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라제야산(佉羅堤耶山)1) 모니선인(牟尼仙人)2)들이 살던 곳에서 수많은 위대한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곳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성문(聲聞) 대중들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살마하살도 함께 있었는데, 그때 부처님께서는 『월장경(月藏經)』3)을 강설하여 마치셨다.
이러한 여러 가지 큰 비는 가라제야산 모니선인이 살던 곳을 골고루 빠짐없이 가득 채웠고, 크게 덮은 비구름이 향ㆍ꽃ㆍ의복ㆍ영락을 내렸으며, 또한 한량없는 법음(法音)을 설하였는데, 이와 같이 차례로……(이하 자세한 것은 생략함)……삼보에 귀의하는 소리, 계율[戒]을 받아 지니는 소리, 욕된 일을 참고 견디는 소리, 정진(精進)하는 소리, 선정(禪定)의 소리, 지혜(智慧)를 충분히 갖춘 소리,
007_0663_b_02L 모든 법을 깨달아 안 소리, 열반의 소리, 굴택(窟宅)이 없다는 소리, 3승(乘)의 소리, 법륜을 굴리는 소리, 중생을 성숙하게 만드는 소리, 세 갈래 악취의 중생을 제도하는 소리, 6바라밀의 소리, 훌륭한 방편의 소리, 나아가 10지(地)를 구족하는 소리, 신통력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소리, 최상의 대승경지에서 노니는 소리, 아비발치(阿鞞跋致)6)의 소리, 생멸이 없는 법인[無生法忍]7)의 소리, 부처님 진리의 바다에 들어가는 소리 등이었다.
그 광명 속에 있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다 보았는데, 만약 병든 사람이 있으면 그 광명이 비추어 몸에 닿자마자 모든 질병이 다 사라져 완쾌되고, 구속되어 있거나 죽을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도 누구나 그 광명이 몸에 닿기만 하면 모두 벗어났으며, 몸으로 지은 죄악ㆍ마음으로 지은 죄악도 그 광명이 몸에 닿자마자 그 3악업이 다 사라지고, 저 굶주리고 목마른 모든 사람도 그 광명이 몸에 닿기만 하면 모두 다 배부르게 되었으며, 온갖 죄를 지어 귀양을 가게 된 사람도, 모진 형벌로 몸에 고통을 받게 된 사람도, 의복이나 몸을 장식할 영락(瓔珞) 등 갖가지 물질이 모자라거나 아예 없는 사람도 그 광명이 비추어 몸에 닿으면 그 순간 원하는 대로 모두 다 만족스럽게 얻게 되고,
만약 살생ㆍ도둑질ㆍ사음ㆍ거짓말ㆍ꾸밈말ㆍ이간질하는 말ㆍ악한 말로 남을 꾸짖는 등의 죄를 지은 사람이 있으면 광명이 그 몸에 닿자마자 이와 같은 악업이 모두 다 없어지며, 만약 모든 중생들이 구하는 것이 있으나 얻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광명이 그의 몸에 닿자마자 모두 즐거움을 얻게 되었다.
007_0663_c_02L그 광명은 맑고 깨끗하여 무언가에 가리거나 걸리지 않았으며, 바람ㆍ구름ㆍ티끌ㆍ안개와 그밖에 온갖 더러운 냄새 등이 없으며, 고뇌와 쓰리고 고단함과 좋지 못한 음성, 나아가 두려움을 주는 일이나 악한 일 등도 그 광명이 닿기만 하면 다 사라져 버려 모든 나쁜 것들이 다 떠나갔으며, 온갖 삿되고 거짓되고 아첨하는 것 등도 남김없이 다 없어졌고, 모든 악한 욕심도 다 버려지고, 온갖 오묘하고 뛰어난 즐거움만이 가득 쌓였다.
그때 그 모임에 있던 대중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몸이 단단하게 굳어져서 움직이기 어렵기가 마치 땅 같았고, 마음에 오고 가는 생각이 없어 헐어버리거나 무너뜨릴 수도 없었다. 이같이 되자 대중들은 ‘일찍이 없었던 일을 겼었다’고 하면서 ‘무슨 인연으로 지금 우리들의 몸이 모두 이같이 무거우서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까’라고 의아해 하였다.
진실한 말과 진실한 견해 가지신 분 모니존(牟尼尊)8) 계신 곳에 머무셨네. 법 행하실 곳에 오래 머무시어 진리의 법 말씀해 주소서.
007_0663_c_11L實語實見者, 實住牟尼尊; 久住於法行,
唯願演說法。
부처님께서 진실한 인연법 설하시어 중생의 고통 없애주시니 무슨 인연으로 지금 이곳에서 갖가지 비 내리나이까?
007_0663_c_13L佛爲實因緣, 能滅衆生苦;
何故於此處, 而雨種種雨?
여기 모인 대중들 모두 다 기뻐하면서 마음속에 믿음 생겨 안락해졌으니 모든 의혹 열어 보이시어 중생들 모두가 대승의 경지에 머물게 하소서.
007_0663_c_14L大衆皆喜悅,
心生信安樂; 開示諸疑惑, 令住於大乘。
몸은 땅처럼 굳어 움직일 수 없으며 모든 사람과 하늘들까지도 모두 다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니 대중들은 너나없이 의심합니다.
007_0663_c_15L身難動如地, 及一切人天; 皆見如是相,
大衆悉有疑。
양쪽 손마다 각각 마니보(摩尼寶) 광명 나오니 여러 가지 의복과 꽃다발이며 갖가지 몸을 장엄하는 도구는 무엇입니까?
007_0663_c_17L兩手各皆出, 摩尼寶光明;
一切諸衣鬘, 雜飾嚴身具。
시방의 복전(福田)9)이 되고 모든 허물과 악업을 여의어 수많은 고통 다 사라져서 세상을 구원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007_0663_c_18L十方之福田,
離一切過惡; 衆苦得休息, 皆因於救世。
하늘이나 인간 모두가 아무도 이런 인연 알지 못하니 이것은 누구의 신통력이며 어떻게 여기까지 이르렀습니까?
007_0663_c_19L一切諸天人, 無能說因緣; 是誰神通力,
而來至此處?
그것은 부처님입니까, 보살입니까? 범천ㆍ마왕, 아니면 제석입니까? 바라옵나니 세상을 구원하는 신통의 인연 말씀해 주소서.
007_0663_c_21L爲佛諸菩薩, 梵魔帝釋等?
唯願救世說, 神通之因緣。
007_0664_a_02L 그때에 세존께서 정유(淨有) 제석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내가 그것을 설명해주겠다. 지장 보살마하살10)이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 동안 5탁(濁)의 악한 세상에서 중생을 성숙시켰기 때문에 80빈바(頻婆) 나유타 백천억 등 큰 보살들과 함께 이곳에 와서 나에게 예배하고 공양을 하며 공경하고자 하기 때문이며, 대중들이 법회에 모인 것을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며, 대중들이 기뻐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했기 때문이니라.
이 지장보살이 사문(沙門)의 형상을 하고 신통의 힘으로 변화를 일으켜 이와 같은 여러 가지 크고 장엄한 일들을 나타냈으니, 이것은 여래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하고도 한량없는 공덕이며, 또한 성문ㆍ벽지불의 바른 법을 간직한 창고[伏藏]이며, 또한 그 이름이 해탈지보(解脫智寶)와 같은 큰 보배가 나오는 섬[渚]이며, 그 이름은 보살이 세상을 구원하는 법이며, 그 이름은 상인(商人)11)을 열반으로 인도하는 스승이니,
마치 여의보주(如意寶珠)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모두 만족시켜 주는 것과 같고, 또한 모든 상인들이 나아가서 보배를 캐는 섬과 같으며, 선근(善根)을 자라나게 하는 좋은 밭과 같고, 또한 이것은 열반으로 이르는 큰 법을 간직한 신비한 그릇이며, 청정한 공덕을 담는 병(甁)이고, 또한 해와 달처럼 밝게 비추는 곳이며, 캄캄하고 구석진 곳을 밝히는 큰 횃불이고, 마치 번뇌의 열을 식히는 맑고 시원한 것이며, 발이 없는 사람이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수레를 얻은 것과 같다.
또 마음이 산란한 사람이 감로의 단맛을 얻은 것과 같고, 약하고 늙은 사람에게는 의자나 지팡이와 같으니, 이는 커다란 복전(福田)의 근본이다.
007_0664_a_17L如亂心者得甘露味,如羸老者遇其机杖,是大福田之根本也。
삿된 마음을 버려 걸림이 없게 하기는 마치 저 급히 흐르는 물과 같고, 괴로움에서 건져 주어, 어려움이 없게 하기는 마치 친한 벗에게로 가는 것과 같으며, 번뇌[結使]의 불꽃을 없애주는 것이 큰 구름 일산과 같고, 마치 물을 맑히는 구슬이 더럽고 흐린 것을 없애주는 것과 같으며, 험한 길로 가는 사람에게 바른 길을 보여주어 되돌아오게 하는 것과 같다. 이는 몹시 피로한 사람에게는 편안히 쉴 수 있는 자리와 같고, 4폭류(暴流)12)를 건너 생사를 해탈하려는 사람에게는 다리와 같으며, 저 언덕으로 건너가려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배와 같다.
007_0664_b_02L이것은 세 가지 선근13)의 훌륭하고 미묘한 과보요, 큰 수레와 같이 모든 것을 보시하는 자이며, 수미산(須彌山)과 같이 계를 지켜 흔들리지 않고, 정진하여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 마치 금강(金剛)과 같으며, 굳고 단단한 마음으로 인욕을 행함은 대지(大地)와 같고, 총지(摠持)와 바른 법을 행하므로 마음에 두 가지 모습[相]이 없다.
또 선정(禪定)으로 장엄함이 마치 아름다운 꽃다발로 장식한 것 같고, 깊고 넓은 지혜는 큰 바다와 같으며, 의지하지 않는 마음은 저 허공과 같고, 더러움 없는 방편은 마치 여러 꽃을 모아 놓은 것과 같으며, 외도에 대해서는 사자왕(獅子王)과 같고, 멀리 번뇌를 여읨은 마치 뿔 하나 달린 물소와 같다.
찌든 때 빨아내듯 모든 번뇌 없애고, 사나운 회오리바람처럼 나쁜 냄새와 더러움을 없애주며, 훌륭한 의사처럼 질병을 치료하고, 미묘한 약왕처럼 모든 병 소멸하며, 예리한 칼 지닌 듯이 모든 번뇌의 결박 끊어내고, 믿음 있는 친구 되어 두려움에서 보호하며, 튼튼한 성(城)의 해자[塹]와 같이 모든 원수와 적을 막아주고, 맑고 깨끗한 물과 같이 목마름을 풀어준다.
굶주린 사람 구제할 땐 맛있는 과일 같고, 헐벗은 이에게는 최상의 의복이 되며, 몹시 더워하는 이에게는 큰 구름 되어 덮어주나니, 이와 같이 선근(善根)의 과보를 모두 갖추었다. 매우 청정하게 하고 단단하고 굳어서 무너지지 않게 하며, 미묘한 색(色)을 나타내어 그들을 좋아하고 즐겁게 하며, 큰 모임 있는 곳에 부끄러운[慙愧] 마음 생기게 하고, 선정을 닦는 곳에 모든 번뇌 없애주며, 4정근(正勤)14)을 타고 세차게 흐르는 물처럼 막힘없이 흐르고, 인욕행을 하는 대지(大地)는 또한 수미산과 같다.
지장 보살마하살이 이곳에 오려고 먼저 이러한 상서로운 공덕을 나타냈고, 또한 나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기 위하여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다.”
007_0664_b_21L地藏菩薩摩訶薩,爲欲來故先現此瑞,亦爲供養、恭敬我故來至於此。”
007_0664_c_02L부처님께서 다시 지장보살을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그대는 남쪽으로부터 이곳으로 오너라.” 그때 지장보살이 80빈바(頻婆) 백천 나유타(那由他)와 같이 많은 보살들과 함께 신통의 힘으로 모두 이곳으로 오니 그 모습은 성문(聲聞)의 형상을 하고 있었으며 다 함께 부처님 앞에 나타나서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는 곧 합장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복과 지혜 갖추시고 가장 훌륭한 길을 인도하는 큰 스승께서는 언제나 자비 닦아 선심을 발하시네. 인욕을 행하심이 대지(大地)처럼 흔들림 없어 중생들의 성냄 없애 고통 속에서 해탈시키네.
007_0664_c_04L兩足最勝大導師, 恒修於慈發善心;
能生忍辱如大地, 解脫衆生除瞋恚。
가장 훌륭한 상호(相好) 구족하시고 여러 세계 남김없이 장엄하시며 모든 복전(福田) 가득 채우고 언제나 진실한 말씀과 큰 자비 닦으시네.
007_0664_c_06L具足最大諸相好, 而能嚴飾一切界;
能滿一切諸福田, 常修實語及大慈。
온갖 애욕의 그물15) 다 끊어 없애고 모두를 진실한 선(善)에 안주하게 하시며 그밖에 청정한 모든 불국토 버리시나 그 가운데 있는 중생들에겐 선근을 갖추게 하셨네.
007_0664_c_08L能悉斷除諸愛網, 皆能如實善安住;
捨餘淸淨諸佛國, 其中衆生具善根。
본원16)으로 탁한 악세 제도하시고 모든 중생 성숙시키기 위해 흔들림 없이 부지런히 정진하시어 한량없는 모든 고통 벗어나셨네.
007_0664_c_10L本願欲度濁惡世, 成熟一切諸衆生;
能生堅固勤精進, 超過無量諸苦行。
언제나 행하기 어려운 두려운 곳에서 수행하시어 한량없는 모든 고통 벗어나시고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과 선정ㆍ지혜를 닦아 익히셨네.
007_0664_c_12L常修難行恐怖處, 超過無量諸苦行;
布施持戒忍精進, 修習禪定與智慧。
무수히 많은 부처님ㆍ보살들과 성문 대중에게 모두 공양 올리고 목마른 이에게는 물을 주고 병든 사람 탕약 주어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구원하셨네.
007_0664_c_14L無數諸佛菩薩等, 聲聞大衆皆供養;
充給飢渴病湯藥, 救度一切諸繫縛。
나는 본래부터 몸과 마음을 바쳐 중생들 이롭게 하고자 탐하거나 인색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법을 위해 몸 바쳐서 피골(皮骨)과 혈육(血肉)까지 중생 위해 보시하셨네.
007_0664_c_16L我從本來捨身命, 爲利衆生無貪惜;
常爲法故而捨身, 皮骨血肉施衆生。
자신의 즐거움 모두 버리고 모든 중생 위하여 큰 자비 베푸시며 번뇌의 그물에서 모든 중생 구하기 위해 적멸(寂滅)을 수행하여 제도하셨네.
007_0664_c_18L已所得樂皆悉捨, 有大慈悲爲一切;
於諸衆生煩惱網, 修行寂滅悉超度。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잘 단속하시어 언제나 모든 욕심 멀리 여의었으며 괴롭고 무상하며 공(空)하고 무아인 성품을 닦고 세상 진리[世諦]까지 잘 관찰하셨네.
007_0664_c_20L關閉一切六情根, 常能遠離於諸欲;
修苦無常空無我, 亦善觀察於世諦。
모든 괴로움의 원인은 애욕이 근본이니 모든 번뇌를 다 말려 없애야 하네. 이치가 이러하니 여섯 감관 조섭(調攝)하여 모든 애욕 훌륭하게 끊게 하셨네.
007_0664_c_22L諸苦所因愛欲本, 悉能乾竭諸煩惱;
以是義故攝六根, 能善斷除一切愛。
한량없는 대비문(大悲門) 닦아 모든 중생에게 널리 베풀며 내 본래 세운 서원을 버리지 않고 뛰어난 보리(菩提)에도 머물지 않으시네.
007_0664_c_24L能修無量大悲門, 普給一切諸群生;
我要不捨本誓願, 而亦不住勝菩提。
007_0665_a_02L
모든 중생들의 여여(如如)한 모습과 어리석은 중생들 고통 받는 것 보고 중생을 위하여 이같이 생각하면서 큰 정진을 더욱 부지런히 닦으셨네.
007_0665_a_02L一切衆生如如相, 亦見群盲受苦切;
如是思惟爲衆生, 便能勤修大精進。
정진ㆍ보시ㆍ지계ㆍ인욕 일으켜 선정과 지혜 닦게 하시니 그것은 마치 어머니가 외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르는 것 같았네.
007_0665_a_05L發起精進施戒忍, 修諸禪定及智慧;
猶如其母唯一子, 而以慈心育養之。
너도 중생에게 이와 같이 하여 언제나 모든 중생들에게 베풀어 주었으니 이 때문에 너는 빨리 보리를 얻어 한량없는 모든 중생 제도하리라.
007_0665_a_07L汝於衆生亦如是, 常能賑給於一切;
是故汝速得菩提, 度脫一切無量衆。
네가 본래 보리를 닦을 적에 한 중생도 버리지 않겠다고 서원하고서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를 닦아 머물지 않음이 없게 하셨네.
007_0665_a_09L汝本修習菩提時, 誓願不捨一衆生;
無不使住施戒忍, 精進禪定修智慧。
언제나 저 말법 세상에서도 더없이 훌륭한 보리 구했으며 이 때문에 말겁(末劫) 세상에서 저들을 구원하고자 더없이 훌륭한 도 빨리 증득하셨네.
007_0665_a_11L常能於彼末世中, 求於無上勝菩提;
是故救世於末劫, 速得無上最勝道。
악마와 야차 등을 조복하고 모든 악한 용신(龍神)과 사람들까지 조복하였으며 금강(金剛)으로 모든 번뇌 끊게 하여 모두 다 거룩한 도에 머물게 했네.
007_0665_a_13L調伏惡魔夜叉等, 諸惡龍神及與人;
猶如金剛斷諸結, 悉能安住諸聖道。
한량없는 중생에게 수기(授記)17)하시며 기필코 최상의 보리도(菩提道) 이루리라 하셨네. 최상의 공덕과 밝은 지혜 갖춘 분이니 이는 곧 참다운 복전(福田)의 대장 되셨네.
007_0665_a_15L爲無量衆而授記, 當成菩提無上道;
功德最勝明智者, 是眞福田之大將。
한량없는 세계를 구원하기 위하여 모든 중생 덮어서 감싸주시고 시방세계의 복전이 되어 그 명성 멀리 떨쳐 모든 세계에 두루 하셨네.
007_0665_a_17L於無量界爲救世, 普覆一切諸群生;
於十方界作福田, 名聲遠聞遍一切。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일 버리고 곧 그대의 신통력으로 와서 모였으며 다 함께 세존 대모니(大牟尼)께 귀의하였습니다.
007_0665_a_19L是故一切諸菩薩, 皆悉能捨於己事;
是汝神足而來集, 俱詣世尊大牟尼。
여래께서 연설해 주시기를 소원하더니 그 말씀 듣고는 모두들 기뻐하였네. 이미 법문을 듣고 부지런히 정진하였고 언제나 보리도를 닦고 배웠습니다.
007_0665_a_21L願令如來時演說, 若得聞者皆歡喜;
旣聞法已勤精進, 常得修學菩提道。
모두들 그대 대장의 힘으로 인해 기필코 하루 속히 보리도 증득하리라. 일찍이 듣도 보도 못한 오늘 같은 큰 집회 그러므로 그대들은 다 함께 이 법회에 왔습니다.
007_0665_a_23L皆由於汝大將力, 當得疾近於菩提;
未曾聞見今大集, 是故汝等俱來會。
007_0665_b_02L 13억의 여러 야차들 남을 해쳐 피와 살을 먹었지만
그 악업 다 버리고 여기 모여서 가장 훌륭한 무상도에 편히 머물렀습니다.
007_0665_a_25L有十三億諸夜叉, 甚爲殘害食血肉;
疾捨諸惡到於此, 安住最勝無上道。
어떤 이는 인욕과 다라니를 얻는가 하면 어떤 이는 가장 오묘한 선정을 얻고 어떤 이는 이미 번뇌가 다함[漏盡]을 증득하였으며 집착 없앤 나한 되어 사람 중에 높은 이 되었습니다.
007_0665_b_04L有得忍辱陁羅尼, 有得最妙諸禪定;
有已獲證諸漏盡, 無著羅漢人中尊。
어떤 이는 4무량심(無量心)을 닦고 어떤 이는 4섭법(攝法)에 머물며 어떤 이는 가장 뛰어난 네 가지 변재[四辯才]를 얻고 어떤 이는 모든 법인(法忍) 증득하였습니다.
007_0665_b_06L有能善修四無量, 有能住於四攝法;
有得最勝四辯才, 復有得修諸法忍。
어떤 이는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를 얻고 어떤 이는 허공지혜(虛空知慧)의 눈을 얻었으며 어떤 이는 생멸 없는 법인 얻었으니 이 모두는 세존의 설법으로 인한 것이옵니다.
007_0665_b_08L有得三昧首楞嚴, 有得虛空智慧眼;
有得無生諸法忍, 皆因世尊所說法。
모든 외도를 제거하고 아흔여섯 종류의 외도까지 항복 받았으며 다른 모든 원수와 마군 굴복시키니 이 모두는 세상을 구원하려는 대장의 힘이옵니다.
007_0665_b_10L悉制一切諸異學, 九十六種外道等;
摧伏一切魔怨已, 皆是救世大將力。
지옥ㆍ아귀ㆍ축생의 길 막아 천인(天人)의 모든 중생 이익 주셨으니 이 때문에 진실한 모든 중생들은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여기 와서 모였습니다.
007_0665_b_12L關閉地獄鬼畜生, 利益一切天人衆;
是故眞實諸衆生, 而皆來集佛神力。
굶주림과 질병, 도병(刀兵)의 겁화(劫火) 오늘날 그 모든 것 소멸했으니 눈멀고 어두워 바른 길 잃어버린 저 모든 중생들 해탈케 하셨습니다.
007_0665_b_14L飢饉疾疫刀兵劫, 悉於今日而消滅;
若有盲冥失正道, 此諸衆生令解脫。
한량없는 번뇌로 미쳐 날뛰는 사람 모두 다 적멸도(寂滅道)18)에 안주하였고 중생들로 하여금 자기의 업 버리고 여래께 예 올리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007_0665_b_16L無量煩惱狂亂者, 皆悉安置寂滅道;
合衆悉能捨己業, 爲禮如來故至此。
한량없는 세계 억(億)의 불국토 세상을 구원하는 분께서 머물러 있고 그 이름 듣고는 시방세계 한량없이 찬탄하니 나 또한 이 말 듣고 여기에 왔습니다.
007_0665_b_18L無量世界億佛土, 皆是救世之所住;
名聞十方稱無量, 我等聞已故至此。
모든 지혜 공덕의 바다에서 이와 같이 진실한 모습 들었고 모든 중생 남김없이 제도한다기에 저는 이제 기뻐하며 경례하였습니다.
007_0665_b_20L一切種智功德海, 得聞如是眞實相;
度脫一切諸衆生, 我今歡喜故敬禮。
저로 하여금 무량한 덕 증장케 하니 이 때문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였고 백천억만 겁 동안을 언제나 갖가지 보시를 닦고 익혔습니다.
007_0665_b_22L令我增長無量德, 是故稽首今頂禮;
而於百千萬億劫, 常勤修習種種施。
제가 이제 큰 서원 세워 부처님 신통력으로 이곳에 왔으니 저는 닦고 배워서 탁한 세상에 살면서 최상의 보리도를 이루리이다.
007_0665_b_24L我今當學發弘誓, 我今來此佛神足;
我當修學處濁世, 能到第一勝菩提。
007_0665_c_02L
그때 지장 보살마하살이 약간의 하늘 꽃[天華]과 향화(香華)와 영락(瓔珞)을 부처님 위에 뿌리니, 그렇게 뿌려진 꽃이 변하여 보배 일산이 되었다. 그러고 나서 지장보살은 부처님 앞에 앉아서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경법(經法)을 들었는데 그때 거기 모인 대중들이 지장보살을 보고 일찍이 없었던 보기 드문 일이라고 생각하여 갖가지 향과 꽃ㆍ영락ㆍ일산ㆍ당기ㆍ번기와 여러 가지 의복을 지장보살 위에 뿌리면서 이와 같이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좋은 이익을 얻었습니다.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이와 같은 대장부(大丈夫:지장보살)를 직접 뵙고 경례하고 문안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때 또 갈앙(渴仰) 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앉아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선남자는 어떤 부처님의 국토에서 여기에 왔으며, 어떤 선근(善根)을 닦았기에 이와 같이 갖가지 찬탄을 받게 되고, 부처님의 공덕을 말할 수 있습니까? 저는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일찍이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일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갈앙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대사(大士)여, 그런 질문은 하지 말라. 불여래(佛如來)를 제외하고 모든 대중이나 천인(天人)들은 이 선남자가 얼마나 많은 공덕을 쌓았는지를 알 수 없느니라. 내가 오늘 밝혀 주겠으나 다만 모든 천인들은 스스로 가려져 어리석고 아둔할 뿐이니라.
이 족성자(族姓子)는 불가사의한 공덕인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를 증득하여 여래의 행처(行處)에 깨달아 들어갔으며, 한량없는 법인(法忍)을 증득하여 모든 불법에 대하여 자재함을 터득하였고, 깊은 법인에 깨달아 들어가서 이미 모든 지혜의 바다를 건넜느니라. 이 선남자는 사자광삼매(師子光三昧)에 노닐면서 모든 지혜의 산인 수미산 정상에 올라갔으며, 외도(外道)들을 항복 받고 중생들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부처님 국토가 있는 곳마다 모두 머무느니라.
모든 국토를 따라서 무우명삼매(無憂明三昧)에 들어가서 또한 그 국토의 모든 중생들에게 모든 근심 걱정을 여의게 하느니라.
007_0666_a_15L隨諸國土入無憂明三昧,亦能令彼一切衆生悉離憂愁。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서 신통삼매(神通三昧)에 들어가 그 국토의 모든 중생들을 모두 신통삼매에 들어가게 하느니라.
007_0666_a_17L於諸佛國入神通三昧,亦能令彼一切衆生,皆入神通三昧。
부처님의 국토를 따라서 지명삼매(智明三昧)에 들어가서 또한 그 국토의 모든 중생들에게 우매함과 어리석음을 여의게 하고 시방의 모든 불국토를 보게 하느니라.
007_0666_a_19L隨佛國土入智明三昧,亦能令彼一切衆生悉離愚癡,便見十方一切佛國。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따라서 불거삼매(佛炬三昧)에 들어가서 또한 그 국토의 모든 중생들에게 모두 삼매에 귀의하게 하느니라.
007_0666_a_21L隨諸佛國入佛炬三昧,亦能令彼一切衆生皆歸三昧。
007_0666_b_02L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따라서 금강광삼매(金剛光三昧)에 들어가나니, 이 삼매에 들어감으로 해서 그 모든 부처님 국토에 있는 철위산(鐵圍山)과 큰 철위산에서부터 마침내는 수미산왕(須彌山王)과 모든 산골짜기에 흐르는 물과 계곡에 이르기까지 모두 나타나지 못하게 하고 땅을 손바닥처럼 평평하게 하여 모든 악충ㆍ독사와 여러 가지 벌레들을 모두 소멸시키느니라.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따라 무쟁지삼매(無諍智三昧)에 들어가서 또한 그 국토에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에게 그 몸이 건강하고 씩씩하며 단정하고 엄숙하고 빼어나며 커서 모든 원망과 미움의 속박을 여의게 하여 모두 즐거움을 얻게 하며,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의 마음을 빠짐없이 얻게 하여 산란한 마음이 없어지고 깊이 법문(法門)에 들어가게 하느니라.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따라 대자음성삼매(大慈音聲三昧)에 깊이 들어가서 그 국토에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에게 각각 서로 불쌍하고 가엾게 여겨 모두 자비의 마음, 두려움 없는 마음, 괴로움 없는 마음, 평등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또다시 서로 슬퍼하는 생각을 내게 하느니라.
어떤 부처님 세계에서 도병(刀兵)의 환란이 일어날 때, 이 족성자(族姓子)가 새벽에 선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 도병과 전쟁의 환란이 모두 다 소멸하게 되었느니라.
007_0666_c_20L有佛世界,刀兵起時,此族姓子,以晨朝時入三昧力故,刀兵鉀仗皆悉消滅。
모든 부처님 국토를 따라 질역겁(疾疫劫)이 일어나서 모든 중생들을 해칠 때에도 또한 이러한 병역이 저절로 사라지게 되느니라.
007_0666_c_22L隨諸佛土有疾疫劫起害諸衆生,亦令病疫自然消除。
모든 부처님 국토를 따라 만일 기근겁(飢饉劫)이 일어나서 그 국토의 백성들이 굶주림에 시달릴 때에도 이러한 굶주림도 역시 소멸시켜 중생들 모두를 배부르게 하느니라.
007_0666_c_24L隨諸佛土若有飢饉劫起,令彼飢饉亦盡消滅悉得充滿。
007_0667_a_02L이 족성자(族姓子)는 이와 같은 삼매의 위엄 있고 신비한 힘이 있기 때문에 모든 중생들을 성숙케 하느니라. 지장보살이 불가사의한 공덕으로써 과거 세상에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여러 부처님의 처소에서 중생들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오랜 세월 동안 대비심(大悲心)과 굳고 단단한 서원(誓願)을 일으켜 모든 중생들을 빠짐없이 성숙시켰는데, 장엄(莊嚴)한 세력은 마치 우레와 같아서 한 끼 밥을 먹을 만큼 짧은 시간에 한량없는 억 등 나유타 수의 사람들을 성숙하게 하여 선근(善根)을 모두 갖추게 하였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없어져서 기쁘고 즐겁지 않은 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이게 되더라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면 모든 즐거움의 도구가 다 그에게 쏠리도록 하고, 기쁘지 않은 마음은 모두 멀리 여의게 하여 그 사람의 마음이 즐거워지며, 그들 모두를 열반의 길에 안주하게 하여 제일의 즐거움을 얻게 하느니라.
만약 모든 중생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그 몸에 형벌이 가해지는 등 많은 고통을 받게 되더라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귀의하면 그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해탈하여 자유로운 몸이 되고 장애가 없어지며, 나아가 속박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히거나 회초리나 몽둥이로 고문을 당하더라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귀의하면 이 또한 마찬가지로 모두 해탈하게 되고 열반에 안주하게 되며 제일의 즐거움을 얻게 하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모든 감각 기관이 완전하지 못하고 결함이 있거나 매우 피로하여 게으름을 피우거나, 미친 듯이 날뛰며 방탕하고 안일함에 빠져서 본심을 잃어버리거나, 탐욕스럽고 성내고 어리석고 질투하거나, 아까워하고 삿되고 교만하고 수면(睡眠) 등 모든 악한 행위들이 불길처럼 치성하더라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귀의하면, 이와 같은 수많은 고통에서 모두 해탈하게 되고 열반에 편안히 머물게 되며 제일의 즐거움을 얻게 하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큰물에 빠져 떠내려가거나 치솟는 불길에 타거나, 혹은 높은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거나 험한 산에 몸을 던지거나, 혹은 풀ㆍ나무와 건물에서 몸이 굴러 떨어지는 등 이와 같이 한량없이 많은 두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귀의하면, 이런 따위의 두려운 일에서 모두 벗어나게 되고 열반에 편안하게 머물러 있어 제일의 즐거움을 얻게 되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아파마라(阿波魔羅) 악귀에게 붙잡히거나 상처를 입어 하루ㆍ이틀ㆍ사흘, 또는 나흘에 한 번씩 마음이 미치거나 마음에 혼란을 일으키거나 마음에 두려움이 생기거나 마음이 흔들리거나 마음이 전도(顚倒)되거나 나아가 실심(失心)하게 되더라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귀의하면, 이와 같은 족성(族姓)의 남녀들은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나 열반에 편안하게 머물게 되고 제일의 즐거움을 얻게 되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모든 나찰(羅刹) 악귀에게 잡혔거나, 구반다(鳩槃茶)에게 잡혔거나, 부단나(富單那)에게 잡혔거나, 또는 가타부단나(迦吒富單那)ㆍ사자ㆍ호랑이ㆍ이리와 악한 독충에게 물리거나, 혹은 적군과 싸우다가 적에게 포위를 당했거나 적을 만나 죽음을 두려워하고 살기를 바라며 즐거움을 구할 때,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귀의하면, 이와 같은 족성의 남녀들은 하루 빨리 많은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되고 갖가지 환란이 다 없어지며 열반에 편안하게 머물게 하여 제일의 즐거움을 얻게 되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많이 듣기 위해서, 믿음을 내기 위해서, 계율을 지키기 위해서, 보시를 하기 위해서, 선정에 들기 위해서, 신통력을 얻기 위해서, 해탈하기 위해서, 색(色)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을 위해서, 모든 공덕을 위해서, 교묘한 솜씨ㆍ꽃ㆍ과일ㆍ나무ㆍ자리를 위해서, 재산을 늘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의약품ㆍ살림살이ㆍ주택을 위해서, 물과 비가 적절하도록 하기 위해서, 시원함을 얻기 위해서, 아들ㆍ딸ㆍ처자를 구하기 위해서, 방편을 얻기 위해서, 복을 닦기 위해서, 추위와 더위를 없애기 위해서, 바른 생각[正念] 얻기를 위하는 등, 이와 같이 갖가지 인연을 구할 때에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귀의하면, 이 선남자의 위엄과 덕의 힘 때문에 저 한량없이 많은 중생의 공덕과 뜻하는 바에 걸맞게 되느니라.
007_0668_a_02L비유컨대 저 황폐해진 밭에 씨를 뿌릴 때에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귀의하면, 모두가 변하여 미묘한 맛을 지닌 과일로 변하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왜냐하면 이 선남자는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의 헤아릴 수 없는 겁(劫) 동안에 여래(如來) 앞에서 대지(大地) 같이 흔들림 없는 견고한 서원을 발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다 수용할 수 있게 하였기 때문이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모든 악한 업과 10악업을 지었다 하더라도 지장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귀의하면, 모든 결사(結使:번뇌의 일종)와 번뇌를 소멸하게 되고, 10악(惡)을 멀리 여의게 하며, 10선(善)을 성취하게 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자비(慈悲)의 마음과 중생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하느니라.
이 선남자는 정진의 힘 때문에 밥 한 끼 먹을 만큼 짧은 시간에 한량없는 아승기수 같이 많은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서, 밥 한 끼 먹을 만큼 짧은 시간에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알 같은 아승기의 많고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고, 이러한 모습 때문에 저 중생들을 모든 악에서 벗어나게 하며, 불가사의한 공덕을 성취하게 하느니라.
이 선남자는 이와 같이 굳고 단단한 서원을 세운 힘 때문에 모든 중생들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이와 같은 족성자 앞에서 때로는 범천왕의 몸을 나타내어 그 중생을 성취하게 하고, 혹은 자재천(自在天)ㆍ대자재천(大自在天)ㆍ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의 몸이나, 혹은 욕계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ㆍ화락천(化樂天)ㆍ도솔타천ㆍ염마천(炎摩天)ㆍ제석천(帝釋天)의 몸이나 사천왕(四天王)의 몸으로 나타나거나, 혹은 보살의 몸이 되기도 하고, 벽지불의 몸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성문(聲聞)의 몸이 되기도 하고,
007_0668_b_02L 전륜성왕(轉輪聖王)의 몸이 되기도 하며, 혹은 바라문(婆羅門)의 몸ㆍ찰제리(刹帝利)의 몸ㆍ비사(毗舍)의 몸ㆍ수타(首陀)의 몸이 되기도 하고, 혹은 남자의 몸ㆍ여자의 몸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동남(童男)의 몸ㆍ동녀(童女)의 몸이 되기도 하고, 혹은 건달바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의 몸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혹은 나찰(羅刹)의 몸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구반다의 몸이 되기도 하고, 비사사(毗舍闍)의 몸이 되기도 하며, 혹은 부단나(富單那)의 몸이 되기도 하고,
사자의 몸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호랑이의 몸이 되기도 하고, 혹은 코끼리의 몸ㆍ말의 몸이 되기도 하며, 물소의 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갖가지 새의 몸이 되기도 하며, 혹은 염라왕의 몸이 되기도 하고, 지옥 나졸의 몸이 되기도 하며, 지옥의 몸이 되기도 해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갖가지로 설법하여 3승(乘)을 나타내 보여 모두 불퇴전의 경지에 머물러 있게 하느니라.
선남자야, 미륵(彌勒)보살ㆍ문수(文殊)보살ㆍ관세음(觀世音)보살ㆍ보현(普賢)보살 등을 상수(上首)로 삼는 이와 같은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여러 큰 보살이 만약 사람이 백 겁 동안에 예배ㆍ공경하고 공양하면서 소원을 구한다 하더라도, 한 끼 밥 먹을 만큼 짧은 시간 동안 지장보살에게 예배ㆍ공양하면 공덕이 더욱 많아지고 바라는 것을 빨리 성취하며 모두 원만하게 갖추게 되느니라.
왜냐하면 이 지장보살은 모든 중생들을 크게 요익(饒益)하게 하는 것이 마치 여의보주(如意寶珠)와 같기 때문이니, 이 족성자가 중생들을 성숙하게 하기 위하여 굳고 단단한 대비(大悲)의 창고를 일으켜 모든 중생들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소원을 만족시켜 주느니라. 그러므로 선남자ㆍ선여인들아, 마땅히 지장보살을 공양해야 하느니라.”
007_0668_c_02L그때 시방세계에서 이 법회에 모인 보살마하살과 모든 성문과 천인(天人)ㆍ야차ㆍ건달바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능력에 따라 공양하였는데, 혹은 금ㆍ은가루를 지장보살의 위에 뿌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갖가지 보배 꽃과 의복ㆍ마니보주(摩尼寶珠)ㆍ꽃다발[華鬘]ㆍ진주ㆍ영락ㆍ금실ㆍ번기[幡]ㆍ일산을 지장보살 위에 뿌리기도 하였다. 또 한량없이 많은 갖가지 음악이 울려 퍼지면서 지장보살을 찬송하고 공양하였다.
그대는 대비심과 모든 정진 일으켜 이러한 공양 받아 가장 으뜸인 세존께 올렸으며 그 마음 바다 같아 모든 중생 구원하고 고통 속의 모든 중생 피안(彼岸)으로 인도하네.
007_0668_c_16L汝起大悲諸精進, 以是供養最勝尊;
其心如海救一切, 度諸衆生苦彼岸。
007_0669_a_02L 그때 지장 보살마하살이 예를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이 사천하(四天下)를 제도하겠습니다. 비구와 비구니ㆍ우바새와 우바이를 증장시키고, 불법을 보호하고 생각하는 것을 증장시키며, 수명을 증장시켜 몸에 질병이 없게 하고, 색신의 힘[色力]을 증장시키며, 명칭(名稱)을 증장시키고, 자업(資業)을 증장시키며, 친한 벗들을 증장시키고, 권속을 증장시키며, 믿음과 계율을 증장시키고, 부처님 법 많이 듣는 것을 증장시키며, 보시를 증장시키고, 인욕을 증장시키며, 방편을 증장시키고, 각의(覺意)와 모든 거룩한 진리를 증장시키며, 대승의 모든 바른 도에 들어가는 것을 증장시키고, 진실한 법의 모양 비추어 밝히는 것을 증장시키겠습니다.
모든 중생 성숙시키는 일을 증장하고, 커다란 자ㆍ비ㆍ희ㆍ사의 마음 일으키는 일을 증장하며, 한량없이 많은 모든 깨끗한 법을 증장시키고, 부처님의 오묘한 칭호와 이름을 삼계(三界)에 퍼지게 하는 일을 증장시키며, 진리의 비로 삼계의 중생을 윤택하게 하는 일을 증장시키고, 대지의 모든 만물의 맛을 증장시키며, 중생들이 지니고 있는 훌륭한 착한 업을 증장시키고, 법의 정기와 무수한 복의 행위를 증장시키며, 지혜로써 모두를 비추어 밝히는 일을 증장시키고, 6바라밀로 행해야 할 도를 증장시키며, 5안(眼)19)으로 통달하여 걸림 없음을 증장시키고, 관정(灌頂)을 증장시키며, 열반을 증장시키고, 위엄 있는 덕으로 예전엔 없었던 모든 법을 비추어 밝히는 일을 증장시키겠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중덕구경기별주술다라니장구(衆德究竟記莂呪術陀羅尼章句)’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였는데, 제가 과거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님의 처소마다 이 같은 주문(呪文)을 다 받아 지니고서 완전하게 희고 깨끗한 법을 증장시켰고, 모든 씨앗ㆍ뿌리ㆍ줄기ㆍ꽃ㆍ열매와 모든 약재ㆍ곡식을 증장시켰으며, 구름ㆍ비ㆍ땅ㆍ물ㆍ불ㆍ바람을 증장시켰고, 복과 즐거움을 증장시켰으며, 재물을 증장시켰고, 한량없고 가장 훌륭한 과보를 증장시켰으며, 기업(基業)을 증장시켰으니, 이 주술(呪術)은 모든 것을 이롭게 하고 모든 고뇌에 얽매여 있는 자들을 풀어줍니다.” 그리고는 곧 주(呪)를 설하였다.
007_0669_c_02L “세존이시여, 지금 말씀하신 이 주(呪)는 예전엔 없었던 위덕(威德)으로 비추어 밝힌 것이요, 이것은 많은 덕의 근본입니다. 이 ‘기별장구다라니신주(記莂章句陀羅尼神呪)’는 제가 과거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받아 지녔던 것입니다. 이 주는 모든 착하고 깨끗한 법을 증장시키고, 좋은 씨앗ㆍ뿌리ㆍ줄기ㆍ가지ㆍ잎ㆍ꽃ㆍ열매ㆍ약재ㆍ곡식을 증장시키며, 비ㆍ연못ㆍ땅ㆍ물ㆍ불ㆍ바람을 증장시키고, 기쁘고 즐거운 일을 증장시키며, 재물을 증장시키고, 뛰어나고 오묘한 것을 증장시키며, 산업을 증장시키나니, 이 신주의 위력은 번뇌의 속박을 잘 풀어주므로 또한 그 이름이 선해(善解)입니다.
1)가라타(伽羅陀)ㆍ가라제나(佉羅帝那)라고도 쓰고 나림산(騾林山)이라고 번역한다. 수미산 가까이 있는 산 이름으로 이 산은 지장보살이 머무는 곳이라 하며 세존께서 『지장십륜경(地藏十輪經)』을 설한 곳이라고 전한다.
2)적정행(寂靜行)을 수행하는 선인(仙人)의 통칭이다.
3)『대방등대집월장경(大方等大集月藏經)』의 약칭으로 월장보살이 서방으로부터 와서 방등의 묘한 진리를 설한 경전이다.
4)참된 지혜로 정토(淨土)를 생각하여 사심이 없는 것으로, 즉 정념(正念)과 정정(正定)을 말한다.
5)범어 dhāraṇī의 번역으로 ‘다라니’라 음사한다. 한량없이 깊고 많은 뜻을 섭지(攝持)하고 기억하여 잃지 않으며 또한 갖가지 착한 법을 능히 가지므로 능지(能持)라고도 하며 갖가지 악한 법을 막아 주고 물리치므로 능차(能遮)라고도 한다.
6)범어 Avinivartanīya의 음사. 아유월치(阿惟越致)ㆍ아비발치(阿鞞跋致)라 쓰며 불퇴(不退)ㆍ무퇴(無退)ㆍ불퇴전(不退轉)ㆍ불퇴위(不退位)라 번역한다. 반드시 성불이 결정되었다는 뜻인 동시에 보살위에서 타락하지 않는 위치이다.
7)지금까지 믿기 어려웠던 법을 잘 받아들이고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즉 4제(諦)의 이치를 관하여 인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 인가에 의하여 점점 의혹을 여의었을 때에 일어나는 4제의 진리를 비추어 보는 지혜를 법지(法智)라 하니 이 법인은 법지를 증득하기 이전에 발생하는 인가결정하는 마음이다.
8)모니(牟尼)란 범어 muni의 음사. 본래는 고요한 것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뒤에 고요한 곳에서 수행하는 사람으로 현자(賢者) 또는 성자(聖者)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여기서는 부처의 경지에 오른 사람을 의미한다.
9)여래나 보살 등에게 공양하면 복이 되는 것이 마치 농부가 밭에 씨를 뿌려 수확하는 것과 같으므로 복전(福田)이라고 한다.
10)『지장원본경』에 의하면 지장보살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로부터 미륵보살이 성불할 때까지 부처님이 없는 시기에 육도의 중생들을 제도하라는 석가모니의 부촉을 받고 대지(大地)와 같이 인욕하면서 흔들리지 않고 깊은 선정을 비장(秘藏)하고 온갖 공덕을 소장하고 있으므로 지장(地藏)이라 한다.
11)경전에서 대상(隊商) 또는 바다에서 보물을 캐는 상인 등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어떤 목적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비유하여 말한다.
12)폭류가 나무ㆍ가옥 따위를 떠내려 보내듯이 선(善)을 떠내려 보낸다는 뜻으로서 번뇌를 뜻한다. 첫째, 욕계에서 일으키는 번뇌인 욕폭류(欲暴流), 둘째, 색계ㆍ무색계의 번뇌인 유폭류(有暴流), 셋째, 삼계의 견혹(見惑) 가운데 4제(諦)마다 각각 그 아래에서 일어나는 신견(身見)ㆍ변견(邊見) 등의 그릇된 견해인 견폭류(見暴流), 넷째, 삼계의 4제와 수도(修道)에서 일어나는 우치(愚癡)의 번뇌인 무명폭류(無明暴流)를 말한다.
13)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 이 세 가지가 없는 선근(善根)을 말한다.
14)착한 법은 더욱 자라게 하고 악한 법은 멀리 여의려고 부지런히 수행하는 네 가지 법이다. 첫째 이미 생긴 악을 없애려고 부지런히 수행하고, 둘째 아직 생기지 않은 악은 미리 방지하려고 부지런히 힘쓰며, 셋째 이미 생긴 선을 더욱 자라게 하려고 부지런히 수행하고, 넷째 아직 생기지 않은 선은 생기도록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이다.
15)집착과 미혹과 번뇌 등이 얽혀 있는 그물.
16)부처님이나 보살이 수행을 하기 시작할 때 과거세에 세운 본래의 서원을 말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아미타불의 마흔여덟 가지 큰 서원ㆍ약사여래의 열두 가지 큰 서원ㆍ석가여래의 5백 가지 큰 서원 등이 있는데 여기서는 석가여래의 5백 가지 큰 서원을 말한다.
17)부처가 될 것이라고 하는 예언을 말한다.
18)번뇌의 불이 꺼지고 몸과 마음이 지극히 평온한 세계.
19)다섯 가지 눈. 첫째는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육안(肉眼), 둘째는 업을 지은 중생의 다음 생의 온갖 상태를 환히 꿰뚫어보는 명철한 천안(天眼), 셋째는 세상 모든 것은 자성이 비었다고 하는 공(空)의 도리를 보는 혜안(慧眼), 넷째는 모든 진리를 환히 꿰뚫어보는 법안(法眼), 다섯째는 앞의 네 가지 눈을 갖춤은 물론이요, 그보다 더 완전한 부처의 눈인 불안(佛眼)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