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가라제산(佉羅帝山)의 모니 선인[牟尼仙]들이 살던 곳에 계시면서 수많은 큰 성문 대중들과 함께 머물렀으니, 그 대중들은 다 부처님의 큰 제자였다. 또 한량없고 가이없는 큰 보살 대중과 함께 계셨으니, 그들은 죄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로부터 모여든 보살로서 차례로 범익기분(梵翼記分)을 통달하였다.
이 인연 때문에 보살마하살은 이 중생들에게 크게 슬픈 마음[大悲心]을 일으키지만, 그러나 이 중생들이 인과 없다는 논리[無因論]를 말하면서 자재(資財)가 궁핍하여 부지런히 추구해도 얻지 못합니다. 만약 이 보살이 보시를 행하지 않으면 저 죄악의 중생들을 구제할 수 없으니, 이 때문에 보살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존이시여, 또 어떤 중생이 상견(常見)을 계교(計較)하고 자재(資財)도 궁핍해서 몸이 고되도록 구하여도 얻지 못할 때에 보살이 만약 계율과 보시를 수행하지 않으면 저 중생들을 성숙시킬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보살마하살은 상견을 계교하는 중생들에게 크게 슬픈 마음[大悲心]을 일으키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존이시여, 또 어떤 중생은 열 가지 착할 도를 행하되 청정하지 못하거나, 죽이고 훔치고 음행하고 나아가 탐내고 성내는 등 신견(身見)의 중생들이 복덕과 지혜가 감소하기 때문에 재산이 궁핍해서 부지런히 추구하여도 얻지 못하며, 또 저 중생들이 출가는 하여도 청정한 계율을 지니지 않으면 성숙시킬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보살마하살은 저 죽이고, 훔치고, 음행하고, 망령된 말하고, 거짓말하고, 나쁜 말하고, 꾸민 말하고, 탐내고, 성내는 등 신견(身見)을 갖고 악행 하는 중생들에게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키고 덧없는[無常] 방편을 씀으로써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 법 가운데로 들어오게 하고 출가의 계율로써 중생을 성숙시키나니, 이것이 바로 나의 인욕과 정진의 갑옷이자 투구이며, 바로 출가의 계율이며, 바로 생사의 바다를 건너는 배[船]입니다.
007_0717_c_02L이러한 인연으로서 보살마하살은 계율과 복덕, 또는 덧없는[無常]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고 성숙시키되 출가의 계율을 지키게 하나니, 저 보살은 이러한 업 때문에 위없는 부처님의 큰 바다에까지 들어가게 하고, 정수리에 물 붓는 법왕의 지위에까지 안치시키며, 보살마하살 자신도 곧 위없는 부처님의 큰 바다에 들어가는 겁니다.”
“거룩하신 바가바시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최초로 선(禪)바라밀의 본업(本業)을 닦아 배운다 하며, 배우고 나서는 모든 선의 분수를 알아서 능히 욕계를 벗어나 다섯 가지 갈래[五支]를 끊고 다섯 가지 갈래를 성취하며, 4신족(神足)으로 신통을 유희하여 모든 불국토[佛刹]에 나아가기를 번개처럼 빨리해서 부처님께 공양드리고 설법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이는 중생의 세 가지 길을 고갈시키기 위함인데, 무엇이 세 가지입니까? 이른바 업의 길․번뇌의 길․괴로움의 길로서 선나바라밀을 만족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선나바라밀을 만족하는 것입니까? 6바라밀을 만족하는 것입니다. 6바라밀을 원만히 갖추고 나면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청정한 지혜여. 너의 청정한 지혜로 이 법에 수고를 아끼지 않아 법행(法行)을 원만히 하려고 하며, 중생을 위하여 여래․응공정변지의 처소에서 능히 이러한 이치를 묻는구나. 너는 청정한 지혜로서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듣고 잘 기억하여라. 내 이제 너를 위하여 분별 해설하리라.”
007_0718_a_02L“청정한 지혜여, 네가 물은 것처럼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로서 최초로 선(禪)바라밀의 본업을 닦아 배우는 것이며, 배우고 나서는 모든 선의 분수를 알아서 능히 욕계를 벗어나 다섯 가지 갈래[五支]를 끊고 다섯 갈래를 성취하며, 4신족(神足)으로 신통을 유희하여 모든 부처님 나라에 나아가기를 번개처럼 빨리 해서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고 설법을 듣는 것이며, 이는 중생의 세 가지 길을 고갈시키기 위함인데, 무엇이 세 가지입니까? 이른바 업의 길․번뇌의 길․괴로움의 길로서 선나바라밀을 만족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선나바라밀을 만족하는 것입니까? 6바라밀을 만족하는 것입니다. 6바라밀을 원만히 갖추고 나면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습니까?”
청정한 지혜여, 이 보살마하살이 처음 선정을 닦을 때엔 모든 드나드는 숨[出入息]의 모습에 마음을 두고 생각을 반연시키나니, 저 보살마하살이 산란하지 않은 마음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되 들이쉬는 숨을 따라 마음을 접촉시킬 때 들이쉬는 숨이 마음에 닿는 것을 이름하여 각(覺)이라 하고, 내쉬는 숨을 따라 마음을 접촉시킬 때 내쉬는 숨이 마음에 닿는 것을 이름하여 관(觀)이라 하느니라.
나아가 기쁨과 즐거움의 한마음[一心]이 흐트러지지 않는 마음으로 욕계를 벗어나 각․관을 여읨으로서 탐욕과 성냄의 장애[蓋]를 끊어 없애고 온갖 나쁜 법을 조복하여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는 초선(初禪)을 얻나니, 그때는 곧 이러한 모습이 일어나리니, 바로 몸의 온갖 부분이 죄다 진동하여 그 몸에 두루 충만한 것이니라. 만약 보살이 더욱더 용맹하게 생각을 매어서 전적으로 머문다면, 그때는 문득 각과 관을 능히 멸해서 기쁨과 즐거움의 한마음이 제2의 선정을 얻으리라.
그 보살은 이같이 수승한 즐거움을 성취하고는 삼보 속에서 더욱 신심을 얻게 되어 다시 이렇게 생각하느니라.
007_0718_a_20L彼得成就如是勝樂,於三寶中得增上信心。 復作是念:
‘나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하여 큰 갑옷을 입고 부지런히 선정을 닦으리니, 내가 이제는 응당 몸의 즐거움을 버리겠노라.’
007_0718_a_22L‘我爲利益一切衆生,被服大鎧懃修禪定,我今應捨身樂。
007_0718_b_02L그 보살마하살은 내쉬고 들이쉬는 숨을 그치고 상속되는 반연의 마음을 버리고는, 코끝에 뜻을 매어두고서 내쉬고 들이쉬는 숨에 마음을 머물러 관찰하며, 또 그 마음이 찰나에 흩어져 무너짐을 관찰하여서 생함을 알고 멸함을 알며, 또 그 마음이 찰나에 상응해서 흩어져 무너짐의 무생(無生)을 아는 것이 마치 물속의 달 같고, 빛의 그림자 같고, 아지랑이 같고, 번개와 같아서 마음․뜻․식별의 온갖 음(陰)․계(界)․입(入)이 물거품과 같나니, 그러므로 몸의 즐거움을 버리고 저 법의 나고 멸함을 사유하여 제4의 선정에 들어가느니라.
이때 즉시 이러한 모습이 일어나니, 즉 보살이 비록 눈을 감고 있더라도 큰 해의 광명이 비추는 것처럼 환히 볼 수 있느니라. 그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007_0718_b_07L爾時,卽有如是相起,菩薩雖復閉目,如大日光照見明了。彼菩薩作是念:
‘이 광명의 모습을 반연하기 때문에 모든 중생의 쌓임․경계․느낌이 끊어지지 않고 더 왕성하게 증장하니, 나 이제부터는 마땅히 심념(心念)으로 하여금 광명의 반연을 그치게 하리라.’ 그리고는 다시 멸(滅)의 방편으로 느낌․생각․사고와 기억의 생기고 멸함을 버리고서 수승하고 청정한 적멸(寂滅)의 성(城)에 들어가 몸․입․뜻의 업을 그치게 되리라.
또 그 보살은 다시 선정에서 일어나 나고 드는 숨의 모습을 취하고 닿는 생각[觸念]의 모습을 관찰해서 공한 선정[空定]에 들어가며, 다시 공한 선정에서 일어나 드나드는 숨의 생멸하는 반연의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문득 무원(無願)삼매에 들어가며, 다시 무원삼매에서 일어나 드나드는 숨의 적멸(寂滅)함을 보고서 무상(無相)삼매에 머무나니, 이와 같이 하여 곧 4념처(念處)와 3해탈문(解脫門)을 닦아 원만히 하느니라.
그 보살은 또 드나드는 숨의 생멸을 관찰하는데, 생멸을 관찰하기 때문에 4정근(正勤)을 닦아 원만히 하느니라
007_0718_b_18L彼菩薩以觀出入息生滅,觀於滅故修四正懃滿足。
그 보살은 드나드는 숨의 출몰하는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문득 4신족(神足)을 원만히 갖추어 닦을 수 있으며, 그가 드나드는 숨을 관찰하기 때문에 즉시 몸을 창틈의 먼지[窓塵]처럼 흩어져 무너뜨릴 수 있느니라. 이때 바로 5근(根)을 닦아 원만히 할 수 있으며, 드나드는 숨의 출몰하는 방편으로써 세 가지 지어감[三行]을 관찰하나니, 이렇게 하여서 문득 5력(力)을 닦아 원만히 하느니라.
007_0718_c_02L 다시 그 보살은 드나드는 숨의 느낌과 생각을 없애는 방편으로써 없앰의 적멸을 관찰하나니, 이렇게 하여서 7보리분(苦提分)을 닦아 만족히 하며, 또 드나드는 숨 바람의 방편으로써 모든 땅의 경계를 흩어져 무너뜨림을 생각하고 온갖 물질도 남김없이 그러함을 생각하며, 또 아무런 모습도 없고 말도 없고 어떠한 상모(狀貌)도 없고 거짓 이름[假名]도 없어서 세 가지 행(行)이 고요한데, 지극히 적정(寂靜)하고 적멸(寂滅)해서 반연 없는 삼매[無緣三昧]를 얻나니, 이러한 것을 유희 선정의 선바라밀의 본업(本業)이라 하며, 보살마하살이 모든 성문․벽지불과 함께하는 선바라밀의 본업이라 하느니라. 만약 여기에 머물러 정진한다면 적어도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증득하거나 혹은 사다함과(沙陀含果)나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증득할 것이며, 나아가 아라한과(阿羅漢果)에도 머물게 되리라.
만약 보살이 견고한 정진과 크게 슬픈 마음[大悲心]으로 모든 중생의 한량없는 복덕과지혜의 덩어리를 돌아보고서 그걸 위해 노력한다면, 그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선의 본업인 유희삼매의 방편에 편히 머물러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며, 성문의 결정된 덩어리[決定聚] 속에 떨어지지 않고 선 본업의 큰 갑옷도 버리지 않으리라.
그 보살마하살은 선바라밀을 만족케 하고, 선바라밀을 만족케 하고 나서는 문득 6바라밀을 능히 만족하게 하리라.
007_0718_c_17L彼菩薩摩訶薩滿足禪波羅蜜,滿足禪波羅蜜已,便能滿足六波羅蜜。
007_0719_a_02L청정한 지혜여, 나아가 어떤 나라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성문승에 나아가려 하고, 연각승에 나아가려 하고, 혹은 대승에 나아가려 하거나,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러한 선 본업의 유희삼매에 생각을 매어서 사유하는 자라면, 머무는 곳에 따라서 그들이 머무는 국토를 모든 천왕(天王)이 언제나 수호할 것이며, 모든 용왕․모든 야차왕과 모든 아수라왕․모든 긴나라왕․모든 마후라가왕과 모든 아귀왕․모든 비사차왕․모든 나찰왕까지 응당 그 국토를 잘 보호하리라.
만약 국토 안에서 이처럼 선정에 상응하는 복밭[福田]에 머무는 자가 있다면, 그 국토의 찰리왕은 열 가지 사랑스럽고 안락한 법을 얻으리니, 그 열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안온하여 모든 근심을 없애는 것이요, 둘째는 수명이 장구한 것이요, 셋째는 훌륭하고 미묘한 색(色)을 얻는 것이요, 넷째는 피부(皮膚)가 곱고 부드러운 것이요, 다섯째는 팔․다리가 사랑스러운 것이요, 여섯째는 착한 권속을 얻는 것이요, 일곱째는 착한 업을 닦는 것이요, 여덟째는 한결같이 자비의 방편을 생각하는 것이요, 아홉째는 명칭(名稱)과 더불어 복덕의 그릇[福器]이 항상 상응하는 것이요, 열째는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니, 이를 열 가지라 하느니라.
또 그 국토에는 다시 열 가지 훌륭한 이익을 성취하리니, 말하자면 국내의 도적과 국외의 도적에게 다 침해를 받지 않는 것이 그 하나요, 나쁜 도적․모진 짐승과 모기․등에․황충․ 따위가 없는 것이 그 둘이요, 가뭄․장마와 때 아닌 비바람․추위․더위 따위의 접촉이 없는 것이 그 셋이요, 국토가 평탄하여 언덕․구렁․계곡 따위의 위험한 데가 없는 것이 그 넷이요, 국토 안의 모든 식물․곡식의 종자와 약초․수목이 울창하고 무성하여 맵고 쓰거나 떫고 독한 맛의 꽃과 과일이 없는 것이 그 다섯이다.
007_0719_b_02L 싸우는 나쁜 소리와 반항하고 굶주리고 병들어서 갑자기 횡사하는 자가 없는 것이 그 여섯이요, 그 국토의 중생은 수명이 장구하고 모습이 단정하며, 마음이 안락하고 물자가 풍부하여 더러움이 없으며, 쾌락하고 유희하면서 법답게 수행하여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 그 일곱이요, 그 국토 안의 모든 중생들은 복밭에 의지해 머물러서 선정삼매에 수순하는 것을 사랑하고 즐기는 것이 그 여덟이요, 그 국토의 중생은 필요한 음식이 죄다 모자람이 없고 가장 묘하고 사랑스러운 물자로 4대(大)를 이루어서 근성(根性)을 잘 따르고 어기지 않음을 증장하는 것이 그 아홉이요, 그 국토의 인민은 용맹스럽고 건장하고 근면하며 자비한 마음이 있어서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 그 열이니라. 청정한 지혜여, 이 열 가지 법이 그 국토를 능히 잘 장엄하느니라.
청정한 지혜여, 이러한 보살마하살도 업의 장애가 있어서 대승을 버리고 성문의 지위에 머문다면 중생 교화를 어기는 것이니, 이것이 성문의 선바라밀의 유희삼매니라. 성문은 이것으로 요달해 알아서 선정의 분수를 만족케 하고, 또 세 가지 세계의 굴택(窟宅)과 모든 번뇌의 속박을 벗어나 다섯 가지 갈래를 끊어서 다섯 가지 갈래를 성취하고, 삼계를 초월하여 무학(無學)의 지위에 머무르면서 신통에 유희하여 8해탈에 이르며, 선정의 피안(彼岸)에서 1겁 동안 수행하여 일체 모든 부처님의 자식이 되어서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고 부처님의 법으로부터 화생하려니와, 그 성문들이 이와 같이 할지라도 만약 부처님 국토에 가서 여전히 부처님을 공양하면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지 않는다면, 다시는 중생의 세 가지 갈래를 없애지 못하리니, 만약 이와 같은 유희삼매에 능한 자라면 그 머무는 국토에 따라서 위와 같은 큰 공덕의 이익을 얻느니라.”
007_0719_c_02L청정한 지혜여, 이 보살마하살은 모든 드나드는 숨과 다섯 가지 쌓임에서 그 생멸(生滅)을 관찰하며, 이미 관찰하고는 갈애(渴愛)를 고갈시켜서 성문의 결정 덩어리[決定聚]에 떨어지지 않고, 4신족(神足)의 유희신통으로 번개처럼 모든 부처님 나라에 신속하게 나아가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설법을 들음으로써 중생들의 번뇌의 갈래와 업의 갈래와 괴로움의 갈래인 이른바 세 가지 갈래를 없애고, 비록 욕계를 벗어나더라도 욕계를 버리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온갖 갈래에 현생(現生)하고, 태(胎)가 물들지 않으면서도 중생 번뇌의 그물을 끊어주고, 그러면서도 그 중생들에게 얻는 것은 없느니라.
청정한 지혜여, 이 보살마하살은 드나드는 숨에 따라 각각 분별하여 관찰하는데, 다만 새로운 것이 묵은 것이 아님을 여실히 요달해 아느니라. 이와 같이 드나드는 숨 가운데 색(色)을 느끼는 음(陰)을 여실히 요달해 알고, 수(受)․상(想)․행(行)의 음도 여실히 요달해 알며, 이와 같이 드나드는 숨 가운데 식(識)을 느끼는 음(陰)을 여실히 요달해 알고, 내쉬는 숨이 다르고 들이쉬는 숨이 다른 데서 내쉬는 숨의 다름을 알고 들이쉬는 숨의 다름을 알며, 들이쉬는 숨의 다름 속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사유하고 접촉하고 생각[念]함을 알며, 내쉬는 숨의 다름 속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사유하고 접촉하고 생각하는 것도 그러하며, 들이쉬는 숨을 느낄 때는 내쉬는 숨의 느낌이 아니고, 내쉬는 숨을 느낄 때는 들이쉬는 숨의 느낌이 아니다.
이와 같이 세 가지의 존재[有]를 돌고 돌면서 느끼고 생각하고 사유하고 접촉하고 생각하는 그 인연 때문에 상속이 끊어지질 않아서 생사의 바다를 표류하며 건너질 못하느니라. 그리하여 자주자주 태어나고 늙고 죽었다가 도로 태어나는 바람에 이 법을 여실히 깨달아 알지 못하고, 저 생사를 여실히 벗어나질 못하며, 들이쉬고 내쉬는 숨을 여실히 깨달아 살피질 못하는 것이니라.
007_0720_a_02L다음 이런 드나드는 숨은 구창문(九瘡門)을 출입하면서 오고가며, 이와 같은 99나유타의 백천 털구멍[毛孔] 문이 다 숨을 내쉬고 들이쉬기는 하지만, 그러나 99나유타의 백천 털구멍은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아서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처음도 아니고 중간도 아니고 나중도 아님을 능히 깨달아 알지 못하며, 머무는 것도 알지 못하고 나가는 것도 알지 못하느니라.
그때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모든 털구멍으로 숨을 내쉬고 숨을 들이쉬는 생멸(生滅)의 방편으로 응당 생멸과 더불어 서로 상응하여 머무르리라’고 한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구창문의 내쉬는 숨과 들이쉬는 숨의 생멸에 따라 그대로 관찰하고, 이와 같이 99나유타의 백천 털구멍의 문에 대해서도 그 낱낱 털구멍으로부터 들이쉬고 내쉬는 숨의 생멸을 관찰하고 들이쉬고 내쉬는 숨의 생멸과 상응하여 머무는 것을 관찰하게 되리라.
만약 보살이 털구멍의 작은 모습을 관찰하고자 하면 털끝을 따라 오가는 숨을 보기만 하여도 곧 조그마한 것을 능히 보게 되며, 큰 모양을 관찰하고자 하면 겨자씨[芥子]만큼 큰 것을 볼 수도 있고, 암마륵과(菴摩勒果) 만한 것을 보고자 해도 즉시 볼 수 있으며, 빈라과(頻螺果) 만한 것을 보고자 해도 즉시 볼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한 유순(由旬), 천 유순 내지 사천하를 보고자 해도 낱낱의 털구멍으로 관찰할 수 있고, 넓은 것을 보고자 해도 즉시 넓은 것을 볼 수 있느니라.
‘나 이제 모든 색의 생각[色想]을 버리고서 이미 무언삼매(無言三昧)를 얻으니 성문․벽지불의 지위가 아니다. 저 땅의 경계를 얻을 바도 없고, 물의 경계․불의 경계․바람의 경계와 허공의 경계․식별의 경계도 얻을 바가 없고, 음(陰)․계(界)․입(入)도 얻지를 못하고, 전제(前際)도 아니고 후제(後際)도 아니며, 이 세계도 아니고 저 세계도 아니며, 착한 업보도 아니고 나쁜 업보도 아니며,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멸하는 것도 아니며, 번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번뇌를 여의는 것도 아니어서 도무지 얻을 바가 없으리라.’
그리고 보살이 만약 한량없는 겁(劫)동안 이 모든 법의 말 없는 공삼매를 얻고자 한다면, 그리하여 머물거나 가(加)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보살은 자기 지혜로 가지(加持)하는 삼매의 힘 때문에 문득 이 모든 법의 말 없는 공삼매에 한량없는 겁 동안 머물 수 있고 또 중생을 성취시키는 인연으로 6바라밀을 다 만족하게 하리라.
청정한 지혜여, 이와 같이 지장(地藏) 보살마하살은 이 모든 법의 말없는 공삼매로 자재로운 저 언덕[彼岸]에 도달하였느니라.
007_0720_b_07L淸淨智!如是地藏菩薩摩訶薩於此一切法無語言空三昧到自在彼岸。
그러기에 보살이 만약 이 삼매에 들고 싶을 때에는 복덕과 지혜의 힘으로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해 먼저 서원[願]을 세우되, ‘나아가 내가 삼매에서 아직 나오지 않은 이래로 이 기간 동안 이 국토의 경계나 사천하와 부처님 세계의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그들의 필요한 생활의 물자 즉, 이 음식․의복․침구․영락․ 따위의 장엄거리와 원림(園林)․옥택(屋宅)과 어떤 색․모양과 팔․다리의 몸매와 좋은 색․소리․냄새․맛․접촉 따위의 물자를 그 종류와 수량에 따라 필요한 대로 다 얻게 하리라’ 한다.
007_0720_c_02L‘내가 선정에 머무는 시절의 멀고 가까움에 따라서, 또 온갖 중생의 많고 적음의 분제(分濟)에 따라서 이른바 풍병․황달병․지랄병과 같은 중생들의 모든 몸과 마음의 병을 제거하는 동시에 그 밖의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들의 저지르는 일을 제거하며, 이와 같이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모든 번뇌 병도 없애고 열 가지 착하지 않는 업도 없애서 열 가지 착한 업의 길에 머물게 하리라.’
‘내가 선정에 머무는 시절을 따른 이래로 지옥의 갖가지 고통과 축생들의 서로 해치고 잡아먹는 고통과 염마라(閻魔羅)세계의 굶주리고 목마른 고통과 추위․더위의 괴로움과 원수를 만나는 괴로움과 사랑하는 이를 여의는 괴로움과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을 없애고자 해서 그들 각자 소원의 분제에 따라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고뇌와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고서 일체의 착한 법을 성취하게 하리라.
모든 중생을 인자한 마음으로 서로 향하게 해서 이익 되게 하는 마음과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원망 없는 마음과 말다툼이 없는 마음과 쟁송(爭訟)하지 않는 마음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나아가 선정의 정수(正受)에 잘 머무는 마음과 미혹시키지 않는 마음과 중생의 어리석은 미혹을 없애는 마음을 내게 하고, 아울러 중생의 상견(常見)․단견(斷見) 및 온갖 소견 덩어리를 없애어 희유한 마음으로 삼보를 공경하고 공양하게 함으로서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네 가지 뒤바뀜[四顚倒]을 여의어 뒤바뀌지 않는 법에 머무르게 하고, 4성제(聖諦)와 제일의제(第一義諦)에 편히 머물게 하리라.’
이와 같이 보살은 복덕과 지혜와 훌륭한 방편의 힘으로 가지(加持)를 받으니, 보살이 이때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인연 때문에 삼매에 들고자 하거나 나아가 아직 삼매에서 나오지 않는 그 동안에, 이 국토와 염부제의 사천하와 이 하나의 불국토[佛刹]에 있는 모든 중생에 이르기까지 그 분제의 안락한 일에 따라 앞서 말한 것처럼 수호하여 얻게 하고자 하며, 그런 뒤에야 말 없는 일체의 법공(法空)삼매에 들어가느니라.
007_0721_a_02L다시 그 보살마하살은 이 삼매에 들어 있는 시절에서부터 불국토[佛刹]에 이르기까지 요구하고 기대한 중생의 분제에 따라 그 보살이 복덕과 지혜의 삼매 힘을 지니기 때문에 선정에 머무는 때에 따라서 앞서 말한 것처럼 갖가지 생활의 물자와 안락한 도구를 죄다 얻게 하며, 나아가 아직 선정에서 나오지 않는 동안에도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다 수호하여 얻게 하느니라.
그 보살은 이 선정에 들어 있을 때 몸의 괴로움과 마음의 괴로움이 없고 굶주림과 목마름도 없으며, 불에 타지도 않고 물에 표류하지도 않으며, 나아가 겁화(劫火)에 해침을 당하지도 않고 겁수(劫水)에 문드러지지도 않으며, 풍재(風災)에 흩어져 무너지지도 않으며, 또 전염병과 흉년과 전쟁 때문에 그 생명을 다하지 않으며, 멸도(滅度)를 취하려고 뜻대로 자재할 수 있으며, 또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의 침해를 받거나 모든 바람과 더위의 고뇌를 느끼지 않느니라.
다시 그 보살은 선정에서 일어나지 않을 때 그 염(念)하는 바에 따라 한량없는 불국토[佛刹]로 하여금 하나의 가는 티끌[微塵] 속에 들어가게 할 수 있고, 시방 국토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성문의 권속을 한 손톱 안에 넣어서 남김없이 죄다 볼 수 있게 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한 털구멍에 넣고도 그 중생들을 자기 경계에서 여전히 예전처럼 보게 할 수 있으며, 또 시방세계 한량없는 불국토의 모든 바람을 보살은 하나의 털끝에 들어가게 하고는 바람의 경계에 따라 허공의 넓고 좁은 곳을 왕래하여도 아무런 장애가 없는 동시에 털끝이 본래와 같아서 늘거나 줄지 않게 할 수 있느니라.
007_0721_b_02L 시방 부처님 세계에 있는 모든 수계(水界)를 보살은 하나의 콩 껍질[豆檜]안에 넣어서 물의 넓고 좁은 곳을 흐름에 따라 왕래하여도 아무런 장애가 없게 하는 동시에 그 콩 껍질이 늘거나 줄지 않게 할 수 있느니라. 또 그 보살은 자기의 원력을 제외하고는 다시는 모태[胎]에 태어나지 않고, 나쁜 갈래에 태어나지도 않고, 여자의 몸을 받지도 않고, 비천한 상태로 태어나지도 않고, 모든 감관이 완전하여 끝내 결함이 없고, 몸․입․뜻의 행에 허물이 없고,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자기의 원력을 제외하고는 부처님 없는 세계에 태어나지 않느니라.
이처럼 청정한 지혜여, 저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크게 견고한 갑옷을 입고 최초로 선(禪)바라밀의 본업을 닦아서 능히 욕계를 벗어나 선의 분수를 요달해 알며, 다섯 가지 가래[五支]를 끊어 그 다섯 가지 갈래를 성취하고, 나아가 4신족(神足)으로 유희하여 모든 불국토에 번개처럼 빨리 나아가 일체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면서 바른 법을 들을 수 있으며, 이른바 번뇌의 길과 업의 길과 괴로움의 길인 중생의 세 가지 길을 고갈시키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선바라밀의 본업을 말씀하실 때 그 대중 가운데 5만 명의 중생이 과거 일찍이 이 법을 수행했기 때문에 지금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고, 8만 4천의 보살은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를 얻고, 9만 9천의 보살은 선바라밀을 만족하였고, 한량없고 가이없는 중생은 일찍이 없었던 위없는 보리심을 발했으며, 이 마음을 발하고 나서는 물러나지 않는[不退轉] 경지에 머물렀다.
“청정한 지혜여, 그대는 이제 이 사천하에 가장 단정하고 남달리 미묘한 모든 보살님을 공양하고 기억하고 수호하면서 오랜 세월 응당 공경해야 한다고 관찰할지니, 이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마하살을 불러 모으심은 온갖 보리도행(菩提道行)의 물러나지 않는 바퀴를 나타내 보이고, 궁극적인 선교방편(善巧方便)인 부처님의 정수리에 물 붓는[灌頂] 경지에 도달하게 하며, 나아가 그대들로 하여금 단(檀)바라밀을 행하여 최상의 물러나지 않는 행을 만족하게 하려 하기 때문이니라.
“어진 이의 말씀과 같이 과연 그러합니다. 제가 본래의 인연을 말씀드리겠으니, 원컨대 들어 주소서.
“如是,如是。如仁者所說,唯願聽。
제가 기억하건대, 옛날 지나간 한량없는 겁 동안 저는 석가모니부처님과 함께 보살행을 닦으면서 똑같이 서원을 세우기를, ‘그대가 위없는 도를 능히 이루게 되었을 때 나는 저 사천하의 공덕 자리에 이르기를 원하며, 공덕 자리에 이르고 나서는 모든 중생 속에서 그 필요에 따라 의복․음식 거리를 죄다 공급하기를 원하노라’라고 하였습니다.
007_0722_a_02L어진 이는 잘 들어 주소서. 과거 세상의 지나간 한량없는 겁에서 당시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 명호를 인다라당상왕(因陀羅幢相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었습니다. 이처럼 세간에 출현하셨을 때 당시 사람들의 수명은 1천 세였으며, 또 그 당시에 광무구덕(光無垢德)이라는 우바새가 총명하고 지혜롭고 부드러우며 들음이 많고 두려움이 없어서 사부대중에게 법을 설하자, 대중들이 귀의하게 되어서 권속을 많이 두었습니다.
아버님 이제 무엇 때문에 애쓰는 마음 내려놓지 않으시어 그 모든 사업 다 버리고 또 자신의 신명까지 버리시며
007_0722_a_06L“父今何故, 懃心不下, 捨其事業,
及自身命。
오직 중생을 보호하기 위해 용맹스럽게 더욱 정진하시나 어찌하여 이 몸은 멸도를 취하지 못하시나이까?
007_0722_a_08L爲護衆生, 勇猛增懃,
何故此身, 不取滅度?”
그때 광무구덕도 게송으로 아들에게 대답하였습니다.
007_0722_a_09L爾時,光無垢德復以偈頌而報子言:
나 세간의 괴로움을 보건대 극도로 헤매는 저 중생들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의 그 온갖 핍박에 시달리고
007_0722_a_10L“吾見世苦, 極迷衆生, 生老病死,
之所逼迫。
번뇌의 불이 왕성하므로 나쁜 갈래에 떨어지나니 그러기에 나 용맹스럽게 저 번뇌 불을 끄려고 하네.
007_0722_a_12L煩惱火熾, 沈流惡道,
故我勇猛, 欲滅彼火。
또 지혜가 점차 감소되어 미래를 보지 못하므로 저 생사의 강물에나 아주 나쁜 곳에 떨어지고
007_0722_a_13L又智減少,
不見未來, 墮生死河, 極重惡處。
항상 나쁜 길에 헤매어 바른 길을 잃어버리나니 그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나 항상 부지런히 수행하네.
007_0722_a_14L 對於惡道, 迷失正路, 爲救渡彼,
故我修行。
또 보시와 조섭(調攝)을 능히 이루지 못하고 사람․하늘의 모든 안락을 항상 멀리 여의게 되고
007_0722_a_16L又不能成, 布施調攝,
而常遠離, 人天安樂。
신지식(善知識)과도 항상 서로 등지게 되니 원하노니 저 중생들에게 세간을 벗어나는 요로를 보이며
007_0722_a_17L於善知識,
常相乖背, 願示衆生, 出世要路。
번뇌의 옥(獄) 속에 항상 매어 있는 중생들 눈 없어 보지 못하여도 이를 구제하는 자 없고
007_0722_a_18L煩惱獄中, 常係衆生, 無有眼目,
復無救者。
다만 나쁜 소견에 집착하여 남의 피와 살을 빨아 먹기에 그 모든 것을 제거하려고 나 이제 애써 수행하노라.
007_0722_a_20L執著惡見, 噉食血肉,
爲除彼故。 故我修行。
나 저 모든 중생들에게 이러한 자비의 생각으로 하나하나의 사람을 위하여 아비지옥에 머물면서
007_0722_a_21L我於衆生,
如是悲念, 爲一一人, 住阿鼻獄,
갖가지 극심한 괴로움을 갖추어 받는데, 마치 한 사람을 위하듯이 모든 중생에게 다 그렇게 하며
007_0722_a_22L具受種種, 尤劇苦惱, 如爲一人,
衆多亦然。
나 또한 저 성문의 지혜 구하기를 즐겨하지 않고 나아가선 연각의 지혜도 구하기도 원하지 않으니
007_0722_a_24L我不樂求, 聲聞智慧,
及緣覺智, 亦不願求。
오직 위없이 가장 뛰어난 지혜를 즐거이 구할 뿐이니, 아들아, 이제 마땅히 알라 나는 훌륭한 도를 행하며
007_0722_a_25L唯求無上,
最勝智慧, 子今當知, 我行勝道。
007_0722_b_02L
나아가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 수만큼이나 고뇌에 허덕이는 중생과 고통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007_0722_b_02L 乃至無量, 恒河沙數, 苦惱衆生,
未脫苦來。
온갖 중생들을 죄다 구제하려 하기 때문에 나 보리의 바른 깨달음을 끝내 취하지 못하였느니라.
007_0722_b_05L爲欲度彼, 諸衆生故,
我終不取, 菩提正覺。
너는 이제 반드시 알지니 응당 이와 같이 모든 중생에게 항상 자비심 일으켜야 하고
007_0722_b_06L汝今當知,
亦應如是, 於諸衆生, 常應起悲。
응당 항상 용맹하게 착한 법을 수행할지며 또 위없는 거룩한 도에 이것으로 회향함으로써
007_0722_b_07L應常勇猛, 修行善法, 以此迴向,
無上聖道。
저 사나운 번뇌의 불 속에서 모든 중생을 구제해야 하며 너는 다시 극도의 고뇌에서도 용맹스럽게 수행해야 하고
007_0722_b_09L煩惱火中, 救脫衆生,
汝應勇猛, 何極苦惱。
보시의 부드러운 마음으로 응당 수행하게 되면 불도를 성취하는데 결코 의심이 없으리라.
007_0722_b_10L應當修行,
布施調柔, 得成佛道, 無有疑也。
만약 내가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게 되면, 네가 중생들에게 음식을 보시할 때
007_0722_b_11L若我得成, 無上菩提, 汝於衆生,
給施飮食。
나 그때 훌륭한 보리를 너에게 수기하리니, 너는 견고한 서원(誓願)에 응당 안주해야 하리라.
007_0722_b_13L我時授汝, 勝菩提記,
汝當安住, 堅固誓願。”
그때 공덕천은 또 지장 보살마하살에게 말하였다.
007_0722_b_14L爾時,功德天語地藏菩薩摩訶薩言:
“선남자여, 제가 그때 인다라당상왕 부처님 처소에서 이렇게 서원을 세워 말하였습니다.
007_0722_b_15L“善男子!我於爾時於因陁羅幢相王佛所,作如是願:
‘제가 세간에 머무는 동안엔 그 기간이 길든 짧든 간에 어려운 일과 괴로운 일을 갖가지로 정근(精勤)하면서 보시로 조복하고 방일(防逸)을 금하고, 온갖 선정을 돕고 뭇 일을 경영하며, 많이 들음과 버림[捨]의 행을 죄다 닦아 익혀서 갖가지 버리기 어려운 일을 능히 버리겠습니다.
007_0722_c_02L 이렇게 함으로써 저의 아버지는 미래 세상의 인간 수명이 백 세에 지나지 않고 번뇌와 원수와 싸움과 더러움과 미혹의 온갖 나쁜 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것이며, 저는 그 나라 속에 나타나 공덕주(功德主)가 되어서 석가모니부처님 경계의 중생과 그 권속들에게 훌륭한 의복․음식 따위 생활의 물자를 보시함으로써 곧 석가모니부처님 앞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 국토의 중생이 포악하고 거칠어서 자비심이 없거나, 또 악행과 악심(惡心)의 반복이 없이도 이러한 갖가지 나쁜 일만 성취하거나, 때 아닌 바람․비와 가뭄․장마를 일으키고 순조롭지 못한 추위 더위로 온갖 재앙과 변괴를 일으키거나, 중생들의 모든 꽃․열매와 오곡(五穀)․약초의 온갖 좋은 맛을 죄다 없애어 그 정기를 빼앗거나, 중생들의 재산을 소모시켜 죄다 어둡게 한다면, 원컨대 저는 그때 복덕으로 저 중생을 가호하고 지혜의 위력으로 나쁜 행동을 막아서 그 신심을 내게 합니다.
또 중생들의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모자라지 않게 하며, 나쁜 일을 금하게 해서 착한 법을 기르게 하며, 부처님의 제도하심에 따라 교화를 받은 중생이 삼보의 종성을 계승해서 끊어지지 않게 하며, 세력이 더욱 왕성해서 저로 하여금 의보(依報)를 얻어 자유롭게 하며, 중생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도록 이제 부처님 앞에 서원을 발하는 바이니, 미래 세상에서는 이를 만족한 자가 되도록 인가(印可)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너의 소원대로 반드시 만족을 얻을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나 이제 너에게 세계를 수택으로 만드는 마음[作世水宅心]이란 다라니를 주겠으니, 너는 이 다라니 마음으로 능히 많은 중생을 성취시키고 또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생활이 풍족하여 과보가 모자람이 없게 하며, 또 능히 번뇌의 폭류(暴流)를 건널 수 있게 하리라.’”
이 다라니 글귀를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을 위해 그 명호(名號)를 일컬으면서 이 다라니를 외운다면, 온갖 두려움과 앙화(殃禍)를 죄다 소멸시키나니, 이것이 바로 세계를 수택으로 만드는 마음 다라니입니다. 만약 이 다라니를 지닌다면 문득 많은 중생을 성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007_0723_b_02L그때부터 다시 십천의 부처님께 이러한 원행(願行)을 더욱 정진하고, 이 선근으로 이제 현겁(賢劫) 동안에 큰 공덕 자리를 얻기는 하였지만, 아직 큰 업을 이룩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옛날부터 한량없는 사나운 용과 야차․나찰․아수라․구반다․아귀․비사차 따위가 세간에 출생하여 모든 중생에게 독악(毒惡)하고 흉포해서 믿음도 없고 가엾이 여김도 없고 자비의 마음조차 없이 함부로 나쁜 법을 행하며, 때 아닌 비바람․가뭄․장마․우박과 순조롭지 못한 추위․더위를 일으켜 갖가지로 거스르며, 자기 군사와 다른 군사들의 원한과 싸움을 조종하고 뜨거운 바람을 갑자기 일으켜서 오는 세상을 돌아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중생들도 과거의 저 여러 부처님으로부터 세계를 수택으로 만드는 마음 다라니의 가지(加持)를 받기는 하였으나 믿어 즐기지 않고, 저 나쁜 중생들이 믿어 즐기지 않기 때문에 식물의 모든 종자․싹․줄기․가지․잎․꽃․열매와 맛 좋은 오곡(五穀)․약초와 그 밖의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죄다 파괴하여 그 정기를 빼앗고, 모든 지미(地味)에 독한 기운을 불어 넣어서 그 지미로 하여금 악독하고 거칠어 잡병이 생기게 하고, 더럽고 썩어서 기름기와 맛이 없게 함으로써 온 땅을 죄다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이 인연으로 중생들이 즐겨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만약 그 지미(地味)에 의지하여 중생들이 종자․싹․줄기․가지․잎․꽃․열매의 온갖 맛과 오곡․약초 따위의 식물을 먹는다면, 문득 거칠고 악독한 나쁜 마음을 내게 되어서 중생들에 대한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없어 후세를 돌아보지 않으며, 온갖 병에 핍박을 받아서 신색(身色)이 추악하고 갖가지 번뇌와 모든 괴로움에 시달려서 나쁜 소견을 갖추고 삿된 귀의에 머물며, 삼보를 믿어 즐기거나 존중하고 공경하는 희유의 마음을 내지 않으며, 나아가 새․짐승도 갖가지 나쁜 소견에 집착하여 본래의 길을 잃어버리고 거짓 아양을 부리면서 진실함이 없이 입으로만 말할 뿐이었습니다.
007_0723_c_02L 또 저 중생들은 삼보 속에서 몸․입․뜻으로 착한 법을 어기며, 파계한 비구는 자신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저 계율 지니는 비구에게 함부로 상응하며, 변재(辯才)와 덕이 많은 비구를 항상 멀리 여의고서 가까이하지 않으며, 도리어 욕설하고 헐뜯고 깔보고 괴롭히고 어지럽게 함으로써 그 허물을 드날리며, 부끄러움을 멀리 여의고 열 가지 착한 길을 여의어서 마음이 모든 착한 행을 애락(愛樂)하지 않고 멀리 여의는 마음만을 일으켰습니다.
또 그대는 저 모든 보살 중에 가장 훌륭한 깃발[幢]이 되어서 이미 모든 중생을 성취시켰으며, 그대는 이제 날 위해 응당 이 사천하 속에서 자비와 연민의 마음을 일으켜서 스스로의 지혜로 관찰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 사천하의 모든 악독한 용과 야차․나찰․아수라․구반다․아귀․비사차․가타부단나 따위의 온갖 악귀들을 죄다 항복시키며, 비바람이 때를 따라 순조롭고 장마와 가뭄이 조절되며 농사의 풍년을 이룩하고 추위․더위를 화평하게 할 수 있으리까?
또 어떻게 하면 이 인연으로 모든 지미(地味)로 하여금 세력과 기미(氣味)와 향기와 아름다움을 증장시켜 먹이의 걱정이 없고 염력(念力)을 더 자라게 해서 얼굴 모양이 애락(愛樂)할 정도로 윤택하고 계획하는 일이 다 세간에 뛰어나니, 온 땅에 의지하는 이 중생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먹이의 걱정이 없고 염력을 증장시켰습니다.”
007_0724_a_02L“청정한 지혜여, 내가 이제 이 불국토[佛刹]의 모든 땅․물․불․바람의 4대(大)를 남김없이 두루 다 변화시켜 하늘의 음식으로 만들어서 여러 중생으로 하여금 백천 겁 동안 먹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다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다만 이 중생들의 복덕이 얇아서 먹을 수 없고 이 훌륭한 과보를 받을만한 그릇[器]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청정한 지혜여, 나 또한 이 사바세계 불국토를 변화시켜 하늘들의 궁전과 침구를 만들어서 의복․향․꽃․열매를 장엄하고 갖가지의 음성과 미묘한 뭇 풍악과 여러 가지 보물을 장엄하여 만들 수 있지만, 이 중생들은 복덕을 멀리 여의는 동시에 그 그릇이 아니라서 수용(受用)할 수 없나니, 여래․응공․정변지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십주(十住) 보살과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에 머물러 자재로움을 얻은 자라야 능히 수용할 수 있으리라.
청정한 지혜여, 나 또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남김없이 넷째 선정에 머물게 할 수도 있거늘, 어찌 용이나 부단나 따위를 항복시키지 못하겠느냐. 그러나 나 부처님의 허락을 받지 않고는 신변(神變)을 나타내지 않아야 하나니,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의 군사 맡은 신하가 왕의 명령을 받들지 않고 네 가지 군사를 낸다는 것은 옳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이러한 보살은 죄다 부처님의 자식으로서 부처님의 심장으로부터 생겨나고,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생겨나고, 법의 화현(化現)으로부터 생겨남이니, 이 때문에 모든 보살은 여래께 청하지 않고서는 신변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니라.
007_0724_b_02L청정한 지혜여, 다시 다라니의 바퀴가 있으니, 이른바 수풍마니 궁에서 모든 주술의 장구를 모음[水風摩尼宮集一切呪術章句]이니라. 이 다라니 바퀴는 3세의 모든 부처님과 삼보의 종성을 건립(建立)하나니, 청정한 지혜여, 그대가 이제 이 수풍마니 궁의 다라니 바퀴로 모든 주술의 장구 모으는 걸 부처님께 물어서 부처님이 만약 말씀하여 주신다면 나도 같이 따라 기뻐할 것이며, 그대는 이 다라니를 받아 지닐 수 있는 자라면 모든 소원을 다 만족하리라.”
그때 큰 공덕 천녀(功德天女)와 대변(大辯) 천녀․큰 견고(堅固) 천녀․작광(作光) 천녀․가희(可熹) 천녀․안온(安穩) 천녀․다마라견고(多摩羅堅固) 천녀․명성주(明星主) 천녀․사마(奢摩) 천녀․파리(頗梨) 천녀와 같은 상수(上首)의 천녀 8만 4천 나유타 백천의 무리들이 앞뒤로 둘러싼 채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였는데, 그 중에 공덕 천녀가 즉시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어 아뢰었다.
모니께서 설한 적멸은 더러움 없어서 삼보가 왕성한 가장 수승한 장구(章句)이므로 아수라들로 하여금 깨끗한 마음 얻게 하고 지미(地味)를 증장하여 독기를 없애버리며
007_0724_b_13L牟尼說寂無穢濁, 三寶熾然最勝句,
令修羅等得淨心, 增長地味無毒惡。
추위․더위와․모진 비바람 제거하고 원력으로 설해서 빼앗긴 정기를 수호하여 오곡․약초․과일 따위를 먹게 하곤 애써 걱정 없애고 착한 행 닦게 하시네.
007_0724_b_15L能除寒熱暴風雨, 願說守護奪精氣,
令食穀藥果味等, 强記除患修善行。
독하고 해로운 나쁜 소견 없애고는 가장 뛰어난 무상법(無上法)에 귀의시키지만 그래도 정기를 빼앗고 번뇌가 많으니 어떻게 이 중생을 교화하려는가.
007_0724_b_17L滅除毒害諸惡見, 歸信最勝無上法,
或奪精氣多煩惱, 云何教化此衆生。
이 모든 천녀들이 모니께 바라건대 가장 훌륭하고 깊고 미묘함으로 보리에 나아가는 길을 보여 주시어 중생들을 대승에 들어가게 하소서.
007_0724_b_19L此諸天等於牟尼, 希求最上甚深妙,
顯示趣向菩提道, 令諸衆生入大乘。
모여든 대중들 과(果)의 서원이 가득하고 시방의 보살들 불덕(佛德)을 찬탄하오니 어떻게 하여도 나쁜 용들 항복시켜 순조로운 비․바람에 풍년 들게 하소서.
007_0724_b_21L大衆雲集果願滿, 十方菩薩讚佛德,
云何降伏諸惡龍? 雨澤調適苗稼茂。
그때 부처님께서 공덕천에게 말씀하셨다.
007_0724_b_23L爾時,佛告功德天言:
“청정한 지혜여, 이 큰 다라니는 여러 부처님께서 때에 따라 말씀하신 것이니, 여래도 이제 대중의 모임 앞에서 스스로 증언하노라.
007_0724_b_24L“淸淨智!此大陁羅尼諸佛如來時乃說之,如來今於大衆會前而自要誓。
007_0724_c_02L이 수풍마니궁 다라니 바퀴는 모든 시방의 3세 부처님들에게 가지(加持)된 것이니 이제 마땅히 보여 주겠노라. 시방에서 모여온 보살들이 이것을 듣는다면, 그 보살들은 능히 시방의 부처님 없는 국토인 다섯 가지 더러운 세간에 능히 머물면서 이 수풍마니궁 다라니를 나타내 보일 수 있으며, 이 다라니의 힘을 지녔기 때문에 그 국토의 모든 때 아닌 바람과 더위․추위․가뭄․장마를 죄다 제거하리라.
그리고 이 다라니 힘을 말미암기 때문에 저 악독하고 자비심 없어서 오는 세상을 돌아보지 않는 중생, 이른바 하늘․용․야차․나찰․아수라․가루라․마후라가․구반다․아귀․비사차․부단나․가타부단나․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들과 나아가 새․짐승까지도 신락(信樂)하는 마음을 내어서 부드럽고 착하게 되고, 염(念力)의 능숙함으로 바른 법을 즐거이 구하게 하고, 바른 법을 수호해 지켜서 삼보의 종자를 잇게 하노라.
007_0725_a_02L 또 이 다라니의 힘 때문에 저 불국토[佛刹土]의 모든 중생들은 수명을 증장하고, 신색(身色)을 증장하고, 오곡(五穀)을 증장하고, 생활 물자를 증장하고, 안락을 증장하고, 우환 없음을 증장하고, 명예를 증장하고, 계율 지님을 증장하고, 다문(多聞)을 증장하고, 보시를 증장하고, 자비를 증장하고, 지혜를 증장하고, 방편을 증장하고, 삼매를 증장하고, 다라니를 증장하고, 지관(地觀)을 증장하고, 출세(出世)를 즐김을 증장하고, 중생 교화를 증장하고, 대승에 들어감을 증장하고, 훌륭한 서원을 증장하고, 경지마다 전입(轉入)함을 증장하고, 음(陰)․계(界)․입(入)에 대한 관찰을 증장하고, 부끄러움을 증장하고, 섭수한 공덕으로 불국토를 장엄함을 증장하고, 6바라밀 수행을 증장하고, 일체의 시방 부처님들이 항상 호념(護念)하는 바를 증장하고, 부처님과 모든 보살과 착한 벗을 만남을 증장하고, 유희의 신족(神足)을 증장하고, 온갖 번뇌를 무너뜨려서 더 자라나지 못하게 함을 증장하고, 신통으로 저 언덕으로 건너가서 모든 착한 법을 줄게 하지 않고 나아가 위없는 열반에 이르게 함을 증장하는 것이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공덕천에게 말씀하셨다. “청정한 지혜여, 네가 이 수풍마니궁 다라니의 바퀴를 지닌다면 그 힘으로 능히 모든 싸움을 제거하고 온갖 독하고 해로운 야차․나찰․아수라․사나운 용, 나아가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들과 그 밖의 새․짐승과 때 아닌 바람․더위․추위․우박․가뭄․장마 따위의 재앙을 죄다 소멸하리라.
또 청정한 지혜여, 이 다라니는 능히 오곡(五穀)을 잘 여물게 하고, 온갖 중생들의 수명을 더 늘리게 하고, 과보를 증장시키고, 나아가 모든 착한 법을 증장시켜서 아직 위없는 열반에 들지 않는 동안에도 상실하거나 무너뜨리지 않게 하느니라. 뿐만 아니라 이 다라니를 듣고서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거나 말대로 실행하는 자라면, 그 사람은 반드시 열반에 나아가 삼계(三界)에 편히 머무느니라.”
007_0725_c_02L“세존이시여, 제가 또한 마도(磨力)라는 큰 다라니를 말씀드리고자 하옵니다. 이 다라니의 힘으로도 일체 온갖 과보의 필요한 물자와 지미(地味)를 죄다 줄지 않게 하고, 땅의 정기를 헐거나 빼앗지 못하게 하고, 또 독한 기운을 퍼뜨리거나 아름다운 맛을 무너뜨리지 못하게 하고, 난삽하고 나쁘게 변화시키지 못하게 하고, 또 아주 숨기거나 없애버리지 못하게 하고, 또 이 대지로 하여금 오곡(五穀)의 싹․줄기․가지․잎․꽃․열매와 약초를 자라나지 못하도록 할 수 없게 하고, 땅의 정기를 빼앗지도 못하게 합니다.
독한 기운을 남겨 두어서 그 식물을 마르고 시들지 못하게 하고, 난삽하고 나쁘지 않게 하고, 익지 않게 하거나 추위․더위로 손상시키지 못하게 합니다. 또 식용(食用)에 아무런 장애가 없으므로 먹은 뒤에도 독이 없겠지만, 만약 먹어서 독이 있으면 그 독 있는 것을 먹인 자로 하여금 배가 아픈 동시에 토하고 설사하게 하는 한편 몸과 마음이 괴롭고 팔․다리와 온몸이 위축되게 하며, 그 밖의 열병(熱病)․광증[狂]으로 마음이 어지러워 기억을 잃게 하고, 서로 겁탈하고 싸우고 죽이고 훔치고 나아가 삿된 소견에 이르게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너는 이제 모든 중생에게 크나큰 묘약(妙藥)처럼 되었구나. 왜냐하면 너 자신이 바로 아주 미묘한 큰 약이니, 너는 이 사천하의 모든 중생 가운데에 중생의 약이 되어서 능히 중생들의 고뇌를 없애고 즐거움을 베풀어 큰 슬픔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07_0726_b_02L네가 이러한 깊고 깊은 마도 다라니의 힘을 나타내 보이기 때문에 이 중생들로 하여금 지미(地味)의 정기와 종자․싹․줄기․가지․잎․꽃․열매의 모든 맛과 오곡(五穀) 약초가 쇠퇴하지 않고 독기를 증장함도 없이 중생들의 먹이를 만족히 갖추게 하며, 또 저 중생들로 하여금 더럽고 혼탁함과 싸움을 죄다 소멸해서 착한 행을 닦게 하며, 이 사천하에 때 아닌 바람과 더위․추위․가뭄․장마를 다 제거하며, 해․달․별과 낮․밤과 한 달․반달과 1년 4시 동안의 일어나는 변괴를 다 없애는 것이니, 이 때문에 이 마도의 큰 다라니를 설하는 것이니라.
또 이 다라니의 힘을 지니기 때문에 나의 삼보 종자와 법눈[法眼]을 오래 세간에 머물게 하고, 이 어리석고 어둡고 박복하고 오만으로 무너진 자로서 선근을 닦지 않는 자와 나쁜 찰리․재상(宰相)들로 하여금 내가 백천만억 아승기의 겁수 동안 이렇게 정근하고 고행하면서 모은 법을 없애거나 헐지 못하게 하며,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괴롭히고 어지럽히지 않으니, 괴롭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하늘이 성내지 않고, 하늘이 성내지 않기 때문에 모든 중생이 죄다 위와 같은 즐거움[樂具]을 얻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