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8_0899_b_01L대방광불화엄경 제75권
008_0899_b_01L大方廣佛華嚴經卷第七十五

실차난타(實叉難陀) 한역
이운허 번역
008_0899_b_02L于闐國三藏實叉難陀奉 制譯

39. 입법계품 ⑯
008_0899_b_03L入法界品第三十九之十六

3) 가지 법회 ⑮
(41) 석가녀(釋迦女) 구파(瞿波)를 찾다
이때 선재동자는 가비라성(迦毗羅城)을 향하면서 태어나는 해탈을 생각하고 닦아 더 늘게 하며 광대하게 하여 기억하고 버리지 아니하며, 점점 행하여 보살들이 모여 있는 법계를 널리 나타내는 광범한 강당에 이르렀다.
008_0899_b_04L爾時善財童子向迦毘羅城思惟修習受生解脫增長廣大憶念不捨漸次遊行至菩薩集會普現法界光明講堂
그 가운데 신이 있으니 이름이 근심 없는 덕이었고, 궁전을 맡은 1만 신들과 함께 와서 선재동자를 맞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시도다. 장부여, 큰 지혜가 있고 큰 용맹이 있어 보살의 부사의하고 자재한 해탈을 닦으며, 마음에는 광대한 서원을 항상 버리지 않고, 법의 경계를 잘 관찰하며, 법의 성에 편안히 있으면서 한량없는 방편문에 들어가 여래의 큰 공덕 바다를 성취하였고, 묘한 변재를 얻어 중생들을 잘 조복하며, 거룩한 지혜의 몸을 얻어 항상 따라 수행하고, 모든 중생의 마음과 행이 차별함을 알아 그들이 기뻐서 부처님 도로 나아가게 하나이다.
008_0899_b_07L其中有神號無憂與一萬主宮殿神俱來迎善財作如是言善來丈夫有大智慧有大勇猛能修菩薩不可思議自在解脫心恒不捨廣大誓願善能觀察諸法境界安住法城入於無量諸方便成就如來功德大海得妙辯才善調衆生獲聖智身恒順修行知諸衆生心行差別其歡喜趣向佛道
내가 보건대 당신은 묘한 행을 닦는 마음이 잠깐도 게으르지 않으며, 동작하는 위의가 모두 청정하니, 당신은 오래지 않아서 여래의 청정하게 장엄한 위없는 삼업(三業)을 얻을 것이며, 여러 가지 잘생긴 모습으로 몸을 장엄하고, 십력(十力)의 지혜로 마음을 훌륭하게 장식하여 모든 세간에 다니리이다.
또 보니 당신은 용맹하게 정진함이 비길 데 없으니, 오래지 않아서 삼세의 부처님들을 보고 그의 법을 들을 것이며, 오래지 않아서 모든 보살의 선정과 해탈과 삼매의 낙을 얻을 것이며, 오래지 않아서 여러 부처님 여래의 깊은 해탈에 들어갈 것이외다.
왜냐 하면 선지식을 보면 친근하게 공양하며 그의 가르침을 받고는 기억하고 닦아 행하며, 게으르지 않고 물러가지 않고 근심이 없고 뉘우침이 없고 장애가 없으며, 마(魔)와 마의 백성들이 저해하지 못하며, 오래지 않아 위없는 과를 이를 연고외다.”
008_0899_b_14L我觀仁者修諸妙行心無暫懈威儀所行悉皆淸淨汝當不久得諸如來淸淨莊嚴無上三業以諸相好莊嚴其身以十力智瑩飾其心遊諸世閒我觀仁者猛精進而無有比不久當得普見三世一切諸佛聽受其法不久當得一切菩薩禪定解諸三昧樂不久當入諸佛如來甚深解脫何以故見善知識親近供養聽受其教憶念修行不懈不退無憂無悔無有障礙魔及魔不能爲難不夂當成無上果故
008_0899_c_02L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지금 말씀하신 것을 내가 모두 얻으려 하나이다.
거룩하신 이여, 모든 중생들이 번뇌를 쉬며 나쁜 업을 여의고, 안락한 곳에 나서 깨끗한 행을 닦기로 내가 원하옵나니, 거룩하신 이여, 모든 중생이 번뇌를 일으키고 나쁜 업을 지어 악취(惡趣)에 떨어져서 몸과 마음으로 고통을 받는 것을 보살이 보면 걱정하고 괴로운 마음을 내는 것이외다.
거룩하신 이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지극히 사랑하는 외아들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아들의 몸을 할퀴고 찢는 것을 보면 아픈 가슴을 참을 수 없습니다.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번뇌로 업을 짓고 삼악취(三惡趣)에 떨어져 모든 고통을 받는 것을 보면 근심하고 걱정할 것이며, 만일 중생들이 몸과 말과 뜻으로 세 가지 착한 업을 짓고 천상이나 인간에 나서 쾌락을 받는 것을 보면 보살이 매우 즐거워할 것이외다.
그 까닭을 말하면, 보살은 자기를 위하여서 온갖 지혜를 구하는 것이 아니니, 나고 죽는 일과 모든 욕락을 탐하지 않으며 뒤바뀐 생각과 뒤바뀐 소견과 뒤바뀐 마음과, 얽매임과, 따라다니며 잠자게 하는[隨眠] 것과, 애착하고[愛] 억측하는[見] 힘을 따라 옮겨지지 않으며, 중생들의 여러 가지 즐기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여러 선정의 즐거움에 맛들이지도 않고, 장애가 되거나 고달프거나 물러가서 생사에 머물지도 아니하나이다.
다만 중생들이 모든 존재[有]에서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는 것을 보고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큰 서원의 힘으로 두루 거두어 주며, 자비와 서원의 힘으로 보살의 행을 닦나니, 모든 중생의 번뇌를 끊기 위하여, 여래의 온갖 지혜의 지혜를 구하기 위하여, 모든 부처님 여래에게 공양하기 위하여, 모든 넓고 큰 국토를 깨끗이 장엄하기 위하여, 모든 중생의 욕락과 그의 몸과 마음으로 행하는 일을 깨끗이 다스리기 위하여, 나고 죽는 속에서 고달픈 줄을 모르나이다.
008_0899_b_23L善財童子聖者如向所說願我皆得聖者我願一切衆生息諸熱惱離諸惡業生諸安樂修諸淨聖者一切衆生起諸煩惱造諸惡業墮諸惡趣若身若心恒受楚毒菩薩見已心生憂聖者譬如有人唯有一子愛念情至忽見被人割截肢體其心痛切不能自安菩薩摩訶薩亦復如是見諸衆生以煩惱業墮三惡受種種苦心大憂惱若見衆生起身ㆍ語ㆍ意三種善業生天ㆍ人趣受身心樂菩薩爾時大歡喜何以故菩薩不自爲故求一切智貪生死諸欲快樂不隨想倒ㆍ見倒ㆍ心倒諸結隨眠愛見力轉不起衆生種種樂想亦不味著諸禪定樂非有障礙ㆍ疲厭ㆍ退轉住於生死但見衆生於諸有中具受無量種種諸苦大悲心以大願力而普攝取悲願力故修菩薩行爲斷一切衆生煩惱爲求如來一切智爲供養一切諸佛如來爲嚴淨一切廣大國土爲淨治一切衆生樂欲及其所有身心諸行於生死中無有疲厭
008_0900_a_02L거룩하신 이여,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에게 장엄이 되나니 인간과 천상에서 부귀의 낙(樂)을 내게 하는 연고며, 부모가 되나니 그를 위하여 보리심을 잘 정돈하는 연고며, 양육함이 되나니 그의 보살의 도를 성취케 하는 연고며, 호위함이 되나니, 삼악도(三惡道)를 여의게 하는 연고며, 뱃사공이 되나니 생사의 바다를 건너게 하는 연고며, 의지할 데가 되나니 마와 번뇌의 공포를 버리게 하는 연고며, 끝단 데가 되나니 서늘한 낙(樂)을 영원히 얻게 하는 연고며, 나루터가 되나니 모든 부처님 바다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이나이다.
길잡이가 되나니 온갖 법 보배가 있는 섬에 이르게 하는 연고며, 묘한 꽃이 되나니 부처들의 공덕의 마음을 피게 하는 연고며, 장엄거리가 되나니 복덕과 지혜의 빛을 놓는 연고며, 좋아할 것이 되나니 무릇 하는 일이 모두 단정한 연고며, 존경할 만하니 모든 나쁜 업을 멀리 여의는 연고며, 보현보살이 되나니 단정하고 엄숙한 몸을 갖춘 연고며, 크게 밝음이 되나니 항상 지혜의 깨끗한 광명을 놓는 연고며, 큰 구름이 되나니 모든 감로의 법을 비내리는 연고이나이다.
거룩한 이여, 보살이 이렇게 수행할 때에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사랑하고 좋아하여 법의 즐거움을 구족케 하나이다.”
008_0899_c_19L聖者菩薩摩訶薩於諸衆生爲莊嚴令生人ㆍ天富貴樂故爲父爲其安立菩提心故爲養育令其成就菩薩道故爲衛護令其遠離三惡道故爲船師令其得度生死海故爲歸依令捨諸魔煩惱怖故爲究竟令其永得淸涼樂故爲津濟入一切諸佛海故爲導師令至一切法寶洲爲妙華開敷諸佛功德心故爲嚴具常放福德智慧光故爲可樂凡有所作悉端嚴故爲可尊遠離一切諸惡業故爲普賢具足一切端嚴身故爲大明常放智慧淨光明故大雲常雨一切甘露法故聖者菩薩如是修諸行時令一切衆生皆生愛樂具足法樂
이때 선재동자가 법당에 오르려 하매, 근심 없는 덕과 여러 신들이 천상의 것보다 더 좋은 화만ㆍ바르는 향ㆍ가루향과 여러 가지 장엄거리로 선재에게 흩으며 게송을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세간을 뛰어나
세상의 큰 등불 되고
모든 중생을 두루 위하여
위없는 깨달음 부지런히 구하니
008_0900_a_07L善財童子將昇法堂其無憂德及諸神衆以出過諸天上妙華鬘ㆍ塗香ㆍ末香及以種種寶莊嚴具散善財上而說頌言
汝今出世閒
爲世大明燈
普爲諸衆生
勤求無上覺

한량없는 억천 겁에
당신을 뵈올 수 없어
공덕의 햇빛 하늘에 떠서
세간의 어둠 없애고
008_0900_a_11L無量億千劫
難可得見汝
功德日今出
滅除諸世闇

당신은 모든 중생들이
번뇌에 덮임을 보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스승 없는 도를 증득하려고
008_0900_a_12L汝見諸衆生
顚倒惑所覆
而興大悲意
求證無師道

당신은 청정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보리 구하여
선지식 받들어 섬기며
몸과 목숨 아끼지 않아.
008_0900_a_13L汝以淸淨心
尋求佛菩提
承事善知識
不自惜身命

당신은 모든 세간에
의지도 없고 애착도 없고
넓은 마음 걸림없이
깨끗하기 허공 같으며
008_0900_a_14L汝於諸世閒
無依無所著
其心普無礙
淸淨如虛空

당신은 보리의 행을 닦아
공덕이 모두 원만하고
큰 지혜의 광명 놓아
모든 세간 널리 비추며
008_0900_a_15L汝修菩提行
功德悉圓滿
放大智慧光
普照一切世

당신은 세간을 떠나지 않고
세간에 집착하지도 않아
걸림없이 세간에 다니기
바람이 허공에 다니는 듯
008_0900_a_16L汝不離世閒
亦不著於世
行世無障礙
如風遊虛空

마치 화재가 일어날 적에
무엇으로도 끌 수 없듯이
당신이 보리를 닦는
정진의 불 그와 같네.
008_0900_a_17L譬如火災起
一切無能滅
汝修菩提行
精進火亦然

용맹하고 크게 정진함
견고하여 동할 수 없으며
금강 같은 지혜의 사자
어디 다녀도 두려움 없듯
008_0900_a_18L勇猛大精進
堅固不可動
金剛慧師子
遊行無所畏

모든 법계에 있는
여러 세계 바다에
당신이 모두 나아가
선지식을 친근히 모시네.
008_0900_a_19L一切法界中
所有諸剎海
汝悉能往詣
親近善知識

그때 근심 없는 덕 신[無憂德神]이 이 게송을 말하고 법을 좋아하는 연고로 선재동자를 따라다니며 항상 떠나지 않았다.
008_0900_a_20L爾時無憂德神說此頌已爲愛樂法故隨逐善財恒不捨離
008_0900_b_02L이때 선재동자는 법계를 널리 나타내는 광명한 강당에 들어가 석씨녀(釋氏女)를 두루 찾다가, 강당 안에서 보배연꽃 사자좌에 앉은 것을 보았다.
팔만 사천의 시녀[采女]들이 둘러 모시었는데, 그 시녀들도 모두 왕의 가문에서 났으며, 지난 세상에 보살의 행을 닦으며 선근을 함께 심고 보시와 좋은 말로 중생들을 거두어 주며, 이미 온갖 지혜의 경계를 분명히 보았고, 부처님의 보리의 행을 함께 닦았으며, 바른 선정에 항상 머물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데 항상 노닐며, 중생들을 널리 거두어 주기를 외아들같이 하고, 인자한 마음을 갖추고 권속이 청정하였으며, 지난 세상에 보살의 헤아릴 수 없는 교묘한 방편을 성취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아니하며, 보살의 모든 바라밀을 구족하고 모든 집착을 여의어 생사를 좋아하지 않으며, 비록 번뇌와 업이 있는 데 다니어도 마음은 항상 청정하며, 온갖 지혜의 도를 항상 관찰하여 장애의 그물을 떠나 집착하는 데서 뛰어났으며, 법의 몸으로부터 나툰 몸[化形]을 보이며, 보현의 행을 내고 보살의 힘을 자라게 하며, 지혜의 해와 슬기의 등불이 이미 원만하였다.
008_0900_a_22L爾時善財童子入普現法界光明講堂周徧推求彼釋氏女見在堂內寶蓮華師子之座八萬四千采女所共圍遶是諸采女靡不皆從王種中生悉於過去菩薩行同種善根布施愛語普攝衆生已明見一切智境已共修集佛菩提行恒住正常遊大悲普攝衆生猶如一子慈心具足眷屬淸淨已於過去成就菩薩不可思議善巧方便皆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得不退具足菩薩諸波羅蜜離諸取著不樂生死雖行諸有心常淸淨恒勤觀察一切智道障蓋網超諸著處從於法身而示化形生普賢行長菩薩力智日慧燈悉已圓滿
그때 선재동자는 석녀(釋女) 구파(瞿波)에게 나아가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나, 보살이 어떻게 해야 생사 중에서 생사의 걱정에 물들지 않으며, 법의 성품을 깨달아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머물지 않으며, 부처의 법을 구족하고도 보살의 행을 닦으며, 보살의 지위에 있으면서 부처님 경계에 들어가며, 세간에서 초월하고도 세간에 태어나며, 법의 몸을 성취하고도 그지없는 여러 가지 육신을 나타내며, 형상 없는 법을 증득하고도 중생을 위하여 모든 형상을 나타내며, 법은 말할 것 없음을 알고도 중생을 위하여 법을 연설하며, 중생이 공한 줄 알면서도 중생을 교화하는 일을 버리지 않으며, 부처님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알면서도 부지런히 공양하고 물러가지 않으며, 모든 법이 업도 없고 과보도 없음을 알면서도 여러 가지 착한 행을 닦아 항상 쉬지 않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008_0900_b_10L爾時財童子詣彼釋女瞿波之所頂禮其足合掌而住作如是言聖者我已先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而未知菩薩云何於生死中不爲生死過患所染了法自性而不住聲聞ㆍ辟支佛地具足佛法而修菩薩行住菩薩地而入佛境界超過世閒而於世受生成就法而示現無邊種種色身證無相法而爲衆示現諸相知法無說而廣爲衆生演說諸知衆生空而恒不捨化衆生事雖知諸佛不生不滅而勤供養無有退轉雖知諸法無業無報而修諸善行恒不止息
008_0900_c_02L그때 구파녀(瞿波女)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제 보살마하살의 이와 같이 행하는 법을 묻는구나. 보현의 모든 행과 원을 닦는 이라야 능히 이렇게 묻느니라.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내가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자와 그대에게 말하리라.
선남자여, 만일 보살들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인다라 그물 같은 넓은 지혜 광명인 보살의 행을 능히 원만하리라.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선지식을 의지하는 연고며, 광대하고 훌륭한 이해를 얻는 연고며, 청정한 욕망을 얻는 연고며, 온갖 복과 지혜를 모으는 연고며, 여러 부처님에게서 법을 듣는 연고며, 마음에 항상 삼세 부처님을 버리지 않는 연고며, 모든 보살의 행과 같은 연고며, 모든 여래가 보호하고 염려하는 연고며, 큰 자비와 묘한 서원이 다 청정한 연고며, 지혜의 힘으로 모든 생사를 모두 끊는 연고니, 이것이 열이니라. 만일 보살들이 이 법을 성취하면 인다라 그물 같은 넓은 지혜의 광명인 보살의 행을 능히 원만하느니라.
008_0900_b_21L瞿波女告善財言善哉善哉善男子汝今能問菩薩摩訶薩如是行法修習普賢諸行願者能如是諦聽諦聽善思念之我當承佛神力爲汝宣說善男子若諸菩薩成就十法則能圓滿因陀羅網普智光明菩薩之行何等爲十謂依善知識故得廣大勝解故得淸淨欲樂集一切福智故於諸佛所聽聞法故心恒不捨三世佛故同於一切菩薩行故一切如來所護念故大悲妙願皆淸淨故能以智力普斷一切諸生死故是爲十若諸菩薩成就此法則能圓滿因陀羅網普智光明菩薩之
불자여, 만일 보살이 선지식을 친근하면 정진하고 물러가지 아니하여 다함이 없는 부처의 법을 닦아서 내느니라. 불자여, 보살은 열 가지 법으로 선지식을 친근하나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자기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세상의 즐거워하는 도구를 탐내어 구하지 않으며, 모든 법의 성품이 평등한 줄을 알며, 모든 지혜와 서원을 영원히 퇴타하여 버리지 않으며, 모든 법계의 진실한 모양을 관찰하며, 마음에는 모든 존재의 바다를 항상 떠나며, 법이 공함을 알고 마음에 의지함이 없으며, 모든 보살의 큰 원을 성취하며, 모든 세계 바다를 항상 나타내며, 보살의 걸림없는 지혜 바퀴를 깨끗이 닦는 것이니라.
불자여, 마땅히 이 법으로 모든 선지식을 섬기고 어기지 말라.”
008_0900_c_09L佛子若菩薩親近善知識則能精進不退修習出生無盡佛法佛子菩薩以十種法事善知識何等爲十所謂於自身命無所顧於世樂具心不貪求知一切法性皆平等永不退捨一切智願觀察一切法界實相恒捨離一切有海知法如空心無所依成就一切菩薩大願常能示現一切剎海淨修菩薩無礙智輪佛子應以此法承事一切諸善知識無所違逆
그때 석가(釋迦) 구파녀(瞿波女)는 이 뜻을 거듭 펴려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자와 시방을 관찰하고 게송을 말하였다.

보살이 모든 중생 이익하려고
바른 생각 선지식을 친히 섬기며
부처같이 공경하고 게으름 없어
이 행은 이 세상의 인다라 그물
008_0900_c_17L爾時釋迦瞿波女欲重明此承佛神力觀察十方而說頌言
菩薩爲利諸群生
正念親承善知識
敬之如佛心無怠
此行於世帝網行

좋은 이해[勝解] 넓고 크기 허공 같아서
이 가운데 삼세가 모두 들었고
국토ㆍ중생ㆍ부처님도 그러하나니
이것은 넓은 지혜 광명행이며
008_0900_c_20L勝解廣大如虛空
一切三世悉入中
國土衆生佛皆爾
此是普智光明行

즐거운 맘 허공같이 끝단 데 없고
번뇌는 아주 끊고 때를 여의고
모든 부처 계신 데서 공덕 닦으니
이 행은 이 세상의 몸 구름의 행
008_0900_c_22L志樂如空無有際
永斷煩惱離諸垢
一切佛所修功德
此行於世身雲行

보살이 온갖 지혜 닦아 익히고
헤아릴 수가 없는 공덕 바다에
모든 복덕 지혜의 몸 깨끗이 하니
이 세상에 물들지 아니하는 행
008_0900_c_24L菩薩修習一切智
不可思議功德海
淨諸福德智慧身
此行於世不染行
008_0901_a_02L
모든 세계 부처님 여래에게서
그 법문 들어 받기 싫은 줄 몰라
실상의 지혜 등불 능히 내나니
이 행은 이 세상의 두루 비춘 행
008_0901_a_02L一切諸佛如來所
聽受其法無厭足
能生實相智慧燈
此行於世普照行

시방의 부처님들 한량이 없어
한 생각에 모든 것에 다 들어가며
마음에는 여래를 버리지 않나니
보리를 향해 가는 큰 서원의 행
008_0901_a_04L十方諸佛無有量
一念一切悉能入
心恒不捨諸如來
此向菩提大願行

부처님의 여러 대중 모인 회상과
수없는 보살들의 삼매 바다와
서원 바다ㆍ방편 바다 다 들어가니
이 행은 이 세상의 인다라 그물
008_0901_a_06L能入諸佛大衆會
一切菩薩三昧海
願海及以方便海
此行於世帝網行

모든 부처님들의 가피를 입어
그지없이 오는 세월 끝날 때까지
간 데마다 보현의 도 닦아 행하니
이것은 보살들의 몸 나투는 행
008_0901_a_08L一切諸佛所加持
盡未來際無邊劫
處處修行普賢道
此是菩薩分身行

중생들의 많은 고통 받음을 보고
대자대비한 맘으로 세간에 나서
법의 광명 연설하여 어둠 없애니
이런 것은 보살의 지혜 해의 행
008_0901_a_10L見諸衆生受大苦
起大慈悲現世間
演法光明除暗冥
此是菩薩智日行

중생들 여러 길에 있음을 보고
그지없는 묘한 법륜 위해 모아서
그들의 생사 흐름 끊게 하나니
이것은 보현행을 수행하는 것
008_0901_a_12L見諸衆生在諸趣
爲集無邊妙法輪
令其永斷生死流
此是修行普賢行

보살이 이 방편을 닦아 행하고
중생의 마음 따라 몸을 나투어
모든 세계 좋고 나쁜 여러 길에서
한량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오며
008_0901_a_14L菩薩修行此方便
隨衆生心而現身
普於一切諸趣中
化度無量諸含識

대자대비 여러 가지 방편으로써
세간에 두루하게 몸을 나투고
중생들의 욕망 따라 법을 말하여
모두들 보리도로 향하게 하네.
008_0901_a_16L以大慈悲方便力
普徧世閒而現身
隨其解欲爲說法
皆令趣向菩提道

이때 석가녀 구파(瞿波)는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미 모든 보살의 삼매 바다를 관찰하는 해탈문을 성취하였노라.”
008_0901_a_18L釋迦瞿波說此頌已告善財童子言善男我已成就觀察一切菩薩三昧海解脫門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문의 경계가 어떠하나이까?”
008_0901_a_20L善財言大聖此解脫門境界云何
008_0901_b_02L구파가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내가 이 해탈문에 들고는, 이 사바세계에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 여러 길[趣]에서 헤매면서, 여기서 죽어 저기 나는 일과, 선을 짓고 악을 지어 모든 과보를 받는 일과, 벗어나기를 구하는 이와 구하지 않는 이와, 바로 결정된 것ㆍ잘못 결정된 것ㆍ결정되지 못한 것과, 번뇌 있는 선근ㆍ번뇌 없는 선근과, 구족한 선근ㆍ구족하지 못한 선근과, 착하지 못한 뿌리에 잡히는 선근과, 선근에 잡히는 착하지 못한 뿌리와, 이렇게 모은 선한 법ㆍ선하지 못한 법을 내가 다 알고 보노라.
또 저 겁 동안에 계시던 부처님의 이름과 차례를 내가 다 알고, 그 부처님 세존께서 처음 발심하던 것과 방편으로 온갖 지혜를 구하던 것과, 여러 가지 큰 서원 바다를 내고 부처님들께 공양하며, 보살의 행을 닦으며, 등정각을 이루고 묘한 법륜을 굴리며, 큰 신통을 나투어 중생들을 제도하던 것을 내가 다 아노라.
또 저 부처님들의 대중이 제각기 다를 것을 알며, 그 모인 가운데 중생들이 성문승을 의지하여 뛰어나던 일과 그 성문 대중이 과거에 모든 선근을 닦던 일과 그들이 얻은 여러 가지 지혜를 내가 다 아노라.
어떤 중생은 독각승을 의지하여 뛰어나던 일과, 그 독각들의 가진 선근과 얻은 보리와 고요하게 해탈하고 신통 변화로 중생을 성숙하며 열반에 드는 것을 내가 다 아노라.
또 저 부처님의 보살 대중과 그 보살들이 처음 발심하여 선근을 닦아 익히고, 한량없는 원과 행을 내고 모든 바라밀을 만족하게 성취하고, 가지가지로 보살의 도를 장엄하는 것을 아노라.
자유자재한 힘으로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서 보살의 지위에 머물고, 보살의 지위를 관찰하고 보살의 지위를 깨끗이 함과, 보살 지위의 모양ㆍ보살 지위의 지혜ㆍ보살에 소속한 지혜ㆍ보살이 중생을 교화하는 지혜ㆍ보살이 세워 놓는 지혜ㆍ보살의 광대한 행의 경계ㆍ보살의 신통ㆍ보살의 삼매 바다ㆍ보살의 방편과 보살이 잠깐 동안에 들어가는 삼매 바다ㆍ얻은 온갖 지혜의 광명ㆍ얻은 온갖 지혜의 번개빛 구름ㆍ얻은 실상의 법 지혜ㆍ통달한 온갖 지혜ㆍ머무는 세계 바다ㆍ들어간 법 바다ㆍ아는 중생 바다ㆍ머무는 방편ㆍ내는 서원ㆍ나투는 신통을 내가 다 아노라.
008_0901_a_21L答言善男子我入此解脫知此娑婆世界佛剎微塵數劫所有衆生於諸趣中死此生彼作善作惡受諸果報有求出離不求出離正定ㆍ邪定及以不定有煩惱善根無煩惱善根具足善根不具足善根不善根所攝善根善根所攝不善根如是所集善不善法我皆知見又彼劫中所有諸佛名號次第我悉了知彼佛世尊從初發心及以方便求一切智出生一切諸大願海供養諸佛修菩薩行成等正覺轉妙法輪現大神通化度衆生我悉了知亦知彼佛衆會差別其衆會中有諸衆生依聲聞乘而得出離其聲聞衆過去修習一切善根及其所得種種智慧我悉了知有諸衆生依獨覺乘而得出離其諸獨覺所有善根所得菩提ㆍ寂滅ㆍ解脫ㆍ神通變化成熟衆生入於涅槃我悉了知亦知彼佛諸菩薩衆其諸菩薩從初發心修習善根出生無量諸大願行成就滿足諸波羅蜜種種莊嚴菩薩之道以自在入菩薩地住菩薩地觀菩薩地淨菩薩地菩薩地相菩薩地智菩薩攝智菩薩教化衆生智菩薩建立智菩薩廣大行境界菩薩神通行菩薩三昧海菩薩方便菩薩於念念中所入三昧海所得一切智光明所獲一切智電光雲所得實相忍所通達一切智所住剎所入法海所知衆生海所住方便所發誓所現神通我悉了知
008_0901_c_02L선남자여, 이 사바세계에서 오는 세월이 끝날 때까지의 겁 바다가 서로 계속하여 끊어지지 아니함을 내가 다 아노라.
이 사바세계를 아는 것처럼, 사바세계 안에 있는 티끌수 세계도 알고, 또 사바세계 안에 있는 온갖 세계도 알고, 또 사바세계의 티끌 속에 있는 세계도 알고, 또 사바세계의 밖으로 시방에 새가 없이[無間] 있는 세계도 알고, 또 사바세계의 세계종(世界種)에 소속한 세계도 알고, 또 비로자나 세존의 화장세계해 가운데 있는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종에 소속한 세계들도 아노라.
이른바 세계의 넓기ㆍ세계의 정돈됨ㆍ세계의 바퀴ㆍ세계의 도량ㆍ세계의 차별ㆍ세계의 옮김ㆍ세계의 연화ㆍ세계의 수미산ㆍ세계의 이름과, 이 세계해의 끝까지 모든 세계가 비로자나 세존의 본래의 원력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내가 다 알고 능히 기억하노라.
008_0901_b_23L善男子此娑婆世界盡未來際所有劫海展轉不斷我皆了知知娑婆世界亦知娑婆世界內微塵數世界亦知娑婆世界內一切世界亦知娑婆世界微塵內所有世界亦知娑婆世界外十方無閒所住世界亦知娑婆世界世界種所攝世亦知毘盧遮那世尊此華藏世界海中方無量諸世界種所攝世界所謂世界廣博ㆍ世界安立ㆍ世界輪ㆍ世界場ㆍ世界差別ㆍ世界轉ㆍ世界蓮華ㆍ世界須彌ㆍ世界名號盡此世界海一切世界由毘盧遮那世尊本願力故我悉能知亦能憶念
또 여래께서 옛날에 있었던 인연 바다도 기억하노니, 이른바 모든 승(乘)의 방편을 닦아 모으며, 한량없는 겁 동안에 보살의 행에 머물렀으며,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중생을 교화하며, 부처님을 받자와 섬기고 있을 곳을 마련했으며, 법문 말씀함을 듣고 삼매를 얻어 자재하여지며, 단(檀)바라밀을 닦아 부처님의 공덕 바다에 들어가며, 계율을 지니고 고행하며, 여러 가지 참음을 갖추고 용맹하게 정진하며, 선정을 성취하고 지혜를 원만하며, 여러 곳에 일부러 태어나며, 보현의 행과 원을 모두 청정히 하며, 여러 세계에 두루 들어가서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며, 모든 여래의 지혜 바다에 널리 들어가며, 모든 부처님의 보리를 두루 거두어 가지는 것이다.
또 여래의 큰 지혜의 광명을 얻고 부처님의 온갖 지혜의 성품을 증득하며, 등정각을 이루고 묘한 법륜을 굴리며, 부처님의 도량에 모인 대중과, 그 대중 가운데 중생들이 옛적부터 심은 선근과 처음 발심할 적부터 중생을 성숙하며, 수행하는 방편이 잠깐잠깐마다 증장하여 여러 삼매와 신통과 해탈을 얻은 따위의 모든 일을 내가 분명히 아노라.
왜냐 하면 나의 이 해탈은 모든 중생의 마음과 행동과 모든 중생의 닦아 행한 선근과 모든 중생의 물들고 청정함과 모든 중생의 갖가지 차별을 능히 알며, 모든 성문의 여러 삼매문과 모든 연각의 고요한 삼매ㆍ신통ㆍ해탈과 모든 보살ㆍ모든 여래의 해탈과 광명을 모두 분명히 아는 연고니라.”
008_0901_c_10L亦念如來往昔所有諸因緣所謂修集一切諸乘方便無量劫中住菩薩行淨佛國土教化衆生承事諸佛造立住聽受說法獲諸三昧得諸自在修檀波羅入佛功德海持戒苦行具足諸忍勇猛精成就諸禪圓滿淨慧於一切處示現受生普賢行願悉皆淸淨普入諸剎普淨佛土入一切如來智海普攝一切諸佛菩提得於如來大智光明證於諸佛一切智性成等正轉妙法輪及其所有道場衆會其衆會中一切衆生往世已來所種善根從初發心熟衆生修行方便念念增長獲諸三昧ㆍ神通ㆍ解脫如是一切我悉了知何以故我此解脫能知一切衆生心行一切衆生修行善根切衆生雜染淸淨一切衆生種種差別一切聲聞諸三昧門一切緣覺寂靜三昧ㆍ神通ㆍ解一切菩薩ㆍ一切如來解脫光明皆了知故
008_0902_a_02L선재동자는 구파에게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을 얻은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나이까?”
008_0902_a_02L爾時善財童子白瞿波言聖者得此解脫已久如
“선남자여, 지난 옛적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전에 한 겁이 있었으니 이름은 썩 좋은 행[勝行]이요, 세계의 이름은 두려움 없음[無畏]이며, 그 세계에 안은(安隱)이란 사천하가 있고, 그 사천하의 염부제에 서울이 있으니 이름이 가장 좋은 나무[高勝樹]인데, 80개의 서울 중에 가장 첫째이며, 그 나라의 임금은 재물 주인[財主]이니라. 그 왕에게 6만 시녀와 5백 대신과 5백 왕자가 있는데, 그 왕자들이 모두 용맹하고 건장하여 대적을 항복 받았느니라.
그 왕의 태자는 이름이 위덕주(威德主)이니, 단정하고 특출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며, 발바닥은 판판하며 수레바퀴 모양이 구족하고, 발등은 불룩하고, 손과 발가락 사이에는 그물 같은 막이 있고, 발꿈치는 가지런하고 손발이 보드랍고, 이니야(伊尼耶) 사슴의 장딴지 같고, 일곱 군데가 원만하고, 남근(男根)은 으슥하게 숨어 있고, 몸의 윗부분은 사자왕 같고, 두 어깨는 평평하고, 두 팔은 통통하며 길고, 몸이 곧고, 목에 세 줄 무늬가 있고, 치아는 40개인데 가지런하며 빽빽하고, 어금니 4개가 유난이 희고, 혀가 길고 넓고, 범천의 음성을 내고, 눈이 검푸르고 속눈썹이 소와 같고, 미간에는 흰 털이 있고, 정수리에는 살상투[肉髻]가 있고, 살결은 보드랍고 연하여 진금빛이요, 몸에 솜털이 위로 쓸리고, 머리카락이 제청(帝靑) 구슬빛 같고, 몸이 원만하기가 니구타(尼拘陀) 나무와 같았다.
008_0902_a_04L荅言善男子我於往世過佛剎微塵數劫有劫名勝行世界名無畏彼世界中四天下名爲安隱其四天下閻浮提中有一王城名高勝樹於八十王城中最爲上首時有王名曰財主其王具有六萬采女ㆍ五百大臣ㆍ五百王子其諸王子皆悉勇健能伏怨其王太子名威德主端正殊特人所樂見足下平滿輪相備具足趺隆起手足指閒有網縵足跟齊正手足柔軟伊尼耶鹿王腨七處圓滿陰藏隱密其身上分如師子王肩平滿雙臂傭長身相端直頸文三道頰如師子具四十齒悉皆齊密四牙鮮白其舌長出梵音聲眼目紺靑睫如牛王眉閒毫相頂上肉髻皮膚細軟如眞金色身毛上靡帝靑色其身洪滿如尼拘陀樹
008_0902_b_02L그때 태자는 부왕의 명령을 받고 십천 시녀와 함께 향아원(香芽園)에 가서 구경하며 즐겼다. 태자는 이때 보배 수레를 탔는데, 수레에는 여러 가지 장엄을 갖추었고, 큰 마니 사자좌를 놓고 그 위에 앉았으며, 5백 시녀는 보배 줄을 잡고 수레를 끌고 가는데, 나아가고 멈춤이 법도가 있어 빠르지도 더디지도 않았고, 백천만 사람은 보배 일산을 받고, 백천만 사람은 보배 당기를 들고, 백천만 사람은 보배 번기를 들고, 백천만 사람은 풍악을 잡히고 백천만 사람은 유명한 향을 사르고, 백천만 사람은 아름다운 꽃을 흩으며 앞뒤로 호위하고 따라갔다.
길은 평탄하여 높고 낮은 데가 없고, 여러 가지 보배 꽃을 위에 깔았으며, 보배 나무는 줄을 짓고 보배 그물이 가득히 덮였으며, 여러 가지 누각이 그 사이에 뻗었는데, 그 누각에는 갖가지 보물을 쌓아 두기도 하고 모든 장엄거리를 벌여 놓기도 하고 갖가지 음식을 베풀기도 하고 갖가지 의복을 걸어 놓기도 하였으며,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품을 저축하며, 얌전한 여인들과 많은 하인들을 있게도 하고서 요구하는 대로 보시하였다.
008_0902_a_18L爾時太子受父王教與十千采女詣香芽園遊觀戲樂子是時乘妙寶車其車具有種種嚴飾置大摩尼師子之座而坐其上五百采女各執寶牽馭而行進止有度不遲不速百千萬人持諸寶蓋百千萬人持諸寶幢百千萬人持諸寶幡百千萬人作諸妓樂百千萬人燒諸名香百千萬人散諸妙華前後圍遶而爲翊道路平正無有高下衆寶雜華散布其上寶樹行列寶網彌覆種種樓閣延袤其閒樓閣中或有積聚種種珍寶或有陳列諸莊嚴具或有供設種種飮食或有懸布種種衣或有備擬諸資生物或復安置端正女人及以無量僮僕ㆍ侍從隨有所須悉皆施與
그때 잘 나타나는 여인에게 처녀 딸이 있으니 이름이 묘한 덕 갖춘 이[具足妙德]이었다. 얼굴이 단정하고 모습이 점잖으며, 몸과 키가 알맞고 눈과 머리카락이 검푸르며, 소리는 범천의 음성 같고 모든 기술을 통달하고 변론에 능하며, 공손하고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않고 인자하고 사랑하여 남을 해롭게 하지 않으며, 예모를 잘 알고 온화하고 질직하며, 어리석지 않고 탐욕이 없으며, 아첨하거나 속이는 일이 없는데, 보배 수레를 타고 시녀들께 호위되어 어머니와 더불어 서울에서 나와 태자보다 앞서서 가다가 태자의 음성과 노래를 듣고 사랑하는 마음이 나서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나는 저 사람을 섬기고자 합니다. 만일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살이라도 하겠나이다.”
어머니가 말하였다.
“너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이 일은 될 수 없는 일이다. 저 태자는 전륜왕의 거룩한 모습을 구족하였으니 후일에 왕의 대를 이어 전륜왕이 되며, 보녀(寶女)가 생겨서 허공으로 자재하게 다니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미천하여 그의 배필이 될 수 없으므로 이 일은 가망이 없으니, 너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008_0902_b_07L有母人名爲善現將一童女名具足妙德容端正色相嚴潔洪纖得所修短合度目髮紺靑聲如梵音善達工巧精通辯論恭勤匪慈愍不害具足慚愧柔和質直離癡寡欲無諸諂誑乘妙寶車采女圍遶及與其母從王城出先太子行見其太子言辭ㆍ諷詠心生愛染而白母言我心願得敬事此人若不遂當自殞滅母告女言莫生此念何以故甚難得此人具足輪王諸相後當嗣位作轉輪王有寶女出騰空自在我等卑賤非其匹此處難得勿生是念
그때 향아원 옆에 법구름 광명이란 도량이 있었고, 그 도량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이 승일신(勝日身)이요, 십호(十號)가 구족하였으며, 세상에 나신 지 이레가 되었다. 그때 처녀가 잠깐 졸다가 꿈에 그 부처님을 뵈옵고 깨어나니, 공중에서 천인이 말하였다.
“승일신여래께서 법구름 광명 도량에서 등정각을 이루신 지 이레가 되었는데, 보살 대중이 앞뒤에 둘러 모시었고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와, 범천과 내지 색구경천과, 지신ㆍ풍신ㆍ불 맡은 신ㆍ물 맡은 신ㆍ강 맡은 신ㆍ바다 맡은 신ㆍ산 맡은 신ㆍ나무 맡은 신ㆍ동산 맡은 신ㆍ약 맡은 신ㆍ땅 맡은 신들이 부처님을 뵈오려 모여왔다.”
008_0902_b_18L彼香芽園側有一道名法雲光明有如來名勝日身十號具於中出現已經七日彼童女暫時假寐夢見其佛從夢覺已空中有天而告之言日身如來於法雲光明道場成等正覺已七日諸菩薩衆前後圍遶天ㆍ龍ㆍ夜叉ㆍ乾闥婆ㆍ阿脩羅ㆍ迦樓羅ㆍ緊那羅ㆍ摩睺羅伽ㆍ梵天乃至色究竟天ㆍ諸地神ㆍ風神ㆍ火神ㆍ水神ㆍ河神ㆍ海神ㆍ山神ㆍ樹神ㆍ園神ㆍ藥神ㆍ主城神等爲見佛故來集會
008_0902_c_02L이때 묘한 덕 갖춘 처녀는 꿈에 여래를 뵙기도 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들었던 연고로 마음이 편안하고 두려움이 없어서 태자의 앞에서 게송을 말하였다.

내 몸은 가장 단정해
소문이 시방에 퍼지고
지혜는 짝할 이 없으며
모든 기술을 모두 잘 알아
008_0902_c_03L妙德童女夢睹如來故聞佛功德其心安隱無有怖畏於太子前而說頌言
我身最端正
名聞徧十方
智慧無等倫
善達諸工巧

한량없는 백천 무리들
나를 보고 욕심 내지만
나는 그들에게
조금도 애욕이 없어
008_0902_c_05L無量百千衆
見我皆貪染
我心不於彼
而生少愛欲

성내지도 원망하지도 않으며
싫어하지도 기뻐하지도 않고
광대한 마음을 내어
중생을 이익하려네.
008_0902_c_06L無瞋亦無恨
無嫌亦無喜
但發廣大心
利益諸衆生

내가 지금 태자를 보니
모든 공덕의 모습 갖추고
마음은 기쁘고 경행하며
여러 감관이 모두 화평해
008_0902_c_07L我今見太子
具諸功德相
其心大欣慶
諸根咸悅樂

살갗은 빛난 보배 같고
고운 머리카락 오른쪽으로 돌고
넓은 이마에 눈썹 가늘어
나는 당신을 섬기려 하오.
008_0902_c_08L色如光明寶
髮美而右旋
額廣眉纖曲
我心願事汝

태자의 몸을 보니
순금으로 부은 동상 같고
큰 보배 산과도 같고
거룩한 모습 맑고 빛나며
008_0902_c_09L我觀太子身
譬若眞金像
亦如大寶山
相好有光明

눈은 길고 검푸른 빛
얼굴은 보름달, 사자의 뺨
화평한 면모, 고운 음성
나의 소원 받아 주소서.
008_0902_c_10L目廣紺靑色
月面師子頰
喜顏美妙音
願垂哀納我

넓고 길고 아름다운 혀
붉은 구릿빛 같고
범천의 음성, 긴나라 목소리
듣는 이 모두 즐거워하며
008_0902_c_11L舌相廣長妙
猶如赤銅色
梵音緊那聲
聞者皆歡喜

입은 방정해 들리지[蹇縮] 않고
이는 희고 가지런하고
말하거나 웃을 적에는
보는 이가 즐거워하며
008_0902_c_12L口方不褰縮
齒白悉齊密
發言現笑時
見者心歡喜

때 없고 깨끗한 몸
삼십이 거룩한 모습
당신은 반드시 이 세계에서
전륜왕이 되오리다.
008_0902_c_13L離垢淸淨身
具相三十二
必當於此界
而作轉輪位

태자는 그 처녀에게 말하였다.
“너는 누구의 딸이며, 누구의 보호를 받는가? 만일 허락한 데가 있다면 나는 사랑하는 마음을 낼 수가 없소.”
008_0902_c_14L爾時太子告彼女言汝是誰女爲誰守護先屬人我則不應起愛染心
그때 태자는 게송으로 물었다.

그대의 몸 매우 청정하고
공덕의 모습 갖추었네.
내 지금 묻노니
그대는 어디 있으며
008_0902_c_16L爾時太子以頌問言
汝身極淸淨
功德相具足
我今問於汝
汝於誰所住

부모는 누구고
누구에게 매여 있는가.
이미 매인 데 있으면
그 사람이 너를 지배하리라.
008_0902_c_18L誰爲汝父母
汝今繫屬誰
若已屬於人
彼人攝受汝

그대는 남의 것을 훔치지 않는가.
남을 해치려는 마음 없는가.
삿된 음행 하지 않는가.
어떤 말을 의지해 머무는가.
008_0902_c_19L汝不盜他物
汝不有害心
汝不作邪婬
汝依何語住

남의 나쁜 일을 말하지 않는가.
남의 친한 이를 헐뜯지 않는가.
다른 이의 경계를 침노하지 않는가.
남에게 성내지 않는가.
008_0902_c_20L不說他人惡
不壞他所親
不侵他境界
不於他恚怒

잘못된 소견을 내지 않는가.
어그러지는 업을 짓지 않는가.
아첨하거나 잘못된 힘과
방편으로 세상을 속이지 않는가.
008_0902_c_21L不生邪險見
不作相違業
不以諂曲力
方便誑世閒

부모를 존중하는가.
선지식을 공경하는가.
가난하고 곤궁한 이에게
거두어 줄 생각을 내는가.
008_0902_c_22L尊重父母不
敬善知識不
見諸貧窮人
能生攝心不

만일 선지식이
법을 말하여 주면
견고한 마음을 내어
끝까지 존중하겠는가.
008_0902_c_23L若有善知識
誨示於汝法
能生堅固心
究竟尊重不

부처님을 사랑하는가.
보살을 잘 아는가.
스님들의 공덕 바다를
능히 공경하겠는가.
008_0902_c_24L愛樂於佛不
了知菩薩不
衆僧功德海
汝能恭敬不

법을 능히 아는가.
중생을 청정케 할 수 있는가.
법에서 살겠는가.
법 아닌 데서 살겠는가.
008_0902_c_25L汝能知法不
能淨衆生不
爲住於法中
爲住於非法
008_0903_a_02L
외로운 이들을 보면
인자한 마음을 내겠는가.
나쁜 길에 있는 중생에게
가엾은 마음을 낼 수 있는가.
008_0903_a_02L見諸孤獨者
能起慈心不
見惡道衆生
能生大悲不

다른 이의 잘 되는 것을 보고
환희한 마음을 내겠는가.
누가 당신을 핍박하여도
성을 내지 않겠는가.
008_0903_a_03L見他得榮樂
能生歡喜不
他來逼迫汝
汝無瞋惱不

그대는 보리심을 내어
중생을 깨우쳐 주겠는가.
끝없는 세월에 수행하여도
게으른 생각이 없겠는가.
008_0903_a_04L汝發菩提意
開悟衆生不
無邊劫修行
能無疲倦不

그때 처녀의 어머니가 태자에게 게송을 말하였다.

태자여, 들으소서.
이 딸이 처음 나던 일과
자라던 모든 인연을
이제 말하오리다.
008_0903_a_05L爾時女母 爲其太子而說頌言
太子汝應聽
我今說此女
初生及成長
一切諸因緣

태자께서 처음 나던 날
이 애가 연꽃에서 났는데
눈은 깨끗하고 길고
사지가 모두 구족하였소.
008_0903_a_07L太子始生日
卽從蓮華生
其目淨脩廣
肢節悉具足

나는 어느 봄철에
사라 나무 동산에 구경 갔더니
여러 가지 약풀은
갖가지로 무성하였고
008_0903_a_08L我曾於春月
遊觀娑羅園
普見諸藥草
種種皆榮茂

이상한 나무에 핀 꽃
바라보매 좋은 구름과 같고
아름다운 새 화답하는 노래
숲 속에서 즐거워하고
008_0903_a_09L奇樹發妙華
望之如慶雲
好鳥相和鳴
林閒共歡樂

함께 나갔던 8백 아가씨들
단정하기 사람 홀리며
입은 의복 화려하고
노래도 아름다워.
008_0903_a_10L同遊八百女
端正奪人心
被服皆嚴麗
歌詠悉殊美

그 동산에 못이 있어
이름을 연꽃 당기[蓮華幢]
나는 시녀들께 둘러싸여
연못가에 앉았소.
008_0903_a_11L彼園有浴池
名曰蓮華幢
我於池岸坐
采女衆圍遶

그 연못 속에는
천 잎 연화가 났는데
보배잎, 유리로 된 줄기
염부단금 꽃받침 되고
008_0903_a_12L於彼蓮池內
忽生千葉華
寶葉瑠璃莖
閻浮金爲臺

그날 밤 지새고
햇볕이 처음 올라와
연꽃이 활짝 피어
청정한 광명 놓으니
008_0903_a_13L爾時夜分盡
日光初出現
其蓮正開剖
放大淸淨光

그 광명 매우 찬란해
해가 처음 떠오르는 듯
염부제에 두루 비추니
모두들 희한하다고
008_0903_a_14L其光極熾盛
譬如日初出
普照閻浮提
衆歎未曾有

막 이때 옥 같은 딸
그 연꽃 속에 태어나는데
몸은 한없이 청정하고
팔다리 모두 원만해
008_0903_a_15L時見此玉女
從彼蓮華生
其身甚淸淨
肢分皆圓滿

이것은 인간의 보배
깨끗한 업으로 나는 것
전세의 인으로 고스란히
이 과보를 받았소.
008_0903_a_16L此是人閒寶
從於淨業生
宿因無失壞
今受此果報

검은 머리칼, 청련화 같은 눈
범천의 음성, 금빛 광명
화만과 보배의 상투
깨끗하여 때가 없고
008_0903_a_17L紺髮靑蓮眼
梵聲金色光
華鬘衆寶髻
淸淨無諸垢

팔다리 모두 완전하고
몸은 아무 흠도 없이
마치 순금으로 된 불상
보배 꽃 속에 의젓이 앉은 듯
008_0903_a_18L肢節悉具足
其身無缺減
譬如眞金像
安處寶華中

털구멍에서 나오는 전단 향기
모든 것에 풍기고
입에서 연꽃 향기 나며
범천의 음성을 내나니
008_0903_a_19L毛孔栴檀香
普熏於一切
口出靑蓮香
常演梵音聲

이 처녀 있는 곳에는
항상 하늘풍류 잡히니
용렬한 인간으로는
이런 이를 짝할 수 없어
008_0903_a_20L此女所住處
常有天音樂
不應下劣人
而當如是偶

이 세상에 어느 사람도
아가씨의 남편될 이 없고
오직 당신만이 훌륭하오니
바라건대 받아지이다.
008_0903_a_21L世閒無有人
堪與此爲夫
唯汝相嚴身
願垂見納受

키가 크지도 짧지도 않고
뚱뚱하지도 훌쭉하지도 않고
모든 것이 모두 단정하오니
바라건대 받아지이다.
008_0903_a_22L非長亦非短
非麤亦非細
種種悉端嚴
願垂見納受

글이나 글씨나 셈하는 법이나
여러 가지 기술과 학문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나니
바라건대 받아지이다.
008_0903_a_23L文字筭數法
工巧諸技藝
一切皆通達
願垂見納受

여러 가지 무예도 잘 알고
어려운 소송도 판결 잘하고
화해하기 어려운 일 화해하나니
바라건대 받아지이다.
008_0903_a_24L善了諸兵法
巧斷衆諍訟
能調難可調
願垂見納受

몸이 매우 청결하여
보는 이 만족한 줄 모르며
공덕으로 꾸미었으니
당신이여, 받아 주소서.
008_0903_a_25L其身甚淸淨
見者無厭足
功德自莊嚴
汝應垂納受
008_0903_b_02L
중생들에게 있는 병환
그 원인 잘 알고
병에 알맞게 약을 주어
모든 병 능히 없애며
008_0903_b_02L衆生所有患
善達彼緣起
應病而與藥
一切能消滅

염부제의 여러 가지 말
차별도 한량없으며
음악의 소리까지
통달하지 못하는 것 없고
008_0903_b_03L閻浮語言法
差別無量種
乃至妓樂音
靡不皆通達

여자들이 하는 일
이 애가 모두 다 알지만
여자의 병통이 없으니
당신은 빨리 받아 주소서.
008_0903_b_04L婦人之所能
此女一切知
而無女人過
願垂速納受

질투도 모르고 간탐도 없고
욕심도 없고 성내지도 않아
성품이 곧고 부드러워
거칠고 나쁜 짓 모두 여의고
008_0903_b_05L不嫉亦不慳
無貪亦無恚
質直性柔軟
離諸麤獷惡

어른을 공경할 줄 알아
받들어 섬기고 거역하지 않으며
착한 행실 잘 닦나니
당신의 뜻을 순종하리다.
008_0903_b_06L恭敬於尊者
奉事無違逆
樂修諸善行
此能隨順汝

늙고 병든 이ㆍ가난한 이와
곤란에 빠져서 구원할 이 없고
의지할 데 없는 이 보면
항상 가엾은 마음을 내며
008_0903_b_07L若見於老病
貧窮在苦難
無救無所依
常生大慈愍

제일가는 이치[第一義] 늘 관찰하고
자기의 이익은 구하지 않으며
중생만 이익하려고
마음을 장엄했으며
008_0903_b_08L常觀第一義
不求自利樂
但願益衆生
以此莊嚴心

가고 서고 앉고 눕고
모든 일에 방일치 않아
말하거나 잠잠하거나
보는 이들 기뻐하며
008_0903_b_09L行住與坐臥
一切無放逸
言說及默然
見者咸欣樂

어떠한 곳에나
물들고 집착하지 않지만
공덕 있는 사람을 보면
반가워서 싫은 줄 몰라
008_0903_b_10L雖於一切處
皆無染著心
見有功德人
樂觀無厭足

선지식을 존경하고
악을 여읜 이 좋아하며
마음이 조급하지 않아
생각한 뒤에 일을 처리해
008_0903_b_11L尊重善知識
樂見離惡人
其心不躁動
先思後作業

복과 지혜로 장엄하였고
모든 것에 원한이 없어
여인 중에는 최상이오니
태자님 섬기기 마땅합니다.
008_0903_b_12L福智所莊嚴
一切無怨恨
女人中最上
宜應事太子
008_0903_c_02L
이때 태자는 향아원에 들어가서 묘한 덕을 갖춘 아가씨와 잘 나타나는 여인에게 말하였다.
“착한 여인들이여,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는 터이므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한량없는 겁 동안에 온갖 지혜를 돕는 법을 모으며, 그지없는 보살의 행을 닦으며, 모든 바라밀을 깨끗이 하며, 모든 여래에게 공양하며,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호해 가지며,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장엄하며, 모든 여래의 성품을 끊어지지 않게 하며, 모든 중생의 성품을 따라 성숙케 하며, 모든 중생의 나고 죽는 고통을 없애어 끝까지 안락한 곳에 두며, 모든 중생의 지혜의 눈을 깨끗이 다스리며, 모든 보살의 닦는 행을 익힐 것이며, 모든 보살의 평등한 마음에 머무르며, 모든 보살의 행할 지위를 성취하며, 모든 중생을 두루 기쁘게 하며, 모든 것을 모두 버려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단(檀)바라밀을 행하여 모든 중생을 만족케 하며, 의복ㆍ음식ㆍ처ㆍ첩ㆍ아들ㆍ딸ㆍ머리ㆍ눈ㆍ손ㆍ발 따위의 안과 밖에 있는 것을 모두 보시하고 아끼는 것이 없을 것이오.
이러하는 때에 그대가 나의 일을 장애하고 재물을 보시할 때 아까워하고, 아들ㆍ딸을 보시할 때에 가슴이 아프고, 온몸을 찢을 때에 마음으로 걱정하고, 그대를 버리고 출가할 때에 그대들은 뉘우칠 것이오.”
008_0903_b_13L爾時太子入香芽園已告其妙德及善現言善女我趣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當於盡未來際無量劫集一切智助道之法修無邊菩薩行淨一切波羅蜜供養一切諸如來持一切諸佛教嚴淨一切佛國土當令一切如來種性不斷當隨一切衆生種性而普成當滅一切衆生生死苦置於究竟安樂處當淨治一切衆生智慧眼當修習一切菩薩所修行當安住一切菩薩平等心當成就一切菩薩所行地當令一切衆生普歡喜當捨一切物盡未來際行檀波羅蜜令一切衆生普得滿足衣服ㆍ飮食ㆍ妻妾男女ㆍ頭目ㆍ手足是一切內外所有悉當捨施無所吝惜當於爾時汝或於我而作障難施財物時汝心吝施男女時汝心痛惱割肢體時汝心憂悶捨汝出家汝心悔恨
이때 태자는 묘한 덕 갖춘 이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중생을 가엾이 여김으로써
나는 보리심을 내었으니
마땅히 한량없는 겁 동안에
온갖 지혜 닦아 익히리.
008_0903_c_05L爾時太子卽爲妙德說頌言哀愍衆生故
我發菩提心
當於無量劫
習行一切智

한량없는 많은 겁 동안
모든 원력 바다 깨끗이 닦고
지상(地上)에 들고 업장 다스림
또 한량없는 겁 지내고
008_0903_c_07L無量大劫中
淨修諸願海
入地及治障
悉經無量劫

삼세 부처님들에게
육바라밀을 배우고
방편의 행 구족하여
보리의 도를 성취했으며
008_0903_c_08L三世諸佛所
學六波羅蜜
具足方便行
成就菩提道

시방의 더러운 세계
내가 다 깨끗이 장엄
모든 나쁜 길의 환난에서
영원히 뛰어나게 하오리.
008_0903_c_09L十方垢穢剎
我當悉嚴淨
一切惡道難
我當令永出

나는 장차 방편으로
많은 중생 다 제도하여
어리석은 어둠 없애고
부처님의 지혜에 머물게 하며
008_0903_c_10L我當以方便
廣度諸群生
令滅愚癡暗
住於佛智道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옵고
여러 지위를 깨끗이 하며
큰 자비심 일으키어
안팎의 물건 모두 버리리.
008_0903_c_11L當供一切佛
當淨一切地
起大慈悲心
悉捨內外物

와서 달라는 이 네가 보거든
인색한 마음 행여 내리라.
나는 항상 보시하기 좋아하니
그대 내 뜻을 어기지 말라.
008_0903_c_12L汝見來乞者
或生慳吝心
我心常樂施
汝勿違於我

내 머리를 보시하는 것 보고
삼가 걱정하지 말 것이
내 지금 그대에게 말하여
그대의 마음 견고케 하며
008_0903_c_13L若見我施頭
愼勿生憂惱
我今先語汝
令汝心堅固

내가 손과 발을 끊더라고
그대는 구걸하는 이 미워하지 말라.
그대여, 내 말 듣고
마땅히 잘 생각하여라.
008_0903_c_14L乃至截手足
汝勿嫌乞者
汝今聞我語
應可諦思惟

아들과 딸, 사랑하는 물건
모든 것 다 버릴 터이니
그대 내 마음 따른다면
나도 그대의 뜻 이루어 주리.
008_0903_c_15L男女所愛物
一切我皆捨
汝能順我心
我當成汝意

그때 아가씨는 태자에게 “말씀한 대로 받자오리다”라고 여쭙고 게송을 말하였다.

한량없는 겁 바다에서
지옥 불이 몸을 태우더라도
나를 사랑하여 받아 주시면
그런 고통 달게 받겠소.
008_0903_c_16L爾時童女白太子言敬奉來教卽說頌言無量劫海中
地獄火焚身
若能眷納我
甘心受此苦

한량없이 태어나는 곳
티끌같이 몸을 부숴도
나를 사랑하여 받아 주시면
그런 고통 달게 받겠소.
008_0903_c_18L無量受生處
碎身如微塵
若能眷納我
甘心受此苦

한량없는 겁 동안에
크나큰 금강산 이고 다녀도
나를 사랑하여 받아 주시면
그런 고통 달게 받겠소.
008_0903_c_19L無量劫頂戴
廣大金剛山
若能眷納我
甘心受此苦

한량없는 생사 바다에
나의 몸과 살 보시하여도
당신이 법의 왕 되시는 곳
나도 그렇게 하여 주소서.
008_0903_c_20L無量生死海
以我身肉施
汝得法王處
願令我亦然

만일 나를 받아들여
나의 님 되어 주신다면
세세 생생 보시하실 때
언제나 이 몸을 보시하시라.
008_0903_c_21L若能眷納我
與我爲主者
生生行施處
願常以我施

중생의 괴로움 딱하게 여겨
보리심 내었을진댄
이미 중생들 거두어 주시니
이 몸도 응당 거두어 주시리.
008_0903_c_22L爲愍衆生苦
而發菩提心
旣已攝衆生
亦當攝受我

나는 부귀도 바라지 않고
다섯 가지 욕락도 탐내지 않고
바른 법 함께 행하며
당신으로 나의 님 삼으오리.
008_0903_c_23L我不求豪富
不貪五欲樂
但爲共行法
願以仁爲主

검푸르고 길고 넓은 눈
인자하게 세간 살피고
물드는 마음 내지 않으니
반드시 보리를 이루오리.
008_0903_c_24L紺靑脩廣眼
慈愍觀世閒
不起染著心
必成菩薩道

태자의 가시는 곳엔
땅에서 연꽃이 솟아
반드시 전륜왕 되시리니
나를 사랑하여 받아 주소서.
008_0903_c_25L太子所行處
地出衆寶華
必作轉輪王
願能眷納我
008_0904_a_02L
내가 언제 꿈을 꾸는데
이 묘한 법 보리 도량에
나무 아래 앉으신 여래를
많은 대중이 둘러 모셨고
008_0904_a_02L我曾夢見此
妙法菩提場
如來樹下坐
無量衆圍遶

나는 또 금산과 같으신
부처님께서 나의 머리를
만져 주시는 꿈을 꾸다가
깨어나니 마음이 기뻤소.
008_0904_a_03L我夢彼如來
身如眞金山
以手摩我頂
寤已心歡喜

지난 옛날에 권속 하늘로
기쁜광명이란 신이 있는데
그 하늘이 내게 말하되
도량에 부처님 나셨다고.
008_0904_a_04L往昔眷屬天
名曰喜光明
彼天爲我說
道場佛興世

나는 일찍이 생각 내기를
태자의 몸 보기를 원하였는데
그 하늘이 내게 알려주되
너는 지금 보리라고.
008_0904_a_05L我曾生是念
願見太子身
彼天報我言
汝今當得見

지난 옛적에 가졌던 소원
지금 모두 이루었으니
바라건대 함께 가서
저 부처님 공양합시다.
008_0904_a_06L我昔所志願
於今悉成滿
唯願俱往詣
供養彼如來

그때 태자는 승일신(勝日身)여래의 이름을 듣고, 매우 기뻐서 부처님 뵈오려고, 그 아가씨에게 5백 마니보배를 흩고, 묘하게 갈문[妙藏] 광명관을 씌우고, 불꽃마니 옷을 입히었다.
그 아가씨는 그때에 마음이 흔들리지도 않고 기쁜 내색도 없이, 다만 합장하고 공경하여 태자를 우러러보면서 잠깐도 한눈 팔지 않았다.
잘 나타나는 어머니는 태자의 앞에서 게송을 말하였다.

이 딸은 매우 단정해
공덕으로 몸을 장엄하고서
예전부터 태자를 섬기려 하더니
이제 소원을 이루었소.
008_0904_a_07L爾時太子聞勝日身如來名生大歡喜願見彼佛以五百摩尼寶散其女上冠以妙藏光明寶冠被以火焰摩尼寶衣其女爾時心不動搖亦無喜相但合掌恭敬瞻仰太子目不暫捨其母善現於太子前而說頌言此女極端正
功德莊嚴身
昔願奉太子
今意已滿足

계행을 지니고 지혜 있어
모든 공덕 갖추었으며
넓고 넓은 이 세상에
가장 훌륭해 짝할 이 없네.
008_0904_a_13L持戒有智慧
具足諸功德
普於一切世
最勝無倫匹

이 아기 연꽃에서 나
가문이 나무랄 것 없고
태자와 행과 업 같아
모든 허물 멀리 여의고
008_0904_a_14L此女蓮華生
種姓無譏醜
太子同行業
遠離一切過

이 아기 살갗 보드랍기
하늘의 비단솜 같으니
손으로 한번 만지면
모든 병 소멸합니다.
008_0904_a_15L此女身柔軟
猶如天繒纊
其手所觸摩
衆患悉除滅

털구멍에서 나오는 향기
아름답기 비길 데 없어
중생이 맡기만 하면
청정한 계율에 머물게 되고
008_0904_a_16L毛孔出妙香
芬馨最無比
衆生若聞者
悉住於淨戒

몸은 금빛과 같아
연꽃좌대에 앉은 모양
중생이 보기만 하면
해칠 뜻 없고 인자하여져
008_0904_a_17L身色如眞金
端坐華臺上
衆生若見者
離害具慈心

음성이 하도 부드러워
듣는 이 모두 기뻐하나니
중생이 듣기만 하면
여러 가지 나쁜 법 여의게 되네.
008_0904_a_18L言音極柔軟
聽之無不喜
衆生若得聞
悉離諸惡業

마음은 깨끗하여 티가 없으며
아첨과 굽은 일 여의었나니
마음에 맞추어 내는 말이라
듣는 이 모두 즐거워하며
008_0904_a_19L心淨無瑕垢
遠離諸諂曲
稱心而發言
聞者皆歡喜

화평하고 부드럽고 체면을 차려
높은 어른 공경하고
탐욕도 없고 속이지 않으며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네.
008_0904_a_20L調柔具慚愧
恭敬於尊宿
無貪亦無誑
憐愍諸衆生

이 아가씨 얼굴이나
권속을 의뢰하지 않고
다만 청정한 마음으로
모든 부처님을 공경합니다.
008_0904_a_21L此女心不恃
色相及眷屬
但以淸淨心
恭敬一切佛
008_0904_b_02L
이때 태자는 묘한 덕 갖춘 아씨와 십천 시녀와 그 권속들과 함께 향아원에서 나와 법 구름 광명도량으로 향하였다. 도량에 이르러서는 수레에서 내려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부처님을 뵈오니, 몸매가 단정하고 고요하며 여러 기관이 화순하고 안과 밖이 청정하며, 큰 용의 못과 같아서 흐린 때가 없으셨다. 깨끗한 신심을 내어 기뻐 뛰놀며 부처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여러 바퀴를 돌았다.
그때 태자와 묘한 덕 갖춘 아씨는 각각 5백의 보배 연꽃을 부처님께 흩어 공양하였고, 태자는 부처님을 위하여 5백 절을 지었는데, 모두 향 나무로 지었고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5백의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꾸미었다.
이때 부처님은 그들을 위하여 보안등문(普眼燈門)수다라를 말씀하셨고, 이 법문을 듣고는 모든 법 가운데서 삼매 바다를 얻었으니, 이른바 모든 부처님의 서원 바다를 두루 비추는 삼매ㆍ삼세 갈무리를 두루 비추는 삼매ㆍ모든 부처님 도량을 보는 삼매ㆍ모든 중생을 두루 비추는 삼매ㆍ모든 세간을 두루 비추는 지혜 등불 삼매ㆍ모든 중생의 근성을 두루 비추는 지혜 등불 삼매ㆍ모든 중생을 구호하는 광명 구름 삼매ㆍ모든 중생을 두루 비추는 크게 밝은 등 삼매ㆍ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연설하는 삼매ㆍ보현의 청정한 행을 구족한 삼매이었다.
이때 묘한 덕 갖춘 아씨도 이기기 어려운 바다광 삼매를 얻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영원히 물러나지 않았다.
008_0904_a_22L爾時太子與妙德女及十千采女幷其眷屬出香芽園詣法雲光明道場至已下車步進詣如來所見佛身相端嚴寂靜諸根調順內外淸淨如大龍池無諸垢濁皆生淨信踊躍歡喜頂禮佛足遶無數帀于時太子及妙德各持五百妙寶蓮華供散彼佛太子爲佛造五百精舍一一皆以香木所成衆寶莊嚴五百摩尼以爲閒錯佛爲說普眼燈門修多羅聞是經已於一切法中得三昧海所謂得普照一切佛願海三昧普照三世藏三昧現見一切佛道場三昧普照一切衆生三昧普照一切世閒智燈三昧普照一切衆生根智燈三昧救護一切衆生光明雲三昧普照一切衆生大明燈三昧演一切佛法輪三昧具足普賢淸淨行三昧妙德女得三昧難勝海藏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永不退
008_0904_c_02L이때 태자는 묘한 덕 갖춘 아씨와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하직하고 궁중으로 돌아가서 부왕께 나아가 절하고 여쭈었다.
“대왕이시여, 승일신(勝日身)여래께서 세상에 나셨는데, 이 나라 법구름 광명 보리 도량에서 등정각을 이루신 지 오래지 않았나이다.”
그때 대왕은 태자에게 말하였다.
“그런 일은 누가 너에게 말하더냐? 하늘이냐, 사람이냐?”
태자는 여쭈었다.
“그것은 묘한 덕 갖춘 여인이 말하더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가난한 사람이 묻힌 갈무리를 얻은 듯,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생각하였다.
“부처님은 위가 없는 보배여서 만나기 어려우니, 만일 부처님을 뵈오면 모든 나쁜 길의 공포를 끊을 것이다. 부처님은 의사와 같아서 모든 번뇌의 병을 다스리고 모든 생사의 고통을 구원할 것이다. 부처님은 길잡이와 같아서 중생들을 끝까지 편안한 곳에 이르게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작은 왕과 대신들과 권속들과 찰리(刹利)와 바라문들 모든 대중을 모아 놓고, 왕의 지위를 선위하여 태자에게 주면서 정수리에 물 붓는 예식을 마치었다. 그리고 1만 사람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가서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권속들과 함께 물러나 앉았다.
008_0904_b_15L彼太子與妙德女幷其眷屬頂禮佛足遶無數帀辭退還宮詣父王所拜跪畢已白王言大王當知勝日身如來出興於世此國內法雲光明菩提場中成等正覺于今未久爾時大王語太子言是誰爲汝說如是天耶人耶太子白言是此具足妙德女說王聞已歡喜無量譬如貧人得大伏藏如是念佛無上寶難可値遇若得見佛永斷一切惡道怖畏佛如醫王能治一切諸煩惱能救一切生死大苦佛如導師能令衆生至於究竟安隱住處作是念已集諸少王ㆍ群臣ㆍ眷屬及以剎利ㆍ婆羅門等一切大衆便捨王位授與太子灌頂訖已與萬人俱往詣佛到已禮足遶無數帀幷其眷屬悉皆退坐
그때 여래는 그 왕과 대중을 살펴보고, 미간의 흰 털로 큰 광명을 놓으니 이름이 모든 세간의 마음 등불이며,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두루 비추며 모든 세간 밤 맡은 이의 앞에 머물러 여래의 부사의한 큰 신통을 나타내어 교화를 받을 여러 중생의 마음을 청정케 하였다.
이때 여래께서 부사의하고 자재한 신통의 힘으로 몸을 나타내어 모든 세간에서 뛰어나고, 원만한 음성으로 대중을 위하여 다라니를 말하니 이름이 모든 법과 뜻이 어둠을 여읜 등불이며,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다라니로 권속을 삼았다. 그 왕은 이것을 듣고 즉시에 큰 지혜 광명을 얻었고, 모인 가운데 있는 염부제 티끌 수 보살은 이 다라니를 함께 증득하고, 60만 나유타 사람은 모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고, 십천 중생을 티끌과 때를 여의고 법눈이 깨끗하게 되었으며, 한량없는 중생은 보리심을 내었다.
부처님이 또 부사의한 힘으로 신통 변화를 널리 나투고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서 삼승의 법을 말하여 중생을 제도하시었다.
008_0904_c_04L爾時如來觀察彼王及諸大衆白毫相中大光明名一切世閒心燈普照十方無量世住於一切世主之前示現如來不可思議大神通力普令一切應受化者心得淸淨如來以不思議自在神力現身超出一切世閒以圓滿音普爲大衆說陀羅尼名一切法義離闇燈佛剎微塵數陀羅尼而爲眷屬彼王聞已卽時獲得大智光明其衆會中閻浮提微塵數菩薩俱時證得此陀羅尼十萬那由他人盡諸有漏心得解脫十千衆生遠塵離垢得法眼淨無量衆生發菩提心佛又以不思議力廣現神變普於十方無量世界演三乘法化度衆生
008_0905_a_02L이때 그 부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만일 집에 있었으면 이렇게 묘한 법을 증득하지 못하려니와, 만일 부처님께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성취하게 되리라.”
그리고 부처님께 여쭙기를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도를 배워지이다” 하였다.
부처님은 “마음대로 하되 시기를 알아야 하느니라” 하였다.
이때 재물 주인 왕은 십천 사람과 함께 그 부처님에게 한꺼번에 출가하였고, 오래지 않아서 모든 법과 뜻이 어둠을 여읜 등불 다라니를 성취하였으며, 또 위에 말한 삼매문들을 얻고, 또 보살의 열 가지 신통문(神通門)을 얻고, 또 보살의 그지없는 변재를 얻고, 또 보살의 걸림없이 깨끗한 몸을 얻었으며, 시방의 부처님 계신 데 가서 법문을 듣고 큰 법사가 되어 묘한 법을 연설하며, 또 신통한 힘으로 시방세계에 두루하여 중생의 마음을 따라 몸을 나타내고, 부처님의 나타나심을 찬탄하여 부처님의 본래 행하시던 일을 말하며, 부처님의 본래 인연을 보이며, 여래의 자재하신 신통의 힘을 칭찬하며, 부처님의 말씀하신 교법을 보호하여 유지하였다.
008_0904_c_17L彼父王作如是念我若在家不能證得如是妙法若於佛出家學道卽當成就作是念已前白佛言願得從佛出家修學佛言隨意宜自知時財主王與十千人皆於佛所同時出家未久之閒悉得成就一切法義離闇燈陀羅尼得如上諸三昧門又得菩薩十神通門又得菩薩無邊辯才又得菩薩無礙淨身往詣十方諸如來所聽受其法爲大法師演說妙法復以神力徧十方剎隨衆生心而爲現身佛出現說佛本行示佛本緣偁揚如來自在神力護持於佛所說教法
그때 태자는 보름 동안 궁전에 있는데, 시녀들이 둘러 호위하고 일곱 가지 보배가 저절로 이르니, 하나는 바퀴 보배니 이름이 걸림없는 행이요, 둘은 코끼리 보배니 이름이 금강 몸이요, 셋은 말 보배니 이름이 빠른 바람이요, 넷은 구슬 보배니 이름이 햇빛광이요, 다섯은 여자 보배니 이름이 묘한 덕 갖춘 이요, 여섯은 재정 맡은 대신 보배니 이름이 큰 재물이요, 일곱은 군대 맡은 대신 보배니 이름이때 여읜 눈이었다. 일곱 보배가 구족하고 전륜왕이 되어 염부제의 왕으로서 바른 법으로 세상을 다스리니 백성들이 쾌락하였다.
왕은 1천 아들이 있어 단정하고 용맹하여 원수를 항복 받았으며, 염부제에 80서울이 있고, 서울마다 5백 절이 있으며, 절마다 탑을 세웠는데, 높고 크고 여러 가지 보배로 장식하였고, 서울마다 여래를 청하여 부사의한 여러 가지 공양거리로 공양하려 하며, 부처님이 서울에 들어갈 적에 신통한 힘을 나투어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선근을 심게 하였다.
한량없는 중생들이 마음이 청정하여서 부처님을 보고 환희하며 보리심을 내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을 이익케 하며, 부처님 법을 부지런히 닦아 진실한 이치에 들어갔으며, 법의 성품에 머물러 법의 평등함을 알고 삼세 지혜를 얻어 삼세를 평등하게 관찰하며, 모든 부처님의 나시는 차례를 알고, 여러 가지 법을 말하여 중생을 거두어 주며, 보살의 서원을 내어 보살의 도에 들어가며, 여래의 법을 알아 법 바다를 성취하며, 몸을 널리 나타내어 모든 세계에 두루하며, 중생들의 근성과 욕망을 알고, 그들로 하여금 온갖 지혜의 원을 내게 하였느니라.
008_0905_a_04L爾時太子於十五在正殿上采女圍遶七寶自至一者輪寶名無礙行二者象寶名金剛身三者馬寶迅疾風四者珠寶名日光藏五者女寶名具妙德六藏臣寶名爲大財七主兵寶名離垢七寶具足爲轉輪王王閻浮提正法治世人民快樂王有千子端正勇健能伏怨敵閻浮提中有八十王城一一城中有五百僧一一僧坊立佛支提皆悉高廣以衆妙寶而爲校飾一一王城皆請如來以不思議衆妙供具而爲供養佛入城時現大神力令無量衆生種諸善根無量衆生心得淸淨見佛歡喜發菩提意起大悲心利益衆生勤修佛入眞實義住於法性了法平等獲三世智等觀三世知一切佛出興次第說種種法取衆生發菩薩願入菩薩道知如來法成就法海能普現身徧一切剎知衆生根及其性令其發起一切智願
008_0905_b_02L불자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때 왕자로서 전륜왕이 되어 부처님께 공양한 이는 지금의 석가모니부처님이요, 재물주인 왕은 보화불(寶華佛)이니라.
그 보화불은 지금에 동방으로 세계해의 티끌 수 세계를 지나가서 한 세계해가 있으니 이름이 법계 허공의 그림자를 나타내는 구름이요, 그 가운데 세계 종이 있으니 이름이 삼세 그림자를 나타내는 마니왕이요, 그 세계 종 가운데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이 원만한 광명이요, 그 가운데 한 도량이 있어서 이름이 모든 세간의 임금의 몸을 나타냄이니, 보화여래가 거기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으며,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보살들이 앞뒤에 둘러 있으며 법을 말씀하느니라.
보화여래가 옛적에 보살의 도를 닦을 때에 이 세계해를 깨끗이 하였으니, 이 세계해에서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부처님이 나시는 이는 다 보화여래께서 보살이 되었을 적에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한 이들이니라.
그때 아씨의 어머니인 잘 나타나는 이는 지금 나의 어머니 좋은 눈이시고, 그 왕의 권속들은 지금 여래에게 모인 대중이니, 모두 보현의 행을 닦아 큰 원을 성취하였으며, 비록 이 대중이 모인 도량에 있으나, 모든 세간에 두루 나타나서 항상 보살의 평등한 삼매에 머물러 있어 모든 부처님을 항상 뵈옵느니라.
모든 여래께서 허공과 평등한 음성 구름으로 법을 말씀하는 것을 다 들어 받으며, 모든 법에 자재함을 얻어 소문이 여러 부처님 국토에 퍼졌으며, 모든 도량에 나아가고 여러 중생의 앞에 나타나서 마땅한 대로 교화하고 조복하여,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살의 도를 닦아 사이가 트지 아니하고 보살의 광대한 서원을 성취하느니라.
008_0905_a_21L佛子於汝意云何時太子得輪王位供養佛者豈異人乎今釋迦牟尼佛是也財主王者寶華佛是其寶華佛現在東方過世界海微塵數佛剎有世界名現法界虛空影像雲中有世界種名普現三世影摩尼王彼世界種中有世界名圓滿光中有道場名現一切世主身寶華如來於此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可說佛剎微塵數諸菩薩衆前後圍遶而爲說法寶華如來往昔修行菩薩道時淨此世界海其世界海中去來今佛出興世者皆是寶華如來爲菩薩時教化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彼時女母善現者今我母善目是其王眷屬今如來所衆會是也皆具修行普賢諸行成滿大願雖恒在此衆會道場而能普現一切世閒住諸菩薩平等三昧常得現見一切諸佛一切如來以等虛空妙音聲雲演正法悉能聽受於一切法悉得自在名稱普聞諸佛國土普詣一切道場之所普現一切衆生之前隨其所應教化調伏盡未來劫修菩薩道恒無閒斷成滿普賢廣大誓願
008_0905_c_02L불자여, 묘한 덕 갖춘 아씨와 위덕주(威德主) 전륜왕이 네 가지로 승일신여래께 공양한 이는 내 몸이었느니라.
그 부처님이 열반한 뒤에 그 세계에 60억 백천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는 것을 내가 왕과 더불어 섬기고 공양하였노라.
그 첫 부처님은 이름이 청정신(淸淨身)이요, 다음 부처님은 일체지월광명신(一切智月光明身)이요, 다음은 염부단금광명왕(閻浮檀金光明王)이요, 다음은 제상장엄신(諸相莊嚴身)이요, 다음은 묘월광(妙月光)이요, 다음은 지관당(智觀幢)이요, 다음은 대지광(大智光)이요, 다음은 금강나라연정진(金剛那羅延精進)이요, 다음은 지력무능승(智力無能勝)이요, 다음은 보안상지(普安詳智)요, 다음은 이구승지운(離垢勝智雲)이요, 다음은 사자지광명(師子智光明)이요, 다음은 광명계(光明髻)요, 다음은 공덕광명당(功德光明幢)이요, 다음은 지일당(智日幢)이요, 다음은 보련화개부신(寶蓮華開敷身)이요, 다음은 복덕엄정광(福德嚴淨光)이요, 다음은 지염운(智燄雲)이요, 다음은 보조월(普照月)이요, 다음은 장엄개묘음성(莊嚴蓋妙音聲)이니라.
다음은 이름이 사자용맹지광명(師子勇猛智光明)이요, 다음은 법계월(法界月)이요, 다음은 현허공영상개오중생심(現虛空影像開悟衆生心)이요, 다음은 항후적멸향(恒齅寂滅香)이요, 다음은 보진적정음(普震寂靜音)이요, 다음은 감로산(甘露山)이요, 다음은 법해음(法海音)이요, 다음은 견고망(堅固網)이요, 다음은 불영계(佛影髻)요, 다음은 월광호(月光毫)요, 다음은 변재구(辯才口)요, 다음은 각화지(覺華智)요, 다음은 보염산(寶燄山)이요, 다음은 공덕성(功德星)이요, 다음은 보월당(寶月幢)이요, 다음은 삼매신(三昧身)이요, 다음은 보광왕(寶光王)이요, 다음은 보지행(普智行)이요, 다음은 염해등(燄海燈)이요, 다음은 이구법음왕(離垢法音王)이요, 다음은 무비덕명칭당(無比德名稱幢)이요, 다음은 수비(修臂)요, 다음은 본원청정월(本願淸淨月)이요, 다음은 조의등(照義燈)이요, 다음은 심원음(深遠音)이요, 다음은 비로자나승장왕(毘盧遮那勝藏王)이요, 다음은 제승당(諸乘幢)이요, 다음은 법해묘련화(法海妙蓮華)니라.
불자여, 저 겁 동안에 이러한 60억백천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는 이를 내가 다 친근하여 섬기고 공양하였노라.
008_0905_b_17L佛子妙德女與威德主轉輪聖王以四事供養勝日身如來者我身是也彼佛滅後其世界中六十億百千那由他佛出興於世我皆與王承事供養其第一佛名淸淨身次名一切智月光明身次名閻浮檀金光明王次名諸相莊嚴身次名妙月光次名智觀幢次名大智次名金剛那羅延精進次名智力無能勝次名普安詳智次名離垢勝智雲次名師子智光明次名光明髻次名功德光明幢次名智日幢次名寶蓮華開敷身次名福德嚴淨次名智焰雲次名普照月次名莊嚴蓋妙音聲次名師子勇猛智光明次名法界月名現虛空影像開悟衆生心次名恒嗅寂滅次名普震寂靜音次名甘露山次名法海次名堅固網次名佛影髻次名月光毫名辯才口次名覺華智次名寶焰山次名功德星次名寶月幢次名三昧身次名寶光王次名普智行次名焰海燈次名離垢法音王次名無比德名稱幢次名脩臂次名本願淸淨月次名照義燈次名深遠音次名毘盧遮那勝藏王次名諸乘幢次名法海妙蓮華彼劫中有如是等六十億百千那由他佛出興于世我皆親近承事供養
그 마지막 부처님의 이름은 광대해(廣大解)니, 그 부처님께서 깨끗한 지혜의 눈을 얻었고, 그때 그 부처님이 서울에 들어와서 교화하시는데, 나는 왕비가 되어 왕과 더불어 절하여 뵈옵고, 여러 가지 묘한 물건으로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모든 여래의 등불을 내는 법문을 말씀하심을 듣고, 즉시에 모든 보살의 삼매 바다의 경계를 관찰하는 해탈을 얻었노라.
불자여, 나는 이 해탈을 얻고, 보살과 더불어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에 부지런히 수행하며,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에 한량없는 부처님을 섬기고 공양하는데, 한 겁에 한 부처님을 섬기기도 하고, 혹은 두 부처님ㆍ세 부처님ㆍ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을 만나서 친근하여 섬기고 공양하였으나, 보살의 몸과 형상의 크기와 모양과 그의 몸으로 짓는 업과 마음으로 행함과 지혜와 삼매의 경계를 알지 못하였노라.
008_0905_c_16L其最後佛廣大解於彼佛所得淨智眼爾時彼佛入城教化我爲王妃與王禮覲以衆妙物而爲供於其佛所聞說出生一切如來燈法門獲得觀察一切菩薩三昧海境界解脫我得此解脫已與菩薩於佛剎微塵數劫勤加修習於佛剎微塵數劫中承事供養無量諸佛或於一劫承事一佛或二或三或不可說或値佛剎微塵數佛悉皆親近承事供而未能知菩薩之身形量ㆍ色貌及其身業ㆍ心行ㆍ智慧三昧境界
008_0906_a_02L불자여, 만일 중생이 보살을 뵙고 보리의 행을 닦되 의심하거나 믿거나 간에 보살의 세간과 출세간의 갖가지 방편으로 거두어 주고 권속을 삼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느니라.
불자여, 내가 저 부처님을 뵈어 이 해탈을 얻고는, 보살과 더불어 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에 함께 닦아 익히면서 그 겁 동안에 세상에 나시는 부처님을 내가 다 친근하여 섬기며 공양하고, 말씀하는 법을 듣고 읽고 외우고 받아 지니며, 그 모든 여래에게서 이 해탈과 갖가지 법문을 얻고 갖가지 삼세를 알고, 갖가지 세계해에 들어가서 갖가지로 정각을 이룸을 보고, 갖가지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데 들어가서 보살의 여러 가지 서원을 내고, 보살의 여러 가지 묘한 행을 닦아서 보살의 여러 가지 해탈을 얻었으나, 보살이 얻는 보현의 해탈문을 알지 못하였노라.
왜냐 하면 보살의 보현 해탈문은 큰 허공과 같고 중생의 이름과 같고 삼세 바다와 같고 시방 바다와 같고 법계 바다와 같아서 한량없고 그지 없기 때문이니, 불자여, 보살의 보현 해탈문은 여래의 경계와 같으니라.
008_0906_a_02L佛子若有衆生得見菩薩修菩提行若疑若信菩薩皆以世ㆍ出世閒種種方便而攝取之以爲眷屬令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得不退轉佛子我見彼佛此解脫已與菩薩於百佛剎微塵數劫而共修習於其劫中所有諸佛出興于世我皆親近承事供養聽所說法讀誦受持於彼一切諸如來所得此解脫種種法門知種種三世入種種剎海見種種成正覺入種種佛衆會發菩薩種種大願修菩薩種種妙行得菩薩種種解脫然未能知菩薩所得普賢解脫門何以故菩薩普賢解脫門如太虛空如衆生如三世海如十方海如法界海無量無邊佛子菩薩普賢解脫門與如來境界等
008_0906_b_02L불자여, 나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에 보살의 몸을 보아도 만족함이 없었으니, 마치 탐욕이 많은 남녀가 한 데 모이면 서로 사랑하느라고 한량없는 허망한 생각과 감각을 일으키나니, 나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몸을 살펴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한량없고 그지없는 광대한 세계가 가지가지로 머물고 가지가지로 장엄한 가지가지 현상을 보며, 가지가지 산과 가지가지 땅과 가지가지 구름과 가지가지 이름과 가지가지 부처님이 나심과 가지가지 도량과 가지가지 대중의 모임과 가지가지 수다라(修多羅)를 연설함과 가지가지 정수리에 물 붓는 일을 말함과 가지가지 승(乘)과 가지가지 방편과 가지가지로 청정함을 보았노라.
또 보살의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그지없는 부처님들이 여러 가지 도량에 앉아서 여러 가지 신통 변화를 나투고 여러 가지 법륜을 굴리고 여러 가지 수다라를 말하여 항상 끊이지 않음을 보노라.
또 보살의 낱낱 털구멍에서 그지없는 중생들의 여러 가지 머무는 곳과 여러 가지 형상과 여러 가지 짓는 업과 여러 가지 근성을 항상 보노라.
또 보살의 낱낱 털구멍에서 삼세 보살들의 그지없이 수행하는 문을 보았으니, 이른바 그지없이 광대한 서원과 그지없이 차별한 지위와 그지없는 바라밀과 그지없는 옛날 일과 그지없이 인자한 문과 그지없이 가엾이 여기는 구름과 그지없이 기뻐하는 마음과 그지없이 중생을 거두어 주는 방편이니라.
008_0906_a_15L佛子我於佛剎微塵數劫觀菩薩身無有厭足多欲人男女集會遞相愛染起於無量妄想思覺我亦如是觀菩薩身一一毛孔念念見無量無邊廣大世界種種安住種種莊嚴種形狀有種種山ㆍ種種地ㆍ種種雲ㆍ種種名ㆍ種種佛興ㆍ種種道場ㆍ種種衆會演種種修多羅說種種灌頂ㆍ種種諸乘ㆍ種種方便ㆍ種種淸淨又於菩薩一一毛孔念念常見無邊佛海種種道場現種種神變轉種種法輪說種種修多羅恒不斷絕又於菩薩一一毛孔見無邊衆生海ㆍ種種住處ㆍ種種形貌ㆍ種種作業ㆍ種種諸根又於菩薩一一毛孔見三世諸菩薩無邊行門所謂無邊廣大願無邊差別地邊波羅蜜無邊往昔事無邊大慈門無邊大悲雲無邊大喜心無邊攝取衆生方便
불자여, 나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에서 잠깐잠깐마다 이렇게 보살의 낱낱 털구멍을 보는 데, 한번 간 데는 다시 가지 않고 한번 본 데는 다시 보지 않지만, 그 끝닿은 데를 얻을 수 없으며, 내지 실달(悉達) 태자가 궁중에 계실 적에 시녀들이 둘러 호위함을 보나니, 나는 해탈의 힘으로 보살의 낱낱 털구멍을 관찰하여 삼세 법계의 일을 모두 보노라.
008_0906_b_06L佛子我於佛剎微塵數劫念念如是觀於菩薩一毛孔已所至處而不重至已所見處而不重見求其邊際竟不可得乃至見彼悉達太住於宮中采女圍遶我以解脫力觀於菩一一毛孔悉見三世法界中事
불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삼매 바다를 관찰하는 해탈만을 얻었거니와, 보살마하살들이 필경에 한량없는 방편 바다로 모든 중생을 위하여 종류를 따라 몸을 나타내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좋아함을 따르는 행을 말하며, 낱낱 털구멍에 그지없는 형상 바다를 나타내며, 모든 법의 성품이 없는 성품으로 성품을 삼을 줄을 알며, 중생의 성품이 허공과 같아서 분별이 없음을 알며, 부처님의 신통한 힘이 진여와 같음을 알며, 모든 곳에 두루하여 그지없는 해탈의 경계를 나타내며, 잠깐 동안에 광대한 법계에 들어가서 여러 지위의 법문에 유희하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008_0906_b_11L佛子我唯得此觀察菩薩三昧海解脫如諸菩薩摩訶究竟無量諸方便海爲一切衆生現隨類爲一切衆生#說隨樂行於一一毛孔現無邊色相海知諸法性無性爲性知衆生性同虛空相無有分別知佛神力同於如如徧一切處示現無邊解脫境界於一念中能自在入廣大法界遊戲一切諸地法門而我云何能知能說彼功德行
선남자여, 이 세계 안에 부처님 어머니이신 마야(摩耶)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으며, 모든 세간에 물들지 아니하며, 부처님들께 공양하기를 쉬지 아니하며, 보살의 업을 짓고 영원히 물러가지 않으며, 온갖 장애를 떠나서 보살의 해탈에 들어가되 다른 이를 말미암지 않으며, 모든 보살의 도에 머무르고 모든 여래의 계신 데 나아가서 모든 중생들을 거두어 주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살의 행을 닦으며, 대승의 원을 내어 모든 중생의 선근을 증장케 하기를 쉬지 아니하느냐고 물으라.”
008_0906_b_19L善男子此世界中有佛母摩耶汝詣彼問菩薩云何修菩薩行於諸世閒無所染著供養諸佛恒無休息作菩薩永不退轉離一切障礙入菩薩解脫不由於他住一切菩薩道詣一切如來所攝一切衆生界盡未來劫修菩薩行發大乘願增長一切衆生善根常無休息
008_0906_c_02L그때 석가녀(釋迦女) 구파(瞿波)가 이 해탈의 뜻을 거듭 밝히려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자와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나 보살이
여러 가지 행 닦음을 보고
착한 마음ㆍ착하지 못한 마음을 내면
보살이 다 거두어 주느니라.
008_0906_b_25L爾時釋迦瞿波女欲重明此解脫義承佛神力卽說頌言若有見菩薩
修行種種行
起善不善心
菩薩皆攝取

멀고 먼 옛적
백 세계 티끌 수 겁 전에
겁이 있으니 이름이 청정
세계 이름은 광명이었소.
008_0906_c_03L乃往久遠世
過百剎塵劫
有劫名淸淨
世界名光明

그 겁에 나신 부처님
육십천만억인데
마지막에 나신 부처님 이름
법당등(法幢燈)이었고
008_0906_c_04L此劫佛興世
六十千萬億
最後天人主
號曰法幢燈

그 부처님 열반하신 뒤
지혜산이란 임금이 있어
남섬부주를 통솔했는데
원수나 대적이 없었고
008_0906_c_05L彼佛涅槃後
有王名智山
統領閻浮提
一切無怨敵

왕의 아들이 오백 명
단정하고 날쌔고 건장하며
몸매가 매우 청정해
보는 이 기뻐하였네.
008_0906_c_06L王有五百子
端正能勇健
其身悉淸淨
見者皆歡喜

그 왕과 왕의 아들들
신심 있어 부처님 공양하고
그 법장을 보호해 가지며
불법 닦기에 부지런했으며
008_0906_c_07L彼王及王子
信心供養佛
護持其法藏
亦樂勤修法

태자의 이름은 착한 광명
때가 없고 방편 많으며
거룩한 모습 원만하여
보는 이 싫은 줄 모르고
008_0906_c_08L太子名善光
離垢多方便
諸相皆圓滿
見者無厭足

오백억 사람 한꺼번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며
용맹하고 억세게 정진하여
부처님 법 보호해 가지고
008_0906_c_09L五百億人俱
出家行學道
勇猛堅精進
護持其佛法

서울 이름은 지혜의 나무
천억 도시가 둘러 있었고
고요한 덕이란 수풀은
모든 보배로 장엄했는데
008_0906_c_10L王都名智樹
千億城圍遶
有林名靜德
衆寶所莊嚴

착한 광명 태자 숲 속에 있어
부처님 바른 법 널리 펴시며
말 잘하고 지혜의 힘
대중을 기쁘게 하였소.
008_0906_c_11L善光住彼林
廣宣佛正法
辯才智慧力
令衆悉淸淨

어느 때 밥을 빌려고
그 서울로 들어가는데
행동 거지 가장 점잖고
바른 지혜에 산란치 않아.
008_0906_c_12L有時因乞食
入彼王都城
行止極安詳
正知心不亂

그 성중에 거사 있으니
착한 명예는 그의 이름.
나는 그때 거사의 딸로
이름을 일러 맑은 햇빛.
008_0906_c_13L城中有居士
號曰善名稱
我時爲彼女
名爲淨日光

그때 나는 성중에 있어서
착한 광명 만나니
그 모습 매우 아름다워
애착하는 마음 내었고
008_0906_c_14L時我於城中
遇見善光明
諸相極端嚴
其心生染著

다음 내 집에 걸식할 적엔
내 마음 애정을 참을 수 없어
영락을 내어 진주와 함께
바리때 속에 넣어 드렸소.
008_0906_c_15L次乞至我門
我心增愛染
卽解身瓔珞
幷珠置鉢中

사랑하는 물든 마음으로
그 불자에게 공양했지만
이백오십 겁 동안
삼악취(三惡趣)에 안 떨어지고
008_0906_c_16L雖以愛染心
供養彼佛子
二百五十劫
不墮三惡趣

천왕의 집에나
인간왕 집에 태어나
착한 광명 태자의 몸
거룩하게 장엄함 보았네.
008_0906_c_17L或生天王家
或作人王女
恒見善光明
妙相莊嚴身

그 뒤부터 지내오면서
이백오십 겁 동안
잘 나타나는 어머니 집에
묘한 덕 갖춘 딸로 태어났는데
008_0906_c_18L此後所經劫
二百有五十
生於善現家
名爲具妙德

그때부터 태자를 보고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그를 우러러 모시려 하는데
행여나 나를 받아 주시면.
008_0906_c_19L時我見太子
而生尊重心
願得備瞻侍
幸蒙哀納受

나는 어느 때 태자와 함께
승일신부처님 뵈옵고
공양하고 공경하며
인하여 보리심 내었소.
008_0906_c_20L我時與太子
覲佛勝日身
恭敬供養畢
卽發菩提意

그 한 겁 동안에
육십억 여래 나시었는데
마지막 나신 부처님 세존
이름이 광대해.
008_0906_c_21L於彼一劫中
六十億如來
最後佛世尊
名爲廣大解

그 부처님께 깨끗한 눈 얻어
법의 모양을 분명히 알고
태어날 곳을 모두 알면서
뒤바뀐 마음 아주 없어져
008_0906_c_22L於彼得淨眼
了知諸法相
普見受生處
永除顚倒心

나는 보살의 삼매와
해탈한 경계 관찰하고
잠깐 동안에 시방에 있는
부사의한 세계해에 들어가
008_0906_c_23L我得觀菩薩
三昧境解脫
一念入十方
不思議剎海

깨끗한 세계와 더러운 세계
갖가지 다른 것 모두 봤으나
깨끗한 것도 탐내지 않고
더러운 것도 싫어하지 않았으며
008_0906_c_24L我見諸世界
淨穢種種別
於淨不貪樂
於穢不憎惡

나는 세계의 모든 도량에
앉으신 여래를 뵈오니
모두 잠깐 동안에
한량없는 광명 놓으리
008_0906_c_25L普見諸世界
如來坐道場
皆於一念中
悉放無量光
008_0907_a_02L
말할 수 없는 대중의 모인 곳
한 생각 동안에 들어가시고
그들이 얻은
삼매문도 아시며
008_0907_a_02L一念能普入
不可說衆會
亦知彼一切
所得三昧門

그들의 광대한 행과
한량없는 지위와 방편
모든 서원의 바다를
잠깐 동안에 모두 아시네.
008_0907_a_03L一念能悉知
彼諸廣大行
無量地方便
及以諸願海

내가 보니 보살의 몸은
그지없는 겁 행을 닦으사
낱낱 털구멍의 수효
찾아 보아도 얻지 못하며
008_0907_a_04L我觀菩薩身
無邊劫修行
一一毛孔量
求之不可得

털구멍마다 있는 세계들
수가 없고 말할 수 없어
땅ㆍ물ㆍ불ㆍ바람의 바퀴
그 가운데는 없는 것 없어
008_0907_a_05L一一毛孔剎
無數不可說
地水火風輪
靡不在其中

가지가지 세워진 것과
가지가지의 모든 형상과
가지가지 자체와 이름
그지없는 갖가지 장엄
008_0907_a_06L種種諸建立
種種諸形狀
種種體名號
無邊種莊嚴

많은 세계해에 있는
말할 수 없는 세계와
그 안에 계신 부처님
법문 말하여 교화함을 보지만
008_0907_a_07L我見諸剎海
不可說世界
及見其中佛
說法化衆生

보살의 몸과
몸으로 지은 업 알지 못하며
그의 마음도 지혜도
여러 겁에 행함도 모두 모르오.
008_0907_a_08L不了菩薩身
及彼身諸業
亦不知心智
諸劫所行道

그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하직하고 떠났다.
008_0907_a_09L爾時善財童子頂禮其足遶無數帀辭退而
족근(足跟) : 뒷글자는 음이 근(根)이다.
왕천(王腨) : 뒷글자는 시(市)와 연(兗)의 반절이다.
상분(上分) : 뒷글자는 부(扶)와 문(問)의 반절이다.
용장(傭長) : 앞글자는 축(丑)과 흉(凶)의 반절이다.
경문(頸文) : 앞글자는 거(居)와 영(郢)의 반절이다.
협여(頰如) : 앞글자는 고(古)와 협(叶)의 반절이다.
상미(上靡) : 뒷글자는 문(文)과 피(彼)의 반절이다.
견어(牽馭) : 앞글자는 고(苦)와 견(堅)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음이 어(御)이다.
익종(翊從) : 앞글자는 음이 익(翼)이고, 뒷글자는 질(疾)과 용(用)의 반절이다.
연무(延袤) : 뒷글자는 막(莫)과 후(候)의 반절이다.
홍섬(洪纖) : 뒷글자는 식(息)과 렴(廉)의 반절이다.
과욕(寡欲) : 앞글자는 고(古)와 와(瓦)의 반절이다.
운멸(殞滅) : 앞글자는 우(于)와 민(敏)의 반절이다.
사위(嗣位) : 앞글자는 음이 사(寺)이다.
필우(匹偶) : 뒷글자는 오(五)와 구(口)의 반절이다.
가매(假寐) : 뒷글자는 미(彌)와 이(二)의 반절이다.
건축(褰縮1)) : 앞글자는 거(去)와 건(乹)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소(所)와 륙(六)의 반절이다.
개부(開剖) : 뒷글자는 보(普)와 후(后)의 반절이다.
추광(麁獷) : 뒷글자는 고(古)와 맹(猛)의 반절이다.
증광(繒纊) : 앞글자는 질(疾)과 릉(陵)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고(苦)와 방(謗)의 반절이다.
분형(芬馨) : 뒷글자는 호(呼)와 형(形)의 반절이다.
008_0907_a_11L大方廣佛華嚴經卷第七十五
足跟下根音 王腨下市兗切 上分下扶問切
傭長上丑凶切 頸文上居郢切 頰如上古叶切
上靡下文彼切 牽馭上苦堅切下御音 翊從上翼音下疾用切
延袤下莫候切 洪纖下息廉切 寡欲上古瓦切
殞滅上于敏切 嗣位上寺音 匹偶下五口切
假寐下彌二切 褰縮上去乹切下所六切 開剖下普后切
麁獷下古猛切 繒纊上疾陵切下苦謗切 芬馨下呼形切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축(縮)’은 본음(本音)이 ‘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