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법 청정한 곳[法淸淨處]에 계실 때, 자연스럽게 사자좌(師子座)에 장막을 마주 달아 두었다.
007_0559_c_04L佛在王舍國法淸淨處時,自然師子座交絡帳。
때 마침 부처님께서는 앉아서 서른두 가지 모습을 나타내셨는데, 그 광영(光影)이 시방에 널리 나타나자 여러 보살들이 다 와서 뵈옵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어리석은 이가 있고, 영리한 이가 있고, 슬기로운 이가 있고, 날아다니는 이가 있고, 능히 앉아서 삼매의 선(禪)을 행하는 이가 있고, 철저히 볼 수 있는 이가 있고, 날아다니지 못하는 이가 있고, 앉아서 선을 행하지 못하거나 삼매를 행하여 선정의 뜻을 얻어도 오래 견디지 못하는 이가 있고, 지혜에 두터움과 엷음이 있는 이가 있고, 똑같은 보살의 수행이면서 무슨 인연으로 두터움과 엷음이 있고, 똑같은 마음․뜻․식별을 지니고 똑같은 눈․귀․코․입․몸을 지니면서 무슨 인연으로 행(行)이 다르게 되나이까?”
보살들은 부처님께 물었다. “두텁고 엷음이란 어떤 것이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의 두터움이란 이른바 보살이 도를 행할 때 그 도에 따라 행이 깊어지는 것이며, 보살의 엷음이란 보살이 도를 행할 때 그 도를 따라 행하지 못하거나 행함에 있어서도 도에 따라 많고 적음이 있음을 말함이니, 이것을 보살의 엷음이라 하느니라.”
007_0560_a_01L여러 보살들이 다시 부처님께 물었다. “어떤 것을 보살이 항상 도를 따라 행을 잃지 않음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보살이 항상 마음․뜻․식별을 지켜 흔들리지 않게 함으로서 멸진(滅盡)으로 돌아가도의 뿌리[道栽]를 심음이며, 이른바 보살이 눈을 지켜 색에 집착하지 않게 할 수 있어서 멸진으로 돌아가 도의 뿌리를 심음이요, 귀를 지켜 소리에 집착하지 않게 할 수 있어서 멸진으로 돌아가 도의 뿌리를 심음이요, 코를 지켜 냄새에 집착하지 않게 할 수 있어서 멸진으로 돌아가 도의 뿌리를 심음이요, 입을 지켜 맛에 집착하지 않게 할 수 있어서 멸진으로 돌아가 도의 뿌리를 심음이요, 몸을 지켜 거칠고 세밀한 것에 집착하지 않게 할 수 있어서 멸진으로 돌아가 도의 뿌리를 심음이니, 보살이 이와 같이 여섯 가지 정(情)을 잘 지켜 좋고 나쁨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어서 항상 멸진을 지킨다면, 이것을 두터움이 도에 따라 깊어짐이라 하느니라.”
보살들은 다시 부처님께 물었다. “보살의 행이 엷음이란 어떤 것이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보살이 행을 잃어버림을 말함이니, 어떤 때는 행을 얻기도 하고 어떤 때는 행을 얻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보살이 마음․뜻․식별을 지켜 도를 따를 수 있으며, 어떤 때는 눈이 지키지 못하여 문득 행을 잃어서 도를 따르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눈은 지키되 귀를 능히 지키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귀는 능히 지키되 코를 능히 지키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코는 지키되 입을 능히 지키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입은 지키되 능히 몸을 지키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몸은 지키되 능히 좌선(坐禪)하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좌선은 하되 능히 교계(校計)하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능히 교계는 하되 능히 행하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능히 행은 하되 능히 분별하지 못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능히 분별은 하되 미세하고 미묘한 뜻은 능히 알지 못하기도 하나니, 이 때문에 보살이 도를 따르면서 행을 잃기도 하고 얻기도 하는 것이며, 이 때문에 보살이 도를 행하면서 엷음과 두터움의 불평등이 있느니라.”
보살들은 다시 부처님께 물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행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요약하여 말하건대, 보살 스스로가 교계(校計)를 행해야 하고, 마땅히 스스로 교계 닦는 것과 교계 닦지 않는 것을 알아야 하나니, 교계를 닦는 보살은 영리하게 되고 교계할 줄 모르는 보살은 어리석게 되느니라.”
007_0560_b_01L보살들은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마땅히 영리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마땅히 어리석음을 교계하는 것입니까?”“이미 어리석음을 교계할 줄 안다면, 문득 영리함을 교계할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사람에겐 백여덟 가지 애착이 있어 어리석게 되나니, 그것을 교계하여 영리하게 되고자 하면 쉰 가지 교계하는 것이 있고, 이 쉰 가지의 교계 가운데 조그마한 죄(罪)까지 알아야만 곧 영리하게 되느니라.”
여러 보살은 부처님께 물었다. “어떤 것을 쉰 가지의 교계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쉰 가지 교계라 함은 이른바 마음으로부터 본래 일어남이니라. 이것을 알고자 한다면, 첫째는 백여덟 가지 어리석음을 교계하는 것이고, 둘째는 백여덟 가지의 의심을 교계하는 것이고, 셋째는 백여덟 가지 뒤바뀜을 교계하는 것이고, 넷째는 백여덟 가지 욕심을 교계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백여덟 가지의 타락됨을 교계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백여덟 가지 애착을 교계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백여덟 가지 뿌리[栽]를 교계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백여덟 가지 식(識)을 교계하는 것이고, 아홉째는 백여덟 가지 인연을 교계하는 것이고, 열째는 백여덟 가지 종성을 교계하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 교계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보살은 다시 열 가지 교계할 것이 있으니, 첫째는 백여덟 가지의 관생(關生)을 교계하는 것이고, 둘째는 백여덟 가지 바른 행을 교계하는 것이고, 셋째는 백여덟 가지 생사를 끊음을 교계하는 것이고, 넷째는 백여덟 가지 멸하면서 멸하지 않음을 교계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백여덟 가지 죄가 허공에 들어가 보이지 않음을 교계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백여덟 가지 버려서 다하지 못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백여덟 가지 깨끗함을 버리지 않고 깨끗함에 들어감을 교계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백여덟 가지 계율에 정진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아홉째는 백여덟 가지 정진하여 도에 들어감을 교계하는 것이고, 열째는 백여덟 가지 인욕의 계율을 교계하는 것이니라. 이것을 보살의 열 가지 교계라 하느니라.
007_0560_c_01L보살은 또 열 가지 교계할 것이 있으니, 첫째는 백여덟 가지 인욕의 길을 교계하는 것이고, 둘째는 백여덟 가지 도에 합하는 염원을 교계하는 것이고, 셋째는백여덟 가지 근본 신심으로 도에 들어감을 교계하는 것이고, 넷째는 백여덟 가지 어리석음을 벗어나 지혜에 들어감을 교계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백여덟 가지 기쁨의 멸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백여덟 가지 아직 부처가 되지 못한 슬픔을 교계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백여덟 가지 아직 부처가 되지 못한 근심을 교계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백여덟 가지 아직 부처가 되지 못한 괴로움을 교계하는 것이고, 아홉째는 백여덟 가지 아직 부처님 경전의 이치를 얻지 못함과 부처님 열반의 법을 얻지 못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열째는 백여덟 가지 죄를 벗어나는 요체와 아직 열반에 드는 요체를 얻지 못함을 교계하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의 열 가지 교계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보살은 다시 열 가지 교계할 것이 있으니, 첫째는 백여덟 가지 지혜에 들어 죄를 벗어나는 법 구하기를 교계하는 것이고, 둘째는 백여덟 가지 공한 법도(法度)에 들어가 공에 벗어나는 법 구하기를 교계하는 것이며, 셋째는 백여덟 가지 죄와 법이 일어날 때 공하므로 사라질 때도 공으로 돌아감을 마땅히 안다는 걸 교계하는 것이며, 넷째는 백여덟 가지 공을 지니는 법과 이해가 다하는 법[持空法解盡法]을 교계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백여덟 가지 다한 법은 다시 생기지 않음을 교계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백여덟 가지 열반이란 길이 살아서 없어지지 않는다는 걸 교계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백여덟 가지 생각에 상응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백여덟 가지 모습에 대한 생각을 버림을 교계하는 것이고, 아홉째는 백여덟 가지 잡된 모습에 대한 생각은 잡된 모습임을 알아야 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열째는 백여덟 가지 느낌[受]의 모습이 길이 사라지지 않는 것임을 교계하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의 열 가지 교계라 하느니라.”
007_0561_a_01L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보살은 다시 열 가지 교계할 것이 있으니, 첫째는 백여덟 가지 시방 중생의 나고 죽음과 만물의 본말(本末)․성패(成敗)를 교계하는 것이고, 둘째는 백여덟 가지 시방의 나고 죽음과 만물의 성패를 증명할 것을 교계하는 것이고, 셋째는 백여덟 가지 시방 사람의 모든 어리석음을 다 교계하는 것이고, 넷째는 백여덟 가지 시방을 이끄는 어리석음을 다 작증(作證)하는 것을 교계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백여덟 가지 시방의 아라한(阿羅漢)이 열반에 가도 작증할 바가 없음을 교계하는 것이니라.
여섯째는 백여덟 가지 시방을 이끄는 벽지불(辟支佛)이 열반에 갔음을 작증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백여덟 가지 시방을 이끄는 과거의 어떤 스승님이 열반에 갔음을 마땅히 작증해야 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백여덟 가지 시방의 지금 현재의 부처님도 열반에 갈 수 있고, 나도 이제 석가모니부처님처럼 천지의 자재로운 변화를 주재해서 마땅히 다시 열반에 갈 수 있거나 나의 쓰임을 이끄는 걸 작증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아홉째는 백여덟 가지 미래의 시방 부처님도 마땅히 열반에 가고 마땅히 이끌어 작증함을 교계하는 것이고, 열째는 백여덟 가지 욕심을 물리치고 힘을 다하여 부처님 되기를 구함이 마치 나도 열반에 가야함과 같음을 계교하는 것이니, 이것을 합하여 보살의 쉰 가지 교계라 하느니라.” 여러 보살들은 다 머리를 조아리면서 가르침을 받았다.
그리고 보살들은 다시 부처님께 물었다. “어떤 것을 백여덟 가지 어리석음이 마음으로부터 본래 일어난 것이라고 교계해야 합니까?”
007_0561_a_14L諸菩薩問佛言:“當挍計百八癡從心本起者云何?”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에 어떤 보살이 마음에 염(念)하는 것이 있는 데도 마음이 나고 멸함을 스스로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陰)이 있고 습기[習]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뜻에 전입(轉入)하여 뜻에 염(念)하는 바가 있는데도 뜻의 나고 멸함을 스스로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스스로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식(識)에 전입하여 다시 식(識)에 식(識)하는 바가 있는데도 식의 나고 멸함을 스스로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니라.
007_0561_b_01L눈에 전입하여 눈이 좋은 색을 보는데도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또 눈으로 본 색인데도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눈으로 본 바의 나쁜 색인데도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니라.
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가 좋은 소리를 듣는데도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또 귀가 듣는 바의 소리가 스스로 집착을 알지도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또 귀로 들은 바의 나쁜 소리가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니라.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맡는데도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또 코로 맡은 냄새가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또 코로 맡은 나쁜 냄새가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니라.
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아름다운 맛과 좋은 말을 하는데도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또 입으로 얻은 맛과 언어가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또 입으로 얻은 나쁜 맛과 나쁜 말이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니라.
007_0561_c_01L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이 정밀하고 부드럽고 좋은 몸을 얻는데도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 또 몸이 얻은 미세함과 부드러움이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며,또 몸이 얻은 나쁘고 견고하고 고통스럽고 좋지 못한 몸이 스스로 집착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다면, 알지 못하는 그것이 어리석음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도를 행할 때는 반드시 수식(數息)하면서 이와 같이 교계해야 하느니라.” 보살들은 곧 머리를 조아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여러 보살들은 또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비록 저희들에게 어리석음을 말씀하여 주셨지만, 저희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설령 저희들이 백여덟 가지의 어리석음을 안다 할지라도 그 집착을 알고 멸함을 아는 것이 응당 어리석음이 되고 영리함이 되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대답하셨다. “비록 집착을 알고 멸함을 알지라도 그것만으로는 여전히 어리석음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것이니라.”
보살들은 또 부처님께 물었다. “저희들이 아직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수식(數息)할 때의 어리석음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부처님 말씀을 듣고 나서 알기는 하였으나 과연 무엇 때문에 어리석음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대답하셨다. “마치 처음 배우는 보살은 날아다니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다만 시방 부처님을 귀로 듣고서 가고자 염원하지만 날아다니지 못한다면, 시방 부처님을 볼 수 있겠는가?”
부처님께서 도로 여러 보살들에게 물으셨다. “처음 배우는 보살이 시방 부처님 국토에 가기를 원하여도 날아가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이겠는가.”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어리석음을 파괴하지 못하고, 또 그 죄업을 없애지 못하였기 때문에 시방 부처님 국토에 날아갈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마치 여러 보살이 다만 집착을 설하고 멸함을 설할 수는 있어도 실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리석음이라 하는 것과 같으니라.” “어떻게 하여야 영리할 수 있겠습니까?” “집착으로 어리석음이 된 것을 마땅히 없애야 하리니,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어리석음을 없앨 수 있지만, 그러나 아직 영리함이 되지는 못하리라.”
007_0562_a_01L“무엇 때문에 영리하게 되지 못합니까?” “다시 백여덟 가지의 의심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007_0562_a_01L諸菩薩問佛言:“何以故復未爲黠?”佛告諸菩薩言:“復有百八疑不解故。”
“어떤 것을 백여덟 가지의 의심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마음의 나고 멸함을 스스로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며, 뜻의 나고 멸함을 스스로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며, 식(識)의 나고 멸함을 스스로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느니라.
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본 좋은 색이 나고 멸함은 스스로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고, 또 눈으로 본 색이 나고 멸함을 스스로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고, 또 눈으로 본 나쁜 색이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느니라.
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좋은 소리를 들어도 나고 멸함을 스스로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고 , 또 귀가 듣는 바의 소리가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고, 또 귀로 듣는 나쁜 소리가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느니라.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맡는데도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느니라.또 코가 맡는 바의 냄새가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고, 또 코로 맡는 나쁜 냄새가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느니라.
007_0562_b_01L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맛난 음식을 먹고 좋은 말을 하는데도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느니라.또 입으로 얻은 맛과 말이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며, 입으로 얻은 나쁜 맛과 나쁜 말이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느니라.
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이 얻은 바의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운 몸이라도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느니라.또 몸이 얻은 정밀함과 부드러움이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며, 또 몸이 얻은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운 좋지 못한 몸이라도 스스로 나고 멸함을 알지 못한 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알지 못하는 그것을 의심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백여덟 가지의 뒤바뀜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보살의 마음에 생각함이 많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劫)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느니라.
다시 뜻을 짓는데 전입하여 그 뜻에 생각함이 많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며, 다시 식(識) 짓는데 전입하여 식(識)에 생각함이 많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느니라.
007_0562_c_01L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좋은 색을 많이 보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고, 또 눈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많이 보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며, 또 눈으로 나쁜 색을 많이 보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느니라.
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좋은 소리를 많이 들어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고, 또 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많이 들어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고, 또 귀로 나쁜 소리를 많이 들어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느니라.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많이 맡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고, 또 코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를 많이 맡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며, 또 코로 나쁜 냄새를 많이 맡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느니라.
007_0563_a_01L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많이 얻는 맛있는 맛과 좋은 말들이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고, 또 입으로 맛있지도 없지도 않은 음식을 먹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을 해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고,또 입으로 나쁜 음식을 많이 먹고 나쁜 말을 많이 해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느니라.
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이 많이 얻는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운 몸이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고, 또 몸이 편안하지도 괴롭지도 않아서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고, 또 몸이 많이 얻은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움으로 불가(不可)의 몸이 생사의 죄를 짓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죄 없다’고 말하니, 이와 같이 무수한 겁에 생사를 거듭하므로 이것을 뒤바뀜이라 하나니, 이러한 백여덟 가지의 뒤바뀜을 보살들이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007_0563_b_01L“너희들의 말처럼 모습을 아직 갖추지 못한 자가 있고 공덕이 원만치 못한 자도 있고 생사의 죄가 다하지 않은 자가 있다면,모습을 갖추지 못한 자는 제 자신도 부처님이 되지 못하거늘 어떻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부처님이 되게 할 것이며, 공덕이 모자란 자는 제 자신도 부처님이 되지 못하거늘 어떻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부처님이 되게 할 것이며, 생사의 죄가 다하지 않은 자는 제 자신도 부처님이 되지 못하거늘 어떻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부처님이 되게 하겠느냐.” 여러 보살들은 다 머리를 조아리면서 부끄러워하였다.
“안반을 행하여 뜻을 지키고, 백여덟 가지의 욕심을 교계하여 버려야 한다는 그 욕심이란 어떠한 것이나이까?”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심소(心所)의 생각이 생각을 거듭하여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느니라.
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좋은 색을 보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고, 또 눈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보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고, 또 눈으로 나쁜 색을 보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느니라.
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좋은 소리를 듣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고, 또 눈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듣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고, 또 귀로 나쁜 소리를 듣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느니라.
007_0563_c_01L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맡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고, 또 코로 나쁜 냄새를 맡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느니라.
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맛난 음식을 먹고 좋은 말을 하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고, 또 입으로 맛있지도 없지도 않은 음식을 먹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을 하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고, 또 입으로 나쁜 음식을 먹고 나쁜 말을 하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욕심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느니라.
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이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운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몸의 욕심이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고, 또 몸이 중간 정도로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운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몸의 욕심이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고, 몸이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워서 몸이라 할 수 없는 것이 욕심이 되면서 그 몸의 욕심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욕심의 욕심이라 하나니라. 너희들은 다만 앉아 있을 뿐 이 욕심의 욕심을 이해하지 못하느니라.”
“만약에 근고하는 사람을 생각한다면 이것이 바로 욕심이니, 어떻게 욕심 없다고 말하겠느냐.” 부처님께서 다시 여러 보살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시방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경전을 묻는다면, 그 경전을 언제나 잊지 않을 수 있는가?” “저희들이 물은 경전은 저희들이 다 인식하여 잊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경전을 해설한다면, 듣는 이로 하여금 알게 하려고 하는가.” “그러하옵니다. 듣는 이로 하여금 알게 하려고 합니다.”
007_0564_a_03L佛言:“若爲人說經,寧欲使人解不?”諸菩薩言:“然!欲使人解。”
“만약 남을 위해 경전을 해설하고 듣는 이로 하여금 알게 하려고 한다면, 이것이 바로 욕심의 욕심이거늘, 어떻게 욕심이 없다고 말하겠는가?” 부처님께서 다시 보살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남을 위해 경전을 해설한다면, 그들에게 보시하는 것을 가르치겠는가?” “그러하옵니다. 저희들이 보시하는 것을 가르치겠습니다.”
“너희들이 경전을 듣고 기뻐한다면 이것이 바로 욕심이거늘, 어떻게 욕심이 없다고 말하겠는가.” 부처님께서 다시 보살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남을 가르치려고 할 때에 부처님을 위해 향을 사르게 하겠느냐.”“저희들이 매일 다니면서라도 뭇 꽃과 좋은 향을 구하여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겠습니다.”
007_0564_b_01L“너희들이 다니면서라도 뭇 꽃과 좋은 향을 구하여 좋은 냄새를 얻어 부처님께 올리고자 한다면, 이것이 바로 욕심이거늘, 어떻게 욕심이 없다고 말하겠느냐. 그리고 너희들은 또 남을 위해 경전을 해설할 때 말하기 좋게 하려고 하는가.” “그러하옵니다. 저희들이 남을 위해 경전을 해설할 때 분별하여말하기 좋게 하려고 하며, 또 그들로 하여금 뜻을 이해시키려고 합니다.”
보살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선정이란 나쁨을 버리는 것이니, 백여덟 가지의 타락이 멸한다면 나쁨을 버림이고 멸하지 않는다면 나쁨을 버리지 못함이니, 다니거나 앉거나 일어나거나 어떤 인연으로 남을 위해 경전을 해설할 때에 그의 보는 바 만물에 대하여 스스로 백여덟 가지의 타락을 교계함으로써 집착되지 않게 하고 죄에 떨어지지 않게 한다면, 이것을 보살의 교계하는 행이라 합니까?
또한 백여덟 가지의 타락이 어떠한 데로부터 일어난다고 교계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백여덟 가지의 타락을 교계해야 함은 이른바 보살의 마음에 생각하는 것이 있을 때에 그 생각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며, 마음이 굴러서 뜻을 지을 때에 그 뜻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며, 뜻이 굴러서 식(識)을 지을 때에 그 식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니라.
007_0564_c_01L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좋은 색을 보게 되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눈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보아도 그 중에 5음이 있고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눈으로 나쁜 색을 보게 되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느니라.
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좋은 소리를 듣게 되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들어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귀로 나쁜 소리를 듣게 되면 그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느니라.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맡게 되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코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를 맡아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코로 나쁜 냄새를 맡게 되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느니라.
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맛난 음식을 먹고 좋은 말을 하게 되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입으로 맛있지도 없지도 않은 음식을 먹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을 하여도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입으로 나쁜 음식을 먹고 나쁜 말을 하게 되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느니라.
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이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운 몸이라 할 수 있으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몸이 중간 정도의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운 몸이라 느끼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고, 또 몸의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워서 몸이라 할 수 없음을 느끼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므로 이것을 타락이라 하느니라.”
007_0565_a_01L부처님께서 다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백여덟 가지의 타락을 교계하는데도 고통이 반드시 뒤를 따르는 스스로 타락한 죄를 알지 못하고, 또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고서 스스로 백여덟 가지 타락의 길을 끊었다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 마치 음욕과 질투심[妬] 있는 여자와 같으니라. 즉 지나친 음행으로 임신하고도 태중에 있는 아이가 매일 얼마만큼 커나가는지 알지 못한 채 음행을 계속하다가 아이가 열 달을 채워서 곧 떨어질락 말락 나을락 말락 하는데, 그 어미는 배가 아파서 스스로 부끄러워하다가아이가 나올 무렵에는 그 질투심 있는 여자의 울음소리가 일곱째 하늘[第七天]에 들리기까지 하느니라. 그러다 아이를 낳은 뒤 아픔이 끝나면 그 어미는 곧 다시 음욕의 생각이 나서 부끄러움과 아픔을 기억하지 못한 채 여전히 음행을 저지르게 되는데, 이러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거듭하여도 질투심 있는 여자는 그 고통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도를 행하되 백여덟 가지의 타락을 교계하지 않는다면, 이는 마치 음욕과 질투심 있는 여자가 자기 죄의 많고 적음을 알지 못하고, 고통에 질리지도 않고, 스스로 교계하여 그 죄를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생사의 다섯 길[五道] 고통을 알지 못하고, 세 가지 나쁜 길에 떨어짐을 스스로 알지 못하고,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면서 나의 타락을 말하지 못하는 것과 같음이니, 이렇게 세세생생 스스로 재앙을 받고서야 돌이켜 부끄러워한들 무슨 이익이 있으랴. 도를 배우는 제자로서는 자세히 배워야 하리라.” 여러 보살들은 다 기뻐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백여덟 가지의 애착을 교계하는 것이 무엇이나이까?” “보살이 선정을 닦되, 한뜻과 한마음으로 그 애착을 멸하지 못하고 다만 앉아서 백여덟 가지에 집착하기 때문이니라. 첫째 보살이 마음에 생각하는 바가 있어 그 멸하지 못함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며, 마음이 굴러서 뜻을 짓는데 능히 멸하지 못함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며, 다섯 가지 뜻이 굴러서 식(識)을 짓는데 능히 멸할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니라.
007_0565_b_01L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보는 좋은 색을 능히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눈으로 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눈으로 보는 나쁜 색을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니라.
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듣는 좋은 소리를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귀로 듣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귀로 듣는 나쁜 소리를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니라.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맡는 좋은 냄새를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코로 맡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를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코로 맡은 나쁜 냄새를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니라.
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느끼는 맛난 음식과 좋은 말씨를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입으로 느끼는 맛있지도 없지도 않는 음식과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말씨를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입으로 느끼는 나쁜 맛의 음식과 나쁜 말씨를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니라.
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이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랄 수 있는 느낌을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몸이 중간으로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랄 수 있는 느낌을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고, 또 몸이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워서 몸이랄 수 없는 느낌을 없앨 수 없음이 애착이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느니라.
007_0565_c_01L보살이 도를 행하면서도 이 백여덟 가지 애착을 교계하여 물리치지 못하고, 그 백여덟 가지의 애착이 죄에 떨어짐을 스스로 알지 못함은마치 처음 출생한 아이가 작을 때부터 클 때까지 스스로 알지 못하면서도 나날이 더 커지는 것과 같고, 또 보살이 도를 행하면서도 죄의 많고 적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도 비유하면 그와 마찬가지이니라. 만약 보살이 도를 행하면서도 백여덟 가지 애착이 죄에 떨어짐을 깨닫는다면, 반드시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하고, 반드시 스스로 끊어버려야 하고, 반드시 스스로 여의어야 하고, 반드시 스스로 멸해야 하나니, 이와 같이 애착을 끊어야만 응당 보살이라 할 수 있으리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보살들은 다 머리를 조아리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보살들이 부처님께 물었다. “제거해야 할 뿌리란 어떤 것이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한 곳에서 앉아서 선정을 닦되 드나드는 숨을 따라 지관(止觀)하여 청정함에 돌아가야 하는데, 그 청정함을 얻으면 이는 뿌리를 제거함이고 청정함을 얻지 못하면 이는 뿌리를 제거하지 못함이니, 이와 같이 선정으로부터 일어나 사람 속에 있다면 반드시 교계를 행하여 이 뿌리를 끊어버려야 하느니라.”
보살들은 또 부처님께 물었다. “어떻게 교계하여 뿌리를 제거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도를 행하되 일심의 정해진 뜻을 얻지 못하면 뿌리를 없애지 못하나니, 일심의 정해진 뜻을 얻지 못하는 자는 그 마음에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다시 뜻에 전입하여 그 뜻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다시 식(識)에 전입하여 그 식 속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좋은 색을 보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눈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보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눈으로 나쁜 색을 보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느니라.
007_0566_a_01L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좋은 소리를 듣는 그 중에 5음이 있고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듣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귀로 나쁜 소리를 듣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맡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코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를 맡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코로 나쁜 냄새를 맡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느니라.
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맛난 음식과 좋은 말씨를 느끼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입으로 맛있지도 없지도 않은 음식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씨를 느끼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입으로 나쁜 맛과 나쁜 말씨를 느끼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이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랄 수 있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몸이 중간으로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랄 수 있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으며, 또 몸이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워서 몸이랄 수 없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문득 뿌리를 낳나니, 이러므로 뿌리를 끊지 못하느니라.
007_0566_b_01L만약 어떤 보살이 도를 행하되 ‘나는 이러한 뿌리가 없다’고 말하면서 훌륭한 체 한다면, 스스로 뿌리를 심어서 문득 스스로 능히 도탈(度脫)하지 못하고, 문득 영리한 뜻이 없어서 뿌리가 된 죄의 많고 적음을 알지 못함이니, 마치 자기 몸에 있는 털[毛]을 사람들이 낱낱이 헤아려 교계할 수 없어서 털의 많고 적음을 알지 못함과 같으니라. 보살들이 도를 행하되 자신의 죄도 제거하지 못하면서 도리어‘나는 불도(佛道)를 구해서 시방을 제도하고자 한다고 말하니, 이러한 보살은 자신도 제도하지 못하거늘 어찌 시방을 제도할 수 있으랴. 그러므로 보살이 도를 행할 때는 그 뿌리를 제거해야만 시방을 제도할 것이고 뿌리를 제거하지 못하면 시방을 제도할 수 없으리라.”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여러 보살들이 다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이러한 보살은 아직 이해한다고 할 수 없느니라.” 보살들은 다 머리를 조아려 아뢰었다. “이같이 이해하지 못하니, 원컨대 부처님께서 저희들을 이해하게 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백여덟 가지 죄의 식[罪識]이 있으니, 이것을 없애지 못하면 보살이 될 수 없느니라.” 보살들은 물었다. “어떤 것을 백여덟 가지 죄의 식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보살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가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識)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의식이라 하며, 다시 뜻에 전입하여 그 뜻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함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며, 다시 식(識)에 전입하여 그 식이 생각하는 것을 잊지 않음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느니라.
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좋은 색을 보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며, 또 눈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보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며, 또 눈으로 나쁜 색을 보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며, 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좋은 소리를 듣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며, 또 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듣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고, 또 귀로 나쁜 소리를 듣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느니라.
007_0566_c_01L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맡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고, 또 코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를 맡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며, 또 코로 나쁜 냄새를 맡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며, 다시 입에 전입하여 맛난 음식과 좋은 말씨를 느끼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고, 또 입으로 맛있지도 없지도 않는 음식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씨를 느끼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고, 또 입으로 나쁜 맛과 나쁜 말씨를 느끼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느니라.
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이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고, 또 몸이 중간으로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고, 또 몸이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워서 몸이라 할 수 없는 것이 죄가 되어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식이 되므로 이것을 죄의 식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여러 보살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이러한 죄가 있는가 없는가?”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은 5음이 있기는 하지만 죄는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이 천하에서는 무엇 때문에 사람으로 하여금 죄가 있어서 도를 얻지 못하게 하는가?”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천하 사람들이 다 탐욕에 빠져 도를 얻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하 사람들이 생사를 탐내는 것은 5음과 습기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보살들이 말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죄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보살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지니고 보는 몸으로 부처를 취하려면 반드시 생사를 반복해야 하느니라.”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은 다시 생사를 반복해야 하며, 현재의 몸으로부터는 부처가 될 수 없습니다.”
007_0567_a_01L“그렇다면, 너희들은 다시 얼마나 생사를 겪어야 부처가 될 수 있겠는가.” “저희들은 아직 생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어찌하여 생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가.” “저희들은 아직 자신의 죄와 복이 얼마나 많고 적은지 알지 못하며, 이 때문에저희는 생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너희들이 이 천하 사람보다 무엇이 다른 것이 있느냐?” 보살들은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저희들은 시방 부처님 국토에 날아다닐 수 있고, 저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능히 밝힐 수 있습니다.” “너희들이 시방 부처님 국토에 날아다닐 수 있고, 시방 부처님 말씀을 밝힐 수 있다면, 어찌하여 때에 응하여 부처가 되지 않고 다시 생사를 필요로 하는가.” “저희들 본래의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 본래 서원의 공덕과 복이 아직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때에 응하여 부처가 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의 말처럼 천하 사람들이 다만 5음과 생사의 습기에 빠지기 때문에 죄가 있다면, 이제 너희들도 다시 생사의 습기로 죄가 있거늘, 너희들이 어찌하여 ‘나는 죄가 없다’라고 말하는가.” 여러 보살들은 다 부끄러워서 머리를 조아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이와 같이 말하여도 보살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리라.” 여러 보살은 머리를 조아리면서 아뢰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 다시 저희들을 이해시켜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또 백여덟 가지 인연에 집착된 고통이 있느니라.” 보살들은 부처님께 물었다. “어떤 것을 백여덟 가지 인연에 집착된 고통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마음에 생각하는 바가 있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며, 다시 뜻에 전입하여 뜻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며, 다시 식(識)에 전입하여 식에 식(識)하는 바가 있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니라.
007_0567_b_01L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좋은 색을 보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며,또 눈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보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고, 또 눈으로 나쁜 색을 보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니라.
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좋은 소리를 듣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고, 또 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듣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고, 또 귀로 나쁜 소리를 듣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니라.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맡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고, 또 코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를 맡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고, 또 코로 나쁜 냄새를 맡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니라.
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맛난 음식과 좋은 말씨를 얻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고, 또 입으로 맛있지도 없지도 않은 음식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씨를 얻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고, 또 입으로 나쁜 맛과 나쁜 말씨를 얻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니라.
007_0567_c_01L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이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고, 또 몸이 중간 정도로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고, 또 몸이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워서 몸이라 할 수 없는 것이 인연에 집착한 고통이 되어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그 인연의 생사 고통에 빠지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도의 뿌리를 심는다면, 무엇 때문에 백여덟 가지 인연의 생사 고통을 지니고 있는가.” 여러 보살들은 곧 부끄러워서 머리를 조아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007_0567_c_09L佛言:“如若種道栽,何以故有因緣生死百八痛?”諸菩薩卽慚稽首受行。
보살들은 다 머리를 조아려 다시 부처님께 물었다. “부처님께서 저희들을 위해 경전을 말씀하여 주셨건만, 저희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들이 백여덟 가지 고통 심는 것을 보고는, 너희들의 이해하지 못할 줄을 알았노라.” 보살들은 다시 머리를 조아리면서 아뢰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 저희들을 알게 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마음에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그 마음을 얻고자 해도 얻지 못할 때에는 고통에 빠지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며, 다시 뜻에 전입하여 뜻에 생각하는 바가 있되 그 뜻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를 생각함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며, 다시 식(識)에 전입하여 식이 식(識)하는 바가 있어 나에게 고통이 되지 않을 수 없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니라.
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좋은 색을 보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고, 또 눈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보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고, 또 눈으로 나쁜 색을 보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니라.
007_0568_a_01L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좋은 소리를 듣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고, 또 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듣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고, 또 귀로 나쁜 소리를 듣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니라.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맡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 심음이라 하고, 또 코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를 맡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의 심음이라 하고, 또 코로 나쁜 냄새를 맡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의 심음이라 하니라.
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맛난 음식과 좋은 말씨를 얻음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의 심음이라 하고, 또 입으로 맛있지도 없지도 않은 음식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씨를 얻음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의 심음이라 하고, 또 입으로 나쁜 맛과 나쁜 말씨를 얻음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의 심음이라 하니라.
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의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의 심음이라 하고, 또 몸이 중간으로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의 심음이라 하고, 또 몸의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워서 몸이라 할 수 없는 것이 고통이 되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것을 고통의 심음이라 하나니, 보살이 이 백여덟 가지 고통을 끊으면 보살의 수행이 될 수 있고 끊지 못하면 보살의 수행이 될 수 없으리라. 그러므로 보살은 이 열 가지를 교계해야 하느니라.”
007_0568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보살들은 이와 같이 하더라도 여전히 알지 못할 것이므로 다시 교계해야 하리라.” 보살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다시 어떤 것을 교계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들은 다시 백여덟 가지 생의 빗장(關生)을 교계해야 하리라.” 보살들은 부처님께 물었다. “어떤 것을 백여덟 가지 생의 빗장이라 합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들은 마음에 꿰어진 고통스러운 생각과 생사의 식(識)에서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를 생을 뀀이라 하느니라. 관심(關心 마음에 빗장을 지름)은 고통스러운 생각과 생사의 식을 들어오지 않게 함으로써 문득 5음이 없고 습기가 없느니라.
5음과 습기에 빗장을 질러 마음을 흔들리지 않게 함으로써 생사의 고통스런 관문을 끊게 되느니라. 땅․물․불․바람․허공의 고통스러운 생각과 생사의 식(識)을 꿰게 되어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를 생을 뀀이라 하느니라. 관의(關意; 뜻에 빗장을 지름)로 문득 흔들리지 않으면 땅․물․불․바람․허공의 고통스러운 생각과 생사의 식을 받지 않아서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으니, 이를 생을 뀀이라 하고, 뜻에 빗장을 질러 문득 흔들리지 않으면 땅, 물, 불, 바람, 허공의 고통스러운 생각과 생사의 식을 받지 않고 5음과 습기도 받지 않느니라. 빗장을 지르지 않는 자는 죄에 떨어지고, 뜻에 빗장을 지르는 자는 도에 떨어지니, 이를 생의 빗장이라 하느니라.
다시 식(識)에 전입하여 식(識)도 땅․물․불․바람․허공의 고통스러운 생각과 생사의 식(識)을 꿰어서 문득 5음과 습기가 있고 문득 생사를 꿰나니, 빗장을 지르지 못한 자는 생사의 고통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른 자는 도에 떨어져 생사를 벗어날 것이며, 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으로 좋은 색을 꿰는 그 중에 5음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눈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눈으로 나쁜 색을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느니라.
007_0568_c_01L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로 좋은 소리를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귀로 나쁜 소리를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느니라.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로 좋은 냄새를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코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를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코로 나쁜 냄새를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느니라.
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으로 맛난 음식과 좋은 말씨를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입을 맛있지도 없지도 않은 음식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씨를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입으로 나쁜 맛과 나쁜 말씨를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느니라.
007_0569_a_01L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의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음을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몸의 중간으로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음을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며, 또 몸의 추악하고 딱딱하고고통스러워서 몸이라 할 수 없음을 꿰는 그 중에 5음과 습기가 있어서 이를 생사를 꿴다고 하나니, 빗장을 질러서 흔들리지 않는 자는 도에 떨어지고 빗장을 지르지 못하는 자는 죄에 떨어지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도를 행함에는 반드시 빗장을 질러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하리니, 흔들리는 자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니라.”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좌선(坐禪)하여서 흔들리지 않게 하겠습니다.” “좌선했는데 다시 흔들리는가?” “좌선에서 깨게 되면 다시 흔들립니다.” “무엇 때문에 다시 흔들리느냐.” “자연이 흔들립니다.” “무엇 때문에 자연히 흔들리느냐.” “저희들도 무슨 인연으로 흔들리는지 이해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합니다.” “그러므로 여러 보살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니라.” “원컨대 부처님께서 다시 저희들을 이해시켜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선을 하면서도 자연히 자각이 흔들리는 것은 보살에게 백여덟 가지 관생(關生)이 있어서 동(動)과 부동(不動)이 그치지 않는 까닭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보살들은 다 머리를 조아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보살의 이러함은 아직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느니라.” “무엇 때문에 아직 이해하지 못합니까?” “다만 앉아 있는 보살로서는 본래 백여덟 가지 행(行)을 그쳐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보살들은 다 머리를 조아리면서 아뢰었다. “원컨대 다시 부처님께서 저희들을 이해시켜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마음에 본래 생각하는 바가 많아서 지수(止守; 그쳐서 지킴)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며, 다시 뜻에 전입하여 뜻에 본래 생각하는 바가 많아서 지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뜻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며, 다시 식(識)에 전입하여 식으로 본래 생각하는 바가 많아서 지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식(識)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니라.
007_0569_b_01L그리고 다시 눈에 전입하여 눈은 본래 좋은 색을 보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않기 때문에 눈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눈은 본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색을 보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않기 때문에 눈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눈은본래 나쁜 색을 보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않기 때문에 눈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니라.
다시 귀에 전입하여 귀는 본래 좋은 소리를 듣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않기 때문에 귀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귀는 본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듣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않기 때문에 귀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귀는 본래 나쁜 소리를 듣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않기 때문에 귀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니라.
다시 코에 전입하여 코는 본래 좋은 냄새를 맡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않기 때문에 코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코는 본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냄새를 맡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코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코는 본래 나쁜 냄새를 맡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코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니라.
다시 입에 전입하여 입은 본래 맛난 음식과 좋은 말씨를 얻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입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입은 본래 맛있지도 없지도 않은 음식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씨를 얻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않기 때문에 입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입은 본래 나쁜 맛과 나쁜 말씨를 얻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입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니라.
다시 몸에 전입하여 몸은 본래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몸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몸은 본래 중간으로 좋고 정밀하고 부드러워서 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몸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고, 또 몸은 본래 추악하고 딱딱하고 고통스러워서 몸이라 할 수 없는 것이 많아서 지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몸의 본래 죄가 백여덟 가지 행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보살들은 다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07_0569_c_01L 이 경의 59권 이하로 2권이 거란 장경에는 없다. 그 때문에서로 대조해서 교감할 수가 없다. 그런데 국본(國本)과 송본(宋本) 두 본의 이 58권 중에 모두 세 구절의 문장에서 문맥이 끊어지고 의미가 단절되어 이해를 취하기 어려운 곳이 있다. 첫 번째는 제9폭 17행 중에서 “오음(五陰)이 있고 그 중에 …… 있어”라고 한 문장 다음에 바로 “맛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 음식을 먹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말을 하여”라고 한 것이다. 두 번째는 제10폭 21행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상호를 갖추지 못한 사람은 자신도 …… 하지 못하거늘’”이라 한 문장 다음에 바로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죄가 없다’고 한다”라고 한 것이다. 세 번째는 제12폭 2행에서 “이것을 전도(顚倒)라고 한다. 입이 ……”라고 한 문장 다음에 바로 “부처가 될 수 (없다) …… 어떻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부처가 되게 할 수 있으리오.”라고 한 것이다. 이것이 세 구절에서 문맥이 끊어진 곳이다.
지금 『명도경(明度經)』에 준거해보면 이 중에 두 본이 모두 잘못되어 있다.“이것을 전도라고 한다. 입이 ……”라고 한 문장 다음에 있어야 할 “맛이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음식을 먹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말을 하여”라고 한 것과 “상호를 갖추지 못한 사람은 자신도 …… 하지 못하거늘”이라고 한 것 등 모두 27행 총 379자가 앞으로 가서 “오음이 있고 그 중에 …… 있어”라고 한 문장 다음에 쓰여져 있고, 도리어 “오음이 있고 그 중에 …… 있어”라고 한 문장 다음에 있어야 할 “습기(習氣)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죄가 없다’고 하여”라고 한 것과 “이것을 전도라고 한다. 입이 ……”라고 한 것 등 모두 27행 총 376자가 뒤로 가서 “상호를 갖추지 못한 사람은 자신도 …… 하지 못하거늘”이라고 한 문장 다음에 쓰여져 있다. 세 구절의 문장이 이렇게 놓여 있어서 문맥이 끊어지고 의미가 단절된다. 지금 『명도경(明度經)』2)에 의거하여 진퇴시켜서 바로잡고 또 구본인 국본과 송본 장경을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바로잡은 문장을 다음에 간략하게 수록한다.
“그 중에 오음(五陰)이 있고 그 중에” …… 라고 한 문장 다음에 바로 “습기가 있으면서도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죄가 없다’고 한다.” 내지 “이것은 전도된 것이다. 입으로” …… 라고 한 문장 다음에 바로 “입으로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음식을 많이 먹고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말을 많이 하여” 내지 “아직 상호를 갖추지 못한 사람도 스스로” …… 라고 한 문장 다음에 바로 “자신도 불도를 얻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불도를 얻게 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였다.
2)『대명도경(大明度經)』 ⓢĀrya-aṣṭasāhasrikāprajñāpāramitā-sūtra. 6권. 오(吳)나라 때(223~253) 지겸(支謙)이 번역하였다. 『대명경(大明經)』, 『명도경(明度經)』, 『대명도무극경(大明度無極經)』 등이라고도 한다. 이역경으로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의 제4회 및 제5회,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 『마하반야바라밀경(摩訶般若波羅蜜經)』, 『마하반야초경(摩訶般若鈔經)』, 『불설불모보덕장반야바라밀경(佛說佛母寶德藏般若波羅蜜經)』, 『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佛說佛母出生三法藏般若波羅蜜多經)』, 『소품반야바라밀경(小品般若波羅蜜經)』 등이 있다. 전체 30품으로 반야부 계통에 속한다. 반야 사상의 핵심을 밝히는 중요한 경전이다. 이 경에서 사용된 번역어는 다른 경전과 뚜렷한 차이가 있다. 반야바라밀다를 명도무극(明度無極), 지도무극(智度無極)이라 하였고, 보살을 개사(闓士), 수보리(須菩提)는 선업(善業), 사리자(舍利子)를 추로자(秋露子) 등으로 번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