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7_1009_a_01L무진의보살경(無盡意菩薩經) 제1권
007_1009_a_01L無盡意菩薩經卷第一

송(宋)나라 양주(涼州) 사문 지엄(智嚴) 보운(寶雲) 공역
정관유 번역
007_1009_a_02L宋涼州沙門智嚴共寶雲譯
大集經中無盡意菩薩所說不可盡義品第二十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7_1009_a_05L如是我聞
언젠가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여래의 수행처인 보장엄당(寶莊嚴堂)에서 지내고 계셨다. 이곳은 큰 공덕을 닦아 이루신 곳이니, 부처님께서 일체의 법을 성불하기 이전부터 행하신 과보이다. 한량없는 보살 대중을 포용하셨으니, 그들이 강설(講說)하여 펼친 것은 모두 헤아릴 수 없이 아주 깊은 이치로서 다 여래께서 신통력으로 호지(護持)하셨으며, 걸림 없는 행과 미묘한 지혜의 문에 들어가 마음으로 기뻐하여 생각[念]과 정진할 뜻[進意]을 얻었다. 분별하는 지혜[分別智]를 갖추어 깔보거나 헐뜯는 사람이 없었으니, 만약 그 공덕을 칭찬하려면 미래의 세상이 다하더라도 끝낼 수 없을 것이다.
007_1009_a_06L一時佛遊王舍城如來行處寶莊嚴堂是大功德之所修成一切法本行果報包容無量諸菩薩其所講宣悉是無量甚深之義如來神力護持入無閡行微妙智其心歡喜得念進意分別智慧無輕毀者若有稱讚歎其功德盡未來世不可窮盡
부처님께서는 바른 깨달음[正覺]으로 평등한 법을 깨달아 법륜(法輪)을 잘 굴리시어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시고, 일체의 법에 대해 자재하시어 중생의 뜻을 아시며, 그 근원을 다하시어 중생을 위해 모든 습기를 잘 끊으셨으나, 부처님의 일을 따라 하지만 마음에 짓는 것이 없으셨다.
007_1009_a_13L如來正覺覺平等法轉法輪度無量衆於一切法而得自知衆生意盡其根原善爲衆生斷諸習氣隨爲佛事心無所作
큰 비구 6백만 명을 거느리시니, 이들은 다 여래 법왕(法王)의 아들로서 잘 해탈하여 번뇌와 습기를 끊고 깊고 깊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깨달아 위의(威儀)를 성취하여 그 행이 단정하고 엄숙하며 충분히 공양을 받아 중생의 복밭[福田]이 될 만하였고,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가르침과 계율을 잘 지녔다.
007_1009_a_16L與大比丘六百萬人悉是如來法王之子得解脫斷煩惱習曉了甚深無生法成就威儀其行端嚴堪受供養爲衆福田善持諸佛所說教誡
007_1009_b_02L또 보살마하살 대중이 있었으니, 그 수는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생각할 수도 말할 수도 없었다. 이 여러 보살들은 한 순간에 능히 한량없고 가없는 불국토를 지나서 일찍이 과거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고는 미묘한 법을 물어 그 가르침을 받았으나 싫증내거나 만족하지 않았고, 항상 한량없는 중생을 부지런히 교화하였으며, 방편을 잘 알아 지혜를 구족하였고, 그 마음이 걸림 없는 해탈에 편안히 머물러 억상(憶想)과 취상(取相)과 희론(戱論)을 없애서 일체지(一切智)에 가까웠으니, 이들은 모두 한 생(生)만 지나면 부처님의 지위에 오를 사람들이었다.
007_1009_a_20L復有菩薩摩訶薩衆其數無量不可稱計可思議不可宣說是諸菩薩於一念能過無量無邊佛剎已曾供養過去諸佛諮受妙法無有厭足常勤教化無量衆生善解方便智慧具足心安住無㝵解脫善除憶想取相戲近一切智悉是補處
그들의 이름은 전천(電天) 보살ㆍ승쟁(勝諍) 보살ㆍ일장(日藏) 보살ㆍ용건(勇健) 보살ㆍ이악의(離惡意) 보살ㆍ유행(遊行) 보살ㆍ관안(觀眼) 보살ㆍ이암(離闇) 보살이니,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보살 대사(大士)1)의 덕(德)이 다 그러하였다.
007_1009_b_04L其名曰電天菩薩勝諍菩薩日藏菩勇健菩薩離惡意菩薩遊行菩薩觀眼菩薩離闇菩薩如是等無量菩薩大士德皆如是
그때 세존(世尊)께서 여러 보살들이 행하는 걸림 없는 법문(法門)의 경(經)에 드시니, 이른바 모든 보살 도(道)와 아주 깊은 부처님 법을 장엄하는 열 가지 힘과 두려움 없는 지혜를 성취하여 자재함을 획득하는 총지교문(摠持敎門)과, 모든 변재를 분별하는 대신통문(大神通門)이다.
007_1009_b_08L爾時世尊入諸菩薩所行無㝵諸法門經所謂莊嚴諸菩薩道甚深佛法十力無畏智慧成獲得自在摠持教門分別諸辯大神通門
또, 물러나지 않는 무생법륜(無生法輪)을 굴려 모든 법이 한 모양[一相]과 같음을 통달하여 한 모양의 법[一相法]에 대해 분별을 내지 않고 모든 중생의 근성(根性)에 걸림이 없음을 알아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잘 관찰할 수 있어서 일체 모든 마구니 경계를 깨부수고 통달하여 잘 생각함에 들어가는 문[入於通達善思惟門]과, 일체 번뇌의 소견들을 제거하고 걸림 없는 지혜의 훌륭한 권도방편(權道方便)으로 모든 불법(佛法)이 평등하여 둘이 없음을 알아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받아 지니는 문[受持諸佛智慧之門]과, 모든 법을 진실한 모양대로 연설하여 모양[相]을 생각하고 모양을 취하여 평등함에 들어가는 문[憶相取相入平等門]이다.
007_1009_b_12L轉不退轉無生法輪通達諸法同於一相於一相法不生分別諸衆生根性無㝵善能觀察諸法實破壞一切諸魔境界入於通達善思惟門能除一切煩惱諸見無㝵智慧善㩲方便一切佛法平等無二受持諸佛智慧之門演說諸法如眞實相相取相入平等門
이것을 공덕대로 이루어 깊은 인연에 들어가 부처님 몸을 신(身)ㆍ구(口)ㆍ의(意)의 업(業)으로 장엄하고, 생각하고 정진하여 지니니, 네 가지 진리[四諦]를 나타내 보여 미묘한 지혜를 분별함은 성문(聲聞)을 교화하기 때문이며, 몸과 마음을 고요히 함은 연각(緣覺)을 교화하기 때문이며, 일체지(一切智)를 얻음은 대승(大乘)을 교화하기 때문이며, 모든 법에 들어가 자재한 지혜를 얻음은 여래의 모든 공덕을 찬탄하기 때문이니, 이러한 문으로 말씀하여 열어 보이시고 가르쳐 이끌어서 분별해 주셨다.
007_1009_b_19L成如功德入深因莊嚴佛身身口意業念意進持顯了四諦分別妙慧化聲聞故身心寂靜化緣覺故得一切智化大乘故入一切法得自在智讚歎如來諸功德故如是等門宣說開示教導分別
007_1009_c_02L부처님께서 이 『대집경(大集經)』을 말씀하실 때, 동쪽에서 자연히 커다란 금색 빛이 나타나 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비추어 두루하지 않음이 없었다.
007_1009_b_24L佛說是『大集經』時於此東方自然出現大金色光照此三千大千世界靡不周遍
부처님의 광명을 제외하고 그 가운데 있던 해와 달 제석[釋]ㆍ범천[梵]ㆍ호세천왕(護世天王)과 모든 용ㆍ귀신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에게 있던 모든 광명이 다시 나타나지 못하였으며, 담ㆍ벽 등과 나무나 숲과 크고 작은 산과 목진린타산(目眞隣陀山)ㆍ철위산(鐵圍山)ㆍ대철위산과 국토의 중간까지 그 광명이 훤히 비추었고, 이 세계에 있는 지옥까지 다 그 빛을 받아서 그 가운데 있던 중생들에게 광명이 몸에 닿을 때엔 온갖 고통이 사라지고 미묘한 즐거움을 받았다.
007_1009_c_04L除佛光明其中所有日月護世天王諸龍鬼神乾闥婆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所有光明悉不復現諸牆壁等樹木叢林小山大山目眞鄰陁山鐵圍山大鐵圍山及國土中閒其光徹照若此世界所有地獄皆蒙其光其中衆生觸身時除一切苦受微妙樂
그때 부처님 앞에 대중들이 있던 땅에서 자연히 60억 송이의 깨끗하고 미묘한 연꽃이 피어나니, 좋은 향기가 널리 퍼져나갔고, 갖가지로 장엄된 꽃들의 찬란한 빛깔이 대중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였다. 그 꽃들은 각각 억 백천의 꽃잎이 있었는데, 보배 그물로 그 위를 가득히 덮은 꽃의 질감이 마치 하늘의 옷처럼 부드러웠고, 그 꽃을 만지는 사람은 미묘한 쾌락을 느꼈으며, 각각의 꽃에서 나오는 향기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여 그 세계 안에 있는 하늘이나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다른 모든 향기는 다 사라져 풍기지 않았고, 모든 천룡(天龍) 팔부(八部)에 이르기까지 그 향기를 맡는 자는 다 미묘한 기쁨을 얻어 점점 번뇌를 여의었다.
007_1009_c_11L爾時佛前大衆之中其地自然生六十億淨妙蓮華好香流布種種莊嚴諸華雜色悅可衆心其華各有億百千葉以寶羅網彌覆其上華質柔軟猶如天衣其有觸者受妙快樂是一一華所出諸香遍滿三千大千世界是世界中若天若人所有諸香悉滅不熏諸龍八部聞其香者皆得妙喜暫離煩惱
그때 아난존자(阿難尊者)가 이 금빛의 광명과 연꽃들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상서로운 감응은 누가 한 것이기에 이런 광명과 연꽃들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진의(無盡意)라고 하는 보살마하살이 이 동쪽에 있는데, 60억의 보살들과 함께 권속에 둘러싸여 이곳으로 오려고 하기 때문에 먼저 상서로운 감응을 나타낸 것이니라.”
007_1009_c_20L爾時尊者阿難見是金色光明及諸蓮華白佛言世尊今此瑞應之所爲有是光明及諸蓮華佛告阿有菩薩摩訶薩名無盡意在此東與六十億諸菩薩俱眷屬圍遶來至故先現瑞應
007_1010_a_02L오래지 않아 무진의 보살이 곧 신통력으로 대지를 감동(感動)하여 크게 진동시키고 한량없는 광명을 놓으며 갖가지 꽃을 비처럼 뿌리면서, 억 나유타(那由他)의 하늘과 사람들이 백천 가지의 기악(伎樂)을 연주하고 60억 보살 대중과 함께 빙 둘러싸여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렀다. 그러고는 곧 부처님 앞에서 허공 가운데 높이가 일곱[七] 다라수(多羅樹) 되는 곳에 머물면서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미묘한 음성을 내니 그 음성이 두루 육천(六千)세계까지 들렸다.
007_1009_c_25L未久之間時無盡意卽以神力感動此地令大震動無量光雨種種華億那由他諸天人作百千伎樂與六十億諸菩薩衆周帀圍遶來至佛所至佛所已尋於佛前住虛空中高七多羅樹合掌向佛出微妙音其聲遍聞六千世界
곧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07_1010_a_08L以偈頌而讚歎佛

깨끗하여 길이 더러움을 여의셨고
용맹하고 건장함으로 모든 욕심 제거하셨으며
번뇌를 다 없애 버리시어
깨끗하고 미묘한 눈을 얻으셨으며
탐(貪)ㆍ진(瞋)ㆍ치(癡)의 거친 번뇌들을
잘 끊고 토하고 씻어버리셨으며
온갖 것을 남김없이 없애버리신
대자비의 깨달으신 분께 예배합니다.
007_1010_a_09L淸淨永離垢
勇健除諸欲
能滅諸塵勞
而得淨妙眼
三垢荒穢等
善斷吐洗滅
一切皆無餘
稽首大慈覺

모든 두려움을 제거하고
무명(無明)의 그물을 없애버린
10력(力)의 성주왕(聖主王)은
사론(邪論)으로 굴복시킬 수 없네.
007_1010_a_12L除去諸怖畏
善滅無明網
十力聖主王
邪論不能伏

외도(外道)와 다른 소견을 가진 자도
모두 다 겁내고 두려워하니
마치 사자왕이 당당하게 걷는 것처럼
아무런 두려움이 없으시네.
007_1010_a_13L外道異見人
皆悉懷怖畏
猶如師子王
獨步無所懼

바른 깨달음의 청정한 광명으로
더러움 없이 널리 밝게 비추어
하늘과 인간 세간에서
일체의 어둠을 여의고
모든 어둠을 다 제거해버려서
무명의 그물 없어지니,
그 광명 항상 밝고 깨끗하여
해가 운무(雲霧) 속에서 나온 것과 같네.
007_1010_a_15L正覺淨光明
無垢普照曜
天人世間中
能離一切闇
除盡諸闇冥
無有無明網
其光常明淨
如日出雲霧

중생의 생노병사 고통을
그 누구도 구호하는 이 없어
이를 조복하기 위한 까닭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시며
견고한 자비심을 내시는 분은
오직 등정각이시니,
마치 위대한 의왕(醫王)이
부지런히 뭇 병을 치료함과 같으시네.
007_1010_a_17L衆生老死苦
無有救護者
爲調是等故
而受無量苦
能生堅慈悲
唯有等正覺
猶如大醫王
勤行療衆疾

일체 모든 법의 근본은
그 성품에 ‘나[我]’가 없으므로
마치 산골짜기 메아리처럼
뭇 인연 따라 생겨나며
중생은 본래 성품 없으므로
짓는 이도 없고 받는 이도 없지만
중생을 위한 까닭에
큰 자비심을 내시네.
007_1010_a_20L一切諸法本
其性無有我
譬如山谷響
皆從衆緣生
衆生本無性
無作無受者
而能爲此故
生於大慈悲

모든 존재의 깊은 바다에는
무명의 어둠이 너무 깊어서
그 가운데 거칠고 세밀한 생각이 많아
솟아 넘쳐 물결이 이네.
007_1010_a_23L諸有之淵海
無明闇甚深
其中有覺觀
勇溢而波浪

다른 이로부터 법 듣지 않아도
자연히 저 언덕에 이르니
마치 물속의 연꽃 같아서
세간에 다녀도 더럽혀지지 않으리라.
007_1010_a_24L不從他聞法
自然到彼岸
如蓮華在水
行世不染污
007_1010_b_02L
가을에 초목이 시들고
한더위에 시내와 못이 마르니
비지(比智)로써 세간법이 바뀌고 움직여
항상 머물지 않음을 아네.
007_1010_a_25L秋月草木零
盛熱河池竭
比智知世法
遷動不常住

어리석은 사람이 가까이 하는 것은
슬기로운 이는 꾸짖고 버리니
어리석은 법이 견고하지 않음을 알아
홀로 존재의 폭류를 건너시고
그 얼굴에서 나오는 광명은
우담바라 꽃과 같아서
미묘하고도 청정한 것이
백천 개의 해와 달보다 더하도다.
007_1010_b_04L愚人所親近
聖智所呵棄
解法不牢固
獨拔渡有流
其面目開明
譬如優鉢羅
微妙甚淸淨
過百千日月

모든 과거 세상과
현재 중생들의
갖은 찬탄을
여래는 다 받을 만하고
조복하기 어려운 것을 조복하였기에
열뇌(熱惱)를 없애고 시원함을 얻으셨으니
그러므로 제가 오늘
위없는 높은 분께 예배합니다.
007_1010_b_06L所有過去世
及現在衆生
一切所讚歎
如來悉堪受
調不調伏故
除熱得淸涼
是故我今日
稽首無上尊

세상을 제도하여 복을 더하시는
그 공덕 끝이 없어서
사람 가운데 우왕(牛王)과 같으시니
부처님 복 밭에 머리 숙여 예배합니다.
007_1010_b_09L度世增上福
功德無有極
如人中牛王
頂禮佛福田

그때 무진의 보살이 이렇게 부처님을 찬탄하고는 공중에서 내려와 60억 보살 대중과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그리고는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서 연화대(蓮花臺) 위에 결가부하고 앉았다.
007_1010_b_10L爾時無盡意菩薩以如實讚讚歎佛從空中下及六十億諸菩薩衆禮佛足禮佛足已右遶三帀於華臺上結加趺坐
그때 사리불(舍利弗)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무진의 보살마하살은 어느 곳에서 왔으며, 그 나라 부처님 명호는 무엇이며, 그 세계의 이름은 무엇이며, 거리는 여기에서 얼마나 됩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이여, 네가 직접 물어보려무나. 무진의는 마땅히 너를 위해 말하여 줄 것이니라.”
007_1010_b_14L爾時舍利弗白佛言是無盡意菩薩摩訶薩從何處來佛號何等世界何名去此近遠佛告舍利弗舍利弗汝可自問無盡意當爲汝說
사리불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경히 따라서 무진의 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께서는 어느 곳에서 왔으며, 부처님의 명호는 무엇이며, 세계의 이름은 무엇이고, 거리는 여기에서 얼마나 됩니까?”
무진의 보살이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여, 온다는 생각이 있었습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선남자여. 나는 벌써 생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007_1010_b_18L舍利弗敬順佛教問無盡善男子從何處來佛號何等界何名去此近遠無盡意言舍利有來想耶舍利弗言善男子知想已
무진의 보살이 말하였다.
“만약 생각으로 알았다면 마땅히 두 가지 모양[相]이 없을 텐데, 무슨 인연으로 어느 곳에서 왔느냐고 묻습니까?
007_1010_b_22L無盡意言若知想者應無二何緣問言從何處來
사리불이여, 오고 감이 있는 것이 화합(和合)의 뜻이 되나, 화합의 생각에는 화합도 없고 화합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화합도 없고 화합 아닌 것도 없는 것이 곧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며,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 바로 성인이 행하는 곳입니다.
007_1010_b_23L舍利弗來去者爲和合義如和合相是無合不合無合不合卽不去不來不去不來者是聖行處
007_1010_c_02L사리불이여, 가고 옴이 있다면 곧 이것은 업상(業相)이니, 업상에는 조작이 없고 조작이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조작이 없고 조작이 아닌 것도 없는 것이 곧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며,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 바로 성인이 행하는 곳입니다.
007_1010_c_02L舍利弗有去來者卽是業相如業相無作無非作無作無非作卽不去不來不去不來者是聖行處
사리불이여, 오고 감이 있는 것은 곧 국토상(國土相)이니, 국토상에는 국토도 없고 국토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국토도 없고 국토 아닌 것도 없는 것이 곧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요,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 바로 성인이 행하는 곳입니다.
007_1010_c_06L舍利弗有來去者是國土如國土相無國土無非國土無國土無非國土卽不去不來不去不來者是聖行處
사리불이여, 오고 감이 있는 것은 반연한 생각[緣想]이니, 반연한 생각에는 연도 없고 연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연도 없고 연 아닌 것도 없는 것이 바로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요,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 바로 성인이 행하는 곳입니다.
007_1010_c_09L舍利弗有去來者卽是緣想如緣想無緣非緣無緣非緣卽不去不來不去不來者是聖行處
사리불이여, 가고 옴이 있는 것은 곧 인(因) 등이 생기는 모양이니, 인의 모양에는 인도 없고 인이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인도 없고 인이 아닌 것도 없는 것이 바로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요,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 바로 성인이 행하는 곳입니다.
007_1010_c_11L舍利弗有去來者卽因等生相因相無因無非因無因無非因卽不去不來不去不來者是聖行處
사리불이여, 가고 옴이 있다는 것은 곧 문자와 언어이니, 문자의 모양에는 문자도 없고 문자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문자도 없고 문자 아닌 것도 없는 것이 바로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요,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 바로 성인이 행하는 곳입니다.”
007_1010_c_14L利弗有去來者卽是文字語言如文字相無文字無非文字無文字無非文字卽不去不來不去不來者是聖行處
사리불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가 지금 말한 미묘한 일의 모양[事相]은 내가 아직껏 들어보지 못했던 것이니, 지난번부터 의심을 품어왔던 것을 다시 묻도록 하겠습니다.
관문[關]을 지키는 문지기가 짐 없이 다니는 사람을 보거나 짐을 진 자를 보면 곧 ‘네가 가진 것은 무슨 물건이냐’고 물은 다음에, 그 물건이 곡식의 종자인 줄 알게 되면 마땅히 세금을 받는 것처럼, 선남자여, 우리들도 그렇게 다른 이로부터 법을 듣고서 그 음성을 따라 알고 스스로 마음을 비추어보니, 그러므로 내가 지금 물어보겠소. 그대들 대사(大士)는 대승(大乘)을 옹호하기 위해서 한량없는 성문ㆍ연각을 등장시키니 원컨대 선남자께서는 그 오는 곳을 분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007_1010_c_18L舍利弗言善男子汝今所說微妙事相吾從昔來所未曾聞向之所疑當還啓請如主閞人若見空行若見擔者卽應詰問汝所齎持悉是何物若知種稷應收其稷善男子我等如是從他聞法隨音聲解以自照心是故我今應當諮稟汝等大士爲護大乘出生無量聲聞緣覺男子願爲分別說其來處
007_1011_a_02L무진의 보살이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그대가 지금 직접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어 보십시오. 여래께서 마땅히 말씀하시어 그대의 의심을 끊어주실 것입니다.”
007_1011_a_02L無盡意言唯善舍利弗汝今自可諮請如來來當說斷汝疑網
그때 사리불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 이 보살이 온 곳이 어디며, 그 곳의 부처님 이름은 무엇이며, 세계의 이름이 무엇이며, 여기서부터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말씀하여 주십시오. 만약 그 부처님과 세계의 이름을 듣는다면 한량없고 가없이 많은 보살들에게 보리를 장엄하도록 하겠습니다.”
007_1011_a_05L舍利弗卽白佛唯願世尊說是菩薩從何處來號何等世界何名去是近遠若聞彼佛及世界名則令無量無邊菩薩莊嚴菩提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가 이제 저 국토의 공덕과 부처님의 명호를 말할 터이니, 네가 이 말을 들으면서 의심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마땅히 오롯한 마음으로 믿고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007_1011_a_09L佛告舍利弗諦聽諦聽善思念之吾今當說彼土功德及佛名號汝聞是時勿懷疑懼應當一心信受奉
그때 사리불이 이 말씀을 듣고는 찬탄하여 말하였다.
“거룩하고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바라건대 지금 말씀하여 주신다면 제가 마땅히 한 마음으로 머리에 이어 받아 지니겠습니다.”
007_1011_a_12L時舍利弗聞是語已讚言善哉世尊願時宣說我當一心頂戴受持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열 개의 항하강 모래처럼 많은 국토에 있는 작은 티끌 같은 세계를 지나면 불순(不眴)이란 세계가 있다. 그곳의 부처님 명호는 보현(普賢)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시며 지금 현재에 계시느니라.
007_1011_a_13L佛告舍利弗東方去此度十恒沙國土微塵等世界彼有世界名曰不眴是中有佛號曰普賢如來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天人師佛世尊今現在
사리불아, 그 국토에는 성문ㆍ연각이 없고, 나아가 이승(二乘)이라는 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모든 성인의 무리는 순수하게 보살일 뿐이니라. 이미 과거에 오랫동안 공덕의 근본을 닦아 선한 업을 이루어 갖추고, 보시하고 조복하여 스스로 계율과 인욕을 지키며, 널리 들어 아는 것이 많고 마음이 방일하지 않아 공덕에 편안히 머물고, 위의를 성취하여 인욕의 힘으로 걸림 없으며, 최상의 도(道)에 정진을 굳건히 하여 선근(善根)을 닦아 모두 성취하였느니라.
007_1011_a_18L舍利弗土無有聲聞緣覺乃至不聞二乘之一切聖衆純是菩薩已於過去久修德本善業成備布施調伏自守防護戒忍多聞心不放逸安住功德威儀成就忍力無㝵於無上道堅固精進所修善根一切成就
007_1011_b_02L또 모든 선정과 해탈과 삼매에 들어 마음대로 신통을 부리고, 큰 지혜로 비추어 밝혀 모든 법을 잘 분별하여 알며, 사랑하는 마음을 지님이 허공처럼 넓고, 큰 자비심이 견고하여 중생을 구호해 주며, 항상 기뻐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같이 즐겁게 하며, 가진 것을 버리는 마음으로 미움과 사랑을 잘 없애고, 마(魔)의 그물에 걸려 다투는 일을 남김없이 다 없애며, 중생들 모든 근기의 나아가는 곳을 잘 알아서 그들 근기의 정도에 따라 법재(法財)를 베풀되 그 마음의 평등함이 땅ㆍ물ㆍ불ㆍ바람과 같았느니라.
007_1011_a_24L諸禪解說三摩婆提遊戲神通大智照明善分別知一切諸法所懷慈心等如虛空大悲堅固拯濟衆生常行喜心令彼同歡所有捨心善滅憎愛魔網諍訟悉使無餘善解衆生諸根所趣隨其根量授與法財其心平等如地水火風
일체 외도와 이론(異論)들을 무너뜨리고, 적진을 꺾어 항복시켜 승리의 깃발을 세우며, 부처님 법의 열 가지 힘[十力]과 네 가지 두려움 없음[四無畏]에 깊이 들어가 여러 대중들에 대하여 두려움이 없으며, 항상 깊고 깊은 12인연을 관찰하여 유무(有無)의 소견을 여의고 중도를 행하며, ‘나’와 ‘내 것’과 ‘중생’과 ‘수명’과 ‘양육(養育)’과 ‘사부(士夫)’와 ‘짓는 이’와 ‘받는 이’와 ‘단견(斷見)’과 ‘상견(常見)’과 ‘있다는 소견[有見]’과 ‘없다는 소견[無見]’ 따위의 일체 견해에 얽매이는 인연이 다 사라져 일어나지 않음을 다라니왕[總持王]의 인(印)으로 도장을 찍었으니, 모든 사변(辭辯)으로 분별하여 연설해서 나유타 겁수 동안 하여도 말로는 다 할 수 없느니라.
007_1011_b_07L能壞一切外道異論摧伏敵陣建立勝幡入深佛法十力無畏於諸大衆心無所懼常觀甚深十二因緣離有無見行於中道我及我所衆生壽命養育士夫作者受者斷常有無一切諸見結縛因緣皆滅不起摠持王印而以印之有辭辯分別敷演那由他劫說不可
또 큰 신통력을 얻어 한량없고 가없이 많은 불국토를 감동시키고, 모든 불국토에 잘 왕래하여 성내는 것이나 겁내는 것, 교만하고 방일한 것들을 끊어버리니, 그가 연설하는 것은 사자의 외침과 같으니라.
007_1011_b_15L得大神力感動無量無邊佛土諸佛土善能往來斷除瞋怖憍慢放其所演說如師子吼
원수거나 친한 이나 일체 중생들을 다 구경열반에 편안히 머물게 하여 법의 구름[法雲]을 드리워 우레를 일으키고, 3명(明)2)과 해탈로써 번갯불을 삼고 최상의 법비(法雨)로 감로(甘露)를 삼아 능히 법재(法財)로 물을 대어 삼보(三寶)를 끊이지 않게 하며, 안과 밖이 청정하기가 마치 보배구슬 같고, 상호(相好)의 훌륭함은 가장 뛰어나 견줄 데가 없느니라.
007_1011_b_17L一切衆生怨親中人悉皆安止究竟涅槃法雲乘布以興雷震三明解脫以爲電光無上法雨以爲甘露能注法財三寶不斷內外淸淨譬如寶珠相好殊勝最上無比
007_1011_c_02L또 모든 선근으로 그 몸을 장식하고, 불법으로 관정(灌頂)하여 다음 세상에 부처 이룰 지위[補處位]를 얻으며, 중생들의 행을 잘 분별하여 알맞게 조복함으로써 해탈을 얻게 하고, 도량을 깨끗이 하여 사자좌(師子座)에 앉아 모든 법에 두려움이 없으며, 스스로 그 모습을 부처님의 몸처럼 바꾸어 온갖 불사(佛事)를 다 나타내어 자재한 마음으로 법륜을 굴리느니라.
사리불아, 저 국토는 순전히 이런 보살마하살만으로 권속을 삼느니라.”
007_1011_b_22L以諸善根瓔珞其身佛法灌頂得補處位善能分別諸衆生行隨而調伏令得解脫能淨道場坐師子座於諸法中得無所畏能自變形猶如佛身一切佛事悉能示現心得自在轉於法輪舍利弗彼土純有如是菩薩摩訶薩等以爲眷屬
그때 모여 있던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저 보살 대중의 공덕과 지혜에 대하여 칭찬하시는 말씀을 듣고는 뛸 듯이 기뻐하면서 하늘의 우담바라꽃과 구물두(拘物頭)꽃과 파두마(波頭摩)꽃과 분다리(分陀利)꽃과 만다라(曼陀利)꽃을 무진의 보살과 여러 보살들에게 뿌리고 이구동성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007_1011_c_05L爾時大會聞佛稱讚彼菩薩衆功德智慧踊躍歡喜以天優鉢羅華拘物頭華波頭摩華分陁利華曼陁羅華散無盡意及諸菩薩異口同音作如是言
“우리들이 오늘 쾌히 좋은 이익을 얻어 이러한 여러 보살들을 보고 예배 공양하며 공경히 에워쌀 수 있었으니, 만약 어떤 중생이 그 이름을 듣는다면 이와 같이 한량없는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며, 그 공덕을 찬탄하는 것을 듣는다면 다 위없는 도(道)의 마음을 일으키리라.”
007_1011_c_09L我等今日快得善利得見如是諸正士等禮拜供養恭敬圍遶若有衆生聞其名者亦得如是無量善利若聞讚歎稱其功德悉皆當發無上道心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그 법회에 모인 360만의 중생들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阿耨多羅三邈三菩提]의 마음을 내었다.
007_1011_c_13L說是語時大會有三百六十萬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저 부처님 세계에는 세 가지 나쁜 갈래[三惡道]나 혹은 그 이름조차도 없고, 또한 삿된 행과 계율에 어긋나는 이름도 없으며, 또 여자나 간탐(慳貪)과 질투와 파계(破戒)와 성냄과 게으름이나 산란한 마음과 어리석음이라는 이름도 없고, 걸림과 덮임[蔭盖]과 쌓임[集]이라는 이름도 없으며, 중생의 근기가 평등하여 상ㆍ중ㆍ하가 없이 순전히 일승(一乘)이어서 대승이니 소승이니 하는 이름이 없느니라.
007_1011_c_15L佛告舍利弗彼佛世界無三惡道及其名字亦無邪行越戒之名又無女人慳貪嫉妒破戒瞋恚懈怠亂心愚癡之名及以障㝵蔭蓋集名衆生根等無上中下純是一乘無大小名
불국토에 깨끗하다거나 더럽다는 이름이 없고, 또 삼보(三寶)를 차별하는 명칭도 없고, 음식에 굶주리거나 목말라 하는 소리와 ‘나’와 ‘내 것’을 막거나 보호한다는 이름도 들리지 않으며, 모든 마구니 그물과 망령된 소견으로 쌓은 이름도 없으며, 저 부처님의 세계는 평탄하고 광대해서 하나의 해와 달이 60억 백천 나유타 유순을 두루 비추니, 이런 보기 드문 일은 저 보살의 본원(本願)으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007_1011_c_20L佛土無有淨穢之名無三寶差別之稱不聞飢渴飮食之及我我所遮護之名無諸魔網妄見集名彼佛世界平坦廣大一日月周帀六十億百千那由他由延是希有事是彼菩薩本願所致
007_1012_a_02L그 국토는 평평하고 고르기가 마치 손바닥 같으며 유리 같은 뭇 보배들로 뒤섞여 이루어졌고, 그 땅은 부드럽고 연하기가 마치 하늘 옷 같아서 이것에 몸이 닿은 이는 미묘한 즐거움을 느끼니, 보배 나무로 장엄하여 가지런히 줄지어 있고 보배 끈으로 연결하여 여덟 길의 경계를 구분했으며 펼쳐져 있는 모든 꽃들은 언제나 저절로 피고 돌과 모래와 가시와 더러운 것이 없으며 모든 산은 순전히 보배 꾸러미로만 섞여 이루어졌느니라.
007_1011_c_25L其土平正猶如手掌琉璃衆寶雜廁共成其地柔軟猶如天衣若有觸者受微妙樂寶樹莊嚴行伍相當寶繩連緜以界八道所布諸華常自開敷亦無石沙荊棘穢惡所有諸山純以衆寶而挍成之
또 사람이나 하늘이나 다름이 없이 법의 기쁨과 선정의 맛으로 음식을 삼고, 오직 보현여래 법왕 말고는 그 불국토에 왕이라는 이름이 없으며, 그 부처님과 보살들은 문자를 쓰지 않고서도 설법하고, 보살들은 오직 부처님 뵙기만을 생각하면서 자세히 보아 싫증내지 않으며, 눈을 잠시도 깜박이지 않았으므로 곧 염불삼매를 얻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깨달으니, 그러므로 저 불국토의 이름을 불순(不眴)이라고 하였느니라.
007_1012_a_08L人天無別法喜禪味以爲飮食其土無有王者之名唯除普賢如來法王彼佛世尊及諸菩薩不以文字而有所說彼諸菩薩唯修觀佛諦視無厭目未曾眴卽便能得念佛三昧悟無生忍是故彼土名曰不眴
어떤 것을 염불(念佛)이라고 하느냐면, 물질의 모양이나 타고난 종성(種性) 또는 과거의 깨끗한 업까지도 관찰하지 않는 것이니 이때에는 마음에 자기가 훌륭하다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고, 현재의 5음(陰)ㆍ18계(界)ㆍ6입(入)과 보고[見] 들음[聞]과 깨달아[覺] 아는 것[知]과 마음[心]과 뜻[意]과 식(識) 등을 관찰하지 않으며, 희론(戱論)과 나고[生] 머물다[住] 사라진다[滅]는 생각이 없고, 취하거나 버리지도 않으며, 염(念)하거나 생각하지도 않고, 생각[思想]과 생각 아닌 것을 관찰하지 않으며, 다르다는 생각[別想]과 법이라는 생각[法想]과 자기라는 생각[己想]을 나누지 않고, 경계와 공덕과 안과 밖과 중간에서 같다거나 다르다는 생각이 없으며, 각관(覺觀)과 처음과 끝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생긴 모양이나 위의나 법식(法式)을 관찰하지 않으며, 계(戒)ㆍ정(定)ㆍ지혜(智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地見)과 열 가지 힘[十力]과 네 가지 두려움 없음[四無畏]과 18불공법(不共法)을 관찰하지 않느니라.
007_1012_a_13L云何念佛謂不觀色相出生種性去淨業是時心中不生自高不觀現在陰界諸入見聞覺知心意識等有戲論生住滅想不取不捨不念不不觀思想及非思想不分別想法想已想無一異想境界功德內外中不起覺觀始終之念不觀形貌威儀法式不觀戒定智慧解脫解脫知十力無畏不共之法
007_1012_b_02L바른 염불이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고, 행으로 짓는 것도 아니며, 생각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고, 같은 것이 없으면서 같으므로 골똘한 생각을 여의어 염하는 바도 생각하는 대상도 없으며, 5음ㆍ6입ㆍ18계와 나고 머물다 사라진다는 생각이 없고, 처소(處所)가 없지만 처소가 없는 것도 아니며, 움직임도 그침도 아니고 빛깔도 의식도 아니며, 생각도 느낌도 아니고 지어감도 아니며, 앎[識]3)에 대하여 알음알이를 내지 않고, 땅ㆍ물ㆍ불ㆍ바람에 대해 알음알이를 내지 않으며, 눈에 대한 빛깔과 귀에 대한 소리와 코에 대한 냄새와 혀에 대한 맛과 몸에 대한 감촉과 마음에 대한 법에서도 또한 그러하느니라.
007_1012_a_22L正念佛者可思議不造行不作想無等等離思無所念無思處無陰入界生住滅無有處所非無處所非動非住色非識非想非受非行於諸不生識於地水火風不生識知眼色耳聲鼻香舌味身觸心法亦復如是
이와 같이 일체 경계에 반연하지 않으며, 모든 모양과 ‘나’와 ‘내 것’을 내지 않고, 보고 들음과 깨달아 안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아서 마침내 일체를 해탈하는 데 이르며, 심(心)과 심수(心數) 법을 멸하여 이어가지 않고, 모든 억상(憶想)과 억상 아닌 것 등을 깨끗이 하며, 사랑함과 성냄을 잘 제거하여 인연상(因緣想)을 없애고, 이것과 저것과 중간을 모두 남김없이 끊어버리느니라.
007_1012_b_05L如是不緣一切境界不生諸相我及我所起見聞覺知之想究竟能到一切解脫心心數法滅不相續淨諸憶想非憶想善除愛恚滅因緣想此彼中閒悉斷無餘
이 법이 깨끗한 것은 문자가 없기 때문이고, 법에 대해 기뻐함이 없는 것은 움직이거나 흔들림이 없기 때문이며, 법에 괴로움이 없는 것은 맛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고, 법에 열뇌(熱惱)가 없는 것은 본래 고요하기 때문이며, 법에 벗어남이 없는 것은 성품을 버리고 여의었기 때문이고, 법에 형체가 없는 것은 물질의 모양을 떠났기 때문이며, 법에 느낌이 없는 것은 ‘나’가 없기 때문이고, 법에 얽매임이 없는 것은 고요하여 모양이 없기 때문이며, 법의 모양을 짓지 않는 것은 조작함이 없기 때문이고, 법에 언교(言敎)가 없는 것은 알음알이가 없기 때문이며, 법에 처음과 끝이 없는 것은 취하거나 버리는 것이 없기 때문이고, 법에 편히 머무름이 없는 것은 처소가 없기 때문이며, 법에 지음이 없는 것은 받는 이를 여의었기 때문이고, 법에 소멸함이 없는 것은 본래 생겨남이 없기 때문이니라.
007_1012_b_10L是法淸淨無文字故法無歡喜不動轉故法無有苦不味著故法無燋熱本寂滅故法無解脫性捨離故法無有形離色相故法無受相無有我故法無結縛寂無相故法相無爲無所作故法無言教無識知故法無始終無取捨故法無安止無處所故法無有作離受者故法無有滅本無生故
심수(心數)의 생각으로 반연하여 머무는 법에 그 모양을 취하지도 않고 분별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느끼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고 타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나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으니, 법성의 평등함이 마치 허공과 같아서 눈에 있어서 빛깔과 귀에 있어서 소리와 코에 있어서 냄새와 혀에 있어서 맛과 몸에 있어서 감촉과 마음에 있어서 법을 벗어나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의 염불삼매라 하느니라.
007_1012_b_17L心數思惟所緣住法不取其相不生分別不受不著不然不滅不生不出法性平等猶如虛空過於眼色耳聲鼻香舌味身觸心法是名菩薩念佛三昧
보살이 이 염불삼매를 얻는다면 일체의 법 가운데서 자재한 지혜의 다라니문을 얻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받아 지녀서 끝내 잊거나 잃어버리지 않으며, 또 모든 중생들의 말과 음성을 분명하게 알아서 걸림 없는 변재로 모자람이 없이 매우 잘 할 것이니라.
007_1012_b_21L菩薩得是念佛三昧一切法中得自在智陁羅尼門聞佛所說悉能受持終不忘失亦得曉了一切衆生言辭音聲無㝵辯才不缺甚善
007_1012_c_02L사리불아, 저 보현여래는 이 국토에서처럼 두 가지 인연으로써 바른 소견을 연설하지 않으니, 이른바 다른 이로부터 소리를 듣는 것과 안으로 바르게 억념(憶念)하는 것이니라. 저 여러 보살들은 부처님을 뵐 때에 곧 모든 깊고 미묘한 이치를 분별하여 6바라밀(波羅密)을 원만히 갖추어 성취하느니라.
007_1012_b_25L舍利弗彼普賢如不如此土以二因緣演說正見所謂從聞聲內正憶念彼諸菩薩當見佛尋能分別諸深妙義具足成就六波羅蜜
왜 그런가 하면 색상(色相)을 취하지 않으므로 보시바라밀[檀波羅密]을 원만히 갖추고, 색상을 제거하므로 지계바라밀(持戒波羅密)을 원만히 갖추고, 색상이 다함을 관찰하므로 인욕바라밀[羼提婆羅密]을 원만히 갖추고, 색상의 고요함을 보므로 정진바라밀[毘梨耶波羅密]을 원만히 갖추고, 색상을 행하지 않으므로 선정바라밀[禪那波羅密]을 원만히 갖추고, 색상을 희론하지 않으므로 지혜바라밀[般若波羅密]을 원만히 갖추느니라. 이 여러 보살들은 부처님을 뵙자마자 바로 이러한 6바라밀을 갖추어 무생법인(無生法忍)의 지혜를 얻느니라.
007_1012_c_06L何以故若不取色相卽是具足檀波羅蜜若除色相卽是其足尸波羅蜜若觀色盡卽是具足羼提波羅蜜若見色寂滅卽是具足毘梨耶波羅蜜若不行色相卽是具足禪波羅蜜若不戲論色相卽是具足般若波羅蜜是諸菩薩卽觀佛時尋具如是六波羅蜜得無生忍
사리불아, 여러 부처님 세계가 장엄 청정하고 미묘하지만 저 보현여래의 불순세계와 같은 세계는 드무니라.”
007_1012_c_13L舍利弗諸佛世界嚴淨微妙少有如彼普賢如來不眴世界
그때 사리불이 무진의 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기쁘시겠습니다. 그대 어진 대사들은 저 불국토에서 보현부처님을 뵙고 한량없는 이익을 얻었으니 말입니다.”
그때 무진의 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지금 불순세계의 보현부처님과 그 대중들을 꼭 뵙고 싶지 않습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보현부처님을 뵙고 이 대중들로 하여금 선근이 더욱더 늘어나게 하고 싶습니다.”
007_1012_c_15L舍利弗語無盡意男子快哉仁者汝等大士得在彼土見普賢佛獲無量利無盡意語舍利弗大德今者頗欲得見不眴世界普賢世尊及大衆不舍利弗言唯然欲見令此大衆增長善根
그때 무진의 보살은 곧 보살의 온갖 불국토를 나타내 보이는 삼매에 들어갔다. 삼매에 들어서는 이 대중과 사리불로 하여금 이내 저 불국토의 보현여래와 그 대중을 보게 하니, 이 일을 보고 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멀리서 그 부처님과 대중에게 예배하였다.
007_1012_c_20L無盡意卽入菩薩示現一切佛土三昧入三昧已令此大衆及舍利弗尋見彼土普賢如來及其大會見是事已卽從坐起合掌遍禮彼佛大衆
007_1013_a_02L여기에 모인 대중들은 부처님과 무진의 보살의 신통한 도력으로 세상에서 보기 드문 미묘한 꽃을 얻었으니, 예전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꽃의 향기와 빛깔이 손바닥에 자연히 가득하게 되어, 그것을 멀리 동쪽에 뿌려 보현부처님께 공양하였다.
007_1012_c_24L此會大衆以佛世尊及無盡意神通道力得微妙華世所希有其華色香未曾見聞自然滿掬遙散東方以用供養普賢如來
꽃이 곧 저 불국토의 보현부처님과 그 법회의 대중들에게 까지 두루 이르니, 저 여러 보살들이 이 꽃을 보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화려하게 장엄된 꽃은 세상에서 보기 드문 꽃인데, 어느 곳으로부터 여기에 온 것입니까?”
보현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바세계에 있는 무진의 보살과 시방에서 온 보살들이 석가모니부처님이 계신 곳에 함께 모여서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세존께서 『대집경』을 연설하시는 것을 듣고 있는데, 이것은 그 대중들이 뿌린 꽃이니라.”
007_1013_a_05L華尋遍至彼佛世界普賢如來及其大會彼諸菩薩見是華已白佛世尊是華嚴麗世所希有爲從何處而來至此彼佛答言是無盡意在娑婆世界是中亦有十方世界諸來菩薩而共聚集能仁佛所供養恭敬尊重讚歎聽共世尊說『大集經』是其大衆所散之華
저 여러 보살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부처님의 세계는 어느 쪽에 있으며, 여기에서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보현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들아, 여기에서 서방으로 열 개의 항하강 모래처럼 많은 세계에 있는 작은 티끌과 같은 나라를 지나면 그 사바세계가 있느니라.”
007_1013_a_12L彼諸菩薩復白佛言世尊其佛世界在何方面去是遠近彼佛答言諸善男子在此西方去是佛土十恒河沙世界微塵等國有世界名曰娑婆
여러 보살들이 말하였다.
“석가모니부처님과 그 대중들을 보고 싶습니다.”
그때 보현여래가 곧 큰 광명을 놓으시자, 그 광명이 석가모니부처님 세계를 밝게 비추었다.
007_1013_a_16L諸菩薩言願樂欲見迦文佛及其大衆爾時普賢如來尋放大光其明徹照此佛世界
저 여러 대중들은 보현부처님의 광명으로 인하여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과 여러 대중들을 모두 보게 되었으며, 보고서는 기뻐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저 국토의 보살과 모든 대중들은 어느 곳에서 와서 여기에 모였기에 그 세계를 빈 곳이 없이 두루 가득 차게 하였습니까?”
007_1013_a_19L彼諸大衆因佛光明悉得遙見娑婆世界釋迦文佛及諸大衆見已觀喜合掌恭敬作如是言希有世尊其土菩薩一切大衆從何所來而作此集遍滿其界閒無空處
보현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들아, 그 대중들은 다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로부터 와서 거기에 모여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묻고 그 법을 듣느니라.”
007_1013_a_23L彼佛答言諸善男子其諸大衆悉從十方無量世界而來集會諮啓聽受甚深妙法
007_1013_b_02L그때 사리불이 무진의 보살에게 물었다.
“누가 그대의 이름을 무진의라고 하였습니까?”
무진의 보살이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여, 모든 법의 인연과 과보를 무진의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007_1013_b_02L舍利弗問無盡意誰字仁者爲無盡意無盡意言舍利弗一切諸法因緣果報名無盡意所以者何一切諸法不可盡故
사리불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바라건대 그대가 다함없는 법문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007_1013_b_07L舍利弗言善男子願仁者當說無盡法門
무진의 보살이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처음에 위없는 보리심을 낼 때부터 이미 다 할 수 없으니, 왜냐하면 보리심을 내는 것은 번뇌를 여의지 않았기 때문이며, 그 발심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여타의 승(乘)을 바리지 않기 때문이며, 발심이 견고한 것은 외도나 삿된 논의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며, 발심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악마도 저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발심이 항상 순조로운 것은 선근을 더욱 증장시키기 때문이며, 발심이 변하지 않고 한결같은 것은 함이 있는 법[有爲法]은 덧없기 때문입니다.
007_1013_b_08L無盡意言舍利弗初發無上菩提心時已不可所以者何發菩提心不離煩惱故發心相續不希餘乘故發心堅固不參外論故發心不壞魔不沮故發心恒順善根增長故
발심하여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 것은 모든 부처님께서 도닥이시고 도와주시기 때문이며, 발심이 수승하고 미묘한 것은 손상됨을 여의었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편안히 머무는 것은 희론(戱論)하지 않기 때문이며, 발심을 그 무엇에도 비유할 수 없는 것은 비슷한 것이 없기 때문이며, 발심이 금강처럼 단단한 것은 모든 법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며, 발심이 끝없는 것은 한량없는 공덕을 다 성취하기 때문입니다.
007_1013_b_13L發心經常有爲法無常故發心不動一切諸佛安慰護助故發心勝妙離衰損故發心安止不戲論故發心無喩無相似故發心金剛壞諸法故發心無盡無量功德悉成就故
발심이 평등한 것은 중생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널리 덮어주는 것은 분별하거나 다르게 여김이 없기 때문이며, 발심이 선명한 것은 성품이 항상 깨끗하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더러움이 없는 것은 지혜가 해맑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잘 이해하는 것은 끝내 여의지 않기 때문이며, 발심이 드넓고 쾌활한 것은 자비로움이 허공처럼 넓기 때문이며, 발심이 광대한 것은 모든 중생을 다 용납하여 받아들이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걸림이 없음은 지혜를 통달했기 때문입니다.
007_1013_b_18L發心平等利衆生故發心普覆無別異故發心鮮明性常淨故發心無垢智慧明了故發心善解不離畢竟故發心廣快慈如虛空故心曠大悉能容受諸衆生故發心無㝵智慧通達故
007_1013_c_02L발심하여 두루 이르는 것은 대비심(大悲心)이 끊어지지 않기 때문이며, 발심이 끊어지지 않는 것은 잘 이해하여 원력을 세우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귀의하는 것은 여러 부처님의 칭찬을 받기 때문이며, 발심이 뛰어남은 이승(二乘)이 높이 우러르기 때문이며, 발심이 심원한 것은 중생들로서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며, 발심이 무너지지 않음은 불법을 깨뜨리지 않기 때문이며, 발심이 편안한 것은 중생들에게 모든 쾌락을 잘 주기 때문입니다.
007_1013_b_23L發心遍至大悲不斷發心不斷善解立願故發心爲歸諸佛所讚故發心殊勝二乘宗仰故發心深遠一切衆生所不知故發心不敗不破佛法故發心安隱善覺衆生諸快樂故
발심이 장엄한 것은 모든 공덕을 다 성취하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잘 관찰함은 지혜를 성취하기 때문이며, 발심이 더 자라나게 하는 것은 뜻대로 베풀어 주기 때문이며, 발심이 바람과 같은 것은 계율이 청정하기 때문이며, 보리심을 내어 원수나 친한 이까지 널리 미치는 것은 인욕을 갖추기 때문이며, 발심을 파괴하기 어려움은 정진을 갖추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고요한 것은 선정을 갖추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헐뜯음이 없음은 지혜를 갖추기 때문입니다.
007_1013_c_05L發心莊嚴一切功德悉成就故發心善察智慧成就故發心增長隨意施與故發心如願戒淸淨發菩提心普及怨親具忍辱故心難壞具精進故發心寂滅具禪定發心無毀具智慧故
발심하여 바람이 없는 것은 대자심(大慈心)을 더욱더 자라게 하기 때문이며, 보리심을 내어 근본에 머무르기를 굳게 함은 대비심(大悲心)을 자라게 하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온화하고 즐거운 것은 큰 희심(喜心)을 더 자라게 하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동요하지 않는 것은 큰 평등한 마음[捨心]을 더 자라게 하기 때문이며, 발심하여 책임이 중요한 것은 여러 부처님께 받았기 때문이며, 발심하되 끊지 않음은 삼보가 끊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보살은 이와 같이 모든 지혜를 위하여 보리심을 내니, 어찌 다할 수 있겠습니까?”
007_1013_c_10L發心無願增長大慈故發菩提心住根堅牢增長大悲故發心和悅增長大喜故發心不動增長大捨故發心仼重諸佛所受故發心不絕三寶不斷故舍利菩薩如是爲一切智發菩提心可盡耶
사리불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렇다면 마치 허공이 끝이 없는 것처럼 모든 지혜를 위해 보리심을 내는 것도 또한 그와 같이 끝이 없습니다.”
007_1013_c_16L舍利弗言善男子譬如虛空不可窮盡爲一切智發菩薩心可得盡亦復如是
무진의 보살이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부처님 계율을 다할 수 없음도 계율로 인하여 발심하기 때문에 다할 수 없고, 부처님 선정의 다함이 없음도 선정으로 인하여 발심하기 때문에 다할 수 없으며, 부처님 지혜의 다함이 없음도 지혜로 인하여 발심하기 때문에 다할 수 없고, 부처님의 해탈이 다함이 없음도 해탈로 인하여 발심하기 때문에 다할 수 없으며, 부처님 해탈지견의 다함이 없음도 해탈지견으로 인하여 발심하기 때문에 다할 수 없습니다.
007_1013_c_18L無盡意言舍利佛戒無盡因戒發心故不可盡定無盡因定發心故不可盡佛慧無因慧發心故不可盡佛解脫無盡因解脫發心故不可盡佛解脫知見無盡因解脫知見發心故不可盡
007_1014_a_02L사리불이여, 여래의 계율ㆍ선정ㆍ지혜ㆍ해탈ㆍ해탈지견은 그 성품이 다 함 없으니, 이 다섯 가지로 인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인데 어찌 다할 수가 있겠습니까?
여래의 열 가지 힘[十力]과 네 가지 두려움 없음[四無畏]과 열여덟 가지 같지 않은 법[十八不共法]의 다함이 없음도 이러한 것으로 인하여 보리심을 내기 때문에 다함이 없습니다.
007_1013_c_23L舍利弗如來戒智慧解脫解脫知見其性無盡因是五衆發菩提心可盡耶如來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無盡因如是等發菩提心是故無盡
사리불이여, 요약하여 말하자면 모든 여래가 다함이 없음은 이로 인하여 발심하기 때문에 다할 수 없고, 삼보가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다함이 없으며, 중생의 성품이 다함없기 때문에 다함이 없고, 실다운 지혜가 다함없기 때문에 다함이 없으며, 중생들의 한량없는 마음과 행을 따르는 지혜가 다함없기 때문에 다함이 없고, 가장 훌륭한 것에 회향함이 다함없기 때문에 다함이 없으며, 중생을 교화함이 다함없기 때문에 다함이 없고, 다함없는 지혜는 생겨남[生]이 없기 때문에 다함이 없으며, 성품을 여의어 생겨남이 없기 때문에 다함이 없고, 모든 법의 본성을 앎이 다함없기 때문에 다함이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이것을 보살이 보리심을 내어 다함이 없음이라 합니다.
007_1014_a_05L舍利弗擧要言之一切如來悉皆無盡因是發心故不可盡三寶不斷故無有盡衆生性無盡故無盡如實知無盡故無盡隨諸衆生無量心行智無盡故無盡迴向無上無盡故無盡教化衆生無盡故無盡無盡智無生故無盡離性無生故無盡一切法本性無盡故無盡舍利弗是名菩薩發菩提心不可盡也
또한 사리불이여, 이것은 보살의 마음이 청정하여 다함이 없는 것이니, 마음이 청정하다는 것은 아첨하지 않기 때문이고, 아첨하지 않는다는 것은 간사함이 없기 때문이며, 간사함이 없음은 잘 분별하기 때문이고, 잘 분별한다는 것은 삿된 방법으로 생활을 꾸려가지 않기 때문이며, 삿된 방법으로 생활을 꾸려가지 않는 것은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이고, 마음이 청정하다는 것은 늘 바르고 한결같기 때문입니다.
007_1014_a_13L復次舍利弗是菩薩心淸淨無盡心淸淨者不作諂故不作諂者無奸詐故無奸諂者善分別故善分別者無邪命故邪命者心淸白故心淸白者常正一
항상 바르고 한결같다는 것은 그 성품이 뛰어나기 때문이고, 성품이 뛰어나다는 것은 깔보거나 헐뜯음이 없기 때문이며, 깔보거나 헐뜯음이 없다는 것은 모든 왜곡된 것들을 없앴기 때문이고, 모든 왜곡된 것들을 없앰은 마음의 바탕이 곧기 때문이며, 마음의 바탕이 곧다는 것은 평정(平正)에 들어가기 때문이고, 평정에 들어간다는 것은 마음이 견고하고 진실하기 때문이며, 마음이 견고하고 진실하다는 것은 파괴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007_1014_a_18L常正一者性殊勝故性殊勝者無輕毀故無輕毀者滅諸曲故滅諸曲者心質直故心質直者入平正故平正者心堅實故心堅實者不可壞
또 파괴할 수 없다는 것은 그 성품이 굳건하기 때문이고, 성품이 굳건하다는 것은 동요되지 않기 때문이며, 동요되지 않는다는 것은 의지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고, 의지하는 곳이 없다는 것은 ‘나’라는 마음을 제거했기 때문이며, ‘나’라는 마음을 제거했다는 것은 상대가 없기 때문이고, 상대가 없다는 것은 비방하거나 멸시하지 않기 때문이며, 비방하거나 멸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선업을 짓기 때문이고, 선업을 짓는다는 것은 꾸짖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007_1014_a_22L不可壞者性牢固故性牢固者不可動故不可動者無所依故無所依者除我心故除我心者無伴等故伴等者息呰蔑故息呰蔑者作善業作善業者無呵嘖故
007_1014_b_02L또 꾸짖음이 없다는 것은 잘못이 없기 때문이고, 잘못이 없다는 것은 불타는 번뇌가 없기 때문이며, 불타는 번뇌가 없다는 것은 성품이 진실하기 때문이고, 성품이 진실하다는 것은 헛되거나 거짓됨이 없기 때문이며, 헛되거나 거짓됨이 없다는 것은 말한 대로 행동에 옮기기 때문이고, 말한 대로 행동에 옮긴다는 것은 일을 잘 하기 때문이며, 일을 잘한다는 것은 흠이 없기 때문이고, 흠이 없다는 것은 그릇됨이 없기 때문이며, 그릇됨이 없다는 것은 막힘이 없기 때문이고, 막힘이 없다는 것은 물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007_1014_b_02L無呵嘖者消過失故消過失者不熱惱故不熱惱者性眞實故性眞實者無虛誑故虛誑者如說行故如說行者能善作能善作者無瑕疵故無瑕疵者不錯謬故不錯謬者無所滯故無所滯者不退轉故
또 물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중생을 관찰하기 때문이고, 중생을 관찰한다는 것은 대비(大悲)의 뿌리가 깊기 때문이며, 대비의 뿌리가 깊다는 것은 중생을 잘 교화하되 지치거나 게으름이 없기 때문이고, 중생을 잘 교화하되 지치거나 게으름이 없다는 것은 자기의 안락을 구하지 않기 때문이며, 자기의 안락을 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익을 탐내지 않기 때문이고, 이익을 탐내지 않는다는 것은 애욕에 물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007_1014_b_09L不退轉者觀衆生故衆生者大悲根深故大悲根深者善化衆生不疲惓故善化衆生不疲惓者不求已樂故不求已樂者不貪利養故不貪利養者不染愛故
또 애욕에 물들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법을 반연하기 때문이고, 모든 법을 반연한다는 것은 연약함과 모자람을 관찰하기 때문이며, 연약함과 모자람을 관찰한다는 것은 중생을 보기 때문이고, 중생을 본다는 것은 항상 옹호하기 때문이며, 항상 옹호한다는 것은 귀의처가 되기 때문이고, 귀의처가 된다는 것은 번뇌에 끄달림이 없기 때문이며, 번뇌에 끄달림이 없다는 것은 잘 관찰하기 때문이고, 잘 관찰한다는 것은 비난하는 말이 없기 때문이며, 비난하는 말이 없다는 것은 마음이 순수하고 착하기 때문입니다.
007_1014_b_13L不染愛者緣諸法故緣諸法者觀羸劣故羸劣者見衆生故見衆生者常擁護常擁護者爲歸依故爲歸依者無垢累故無垢累者善觀察故善觀察者無譏論故無譏論者心純善故
마음이 순수하고 착하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고,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훌륭하게 청정하기 때문이며, 훌륭하게 청정하다는 것은 언제나 정진하기 때문이고, 언제나 정진 한다는 것은 안으로 청정하기 때문이며, 안으로 청정하다는 것은 항상 선명하기 때문이고, 항상 선명하다는 것은 더럽혀지거나 물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007_1014_b_18L純善者不動搖故不動搖者善淸淨善淸淨者常精進故常精進者內淸淨故內淸淨者常解明故常解明者無垢染故
007_1014_c_02L사리불이여, 그 청정한 마음은 인색함을 끊을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을 교화하여 인색함을 끊게 하며, 그 청정한 마음은 파계를 끊을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을 교화하여 파계를 끊게 하며, 그 청정한 마음은 성냄과 미움을 끊을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을 교화하여 성냄과 미움을 끊게 하며, 그 청정한 마음은 게으름을 끊을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을 교화하여 게으름을 끊게 하며, 그 청정한 마음은 어지러운 마음을 끊을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을 교화하여 어지러운 마음을 끊게 하며, 그 청정한 마음은 어리석음을 끊을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을 교화하여 어리석음을 끊게 합니다.
007_1014_b_22L舍利弗其淨心者能斷慳惜亦化他人令斷慳惜其淨心者能斷破戒亦化他人令斷破戒淨心者能斷瞋恚亦化他人令斷瞋其淨心者能斷懈怠亦化他人令斷懈怠其淨心者能斷亂心亦化他人令斷亂心其淨心者能斷愚癡化他人令斷愚癡
사리불이여, 그 청정한 마음이 이와 같이 모든 불선법(不善法)을 끊고 중생들을 선법(善法) 가운데 안주하게 하니, 그러므로 이것을 보살의 청정한 마음은 다할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007_1014_c_06L舍利弗淨心如是能斷一切諸不善法安諸衆生於善法中是故名曰菩薩淨心不可得盡
또한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의 심행(心行)이 청정함도 다할 수 없으니, 왜냐하면 보살이 보시를 행할 적에 일체를 다 보아서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버리기 때문입니다. 보살이 계율을 행함도 다할 수 없으니, 일체를 다 보아서 모든 금계(禁戒)를 지니고 두타(頭陀)의 바른 행으로써 위의를 범하는 것이 없으며, 보살이 인욕을 행함도 다할 수 없으니, 일체를 다 보아서 모든 중생에 대하여 마음에 미워하거나 거리낌이 없습니다.
007_1014_c_08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心行淸淨亦不可盡何以故菩薩行施時一切皆見捨諸所有菩薩行戒亦不可盡一切皆見持諸禁戒頭陁正行威儀無犯菩薩行忍亦不可盡一切皆見於諸衆生心無恚㝵
보살이 정진을 행함도 다할 수 없으니, 일체를 다 보아서 모든 선법(善法)을 부지런히 닦으며, 보살이 선정을 행함도 다할 수 없으니, 일체를 다 보아서 모든 선정에서 그릇되거나 산란함이 없으며, 보살이 지혜를 행함도 다할 수 없으니, 일체를 다 보아서 많이 듣고 아는 것을 닦아 익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보살이 보시를 행하고 계율을 행하고 인욕을 행하고 정진을 행하고 선정을 행하고 지혜를 행한다고 합니다.
007_1014_c_14L菩薩行進亦不可盡一切皆見於諸善法精勤修集菩薩行禪亦不可盡一切皆見於諸禪定無有錯亂菩薩行慧亦不可盡一切皆見修習多聞是名菩薩行施行戒行忍行進行禪行慧
보살이 사랑함[慈]과 가엾이 여김[悲]과 기뻐함[喜]과 버림[捨]을 행함도 다할 수 없으니, 일체를 다 보아서 이익 되게 하고 괴로움에서 건져 기뻐 날뛰게 하여 애욕과 성냄을 잘 끊어 버리므로 이것을 보살의 사랑함과 가엾이 여김과 기뻐함과 버림이라고 합니다.
007_1014_c_19L菩薩修行慈悲喜捨亦不可盡一切皆見利益拔苦歡喜踊躍善斷愛恚是名菩薩慈悲喜捨
보살이 행하는 삼업(三業)은 청정하니, 몸으로 짓는 세 가지[身三]나쁜 업과 입으로 짓는 네 가지[口四]의 허물을 여의고, 마음으로 짓는 세 가지[意三]나쁜 업 이른바 탐욕과 성냄과 삿된 견해를 여의기 때문입니다.
007_1014_c_22L菩薩所行三業淸淨離身三惡及口四過心離三惡所謂貪欲瞋恚邪見
007_1015_a_02L보살이 많이 들음을 닦아 익혀서 다함이 없는 것은 인색하지 않기 때문이고, 보살이 인색함이 없음을 수행하는 것은 온갖 지혜를 모으기 때문이며, 보살이 온갖 지혜를 닦아 모으는 것은 다른 보살에게 권하여 도의 마음을 내게 하기 때문이고, 다른 보살에게 권하여 도의 마음을 내게 하는 것은 선근(善根)에 수행하여 편안히 머물기 때문이며, 선근에 수행하여 편안히 머무른다는 것은 최상의 보리도(菩提道)에 나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007_1014_c_24L菩薩修學多聞無盡不悋惜故菩薩修行無悋惜者集一切智菩薩修集一切智者勸餘菩薩發道心故勸餘菩薩發道心者修行安止於善根故修行安止於善根者向無上菩提道故
최상의 보리도를 원한다는 것은 모든 부처님의 법을 거두어 갖기 때문이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거두어 갖는다는 것은 네 가지 일[四事]4)을 거두어 갖기 때문이며, 보살이 네 가지 일을 거두어 가짐[四事攝:四攝法]을 수행하는 것은 모든 죄를 참회하기 때문이고, 보살이 참회하는 법을 수행하는 것은 모든 악을 드러내기 때문이며, 보살이 모든 악을 드러냄을 수행하는 것은 모든 공덕을 회향하기 때문이고, 보살이 모든 공덕을 회향한다는 것은 한량없는 진귀한 보배를 모으기 때문입니다.
007_1015_a_06L願於無上菩提道攝取一切諸佛法故攝取一切諸佛法者四事攝取故菩薩修行四事攝者懺悔諸罪故菩薩修行悔過法發露諸惡故菩薩修行發露諸惡迴向一切諸功德故菩薩迴向諸功德者積聚無量諸珍寶故
한량없는 진귀한 보배를 모으는 것은 모든 부처님께 권청(勸請)하기 때문이고, 모든 부처님께 권청하는 것은 모든 법을 거두어 갖기 때문이며, 모든 법을 거두어 갖는 것은 보살의 법을 행하기 때문이고, 보살의 법을 행하는 것은 중생을 위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며, 중생을 위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갖가지 장엄을 굳게 지녀 버리지 않기 때문이고, 이 여러 장엄을 굳게 지녀 버리지 않는 것은 중생의 모든 착한 일을 성취하기 때문입니다.
007_1015_a_12L積聚無量諸珍寶者勸請諸佛故勸請諸佛攝取諸法故攝取諸法者行大士法故行大士法者能爲衆生作重仼爲諸衆生作重仼者不捨堅牢諸莊嚴故不捨堅牢諸莊嚴者成就衆生一切善事故
또한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 있습니다. 그 네 가지 행이란 보살의 심행(心行)이 다함없음과 법보시의 다함없음, 교화의 다함없음, 선근의 다함없음이니, 이것을 보살의 다함이 없는 네 가지 행이라 합니다.
007_1015_a_18L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有四行無何等爲四菩薩心行無盡法施無教化無盡善根無盡是爲菩薩四行無盡
보살에게 다시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비어 한가한 곳에 있기를 즐거워하고 위의(威儀)를 거두어 가지되 싫증내거나 만족함이 없으며, 항상 한량없는 공덕 모으기를 즐거워하되 싫증내거나 만족함이 없고, 학문을 많이 구하여 모든 이치를 널리 알되 싫증내거나 만족함이 없으며, 항상 위없는 보리의 지혜를 원하되 싫증내거나 만족함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살의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라고 합니다.
007_1015_a_22L菩薩復有四行無盡何等爲樂在空閑攝持威儀無有厭足樂聚集無量功德而無厭足多求學問廣知諸義而無厭足常願無上菩提智慧而無厭足是名菩薩四行無
007_1015_b_02L보살은 또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교계(校計)를 깨달음이 다함없고, 칭량(稱量)을 깨달음이 다함없으며, 생각[思惟]을 깨달음이 다함없고, 법 관찰함[觀法]을 깨달음이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살의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라고 합니다.
007_1015_b_04L菩薩復有四行無盡何等爲四挍計無盡覺稱量無盡覺思惟無盡覺觀法無盡是爲菩薩四行無盡
보살은 또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번뇌[垢]의 원인을 깨달음이 다함없고, 깨끗한 법을 깨달음이 다함없으며, 모든 번뇌를 꾸짖음이 다함없고, 깨끗한 법을 찬탄함이 다함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살의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라고 합니다.
007_1015_b_06L薩復有四行無盡何等爲四覺垢因無盡覺白法無盡呵諸煩惱無盡歎白法無盡是名爲菩薩四行無盡
보살은 또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5온(蘊)을 끝까지 관찰함이 다함없고, 18계(界)를 끝까지 관찰함이 다함없으며, 모든 감관[六入]을 끝까지 관찰함이 다함없고, 12인연(因緣)을 끝까지 관찰함이 다함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살의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라고 합니다.
007_1015_b_09L薩復有四行無盡何等爲四觀諸陰盡無盡觀諸界盡無盡觀諸入盡無觀因緣盡無盡是名菩薩四行無
보살은 또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 있으니, 그 네 가지란 덧없는 행을 말함이 다함없고, 고행(苦行)을 말함이 다함없으며, 무아(無我)의 행을 말함이 다함없고, 적정(寂靜)과 열반을 말함이 다함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살의 네 가지 행의 다함없음이라고 합니다.
007_1015_b_13L菩薩復有四行無盡何等爲四無常行無盡說苦行無盡說無我行無盡說寂滅涅槃無盡是名菩薩四行無盡
요약하여 말하자면, 보살이 행하는 것은 모두 다함이 없습니다. 모든 지혜에 나아가고 모든 지혜를 높이며 모든 지혜를 우러르니, 모든 지혜가 다함이 없기 때문에 이 인연으로 보살이 행하는 일이 모두 다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살의 심행(心行)이 다함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007_1015_b_16L擧要言之菩薩所行一切無向一切智尊一切智仰一切智一切智無盡以是因緣菩薩所行悉皆無是名菩薩心行無盡
또한 사리불이여, 이 보살의 마음은 끝내 다함이 없으니, 왜냐하면 그 생각하는 것이 한 찰나 동안에도 항상 보리를 인연하여 마음에 지치거나 싫어하지 않고 오로지 모든 자리[地]에 나아가 생사를 해탈하기 때문이고, 끝내 키우고 자라게 하여 저 언덕에 이르기 때문이며, 끝내 본행(本行)을 더욱 증장시키기 때문이며, 끝내 짐을 벗어버리고 훌륭한 법을 거두기 때문이며, 끝내 견줄 것 없이 모든 불법을 원만히 갖추기 때문이며, 끝내 선법(善法)을 반연하여 키우고 자라게 하기 때문이며, 끝내 마음이 작용하는 곳을 넘어서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007_1015_b_19L復次舍利弗是菩薩心畢竟無盡以故其所思惟乃至一念常緣菩提而不疲倦專趣諸地過生死故畢竟增長到彼岸故畢竟本行轉勝增上畢竟離負攝勝法故畢竟無等足一切諸佛法故畢竟所緣增長善法故畢竟能到過心行處故
007_1015_c_02L끝내 장엄하여도 지치거나 싫어함이 없기 때문이며, 끝내 길상(吉祥)한 보리를 수행하여 갖가지 고행(苦行)을 다 성취하기 때문이며, 끝내 자기의 안락을 바라지 않고 구하지도 않기 때문이며, 끝내 수순(隨順)하여 모든 악을 없애기 때문이며, 끝내 조복하여 성인의 법에 머물기 때문이며, 끝내 잡되지 않아 번뇌를 여의기 때문입니다.
007_1015_c_02L畢竟莊無疲厭故畢竟修行吉祥菩提種苦行悉成就故畢竟不望不求已樂故畢竟隨順無諸惡故畢竟調伏住聖法故畢竟不雜離煩惱故
어려운 보시를 끝까지 하여 머리와 눈조차도 아까워하지 않기 때문이며, 어려운 계율을 끝까지 지녀 금계 범하는 것으로부터 지켜내기 때문이며, 힘든 인욕을 끝까지 하여 인욕으로 모든 허물과 악의 세력을 없애기 때문이며, 힘든 정진을 끝까지 하여 오로지 고행을 닦아 이승(二乘)을 버리기 때문이며, 힘든 선정을 끝까지 닦되 마음은 모든 선정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며, 어려운 지혜를 끝까지 행하되 모든 선근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007_1015_c_07L畢竟難施不悋頭目故畢竟難戒擁護犯禁故畢竟難忍忍無力勢諸過惡故畢竟難進專修苦行捨二乘故畢竟難定心不味著諸禪定故畢竟難慧不著一切諸善根故
발심 수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다 성취하는데 이르기 때문이며, 끝내 만만(慢慢)과 증상만(增上慢)과 승만(勝慢)과 아만(我慢)과 하만(下慢)과 교만(憍慢)과 사만(邪慢)을 멀리 여의고 잘 분별하기 때문이며, 끝내 모든 중생에게 보시하되 보답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며, 끝내 놀라지 않고 깊은 불법을 관찰하기 때문이며, 끝내 더욱 정진하여 중지하지 않기 때문이며, 끝내 다함이 없이 항상 정진하기 때문이며, 끝내 속이지 않고 중생을 위해 무거운 짐을 지기 때문입니다.
007_1015_c_12L發行能到一切善事悉成就故畢竟遠離慢慢增上慢勝慢我慢下慢憍慢邪慢善分別故畢竟能捨施諸衆生不求報故畢竟不驚觀深佛法故畢竟增進不停滯畢竟無盡常精進故畢竟不誑爲衆生作重擔故
또 ‘끝내’는 중생을 조복하여 부드럽게 하고, 모든 어질고 착한 사람을 사랑으로 덮어 이익 되게 하며,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모든 악을 행하는 자를 구원하고, 높은 어른을 공경하고, 보호하는 이 없는 이를 보호하며, 돌아갈 곳이 없는 이에게 돌아갈 곳이 되어 주고, 비춤이 없는 이를 비추어 주며, 의지할 데 없는 이의 의지가 되어 주고, 짝이 없는 이에게는 짝이 되어 주며, 굽은 것들은 곧게 하고, 착하지 않은 것은 착하게 하며, 간악한 자는 간악함을 없게 하고, 삿된 방법으로 생활[邪命]하는 자는 깨끗하게 하며, 은혜 있는 이나 은혜 없는 이나 은혜를 모르는 이까지도 다 은혜롭게 하고, 이롭지 않은 이를 이롭게 하며, 헛되이 비방하는 자를 진실 되게 하고, 교만한 자를 교만하지 않게 하며, 죄 지은 자라도 헐뜯지 않습니다.
007_1015_c_18L又畢竟者調柔衆慈覆利益諸賢善人悲心救拔諸行惡者恭敬尊長護無護者歸無歸照無照者依無依者伴無伴者諸曲者善不善者無奸奸者淨邪命恩於恩者及無恩者不知恩者不利者實虛謗者不憍憍者不毀作耎語教訶
007_1016_a_02L 모든 나쁜 짓을 저지르는 자와 삿된 행을 수호하는 자를 고운 말씨로 가르치며, 방편을 행하는 것을 보고서 허물로 여기지 않고, 모든 받는 이들에게 평등한 마음으로 공경하며, 다른 보살들을 항상 이끌어 주어 부드럽고 고운 말로써 가르쳐 훈계하고, 비고 한가한 곳에 있기를 즐겨하여 선법(善法)을 수행하며, 모든 이익을 여의어 신명을 아끼지 않습니다.
007_1015_c_25L諸作惡者護邪行者行方便不以爲過於諸受者等心恭於餘菩薩常行誘導以柔耎語演教誨樂在空處修行善法離諸利不惜身命
삿된 생각이 없는 것은 마음이 고요하기 때문이고, 말할 때에 삿되거나 아첨하지 않는 것은 입으로 짓는 허물을 거두었기 때문이며, 삿된 업을 가지고 이익을 구하지 않는 것은 그 마음에 욕심이 적어 항상 만족할 줄 알기 때문이고, 마음이 고르고 부드럽고 온화함은 번뇌의 더러움이 없기 때문이며, 생사로 돌아감은 선근을 갖추기 때문이며, 모든 고통을 참아내는 것은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니, 이것은 보살이 모든 것을 끝까지 하여 다 할 수 없는 것입니다.
007_1016_a_05L無有邪念心寂滅故無邪諂攝口過故不以邪業而求利其心少欲常知足故心調柔和垢穢故迴在生死具善根故能忍諸爲衆生故是爲大士一切畢竟不可盡
이러한 보살의 마음은 생사의 번뇌가 영원히 파괴할 수 없으니, 왜냐하면 이 마음은 모든 공덕을 증장하기 때문이고, 일체 중생을 포용하고 거두기 때문이며, 끝없는 묘한 지혜를 성취하기 때문입니다.
대덕이시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끝내 다함이 없음이라고 합니다.”
007_1016_a_10L是等菩薩心生死煩惱永不能壞何以故是心增長諸功德故受一切諸衆生故成就無盡妙智慧大德是名菩薩摩訶薩畢竟無盡
無盡意菩薩經卷第一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불ㆍ보살의 통칭으로도 쓰고, 흔히 대보살의 의미로 쓰인다.
  2. 2)부처님과 아라한이 얻는 세 가지 신통으로 과거를 아는 숙명명(宿命明), 미래를 아는 천안명(天眼明), 번뇌를 지혜로 바꾸는 누진명(漏盡明)이다.
  3. 3)고려대장경에는 ‘어제(於諸)’로 되어 있으나 문맥상 바로 잡는다.
  4. 4)보살이 중생을 불도로 이끄는 네 가지 행위로, 재물과 법을 베풀고 말을 부드럽게 하고 여러 가지로 이롭게 해주고 고락을 함께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