爲四寧失身命不誹經道其形壽不謗菩薩假使被害初未曾與惡友相隨常念諸佛奉行三昧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부처님의 경(經)의 도리를 일찍이 헐뜯지 않았고
보살의 단점을 찾아 비판하지 않느니라.
나쁜 친구는 멀리 버리고
언제나 마음에 부처님의 수행을 생각하느니라.
006_1214_c_23L未曾謗毀佛經道
亦不敢訕菩薩短
棄捐遠於惡親友
而常心念諸佛行
006_1215_a_02L
이처럼 거룩한 도덕을 맛보고 익히니
이로 인해 여래와 함께 만나리라.
가장 뛰어난 견해들을 얻기 때문에
위없는 부처님의 도리를 이루게 되리라.
006_1215_a_02L翫習於此聖道德
以故得與如來會
爲諸最勝所見受
乃至成佛無上道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32상(相)을 얻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보물을 나누어 주어 여래와 사탑(寺塔)에 공양하고 뿌리며, 갖가지 향을 합하여 향유(香油)를 만들어 여기에 바르는 것이며, 다시 등불을 켜고 갖가지 꽃을 뿌리는 것이며, 성현(聖賢)을 존경하고 따라서 그 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5_a_04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而致逮得三十二相何謂爲四割己珍寶以供散如來塔寺以種種香合作香而塗熏之若復然燈散種種華敬賢聖而行道教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기이한 보물을 불사(佛寺)에 공양하고
수만꽃[須曼] 기름으로 등불을 켜느니라.
여러 가지 꽃을 뿌려 보시하니
기쁜 수행이 이치를 잃지 않느니라.
006_1215_a_09L珍奇異寶供佛寺
須曼油香然燈熏
若干種華而散施
尊悅意行不失義

몸은 서른둘의 기묘한 모습을 이루어
단정하고 우뚝해서 온갖 덕을 갖추었느니라.
이러한 법 때문에 모습을 이루니
그래서 가장 훌륭한 인중존(人中尊)이 되느니라.
006_1215_a_11L致身奇相三十二
端正巍巍衆德備
以是法故成就相
因致最勝人中尊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능히 80종호(種好)를 이루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항상 각종의 법좌(法座)를 여는 것이며, 남들을 공양하여 섬기되 겸손하여 싫어하지 않는 것이며, 법사(法師)를 자주 찾아가 뵙는 것이며, 중생들을 권하고 교화하여 불도에 들도록 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5_a_13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而能成就八十種好何謂爲四常以敷設若干法座供事他人謙愻無厭數數往詣奉見法師勸化衆生使入佛道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여러 가지 옷으로 법좌를 펼쳐
사람들을 받들어 섬기는 데 게으름이 없느니라.
사람들을 위하고 법을 항상 사모하니
이 때문에 80종호를 이루느니라.
006_1215_a_18L若干種衣敷設座
奉事於人未曾懈
爲衆人故常慕法
緣是得致八十好

뭇 싹을 권면하고 교화하여 부처님의 지혜에 들게 하느니라.
이 법을 행한다면 도(道)가 어렵지 않으리라.
보살이 이런 공덕을 익히고 나면
이로 인해 80종호를 이루리라.
006_1215_a_20L勸化群萌入佛慧
若行此法道無難
菩薩習是功德已
緣此得致八十好
006_1215_b_02L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말재주를 얻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보살의 오묘한 협장(篋藏:法藏)을 이끌어 이롭게 하고 세 가지 품류의 모든 부처님 경전을 외워 익히는 것이며, 밤낮으로 각각 세 번씩 깨달음을 사유하고 모든 세간을 다 보호하며 믿는 것이며, 모든 부처님의 도리는 일어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을 붙들어 지녀 만족하게 분별해 관찰하는 것이며, 이를 능히 받들어 행하고 설하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5_a_22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而得辯何謂爲四導利菩薩之妙篋藏習三品諸佛經典晝夜各三思惟覺一切世閒悉保信之諸佛之道不起不滅執持止足分別觀察能奉行說不惜身命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보살의 법장(法藏)을 조심히 지니고 보호하며
밤낮으로 3품(品)의 법을 받들어 행하느니라.
쫓아 태어남이 없으니 세상을 탐하지 않고
부처님들 가르침을 열어서 설하느니라.
006_1215_b_05L謹愼將護菩薩藏
晝夜奉行三品法
得無從生不貪世
開化解說諸佛教

기쁘고 즐겁기에 도화(道化)를 따르고
10력(力)의 이치를 알아 지키느니라.
몸이나 목숨을 아낀 적이 없으니
부처님의 법으로 모든 행을 살피느니라.
006_1215_b_07L歡喜悅故順道化
執持所誨十力義
未曾愛惜身壽命
以佛法故察諸行

이 같은 네 가지 덕을 받들어 닦는다면
곧 습속에 순응하여 말재주가 묘하리라.
하늘과 사람들이 받들어 섬기려고
기이한 꽃으로 꽃다발을 꾸미리라.
006_1215_b_09L則能奉修此四德
輒因順俗妙辯才
爲天世人所奉事
而持奇異飾華鬘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부처님의 찰토(刹土)를 얻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엉뚱한 생각을 하지 않고, 마음이 항상 평등하며, 부처님의 도리를 지니어 따르고, 4부(部)의 무리들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5_b_11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得致佛何謂爲四不懷異心意常平等順佛道不違四輩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남이 받는 공양을 보고 들어도
일찍이 그들을 질투한 적이 없느니라.
항상 평등하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나란 생각이 없으니
공양을 여의어서 허공처럼 즐거우니라.
006_1215_b_14L見聞他人得供養
未曾懷嫉妒於彼
常行等慈志無我
離於供事樂如空

네 가지의 이 법은 헤아릴 수가 없으니
항상 지니고 보호해 자애로운 마음을 품어라.
청정한 불토를 얻고 묘하게 꾸며서
속히 정각(正覺)을 얻으리라.
006_1215_b_16L以此四法不可量
而常將護懷慈心
得淸淨土妙莊嚴
速疾逮成致正覺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그들의 권속(眷屬)들이 언제나 화목하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일찍이 남의 권속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며, 다툼이 있을 경우 이들을 권하여 화합시키는 것이며, 경법을 외우고 읊어서 사람들을 열어 인도하는 것이며, 이간질과 참언(讒言)을 버리고 언제나 사람들의 질서를 찬탄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5_b_18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眷屬常何謂爲四未曾破壞他人眷屬有諍訟勸令和合諷誦經法開導於而捨兩舌讒言之中常讚敍人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다른 권속을 일찍이 깨뜨린 적이 없으니
다툼이 있으면 권하여 화해시키느니라.
경법을 외워 사람들을 위해 설하고
이간질로 사람들을 어지럽히지 않느니라.
006_1215_b_23L未曾破壞他眷屬
若有鬪諍勸使和
諷誦經法爲人說
初不兩舌別亂人
006_1215_c_02L
이러한 네 가지를 받들어 행한다면
권속들은 흩어지지 않게 되리라.
따르는 무리들이 순하고 깨끗하기 때문에
이 네 가지 법으로 인하여 모두를 갖추었느니라.
006_1215_c_02L設能奉行斯四法
致得眷屬不離散
由是群從順淸淨
緣此四法得備悉

부처님께서 이구시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원하는 불토에 평소의 뜻대로 태어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러 네 가지라 하는가? 남들이 지혜를 이루는 것을 보고도 질투의 마음을 품지 않는 것이며, 언제나 능히 6바라밀을 닦아 익히는 것이며, 모든 보살들을 마치 부처님과 같이 보면서 보살에 대한 뜻을 내고 도량에 앉아서는 마음이 평등하여 순응해 따르고 아첨함이 없는 것이며, 일찍이 거짓된 덕을 구해서 공양의 이익을 얻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06_1215_c_04L佛告離垢施菩薩有四事法所願佛土尋如意生何謂爲四若見他人逮成智慧不懷嫉妒心常能修習六波羅蜜見諸菩薩視之如佛發意菩薩及坐道場等心供順無諛諂也未曾求於虛僞之德便能致得供養之利是爲四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읊으셨다.
佛時頌曰

공양 받는 덕을 보고 질투하지 않으니
마음은 깨끗한 바라밀을 사모하느니라.
여러 보살들을 보면 부처님처럼 생각하고
공양과 이로움으로 인해서 아첨하지 않느니라.
006_1215_c_11L見德供養不嫉妒
志慕淸淨波羅蜜
見諸菩薩念如佛
不以利養懷諛諂

보살이 이런 덕을 익힌다면
시방세계 부처님을 능히 볼 수 있으리라.
마음이 원하는 대로 불토를 보고
마음에 생각만 해도 곧 그곳에 태어나느니라.
006_1215_c_13L菩薩若能習是德
則能到見十方佛
從意所願見佛土
輒如心念得往生

그러자 이구시녀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까지 세존께서 베푸신 가르침을 제가 만일 이 법을 받들지 않고 훼방하는 일이 있다면, 이는 곧 지금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과 무극대성(無極大聖)을 멀리하고 속이는 것이 될 것입니다.”
006_1215_c_15L於是離垢施重白佛言向者世尊所設教誨假使我身不奉此法而有毀則爲違欺於今現在十方諸佛無極大聖
이때 대목건련이 이구시녀에게 말하였다.
“이 일은 매우 미묘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법(道法)은 현묘(玄妙)하고 드러나지 않아[隱微] 그대는 깨쳐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모든 보살의 수행은 매우 실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대 같은 여자의 몸으로 이를 지향하여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리를 얻고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룰 수는 없을 것입니다.”
006_1215_c_19L時大目連謂離垢施此事甚妙勿得輕易道法玄微汝未曉了菩薩行甚亦難辦不可趣爾女人之逮得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
006_1216_a_02L이구시녀가 목련에게 대답하였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은 지극히 진실하여 거짓말이 아닙니다. 나는 장차 미래의 세상에서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세존으로 불릴 것입니다. 그리하여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중생들로 하여금 물러나 돌아가지 않게 하며, 하늘은 갖가지 꽃비를 뿌리고 공후(箜篌) 같은 악기가 타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여자의 모습을 바꾸어 남자가 되어 나이 여덟 살의 사내아이가 될 것입니다.”
006_1215_c_22L垢施女報目連曰如我所言至誠不吾將來世得成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間解無上士道法天人師號佛世尊此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勿令衆生有退還者雨衆華箜篌樂器不鼓自鳴我轉女像得爲男子而年八歲
이와 같이 원(願)을 세우자, 이에 응하여 즉시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공후 등 악기들이 두드리지 않는데도 저절로 울렸으며, 이구시녀는 여자의 몸을 남자의 모습으로 변하여 여덟 살의 아이가 되었다.
006_1216_a_06L這立斯誓願應時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箜篌樂器不鼓自鳴離垢施女身變爲男形八歲童子
그러자 대목건련이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맵시를 다시 고친 다음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차수한 채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천중천(天中天)이시여, 이제부터 모든 보살과 초발의(初發意)에 귀의하여 예배드리고 지극히 성실한 부처님 도리의 가르침에 겸손히 따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어린 여자아이가 능히 이 도를 일으켜 펴고는 변화하였나니, 그 위신(威神)이 끝없이 높고 묘하여 능히 그처럼 지성스런 원을 세울 수 있었으며, 그리하여 모든 것을 다 나타내고 진제(眞諦)의 상서로운 기운이 감응해서 과연 그녀가 말한 대로 구족하게 이룰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006_1216_a_09L時大目連卽從坐起整衣服右膝著地叉手白佛唯天中從今已往歸諸菩薩及初發意之作禮謙遜順教至誠佛道所以者今小女子乃能興發茲道變化神無極巍巍尊妙所可建立至誠之一切悉現眞諦瑞應當具足成果如所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목련이여, 네가 말한 대로이다. 처음 마음을 내어 보살행을 닦음으로부터 부처의 나무 아래 앉게 되기까지 천상과 세간의 많은 복덕을 받아서 모든 성문과 연각을 뛰어넘은 것이다.”
006_1216_a_16L佛言如是目連如汝所云初發意修菩薩行至坐佛樹則爲天上世閒衆祐過諸聲聞及與緣覺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기쁘게 웃으시고, 모든 부처님의 법에 대하여 기쁘게 웃으시자, 입에서 오색의 광채가 나와서 시방세계를 비추었다. 그리하여 위로 삼십삼천(三十三天)을 끝까지 비추고 다시 돌아와서 세 바퀴를 돈 뒤 정수리로 들어갔다.
006_1216_a_18L佛欣笑——諸佛之法若欣笑時有五色光而從口出照十方界極於上界三十三天還遶三帀從頂上入—
현자(賢者)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맵시를 고친 뒤 차수한 채로 부처님께 여쭙고는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06_1216_a_21L賢者阿難便從坐起更整衣服叉手白佛以偈歎曰

그 소리는 마치 대범천(大梵天)과
여러 하늘과 용들과 귀신들의 소리와 같네.
마치 애처로운 난새[鸞]가 슬피 우는 듯
미묘(微妙)한 그 소리 크고 맑아라.
006_1216_a_23L其聲如大梵
諸天龍鬼音
如哀鸞悲鳴
微妙甚弘雅
006_1216_b_02L
메아리가 마치 천둥이 치는 듯
모든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네.
기쁘게 웃으실 때는
많은 사람들이 펄쩍 펄쩍 뛴다네.
006_1216_b_02L響若雷震雨
咸悅衆人心
假使欣笑時
多所而踊躍

원하건대 그 크나큰 덕의 바다에서
10력(力)께서는 왜 웃으셨습니까?
부디 분별해 말씀하시어
의문들을 풀어 알게 하소서.
006_1216_b_03L願大德之海
十力笑何因
唯爲分別說
令疑者得解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모든 국토에 어디든지 비추네.
온갖 부드러운 꽃비를 뿌려
모든 천인(天人) 위에 떨어지네.
006_1216_b_04L地六反震動
普土莫不曜
雨柔軟衆花
墮諸天人上

외도와 이단의 학문을 바꾸어 제압하니
마치 사자가 짐승들을 부리는 듯
원컨대 저희를 위하여 말씀해 주소서.
무슨 까닭으로 웃으셨습니까?
006_1216_b_06L化制外異學
如師子御獸
願爲我分別
何故而欣笑

억천 나유타의 해와 달은 밝고
밝은 구슬과 번개와 불꽃은 밝으며
여러 하늘과 용들과 신명(神明)은 밝고
범천의 왕의 위덕(威德)도 밝지만
006_1216_b_07L日月億千姟
明珠電火焰
諸天龍神明
梵天王威德

능인(能仁)이 만약 빛을 발하신다면
맑고 깨끗하여 먼지가 없으리라.
시방의 빛들이 모두 가려져
부처님의 광명만 홀로 밝아라.
006_1216_b_08L能仁若出光
淸淨無垢塵
十方明悉蔽
佛光獨顯現

눈썹 사이에 자란 하얀 눈썹이
아름다운 백옥처럼 새하얗네.
좋은 옷결처럼 곱고 부드러우니
윤택한 고운 빛이 진주와 같네.
006_1216_b_10L白毛眉閒生
潔白如妙珂
細滑若好衣
美澤猶眞珠

거룩한 빛살이 구름 기운 같아서
무수한 불국토를 고루 비추네.
모든 사람들이 머리 위로 우러르고 있으니
웃으신 까닭을 말씀해 주소서.
006_1216_b_11L聖光如雲氣
照百千佛土
衆所之戴仰
願說何故笑

마음과 뜻을 조화롭게 안정하여
눈썹의 상호는 세속을 애처로워하네.
가늘고 곱기가 젖빛보다 더하니
산 위의 눈이 멀리서 보이는 듯하네.
006_1216_b_12L調定其心意
眉相哀世俗
細微超乳色
如山雪遠現

파랑․노랑․빨강․하양․까망에
거기에 또 자줏빛과 붉은빛이네.
갖가지 무수한 밝은 빛들이
부처님의 입을 따라 나오네.
006_1216_b_14L靑黃赤白黑
復如紫紅相
若干千光明
從能仁口出

삼천세계 불국토를 두루 비추니
해와 달의 광명이 모두 가려지며
그리고는 허공을 관통하여
모든 중생들을 비추어 준다네.
006_1216_b_15L照遍三千國
悉蔽日月明
乃至通虛空
照一切衆生

불이 없어지고 물이 마르고
큰 바다마저 완전히 말라도
부처님의 지성스런 말씀은
일찍이 차이가 난 적이 없네.
006_1216_b_16L令火滅水竭
大海尚枯涸
佛所說至誠
未曾有差異

가령 시방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 다 연각(緣覺)이 되고
그들이 모두 지혜를 얻어서
그 목숨이 다들 백억 겁이 될 때
006_1216_b_18L假使十方人
悉成爲緣覺
一一致智慧
壽百億姟劫

그들이 모두 부처님 앞에 와서
동시에 모두 질문을 퍼부어도
부처님께서는 이를 모두 한꺼번에
한마디로 의문들을 결단하시네.
006_1216_b_19L皆來住佛前
一時啓問義
能仁等同時
一音悉決疑

보편한 지혜가 끝없어서
깨달아 알지 못함이 없네.
크신 복위(福威)여, 말씀해 주소서.
기이한 모양이 서른두 가지라네.
006_1216_b_20L普慧度無極
靡所不曉了
大福威唯說
奇相三十二

어째서 기쁘게 웃으셨으며
무엇이 도를 설하는 지혜입니까?
모든 하늘과 세간의 사람들이
부드럽고 은밀한 가르침을 듣고자 합니다.
006_1216_b_22L何因而欣笑
云何說道慧
諸天世閒人
聞美軟密教
006_1216_c_02L
그러자 부처님께서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이구시녀가 부처님의 도리를 구하여 지극히 정성스러운 원을 세우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면서 그는 변하여 남자로 된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말하였다.
“네, 보았습니다.”
006_1216_b_23L佛告賢者阿難見離垢施志求佛道立至誠願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變成男子阿難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이구시보살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를 발하고, 이를 수행하여 온 이래로 80백천의 아승기법이 지난 뒤에 비로소 문수사리가 도의(道意)를 발하였으며, 이구시녀가 성불할 때에도 문수사리는 역시 그러하였느니라. 그리고 48팔만의 모든 보살들의 불국토가 청정한 것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불국토이니라.”
006_1216_c_03L佛言是離垢施菩薩發無上正眞道造行已來八十百千阿僧祇劫然後文殊師利乃發道意女成佛時復次如文殊師利四十八萬諸菩薩等佛土淸淨爲一佛
이때 대목건련이 물었다.
“이구시녀여, 그대 족성자(族姓子)가 지혜를 세워서 위가 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의 뜻을 발한 지가 벌써 오래되었는데도, 어째서 아직까지 여인의 몸을 바꾸지 않고 있었습니까?”
이구시녀가 대답하였다.
“세존께서는 그대가 신족이 가장 높다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런데도 그대는 어째서 남자의 모양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까?”
목련이 묵묵히 있었다.
006_1216_c_08L時大目連問離垢施汝族姓子立於慧發無上正眞道意以來久遠何以不轉于女人身離垢答曰世尊歎仁神足最尊卿何以故不轉男子目連默然
이구시녀가 말하였다.
“여자의 몸이니, 남자의 몸이니 하는 것은 바른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도리란 일어나는 어떤 것이 없으므로 능히 위가 없는 바른 깨달음을 이루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006_1216_c_12L離垢施曰不以女身及男子形逮成正覺所以者何道無所起無有能成無上正覺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미치기 어렵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구시보살은 그 미묘함에 깊이 들어가서 그 높기가 이와 같습니다.”
006_1216_c_14L文殊師利白佛難及世尊離垢施菩薩深入微妙巍乃爾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이구시보살은 60억 여러 부처님․세존을 따라서 공삼매(空三昧)를 행하였으며, 80억의 부처님을 따라서 태어나지 않는 법인[不起法忍]을 받아 받들었으며, 30억의 부처님을 따라서 깊고 묘한 보살의 도품(道品)을 물었으며, 80억의 부처님을 공양하여 받들어 섬기되, 음식과 반찬과 의복과 발우 그릇을 끝날 때까지 하였으며, 깨치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어떤 의문도 남지 않도록 명백하게 깨쳤으며, 모든 자들을 열어서 교화하고자 인삼매(印三昧)를 물었다.”
006_1216_c_16L佛告文殊離垢施菩薩從六十億諸佛世尊行空三昧從八十億佛啓受奉行不起法忍從三十億佛啓問深妙菩薩道品供養奉事八十億佛飮食餚膳衣服鉢器是爲究竟決了無疑欲有所了開化一切故印三昧
006_1217_a_02L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족성을 가진 아들이나 딸이 이 경의 법을 받아서 널리 다른 사람을 위해 이를 분별해서 설한다면, 그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설사 어떤 사람이 항하의 모래알 수만큼이나 많은 불국토에 가득 들어찬 7보를 가지고 보시를 한다 하더라도, 이는 오히려 이 경(經)을 받아 지녀 외워 강설하는 것만 못할 것이며, 얻게 되는 복도 저것보다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을 만큼 많을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보살들이 인하여 법으로 보답하고 마땅히 음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서 마침내 성취를 얻게 되는 것이다.”
006_1216_c_22L佛語文殊若有族姓子女此經法廣爲他人分別說者德不可假使有人恒沙佛土滿中七寶設布施不如受持諷說此經福過於彼不可稱計是諸菩薩因之報法當須飮食從得成就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물었다.
“이 경(經)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들어 행하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분별변재보달실주(分別辯才普達悉周)라 하며, 마땅히 이구시녀가 물은 대로 이를 받들어 지녀야 한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시자, 80억의 하늘과 사람들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를 끝까지 분명하게 깨달아 알게 되었다.
006_1217_a_04L文殊師利問佛是經名何云何奉行佛言是經名『分別辯才普達悉周離垢施問』當奉持之是經時八十億天與人究竟決了無上正眞道意
이때 변적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구시보살은 오랜 뒤에 마땅히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를 이루어서 최정각(最正覺)이 될 것입니다.”
006_1217_a_08L時辯積菩薩白世尊曰離垢施菩薩久如當成無上正眞之爲最正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여, 그는 항하의 모래알 수와 같은 백천의 아승기겁을 지난 뒤에 마땅히 부처님의 도리를 얻어서 그 이름이 이구광영왕(離垢光英王) 여래․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세존이라고 불리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 겁의 이름은 무량덕(無量德)이라고 할 것이니, 모든 성문과 보살들에서부터 거처와 의복과 음식이 마치 하늘 위와 같을 것이다.”
006_1217_a_10L佛言族姓子過恒沙等百千阿僧祇劫當得佛道號名離垢光英王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劫名無量德自由諸聲聞菩薩所居服食猶如天上
그러자 이구시보살이 이와 같은 부처님의 수기 내리심을 듣고는, 곧장 지상으로부터 그 높이가 80억 7자[尺]나 되는 공중으로 뛰어올랐으며, 그리하여 몸에서는 광명을 발산하여 백천억의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두루 비추었다.
006_1217_a_15L時離垢施菩薩聞佛授決踊在空中去地八十億七尺放身光明照百千億諸佛國
그리고는 세존께서 계신 위로 8만 4천의 기이한 보배로 만들어진 일산이 변해 나타나서 부처님께 바쳤다. 곧 공중에서 무수한 신족의 변화를 보인 뒤 시방세계의 이루 셀 수도 없는 여래․지진(至眞)께 예배드렸으며, 공양을 마친 뒤 곧 다시 돌아와서 부처님 앞에 와서 섰다.
006_1217_a_18L在世尊上化現八萬四千琦寶之蓋以供養佛則於虛空示無央數神足變化禮於十方不可稱計如來至供養畢訖尋復來還住於佛前
이때 범천(梵天)과 범지(梵志) 및 5백 명의 무리들이 부처님께서 이구시보살에게 결정(決定)의 수기를 내리신 것을 듣고, 또 그 변화하는 모습들을 보고는 더욱 감탄스럽고 기뻐서 펄쩍 뛰면서 경하하였고, 저절로 착한 마음이 일어나 일치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006_1217_a_21L時梵天梵志及五百衆聞佛授與離垢施決及見變化益用歡喜踊躍慶善心生焉同合一聲以偈歎曰
006_1217_b_02L
만일 부처님을 받들어 공경한다면
이런 자는 크게 복되고 이로울 것입니다.
만약 정각(正覺)께 머리를 조아린다면
평등한 법에 곧장 이르게 될 것입니다.
006_1217_a_24L其有奉敬佛
是等大福利
若稽首正覺
便逮平等法

과거의 오랜 시절에 죄악을 범하여
범지의 가문에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세존이나 그 제자들을 뵈면
입으로 좋지 않은 말들을 하였습니다.
006_1217_b_03L宿世犯罪舋
生於梵志家
見世尊弟子
口宣言不祥

그런데 지금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은
이러한 말씀들을 설하였기 때문입니다.
여러 부처님 제자들을 뵈오니
지금껏 해온 말들은 이치에 잘 따르지 못했습니다.
006_1217_b_04L唯今自悔過
坐說此言故
睹見諸佛子
所語不順義

만일 세존을 뵙지 않았다면
사람 중에서 높으신 임금인 당신은
사람으로 태어나도 아무 이익이 없는 것이니
음식도 마땅히 안 먹어야 합니다.
006_1217_b_05L其不見世尊
人中之尊王
得人身無益
不宜受飮食

이구시보살은 아실 것입니다.
저희들의 이 허망한 제사를.
부처님과 제자들을 뵙고 나서는
공경하게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006_1217_b_07L離垢施知之
吾等虛妄祠
睹見佛諸子
恭敬爲稽首

저희들을 위해서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자신이 처음으로 세상에 태어났을 때
도사(導師)님을 보게 되면서
곧 부처님의 이름을 들었다고 말입니다.
006_1217_b_08L善爲我等說
吾初生墮地
得見於導師
便逮聞佛名

저분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면서
바르고 진실하며 허망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저희들의 무리는 한결같이
듣고서 도의(道意)를 원했습니다.
006_1217_b_09L彼歎聖功德
正眞無虛妄
吾等輩一切
聞之願道意

이것은 본래 저의 남은 복으로
부처님 말씀을 다시 얻어들었습니다.
도사가 계신 곳을 찾아가서
경전의 이치를 듣고 살폈습니다.
006_1217_b_11L是我本餘福
還得聞佛音
來到導師所
聽省經典義

세존을 뵙고 예배를 올리고는
더 이상 없는 법을 듣고 보았습니다.
도사님을 보게 된 까닭에
모든 고뇌에서 벗어났습니다.
006_1217_b_12L見禮於世尊
聞察無上法
蒙見導師故
解脫衆苦惱

세간이 보호하며 매우 편안히 여기니
이제 설하신 이 법 때문입니다.
저희들이 마땅히 이 법을 배워서
모든 불법을 이루겠습니다.
006_1217_b_13L世護多所安
用說此法故
吾等當學是
因成諸佛法

바른 도리의 행함을 듣고
그로 인하여 모든 불법을 이루겠습니다.
저희들을 동정하여 불쌍히 여기셔서
진제(眞諦)의 수행을 펼쳐 보이셨습니다.
006_1217_b_15L聞行於正道
緣致諸佛法
以愍傷我故
宣暢眞諦行

도에 드는 문을 강설하시니
보살을 마땅히 받들겠습니다.
이와 같이 평등한 수행은
세상의 밝은 도리를 이루도록 합니다.
006_1217_b_16L講說道之門
菩薩所當奉
是平等之行
令成世明道

이와 같은 마음들을 보시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기쁘게 웃으셨습니다.
그래서 아난이 세존께
사람들 가운데에서 말씀하시기를 원하였습니다.
006_1217_b_17L見此等心已
佛卽時欣笑
阿難問世尊
人中上願說

5백 명의 여러 범지들이
지금 여기 앞에 와서 서 있으니
우리들은 모두 같은 겁에서
부처님․도사(導師)를 얻게 되었습니다.
006_1217_b_19L五百諸梵志
在此前立者
皆當同一劫
逮得佛導師

지난 세상에 이미 거듭해서
5백의 부처님께 공양했으니
이제 여기서 목숨이 다하면
억만의 부처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006_1217_b_20L前世已曾更
供養五百佛
於此壽終已
當見億姟佛

80억의 많은 겁이 지나도록
일찍이 악취(惡趣)에 떨어짐이 없으리니
그들 모든 겁들을 통해
억만의 부처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006_1217_b_21L於八十億劫
未曾歸惡趣
於一一劫中
當見億姟佛

이로부터 다른 겁들을 따라
마땅히 양족존(兩足尊)을 이루고
그리하여 이름을 범지(梵志)라 하리니
모두 한결같이 같은 겁입니다.
006_1217_b_23L從是異劫中
當成兩足尊
號名曰梵志
皆共同一劫

수명 또한 모두가 평등하여서
각자 모두 80억 겁입니다.
저 존토(尊土)의 성중(聖衆)들과 같이
비구들도 80억이 될 것입니다.
006_1217_b_24L壽命悉一等
各八十億劫
尊土聖衆同
比丘八十億
006_1217_c_02L
모든 중생들의 이익을 끌어 주고
억만의 사람들을 열어서 교화하면
노닐고 사는 곳이 차츰차츰
고요해져서 집착함이 없게 될 것입니다.
006_1217_c_02L導利於群生
開化億人民
稍稍所遊居
寂然無所著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는 『이구시경』을 말씀하셨다. 그러자 여러 보살들, 그리고 모임에 모인 무리들인 범천․범지 등 5백 명과 바사닉왕․여러 비구승들․하늘․용․건답화(揵畓和)․아수륜(阿須倫) 및 사람들이 이처럼 이 경을 듣고는 모두 기뻐서 예배를 올리고 떠났다.
006_1217_c_04L佛說如是離垢施諸菩薩大會之衆梵天梵志等五百人王波斯匿諸比丘僧天龍揵沓和阿須倫人民聞經歡喜作禮而去
離垢施女經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