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7_1234_a_01L보성다라니경 제3권
007_1234_a_01L寶星陁羅尼經卷第三


파라파밀다라 한역
이진영 번역
007_1234_a_02L唐天竺三藏波羅頗蜜多羅譯


3. 마왕귀복품(魔王歸伏品)①
007_1234_a_03L魔王歸伏品第三

그때 석가모니여래께서 이 『보성다라니경』을 말씀하시고 큰 광명을 나타내시어 이 사바세계의 4천하를 두루 비추시자, 이 큰 광명에 따라 때마침 욕계(欲界)의 곳곳에 숨어 있던 마군들이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에 모두 놀라 일어나서 함께 이 광명의 나타난 인연을 보고 다 같이 생각하였다.
‘이는 틀림없이 저 악마의 조작이리라. 그는 4천하에서 큰 위덕(威德)이 있으므로 우리에게 자재로운 힘을 보여주기 위하여 이 광명을 나타낸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무렵에 저 악마가 근심과 괴로움에 말려들어 매우 후회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007_1234_a_04L爾時釋迦牟尼如來說此寶星陁羅尼經時放大光明遍照此娑婆世界百俱胝四天下處悉皆大明應時此閒百俱胝處欲界諸魔以佛力故皆起驚動共睹此光所現因緣咸作念言決定是彼惡魔所爲於四天下有大威德彼於我等大自在力故現此光作是念時觀見惡魔坐憂惱室極生悒恨
그때 이 백천 나유타 세계의 마군들이 각자의 마궁을 버리고 이 4천하의 악마왕이 머무는 처소에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은 이 욕계의 주인으로서 자재로운 큰 힘이 있어 광명을 놓아 널리 모든 곳을 비추거늘, 무슨 까닭으로 근심과 괴로움에 말려들어 앉아 있습니까?”
007_1234_a_13L爾時此界百俱胝魔各捨魔宮到此四天下惡魔王所作如是汝欲界主有大自在放此光明普照一切復何因緣坐憂惱室
007_1234_b_02L마왕은 곧 그들 마군에게 두루 대답하였다.
“너희들은 알아 두라. 이는 석종자 사문이 가장 야릇한 환술로써 광명을 놓아 이 세계에 비추어 모두들 경동(驚動)하게 한 것이다. 세간의 모든 총명한 사람과 저 범천왕ㆍ용왕ㆍ야차왕과 아수라왕ㆍ가루라왕ㆍ긴나라왕ㆍ마후라왕과 내지 그 밖의 인비인(人非人)들 가운데 지혜로운 자가 다 그에게 귀의하여 공양하고, 그는 또 6년 동안 홀로 앉아 상(相)없는 큰 환술의 힘을 성취하였느니라.
007_1234_a_16L爾時王卽便遍答百俱胝處所有諸魔等應知此是沙門出於釋種第一諂放此光明照於世界一切驚動閒所有明慧之人諸梵天王及諸龍夜叉王阿修羅王摩睺羅伽王樓羅王緊那羅王乃至其餘人非人其中所有聰睿之士一切歸向供養於彼乃至六年獨坐無二成就無相大幻之力
나 자신의 힘으로 신통을 나타내어 36나유타 주위의 군사를 장엄하게 거느리고 온갖 마군의 힘과 갖은 노력을 다하여도 끝내 저 수타라(首陀羅)1)의 터럭 하나를 놀라게 할 수 없거늘 어떻게 다른 장애를 일으켜 저 법좌(法座)를 움직일 수 있겠는가?
007_1234_b_05L我以自力示現神通駕軍衆三十六俱胝周帀圍遶一切魔力用大勤勞畢竟不能令彼首陁驚畏一毛何況復能作餘鄣㝵動彼法坐
이제 이 수타라의 성취한 그 같은 상(相) 없는 환술로써 신통을 나타낸다면 온 땅을 흔들어 우리의 군사를 몰아내기를, 마치 큰 나무의 뿌리를 베면 줄기와 가지가 한꺼번에 넘어지는 것처럼 되고, 일체 마군의 세계는 그가 법좌에서 성취한 큰 광명에 부딪쳐 도로 캄캄하게 될 것이며, 그가 또 법좌에서 일어나 중생들을 위하여 연설을 시작한다면 이 4천하의 중생 가운데 총명하고 슬기로운 자는 다 환술의 갈고리에 걸려들리라.
007_1234_b_09L今此首陁成就如是無相之幻所作示現動此大地幷退我軍如誅大樹根枝俱倒一切魔界悉皆闇蔽於彼坐處成就大明從坐起已爲諸衆生開示演說此四天下所有衆生聰明智慧悉亦爲幻鉤所牽
뿐만 아니라 내가 이제 저 중생들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 것과 언제 죽어서 어디에 태어나는지를 알지 못하므로 저 석종자에게 귀의한 여섯 갈래 중생들의 터럭 하나도 경동시킬 수 없는데, 어찌 그들의 신심을 변동시키겠는가? 나의 미묘한 500기녀와 2만의 아들을 비롯한 모든 권속들이 모두 사문 구담(瞿曇)에게 귀의하여 그 사문 앞에 앉아 있지만, 나는 오늘 그것을 제지하지 못하노라.
007_1234_b_14L我亦不知彼等之心何處何趣何時死何處今此六趣歸依彼者我尚不能驚動一毛況復能令動彼信心我此五百微妙妓女及二萬子幷諸眷屬悉歸依沙門瞿曇在彼前坐我於今日不能遮制
너희들이 이제 복과 지혜의 자재로운 힘이 있거든 나를 협조하여 저 석종자 수타라의 목숨을 끊는 동시에 그에게 귀의한 모든 중생을 해산시키고, 야릇한 환술쟁이의 더러운 부당(部黨)을 다 항복 받고서 우리의 깨끗한 부당을 분명히 나타내어야 하리니, 그렇게 함으로써 앞으로 모두가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007_1234_b_20L汝等今者有力有福有智自在當助於我斷彼釋子首陁羅所有衆生歸依彼者悉令破散諂沙門黑闇部黨悉令降伏我等魔衆白淨部黨悉令明顯從爾已後當受樂觸
007_1234_c_02L그때 광명(光明)이란 마군이 이 남섬부주를 관찰하다가 법좌 위에 계시는 여래의 몸을 보는 동시에 또 설법하시는 미묘한 범음(梵音)을 듣고는 소름이 끼쳐 놀라 일어나서 저 마왕을 향해 게송을 읊었다.
007_1234_b_25L爾時有魔名曰光明觀此閻浮於法坐上見如來身又聞梵音美妙說法見聞此已毛豎驚起向彼魔王說如是偈

일체 찰토(刹土) 가운데
여래의 색신(色身)이 가장 뛰어남은
그 공덕과 지혜로서
오랫동안 몸매를 청정케 함이네.
007_1234_c_06L一切剎土中
此色最勝異
功德及智慧
久已淨其身

모든 번뇌를 해탈하여
언제나 착한 법과 상응하고
모든 존재를 해탈하여
일체의 근심을 다 끊었어라.
007_1234_c_08L解脫諸煩惱
長夜善相應
解脫於諸有
盡彼一切憂

마왕의 자재로운 힘은
이제 용납할 곳 없으니
부디 다시 성내지 말고
삼계(三界)에 으뜸가는 이께 귀의하소서.
007_1234_c_09L汝今勿復瞋
自在所不容
歸依此處者
三有第一歸

당신이 만약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진심(瞋心)을 낸다면
그 어리석음 때문에
스스로가 파괴를 초래하게 되리다.
007_1234_c_10L汝若於此處
起於剎那瞋
以彼愚癡故
自得於樂壞

다음에 그들의 군중 가운데 산이미가(珊儞弭迦)란 마군이 또 마왕을 향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4_c_12L爾時衆中復有一魔名珊你弭迦彼魔王說如是偈

저 여래의 큰 신통력과
가장 뛰어난 공덕의 상(相)은
일체 의지하는 곳이 없고
오직 해탈의 길을 나아감이라.
007_1234_c_14L彼大神通力
最上功德相
一切無所依
依者趣解脫

그러므로 괴로움을 다 없애고서
괴로움이 다하는 길을 널리 설하니
우리의 한량없는 백천 마중으로선
그를 뇌란(惱亂)시킬 수 없으리.
007_1234_c_16L苦盡無有餘
能說苦盡道
無量百千魔
所不能惱亂

이때 마왕도 게송을 읊어 대답하였다.
007_1234_c_17L爾時魔王說偈報曰

우리의 모든 자재로운 이는
저 큰 자재로운 사람을 따라 이제 다 귀의하게 되었으니
이렇게 가다간 오래지 않아 우리의 세계가 멸망할 것이므로
우리는 갈 곳도 얻을 것도 없으리.
007_1234_c_18L我今所有自在人
彼大自在悉歸從
如是不久空我界
我無趣處復無得

그때 또 그 군중 가운데 신진(新塵)이란 마군이 마왕을 향해 게송을 읊었다.
007_1234_c_20L爾時衆中復有一魔名曰新塵向彼魔王說如是偈

당신이 먼저 큰 세력 지니고서
자유로이 용맹하게 싸웠지만
이젠 세력 잃고 어쩔 수 없으니
저 일체의 지혜를 갖춘 이와 끝내 마주 대항할 수 없으리.
007_1234_c_22L第一勢力汝先有
自在勇健之所作
汝今失力復無能
無得共比一切智

다음에 도월(刀月)이란 마군이 또 마왕을 향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4_c_24L爾時衆中復有一魔名曰刀月向彼魔王說如是偈
007_1235_a_02L
여래의 큰 자비는 중생에게 나쁜 뜻 없고
자성(自性)이 청정하여 일체 의지하는 곳이 없음이라.
그러므로 삼계를 해탈하여 모든 곳을 유행(遊行)하되
나아감도 물러남도 없나니 그 누군들 해칠 수 있으리.
007_1235_a_02L慈悲衆生無惡意
自性淸淨無所依
解脫三界遊行處
無趣無行無能害

이에 마왕은 또 게송을 읊어 대답하였다.
007_1235_a_05L爾時魔王說偈報曰

욕계의 모든 중생은
술에 취하고 애정에 떨어져 온갖 욕심에 집착된 지 오래라.
항상 나의 하는 일에 따르거늘 너희들이 함께 화합한다면
어찌 저 여래를 해치지 못하랴.
007_1235_a_06L欲界所有諸衆生
迷醉倒情著諸欲
於我所作常隨轉
云何共汝不害彼

다음에 그 군중 가운데 또 지수(地水)라는 마군이 마왕을 향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5_a_08L爾時衆中復有一魔名曰地水向彼魔王說如是偈

견실치 못한 모든 유(有)를 눈병과 아지랑이 같다고 알고서
그 유에 대한 애착을 다 끊으므로
마치 허공처럼 아무것도 없거늘
어떻게 저 여래를 괴롭힐 수 있으리까?
007_1235_a_10L諸有不堅如幻炎
能知諸有斷諸愛
不著諸有如虛空
云何於彼能逼惱

이에 마왕은 또 게송을 읊어 대답하였다.
007_1235_a_12L爾時魔王說偈報曰

그가 비록 자재로운 힘으로 항상 삼계에 있어서
음과 의복을 자용(資用)할 수 있지만
그도 3수(受)에 있어선 고락에 집착되기 마련이거늘
어찌 그를 해칠 수 없으랴.
007_1235_a_13L彼雖自在於三界
飮食衣服恒資用
彼於三受所樂住
云何將死不能害

다음에 그 군중 가운데 사애(捨愛)라는 마군이 왕을 향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5_a_15L爾時衆中復有一魔名曰捨愛向彼魔王說如是偈

신통의 경계에 자재로운
모든 악마ㆍ천룡ㆍ야차들이
갖가지 방편으로 괴롭히려 해도 그에겐 접촉마저 할 수 없거늘
어떻게 그를 해칠 수 있으리까?
007_1235_a_17L神通境界有所有
惡魔天龍夜叉等
種種惱佛無所觸
云何將死能害彼

이에 마왕은 또 게송을 읊어 대답하였다.
007_1235_a_19L爾時魔王說偈報曰

우리들은 옛날에 그의 음식을 끊기 위하여
허공에서 큰돌을 퍼붓고
갖가지 음성으로 욕설을 더하여
그의 처소까지도 움직이려 하였노라.
007_1235_a_20L我等昔日斷彼食
於虛空中雨大石
無邊罵詈百種聲
我欲動彼所依處

다음엔 그 군중 가운데 또 지안(知眼)이란 마군이 마왕을 향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5_a_22L爾時衆中復有一魔名曰知眼向彼魔王說如是偈

당신이 그에게 뇌란(惱亂)을 일으킬 때
조금이라도 성내는 것을 보았나요? 그는 한 마디도 나쁜 말 없이
좋은 얼굴과 부드러운 음성으로
당신을 깨우치고 위로하였으리다.
007_1235_a_24L汝於彼時作惱亂
頗見少許瞋過不
舒顏視汝不嚬蹙
軟音慰喩無惡聲
007_1235_b_02L
이에 마왕은 또 게송을 읊어 대답하였다.
007_1235_b_02L爾時魔王說偈報曰

그는 지혜 있고 항상 인욕하여
애욕과 어리석은 허물을 끊고
인자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에게
공덕의 행을 모으기 때문이리라.
007_1235_b_03L彼有智慧能常忍
能斷愛癡諸過失
慈心一切諸衆生
聚集所行無不集

다음엔 그 군중 가운데 난항복(難降伏)이란 마군이 또 마왕을 향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5_b_05L爾時衆中復有一魔名難降伏向彼魔王說如是偈

3결(結)로써 얽어맨다면
우리도 그를 뇌란시킬 수 있지만
이 어리석은 묶음을 끊고야 말리니
어떻게 그를 괴롭힐 수 있으리까?
007_1235_b_07L三結若能羂縛者
我等可應惱亂彼
佛乃滅此癡羂鄣
云何將死能惱彼

이에 마왕은 또 게송을 읊어 대답하였다.
007_1235_b_09L爾時魔王說偈報曰

너희들이 방일하지 말고
나를 돕기 위하여 결속하라.
내가 땅을 변화시켜 물을 만들고
사방의 산을 묶어 창을 만들고
허공에선 큰 돌을 마구 퍼붓고
그 밖의 철사(鐵沙) 덩어리와
화살ㆍ칼ㆍ몽둥이를 방출하여
곧 그의 몸을 분쇄하리라.
007_1235_b_10L汝等助我力
裝束莫放逸
我變地爲水
束四山爲鬘
虛空雨大石
又放鐵沙聚
月箭曲刀鑹
擲彼身卽碎

이러한 갖은 방편으로
끝까지 뇌란을 일으키며
너희들 서로가 돕는다면
석종자는 결정코 재(灰)가 되리라.
007_1235_b_13L如是勤方便
極作惱亂彼
汝等相運助
釋子定爲灰

여러 마군들이 각각 이와 같이 게송을 읊을 때에 이에 따라 백천 나유타의 마군들도 이 게송의 문답을 다 같이 읊었다.
007_1235_b_14L爾時諸魔各各說偈乃至百俱胝處所有諸魔說偈問答皆亦如是
그때 일체 마중들이 한꺼번에 음성을 높여 말하였다.
“그렇다며 마땅히 가야 하리라. 각자의 궁중에 갑옷과 투구를 장엄하기를, 모든 군중들에게 다 갑옷을 둘러야 하리라. 우리들의 신통력으로 모든 경계를 나타내어서 그들로 하여금 알게 한다면, 사문 구담이 비록 용맹하다 할지라도 어찌 우리들 군중의 칼날을 당할 수 있겠는가?”
007_1235_b_16L爾時彼衆一切諸魔同時發聲作如是言如是應去各各自宮莊嚴甲冑幷諸軍衆悉皆擐甲各使我等神通之力一切境界示彼令知沙門瞿曇雖復勇猛豈當我輩軍衆之鋒
007_1235_c_02L이와 같이 말하자 그때 잠깐 사이에 백천 나유타의 곳곳에 있던 마군들이 각자의 궁중으로부터 갑옷과 투구를 장엄하기를, 그 하나 하나 마군들이 갖가지 갑옷을 입고 갖가지 무기를 잡고 각별한 장엄을 갖추어서 한밤중에 남섬부주로 내려와 중인도의 마가타국에 이르러 부처님 계시는 처소의 가까운 허공에 각각 머물며, 한편으론 불ㆍ법ㆍ승에 대해 신심을 내지 않고 공경하지도 않는 온 4대주의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벽려다ㆍ비사차ㆍ구반다들에게까지 저 마군들이 각각 군중을 보내 갖가지 무기를 주어 장엄케 하고는 한 곳에 집합시켜 여래를 해치려고 하였다.
007_1235_b_21L如是語時於剎那頃百俱胝處所有諸魔各從自宮甲冑莊嚴一一魔軍千俱胝衆著種種甲持種種器仗各別嚴於夜分中下閻浮提到中摩伽陁各住虛空鄰近於佛乃至四洲天夜叉乾闥婆阿修羅伽樓羅吉那羅摩睺羅伽薜荔多毘舍闍究槃茶於佛邊生不信心無恭敬意於法僧邊亦不信心彼一切魔各遣軍衆種器仗擐甲莊嚴大集彼處欲害如
이와는 달리 광미(光味)라는 한 선인(仙人)이 있었으니, 그는 남보다 뛰어나게 모든 신통의 경계를 배운 이로서 500도중(徒衆)들을 데리고 설산(雪山)에 머물면서 항상 마혜수라(摩醯首羅)를 받들어 섬기고 있었는데, 그때 마왕은 곧 자신을 변화하되 마혜수라의 형상으로 가장하여 그 선인 앞에 서서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5_c_09L有一仙人名曰光味於十八明處及神通境界學過彼量而常承事摩醯首羅與五百徒衆住雪山邊爾時魔王卽自變身作摩醯首羅像住仙人前說如是偈

듣건대 신통에 의지하는 큰 성인으로서
총명하고 슬기로운 저 석종자 구담이
현재 마가타국에 머물면서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한다고 하니
그대의 견고한 마음으로 나를 위하여
그에게 가서 갖가지로 변론해 다오.
그대가 다섯 신통을 다한다면
결정코 자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네.
007_1235_c_13L瞿曇姓種生
大仙依通者
聰慧住摩伽
今王舍城乞
汝當堅固心
往共種種論
汝極五神通
當決定自在

그때 마왕은 이 게송을 읊고 나서 곧 그곳을 떠나 마궁에 되돌아와서 권속들에게 또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5_c_16L爾時魔王說此偈已卽隱不現還於魔宮自眷屬所說如是偈

내 이제 견줄 데 없는 지혜를 얻었으니
너희들은 여기에 와서 내 말을 들어라.
저 석종자가 환술의 경계를 나타낸다면
우리의 광대한 힘을 빼앗을 것이므로
누구보다도 신통을 구족한 선인을
석종자에게 보내 변론하게 하였노라.
007_1235_c_18L汝等今日我邊聽
我今思得無比知
釋子所攝所共語
神通加彼令具足
彼幻示現自境界
奪我魔之廣大力

또 석종자는 항상 부드러운 말씨로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대한 것처럼
제자들을 다 기뻐 즐겨하게 하고
조용한 걸음걸이와 단정한 위의(威儀)로
항상 이른 아침 성읍에 들어가느니라.
007_1235_c_21L如母向子常軟語
悉令弟子生喜樂
恒日初分入城邑
徐步攝持正威儀
007_1236_a_02L
그 욕심 끊은 수행한 제자들을
우리들이 다 잡아 굴복시키려면
미묘한 노래ㆍ춤으로 그들 앞에 나타나서
그들로 하여금 보고 듣고는 의혹 하게 하기를
제자들부터 먼저 혹착(惑著)시킨 뒤
큰 선인 석가의 마음을 괴롭혀야 하리라.
007_1235_c_23L弟子所行所斷欲
彼彼自當我捉持
美妙歌舞現其前
令彼見聞生惑著
弟子見聞惑著已
應惱釋迦大仙意

그러나 때마침 군중 가운데 한 마군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6_a_03L爾時衆中復有一魔說如是偈

제가 이제 그들을 겁내게 하는
사자ㆍ낙타ㆍ코끼리ㆍ호랑이ㆍ물소 따위 그러한 형상을 변화로 나타내어
빨리 저 성읍에 달려가서
우레 같은 소리를 외쳐 경동케 할 것이다.
007_1236_a_04L我今化現可畏事
師子駝象虎水牛
速疾奔馳彼城邑
驚動現威雷震聲

또 한량없는 신통을 나타내며
그들 앞에 무기를 보여 위협하여
욕심 버린 그 여러 제자들을
혼미하고 산란하여 망실(忘失)하게 하리다.
007_1236_a_06L神通化現無量事
復現兵器逼其前
彼彼所棄諸欲者
或時迷亂令忘失

그때 또 군중 가운데 한 마군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6_a_08L爾時衆中復有一魔說如是偈

나는 이제 저 네 거리 한복판에
누각으로 변화하여 그 앞을 가로막아
갖가지 기이하고도 추악한 형상과
갖가지 무기로써 그들을 협박하며
공중에선 큰 소리 외치고 칼을 퍼부어
그 두려운 우레 소리에 경동시키므로
그들의 경계가 자유롭지 못하게 하여
빨리 소멸되고 다시 나타나지 않게 하리라.
007_1236_a_09L我今於彼四衢道
化作樓觀俠其前
種種奇形醜惡面
種種器仗逼動彼
空中大聲雨刀劍
驚動可畏雷雹聲
於彼境界不自在
速令消滅不現前

그때 마왕은 신통력으로써 모든 차림을, 앞서 말한 그대로 광대하게 일체 경계를 장엄하였다.
그러나 여래의 대자대비한 위덕(威德)의 힘 때문에 그 광대하게 갖가지로 나타내 보인 것이 즉시 이 삼천대천 불세계로 변화하여 온 땅이 금강(金剛)처럼 됨으로써 일체 마왕의 힘으로는 개전(改轉)할 수 없으며, 다시 험악한 소리를 외치거나 화산(火山)을 만들어 사방으로 뜨겁게 할 수 없고 때 아닌 캄캄한 구름과 혹독한 바람을 일으킬 수 없게 되었으며, 부처님의 가지(加持)하시는 힘 때문에 어떤 용이 그 몸을 운전하여 한 방울의 물을 내리게 할 수도 없었다.
007_1236_a_13L爾時魔王以神通力一切嚴駕廣作如上一切境界如來大慈威德力故亦廣如彼種種示現卽時變此三千大千佛之世界令此地性猶如金剛一切魔力不能改轉亦復不能更作惡聲及以火山四方猛焰亦不能作非時黑雲及惡風氣佛力持故乃至無有一龍能運其身下一渧雨
007_1236_b_02L그때 큰 성문 네 사람이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갖고서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려 하는데, 때마침 존자 사리불(舍利佛)이 왕사성 남문에서 마왕의 동자 50인을 만났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가장 단정하고 미묘한 대인의 아들처럼 모습을 장엄하여 공동으로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행진하다가 멀리 존자 사리불이 오는 것을 보고 곧 앞에 다가와서 존자의 두 손을 잡고 말하였다.
“사문이시여, 당신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시다.”
007_1236_a_21L爾時四大聲聞日初分時著衣持鉢入王舍大城乞食時尊者舍利弗城南門値魔童子其數五十第一端正妙色莊嚴大人子相同在街路歌舞而行遙見尊者舍利弗來卽前共持尊者兩手謂尊者曰汝舞沙門沙門
이에 사리불이 동자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너희들이 과거에 듣지 못했던 것을 이제 내가 말하여 주리라.”
007_1236_b_05L時舍利弗語童子言汝當諦先所未聞當令汝聞
그리고는 곧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6_b_06L卽爲童子如是偈

모든 입처(入處)2)를 근심거리로 싫어할지니
입처가 항상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저 입처의 끝까지를 다 없애며
모든 쌓임[陰]을 근심거리로 싫어할지니
쌓이는 자리가 항상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저 쌓임의 끝까지를 다 없애노라.
007_1236_b_07L諸入可厭患
殺處常欺我
我今厭患已
盡彼入邊際
諸陰可厭患
殺處常欺我
我今厭患已
盡彼陰邊際

그때 사리불이 마왕의 동자들을 위하여 이 게송을 읊고는 곧 주문을 외웠다.
007_1236_b_10L爾時舍利弗爲魔童子說此偈已說呪曰

다니야타 바하라 바하라 바라 바라 마리지바하 사차바하아 아마바하 사바하
哆姪也他 婆呵囉 婆呵囉 婆囉 婆囉 末利支婆呵 薩遮婆呵阿 阿磨婆呵 薩婆呵
007_1236_b_12L哆姪也他婆呵囉婆呵囉婆囉婆囉末利支婆呵薩遮婆呵磨婆呵薩婆呵

그리고 사리불이 노래의 음절로써 이 게송과 다라니를 나타내자 그때 마왕의 50동자들은 전에 없던 이 법음(法音)을 듣고서 매우 기뻐한 나머지 청정한 신심을 내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6_b_15L爾時舍利弗於歌音中說如是偈及陁羅尼時魔王童子五十人等聞是法音得未曾有甚大歡喜信心淸淨向舍利弗說如是偈

세간을 위하여 친히 쌓임을 말씀하사
저희들로 하여금 쌓임을 여의게 하고
다시 바른 소견 증득케 하시니
저희들 이제 함께 올바른 도사께 참회하옵니다.
007_1236_b_19L正導我等今懺悔
爲世閒親善說者
說陰可畏教我離
令我於此常證見

그때 동자들은 이 게송을 읊고 나서 존자에게 엎드려 예배하고 곧 도중에 앉아서 함께 설법을 들었다.
007_1236_b_21L時魔童子說是偈已頭面著地禮尊者足便於道中共坐聽法
007_1236_c_02L다음에 존자 목건련(目犍連)이 또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려 하다가 동쪽 문에서 50동자를 보고 내지 그 노래의 음절로써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6_b_23L爾時尊者大目揵連欲入王舍大城乞食於城東門見五十童子乃至於歌音中如是偈

모든 경계[界]를 근심거리로 싫어할지니
경계되는 자리가 항상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저 경계의 끝까지를 다 없애노라.
007_1236_c_03L諸界可厭患
殺處常欺我
我今厭患已
盡彼界邊際

모든 감수[受]를 근심거리로 싫어할지니
감수되는 자리가 항상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저 감수의 끝까지를 다 없애노라.
007_1236_c_05L諸受可厭患
殺處常欺我
我今厭患已
盡彼受邊際

모든 사유(思惟)를 근심거리로 싫어할지니
사유되는 자리가 항상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저 사유의 끝까지를 다 없애노라.
007_1236_c_06L思惟可厭患
殺處常欺我
我厭思惟已
盡思惟邊際

모든 생각[想]을 근심거리로 싫어할지니
생각되는 자리가 항상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저 생각의 끝까지를 다 없애노라.
007_1236_c_07L諸相可厭患
殺處常欺我
我今厭患已
盡彼相邊際

그때 목건련이 그 노래 가운데 이 게송을 읊고는 다시 주문을 외웠다.
007_1236_c_09L大目連於歌聲中說是偈已復說呪曰

다니야타 아마바 아마바 아마바 아마바 아라사 라나사하 사모타 사모타
多姪也他 阿磨婆 阿磨婆 阿磨婆 阿磨婆 阿囉闍 囉拏闍呵 奢藐他 奢藐他
사모타 타가나바마 사바하
奢藐他 他伽那婆摩十一 娑婆訶十二
007_1236_c_11L多姪也他阿磨婆阿磨婆阿磨婆阿磨婆阿囉闍囉挐闍呵奢藐奢藐他奢藐他他伽那婆摩十一娑婆訶十二

장로 목건련이 마왕의 동자들을 위하여 이 게송과 다라니를 외우자 그때 50동자들은 가장 기뻐한 나머지 청정한 신심을 내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6_c_15L爾時長老大目揵連爲魔童子說如是偈及陁羅尼時五十童子第一歡喜生淨信心說如是偈

은밀한 신통을 구족하신
큰 성인 모니의 제자께서
이 중생들 생사의 길에
법 등불을 널리 비추시어
나쁜 허물을 다 끊어주시니
저희들 이제 청정한 신심을 내어
즐거이 부처님께 귀의하고
또 법에 귀의하고 스님께 귀의하렵니다.
007_1236_c_18L具足密神通
聖主牟尼子
生死道過患
法燈普照示
能斷諸過惡
故我生信樂
今旣歸依佛
法僧亦歸依

그리고 50동자들은 거리에서 곧 장로 목건련에게 엎드려 예배한 다음 그 앞에 앉아서 단정한 모습으로 설법을 들었다.
007_1236_c_21L爾時五十魔之童子於街道中卽便接足禮大目連於彼前坐正儀聽法
007_1237_a_02L다음에 또 장로 부루나(富樓那)가 왕사성의 북문에 들어가 걸식하려 하는데, 내지 거리에서 동자들을 만나 저 동자들의 부르는 노래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따라 대답하는 노래 가운데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6_c_23L爾時長老富樓那彌多羅尼子於城北門入城乞食乃至街中隨彼童子所唱歌聲於歌音中說如是偈

모든 부딪침[觸]을 근심거리로 싫어할지니
부딪는 자리가 항상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부딪침을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저 부딪침의 끝까지를 다 없애노라.
007_1237_a_04L諸觸可厭患
殺處常欺我
我今厭彼觸
故盡觸邊際

모든 감관[根]의 증상(增上)됨을 근심거리로 싫어할지니
증상되는 자리가 항상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그 증상됨을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감관의 증상되는 끝까지를 없애노라.
007_1237_a_06L諸根增上主
殺處常欺我
我今厭增上
故盡增上邊

미혹된 업이 항상 유전(流轉)하며
그 유전하는 자리가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미혹된 업을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미혹된 업의 끝까지를 다 없애노라.
007_1237_a_07L惑業常流轉
殺處常欺我
我今厭惑業
盡惑業邊際

모든 유(有)를 근심거리로 싫어할지니
그 유의 자리가 항상 나를 속이기에
나는 이제 그 유를 근심거리로 싫어하니
모든 유의 끝까지를 다 없애노라.
007_1237_a_08L諸有可厭患
殺處常欺我
我今厭諸有
盡諸有邊際

그때 장로 부루나가 마왕의 동자들에게 노래로써 이 게송을 읊고는 다시 그 동자들에게 말하였다.
“사람의 생명이 가볍고도 빨라서 생존하는 기간을 보장하기 어렵기가 마치 빨리 흘러가는 저 산골 물과 같으며, 그보다도 사람의 생명은 더한 것인데, 어리석은 범부들은 도무지 이것을 깨달아 알지 못하노라.
007_1237_a_10L爾時富樓那於歌音中爲魔童子說此偈已告童子曰人命輕速難可保猶如山水迅浪奔流命甚於彼癡凡夫都不覺知
동자들이여, 모든 범부는 술[酒]에 취한 것처럼 색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고, 소리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며, 냄새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고, 맛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며, 부딪침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노라.
007_1237_a_14L復次童子一切凡夫色酒所醉無覺知者聲酒所醉無覺知者香酒所醉無覺知者味酒所醉無覺知者觸酒所醉無覺知者
다시 동자여, 가볍고 빠른 사람의 생명이 저 산골 물보다도 더한 것을 어리석은 범부들은 도무지 보고 알지 못할뿐더러,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법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고, 쌓임[陰]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며, 경계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고, 느낌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며, 안락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고, 생사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며, 애욕의 술에 취하여 깨닫지 못하노라.
007_1237_a_17L童子人命輕速甚彼山水愚癡凡夫都不見知法酒所醉無覺知者酒所醉無覺知者界酒所醉無覺知封食所醉無覺知者樂酒所醉無覺知者生酒所醉無覺知者欲酒所醉無覺知者
다시 동자여, 가볍고 빠른 사람의 생명이 저 빨리 흘러가는 산골 물보다도 더한 것을 어리석은 범부들은 도무지 보고 알지 못하므로, 내지 일체의 정식(情識)과 취착(取著)의 술에 미취(迷醉)되어 도무지 깨닫지 못하노라.”
007_1237_a_23L復次童子人命輕速猶如山水迅浪奔流命甚於彼愚癡凡夫都不見知乃至爲彼一切情識取著之酒爲所迷醉都不覺知
007_1237_b_02L그리고는 동자들을 위하여 곧 주문을 외웠다.
007_1237_b_02L卽爲童而說呪曰

다니야타 가가바 가바가 가바가 문티니 아벌다 비벌다 가벌다 바라마아라타
多姪也他 揭伽婆 揭婆伽 揭婆伽 門致尼 阿伐多 毘伐多 呿伐多 跋囉磨阿囉他
수디벌다 사바하
殊底伐多 娑婆呵十一
007_1237_b_04L多姪也他揭伽婆揭伽婆揭伽門致尼阿伐多毘伐多呿伐跋囉磨阿囉他殊底伐多婆呵十一

그때 장로 부루나가 노래의 음절로써 동자들에게 이 게송을 읊고 다라니의 주문을 외우자 저 50동자들은 가장 기뻐한 나머지 청정한 신심을 내어서 다음의 게송을 읊었다.
007_1237_b_08L爾時長老富樓那於歌聲中爲魔童子說如此偈及陁羅尼句時彼五十童子第一歡喜生淨信心說如是偈

당신이 이제 저희들을 가르치기를
‘모든 경계가 저 환상과 아지랑이 같지만
세간 사람은 이것을 분별한다.’라고 한다.
이렇게 적멸(寂滅)한 도를 말씀하시기에 저희들 몸소 3보께 귀명(歸命)하옵니다.
007_1237_b_11L汝今教我寂滅道
諸界猶如彼幻炎
世閒唯從分別生
故我身命歸三寶

그때 50동자들은 곧 거리에서 부루나에게 엎드려 예배하고 그 앞에 앉아 단정한 모습으로 설법을 들었다.
007_1237_b_13L爾時五十魔之童子於街道中卽便接足禮富樓那於彼前坐正儀聽法
다음에 또 장로 수보리(須菩提)가 왕사성의 사문에 들어가서 차례로 걸식하다가 거리에서 마왕의 50동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젊은 나이에 대인의 아들처럼 아름다운 얼굴과 단정한 모습으로 거리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행진하다가 장로 수보리를 보고 곧 달려와서 제각기 존자의 두 손을 잡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사문이시여, 당신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시다.”
007_1237_b_15L爾時長老須菩提於城西門入王舍次第乞食於街道中逢値魔王五十童子華年盛美顏色端正容止庠雅大人子相共戲街道歌舞而行須菩提卽便趍往各共捉彼尊者兩作如是言汝歌沙門汝舞沙門
이에 수보리가 동자들에게 말하였다.
“동자들이여, 자세히 들어라. 너희들이 이제까지 노래하면서 듣지 못했던 것을 듣게 하리니, 잠자코 나의 노래 소리를 들어 보라.”
007_1237_b_21L菩提言諦聽童子汝先歌音所未聞當令汝聞汝且嘿然聽我歌聲
그때 수보리가 곧 동자들에게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7_b_23L須菩提卽爲童子說如是偈

일체의 함이 있는 법이란
그 동성(動性)이 다 덧없는 것이어서
저 눈병과 물거품과 아지랑이처럼
보기는 하여도 얻을 수 없음이라.
007_1237_b_24L一切有爲法
動性皆無常
如彼幻泡炎
雖見不可得
007_1237_c_02L
그러므로 빠르고 빠른 생멸의 법은
슬기로운 자만이 비로소 알고
부딪침과 느낌의 괴로운 부담엔
어리석은 이들이 따라 집착하네.
007_1237_c_02L速疾生滅法
唯智者乃知
觸受是苦擔
愚癡者隨著

또 일체의 함이 있는 법이란 핍박의 괴로운 것이므로
모든 것에는 다 내가 없고
조그마한 지식조차 없어야만
그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음이라.
007_1237_c_04L有爲逼迫苦
一切悉無我
更無一知識
令脫於苦者

그러므로 보리(菩提)의 도를 믿으려면
친근히 한 가지 상(相)을 닦아
청정치 않다거나 내가 없다고 하는
그 모든 법상(法想)을 여의어야 하며
진실 없고 성상(性相)도 없고
수명 없고 양육(養育)도 없고
사람 없고 조작하는 이도 없는
그러한 모든 법에 있어서 일체의 행이 상응(相應)하여야 하네.
007_1237_c_05L如信菩提道
親近修一相
謂離諸法想
不淨及無我
一切行相應
無實無性相
諸法無命養
無人無作者

너희들은 마군의 아첨하는 생각 버리고
청정한 신심 낼 것을 깨달아
모든 식(識)의 근본은
마치 번개가 허공에 의지함과 같으며
부딪침과 느낌과 헤아림[思]엔 내가 없으며
진실이 없음을 관찰할지니
이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범부들은
이 모든 쌓임[陰]에 유전하여
만드는 자도 얻을 것도 없는 그것에
언제나 분별하는 마음을 일으킴이라.
007_1237_c_08L汝捨魔諂意
發覺生淨信
諸識依本起
如電依虛空
觸受思無我
觀察無有實
愚癡凡夫聚
此陰恒流轉
淨心分別生
作者不可得

참된 경지의 적멸한 공(空)이란
일체의 변제(邊際)를 여의므로
이 무명까지도 없는 법인
보리의 행을 널리 말함은
마치 저 큰 선사(船師)가
널리 운행하여 보리에 도달하는 것과 같네.
007_1237_c_11L眞際寂滅空
能離一切邊
此法無無明
故說菩提行
如彼大舩師
普運到菩提

그때 장로 수보리가 동자들에게 이 게송을 읊고 나서 곧 주문을 외웠다.
007_1237_c_13L爾時長老須菩提爲魔童子說此偈卽說呪曰

다니야타 소문뎨 비문뎨 문타 사혜 사리 사리 사리 아바사리 아바하사리
多姪也他 蘇文第 毘文第 文陀 闍醯 賜離 賜離 賜離 阿婆賜離 阿婆呵賜離
다타다바사리 보다구지사리 사바하
多他多婆賜離十一 步多俱胝賜離十二 娑婆呵十三
007_1237_c_15L多姪也他蘇文第毘文第文陁闍醯賜離賜離賜離阿婆賜阿婆呵賜離多他多婆賜離十一多俱胝賜離十二娑婆呵十三

장로 수보리가 동자들에게 노래의 음절로써 이 게송을 읊고 다라니의 주문을 외우자 때에 저 50동자들이 또한 가장 기뻐한 나머지 청정한 신심을 내어서 다음의 게송을 읊었다.
007_1237_c_19L爾時長老須菩提爲此童子於歌聲說此偈辭及陁羅尼句時彼五十童子第一歡喜生淨信心說如是偈

저희들이 나쁜 벗에 의지하여
이러한 법을 듣지 못하였고
또 어리석어 지혜가 없었기에
이 나쁜 업을 지어 왔지만
이젠 발심하여 참회하오니
원컨대 존자께서 저희들을 증명하소서.
007_1237_c_22L我依惡知識
未聞如是法
愚癡無智故
造作此惡業
我今發露悔
願尊證知我

존자의 수승한 법을 따라
저희들도 큰 서원을 세워서
앞으로 불도를 성취함에는
이 세간을 널리 이익 되게 하리다.
007_1237_c_24L尊從勝法生
故我發大願
願我得作佛
普利益世閒
007_1238_a_02L
그때 50동자는 거리에서 곧 수보리에게 엎드려 예배하고 그 앞에 앉아 단정한 모습으로 설법을 들었다.
007_1238_a_02L時五十童子於街道中卽便接足禮須菩提於彼前坐正儀聽法
그때 세존께서 신통의 힘으로 이 거리를 백 유순 가량 광대하고도 장엄 청정하게 나타내시자, 사리불은 북쪽을 향해 앉고 목건련은 서쪽을 향해 앉고 부루나는 남쪽을 향해 앉고 수보리는 동쪽을 향해 앉았는데, 이 네 사람의 앉은자리가 반유순을 차지하였다. 때마침 큰 성문(聲聞)인 이 네 사람의 앉은자리 땅속으로부터 큰 연꽃이 나타났으니, 그 연꽃의 길이와 너비가 바로 50자[肘]가량이며, 줄기는 염부단(閻浮檀)의 금이고 잎은 푸른 유리(琉璃)여서, 그 곳의 승장(勝藏)의 보배이고 꽃씨는 진주(眞珠)이어서, 그 못의 향내가 저 하늘의 향보다도 뛰어났으므로 이러한 연꽃은 세간을 벗어난 선근(善根)에서 자라난 것이었다.
007_1238_a_05L爾時世尊以神通力令此街道百由旬量廣博嚴淨而爲示現時舍利弗北面而坐大目揵連西面而坐富樓那南面而坐須菩提東面而坐四人住處共半由旬應時於彼四大聲聞坐處地中現大蓮華縱廣正等五十肘量閻浮檀金爲莖靑毘琉璃爲葉勝藏寶爲鬚眞珠爲蕊華氣芬馥過彼天香如此蓮花是出世閒善根所
그리고 이 연꽃으로부터 또 큰 광명을 방출하여 널리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어 저 거리에서 연꽃이 세 사람의 키 높이 가량 솟아 있고 내지 사천왕천에도 5유순 가량 높이 나타나 있고 내지 삼십삼천에도 백 유순 가량 높이 솟아 있고 내지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에도 반유순 가량 높이 나타나 있는데, 그 연꽃의 잎에서 갖가지 아름답고 묘한 법구(法句)를 선시(宣示)함으로써 이 지상의 중생들과 저 여러 하늘들이 다 꽃 속으로부터 이러한 게송을 들었다.
007_1238_a_15L從此蓮華出大光明普照三千大千世界於彼街道其華上踊高三人量而爲示現乃至四天王天此蓮華以彼天量高五由旬而爲示現十三天此蓮華現以彼天量高百由旬而爲示現乃至阿迦尼咤天此蓮華現以彼天量高半由旬以爲示現於蓮華葉宣示種種羙妙句義此地衆生及彼諸天皆聞華中如此偈頌

부처님만이 청정하게 이 찰토에 태어나
저 마왕과 군중들을 다 물리치고
용맹스럽게 법 바퀴를 굴리니
이 때문에 온 세간이 의심하지 않노라.
007_1238_a_23L唯佛淸淨生此剎
退彼魔王幷軍衆
佛勇猛故轉法輪
世閒因此故無疑
007_1238_b_02L
총명한 지혜로써 이치를 풀이하거나
법을 구하고 또 해탈을 구하는
그 일체 세간의 슬기로운 사람과
우바저사[優波]ㆍ구리다[俱利] 같은 우두머리들을
도사는 이미 다 조복하기 위하여
이 미묘한 대법(大法)을 널리 말씀하시므로
온 세간이 훌륭한 공양으로써
법을 말씀하신 모니께 공양하네.
007_1238_a_25L諸有聰慧解義論
知法求法求解脫
一切世閒聰睿人
優波俱利最爲上
此爲導師已調伏
善巧說此妙大法
一切世閒上供養
供養牟尼能說者

3세의 지혜를 갖춰 말씀하시고
3학(學)을 함께 열어 보이어
천상ㆍ세간을 두루 구제하여
한량없는 법의 이치를 깨닫게 하네.
007_1238_b_05L具三世智能善說
所學三學能開示
能救世閒人天者
無量法義令解知

착한 행을 가르쳐 세간을 이익 되게
방편의 지혜 등불을 널리 비추고
묘법을 말씀하여 3구(垢)를 끊어버리지만
그 지혜가 지치거나 게으르지 않네.
007_1238_b_07L利益世閒教善行
方便智燈照世閒
巧說妙法斷三垢
智慧利益無疲倦

세간의 괴로움과 무명이 어둠에 덮인
모든 중생을 다 해탈케 하고
법안(法眼)을 주어 뒤바뀌지 않게 하므로
일체 대중이 다 여기에 모임이라.
007_1238_b_09L世閒極苦令解脫
無明闇蔽諸衆生
能與法眼不顚倒
一切大衆普已會

부처님 이제 사자후(師子吼)를 외치매
미묘한 모습과 두려움 없는 힘으로
여래의 제일가는 이치를 말씀하시고
큰 괴로움 바다에 허덕이는 세간을 보고는
세간에 처하여 법고(法鼓)를 울리시네.
007_1238_b_11L此佛不久師子吼
如來能示第一義
妙色力具展轉說
見世沈沒大苦海
來處世閒擊法鼓

6근(根)에 얽매인 중생들에게
6도(度)와 6신통(神通)을
널리 말씀하시어
결정된 이 6도와 6신통의 종자로서
6근의 집착을 죄다 없애 주시니
6근을 최고라 생각하는
모든 이를 조어(調御)하는 것이 부처님이시라.
007_1238_b_14L六根護中住上護
此六隨行六通智
六度上法佛所說
決定說此六種子
能殺六根居村者
六無上事所念者
佛調御主令彼念

이 같이 연꽃 속으로부터 설하는 게송이 끝나자 내지 저 6욕천(欲天)들을 위하여 다시 연꽃 속에서 다음의 게송을 읊었다.
007_1238_b_17L於蓮華中說是偈已乃至於彼六欲諸天於蓮華中復爲諸天說如是偈

너희들 서로 화합하여 놀기를
모든 탐욕을 즐겨하므로
그 방일한 마음이 미취(迷醉)되어
애욕의 덮개에 덮이게 되며
항상 어리석음과 집착으로
모든 욕심 술[欲酒]에 만취되어
그러한 방일을 말미암아
선서(善逝)께 공양하지 못하노라.
007_1238_b_19L汝等和合遊
樂著貪諸欲
放逸心迷醉
愛蓋之所覆
愚癡常樂著
諸欲酒所醉
以彼放逸故
不供養善逝

모든 욕심은 물 속의 달처럼
덧없이 파괴되기 마련이고
생사의 그 굳은 그물은
벗어나는 중생이 없노라.
007_1238_b_22L諸欲無常壞
如彼水中月
死生堅牢羂
衆生無脫者

너희들 귀의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방일하여 모든 욕심에 집착되고
그 욕심을 다시 즐겨하기 때문에
끝내 열반을 얻을 수 없느니라.
007_1238_b_23L此等無所依
放逸著諸欲
以樂諸欲故
永不得涅槃
007_1238_c_02L
또 너희들 항상 방일한 자리에 처하여
생멸의 이치를 모르므로
과거세의 지은 업을 잊고는
청정하지 않음을 청정하다고 하고
생로병사의 업에 따라
항상 공포에 쌓여 있나니
모두가 너희들 방일하기 때문에
세 나쁜 갈래를 다니게 됨이라.
007_1238_c_02L常處放逸地
與滅不相應
不看先所作
爲淨爲不淨
爲業受老死
怖畏恒圍遶
汝等放逸故
三惡地所行

그러므로 얽매인 마음을 벗어나기 위하여서
항상 방일하지 않는 마음을 닦아서
과거세에 지은 선한 업을
응당 부지런히 호지(護持)하며
청정하지 못한 모든 욕심과
치우친 소견을 다 버리기 위하여
너희들 서로 선서께 귀의하여
설법하는 그 큰 이치를 들어야 하리라.
007_1238_c_05L以施調繫心
恒修不放逸
先所作善業
應當勤護持
念捨欲不淨
難得後邊故
汝等歸善逝
聽彼說大義

또 그대로 서로가 지혜를 닦아
해탈의 적멸한 인(因)을 얻고
항상 미묘한 법에 걸맞게끔
그러한 큰 이치를 들어야 하리라.
007_1238_c_08L汝等修智慧
解脫寂滅因
與妙法相應
聽如是大義

연꽃 속으로부터 읊는 이 게송이 끝나자 다음에 색계(色界)의 16하늘을 위하여 다시 연꽃 속에서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8_c_09L如是蓮華中說是偈已乃至色界十六處於蓮華中復爲諸天說如此偈

착한 법을 분별해 애써 닦으며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선정을 즐겨하고
고요히 해탈을 구하기 위하여
지혜의 방편으로 성냄과 미워함을 끊고
열세 가지 아상(我相)을 벗어나
항상 수승한 인욕을 닦아야만
마침내 이것으로 빨리 해탈하여
생사를 벗어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느니라.
007_1238_c_11L分別善法勤修習
一心樂禪離憒鬧
寂靜不亂求解脫
慧所應作斷瞋恚
所有我相十三種
分別爲說修勝忍
以此畢竟速解脫
得至生死解脫處

탐스럽고 즐거운 모든 물질을
언제나 견고한 마음으로 담박하게 보되
그 줄지도 늘지도 않는 법에 따라
유전하는 모든 갈래를 자유로이 보고
항상 무아의 경지에서 삼계를 관찰하되
진실도 조작도 없이 스스로 공(空)하여
인욕을 닦아 평등에 수순해야
저 일체의 해탈을 얻을 수 있노라.
007_1238_c_15L貪嗜色聚分別者
我性堅固見湛然
彼等不減所生法
由見流轉趣惡池
觀彼三界常無我
不實無自空無作
修忍分別隨順彼
得彼一切趣解脫

그러므로 생로병사를 끊기 위하여선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일 없이 모든 나쁜 갈래를 다 여의고
일체 법의 허공 같음을 관찰하여
둘 아닌 법에 상응하여 닦으며
필경 위없는 청정한 도를 따라
집착 없이 모든 감관을 청정케 하기를
마치 석종자가 네 마군을 항복 받듯이
상(相) 없는 한 법성(法性)을 닦아야 하네.
007_1238_c_19L彼等不老不病死
不怨憎會離惡趣
一切諸法等虛空
所修相應不二修
畢竟淨導最無上
意無所著淨諸根
猶如釋子降四魔
應修無相一法性
007_1239_a_02L
일체의 상을 다 여의고서
조순(調順)된 위의(威儀)로 두 가지를 끊는
그 도가 바로 최상의 도이므로
일체의 공한 법을 닦을지니
만약 이 공한 법을 닦는다면
주체도 조작도 느낌도 없이
공한 자성(自性) 그대로 보리를 깨달아
모든 희구(悕求)를 여의고서 가장 뛰어나리라.
007_1238_c_23L所有一切相皆離
調順威儀二種斷
此道爲彼最上說
一切法空分別修
若能分別修此空
無主無作受亦無
如空自性解菩提
遠離悕求最無上

그때 여래께서 신통의 힘으로 저 청정한 빛깔 연화대(蓮華臺)로부터 큰 소리를 외쳐 법구의 게송을 연출하시자, 이 세계의 모든 인(人)ㆍ비인(非人)들이 모두 거리에 모여와서 연화좌(蓮華座)를 둘러싸며, 내지 한량없고 셀 수 없는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까지 모두 천궁(天宮)으로부터 내려와 연화좌를 둘러싸고 우러러 보면서 설법을 들었다.
007_1239_a_04L爾時如來於此淨色蓮華臺中出此大聲句義法時此世界中一切所有非人等普來街中遶蓮華座乃至無量無數阿迦尼咤天悉下天宮遶蓮華座瞻仰聽法
그때 마왕도 역시 이 게송을 듣고서 왕사성을 두루 살펴보니, 거리에 가득한 연꽃 속에서 연출되는 이 법성(法聲)을 듣고 또 한량없고도 셀 수 없는 백천 나유타의 사람들이 연꽃을 둘러싸고서 함께 앉아 설법을 듣는 것과 여섯 욕계(欲界)의 하늘을 비롯한 한량없고 셀 수 없는 일체 하늘까지 다 그의 궁전을 버리고서 연꽃에 둘러앉아 설법 듣는 것을 보았는데, 마침내 이것을 보고들은 마왕은 앞서 보다 더욱더 근심하고 괴로워하고 후회하며, 마음이 졸아들고 털이 바로 서고 온몸이 떨리고 땀이 흘러 스스로가 견디지 못해 허공에 뛰어 올라 큰 소리로써 그의 마중들을 불러 두고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007_1239_a_09L是時魔王聞此偈周帀普觀見王舍大城街中蓮華出此法聲及見無量無數百千俱胝那由他人圍遶蓮華共坐聽法又見六欲諸天無量無數百千俱胝那由他等一切諸天悉捨宮殿隨遶蓮華而坐聽法見聞是已轉過前量加大憂苦悔惱纏心毛豎戰慄遍身流汗走虛空中以大音聲喚餘魔衆說如是偈

너희들 다른 생각하지 말고
나의 말을 믿어 들을지니
나 이제 이 경계에서
자재로운 힘이 없음은
석가모니의
수승한 힘 때문이라.
007_1239_a_18L汝等當聽
善攝外意
我於境界
無自在力
此乃釋迦
最上勝力

그는 광대한 공덕을
온 세간에 유포하여
저 중생들로 하여금
견고한 맘을 갖게 하네.
007_1239_a_20L功德廣行
流布世閒
令彼衆生
堅固所作

또 거리의 연화대로부터
이 법성을 연출함으로써
모든 인민과 천왕ㆍ천자와
결정된 그 착한 사람들이
남김없이 여기에 모여와서
선서에게 전일한 마음으로
다 함께 우러러 사모하네.
007_1239_a_22L於蓮華臺
出此法聲
人天諸子
盡來無餘
決定善人
咸皆渴仰
專意善逝

이것이 곧 적멸한 도에 나아가고
또 최상의 공덕을 쌓는
위없는
사문의 하는 일인 바
이 삼계를 환화(幻化)하여
누구나 다른 생각 없게끔
일체를 다 미혹하게 함이라.
007_1239_a_24L趣寂滅道
最上功德
第一無上
沙門所作
幻此三界
迷惑一切
令無餘意
007_1239_b_02L
이제 하늘ㆍ사람들 온 대중이
저 연화대를 둘러싸고 있으니
이때 빨리 우리 마중들은
돌을 퍼붓고
무서운 소리를 외쳐
함께 그를 파괴해야 하리라.
007_1239_b_02L人天大衆
圍遶蓮華
疾放雨石
作恐怖聲
以魔凶衆
往摧壞彼

그러자 때마침 어떤 마군이 마왕에게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9_b_05L爾時餘魔對彼魔王說如是偈

저희들이 이익 된 말씀을 드리겠으니
당신께선 저희들의 말을 들어 주소서.
당신이 어떠한 법을 아시기에
그 뜻을 그치지 않으십니까?
007_1239_b_06L汝聽我等語
此語能利益
汝知何等法
而不止息意

여래의 지니신 수승한 힘은
마침내 마군을 다 소멸하리니
저희들이 선서(善逝)를 뵈올 때
마음이 매우 다 미민(迷悶)하옵니다.
007_1239_b_08L如來勝持力
魔軍盡消滅
我等見善逝
心皆大迷悶

수승하고 원만한 모습을 갖추신
부처님이야말로 큰 선사(船師)이시므로
그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하지 않고는
다시 어디 귀의할 곳이 없으리.
007_1239_b_09L佛爲大舩師
光顏勝圓滿
置佛善歸依
更無勝歸處

그때 또 어떤 마군이 마왕을 대해 온몸을 흔들고 얼굴과 눈을 찡그리며 슬피 울고 매우 원망하면서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9_b_10L爾時復有餘魔對彼魔王擧體掉動面目嚬蹙悲泣極瞋說如是偈

당신이 착한 길을 잃고 나쁜 길에 머물면서
자기의 능력을 그렇게도 모르십니까?
당신이 부끄러움 없이 도사께 대항한다면
마군의 힘은 마침내 소멸되기 마련입니다.
007_1239_b_12L汝失善道住惡道
可不自知力所能
汝無羞愧比導師
魔力消滅由佛力

온 세간이 저 연화대에 화합하여
깨끗한 몸과 기쁜 마음으로 법을 듣거늘
저희들은 더러운 몸으로 정진을 잃었기에
한 찰나라도 진심을 버리지 못했으니
이제는 모두들 귀의하되
저 모니 인타라(因陀羅)에게 귀의해야 하리다.
007_1239_b_14L世閒和合蓮華所
聽法怡悅淨身心
我等穢身失精進
不去消滅剎那頃
今者一切悉歸依
歸依牟尼因陁羅

다음엔 또 여러 마군들이 한꺼번에 합장하고서 저 마왕을 대해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9_b_17L爾時復有諸魔悉皆合掌向彼魔王說如是偈

당신은 범행을 버리고 나쁜 짓을 좋아하지만
부처님께선 이 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모든 중생 중에 가장 뛰어난 이로서
이제 이미 왕사성에 들어오셨으니
저희들은 청정한 눈과 기쁜 마음으로
이 삼계에 더없이 높으시고
일체 중생의 훌륭한 약(藥)이신
부처님께 가서 귀의해야 하리다.
007_1239_b_19L汝捨法行樂作惡
佛爲恃怙利世閒
於諸衆中佛衆勝
佛今已來於此城
我等宜以淸淨眼
以喜樂心速往彼
歸依三界之所尊
一切衆生妙良藥

다음엔 허공에서 지성(智聲)이란 마군이 또 마왕을 향해 곧 높은 소리로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007_1239_b_23L爾時此虛空中復有一魔名曰智聲向彼魔王卽便高聲說如是偈
007_1239_c_02L
당신도 믿음과 즐거움으로 화합하려면
일체 저희들의 말을 들어야 하리니
말과 행동에 발심하여 나쁜 소견 끊고
몸을 굽혀 합장하곤 진심을 버리며
그 깨달은 마음과 청정한 믿음으로
최상이신 여래의 말씀에 기뻐하고
귀의하기 어려운 부처님께 귀의하기 위하여
오늘부터 저희들과 함께 귀의해야 하리다.
007_1239_b_25L汝等和合以信樂
一切相應聽我語
發意言行斷惡見
曲躬合掌捨瞋恚
以醒悟心當淨信
隨喜如來最上說
對佛歸依難得歸
我當今日信供養

그때 한량없고 그지없는 마군들이 한 찰나 사이에 죄다 허공으로부터 내려와 왕사성 7보(寶)의 문에 모여들어 제각기 갖가지 장엄한 공양거리를 가지고 부처님 처소에 이르니, 이는 다 바가바(婆伽婆)를 공양하기 위한 것이었다.
007_1239_c_05L爾時諸魔無量無邊於剎那頃悉從空下到王舍大城七寶之門各持種種莊嚴供具來至佛所爲欲供養婆伽婆故
그 중에 혹은 전륜왕의 형상을, 혹은 범천왕의 형상을, 혹은 마혜수라의 형상을, 혹은 자재천의 형상을 변화하기도 하고, 혹은 나라연(那羅延)의 형상을, 혹은 도솔타(兜率陀)의 형상을, 혹은 염마천(焰摩天)의 형상을, 혹은 제석천의 형상을, 혹은 삼십삼천의 형상을,
007_1239_c_09L或有變作轉輪王像或有變作梵天王像或有變作摩醯首羅像或有變作自在天像或有變作那羅延像或有變作兜率陁形或有變作焰摩天像或有變作釋提桓因或有變作三十三天
혹은 동자의 형상을 변화하기도 하고, 혹은 비사문(毘沙門)의 형상을, 혹은 비루륵차(毘樓勒叉)의 형상을, 혹은 비루박차(毘樓博叉)의 형상을, 혹은 제두뢰타(提頭賴叱)의 형상을, 혹은 사천왕과 그 신좌(臣佐)들의 형상을 변화하기도 하고, 혹은 일천자(日天子)의 형상을,
007_1239_c_14L或有變作童子之形或有變作毘沙門像或有變作毘樓勒叉或有變作毘樓博叉或有變作提頭賴咤或有變作四天王天臣佐之形或有變作日天子形或有變作月天子形
혹은 크고 작은 성수천자(星宿天子)의 형상을 변화하기도 하고, 혹은 아수라의 형상을, 혹은 가루라의 형상을 혹은 긴나라의 형상을, 혹은 마후라가의 형상을 변화하기도 하고, 혹은 보배 산[寶山]의 형상을, 혹은 금덩어리[金聚]의 형상을, 혹은 갖가지 보배의 형상을, 혹은 보배 나무[寶樹]의 형상을 변화하기도 하고,
007_1239_c_19L或有變作星宿天子大小之形或有變作阿修羅像或有變作伽樓拏形或有變作緊那囉像或有變作摩呼囉伽形或有變作寶山之形或有變作金聚之形或有變作種種寶形或有變作寶樹之形
007_1240_a_02L 혹은 찰제리(刹帝利)의 형상을, 혹은 다른 외도의 형상을 변화하기도 하고, 혹은 바퀴 보배[輪寶]의 형상을, 혹은 마니 보배[摩尼寶]의 형상을, 혹은 코끼리 보배[象寶]의 형상을, 혹은 말 보배[馬寶]의 형상을, 혹은 여자 보배[女寶]의 형상을, 혹은 주장신 보배[主藏臣寶]의 형상을, 혹은 주병신 보배[主兵臣寶]의 형상을 변화하며,
007_1239_c_24L或有變作剎帝利像或有變作餘外道形或有變作輪寶之形或有變作摩尼寶形或有變作伊囉婆荼象寶之形或有變作婆羅呵馬寶之形或有變作女寶之或有變作主藏臣寶或有變作主兵臣寶
이러한 여러 가지로 각자가 변화한 그대로를 공양하기 위하여 부처님 앞에 서며, 한편으론 혹 푸른 빛깔을 나타내어 몸을 푸르게 하되 흰 빛깔로 그 몸을 장엄하는 동시에 각각 붉은 일산ㆍ당번ㆍ진주ㆍ영락 따위를 잡고서 높이 일곱 길 가량의 허공에 서기도 하고,
007_1240_a_08L如是種種各自現化爲供養故住於佛前或有現於靑色靑身白色具莊嚴其身各共執持赤蓋幢幡眞珠瓔珞以一多羅樹量之高住虛空中
혹 흰 빛깔을 나타내어 몸을 희게 하되 붉은 빛깔 감으로 그 몸을 장엄하는 동시에 각각 누른 일산ㆍ당번ㆍ영락 따위를 잡고서 허공에 서기도 하고, 혹 붉은 빛깔을 나타내어 몸을 붉게 하되 금 빛깔 옷으로 그 몸을 장엄하는 동시에 각각 푸른 일산ㆍ당번 따위를 잡고서 짝을 지어 서기도 하고,
007_1240_a_12L或有現於白色白身以赤色具莊嚴其身各共執持黃蓋幢幡瓔珞之具住虛空中或有現於赤色赤以金色衣莊嚴其身各共執持靑蓋幢幡行列而住
혹 붉은 빛깔로 몸을 붉게 나타내되 흰 진주를 뿌리기도 하고, 혹 흰 빛깔로 몸을 희게 나타내되 붉은 진주를 뿌리기도 하고, 혹 천선(天仙)의 모습을 나타내되 허공에 서서 꽃 비[華雨]를 퍼붓기도 하고, 혹 성문의 형상을 변화하되 부처님을 공양하기 위하여 허공에서 갖가지 하늘 향[天香]을 퍼붓기도 하고,
007_1240_a_16L或有現於紅色紅雨白眞珠或有現於白色白身紅眞珠或有現作天仙之色住虛空中雨於華雨或有變作聲聞之像供佛故種種天香雨虛空中
혹 건달바의 형상을 변화하여 하늘의 기악을 울리기도 하고, 혹 천녀(天女)의 형상을 변화하여 갖가지 보배 그릇의 향수를 땅에 뿌리기도 하고, 혹 검은 빛깔의 깨끗한 금을 변화하여 갖가지 향을 사르기도 하고, 혹 여러 천자의 형상을 변화하여 노래와 춤으로 즐겁게 하기도 하고, 혹 그 밖의 갖가지 빛깔을 변화하여 합장하고서 여래를 우러러 찬탄하기도 하고,
007_1240_a_20L或有變作揵闥婆色擊天伎樂或有變作天女之色種種寶器香水灑地或有變作淨金黑色燒種種香或有變作諸天子像歌唱喜舞或有變作種種之合掌瞻仰讚歎如來
007_1240_b_02L 혹 마중(魔衆)들이 부처님 계시는 방향을 따라 마음껏 우러러보면서 제각기 갖가지 마니 보배를 갖고 세존께 공양하기도 하고, 혹 거리와 전당ㆍ누각의 창문에서나 궐문 사이와 대(臺) 위와 네 계단의 길에서나 담 사이와 나무 위와 다락 끝의 각각 서 있는 처소에 따라 합장하고서 우러러 여래를 공양하였다.
007_1240_a_25L或有魔衆隨佛方面一心瞻仰各持種種摩尼之寶供養世尊或有街衢殿堂樓閣窗牗門闕臺上四階之道牆堞樓櫓閒樹上重閣鉤欄各隨所住合掌瞻仰供養如來
寶星陁羅尼經卷第三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범어 śūdra로 4성(姓) 가운데 천민을 가리키며, 부처님을 비하하여 말하는 것이다.
  2. 2)범어 āyatana. 인간의 기관이 작용하는 영역ㆍ장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