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8_0854_b_01L대방광불화엄경 제68권
008_0854_b_01L大方廣佛華嚴經卷第六十八

실차난타(實叉難陀) 한역
이운허 번역
008_0854_b_02L于闐國三藏實叉難陀奉 制譯

39. 입법계품 ⑨
008_0854_b_03L入法界品第三十九之九

3) 가지 법회 ⑧
(26) 바수밀다(婆須蜜多) 여인을 찾다
그때 선재동자는 큰 지혜의 광명이 비치어 마음이 열리며 생각하고 관찰하여 법의 성품을 보고, 모든 음성을 아는 다라니문을 얻었으며, 모든 법륜을 받아 지니는 다라니문을 얻었으며, 모든 중생의 돌아가 의지할 데가 되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을 얻었으며, 모든 법의 이치를 관찰하는 광명의 문을 얻었으며, 법계에 가득한 청정한 서원을 얻었으며, 시방의 모든 법을 두루 비추는 지혜의 광명을 얻었으며, 모든 세계를 두루 장엄하는 자유자재한 힘을 얻었으며, 모든 보살의 업을 널리 발기하는 원만한 서원을 얻고서, 점점 가다가 험난국(險難國)의 보배로 장엄한 성에 이르러 간 데마다 바수밀다 여인을 찾았다.
008_0854_b_04L爾時善財童子大智光明照啓其心思惟觀見諸法性得了知一切言音陀羅尼門受持一切法輪陀羅尼門得與一切衆生作所歸依大悲力得觀察一切法義理光明門得充滿法界淸淨願得普照十方一切法智光明得徧莊嚴一切世界自在力得普發起一切菩薩業圓滿願漸次遊行至險難國寶莊嚴城處處尋覓婆須蜜多女
성중의 어떤 사람이 이 여인의 공덕과 지혜를 알지 못하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동자는 여러 감관이 고요하고 지혜가 명철하며, 미혹하지도 않고 산란하지도 않으며, 앞으로 한 길쯤을 자세히 보면서 게으르지도 않고 집착함도 없으며, 눈을 깜박이지도 않고 마음이 흔들리지도 않으며, 너그럽고 깊기는 큰 바다와 같으니, 이 바수밀다 여인에게 사랑하는 마음이나 뒤바뀐 마음이 없을 것이며, 깨끗하다는 생각을 내거나 욕심을 내어서 이 여인에게 반하지도 아니할 것이다. 이 동자는 마의 행을 행하지도 않고 마의 경계에 들어가지도 않고 탐욕의 수렁에 빠지지도 않고 마의 속박을 받지도 아니하여, 하지 아니할 것은 능히 하지 아니할 것이어늘, 무슨 뜻으로 이 여인을 구하는가?’
008_0854_b_12L城中有人知此女功德智慧作如是念今此童子諸根寂靜智慧明了不迷不亂諦視一尋無有疲無所取著目視不瞬心無所動甚深寬廣猶如大海不應於此婆須蜜女有貪愛心顚倒心生於淨想生於欲想不應爲此女色所攝此童子者不行魔行不入魔境不沒欲不被魔縛不應作處已能不作有何等意而求此女
그 사람들 중에는 이 여인이 지혜가 있는 줄을 아는 이가 있어서 선재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 이 바수밀다 여인을 찾으니, 그대는 이미 광대한 좋은 이익을 얻었도다. 선남자여, 그대는 결정코 부처의 자리를 구할 것이며, 결정코 모든 중생의 의지가 되려는 것이며, 결정코 모든 중생의 탐애의 화살을 뽑을 것이며, 결정코 모든 중생이 여자에게 대하여 가지는 깨끗하다는 생각을 깨뜨리게 할 것이다. 선남자여, 바수밀다 여인은 이 성중의 저자 북쪽에 있는 자기의 집에 있느니라.”
008_0854_b_20L其中有人先知此女有智慧者善財言善哉善哉善男子汝今乃能推求尋覓婆須蜜女汝已獲得廣大善利善男子應決定求佛果位決定欲爲一切衆生作所依怙決定欲拔一切衆生貪愛毒箭決定欲破一切衆生於女色中所有淨想善男子須蜜女於此城內市廛之北自宅中住
008_0854_c_02L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즐거워 뛰놀면서 그의 문 앞에 이르렀다. 그 집을 살펴보니, 크고 훌륭하여 보배 담과 보배 나무와 보배 해자가 각각 열 겹으로 둘려 있고, 그 해자에는 향수가 가득하고 금 모래가 깔렸으며, 하늘의 보배 꽃과 우발라꽃ㆍ파두마꽃ㆍ구물두꽃ㆍ분타리꽃들이 물 위에 덮여 피었다.
궁전과 누각이 여기저기 세워졌는데, 문과 창호가 간 데마다 마주 섰고, 모두 그물과 풍경을 베풀었으며, 번기와 당기를 세우고 한량없는 보배로 훌륭하게 꾸미었다.
유리로 땅이 되었는데 여러 가지 보배가 사이사이 장식되었고, 침수향을 피우고 전단향을 발랐으며, 보배 풍경은 바람에 흔들려 소리를 내고 하늘 꽃을 흩어 땅에 깔았으니, 가지가지로 아름다움을 이루 말할 수 없으며, 모든 보물 고방은 그 수가 백천이고, 열 군데의 숲 동산으로 장엄하였다.
008_0854_c_03L財童子聞是語已歡喜踊躍往詣其門見其住宅廣博嚴麗寶牆寶樹及以寶塹一一皆有十重圍遶其寶塹中香水盈滿金沙布地諸天寶華ㆍ優鉢羅華ㆍ波頭摩華ㆍ拘物頭華ㆍ芬陀利華徧覆水上宮殿樓閣處處分布門闥窗牖相望閒列咸施網鐸悉置幡幢無量珍以爲嚴飾瑠璃爲地衆寶閒錯燒諸沈水塗以栴檀懸衆寶鈴風動成音散諸天華布其地種種嚴麗不可稱說諸珍寶藏其數百千十大園林以爲莊嚴
이때 선재동자는 그 여인을 보았다. 용모는 단정하고 모습이 원만하며, 살갗은 금빛이요, 눈매와 머리카락이 검푸르러 길지도 짧지도 않고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욕심 세계의 사람이나 하늘로는 비길 수 없었다. 음성이 미묘하여 범천보다도 뛰어나며, 모든 중생의 갖가지 말을 모두 구족하여 알지 못함이 없었으며, 글자와 문장을 잘 알고 언론이 능란하며, 눈어리 같은 지혜를 얻어 방편의 문에 들어갔고, 보배 영락과 장엄거리로 몸을 단장하고 여의주로 관을 만들어 머리에 썼다.
또 한량없는 권속들이 둘러 모셨으니, 선근이 같고 행과 소원이 같고 복덕의 큰 갈무리가 구비하여 다함 없었다.
그때 바수밀다 여인의 몸에서 광대한 광명을 놓아 그 집의 모든 궁전에 비추니, 이 광명을 받는 이는 모두 몸이 서늘하고 상쾌하였다.
008_0854_c_13L爾時善財見此女顏貌端嚴色相圓滿皮膚金色目髮紺靑不長不短不麤不細欲界人天無能與比聲美妙超諸梵世一切衆生差別言音悉皆具足無不解了深達字義善巧談說得如幻入方便門衆寶瓔珞及諸嚴具莊嚴其身如意摩尼以爲寶冠而冠其首復有無量眷屬圍遶皆共善根同一行願福德大藏具足無盡婆須蜜多女從其身出廣大光明照宅中一切宮殿遇斯光者身得淸涼
선재동자는 그 앞에 나아가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008_0854_c_22L爾時善財前詣其所頂禮其足合掌而住白言我已先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而未知菩薩云何學菩薩行云何修菩薩道我聞聖者善能教誨願爲我說
008_0855_a_02L그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은 탐욕의 짬을 여읨[離貪欲際]이니라. 그들의 욕망을 따라 몸을 나타내나니, 하늘이 나를 볼 적에는 나는 천녀의 형상이 되어 광명이 훌륭하여 비길 데 없으며, 그와 같이 내지 사람이나 사람 아닌 이가 볼 적에 나도 사람이나 사람 아닌 이의 여인이 되어 그들의 욕망대로 나를 보게 하노라.
008_0855_a_02L彼卽告言善男子我得菩薩解脫名離貪欲際隨其欲樂而爲現身若天見我我爲天女形貌光明殊勝無如是乃至人非人等而見我者我卽爲現人非人女隨其樂欲皆令得見
어떤 중생이 애욕에 얽매여 나에게 오면, 내가 그에게 법을 말하면 그는 법을 듣고는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의 집착 없는 경계의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를 보아도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의 환희한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와 말하여도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의 걸림없는 음성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내 손목을 잡아도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의 모든 부처 세계에 두루 가는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내 자리에 잠깐만 올라와도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의 해탈한 광명의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를 살펴보아도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의 고요하게 장엄한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의 활개 뻗는 것을 보아도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이 외도를 굴복시키는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나의 눈이 깜짝이는 것을 보기만 하여도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의 부처 경계에 광명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나를 끌어안으면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이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고 떠나지 않는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나의 입술만 한 번 빨아도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이 모든 중생의 복덕을 늘게 하는 삼매를 얻느니라.
무릇 중생들이 나에게 가까이하면 모두 탐욕이 여의는 짬에 머물러 보살의 온갖 지혜가 앞에 나타나는 걸림없는 해탈에 들어가느니라.”
008_0855_a_06L若有衆生意所纏來詣我所我爲說法彼聞法已則離貪欲得菩薩無著境界三昧若有衆生暫見於我則離貪欲得菩薩歡喜三昧若有衆生暫與我語則離貪欲得菩薩無礙音聲三昧若有衆生暫執我手則離貪欲得菩薩徧往一切佛剎三昧若有衆生暫昇我座則離貪得菩薩解脫光明三昧若有衆生暫觀於則離貪欲得菩薩寂靜莊嚴三昧若有衆見我頻申則離貪欲得菩薩摧伏外道三若有衆生見我目瞬則離貪欲得菩薩佛境界光明三昧若有衆生抱持於我則離貪得菩薩攝一切衆生恒不捨離三昧若有衆生我脣吻則離貪欲得菩薩增長一切衆生福德藏三昧凡有衆生親近於我一切皆得住離貪際入菩薩一切智地現前無礙解脫
선재동자가 여쭈었다.
“거룩한 이께서는 어떠한 선근을 심고 무슨 복업을 닦았사온대 이렇게 자재함을 성취하였나이까?”
008_0855_a_22L善財白言聖者種何善根修何福業得成就如是自在
008_0855_b_02L바수밀다 여인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지난 세상에 부처님이 나셨으니 이름이 고행(高行)이었고, 그 나라의 서울은 묘문(妙門)이었느니라.
선남자여, 그 고행여래께서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고 서울에 들어오시어 성문의 턱을 밟으니, 그 성안에 있던 모든 것이 진동하며 갑자기 넓어지고 모든 보배로 장엄하며, 한량없는 광명이 서로 비추고, 가지각색 보배 꽃을 땅에 흩으며 하늘 풍류를 한꺼번에 잡히고 모든 하늘이 허공에 가득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그때에 장자의 아내가 되었는데 이름은 선혜(善慧)였다. 부처님의 신통을 보고 마음이 깨달아졌다. 남편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가서 보배 돈 한 푼으로 공양하였더니, 그때 문수사리동자가 부처님의 시자가 되었다가 나에게 법을 말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느니라.
008_0855_a_23L荅言善男子我念過去佛出世名爲高行其王都城名曰妙門善男彼高行如來哀愍衆生入於王城蹈彼門其城一切悉皆震動忽然廣博衆寶莊嚴無量光明遞相映徹種種寶華散布其地天音樂同時俱奏一切諸天充滿虛空善男我於彼時爲長者妻名曰善慧見佛神力心生覺悟則與其夫往詣佛所以一寶錢爲供養是時文殊師利童子爲佛侍者爲我說法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탐욕의 짬을 여읜 해탈을 얻었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그지없이 교묘한 방편의 지혜를 성취하여 그 광대한 광의 경계가 비길 데 없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008_0855_b_08L善男子我唯知此菩薩離貪際解脫如諸菩薩摩訶成就無邊巧方便智其藏廣大境界無比而我云何能知能說彼功德行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성이 있으니 이름이 선도(善度)요, 그 성에 거사가 있는데 이름이 비슬지라(鞞瑟胝羅)니, 그가 항상 전단좌부처님[栴檀座佛] 탑에 공양하느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008_0855_b_11L善男子於此南方有城名善度中有居士名鞞瑟胝羅常供養栴檀座佛塔汝詣彼問菩薩云何學菩薩行修菩薩道
이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008_0855_b_14L善財童子頂禮其足無量帀慇懃瞻仰辭退而去

(27) 비슬지라(鞞瑟胝羅) 거사를 찾다
그때 선재동자는 점점 가다가 선도성(善度城)에 이르러 거사의 집에 나아가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친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008_0855_b_15L爾時善財童子漸次遊行至善度城詣居士頂禮其足合掌而立白言聖者我已先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而未知菩薩云何學菩薩行云何修菩薩道我聞聖者善能誘願爲我說
거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이 반열반의 짬에 들지 않음[不般涅槃際]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렇게 여래가 이미 반열반에 들었다거나, 이렇게 여래가 지금 반열반에 든다거나, 이렇게 여래가 장차 반열반에 들리라거나 하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노라. 나는 시방 모든 세계의 부처님 여래들이 필경에 반열반에 드는 이가 없는 줄을 알거니와 중생을 조복하기 위하여 일부러 보이는 것을 제외할 것이니라.
선남자여, 내가 전단좌여래의 탑 문을 열 때에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부처의 종자가 다함이 없음[佛種無盡]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생각마다 이 삼매에 들고, 생각마다 모든 한량없이 훌륭한 일을 아느니라.”
008_0855_b_20L居士告言善男子我得菩薩解名不般涅槃際善男子我不生心言如是如來已般涅槃如是如來現般涅槃如是如來當般涅槃我知十方一切世界諸佛如來畢竟無有般涅槃者唯除爲欲調伏衆生示現耳善男子我開栴檀座如來塔門時三昧名佛種無盡善男子我念念中入此三念念得知一切無量殊勝之事
008_0855_c_02L선재동자가 물었다.
“이 삼매는 그 경계가 어떠하나이까?”
008_0855_c_03L善財白言此三昧者境界云何
거사가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내가 이 삼매에 들고는 차례차례 이 세계의 부처님들을 보았으니, 이른바 가섭불(迦葉佛)ㆍ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ㆍ구류손불(拘留孫佛)ㆍ시기불(尸棄佛)ㆍ비바시불(毗婆尸佛)ㆍ제사불(提舍佛)ㆍ불사불(弗沙佛)ㆍ무상승불(無上勝佛)ㆍ무상연화불(無上蓮華佛)이니, 이런 이들이 우두머리가 되었으며, 잠깐 동안에 백 부처님을 보고, 천 부처님을 보고, 백천 부처님을 보고, 억 부처님ㆍ천억 부처님ㆍ백천억 부처님ㆍ야유다 억 부처님ㆍ나유타 억 부처님을 보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들을 차례로 다 보노라.
또 저 부처님들이 처음으로 마음을 내고 선근을 심고 훌륭한 신통을 얻고 큰 원을 성취하고 묘한 행을 닦고 바라밀을 구족하며,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서 청정한 법의 지혜를 얻고 마군들을 항복 받고 정등각을 이루어 국토가 청정하고 대중이 둘러싸고 있음을 보노라.
큰 광명을 놓으며 묘한 법륜을 굴리며 신통으로 변화하는 가지가지 차별을, 내가 다 지니고 내가 다 기억하고 살펴보고 분별하여 나타내노라. 미래의 미륵불 등 여러 부처님과 현재의 비로자나불 등 여러 부처님도 다 그와 같이하며, 이 세계에서와 같이, 시방세계에 계시는 삼세의 모든 부처님ㆍ성문ㆍ독각ㆍ보살 대중들도 그와 같이 하느니라.
008_0855_c_04L居士荅言善男子我入此三昧隨其次第見此世界一切諸佛所謂迦葉佛ㆍ拘那含牟尼佛ㆍ拘留孫佛ㆍ尸棄佛ㆍ毘婆尸佛ㆍ提舍佛弗ㆍ沙佛無上勝佛ㆍ無上蓮華如是等而爲上首於一念頃得見百佛見千佛得見百千佛得見億佛ㆍ千億佛ㆍ百千億佛ㆍ阿庾多億佛ㆍ那由他億佛乃至不可說不可說世界微塵數佛如是一切次第皆見亦見彼佛初始發心種諸善根獲勝神通就大願修行妙行具波羅蜜入菩薩地得淸淨忍摧伏魔軍成正等覺國土淸淨衆會圍放大光明轉妙法輪神通變現種種差別我悉能持我悉能憶悉能觀察分別顯示來彌勒佛等一切諸佛現在毘盧遮那佛等一切諸佛悉亦如是如此世界十方世界所三世一切諸佛ㆍ聲聞ㆍ獨覺ㆍ諸菩薩衆悉亦如是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들이 얻는 반열반의 짬에 들지 않는 해탈을 얻었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한 생각의 지혜로 삼세를 두루 알며, 잠깐 동안에 모든 삼매에 두루 들어가며, 여래의 지혜 해가 항상 마음에 비치어 모든 법에 분별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이 다 평등하고, 여래와 나와 모든 중생이 평등하여 둘이 없음을 알며, 모든 법의 성품이 청정함을 알아 생각함도 없고 움직임도 없지만, 모든 세간에 두루 들어가며, 모든 분별을 여의고 부처의 법인(法忍)에 머물러서 법계의 중생들을 모두 깨우치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008_0855_c_20L善男子我唯得此菩薩所得不般涅槃際解脫如諸菩薩摩訶薩以一念智普知三一念徧入一切三昧如來智日恒照其心於一切法無有分別了一切佛悉皆平等來及我一切衆生等無有二知一切法自性淸淨無有思慮無有動轉而能普入一切世離諸分別住佛法印悉能開悟法界衆生而我云何能知能說彼功德行
008_0856_a_02L선남자여, 여기서 남으로 가면 보달락가(補怛洛迦)산이 있고, 거기 보살이 있으니 이름의 관자재(觀自在)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008_0856_a_03L善男子於此南方有山名補怛洛迦彼有菩薩名觀自在汝詣彼問菩薩云何學菩薩行修菩薩道
그리고 게송을 말하였다.

바다 위에 산이 있고 성인 많으니
보배로 이루어져 매우 깨끗해
꽃과 과실 나무들이 우거져 섰고
샘과 못과 시냇물이 갖추어 있는데
008_0856_a_05L說頌言
海上有山多聖賢
衆寶所成極淸淨
華果樹林皆徧滿
泉流池沼悉具足

용맹하고 장부이신 관자재보살
중생을 이익하려 거기 계시니
너는 가서 모든 공덕 물어 보아라.
그대에게 큰 방편을 일러 주리라.
008_0856_a_08L勇猛丈夫觀自在
爲利衆生住此山
汝應往問諸功德
彼當示汝大方便

이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008_0856_a_10L善財童子頂禮其足遶無量帀已慇懃瞻辭退而去

(28)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을 찾다
그때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저 거사의 가르침을 생각하여 저 보살의 해탈하는 갈무리에 들어가고, 저 보살의 생각을 따라주는 힘을 얻었고, 저 부처님들의 나타나시는 차례를 기억하고, 저 부처님들이 계속하는 차례를 생각하고, 저 부처님의 명호의 차례를 지니고, 저 부처님들의 말하시는 법을 관찰하고, 저 부처님들의 갖추신 장엄을 알고, 저 부처님들의 정등각을 이룸을 보고, 저 부처님들의 부사의한 업을 분명하게 알고서, 점점 다니다가 그 산에 이르러 간 데마다 이 대보살을 찾고 있었다.
008_0856_a_12L爾時善財童子一心思惟彼居士教入彼菩薩解脫之藏得彼菩薩能隨念力憶彼諸佛出現次第念彼諸佛相續次第持彼諸佛名號次第觀彼諸佛所說妙法知彼諸佛具足莊嚴見彼諸佛成正等覺了彼諸佛不思議漸次遊行至於彼山處處求覓此大菩薩
문득 바라보니, 서쪽 골짜기에 시냇물이 굽이져서 흐르고 수목은 우거져 있으며 부드러운 향풀이 오른쪽으로 쓸려서 땅에 깔렸는데, 관자재보살이 금강석 위에서 가부하고 앉았고, 한량없는 보살들도 보석 위에 앉아서 공경하여 둘러 모셨으며, 관자재보살이 대자대비한 법을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게 하고 계시었다.
008_0856_a_18L見其西面巖谷之中泉流縈映樹林蓊鬱草柔軟右旋布地觀自在菩薩於金剛寶石結跏趺坐無量菩薩皆坐寶石恭敬圍遶而爲宣說大慈悲法令其攝受一切衆生
008_0856_b_02L선재동자가 보고는 기뻐 뛰놀면서 합장하고 눈도 깜짝이지 않고 쳐다보면서 생각하기를 ‘선지식은 곧 여래며, 선지식은 모든 법 구름이며, 선지식은 모든 공덕의 광이라, 선지식은 만나기 어렵고, 선지식은 십력(十力)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다함이 없는 지혜의 횃불이며, 선지식은 복덕의 싹이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의 문이며, 선지식은 지혜 바다의 길잡이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이르는 길을 도와주는 기구로다’ 하고 곧 대보살이 계신 데로 나아갔다.
008_0856_a_22L財見已歡喜踊躍合掌諦觀目不暫瞬作如是念善知識者則是如來善知識者一切法善知識者諸功德藏善知識者難可値遇善知識者十力寶因善知識者無盡智炬知識者福德根芽善知識者一切智門善知識者智海導師善知識者至一切智助道之具便卽往詣大菩薩所
그때 관자재보살은 멀리서 선재동자를 보고 말하였다.
“잘 왔도다. 그대는 대승의 마음을 내어 중생들을 널리 거두어 주고, 정직한 마음으로 불법을 구하고, 자비심이 깊어서 모든 중생을 구호하며, 보현의 묘한 행이 계속하여 앞에 나타나고, 큰 서원과 깊은 마음이 원만하고 청정하며, 부처의 법을 부지런히 구하여 모두 받아 지니고, 선근을 쌓아 만족함을 모르며, 선지식을 순종하여 가르침을 어기지 않고, 문수사리의 공덕과 지혜의 바다로부터 났으므로 마음이 성숙하여 부처의 세력을 얻고, 광대한 삼매의 광명을 얻었으며, 오로지 깊고 묘한 법을 구하고, 항상 부처님을 뵈옵고 크게 환희하며, 지혜가 청정하기 허공과 같아서 스스로도 분명히 알고 다른 이에게 말하기도 하며, 여래의 지혜의 광명에 편안히 머물러 있도다.”
008_0856_b_05L爾時觀自在菩薩見善財告言善來汝發大乘意普攝衆生正直心專求佛法大悲深重救護一切普賢妙行相續現前大願深心圓滿淸淨勤求佛悉能領受積集善根恒無厭足順善知識不違其教從文殊師利功德智慧大海所生其心成熟得佛勢力已獲廣大三昧光明意希求甚深妙法常見諸佛生大歡喜智慧淸淨猶如虛空旣自明了復爲他說安住如來智慧光明
이때 선재동자는 관자재보살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008_0856_b_14L爾時善財童子頂禮觀自在菩薩足遶無數帀合掌而住白言聖者我已先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而未知菩薩云何學菩薩行云何修菩薩道我聞聖者善能教誨願爲我說
008_0856_c_02L보살이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크게 가엾이 여기는 행의 해탈문을 성취하였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보살의 크게 가엾이 여기는 행의 문으로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교화하여 끊이지 아니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크게 가엾이 여기는 행의 문에 머물렀으므로 모든 여래의 처소에 항상 있으며 모든 중생의 앞에 항상 나타나서, 보시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기도 하고, 사랑하는 말로써 하기도 하고, 이롭게 하는 행으로써 하기도 하고, 같이 일함으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기도 하며, 육신을 나투어 중생을 거둬 주기도 하고, 가지가지 부사의한 빛과 깨끗한 광명을 나타내어 중생을 거둬 주기도 하며, 음성으로써 하기도 하고, 위의로써 하기도 하며, 법을 말하기도 하고, 신통변화를 나타내기도 하며, 그의 마음을 깨닫게 하여 성숙케 하기도 하고,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함께 있으면서 성숙케 하기도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크게 가엾이 여기는 행의 문을 수행하여 모든 중생을 구호하려 하노니, 모든 중생이 험난한 길에서 공포를 여의며, 번뇌의 공포를 여의며, 미혹한 공포를 여의며, 속박될 공포를 여의며, 살해될 공포를 여의며, 빈궁한 공포를 여의며, 생활하지 못할 공포를 여의며, 나쁜 이름을 얻을 공포를 여의며, 죽을 공포를 여의며, 여러 사람 앞에서 공포를 여의며, 나쁜 길에 태어날 공포를 여의며, 캄캄한 속에서 공포를 여의며, 옮아 다닐 공포를 여의며, 사랑하는 이와 이별할 공포를 여의며, 원수를 만나는 공포를 여의며, 몸을 핍박하는 공포를 여의며, 마음을 핍박하는 공포를 여의며, 근심 걱정의 공포를 여의어지이다 하노라.
또 원하기를, 여러 중생이 나를 생각하거나 나의 이름을 일컫거나 나의 몸을 보거나 하면, 다 모든 공포를 면하여지이다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런 방편으로써 중생들의 공포를 여의게 하고, 다시 가르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 영원히 물러가지 않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크게 가엾이 여기는 행의 문을 얻었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보현의 모든 원을 깨끗이 하였고, 보현의 모든 행에 머물러 있으면서, 모든 착한 법을 항상 행하고, 모든 삼매에 항상 들어가고, 모든 그지없는 겁에 항상 머물고, 모든 삼세 법을 항상 알고, 모든 그지없는 세계에 항상 가고, 모든 중생의 나쁜 짓을 항상 쉬게 하고, 모든 중생의 착한 일을 항상 늘게 하고, 모든 중생의 죽살이의 흐름을 항상 끊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008_0856_b_18L菩薩告言善哉善哉善男子汝已能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善男子我已成就菩薩大悲行解脫門善男子我以此菩薩大悲行門平等教化一切衆生相續不斷善男子我住此大悲行門常在一切諸如來所普現一切衆生之前或以布施攝取衆生或以愛語或以利行或以同事攝取衆或現色身攝取衆生或現種種不思議色淨光明網攝取衆生或以音聲或以威儀爲說法或現神變令其心悟而得成熟或爲化現同類之形與其共居而成熟之善男子我修行此大悲行門願常救護一切衆生一切衆生離險道怖離熱惱怖離迷惑怖繫縛怖離殺害怖離貧窮怖離不活怖離惡名怖離於死怖離大衆怖離惡趣怖離黑闇離遷移怖離愛別怖離怨會怖離逼迫身離逼迫心怖離憂悲怖復作是願願諸衆生若念於我若稱我名若見我身皆得免離一切怖畏善男子我以此方便令諸衆生怖畏已復教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永不退轉善男子我唯得此菩薩大悲行門如諸菩薩摩訶薩已淨普賢一切願已住普賢一切行常行一切諸善法常入一切諸三常住一切無邊劫常知一切三世法常詣一切無邊剎常息一切衆生惡常長一切衆生善常絕衆生生死流而我云何能知能說彼功德行
008_0857_a_02L그때 동방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은 정취(正趣)이고, 공중으로부터 사바세계에 와서 철위산[輪圍山] 꼭대기에서 발로 땅을 누르니, 사바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모든 것이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다.
정취보살이 몸에서 광명을 놓아 해와 달과 모든 별과 번개의 빛을 가리니, 하늘ㆍ용들의 팔부와 제석ㆍ범천ㆍ사천왕의 광명들은 먹덩이와 같아지고, 그 광명이 모든 지옥ㆍ축생ㆍ아귀ㆍ염라왕의 세계를 두루 비추어 모든 나쁜 길의 고통을 소멸하여 번뇌가 일어나지 않고 근심 걱정을 여의게 하였다.
또 모든 부처님 국토에서 모든 꽃ㆍ향ㆍ영락ㆍ의복ㆍ당기ㆍ번기를 내리며, 이러한 여러 가지 장엄거리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또 중생의 좋아함을 따라 모든 궁전에서 몸을 나타내어 보는 이들을 모두 기쁘게 하였다.
그런 뒤에 관자재보살이 있는 데로 왔다.
008_0856_c_20L爾時東方有一菩薩名曰正趣空中來至娑婆世界輪圍山頂以足按地娑婆世界六種震動一切皆以衆寶莊嚴趣菩薩放身光明映蔽一切日月星電ㆍ天龍八部ㆍ釋梵護世所有光明皆如聚墨其光普照一切地獄ㆍ畜生ㆍ餓鬼ㆍ閻羅王處令諸惡趣衆苦皆滅煩惱不起憂悲悉離又於一切諸佛國土普雨一切華香ㆍ瓔珞ㆍ衣服ㆍ幢蓋如是所有諸莊嚴具供養於佛復隨衆生心之所普於一切諸宮殿中而現其身令其見者皆悉歡喜然後來詣觀自在所
관자재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 정취보살이 여기 오는 것을 보느냐?”
선재는 말하였다.
“보나이다.”
관자재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008_0857_a_06L觀自在菩薩告善財言善男子汝見正趣菩薩來此會白言已見告言善男子汝可往問菩薩云何學菩薩行修菩薩道

(29) 정취보살(正趣菩薩)을 만나다
이때 선재동자는 가르침을 받들고 곧 그 보살이 계신 데 나아가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하여 주소서.”
008_0857_a_09L爾時善財童子敬承其教遽卽往詣彼菩薩頂禮其足合掌而立白言聖者我已先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而未知菩薩云何學菩薩行云何修菩薩道我聞聖者善能教願爲我說
정취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이 넓은 문 빠른 행[普門速疾行]이니라.”
008_0857_a_14L正趣菩薩言善男子我得菩薩解脫名普門速疾行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어느 부처님에게서 이 법문을 얻었으며, 떠나 오신 세계는 여기서 얼마나 멀며, 떠나 오신 지는 얼마나 오래였나이까?”
008_0857_a_15L善財言聖者於何佛所得此法門所從來剎去此幾何發來久如
정취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일은 알기 어려우니라. 모든 세간의 하늘ㆍ사람ㆍ아수라ㆍ사문ㆍ바라문들이 알지 못하느니라. 오직 용맹하게 정진하여 물러가지 않고 겁이 없는 보살들로서, 모든 선지식이 거두어 주고 부처님이 생각하시고 선근이 구족하고 뜻이 청정하여, 보살의 근기를 얻고 지혜의 눈이 있는 이라야, 능히 듣고 능히 지니고 능히 알고 능히 말하느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제가 부처님의 신통하신 힘과 선지식의 힘을 받자와 능히 믿고 능히 받겠사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008_0857_a_16L善男子此事難知一切世閒天ㆍ人ㆍ阿脩羅ㆍ沙門ㆍ婆羅門等所不能了唯勇猛精進無退無怯諸菩薩衆已爲一切善友所攝諸佛所善根具足志樂淸淨得菩薩根有智慧眼能聞能持能解能說善財言聖者我承佛神力ㆍ善知識力能信趣菩薩能受願爲我說
008_0857_b_02L정취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동방 묘장(妙藏) 세계의 보승생(普勝生)부처님 계신 데로부터 이 세계에 왔으며, 그 부처님 처소에서 이 법문을 얻었고, 거기서 떠난 지는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을 지냈느니라.
낱낱 찰나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걸음을 걸었고, 낱낱 걸음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부처 세계를 지나 왔는데, 낱낱 부처 세계마다 모두 들어가서 그 부처님께 아름다운 공양거리로 공양하였으니, 그 공양거리는 모두 위없는 마음으로 이룬 것이며, 지음이 없는 법으로 인정한 것이며, 여러 여래께서 인가한 것이며, 모든 보살이 찬탄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또 저 세계의 모든 중생을 보고 그 마음을 다 알며 그 근성을 다 알고, 그들의 욕망과 이해를 따라서 몸을 나타내어 법을 말하는데, 광명을 놓기도 하고 재물을 보시하기도 하여 가지가지 방편으로 교화하고 조복하여 조금도 쉬지 아니하였노라.
동방에서와 같이 남방ㆍ서방ㆍ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ㆍ하방에서도 그와 같이 하였느니라.
008_0857_a_22L善男子我從東方妙藏世界普勝生佛所而來此土於彼佛所得此法門從彼發來已經不可說不可說佛剎微塵數劫一一念中擧不可說不可說佛剎微塵數步一一步不可說不可說世界微塵數佛剎一一佛剎我皆徧入至其佛所以妙供具而爲供養諸供具皆是無上心所成無作法所印諸如來所忍諸菩薩所歎善男子我又普見彼世界中一切衆生悉知其心悉知其根隨其欲現身說法或放光明或施財寶種種方便教化調伏無有休息如從東方南西北方ㆍ四維上下亦復如是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넓은 문 빠른 행의 해탈을 얻었으므로 빨리 걸어 모든 곳에 이르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시방에 두루하여 가지 못하는 데가 없으며, 지혜의 경계도 같아서 차별이 없고, 몸을 잘 나투어 법계에 두루하되, 모든 길에 이르고 모든 세계에 들어가며, 모든 법을 알고 모든 세상에 이르러 평등하게 모든 법문을 연설하며, 한꺼번에 모든 중생에게 비추고, 부처님들에게 분별을 내지 아니하며, 모든 곳에 장애함이 없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008_0857_b_10L善男子我唯得此菩薩普疾行解脫能疾周徧到一切處如諸菩薩摩訶薩普於十方無所不至智慧境界等無差善布其身悉徧法界至一切道入一切剎知一切法到一切世平等演說一切法門照耀一切衆生於諸佛所不生分別於一切處無有障礙而我云何能知能說彼功德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타라발지(墮羅鉢底)라는 성이 있고, 거기 신(神)이 있으니 이름은 대천(大天)이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008_0857_b_17L善男子於此南方有城名墮羅鉢底其中有神名曰大天汝詣彼問菩薩云何學菩薩修菩薩道
이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008_0857_b_19L善財童子頂禮其足遶無數慇懃瞻仰辭退而去
008_0857_c_02L
(30) 대천신(大天神)을 찾다
그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광대한 행에 들어가서 보살의 지혜의 경계를 구하며, 보살의 신통한 일을 보고, 보살의 훌륭한 공덕을 생각하고, 보살의 크게 환희함을 내고, 보살의 견고한 정진을 일으키고, 보살의 부사의하고 자유자재한 해탈에 들어가고, 보살의 공덕의 지위를 행하고, 보살의 삼매의 경지를 관찰하고, 보살의 다 지니는 지위에 머물고, 보살의 크게 원하는 지위에 들어가고, 보살의 변재의 지위를 얻고, 보살의 모든 힘의 지위를 이루고서, 점점 다니다가 그 성에 이르러 대천신(大天神)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니,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이 성안에 있어서 광대한 몸을 나타내고 대승에게 법을 말한다’고 하였다.
008_0857_b_20L爾時善財童子入菩薩廣大行求菩薩智慧見菩薩神通事念菩薩勝功德生菩薩大歡喜起菩薩堅精進入菩薩不思議自在解行菩薩功德地觀菩薩三昧地住菩薩㧾持地入菩薩大願地得菩薩辯才地成菩薩諸力地漸次遊行至於彼城推問大天今在何所人咸告言在此城內現廣大身爲衆說
그때 선재동자는 대천신에게 가서 그의 발에 절하고 앞에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008_0857_c_04L爾時善財至大天所頂禮其足於前合掌而作是言聖者我已先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而未知菩薩云何學菩薩行云何修菩薩道我聞聖者善能教誨願爲我說
이때 대천이 네 손을 길게 펴서 네 바다의 물을 움키어 얼굴을 씻으며 황금꽃을 선재에게 흩고 말하였다.
“선남자여, 모든 보살은 보기 어렵고 듣기 어렵고 세간에 나오는 일이 드물어서, 중생 가운데 가장 제일이며 사람들 중에 분타리꽃이니라. 중생들의 돌아갈 곳이며 중생을 구원하는 이며, 세간을 위하여 평안할 곳이 되고 세간을 위하여 큰 광명이 되며, 미혹한 이에게 편안한 길을 가리키고, 길잡이가 되어 중생을 인도하여 불법의 문에 들게 하며, 법의 대장이 되어 온갖 지혜의 성을 수호하느니라.
보살은 이와 같이 만나기 어려우니, 오직 몸과 말과 뜻에 허물이 없는 이라야 그 형상을 보고 그 변재를 들으며 온갖 시간에 항상 앞에 나타나느니라.
008_0857_c_07L爾時大天長舒四手取四大海水自洗其面持諸金華以散善財而告之言善男子一切菩薩難可得見難可得聞希出世閒於衆生中爲第一是諸人中芬陀利華爲衆生歸爲衆生救爲諸世閒作安隱處爲諸世閒作大光示迷惑者安隱正道爲大導師引諸衆生入佛法門爲大法將善能守護一切智城薩如是難可値遇唯身ㆍ語ㆍ意無過失者然後乃得見其形像聞其辯才於一切時常現在
선남자여, 나는 이미 보살의 해탈을 성취하였으니 이름이 구름 그물[雲網]이니라.”
善男子我已成就菩薩解脫名爲雲網
선재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구름 그물 해탈의 경계가 어떠하오니까?”
008_0857_c_17L財言聖者雲網解脫境界云何
008_0858_a_02L이때 대천은 선재의 앞에서 금더미ㆍ은더미ㆍ유리더미ㆍ파리더미ㆍ자거더미ㆍ마노더미ㆍ큰 불꽃 보배더미ㆍ때 여읜 보배더미ㆍ큰 광명 보배더미ㆍ시방에 두루 나타나는 보배더미ㆍ보배 관더미ㆍ보배 인장더미ㆍ보배 영락더미ㆍ보배 귀고리더미ㆍ보배 팔찌더미ㆍ보배 자물쇠더미ㆍ진주 그물더미ㆍ가지각색 마니보배더미ㆍ모든 장엄거리더미ㆍ여의주더미들을 산같이 나타내었다.
또 모든 꽃ㆍ모든 화만ㆍ모든 향ㆍ모든 사르는 향ㆍ모든 바르는 향ㆍ모든 의복ㆍ모든 당기 번기ㆍ모든 음악ㆍ모든 다섯 가지 오락 기구를 산더미 같이 나타내며, 또 수없는 백천만억 아가씨[童女]들을 나타냈다.
대천이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물건을 가져다가 여래에게 공양하여 복덕을 닦고, 또 모든 중생에게 보시하여 그들로 하여금 보시[檀]바라밀을 배우고 버리기 어려운 것들을 버리게 하라.
선남자여, 내가 그대에게 이런 물건을 보여 주고 그대로 하여금 보시를 행하게 하듯이, 모든 중생을 위하여서도 그렇게 하며, 이 선근으로써 삼보와 선지식에게 공양하고 공경하여 착한 법을 증장케 하고 위없는 보리심을 내게 하느니라.
008_0857_c_18L爾時大天於善財前示現金聚ㆍ銀聚ㆍ瑠璃聚ㆍ玻瓈聚ㆍ硨磲聚ㆍ碼碯聚ㆍ大焰寶聚ㆍ離垢藏寶聚ㆍ大光明寶聚ㆍ普現十方寶聚ㆍ寶冠聚ㆍ寶印聚ㆍ寶瓔珞聚ㆍ寶璫聚ㆍ寶釧聚ㆍ寶鎖聚ㆍ珠網聚ㆍ種種摩尼寶聚ㆍ一切莊嚴具聚ㆍ如意摩尼聚皆如大山復示現一切華一切鬘一切香一切燒香一切塗香ㆍ一切衣服ㆍ一切幢幡ㆍ一切音樂ㆍ一切五欲娛樂之具皆如山積及現無數百千萬億諸童女衆而彼大天告善財言善男子取此物供養如來修諸福德幷施一切攝取衆生令其修學檀波羅蜜能捨難捨善男子如我爲汝示現此物教汝行施爲一切衆生悉亦如是皆令以此善根熏習於三寶所ㆍ善知識所恭敬供養增長善法發於無上菩提之意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오욕(五欲)을 탐하여 방일하는 이에게는 부정한 경계를 보여 주고, 어떤 중생이 성 잘내고 교만하여 언쟁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매우 무서운 형상을 보여 주되, 나찰 따위가 피를 빨고 살을 씹는 것을 보여서 놀래고 두려워 마음이 부드럽고 원수를 여의게 하며, 어떤 중생이 혼미하고 게으르면 그에게는 국왕의 법과 도적과 수재ㆍ화재와 중대한 질병을 보여서 두려운 마음을 내고 근심과 고통을 알아서 스스로 힘쓰게 하노라.
이러한 가지가지 방편으로써 모든 착하지 못한 행동을 버리고 착한 법을 닦게 하며, 모든 바라밀의 장애를 버리고 바라밀을 구족케 하며, 모든 험하고 어려운 길을 벗어나서 장애가 없는 곳에 이르게 하느니라.
008_0858_a_09L善男子若有衆生貪著五欲自放逸者爲其示現不淨境界若有衆生瞋恚憍慢諍競者爲其示現極可怖形如羅剎等飮血噉肉令其見已驚恐惶懼心意調柔捨離怨若有衆生惛沈懶惰爲其示現王賊ㆍ水火及諸重疾令其見已心生惶怖知有憂苦自勉策以如是等種種方便令捨一切諸不善行修行善法令除一切波羅蜜障具波羅令超一切障礙險道到無障處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구름 그물 해탈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제석천왕과 같이 모든 번뇌의 아수라를 항복 받으며, 큰 물과 같이 모든 중생의 번뇌의 불을 소멸하며, 맹렬한 불과 같이 모든 중생의 애욕의 물을 말리며, 큰 바람과 같이 모든 중생의 여러 소견의 당기를 꺾어 버리며, 금강과 같이 모든 중생의 나라는 산을 깨뜨리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008_0858_a_17L善男子唯知此雲網解脫如諸菩薩摩訶薩猶如帝已能摧伏一切煩惱阿修羅軍猶如大水普能消滅一切衆生諸煩惱火猶如猛火能乾竭一切衆生諸愛欲水猶如大風普能吹倒一切衆生諸見取幢猶如金剛悉能摧破一切衆生諸我見山而我云何能知能說彼功德行
선남자여, 이 염부제 마갈제국(摩竭提國)의 보리도량에 땅 맡은 신이 있으니 이름은 잘 머무름[安住]이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008_0858_a_24L善男子此閻浮提摩竭提國菩提場中有主地神其名安住汝詣彼問菩薩云何學菩薩行修菩薩道
008_0858_b_02L이때 선재동자는 대천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무수히 돌고는 하직하고 물러갔다.
008_0858_b_02L時善財童子禮大天遶無數帀辭退而去

(31) 잘 머무는 땅 맡은 신[安住神]을 찾다
그때 선재동자는 점점 걸어서 마갈제국의 보리도량에 있는 잘 머무는 땅 맡은 신의 처소에 갔다. 백만의 땅 맡은 신들이 함께 있어서 서로 말하였다.
“여기 오는 동자는 곧 부처의 광이니, 반드시 모든 중생의 의지할 곳이 될 것이며, 반드시 모든 중생의 무명 껍데기를 깨뜨릴 것이다. 이 사람이 이미 법왕의 문중에 났으니 마땅히 때 여의고 걸림없는 법 비단을 머리에 쓸 것이며, 지혜 보배의 큰 광을 열고 모든 삿된 이론(異論)하는 외도들을 꺾으리라.”
008_0858_b_03L爾時善財童子漸次遊行趣摩竭國菩提場內安住神所百萬地神同在其中更相謂言此來童子卽是佛藏必當普爲一切衆生所依處必當普壞一切衆生無明㲉藏此人已生法王種中當以離垢無礙法繒而冠其當開智慧大珍寶藏摧伏一切邪論異道
이때 잘 머무는 땅 맡은 신 등 백만의 신이 큰 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비추니, 온 땅이 한꺼번에 진동하며 갖가지 보물이곳곳마다 장엄하며, 깨끗한 그림자와 흐르는 빛이 번갈아 사무치었다. 모든 잎 나무는 한꺼번에 자라나고, 모든 꽃 나무는 한꺼번에 꽃이 피고, 모든 과실 나무는 과실이 모두 익었으며, 모든 강물은 서로 들어가 흐르고, 모든 못에는 물이 넘치며, 가늘고 향기로운 비를 내려 땅을 적시고, 바람은 꽃을 불어다가 위에 흩으며, 무수한 음악을 일시에 잡히고, 하늘의 장엄거리에서는 아름다운 음성을 내니, 소와 코끼리와 사자들이 모두 기뻐서 뛰놀고 영각하니 마치 큰 산이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내는 듯하고, 백천의 묻힌 갈무리가 저절로 솟아나왔다.
008_0858_b_09L安住等百萬地神放大光明徧照三千大千世界普令大地同時震吼種種寶物處處莊嚴影潔光流遞相鑑徹一切葉樹俱時生一切華樹咸共開敷一切果樹靡不成熟一切河流遞相灌注一切池沼悉皆盈滿細香雨徧灑其地風來吹華普散其上無數音樂一時俱奏天莊嚴具咸出美音牛王ㆍ象王ㆍ師子王等皆生歡喜踊躍哮吼猶如大山相擊出聲百千伏藏自然踊現
이때 잘 머무는 땅 맡은 신이 선재에게 말하였다.
“잘 왔도다. 동자여, 그대가 이 땅에서 선근을 심었을새 내가 나타나노니, 그대는 보려는가?”
008_0858_b_18L安住地神告善財言善來童子汝於此地曾種善根爲汝現汝欲見不
그때 선재동자는 땅 맡은 신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보고 싶습니다.”
008_0858_b_20L爾時善財禮地神足遶無數帀合掌而立白言聖者唯然欲見
008_0858_c_02L이때 잘 머무는 땅 맡은 신이 발로 땅을 눌러서 백천의 아승기 보배 광이 저절로 솟아오르게 하고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보배 광은 그대를 따라다니는 것이니라. 이것은 그대가 옛적에 심은 선근의 과보며, 그대는 복덕으로 유지하는 것이니, 그대는 마음대로 사용하라.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은 깨뜨릴 수 없는 지혜 광[不可壞智慧藏]이니라. 항상 이 법으로 중생들을 성취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생각하니, 연등(然燈)부처님 때로부터 항상 보살을 따라서 공경하고 호위하였으며, 보살들의 마음과 행과 지혜의 경계와 모든 서원과 청정한 행과 모든 삼매와 광대한 신통과 자유자재한 힘과 깨뜨릴 수 없는 법을 살펴보았으며,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두루 가서 모든 여래의 수기를 받았으며, 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굴리며, 모든 수다라(修多羅)의 문을 널리 말하며, 큰 법의 광명으로 널리 비추어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며, 모든 부처님의 나타내는 신통변화를 내가 모두 받아 지니고 모두 기억하노라.
008_0858_b_21L安住地神以足按地百千億阿僧祇寶藏自然踊告言善男子今此寶藏隨逐於汝是汝往昔善根果報是汝福力之所攝受汝應隨意自在受用善男子我得菩薩解脫名不可壞智慧藏常以此法成就衆生善男子我憶從然燈佛來常隨菩薩恭敬守護觀察菩薩所有心行ㆍ智慧境界ㆍ一切誓願ㆍ諸淸淨行ㆍ一切三昧ㆍ廣大神通ㆍ大自在力ㆍ無能壞法徧往一切諸佛國土普授一切諸如來記轉於一切諸佛法輪廣說一切修多羅門大法光明普皆照耀教化調伏一切衆生示現一切諸佛神變我皆能領受皆能憶持
선남자여, 지나간 옛적 수미산 티끌 수의 겁을 지나서 장엄겁이 있었는데, 세계 이름은 달당기[月幢]요, 부처님 명호는 묘안(妙眼)이니, 그 부처님에게서 이 법문을 얻었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법문에서 들락날락하면서 닦고 익히고 증장케 하였으며, 여러 부처님을 항상 뵈옵고 떠나지 않았으며, 이 법문을 처음 얻고부터 현겁(賢劫)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만나서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또 저 부처님들이 보리좌에 나아가 큰 신통을 나타내심을 보았으며, 또 그 부처님들이 가지신 모든 공덕과 선근을 보았느니라.
008_0858_c_09L善男子乃往古世過須彌山微塵數劫有劫名莊嚴世界名月幢佛號妙眼於彼佛所得此法門善男我於此法門若入若出修習增長常見諸未曾捨離始從初得乃至賢劫於其中閒値遇不可說不可說佛剎微塵數如來應正等覺悉皆承事恭敬供養亦見彼佛詣菩提現大神力亦見彼佛所有一切功德善根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깨뜨릴 수 없는 지혜 광 법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부처님을 항상 따라다니면서 모든 부처님의 말씀을 능히 지니며, 모든 부처님의 깊은 지혜에 들어가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법계에 가득하며, 여래의 몸과 같고 부처님의 마음을 내며 부처님의 법을 구족하고 부처의 일을 짓는 것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이 염부제 마갈제국의 가비라성에 밤 맡은 신[主夜神]이 있으니, 이름이 바산바연지(婆珊婆演底)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008_0858_c_16L善男子我唯知此不可壞智慧藏法門如諸菩薩摩訶薩常隨諸佛能持一切諸佛所說入一切佛甚深智慧念念充徧一切法界如來身生諸佛心具諸佛法作諸佛事而我云何能知能說彼功德行善男子此閻浮提摩竭提國迦毘羅城有主夜神名婆珊婆演汝詣彼問菩薩云何學菩薩行修菩薩道
이때 선재동자는 땅 맡은 신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008_0858_c_23L善財童子禮地神足遶無數帀慇懃瞻仰辭退而去
008_0859_a_02L
(32) 바산바연지 밤 맡은 신[婆珊婆演底夜神]을 찾다
이때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잘 머무는 땅 맡은 신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보살의 깨뜨릴 수 없는 지혜 광 해탈을 기억하여, 그 삼매를 닦고 그 규모를 배우고 그 유희를 살피고 그 미묘한 데 들어가고 그 지혜를 얻고 그 평등함을 통달하고 그 그지없음을 알고 그 깊이를 헤아리면서 점점 걸어서 그 성에 이르렀다.
008_0858_c_25L爾時善財童子一心思惟安住神教憶持菩薩不可沮壞智藏解脫修其三昧學其軌則觀其遊戲入其微妙得其智慧達其平等其無邊測其甚深漸次遊行至於彼城
동문으로 들어가서 잠깐 섰는 동안에 해는 문득 넘어가고, 마음에 보살의 가르침을 순종하면서 저 밤 맡은 신을 보려 하며, 선지식은 여래와 같다는 생각을 하였고, 또 생각하기를 ‘선지식으로부터 두루한 눈을 얻어 시방의 경계를 볼 것이며, 선지식으로부터 광대한 지해를 얻어 모든 반연을 통달할 것이며, 선지식으로부터 삼매의 눈을 얻어 모든 법문을 관찰할 것이며, 선지식으로부터 지혜의 눈을 얻어 시방의 세계 바다를 밝게 보리라’고 하였다.
008_0859_a_05L從東門入佇立未久便見日沒心念隨順諸菩薩渴仰欲見彼主夜神於善知識生如來想復作是念由善知識得周徧眼普能明見十方境界由善知識得廣大解普能了達一切所緣由善知識得三昧眼普能觀察一切法由善知識得智慧眼普能明照十方剎海
이렇게 생각하다가 그 밤 맡은 신이 허공에 있는 보배 누각의 향연화장(香蓮華藏) 사자좌에 앉은 것을 보았다.
몸은 금빛이요, 눈과 머리카락은 검푸르고, 용모가 단정하여 보는 이마다 즐거워하며, 보배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고, 몸에는 붉은 옷을 입고 머리에는 범천관을 썼으며 여러 별들이 몸에서 반짝거리고, 털구멍마다 한량없고 수 없는 나쁜 길 중생들을 제도하여 험난한 길을 면하게 하는 형상을 나타내는데, 이 중생들이 인간에 나기도 하고 천상에 나기도 하며, 이승의 보리로 향해 가기도 하고 온갖 지혜의 길을 닦기도 하였다.
또 저 털구멍마다 가지가지 교화하는 방편을 보이는데,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법을 말하기도 하며, 성문승의 도를 나타내기도 하고, 독각승의 도를 나타내기도 하며, 보살의 행ㆍ보살의 용맹ㆍ보살의 삼매ㆍ보살의 자재ㆍ보살의 있는 곳ㆍ보살의 관찰ㆍ보살의 사자의 기운 뻗음ㆍ보살의 해탈과 유희를 나타내기도 하여, 이렇게 가지가지로 중생을 성숙케 하였다.
008_0859_a_11L作是念時見彼夜神於虛空中處寶樓閣香蓮華藏師子之座身眞金色目髮紺靑形貌端嚴見者歡喜衆寶瓔珞以爲嚴飾身服朱首戴梵冠一切星宿炳然在體於其身上一一毛孔皆現化度無量無數惡道衆生其免離險難之像是諸衆生或生人中或生天上或有趣向二乘菩提或有修行一切智又彼一一諸毛孔中示現種種教化方便或爲現身或爲說法或爲示現聲聞乘道爲示現獨覺乘道或爲示現諸菩薩行ㆍ菩薩勇猛ㆍ菩薩三昧ㆍ菩薩自在ㆍ菩薩住處ㆍ菩薩觀察ㆍ菩薩師子頻申ㆍ菩薩解脫遊戲如是種種成熟衆生
008_0859_b_02L선재동자는 이런 일을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하고는 매우 기뻐서 땅에 엎드려 밤 맡은 신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나이다. 저는 선지식을 의지하여 여래의 공덕과 법장을 보호하려 하오니, 바라옵건대 저에게 온갖 지혜에 이르는 길을 보여 주소서. 그 길로 행하여 십력의 지위에 이르고자 하나이다.”
008_0859_a_24L善財童子見聞此已心大歡喜身投地禮夜神足遶無數帀於前合掌而作是言聖者我已先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我心冀望依善知識獲諸如來功德法藏唯願示我一切智道我行於中至十力地
그때 그 밤 맡은 신이 선재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깊은 마음으로 선지식을 공경하여 그 말을 듣고 가르치는 대로 수행하나니, 수행하는 연고로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모든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는 법 광명의 해탈을 얻었노라.
선남자여, 나는 나쁜 꾀를 가진 중생에게는 크게 인자한 마음을 일으키고, 착하지 못한 업을 짓는 중생에게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고, 착한 업을 짓는 중생에게는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착하고 나쁜 두가지 행을 하는 중생에게는 둘이 아닌 마음을 일으키고, 잡되고 물든 중생에게는 깨끗함을 내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삿된 길로 가는 중생에게는 바른 행을 내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용렬한 이해를 가진 중생에게는 큰 이해를 내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생사를 좋아하는 중생에게는 바퀴 돌기를 버리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이승의 길에 머문 중생에게는 온갖 지혜에 머물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 해탈을 얻었으므로 항상 이런 마음과 서로 응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밤이 깊고 사람이 고요하여 귀신과 도둑과 나쁜 중생들이 쏘다닐 때에나, 구름이 끼고 안개가 자욱하고 태풍이 불고 악수가 퍼붓고 해와 달과 별빛이 어두워 지척을 분별 못할 때에, 중생들이 바다에 들어가거나, 육지에 다니거나, 삼림 속에서나, 거친 벌판에서나, 험난한 곳에서 도둑을 만나거나, 양식이 떨어졌거나, 방향을 모르거나, 길을 잃었거나 해서, 놀라고 황겁하여 벗어나지 못하는 이를 보고는 가지가지 방편으로 구제하여 주노라.
008_0859_b_04L彼夜神告善財言善哉善哉善男子汝能深敬善知識樂聞其語修行其教以修行故決定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善男子得菩薩破一切衆生癡暗法光明解脫善男我於惡慧衆生起大慈心於不善業衆生起大悲心於作善業衆生起於喜心於善惡二行衆生起不二心於雜染衆生起令生淸淨心於邪道衆生起令生正行心於劣解衆起令興大解心於樂生死衆生起令捨輪轉心於住二乘道衆生起令住一切智心男子我以得此解脫故常與如是心共相應善男子我於夜闇人靜鬼神ㆍ盜賊ㆍ諸惡衆生所遊行時密雲ㆍ重霧惡風ㆍ暴雨日月ㆍ星宿竝皆昏蔽不見色時見諸衆生若入於海若行於陸山林ㆍ曠野諸險難處或遭盜賊或乏資或迷惑方隅或忘失道路慞惶憂怖不能自出我時卽以種種方便而救濟之
바다에서 헤매는 이에게는 뱃사공이 되고 큰 고기ㆍ큰 말ㆍ큰 거북ㆍ큰 코끼리ㆍ아수라(阿修羅)나 바다 맡은 신장이 되어, 그 중생을 위하여 폭풍우가 멎고 파도가 가라앉게 하고, 길을 인도하여 섬에나 언덕을 보여 주어 공포에서 벗어나 편안케 하고, 또 생각하기를 ‘이 선근을 중생에게 회향하여 모든 괴로움을 여의게 하여지이다’ 하느니라.
008_0859_b_21L爲海難示作船師ㆍ魚王ㆍ馬王ㆍ龜王ㆍ象王ㆍ阿脩羅王及以海神爲彼衆生止惡風雨息大波浪其道路示其洲岸令免怖畏悉得安隱復作是念以此善根迴施衆生願令捨離一切諸
008_0859_c_02L육지에 다니는 중생들이 캄캄한 밤에 무서운 일을 당했을 적에는, 해나 달이나 별이나 새벽 놀이나 저녁 번개나 갖가지 광명이 되기도 하며, 집이 되고 여러 사람이 되기도 하여 위태한 액난을 면하게 하고, 또 생각하기를 ‘이 선근을 중생에게 회향하여 모든 번뇌의 어둠을 멸하여지이다’ 하느니라.
모든 중생으로서 목숨을 아끼거나 명예를 사랑하거나 재물을 탐하거나 벼슬을 소중히 여기거나 이성(異性)에게 애착하거나 처첩을 그리워하거나, 구하는 일을 이루지 못하고 근심하는 이들을 내가 모두 구제하여 괴로움을 여의게 하느니라.
008_0859_c_02L爲在陸地一切衆生於夜暗中遭恐怖者現作日月及諸星宿ㆍ晨霞夕電ㆍ種種光明作屋宅或爲人衆令其得免恐怖之戹復作是念以此善根迴施衆生悉令除滅諸煩惱一切衆生有惜壽命有愛名聞有貪財寶有重官位有著男女有戀妻妾未稱所求生憂怖我皆救濟令其離苦
험한 산악 지대에서 조난한 이에게는, 착한 신장이 되어 나타나서 친근하기도 하고, 좋은 새가 되어 아름다운 소리로 위로하기도 하며, 신기한 약초가 되어 빛을 내어 비춰 주기도 하고, 과실 나무를 보여 주고 맑은 샘을 보여 주고 지름길을 보여 주고 평탄한 곳을 보여 주어 모든 액난을 면하게 하느니라.
008_0859_c_08L爲行山險而留難者爲作善神現形親近爲作好鳥發音慰爲作靈藥舒光照耀示其果樹示其泉井示正直道示平坦地令其免離一切憂戹
거친 벌판이나 빽빽한 숲 속이나 험난한 길을 다니다가, 덩굴에 얽히었거나 안개에 싸이어 두려워하는 이에게는 바른 길을 지도하여 벗어나게 하고, 또 생각하기를 ‘모든 중생이 삿된 소견의 숲을 베며 애욕의 그물을 찢고, 생사의 벌판에서 뛰어나며 번뇌의 어둠을 멸하고, 온갖 지혜의 평탄한 길에 들어서서 공포가 없는 곳에 이르러 끝까지 안락케 하여지이다’ 하느니라.
008_0859_c_11L行曠野ㆍ稠林ㆍ險道藤蘿所羂雲霧所暗而恐怖者示其正道令得出離作是念言願一切衆生伐見稠林截愛羅網出生死野滅煩惱入一切智平坦正道到無畏處畢竟安樂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국토에 애착하여 근심하는 이에게는, 나는 방편을 베풀어 염증을 내게 하고, 또 원하기를 ‘모든 중생들이 오온에 애착하지 말고 모두 부처님의 살바야(薩婆若) 경지에 머무르게 하여지이다’ 하느니라.
008_0859_c_15L善男子若有衆生樂著國土而憂苦者我以方便令生厭離作是念言願一切衆生不著諸薀住一切佛薩婆若境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고향 마을을 사랑하고 집에 탐착하느라고 어둠 속에서 항상 괴로움을 받는 이에게는, 나는 법을 말하여 싫증을 내고 법에 만족하며 법에 의지하여 있게 하고, 또 생각하기를 ‘모든 중생이 여섯 군데 마을에 탐착하지 말고 생사의 경지에서 빨리 벗어나 끝까지 온갖 지혜의 성에 머물러지이다’ 하느니라.
008_0859_c_18L善男子若有衆生樂著聚落貪愛宅舍常處黑暗受諸苦者爲說法令生厭離令法滿足令依法住作是念言願一切衆生悉不貪樂六處聚落速得出離生死境界究竟安住一切智城
008_0860_a_02L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캄캄한 밤길을 가다가 방위를 잘못 알아, 평탄한 길에는 험난한 생각을 내고, 위험한 길에는 평탄한 생각을 내며, 높은 데를 낮다 하고 낮은 데를 높다 하여, 마음이 홀리어 크게 고생하는 이에게는, 나는 좋은 방편으로 광명을 비추어서, 나가려는 이는 문을 보여 주고 다니려는 이는 길을 가리키고, 내를 건너려는 이는 다리를 보여 주고, 강을 건너려는 이는 배를 주며, 방향을 살피는 이에게는 험하고 평탄함과 위태하고 편안한 곳을 일러 주고, 쉬어 가려는 이에게는 도시와 마을과 물과 숲을 가리켜 주고, 또 생각하기를 ‘내가 여기서 캄캄한 밤을 밝혀 주어 세상의 모든 일을 편하게 하듯이, 모든 중생에게 생사의 캄캄한 밤과 무명의 어두운 데를 지혜의 광명으로 두루 비추게 하여지이다’ 하느니라.
모든 중생들이 지혜의 눈이 없고 허망한 생각과 뒤바뀐 소견에 덮이어서, 무상한 것을 항상하다 생각하고, 낙(樂)이 없는 것을 즐겁다 생각하고, 나[我]가 아닌 것을 나라 생각하고, 부정한 것을 깨끗하다 생각하며, 나[我]다 사람[人]이다 중생(衆生)이다라는 고집과 오온ㆍ십이처ㆍ십팔계의 법에 굳이 집착하여, 원인과 과보를 모르고 착하고 나쁜 것을 알지 못하며, 중생을 살해하고 내지 잘못된 소견을 가지며, 부모에게 불효하고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지 않으며, 악한 사람ㆍ선한 사람을 알지 못하고 나쁜 짓을 탐하고 삿된 법에 머물며, 여래를 훼방하고 바른 법륜을 파괴하는 이들과, 보살들을 훼방하고 해롭게 하며 대승을 업신여기고 보리심을 끊으며, 신세진 이에게는 도리어 상해하고 은혜 없는 곳에는 원수로 생각하며, 성현을 비방하고 나쁜 사람을 친근하며, 절이나 탑의 물건을 훔치고 다섯 가지 역적죄[五逆罪]를 지으며, 오래지 않아서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질 이들을 ‘원컨대 내가 지혜의 광명으로 중생의 캄캄한 무명을 깨뜨리고,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여지이다’ 하느니라.
발심한 뒤에는 보현의 법을 보여 주고 십력을 일러 주며, 여래 법왕의 경계를 보이고 부처님의 온갖 지혜의 성을 보이며, 부처님의 수행과 부처님의 자재와 부처님의 성취와 부처님의 다라니와, 모든 부처의 한결같은 몸과 모든 부처의 평등한 곳을 보여서 그들을 편안히 머물게 하느니라.
008_0859_c_22L善男子若有衆生行暗夜中迷惑十方於平坦路險難想於險難道起平坦想以高爲下以下爲高其心迷惑生大苦惱我以方便舒光照若欲出者示其門戶若欲行者示其道路欲度溝洫示其橋梁欲涉河海與其船筏觀方者示其險易安危之處欲休息者示其城邑ㆍ水樹之所作是念言如我於此照除夜令諸世事悉得宣敍願我普於一切衆生生死長夜無明暗處以智慧光普皆照了諸衆生無有智眼想心見倒之所覆翳無常常想無樂樂想無我我想不淨淨想堅固執著我人ㆍ衆生ㆍ薀界處法迷惑因果不識善惡殺害衆生乃至邪見不孝父母不敬沙門及婆羅門不知惡人不識善人貪著惡事安住邪法毀謗如來壞正法輪於諸菩薩呰辱傷輕大乘道斷菩提心於有恩人反加殺害於無恩處常懷怨結毀謗賢聖親近惡伴塔寺物作五逆罪不久當墮三惡道處速以大智光明破彼衆生無明黑暗令其疾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旣發心已示普賢乘開十力道亦示如來法王境界亦示諸佛一切智城ㆍ諸佛所行ㆍ諸佛自在ㆍ諸佛成就ㆍ諸佛㧾持ㆍ一切諸佛共同一身ㆍ一切諸佛平等之處令其安住
008_0860_b_02L선남자여, 모든 중생이 병에 붙들리기도 하고 늙음에 시달리기도 하며 빈궁에 쪼들리기도 하고 화난(禍難)을 만나기도 하며 국법을 범하고 형벌을 받게 될 적에, 믿을 데 없어 매우 두려워하는 이들을 내가 구제하여 편안케 하고,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법으로써 중생들을 포섭하여 모든 번뇌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과 근심ㆍ걱정ㆍ고통에서 해탈케 하며,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고 법보시를 항상 행하고 착한 업을 부지런히 지으며, 여래의 청정한 법의 몸을 얻어 필경까지 변천하지 않는 자리에 머물러지이다’ 하노라.
008_0860_a_22L善男子一切衆生或病所或老所侵或苦貧窮或遭禍難或犯王法臨當受刑無所依怙生大怖畏我皆救濟使得安隱復作是念願我以法普攝衆生令其解脫一切煩惱ㆍ生老病死ㆍ憂悲苦患近善知常行法施勤行善業速得如來淸淨法身住於究竟無變易處
선남자여, 모든 중생이 소견인 숲에 들어가 삿된 길에 머물며, 여러 경계에 잘못된 분별을 내며, 착하지 않은 몸의 업ㆍ말의 업ㆍ뜻의 업을 행하고 갖가지 잘못된 고행을 부질없이 지으며, 바른 깨달음이 아닌데 바른 깨달음이라 생각하고, 바른 깨달음을 바른 깨달음이 아니라 생각하며, 나쁜 동무에게 붙들리어 나쁜 소견을 내고, 나쁜 길에 떨어지게 되는 것을 여러 가지 방편으로 구호하여 바른 소견에 들어서 인간이나 천상에 나게 하노라.
그러고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이 나쁜 길에 떨어질 중생을 구원하는 것처럼, 모든 중생을 널리 구원하여 온갖 괴로움에서 해탈하고 바라밀인 세상에서 벗어나는 성인의 도에 머물러서, 온갖 지혜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며, 보현의 서원을 갖추어 온갖 지혜에 가까워지며, 보살의 행을 버리지 않고 부지런히 모든 중생을 교화하게 하여지이다’ 하노라.
008_0860_b_04L善男子一切衆生入見稠林住於邪道於諸境界起邪分別常行不善身ㆍ語ㆍ意業妄作種種諸邪苦行於非正覺生正覺想於正覺所非正覺想爲惡知識之所攝受以起惡見將墮惡道我以種種諸方便門而爲救護令住正見生人天中復作是如我救此將墜惡道諸衆生等願我普救一切衆生悉令解脫一切諸苦住波羅蜜世聖道於一切智得不退轉具普賢願近一切智而不捨離諸菩薩行常勤教化一切衆
이때 바산바연지 밤 맡은 신이 이 해탈의 뜻을 다시 펴려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잡고 시방을 관찰하며 선재동자에게 게송을 말하였다.

내가 얻은 이 해탈문
깨끗한 법의 광명을 내어
캄캄한 어둠을 깨뜨리고
때를 기다려 연설하노라.
008_0860_b_14L爾時婆珊婆演底主夜神欲重宣此解脫承佛神力觀察十方爲善財童子而說頌
我此解脫門
生淨法光明
能破愚癡暗
待時而演說

내가 옛날 그지없는 세월
넓고 큰 인자함을 행하여
여러 세간 두루 덮었으니
불자들은 닦아 배우라.
008_0860_b_17L我昔無邊劫
勤行廣大慈
普覆諸世閒
佛子應修學

고요하고 가엾이 여기는 바다
삼세 부처를 내어
중생의 고통 멸하나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008_0860_b_18L寂靜大悲海
出生三世佛
能滅衆生苦
汝應入此門

세간의 낙도 내고
출세간의 낙도 내어
내 마음 즐겁게 하나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008_0860_b_19L能生世閒樂
亦生出世樂
令我心歡喜
汝應入此門

함이 있는 근심 버리고
성문의 과도 멀리 하며
부처의 힘 깨끗이 닦나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008_0860_b_20L旣捨有爲患
亦遠聲聞果
淨修諸佛力
汝應入此門

나의 눈 매우 청정해
시방세계를 모두 보고
그 세계의 부처님들
보리수 아래 앉으심도 보나니
008_0860_b_21L我目甚淸淨
普見十方剎
亦見其中佛
菩提樹下坐

잘 생긴 몸매로 몸을 장엄하고
한량없는 대중이 둘러 있는데
털구멍에서
가지각색 광명을 내네.
008_0860_b_22L相好莊嚴身
無量衆圍遶
一一毛孔內
種種光明出

또 모든 중생들은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오취(五趣)에 헤매면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더라.
008_0860_b_23L見諸群生類
死此而生彼
輪迴五趣中
常受無量苦

나의 귀 매우 청정해
듣지 못하는 것이 없어
모든 말 바다를
듣고 기억하고
008_0860_b_24L我耳甚淸淨
聽之無不及
一切語言海
悉聞能憶持

부처님들 법륜을 굴리는
그 음성 비길 데 없어
여러 가지 말과 글자를
모두 기억하고
008_0860_b_25L諸佛轉法輪
其聲妙無比
所有諸文字
悉皆能憶持
008_0860_c_02L
나의 코 매우 청정해
모든 법에 막힘이 없고
온갖 것에 자유자재해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008_0860_c_02L我鼻甚淸淨
於法無所礙
一切皆自在
汝應入此門

나의 혀 매우 넓고 크고
청정하고 말을 잘하여
알맞게 묘한 법 말하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008_0860_c_03L我舌甚廣大
淨好能言說
隨應演妙法
汝應入此門

나의 몸 매우 청정해
삼세가 모두 진여와 평등
중생의 마음을 따라
온갖 것을 모두 나타내.
008_0860_c_04L我身甚淸淨
三世等如如
隨諸衆生心
一切悉皆現

나의 마음 걸림없이 청정해
허공에 삼라만상 있는 듯
모든 여래를 생각하여도
그러나 분별하지 않아.
008_0860_c_05L我心淨無礙
如空含萬像
普念諸如來
而亦不分別

한량없는 세계
모든 마음들
근성과 욕락 모두 알지만
그러나 분별하지 않아.
008_0860_c_06L了知無量剎
一切諸心海
諸根及欲樂
而亦不分別

나의 큰 신통의 힘
한량없는 세계 진동하며
가지 못하는 데 없어
억센 중생들 모두 다 조복.
008_0860_c_07L我以大神通
震動無量剎
其身悉徧往
調彼難調衆

나의 복 엄청나게 커
허공이 다하지 않는 듯
모든 여래를 공양하고
일체 중생을 이익하며
008_0860_c_08L我福甚廣大
如空無有盡
供養諸如來
饒益一切衆

나의 지혜 넓고 청정해
모든 법의 바다 분명히 알고
중생의 의혹 없애나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008_0860_c_09L我智廣淸淨
了知諸法海
除滅衆生惑
汝應入此門

나는 삼세 부처들과
모든 법을 모두 알고
그 방편까지 알아
이 문이 넓고 비길 데 없어
008_0860_c_10L我知三世佛
及以一切法
亦了彼方便
此門徧無等

낱낱 티끌 속마다
삼세 모든 세계를 보며
그 세계의 부처님 보니
이것은 넓은 문의 힘.
008_0860_c_11L一一塵中見
三世一切剎
亦見彼諸佛
此是普門力

시방세계의 티끌 속마다
노사나(盧舍那)부처님
보리수 밑에서 성도하고
법 연설함을 보네.
008_0860_c_12L十方剎塵內
悉見盧舍那
菩提樹下坐
成道演妙法

이때 선재동자가 밤 맡은 신에게 여쭈었다.
“당신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고, 이 해탈은 언제 얻었사온대, 이렇게 중생을 이익케 하나이까?”
008_0860_c_13L爾時善財童子白夜神言汝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爲幾時耶得此解脫其已久如乃能如是饒益衆生
밤 맡은 신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지나간 옛적, 수미산 티끌 수 겁을 지나서 적정광(寂靜光)이란 겁이 있었고, 묘한 보배 내는[出生妙寶] 세계가 있었는데, 5억 부처님이 그 세계에서 나셨느니라.
그 세계에 한 사천하가 있으니 이름이 보배 달 등빛[寶月燈光]이며, 성의 이름은 연꽃빛[蓮華光]이며, 그 성에 있는 임금의 이름은 선법도(善法度)니라. 법으로 교화하여 일곱 보배를 성취하였고 사천하의 왕이 되었으며, 왕의 부인의 이름이 법혜월(法慧月)인데 밤이 깊도록 잠을 잤느니라.
이때 성의 동쪽에 적주(寂住)라는 큰 숲이 있고, 그 숲에 큰 보리수가 있으니 이름이 일체광마니왕장엄(一切光摩尼王莊嚴)이었느니라. 그 나무에서 모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의 광명이 솟아 나오는데, 일체법뇌음왕(一切法雷音王)부처님이 그 보리수 아래서 등정각을 이루시고, 한량없는 빛이 있는 광대한 광명을 놓아서 묘한 보배 내는 세계에 두루 비추었느니라.
008_0860_c_16L其神答言善男子乃往古世過如須彌山微塵數劫有劫名寂靜光世界名出生妙寶有五億佛於中出現彼世界中有四天下名寶月燈光有城名蓮華光王名善法度以法施化成就七寶王四天下王有夫人名法慧月夜久眠寐時彼城東有一大林名爲寂住林中有一大菩提樹名一切光摩尼王莊嚴身出生一切佛神力光明爾時有佛名一切法雷音王於此樹下成等正覺放無量色廣大光明徧照出生妙寶世
008_0861_a_02L연꽃빛 성에 밤 맡은 신이 있었으니 이름이 깨끗한 달[淨月]이었느니라. 왕의 부인 법혜월에게 나아가 몸에 있는 영락을 흔들어 부인을 깨우고 말하기를 ‘부인이여, 일체법뇌음왕여래가 적주 숲에서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시고, 부처님들의 공덕과 자유자재한 신통의 힘과 보현보살의 행과 원을 말씀합니다’라고 하여 부인으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 대중에게 공양하게 하였느니라.
008_0861_a_02L蓮華光城內有主夜神名爲淨月詣王夫人法慧月所動身瓔珞以覺夫人而告之夫人當知一切法雷音王如來於寂住林無上覺及廣爲說諸佛功德ㆍ自在神力ㆍ普賢菩薩所有行願令王夫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意供養彼佛及諸菩薩ㆍ聲聞僧衆
선남자여, 그때 왕의 부인 법혜월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이 몸이었느니라. 내가 그 부처님에게서 보리심을 내고 선근을 심었으므로 수미산의 티끌 수 겁 동안에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악취(惡趣)에 태어나지 아니하고, 미천한 집에도 태어나지 아니하였으며, 모든 감관이 구족하고 고통이 없어, 천상과 인간에서 복덕이 훌륭하였고, 나쁜 세상에 나지도 않으며 언제나 부처님과 보살과 큰 선지식을 떠나지 않고 그들의 계신 데서 선근을 심었으며, 80수미산의 티끌 수 겁을 지내면서 안락을 받았지만 보살의 근성을 만족하지 못하였느니라.
008_0861_a_07L男子王夫人法慧月者豈異人乎我身是我於彼佛所發菩提心種善根故於須彌山微塵數劫不生地獄ㆍ餓鬼ㆍ畜生ㆍ諸惡趣中亦不生於下賤之家諸根具足無有衆苦天人中福德殊勝不生惡世恒不離佛及諸菩薩ㆍ大善知識常於其所種植善根經八十須彌山微塵數劫常受安樂而未滿足菩薩諸根
이러한 겁을 지내고 또 1만 겁을 지낸 뒤에 이 현겁(賢劫) 전에 근심 없이 두루 비추는 겁이 있었고, 그 세계는 이름이때 여읜 묘한 빛[離垢妙光]이었으며, 그 세계는 깨끗하고 더러움이 서로 섞이었으며, 5백 부처님이 나셨는데, 그 첫째 부처님의 이름이 수미당적정묘안(須彌幢寂靜妙眼)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었느니라. 나는 명칭(名稱)장자의 딸이 되었으니 이름이 묘한 지혜 광명[妙慧光明]인데 단정하게 생겼었다. 저 깨끗한 달밤 맡은 신은 서원한 힘으로 때 여읜 세계의 어떤 사천하에서 묘당왕성(妙幢王城)에 태어나서 밤 맡은 신이 되었으니 이름이 깨끗한 눈[淸淨眼]이었느니라.
나는 어느 때 부모의 곁에서 밤에 잠을 자는데, 그 깨끗한 눈 밤 맡은 신이 나에게 와서 나의 집을 흔들며 큰 광명을 놓고, 그 몸을 나타내어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였느니라.
‘묘안(妙眼)여래가 보리좌에 앉아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셨다’ 하고 나와 부모와 권속들에게 권하여 빨리 가서 부처님을 뵈라 하면서, 길을 인도하고 부처님 계신 데 가서 공양을 성대하게 하였느니라.
008_0861_a_15L過此劫已復過萬劫於賢劫前有劫名無憂徧照世界名離垢妙光其世界中淨穢相雜有五百佛於中出現其第一佛名須彌幢寂靜妙眼如來應正等覺我爲名稱長者名妙慧光明端正殊妙彼淨月夜神以願力故於離垢世界一四天下妙幢王城中生作主夜神名淸淨眼我於一時在父母邊久眠息彼淸淨眼來詣我所震動我宅放大光明出現其身讚佛功德言妙眼如來坐菩提座始成正覺勸諭於我及以父母幷諸眷令速見佛自爲前導引至佛所廣興供養
008_0861_b_02L나는 부처님을 뵈옵고 곧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부처를 보고 중생을 조복하는 삼세 지혜의 광명을 내는 바퀴’니라. 이 삼매를 얻고는 수미산 티끌 수의 겁을 기억하며, 그 동안에 부처님들이 나심을 보았고, 그 부처님이 묘한 법을 말씀함을 들었으며, 법을 들은 연고로 곧 모든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는 법 광명의 해탈을 얻었느니라.
이 해탈을 얻고는 나의 몸이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두루 이름을 보았으며, 저 세계에 있는 부처님들도 보고, 또 나의 몸이 그 부처님 계신 데 있음을 보았으며, 또 그 세계의 모든 중생을 보고 그 말을 알고 그 근성을 알고, 지난 옛적에 선지식의 거두어 주었음을 알았으며, 그들이 좋아하는 대로 몸을 나타내어서 그들을 기쁘게 하였느니라.
008_0861_a_25L我纔見佛卽得三昧名出生見佛調伏衆生三世智光明輪獲此三昧故能憶念須彌山微塵數劫亦見其中諸佛出現於彼佛所聞妙法以聞法故卽得此破一切衆生暗法光明解脫得此解脫已卽見其身徧往佛剎微塵數世界亦見彼世界所有諸佛又見自身在其佛所亦見彼世界一切衆生解其言識其根性知其往昔曾爲善友之所攝受隨其所樂而爲現身令生歡喜
나는 그때 거기서 얻은 해탈이 잠깐잠깐 자랐으며, 그와 동시에 내 몸이 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두루 간 것을 보았고, 또 동시에 내 몸이 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두루 이름을 보고, 또 동시에 내 몸이 백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이름을 보았으며, 이와 같이 잠깐잠깐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이르렀고, 그런 세계의 모든 여래를 보았으며, 또 내 몸이 저 부처님들의 처소에서 법을 듣고 받아 지니고 기억하고 관찰하여 결정함을 보았노라.
또 그 부처님들의 예전에 나셨던 일[本事]과 큰 서원을 알았으며, 저 여래께서 부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였고 나도 장엄하였으며, 또 그 세계의 모든 중생을 보고 그들에게 알맞은 몸을 나타내어 교화하고 조복하였느니라. 이 해탈문이 잠깐잠깐 자라서 내지 법계에 가득하였느니라.
008_0861_b_10L我時於彼所得解脫念念增長此心無閒又見自身徧往百佛剎微塵數世界此心無閒又見自身徧往千佛剎微塵數世界此心無閒又見自身徧往百千佛剎微塵數世界如是念念乃至不可說不可說佛剎微塵數世界亦見彼世界中一切如來亦自見身在彼佛所聽聞妙受持憶念觀察決了亦知彼佛諸本事海ㆍ諸大願海彼諸如來嚴淨佛剎我亦嚴淨見彼世界一切衆生隨其所應而爲現身化調伏此解脫門念念增長如是乃至充滿法界
008_0861_c_02L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이 모든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는 법 광명의 해탈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보현의 그지없는 행과 원을 성취하고, 모든 법계 바다에 두루 들어가고, 보살들의 금강 지혜 당기인 자재한 삼매를 얻고, 큰 서원을 내고, 부처의 종자에 머물러 있으며, 잠깐 동안에 모든 큰 공덕 바다를 이루고, 모든 광대한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고, 자유자재한 지혜로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 하고, 지혜의 해로 모든 세간의 어둠을 멸하고, 용맹한 지혜로 모든 중생의 잠을 깨우고, 지혜의 달로 모든 중생의 의혹을 결단하고, 청정한 음성으로 모든 생사의 집착을 끊으며, 모든 법계의 낱낱 티끌마다 자유자재한 신통을 나타내고, 지혜의 눈이 깨끗하여 삼세를 평등하게 보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그 묘한 행을 알며, 그 공덕을 말하며, 그 경계에 들어가서 그 자재함을 보이겠는가.
008_0861_b_21L善男子我唯知此菩薩破一切衆生暗法光明解脫如諸菩薩摩訶薩成就普賢無邊行願普入一切諸法界海得諸菩薩金剛智幢自在三昧出生大願住持佛種於念念成滿一切大功德海嚴淨一切廣大世界以自在智教化成熟一切衆生以智慧日除一切世閒暗障以勇猛智覺悟一切衆生惛睡以智慧月決了一切衆生疑惑以淸淨斷除一切諸有執著於一切法界一一塵示現一切自在神力智眼明淨等見三世而我何能知其妙行說其功德入其境界其自在
선남자여, 이 염부제 마갈제국 보리도량에 밤 맡은 신이 있으니 이름이 보덕정광(普德淨光)이니라.
나는 본래 그에게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그가 항상 묘한 법으로 나를 깨우쳐 주었느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008_0861_c_08L善男子此閻浮提摩竭提國菩提場有主夜神名普德淨光我本從其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常以妙法開悟於我詣彼問菩薩云何學菩薩行修菩薩道
그때 선재동자는 바산바연지 신을 향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당신의 청정한 몸을 보오니
좋은 모습 세간에 우뚝 뛰어나
문수사리보살도 같고
보배의 산과도 같네.
008_0861_c_11L爾時善財童子向婆珊婆演底神而說頌曰
見汝淸淨身
相好超世閒
如文殊師利
亦如寶山王

당신의 법의 몸 깨끗하여
삼세에 모두 평등하고
세계들도 그 속에 들어가
성립되고 파괴됨이 걸림이 없으며
008_0861_c_13L汝法身淸淨
三世悉平等
世界悉入中
成壞無所礙

모든 태어나는 길을 보니
당신의 형상 모두 보겠고
하나하나의 털구멍 속에
별과 달이 각각 나뉘었으며
008_0861_c_14L我觀一切趣
悉見汝形像
一一毛孔中
星月各分布

그대의 마음 넓고 큰 것이
허공 시방세계 두루하듯이
부처님들 그 가운데 다 들어가도
청정하여 분별이 없고
008_0861_c_15L汝心極廣大
如空徧十方
諸佛悉入中
淸淨無分別

털구멍마다
무수한 광명을 놓아
시방의 부처님 계신 데
장엄거리를 널리 내리고
008_0861_c_16L一一毛孔內
悉放無數光
十方諸佛所
普雨莊嚴具

털구멍마다
무수한 몸을 나타내
시방의 모든 국토에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
008_0861_c_17L一一毛孔內
各現無數身
十方諸國土
方便度衆生

털구멍마다
무수한 세계를 보이며
중생의 욕망 따라서
갖가지로 청정케 해
008_0861_c_18L一一毛孔內
示現無量剎
隨諸衆生欲
種種令淸淨

어떤 중생이
이름 듣거나 몸만 보아도
모두 공덕을 얻어
보리를 성취하나니
008_0861_c_19L若有諸衆生
聞名及見身
悉獲功德利
成就菩提道

오랜 세월 나쁜 길에 있다가
비로소 당신 보오며
환희하게 받자올지니
번뇌를 멸하는 까닭.
008_0861_c_20L多劫在惡趣
始得見聞汝
亦應歡喜受
以滅煩惱故

일천 세계의 티끌 수 겁에
한 터럭 공덕을 찬탄하여도
세월은 끝날 수 있어도
공덕은 다할 수 없어.
008_0861_c_21L千剎微塵劫
歎汝一毛德
劫數猶可窮
功德終無盡

선재동자는 이 게송을 말하고는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008_0861_c_22L善財童子說此頌已頂禮其足遶無量帀慇懃瞻仰辭退而去
008_0862_a_02L불순(不瞬) : 뒷글자는 서(舒)와 문(問)의 반절이다.
의호(依怙) : 뒷글자는 후(侯)와 고(古)의 반절이다.
시전(市鄽) : 뒷글자는 직(直)과 건(建)의 반절이다.
보참(寶壍) : 뒷글자는 칠(七)과 염(豔)의 반절이다.
문달(門闥) : 뒷글자는 타(他)와 달(達)의 반절이다.
창유(䆫牖) : 앞글자는 초(楚)와 강(江)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여(與)와 구(久)의 반절이다.
감청(紺靑) : 앞글자는 고(古)와 암(暗)의 반절이다.
잡아(我) : 앞글자는 자(子)와 답(荅)의 반절이다.
순문(脣吻) : 앞글자는 식(食)과 륜(倫)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무(武)와 분(粉)의 반절이다.
도피(蹈彼) : 앞글자는 도(徒)와 도(到)의 반절이다.
문곤(門閫) : 뒷글자는 고(苦)와 본(本)의 반절이다.
체상(遞相) : 앞글자는 음이 제(第)이다.
비슬(鞞瑟) : 앞글자는 부(部)와 미(迷)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소(所)와 걸(乞)의 반절이다.
지라(胝羅) : 앞글자는 척(陟)과 니(尼)의 반절이다.
영영(縈映) : 앞글자는 어(於)와 영(營)의 반절이다.
옹울(蓊鬱) : 앞글자는 오(烏)와 공(孔)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우(紆)와 물(物)의 반절이다.
거즉(遽卽) : 앞글자는 기(其)와 거(據)의 반절이다.
보쇄(寶鎖) : 뒷글자는 소(穌)와 과(果)의 반절이다.
각장(㲉藏) : 앞글자는 고(苦)와 각(角)의 반절이다.
저립(佇立) : 앞글자는 직(直)과 려(呂)의 반절이다.
장황(慞惶) : 앞글자는 음이 장(章)이고, 뒷글자는 음이 황(皇)이다.
등라(藤蘿) : 앞글자는 도(徒)와 등(登)의 반절이다.
구혁(溝洫) : 앞글자는 고(古)와 후(侯)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황(況)과 벽(逼)1)의 반절이다.
면매(眠寐) : 뒷글자는 미(彌)와 이(二)의 반절이다.
008_0861_c_24L大方廣佛華嚴經卷第六十八
不瞬下舒閏切 依怗下佚古切 巿廛下直逵切
寶塹下七豔切門閫下池達切  窗牖上楚江切下與久切
紺靑上古時切上子荅切  脣吻一食倫切下武粉切
蹈彼上徒到切 門閫下苦本切 遞相上第音
鞞瑟上部速切下所乞切 胝羅上陟尼切 縈映上於營切
蓊鬱上烏孔切下紆物切 遽卽上其據切 寶鎖下䱁果切
㲉藏上苦角切 佇立上直呂切 慞惶上章音下皇音
藤蘿上徒登切 溝洫上古侯切下況逼切 眠寐下蜜二切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핍(逼)’은 본음(本音)이 ‘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