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8_1047_a_01L점비일체지덕경(漸備一切智德經) 제1권
[일명 십주(十住) 또는 대혜광삼매(大慧光三昧)]
008_1047_a_01L漸備一切智德經卷第一 一名十住又名大慧光三昧


서진(西晉) 월지(月支) 축법호(竺法護) 한역
이한정 번역
008_1047_a_02L西晉月支三藏竺法護譯


1. 초발의열예주품(初發意悅豫住品)
008_1047_a_03L初發意悅豫住品第一

이와 같이 들었다.
008_1047_a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제6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천왕궁(天王宮)의 여의장주묘보전(如意藏珠妙寶殿)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대보살(大菩薩)들과 함께 계셨으니, 그들은 각 곳의 여러 불국토[佛刹土]에서 이곳으로 모인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 등이었다.
008_1047_a_05L一時佛遊第六他化自在天上天王宮如意藏珠妙寶殿上與大菩薩衆不可計俱各從他方諸佛國普集會此金剛藏菩薩等
이때에 금강장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대혜광삼매(大慧光三昧)를 정수(正受)1)하여 정의(定意)2)를 조적(調適)3)해서 현재 시방세계의 모든 불찰토에 응적(應迹)4)하였다. 매 방위마다 10억의 불찰토(佛刹土)가 원만한 가운데 여러 찰진(刹塵)5)의 수천억 국토의 모든 여래 곁에 시현한 보살의 명호가 모두 금강장이었으니, 이처럼 시방세계마다 그 명호가 모두 똑같았다.
008_1047_a_08L爾時剛藏菩薩承佛威神以大慧光三昧正受適定意已應時十方諸佛剎土一一諸方如十億佛剎滿中諸塵若干億國諸如來現邊有菩薩其號各各曰金剛藏十方亦然皆同一號
008_1047_b_02L이때 모든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찬탄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네가 이 대혜광보살삼매를 정수해서 시방의 불국토에 각각 10억의 불찰토가 원만한 가운데 여러 찰진의 모든 여래께서 일체가 평등한 명호를 건립하였으니, 이 모두가 여래ㆍ지진(至眞)을 조명(照明)6)하려는 본원(本願)에 의해서 이같이 건립된 것이구나. 인자(仁者)의 지혜 청정함으로 인해 다시 모든 보살 등도 불가사의한 법광(法光)의 성지(聖旨)에 따라 명지지(明智地)에 머물러 해탈하는 이가 많으니, 일체 뭇 덕(德)의 근본을 섭취해서 모두 3세 부처님의 본소행(本所行)7)을 이루고, 시방의 중생을 가엾이 여겨서 선교방편(善巧方便)을 깨달아 성도(聖道)의 교화를 베풀고 법의 지혜를 널리 전해서 시방세계로 퍼져가게 하는구나. 경(經)을 강의함에 그 뜻이 마땅하여 모두로 하여금 굳게 머무르도록 하고, 밝은 지혜는 밝아 본뜻을 훼손함이 없으니, 그 때에 따라8) 마땅하게 세워서 모두 안온함을 얻게 하는구나.
008_1047_a_13L此諸佛俱讚曰善哉善哉汝乃以此大慧光菩薩三昧而以正受在十方佛土各如十億滿中諸塵諸如來等之所建立一切等號悉是照明如來至眞本願所致而建立此亦是仁者慧淨所致復是一切諸菩薩等不可思議法光聖旨住明智地多所度脫攝取一切衆德之本皆曉諸佛本所行成愍念十方解了善㩲敷演道化普弘法慧周流十方所講經誼盡令堅住其智慧明無能毀者隨時建立僉使得安
세간을 떠돌더라도 세속에 집착하지 않고 세간을 청정하게 제도하고, 선법(善法)의 근본을 잘 세워 불가사의한 지혜의 경계에 들어가서, 일체지(一切智)의 높고도 먼 성도(聖道)를 통달하는구나. 아울러 여러 보살 등을 이끌되 저들에게 10주행(住行)이 없으면, 개사(開士)9)의 대중(大衆)이 마땅히 건립해야 할 것에 따라 왕반(往返)의 주선(周旋)10)을 선양하여 무루법(無漏法)을 지니게 하고, 광명을 널리 비추어 잘 사유해서 원리심(遠離心)을 간직하고, 시기(時機)를 잘 알아서 대지혜의 광명으로 어질지 못한 이를 성도의 문으로 제도해서 해탈시키면서도, 이에 집착하지 않는구나.
008_1047_b_04L遊諸世閒不著方俗度世淸淨莊嚴善本入不可議慧之境界通一切智高遠聖道乃能招致諸菩薩等十住行無如開士衆所當建立有所宣布往返周旋執無漏法光明咸照而善思惟撰於離心曉了隨時大慧光明其未善度至聖道門使得度脫而無所著
내행(內行)에 머물며 위없는 대승법(大乘法)을 한결같이 정성스럽게 받들어 수지하니, 그 변재(辯才)의 지혜는 헤아릴 수 없구나. 위덕(威德)을 널리 비추어 어둠을 없애고, 이미 뭇 행(行)을 초월하고 도무극(度無極)11)을 선양하며, 비록 불지(佛地)에 머물더라도 보살의 뜻을 내어 중생을 가엾이 여기고 이들을 잊거나 저버리지 않는구나. 3세의 모든12) 부처님ㆍ지진(至眞)의 선교방편에 들어가 노닐면서 여러 가지 얽힌[結] 그물을 터놓고13) 부처님의 성지(聖旨)를 받들어 자유자재로 강설하니, 이와 같은 법문을 어찌 터득하지 못했으랴.
008_1047_b_11L住於內行專精奉修無上大乘其辯才慧不可稱載威曜普照消除闇冥已超衆行班宣無極住在佛地逮菩薩意愍念衆生未曾忘捨遊入一切諸佛至眞善㩲方便決衆結網承佛聖旨自恣講說演此法門靡不解了
여래께서 세상에 계시기 때문에 이같이 건립하는 것도 그대의 훌륭한 본원(本願)이 이룬 청정한 행업(行業)일지니, 이로써 일체 법계(法界)를 세세히 장엄하고, 또 중생을 미혹14)으로부터 구제해서 법신의 지극히 성스러운 지혜의 바탕에 다다르게 하는구나. 모든 부처님께서 내셨던 본지(本地)의 지원(志願)15)을 구족하고 몸소 행하되 모두 세속을 초월해서 세간의 이롭지 못한 업을 널리 벗어나게 하니, 세간을 제도하는 법을 장엄하고 청정하게 하는구나.
008_1047_b_17L如來在世故爲建立亦是卿本善願所致淸淨行業而諦莊嚴一切法界又救衆生之所惑亂以致法身至聖慧體具足諸佛本所志願其身所行皆越世俗普過世閒無益之業嚴飾淸淨度世之法
008_1047_c_02L모든 불세존께서 금강장(金剛藏) 보살 대사(菩薩大士)를 위해 아낌없이 각각 그 화신(化身)을 나타내시되, 한량없는 변재로써 이치를 펴시고 그 청정한 지혜의 분별을 확연하게 풀어서 마음속에 새겨 잊지 않게 하시고, 경우에 따라 자유자재로 건립하고 드러내어 대중의 의심을 풀어 주시자, 3세 모든 부처님의 정념(正念)16)에 섭입(涉入)17)하게 되니, 이는 모든 등정각(等正覺)의 10력(力)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래의 4무소외(無所畏)의 가피를 받아18) 두려움이 없었기에 지극한 가르침을 널리 펴시자, 모두들 지업(智業)으로 분별하는 모든 언사를 뛰어넘어 도법(道法)을 득입(得入)하여19) 깨닫고는 모든 여래의 신행(身行)ㆍ구행(口行)ㆍ심행(心行:意行)에 섭입되었다.
008_1047_b_22L諸佛世尊爲金剛藏菩薩大士無所悋惜各現己身宣布無限辯才之義分別決解甚淸淨慧懷抱不忘建立顯示隨時便宜暢衆疑心普入一切諸佛所念諸等正覺十力所由如來所致四無所畏而不怯弱宣布至敎一切智業諸分別辯超越得入體解道法入諸如來身心行
그 이유는 모두가 이 같은 정(定)에 의거해 성취하기 때문이다. 또 그 원력에 의해 자재한 행20)이 곧게 서게 되고, 그 마음이 청정해져 염오(染汚)가 없어지고, 내성(內性)을 깨달아 언제나 청정함을 지니면서 위덕을 널리 비추어 지혜의 도량에 들어가게 되니, 이에 행한 모든 업들이 어찌 갖추어지지 않겠는가? 이렇게 건립하고 모든 것이 구족된 그 도기(道器)의 원지[意]는 한량없어서 청정한 믿음[信志]이 올곧게 서 널리 총지문(摠持門)에 이르되, 어그러짐 없어 언제나 법계(法界) 혜문(慧門)의 인(印)으로 일체를 잘 인가(印可)하게 되는 것이다. ”
008_1047_c_07L所以者何皆由此定成就所致亦由本願行通巍巍其心淸淨而無沾污內性明了常懷淸淨威燿弘炤入于慧場諸所行業靡不備焉斯所造立而悉具足其道器意不可限量信志淸淨巍巍普達逮摠持門無所破壞常以法界慧門之印善印一切
이처럼 모든 불세존께서 화신을 나타내시고는 각각 오른쪽 팔을 뻗어 금강장보살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셨다. 이때 금강장보살이 모든 세존께서 그의 정수리를 쓰다듬어 주시자, 바로 도와 덕이 뚜렷해지며 단박에 성취하였으니, 그 위덕이 휘황하게 빛나 부처님과 다름없을 정도였다. 이때에 바로 삼매에서 일어나 모든 보살을 청하여 이같이 연설하였다.
“가장 뛰어나신 이들이여, 저는 이미 모든 보살의 원력을 밝게 깨달아 의심의 그물을 없앴습니다. 이제는 다시 없앨 것이 없어서 세간에는 다시 태어나지 않기에21) 죄업 또한 없습니다. 법계(法界)가 넓고 넓어도 멀고 가까움 없이 이에 노닐며 머무는 것이, 비유하면 허공처럼 거침없으니, 이와 같이 구제하여 시방의 모든 중생을 옹호하는 그 까닭을 그대들은 아셔야 합니다. 과거의 보살들은 예전에 옛 부처님들을 찾아뵙고는 이 같은 지혜지(智慧地)에 의해 제도되었으며, 미래나 지금 또한 이와 같음을 모든 불자(佛子)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008_1047_c_14L是諸佛世尊各自顯各申右臂皆共手摩金剛藏菩薩頭首時金剛藏爲諸世尊所見摩頭道德巍巍遂得成就威耀光光如佛無異爾時尋卽從三昧起請諸菩薩而解言曰諸最勝子吾已明達諸菩薩願破壞疑網則無所壞世無所生亦無罪舋法界弘廣亦無遠近其所遊居譬如虛空以是救濟擁護十方一切衆生所以然者族姓子知過去菩薩往古諸佛由此慧地而得過度當來現在亦復如是諸佛子知
008_1048_a_02L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을 보살지(菩薩地)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모든 보살의 학(學)에는 10도지(道地)가 있어서 이로 인해 위없는 정각(正覺)을 성취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것은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으로, 첫 번째 보살주(菩薩住)를 열예(悅豫)라 이름하고, 두 번째 보살주를 이구(離垢)라 이름하고, 세 번째 보살주를 흥광(興光)이라 이름하고, 네 번째 보살주를 휘요(暉曜)라 이름하고, 다섯 번째 보살주를 난승(難勝)이라 이름하고, 여섯 번째 보살주를 목견(目見)이라 이름하고, 일곱 번째 보살주를 현묘(玄妙)라 이름하고, 여덟 번째 보살주를 부동(不動)이라 이름하고, 아홉 번째 보살주를 선재의(善哉意)라 이름하고, 열 번째 보살주를 법우(法雨)라 이름하니, 이것이 모든 보살의 10주도지(住道地)입니다.
008_1048_a_02L我向者云菩薩之地爲何謂也諸菩薩學有十道地因得成就無上正覺去來今佛之所講說初菩薩住名曰悅豫第二菩薩住名曰離垢第三菩薩住名曰興光第四菩薩住名曰暉曜五菩薩住名曰難勝第六菩薩住名曰目見第七菩薩住名曰玄妙第八菩薩住名曰不動第九菩薩住名曰善哉意第十菩薩住名曰法雨是諸菩薩十住道地也
제가 시방의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부처님을 관찰해 보더라도, 모든 여래ㆍ지진께서 이 같은 10주(住)의 업을 말씀하시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불자들이시여, 이 같은 10주는 모든 보살로 하여금 현전에서 청정도(淸淨道)와 무위의 모든 법문을 친근케 하는 것으로, 그 명호를 멀리 시방의 수없는 불국토에 현시하게 되면, 삼계의 중생이 이에 감동하여 제도를 받게 되는 것인지라, 천하를 비추는 것이 햇빛과 같고, 중생의 병을 다스리는 것이 의왕(醫王)과 같고, 많은 사람을 건네주는 것이 뱃사공과 같고, 시방을 밝히는 것이 마치 만월(滿月)22)과 같고, 일체를 살리는 것이 마치 대지와 같고, 중생을 편안케 하는 것이 마치 감우(甘雨)와 같고, 도법(道法)을 머금은 것이 마치 허공과 같고, 올바르고 견실하게 머무는 것이 마치 수미산과 같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가르침을 널리 펴서 바로 10도지(道地)에서 견실하게 건립할 수 있거나, 또 이 같은 보살지의 불가사의한 모든 보살주를 깨닫는다면, 모두들 성스러운 지혜로 섭입(涉入)할 수가 있습니다.”
008_1048_a_12L我觀十方去來今諸如來至眞無不講此十住之業所以者何諸佛子等是十住者令諸菩薩現在親近淸淨道無爲諸法門名顯遠照于十方無數佛土三界衆生咸蒙得濟照天下如日明療衆病如醫王度衆人如舩師曜十方如月活一切猶如地安衆生如時雨道法如虛空正堅住如須彌宣布此則得堅立在十道地又解此地不可思議諸菩薩住僉入聖慧
008_1048_b_02L이때에 금강장보살이 그 법요(法要)를 간추려 이와 같은 보살십주지의 업을 찬탄하고서, 바로 침묵을 지켜서 다시 설명하지 않았다. 이때 대중들은 모두 그 마음이 허전하던 차에23) 마침 이와 같은 보살십주도(菩薩十住道)의 이름자를 듣고 나자, 다시금 분별하여 그 이치를 풀어내어 이를 듣고는 모두 깨달아서 그 마음을 도(道)로 섭입시켜 온갖 전도(顚倒)를 여의고자 원하였기에, 각기 마음속으로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금강장보살이 지금 법요를 간추려 10주의 보살업도(菩薩業道)를 널리 펴면서 그 이름자를 찬양하다가, 어째서 다시 침묵하여 그 본말을 더 이상 풀이하지 않을까?’
008_1048_a_22L時金剛藏菩薩粗擧其要歎此菩薩十住地尋卽默然不復重解於是大衆咸懷飢虛聞此菩薩十住道名欲令分別重敷演義聞者僉解心懷入道離諸顚倒各心念言金剛藏菩薩今何以故粗擧其要宣於十住菩薩之業稱歎其號而更默然復重散解了本末
이때에 저들의 회상에 모인 대중(大衆) 가운데 월해탈(月解脫)이라 이름하는 보살이 있었으니, 역시 이곳의 법회에 함께 참석하였다. 이때에 월해탈보살 대사가 그 개사(開士) 대중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게송으로 이를 찬탄하면서 금강장보살에게 이와 같이 한 그의 취지를 물었다.
008_1048_b_07L時彼會中有一菩名月解脫亦來俱會時月解脫菩薩大士知彼衆會開士所念以偈歎問金剛藏此義所歸

마음을 깨끗이 닦되 어떻게 해야
지혜를 머금는 공훈(功勳)이라 부릅니까?
지혜를 밝히는 것에 10주(住)가 있다 하나
그것에 들어가는 방편을 거듭 풀이하지 않으셨으니,
008_1048_b_10L淨念以何故
懷慧稱功勳
明智宣十住
不重解所入

여러 보살이 비록 용맹 정진하더라도
오히려 마음속에는 각기 의혹이 남습니다.
어떻게 그 이치와 명자를 설명해야 하는지
도지처(道地處)에 대해 일찍이 듣지 못했습니다.
008_1048_b_12L諸菩薩勇猛
心各抱猶豫
云何說義名
不聞道地處

모두들 함께 이를 듣고자 하니
가장 뛰어난 이시여, 무외(無畏)를 베푸셔서
이치를 결택(決擇)하여 평등으로 섭입하시고
소행(所行)을 도지(道地)에 머물게 하소서.
008_1048_b_13L咸欲悉共聞
最勝子無畏
決義入平等
所行住道地

회상(會上)에 모인 대중이 모두 환희심을 내어
아첨[諛諂]을 깨끗이 제거하고
견실하게 머물도록 10도지를 해명하여
공훈과 지혜가 평등하고 고르게 하소서.
008_1048_b_14L衆會僉悅豫
淸淨除諛諂
堅住解明地
功勳慧平均

여기 모인 이들이 모두 일어서서 예배하며
서로를 돌아다보며 간절히 설법을 기다리면서
미묘하고 티 없는 마음으로
위없는 감로법을 구합니다.
008_1048_b_16L一切立恭敬
展轉相承望
求微妙無瑕
志無上甘露

금강장보살의 설법을 듣고서
무외의 큰 지혜를 일으켜
언제나 기쁨으로 대중을 이끌고
어질고 옳은 뜻으로 부처님 법을 말하며
008_1048_b_17L因聞金剛藏
無畏大智慧
常歡悅來衆
仁宜與佛談

일찍이 없었던 가장 어려운
보살행을 드러내어
도지(道地)에 따라 분별하되
최상승(最上乘)에 의거하길 바랍니다.
008_1048_b_18L未曾最難及
顯菩薩所行
分別如道地
所由最上勝

미묘하여 깨닫기 힘들다는 생각을 버리고
원리심(遠離心)에 항상 머물되
부드럽고 어진 행으로 지혜를 이루어
그 깊은 취지를 전해 듣고
008_1048_b_20L棄想微難見
常住遠離心
柔仁行成慧
面聞所歸趣

금강처럼 머물러야
부처님의 지혜를 가장 먼저 깨달을 것이니,
뜻을 세워 나를 버리고
이같이 위없는 지혜 법을 듣습니다.
008_1048_b_21L所止如金剛
第一解佛慧
立心捨吾我
乃聞此上智

여래의 법을 깨우치되 허공같이 하고
욕심을 여의되 허공같이 하고
무루(無漏)의 지혜가 마른 땅처럼 굳더라도
별법(別法)을 일으키는 것24)이 가장 알기 힘듭니다.
008_1048_b_22L如來盡虛無
離欲亦如空
慧如地無漏
興別最難見

도(道)란 이처럼 무념(無念)인 것이나
이를 믿기가 참으로 힘듭니다.
부처님의 지혜는 불가사의하시니
침묵으로 더 이상 말씀하지 않으시는군요.
008_1048_b_24L道無念如此
信者甚難値
佛慧不可議
故默不重說
008_1048_c_02L
다시 월해탈보살이 이같이 말했다.
“금강장이시여, 불자께서는 이 법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성행(性行)이 돈독하고 청정하여 진예(塵穢)를 여의었고 그 심지(心志)가 어진 것을 살펴보십시오. 모든 보살이 이처럼 행이 진실하고 올바르니, 그 공덕이 날 적마다 뛰어나져서 6도무극(度無極)으로 스스로를 장엄하고, 4등(等)과 4은(恩)으로 선교(善巧)방편을 익히는지라, 그 뛰어난 공덕이 멀리 미쳐서 명덕(名德)이 한량없습니다. 대자대비로 도의 교화[道化]를 일으켜 법교(法敎)를 3승(乘)으로 갈라서 삼계의 모든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니, 그 어둠을 물리치는 것이 햇빛과 같고, 도품(道品)이 생기는 것이 비옥한 전답과 같고, 정각을 이루는 것이 마치 허공처럼 거침없고, 교법을 오래도록 펴는 것이 끊임없이 흐르는 물과 같고, 간특한 의심을 없애는 것이 햇살과 같고, 3독(毒)을 치유하는 것이 의왕(醫王)과 같고, 생사의 바다를 건네주는 것이 마치 뱃사공에 비유되니, 이러한 까닭에 불자시여, 훌륭하십니다. 마땅히 현재의 학행(學行)을 널리 펴서 이 도지(道地)의 연수(緣修)로 돌이켜 이 법회에 모인 이들에게 제각기 지혜를 열어 주시되, 마치 어둠 속에 빛을 비춰주거나 병에 따라 약을 주듯이, 남는 의심이 없게 해 주십시오.”
008_1048_c_02L月解脫菩薩謂金剛藏佛子當察來會者性行淳淑淸淨離穢其志仁悉諸菩薩斯行眞正積功累德生自克六度無極以自莊嚴四等四習權方便功勳遠著名德無量慈大哀欲興道化分流法敎救濟三界諸危厄衆消衆冥如日明生道品如良田成正覺如虛空長弘敎如流除狐疑如日光療三毒如醫王生死譬舩師是故佛子仁者善哉當班宣現在學行令此道地緣修所使諸會者各得開解如冥睹明病授藥使無餘疑
이때에 월해탈보살 대사가 이와 같은 이치의 본말을 재차 풀이해서 귀취를 드러내 알고자, 게송으로 금강장보살에게 이렇게 권유하였다.
008_1048_c_15L時月解脫菩薩大欲令此義重散本末顯示歸趣金剛藏說此頌曰

대중이 이처럼 수특(殊特)25)
최상의 법을 간곡하게 원하니
사람 가운데 상인(上人)으로 행하는 것이
여러 보살의 업인지라,
008_1048_c_17L茂盛願講說
殊特最上法
人中上所行
諸菩薩之業

그 가르침을 자세히 설명해서
도지에 머무른다면
성스러운 지혜가 아주 청정해지고
인화(仁和)의 업이 우뚝 설 것입니다.
008_1048_c_19L敷演說其敎
所住之道地
聖慧甚淸淨
巍巍仁和業

회상에 모인 이들이 청정하다 해도
제일이라 할 수 없으니
정로(正路)에 굳게 머물되
심지가 굳고 믿음이 독실해야만
008_1048_c_20L諸會者淸淨
不可計第一
堅住在正路
志性懷篤信

공덕을 잘 쌓아
수없는 부처님을 봉양하리니
각자 결정된 지해(知解)를 얻고자 하면
10주지에 이르도록 해야 합니다.
008_1048_c_21L善累功積德
奉無數億佛
各欲得決解
尋現逮十住
008_1049_a_02L
금강장보살이 월해탈보살에게 대답하였다.
“불자께서는 지금 대중이 사방에 운집한 것을 살펴보십시오. 그들을 어떻게 보아야 하느냐 하면, 생각은 올곧고 어질고 부드러우면서 티 없이 청정해야 하니, ‘어떻게 해야 머뭇거리지 않고 간특한 의심을 여읠 수 있겠는가?’ 또 ‘이 같은 법요(法要)에 처해26) 어떻게 해야 고원(高遠)한 행(行)으로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대앙(戴仰)27)도 없겠는가’를 살펴야 합니다. 다른 이의 가르침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 진퇴가 편안하지 못하고, 그 알음알이로 따져보는 것28)이 오래되어 병이 되면 다스릴 수 없으며, 총총한 그물에 곧게 매여서 깊은 구덩이를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마침내 62의(疑)ㆍ4도(倒)ㆍ5개(蓋)ㆍ화림(火林)ㆍ사실(蛇室)ㆍ12견련(牽連)ㆍ10중각(重閣)ㆍ3갱(坑)ㆍ3호(戶)ㆍ3류(流)에 쫓겨 광야를 떠돌면서 불문(佛門)으로 향하지 못하기에, 설령 이 같은 법을 듣더라도 머뭇거리면서 가까이하지 못할 것입니다.
008_1048_c_23L金剛藏菩薩報月解脫佛子察之此衆會四面雲集云何見之所念應柔弱仁和淸淨無瑕豈離狐疑無猶豫乎於斯法要寧有高行不依他無戴仰耶不從他敎進退不安抱久病不可療治堅住羅網未出深六十二疑四倒五蓋火林蛇室二牽連十重之閣三坑三戶三流之逸遊在曠野未向佛門設聞此法躇不進
또 어떤 이는 이 같은 불가사의한 법을 듣더라도 이 같은 도주(道住)에 대해 다른 마음을 품는지라, 이를 듣더라도 의심을 내어 독실하게 믿지 않기에, 이 같은 혹란에 의해 무명의 긴긴 밤이 편안치 못하니, 영원토록 이롭게 하는 이치를 잃고서는 근본을 버리고 지엽을 취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까닭에 제가 지금까지 침묵하여 더 이상 설명하지 않는 것이니, 자비로써 이들을 가엾게 여기기에, 비록 침묵의 낙(樂)에 머물긴 하나 즐겁지가 않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게송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008_1049_a_10L或復有人若聞於此不可思如是道住各懷異心聞之狐疑不肯篤信由此惑亂長夜不安永失利捨根取枝吾故向者默然不言愍此等無辭爲住樂無所樂又說偈言

여기 모인 대중들의
지혜는 청정무구(淸淨無垢)하며
성도(聖道)를 잘 펼칠 수 있으며
제근(諸根)이 미묘하게 통하여
008_1049_a_14L豈見於衆會
智慧淨無垢
善敷演聖道
諸根通深妙

공경할 것도 없음을 어찌 볼 수 있으랴.
태산처럼 꿋꿋해서
마음속에 노여움이나 원한을 품지 않고
잔잔한 바다와 같이 평등한 사유로
008_1049_a_16L而無所戴仰
無動等如山
志性無瞋恨
思平如水正

어떠한 행(行)을 닦고 익혀야
그 지혜가 비길 데 없게 되며
낙(樂)에 머물면서 식견을 내어
옳은 지혜와 믿음을 구할 수 있으랴.
008_1049_a_17L習修何所行
其慧無等倫
住在樂所識
爲求義慧信

이 법문을 듣고서 두려움으로 머뭇거리면
바로 악취로 떨어지리니
그렇기 때문에 내 이를 가엾게 여기나
지혜로 머무는 도지를 말하지 않노라.
008_1049_a_18L適聞恐猶豫
便墮于惡趣
以故愍念此
不說慧住地
008_1049_b_02L
그러자 월해탈보살이 다시 금강장보살에게 권유했다.
“인자(仁者)시여,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여래의 밀지(密旨)를 선양해서 사방을 감동시켜 거짓을 버리고 진리로 나아가게 해서, 모든 번뇌[塵垢]를 없애고 얽혀 막힌 것을 씻어내고 삼계의 그물을 찢어낸다면, 끝없는[無極] 지혜로 통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다시 설명해서 이처럼 저 불가사의한 모양을 본받도록 잘 기른다면, 도량 넓은 이들은 반드시 믿음과 즐거움[樂]을 내어 머뭇거리지 않을 것입니다.
008_1049_a_20L月解脫菩薩復謂金剛藏仁者顧意承佛威神宣如來旨感動十方反僞向眞消諸垢塵盪滌結滯裂三界網通無極慧唯敷演之如是比像不可思議善當將養寬弘之士必當信樂無猶豫者
왜냐하면, 이것에 대해 불자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이 같은 가르침을 펴시는 때에 일체의 보살이 모두 3세 부처님을 호념(護念)해서 경(經)의 이치에 통달하고, 이를 받들어 옹호하여 혜도(慧道)의 지(地)를 행하게 되는 것이니, 어찌 이에 힘입지 않고서 평안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 이유는 이 같은 소행(所行)은 반드시 평등하신 3세 부처님의 도법(道法)에 귀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부처님의 도법이 불자에게 구현되는 것처럼, 일체의 글도 단지 문자로써 설명되는 것이기에, 이는 모두 마음[心意]을 근원으로 삼는 것입니다. 심지(心地)의 인연에 의탁하는 글은 자체적으로 문구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기에 문자로 연출되더라도 마음은 본래 공(空)한 것이니, 이를 말씀하시더라도 모두 비어 있고 없는 것[虛無]입니다.
008_1049_b_04L所以者何佛子當知若講此將致道法一切菩薩皆念諸佛達經義擁護奉此行慧道地靡不蒙賴咸得安隱所以者何斯之所行歸平等諸佛道法猶如佛子一切書疏唯說文字此悉由意心爲源首志因緣而有所倚書本無文所演文心之源空宣之虛無
불자시여, 이처럼 일체의 불법은 근원에 머물러 행하는 것으로 이루어지기에 도지에 의거해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지혜를 이루게 됩니다. 이치가 이러하니 이를 말씀해 주십시오. 일체의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도력(道力)으로 그대를 도우실 터이니, 분별(分別)을 건립하여 이 같은 문자를 다듬으셔서 장차 정법이 이로써 세간에 오래 남아 있되 다른 번뇌[餘結]가 없도록 보호해 주십시오.”
월해탈보살은 이에 다시 게송을 읊어 이같이 권유하였다.
008_1049_b_11L如是佛子切佛法住爲源首因行而成依於道至自然慧是故唯說顧愍一切至眞等正覺道力助卿建立分別如此文字令其坦然將護正法因得久存使無餘結又說偈言

훌륭하십니다. 청정법을 연설하여
일체지를 깨닫게 하십니다.
도요(道要)를 두루 유행(遊行)하면서
지극하게 깨달아 성스러운 지혜를 이루게 하십니다.
008_1049_b_16L善哉演淸淨
解入一切智
普遊諸道要
至覺成聖慧

시방 3세의 부처님께서
가장 뛰어난 도에 안주하시니
혜실(慧室)29)의 지극한 경계로써
모두를 가엾게 여기시고
008_1049_b_18L諸在十方佛
安住最道勝
慧室至境界
皆共愍念之

지혜에 친근(親近)한 행을 건립하시니
이야말로 구경(究竟)의 자취라.
3세 부처님의 비길 데 없는 법은
모두 한량없이 많은 업에 의거하기에
008_1049_b_19L立此親近慧
行是究竟迹
諸佛無比法
悉由無量業

글자와 뜻이 부합하는 것도
마음 씀씀이에 달린 것처럼
도의(道意)에 머무는 것이 이와 같다면
불도에 거침없이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008_1049_b_20L猶書意合集
因心事爲首
此住意如是
解暢至佛道
008_1049_c_02L
마침내 일체의 보살들이 각자 발심하여 모두 함께 권청(勸請)하면서 자비에 근본해서 뜻을 세우고자 하였으니, 부지런히 공덕을 쌓아 한량없는 공덕을 이루어 허공처럼 거침없이 환난을 구제하되, 겁수(劫數)를 힘들어 하지 않고 생사를 떠돌아도 마음속으로 항상 정성을 다해서 일체 중생을 제도하면서도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니, 그 행이 마치 연꽃이 진흙 속에 피어 있는 것처럼, 삼계의 고통에 거리낌 없이 오직 그 상해(傷害)를 가엾이 여겨 3세의 나무에서 번뇌의 뿌리를 뽑아내어 영원히 남기지 않겠다고 서원하였다. 이때 모든 보살이 동시에 소리를 내어 금강장보살을 찬탄하며, 게송으로 이렇게 읊었다.
008_1049_b_22L於是一切菩薩各各發心咸共勸助欲令宣揚仁本興意誓爲一切勤勞積功累無量德猶如虛空欲濟危厄不難劫數周遊生死心常慺慺欲濟一切心無所著行如蓮華在泥塗中三界之苦不以爲拘唯懷愍傷拔惱根株三世之樹永令無餘時諸菩薩同時擧聲勸歎金剛藏菩薩而說頌曰

가장 뛰어나고 특별하며 지념각(志念覺)30)은 고원(高遠)하여
한량없이 많은 변재를 심념(心念)에 갖추시고
부드러움으로 전(傳)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이르게 하시니
으뜸가는 지진은 참으로 미묘하시도다.
008_1049_c_08L最勝殊特志覺遠
辯才無量心念具
宣傳柔軟至佛敎
第一至眞甚微妙

그 마음이 견고하고 행이 청정하기에
중생을 저버리지 않는 10력(力)으로
분별하여 변증하는 까닭에 행을 이루니
원컨대 가장 높은 도법(道法)을 연설하소서.
008_1049_c_10L其意堅固行淸淨
不捨功勳十種力
以分別辯故造行
唯願當演上道法

마음속의 생각이 밝은 구슬 같은지라
뜻이 고요해져 견(見)의 욕진(欲塵)이 없어지게 해서
지금 여기 모인 대중은 간특한 의심을 여의고
모두 기꺼이 인자(仁者)의 설법을 바라옵니다.
008_1049_c_12L心之所念如明珠
意寂以見消塵欲
今此衆會離狐疑
咸皆願樂仁所說

가르침의 말씀에 목말라 하는 것이 사막에서 우물 찾듯 하고,
인자의 설법을 갈구하는 것이 환자가 의사를 기다리듯 하니,
굶주리면 맛있는 떡이 눈에 선한 것처럼
감로의 법미(法味)를 달갑게 맛보려 하오니
008_1049_c_14L虛渴言敎如望泉
飢服仁者病待醫
甘美之餠在目前
如是欣樂甘露味

어진 마음을 베푸시어 이 뜻을 펴게 하시고
뛰어남에 머물러 번뇌[塵垢]를 없게 하시며
정안(正安)에 조적(調寂)하여 근본(根本)을 버리지 않게 하시고
모두에게 법을 연설하고 행을 도와 환란이 없게 하소서.
008_1049_c_16L故善垂念廣其志
宣殊勝住除垢塵
調寂正安不捨無
講衆祐行無患難

마침내 세존께서 모든 보살에게 성스러운 광명을 놓으셨으니, 명호가 역세(力勢)였다. 부처님께서 미간으로 이같이 휘황한 광채를 발하시자, 그 한량없는 갈래의 빛줄기가 시방의 모든 불국토를 비춰서 모든 악취(惡趣)를 소멸시켜 고통이 그치도록 하였으니, 다시 고통을 받지 않고 모두 평안하게 되었다. 이처럼 여래의 모든 도량과 시방의 불국토를 비추어서 법강(法講)을 건립하되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으니, 참으로 3세 부처님의 경계는 불가사의한 것이었다.
008_1049_c_18L於是世尊有諸菩薩至聖光明號曰力勢佛從眉閒演此光燿興無數明普照十方一切佛土消滅一切諸所惡趣勤苦休息不復考治皆安隱斯如來一切道場十方佛國建立法靡不周悉不可思議諸佛境界
008_1050_a_02L저 광명이 다시 되돌아와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나서 공중에 머물면서 한 줄기 큰 빛으로 합쳐지자 광명이 뚜렷해지면서 빛줄기가 교로(交露) 장막처럼 드리워졌다. 다시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타나시자 위덕이 자연히 빛났으니, 그 미간에서 이 같은 광륜(光輪)이 펼쳐졌다. 모든 보살에게 역세(力勢) 광명을 이같이 시현하시되 신비로운 변화를 일으켜 이곳의 인세계(忍世界)31)를 밝혔으니, 능인중회(能仁衆會)의 도량 및 금강장보살과 사자좌를 비추면서 그대로 허공에 떠 있자, 마침 교로 장막처럼 빛줄기가 드리워졌다.
008_1049_c_24L光則還繞佛三帀上住虛空合成大光明煒煒立交露帳又有諸佛興出世閒自然威曜從其眉閒演如是諸菩薩等力勢光明現如此比足變化照斯忍界曜是能仁衆會道場及金剛藏師子之座乃住虛空光交露帳
이에 능인ㆍ불께서 미간의 백호(白毫)로 광명을 넓고 멀리 놓아 모든 암흑을 비추시자, 시방 부처님 세계의 대중이 모여 있는 도량으로서 그 광명을 받지 못한 곳이 없었으며, 다시 지금 이 자리의 모든 보살 대사의 머리 위로 현현(顯現)해서 일체를 환히 비추었다. 시방의 여러 불국토에 화현하신 모든 여래께서 연출하신 미간의 휘황한 광명이 모두 이곳 인세계(忍世界)에 있는 능인중회의 보살도량을 다시금 환히 비추면서 높고 넓은 사자좌를 두루 밝혔으니, 마침내 금강장보살의 몸에 큰 빛줄기가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광채가 구슬처럼 드리워졌다. 이에 제각기 앉아 계시던 부처님께서 금구(金口)로부터 한결같이 게송으로 이렇게 찬탄하셨다.
008_1050_a_08L是能仁佛眉閒毫跱光明廣遠照諸闇冥十方佛界衆會道場莫不蒙明光咸顯現在諸菩薩大士屋宇一切晃現其於十方諸佛國土現諸如來所可演出眉閒光燿皆復照燿此忍世界能仁衆會菩薩道場周照師子高廣之座在金剛藏菩薩現於大光巍巍晃然珠交露帳有坐佛自從口出如是輩聲而歎頌曰

견줘 보고자 해도 이와 같은 부류가 없고
일러 주고자 해도 허공과 같으니
저 10력(力)의 경계는 참으로 존귀하기에
그 공훈 헤아릴 수 없어라.
008_1050_a_17L喩之無等倫
譬之如虛空
十力境界尊
功勳不可量

가장 높고 뛰어나기에
세간을 통틀어도 위없으니
으뜸가는 업이야말로
석가모니 인사자(人師子)의 법이라.
008_1050_a_19L殊勝最上特
普世爲無上
建立第一業
釋師子之法

그대가 대중에게 연설하여 불자를 안주케 해서
실로 삼계도사(三界導師)의 자비로운 은혜를 받게 하니
인류의 교종(敎宗)이신 법왕께서
미간에서 광명을 내는구나.
008_1050_a_20L講衆安住子
蒙導師恩慈
法王人中帝
演眉閒光明

불도(佛道)의 지혜를 선양해서
묘행(妙行)으로 대중을 근본에 이르게 하되
10력의 가피에 힘입어
이를 분별해서 대중을 널리 교화하고
008_1050_a_21L班宣佛道慧
入妙衆行無
賴十力垂顧
分別普化衆

도지를 건립해서 안주하게 했으니
이 법을 듣고 널리 관조(觀照)해서
법보(法寶)를 스승 삼아
그 품성을 적멸(寂滅)케 하라.
008_1050_a_23L安住已建立
斯聞能宣照
寶法爲上尊
是寂其志性

머무르는 일체에 염오(染汚)가 없이
본원(本願)의 구족이 원만케 하여
10력의 가장 뛰어남에 의지해서
간절하게 존귀한 길을 구한다면
008_1050_a_24L一切住無穢
具足滿本願
因十力最勝
志求上尊路
008_1050_b_02L
바닷물도 마를 수가 있으며
일체의 유정수(有情數) 또한 끝을 알 수 있으리라.
이를 건너가고자 하면
경솔하게 듣지 말아야 하리니
008_1050_b_02L海水尚可盡
一切數知限
若人欲度此
不可卒得聞

반드시 욕심을 여의고자 하는 심지(心志)로써
온갖 간특한 의심을 영원히 끊고서
일절 사사로운 마음을 두지 아니하고
이 경전으로 비추어라.
008_1050_b_04L其能離志念
永除衆狐疑
一切未有愍
照以此經典

이리하여 변재존(辯才尊)32)으로써
지혜에 머무르는 지름길을 삼고
처처마다 이 같은 보살행을 받들되
이르는 곳마다 본업(本業)에 의지하고
008_1050_b_05L是故辯才尊
緣住慧徑路
所處奉斯行
遊步依本業

지극한 행으로 경계를 섭입해서
부처님의 성스러운 지혜에 다다르되
일체 중생을 가엾이 보고
이 같은 법인(法因)을 전파하라.
008_1050_b_06L至行入境界
普到佛聖智
愍一切衆生
布散此法因

마침내 금강장보살이 시방을 둘러보고 회상에 모인 대중이 기쁜 마음을 내어 법을 갈구하며 끝없는 대자대비를 일으키자 때가 되었음을 보고는 게송으로 이와 같이 찬탄하였다.
008_1050_b_08L於是金剛藏菩薩觀于十方欲令衆會重懷悅豫渴仰於法興發大哀無極之慈應時因是嗟歎此頌

대성인의 도법(道法)은
미묘하면서도 심원하기에
무념(無念)으로 유념(有念)을 버려서
청정하기가 영원히 어려우나
008_1050_b_11L大聖之道法
微妙甚深遠
無念以捨念
淸澄永難了

성인의 명(明)으로 그윽한 미묘법을 달통하고
지혜로써 그 행(行)을 이해하면
있는 그대로의 업(業)이 고요하고 평안하고
부드럽고 어질어 쟁송(諍訟)과 환난이 없어지네.
008_1050_b_13L聖明達玄微
智慧解所行
自然業寂安
柔仁無諍亂

있는 그대로의 공(空)은 청정하고
고요하여 괴로움과 환난을 없애 주니
자재로운 삶이 해탈에 이르면
평등한 멸도(滅度)를 건립하리라.
008_1050_b_14L自然空淨法
寂寞除苦患
遊居至解脫
逮平等滅度

한량없고 끝없는 이치로
말씀마다 해탈에 가까이 가고
3세를 뛰어넘어
그 행이 허공과 같도다.
008_1050_b_15L無限無極義
言辭近超度
以越于三世
行等猶虛空

중우(衆祐)께서 행하시는 바가
고요하고 담박하기에
일체 행업(行業)의 지름길은
실로 체득하기 어렵다네.
008_1050_b_17L諸衆祐所行
寂然甚淡泊
一切之行業
徑路難逮解

행동도 도지에 맞아야 하고
품성도 이러해야 하거늘
설명조차도 어려운데
어떻게 이를 헤아려 깨치겠는가.
008_1050_b_18L此等行如地
志性亦若斯
甚難可講說
何能分別了

마음조차 버려서
마음의 자취를 영원히 없애고
중우(衆祐)의 행하는 바
지혜로써 헛된 말을 하지 않노라.
008_1050_b_19L以去棄心意
永無心句迹
諸衆祐所行
智慧消言食

행한다는 것이 없기에
음(陰)과 여러 쇠입(衰入)이 없으리니
성도(聖道)의 통달은 혜업(慧業)에 의지하는 것으로
마음에 상념이 없어야 하리라.
008_1050_b_21L亦復無所行
無陰衆衰入
聖達依慧業
其心無想念

나는 새가
허공을 다니는 것처럼
말로 할 수도 없는데
하물며 이를 볼 수 있겠는가.
008_1050_b_22L猶如有飛鳥
遊行在虛空
不可以言辭
何況欲睹見

있는 그대로의 지혜에 안주하여
도(道)를 행할지니
마음으로 분별하여 헤아려서는
깨닫지 못하리라.
008_1050_b_23L安住自然慧
如是行道住
其心所行念
不可分別知
008_1050_c_02L
어느 곳을 섭입하더라도
뛰어난 지혜의 토대인지라
가엾이 여기는 마음에서 자애심을 일으켜
일체를 구비하고자 원력을 세우네.
008_1050_c_02L何所有入處
殊勝慧土地
愍傷常慈哀
志願普備悉

점차로 온갖 행을 구족하고
마음 또한 상념(想念)이 없어야만
마음의 본성을
지혜로써 밝게 터득하리니
008_1050_c_03L漸以具衆行
心亦無想念
猶如心本性
智慧以明了

이 같은 행업은
미묘해서 실로 체득하기 어렵다네.
나[我]라는 심지의 성품이 없다는 것도
순식간에 깨우치기 힘든 것인데
008_1050_c_04L如斯行之業
微妙甚難解
自己志性無
不可卒達知

어떻게 이를 풀어낼 수 있으며
안주하겠다는 생각을 하겠는가.
모두들 정성을 다하여
그윽하고 미묘한 가르침을 똑똑히 들으리.
008_1050_c_06L何況能宣布
安住之所念
一切共恭敬
明聽玄妙敎

바르고 참된 지혜를 섭입하여
진여(眞如)의 도주33) 그대로 행하되
만약 억천 겁 동안
그 구경(究竟)을 다하지 못해도
008_1050_c_07L以入正眞慧
如行道之住
若於億千劫
不可盡究竟

모두 함께 기쁜 마음을 내어
법문만을 한결같이 경청해야 하리라.
묘하고 진실한 이치에 정성을 다해서
싫증내거나 이심(異心)을 품지 말라.
008_1050_c_08L等俱咸悅豫
普共且專聽
至誠妙眞義
無厭亦無異

어지럽히지 말고
마치 큰 바다를 이루는 듯해야 하리라.
여러 중우(衆祐)께서 행하시는 도(道)를
지금 세세히 풀어 말할 터인즉
008_1050_c_10L不以爲憒亂
猶如成大
今當具敷演
諸衆祐道行

널리 설교하되
수승한 법음(法音)으로
온갖 비유를 들어
정(正)과 진(眞) 등의 문자로써
008_1050_c_12L又當班宣說
殊特之法音
牽引衆譬喩
正眞等文字

헤아려 낱낱이 일러 주면
어렵더라도 터득할 수 있으리라.
행업에 안주하는 일이
이처럼 측량할 수 없네.
008_1050_c_13L其所講分別
甚難可解散
安住行業事
如是不可量

바로 지금 오아(吾我)의 자연34)
터득할 수 있으리니
기꺼운 마음으로 한마디 한마디35)
잘 새겨들으라.
008_1050_c_15L今以得逮入
吾我之自然
咸樂如一渧
且聽所宣言

이때 금강장보살이 이렇게 말했다.
“여기 모이신 대중이시여, 불자께서는 살펴보십시오. 모든 중생을 거두어 공덕의 근본을 쌓아 진제(眞諦)를 행하되 거짓이 없어야 하니, 이미 이룬 행업은 아주 잘 간직해야 합니다. 3세 부처님께서 출세하시면 언제나 부지런히 공양을 올리되, 청정한 법[淸白法]에 빈틈없이 부합해야 하고, 언제나 선지식을 섬기면서 근심을 덜어내어 성품을 넉넉하게 지녀야 합니다. 미묘한 정의(定意)의 평등(平等)을 독실하게 믿어서 그 낯빛을 자비롭게 지니고, 마음은 언제나 3세 부처님의 성스러운 지혜를 사모하면서 모든 중생이 도심(道心)을 일으키도록 제도해서, 모두 지진의 훌륭한 일체지(一切智)에 이르게 해야 합니다.
008_1050_c_16L爾時金剛藏菩薩大士謂衆會者子且察諸集衆生積累德本所行眞諦而無虛僞所造行業甚善將護佛興世常勤供養極以合會諸淸白恒以諮受善知識俱以除憂慼志性寬弘篤信微妙定意平等面睹現在愍念慈哀心常志慕諸佛聖慧化諸衆生悉發道心皆令至眞好一切智
008_1051_a_02L그 10력(力)이 강하고 힘이 있기에 사바세계를 떠돌더라도 두려움 없이 태연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정법을 이루고 이를 옹호해서 일체 중생을 제도해야 합니다. 중생의 괴로움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닦되 그 가엾이 여기는 마음 또한 청정하게 지니면서 시방세계 일체를 남김없이 터득하여 밝은 지혜를 현전케 하고, 일체 불국토의 무위청정을 눈앞에 모두 드러내어서 한순간에 3세의 세간사를 환히 깨닫고, 대법륜을 굴려 중생의 병을 다스려야 합니다.
008_1050_c_24L其十種力强而有勢則得遊行大無所畏其意坦然得佛正法擁護救濟一切衆生修大愍傷其哀淸淨十方無餘悉解一切明智至門悉現目前一切佛土無爲淸淨一時覺了三世世事轉大法輪療衆疾病
보살 대사는 잠깐 동안 뜻을 내더라도 중생을 불쌍히 여겨 끝없는 대비로 근본을 삼아야 하고, 명료한 지혜가 뚜렷하도록 언제나 학업에 힘써 선교방편을 수지하되, 마음을 부드럽게 지녀서 도법(道法)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여래의 10력은 한량없어서 모든 사람의 능력 가운데 부처님의 능력이 으뜸이시기에 그 선양하신 법문에 걸림이 없도록 잘 사유하고 선택해서 자재하신 지혜에 화합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일체 법을 환히 아시는 것과 모든 부처님께서 출세하시는 것도 이렇게 자재하시기에 도법의 성취가 법계의 행 가운데 으뜸이 되는 것입니다.
008_1051_a_06L菩薩大士須臾發意愍衆生行無極大哀以爲元首智慧明了甚爲巍巍常勤學受善㩲方便意性和柔親近道法如來十力不可限量善思選擇計一切人力佛力最上所宣法門無所罣碍以和順自在之慧佛悉了知一切佛因是自在造立道法法界行最
허공 끝이 다하도록 크게 발심해서 미래의 보살 마음을 나타내어 도의(道意)를 일으켜서 범부지(凡夫地)를 벗어나되, 보살지조차도 넘어서서 여래의 종성(種姓)으로 거듭 나면, 그 명호를 무소종생(無所從生)이라 부르리니, 마침내 죄업이 없어지게 됩니다. 삽시간에 세속의 취향을 바꾸어서 세속을 넘어서되, 세간을 제도하는 행에 의거하여 보살도의 법을 세워 이에 머물러야 하고, 이미 보살도의 법을 세워 머물렀다면, 3세 부처님의 가르침에 순응해서 도의 이치를 깨치도록 지성(至誠)으로 힘써서 언제나 제일의(第一義)를 탐구해야 하니, 저 보살이 도법(道法)에 머무는 것이 이러하다면 그것이 바로 열예도지(悅豫道地)입니다.
008_1051_a_13L虛空際所可發心顯了當來發菩薩適發道意超凡夫地以得超越菩薩之地則得生在如來種姓因號之曰無所從生無有罪舋輒以迴轉世俗所趣適過世俗由度世行因得住立菩薩道法已得住立菩薩道法便能順從三世佛敎勤心道義常深第菩薩住如是道法悅豫道地
008_1051_b_02L불자는 알아야 합니다. 이처럼 보살도에 머무는 법을 세웠다면 그 행이 흔들리지도 않고 물러서지도 않게끔 보살의 열예지(悅豫地)에 머물러야 합니다. 이처럼 기쁨으로 가득한 마음을 내기 때문에 이를 보는 이마다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는지라, 언제나 이를 공경하며 이익과 공양을 베풀게 됩니다. 와서 보는 이마다 모두 함께 기뻐하는지라, 이에 대중을 개화(開化)하면 모두 가르침을 받들고자 사방에서 운집하여 서로 즐거워하게 됩니다. 가깝거나 멀거나 모두 견고하지 못함을 헤아려 언제나 인화(仁和)로써 포용하여 상해(傷害)를 입히지 않고 늘 기쁜 마음으로 원한을 품지 않기에 안색이 화창해서 노여워하지 않는 것이 보살의 열예지입니다.
008_1051_a_21L佛子當知如斯得立住菩薩道所行不動入不迴還以住菩薩悅豫地者因是發意多所悅豫其有見者莫不歡然常有恭敬以致利養其來見者咸共欣喜開化衆人僉然受敎普來雲集共相娛樂雖致遠近計無堅固常抱仁和無所傷害恒志悅豫心不懷恨和顏悅色而無瞋恨是爲菩薩悅豫之地
도의 가르침에 머물러 모든 불세존을 다 같이 호념(護念)하되, 불법을 사유하는 것을 가장 기뻐하는지라,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보살 대사의 본업(本業)을 호념하게 되고,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보살행을 호념하게 되고,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청정하고 끝없는 6도(度)를 호념하게 되고,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개사(開士)가 머무는 바의 뛰어남을 호념하게 되고,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도를 사유하되 가장 미세해서 짝할 것이 없게 되고,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중생을 다스리는 까닭에 도의 이치를 이롭게 하고,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심묘한 법으로 나아가게 되고,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여래ㆍ지진의 가르침을 호념하게 되고, 일체 중생을 방편으로 교화[權化]하게 되고,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모든 보살이 여래의 지혜에 정진하는 업에 섭입하는 것을 호념하게 됩니다.
008_1051_b_07L住于道敎諸佛世尊皆共念之第一悅豫思於佛法適發悅豫念於菩薩大士本業適懷悅豫念菩薩行適發悅豫念於六度淸淨無極適發悅豫念於開士所住殊特適發悅豫思道最微而無等侶適發悅豫用衆生故利益道義適發悅豫進心深法適發悅豫念於如來至眞之敎念以勸化一切衆生適發悅豫念諸菩薩入如來慧精進之業
다시 사유를 되풀이해서 불체(不逮)36)를 거두어 득도(得度)시키고자, 모든 중생이 흠모하는 경계를 말해 주고 이를 보살펴서 3세 부처님의 평등하신 성품에 진입케 하되, 이미 우치(愚癡)의 경지를 멀리 벗어났으면, 도량을 가까이하게 해서 모든 악취의 모진 고통을 끊어 주고자 여러 중생을 교도(敎導)하는 수장이 되게 하시는 것입니다.
008_1051_b_16L重復思惟將導不逮爲以得度說諸衆生所慕境界懷來進入諸佛平等已得遠出愚癡之地親近道場斷除一切惡趣勤苦爲諸衆生勸導之首
008_1051_c_02L이미 여래ㆍ지진을 친견했다면, 여래의 경계를 구족하게 성취해서 모든 보살의 정평등(定平等)의 업을 분별하는 까닭에 기뻐하는 것이며, 일체의 공포를 영원히 소멸해서 옷자락이나 머리카락이 서는 일이 없는 까닭에 기뻐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불자여, 모든 보살의 학업은 열예로써 보살도지를 세우게 되고, 보살도지를 세워 이에 머물러 모든 두려운 일이 영원토록 환난으로 되풀이하지 않으니, 명안(命安)이 없기에 세속의 두려움도 없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습니다.
008_1051_b_20L已得睹見如來至眞具足成就如來境界皆已逮睹諸菩薩定平等之業故悅豫耳永以消除一切恐懼衣毛不豎故悅豫耳所以者何是故佛子諸菩薩學以是悅豫便逮得立菩薩道地以得住立菩薩道地諸所恐畏永無復難在無命安無世俗畏無死之畏
악취를 두려워하지 않기에 회상(會上)의 대중 사이에 참석하더라도 기피[忌]하는 환난이 없으니, 모두 일체의 공포가 영원히 끊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나[我]라는 생각[想]이 없기에 자신의 몸도 탐착하지 않는데, 어찌 일체의 영고성쇠(榮枯盛衰)에서 생겨나는 업을 탐애하겠습니까? 명이 짧은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데다 요행을 바라는 생각조차 없기에, 오직 군생(群生)이 갖고 있는 일체의 끝없는 업을 가엾이 여겨 여러 궁핍하고 빈곤한 이들이 도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으로부터 구제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008_1051_c_04L不畏惡趣所入衆會無所忌難皆以永除一切諸懼所以者何無吾我想不貪己身況復貪愛一切榮異所生業乎不畏無壽亦不思念悕望僥倖唯愍群生一切所有無極之業救諸窮乏
이 같은 세속의 두려움이 없는 것은 도명(道明)을 성취해서 신체를 자기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니, 비록 신체를 잃을지라도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라는 생각이 없기에 죽음에 임박하더라도 두렵지 않으며, 비록 신체의 수명이 다하더라도 보살행을 이루어 3세 부처님을 여의지 않는 까닭에 악취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간을 널리 관찰하되 도심(道心)에 견줄 만한 부류가 없는 것을 살피고 성품조차 인자하니, 어느 누가 이보다 나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러한 까닭에 회상의 대중 사이에 있더라도 기피하는 환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니, 공포를 여의었기에 옷자락이나 머리털이 쭈뼛 서지 않습니다.
008_1051_c_09L貪不識道是無俗畏成其道明不自見身不畏失己無吾我想不畏當死雖身壽終成菩薩行不離諸佛由是之故不畏惡趣普觀世閒察於道心而無等倫志性仁和誰能踰者以是之故所入衆會不懷忌難離於恐懅衣毛不豎
008_1052_a_02L불자는 알아야 합니다. 보살 대사는 대비를 구족해서 중생을 상해하지 않고 본정심(本淨心)을 닦아 가되, 더욱 정진하여 일체 뭇 덕의 근본을 거두어 합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독실한 믿음으로써 위신력의 점차적인 구비[漸備]에 이르게 되면, 기쁨이 충만해져서 모든 불신(不信)을 정화하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독실한 믿음을 일으켜서 언제나 자비를 행하여 끝없는 자비로 거두되, 생사의 고난을 거리끼지 않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그 뜻을 차츰 참괴법(慚愧法)으로 향하도록 스스로 마음자리[心所生處]를 장엄해서 인욕하고 인화(仁和)해야 합니다. 약간의 물건이라도 여래ㆍ지진ㆍ최등정각(最等正覺)께 공양 올리면서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정진하여 경전을 암송하되 싫증내지 않고, 공덕의 근본을 쌓아 선지식을 가까이하고 법락(法樂)을 스스로 즐기며, 널리 설법을 듣고 배우되 게으르지 않아야 합니다.
008_1051_c_16L佛子當解菩薩大士以具大哀不抱傷害修本淨心益加精進合集一切衆德之本
만약 설법을 들었다면 이에 따라 사유하고, 사유를 행하였다면 집착을 내지 말아야 하니, 의식(衣食)을 따로 구하지 말고, 모든 이양(利養)의 업을 마음속으로 부러워하지 말며, 세속 만물의 은혜를 여의고 오직 삼보만을 의롭게 구하여야 합니다. 발심하는 무렵에는 정행(正行)을 버리지 말고 일체지의 본지(本地), 즉 여래의 10력ㆍ4무소외와 18불공법(佛共法)을 흠모하면서 부지런히 닦아야 하니, 6도무극을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서 허위를 버리고 아부하는 마음을 없애서 한결같은 언행으로 생각과 말이 어긋나지 않도록, 가는 곳마다 언제나 언행을 조순(調順)하여 여래의 종성을 손상시키지 않고, 언제나 일심으로 보살의 금계(禁戒)를 호념해야 합니다.
008_1051_c_18L佛言以篤信至威神漸備多所歡悅淨諸不信篤信以興常行愍哀歸無極慈心不患厭生死之難志于慚愧而自莊嚴心所生處忍辱仁和若干種物供養奉上如來至眞最等正覺夙興夜寐精進勤修不厭講誦積功德本習於善友以法樂而自娛求博聞不懈惓
일체지의 마음으로 동요하지 않고 마치 태산(太山)처럼 무너지지 않으며, 일체의 세간사를 부러워하지 않고 세간을 건너는 업만을 흠모하면서, 정법을 듣지 못한 이를 제도하고 도품(道品)을 공부하되 싫증내지 않고 자족하며 마음을 항상 가다듬어 수승(殊勝)한 일을 구해야 합니다. 불자라면 이 같은 청정업도(淸淨業道)를 본받아 청정한 보살법에 종사해야만 비로소 열예의 초지(初地)에 견실하게 머물게 됩니다.
008_1052_a_03L若聞法順思惟已思惟無所著不悕望衣食業諸利養心不貪萬物恩愛心永已除唯慕義求三發意之頃不廢正行勤修慕樂一切智地如來十力四無所畏佛十八專精奉行六度無極棄捐虛僞無諛諂言行相應不違心口所至到常順言行未曾毀亂如來種姓一心念菩薩禁戒
008_1052_b_02L세존께서는 ‘만약 열예의 초지를 세울 수 있다면, 보살의 주법을 성취해서 광대한 무극의 도를 건립할 수 있느니라’라고 말씀하셨으니, 이 같은 경모(景模)야말로 한량없이 큰 원력과 크나큰 서원의 갑옷인 것입니다.
다시 10사법(事法)이 있으니, 어떠한 것이 10사(事)인가 하면, 끊임없이 전도하는 것이고, 듣기 좋은 말소리가 비할 데 없으면서 널리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것이고, 3세 부처님께 일체 진보(珍寶)를 공양 올리되 미묘하고 청정한 업을 독실하게 믿는 것이고, 법계가 공적(空寂)하기에 뜻을 공계(空界)에 두어 이를 터득하는 것이고, 미래세의 일체에 대해서 상념을 내지 않기에 바라는 것이 없는 것이고, 불도를 중흥시키되 즐겁다는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이고, 그 섬기는 일이 오직 끝없는 공양으로 뜻을 큰 서원에 두도록 주력하는 것이고, 3세의 여래께서 연설하신 가르침을 호념하여 정법의 안목을 지니는 것이고, 3세의 부처님과 보살들의 업을 수호하여 일체가 평등하다는 각훈(覺訓)에 어긋나지 않는 것입니다.
008_1052_a_11L一切智心不可動猶如太山不可傾覆普於世閒所慕樂求度世業以化未聞學於道不知厭足心常勤勤求殊特事爲佛子如是像業淸淨道事淨菩薩輒得堅住悅豫之地
위와 같은 법훈(法訓)을 구족해야만, 도솔천[兜術天]에 태어나고, 천상에서 강림하여 모태 속에 들어가 태장(胎藏) 속에 처하게 됩니다. 모태에서 나와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손을 들어 ‘내가 삼계에서 가장 존귀하다’고 선언하면, 제석천과 범천이 모두 머리 숙이고, 여러 용이 그 보체(寶體)를 씻어 주리니, 문무(文武)를 갖춰 익히고서 사문유관(四門遊觀)으로 세간을 살펴보고 출가 입산해서 마군을 항복시키고 성불하게 됩니다. 제석천왕과 범천왕의 권청으로 대법륜(大法輪)을 굴리다가 대멸도(大滅度)를 시현하게 되리니, 사리의 공양으로써 도화(道化)를 펴되, 온갖 경의 바른 이치를 현시해서 모두 일시에 불퇴전지(不退轉地)에 이르게 합니다.
008_1052_a_16L世尊復言能得立悅豫地者成菩薩住建立廣大無極之道如是景摸無限大願弘誓之鎧又有十事法何謂爲十班宣無盡和雅音辭至於無喩無不周悉供養諸佛一切奇珍篤信微妙淸淨之業法界坦然志歸空界究暢解達於當來際一切無想無所悕望令佛道興無所思樂所奉事者供於無極志務大願念諸如來所開演敎執持法目將護諸佛諸菩薩業不違一切平等覺訓
법계는 넓고 넓어 한량없는지라, 허공계(虛空界)에 이르기까지 미래세를 구경토록 터득해서 일체의 염(念)에 처하더라도 상념을 내지 말고 수없는 겁을 거쳐야 불도를 성취하게 됩니다. 독실한 믿음으로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모두 다 열반할 때까지 의음(義音)을 선양하고 끝없이 넓은 서원으로 보살의 모든 행을 널리 베풀되, 다함없고 한량없고 셀 수 없도록 모든 도무극을 섭수해서 청정도(淸淨道)에 머물러야 하니, 회상에 모인 대중의 그 법음(法音)에 반응하는 품류(品類)가 유상(有相)인지 무상(無相)인지, 그 이합집산(離合集散)이 유위(有爲)인지 무위(無爲)인지 헤아려서 일체 보살의 수장이 되어야 합니다. 도주(道住)의 진공묘유(眞空妙有)를 장절(章節)과 구절로 연설하고, 여러 가지 도무극을 마땅히 베풀어 행하되, 정행(正行)을 힘써 닦아 태어나지 않게 하고, 바로 발심을 이루어야 합니다.
008_1052_b_04L已能具足如上法訓輒得出生在兜術天上從天來下入母腹處在胎藏從母腹出隨行七步手自讚三界最尊釋梵稽首諸龍浴學書手博遊觀所睹出家入山佛降魔釋梵勸助轉大法輪現大滅供養舍利宣布道化顯衆經義以一時至不退轉
008_1052_c_02L이처럼 모든 법을 구족할 수 있어야 중생 경계에 대한 체득이 구족되기에 유색상(有色想)ㆍ무색상(無色想)ㆍ무상유상무상(無想有想無想)의 물이나 뭍에 사는 일체의 생류(生類)로서 삼계에 형체를 받고 6품(品)에 취향(趣向)하는, 이와 같이 직접 형체를 받거나 처소로서 몸을 받아 형상 없는 신체를 받게 되는 일체의 비할 데 없이 많은 중생계를 모두 분별하고서 이를 교화하여 불법으로 섭입하여 일체 유위의 소생(所生)을 끊어내야만 바로 일체지를 건립하여 이를 성취할 수가 있으니, 이를 넓고 큰 법계라 이름합니다.
008_1052_b_11L法界弘廣不可限處虛空界究竟解暢當來之際一切念而無想念從無數劫會成佛篤信無惓俱往合同班宣義音極弘誓乃至菩薩一切諸行弘普無無量無數攝取一切諸度無極淸淨道挍計衆會品類音響有相無合會別離有爲無爲爲諸菩薩一切師首道住眞妙所演章句諸度無所當宣行勤修正行而無所生成發心
허공의 세계에 있으면서 미래세의 최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념의 유위업을 마음으로 체득하고서 독실하게 믿음을 내어 부지런히 법음을 연출하되, 끝없이 넓은 서원의 업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일체 중생 세계를 이해하고, 도속(道俗)을 모두 깨달아 통하지 않는 것이 없고, 여러 불세계가 넓거나 좁거나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크거나 작거나 모두 널리 시현하게 되면, 유량(有量)인지 무량(無量)인지 참으로 막연해서 이름붙이기도 힘듭니다. 저 멀리 극단까지 평등으로 섭입하고, 이미 평등으로 섭입했다면, 제근(諸根)을 깨우쳐 얽혀 있는 모든 그물을 문빗장처럼 벗겨내어 시방 3세로 들어가 지혜로 널리 관조하여 법계 허공의 원제(原際)를 체득하면, 바로 끝없이 넓은 서원을 깨우쳐 섭입하게 됩니다.
008_1052_b_21L以能具足此諸法已具足解暢衆生境界色無色想無想有想無水生陸地合會聚處一切所生界受形六品所趣此皆受形而有處受無像形一切無喩衆生之界分別之化入佛法斷除一切有爲所則得建立成一切智是則名曰法界弘廣
다시 한 국토에서 일체의 국토까지 평등하게 조어(調御)해서 청정하여 티가 없게끔 한량없는 불국토에 광명을 널리 비추어 여러 국토를 장엄해서 영원토록 더러운 번뇌를 없애게 됩니다. 문장과 구절을 청정하게 분별해서 성스러운 지혜의 도량으로 되돌려 셀 수 없는 중생의 소원을 만족시키고 3세 부처님의 미묘하신 경계를 현시해야 하니, 중생[黎庶]에 따라 본행(本行)을 일으켜 현전에서 교화하되, 법계가 넓고 크더라도 그 허공계를 살펴서 영원토록 가장자리에 치우치지 않게 하고, 구경의 본제(本際)에 이르도록 일체의 상념(想念)을 헤아려 이에 계합하되, 잠시도 쉬지 않아야 합니다.
008_1052_c_05L而得處在虛空之界心能解暢當來原際一切諸想有爲之業信無惓演御音響乃至無極弘誓之一切解此衆生境界道俗悉達無所不通普諸佛界廣狹麤微大小所有量無量眇眇難名曠遠原頂于平等已入平等曉了諸根一切羅網解如門閫入諸十方以慧遍觀暢法界虛空原際則得了入無極弘
008_1053_a_02L또한 믿음을 내지 못하고 삿된 행업(行業)을 따르는 이들도 청정하게 닦도록 해서 넓은 서원의 갑옷을 이루게 하고, 미처 정법을 듣지 못한 이를 교화해서 여러 보살을 적화(寂和)의 성품으로 섭입시켜야 합니다. 지성으로 행하여 공덕을 쌓되 하나의 연(緣)으로 나아가도록 일체의 보살을 권화해서 이끌어 보살의 업도와 위배되지 않게 생각에 따라 풀이해서 부처님의 출세를 현시해야 하니, 이미 발심하였다면 여래의 가르침을 사유해서 다시 생사를 헤매지 않고 신통을 이루어 여러 국토로 다니기에 성스러운 큰 지혜란 참으로 불가사의합니다.
008_1052_c_14L又一切國以爲一國又以一國爲一切國而平等御淸淨無穢其光普照無量佛國莊嚴諸國永無塵埃別淸淨章句所歸聖慧道堂不可限具衆生願顯示諸佛微妙境界其黎庶本行所興而爲現化法界弘察空虛界永無邊幅究竟本際一切想念計挍合會無有休息
보살업을 행하되, 법계가 넓고 커서 허공계가 끝이 없을지라도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니면서 제상(諸想)의 수(數)를 통달하니, 부처님과 중생수(衆生數)를 그 수(數)에 따라 행하되 이를 훼손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스러운 지혜로 섭입해서 언행을 구사하되 끝없이 넓은 서원으로 보살도를 행하면, 그 마음이 전전하여 법륜에서 퇴전하지 않으니, 그 신(身)ㆍ구(口)ㆍ의(意)의 3업이 거짓되지 않습니다.
부처님을 친견하거나 경법(經法)의 가르침을 듣게 되면, 성중(聖衆)을 선양하여 명지(明智)의 업을 연설해서 마침내 열예를 일으켜 진로(塵勞)를 없애고 참다운 품성을 이루기에 마치 대의왕(大醫王)처럼 중생의 병을 치료하게 됩니다. 일체의 온갖 보살행을 닦는 까닭에 넓고 넓은 법계라 이름합니다.
008_1052_c_21L亦不信隨邪行之業修于淸淨建弘誓鎧化未聞使諸菩薩入寂和性當行至積功累德以一緣進勸化誘導一切菩薩未曾違捨菩薩之業恣其意顯現佛興自發己心思如來敎復往返逮致神通普遊諸國其大聖不可思議
허공계의 끝이 없어서 미래세를 터득하여 모두 일체 무앙수겁(無央數劫)의 선취(善趣)나 악취(惡趣)로 나아가는 중생의 행적(行迹)을 익히 알고 시방의 모든 불국토에서 위없는 정진도(正眞道)를 이루는지라, 최정각(最正覺)을 위해 금색신(金色身)의 모든 털구멍[毛孔] 속에 들어가 여러 털구멍을 두루 편력해서 그 태어나는 처소마다 부처님께서 계신 나무 아래에 참례하니, 부처님께서 법륜을 굴리시다가 대멸도(大滅度)를 시현하시면, 대경계(大境界)를 수습해서 부처님의 지혜 업을 선양하게 됩니다.
008_1053_a_05L行菩薩業法界弘廣空之界而無邊際遊當來際達諸想佛與衆數其行之數莫能損毀於聖智顯發言行無極弘誓行菩薩心得逮轉不退法輪其身曾虛妄適得見佛聞經法敎班宣聖演明智業適發悅豫消除塵勞眞志性猶大醫王療衆生病皆修一切諸菩薩行以故名曰法界弘廣
008_1053_b_02L중생계에 있으면서 본행(本行)에 따라 부처님께서 출세하실 적마다 그 몸을 나타내어 중생을 거듭 개화하여 중생의 진예행(塵穢行)을 소멸시켜 한결같은 불도를 이루도록 법계에 두루 공양하되 자기를 낮추어 공경하는데, 어찌 두루 보살피지 못하겠습니까? 한 번 설법의 목소리를 내기만 하면 일체 중생의 심성을 기쁘게 하니, 대멸도(大滅度)를 시현하더라도 10력을 훼손하지 않고 본지를 크게 밝혀서 일체의 법장(法藏)을 현시해서 널리 퍼뜨리고, 신족(神足)한 법의 지혜와 6신통의 업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 경계를 널리 다니는 까닭에 넓고 넓은 법계라고 이름하니, 허공계(虛空界)에 끝이 없어서 미래세를 터득하여 무앙수겁 이후에 불도(佛道)를 이루어 대신통과 넓은 서원의 갑옷에 이르게 됩니다.
008_1053_a_13L其虛空界而無崖際暢當來際皆知一切無央數劫衆生行迹善惡所趣在於十方諸佛國土逮成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入於一切體中毛孔盡遍衆毛在所生處坐佛樹下轉於法輪現大滅度修大境界宣佛慧業
이러한 것이 불자ㆍ보살의 열 가지 원력이기에 열 가지가 구족한 원력을 가까이 행하는 것으로써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앙수의 여러 보살 대중이 열예의 마음을 품고 보살지에 머물러 시기에 따라 개화하는지라, 부처님께서도 ‘이 같은 보살의 학업을 이러한 원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아무리 선교(宣敎)하더라도 구경(究竟)에 이르지 못하는 10사(事)가 있으니, 10사란, 중생의 경계를 구경할 수 없는 것이고, 3세 부처님의 경계 또한 다함이 없는 것이고, 그 허공계 또한 헤아릴 수 없는 것이고, 법의 경계를 사유하더라도 또한 남에게 풀어낼 수 없는 것이고, 무위의 경계 또한 한량없는 것이고, 부처님의 경계 또한 밑이 없는 것이고, 여래의 경계 또한 가없는 것이고, 그 마음의 인연 또한 한량없는 것이고, 지혜행의 본말 또한 그 끝을 알 수 없는 것이고, 비록 3세 부처님의 경계에 들고 날 수 있어도 법을 돌이켜 지혜를 굴리는 것 또한 구경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008_1053_a_19L在衆生界從其本行興佛現形頻數開化滅衆穢行一成佛道普通法界謙下恭順靡不周悉一發音響皆悅一切衆生心性現大滅度不毀十力以大明地顯示宣布一切法藏神足法慧六通之業周遊十方諸佛境界以故名曰法界弘廣其虛空界而無涯際暢當來際無央數劫當成佛道致大神通弘誓之鎧是爲佛子菩薩十願
이 같은 10사로써 비록 중생 경계에 구경이 없더라도 넓고 큰 서원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이 같은 10사의 업 일체는 모두 그 구경을 다할 수 없는 것이니, 온갖 계(界)가 허공이고 법계가 무위일지라도, 부처님께서 여래와 더불어 그 혜심(慧心)의 행으로써 온 누리에 법을 굴려 지혜 법으로 나아가 성취하게 하십니다. 이 같은 넓고 큰 서원은 다하려 해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니, 중생계도 역시 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008_1053_b_05L以得親近具足十願令無央數不可稱載諸菩薩衆心懷悅豫住菩薩地隨時開化佛言是菩薩學以成此願復有十事所可班宣不可究竟何謂爲十衆生境界不可究竟諸佛境界亦不可盡其虛空界亦不可量思法境界亦不可暢無爲境界亦不可限佛之境界不可得底如來境界亦無崖際其心因緣亦不可限慧行本末不可得崖諸佛境界所可進退法迴慧轉不可究竟
008_1053_c_02L이 같은 온갖 공덕의 근본은 다할 수 없기에 이처럼 구경토록 그 도혜(道慧)를 이루어도 이러할진대, 어찌 온갖 공덕의 근본이 다할 수가 있겠습니까? 넓은 서원의 갑옷을 흠집 없이 성취하니, 마음이 미묘하고 성정이 어질기에 언제나 지성으로 독실하게 믿음을 내는 것이 꾸밈없이 순박합니다. 이처럼 여래의 크신 교화를 믿고 좋아하기에 평등한 깨침에 뿌리내린 서원을 섭입하고, 온갖 도무극을 믿고 좋아하게 됩니다. 도지(道地)의 수특한 업을 믿음으로 섭입하고 10력을 믿어 시방을 개화하니, 무소외(無所畏)ㆍ4사(事)ㆍ불호(不護)에 대한 믿음이 구족하여 삼계를 홀로 걷게 됩니다. 3세 부처님의 18불공법(不共法)의 이치가 뛰어나서 비견될 짝이 없음을 믿고, 부처님 법이 불가사의하다는 것을 믿고, 여래의 경계가 그 끝을 알 수 없음을 믿어서, 성스러운 가르침이 다하지 않는다는 것을 널리 전파하여 여래의 한량없는 도업을 믿음으로 섭입하게 됩니다.
008_1053_b_17L是爲十事衆生境界不可究竟成大弘誓是十事業一切皆悉不可究竟諸界虛空法界無爲佛與如來其心慧行世界法轉慧進致成是大弘誓亦盡無盡衆生之界亦不可盡
여러 보살행이 평등해서 편중되지 않음을 믿고 여래법에 머물러 도의 가르침을 선양하게 됩니다. 저들은 이와 같이 여래의 도법은 깊고 미묘해서 이처럼 우뚝 서고 가없이 고요하고 담박한 법미(法味)가 한량없어서 가없이 공적하고 청정한 무상(無相)임을 호념해서 마침내 적멸로써 집착을 없애고 지극히 넓은 도량으로 이 같은 무극을 끝없이 섭입하게 됩니다. 이 같은 것조차도 참으로 행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부처님 법을 어느 누가 한계 지을 수 있겠습니까?
008_1053_b_21L以不可盡此衆德本如是究竟成其道慧以是叵盡衆德之本成無損耗弘誓之鎧其心微妙而懷仁和常抱至誠篤信質朴以此信樂如來大化入平等覺本所誓願而復信樂諸度無極信入道地殊特之業信十種力開化十方信無所畏四事不護而具足是獨步三界信諸佛法十八不共超絕之義而無等侶信諸佛法不可思議信如來界不可得底宣傳聖敎而不可盡信入如來無量道業
뭇 범부들의 소견은 전도(顚倒)되어 있는지라 삿되어 바르지 못하니, 오로지 그 생각이 어리석고 어두워 무익한 일만 구하기에 마음속으로 이를 가리면서 진로(塵勞)에 떠돌게 됩니다. 은혜와 애정의 그물을 얻고자 아부하는 마음을 따르기에 마음 씀씀이가 거짓되어 시기하고 탐욕을 부리고, 뜻을 생사에 두기에 이에 떠돌면서 나고 죽는지라, 3독(毒)을 끌어안아 탐[婬]ㆍ진[怒]ㆍ치(癡)의 때가 끼여 끝없이 윤회하게 됩니다.
008_1053_c_09L信諸菩薩其行平等而無偏讜住於如來班宣道敎彼念如是如來道法甚深微妙巍巍如斯寂寞無限淡泊無量空淨無際如此無相爲滅無著爲極寬弘如是無極所入無邊如此難當況復佛法誰能限哉
008_1054_a_02L성내어 해롭게 하는 마음을 불길이 타오르듯 거세게 일으켜 전도된 업에서 죄악만을 짓게 됩니다. 세속의 모든 은혜와 애정이란 무명의 누(漏)이기에 마음속으로 늘 이것만 생각하면 의식이 얽매어져 삼계를 유전하면서 그 재앙에 고뇌하게 됩니다. 그릇된 행실만을 거두기에 가고 오는 것이 그치지 않으니, 이에 명색(名色)이 구유(俱有)하여 바탕이 생겨나고, 이 같은 명색의 증장이 생겨나면, 바로 온갖 쇠퇴의 화택(火宅)이 되는 6입(入)이 있게 되니, 6입이 생겨나 그 바탕을 되돌려 합류해서 다시 훈습되어 고통[痛痒]이 일어나면,
008_1053_c_15L是諸凡夫所見顚倒邪不能正唯念愚冥求無益事心懷意憶遊於塵勞求恩愛網協於諛諂心行虛僞慳嫉貪妒志慕生死周遊往來而抱三毒婬怒癡垢輪轉無際
낙탐(樂貪)이 갑절로 늘어나게 됩니다. 고통의 업에서 업이 성장하여 은혜와 애정을 기르게 되고, 이로써 생에 다다르게 되니, 금생에 이르게 되면 노(老)ㆍ병(病)ㆍ사(死)ㆍ우(憂)ㆍ뇌(惱)ㆍ제(啼)ㆍ곡(哭)이 마음 가득히 열뇌(熱惱)를 쌓아 큰 우환을 이루게 됩니다. 중생을 헤아려 보면, 이러한 까닭에 고음뇌신(苦陰雷身)이 생겨나니, 만약 나[吾我]를 여의고자 하면 마음으로 따져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시 이같이 나라는 몸[我身]은 무명(無明)에 연유하는 것이니, 비유하면 풀ㆍ나무ㆍ기와ㆍ돌ㆍ벽돌의 형체가 마치 그림자처럼 본디 이름이 없는 것임을 깨닫고 나면, 이로 인해서 명색(名色)의 5음신(陰身)에서 해탈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온갖 견(見)의 예순두 가지 의혹을 없애고, 이로써 끝없는 대비를 성취하게 됩니다.
008_1053_c_20L興于恚害心欻欻然熾在顚倒業造行罪患所有恩愛無明諸漏思在心縛其意識展轉三界苦惱之篡逆之行往返無休與名色俱由相生以是名色增長所生便有六入諸衰聚宅以生六入轉相合流成于更習則興痛痒
우리들이 보살펴 구제하려는 이 같은 행(行)은 그 뜻이 영원히 변치 않고 도지(道地)에 안주해서 대자(大慈)를 일으켜 성스러운 지혜를 넓혀야만 하니, 보살이 이같이 자비로울 수 있어야 이로 인해 불자가 인화를 이루어 진실하고 바른 도에 순종하고 의업(意業)을 최초로 일으키게 될지니, 일체 만물의 이익과 자양(自養)을 간절하게 탐내는 마음을 버리고 업을 넓고 크게 닦아야만 합니다. 그러한 의지를 안으로 간직해서 모든 진보(珍寶)와 창고에 넣어둔 금ㆍ은ㆍ유리ㆍ수정과 모든 명월주ㆍ자거ㆍ마노(馬瑙)ㆍ산호ㆍ호박(虎珀)ㆍ묘옥(妙玉)ㆍ영락(瓔珞)ㆍ옥구슬과 훌륭한 코끼리가 끄는 수레[象車]와 마차 및 하인과 집사 등의 모든 권속을 널리 베풀되, 아끼지 말고 은혜를 베풀 수 있어야 하니,
008_1054_a_03L倍復貪樂於痛痒業因卽業成長養因愛適成恩愛因從致生以致此生便老病死憂惱啼哭心抱惱熱合成大患計於衆生由是之故生苦陰惱身若離吾我心自計又此我身由以愚冥譬若草木瓦石牆壁猶若形影曉了無名以是之解脫名色五陰之身永消諸見六十二疑因斯得成無極大哀
나라ㆍ도읍ㆍ촌락ㆍ원림(園林)ㆍ저수지ㆍ과수원ㆍ처자식이나 자신이 아끼는 머리ㆍ눈ㆍ살갗ㆍ근육ㆍ골수ㆍ지체(支體) 등의 모든 소유물을 아낌없이 잘 보시하여 어려운 이에게 나누어 주어 부처님의 거룩하게 밝으신 무극(無極)의 대도(大道)를 섭입하는, 이러한 것을 처음 발심하여 첫 번째 도지를 얻어 세우는 것이라 이름합니다.
008_1054_a_11L吾等當護救濟此行志在永平固安道地便致大慈弘坦聖慧菩薩以能如是慈是故佛子致成仁和眞正順從發意業心棄一切萬物利養汲汲悋修廣大業其意內懷所有珍寶藏金銀琉璃水精諸明月珠車璖馬珊瑚虎珀妙玉瓔珞㻉瑤奇異馬車乘奴客婢使眷屬徒使普能布無所愛惜
008_1054_b_02L널리 보시하는 품성으로 이 같은 행을 이루되, 가엾이 여기는 마음에서 자비를 베풀어 중생을 구제하니, 이에 보태어 세간을 건너는 업을 살펴보고 이로운 이치를 추구해서 장차 무리 속에서 싹트는 것을 순조롭게 하되,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속으로도 게으르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 보전(寶典)의 미묘한 경전을 힘써 배워서 모든 경전에 통달하고, 일체의 소조업(所造業)을 깨우쳐 그 진퇴에 의거하여 온갖 이치의 법장을 다스려서 여러 중생의 무리들을 살펴보고, 상ㆍ중ㆍ하의 근기에 따라 그 생각하는 바에 순응해서 각자 성취한 본래의 그릇에 의거하여 성취케 해야 합니다. 성취의 크고 작음에 상응해서 세간사를 터득해야 하니, 세간사를 터득해서 시의(時宜)에 따라 행하여야 합니다. 나와 남을 보호하되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일으켜 다스려 계율의 공덕에 스스로를 훈도(薰陶)해야 하니, 인욕으로 마음을 조화롭게 하고 허물없이 정진해서 일심(一心)의 지혜에 의해 정진을 행하되, 자신과 대중을 위해 부끄러워하는 행을 성취해야 합니다.
008_1054_a_20L能惠郡國縣邑丘聚落園觀池水果實妻子男女己所重愛頭目肌肉髓腦支體以能不悋一切所有則好布施供衆貧乏入佛聖明無極大道是爲名曰得立初發第一道地
이같이 수행해야만 비록 출가하더라도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세속에 경도되지 않고, 그 힘이 강하고 연(緣)이 굳세어져 여래를 공양하면서 그 가르침을 받들게 되니, 이러한 까닭에 도지를 닦아 엄정하게 다스려서 정법을 중흥시키는 것 내지는 독실한 믿음과 자비로써 대중에게 보시하는 등, 이 같은 것을 모두 구족해야만 보살의 열예지에 머무르게 됩니다.
수없이 많은 부처님께서 광명을 비추어 호념하시기에 무량억(無量億)ㆍ백천해(百千姟)ㆍ무한조(無限兆)ㆍ재(載)37)의 3세 부처님께 보호받아 바르고 밝게 나아갑니다. 그 원력의 힘으로 저들이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을 친견하고서 인화의 마음으로 받들어 섬기면서 영안(永安)의 보살업을 쌓기에 모든 군생(群生)이 재난에 처하면 찾아가 보살피면서 이 같은 덕의 근본으로 가피를 주어 위없는 정진도를 일으키게 해 줍니다.
008_1054_b_02L成廣大施志性如是行於愍施慈布仁救濟衆生加護見在度世之業慕求利義將順群萌未曾興發患厭之心心不懈惓勤學衆典微妙經籍普達諸經曉了一切諸所造進退由己衆義法藏睹諸衆庶上中下而順其意各得所從隨其本應大小故故解世事以解世事便行時宜因護彼我被慚愧服戒德自忍辱心和精進無過一心智慧行精進爲己爲衆慚愧行成
008_1054_c_02L3세의 부처님을 공양하여 중생을 개화하여 성취하게 하는지라, 중생을 교화하고자 음식을 보시하되 먼저 법미에 기갈 들린 것을 구제해서 4은(恩)을 베풀기에 그 즐거움에 힘이 생깁니다. 상품(上品)의 사람은 받들어 모시고 중품(中品)의 사람은 존경하고 하품(下品)의 사람은 가엾이 여겨 거스르지 아니하니, 인애(仁愛)를 베풀어 사람들을 이롭게 하되, 평등하게 이롭게 해서 일체의 죄업을 소멸시켜 남은 재앙을 없애 주어 다시는 재앙의 씨를 뿌리지 않게 해 줍니다.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중생을 개화하되 구경토록 이를 행하여 이 같은 도지에 머무르니, 이러한 덕의 근본으로 일체지를 권하여 온갖 신통 자재와 대비의 지혜를 더욱 왕성하게 해 줍니다. 불자는 마치 자마색(紫磨色)의 순금과도 같은지라, 대장장이가 순금을 제련하고자 불을 지피면 그 색이 더욱 새로워지는 것처럼, 보살도 이처럼 3세의 부처님을 공양하고 중생을 교화하는 것으로 공덕이 더욱 왕성해지고 엄정(嚴淨)해지기에 이 같은 법으로 도지에 머물고, 이 같은 공덕의 근본으로 본원(本願)을 일으켜 세우되, 그 본원의 진퇴조차 자유롭게 행해야 합니다.”
008_1054_b_12L以是修便復出家心不迴動無能傾者力堅强緣是堅强供養如來奉受其由是之故修治道地令其嚴淨顯正法乃至篤信慈愍施衆悉具此乃住菩薩悅豫之地爲無數佛所見照念於無量億百千姟無限兆載諸佛所護便得進現所願有力微以逮見如來至眞等正覺以仁和心奉事之積累菩薩永安之業諸有群所在危厄往將護之以是德本助使發無上正眞之道
금강장보살이 다시 이렇게 말했다.
“불자는 잘 들으십시오. 보살이 초발심의 도지에 머무르게 되면, 마땅히 이렇게 구하면서 그 행적을 관찰하며 본말을 묻는다면, 3세의 불ㆍ보살께서 수호하는 선지식이 되실 것입니다. 정행(正行)에 싫증내지 않고 도품(道品)을 이루면서 보시행(布施行)에 머물러야 하니, 이러한 까닭에 제1지(地)의 주법(住法)이라 이름하게 됩니다.
008_1054_b_23L供養諸佛化衆生使得成就欲化衆生布施飮先救飢渴發于四恩悅樂有力上敬中愍順其下惠施仁愛利人等一切罪除無有餘殃不復種禍可供佛開化衆生以成究竟住此道以是德本助一切智諸通愍慧更茂盛猶如佛子紫磨眞金絕工金師燒治煉金以著火中其色益發薩如是供養諸佛勤化衆生功祚轉嚴淨此法住于道地以是德本興顯本元乃至元本進退自由
이런 연후에야 제2 주지(住地)에서 행하는 업을 물어야 할지니, 이 주지(住地)에 다다르는 법에 대해서는, 모든 불ㆍ보살께서 밝은 스승과 어진 벗이 되어 주시기에 법을 행하더라도 싫증내지 않고 도주에 머무르게 되는지라, 그 요점만 가려내어 이같이 말씀드립니다. 이처럼 제2 주지, 제3 주지, 제4 주지, 제5 주지, 제6 주지, 제7 주지, 제8 주지, 제9 주지, 제10 주지의 마땅히 시행해야 하는 본말을 묻고자 하면, 모든 불ㆍ보살께서 밝은 스승과 어진 벗이 되어 주시는지라, 법을 행하더라도 싫증내지 않고 도지를 성취하게 됩니다.
008_1054_c_11L金剛藏唯聽佛子菩薩以住初發之地作是求觀其行迹問其本末諸佛菩薩爲護善友正行無厭以成道品所施住是故名曰第一地住
008_1055_a_02L도지의 품류마다 도업을 관찰해서 덕의 근본을 받들어 행하고, 도지의 처소에서 방편을 깨달아 이를 낱낱이 분별하게 됩니다. 도지를 청정하게 가꾸어 성스러운 지혜로 수승하게 섭입되는 것을 진(眞)이라 이름하니, 각각의 도지에 다다라 물러나지[退轉] 않게 됩니다. 저들이 이같이 청정한 보살주로써 여래의 한량없고 성스러운 지혜를 별해(別解)하여38) 이 같은 방편을 세워 시절 인연에 따르는, 이 같은 것이 보살의 제1 도지이기에 물러서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008_1054_c_15L以當次問第二住地所行之業云何致之佛菩薩明師賢友行法無厭以成道取要言之如是第二第三第四第六第七第八第九第十問其本末所當施行而得成就諸佛菩薩師賢友行法無厭成就道地
일찍이 물러선 적이 없이 이처럼 나아가[進] 10주를 성취하게 되면, 다시 성문ㆍ연각으로 떨어지지 않고 지혜 법에 머무는 것을 밝게 드러내서 부처님 지혜의 무극 광명에 차츰 가까워지게 됩니다.
불자(佛子)는 마치 슬기로운 길 안내자가 상단(商團)을 보호하여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거느리고 험난한 길을 건너가 목적하는 나라의 큰 도성 안에 안착시키는 것처럼, 길을 가더라도 그 길이 넓은지 좁은지, 좋은지 나쁜지, 험한지 편한지 환히 알기에 어느 길이 안전하고 어느 길이 불안한지, 여러 갈래의 길을 재차 수소문하여 우마차(牛馬車)나 코끼리가 끄는 큰 수레를 타고 지나가더라도 탈이 없도록 주선하는 것과 같이, 제1 주지도 이와 같습니다.
008_1054_c_21L道地之所觀道業奉行德本道地處所了方便一一分別道地淸淨所入殊聖慧曰進各各逮致使不退轉以如是淨菩薩住解別如來無量聖以立若斯方便隨時是爲菩薩第一道地而不迴轉也
이 사람이 큰 도성으로 이어지는 각처의 편안한 길을 환히 알기에 이리저리 헤매지 않는 것처럼, 제1주로부터 도지를 세우고 지혜 법을 받드는 것도 이처럼 통달하지 않음이 없기에 대부호가 무궁한 업으로써 대중을 평등하게 교화하여 큰 성채 안에 안착시켜 더러운 곳에 빠지지 않고 환난을 만나지 않게 하는 것처럼, 자신으로 인해서 상단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합니다.
008_1055_a_04L未曾廢退如是遂進得成十住不還墮落聲聞緣覺慧住顯明稍近佛智無極光明猶如佛子明智導師將護大賈諸品群衆度厄難路得願到國入大城中所越徑路悉曉了之徑路好醜善惡難易某處殊安某處恐難重問餘路所當興立所乘車馬諸象大乘可得通度而不動傾第一住地亦復如斯
이처럼 불자여, 보살은 슬기로운 길 안내자처럼 제1 도지에 안주하는 것으로 여러 도지를 환히 깨닫고 일체의 도지를 엄정하게 닦아서 10주에 이르기까지 보살의 일체 도지를 터득하게 됩니다. 여래의 지혜에 섭입해서 보살의 무극의 복덕을 섭취해서 덕업을 쌓아 성스러운 지혜가 쌓이기에 지어야 할 것을 이미 마쳤고, 중생을 크게 인도하여 그 생각하는 바에 상응해서 개화하되, 생사에 오고 가는 큰 환난의 무궁한 광야에서 법미에 굶주리는 고통을 뛰어넘고, 일체지를 통달하여 끝없는 법의 성(城)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008_1055_a_12L猶如斯人至大城裏悉別安處無諸動轉從第一住所立道地奉慧如是靡所不達以大財富無窮之業等化大衆至入大城不爲穢濁之所見溺能自爲己不危衆賈
008_1055_b_02L그러므로 불자시여, 보살 대사는 게으른 마음 없이 언제나 수도에 정진해서 수특(殊特)하고 엄정한 도지에 이르러야만 하며, 이 같은 불자를 이름하여 열예의 제1 주지의 보살 대사라 하며, 도문(道門)에 들어가서 평등한 가르침을 널리 펴게 되는 것입니다. 보살이 이에 머물러 천하를 주유하니, 국토의 곳곳마다 커다란 복덕으로 도법을 보호하고, 큰 보시로 중생을 제도하되 어진 공덕으로 탐욕과 질투를 없애고, 그 오탁(汚濁)을 물리쳐 무궁한 보시를 베푸니, 공덕의 근본을 일으켜 중생을 제도하고, 목숨처럼 아끼는 여러 가지 것으로 중생을 제도하고, 4은의 이치를 행하면서 인애(仁愛)를 베풀어 사람들을 이롭게 하되 평등하게 이롭게 하는지라, 일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중생과 섞여 살더라도 부처님을 저버리지 않습니다.
008_1055_a_17L如是佛子菩薩猶如明智導師以能得住第一道地曉了諸地嚴淨修治一切道地至於十住解暢菩薩一切道地入如來慧攝取菩薩無極福慶積德之業累于聖慧所作已辦爲衆大導應意開化使越生死往返大難無窮曠野飢渴苦患則以通達入一切智無極法城
정법의 성스러운 대중을 사모하는 것이 보살의 업이기에 보살행의 여러 가지 도무극의 10주지에 그 뜻을 두어 10력ㆍ4무소외ㆍ18불공의 3세 부처님 법을 호념해서 일체지를 남김없이 구족하게 됩니다. 이 같은 덕으로써 일체의 지극히 존귀한 무극의 대복덕상(大福德相)을 내는 것이 가장 뛰어나고 높아 비견할 만한 부류가 없고, 대등할 만한 짝이 없습니다. 널리 인도하여 교화하되 뭇 사람들이 일체지를 이루도록 드러내 주고, 액난에서 구제하고, 발심할 때가 되면 힘써 수도에 정진해서 모두 교화에 순응하게 해 줍니다.
008_1055_a_24L是故佛子菩薩大士以無惓心常修精進致於殊特嚴淨道地是爲佛子名曰菩薩大士悅豫第一住地入于道門演普等敎菩薩住此所遊天下國土處所得大威豪將護道法以大惠施濟于衆生以善功德消除貪嫉退其垢穢宣無窮施所興德本施救衆乏諸可珍愛割情濟衆行四恩義惠施仁愛利人等利一切救濟合聚黎庶心不捨佛
세속적인 이양(利養)과 재물의 업을 부러워하지 않을 때가 되면, 도법을 바르게 해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하고, 불법의 가르침을 받들어 순식간에 무앙수(無央數)의 온갖 삼매의 선정에 들어가 3세에 계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세존을 친견하게 해 줍니다. 이같이 무앙수천(無央數千)의 여러 세계를 살펴서 무수한 국토를 제도하겠다는 생각을 내어 모든 경계를 비추고 중생을 개화하고, 과거와 미래의 여러 겁을 마음속으로 가려내어 법문(法門)으로 거두어들이고자 여러 몸을 나타내서 무앙수재(無央數載)의 여러 보살의 몸을 나타내되 권속이 에워싸도록 합니다.
008_1055_b_11L思法聖衆惟菩薩業志菩薩行諸度無極十住之地念於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諸佛之法至悉具足一切智矣以是德致一切至尊無極豪相爲最爲上爲無疇疋爲無等侶開導宣化顯示衆人成一切智將濟危厄發意之頃精進勤修一切順化
008_1055_c_02L보살은 이로 말미암아 역바라밀(力波羅蜜)을 건립하여 수특한 원력에 들어가 신변(神變)을 나타내는 곳마다 선법(善法)을 일으켜 은혜로운 보시를 널리 베풀어야 하며, 나아가 무수억ㆍ해ㆍ백천의 겁수 동안 이렇게 봉사해야 합니다.”
마침내 금강장보살 대사는 이 같은 보살이 들어가 머물러야 할 이치를 사유하고 관찰하였으며, 이때 게송으로 이같이 읊었다.
008_1055_b_18L不慕時俗財利之業道法之正出家學道奉佛法敎斯須之閒致無央數諸三昧定見諸佛尊不可稱載以是建立睹諸世界無央數千念得越度無數國土照諸境界開化衆生識念過去當來諸劫撰擇法門顯示諸身現諸菩薩無央數載眷屬圍繞

청정한 법[淸白法]을 쌓아서
온갖 공덕의 근본을 심고
3세의 부처님께 귀의하여
자비의 업을 따라 행하네.
008_1055_b_24L菩薩由是所建立力入殊特願在所變現諸可興善宣布惠施乃至普通無數億姟百千劫事於是金剛藏菩薩大士思惟察是菩薩住義之所歸卽時頌曰

믿음으로 해탈에 들어가니
이는 청정한 선법의 근원이라.
마음을 조어하되 한량없어야
가장 뛰어나고 성스러운 지혜이네.
008_1055_c_06L積累淸白法
殖衆德之本
稽首歸諸佛
順行慈仁業

부처님께서는 일체지의
청정한 역바라밀로 그 염처를 시현하셨으며
중우(衆祐)39)께서는
군려(群黎)40)를 이끌어 이롭게 거두시네.
008_1055_c_08L入于信解脫
淸淨善之元
心御無限量
最勝之聖慧

대비행으로
뛰어난 법륜을 굴리셨노라.
여래의 복전(福田)은 윤택하여
발심을 일으키기에 존귀하여라.
008_1055_c_09L佛爲一切智
淨力現其處
成就衆祐法
導利護群黎

일시에 깨달아
열반[泥洹]의 업을 사유하사
중생을 깨우치고자
때에 꼭 맞게 그 이치를 드러내네.
008_1055_c_10L以行大愍哀
轉殊勝法輪
如來田佳良
興發心甚尊

일체의 공덕을 합치니
이 분이야말로 대중을 인도하는 스승이시니
마음으로 두루 섭입하심이
마치 허공과 같네.
008_1055_c_12L一時所曉了
思惟泥洹業
若干覺衆生
隨時顯其義

그 지혜 가장 위엄 있기에
대비의 본행(本行) 선교방편으로 권화하고
독실한 믿음에 뜻을 두어
청정한 힘이 한량없이 많네.
008_1055_c_13L合集一切德
是爲衆導師
其心所周入
猶等如虛空

걸림 없이 살펴보아
정법을 외면하는 중생[外衆生]을 제도하고
평등한 업의 씨를 심으니
사유로써 안주(安住)를 호념하리.
008_1055_c_14L智慧最威神
本哀行善㩲
志性懷篤信
淸淨力無量

마음의 보배를 낳아
중우(衆祐)의 있는 그대로 지혜를 북돋고
대력행(大力行)으로
구경의 부처님 도법에 통하네.
008_1055_c_16L面見無罣碍
救濟外衆生
殖種平等業
思惟念安住

10력의 종성이 생겨나
온갖 재앙이 영원히 없어지리니
가장 뛰어나게 빛나는 정진도로써
존귀한 상품의 도에 다다르네.
008_1055_c_17L適生心之寶
衆祐自然慧
以通雅力行
究竟佛道法

마음을 어질게 동화(同化)하여
지극히 태평한 도지를 나타내니
수미산처럼 동요하지 않고
나라마다 평등하게 행하네.
008_1055_c_18L生十力種性
永無諸罪殃
最勝曜正眞
至于尊上道

모두 기쁜 마음을 내어
수행에 뜻을 두고 독실하게 믿고
기꺼이 두루 감응하되
묘한 이치에 뜻을 두니 참으로 훌륭하구나.
008_1055_c_20L是爲心和同
顯發致平地
無動猶如山
在國等性行

온갖 두려움을 여의고
노여움을 행하지 않으니
때에 꼭 맞게 진예를 버리고
지성으로 선법을 기르는구나.
008_1055_c_21L多所抱歡悅
志意修篤信
忻樂應廣普
善哉意義妙

군생(群生)을 즐거이 구제하니
성스러운 지혜에 비견될 짝이 없으며
뛸 듯이 기쁜 마음으로
온갖 비법처(非法處)를 제거하네.
008_1055_c_22L要離諸恐懼
無有瞋恚行
應時勝棄穢
謹順善將養
008_1056_a_02L
다섯 가지 공포를 없애니
이로 인해 도지에 이르게 되며
죽더라도 목숨을 아끼지 않기에
여러 악취(惡趣)를 멀리하네.
008_1055_c_24L樂救衆群生
聖慧無等侶
心懷至踊躍
捐除衆非處

회상의 대중이 지닌 두려움을 버려서
공포심을 끝까지 없애 주노라.
어떠한 인연으로 본래 없다는 것이
내[我]가 없다는 것에 이르렀는가?
008_1056_a_02L以消五恐畏
緣是致道地
至死不保命
遠于諸惡趣

만약 두려움을 여의었다면
오로지 자비만을 행하며
지극한 믿음으로 정성스럽게 닦아 가되
부귀공명을 바라지 말라.
008_1056_a_03L以捨衆會畏
終無恐懼心
何因至今無
則無有吾我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면서
온갖 공덕의 근본을 닦아 익히되
정법의 지극한 믿음을 세워
탐욕에 더럽혀지지 말라.
008_1056_a_05L若能離恐懼
專精行慈愍
至信修恭敬
除慕富功勳

마음으로 부처님 경전을 얻어 듣거든
잘 익히되 싫증내지 말고
애욕의 이양(利養)을 영원히 끊고
늘 불도를 즐거워하리.
008_1056_a_06L夙興而夜寐
修習衆德本
以立誠信法
不爲欲所污

청정한 지혜력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부처님의 경법을 닦아
여러 도무극을 구하여
아부하는 업을 버리네.
008_1056_a_07L心若聞雅典
修善無厭極
永除愛欲利
常好樂佛道

언제나 언행이 일치하되
끝끝내 거짓말을 하지 않고
가장 뛰어난 종성(種姓)으로 진예를 여의면
불도를 속히 이루리라.
008_1056_a_09L志慕淨慧力
修治佛經法
求諸度無極
棄捐諛諂業

세간사를 여의어서
세간의 온갖 이익을 즐기지 말고
청백법을 거스르지 말고
최상의 행을 닦아 가며
008_1056_a_10L言行常相應
終無虛妄言
最勝種無穢
疾學至佛道

공훈의 이치를 힘써 닦되
오직 정법만을 좋아하고
서원으로 남을 인도하여
가장 뛰어난 법으로 돌이키게 하네.
008_1056_a_11L以離方俗事
不樂世諸利
不違淸白法
勤修最上行

법을 지켜서
질투를 내지 않으며
넓은 서원에 순응해서
몸으로 늘 묘행(妙行)을 행하고
008_1056_a_13L精勤功勳義
唯好如此法
導御以自誓
所欲見最勝

모든 불국토를 엄정히 해서
여러 군생(群生)을 개화하는 것이
모든 불국토에 편력하여
3세의 부처님과 함께 노니는 것이네.
008_1056_a_14L爲諸奉持法
所至無嫉妒
將順以弘誓
身行常殊妙

부처님은 이름이 하나이시니
그 사이[彼此]에 거짓이 없어서
일체를 모두 체득하여
최상의 이치를 깨달으셨네.
008_1056_a_15L嚴淨諸佛土
開化衆群生
是遍諸佛土
與諸佛俱遊

이처럼 한량없는 원력으로
이롭게 인도해야 영원한 평안에 이르노라.
이것이 한량없이 넓고 커서
무외를 이루네.
008_1056_a_17L佛以一名稱
彼此無虛妄
一切皆可得
覺了最上義

중생이란 마치 허공 같아서
제법이 생겨나는 인(因)이 되니
가장 뛰어난 구경에 이르도록
세속에서 지혜의 도지를 일으켜
008_1056_a_18L如是願無量
導利至永安
是廣普無限
逮致無可畏

모든 마음의 경계를
성스러운 지혜로 섭입하고
세 가지에 통달한[三達] 지혜를 이루어
중생을 개화하며
008_1056_a_19L衆生猶虛空
諸法所因生
最勝究竟俗
興顯于慧地

넓은 서원이 구경(究竟)에 이르도록
내 스스로 이 같은 원력을 얻으니
이같이 통달하고
이같이 행하는지라.
008_1056_a_21L其心之境界
極入於聖慧
逮致三達智
以開于衆生

은혜를 잘 갈무리하여
어진 마음으로 부드럽게 대하고
부처님 공덕을 독실하게 믿어
중생의 본원(本願)을 관찰하며
008_1056_a_22L究竟至弘誓
令我獲此願
如是之暢達
其行亦若茲
008_1056_b_02L
행을 연하여 대비(大悲)를 섭입해서
대자(大慈)를 일으키노라.
내 스스로 잘 보살피고 길러내서
중생[黎庶]을 안립하고자
008_1056_a_23L如是善藏恩
仁和心柔軟
篤信佛功德
觀察衆生元

보시를 베풀되
약간이라도 베풀 것이며
나라ㆍ도읍ㆍ촌락이며
보물ㆍ코끼리ㆍ말
008_1056_b_02L緣行入愍哀
興發於大慈
吾當護養育
欲安立黎庶

머리ㆍ눈과 수족
아울러 내 몸의 살까지
일체를 보시하더라도
겁을 내지 않네.
008_1056_b_03L以是故布施
若干種可惠
國土城邑聚
衆寶及象馬

온갖 부처님 경전을 모시되
싫증내거나 힘겨워하지 않고
세간의 모든 경전을 깨달아
속세에서 권화하네.
008_1056_b_04L頭目及手足
幷以己身肉
一切普能施
不可懷怯弱

그 지혜가 3세를 초월하고
참괴심은 더욱 굳건해져서
둘도 없는 분을 공양하고
여러 어른들을 받들어 공경하네.
008_1056_b_06L志慕衆經典
不以爲患厭
曉了世經籍
隨俗而勸化

온갖 성스러운 행이 이러하여
밤늦도록 노력하여 포기하지 않기에
찬란한 온갖 공덕이
마치 단련을 한 순금 같은지라.
008_1056_b_07L其智超三世
懷慚志堅强
供養無等雙
奉敬諸長者

저들이 이 같은
보살의 10주지를 부지런히 행하여
무위업(無爲業)을 흠모해서
모든 유위(有爲)를 교화하는 것이
008_1056_b_08L衆聖行如是
夙夜勤不廢
熾盛諸功德
猶火中之金

마치 길 안내자가
상단(商團)을 가엾이 여겨
편안한 길을 수소문해서
앞장 서 인도하는 것처럼
008_1056_b_10L彼勤精行此
菩薩十住地
慕于無爲業
而化諸有爲

보살도 이처럼
제1주에 처음 발심하여
점차로 제10주로 나아가
무애도(無礙道)를 성취하노라.
008_1056_b_11L猶如有導師
愍傷大衆賈
豫問安隱路
故在前指示

이 같은 이치에 머무를 수 있다면
마침내 공훈을 얻으리니
자애로운 마음으로 남을 해치지 않고
정법으로 중생을 가르쳐
008_1056_b_12L菩薩亦如是
初發第一住
稍進至十住
成致無碍道

시의(時宜) 적절하게 온 누리를
개화하여 모두 보살피고
중생에게 베푸는 것으로
부처님의 성스러운 지혜를 좋아하기에
008_1056_b_14L以能住此義
究暢執功勳
慈心不懷害
以法而敎衆

성스러운 발심에 이르렀을 때
나라를 버리고 왕궁을 떠나
불법의 가르침에 귀의하고자
출가하여 수행에 매진해서
008_1056_b_15L在天下知時
開化咸將護
立衆令布施
使樂佛聖慧

삼매를 이루어
한량없는 부처님을 친견해서
모든 불국토에 감득(感得)하되
광명을 뵙고 찾아가 설법을 듣고
008_1056_b_16L至聖發意頃
棄國捐王舍
入于佛法敎
出行修精進

수없는 중생을 청정하게 교화해서
도법의 문으로 섭입하되
백천 겁을 다니면서
때에 따라 그 몸을 나타내고
008_1056_b_18L尋逮得三昧
見佛無數千
感動諸佛國
睹光往聽經

온갖 가장 뛰어난 본업으로
중생의 잠을 깨우니
과거세의 부처님께서
중생의 무명을 일깨우신 것처럼
008_1056_b_19L淨化無數衆
使入道法門
遊於百千劫
隨時現其身

이 같은 제1주를
가장 뛰어나게 널리 펴 나가되
세간을 가엾이 여겨야
무상(無上)의 보살이 되리라.
008_1056_b_20L諸最勝本業
覺寤衆睡眠
如過去諸佛
覺寤衆懵懵
008_1056_c_02L
여러 보살이 이 같은 위없는 도업을 듣고 나서 모두 기뻐하며 이 같은 행을 존중하였으니, 마음속 깊이 열예에 사무쳐서 편안하고 즐거웠다.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금강장보살을 맞이하며 허공으로 솟아올라 온갖 하늘의 꽃을 뿌리면서 묘한 음성으로 이같이 찬탄하였다.
“훌륭하십니다, 금강장보살이시여. 용맹(勇猛)이 거룩하시기에 두려움이 없으십니다. 도주(道住)를 깨달으셔서 보살법을 행하시기에, 회상의 대중이 기뻐하며 해탈의 본원을 경청하였으니, 이제 제2 도주(道住)의 행이 어떠한지 여쭈어 보겠습니다. 저희가 받들어 사유할 터인즉, 대지(大智)께서 이를 말씀하셔서 듣는 이로 하여금 확연하게 무극(無極)으로 나아가도록 중생을 개화하여 주십시오.”
008_1056_b_22L是爲第一住
最勝所宣布
普愍傷世閒
無上諸菩薩

2. 이구주품(離垢住品)
008_1056_b_23L諸菩薩等咸有聞此無上道業慕樂尊行心抱悅豫忻然安隱自從坐起迎逆稽首踊在虛空散衆天華口宣妙言歎曰善哉金剛藏聖猛無所畏曉了道住行菩薩法衆會悅豫聞解脫元唯諮上道第二之住其行云何當所思奉大智唯宣聞者坦然進至無極開化衆生

금강장이 대답했다.
“모든 불자여, 이 같은 보살 대사가 제1주에서 처음으로 발심하고 나면, 바로 제2주를 사모하게 됩니다. 그 심성이 독실하기에 10사(事)를 받들어 닦게 되니, 어떠한 것이 10사인가 하면, 첫 번째는 품성이 부드러워 거친 것이 없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정진(正眞)의 업을 닦아 삿된 생각이 있지 않은 것이고, 세 번째는 그 행이 질박하기에 영원히 속임이 없는 것이고, 네 번째는 마음을 어질게 다스리기에 노여움이나 원한을 맺지 않는 것이고,
008_1056_c_08L漸備一切智德經離垢住品第二
다섯 번째는 그 행실이 적연(寂然)하기에 어지럽지 않은 것이고, 여섯 번째는 마음속으로 지진(至眞)을 호념하기에 거짓되지 않은 것이고, 일곱 번째는 그 행실에 절도가 있기에 혼란하지 않은 것이고, 여덟 번째는 나아가고 그치는 것이 평정되기에 탐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고, 아홉 번째는 행실이 미묘하기에 열등(劣等)하지 않은 것이고, 열 번째는 그 도량이 넓기에 소심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 같은 10사로 인해서 보살의(菩薩意)의 성품이 독실해져서 초주지를 구족하게 이루게 되면 제2주에 이르게 됩니다.”
008_1056_c_09L金剛藏報諸佛子是菩薩大士以了初發第一住竟爾乃好樂第二住矣意性懷篤奉修十事何謂爲十一曰志性柔和而無麤獷二曰修正眞業無有邪思三曰其行質直永無諛諂四曰心懷調仁不爲瞋恨
008_1057_a_02L금강장보살이 다시 이렇게 말했다.
“또 모든 불자와 보살께서 제2 주지인 이구지(離垢地)에 이미 머물렀다면, 살생을 여의게 되는지라 칼과 창을 버리고, 마음속으로 참괴심(慚愧心)을 내어 군생을 가엾이 여기게 되기에 언제나 자애로운 마음을 일으켜 중생을 제도하되, 그러한 생각조차 내지 않습니다.41) 마음속으로 살의를 품지도 않고 다른 사람을 그렇게 시키지도 않기에42) 다른 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게 하니, 자기 몸의 편안함을 저버리고 중생의 환난을 풀어 주되 다른 마음을 품지 않는데, 어찌 이 같은 일을 범하겠습니까?
008_1056_c_15L五曰其行寂然未曾憒亂六曰意抱至眞不爲虛僞七曰其行方幅無有雜碎八曰進止坦然無所貪慕九曰行在微妙不爲下劣十曰其意寬弘未曾迫迮是爲十事菩薩意性懷篤具成初住至第二住
또 남의 것을 훔치지 않게 되니, 마음속으로 언제나 베풀기를 좋아하고 다른 이의 재물을 탐내지 않습니다. 있는 재물만으로 자족하여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다른 이가 소유한 온갖 물건[萬物]이나 생업이나 재보의 이로움을 보더라도 질투심을 내지 않기에, 대중이 받들어 모시지 않는 일이 없게 됩니다. 한 포기의 풀, 한 장의 나뭇잎, 한 오라기의 털, 한 톨의 곡식도 그냥 갖지 않고, 오직 널리 보시하여 모든 곤궁한 이를 구하는 것만을 생각하기에, 그 몸이라도 베어내서 온갖 어려운 이를 구제하되, 바람에 쓸려 와 허우적거리면서 땅바닥을 기어 다니며 숨을 헐떡이는 장구벌레로부터 물짐승ㆍ뭍짐승에 이르기까지 모두 평안케 하여 온갖 환난을 만나지 않게 합니다.
008_1056_c_21L金剛藏曰又諸佛子菩薩已住第二離垢之地離于殺生不執刀杖心懷慚愧愍哀群生常抱慈心欲濟衆生無有思想心不念殺不求人便不危他人捨身之安而解衆患無有二心況復犯乎
또 애욕의 삿된 음행을 버리게 되니, 이를 다시 익히지 않고 자신의 아내만으로 족함을 알아서 다른 이의 아내를 사모하는 마음을 내지 않되, 그러한 생각조차 내지 않습니다. 다른 이의 아내를 범하지 않고, 청백법을 받들어 행하면서 더럽히지 않습니다. 마치 어머니나 누이나 딸자식과 다름없이 대하기에 그 청정이 티 없이 선명해져서 다른 마음을 품지 않는데, 어찌 여색(女色)을 범하겠습니까?
008_1057_a_03L又不盜竊心常好施不貪他財己財止足不數多求睹他所有萬物生業財寶之利不生嫉心衆人迎逆莫不戴敬草葉毛米未曾默取念廣布施救濟諸乏割身所供惠衆窮困蜎飛蠕動蚑行喘息隨其水陸皆欲令安不遇衆患
또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되니, 헛된 말조차 즐기지 않습니다. 하는 말마다 지성을 다하기에 언행이 올바르고 진실하며 이치에 맞게 말하되, 하는 말이 때에 어긋나지 않고 실수로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꿈속에서라도 법이 아니면 펴지 않는데, 어찌 백주대낮에 그리하겠습니까? 안색조차 거짓됨이 없는데 마음속 생각은 어떻겠습니까? 언제나 정법인 부처님의 바른 경전[正經]만을 말하여 저속한 말로 인해 이롭지 못한 업으로 잘못 가지 않게 됩니다.
008_1057_a_09L又捨愛欲邪婬之行不欲重習自於妻室而知止足未曾興心慕樂他妻心不思想不干他室奉淸白行不爲穢濁如母如姊如妹如女無異淸淨鮮明而無沾污無有二心況犯色耶
또 이간질하는 언행[兩舌]을 여의게 되니, 피차(彼此)의 말을 전해서 사람들 사이에 다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양쪽 모두 눈이 멀어 제대로 보지 못하도록 잘못 알려 불화를 일으켜 다투게 하지 않기에 다른 이를 침범하지 않습니다. 저곳의 나쁜 말을 이곳으로 전하지 않고, 이곳의 나쁜 말을 저곳으로 퍼뜨리지 않아서, 다툼을 화해시켜 원망이 없게 합니다. 공덕을 닦아 국법으로 인한 재앙이 없게 하고, 경전이나 논서를 강의하더라도 편장(篇章)을 지키게 됩니다.
008_1057_a_14L又不妄語不樂虛言所宣至誠言辭眞正所傳順理言不失時不竊妄語至於夢中不演非法況晝日乎不爲色敎況心念耶常說正法佛之經典不出俗辭無益之業
008_1057_b_02L또 남을 욕하지 않으니, 거친 말을 입 밖에 내거나 추악한 말을 해서 다른 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습니다. 세간 사람의 말이란 구업이 어질지 못하기에 다른 사람을 분노케 하는 것입니다. 숨길 것이 없어 사람들을 대해도 떳떳하며43) 언제나 인화(仁和)를 행해서 남에 대한 노여움이나 원한 또는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기에, 다른 이로 하여금 심정이 끓어올라 고뇌하게 하는 환난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입 밖으로 내는 말이, 모든 이가 마음으로 하여금 옳다고 여기게끔 부드럽고 인자한지라, 그 말을 듣는 이가 편안해 하고 마음속으로 기꺼워하여 만나는 것을 즐거이 여기면서 기뻐하게 됩니다. 멀거나 가깝거나 이 같은 말을 전해 듣고 오래 생각할수록 그 말이 싫증나지 않습니다.
008_1057_a_19L又離兩舌不傳彼此鬪亂於人不誤兩盲未徹視者使諍不和不侵犯人彼閒惡言不傳至此此閒惡言不宣到彼和解諍訟使無怨望修德爲法令無罪殃講論經道各有篇章
또 꾸미는 말을 하지 않게 되니, 말을 그릇되게 꾸며대지 않기에 말로써 남을 침범하지 않고, 또 남의 말을 퍼뜨리지 않으면서 언제나 신업과 구업을 보호하여 끝내 우스갯소리로라도 남을 그릇되게 교사하지 않는데, 어찌 이익이 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말을 하겠습니까? 커다란 재물이 생기거나 벼슬을 얻는다 하더라도 이를 모두 물리칠 터인데, 어찌 헛된 말을 하겠습니까?44) 비록 물에 빠져 죽더라도 이치에 어긋난 말을 하지 않을 터이니, 신업과 구업이 상응하여 언행이 서로 부합해서 바른 정신을 잃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008_1057_a_24L又不罵詈不演麤辭不宣惡言不傷人心世人所說口演不仁惱於他人不微中人無所恐畏常行仁和不興瞋恨害心向人不使衆人意懷湯火愁慼之患口所布言可一切心柔軟慈和聞者安隱心中愛樂喜欲見之多所悅豫遠近思睹乃傳此言久思其言無厭其辭
또 질투하지 않는 데다 먹을 것을 탐하지 않게 되니, 온갖 욕구나 다른 이의 재물이건 부귀영화[高德貴性]를 흠모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옳지 못한 이익을 탐하는 어리석은 마음을 내지 않고, 다른 이가 영화롭고 부귀한 것을 보더라도 질투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도의를 간직하니,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정진을 저버리지 않습니다.
008_1057_b_08L又不綺語離于飾辭言無所犯未曾傳語常護身口終不戲言而取誤敎況復由利獲財寶貢上歸遺而宣虛乎雖身溺不演非義身口相應言行相副失神明不違佛敎
또 노여움이나 원한이 없으니, 마음속에 언제나 인자함을 갖추되, 가엾게 여기는 마음으로써 마음을 조화시키고 편안케 하고 부드럽게 지니게 됩니다. 마음속으로 언제나 일체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생각을 내어 잘 보살피게 됩니다. 가령 마음속에 노여움이 일어나는 경우, 혹시라도 환난을 겪게 되면 곧 싫증을 내어 자제하지 못하고 온갖 진구(塵垢)의 고액(苦厄)을 만나 마음속으로 고초를 겪게 되기에, 그 근원을 찾아 번성하지 못하도록 인화(仁和)를 생각해서 자애로운 마음으로 누그러뜨리니, 마치 살모사나 맹수가 모여 있는 것처럼 경계한다면, 악한 마음이 바로 그쳐서 인화를 이루게 됩니다.
008_1057_b_13L又不嫉妒不抱貪未曾興心慕求衆欲他人財業德貴性不發癡心貪利無義見人多有豪貴至尊不以爲嫉心存道義魚依水不捨正眞
008_1057_c_02L또 사견을 버리게 되니, 정견을 받들어 외도의 학문에 떨어지지 않고 길일(吉日)을 따지는 헛된 술법에 욕심내어 매달리는 것을 버려서 시절의 길흉45)을 따지지 않고 왕위(王位)조차 도외시하게 됩니다. 혹시라도 제위(帝位)에 있는 이를 만나더라도 이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아부하는 마음을 품지 않으며, 겉과 속이 한결같아서 심성이 인화하기에 불ㆍ법ㆍ승을 받들어 삼보를 잊지 않고 삼계(三界)의 중생을 가엾이 여겨 모두 해탈하게 합니다. 이러한 것이 10선(善)이기에 언제나 이 같은 10선의 공덕을 수호해야 하니, 마음 씀씀이를 이같이 사유해서 받들어 행해야 합니다. 만약 중생이 여러 가지 악업을 범하여 악취(惡趣)로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되면, 열 가지 선한 일로써 이를 개화하게 됩니다.
008_1057_b_17L又無瞋恨心常懷愍哀之心調和之心安隱之心軟之心其心常念欲濟一切而將護假使其心發瞋恚者若有患厭能自制衆垢危害心中惱熱尋除其令不熾盛抱以仁和慈心弘坦畏蚖蛇毒獸之聚惡心便休成斯仁
또 유학(有學)의 개사(開士)가 정견을 이미 건립하여 지진(至眞)을 받들어 행하면서 또한 여러 사람들이 지진으로 섭입되도록 권유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몸으로 공덕을 닦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교화하여 도덕을 세운다는 것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들이 생각을 바르게 해서 10선을 받들어 행한다면, 3악도의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처소에 떨어지지 않고, 그 10선의 행으로써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천상의 삼십삼천에 태어나게 됩니다.
008_1057_b_24L又棄邪見奉于正見不墮外學于貪事虛僞之術吉良之日不擇時不思國位若睹帝主不以爲貴懷諛諂表裏相應心性仁和奉佛法衆不失三寶愍哀三界皆欲度脫爲十善常當守護此十善德心行如思惟奉行若見衆生犯諸惡業歸惡趣以十善事而開化之
또 이 같은 10선을 받들어 행하는 이는 대지혜를 이루고 그 이치를 사유해서 삼계를 두렵게 여겨 대비심을 일으키기에 중생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타인에게서 불법을 선양하는 음성을 전해 듣고 성취하는 것이 바로 성문(聲聞)이고, 자연(自然) 속에서 청정한 심지를 닦아 타인을 따르거나 타인에게 전수받지 않고도 마음으로 터득하여 정각의 성취를 구하고자 대비심을 잘 세워서 중생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으며 마음으로 깊은 법요를 섭입하여 12인연을 사유해서 무근(無根)46)을 벗어나지 않고 성취하는 것이 바로 연각(緣覺)의 업(業)입니다.
008_1057_c_08L又其學已立正見奉行至眞亦勸衆人入于至眞所以者何其自己身不能修欲化他人立道德者未之有也選擇念奉行十善不歸三惡地獄畜生之處其十善行得生人閒生天上三十三天
008_1058_a_02L넓고 넓은 마음이 위없이 지극해서 한량이 없으니,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지라 방편을 가늠하여 넓은 서원의 무극(無極)의 갑옷을 단단히 세우고, 자취 없는 공적한 마음으로 일체 중생의 부류를 구하고자 삼계를 떠나지 않으며, 부처님 지혜의 무애도(無礙道)를 성취하는 근원이 되는 보살행의 청정한 도지에서 무궁한 업을 이루되, 이를 거듭하여 마침내 최상으로 전의(轉依)해서 중생을 구경에 계합시키고[宜], 10력에 다다라 부처님의 18불공법(不共法)을 이루는 것을 우리가 이미 익히 들었으니, 마땅히 학문에 뜻을 두어 일체지를 배우고자 힘써 닦아 정진해야 합니다. 이 같은 10악과 10선의 장절과 구절을 깊이 관찰해 보면, 큰 죄는 지옥으로 가는 과보를 불러오고, 중간 정도의 죄는 축생이 되고, 미약한 죄는 아귀가 됩니다.
008_1057_c_14L又能奉行此十善成大智慧思惟其義畏于三界發大哀不爲毀損從他人聞所宣音得成聲聞自然中閒修淸淨志欲仰人不從他受自欲意解求成正好立大哀不以損耗志入深要十二因不了無根得緣覺業
이러한 까닭에 우리들이 만약 살생하는 경우, 지옥ㆍ축생ㆍ아귀로 떨어지고, 설령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두 가지 악보(惡報)가 있게 됩니다. 그 두 가지는 태어나는 처소마다 수명이 짧거나 질병의 고통이 극심한 곳이기에 도중에 요절하기도 하고, 또 집안에 우환이 있어 근심이 끊이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008_1057_c_20L其心寬最極無上不可限量愍傷衆生㩲方便堅立弘誓無極法鎧坦然無欲救一切衆生之類不捨三界成佛慧無碍道原菩薩所行淸淨道成無窮業習轉最上衆宜究竟逮十力乃致佛法十八不共吾等聞故當志學一切學已勤修精進益深觀其此十惡不善章句甚爲招致地獄緣報中殃畜生微舋餓鬼
만약 도둑질을 하더라도 3악도의 고통에 떨어지니, 혹시라도 인간으로 태어나는 경우에도 또 두 가지 과보가 있게 됩니다. 그 두 가지는 재물에 관련된 복이 적거나 원수에게 약탈당하고, 집안이 망해서 약간의 재물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이를 괴롭히고 다른 이의 부인을 범하는 경우에도 3악도에 떨어지게 되니, 여기에도 두 가지 과보가 있습니다. 권속이 정숙하지 못하거나 수시로 다투게 됩니다. 거짓말을 즐겨 하는 이도 3악도의 고통에 떨어지게 되니, 이것도 두 가지 악한 과보를 받게 됩니다. 그 두 가지란 사람들에게 비난을 많이 받거나, 옳은 말을 하더라도 신용을 얻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간질하는 이도 3악도의 고통에 떨어지게 되니, 이 또한 두 가지의 과보를 받게 됩니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거나, 좋지 못한 가정에 태어나 그들과 한데 어울리게 되는 것입니다.
008_1058_a_06L故我等若殺生者歸於地獄畜生設生人閒有二惡報何謂爲二生之處其壽常短又多疾痛而中夭家室憂慼莫不感哀
남을 욕하는 이도 3악도의 고통에 떨어지게 되니, 이 또한 두 가지 과보가 있게 됩니다. 그 두 가지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욕을 많이 듣게 되는 것입니다. 말을 잘 꾸며대는 이도 3악도의 고통에 떨어지게 되니, 이 또한 두 가지 과보가 있게 됩니다. 그 두 가지란 사람들에게 고뇌를 받거나, 일이 생겨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음식을 탐하는 이도 3악도의 고통에 떨어지게 되니, 이 또한 두 가지 과보를 받게 됩니다. 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잔병이 많은 것입니다.
008_1058_a_10L若喜竊取歸三惡苦若生人閒亦有二報何謂爲二乏少財業怨賊劫取亡無多少令人憂惱犯他人妻室亦歸三惡有二報眷屬不貞數共鬪諍憙妄語歸於三苦有二惡報何謂爲二多誹謗言不見用其兩舌者亦歸三復有二報眷屬離散生下賤子爲伴黨
008_1058_b_02L 질투하는 이도 3악도의 고통에 떨어지게 되니, 이 또한 두 가지 과보가 있게 됩니다. 그 두 가지는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는 경우에는 사견에 떨어지거나, 족함을 모르게 되는 것입니다. 노여움을 타는 이도 3악도의 고통에 떨어지게 되니, 이 또한 두 가지 과보가 있게 됩니다. 그 두 가지는 스스로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견에 빠진 이도 3악도의 고통에 떨어지게 되니,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는 경우, 이 또한 두 가지 과보가 있게 됩니다. 두 가지란 예순두 가지의 사견에 빠지거나,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아부를 행하는 것입니다.
이같이 많은 환난은 고음(苦陰)을 이루는 원인이기에, 이로써 불선법(不善法)의 근본이 합하여 이루어집니다.
008_1058_a_18L其惡口者亦歸三苦復有二何謂爲二聞不可聲罵詈之音綺語者亦歸三苦復有二報何謂爲熱惱他人所在至湊不能自決貪餐者亦歸三苦復有二報少於產又多疾病
중생으로 하여금 이 같은 10악을 버리게 하려면 도법(道法)으로 그 마음을 조복시켜야 하기에, 자기가 먼저 10악을 버리고 10선을 세우고 나서 다른 이를 권유하여 10선에 머물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큰 자애를 더해서 중생을 가엾이 여겨 그 마음을 넓게 지녀서 자애로운 마음ㆍ가엾이 여기는 마음ㆍ조화로운 마음ㆍ널리 은혜를 베푸는 마음ㆍ풀고 감싸 안는 마음[散擁護心]ㆍ제 몸같이 여기는 마음ㆍ스승으로 섬기는 마음으로 중생을 세존처럼 공경하되, 마음속으로 일체 중생이 사견에 결박되어 마음과 생각이 전도되고 뜻과 생각이 엇갈려서 헛된 행동을 일으키는지라, 마땅히 궁극토록 10선도를 세워서 진실법에 머물게 하고 수행에 정진하여 언행에 상응하도록 안립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008_1058_a_23L其懷嫉妒亦歸三苦有二報何謂爲二若在人閒墮于邪不知止足起于瞋恚亦歸三苦有二報何謂爲二自危己身而惱他其邪見者亦歸三苦若生人閒有二報何謂爲二沒在邪見六十二非憙行諛諂如是多患因致苦陰以合成不善根本
중생이 일체를 파괴하면서 서로 비방하여 늘 노여움을 품는지라, 우리들은 마땅히 무상(無上)의 대비와 무극(無極)의 대자로써 행을 견고히 세워 나와 남의 분별을 없애야 합니다. 중생이 결박의 환난을 싫어하지 않고 다른 이의 업을 질투하면서 어긋나고 삿된 행만을 일삼아 도의 근본에 순응하지 않는지라, 우리들이 그 신업을 청정하게 하고, 또한 구업과 의업을 청정하게 해야 합니다.
008_1058_b_07L假使能棄此十惡能以道法自樂伏意以棄十惡立十善亦能勸他令住十善彼加大愍哀衆生心懷弘坦慈心愍心調和之心廣布恩心散擁護心是我之奉師之心敬如世尊心自念曰切衆生邪見所縛心意顚倒志念反發起虛行吾當盡立令住眞實於正眞言行相應而安立之
008_1058_c_02L중생은 마음이 혼미하여 죄와 복을 엇갈려 짓기에 탐[婬]ㆍ진[怒]ㆍ치(癡)를 익혀 3개(蓋)의 장애로 인해 번뇌[塵垢]의 그물에 걸려들어 언제나 제 스스로 편하지 못한 자리만을 찾아가는지라, 마땅히 견고한 선권방편을 구해 온갖 고달픈 일체 환난을 소멸시켜서 다시는 환난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중생이 우치(愚癡)의 고액에 있으면서 무명(無明)에 결박되어 6명(冥)에 머물러 큰 지혜를 멀리하고 어두운 문으로 떠돌기에 침침하고 나쁜 업만을 행하는지라, 우리들이 저들을 교화하여 엄하게 다스리되 걸림 없이 청정한 혜안으로 일체 법을 바로 세워 서약한 대로 자재를 성취하는 것에 연유해서 인법(人法)을 대앙(戴仰)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008_1058_b_15L衆生一破壞諍訟轉相誹謗常抱瞋恚相投禍吾等當設無上大哀無極之立堅固行令無彼此衆生不厭結縛之難嫉他人業造反邪行不順道吾等令淨身亦淨口
중생들이 생사에 갇혀 지옥ㆍ축생ㆍ아귀의 고통스러운 문으로 떨어지고, 사견(邪見)에 표류하여 예순두 가지 의혹의 조밀한 그물에 얽매여 우치에 가려지니, 사도(邪道:邪徑)에 미혹되어 눈멀고 귀먹은 길로만 다녀서 성스러운 스승을 가까이하지 않기에, 구호를 받지 못하고 취(趣)로 떨어져도 해탈의 업이 없어서 도적에게 겁탈당하고, 마군이 마음에 깃들어 마음속으로 부처님을 멀리하게 되는지라, 우리들이 잘 보살펴 생사의 광막한 들판의 험난한 길을 건네주되 어려움이 없도록 두려움을 여읜 일체지(一切智)의 성채의 문전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중생이 숲 속의 불길 속에 있는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처소로 떨어져서 세 곳의 깊은 연못에 떠돌다가 생사의 급류에 부침하면서 은애(恩愛)의 강물을 따라 커다란 환난에 섭수되니,
008_1058_b_20L衆生心迷立罪福習婬怒癡爲三蓋碍墮在塵常自投己不便之地當求堅固㩲方便消寂一切衆勞之患令立無衆生在于愚癡之厄無明所縛在六冥遠於大智遊闇昧門行窈弊吾等當爲開化嚴治無所罣碍淨慧眼使一切法輒如所言由得自不戴仰人
우치가 강성하여 마음속으로 음욕을 탐하고 위험한 것만 생각하여 끝내 도적 노릇만을 하고자 나의 몸이 있다고 계탁(計度)하는 것이, 마치 바닷가에서 음욕의 귀신에게 미혹되듯이 하고, 방일에 떠돌아다니면서 욕망에 빠져들어 스스로 잘난 체함에 머물면서 제각각 다른 마음[異心]47)을 내어 득도(得道)하지 못했으면서 득도하였다고 여기다가, 혹 쇠입(衰入)에 두려워 떨면서도 도리어 온갖 덕의 근본을 멀리하는지라, 우리들이 마땅히 교화하여 커다란 공덕의 근본을 닦아 그 도력으로 건져내 구제하고 멸도시키되 두려운 온갖 고액을 여의어 일체지에 이르도록 건립해야 합니다.
008_1058_c_05L衆生墮在生死困患地畜生餓鬼苦門漂在邪見六十二羅網所縵愚癡所蔽邪徑所迷盲瘂路不親聖師無有救護有所歸無解脫業爲賊所劫魔鬼在心離佛心吾當將養度生死原曠野懸立之無難前在無畏一切智城生墮在大林盛火欲處色處無色之浮泅三淵爲生死流所見漂沒恩愛江大患所攝
008_1059_a_02L중생이 모두 탐(貪)과 낙(樂)에 결박되어 수없이 고통을 받고 고뇌에 상이 찡그려지더라도 마음속으로 이를 흠모하여 사랑과 미움에 붙들려 서로 만나거나 헤어지면 이에 연연하고 애달파 하니, 무명에 가려져 삼계에서 그 고통을 받는지라, 우리들이 마땅히 바른 길을 개시(開示)하여 걸림 없이 삼계의 환난을 여의도록 멸도의 무위도(無爲道)를 세워야 합니다. 중생들이 모두 헛되게 내[吾我]가 있다고 여겨서 5음(陰)과 여러 입(入)에서 전이(轉移)하지 못하고 4전도(顚倒)에 처하고 6쇠사(衰舍)에 의지하면서 악한 도적들에게 공격받아 한량없이 고통을 받는지라, 우리들이 마땅히 교화하여 모든 고액(苦厄)과 일체의 음(陰)ㆍ개(蓋)를 없애서 무위에 이르게 해야 합니다.
008_1058_c_14L强在愚癡心念貪志思危害欲行賊役而計有身海水岸婬鬼所迷隨放逸走慕入嗜住己自大各懷異心未度想度諸衰入而爲震動遠衆德本吾等當修大德本道力拔救令在滅度使離恐懼衆危之厄因建立之於一切
중생이 하열한 업에 뜻을 두고 존귀하고 지혜로운 일체지의 마음이 결핍되어 인천(人天)의 도(道)가 없기에 두려운 생사의 길만 염두에 두고 성문과 연각만을 좋아하는지라, 우리들이 마땅히 교화하여 미묘하고 광대한 마음을 세우게 하겠다고 다짐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이 불자ㆍ보살이 섭입해야 하는 것이니, 이 같은 계율의 힘으로 빈천한 이를 권화하되, 언제나 자비심을 내어 선권의 방편으로 보살 이구품(離垢品)의 도지(道地)를 건립해야 합니다.
008_1058_c_21L衆生悉爲貪樂所縛無數苦痛慼之惱多所志慕憎愛所結合會別而相戀嫪無明所蔽受在三界等當開示其正路至無罣碍脫三界令立滅度無爲之道衆生悉爲猗見吾我五陰諸入不可轉移處四顚依六衰舍爲諸惡賊所見攻擊無量苦吾等當化除諸患厄一切陰使至無爲
이로써 무앙수억 백천해의 부처님을 친견하고 옷ㆍ이불ㆍ음식ㆍ평상ㆍ와구 및 병들었을 때의 의약품을 공양하면서 일체를 보시하여 그 신명(身命)을 편안하게 해 주면서, 스스로 여래ㆍ지진ㆍ평등정각에 귀의하여 계율을 수지하여 청정에 이르면, 10선을 받들어 행하여야 하니, 비록 이를 받아 지니면서 행하더라도 어긋난 바가 없어야 합니다. 무앙수억ㆍ백천해ㆍ조(兆)ㆍ재(載)의 겁수 가운데 신체의 형태[身形]를 받았으니,
008_1059_a_06L衆生志存下劣之業於尊慧一切智心無天人道志在恐畏生死之難樂聲聞緣覺吾等當化使立微妙廣大之心是爲佛子菩薩所入如此戒力勸化貧匱常抱慈愍以㩲方便立於菩薩離垢道地
약간의 겁이라도 탐욕ㆍ질투ㆍ범계(犯戒)의 번뇌[塵垢]에 더럽혀진 무익한 업을 생각지 않고 보시를 좋아하여 계율을 청정하게 받들어 지키는 것이, 마치 어떤 이가 땅바닥에 굴렀다 하더라도 단정하게 가꾸고서 바로 씻어내기만 하면 때가 없고 깨끗해지는 것처럼 보살도 이와 같습니다. 이 개사(開士)의 이구지에서 무앙수억ㆍ백천해ㆍ조ㆍ재의 겁수 동안 신체의 형태를 받더라도 탐욕ㆍ질투ㆍ범계의 번뇌에 더럽혀진 무익한 업을 생각지 않고 4은(恩)을 행하고 인애(仁愛)를 은혜롭게 베풀어 사람들을 이롭게 하되, 평등하게 이롭게 해서 번뇌가 엉겨 있는 중생을 구제하여 온갖 고액[危厄]을 뽑아 버려야 합니다. 열 가지 도무극(度無極)을 힘써 닦아 정진하되, 계도무극(戒度無極)을 모두 구족하여 모자람이 없게 합니다.
008_1059_a_11L因得睹見無央數億百千姟佛供養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一切施安身自歸如來至眞平等正覺受是至十善奉行雖受行之無所違失無央數億百千姟兆載劫中所受身亦若干劫
008_1059_b_02L또 족성자(族姓子)여, 보살이 이미 이 같은 최초의 제일주에서 봉사하였다면, 다시 제2주가 있으니, 바로 이구(離垢)라 이름합니다. 보살이 이에 머무르게 되면 전륜왕이 되어 정법으로 다스리되 7보가 있기에, 설사 중생이 퇴실(退失)하여 계율을 범해서 10악(惡)의 업을 짓더라도 선권의 방편으로 이를 다시 세우도록 권유하여 10선(善)을 행하게 합니다. 만약 복시(福施)를 일으켜 사람들에게 은혜롭게 베풀더라도, 그 인애의 공덕이 이롭게 하는 것은 바로 평등한 이익의 이치인지라, 일체를 저버리지 않고 언제나 마음속으로 부처님을 호념하면서 오직 정법만을 흠모하되, 뜻은 도당(徒黨)에 두게 됩니다.
008_1059_a_17L不懷貪嫉犯戒垢濁無益之業好憙布施奉持淨戒猶如有人適生墮地端正姝好尋而洗之淨無垢菩薩如是在此開士離垢之於無央數億百千姟兆載劫中受身形不懷貪嫉犯戒垢濁無益之行於四恩惠施仁愛利人等利濟合聚衆生拔衆危厄十度無極修精進戒度無極悉爲具足不使乏
보살의 업이면서 개사의 행이 되는 6도무극은 10주(住)의 근원이기에, 10력ㆍ4무소외ㆍ18불공법의 모든 부처님 법을 생각하면서 온갖 행으로 널리 갖추어 일체지를 호념합니다.
어떠한 방편으로 중생을 권화하여 지존에 이르게 하는가 하면, 제일이면서 으뜸이고 뛰어나면서 넘어서는 무상(無上)에 다다를 때까지 대중의 길잡이가 되어 일체를 권화하여 잘 길러 보살피니, 일체지에 이르러 발심하는 무렵에는 가업과 애욕의 암흑을 버리고 여래의 가르침에 순종해서 출가하여 사문이 됩니다. 만행(萬行:普行)에 정진하여 백천 가지 삼매에 다다라 한량없는 부처님을 친견하고,
008_1059_b_03L又族姓子菩薩已能奉此初第一有第二住名曰離垢菩薩住是轉輪王治以正法然有七寶假使衆退在犯戒十惡之業以㩲方便勸立之令行十善若興福施惠施於仁愛之德有所饒益等利之義切不捨常心念佛唯慕正法志在徒
008_1059_c_02L모든 부처님을 친견하고 나면 도의(道誼)를 건립하여 백천의 나라로 다니면서 그 한 나라에 태어나고자 원하면 바로 무한한 국계(國界)를 건너가는지라, 수없이 많은 세계를 엄하게 다스려 청정하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개화하여 해탈로 섭입한 것이 원래의 숙명(宿命)에서 거쳐 내려온 겁수에 그 한계를 짓지 못할 정도입니다. 간절히 구하는 뜻을 잘 가려내되 헤아릴 수 없는 도법(道法)의 온갖 법문으로 시방세계 중생의 형상을 굽어보고 한량없는 모든 보살의 법회를 관찰하여 그 유학의 원지(願志)에 맞추어 보살의 수특(殊特)하고 넓은 서원으로 섭취하는지라, 억ㆍ백천해ㆍ조ㆍ재의 겁수가 걸리더라도 이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때 금강장보살 대사가 이 같은 도주(道住)를 연설하고서 바로 게송으로 이같이 읊었다.
008_1059_b_10L菩薩之業開士之行六度無極住之源思念十力四無所畏十八不諸佛之法衆行普備念一切智何方便勸化衆生令逮至尊爲最爲爲勝爲超至於無上爲衆導師化一切養育將護至一切智發意之捐棄家業愛欲黑冥順如來敎爲沙門普行精進須臾逮致百千三見無量佛

이처럼 그 마음이 순수하기에
자신의 심성을 닦아 다스리노라.
그 뜻이 이미 진실하고
유순하며 조화로워서
008_1059_b_18L適見諸佛建立道誼百千國願生其國越無限界嚴治淸淨無數世界開化度脫無量衆生不可限識本宿命所歷劫數選擇志求不可稱載道法諸門睹見十方衆生形像觀無限量諸菩薩會從學志攝取菩薩殊特弘誓億百千垓兆載劫數莫能稱焉時金剛藏菩薩大演此住已尋則頌曰

온갖 탐욕의 습관을 버리고
최상의 도를 흠모하노라.
그 행이 지극히 넓고 크더라도
한결같이 제2의 업에 있으니
008_1059_c_03L此等心質朴
修治己意性
其志已眞實
柔順而調和

공덕을 지켜서 여기에 머물되
온갖 덕의 근본을 쌓아서
살생을 멀리 여의었기에
마음속으로 해친다는 생각조차 내지 않고
008_1059_c_05L已捨諸習貪
慕求最上道
其行極弘大
輒在第二業

인색하고 질투하는 행을 여의어
남의 아내를 넘보지 않고
진실하기에 거짓말 하지 않고
욕설이나 아첨하는 말도 안 하고
008_1059_c_06L執德住於斯
積累衆德本
遠離於殺生
心未曾懷害

노여워하고 탐내는 행을 없애서
언제나 대자비를 닦으며
정견의 업에 들어가
질박한 행동으로 아첨하지 않고
008_1059_c_07L離於慳嫉行
不犯他妻室
至誠不兩舌
不惡口綺語

애착을 끊어 스스로 잘난 체 함을 버리는 것으로
성품을 삼아 법요를 거행하며
장차 세존이 가르침을 수호하여
언제나 행하되 게으르지 않노라.
008_1059_c_09L已消恚貪行
常修大慈愍
入于正見業
無諂行質朴

지옥은 고통스러우며
축생 또한 이러하니
부처님 가르침의 휘황한 빛이
언제나 아귀의 기갈을 면하게 하네.
008_1059_c_10L無愛捨自大
作性粗擧要
將護世尊敎
常行無放逸

모든 사악하고
착하지 못한 마음씨를 버리고
온갖 해로운 것을 소멸시켜
뜻을 크게 하여 법을 섬기고
008_1059_c_11L地獄之苦痛
畜生亦如是
佛敎興光曜
常以消餓鬼

스스로 그 마음을 닦아서
날 적마다 좋은 곳으로 나아가
삼십삼천에 이르니
그 적연한 영안(永安)에 한없이 편안할세라.
008_1059_c_13L棄捨一切惡
不善之心意
滅除衆爲害
志大至誠法

연각승(緣覺乘)
성문승(聲聞乘) 및 정각(正覺)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열 가지 일이
청백(淸白)이란 구절에서 생겨날지니
008_1059_c_14L自謹勅其意
所生轉善處
至三十三天
寂然永安隱

이것을 관찰하여
게으름 피우지 말고 늘 닦아 가거라.
금계(禁戒)에 굳게 뜻을 세우고서
남을 권화하되
008_1059_c_15L猶如緣覺乘
聲聞及正覺
皆由此十事
從淸白句生

이에 한층 대비심을 보태면
품성이 햇빛처럼 자애로우리니
고뇌 받는 중생을 관찰하고서
애틋한 마음을 일으키노라.
008_1059_c_17L見此常當觀
恒修無放逸
意堅立禁戒
亦復勸化人

모두 사견에 떨어져
이런 것을 마음에 새겨 두고
독한 마음으로 노여움을 품어
생각마다 남과 다투기를 좋아하니
008_1059_c_18L益加增愍哀
志性日弘慈
觀苦惱衆生
興發心傷念

늘 속된 생활48)을 싫어하지 않고
도리어 그 경계를 아끼는지라.
내 마땅히 이를 제도하여
이 같은 3액(厄)을 벗겨 내리라.
008_1059_c_19L皆墮諸邪見
斯由意不寤
瞋恚懷毒害
心喜抱鬪諍

커다란 암흑으로 이루어진
그 성품이 참으로 어리석기에
나쁜 길로 빠져들어
사견의 그물에 떠도는지라
008_1059_c_21L常不厭眷屬
勤約慕境界
吾當度脫之
令濟此三厄

내가 생사를 오고 가면서
방편의 행으로 이를 제도하리니
6도의 유정을 제도하여
5음을 벗겨 내리라.
008_1059_c_22L造立大闇冥
其性樂愚癡
墮在奸惡路
遊於諸見網
008_1060_a_02L
온갖 진로(塵勞)를 소멸시켜
4사(使)의 구렁을 넘어가고
고통스러운 삼계의
불타오르는 고뇌를 소진해서
008_1059_c_23L周旋在生死
當行方便度
濟脫諸六情
立正解五陰

영원히 아신(我身)의 세력과
오아상(吾我想)에 대한 탐착을 끊어 내리라.
내가 이 같은 이유로
고행을 하여 중생을 해탈시키되
008_1060_a_02L消除衆塵勞
越于四使瀆
滅盡三界苦
然熾之惱患

속마음은 가장 존귀하고
위없는 부처님 지혜에 둘지니
여기에 인도받아 지성으로 닦아서
열등하고 나약한 마음을 버리고
008_1060_a_03L永離諸貪身
世力吾我想
吾以此等故
苦行欲度脫

뜻을 넓게 세워
모든 여래의 지혜도에서
한량없는 정진에 힘써서
부처님 도를 견고하게 성취하리라.
008_1060_a_04L遊心尊最勝
無上佛之慧
導御修至誠
棄捐劣愵心

이같이 적멸한 공훈에 머물러
온갖 덕의 근본을 쌓되
수없는 부처님을 뵙고서
모두 공양드리고
008_1060_a_06L立志於寬弘
諸如來道慧
勤精進無量
堅固得佛道

평등한 청백법의 구절을 터득하면
백천억의 겁수 동안
그 신업(身業)이 걸림 없으리니
의업과 구업 또한 이러하리라.
008_1060_a_07L住此寂功勳
積累衆德本
見無數諸佛
咸悉供養之

모든 불자가 이에 머물러
시의(時宜)에 맞게 법륜을 굴려서
중생을 개화하여
10선업을 행하게 하고
008_1060_a_08L斯等解淸白
見億百千劫
其身無罣碍
心口亦如是

청정한 행의 근본을
모두 쌓아
중생을 구제하고 보호하니
중우(衆祐)의 10력(力)이 강성해져서
008_1060_a_10L諸佛子住此
應時轉法輪
開化立衆生
使行十善業

때가 되어 발심할 무렵에
나라와 재산을 버리고
부처님께서 이루어 놓으신 사문이 되어
용맹스럽게 수행하리라.
008_1060_a_11L一切所積累
淸淨之行本
齊護於衆生
斯富十種力

큰 정진에 능통하여
존귀한 삼매의 선정에 들어가
수없는 모든 부처님을 뵙고서
때에 맞게 부처님 세계에 감응하듯이
008_1060_a_12L因時發意項
棄國捐財業
佛所作沙門
修入勇猛行

신통을 약간이나마 나타낸 것이
헤아릴 수 없어라.
세계마다 나아가
각기 이러한 도주(道住)에 머물게 하고
008_1060_a_14L已通大精進
致尊三昧定
見無數諸佛
應時如佛界

이미 여기에 머물렀다면
최상의 미묘한 지혜 이루고자 원력 세워
약간의 신통 변화로써
중생을 개화하면
008_1060_a_15L以是若干變
及與不可計
輒睹其境界
各在斯道住

이것이 제2주의
대성인이 베푸는 것일지니
세간의 모든 중생들을 가엾게 여겨야
최상의 보살이 되리라.
008_1060_a_16L已能住此願
致最微妙慧
造若干變化
開化於衆生
008_1060_b_02L
이와 같은 최시상법(最始上法)의 보살 제2 주지의 경계가 불가사의하여 지진(至眞)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듣고 나자, 모든 불자들이 기뻐하며 몸가짐을 공경스럽게 가다듬고 허공에 머물러 하늘 꽃을 비가 내리듯이 뿌리면서 제각기 외쳤다.
“훌륭하십니다. 공덕이 수미산왕(須彌山王)과도 같습니다. 금계(禁戒)의 근원을 이미 분별하여 말씀해 주셨으니, 마음속으로 일체의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셔서 이제는 존귀하고 미묘한 세 번째 행의 근본을 풀이해 주십시오. 하시는 말씀이 지극히 참되기에 영원히 변치 않을 것입니다. 온갖 보살의 행이 가장 높은 위없는 것이기에 세간의 일체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자 하니, 원컨대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제1지는 그 수습이 미묘해서 한층 더 공순(供順)한 것이기에 인간과 천신이 존중하는 바입니다. 제2 이구지(離垢地)의 보살의 존귀한 도주[住]는 애욕을 제거하여 정진을 이루는 지위이면서 커다란 법의 지혜를 건립하는 진여(眞如)의 행이기에, 보시를 행하고 금계를 섬기면서 은혜를 베풀어 대성(大聖)을 이루고자 인욕에 정진하니, 적연한 일심(一心)으로 어질게 지혜를 닦아 자심(慈心)이 뛰어나게 되고, 대비로써 도를 행하되 대중을 돕고자 청정한 행을 선포하는 것이 마치 달빛과도 같습니다. 금강장께서 제3주를 풀이해 주시되 즐거운 마음으로 잘 설명해 주신다면, 모두 기뻐하며 이에 감득해서 도의(道意)를 일으키지 않는 이가 없을 것입니다.”
008_1060_a_18L是爲第二住
大聖之所宣
普愍世群黎
衆菩薩最上

008_1060_a_19L已得聞是最始上法菩薩第二境可思議至眞無異諸佛子等喜而修恭敬住於虛空則雨天華各宣善哉德如山王而分布說禁戒之源心念愍哀一切群黎唯演尊妙第三行本所說至誠永無有異衆菩薩行最爲無上普欲令世一切安隱以願稱講第一雅妙益當供順天人所敬第二離垢菩薩尊住除其愛欲精進造立建大法慧如之所爲行布施事惠施禁戒成爲大聖忍辱精進一心寂然善修智慧慈心殊勝愍哀行道衆祐宣布淸淨之行譬如月明金剛藏踊演第三住心樂善說莫不欣然咸發道意
漸備經卷第一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범어 samaya의 한역어로서 불ㆍ보살과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가지(加持)하는 것. 본문은 ‘대혜광삼매로써 불ㆍ보살과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가지한다’는 뜻이다.
  2. 2)산란(散亂)을 여의고 일심(一心)에 계합(契合)하여 사물의 전도상(顚倒相)을 관찰하는 것. 정심(正心)이라고도 한다.
  3. 3)범어 karmaṇyatva의 한역어. ‘조유(調柔)하다,’ ‘조적(調適)하다’라고 번역한다. 이근(耳根)의 성품을 돌이켜 산란심을 여의고 선법을 수긍한다는 뜻이다. 『지도론』에서는 “바람이 거세면 등잔에 불을 붙이지 못한다”고 우회적으로 설명하고 있기에, 본문은 앞 구절의 정의와 연관을 지어 단지 마음을 가다듬는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4. 4)‘응화수적(應化垂迹)’의 준말. 중생의 선근(善根)의 기연(機緣)에 감통(感通)하여 법신의 묘용(妙用)을 나타낸다는 뜻이다.
  5. 5)‘미진수(微塵數)의 찰토(刹土)’란 뜻으로 ‘불국토의 수량이 한량없이 많다’는 뜻이다.
  6. 6)범어 prabhāsa의 역어. 현현(顯現), 즉 응신(應身)을 나타낸다는 뜻이다. 또 ava-bhāsana의 역어이기도 하다. 이 경우에도 조명(照明)은 사생(似生)이라 번역되나, 이 또한 응신(應身)을 나타낸다는 뜻이 담겨 있다.
  7. 7)본행(本行)이라고도 한다. 인위(因位)의 보살행이 성불의 과(果)를 가져오기에 본행이라고 한다. 여기서 소행(所行)이나 행(行)은 범어 gocara의 역어로서 소(所)는 미래과를 현시하는 접두사로 쓰인다. 또 buddha가 gocara와 격한정복합어(格限定複合語)로 결합하는 경우, 경계(境界)로 의주석(依主釋, tatpuruṣa) 하는 번역의 예도 있다.
  8. 8)고려대장경 원문(이하에서는 고려대장경을 생략하고 원문이라고만 표기한다.)은 수시(隨時). 범어 yathā kālam의 번역이다. ‘시의 적절하게’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때에 따라’로 번역해 둔다.
  9. 9)보살의 의역이다. ‘중생을 개화(開化)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10. 10)『범망경』 하권의 “내가 지금 이 세계에 나온 것이 이미 8천 번이나 되니느라”라는 대목에 전거한다. 원문의 왕반주선(往返周旋)은 “열반에 드셨다가 다시 나오시니”이다. 여기서는 ‘왕반의 주선’으로 번역해 둔다.
  11. 11)여기서 도무극(度無極)은 paramita의 구역이다.
  12. 12)원문은 ‘일체제불(一切諸佛)’이니, sarva-buddha의 역어이다. 여기서 sarva는 일체(一切), 또는 소유(所有)로 한역된다. 따라서 ‘제불(諸佛)’의 ‘제’는 여기서 단지 음독(音讀)을 돕기 위한 발어허사(發語虛詞)로 쓰이기에, 지금까지 제불(諸佛)이나 제법(諸法)의 제를 ‘모든’으로 풀이한 것은 착오(錯誤)이다. 본 번역에서는 ‘3세(世)의,’ 또는 ‘모든’으로 상황을 고려해 의역(意譯)해 둔다. 참고로 제법(諸法)의 한역이 굳어진 것은 아마도 bhāva[有法]의 복수형을 제법(諸法)으로 번역한 것에서 유래해서 dharma도 서사(書寫) 과정에서 제법(諸法)으로 번역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13. 13)원문은 ‘결망(決網)’. 여기서 결(決)은 ‘터놓다’란 뜻이다.
  14. 14)원문은 ‘혹란(惑亂)’으로, 이는 혹염(惑染), 즉 탐ㆍ진ㆍ치 3독에 전도(顚倒)되어 실상을 깨닫지 못하고 진리에 어긋나게 이해한다는 뜻이다.
  15. 15)본원(本願)을 가리킨다.
  16. 16)원문은 ‘소념(所念)’. 염(念)은 smṛti의 한역어로서 정념(正念)이라고도 역출된다.
  17. 17)원문은 ‘입(入)’. antar-gam의 한역어이므로 ‘섭입하다’로 번역해 둔다. 참고로 처(處)의 구역(舊譯)인 입(入)은 āyatana이다.
  18. 18)원문은 ‘소치(所致)’. ‘……인 까닭에’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가피를 받다’로 번역해 둔다.
  19. 19)득입(得入)은 prāpta의 한역어로서 『구사석론』에서 보이는 ‘지득(至得)’과 같은 뜻으로 ‘증득하다’란 의미이다.
  20. 20)원문은 ‘행통(行通)’. 범어 abhijňa-caryā의 역어로서 신통행(神通行)이라 역출된다. 여기서는 『법상명의집』에 근거해서 ‘자재한 행’으로 번역해 둔다.
  21. 21)원문은 ‘소생(所生)’. 범어 jan의 과거수동분사 jāti의 역어. 생(生)ㆍ소생(所生)등으로 역출된다. 정의학(正義學)에서는 과거에 이미 행해졌다는 의미에 가차해서 관례적으로 과위(果位)에 배당한다. 여기서는 ‘세간에 다시 태어나지 않기에’로 번역해 둔다.
  22. 22)원문은 ‘월성(月盛)’. ‘달이 차다’는 뜻으로 공덕의 원만함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만월로 번역해 둔다.
  23. 23)원문은 ‘감회기허(感懷飢虛)’이며, 직역하면 ‘감득하고자 하는 마음에 기갈이 들려’이다. 이것은 ‘여러 보살이 법을 구하는 마음이 지극하다’는 뜻이다.
  24. 24)원문은 ‘흥별(興別)’. 여기서 별(別)은 별삼승(別三乘)의 법(法)을 가리킨다. 삼승법(三乘法)의 발흥은 여래승(如來乘)에 속하기에 경문에서 ‘별법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알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이다.
  25. 25)수특(殊特)은 범어 at(i)-bhūta, 즉 adbhuta의 한역어로서, 초월적(超越的)이란 뜻의 형용사이다. 대부분의 경전에는 기특(奇特)으로 번역되어 있다. 여기서는 번역의 예가 특수하기에 수특(殊特)으로 직역해 둔다.
  26. 26)원문은 ‘기리호의무유예호어사법요(豈離狐疑無猶豫乎於斯法要)’이다. 이 구문은 niṣkāṇkṣo dharma śāsana, 즉 ‘어제법요무유의혹(於諸法要無有疑惑)’이다. 원문은 ‘어제법요(於諸法要)’에 해당하는 ‘어사법요(於斯法要)’가 도치된 구문이나, 본 경문에서는 후술되는 도치구를 나누어 놓았다. ‘이호의(離狐疑)’는 원래 형용사 niṣkāṇksa의 번역이지만 본문의 맥락에 따라 ‘간특한 의심을 없애다’로 번역해 둔다.
  27. 27)‘앙망하나이다’라는 뜻으로 서간체(書幹體)의 문구로 자주 쓰인다. 여기서는 ‘세속적인 바람’이란 뜻으로 쓰인다.
  28. 28)원문은 ‘회포(懷抱)’로, ‘마음속에 묻어 둔다’는 뜻이나, 여기서는 ‘바르게 알지 못하고 이리저리 재보는 것’을 말한다.
  29. 29)dāna-ślā의 역어. ‘보시를 베푸는 집’이란 뜻이다.
  30. 30)원문은 ‘지각(志覺)’, sati-saṃbojjhaṅga의 이역이다. 7각지(覺支) 가운데의 염각지(念覺支)를 말한다.
  31. 31)세간인(世間忍)과 출세간인(出世間忍)을 본문에서는 인세계(忍世界)라 하였다.
  32. 32)4무애변(無礙辯)의 네 번째, 변무애변(辯無礙辯)을 일곱 가지로 나눈 가운데에서의 첩질변(捷疾辯)ㆍ이변(利辯)ㆍ부진변(不盡辯)ㆍ불가단변(不可斷辯)ㆍ수응변(隨應辯)ㆍ의변(義辯)ㆍ일체세간최상변(一切世間最上辯)을 가리킨다. 이 7변(辯)은 불ㆍ보살만이 가지(加持)하는 것이기에 본문에서 이를 높여 변재존(辯才尊)으로 달리 호칭하고 있다.
  33. 33)원문은 ‘여(如)’. sama-sādṛśa의 번역으로 본문에서는 전술된 문구에서 서술하는 대목을 연결해 주고 있다.
  34. 34)자연(自然)은 dharmatā의 역어로 법이(法爾)라고도 번역한다. 따라서 본문의 ‘오아(吾我)의 자연’이란 바로 dharma-nairātmya-kovida, 즉 무아법(無我法)의 해득(解得)을 가리킨다.
  35. 35)원문은 ‘함락여일적(咸樂如一滴)’. 여기서 일적(一滴)은 bindu의 번역으로 운(韻)에 맞추어 수지한다는 뜻이다. 한마디 말마다 분명하게 기억해서 실행하겠다는 의미이다.
  36. 36)본래는 감관이 결여된 불구자를 뜻하나, 여기서는 무근(無根), 즉 불신자(不信者)를 가리킨다.
  37. 37)십진수에서 정(正)의 1만 승(乘)에 해당하는 수(數)를 말한다.
  38. 38)성지(聖智)의 일불승(一佛乘)에서 중생의 근기에 따라 3승을 가르는 것을 가리킨다.
  39. 39)범어(梵語) bhagavat의 구역(舊譯). 신역(新譯)은 바가범(婆加梵)이고, 의역(意譯)은 세존(世尊)이다.
  40. 40)유발(有髮)이라는 뜻에 가차해서 중생을 가리키는 말로서 범어 vāla-patha-pṛthag- jana의 번역이다. 보리류지(菩提流支) 번역의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에서 ‘모도범부(毛道凡夫)’로 이역(異譯)되어 있다. 일부에서 여서(黎庶)나 모도중생(毛道衆生)은 bāla-pṛthag-jana의 오전(誤傳)으로 간주하기도 하나, 본문의 예에서 보이듯이 이것은 출가와 재가, 즉 신해(信解)의 성취(成就) 여부를 분별하는 용어이다.
  41. 41)원문은 ‘무유사상(無有思想)’. 중생을 구제하더라도 내가 중생을 구제하였다는 생각조차 일으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42. 42)원문은 ‘불구인편(不求人便)’. 타인을 교사하여 살인을 도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43. 43)원문은 ‘불미중인(不微中人)’. 여기서 미(微)는 숨긴다는 뜻으로 범죄(犯罪)의 복장(覆藏)을 가리키며, 중(中)은 응대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본 조문을 ‘숨길 것이 없어 사람들을 대해도 떳떳하다’로 번역해 둔다.
  44. 44)원문은 ‘황부유리 유획재보 공상귀견 이선허호(況復由利 有獲財寶 貢上歸遣 而宣虛乎)’. 본래는 한 문장이나 문맥의 편의상 구(句)를 나누어 ‘항부유리 이선허호(況復由利 而宣虛乎)’와 ‘유획재보 공상귀견 이선허호(有獲財寶 貢上歸遣 而宣虛乎)’로 조정하여 번역해 둔다. 원뜻은 ‘큰 재물이 생기거나 벼슬을 얻는다 하더라도 물리치고 사양할 터인데, 어찌 이익 때문에 부당한 말을 하겠습니까?’이다.
  45. 45)원문은 ‘길량지일불택시절(吉良之日不擇時節)’. 여기서 일(日)은 ‘점을 치다’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단지 ‘시절의 길흉을 가리지 않고’ 정도로 번역해 둔다.
  46. 46)원문은 ‘불료무근(不了無根)’. 여기서 근(根)은 뿌리란 뜻이 아니라 śraddhā- indriyam, 즉 신근(信根)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연각이 숙세(宿世)의 선근(善根)으로 인해서 최후생(最後生)에 불법(佛法)을 믿고 좋아하지 않고도 해탈을 성취하는 것을 말한다.
  47. 47)원문은 ‘이심(異心)’. 마음으로 여래(如來)의 염처(念處)에 조복(調伏)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48. 48)원문은 ‘불염권속(不厭眷屬)’. 처자식에 애착하여 이를 싫증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속된 생활’이라 번역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