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_1131_b_02L어느 때 부처님은 타화자재천왕궁(他化自在天王宮)의 마니보전(摩尼寶殿)에서 큰 보살 대중과 함께 계셨는데, 그들은 다 아뇩다라삼막삼보리(阿耨多羅三藐菩提)에서 물러나지 않았으며 모두 타방 세계로부터 와서 이 모임에 참가하였다. 이 모든 보살들은 모든 보살의 지혜 행에서 다 자재를 얻고 일체 여래 지혜의 들어가는 곳에 다 들어갔으며, 일체 세간을 잘 교화하되 때에 따라 신통 등을 나타내 보이고 생각생각에 모든 보살의 원을 다 구족해 성취하였으며 일체의 세계와 일체의 겁과 일체의 국토에서 항상 모든 보살행을 닦고 일체 보살의 온갖 복덕과 지혜를 구족하여 다함이 없으며 모든 것을 넉넉히 이롭게 하고 일체 보살의 지혜 방편의 피안에 이를 수 있으며 중생들에게 생사와 열반의 문을 보이며 일체 보살의 행을 끊지 않고 일체 보살이 베풀어 행하는 모든 신통과 지혜에 즐거이 노닐었다. 또한 이미 다 얻은 보살의 지음이 없는 신족(神足)을 잘 나타내 보여 한 찰나에 시방 모든 부처님의 모임에 잘 이르러 질문하기를 권하였으며, 법륜을 수지하여 항상 큰 마음으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큰 보살들의 행한 사업을 항상 잘 닦아 익히며 그 몸은 무량한 세계에 두루 나타나고 그 음성은 두루하여 들리지 않는 곳이 없으며 그 마음은 통달하여 삼세의 일체보살이 구족하고 닦아 익힌 온갖 공덕을 환히 보았으니, 이렇듯 모든 보살 마하살의 공덕은 무량하고 무변하여 무수한 겁에도 다 말할 수 없었다.
008_1131_c_02L그들의 이름은 금강장(金剛藏) 보살마하살ㆍ보장(寶藏)보살ㆍ연화장(蓮花藏)보살ㆍ덕장(德藏)보살ㆍ연화덕장(蓮花德藏)보살ㆍ일장(日藏)보살ㆍ월장(月藏)보살ㆍ정월장(淨月藏)보살ㆍ조일체세간장엄장(照一切世間莊嚴藏)보살ㆍ지혜조명장(智慧照明藏)보살ㆍ묘덕장(妙德藏)보살ㆍ전단덕장(栴檀德藏)보살ㆍ화덕장(華德藏)보살ㆍ우발라화덕장(優鉢羅華德藏)보살ㆍ천덕장(天德藏)보살ㆍ복덕장(福德藏)보살ㆍ무애청정지덕장(無閡淸淨智德藏)보살ㆍ공덕장(功德藏)보살ㆍ나라연덕장(那羅延德藏)보살ㆍ무구장(無垢藏)보살ㆍ이구장(離垢藏)보살ㆍ종종락설장엄장(種種樂說莊嚴藏)보살ㆍ대광명망장(大光明網藏)보살ㆍ정명위덕왕장(淨明威德王藏)보살ㆍ대금산광명위덕왕장(大金山光明威德王藏)보살ㆍ일체상장엄정덕장(一切相莊嚴淨德藏)보살ㆍ금강염덕상장엄장(金剛焰德相莊嚴藏)보살ㆍ염치장(焰熾藏)보살ㆍ숙왕광조장(宿王光照藏)보살ㆍ허공무애묘음장(虛空無閡妙音藏)보살ㆍ다라니공덕지일체세간원장(陁羅尼功德持一切世間願藏)보살ㆍ해장엄장(海莊嚴藏)보살ㆍ수미덕장(須彌德藏)보살ㆍ정일체공덕장(淨一切功德藏)보살ㆍ여래장(如來藏)보살ㆍ불덕장(佛德藏)보살ㆍ해탈월(解脫月)보살이었는데, 이런 보살마하살들은 무량하고 무변하여 생각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다. 그중 금강장보살이 상수(上首)였다.
008_1132_a_02L그때 금강장 보살은 부처님의 위력을 입어 보살의 큰 지혜 광명삼매에 들어갔는데 그때에 시방세계의 한쪽으로 10억 불토 티끌 수 세계를 지나니 그곳에 금강장이라 이름하는 부처님이 계셨다. 이와 같이 차례로 10억 불토 티끌 수의 모든 부처님이 다 그 몸을 나타내어 이름을 금강장이라 하니 시방 세계도 다 이와 같았다. 그들은 같은 소리로 금강장 보살을 찬탄하기를, “장하고 장하다. 금강장이여, 그대가 이 보살의 큰 광명삼매에 잘 들어간 것은 이와 같은 시방 세계 티끌 수 같은 모든 부처님이 같은 이름으로 그대에게 위신력을 주었기 때문이요, 또 노사나(盧舍那)부처님의 본래의 원력 때문이며 또 그대에게 큰 지혜가 있기 때문이요 또 일체 보살의 불가사의함과 모든 불법의 밝음 때문이니, 이른바 지혜의 자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며 일체 선근을 거두기 때문이요 일체의 불법을 잘 분별해 선택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을 널리 알기 때문이요 모든 법을 결정코 말하기 때문이며 분별 없는 지혜로 잘 분별하기 때문이요 모든 세간의 법으로도 그를 더럽히지 못하기 때문이며 출세간의 선근이 청정하기 때문이요 불가사의한 지혜의 힘을 얻었기 때문이며 일체 지혜를 가진 사람의 지혜의 경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또 보살의 10지(地)를 얻었기 때문이요 보살의 10지(地)의 차별을 여실히 설명하기 때문이며, 무루법(無漏法)의 집착하지 않음을 분별해 설명하기 때문이요 큰 지혜의 광명을 잘 선택해 스스로 장엄하기 때문이며, 구족한 지혜의 문에 들어가게 하기 때문이요 머물 곳을 따라 차례로 설명하기 때문이며, 걸림이 없이 광명을 즐겨 말하기 때문이요 걸림이 없는 큰 지혜를 구족하였기 때문이며, 보살의 마음을 잃지 않기 때문이요 일체 중생의 성품을 교화하여 성취하게 하기 때문이며, 일체에 두루 이르는 결정의 지혜를 얻었기 때문이다.
또 금강장이여, 그대는 이 법문의 차별을 설명해야 하나니, 이른바 모든 부처님의 신력 때문이요 그대가 여래의 신력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며, 스스로의 선근이 청정하기 때문이요 청정한 법성의 성품이기 때문이며, 중생들의 성품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요 중생들로 하여금 청정한 법신(法身)과 지신(智身)을 얻게 하기 때문이며, 모든 부처님의 수기(受記)를 얻었기 때문이요 일체 세간에서 가장 높고 큰 몸이기 때문이요 일체 세간의 갈래를 넘어섰기 때문이며 출세간의 선근이 청정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시방의 모든 부처님은 금강장에게 진실하고 위없는 최상[無上]의 부처 몸을 보이고는 장애가 없이 즐겨 설명하는 변재를 주고 잘 분별하는 청정한 지혜를 주며 잘 기억하여 잊지 않게 하고 잘 결정하는 의지를 주고 일체 지혜의 자리에 두루 이름을 주고 모든 부처님의 깨뜨릴 수 없는 힘을 주고 모든 부처님의 두려움 없음과 나약하지 않음을 주고 모든 부처님의 걸림없는 지혜를 주어 모든 법을 분별하여 법문을 잘 열게 하고 일체 부처님의 가장 오묘한 몸과 입과 뜻이 지은 바를 주었다. 어째서인가? 보살의 큰 지혜 광명삼매의 법을 얻었기 때문이요 또한 이 보살의 본래의 원력 때문이며 뜻과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이요 지혜가 밝고 깨끗하기 때문이며 도를 돕는 법을 잘 모으기 때문이요 전생의 일을 잘 닦았기 때문이며 무량한 생각을 잘 가지기 때문이요 청정한 광명의 법을 믿고 알기 때문이며 다라니문을 잘 얻어 분별이 없기 때문이요 지혜의 인(印)으로 법의 성품을 잘 새기기 때문이다.
008_1132_b_02L그때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다 오른손을 뻗어 금강장보살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자 금강장보살은 곧 삼매에서 일어나 여러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불자여, 이 모든 보살의 일을 먼저 스스로 다 잘 정하십시오. 이것은 허물이 없고 분별이 없으며 청정하고 명료하며 광대하기가 법성과 같고 끝내는 허공과 같아서 일체 시방 모든 부처 세계의 중생을 두루 덮습니다. 이는 일체 세간을 구제하기 위함이요 모든 부처님 신력의 보호를 받기 위함입니다. 어째서인가? 모든 보살마하살은 과거 모든 부처님의 지혜의 자리에 들어가고 미래와 현재 모든 부처님 지혜의 자리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여러 불자여, 어떤 것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지혜 자리[智地]입니까? 여러 불자여, 보살마하살의 지혜 자리에 열 가지가 있습니다.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님이 이미 말씀하셨고 장차 말씀하실 것이며 지금 말씀하십니다. 이 자리를 위해 나도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 열이란 어떤 것인가. 첫째는 기뻐하는 자리요, 둘째는 깨끗한 자리며, 셋째는 밝은 자리요, 넷째는 불꽃 자리며, 다섯째는 꺾이지 않는 자리요, 여섯째는 앞에 나타나는 자리며, 일곱째는 깊고 먼 자리요, 여덟째는 움직임이 없는 자리며, 아홉째는 훌륭한 지혜의 자리요 열째는 법 구름의 자리입니다. 여러 불자여, 이 10지는 삼세 모든 부처님이 이미 말씀하셨고 지금 말씀하시며 장차 말씀하실 것입니다. 나는 모든 부처 국토에서 이 보살의 10지를 말하지 않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어째서인가? 이 10지는 바로 보살의 가장 묘한 도(道)요 가장 밝고 깨끗한 법문이니, 이른바 10주(住)의 일을 분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지혜로 생각하는 지혜로운 이여 어찌하여 보살의 모든 자리의 이름만 말하고는 묵묵히 앉아 더는 해석하지 않는가.
008_1132_c_06L淨智念慧人, 何故說菩薩, 諸地名號已,
默然不解釋。
지금 여러 큰 보살들이 마음속으로 다 의아해 하나니 ‘무엇 때문에 이름만 말하고 그 뜻은 해석하지 않는가’ 한다.
008_1132_c_08L今諸大菩薩, 心皆懷猶豫,
何故說是名, 而不演其義。
큰 지혜의 여러 보살들이 모두 다 듣고자 하나니 이런 여러 자리의 뜻을 분별하여 설명하기 원하네.
008_1132_c_09L大智諸菩薩,
咸皆欲聽聞, 如是諸地義, 願爲分別說。
이 여러 보살 대중은 청정하여 더러움 없고 견실(堅實)한 법에 편히 머물고 지혜와 공덕을 구족하였네.
008_1132_c_10L是諸菩薩衆, 淸淨無瑕穢, 安住堅實法,
具足智功德。
모두 공경하는 마음으로 당신을 우러러보며 그 설명 듣기를 원하는 것이 목마른 사람이 감로수(甘露水)를 생각하는 것과 같네.
008_1132_c_12L 皆以恭敬心, 瞻仰於仁者,
願欲聞所說, 如渴思甘露。
금강장보살은 이 말을 듣고 대중을 기쁘게 하려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08_1132_c_13L金剛藏菩薩,
聞說是事已, 欲令大衆悅, 卽時說頌言。
모든 보살의 행은 매우 생각하기 어려운데 이 여러 자리를 분별하는 것은 모든 부처의 근본일세.
008_1132_c_14L諸菩薩所行, 第一難思議, 分別是諸地,
諸佛之根本。
미묘하여 매우 보기 어렵고 마음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며 부처님 지혜에서 나온 것이니 이것 들으면 미혹하리라.
008_1132_c_16L微妙甚難見, 非心所能及,
從佛智慧出, 若聞則迷沒。
마음을 금강처럼 굳게 가지고 부처님의 지혜를 깊이 믿으면 이것이 제일 묘한 것으로서 마음에 아무 의심 없으리.
008_1132_c_17L持心如金剛,
深信佛智慧, 以爲第一妙, 心無有疑難。
나라고 생각하는 마음과 마음이 행하는 자리를 버린 이런 모든 보살만이 비로소 들을 수 있으리.
008_1132_c_18L遠離計我心, 及心所行地, 如是諸菩薩,
爾乃能聽聞。
적멸(寂滅)한 무루(無漏)의 지혜는 분별해 설명하기 어렵나니 허공에 그림 그리는 것과 같고 공중의 바람을 잡기와 같네.
008_1132_c_20L寂滅無漏智, 分別說甚難,
如畫於虛空, 如執空中風。
내가 생각하건대 부처님 지혜는 매우 알기 어려워 중생 가운데 믿는 이가 적나니 그러므로 나는 침묵하는 것이네.
008_1132_c_21L我念佛智慧,
第一難思議, 衆生少能信, 是故我默然。
008_1133_a_02L 해탈월보살은 이 말을 듣고 금강장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여, 이 보살 대중은 마음이 깊고 청정하고 보살의 도를 잘 행하며 도를 돕는 법을 잘 모으고 모든 부처님을 잘 공경 공양하며 무량한 부처님에게 선근을 많이 심고 한량없이 깊고 두터운 공덕을 성취하였으며 어리석음과 의심과 뉘우침을 여의었고 탐착과 얽매임이 없으며 깊은 마음으로 믿고 알며 안주하여 움직이지 않고 이 법(法) 안에서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불자여, 부처님의 힘을 받들어 이 뜻을 설명하면 이 보살들은 이 깊은 법을 다 잘 깨달아 알 것입니다.”
원컨대 안온한 법과 보살의 위없는 행을 말하고 모든 자리를 분별하여 지혜를 청정하게 하시라.
008_1133_a_08L願說安隱法, 菩薩無上行, 分別於諸地,
令智慧淸淨。
대중의 지혜는 깨끗해 더러움 없고 깊은 신해(信解)에 편히 머물며 무량한 부처님에게서 10지의 뜻을 깨닫게 하시라.
008_1133_a_10L衆智淨無垢, 安住深信解,
於諸無量佛, 證知十地義。
그때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이 보살 대중은 비록 다 청정하여 우치와 의심과 뉘우침을 여의어서, 이 일 안에서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외에 소승법을 즐기는 자들이 깊고 깊은 이 불가사의한 일을 듣고서 혹시 의심을 낸다면 이 사람들은 오랜 밤 동안 온갖 고뇌를 받을 것입니다. 나는 이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입니다.” 그때 금강장보살은 이 뜻을 밝히기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이 대중은 비록 청정해 깊은 지혜로 의심을 떠나고 그 마음이 이미 결정되어 다른 가르침 따르지 않고
008_1133_a_17L是衆雖淸淨, 深智離疑悔, 其心已決定,
不復隨他教。
수미산처럼 움직이지 않으며 큰 바다처럼 산란하지 않더라도. 그 나머지 사람들은 오래 수행하지 않아서 지혜가 밝지 못해
008_1133_a_19L無動如須彌, 不亂如大海,
其餘不久行, 智慧未明了。
식(識)을 따르되 지혜를 따르지 않나니 이 말을 듣고 의심을 내면 그들이 곧 악취에 떨어지므로 그를 가엾이 여겨 말하지 않네.
008_1133_a_20L隨識不隨智,
聞已生疑悔, 彼將墜惡趣, 愍念故不說。
008_1133_b_02L 해탈월보살은 말하였다. “불자여, 부처님의 힘을 받들어 이 불가사의한 법과 부처님의 호념(護念)하시는 일을 잘 분별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믿어 알게 하십시오. 왜냐 하면 10지의 뜻을 잘 설명하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호념하시고 일체의 보살이 이 일을 옹호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정진을 행할 것입니다. 어째서인가? 이 보살은 최상의 행으로 일체 불법에 이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비유하면 모든 경전은 다 초장(初章)에 포섭되고 초장이 근본이 되며 한 글자도 초장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이와 같이 불자여, 이 10지(地)는 일체 불법의 근본이니 보살이 이 10지를 갖추어 행하면 일체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자여, 이 뜻을 말씀해 주시면 모든 부처님이 돌보시고 신력을 주시어, 사람들로 하여금 믿고 받들게 하여 깨뜨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때 해탈월보살은 이 뜻을 나타내려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 사람 중에서 가장 높은 이 모두 당신을 돌보시나니 이 10지의 뜻을 말해 주오.
008_1133_b_12L所有十方佛, 最勝人中尊, 皆共護念汝,
說是十地義。
10지는 근본이 되니 이것을 지행처(智行處)라 하고 또 최상의 도라 하며 부처님의 무량한 법의 쌓임이다.
008_1133_b_14L十地爲根本, 是名智行處,
亦爲究竟道, 佛無量法聚。
비유하면 모든 문자가 다 초장에 포섭되는 것처럼 모든 부처님의 공덕과 지혜는 10지가 근본이 되네.
008_1133_b_15L譬如諸文字,
皆攝在初章, 諸佛功德智, 十地爲根本。
그때 모든 보살은 일시에 같은 소리로 금강장보살에게 게송으로 청하였다.
008_1133_b_16L爾時諸菩薩一時同聲以偈請金剛藏菩薩言:
뛰어나고 묘한 지혜로운 사람 즐거이 설법함이 한량이 없고 덕은 무겁기가 큰 산 같나니 가엾이 여겨 10지를 말해 주오.
008_1133_b_18L上妙智慧人, 樂說無有量, 德重如山王,
哀愍說十地。
계율과 선정과 지혜가 청정한 이 이 10지의 뜻을 말해 주오. 이것은 십력(十力)의 근본이요 걸림없는 지혜의 근본 행이네.
008_1133_b_20L戒念慧淸淨, 說是十地義,
十力之根本, 無閡智本行。
계율과 선정과 지혜의 공덕 모두 당신의 마음에 있고 교만과 온갖 삿된 견해는 이미 다 모두 없어졌나니.
008_1133_b_21L戒定慧功德,
集在仁者心, 憍慢諸邪見, 皆悉已滅盡。
이 대중은 의심이 없이 훌륭한 말씀 듣기 원하네. 마치 목마른 이가 물을 생각하고 주린 이가 맛난 음식 생각하며
008_1133_b_22L是衆無疑心, 唯願聞善說, 譬如渴思水,
如飢思美食
008_1133_c_02L병자가 좋은 의사 생각하고 벌이 꿀 먹기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와 같이 감로의 법을 듣기 원하네.
008_1133_c_02L如病思良醫, 如蜂欲食蜜,
我等亦如是, 聞甘露法味。
그러므로 광대한 뜻으로 초지(初地)의 문을 열고 나아가 제10지를 차례로 우리를 위해 설명하시라.
008_1133_c_03L是故曠大意,
願開初地門, 乃至第十地, 次第爲我說。
그때 석가모니부처님이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毫相)에서 보살 힘의 광명 불꽃을 놓으시니, 그것은 백천 아승기의 광명을 권속으로 삼았다. 이 광명을 놓아 시방의 모든 부처 국토를 널리 비추니 두루하지 않은 데가 없고 삼악도의 고통도 모두 그쳤으며, 또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대회에서 설법을 듣는 대중을 다 비추어 여래의 불가사의한 힘을 나타내었다. 이 광명은 시방의 모든 부처님 대회와 모든 보살의 몸을 두루 비추고는 허공으로 올라가 큰 광명 구름의 둔대[臺]를 이루었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도 이와 같이 눈썹 사이의 백호상에서 보살 힘의 광명 불꽃을 놓으시니 백천 아승기 광명을 권속으로 삼아 여래의 불가사의한 힘을 널리 나타내고 일체 부처님 대회와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 대회를 다 비추고 금강장보살과 사자좌도 다 비추었다. 그리고는 허공으로 올라가 큰 광명 구름의 둔대를 이루었다.
허공 속 발자취 같아 말하기 어렵거니 어떻게 그 모양 보이랴. 10지의 뜻도 이와 같아서 무변한 마음이 알 바 아니네.
008_1134_a_17L如空迹難說,
何可示其相, 十地義如是, 非無邊心知。
이 일이 비록 어렵다 하나 원을 세우고 자비 행하면 차츰 그 모든 자리를 갖추리니 그것은 마음이 미칠 바가 아니네.
008_1134_a_18L是事雖爲難, 發願行慈悲, 漸次具諸地,
非心所能及。
이와 같이 모든 자리의 행은 미묘하여 매우 보기 어렵고 마음으로도 알 수 없나니 부처님 힘을 입어야 말할 수 있네.
008_1134_a_20L如是諸地行, 微妙甚難見,
不可以心知, 當承佛力說。
그대들은 공경스럽게 일심으로 함께 들으라. 모든 자리 형상과 들어가는 행과 닦아 익히고 나오는 법문은
008_1134_a_21L 汝等當恭敬,
咸共一心聽, 諸地相入行, 修習出法門。
한량이 없는 억겁 동안을 말해도 다 말할 수 없지만 지금 간략히 실답게 말하리니 그러나 그 뜻은 남기지 않으리.
008_1134_a_22L於無量億劫, 說之不可盡, 今如實略說,
其義無有餘。
일심으로 공경히 기다려라. 지금 부처님의 힘을 입고 말하되 큰 소리로 외치고 비유도 인용하여 이름과 뜻이 어긋나지 않으리.
008_1134_a_24L一心恭敬待, 今承佛力說,
大音唱因喩, 義名不相違。
008_1134_b_02L 부처님의 무량한 신력이
지금 다 내 몸에 있다. 그러나 내가 하는 말은 큰 바다 가운데 한 방울의 물과 같네.
008_1134_b_02L佛神力無量,
今皆在我身, 我之所說者, 如大海一渧。
그때 금강장보살은 이 게송을 다 설(說)하고 대중에게 말하였다. “여러 불자들이여, 만일 중생이 선근을 두터이 쌓고 온갖 선행을 닦으며 도를 돕는 법을 잘 모으고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며 온갖 맑고 깨끗한 법을 쌓고 선지식의 보호를 받으며 깊고 넓은 마음에 들어가고 큰 법의 마음을 믿고 즐거워하며 항상 자비로 향하고 부처님의 지혜를 즐거이 구하면, 이런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을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일체종지를 얻기 위해서요 10력(力)을 얻기 위해서며, 큰 무외(無畏)를 얻기 위해서요 구족한 불법을 얻기 위해서며, 일체 세간을 구제하기 위해서요 큰 자비심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며, 시방에 남음이 없고 걸림이 없는 지혜로 향하기 위해서요 일체 불국을 남김없이 청정히 하기 위해서며, 한 생각에 삼세의 일을 알기 위해서요 큰 법륜을 자재하게 굴려 부처님의 신력을 나타내 보이기 위해서,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음을 냅니다.
008_1134_c_02L여러 불자여, 이 마음은 대비(大悲)를 으뜸으로 하여, 지혜를 늘리고 방편의 보호를 받으며 곧은 마음과 깊은 마음이 순수하고 지극하여 그 양이 부처님의 힘과 같고 중생의 힘과 부처님의 힘을 잘 헤아리며 걸림이 없는 지혜를 향해 나아가고 자연의 지혜에 수순하며 일체의 불법을 잘 받고 지혜로 교화하며 광대하기 법성(法性)과 같고 끝없음이 허공과 같으며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그러합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이 이런 마음을 내면 곧 범부의 자리를 뛰어넘어 보살의 자리에 들어가며 부처의 가문에 태어나 그 종성(種性)에 비방할 것이 없으며 일체 세간의 도를 지나고 출세간의 도에 들어가며 보살의 법(法) 안에 머물고 보살의 수(數)에 있으며 삼세 여래의 종성 안에 평등하게 들어가서는 필경에는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입니다. 보살이 이런 법에 머무는 것을 기쁨의 자리[歡喜地]에 머문다 하나니, 움직이지 않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이 이 기쁨의 자리에 머물면, 기쁨이 많고 믿음이 많으며 청정함이 많고 기뻐 뜀이 많으며 조화와 부드러움이 많고 견디어 받아들임이 많아서, 싸움을 좋아하지 않고 중생 괴롭히기를 즐기지 않으며 성내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이 이 기쁨의 자리에 머무르면, 모든 부처님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고, 모든 불법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며, 모든 보살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모든 보살의 행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며, 모든 바라밀의 청정한 모습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고 보살과 중생의 수승(殊勝)함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며, 보살의 힘은 깨뜨릴 수 없는 것임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여래의 교화하는 힘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며, 중생을 이롭게 할 수 있음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일체 부처님과 일체 보살이 들어가는 지혜의 문과 방편을 생각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008_1135_a_02L여러 불자여, 보살은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일체 세간의 경계를 떠나서 기쁘고 일체 부처님의 평등 가운데 들어가서 기쁘며 범부의 자리를 멀리 떠나서 기쁘고 지혜의 자리에 가까이 이르러서 기쁘다. 또 일체의 악도를 끊어서 기쁘고 일체 중생의 의지가 되어서 기쁘며 모든 부처님을 가까이서 뵙기에 기쁘고 모든 부처님의 경계에 나서 기쁘며 모든 보살의 수(數)에 들어서 기쁘고 털이 곤두서는 공포를 떠났기에 기쁜 것이다.’
왜냐 하면 이 보살은 기쁨의 자리를 얻어 모든 두려움을 다 멀리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 두려움이란 이른바, 살기 어렵다는 두려움과 나쁜 이름 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의 두려움과 악도에 떨어지는 두려움과 대중의 위덕에 대한 두려움이니, 이런 일체의 두려움을 떠납니다. 어째서인가? 이 보살은 아상(我相)을 떠났기 때문에 자신의 몸도 탐하지 않거늘 하물며 쓰임새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살기 어렵다는 두려움이 없는 것입니다. 마음에 공경과 공양을 바라지 않으므로 ‘나는 중생들에게 그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리라’ 하나니, 그러므로 나쁜 이름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며 아견(我見)을 떠나고 아상이 없기 때문에 죽음의 두려움이 없는 것입니다. 이 보살은 또 이런 생각하기를 ‘나는 죽거나 나거나 결코 부처님과 보살을 떠나지 않으리라’ 하나니, 그러므로 악도에 떨어지는 두려움이 없으며, 또 ‘내가 즐거워하는 것은 아무도 짝할 이가 없거늘, 하물며 나보다 나은 이가 있겠는가’ 하나니, 그러므로 대중의 위덕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입니다. 여러 불자여, 이와 같이 보살은 털이 곤두서는 온갖 두려움을 떠나는 것입니다.
008_1135_b_02L여러 불자여, 이 보살은 대비(大悲)를 으뜸으로 하기에 깊고 큰 마음이 견고하여 더욱 부지런히 일체 선근을 닦습니다. 이른바 신심이 증진함으로써 깨끗한 마음의 행을 많이 하고 이해하는 마음 또한 많이 청정해집니다. 또 신심(信心)으로 분별하므로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고 대자(大慈)를 성취하는 마음에 권태가 없으며 부끄러워하는 마음으로 장엄하고 인욕과 온화함을 성취하며 모든 부처님의 교법을 공경히 따르고 믿고 존중하며 귀히 여겨 밤낮으로 항상 선근을 닦되 싫어함이 없습니다. 선지식을 가까이하고 항상 법을 사랑하며 많이 들음을 구하여 싫증을 내지 않습니다. 보는 법 그대로 바로 관찰하고 마음에 탐착이 없어 이양(利養)과 이름을 떨치는 것 그리고 공경과 일체 생활거리를 구하지 않습니다. 마음에 인색함이 없고 항상 진실된 마음을 내되 만족할 줄 모릅니다. 일체지의 자리를 탐하여 즐거워하고 항상 모든 부처님의 힘과 무외(無畏)와 불공법(不共法)을 얻고자 하며 모든 바라밀을 돕는 법을 구하고 온갖 아첨과 간사함을 버리며 말과 같이 행하고 항상 진실한 말을 쓰며 부처님의 가문을 더럽히지 않고 보살의 계율을 버리지 않으며, 살바야심(薩婆若心)을 내고 마음은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으며 일체 세간의 모든 일을 좋아하지 않고 출세간의 선근을 성취하며 보리분을 돕는 법을 쌓되 만족하지 않고 항상 훌륭한 법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법을 구합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이 이런 깨끗하게 다스리는 자리의 법을 성취하는 것을 보살의 기쁨의 자리에 편히 머무른다 하며,
보살은 이와 같은 기쁨의 자리에 머무르면서 온갖 큰 원을 세우고 이와 같은 굳은 마음을 냅니다. 이른바 ‘나는 모든 부처님을 남김없이 다 공양하고 일체 공양거리를 마음껏 공양하며 마음으로 청정함을 알리라’ 하고 이렇게 내는 큰 원은 광대하기가 법성과 같고 끝없는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다하도록 일체의 겁안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을 큰 공양거리로 공양하되 쉼이 없습니다. 또 ‘일체 부처님이 말씀하신 경전을 다 받들어 가지리니, 일체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섭수되어 있기 때문이요 일체 부처님이 교화하신 법을 다 따르고 일체 불법을 다 수호하리라’ 하고, 이렇게 낸 큰 원은 광대하기가 법성과 같고 끝없기가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다하도록 모든 겁에 일체의 불법을 다 수호하되 쉼이 없습니다.
008_1135_c_02L또 ‘일체 세계의 일체 부처님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태안에 있다가, 태어나실 때와 출가할 때와 성불하실 때에는 다 큰 법륜 굴리시기를 권청하고 큰 열반에 드심을 보이시면, 나는 그 때마다 가서 공양하고 으뜸으로 법을 거두리니 이는 세 때[三時]로 굴리기 때문이다’라고 이렇게 낸 큰 원은 광대하기 법성과 같고 끝없기가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다하고 일체의 겁이 다하도록 일체 부처님을 맞이해 공양하되 쉼이 없습니다.
또 ‘일체 보살의 행은 광대하고 드높기가 한량이 없어 깨뜨릴 수도 없고 분별할 수도 없다. 이는 모든 바라밀에 포섭되고 모든 자리에서 깨끗해진 것이며, 도를 돕는 모든 상(相)이 있고 상(相)이 없는 법과 이룸이 있고 무너짐이 있는 도를 낸다. 일체 보살이 행하는 지도(地道)와 모든 바라밀의 본행(本行)으로 교화하여 그 행을 받아 마음이 증장하리라’ 하고 이렇게 낸 큰 원은 광대하기 법성과 같고 끝없기가 허공과 같아서, 미래 세상이 다하고 일체의 겁이 다하도록 모든 보살의 행은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시키되 쉼이 없습니다.
008_1136_a_02L또 ‘일체 중생으로서 색이 있거나 색이 없거나 생각이 있거나 생각이 없거나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거나 알에서 난 것이거나 태에서 난 것이거나 습기에서 난 것이거나 변화로 난 것이거나, 삼계(三界)에 얽매여 6도(道)로 들어가는 등의 일체의 곳에 나는 것은 명색(名色)에 포섭되는 것이니, 그 일체 중생을 교화하고 성숙시켜 일체 세간의 도를 끊고 불법에 머무르게 하기 위하여 일체의 지혜를 모아 남기지 않으리라’ 하고 이렇게 낸 큰 원은 광대하기 법성과 같고 끝없기가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다하고 일체의 겁이 다하도록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쉼이 없습니다. 또 ‘일체 세간은 넓고 좁고 지극하고 높기가 한량이 없어 분별할 수 없고 이동시킬 수도 없으며 굵고 가늠을 다 말할 수도 없다. 바로 서고 거꾸로 서고 머리와 발이 마주 대하며 평탄하고 둥글고 모나는 등의 이런 세간을 따라 들어가고 지혜는 제망(帝網)과 같아 요술과 같은 일의 차별을 겪는데, 이런 시방세계의 차별을 그 자리에서 바로 알리라’ 하고 이렇게 낸 큰 원은 광대하기 법성과 같고 끝없기가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다하고 일체의 겁이 다하도록 이와 같은 세계를 다 그 자리에서 말끔히 알아 쉼이 없습니다.
또 ‘일체의 불토를 한 불토에 넣고 한 불토를 일체의 불토에 넣을 때 낱낱 불토는 무량한 광명으로 장엄하여 모든 더러움을 떠나고 청정한 도를 구족하여 무량한 지혜가 있는 중생들이 그 안에 가득하며 항상 모든 부처님이 계시면서 큰 신통의 힘을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나타내 보여지이다’ 하고 이렇게 낸 큰 원은 광대하기 법성과 같고 끝없기가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다하고 일체의 겁이 다하도록 이러한 국토를 깨끗이 하되 쉼이 없습니다.
또 ‘일체 보살이 같은 마음으로 같이 배우고 모든 선을 함께 모으되 서로 미워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동일한 일을 함께 반연하여 평등한 마음으로 화합하여 항상 서로 떠나지 않으며 뜻을 따라 부처님 몸을 나타내고 그 마음속에 모든 부처님의 신통과 지혜의 힘을 다 잘 알며 항상 자재한 신통을 얻어 일체의 국토를 다 잘 다니고 일체 부처님의 모임에 그 신상(身相)을 다 나타내고 일체의 나는 곳에 두루 나는 등의 이런 불가사의한 큰 지혜가 있어 보살행을 구족하여지이다’ 하고 이렇게 낸 큰 원은 광대하기 법성과 같고 끝없기가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다하고 일체의 겁이 다하도록 이런 큰 지혜의 도를 행하되 쉼이 없습니다.
008_1136_b_02L또 ‘퇴전하지 않는 수레를 타고 일체의 보살도를 행하며,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업이 공하지 않아서, 이를 보는 모든 중생은 곧 반드시 불법을 결정하고 내 음성을 들으면 진실한 지혜의 도를 얻으며 나를 보는 자는 곧 마음이 기뻐져 온갖 번뇌를 떠남이 마치 큰 약 나무를 만난 것 같나니, 이런 마음을 얻기 위해 온갖 보살도를 행하게 하여지이다’ 합니다. 이렇게 낸 큰 원은 광대하기 법성과 같고 끝없기가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다하고 일체의 겁이 다하도록 퇴전하지 않는 도를 행하고 그 지음이 헛되지 않게 함에 쉼이 없습니다.
또 ‘일체 세계에서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한 털끝에서 몸이 태에 들고 출가하며 도량에 앉고 불도를 이루며 법륜을 굴려 중생을 제도하는 것 등을 다 보이고 큰 열반을 보이며 모든 여래의 큰 신지(神智)의 힘을 나타내고 일체 중생 중에 제도할 수 있는 자는 찰나찰나에 불도(佛道)를 얻게 하며 그들을 제도하여 고뇌를 멸하게 하고 일체의 법이 열반의 상과 같음을 알게 하며, 한 음성으로 일체 중생을 다 기쁘게 하고 큰 열반을 보이되 보살행을 끊지 않으며 중생들에게 큰 지혜의 자리를 보여 모든 현상이 다 거짓임을 알게 하나니, 이는 큰 지혜와 큰 신통이 자재하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합니다. 이렇게 낸 큰 원은 광대하기 법성과 같고 끝없기가 허공과 같아서, 오는 세상이 다하고 일체의 겁이 다하도록 불도의 일을 얻고 큰 지혜와 큰 신통 등을 구하여 쉼이 없습니다.
008_1136_c_02L여러 불자여, 보살은 기쁨의 자리에 머물면서 열 가지 원(願)을 으뜸으로 하여 이런 백만 아승기의 큰 원을 내고는, 열 가지 다할 수 없는 법으로 이 원을 원만히 하기 위해 부지런히 정진을 행합니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중생을 다할 수 없고 둘째는 세간을 다할 수 없으며 셋째는 허공을 다할 수 없고 넷째는 법성을 다할 수 없으며 다섯째는 열반을 다할 수 없고 여섯째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을 다할 수 없으며 일곱째는 부처님의 지혜를 다할 수 없고 여덟째는 마음이 대상을 따라 일어남이 다할 수 없으며 아홉째는 지혜를 일으킴을 다할 수 없고 열째는 세간의 도종(道種)과 법의 도종과 지혜의 도종을 다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만약 중생이 다하면 내 원도 다하고 세간이 다하고 허공이 다하며 법성이 다하고 열반이 다하며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이 다하고 부처님의 지혜가 다하며 마음이 대상을 의지해 일어남이 다하고 지혜를 일으킴이 다하며 도종이 다할 때 내 발원이 다하겠지마는, 중생은 실로 다할 수 없고 세간과 허공과 법성과 열반과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과 부처님의 지혜와 마음의 반연과 지혜를 일으킴과 도종 등은 실로 다할 수 없는 것이니, 내 이 원과 복덕도 다할 수 없다’ 합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이 결정코 이 큰 원을 내면 그는 곧 이롭고 편안한 마음과 유연한 마음과 고르고 순한 마음과 선한 마음과 고요한 마음과 조화로운 마음과 곧은 마음과 어지럽지 않은 마음과 번거롭지 않은 마음과 혼란스럽지 않은 마음 등을 얻습니다. 이리하여 믿음을 성취한 자는 마음이 믿는 상을 즐기고 공덕을 분별합니다. 모든 부처님께서 전생에 행한 도를 믿고 모든 바라밀을 행하여 그것의 늘어남을 믿으며 모든 자리에 잘 들어가 뛰어난 공덕 얻음을 믿고 부처님의 10력(力)을 이루게 됨을 믿으며 4무외(無畏)를 구족함을 믿고 불공법(不共法)은 깨뜨릴 수 없는 것임을 믿으며 모든 불법의 불가사의함을 믿고 부처님의 힘은 중간도 끝도 없음을 믿으며 모든 여래의 무량한 행의 문을 믿고 인연을 따라 과보 이룸을 믿습니다. 요약해 말하면 모든 보살이 모든 부처님의 공덕과 지혜와 위신의 힘 등을 널리 믿는 것입니다.
008_1137_a_02L여러 불자여, 보살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은 이와 같이 매우 깊고 이와 같이 상을 떠났으며 이와 같이 적멸하고 이와 같이 공했으며 이와 같이 상이 없고 이와 같이 지음이 없으며 이와 같이 물듦이 없고 이와 같이 한량이 없으며 이와 같이 광대하고 이와 같이 깨뜨리기 어렵다. 그런데 범부들은 그 마음이 사견(邪見)에 떨어져 무명 때문에 어리석고 어두우며 그 슬기의 눈이 가려져 항상 교만의 깃대를 세우고 갈애(渴愛)의 그물에 떨어지며 아첨을 하고 아낌과 질투를 항상 품어서 뒷몸이 날 곳의 인연을 짓는다.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많이 모아 갖은 무거운 업을 일으키고 원한의 사나운 바람이 죄의 마음에 불을 지펴서 항상 활활 타오르게 하며 그가 하는 모든 일은 다 전도(顚倒)와 상응하여 욕망의 흐름과 존재의 흐름과 무명의 흐름과 견해의 흐름이 상속해 일어나며 마음과 의식과 분별의 종자가 삼계(三界)의 땅에서 고뇌의 싹을 틔운다. 그것은 이른바 명색이 화합하여 6입(六入)을 증장(增長)시키고 6입은 바깥 티끌과 상대하여 촉(觸)을 내며 촉을 인연하여 모든 수(受)가 나고 수(受)를 못내 즐기는 까닭에 갈애(渴愛)가 생겨난다. 갈애가 증장하기 때문에 취(取)를 내고, 취가 증장하기 때문에 유(有)를 일으키며 유의 인연 때문에 생ㆍ노사ㆍ근심과 슬픔ㆍ고뇌가 있게 되는 것이다.
008_1137_b_02L이런 인연으로 갖가지 고통의 무더기가 쌓여 중생들은 갖은 고뇌를 받는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는 나[我] 없고 내 것[我所] 없으며 짓는 자도 없고 받는 자도 없으며 아는 자도 없는 것이 마치 초목이나 기왓장과 같고 또 그림자와 같다. 그런데 범부들은 가엾게도 그것을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여서 그 고뇌를 받는다.’ 여기서 보살은 그 중생들이 온갖 고뇌를 면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큰 자비 지혜를 내어 ‘이 중생들을 내가 다 구제하리라’ 하고, 또 그들로 하여금 필경에는 불도의 즐거움에 머무르게 하기 위하여도 큰 자비 지혜를 냅니다.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큰 자비의 법에 수순하여 깊고 묘한 마음으로 초지(初地)에 머물면서 모든 사물에 탐착하지 않고 부처님의 크고 묘한 지혜를 존중하기 때문에 큰 보시를 배우고 행하여 곧 보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잘 보시하나니, 이른바 곡식이 든 창고와 금ㆍ은ㆍ마니주(摩尼珠)ㆍ차거(車渠)ㆍ마노(瑪瑙)ㆍ유리(琉璃)ㆍ산호ㆍ호박ㆍ가패(珂貝)ㆍ영락과 몸을 장식하는 장신구와 모든 보물 등이며, 또 코끼리ㆍ말ㆍ수레ㆍ가마ㆍ인민ㆍ노예ㆍ권속과 국토와 성읍ㆍ마을ㆍ가옥ㆍ동산 누각과 사랑하는 처자 등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것을 다 보시하며, 머리ㆍ눈ㆍ귀ㆍ코와 손ㆍ발 등 사지와 온몸을 다 보시하나 이는 부처님의 지혜를 매우 존중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보살은 이렇게 초지에서 능히 큰 보시를 행합니다.
이 보살은 큰 자비스런 마음과 큰 보시하는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구제하려 하기 때문에 더욱 부지런히 세간과 출세간을 이롭게 할 훌륭한 일을 추구하되 권태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보살은 권태가 없는 공덕을 냅니다. 또 모든 경전을 스스로 깨우치므로 경전을 아는 공덕을 내어 이와 같이 경전을 아는 지혜를 얻고는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을 잘 헤아립니다. 또한 상ㆍ중ㆍ하의 중생에 대해서는 그 근기를 따라 행하며 의지하고 친근해 오는 자를 따라 힘껏 이익을 주는 까닭에 보살은 세상 지혜의 공덕을 내어 세상 지혜의 공덕을 얻어서 그 때를 알고 그 도량을 압니다. 또 부끄러움으로 장엄하고,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도를 닦아 익히므로 부끄러움의 공덕을 내나니, 이런 공덕의 행 가운데서 부지런히 수행하여 마음이 게으르지 않으며, 이러한 정진에서 물러나지 않는 공덕으로 곧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얻고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얻고는 모든 부처님께 부지런히 공양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따르며 그 말씀대로 행합니다.
008_1137_c_02L여러 불자여, 이 보살은 이와 같은 청정한 자리의 법을 다 알고 일으키나니, 이른바 믿음과 자비와 보시와 권태를 느끼지 않음과 모든 경전을 아는 것과 세간의 법을 잘 이해하는 것과 부끄러워함과 감당하는 힘과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과 말대로 행하는 것입니다. 또 이 보살은 기쁨의 자리에 머무르면서 원을 내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 즉 수백 수천 수만억 나유타(那由他) 부처님을 널리 봅니다. 이 보살이 부처님을 볼 때는 크게 기뻐하여 깊이 사랑하고 공경하며 보살이 즐기는 도구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모든 수행자를 공양하되 이 복덕을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합니다. 이 보살은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기 때문에 중생을 교화하는 법이 생기는데, 대개 2섭법(攝法)으로 중생을 포섭하나니, 이른바 보시와 다정한 말입니다. 뒤의 2섭법은 다만 믿고 아는 힘으로 잘 통달하지 못한 것을 행할 뿐입니다.
이 보살은 모든 부처님께 공양함을 따라 중생을 교화하여 청정한 자리의 법을 다 잘 받아 행하고 이런 공덕을 다 살바야(薩婆若)로 회향하여 더욱 밝게 나타내어 쓸모 있게 합니다. 비유하면 불자여, 연금사가 금을 달굴 때 화력(火力)에 따라 쓸 수 있도록 조절한다면 더욱 빛이 나는 것처럼, 이와 같이 보살도 모든 부처님께 공양함을 따라 중생을 교화하여 청정한 자리의 법을 받아 행하고 이 공덕을 다 살바야로 회향한다면 더욱 밝게 나타나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또 여러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초지(初地)에서 상모(相貌)의 과(果)를 얻는데, 이는 부처님과 보살과 선지식에게 초지(初地)를 이룰 법을 묻되 싫증을 내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이 보살은 초지에 머무르면서 부처님과 보살과 선지식에게 2지(地)에서 상모의 과를 얻는 법을 묻되 싫증을 내지 않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제3ㆍ제4ㆍ제5ㆍ제6ㆍ제7ㆍ제8ㆍ제9ㆍ제10의 자리에서도 상모의 과를 얻는데,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선지식에게 10지를 이룰 법을 묻되 싫증을 내지 않아야 합니다.
008_1138_a_02L이 보살은 모든 자리[地]의 역순법(逆順法)을 잘 알고 모든 자리의 성괴(成壞)를 잘 알며 모든 자리의 상모(相貌)의 인과를 잘 알고 모든 자리의 얻고 버림을 잘 알며 모든 자리의 청정한 행분(行分)을 잘 알고 모든 자리의 한 자리에서 한 자리에 이르는 행을 잘 알며 모든 자리의 옳은 곳과 그른 곳을 잘 알고 모든 자리의 머무는 곳을 바꾸는 것을 잘 알며 모든 자리의 처음의 일과 마지막 일의 차별을 잘 알고 모든 자리에서 퇴전하지 않는 상을 잘 알며 나아가 일체 보살의 청정한 자리의 법을 다 잘 알고 여래 지혜의 자리에 들어감을 잘 압니다.
여러 불자여, 마치 큰 상주(商主)가 많은 물건을 사 가지고 큰 성으로 가고자 할 때, 먼저 가는 길과 돌아올 때의 어려움 그리고 그 길에서 생길 이해를 묻고 떠나기 전에 잘 때[宿時]를 알며 나아가 저 성에 이르러서의 일을 잘 알고 지혜로 생각하고 헤아려 비용을 모자람 없이 모으며 대중을 바로 인도하여 큰 성에 이르고 험난한 도중에서 모든 환난을 면하여, 자신과 대중 모두 근심과 고뇌가 없게 합니다.
008_1138_b_02L그때에 보살은 큰 복덕과 지혜의 비용을 모으고 중생의 상주(商主)가 되어 그들을 교화하여 생사의 험난한 악취(惡趣)에서 나오게 하여 안온한 길을 보이고, 내지 살바야 지혜의 큰 성에 머물러 아무 고뇌도 없게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 불자여, 보살은 항상 권태를 느끼지 않고 부지런히 모든 자리의 본행을 닦으며, 나아가 여래의 지혜 자리에 들어갈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여러 불자여, 이것이 보살이 기쁨 자리 문에 들어감을 대강 말한 것입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무량 백천억 아승기의 일이 있습니다.
보살은 이 자리에 있으면서 자주 염부제의 왕이 되어 부귀하고 자재하며 항상 정법을 수호하고 보시로써 중생을 포섭하여 중생들의 인색과 탐욕의 더러움을 제거하며 항상 큰 보시를 행하여 궁핍하지 않게 합니다. 그가 짓는 선업으로서 보시나 부드러운 말이나 이익이나 동사(同事)나 이러한 등의 모든 복덕은 다 부처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법 생각을 떠나지 않으며 보살 동료들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보살이 행하는 도의 생각을 떠나지 않으며 바라밀 생각을 떠나지 않고 10지 생각을 떠나지 않으며 10력ㆍ무외ㆍ불공법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내지 구족한 일체종지의 생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일체 중생들 가운데서 훌륭함이 되며 큼이 되고 묘함이 되며 위가 되고 최상이 되며 길잡이가 되고 장수가 되며 스승이 되고 높은 이가 되며, 나아가 일체 중생들 중에서 의지하는 이가 되리라.’
008_1138_c_02L여러 불자여, 이 보살이 만일 집을 버리고 정진을 부지런히 행하고자 하면, 잠깐 사이에 불법 안에서 집과 처자와 5욕(欲)을 버릴 수 있고 출가한 뒤에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잠깐 사이에 백 삼매를 얻으며 백 부처님을 뵙고 백 부처님의 신력을 알며 백 부처님의 세계를 날아서 지나가며 백 부처님의 세계를 비추고 백 부처님 세계의 중생들을 교화합니다. 그리고 백 겁을 살 수 있으며 과거 미래 세상의 각기 백 겁의 일을 잘 알며 백의 법문에 잘 들어가고 몸을 백으로 변하여 그 낱낱 몸에 백의 보살이 그의 권속이 되는 것을 보이며, 만일 원력으로 자재하게 나타내 보이면 이 수보다 더 많은 여러 백천만억 나유타로서 헤아려 알 수 없습니다.”
만일 여러 중생이 선근을 두터이 닦아 모으고 깨끗한 법을 성취하며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고,
008_1138_c_08L若有諸衆生, 厚修集善根, 成就於白法,
親近於諸佛。
청정한 믿음의 큰 힘과 자비스런 마음을 따르면 이런 사람은 한량이 없는 부처님 지혜를 낼 수 있으리.
008_1138_c_10L淸淨信力大, 隨順慈悲心,
如是人能發, 無量之佛智。
모든 부처님의 일체지와 무량한 힘은 청정하나니 받을 수 있는 힘이 견고하여야 모든 불법을 성취하리라.
008_1138_c_11L諸佛一切智,
無量力淸淨, 堪受力堅牢, 成就諸佛法。
자비스런 마음은 세간을 구제하고 모든 부처 나라를 깨끗이 닦으며 법의 수레를 연설해 굴리고 이 최상의 원을 세우네.
008_1138_c_12L悲心救世閒, 淨修諸佛國, 敷演轉法輪,
發此無上願。
한 생각에 삼세를 알되 조금도 틀림이 없고 가지가지 때의 차별을 이 세간에 잘 보이네.
008_1138_c_14L一念知三世, 而無有別異,
種種時差別, 以示於世閒。
간략히 말하면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다 구하고 넓고도 큰 마음을 내니 그것은 마치 허공과 같네.
008_1138_c_15L略說則盡求,
諸佛之功德, 發於廣大心, 猶若如虛空。
자비와 지혜가 으뜸이니 방편과 함께 닦아 행하면 깨끗한 믿음이 마음 깊이 있기 때문에 그 힘은 한량이 없네.
008_1138_c_16L悲心智慧首, 方便合修行, 淨信深心故,
其力無有量。
마음의 향함이 막힘이 없어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모든 부처님과 같이 평등하여 거기에서 큰 마음 낸다.
008_1138_c_18L心向無障㝵, 而不隨他教,
同諸佛平等, 而生於大心。
모든 불자가 이와 같이 진실한 마음을 내면 곧 범부의 행을 떠나 부처님의 행에 들어가리라.
008_1138_c_19L諸佛子當生,
如是之實心, 卽離凡夫行, 入於佛所行。
그리하여 여래의 가문에 나서 비웃고 혐오해 할 아무것이 없다면 저 모든 부처님과 같이 반드시 최상의 도를 이루리.
008_1138_c_20L卽生如來家, 無有可譏嫌, 則同於諸佛,
必成無上道。
이와 같은 마음을 낼 때는 곧 초지를 얻으니 그 마음이 동요치 않음은 마치 태산과 같네.
008_1138_c_22L生如是心時, 卽便得初地,
其心不可動, 猶若如山王。
이 보살에게는 큰 기쁨의 상(相)이 나타나고 그 마음은 언제나 청정하여 큰 일을 감당할 수 있네.
008_1138_c_23L是菩薩便有,
大喜相顯現, 其心常淸淨, 堪受於大事。
008_1139_a_02L 마음은 다투기 좋아하지 않고 중생을 괴롭히기 좋아하지 않으며 성내거나 원망하는 마음 없고
부끄러워하고 공경하기 즐기네.
008_1138_c_24L心不樂鬪訟, 不好惱衆生, 無有瞋恨心,
樂慚愧恭敬。
또 곧은 마음을 익혀 행하고 모든 감각기관을 단속하며 항상 세상 구제하기 생각하고 부처님 지혜를 구하기 생각하네.
008_1139_a_03L又習行直心, 守護於諸根,
常念救世閒, 念求諸佛智。
마음은 기쁨을 내어 ‘나는 이것을 얻으리라’ 하고 기쁨의 자리를 얻고는 곧 다섯 가지 두려움을 떠나나니
008_1139_a_04L心生於歡喜,
我當得此事, 得於歡喜地, 卽過五恐怖。
살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과 죽음의 두려움, 나쁜 이름이 퍼지는 두려움과 세 가지 악도에 나는 두려움과 대중의 위덕에 대한 두려움이네.
008_1139_a_05L不活畏死畏, 及與惡名畏, 三惡道怖畏,
大衆威德畏。
나와 또 내 것에 탐착하지 않기 때문에 이 모든 불자는 모든 두려움을 멀리 여의네.
008_1139_a_07L以不貪著我, 及與我所故,
是諸佛子等, 遠離諸怖畏。
항상 자비심을 행하고 항상 믿음과 공경 있으며 부끄러움의 공덕 갖추어 밤낮으로 선법을 더해 가네.
008_1139_a_08L常行慈悲心,
恒有信恭敬, 慚愧功德備, 晝夜增善法。
공덕의 진실한 이익 즐기고 온갖 욕심을 즐기지 않으며 만일 듣는 법이 있으면 언제나 잘 생각하네.
008_1139_a_09L樂功德實利, 不樂於諸欲, 如有所聞法,
能常善思惟。
탐하여 집착하는 행이 없고 이익에 대한 마음을 끊어서 언제나 보리를 즐기어 부처님의 지혜를 일심으로 구하네.
008_1139_a_11L無有貪著行, 斷諸利養心,
常樂於菩提, 一心求佛智。
모든 바라밀을 행하고 아첨하는 그릇된 마음 떠나며 말한 그대로 잘 실행하여 진실한 말 속에 편히 머무네.
008_1139_a_12L行諸波羅蜜,
離於諂曲心, 隨說而能行, 安住實語中。
부처님의 가문을 더럽히지 않고 보살의 학문을 버리지 않으며 세간의 일들을 멀리하되 즐겨 세간을 이롭게 하네.
008_1139_a_13L不污諸佛家, 不捨菩薩學, 遠世閒事業,
樂利於世閒。
선법을 구함에 싫증이 없어 정진이 갈수록 더욱 더하나니 모든 보살은 이와 같이 온갖 공덕을 즐거워하네.
008_1139_a_15L求善法無厭, 精進轉增益,
諸菩薩如是, 好樂諸功德。
그리고 큰 원을 내어 모든 부처님 보려고 하고 법을 수호하려 하며 부처님께 가고 보살의 묘한 행을 행하네.
008_1139_a_16L而發於大願,
求欲見諸佛, 護法至佛所, 行菩薩妙行。
일체 중생을 다 교화하고 일체 불토를 깨끗이 하니 우리 부처님 국토 안에 큰 보살들이 가득하리라.
008_1139_a_17L化一切衆生, 淨一切佛土, 我佛國土中,
滿諸大菩薩。
모든 보살이 같은 마음이고 보고 듣는 것 또한 헛되지 않으며 일체의 미세한 티끌 속에서 모든 부처님 불도(佛道) 이루네.
008_1139_a_19L諸菩薩同心, 見聞皆不空,
一切微塵中, 諸佛成佛道。
이와 같은 무량하고 무변한 원을 낼 때 이 원은 무궁하여 허공과 중생과 같네.
008_1139_a_20L發於如是等,
無量無邊願, 是願無窮盡, 如虛空衆生。
법성과 세상과 열반에 모든 부처님이 지혜를 내고 마음의 반연으로 지혜 종자[智種] 일으키나니 나는 이렇게 머무르기 원하네.
008_1139_a_21L法性世涅槃, 諸佛出智慧, 心緣起智種,
我願如是住。
이렇게 큰 원을 내니 마음이 부드럽고 조화로워 부처님의 공덕을 잘 믿어서 중생을 관찰하네.
008_1139_a_23L如是發大願, 心柔軟調順,
能信佛功德, 而觀於衆生。
인연을 좇아 일어남을 알고 곧 자비스런 마음을 내니 괴로워하는 저 중생들을 내가 마땅히 제도하리라.
008_1139_a_24L知從因緣起,
則生慈悲心, 卽於苦衆生, 我當救度之。
008_1139_b_02L
이런 중생들 때문에 가지가지의 보시를 행하나니 이른바 묘한 국토와 훌륭하고 묘한 보물들이네.
008_1139_b_02L爲是衆生故, 而行種種施, 所謂妙國土,
上妙諸珍寶。
코끼리와 말과 수레와 권속과 또 백성들과 머리와 눈과 또 손발과 살까지 보시하고도 후회하지 않네.
008_1139_b_04L象馬及車乘, 眷屬與人民,
頭目及手足, 肌肉施無悔。
갖가지 경전을 구함에 마음에 권태를 느끼지 않고 그 취지를 잘 알고는 세상을 따라 행하네.
008_1139_b_05L求種種經書,
心無有疲惓, 得解其義趣, 能隨世而行。
부끄러워하고 감당하는 마음 차츰 자라게 하고 능히 공경하는 마음으로써 한량이 없는 부처님을 공양하네.
008_1139_b_06L慚愧堪受心, 漸令得增長, 能以恭敬心,
供養無量佛。
지혜로운 이는 낮과 밤으로 항상 이와 같이 닦고 행하여 선근을 더욱 밝게 하나니 마치 금을 정제(精製)하는 것과 같네.
008_1139_b_08L智者於日夜, 如是常修行,
善根得明了, 猶若成鍊金。
보살이 이 자리에 머물면 10주(住)를 잘 깨달아 알 수 있고 계속해 수행할 때에는 모든 장애가 없어진다네.
008_1139_b_09L菩薩住是地,
能了知十住, 展轉修行時, 無有諸障㝵。
비유하면 상인의 우두머리가 장사꾼들을 이롭게 하려고 먼저 도중에 있을 험하고 어려운 일 묻는 것과 같네.
008_1139_b_10L譬如賈客主, 欲利諸商人, 先問道路中,
諸險艱難事。
보살이 초지에 머물 때에 모든 자리의 행을 알아야 아무런 장애 없이 부처 자리에 이를 수 있네.
008_1139_b_12L菩薩住初地, 應知諸地行,
而無有障㝵, 能至於佛地。
이 초지에 머물면 많이 염부제의 왕이 되어 모든 법을 잘 알고 항상 자비스런 마음을 쓰네.
008_1139_b_13L住是初地中,
多作閻浮王, 善知於諸法, 常行慈悲心。
법답게 교화하고 인도하여서 모두들 믿고 공경하게 하고 보시 행하기를 권하여 부처님 지혜를 구하게 하네.
008_1139_b_14L如法而化導, 一切皆信敬, 勸令行布施,
以求佛智慧。
보살이 나라를 버리고 나와 불가(佛家)에 출가하여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면 곧 백 가지 삼매를 얻고
008_1139_b_16L菩薩若捨國, 佛法中出家,
勤行於精進, 卽得百三昧。
백의 부처님 보고 백의 국토를 진동시키며 광명으로 백의 나라 비추나니 날아다니는 것도 또한 그러하네.
008_1139_b_17L及見百諸佛,
震動百國土, 光明炤百國, 飛行亦如是。
백 국토의 중생을 교화하고 백 가지 법의 문에 들어가며 백 겁의 일을 생각으로 알고 백 가지 몸을 나타내 보이네.
008_1139_b_18L化百土衆生, 入於百法門, 念知百劫事,
示現百種身。
백의 보살을 권속으로 삼아 그것을 다 나타내 보이나니 만일 그 원력대로 한다면 이 수(數)를 넘어 무량하다네.
008_1139_b_20L能以百菩薩, 眷屬而示現,
若以其願力, 過是數無量。
지금 초지의 일을 밝힘에 대강 말했을 뿐이네. 만일 자세히 말하려 하면 억겁 동안에도 다하지 못하리.
008_1139_b_21L今明初地義,
但以略解說, 若欲廣說者, 億劫不能盡。
이 처음의 보살 자리를 이름하여 기쁨의 자리라 한다.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사람 이미 다 분별해 설명했네.
008_1139_b_22L是初菩薩地, 名之爲歡喜, 利益衆生者,
今已分別說。
2. 이구지(離垢地)
離垢地第二
008_1139_c_02L
모든 보살 대중이 앞서 자리의 설명을 듣고 마음이 다 청정해져서 그 기쁨이 한량없었다.
008_1139_c_02L一切菩薩衆, 聞說上地義, 其心皆淸淨,
歡喜無有量。
각각 그 앉은 자리에서 허공에 솟아올라 아름다운 옷을 벗어 금강장에게 흩뿌렸다.
008_1139_c_04L各於所坐處, 踊住虛空中,
脫身上妙衣, 以散金剛藏。
그리고 함께 찬탄하기를 “훌륭하오 금강장이여, 큰 지혜로 두려움 없는 이여 보살의 모든 자리 잘 설명하였네.”
008_1139_c_05L咸皆稱讚言,
善哉金剛藏, 大智無所畏, 善說菩薩地。
해탈월보살은 대중의 마음이 깨끗해짐 알고 둘째 자리의 모습에 대한 그 설명이 듣고 싶었다.
008_1139_c_06L解脫月大士, 知衆心淸淨, 欲聞第二地,
相貌之所說。
곧 금강장에게 청했다. “큰 지혜를 가진 이여, 둘째 자리의 상모를 해설하시라. 모두들, 듣고 싶어하나니.”
008_1139_c_08L卽請金剛藏, 大智願解說,
第二地相貌, 一切皆欲聞。
그때 금강장보살은 해탈월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여, 모든 보살이 초지를 구족하고 제2지를 얻고자 할 때엔 열 가지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유연한 마음이요, 둘째는 조화로운 마음이며, 셋째는 감당해 받는 마음이요, 넷째는 선한 마음이며, 다섯째는 고요한 마음이요, 여섯째는 진실한 마음이며, 일곱째는 잡되지 않은 마음이요, 여덟째는 아낌이 없는 마음이며, 아홉째는 유쾌한 마음이요, 열째는 큰 마음입니다. 만일 보살이 초지를 구족하고 2지를 얻고자 하면 먼저 이 열 가지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008_1140_a_02L불자여, 보살이 이구지(離垢地)에 머물려면 본래로부터 일체의 살생을 떠나 칼이나 막대기를 버리고 성내는 마음이 없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으며 일체 중생에 대해 자비심을 일으키고 항상 즐거운 일을 구하여 나쁜 마음으로 중생을 괴롭히는 법이 없거늘 하물며 거칠고 악함이겠습니까. 또 도둑질을 떠나는 것이니, 생활에 필요한 물건에 항상 스스로 만족하여 남의 재물을 파괴하지 않으며 남에게 속한 물건이나 남이 쓰는 물건이나 남이 가진 물건은 풀 하나, 나무 하나도 주지 않으면 취하지 않거늘 하물며 이보다 더한 것이겠습니까. 또 사음(邪淫)을 떠나는 것이니, 자기 아내에게 만족하고 다른 욕심을 내지 않으며 남의 여자에게는 마음조차 내지 않거늘 하물며 일을 치르는 것이겠습니까.
또 거짓말을 떠나는 것이니, 항상 진실한 말과 정직한 말을 하며 미워하거나 거짓을 하지 않으며, 나아가 꿈에서조차 거짓말을 하지 않거늘 하물며 일부러 거짓말을 함이겠습니까. 또 이간질하는 말을 떠나는 것이니, 파괴할 마음이 없으므로 여기서 들은 말을 저기 가서 말하지 않고 저기서 들은 말을 여기 와서 말하지 않으며, 싸우고 헤어지는 사람 사이에서 항상 화합해 사귀기를 좋아합니다.
또 험악한 말을 떠나는 것이니, 남을 화나게 하는 모든 추잡하고 사나운 말과 남을 두렵게 하거나 괴롭게 하고 들어서 좋아하지도 기뻐하지도 않을 성난 말투와 교만한 말투는 스스로 그 몸을 파괴하고 남도 파괴하나니 이러한 종류의 말을 다 버립니다. 그리하여 모든 말이 매우 기쁘고 즐겁고 아름다우며 묘하여 남의 귀를 기쁘게 하고 사람의 마음을 교화하고 부드럽고 원만하게 하며 많은 사람이 좋아서 기억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기쁘고 즐겁게 해주는 등 항상 이런 말을 합니다. 또 꾸미는 말을 떠나는 것이니, 스스로 해야 할 말인지 하지 말아야 할 말인지 항상 잘 지키고, 언제나 때에 맞는 말과 진실한 말과 이로운 말과 법다운 말과 헤아리는 말을 알며 실없는 말을 하지 않고 농담조차도 꾸미는 말을 하지 않거늘 하물며 일부러 하겠습니까. 또 남의 물건을 탐하지 않는 것이니, 만일 남에게 속한 것이 있거나 남이 탐하는 것이거나 남이 쓰는 것이 있으면 ‘내가 저것을 가지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성내는 마음과 원망하는 마음과 몹시 핍박하는 마음 등을 떠나고 항상 중생들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과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냅니다. 점을 치거나 관상을 보거나 하는 일을 버리고 바른 견해[正見]을 익혀 행하고 죄와 복의 인연을 결정코 깊이 믿으며 아첨을 버리고 삼보를 진실로 믿고 결정하는 마음을 냅니다.
008_1140_b_02L보살은 이와 같이 항상 선도(善道)를 수호하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악도에 떨어지는 모든 중생들은 10불선도(不善道)의 인연에 의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스스로도 10선법에 머무르겠지만 또 남을 위해서도 그것을 설명하고 바른 행을 보이리라. 왜냐 하면, 만일 사람이 스스로 선을 행하지 않으면서 남을 위해 설법하여 선에 머물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이 보살은 다시 깊이 생각합니다. ‘불선(不善)의 도를 행하기 때문에 지옥ㆍ축생ㆍ아귀에 떨어지고 10선도(善道)를 행하기 때문에 인간에 나고, 내지 유정천(有頂天)에 난다. 또 이 10선도를 지혜와 화합해서 수행하면 마음이 열등한 자는 적은 공덕을 즐기고 삼계를 싫어하고 두려워하며 큰 자비심이 박약하여 남에게서 법을 들어 성문승(聲聞乘)에 이른다. 또 어떤 사람은 이 10선도를 행할 때 남에게서 듣지 않고 스스로 알게 되는데, 대비의 방편을 구족하지 못한 채 온갖 인연의 법에 깊이 들어가 벽지불승에 이른다. 또 어떤 사람은 이 10선도를 행할 때 청정하고 구족하여 그 마음이 광대 무량하고 무변하며 중생들에 대해 자비심을 일으키고 방편의 힘이 있으며 뜻과 원이 견고하여 한 중생도 버리지 않기 때문에, 부처님의 큰 지혜를 구하기 때문에, 보살의 모든 자리를 깨끗이 하기 때문에, 모든 바라밀을 청정히 할 수 있기 때문에 깊고 광대한 행에 들어갈 수 있다. 또 이 10선도를 깨끗이 행하고, 나아가 부처님의 10력(力)과 4무외(無畏)와 4무애지(無碍智)와 대자대비(大慈大悲)를 잘 얻으며, 나아가 일체종지를 구족하고 모든 불법을 모은다. 그러므로 우리는 10선도를 행하고 항상 일체지를 구해야 한다.’
008_1140_c_02L이 보살은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10불선도는 가장 심하면 지옥의 인연이요 중간이면 축생의 인연이며 마지막은 아귀의 인연이다. 그 중에서 살생한 죄는 중생들로 하여금 지옥ㆍ축생ㆍ아귀에 떨어지게 하는데, 혹 인간으로 태어난다 해도 두 가지 과보를 받게 되니, 첫째는 목숨이 짧고, 둘째는 병이 많은 것이다. 도둑질하는 죄는 중생들로 하여금 지옥ㆍ축생ㆍ아귀에 떨어지게 하는데 혹 인간으로 태어난다 해도 두 가지 과보를 받게 되니, 첫째는 빈궁이요, 둘째는 공동 재물로 하여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것이다. 사음의 죄도 중생들로 하여금 지옥ㆍ축생ㆍ아귀에 떨어지게 하는데 혹 인간에 태어난다 해도 그 역시 두 가지 과보를 받게 되니, 첫째는 아내가 정숙하지 못한 것이고, 둘째는 권속을 마음대로 부리지 못하는 것이다. 또 거짓말하는 죄도 중생들로 하여금 3악도에 떨어지게 하는데, 혹 인간에 난다 해도 두 가지 과보를 받는다. 첫째는 비방을 많이 받고, 둘째는 많은 사람에게 속임을 당한다. 이간질하는 죄도 중생들로 하여금 3악(惡)에 떨어지게 하는데, 혹 인간에 난다 해도 두 가지 과보를 받게 된다. 첫째는 악한 권속을 가지는 것이요, 둘째는 불화(不和)한 권속을 두는 것이다. 욕설의 죄도 중생들을 3악도 떨어지게 하는데, 혹 인간에 난다 해도 두 가지 과보를 받는다. 첫째는 항상 악한 소리를 듣고, 둘째는 하는 말에 항상 다툼이 있는 것이다. 꾸밈말을 하는 죄도 중생들을 3악도에 떨어지게 하는데, 혹 인간에 난다 해도 두 가지 과보를 받는다. 첫째는 그의 말을 남이 믿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그가 하는 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이다.
008_1141_a_02L탐욕의 죄도 또한 중생들을 3악도에 떨어뜨리며 혹 인간에 나더라도 두 가지 과보를 받나니, 첫째는 욕심이 많고, 둘째는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이다. 성내는 죄도 중생들을 3악도에 떨어뜨리며 혹 인간에 나더라도 두 가지 과보를 받나니, 첫째는 항상 남이 그 장단점을 찾게 되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남의 해침을 받는 것이다. 사견(邪見)의 죄도 중생들을 3악도에 떨어뜨리며 혹 인간에 나더라도 두 가지 과보를 받나니, 첫째는 항상 삿된 견해를 가진 집안에 나고, 둘째는 그 마음이 아첨하고 비뚤어진 것이다.’ 불자여, 이와 같이 10불선도는 다 온갖 고통의 큰 덩어리를 이루는 인연이 되는 것입니다.
이 보살은 일체 중생에 대해 편안하게 하려는 마음과 즐겁게 하려는 마음과 인자한 마음과 슬퍼하는 마음과 가엾이 여기는 마음과 이롭게 하려는 마음과 수호하려는 마음과 스승의 마음과 큰 스승의 마음과 자신이 가진 모든 마음을 내어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중생들은 삿된 견해[邪見]에 떨어지고 삿된 마음을 따르며 삿되고 험한 길을 가니 참으로 가엾구나. 우리는 이 중생들로 하여 바른 견해의 도(道)와 실다운 법에 머무르게 할 것이다. 또한 이 중생들은 항상 남과 나를 분별하여 성내고 원망하며 다투니 우리는 이들로 하여금 최상의 대자비에 머물게 하리라. 또 이 중생들은 만족할 줄을 몰라 항상 남의 재물을 탐하며 항상 삿된 직업으로 살아간다. 우리는 이 중생들로 하여금 청정한 몸과 입과 뜻의 업에 머무르게 하리라. 이 중생들은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인연을 따라 항상 갖가지 번뇌의 큰 불에 타면서도 거기서 나올 방편을 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번뇌의 큰 불을 끄게 하고 시원한 곳에 편히 두리라.
008_1141_b_02L또 이 중생들은 항상 무명의 어둠에 덮이고 큰 암흑에 들어가 지혜의 광명을 멀리 떠나고 생사의 험난한 길로 들어가 갖가지 삿된 견해를 따른다. 우리는 이 중생들로 하여금 막힘이 없는 청정한 지혜의 눈을 얻게 하고 이 눈으로 말미암아 모든 법의 여실한 상을 알게 하여 남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여실하고 무애한 지혜를 얻게 하리라. 이 중생들은 생사의 험한 길에 떨어져 장차 지옥ㆍ축생ㆍ아귀의 깊은 구덩이에 빠지고 사악한 견해의 그물 속에 들어가며 갖가지 어리석음의 숲에 덮이고 허망하고 삿된 샛길에 들며 항상 어리석음에 눈이 멀어 지혜 있는 길라잡이를 멀리 떠나나니, 이것은 벗어나는 길, 즉 출요(出要)가 아니며 악마의 길에 떨어져 악마의 뜻을 따르면서 부처님의 뜻을 멀리 떠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중생들로 하여금 생사의 험한 길의 어려움을 건너 일체지를 가진 사람의 두려움 없는 큰 성에 편히 머물러 아무 고통도 없게 하리라. 또 이 중생들은 온갖 번뇌의 폭포수에 가라앉아 항상 욕심의 흐름[欲流]과 존재의 흐름[有流]과 견해의 흐름[見流]과 무명의 흐름[無明流]에 떠내려가며 항상 생사를 따라 끊이지 않으며 큰 애욕의 강에 들어가 온갖 번뇌의 세력에 먹히면서도 거기서 벗어날 길을 구하지 못한다. 항상 욕심의 감각ㆍ분노의 감각ㆍ번뇌의 감각의 해충에게 해침을 받고 또 신견(身見)이라는 물뱀 나찰에게 붙잡히며 5욕의 깊은 소용돌이의 모든 어려움에 들어가고 기쁨과 사랑이라는 진흙에 더럽혀지며 아만이라는 육지에 의해 검게 타 시들면서도 돌아갈 곳이 없고 12입(入)이라는 도적의 부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바르게 구제해 줄 스승을 만나지 못한다. 우리는 이 중생들에 대해 큰 자비심을 내고 큰 선근의 힘으로 구제하여 안온한 곳을 얻어 온갖 두려움과 몰락을 떠나 일체지의 보물섬에 머무르게 하리라.
008_1141_c_02L또 이 중생들은 깊은 마음으로 탐착하여 근심과 고뇌의 환난이 많으며 사랑과 미움에 묶이고 욕심의 형틀에 매이어 삼계의 무명의 깊은 숲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이 중생들로 하여금 일체 삼계에 대한 모든 집착을 멀리 떠나게 하여 상을 떠난 걸림이 없는 열반에 머물게 하리라. 또 이 중생들은 나와 내 것에 깊이 집착하여 5음(陰)의 소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네 가지 전도됨을 따르고 6입(入)의 빈 마을에 의지하며 4대(大)라는 독사의 침해를 받고 번뇌라는 뭇 도적에게 죽임을 당하는 등 이런 무량한 고뇌를 받는다. 우리는 이 중생들로 하여금 일체의 탐착을 떠나게 하여 공(空)과 무아(無我)의 지혜로운 길, 즉 열반에 머물러 일체의 장애를 끊게 하리라. 또 이 중생들은 그 마음이 좁고 용렬하여 소승법을 즐기어 최상의 일체지를 멀리 떠난다. 이 소승에 탐착하기 때문에 밑없는 대승의 해탈법을 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중생들로 하여금 광대한 마음으로 무량무변한 불법, 즉 최상의 대승에 머물게 하리라’ 합니다.
불자여, 이 보살은 이와 같이 계를 지니는 힘을 따라 넓고 큰 자비심을 잘 내는 것입니다.
008_1141_c_15L諸佛子,是菩薩,如是隨順持戒力,善能廣生大慈悲心。
이 보살이 이구지(離垢地 : 더러움을 떠나는 자리)에 머무르면서 수백 부처님, 수천만억 나유타 부처님을 보게 되며, 그 부처님을 보고는 옷과 음식ㆍ침대ㆍ의약 등 생활용구를 그 부처님께 공양하고 그 부처님에 대해 공경하는 마음을 내며, 다시 10선도를 받고 그것을 받은 후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러 끝내 물러나지 않습니다. 이 보살은 여러 백천, 내지 많은 백천만억 겁 동안 간탐(慳貪)과 파계(破戒)의 번뇌를 멀리 떠나기 때문에 보시와 지계를 깨끗이 닦습니다.
008_1142_a_02L여러 불자여, 비유하면 진금(眞金)을 단련해 만들 때 반석(礬石) 속에 있으면 모든 때가 없어져 더욱 밝고 깨끗해지는 것처럼, 보살도 이와 같아서 이 이구지(離垢地)에서 많이는 백천, 내지 무량 백천만겁 동안 머무르면 간탐과 파계의 더러움을 멀리 떠나기 때문에 보시와 지계를 깨끗이 닦습니다.
보살은 이 자리[地]에서 많이는 전륜성왕이 되거나 대법왕이 되어 법력을 널리 얻고 7보(寶)를 성취하며 큰 힘이 자재하여 일체 중생들의 간탐과 파계의 더러움을 제거하고 좋은 방편으로 중생들을 10종 선도에 머물게 하며 큰 보시를 행하니 그 짓는 선업이 다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보시거나 부드러운 말이거나 이익이거나 동사(同事)거나 그것은 다 부처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법 생각을 떠나지 않으며 모든 동료 보살마하살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보살이 행하는 도의 생각을 떠나지 않으며 모든 바라밀의 생각을 떠나지 않고 10지의 생각을 떠나지 않으며 생각과 힘과 무외와 불공법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나아가 구족한 일체종지의 생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일체 중생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 훌륭함이 되며 큼이 되고 묘함이 되며 위가 되고 최상이 되며 안내자가 되고 장수가 되며 스승이 되고 높음이 되며, 나아가 일체 중생 가운데서 의지 되는 자가 되리라’ 합니다.
008_1142_b_02L불자여, 이 보살이 만일 집을 버리고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고자 한다면 잠깐 사이에 불법 안에서 곧 집과 처자와 5욕을 버리고 출가하게 되며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면 잠깐 사이에 천 삼매를 얻고 천 부처님을 뵈오며 천 부처님의 신력을 알고 천 부처님의 세계를 진동시키며 천 부처님 세계를 날아 지나가고 천 부처님 세계를 비추며 천 세계의 중생을 잘 교화하고 천 겁 동안을 살며 과거 미래 세상 천 겁의 일을 각각 알고 천의 법문에 잘 들어가며 몸을 천으로 변하여 그 낱낱 몸에서 천의 보살을 보여 권속으로 삼는 것을 드러내 보입니다. 만일 원력으로 자재하게 나타내 보이면 이 수보다 많은 여러 백천억 나유타로 헤아려 알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