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어진 이여, 저 선정의 청정 평등이란 어떤 것인가? 성문․연각․여래가 다 함께하는 선정이 있고, 연각과 여래는 함께하되 성문과는 함께하지 않는 선정이 있고, 여래의 선정으로서 성문․연각과는 함께하지 않는 것이 있고, 여래의 선정으로서 성문․연각과 모든 중생까지 함께하는 것이 있느니라.
007_0481_c_01L여러 어진 이여, 여러 성문․연각․여래가 다 함께하는 선정이란 어떤 것인가? 만약 어떤 중생이라도 즐거움을 구하고 괴로움을 여의면서 후세의 두려움을 관찰한다면, 이 사람은 보시의 청정 평등을 수행할 것이다. 보시의 청정 평등을 수행할 때 바른 갈래로 바르게 발심하는 자가 있다면, 응당 그 처소에 나아가 겸손한 마음을 일으키고 공양을 수순하면서 그 사람으로부터 바른 법을 듣게 되고, 들은 뒤엔 이치[義]를 알아 법답게 수행함으로써 마음이 즐겁고 욕망을 여의어 흘러들어감이 상속하리라. 이 사람은 모든 욕망의 착하지 못한 법을 여의었으니,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고, 여읨에서 생기는[離生] 기쁨과 즐거움으로 초선(初禪)에 들어가며, 각(覺)도 없고 관(觀)도 없고, 선정에서 생기는[定生] 기쁨과 즐거움으로 제2선(第二禪)에 들어가며, 기쁨을 여의고 버림[捨]과 기억[念]을 행하여 더욱더 바른 앎으로 제3선(第三禪)에 들어가며, 괴로움도 버리고 즐거움도 버려서 먼저 근심과 기쁨이 없어지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버림[捨]과 기억[念]이 청정한 제4선(第四禪)에 들어가게 되느니라. 그리하여 모든 생각[想]을 건너1) 대상이 있다는 생각[有對想]을 멸해서 별다른 생각을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가없는 허공처(虛空處)에 들어가고, 가없는 허공처를 건너 가없는 식처(識處)에 들어가고, 가없는 식처를 건너 무소유처(無所有處)에 들어가고, 무소유처를 건너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에 들어가고, 비상비비상처를 건너멸수상정(滅受想定)에 드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초선(初禪)에 머무는 자는 음성(音聲)의 자극을 멸하고, 제2선에 머무는 자는 각(覺)과 관(觀)의 자극을 멸하고, 제3선에 머무는 자는 기쁨[喜]의 자극을 멸하고, 제4선에 머무는 자는 드나드는 숨[出入息]의 자극을 멸하고, 가없는 허공처에 머무는 자는 색의 자극을 멸하고, 가없는 식처에 머무는 자는 허공의 자극을 멸하고, 무소유처에 머무는 자는 식의 자극을 멸하고, 비상비비상처에 머무는 자는 무소유처의 자극을 멸하고, 멸수상정에 머무는 자는 느낌[受]과 생각[想]의 자극을 멸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몸의 행이 의지하게 되고 입의 행이 의지하게 되고 뜻의 행이 의지하게 된다고 하느니라. 8해탈(解脫)의 선사(禪士)는 멸진정(滅盡定)을 얻어서 저 언덕에 이르며, 아라한은 이곳을 의지하여 4념처(念處)와 4정근(正勤)과 4여의족(如意足)과 5근(根)과 5력(力)과 7각분(覺分)과 8성도분(聖道分)과 3해탈문(解脫門)과 4무애변(無礙辨)을 얻고, 또 이곳을 의지하여 사마타(奢摩他)와 비바사나(毘婆舍那)를 얻느니라. 이는 보살의 행이 청정 평등하지 않으면 4섭사(攝事)와 4범주(梵住)와 3불호(不護)와 4무소외(無所畏)과 10력(力)과 18불공법(不共法)과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성문․연각․여래가 다 함께하는 선바라밀이라 하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먼저 연각승(緣覺乘)을 닦고 물러나서 성문승(聲聞乘)에 들어가 성문의 행을 행한다면, 이 사람은 초선에 들어가면서부터 나아가 멸진정에 들어가기까지 이 선정에 의지하여 3해탈문과 4무애변은 얻지만 4섭사와 4범주와 3불호를 얻지 못하고 나아가 일체지지(一切智智)도 얻지 못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성문․연각․여래가 다 함께하는 선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007_0482_a_01L여러 어진 이여, 만약 다시 어떤 사람이 먼저 대승을 닦고 물러나서 성문의 승에 든다면, 이 사람은 초선에 들어가면서부터 나아가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가기까지 3해탈문과 4섭사와 4범주는 얻어도 3불호는 얻지 못하고 나아가 일체지지도 얻지 못하리니, 이것을 이름하여 성문․연각․여래가 함께하는 선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저 연각과 여래는 함께하지만 성문과는 함께하지 않는 선정이란 어떤 것인가. 만약 어떤 중생이 오래도록 성문의 승을 닦은 뒤에 연각의 승에 들어간다면, 이 사람은 예전부터 초선을 얻지 못하다가 얻고 나서는 인연법을 구함을 사유하고, 나아가 제4선을 얻고 나서도 인연법 구함을 사유해서 공삼매와 무원(無願)삼매와 무상(無相)삼매에 들어가고, 저 삼매로써 버리고 여읨을 사유하여 무색계의 선정을 증득하고, 또 저 3해탈문으로써 멸진정에 들어가 어디서나 연각법 구하기를 사유하니, 이 사람은 인연법에서 제일의 이치와 몸․입․뜻 세 가지 행의 남김없이 멸함과 생각도 아니고 생각 아님도 아님과 멸진정을 구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연각과 여래는 함께하지만 성문과는 함께하지 않는 선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또 만약에 어떤 사람이 성문승을 배우지 않고서 연각승을 잘 배웠다면, 이 사람은 초선에 들어가서 인연법 구하기를 사유하고, 이 사람은 초선에 의지하여 저 다른 선정과 무색계의 선정을 초월해서 세 가지 행의 남김없이 멸함과 제일의제의 멸진정에 들어가니, 이것을 이름하여 연각과 여래는 함께하지만 성문과는 함께하지 않는 선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007_0482_b_01L여러 여진이여, 만약에 또 어떤 사람이 성문승과 연각승을 배우지 않고 먼저 대승을 배우고서 도로 물러나 연각승에 들어간다면, 이 사람은 초선에 들어가 그 선정 중에 인연법 구하기를 사유하고, 이와 같이 제4선의 선정 중에도 인연법 구하기를 사유하고,또 이와 같이 4무색계의 선정과 모든 곳에서 인연법 구하기를 사유하느니라. 이처럼 세 가지 행의 남김없이 멸함과 제일의제의 멸진정은 3해탈문으로써 불가설(不可說)삼매를 얻나니, 그곳은 바로 나는 것도 없고 멸하는 것도 없으며, 증득도 아니고 수행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이 언덕도 아니고 저 언덕도 아니며, 어둠도 아니고 밝음도 아니며, 헤아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분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분별하지 않는 것도 아니므로 이것을 이름하여 연각의 세간에 뛰어난 복밭[福田]이라 하고, 또 이것을 선정의 청정 평등한 제일의제로서 연각과 여래는 함께하지만 성문과는 함께하지 않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곳은 모든 생사의 바다를 끊고, 지어감의 괴로움[行苦]과 덧괴로움[苦苦]과 파괴의 괴로움[壞苦]도 끊어서 불가설(不可說)의 이치를 능히 스스로 자각해 아나니, 이를 이름하여 제일의제 선정의 청정 평등이라 하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저 성문․연각 및 일체 중생과 함께하는 여래의 선정의 청정 평등이란 어떤 것인가? 여래가 세간의 초선에 들어가고 나아가 세간의 제4선에 들어가는 것처럼, 연각․성문도 역시 세간의 초선과 나아가 제4선까지 능히 들어갈 수 있느니라. 일체 중생도 겁수가 다하고자 할 때엔 역시 세간의 초선에서 나아가 제4선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그러나 그 뒤 나쁜 마음의 인연으로 선정 수행에서 물러나 성내고 미워하고 거칠어서 후세의 두려움을 관찰하지 않고, 모든 중생들에 대해 자비와 연민이 없이 그 피와 살을 먹는다면 3악취에 떨어지느니라.
다시 만약 여래가 세간의 초선에 들어가고 나아가 세간의 제4선에 들어갈 때에 저 모든 중생과 하늘․사람․아귀․축생․지옥의 중생들은 이렇게 생각하느니라. ‘여래의 심(心)과 심법(心法)은 어느 곳을 다니고 어느 곳에 머무르던 간에 저 모든 중생으로부터 나아가 벌레, 개미까지도 부처님 힘의 가호 때문에 부처님의 심왕․심수 법이 초선에 머무는 걸 알고 나아가 제4선에 머무는 것도 안다.’ 이것 역시 일체 중생과 함께하는 여래 선정의 평등이며, 이 선정의 평등은 모든 성문과 벽지불의 경지가 아니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선정의 청정 평등이라 하느니라.
007_0483_a_01L여러 어진 이여, 저 지혜 그릇[智器]의 청정 평등이란 어떤 것인가? 지혜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세간의 지혜요, 둘째는 출세간의 지혜이니라. 어진 이들이여, 무엇이 세간의 지혜인가? 세속의 서적은 입으로 말한 것을 모으고 해석하며, 또 언어의 길인 음성으로 연설하고 문자로 모든 논설을 나타내 보인다.혹은 글자․글귀의 이치를 쓰거나, 혹은 산(算)․수(數)․인(印)과 갖가지 고행하는 법을 실천하거나, 혹은 공교(工巧)한 일을 배우나니, 이렇게 말해진 갖가지 업을 지음은 그 구하는 바에 따라 다 성취하게 되며, 그 밖에 3세(世)의 속된 생각으로 하는 일, 즉 접촉하거나 느끼거나 상상하거나 사량(思量)하거나 생각하는 이런 것들은 일체가 열반의 그릇[涅槃器]이 아니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의 지혜 그릇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세간에서 보시를 행하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란 무엇인가? 여러 어진 이여, 만약에 어떤 사람이 자기 몸이 다할 때까지 살생과 도둑질과 삿된 음행과 망령된 말과 술 마시는 따위의 방일한 짓을 그치고, 모든 중생을 인자한 마음과 가엾이 여기는 마음과 구제하는 마음에 안주시킨다면 이것이 열반의 그릇이니, 여러 어진 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에서 보시를 행하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저 세간에서 계를 지니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란 어떤 것인가? 여러 어진 이여, 만약 일체 중생에 대해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갖추고 후세의 두려움을 관찰하여서 항상 인자한 마음과 부드러운 마음과 이로운 마음과 원수 없는 마음과 질투 없는 마음과 거칠지 않은 마음과 이간질 하지 않는 마음과 교만하지 않고 방일하지 않는 마음, 연민의 마음에 머문다면, 여러 어진 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에서 계를 지니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007_0483_b_01L여러 어진 이여, 저 세간에서 인욕하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란 무엇인가? 여러 어진 이여, 만약 중생들의 갖가지 나쁜 말과 우둔한 말과 거친 말과 더러운 말을 들으면, 그 말을 듣고서도 취하지 않고, 갑자기 폭발하지 않고, 혼탁하게 변하지도 않고, 성내는 모습을 나타내지도 않으면서 그들 중생에 대해 능히 참을 수 있다면, 말이나 소리의 내용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여러 어진 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에서 인욕하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만약 중생들이 내 것[我所]에 대하여 악을 짓고, 허물을 짓고, 죄를 짓고, 이익 없는 일을 짓거나, 혹은 색(色)을 헐거나, 소리․냄새․맛․접촉을 헐거나, 몸을 헐거나, 수명을 허는 것을 본다면, 이러한 중생에게는 항상 인욕을 닦을 수 있으니,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리라. ‘이 중생들은 무시(無始) 이래로 생사유전을 하면서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익히고 선지식을 여의어 일찍이 닦고 배우지 못하였다. 나는 선지식을 가까이하고, 나는 능히 닦고 배울 것이며, 나는 모든 즐거움을 구하리라.’ 만약 모든 중생에게 성냄과 싫어함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일체의 즐거움을 얻으리라. 그리하여 저런 모든 중생을 보고나서도 취하지도 않고 갑자기 폭발하지도 않으며, 혼탁하게 변하지도 않고, 성내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에서 인욕하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저 세간에서 정진하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란 무엇인가? 여러 어진 이여, 만약 중생에게 끊임없이 보시를 부지런히 하고, 또 끊임없이 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를 닦는다면, 여러 어진 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에서 정진하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저 세간에서 선정에 드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란 무엇인가? 여러 어진 이여, 만약 세간의 초선과 나아가 제4선까지 들어가고, 또 가없는 허공처(虛空處)와 나아가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까지 들어간다면, 여러 어진 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에서 선정에 드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007_0483_c_01L여러 어진 이여, 저 세간에서 문혜(聞慧)하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란 무엇인가? 여러 어진 이여, 만약 이와 같이 공한 법이 상응하고, 대승의 언교(言敎)를 감당할 수 있고, 읽어 외우고 받아 지니는 언사(言辭)가 청정하고,남을 위해 연설하되 아첨하거나 헛되지 않고, 모든 번뇌와 나쁜 업장이 다하고, 법을 알고 이치[義]를 안다면, 이 사람은 저 대승의 언교에서 법을 알고 이치를 알아서 밤낮으로 정진하여 위없는 지혜를 부지런히 구하니, 여러 어진 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에서 문혜(聞慧)하는 지혜 그릇의 평등이라 하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저 출세간의 지혜 그릇의 평등이란 무엇인가? 여러 어진 이여, 어떤 선남자가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을 취하지 않고, 눈의 색을 취하지 않고 눈의 식별[眼識]을 취하지 않고 눈의 닿임[眼觸]을 취하지 않고, 눈 닿임의 인연으로 생기는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도 취하지 않으며, 이와 같이 나아가서 뜻과 법[意法]과 뜻의 식별[意識]과 뜻의 닿임[意觸]을 취하지 않고, 뜻의 닿임의 인연으로 생기는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도 취하지 않으며, 이와 같이 땅의 경계와 물․불․바람의 경계도 취하지 않고, 허공의 경계도 취하지 않고, 나아가 비상비비상(非想非非想)의 경계도 취하지 않으며, 또 현재세와 미래세도 취하지 않고, 착하거나 착하지 않음도 취하지 않고, 유루(有漏)와 무루(無漏)도 취하지 않으며, 성문승(聲聞乘)도 취하지 않고, 연각승(緣覺乘)도 취하지 않고, 위없는 대승(大乘)도 취하지 않고, 삼계도 취하지 않고, 3승(乘)도 취하지 않으며, 있음[有]도 취하지 않고 없음[無]도 취하지 않으며, 무소유와 언설(言說) 없음도 취하지 않아서 반연 없는 자비의 삼매를 얻는다면, 이는 성문과 벽지불의 경지가 아니니라. 이 사람은 이 삼매 때문에 능히 수릉엄(首楞嚴)삼매에 들어가는 문을 볼 수 있어서 단계적으로 반드시 수릉엄삼매를 얻으리라.
여러 어진 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출세간의 지혜 그릇의 청정평등이라 하는데, 결정된 청정 평등이 아니라 방편의 힘으로 지혜의 평등을 구한 것이니라.
007_0483_c_20L諸仁者!是名出世閒智器淸淨平等,非決定淸淨平等,是方便力求智平等。
007_0484_a_01L여러 어진 이여, 저 출세간의 모든 법기(法器)인 반야(般若)에 편히 머무는 모든 법계의 청정 평등이란 무엇인가? 여러 어진 이여,일체의 법계는 육안(肉眼)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천안(天眼)으로 보는 것도 아니니, 이는 거룩한 법과 슬기의 눈이 상응하는 것이니라. 거룩한 슬기의 눈으로 모든 법계의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음을 관찰하고, 모든 법의 융성과 쇠퇴가 있음을 보지 않고,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보지 않아서 이르는 바가 없고, 생겨남이 있고 멸함이 있음을 보지 아니하니, 이 사람이 이와 같이 모든 법의 청정 평등을 볼 때는 다시 중생을 실답게 얻을 수 있다고 보지 않느니라. 만약에 중생을 얻을 수 없는 경지에 들어간다면, 이 사람은 모든 법도 얻을 수 없는 경지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왜냐하면 중생을 여의고서 모든 법이 있지 않고 모든 법을 여의고서 중생이 있지 않아서 중생의 체성(軆性)이 바로 모든 법의 체성이고 그 모든 법의 체성이 바로 중생의 체성이며, 그 모든 법의 체성이 바로 나의 체성이고 그 나의 체성이 바로 모든 법의 체성이며, 그 모든 법의 체성이 바로 불법의 체성이고 그 불법의 체성이 바로 나 없음[無我] 경계의 체성이며, 그 나 없음 경계의 체성이 바로 실제(實際)의 체성이고, 그 실제의 체성이 바로 여여(如如)의 체성이니, 이와 같이 모든 법을 알기 때문이니라, 여러 어진 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출세간의 모든 법기인 반야에 편히 머무는 모든 법계의 청정 평등이라 하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저 출세간의 모든 법기의 청정 평등이란 무엇인가?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반야에 편히 머물러서 선정에 들어갈 때라면 법을 얻을 수 있다고 보지 않으며, 또 선정에 머물면서도 모든 법의 경계를 버리지 않느니라. 머무름도 없고 멸함도 없고 깨달아 아는 것도 없이 선정에 머무르면, 이 사람은 몸의 선(禪)으로 선정에 머무는 것도 아니고 마음의 선으로 선정에 머무는 것도 아니니라.
007_0484_b_01L이 사람이 이와 같이 선에 머무를 때엔 여여(如如)한 실제의 법계에 들어가서 능히 온갖 법을 취하거나 집착함이 없는 경지에 들어가 일체의 성문과 벽지불 위로 뛰어남이니, 이 사람이 이러한 선으로 선정에 머무는 것이 바로 결정하지 않는 보살로서 능히 온갖 번뇌의 소견과 번뇌의 얽매임을 끊는 것이니라.
만약에 보살이 능히 이러한 선정에 머물 수 있는 자라면 능히 모든 법에 들어갈 것이고, 이 법에 들어갈 때엔 능히 중생들의 착하고 나쁜 모든 욕심을 알아서 성숙시킬 것이니라. 이 사람이 중생을 보지 않으니, 나[我]와 남[人]과 수명(壽命)과 온갖 수효의 중생을 보지 않는 자는 조작하는 이와 조작하게 하는 이, 일어나는 이와 일어나게 하는 이, 받는 이와 받게 하는 이를 양육하며, 이 사람이 다시 여여(如如)한 법계에 들어갈 때엔 온갖 중생의 뒤바뀐 번뇌와 뒤바뀌기 때문에 갖가지 괴로움을 받는 걸 보느니라. 이 사람이 이와 같이 미세하고 여여한 실제의 법계에 들어가니, 이것이 보살이 중생을 중생으로 보지 않으면서도 성숙시키는 것이니라.
중생은 실답지 않기 때문에, 중생은 중생이 없기 때문에, 중생은 나가 없기 때문에, 중생은 여의기 때문에, 중생은 자성(自性)이 없기 때문에, 중생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중생은 공하기 때문에, 중생은 형상이 없기 때문에, 중생은 소원이 없기 때문에, 중생은 작용이 없기 때문에, 중생은 여여한 성품이기 때문에, 중생은 생겨남이 없기 때문에, 중생은 멸함이 없기 때문에, 중생은 청정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중생을 성숙시키면서도 나를 보지 않고, 나아가 받는 이도 보지 않으며, 또 일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니라.
007_0484_c_01L이 모든 법의 자체의 성품과 모습은 불가설불가설(不可說不可說) 법계이므로 모든 언어와 문자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나타내 보일 수도 없어서 있는[有] 바가 없느니라. 이 보살은 큰 슬픔[大悲]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불가설법으로서 온갖 법을 설하나니라. 말하자면 이것은 누(漏)가 있고 이것은 누(漏)가 없으며, 이것은 세간이고 이것은 출세간이고, 이것은 죄가 있고 이것은 죄가 없으며, 이것은 유위이고 이것은 무위이며, 이것은 번뇌가 있고 이것은 번뇌가 없으며, 이것은 응당 수행해야 하고 이것은 응당 버려야 하며, 이것은 범부의 법이고 이것은 배움의 법이고 이것은 배울 것이 없는 법이며, 이것은 연각법이고 이것은 보살법이고 이것은 부처님 법이니라.
여러 어진 이여, 아직 결정하지 않은 보살이 이와 같이 출세간의 모든 법기인 반야에 편히 머물러 모든 법계의 청정 평등에 들어가서 분별하여 설법한다면, 이 보살이 설한 바의 법은 그 모습을 보지 않느니라. 여러 어진 이여, 비유컨대, 어떤 요술쟁이가 허공계에 가득하도록 갖가지 색과 갖가지 꽃을 화작(化作)하여 전에 없는 일을 능히 나타내고서, 부처님이 출세하지 않더라도 그 꽃 속에서 능히 이같이 미묘한 이치를 지닌 글귀의 맛을 낸다거나, 법문에 들어가서 법의 음성을 연설할 수 있다고 하면, 이러한 일을 하는 건 어려울까 어렵지 않을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이들이여, 이것은 더욱 어렵고, 가장 어려우니라. 저 결정하지 않는 보살은 속한 바의 법이 없는 이러한 법을 색이 없어 볼 수가 없고, 문자도 아니고 언설이 아니라서 스스로 알지 못하고, 증득하지 못하고, 잘 수행하지 못하고, 자재롭지 못하고, 저 언덕에 이르지 못하는데, 그러면서도 능히 다른 중생의 온갖 번뇌를 없애서 성숙시켜주니, 이것이야말로 더 어려운 것이니라. 저 모든 중생이 이러한 매우 깊고 언설 없는 법을 아직 증명하지 못했으면서도 들은 뒤에는 비방하지 않는 이것이야말로 가장 더 어려운 것이니라.
007_0485_a_01L또 저 모든 중생이 능히 온갖 번뇌의 나무를 부수어 부드러운 마음과 업을 짓는 마음에 머물면서 모든 중생에게 자애로운 마음․가엾어 하는 마음․해치지 않는 마음․슬픈 마음․함께하는 마음․같은 마음을 가지니, 저 온갖 중생들이 부드러운 마음을 지니기 때문에 생사의 바다를 마르게 하고 번뇌의 바다를 건너서 속히 무외(無畏)의 성(城)에 들어가느니라. 이처럼 언설이 없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걸 들은 뒤에 비방하지 않는 이것이야말로 더욱 어렵고 가장 으뜸으로 어려운 것이니, 무슨 까닭에 너희들 나쁜 마음의 귀신은 마음을 자제하지 않고, 모든 중생에게 부드러운 마음을 내지 않고서, 후세의 두려움을 보지 않는가?
여러 어진 이여, 만약에 출세간의 모든 법기의 청정 평등삼매에 머무는 보살마하살이 있다면, 이 보살은 능히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6근(根)을 수호하여 각각 자기 경계에 머무르게 할 수 있거늘, 하물며 너희들 나쁜 마음의 귀신을 막아내지 못하겠느냐. 이 훌륭한 장부는 다 이 법을 얻어서 대자대비한 마음에 머물러 다른 이를 괴롭히지 않나니, 그 이유는 대자대비의 방편력을 닦기 때문에 다른 이를 괴롭히지 않느니라. 이 보살들이 이러한 매우 깊은 법에 들어가고 나면 중생을 허공계 속에다 던져두고 수억 나유타 겁 동안 각각 서로 보지 못하게 할 수 있거늘, 어찌 너희들의 온갖 나쁜 귀신을 다스리지 못하겠느냐? 또 모든 중생을 세계 중간의 아주 어두운 곳[大黑闇處]에 던져두고, 나아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다만 바람을 먹고 물을 먹고 흙을 먹고 돌을 먹게 할 수 있는데 이르렀느니라.
이 보살들이 이러한 매우 깊은 출세간의 법기의 청정 평등삼매에 머물기 때문에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수억 겁 동안 먹지 않게 할 수 있거늘, 어찌 너희들이 다른 중생의 정기와 피․살, 그리고 온갖 나쁜 귀신을 먹는 걸 다스리지 못하겠는가? 무엇 때문에 너희들을 내버려두는가? 이 보살들은 대자대비의 방편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너희들을 내버려두는 것이니라.
007_0485_b_01L이 사천하에 있는보살마하살들은 이처럼 매우 깊은 출세간의 법기의 청정 평등삼매에 편히 머무는데, 그 이름을 말하자면 중자재(衆自在)보살, 자자재(慈自在)보살, 문수음(文殊音)보살, 전자재(電自在)보살, 일자재(日自在)보살, 월자재(月自在)보살, 지자재(地自在)보살, 상자재(想自在)보살, 관세자재(觀世自在)보살, 수자재(水自在)보살들이니, 이와 같은 1만 8천 보살마하살이 이 사천하에 거처하느니라.
저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 열 가지 가장 깊고 깊은 출세간의 모든 법기의 청정 평등에 머무니, 그 열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중생의 평등과 법의 평등과 청정의 평등과 보시의 평등과 계율의 평등과 인욕의 평등과 정진의 평등과 선정의 평등과 반야의 평등과 모든 법의 청정 평등이 그것이니라. 이 열 가지의 가장 깊고 깊은 출세간의 모든 법기의 청정 평등삼매에 머무는 보살마하살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너희들의 나쁜 귀신들을 능히 다스릴 수 있느니라. 그렇다면 왜 너희들을 내버려두는가? 이 보살들은 대자대비의 방편력을 닦기 때문에 너희들을 내버려두는 것이니라. 이 보살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겠느냐.
007_0485_c_01L여러 어진 이여, 가령 일체 중생이 앞서 말한 보살마하살처럼 이러한 열 가지 출세간의 깊고 깊은 모든 법기의 청정 평등에 머문다면, 한 여래의 일념(一念)의 지혜로도 그대들보다 뛰어날 것이거늘, 하물며 여래께서 어느 때를 막론하고 크게 슬픈 마음[大悲心]으로 너희들을 감싸고 수호하여성내거나 미워하지 않고 버리지도 아니함이겠느냐. 여래는 이와 같이 어느 때나 너희들을 가엾이 여겨서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하고자 하거늘, 너희들은 어찌하여 이처럼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고, 후세의 두려움을 살피지 않은 채 모든 중생에게 가엾이 여기지 않는 마음과 부드럽지 않는 마음과 나쁜 마음․원수의 마음과 사랑하지 않는 마음과 슬퍼하지 않는 마음을 짓는 것인가. 너희들은 이런 비법(非法)을 짓지 말아야 하느니라.”
대웅(大雄)께서는 이처럼 귀신의 모임을 남김없이 보고는 즉시 그들에게 오른 팔을 들어서 다음과 같이 널리 설하네.
007_0485_c_07L大雄見如是, 無餘鬼神集, 卽時擧右臂,
宣說如是言。
부처님 세상에 나오시기 매우 어렵고 법보와 승보도 다시 만나기 어렵고 중생들의 청정한 신심도 어렵고 모든 고난을 여의는 것 또한 어려우며,
007_0485_c_09L佛出世甚難, 法僧亦復難,
衆生淨信難, 離諸難亦難。
중생을 가엾이 여김도 어렵지만 만족을 앎이 으뜸으로 어렵고 바른 법 얻어 듣기가 어렵지만 능히 수행하는 것이 으뜸으로 어렵네.
007_0485_c_10L哀愍衆生難,
知足第一難, 得聞正法難, 能修第一難。
이 어려움의 평등을 알게 되면 세간에서 항상 즐거움 받으리니 이러한 열 가지 평등의 처소를 슬기로운 자는 빨리 알아야 하네.
007_0485_c_11L得知難平等, 於世常受樂, 此十平等處,
智者當速知。
처음 중생과 함께하는 평등이란 저 모든 나쁜 업을 버리고 나아가 온갖 착한 업을 지어서 오래도록 훌륭한 즐거움을 받음이며,
007_0485_c_13L初衆生平等, 捨離諸惡業,
造作諸善業, 久受於勝樂。
수행하는 법의 평등이란 모든 법에서 죄다 평등함이니 부처님․성문․연각이나 그 밖의 범부들도 다 그러하네.
007_0485_c_14L修行法平等,
一切法等等, 佛聲聞緣覺, 凡夫等如如。
이러한 청정 평등은 저 사람 속에서 얻나니 경계를 취함을 멀리 여의고 다시 나를 파괴하지도 않네.
007_0485_c_15L此淸淨平等, 於彼人中得, 遠離取境界,
亦復不壞我。
보시의 평등으로 기뻐하면서 다른 중생을 해치지 않고 목숨 살리는 도구를 빼앗지 않아 온갖 꽃․과일까지도 없애지 않네.
007_0485_c_17L布施平等喜, 不害他衆生,
不奪活命具, 不壞諸花果。
어느 한 중생도 나의 부모 아닌 이 없으니 일체의 모든 중생은 나의 친지(親知)였다네.
007_0485_c_18L無有一衆生,
非我父母者, 一切諸衆生, 曾與我親知。
나 다시는 하나의 중생에게도 부딪치거나 괴롭히지 않고 때 없이 일어나는 온갖 사나운 비․바람을 쉬게 하고,
007_0485_c_19L我更不觸惱, 乃至一衆生, 休息於非時,
一切惡風雨。
풍성하여 일을 즐길 수 있어서 모든 친지(親知)를 길러 내니 중생의 정기가 늘어나서 항상 줄지 않을 수 있었으며,
007_0485_c_21L豐盛可樂事, 養育諸親知,
衆生精氣增, 常得不損減。
남의 몸에다 악한 기운을 풍기지 않고 성내고 악한 눈으로 보지도 않고 남의 정기를 빼앗지 않아서 모든 즐거움이 충만하리라.
007_0485_c_22L不氣噓他身,
不瞋惡眼視, 不奪他精氣, 充滿一切樂。
007_0486_a_01L 나의 마음은 일체를 이롭게 하므로 허물 있는 자에게도 성내지 않고 모든 번뇌를 끊기 위하여
모든 부처님 법을 구해야 하리니,
007_0485_c_23L我心利一切, 不瞋有失者, 爲斷諸煩惱,
求於諸佛法。
열 가지 착한 업의 길을 지혜로운 자 항상 수호하여 세간에서 늘 기뻐하고 뒤에는 열반을 보게 되네.
007_0486_a_02L十種善業道, 智者常守護,
於世常歡喜, 後得見涅槃。
음(陰)에 의지하지 않고 계율 지니며 또한 계(界)와 입(入)에도 의지하지 않고 온갖 다른 갈래의 계율을 없애고 또한 온갖 갈애(渴愛)도 없애며
007_0486_a_03L不依陰持戒,
亦不依界入, 滅諸有支戒, 滅諸有渴愛。
갖가지 생각을 버리고 여의어야 능히 미움과 성냄을 쉬나니, 이러한 문자와 언어가 합하면 지혜로운 자는 분별을 여의고
007_0486_a_04L捨離種種想, 能息於瞋怒, 如是字言合,
智者離分別。
마치 허공의 공(空) 같기 때문에 일체의 분별을 여의니 이같이 참음을 닦는 자가 지혜로운 자로서 분별을 여의네.
007_0486_a_06L如虛空空故, 離一切分別,
如是修忍者, 智者離分別。
비유하자면 저 공중의 달이 뭇 별에 둘러싸임과 같듯이 이같이 참음을 닦는 자는 안온하여 대중 속에 드러나고
007_0486_a_07L譬如空中月,
衆星共圍遶, 如是修忍者, 安隱衆中顯。
마치 달이 마니 구슬에 비추어 그 광명이 바다에 가득하듯이 참음은 나쁜 마음의 귀신을 비추어 청정한 신심을 얻게 하고
007_0486_a_08L月光照摩尼, 海水得盈滿, 忍照惡心鬼,
令得淸淨信。
일체의 온갖 나쁨을 여의고서 보리의 행을 닦아나가면 저 중생들을 차례차례로 모든 부처님 바다를 채울 수 있나니,
007_0486_a_10L一切離諸惡, 修於菩提行,
彼衆生次第, 能滿諸佛海。
나 옛날 선인(仙人)이 되어서 숲 속에서 인욕을 닦을 때에 몸뚱이 마디마디를 갈라내어도 성내고 미워하는 마음 일으키지 않았으며,
007_0486_a_11L我昔作仙人,
林中修忍辱, 節節支解身, 不起瞋怒心。
또 토끼 몸으로 선인이 되어 스스로 불 속에 뛰어들어서 내가 참음을 닦았기 때문에 불이 바뀌어 연못이 되었노라.
007_0486_a_12L作兔爲仙人, 自投身入火, 我以修忍故,
火變爲蓮池。
나는 저 참음의 힘으로 많은 중생을 성숙시켰으니 이제 모든 아라한들은 이러한 참음이 있지 않네.
007_0486_a_14L我以彼忍力, 成熟多衆生,
今諸阿羅漢, 無有如是忍。
지혜로운 자는 복덕과 지혜를 위해 항상 부지런히 정진 수행하므로 지혜의 바다가 더욱 가득 차서 모든 부처님 바다를 이룰 수 있고
007_0486_a_15L智者常精進,
修行爲福慧, 智海得增滿, 得成諸佛海。
선정과 반야를 닦아서 모든 번뇌를 여읠 수 있으므로 삼계를 분별하지 않고서 여여(如如)에 머무르게 되며,
007_0486_a_16L修禪及般若, 得離諸煩惱, 不分別三界,
得住於如如。
지혜로운 자 선정의 지혜를 닦아 세간에 나와 실제에 머무르므로 모든 법에 물듦이 없어서 일체의 분별을 여읠 수 있고
007_0486_a_18L智者修禪智, 出世住實際,
不染於諸法, 離一切分別。
모든 법을 분별하지 않으므로 중생이 있다고 보지 않고 모든 법이 오직 하나의 모습이면 부처님의 경계를 볼 수 있으리라.
007_0486_a_19L不分別諸法,
不見有衆生, 諸法唯一相, 得見佛境界。
한량없는 보살 대중들 이 법의 성품에 편히 머물러 조금도 너희들을 괴롭히지 않고 성스러운 반야에 머무르고
007_0486_a_20L無量菩薩衆, 安住此法性, 不惱於汝等,
以住聖般若。
여래는 너희들의 나쁜 허물을 용서하여 괴롭히지 않거늘, 어찌하여 너희들은 수치도 없이 모든 부끄러움을 멀리 여의고
007_0486_a_22L如來於汝等, 容恕不爲惱,
汝等無羞恥, 遠離於慚愧。
모든 중생에게 나쁜 짓을 저질러 그 폐악한 성품이 경직되어 있다가 부처님의 큰 용맹을 보고는 모두 부드러운 마음을 얻으니,
007_0486_a_23L作惡諸衆生,
弊性多剛强, 見佛大勇猛, 皆得柔軟心。
007_0486_b_01L
너희들도 응당 각자 스스로가 자기의 나쁜 마음을 막아서 차례대로 단계를 밟아서 큰 열반을 빨리 얻어야 하리라.
007_0486_b_01L汝等各應當, 自遮己惡心, 汝等當次第,
速證大涅槃。
너희들이 만약 부드럽다면 모든 나쁜 업을 여읠 수 있어서 이 법을 수호하기 때문에 너희들에게 부촉하느니라.
007_0486_b_03L汝等若柔軟, 得離諸惡業,
爲護此法故, 付囑於汝等。
내가 말하는 이 성문은 지혜를 갖춘 큰 명칭이라 너희들을 가엾이 여김으로써 복과 지혜를 얻게 하며,
007_0486_b_04L我所說聲聞,
具智大名稱, 彼憐愍汝等, 令得福智慧。
반드시 음식의 이양(利養)을 얻어 모든 하늘에게 공양을 받고 또 훌륭한 거주처도 얻고 아울러 수명도 늘릴 수 있으니,
007_0486_b_05L當得飮食利, 諸天所供養, 得於勝住處,
及得增壽命。
만일 도사(導師)의 말을 듣고 말씀한 대로 수행한다면 인간․천상의 세간 속에서 항상 뛰어난 과보를 받으리라.
007_0486_b_07L若聞導師語, 如說能修行,
人天世閒中, 常受勝樂報。
그때 세존께서 저 나쁜 귀신들 가운데에서 설법을 마치시자, 저 나쁜 귀신들 중에는 옛날 불법을 결정적으로 믿었으나 후세에 와서 나쁜 벗을 친근하다가 다른 이의 허물을 본 그 인연으로 나쁜 귀신에 태어난 자가 있었으니, 그들 92나유타 백천의 나쁜 귀신들은 수다원과(須陀洹果)에 머무르게 되고, 억 나유타 빈바라 백천의 나쁜 귀신들은 옛날 대승을 행한 자로서 수순하는 지혜[隨順忍]를 얻고, 한량없는 아승기의 나쁜 귀신들은 부드러운 마음을 얻고, 얻고 나서는 다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007_0486_c_01L그때 저 나쁜 귀신들 중에 우왕목(牛王目)이라는 나찰왕(羅刹王)이 1만 명의 나찰왕과 함께 부처님을 향해 합장한 채 일심으로 공경히 예배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대덕 바가바시여, 저희들은 일찍이 성낸 인연 때문에 이 세간에 오래도록 좋지 못한 과보를 받아왔으나, 이제는 부처님의 신력(神力)을 이어받아서 스스로 이 현겁(賢劫) 속에 있었던 숙명(宿命)의 일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은 구류손(鳩留孫)여래의 법속에서 일찍이 출가하여 8만의 대승법 덩어리를 외워 지니고,또 8만의 성문법 덩어리를 외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소원을 발했으나, 그때 저희들이 아란야에서 법에 머무는 비구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는 바람에 그 업장 때문에 거기에서 목숨을 마치고는 지옥에 태어나 오래도록 불에 태워지면서 여지없이 정신을 잃었고, 다시 거기에서 목숨을 마치고 여기 남의 피와 살을 먹는 나찰 속에서 태어났으니, 이것은 바로 저희들이 옛날 출가했을 때에 함께 나쁜 업을 지은 까닭입니다.
이제 이 나쁜 나찰의 몸을 받아서 음식을 위하여 무량억 나유타 백천의 중생들 목숨을 끊었으니, 따라서 저희들은 이제 부처님께 모든 나쁜 업을 다시는 짓지 않겠다고 참회하고, 이와 같이 세 번 참회한 뒤에 나아가 계율을 굳게 수행하겠사오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기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어진 이여, 나는 다시 어떠한 법도 보리심을 멀리 여의고서 아란야의 비구 처소에 대해 나쁜 마음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일을 보지 못하였느니라. 어진 이들이여, 미래 세상의 이 현겁 마지막에는 노차(盧遮)라는 부처님이 계시리니, 그 부처님께서 너희들에게 훌륭한 보리를 수기하시리라.”
그러자 저 1만의 나찰왕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차라리 지옥에 있을지언정 사람의 몸을 얻고 나서는 아란야의 비구에게 일념 사이에라도 나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일념 사이에 나쁜 마음으로써 모든 착함을 끊게 되거늘, 어찌 자주 자주 나쁜 마음을 일으키겠습니까?”
007_0487_a_01L그때 다시 여러 나쁜 귀신들이 삼보를 공경히 믿고 부드러운 마음에 머물면서 후세의 두려움을 관찰하고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대덕 바가바시여, 저희들은 이제부터 나쁜 짓을 하지 않고 과거의 모든 나쁜 업도 참회하겠습니다. 또 저희들은 이제 꽃을 먹고 향기를 먹고과일을 먹고 물을 먹고 바람을 먹고 법을 먹고 기쁨을 먹을 뿐 다시는 다른 중생을 괴롭히지 않겠으며, 부처님께 부촉 받은 불법을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하여 불법을 수호하겠으며, 아울러 부처님의 성문 제자로서 아란야에 머무는 자를 더욱더 수호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도다, 훌륭한 장부여. 너희들은 응당 이같이 나의 부촉을 잘 받아야 하리라. 나는 또 이제 너희들을 현겁의 모든 보살과 성문들에게 부촉하여 두노니, 저 보살과 성문은 너희들을 가엾이 여기므로 밤낮으로 착한 일을 일으키고 도를 도와서 너희들과 함께 잘 명칭을 나누워 서로 권청(勸請)하리라. 이렇게 함으로써 너희들은 정기의 큰 힘과 위덕(威德)과 큰 공을 친지와 권속에게 더 증장(增長)시킬 터이니, 서로 서로가 이와 같이 나의 법을 수호하여 지니기 때문에 다시 아란야에서 법에 머무는 비구와 또는 대승․소승을 잘 수호하고, 이와 같고 이와 같이 정기가 증장하여 권속까지 이르게 되고, 이와 같고 이와 같이 너희들이 3세의 모든 부처님께 훌륭한 공양을 함으로써 이 선근으로 능히 나쁜 갈래를 버리고 세간의 즐거움과 열반의 즐거움을 얻으리라.”
대덕 바가바시여, 이 사천하 중에 남방의 염부제가 가장 수승(殊勝)하나니, 왜냐하면 염부제 사람들은 굳건하고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범행(梵行)에 상응하며, 부처님 바가바께서 이 염부제에서 출세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천왕들은 이 염부제를 두 배나 더 수호하면서 양육하는 것입니다.
이 염부제에는 이른바 큰 나라가 열여섯 개 있는데, 그 중 앙가마가타(鴦伽摩伽陀)․방가마가타(榜伽摩伽陀)․아반다(阿槃多)․지제(支提) 등, 이 네 개의 큰 나라는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 야차 무리와 더불어 둘러싼 채 수호하면서 양육하고 있으며, 가시(伽尸)․도살라(都薩羅)․바차(婆蹉), 마라(摩羅)등, 이 네 개의 큰 나라는 제두뢰타천왕(提頭賴吒天王)이 건달바 무리와 더불어 둘러싼 채 수호하면서 양육하고 있으며, 구라바(鳩羅婆)․비시(毘時)․반차라(般遮羅)․소나(踈那)등, 이 네 개의 큰 나라는 비루륵차천왕(毘樓勒叉天王)이 구반다 무리와 더불어 둘러싼 채 수호하면서 양육하고 있으며, 아습바(阿濕婆)․소마(蘇摩)․나소타(羅蘇吒)․감만사(甘滿闍) 등, 이 네 개의 큰 나라는 비루박차천왕(毘樓博叉天王)이 용의 무리와 더불어 둘러싼 채 수호하면서 양육하고 있습니다.
007_0488_b_01L대덕 바가바시여, 과거의 천선(天仙)들은 이 사천하를 수호하면서 양육하기 때문에 다 이와 같이 분포 안치하였는데, 후세에 와서는 그 국토의 도시․촌락․탑․절․동산과․나무 밑․무덤 사이와 산골․벌판․강․샘․언덕․못, 나아가 바다 속의 보주(寶洲)․천사(天祠)에 따라 저 난생(卵生)․태생(胎生)․습생(濕生)․화생(化生)의 용․야차․나찰․아귀․비사차(毘舍庶)․부단나(富單那) 등이 그 속에 태어나서 그곳에 머물면서도 아무 데도 매인 곳이 없고 누구의 가르침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부처님께 이 염부제의 모든 국토에다 저 여러 귀신들을 분포하고 안치하였으니, 이는 수호하기 위하여, 즉 모든 중생을 수호하기를 원한 것입니다.”
세간에 나타내 보이기 위해 도사(導師)는 범천왕들에게 묻노니 이 사천하의 모든 국토를 누가 수호하면서 양육하는가.
007_0488_b_11L示現世閒故, 導師問梵王, 於此四天下,
誰護持養育。
이처럼 하늘의 스승인 범천과 여러 천왕들이 우두머리가 되는 도솔천(兜率天)․타화천(他化天)과 화락천(化樂天)․야마천(夜摩天)들이
007_0488_b_13L如是天師梵, 諸天王爲首,
兜率他化天, 化樂須夜摩。
이 사천하의 모든 국토를 능히 수호하면서 양육할 수 있으며, 사천왕을 비롯한 그들의 권속도 역시 이 사천하를 수호할 수 있으며
007_0488_b_14L能護持養育,
如此四天下, 四王及眷屬, 亦復能護持。
28수(宿) 등과 아울러 12신(辰)과 12천(天)의 동녀(童女)도 이 사천하를 수호해 지킬 수 있건만,
007_0488_b_15L二十八宿等, 及以十二辰, 十二天童女,
護持四天下。
그 태어나는 곳에 따라서 용․야차․아귀․나찰 등 남의 가르침 받지 않은 자도 돌이켜 그들을 수호하나니,
007_0488_b_17L隨其所生處, 龍鬼羅剎等,
不受他教者, 還於彼作護。
천신(天神) 등의 차별도 부처님께서 분포시키길 원하나니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바른 법의 등불이 찬란히 빛나네.
007_0488_b_18L天神等差別,
願佛令分布, 憐愍衆生故, 熾然正法燈。
007_0488_c_01L 그때 부처님께서 월장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분명히 알라, 청신사(淸信士)여. 이 현겁(賢劫) 초기에는 사람들의 수명이 4만 세를 살았는데, 당시 구류손(拘留孫)부처님이 세간에 나오셨느니라. 그 부처님께선 이 한량없는 아승기 억 나유타 백천의 중생들이 생사에 유전하는 것을 보시고는 올바른 법 바퀴를 굴려서 그들을 나쁜 길에서 착한 길과 해탈의 과위[果]에 안치하셨느니라.그리고 그 부처님께서는 이 사천하를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과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과 화락천왕(化樂天王)과 도솔천왕(兜率天王)과 수야마천왕(須夜摩天王)들에게 부촉하셨는데, 수호해 지키기 위해서, 양육하기 위해서, 다시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기 위해서, 삼보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땅의 정기와 중생의 정기와 바른 법의 정기가 오래 머물면서 증장하도록 하기 위해서, 중생들로 하여금 세 가지 나쁜 길을 그치고 세 가지 착한 길로 나아가게 하기 위하여 이 사천하를 대범천왕과 여러 천왕들에게 부촉하셨느니라.
그러다가 점차로 겁수[劫]가 다하고, 모든 하늘․사람이 다하고, 모든 착한 업과 깨끗한 법이 다 없어지고, 나쁜 일만 늘어나고 온갖 번뇌에 빠지게 되어서 사람들 수명이 3만 세일 때, 그때엔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오셨느니라. 그 부처님께서도 역시 이 사천하를 사바세계의 주인 범천왕과 타화자재천왕과 나아가 사천왕을 비롯한 그들의 권속에게 부촉하셨는데, 수호하면서 양육하기 위해서, 나아가 다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세 가지 나쁜 길을 그치고 세 가지 착한 길로 나아가게 하기 위하여 이 사천하를 대범천왕과 여러 천왕들에게 부촉하셨느니라.
007_0489_a_01L그러다가 또 겁수가 다하고, 모든 하늘․사람이 다하고, 깨끗한 법도 다 하고, 나쁜 일만 늘어나고 온갖 번뇌에 빠지게 되어서 사람들의 수명이 2만 세일 때, 그때엔 가섭(迦葉)여래께서 세간에 나오셨느니라. 그 부처님께서도 이 사천하를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과 타화자재천왕과 화락천왕과 도솔타천왕과 수야마천왕과 교시가제석천왕과 사천왕을 비롯한 그 모든 권속들에게 부촉하셨는데, 수호하면서 양육하기 위하여, 나아가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세 가지 나쁜 길을 그치고 세 가지 착한 길로 나아가게 하기 위하여 저 가섭부처님께서는 이 사천하를 대범천, 사천왕들에게 부촉하셨으며, 아울러 모든 천선(天仙)의 무리, 7요(曜)와 12천동녀(天童女), 28수(宿) 등에게도 부촉하셨으니, 수호해 지키기 위해서이고 양육하기 위해서였느니라.
분명히 알아라, 청신사여. 점차로 지금에 와서는 겁이 혼탁하고 번뇌가 혼탁하고 중생이 혼탁하고 대악(大惡)의 번뇌가 혼탁한 투쟁의 악한 세간이 되니, 이때의 사람 수명은 1백 세로서 모든 깨끗한 법이 다 없어지고 온 어둠이 세간을 가려서 마치 온 바닷물이 한 가지 짠맛[鹹味]뿐인 것처럼 크나큰 번뇌의 맛이 세간에 두루 가득하였느니라. 그리하여 나쁜 무리들이 모여서는 손으로 골수[髑髏]를 잡고 그 손바닥에 피를 바르면서 서로 살해하기에 이르렀노라.
내가 이제 이러한 나쁜 중생들 속에 출세하여 보리수 밑에서 처음으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고, 제위파리(提謂波利) 따위의 상인(商人)에게 음식을 받으면서도 그들을 위하기 때문에 이 염부제에 하늘․용․건달바․구반다․야차들을 분포시켜 수호하면서 양육하였으며, 또 시방 모든 불국토의 보살마하살들을 남김없이 죄다 여기에 모이게 하고, 나아가 이 사바불토의 백억 일월(日月), 백억 사천하, 백억 4대해(大海), 백억 철위산(鐵圍山)과 대철위산, 백억 수미산(須彌山), 백억의 4대 아수라성(阿修羅城), 백억 사천왕, 백억 삼십삼천, 나아가 백억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와 같은 대략의 사바 불국토에서 내가 불사(佛事)를 지었느니라.
007_0489_b_01L나아가 사바불토의 모든 범천왕을 비롯한 그들의 권속과 마천왕(摩天王)․타화자재천왕․화락천왕․도솔타천왕․수야마천왕․제석천왕․사대천왕․아수라왕․용왕․야차왕․나찰왕․건달바왕․긴나라왕․가루라왕․마후라가왕․구반다왕․아귀왕․비사차왕․가타부단나왕까지 다 권속들을 데리고 이곳에 크게 모여서 법을 듣게 하고, 나아가 이 사바불토의 모든 보살마하살과 온갖 성문 대중을 남김없이 죄다 여기에 모이게 하였으니, 법을 듣게 하기 위함이니라. 내가 이제 여기 모인 대중을 위하여 깊고 깊은 불법을 나타내 보이는 것은 세간을 수호하기 때문이니 염부제에 모인 모든 귀신을 다 분포하고 안치시켜서 수호하면서 양육하노라.”
그러자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이 아뢰었다. “과거의 부처님들이 이 사천하를 일찍이 나와 교시가에게 부촉해서 수호하도록 하셨으나, 저희들은 과실이 있어서 저희들 범천과 제석천의 이름은 드러내지 않고 다만 다른 천왕들과 수(宿)․요(曜)․신(辰)을 칭하여 수호하면서 양육하였습니다.”
007_0489_c_01L그리고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과 교시가 제석천왕은 다시 부처님 발에 엎드려 절하면서 이렇게 아뢰었다. “대덕 바가바시여, 대덕 수가타시여, 저희들은 이제 사과합니다. 저희들은 어린아이처럼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서 여래 앞에서 스스로 이름을 일컫지 못했습니다. 대덕 바가바시여, 원컨대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대덕 수가타여, 원컨대 용서하여 주시옵소서.여기 오신 대중들께서도 용서하여 주소서. 저희들도 이 경계에서 언설의 가르침으로 자재로운 곳을 얻어 수호하면서 양육하게 하고, 나아가 모든 중생을 착한 길로 나아가게 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일찍이 구류손(拘留孫)부처님께 이미 교칙(校勅)을 받았고 나아가 삼보의 종자를 빛나게 만들었으며,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부처님과 가섭(迦葉)부처님의 처소에서도 역시 교칙을 받아서 부지런히 삼보의 종자를 빛나게 하고, 땅의 정기와 중생의 정기와 바른 법의 맛인 제호(醍醐)의 정기를 오래 머물러 자라나게 하였습니다. 이제 또 세존께 그와 같은 교칙을 정수(頂受) 받는다면, 저희들은 자기 경계에서 언설의 가르침이 자재로운 곳을 얻어서 모든 싸움과 굶주림을 그치며, 나아가 삼보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세 가지 정기를 오래 머물러 자라나게 하기 위해서, 악행의 중생을 막아내고 법을 행하는 중생을 수호해 양육하기 위해서, 중생들로 하여금 세 가지 나쁜 길을 그치고 세 가지 착한 길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불법을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수호해 지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묘한 장부여. 너는 응당 그렇게 해야 하리라.”
007_0489_c_15L佛言:“善哉,善哉!妙丈夫!汝應如是。”
007_0490_a_01L그때 부처님께서 백억의 대범천왕들에게 말씀하셨다. “법을 행하고 법에 머무르고 법에 따르는 것이나 나쁜 일을 싫어하고 버리는 그 모든 것을 이제 다 너희들의 손에 맡기노라. 너희들 현자의 우두머리[賢首]는 이 백억 사천하의 각각의 경계에서 언설의 가르침이 자재로운 곳을 얻으리라. 그 중생들 중에는 폐악하고 거칠어서 함부로 남을 괴롭히고, 자비심과 연민의 마음이 없고, 후세의 두려움을 살피지 않아서 찰리․바라문․비사․수타의 마음을 괴롭히고 나아가 축생의 마음도 괴롭히는 자가 있으니, 이처럼 살생의 인연을 짓기도 하고 나아가 삿된 소견의 인연을 지어서 그 짓는 바에 따라때 아닌 비․바람을 일으키고 심지어 땅의 정기와 중생의 정기와 바른 법의 정기를 감소시키는 인연을 짓는 자가 있다면, 너희들은 그것을 막아 착한 법에 머무르게 해야 하느니라.
또 중생으로서 착한 일을 얻으려 하는 자, 법을 얻으려 하는 자, 생사의 저 언덕을 건너려 하는 자, 모든 보시바라밀을 행하는 자, 나아가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는 자, 모든 법을 행하고 법에 머무르는 중생과 그 모든 법을 행하여 일을 경영하는 자가 있다면, 그런 중생들을 너희들은 마땅히 수호하면서 양육해야 하느니라. 또 어떤 중생이 모든 경론(經論)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워서 다른 이를 위해 연설하고 갖가지로 해설한다면, 너희들은 응당 그 중생과 더불어 방편을 염지(念持)하고 견고한 힘을 얻어서 들음을 잊지 않은 지혜에 들어가 모든 법상(法相)을 믿음으로서 생사를 여의고 8정도를 수행하여 삼매의 근(根)과 상응케 할지니라.
또 어떤 중생이 너희들 경계에서 법에 머무르되, 사마타와 비파사나의 차제(次第) 방편과 온갖 삼매와 상응해서 세 가지 보리를 부지런히 구하면서 닦아 익히는 자가 있다면, 너희들은 마땅히 막고 보호하고 거두어들여서 부지런히 보시하여 모자람이 없게 해야 하느니라. 또 어떤 중생이 음식․의복․침구를 보시하거나 병환을 인연하여 약품을 공급하는 자가 있다면, 너희들은 응당 그 시주로 하여금 다섯 가지 이익을 늘리게 해야 하리니, 그 다섯 가지란 수명을 늘리는 것이 하나요, 재능을 늘리는 것이 둘이고, 즐거움을 늘리는 것이 셋이요, 착한 행을 늘리는 것이 넷이요, 지혜를 늘리는 것이 다섯이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너희들은 오랜 세월 이익과 안락을 얻을 것이며, 이 인연으로 너희들은 6바라밀을 원만히 갖출 수 있어서 오래지 않아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성취하게 되리라.”
007_0490_b_01L그때에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이 우두머리가 되어서 백억의 범천왕들과 함께 이와 같이 아뢰었다. “그러하겠습니다.대덕 바가바시여, 저희들은 각각 자기 경계에서 폐악하고 거칠어서 함부로 남을 괴롭히고, 자비심과 연민의 마음이 없고, 후세의 두려움을 살피지 않는다면, 나아가 저희들이 반드시 막아서 저 시주에게 다섯 가지 일을 증장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다시 모든 보살마하살과 큰 성문 대중과 모든 하늘․용과 나아가 일체의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까지도 다 함께 찬탄하여 말하였다. “거룩하고 거룩합니다. 큰 영웅이시고 용맹하신 이여, 그렇게 하여 법이 오래 머무르게 됨으로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나쁜 길을 여의고 착한 길로 속히 나아가게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