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1245_a_01L불설여환삼매경(佛說如幻三昧經) 상권
006_1245_a_01L佛說如幻三昧經卷上


서진(西晋) 월지국(月氏國) 삼장(三藏) 축법호(竺法護) 한역
송성수 번역
006_1245_a_02L西晉月氏國三藏竺法護譯



이와 같이 들었다.
006_1245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영취산(靈鷲山)에서 노니시면서 대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비구 6만 2천은 모두가 장로[耆年]로서 일체 성스러운 지혜와 신통을 통달하였으며, 보살 4만 2천은 부수 동진(溥首童眞) 등이었다.
006_1245_a_04L一時佛遊王舍城靈鷲山大比丘衆俱比丘六萬二千一切聖智神通已達而悉耆年菩薩四萬二溥首童眞之等類也
그들 이름은 사자영보살(師子英菩薩)․자씨보살(慈氏菩薩)․광세음보살(光世音菩薩)․득대세보살(得大勢菩薩)․변적보살(辯積菩薩)ㆍ건립원보살(建立遠菩薩)ㆍ산정보살(山頂菩薩)ㆍ산당보살(山幢菩薩)․무동보살(無動菩薩)․선사의보살(善思議菩薩)․소사선의보살(所思善議菩薩)․심용보살(心勇菩薩)․심지보살(心志菩薩)․선심보살(善心菩薩)․주적보살(珠積菩薩)․석마왕보살(石磨王菩薩)․보장보살(寶掌菩薩)․보인수보살(寶印手菩薩)․상거수보살(常擧手菩薩)․상하수보살(常下手菩薩)․상정진보살(常精進菩薩)․
006_1245_a_07L其名曰師子英菩薩慈氏菩薩光世音菩薩得大勢菩薩辯積菩薩建立遠菩薩山頂菩薩山幢菩薩無動菩薩善思議菩所思善議菩薩心勇菩薩心志菩善心菩薩珠積菩薩石磨王菩薩寶掌菩薩寶印手菩薩常擧手菩薩常下手菩薩常精進菩薩
어중보살(御衆菩薩)․독진보살(篤進菩薩)․주언행상응보살(住言行相應菩薩)․초원보살(超願菩薩)․입보답보살(立報答菩薩)․등사보살(等思菩薩)․기제악취보살(棄諸惡趣菩薩)․도무량보살(度無量菩薩)․도무동보살(度無動菩薩)․허공장보살(虛空藏菩薩)․상의보살(上意菩薩)․지의보살(持意菩薩)․증의보살(增意菩薩)․술상보살(術詳菩薩)․집송보살(執誦菩薩)․월광보살(月光菩薩)․월영보살(月英菩薩)․광영보살(光英菩薩)․광수보살(光首菩薩)․환약간광보살(還若干光菩薩)․사자보뇌음보살(師子步雷音菩薩)․
006_1245_a_14L御衆菩薩篤進菩薩住言行相應菩薩超願菩立報答菩薩等思菩薩棄諸惡趣菩薩度無量菩薩度無動菩薩虛空藏菩薩上意菩薩持意菩薩增意菩術詳菩薩執誦菩薩月光菩薩英菩薩光英菩薩光首菩薩還若干光菩薩師子步雷音菩薩
006_1245_b_02L변무애보살(辯無碍菩薩)․묘변보살(妙辯菩薩)․응변보살(應辯菩薩)․도의보살(度意菩薩)․현일월광보살(顯日月光菩薩)․공무보살(空無菩薩)․질유보살(質遊菩薩)․상소보살(常笑菩薩)․근희보살(根喜菩薩)․제제개보살(除諸蓋菩薩)․전녀보살(轉女菩薩)․전남보살(轉男菩薩)․전태보살(轉胎菩薩)․피덕개보살(被德鎧菩薩)․대혜보살(大慧菩薩)․광렴보살(光㷿菩薩)․조명보살(照明菩薩)․무수보살(無受菩薩)․수음왕보살(受音王菩薩)․심장보살(深藏菩薩)․중향수보살(衆香手菩薩)과 속박에서 벗어난 8정사(正士 : 菩薩)1) 등과 함께 계셨는데 모두 4만 2천이었다.
006_1245_a_21L辯無㝵菩妙辯菩薩應辯菩薩度意菩薩日月光菩薩空無菩薩質遊菩薩笑菩薩根喜菩薩除諸蓋菩薩轉女菩薩轉男菩薩轉胎菩薩被德鎧菩大慧菩薩光㷿菩薩照明菩薩受菩薩受音王菩薩深藏菩薩衆香手菩薩解縛之等八正士俱如是等類四萬二千
또 4천왕과 천제석과 대범천왕(大梵天王)과 사바세계의 왕[忍王]2)과 다른 하늘 6만 인과 함께 계셨으며, 또 수심천자(須深天子)․선주의천자(善住意天子)․대신묘천(大神妙天)․선의천(善意天)․대락천(大樂天) 등과 같은 대중 3만 인과 함께 계셨는데 그들은 다 대승에 뜻을 두었었다.
006_1245_b_08L四天王天帝釋梵忍王此及餘天六萬人俱須深天子善住意天子大神妙天善意天大樂天斯之等三萬人俱皆志大乘
연거(燕居) 아수라[阿須倫]는 2만억 아수라와 함께하고, 바다의 용왕은 6만의 모든 용과 함께 바다에서 나왔으며, 이곳과 저곳의 무수한 하늘․용․귀신․아수라ㆍ가유라(迦留羅)ㆍ진다라(眞陀羅)ㆍ마후륵(摩睺勒 : 마후라가) 등 한정하여 헤아릴 수 없는 백천억과, 비구․비구니․우바새[薰士]․우바이[薰女] 등 이루 다 셀 수조차 없었는데 모임에 다 와서 운집하였다.
여래께서는 그들을 가엾이 여겨 무수한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셨다.
006_1245_b_11L燕居阿須倫與二萬億阿須倫俱有海龍王與六萬諸龍俱從海出此及他方無數天龍鬼神阿須倫迦留羅眞陁羅摩睺勒不可稱限百千億載比丘丘尼薰士薰女不可計會皆悉來集如來垂哀與無數衆眷屬圍繞而爲說法
그때 문수사리는 자기 방에 혼자 고요히 앉아 공무심이심삼매(空無心離心三昧)의 선정[正受]에 들어 있었다. 문수사리는 곧 삼매에서 일어나 편하고 안온하게 시방의 무량한 불국토를 진동시켰다. 문수사리는 마음으로 가만히 생각했다.
006_1245_b_18L爾時文殊師利自在其室獨遊宴坐以空無心離心三昧而爲正受文殊卽時從三昧起適安隱興震動十方無量佛土文殊師利心自念言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평등각(平等覺)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실까? 세상에서 구하나 매우 만나기 어렵다. 마치 영서화(靈瑞華)가 때때로 나오는 것과 같아 그 나타나는 곳은 미치기[及] 어렵고 당면하기[當] 어렵다. 마음으로 생각할 것도 아니요, 말로 펼 것도 아니며 깊고 묘하며 뛰어나 우뚝하기 무량하다.
006_1245_b_21L如來至眞平等覺者今爲所在於世求之甚難得値猶靈瑞華時時而出其所現方難及難當非心所思言所暢深妙超絕巍巍無量
006_1245_c_02L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은 끝내 허망하지 않기 때문에 그 법을 들으면 들은 그 경전은 헛되지 않아[未曾唐] 이 중생들의 고통을 없애 준다. 이와 같이 진실되고 바르며 무익하지 않나니, 나는 지금 여래께 나아가서 때를 맞추어 여쭈어서 그 질문을 따라 모든 공덕의 근본을 다 갖추게 하리라.
006_1245_c_02L佛現於終不虛妄因得聞法所聽經典曾唐擧猶是衆生滅除苦患如斯眞非爲無益吾今寧可詣如來所時啓聞隨其所質令諸德本一切備
가령 어떤 사람이 보살승(菩薩乘)을 배우면 그로 하여금 깊고 묘한 불법(佛法)에 의혹되지 않고 도를 성취하여 악마의 궁전을 다 덮게 하리라. 이 사바세계[忍界] 중생들은 그 탐욕[婬]과 분노[怒]와 어리석음[癡]이 왕성하여 깨끗한 법[淸白法]을 버리고 다만 뜻이 없는 일만 행하며 미련하고 저돌하며 교만한 마음을 품어 공손함이 없고 닦아야 할 업을 많이 어기며 부처님[佛]과 법(法)과 승가대중[衆]을 버린다. 이런 중생들로 하여금 이런 법을 듣고 그 지혜의 눈을 깨끗하게 하리라.’
006_1245_c_07L假使有人學菩薩乘令不疑惑深妙佛法成就道誼悉蔽魔宮此忍界中衆生之類其婬怒癡甚爲興盛淸白法但行無義愚戇抵突心懷憍慢而無恭恪所可修業多所違失佛法衆當令衆生聞如此法淨智慧眼
그때 문수사리는 다시 생각했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에 나아가 한량없는 백천 보살을 불러 모으고, 이 경전을 들어 그 몸으로 이 깊은 법인(法忍)을 증명하게 하리라.’
006_1245_c_13L于時文殊復更念言當詣十方諸佛世界請召無量百千菩薩使集佛所聽受經典其身證明此深法忍
문수사리는 이구광엄정(離垢光嚴淨) 삼매에 들었다. 그 삼매에 들어서는 곧 동방의 억 항하의 모래알 같은 모든 부처님 세계를 두루 크게 밝게 하여, 윤택하고 유연하며 더러움을 떠나 밝게 빛나는 청정한 광명으로 동ㆍ서ㆍ남ㆍ북과 네 간방과 상ㆍ하의 시방 불국토를 비추었다.
006_1245_c_16L文殊師利以離垢光嚴淨三昧而爲正受適三昧已尋時東方億江沙等諸佛世界普爲大明潤澤柔軟離垢顯曜淸淨光照東西南北四維上下十方佛土
그 광명의 비추는 바는 두루하였으니, 이와 같이 특별함 없이 평등하게, 그 시방의 그윽한 어둠과 덮이고 가린 성과 산과 벽과 나무․꽃․열매와 철위산(鐵圍山)과 대철위산(大鐵圍山)․목린산(目鄰山)․대목린산(大目鄰山)․설산(雪山)․흑산(黑山) 및 수미산(須彌山) 등이 다 빛을 받고 모두 환히 빛나 덮이거나 가림이 없었다.
006_1245_c_21L光明所照悉遍若斯等無殊特其於十方幽隱闇冥蔽翳方城山石牆壁樹木華實鐵圍大鐵圍目鄰山大目鄰山雪山黑山及須彌山而悉蒙照靡不顯曜無所蔽㝵
006_1246_a_02L그때에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에 낱낱 강의 모래알 같은 억(億) 수의 불국토에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현재에 설법하고 계셨는데 그 부처님들의 낱낱 시자들은 각각 그 부처님께 여쭈었다.
006_1246_a_02L時於十方諸佛世界一一江沙億數佛土諸佛世尊現在說法此諸佛邊一一侍者各問其佛
“무슨 인연으로 갑자기 큰 광명이 세계를 두루 비추나이까? 과거에서부터 지금껏 이런 광명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습니다. 윤택하고 온화하고 우아하여 모두가 그 은혜를 입었습니다. 지금 이 부처님의 광명은 대중의 몸을 안온하게 하고 마음을 맑게 트이게 하여 보는 사람은 다 구제되고 때를 순응해 어김이 없으며 탐욕ㆍ분노ㆍ어리석음을 다시는 범하지 않습니다. 이 상서로운 조짐은 누구의 거룩한 뜻이 건립한 것입니까? 그 비치는 광명이 이처럼 빛나나이다.”
006_1246_a_05L以何因緣忽有大光普遍世界從昔已來未曾見聞如此光明潤澤和雅靡不蒙濟今佛光明衆身安隱令心淸徹皆見拔擢順時無違無復犯行婬怒愚癡此之瑞應爲誰聖旨之所建立所演光曜暉赫若茲
그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시자들의 물음을 듣고도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셨다. 그러자 그 세계의 하늘․용․귀신의 소리와 아수라․가유라 및 금시조와 건달바[揵沓和]의 소리와 인비인(人非人)의 소리와 나는 새와 사슴의 소리와 바람․비․물의 소리와 큰 바다의 소리와 모든 기악의 소리 등, 이런 것들도 다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잠자코 소리가 없으며 모든 메아리도 다 고요하였다.
006_1246_a_10L是諸佛世尊睹諸侍者之所啓問然不應其彼世界天龍神聲阿須倫迦留羅及金翅鳥揵沓和聲非人飛鳥鹿聲風雨水聲大海中聲妓樂聲斯等之類蒙佛威神悉亦寂無暢音者一切諸響悉爲憺怕
그 시자들은 이렇게 세 번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해 주시기 바라나이다.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안온함을 받을 것입니다.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을 가엾이 여기소서. 누구의 위신으로 이런 소리를 내며 그 광명이 모든 불국토를 두루 비추는 것입니까?”
006_1246_a_16L諸侍者啓問諸佛如是至三世尊願多所哀念多所安隱憐愍諸天及世閒人爲誰威神出是輩聲其大光明普諸佛土
그때 모든 부처님의 억 강의 모래 수와 같은 불국토에서 동시에 나온 소리들은 한 소리가 되고 그 소리는 부드럽고 분명하였으며, 여러 가지 가르침은 모두가 한 부처님 나라에서 말하는 것과 같아 그 형상과 음성은 여러 시자에게 동시에 알려졌다.
006_1246_a_20L于時諸佛億江沙數從剎土同時一聲各集其音柔軟了悉從一佛出若干教口之所演如是像音同時報告
006_1246_b_02L모든 시자들이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마침 소리를 내시자 일체 불국토가 다 그 때문에 진동하며 백 천의 기악은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며 모든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의 음악도 그와 같았으니, 그 음성은 무상[非常]하고 괴로우며[苦] 공(空)이요 몸이 아니다[非身]는 소리이며, 공(空)이요 무상(無相)이며 무원(無願)이며, 허무하고 황홀하나 본래 없는 것이라는 소리이며 본제(本際)의 소리와 탐욕․분노․어리석음을 버리고 삼계가 없다는 소리이며 심제(審諦)와 같은 소리이며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의 소리와 항상 부끄러워하는[慙愧] 소리와 자(慈)․비(悲)․희(喜)․사[護 : 捨]의 소리와 준수하고 봉행하며 방일함이 없는 소리 등으로써 이런 여러 가지로 항상 백천의 법을 연설하는 소리를 내었다.
006_1246_a_23L諸侍者曰諸佛世尊適宣音已一切佛土皆爲之動千妓樂不鼓自鳴諸天人民阿須倫樂亦復如是其音亦演非常身之聲空無相願虛無怳惚本無之本際之聲捨婬怒癡無三界聲審諦聲智之聲常慚愧護聲遵修奉行無放逸聲如是若干常宣百千法誼之聲
이 강설하는 법은 헤아릴 수 없고 무앙수(無央數)의 사람 억 백천 무리를 퇴전하지 않는 자리[不退轉地]에 서서 위없는 정진의 도[無上精進道]에 뜻을 두게 하였는데,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의 법과, 제석과 범천의 지위와 전륜왕을 이루는 것을 깨우침도 이와 같다.”
006_1246_b_08L此所講法令不可計無央數人億百千衆立不退轉志於無上正眞道意開化聲聞及緣覺法釋梵之位成轉輪王其亦若茲
그러자 모든 부처님께서 그 모든 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족성자(族姓子)들아, 너희들은 잠자코 있으라. 이것이 누구의 일이냐고 물으나, 그것은 성문이나 연각의 지위로서는 미치지 못할 바며,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아수라는 이 소리를 들으면 정신이 혼란해질 것이다. 여래가 찬탄하고 칭송하는 이 광명의 그 공덕은 불가사의하여 그 쌓는 공적은 다 추측할 수 없는 것이며, 그 지극한 정진과 지혜의 업이 이 구경(究竟)의 광명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만일 한 겁이나 한 겁을 지나도록 이 광명을 찬탄하더라도 그 근본 본제는 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니, 이 광명이 일으키는 자비는 크고 우뚝하기가 이러하니라.”
006_1246_b_12L於是諸佛告諸侍者諸族姓子汝等默然專問是爲此非聲聞緣覺之地所能及者諸天世人及阿須倫聞此迷荒如來咨嗟頒宣斯光明德其功德勳不可思議所積功祚無能惟察所學精進智慧之業乃能致此究竟光明若於一劫過劫之餘咨嗟光明不能暢盡得其原際此光明曜所興慈悲巍巍如斯
그 모든 부처님의 시자들은 이를 두세 번 묻고 찬탄하였으나 더욱 초조심만 느껴 거듭 아뢰었다.
“여러 대성(大聖)들께서는 곧 시기에 맞게 말씀해 주십시오. 많이 가엾이 여기시어 크게 안온하게 하소서. 그리고 모든 하늘과 시방세계의 사람들과 모든 보살과 대승의 학인들을 가엾이 여겨 그들의 공덕의 근본을 이루게 하소서.”
006_1246_b_21L諸佛侍者再三聞此所歎咨嗟益以飢虛重復啓白唯諸大聖以時宣暢多所哀念多所安隱愍傷諸天及十方人幷諸菩薩大乘學衆令成德本
006_1246_c_02L그때 모든 부처님께서 시자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족성자들아, 한 불국토가 있으니 이름을 인계(忍界)라 한다. 거기에 부처님께서 계시니 이름을 석가문(釋迦文)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佛) 세존(世尊)이라 하신다.
006_1246_c_02L於時諸佛告衆侍者族姓子有一剎土名曰忍界於彼有佛名釋迦文如來至眞等正覺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爲佛世尊
그 분은 어지러운 5탁(濁)의 세상에 나오셨는데, 그 국토의 중생들은 탐욕․분노․어리석음이 왕성하며, 또 교만하여 공경하거나 엄숙함이 없으며, 깨끗한 뜻과 온화한 덕이 없고 부끄러움을 여의었으며, 오로지 과실[誤失]과 온갖 악의 업을 짓는다. 이런 따위의 하근기 무리들과 모든 어리석은 자들은 온갖 악행을 닦는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그 국토에 나서 위없는 정진(正眞)의 도를 이루고 최상의 정각(正覺)이 되어 경법을 연설하시는 것이다.
006_1246_c_06L興於憒亂五濁之其土衆生婬怒癡盛慢無肅恭於淨志淸和之德而離慚愧專爲誤失衆惡之業如是等類下土之黨愚騃子修衆惡行故生彼土逮成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而說經法
거기에는 문수(文殊)라는 보살이 있는데, 그의 힘은 광대하고 크고 거룩한 지혜는 끝이 없으며 정진은 견줄 데가 없으니 그 위신변화는 이와 같으니라. 그는 모든 보살을 교화하고 깨우쳐 높은 덕과 끝없는 대승에 들게 하면서 모든 보살의 부모가 되어 때를 따라 깨닫고 일체 법을 해득하며 장구(章句)를 분별하고 지혜가 걸림이 없으며, 저 언덕[彼岸]으로 건너갔고 변재(辯才)가 끝이 없으며 다시 총지(摠持)를 얻어 일체 중생의 근본을 알며, 밝게 앎을 따라 그것을 유포하나니 그 공훈의 덕은 불가사의하다.
006_1246_c_11L有菩薩名曰文殊其力廣大聖慧無精進無比威變若茲勸化開示諸菩薩衆使入高德無極大乘爲諸菩薩之父母也曉了隨時解一切法別章句智慧無㝵度于彼岸辯才無還得摠持曉了一切衆生根本所明識而爲流布功勳之德不可思議
그러므로 여래 지진께 가서 그 행할 일을 묻고 모든 보살의 덕의 근본을 성취시키며 그 보살들을 인도하여 불법을 힘써 생각하고 밝히게 한다. 이 족성자 문수사리가 보살들을 청해 짐짓 참되고 묘한 법을 연설하고 때를 따라 빛을 발하여 시방의 무앙수(無央數) 억 보살의 모임으로 하여금 이 부처님의 설법을 듣게 한다. 그러므로 이 광명을 나타내어 불국토를 두루 비추는 것이다.”
006_1246_c_19L故往啓問如來至眞所當行業使諸菩薩成就德本進諸菩薩令其究暢務念佛法是族姓子文殊師利請諸菩薩故演眞妙隨宜時光使諸十方無央數億諸菩薩會當令聽受此佛所說法所以由是顯其光明普遍佛土
006_1247_a_02L시자들은 아뢰었다.
“그 삼매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구광엄정(離垢光嚴淨)이라 하는데, 문수사리가 이 삼매에 들어 생각하는 바는 크고 우뚝하고, 신묘한 광명은 이처럼 멀리 비추느니라.”
006_1247_a_02L侍者白問其三昧定名曰何佛言號離垢光嚴淨文殊師利住斯定意所演巍巍神妙光明遐照如
시자들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일찍이 이런 현상을 보지 못했습니다. 부드럽고 맑으며 온화한 음성과 뜻으로 서원함과 광명과 묘한 메아리 등 이런 인연 때문에 다함없는 슬픔으로 때를 따라 광명을 냅니다. 유쾌한 일입니다. 이와 같이 도덕이 뛰어나고 불가사의한 광명이 이처럼 사람들을 기뻐 뛰게 하는 것입니까?”
006_1247_a_05L時諸侍者復白佛言吾等昔來未曾見遇如是比像柔軟淸和音聲志光明妙響緣是之故以無盡哀隨時演光快哉如是道德超殊不思議令人踊躍乃如此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族姓子)는 때때로 이런 크고 넓은 광명을 떨치어 모든 보살을 모으고 경전을 강성하여 큰 도를 열어 보이느니라.”
006_1247_a_09L佛言族姓子時時乃奮斯大洪曜會諸菩薩講宣經典開示大道
그때 시방의 무수하고 헤아리기 어렵고 불가사의한 8방 상하의 세계마다에 있는 10억의 강의 모래알 같은 불국토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보살들이 다 부처님께 나아가 발 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성인이시여, 이것은 무슨 광명입니까? 과거로부터 일찍이 보거나 들은 적도 없던 것입니다. 이것은 무슨 조짐입니까?”
006_1247_a_11L爾時十方無數難計不可思議八方上下面面各各十億江沙諸佛之土各有無量不可思議諸菩薩衆皆詣佛所稽首足下前白佛言唯願大聖此何光明自從昔來未曾見聞此何先應
이때 모든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족성자가 있나니, 그 세계의 이름은 인(忍)이며, 거기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석가문(釋迦文) 여래․지진․등정각으로서 현재 설법하고 계시느니라. 거기 부수(溥首)라는 보살이 있어 이런 광명을 펴는데 그 광명 이름은 ‘모든 보살을 청해 다 모이게 함[請諸菩薩悉令集會]’이라 하는데 이것은 그 상서의 조짐이니라.”
006_1247_a_17L於時諸佛告諸菩薩有族姓子世界名忍有佛號曰釋迦文如來等正覺現在說法彼有菩薩名曰溥首演布如斯光明之曜其光名曰請諸菩薩悉令集會是其瑞應
그때에 모든 보살은 각각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저 인계(忍界)에 가서 능인(能仁)․여래(如來)․지진(至眞)을 뵈옵고 머리 조아려 법을 물어 들으며 또 문수사리와 다른 보살들을 직접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자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거라. 족성자들아, 지금이 바로 적당한 때이다.”
006_1247_a_21L時諸菩薩各白佛言我等欲詣至於忍界奉見能仁如來至眞稽首請問咨受所聞亦欲親覲文殊師利及餘菩薩其佛答曰族姓子今正應時
006_1247_b_02L그리하여 시방의 불가사의하고 무수한 보살 즉, 억백천 해(姟)의 티끌 같은 수가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듯한 짧은 시간 동안 각각 그들이 사는 모든 부처님 국토에서 갑자기 사라져 인계로 갔다.
006_1247_b_02L於時方不可思議無數菩薩億百千姟如塵之數猶若壯士屈伸臂頃各從所在諸佛國土忽然不見住於忍界
어떤 보살은 온갖 꽃을 뿌리면서 그 부처님에게로 가고, 혹은 온갖 향과 화만․바르는 향과 푸른 연꽃과 붉고 노랗고 흰 연꽃과 신탈(信脫)․사이(思夷)․오동(梧桐)․수만(須蔓)․유연(柔軟)․대유연(大柔軟)․보념(普念)․대보념음(大普念音) 꽃과 월(月)․대월(大月)․열락월(悅樂月)꽃 등, 이런 여러 가지 꽃을 내려 공양하면서 부처님에게로 갔다.
006_1247_b_05L有菩薩而雨衆華往諸佛所或雨雜香華鬘塗香靑蓮紅黃白華信脫思夷梧桐須蔓柔軟大柔軟普念大普念音華月大月悅樂月華雨如是輩若干種華以供養尊往至佛所
혹 어떤 보살은 한 소리로 여래의 무량한 공덕을 찬탄하여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알리면서 부처님에게로 갔다. 또 혹은 제석의 권속과 혹은 범천의 시종이며 혹은 사천왕의 무리와 혹은 하늘․용․귀신․건달바 등과 옥녀(玉女)로서 악사가 된 모든 권속이며, 그들은 여러 가지로 각각 다른 부류인데 부처님에게로 갔다.
006_1247_b_10L或有菩薩以一音響告語三千大千世界咨嗟如來無量功勳往詣佛所或帝釋眷屬或梵營從或四天王輩類如天龍鬼神犍沓和等玉女作樂諸眷屬也若干種變殊別各異往詣佛
마침 그 앞에 이르자 이 사바세계 삼천대천의 모든 지옥․아귀ㆍ축생들은 다 없어지고, 고요하여 걱정이 없고 최고로 기뻐졌는데 그것은 다 보살들의 위신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그 보살은 헤아릴 수 없는 백천 억의 수로써 생각하거나 그 한정을 헤아릴 수 없었다.
그들은 다 석가문 부처님께로 나아가 그 발 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뒤에 허공에 머물러 곧 이 뜻을 익혀 온 몸의 삼매에 들었다. 그리하여 선정으로 인해 곧 저절로 일곱 길의 연꽃이 생겼는데 그 빛은 무량하였다. 그러자 곧 그 위에 올라가 가부하고 앉았다.
006_1247_b_16L適到其前此忍世界三千大千諸有地獄餓鬼畜生悉爲消除寂寞無致最歡悅皆諸菩薩威神所感菩薩衆——不可稱載百千億數無能思察計其限者——詣釋迦文佛稽首足下繞佛三帀住於虛空則習此意普身三昧而爲正受因自然生七尋蓮花其色無量則昇其上結加趺坐
그때 장로[耆年] 대가섭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찬탄하고서 게송을 말하였다.
006_1247_b_23L於時耆年大迦葉卽從座起偏出右肩膝著地叉手讚佛而說頌曰
006_1247_c_02L
기쁨을 잘 보시하여
그 공덕으로 번뇌 떠나고
시방에서 모든 사람보다 뛰어나고
고요한 마음의 담박함을 얻었나이다.
006_1247_c_02L善施於歡悅
功勳諦離垢
十方超衆人
得寂心澹泊

모든 행을 분명히 깨달아
그 높음은 짝이 없으며
도를 열어 내게 보이심
무량하고 불가사의하여라.
006_1247_c_04L覺了諸所行
尊爲無等疋
開道顯示我
無量不思議

잘 좇아 보시 행하고
억해(億姟)의 겁 동안 계율 받들어
그 행이 짝할 이 없고
삼계에 아무 집착이 없네.
006_1247_c_05L善遵行布施
奉戒億姟劫
所行無等倫
三界無所著

인욕의 힘의 형세 다함이 없는데
그 힘 열 가지 있고
따르기 어려운 공덕의 즐거움
저를 위해 의심의 그물 끊어주셨네.
006_1247_c_06L忍力勢無極
其力凡有十
難逮樂功勳
爲我斷疑網

중생들의 환난을 보았으므로
여러 겁 동안 행을 닦으시면서
거기 권태를 느끼지 않고
정진은 더욱 한량없었네.
006_1247_c_08L見衆生患難
故行若干劫
所行不厭倦
精進益無量

널리 보시해 아낌이 없었나니
아들과 딸과 또 아내와
국토의 가지가지를
즐겨 보시해 잘 베푸셨네.
006_1247_c_09L廣施無所愛
男女及妻妾
國土之所有
樂施皆能惠

나의 의심을 이미 다 끊고
코끼리․말이나 탈 것
눈과 머리도 보시하셨고
옷과 억이나 되는 수레
모든 집과 빛나는 장식도 거절하지 않았고
능인(能仁)께서는 음식을 베푸심에
언제나 즐겨 보시했나니
그러므로 안부를 묻고자 하네.
006_1247_c_10L已斷我狐疑
本施象馬乘
頭目不逆人
衣服億載數
諸所當光飾
能仁授飮食
常樂於布施
故欲問安住

그 몸 토막토막 끊기되
번뇌를 떠나 성내지 않고
참는 힘으로 교만을 버렸나니
그 뜻 말씀해주시길 원하네.
006_1247_c_13L截身令段段
離垢不懷恚
忍力捨諸慢
願說此意趣

공(空)의 행을 닦아 익히며
뜻은 항상 잘 생각하고
안락의 공덕을 베푸나니
그러므로 번뇌 멸함을 묻네.
006_1247_c_14L修習於空行
意常善思惟
施安樂功勳
故問滅塵勞

이미 탐욕과 분노와
중생의 삿된 견해와 번뇌를 끊고
어리석음의 어둠을 없애고
나라는 생각을 좋아하지 않네.
006_1247_c_16L已斷貪欲怒
衆生邪見惱
盡愚癡暝冥
不樂吾我想

모든 유처(有處)를 버리고
백천 겁 동안 행을 닦아
도의 근본을 나타내시어
나로 하여금 귀의하게 하시네.
006_1247_c_17L棄捐諸有處
修行百千劫
顯道之原際
令我得自歸

지혜와 신통으로 피안에 이르고
닦아야 할 선을 행하며
나라는 생각을 환히 깨닫고
즐기어 공의 법을 익혔네.
006_1247_c_18L慧神度彼岸
善行所當修
曉了吾我想
好樂習空法

사람에 대해 집착이 없고
마음 훌륭히 의지함이 없으며
선정으로 생각함이 없고
의심을 풀고 번뇌를 버리셨네.
006_1247_c_20L處人無所著
心善無所猗
禪定無思議
決疑捨塵垢

옛날에 닦아 익혀
보시․계율․인욕․정진을 행하고
선정과 지혜에 이미 들어
자비를 행하심 견줄 데 없네.
006_1247_c_21L往昔修習行
施戒忍精進
已入禪智慧
行慈無雙比

그 받은 덕은 헤아릴 수 없이
마치 강과 바다의 물 같고
얼굴은 뛰어나게 묘하고 좋나니
원컨대 저를 구호해 주소서.
006_1247_c_22L奉德無能計
猶如江海水
顏色殊妙好
願爲我救護

누구든 세존께 귀의하면
번뇌를 떠나고 훼손되지 않나니
토막토막 몸을 베였어도
몸 평등하게 보아 표정 변하지 않네.
006_1247_c_24L其歸命世尊
離垢不棄捐
若節節解身
等觀體無色
006_1248_a_02L
존귀하신 뜻은 도술(道術)에 두어
대중을 기쁘게 해 의심을 풀어 주고
산과 같아 움직일 수 없고
편히 머물러 사모함 없네.
006_1248_a_02L尊志思道術
悅衆決疑網
如山不可動
安住無戀慕

만일 하늘에서 선정 행하면
옥녀(玉女)들에게도 집착하지 않고
노닐거나 계시는 어디에서도
일찍이 음개(陰蓋)를 보지 못했네.
006_1248_a_03L若在天行定
不著衆玉女
在在所遊居
未曾見陰蓋

훌륭한 성품은 변함이 없고
그 하는 말씀도 또한 그렇고
덕은 허공처럼 두루하나니
위없이 존귀한 분께 머리 조아리나이다.
006_1248_a_05L勝性無變異
口所宣亦然
德普如虛空
稽首無上尊

이에 장로 대가섭은 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한 뒤에 말하였다.
“오 세존이시여, 지금 무슨 인연으로 이 하늘에 광명이 두루하지 않는 곳이 없고, 또한 특별하고 묘하여 미치기 어렵고 일찍이 없었던 법을 나타낸 것입니까?”
006_1248_a_06L於是耆年大迦葉以此偈讚佛已世尊於今何緣有此天光明靡不加復現斯殊妙難及未曾有法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전일한 마음으로 이 뜻을 묻고 있구나. 이것은 저 성문이나 연각승(緣覺乘)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하늘과 세상 사람이 여기서 미혹하여 어지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며, 설령 여래가 그 물음에 답한다 하더라도 모두가 망연하여 어찌할 바를 모를 것이다.”
006_1248_a_09L告迦葉用爲專心而問此誼非彼聲諸緣覺乘之所能及諸天世人在中迷荒將無惑亂假使如來答此所一切罔然不知所趣
가섭이 또 여쭈었다.
“부디 부처님께서 가엾이 여겨 말씀해 주시기 바라나이다. 많이 안온을 얻을 것이니, 모든 하늘과 시방 사람들을 구제해 주시기 바라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기꺼이 너를 위해 설명하리라.”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기를 바라나이다.”
006_1248_a_13L迦葉又問佛說之多所愍傷多所安隱救濟諸天及十方人佛告迦葉諦聽善思爲汝說迦葉白佛唯諾世尊願樂欲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에게 보광이구엄정(普光離垢嚴淨)이라는 삼매가 있는데 그는 이 선정에 대한 생각으로 삼매[正受]에 들어 있다. 그 때문에 그 광명을 놓아 시방의 억 항하의 모래와 같은 모든 부처님 국토를 비추어 모두가 그 빛을 받고 있으며, 시방에 있는 낱낱 불국토의 무수하고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억 백천 해의 보살 대중이 이 광명의 부름을 받아 모두 와서 이 사바세계에 모였다. 그러므로 내 눈 앞에 와서 나를 친근하여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땅에서 일곱 길쯤 떨어진 허공 가운데에서 갖가지 변화로 연꽃을 만들고 몸이 그 위에 있느니라.”
006_1248_a_17L佛告迦葉文殊師利有三昧名普光離垢嚴淨以此定意而爲正受是之故演其光明照於十方億江沙等諸佛國土靡不蒙曜十方一一諸佛國土無數無量不可思議億百千姟諸菩薩衆爲此光明所見請召來集會於斯忍界故來親近詣吾目繞佛三帀去地七尋於虛空中化作若干衆妙蓮華身處其上
006_1248_b_02L가섭이 아뢰었다.
“이 성스러운 뜻에 의해 이 온갖 꽃이 내리며 백천의 기악은 치지 않아도 스스로 울며 일체 회중이 금색을 나타내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가섭아, 이것은 저 보살의 위신에 감동된 것이니라.”
006_1248_b_02L迦葉白佛因是聖旨雨斯衆華百千妓樂不鼓自鳴一切衆會現金色乎佛言如是迦葉是菩薩威神之所感動
가섭이 또 아뢰었다.
“예. 대성(大聖)이시여, 저는 저 보살들이 있는 곳을 전연 볼 수 없습니다.”
006_1248_b_05L迦葉又唯然大聖我永不見諸菩薩衆之所在也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성문승(聲聞乘)과 연각승(緣覺乘)은 볼 수 없는 것이다. 왜냐 하면 그 성문승이나 연각승은 일찍이 저기에 있어서 이런 상(像)과 대자 대비[大哀大慈]한 행을 닦아 끝이 없는 이치를 나타낸 일이 없고,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一心]․지혜에 있어서도 그와 같아서 뜻과 성품을 좇아 닦는 일이 보살에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006_1248_b_07L佛告迦葉一切聲聞緣覺之乘不堪任見所以者何其聲聞衆及緣覺乘未曾在彼修如是像無極大哀大慈之行現無際誼布施持戒精進一心智慧亦復如是遵修志性無及菩薩
이 보살들은 이미 모든 삼매에 두루 들어가 각각 모든 몸을 나타내지만 이 몸의 모양은 성문과 연각은 볼 수 없고 오직 여래만이 볼 수 있을 뿐이며, 이 선정을 얻은 이도 볼 수 있다. 혹 어떤 보살이 이 도의 자리를 익히고 대승에 뜻을 두었더라도 이 족성자(族姓子)조차 그들을 볼 수 없거늘 하물며 성문ㆍ연각으로서 어찌 미칠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없는 것이다.”
006_1248_b_12L此諸菩薩已遍入諸三昧正受各現諸身是身像貌聲聞覺所不能睹唯有如來乃見之耳是定者亦能見矣若有菩薩習此道地存在大乘此族姓子尚不能見聲聞緣覺豈能睹乎未有此誼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은 몇 가지 일로 이 행을 다 통하며, 어떤 덕의 근본으로 모든 몸의 삼매에 두루 들 수 있습니까?”
006_1248_b_17L迦葉白佛菩薩有幾事究暢斯行用何德本逮得遍入諸身三昧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열 가지 법으로 모든 몸의 삼매에 두루 들어갈 수 있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뜻과 성품이 맑고 온화해 모두를 통달하고, 둘째는 일체 중생 무리를 버리지 않으며, 셋째는 끝이 없는 대비(大悲)를 멀리하여 거스르지 않고, 넷째는 항상 온갖 생각의 집착을 다 깨닫고 불법을 펴며 성질이 사납거나 난폭하지 않으며,
006_1248_b_19L佛告迦葉薩有十法而得遍入諸身三昧何等爲十志性淸和所建通達不捨一切衆生之類而不違遠無極大哀常悉曉了衆想之著宣諸佛法性不卒暴
006_1248_c_02L 다섯째는 누가 강설하면 업신여기는 생각을 하지 않고, 성문과 연각의 자리를 연설하지 않으며, 그 학문을 사모하지 않고 대승에 뜻을 두는 것이며, 여섯째는 일체 소유를 보시하되 아끼지 않고 사랑하는 신명(身命)까지도 버려 탐하지 않는 것이니 하물며 무익한 다른 일이겠느냐? 일곱째는 무량한 생사의 어려움을 보호하되 마음에 두어 급급하거나 게으르지 않는 것이고,
006_1248_b_23L若有所講不念輕慢不演聲聞緣覺地缺不慕彼學志於大乘一切所有施而不悋放捨所愛貪身壽命況餘事無益己者將護無量生死之難心不懷念汲汲懈倦
여덟째는 닦는 바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 등의 이 바라밀을 무한히 구족하려 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바라밀[ [度無極]에 대해 망상이 없는 것이고, 열째는 일체 중생에게 권해 불법을 가지게 한 뒤에라야 불수(佛樹) 밑에 가서 앉으리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불도에 중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열 가지 법이며 보살이 행할 것으로서 모든 몸의 삼매에 두루 들어갈 수 있다.”
006_1248_c_05L所修布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無限具足此諸度無極於度無極亦無妄想我當勸立一切衆生令存佛然後乃詣坐佛樹下又計佛道無有衆生是爲十法菩薩所行逮得遍入諸身三昧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일찍이 없었던 일입니다. 일체 성문과 연각승으로는 낼 수 없는 일심의 행입니다. 설령 일체 중생이 다 아라한 자리에 머물더라도 미치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이 삼매라는 불법을 알 수 있겠으며 어찌 삼매에 들 수 있겠습니까?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006_1248_c_11L迦葉白佛至未曾有一切聲聞諸緣覺乘所未能發一心行也假使衆生一切皆住阿羅漢地尚不能及況當逮知諸佛法名此三昧乎安能正受未之有也
가섭은 다시 아뢰었다.
“저는 저 모든 보살들을 보고 싶습니다. 왜냐 하면 만일 그런 모양의 여러 정사(正士 : 보살마하살)들을 보면 그것은 큰 경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006_1248_c_15L迦葉復白願樂欲見此諸菩薩所以者何若得親睹如此像類諸正士等爲大忻慶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우선 잠자코 기다려라. 문수가 지금 삼매에서 일어날 것이다. 그래야만 그대는 저 보살들의 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가섭이 설령 백천의 방편과 삼매를 일으켜 저 보살을 보려 하더라도 그들의 있는 곳과 노니는 곳과 그 위의와 예절을 알 수 없을 것이다.”
006_1248_c_17L佛告迦葉且默須待文殊今來當從三昧起諸菩薩等然後汝身乃得見於今迦葉假使興設百千方便三昧思求此諸菩薩不能知處所可遊威儀禮節也
006_1249_a_02L이에 가섭은 이 말을 듣고 곧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고 나서 자기의 신족(神足)에 의해 오로지 선정의 힘을 생각하면서 2만의 선정에 들어가 정수(正受)하고, 다시 뜻을 내어 이 보살들의 행하는 의의가 어떤 것인가를 보려 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노니는 곳을 전연 볼 수 없으며 그들의 나아가고 물러남과 가고 옴과 돌아다님과 섰거나 거님이나 또 무엇을 강설하고 어떻게 교화하여 중생을 제도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까마득히 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삼매에서 일어나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006_1248_c_22L於時迦葉聞說此誼尋承佛威神因己神足專惟定力二萬定而爲正受復更興志欲得見此諸菩薩所行禮儀爲何等類永不能見所可遊居不知進退往來周旋住立經行何所講說何所開化度衆生耶冥然不睹從三昧起復前白佛
“미치기 어렵습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놀랍고 괴이합니다. 저는 아까 2만의 선정에 들어 모든 보살들을 찾아보았으나 그 있는 데를 알지 못했습니다. 두루 아는 신통의 지혜를 이루지 못했거늘 어찌 이런 고요한 삼매정(三昧定)의 뜻을 얻겠으며, 어찌 최상의 정진(正眞)과 최상의 정각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만일 족성자․족성녀라면 누가 이 변화를 보고 누가 최상의 정진의 도심을 내지 않겠습니까? 천중천(天中天)이시여, 만일 어떤 보살이 이 신통을 구해 모든 몸의 삼매에 들어 계덕(戒德)의 갑옷을 입고 굳게 스스로 서원한다면 그 마음은 이 삼매를 멀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006_1249_a_06L難及世尊甚可驚怪吾時向者入二萬定而爲正受求諸菩薩不知所存未成普智諸通之慧何能逮得如斯寂然三昧定意甫當獲致無上正眞最正覺乎若族姓子族姓女誰見此變不發無上正眞道心天中天有菩薩求此通入諸身三昧被戒德鎧以誓自誓心不當遠斯三昧定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네 말과 같으니라. 이 삼매는 성문이나 연각승 의 지위로도 미칠 수 없겠거늘 하물며 다른 범부 중생 따위이겠느냐?”
006_1249_a_14L告迦葉如是如是如汝所云此三昧非諸聲聞緣覺乘地所能及者餘凡夫衆生類耶
이에 현자 사리불(舍利弗)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여러 지혜로운 이 가운데 내가 가장 높다고 찬탄하셨다.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저 보살들의 노니는 곳을 찾아보면 어떨까?’
006_1249_a_17L於是賢者舍利弗心自念言如來所於衆智中稱吾爲最尊我寧可求此諸菩薩所遊居處爲何如乎
그리하여 사리불은 3만 삼매에 들어 저 보살들이 어디 있는가 찾아보았으나 전연 볼 수 없었고, 또 그 영향과 형상과 그 상서로운 조짐이 무엇인가도 알 수 없었다.
006_1249_a_20L時舍利弗入三萬三昧而爲正受察諸菩薩爲何所在都不能見亦不能知影響形像其所瑞應爲何等貌
존자 수보리(須菩提)가 가만히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차라리 내가 다시 저 보살들이 어디 있는가를 찾아보리라.’
006_1249_a_23L尊者須菩提心自念言我寧可復求諸菩薩住在何所
006_1249_b_02L그리하여 삼매의 힘으로 부처님의 성스러운 뜻을 받들고 4만 선정에 들어 정수(正受)를 닦으면서 그것을 보려 하였으나 보지 못하고, 그들의 나아가고 물러남과 가고 옴과 돌아다님과 앉거나 섰거나 하는 것과 있는 곳을 알 수 없었다.
006_1249_a_25L以三昧力承佛聖入四萬定奉修正受欲得見之而不能睹不知進退往來經行坐立所
그때에 수보리는 삼매에서 일어나서는 부처님 앞에 나아가 그 발 아래에 스스로 몸을 던지고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제가 공(空)을 행함에 제일이라고 찬탄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삼매로도 얻지 못했습니다. 설령 삼천세계로 큰 북을 만들고, 수미산을 들 만한 큰 힘이 있는 장부가 삼매에 든 제 앞에 서서 수미산을 들어 그 큰 북을 치되 한 겁을 쉬지 않아도 제 마음을 어지럽혀 조금도 움직이게 하지 못할 것이니 제 신통과 공을 행함은 크고 우뚝하기가 이렇습니다.
006_1249_b_05L時須菩提從三昧起前到佛所身足下而自白言如來歎我行空第尚不能逮斯三昧定政使三千世界成爲大鼓有丈夫來力勢甚大須彌山我三昧定而住其前擧須彌山以撾大鼓一劫不休不能亂之令心微動我神通行空巍巍若茲
그 북 소리가 시방에 두루 들리는 북을 한 겁 동안 게으르지 않게 쳐도 제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겠거늘 어찌 저를 삼매에서 일어나게 하겠습니까?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니 제가 공을 행함은 이처럼 뛰어납니다. 그런데 아까는 도리어 4만 삼매의 두루한 정의(定意)로 심중에 저 보살들을 관찰하려 하였으나 전연 볼 수가 없었습니다.
006_1249_b_11L鼓聲極高徹聞十方一劫不懈尚無所動聲不向耳豈當令吾從三昧起未有此義所行空事殊絕乃爾而反向者四萬三昧周遍定意心中欲察諸菩薩衆永不能睹
원컨대 세존이시여, 그 근본을 말씀해 주소서. 가령 보살의 지혜를 알고 도덕이 뛰어나며 광명의 빛이 이와 같은 한 명 한 명의 사람이, 강의 모래알과 같은 겁 동안 큰 지옥에 있으면서 불에 타더라도 이 고통을 참고 보살도를 구하되 그것을 버리거나 멀리하지 않으면 크고 우뚝하기가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지혜일 것입니다. 또 몸은 비록 미치지 못하나 번뇌가 다하고 뜻의 해탈을 얻은 이는 무수한 겁 동안 능히 참는 곳에 있으면서 생사의 고통을 끝내 멀리 떠나지 않으리니 이런 많은 형상은 끝이 없는 큰 지혜입니다.”
006_1249_b_16L唯願世尊本假使知諸菩薩慧道德超絕光光若此一一人故江河沙劫在大地獄而見燒者忍此苦患求菩薩道不捨違遠巍巍如是無思議慧身設不逮漏盡意解於無數劫能忍處在生死勞苦不遠離如是比像無極大慧
006_1249_c_02L그때 부처님께서 수보리를 찬탄해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니라. 진실로 그대의 말과 같으니라. 뜻과 성품이 온순하고 인자하며 감탄할 말이다. 가령 그대가 지금 그 몸으로 멸도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 공덕의 근본에 의해 항하의 모래알 같은 전륜왕이 되어 정법으로 다스리다가 장차는 위없는 정진의 도를 이루어 최상의 정각이 될 것이다. 또 수보리야, 삼천대천세계의 중생이 과연 많다 하겠느냐?”
“매우 많고 매우 많습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006_1249_b_22L於時佛讚須菩提曰善哉善哉誠如卿言性溫仁咨嗟此辭假使汝今不以此身取滅度者因斯德本恒邊沙等爲轉輪王治以正法當成無上正眞之爲最正覺須菩提三千大千世界衆生之類寧多不乎須菩提言甚多天中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지혜의 구족은 사리불과 같고, 공 행함의 제일은 수보리와 같은 이런 등의 큰 성문의 수가 억백천이 있어 다 셀 수 없더라도 그들은 이 보살들을 보려 해도 도저히 볼 수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성문․연각은 이런 교법을 수행할 수 없으며 저 보살 대사 등의 거동과 나아감과 멈춤은 사소한 규범이나 하열한 승(乘)이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006_1249_c_06L佛言皆使衆生智慧備足如舍利弗行空第一如須菩提如是等類諸大聲聞億百千數不可稱載若欲得見此諸菩薩亦不能睹所以者何聲聞緣覺不能修行如此法教如諸菩薩大士之等擧動進止非是小節劣乘所逮
이 법을 연설하실 때 8만 4천의 하늘과 세상 사람은 다 위없는 정진의 도심을 내고 삼천대천세계는 다 크게 진동했다.
006_1249_c_12L說是法時八萬四千諸天世人皆發無上正眞道意三千大千世界皆大震動
문수사리는 자기 방에 있다가 마음속으로 가만히 생각했다.
‘지금 보살들이 큰 모임에 다 와서 그 수는 셀 수 없는 억 백천 해이다. 나는 다시 모든 하늘 무리들을 다 와서 구름처럼 모이게 하리라.’
006_1249_c_14L文殊師利自在其室心興念言今諸菩薩皆來大會其限無數億百千姟吾當復令諸天之衆悉來雲集
이에 문수사리는 곧 여기상삼매정수(如其像三昧正受)에 들어 신족통을 나타내어 그 생각대로 때를 맞추어 8만 4천억 백천 개의 보배 붉은 연꽃을 변화로 만드니 크기는 수레 덮개 같고, 잎은 자마금으로 되었으며, 줄기는 백은으로 되고 수장(首藏)은 유리와 마노 보배를 섞어 장식되었으며 구슬과 모든 보배 자거(車𤦲)로 새끼를 삼았고 화현한 보살들이 그 위에 앉았는데, 몸은 자금색의 32상이요, 자태는 단정하고 위신은 빛났었다.
006_1249_c_17L於是文殊卽如其像三昧正受而顯神足尋如所念應時化成八萬四千億百千數寶紅蓮華大如車蓋紫金爲葉白銀爲莖首藏琉璃及馬瑙寶而以雜廁瑰琦諸珍車璖爲子化諸菩薩皆坐其上體紫金色三十二相姿豔端正威神暉赫
006_1250_a_02L또 연꽃의 광명과 모든 화현한 보살은 사왕천(四王天)․도리천(忉利天)․염천(鹽天)․도솔천[兜術天]․무교락천(無憍樂天)․화자재천(化自在天)․범천(梵天)․대범천(大梵天)․범가이천(梵迦夷天)․범만천(梵滿天)과 나아가 일선천(一善天)을 비추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와 욕행천(欲行天)․색행천(色行天)의 모든 궁전에 두루 미치고, 모든 보살들은 연꽃 위에 앉았는데 시방 어디에고 두루하지 않은 곳 없이 다 법음(法音)을 펴 많이 교화하였다. 이 보살들은 다 이 삼천대천세계에 노닐면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06_1249_c_24L又蓮華光諸化菩薩照四王天忉利天鹽天兜術天無憍樂天化自在天梵天大梵天迦夷天梵滿天至一善天普及三千大千世界欲行天色行天所有宮殿諸菩薩等坐衆蓮華上靡不周流十悉暢法音多所開化此諸菩薩皆遊告此三千大千世界而歎頌曰

모든 부처님 해와 달을 뛰어넘는 분
오랜 세월 지나서야 세상에 나오시네.
그것은 마치 영서화(靈瑞花)와 같건만
만나기 어렵기는 그보다 더하네.
006_1250_a_07L諸佛超日月
久遠乃現世
猶如靈瑞花
難値復過是

석씨의 사자로서 인간에서 높으신 이
지금 이 세상에 나타나시어
때를 맞추어 경전을 강설하시어
일체 고통을 다 없애시네.
006_1250_a_09L釋師子人尊
今顯出於世
以時講經典
盡滅一切苦

저 천상의 쾌락이
어찌 오래일 수 있으랴.
다시 지옥에 떨어져서는
무량한 고뇌를 이내 받으리.
006_1250_a_10L天上之快樂
安能得久如
復還墮地獄
因更無量惱

만일 저 탐욕을 익히면
은애(恩愛)는 더욱 치성해지고
이 삼계에는 안락 없나니
생사의 못에 뜻을 두지 말라.
006_1250_a_11L若習於貪欲
恩愛轉熾盛
三界無安樂
勿志生死淵

지혜로운 사람이라야 눈을 뜨게 되리.
부처님 세상은 만나기 어려우니
방일하여 잘 깨닫지 못하면
온갖 근심을 멸할 수 없네.
006_1250_a_13L智者得開眼
佛世難可遇
放逸不覺了
不能滅衆患

마땅히 가서 정각을 뵙고
최상의 법을 잘 들어야
인간의 높으신 이 멸도하신 뒤에
근심과 슬픔 품지 않으리.
006_1250_a_14L當往見正覺
聽受無上法
人尊滅度已
將無懷憂慼

방자하게 달리는 사람
악마 그물의 고난 있나니
어떻게 그것을 벗어날 수 있으랴.
미혹하면 그 바른 길 잃으리.
006_1250_a_15L馳騁自恣者
有魔網之難
安能得解脫
迷惑失正路

만일 누군가 전생의 복 있어야
이 도리를 말할 수 있으리.
부처님께서 관하신 그 근본 자리와
32종의 묘한 상(相)
다른 사람은 감당할 수 없으며
또한 보호해 가질 수 없지만
오직 부처님, 세상의 영웅에게만 있다네.
006_1250_a_17L若人宿有福
可爲說此義
佛觀其原際
妙相三十二
餘人不堪任
亦無能將護
唯有佛世雄

그 자애로움은 불가사의하고
백천 겁 동안 지은 그 행은
무량하여 불가사의하여라.
높고 거룩한 지혜를 쌓았나니
석씨 사자께서는 높고 우뚝하나이다.
006_1250_a_19L其慈無思議
百千劫造行
無量不可議
積累尊聖慧
釋師子巍巍

지금 강술하는 가장 높은 법
그 이치는 깊어 미치기 어려워
중생들은 얻을 수 없나니
수명도 없고 사람도 없네.
006_1250_a_21L今講最尊法
其義深難逮
衆生不可得
無壽亦無人

상(常)이라는 생각 버려야 하나니
단멸(斷滅)도 또한 그러하여라.
일체의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대중을 위해 설법하시네.
006_1250_a_22L當棄於計常
斷滅亦如之
捨一切諸想
爲衆頒宣法

진실한 본제(本題)를 연설하시어
세상에 대한 집착 없애고
이 공에는 생각 없나니
어떤 소원도 일으키지 않네.
006_1250_a_23L演示眞本際
於世無所著
斯空無有想
不興造諸願
006_1250_b_02L
형상도 없고 의지할 데도 없으며
일어나지 않으니 멸할 것 없고
오더라도 어디로부터 오는 곳 없으니
눈 밝은 이의 설법 그러하다네.
006_1250_b_02L無形無所猗
不起無所滅
所來無從來
明眼說法然

모양도 없고 나는 바 없고
본래 깨끗해 형상 없으며
견해도 없고 서응(瑞應)도 없고
말하는 바가 있다고도 생각 않네.
006_1250_b_03L無相無所生
本淨無形貌
無見無瑞應
不念有所說

중생은 나지도 않고
죽는 이도 없다고 생각하나니
사람은 본래 일어남 없고
또 멸하는 일도 없네.
006_1250_b_04L計衆生不生
亦無有死者
人本無所起
亦無有滅度

음성으로 말한 경전의 법
그 법은 쌓아 둔 곳 없는데
문자로 인해 법이라 부르나니
그것은 도사(導師)의 말씀이네.
006_1250_b_06L以音說經法
法無積聚處
因文字號法
導師之所說

풍(風)에도 집착하지 않고
수(水)와 화(火)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지(地)도 생각하지 않는 것
밝은 눈 가진 이가 찬탄하는 바이네.
006_1250_b_07L其不著風者
亦不依水火
不想念於地
明眼之所歎

색(色)도 통양(痛痒 : 受)과 사상(思想 : 想)과
생사의 행도 또한 그렇고
의식도 또한 공이라 말하나니
5음(陰)이 있는 곳 없네.
006_1250_b_08L色痛痒思想
生死行亦然
說識亦復空
五陰無處所

그 눈과 귀와 코
또 입과 몸과 뜻
분별은 본래 깨끗하고 공이지만
그 공마저 얻을 수 없네.
006_1250_b_10L其眼耳鼻者
若口幷身意
分別本淨空
其空不可得

빛깔과 소리와 맛과 냄새
감촉[細滑 : 觸]과 뜻의 즐거워하는 바
그것은 상념(想念)에서 생기는 것이지만
그 상념마저 공이요 자연이네.
006_1250_b_11L色聲味衆香
細滑意所樂
從想念而生
想亦空自然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도 그러한데
분별은 마치 허깨비와 같아
실제도 없고 형체도 없네.
006_1250_b_12L欲界及色界
無色亦如是
分別猶如幻
無實亦無形

정각께서는 이와 같다고
사람을 위해 법을 강설하시어
온갖 괴로움을 다 없애 주시나니
저 도사님께 빨리 나아가라.
006_1250_b_14L正覺爲若茲
爲人講說法
滅除衆苦患
當速詣導師

그 화현한 보살들은 삼천대천세계에 이 게송을 외워 들려 주었다. 96억의 욕행천(欲行天) 사람과 색행천(色行天) 사람은 번뇌를 멀리 떠나 모든 법의 법안(法眼)이 깨끗해졌고, 2만인은 다 욕심을 떠났으며,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천자들은 일찍이 덕의 근본을 심었으므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006_1250_b_15L諸化菩薩於三千大千世界宣此頌悉得聞之有九十六億欲行天人色行天人遠塵離垢諸法法眼淨萬人皆得離欲三十三天子宿殖德逮得無所從生法忍
그때에 저 화현한 보살들의 교화를 받은 무앙수 억백천 나유타[那術]천자들은 곧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 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뒤에 한 쪽에 물러서서, 천상의 푸르고 붉고 노랗고 흰 꽃과 온갖 천의화(天意華)를 여래 위에 흩고 갖가지 이름난 향을 피우며 허공에서 천상의 기악을 울렸다.
006_1250_b_20L當爾之時化菩薩所可勸發無央數億百千那術諸天子等尋往詣佛稽首足下佛三帀卻住一面以天靑蓮紅黃白諸天意華散如來上燒衆名香於虛空鼓天妓樂
006_1250_c_02L그때에 천자들은 너무 많이 모여 이루 다 셀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4방 영역에 두루 찼는데 동방의 불우체(弗于逮), 남방의 염부제(閻浮提), 서방의 구야니(拘耶尼), 북방의 울단왈(鬱單曰), 그 중간에는 아무 것도 용납할 수 없어, 만일 지팡이를 위로 던지면 땅에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 모든 천인들의 위신력은 존귀하고 뜻을 둠이 고절(高節)하였으며 4방 세계에 온갖 꽃과 향이 쌓여 무릎까지 올라왔다.
006_1250_c_02L時諸天子集會甚多不可稱計周遍圓滿此四方域東弗于逮南閻浮提西拘耶尼北鬱單中不容閒若上投杖而不墮地——此諸天人威神尊重志在高節於四方界積衆華香高至于膝
그때 선주의(善住意) 천자와 이구천(離垢天)과 회치천(懷恥天), 이 세 천자는 96억의 모든 하늘 권속을 거느렸는데 다 대승에 뜻을 두었었다. 그들은 문수사리에게로 가서 그 방 밖에 머물렀다. 문수사리는 방에 혼자 있으면서 모든 꽃을 다 가지고 여래께 공양하여 대천국(大千國)의 허공에 화교로(華交露)를 이루게 하였는데 그 온갖 꽃의 광명은 부처님 국토를 다 비추어 이르지 않는 곳이 없었다.
006_1250_c_07L時善住意天子名離垢天懷恥天此等三天與九十六億諸天眷屬皆志大乘詣文殊師利住於室外文殊師利自在其室悉取諸華供養如來令大千國虛空之中成華交露此衆華光皆照佛國靡不周至
문수사리는 뜻이 안온하고 화평해져 삼매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가 한 쪽에 서서 곧 손가락을 튀겼다. 그 손가락을 튀기는 소리는 삼천대천세계를 여섯 가지로 진동시켜 곧 그 땅에서 크고 높은 좌석을 내었는데 무앙수의 보배를 섞어 장식하고 셀 수 없는 옷을 그 위에 폈다. 또 이 높은 좌석은 광명의 위신이 크고 우뚝하여 거친 영역 백천 유순을 비추고 모든 천자를 덮어 어둠을 밝게 하고는 문수사리는 그 자리에 앉았다.
006_1250_c_13L文殊師利志安和雅從三昧興卽出其室退住一面因復彈指——此彈指聲六反震動三千大千世界——卽時其地出大高座無央數寶而雜挍成不可計衣而布其上又斯高座光威巍巍照於荒域百千由旬蔽諸天子令明暗冥文殊師利便處其坐
그때 선주의 천자는 문수사리가 앉는 것을 보고 그 발 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섰다. 여러 천자들도 다 그렇게 했다. 문수사리는 마음속으로 가만히 생각했다.
006_1250_c_20L時善住意天子見文殊坐稽首足下退住一面一切諸天亦復如之文殊師利心自念言
006_1251_a_02L‘나는 누구와 함께 세존 앞에서 문답하고 강의를 할까? 그리고 불가사의한 장구(章句)ㆍ근기에 상응하는 알기 어려운 자취ㆍ소유 없는 자취․집착함이 없는 자취․버림이 없는 자취․얻을 수 없는 자취․말함이 없는 자취․깊고 묘한 자취․진제(眞諦)의 자취․성신(誠信)의 자취․걸림이 없는 자취․무너지지 않는 자취․공무(空無)의 자취․생각 없는 자취․원하는 바 없는 자취․본래 없는 자취․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는 자취․도의 가르침을 펴는 끝없는 자취․
006_1250_c_23L吾當與誰於世尊前難問講議當令通暢不可思議章句應器難解之迹無所有迹無所著迹無所棄迹不可得迹無所說迹深妙之迹眞諦之迹誠信之迹無罣㝵迹無所壞迹空無之迹無想之迹無所願迹本無之迹於一切法無所住迹頒宣道教無極之迹
본제(本際)의 자취․존상(尊上)의 자취․들어감이 없는 자취․법계의 자취․형상이 없는 자취․견줄 데 없는 자취․허공을 증득하는 자취․들 바가 없는 자취․내릴 데 없는 자취․불법의 가르침의 자취․성중(聖衆)에 미치는 자취․지혜가 구족한 자취․삼계에서 짝할 것 없는 자취․일체 법에 노닐면서 일어남이 없음을 강하는 자취․모든 도법에 도달함이 없는 자취․모든 제석과 범천의 자취․용맹을 닦는 자취․일체 법의 번뇌가 없는 자취․글귀에 글귀 없는 자취․모든 글귀를 지나는 자취 등을 통달하여 펼침으로써 성문의 근기를 초월하게 할까?’
006_1251_a_07L本際之迹尊上之迹無所入迹法界之迹無形像迹無比類迹證虛空迹無所擧迹無所下迹佛法教迹逮聖衆迹慧具足迹在於三界無儔匹迹遊一切法講無起迹於諸道法無所致迹諸釋梵迹修勇猛迹於一切法無陰蓋迹句無句迹度諸句迹越聲聞器
문수사리는 다시 생각했다.
‘저 선주의(善住意) 천자는 과거에 부처님에게서 이미 행을 지어 세웠고 온갖 덕의 근본을 심었으며 깊은 법인에 들고 변재가 걸림이 없다. 그러므로 지금 세존 앞에서 문답하고 강설할 만하다.’
006_1251_a_14L文殊師利復更興念善住意天子於過去佛已造立行殖衆德本入深法忍辯才無今當與此在世尊前難問講談
그리하여 문수사리는 선주의 천자에게 말하였다.
“지금 인자(仁者)께서는 깊은 법인에 드셨습니다. 그러므로 인자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006_1251_a_17L時文殊謂善住意天子曰於今仁者入深法忍欲與仁俱談言說事
006_1251_b_02L선주의 천자가 문수사리에게 말했다.
“저도 인자와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러나 만일 할 말이 없으면 말하지 않을 것이요, 대답도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부처와 법과 승가대중을 묻지 않으면 성문도 아니요 연각도 아니며, 불도(佛道)도 아니요 종시(終始)도 아니며, 생사도 아니요 열반[泥洹]도 아니며, 선도 아니요 불선도 아니며, 죄도 없고 죄 아님도 없으며, 번뇌도 없고 번뇌 아님도 없으며, 현재도 없고 과거도 없으며, 모이지도 않고 흩어지지도 않으며, 열지도[啓] 않고 내지도[發] 않으며, 문자도 쓰지 않고 음성도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006_1251_a_19L善住意天子白文殊師利我與仁者共談耳設無有言不演談語不懷報應若不咨問佛法聖衆不聲聞不緣覺不佛不終始不生死不泥洹不善非不無罪無不罪無漏無不漏無現世無度世不合不散不啓不發不演文不可暢意聲
문수사리가 선주의 천자에게 말하였다.
“내가 할 강설도 그와 같을 뿐입니다. 만일 인자로 하여금 전혀 듣지 않게 한다면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요, 받지도 않고 외우지도 않으며, 생각하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으며, 분별하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또한 들을 것도 없고 남을 위해 펴지도 않으며, 법을 강설하지도 않고 중생들로 하여금 생사에 있거나 혹은 멸도에 이르게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문자 없이도 위없는 정진의 도를 이루어 최상의 정각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비록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마음이 없는 나를 나타내지 않아 그 이름이 있는 곳이 없습니다.”
006_1251_b_03L文殊師利謂善住意天子吾所講說當如斯耳若使仁者都不以聞亦不好樂不受不誦不念不知亦不分別不取不捨亦無所聽不爲他宣不講說法不令衆生處於生死若至滅度所以者何諸佛世尊以無文字逮成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雖曰有心則無有心不顯吾我其名無處
천자는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인자께서 강설하시면 기꺼이 그것을 잘 듣겠습니다. 원컨대 문수사리시여, 곧 말씀하시어 제 마음을 기쁘게 해주십시오. 저 천자들도 존자께서 본제(本際)의 법을 연설하심을 듣고 싶어 합니다.”
006_1251_b_11L天子又問文殊師利仁者講說當聽受之文殊師利以時頒令心歡悅諸天子欲聞尊者演法宣于本際
문수사리는 다시 선주의 천자에게 말하였다.
“제가 연설하는 법을 자세히 듣게도 하지 말고 잘 받들게 하지도 마십시오. 왜냐 하면 법을 듣고자 하면 곧 나를 받아들이게 되고 사람과 수명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법을 듣고자 하여 가령 천자가 뒤바뀐 생각으로 거짓을 받아들여 나[我]가 있다고 헤아리고 몸이 있다고 탐하면 곧 ‘저 사람은 설법하고 나는 듣는다’고 이렇게 생각할 것이니, 이 의지함 때문에 세 가지 집착과 걸림이 있을 것입니다.
006_1251_b_14L文殊師利復謂善住意所宣法不令諦聽不令啓受所以者其欲聽法則受吾我著人壽命欲聞法假使天子從顚倒念受於虛計吾有我貪身計有便有此念說我聽因此猗故有三著㝵
그 세 가지란 첫째는 착각을 가지고 나[我]에 집착하는 것이요, 둘째는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남[他人]이 있다 헤아리는 것이며, 셋째는 법을 받는다고 생각해 얻음이 있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세 가지 장애입니다.
006_1251_b_19L何謂爲懷顚倒著於吾我不順教計有他人念受法欲有所得是爲三
006_1251_c_02L가령 천자께서 나를 헤아리지 않고 3장(場)을 깨끗이 하면 그것을 곧 법을 듣는 것이라 하여, 과보를 생각하지 않고 사념(思念)하지 않으며 사찰(思察)하지 않습니다. 그 3장이란, 첫째는 사람도 얻지 못하고 과보도 생각하지 않으며, 둘째는 법은 없는 것이라 바라는 바가 없는 것이며, 셋째는 나[我]가 없어서 그리워 생각함이 없는 것이니, 만일 천자들로 하여금 이렇게 법을 듣게 하면 이것을 평등한 들음이라 하고 삿된 들음이라 하지 않습니다.”
006_1251_b_22L假使天子不計吾我淨於三場謂聽法不想報不思念不思察何謂三場不得人亦不想報不有法無所悕望無吾我無所思慕若使天子聽法如此是爲等聽不爲邪聞
선주의 천자가 문수를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그 말씀 유쾌하십니다. 거기 머물러 말하는 이는 퇴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006_1251_c_03L善住意天子讚文殊曰善哉善哉說斯言所住說者而不退轉
문수가 대답하였다.
“그만 두십시오. 천자여, 보살의 퇴전(退轉)이거든 생각하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혹 어떤 보살은 최상의 정각을 이룬 때에도 도를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006_1251_c_05L文殊答且止天子勿得想念菩薩退轉以者何若有菩薩成最正覺時亦不得道
천자는 또 물었다.
“마음이 견고하지 않은 사람이 어찌 퇴전하겠습니까?”
天子又問心不堅者何所退轉
문수가 대답하였다.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작용[轉] 때문에 전(轉)이라 하나니, 보응(報應)의 작용을 받고 62미혹[疑]의 삿된 견해의 작용을 받으며, 무명의 작용을 받고, 욕계․색계․무색계의 작용을 받으며, 성문․연각의 토지(土地)의 작용을 받고, 상응하고 상응하지 않는 뭇 생각의 작용을 받으며, 수취(受取)하는 모든 망상과 견해의 작용을 받고, 모든 곳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망견(妄見)의 작용을 받으며, 모든 상단(常斷)을 헤아리는 견해의 작용을 받고 나아가고 나아가지 않음과 모이고 흩어짐이 작용하고,
006_1251_c_08L文殊答曰婬怒癡轉故曰爲轉爲報應轉六十二疑邪見所轉無明所轉欲界色界無色界所轉聲聞緣覺土地所轉應與不應衆想所轉爲諸受取妄想見轉諸處進退妄見所轉諸計常斷滅見轉爲進不進合散所
나와 사람과 수명이라는 견해의 작용[轉]을 받고, 뜻에 맞으면 기뻐하면서 사모하는 견해가 작용하며, 항상하고 청정하며 안온한 내 몸이라는 전도된 견해가 작용하고, 이 모든 생각의 장애에 작용을 받으며, 몸을 탐하는 뭇 습관과 뭇 관찰에 작용을 받고, 62견(見)과 모든 개(蓋)와 미혹과 어둠과 탐욕․분노․수면․희롱․의심에 작용을 받으며, 음종(陰種)과 모든 입(入)과 4대(大)의 작용을 받고, 부처님과 법과 승가대중을 생각하면서 나는 반드시 성불하리라고 하기 때문에 작용을 받으며, 나는 설법하여 중생을 제도하고 거룩한 지혜를 얻으리라 하여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작용을 받는 것입니다.
006_1251_c_15L我人壽命之所見轉可意悅樂求慕見轉有常淸淨安隱我身顚倒見爲是諸念罣㝵所轉貪身衆習衆觀所轉六十二見諸蓋迷冥貪欲瞋恚睡寤調戲狐疑所轉陰種諸入四大所轉想轉想佛法衆我當成佛曰退轉吾當說法度脫衆生逮得聖由是想轉
006_1252_a_02L또 가령 받들어 닦으면서 10력(力)과 18불공법[不共諸佛之法]을 생각하고, 또한 5근(根)과 5력(力) 및 7각의(覺意)를 생각하며, 또 상호(相好)에 집착하고 또한 불국토를 장엄하고 성문중을 이루리라 망상하면 이것을 퇴전이라 합니다. 일체 상응하고 상응하지 않음과 생각하고 생각하지 않는 모든 것에 있어서 설사 천자여, 그 행이 보살이면 여기서는 퇴전함이 곧 퇴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006_1251_c_22L假使奉修而想十力十八不共諸佛之法亦想根力及七覺亦著相好亦復妄想嚴淨佛土成聲聞衆是爲退轉一切諸應與不應想與不想設使天子其行菩薩於此諸退而不退轉
“어찌해야 퇴전하지 않겠습니까?”
“부처의 지혜를 통달하면 퇴전하지 않고,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이면 퇴전하지 않으며, 본래에 행이 없으면 퇴전하지 않고, 법계에서 그 본제(本際)를 깨달으면 퇴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평등한 행이기 때문에 퇴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006_1252_a_04L問曰何所不轉答曰通達佛慧則不退轉無想願則不退轉於本無行則不退轉亦於法界了其本際則不退轉所以者何用平等行故不退轉
선주의 천자가 다시 물었다.
“문수사리여, 인자의 말씀과 같다면 비록 모든 법에서 상응하고 상응하지 않으며 생각하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불도에 집착하면 악마와 같지 않겠습니까? 왜냐 하면 법이 있다고 헤아리기 때문입니다.”
006_1252_a_08L善住意天子復問文殊師利如仁所設於諸法應與不應想及無想於佛道與魔俱同所以者何計有法
“보살은 퇴전이 있습니까, 퇴전이 없습니까?”
문수가 대답하였다.
“퇴전이 있지도 않고 퇴전이 없지도 않습니다.”
006_1252_a_12L又問菩薩爲有退轉爲無退乎殊答曰不以有轉不爲無轉
또 물었다.
“어찌하여 퇴전합니까?”
006_1252_a_13L又問所退轉
대답하였다.
“다 일체의 받음[受]이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그 받음이 거짓이니 그 때문에 받는 것입니다. 만일 모든 받음에 있어서 받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것을 걱정하여 싫증내지 않으면 일체의 법에서 믿음이 퇴전하며, 또 경전의 도를 연설하더라도 그것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으며 그 말함도 머물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설령 생각이 퇴전하더라도 이것이 있다, 이것이 없다 하면 곧 번뇌에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일 있다고 말하면 상(常)을 헤아림이 되고 만일 없다고 말하면 단멸에 떨어집니다. 여래․지진․등정각께서는 경법을 말씀하시더라도 단멸(斷滅)도 말씀하시지 않고 상(常)도 말씀하시지 않으며 모든 법을 생각하시지도 않습니다.”
006_1252_a_14L答曰皆由一切受虛僞故受虛僞因是故受若於諸受不受不以患厭則能退信一切諸法宣經道不有不無說亦不住所以者假使退念此有此無則墮缺漏言有者則爲計常若言無者則墮斷滅如來至眞等正覺若說經法不宣斷不演有常不想諸法
이렇게 설법할 때 1만 천자들은 다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006_1252_a_21L說是法時萬天子逮得無所從生法忍
그때 선주의 천자가 문수사리에게 말했다.
“우리 함께 가서 여래를 뵈옵고 머리 조아려 여쭈어 보았으면 합니다. 왜냐 하면 여래 지진께서는 모든 의심을 풀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006_1252_a_22L時善住意天子白文殊曰當共俱往詣如來所奉見稽首咨受所問所以者何如來至眞斷諸疑結
006_1252_b_02L문수사리가 천자에게 대답하였다.
“우선 잠깐 기다리고 망상을 부리지 마십시오. 지금 이렇게 여래를 뵙고 있으니 말입니다.”
006_1252_b_02L文殊師利答天子曰且待須臾勿有妄想於今如是當見如來
또 물었다.
“왜 기다려야 합니까?”
“지금 우리 앞에 계십니다.”
006_1252_b_04L又問當於何待答曰今住在前
또 물었다.
“어디에 계십니까?”
“허공입니다.”
006_1252_b_05L又問何所住前答曰虛空
선주의가 문수에게 물었다.
“여래께서 어디 계십니까?”
“벌써부터 앞에 계십니다.”
006_1252_b_06L善住意問文殊如來所在答曰故在前
또 문수에게 물었다.
“저는 지금 여래를 보지 못합니다.”
006_1252_b_07L又問文殊吾今不見於如來
문수가 대답하였다.
“모든 여래를 볼 때에는 이렇게 보십시오. 즉 누가 앞에 서 있느냐고 묻거든 허공계라고 대답하십시오. 그리고 여래는 허공과 같다고 관찰하십시오. 왜냐 하면 일체 모든 법은 허공과 같기 때문이니, 여래께서는 이 모든 바른 지혜를 깨달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을 위해 여래께서는 허공과 같아서 허공과 여래께서는 둘이 아니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천자는 여래를 보려거든 본제(本際)를 깨닫고 망상을 품지 마십시오.”
006_1252_b_08L文殊答曰見諸如來當作此觀有問者誰在前立則當報答虛空界立在前耳察於如來如虛空界以者何一切諸法等如虛空如來曉了此諸正慧故爲人說如來如虛空虛空如來則無二矣是故天子欲見如來當了本際莫懷妄想
선주의 천자가 다시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저는 뒤따라 여래께 가고 싶습니다.”
대답하였다.
“천자여, 뒤따라 가시더라도 우선 여기 있고 출발하지 마십시오.”
006_1252_b_14L善住意天子復謂文殊吾續欲往詣如來所答曰天子往續在此住勿得進發
그러나 천자는 곧 무수한 천자들과 함께 부처님께 갔다.
006_1252_b_16L善住意天子于時則與無數諸天往到佛所
문수사리는 곧 변화로 32채의 교락중각(交絡重閣)을 만들었다. 각진 곳과 원(圓)이 저절로 맞고 4방에 기둥이 있는데 아름답고 뛰어나며 창과 처마가 다 갖추어졌고 위신이 높고 우뚝하여 들여다보는 이들이 다 기뻐하였다. 중각의 교락 가운데에는 온갖 보배로 만들어진 상탑(床榻)을 변화로 만들고 하늘 옷을 그 위에 깔고 낱낱 평상 위에는 화현한 보살들이 앉았는데 그 몸은 32상으로 장엄되어 있었다.
006_1252_b_17L文殊師利尋時化作三十二部交絡重閣——方圓自副四角有柱姝好殊特軒窗備悉威神巍巍嵩高顯遠睹莫不歡——閣交絡中化作衆寶諸牀榻具布以天衣一一牀上化菩薩坐三十二相莊嚴其身
006_1252_c_02L그때 문수는 곧 여기상삼매(如其像三昧)에 들어 신기한 광명을 놓아 아름다운 연꽃 위에 앉은 모든 보살과 삼천대천세계에서 노닐 수 있는 자와 또 붕각(棚閣)의 교락상(交絡床)에 앉은 이들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는, 성중(聖衆)들과 공중에 솟아올라 그 광명으로 대중의 모임을 비추고 4방에 서 있었다.
006_1252_b_23L於時文殊則如其像建立神曜妙色蓮華上諸坐菩薩三千大千世界可遊行者幷諸棚閣交絡牀坐普詣佛所繞佛七帀及諸聖衆踊住空中其光照曜衆會場地卻住四方
문수사리가 갑자기 빨리 부처님께로 가자 선주의 천자가 다시 뒤를 쫓아왔다. 그래서 선주의 천자는 그를 보고 물었다.
“당신은 어느 길로 해서 여기 먼저 오셨습니까? 저는 먼저 출발했는데 도리어 뒤에 왔으니 말입니다.”
006_1252_c_05L文殊師利忽然速疾已至佛所善住意天子反從後至時善住意至彼見之卽問之曰仁從何路前至於斯我發在前反從後至
문수가 대답하였다.
“가령 강의 모래 수와 같은 여래께 공양하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더라도 내가 가고 옴과 나아가고 물러남은 보지 못할 것입니다.”
006_1252_c_08L文殊答假使供養江河沙等如來至眞稽首爲禮不能見吾去來進退
문수사리는 일찍이 없었던 일을 나타내고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그때 그 연꽃 위에 앉은 보살과 교락 가운데 있던 이들은 다 같은 음성으로 동시에 소리를 내어, 부처님 앞에 서서 다음 게송으로 세존을 찬탄하였다.
006_1252_c_10L文殊師利現未曾現諸來會者還自詣室蓮華上諸坐菩薩幷交絡中皆一音同時發音住於佛前則以此偈世尊曰

무앙수의 수억 부처님을
일찍이 이미 공양했나니
마치 저 강의 모래 수 같아
그것을 다 헤아릴 수 없네.
006_1252_c_14L爲已曾供養
無央數億佛
猶如江河沙
無能計誼者

부처님 도에 뜻을 둠으로써
특수하고 거룩한 지혜
인간의 존귀한 분 집착 없나니
수승함이 이러하므로 높고 우뚝하시네.
006_1252_c_16L以用志佛道
殊特尊上慧
人尊無所著
勝是故巍巍

거룩한 존안 미치기 어렵고
거룩한 위엄은 삼세를 비추니
능인의 온갖 상호
여러 가지로 뛰어나시네.
006_1252_c_17L顏容尊難及
聖威照三世
能仁衆相好
若干種變異

경전의 도를 연설할 때는
도사께서는 그 서원을 따르시며
그것을 분별하는 것
사람과 수명이 전혀 없다네.
006_1252_c_18L若頒宣經道
導師從其願
其所分別者
永無人壽命

계율로 사람들 깨우치셨나니
보시 행하고 계율 지키며
욕됨을 참고 정진 익히며
그리고 선정과 지혜이네.
006_1252_c_20L律開導衆人
布施行禁戒
忍辱習精進
禪定之智慧

세 곳에 집착이 없고
지혜로 저 언덕 건넜나니
최승(最勝)께 귀명하여 예배하고
모든 정각을 받들어 공양하네.
006_1252_c_21L三處無所著
以慧度彼岸
歸命禮最勝
奉敬諸正覺

일체 모든 부처님 따라
삼계의 어른을 받들어 공경하고
모든 법의 왕이 되시어
천상과 인간의 공양을 받네.
006_1252_c_22L隨一切諸佛
奉敬三界將
爲諸法之王
天人所供養

독실히 공무(空無)를 믿음
견고하여 미치기 어렵네.
이로 인해 세간 사람 가운데
거룩한 분 되셨나이다.
006_1252_c_24L篤信於空無
堅固難可及
因此得逮成
世閒人中聖
006_1253_a_02L
그 옛날 본래 있던
과거의 모든 여래와
또 지금 현재에 계시는
사람 중에서 높으신 이들
그분들이 다 받들어 실천하신 대로
항상 공을 아는 깨끗한 지혜와
또한 생각과 원함 없음과
그것의 상 없음 관찰하셨네.
006_1253_a_02L其有本往古
過去諸如來
有今現在者
人中之尊上
斯等悉奉行
常解空淨慧
亦無有想願
察之不有相

끝까지 미루어 관찰하여도
본래 청정하여 중생이 없고
또 나는 자도 없으며
또한 죽는 자도 없었네.
006_1253_a_05L究竟推極之
本淨無衆生
又無有生者
亦無有死者

또 구하는 자도 없고
또 왕생하는 자도 없어
일체 모든 법의 일
마치 저 허공 같았네.
006_1253_a_06L復無有來者
亦無往生者
一切諸法事
譬若如虛空

내가 본래 나타난 것과
정사(正士)들의 일처럼
세 가지 일과 몸을 관찰하여도
모두가 가진 것 없네.
006_1253_a_07L如我本所現
正士之所爲
察於三事身
悉爲無所有

그 설법에 편히 머물면
그 이치는 이와 같나니
그것을 보면 마치 허깨비 같고
또한 꿈속에서 본 것과 같네.
006_1253_a_09L安住所說法
其義爲若茲
睹之如幻化
亦如夢所見

모든 부처님의 그 세계는
강의 모래알보다 많은데
누가 거기에 물건을 가득 채워
그것으로써 보시한다고 할 경우
가령 누가 인욕 행하더라도
이 법도 또한 공하나
이 일으킨 보시가
특수하여 제일이 되네.
006_1253_a_10L諸佛之世界
過如江沙等
若人滿中物
以用布施者
假使有行忍
是法亦復空
此所興布施
殊特爲第一

마치 강의 모래알 같은
그 많은 겁 동안을
이와 같이 공양하였나니
사람 중에서 가장 높으신 분께
온갖 꽃과 이름 난 향과
음식 등도 이러하였네.
006_1253_a_13L猶如江河沙
劫限有若干
供養諸斯等
人中最尊上
衆華及名香
飮食爲若斯

혹 어떤 보살이든 배워
부처님 도의 이치를 구하면서
혹 이 경전의
이러한 모든 교훈과 가르침을 듣고
만일 사람과 수명과
중생이 없는 줄 깨달아 알면
법인을 빨리 얻어
청정히 현요(顯曜)를 이루리.
006_1253_a_15L若有菩薩學
志求佛道義
若聞此經典
如是諸訓教
若曉了無人
壽命含血類
速逮得法忍
淸淨成顯曜

이 사람은 사람 중에서
가장 높은 이에게 공양하고
수없는 억 겁 동안
언제나 보시 행하네.
006_1253_a_17L此人則供養
人中無上尊
於無數億劫
常行布施事

음식과 모든 공양과
수레와 말과 거주에 필요한 것들
용도를 따지지 않고 이것을 행하여
불도를 속히 이루었건만
도리어 온갖 망상 품나니
사람이 있다고 헤아리기 때문이네.
006_1253_a_19L飮食諸供養
車馬衆居業
亦不用此行
疾成於佛道
反懷衆妄想
而計有人故

사람 중에서 최상인 사람
이미 멸도에 돌아간 이가
일찍이 중생을 제도하여
제도 받은 이 다함이 없네.
006_1253_a_21L其有人中上
已歸滅度者
曾度於衆生
所濟無央數

그 법은 본래 청정해
관찰하여도 있는 것 없어
해탈과 지혜 등
그 배운 것 이와 같았네.
006_1253_a_22L其法本淸淨
察之無所有
解脫明慧等
所學爲若茲

세상에 나오시는 부처님 만나기
오랜 세월 지나야 얻을 수 있고
그 경전을 말씀하실 때
믿고 존중함도 또한 그렇고
사람의 몸을 얻기
또한 매우 어렵네.
006_1253_a_23L値遇佛興出
久久時可得
若說經典時
信尊亦復然
得來成人身
亦復甚難矣
006_1253_b_02L
장하여라. 정진을 닦음이여.
훌륭하고 수승한 가르침을 순종하여
항상 여덟 가지 부끄러움과
시끄러움 제거하라.
006_1253_b_02L善哉修精進
順從最勝教
常當蠲除去
八懅無閑難

알맞은 때 다시금 만날 수 없고
한가한 때는 희유한 법이니
부디 돈독한 믿음 일으켜
부처님의 가르침을 여쭈어 보라.
006_1253_b_04L應時不再遇
閑暇時希有
當興行篤信
諮啓佛教誨

부디 은근히 힘을 다하고
씩씩하게 늘 받들어 행하며
만일 법을 듣게 되거든
그 분부대로 빨리 행하라.
006_1253_b_05L當慇懃力務
勇猛常奉行
若得逮聞法
速疾修謹勅

큰 음성과 끝없는 소리는
이미 저 언덕으로 건너갔나니
항상 스스로 가지고 길러
한가히 살기에 정진하여라.
006_1253_b_06L大音無極聲
已度于彼岸
常當自將養
精習於閑居

사람 중에서 높은 이 따라
머리 조아려 명령 어기지 말고
선지식과 또 통달한
법의 그릇 되는 이께 나아가라.
006_1253_b_08L從人中之上
稽顙不違命
從就善知識
通達法器者

그름과 거짓으로 행하는
악지식을 마음에서 항상 버리고
일체의 평온과 순리를 닦고
평등한 마음으로 방편 따르라.
006_1253_b_09L心常棄於非
僞行惡知識
一切修平順
等心方便隨

비록 중생들 속에 있어도
부디 망상을 품지 말고
계율 지키고 많이 아는 이
그들을 받들고 잘 섬겨라.
006_1253_b_10L雖在於衆生
愼莫懷妄想
奉承禁戒者
博聞之徒類

평등하게 남을 관찰하고
항상 걸식 행하며
자주 마음을 고르고
나무 밑을 가까이 해 앉으며
수수한 약으로 몸을 돌보면서
첫째로 의심을 품지 말라.
006_1253_b_12L等察於他人
常行而乞食
數數當調習
親近坐樹下
穢藥以療身
第一無懷疑

일체의 모든 유위(有爲)를
이것도 무위(無爲)라 생각하며
그 모두가 동등한 상으로서
비유하면 아지랑이와 같네.
006_1253_b_14L一切諸有爲
計是亦無爲
悉亦同等相
譬之若野馬

이것이 제일의 본제라고
만일 잘 깨달으면
불도를 빨리 이루어
그 짝할 이 없는 데 이르리.
006_1253_b_15L若能曉了者
是第一本際
則疾成佛道
爲逮無等倫

부처님께서는 5음(陰)이 마치
요술쟁이의 요술 같음 아시고는
스스로 그 안 몸을 관찰하고
또 밖의 소유를 관찰하시네.
006_1253_b_16L佛解了五陰
猶如幻師化
自察其內已
又觀外所有

편히 머물러 분별한 바로는
이것은 공의 모임이니
부디 한(恨)하고 연연하여
거기에 의지하지 말라.
006_1253_b_18L安住所分別
是則爲空聚
愼莫懷戀恨
於彼依猗之

그 탐욕․분노․어리석음은
본래 깨끗한 허공 같은데
어리석고 성내는 일들
다 생각[想]에서 생기는 것이네.
006_1253_b_19L其婬怒癡者
本淨如虛空
騃冥瞋恚事
悉亦從想生

또 헤아리면 그 상념도
있는 곳을 얻을 수 없나니
저 모든 도사(導師)들
깨달은 것 다 이와 같네.
006_1253_b_20L又計其想念
亦不得所在
諸導師之衆
所曉了若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이는
사람 가운데 밝은 눈 가진 이니
가령 모든 부처님들
도의 지혜를 다 알고자 하면
모든 장애와 유위의
미혹을 다 버려야 하나니
이런 용맹스런 사람들은
반드시 거룩한 불도 이루리.
006_1253_b_22L是故有智者
人中爲明目
假使欲究盡
諸佛之道慧
棄捐諸罣㝵
有爲之迷惑
此等勇猛士
必成尊佛道
006_1253_c_02L
그때 모든 화현한 보살들이 이 게송을 마치자 거기 와서 듣고 있던 2만 2천 사람들은 다 최상의 정진도(正眞道)의 생각을 내었고, 5백 비구는 무여열반을 얻어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렸으며, 3백 비구니는 법안(法眼)이 깨끗해지고, 7천 우바새와 7천 우바이와 2만 5천 천자들은 번뇌를 멀리 떠나 법안이 깨끗해졌으며, 3백 보살은 무생법인을 얻고, 이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그 큰 광명은 시방을 두루 비추었다.
006_1253_b_24L爾時諸化菩薩說是偈已彼衆會中諸來聽者二萬二千人皆發無上正眞道意五百比丘得無起餘漏盡意三百比丘尼得法眼淨七千優婆七千優婆夷二萬五千諸天子遠塵離垢諸法法眼淨三百菩薩逮無所從生法忍此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其大光明普照十方
장로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성(大聖)이시여, 이 누구의 위덕이 삼천대천세계로 하여금 여섯 가지로 진동하게 하고 이 화현한 보살은 교락(交絡) 중각의 연꽃 위에 앉아 깊고 묘한 법을 연설하여 그 뜻이 특수하며 이 광명이 이 모임에 온 이를 두루 비추고 무앙수의 억 보살들을 비추며 천자들의 그 수는 헤아릴 수가 없는 것입니까?”
006_1253_c_09L耆年舍利弗前白佛言唯願大聖此誰威德使此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諸化菩薩在交絡閣蓮華上坐演深妙法其義殊特斯光普照諸來會者無央數億衆菩薩集諸天子等不可稱載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의 위신의 감응으로 다 모이게 한 것이다. 왜냐 하면 그 때문에 문수사리가 여래에게 마장(魔場)을 무너뜨리는 삼매의 법을 여쭙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법을 완전히 성취하였으니, 그 삼매 이름을 적연공행(寂然空行)이라 하며 선주의 천자와 함께 있느니라.”
006_1253_c_14L佛告舍利弗文殊師利威神所感悉令集所以者何是故文殊啓問如來毀伏魔場三昧之要具足成就不可思議諸佛之法名寂然空行與善住意天子俱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문수사리는 이 모임에 오지 않았습니까? 왜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는 저 악마를 무너뜨리는 삼매에 들어 악마의 궁전을 덮고 큰 위변을 일으키면서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갔느니라.”
006_1253_c_19L舍利弗白佛言文殊師利不來會乎何故不現佛告舍利弗殊師利降毀諸魔三昧正受蔽魔宮殿興大威變詣如來所
006_1254_a_02L이때 문수사리는 마장을 허무는 삼매에 들었다. 그러자 삼천대천세계의 백억 악마 궁전이 일시에 모두 닫혀, 그들은 그 곳을 좋아하지 않고 각자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때 악마 파순은 자신이 노쇠하고 기운이 빠져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그 궁녀와 채녀들도 다 노쇠해진 것을 보았으며, 또 궁전이 다 허물어지고 깜깜해 동서를 분별할 수 없음을 보았다.
006_1253_c_22L於是文殊降毀魔場三昧正受應時三千大千世界百億魔宮一時皆蔽不樂其處各懷懅時魔波旬自見老耄羸頓氣拄杖而行所有宮人婇女之等復羸老又見宮殿而復崩壞暗暗冥冥不知東西
그리하여 악마 파순은 못내 두려워 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했다.
‘이것은 무슨 괴변이기에 내 궁전이 이처럼 못쓰게 되었는가? 무슨 죽을 죄를 지어 이대로 죽게 되는 것인가? 천지가 재겁(災劫)을 만나 다 타버리는 것인가?’
006_1254_a_05L時魔波旬卽懷恐懼毛爲豎心自念言此何變怪令吾宮殿委頓乃爾將死罪至歸命壽終地遇災劫被燒耶
그리하여 악마 파순은 교만한 마음과 악한 생각을 버렸다. 그때 문수사리가 변화로 만든 백억 천자로서 교락에 있던 자들이 악마들 앞에 서서 악마 파순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들 몸에는 끝내 아무 환난도 없을 것이다. 문수사리라는 불퇴전(不退轉) 보살대사가 있는데 그의 위덕은 특별하고 뛰어나 시방을 다 다스린다. 그 덕은 수미산보다 뛰어나고 지혜는 강과 바다보다 뛰어나며 지혜는 허공보다 뛰어난데, 지금 마장을 허물어 항복받는 이 삼매에 들어 있으니 이것은 그 위신력 때문이다.”
006_1254_a_08L時魔波旬棄除貢捨惡思想時文殊師利所化百億天子在交絡者住諸魔前謂魔波旬莫懷恐懼汝等之身終無患難有不退轉菩薩大士名文殊師利威德殊摠攝十方德過須彌智超江海越虛空於今以是降毀魔場三昧正是其威神
여러 천자들이 마침 이렇게 말하자 모든 악마들은 이 말을 듣고 더욱 겁을 내어 문수를 두려워하였고, 모든 악마 궁전들이 곧 진동했다. 악마 파순은 화현한 보살들에게 보고하면서 구제해 받기를 원했다.
006_1254_a_15L諸天子等適宣此言魔聞之益懷恐懼畏於文殊諸魔宮殿尋時震動諸魔波旬報化菩薩見救濟
그러자 화현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우선 편히 머물러 두려워하지 말고 그대들은 저 석가문(釋迦文)부처님께로 가라. 여래 지진께서는 한없이 가엾이 여겨 끝없는 자비를 베풀 것이다. 가령 중생들이 크게 두려워할 때에도 인자함을 쏟아 두려움이 없게 할 것이다.”
006_1254_a_18L答曰且安勿懷恐懼仁等當往至釋迦文佛所如來至眞有無盡哀暢無極慈假使衆生有大恐懼沃仁慈令無所畏
그 화현한 보살들은 이렇게 말하고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악마들은 기뻐하면서 교락의 자리에 앉아 있는 화현한 보살들과 한 마음이 되어 부처님께 가기로 하고, 노쇠한 몸으로 지팡이를 짚고 가서 일시에 소리를 내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006_1254_a_21L諸化菩薩適說此忽沒不現衆魔忻然與諸交絡化座菩薩僉共同心往詣佛所羸老拄一時發音前白佛言
006_1254_b_02L“오직 원컨대 대성이시여, 저희들을 구제하여 이런 큰 환난에서 벗어나게 해 주소서. 차라리 백천억 부처님의 공덕과 명칭을 얻을지언정 한 문수사리의 핍박은 받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저희들은 아까 문수라는 이름만 듣고도 곧 두려워져 스스로 편안할 수가 없었고 신명을 잃을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006_1254_a_24L唯願大聖護我等令得濟脫如此大患寧得値遇百千億佛功德名稱不爲獨一文殊師利所見逼迫所以者何我等屬聞文殊名尋卽恐懼不能自安亡身命
부처님께서 악마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 말과 같으니라. 억백천 부처님께서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은 문수가 교화하고 지도하여 다함이 없는 중생들을 해탈시키는 것으로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왜냐 하면 너희들이 억백천 부처님의 공덕과 명칭을 듣지 못했으면 아무리 뇌환(惱患)을 만나 마음에 두려움을 품었더라도 문수의 일으킨 변괴에 의한 어려움보다는 더욱 심하기 때문이니라.”
006_1254_b_06L佛告諸魔如仁所言億百千佛所益衆生不及文殊之所開化各勸導無央數衆令得解脫所以者汝等未聞億百千佛功德名號遭惱患心懷恐懼因一文殊之所興所難益甚
악마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이 노쇠해진 몸이 부끄럽습니다. 지금 세존께 귀의하오니 가엾이 여겨 본래 형상으로 돌아가 하늘 옷으로 장식하게 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우선 조금 기다려라. 지금 문수사리가 와서 이런 여러 가지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이다.”
006_1254_b_11L諸魔白佛我等羞慚此羸老身今從世尊自歸加哀願復本挍飾天服佛告諸魔且待須臾殊師利如是來至當脫斯等如此衆
이에 문수는 무수한 천자들과 백천 나유타 권속들과 헤아릴 수 없는 하늘․용․귀신․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과 억백조(億百兆)의 무량한 보살 등, 그 수가 무수하고 한량없는 이들에게 둘러싸이고 앞뒤로 이끌고 좇으면서 안온하고 조용하게 거동했는데, 백천의 음악이 울리고 온갖 이름난 향과 푸르고 붉고 노랗고 흰 연꽃이 내려, 청정한 장엄과 다함없는 위변(威變)은 보는 이마다 모두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들은 다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 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006_1254_b_15L於是文殊安隱庠序與無央數諸天子等百千那術眷屬圍繞不可稱計天龍鬼神阿須倫迦留羅眞陁羅摩睺勒億百兆載無量菩薩其數無前後導從鼓百千樂雨衆名香蓮紅黃白華淸淨莊嚴無極威變莫不歡俱往詣佛稽首足下繞佛三退坐一面
그때에 세존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삼매는 악마를 항복 받은 삼매로구나.”
문수가 아뢰었다.
“예, 마땅히 가르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006_1254_b_22L於時世尊告文殊曰且正受以降毀魔而三昧矣文殊白唯當從教
006_1254_c_02L세존께서 또 물으셨다.
“어떤 방편으로 여래로부터 이 선정을 받았으며 또 이 삼매를 이룬 지 얼마나 오래 되었는가?”
문수가 아뢰었다.
“예, 대성이시여, 저는 최상의 정진도의 뜻을 발하기 전에 이 선정의 이름을 들었사오며 듣자마자 곧 이 삼매를 이루었습니다.”
006_1254_b_24L世尊又問以何方宜從如來聽受此定又何久如成此三文殊白曰唯然大聖我未發無上正眞道意時聞此定名尋時則成是三昧矣
또 물으셨다.
“문수여, 이 삼매정을 들려 주신 그 부처님의 명호는 어떤 여래이더냐?”
문수가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과거 아주 먼 옛날, 강의 모래 수보다 많은 셀 수 없는 아승기겁 때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를 의화향(意華香) 여래․지진․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세존이라 하였습니다. 그때에 이 삼매행품(三昧行品)을 연설하셨는데, 저는 그때 그 부처님으로부터 이 마장(魔場)을 무너뜨리는 삼매의 지혜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006_1254_c_05L又問文殊所從聞是三昧定其號何等如來文殊白佛乃往過去久遠世時越過江河沙不可計會阿僧祇劫爾時有佛號意華香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時演斯三昧行品我身爾時從得聞是降毀魔場三昧慧音
부처님께서 또 문수에게 물으셨다.
“그 의화향 여래께서 말씀하신 삼매의 지혜의 음성이란 어떤 것인가?”
문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은 20가지 일로 마장을 무너뜨리는 삼매정의 뜻을 얻습니다.”
006_1254_c_12L佛問文殊謂三昧慧音其意華香如來所宣殊白佛菩薩有二十事而用逮得降毀魔場三昧定意
“그 20가지란 어떤 것인가?”
何謂二十
문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보살은 첫 번째 탐음(貪婬)을 헐어 그 욕심을 멸하고, 두 번째는 분노를 헐어 더러운 마음을 제거하며, 세 번째는 어리석음을 헐어 어두운 마음을 없애고, 네 번째는 교만을 헐어 원한을 버리며, 다섯 번째는 성냄을 헐어 번뇌의 뜨거움을 품지 않고, 여섯 번째는 뭇 생각과 모든 삿된 견해를 버리며, 일곱 번째는 많은 생각으로 받는 일과 또 주는 일을 버리고,
006_1254_c_15L文殊白於是菩薩毀貪婬滅其欲心毀瞋恚除瑕穢心毀愚癡去暗冥毀憍慢而捨懷恨毀瞋怒懷惱熱捨衆想及諸邪見棄多念所生受事及與放捨
여덟 번째는 소요와 소요 없음을 떠나며, 아홉 번째는 단멸(斷滅)과 계상(計常)을 초월하고, 열 번째는 음종(陰種)과 모든 입(入)과 4대(大)를 헐며, 열한 번째는 그 마음이 삼계에 집착하지 않고, 열두 번째는 성문의 마음을 멀리하며, 열세 번째는 연각의 생각을 버리고, 열네 번째는 질투와 탐여(貪餘)를 베며,
006_1254_c_20L離所有及無所有越斷滅計常毀陰種四大十一其心不著三界十二聲聞心十三釋緣覺意十四刈嫉妒貪餘
006_1255_a_02L 열다섯 번째는 계율을 헐고 어기는 비난을 멀리하고, 열여섯 번째는 싸움과 옳지 않은 일을 끊으며, 열일곱 번째는 게으름과 망설임을 끊고, 열여덟 번째는 방탕하고 산란한 모든 뜻을 버리고, 열아홉 번째는 삿된 지혜와 바르지 않은 일을 돌이키도록 힘쓰고, 스무 번째는 진로(塵勞)와 애욕과 결망(結網)을 항복받는 일이 있습니다. 이 스무 가지 일은 보살이 행할 바로서 이 삼매를 얻습니다.”
006_1254_c_24L十五遠毀戒違禁之難十六鬪諍不可之事十七翦懈怠猶豫拔諸放逸憒亂之意十九勖勉邪智不正之事二十降伏塵勞愛欲結是二十事菩薩所行逮是三昧
문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은 또 네 가지 일로 이 삼매를 얻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행하는 바와 세운 마음이 청정하고 조화로운 것이요, 둘째는 뜻과 성품이 유연하고 아첨과 꾸밈이 없으며, 셋째는 깊은 법인(法忍)에 들어가 마음이 일어나고 멸함이 없는 것이요, 넷째는 그의 행하는 보시가 애착하고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입니다.
006_1255_a_05L文殊白佛菩薩復有四事逮是三昧何謂四所行立心淸淨調和志性柔軟而無諂飾入深法忍心不起所有施未曾愛悋是爲四
또 네 가지 법이 있어 이 삼매를 얻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한결같이 지성(至誠)을 행하여 속일 마음을 품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한가히 사는 적막한 행을 익히는 것이며, 셋째는 경전을 물어 배우고 모든 법을 외우는 것이고, 넷째는 모든 행이 끝까지 옳지 않은 것을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입니다.
006_1255_a_09L復有四法逮是三昧何謂四行至誠懷欺詐習閑居寂寞之行啓受經典諷誦諸法究竟諸行棄捐非是爲四
보살에게는 또 네 가지 일이 있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선한 벗을 친근하는 것이고, 둘째는 만족함을 한정해 아는 것이며, 셋째는 고요히 생각하면서 혼자 있는 것이며, 넷째는 시끄러운 곳에 있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입니다.
006_1255_a_13L菩薩復有四事何謂四親近善友限知止足精思獨處不在憒鬧是爲四
보살은 또 네 가지 일로 삼매를 얻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마음으로 성문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연각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며, 셋째는 보살의 도에 뜻을 두는 것이고, 넷째는 법인을 얻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입니다.
006_1255_a_15L菩薩復有四事法逮是三昧何謂爲四心不樂聲捨緣覺意志菩薩道逮得法忍是爲四
또 네 가지 법이 있어 이 삼매를 얻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공법(空法)을 닦아 사람이 있다고 헤아리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생각 없음을 존중하여 뭇 희망을 버리는 것이며, 셋째는 방일한 행이 없고 모든 원하는 것들을 없애는 것이고, 넷째는 만족함을 알아 일체 소유를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입니다.
006_1255_a_18L復有四法逮是三昧謂爲四修空法不計有人尊無捨衆悕望無放逸除諸所願知足悅棄一切有是爲四
또 네 가지 법이 있어 이 삼매를 얻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무량한 생사의 어려움에 돌아다니는 것이고, 둘째는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치료하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일심으로 때에 응하기를 생각하는 것이고, 넷째는 서서히 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것입니다.
006_1255_a_21L復有四法逮是三昧何謂爲四周旋無量生死之難等療一切衆生之類一心唯念應時無馳騁度于彼岸
006_1255_b_02L세존이시여, 저 의화향 여래․지진․등정각께서는 이 삼매행음(三昧行音)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그 부처님으로부터 이 삼매를 들었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다시 명주일월광요(明珠日月光曜)라는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그 여래에 의해 이 삼매를 이루었습니다. 이 마장을 허물어 조복받는 삼매를 설명했을 때 그 회중의 1만 보살은 이런 색상(色像)에 감동하고 변화하여 다 무생법인[無所從生法忍]을 얻었습니다.
006_1255_a_24L唯願世尊意華香如來至眞等正覺說是三昧行音爾時從彼聞是三昧其佛去後次復有佛號明珠日月光因其如來成是三昧說是毀伏魔場三昧時彼衆會中一萬菩薩如是色像感動變化悉得無所從生法忍
사리불의 뜻한 바는 어떠했습니까? 이 삼천대천세계에만 이변이 있어 모든 악마를 항복받았겠습니까? 그렇게 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냐 하면 시방의 모든 강의 모래알과 같은 부처님 국토에 있는 악마 파순으로서 사람의 틈을 엿보는 자는 다 이 재난을 만나 자재를 얻지 못했으니, 그것은 다 문수사리가 건립한 것입니다.”
006_1255_b_07L於舍利弗所志云何於是三千大千世界獨有是變降諸魔乎勿作斯觀所以者何十方一切江河沙等諸佛剎土諸魔波旬求人便者皆遇此難不得自在悉文殊師利之所建立
그때 세존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그 세운 위신을 버리고 저 악마들을 본래 형상으로 돌려 천상의 복식(服飾)을 입혀 주어라.”
006_1255_b_12L時世尊告文殊曰仁當捨置所建威當使諸魔還復本形天上服飾
그러자 문수는 모든 악마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그 몸과 옷을 더럽다고 한 것이 사실이냐?”
악마들은 답하였다.
“실로 그렇습니다.”
006_1255_b_14L時文殊告諸魔曰諸賢者等實爲惡穢此身服乎報曰實爾
문수가 말하였다.
“너희들은 마땅히 탐욕을 싫어해야 하며 삼계에 살지 말아야 하느니라.”
악마들이 대답하였다.
“오직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훌륭하십니다. 문수시여, 원컨대 위신을 가해 저희들로 하여금 이런 형상과 위의와 복식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006_1255_b_16L文殊答曰等宜當厭貪欲事不住三界諸魔報唯當從命善哉文殊願加威神我等脫如是形類威儀服飾
문수사리는 곧 위신과 변화를 버리고 저 천자와 천녀[玉女]들을 치료해 그 형체를 전처럼 회복시켜 주어 옷은 빛나고 위신은 크고 우뚝하였다.
006_1255_b_19L文殊師利尋捨威變療諸天人及諸玉女使其形體平復如故衣被光澤威神巍
006_1255_c_02L문수사리는 악마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그 눈이 봄으로써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을 알고 싶은가? 눈에 집착이 있으면 안근(眼根)이 되고 생각을 인해 눈을 내 것이라 해서 눈을 의지하고 그에 의해 곧 눈이 나게 되고, 눈의 나아가는 곳은 눈이 심후(心候)가 되는데 도리어 그 눈을 보호하며 눈을 뜨고 눈을 감는 것이 곧 너희들의 경계인 것이다. 그것이 악마의 업을 지나니, 귀․코․혀․몸․뜻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006_1255_b_22L文殊師利告於諸魔諸仁欲知其眼受而懷思想眼有所著則爲眼根因思想眼言是我所依猗於眼因生於眼眼之所趣目爲心候還護其眼擧眼下眼則是汝等之境界也爲造魔業意亦復如是
가령 눈이 있더라도 집착하지 않고 귀에 들음이 없으며 코의 냄새와 입의 맛과 몸의 접촉과 뜻의 법에 다 집착이 없어 너희들의 경계가 아니어서 노려(勞侶)가 같지 않고 힘이 없어 즐거워하지 않으면 악마의 업이 없게 되고 또한 영향도 없을 것이다. 또 그대들은 스스로 나가 있다고 헤아리고 몸이 있다고 하나니, 그대들은 무엇 때문에 대중 모임에 있으면서 고요함을 얻으려 하는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니라.”
006_1255_c_04L假使有眼而無所著耳無所聽鼻香口味更心法悉無所著非汝部界不同勞無力不樂則無魔業亦無影響復卿等自計吾我隨念有身緣趣此卿等何因處於衆會欲得寂然之有也
문수사리는 때를 맞추어 거기서 악마와 그 권속들을 위해 경전을 해설하여 1만 악마로 하여금 다 최상의 정진도의 마음을 내게 하였다. 그러자 8만 4천의 악마는 번뇌를 멀리 떠나고 모든 마녀들은 다 법안이 깨끗해졌으며 그 밖의 모든 악마들은 각기 그 궁전으로 돌아가 모두 큰 소리로 부르짖기를 “만세! 우리들은 이미 큰 두려움에서 벗어났다”고 하였다.
006_1255_c_10L文殊師利應時於彼爲魔眷屬解說經典使一萬魔皆發無上正眞道意八萬四千魔遠塵離垢諸女得法眼淨其餘衆魔各歸宮殿皆共擧悉稱萬歲吾等已脫於大恐懼
이에 문수사리는 법인을 얻은 악마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왜 각기 궁전으로 돌아가지 않는가?”
악마들은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갑자기, 자신의 몸과 집도 다시 또 볼 수 없습니다. 하물며 스스로 항상 머무는 궁전을 볼 수 있겠습니까?”
006_1255_c_14L於是文殊師利告逮法忍諸魔眷屬卿等何故不各歸宮諸魔報曰吾等於今忽然不復見己身宅何況當復見魔宮殿自然常住
또 물었다.
“너희들 궁전은 어디 있는가?”
악마들은 대답하였다.
“모든 법은 주인도 없고 생각[念]도 없습니다. 이것이 모든 법의 궁전입니다. 공이요 생각이 없고 원함이 없는 모든 법의 황홀함이 곧 궁전이니 거기에는 가는 자도 없고 오는 자도 없습니다.”
006_1255_c_18L又問汝等宮殿爲在何所諸魔報曰一切諸法無主無念是爲諸法之宮殿空無想願法怳惚乃爲宮殿於彼無往亦無來者
장로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문수사리가 저 궁전에서 오는 것입니까? 저희들은 그를 따라 오는 보살들을 보고 싶습니다. 왜냐 하면 이 정사들은 만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006_1255_c_22L耆年迦葉前白佛言文殊師利彼殿來乎我等欲見所從菩薩所以者何此正士等難可値遇
006_1256_a_02L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시방세계에서 사바세계로 와서 모인 보살들 앞에 나타나거라. 지금 이 대중들은 다 그대를 간절히 보고 싶어한다.”
006_1256_a_02L佛告文殊汝當現此十方世界諸來菩薩會忍土者今諸衆會皆共渴仰欲得見之
문수사리는 곧 때를 맞추어 모든 법륜보살(法倫菩薩)과 법주보살(法住菩薩)․약간변보살(若干辯菩薩)․득대세보살(得大勢菩薩)․유연음보살(柔軟音菩薩)․멸중악보살(滅衆惡菩薩)․적연보살(寂然菩薩)․선택보살(選擇菩薩)․법왕보살(法王菩薩)․회음보살(懷音菩薩) 등 이런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 족성자인 일체 보살은 각기 스스로 그 몸과 궁전을 나타내고 각자 살고 있는 불국토의 본래 형체를 나타내십시오.”
006_1256_a_04L文殊師利應時告諸法倫菩薩法住菩薩若干辯菩薩得大勢菩薩柔軟音菩滅衆惡菩薩寂然菩薩選擇菩薩法王菩薩懷音菩薩悉告此等諸菩薩衆汝族姓子一切菩薩各當自現其身宮殿各自顯示所處佛土本之形體
문수사리가 이렇게 말하자 그 보살들은 곧 명령을 받들고 삼매에서 일어나 각각 그 본체를 나타내었다. 혹 어떤 보살은 그 몸의 높이와 크기가 수미산과 같고, 어떤 보살은 그 몸의 높이와 길이가 3백 20만 리이며, 혹은 2백 80만 리요, 혹은 2백 40만 리이며, 혹은 2백만 리요, 혹은 1백 60만 리이며,
006_1256_a_11L文殊師利適發此言諸菩薩衆尋時奉命從三昧起各現本體或有菩薩其身高大如須彌山或有菩薩其身高長三百二十萬里或二百八十萬里或二百四十萬里或二百萬或百六十萬里
혹은 1백 20만 리요, 혹은 80만 리이며, 혹은 40만 리요, 혹은 36만 리이며, 혹은 32만 리요, 혹은 28만 리이며, 혹은 24만 리요, 혹은 20만 리이며, 혹은 16만 리요, 혹은 12만 리이며, 혹은 8만 리요, 혹은 4만 리이며, 혹은 3만 6천 리요, 혹은 3만 2천 리이며,
006_1256_a_16L或百二十萬里八十萬里或四十萬里或三十六萬或三十二萬里或二十八萬里二十四萬里或二十萬里或十六萬或十二萬里或八萬里或四萬里或三萬六千里或三萬二千里
006_1256_b_02L 혹은 2만 8천 리요, 혹은 2만 4천 리이며, 혹은 2만 리요, 혹은 만 6천 리이며, 혹은 만 2천 리요, 혹은 8천 리이며, 혹은 4천 리요, 혹은 3천 6백 리이며, 혹은 3천 2백 리요, 혹은 2천 8백 리이며, 혹은 2천 4백 리요, 혹은 2천 리이며, 혹은 천 6백 리요, 혹은 천 2백 리이며,
006_1256_a_21L或二萬八千里或二萬四千里或二萬里或萬六千里或萬二千里或八千里或四千里或三千六百里或三千二百里或二千八百里或二千四百里或二千里或千六百里或千二百里
혹은 8백 리요, 혹은 7백 60리이며, 혹은 7백 20리요, 혹은 6백 80리이며, 혹은 6백 40리요, 혹은 6백 리이며, 혹은 3백 60리요, 혹은 3백 20리이며, 혹은 2백 80리요, 혹은 2백 40리이며, 혹은 2백 리요, 혹은 1백 60리이며, 혹은 1백 20리요,
006_1256_b_04L或八百里或七百六十里或七百二十里或六百八十里或六百四十里或六百里或三百六十里或三百二十里或二百八十里或二百四十里或二百里或百六十里或百二十里
혹은 80리이며, 혹은 40리요, 혹은 36리이며, 혹은 32리요, 혹은 28리며, 혹은 24리요, 혹은 20리이며, 혹은 16리요, 혹은 12리이며, 혹은 8리요, 혹은 4리였다. 혹 어떤 몸의 길고 짧음은 이와 같은데 사바세계의 사람 몸과 다름이 없었다. 보살들의 그 몸은 이와 같이 높이와 너비, 길고 짧음이 각각 달랐다.
006_1256_b_09L或八十里或四十里或三十六里三十二里或二十八里或二十四里或二十里或十六里或十二里或八或四里或有身長短如此忍界人身無異諸菩薩等其身如是高廣長各各別異
그때 그 모임은 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서 털끝만한 빈틈도 없었다. 모든 분들은 신묘하고 고절(高節)하며 지혜가 밝았다. 보살 대사들은 탁연(卓然)하게 뛰어나고 그 크고 우뚝한 공덕은 비유할 데 없었다. 그 보살의 몸에서 내는 광명은 시방의 셀 수 있는 백천 불국토를 환히 비추었다.
006_1256_b_14L爾時於此三千大千世諸會充滿無如毛釐空缺之處尊神妙高節慧明菩薩大士卓然有功德巍巍無以爲喩其諸菩薩身所演光徹照十方不可計數百千佛土
그때 세존께서는 불장엄(佛莊嚴)삼매에 드셨고, 이 삼매정을 일으키자 곧 사바세계에는 셀 수 없는 여러 가지 꽃 일산들이 저절로 나타났고 무한한 백천 기악은 각각 그 소리를 냈으며, 장식한 당번과 비단이 무량하여 불국토를 장엄하여 모두 해나 달처럼 빛났다.
006_1256_b_18L爾時世尊以佛莊嚴三昧正受適興此定尋時忍界自然變現不可稱數若干華蓋以其無限百千妓樂各唱其音挍飾幢幡繒綵無量莊嚴佛土靡不煌煌如日如月
006_1256_c_02L그 보살들 중에 자마금(紫磨金)의 국토에서 온 이는 이 불국토가 황금색으로 보였고 백은(白銀) 불국토에서 온 이는 다 은색으로 보였으며, 수정(水精)의 불국토에서 온 이는 이 불국토가 다 수정빛으로 보였고 유리(琉璃) 불국토에서 온 이는 이 사바세계가 다 유리빛으로 보였으며, 자거(車𤦲) 불국토에서 온 이는 이 사바세계가 다 자거빛으로 보였고, 마노(馬瑙) 불국토에서 온 이는 이 불국토가 다 마노빛으로 보였으며,
006_1256_b_23L諸菩薩衆從紫金剎來至此者睹是佛剎如黃金色其從白銀佛剎來者悉現銀色其從水精佛剎來者見此佛土悉水精色其從琉璃佛剎來者睹此忍界悉琉璃色其從車璖佛剎來者見此忍土悉車璖色其從馬瑙佛剎來者見是佛土悉馬瑙色
명향(名香) 불국토에서 온 이는 이 불국토가 다 향이 합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였고, 호화(好華) 불국토에서 온 이는 단지 온갖 꽃만 보았으며, 보배 국토에서 온 이는 단지 온갖 보배만 보았고 혹은 7보(寶), 혹은 6보, 혹은 5보, 혹은 4보, 혹은 3보, 혹은 2보 세계에서 이 사바세계에 오는 이는 이 불국토가 깊거나 넓거나 좁거나 모두 온갖 보배의 기이함과 강하고 약하며 좋고 추함이 본래 불국토와 같음을 보았다.
006_1256_c_07L其從名香佛剎來者見是佛土悉香合成其從好華佛剎來者但見諸華從寶剎來者但見衆或從七寶或從六寶或從五寶從四寶或從三寶或從二寶世界來詣此忍土見此佛土長廣短狹衆寶琦異强劣好醜如本佛土
그때에 모든 보살은 각각 본래 살던 불국토를 생각할 때, 이런 모든 것에서 석가문 여래ㆍ지진의 형상과 옷을 보았고 그것은 각각 본토의 모든 부처님 형상과 위의와 예절과 가르침․법칙․음식 등과 같아서 차별이 없었으며, 저 한 보살은 다른 보살과 국토의 장엄을 보지 못하고 다만 자기가 속한 국토만을 보았다.
006_1256_c_13L時諸菩各自憶念住本佛土是等一切見釋迦文如來至眞形像被服各如本土諸佛像貌威儀禮節教授法則飮等無差特彼一菩薩不見他菩薩土地莊嚴但睹本剎
그리하여 큰 소리로 말하였다.
“이 국토는 자마금[紫金]이다.”
그러자 둘째 보살이 말하였다.
“이 국토는 백은(白銀)이다.”
006_1256_c_18L擧聲稱曰此土紫金二菩薩曰此土白銀
그리하여 각각 노닐던 청정한 행을 각각 스스로 놀라워하고 기뻐하며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괴상히 여기면서 큰 소리를 질러 찬탄하였다.
“모든 부처님 세계는 미치기 어렵고도 미치기 어려워 체득할 수 없도다. 덕(德)이 시방에 두루하여 영영 체득할 수 없다.”
006_1256_c_19L各各所遊淸淨之行各自驚喜怪未曾有磬揚大音而嗟歎之諸佛世界難及難及而不可逮德遍十方永不可逮
006_1257_a_02L문수사리가 때에 맞추어 말하였다.
“족성자들이여, 이 일은 기이할 것 없습니다. 왜냐 하면 일체 모든 부처님이 다 한 부처님이요, 일체 모든 국토가 다 한 국토이며, 일체 중생이 다 한 신(神)이요, 일체 모든 법이 다 한 법이기 때문이며, 이것을 하나로 단정했기 때문에 하나라 하지만, 또한 하나도 아니요 여럿도 아닙니다.”
006_1256_c_22L文殊師利應時告曰諸族姓子此事無奇所以者何一切諸佛皆爲一佛一切諸剎皆爲一剎一切衆生悉爲一神一切諸法悉爲一法是一定故故名曰一亦非定一亦非若干
문수사리는 그 중요한 이치만 들고 여러 말을 하지 아니한 채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쭙고 싶은 것이 있사온데 만일 허락하시면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대로 물으라. 여래는 그대가 가진 의심을 풀어 주어 그대 마음을 기쁘게 하리라.”
006_1257_a_04L文殊師利擧其要義不以多言卽從座起偏出右肩右膝著地叉手白佛願欲所問若見聽者乃敢自陳佛言恣所欲問如來當決所懷疑結令心歡然
문수는 곧 물었다.
“보살의 궁극적인 뜻은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법을 깨달아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에 보살이라 하느니라.”
006_1257_a_08L文殊則問何謂菩薩義所歸乎佛告文殊曉了諸法靡不通暢故曰菩薩
또 물었다.
“무엇을 보살이 모든 법을 깨달은 것이라 합니까?”
006_1257_a_10L又問何謂菩薩曉了諸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눈․귀․코․혀․몸․마음을 깨달아 장애가 없는 것이다. 6정(情)을 깨달음이란 어떤 것인가? 눈은 본래 깨끗하고 공이며,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아 다 공이며 본래 깨끗한 것임을 깨닫되 내가 깨달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빛깔․소리․냄새․맛․감촉․법이 다 공이요 본래 깨끗한 것임을 깨닫되 내가 깨달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006_1257_a_11L佛言菩薩曉了心無有弊㝵何謂曉了六情事者曉了於眼則本淨空意亦復如是悉空本淨不自想念我曉了之細滑之法空本淨不想曉了
또 문수사리야, 만일 어떤 보살이 5성음(盛陰)을 깨달았다면, 무엇을 깨달았다는 것인가? 그것은 공이요[空], 생각이 없으며[無想] 원이 없고[無願] 욕심을 떠나 황홀하고 고요하여 소유가 없으며 담박하여 남[生]도 없고 옴[來]도 없으며 감[往]도 없다는 것이다. 마치 아지랑이․허깨비의 변화․물 속의 달․파초․꿈 속에서 본 것 등과 같아서 오래 있지 못하고 견고함이 없으며 허무하여 장소가 없다는 것이니 만일 이런 이치를 깨달았으면 그를 보살이라 하느니라.
006_1257_a_16L文殊師利若有菩薩了五盛陰何謂曉了了空無想無願離欲恍惚寂無所有歸於澹泊悉無所生無來無往猶如野馬幻化水月芭蕉夢中所見不得久存而無堅固虛無無處若能曉了如斯義者是謂菩薩
006_1257_b_02L또 문수사리야, 음욕․분노․어리석음과 5음(陰)․6쇠(衰) 등이 다 망상에 의해 생기는 것임을 알며 그 탐욕이란 다 망상에서 생기는 것이지만 그 망상도 또한 공이요 허무이며 형상이 없고 말이 없으며 또한 교화도 없는 것이며, 그 탐욕․분노․어리석음도 근본이 없는 법에서 오염시킬 수 없고 헷갈리지 않으며 미혹되지 않는 것이다.”
006_1257_a_22L文殊師利解婬怒癡六衰因想而生其貪欲者悉從想其想亦空虛無無形無有言辭無教化其婬怒癡於無本法無能染不迷不惑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중생들의 행을 환히 안다. 즉 ‘이 사람은 욕심이 많다. 이 사람은 분노가 많다. 이 사람은 어리석음이 많다. 그 욕심이 많은 자는 은애(恩愛)가 극진하여 마치 5곡과 초목이 무성하고 종류가 흩어져 한 곳에 적당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 분노가 많은 자는 분한이 치성하여 마치 들불이 초목과 성곽과 집들을 태워 모두가 해를 입는 것과 같다. 그 어리석음이 많은 자는 깜깜하여 어두워 해가 없는 것 같고 또 집 안에서 독을 덮어 쓴 것과 같아서 아주 미혹하여 동서를 알지 못한다.’고 한다.
006_1257_b_03L佛告文殊師利菩薩曉了衆生之行此人多欲斯人多瞋人多癡其多欲者恩愛隆崇猶如五草木茂盛種類布散不適一處多瞋者怒恨熾盛如野火燃燒炙草城郭屋宅靡不被害其癡多者暗冥冥如無日明若其屋中覆蓋在迷惑窮極不識東西
보살 대사는 본행을 환히 알아 그 마음이 총명하고 미련함과 근본 진리에 나아감과 그 근기의 우열에 따라 설법하여 각각 계율에 들게 하여 해탈시키느니라.”
006_1257_b_10L菩薩大士曉了本行從其心意聰明暗塞原際所趣諸根優劣而爲說法各令入律而度脫之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일체 중생을 다 환히 안다. 일체 중생을 어떻게 아는가? 다 거짓 이름일 뿐이라고 안다. 만일 진제(眞諦)로 그 거짓 이름을 관찰하면 그것 역시 처소가 없는 것이다. 그 중생이란 것도 다 일신(一神)일 뿐이니, 중생을 헤아리면 중생이 없는 것이다.
006_1257_b_13L佛語文殊師利菩薩曉了一切衆生云何曉了一切衆生皆假號若眞諦觀其假號者亦無處所衆生者悉一神耳計於衆生無有衆
이 이치를 깨닫고 집착하는 생각이 없으면 그것을 보살이라 한다. 이것을 깨닫고 모든 불각(不覺)을 깨치며 바라밀[度彼岸]을 알면 이것을 보살이라 한다. 통달하지 못한 자를 다 통달하게 하기 때문에 보살이라 하나니, 관찰하는 것을 다 보되 그 본말과 기멸(起滅)의 인연과 근본의 나아감에 대해 두루 갖추지 않음이 없음을 다 보며, 앞으로의 무궁(無窮)을 알고 뒤로의 무극(無極)을 알기 때문에 보살이라 한다. 그 거짓 이름에 의하고 방속(方俗)의 말을 따라 이 이름이 있는데 이 온갖 일에 집착함이 없기 때문에 보살이라 하느니라.”
006_1257_b_17L曉了斯義無想著者是謂菩薩是覺了寤諸不覺解度彼岸是謂菩諸不達者悉令通暢故曰菩薩所觀者悉見本未起滅因緣根原所趣靡不周備前知無窮卻了無極曰菩薩因其假號隨方俗言而有此於此衆事而無所著故曰菩薩
그리고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칭찬하셨다.
006_1257_b_23L佛歎頌曰
006_1257_c_02L
그 눈과 귀가
공이요 자연임을 알아라.
통달하면 상념 없나니
이것을 보살이라 한다.
006_1257_b_24L曉了其眼耳
是空爲自然
達者無想念
乃謂爲菩薩

코와 입이 본래 깨끗해
형상이 없음을 알라.
지혜로운 이 망상하지 않나니
이것을 보살이라 한다.
006_1257_c_03L曉了鼻口者
本淨無形像
智者不妄想
乃謂爲菩薩

지혜로운 이는 몸을 잘 알고
그 뜻이 허공과 같아
본래 깨끗함을 분별하나니
그런 보살을 총명하다 한다.
006_1257_c_04L智者曉了身
其意如虛空
能分別本淨
菩薩爲聰明

빛깔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접촉 등 마음에 맞는 것들
그것이 허깨비와 같고
일체 분별이 공함을 알면
또 망상도 구하지 않나니
그를 불러 보살이라 한다.
006_1257_c_05L色聲及香味
細滑可意物
若能了如幻
一切分別空
亦不求妄想
乃曰爲菩薩

만일 저 색이 공이요
느낌도 또한 그와 같으며
나고 죽음의 알음알이와
일체가 허깨비와 같음을 알고
마음에 망상을 품지 않으면
그를 일러 보살이라 한다.
006_1257_c_07L若曉了色空
痛痒亦如是
生死之所識
一切猶若幻
心不懷妄想
乃謂爲菩薩

5음(陰)이 꿈과 같고
하나의 상(相)도 상 없음이라
현명한 이가 망상하지 않으면
그를 일러 보살이라 한다.
006_1257_c_09L五陰若如夢
相無有相
明者不妄想
乃謂爲菩薩

나지도 않고 일어남도 없으며
말도 없으면 곧 무위(無爲)인데
거짓으로 이름을 붙였지만
그 이름도 형상 따위 없다.
006_1257_c_11L不生無所起
無言則無爲
假名託於號
其名無形類

탐욕과 분노를 알고
모든 상념을 분별하면
그 상념은 진제(眞諦)가 없어
구경(究竟)의 장소가 없다.
006_1257_c_12L曉了貪瞋恚
分別諸想念
其想無眞諦
究竟無處所

상념도 어리석어 진실이 아니어서
많은 생각을 짓기 때문이며
삿된 견해에 의해 일어나나니
정직하면 아무 것도 보는 바 없다.
006_1257_c_13L想愚不亦眞
因作多思念
緣諸邪見起
正直無所見

항상 탐욕과 분노를 품지만
모든 법은 다 평등하여
그것은 아무 더러움 없고
법도 의혹과 망령됨이 없다.
006_1257_c_15L常懷貪欲怒
諸法悉平等
彼無染無穢
法亦無惑妄

이런 상념을 잘 식별하여
보살이 아무 탐욕이 없어
모든 법을 적멸하게 하면
그를 일러 보살이라 한다.
006_1257_c_16L識別如是念
菩薩無貪欲
寂除一切法
乃謂爲菩薩

이 삼계가 다 공이어서
진실함이 없음을 알아
거기서 제도할 자 없으면
그를 일러 보살이라 한다.
006_1257_c_17L曉了諸三界
是空無眞實
於彼無度者
乃謂爲菩薩

욕계는 성취됨이 없건만
뒤바뀜[顚倒]에 의해 일어났다.
이 색계와 무색계
이것도 다 거짓이다.
006_1257_c_19L欲界無成就
因顚倒而興
是色無有無
此亦比虛僞

중생들의 짓는 행을
지혜로운 이는 다 아나니
탐음(貪婬)과 분노
어리석음으로 다 돌아간다.
006_1257_c_20L衆生所作行
慧者悉曉知
貪婬行瞋恚
同歸於愚癡

모든 거짓 이름으로 된 사람
그 사람마저 얻을 수 없다.
현명한 이는 이것을 알고
망령되게 중생을 생각 않는다.
006_1257_c_21L一切假名人
人亦不可得
明者成就此
不妄想衆生

일체의 모든 법이
뒤바뀐 줄을 알고
또 반복하는 것인 줄 알면
이 또한 상념 없는 것이다.
006_1257_c_23L一切是諸法
能知爲顚倒
若識知反覆
斯亦無有想

방편으로 모든 법 따르되
일체 장애에 집착하지 않고
집착함이 없음에 이르면
그것을 해탈이라 한다.
006_1257_c_24L方便隨諸法
不著一切㝵
若逮無所著
乃曰爲解脫
006_1258_a_02L
몸의 살을 보시하면서
의지함을 익히지 않고
진실함 그대로 깨달으면
그를 일러 보살이라 한다.
006_1258_a_02L能施其身肉
不習諸所猗
覺了如審諦
乃謂爲菩薩

계율이 항상 청정하면서도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부처님 계율의 그 뜻을 따르면
일어남도 소유도 없다.
006_1258_a_04L禁戒常淸淨
亦不想自大
佛戒隨順義
無起無所有

내가 본래 닦은 업으로서
몸과 입과 또 뜻의 생각
이것을 일러 계율이라 하지만
그것은 말미암는 곳이 없다.
006_1258_a_05L我本所修業
身口及意念
是謂爲禁戒
彼無由居處

중생을 두루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지만
그 중생도 얻을 수 없나니
그것이 황홀한 것인 줄 알면
거짓을 인해 이름이 있다.
006_1258_a_06L普慈愍衆生
亦不得衆生
知之爲恍惚
因假而有號

그 행하는 정진으로
모든 괴로움 멸하고
삼계가 공임을 알면
최상의 도를 능히 이루리라.
006_1258_a_08L其所行精進
滅一切諸苦
察了三界空
能成最上道

뛰어나게 선정을 닦으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도 않고
머무름 없고 얻음도 없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이렇게 깨닫는다.
006_1258_a_09L超殊修禪思
亦復無所著
無住無所得
智者了如是

번뇌와 또 나쁜 견해를
지혜의 칼로 베고 또 끊고는
저 모든 법계를 볼 때
끊지도 않고 허물 것도 없다.
006_1258_a_10L智慧刀割截
塵勞諸惡見
睹見諸法界
不斷無所壞

모든 법을 깨닫고
때를 따라 중생을 교화함
보살이 이와 같이 알면
그를 일러 보살이라 한다.
006_1258_a_12L如覺了諸法
應時化群黎
菩薩曉如是
乃謂爲菩薩

이에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대성이시여, 처음 발심한[初發意]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처음 발심한 보살이란 어떤 것입니까?”
006_1258_a_13L於是文殊師利復白佛言唯然大聖所可言謂初發意者何謂初發爲菩薩意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야, 가령 보살이 삼계를 두루 생각하면 그것을 초발의(初發意)라 한다. 그 낸 마음은 평등하기 땅과 같다. 그 보살은 일으키는 것도 없고 깨끗함과 깨끗하지 않음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 아는 것은 갑작스러움도 없고 사나움도 없으며 견고하여 움직이지 않고 있는 곳도 없고 있지도 않으며 안온하여 흔들 수 없으며 고락을 참고 세상의 8법(法)을 초월하며 파괴한 것도 없고 다 다함이 없는 것이다. 뜻을 낼 만하여 뜻을 내고는 다 일체의 공훈을 수용하고서도 나는 이름과 덕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이것을 처음 낸 보살의 뜻을 이룬 것이라 하느니라.”
006_1258_a_16L佛語文殊假使菩薩普念三界是初發意所發心者平等如地菩薩者無所起發亦不想念淨與不其所知者無卒無暴堅住不動在不在安無能搖忍於苦樂越世八無所破壞悉無所爲所可發心發意已皆得啓受一切功勳亦不自念我有名德是謂初發成菩薩意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대성께서 말씀하신 뜻을 들은 대로 하자면 그 어떤 보살이 음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내면 곧 처음으로 뜻을 낸 것일 것입니다.”
006_1258_a_23L殊師利前白佛言如我聽省大聖說其有菩薩發婬怒癡乃初發意
006_1258_b_02L그때 선주의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음욕․분노․어리석음을 일으킴이 곧 처음으로 발심하여 보살을 이루는 것이라면 일체 어리석은 범부들이 다 처음 발심함이 될 것입니다. 왜냐 하면 이런 무리들은 다 음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일으키기 때문에 3독(毒)을 버리지 않습니다.”
006_1258_b_02L善住意問文殊師利起婬怒癡乃應初發成菩薩者一切愚戇凡夫之士皆應初發所以者何斯等之類起婬怒癡故不去三毒也
문수사리가 선주의 천자에게 말하였다.
“우매한 범부들은 음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이른바 부처님 세존과 연각과 성문과 모든 퇴전하지 않는 보살들만이 이 음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일으킬 뿐, 범부들은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006_1258_b_06L文殊師利告善住意天子愚戇凡夫不能堪任起婬怒癡所以者何謂佛世尊緣覺聲聞諸不退轉菩薩之黨乃能發是婬怒癡耳凡夫不能
선주의 천자가 문수에게 대답하였다.
“지금 그 말은 매우 두려워할 만합니다. 이 대중들은 마음에 의심의 그물을 품고 있었는데 당신이 말하는 이 이치를 들음으로 인해 그 뜻을 알지 못하여 마음이 아득하기 때문입니다.”
006_1258_b_10L善住意天子報文殊今者所說甚可畏此衆會者心懷疑網因聞仁者演此義故不能曉了其心冥然
문수사리가 선주의 천자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비유하면 나는 새가 허공을 날아갈 때 과연 그 허공에 장애가 있을 것을 두려워하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지나갈 때 허공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006_1258_b_13L文殊師利謂善住意天子於意云何譬如飛鳥飛行虛空豈畏爲徑通過有依㝵乎答曰經過不畏虛空也
문수는 말하였다.
“이와 같이 천자여, 도는 일어남이 없는데 미워하는 바가 있으면 발의(發意)하지 않을 것이요, 미워하는 바가 없어야 비로소 발의할 것이며, 만일 집착하는 바가 없어서 미워함을 품지 않고 의지함이 없으면 그것을 발의라 한 것입니다. 이른바 발의란 없는 상념을 일으키는 것이니 나는 바[所生]가 없으면 이것을 발의하지 않음이라 합니다.
006_1258_b_16L文殊報曰如是天子道無所有所憎惡則爲不發無所憎惡爲發意若無所著不懷憎惡無所依乃謂發耳所謂爲發興無想念所生者是名不發
006_1258_c_02L 자연이 없음을 발의라 하고 글귀의 자취가 없음을 발의라 하며, 가고 오는 자취가 없는 것을 발의라 하고 몸이 비었다는 지혜와 자취와 생각하는 바 없음을 발의라 하며, 받는 자취가 없고 이르는 자취가 없음을 발의라 하고 무너지는 자취가 없고 얻는 자취가 없음을 발의라 하며, 문자의 자취가 없고 사모하는 자취가 없음을 발의라 하고 나아가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으며 쌍도 아니요 외짝도 아니면 이것을 발의라 하며, 구하여 보호함을 구하지도 않고 귀의함도 없으면 이것을 발의라 합니다.
006_1258_b_20L無自然者乃曰爲無有句迹乃曰爲發無去來迹曰爲發空身慧迹無所念迹乃曰爲無所受迹無所逮迹乃曰爲發所壞迹無所獲迹是謂爲發無文字無所慕迹是謂爲發不進不殆雙不隻是謂爲發不求救護亦無有是謂爲發
그러므로 천자여, 보살의 초발심이라고 하는 것은 이 법을 억념하지도 않고 의지하지도 않으며, 생각하지도 않고 상상하지도 않으며, 알지도 않고 보지도 않으며, 듣지도 않고 분별하지도 않으며, 받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일으키지도 않고 없애지도 않는 것입니다.
006_1258_c_04L是故天子名於菩薩初發心其於是法不念不依不思不知不見不聞不識不受不捨不滅
그러므로 천자여, 모든 보살은 이 인연으로써 이 법을 인(因)하기 때문에, 이 평등으로 말미암아 이와 같은 본제(本際)와 선권방편(善權方便)으로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내고 눈의 의지할 바를 내며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그리고 색(色)의 집착할 바도 내고 다시 수․상․행․식도 나타내지만 색의 보응(報應)과 모든 견해와 무명(無明)과 유애(有愛)는 내지 않고, 12연기(緣起)의 법을 일으킵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삼계에 의지하고 의지하는 나와 몸을 탐하여 62견(見)을 헤아리며, 또한 5개(蓋)의 근심과 4도(倒)와 8사(邪)와 10악(惡)의 업을 발현하여 근원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006_1258_c_07L是故天子名諸菩薩以是因因此法故由斯平等如是本際㩲方便發婬怒癡發眼所依意亦復如是發色所著亦復顯於不當生色報應諸見無明當興十二緣起之法吾諸所欲依猗三界亦當顯發所依吾我貪身計已六十二見亦當顯發五蓋之患四倒八邪十惡之業令其反原
요약해 말하면 일체의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음과 상응하고 상응하지 않음과 온갖 생각과 말과 일체 장소와 받아들임과 의지함과 사상과 모든 억념과 그리워함과 장애 등 말할 수 있는 것을 열반[泥洹]의 생각을 내는 것이라 합니다. 보살 대사는 다 이것을 발현하기 때문에 천자는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즉 그 모든 법에 의지함이 있고 미워하거나 사랑함이 없으면 이것을 발의라 하는 것입니다.”
006_1258_c_15L取要言之一切淨不淨應不應衆想言辭一切處所所受依猗思想諸念戀慕罣㝵所可言曰發泥洹想菩薩大士皆顯發此是故天子當作斯觀其於諸法有所依猗無所憎愛是謂爲發
문수사리가 이 초발의(初發意)의 법어를 말할 때 이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반복하여 진동하였고 만 2천 보살은 무생법인을 얻었다.
006_1258_c_20L文殊師利說是法語初發意時此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萬二千菩薩得無所從生法忍
佛說如幻三昧經卷上

  1. 1)문수사리(文殊師利)ㆍ관세음(觀世音)ㆍ대세지(大勢至)ㆍ무진의(無盡意)ㆍ약왕(藥王)ㆍ약상(藥上)ㆍ미륵(彌勒)의 8보살을 말한다.
  2. 2)고려대장경 본문에는 범인왕(梵忍王)으로 되어 있는데『여환삼매경』의 이역본인『선주의천자경(善住意天子經)』에는 이 부분이 사바세계주(娑婆世界主)ㆍ대범천왕(大梵天王)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범인왕’은 범천왕과 인계(忍界) 즉 사바세계(娑婆世界)의 왕으로 보아야 옳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