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그 모양 아름답고 미묘하여 매우 좋아할 만하였네. 그리고 온갖 향과 꽃과 영락과 번기와 일산을 부처님께 내렸다.
008_1151_c_08L光明相綺錯, 微妙甚可樂, 衆香華瓔珞,
幡蓋雨佛上。
타화자재천왕은 그 권속들과 함께 온갖 보물을 내리니 어지러이 휘날리는 구름 같았다.
008_1151_c_10L 他化自在王, 與諸眷屬等,
雨衆妙寶物, 雰雰如雲下。
노래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금강장보살을 찬탄하기를 “장하여라. 금강장이여, 시원스럽게 해설하였네.”
008_1151_c_11L 歌頌供養佛,
稱歎金剛藏, 咸讚言善哉, 善哉快說此。
천만억의 천녀들은 허공 위에서 천상의 음악과 노래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008_1151_c_12L千萬億天女, 於上虛空中, 作衆天音樂,
歌歎佛功德。
그녀들 모두 말하기를 “부처님의 하신 말씀은 미묘하기 한량이 없어 온갖 번뇌를 멸할 수 있네.
008_1151_c_14L咸作如是言, 如來之所說,
微妙無有量, 能滅諸煩惱。
모든 법의 본성은 공하여 털끝만큼의 모양도 없고 공하여 분별이 없기가 마치 저 허공과 같네.
008_1151_c_15L 諸法本性空,
無有毫末相, 空無有分別, 同若如虛空。
가거나 머무는 상이 없고 또한 희론(戱論)도 없으며 본래부터 언제나 청정하고 여여하여 분별이 없네.
008_1151_c_16L無有去住相, 亦無有戲論, 本來常淸淨,
如如無分別。
만일 어떤 사람이 있어 모든 법의 성품을 통달한다면 그는 있음과 없음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리.
008_1151_c_18L若人能通達, 一切諸法性,
於有於無中, 其心不動搖。
오직 대비(大悲)의 마음으로 중생을 제도하기만 원하나니 이를 불자라 하고 부처님의 설하신 법에서 태어났네.
008_1151_c_19L但以大悲心,
爲度諸衆生, 是名諸佛子, 從佛口法生。
항상 보시를 행하여 중생들을 이롭게 하나니 본래부터 착하고 깨끗하지만 계율을 지켜 마음을 더 굳게 하네.
008_1151_c_20L常行於布施, 利益諸衆生, 本來雖善淨,
持戒而堅心。
법에는 해침이 없음을 알지마는 그러나 인욕을 행하고 법의 성품이 떠나는 것임을 알지마는 그러나 정진을 행하네.
008_1151_c_22L雖知法無傷, 而行於忍辱,
雖知法性離, 而行於精進。
008_1152_a_02L 번뇌를 이미 멸했지마는
그러나 선정에 잘 들며 법의 공함을 알았지마는 그래도 모든 법을 잘 가려 택하네.
008_1152_a_02L雖先滅煩惱,
而入於諸禪, 雖先解法空, 而選擇諸法。
적멸의 지혜가 많다 하지만 그래도 세간을 이롭게 하려고 모든 악을 잘 멸하니 그를 일러 대인(大人)이라 하네.”
008_1152_a_03L寂滅智雖多, 而求利世閒, 能滅諸惡者,
名之爲大人。
이와 같이 모든 천녀들은 백천 가지 묘한 음성으로 찬탄하고 노래한 뒤에 다 묵묵히 부처님을 보았네.
008_1152_a_05L如是諸天女, 百千種妙音,
稱讚歌頌已, 皆默然觀佛。
그러자 해탈월보살은 금강장보살에게 청하기를 “그러면 어떤 상모(相貌)로 제6지(地)를 이룰 수 있는가” 하였네.
008_1152_a_06L解脫月菩薩,
請金剛藏言, 當以何相貌, 得成第六地。
금장장보살은 말하였다. “불자여, 보살이 이미 제5지의 행을 구족하고 제6지에 들어가려 하면 열 가지 평등한 법이라야 제6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성품이 없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하고, 둘째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하며, 셋째는 남이 없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하고, 넷째는 멸함이 없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하며, 다섯째는 본래 청정하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하고, 여섯째는 희론이 없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하며, 일곱째는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하고, 여덟째는 떠나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하며, 아홉째는 요술이요 꿈이며 그림자요 메아리며 물 속의 달이요 거울 속의 형상이며 불꽃이요 허깨비이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하고, 열째는 있음과 없음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일체 법이 평등합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은 5지를 구족한 뒤에는 이 열 가지 평등한 법으로 6지에 잘 들어갑니다.
008_1152_b_02L이 보살은 모든 법의 이와 같은 상을 관찰하고는 대비(大悲)를 으뜸으로 하여 그것을 증장시켜 구족하고서 다시 훌륭한 관으로 세간의 생멸하는 상을 관찰합니다. 때문에 그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간의 모든 것이 생을 받는 것은 다 나에 탐착하기 때문이다. 만일 나를 떠나면 태어날 곳이 없을 것이다. 범부들은 어리석음에 눈이 멀어 나를 탐착하여 항상 즐겨 유(有)를 구하고 삿된 생각을 따르며 사악하고 허망한 도를 행하면서 세 가지 행, 즉 죄행과 복행과 부동행(不動行)을 익혀 일으키며 이 행 때문에 뜨거운 마음의 종자를 일으키고 유루(有漏)와 유취(有取)의 마음 때문에 나고 죽는 몸을 일으킨다. 이른바 업이 땅이 되고 식(識)이 종자가 되며 무명이 그것을 덮고 애욕의 물이 적시며 나라는 마음이 물을 대어 갖가지 견해를 증장시키고 명색의 싹을 틔운다. 명색으로 인하여 모든 감각기관이 나고 모든 감각기관이 합해져서는 접촉[觸]이 생기며, 접촉에서 수(受)가 생기고, 수를 즐기기 때문에 갈애(渴愛)가 생기며, 갈애가 증장하기 때문에 4취(取)가 있고, 4취를 반연하기 때문에 업을 일으키며, 유(有)에서 5음의 몸을 일으키나니 이것을 생이라 하고, 5음의 쇠변(衰變)을 늙음이라 하며 쇠변해서 멸하는 것을 죽음이라 하고 노사(老死)의 인연으로 근심과 슬픔과 고뇌가 있어서 온갖 고통의 더미를 쌓아 올리게 된다. 이 12인연(因緣)은 모으는 이가 없는데 저절로 모이며, 흩는 이가 없는데 저절로 흩어지며 인연이 모이면 유(有)요 인연이 흩어지면 무(無)인 것이다.’
008_1152_c_02L보살은 이와 같이 제6지에서 12인연을 순관(順觀)합니다.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여실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무명이 마음을 덮는데 이 무명의 업과(業果)를 행이라 하며, 행에 의하여 첫 식(識)이 있고, 식과 함께 4취음(取陰)이 있으며, 취음에 의하여 명색이 있고, 명색이 성취되어 6입(入)이 있으며, 모든 근행(根行)의 티끌 때문에 식이 있고, 이것이 화합함으로 부터 유루의 촉(觸)이 생기며, 촉과 함께 생긴 수(受)가 있고, 수를 탐애하는 것을 애착[愛]이라 하며, 애착이 증장하는 것을 취(取)라 하며, 취에서 유류의 업을 일으키고, 유류의 업에 5음(陰)이라는 과보가 있으니 그것을 이름하여 생이라 하고, 5음이 낡아가는 것을 늙음이라 하며, 5음의 무너짐을 죽음이라 하고, 죽어 이별할 때 어리석은 사람이 탐착하여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우비(憂悲)라 하며, 소리를 내어 우는 5식(識)을 고(苦)라 하고, 의식을 우(憂)라 하며, 우고(憂苦)가 더욱 많아지는 것을 뇌(惱)라 하나니, 이와 같이 다만 큰 고통의 나무와 큰 고통의 무더기를 낼 뿐이다. 그러나 이런 12인연의 고통의 무더기는 나도 없고 내 것도 없으며 지은 자도 없고 짓게 하는 자도 없다.’
보살은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만일 짓는 자가 있으면 곧 짓는 일이 있고 만일 짓는 자가 없으면 곧 짓는 일도 없을 것이다. 제일의(第一義) 가운데에는 짓는 자도 없고 짓는 일도 없다.’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삼계는 허망하여 다만 이 마음이 짓는 것이니,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12인연도 다 마음에 의한 것이다.’ 왜냐 하면 일을 따라 욕심이 생기는데 이 마음이 곧 식(識)이요 일은 곧 행이니, 행이 마음을 속이기 때문에 그것을 무명이라 하고 식이 의지하는 곳을 명색이라 하며, 입(入)으로 탐심을 내는 것을 6입이라 하고, 3사(事)가 화합하여 촉이 있으며, 촉과 함께 생기는 것을 수(受)라 하고, 수에 탐착하는 것을 갈애(渴愛)라 하며, 갈애를 버리지 않는 것을 취(取)라 하고, 이것이 화합하기 때문에 유(有)라 하며, 이 유가 다시 유를 내어 상속하는 것을 생(生)이라 하고, 생이 변숙(變熟)하는 것을 노(老)라 하며, 노가 무너지는 것을 사(死)라 합니다.
008_1153_a_02L이 중 무명에는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인연에 대한 어리석음이요 둘째는 그 때문에 모든 행의 인을 내는 것입니다. 행 중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오는 세상의 과보를 내고, 둘째는 식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식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유(有)를 상속하게 하고, 둘째는 명색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명색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서로 도와 이루고, 둘째는 6입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6입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6진(塵)을 반연하고, 둘째는 촉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촉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반연하는 것에 잘 접촉하고, 둘째는 수(受)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수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밉고 사랑스러운 일을 깨닫고, 둘째는 애(愛)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애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물들여지는 것에 탐심을 내고, 둘째는 취(取)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취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번뇌를 늘리고, 둘째는 유(有)의 인(因)이 되는 것입니다. 유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다른 길에서 나고, 둘째는 생(生)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생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5음을 잘 일으키고, 둘째는 노(老)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노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모든 근을 낡게 하고, 둘째는 사(死)의 인이 되는 것입니다. 사에도 두 가지 지음이 있으니, 첫째는 5음의 몸을 파괴하고, 둘째는 지혜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상속해 끊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 무명이 행을 반연한다는 것은 무명이 행을 끊이지 않게 하여 행을 도와 이루기 때문이요, 행이 식을 반연한다는 것은 식을 끊이지 않게 하여 식을 도와 이루기 때문이며, 식이 명색을 반연한다는 것은 명색을 끊이지 않게 하여 명색을 도와 이루기 때문이요, 나아가 생이 노ㆍ사와 우ㆍ비ㆍ고ㆍ뇌를 반연한다는 것은 생이 끊이지 않고 상속하도록 도와 이루기 때문입니다. 무명이 멸하면 그 때문에 모든 행이 멸하며, 나아가 노ㆍ사와 우ㆍ비ㆍ고ㆍ뇌도 이와 같습니다. 이 가운데 만일 무명이 없으면 모든 행도 없으며 인이 멸하면 과도 멸하나니 다른 분(分)도 이와 같습니다.
008_1153_b_02L이 중에서 무명과 애와 취, 이 3분(分)은 번뇌의 길을 끊지 않고 행과 유는 업의 길을 끊지 않으며 다른 인연분은 고의 길을 끊지 않습니다. 과거와 미래가 상속하여 끊이지 않기 때문에 3도가 끊이지 않으며, 이 3도는 나와 내 것을 떠나지 않으므로 생멸이 있는 것이니 그것은 두 대나무가 기대어 있는 것과 같아서 견고하지 않으면서 견고한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12인연을 3고(苦)라 하는데, 무명과 행과 식과 명색과 6입을 행고(行苦)라 하고 촉과 수를 고고(苦苦)라 하며, 애와 취와 유와 노사와 우비 그리고 고뇌를 괴고(壞苦)라 합니다. 무명이 멸하기 때문에 모든 행이 멸하며, 내지 생ㆍ노ㆍ사가 멸하나니 이것을 3고(苦)의 이어짐을 끊는다 말하는 것입니다.
무명으로 인해 모든 행이 생기는데 다른 것도 이와 같으며, 무명이 멸하면 모든 행이 멸하나니 모든 행의 체성(體性)이 공이기 때문이니 다른 것도 이와 같습니다.
008_1153_b_12L因無明,諸行生,餘亦如是,無明滅,諸行滅,以諸行體性空故,餘亦如是。
무명의 인연으로 모든 행이 결박을 낸다고 말하나니 다른 것도 이와 같습니다.
008_1153_b_14L無明因緣諸行,以生縛說,餘亦如是。
무명이 멸하기 때문에 모든 행이 멸하여 결박을 멸한다고 말하는데 다른 것도 이와 같습니다.
008_1153_b_15L無明滅故,諸行滅#以滅縛說,餘亦如是。
무명이 모든 행을 반연한다는 것은 무소유관(無所有觀)을 수순한다는 말이요, 무명이 멸하면 모든 행이 멸한다는 것은 진관(盡觀)을 수순한다는 말입니다. 이와 같이 역순(逆順)의 열 가지로 12인연법을 관찰하나니, 이른바 인연분의 차례는 몸과 마음에 포섭되어 스스로 법을 도와 이루어 서로 여의지 않고 3도(道)의 행을 따르나니, 과거와 미래를 분별하기 때문이요 3고(苦)의 차별 때문이며 인연을 따라 생멸의 결박을 일으키기 때문이요 무소유관(無所有觀)과 진관(盡觀) 때문입니다.
008_1153_c_02L이렇게 관찰할 때 공해탈문(空解脫門)이 앞에 나타나고 이것을 멸하여 다른 것도 상속되지 않기 때문에 무상해탈문(無相解脫門)이 앞에 나타나며 이 두 가지를 알고는 다시 생을 즐기지 않기 때문에 (대비심으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은 제외하고) 무원(無願)해탈문이 앞에 나타납니다.
008_1153_c_02L如是觀時,空解脫門現在前,滅此事,餘不相續故,名無相解脫門現在前。
보살은 이 3해탈문을 닦아 그와 나라는 상을 떠나고 짓는 자와 받는 자의 상을 떠나며 있다 없다는 상을 떠납니다. 자비심이 더욱 증장하고 자비심이 많아지기 때문에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여 원만하지 못한 보리를 돕는 법을 원만하게 하려고, 보살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유위는 화합하기 때문에 늘어나고 흩어지면 멸한다. 모든 인연이 갖추어지기 때문에 늘어나고 갖추어지지 않으면 멸한다. 나는 지금 유위법에 허물이 많음을 알기 때문에 화합하는 인연을 갖추지 않는다. 또한 유위법을 끝까지 멸하지 말아야 하나니 그것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다.’
여러 불자여, 보살이 이와 같이 유위법이란 허물이 많고 성품이 없으며 견고한 상을 떠나고 생멸이 없음을 알아서 큰 자비심과 화합하여 중생을 버리지 않는다면 곧 장애가 없어지고 반야바라밀의 광명이 앞에 나타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지혜를 얻어 구족히 닦고 모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인연을 취하고 유위법과는 함께 있지 않으면서, 유위법성의 적멸한 상을 관찰하고 그 안에 머물지 않나니 그것은 최상의 보리분을 구족하기 위해서입니다. 보살은 현전지(現前地)에 머물면서 쾌공(快空)삼매와 성공(性空)삼매와 제일의공삼매와 제일공삼매와 대공(大空)삼매와 합공(合空)삼매와 생공(生空)삼매와 여실불분별공(如實不分別空)삼매와 섭공(攝空)삼매와 이불리공(離不離空)삼매를 얻는데, 이런 만 가지 공삼매문이 앞에 나타나고 무상ㆍ무원삼매도 이와 같습니다.
008_1154_a_02L이 보살은 현전지에 있으면서 뜻이 굳은 마음과 결정하는 마음ㆍ묘한 마음ㆍ깊은 마음ㆍ변하지 않는 마음ㆍ버리지 않는 마음ㆍ넓은 마음ㆍ끝없는 마음ㆍ지혜를 즐기는 마음ㆍ지혜와 방편이 화합한 마음 등 이런 마음이 더욱 증장하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수순합니다. 일체 외도의 논사(論師)는 결국 그를 넘어뜨릴 수 없습니다. 그는 지혜의 자리에 들어가 성문과 벽지불을 결정코 부처님의 지혜로 전향하게 할 때 모든 악마 및 번뇌가 그를 막지 못합니다. 그는 보살의 지혜의 밝음 가운데 안주하면서 공ㆍ무상ㆍ무원의 해탈문을 잘 닦고 오로지 지혜와 방편으로 보리를 돕는 법을 행합니다.
이 보살은 현전지에 머물면서 수백 수천 부처님, 내지 여러 백천만억 부처님을 뵈옵고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며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으로 부처님을 친근하고 부처님에게서 법을 들으며 법을 듣고는 여실히 지혜의 광명을 따르기 때문에 그 말대로 행하여 부처님을 기쁘게 합니다. 이 사람은 모든 부처님의 법장을 더욱 잘 알고 나아가 백억겁 동안 쌓은 온갖 선근이 더욱 묘하고 밝고 깨끗해집니다.
008_1154_b_02L여러 불자여, 비유하면 진금을 유리로 갈면 그 빛이 더욱 훌륭해지는 것처럼 이 자리에 머무는 보살도 지혜와 방편 때문에 선근이 더욱 훌륭해져서 밝고 깨끗하고 적멸하여 다른 자리는 결코 미치지 못합니다. 여러 불자여, 또 비유하면 달이 밝아 중생들의 몸을 청정하게 하고 네 가지 바람이 불어도 그것을 막지 못하는 것처럼 보살이 이 자리에 머물면 선근이 더욱 훌륭해져서 무량한 중생의 번뇌의 불을 잘 끄고 네 가지 악마도 그를 파괴하지 못합니다.
불자여, 이것이 보살의 현전지인데 보살이 이 자리에 머물면 많이는 선화자재천왕(善化自在天王)이 되어 지혜가 예리하여 일체의 증상만(增上慢)을파괴하므로 성문들이 아무리 어려운 질문을 하여도 그 지혜는 다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가 하는 일로서 보시거나 유화한 말이거나 이익이거나 동사거나 다 부처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법을 생각하며 보살 동료를 생각하며 내지 일체종지의 생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항상 발원하기를, ‘나는 일체 중생의 으뜸이 되고 존귀함이 되며 나아가 일체 중생이 의지하는 사람이 되리라’고 합니다. 이 보살이 만일 부지런히 정진하고자 하면 잠깐 사이에 10만억 삼매를 얻으며, 내지 10만억 보살의 권속을 보이고 만약 원력대로 한다면 이 수보다 많아 여러 백천만억겁에도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어리석음이 인연에서 생기나니 그리하여 모든 결박 생겨 난다. 인연이 멸하면 모든 결박도 멸한다.
008_1154_c_20L癡從衆緣生, 則生於諸縛, 衆緣若滅者,
則滅於諸縛。
인(因)으로부터 과(果)가 생기나니 인이 멸하면 과도 멸한다. 이렇게 모든 법을 관찰하면 제 성품이 다 공일세.
008_1154_c_22L從因而生果, 因滅則果滅,
如是觀諸法, 自性則皆空。
만일 무명을 따르면 곧 세간이 나오고 만일 무명을 거스르면 유(有)가 끊어진다.
008_1154_c_23L隨順於無明,
則有世閒出, 若逆於無明, 是則斷於有。
008_1155_a_02L 이것으로부터 저것이 있으니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 이렇게 열 가지의
깊고 깊은 인연법을 관찰한다.
008_1154_c_24L從是則有是, 是無則無是, 如是十種觀,
甚深因緣法。
인연이 상속함을 관찰하니 과거ㆍ미래ㆍ현재가 다 한마음을 떠나지 않는데 분별하므로 세 길이 있다.
008_1155_a_03L觀因緣相續, 去來及現在,
不離一心中, 分別有三道。
세 가지 고관(苦觀)으로부터 나고 멸하는 법이 있는 바 없어 다 없어지면 역순관(逆順觀)을 행할 수 있게 된다.
008_1155_a_04L從三種苦觀,
及以生滅法, 無所有而盡, 能行逆順觀。
보살은 이와 같이 12인연법에 들어가서는 그것은 공하여 요술과 같고 꿈과 같고 그림자 같고
008_1155_a_05L菩薩如是入, 十二因緣法, 知空猶如幻,
如夢亦如影。
불꽃과 같고 허깨비와 같으며 허망하여 짓는 자도 없고 또한 받는 자도 없는데 다만 어리석은 사람을 속이는 것임을 안다.
008_1155_a_07L如焰亦如化, 虛誑無作者,
亦無有受者, 但誑於愚人。
이와 같이 인연을 관찰하고 지혜로운 이가 닦는 것도 공이라 인연이 없으면 상도 없나니 이 두 가지 다 거짓임을 안다.
008_1155_a_08L 如是觀因緣,
智者所修空, 無緣則無相, 知此二虛假。
저 일체의 갖가지 사물[有] 거기엔 아무것도 바라는 바가 없으나 다만 크게 슬퍼하는 마음으로 중생을 가엾이 여겨 제도하기 위해서다.
008_1155_a_09L其諸一切有, 於中無所願, 但以大悲心,
愍度衆生故。
이와 같이 모든 대사(大士)는 해탈의 문을 닦아 익히고 자비로운 마음이라서 부처님의 무량한 공덕을 즐거워한다.
008_1155_a_11L如是諸大士, 修習解脫門,
悲心愛樂佛, 無量諸功德。
저 모든 유위법은 화합하여 있는 것임을 알고 곧 모든 공정(空定)을 얻나니 무상(無相)ㆍ무원(無願)도 또한 그렇다.
008_1155_a_12L知諸有爲法,
皆從和合有, 卽得萬空定, 無相願亦爾。
그 지혜는 더욱 늘어나 훌륭한 순인(順忍)에 들어가서 저 모든 보살의 무위(無爲)의 지혜의 해탈을 얻는다.
008_1155_a_13L智慧轉增進, 入於上順忍, 得於諸菩薩,
無爲智解脫。
이와 같이 모든 선근이 더욱 밝고 깨끗하고 예리해 무량한 부처님께 공양하고 그 부처님의 칭찬 받는다.
008_1155_a_15L如是諸善根, 轉勝明淨利,
供養無量佛, 諸佛所稱讚。
언제나 부처님 계신 곳에서 출가하여 불도를 배우고 모든 불법의 창고에 이르러 선근이 더욱더 증장한다.
008_1155_a_16L常於諸佛所,
出家學佛道, 到諸佛法藏, 善根轉增長。
마치 저 유리 보배로 진금을 갈아 빛내면 그 빛이 더욱 청정해지는 것처럼 그 비유도 이와 같나니.
008_1155_a_17L猶以琉璃寶, 瑩磨於眞金, 光明轉淸淨,
其喩亦如是。
마치 저 허공의 보름달 빛이 청정할 때 네 가지 바람에 불어도 그 빛을 막지 못하는 것과 같다.
008_1155_a_19L如於虛空中, 滿月光淸淨,
四種風所吹, 不能令遏絕。
보살의 지혜 광명은 모든 번뇌의 열기를 끄고 네 가지 악마도 이를 막지 못하나니 그 비유도 이와 같도다.
008_1155_a_20L菩薩智慧光,
滅諸煩惱熱, 四魔不能制, 其喩亦如是。
보살이 이 자리에 머물면 많이는 선화왕(善化王) 되어 모든 근(根)이 다 예리하여 능히 증상만을 부순다.
008_1155_a_21L菩薩住是地, 多作善化王, 諸根悉猛利,
能破增上慢。
그가 짓는 바 모든 선업은 모든 지혜를 수순하므로 성문들의 어려운 질문으로도 그것을 다하지 못한다.
008_1155_a_23L所作諸善業, 皆隨順智慧,
聲聞諸問難, 不能得窮盡。
이 불자가 만일 부지런히 정근하면 백천억 수의 모든 삼매를 얻을 수 있다.
008_1155_a_24L是佛子若欲,
如是勤精進, 能得於百千, 億數諸三昧。
008_1155_b_02L
그리고 백천억 수의 시방의 부처님도 볼 수 있나니 마치 봄이 청명할 때에 햇빛 역시 밝고 깨끗한 것과 같다.
008_1155_b_02L得見於百千, 億數十方佛, 如春淸了時,
日光明則淨。
이와 같이 여섯째 자리는 깊고 묘하여 알기 어려워 성문은 이를 깨닫지 못한다. 대사는 이렇게 해설해 마쳤다.
008_1155_b_04L如是第六地, 深妙難知見,
聲聞所不了, 大士略說竟。
7. 원행지(遠行地)
008_1155_b_05L遠行地第七
그때 모든 하늘 무리는 저 허공에서 향과 꽃과 보배를 내려 구름처럼 부처님께 흩었다.
008_1155_b_06L爾時諸天衆, 在於虛空中, 雨香花珍寶,
如雲散佛上。
기뻐 뛰며 묘한 음성으로 모두 찬탄해 말하기를 “장하여라. 금강장이여, 제일의제를 잘 아는구나.
008_1155_b_08L踊躍發妙音, 咸讚言善哉,
善哉金剛藏, 善知第一義。
무량한 공덕더미로 사람 가운데의 연꽃이라 이런 묘한 행을 설명해 모든 세간을 이롭게 하네.”
008_1155_b_09L無量功德聚,
人中之蓮花, 說此上妙行, 利益諸世間。
타화자재왕은 빛나는 꽃과 향을 어지러이 내려 공양하고 근심과 번뇌를 모두 없애네.
008_1155_b_10L他化自在王, 雨光明華香, 雰雰而供養,
除憂煩惱者。
모든 하늘과 천왕들은 묘한 음성으로 말하기를 “이 자리의 이치를 들으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하네.
008_1155_b_12L諸天及天王, 發妙音聲言,
若聞此地義, 則爲得大利。
그때에 백천 가지의 아주 아름다운 음악 울리고 모든 천녀들은 노래하나니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기 때문이다.
008_1155_b_13L時作百千種,
上妙諸伎樂, 諸天女善歌, 承佛神力故。
“부처님은 가장 적멸해 악을 선으로 잘 만들고 저 일체 세간 사람 모두의 공경을 받네.
008_1155_b_14L佛是最寂滅, 能令惡爲善, 一切諸世間,
皆所共恭敬。
저 세간을 초월해 있으면서 세간의 법을 잘 보이고 몸이 실상과 같음을 알아 갖가지 몸을 나타내 보이네.
008_1155_b_16L雖出過世間, 而示世間法,
知身同實相, 而示種種身。
비록 모든 말로써 적멸의 법을 연설하시나 말에는 음성의 모습 없음을 잘 아시네.
008_1155_b_17L雖以諸言音,
演說寂滅法, 而知於語言, 無有音聲相。
백천의 국토를 돌아다니고 아주 훌륭한 것으로 부처님께 공양하며 몸과 불국토를 알아 상을 버린 지혜가 자재하네.
008_1155_b_18L能過百千土, 上妙供諸佛, 知身佛國土,
捨相智自在。
비록 중생을 교화한다 해도 그와 나라는 생각이 없고 큰 공덕을 널리 모으나 거기에 집착을 일으키지 않네.
008_1155_b_20L雖教化衆生, 而無彼我想,
廣集大功德, 不於中起著。
견해로 상을 취하기 때문에 3독의 불이 세상을 태우나니 일체의 상을 취하지 않고 자비심으로 정진을 일으키네.”
008_1155_b_21L以見取相故,
三毒火然世, 不取一切相, 慈悲起精進。
모든 천자와 또 천녀들은 기뻐하면서 공양 베풀고 이와 같이 찬탄하고는 묵묵히 부처님을 바라본다.
008_1155_b_22L諸天及天女, 歡喜設供養, 如是讚歎已,
默然而觀佛。
그때 해탈월보살은 금강장에게 말하기를 “대중이 다 청정하나니 일곱째 자리를 설명하시라” 하네.
008_1155_b_24L爾時解脫月, 請金剛藏言,
大衆皆淸淨, 願說七地相。
008_1155_c_02L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여러 불자여, 보살이 이미 제6지를 구족하고 제7지에 들어가고자 하면 방편과 지혜를 따라 열 가지 묘한 행을 일으켜야 합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이 보살은 공ㆍ무상ㆍ무원을 잘 닦고 자비심으로 중생들 속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평등한 법을 따라 모든 부처님에 대한 공양을 버리지 않고 항상 공지(空智)의 문을 즐겨 생각하고, 복과 덕의 양식을 두루 닦으며 삼계를 멀리 떠나되 삼계를 잘 장엄하고 번뇌의 불꽃을 완전히 멸했으면서도 중생을 위해서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불꽃 법을 일으키며, 모든 법이 요술과 같고 꿈과 같으며 그림자와 같고 메아리와 같으며 허깨비와 같고 물 속의 달과 같으며 거울 속의 영상과 같은 둘이 아닌 상(相)에 수순하여 갖가지 번뇌와 없어지지 않는 업보에 대해 분별을 일으킵니다. 일체의 불국토는 허공과 같이 공하고 모든 국토는 다 상을 떠난 것임을 알면서도 불국토를 깨끗이 하는 행을 일으키고, 또 일체 부처님의 법신은 몸이 없으면서도 색신의 32상과 80종호를 일으켜 스스로 장엄함을 알며, 부처님의 음성은 상을 말할 수 없음을 알고 여래의 음성은 본래 적멸한 상임을 믿고 이해하면서도 일체 중생을 따라 갖가지 장엄한 음성을 일으키고, 모든 부처님은 한 찰나 사이에 삼세의 일을 통달하여 갖가지 상과 갖가지 때와 갖가지 겁을 알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으면서도 중생들 마음의 신해(信解)를 따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 불자여, 이것이 지혜와 방편을 따라 열 가지 오묘한 행을 낸다는 것이니, 보살이 6지의 행을 구족한 뒤에 이 오묘한 행을 닦으면 7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러 불자여, 이와 같은 지혜와 방편이 앞에 나타나기 때문에 7지에 들어간다고 하는 것입니다.
008_1156_a_02L諸佛子,如是方便慧現前故,名爲入七地。
008_1156_a_02L이 보살은 7지에 머무르면서 무량한 중생의 성품에 들어가고, 무량한 부처님이 중생을 교화하는 법에 들어가며, 무량한 세간의 성품에 들어가고, 모든 부처님의 무량한 청정 국토에 들어가며, 무량한 모든 법의 차별에 들어가고, 최상의 도를 얻는 무량한 부처님의 지혜에 들어가며, 무량한 모든 겁의 셈[算數]에 들어가고, 무량한 부처님이 통달한 삼세에 들어가며 무량한 중생의 신락(信樂)의 차별에 들어가고, 무량한 부처님의 각기 다른 색신에 들어가며, 무량한 부처님과 중생들의 지행(志行)과 모든 근기의 차별에 들어가고, 무량한 부처님이 음성과 말로 중생을 기쁘게 하는 데에 들어가며, 모든 부처님과 무량한 중생의 마음과 마음이 행하는 바의 차별에 들어가고, 무량한 부처님이 지혜를 따르는 행에 들어가며, 무량한 성문승이 신해(信解)함을 보임에 들어가며, 모든 부처님이 무량한 도를 설명하는 인연으로 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신해하게 하는 데 들어가고, 무량한 벽지불이 이룬 지혜에 들어가며, 모든 부처님이 매우 깊은 무량한 지혜로 하신 말씀에 들어가고, 모든 보살이 행하는 무량한 도에 들어가며, 모든 부처님이 말씀하신 대승을 모아 이룬 무량한 일에 중생들로 하여금 들어가게 하는 데에 들어갑니다.
008_1156_b_02L모든 보살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모든 부처 세존께서는 무량 무변한 큰 세력이 있으니 이것은 몇몇 백천만억겁 동안의 셈으로써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모든 세력을 내가 다 모으리라. 그러나 억지로 피차를 분별하여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요 분별하지 않고 상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보살은 이런 지혜로 잘 생각하여 항상 큰 방편과 슬기를 닦아 익히어 불도의 지혜 가운데 안주하게 하나니 움직이지 않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항상 중생을 제도하는 갖가지 도를 일으키고자 하면 아무런 장애 없이 올 때에도 일으키고 갈 때도 일으키며 앉거나 눕거나 서거나 등 능히 다 도를 일으켜 중생을 제도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음개(陰蓋)를 떠나 모든 위의(威儀)에 머무르면서 항상 이런 생각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 보살은 생각생각에 보살의 10바라밀과 보살의 10지(地)를 구족합니다. 왜냐 하면, 이 보살은 생각생각에 대비심을 으뜸으로 삼아 일체 불법을 수습(修習)하고 그것을 다 여래의 지혜에 회향하기 때문입니다. 10바라밀이란, 보살이 불도를 구하여 닦는 선근을 다 일체 중생에게 주나니 이것은 단바라밀(檀波羅蜜)이요, 일체 번뇌의 열기를 잘 멸하나니 이것은 시라(尸羅)바라밀이며, 자비를 으뜸으로 삼아 일체 중생을 해치지 않나니 이것은 찬제(羼提)바라밀이요, 더울 훌륭한 선근을 구하면서 만족할 줄 모르나니 이것은 비리야(毘利耶)바라밀이며, 도를 닦을 때는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항상 일체지로 향하나니 이것은 선정(禪定)바라밀이요, 모든 법이 과거와 미래에 나지 않는 문을 인증하나니 이것은 반야(般若)바라밀이며, 무량한 지혜의 문을 잘 일으키나니 이것이 방편(方便)바라밀이요, 더욱 훌륭한 지혜를 기약하나니 이것이 원(願)바라밀이며 일체의 외도와 뭇 악마가 막지 못하나니 이것이 역(力)바라밀이요, 일체 법상을 여실히 이루나니 이것은 혜(智)바라밀이다. 이와 같이 생각생각에 10바라밀을 구족하는 것입니다. 이 보살이 10바라밀을 구족할 때는 생각생각에 또 4섭법(攝法)과 37보리분법과 3해탈문 등도 구족하는데, 요약해 말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돕는 모든 법을 생각생각에 다 구족하는 것입니다.”
불자여, 보살은 초지에서는 발원하여 일체 불법을 반연하기 때문에 보리를 돕는 법을 구족하고, 제2지에서는 마음의 더러운 때를 제거하기 때문에 보리를 돕는 법을 구족하며, 제3지에서는 원이 더욱 증장하여 법의 밝음을 얻기 때문에 보리를 돕는 법을 구족하고, 제4지에서는 도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보리를 돕는 법을 구족하고, 제5지에서는 세간의 법을 따라 행하기 때문에 보리를 돕는 법을 구족하고, 제6지에서는 매우 깊은 법문에 들어가기 때문에 보리를 돕는 법을 구족하며, 제7지에서는 일체 불법을 일으키기 때문에 보리를 돕는 법을 구족하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여러 불자여, 보살은 이 자리에서는 모든 지혜로 얻은 도를 얻나니 이 힘 때문에 제8지에서는 저절로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두 개의 삼천대천세계에서 하나는 결정코 청정하고 하나는 결정코 더러우면 이 중간을 지나가기가 어려운 것이나, 다만 큰 정진의 힘과 큰 신통의 힘과 큰 원의 힘이 있으면 지나갈 수 있는 것처럼 여러 불자여, 보살도 이와 같아서 여러 가지 도를 행할 때는 지나가기 어려운 것이나 다만 큰 원의 힘과 큰 지혜의 힘과 큰 방편의 힘이 있으면 지나갈 수 있습니다.”
008_1157_a_02L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첫째 환희지부터의 보살행은 다 번뇌의 죄업을 떠난 것입니다. 왜냐 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회향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따라 행하는 행은 정행이라 하지 구행이라 하지 않습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전륜성왕이 큰 보배 코끼리를 타고 천하에 노닐 때 빈궁하고 고통 받는 자가 있는 줄을 알지만 그러한 허물이 왕에게도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왕이 사람의 몸을 면한 것은 아닙니다. 만일 왕의 몸을 버리어 범세천에 나서 범천궁에 살고 천 세계를 유행하며 범왕의 위력을 보인다면 그 때에야 사람의 몸을 떠나는 것과 같습니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초지로부터 모든 바라밀승에 있으면서 일체 중생의 마음이 행하는 일과 번뇌의 때[垢]를 알지만 그 번뇌에 더럽혀지지 않나니 선도(善道)를 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초월한 것은 아닙니다. 만일 보살이 닦는 모든 공덕의 행도(行道)를 버리고 7지에서 8지로 들어간다면 그 때는 보살의 청정한 수레를 타고 일체 세간의 모든 번뇌를 다 알면서 그 번뇌에 더럽혀지지 않으며 또한 그것으로부터 초월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이 이 7지에 머무르면 대체로 탐욕 등 모든 번뇌를 초월했다 하고 중생이 이 7지에 머무르면 번뇌가 있다고도 말할 수 없고 번뇌가 없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일체 번뇌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번뇌가 있다고 말할 수 없고 여래의 지혜를 탐해서 구하나 그 원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번뇌가 없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008_1157_b_02L그러나 보살이 이 7지에 머무르면 매우 깨끗한 신업과 매우 깨끗한 구업과 매우 깨끗한 의업을 성취합니다. 이 보살의 모든 불선업은 모든 부처님이 그 번뇌의 더러움을 따르는 것을 꾸중하시기 때문에 이런 업을 다 초월할 수 있고, 모든 선업은 부처님이 칭찬을 하시는 것이므로 항상 행합니다. 또 세간의 경서와 기예에 대해서는 5지에서 말한 것처럼 저절로 얻어지므로 삼천대천세계에서 가장 희유하여 대사(大師)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래와 8지에 들어간 보살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중생이라도 그 깊은 마음과 묘한 행을 짝하진 못합니다. 이 보살이 가진 선정과 신통과 해탈과 삼매는 비록 그 과보를 생(生)하게 하진 못했으나 뜻을 따라 자재합니다.
보살은 이 원행지에 머무르면서 찰나찰나에 방편과 지혜의 힘을 구족히 닦아 모으고 또 도를 돕는 모든 법을 더욱 훌륭하게 구족합니다. 그리고 이 원행지에 머무르면서 잘 선택하는 보살의 삼매와 뜻을 잘 생각하는 삼매와 뜻을 더하는 삼매와 뜻의 창고를 분별하는 삼매와 여실히 법을 가리는 삼매와 견고한 뿌리가 안주하는 삼매와 신통의 문을 아는 삼매와 법성의 삼매와 여래 이익의 삼매와 갖가지 뜻 창고의 삼매와 생사와 열반으로 향하지 않는 삼매에 잘 들어갑니다. 이와 같이 백만의 보살 삼매를 구족하고 이 자리를 잘 다스립니다. 이 보살은 이 삼매를 얻고 지혜와 방편이 아주 청정하고 대비의 힘을 깊이 얻었기 때문에 성문과 벽지불의 자리를 지나 부처님의 지혜의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라 합니다. 이 보살이 이 자리에 머무를 때는 무량한 신업을 상(相)이 없이 행하고, 무량한 구업을 상이 없이 행하며, 무량한 의업을 상이 없이 행합니다. 이 보살은 청정한 행으로 인하여 무생법인을 밝게 비춥니다.”
008_1157_c_02L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큰 법을 반연하기 때문에 지날 수 있다지만 그것은 실행의 힘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7지는 실행의 힘이기 때문에 일체 성문과 벽지불이 파괴하지 못합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왕가에 태어나면 그는 모든 문무백관보다 훌륭합니다. 왜냐 하면 존귀한 힘 때문이니, 몸이 장대하고 지혜가 이루어지면 진실로 그들보다 훌륭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불자여, 보살은 처음 발심했을 때 이미 일체 성문과 벽지불보다 뛰어났으니, 그것은 큰 원을 내고 깊은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이었으나 지금 이 자리에 머물러서는 스스로의 지혜 힘 때문에 뛰어납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은 이 7지에 머무르면서 매우 깊은 ‘멀리 떠나 없는 행’을 얻지만 몸과 입과 뜻의 업이 더욱 훌륭한 법을 구하기 위해 그것을 버리지 않으니, 이 더욱 훌륭한 마음 때문에 실제를 행하면서도 실제를 증득하지 않습니다.”
008_1158_a_02L불자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큰 바다에 나아갈 때 법을 잘 행하면 물의 형상을 잘 알아서 물에 의한 환난을 당하지 않는 것처럼, 이와 같이 보살도 이 7지에 머무르면서 모든 바라밀의 배를 타고 실제를 잘 행하되 실제를 증득하지 않습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큰 원력 때문에, 지혜의 힘을 얻기 때문에, 선정과 지혜로부터 큰 방편의 힘을 내기 때문에 비록 열반을 깊이 사랑하되 몸으로 생사를 나타내고, 권속들에게 둘러싸였더라도 마음은 항상 멀리 떠나 있으며, 원력으로 삼계에 태어나지만 세상 법에 오염되지 않고, 마음은 항상 고요하면서도 방편의 힘 때문에 항상 불꽃이 왕성하며 불이 붙지만 타지 않고, 부처님의 지혜를 따라 행하면서도 성문과 벽지불의 자리에 들어가며, 부처님의 법장(法藏)에 이르렀으면서도 악마의 경계에 나타내고, 4마(魔)의 길을 지났으면서도 악마의 행을 행하며, 외도의 행을 나타내나 깊은 마음으로 불법을 버리지 않고, 그 몸을 일체 세간에 나타내 보이되 마음은 항상 출세간법에 있으며, 그 모든 장엄한 일은 모든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의인비인(人非人)과 4천왕ㆍ석제환인ㆍ범천왕 등보다 훌륭하면서도 법을 즐기고 법을 사랑하기를 버리지 않습니다.
보살은 이런 지혜를 성취하고 이 원행지(遠行地)에 머무르면서 백천만억 나유타 부처님을 만나 공양 공경하고 존중 찬탄하면서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으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는 불법을 호지합니다. 그리고 모든 성문ㆍ벽지불의 지혜로운 질문도 그를 깨뜨릴 수 없습니다. 이 보살은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법인(法忍)이 더욱 청정해지고, 이 보살은 무량 백천만억 나유타겁에 선근이 더욱 훌륭하고 청정해집니다.
008_1158_b_02L불자여, 비유하면 진금을 정제(精製)하고 사이사이에 훌륭한 보물로 장식하면 더욱 밝고 훌륭해져 다른 보배가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불자여, 보살도 이와 같아서 이 원행지에 머무르면 모든 선근이 방편과 지혜에서 생겨 더욱 밝고 깨끗해져서 그를 깨뜨릴 수 없습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햇빛은 모든 별과 달빛이 미칠 수 없고 염부제 안의 모든 진흙물을 다 말리는 것처럼, 보살도 이와 같아서 원행지에 머물면 선근이 더욱 훌륭해져 일체 성문과 벽지불이 미칠 수 없으며 또 중생들 번뇌의 더러운 진흙을 다 말립니다. 여러 불자여, 이것이 보살의 제7 원행지라 합니다.
보살이 이 자리에 머무르면 많이는 타화자재천왕이 되어 모든 근(根)이 세차고 예리하여 중생들의 도를 깨치는 인연을 잘 일으키며 그가 짓는 선업으로서 보시거나 애어거나 이익이거나 동사거나 다 부처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법 생각을 떠나지 않으며 모든 보살 동료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내지 일체 종지를 구족할 생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언제 일체 중생 중에서 으뜸이 되고 높은 이가 되며, 내지 일체 중생이 의지하는 사람이 될까?’ 이 보살이 만일 이렇게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고자 하면 잠깐 사이에 백천만억 나유타의 삼매를 얻고, 나아가 백천만억 나유타 보살의 권속을 보일 수 있습니다. 보살이 만일 그 원력대로 자재하게 나타내 보인다면 이 수보다 많아 백천만억 나유타겁 동안에도 다 셀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원행지는 지나가기 어려워 큰 지혜의 힘이라야 할 수 있나니 마치 두 나라 중간을 지나가기 어려운 것과 같다.
008_1159_a_08L遠行地難過,
大智力所能, 如二國中閒, 難可得過度。
이 7지에 있으면 더럽혀지지 않기가 성왕과 같으나 이 도에 머무는 것을 일체를 초월했다 할 수 없다.
008_1159_a_09L在於七地中, 不污如聖王, 住於此道中,
不名一切過。
만일 제8의 보살의 지혜지에 이르면 그 때는 의계(意界)를 지나 지업(智業) 가운데 머무른다.
008_1159_a_11L若到於第八, 菩薩智慧地,
爾時過意界, 住於智業中。
범천왕이 세상을 살피지만 사람이라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살이 죄에 물들지 않는 것 연꽃이 물에 있는 것 같다.
008_1159_a_12L如梵王觀世,
不得名爲人, 菩薩罪不污, 如蓮花在水。
보살은 이 지(地)에 머물러 갖가지 번뇌를 뛰어넘나니 번뇌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번뇌가 다했다고도 할 수 없다.
008_1159_a_13L菩薩住是地, 過種種煩惱, 不名有煩惱,
不名盡煩惱。
이 바른 도에 들어가면 어떠한 번뇌도 없으나 불도를 원해 구하기 때문에 번뇌가 다했다고 할 수 없다.
008_1159_a_15L入是正道中, 無有諸煩惱,
願求佛道故, 不名盡煩惱。
이 세간의 가지가지의 경서와 기예와 문장과 주술(呪術) 등은 저절로 다 알아진다.
008_1159_a_16L於諸世閒中,
經書伎藝事, 文頌呪術等, 自然能了知。
갖가지의 선정과 갖가지의 신통 등을 닦고 무량한 마음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이러한 일을 모두 일으킨다.
008_1159_a_17L修習諸禪定, 及諸神通等, 無量心利世,
是事皆能起。
그때에 이 보살은 2승(乘)의 행을 지나 제7지 보살의 모든 행에 안주한다.
008_1159_a_19L爾時此菩薩, 過於二乘行,
安住第七地, 菩薩諸行中。
처음 발심한 때는 큰 원력으로 인하여 훌륭하고 지금 이 7지에서는 지혜의 힘으로 훌륭하다.
008_1159_a_20L以初發心時,
大願力故勝 , 今於此地中, 智慧力故勝。
마치 나라의 왕자가 어려서는 가문으로 인해 훌륭하고 커서는 공덕 이루어 사람들 중에서 훌륭함과 같다.
008_1159_a_21L猶如國王子, 小時豪性勝, 後以功德成,
於諸人中勝。
여기에 머물러 깊은 지혜를 얻고 더욱 훌륭한 정진 일으켜 생각생각에 적멸에 들면서도 그것을 취해 증득하지 않는다.
008_1159_a_23L住此得深智, 轉發勝精進,
念念入寂滅, 而亦不取證。
마치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큰 바다 가운데 들어가 깊은 물의 어려움 만나지만 그 물에 의해 해를 당하지 않음과 같다.
008_1159_a_24L 猶如人乘舩,
入於大海中, 雖行深水難, 不爲水所害。
008_1159_b_02L
보살의 행이 더욱 훌륭해지는 것은 그 방편과 지혜 때문이니 공덕을 모두 두루 갖추어 세상 사람은 알기 어렵다.
008_1159_b_02L菩薩行轉勝, 方便智慧故, 功德悉備足,
諸世所難知。
무량한 부처님께 공양하고 그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에 마치 진금을 여러 가지 보물을 섞어서 장엄한 것과 같다.
008_1159_b_04L供養無量佛, 其心淸淨故,
如眞金雜寶, 閒錯而莊嚴。
부처님 지혜의 광명을 얻어 탐애의 물을 말리는 것은 마치 저 해의 광명이 진흙물을 말리는 것 같다.
008_1159_b_05L得佛智慧光,
乾諸愛水潤, 猶如日光明, 消涸於泥潦。
보살이 이 지(地)에 머무르면 타화자재천왕이 되어 모든 기관이 다 예리하여 온갖 도과(道果)를 잘 통달한다.
008_1159_b_06L菩薩住是地, 他化自在王, 諸根悉猛利,
通達諸道果。
만일 부지런히 정진하고자 하면 10만천억 나유타의 모든 부처님을 다 만나는데 원의 힘이면 이 수보다 많다.
008_1159_b_08L若欲勤精進, 見十萬千億,
那由他諸佛, 願力過是數。
7지의 지혜는 깨끗하여 일체 세상의 2승으로는 그것을 알기 어렵다. 이제 간략히 말해 마쳤다.
008_1159_b_09L七地智慧淨,
一切世二乘, 皆所共難知, 今已略說竟。
8. 부동지(不動地)
008_1159_b_10L不動地第八
타화자재천왕과 모든 하늘과 보살들 이 훌륭한 행의 설명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뻤다.
008_1159_b_11L他化自在王, 諸天及菩薩, 聞說此上行,
心皆大歡喜。
부처님을 공양하는 불자여, 아주 묘한 꽃과 향과 영락과 번기와 일산과 가루향과 보배 옷을 내렸다.
008_1159_b_13L供養佛佛子, 雨上妙華香,
瓔珞衆幡蓋, 末香諸寶衣。
진묘한 마니구슬과 몸을 장엄한 온갖 물품을 구름처럼 공중에서 내려 부처님과 대중에게 흩뿌렸다.
008_1159_b_14L眞妙摩尼珠,
莊嚴身諸物, 如雲空中下, 散佛及大衆。
천녀들은 공중에서 갖가지 음악을 지어 여래와 그리고 모든 보살에게 공양하였다.
008_1159_b_15L天女於空中, 作種種伎樂, 供養於如來,
幷及諸菩薩。
그리고 다 같이 묘한 음성으로 모든 공덕을 칭송하기를 “일체 지혜를 가지신 이여, 중생 중에서 가장 높으시어라.
008_1159_b_17L同以微妙音, 歌頌諸功德,
一切智慧者, 衆生中最尊。
세간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꽃과 향과 온갖 보배들 다 이와 같은 소리를 내네.
008_1159_b_18L憐愍世閒故,
佛現神通力, 華香珍寶等, 皆出如是音。
모든 털과 티끌과 모래 각각 나유타 한량이 없는 모든 부처님이 그 가운데서 설법하심을 나타내 보이네.
008_1159_b_19L所有毛塵沙, 各示那由他, 無量數諸佛,
於中而說法。
한 털끝 속에서 무량한 부처 국토와 수미산과 철위산과 바다를 보지만 그 때문에 이 세간이 좁진 않구나.
008_1159_b_21L於一毛頭中, 見無量佛國,
須彌鐵圍海, 世閒不迫隘。
한 털끝 속에 3악도를 모두 갖추어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가 각각 그 업보를 받고 있네.
008_1159_b_22L於一毛頭中,
具有三惡道, 天人阿修羅, 各各受業報。
모든 부처님 국토에서 일체 부처님이 묘한 소리로 최상의 법륜을 굴리시고 그 따라 중생들이 생각을 일으킴을 보네.
008_1159_b_23L見諸佛國中, 一切佛妙音, 轉無上法輪,
隨起衆生念。
008_1159_c_02L 모든 부처님 세계 속에는 중생들 몸 갖가지인데
그 국토에 중생의 몸이 있고 중생의 몸에 국토가 있네.
008_1159_c_02L諸佛世界中, 衆生身種種,
國有衆生身, 衆生身有國。
일체의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함께 머무르지 않음을 부처님은 먼저 관찰하시고 그 다음에 설법하시네.
008_1159_c_03L一切諸天人,
悉皆離共住, 佛先觀察已, 然後爲說法。
티끌 속의 국토는 중생의 마음이 미세하고 국토가 거칠기 때문에 중생의 마음도 거치네.
008_1159_c_04L微塵中國土, 衆生心想細, 以國土麤故,
衆生心想麤。
부처님은 이와 같은 온갖 신통 나타내시나니 만일 중생들 위해 말한다면 이런 일은 다 말 못하리.”
008_1159_c_06L佛現如是等, 種種神通力,
若爲衆生說, 是事不可盡。
이와 같이 묘한 음성으로 세존을 찬탄하고는 크게 기뻐하면서 묵묵히 부처님을 바라보았다.
008_1159_c_07L如是以妙音,
稱歎於世尊, 心皆大歡喜, 默然而觀佛。
해탈월보살은 금강장에게 말하였다 “불자여, 지금 말하시라. 8지에 들어가는 모양을” 하였네.
008_1159_c_08L解脫月菩薩, 請金剛藏言, 佛子今可說,
入於八地相。
금강장보살은 말하였다. “불자여, 모든 보살이 이미 제7지의 미묘한 행을 익히고 지혜와 방편의 도(道)로 도를 돕는 법을 깨끗하게 잘 모으고 큰 원력 때문에 마음이 불멸(不滅)에 머무르면서 모든 부처님 신력의 보호를 받으며 선근이 힘을 얻어 항상 여래의 힘과 무외(無畏)와 불공법(不共法)을 생각해 따르고, 즐기는 마음과 깊은 마음으로 복덕과 지혜의 힘을 깨끗이 잘 성취하며, 큰 자비심 때문에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고 무량한 지혜와 도를 수행하여, 모든 법이 본래 생멸이 없고 모양이 없으며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며 가지도 않고 돌아오지도 않아서 성품이 없으며, 처음과 중간과 나중이 평등하여 여래의 분별이 없는 지혜와 다르지 않음에 잘 들어가서는, 일체의 마음과 뜻과 의식과 기억과 생각과 분별에 탐착하지 않고 허공의 성품과 같은 모든 법에 들어가면, 이것을 보살이 무생법인을 얻어 제8지에 들어감이라 하며, 곧 이 제8 부동지(不動地)를 얻습니다. 그를 일러 심행(深行) 보살이라 하여 알기 어렵고 분별할 수 없으며 일체의 상을 떠나고 일체의 생각과 일체의 탐착을 떠나며 무량 무변하고 불가사의하여 모든 성문과 벽지불도 그를 파괴할 수 없으며 깊고 크고 멀리 떠나 있되 항상 앞에 나타납니다.
008_1160_a_02L불자여, 비유하면 비구가 신통을 얻고 마음이 자재하여 차츰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가면 모든 움직이는 마음과 생각과 분별과 마음 작용이 다 없어지는 것처럼, 보살도 이와 같아서 이 원행지에 머무르면 일체의 업이 모두 멸하여 몸과 입과 뜻의 업이 없어지고 큰 원리(遠離)에 머무릅니다.
불자여, 어떤 사람이 꿈 속에서 깊은 물을 건너고자 하여 큰 정진을 내고 큰 방편을 베풀어, 그 물을 건너려 했는데 건너기도 전에 갑자기 꿈에서 깨면 건너려던 방편을 곧 다 버리는 것처럼, 보살도 이와 같아서 초지로부터 큰 정진을 내어 행할 도를 널리 닦아 부동지에 이르면 일체의 바쁜 일을 다 버리고 두 마음을 쓰지 않으므로 일체의 기억이 다시는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또 비유하면 범세천에 난 사람에게는 욕계의 번뇌가 그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불자여, 보살이 이 부동지에 머무르면 일체의 심(心)ㆍ의(意)ㆍ식(識)이 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부처 마음과 보리의 마음과 열반의 마음도 앞에 나타나지 않거늘 하물며 세간의 마음이겠습니까.
008_1160_b_02L또 모든 부처님은 그 몸을 나타내어 모든 자리에 머무르면서 법의 흐름 속에서 여래 지혜의 인연을 짓기 위해 이렇게 말씀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그대는 제일의 인(忍)을 얻고 일체 불법을 따르는구나. 선남자야, 내게는 부처님의 10력과 4무외와 18불공법이 있는데 그대는 아직 얻지 못했으니, 이런 모든 공덕을 얻기 위해 더욱 부지런히 정진하고 또 이 인문(忍門)을 버리지도 말아라. 선남자야, 그대는 비록 이 제일의 매우 깊은 적멸의 해탈을 얻었지만 범부 중생들은 착하지 않고 적멸치 않아서 항상 갖가지 번뇌를 내고 갖가지 각관(覺觀)의 해침을 받는다. 그대는 이런 중생을 가엾이 여겨야 한다.
또 선남자야, 그대는 본래의 원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중생들의 큰 이익을 위해서며, 불가사의한 지혜의 문을 얻기 위해서였다. 또 선남자야, 일체 법성과 일체 법상은 부처님이 계시거나 부처님이 계시지 않거나 항상 머물러 다르지 않으며 또 모든 여래가 이 법을 얻었기 때문에 부처라고 하는 것이 아니니, 성문과 벽지불도 적멸하여 분별이 없는 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그대는 우리의 한량없이 청정한 신상(身相)과 무량한 지혜와 무량한 청정한 국토에서 무량한 지혜와 무량한 방편과 무량한 원광(圓光)과 무량히 깨끗한 음성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그대도 지금 이런 일을 일으켜야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그대는 지금 적절하게도 이 한 법명(法明)을 얻었으니, 이른바 일체 법이 적멸하여 분별이 없는 무생(無生)의 법명(法明)이다. 우리가 얻은 것은 무량 무변하여 여러 억겁 동안 세어도 다 알 수 없는 것이니 그대는 이것을 얻기 위해 이 법을 일으켜야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그대는 시방의 무량한 국토와 무량한 중생과 무량한 법의 차별을 보라. 그리고 그대는 이런 일을 여실히 통달하여 이런 지혜에 수순해야 하느니라.’
008_1160_c_02L여러 불자여, 나는 지금 그대들을 위해 말하겠습니다. 만일 모든 부처님이 이 보살로 하여금 이런 지혜의 문에 머물게 하지 않았더라면 이 보살은 그때에 필경 열반을 취하고 일체 중생들의 이익을 저버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부처님과 이 보살이 이런 무량 무변한 지혜의 인연을 일으켰기 때문에 한 찰나 사이에 지혜를 내는 것입니다. 초지로부터 나아가 7지를 이르는 지혜는 그것과 비교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만억분, 백천만억 나유타, 나아가 무량 무변 아승기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내지 산수나 비유로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어째서인가? 먼저는 한 몸으로 도를 행하여 공덕을 닦아 모았으나 지금 이 자리에서는 무량한 몸을 얻어 보살도를 닦고 무량한 음성과 무량한 지혜와 무량한 난 곳과 한량없는 청정한 국토와 무량한 중생의 교화, 무량한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며 무량한 불법을 수순하고 무량한 신통의 힘과 무량한 대회의 차별과 무량한 몸과 입과 뜻의 업으로 일체 보살도를 모아 법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배를 타고 큰 바다에 나아가려 하는데 그 바다에 이르지 못했을 때에는 손의 힘 등 많은 공력을 들이다가 큰 바다에 이르러서는 다시는 공력을 쓰지 않고 다만 바람의 힘으로만 갑니다. 만일 본래 공력을 그 바다에서도 들인다면 하루 뱃길이 백천 년이나 걸리는 것처럼 불자여, 보살도 이와 같아서 선근의 노자를 많이 모아 대승의 배를 타고 보살이 행하는 큰 지혜의 바다에 이르러 잠깐 동안에 공력을 베풀지 않고도 일체 부처님의 지혜에 가까이 할 수 있습니다. 만일 본래 베푼 공이라면 1겁 혹은 백천만겁이라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또 어떤 업의 인연이 멸하기 때문에 세계가 무너지고 어떤 업의 인연이 모여 세계가 이루어짐을 압니다. 이 보살은 지성(地性)의 소상(小相)을 알고, 지성의 대상을 알며, 지성의 무량상을 알고, 지성의 차별상을 알며, 수ㆍ화ㆍ풍성의 소상과 대상과 무량상과 차별상을 압니다.
여러 보물의 근냥(斤兩)의 티끌과 여러 중생들 몸의 티끌과 세계 안에 있는 만물의 티끌의 차별을 알며, 중생들의 추한 몸과 고운 몸을 분별하고, 약간의 티끌로 지옥에 나는 몸과 약간의 티끌로 축생에 나는 몸과 약간의 티끌로 아귀에 나는 몸과 약간의 티끌로 아수라에 나는 몸과 약간의 티끌로 하늘에 나는 몸과 약간의 티끌로 사람으로 나는 몸을 다 잘 압니다.
008_1161_b_02L이 보살은 이런 티끌을 분별하는 지혜에 들어가 욕계의 무너짐을 알고 욕계의 이루어짐을 알며, 색계의 무너짐을 알고 색계의 이루어짐을 알며, 무색계의 무너짐을 알고 무색계의 이루어짐을 알아서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무너지고 이루어짐을 압니다. 욕계의 소상(小相)을 알고 욕계의 대상(大相)을 알며 욕계의 무량상을 알고 욕계의 차별상을 알며, 색계ㆍ무색계의 소상ㆍ대상과 무량상ㆍ차별상을 압니다. 이렇게 삼계를 아는 것을 보살이 중생을 교화할 때 그 지명분(智明分)을 돕는 것이라 하여, 중생의 몸을 분별해 잘 알고 마땅히 나야 할 곳을 잘 관찰하며 중생의 나는 곳을 따르고 중생의 몸을 따라 그 몸을 받는 것입니다. 이 보살은 그 몸을 나타내어 삼천대천세계에 그 몸을 두루 가득히 나타내되 중생들의 몸을 따라 각각 차별되게 하는 것은 마치 저 해가 모든 물에 그 형상을 나타내는 것과 같습니다. 혹은 2개의 삼천대천세계, 3ㆍ4ㆍ5ㆍ10ㆍ20ㆍ30ㆍ40ㆍ50ㆍ1백 삼천대천세계ㆍ천ㆍ만ㆍ백만ㆍ천만ㆍ억ㆍ백천만억 나유타 세계에 그 몸이 두루하고, 나아가 무량 무변 불가사의 불가설한 삼천대천세계에 그 몸이 두루 가득하여 중생들 몸의 차별을 따라 그 몸을 받습니다.
008_1161_c_02L이 보살은 이런 지혜를 성취하여 한 세계에서 몸이 동요하지 않고, 나아가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에서 중생들 몸을 따르고 그 믿고 즐기는 바를 따라 부처님의 대회에서 그 몸을 나타냅니다. 사문(沙門)의 모임이면 사문의 형색을 보이고, 바라문의 모임에서는 바라문의 형색을 보이며, 거사(居士)들 가운데서는 거사의 형색을 보이고, 사천왕들 가운데서는 사천왕의 형색을 보이며 제석(帝釋)들 가운데서는 제석의 형색을, 악마들 가운데서는 악마의 형색을, 범천(梵天)들 가운데서는 범천의 형색을 보이며, 내지 아가이타천(阿迦貳吒天)들 가운데서는 아가이타천의 형색을 보입니다. 그리고 성문승으로 제도할 자는 성문의 형색을 보이고, 벽지불승으로 제도할 자는 벽지불의 형색을 보이며, 보살승으로 제도할 자는 보살의 형색을 보이고, 불신(佛身)으로 제도할 자는 불신의 형색을 보입니다.
이 보살은 중생의 몸을 알고 국토의 몸을 알며 업보의 몸을 알고 성문의 몸을 알며 벽지불의 몸을 알고 보살의 몸을 알며 여래의 몸을 알고 지혜의 몸을 알며 법의 몸을 알고 허공의 몸을 압니다. 이 보살은 이와 같이 중생들이 깊은 마음으로 즐기는 바를 알고는 혹은 중생 몸을 제 몸으로 하거나 혹은 중생 몸을 국토의 몸으로, 업보의 몸ㆍ성문의 몸ㆍ벽지불의 몸ㆍ보살의 몸ㆍ여래의 몸ㆍ지혜의 몸ㆍ법의 몸ㆍ허공의 몸으로 하며, 혹은 국토의 몸에서 제 몸ㆍ업보의 몸, 내지 허공의 몸으로 하고, 혹은 업보의 몸에서 제 몸과 나아가 허공의 몸으로 하며, 혹은 업보의 몸에서 제 몸과 나아가 허공의 몸으로 하고, 혹은 제 몸에서 중생의 몸과 국토의 몸ㆍ업보의 몸ㆍ성문의 몸ㆍ벽지불의 몸ㆍ보살의 몸ㆍ여래의 몸ㆍ지혜의 몸ㆍ법의 몸ㆍ허공의 몸으로 합니다.
008_1162_a_02L이 보살은 중생이 업의 몸과 과보의 몸ㆍ번뇌의 몸과 색의 몸과 색이 없는 몸과 모든 불국토의 작은 상과 큰 상ㆍ더러운 상ㆍ깨끗한 상과 무량한 상과 넓은 상과 거꾸로 된 상과 편편한 상과 굽은 상과 모난 상과 모난 차별된 상을 알고, 업보 몸의 거짓 이름의 차별과 성문 몸의 거짓 이름의 차별과 벽지불 몸의 거짓 이름의 차별과 보살 몸의 거짓 이름의 차별과 여래 몸의 차별과 보리의 몸과 원의 몸과 변화의 몸과 신력을 받은 몸과 상호로 장엄한 몸과 세력의 몸과 뜻대로 나는 몸과 복덕의 몸과 지혜의 몸과 법의 몸을 잘 압니다. 또 여실히 말하는 모든 몸의 상을 잘 분별하고 모든 법신이 평등하여 무너지지 않는 상을 알며, 허공 몸의 무량한 상과 두루한 상과 무형한 상을 압니다.
이 보살은 이런 모든 몸의 일으킴을 잘 안다면 곧 수명의 자재(自在)와 마음의 자재와 재물의 자재와 업의 자재와 색의 자재와 원의 자재와 신해의 자재와 여의(如意)의 자재와 지혜의 자재와 법의 자재를 얻습니다. 이 보살은 이 보살의 열 가지 자재를 얻고는 곧 불가사의한 지자(智者)와 무량한 지자와 넓은 지자와 무너뜨릴 수 없는 지자가 됩니다. 보살은 이와 같은 지혜를 따라 끝까지 항상 깨끗하여 죄가 없는 신업(身業)과 구업(口業)과 의업을 일으킵니다. 신업이 지혜를 따라 행하고 구업도 지혜를 따라 행하며 의업(意業)도 지혜를 따라 행하고, 반야바라밀이 증대해지며 대비를 으뜸으로 삼고 방편을 잘 닦아 모든 원을 잘 일으키며 부처님 신통의 보호를 잘 받고 항상 중생을 이롭게 하는 지혜를 행하여 버리지 않아서 무변 세계의 갖가지 일을 다 잘 알게 됩니다. 불자여, 요약해 말하면 보살은 이 부동지에 머무르면서 몸과 입과 뜻의 업의 짓는 바는 다 일체 불법을 잘 모으는 것입니다.
008_1162_b_02L보살이 이 자리에 이르러서는 일체의 번뇌를 떠나기 때문에 깨끗한 마음의 힘 안에 잘 머무르고, 마음이 항상 도를 떠나지 않기 때문에 깊은 마음의 힘 안에 잘 머무르며, 중생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대비(大悲)의 힘 안에 잘 머무르고, 일체 세간을 구제하기 때문에 대자(大慈)의 힘 안에 잘 머무르며, 들은 법을 잊지 않기 때문에 다라니의 힘 안에 잘 머무르고, 일체 불법을 분별해 가리기 때문에 일체 즐겨 말하는 힘 안에 잘 머무르며, 무변한 차별의 세계를 다니기 때문에 신통의 힘 안에 잘 머무르고, 일체 보살의 행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원의 힘 안에 잘 머무르며, 일체 불법을 닦아 모으기 때문에 바라밀의 힘 안에 편히 머무릅니다. 이 보살은 이런 지혜의 힘을 얻었기 때문에 그가 하는 모든 일을 드러내 보이되 허물이 없습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의 이 자리는 파괴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부동지(不動地)라 이름하고, 지혜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부전지(不轉地)라 하며, 일체 세간이 추측해 알기 어렵기 때문에 위덕지(威德地)라 하고, 가문에 허물이 없기 때문에 왕자지(王子地)라 하며, 뜻을 따라 자재하기 때문에 보살생지(菩薩生地)라 하고, 다시 짓지 않기 때문에 성지(成地)라 하며, 잘 가려 알기 때문에 구경지(究竟地)라 하고, 큰 원을 잘 내기 때문에 변화지(變化地)라 하며, 모든 법을 파괴하지 않기 때문에 승처지(勝處地)라 하고, 앞서의 도를 잘 닦아 일으키기 때문에 무공력지(無功力地)라 합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은 이런 지혜를 얻었으므로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간다 하고 부처님의 공덕에 밝게 비쳤다 하며, 부처님의 위의행(威儀行)을 따라 불법으로 나아간다 합니다. 항상 모든 부처님 신통력의 보호를 받고 항상 사천왕과 석제환인과 범천왕 등의 영접을 받으며 항상 밀적금강신(密迹金剛神)의 호위를 받습니다. 모든 깊은 선정을 잘 내고 항상 무량한 모든 몸의 차별을 잘 지어서 그 몸에 다 큰 세력이 있고 큰 과보와 신통의 힘을 얻으며 무량한 삼매에서 자재를 얻고 무량한 수기를 잘 받으며 중생이 성취하는 곳을 따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룸을 보입니다.
008_1162_c_02L이 보살은 이런 큰 지혜에 들어가 모든 법을 잘 통달하고 항상 큰 지혜의 광명을 놓으며, 장애가 없는 법성(法性)의 길을 건너며 세간법의 차별을 잘 알고, 일체 공덕을 잘 보이며 뜻대로 자재하여 과거와 미래를 잘 알고, 마도(魔道)를 돌아서 지혜에 잘 들어가고 여래가 행하는 경계에 들어가 무변한 세계에서 보살도를 행하면서 상을 바꾸지 않기 때문에 이 자리를 부동지라 하는 것입니다.
여러 불자여, 보살은 부동지에 있으면서 선정의 힘을 잘 내기 때문에 항상 무변한 부처님을 떠나지 않고 뵈옵고는 변변찮은 공양이나마 버리지 않고 부처님께 올립니다. 이 보살은 낱낱 겁 일체 세계에서 여러 백천만억 나유타 무량 무변 아승기 부처님을 뵈옵고는 공경히 공양하고 존중 찬탄하면서 일체 공양거리를 갖추어 공양하고 부처님을 친근하여 세간의 각기 다른 모든 법의 광명을 받습니다. 이 사람은 여래의 법장에 더욱 깊이 들어가 세간 성품의 각기 다른 일을 묻는데 그것은 끝이 없고, 나아가 백천만억겁 동안에도 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모든 선근이 더욱 밝고 깨끗해지나니 비유하면 정제(精製)한 진금에다 숙련된 장인이 여러 보배를 섞어 영락을 만들어서는 사천왕의 목에 걸면 염부제 사람은 아무도 그것을 빼앗을 수 없는 것처럼, 불자여, 보살도 이와 같아서 이 부동지에 머무르면 모든 선근이 더욱 밝고 깨끗해져서 일체의 성문ㆍ벽지불과 내지 7지의 보살로는 그를 파괴할 수 없습니다.
여러 불자여, 이상은 보살마하살의 부동지를 간단히 설명한 것입니다. 만일 자세히 설명하려면 무량겁에도 다하지 못할 것입니다.
008_1163_a_06L諸佛子,是名略說菩薩摩訶薩不動地。若廣說者,無量劫數,所不能盡。
보살이 이 자리에 머물면 자주 대범천왕이 되어 천 세계의 주인이 되는데 모든 기관이 예리하여 모든 중생과 성문ㆍ벽지불ㆍ보살들에게 바라밀도(波羅蜜道)의 인연을 줌에 다함이 없으며 세간 성품의 차별을 설명함에 그를 파괴할 자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의 짓는 선업으로서 보시거나 온화한 말이나 이익이거나 동사거나 다 부처님 생각과 법 생각과 모든 보살 동료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내지 일체종지 생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언제 중생들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 높은 이가 되며, 나아가 일체 중생이 의지하는 사람이 되련가?’ 이 보살이 만일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면 잠깐 사이에 백만의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같은 삼매를 얻고, 나아가 백만의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보살의 권속을 보일 수 있으며, 만일 원력대로 신통이 자재하다면 이 수보다 더 많아 여러 백천만억겁 동안에도 다 셀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