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7_1137_c_01L
보녀소문경 제2권
007_1137_c_01L寶女所問經卷第二


서진 월지국삼장 축법호 한역
이진영 번역
007_1137_c_02L西晉月支三藏竺法護譯


2. 발의삼십이보품(發意三十二寶品)
007_1137_c_03L發意三十二寶品第二

그때에 현자 사리불(舍利弗)이 보녀에게 물었다.
“이제 그대는 어떻게 지극한 정성의 법을 닦고 그 이치와 율을 행하겠는가?”
보녀가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여, 그 지극한 정성이란 언사(言辭)가 없고 법이란 욕심이 없고 이치란 얻을 수 없고 율교란 몸과 마음이 고요한 것입니다. 또 그와 같다면 보낼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그 지극한 정성이란 멸진(滅盡)한 상(相)이요, 법이란 담박한 상이요, 이치란 형식을 떠난 상이요, 율교란 해탈의 상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언사가 없고 언사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 말할 수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또 그 지극한 정성이란 근본이 없고 법이란 차별이 없고 이치란 두 가지가 없고 율교란 조작이 없는지라, 그러기 때문에 언사가 없어 말할 수 없고 찬탄할 수도 없습니다.”
007_1137_c_04L爾時賢者舍利弗問寶女曰今者女身豈能脩於至誠之法誼律行乎女答曰舍利弗其至誠者無有言法者無欲誼不可獲計於律者身心寂然又如彼者不可發遣亦無所舍利弗其至誠者則滅盡相憺怕相儀離嚴飾律解脫相以是之不有言辭亦不可說舍利弗誠無本法無差特議無有二律無造以是之故不有所說亦無言辭不可讚詠
그러자 사리불은 다시 보녀에게 물었다.
“그대가 가진 보배는 어떤 종류의 것이기에 그대의 이름을 보녀라 하였는가?”
007_1137_c_15L舍利弗復問寶女女所執寶爲何等類而爾名曰爲寶女也
007_1138_a_02L이에 보녀는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보살은 서른두 가지 일을 눈앞에서 보고는 보배와 같은 마음[寶心]을 일으키니, 이는 모든 성문승(聲聞乘)이나 연각승(緣覺乘)으로는 미칠 수 없는 것입니다.
서른두 가지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여 그들로 하여금 다 신통의 슬기로운 마음을 내어 부처님의 가르침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둘째는 법의 가르침을 잘 보호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셋째는 성중(聖衆)들의 명령을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넷째는 중생을 권유하여 성현의 끝없는 보배를 받들게 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다섯째는 중생들의 더러운 욕심을 없애고 그 고뇌와 환란을 깨끗이 제거하기 위해 대비를 베푸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입니다.
007_1137_c_16L於是寶女答舍利弗菩薩則以三十二事而現目前興發寶心一切聲聞緣覺之乘所不能及何謂三十二事救濟一切黎庶之類皆令興發諸通慧心不斷佛教則發寶心將護法教則發寶心亦不斷絕聖衆之令則發寶心勸導衆生立賢聖安無極之珍則發寶心蠲除黎庶塵勞之欲去諸惱患至于大哀則發寶心
여섯째는 일체의 값진 보배를 다 보시하고 안팎의 모든 진귀한 물건에 인색하거나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일곱째는 스스로가 계율의 착한 행을 닦아서 파계한 사람을 구제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여덟째는 인욕과 정진의 그 온화하고도 세밀한 힘을 모아서 성내고 싸우거나 스스로 훌륭한 체하여 어떤 세력을 믿고 함부로 남을 해치려는 그러한 중생들로 하여금 도법(道法)을 본받고 인욕하는 마음을 내게 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아홉째는 겁약하거나 게으르지 않아 그 견고한 정성으로 대승의 행에서 물러나지 않고 게으른 중생들을 교화하여 매우 정진하게 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열째는 전일한 마음으로 평등한 선정을 닦아서 중생들을 교화하되 욕계의 집착을 없애고 훌륭한 방편으로 선정에 돌아오게 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입니다.
007_1138_a_05L一切所有琦珍異寶悉能捨施內外所有瑰琦之物無所貪惜則發寶心自能護己禁誡善行能以救濟毀戒之人則發寶心忍辱之力和雅安詳精進合集令諸瞋諍患厭怒害貢高自大懷結之衆群黎之類恃怙力勢欲有所加使興忍辱而令衆生觀于道法忍辱之力則發寶心不怯不弱亦無懈怠堅固慇懃永不迴還於大乘行而不懈倦開化懈怠衆生朋黨令大精進則發寶心心意專精而修一行同等禪定三昧正受所歸差特開化衆生令於欲界而無所著以權方便退還於禪則發寶心
007_1138_b_02L열한째는 지혜의 분별로서 모든 어두운 법을 파괴하고 참되고 반듯하며 둘이 없는 1품(品)의 법에 들어가 그 감동으로 성스러운 지혜를 통달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열두째는 평등한 마음으로 어느 것에도 해를 끼치지 않고 오직 진정한 도의 한 가지 맛을 찾아 그 모든 신통의 지혜를 얻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열셋째는 모든 결박을 벗어나 함이 있고 함이 없음과 형상이 있고 형상이 없음과 즐거움도 없고 고요함을 여의지도 않음에 평등한 한편, 자연스러운 마음 그대로 진리에 머물러 어떠한 즐거움이나 괴로움에도 뜻이 흔들리거나 옮겨다니지 않고 중생을 보호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열넷째는 모든 공포를 여읨으로써 12연기의 서로 이어진 그 오묘한 이치에도 아무런 두려움 없이 들어가 제도해야 할 것은 제도하고 초월해야 할 것을 깨달아 어떤 그릇된 견해도 갖지 않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입니다.
007_1138_a_19L智慧分別破壞一切諸窈冥法猶如眞正而無有二入施一品感動聖達則發寶心等心一切而無加害道無若干尋以一味爲諸通慧則發寶心離諸結滯而以平等有爲無爲有形無形亦無歡欣不離寂然無心熙怡善住安諦意不動搖苦樂不移將護群黎則發寶心離於恐懼於深緣起十二相連奧妙之誼而無所畏所當度者曉了超越不取諸見則發寶心
열다섯째는 많은 공덕을 쌓되 그것으로 만족하게 생각하지 않고 상호(相好)를 원만히 갖추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열여섯째는 항상 바르게 깨달은 이를 보기 좋아함으로써 여러 부처님께 친근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열일곱째는 경전의 법을 듣고 전적(典籍)을 고찰하여 그 이치를 가늠하고 헤아리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열여덟째는 그 경전의 법을 들은 대로 강설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열아홉째는 만약 법을 들어서 다른 이에게 설하려는 자라면 한량없는 마음을 내야 하는데 모든 법을 일으키되 어느 스승으로부터도 가르침을 받지 않았다면 그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스무째는 자신의 수행을 건립(建立)하여 파계한 자를 보고 은혜로써 구제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입니다.
007_1138_b_06L積累功德而無厭足周滿相好則發寶心常志好樂欲見正覺而不違遠恒睹諸佛則發寶心求聞經法聽省典籍稱量誼趣則發寶心如所聞法可講說者發無量心所興諸法無所師受則發寶心建立所行睹毀戒者而以恩濟則發寶心
스물한째는 더 배울 것이 없으면서도 처음 배우는 이의 뜻을 지니어 경솔하거나 거만하지 않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스물두째는 스스로 훌륭한 체하는 태도와 매우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서 자신을 낮추고 공순하게 가르침을 받되 모든 중생에게 머리 조아려 굽히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스물셋째는 미묘한 이치에 뜻을 두어 모든 근기가 밝게 통달함으로써 낮고 천한 교리를 깨끗이 제거하고 대승을 믿어 즐겨 하여 그 정직한 마음으로 도에 나아가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스물넷째는 마장이 되는 일을 여의고 번뇌를 제거함으로써 청정 결백하여 더러움과 결함과 탐욕을 아주 없애고서 어떤 안락한 곳에 처하여도 게으르지 않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스물다섯째는 항상 전일한 행을 닦아 담박하고도 한적한 위치에 있음으로써 그 몸과 마음이 고요하여 생사의 환란에 더럽히지 않고 대비에 뜻을 두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입니다.
007_1138_b_12L其無所學志存新學而不輕慢則發寶心捨于貢高自大甚慢邪憍之心卑下謙順而受教命自屈稽首一切衆生則發寶心志存微妙諸根明達蠲除卑賤下劣之乘信樂大乘直心向道則發寶心離於魔事除去勞塵潔淨淸白而無垢濁便無瑕疵貪欲染污乃以永除樂處所有不以懈厭則發寶心而常專精行在澹泊秉閑居德身心寂然澹虛之行亦不污穢生死之難志于大哀則發寶心
007_1138_c_02L스물여섯째는 보살이 일체 자신의 안락을 버리고서 하늘과 사람을 안락케 하려 하고 뭇 고통과 환란과 번뇌에 허덕이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게으르지 않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스물일곱째는 보살이 고요한 광명의 세력으로 번뇌 없는 법을 얻어 마치 자기 손바닥을 보는 것처럼 해탈을 관찰하되 모든 일을 버리지 않고 시방 부처님들의 법을 모두 구족하려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스물여덟째는 보살이 덧없고 괴롭고 공하고 나 없고 몸 아닌 그 모든 법을 관찰하되 싫어함이 없고 더러운 욕심에 물들지 않아 욕심 없는 도품(道品)의 법을 즐겨 하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입니다.
007_1138_b_23L於是菩薩捨於己身一切之安欲安天人開化衆生遭苦患者於衆惱熱不以懈惓則發寶心斯菩薩者光明寂然而如勢力逮無漏法觀於解脫如察己事假使欲令而不遠捨所有之事悉欲具足十方諸佛之法則發寶心斯爲菩薩非常苦空無我非身觀斯諸法則無有厭不染塵欲樂志無欲道品之法則發寶心
스물아홉째는 보살이 공하고 상(相) 없고 원(願) 없는 해탈을 얻어 모든 법에 지어감이 없음으로써 중생을 관찰하되 어떠한 법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서른째는 보살이 모든 갈래의 고뇌와 환란을 볼 때에 마치 그 머리털이 불에 타는 것처럼 긴박한 생각으로써 한없는 정진을 갖추어 무수한 겁(劫)의 생사를 겪으면서 모든 신통의 지혜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서른한째는 보살이 불도(佛道)에 친근하여 점점 그 미묘한 몸과 성스러운 지혜의 업을 더함으로써 그 업을 행할 때에 대승의 법을 버리지 않고 모든 가난과 액난을 극복하여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게으르거나 싫어하지 않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이요, 서른두째는 보살이 만약 중생을 권유하고 일깨우되 첫째가는 간절한 뜻으로 도의 이치를 즐겨 하고 나를 계교하지 않으며 견고한 뜻으로 대비에 이르는 것이 곧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입니다.
007_1138_c_09L斯爲菩薩空無想無於一切法而無所行則以觀察睹見衆生便於諸法而不造證則發寶斯爲菩薩睹於諸趣恐懼之難如失火燒其頭髮精進具足不可計無央數劫遊於生死而不懈廢諸通之慧則發寶心是爲菩薩設使親近於佛道者漸漸加增微妙之身聖慧之業彼時行者不捨大法伏意樂順隨諸窮匱不增穢之不以懈厭發寶心是爲菩薩假使勸化群黎之第一精懃樂于道誼不計吾我堅固志性至于大哀則發寶心
사리불이여, 이것이 바로 보살이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키는 서른두 가지 일이며, 그러므로 이 끝없는 진귀한 보배를 일체 보살의 보배와 같은 마음이라 합니다.”
007_1138_c_21L舍利斯爲菩薩三十二事而發寶心爲名曰無極妙珍寶一切菩薩之寶心也
007_1139_a_02L이때 세존께서 보녀를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보녀가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켜서 도에 들어가는 보살의 행을 명쾌하게 말하였구나. 또 보녀는 모든 보살에게 한량없는 공덕이 있음을 찬탄하여 더없이 밝고 참된 도를 발심하게 하는구나. 왜냐 하면 이는 성문의 보배나 연각의 보배가 아니고 바로 불도의 보배인 동시에 보살의 보배이기 때문이다. 불도의 보배를 더욱 높임에 따라 성문ㆍ연각을 출생하는 이 보살의 보배와 같은 마음을 일으킴은 일체의 보배를 죄다 출생하느니라.”
007_1138_c_24L於時世尊讚寶女曰善哉善哉甚快說此菩薩之行所發寶心而得入道又復寶女斯諸正士有無量德所可歎詠發於無上正眞道意所以者何非聲聞寶非緣覺寶斯則名曰爲佛道寶爲菩薩寶加復興隆佛道之寶因而生出聲聞緣覺菩薩發心所興之寶皆悉出生一切諸寶

3. 총명품(聰明品)
007_1139_a_09L聰明品第三

이에 현자 사리불이 세존께 여쭈었다.
“전에 없는 일이옵니다. 하늘의 하늘이시여, 이 보녀의 말솜씨야말로 모든 것을 잘 분별하고 해설한다 하겠으니, 그는 본래 총명한 지혜가 있기 때문에 이 중요한 일을 두루 꿰뚫어 널리 연설하는 것입니까?”
007_1139_a_10L於是賢者舍利弗白世尊曰至未曾天中天此寶女身所問辯才分別解說如所了慧聰明之慧本豈達乎演暢要事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사리불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보녀가 법요(法要)를 연설하는 것이 총명한 지혜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그러한 생각을 하지 말라. 이 보녀는 이미 한없이 총명한 변재를 얻었노라.”
007_1139_a_14L世尊問曰於舍利弗所念云何斯寶女者不以聰明慧演說法莫造斯觀此寶女者已得聰明無斷辯才
그때 기년(耆年) 사리불이 보녀에게 물었다.
“그대가 분별하는 그 총명의 지혜로써 해탈의 방편을 말할 수 있겠는가?”
007_1139_a_17L於時耆年舍利弗問寶女曰女樂堪任分別聰慧解說緣便
007_1139_b_02L보녀가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여, 일체의 법은 다 총명한 지혜로 만든 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리불이여, 보살이 법을 분별 해설함은 바로 총명한 지혜이니, 왜냐 하면 일체의 중요한 이치를 포섭하여 취하기 위해 도심(道心)을 일으키므로 이것이 총명한 지혜이며, 법계를 평등히 받들기 위해 도심을 일으키므로 이것이 변재(辯才)의 지혜입니다. 그러므로 그 말씀이 다 생각이 끊어진 경지에 들어가 명철한 지혜와 일체의 이치에 순응하는 지혜를 나타내며, 이 도심을 일으킴으로써 걸림없고 끊임없는 변재에 도달하나니, 이것이 이른바 변재의 총명한 지혜입니다.”
007_1139_a_18L寶女報曰舍利弗一切諸法悉而應說皆歸聰明所造之業舍利弗菩薩意者分別解說爲聰明慧所以者何攝取一切諸誼之要故發道心是爲於誼聰明之慧等御法界故發道心是則名曰辯才之慧彼所說者皆歸滅除是爲滅盡辯才哲慧一切順旨爲聰明慧發此心已至無㝵頌無斷辯才是爲辯才聰明之慧
보녀가 다시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모든 이치에는 지어감이 없고 집착을 떠나 그 훌륭한 뜻과 총명한 지혜로 항상 환술[幻] 같은 법의 이치를 잘 생각하며, 또 법사(法事)를 위해 모든 법문을 통달하되 명철한 마음 자리에 돌아가 6정(情)에 치우치지 않고 마음에 아무런 집착이 없고 변재에는 걸림이 없으며 총명의 지혜로써 그 모든 법과 법 아닌 것을 분별하여 법의 담박함을 보아야 하나니, 그것이 바로 이치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변재란 그 이치를 나타내기 위해 음성을 빌릴 뿐이고 언사(言辭)에 붙일 따름입니다.
불(佛)이라면 이치를 깨닫지 않은 것이 없고 모든 법이 또한 그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치에 순응하여 법을 분별하나니, 변재를 지닌 자라면 자유로이 법을 분별하되 법의 이치에 따라 욕심 없는 법이라야 법이라 할 수 있고 순응하는 법이라야 법이라 할 수 있고 법다운 변재라야 변재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이치와 함이 없는 이치와 회합(會合)의 이치라야 총명한 이치이며, 회합의 이치란 모든 이치가 회합된 한 가지 법 맛[法味]의 이치인 것입니다. 성중(聖衆)들이 이러한 멸진(滅盡)의 이치에 순응하여 그 멸진에 따라 분별하므로 이를 변재라 하니, 사리불이여, 모든 법을 위해 그 문장과 구절을 강설하되 항상 이 법을 관찰한다면 총명한 지혜라 할 것입니다.”
007_1139_b_03L寶女復謂舍利弗無所行誼無所著心志大誼聰明了誼而常善思法如幻誼計其心者則爲法事聰達之心心了諸門有所歸者歸於明哲倚六情心無所著辯才無㝵分別聰所有誼者則爲非誼見法澹泊謂順趣假音聲耳其辯才者託於言所云佛者無不覺誼由是法生斯順應分別法矣有辯才者分別自恣法誼爲誼無恣之法乃爲法矣順之法乃爲順矣法之辯才乃爲辯無所有誼無爲之誼合會之誼爲聰明誼合會法者一法味誼聖衆順滅乃爲順滅有所分別乃爲辯才舍利弗諸法講說章句常觀此法則爲聰明誼也

4. 문보녀품(問寶女品)
007_1139_b_19L問寶女品第四

그때에 현자 사리불이 세존께 여쭈었다.
“이 보녀는 더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발심한 지가 오래된 듯한데 어떤 부처님께 그러한 큰 도를 배웠습니까?”
007_1139_b_20L爾時賢者舍利弗問世尊曰其寶女發無上正眞道意以來久如爲於何佛而志大道
007_1139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이제부터 과거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겁의 오래고도 먼 세간에 유위(維衛)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란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니, 그 세계의 이름은 청정(淸淨)이고, 그 불토의 의복ㆍ음식ㆍ가옥ㆍ누각은 마치 제4의 도솔천(兜率天)과 같으며, 그곳에 있는 76억의 보살들은 다 오직 한 가지 가르침만 받든 순수한 이들이어서 퇴전하지 않는 한편, 모든 다라니를 얻어 변재에 뛰어났느니라.
007_1139_b_23L佛告舍利弗乃往過去久遠世不可計會無央數劫爾時有佛號曰維衛如來至眞等正覺出于世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道法御天人師爲佛衆祐世界曰淸淨佛土衣被飮食居宅遊觀皆如第四兜術天上諸菩薩衆又彼佛時純悉一類唯菩薩衆菩薩之會七十六億皆不退轉得諸摠持出于辯才
그리고 사리불아, 유위 여래ㆍ지진 부처님 당시에 복보청정(福報淸淨)이란 이름의 전륜성왕이 있어서 천 세계를 통솔하였는데, 그에게는 간직한 값진 보배가 한량없이 있었다. 또 그 복보청정 성왕의 궁중에 있는 8만 4천의 부인과 채녀(婇女)는 한결같이 궁에 있는 사람 가운데 가장 바르고 옥 같은 여인이었고, 성왕의 아들 천 명은 모두가 역사(力士)이어서 그 위의와 세력은 이루 말할 수 없었느니라. 그럼에도 그 성왕은 36억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에 걸쳐 큰 성인이신 유위여래를 공양하되, 모든 것을 보시하여 안락하게 지내시게 하였으며, 여러 보살들에 대한 의식ㆍ상좌ㆍ침구ㆍ약품까지도 다 공급하였느니라.”
007_1139_c_09L佛言舍利弗時維衛如來至眞有轉輪王名曰福報淸淨主千世界帑藏珍寶不可稱計福報淸淨中宮之內夫人綵女八萬四千皆國中上眞人玉女王有千子悉皆力士威勢難論其王供養維衛大聖三十六億歲一切施安而諸菩薩奉衣食牀臥之具病瘦醫藥
사리불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큰 성인이시여, 유위여래의 수명은 얼마이셨습니까?”
007_1139_c_17L舍利弗問曰唯然大聖衛如來壽命幾何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유위여래의 수명은 10중겁(中劫)이었으나 복보청정왕이 그 여래를 공양한 햇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그런데 어느 때 왕은 궁중의 여러 왕자들과 권속을 비롯한 92해(姟)의 무리들과 함께 그 부처님을 둘러싸고 따르면서 엎드려 예배하고 백천의 값어치가 있는 명월주와 영락을 받들어 올리면서 합장하여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큰 성인이시여, 저희들이 몸소 모든 공양의 준비를 갖추었으니, 공양으로서 어찌 이보다 더 뛰어나게 여래를 받들 수 있겠습니까?’
007_1139_c_18L世尊告曰壽十中福報淸淨王供養維衛如來不可稱限中宮諸子眷屬枝黨九十二姟侍從圍繞詣維衛佛稽首足下明月珠瓔其價百千奉上世尊則而叉手白維衛佛唯然大聖吾身所有供養衆備寧有供養超過此者進如來乎
007_1140_a_02L사리불아, 유위여래께서 복보청정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느니라.
‘대왕은 아셔야 합니다. 이보다 더 존귀하고 훌륭하며 비교할 수 없는 다른 공양이 있는데 왕은 아직 그 공양을 베풀지 못하였습니다. 이 공양이야말로 왕이 앞서 베푼 공양거리보다 백 배, 천 배, 만 배, 억 배, 억만 배나 뛰어난 것입니다.’
007_1139_c_24L佛告舍利弗維衛如來答福報淸淨王曰大王欲知有異供養爲尊爲上爲無儔匹王所未施設百倍千倍萬倍億倍巨億萬倍超勝於王前所施與供養之具
왕은 다시 여쭈었다.
‘어떤 공양이옵니까?’
007_1140_a_06L又問何謂維衛如來見彼大王心之所念
유위여래께서 그 대왕의 마음을 짐작하시고는 다음의 게송을 읊어 대답하셨다.
則說頌曰

항하사처럼 무수한
그 억천의 불국토에
가득 찬 값진 보배로
억백천 겁에 이르도록
007_1140_a_07L億千諸佛國
無數如恒沙
至億百千劫
滿中珍寶施

여래를 공양하여
이렇게 모은 복덕이라 해도
저 중생을 가엾이 여겨
도에 발심한 자로서
007_1140_a_09L而供養如來
合集其福德
不及愍衆生
而發道意者

항하사처럼 무수히
억천 부처님을 섬기며
무수한 억겁을 동안 받든
그 복덕엔 미치지 못하리라.
007_1140_a_10L事億千諸佛
姟數如恒沙
奉無數億劫
亦如江河沙

부처님의 대비하신 도심(道心)
일곱 걸음만으로도 수승하시니
부처님을 이같이 공양함이
가장 더없는 존경의 길이네.
007_1140_a_11L佛道心哀勝
七步爲超殊
斯供養諸佛
最尊豪無上

이 보시가 월등하고
이 계율과 인욕 한량없고
이 정진 굳건하고
이 선정과 지혜 흔들림 없음에랴.
007_1140_a_13L斯施爲超越
誡無量上忍
此精進堅强
定意慧無動

그러므로 누구나 도에 발심하여
세간의 스승 되기를 바란다면
이 복덕 가장 한량없어
쌓고 또 쌓아 다함이 없으며
007_1140_a_14L其發道意者
志願於導師
是福最無限
所積不可盡

이름이 널리 퍼지는가 하면
권속이 모두 건전하고
또 재보와 세력을
마음대로 얻을 수 있으리니
007_1140_a_15L名稱遠流布
眷屬巍巍妙
財寶勢力豪
心念如僥獲

전륜성왕이나 제석ㆍ범천의
그 훌륭한 위력(威力)으로
만약 환희심 내어 다른 생각 끊고
모든 신통의 지혜를 갖춘다면
007_1140_a_17L爲轉輪聖王
威力天帝梵
若志性欣豫
斷意諸通慧

온갖 나쁜 갈래를 소멸하여
8난(難)의 두려움 없애고
청정한 도를 더욱 자라내어
항상 천상ㆍ인간의 쾌락을 누리리라.
007_1140_a_18L消滅諸惡趣
悉無八難畏
長益淸淨道
常處天人路

또 누구든지 더러움 여의고
더 없는 도에 뜻을 세우려면
모든 근기를 밝게 통달하여
성스러운 총명으로 어두움 없애며
007_1140_a_19L若人建立志
離垢無上道
諸根恒明達
聖聰無闇塞

여러 부처님 뵙고 받들어 섬겨
경전의 설법을 듣는 한편
모든 지혜를 힘써 구하기 위해
항상 그 도심(道心)을 넓혀야 하리라.
007_1140_a_21L睹諸佛奉事
而聽聞經典
精求智慧聖
常知弘道心

주저하거나 의혹됨이 없어
아첨을 떠나 항상 곧고 순박하고
중생을 가엾이 여겨 구제하되
그 수승한 도에 뜻을 두며
007_1140_a_22L心無猶豫結
離諂常質直
愍濟衆生故
其志願道意

온갖 욕망과 쾌락을 버리고
법락(法樂)만을 즐겨 함으로써
온 세간에 아무런 집착 없고
그 수행을 물 위의 연꽃같이 하며
007_1140_a_23L不樂諸欲樂
志慕于法樂
普世無所著
行如水蓮華

복덕의 지혜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바라밀을 힘써 구해야 하리니
이같이 도에 발심한다면
그 누가 큰 도를 세우지 못하랴.
007_1140_a_25L不厭福德慧
志求度無極
發道心如是
孰不建大道
007_1140_b_02L
이것이 곧 큰 횃불의 광명으로
뭇 어두움을 비추어 구제하는
가장 높고도 거룩한
중생들의 큰 도사(導師)이네.
007_1140_b_02L則以巨錠鐐
炤濟諸群黎
爲尊上明師
衆生大導師

그러므로 이 세간에 가장 뛰어나
약을 베풀어 모든 병 제거하고
도의 뜻을 건립(建立)함이
억천 겁을 지나도 다함이 없네.
007_1140_b_04L處世爲最上
施藥除諸病
建立於道意
億無量無盡

사리불아, 그때 복보청정왕은 유위여래로부터 이 게송을 듣고 도에 발심하여 그 공덕을 찬탄하면서 스스로 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쁨에 겨워 어찌할 바를 몰랐으며, 곧 더없는 바르고 참된 도에 발심하였다. 이에 궁중에 있는 태자와 관속을 비롯한 백관의 신하와 그 밖의 모든 권속들까지 다 왕을 시종하면서 다음의 게송을 읊었노라.
007_1140_b_06L佛告舍利弗福報淸淨王者從維衛如來聞發道意咨嗟功德不可限量歡喜踊躍不能自勝則發無上正眞道意時王中宮太子官屬群臣百官及諸小王眷屬翼從說此頌曰

이제 세존께서
도의 뜻을 세우시어
인자한 마음을 일으켜
중생을 가엾이 여기시므로
007_1140_b_11L今以建立
最尊道意
興發慈心
愍傷衆生

저희들도 공경하고 존중하여
한결같이 도의 마음 내어서
그 마음을 굳게 하려 하오나
생사의 본제(本際)를 알지 못하여
그릇된 일에 사로잡히고
고뇌에 떨어져 허덕입니다.
007_1140_b_13L假使欲得
吾所敬重
則發道意
令其堅固
生死本際
而不可知
坐行非事
墮於苦惱

이제 정성껏 정진하여
불도에 뜻을 두고
중생들에 착한 일 행하기 위해
변재와 지혜를 더욱 길러내며
007_1140_b_15L慇懃精進
志尚佛道
爲衆生故
行愍善哉
則能長益
辯才智慧

거룩하게 통달하신 유위부처님을
알뜰하게 공양함으로써
그 한량없는 신통의 지혜 얻어
천상ㆍ세간의 안락을 받으렵니다.
007_1140_b_17L具足供養
聖達如是
維衛之佛
得不可量
爲通慧心
所行若斯
欲獲天世
之所安隱

저희들 범천ㆍ제석과 전륜왕은
다 함이 있는[有爲] 안락이므로
함이 없는 안락을 구하기 위해선
마땅히 이 도의 마음을 준수하며
007_1140_b_20L帝釋梵天
轉輪聖王
有爲之安
無爲之樂
則當遵修
於斯道意

그 심오한 선정에 들어
한량없는 이치를 생각하고
피안(彼岸)으로 건너기 위해
도 닦기를 또한 그렇게 하렵니다.
007_1140_b_22L思攝禪定
不可限量
度于彼岸
道亦如之

큰 성인의 신통 지혜는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어
일체의 지혜를 갖추셨으니
007_1140_b_23L聖通之慧
靡所不達
諸一切智
007_1140_c_02L
그 소행을 말하자면
부처님의 불가사의하신
열 가지 힘, 네 가지 두려움 없음과
여래의 모든 법이 그것인바
이 모두가 청정한 마음을 따라
넓고 그지없는 도를 얻으셨습니다.
007_1140_b_24L所行如是
十方佛勢
不可思議
四無所畏
如來所有
諸佛之法
弘廣無邊
從淸淨心
而獲致斯

억천 불국토를 움직여
두루 음성을 펴시더라도
중생들 그 음성 모두 들어 알고는
청정한 행을 닦으니
넓고도 더러움이 없습니다.
007_1140_c_04L假使欲動
億千國土
音聲普告
而悉聞知
修淸淨行
恢弘無垢

그러므로 어떤 총명한 자가
이 도의 마음 낸다면
열 가지 힘 지닌 여래께
모든 칭찬을 받게 되며
007_1140_c_06L有聰達者
當發道意
則爲十力
之所奉敬

나아가서는 모든 중생 위해
그 선지식을 비롯한
총명스런 지혜 있는 이로 하여금
다 도의 마음 내게 하리니
007_1140_c_08L而諸如來
悉咨嗟之
爲諸衆生
無請之友
有聰慧者
當發道意

이같이 부처님 도는
상(想) 없는 지혜를 나타내므로
무수한 억천 겁에
그 모든 공덕을 널리 설하여도
부처님의 도를 향한 마음만은
언제나 다함이 없으십니다.
007_1140_c_10L設使佛道
現無慧慈
說其功德
無數億劫
佛之道意
所有功祚
不可盡極
況欲限乎
007_1141_a_02L
그때에 복보청정대왕이 이 게송을 읊어 찬탄하자, 92해(★)의 인민 대중과 후궁과 1천 명의 왕자들은 다 더없는 바른 진리의 도를 구하려는 뜻을 내었고,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14억의 하늘들은 권하여 돕는 음성을 내어 크게 도를 구하는 마음을 내었다.
그러한 뒤 전륜성왕은 다시 공경하고 정숙하게 10억 년 동안 유위여래를 공양하되, 모든 것을 베풀어 안락하게 모셨으며 청정한 범행(梵行)과 계율을 닦고 항상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경전을 들었고 그 권속들과 함께 가서 법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왕은 그 맏아들을 국왕으로 세운 뒤에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고 견고한 신심으로 출가하여 사문이 되었다. 사문이 되고 나서는 곧 네 가지 다함이 없는 장구(章句)를 배워 차례로 찬탄하면서 낱낱 그 이치를 구하였으니, 이른바 네 가지란 지성(至誠)의 장구ㆍ법전(法典)의 장구ㆍ묘의(妙誼)의 장구ㆍ율령(律令)의 장구가 그것이다. 구절들은 억천 세에 걸친 선권방편(善權方便)을 다 갖추었으므로 왕은 이것을 배운 뒤로부터 일천 세계에서 삼매로 중생을 제도하였고, 이들은 모두 다 유위여래의 처소에서 사문이 되었다.
007_1140_c_12L爾時福報淸淨大王適說此偈九十二姟民人之衆及王後宮幷千子發無上正眞道意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十四億天演勸助音發大道心然後彼王轉輪聖帝則更恭肅十億載供養維衛如來之尊一切施安淨修梵行淸淨之戒常聽如來所說經眷屬俱往啓受法教則立長子而爲國主便下鬚髮以家之信離家爲道行作沙門作沙門已尋則學是四無盡句次第咨嗟稱限求趣何謂爲至誠章句法典章句妙誼章句令章句具億千歲入權方便其王出家學此以後於千世界三昧正受超度衆生悉於維衛如來之所而作沙
사리불아, 그 때의 복보청정이라는 전륜성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라 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되니 바로 이 보녀가 그였느니라. 이 보녀는 유위부처님께 처음으로 더없는 바른 진리의 도 구하는 마음을 내었던 것이다.”
007_1141_a_05L佛告舍利弗欲知爾時轉輪聖王福報淸淨者豈異人乎莫造斯觀是寶女斯寶女者於維衛佛初發無上正眞道意
그러자 사리불은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보녀는 무슨 죄가 있어 여인의 몸을 받았습니까?”
007_1141_a_08L舍利弗問世尊曰何罪蓋受女人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보살은 무슨 죄가 있어서 여인의 몸을 받는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보살은 지혜의 신통과 착한 방편을 지니어 성스럽고 현명하기 때문에 일부러 여인의 몸을 나타내어 중생을 교화하기 때문이다.
사리불아, 너는 이 보녀를 여인으로 생각했느냐? 그러한 생각을 하지 말라. 성스러운 신통의 힘을 이어받아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참다운 보살이니, 남자의 법이나 여인의 법이 없을 뿐 아니라 모든 법의 이치를 구족한다면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노라.
이 보녀는 남섬부주에 있으면서 9만 2천의 어린 여자들을 깨우치고 가르쳐 다 더없는 바른 진리의 도 구하는 마음을 내게 하였느니라.”
007_1141_a_09L佛告舍利弗菩薩大士不以罪蓋受女身也所以者何菩薩大士以慧神通善權方便聖明之故現女人身開化群黎於舍利弗意趣云何斯寶女者爲女人乎莫造斯觀承聖通力而有所變則眞菩薩當造斯觀無男子法無女人法足一切諸法之要無來無去此寶女者處閻浮提開化教授九萬二千諸童女衆皆發無上正眞道意
그때 보녀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기년(耆年)께서는 여인의 몸을 나타내어 중생들을 위해 법을 강설하지 않으시겠습니까?”
007_1141_a_18L於時寶女謂舍利弗耆年豈能現女人身爲衆生講說法乎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지금 나 같은 사람은 남자의 몸도 좋아하지 않거늘 하물며 또 여인의 형상을 받겠습니까?”
007_1141_a_20L舍利弗曰如今吾者則不好樂男子之身況當復受女人之像
보녀는 물었다.
“그대는 자신의 몸을 더럽게 여기고 싫어하십니까?”
007_1141_a_22L寶女問曰卿爲穢厭於己身
“그렇습니다. 근심하고 싫어합니다.”
便答女曰實患厭之
보녀는 대답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보살은 일체의 중생을 뛰어넘어 짝할 이가 없는 것입니다.”
007_1141_a_23L寶女答曰故菩薩超越一切衆生之類而無有
“무슨 까닭입니까?”
舍利弗曰以何等故
007_1141_b_03L“사리불이여, 성문들이 더럽게 여기고 싫어하는 것을 보살은 조금도 근심하지 않습니다.
007_1141_a_25L其女答曰舍利弗聲聞之家所可穢厭其諸菩薩不以患難
성문들이 더럽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가?
聲聞之家何所穢厭
다섯 쌓임[五陰]과 네 원소[四大]와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入]입니다. 이것을 성문은 근심하지만 보살은 근심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 여러 갈래로 돌아다니면서 몸 받는 것을 성문은 근심하지만 보살은 근심하지 않으며, 생사에 허덕임을 성문은 근심하지만 보살은 한량없는 생사에 드나들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 근심하거나 싫어하지 않으며 공덕의 업을 성문은 게을리 하지만 보살은 아무리 많은 공덕을 쌓아도 그것을 만족하게 여기지 않고 근심하지도 않으며, 대중의 모임에 있기를 성문은 싫어하지만 보살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싫어하지 않으며, 자신의 번뇌를 성문은 싫어하지만 보살은 모든 중생들 번뇌의 욕심까지도 근심하지 않습니다.
사리불이여, 이와 같이 성문은 더럽게 여기고 싫어하는 것을 보살은 조금도 근심하지 않습니다.”
007_1141_b_04L四大衰入之事聲聞所患菩薩執持五陰四大六入之事不以爲患聞穢厭所生周旋及受吾我菩薩受身無所患厭諸聲聞衆惡受生死薩遊入無量終始不以患厭聲聞厭所生衆難菩薩所生而無患難聞懈厭功德之業菩薩積累衆德以厭足亦無患難聲聞惡厭在於衆菩薩開化群黎之黨不以患難聞穢厭郡國縣邑菩薩普入郡國州域大邦不以惡厭聲聞穢厭己身塵勞菩薩不患一切衆生塵勞之舍利弗聲聞之家所可穢厭薩大士無所患難

5. 팔력품(八力品)
007_1141_b_18L八力品第五

이에 사리불이 보녀에게 물었다.
“보살 대사가 어떠한 위신력을 이어받아야 그 더럽게 여기고 싫어하는 마음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007_1141_b_19L於是舍利弗問寶女曰菩薩大士承何威力無所穢厭
007_1141_c_02L보녀가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여, 보살은 여덟 가지 힘을 갖추어야 그 더럽게 여기고 싫어하는 마음을 없앨 수 있나니, 여덟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는 인자한 힘으로 중생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가엾이 여기는 힘으로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온화한 성품의 힘을 지녀 천박하게 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지혜의 힘으로 번뇌를 여의는 것이요, 다섯째는 방편의 힘으로 마음에 싫어함이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공덕의 힘으로 수행에 아무런 집착이 없는 것이요, 일곱째는 성스러운 힘으로 어리석지 않은 것이요, 여덟째는 정진의 힘으로 본래의 서원을 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덟 가지 힘이며, 보살은 이러한 도덕의 힘을 두루 확립하기 때문에 근심하거나 싫어함이 없는 것입니다.”
007_1141_b_21L寶女答曰舍利菩薩八力無所患厭何謂爲八慈力無所加害二曰哀力不捨群三曰和性之力不爲下劣四曰力離於塵勞五曰權力心無所厭德力行無所著七曰聖力則無愚八曰進力本志上願是爲八力薩周旋之所建立道德之力無所患
기년 사리불이 다시 보녀에게 물었다.
“그대는 이러한 힘을 모두 갖추셨습니까? 만약 갖추었다면 평등하게 오가거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겠습니까?”
007_1141_c_06L耆年舍利弗問寶女曰汝豈具足如斯力乎若能平等往來周旋耶
보녀가 대답하였다.
“만약 평등으로서 평등에 머문다면 설령 이러한 힘을 구족하여 그 평등을 행하더라도 그 평등이야말로 어떤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 해서 낮고 천한 것도 아니니, 그 평등은 무엇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으며 조작하는 것이 없지도 않고 어떤 행위를 조작하지도 않으므로 그것을 바로 평등이라 합니다. 평등은 허공과 같으니 일체의 법 또한 허공과 같은 것입니다. 허공과 같다는 것은 허공이란 그 자체가 없고 다만 텅 빈 것일 뿐이니 텅 비었기 때문에 고요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허허벌판과 같아서 표현할 말이 없음이니, 일체의 법도 그와 같습니다. 허공과 같아서 황홀하기만 하고 어떤 형체나 언사(言辭)가 없는지라 이러한 평등이라면 위태롭지도 않고 어떤 세력이 있는 것도 아닌 것입니다.
007_1141_c_07L女答曰若以平等平等住者設能如斯行諸平等彼則無力亦不羸劣平等者彼則不有亦復不無無無所造不造所行斯謂平等平等猶空切諸法亦如虛空其如空者則無虛空虛曰寂便無言說若如曠野切諸法亦復如是猶如虛空慌惚無形亦無言辭如是平等則無羸劣亦無力勢
007_1142_a_02L사리불이여, 보살은 무엇인가 위태로운 것이 있을 때에 세력을 갖게 됩니다. 왜냐 하면 설령 애욕의 번뇌로 말미암아 위태로워지면 지혜로써 세력을 삼고, 탐욕과 인색함으로 말미암아 위태로워지면 보시를 하여 건강하게 하고, 계율을 범하여 위태로워지면 금계로써 건강하게 하고, 성냄과 미워함을 말미암아 위태로워지면 인욕으로 세력을 삼고, 게으름을 말미암아 위태로워지면 정진으로 세력을 삼고, 어지러운 생각을 말미암아 위태로워지면 선정으로 세력을 삼고, 삿된 지혜로 말미암아 위태로워지면 바른 지혜로써 세력을 삼고, 그 밖의 모든 법에 있어서 보살이 착하지 못한 덕을 말미암아 위태로워지면 착한 덕의 근본으로 세력을 삼는 것입니다.”
007_1141_c_16L舍利弗菩薩羸劣則有勢所以者何假使若以塵勞愛欲而羸劣者則以智慧而有力勢若慳貪則用布施致於堅强設以犯戒而羸劣者則以戒禁而堅强矣設以瞋恚而羸劣者則以忍辱爲力勢矣以懈怠爲羸劣者則以精進爲力勢其以亂意爲羸劣者則以禪定爲力勢矣設以邪智爲羸劣者則以正智爲力勢矣斯一切法設使菩薩於不善德而羸劣者則以德本爲力勢
이때 세존께서 보녀를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누구라도 말을 하려면 보녀처럼 이렇게 말해야 하리라.”
이렇게 말씀하실 때에 5백 명의 보살들이 법의 지혜를 얻었다.
007_1142_a_04L於時世尊讚寶女曰善哉善哉有欲言當作斯說說是語時五百菩薩逮得法忍

6. 십종력품(十種力品)
007_1142_a_06L十種力品第六

보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의 열 가지 힘이라고 하였는데, 어떠한 힘을 성취하여야만 열 가지 힘이 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보녀에게 대답하셨다.
“가령 보살이 보살도를 행하면서 영원히 낮고 처한 승(乘)에 뜻을 두지 않고 끝까지 불선업을 짓지 않아야만 그 견고한 힘으로써 도량에 나아가게 되느니라.”
007_1142_a_07L寶女白佛所可謂言如來十力以何等力爲十力乎而得成就佛告寶女假令菩薩行菩薩道未曾歸于成立下乘也終不興造不善之業彼則以斯堅固之力遵詣道場
보녀가 다시 여쭈었다.
“그 열 가지 힘이란 어떠한 것입니까?”
007_1142_a_12L寶女又問謂十力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보녀야, 이치에 맞거나 맞지 않음을 환히 알고 한계 있거나 한계 없음을 환히 아는 지혜의 힘으로 사실 그대로의 진리를 알아 행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여래의 첫 번째의 힘이다. 여래는 이 힘으로 대중의 모임에서 사자후(師子吼)를 하여 집착 없는 법요를 해설하고 청정한 법 바퀴를 굴리니, 사문ㆍ범지나 천ㆍ용ㆍ마왕ㆍ범천ㆍ세간의 사람 중에는 아무도 그 거룩한 덕을 당할 수 없나니, 이 모두는 항상 법대로 행하기 때문이다.
007_1142_a_13L佛告寶女曰力達處處以處處力審如有知有限無限審如有知設令寶女如來處處非處處事有限無限審如有知是爲如來第一之力如來以斯於衆會中而師子吼無著要轉淨法輪沙門梵志天龍梵天世人巍巍之德莫能當焉如法故
007_1142_b_02L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죄와 복의 과보를 남기려고 한다면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보살은 여래가 준수한 그 힘을 입고서 불도를 이루며,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죄와 복의 원인을 다 알게 된다. 여래는 과거ㆍ미래ㆍ현재 죄복의 과보를 알고 선악의 갈래를 사실대로 아나니 이것이 바로 여래의 두 번째 힘이요, 여래가 이 힘으로 대중의 모임에서 사자후를 하며 집착 없는 도리를 해설하고 청정한 법 바퀴를 굴리니, 사문ㆍ범지나 천ㆍ용ㆍ마왕ㆍ범천ㆍ세간 사람 중에는 아무도 그 거룩한 덕을 당할 수 없다.
007_1142_a_20L復次寶女行菩薩道欲令餘殃罪福之報未之有也彼以得蒙遵修力勢逮成佛道過去當來現在罪福悉知其原設使如來知去來今罪福報應善惡所趣審如有知是爲如來第二之力也如來之力而於衆會則師子解無著處轉淨法輪沙門梵志魔王梵天世人巍巍之德莫能當焉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중생들의 근기를 관찰하여 설법하고 그 근원을 알고 나서 그들을 해탈케 한다. 또 뭇 사람의 근기에 따라가는 법을 모두 갖추어 이로써 불도를 얻으니, 중생을 위해 정진의 근(根)으로 중생들을 깨달아 사실대로 진리를 안다. 여래가 현재 중생들의 근본을 알고서 사자후를 외치는 것이 곧 여래의 세 번째 힘이며, 이 모두가 법대로 응하기 때문이다.
007_1142_b_05L復次寶女行菩薩道觀衆生根而爲說法知其原已而度脫之若使應于衆人之根以此具足逮成佛道爲諸衆生以精進根限了黎庶審如有知假令寶女如來現知衆人根本而師子吼是爲如來第三之力應如法故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 모든 중생계에 들어가 그 인물의 좋아함과 그 중생의 근기를 따라 법을 건립(建立)하며, 중생계에 들어가 구경(究竟)의 힘으로 불도를 얻음으로써 세간의 그 무수한 형태와 갖가지 종류를 알게 되나니, 여래가 중생계에 들어가 그 중생 각자의 믿음과 환희심에 따라 교화하고 제도하는 것이 곧 여래의 네 번째 힘이니, 이 모두가 법대로 응하기 때문이다.
007_1142_b_11L復次寶女行菩薩道入于衆生人物之界隨人所好如其黎庶而建立之彼入斯界究竟之力逮成佛道而曉世閒無數之形若干種體假令如來入衆生界各從信喜而開導之是爲如來第四之力應如法故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해탈하기를 원하는 어떤 중생이 있다면 그의 신념을 인하여 그들을 구제해 주고, 지혜를 구하는 이가 있으면 보살은 그 신심 내는 중생을 보고 싫어하거나 더럽게 여기지 않음은 물론 끝까지 해탈시키려는 그 굳건한 마음으로 불도를 성취함으로써 중생들의 갖가지 신심과 한량없는 즐거움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된다. 보녀야, 여래가 이 선인(仙人)과 중생의 갖가지 신심이나 한량없는 즐거움을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 곧 여래의 다섯 번째 힘인 것이니, 여래는 이 힘으로 대중 속에서 사자후를 외치며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마왕ㆍ범천(梵天) 중에 아무도 그 거룩한 덕을 당할 수 없는 것이다.
007_1142_b_17L復次寶女行菩薩道群萌之類志若欲脫因其所信而得勉濟求于慧見睹如慈信而不惡穢彼則以是信解脫力究竟之事逮成佛道而知黎庶若干種信無量之樂審如有知假使寶女如來了知仙人衆生若干種信所樂無量審如有知是爲如來第五之力而於衆中則師子吼沙門梵志天龍魔王梵天巍巍之德莫能當焉
007_1142_c_02L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발휘하는 지혜를 나타내어 그 함이 있고 없음과 형상이 있고 형상이 없는 모든 법에 있어서 성문의 승, 연각의 승을 구하거나 또는 대승을 구하거나 간에 보살은 이 지혜의 힘을 갖추어 불도를 얻음으로써 모든 구경(究竟)의 지혜에 들어가 사실 그대로를 안다. 보녀야, 여래는 뭇 지혜에 널리 들어가 통달하지 않는 것이 없이 사실 그대로의 진리를 알기 때문에 대중 가운데 홀로 뛰어나 사자후를 외치며, 모든 것을 항상 법대로 응하므로 천상ㆍ세간에 아무도 당할 이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곧 여래의 여섯 번째 힘이다.
007_1142_c_02L復次寶女行菩薩道顯發遣慧有爲無爲有形無形之所有法求聲聞乘緣覺之乘若復大乘彼以斯慧具足之力逮成佛道一切盡入究竟之慧審如有知假使寶女如來普入衆慧靡不周達審如有知獨步衆中而師子吼天上世閒巍巍之德莫能當焉常應如法是爲如來第六之力也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언제나 옛날에 심은 공덕의 근본을 잊지 않고 본래의 초월한 서원을 실천함에 게으르지 않으니, 이 옛날 공덕의 근본을 잊지 않는 그 힘을 모두 갖추어 마침내 불도를 성취함으로써 과거 무수한 겁의 일을 마음에 기억하여 사실 그대로를 알게 된다. 여래는 자기는 물론이요, 다른 중생의 헤아릴 수 없는 그 옛날의 일까지 사실대로 모두 알아서 대중에게 사자후를 외치니, 그것이 곧 여래의 일곱 번째 힘이요,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마왕ㆍ범천 중에 아무도 당할 이가 없나니, 이 모두가 항상 법대로 응하기 때문이다.
007_1142_c_11L復次寶女行菩薩道未曾廢失往古德本而不放逸超越本願彼則以斯往古本德不忘失力具足究竟逮成佛道心念過去無數劫事審如有知假使寶女如來知己及他衆生不可計量往古之事悉誠念之審如有知而於大衆師子之吼是爲第七之力沙門梵志天龍魔王梵天莫能當焉常如應法故
007_1143_a_02L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선정을 닦아 그 마음에 아무것도 자라남이 없고 욕심의 번뇌를 떠나 조화되고 부드럽고 어질며, 이 조화되고 부드럽고 어진 힘을 구족하여 마침내 불도를 성취한다. 그리하여 일체의 선정과 해탈문의 바른 행으로 중생들의 그 번뇌와 의심을 사실대로 알게 된다. 보녀야, 여래가 일체의 선정과 해탈문으로 중생계를 깨달아 그들의 번뇌와 의심을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 곧 여래의 여덟 번째 힘인 것이며, 이 힘으로 대중들에게 사자후를 외치므로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마왕ㆍ범천 중에 아무도 여래의 거룩한 덕을 당할 수가 없는 것이다.
007_1142_c_20L復次寶女行菩薩道遵修禪定三昧正受心無所生離于欲塵調隱柔仁彼則以斯柔仁之力具足究竟逮成佛道了於黎庶一切禪思脫門定意正受之行塵勞懷結審如有知假令寶女如來曉於黎庶一切禪思脫門三昧正受塵勞懷結審如有知是爲如來第八之力而於大衆師子之吼沙門梵志天龍魔王梵天巍巍之德莫能當焉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언제나 중생들의 공로를 덮거나 숨기지 않고 배우지 못한 이와 배워서 아직 성취하지 못한 이를 업신여기지 않으며, 광명을 나타내어 중생들을 비춘다. 그는 보살이 그 넓고도 큰 광명의 힘을 구족하여 불도를 이룩함으로써 하늘 눈[天眼]으로 사실 그대로를 투철히 보게 되나니, 여래ㆍ지진이 투철한 도의 눈[道眼]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없는 그것이 곧 여래의 아홉 번째 힘이며, 이 힘으로 홀로 대중에 노닐면서 사자후를 외치므로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마왕ㆍ범천 가운데 그 거룩한 덕을 당할 이가 없는 것이다.
007_1143_a_07L復次寶女行菩薩道未曾覆蔽衆生之功不輕未學不慢不及逮致顯明照於衆生彼則以斯弘大光耀究竟具足逮成佛道天眼徹視如有悉知假使寶女如來至眞道眼徹視靡不睹見是爲如來第九之力獨遊大衆而師子吼沙門梵志天龍魔王梵天巍巍之德莫能當焉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중생으로 하여금 번뇌 있는 법으로 인도하지 않고, 번뇌 없는 법을 널리 설하여 그 모든 번뇌를 자라나지 않게 하며, 또 번뇌 없는 도로써 중생들에게 바른 길을 나타내 보인다. 그는 이 번뇌 없는 법의 힘을 구족하여 마침내 불도를 성취함으로써 일체의 번뇌 없는 지혜를 널리 통달하여 사실 그대로를 알게 된다. 보녀야, 여래가 모든 번뇌 없는 지혜로써 일체의 번뇌 없는 법을 열어 보이는 그것이 곧 여래의 열 번째 힘이다. 여래가 이 진실한 힘으로 대중의 모임에 사자후를 외치어 집착 없는 도리를 널리 설하고 청정한 법 바퀴를 굴리므로 사문ㆍ범지와 청룡ㆍ마왕ㆍ범천ㆍ세간 사람 중에 아무도 당할 이가 없다.
007_1143_a_15L復次寶女行菩薩道不御衆生至有漏法則爲黎庶說漏盡法不長諸漏以無漏道求于衆生顯示正路彼此無漏篤信之力具足究竟逮成佛道普達一切盡諸漏慧審如有知假使寶女如來悉盡諸漏慧者開示一切無漏之慧是爲如來第十之力如來以致斯眞力者則於衆會而師子吼了無著處轉淨法輪沙門梵志天龍魔王梵天世人莫能當焉是爲寶女如來十力
007_1143_b_02L이 모두가 여래의 열 가지 힘이며, 여래는 이 열 가지 힘을 모두 성취하였으므로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만일 보살이 이 힘에 대해 듣고 먼저 보살의 열 가지 힘을 구족한다면 마침내 여래의 열 가지 힘을 성취하리라.”
007_1143_b_02L如來以是十種之力具足成就乃得謂正覺假使菩薩逮聞此以斯菩薩十種之力而逮成就如來十力

7. 사무소외품(四無所畏品)
007_1143_b_06L四無所畏品第七

보녀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 지존(至尊)의 네 가지 두려움 없음과 열여덟 가지 공통되지 않은 부처님의 법이란 어떤 것이며, 또 보살로서 어떠한 행을 닦아야만 그 네 가지 두려움 없음과 열여덟 가지 공통되지 않은 부처님의 법을 이룩할 수 있습니까?”
007_1143_b_07L寶女白佛斯所可謂如來至尊四無所畏十八不共諸佛之法又彼菩薩則以何行致四無畏十八不共諸佛之法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도를 행하면 언제나 법에 있어서 스승의 명령을 어기지 않고 이러한 상(像)을 깨달은 뒤에 항상 평등한 마음으로 중생을 가엾이 여겨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보시하며, 또 평등하게 법을 받들어 그 귀취(歸趣)를 관찰하되 조금의 생각[想]도 없는 동시에 뭇 집착을 여임으로써 마침내 불도를 이룩하여 사자후를 하게 되니, 나도 이것을 성취하여 평등한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나는 이 법을 분명히 알았기 때문에 통달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ㆍ세간 사람으로서는 여래의 상서로운 감응인 넓고 큰 그 위덕(威德)의 광명을 볼 수 없고, 부처님의 단점을 찾아내려 해도 도무지 그 단점을 볼 수 없겠거늘, 어찌 감히 ‘부처님께서는 평등한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하셨다’고 속으로 생각인들 내겠느냐? 또 설령 그런 말을 할지라도 부처님께서는 두려워하는 마음이나 행동이 없음은 물론 홀로 대중에 뛰어나 사자후를 외치어 집착 없는 도리를 널리 설하고 청정한 법 바퀴를 굴리리니, 그러므로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ㆍ세간 사람으로서는 여래의 거룩한 덕을 당할 이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여래의 첫 번째 두려움 없음이다.
007_1143_b_11L世尊告曰行菩薩道未曾於法違失師命了知是像常以等心愍于衆一切所有施而不悋等奉行法觀察所歸無若干想以離衆著適成佛道則師子吼吾以逮成平等之覺汝等當知吾以曉了於此之法無不覺達假使若有沙門梵志天龍鬼神魔王梵天及與世人不能睹見如來瑞應弘雅威曜設不能睹現應之德欲求佛短都不睹見而敢生意心自念言佛不得成平等正覺設有言爾佛無恐懼行無所畏獨步大衆而師子吼知無著處轉淨法輪沙門梵志天龍鬼神魔王梵天及與世人巍巍之德莫能當焉是爲如來第一無畏
007_1143_c_02L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 안의 행[內行]을 알고 안팎의 법을 분별하며, 또 거리끼는 법을 분명히 알아서 그 무너지고 물러서는 법을 익히지 않는 동시에 순종하지도 않고 스스로 행하지 않음은 물론 이 법으로 다른 사람을 교화하거나 널리 퍼뜨리지도 않는다. 모든 거리끼는 법은 다 버려서 이로써 불도를 성취하여 사자후를 외친다. 그리고 저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과 세간 사람들로부터 그 누구도 여래가 거리끼는 법을 강설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그 법을 행하게 한다고 의심하며 왈가왈부하는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비록 그렇게 말하는 자가 있더라도 그것을 겁내지 않고 두려움 없는 행으로 널리 법 바퀴를 굴려 대중 가운데에서 사자후를 외치니, 이것이 여래의 두 번째 두려움 없음이다.
007_1143_b_25L復次寶女行菩薩道知於內行別內外法又復曉了罣㝵之法亦不習行廢退之法亦不順從亦不自行不以化人亦不宣布見諸罣㝵悉棄捐之逮成佛道爲師子吼永不睹見沙門梵志天龍鬼神魔王梵天及餘世人而訟理言如來講說罣㝵之法而令人行雖有斯言不以恐懼行無所畏轉弘法輪於大衆中而師子吼是爲如來第二無畏
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항상 맑고 선한 법을 받들어 다투지 않고 경전을 강설하여 모든 중생을 정화하며, 현재 바로 일반적인 것을 초월한 덕에 나아가며 그 무수한 함이 없는[無爲] 업을 담당하면 널리 중생계에 들어가 번뇌와 원한을 깨끗이 제거하고 스스로가 함이 없는 그 많은 업을 쌓아간다. 여래도 이와 같이 중생을 권화(勸化)하여 불도를 성취함으로써 사자후를 외치기를, ‘나는 모든 원한 맺힌 일을 깨끗이 제거하였다’고 하며 법을 강설하고, 이 행을 잘 닦아 장엄 청정함을 다 이룩하느니라. 그리하여 저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과 세간 사람들 중에 아무도 ‘여래는 원한이 맺힌 법을 강설한다’고 의심하며 왈가왈부하는 일을 결코 당하지 않으며, 비록 그렇게 말하는 자가 있더라도 그것을 겁내지 않고 두려움 없는 행으로 큰 법 바퀴를 굴리어 대중 가운데에서 사자후를 외치니, 이것이 여래의 세 번째 두려움 없음이다.
007_1143_c_12L復次寶女行菩薩道而常奉行淸白之法無諍訟路講說經典淨化一切衆生之類現在歸趣超異之德無數重擔無爲之業則普得入淨除結恨而自積累無爲之業其佛勸化黎庶之原逮成佛道則師子吼吾以淨除諸結恨事而講說法遵修此行悉得嚴淨永不睹見沙門梵志天龍鬼神魔王梵天及餘世人而訟理言如來講說結恨之法雖有斯言不以恐懼行無所畏轉大法輪於大衆中而師子吼是爲如來第三無畏
007_1144_a_03L다시 보녀야, 보살도를 행하면서 ‘나에게 지혜와 바른 견해가 있고, 다른 사람은 아는 것도 없고 바른 견해도 없다’고 하며 너무나 지나친 교만을 한번도 일으킨 적이 없으며 동시에 항상 겸손한 뜻으로 스스로 훌륭한 체하지 않는다. 뭇 일을 올바르게 깨달아 나쁜 행에 집착하지 않고 이 법을 잘 닦아 모두 갖추어 이로써 불도를 성취하여 사자후를 외치나니, 즉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나는 이 모든 번뇌를 다 없애고 생사의 환란을 깨끗이 제거하였고, 다시 중생을 위해 널리 경전을 설하여 그들의 온갖 번뇌를 제거시킨다’라고 하느니라. 그리하여 저 사문ㆍ범지와 천ㆍ용ㆍ귀신ㆍ마왕ㆍ범천과 세간 사람들 중에 아무도 ‘여래가 강설하는 법은 모든 번뇌를 아직 다 제거하지 못하였도다’고 의심하여 왈가왈부하는 일을 당하지 않으며, 비록 그렇게 말하는 자가 있더라도 그것을 겁내지 않고 두려움 없는 행으로 큰 법 바퀴를 굴려 대중 가운데에서 사자후를 외치니, 이것이 여래의 네 번째 두려움 없음이다.”
007_1143_c_24L復次寶女行菩薩道未曾處於甚重憍慢吾有所知吾有所見餘人無知而無所見志常謙遜而不自大覺了衆事不著惡行彼遵此法悉令具足逮成佛道則師子吼當知我身以盡諸漏如是蠲除生死之患復爲衆生廣說經典蠲除諸漏永不睹見沙門梵志天龍鬼神魔王梵天及餘世人而訟理言如來講說不除諸漏諸漏未盡雖有斯言不以恐懼行無所畏轉大法輪於大衆中而師子吼是爲如來第四無畏
寶女所問經卷第二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