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7_0236_b_01L
대방등대집경 제23권
007_0236_b_01L大方等大集經卷第二十三


북량 천축 담무참 한역
이진영 번역
007_0236_b_02L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10. 허공목분 ②

2) 세간목품(世間目品)
007_0236_b_03L虛空目分第十之二中世閒目品第二
그때 세존께서 두 눈썹 사이로부터 백호상(白毫相)의 광명을 방출하시니, 그 광명은 시방 여러 불세계의 해와 달, 별과 구슬, 불과 등잔 따위가 비추는 곳을 다 덮고 온갖 돌산과 험악한 가시들은 다시 나타나지 않으며, 시방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의 중생은 이 광명을 보고나서 각각 전일한 마음으로 착한 일을 생각하고 그 중 여러 부처님들은 이 광명을 본 뒤에 각기 자기들의 대중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007_0236_b_04L爾時世尊卽放眉間白毫相光悉蔽十方諸佛世界日月星宿珠火燈明所照之處一切石山諸惡刺棘爲不復現十方無量恒河沙等世界衆生見是光已各各繫念思惟善事其中諸佛見是光已各告己衆而作是言
“선남자야,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거쳐 그곳에 사바세계가 있어서 다섯 가지 더러움을 갖추고, 석가모니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하는 부처님이 출세하셨는데, 한량없는 세계의 한량없는 보살과 한량없는 성문이 다 그 국토에 모여 그 부처님 앞에 앉고 그 부처님은 법행(法行)과 법목(法目) 다라니문을 연설하시느니라.
007_0236_b_10L善男子過於無量恒河沙世界彼有世界名曰娑婆具足五滓有佛出世號釋迦牟尼如來正遍知明行足善逝世間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世尊無量世界無量菩薩無量聲聞悉集彼土坐彼佛前彼佛卽爲宣說法行法目陁羅尼門
여러 성문을 위해 법행을 말씀하시고는 큰 광명을 방출하고 장차 정목(淨目) 법문 다라니를 연설하시어 중승(中乘)들을 위해서는 연각의 과를 얻게 하고, 보살을 위해서는 장엄하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게 하고, 10지(地)와 여래의 18불공법(不共法)을 원만히 갖추고 물러나지 않는 바퀴를 굴리고 3악취를 파괴하고 여덟 가지 성인의 도를 닦아서 위없는 과를 얻게 하려고 하시느니라.”
007_0236_b_17L爲諸聲聞說法行已放大光明將欲演說淨目法門陁羅尼法爲中乘者得緣覺果爲諸菩薩莊嚴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具足十地如來十八不共之轉不退輪壞三惡趣令修八聖得無上果
007_0236_c_01L그때 시방세계의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의 대중이 이 말씀을 듣고는 각각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저 사바세계의 설법하는 곳에 가서 이러한 정목 법문을 받아 듣고자 합니다.”
그때 한량없는 보살 대중이 다 함께 사바세계에 와서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007_0236_c_01L爾時十方恒河沙等世界諸衆聞是語已各各白佛言世尊我欲往彼娑婆世界至說法處聽受如是淨目法門爾時無量諸菩薩衆悉共來詣娑婆世界到於佛所頭面禮拜卻坐一面
이때 이 세계의 한량없는 범천(梵天)도 부처님 계신 곳에 이으러 공양 공경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고 백억의 마천(魔天)과 백억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백억의 도솔천(兜率天)과 백억의 제석천(帝釋天)과 백억의 사천왕천과 백억의 일월천(日月天)과 백억의 자재천(自在天)과 백억의 염라왕(閻羅王)과 백억의 지귀(地鬼)와 4백억의 아수라(阿修羅)와 4백억의 용왕(龍王), 이러한 무리들도 다 부처님 계신 곳을 향하여 공경히 공양하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고, 한량없는 사문․바라문은 다 신통을 얻어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서 공경히 공양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007_0236_c_06L時此世界無量梵天往至佛所供養恭敬卻坐一面百億魔天百億化自在天百億兜率天百億夜摩天百億帝釋天百億四天王天億日月天百億自在天百億閻羅王百億地鬼四百億阿修羅四百億龍如是等衆悉向佛所恭敬供養卻坐一面無量沙門及婆羅門悉得神來向佛所恭敬供養卻坐一面
여러 세계의 외도(外道)와 상사(相師)들은 이 광명을 볼 때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같은 광명은 해와 달이나 별의 밝음이 아니고 반드시 이상한 광명이므로, 이렇게 된다면 오래지 않아 일곱 해[日]가 한꺼번에 나와서 사방 바다와 수미산왕(須彌山王)의 온갖 초목을 마르게 할 것이고, 그런 뒤에는 욕계(欲界)에 화재(火災)가 마땅히 일어나리라.’
007_0236_c_14L世界中外道相師見光明時作是思如是光者非是日月星宿之明是異光如是不久七日竝出當燋四海須彌山王一切草木其後欲界火災當出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앞으로 오래지 않아서 반드시 독(毒)을 뿌려 온갖 것을 해롭게 하리라.”
또 어떤 이는 말하였다.
“이제부터 얼마 뒤에는 반드시 흉기[刀]를 뿌려 모든 사람과 물체를 해롭게 하리니, 이런 험악한 시기가 장차 닥쳐온다면 누가 구제하랴.”
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 사문은 온갖 것을 가엾게 여기시므로, 그 수명만은 구제하여 주시리라.”
007_0236_c_19L或復有言卻後不久必當雨毒害於一切或復有言卻後不久必當雨刀害諸人物惡時將至誰能救或復有言瞿曇沙門憐愍一切是能救施其壽命
007_0237_a_01L그때 온갖 한량없는 중생들은 지심으로 염불하고, 염불하고 나서는 곧 이 큰 보배 궁전을 보게 되어 부처님의 힘으로 보배 궁전 가운데 이르렀다.
007_0236_c_23L爾時一切無量衆生至心念佛念已卽見是大寶坊佛力故卽至坊中
그때 바사닉왕(波斯匿王)이 부처님의 신통력으로써 보배 궁전 가운데 이르렀고, 우전야나왕(憂塡耶那王)․악성왕(惡性王)․수두단왕(輸頭檀王)․마혜타왕(摩醯陀王)․수타사나왕(修陀奢那王)․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 등 이러한 왕들도 부처님의 힘으로 인하여 다 보배 궁전 가운데 이르러 공양․예배하고는 차례로 앉아서 각각 이런 생각을 하였다.
007_0237_a_02L爾時波斯匿王以佛神力故亦見寶坊以佛力故得到坊中憂塡耶那王惡性王輸頭檀王摩醯陁王修陁奢那王頻婆娑羅王如是等王亦因佛力得見寶坊悉至坊中供養禮拜次第而坐各作是念
‘지금 이 대중 속에는 큰 선인(仙人)도 있고 부처님 세존도 계시니, 이 광명의 인연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선인에게 묻는 것이 옳을까, 그렇지 않으면 부처님께 묻는 것이 옳을까.’
007_0237_a_07L今此衆中有大仙人有佛世尊此光因緣今當問誰當問仙人問佛可耶
그때 수타사나왕이 말하였다.
“여기에 전발(電髮)이라 하는 큰 바라문 스승이 계시어 상법(相法)을 잘 알고 해설도 잘 하니, 이 스승에게 묻는 것이 옳으리라.”
007_0237_a_09L爾時須陁舍那王言我今有大婆羅門師名曰電髮善知相法能解能說是最可問
전발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온갖 상서(相書)를 널리 보았지만, 도무지 이런 일이 없었습니다. 나는 실상 이 광명의 상서를 알 수 없습니다. 염부제(閻浮提) 안에 5백 명의 온갖 상법을 아는 스승[相師]들이 있지만 다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007_0237_a_12L電髮聞已卽作是言我所博覽一切相書都無此事我實不能解此光瑞閻浮提中一切相師其數五百悉不能解
그때 빈바사라왕이 여러 왕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왜 미친 짓을 하는가, 이 대중 가운데 석가모니라 하는 부처님이 계시어 온갖 지혜를 갖추고 세간과 출세간의 상을 잘 알며, 열두 조목의 훌륭한 상서를 통달하고 큰 슬픔[大悲]으로써 온갖 중생을 가엾이 여겨 진실한 말과 바른 말을 하시니, 오직 부처님만이 이 광명의 보응(報應)을 말씀하여 주시리라.”
007_0237_a_15L爾時頻婆娑羅王語諸王言汝何故狂此大衆中有佛號釋迦牟尼具一切智善知世間出世間相了十二月善相之書大悲憐愍一切衆生實語正語唯佛能說是光報應
그때 여러 왕과 온갖 대중이 높이 우러러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을 위해 열두 조목의 상서를 말씀하여 주옵소서.”
007_0237_a_20L爾時諸王及諸大衆一切仰共白佛言世尊唯願如來爲我等說十二月相書
부처님께서 대왕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큰 모임에서는 세간의 상서를 설할 수 없다오.”
007_0237_a_22L佛言大王今此大會不應宣說世間相書
007_0237_b_01L빈바사라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모임 속의 중생들이 여래의 모든 공덕을 믿지 않고 또 이 온갖 슬기로운 사람도 믿지 않으니, 원컨대 이러한 의심을 무너뜨리기 위해 연설하옵소서. 이 여러 중생도 듣는다면 기뻐하여 신심을 낼 것이고 신심을 낸다면 출세하는 도를 설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중생도 마땅히 즐겁게 받음으로써 쉽게 조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007_0237_a_23L頻婆娑羅王白佛言世尊今此會中有諸衆生不信如來所有功德又不信是一切智人唯願破壞如是疑心而宣說之是諸衆生若得聞已心生喜信生信心已乃可爲說出世之道如是衆生亦當樂受易可調伏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지심으로 들으십시오, 내 마땅히 말하겠습니다. 대왕이여, 옛날 설산(雪山)에 바가바(婆伽婆)라는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과일과 풀뿌리를 먹으면서 자비심을 닦았어도 여러 번뇌를 제거하지 못하고 탐욕의 마음을 조복하지 못하였었습니다. 때마침 그가 머무는 곳에 암호랑이[雌虎] 한 마리가 있었는데, 곧 암범과 함께 정욕을 통하였습니다. 범은 이내 잉태하여서 만삭이 되자, 선인의 처소에서 열두 아들을 낳았습니다.
007_0237_b_06L佛言大王至心諦聽我當說之大王往昔雪山有一仙人名婆伽婆食果草根修集慈心而不能除諸煩惱結不能調伏貪欲之心時彼住處有一雌虎卽共行欲虎便懷妊日月已滿至此人所產十二子
그때서야 선인은 마음으로 가엾이 여겨 곧 목욕시켜 먹이고, 어미 범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때에 맞춰 젖을 먹이면서 길렀습니다. 그때 선인은 열두 아들에게 각각 이름을 정하는데, 첫째는 갈가(竭伽), 둘째는 발가파(跋伽婆), 셋째는 호랑이[虎], 넷째는 사자(師子), 다섯째는 담중(擔重), 여섯째는 바라타사(婆羅墮闍), 일곱째는 보행(步行), 여덟째는 바라노(婆羅奴), 아홉째는 건식(健食), 열째는 악성(惡性), 열한째는 사자담(師子擔), 열두째는 건행(健行)이라 하였습니다.
007_0237_b_11L是時仙人心憐愍故卽取洗浴而哺養之虎母心愛隨時乳養爾時仙人各爲立名一名竭伽二名跋伽婆名爲虎四名師子五名擔重六名婆羅墮闍七名步行八名婆羅奴九名健食十名惡性十一名師子擔十二名健行
이 열 두 아들의 나이 7세가 되어 풀뿌리와 꽃 과일을 먹기 시작하자, 그들의 부모가 한꺼번에 죽었습니다. 그래서 열두 아들은 슬픔과 수심을 품고서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기를, ‘어찌하여 하루아침에 귀의할 곳이 없어졌는가’라고 외쳤습니다.
007_0237_b_18L是十二子年始七歲食草根華是時父母俱時命終時十二子心懷愁惱仰天號哭如何一旦無所歸
007_0237_c_01L이때 나무귀신[樹神]이 있다가 이 소리를 듣고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여러 동자여, 울지 말라. 귀의할 곳이 있게 되리라. 이른바 범천(梵天)은 중생을 가엾이 여기니, 너희들은 응당 밤낮 여섯 시에 깨끗이 목욕하고 허공을 향하여 지심으로 예배하고는 이 슬픈 사정을 범천에게 알려 도움을 구하라. 범천은 마땅히 걸림 없는 하늘귀[天耳]로써 너희들의 소리를 들을 것이며, 듣고 나서는 너희들 머무는 곳에 와서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너희들의 어리석음과 어둠을 부수고 지혜의 광명을 베풀어 주리라. 만약 지혜를 얻는다면, 모든 하늘도 마땅히 너희들에게 공양할 것이거늘, 하물며 세간 사람에 있어서는 말할 것도 없느니라.”
007_0237_b_21L時有樹神聞是聲已作如是言童子且莫啼哭有歸依處所謂梵天憐愍衆生汝等應當晝夜六時淨自洗浴向於虛空至心禮拜求哀梵天梵天當以無㝵天耳聞汝等聲聞已當來至汝住處以憐愍故來已當壞汝等癡闇施慧光明得智慧已一切諸天當供養汝況世間人
이때 열두 아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그의 가르침과 같이 열두 해 동안 실행하였습니다. 그런 뒤에야 범천이 그 소리를 듣고 곧 삼십삼천에 내려왔습니다.
007_0237_c_05L時十二子聞是語已如教而行經十二年然後梵天乃聞其聲卽來下至三十三天
그때 제석(帝釋)이 범천이 오는 것을 보고는 곧 공양한 다음, 다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대사여, 어느 곳으로 가시려 합니까?’
‘교시가(憍尸迦)여, 그대는 저 설산 속에 있는 열두 선인을 보지 않았습니까. 교시가여, 같이 저곳으로 갑시다.’
007_0237_c_07L爾時帝釋見梵天來卽前供養旣供養已卽復白言大士欲何所至憍尸汝不見彼雪山之中十二仙耶尸迦可共往彼
이때 제석천왕(桓因)도 한량없는 하늘과 더불어 함께 설산 속에 내려왔습니다.
그러자 열두 선인은 범천이 오는 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예배하고 공양하였습니다.
007_0237_c_11L時釋提桓因與無量相隨俱下至雪山中時十二仙見梵天來歡喜踊躍禮拜供養
그때 범천은 열두 동자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들은 무슨 까닭으로 열두 해 동안이나 정근하고 고행하면서 나에게 공양하였는가. 무엇을 요구하려 함인가, 어떤 명성(名聲)과 색․힘․재물․보배거나 또는 성인의 도와 지혜 또는 여러 하늘의 몸을 구하려고 그렇게 하였는가?’
007_0237_c_13L時梵天王告十二童子汝等何故十二年中精勤苦行供養於我欲何所求爲求名色力財寶聖道智慧諸天身耶
007_0238_a_01L그때 갈가(竭伽) 선인이 범천에게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대사여, 저희들은 이제 그러한 따위 일을 요구하지 않고 중생을 위해 지혜를 구하고자 합니다.
저희들은 고독하고 유치합니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마음대로 자라나서 가르쳐 주시는 이가 없사오니, 원컨대 대사께서 저희들에게 지혜를 베푸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착하고 나쁜 업을 알고 중생들의 착하고 나쁜 업도 알고 또 중생의 국토․도시와 찰리(刹利)․바라문․비사(毘舍)․수타(首陀)․남녀․대소의 착하고 나쁜 모양과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일이며, 여러 왕으로서 나라를 탐내어 만족을 모르고 전쟁을 일으켜 서로 치거나 쇠(衰)하고 왕성한 따위의 모양을 알게 하여 주옵소서. 만약에 저희들이 알고 난다면 마땅히 방편으로써 그들을 가르쳐 나쁜 모양을 없애고 즐거움을 받게 하겠나이다’고 하였습니다.’”
007_0237_c_16L竭伽仙白梵天言大士我今不求如是等事我欲求智慧爲衆生故我等孤少失覆蔭自隨其心無教告者願大士施我智慧令我識知善惡等及了衆生善惡等業亦知衆生城邑剎利婆羅門毘舍首陁男女大小善惡等相受苦樂事諸王貪國無厭足者興兵相伐衰盛等相若我知已當以方便教滅惡相令得受樂

3) 미륵품(彌勒品)
007_0238_a_02L大方等大集經虛空目分中彌勒品第三
그때 미륵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마음으로 염하면서 게송을 읊어 부처님께 여쭈었다.
007_0238_a_03L爾時彌勒菩薩卽於佛前心念說偈問於如來

도로(途路)가 없어도
바퀴의 굴림은 있다네.
여래도 온갖 도(道)에
머물지 않으시니,
도 아닌 것에서 도를 보고
도에서 도 아닌 것을 보시네.
007_0238_a_05L非有途路
而有輪轉
如來亦不
住一切道
非道見道
道見非道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도 아닌 것이란, 바로 이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아서 지혜가 아닌 것이니라. 지혜의 경계가 아니므로 밝음도 아니고 어둠도 아니고 항상함[常]과 끊김[斷]도 아니고 선과 악도 아니고 색음(色陰)이나 내지 식음(識陰)도 아니어서, 이를 실성(實性)이라 하고 법성(法性)이라 하고 온갖 행이라 하고 일체 법의 진실제(眞實際)1)라 하고 도 아님이라 하느니라.
007_0238_a_07L佛言善男子非道者卽是不出不滅不住非智非智境界非明非闇非常非斷非善非惡非是色陰乃至識陰是名實性是名法性名一切行名眞實際是名非道
이러한 도에 여러 부처님들은 법바퀴[法輪]를 굴리시지만, 이러한 도에 탐착하지 않나니, 만약 중생으로서 도를 도 아닌 것이라 보고 도 아닌 것을 통달하거나 세 가지 도를 알지 못함이니라. 여래만은 다 이를 분별 해설하고 또 도를 끊느니라.
007_0238_a_12L如是中道諸佛如來轉於法輪而不貪著如是諸道若有衆生道見非道非道見道如是衆生不能達於道與非道及知三道如來悉能分別解說及以斷道
선남자야, 여래 세존은 도 없는 데에서 법바퀴를 굴리나니, 이는 중생의 세 가지 도를 파괴하기 때문이니라. 어떤 것을 세 가지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번뇌의 도, 둘째는 괴로움의 도, 셋째는 업의 도다. 업의 도는 이른바 지어감[行]과 존재[有]요, 번뇌의 도는 이른바 무명(無明)과 애욕[愛]과 취함[取]이요, 괴로움의 도는 이른바 식별[識]과 이름과 색[名色]과 6입(入)과 닿임[觸]과 느낌[受]과 나고 늙고 죽음 따위이니라. 이러한 세 가지 도는 무슨 인연으로 존재하느냐 하면, 닿임[觸]의 인연이기 때문이니라.
007_0238_a_16L善男子世尊於無道中而轉法輪爲壞衆生三種道故何等三道煩惱道苦道三者業道業道者所謂行有煩惱道者所謂無明愛取苦道者謂識名色六入觸受生老死等如是三道何因緣有觸緣故有
007_0238_b_01L선남자야, 눈은 색을 봄으로써 사랑하는 마음을 내나니, 사랑하는 마음은 곧 무명이니라. 사랑을 위해서 업을 짓는 것을 지어감이라 하고, 지심으로 전일하게 염하는 것을 분별이라 하고, 분별이 물질과 함께 지어가는 것을 이름과 색이라 하고, 6처(處)를 탐내는 것을 6입(入)이라 하고, 입(入)으로 인하여 느낌을 닿임[觸]이라 하고, 탐착하는 마음을 애욕[愛]이라 하고, 이러한 법을 취함[取]이라 하고, 이러한 법이 나는 것을 존재[有]라 하고, 차례로 끊어지지 않음을 난다 하고, 차례로 끊어짐을 죽음이라 하고, 생사의 인연으로 뭇 괴로움이 닥치는 것을 번뇌라 하나니, 내지 식별의 법이 인연을 따라 탐내는 것도 그러하니라.
007_0238_a_22L善男子眼見色而生愛心愛心者卽是無明爲愛造業卽名爲行至心專念名之爲識識共色行是名名色六處生貪是名六入因入求受名之爲觸貪著心者卽名爲愛求是等法名之爲取如是法生是名爲有次第不斷名之爲生次第斷故名之爲死生死因緣衆苦所逼名之爲惱乃至識法因緣生貪亦復如是
이와 같은 12인연은 한 사람의 한 생각마다 다 갖추어 있어서 이 인연이 나는 것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인(因)으로 나고, 둘째는 처음으로 나고, 셋째는 도(道)로 나는 것이니라.
007_0238_b_08L如是十二因緣一人一念皆悉具足出有三種一者因出二者初出三者道出
만약에 비구가 법행을 수행하여 모든 사랑하는 마음의 모습을 관찰함에는 마땅히 이렇게 관찰해야 하느니라. 사랑하는 마음은 곧 무명이요, 무명의 바탕은 두 가지 허물을 내나니, 첫째는 지어감을 내고, 둘째는 식별을 낸다. 식별도 두 가지가 있으니, 이름을 내고 색을 내는 것이다. 이름과 색에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머묾이 없고, 둘째는 6입(入)을 일으키는 것이다. 6입도 두 가지가 있으니, 욕심을 싫어하지 않음과 닿임[觸]을 내는 것이다. 닿임도 두 가지가 있으니, 느낌[受]의 마음과 느낌[受]을 구하는 것이다.
007_0238_b_10L若有比丘修行法行觀察所有愛心相貌比丘當觀若有愛心卽是無明無明之體能出二過一者出行二者出識識亦有二出名二者出色名色亦二一者無住住六入六入亦二不厭欲能生觸觸亦有二生受心二者求受
느낌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고, 둘째는 탐심과 애욕[愛]을 내는 것이다. 애욕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얽어 묶음이 견고하고 둘째는 취함[取]을 구함이다. 취함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탐심이고, 둘째는 존재[有]를 구함이다. 존재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즐거이 머묾과 둘째는 나는 인연이다. 나는 것도 두 가지가 있으니, 나서 늙음과 괴로움의 인연이다. 늙음도 두 가지가 있으니, 장엄한 빛을 파괴함과 죽는 원인을 지음이다. 죽음도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수명을 파괴하고 둘째는 사랑과 이별함이니, 이를 나는 인[出因]이라 하느니라.
007_0238_b_17L受亦有二受苦樂生貪愛愛亦有二一者繫縛堅固二者求取取亦有二一者貪心二者求有有亦有二一者樂住生因緣生亦有二一者生老二者苦緣老亦有二壯色作死因死亦有二壞壽命愛別離是名出因
어떤 것이 처음으로 나는 것인가 하면, 만약 비구로서 법행을 닦아서 이러한 법은 나기도 하고 멸하기도 한다고 관찰한다면, 이는 처음으로 나는 것이라 하느니라.”
007_0238_b_23L云何初出若有比丘修集法行觀如是法亦出亦滅是名初出
007_0238_c_01L그때 세존께서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도(道)의 나는 것인가 하면, 비구가 도를 봄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지어감[行]의 행이요, 둘째는 지혜의 행이다. 교진여야, 너는 이 지어감의 행과 지혜의 행을 아는가?”
007_0238_c_01L爾時世尊告憍陳如云何道出若比丘見道有二種一者行行二者慧行憍陳如汝頗知是行行慧行耶
교진여는 아뢰었다.
“아직 알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여래께서 12인연을 관찰하시어 비구로 하여금 큰 지혜를 얻고 모든 번뇌를 부술 수 있도록 분별 해설하옵소서. 비구들이 듣고 나서는 갖추어 받아 지니겠나이다.”
007_0238_c_04L憍陳如言未知世尊唯願如來爲觀十二因緣比丘得大智慧壞諸煩惱分別解說比丘聞已當具受持
그때 세존께서 보당(寶幢)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자못 숨[息]을 내쉬고 들이쉬는 것을 아는가?”
007_0238_c_06L爾時世尊告寶幢童子善男子汝頗能知息出入不
“알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不也世尊
“선남자야, 법행 비구는 먼저 무명과 지어감과 내지 늙고 죽음을 관찰하느니라. 무명을 관찰하는 것이란, 먼저 중음(中陰)에서 부모로부터 생기는 탐애(貪愛)하는 마음을 관찰함이니, 사랑하는 인연으로써 4대가 화합하여 정기와 혈액(精血), 두 물방울이 한 물방울로 이루어져서 콩알[豆子]처럼 크게 된 것을 가라라(歌羅羅)라 하느니라.
007_0238_c_08L善男子行比丘先觀無明乃至老死云何名爲觀於無明先觀中陰於父母所生貪愛心愛因緣故四大和合精血二渧合成一渧大如豆子名歌羅羅
이 가라라에는 세 가지 일이 있으니, 첫째는 목숨[命], 둘째는 식(識), 셋째는 난위(煖位) 등이다. 과거세상 업연(業緣)의 과보(果報)로써 지음과 받는 것이 없이 처음 숨의 드나듦을 무명이라 한다. 가라라 때에 기식(氣息)의 드나듦이 또 두 갈래가 있으니, 이른바 어머니 기식의 오르내림에 따라 이레 만에 한 번 변하는데, 숨의 드나듦을 수명이라 하고 이를 풍도(風道)라 하며, 냄새 나거나 뭉그러지지 않음을 난위라 하고, 이 속의 마음[心]과 뜻[意]을 식(識)이라 하느니라.
007_0238_c_12L歌羅羅有三事一命二識三煖過去世中業緣果報無有作者及以受者初息出入是名無明歌羅羅時氣息入出有二種道所謂隨母氣息上下七日一變息入出者名爲壽命是名風不臭不爛是名爲煖是中心意之爲識
007_0239_a_01L선남자야, 만약 벽지불과(辟支佛果)를 얻으려고 함에는 마땅히 이러한 12인연을 관찰한 뒤에 3수(受)의 인연, 5음(陰), 12입(入), 18계(界)를 관찰할지니라. 관찰함이란 어떤 것인가 하면, 염하는 마음에 따라 숨의 드나듦을 관찰하고 몸의 내부와 피부․뼈․살․뇌수는 공중의 구름 같다고 관찰하고, 이 몸 속의 바람도 그러하여 바람이 있으므로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고 가득 차기도 하고 마르기도 하고 더 자라나기도 하는 것을 관찰함이니, 그러므로 숨의 드나듦을 몸의 행[身行]이라 하며, 드나드는 숨은 각(覺)과 관(觀)을 따라 나기 때문에 뜻의 행[意行]이라 하며, 화합하여 소리를 내기 때문에 입의 행[口行]이라 하느니라.
007_0238_c_19L善男子若有欲得辟支佛果當觀如是十二因緣後觀三受因緣五陰十二入十八界云何爲觀隨於念心觀息出息入觀於內身皮膚肌肉筋骨髓腦如空中雲是身中風亦復如是有風能上有風能下有風能滿有風能燋有能增長是故息之出入名爲身行以出入息從覺觀生名意行和合出聲名爲口行
이러한 세 가지 인연으로써 분별이 생기고 분별의 인연으로써 4음(陰)과 색음(色陰)이 있나니, 그러므로 이름과 색[名色]이라 하느니라.
007_0239_a_04L以如是等三行因緣故有識生識因緣故則有四陰及以色陰故名名色
5음(陰)의 인연에서 분별은 여섯 경계에서 행하므로 6입(入)이라 하고, 감관과 경계가 상대하므로 닿임[觸]이라 하고, 닿임의 인연인 까닭에 색을 염함에서 법을 염하기에 이르므로 느낌[受]이라 하고, 색 내지 법에 탐착하므로 애욕[愛]이라 하고, 애욕의 인연으로 사방에 탐색하므로 취함[取]이라 하고, 취함의 인연으로서 후세의 몸을 받으므로 존재[有]라 하고, 존재하는 인연으로서 나고 늙고 죽는 따위의 갖가지 괴로움이 있나니, 이것을 5음과 12입과 18계와 12인연의 큰 숲이라 하느니라.
007_0239_a_06L五陰因緣行六處故名六入情塵相對故名爲觸因緣故念色至念法是名爲受貪著於色乃至於法是名爲愛愛因緣故四方求覓故名爲取取因緣故受於後身故名爲有有因緣故有生老死種種諸苦是名五陰十二入八界十二因緣之大樹也
그러므로 드나드는 숨을 인연하여 능히 온갖 괴로움과 번뇌를 낳게 되기 때문에 범부는 날 때도 번뇌에 얽매임이 되고 죽을 때에도 그와 같아서 마음의 자재를 얻지 못하고 삼매를 얻지 못하고 모든 번뇌를 다하지 못하느니라.
007_0239_a_13L是故緣出入息能生一切諸苦煩惱是故凡夫生時亦爲煩惱繫縛死時亦爾終不能得身心自在不得三昧不盡諸漏
만약에 비구가 드나드는 숨을 관찰함에는, 공중의 바람이 나와 내 것 없고 지음과 받는 것이 없어 인연에 따라 나고 인연에 따라 사라지므로 모양 없고 물질 없고 각(覺)과 관(觀)이 없는 것처럼, 중생의 바람도 그와 같아서 4대(大)가 함께 행하여 가라라(歌羅羅)가 될 적에 아홉 구멍에서 9만 9천의 구멍에 이르기까지 조작 없고 느낌 없으며, 이 바람은 이러한 육단(肉段)에 드나들고 이 인연으로 무명에서 늙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괴로움을 모으느니라.
007_0239_a_16L若有比丘觀入出息如空中風無我我所無有作者及以受者從緣而生從緣而滅無相無物無有覺觀衆生風者亦復如是共四大行生歌羅羅九孔乃至九萬九千諸孔出入無作無受是風出入如是肉段以是因緣有無明乃至老死衆苦聚集
007_0239_b_01L선남자야, 마치 허공이 물질 없고[無物] 나 없음[無我]과 같이, 드나드는 모든 숨과 땅․물․불․바람과 수명(壽命)․난위[煖]․식(識)과 무명 내지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도 그러하니라.
중생은 뒤바뀌어서 나 없는 가운데에 헛되게 나를 보며 이러한 허공과 같은 법에서 음․계․입의 생각을 일으키므로, 온갖 범부는 이 뒤바뀜을 인하여 나고 죽음에 돌아다니기를 다함이 없느니라.
007_0239_a_23L男子譬如虛空無物無我出入諸息地水火風壽命煖識無明乃至生老病死亦復如是衆生顚倒於非我中而撗見我於如是等同虛空法作陰界入想一切凡夫因是顚倒輪轉生死無有窮已
만약에 법행 비구가 이 숨이 차면 온몸도 차다고 관찰한다면 이 숨이 따뜻하면 온몸도 따뜻하다고 관찰한다면 이 몸은 그때 뜻에 따르고 바람에 따르나니, 차다고 관찰할 때에 선정을 얻지 못하고, 선정의 덩이[聚]에 들어가지 못하면 이 사람은 차가운 지옥 속에 떨어질 것이고, 따뜻하다고 관찰할 때 선정을 얻지 못하고 선정의 덩이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이 사람은 뜨거운 지옥 속에 떨어지리라.
007_0239_b_06L若法行比丘觀是息冷則擧身冷觀是息煖則擧身煖是身爾時隨意隨風若觀冷時不得禪定不入定聚是人則墮冷地獄中若觀煖時不得禪定不入定聚是人則墮熱地獄中
이와 같이 불제자로서 법행을 닦음에 있어 드나드는 숨이 차고 따뜻한 때를 관찰한다면, 곧 바른 도를 얻을 것이며, 법행 비구로서 여실히 무명 내지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관찰하여 마음에 뒤바뀌지 않는다면, 이를 정목(淨目) 다라니라 하느니라.
007_0239_b_11L若佛弟子修集法行觀察出入息冷煖等時則得正道法行比丘如實觀察無明乃至生老病死心不顚倒是名淨目陁羅尼也
선남자야, 네가 만약 이 다라니를 받는다면 곧 진실히 드나드는 숨을 관찰하게 되리라.”
007_0239_b_14L善男子若能受是陁羅尼卽是眞實觀入出
보당보살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의 경계는 헤아릴 수 없으므로, 이는 성문과 벽지불로서 미칠 바가 아니겠나이다.”
007_0239_b_16L寶幢菩薩白佛言世尊諸佛境界不可思議非是聲聞緣覺所及
그때 사천왕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이 유포되는 곳을 따라 저희들은 마땅히 따라다니면서 모시어 수호할 것이며, 모든 나쁜 일을 다 소멸하겠나이다.”
007_0239_b_17L爾時四天王白佛言世尊隨是經典所流布處我等要當隨侍守護所有惡事悉令消滅

4) 사무량심품(四無量心品)
007_0239_b_20L大方等大集經虛空目分中四無量心品第四
007_0239_c_01L그때 빈바사라(頻婆娑羅)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러 성문․벽지불들이 법행을 수행하므로 인하여 염부제(閻浮提)에는 병들거나 굶주리거나 나쁜 일을 없게 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4무량심(無量心)을 닦음에 있어, 만약 4성(姓)으로서 공양하고 공경한다면 얼마만한 복을 얻겠습니까?”
007_0239_b_21L爾時頻婆娑羅王白佛言世尊因諸聲聞辟支佛等修行法行令閻浮提無有疾疫飢饉惡事世尊菩薩摩訶薩修四無量心若有四姓供養恭敬得幾所福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만약 어떤 보살이 4무량심을 닦음에는 머무는 국토에 따라서 여덟 가지 훌륭한 일을 갖추게 되리니, 첫째는 그 국토의 인민들이 부모를 공양하고 부끄러움을 자라게 하고 사문․바라문과 늙은 사람과 덕 있는 이를 공경하고 계율을 받아 지닐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약 여러 국토에 많은 보살들이 4무량을 닦는다면, 그 국토의 인민은 다 이러한 처음 일을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
007_0239_c_03L佛告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具八上事一者其土人民供養父母增長慚愧恭敬沙門諸婆羅門耆舊有德受持禁戒大王若諸國土有諸菩薩修四無量其土人民則能成就如是初事
대왕이여,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곳에 따라 그 국토의 인민들은 자비심을 닦아서 살해하지 않고, 그 마음이 고르고 부드러워서 흐리거나 성내고 미워함이 없이 평등하여 둘이 없으리니, 이것이 그 둘째입니다.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재물과 보배를 탐내지 않고 보시하기를 즐기며 도둑질하는 마음을 가책하리니, 이것이 그 셋째입니다.
007_0239_c_08L復次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人民修集慈心遠離殺害其心調柔無有濁心瞋恚之心平等無二是名爲二復次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人民不貪財寶樂爲惠施呵責盜竊是名爲三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자기 아내에 만족하여 법 아닌 것을 멀리 여의고 욕심을 가책하리니, 이것이 그 넷째입니다.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진실한 말을 하고 파괴하는 말이 없으며 항상 착한 말을 닦으리니, 이것이 그 다섯째입니다.
007_0239_c_14L復次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人民自足妻色遠離非法呵責欲心是名爲四復次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人民眞語實語無破壞語常修善語是名爲五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질투하거나 흐리고 나쁜 마음이 없으리니, 이것이 그 여섯째입니다.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바른 소견이 그릇되지 않고 삿된 소견이 없으리니 이것이 그 일곱째입니다.
007_0239_c_19L復次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人民無有嫉妒濁惡之心是名爲六復次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人民正見不謬無有邪見是名爲七
007_0240_a_01L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다 삼보(三寶)를 공양 공경하고 나쁜 소견을 멀리 여의리니, 이것이 여덟째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의 인민은 이러한 여덟 가지 공덕을 원만히 갖추게 됩니다.
007_0240_a_01L復次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人民一切供養恭敬三寶遠離惡見是名爲八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人民具足如是八種功德
대왕이여,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는 여덟 가지 겁내거나 두려워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 여덟 가지란, 첫째는 안팎 군사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둘째는 모든 나쁜 귀신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셋째는 나쁜 성수(星宿)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넷째는 모든 나쁜 병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다섯째는 모든 모진 짐승의 두려움이 없음이요, 여섯째는 모든 나쁜 도둑의 두려움이 없으며, 일곱째는 가뭄과 장마의 두려움이 없으며, 여덟째는 모든 식량의 걱정이 없음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나라에는 이 같은 여덟 가지 두려움이 없습니다.
007_0240_a_05L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無有八怖畏事何等爲八一者無內外軍畏二者無諸惡鬼畏三者無惡星宿畏四者無諸惡病畏五者無諸惡獸畏六者無諸惡賊畏七者無諸旱澇畏八者無諸穀難畏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無有如是八畏
대왕이여,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곳에 따라 그 나라에는 여덟 가지 대장부를 원만히 갖추나니, 그 여덟 가지란, 첫째는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곳에서 깊이 선근을 심었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이요, 둘째는 또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세간에서 계를 닦고 많이 들었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입니다.
007_0240_a_13L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具足八大丈夫何等爲八一者有諸衆生已於過去無量佛所深種善根如是之人樂生其土二者復有衆生已於過去無量世中修戒多聞如是之人樂生其土
셋째는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세간에서 부모와 스승․스님과 늙은이 덕 있는 사람을 공양하였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이요, 넷째는 또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세간에서 하늘의 업을 성취하여 마땅히 하늘의 몸을 받겠으므로, 하늘 몸을 바꿔서 그 국토에 태어남이요, 다섯째는 또 어떤 중생은 3악취의 업을 파괴하였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입니다.
007_0240_a_18L三者復有衆生已於過去無量世中供養父母師長和上耆舊有德如是之人樂生其土四者復有衆生已於過去無量世中成就天業當受天身故轉天身來生其土五者復有衆生能壞一切三惡道業如是之人樂生其土
007_0240_b_01L 여섯째는 또 어떤 중생은 성문의 승(乘)을 갖추었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이요, 일곱째는 또 어떤 중생은 연각의 승을 즐겨하므로, 그 국토에 와서 태어남이요, 여덟째는 또 어떤 중생은 이미 과거 한량없는 세간에서 6바라밀을 닦았으므로, 이러한 사람이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즐겨함입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에 따라 그 국토에는 이러한 여덟 사람이 원만히 갖추어지는 것입니다.
007_0240_b_01L六者復有衆生具聲聞乘如是之人樂生其土七者復有衆生樂緣覺乘如是之人來生其土八者復有衆生已於過去無量世中修六波羅蜜是之人樂生其土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具足如是八
대왕이여, 보살이 이 4무량을 닦음에는 그가 머무는 나라를 따라 그 땅은 맛있는 물맛과 위없는 법의 맛과 중생의 맛을 원만히 갖추므로 온갖 중생은 마음으로 서로 친애하니, 이러한 중생은 이 몸을 버리고 나면 다시 천상에 태어나고 내지 새와 짐승도 다 그러합니다.
007_0240_b_08L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其地具足上地水味無上法味生之味一切衆生心相親愛如是衆生捨是身已復生天上乃至鳥獸亦復如是
대왕이여, 마치 한 광주리에 네 가지의 향, 말하자면 침수(沈水)․다가라(多伽羅)․우두전단(牛頭旃檀)․다마라엽(多摩羅葉)을 합친 네 냥[四兩]을 넣어 두고서, 어떤 네 성[四姓] 사람이 네 종류의 옷을 광주리 속에 둔 채 수일을 지난 뒤에 각각 자기의 옷을 찾아 가는데, 네 가지 향의 중량은 줄지 않고 이 옷 속에는 각각 냄새가 있는 것처럼, 보살이 4무량을 닦음으로써 머무는 나라마다 그 나라의 인민이 각각 갖가지 공덕을 성취하여도 보살에게는 아무런 줄어드는 것이 없습니다.”
007_0240_b_12L大王譬如一筐盛四種香沈水二者多伽羅三者牛頭栴檀四者多摩羅葉如是四香合有四兩有四姓人以四種衣置之筐中經數日已各自齎去而是四香銖兩不折然是衣中各各有香大王若有菩薩修四無量隨所住國其土人民各各成就種種功德而於菩薩無所損減
007_0240_c_01L그때 모임 가운데 정광(淨光)이란 보살이 있다가 무승(無勝)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 이미 더없는 이익을 얻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대는 항상 4무량을 닦았기 때문입니다.”
007_0240_b_19L爾時頻婆娑羅王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修四無量心不可思議何以菩薩摩訶薩自身修集能令無量無邊衆生得大利益爾時會中有一菩薩名曰淨光告無勝菩薩言善男子汝今已得無上利何以故汝常修集四無量心
무승보살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내가 이제 무슨 큰 이익을 얻었겠습니까. 이러한 법 속에는 지음 없고 받음 없고 깨달음이 없고 보는 것이 없고 아는 것이 없으며,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습니다.
007_0240_c_03L無勝菩薩言善男子我今云何得大利益如是法中無作無受無覺無見無知無此無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저 허공에 영락장엄(瓔珞莊嚴)을 그릴 수 있다’고 하지만 진실로 그럴 수가 없는 것처럼, 일체 법 또한 그러하여 출생하는 것이 없고 파괴되거나 멸함이 없으며 머무는 곳이 없고 각(覺)도 관(觀)도 없으며, 3해탈을 깨끗이 하여 모양과 조각과 원이 없습니다.
007_0240_c_06L善男子如人自言能畫虛空瓔珞莊嚴雖有是言眞實不能切諸法亦復如是無出無壞無生無無有處所無有覺觀淨三解脫無相無作無願
그와 같이 법계도 흔들리거나 흩어짐이 없고 모임과 걸림이 없고 흐림도 없고 그지없어서, 마치 허공과 같이 화합하는 일 없고 욕심과 성품 없고 보는 것도 말하는 것도 없고 법성(法性)이 무수하여도 적거나 많음이 없고 경계가 없고 둘 없고 집착 없고 한량없고 색 없고 소리 없이 고요하고 변함 없고 측량할 수 없으며, 마치 허공과 같이 견줄 데 없고 더 훌륭할 이 없고 항상함[常]과 끊김[斷]도 없고 보기 어렵고 알기 어렵고 생각하기 어렵고 견고하여 지어감이 없고 미워하거나 성내는 일이 없어 모든 부처님 세계를 포섭하나니, 이른 범행(梵行)이라 하고 4무량이라 합니다.
007_0240_c_10L如爾法界無轉無散合無㝵無濁無邊猶如虛空無有和合無欲無性無見無說法性無數無少無多無有境界無二無著無量無色無聲寂靜無變無量猶如虛空無比無勝無常無斷難見難知難可思惟堅固無行無有瞋恚攝諸佛界是名梵行名四無量
여래께서 이를 닦아서 마음에 만족함이 없이 부지런히 행하고 정하게 나아감을 불법의 큰 신념(信念)이며, 크게 방일하지 않음이며 지심으로 잊지 않음이라 하셨습니다.
007_0240_c_17L如來修集心無厭足勤行精進是名佛法大信大念大不放逸至心不忘
만약에 보살마하살이 이 같은 4무량심을 닦는다면, 이는 바로 보살의 보리의 아주 깊은 법계를 수행함입니다. 이러한 보살은 장차 무생법인(無生法忍)에 가까이 들어가고자 6바라밀을 행하여 모든 불법을 옹호하고 이미 제3의 참된 법 수순한 지혜[如法順忍]에 가까워 진실히 부처님 몸을 봅니다.
007_0240_c_19L若菩薩摩訶薩修集如是四無量心卽是菩薩修行菩薩甚深法界如是菩薩將欲近入無生法忍行六波羅蜜護諸佛法近第三如法順忍眞見佛身
007_0241_a_01L 능히 마군의 무리를 부수고 삿된 도를 부수며 생사의 물을 건너 큰 지혜 바다에 들고 온갖 부처님 경계에 통달하여 부처님의 공덕을 갖추어 장엄하고 지닌 색과 종성(種姓)과 재물은 중생보다 뛰어나고 차례로 여래의 법좌에 앉아 온갖 삼매와 다라니를 원만히 갖추어서 모든 성인에게 깔보이지 않게 됩니다.
007_0240_c_23L能摧魔衆及壞邪道度生死河入大智海達一切諸佛境界具足莊嚴諸佛功諸所有色種姓財物勝諸衆生第當坐如來法座具足一切三昧摠不爲一切聖人所輕
연각들의 찬탄을 받고 여러 부처님의 옹호함이 되며, 온갖 국토 중생들의 갖가지 말을 이해하고 모든 법에 있어서 받는 자와 베푸는 자를 보지 않고 또 설법하는 자나 설법 듣는 자가 없으며 머무는 것과 느끼는 것이 없어서 마치 허공과 같습니다.”
007_0241_a_05L爲諸緣覺之所讚歎常爲諸佛之所護念能解一切國土衆生種種語言於諸法中見受者及以施者亦無說者及聽法無有作者及以受者猶如虛空
정광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러기에 내가 그대는 이제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했다고 말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간에서 부지런히 닦았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만약 부처님으로서 10력(力)과 두려움 없음[無畏]과 온갖 불법을 얻고 집을 떠나 고행하여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고 묘한 법바퀴를 굴리어 큰 신통을 보이고 큰 열반에 든다면, 이러한 일은 다 4무량심을 인연함이요, 이와 같음은 곧 4무량의 결과가 되나니, 이런 이치가 있기 때문에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은 마땅히 4무량심을 닦아야 합니다.”
007_0241_a_09L光言善男子是故我言汝今成就無量功德何以故已於無量無邊世中勤修集故善男子若佛獲得十力無畏一切佛法出家苦行逮成正覺妙法輪示大神通入大涅槃如是等事悉皆因修四無量心如是卽是四無量果以是義故諸善男子及善女人應當修集四無量心
이 법을 연설할 때에 2만의 중생이 자비한 지혜[慈忍]를 따르게 되었고, 한량없는 중생이 4무량심을 갖추어 온갖 중생이 함께 부처님을 공양하였다.
007_0241_a_17L說是法時二萬衆生得隨慈忍無量衆生具四無量心一切大衆咸供養佛

5) 정목품(淨目品)
007_0241_a_19L大方等大集經虛空目分中淨目品第五
그때 무승의(無勝意)보살 동자가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자무량심(慈無量心)은 어떤 모양이 있고 어떤 바탕이 있으며, 어떠한 인연이고 어떠한 과보(果報)며 어떻게 원만히 갖춥니까?”
007_0241_a_20L爾時有一菩薩童子名無勝意長跪合掌白佛言世尊慈無量心有何等有何等體何等因緣何等果報何具足
007_0241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이 같은 아주 깊은 이치를 잘 물었도다.”
007_0241_b_01L佛言善哉善哉善男子能問如是甚深之義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곧 삼매에 드시니, 그 삼매를 일러, 중생을 조복하고 두려움이 없는[調伏衆生無所畏懼] 삼매라 하였다.
삼매에 드시자, 그 정수리 살상투[肉髻]로부터 큰 광명을 놓아 그 광명이 왕성하게 갖가지 빛으로써 두루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에 비추고, 다시 미묘한 소리를 내어 게송을 읊었다.
007_0241_b_02L爾時如來卽入三昧其三昧名調伏衆生無所畏懼入三昧已從其肉髻放大光明其光猛盛有種種色遍照無量無邊世界復出妙音而說偈言

진흙 속에서 연꽃 나고
또 갖가지 꽃이 나매
중생들 이것으로 부처님 공양하고
온갖 천신(天神)까지 공양하네.
007_0241_b_06L淤泥之中生芙蓉
亦復生於種種華
衆生以之供養佛
幷及一切諸天神

모든 나쁜 나라도 이와 같이
성인과 큰 보살을 낳는다면
조복하기 어려운 중생 조복하기를
마치 중생들이 꽃으로 공양하듯 하리.
007_0241_b_08L一切惡國亦如是
生諸聖人大菩薩
能調難調不調衆
猶如衆生華供養

사바세계의 나쁜 땅이지만
석가 부처님 거기서 설법하시니
한량없는 이익을 얻고자 한다면
응당 저 사바세계로 갈지어다.
007_0241_b_10L娑婆世界惡土地
釋迦住中宣說法
若欲獲得無量利
應當往彼娑婆界

한량없는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이 게송을 듣고 나서 각각 자기 나라의 부처님을 공양하며, 공양하고는 부처님의 신통력을 타고 다 사바세계에 모여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서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007_0241_b_12L無量世界所有衆生聞是偈已各各供養其土世尊旣供養已乘佛神力悉來集會娑婆世界至於佛所頭面禮拜卻坐一面
그때 이 세계의 보배 궁전 가운데에 한량없는 중생이 가득하였는데, 이 여러 중생이 각각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만이 여기에 와서 부처님을 공양하고 홀로 부처님 앞에서 바른 법을 묻는구나, 부처님은 나 한 사람을 위해서 설법하시는구나.’
007_0241_b_16L爾時此界大寶坊中無量衆生具足彌滿是諸衆生各作是念獨我至此供養如來獨在佛前諮問正法如來獨爲我一人說
그때 세존께서 무승의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사랑에는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중생의 인연, 둘째는 법의 인연, 셋째는 아무런 인연이 없음이니라.
007_0241_b_19L爾時世尊告無勝意童子善男子慈有三衆生緣二者法緣三者無緣
007_0241_c_01L 선남자야, 중생의 인연이란 다섯 갈래[五有]에 인연하나니, 범행보살이 6바라밀과 대자대비와 보살의 10지(地)를 원만히 갖추고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며 바른 법바퀴를 굴리고 한량없고 그지없는 중생을 조복하여서 그지없는 생사의 큰 물을 건너게 하며 한량없는 악마 무리를 부수어 큰 열반에 들고자 한다면, 이러한 보살은 마땅히 4무량심을 닦아야 하느니라.
007_0241_b_21L男子衆生緣者緣於五有若有法行菩薩欲得具足六波羅蜜大慈大悲菩薩十地速得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轉正法輪調伏無量無邊衆令度無邊生死大河欲壞無量惡魔伴黨入大涅槃如是菩薩應當修集四無量心
어떤 것이 닦는 것인가 하면, 보살마하살이 하방(下方) 중생으로부터 내지 상방(上方)의 온갖 중생을 위하여 사랑하는 마음을 닦되, 여러 중생 보기를 부모․스승․화상과 같이 하고 부처님․성문․연각과 같이 하여서, 그때 이런 생각을 해야 하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나에게 그릇 나쁜 일을 일으킬지라도 보살은 이렇게 생각해야 하느니라.
007_0241_c_05L應云何修若菩薩摩訶爲下方衆生乃至上方一切衆生修集是慈視諸衆生如父如母如師和上如佛世尊聲聞緣覺爾時作如是思惟若有衆生撗於我所起諸惡事菩薩爾時應作是念
≺내가 이 나쁜 중생을 미워한다면 시방 부처님들이 보시는 바에 큰 수치가 될 것이고 또 마땅히 가책을 받으리라. 어떻게 이 사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면서도 스스로 그 마음을 조복하지 못한다고 이르랴.
007_0241_c_10L≺若我瞋是惡衆生者則爲十方諸佛所見大可恥當見呵責云何是人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而自不能調伏其
마치 어떤 사람이 다리와 발이 없으면서 울단왈(鬱單曰:북구로주)의 국토에 나아가려고 하며 눈이 없으면서 글을 읽으려고 하며 손이 없으면서 무엇을 잡고 일어나고자 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함도 그러하다.
007_0241_c_14L譬如有人無有腳足而欲趣彼鬱單曰土如無目者而欲讀書如無手者而欲執作遠離慈心而欲獲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亦復如是
만약에 이러한 성내는 마음[瞋心]을 끊지 못하면 성문의 보리도 얻을 수 없거늘 하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겠느냐. 만약 내 스스로의 마음을 조복하지 못하면 마땅히 여러 부처님과 성문․연각과 천룡팔부(天龍八部)들의 가책을 받을 것이며, 또 큰 죄를 얻어 지옥의 괴로움을 받고 현재와 미래의 이익을 얻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마땅히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야 하리라.≻
007_0241_c_17L不能斷如是瞋心尚不能得聲聞菩何況阿耨多羅三藐三菩提若我不能調伏自心當爲諸佛聲聞緣覺天龍八部之所呵責若我不能調伏自當得大罪受地獄苦不得現在未來利益是故應當修集慈心
007_0242_a_01L다시 이런 생각도 하느니라.
≺만약 나에게 모든 나쁜 일을 조작하여 처음 조작한 것을 다시 조작하려고 하며, 혹은 나쁜 일로서 나의 친한 이께 더하거나 이끗[利養]되는 일로서 나의 원수를 이익 되게 하더라도 그렇게 하며, 이와 같이 관찰하고는 보살로서 일방 중생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서 사방과 사유(四維)와 상하 어느 곳에서라도 다 그렇게 하리라.≻’
007_0241_c_23L復作是≺若有於我已作諸惡始作欲作以惡事加於我親以利養事益於我亦復如是如是觀已菩薩先於一方衆生修集慈心二三四方四維上下亦復如是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은 사랑으로 중생을 인연한다 하느니라.”
007_0242_a_05L善男子是名菩薩慈緣衆
그때 모임 가운데에 명성(明星)이라고 하는 한 천자(天子)가 있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처음 사랑하는 마음을 닦음에는 어떤 결과가 있으며, 현재를 위함입니까, 미래를 위함입니까? 또 얼마만한 복덕을 원만히 성취합니까? 세존이시여, 이러한 보살은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서 다시는 3악취에 떨어지지 아니합니까?”
007_0242_a_06L爾時會中有一天子名曰明星佛言世尊若菩薩摩訶薩初修慈心如是慈心有何等果爲是現在爲在未來具足成就幾所福德世尊如是菩薩修集慈心頗復當墮三惡道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너는 이미 옛날에 한량없는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였기에, 이제 능히 이렇게 묻는구나. 이미 착한 종자를 심어 선근이 견고하고 한량없는 세간에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서 성문․벽지불과는 같지 않으며,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 되게 하려고 이제 이러한 물음을 내는구나. 선남자야, 자세히 들어라. 이제 너를 위해 분별 해설하리라.
007_0242_a_10L佛言善哉善哉善男子汝已於昔供養恭敬無量諸佛是故今能發如是已種善子善根堅固無量世中修集慈心不與聲聞辟支佛共爲欲利益無量衆生是故今者能作是問男子諦聽諦聽今當爲汝分別解說
만약에 보살로서 앞서 내가 말한 것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닦는다면, 이 사람은 곧 눕거나 일어나거나 편안하여 나쁜 꿈을 보지 않을 것이며, 생활에 필요한 것은 모자람이 없고 모든 하늘이 수호하여 하늘과 사람이 보기를 즐겨하며, 나쁜 소리를 듣지 않고 몸에 나쁜 병이 없고 항상 고요함을 즐겨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며, 바른 법을 즐거이 받아 나 없음[無我]을 알아보며, 항상 나라 임금과 사문․바라문․남녀․크고 작은 사람과 내지 새․짐승들의 공양을 받고 성문․연각․부처님․보살들의 착한 벗에 친근하며, 즐거이 보시를 행하여 중생을 제도하니라.
007_0242_a_16L若有菩薩能如我先所說修慈是人則得臥安寤安不見惡夢資生所須無所乏少諸天守護人天樂見不聞惡聲身不惡病常樂寂靜勤行精進樂受正法知見無我常爲國主沙門梵志男女大小乃至鳥獸之所供養親近善友所謂聲聞緣覺諸佛菩薩樂行惠施能度衆生
007_0242_b_01L 모든 착한 마음은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파괴되지 않고 좋은 명예가 사방에 유포되며, 중생의 모든 나쁜 병을 치료하고 중생으로 하여금 괴로움을 멀리 여의게 하고 중생의 온갖 얽어 묶임을 풀고 중생의 나쁜 번뇌를 조복하고 온갖 삿된 소견을 헐고 중생들에게 믿는 마음․염하는 마음․큰 지혜의 마음을 내게 하며, 마음을 대승에 두어 기울거나 흔들림이 없고 다른 말을 따르지 않으며, 중생들의 몸과 입과 뜻의 나쁨을 헐고 중생들의 세 가지 장애되는 업을 없애되, 다만 5역죄[逆]거나 바른 법과 현성(賢聖)을 비방하는 사람이거나 사방 승가의 물건[招提僧物]을 약탈한 자는 제외하느니라.
007_0242_b_01L所有善心不爲三毒之所破壞善名好譽流布四方能療衆生所有惡病能令衆生遠離衆苦能解衆生一切繫縛能調衆生諸惡煩惱能壞一切惡邪異見能與衆生信心念心大智慧心心住大乘無能傾動不隨他語能壞衆生身口意惡能滅衆生三種障業唯除五逆誹謗正法賢聖之人劫招提僧物
선남자야, 보살이 이러한 사랑을 닦는다면 목숨 버릴 때에 직접 시방 부처님들을 보게 되어 부처님께서 손으로 그의 머리를 만져 주시리라. 부처님의 손이 닿음으로 마음이 기쁘고 마음이 기쁨으로 그 부처님의 국토에 왕생하며 또 이같이 착하고 묘한 말씀을 들으리라.
007_0242_b_09L男子菩薩若能如是修慈當捨命時面見十方諸佛世尊手摩其頭佛手觸故心則歡喜心歡喜故尋得往生其佛國土亦聞如是善妙之言
‘겁내거나 두려워하지 말라. 겁내거나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사랑을 닦은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므로, 결정코 청정한 부처님 세계에 태어나서 한량없는 부처님을 뵈옵고 3악취를 여의어 반드시 열반에 들 것이며, 또 법의 인연과 아무것도 없는 인연의 사랑을 듣고 4무량심을 원만히 갖추고 내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리라.’”
007_0242_b_13L所謂莫生怖畏莫生怖畏汝是修慈純善之人定當得生淨佛世界覲見無量諸佛世尊離三惡道必入涅槃亦聞法緣無緣之慈亦得具足四無量心乃至獲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명성 천자가 이 법을 들을 적에 모든 선정에서 자재롭게 드나들자, 무승의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천자는 무슨 힘을 지녔기에 선정 속을 빨리 드나드는 것입니까?”
007_0242_b_18L明星天子聞是法時於諸禪定出入自在無勝意童子白佛言世尊是天子以何力故於禪定中速入速
007_0242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천자는 이미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곳에서 모든 선근을 심고 한량없는 세간에서 법의 인연과 사랑의 본원력(本願力)을 닦았으므로, 사천하의 처소에 태어나 일천(日天)의 앞 십천 유순에 있으며, 머무는 궁전은 높이와 너비가 3만 2천 유순에 걸쳐 유리로 되었고 전후좌우 10유순에 가득한 여러 천상 남녀가 함께 둘러쌌는데, 이 사람은 그 가운데 있으면서 그의 권속을 여의고 3유순의 처소에서 보배 평상에 홀로 앉아 하루 낮 하룻밤으로 선정에 드나드느니라.
007_0242_b_22L佛言善男子是天子者已於無量諸如來所殖諸善根無量世中修法緣慈本願力故生四天處在日天前十千由旬所住宮殿縱廣三萬二千由旬琉璃所成前後左右滿十由旬諸天男女而共圍遶是人在中離其眷屬三由旬所獨坐寶牀出入禪定一日一夜
이 사천하에는 여든 군데 하늘의 처소, 예순 군데 용왕의 처소, 네 군데 아수라(阿修羅)의 처소, 네 군데 가루라(迦樓羅)의 처소, 쉰두 군데 긴나라(緊那羅)의 처소, 마흔여섯 군데 마후라가(摩睺羅伽)의 처소, 여덟 군데 구반다(拘辨茶)의 처소, 서른 군데 아귀(餓鬼)의 처소, 비사사(毘舍闍)의 처소가 있는데, 이러한 곳에서 이러한 중생을 다 조복함은 본원력을 지녔기 때문이니, 옛날 이러한 서원을 세웠느니라.
007_0242_c_06L此四天下有八十天處十龍處四阿修羅處四迦樓羅處十二緊那羅處四十六摩睺羅伽處八拘辦荼處三十富餓鬼處三十毘舍遮處於如是處悉能調伏如是衆以本願力故往昔發願
‘이 염부제(閻浮提)의 밤이 5분을 지나고 1분이 남아 있을 적에 마땅히 해[日]의 앞 십천 유순에 있으면서 먼저 염부제의 어둠을 파괴하고 밝은 모양을 일으키리라. 만약 염부제의 모든 착한 중생으로서 생사를 제도하여 선정을 닦으려는 자가 있다면, 마땅히 이 사람을 위해서 수면(睡眠)을 제거하고 그 염하는 힘을 베풀어야 하니라.
007_0242_c_11L此閻浮提夜五分過餘一分在當在日前十千由旬先當破壞閻浮提闇而作明相若閻浮提諸善衆生欲度生死修禪定者當爲是人除去睡眠施其念力
만약 나를 보고자 하면 나는 마땅히 꿈에 스님과 스승과 부모의 모양을 나타내고, 범부로서 의도를 닦는 이가 있으면 나는 마땅히 그 사람의 삿된 마음을 파괴하고 바른 도로써 보이고, 중생으로서 세간의 일이나 출세간의 일에 게으른 자가 있으면 나를 보고 나서 게으름을 없애고 부지런히 사업을 닦게 하리라.
007_0242_c_15L若欲見我我當於夢現作和上師長父母若有凡夫修集外道我當破壞其人邪心示以正道若有衆生於世間事及出世事生懈怠者睹見我已除去懈怠勤修事業
중생으로서 혼미하여 바른 길을 잃은 자가 있으면 나를 볼 때에 곧 도를 찾아보게 하고, 중생이 중병을 얻어 나를 보는 자는 고통이 쉬어 편히 잠들고 큰 쾌락을 얻게 하며, 늙은 사람으로서 몸에 괴로움을 받고 마음에 잊음이 많은 자도 나를 보면 도로 염하는 마음을 얻게 하리라.
007_0242_c_20L若有衆生迷失正路得見我時則還見道若有衆生身遇重病得見我者苦痛休息身得安眠受大快樂若有老人身受衆苦心多忘誤得見我者還得念心
007_0243_a_01L 그러면서도 내가 출세할 때에는 중생으로 하여금 전일한 마음으로 착한 일을 염하고, 중생의 수명이 장차 다 되려고 하더라도 최후의 한 찰나까지 나는 대승경전을 연설하여 그들이 듣고 나서는 불상(佛像)을 친견하고 몸을 버리고는 청정한 부처님 세계에 태어나게 하며, 벽지불을 구하려고 하는 자에게 벽지불승(辟支佛乘)을 말하고 성문승(聲聞乘)을 구하려고 하는 자에게 성문승을 말하며, 중생이 3악취의 업을 지녔으면 나의 설법을 듣고서 나쁜 업이 곧 사라지게 하리라.
007_0243_a_01L然我出時能令衆生繫心念善若有衆生命將欲盡最後一念我當爲說大乘經典彼旣聞已面見佛像捨身得生淨佛世界若有欲求辟支佛者我當爲說辟支佛乘若有欲求聲聞乘者我亦當爲說聲聞乘若有衆生有三惡業聞我說法惡業卽滅
세존이시여, 나는 먼저 염부제의 나라에 다닌 연후에 구다니(瞿陀尼:서우화주)에, 구다니에 다닌 연후에 울단왈에, 울단왈에 다닌 연후에 불바제(弗婆提:동승신주)에 다니겠나이다.’
이러한 본원력을 지닌 까닭에 항상 6바라밀을 수행하고 내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니라.”
007_0243_a_08L世尊我先行於閻浮提國然後次行於瞿陁尼瞿陁尼後次鬱單曰鬱單曰後弗婆提以如是等本願力故常得修行六波羅蜜乃至得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명성 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온갖 중생을 이익 되게 하려 하려 까닭에 이 다라니를 외우겠나이다.
007_0243_a_13L爾時明星天子白佛言我今爲欲利益一切衆生故說此陁羅尼

로자라 로자라 로자라 사라사바 사라사바 사라사파 아바아아 아바
盧遮羅盧遮羅盧遮羅娑羅叉婆娑羅叉婆娑羅叉▼((口+皮)/女)阿▼((口+皮)/女)呵呵阿▼((口+皮)/女)
특다 아바아바 아바사나 아사사사 몯라바라 아바사사 아바아바
特茶阿婆闍婆阿婆叉那阿叉叉叉十一富羅婆邏十二阿婆叉叉十三闍婆闍婆
마아가바 아바아바 마아사마 빈두 사아갈바 아화 아화
摩呵迦波十五阿婆阿婆十六摩呵娑摩十七頻豆十八莎闍羯波十九阿鞾二十阿鞾二十一
아아니마 말라사리자 가류나아라 사바하
007_0243_a_15L盧遮羅盧遮羅盧遮那娑羅叉婆娑羅叉婆娑羅叉嘙嘙呵呵阿嘙特荼阿婆闍婆阿婆叉那阿叉叉叉十一富羅婆邏十二阿婆叉叉十三闍婆闍婆十四摩呵迦波十五阿婆阿婆十六摩呵娑摩十七頻豆十八闍羯波十九阿靴二十阿靴二十一呵呵尼摩二十二沬邏莎律闍二十三迦留那闍邏二十四莎呵
007_0243_b_01L呵呵尼摩二十二沫邏莎律闍二十三迦留那闍邏二十四莎 呵

세존이시여, 만약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나 남자․여자 크고 작은 사람으로서 지심으로 나의 일을 염한다면, 이 사람은 신통․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와 해탈․불토․4무애지(無礙智)2)를 깨끗이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이 이런 일을 성취하지 못한다면, 저는 시방 부처님들을 속이는 것이 되리니, 미래세상에서 저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007_0243_a_23L世尊若有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若男若女若大若小若有至心念我事者是人則得淨於諸業神通施戒忍辱精進禪定智慧解脫佛土四無㝵智如是諸人不得成就如是事我則欺誑十方諸佛於未來世莫令我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무승의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다른 불토(佛土)의 인민들은 말하기를, ‘사바세계는 추잡하여 깨끗하지 못하다’고 하지만, 저희들은 항상 깨끗하다고 봅니다.”
007_0243_b_07L無勝意童子白佛言世尊他方佛土所有人民常作是言娑婆世界雜穢不淨然我今者常見淸淨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선남자야. 너의 말과 같다. 또 이 세계의 보살들은 하늘의 형상을 하여 중생을 조복하기도 하고, 혹은 용의 형상을 하고 귀신의 형상을 하고 아수라의 형상을 하고 가루라의 형상을 하고 긴나라의 형상을 하고 마후라가의 형상을 하고 야차(夜叉)의 형상을 하고 비사사(毘舍闍)의 형상을 하고 폐려다(薜荔陀)의 형상을 하고 사람의 형상과 축생의 형상과 새․짐승의 형상을 하고 염부제에 다니면서 이러한 갖가지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007_0243_b_10L佛言是如是善男子如汝所說又此世界諸菩薩等或作天像調伏衆生或作龍像或作鬼像或阿修羅像或迦樓羅像或緊那羅像或摩睺羅像或夜叉像或拘辦荼像毘舍闍像薜荔陁人像畜生像鳥獸之像遊閻浮提教化如是種類衆生
선남자야, 하늘과 사람이 되어 중생을 조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축생이 되어서 중생을 조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니라.
007_0243_b_17L善男子若爲人天調伏衆生是不爲難若爲畜生調伏衆生是乃爲難
선남자야, 염부제의 바깥 남방 바다 속에 조수[潮]라고 하는 유리산(琉璃山)이 있어 높이가 20유순이고 갖가지 보배를 갖추고, 그 산에는 갖가지 색의 굴이 있는데, 여기는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가로와 세로가 1유순, 높이가 6유순으로 독사 한 마리가 그 속에 머물면서 성문의 사랑을 닦았으며, 다시 무사(無死)라는 굴이 있어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또한 그러하고 옛날 보살들이 머물던 곳으로서, 그 속에 말 한 마리가 있으면서 성문의 사랑을 닦았느니라.
007_0243_b_19L善男子閻浮提外南方海中有琉璃山名之爲潮高二十由旬具種種寶其山有窟名種種是昔菩薩所住之處縱廣一由旬高六由旬有一毒蛇在中而住修聲聞慈復有一窟名曰無死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中有一馬修聲聞慈
007_0243_c_01L 다시 선주(善住)라는 굴이 있어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그러하고 역시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그 속에 염소 한 마리가 있으면서 성문의 사랑을 닦았느니라.
그 산에는 무승(無勝)이란 나무귀신[樹神]과 선행(善行)이란 나찰녀(羅刹女)가 있어서 각각 5백의 권속을 거느리고 둘러쌌는데, 이 두 여자는 항상 이러한 세 짐승을 함께 공양하였느니라.
007_0243_c_03L復有一窟名曰善住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中有一羊修聲聞慈其山樹神名曰無勝有羅剎女名曰善行各有五百眷屬圍遶是二女人常共供養如是三獸
선남자야, 염부제의 바깥 서방 바다 속에는 파리산(頗梨山)이 있어서 높이가 20유순이고, 그 산에는 상색(上色)이라는 굴이 있어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역시 그러하고 옛날 보살들이 머물던 곳으로서, 원숭이 한 마리가 성문의 사랑을 닦았고, 다시 서원(誓願)이란 한 굴이 있어서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그러하고 역시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그 속에 닭 한 마리가 성문의 사랑을 닦았고, 다시 법상(法床)이란 굴이 있어서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또한 그러하고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개 한 마리가 성문의 사랑을 닦았다.
007_0243_c_08L善男子閻浮提外西方海中有頗梨山高二十由旬其山有窟名曰上色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有一獼猴修聲聞慈復有一窟名曰誓願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中有一雞修聲聞慈復有一窟名曰法牀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中有一犬修聲聞慈
그 속에는 불귀신[火神]과 안견(眼見)이란 나찰녀(羅刹女)가 있어서 각각 5백의 권속을 거느리고 둘러쌌는데, 이 두 여자가 항상 이 세 가지 새․짐승을 함께 공양하였느니라.
007_0243_c_16L中有火神有羅剎女名曰眼見各有五百眷屬圍繞是二女人常共供養是三鳥獸
007_0244_a_01L선남자야, 염부제의 북방 바다 속에 보리월(菩提月)이라는 은산(銀山)이 있어 높이가 20유순이고, 그 속에는 금강(金剛)이란 굴이 있어서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또한 그러하고,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돼지 한 마리가 거기에서 성문의 사랑을 닦았으며, 다시 향공덕(香功德)이란 굴이 있어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또한 그러하고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쥐 한 마리가 거기에서 성문의 사랑을 닦았으며, 다시 고공덕(高功德)이란 굴이 있어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또한 그러하고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소 한 마리가 거기에서 성문의 사랑을 닦았다.
007_0243_c_18L善男閻浮提外北方海中有一銀山菩提月高二十由旬中有一窟名曰金剛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中有一豬修聲聞慈復有一窟名香功德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中有一鼠修聲聞慈復有一窟名高功德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本所住處中有一牛修聲聞慈
그 산에는 동풍(動風)이란 바람귀신(風神)과 천호(天護)라 하는 나찰녀가 있어 각각 5백의 권속을 거느렸는데, 이 두 여자가 항상 이러한 세 가지 짐승을 공양하였느니라.
007_0244_a_04L山有風神名曰動風有羅剎女名曰天護各有五百眷屬圍繞是二女人常共供養如是三獸
선남자야, 염부제의 동방 바다 속에는 공덕상(功德相)이라 하는 한 금산(金山)이 있어 높이가 20유순이고, 그 속에는 명성(明星)이란 굴이 있어서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또한 그러하고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사자 한 마리가 성문의 사랑을 닦았으며, 또 정도(淨道)라 하는 굴이 있어서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또한 그러하고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토끼 한 마리가 성문의 사랑을 닦았으며, 다시 희락(喜樂)이라 하는 굴이 있어서 가로․세로와 높고 낮음이 또한 그러하고 옛날 보살이 머물던 곳으로서, 용 한 마리가 거기서 성문의 사랑을 닦았다.
007_0244_a_06L善男子閻浮提外東方海中有一金名功德相高二十由旬中有一窟名曰明星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有一師子修聲聞慈復有一窟名曰淨道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中有一兔修聲聞慈復有一窟名曰喜樂縱廣高下亦復如是亦是菩薩昔所住處中有一龍修聲聞慈
그 산에는 수천(水天)이란 물귀신과 수참괴(修慚愧)란 나찰녀가 있어 각각 5백의 권속을 거느려 둘러쌌는데, 이 두 여자가 이 세 짐승을 항상 함께 공양하였느니라.
007_0244_a_15L山有水神名曰水天有羅剎女名修慚愧各有五百眷屬圍遶是二女人常共供養如是三獸
007_0244_b_01L이러한 열두 짐승은 밤낮으로 항상 염부제의 안을 다니면서 하늘․사람을 공경하고 공덕을 성취하고 나서는 부처님 계신 곳에서 깊은 서원을 내어, 하루 낮 하룻밤 동안에 걸쳐 항상 한 짐승이 노닐면서 교화하고 나머지 열 한 짐승은 편히 머물러 사랑을 닦았는데, 이와 같이 차례를 마치면 다시 시작하기로 하였느니라.
그러자 7월 초하룻날 쥐가 처음 노닐기 시작하여 성문승으로써 온갖 쥐 몸의 중생을 교화시켜 나쁜 업을 여의게 하고 착한 일 닦기를 권하되, 이와 같이 차례에 따라 열사흘을 마치고 쥐는 다시 노닐기를 열두 달에 이르고 내지 열두 해 동안 그렇게 함은 항상 중생을 조복하기 때문이니라.
007_0244_a_18L是十二獸晝夜常行閻浮提內天人恭敬功德成就已於諸佛所發深重願一日一夜常令一獸遊行教餘十一獸安住修慈周而復始月一日鼠初遊行以聲聞乘教化一切鼠身衆生令離惡業勸修善事是次第至十三日鼠復還行如是乃至盡十二月至十二歲亦復如是爲調伏諸衆生故
선남자야, 그러므로 이 불토에는 공덕이 많이 있어서 축생에 이르기까지 능히 교화하여 위없는 보리의 도를 연설하나니, 그 까닭에 다른 곳의 중생들이 항상 이 부처님 세계를 공경하느니라.”
007_0244_b_03L善男子是故此土多有功德乃至畜生亦能教化演說無上菩提之道是故他方諸菩薩等常應恭敬此佛世界
그때 모임 가운데 정덕(淨德)이라 하는 우바새가 있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이제 열두 짐승을 볼 수 있겠습니까?”
007_0244_b_06L爾時會中有一優婆塞名曰淨德佛言世尊我今可得睹見如是十二獸不
“선남자야, 만약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로써 이 열두 짐승을 보려고 하거나 큰 지혜와 크게 염함과 큰 선정과 큰 신통을 얻으려고 하거나 온갖 경전 서적과 4무량심을 얻으려고 하거나, 바른 도를 행하여 사마타(奢摩他)를 얻으려고 하거나, 고요함을 즐기고 착한 법을 더 얻으려고 한다면, 이 사람은 마땅히 흰 흙으로 산을 만들어 가로 세로 일곱 자[尺], 높이는 열두 자에 갖가지 향을 바르고 금(金)을 깔며, 사방 둘레는 스무 자에 첨파(瞻婆)꽃을 뿌려 두고 구리그릇[銅器]으로 갖가지의 진귀한 장(漿)을 담아 사방에 두고서 청정하게 계율을 지녀, 하루 세 번 목욕하고 삼보를 공경하고 믿으며, 산으로부터 세 자의 거리에서 바로 동방을 향해 서서, 이러한 주문을 외울지니라.
007_0244_b_09L善男子若有比丘比丘尼優婆優婆夷欲得睹見是十二獸欲得大智大念大定大神通力欲受一切所有典籍四無量心欲行正道得奢摩他欲得寂靜欲增善法是人當以白土作山縱廣七尺高十二尺種種香塗金薄薄之四邊周帀二十尺散瞻婆華當以銅器盛諸種種非時之漿置之四面淸淨持戒日三洗浴敬信三寶離山三丈正東向立誦如是呪
007_0244_c_01L
전다라아 슈리사비마 기라주 비기모라 아사모라 아아혜 사아라혜
戰陀羅呵修利蛇比摩其羅▼(月+兄)沸己牟邏若蛇牟邏阿阿希娑呵囉希
아사아혜 살바부다아 리사바아휴 마사차바모리 가파부 라사부
若蛇呵希薩婆復多呵梨蛇婆呵休摩莎車婆牟梨十一迦▼((口+皮)/女)浮十二邏奢浮十三
슈라사모 거가나 마혜사바 가바마하 아사비바라 다바비사
修邏蛇牟十四呿迦那十五摩希叉婆十六迦婆摩訶十七阿叉比婆邏十八多波比莎十九
사지인지리사비사 아자모타사 바로바사 반다다 자라사바혜
沙持因持利蛇鞞莎二十阿闍牟他娑二十一婆盧婆叉二十二槃陀哆二十三遮羅叉婆希
아가비모 다비륵수 산자륵수 파바부 사라파사수
二十四呵迦比牟二十五哆比勒搜二十六散遮勒搜二十七▼((口+皮)/女)婆浮二十八娑邏▼((口+皮)/女)叉搜二十九
비기자 다아래사 다사라사 바리바자 슈라슈 수바사미
沸己遮三十哆莎賴莎三十一陀叉邏莎三十二波利波遮三十三修羅修三十四搜婆莎彌三十
혜라사 파라모사라사 모사라사 라바라사 빈바사라사
希邏莎三十六▼((口+皮)/女)邏牟莎邏莎三十七牟莎邏私三十八邏婆邏莎三十九頻婆思邏莎四十
파파라사 다마로자나라사 몯낭좌란아라사 슈다로자나라사
▼((口+皮)/女)▼((口+皮)/女)邏娑四十一陀摩盧遮那邏娑四十二富囊挫蘭呵邏莎四十三首陀盧遮那邏娑四十
파마마라사 비마로자나거가 살전마라사 아리야로자누누
▼((口+皮)/女)摩摩邏莎四十五比摩盧遮那呿伽四十六薩顚摩邏娑四十七阿利耶盧遮耨耨四十八
비마모 바라아망파아라사누누 아유비목맹 모니라뎨치디 사
比摩牟四十九婆羅呵芒▼((口+皮)/女)呵邏私㝹㝹五十阿由比目猛五十一牟尼邏提致泜五十二
바하
007_0244_b_19L戰陁羅呵修利蛇比摩其羅沸己牟邏若蛇牟邏阿呵希娑呵囉希若蛇呵希薩婆復多梨蛇婆呵休摩莎車婆牟梨十一迦嘙浮十二邏奢浮十三修邏蛇牟十四迦那十五摩希叉婆十六迦婆摩訶十七叉比婆邏十八多波比莎十九沙持因持利蛇鞞莎二十阿闍牟他婆二十一婆盧婆二十二槃陁哆二十三遮羅叉婆希二十四呵迦比牟二十五哆比勒搜二十六散遮勒搜二十七婆浮二十八娑邏嘙叉搜二十九沸己遮三十莎賴莎三十一陁叉邏莎三十二波利波遮三十三修羅修三十四搜婆莎彌三十五希邏莎三十六嘙邏牟莎邏莎三十七牟莎邏私三十八婆邏娑三十九頻婆思邏莎四十嘙嘙邏四十一陁摩盧遮那邏娑四十二富囊挫蘭呵邏娑四十三首陁盧遮那邏娑四十四嘙摩摩邏娑四十五比摩盧遮那呿伽四十六薩顚摩邏娑四十七阿利耶盧遮那耨四十八比摩牟四十九婆羅呵芒嘙呵邏私㝹㝹五十阿由比目猛五十一牟尼邏提致汦五十二莎呵


보름 동안을 머물다가 산 위에서 초승달[初月]의 모양을 보게 되자, 그때야 열두 짐승을 알아보고, 보고 나서는 소원을 뜻대로 성취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만약에 이와 같이 고행을 행한다면, 곧 눈으로 열두 짐승을 볼 수 있느니라.”
007_0244_c_18L住十五日當於山上見初月像爾時則知見十二獸見已所願隨意卽得善男子若能如是修行苦行卽得眼見是十二獸
그때 정덕 우바새가 명성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능히 중생을 교화 조복하였으니, 조복함에 있어서 몸과 입과 뜻, 그 어느 것을 조복하였습니까?”
007_0244_c_22L爾時淨德優婆塞語明星菩薩言善男子汝能教化調伏衆云何調伏爲以身耶口耶意耶
007_0245_a_01L“선남자여, 나는 몸이나 입을 조복한 것이 아니고 오직 마음의 업[心業]을 조복하였습니다.”
007_0245_a_01L男子我非身口唯以心業
“선남자여, 마음의 업이라면, 과거․미래․현재 그 어느 때 마음의 업입니까?”
007_0245_a_02L善男子是心業爲過去耶未來耶現在乎
“선남자여, 과거도 미래도 아니고 오직 현재이므로 현재의 마음을 닦아서 나쁜 일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007_0245_a_03L男子亦非去來唯是現在制現在心不令作惡
“선남자여, 그대는 오히려 현재의 마음으로 해탈을 얻게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중생을 조복할 수 있습니까?”
007_0245_a_05L善男子汝猶不能令現在心獲得解脫云何而能調伏衆生
명성보살이 대답하였다.
“나는 이제 4무애지와 정목 다라니의 힘을 받아 가졌으므로, 온갖 중생을 조복할 수 있습니다.”
007_0245_a_06L星答言我今受持四無㝵智淨目持力故能調伏一切衆生
정덕 우바새가 말하였다.
“4무애지(無礙智)와 정목 다라니로서도 중생을 조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覺)도 없고 관(觀)도 없기 때문이니, 어떻게 중생을 조복한다고 말하겠습니까?”
007_0245_a_08L淨德言四無㝵智淨目持者亦復不能調伏衆生何以故無覺觀故云何而言能調衆
“선남자여, 나는 이제 그대에게 묻나니, 생각하는 대로 대답하여 주십시오. 선남자여, 거둬들임[攝人]과 얽어 묶음과 해탈과 청정한 도와 고요함은 비록 다 평등하다 하지만 평등하지 않음도 있나니, 이 평등함과 평등하지 않음이 어떤 인연으로 나고 어떤 인연으로 더 자라나는지를 그대는 모릅니까?”
007_0245_a_11L善男子我今問汝隨意見答善男攝入繫縛解脫淸淨道及寂靜復平等亦不平等如是平等及不平何因緣生何因緣出何因緣增長汝寧不知乎
정덕 우바새가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이러한 일은 나[我]와 내 것[我所]으로 인하여 나기도 하고 더 자라기도 합니다.”
007_0245_a_15L淨德答言善男子如是等事因我我所生出增長
명성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나와 내 것은 무슨 인연에서 나는 것입니까?”
007_0245_a_16L明星菩薩善男子是我我所何因緣生
“이 나와 내 것이란 바람의 인연에서 납니다.”
007_0245_a_17L善男子是我我所風因緣生
명성보살이 말하였다.
“바람은 어느 곳에 머뭅니까?”
007_0245_a_18L明星菩薩言風住何處
“선남자여, 바람은 허공에 머뭅니다.”
善男子風住虛空
“허공은 어느 곳에 머뭅니까?”
007_0245_a_19L又問空爲何所住
“허공은 이르는 곳[至處]에 머뭅니다.”
答言虛空住於至處
“이르는 곳은 또 어느 곳에 머뭅니까?”
007_0245_a_20L至處復何所住
007_0245_b_01L“이르는 곳이 어느 곳에 머문다는 것은 설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온갖 처소를 멀리 여의기 때문이며, 온갖 처소에 포섭되지 않기 때문이며, 헤아림도 아니고 일컬음도 아니고 측량할 수 없기 때문이며, 각(覺)과 관(觀)이 아니고, 있거나 없는 것도 아니며, 다니는 것이 아니고 나는 것이 아니고 생하거나 멸함이 아니고 더 자라남도 아니며 문자가 아니고 염하는 것이 아니고 조작도 아니고 느낌도 아니며, 밝거나 어둠이 아니고 더하거나 덜함이 아니고 장성하거나 늙음이 아니어서 진실한 성품은 곧 걸림 없는 문(門)이기 때문에 이르는 곳은 머무는 곳이 없습니다.”
007_0245_a_21L答言至處何處住者不可宣說何以故遠離一切諸處所故一切處所所不攝故非數非稱不可量故非覺非觀非有非無非行非生非出非滅非有增長非字非非作非受非闇非明非增非減壯非老眞實之性是一切法無罣㝵是故至處無有住處
명성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러한 것이 바로 4무애지이고 정목 다라니요, 만약 보살로서 이러한 다라니를 닦는다면, 온갖 번뇌는 타 버려 법 인연의 사랑에 들어가고 모든 법에 의심이 없을 것입니다.”
이 법을 말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중생이 법 인연의 사랑[慈]을 얻고 한량없는 중생은 4무애지와 정목 다라니에 가깝게 되었다.
007_0245_b_05L明星菩薩言善男子如是卽是四無㝵智淨目陁羅尼若有菩薩修集如是陁羅尼者一切煩惱則爲爛敗入法緣慈一切法中無有疑心說是法時十方世界無量衆生得法緣慈無量衆生得近四無㝵智淨目陁羅尼
그때 세존께서 이 두 사람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능히 법답게 물었고 법답게 대답하였도다. 이 다라니 인연의 힘으로 사천왕들은 내가 멸도한 뒤에도 능히 법을 수호하리라.”
007_0245_b_11L爾時世尊讚是二人善哉善哉善男子能如法問能如法答是陁羅尼因緣力故四天王等於我滅後能守護法
大方等大集經卷第二十三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1) 진제(眞際). 실제(實際)라고도 한다. 제(際)는 궁극의 뜻. 진여(眞如)의 궁극, 진여의 이치, 진여실상(眞如實相)의 뜻이다.
  2. 2)2) 4무애변(無礙辯),4무애해(無礙解)라고도 한다. 4무애지라는 뜻으로, 법무애(法無礙), 의무애(義無礙), 사무애(辭無礙), 낙설무애(樂說無礙)의 네 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