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바가바(婆伽婆)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 가운데 큰 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큰 아라한으로서 이미 모든 번뇌[漏]가 다해서 다시 번뇌가 없으며, 마음도 잘 해탈하고 지혜도 잘 해탈해서 일체를 조복한 것이 마치 큰 용(龍)과 같았다. 무거운 짐을 버려 여의었고, 후세의 몸[後有]을 받지 않으며, 지어야 할 일을 다 끝내었고, 진실로 자신의 이익을 얻어 평등한 지혜에 머물러서 해탈문(解脫門)에 들어가 자재하게 온갖 고통에서 피안(彼岸)으로 건너갈 수 있었는데 오직 존자(尊者) 아난(阿難) 한 사람이 제외되었다.
또 한량없는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모두 시방 세계로부터 와서 각각 일체의 보살마하살들과 함께 계시었다.
007_0827_a_11L復有無量諸菩薩摩訶薩衆,皆從十方世界來者,各與一切菩薩摩訶薩衆俱。
또 한량없는 정거천(淨居天)의 천자(天子)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이름은 난타(難陀) 천자ㆍ수난타(須難陀) 천자ㆍ전단나(栴檀那) 천자ㆍ수마나(須摩那) 천자ㆍ자재(自在) 천자ㆍ대자재(大自在) 천자ㆍ난승(難勝) 천자ㆍ선위광(善威光) 천자이다. 이러한 모든 천자들이 한밤중이 지난 뒤에 큰 광명을 방출하여 바로 기사굴산을 비추고는 모두 부처님 처소를 찾아가서 세존의 발에 엎드려 예배하였다.
007_0827_b_02L 곧 천상의 다마라발향(多摩羅跋香)ㆍ천상의 침수향(沈水香)ㆍ천상의 다가라향(多伽羅香)ㆍ천상의 말전단향(末栴檀香)과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 등 이러한 여러 종류의 모든 향을 여러 번에 걸쳐 정성껏 부처님께 뿌려 공양하였다. 또 천상의 계바라화(鷄婆羅華)ㆍ마하계바라화(摩訶鷄婆羅華)ㆍ만다라화(曼陀羅華)ㆍ마하만다라화(摩訶曼陀羅華)ㆍ만수사화(曼殊沙華)ㆍ마하만수사화(摩訶曼殊沙華)ㆍ아지목다화(阿地目多華) 등 이러한 여러 종류의 온갖 꽃을 역시 여러 번에 걸쳐 정성껏 부처님께 뿌려 공양하였다.
점차로 부처님 처소에 가까이 나아와서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 한 마음으로 공경히 열 손가락을 바닥에 붙여 머리 숙여 부처님께 예배한 다음 물러나 한쪽에 머물렀다.
007_0827_b_08L而復漸進前詣佛所,右遶三帀,一心恭敬合十指掌,稽首禮佛退住一面。
그때 모든 천자들은 제각기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이 모든 보살들이 일체 부처님의 삼매법문(三昧法門)을 염(念)하는 것은 과거에 여러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등각(正等覺)께서 이미 천인(天人)의 대중(大衆)들 가운데서 일체 모든 중생들을 다 이익 되게 하기 위해 선양하고 분별하셨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이제 우리 세존께서 어찌 천인의 대중과 범천(梵天)ㆍ악마[魔]ㆍ사문(沙門)ㆍ바라문(婆羅門)과 모든 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존재[人非人]들에게 이와 같은 미묘한 경전을 선설하시어 일체 세간과 천인의 대중들을 이익되게 하고 미래세상의 일체 중생들까지 다 이익을 입게 하지 않겠는가?’
007_0827_c_02L“세존 바가바시여, 지금 이 보살들이 일체 부처님의 삼매법문을 염(念)하는 것은 과거에 여러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천인의 대중ㆍ범천ㆍ악마ㆍ사문ㆍ바라문과 모든 용ㆍ야차ㆍ건달바 나아가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존재들에게 이러한 경전을 설하시어 세간의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부디 세존께서도 이 천인의 대중ㆍ범천ㆍ악마ㆍ사문ㆍ바라문과 모든 용ㆍ야차ㆍ건달바 나아가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존재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이러한 방등(方等:大乘)의 법문을 선설하시어 모든 세간으로 하여금 크게 이익을 얻고 안온하고 쾌락하게 해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대비하신 마음으로 일체 세간과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해 조용히 여러 천자들의 청원을 받아들이셨다. 그러자 모든 천자들이 부처님께서 조용히 계시는 것을 보고서 자기들을 가엾이 여겨 허락하심을 알고는 부처님의 발에 엎드려 예배하고 오른 편으로 세 번 돌았는데, 홀연히 기사굴산을 떠나 아무도 모르게 각자의 천궁(天宮)으로 돌아갔다.
그때 세존께서 한밤중이 지나 먼동이 트려고 할 때에 곧 큰 사자왕(師子王)의 우렁차고 쩌렁쩌렁한[警欬] 소리를 외치시고 다시 미소를 지으셨다. 이때 부처님ㆍ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는 이 수승하고 이상한 소리로 말미암아 잠깐 사이에 기사굴산의 기원정사(祇園精舍)에 있던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이어받아 모두 빠짐없이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의 처소에 모여들었다.
그때 또 모든 야차의 대장(大將)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아타바가광야거(阿吒婆迦曠野居) 야차 대장ㆍ가타바가려형(伽陀婆迦驢形) 야차 대장ㆍ금비라마갈어(金毘羅摩竭魚) 야차 대장ㆍ수지로마침모(須脂路摩針毛) 야차 대장ㆍ마라타리지화만(摩羅陀梨持華鬘) 야차 대장이었다. 이들은 이러한 모든 야차의 우두머리가 되어 큰 위신과 큰 세력을 갖춘 나머지 모든 야차의 무리들과 함께 각각 한량없는 백 천의 권속들을 거느리고 둘러싸서 기사굴산에 들어와 부처님 처소에 모여들었다.
그때 다시 모든 아수라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대규라후(大叫羅睺) 아수라왕ㆍ종종가외비마질다(種種可畏毗摩質多) 아수라왕ㆍ수바후선비(須婆睺善臂) 아수라왕ㆍ바하라서전타(波呵羅舒展陀) 아수라왕이었다. 이들은 큰 위신과 큰 세력을 갖추었지만 부처님의 우렁차고 쩌렁쩌렁한 소리를 듣고서 마음으로 두려워해 몸의 털이 모두 곤두서서 각각 한량없는 백 천의 권속들을 거느리고 앞뒤로 둘러싸서 기사굴산에 들어와 부처님 처소에 모여들었다.
007_0828_b_02L그때 사바제(舍婆提 : 舍衛國) 대성의 급고독(給孤獨) 장자(長者)도 한량없는 권속들과 함께 앞뒤로 둘러싸고 사바제로부터 왕사성을 거쳐 기사굴산에 들어와 부처님 처소에 모여들었나니,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바른 법을 법[正法]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때 비사리(毘舍離)의 큰 성에는 또한 한량없는 모든 리차자(梨車子)가 있었는데, 모두 대정바라문(大淨婆羅門)의 가문에 태어났다. 그 이름은 선사(善思) 리차자ㆍ복원소장(伏怨少壯) 리차자ㆍ공덕생(功德生) 리차자ㆍ무변수(無邊手) 리차자ㆍ거수(擧手) 리차자ㆍ연수(然手) 장자의 아들이었다. 이러한 이들을 상수로 해서 모두 이미 위없는 대승(大乘)에 머물렀으며, 각각 한량없는 백 천의 권속들을 거느리고 앞뒤로 둘러싸서 비사리로부터 왕사성을 거쳐 기사굴산에 들어와서 부처님 처소에 모여들었다.
그때 첨파대성(瞻波大城)에는 한량없는 모든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미 과거에 한량없고 끝없는 부처님들께 공양하여 많은 선근(善根)을 심고 큰 위덕을 갖추고 큰 세력을 지녔다. 그 이름은 선주(善住) 장자의 아들ㆍ이익(利益) 장자의 아들ㆍ무변정진(無邊精進) 바라문의 아들이었다. 이러한 무리들이 상수가 되어 나아가 나머지 한량없는 장자와 거사(居士)들도 각각 한량없는 백 천의 권속들과 함께 앞뒤로 둘러싸고 첨파성으로부터 왕사성을 거쳐 기사굴산에 들어와 부처님 처소에 모여들었나니,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바른 법을 듣기 위해서였다.
007_0828_c_02L그때 바라내(波羅奈)의 성에는 한량없는 종류의 이류인(異類人)들이 있었는데, 이미 과거에 한량없는 백 천의 부처님들께 공양하여 그 심은 선근이 모두 이미 성숙했다. 바라내로부터 왕사성을 거쳐 기사굴산에 들어와 부처님의 처소에 모여들었나니,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바른 법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때 구시나(拘尸那) 성에는 또 한량없는 모든 역사(力士) 말라자(末羅子)들이 있었는데, 일찍이 한량없는 백 천의 부처님들께 공양하여 오랫동안 선근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큰 위덕과 큰 세력을 갖추었다. 이들도 또한 한량없는 권속들을 앞뒤로 거느리고 구시나로부터 왕사성을 거쳐 기사굴산에 들어와 부처님의 처소에 모여들었나니,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바른 법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때 동방(東方)으로 한량없고 항하(恒河)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세계 가운데의 일체 대범천왕(大梵天王)과 아울러 그밖에 하늘대중들은 큰 위덕과 큰 신통을 갖추고 있었다. 이들도 부처님ㆍ세존이신 큰 사자왕(師子王)의 우렁차고 쩌렁쩌렁한 소리를 들었을 때, 모두 크게 놀라고 두려워해 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위신력을 이어받아 각각 한량없는 천만의 하늘대중들을 거느리고 앞뒤로 둘러싸서 자신의 본래 처소로부터 이 사바(沙婆)세계 왕사대성으로 와서 기사굴산에 들어와 부처님 처소에 모여들었다.
이와 같이 남방ㆍ서방ㆍ북방과 네 간방과 상하(上下)에도 모두 이와 같은 한량없고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가 있어서 그곳에 일체 대범천왕과 그밖에 하늘대중들이 큰 위덕과 큰 신통을 갖추고 있었다. 이들도 부처님ㆍ세존이신 큰 사자왕의 우렁차고 쩌렁쩌렁한 소리를 들었을 때, 모두 놀라고 두려워해 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위신력을 이어 받아 각각 한량없는 천만의 하늘대중의 권속들을 거느리고 앞뒤로 둘러싸서 모두 자신의 본래 처소로부터 이 사바세계 왕사대성을 거쳐 기사굴산에 들어와 부처님 처소에 모여들었다.
007_0829_a_02L그때 기사굴산의 땅은 넓고 길이와 넓이가 균등했지만, 이와 같이 삼천대천세계의 대중들이 가득차서 지팡이 하나만큼의 빈틈도 없었다. 그러나 이 대중은 모두 한량없고 큰 위덕의 힘과 큰 신통을 갖추었고, 일체 천인과 모든 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존재들이 모두 가득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세간의 천인 대중들이 다 모여 있는 것을 아시고는 다시 이와 같은 큰 사자왕의 우렁차고 쩌렁쩌렁한 소리를 내시고, 큰 소리를 내신 후에 정사(精舍)로부터 나오시어 한 장소에 이르러 다시 미소를 지으셨다. 이때 모든 세간의 천인 대중들은 모두 이 광경을 본 뒤에, 제각기 자신의 옷을 벗어 바치고 모든 화만(華鬘)과 갖가지 향을 부처님 앞에 뿌려 공양하고 공경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우러러보았다.
그때 대중 가운데 존자 사리불(舍利弗)ㆍ존자 목건련(目犍連)ㆍ존자 대가섭(大迦葉)ㆍ존자 수보리(須菩提)ㆍ존자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ㆍ존자 라후라(羅睺羅)ㆍ존자 대겁빈나(大劫賓羅)ㆍ존자 대가전연(大迦旃延)ㆍ존자 아니루타(阿泥樓陀)ㆍ존자 호세(護世)ㆍ존자 수롱나(守籠那)ㆍ존자 난타(難陀)ㆍ존자 아난(阿難) 등이 있었는데, 상수(上首)가 되었다. 나아가 나머지 모든 대성문(大聲聞)들도 모두 큰 덕과 큰 신통을 갖추었는데, 이들도 다 와서 그 모임의 자리에 모였다.
007_0829_b_02L그때 대중 가운데 또 존자가 있었는데, 미륵(彌勒) 보살마하살ㆍ월삼계(越三界) 보살마하살ㆍ용대보(踊大步) 보살마하살ㆍ초발심즉전법륜(初發心卽轉法輪) 보살마하살ㆍ선사(善思) 보살마하살ㆍ대음성(大音聲) 보살마하살ㆍ선행보(善行步) 보살마하살ㆍ초삼세(超三世) 보살마하살ㆍ지세(持世) 보살마하살ㆍ문수사리(文殊師利) 보살마하살ㆍ불공견(不空見) 보살마하살 등을 상수로 하였다.
그때 불공견 보살이 부처님 가르침을 듣고서 신속하게 그곳에 나아가고, 그곳에 이르자 이내 삼매(三昧)에 들었다. 삼매에 머물렀을 때 저절로 가장 미묘한 보좌(寶座)를 성취하였는데, 온갖 장엄들로 빠짐없이 구족하여 자리가 장식되어 있었다. 그는 다시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곳의 장엄이 이와 같으니, 부디 세존께서 마땅히 이 수승한 자리에 빨리 앉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곧 그곳에서 나와 이곳에 이르러서 법답게 자리에 오르셨다. 이에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이 자리에 오를 때, 이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六種震動] 하였다. 이른바 흔들리는 것 같고,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 같고, 솟아오르다가 꺼져 내려가는 것 같고, 은은히 소리가 나는 것 같고, 꽝하는 소리가 나는 것 같고, 물건을 깨닫게 하는 것 같고, 동방에서 솟아나 서방으로 사라지는 것 같고, 서방에서 솟아나 동방으로 사라지는 것 같고, 남방에서 솟아나 북방으로 사라지는 것 같고, 북방에서 솟아나 남방으로 사라지는 것 같고, 중앙에서 솟아나 변두리로 사라지는 것 같고, 변두리에서 솟아나 중앙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이때 대지가 이와 같이 진동한 후에 부처님의 신력(神力)을 말미암아 이 세계에 큰 광명이 비추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쾌락을 받게 하였고, 아래로는 아비(阿鼻) 대지옥(大地獄) 가운데 이르러 그곳 중생의 몸에 광명이 닿자 온갖 고통이 소멸되어 똑같이 쾌락을 받았다. 이와 같이 일체 모든 지옥 가운데서 고통받는 중생들과 나아가 서로 살해하기를 일삼는 모든 축생(畜生)의 무리와 염라왕계(閻羅王界)의 모든 아귀(餓鬼)들까지도 이 광명을 만나자 가지고 있던 고통을 모두 제거하고 굶주림과 갈증을 충분히 채웠으며, 쾌락을 받지 않은 중생이 없었다.
“선남자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지난 밤 늦게 정거천(淨居天)의 난타 천자ㆍ수난타 천자ㆍ전단 천자ㆍ수마나 천자ㆍ난승 천자와 나아가 수다파(須多波) 천자 등과 함께 한량없는 모든 천자들은 큰 위덕과 큰 신통을 갖추어 치성한 광명을 방출하여 바로 기사굴산을 비추고서 나의 처소에 이르렀다.
곧 온갖 천상의 미묘한 향 이른바 천상의 말전단(末栴檀)과 나아가 천상의 다마라발향(多摩羅跋香) 등을 내 위에 뿌리고, 또 온갖 천상의 꽃 이른바 우발라화(優鉢羅華)와 나아가 대만수사화(大曼殊沙華) 등으로 나에게 공양하며, 오른 편으로 세 번 돌고 내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머물렀다. 물러나 머문 후에 다시 나에게 더욱 공경하는 마음으로 열 손가락을 바닥에 붙여 잠잠히 머무르고, 머물면서 곧 이와 같이 사유한다.
007_0830_b_02L’지금 이 일체 보살의 염불법문(念佛法門)은 과거의 모든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서 이미 일찍이 이 천인 대중들을 위해 선양하고 해석하신 것이니, 오직 이 모든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지금 우리 세존께서도 마땅히 이 천인 대중들을 위해 이러한 염불법문을 연설하시어 모든 중생들을 안락하고 이익 되게 하실 것이다.’
이제 나 걸림 없는 지혜[無礙智]를 갖추었으니 이와 같은 큰 지혜는 칭량하기 어렵고 세간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견줄 이 없고 일체 중생은 능히 헤아릴 수 없네.
007_0830_c_07L我今具足無㝵智, 如是大智難稱量,
超出世間無與等, 一切衆生莫能測。
2. 불공견본사품(不空見本事品) ①
007_0830_c_09L菩薩念佛三昧分不空見本事品第二之一
그때 세존께서 존자 사리불(舍利弗)ㆍ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ㆍ존자 대가섭(大迦葉)ㆍ존자 수보리(須菩提)ㆍ존자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 등 이러한 신통을 갖추고 큰 위덕을 지닌 모든 대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아, 너희들이 아는 바대로 너희들 경계(境界)에 의지하라. 마땅히 내 앞에서 각각 사자후(師子吼)하라. 왜냐 하면 만약 너희들이 설한다면 이 일체의 천인 대중과 모든 성문들로 하여금 다 신해(信解)를 얻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
007_0831_a_02L“불공견아, 너도 이제 마땅히 크게 사자후하고, 결정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얻으신 공덕과 진실한 상모(相貌)를 설해주시기를 간청해야 한다. 네가 간청한다면, 능히 일체 세간의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내가 지금 너에게 권하는 것이다.”
불공견이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널리 해석해 주십시오. 제가 이제 잘 기억하겠습니다.”
007_0831_b_18L不空見言:“如是,世尊!惟願廣釋,我今諦受。”
부처님께서 불공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과거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겁을 생각해보니, 그때 무변정진(無邊精進)이라는 이름을 가진 왕이 있었는데, 큰 신통과 위덕을 갖추어 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그가 거주하는 선주(善住)라 불리는 큰 성(城)이 있었는데, 그 성은 넓이가 동서로 12유순(由旬)에 가득 차며, 남북으로 7유순 반이었다.
007_0831_c_02L또 불공견아, 마땅히 이 성을 알아야 한다. 성에는 네 면이 있고, 면마다 세 문이 있고, 문마다 각각 두 개의 궐(闕)이 있어 서로 마주한다. 누각은 높고 넓으며 장엄이 특히 아름다웠는데 미묘한 보배를 합성한 것으로 가득했다. 그 문 가운데 제석(帝釋)의 승당(勝幢)을 세워 이로써 문의 경계로 하였으며, 나아가 설주ㆍ문방ㆍ문턱 등 일체를 모두 온갖 보배로서 장식하였다.
또 불공견아, 이 성의 모든 문에는 금과 은 두 종류의 그물이 있고, 그 위는 비단으로 씌어져 있느니라. 다시 그물 위에는 갖가지로 장식하고, 금 그물에는 은방울을, 은 그물에는 금방울을 매달아 청량한 바람이 불어 움직이면 미묘한 소리가 나는데, 조화롭고 맑음을 갖추어 마치 천상의 음악과 같았다.
또 불공견아, 이 성은 일곱 겹인데 일곱 겹 안에는 보배 계단이 있고 여기에 난간이 있었다.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진 온갖 빛깔이 사랑스러웠고, 금 난간에는 백은(白銀) 수술을 늘어뜨리고 은 난간에는 진주 수술을 늘어뜨리고 진주 난간에는 유리 수술을 늘어뜨리고 나아가 온갖 종류의 채색을 여러 보배 사이에 섞어 서로 빛깔을 비추게 하였다.
또 불공견아, 이 정진왕은 모든 보배 구덩이 물 속을 미묘한 꽃으로 가득 채웠다. 이른바 우담발화(優曇鉢花)ㆍ발두마화(鉢頭摩花)ㆍ구물두화(拘物頭花)ㆍ분다리화(分陀利花) 등이다. 이러한 온갖 꽃의 광명은 사랑스러웠으며, 깨끗하고 부드러운 꽃향기가 널리 퍼져 중생들이 거리낌없이 맡을 수 있었다.
007_0832_a_02L또 불공견아, 이 정진왕은 보배 구덩이 언덕 위에 온갖 꽃을 심었다. 이른바 니문가다화(尼文迦多華)ㆍ발제검화(鉢帝劍華)ㆍ아지목다가화(阿地目多迦華)ㆍ첨파가화(瞻波迦華)ㆍ바리사가화(婆梨師迦華)ㆍ구비라타화(拘毘羅陀華)ㆍ달노가리가화(達奴迦利迦華)이다. 이러한 여러 꽃의 향기가 사랑스러워 마치 천상의 꽃과 같았으며, 백성들이 거리낌없이 맡을 수 있었다.
또 불공견아, 모든 다라수(多羅樹)에는 광명이 무수해서 볼 만했으며, 미풍이 불면 미묘한 음성이 나서 듣는 사람들이 환희하고 기뻐하였는데 마치 사람이 음악을 연주해 온갖 미묘한 음성이 나오는 것과 같았다. 듣고 기뻐하지 않은 이가 없으니 이 다라수에 바람이 불 때에는 미묘한 소리가 나서 사람들로 하여금 들어서 기쁘게 함이 이와 같았다.
007_0832_b_02L또 불공견아, 이 왕성(王城) 가운데는 항상 이러한 온갖 종류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른바 코끼리 소리ㆍ말 소리ㆍ수레 소리ㆍ행진 소리ㆍ북 소리ㆍ조개 소리ㆍ공후(箜篌) 소리ㆍ거문고 소리ㆍ비파 소리ㆍ피리 소리ㆍ퉁소 소리 등이다. 이러한 일체 모든 종류의 음성이 잠시도 끊이지 않았느니라. 왕은 항상 칙령을 내려 나라 안의 백성 누구에게나 음식ㆍ의복ㆍ코끼리ㆍ말ㆍ수레 등이 필요하면 뜻대로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하게 하였다.
또 불공견아, 이 정진왕은 큰 성안의 멀고 가까운 거리를 참작하여 마치 하나의 화살 과녁처럼 하나의 화지(華池)를 두어, 사방의 언덕 및 그 바닥은 모두 네 가지 보배로 만들었으며, 사면의 계단길도 일곱 가지 보배로 장식하였다. 이른바 황금의 계단길에는 백은으로 장식하고, 백은의 계단길에는 유리로 장식하고, 유리 계단길에는 파리로 장식하고, 파리 계단길에는 마노로 장식하고, 마노 계단길에는 산호로 장식하고, 산호 계단길에는 호박(虎珀)으로 장식하였는데, 온갖 보배들이 섞여 있어서 보는 이들마다 기뻐하였다.
또 불공견아, 이 연못에는 온갖 종류의 미묘한 꽃이 있었다. 이른바 우발라화(優鉢羅華)ㆍ발두마화(鉢頭摩華)ㆍ구물두화(拘物頭華)ㆍ분다리화(分陀利華) 등이고, 이러한 온갖 꽃향기가 가득 풍겨 중생들이 이를 맡고 사랑하고 즐거워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연못 언덕 위에는 온갖 꽃이 심어져 있었는데, 이른바 이니마가화(伊尼摩迦華) 및 달누가리화(達㝹迦利華) 등, 온갖 꽃이 사랑스러워 마치 천상의 꽃과 같았다. 이 화지의 문은 항상 닫히지 않고 열려 있어 사람들이 왕래하는 것을 막거나 금지하지 않았다.
또 불공견아, 이 정진왕은 큰 성안에 유관원(遊觀園)을 설치하였는데, 이 정원 안에는 갖가지 칠보수(七寶樹) 숲이 있고 항상 꽃과 열매가 있었다. 왕은 부인과 후궁과 시녀들을 거느리고 마음껏 즐겼으며 문(門)에도 제한을 두지 않아 백성들이 즐기고 유희하며 머물게 하여 똑같이 쾌락을 누릴 수 있게 했다.
007_0832_c_02L또 불공견아, 이 정원 안쪽에는 각각 별도로 화지(花池)를 두었는데 금 등의 네 가지 보배로써 이루어져 있었고, 또 일곱 가지 보배로 계단을 장식하여 온갖 색과 광채가 아름다워 보는 자가 즐거워하였다. 이 연못 물 속에는 온갖 꽃들이 있었는데, 이른바 우발라화 및 분다리화 등 온갖 꽃의 향기가 사랑스러웠다. 연못 언덕에는 또 여러 종류의 나무 숲 및 모든 꽃과 과일이 있었는데, 이른바 파니작가화(婆尼斫迦華)와 타마나가화(陀摩那伽華) 및 달누가리화(達㝹迦利華) 등의 꽃과 과일 향이 사랑스러워 백성들도 제한 없이 이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