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찰리전다라(刹利旃陀羅)와 보상전다라(輔相旃陀羅)는 선근이 적고 신심을 내어 불법을 향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으며, 아첨하고 왜곡되며 어리석으면서도 자칭 지혜가 많다고 하면서 교만을 부리고 후세에 악업으로 인하여 받게 될 과보에 대해서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선지식(善知識)의 곁을 떠나가며, 마침내는 아비지옥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습니다. 재물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렇게 악한 행위를 하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어울려 비법(非法)을 행하는 사람끼리 무리를 지어 어울려 다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선남자야, 미래 세상에 찰리전다라에서부터 나아가 바라문전다라에 이르기까지 선근(善根)은 지극히 적고 게다가 신심마저 없어서 거짓말로 속이고 아첨하며 왜곡된 짓을 하나니, 이런 사람들은 모두가 어리석으면서 지혜로운 모습을 나타내려 하며 선지식의 말씀을 따르지 않느니라. 진실로 이들은 어리석으면 지혜로운 척하는 사람들로서 언제나 마음으로 의심을 품고, 후세에 받을 과보에 대하여 두려워하지 않아 금하는 계율도 지키지 않고 모든 생명을 함부로 죽이고 또한 삿된 소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속이면서 세간에서 항상 비방하는 말만을 일삼느니라.
이와 같이 찰리전다라와 바라문전다라는 불법을 무너뜨리고 어지럽힐 것이니, 그들은 내 법 가운데서 출가하여서는 언제나 금지하고 있는 계율을 헐뜯어 깨뜨리고 갖가지 악한 행동을 하면서 찰리나 바라문에게 마음을 다 기울여 공양하고 돈과 재물을 많이 쌓으며, 탐심(貪心)으로 물들고 실없는 말을 해대면서 편지와 신임장을 가지고 서로 어울려 사귀면서 장사에 힘쓸 것이니라.
그리하여 그들은 사문(沙門)도 아니면서 스스로 사문이라 말하고 실제로는 깨끗한 행[梵行]이 아닌데도 깨끗한 행이라고 스스로 말을 하며, 또는 찰리와 바라문을 공경하여 공양을 드리며, 그들의 말만 받아들이느니라. 그들은 또 찰리전다라와 바라문전다라를 좋아하고 반기면서 계율을 깨뜨리고 계율을 잘 지키는 사람을 멀리 하며 만일 내 법 가운데에서 계율을 잘 지키고 선행을 닦으며 겸손하고 유학(有學)ㆍ무학(無學)을 부지런히 수행하는 어떤 이를 보게 되면 이러한 비구들에게는 공경하거나 공양하지 않고 설법을 하더라도 따르거나 받아들이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보배로 가득한 섬에 이르러서 제석청보(帝釋靑寶)와 대청보(大靑寶)ㆍ금ㆍ은ㆍ진주와 같은 값비싼 보배는 다 버리고 수정(水精)을 취하는 것처럼 내 법 가운데에서 이와 같이 계율을 깨끗이 지키고 큰 공덕을 지니고 있으며 늘 마음이 겸손한 그런 사람은 버려두고, 계율을 깨뜨리고 악한 짓만 행하는 이를 취하여 갖가지 악한 행(行)을 성취하면서도 조금도 마음속으로 부끄러워하지도 않느니라.
007_0685_c_02L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면, 계율을 깨뜨리고 악한 행동을 하는 이 같은 비구와 나아가 찰리ㆍ바라문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모두 악한 소견을 즐거워하고 아련야(阿練若)에서 수행하는 비구를 비방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들은 어리석고 아첨하고 왜곡된 짓을 하는 사람으로서 성현도 아니다. 저들은 세상을 속이고 유혹하여 음식ㆍ돈ㆍ재물로 자기의 이양(利養)만을 도모하고 명예만 구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 몸을 괴롭히고 다른 사람을 헐뜯고 비방하며, 질투하고 싸우며 혼란하게 만들고 순전히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들이니 그들의 말을 받아들여 믿어서는 안 되며, 그들을 쫓아내야 하고, 실법(實法)에서 멀리 떠나도록 해야 한다.
그런 비구들은 모두 도과(道果)를 얻은 이가 아니요, 또한 욕심을 여의고 번뇌를 다 끊어버린 자들도 아니며, 다만 이양만을 위하여 스스로를 나타내려고 하는 자들이니 이러한 자들은 삼가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곧 아첨하고 왜곡되며 사람들을 속이고 유혹하는 자들이니 진실로 복전(福田)도 아니요 도를 행하는 자도 아니다.’
그때 찰리전다라와 바라문전다라가 아련야의 청정한 비구에 대하여 공경할 마음과 드문 일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거꾸로 뒤바뀌어 섬기거나 공경ㆍ공양하지 않으며, 저들의 말을 듣거나 믿어서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이들은 곧 법안(法眼)을 보호하여 가지지도 않고 삼보(三寶)의 종자를 이어나가지도 않느니라.
그때 그 국토에 있는 하늘ㆍ용ㆍ귀신들이 삼보에 대하여 신심이 매우 깊어서 모두들 이와 같이 악한 찰리ㆍ바라문 등에 대하여 분노를 느껴 서로 다음과 같이 말하느니라. ‘지금 그대들은 자세히 들어라. 찰리전다라ㆍ사문전다라ㆍ바라문전다라ㆍ대신전다라 등이 모두 교만한 마음을 일으켜 삼보를 다 경멸하고 선근(善根)을 끊어버리며, 악지식(惡知識)1)을 가까이하고 선한 법을 물리치므로 마땅히 악취에 떨어질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이와 같은 국토의 찰리ㆍ바라문들을 다시는 옹호하지 말자.’
이같이 말하고는 모든 하늘ㆍ용과 여러 착한 귀신들이 그 나라를 버리고 떠나가나니, 그 국토를 맡아 다스릴 만한 법기(法器)와 복전(福田)들은 모두 그 나라를 버리고 떠나갈 생각을 한다. 또한 그곳에 남아 있는 모든 천신(天神)과 그 국토를 맡아 다스릴 만한 법기와 복전들도 저 찰리전다라 등에 대하여 그의 곁을 떠날 마음이 생기나니,
007_0686_a_02L 그렇게 되면 자기 국토와 그 밖의 이웃 나라에서 모두 전쟁ㆍ기근ㆍ질병이 생겨나서 서로 죽이게 될 것이므로 다시는 기쁜 일이 생기지 않고, 먼저 사랑하고 즐거워하던 것마저도 모두 다 이별하거나 떠나가게 되며, 분해하는 마음과 인색한 생각만 있고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어진다. 그리하여 모든 중생에 대하여 자비로운 마음이 생겨나지 않아 산목숨을 죽이고 나아가 삿된 소견으로 부끄러워하는[慚愧] 마음은 전혀 없이 모든 탑과 사찰과 스님에게 속한 물건에 이르기까지 다 먹고 쓰고 스님의 의복까지 입으면서 조금도 뉘우침이 없느니라.
그 중에 성문승(聲聞乘)에 대하여 조그만 신심을 가진 자가 자신은 총명하고 밝은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벽지불승과 대승(大乘) 경법(經法)을 비방하고 믿지 않으며 읽지도 않고 외우지도 않아 마침내는 게송 하나조차도 듣지 않나니, 이와 같이 믿지 않는 마음을 내는 것을 법을 비방한다고 하느니라.
만약 또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성문승ㆍ벽지불승ㆍ보살승에 대하여 가리고 방해하고 은폐하며 나아가 하나의 게송까지도 덮어 없애려 하면 삼보(三寶)를 공경하지 않는 자라고 하느니라. 이러한 인연으로 모든 국토를 수호하는 하늘ㆍ용ㆍ선신(善神)으로 하여금 저 찰제리들에 대하여 믿지 않고 문득 성을 내게 하면 이 찰리(刹利)와 그의 여러 신하들은 마침내 혀가 굳어져서 말 한 마디 못할 것이요, 죽어서 아비지옥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007_0686_b_02L또 선남자야, 만약 계율을 잘 지키는 공덕이 있는 이가 저 나라에 머물러 살면서 법기(法器)를 구족(具足)하고 담담한 마음[捨心]에 잘 들어가고 깨끗하고 고요한 방에 편안하게 머물면서 시주[檀越]의 집에 자주 가지 않고, 또한 악한 행실이 있는 비구를 경솔하게 꾸짖지 않으며, 저 깨달아 지혜 있는 이로 하여금 또한 남을 나무라거나 혐오하고 꾸짖거나 계율을 깨뜨리지 않게 하고, 악한 행실이 있는 비구가 깨끗하게 계율을 지키는 이에 대하여 오히려 나무라고 혐오하면서 비방하여 말하기를 ‘저들은 간사하고 속이기를 잘하며 갖가지 거짓말을 하는 자’라고 한다.
그들은 또 찰리와 그의 대신으로부터 나아가 그 나라에 살고 있는 모든 백성들과 남자ㆍ여자ㆍ어른ㆍ아이들의 앞에서 갖가지 비방을 한다. 저 찰리전다라 등이 계율을 깨끗하게 잘 지키고 원만하게 수행하여 공덕이 있고 명망이 있으며, 모든 선정을 구족하여 해탈하고 훌륭한 말솜씨를 갖춘 나의 참다운 제자인 비구들에 대하여 문득 헐뜯고 꾸짖을 마음을 일으켜서 성내고 미워하며 갖가지 추악한 말로 못내 핍박하여 나의 제자에게 괴로움과 시달림을 받게 하고, 혹은 옷과 발우와 사방에서 보시로 받은 스님들의 물건과 자업(資業)ㆍ부구(敷具) 등을 빼앗고 쫓아내며, 혹은 수시로 몸을 구속하여 감옥에 가두고, 때로는 그 목을 베어버리기도 하느니라.
선남자야, 자세히 관찰하여야 하느니라. 악한 짓을 한 비구를 친근히 하는 이가 몇 가지 무거운 죄를 지으면 마침내는 반드시 아비지옥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만약 중생이 5역죄(逆罪)와 네 가지 근본죄(根本罪)를 짓고 현성(賢聖)과 바른 법[正法]을 비방하면 모든 근본 죄를 뛰어넘느니라.
이와 같이 악한 짓을 한 여러 비구들이라 할지라도 나는 또한 그들에게 형벌을 가하거나 채찍질하거나 구속하여 가두거나, 나아가 목숨을 끊는 것까지도 허락하지 않느니라. 이러한 인연으로 큰 죄보를 받는 이에 대해서도 나는 이렇게 하거늘 더구나 금지하는 계율을 굳게 지키고 행실이 깨끗한 사람이겠느냐?
007_0686_c_02L또 어떤 비구가 성중죄(性中罪)2) 가운데 어느 한 가지라도 범하면 비록 중한 죄를 범했다고 하지만, 화목한 여러 스님들이 갈마(羯磨)에 화합하여 받은 계율은 그래도 남은 세력이 있으니, 비유컨대 미묘한 향이 불에 타면 비록 향의 본질은 없어졌다 하더라도 남은 부분의 향기를 경멸할 수 없는 것처럼 계율을 깨뜨린 비구도 이와 같아서 계율을 받지 않은 속인으로서는 마땅히 경멸해서는 안 되느니라.
이런 비구가 비록 법기(法器)가 아니라고 해도 현성의 비니(毘尼:계율) 가운데서 물러나 사라지고 타락하여 출가법(出家法)을 버리면 사방에서 시주하는 승려의 물건을 받을 수 없느니라. 하지만 여러 승려들과 화합하고 거기에서 받은 계율을 범하지 않은 자에 대해서는 그 계율의 향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속인이 비방하고 벌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선남자야, 지난 과거 세상에 가시(迦尸)3)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때 그 나라의 왕인 범마달다(梵摩達多)가 전다라(旃陀羅:白丁)에게 칙명을 내렸다. ‘설산(雪山) 아래 여섯 개의 이빨이 난 흰 코끼리 왕이 있는데 그 코끼리의 이름은 울파라화안(鬱波羅華眼)이다. 너희들은 그곳에 가서 그 코끼리의 이빨을 뽑아 오너라. 만일 뽑아 오지 못하면 너희들 다섯 사람은 모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때 전다라는 목숨을 보전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정진하는 사문(沙門)인 척 가사(袈裟)를 입고 왕이 명령한 산으로 갔다. 그리하여 코끼리 왕이 있는 곳에 이른 뒤에 활을 풀어 화살을 장전하여 당기려 하였다. 이때 어미코끼리가 이것을 보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 코끼리의 왕에게 말하였다. ‘저들은 사냥꾼입니다. 저렇게 활을 벌려 화살을 메워 당기면서 오고 있으니, 우리의 목숨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까?’
007_0687_b_02L그런데 미래 세상에 찰리전다라와 보상전다라ㆍ바라문전다라ㆍ거사전다라는 아첨하고 왜곡된 마음으로 세상을 속이고 후세에 받을 과보에 대해서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모든 세간에 최상의 보리도를 구하거나,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한 사람을 괴롭히거나 해치려는 마음을 내고, 나의 제자들 중에 법의 그릇을 성취했든 성취하지 못했든 가리지 않고 모진 욕설로 꾸짖고 욕하며, 회초리로 때리고 벌주며 그들의 몸에 핍박을 가했느니라.
그것은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에게 여러 가지 중죄(重罪)를 범한 것으로서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그것은 또 모든 선근(善根)을 끊고 신심(信心)을 제거해 버림으로써 모든 지혜 있는 사람으로부터 멀리 버림을 받는 일이니라. 비유컨대 장부(丈夫)가 비록 자신에게 눈이 없으면서도 다른 도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나의 여러 제자들도 또한 이와 같아서 비록 금지하는 계율을 범했더라도 오히려 세간 중생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느니라.
만약 미래 세계에 전다라왕과 나아가 거사전다라에 이르기까지 내 법 가운데 출가하여 법의 그릇을 성취했든 성취하지 못했든 가리지 않고 나의 모든 제자와 성문들을 흔들어대고 괴롭힌다면 3세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에게 큰 죄를 짓는 것으로서 착한 마음이 사라져 다시는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기 어렵거늘, 하물며 올바른 위치에 오른 성문이나 벽지불, 그리고 한량없는 공덕을 지닌 모든 대승 보살을 헐뜯고 비방하는 일이겠느냐?
선남자야, 비유하면 과거 세상에 반사라(般闍羅)4)라는 나라에 승군(勝軍)5)이라는 이름을 가진 왕이 살고 있었다. 그 왕은 죽을죄를 지은 어떤 사람의 몸을 묶어서 무서운 악귀가 살고 있는 가외가람(可畏軻藍)이라는 무덤 사이에 보내 그 악귀로 하여금 그 몸을 씹어 먹게 하였다. 때마침 감옥을 지키는 사람이 다섯 군데를 꼭꼭 묶어서 가외가람의 무덤 사이에 보낸 일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그 말을 듣고는 곧바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목 아래에 둘렀다.
007_0687_c_02L그때 감옥을 지키는 사람은 왕명을 받아 즉시 그를 단단히 묶어 가외가람의 무덤 사이에 보냈다. 이때 그 무덤에는 악안(惡眼)이라는 나찰이 있었는데, 그의 무리 5천 나찰과 함께 무덤에 와서 다섯 군데를 꼭꼭 묶인 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목에 두르고 무덤 사이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보았다. 그때 나찰이 이 사람을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고 나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때에 나찰들이 즉시 저 묶여 있던 사람을 풀어 주니, 묶여 있던 사람이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가 곧바로 왕의 처소로 나아갔다. 왕은 즉시 모든 백성들에게 널리 알렸고, 그러자 모든 백성들이 모여 와서 왕과 옆에서 모시고 있는 많은 신하와 많은 관리들에게 이 사람이 살아서 오게 된 이유를 청하여 묻고 예전엔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족성자(族姓子)야, 이 염부제 왕과 사람의 피와 고기를 먹고 사는 야차(夜叉)로서 악한 마음이 치솟아서 중생을 조금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목에 두른 사람을 보고는 오히려 해를 가하지 않았거늘 하물며 그 밖의 중생들이 어찌 경솔하게 교만을 부리겠느냐?
007_0688_c_02L그런데도 미래 세계의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는 갖가지 악한 일을 하고, 또 악귀는 선근을 끊어버리고 아비지옥으로 나아가며, 심지어는 나의 법에 출가한 이로서 그가 법의 그릇[法器]을 성취했든 성취하지 못했든 간에 수염과 머리를 깎은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느니라.
족성자야, 비유컨대 과거 세계에 복덕(福德)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만약 사람이 죄를 범하면 구속하여 가두기까지는 하였으나, 그때 그 왕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려고는 하지 않자, 그를 보필하는 재상과 대신들이 말하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만약 이 사람을 죽인다면 혹 왕께는 큰 죄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신은 스스로 지혜를 내어 그 죄인을 미친 코끼리에게 던져 주었다.
그때 미친 코끼리가 코로 그 사람의 두 다리를 감아 올린 뒤 땅에 내던지려고 하다가 문득 이 사람이 물들인 옷을 입은 것을 보았다. 그러자 그 미친 코끼리는 천천히 편안하게 땅에다 내려놓고 감히 그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으며, 그 앞에 공손히 꿇어 앉아 코로 그 사람의 발을 핥으면서 자비로운 마음을 내었느니라.
족성자야, 코끼리는 축생인데도 8난(難) 세계에 떨어진 물든 옷 입은 사람을 보고는 악한 마음으로 그를 해치려 하지 않았는데 미래 세계에 전다라왕과 같은 이는 내 법 가운데 출가한 사람으로서 법의 그릇이 되기에 충분하거나 법의 그릇을 성취하지 못했거나 간에 일부러 핍박하고 괴롭히며, 혹은 그 목숨을 빼앗기도 한다. 만약 이런 행위를 하면 입으로 말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목숨을 마친 뒤에 반드시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007_0689_a_02L또 선남자야, 마땅히 찰리전다라에서부터 거사전다라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사방에서 승려에게 시주한 물건인 평상ㆍ자리ㆍ와구(臥具:침구)와 스님들이 머물 수 있는 사찰[塔廟]과 원림(園林)ㆍ가옥ㆍ토지, 깨끗한 사람만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소ㆍ나귀ㆍ노새ㆍ말 등 갖가지 축생과 의복ㆍ음식ㆍ탕약, 그리고 기타 꼭 필요한 필수품과 잡물들을 깨끗하게 계율을 지키는 덕 있는 비구로서 변재(辯才) 있고 총명하며 중생의 근기에 맞게 설법하는 이러한 사람에게는 주지 않고, 계율을 깨뜨린 비구로서 악한 짓을 한 사람에게는 필수품과 평상ㆍ자리 등의 도구를 주며, 마음대로 사용하고 속인들과 함께 어울려 먹고 자며 생활을 한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는 목숨을 마치면 모두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족성자야, 미래 세상에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가 나타나서 그들은 내 법 가운데 출가한 성문ㆍ벽지불, 나아가 대승에 이르기까지 설법하는 법사를 보면 비방하고 욕하고 꾸짖으며, 바른 법에 대하여 머뭇거리고 어렵게 여기며, 법사를 괴롭히고 혼란하게 할 것이니, 이러한 인연 때문에 그들은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족성자야, 만약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가 어떤 사람이 사방에서 승려에게 필요한 물건을 주는 것을 보거나, 꽃나무ㆍ과실나무ㆍ갖가지 맛을 내는 나무ㆍ그늘을 드리우는 나무ㆍ향나무를 주는 것을 보거나, 나의 성문 제자와 계율을 잘 지키는 제자ㆍ많이 들은 제자ㆍ좌선하는 사람ㆍ경전을 외우거나 익히는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과 생필품 및 여러 가지 물품을 보게 되면 스스로 빼앗거나 혹은 남을 시켜서 빼앗으며, 스스로 먹거나 혹은 남을 시켜서 먹게 하면, 이러한 인연 때문에 목숨을 마친 뒤에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007_0689_b_02L또 족성자야, 미래 세상에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가 나타나서 나의 법을 헐뜯고 무너뜨리거나, 또는 내 법에 의지하여 출가한 사람을 보고 이 사람에 대하여 자주 성을 내거나 욕하고 꾸짖고 헐뜯으며, 내가 설법하면 믿고 받아들이기를 즐겨하지 않고, 탑과 사찰ㆍ승방(僧坊)ㆍ당사(堂舍)를 파괴하거나 비구를 살해하면 과거 세상에서 닦고 익혔던 모든 선근은 남김없이 소멸되고, 목숨이 마치려고 할 때에는 사지와 뼈마디마다 다 아프며, 그 사람의 혀를 불로 지지고 몸이 구속을 당하고, 수많은 세월을 말도 할 수 없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지장보살이 대답하였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 수만큼 많은 생명을 살해했으므로 이 기름 짜는 사람이 지은 죄도 그와 같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이 지은 죄의 많고 적은 양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를 것이요, 오직 부처님만이 아실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비유하면 열 개의 수레바퀴로 기름을 짠 죄는 마치 음란한 여인이 사는 집 열 채를 지어 놓고 그 하나하나의 집마다 열 사람의 음란한 여인을 두어 사람들을 유혹하여 정사를 벌인 죄와 같고, 그 죄는 하나의 술집을 둔 죄와 같고 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열 개의 술집을 둔 죄는 한 개의 도살장을 둔 죄와 같고 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열 개의 도살장을 둔 죄는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가 10륜(輪)의 죄 가운데 하루 사이에 1륜(輪)의 죄를 지은 것과 같으니라.”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10륜의 죄는 음녀의 집 한 채로 지은 죄와 같고 음녀의 집 열 채로 지은 죄는 술집 한 채로 지은 죄와 같으며 열 채의 술집으로 지은 죄는 한 채의 도살장으로 지은 죄와 같고 열 채의 도살장으로 지은 죄는 찰리왕 한 사람이 지은 죄와 같다.
007_0689_b_23L十輪罪等一婬舍, 十婬罪等一酒家,
十酒家等一屠兒, 十屠兒罪等一王。
007_0689_c_02L
그때에 지장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진실하고 착한 찰리와 그의 재상과 대신, 진실하고 착한 사문(沙門), 진실하고 착한 바라문(婆羅門), 진실하고 착한 거사(居士)가 있다면, 그런 사람은 자신도 잘 보호하고 남도 잘 보호하며, 장차 다가올 세상에 불법을 잘 수호하고, 법의 그릇으로 충분히 감당할 만하거나 법의 그릇으로 충분히 감당할 만하지 못한 이까지도 잘 수호하며, 나아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은 자와, 계율을 깨끗이 지켜서 공덕이 있는 사람을 잘 수호하고 공양하며 공경할 것입니다.
또 성문과 벽지불법을 모두 수호하고 자세히 들어 받아 지니며, 대승을 수호하고 듣고 믿고 받아서 대승에 머무는 자와 계율을 잘 지키고 많이 들어 언사가 맑고 또한 말을 잘 하는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즐기고 놀면서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그런 이에게 자문을 구하고 의논하며 그의 가르침을 공경히 받아 지니겠습니다.
선왕이 나라를 다스리던 옛 법과 예의ㆍ제도를 배우며, 삼보의 종자를 이어 항상 불꽃처럼 성하게 하고 모든 선지식을 친근히 하며, 전왕이 시행하던 바른 법을 따르고 쓰게 하리니, 이것을 일러 참으로 착한 찰리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얼마만한 복을 얻고 얼마만한 죄를 멸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야, 비유하면 장부(丈夫)가 세상에 나와 여러 가지 보배를 모아 염부제에 가득 채워 부처님을 만나 뵙거나 성문이 출현하면 모두 바치고, 또 아침저녁으로 수행하는 이에게도 보시하고 한낮에 수행하는 이에게도 보시하되 이와 같이 차례로 천 년이 지나도록 항상 보시하고 갖가지 공양을 하고자 한다면 족성자야, 이와 같이 보시한 사람에게 큰 복이 있겠느냐, 없겠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네가 말한 것과 같으니라. 만약 참으로 착한 찰리가 있어 착하지 못한 10악의 윤업(輪業)을 멀리 여의고, 또한 다른 모든 악을 막고 끊어 버리되 마치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하면 이러한 사람의 공덕은 앞에서 말한 사람보다 배나 더 많으리라.
가령 어떤 사람이 사천하의 모든 스님들을 위하여 방사(房舍)를 세우고 침구[臥具]와 의약품을 모두 공급해 주어 백천억 성문 제자와 보살마하살에게 갖가지 한량없는 법문을 수행하게 하고, 좌선하고 경전을 외우며 모든 선한 방법으로 교화한다면 이와 같은 사람은 그 복이 많겠느냐, 그렇지 못하겠느냐?”
“가령 어떤 사람이 이 사천하에서 승방(僧房)과 당각(當閣)을 모두 세우고 침구와 의약품을 다 갖추어서 백천억의 성문 제자와 보살마하살을 만족하게 해주며, 모든 법문과 여러 가지 선행(善行)을 닦으며, 선정을 닦고 경전을 외우며 교화한다면 그 공덕은 얼마만큼의 복을 얻을 수 있겠느냐?”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그가 얻는 복은 한량없고 끝이 없어서 아승기 수와 같이 많을 것입니다.”
007_0690_a_16L答言:“世尊!其所得福,無量無邊阿僧祇數。”
“선남자야, 가령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가득 찬 사리를 위하여 여러 개의 탑묘(塔廟)를 세우되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하게 한다면 이와 같이 탑을 세운 공덕은 한량없을 것이요, 그 복은 밤낮으로 항상 증장할 것이다. 사방에 승방을 짓고 침구와 의약과 그밖에 필수품 일체를 다 준다고 하더라도 탑을 세운 공덕이 앞에 것보다 배나 더하리라.
007_0690_b_02L가령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보살이 6바라밀(波羅蜜)을 구족하고, 벼ㆍ삼대ㆍ대나무ㆍ갈대와 같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 있는 성문ㆍ나한이 8해탈을 갖추고, 또 벼ㆍ삼대ㆍ대나무ㆍ갈대ㆍ우거진 숲처럼 많은 이들이 모두 갇히고 단단히 묶인 채 1겁을 지냈는데,
또 다른 어떤 사람이 세간에 나타나서 복덕의 인연을 짓기 위해 모든 보살ㆍ아라한으로서 단단히 묶여 있는 이들을 다 풀어 주고 아울러 목욕을 시키고 그에게 의복ㆍ물병ㆍ발우ㆍ방사(房舍)ㆍ음식ㆍ의약과 갖가지 침구를 공급해 주고 나아가 백천만 세(世)가 지나 그들이 다 열반에 들고 난 뒤에 또 사리를 거두어 공양하고 하나하나의 사리마다 7보탑(寶塔)을 세우고 이러한 사리탑에 각각 향ㆍ꽃과 여러 가지 음악, 비단ㆍ일산ㆍ당기ㆍ번기로 공양한다면,
진실로 착한 찰리ㆍ바라문ㆍ거사ㆍ사문 등은 이와 같은 복덩어리가 있되 한량없는 아승기겁 같이 많은 세월 동안 증장하리라.
007_0690_b_14L眞善剎利、眞善婆羅門、眞善居士、眞善沙門,如是福聚增長無量阿僧祇數。
또 말법 시대에 바른 법이 소멸하려 할 즈음 자기를 잘 보호하고 다른 사람도 잘 보호하며, 미래 세상에도 항상 불법을 보호하고 또한 나의 성문 제자와 충분히 법의 그릇이 될 만한 사람이거나 법의 그릇이 되기에는 충분하지 못한 사람, 나아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사람에 이르기까지도 마땅히 흔들어 혼란하게 하거나 괴롭히고 해치지 않느니라.
만약 성문승(聲聞乘)들을 친근히 하는 자도 괴롭히거나 혼란하게 하지 않고 또는 그것을 원하거나 좋아하지도 않으며, 대승을 공양하는 자도 끝내 속이거나 헐뜯지 않고 벽지불을 닦는 자에 대해서도 또한 스스로 친근히 하고 공양하며, 대승의 법을 견고하게 받아 지녀서 대승의 경지에 편안하게 머물러 공덕이 있는 자와 훌륭하고 교묘한 솜씨가 있는 이를 친근히 하고 자문하며 의논하고, 묻고 나서는 잘 따르고 받아 지니느니라.
007_0690_c_02L악한 짓을 하는 모든 비구를 다 멀리 떠나고, 그들에게는 사방에서 시주한 양식을 나누어 주지 않으며, 모든 이익도 함께 받게 하지 못하게 하고, 또 10악륜(惡輪)에는 스스로도 물들지 않고 또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물들게 하지도 않으며, 선왕의 도를 다 닦고 익히고, 열 가지 선업(善業)을 구족하여 행하고 언제나 마땅히 모든 선지식을 친근히 하여 법안을 불꽃처럼 치성하게 하느니라.
이와 같이 진실하고 착한 찰리는 얻은 복이 배나 많아 한량없고 끝이 없으므로 그들은 마침내 백성들의 세금을 헛되이 먹지 않으며,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나아가 부다나(富多那)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사랑하고 생각하며 공동으로 옹호하느니라.
또 이들은 만약 복전(福田)을 충분히 감당할 만하거나 법의 그릇을 성취한 자도 모두 사랑하고 생각하며 공동으로 옹호해서 자신의 나라를 증장하고 다른 사람의 국토도 또한 늘리고 넓히며, 악한 도는 모두 말려 버리고 천인(天人)을 이롭게 하며, 수명을 지켜 주어 그들로 하여금 오래 살게 해 주느니라. 스스로의 번뇌도 멸하여 없애고 또한 다른 사람의 모든 번뇌까지도 멸하여 없애주며, 보리를 성취하고 6바라밀을 원만하게 갖추어서 모든 악취에서 생사를 따라 무수한 세월을 유전하는 것과 생사 속에 있으면서도 혐오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이에 대해서는 멀리 여의고, 언제나 선지식을 만나느니라.
007_0691_a_02L“세존이시여, 미래 세상에 진실하고 착한 찰리왕과 나아가 진실하고 착한 거사에 이르기까지 이 10악륜(惡輪)을 멀리 여의고 자기의 몸을 잘 수호하며 남의 몸도 잘 수호하고, 바른 법을 보호하여 가지며, 삼보의 종자를 이어서 불꽃처럼 치성하게 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고, 3승(乘)을 성숙시키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끝내 덮어 감추지 않으면, 우리 권속들은 참으로 착한 찰리왕과 나아가 참으로 착한 거사에 이르기까지 그들과 함께 마땅히 열 가지 법으로써 이러한 사람들을 수호하여 그들로 하여금 선근이 증장(增長)하게 할 것입니다.
무엇을 열 가지 법이라 하느냐 하면, 수명을 보호하고, 비명횡사하지 않게 하며, 모든 그릇된 법을 없애주며, 항상 병을 적게 해주며, 모든 권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재산을 증장시켜 주며, 큰 부자를 원만하게 이루게 해주며, 이름을 널리 떨치게 하는 것이요, 선지식을 친근히 하게 하고, 지혜를 증장시켜주는 것입니다.
무엇을 열 가지 착한 법이라고 하는가 하면, 원수와 도적과 외적이 침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요, 색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을 기쁘게 여기는 것이요, 모든 병으로 해서 아프지 않도록 하는 것이요, 삿된 것이 얽어매지 못하게 하는 것이요, 삿된 것에 귀의하지 않게 하는 것이요, 모든 것에 의심하거나 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요, 온갖 삿된 것이 아첨하지 않게 하는 것이요, 여러 악한 친구와 사귀지 않게 하는 것이요, 온갖 착하지 않은 근본을 여의게 하는 것이요, 요절과 횡사로 죽는 모든 일이 없게 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열 가지 법인가 하면, 이웃 나라의 원수와 적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비인(非人)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모진 가뭄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지루한 장마를 두려워하는 것이요, 때 아닐 때에 태풍이 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때에 맞지 않는 악한 별의 변괴를 두려워하는 것이요, 배고프고 목마름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때 아닌 질병으로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악하고 삿된 견해를 두려워하는 것이요, 참으로 착한 찰리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들을 잘 수행하는 이가 있으면 저희들은 마땅히 열 가지 법으로써 그 국토와 모든 백성들을 수호할 것입니다.”
그때 천장 대범(天藏大梵)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여미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007_0691_b_05L爾時,天藏大梵卽從坐起,整其衣服,右膝著地長跪叉手,白佛言: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제 말씀을 들어주소서. 참으로 착한 이 찰리가 불퇴전지다라니심주장구(不退轉地陀羅尼心呪章句)를 굴려서 이 불퇴전지다라니심주의 힘으로써 미래 세상에 참되고 착한 찰리로 하여금 그 나라 변두리에 살고 있는 원수와 적들이 저절로 흩어져 물러가게 하고, 몸과 말과 뜻의 계율을 성취하여 뛰어난 지혜를 얻게 하며, 지혜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찬탄 받는 사람이 되게 하고, 모든 악은 멀리 여의고 항상 착한 것을 수행하게 하며, 갖가지 삿된 소견과 삿된 것에 귀의하는 일을 멀리 여의게 하고, 굳세게 정진하여 한량없는 온갖 중생들을 성숙시켜 자재로운 지혜를 얻게 하며,
6바라밀의 귀중한 창고를 증장시켜 구족하게 하고, 모든 진에(瞋恚)ㆍ간탐(慳貪)과 온갖 악ㆍ질투 등을 멀리 여의게 하며, 늘 천인들이 수호하는 바가 되게 하여 보리의 마음으로부터 물러나지 않게 하고, 모든 중생들을 버리지 않아 4섭법(攝法)을 얻게 하며, 의심스러운 것이 없게 하고 법의 그릇을 성숙시키며, 복전을 원만하게 갖추고 보살과 여러 성문 대중을 친근히 하여 모두 이익이 있게 할 것입니다.”
“선남자야, 참되고 착한 찰리는 마침내 보리의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고 다라니의 신비한 공덕을 얻어 미래 세계에서는 가장 훌륭하여 무너지지 않고 혐오하거나 두려워할 것이 없으며, 언제나 모든 부처님과 보살을 친근히 할 것이니라.” 그때 천장 대범이 즉시 주(呪)를 설하였다.
그때에 천장 대범이 이 주문을 설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바라옵나니 세존이시여, 이 다라니에 대하여 기쁨이 일어나게 하옵소서.”
007_0691_c_08L爾時,天藏大梵說是呪已,白佛言:“我願世尊,於此陁羅尼心生隨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대범아, 나는 이 주문에 대하여 환희를 일으키게 하겠노라.”
007_0691_c_10L佛言:“善哉,善哉!大梵!我於此呪心生歡喜。”
그때 그 모임에 있던 대중들도 또한 말하였다. “훌륭합니다. 시원하게 이 다라니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007_0691_c_11L時會大衆亦稱:“善哉!快說此陁羅尼耶!”
그때 부처님께서 대목건련(大目犍連)과 미륵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불퇴전지심다라니(不退轉地心陀羅尼)를 받아 지녀서 참되고 착한 찰리로 하여금 편안하고 즐겁고 이롭게 하라. 법륜을 굴리게 하기 위해서이며, 명칭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이며, 위엄 있고 공덕이 되게 하기 위해서이며, 모든 삿된 견해를 멸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바른 견해를 건립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법안(法眼)을 수호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한량없는 중생을 성숙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대승을 견고하게 하여 물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며, 6바라밀을 원만히 구족하게 하기 위함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2)부처님께서 계율로써 금하거나 제어하지 않더라도 그 일 자체가 도덕에 위반되어 저절로 죄악이 되는 것을 말한다. 즉 살생ㆍ도둑질ㆍ음행ㆍ거짓말 따위이다.
3)가시국(迦尸國)이라고도 하며, 인도의 베나레스 지방에 있었던 작은 나라이다.
4)범어 Pañcāla. 반차라(般遮羅)라고도 한다. 부처님 재세(在世)시에 인도에 있었던 16강대국 중의 한 나라이다. 이 나라의 수도가 사위성이므로 경전에서는 대부분 사위국(舍衛國)이라고 한다.
5)사위국왕인 바사닉(波斯匿)으로서 이 왕은 부처님과 한날 한시에 태어났으며, 전쟁을 즐기는 용맹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승군(勝軍)이라 하였다. 그러나 뒤에 부처님께 귀의하여 선정(善政)을 폈으며 그 나라에서는 사형 제도를 폐지하기까지 하였고, 부득이하게 사형에 처해야 할 만한 중죄인인 경우 손발을 묶어 산에다 버렸다.
6)다섯 개의 법륜이 한꺼번에 나타나고 바다가 마르는 일은 세계가 멸망하는 최후의 시기인 괴겁(壞劫)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처음엔 불에 의해서 온 세계가 타 버리고, 다음엔 물로 인하여 침몰되고 끝으로는 바람이 모든 것을 날려 보낸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세계의 종말이 오더라도 앞에서 설한 것과 같이 불법을 지킬 것을 권유하고 있다.
7)현병(賢甁)ㆍ천덕병(天德甁)ㆍ길상병(吉祥甁)ㆍ여의병(如意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이 병은 항상 재물과 보배를 간직하고 있는데 이 병을 얻은 사람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모두 만족시켜 준다. 이 병은 천신(天神)에게 기원해서 얻는 것이라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