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사바제성(舍婆提城) 기타수림(祇陀樹林) 급고독원(給孤獨園)에서 큰 비구들 1,250인과 함께 계셨는데, 그들은 다 아라한(阿羅漢)으로서, 번뇌를 다 없애어 마음의 자재를 얻었고 마음의 해탈을 잘 얻었으며 지혜의 해탈을 잘 얻어 사람 가운데 큰 용이었다.
해야 할 일은 다 하고 지을 바를 다 마치고 온갖 무거운 짐을 다 버려 제 이익을 얻었고, 모든 생존의 맺음을 없애어 바른 지혜를 잘 얻어 일체를 벗어나 마음이 자재하게 되어 저 언덕에 이르렀다. 존자 아난 한 사람을 제하고 다른 사람은 다 큰 아라한이며, 큰 보살 10천인은 다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은 오직 일생박(一生縛)이었다.
문수사리동자는 말하였다. “내 마음은 안주하여 여색삼매를 관찰합니다. 만일 이렇게 사바제성에 들어가면 문과 창․벽․그릇․장엄거리 나뭇잎․꽃․과일․가사 등 가운데서 공(空)과 무상과 무원 등의 소리를 내고 불생(不生)의 소리를 내며, 또한 나는 소리도 내며 무아(無我)의 소리도 낼 것입니다.”
보당보살은 말하였다. “내 마음은 안주하여 여색삼매를 관찰합니다. 만일 이렇게 사바제성으로 들어가면 일체의 좋은 보배가 가득 찬 창고가 모두 열릴 것입니다.”
006_1219_c_24L寶幢菩薩曰:“我心安住觀察如色,如是若入舍婆提城,一切善寶滿藏悉開。”
006_1220_a_02L불미견보살은 말하였다. “내 마음은 안주하여 여색삼매를 관찰합니다. 만일 이렇게 사바제성에 들어가면 어떤 중생 보리를 견딜 수 있겠습니까? 부인이나 사내나 남자나 여자로서 눈으로 나를 보는 자는 다 부처님의 신색과 같다고 보고는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입니다.”
이때에 교살라의 바사익왕에게 득무구(得無垢)라는 딸이 있었는데, 그녀는 이미 무량한 부처님을 친근하여 오랫동안 선근을 심고 많은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매우 깊은 법을 알고 다섯 가지 신통을 얻었었다. 그리하여 남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저 성문과 보살들이 길에서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다 보고 들었다.
그녀의 나이 12세 때, 2월 6일 불사성(弗沙星) 날에 길상(吉相)을 구해 나가 놀려고 하니 그 부모가 승낙했다. 그리하여 5백 명의 바라문을 데리고는 우유와 꽃과 과일과 부와(符坘) 등을 가지고 함께 나가 풀어주고 모으고[解奏]하려 하였다. 저 바라문은 보살과 성문들을 보고 곧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저 길상(吉相)을 가진 좋은 사람들을 보리라’ 하였다.
그 시종하는 바라문 가운데 범천(梵天)이라는 장로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득무구를 보고 말하였다. “그대는 아십시오, 내가 지금 보는 것은 다 불길한 상입니다. 전에도 이런 비구들이 살고 있었는데 돌아서 성안에 들어가십시오. 이런 상을 보면 하는 일이 다 불길합니다. 그 때문에 혹은 풀어주고[解] 혹은 모으고[奏] 하는 것이니 불길(不吉)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006_1221_a_02L득무구는 말하였다. “내가 난지 이레 만에 바라문이 내 몸을 전단전(栴檀殿)의 금보배 평상 위에 두었는데 5백 천자들이 내 위의 공중으로 지나갔습니다. 나는 그때 그 5백 천자 중의 한 천자가 여래를 갖가지로 찬탄하면서 부처님의 공덕을 설명하고 법과 스님을 찬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 5백 천자들이 그에게 이렇게 묻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대는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는가? 부처님 형상은 어떠하며 어떤 것을 아는가?’
곧아서 굽지 않은 훌륭한 말씀 모두들 기뻐하고 또 사랑하며 법의 구름으로 두루 덮으며 법의 비를 골고루 내리시네.
006_1221_a_19L直不曲勝語,
一切歡喜愛, 法雲普遍覆, 平等雨法雨。
여래께서는 이미 스스로를 제도하고 또한 저 중생을 제도하거니 제도하심에 제일이어서 세간을 관찰해 상응하시네.
006_1221_a_20L如來旣自度, 亦度彼衆生, 歸救中第一,
觀世閒相應。
그 나머지 무량한 공덕 나는 다 갖추어 말할 수 없네. 저 천자들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열리어 부처님을 믿었다.
006_1221_a_22L餘無量功德, 我不能具說。’
彼天子聞已, 心開淨信佛。
006_1221_b_02L 그때 득무구는 이 게송을 말하고 범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큰 바라문이시여, 나는 난 지 이레 만에 이 불법의 공덕을 듣고 그 뒤로는 잠깐도 우치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욕심에 집착하지 않고 질투에 집착하지 않으며, 탐심에 집착하지 않고 훔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며, 마음으로 헤아리지 않고 또 기억하지 않으며, 애착할 줄을 몰라서 부모․형제․자매․친척에게 애착할 줄 모르고 장식하는 일에 애착할 줄 모르며, 도성과 촌락과 신명에 애착을 내지 않습니다.
큰 바라문이시여, 나는 다른 상을 기억하는데 이른바 부처님의 상입니다. 큰 바라문이시여, 내 마음은 항상 세 가지를 생각합니다. 그 세 가지란 어떤 것인가. 어떤 방향을 따라서든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나는 여래께 묻습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면 그 일체를 나는 다 섭수하여 한 자도 잊지 않고 한 뜻도 잊지 않으며 한 말씀도 잊지 않고, 하루나 하룻밤 동안 어디에 있든지 나는 항상 부처님을 보는데 이것을 보지 않는 것이 아니며 나는 항상 법을 듣고 스님께 공양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대덕 사리불이여, 모든 여인은 지혜가 매우 적고 더러운 욕심은 극히 많아, 오로지 방일을 행하고 마음은 좁으며 선법은 생각하지 않고 악법만 많이 생각합니다. 장하십니다. 대덕이여,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나를 생각하시고 알맞게 설법하시어, 나로 하여금 긴 밤 동안에 큰 이익을 얻어 안온하고 쾌락하게 하소서.”
이 말을 마치기 전에, 교살라의 바사닉왕은 마나바 바라문의 말을 듣고 빨리 달려 성문과 보살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딸이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딸과 보살과 성문들에게 말하였다. “집은 매우 즐거운 것이다. 무엇 때문에 여기 앉아 그런 말을 하느냐? 나는 지금까지 우치에 덮이지 않아 쾌락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일으킨 일이 없었다.”
“대덕 사리불이시여, 나는 어려움을 묻고 싶습니다. 나를 가엾이 여겨 주십시오. 부처님 말씀에 대덕의 지혜는 인간에서 제일이라 하셨습니다.
006_1222_a_21L“大德舍利弗!我欲問難,願慈念我。佛說大德,智慧人中最爲第一。
006_1222_b_02L 대덕이시여, 지혜란 어떤 것입니까? 그 지혜란 상(常)입니까, 무상입니까? 만일 상이라면, 부처님의 말씀에 모든 법은 다 무상이라 하셨으니, 부처님의 이 말씀은 곧 망설이며 미혹한 설법이 되는 것입니다. 또 만일 그것이 무상이라면 그 법은 생기지 않을 것이며 생기지 않으면 그것은 무(無)이니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곧 지혜라는 법을 생각하거나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 말씀에, 대덕의 지혜는 인간에서 제일이라 하셨기 때문입니다.”
존자 사리불이 말하였다. “저 여자는 내게 무상의 법을 묻지 않고 불생(不生)의 법을 물었기 때문에 내가 답하지 않은 것입니다.”
006_1222_b_08L尊者舍利弗言:“女不問我無常之法,問不生法,故我不答。”
그때 득무구가 존자 대목건련에게 물었다. “대덕 목건련이시여, 부처님 말씀에 대덕의 신통은 인간에서 제일이라 하십니다. 대덕은 중생의 생각에 머물러 신통을 나타내 보이십니까? 법의 생각에 머물러 신통을 타나내 보이십니까? 만일 중생의 생각에 머물러 신통을 나타내 보이신다면 중생이 이미 없거니 어떻게 대덕은 신통을 나타내 보이십니까? 만일 법의 생각에 머물러 신통을 나타내 보이신다면 법에는 분별이 없으며 대덕도 그러하여 분별이 없을 것입니다. 이미 분별이 없거니 어떻게 대덕은 신통을 나타내 보이십니까?”
그는 대덕께 어떻게 보시합니까? 몸의 깨끗한 보시입니까? 마음의 깨끗한 보시입니까? 몸과 마음의 깨끗한 보시입니까? 만일 몸의 깨끗한 보시라면 몸은 지각이 없고 움직이지 않아 초목과 같고 벽이나 흙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그 몸은 깨끗한 보시를 할 수 없습니다. 만일 마음의 깨끗한 보시라면 마음은 요술과 같아서 잠깐도 머물지 않으므로 깨끗한 보시를 할 수 없습니다. 또 몸과 마음에는 물건이 없는데 어떻게 보시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물건이 있어서 닦는다면 그것은 무상(無常)이며 만일 법이 있어서 닦는다면 법에는 생멸의 상이 없습니다. 만일 법이 생멸하지 않는 상이라면 그것은 평등이요, 그것이 만일 평등이면 곧 평등이 아니며, 그것이 만일 진여라면 곧 움직이거나 변하지 않는 진여가 아니요 움직이거나 변하지 않으면 그것은 말할 수 없는 것이며, 만일 말할 수 없다면 그것은 생각할 수 없고 만일 생각할 수 없으면 그것은 말할 수 없으며, 만일 말할 수 없으면 그것은 물건이 아니요 만일 물건이 아니면 그것은 진실이 없으며, 만일 진실이 없으면 성인이 말씀하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006_1223_b_02L 대덕이시여, 마음이 선정을 의지합니까? 마음이 선정을 의지하지 않습니까? 만일 마음이 선정을 의지한다면 마음은 요술과 같아서 진실하지 않은 분별입니다. 만일 그와 같이 진실하지 않으면 그 분별도 진실하지 않을 것이요 의지하는 선정도 진실하지 않을 것이며, 만일 무심(無心)으로 선정을 생각하면 모든 죽은 사람도 다 기뻐할 것이요 모든 초목과 벽과 파라사나무도 다 선정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물건은 다 무심이기 때문입니다.”
존자 리파다는 말하였다. “저 득무구는 부처님의 경계를 물었으니, 그것은 성문이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006_1223_b_08L尊者離波多言:“得無垢女,問佛境界,彼非聲聞之所能答。”
득무구는 말하였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래의 법계와 성문의 법계는 다릅니까? 만일 법계가 다르다면 그것은 법계를 부수는 것이요 만일 법계가 부숴진다면 법계가 둘이 되며 법계가 둘이 아니라면 진여라 할 수 있고 이런 진여는 둘이 아니며, 진여가 이렇게 둘이 아니라면 그것은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대덕은 어째서 그렇게 말하십니까?”
그때 득무구는 존자 아니루대에게 물었다. “대덕 아니루대시여, 부처님 말씀에, 대덕의 천안(天眼)은 인간에서 제일이라 하셨습니다. 대덕의 천안은 있는 물건을 보십니까? 없는 물건을 보십니까? 만일 있는 물건을 보신다면 그것은 상견(常見)에 떨어지고 만일 없는 물건을 보신다면 그것은 단견(斷見)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존자 아니루대는 말하였다. “저 여자는 지혜를 가지고 물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006_1223_b_21L尊者阿泥樓大言:“女懷智慧問,是故我不答。”
006_1223_c_02L그때 득무구는 존자 아난타에게 물었다. “대덕 아난타이시여, 부처님 말씀에 대덕은 다문(多聞)에서 제일이라 하셨습니다. 대덕이시여, 어떤 것을 다문이라 합니까? 뜻이 있는 앎입니까? 구경의 앎입니까? 만일 뜻이 있는 앎이라면 뜻은 말이 없는 것이니 말할 수 없으며, 귀의 의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요 그것은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만일 구경의 앎이라면 세존의 말씀에서 그 뜻을 들어야 하니, 문자에서 듣지 마십시오. 그것은 듣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대덕 아난타이시여, 어떤 것을 다문이라 합니까?”
존자 아난타는 말하였다. “일체 문자가 성품을 떠난 것은 메아리와 같습니다. 저 여자는 내게 문자를 물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여자는 평등과 마음 없음과 마음 떠남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 뜻은 학인(學人)의 경계가 아닌데 어떻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은 여래 법왕께 물어 보십시오.”
그 인연법은 어떻게 매우 깊습니까? 인연이 깊기 때문에 매우 깊습니까? 그 자체가 매우 깊습니까? 만일 그 인연이 깊기 때문에 매우 깊다면 그 인연과 화합하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인연은 가지도 오지도 않는 것이요 눈의 의식으로 볼 것도 아니며, 내지 의식으로 알 것도 아니요 둘이 아닌 화합의 인연으로 생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자체가 매우 깊은 것이라면 그 매우 깊은 자체는 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때 득무구는 불미견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시여, 미(迷)하지 않은 소견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즉 ‘내 마음을 안주하여 여색삼매(如色三昧)를 관찰한다. 만일 이렇게 하여 사바제성에 들어가면 어떤 중생이 보리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부녀나 장부를 보는 자는 다 내 몸이 여래의 신색과 같음을 볼 것이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당신은 여래의 색신을 보이는 것입니까? 그 신법을 보이는 것입니까? 만일 색신을 보이는 것이라면 저 중생은 부처님의 몸을 보지 못할 것이요, 만일 부처님 몸을 본다면 그것은 부처님 말씀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게송을 외우셨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인자이시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음이 있으면서 복덕을 바라야 합니까? 마음이 없으면서 복덕을 바라야 합니까? 만일 마음이 있으면서 복덕을 바란다면 당신은 저 우치한 범부와 다름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치한 범부들은 다 바람에 애착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마음이 없으면서 복덕을 바란다면 그것은 마음 없는 바람의 무더기일 것입니다.” 보당보살은 잠자코 답하지 않았다.
그것은 무슨 말입니까? 부처님 말씀에 업을 생각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당신은 부처님 말씀을 어길 수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업은 생각할 수 없다고 한다면 어떻게 미래의 무거운 업과 현세의 가벼운 받음을 알 수 있겠습니까? 모든 법은 다 공이어서 주인이 없는데 당신은 어떻게 법왕이라 할 수 있습니까? 만일 당신이 무거운 업을 가볍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부처님 말씀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제악보살은 말하였다. “나는 원력으로 이렇게 무거운 과보를 받을 업을 가볍게 받는 업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006_1224_b_20L除惡菩薩言:我以願力,能令如是重受之業作輕受業。”
006_1224_c_02L득무구는 말하였다. “원력으로 그것을 돌릴 수 없습니다. 만일 돌릴 수 있다면 저 낱낱 부처님께서 다 본래의 소원이 있어 ‘일체 중생을 내가 모두 큰 열반을 얻게 하리라’고 하셨으나 그 원력으로 그렇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원력으로 돌릴 수 없음을 아셔야 합니다.”
제악보살은 잠자코 말하지 않았다.
그때 득무구는 장일체죄(障一切罪)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시여, 당신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를, ‘내 마음은 안주하여 여색삼매를 관찰한다. 만일 이렇게 사바제성에 들어가면 일체 인민은 5개(蓋)의 장애를 받지 않을 것이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무슨 말입니까? 만일 당신의 선정이 중생들로 하여금 5개의 장애를 받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모든 법은 다 공이어서 주인이 없는 것이니,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이 아니요 나는 나가 아닌데, 어떻게 남을 위해 은혜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무슨 말입니까? 당신은 취하여 닦습니까? 취하지 않고 닦습니까? 만일 취하여 닦는다면 그것은 우치한 사람의 취함이니 옳지 않으며, 만일 취하지 않고 닦는다면 그것은 무상(無常)이 아니요 만일 무상이 아니면 취할 수 없는 것입니다.” 관세자재보살은 잠자코 말하지 않았다.
이것은 무슨 말입니까? 인자시여, 이 변재가 일어남은 인연이 있어서 일어나는 것입니까? 인연이 없이 일어나는 것입니까? 만일 인연이 있어서 일어난다면 일체의 무상(無常)이 다 인연으로 일어날 것이니 만일 그렇다면 고요함을 얻지 못할 것이며, 만일 인연이 없이 일어나 그렇게 진실이 없는 것이라면 변재가 일어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득무구는 말하였다. “선남자시여, 당신은 마음이 있는 변재를 말합니까? 마음이 없는 변재를 말합니까? 만일 마음이 있는 변재라면 그것은 상(常)의 허물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만일 마음이 없는 변재라면 저 모든 말을 당신은 왜 진실이 아니라고 말합니까?” 변취보살은 잠자코 말하지 않았다.
006_1225_b_02L그때 득무구는 불미행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시여, 당신은 말하기를, ‘내 마음을 안주하여 여색삼매를 관찰한다. 만일 이렇게 사바제성에 들어가면 어떤 중생이라도 나를 보는 자는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무슨 말입니까? 어떤 것이 보리입니까? 그 보리란 유(有)입니까, 무(無)입니까? 만일 유라 한다면 당신은 상(常)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득무구는 말하였다. “그 지혜란 어떤 것입니까? 생기는 체(體)입니까? 고요한 체입니까? 만일 생기는 체라면 생기는 것은 다 무상(無常)이니, 만일 다 무상이면 바른 생각이 아니며, 만일 다 무상한 것이 곧 바른 생각이라면 모든 우치한 사람이 다 바른 생각일 것입니다. 또 만일 고요한 체라면 그것은 얻을 바가 없을 것이요, 만일 얻을 바가 없으면 그것은 분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존자 수보리 등 여러 성문과 그 여러 보살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돌아가자. 저 사바제성에 들어가 걸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아침에 묘하고 좋은 법식(法食)을 먹고 곧 만족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 득무구에게서 훌륭하고 묘한 법을 얻었다. 우리는 아침에 법식을 충분히 얻었다.”
006_1225_c_02L그때 득무구는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대덕 수보리시여,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것이 성문의 법입니다. 당신들은 무엇을 구하고 무엇을 항상 생각하십니까? 대덕 수보리시여, 희론(戱論) 없음이 곧 성문의 법입니다. 만일 희론에 집착하면 성문법이 아닙니다. 대덕 수보리시여, 의지함이 없음이 곧 성문법입니다. 성인의 경계는 의지함이 아니며 의지하지 않으면 흔들림을 내지 않습니다.”
그때 저 큰 성문과 모든 보살 및 5백 바라문과 득무구와 교살라국의 바사닉왕과 모든 시종 등 무량 대중은 다 기수림 급고독원에 계시는 세존께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고는 한 쪽에 앉았으며, 득무구는 천 번을 돌고는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묘한 소리의 게송으로 여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곧 말씀하셨다. “득무구야,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악마의 왕을 무찌른다.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남에게 공양하여 마음에 질투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나쁜 말을 버리는 것이며, 셋째는 많은 사람의 선근을 항상 내는 것이고, 넷째는 자비를 무궁히 닦는 것이다. 득무구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악마의 왕을 쳐부술 수 있느니라.”
마음에 질투를 품지 말고 입에는 나쁜 말 하지 말며 많은 사람을 선을 행하게 하고 다함이 없이 인자한 마음 닦아라.
006_1226_b_17L心莫懷嫉妒, 口勿說惡言, 教多人行善,
不盡修慈心。
만일 보살이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잘 수행하면 시방의 마왕을 부수고 최상의 보리를 증득하리라.
006_1226_b_19L菩薩能修行, 如是四種法,
十方破魔王, 證無上菩提。
006_1226_c_02L “득무구야, 또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한량이 없는 부처님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말과 같이 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매우 깊은 법을 믿는 것이며, 셋째는 견고히 교화하는 것이고, 넷째는 많은 사람을 보리를 얻게 하는 것이다. 득무구야, 보살이 만일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한량이 없는 부처님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득무구야,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능히 광명을 놓아 무량한 부처님 세계를 두루 비출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부처님께 등불을 보시하는 것이고, 둘째는 바른 법을 수호함이며, 셋째는 8난(難)의 악한 중생 속에 들어가 설법하는 것이고, 넷째는 보배 그물로 여래의 탑을 덮는 것이다. 득무구야, 모든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능히 광명을 놓아 무량한 부처님 세계를 비출 것이다.”
부처님께 등불을 보시하면 곧 깨끗한 광명을 얻으니 바른 법을 잘 수호해 바른 법 그대로 받아 지녀라.
006_1226_c_15L以燈明施佛, 則得淨光明, 能守護正法,
如正法受持。
방일한 사람들을 위하여 방일하지 않는 법을 말하고 묘한 보배 그물로 여래의 탑을 덮으라.
006_1226_c_17L爲放逸之人, 說不放逸法,
以妙寶羅網, 覆於如來塔。
이와 같은 모든 보살은 광명을 놓아 세계를 비추어 저 불가사의한 억(億)의 세계 속을 두루 다니리.
006_1226_c_18L如是諸菩薩,
放光照世界, 遍不可思議, 億世界中行。
이 광명이 중생을 비추면 그 사람은 다 즐거움 얻고 마음을 내어 저 보리 구하여 최상의 큰 지혜 얻으리.
006_1226_c_19L此光觸衆生, 遇者皆得樂, 發心求菩提,
無上大智慧。
006_1227_a_02L “득무구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다라니를 얻을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갖가지의 보시고, 둘째는 장엄한 여인을 구하는 자에게 주는 것이며, 셋째는 여래의 공덕을 찬탄하는 것이고, 넷째는 반야를 많이 행하는 것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다라니를 얻을 것이다.”
그리하여 백천 겁 동안 다 기억해 잊어버리지 않고 시방 부처님의 설법을 기억하는 힘을 능히 취하리.
006_1227_a_07L能於百千劫,
聞持而不失, 十方佛說法, 憶念力能取。
“득무구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삼매를 얻을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항상 유위(有爲)는 괴로움이 많음을 말하는 것이고, 둘째는 짝이 없이 혼자 있기를 즐기며, 셋째는 부지런한 정진을 내고, 넷째는 선업을 실현하는 것이다. 득무구야, 보살이 만일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삼매를 얻을 것이다.”
유위는 괴로움 많음을 말하고 무소처럼 혼자 가기 즐기며 정진하고 항상 지혜 있으며 끝까지 선업을 행하라.
006_1227_a_14L說有爲多苦, 樂獨行如犀, 勤進常有智,
究竟行善業。
이런 네 가지 법을 행하면 보리의 행을 구하여 고요한 삼매를 얻고 부처보리를 빨리 깨치리.
006_1227_a_16L行如是四法, 求於菩提行,
得寂靜三昧, 速覺佛菩提。
“득무구야,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신통력을 얻을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몸이 가벼움이요, 둘째는 마음이 가벼움이며, 셋째는 모든 불법을 수지함이요, 넷째는 4계(界)와 공계(空界)를 평등하게 수지하는 것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신통력을 얻을 것이다.”
“득무구야,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단정함이 뛰어나리라.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성내지 않고, 둘째는 여래의 탑을 쓸고 사나운 비바람을 막고는 기뻐함이며, 셋째는 깨끗한 계율을 원만히 호지함이며, 넷째는 항상 먼저 문안하고 법의 그릇을 부수려 하지 않으며, 마음이 금강과 같음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단정함이 뛰어날 것이다.”
남에게 성내지 않고 부처님 탑의 비바람을 막으며 깨끗이 쓸고 또 장엄하고는 언제나 공경하고 공양하여라.
006_1227_b_12L於他無瞋垢, 障佛塔風雨, 淨掃治莊嚴,
常恭敬供養。
깨끗한 계율을 늘 호지하고 언제나 먼저 문안하며 법의 그릇에 마음 다하되 금강이나 수미산처럼 하라.
006_1227_b_14L淨戒常護持, 常先意問訊,
盡心於法器, 如金剛須彌。
“득무구야,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느니라. 그러므로 화생(化生)하여 항상 부처님 앞에 있느니라.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연꽃 자리에 앉은 여래의 형상을 만들고, 둘째는 우담발라꽃․구물두꽃․분타리꽃을 가득 쥐고는 부처님이나 혹은 그 부도에 흩으며, 셋째는 안락하고 변재가 많으며 계율을 지키는 사람의 모든 선근을 부수지 않고, 넷째는 일체 중생에게 안락을 주고 불도를 성취하게 함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 때문에 화생하여 항상 부처님 곁에 있을 것이다.”
006_1227_b_22L得無垢女!諸菩薩摩訶薩,若能成就如是四法,是故化生常在佛所。”
그리고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227_b_24L爾時世尊而說偈言:
006_1227_c_02L
훌륭한 연꽃에 앉으신 여래의 형상 만들고 연꽃을 가득 보시하여 다른 사람의 이익 위하라.
006_1227_c_02L作勝蓮華坐, 如來之形像, 水華滿掬施,
爲利益他人。
남에게 나쁜 말 하지 않고 남의 나쁜 말을 취하지 않고 시방 중생들 생각하여 안온한 즐거움 주기 원하라.
006_1227_c_04L於他不惡說, 不取他惡說,
念十方衆生, 願與安隱樂。
이런 네 가지 훌륭한 공덕을 닦아 행하면 그 때문에 화생하여 언제나 부처님 곁에 있으리.
006_1227_c_05L修行如是等,
四種勝功德, 是故得化生, 常在於佛所。
“득무구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큰 부락(部樂)을 얻을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평등한 마음의 보시고, 둘째는 보시하고도 갚음을 바라지 않으며, 셋째는 마음이 열려 많이 믿음이고, 넷째는 중생들의 심행(心行)을 잘 아는 것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큰 부귀와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평등한 마음으로 보시하면서 가진 것을 다 아끼지 않고 부처님의 지혜를 깊이 믿으면 그는 자주 큰 부귀와 즐거움을 얻으리.
006_1227_c_12L平等心施與, 所有皆不悋, 深信佛智慧,
數得大富樂。
믿음이 있어 아첨하거나 속이지 않고 남의 악을 취하지 않으며 법을 믿고 견해가 정직하면 그는 좋은 부귀와 즐거움 얻으리.
006_1227_c_14L有信不諂誑, 不取惡他人,
信法正直見, 彼得善富樂。
“득무구야,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큰 지혜를 얻을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법에 대해 질투를 내지 않고, 둘째는 남의 의혹을 풀어 주며, 셋째는 들은 대로 말하고, 넷째는 공행(空行)을 많이 닦는 것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큰 지혜를 얻을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질투를 품지 않고 남의 의심을 잘 제거하며 들은 그대로 말하고 여래의 행이 공함을 말한다.
006_1227_c_21L智人不懷嫉, 能除他疑悔, 如所聞而說,
說如來行空。
이런 네 가지 법을 행하면 여래의 기쁨이 되고 부처님의 가르침 배워 부처 이족존(二足尊) 되리.
006_1227_c_23L行如是四法, 如來所隨喜,
如佛教而學, 得佛二足尊。
006_1228_a_02L “득무구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숙명지(宿命智)를 얻는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오랫동안 법을 잊은 자를 위해 들어야 할 법을 말하고 잘 기억하여 글귀의 뜻을 잊지 않게 하고, 둘째는 남으로 하여금 말한 바를 믿게 하고 남을 기쁘게 하고 남에게 설법하며, 셋째는 유위(有爲)의 괴로움을 벗어나 열반에 들게 하고, 넷째는 환삼매(幻三昧)를 알아 소원과 상응하는 것이다.
이런 네 가지 법을 닦으면 숙명의 대인(大人)이 되어 한량이 없는 천겁을 기억하고 빨리 제일의 의사가 되리.
006_1228_a_12L行如是四法, 得宿命大人, 億無量千劫,
速成第一醫。
“득무구야,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항상 모든 부처님을 친근한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목숨을 잃는 인연에 이르더라도 불법을 버리지 않음이고, 둘째는 목숨을 잃는 인연에 이르더라도 끝내 법사의 죄과를 말하지 않음이며, 셋째는 목숨을 잃는 인연에 이르더라도 마침내 선지식 아닌 이를 친근하지 않음이고, 넷째는 항상 염불삼매를 닦는 것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항상 부처님을 친근하게 될 것이다.”
언제나 불도를 버리지 않고 맹세코 법사를 헐뜯지 않으며 악지식을 가까이 하지 않고 간절한 마음으로 늘 염불하라.
006_1228_a_22L常不捨佛道, 不毀訾法師, 不近惡知識,
常勤心念佛。
이런 네 가지 법을 행하면 여래를 친근하게 되어 어디고 나는 곳마다 거기에는 항상 부처님 계시리라.
006_1228_a_24L行如是四法, 得親近如來,
在在所生處, 彼處常有佛。
006_1228_b_02L 나아가서는 깨치지 못한
최상의 보리도를 얻고 어디고 나는 곳마다 항상 부처님을 친하게 되리.
006_1228_b_02L乃至未證得,
無上菩提道, 一切所生處, 常得親近佛。
“득무구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32가지 대장부상을 얻는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금을 가지고 부처님이나 혹은 부도에 흩는 것이고, 둘째는 향유(香油)를 항상 여래의 탑에 바르는 것이며, 셋째는 갖가지의 꽃과 향과 기악을 보시하는 것이고, 넷째는 그 권속과 함께 항상 아사리 등에 공양하는 것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32가지 대장부상을 얻을 것이다.”
“득무구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80가지의 좋은 상을 얻는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갖가지 묘한 옷으로 법의 자리를 장엄함이고, 둘째는 남에게 공양하되 권태를 내지 않음이며, 셋째는 법사의 처소에서 다투지 않음이고, 넷째는 모든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보리행을 가르치는 것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80가지 좋은 상을 얻을 것이다.”
묘한 옷으로 법 자리 장엄하고 남에게 공양하되 게으르지 않으며 중생들에게 보리를 가르치면 80가지 좋은 상을 쉽게 얻으리.
006_1228_b_22L妙衣嚴法坐, 供養他不倦, 教衆生菩提,
易得八十好。
보살은 이 네 가지를 수행하는 공덕으로 언제나 항상 훌륭한 상의 장엄이 있느니라.
006_1228_b_24L菩薩修行此, 四種功德故,
常於一切時, 有勝相莊嚴。
006_1228_c_02L
“득무구야, 저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깨끗한 변재를 얻는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보살장(菩薩藏)을 가짐이고, 둘째는 밤낮으로 3취(聚) 법문을 독송함이며, 셋째는 남을 위해 인연을 떠나는 법을 가르치나니, 부처님의 보리는 생멸하지 않아 인연을 떠났기 때문이고, 넷째는 기꺼이 수지하여 신명과 재보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깨끗한 변재를 얻을 것이다.”
이런 네 가지 법을 행하면 변재가 자꾸 자라게 되어 갖가지 화만을 차면 다른 사람이 보고 기뻐하나니.
006_1228_c_12L行如是四法, 得辯才增長, 如著種種鬘,
他人見者喜。
일체 모든 세간의 사람과 하늘 등 중생으로서 그 보살을 보는 자가 기뻐하는 것도 그와 같아라.
006_1228_c_14L一切諸世閒, 人天等衆生,
見彼菩薩者, 歡喜亦如是。
“득무구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깨끗함 불토(佛土)를 얻는다. 그 네 가지란, 남을 질투하지 않고, 둘째는 나와 남에 마음이 평등하며, 셋째는 중생들을 보고 항상 기뻐하고, 넷째는 나쁜 권속과 친하지 않는 것이다. 득무구야, 만일 보살이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깨끗한 불토를 얻을 것이다.”
마음에 질투를 품지 않아 남의 이익을 취하지 않고 중생들을 보고 기뻐하며 일체에 마음이 평등하며
006_1228_c_21L心不懷嫉妒, 不取他人利, 見衆生歡喜,
等心於一切, 不伴惡眷屬。
나쁜 권속과 짝하지 않나니 이런 네 가지 법을 갖추어 수행하는 자 그는 청정한 불토 얻으리.
006_1228_c_23L如是等四法,
具足修行者, 得淸淨佛土。
006_1229_a_02L “득무구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화합이 구족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남의 권속을 생각하지 않고, 둘째는 파괴하는 권속과 화합하며, 셋째는 설법하는 곳에서 수지 독송하여 남을 위해 설명하고, 넷째는 욕설을 멀리 버리는 것이다. 득무구야, 보살이 만일 이런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화합이 구족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남의 권속을 생각하지 않고 파괴하는 자와 화합하며 설법하는 곳에서 사람을 가르치고 파괴하는 말을 하지 말라.
006_1229_a_08L不念他眷屬, 和合破壞者, 說法處教人,
不說破壞語。
이런 네 가지 법을 행하면 제일 청정한 승가를 얻나니 청정한 승가를 얻고자 하면 밝은 지혜로 이 법을 닦아라.
006_1229_a_10L行如是四法, 得第一淨僧,
欲得淨僧者, 黠慧修此法。
“득무구야,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마음대로 원하는 부처님 국토에 날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남의 친우에 질투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둘째는 항상 여섯 가지 바라밀을 구하여 만족하게 하려 하며, 셋째는 믿는 마음이 청정하고 견고하며, 넷째는 모든 보살에 대해 항상 스승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며 내지 처음으로 보리심을 낸 자에 대해 다 스승이라는 생각을 내어 공양하고 친우라는 인연에 치우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006_1229_b_02L 그때 득무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나를 위해 말씀하신 법문을 내가 믿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으며 닦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으면 그것은 일체 시방에 현재 계시고 현재 살고 계시시며 현재 머무르시는 모든 부처님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득무구는 곧 서원을 내었다. “대덕 목건련이시여, 나는 미래에 반드시 여래․응공․정변지를 이루어 지금의 세존과 조금도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만일 이 사실이 진실하고 헛되지 않다면 이 삼천대천세계를 여섯 가지로 진동시키되 어떤 중생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며, 내 말이 진실하고 내가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다면 지금 하늘에서 꽃이 내리고 기악이 스스로 소리를 내며 내 여자의 몸이 장부로 변할 것입니다.”
그때 존자 대목건련이 여래께 아뢰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알기로는 보살이 처음으로 발심하여 도량에 이르는 일에서 이 득무구의 이런 신통이 가장 제일이겠습니다. 이런 큰 힘, 이런 큰 체(體)를 여실히 가졌으니, 이런 일을 보는 인연을 모두 갖춘 것입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셨다. 모든 부처님의 떳떳한 법대로 부처님께서 미소 지으실 때 갖가지 한량없는 빛깔, 갖가지 다른 빛깔, 즉 청색․황색․적색․백색․분홍․자색․유리․금빛의 광명이 입에서 나와 무량 무수한 세계를 두루 비추어 범천에 이르렀다가 다시 돌아와 여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이 득무구보살은 80천 아승기겁 동안 보리행을 행하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였고, 60천 아승기겁 동안 부처님 밑에서 보리행을 행하였으며, 문수사리보살은 그 뒤에 보리심을 내었고, 문수사리와 같은 80천 보살이 부처님 세계를 공덕으로 장엄한 것은 득무구가 한 부처님 세계를 공덕으로 장엄한 것과 같으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야, 저 득무구보살은 60억 부처님 밑에서 범행을 행하고 공삼매를 닦았으며, 80천 아승기겁 동안에는 무생인(無生忍)을 닦았고, 30억 부처님 밑에서 그 부처님에게 물었다. 물은 뒤에는 득무구보살의 매우 깊은 해탈은 모든 보살 중에서 제일이라 말하였으며, 80억 부처님에게 의식을 공양하면서 이 논의변재법문을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득무구보살은 셀 수 없는 백천 아승기겁을 지나 부처가 되어 이름을 무구소억념당왕(無垢笑億念幢王) 여래․응공․정변지라 하고 그 세계의 이름은 무량정묘공덕장엄이라 하며, 그 국토에는 성문도 연각도 없고 천상보다 부락(富樂)할 것이다.”
006_1230_c_02L그때 득무구보살은 부처님 앞에서 기별을 받고 기뻐 날뛰면서 80억 다라 나무 높이의 허공에 올라, 그 허공에서 큰 광명을 놓으니 그 광명을 놓으니 그 광명은 천불 세계의 세존 정수리를 두루 비추고 84천 유순의 보배꽃 가운데 머물렀으며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해 새처럼 날아 내려와 부처님을 천 번 돌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한쪽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