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7_0098_a_01L대방등대집경 제11권
007_0098_a_01L大方等大集經卷第十一


북량 천축 담무참 한역
이진영 번역
007_0098_a_02L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5. 해혜보살품 ④
007_0098_a_03L海慧菩薩品第五之四

그때 해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로서 만약에 이러한 여러 소견[見]을 다 갖춘 이가 있다면 어떠한 원력을 내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러한 사람은 본래대로 발원1)하나니, 보살마하살이 설사 마음이 선정에 있거나 선정에 있지 않거나 간에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본래대로 발원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평탄한 땅 넓은 감자밭에 물을 대려고 할 때에 그 물 구멍을 열어 흘러가게 하면 다시 힘을 들이지 않더라도 저절로 고루 퍼지는 것 같으니라.
007_0098_a_04L爾時海慧菩薩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若有具足如是等見發何等願佛言善男子如是之人如本發願薩摩訶薩若心在定若不在定爲衆生故如本發願善男子譬如人有甘蔗稻田具滿一頃其地平正欲漑灌時開其水口縱之令去更不施功自然周遍
선남자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나니, 설사 선정에서 마음을 한 생각에 집중하거나 선정에 있지 않아 생각을 아니 할 때이거나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본래와 같이 발원하여서 닦는 선근을 다 중생들과 더불어 함께 하며 그리고는 위없는 불법에 회향하며, 보살의 마음이 깨끗하면 계(戒)와 인(認)과 혜(慧)도 또한 청정하여서 불법 및 모든 중생이 평등하여 차별 없음을 보자니, 비록 이러한 서원은 있을지라도 이러한 마음은 없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마음은 없으나, 모든 중생에게 서원의 힘은 언제나 미치지 않음이 없어서 모든 선근을 다 함께하며, 그리고는 위없는 보리에 회향하느니라.
007_0098_a_12L善男子菩薩摩訶薩亦復如若在定中繫心思惟若不在定不思惟時爲衆生故如本發願所作善悉皆願與衆生共之共已迴向無上佛法菩薩心淨戒忍定慧亦復淸觀於佛法及諸衆生平等無二有是願初無有心是故菩薩雖復無於諸衆生而誓願力未常不及有善根悉與共之共已迴向無上菩
007_0098_b_02L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사라(紗羅)나무 뿌리를 도끼로 찍는 것과 같나니, 이미 잘려진 뒤에는 도끼로 찍은 곳으로 넘어가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도 이와 같아서 삼매를 닦으면 언제나 보리에 회향하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크게 말하되 ‘이 나무가 도끼 찍은 곳으로 넘어가지 않게 하라’ 하여도 이 나무는 도끼 찍은 곳으로 넘어가느니라. 보살마하살도 이와 같아서, 닦은 착한 법이 위없는 보리로 회향하지 않는 그런 이치가 없나니, 왜냐하면 법성(法性)이 있기 때문이니라. 보살마하살이 닦은 착한 법은 오직 삼보의 종자와 성품을 끊지 아니하려 하며, 부처님의 국토를 정화하려 하며, 몸을 32상과 80종호로 장엄하려 하며, 입을 장엄하여 설법할 때에 중생이 즐겨 듣도록 하려하며, 마음을 장엄하여 모든 중생이 평등하여 차별 없음을 관찰하려 하며, 불법과 모든 부처님의 삼매를 얻고자 함이니라.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을 탐내려 아니하여도 이 같은 법이 자연히 얻어지나니, 그 까닭은 서원의 힘 때문이니라.
007_0098_a_21L善男子如娑羅樹有人斫伐根斷已隨斫而倒善男子菩薩摩訶薩亦復如是修集三昧常向菩提假使有人唱言是樹莫斫處墮是樹猶故隨斫處倒菩薩摩訶薩亦復如是修善法欲令不向無上菩提則無是何以故法性爾故菩薩摩訶薩所修善法唯爲不斷三寶種性爲淨佛爲莊嚴身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口說法之時衆生樂聞爲莊嚴心觀諸衆生平等無二爲得佛法諸佛三昧菩薩雖不貪如是法而能自在得如是法何以故誓願力故
선남자야, 마치 질그릇 장이의 진흙이 판에 있을 때에는 물건이라 할 수 없지만, 그릇이 만들어지면 그릇에 따라 물건의 이름이 붙여지나니, 보살의 착한 법도 이와 같아서 발원하지 못했을 때에는 바라밀이란 이름을 얻을 수 없느니라. 또 마치 금을 다루는 이가 금으로 그릇을 완성시키지 못했을 때에는 또한 이름을 얻을 수 없고 형체가 이루어지면 영락(瓔珞)이란 이름을 얻나니, 보살의 착한 법도 이와 같아서 서원을 발하지 못했을 때에는 바라밀이란 이름을 얻지 못하느니라.
007_0098_b_13L善男譬如陶師泥在輪時不得物名成器已名隨物立菩薩善法亦復如未發願時則不能得波羅蜜名故菩薩一切善法要當發願善男子譬如金師金未成器亦不得名及其成已得瓔珞名菩薩善法亦復如是未發願時則不能得波羅蜜名
007_0098_c_02L선남자야, 마치 비구들이 멸정에 들려고 할 때, 먼저 서원을 세우기를, ‘이제 내가 멸정에 들었을 때 만일 건추(揵椎)2)가 울리면 내가 곧 일어나리라’ 하나니, 이 정 가운데는 건추 소리가 없으나 원력을 지니기 때문에 건추가 올릴 때에는 곧 정에서 나올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나니, 중생을 가엾이 여겨 원을 세워 제도하지 못한 이를 내가 제도하고 해탈하지 못한 이를 내가 해탈 시키며, 보리를 닦아서 깊은 삼매에 들어 가엾이 여기는 힘으로 모든 중생을 염하되, 성문․벽지불의 승(乘)에 빠지지 않나니, 그러므로 37조도품을 닦되 과(果)를 얻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들이 하는 일은 헤아릴 수 없나니 비록 깊은 선정에 들지라도 사문도(沙門道)의 과는 증득하지 아니하느니라.
007_0098_b_20L善男譬如比丘欲入滅定先立誓願今入定若揵椎鳴乃當起出而是定中無揵椎音以願力故鳴揵椎時則便出定善男子菩薩摩訶薩亦復如憐愍衆生作如是願諸未度者我當度之諸未脫者我當脫之修菩提時入深三昧以悲力故念諸衆生證聲聞辟支佛乘是故菩薩雖復修集三十七品而不得果善男子菩薩所行不可思議雖入深定亦不證得沙門道果
선남자야, 비유하면 마치 두 사람이 사나운 불길을 지나가려고 할 때에, 한 사람은 금강 갑주를 입어서 능히 지나가고, 한 사람은 마른 풀을 걸쳐서 곧 불에 타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풀은 타기 쉽고 갑주는 견고하기 때문이니라. 보살마하살도 이와 같아서 중생을 가엾이 여겨 오로지 보리를 생각하며, 깊고 한량없는 삼매를 장엄하고 삼매의 힘을 지니기 때문에 능히 성문․연각의 위치를 떠나고 그 과증(果證)을 취하려 아니하며, 정을 따라 일어나서 바른 깨달음의 도와 여래의 삼매를 얻느니라.
007_0098_c_08L善男子譬如二人欲過猛其一人者著金剛鎧卽能過之一人者身被乾草爲火所焚何以故草則易燒金則堅故菩薩摩訶薩亦復如是憐愍衆生專念菩提莊嚴甚深無量三昧以三昧力能過聲聞覺正位不取果證從定起已得正覺道如來三昧
마른 풀 걸친 사람을 성문에 비유한다면, 성문인은 나고 죽음을 싫어하며 모든 중생에게 자비로운 마음이 없으며, 그러므로 성문․연각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것은 2승의 사람은 복덕 가운데 만족한 생각을 내고, 보살은 복덕 가운데 만족한 마음을 내지 않기 때문이니라.
금강 갑주는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에 비유하고 사나운 불길은 모든 행법(行法)에 비유함이니, 보살마하살은 일체 법이 공․무상․무원임을 관찰하여서 능히 사문도(沙門道)를 증득하지 않느니라.
007_0098_c_15L被乾草者喩於聲聞聞之人厭悔生死於諸衆生無慈悲是故不能過於聲聞緣覺正位以故二乘之人於福德中生知足想菩薩之人於福德中心無厭足金剛鎧喩空無相願大猛火者喩諸行法菩薩摩訶薩觀一切法空無相願能不證沙門道果
007_0099_a_03L해혜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의 이러한 일은 도저히 헤아릴 수 없나이다. 삼매를 닦되 과를 취하지 아니하고 생사의 불길을 다니되 타지 아니합니다. 보살마하살은 방편을 성취하므로 여러 행을 행하여도 마음에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으며, 삿된 소견을 위해서는 사문의 과를 말하지만 스스로 사문의 도과(道果)를 증득하지 아니합니다.”
007_0098_c_22L世尊菩薩摩訶薩具足是事不可思議修是三昧而不取證行生死火不爲所燒菩薩摩訶薩成就方便入一切定亦不爲定之所誑惑具方便故雖行諸行心無染雖爲邪見說沙門果亦自不證沙門道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진실로 네 말과 같도다. 선남자야, 마치 나차(羅差)․울금(鬱金)․청대(靑黛)의 이 세 가지 물감을 하나의 그릇에 담아 모피[毳]와 모직[疊]과 명주옷[憍奢耶]의 세 가지를 염색하되, 먼저 모피 옷을 장물에 담그면 푸른빛이 되고, 모직 옷을 깨끗이 빨면 누런빛이 되며 다음에 명주옷을 잿물에 담그면 붉은 빛이 되는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이 세 물건을 비록 한 그릇에 담았지만 빛이 되는 것은 각각 다르니라.
선남자야, 3승의 사람도 이와 같아서 그릇을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에 비유하고, 세 가지 색을 성문․연각․보살에 비유하고 옷에 따라 각각 물드는 색을 세 가지 보리에 비유함이니라. 공과 무상과 무원이란 생각도 내지 않으며 그러한 과(果)에 참여할지라도 그 과에 참여되지 않느니라.
007_0099_a_05L佛言善哉善哉實如汝說男子如三染汁盛以一器所謂羅差鬱金靑黛染三種物所謂毳疊及憍奢耶衣毳以漿浸則成靑色疊淨浣故成於黃色憍奢耶衣先以灰浸則成赤色如是三物雖同一器受色各善男子三乘之人亦復如是器者喩於空無相願三種色者喩於聲聞緣覺菩薩隨衣受色喩三種菩提無相願亦不生念與如是果不與是
선남자야, 모피는 성문에 비유하고, 모직 옷은 연각에 비유하고, 명주옷은 보살승에 비유함이니라. 보살마하살이 일체 법을 보되 눈멀고 귀먹은 사람같이 하여 중생이란 것이 없나니, 이같이 볼 때에는 마음에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으며, 후회하거나 물러남이 없나니, 이때 마음속에 진실로 ‘내가 중생에게 이익 되지도 않고, 이익 되지 않는 것도 아니면서 또한 중생을 위해 크게 슬픈 마음을 닦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느니라.
007_0099_a_15L善男子毳喩聲聞疊喩緣覺憍奢耶衣喩菩薩乘菩薩摩訶薩見一切如聾如盲無有衆生如是見時心無染著無有悔退是時心中眞實了我於衆生非有利益非無利益爲衆生修集大悲
선남자야, 마치 미묘하고 깨끗한 유리 보배는 진흙 속에 묻혀 백 년을 지니더라도 그 본성은 언제나 깨끗하여 꺼낼 때는 본래와 같으니라. 보살마하살도 이와 같아서 마음은 언제나 그 본성이 청정하여 객진번뇌(客塵煩惱)에 가려질지라도 객진번뇌는 사실 그 청정한 마음은 마치 구슬이 진흙 속에 있어도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007_0099_a_20L善男子譬如微妙淨琉璃寶雖復在泥經歷百年其性常淨出已如本菩薩摩訶薩亦復如了知心相本性淸淨客塵煩惱之所障污而客煩惱實不能污淸淨之猶珠在泥不爲泥污
007_0099_b_02L보살마하살은 생각하기를 ‘만약에 내 마음 성품이 번뇌에 더럽혀진다면, 어떻게 중생을 교화할 수 있으랴’ 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항상 복덕을 장엄하고 닦기를 즐거워하며, 여러 세계에 있으면서도 삼보를 즐겨 공양하며, 중생을 위하여 힘껏 심부름하기를 즐겨하여 탐심 나는 곳에 탐심을 일으키지 아니하며, 올바른 법을 보호하여 가지며, 은혜롭게 보시하는 일을 즐겨하며, 청정한 계행이 원만하여 인욕하는 마음을 장엄하며,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며, 선지(禪支)를 장엄하며 지혜를 닦으며, 청정한 범행을 많이 듣고서도 싫어함이 없으며, 신통과 37조도품을 닦느니라.
007_0099_a_25L菩薩摩訶薩作如是念若我心性煩惱污者我當云何能化衆生是故菩薩常樂修集福德莊嚴樂在諸有供養三寶樂爲衆生趍走供使於生貪處不起貪心護持正法樂行惠施具足淨戒莊嚴忍辱勤行精進莊嚴禪支修集智慧多聞無厭淸淨梵行修大神通三十七品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법을 행하되 번뇌에 물들지 않으며, 삼계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보살마하살은 착한 방편을 행하는 공덕의 힘을 지니므로 비록 삼계에 다닐지라도 몸과 마음은 물들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어떤 장자(長者)가 외아들을 두고 마음으로 지극히 사랑하는데, 그 아이가 놀다가 잘못해서 뒷간에 떨어졌다면, 그 어머니는 곧 보고 더러운 냄새를 싫어하였는데, 그 아버지는 뒤에야 그것을 보고 그 어머니를 꾸짖고서는 곧 뛰어들어 붙들고 나와서 깨끗이 씻으니, 사랑의 힘 때문에 더러운 냄새를 잊을 수 있는 것이니라.3)
007_0099_b_10L善男子菩薩摩訶薩行如是法不爲煩惱之所染污不著三界菩薩摩訶薩行善方便功德力故雖行三界身心不污善男子譬如長者唯有一子心甚愛念其子遊戲誤墜圊廁時母見已惡穢不淨父後見之呵責其母卽便入廁牽之令出出已淨洗愛因緣故忘其臭穢
선남자야, 그 부모를 성문․연각에 비유하고, 뒷간을 세 가지 세계에 비유하고 아들을 중생에 비유하고, 어머니가 능히 건져 내지 못함을 성문․연각에 비유하고, 아버지가 붙들어 낸 것을 보살에 비유하고, 지극한 사랑을 큰 슬픔에 비유함이니, 보살마하살이 좋은 방편을 갖추어 세 가지 세계에 들되 세 가지 세계에 더럽혀지거나 물들지 아니하느니라. 이러므로 두 가지의 길이 있으니 하나는 성문이요, 다른 하나는 보살이니, 성문의 길은 세 가지 세계를 싫어하고 보살의 길은 세 가지 세계를 싫어하지 않느니라.
007_0099_b_17L善男子長者父母喩於聲聞緣覺菩薩廁喩三界喩衆生母不能拔喩聲聞緣覺父能拔濟喩諸菩薩愛因緣者喩於大悲菩薩摩訶薩具善方便入於三界爲三界之所染污是故道有二種聲聞二者菩薩聲聞道者厭於三菩薩道者不厭三界
007_0099_c_02L선남자야, 보살이 공과 무상과 무원을 닦아서 여러 세계에 다녀도 여러 세계에 떨어지지 아니하나니, 이미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또 증을 취하지도 않느니라.
세 가지 세계에서 다니는 것은 방편이요, 증을 취하지 않는 것은 지혜이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일체 법을 관찰함에 차별이 없느니라. 법을 평등하게 관찰한다면 관찰함에 차별이 없느니라. 법을 평등하게 관찰한다면 중생도 평등하며, 이같이 평등하다면 열반까지도 평등함이니 이것을 지혜라 하며, 만일 중생을 평등하게 관찰하고서 열반을 증득하지 않음은 이것을 방편이라 하며, 청정하게 은혜로 보시함을 지혜라 하며, 서원을 세워 회향함을 방편이라 하느니라.”
007_0099_b_24L善男子菩薩修集空無相願雖行諸有不墮於有旣不墮有復不取證行三界者是名方便不取證者是名智慧善男子薩摩訶薩觀一切法無有二相若觀法等衆生亦等如是等者涅槃亦等是名智慧若能如是等觀衆生不證涅槃是名方便淸淨惠施是名爲慧發願迴向是名方便
해혜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청정한 지혜라 하며, 청정한 방편이라 합니까?”
“선남자야, 보살이 나와 중생과 수명과 장부(士夫) 없음을 보는 것을 지혜라 하며, 공과 무상과 무원을 닦아서 여러 선근으로써 중생에까지 함께 보리로 회향하기 원하는 것을 방편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중생들의 상․중․하의 근기를 아는 것을 지혜라 하며, 알고 나서는 그들의 뜻을 따라 설법하는 것을 방편이라 하느니라. 지혜가 청정하므로 여러 세계에 다녀도 마음은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으며, 방편이 청정하므로 2승을 닦을지라도 그 과는 증득하지 않느니라.
007_0099_c_08L世尊云何名爲淸淨智慧淸淨方便善男子菩薩若見無我衆生壽命士夫是名爲慧修集空無相無願以諸善根願及衆生迴向菩提是名方便復次善男子知諸衆生下中上根是名爲慧知已隨意而爲說法是名方便淨智慧故雖行諸有心無染著淨方便故雖修二乘不證其果
007_0100_a_02L선남자야, 능히 여러 번뇌에 더럽혀지거나 물들지 않음을 지혜라 하며, 중생을 조복하여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게 하는 것을 방편이라 하느니라. 보살이 원을 세워 중생들로 하여금 다함없는 재산과 복덕을 얻게 하며, 선근을 자라나게 하며, 여러 유학․무학․성문․연각과 모든 보살에게 뜻에 따라 법을 얻도록 하는 것을 청정한 방편이라 하며, 온갖 불법을 받아 지니어서 널리 분별하여 설법하며, 다함없이 설법하며, 막힘없이 설법하며 헛되지 않게 설법하며, 즐겨 설법하는 것을 청정한 지혜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나고 또 나는 곳마다 위없는 보리심을 잃지 않는 것을 청정한 지혜라 하며, 나고 또 나는 곳마다 짓는 착한 법의 원을 중생에까지 미치게 하는 것을 청정한 방편이라 하느니라. 청정한 지혜의 인연인 까닭에 보리심이 머묾이 없고 뿌리 없음을 알며, 청정한 방편인 까닭에 여러 중생을 교화하여 보리에 나아가게 하느니라.”
007_0099_c_16L善男子若能不爲一切煩惱之所污染是名爲慧能調衆生悉令趣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名方便菩薩發願悉令衆生得無盡財無盡福德增長善根諸學無學聲聞緣覺一切菩薩隨意得法名淨方便若能受持一切佛法廣分別說無窮盡說無障㝵說不空而說隨樂而說是名淨慧菩薩摩訶薩生生之處不失無上菩提之心是名淨慧生之處所作善法願及衆生名淨方便淨慧因緣知菩提心無住無根方便故化諸衆生趣於菩提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두 가지 청정함을 원만히 갖추었다면 짓는 모든 일이 보리 아님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체 법 가운데에는 다 어둡고 막힘이 있나니, 어둡고 막힘을 부수기 때문에 곧 보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보살은 언제나 보리를 멀리 여의지 않으니, 보살이 생각하기를 ‘내가 보리를 버린다’ 하면 이 사람은 마땅히 보리를 얻지 못할 줄 알 것이며, 만약 ‘나는 이제 보리를 지닌다’는 생각을 하면, 이 사람의 보리는 깨끗함과 깨끗하지 않음이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일체 법을 본다면 곧 보리를 얻으리니, 이것이 바로 청정한 지혜며 청정한 방편입니다.”
007_0100_a_06L世尊薩摩訶薩若具如是二淨所作諸業無非菩提何以故一切法中悉有闇壞闇障故卽是菩提是故菩薩常不遠離於菩提也菩薩若作如是念我離菩提當知是人不得菩提我今有菩提是人菩提有淨不若能如是觀諸法者卽得菩提是淨智方便也
“선남자야,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한 부처님이 출현하셨으니, 그 호를 무변광(無邊光)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하고, 나라 이름은 불순(不眴)이라 하며, 겁 이름을 광미(光味)라 하였느니라.
007_0100_a_14L善男子過去無量阿僧祇劫有佛出世號無邊光如來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土名不眴劫名光味
그때 세존이 처음으로 도량 보리수 아래 앉아 계셨다. 성불하지 못하였을 때인지라 시방세계에서 일생만 지나면 부처님 지위(一生補處)에서 물러나지 않을 보살들이 다 와서 보는데,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갖가지 꽃을 드리니, 꽃 놓인 곳 높이가 7다라수 높이와 같았으며, 성불을 하고는 큰 광명을 놓아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니, 시방세계 여러 하늘들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각기 말을 하되 ‘그지없는 광명의 부처님이 진실로 세상에 나셨으니 우리는 저 부처님 계신 곳을 타화자재천궁(他化自在天宮)과 같이 장엄하여 아름답게 꾸미자’ 하였느니라.
007_0100_a_18L爾時世尊初坐道場菩提樹下未成佛時十方世界一生補處不退菩薩悉來睹見至其所已以種種華而供養之華處空中高七多羅成佛道已放大光明遍照十方方世界多有諸天見佛光已各作是無邊光佛眞實出世彼佛世界莊嚴麗飾如彼他化自在天宮
007_0100_b_02L그 겁이 처음 십천(十千) 년을 지나 한 부처님이 출세하시어 호를 광미(光味)라 일컬었으므로 이 겁의 이름도 광미라 하였느니라. 광미 겁 동안에 14억의 부처님이 출세하였는데, 부처님의 세계마다 9만 6천의 작은 나라들이 있었으니 국토마다 그 너비가 8만 4천 유순이고 국토마다 8만 4천의 성이 있었느니라. 성마다 그 너비가 1유순이나 되며 한 성안에 사는 백성이 8만 4천이나 되었으니, 그 국토는 이런 것을 원만히 갖추었느니라.
007_0100_a_25L彼劫初時過十千年有佛出世號曰光味故此劫名曰光味善男子光味劫中有十四億諸佛如來出現於世其佛世界有九萬六千小國一一國土縱廣八萬四千由旬一一國有八萬四千城其城縱廣滿一由旬一一城中居止人民八萬四千彼土具足如是等事
그 국토는 순전히 금․은․유리․파리 등 네 가지 보배로 꾸며졌으며, 먹을 것이 넉넉하여 조금도 모자람이 없으며, 그 국토의 백성들은 나[我]와 내 것[我所]이 없었느니라. 북쪽 울단월(鬱單城:북구로주) 국토에 계시는 부처님은 수명이 10겁인데, 성문 대중이 9만 6천억이고, 보살대중이 9만 6천억이나 되었느니라. 성이 둘 있었는데, 하나는 이름이 낙(樂)이요, 다른 하나는 이름이 정(淨)으로서, 그 부처님은 정성에서 나시어 낙성에 머무셨느니라.
007_0100_b_09L其土純以四寶挍飾所謂金銀琉璃頗梨多饒飮食無所乏少其土人民無我我所猶如北方鬱單越土其佛壽命滿十中劫聲聞大衆九萬六千億菩薩大衆萬二千億土有二一名二名其佛世尊生於淨住於樂城
그리고 그 국토에 정성(淨聲)이란 임금이 7보를 원만히 갖추고 삼천대천세계를 잘 통솔하며, 후궁에 궁녀가 3만 6천이나 있었는데 얼굴 모습이 단정하고 장엄하여 하늘과 다름이 없었느니라. 또 10만의 왕자가 있었는데 다 사나이답고 용맹하며 굳세어 반나라연(半那羅延)의 힘을 갖추었으며, 각기 28상을 성취하여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며, 8만의 여자가 그 모양이 청정한 옥돌처럼 아름다워 하늘과 다름이 없고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느니라.
007_0100_b_15L其土有王名曰淨聲寶具足統領三千大千世界後宮婇女三萬六千姿顏端嚴如天無別十萬子雄猛勇健悉皆具半那羅延各各成就二十八相一切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有八萬女淸淨無穢形容瑰異如天無差一切亦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07_0100_c_02L그때 그 임금은 두 겁을 지나도록 여래와 성문․보살 대중을 공양하였으며, 여래를 위하여 보배 절[寶坊]을 5유순에 가득하게 지었는데, 보배 절에는 또 수십만의 보배 집이 있어 스님을 공양하였느니라.
그때 성왕이 권속들과 함께 다 청정한 범행을 닦았느니라. 때에 부처님이 한량없는 중생을 대승 법으로 교화하시고, 또 수없는 중생을 성문승으로 교화하였느니라.
007_0100_b_22L其王爾時經二劫中供養如來及聲聞菩薩大衆爲如來故造作寶坊滿五由旬是寶坊中復有寶樓其數十萬爲供養僧爾時聖王與其眷屬一切皆修淸淨梵行時佛教化無量衆生於大乘法復化無數於聲聞乘
그때 왕이 여러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엎드려 절하고 바른쪽으로 돌고 공경히 합장하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보살이 대승을 수행하여 다른 말을 따르지 아니한다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끝까지 생을 얻는다 하며 어떤 것을 머무름이 없음을 얻는다 하며 어떤 것을 움직임이 없는 지혜를 얻는다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청정한 지혜를 얻는다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능히 멀리 보는 것이라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의 모든 뿌리가 용맹하고 날카로운 것이라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불국토[佛土]를 다 원만히 하였다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방일하지 않은 것이라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깊고 깊은 법문을 듣고도 마음에 겁내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보살이란 이름을 얻는다 합니까?’
007_0100_c_06L爾時其王供養佛已與諸眷屬俱至佛所頭面禮足右遶恭敬長跪合掌白佛言云何菩薩修行大乘不隨他語何菩薩生得畢竟云何菩薩得無所云何菩薩得無動慧云何菩薩得淸淨慧云何菩薩力能遠見云何菩薩諸根猛利云何菩薩具足佛土何菩薩行不放逸云何菩薩聞甚深法心不怖畏云何菩薩得名菩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대승을 수행하며 다른 말을 따르지 않는 것에 네 가지 법이 있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성인 믿음을 원만히 하여 세계에 뛰어남이며, 둘째는 지혜를 갖추어 법의 성품을 보는 것이며, 셋째는 신통을 원만히 갖춤이며, 넷째는 청정한 정진을 닦아 중생을 제도하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은 이러한 네 가지 법을 원만히 갖춤으로 대승을 수행하여 다른 말을 따르지 않습니다. 끝까지 생을 얻는 것에 또한 네 가지 법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착한 법을 알고 마음을 조복함이요, 둘째는 자기의 향락을 탐내지 않음이요, 셋째는 중생을 위하여 자비로운 마음을 닦음이요, 넷째는 언제나 대승 법을 좋아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법입니다.
007_0100_c_15L大王有四事法修行大乘不隨他何等爲四一者具足聖信出於世二者具足智慧觀諸法性三者諸神通四者修淨精進爲化衆生菩薩具足如是四法修行大乘不隨他語復有四法生得畢竟何等爲一者知於善法爲調伏心二者貪己樂三者爲諸衆生修集慈悲常樂大乘是名爲四
007_0101_a_02L대왕이여, 머무름이 없음[無所住]을 얻는 것에 또한 네 가지 법이 있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마음을 깨끗이 함이요, 둘째는 장엄을 청정히 함이요, 셋째는 헛됨과 속임을 여읨이요, 넷째는 견고한 지혜를 닦아 복덕을 원만히 함이니, 이것이 네 가지 법입니다.
대왕이여, 청정한 지혜를 얻는 것에 또한 네 가지 법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눈을 깨끗이 함이요, 둘째는 4섭법(攝法)으로 중생을 거둠이요, 셋째는 몸을 32상(相)과 80종호(種好)로 깨끗이 함이요, 넷째는 부처님 국토를 청정히 하여 청정한 법계를 보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법입니다.
007_0100_c_24L大王復有四法得無所住何等爲四淨於心淨莊嚴離虛誑修堅慧爲具福是名四法大王復有四法得淨智何等爲四一者淨眼二者以四攝法攝取衆生三者淨身三十二相八十種好淨佛土觀淨法界是名爲
대왕이여, 능히 멀리 보아서 모든 근기가 용맹하고 날카로움을 얻는 것에 또한 네 가지 법이 있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보리를 늘 생각하여 보리심을 버리지 않음이요, 둘째는 부처님의 지혜를 생각하되 지혜에 집착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법신(法身)을 염하여 공과 무상과 무원을 닦음이요, 넷째는 부처님의 열반을 생각하여 나고 죽는 세상을 싫어하거나 원망함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법입니다.
007_0101_a_07L大王復有四法能得遠見諸根猛何等爲四一者念菩提樹不捨菩提心二者念佛智慧亦不著智三者法身修集於空無相無願四者念佛涅槃於生死中心無厭悔是名爲四
대왕이여, 부처님 국토를 원만히 갖추어 행동을 방일하지 않는 것에 또한 네 가지 법이 있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제석(帝釋)천왕의 몸을 받아 모든 천신[諸天]을 교화하여 방일하지 않게 함이요, 둘째는 범천왕의 몸을 받아 모든 천신을 교화하여 방일하지 않게 함이요, 셋째는 전륜왕의 몸을 받아 중생을 교화하여 방일하지 않게 함이요, 넷째는 대신(大臣)과 장자(長者)의 몸을 받아 보배를 원만히 갖추어 중생을 교화하여 방일하지 않게 함이니, 이것이 네 가지 법입니다.
007_0101_a_11L大王復有四法具足佛土行不放逸何等爲四一者受帝釋身爲化諸天令不放逸二者受梵天身爲化諸天令不放逸三者受轉輪王身爲化衆生令不放逸四者受於大臣長者之具足珍寶爲化衆生令不放逸名爲四
대왕이여, 또 깊고 깊은 법을 듣고 마음에 겁내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것에 네 가지 법이 있습니다. 그 네 가지란, 첫째는 착한 벗을 가까이함이요, 둘째는 착한 벗을 위해 깊은 불법을 말해 주는 것이요, 셋째는 바르게 생각함이요, 넷째는 법과 같이 머무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법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의 이름을 얻는 것에 또한 네 가지 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바라밀을 구함이요, 둘째는 중생을 위하여 자비심을 닦는 것이요, 셋째는 불법 구하기를 즐거워함이요, 넷째는 중생을 교화할 때 마음으로 싫어하거나 후회하지 않음이니, 이것을 네 가지 법이라 합니다.’
007_0101_a_18L大王復有四法聞甚深法心不怖畏何等爲四一者親近善友善友爲說甚深佛法三者善能思四者如法而住是名爲四大王復有四法得菩薩名何等爲四一者求波羅蜜二者爲諸衆生修集悲心三者樂求佛法四者化衆生時心不厭悔是名爲四
007_0101_b_02L선남자야, 그때 정성왕이 저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곧 여러 권속들과 함께 다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고 그 국토를 버리고는 불법을 위해 출가하여 수행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때 세존이 왕에게 말하였느니라.
‘대왕이여, 그대가 지금 출가한 것은 바로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것이오. 만약에 이와 같이 신심을 내어서 버리고 여읜다면 이것을 큰 갚음이라 하며 공덕이라 하나니, 이익 됨이 많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출가함에 스물네 가지 이익 된 일이 있나니, 그 스물네 가지란 첫째 세상일을 버리고 자재를 얻음이요, 둘째는 번뇌를 버리고 해탈을 얻음이요, 셋째는 물들인 옷을 입고서 나쁜 도에 물들지 않음이요,
007_0101_b_02L善男子時淨聲王從彼如來聞是法已及諸眷屬一切皆得無生法忍捨其國土於佛法中出家修爾時世尊告彼王言大王汝今出家卽是報佛若能如是生信捨離名大報是名功德多所利益大王薩出家有二十四利益之事何等爲二十四一者捨於世事得大自在捨於煩惱獲得解脫三者身服染衣得無染道
넷째는 네 가지 일을 원만히 하여 네 가지 성인의 종자를 얻음이요, 다섯째는 두타(頭陀)를 즐거워하여 온갖 큰 욕심과 나쁜 욕심을 멀리 여읨이요, 여섯째는 계 덩어리[戒聚]를 버리지 않으므로 인간․천상의 즐거움을 얻음이요, 일곱째는 보리를 버리지 않아 불법을 얻음이요, 여덟째는 언제나 고요함을 즐겨하고 세상 이야기를 여읨이요, 아홉째는 법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크게 청정한 마음을 얻음이요, 열째는 선지(禪支)를 원만히 갖추어 선정을 얻음이요, 열한째는 많이 듣기를 좋아하여 지혜를 얻음이요, 열두째는 교만을 깨뜨려 지혜를 얻음이요,
007_0101_b_12L四者具足四事得四性五者樂於頭陁遠離一切大欲惡六者不捨戒聚受人天樂七者捨菩提獲得佛法八者常樂寂靜離世談語九者不著法故得大淨心具足禪支得禪定故十一者求於多聞得智慧故十二者破壞憍慢智慧故
007_0101_c_02L열셋째는 삿된 소견을 버리고 올바른 소견을 얻음이요, 열넷째는 각(覺)과 관(觀)을 내지 않아서 진실한 법계를 아는 것이요, 열다섯째는 중생을 평등이 보아 크게 슬픈 마음을 얻음이요, 열여섯째는 중생을 교화하되 피로하고 게으름이 없어 대자비를 얻음이요, 열일곱째는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법을 보호함이요, 열여덟째는 그 마음을 고요히 하여 신통을 얻음이요, 열아홉째는 부처님을 보기 위해 부처님을 염함이요, 스무째는 착한 생각을 닦아 12인연의 깊은 지혜를 얻음이요, 스물한째는 인욕하는 지혜를 얻음이요, 스물두째는 무생인을 얻음이요, 스물셋째는 일체공덕을 믿음이요, 스물넷째는 부처님의 지혜를 얻음입니다.’
007_0101_b_19L十三者破除邪見得正見故十四者不生覺觀爲眞實知諸法界十五者等觀衆生得大慈故十六化諸衆生心無疲惓得大悲故七者不惜身命爲護法故十八者靜其心爲得神通故十九者念於如爲見佛故二十者修善思惟爲得十二緣深智慧故二十一者得於順二十二者得無生忍二十三者一切功德二十四者得佛智慧是名二十四
선남자야, 이때 정성왕이 이러한 법문을 듣고는 곧 남녀 권속과 신하와 백성을 교화하여 그때 나라 안에서 9만 9천억 중생이 다 함께 출가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정성 비구가 이미 출가한 뒤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어떻게 하여야 출가했다 하겠습니까?’ 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여, 그대 이름은 정성이니, 으레 자기 자신을 깨끗이 할 것이라, 자신의 경계가 깨끗하면 비구라 할 것이며 출가했다 할 것이니라.’
007_0101_c_06L善男子爾時聖王聞是法已轉以教化一切男女眷屬臣民時彼國中有九萬九千億衆生悉共出家善男子淨聲比丘旣出家已復白佛世尊我今云何得名出家佛言汝名淨聲當淨自界自界旣淨則名比丘則名出家
선남자야, 그때 비구가 부처님 말씀을 듣고 마음으로 고요함을 즐겨하여 생각하되 ‘경계란 곧 눈으로 보는 것이요, 공하다 함은 곧 깨끗한 경계를 말함이니, 이 경계가 곧 부처님 나라요, 귀와 코와 혀와 몸도 이와 같으며, 뜻이란 것도 곧 경계니 만약 뜻의 공함을 본다면 이것이 깨끗한 경계가 되며, 이것이 바로 부처님 국토며 한 세계며 공한 세계며 중생의 세계며 모양 없는 세계며 원 없는 세계며 뜻 없는 세계며 함이 없는 경계다’라고 하였느니라.
007_0101_c_12L爾時比丘聞佛說心樂寂靜作是思惟界者卽眼眼空者卽是淨界夫淨界者卽是佛耳鼻舌身亦復如是意者卽界觀意空卽是淨界夫淨界者卽是佛卽是一界卽是空界卽衆生界無相界卽無願界卽無作界卽無爲
선남자야, 정성 비구가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서 몸과 마음이 거뜬하여졌는데, 몸과 마음이 거뜬하여짐에 따라 한량없는 신통을 얻었으며 신통을 얻고는 즐거운 말 걸림 없는 다라니 문을 얻었느니라.
선남자야, 그때의 정성 비구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곧 너의 몸이며 권속은 곧 너에게 앞으로 법을 들을 대중 보살들이니라.”
이제목다가(伊帝目多伽) 경문을 말씀하실 때, 1만 8천의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8천 중생이 무생인(無生忍)을 얻었다.
007_0101_c_19L善男子淨聲比丘如是觀已卽時獲得身輕心輕身心輕已得無量神得神通已得樂說無礙陁羅尼門善男子汝知爾時淨聲比丘豈異人卽汝身是男女眷屬卽汝所將來菩薩聽法衆是說是伊帝曰多伽時萬八千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八千衆生得無生忍
007_0102_a_02L“선남자야, 만약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려 하는 사람은 마땅히 법답게 말하며, 법답게 살아 갈 것이니라. 왜 그러냐 하면 선남자야, 만약 어떤 사람이 말하되 ‘나도 마땅히 부처가 되어서 여러 중생을 청하여 법의 맛[法味]을 알려 주리라’ 하고 청하고 나서는 미묘한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고 분별하여 해설하지 못하며, 청정한 계율을 보호하지 못하며, 부지런히 정진하여서 만족함을 닦지 않으며, 착한 법 가운데 얻는 것이 적다면 이것은 사람을 속여 법답게 말하지 못하고 법답게 살아가지 못함이라 하며, 만약 어떤 사람이 말하되, ‘내가 부처가 되어 중생들에게 법 맛을 알려주리라’ 하고 청하고 나서 능히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고 연설하며, 계를 보호하며, 부지런히 정진을 닦으며, 욕심이 적어 만족을 알며, 착한 법을 많이 얻어도 만족한 생각을 내지 않는다면, 이것은 속이지 않고 법답게 설법하고 설법한대로 머문다고 하느니라.
007_0102_a_02L善男子若有欲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當如法說如說而住云何名爲如法而說如說而住善男子若有人言我當作請諸衆生許以法味請已不能受持讀誦分別解說微妙經典不能護持淸淨禁戒勤修精進不修知足善法中少得知足是名欺誑不如法說不如說住若有人言我當作佛諸衆生許以法味請已受持讀誦演護持禁戒勤修精進少欲知足多得善法不生足想是名不誑如法而說如說而住
선남자야, 마치 국왕이 많은 손님을 청하고는 미리 손님 대접할 준비를 해두지 않았는데, 손님들이 와서야 비로소 아무 준비가 안 되었다고 하니, 그들이 말하되, ‘어제 왕이 초청해 놓고는 집에 식사 준비도 해두지 않았으니, 이제 왕의 명령을 따른들 소용이 있겠는가’ 하고 성내며 원망하고, 탄식하며 우는 것과 같으리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중생에게 법공양을 허락하되 ‘많이 듣고 계를 가지거나 정진하지 말라’ 하고, ‘37조도법을 닦지 말라’ 하면, 중생이 성내고 사람과 하늘이 슬퍼하리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법답게 말하고 법답게 살려면 일체 중생을 속이지 말지니라.
007_0102_a_15L善男子譬如國王多請賓客請已不設供賓之具賓客旣至方云未辦於是賓客各作是言昨受王請家不設食今赴王信復無所得呵責愁恚怨歎啼泣善男子菩薩摩訶薩請諸衆生許以法食不求多聞持戒精進不修三十七助道法衆生呵責人天涕泣善男子菩薩摩訶薩若能如作應如作說不應欺誑一切衆生
007_0102_b_02L선남자야, 또 중생이 보살을 청해서 ‘우리를 위해 설법해 주십시오’라고 하자, 보살이 대답하되, ‘너희들을 위해 말해 주리라’고 허락하고는 방일(放逸)하였다. 중생이 보살의 방일함을 보고 권유하게 되자, 보살이 권유를 받고 나서 설법하매 혹 깊고 깊은 뜻을 묻더라도 방일했기 때문에 대답하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마음에 부끄러움[慚愧]이 생겨 자신을 변명하고 중생을 속여 문득 버리고 떠나게 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만약 말과 같이 머물고자 한다면 몸과 마음을 아끼지 말고 중생을 보호해야 하느니라.
007_0102_a_24L復次善男子復有衆生請求菩爲我說法菩薩許言當爲汝說已放逸衆生旣見菩薩放逸卽便勸旣勸喩已方爲說法說時或問甚深之義以放逸故而不能答不能答故心生慚愧護於身心誑於衆生而便捨離善男子菩薩若欲如說而住無惜身心以護衆生
선남자야, 지난 세상에 한 사자왕이 깊은 산 굴 속에 살면서 늘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나는 짐승 가운데 왕이니 힘으로 능히 뭇 짐승을 보호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에 그 산에서 한 쌍의 원숭이가 새끼 두 마리를 낳아 놓고는 사자를 향하여 말하였다.
‘사자왕이여, 만약 왕이 모든 짐승을 보호할 수 있다면 지금 저의 새끼를 부탁합니다. 저희들은 남는 시간에 먹을 것을 구하겠습니다.’
사자가 즉시 허락하매 원숭이들은 두 새끼를 두고 다시 사자에게 부탁하고는 가버렸느니라.
이때 산 중에 이견(利見)이란 한 마리의 독수리 왕이 있었는데, 사자가 잠자는 틈을 타서 곧 두 마리의 원숭이를 가지고 아주 험한 곳에 앉아 있었느니라. 이때 잠을 깬 사자가 게송으로 독수리에게 말하였느니라.
007_0102_b_07L善男子過去世有一師子王住深山窟常作是念是一切獸中之王力能視護一切諸時彼山中有二獼猴共生二子獼猴向師子王作如是言王若能護一切獸者我今二子以相委付我欲餘行求覓飮食時師子王卽便許可時彼獼猴留其二子付彼獸王卽捨而行是時山中有一鷲王名利見子王眠卽便搏取獼猴二子處嶮而時王寤已卽向鷲王而說偈言

독수리 왕이여, 그대에게 청하노니
지극한 마음으로 이내 소원 들어주게
다행이 보았으니, 부디 원숭이 새끼를 풀어주게.
믿음을 잃어 부끄럽고 치욕스럽게 하지 마오.
007_0102_b_17L我今啓請大鷲王
唯願至心受我語
幸見爲故放捨之
莫令失信生慚恥

독수리가 대답하였느니라.
007_0102_b_19L鷲王說偈報師子王

나는 허공을 마음껏 날아다니니
그대의 영역을 벗어나 두려울 것 없네.
만약 이 두 마리 원숭이를 구하려거든
나를 위해 마땅히 그대의 목숨을 버리시오.
007_0102_b_20L我能飛行遊虛空
已過汝界心無畏
若必護是二子者
爲我故應捨是身

사자왕이 말하였다.
007_0102_b_22L師子王言

내 이제 두 마리 원숭이 구하기 위해
몸 버리기 마른 풀같이 아끼지 않으리.
만약 내 몸 위해 그대에게 거짓말 한다면
어찌 내가 말한 대로 행한다 하리.
007_0102_b_23L我今爲護是二子
捨身不惜如枯草
若我護身而妄語
云何得稱如說行
007_0102_c_02L
이 말을 마친 사자가 즉시에 높은 곳에 올라 자기 몸을 던져 죽으려 하는데, 독수리가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07_0102_c_02L說是偈已卽至高處欲捨其身爾時鷲王復說偈言

만약 다른 이를 위해 목숨 버린다면
이런 이는 위없는 즐거움 받게 되나니,
내 이제 그대에게 원숭이 새끼 보시하리니
대법왕(大法王)은 자신의 목숨을 해치지 마오.
007_0102_c_05L若爲他故捨身命
是人卽受無上樂
我今施汝獼猴子
願大法王莫自害

선남자야, 이때의 사자는 곧 내 몸이며, 수컷 원숭이는 곧 가섭(迦葉)이며, 암컷 원숭이는 선호(善護) 비구니이며, 새끼 원숭이 두 마리는 곧 아난과 나후라였으며, 독수리는 바로 사리불이었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은 자기에게 의지하는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무엇을 말한 대로 행한다[作] 하느냐 하면, 보살이 말하기를 ‘나는 마땅히 보시하리라’ 하고는 곧 크게 보시함을 말한 대로 행함이라 하며, 보살이 또 ‘나는 계율을 잘 지니리라’ 하고는 곧 일체 동기를 교화하여 계를 잘 지님을 보살이 말한 대로 행한다 함이며, 보살이 말하기를, ‘나는 인욕을 잘 닦는다’ 하고는 중생을 교화하여 함께 인욕을 닦는 것을 보살이 말한 대로 행한다 함이니라.
007_0102_c_07L善男子時師子王卽我身是雄獼猴卽迦葉是雌獼猴者善護比丘尼二獼猴子卽今阿難羅睺羅是鷲王者卽舍利弗是善男子菩薩爲護是依止者不惜身命善男子云何名爲如說而作菩薩若言我當惠施卽便大施是名菩薩如說而作菩薩若言我能持戒卽化一切同己護戒是名菩薩如說而作菩薩若言我修忍辱卽化衆生同修忍辱是名菩薩如說而作
보살이 말하기를, ‘나는 부지런히 불법에 정진하리라’ 하고는 중생을 교화하여 함께 불법에 부지런히 정진함을 보살이 말한 대로 행한다 함이며, 보살이 말하기를, ‘나는 선정을 닦는다’ 하고는 곧 중생을 교화하여 어지러운 마음을 없애고 선정을 닦는 것을 말한 대로 행한다 함이며, 또 ‘나는 지혜를 닦을 것이다’ 하고는 법답게 분별하는 것을 말한 대로 행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만약 ‘나는 반드시 온갖 나쁜 법을 깨뜨리리라’ 하고는 곧 온갖 착한 법을 닦는 것을 말한 대로 행한다 하느니라.
007_0102_c_18L菩薩若言我勤精進爲於佛法卽化衆生同修精進爲於佛是名菩薩如說而作菩薩若言修禪定卽化衆生除去亂心修集禪是名菩薩如說而作菩薩若言修智惠如法分別是名菩薩如說而善男子菩薩若言我當壞破一切惡法卽便修集一切善法是名菩薩如說而作
007_0103_a_02L선남자야, 능히 장엄하는 이를 말한 대로 행한다 하고, 능히 끝내는 이를 말한 대로 행한다 하며, 능히 발심하는 이를 말한 대로 한다 하고, 과증(果證)을 얻는 것을 행한다 하며, 능히 마음을 청정히 하는 것을 말한 대로 한다 하고, 마음을 지극히 하는 것을 행한다 하며, 발심하는 것을 말한 대로 한다 하고, 마음이 물러서지 않는 것을 행한다 하며, 마음을 지극히 하여 법을 듣는 것을 설한 대로 한다 하고, 듣고는 여법하게 머무는 것을 행한다 하며, 말을 청정하게 하는 것을 말한 대로 한다 하고, 몸을 청정하게 하는 것을 행한다 하느니라.
007_0103_a_02L善男子能莊嚴者名爲如能畢竟者名爲如作能發心者名爲如說得果證者名爲如作能淨心者名爲如說能至心者名爲如作發心者名爲如說不退心者名爲如至心聽法名爲如說聞已如住名爲如作能淨口者名爲如說能淨身者名爲如作
선남자야, 처음 계 받는 것을 말한 대로 한다 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보호해 가지는 것을 행한다 하며, 보리심을 내는 것을 말한 대로 한다 하고, 보살도(菩薩道)를 행하는 것을 행한다 하며, 인지(忍地:無生法忍)에서 머무는 것을 말한 대로 한다 하고, 물러나지 않는 경지[不退地]에 머무는 것을 행한다 하며, 일생(一生)의 몸을 얻는 것을 말한 대로 한다 하고, 후생[後邊]의 몸 얻는 것을 행한다 하며, 보리수에 나아감을 말한 대로 한다 하고, 보리의 과(果)를 얻음을 행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이 법답게 말하고 말한 대로 행한다 하느니라.”
007_0103_a_10L初受戒者名爲如說心護持名爲如作發菩提心名爲如行菩薩道是名如作得住忍地名爲如說住不退地名爲如作得一生身名爲如說得後邊身名爲如作菩提樹名爲如說得菩提果名爲如善男子是名菩薩如法而說如說而
이 법문을 말씀하실 때 5백 보살이 생사 없는 경지[無生忍地]에 머물게 되었다.
그때 대중 가운데 있던 연화(蓮華)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법답게 말하고 말한 대로 행한 것은 불가사의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것과 같은 것이 곧 법답게 말하는 것이고, 말한 대로 행하는 것이옵니다.”
“선남자야, 너는 이것[事:수행법]에 대해서 잘 아느냐??”
“알고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약 바른 법이 진실이란 것을 알면, 이것을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합니다.”
007_0103_a_17L說是法時五百菩薩住無生忍地爾時會中有一菩薩名曰蓮華白佛世尊如佛所說如說如作不可思如佛所住卽是如說卽是如作男子汝於是事能了知不已知世尊若知正法是眞實者名如法住
산왕(山王)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머무름이 없는 법을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합니다. 왜냐하면 일체 법이 깨달음이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이 없는 까닭에 하나의 법도 보지 않으니, 그것을 깨달음이라고 이름합니다. 만약 하나의 법도 없다면 어찌 머무름이 있겠습니까. 이렇게 본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3_a_22L山王菩薩言世尊無所住法名如法住以故見一切法無有覺故以無覺故不見一法名之爲覺若無一法云何有住若如是見名如法住
007_0103_b_02L복덕왕(福德王)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음을 따른다면 법답게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보살로서 뜻이 허깨비[幻] 같다고 관찰한다면 머묾이 없다고 이름하나니, 머묾이 없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연등(燃燈)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탐내는 마음이 없으므로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합니다. 무엇이 탐심인가 하면 이른바 법 가운데서 손해와 이익이 있는 것이니, 만약 탐내는 마음이 없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일자(日子)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로서 집착이 있으면 이것을 움직인다 이름합니다. 법 가운데 마음의 집착이 없다면 이것을 움직임이 없다 이름하리니, 움직임이 없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3_b_02L福德王菩薩言世尊若隨心者非如法住若有菩薩觀意如幻名爲無住若無住者名如法住然燈菩薩言世尊無有貪名如法住云何貪心謂於法中有損有益若無貪心名如法住日子菩薩言世尊若有菩薩有所著者是名爲動若於法中心無所著是名無動若無有動名如法住
용건(勇健)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온갖 세상은 다 마음을 따라 행을 닦나니, 만약 마음의 행을 알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요견(樂見)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수(受)를 인하여 괴로움을 받습니다. 만약 온갖 수(受)를 받지 않는 것이 곧 끊음이요, 온갖 취(取)를 취하지 않는 것이 곧 끊음이니, 받거나 취하지 않아 중생을 버리지 않으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향상왕(香象王)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들은 다 5음(陰)이란 무거운 짐이 있습니다. 만약 5음의 진실을 알아 음(陰)의 소견을 부숴 무거운 짐을 버리되 일체 법에도 짐이란 생각이 없으면, 이것을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3_b_10L勇健菩薩言一切世閒皆隨心行若知心行如法住樂見菩薩言世尊如佛所說因受受苦若能不受諸受則斷若能不取諸取則斷雖不受取不捨衆生如法住香象王菩薩言世尊一切衆生悉有重擔所謂五陰若有能知五陰眞實爲壞陰見棄捐重擔而於諸法亦無擔想名如法住
지세(持世)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세간을 행한다면 법답게 머무름이 아니니, 바르게 장엄하는 것을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바르게 장엄함이란 일체 법 이 평등하여 허공과 같다고 보는 것입니다.”
견의(堅意)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이 나는데 나지도 않고 멸하는데 멸하지 않으며 또한 나고 멸하는 성품도 보지 않으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3_b_18L持世菩薩言世尊若行世閒非如法住若正莊嚴名如法住正莊嚴者見一切法等如虛空堅意菩薩言世尊若有菩薩不生於生不滅於滅亦復不見生滅之名如法住
007_0103_c_02L광명변조고귀덕왕(光明遍照高貴德王)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보살이 진실한 열반을 알고 보아서, 법은 멸하는 것이고 또 생멸이 없어 모든 중생들은 다 불성(佛性)이 있다고 보아서 보리에 나아가기 위해 장엄을 닦는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광무애(光無碍)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행하는 곳이 있으면 곧 악마의 법이니 법답게 머무는 것이 아니며, 행하는 곳이 없으면 악마의 법을 없앨 것이니 악마의 법을 없앤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3_b_23L光明遍照高貴德王菩薩言若能知見眞實涅槃見法是滅及無生滅一切衆生悉有佛性爲趣菩提而修莊嚴名如法住光無㝵菩薩言世尊若有行處卽是魔業非如法住若無行處則壞魔業若壞魔業名如法住
정진(淨進)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누가 생각하여 말하되 ‘내가 반드시 법을 말하리라’ 하고, 이 법을 얻기 위해 부지런히 정진한다면 이러한 정진은 헛된 정진이며, 일체 법이 정해져 있지 않음[不定]을 관찰하여 이 정해져 있지 않음으로써 부지런히 정진을 닦는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과삼악도(過三惡道)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법은 조작 없고 변함없으며 깨닫는 것도 없고 보는 것도 없나이다. 깨닫고 보는 것이 없음을 마음의 성품이라 하나니 만약 중생의 마음 성품이 본디 청정함을 본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3_c_07L淨進菩薩言世尊若作念我當得法爲是得法勤行精進是精進是空精進若能觀察諸法不以是不定勤修精進名如法住三惡道菩薩言世尊一切諸法無作無變無覺無觀無覺觀者名爲心性若見衆生心性本淨名如法住
불가사유(不可思惟)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의 마음 성품이 마음 생각(心想)을 일으키지 않음을 아는 것을 생각할 수 없는데 생각함이라 하나니, 만약 이 생각하지 않는 가운데서 생각한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요적정(樂寂靜)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이 마음자리를 청정히 한다면 이것은 온갖 번뇌를 여읨이니 만약 온갖 번뇌를 여읜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3_c_13L不可思惟思惟菩薩言世尊知諸衆生一切心性不作心想名不可思惟而思惟也若能於是不思惟中而思惟者名如法住樂寂靜菩薩言世尊若有菩薩淨諸心界是則能離一切諸漏若能遠離一切漏者是名正行若正行者名如法住
007_0104_a_02L상주(常主)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만약 착한 법을 청정히 하여 복덕을 장엄하며, 지혜를 장엄하여 두 가지 장엄한 것을 보되 평등하여 두 가지가 없으며, 공덕의 평등함으로 지혜를 보는 것도 평등하며, 지혜의 평등함으로 공덕을 보는 것도 평등하여 차별이 없으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유마힐(惟摩詰)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두 가지를 보지 않는 것을 법답게 머문다하나니 만약 온 법계를 헐지 않고 분별하지 않는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의의(依義)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만약 올바른 이치만 의지하고 글자에 의지치 않으며 올바른 뜻에 의지하므로 받아 가지며 읽어 외우며 8만 4천 법 덩어리[法聚]를 말하되 잃거나 움직임이 없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3_c_20L商主菩薩言世尊薩若有淸淨善法福德莊嚴智惠莊觀二莊嚴平等無二以功德等觀智慧等以智慧等觀功德等無差別名如法住維摩詰菩薩言世尊觀於二名如法住若於法界不壞不名如法住依義菩薩言世尊若有菩薩依於正義不依於字爲正義故受持讀誦廣說八萬四千法聚無失無動名如法住
정의(淨意)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만약 보리심을 보호하며 보리를 닦을 때에 일체 법의 성품을 알아내어 법의 성품은 이치 있음도 아니며 이치 없음도 아닌 것을 안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필경정의(畢竟淨意)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이 때[垢]같이 더러움을 여의어 때를 씻은 듯 없애 버려서, 번뇌로 하여금 자기 마음을 더럽히지 않게 한다면 끝내 청정하다 할 것이며, 그 마음이 깨끗해져서 보리행을 닦는다면 법답게 머문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4_a_05L淨意菩薩言世尊有菩薩發菩提心至心擁護是菩提修菩提時知諸法性夫法性者非處非非處名如法住畢竟淨意菩薩世尊若有菩薩遠離垢穢如浣去能令煩惱不污其心名畢竟淨心淨已隨菩提行名如法住
해혜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악지식(惡知識)을 친근함은 법답게 머무름이 아니며, 성인의 법을 닦지 아니함은 법답게 머무름이 아니니, 나쁜 벗을 가까이하면 마군의 일[魔業]을 행하게 되어 마군 있는 곳을 따를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모든 마군의 일과 마군이 있는 곳과 모든 나쁜 벗을 멀리 여의려 하면 마땅히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하여야 할 것입니다.”
007_0104_a_11L海慧菩薩言世尊若有親近惡知識者非如法住不修聖法非如法住若近惡友則行魔業墮於魔處世尊若有欲離一切魔業諸魔行處諸惡法者當近善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마군의 행동을 알겠는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야, 그렇다면 그대가 지금 한량없는 보살 대중을 위하여 자세히 말하여라.”
해혜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대개 마군이란 눈으로 보는 경계니, 만약 눈으로 보는 것에 탐내고 집착하는 마음을 내면 이것이 바로 마군이며, 내지 뜻과 법도 이와 같습니다.
다시 세존이시여, 보살이 단(檀)바라밀을 수행할 때에 자기가 싫어하는 물건을 보시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재물은 인색하게 아껴 버리지 않으며, 자기가 좋아하는 이에겐 주고 싫어하는 이에겐 주지 않아서 받을 사람과 재물을 분별한다면 이것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4_a_16L佛言善男子汝今眞知魔業行已知世尊善男子汝今當爲無量菩薩大衆而說世尊夫魔業者卽是眼色若人見色生貪著心卽是魔業乃至意法亦復如是復次世尊菩薩修行檀波羅蜜時不愛之物持用惠所愛財貨貪悋不捨愛者則施者不與分別受者及以財物若有分別如是二者是名魔業
007_0104_b_02L다시 세존이시여, 또 보살이 시(尸)바라밀을 수행할 때에 계율(戒律)을 보호하여 계율 가진 사람에게 가까이하면서 자기가 자기를 찬탄하며 스스로 파계하는 것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다시 세존이시여, 보살이 인욕[忍]바라밀을 수행할 때 힘센 사람에겐 욕됨을 참는 마음[忍辱心]을 내고 약한 사람에겐 능히 그 마음을 내지 못하며, 힘센 사람에겐 부드러운 말씨로 겸손하고 약한 사람에겐 거친 말씨로 멸시함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4_a_24L復次世尊薩修行尸波羅蜜時護持禁戒近持戒者讚歎己身毀呰破戒是名魔業復次世尊菩薩修行忍波羅蜜時大力者能生忍辱於少力者不能生見大力者軟語謙下見小力者麤語輕蔑是名魔業
다시 세존이시여, 보살이 정진[進]바라밀을 수행할 때 성문승과 보살승을 말하다가 보리를 닦을 때에는 성문승과 벽지불승을 멸시하여 입으로 말도 하지 않으며 세행(世行)을 좋아하고 삼보(三寶)에 공양하기를 싫어하며 꽃․향․일산․음악 따위를 존중 찬탄하며 많이 들으려고 하지 않으며 많이 들은 이를 가까이하지 않음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4_b_08L復次世尊菩薩修行進波羅蜜時聲聞乘說緣覺乘說菩薩乘修菩提輕慢聲聞辟支佛乘口不宣說於世行不樂供養恭敬三寶所謂華香幡蓋伎樂尊重讚歎不求多聞多聞者不能親近是名魔業
다시 세존이시여, 또 보살이 선(禪)바라밀을 수행할 때에 선정을 얻어 능히 모든 중생을 조복하지 못하여 마음으로 후회하거나 싫은 생각을 내며, 선의 즐거움에만 탐착하고 설법하는 이를 나무라며, 강론(講論)하기를 싫어하며, 고요함을 좋아하며 선의 맛에만 집착하여 두 경계를 헐뜯고 무색신(無色身)에 애착하여 극도로 오래 살면서 여러 부처님을 친견치 않으며, 올바른 법을 들으려고 아니하며 착한 벗을 멀리 여의며 방편을 알지 못하고 버려야 할 것을 받아서 버려야 할 것을 닦는 것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4_b_14L復次菩薩修行禪波羅蜜時獲得禪定不能調伏一切衆生心生悔厭貪著禪樂呵說法者不樂講論讚歎寂靜貪著禪味呵毀二界愛無色身壽命極長不見諸佛不聞正法遠離善友不知方便受捨修捨是名魔業
007_0104_c_02L다시 세존이시여, 보살이 또 반야(般若)바라밀을 수행할 때 인과법(因果法)을 알고서 4섭법으로 중생을 거둬 주되 조복하지 않으며, 중생의 상품․중품․하품의 근기를 알지 못함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다시 세존이시여, 또 보살이 공하고 고요함을 좋아하고는, 고요한 즐거움을 가져서 법문을 듣거나 설법할 때 의심하여 묻기를 즐겨하지 않나니, 고요하므로 번뇌가 일어나지 않으며, 번뇌가 일지 않으므로 안다는 생각을 알지 못하며, 여읜다는 생각을 여의지 못하며, 증득한다는 생각을 증득치 못하며, 닦는다는 생각을 닦지 못하여 진실한 뜻을 알지 못함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4_b_20L復次世尊菩薩修行般若波羅蜜時知於因果不以四攝攝取衆生而調伏之不知衆生上中下根是名魔業復次世尊菩薩若樂空閑寂靜樂寂靜已受寂靜樂不樂聽法說法問疑以寂靜故煩惱不起以不起故不知知想不離離想不證證想不修修想不得實義是名魔業
다시 세존이시여, 보살이 만약 많이 듣고 좋은 말․즐거운 말․미묘한 말․부드러운 말․기쁜 말을 닦아서 의복․음식․침구를 받들어 이익 되게 하는 이를 위해서는 법을 연설하되 깊은 믿음의 의식이 있어 지심으로 들으려고 해도 설법하여 주지 않고, 방일하여도 공양을 해 주는 이에겐 문득 말해 주고, 가히 말해 줄 만한 사람에겐 말해 주지 않고 가히 말할 수 없는 사람에겐 도리어 말해 주는 것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4_c_05L復次世尊菩薩若有修集多聞好語樂語微妙之語軟語喜語若爲衣食臥具利養而演說法若有信解能至心聽而不爲說若有放逸致供養者便爲說之可爲說者而不爲說不可說者反爲說之是名魔
다시 세존이시여, 또 보살이 만약 설법할 때, 깊은 이치를 감추어 두고 여러 하늘과 사람이 다른 마음 지혜를 얻으려는 것을 알면서도 기뻐하지 않고 곧 생각하되, ‘나는 여래의 진정한 법을 위해 왔고 세간의 천근(淺近)한 말들을 하려고 오지 않았다. 이 사람이 부처님의 바른 법을 헐고자 하여도 더 자라게 할 수 없으니, 나는 부처님의 바른 법을 헐려는 사람을 보기 싫다’고 하면서 버리고 간다면, 이것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4_c_11L復次世尊若有菩薩說法之時秘藏深義有諸天人得他心智知已不悅卽作是念我爲如來眞正法來爲世閒淺近語來是人欲毀如來正法不能增長若人有毀佛正法者不樂見聞其所說卽便捨去是名魔
다시 세존이시여, 보살이 악지식을 선지식이라고 생각하나니, 악지식이란 4섭법으로 중생을 거두지 못하며 많이 듣기를 닦지 않으며 중생을 교화하지 않으며 출세하는 법은 말하지 않고 세간 일을 말하기 좋아하며 법을 알지 못하고 때를 알지 못하고 옳은 이치를 알지 못하나니, 이것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다시 세존이시여, 악지식은 성문․연각․보살․부처님 법을 분별하여 해설하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자비를 닦거나 8난(難)을 멀리 여의거나 보시하고 계율 지님을 수행하지 않으며 부드러운 말씨로 다 같이 친절하여 지혜를 가르침에 힘쓰지 않고서 말하되 ‘매우 얻기 어렵다. 한량없는 세월에 괴롭게 힘써야 얻을 수 있다’고 하나니, 이것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4_c_17L復次世尊若有菩薩於惡知識作善友想惡知識者不以四攝攝取衆不修多聞不化衆生不說出法樂說世語不知法不知時不知義是名魔業復次世尊惡知識者不能開示分別解說聲聞緣覺菩薩佛法不化衆生令修慈悲遠離八難修行施戒柔軟語言親近平等教忍無力說言佛道甚爲難得無量世中勤苦乃獲是名惡友名爲魔業
007_0105_a_02L다시 세존이시여, 또 보살이 만약 교만한 마음이 있으면 그 때문에 부처님 법과 여러 스님․화상․부모․덕 높은 이와 배우던 동창이나 스승을 공양하지 못하며, 자기보다 훌륭한 이를 보아도 능히 친근하여 법을 듣고 의심을 묻지 않고 들어도 곧 잊어버리며, 자기보다 못한 이를 보면 친근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나니 그러므로 악한 법이 점점 자라나며, 악한 법이 자라나므로 착한 법을 영원히 여의게 됩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큰 바다가 점점 깊으므로 온갖 흐름이 다 흘러 들어가는 것처럼, 보살의 교만을 부숴버림도 또한 이와 같아서 모든 착한 법이 점점 자라나리니, 보살이 교만을 부숴버리지 않는 것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5_a_02L復次世尊菩薩若有憍慢之心以憍慢故不能供養佛法衆僧師長和上父母長宿同學同師若見勝己不能親近聽法問疑是故雖聞聞已便失見下己者親近愛念是故惡法漸漸增長惡法增故遠離善法世尊譬如大海漸漸深故一切諸流悉共歸之菩薩壞慢亦復如是漸漸增長一切善法菩薩若不壞憍慢者是名魔業
다시 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사람이 높은 언덕에다가 첨파 나무를 심고 물이 늘 흐르는 낮은 곳에 다시 못을 만들어 놓는다면 땅은 높아서 마르고 또 물을 얻을 수 없는 그 첨파 나무는 점점 누렇게 말라서 능히 자라날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교만이 더 늘어나므로 선지식을 친근히 못하고 착한 법을 듣지 못하며, 비록 들어도 다시 잊어버리나이다.
007_0105_a_11L世尊譬如有人高原陸地種瞻波樹水常行處復作坻塘地旣高燥又不得水漸漸枯黃不能增長世尊菩薩摩訶薩亦復如憍慢增故不親善友不聞正法雖聞復失
다시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몸의 위의를 원만히 갖추어 자재로우며, 많은 권속과 복덕의 장엄을 갖추어도 능히 지혜의 장엄을 갖추지 못하나니 이 인연으로써 교만한 마음이 생기며, 교만한 마음이 생기므로 설사 어떤 보살이 지혜의 장엄을 갖추고 올바른 법을 생각하고 몸이 야위고 파리함을 보아도 교만을 내어 공양하지 않으며, 그런 인연으로 다시 교만한 마음을 더 길러 무명에서 방일하고 마군의 업을 조복하지 못하나니, 이 같은 보살은 몸의 위의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인데 이것을 바로 마군의 업이라 이름합니다.
007_0105_a_16L復次世尊菩薩摩訶薩身色具足端正自在多有眷屬福德莊嚴未能具足智慧莊嚴以是因緣生於憍慢以憍慢故若有菩薩具智莊嚴思惟正法身體羸瘠見已輕慢不能供養以是因緣復增憍慢無明放逸不調魔業如是菩薩爲色生慢是名魔業
007_0105_b_02L그때 세존께서 해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능히 마군의 업을 잘 풀어 말하였도다. 선남자야, 지심으로 자세히 들어라. 지금 내가 마군의 업을 부숴버리는 방법을 말하리라.
선남자야, 모든 법은 그 성품이 공하고 고요하나니 만약 모든 성품이 공한 것을 알며, 알고는 자비심을 닦아 자신을 조복한다면 이것을 보살이 마군의 일을 부숴버린다 할 것이며, 만약 일체 법의 성품이 모양이 없다고 관찰하여 중생을 위해 자비심을 닦는다면 마군의 업을 부숴버린다 할 것이며, 만약 일체 법이 원 없다고 관찰하여 모든 중생을 위하여 모든 것을 구하고, 구하고는 따라서 조복한다면 보살이 마군의 업을 부숴버린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5_a_23L爾時世尊告海慧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善能分別宣說魔業男子至心諦聽吾今當說壞魔業道善男子一切諸法其性空寂若知諸法其性空已亦知一切衆生皆空知空已而修慈心調伏自身是名菩薩破壞魔業若觀諸法性是無相爲衆生修集慈心是名菩薩破壞魔若觀諸法性是無願爲諸衆生至心求有旣求有已隨而調伏是名菩薩能壞魔業
만약 또 모든 법은 탐냄이 없다고 관찰하고 중생의 성품도 또한 탐냄이 없다 하여 탐욕을 조복하여 거두어들인다면 보살이 마군의 일을 부숴버린다 할 것이며, 만약 온갖 성품은 성냄이 없다는 것이라 관찰하고 중생의 성품도 또한 성냄이 없다 하여 성냄을 조복하여 거두어들인다면 보살이 마군의 업을 부숴버린다 할 것이며, 온갖 성품은 어리석음이 없다고 관찰하고 중생의 성품도 또한 어리석음이 없다 하여 어리석음을 거두어들인다면 보살이 마군의 업을 부숴버린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5_b_11L觀一切法性是無貪生之性亦復無貪爲調伏貪而攝取是名菩薩能壞魔業若觀諸法性是無恚衆生之性亦復無恚爲調伏恚而攝取之是名菩薩能壞魔業觀諸法性是無癡衆生之性亦復無爲調伏癡而攝取之是名菩薩能壞魔業
일체 법이 나고 죽음이 없다고 관찰하다면 생멸을 파괴함이 되므로 올바른 법을 펴 말하리니 이것을 보살이 마군의 업을 부숴버린다 할 것이며, 일체 법의 성품이 평등하다고 관찰하여 비록 3승을 말은 하지만 대승의 법을 버리지 않는 것을 보살이 마군의 업을 부숴버린다 할 것이며, 만약 마음과 뜻과 식별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능히 모든 인연을 멀리 여의고 여러 중생을 해탈케 하며 법의 장엄을 닦아 비록 모든 행을 거쳐도 보살의 행을 버리지 않는다면 보살이 마군의 업을 부숴버린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007_0105_b_18L觀諸法性無生無滅壞生滅故宣說正法是名菩薩能壞魔業觀一切法性是平等雖說三乘不捨大乘是名菩薩能壞魔業若不貪著心意識等亦能遠離一切因緣爲諸衆生得解脫故修法莊嚴雖過諸行終不捨離菩薩所行是名菩薩能壞魔業
007_0105_c_02L이러한 법을 말씀하실 때 천마(天魔) 파순(波旬)이 네 가지 군사를 장엄하여 보배 궁전을 향해 나아옴이 마치 지난번 보리수에 나아가던 때처럼 하였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보시고 해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마군의 업을 말하고 나는 마군의 업을 부숴버림을 말하였다. 그러므로 마왕 파순이 네 가지 군사를 장엄하게 거느리고 왔으니, 어떠한 방법으로 상대해서 막겠느냐?”
007_0105_b_25L說是法時天魔波旬莊嚴四兵來趣寶坊如先趣向菩提樹時如來見已告海慧言汝說魔業我說壞魔以是因緣魔王波旬莊嚴四兵而來至此欲設何計以當禦之
해혜보살이 대답하였다.
“제가 지금 마왕 파순이 권속들을 거두어 장엄국에다 보내고, 제가 대신 마왕 파순이 있던 곳에 가서 항상 머물러 있겠나이다.”
이때 사리불이 말하였다.
“여기에서 장엄 세계까지는 얼마나 멀고 가까우며, 그곳에는 어떠한 부처님이 계십니까?”
007_0105_c_05L海慧菩薩世尊我今欲持魔王波旬及其眷屬置莊嚴國我身當住魔所住處舍利弗言善男子莊嚴世界去此遠近佛號何等
“사리불이여, 이 동방으로부터 열두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세계를 지나가면 그 나라에 부처님이 계시니 이름이 파의정광(破疑淨光)부처님이십니다. 지금 세상에 계시어 모든 보살을 위해 청정한 보살행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국토 삼천대천세계에는 1억의 마군이 있고, 낱낱 마왕은 각각 십천억 사람과 군사의 권속을 두고 있습니다.
그 부처님이 처음에 보리수 아래 앉아 계셨을 때 이러한 모든 마군들이 모두들 장엄하여 보살이 있는 곳에 이르거늘 보살이 먼저 모든 마군을 위하여 올바른 법을 펴 말씀하여 그들로 하여금 영원히 물러남이 없는 경지[不退轉地]에 머물게 한 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올바른 법바퀴를 굴렸습니다.
007_0105_c_09L舍利弗在此東方過於十二恒河沙等世界其土有佛號破疑淨光今現在世爲諸菩薩說淨菩薩行彼國三千大千世界有一億一一魔王有十千億人兵眷屬佛初坐菩提樹時如是諸魔悉共莊嚴至菩薩所爾時菩薩先爲諸魔講宣正典令其得住不退轉地然後乃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轉正法輪
그리고 그 부처님 나라에는 그의 큰 제자들과 모시고 심부름 하는 이도 마군이었으며, 이와 같은 마군들이 다 능히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였소. 그러므로 내가 이제 마왕 파순을 거두어 장엄국에 보내는 것은 그 마군의 업을 부숴버리고 여래의 위없는 바른 법을 장엄하려 함입니다.”
007_0105_c_17L彼佛世尊其大弟子及侍使者亦悉是魔如是等魔悉能教化調伏衆生是故我今取魔波旬安置彼土爲欲壞其所行魔業莊嚴如來無上正法
007_0106_a_02L마왕 파순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두려움이 생겨 사방을 바라보고 도망할 곳을 찾으려 했지만 사방이 막혀 뜻대로 되지 않았으며, 요술로 몸을 숨기려 하나 뜻대로 되지 않고 어떻게 할 방편이 없는지라 더욱 더 겁을 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구호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파순아, 나는 이 일을 어찌할 수 없으니, 그대는 해혜보살에게 가서 빌고 참회하라.”
007_0105_c_21L時魔波旬聞是語已心生恐怖四望顧視欲求退處四方障礙不得從意復欲滅身亦不能得方計不立倍復生懅白佛言世尊唯願大慈少見救佛言波旬我於此事不得自在當歸向海慧菩薩求哀懺悔
마왕 파순이 곧 해혜보살을 향하여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한 이여, 제가 이제부터는 감히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진 이께서는 저의 참회를 들어 주소서.”
해혜보살이 말하였다.
“나는 그대가 하는 일에 조금도 성내는 마음이 없소. 보살의 법은 항상 인욕하는 마음으로 모든 중생에게 응하라 하였으니, 그대 파순은 다시 부처님께 돌아가 예배하고 뵈오면 그대가 반드시 한량없는 이익을 얻으리라.”
007_0106_a_05L時魔波旬卽向海慧合掌而言善男子我從今日不敢復作如是魔業唯願仁者聽我懺悔海慧菩薩言我於汝所都無瞋心菩薩之法常應忍辱一切衆波旬汝可往彼禮覲彼佛汝身當得無量利益
다시 파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였다.
“만약에 모든 보살이 법 가운데 탐내고 아끼는 마음이 없으면 나의 신통력으로써 그대로 하여금 반드시 부처님 세계에 이르게 하리라.”
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파순은 저 국토에 이르렀고 국토에 이르러서는 부처님을 뵈옵고 공경히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가 서 있으니, 그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느 곳에서 이런 부정한 사람이 여기에 왔나이까?”
007_0106_a_11L爾時菩薩卽以右手摩其頂上作如是言若諸菩薩於諸法中無貪悋者以我神通令汝必至彼佛世界言已波旬卽至彼土旣至彼見佛敬禮卻住一面彼諸菩薩白佛言世尊何等國土有如是等不淨之人而來至此
“선남자야, 서방으로 열두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를 지나가면, 그 부처님 세계 이름이 사바(娑婆)세계며 부처님 이름이 석가모니이니라. 한량없는 보살들을 위해 대집경을 말씀하시는데, 거기에 해혜라는 보살이 마군의 업을 말할 적에 마군이 네 가지 군사를 장엄하여 모인 곳에 이르는 것을 해혜보살이 신통력으로써 이곳에 옮겨 오게 하였느니라.”
007_0106_a_17L佛言善男子西方過十二恒河沙等諸佛世界彼有世界名曰娑婆佛號釋迦牟尼爲過數量諸菩薩等說大集經彼有菩薩名曰海慧說魔業時是魔莊嚴四種兵衆來至會所海慧菩薩以神通力移來至此
007_0106_b_02L저 세계 보살들이 파순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야, 그대가 이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 마군의 일을 멀리 여의면 그대도 우리와 함께 배우게 하리라.”
때에 파순이 이 말을 듣고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 여러 보살도 파순을 청하여 사자자리에 오르게 하고 그에게 물었다.
“저 세계 부처님이 대중에게 『대집경』을 말씀하실 때에 어떠한 이야기를 하셨는가? 어진 이는 말하여 주오.”
그때 파순이 해혜보살의 신통력으로써 들은 것을 말하되, 한 글귀 한 글자도 틀리지 아니하니, 그 여러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원컨대, 저 세계에 계시는 석가모니부처님과 모든 보살들 뵙기를 원합니다.”
007_0106_a_23L彼世界中諸菩薩等語波旬言善男子汝今宜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遠離魔業我當與汝共爲同時魔波旬聞是語已卽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時諸菩薩卽請波旬昇師子座問波旬言承彼如來爲諸大衆說大集經斯有何事惟仁說時魔波旬以海慧菩薩神通力故宣說所聞乃至不失一句一字彼諸菩薩卽白佛言我等願樂欲見彼佛釋迦牟尼及衆菩薩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잠깐 기다려라. 이 보배 궁전에서 저절로 볼 수 있으리라.”
보살이 또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또 마왕 파순이 저 세계에서 어떠한 일을 하고 있었는지 보고자 합니다.”
그때 그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이 세계와 저 세계의 중생 마음을 살펴보시고, 해혜보살에게 이르셨다.
“선남자야, 그대가 지금 이 부처 세계를 저 나라 보살들에게 보여 주어라.”
007_0106_b_09L彼佛卽告諸菩薩言且待須臾自當得見此寶坊中諸菩薩等復白佛言世尊我等欲見魔王波旬於彼世界爲何所作爾時世尊觀此彼界衆生心已告海慧菩薩言善男子汝今當以此佛世界示彼菩薩
그때 해혜보살이 곧 열 손가락으로 대광명을 놓으니, 그 빛이 열두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를 거쳐서 저 국토에 두루 비추매 그곳 대중들이 모두 석가모니부처님 국토의 부처님과 보살과 마왕 파순이 사자자리에 앉아서 대집경을 말하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이때 여러 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향해 엎드려 공경히 예배하고 갖가지 꽃을 뿌려 공양하니, 뿌린 꽃이 저 부처님 위에 꽃대[華臺]를 이루었다. 여러 보살이 그 꽃대를 보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꽃대는 어느 곳에서 왔나이까?”
007_0106_b_15L爾時海慧菩薩卽於十指放大光明其光卽過十二恒河沙等諸佛世界遍照彼土此閒大衆悉見彼土佛及菩薩魔王波旬處師子座說大集經時諸菩薩卽從座起向彼如來頭面敬禮散種種華而以供養散諸華當彼佛上變成華臺彼諸菩薩見是華臺卽白佛言世尊如是華臺從何處來
007_0106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이여, 사바세계의 여러 보살들이 뿌려 공양한 꽃이니라.”
“세존이시여, 우리들이 어떻게 하면 저 국토 사바세계를 볼 수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들이 이 광명을 공경히 예배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염하여 가지면 저절로 저 부처 세계를 볼 수 있으리라.”
보살들이 부처님 말씀대로 광명을 공경히 예배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염하매, 곧 사바세계를 볼 수 있었다. 보고 나서는 곧 일어서서 석가모니부처님께 예배하고 갖가지 향과 꽃으로 공양하니 또 삼천대천세계가 맑은 물로 가득 찬 것이 마치 큰 바다와 같음을 보았으며, 부처님께 공양했던 꽃이 이 세계 큰 보배 궁전 가운데 이르러 파의정광 부처님 위에 꽃대[華臺]를 이루었다.
007_0106_b_23L佛言善男子娑婆世界諸菩薩衆所散供養諸菩薩言世尊云何令我得見彼土娑婆世界佛言善男子汝等今當敬禮是光至心念自當得見彼佛世界時彼菩薩如佛所言敬禮光明至心念持卽得見此娑婆世界見已卽起禮釋迦牟尼以諸香華遙供養之又見三千大千世界淨水澄滿猶如大海彼所散華至此世界大寶坊中當如來上變成寶蓋
이때 마왕 파순이 석가모니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어떻게 하면, 부처님 세계에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약 빨리 돌아가고 싶거든 지극한 정성으로 해혜보살을 염할지니라.”
마왕 파순이 이 말을 듣고 지극한 정성으로 해혜보살을 염하니 즉시에 이 세계에 이를 수 있었다.
이때 사리불은 파순이 돌아옴을 보고 말하였다.
“파순아, 그대는 저 부처님 세계를 보았는가?”
007_0106_c_11L時魔波旬白彼佛言世尊當云何還彼世界佛言善男子若欲還者應當至心念於海慧時魔波旬至心念於海慧菩薩念已卽得還此世界時舍利弗見魔波旬卽作是言波旬汝得見彼佛世界不
파순이 대답하였다.
“사리불시여, 내가 일찍이 보았으며 그 나라의 청정한 보살들이 사는 곳도 보았나이다.”
사리불은 또 말하였다.
“그대는 저 나라에서 마군의 행동을 하였는가?”
파순이 대답하였다.
“거룩한 이여, 저는 저 나라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위없는 보리를 부지런히 구했을 뿐입니다. 무슨 인연으로 또다시 마군의 행동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극한 마음으로 보리를 구할 때에 마군을 보던 사람도 곧 부지런히 정진을 닦을 수 있습니다.”
007_0106_c_16L波旬言利弗我已見之及見彼土淸淨菩薩所住之處舍利弗言汝於彼土作魔業不大德我至彼土至心勤求無上菩提何緣復得造作魔業若有至心求菩提時見魔業者是人則得勤修精
007_0107_a_02L이때 석가모니부처님 세계로 파순이 돌아온 것을 본 6만의 중생과 십천(十千)의 마군들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 서로 말하였다.
“원컨대, 우리들이 받은 몸도 저 보살과 다름이 없게 하여 주소서.”
이때 해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행하는 데는 원수와 적이 많습니다. 거룩한 세존이시여, 법을 보호하시려고 세상에 나셨으니, 신통력으로 이 경전이 마땅히 이 세상에 오래 오래 머물게 하옵소서.
007_0106_c_22L此界大衆見魔波旬還來至此萬衆生十千魔衆同共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作是言願我等輩所受身形如彼菩薩身形無異海慧菩薩言世尊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多有怨敵善哉世尊爲護法故建立神通以通力故是經當得久住於世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올바른 신통의 원력을 세운 것은 모든 중생에게 선근을 심어 주기 위함이니라.”
또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만약에 나의 제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이러한 글을 받아가지고, 읽고 외우며 널리 연설하는 이가 있으며, 너희들은 마땅히 깊이 보호하고 도와서 애욕과 쾌락으로 방일함이 없도록 하라. 내가 이제 출세함은 방일을 깨뜨리고 올바른 법을 보호하고자 함이니라.”
그리고는 주문을 말씀하셨다.
007_0107_a_04L佛言善男子我今所立善願神通諸衆生種於善根爾時世尊告四天汝等當知若我弟子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受持讀誦書寫廣說如是等經汝等四王當深護助無爲欲樂而作放逸吾今出世爲壞放逸護正法故而說呪曰所謂

삼먀 삼마삼먀 마돈네 바라바디다네 다나바디 투미다나바디 아바산
三咩羊鳴音三摩三咩 沫頓禰 婆羅跋坻陀禰 陀那跋坻 投彌陀那跋坻 阿婆散
뎨 아마례 비마례 아비라뎨 가라뎨 가라나 아리 아라바디 아례바산뎨 녜
提 阿摩隷 毗摩隷 闍毗羅提 迦羅提 迦羅那 阿梨 阿羅跋坻 阿隷婆散提 涅
가단니 아바디 말뎨 마호말뎨 마라이뎨 비수뎨 비수뎨바디 니사례 모한
伽旦尼 阿跋坻 沫提 摩呼沫提 摩羅夷提 毗首提 毗首提跋坻 尼薩隷 莫罕

007_0107_a_11L三咩羊鳴音三摩三咩沫頓禰婆羅跋坻陁禰 陁那跋坻 投彌陁那跋坻阿婆散提 阿摩隸 毘摩隸 闍毘羅提 迦羅提 迦羅那 阿梨 阿羅跋坻 阿隸婆散提 涅伽旦尼阿跋坻沬提 摩呼沬提 摩羅夷提 毘首提毘首提跋坻 尼薩隸莫罕泥
007_0107_b_02L
“선남자야, 이것이 사천왕 주문이니, 만약에 법사가 이 경전을 보전하여 주문을 외우고 자비심을 닦아 시방의 부처님을 염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사천왕을 염하면 사천왕이 꿈에 보이거나 스스로 가서 보호해 주리라.”
이때 사천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사천왕은 그 주문을 들으면 즉시 권속들과 함께 법사가 필요한 생활의 자본을 저희들이 방편으로써 얻도록 할 것이며, 질병의 고통을 멀리 여의고 몸이 편안하고 즐거움을 받게 하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해혜보살에게 이르셨다.
“선남자야, 그대는 지극한 마음으로 제석천왕의 주문을 들어라.”
그리고는 주문을 말씀하셨다.
007_0107_a_19L善男子是名四天王呪若有法師受持是經當誦是呪誦已修慈緣念十至心念於四天王等爾時四王當示其夢或自往護時四天王白佛言世尊我等四王聞是呪已卽與眷屬至法師所擁護侍衛若是法師所須資生我當方便令其得之遠離病苦身受安樂爾時世尊告海慧菩薩男子汝今至心聽帝釋呪所謂

아야 아야마디 아바디 바디 마쿠례 시다바디 슈니 션데가례단데담마니
闍耶 闍耶末坻 阿跋坻 跋坻 摩狗隷 斯陀跋坻 輸泥 羶帝羯隷檀帝曇摩尼
다가례 사야사야모카 아바체나 녜가체나 사디사디산뎨
多迦隷 叉耶叉耶目佉 阿跋蔕那 涅伽蔕那 莎坻莎坻散提
007_0107_b_05L闍耶 闍耶末坻 阿跋坻 跋坻摩拘隸 斯陁跋坻 輸泥 羶帝羯隸檀提曇摩尼 多迦隸 叉耶叉耶目佉阿跋蔕那 涅伽蔕那 莎坻 莎坻散提

“이리 오너라, 교시가(憍尸迦)야, 아수라가 파괴되면 모든 천왕이 이길 것이니, 모든 천왕이 이기므로 불법이 더욱 자라리라. 교시가야, 안락을 누리고자 하면 마땅히 올바른 법을 보호해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은 석주(釋呪)라는 것이니, 만약에 법사가 설법하려 할 때에 먼저 목욕하여 몸을 깨끗이 하고, 좋은 향과 묘한 꽃을 가지고 동쪽으로 향하여 예배하고 일심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생각하고 염하며, 자비의 마음이 널리 중생들에까지 미친 뒤에 사자자리에 올라가 이 주문을 외우고 말하되 ‘제석천왕과 사천왕은 오셔서 대중을 위하여 장애를 물리쳐 없애고 번뇌를 소멸시켜 주옵소서’라면, 그때 제석천왕과 사천왕이 법사를 생각하기 때문에 곧 다 함께 오리니, 그러므로 대중이 설법하는 것을 즐겨 듣게 되리라.
선남자야, 너는 시방의 모든 마왕과 그 권속들의 주문을 들어보라.”
007_0107_b_09L來憍尸迦阿修羅壞諸天則勝諸天勝故佛法增長憍尸迦欲受安樂當護正法善男子是名釋呪善男子有法師欲說法時當先洗浴令身淨持妙香華正東而禮一心憶念十方諸佛慈心普及一切衆生然後乃昇師子法座誦如是呪而作是言尸迦來四天王來爲諸大衆除卻障㝵消滅煩惱爾時帝釋及四天王念法師故卽便共來是故大衆樂聞說善男子汝今復聽十方諸魔及眷屬呪所謂
007_0107_c_02L
사먀 사마바디 사마밀체 아부례 마라훌디 몽굴례 바라제 가유니 디기바
奢咩 奢摩跋坻 奢摩密㗣 阿浮隷 摩羅欻坻 瞢崛隷 婆羅綈 迦由犁 坻祁跋
디아로가니 비사다니 니말디 아바디 구구례 가라사니 우모기 사밀디 바
坻阿慮迦尼 比舍茶尼 尼末坻 阿跋持 區區隷 伽羅薩尼 憂目企 奢蜜坻 波
라모기 반단나녜가희디 사마시
羅目企 槃檀那涅伽熙坻 奢摩▼(糹+施)
007_0107_b_21L奢咩 奢摩跋坻 奢摩密㗣 阿浮隸 摩羅欻坻 瞢崛隸 婆羅綈 迦由犂 坻祁跋坻 阿慮迦尼 比舍荼尼尼末坻 阿跋持 區區隸 伽羅薩尼優目企 奢蜜坻 波羅目企 槃檀那涅伽熙坻 奢摩䌳

“선남자야, 이 주문은 그 힘이 온갖 논사(論師)와 모든 마군들을 얽맬 수 있으므로, 이것을 부처님의 인(印)이라 하나니, 마군의 권속을 원수로 여겨 파괴하려 함이니라.
선남자야, 만약 법사가 이러한 주문을 읽어 외우고 사자자리에 올라 여러 부처님을 일심으로 생각하며, 자비의 힘이 스스로 중생에게 미치도록 하되 스스로 내 몸이 의사란 생각을 하고 말하는 법이 좋은 약이란 생각을 하고, 법을 듣는 사람이 병든 환자란 생각을 하고, 부처님 계신 곳이 착한 벗이란 생각을 하고, 바른 법에 떳떳한 생각을 할지니, 만약 이와 같이 하면서 올바른 법을 설할 때에는 그곳의 사방 1유순 안으로 마군이 침노하지 못하느니라.”
007_0107_c_05L如是呪者力能繫縛一切論師一切魔衆是名佛印不可破壞魔眷屬怨善男子若有法師受持讀誦如是等呪昇師子座專念諸佛慈及衆生於己身生醫師想於所說法生良藥於聽法者生疾苦想於如來所生善友想於正法中生常恒想若能如是說正法時其處四邊各一由旬魔不能到
마왕 파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떠한 불제자든지 이러한 주문을 읽고 외워 그 몸이 청정하다면 저희들이 보호하여 마군의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저는 해혜보살의 신통력으로 마군의 업을 벗어났으니, 나라의 도시나 촌락, 어느 곳이든지 설법하는 곳을 따라 제가 몸을 변화시켜 친히 가서 듣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파순아. 네가 능히 이러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마군의 업을 헐고 이러한 올바른 법을 얻을 것이다.
선남자야, 지성으로 이 범천 주문을 들어보라.”
007_0107_c_14L時魔波旬白佛言世尊若佛弟子有能誦如是神呪其身淸淨我當擁護不作魔業我以海慧神通力故捨於魔業隨有國土城邑村落說是法處我當化身親往聽受佛言善哉善哉波旬汝若能得如是心者則壞魔業亦當獲得如是等法善男復當至心聽梵天呪所謂
007_0108_a_02L
미다가례 가루나가례 모경다가례 우비사가례 몯다가례 담마가례 싱가가
迷多伽隷 迦樓那伽隷 無經多伽隷 憂比叉伽隷 佛陀伽隷 曇摩伽隷 僧伽伽
례 소가다비자야 마하비단니 비수뎨모이 니바례다야 오자바디 오자엄미
隷 蘇羯多毗闍耶 摩訶毗檀尼 毗獸提目爾 尼波隷陀耶 烏闍跋坻 烏闍嚴彌
나단니 담마바디타바니 살차디우바바디비수디 사절다우바사미 오로가야
捺檀尼 曇摩波坻吒跋尼 薩遮坻優波跋坻毗獸坻 莎折多優波舍彌 烏盧迦耶
범마 비로가야범마
梵摩 毗盧迦耶梵摩
007_0107_c_21L迷多伽隸 迦樓那伽隸 無經多伽隸憂比叉伽隸 佛陁伽隸 曇摩伽隸僧伽伽隸蘇羯多毘闍耶 摩訶毘檀尼毘獸提目爾 尼波隸陁耶 烏闍跋坻烏闍嚴彌 捺檀尼 曇摩波坻咤跋尼薩遮坻優波跋坻毘獸坻 莎折多優波舍彌 烏盧迦耶梵摩毘盧迦耶梵摩

“만약 이 주문을 원만히 받아 가지려 하거든, 마땅히 범행을 행하고 청정히 계행을 가지라. 이 주문을 외워 범천을 불러 청하면 범천이 너에게 와서 대중을 옹호하고, 그들로 하여금 지극한 마음으로 법을 즐겨 듣도록 하며, 삼보를 염하여 올바른 법 바퀴를 굴리게 하며, 법계를 보호하게 하리라. 만약 법사가 능히 모든 감관[根]을 조복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몸과 입과 뜻을 청정히 보호하고, 계(戒)․인(忍)․정진(精進)․다문(多聞)을 부지런히 닦아 보리심을 내어 4무량(無量)을 닦고 법좌(法座)에 올라 이 주문을 외울지니, 이 주문을 외우고 나면 범천왕들이 그 권속들과 함께 법을 설할 곳에 와서 모일 것이니라.”
007_0108_a_04L若欲具足受持如是梵天呪者當行梵行淸淨持戒讀誦是呪請召梵天梵天汝來擁護如是大衆令其至心樂聽正法念於三寶轉正法輪護持法城若有法師能調諸根至心淨護身口意等勤修戒忍精進多聞發菩提心修四無量昇於法座誦如是呪誦是呪已梵天王等與諸眷屬悉來集會是講法所
범천왕이 이때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법사로써 이 주문을 읽고 외우는 사람이 있으면 제가 초선(初禪)에서 그 소리를 듣고는 곧 선정의 즐거움을 버리고 그곳에 가서 여덟 가지 법으로 보시하리니, 그 여덟 가지 법이란 첫째는 기억력을 보시함이니 들은 바를 가지게 함이요, 둘째는 지혜를 보시함이니 깊은 법을 생각하게 함이요, 셋째는 해석하는 힘을 보시함이니 깊은 이치를 분별하게 함이요, 넷째는 즐겨 설하는 데 장애 없음을 보시함이니 의심을 부수게 함이요, 다섯째는 말하는 데 장애 없음을 보시함이니 온갖 중생의 말을 알게 하기 위함이요, 여섯째는 두려움 없음을 보시함이니 중생의 이기려는 생각을 없애기 위함이요, 일곱째는 광명을 보시함이니 잘못 설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요, 여덟째는 잘못 수기(授記)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 법을 널리 펴겠습니다.”
“선남자야, 내가 열반한 뒤 모든 천왕들은 마땅히 올바른 법을 보호하여라.”
007_0108_a_13L爾時梵王白佛言若有法師讀誦是呪我在初禪聞是呪已當捨定樂而往其所當施八何等爲八一者施念持所聞故施慧思惟深法故三者施解分別深義故四者施樂說無礙爲壞疑心五者施辭無礙爲解一切衆生語六者施無所畏爲衆無勝故七者施法光明爲不謬說故八者施其不謬授記世尊我等亦能廣宣是法男子我涅槃後如是等天當護正法
007_0108_b_02L해혜보살이 말하였다.
“여래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이께서는 열반하신 뒤를 위하여 믿을 만한 이가 있으면,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탁하여 오래 오래 빛나게 하옵소서.”
이때 세존께서 눈썹 사이의 백호(白毫)로 큰 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시니, 부처님의 나툰 몸이 그 가운데 가득하여 32상과 80종호로 장엄을 원만히 갖추었는데, 그 수가 삼천대천세계와 같이 많았으며, 온갖 풀이나 나무의 줄기․마디․잎사귀․가지 모두가 부처님의 나툰 몸이 되어 말하였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석가여래께서 다 올바른 법이 세상에 오래 오래 전해지기를 원하시니, 그 이유는 비록 온갖 악마의 권속이 있더라도 능히 이 법을 파괴하지 못하게 함이라, 이 땅을 부수고 바다를 말리고 수미산을 티끌같이 갈고 중생의 마음을 하나로 합하고 이 허공을 다 없애고 4대(大)를 흔들지라도, 부처님의 서원은 변하거나 바뀌지 않을 것이다.”
007_0108_a_23L海慧菩薩言世尊如來正覺涅槃之若有信者應以此法付囑其人令得久住爾時世尊眉閒白毫放大光遍照三千大千世界如來化身充滿其中三十二相八十種好具足莊數如三千大千世界一切卉木莖節枝葉是諸化佛同作是言十方諸佛釋迦如來同願正法久住於世以故雖有一切惡魔眷屬不能破壞如是等法大地可壞大海可燋須彌山王可碎如塵衆生諸心可合是一虛空可畫四大可轉諸佛誓願不可變易
이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셨다.
“아난아, 네가 마땅히 이 경전을 받아 가지고 읽어 외워 널리 연설하여라.”
해혜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회중에는 한량없는 큰 보살이 많은데, 부처님께서는 무슨 까닭에 아난에게 명령하사 받아 가지라 하시나이까?”
모든 대중들도 아난과 해혜보살 가운데 누구를 더 생각하고 계시는지 의심하고 있었다.
이때 세존께서 대중의 의심을 아시고 마하가섭에게 물으셨다.
“삼천대천세계에 중생 수가 얼마나 많으냐?”
007_0108_b_14L爾時世尊卽告阿難汝當受持如是等經讀誦廣說海慧菩薩言今此會中多有無量諸大菩薩來何緣顧命阿難令受持之時諸大衆咸有疑心海慧阿難誰念心多世尊知衆會疑告大迦葉三千大千世界衆生數爲多不
“매우 많나이다. 세존이시여.”
“가섭아, 설사 이러한 한량없는 중생이 다 사람의 몸을 얻어 항상 나의 법을 묻더라도, 내가 말하는 것은 다하거나 막힘이 없으리라. 선남자야, 하늘에서는 비가 내려도 막힘없으며, 모든 흐름은 바다에 들어가도 바다는 늘거나 줄지 않나니, 해혜보살이 받아 가질 시방의 불법도 이와 같으리라.
007_0108_b_20L甚多世尊假使如是無量衆生悉得人身常問如來如來所說不可窮盡無有障善男子如天降雨無有障礙一切衆流歸集大海而是大海無增無減海慧菩薩所可受持十方佛法亦復如是
007_0108_c_02L가섭아, 가령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중생이 원만히 갖춘 다라니가 아난과 같더라도 해혜보살이 받아 가질 법에 비하면, 백분․천분․백천만분의 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리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백천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 향과 꽃으로 해혜보살을 공양하였다.
이때 연화(蓮華)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사람이 전일하게 받아 가져 읽어 외우고 베껴 쓰고 그 뜻을 해설하며, 또 이 경전을 공양하고 공경한다면 어떠한 복을 받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7_0108_c_02L迦葉假使三千大千世界所有衆生具足摠持如阿難等欲比海慧所受持法百分千分百千萬分不及其一說是語時百千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以妙華香貢上供養海慧菩薩爾時蓮華菩薩白佛言世尊若有人能信順受持讀誦書寫解說其義供養恭敬如是經者得幾所福爾時世尊卽說偈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7보로 부처님 받들어도
이러한 경전 믿고 받아 가지며
읽고 외우는 복만 같지 못하리.
007_0108_c_11L若滿三千大千界
七寶奉施十方佛
不如信順是經典
受持讀誦福多彼

네 가지로 이루어진 모든 공덕은
부처님 말씀하신 한량없는 숫자니
보리심 내어서 법으로 보시하고
법답게 머물며 자비심 닦음이며,
007_0108_c_13L四法所成諸功德
佛說無量無邊數
發菩提心常法施
如法而住修集悲

부처님 말씀하신 4무량
지혜로운 이 듣고도 두려움 없나니
허공의 성품과 중생 경계가
여래의 지혜며 보리심이니라.
007_0108_c_15L佛說四法無邊量
智者聞已不怖畏
虛空之性衆生界
如來正智菩提心
007_0109_a_02L
이러한 법 보배 덩어리[法寶聚]를 말씀하실 때 시방에서 온 모든 보살들이 묘한 향과 갖가지 흥겨운 풍악으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이렇게 찬탄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약 누가 이 경전을 받아 가져 읽어 외우고 베껴 쓰고 해설하면, 얻는 공덕은 측량할 수 없어 시방의 부처님도 따르지 못할 것입니다. 그 까닭은 이 경전을 듣는 중생은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지 아니한 이가 없으므로 이 경전을 큰 보배 덩어리라 합니다.”
이때 여러 대중과 사람․하늘과 모든 성문 및 아난 등과 가루라․건달바와 세간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즐거이 받들어 행하였다.
007_0108_c_17L說如是等法寶聚時十方所來諸菩薩等以妙香花種種伎樂供養於佛尊重讚歎作如是言世尊若有人能受持讀誦書寫解說如是等經所得功德不可稱量十方諸佛說不能盡何以故世尊衆生若聞如是等經有不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是故此經名大寶聚爾時一切大衆人天一切聲聞及阿難等諸迦樓羅乾闥婆等及世閒人聞經歡喜信受奉行
大方等大集經卷第十一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본래대로 발원” 부분은, 이역본인 『불설해의보살소문정인법문경』에서는 “본래의 원력”으로 되어 있다.
  2. 2)산스크리트 gahṇṭa의 음역. 건치(犍稚) 또는 건퇴(犍槌), 혹은 건추(犍槌)라고도 한다. 승가의 모임이나 신호에 사용하는 나무로 만든 기구이다. 건퇴가 원어에 가장 가까운 발음으로 보인다.
  3. 3)이역본인 『불설해의보살소문정인법문경』에서는 아이가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에 빠져서 어머니와 친척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아버지가 나타나서 아이를 구한다는 내용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있지만 아이를 구제할 방편이 없는 어머니나 친척을 성문이나 연각에 비유하고, 방편으로 아이를 구한 아버지를 보살에 비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