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1371_a_01L비야사문경번역지기(毘耶娑問經翻譯之記)
006_1371_a_01L毘耶娑問經翻譯之記



보살은 방편(方便)으로 중생을 거두고 교화하는데, 반드시 커다란 자비로 사특한 이들을 인도하여 정도(正道)를 따르게 하니, 비야사(毘耶娑) 선인(仙人)1)이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그는 헤매는 중생을 이끌어 인과(因果)의 원리를 알려주기 위해, 온갖 이도(異道)의 견해를 지닌 이들을 여래(如來)의 처소에 이르게 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귀명(歸命)하고 여쭈어 깨우치고, 바른 법을 듣도록 해주었다. 부처님께 설법을 청한 것으로 인하여 경의 이름을 지었으니, 이 부(部)를 『비야사문(毘耶娑問)』이라고 하였다.
006_1371_a_02L菩薩方便攝化衆生必以大悲引邪從正毘耶娑仙卽其人也爲導群迷令識因果將諸異見至如來所歸命諮啓聽聞正法因其請說卽以名經故因此部『毘耶娑問』
북위의 상서령(尚書令) 의동(儀同)2) 고공(高公)이 오류를 답습하는 문제를 고민하여 그 본래의 뜻을 담은 경전을 보이고자 하였다. 이에 능력 있는 이와 언어 능력이 뛰어난 이를 가려 모아 고공의 집에서 그들을 떠받들어 모시며 이 경전을 냈다. 정구법인(正求法人) 사문(沙門) 담림(曇林)과 바라문객(婆羅門客) 구담류지(瞿曇流支)가 흥화(興和) 4년(542) 세차(歲次)로는 임술(壬戌)년 월건(月建)으로 신월(申月 : 7월) 삭차(朔次)로 을축(乙丑) 신사(辛已)일에 번역을 시작하여 갑오(甲午)일에 마쳤다. 모두 14,457자이다.
006_1371_a_07L魏尚書令儀同高公愍諸錯習示其歸則簡集能人善辭義者在宅上面出此經典正求法人沙門曇林婆羅門客瞿曇流支興和四年歲次壬戌月建在申朔次乙丑建初辛已甲午畢功凡有一萬四千四百五十七字
006_1371_a_13L
비야사문경(毘耶娑問經) 상권
006_1371_a_13L毘耶娑問經卷上


원위(元魏) 반야류지(般若流支) 한역
변각성 번역
006_1371_a_14L元魏婆羅門瞿曇般若流支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6_1371_a_15L如是我聞
어느 때에 바가바(婆伽婆)께서 아유사(阿踰闍) 강가하(强伽河) 언덕에 노니시면서 큰 비구 대중과 함께 계셨다.
006_1371_a_16L一時婆伽婆遊阿踰闍强伽河岸與大比丘衆俱
006_1371_b_02L저 비구 대중은 할 일을 이미 마치고 일체 번뇌[漏]가 없으며 장애가 없으며 유(有)를 떠나고 물러서지 않으며 좌선과 독송을 부지런히 하고 가부하여 앉았다. 어느 곳에 앉든지 앉는 곳마다 두 사람씩 서로 수반하여 여법(如法)한 말과 의논을 하였으며, 무리 지어 다닐 적에도 거위와 같고 원앙새와 같으며, 빈집에 있거나 나무뿌리에 의지해 있을 때도 모두 다 선(禪)을 행하여 능히 여래법(如來法)의 광명을 취하며 위의(威儀)에 바로 머무르는 이들이었다. 또 한량없는 보살 대중과 함께 하셨나니, 그 보살들은 한량없는 공덕을 갖추어 명망이 널리 알려졌었다.
006_1371_a_17L彼比丘衆所作已辦盡一切漏無有障㝵離有不退勤爲禪誦加趺而坐隨何處坐——有在地處二人相隨如法語論群行如如鴛鴦者有在空舍有依樹根——皆悉行禪能取如來法之光明正法威復有無量菩薩衆俱彼諸菩薩無量功德名稱普聞
그곳엔 또 한량없는 백 천의 갖가지 나무숲이 있었으며, 음욕(婬欲)이 많은 구기라조(俱耆羅鳥)와, 공작과 오리와 뭇 벌들의 소리가 있고, 사라지(娑羅枳) 나무의 가지와 잎이 드리우고 분포되었나니, 이와 같은 곳은 욕심과 게으름[懈怠]와 수면과 빈신(嚬申)이 모두 다 멀어질 수 있는 곳이며, 항상 한량없는 좋고 향기롭고 미묘한 꽃이 있었다.
006_1371_b_03L彼處復有無量百千種種樹林多有婬欲俱耆羅鳥群蜂等聲娑羅枳樹枝葉垂如是處者欲心懈怠憙睡頻申皆悉遠離常有無量善香妙華
그때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여러 비구는 항상 부지런히 행하여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계(戒)를 지니며 바르게 수행할 것이니라.”
006_1371_b_07L爾時佛告諸比丘言汝諸比丘常當勤行作所應作持戒正行
그때에 세존께서는 혜명(慧命) 아난타(阿難陀)와 장로 대가섭(大迦葉)과 장로 사리불(舍利弗)과 장로 박구라(薄拘羅)와 장로 이바다(利波多)와 아야거린(阿若居燐 : 교진여) 등 위대한 성문들과 함께 기꺼이 말하고 계셨다. 그때 서쪽에서 해바퀴[日輪]와 같은 광명의 모양이 있었다.
006_1371_b_09L爾時世尊與慧命阿難陁長老大迦葉長老舍利弗長老薄居羅長老利波多阿若居憐等大聲聞俱歡喜語說爾時西方有光明相猶如日輪
이때에 아난타는 번뇌[漏]가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저 모양을 보고 즉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서쪽에서 불꽃 빛의 광명이 있으며 매우 위덕(威德)이 있습니까?”
006_1371_b_13L時阿難陁漏未盡故見彼相已卽白佛言云何世尊西方分處焰色光明甚有威德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세계에 5신통을 얻은 선인(仙人)이 있나니, 이름은 비야사(毘耶娑)요, 건타가리(揵陀迦離) 부인의 아들이다. 5백 신선을 두어 권속을 삼았는데 저 곳에 있으면서 고행(苦行)을 부지런히 닦아 먹지 않고 재계하여, 그 몸은 마르고 수척하여 목숨만 있는데도 독송하기를 쉬지 않으며 그로써 장엄한다. 그 이름을 말하면 아사선동자(阿斯仙童子)․나라제사(那羅提裟)․배약바야나(裵若波耶那)․나다연나(那茶延那)․가마연나(迦摩延那)․상지라사비(商枳囉娑鞞)․가나사(軻那娑)․도라타(徒囉陀) 등 여러 큰 선인(仙人)들이니 서로 수반하여 경행(經行)하느니라.”
006_1371_b_16L佛言阿難於此世界有五通仙名毘耶娑——揵陁迦離婦人之子——有五百仙以爲眷屬住在彼處勤修苦行不食而齋其身瘦瘠有命而已讀誦不住以爲莊嚴其名曰阿斯仙童子那羅提娑裵若波耶那那荼延那迦摩延那商枳囉娑鞞軻那娑徒囉陁諸大仙人相隨經行
006_1371_c_02L곧 그때에 비야사 선인도 또한 세존께서 여러 비구와 많은 1천 권속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았는데, 모든 감관은 조복되어 부드럽고 마음과 뜻은 고요하여 선정(禪定)에 있어 욕심을 떠나고 안락한 모습으로 나무 숲속에 계셨다.
006_1371_b_23L卽於爾時毘耶娑仙亦見世尊與諸比丘多千眷屬之所圍遶——諸根調柔心意寂靜在於禪定離欲安樂——在樹林中
비야사 선인은 부처님을 보고서 생각하되, ‘이 사람은 마땅히 일체지자(一切智者)리니 이름이 널리 알려졌도다. 그는 반드시 거짓말하지 않는 사람이리라. 이와 같이 여래께서는 수승한 모양[色]을 구족하고 모든 상호(相好)를 성취하여 매우 희유(希有)하고 세상에는 일찍이 있지 않았도다. 이와 같이 색상(色相)이 뛰어나고 묘하고 희유하도다. 이와 같은 세존께서 왕의 욕락(欲樂)을 버리고 전륜왕(轉輪王)의 부귀와 향락과 자재(自在)를 버리되 독한 음식 버리듯 하였으며, 6만 채녀(婇女)는 제일 단정한데도 모두 버리고 문득 출가(出家)하여 숲속에 머물러 있도다.’
006_1371_c_04L毘耶娑仙旣見佛已思惟念言此人應是一切智者名稱普聞彼必應是不妄語人如是如來勝色具足諸相成就甚爲希有世未曾有如是色相勝妙希有如是世尊捨王欲樂捨轉輪王富樂自在如捨毒食六萬婇女第一端正一切捨已而便出家在林中住
선인의 대중 가운데에 한 선인이 있었는데, 이름은 나라타(那羅陀)였다. 세존을 보고서 마음에 기뻐서 미묘한 가타(伽陀 : 게송)로써 여래를 찬탄하였다.
006_1371_c_11L仙人衆中有一仙人名那羅陁旣見世尊心生歡喜以妙伽他讚如來曰

푸른 나무 숲속에서
누가 찬란한 금빛 놓으셨는고.
깨끗한 비유리(毘琉璃) 같으며
구름 속에 솟아나온 해와 같네.
006_1371_c_13L靑色樹林中
誰光洋金色
如淨毘琉璃
如日出雲山

이때에 저 큰 선인과 선인 대중이 이 게송 말함을 듣고 마음이 기쁘고 눈이 열리어 모두 합장하고 부처님 처소에 향하려고 하였다.
006_1371_c_15L時彼大仙及諸仙衆聞是說已心喜開眼皆悉合掌欲向佛所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는 염부제(閻浮提)의 이와 같이 선인이 손과 발을 얽어매고 스스로 나무에 매달려 먹지도 않고 재(齋)하며 나무껍질의 옷을 입고 진토(塵土)에 누워 있으며, 혹 돌 위에 있어 양손으로 합하여 먹기도 하고 손을 펴서 먹기도 하며, 혹 바람을 먹는 이도 있으며, 15일을 먹지 않고 재하는 이도 있으며, 혹 한 달간 먹지 않고 재하는 이도 있느니라.
006_1371_c_17L爾時佛語諸比丘言汝等比丘見閻浮提如是諸仙繫縛手足自懸著樹不食而齋著樹皮衣臥在塵土若在石上有以兩手合取食已開手而食或有食風有十五日不食而齋或有一月不食而齋
006_1372_a_02L 머리털과 수염과 손톱이 모두 길어서 날카로우며, 새벽과 낮과 저녁 세 때[時]로 독송하며, 어떤 이는 종성(種姓)의 재물과 복덕의 재물과 먼저 주문했던 물건을 불 속에 모두 던져서 불에게 공양하고 땅에 누워 있거나 맨 땅에 있거나, 어떤 이는 자기 손을 매달아 나무에 붙여 졸고, 혹 걸터앉아서 앉아서 이와 같이 조는 자도 있으며, 혹 물에서 이와 같이 조는 자도 있느니라.
006_1371_c_23L爪悉皆長利寅旦暮三時讀誦有種姓財有福德財先呪物已置於火中而供養火在地而臥有在露地有在樹下有懸自手著樹而睡或有蹲踞如是睡者或有在水如是睡者
5열(熱)로 몸을 지지는 자도 있으며, 몸이 불에 가까이 하여 스스로 구워 눕는 자도 있으며, 불꽃 밑의 바람에 눕는 자도 있으며, 가시덤불에 눕는 이도 있으며, 태양에 몸을 지지어 고통을 받으면서 복을 구하는 이도 있어서 스스로 그 몸이 있을 곳을 얻어 편히 있다고 속으면서도 종성(種姓 : 족속)이 가장 높다고 마음에 만족하게 여겨서 마음에 기뻐하며 위없는 지혜를 떠났느니라.
006_1372_a_05L有以五熱而炙身者有身逼火自炙臥者有在大焰下風臥者有臥棘刺有日炙身受苦求福自誑其身得處便住種姓勝上心以爲足心以爲喜離無上智
여러 비구여, 이 대선인(大仙人)이 생사(生死)를 벗어나는 요법을 능히 알지 못하고 욕심과 어리석음 때문에 도로 유(有) 가운데에 태어나는데도 스스로 바른 수행이라 말하고 그것이 삿된 것임을 알지 못하느니라.”
006_1372_a_09L諸比此大仙人而不能知生死出要欲癡故還生有中自謂正行不知是
그때에 저 여러 비구는 여래께 귀명(歸命)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은 범행(梵行)이 참되고 바르고 구족하며 화합하고 상응(相應)하여 유(有)에 태어남을 벗어났나이다.”
006_1372_a_12L爾時彼諸比丘歸命如來白言我等梵行眞正具足和集相應離生
저 비야사 대선인들이 아라한의 위덕력(威德力)으로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기어 조심스럽게 자세히 보며 마음과 뜻이 공경 존중하고 한 마음 바른 뜻으로 모든 선인 권속과 함께 서로 수반하였는데 긴 털을 묶어 거두고 아울러 한 상자를 두었으며, 좋은 밧줄로 그 몸을 얽었고, 얼굴빛은 희지 않으나 몸의 자세는 단정히 가졌으며, 두 눈은 모두 누렇고, 머리털은 윤기가 없이 얽히고 맺혀 서로 붙어 뭉쳐져서 한 가닥이 아니며, 손에는 세 가지 막대기를 쥐었고, 병 속에 넣은 물건은 세상에서 가장 추한 것들이며, 갖가지의 언어는 모두 교묘하게 이루어진 말들이었다.
006_1372_a_14L彼毘耶娑大仙人等——以阿羅漢威德力故而生畏懼安詳諦視心意敬重一心正意——與諸仙人眷屬相隨絞攝長髮幷在一箱以好縫繩角絡其體形色不白端攝身儀二眼皆黃頭髮無膩絞結相著塊聚非一手執三奇置甁之物世中最醜種種語言悉皆善巧因成就語
허공을 밟고 와서 여래의 처소에 이르러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마땅히 이 뜻을 아시니, 제가 무슨 인연으로 모든 권속과 함께 지금 이곳에 왔나이까?”
006_1372_a_22L躡空而行到如來白言世尊應知此義我何因緣幷諸眷屬今來到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大仙)이여, 일체 중생과 일체 모든 법을 다 아느니라.”
006_1372_a_24L佛言大仙一切有一切諸法我悉知之
006_1372_b_02L그때에 혜명(慧命) 아난타(阿難陀)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대선인과 선인 무리들이 에워싸고 마음에는 바르게 아는 것이 있고 여러 가지 아는 것이 있어서 자세히 알고 모두 알아서, 알기에 두려워하지 않고 머리털은 길고 이발하지 아니했나니, 이는 어떤 사람들이옵니까?”
006_1372_b_02L爾時慧命阿難陁白佛言世尊如是大仙仙衆圍遶心有正知有種種知細知盡知知而不畏長髮不理爲是何人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선인이니 이름은 비야사(毘耶娑)요, 바라문법(婆羅門法)을 그 짓는 바니 4비타(毘陀)를 짓고 성론(聲論)을 잘 알며 갖가지 글을 아느니라.”
006_1372_b_06L佛言阿難此是仙人名毘耶娑婆羅門法是其所作造四毘陁善知聲論知種種書
이때에 저 모든 아라한들은 비야사 대선인(大仙人)을 보고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저 사람은 고통 받으면서 수고롭게 계(戒)를 지니나 무슨 소득이 있겠는가. 이 비야사는 나고 죽는 고뇌를 해탈하지 못했으리라.’
006_1372_b_08L時彼一切阿羅漢人見毘耶娑大仙人已作是思惟彼人受苦勤勞持戒爲何所得此毘耶娑生死苦惱未得解脫
저 아라한은 또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이 비야사가 부처님 처소에 와서 무엇을 물으려 할까? 인연을 묻기 위함이며 무아(無我)를 묻기 위함이리라.’
006_1372_b_11L彼阿羅漢如是思惟此毘耶娑來至佛所云何問難爲問因緣爲問無我
이때에 비야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의 세상에 출현하심이 어렵기에 지금 선인 대중이 화합하여 이곳에 왔나이다. 제가 조금 어려운 질문을 하겠사오니 원컨대 잠깐 머무시어 저를 위하여 해설하여 주옵소서.”
006_1372_b_13L時毘耶娑問世尊言佛出世難今諸仙衆和合來此我少難問唯願且住爲我解說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그대가 묻고 싶은 대로,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모두 다 물어라. 내 그대를 위하여 말해 주겠노라.”
006_1372_b_15L佛言大仙恣汝所問隨汝所念皆悉可問我爲汝說
이때에 비야사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시(布施)며, 무슨 까닭으로 보시하며, 무슨 뜻으로 보시라 이름합니까? 어떤 것이 시주(施主)며, 무슨 뜻으로 시주라 합니까? 어찌하여 보시한 사람도 시주가 아니며, 어찌하여 주지 아니하여도 시주라 이름하며, 어찌하여 죽은 후에도 보시의 복은 따라가며, 보시의 복은 어찌하여 형단(刑段)이 있는 것입니까? 모여져서 볼 수 있는 것입니까, 볼 수 없는 것입니까? 시주의 보시하는 복은 어느 곳에 있습니까, 받는 자에게 있습니까, 보시하는 자에게 있습니까? 어찌하여 세존께서 열반에 드시고 나서 탑 등에 공양하면 복의 과보를 얻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셨으니 누가 받는 것이옵니까?”
006_1372_b_17L時毘耶娑問言世尊云何布施何故布施何義名施云何施主何義施主云何施人而非施主云何不與得名施主云何死已施福隨行施福云何爲有形段聚集可見爲不可見施主施福爲在何處爲在受者爲在施者云何世尊入涅槃已供養塔等而得福報佛入涅槃誰爲受者
006_1372_c_02L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비야사 대선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이 법을 물은 것은 매우 미세(微細)하도다. 그대는 변재(辯才)의 불가사의함이 있어서 능히 이와 같이 묻는구나.”
006_1372_c_02L爾時世尊語毘耶娑大仙人言汝問此法甚爲微細汝有辯才不可思議能如是問
그때에 장로 사리불은 머리털이 희고 얼굴이 쭈그러졌으며 눈썹이 드리워서 얼굴을 덮었는데, 한쪽 눈썹을 들고 길게 숨을 쉬면서 자세히 보며 생각하여 보고서 말하였다.
“이 비야사 대선인은 큰 명망이 있어 일체 사람이 알고 일체 사람이 말하나니, 어찌 아무것도 모르는 세간의 어리석고 작은 아이와 지혜 없는 자와 같겠느냐. 인연 말함과 무아(無我) 말함을 버리고 갖가지 깊은 법과 갖가지 잘 아는 지혜의 말로써 이와 같은 보시의 법을 묻도다.”
006_1372_c_04L爾時長老舍利弗——髮白面皺眉垂覆面——偏擧一眉長引氣息諦觀思量已而言此毘耶娑大仙人主有大名聞——一切人知一切人說——豈可不知同如世閒愚癡小兒無智慧者捨說因捨說無我種種深法種種善如智言語已而問如是布施之法
그때에 혜명 아난타는 부처님의 발에 정례(頂禮)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비야사 대선인이 물은 보시의 과보를 제가 또한 능히 말하겠나이다.”
006_1372_c_11L爾時慧命阿難陁頂禮佛足白言此毘耶娑大仙所問布施果報亦能說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가 아니다. 만일 여래에게 물은 것을 성문의 사람이 설명한다면 이는 법도가 아니니 그만 두라. 아난아, 이러한 도리는 없느니라.”
006_1372_c_14L佛言阿難此則非時若問如聲聞人說此非所儀且止阿難此道理
그때에 혜명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선인이 어떤 뜻으로 물었는지에 따라 제가 또한 설명하여 능히 그 뜻에 만족하게 하겠나이다.”
006_1372_c_16L爾時慧命舍利弗白佛言世尊隨彼仙人何意而問我亦能說能滿其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이여, 너의 말이 너무 창졸하고 마음에 생각하여 헤아리지 못했도다. 장로 사리불아, 이러한 말을 하지 말 것이니 이는 될 수 없는 일이다. 만일 이와 같이 한다면 나는 성문의 사람과 서로 합당하질 못할 것이다. 만일 와서 나에게 묻는데 성문이 말한다면 이는 되지 못할 일이니 곧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저 여래는 일체지(一切智)가 아니로다’ 하리라. 마땅히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비야사 선인이 여래에게 가서 물었거늘 여래는 스스로 능히 말하지 아니하고 성문(聲聞)을 보내어 말한다’고 하리라. 혹 어떤 사람이 말하되, ‘저 여래는 아만(我慢)의 소견이 있어 스스로 말하지 아니했도다’고 하리라.”
006_1372_c_18L佛言舍利弗汝語太卒心不思量老舍利弗勿作是語此不相應若如是者我聲聞人則不相應若來問我聲聞說者此不相應則有人言彼如來者非一切智當有人言毘耶娑仙往問如來自不能說遣聲聞說或有人言彼如來者有我慢見而不自說
006_1373_a_02L그때에 저 여러 비구는 세존께 믿음과 청정한 마음을 내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대선인의 물음을 여래께서 능히 설명하시어 능히 저 의심을 끊어 주옵소서.”
006_1373_a_02L爾時彼諸比丘於世尊所生信淨心白言世尊彼大仙問如來能說能斷彼疑
그때에 세존께서 비야사 대선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보시의 과보를 들어라. 다시 보시의 분별이 있느니라. 무슨 뜻으로 보시라 하는가 하면, 이미 보시하고 나면 자기가 먹고 자기가 청정해지며, 보시하고 나면 보시가 구르는 까닭에 보시라 이름하느니라. 무슨 뜻으로써 시주(施主)라 하느냐 하는 이와 같은 물음도 대선인은 마땅히 들어라.
006_1373_a_05L爾時世尊語毘耶娑大仙人言汝聽施報復有施分何義布施旣布施已自食自淨施已報轉故名布施以何義故名爲施主如是問者大仙當聽
만일 어떤 사람이 물건을 소유하였는데, 그가 신심(信心)이 나서 재물을 사람에 위탁하여 타국(他國)에 보내어 보시하게 하면 그 사람이 물건을 가지고 타국에 가서 보시한다. 저 사람이 보시함에 재주(財主 : 재물의 소유자)가 복을 얻는 것이지 보시한 자가 복을 얻는 것이 아니니, 저 보내어 온 사람이 비록 물건을 가지고 보시하나 희사하는 자가 아니다. 만일 사람이 자기 물건을 자기 손으로 보시한다면 이는 곧 희사하는 자며 보시하는 자이니라.
006_1373_a_09L若人有物彼信心生信心生已以財付人遣向他國彼人將物向他國施彼人布施財主得福非施者福彼所遣者雖持物施而非捨主若人自物自手施者則是捨主亦是施主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서른셋의 부정(不淨)한 보시가 있나니 무엇을 서른셋이라 이름하는가.
006_1373_a_14L大仙當知有三十三不淨布施何等名爲三十三耶
첫 번째는 어떤 사람이 삿된 마음과 전도된 소견으로 깨끗한 신심(信心)이 없이 재물을 희사함이니 이와 같이 보시하는 자는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두 번째는 어떤 사람이 은혜를 갚기 위하여 재물을 희사함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세 번째는 어떤 사람이 슬퍼하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이 재물을 희사함이니 또한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네 번째는 어떤 사람이 욕심으로 인하여 재물을 희사함이니 또한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006_1373_a_16L一者有人邪心倒見無淨信心而捨財物如是施者非淨布施二者有人爲報恩故而捨財物則非布施三者有人無悲愍心而捨財物亦非布施四者有人因欲心故而捨財物亦非布施
006_1373_b_02L 다섯 번째는 어떤 사람이 물건을 희사하여 불[火]에 넣음이니 또한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여섯 번째는 어떤 사람이 물건을 희사하여 물에 넣음이니 또한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일곱 번째는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은 마음을 두되, ‘물건을 희사하여 왕에게 주면 왕이 생각해 줄 것이다’ 함이니, 이와 같이 물건을 희사함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여덟 번째는 어떤 사람이 도적을 두려워하므로 물건을 희사하여 줌이니 이와 같이 보시한 것은 또한 깨끗한 보시가 아니다.
006_1373_a_21L五者有人捨物與火亦非布施六者有人捨物與水亦非布施七者有人生如是心捨物與王望王識念如是捨物非淨布施八者有人以畏賊故捨物與之如是施者亦非淨施
또 다시 다섯 가지 물건을 희사하는데 모두 깨끗한 보시가 아니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독약을 보시함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두 번째는 칼을 보시함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세 번째는 사람의 고기를 취하여 보시함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네 번째는 어떤 사람이 그 포섭한 중생에게 평등하게 보시하며 화목하게 모아 두고 양육하여 그에게 덕 보기를 바람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다섯 번째는 어떤 사람이 이름을 알리기 위하여 재물을 보시함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다.
006_1373_b_03L又復更有五種捨物皆非淨施何等爲五一者施毒非淨布施二者施刀非淨布施三者教人取肉而施非淨布施四者有人所攝衆生平等施與和集養育望得其力非淨布施五者有人爲名聞故而捨財物非淨布施
열네 번째는 노래와 오락을 위하여 기생에게 물건을 줌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열다섯 번째는 어떤 사람이 해가 다하고 달이 다함에 재물을 파산함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열여섯 번째는 어떤 사람이 집의 인연으로 재물을 희사함이니 곧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열일곱 번째는 어떤 사람이 선우(善友)의 인연으로 남의 재물로써 다른 사람에게 줌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006_1373_b_09L十四有人爲歌戲故與伎兒非淨布施十五有人年終月盡破散財物非淨布施十六有人屋舍因緣而捨財物則非布施十七有人善友因緣以他財物受與餘人非淨布
열여덟 번째는 어떤 사람이 혹 전지(田地)를 두고 혹 사택을 두고 혹 곡식을 두고 혹 보리[麥]를 두어서 사슴과 새와 쥐들이 먹는 것이라면 청정한 마음이 없음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열아홉 번째는 어떤 사람이 배우기 위하여 공장에 물건을 줌이니 이와 같이 보시하는 것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006_1373_b_14L十八有人或有田地或在舍宅有穀聚或有麥聚鹿鳥所食鼠等所無淸淨心非淨布施十九有人爲學作故與工匠物如是施者非淨布
스무 번째는 어떤 사람이 몸에 병환이 있어서 목숨이 다할까 두려워하여 의원에게 물건을 줌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스물한 번째는 어떤 사람이 남을 구타하며 남을 꾸짖었다가 마음에 후회가 생기고 부끄러워하여 물건을 희사하여 줌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스물두 번째는 어떤 사람이 보시하고 나서 마음에 의심하되 ‘과보가 있을까’ 함이니, 이와 같이 보시함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스물세 번째는 어떤 사람이 보시하고서 마음속으로 몹시 후회함이니 이와 같이 보시한 것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006_1373_b_18L二十有人身有病患恐命盡故捨物與醫非淨布施二十一者若人打若罵他已心悔生愧捨物與之淨布施二十二者若人施已心則生爲有報不如是施者非淨布施十三者若人施已心中悔熱如是施者非淨布施
006_1373_c_02L 스물네 번째는 어떤 사람이 물건을 남에게 주고서 이와 같이 생각하되, ‘만일 그 어떤 사람이 나의 물건을 취한다면 모두 다 나에게 소속 될 것이요, 나에게 잡힌 바가 된다’고 함이니 이와 같이 보시한 것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스물다섯 번째는 어떤 사람이 보시하고서 이와 같이 생각하되, ‘이와 같은 보시의 복은 오직 나의 몸에 모일 것이요, 타인에게 속하지 아니할 것이다’고 함이니 이와 같이 보시한 것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006_1373_b_24L二十四者若人捨物與他人已如是思量若其有人取我物皆悉屬我爲我所秉如是施者非淨布施二十五者若人施已如是思如是施福唯鍾我身不屬他人是施者非淨布施
스물여섯 번째는 어떤 사람이 늙어서 물건을 희사하여 보시함이니, 또 중년 후 시절에 병들어 피곤함도 아니고 죽을 때가 와서 맥과 지절이 끊어지려 하고 고뇌의 핍박함으로 죽음의 길에 들어가려 함에 청정한 마음이 없고 믿음이 청정한 마음도 없나니 염라의 사자가 보고 웃으며 형제와 모든 친척이 울부짖고 슬피 통곡한다. 이와 같은 때에 이르러서 물건을 희사하여 줌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006_1373_c_06L二十六者若人年老捨物而施又非中年後時病困時欲至脈節欲斷苦惱所逼欲入死無淸淨心無信淨心閻魔羅使見之生笑兄弟諸親啼哭悲泣至如是時捨物而與非淨布施
스물일곱 번째는 어떤 사람이 이름을 위하여 물건을 희사하여 보시하되, ‘이와 같이 하면 나의 이름이 타국에까지 널리 전파되어 어느 나라 어느 성중의 대시주(大施主)라고 하리라’ 함이니 이와 같이 보시하는 것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스물여덟 번째는 만일 다른 사람과 더불어 번갈아 서로 증오하고 질투하여 그의 물건을 희사하여 보시 많이 함을 보고 마음에 교만하여 능히 참지 못하고 그를 질투하기 때문에 물건을 희사하여 보시함이니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006_1373_c_11L二十七者人爲名捨物布施如是我名他國遍聞——某國某城大施之主彼如是施非淨布施二十八者若與餘人迭相憎見彼捨物多行布施見已心慢不能堪忍以嫉彼故捨物布施非淨布
스물아홉 번째는 다른 여자를 먹이기 위하여, 그리고 종성(種姓)을 위하므로 주옥과 금과 은과 금강(金剛)과 비유리(毗琉璃)와 비단과 의복과 도라면(兜羅綿)으로 깔개 만든 것들을 희사함이니, 이와 같이 물건을 희사함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서른 번째는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이 생각하고 물건을 희사하여 사람에게 주되, ‘나는 자식이 없고 크게 부유하여 재물이 많으니 마땅히 물건을 희사하여 보시를 행할 것이다’ 함이니 이와 같이 보시함은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006_1373_c_17L二十九者貪他女故爲種姓故捨金若銀金剛若毘琉璃繒絹裳及兜羅緜造作敷具如是捨物淨布施三十者有人如是思惟捨物與人我無兒息大富饒財應當捨物而行布施如是施者非淨布施
006_1374_a_02L 서른한 번째는 만일 또 어떤 사람이 마음에 간택(簡擇)을 두어 이와 같이 생각하되, ‘만일 이 사람에게 주면 복덕이 있고 만일 저 사람에게 주면 복덕이 없을 것이다’ 하여 이와 같이 보시하면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서른두 번째는 만일 사람이 보시하되 빈궁하여 의복이 남루하고 추한 사람은 버리고 풍부 안락하고 크게 부유한 사람에게 준다면 깨끗한 보시가 아니요, 서른세 번째는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좋은 꽃과 과일을 바라고 물건을 희사하여 주면 깨끗한 보시가 아니니라.
006_1373_c_22L三十一者若復有人心生簡擇如是念言若與此人則有福德若與彼人則無福德如是施者非淨布施三十二者若人布施捨離貧窮衣裳破壞垢膩之者與多豐樂大富之人非淨布施三十三者若復有人望好花果捨物而與非淨布施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이 서른세 가지의 때 묻은 보시로 재물을 희사한 저 보시의 과보는 종자를 짠 땅에 심어 썩고 문드러져서 이루지 못함과 같으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은 사람은 보시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과보를 얻지 못하느니라.
006_1374_a_06L大仙當知此三十三垢染布施而捨財物彼施報者如以種子種之鹹地爛壞不成大仙當知是之人非不布施不得果報
다시 대선인[大仙]이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어느 취할 바를 따라 종자를 얻고서 황무지에 심어두면 저 종자와 땅이 서로 의지하여야 하며 하늘의 비를 얻어야 하나니 종자가 변괴(變壞)되면 비록 싹이 난다 하여도 꽃과 열매를 얻지 못함과 같나니, 이 보시의 꽃과 열매를 얻지 못함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006_1374_a_09L復次譬如有人隨何所取得種子已之荒田彼種子界地界相依須得天種子變壞雖有牙生不得花果布施分不得花果亦復如是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야사 선인은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이러한 말을 하였다.
“여래 세존께서는 일체지(一切智) 어른이시라 합당한 말씀으로 보시의 과보를 말씀하시어 중생을 이미 이익하고 안락하게 하셨나이다. 또 다시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시하면 과보를 잃지 아니합니까? 어떤 사람은 계(戒)를 지니고 어떤 이는 계를 지니지 않는데, 두 사람에게 함께 보시한다면 이 이치는 어떠하옵니까?”
006_1374_a_13L如是說已毘耶娑仙合掌向佛而作是言如來世尊一切智人以相應語說布施報已作利益安樂衆生又復世尊云何布施不失果報有人持戒有不持戒二俱施與此義云何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그대는 지금 보시 과보의 법을 잘 들어라. 만일 마음에 믿음이 있어 일체에게 베풀어 주면 보시라 이름할 것이다.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보시를 행하며 남을 경멸하거나 헐뜯지 아니하고 보시하면 이에 보시라 이름할 것이다.
006_1374_a_18L佛言大仙汝今善聽布施報法若有心信一切施與故名布施不畏未來而行布施不輕毀他行布施者乃名布施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만일 또 어떤 사람이 복전(福田)을 가리지 않고 계행이 있는 사람이거나 계행이 없는 사람이거나 간에 마음에 믿고 안목을 열어 사랑하는 생각을 내고 물건을 희사하여 베풀어 주며 마음은 항상 일체 중생에게 널리 둔다면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저 사람은 시주(施主)니라.
006_1374_a_21L大仙當知若復有人不簡福田——若有戒人若無戒人——心信開眼生愛念已捨物施與心常普緣一切衆生大仙當知彼人施主
006_1374_b_02L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다섯 가지 보시로 시주함이 원만해지나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때에 보시함이요, 둘째는 수행하는 사람에게 보시함이요, 셋째는 병든 사람과 병자를 도와주는 자에게 보시함이요, 넷째는 법기(法器)에게 보시함이요, 다섯째는 다른 국토에 가고자 하는 자에게 보시함이니, 이것이 다섯 가지이니라.
006_1374_b_02L大仙當知有五種施施主滿足何等爲五一者時施行人施病人及瞻病者施法器施欲行異國土者是爲五種
또 다섯 가지 보시가 있나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법 보시요, 둘째는 재산 보시요, 셋째는 가옥 보시요, 넷째는 등불 보시요, 다섯째는 향과 꽃다발[香鬘] 보시니 이것이 다섯 가지가 되느니라.”
006_1374_b_05L復有五施何等爲五一者法施資生施屋宅施燈明施香鬘施是爲五種
대선인이 여쭈었다.
“어떤 것이 청정한 보시이옵니까?”
006_1374_b_08L大仙問言何者淨施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중생을 믿어 주고 좋아하여 자비한 마음과 떳떳한 마음과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물건을 희사하여 보시하면 그는 일체가 청정하여 원(願)대로 해탈하리니, 이와 같이 보시하면 곧 청정함이 되리라.
006_1374_b_09L佛言大仙若人有信緣於衆生而生慈心常心喜心捨物布施彼一切淨若願解脫如是布施則爲淸淨
다시 다섯 가지 위없는 보시가 있나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여래에게 보시함이니 곧 위없음이 됨이요, 둘째는 여러 대중 스님에게 보시함이니 곧 위없음이 됨이요, 셋째는 법기(法器)에게 보시함이니 곧 위없음이 됨이요, 넷째는 부모에게 보시함이니 곧 위없음이 됨이요, 다섯째는 왕과 직위를 잃어 빈궁한 자에게 보시함이니 곧 위없음이 된다. 이와 같이 보시하는 것은 최상 보시니라.
006_1374_b_12L復有五種無上布施何等爲五施如來則爲無上衆僧則爲無上施法器則爲無上施父母則爲無上施王者失位貧窮則爲無上如是施者是上布施
만일 노인과 고독한 이와 병급(病急)한 사람에게 보시하면 이는 위대한 보시다. 만일 왕에게 노여운 바가 된 것을 한결같이 계박(繫縛)과 죽음에서 풀어주려 하며, 만일 모든 급난(急難)에 있는 것을 구원하려고 자기 목숨을 돌아보지 않고 위하여 재물로 희사하면 이는 위대한 보시니라. 병자에게 약을 보시하면 이는 위대한 보시니라.
006_1374_b_16L若施老人孤獨病急是大布施若爲王瞋一向捨棄繫縛欲殺若諸急難爲救彼故不顧自命爲捨財物是大布施施病人藥是大布施
만일 계를 지니는 여러 스님에게 수시로 보시하면 이는 위대한 보시니라. 지혜 구하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이는 위대한 보시니라. 만일 두려워하는 축생(畜生), 이른바 훈호(訓狐 : 熏胡)와 까마귀와 사슴 등의 축생에게 보시하면 이는 위대한 보시니라. 만일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요구하는 바를 따라 보시하면 이는 위대한 보시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이 위대한 보시를 항상 마땅히 닦아야 할 것이다.
006_1374_b_20L若於持戒具足衆僧隨時施與是大布施施求智人是大布施若施畜生有怖畏者——所謂訓狐鹿等畜——是大布施若人貧急施隨所須是大布施大仙當知此爲大施常應正修
006_1374_c_02L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남이 보내준 물건을 가지고 보시하여도 곧 청정한 마음만 두면 보시하는 복을 같이 얻으리라.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남의 보시하는 것을 보고 마음에 따라 기뻐하여도 또한 보시한 복을 얻느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보시하기를 권하거나, 만일 물건을 보시하면 이와 같은 등의 사람은 모두 큰 복을 얻으리라.
006_1374_c_02L若復有人爲他所遣持物布施卽有淨心同得施福若復有人見他布施心生隨喜亦得施福若人勸施若人施物如是等人皆得大福
다시 대선인이여, 그대의 물은 바와 같이 ‘어찌하여 세존께서 열반에 이미 드셨는데도 탑 등에 공양하면 복의 과보를 얻느냐’고 한 것을 대선인이여, 마땅히 들어라. 만일 어떤 사람이 내가 열반에 들고 난 후에 공양을 베풀거나,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내가 열반하지 아니하여 세상에 있는 지금 나에게 공양한다면 얻는 복의 과보는 둘 다 평등할 것이다. 무슨 까닭이냐. 법신(法身)인 여래는 색신(色身)이 아닌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지금 현재에 공양하거나, 만일 내가 입멸(入滅)한 후에 공양하여도 마음이 평등하므로 복을 얻는 것도 다름이 없으리라.
006_1374_c_06L復次大仙如汝問言云何世尊入涅槃已供養塔等得福報大仙當聽若人於我入涅槃已當設供養若復有人我未涅槃今現在世供養我者所得福報此二平等何以故法身如來非是色身若人於今現在供養我滅後而爲供養心平等故得福無異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전륜왕(轉輪王)이 나라에 두루 칙명을 내리되, ‘일체 인민은 오늘로부터 시작하여 다시는 살생(殺生)하지 말며 거짓말[妄語]하지 말라’ 하거든, 저 어떤 한 사람이 왕의 칙령을 듣고 비록 왕을 보지 못했으나 왕의 칙령을 잘 두호한다. 이와 같은 사람은 비록 전륜왕의 몸에 공양 올리지 아니했으나, 왕은 그 사람에게 환희한 마음을 내느니라. 이와 같은 사람은 왕의 칙령을 잘 두호하여 살생하지 않은 선업(善業)과 인연과 과보로 하늘에 태어나느니라.
006_1374_c_13L大仙當知如轉輪王遍勅諸國一切人民從今日始勿復殺生莫作妄語彼有一人聞王勅已雖不見王善護王勅如是之人雖不供養轉輪王身王於彼人心生歡喜如是之人善護王勅以不殺生善業因緣報生天處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만일 사람이 내 몸의 색상(色相)을 보지 못하며 계(戒)의 구절을 배우지 아니하면 무슨 소득이 있으랴. 만일 사람이 나를 보더라도 마음에 사견(邪見)이 있으면 제바달다(提婆達多)와 같이 지옥에 들어가리라. 만일 내가 열반한 후 어떤 사람이 계(戒)를 잘 배운다면 그의 수승함은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니라.
006_1374_c_19L大仙當知若人不見我身色相不學戒句爲何所得若人見我而心邪見如提婆達入地獄故若人於我入涅槃已善學戒者彼勝應知
006_1375_a_02L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지금 나의 색신(色身)이 수승하고 일체지(一切智)를 증득하였음에 믿음이 없는 중생도 능히 계를 배우거늘, 하물며 믿음이 있는 자이겠는가. 만일 어떤 사람이 나의 열반한 후에 공양한다면 현재에 공양함과 다르지 않으리라.
006_1374_c_23L大仙當知今我色勝證一切智無信衆生能令學戒況有信者若人於我入涅槃已而爲供養與現供養等無有異
대선인이여, 마땅히 들어라. 그대의 물은 바와 같이 ‘보시한 복덕이 어느 곳에 있느냐’ 하는 이와 같은 물음이란 비유컨대 갈대풀이 빽빽이 우거졌는데 그 속에서 불이 일어났다면, 만일 비가 떨어질 때엔 곧 그곳에 떨어짐과 같으니라. 이와 같고 이와 같나니, 시주의 보시가 구족하고 복덕이 화합했더라도 믿음의 비가 이미 떨어지면 이와 같은 복덕은 곧 시주에 의지하고 다른 곳으로 가지 않느니라.
006_1375_a_03L大仙當聽如汝所問布施福德爲在何處如是問者譬如葦草叢密稠穊於中火起若雨墮時卽沒彼處如是如是隨何施主布施具足福德和合信雨旣墮如是福德卽依施主不餘處去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은 보시의 복은 모인 곳이 있지 아니하며, 형상이 있지 아니하나 이와 같이 보시하고서 보시한 자가 죽더라도 보시한 복은 떠나지 않고 그림자 형상은 따름과 같나니, 이를 보시하는 자가 복의 과보를 얻고 복의 과보를 잃지 않음이라 이름하느니라.
006_1375_a_08L大仙當知如是施福非有聚處非有形相如是施已施者身亡施福不離如影隨形是名施者得福報果果福不失
비유컨대 감자(甘蔗)와 포도(蒲桃)를 만일 누르지 아니하면 그 즙물을 얻을 수 없거니와, 누르면 감자와 포도가 아닌 즙을 얻게 되어 눈앞에서 화합된 즙물을 볼 수 있으나 마디 속에 있는 것이 아니요, 또한 즙이 없지도 않음과 같아서 이와 같고 이와 같으니라.
006_1375_a_12L譬如甘蔗若蒲桃子如其不壓不得其汁壓之則得非甘蔗中蒲桃子中現前和集有汁可見非在節中亦非無汁
재물도 보시하면 이와 같은 보시의 과보는 저 시주(施主)에게서 손에 있는 것도 아니요, 심중에 있는 것도 아니요, 뱃속에 있는 것도 아니나, 이와 같은 보시의 과보는 시주를 떠나지 아니한 것이 마치 저 즙물이 감자와 포도를 떠나지 아니함과 같다. 이와 같은 보시의 과보가 시주를 떠나지 아니하나 성숙되지 아니해서는 받아지지 않고 목숨이 다하지 아니해서는 보시의 과보를 얻지 못하느니라.
006_1375_a_16L如是如是布施財物如是施報於彼施主非住手中非住心中非住腹中而是施報不離施主猶如彼汁不離甘蔗若蒲桃子如是施報不離施主未熟不受命行不盡不得施報
비유컨대 니구타(尼枸陀) 나무의 종자가 아주 작아서 땅에 심어 두면 보이지 않으나 나무가 날 때엔 비로소 볼 수 있듯이, 시주의 보시한 복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화합하여 성숙될 때에는 이에 과보를 얻느니라.
006_1375_a_20L譬如樹王尼拘陁子其子微細種之在地則不可見至樹生時方乃可見施主施福亦復如是和合熟時乃得果報
006_1375_b_02L비유컨대 상인(商人)의 가진 물건이 아주 작으나 큰 성안에 들어가면 그 성(城)의 공덕으로 작은 물건으로 생활을 영위하여 얻은 바가 이에 많아지고 구족하듯이 보시함도 또한 이와 같아서 보시할 때엔 비록 작으나 복을 얻는 과보는 크다.
006_1375_a_24L譬如商人所齎至少入於大城——彼城功德少物治生所獲乃多——具足而得施亦如是施時雖微得福報大
비유컨대 꿀벌이 꽃의 맛을 채취하나 꽃을 손상하지 않듯이 시주도 이와 같아서 어떠한 보시라도 과보의 힘을 얻나니 바로 이 시주다. 이와 같으니 대선인이여, 시주의 보시한 복덕이며 세력인 것이다. 시주라 말한 것은 스스로 보시하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보시라 이름하느니라.
006_1375_b_03L又如蜜蜂採取花味而不損花施主如是隨何布施得果報力則是施主如是大仙施主布施福德勢力言施主者以自施故得名爲施
어떻게 받느냐 함은, 남이 보시한 것을 받아서 남의 물건을 능히 녹임이니 그러므로 받음이라 이름한다. 또 물었던 ‘어찌하여 보시한 복이 되느냐’ 함은 세간에서 구원해 주며 보호해 주어서 능히 인간 천상의 몸을 원만히 얻게 함이니 그러므로 복덕이라 이름한다. 다른 세상이라 말함은 차례로 유전하여 태어나 후세(後世)의 몸에 이름이니 그러므로 다른 세상이라 이름하느니라.”
006_1375_b_07L云何受者受他所施能消他物故名受者又問云何爲施福者於世閒中能救能護能令滿足得人天身故名福德言他世者次第傳生至後世身故名他世
그때에 비야사 선인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의심이 풀리어 보시에 대한 것은 해결되었습니다만 또 다시 의심이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식(識)은 어떻게 몸속에서 유전(流轉)하며, 식이 어떻게 보며, 어떻게 몸에서 탐착을 내나이까?”
006_1375_b_12L爾時毘耶娑仙白佛言世尊我離疑決定施分復更有疑世尊此識云何於身中轉識云何見云何於身而生貪樂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비유컨대 국왕(國王)이 성안에 머무름에 다른 군대를 두려워하여 먼저 구덩이와 해자를 파서 성을 두루 두르고 식량과 활과 화살과 칼과 방패와 갖가지 무기와 기구를 마련하며, 용감하게 잘 싸우는 사람을 많이 모집하여 건장한 사람의 표지를 세우며, 또 나이 젊고 건장한 사람을 많이 모집하여 음식을 제공하며 술집에 명령하여 좋은 술을 많이 마련하며, 출가한 사람을 포섭하여 보시 공양하며, 좋은 재물로 여러 사람을 섭수한다.
006_1375_b_16L佛言大仙譬如國王住於城內怖畏他軍先作坑塹周帀遶城備具糧食弓箭刀楯種種器仗多集勇健能鬪戰者立健人憧亦多聚集年少健人給以食糧勅諸酒肆多辦好酒攝出家人布施供養以好財物攝受諸人
이미 이와 같이 하고서 외치며 명령한다.
‘편히 있어 이동하지 말고 각각 무기를 정비하여 손에는 활과 화살을 쥐고 몸에는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으며 칼을 빼 들고 경비하여 방어하라.’
006_1375_b_22L旣如是已唱聲勅言安住勿動各嚴器仗手執弓箭身著鎧鉀拔刀警防
006_1375_c_02L이와 같이 명령하여 수비하게 하였으나 적군이 와서 코끼리와 말이 많거든, 이때에 국왕은 군중(軍衆)을 안위하여 이와 같은 말을 한다.
‘힘을 다하고 두려워하지 말며 성벽이 튼튼하지 못한 곳이 있으면 마땅히 잘 방호하되 나날이 항상 그와 같이 하라.’
006_1375_b_24L如是誡已他軍來至多有象是時國王安慰軍衆作如是言盡力勿畏城壁若有不牢之處當好防護日日常爾
이와 같이하다가 이에 복덕이 다하여 적군에게 파괴당하면 곧 패배하여 나라를 버리고 가듯이 식(識)도 또한 이와 같아서 몸의 성안에 있어 모든 입(入)의 왕으로서 무상(無常)의 군사가 오려고 함을 보고 두려워하여 즉시 신심(信心)의 구덩이와 해자를 파며 지계(持戒)의 험한 언덕을 만들고 생각함의 투구를 쓰며 부지런한 정진(精進)을 발하는 법장(法藏)으로 술을 만들고 마음을 잘 조복함으로 말[馬]을 삼는다.
006_1375_c_05L如是乃至福德盡已爲他軍衆之所破壞俄爾敗散捨國而去識亦如是住身城中諸入中王見無常軍欲至生畏卽時造作信心坑塹治界嶮岸著憶念鎧發勤精進法藏爲酒善調心馬
그때에 이와 같이 여러 사람에게 해야 할 일을 하게 하는데, 만일 큰 힘과 한량없는 힘이 있는 무상(無常)의 군대들이 몸의 성안에 다가오거든 빨리 보시의 갑옷을 입고 신속히 지혜의 칼을 빼들며 참괴(慚愧)의 기관(機關)을 배치하여 알맞게 하고 진실한 계행을 가지고서 이와 같이 바로 머무른다. 저 무상의 군대가 문득 오면 즉시 그와 함께 싸워 서로 어지럽다가 무상의 군대가 승리하면 식(識)은 곧 버리고 가나니 성안에 있는 왕이 성을 버리고 가는 것과 같다.
006_1375_c_10L彼時如是勅誡諸入作所應作若有大力有無量力無常軍衆來逼身城速著施鉀速取智刀慚愧機關安置相應護持實戒如是正住彼無常軍忽然而至卽時共鬪迭互相違無常軍勝識則捨去如城中王捨城而去
식도 또한 이와 같아서 화합된 몸속의 감관과 4대(大)가 이미 파괴되고 6입(入)이 상실되면 저 몸의 성을 버리는 것이 파괴된 성안의 왕이 성을 버리고 달아나는 것과 같으니라. 저 왕이 이와 같이 이미 성을 버리고서는 다른 성에 의지하듯이 식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 몸을 버리고는 다른 몸을 취하나니, 이 식이 왕과 같이 다름없는 것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006_1375_c_16L識亦如是和合身中根大界中旣破壞已六入失已捨彼身城如壞城王捨城而走彼王如是旣捨城已依止餘城識亦如是捨此身已攝取餘身應知此識如王無異
그때에 비야사 선인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식(識)이 몸의 복덕이 있는 것과 복덕이 없는 것을 어떻게 아나이까? 이 식이 이와 같이 내가 이 몸을 버렸다고 어떻게 아나이까?”
006_1375_c_20L爾時毘耶娑仙白佛言世尊如是者云何知身若有福德若無福德識云何作如是知我捨此身
006_1376_a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비유컨대 길 가는 사람이 큰물을 만났는데 그 물은 범람하고 창일하였다. 그 물을 건너기 위하여 큰 뗏목에 올랐었다. 그 물은 길게 흐르고 파도가 어지러우며 또 매우 탁하고 나쁜 벌레들이 많았으니 이른바 나가라(那迦羅)와 서서마라(舒舒摩羅)와 물뱀과 고약스런 큰 자라들이다. 큰 나쁜 바람이 요란하게 불어 물이 세차게 돌지만 저 뗏목 때문에 저 언덕에까지 도달하여 평안하게 되었다.
006_1375_c_23L佛言譬如行人路遇大水其水汎漲渡彼水故上大栰彼水旣長奮波亂而復甚濁多饒惡虫——謂那迦羅舒舒摩羅水蛇惡黿有大惡風亂吹旋依彼栰故得到彼岸平安不乏
이 사람은 저 나쁜 물의 무서운 곳을 이미 벗어나고서 세 번이나 뗏목을 돌면서 저 뗏목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고마워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기를 ‘아, 좋아라. 이 뗏목이여, 나로 하여금 이와 같은 큰물을 건너게 하였구나’ 하느니라.
006_1376_a_05L是之人於彼惡水大畏惡處旣得脫遶栰三帀於彼木栰轉生愛心心生已如是思惟善哉此栰能令我渡如是大水
이와 같이 대선인이여, 또 복덕이 있는 중생은 몸이 이미 죽으면 식이 이와 같이 생각하되 ‘나의 이 몸으로 말미암아 좋은 세계인 하늘에 태어나게 되었도다. 내가 인간 몸이었을 적에 이익 얻음이 있어 나의 이 죽은 몸이 마치 견고한 뗏목과 같아서 나로 하여금 악도(惡道)의 큰물을 건너게 하였도다.
006_1376_a_09L如是大仙又復更有福德衆生身旣死已識如是念由我此身得生善道天中而生我於人身得利不空我此死身猶如牢栰能令我度惡道大水
나의 몸은 크게 좋으니 공양할 만하도다. 이와 같은 몸은 나를 속이지 않고 나고 죽는 죄악 속에서 나를 하늘에 있게 하였도다’ 하느니라. 이와 같이 생각하고서 곧 저 몸에 고마워하는 마음을 둔다. 저 몸은 뗏목과 같아서 저 몸을 버리고는 다른 세상으로 옮겨 가느니라.
006_1376_a_13L我身大善合應供養如是之身不誑於我生死過中與我天處如是念已卽於彼身生愛念心彼身如栰捨彼身已去向他世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몸에 복덕이 없으면 저 사람의 심식(心識)은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썩은 뗏목에 올라 큰물을 건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저 뗏목은 뜨기도 하고 잠기기도 하기에 저 사람은 두려워하여 마음에 의심하고 염려하되, ‘나는 지금 곧 머지않아 죽겠도다’ 하리니, 이와 같은 사람은 저 썩은 뗏목에 의지했기에 크게 두려워하면서 물의 흐름을 따라 내려가서 사자와 호랑이 등이 사는 무서운 곳에 닿아 건너게 된다.
006_1376_a_17L若復有人身無福德彼人心識譬如有人身上爛栰渡於大水然彼栰木或出或沒彼人怖畏心生疑慮我於今者將死不久如是之人依彼爛栰甚大怖畏隨流下退至饒師子虎等惡獸大怖畏處然後得渡
006_1376_b_02L 그 사람은 이와 같이 건너고서 저 썩은 뗏목에게 성내는 마음이 생겨 저 썩은 뗏목을 꾸짖어 이와 같은 말을 한다. ‘나쁜 길로 잘못 왔구나. 이 물은 범람하고 창일하여 흐리고 나쁜 파도가 많거늘 어찌 이와 같이 나로 하여금 이러한 나쁜 곳에 닿도록 하였는가. 내가 썩은 뗏목에게서 마침내 무슨 힘을 얻었으랴’ 하고 이 뗏목을 곧 버리게 되느니라.
006_1376_a_23L彼人如是旣得渡已於彼爛栰生瞋怒心罵彼爛栰作如是言顚倒惡行此水汎漲多波濁惡云何如是令我遂到如是惡處我於爛栰竟得何力用此栰爲卽便棄捨
이와 같고 이와 같도다. 중생의 심식이 복덕이 없는 몸에 의지하여 흘러 내려가서 지옥에 떨어지면 이 몸을 꾸짖어 이와 같은 말을 하되, ‘나는 무슨 힘을 얻었느냐. 나는 이미 이와 같은 나쁜 몸을 얻어졌도다. 이와 같은 몸은 마치 갈나(羯那)와 같나니, 내가 이 몸을 짊어진 것이 갈나를 짊어진 것과 같도다. 나는 지금 무슨 죄악으로 인해 이 썩은 몸으로 지옥문에 온 것이 마치 연꽃이 자기 실에 묶인 것과 같이 되었느냐’ 하리라.
006_1376_b_05L如是如是衆生心識依無福身隨流下退墮於地獄呵責此身作如是言我得何力我已報得如是惡身如是身者猶如羯那我負此身如負羯那我今甚惡因此爛身到地獄門猶如蓮花自絲所縛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식도 또한 이와 같나니 만일 착한 복덕이면 좋은 뗏목에 의지함과 같아서 나고 죽음을 벗어날 것이요, 만일 복덕이 없으면 썩은 뗏목에 의지함과 같아서 곧 악도(惡道)에 떨어진다. 저 두 가지 몸이니 하나는 복덕이 있는 것이요, 하나는 복덕이 없는 것이다.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006_1376_b_10L大仙當知識亦如是若善福德如依善栰得渡生死若無福德如依爛栰則墮惡道彼二種身一有福德一無福德應如是知
또 이 식이 이 몸을 버리고서 제2의 몸을 얻나니 처음 태안에 있은 지 첫 7일 동안 이와 같이 기억하여 안다. ‘나는 아무 곳에 살다가 죽어서 이곳에 왔구나.’ 또 그전에 지은 업(業)도 기억하여 아나니, ‘나는 이 업을 지었도다.’한다.
006_1376_b_14L又復此識轉捨此身得第二身初在胎藏一七日中如是憶知我某處退而來至此亦能憶知前所作業我作此業
만일 착한 업을 지었으면 마음에 곧 기뻐한다. 이미 태중에 있는데도 어머니 마음까지 기뻐서 웃고 수승한 모양이 많아지고 얼굴엔 웃는 형상이 있고 기미와 주근깨가 생기지 않고 얼굴에 좋은 빛이 있으며, 행동함에는 오른발을 많이 사용하여 땅을 밟는 데에 정중하고 손으로 오른 옆구리를 만지는 일이 없으며 곱고 흰 옷을 입으면 맵시 있나니, 중생의 이와 같이 복덕이 있는 식(識)은 어머니 태중에 있을 적에 이와 같은 형상이 나타나느니라.
006_1376_b_18L若作善業心則生喜旣住藏中母心喜笑多有勝相——顏有笑容皯䵴不生——面有勝色隨所行動多用右足蹈地壓重無有因緣手摩右脅憙鮮白衣著則嚴好衆生如是有福德識住母脅中如是相現
006_1376_c_02L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만일 복이 없는 식은 처음 수생(受生)할 적에 첫 7일 동안 곧 능히 기억하여 아나니 ‘나는 아무 곳에 살다가 죽어서 이곳에 왔구나.’ 하며, 또 전에 지은 업을 기억하여 이와 같이 생각하되, ‘어찌 나쁜 업을 지었던가?’ 한다. 이렇게 기억하고 생각하여 마음에 곧 근심하나니, 마음에 근심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나쁜 모양이 밖으로 나타난다.
006_1376_b_23L大仙當知若無福識初受生時一七日中則能憶知我某處退而來生此亦能憶知前所作業如是念云何作惡業如是憶念心則愁憂以心憂故母相外現
저 복덕이 없고 선근이 없는 중생은 어머니 태중에 있으면 밖으로 나쁜 모양이 나타나니, 신체가 냄새나고 추하며 또 수척하고 마음에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자주 침을 뱉으며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고 눈을 부라린다. 이와 같은 중생이 처음 태중에 있을 때에 곧 그 집으로 하여금 앙화가 생기게 하고 병을 얻게 한다. 이와 같은 나쁜 업으로써 복이 없는 중생은 태에서 나올 때에 혹 어머니를 죽이기도 하며, 혹 태중에서 죽기도 하나니 복이 없는 중생은 이와 같은 모양이 있느니라.”
006_1376_c_05L彼無福德無善衆生住母脅中有外相出身體臭惡而復瘦瘠心愁憂惱數唾不止皺面怒眼如是衆生初在脅中卽令彼家衰禍得病如是惡業無福衆生欲出胎時或能殺母或藏中死無福衆生有如是相
그때에 비야사 선인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식심(識心)이 처음 태중(胎中)에 들어갈 때에 어떻게 기억하고 생각하며 어떻게 보며 아는 것이옵니까?”
006_1376_c_10L爾時毘耶娑仙白佛言世尊此初識心始入胎時何所憶念何所見知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저 식이 처음 태어날 적에 이와 같이 기억하고 생각하고, 나무숲속 즐기는 곳에 궁전과 누각과 못물이 굴곡(屈曲)하는데 맑은 호수는 넓고, 갖가지의 집에 이 염부제(閻浮提)의 많은 애인(愛人)과 부모와 형제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006_1376_c_12L大仙彼識初生如是憶念見樹林中戲樂之處宮殿樓觀地水屈曲澤寬博種種屋舍此閻浮提多有愛父母兄弟
이와 같이 보고 나서는 아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복덕이 어울려 모이어 번갈아 서로 섭수하여 물건으로 보시하는 자도 있으며 물건을 받는 자도 있다. 능히 과거 숙세의 일을 알고 과거의 한량없는 백생(百生)과 한량없는 천생(千生)을 기억하여 생각한다. 저 식(識)이 이와 같이 자주자주 기억하여 생각한다.
006_1376_c_16L如是見已極生愛心德和集迭相攝受有施物者有受物能知過去宿世之事憶念過去無量百生無量千生彼識如是數數憶
이미 기억하여 생각하고 나서는 마음에 사랑하고 기뻐하여 능히 이와 같이 안다. ‘나의 어머니는 과거 5백 세에 일찍이 나의 어머니가 되셨다.’ 그는 이와 같이 마음에 기억하여 생각하고서는 저 태어나는 곳을 좋아하지 아니하고 마음에 애욕을 떠나 이와 같은 마음을 두되, ‘내가 이곳에서 자주자주 나고 죽고 하였도다. 나는 지금에야 비로소 나고 죽지 않고 3유(有)에 소속되지 아니할 것이다’고 하느니라.”
006_1376_c_20L旣憶念已心生愛喜能如是知此母者過去已曾五百世中與我爲彼旣如是心憶念已於彼生處不生願樂心得離欲作如是心我於此處數數生死我於今始不用生死用有攝
006_1377_a_02L이와 같이 말씀하시고 나자, 비야사 선인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식은 나고 죽는 데에서 애욕을 벗어났나이까?”
006_1377_a_02L如是說已毘耶娑仙問言世尊如是識者於生死中得離欲耶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이는 그 때가 아니요, 이는 그곳이 아니다. 저 때의 저 식은 색(色)이 없기에 보이지 않고 광명이 있지 않나니 이와 같은 식계(識界)는 이곳에서 애욕을 떠난 것이 아니며 유위(有爲) 가운데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와 같이한다면 일체 중생이 복덕이 있는 자거나 복덕이 없는 자라도 모두 열반을 얻을 것이다.
006_1377_a_04L佛言大仙則非時此則非處彼時彼識無色不無有光明如是識界非於此處而得離欲於有爲中非是不生若如是一切衆生——有福德者無福德者——皆得涅槃
저 뜻은 이와 같나니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만일 식심(識心)이 이와 같이 생각한다면 저 식은 이와 같은 수승한 힘이 있을 것이다.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하나니 이 몸의 힘이 아니다. 말한바 식이란 무엇 때문에 식이라 이름하였느냐. 집(集) 때문에 식(識)으로 생각하며, 지(知)이기 때문이며 지(智)라 이름하기 때문에 인식하는 식이라 이름한다. 식의 뜻이 이와 같나니 대선인이여,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006_1377_a_09L彼義如是大仙應知若彼識心如是思念彼識則有如是勝力如是知非是身力所言識者何故名集故識思知故名智故名識識義如是大仙應知
그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377_a_13L爾時世尊卽說偈言

일체 원수 집을 두호하듯이
쌓인 집(集)으로 번뇌 짓나니
알음[知]과 알음 아닌 것이 있어
우치와 지혜 어울려 행하네.
006_1377_a_14L護一切怨家
聚集作煩惱
有知有不知
癡慧和合行

견(見)과 만(慢)과 무명(無明) 등의
일체가 모두 식의 알음이니
이 셋은 식을 여의지 않아
다른 곳에 따로 있는 것 아니라네.
006_1377_a_16L見慢無明等
一切皆識知
此三不離識
非餘處別有

쌍으로 서로 응함을 식이라 하나니
한 바퀴는 수레가 아니며
두 바퀴도 능히 갈 수 없고
사람과 또 소가 있어야 하네.
006_1377_a_17L雙相應說識
一輪非是車
二輪不能行
有人復有牛

수레에 바퀴살과 테가 화합되고
두 바퀴가 서로 응하며
또 밧줄로 계박하여야
갈 수 있는 수레라 하네.
006_1377_a_18L車輻輞和合
是二輪相應
復以繩繫縛
如是爲行車

이와 같은 몸의 수레엔
저 계(界)로써 화합하였고
또 근(根)으로 화합하며
식(識)으로 보는 저 몸수레라네.
006_1377_a_20L如是身之車
彼以界和合
復有根和合
識見彼身車

혈맥과 마디로 어울리고
목과 맥의 뿌리로 계박하며
털과 뼈와 이와 머리며
껍질과 피부로 덮었도다.
006_1377_a_21L節等和合
脈根繫縛
頭等
甲皮之所覆

옆구리와 창자와 위장과
심장과 지라와 폐장인
저 일체 것으로 화합되어
구족되었기에 몸이라 이름하네.
006_1377_a_22L脅及腸處
幷心肚與肺
彼一切和合
具足故名身

식왕(識王)은 몸으로 수레삼아
몸수레 가운데서 다니고 앉고 하여
일체법을 모두 아나니
그러므로 식(識)이라 이름하네.
006_1377_a_24L識王身爲車
身車中行坐
一切法皆知
如是名爲識
006_1377_b_02L
“다시 대선인이여, 이 식은 미세하여 색깔도 없고 형질도 없어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식은 색깔 있는 것이 아니어서 푸른 것 등의 색깔이 아니다. 색깔 속에는 감관[根]이 없나니, 식이 만일 감관을 떠나면 곧 경계가 없을 것이다. 만일 사람이 마음에 놀라 동하거나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거나 만일 의심하여 생각하는 것이면 이러한 것들은 모두 이 식의 힘이니라.”
006_1377_b_02L復次大仙此識微細無色無質非是可見識非有色非靑等色色中無根識若離根則無境界若人心中驚動怖畏若疑思量如是一切皆是識力
그때에 비야사 선인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의 본성이 어떠한데 어떻게 하늘 세계에 태어나며, 어떻게 귀신 세계에 태어나며, 어떻게 축생에 태어나며, 어떻게 지옥에 태어나며, 어떻게 선근(善根)에 태어납니까? 어떤 선근으로 하늘 가운데에 태어나며, 어떤 업으로 축생 가운데에 태어나며, 어떤 업으로 아귀(餓鬼) 가운데에 태어나며, 어떤 업으로 지옥 가운데에 태어납니까?”
006_1377_b_06L爾時毘耶娑仙白佛言世尊一切衆生本性云何云何生天道云何生鬼云何生畜生云何生地獄云何生善根何者善根而生天中以何業故生畜生中以何業故生餓鬼中以何業故生地獄中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그대는 잘 들어라. 내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범부 중생이 본성에서 물러서거나 복덕을 낸 것이니 이 법은 일체지(一切智)로 알 바이다. 5신통을 얻은 자의 알 바가 아니며, 하늘과 범천 아가니(阿迦尼) 등의 알 바가 아니요, 이 일체지로 알 바인 경계다. 이 법은 성문(聲聞)도 알 바가 아니거늘 하물며 그 외의 사람이 알 수 있겠는가.
006_1377_b_12L佛言大仙汝當善聽我爲汝說凡夫衆生退於本性若生福德此法乃是一切智知非五通者所知境界非天非梵阿迦尼等之所能知是一切智所知境界此法尚非聲聞所知況餘能知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나의 제자 성문인이 3구(垢)를 이미 떠나 초과(初果)를 증득하여 아는 경계를 그 외의 천중천(天中天) 등이 모두 알지 못하며, 그대 대선인도 능히 알지 못하고 내지 그 약간도 알지 못하느니라.”
006_1377_b_18L大仙當知若我弟子聲聞之人已離三垢證得初果所知境界諸餘大天天中天等一切不知非汝大仙之所能知乃至不能知其少分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야사 선인은 마음에 곧 사유하여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나고 죽음이 나를 속였도다.’
006_1377_b_21L如是說已毘耶娑仙心卽思惟如是念曰生死誑我
006_1377_c_02L이처럼 생각하고 나서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늙고 병든 몸이어서 기억력이 없고 과위를 얻을 수 없으며 보리(菩提)의 무거운 짐을 질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 세존께 귀의하오며 법과 3유(有)를 떠난 스님들에게 귀의(歸依)하나이다. 저는 오늘로부터 목숨을 마칠 때까지 3귀의를 받겠나이다. 제자 무리들까지 모두 이렇게 하겠사옵나이다.
006_1377_b_23L如是念已禮如來足白言世尊我今老弊破壞之身無有憶念不能得果不能荷負菩提重擔我於今者歸依世尊歸依於法離三有僧我從今日乃至命盡受三歸依幷弟子衆一切如是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잘 말씀하시어 저의 권속으로 하여금 좋은 이익을 얻게 하옵소서. 세존께서는 일체지(一切智)의 태양이시니 번뇌의 어둠을 없애실 것이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본성(本性)과 중생의 본성에서 물러나와 하늘에 태어남을 말씀해 주옵소서.”
006_1377_c_05L唯願世尊善爲我說令我眷屬大獲善利世尊乃是一切智日除煩惱闇唯願世尊說此本性——衆生本性——退生天中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지금이 바로 말할 때니 내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만일 어떤 사람이 꽃과 향의 다발로 보시하여 마음에 수행하기를 좋아하고 신심(信心)과 상응(相應)하여 목숨을 마치면 꽃다발로 장엄된 하늘[鬘莊天]에 태어나느니라.
006_1377_c_08L佛言大仙正是時我爲汝說大仙當知若人以香鬘而施心樂修行信心相應終得生鬘莊嚴天
또 대선인이여, 그 사람이 죽을 때엔 몸에서 좋은 향냄새가 나나니 이는 꽃에서 나온 향냄새니라. 또 죽으려 할 때에 위에서 여러 가지 색깔이 있는 꽃 그물이 보여 그 사람에게 뿌리거든 그때에 부모와 형제와 모든 권속들이 손에 꽃과 향을 가지고 공양하며 슬피 울부짖는다. 그 사람은 그때에 얼굴빛이 윤택하고 보는 눈을 깜박이거나 흘기지 않으며 손과 발이 정직(正直)하여 이와 같이 목숨을 버리게 된다.
006_1377_c_11L又復大仙人欲死身有善香是花熏香又欲死時見花網有種種色以散彼人爾時父母兄弟諸眷屬等手執華香而供養之悲號啼哭彼人爾時面色膩目視不轉手足正直如是捨命
그가 죽으려 할 때에 수승한 모양이 보이나니, 이른바 언덕같이 쌓인 것과 꽃다발의 장엄과 백천의 단정한 여인들이 하늘 궁전을 둘러싼 것들이다. 그 사람은 이것을 보고서 형제와 여러 친척들에게 말하기를 ‘내 꿈속에서 언덕처럼 쌓인 갖가지 보배 구슬과 모든 장엄구와 갖가지 꽃 뿌리는 것을 보았다’고 하리니, 만일 저 병든 사람이 이와 같이 말한다면 마땅히 알라. 이 모양은 목숨을 마치면 꽃다발로 장엄한 하늘에 태어날 것이니라. 저 사람이 죽으려 할 때에 하늘 부모의 방사(房事)하는 것을 보고 곧 태어나느니라.
006_1377_c_16L欲死時見有勝相所謂見丘見鬘莊嚴見有百千端正婦女遶天宮殿彼人見已而語兄弟諸親等言我於夢中見有丘聚種種寶珠諸莊嚴具散種種若彼病人如是說者應知此相命終得生鬘莊嚴天彼人欲死則見父母房室和合見已卽生
006_1378_a_02L또 그때에 꽃다발로 장엄된 하늘의 사람은 두 가지 감관[根]이 있어 화합하여 음욕을 행하게 되나니 염부제의 남자와 같아서 다르지 않지만 한 수승한 법이 있다. 즉 부정한 것은 나오지 않고 저들 마음에 애욕이 발동하여 번갈아 서로 알며 몸이 곧 어울리고 애욕의 바람이 나와서 욕락을 느끼나니 곧 그때에 7일 동안 하늘 여인의 태중에 머무르다가 7일이 차면 오른 옆구리에서 탄생한다.
006_1377_c_23L又復彼時鬘莊嚴天有二種根和合行欲如閻浮提男子不異有一勝法不淨不出心欲發迭相知己身則和合有愛風出而受欲樂卽於彼時經七日中住天女藏七日滿已右脅而生
곧 탄생할 때엔 하늘의 제일 좋은 향이 있으며 여러 가지 꽃을 꿰어 꽃다발을 만든 것들이 가슴 앞에 있게 된다. 그때에 또 미묘한 향이 있어 향기가 1유순(由旬)에 가득하여 바람을 따라 두루 퍼진다. 그때에 또 잡색의 꽃다발이 생기나니 이른바 백색과 검고 누르고 붉은 색깔과 비유리(毘琉璃) 색깔과 염부즙(閻浮汁)의 색깔과 청정하고 수승하고 미묘한 발두마(鉢頭摩)의 색깔과 여러 가지 잡색과 구리 색깔과 불 빛깔이니 이와 같은 미묘한 꽃다발이 죽지도 않고 마르지도 시들지도 않으며 항상 좋은 향기가 있나니 그러므로 꽃다발로 장엄함이라 이름한 것이다.
006_1378_a_05L卽於生時有天善香第一可愛有種種花相繫爲鬘生在胸前彼時復有妙香普熏滿一由旬隨風遍行彼時復有雜色鬘生所謂白色赤色毘琉璃閻浮汁色淸淨勝妙鉢頭摩色種雜色銅色火色如是妙鬘乃至未死不萎不蔫常有善香以是義故鬘莊嚴
저 꽃다발로 장엄한 하늘 궁전의 곳엔 미묘한 하늘 나무가 있는데 길지도 짧지도 않고 그 즙물은 아무 달아서 맛이 감로(甘露)와 같으며 그 가지는 아래로 드리워지고 또 청정하며 여러 가지 나무숲이 여기저기 어울려 있다. 그 나무에 과일이 있는데 8분(分)과 화합되어 하늘 맛이 들어 있고, 저 과일의 모양과 크기는 빈라(頻騾)와 같으며 저 하늘 사람의 마음에 먹고 싶은 것과 생각함을 따라 저 과일 속에서 생각하는 대로 얻어지게 되나니, 저 하늘은 이러한 과일을 먹기에 단식[揣食]이라 이름하지 않은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006_1378_a_13L彼鬘莊嚴天宮之處有妙天不長不短其汁極甜味如甘露枝垂下而復淸淨種種樹林處處和彼樹有果八分和合天味相應果形量如頻騾果隨彼天心憶念何於彼果中隨念皆得應知彼天食如是果不名揣食
저 땅은 가시덤불이 없고 미묘한 꽃으로 장엄되었으며, 또 어떤 땅은 푸르고 부드러운 풀이 있고, 또 어떤 땅은 금 모래가 두루 덮이고 금각(金角)이 위에 나왔으며, 또 눕는 곳에는 저절로 갖가지의 침구가 있다. 또 하늘 여인이 있는데 청정하고 때가 없으며 미묘한 의복으로 장엄하였고 한쪽 눈썹을 들고 기꺼이 웃기도 하며 갖가지 의복으로 그 몸을 장엄하였다.
006_1378_a_19L於彼地處遠離棘妙花莊嚴復有地處有靑軟草有地處金沙遍覆金角上出復有臥自然而有種種敷具復有天女淨無垢妙衣莊嚴偏擧一眉而作戲種種衣服莊嚴其身
006_1378_b_02L또 저곳에는 제일 수승한 낙(樂)이 다닐 적과 머무를 적에 항상 구족하며 저 하늘의 수명은 2백 년이다.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곳 다섯 가지 모양이 있나니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저 하늘의 의지하는 나뭇가지가 중심이 마르고 시들며 끝머리가 낮고 말라 오르고 그 꽃이 향기를 잃음이요, 둘째는 저 나무를 마음이 좋아하지 아니함이요, 셋째는 꽃다발이 시들음이요, 넷째는 하늘의 시원한 바람이 뜨거운 촉감으로 변함이요, 다섯째는 하늘 여인이 마음에 불쌍히 여겨 모두 근심하면서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을 말하는 것이다.
006_1378_a_24L又於彼處第一勝樂住具足於彼天年壽二百命欲盡時則有五相何等爲五謂彼天所依之樹枝心萎蔫頭低卷其花失香於彼樹心不喜樂則鬘萎天風涼變爲熱觸諸天女心生憐愍皆悉憂愁一切同聲而說偈言

하늘의 맛있는 과일 구족하였고
여러 가지 하늘 나무 많사오며
하늘의 채녀(婇女) 많이 있사와
하늘엔 미묘한 낙이 있는 곳이온데
하늘의 복덕이 다하여
버리고 떠나가시려 하네.
006_1378_b_08L具足天甘果
饒種種天樹
多有天婇女
天勝妙樂處
天中福德盡
捨已而離去

저 하늘 여인은 천자(天子)를 에워싸고 소리를 내어 이와 같은 말을 크게 외친다.
‘무상(無常)은 매우 밉도다. 불쌍히 여기는 뜻이 없구려.‘
006_1378_b_10L彼諸天女圍遶天子發聲大喚唱如是言無常甚惡無憐愍意
이와 같이 함에 천자는 사랑하는 생각이 있으며 목숨이 자재(自在)하지 못하여 이곳에서 물러서서 하늘 동자의 몸이 바뀌어 속히 인간에 태어나게 된다. 이와 같이 하늘 여인이 오뇌하면서 말하면 저 천자의 몸은 온몸에 열이 발한다. 열이 발하고 나서는 몸이 모두 타는데 불꽃이 한번 일어나면 곧 저 곳으로 물러간다. 몸은 비록 불에 타나 고통은 있지 않다. 이미 저 곳에 물러가면 인간의 부모가 화합하는 것을 보는데 이와 같이 보고는 곧 태어나느니라.
006_1378_b_12L如是天子有愛念心命不自在於此處退願天童子速生人中如是天女懊惱說已彼天子身擧體熱發旣熱發已身則普然火起一焰卽退彼處——身雖炎然不受苦惱旣退彼已則見人中父母和合如是見已卽便受生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저 꽃다발로 장엄된 하늘의 천자가 태어날 때에 어떻게 태중에 있느냐. 그가 어머니 옆구리에 있으면 곧 수승한 모양이 있고 만일 태장(胎藏) 속에 있을 적엔 어머니가 곧 향을 좋아하며 꽃다발을 좋아하고 갖가지 과일과 푸른 숲과 나무숲을 즐기며 마음에 맞는 것으로 수용하고 일체 낙이 모두 구족하며 몸은 지치거나 피로하지 않는다.
006_1378_b_18L大仙當知彼鬘莊嚴天子生時云何處胎彼住母脅則有勝相若住藏中母則愛香憙樂花鬘樂種種果靑林叢樹受用心適彼一切樂皆悉具足身不疲倦
또 저 복 있는 아들이 태중에 있으므로 다시 좋은 형상이 있나니, 혹 꿈에 성(城)을 보거나 여러 가지 보물을 사고팔고 하는 곳과 여러 가지의 꽃다발로 길목에 흩는 것을 보리니, 마땅히 알라. 그 어머니에게 이와 같은 형상이 있느니라.
006_1378_b_22L彼福子住藏中故復有善相或夢見城種種寶物市易之處種種華鬘以散道巷應知彼母有如是相
006_1378_c_02L다시 대선인이여, 이와 같은 동자가 꽃다발로 장엄된 하늘에서 물러나와 이미 인간에 태어나서 만일 꽃다발을 보거든 아주 좋아하는 마음을 낼 것이요, 곱고 결백한 옷을 좋아하며 몸의 빛깔은 수승하고 마음엔 간사한 지혜가 없으며 음욕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유희하여 즐기는 것을 좋아하며 다니거나 머무르는 데는 모두 신속하고 유희하는 곳 보기를 좋아하며 부드러운 옷을 좋아하고 나무숲을 사랑하며 남이 부자로서 재산이 풍부함을 보면 방편을 써서 얻기를 바라나니,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꽃다발로 장엄된 하늘에서 물러나서 인간에 태어나면 이와 같은 형상이 있느니라.
006_1378_c_02L復次大仙如是童子於鬘莊嚴天中退已旣生人中若見鬘者生勝愛心樂鮮白衣身色殊勝心無黠慧不愛多婬樂多戲樂若行住等悉皆迅疾樂見戲處好尚細衣愛好樹林見他財富多設方便悕望欲得大仙當知鬘莊嚴天退生人中有如是相
毘耶娑問經卷上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범어 Vyāsa의 음역으로, 힌두교의 백과전서인 『마하바라타(Mahābhārata)』를 편찬한 자로 알려져 있다.
  2. 2)의동삼사(儀同三司)의 준말로, 중국 후한(後漢)과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시대부터 사용된 관직 명칭이다. 문산관(文散官)의 최고 품계 대우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