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9_0137_a_01L대반열반경 제16권
009_0137_a_01L大般涅槃經卷第十六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009_0137_a_02L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8.범행품②
009_0137_a_03L梵行品第八之二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가진 생각은 모두 진실하지만 성문이나 연각은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모든 중생들이 어찌하여 보살의 위신력으로 평등하게 쾌락을 받지 않습니까? 만일 중생들이 참으로 쾌락을 얻지 못한다면 보살이 닦는 인자한 마음은 이익이 없겠습니다.”
009_0137_a_04L迦葉菩薩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所有思惟悉是眞實聲聞緣覺非眞實者一切衆生何故不以菩薩威力等受快樂若諸衆生實不得樂當知菩薩所修慈心爲無利益
“선남자야, 보살의 인자함은 이익이 없지 않다. 선남자야, 어떤 중생들은 괴로움을 받기도 하고 받지 않기도 한다. 어떤 중생이 괴로움을 받는다면, 보살의 인자함이 이익이 없는 것이니 그것은 일천제이다. 만일 괴로움을 받더라도 반드시 결정함이 아닌 것은 보살의 인자함이 이익이 있는 것이니, 저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쾌락을 받게 할 것이다.
009_0137_a_09L佛言善男菩薩之慈非不利益善男子有諸衆生或必受苦或有不受若有衆生必受苦者菩薩之慈爲無利益謂一闡提若有受苦不必定者菩薩之慈則爲利益令彼衆生悉受快樂
선남자야, 마치 사람이 멀리서 사자ㆍ범ㆍ표범ㆍ늑대ㆍ이리ㆍ나찰ㆍ귀신 따위를 보면 저절로 공포가 생기고, 밤에 길을 가다가 말뚝을 보고도 공포가 생기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런 사람들이 저절로 두려워하는 것처럼 중생들도 그러하여, 인자함을 닦는 이를 보면 자연히 쾌락을 받는다.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보살이 인자함을 닦는 것은 진실한 생각이며 이익이 없지 않은 것이다.
009_0137_a_14L善男譬如有人遙見師子虎豹豺狼剎鬼等自然生怖夜行見杌亦生怖善男子如是諸人自然怖畏衆生如是見修慈者自然受樂善男子是義故菩薩修慈是實思惟非無利益
009_0137_b_02L선남자야, 내가 인자함을 말하는 데 한량없는 문이 있으니, 그것은 신통이이다. 선남자야, 저 제바달(提婆達)이 아사세(阿闍世)를 시켜서 여래를 해치려고 할 때에 내가 왕사성에 들어가서 차례로 걸식을 하였다. 아사세왕이 재물을 지키는 취한 코끼리를 놓아서 나와 제자들을 해치게 하였다. 그 코끼리가 그때 한량없는 중생을 밟아 죽였으며 중생들이 죽어서 피가 많이 흐르니 코끼리가 그 냄새를 맡고 취한 증세가 갑절이나 더하였다. 그리고 나를 따르는 이들이 붉은 옷 입은 것을 보고는 피인 줄 알고 다시 나의 제자들 속에 들어왔다. 그때 아직 탐욕을 여의지 못한 이는 사방으로 흩어지고 아난만이 남아 있었다.
009_0137_a_20L善男子我說是慈有無量門所謂神善男子如提婆達教阿闍世欲害如來是時我入王舍大城次第乞食阿闍世王卽放護財狂醉之象欲令害我及諸弟子其象爾時蹹殺無量百千衆生衆生死已多有血氣是象嗅已狂醉倍常見我翼從被服赤色謂呼是血而復見趣我弟子中未離欲者四怖馳走唯除阿難
그때 왕사성에 있는 백성들이 한꺼번에 큰 소리로 통곡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괴상한 일이구나. 여래께서 오늘 돌아가실지 모르겠다. 어찌하여 바르게 깨달으신 분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이 나시는가?’
009_0137_b_08L爾時王舍大城之中一切人民同時擧聲啼哭號泣作如是言怪哉如來今日滅沒如何正覺一旦散壞
그때에 조달은 마음이 기뻐서 ‘구담 사문이 죽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제부터는 다시 나타나지 못할 것이다. 통쾌하구나, 이 계책은 나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하였다. 선남자야, 나는 그때 재물 지키는 코끼리를 항복시키기 위하여 인자한 선정에 들어서 손을 펴 보였더니, 다섯 손가락에서 다섯 마리 사자가 튀어나왔다. 코끼리가 보고는 무서워서 똥을 흘리면서 땅에 엎드려 내 발에 절하였다. 선남자야, 그때 나의 손가락에는 사자가 없었지만 인자함을 닦은 선근의 힘으로 코끼리를 조복한 것이다.
009_0137_b_11L是時調達心生歡喜瞿曇沙門滅沒甚善從今已往眞是不現快哉此計我願得遂善男我於爾時爲欲降伏護財象故入慈定舒手示之卽於五指出五師是象見已其心怖畏尋卽失糞身投地敬禮我足善男子我於爾時手五指頭實無師子乃是修慈善根力故令彼調伏
또 선남자야, 내가 열반에 들려고 처음 발을 옮겨 구시나성을 향할 때에 500명의 역사가 길을 닦고 쓸었다. 그때 길 가운데 큰 돌이 있는 것을 여러 역사들이 굴려 버리려고 하였지만 어찌하지 못하는 것을 내가 가엾이 여겨 인자한 마음을 내었다.
009_0137_b_19L復次善男子我欲涅始初發足向拘尸那城有五百力士於其中路平治掃灑中有一石欲擧棄盡力不能我時憐愍卽起慈
009_0137_c_02L저 여러 역사들이 보기에는 내가 엄지발가락으로 그 돌을 들어서 공중에 던졌다가 다시 손으로 받아서 오른 손바닥에 놓고, 입으로 불어서 가루가 되도록 부수었다가 도로 한데 합하였다. 그래서 그 역사들로 하여금 뽐내는 마음이 없어지게 하고, 가지가지로 법을 말하여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가지게 하였다. 선남자야, 여래가 그때 참으로 발가락으로 돌을 들어서 공중에 던졌다가 다시 손바닥에 놓고 불어서 가루를 만들거나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역사들로 하여금 그렇게 보게 한 것이다.
009_0137_b_23L彼諸力士尋卽見我以足母指擧此大石擲置虛空還以手接安置右吹令碎末復還聚合令彼力士貢高心息卽爲略說種種法要令其俱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善男子如來爾時實不以指擧此大石在虛空中還置右掌吹令碎末復合如本善男子當知卽是慈善根力令諸力士見如是事
또 선남자야, 이 남천축에 수파라(首波羅)성이 있고 성중에 노지(盧至) 장자가 있어서 여러 사람의 지도자가 되었다. 그는 지난 세상에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데서 여러 가지 선근을 심었다. 선남자야, 그 성중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삿된 도를 믿으면서 니건의 도를 섬겼다. 나는 그때 그 장자를 제도하기 위하여 65유순이나 먼 데를 걸어서 왕사성에서 수파라성으로 갔다. 그 사람들을 교화하고자 함이었다. 그 니건들은 내가 수파라성으로 간다는 말을 듣고 생각하기를 ‘사문 구담이 이곳에 오면 백성들이 나를 버리고 다시 공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겠는가?’라고 하였다.
009_0137_c_08L復次善男子此南天竺有一大城名首波羅於是城中有一長者名曰盧爲衆導主已於過去無量佛所殖衆善本善男子彼大城中一切人民信伏邪道奉事尼犍我時欲度彼長者故從王舍城至彼城邑其路中閒相去六十五由旬步涉而往爲欲化度彼諸人故彼衆尼犍聞我欲至首波羅城卽作是念沙門瞿曇若至此此諸人民便當捨我更不供給等窮顇奈何自活
009_0138_a_02L니건들이 각각 여러 곳으로 가서 성중 사람에게 말하기를 ‘사문 구담이 이리로 온다는데, 그 사문은 부모를 버리고 사방으로 다닌다. 간 데마다 그곳에는 흉년이 들고 백성들이 굶주려서 죽는 이가 많고 병이 돌아서 구제할 도리가 없다. 구담은 무뢰한 사람으로서 악독한 나찰이나 귀신들을 시종(侍從)으로 삼았으며, 부모도 없고 떠돌아다니는 건달들을 오는 대로 모아서 제자를 삼았다. 가르치는 학설은 모두 허공이란 말뿐이며 간 데마다 편안하지 않다’고 선전하였다.
009_0137_c_19L諸尼犍輩各各分告彼城人沙門瞿曇今欲來此彼沙門委棄父母東西馳騁所至之處能令土地穀米不登人民飢饉亡者衆病瘦相尋無可救解瞿曇無純將諸惡羅剎鬼神以爲侍從父無母孤窮之人而來諮啓爲作門所可教詔純說虛空隨其至處無安樂
듣는 사람들은 겁이 나서 니건의 무리들에게 예배하면서 물었다.
‘선생이여,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009_0138_a_04L彼人聞已卽懷怖畏頭面敬禮尼犍子足白言大師我等今者當設何計
니건들은 대답하였다.
‘구담은 숲 속이나 맑은 샘이나 흐르는 물을 좋아하므로 그런 데가 있으면 파괴해 버려야 한다. 너희들은 성 밖으로 나가서 숲이 있으면 베어버려 하나도 남아 있지 못하게 하고, 샘이나 강에는 똥이나 송장 따위를 넣어 두어라. 그리고 성문을 꼭꼭 닫고 병장기를 준비하여 가지고 잘 방비하여, 저들이 오더라도 성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너희들은 편안할 것이다. 우리들은 여러 가지 술법으로 구담이 도로 돌아가게 할 것이다.’
009_0138_a_06L尼犍答言沙門瞿曇性好叢流泉淸水外設有者宜應破壞等便可相與出城諸有之處斫伐令莫使有遺流泉井池悉置糞屍閉城門各嚴器仗當壁防護勤自固彼設來者莫令得前若不前者當安隱我等亦當作種種術令彼瞿曇復道還去
백성들은 이 말을 듣고 그대로 시행하여 나무숲은 베어 버리고 샘과 물은 더럽게 만들고 병장기를 준비하여 물샐틈없이 방비하고 기다렸다.
009_0138_a_13L彼諸人民聞是語已諾施行斬伐樹木污辱諸水莊嚴器牢自防護
선남자야, 내가 그때 그 성에 이르니 나무숲은 볼 수가 없었고, 여러 사람들이 무기를 있는 대로 가지고 지키고 있었다. 그런 광경을 보니 가엾은 생각이 나서 인자한 마음으로 대하였더니, 나무숲은 예전대로 도로 살아서 다시 무성하여지고, 냇물이나 못들도 깨끗하기가 유리 같아서 가득가득 찼으며, 가지각색 꽃이 위에 덮였다. 그리고 성벽들은 변하여 붉은 유리가 되어서 성안에 있던 사람들이 나와 대중들을 환하게 보았으며, 성문은 저절로 열려 막는 이가 없고 준비하였던 무기는 아름다운 꽃으로 변하였다.
009_0138_a_15L善男子我於爾時至彼城已不見一切樹木叢林唯見諸人莊嚴器仗當壁自守見是事已尋生憐愍慈心向之所有樹木還生如本復更生長其餘諸樹不可稱計河池井泉其水淸淨盈滿其中如靑琉璃生衆雜花彌覆其上變其城壁爲紺琉璃城內人民悉得徹見我及大衆門自開闢無能制者所嚴器仗變成雜花
009_0138_b_02L노지 장자가 두목이 되어 여러 사람들이 모여왔기에, 내가 그들에게 가지가지 법을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게 하였다. 선남자야, 내가 그때 여러 가지 나무숲을 변화하여 만들지도 않았고, 맑은 물이 못에 차게 하거나 성벽이 유리로 변하게 하거나 그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보고 성문을 열고 무기를 꽃으로 변하게 한 일이 없었지만 선남자야, 그것은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그 사람들이 그런 일을 보게 된 것이다.
009_0138_a_24L盧至長者而爲上首與其人民俱共相隨往至佛所我卽爲說種種法要令彼諸人一切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善男子我於爾時實不化作種種樹木淸淨流水盈滿河變其本城爲紺琉璃令彼人民徹見於我開其城門器仗爲花善男子當知皆是慈善根力能令彼人見如是事
또 선남자야, 사위성에 바라문 여인이 있었으니, 성이 바사타(婆私吒)였다. 외아들이 있어서 애지중지하였는데 병으로 일찍 죽었다. 그 여인은 슬퍼하다 못해 미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옷을 벗고 네거리로 돌아다니며 통곡하면서 ‘아들아, 아들아, 너는 어디로 갔느냐?’ 하고, 온 성안을 헤매면서 고달픈 줄도 몰랐다. 그러나 이 여인은 지난 세상에 부처님께 선근을 많이 심은 일이 있었다. 선남자야, 내가 그 여인에게 가엾은 생각을 냈더니 그 여인이 나를 보고 아들인 줄 알고, 곧 제정신을 차리고 뛰어와서 나를 붙들고 아들을 사랑하듯 하였다.
009_0138_b_09L復次善男子舍衛城中有婆羅門女姓婆私咤唯有一子愛之甚重遇病命終爾時女人愁毒入心狂亂失性裸身無恥遊行四衢啼哭失聲唱言汝何處去周遍城邑無有疲已而是女人已於先佛殖衆德本善男我於是女起慈愍心是時女人卽得見我便生子想還得本心前抱我嗚唼我口
내가 곧 시자 아난에게 말하여 옷을 가져다가 여인에게 입히게 하고, 갖가지로 법문을 말하였더니, 여인이 법을 듣고 기뻐서 뛰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선남자야, 나는 그때 그의 아들도 아니고 그도 나의 어머니가 아니며, 또 서로 붙든 일도 없었지만 선남자야,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 그 여인이 이런 일을 본 것이다.
009_0138_b_18L我時卽告侍者阿難可持衣與是女人旣與衣已便爲種種說諸法要是女聞法歡喜踊躍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善男子於爾時實非彼子彼非我母亦無抱善男子當知皆是慈善根力令彼女人見如是事
009_0138_c_02L또 선남자야, 바라내 성에 한 우바이가 있었으니 이름이 마하사나달다(摩訶斯那達多)였으며, 지나간 세상에 많은 부처님께 여러 가지 선근을 심은 일이 있었다. 이 우바이가 여름 90일 동안에 승단을 받들고 의약을 보시하였다. 그 대중 가운데 어떤 비구가 중병이 걸려 의원에게 물으니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하였다. 만약 고기를 먹으면 병이 나을 수 있지만 고기를 얻지 못하면 죽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009_0138_b_24L復次善男子波羅柰城有優婆夷曰摩訶斯那達多已於過去無量先佛種諸善根是優婆夷夏九十日請命衆僧奉施醫藥是時衆中有一比丘身嬰重病良醫診之當須肉藥得肉者病則可除若不得肉命將不
그때 우바이는 의원의 말을 듣고는 황금을 가지고 온 거리로 두루 다니면서 ‘고기를 팔 사람이 없는가? 금을 주고 고기를 사겠다. 고기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금을 주겠다’ 하면서 성안을 두루 돌아다녔지만 고기를 얻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바이는 칼을 들고 자기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내어 썰어서 국을 끓이고 가지가지 고명을 넣어 병든 비구에게 보냈다.
009_0138_c_08L時優婆夷聞醫此言尋持黃金遍至市%(厂/黒)唱如是言誰有肉賣吾以金若有肉者當等與金周遍城市不能得是優婆夷尋自取刀割其䏶切以爲臛下種種香送病比丘
비구는 고기를 먹고 병이 나았으나, 우바이는 상처를 앓느라고 고통을 견딜 수 없어서 ‘나무불타(南無佛陀), 나무불타’ 하고 소리를 내었다. 나는 그때 사위성에서 그 소리를 듣고 그 여인에게 크게 인자한 마음[大慈心]을 내었다. 그리고 그 여인은 내가 좋은 약으로 상처 위에 발라주는 것을 보고 그 상처가 곧 아물었다. 내가 그 여인에게 가지가지 법을 말하였더니 그는 법문을 듣고 환희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009_0138_c_12L丘服已病卽得差是優婆夷患瘡苦不能堪忍卽發聲言南無佛陁無佛陁我於爾時在舍衛城聞其音於是女人起大慈心是女尋見我持良藥塗其瘡上還合如本我卽爲其種種說法聞法歡喜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선남자야, 나는 실제로 바라내 성에 가서 우바이의 상처에 약을 발라준 일이 없었지만 선남자야, 이것은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그 여인으로 하여금 그런 일을 보게 한 것이다.
009_0138_c_19L善男子我於爾時實不往至波羅柰城持藥塗是優婆夷善男子當知皆是慈善根力令彼女人見如是事
009_0139_a_02L또 선남자야, 조달은 나쁜 사람으로서 탐욕스러워 만족함을 모르는 까닭에 생소를 많이 먹고 배가 부르고 머리가 아프며, 고통을 참을 수가 없어서 ‘나무불타, 나무불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우선니성(優禪尼城)에 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 인자한 마음을 내었다. 그때 조달은 내가 자기에게 가서 손으로 머리와 배를 만지고 소금물을 주어서 먹게 한 것을 보고는 병이 나았다고 하였다. 나는 실제로 조달에게 가거나 머리와 배를 만지거나 약을 주어 먹게 한 일이 없었지만 선남자야, 이것은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조달이 그런 것을 보게 된 것이다.
009_0138_c_22L復次善男子調達惡人貪不知足服蘇故頭痛腹痛受大苦惱不能堪發如是言南無佛陁南無佛陁時住在優禪尼城聞其音聲卽生慈爾時調達尋便見我往至其所摩頭腹授與鹽湯而令服之服已平善男子我實不往調婆達所摩其頭腹授湯令服善男子當知皆是慈善根力令調婆達見如是事
또 선남자야, 교살라국(憍薩羅國)에 도적 떼가 있었는데, 그 무리가 500이며 떼를 지어 다니면서 노략질을 하여 피해가 막심하였다. 바사닉왕(婆斯匿王)이 그들의 행패를 염려하여 군대를 보내 체포하고 그 눈들을 뽑아 버리고 컴컴한 수풀 속에 버려두었다. 이 도적들이 지난 세상에 부처님께 많은 공덕을 심었기에, 눈을 뽑히고 큰 고통을 받으면서 ‘나무불타, 나무불타, 우리를 구원해 줄 사람이 없구나’ 하면서 통곡하고 있었다.
009_0139_a_08L復次善男子憍薩羅國有諸群賊數五百群黨抄劫爲害滋甚波斯匿王患其縱暴遣兵伺捕得已挑目著黑闇叢林之下是諸群賊已於先佛殖衆德本旣失目已受大苦惱作是言南無佛陁南無佛陁我等今者無有救護啼哭號咷
나는 그때 기원정사에 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 인자한 마음을 내었다. 그때 서늘한 바람이 향산에 있는 가지각색 향기로운 약을 실어 그들의 눈에 넣어 주었으므로 눈이 전과 같이 회복되었다. 도적들이 눈을 뜨고 보니 여래가 앞에 서서 법을 말하여 주었고, 도적들은 법을 듣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선남자야, 나는 그때 바람을 일으켜서 향산에 있는 향기 약을 실려 보낸 일도 없었고 그 사람들 앞에서 법을 말하지도 않았지만 선남자야, 이것은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그 도적들로 하여금 그런 일을 보게 한 것이다.
009_0139_a_15L我時住在祇洹精舍聞其音聲卽生慈心時有涼風吹香山中種種香藥滿其眼眶還得眼如本不異諸賊開眼卽見如來住立其前而爲說法賊聞法已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善男子於爾時實不作風吹香山中種種香住其人前而爲說法善男子當知皆是慈善根力令彼群賊見如是事
009_0139_b_02L또 선남자야, 유리(琉璃) 태자가 어리석어서 부왕을 폐하고 자기가 임금이 되었다. 예전의 불만으로 석가의 종족을 많이 살해하고 석가 종족의 여자 1만 2천 명을 잡아다가 귀와 코를 베고 손과 발을 잘라서 구덩이에 쓸어 넣었다. 그 여자들은 고통을 못 이기고 ‘나무불타, 나무불타, 우리들을 구해 줄 이가 없구나’하면서 통곡하였다. 이 여자들은 지난 세상 부처님께 여러 가지 선근을 지은 일이 있었다.
009_0139_a_23L復次善男子琉璃太子以愚癡故其父王自立爲主復念宿嫌多害釋取萬二千釋種諸女刖劓耳鼻截手足推之坈塹時諸女人身受苦作如是言南無佛陁南無佛陁等今者無有救護復大號咷是諸女人已於先佛種諸善根
나는 그때 대숲 속에 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 인자한 마음을 내었다. 그 여자들은 내가 가비라성에 이르러 물로 상처를 씻어 주고 약을 발라 주어서 고통이 없어지고, 귀와 코와 손과 발이 모두 예전대로 되었으며, 내가 법을 말하여서 그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 즉시 대애도(大愛道) 비구니에게 가서 출가하고 구족계를 받았다고 하였다.
009_0139_b_07L我於爾時在竹林中聞其音聲卽起慈心諸女爾時見我來至迦毘羅城以水洗瘡藥傅之苦痛尋除足還復如我時卽爲略說法要悉令俱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卽於大愛道比丘尼所出家受具足戒
선남자야, 여래는 그때 가비라성에 가지도 않았고 물로 씻고 약을 발라서 고통을 멎게 한 일도 없었지만 선남자야, 이것은 모두 인자한 선근의 힘으로써 그 여자들로 하여금 그런 일을 보게 한 것이다.
009_0139_b_13L善男子來爾時實不往至迦毘羅城以水洗傅藥止苦善男子當知皆是慈善根力令彼女人得如是事
가엾이 여기고[悲] 기뻐하는[喜] 마음도 그와 같다. 선남자야, 이런 이치로 보살마하살이 인자한 생각을 닦는 것은 진실한 일이며 허망하지 않은 일이다. 선남자야, 한량없는 마음은 헤아릴 수 없으며 보살의 행하는 일도 헤아릴 수 없으며 대승경전인『대반열반경』도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009_0139_b_16L喜之心亦復如是善男子以是義故菩薩摩訶薩修慈思惟卽是眞實非虛妄也善男子夫無量者不可思議菩薩所行不可思議諸佛所行亦不可思議是大乘典『大涅槃經』亦不可思議
009_0139_c_02L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인자함과 가엾이 여김과 기뻐함을 닦고는 외아들을 가장 사랑하는 지위에 머무는 것이다. 선남자야, 어찌하여 이 지위를 가장 사랑함이라 하며 또 외아들이라 하는가? 선남자야, 마치 부모가 아들이 편안함을 보면 마음이 매우 즐겁고 기쁘듯이, 보살마하살이 이 지위에 머무는 것도 그와 같아서 중생을 보기를 외아들과 같이 하며, 선한 일 닦음을 보고는 크게 즐거워한다. 그러므로 이 지위를 가장 사랑한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39_b_21L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修慈得住極愛一子之地善男子云何是地名曰極愛復名一子善男子如父母見子安隱心大歡喜菩薩摩訶薩住是地中亦復如是視諸衆生同於一子見修善者生大歡喜是故此地名曰極愛
선남자야, 부모가 아들이 우환에 걸린 것을 보면 괴로운 마음을 내고 딱하게 여겨 걱정을 버리지 못한다. 보살마하살이 이 지위에 머문 이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번뇌의 병에 얽매임을 보면 마음으로 걱정하고 수심하기를 아들과 같이 하며, 온몸의 털구멍에서 피가 흐르므로 이 지위를 외아들이라 하는 것이다.
009_0139_c_05L善男子譬如父母見子遇患心生苦惱愍之愁毒初無捨菩薩摩訶薩住是地中亦復如是見諸衆生爲煩惱病之所纏切心生愁惱憂念如子身諸毛孔血皆流出是故此地名爲一子
선남자야, 마치 사람이 어렸을 때에는 흙덩이나 똥 묻은 돌이나 마른 뼈나 나뭇가지 따위를 입에 넣으면, 부모가 보고 걱정이 되어서 왼손으로 머리를 붙들고 오른손으로 끄집어내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이 이 지위에 머문 이도 그러하여 중생들의 법신이 더 나아가지 못하고 혹 몸이나 입이나 마음으로 하는 짓이 옳지 못하면, 보살이 보고 지혜의 손으로 뽑아내고, 그로 하여금 생사에 헤매면서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한다. 그러므로 이 지위를 외아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009_0139_c_10L善男子如人小時拾取土塊糞穢瓦石枯骨木枝置於口中父母見已恐爲其患左手捉右手挑出菩薩摩訶薩住是地中亦復如是見諸衆生法身未增或行身口意業不善菩薩見已則以智手拔之令出不欲令彼流轉生死受諸苦惱是故此地復名一子
선남자야, 비유하면 사랑하던 아들이 세상을 버리고 죽으면 부모는 애통하여 함께 목숨을 버리려고 하듯이, 보살도 그와 같아서 일천제(一闡提)가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함께 지옥에 가서 나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이 일천제가 고통을 받을 때에 잠깐이라도 뉘우치는 마음을 내면, 내가 곧 그를 위하여 갖가지 법을 말하여 잠깐 동안이라도 선근을 내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지위를 외아들이라고 한다.
009_0139_c_17L善男子如父母所愛之子捨而終亡父母愁願與倂命菩薩亦爾見一闡提墮於地獄亦願與俱生地獄中何以故是一闡提若受苦時或生一念改悔之心我卽當爲說種種法令彼得生一念善根是故此地復名一子
009_0140_a_02L선남자야, 비유하여 부모에게 외아들이 있다면, 그 아들이 자나 깨나 가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항상 염려한다. 만일 허물이 있으면 좋은 말로 달래어 나쁜 일이 더하지 않게 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지옥ㆍ축생ㆍ아귀 갈래에 떨어지거나, 혹은 인간이나 천상에 나서 선한 일 악한 일을 짓는 것을 마음에 항상 생각하면서 놓아 버리지 못하며, 만일 나쁜 짓을 하더라도 성을 내어 나쁜 일이 더하지 않게 한다. 그러므로 이 지위를 외아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009_0139_c_23L善男譬如父母唯有一子其子睡寤住坐臥心常念之若有罪咎善言誘不加其惡菩薩摩訶薩亦復如是見諸衆生若墮地獄畜生餓鬼或人天中造作善惡心常念之初不放捨若行諸惡終不生瞋以惡加之是故此地復名一子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말씀과 같아서 그 말씀은 비밀하고 지금 저의 지혜는 옅은데 어떻게 알겠습니까? 만일 보살이 외아들 자리에 머물러서 능히 이와 같다면, 어찌하여 여래는 옛적에 국왕이 되어 보살의 도를 행할 때에 저러한 바라문의 목숨을 끊었습니까? 만일 이 지위를 얻었다면 마땅히 보호하고 염려할 것이며, 만일 얻지 못하였다면 무슨 인연으로 지옥에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009_0140_a_07L迦葉菩薩白佛言世尊如佛所說言秘密我今智淺云何能解若諸菩薩住一子地能如是者云何如來昔爲國王行菩薩時斷絕爾所婆羅門若得此地則應護念若不得者何因緣不墮地獄
만일 모든 중생들을 평등하게 보기를 아들처럼 생각하여 라후라와 같이 한다면, 무슨 까닭으로 제바달다에게 말씀하시기를 ‘어리석은 사람은 부끄러운 줄을 모르니 남의 침이나 먹어라’고 하셔서, 그가 이 말을 듣고 성을 내어서 나쁜 마음으로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게 하셨습니까? 그리고 제바달다가 이런 나쁜 짓을 한 뒤에 부처님께서 또 수기(授記)하시기를 ‘지옥에 떨어져서 한 겁 동안 죄를 받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까? 세존이시여, 이런 말이 어찌하여 이치에 어긋나지 않습니까?
009_0140_a_13L若使等視一切衆生同於子想如羅睺羅何故復向提婆達多說如是言癡人無羞食人涕令彼聞已生於瞋恨起不善心佛身血提婆達多造是惡已如來復當墮地獄一劫受罪世尊如是之云何於義不相違背
009_0140_b_02L세존이시여, 수보리는 허공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성안에 들어가 음식을 빌 때에는 먼저 사람을 관찰하여 자기에게 미워하는 마음이 있는 이에게는 가지 않았고, 나아가 아무리 굶주려도 걸식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수보리는 항상 생각하기를 ‘나는 지나간 옛적에 어떤 복의 밭이 되는 이에게 한 번 나쁜 생각을 한 인연으로 지옥에 떨어져서 갖가지 고통을 받았다. 그러므로 내가 지금 차라리 굶고 종일토록 먹지 않을지언정, 그들이 나를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켜 지옥에 떨어져서 고통을 받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009_0140_a_19L世尊須菩提住虛空地凡欲入城求乞飮食先觀人若有於己生嫌嫉心則止不乃至極飢猶不行乞何以故是須菩提常作是念我憶往昔於福田所生一惡念由是因緣墮大地獄受種種苦我今寧飢終日不食終不令彼於我起嫌墮於地獄受苦惱也
또 생각하기를 ‘만일 중생들이 내가 서있는 것을 싫어하면, 나는 종일토록 단정히 앉아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만일 중생이 내가 앉아 있는 것을 싫어하면 나는 종일토록 서서 자리를 옮기지 않을 것이다. 다니고 눕는 일도 역시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수보리는 중생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런 마음을 내었는데 하물며 보살이겠습니까? 보살이 만일 외아들의 지위를 얻었다면 무슨 인연으로 여래께서 이런 거친 말을 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대단히 나쁜 마음을 일으키게 하였습니까?”
009_0140_b_03L復作是念若有衆生嫌我立者我當終日端坐不起若有衆生嫌我坐者我當終日立不移處行臥亦爾是須菩提護衆生故尚起是心何況菩薩菩薩若得一子地者何緣如來出是麤言使諸衆生起重惡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는 지금 이렇게 힐난하는 말로 부처님이 중생들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지었다고 하지 마라. 선남자야, 설사 모기의 입으로 바닷물을 말리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않으실 것이다. 선남자야, 가령 땅덩이가 모두 색(色) 아닌 것이며, 물의 모양이 딱딱하며, 불의 모양이 싸늘하며, 바람의 모양이 머물러 있으며, 3보(寶)와 불성(佛性)과 허공이 무상(無相)하여지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않으실 것이다.
009_0140_b_09L善男子汝今不應作如是難言佛如來爲諸衆生作煩惱因緣善男子假使蚊嘴能盡海如來終不爲諸衆生作煩惱因緣善男子假令大地悉爲非色水爲堅火爲冷相風爲住相三寶佛性及以虛空作無常相如來終不爲諸衆生作煩惱因緣
선남자야, 가령 4중금을 범하였거나 바른 법을 비방한 일천제들이 지금 가진 몸으로 10력과 4무소외와 32상과 80종호를 이루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않으실 것이다. 선남자야, 가령 성문ㆍ벽지불들이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않으실 것이다. 선남자야, 가령 10주(住) 보살들이 4중금을 범하며 일천제가 되어 바른 법을 비방하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않으실 것이다.
009_0140_b_16L善男子假使毀犯四重禁罪及一闡提謗正法者現身得成十力無畏三十二相八十種好來終不爲諸衆生作煩惱因緣善男假使聲聞辟支佛等常住不變來終不爲諸衆生作煩惱因緣善男假使十住諸菩薩等犯四重禁一闡提誹謗正法如來終不爲諸衆生作煩惱因緣
009_0140_c_02L선남자야, 가령 한량없는 중생의 불성이 없어지고 여래가 끝끝내 반열반에 든다 하여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않으실 것이다. 선남자야, 가령 그물을 던져 바람을 얽어매고, 이빨로 쇠를 깨물고, 손톱으로 수미산을 헐더라도 여래는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않으실 것이다. 차라리 독사와 한곳에 있고 두 손을 굶은 사자의 입에 넣고 거다라(佉陀羅) 숯으로 몸을 씻더라도 여래 세존께서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인연을 지었다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선남자야, 여래는 진실로 중생을 위하여 번뇌를 끊을지언정 끝내 번뇌의 인연을 짓지 않으실 것이다.
009_0140_b_24L善男子假使一切無量衆生喪滅佛性如來究竟入般涅如來終不爲諸衆生作煩惱因緣善男子假使擲羂能繫縛風齒能破爪壞須彌如來終不爲諸衆生作煩惱因緣寧與毒蛇同共一處內其兩手餓師子口佉陁羅炭用洗浴身不應發言如來世尊爲諸衆生作煩惱因緣善男子如來眞實能爲衆生斷除煩惱終不爲作煩惱因也
선남자야, 그대의 말이 여래가 옛적에 바라문을 죽였다고 하는데,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나아가 개미 한 마리도 일부러 죽이지 않았는데 하물며 바라문이겠느냐? 보살은 항상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 한다. 선남자야, 밥을 보시하는 것은 곧 목숨을 보시하는 것이니 보살마하살이 보시[檀]바라밀을 행할 때에 항상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는 것이다.
009_0140_c_10L善男子如汝所言如來往昔殺婆羅門者善男子菩薩摩訶薩乃至蟻子尚不故殺況婆羅門菩薩常作種種方便惠施衆生無量壽命善男子施食者則爲施命菩薩摩訶薩行檀波羅蜜時常施衆生無量壽命
선남자야, 죽이지 않는 계율을 닦으면 수명이 길어진다. 보살마하살이 지계[尸]바라밀을 행할 때에 항상 모든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는 것이다. 선남자야, 입을 조심하여 허물이 없으면 수명이 길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이 인욕[羼提]바라밀을 행할 때에 항상 중생들에게 권하여 원망하는 생각을 내지 말도록 권한다. 또 옳은 일은 남에게 미루고 그른 일은 자기에게 향하여 다투지 않으면 수명이 길어진다. 그러므로 보살이 인욕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미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였다.
009_0140_c_16L善男修不殺戒得壽命長菩薩摩訶薩行尸波羅蜜時則爲施與一切衆生無量壽命善男子愼口無過得壽命菩薩摩訶薩行羼提波羅蜜時勸衆生莫生怨想推直於人引曲向無所諍訟得壽命長是故菩薩行羼提波羅蜜時已施衆生無量壽命
009_0141_a_02L선남자야, 부지런히 착한 일을 닦으면 수명이 길어진다. 보살마하살이 정진[毘梨耶]바라밀을 행할 때에 항상 중생에게 권하여 부지런히 선한 법을 닦게 한다. 중생들이 그대로 행하고 한량없는 수명을 얻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살이 정진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미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였다.
009_0140_c_23L善男子精勤修善得壽命長菩薩摩訶薩行毘梨耶波羅蜜時常勸衆生勤修善法衆生行已得無量壽命故菩薩行毘梨耶波羅蜜時已施衆生無量壽命
선남자야, 마음을 다잡는[攝心] 수행을 하면 목숨이 길어진다. 보살마하살이 선정[禪]바라밀을 행할 때에 중생들에게 권하여 평등한 마음을 닦게 한다. 중생들이 그대로 행하고 수명이 길어진다. 그러므로 보살이 선정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미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였다. 선남자야, 모든 선한 법에 방일하지 않으면 수명이 길어진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중생들에게 권하여 선한 법에 방일하지 않도록 권한다. 중생들이 그대로 행하고 그 인연으로 수명이 길어진다. 그러므로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미 중생에게 한량없는 수명을 보시하였다.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보살마하살이 여러 중생들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 없는 것이다.
009_0141_a_05L善男子修攝心者得壽命長菩薩摩訶薩行禪波羅蜜時諸衆生修平等心衆生行已得壽命是故菩薩行禪波羅蜜時已施衆生無量壽命善男子於諸善法不放逸者得壽命長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勸諸衆生於諸善法不生放逸衆生行已以是因緣得壽命長是故菩薩行般若波羅蜜時已施衆生無量壽命善男子以是義故菩薩摩訶薩於諸衆生終無奪命
선남자야, 그대가 묻기를 ‘바라문을 죽일 때에 이 자리를 얻었는가?’라고 하였다. 선남자야, 나는 이미 얻었지만 사랑하는 생각으로 그 목숨을 끊은 것이고 나쁜 마음이 아니었다. 선남자야, 비유하면 부모가 외아들을 두고 애지중지하다가 아들이 나라의 법을 범했을 때 부모가 두려운 마음으로 쫓아내거나 죽이거나 하는데, 비록 내쫓고 죽이고 하더라도 나쁜 마음이 아닌 것처럼,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을 보호하는 것도 그와 같다.
009_0141_a_15L善男子汝向所問殺婆羅門時得是地不男子時我已得以愛念故斷其命根非惡心也善男子譬如父母唯有一愛之甚重犯官憲制是時父母以怖畏故若擯若殺雖復擯殺無有惡菩薩摩訶薩爲護正法亦復如是
만약 어떤 중생이 대승을 비방하면 이를 매질하여 호되게 다스리거나 혹 목숨을 빼앗아서 지나간 잘못을 고치고 선한 법을 닦게 하고자 한다. 보살은 항상 생각하기를 ‘무슨 인연으로 중생들로 하여금 믿는 마음을 내게 하고 방편을 따라서 잘하도록 할 것인가?’라고 한다.
009_0141_a_21L若有衆生謗大乘者卽以鞭撻苦加治之或奪其命欲令改往遵修善法菩薩常當作是思惟以何因緣能令衆生發起信心隨其方便要當爲之
009_0141_b_02L 바라문들이 목숨을 마친 뒤에 아비지옥에 태어나서 세 가지 생각을 한다. 첫째 ‘내가 어디로부터 여기에 와서 태어났는가?’하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곧 인간의 갈래에서 온 줄을 알았다. 둘째 ‘내가 지금 태어난 곳은 어디인가?’하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곧 아비지옥에 태어난 것을 알았다. 셋째는 ‘무슨 죄업으로 여기에 와서 났는가?’ 하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곧 자신이 방등 대승경전을 비방하고 인연을 믿지 않은 죄로 임금에게 죽임을 받고 여기 태어난 것을 알았다.
009_0141_b_02L諸婆羅門命終之後生阿鼻地獄有三念一者自念我從何處而來生卽便自知從人道中來二者自念我今所生爲是何處卽便自知是阿鼻獄三者自念乘何業緣而來生此卽便自知乘謗方等大乘經典不信因緣爲國主所殺而來生此
이런 일을 생각하고 나서 즉시 대승의 방등경전을 존경하고 믿는 마음을 낼 것이며, 목숨을 마치면서 감로 북 여래의 세계에 태어나서 그 세계의 수명으로 10겁을 구족할 것이다.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보면 내가 지난 옛적에 이 사람들에게 10겁의 수명을 준 것인데 어찌하여 죽였다 하겠는가?
009_0141_b_09L念是事卽於大乘方等經典生信敬心時命終生甘露鼓如來世界於彼壽命具足十劫善男子以是義故我於往昔乃與是人十劫壽命云何名殺
선남자야, 만일 어떤 사람이 땅을 파고 풀을 베고 나무를 찍으며 송장을 자르고 욕설하고 매질했다면 이러한 업의 인연으로 지옥에 떨어지겠는가?”
009_0141_b_13L善男子有人掘地刈草斫樹斬截死罵詈鞭撻以是業緣墮地獄不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한 뜻을 해석하기로는 마땅히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예전에 성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 비구들은 초목에 대하여도 나쁜 마음을 내지 마라. 왜냐하면 모든 중생들이 나쁜 마음으로 인하여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009_0141_b_15L葉菩薩白佛言世尊如我解佛所說義者應墮地獄何以故如佛昔爲聲聞說法汝諸比丘於餘燋木莫生惡何以故一切衆生因惡心故墮于地獄
009_0141_c_02L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가섭보살을 찬탄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의 말과 같다. 그러므로 잘 받아 지녀라. 선남자야, 만일 나쁜 마음으로 지옥에 떨어진다면 보살은 그때 진실로 나쁜 마음이 없었다. 왜냐하면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들 나아가 개미 같은 것이라도 가엾이 여기고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내는 까닭이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인연과 모든 방편을 잘 알기 때문이며 그 방편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심게 하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나는 그때 좋은 방편으로 그 목숨을 빼앗은 것이지 나쁜 마음으로 한 것이 아니다.
009_0141_b_20L爾時佛讚迦葉菩薩善哉善哉如汝所說應善受持善男子若因惡心墮地獄者菩薩爾時實無惡心以故菩薩摩訶薩於一切衆生乃至虫蟻悉生憐愍利益心故所以者何善知因緣諸方便故以方便力欲令衆生種諸善根善男子以是義故於爾時以善方便雖奪其命而非惡
선남자야, 바라문 법에는 가령 개미를 열 수레에 차도록 죽여도 죄가 없다 하고, 모기ㆍ등에ㆍ벼룩ㆍ이ㆍ고양이ㆍ살쾡이ㆍ사자ㆍ범ㆍ이리ㆍ곰 따위의 나쁜 벌레와 사나운 짐승이거나 그 밖에라도 중생에게 해가 되는 것은 열 수레를 죽이거나, 귀신(鬼神)ㆍ나찰(羅刹)ㆍ구반다(拘槃茶)ㆍ가라부단나(迦羅富單那)ㆍ전광귀(顚狂鬼)ㆍ간고귀(幹枯鬼) 따위로서 중생을 시끄럽게 하는 것들은 그 목숨을 빼앗아도 죄보가 없다고 한다.
009_0141_c_05L善男子婆羅門法若殺蟻子滿足十車無有罪報蚊蝱蚤蝨猫狸師子虎狼熊羆諸惡虫獸及餘能爲衆生害者殺滿十車鬼神羅剎拘槃茶羅富單那顚狂乾枯諸鬼神等能爲衆生作嬈害者有奪其命悉無罪報
만일 나쁜 사람을 죽이면 죄보가 있으며, 만일 죽이고 참회하지 않으면 아귀에 떨어지겠지만 만일 참회하고 3일 동안 먹지 않으면 그 죄가 소멸되고 남지 않으며, 만일 화상을 죽이거나 부모나 여인이나 소를 살해하면 여러 천년을 지옥 속에 있게 된다 고 한다.
009_0141_c_10L若殺惡人則有罪報殺已不悔則墮餓鬼若能懺悔三日斷食其罪消滅無有遺餘若殺和上害其父母女人及牛無數千年在地獄中
선남자야, 부처님과 보살들은 살생하는 것에 세 가지가 있음을 아신다. 그것은 곧 하품ㆍ중품ㆍ상품이다. 하품 살생은 개미나 나아가 모든 축생을 죽이는 것이며 오직 보살이 일부러 태어난 것은 제외한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원력으로 축생이 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제외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하품 살생이라 하며 하품 살생한 인연으로는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에 떨어져서 하품 고통을 받는다. 왜냐하면 이 축생들도 작은 선근이 있으므로 죽이면 죄보를 받기 때문이며, 이것을 하품 살생이라 한다. 중품 살생은 범부들로부터 아나함까지 죽이는 것을 중품 살생이라 하는데, 그 업인으로는 지옥ㆍ축생ㆍ아귀에 떨어져서 중품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것을 중품 살생이라 고 한다.
009_0141_c_14L善男子及菩薩知殺有三謂下下者子乃至一切畜生唯除菩薩示現生善男子菩薩摩訶薩以願因緣示受畜生是名下殺以下殺因緣墮於地獄畜生餓鬼具受下苦何以故諸畜生有微善根是故殺者具受罪是名下殺中殺者從凡夫人至阿那含是名爲中以是業因墮於地獄畜生餓鬼具受中苦是名中殺
009_0142_a_02L상품은 부모 또는 나아가 아라한ㆍ벽지불ㆍ결정된 보살을 죽이는 것을 상품 살생이라 한다. 이 업인으로는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상품 고통을 받는 것이므로 이것을 상품 살생이라고 한다. 선남자야, 만일 일천제를 죽인다면 이 세 가지 살생에 들지 않는다. 선남자야, 저 바라문들은 모두가 일천제이다.
009_0141_c_23L上殺父母乃至阿羅漢辟支佛畢定菩是名爲上以是業因緣故墮於阿鼻大地獄中具受上苦是名上殺男子若有能殺一闡提者則不墮此三種殺中善男子彼諸婆羅門等一切皆是一闡提也
비유하면 땅을 파고 풀을 베고 나무를 찍거나 송장을 자르고 욕설하고 매질하는 것이 죄보가 없는 것처럼, 일천제를 죽이는 것도 그와 같아서 죄보가 없다. 왜냐하면 저 바라문들은 믿음 따위의 다섯 가지 법[根]이 없으므로 죽여도 지옥에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009_0142_a_06L譬如掘地刈草斬截死屍罵詈鞭撻無有罪報一闡提亦復如是無有罪報何以故諸婆羅門乃至無有信等五根是故雖殺不墮地獄
선남자야, 네가 전에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제바달다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꾸짖으면서 침이나 먹어라〉고 하시며 꾸짖었다’고 하였다. 너도 그런 질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 하시는 말씀은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혹은 진실한 말로서 세상의 사랑을 받는다 하더라도, 때도 아니고 법도 아니어서 이익이 되지 못하는 그런 말은 나는 말하지 않는다.
009_0142_a_10L善男子汝先所言如來何故罵提婆達多癡人食唾汝亦不應作如是問何以故諸佛世尊凡所發言不可思善男子或有實語爲世所愛非時非法不爲利益如是之言我終不說
선남자야, 또 어떤 말은 거칠고 허망하며 때도 아니고 법도 아니어서 듣는 이가 사랑하지 않으며 이익 되지도 않으며 그런 것은 나도 말하지 않는다. 선남자야, 만일 어떤 말이 거칠기는 하나 진실하고 허망하지 않으며, 때도 알맞고 법답기도 하여 모든 중생의 이익이 될 만한 것은, 듣는 이가 기뻐하지 않더라도 내가 말한다. 왜냐하면 여러 부처님 세존ㆍ응공ㆍ정변지께서 방편을 아시기 때문이다.
009_0142_a_15L善男子或復有言麤獷虛妄非時非聞者不愛不能利益我亦不說男子若有語言雖復麤獷眞實不虛是時是法能爲一切衆生利益聞雖不悅我要說之何以故諸佛世尊正遍知知方便故
009_0142_b_02L선남자야, 어느 때에 나는 넓은 벌판에 있는 어떤 마을의 숲 속에 갔다. 그 수풀 밑에 광야(壙野)라는 귀신이 있었는데, 고기와 피만 먹으면서 중생들을 많이 죽였고, 또 그 마을에서 하루에 한 사람씩을 잡아먹었다. 선남자야, 나는 그 귀신에게 법을 말하였지만 그는 포악하고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서 가르침을 받지 않았다. 나는 기운 센 귀신으로 변화하여 그 궁전을 흔들어서 편안하게 있지 못하도록 하였더니 그 귀신은 권속들을 데리고 궁전에서 나와 나를 거역하려 하였다. 그러나 귀신은 나를 보고나서는 곧 제정신을 잃고 두려워하며 땅에 엎드려서 기절하여 죽은 것 같았다. 내가 인자한 손길로 그 몸을 만졌더니 도로 일어나 앉아서 이렇게 말하였다.
‘시원하다, 이제 다시 살아났습니다. 큰 신왕께서 위덕이 구족하시고 자비한 마음으로 저의 허물을 용서하셨습니다.’
009_0142_a_21L善男子如我一時遊彼壙野聚落叢樹在其林下有一鬼神卽名壙野純食肉血多殺衆生復於其聚日食一人善男子我於爾時爲彼鬼神廣說法要然彼暴惡無智不受教法我卽化身爲大力動其宮殿令不安所彼鬼于時將其眷屬出其宮殿欲來拒逆鬼見我卽失心念惶怖躄地迷悶斷絕如死人我以慈愍手摩其身卽還起作如是言快哉今日還得身命大神王具大威德有慈愍心赦我愆
그는 나에게 착한 믿음을 냈으므로 나는 여래의 몸을 회복하고 다시 갖가지 법문을 말하여 그 귀신으로 하여금 살생하지 않는 계를 받게 하였다. 이 날 그 마을에서 죽을 차례가 된 장자가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를 귀신에게 데리고 갔고 귀신은 그 장자를 나에게 보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받고 다시 이름을 지어서 수장자(手長者)라 하였다.
009_0142_b_10L卽於我所生善信心我卽還復如來之身復更爲說種種法要令彼鬼神受不殺戒卽於是日壙野村中有一長者次應當死村人已送付彼鬼鬼神得已卽以施我我旣受已便爲長者更立名字名手長者
그때 그 귀신이 나에게 물었다.
‘세존이시여, 나와 권속들은 피와 고기를 먹고 살았는데, 이제는 계를 받았으니 어떻게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009_0142_b_15L爾時鬼卽白我言世尊我及眷屬唯仰血肉以自存活今以戒故當云何活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제부터는 성문 제자들에게 말하여, 그들이 부처의 법을 수행하는 곳마다 너에게 음식을 주게 하리라.’
009_0142_b_17L卽答言從今當勅聲聞弟子隨有修行佛法之處悉當令其施汝飮食
선남자야, 이 인연으로 비구들에게 이런 계율을 마련하였으니, ‘너희들은 지금부터 광야 귀신에게 먹을 것을 주라. 만일 거처가 있으면서도 주지 않는다면 그는 천마(天魔)의 무리와 권속이다’라고 하였다.
009_0142_b_19L男子以是因緣爲諸比丘制如是戒汝等從今常當施彼壙野鬼食若有住處不能施者當知是輩非我弟子卽是天魔徒黨眷屬
009_0142_c_02L선남자야, 여래는 중생들을 조복하기 위하여 이렇게 갖가지 방편을 보인 것이지 그들을 두렵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선남자야, 나 또한 나무로 호법하는 귀신을 때리기도 하였으며, 또 어떤 때에는 산 위에서 양 머리 귀신을 밀어서 산 밑으로 떨어지게 하였고, 또 나무 끝에서 원숭이를 수호하는 귀신을 때려잡았으며, 재물을 보호하는 코끼리에게 다섯 마리 사자를 보게 하였고, 금강신으로 하여금 살차니건(薩遮尼犍)을 놀라게 하고, 또 침으로 살털 귀신[箭毛鬼]을 찔렀다. 비록 그런 일을 하였으나 그 귀신들을 죽게 하지는 않았고, 다만 그들로 하여금 바른 법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이런 여러 가지 방편을 보인 것이다.
009_0142_b_23L善男子如來爲欲調伏衆生故示如是種種方便故令彼生怖畏也善男子我亦以木打護法鬼又於一時在一山上推羊頭鬼令墮山下復於樹頭撲護獼猴令護財象見五師子使金剛神怖薩遮尼犍亦以鍼刺箭毛鬼身雖作如是亦不令彼諸鬼神等有滅沒者直欲令彼安住正法故示如是種種方便
선남자야, 나는 그때 참으로 제바달다를 욕하지 않았으며, 제바달다도 남의 침을 먹을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또 나쁜 갈래인 아비지옥에 나서 한 겁 동안 죄를 받지 않았으며, 승가를 파괴하거나 부처의 몸에 피를 내지도 않았으며, 4중금을 범하였거나 바른 법과 대승경전을 비방하지도 않았으며, 일천제도 아니고, 성문이나 벽지불도 아니었다. 선남자야, 제바달다는 실로 성문ㆍ연각의 경계가 아니고 부처님만이 알고 보는 것이다. 선남자야, 그러므로 그대는 지금 ‘여래는 어찌하여 제바달다를 꾸짖고 욕하셨습니까?’하고 힐난할 것이 아니며, 부처님의 경계에 대하여 이러한 의심을 내지도 말아야 한다.”
009_0142_c_09L善男子我於爾時實不罵辱提婆達多提婆達多亦不愚癡食人㖒亦不生於惡趣之中阿鼻地獄罪一劫亦不壞僧出佛身血亦不違犯四重之罪誹謗正法大乘經典一闡提亦非聲聞辟支佛也善男子提婆達多者實非聲聞緣覺境界是諸佛之所知見善男子是故汝今不應難言如來何緣呵責罵辱提婆達多汝於諸佛所有境界不應如是生於疑網
009_0143_a_02L가섭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마치 사탕무를 오래 달이면 갖가지 맛을 얻듯이, 저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을 따라서 자주 듣고 많은 법의 맛을 얻었습니다. 이른바 출가한 맛ㆍ탐욕을 여읜 맛ㆍ고요한 맛ㆍ도의 맛입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진금을 자주자주 달구고 두들기고 녹이고 단련하면, 점점 더 깨끗하고 조화되고 부드럽고 광채가 아름답고 값도 한량이 없으니, 그런 뒤에야 인간ㆍ천상의 보배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도 그러하셔서 정중하게 물으면 깊은 이치를 듣고 보게 하며 실행하는 이로 하여금 받아 지니고 닦아 행하게 합니다. 또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한 뒤에야 인간ㆍ천상에서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하게 되는 것입니다.”
009_0142_c_19L迦葉菩薩白佛言世尊譬如甘蔗數煎煮得種種味我亦如是從佛數多得法味所謂出家味離欲味寂滅道味世尊譬如眞金數數燒打消鍊治轉更明淨調和柔軟光色微其價難量然後乃爲人天寶重如來亦爾鄭重諮問則得聞見甚深之義令深行者受持奉修無量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然後爲諸人天所宗恭敬供養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가섭보살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보살마하살이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여래에게 이렇게 깊은 뜻을 묻는구나. 선남자야, 이러한 이치로 나는 그대의 뜻을 따라 대승 방등의 깊고 비밀한 법을 말할 것이니, 가장 사랑하는 외아들 같은 지위이다.”
009_0143_a_06L爾時佛讚迦葉菩薩善哉善哉菩薩摩訶薩爲欲利益諸衆生故諮啓如來如是深義善男子以是義故我隨汝意說於大乘方等甚深秘密之法所謂極愛如一子地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이 인자함과 가엾이 여김과 기뻐함을 닦아서 외아들의 지위를 얻는다면, 버리는 마음을 닦을 때에는 무슨 지위를 얻습니까?”
009_0143_a_11L迦葉菩薩白佛言世尊若諸菩薩修得一子地者修捨心時復得何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너는 때를 잘 알아서 내가 말하려는 것을 알고 묻는구나. 보살마하살이 버리는 마음을 닦을 때에는 공하고 평등한 자리에 머물기를 수보리와 같이 한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공하고 평등한 자리에 머물면, 부모ㆍ형제ㆍ자매ㆍ아이들ㆍ친척ㆍ동무ㆍ원수ㆍ보통 사람을 보지 않으며 나아가 5음ㆍ18계ㆍ6입ㆍ중생ㆍ오래 사는 이를 보지 않는다. 선남자야, 마치 허공에는 부모ㆍ형제ㆍ처자도 없고 나아가 중생ㆍ오래 사는 이도 없는 것처럼, 모든 법도 그와 같아서 부모 나아가 오래 사는 이가 없다. 보살마하살이 모든 법을 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마음이 평등하기가 허공과 같다. 왜냐하면 모든 공한 법을 잘 닦아 익힌 까닭이다.”
009_0143_a_14L佛言善哉善哉善男子汝善知知我欲說汝則諮問菩薩摩訶薩修捨心時則得住於空平等地如須菩提善男子菩薩摩訶薩住空平等則不見有父母兄弟姊妹兒息知識怨憎中人乃至不見陰衆生壽命善男子譬如虛空無有父母兄弟妻子乃至無有衆生壽命一切諸法亦復如是無有父母乃至壽命菩薩摩訶薩見一切法亦復如其心平等如彼虛空何以故善能修習諸空法故
009_0143_b_02L가섭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공이라고 합니까?”
009_0143_b_02L迦葉菩薩白佛言云何名空
“선남자야, 공이라는 것은 안이 공한 것ㆍ밖이 공한 것ㆍ안팎이 공한 것ㆍ 함이 있는 공[有爲空]ㆍ함이 없는 공[無爲空]ㆍ비롯함이 없다는 공[無始空]ㆍ성품이 공한 것[性空]ㆍ있는 바 없는 공[無所有空]ㆍ제일의 공[第一義空]ㆍ공한 공[空空]ㆍ큰 공[大空]이다.
009_0143_b_03L善男子空者所謂內空外空內外空有爲空無爲空無始空性空無所有空第一義空空空大空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안이 공함[內空]을 관찰하는가? 보살마하살은 안의 법이 공[內法空]하다고 관찰한다. 안의 법이 공하다고 함은 부모와 원수와 친한 이와 보통 사람과 중생과 오래 사는 것과 항상함과 즐거움과 나와 깨끗함과 여래와 법과 승가와 재물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 안의 법 가운데 불성이 있지만 불성은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다. 왜냐하면 불성은 항상 있어서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안이 공함을 관찰한다 고 한다.
009_0143_b_05L菩薩摩訶薩云何觀於內空是菩薩摩訶薩觀內法空是內法空謂無父怨親中人衆生壽命常樂我淨所有財物是內法中雖有佛而是佛性非內非外所以者何性常住無變易故是名菩薩摩訶薩觀於內空
밖이 공하다는 것[外空]도 그와 같아서 안의 법이 없는 것이며, 안팎이 공하다는 것[內外空]도 그와 같다. 선남자야, 다만 여래와 법과 승가와 불성은 두 가지 공에 속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네 가지 법은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네 가지 법을 공하다고 하지 않으며 이것을 이름하여 안과 밖이 함께 공하다고 한다.
009_0143_b_12L外空者亦復如是無有內內外空者亦復如是善男子唯有如來佛性不在二空何以故是四法常樂我淨是故四法不名爲是名內外俱空
선남자야, 함이 있는 공[有爲空]이라 함은 함이 있는 법이 모두 공하다는 것이니, 안의 법이 공하고 밖의 법이 공하고 안팎 법이 공하며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이 공하고, 중생과 오래 삶과 여래와 법과 승가와 제일의 공 가운데 불성은 함이 있는 법이 아니므로 불성은 함이 있는 법의 공한 것이 아니다. 이것을 이름하여 함이 있는 공이라고 한다.
009_0143_b_16L善男子有爲空者有爲之法悉皆是空所謂內空外空內外空常樂我淨空衆生壽命如來僧第一義空是中佛性非有爲法是故佛性非有爲法空是名有爲空
009_0143_c_02L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함이 없는 공[無爲空]을 관찰한다고 하는가? 이는 함이 없는 법이 모두 공하다는 것이니, 이른바 무상함과 괴로움과 부정함과 내가 없음과 5음ㆍ18계ㆍ12입과 중생이란 고집ㆍ오래 산다는 고집ㆍ함이 있는 것[空空]ㆍ유루(有漏)ㆍ안의 법ㆍ밖의 법이 없다는 것이다. 함이 없는 법 가운데 부처님 등의 네 가지 법은 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함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성품이 선한 것이므로 함이 없는 것이 아니고 성품이 항상 있는 것이므로 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함이 없는 공을 관찰한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3_b_20L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觀無爲空是無爲法悉皆是空所謂無常無我衆生壽命相有爲內法外法無爲法中佛等四法非有爲非無爲性是善故非無爲性常住故非有爲是名菩薩觀無爲空
어떤 것을 보살이 비롯함이 없다는 공[無始空]을 관한다 하는가? 이 보살마하살이 나고 죽음이 비롯함이 없어 모두 공한 것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른바 공하다고 함은 항상함과 즐거움과 나와 깨끗함이 모두 공적하여 바뀜이 없으며, 중생ㆍ오래 사는 것ㆍ3보ㆍ불성ㆍ함이 없는 법도 마찬가지다.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비롯함이 없다는 공을 관찰한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3_c_03L何菩薩摩訶薩觀無始空是菩薩摩訶薩見生死無始皆悉空寂所謂空淨皆悉空寂無有變易壽命三寶佛性及無爲法是名菩薩觀無始空
어떤 것을 보살이 성품이 공함[性空]을 관찰한다 하는가? 이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의 본 성품이 모두 공한 것을 관찰하는 것이니, 5음ㆍ18계ㆍ12입과, 항상함과 무상함, 괴로움과 즐거움, 깨끗함과 부정함, 나와 나 없음 등이다. 이러한 온갖 법을 관찰하여도 본 성품을 보지 못한다.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성품이 공함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한다.
009_0143_c_08L云何菩薩觀於性空菩薩摩訶薩觀一切法本性皆空無常不淨無我觀如是等一切諸法不見本性是名菩薩摩訶薩觀於性空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있는 바 없는 공[無所有空]을 관찰한다고 하는가? 마치 어떤 사람이 자식 없는 것을 집안이 비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필경에 공함을 관찰하면 친하고 사랑할 이가 없다. 어리석은 사람은 모든 장소가 공하다고 말하며, 빈궁한 사람은 온갖 것이 공하다고 말하므로 이렇게 생각하여 혹은 공하고 혹은 공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보살이 관찰할 때에 빈궁한 사람이 온갖 것이 비었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있는 바 없는 공을 관찰한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3_c_12L云何菩薩摩訶薩觀無所有空如人無子言舍宅畢竟觀空無有親愛愚癡之人言諸方空貧窮之人言一切空如是所或空或非空菩薩觀時如貧窮人一切皆空是名菩薩摩訶薩觀無所有空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제일의공(第一義空)을 관찰한다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제일의를 관찰할 때에 ‘이 눈이 생길 때에도 온 곳이 없었고, 없어질 때에도 가는 데가 없으니, 본래 없던 것이 지금 있었고, 이미 있던 것이 도로 없어지는 것이다. 그 실제의 성품을 추구하면 눈도 없고 주재도 없으며 눈과 같아서 온갖 법도 그러하다’고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제일의공이라 하는가? 업이 있고 과보가 있으나 지은 이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한 법을 제일의공이라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제일의공을 관찰한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3_c_18L云何菩薩摩訶薩觀第一義空善男子菩薩摩訶薩觀第一義時眼生時無所從來及其滅時去無所本無今有已有還無推其實性眼無主如眼無性一切諸法亦復如何等名爲第一義空有業有報見作者如是空法名第一義空是名菩薩摩訶薩觀第一義空
009_0144_a_02L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공한 공[空空]을 관찰한다고 하는가? 이 공한 공 가운데는 성문과 벽지불들도 아득하여 빠지는 곳이다. 선남자야, 이것이 있지만 이것은 없다. 이것을 공한 공이라 이름한다. 이것이 그것이요 이것이 아님을 공한 공이라 이름한다. 선남자야, 10주(住) 보살도 이 가운데서는 조금의 통달함이 티끌과 같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느냐? 선남자야, 이러한 공한 공은 성문들이 얻는 공공삼매와는 같지 않다.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공한 공을 관찰한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4_a_02L云何菩薩摩訶薩觀於空空是空空中乃是聲辟支佛等所迷沒處善男子是有是無是名空空是是非是是是名空善男子十住菩薩尚於是中通達少分猶如微塵況復餘人善男子是空空亦不同於聲聞所得空空三是名菩薩觀於空空
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큰 공[大空]을 관찰한다고 하는가? 선남자야, 큰 공이라 함은 반야바라밀이니 이것을 큰 공이라고 하는 것이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공한 문을 얻으면 허공과 같은 자리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009_0144_a_09L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觀於大空善男子言大空者謂般若波羅蜜是名大空善男菩薩摩訶薩得如是空門則得住於虛空等地
선남자야, 내가 이 대중 가운데서 이러한 공한 이치를 말할 때 10항하의 모래와 같은 보살마하살이 허공과 같은 지위에 머물게 된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물게 되면 온갖 법 가운데 걸리거나 속박되거나 집착이 없으며 마음에 답답함이 없다. 이런 이치로 허공 같은 자리라고 한다.
009_0144_a_13L善男子我今於是大衆之中說如是等諸空義時有十恒河沙等菩薩摩訶薩卽得住於虛空等善男子菩薩摩訶薩住是地已一切法中無有滯礙繫縛拘執心無迷悶以是義故名虛空等地
선남자야, 마치 허공은 사랑스러운 빛에 탐심을 내지도 않고, 사랑스럽지 않은 빛에 성을 내지도 않는다.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무는 것도 그와 같아서, 좋거나 나쁜 빛에 대하여 탐심을 내거나 성내는 마음이 없다. 선남자야, 마치 허공은 넓고 크기가 짝이 없어서 온갖 법을 수용하는 것처럼,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무는 것도 그와 같아서 넓고 크기가 짝이 없어서 온갖 법을 모두 용납한다. 이런 이치로 허공 같은 자리라고 하는 것이다.
009_0144_a_18L善男子譬如虛空於可愛色不生貪著不愛色中不生瞋恚菩薩摩訶薩住是地中亦復如是於好惡色心無貪恚男子譬如虛空廣大無對悉能容受一切諸法菩薩摩訶薩住是地中亦復如是廣大無對悉能容受一切諸以是義故復得名爲虛空等地
009_0144_b_02L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무르면 온갖 법을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한다. 행ㆍ반연[緣]ㆍ성품ㆍ모양ㆍ인(因)ㆍ연[緣]ㆍ중생의 마음ㆍ근성ㆍ선정ㆍ승(乘)ㆍ선지식ㆍ계행을 지님ㆍ보시 따위의 법을 모두 알고 본다.
009_0144_b_02L善男子菩薩摩訶薩住是地中於一切法亦見亦知若行若緣若性若相若因若緣若衆生心若根若禪定若善知識若持禁戒若所施如是等法一切知見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 자리에 머무르면 알기만 하고 보지는 못하는데 무엇을 안다고 하는가? 스스로 굶는 일ㆍ못에 빠지고ㆍ불에 뛰어들고ㆍ높은 바위에서 떨어지고ㆍ한 다리를 늘 뻗는 일ㆍ다섯 가지 뜨거운 방법으로 몸을 지지는 일ㆍ재와 먼지와 가시덤불ㆍ엮은 서까래ㆍ나뭇잎ㆍ나쁜 풀ㆍ소똥 따위의 위에 눕는 것이다.
009_0144_b_07L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住是地中知而不見云何爲知知自餓法投淵赴火自墜高巖常翹一腳五熱炙身常臥灰土棘刺編椽樹葉惡草牛糞之上
또 굵은 베옷ㆍ무덤 곁에 버린 더러운 옷이나 담요ㆍ흠바라(欽婆羅) 옷ㆍ노루 가죽이나 풀로 만든 옷을 입고, 나물 밥ㆍ연근ㆍ깻묵ㆍ쇠똥ㆍ근과(根果)를 먹는다. 걸식할 때에는 한 집만 하는데, 주인이 밥이 없다고 말하면 곧 떠나가고 다시 부르더라도 돌아보지 않는다. 절인 고기나 다섯 가지 우유로 만든 것을 먹지 않는다.
009_0144_b_11L衣麤麻衣塚間所棄糞掃欽婆羅衣獐鹿皮革芻草衣裳茹菜噉草藕根油滓牛糞根果若行乞食限從一家主若言無卽便捨去設復還喚終不迴顧不食鹽肉五種牛味
또 항상 뜨물과 즙비탕(汁沸湯)을 마시며 우계(牛戒)ㆍ구계(狗戒)ㆍ계계(雞戒)ㆍ치계(雉戒) 등 외도의 계율을 가지고 재를 몸에 바르고 머리를 기른다. 양을 잡아 제사할 때에는 먼저 주문을 읽은 뒤에 죽이며, 넉 달 동안 불을 섬기고 7일 동안 바람을 섬기며 백천억의 꽃으로 하늘에 공양하면, 모든 소원이 이것을 말미암아 성취된다고 한다. 이런 법이 위없는 해탈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아는 것이라고 한다.
009_0144_b_16L常所飮服糠汁沸湯受持牛戒雉戒以灰塗身長髮爲相以羊祠時先呪後殺四月事火七日服風百千億花供養諸天諸所欲願因此成就如是等法能爲無上解脫因者無有是處是名爲知
무엇을 보지 못한다고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한 사람도 이런 법을 행하여 바른 해탈을 얻는 것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것을 보지 못한다고 한다.
009_0144_b_21L云何不見菩薩摩訶薩不見一人行如是法得正解脫是名不見
009_0144_c_02L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하는 것이 있다. 어떤 것을 본다고 하는가? 중생들이 삿된 법을 행하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을 보는 것을 본다고 한다. 어떤 것을 안다고 하는가? 중생들이 지옥에서 나와서 인간에 태어나 보시바라밀을 행하고 나아가 모든 바라밀을 구족한다면 이 사람이 반드시 바른 해탈을 얻을 줄 아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4_b_23L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亦見亦知何等爲見諸衆生行是邪法必墮地獄是名爲云何爲知知諸衆生從地獄出於人中若能修行檀波羅蜜乃至具足諸波羅蜜是人必得入正解脫名爲知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하는 것이 있다. 어떤 것을 본다고 하는가? 항상하고 무상한 것과 괴롭고 즐거운 것과 깨끗하고 부정한 것과 나와 나 없음을 보는 것을 본다고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안다고 하는가? 여래는 반드시 끝끝내 열반에 들지 않음을 알며, 여래의 몸은 금강과 같아서 무너지지 않으며 번뇌로 된 몸이 아니고 또 더럽고 부패하는 몸이 아니라는 것을 알며, 또 모든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는 것을 안다. 이것을 안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4_c_06L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復有亦見亦知云何爲見見常無常不淨無我是名爲見云何爲知諸如來定不畢竟入於涅槃如來身金剛無壞非是煩惱所成就又非臭穢腐敗之身亦復能知一切衆生悉有佛性是名爲知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다시 알기도 하고 보기도 하는 것이 있으니 어떤 것을 안다고 하는가? 이 중생은 신심이 성취된 줄을 알며 이 중생은 대승을 구하고 이 사람은 흐름을 따르고 이 사람은 흐름을 거스르고 이 사람은 바르게 머물고 이 중생은 저 언덕에 이른 것을 안다. 흐름을 따르는 이는 범부이며, 흐름을 거스르는 이는 수다원이나 나아가 연각이고, 바르게 머문 이는 보살들이며, 저 언덕에 이른 이는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이다. 이것을 일러 안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4_c_12L復次男子菩薩摩訶薩復有亦知亦見何爲知知是衆生信心成就知是衆生求於大乘是人順流是人逆流人正住知是衆生已到彼岸順流者謂凡夫人逆流者從須陁洹乃至緣正住者諸菩薩等到彼岸者所謂如來正遍知是名爲知
009_0145_a_02L어떤 것을 본다고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대승의 대반열반에 머물러서 범행할 마음을 닦으면서 깨끗한 천안통으로 중생들이 몸과 입과 뜻으로 세 가지 나쁜 업을 짓고 지옥ㆍ축생ㆍ아귀 갈래에 떨어지는 것을 보며, 중생들이 선한 업을 닦는 이는 목숨을 마치면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나는 것을 보며, 어떤 중생은 어둔 데로부터 어둔 데 들어가고, 어떤 중생은 어둔 데로부터 밝은 데 들어가고, 어떤 중생은 밝은 데로부터 어둔 데 들어가고, 어떤 중생은 밝은 데로부터 밝은 데 들어감을 본다. 이것을 본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4_c_19L云何爲見菩薩摩訶薩住於大乘大涅槃典梵行心以淨天眼見諸衆生造身口意三業不善墮於地獄畜生餓鬼諸衆生修善業者命終當生天上人見諸衆生從闇入闇有諸衆生從闇入明有諸衆生從明入闇有諸衆生從明入明是名爲見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또 알기도 하고 보기도 하는 것이 있다. 보살마하살은 여러 중생이 몸을 닦고 계행을 닦고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으면, 이 사람이 이 세상에서 나쁜 업이 성취되었거나 혹은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마땅히 지옥에 떨어져서 과보를 받을 것이지만, 몸을 닦고 계행을 닦고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음으로써 이 세상에서 가볍게 받고 지옥에 떨어지지 않을 것을 안다.
009_0145_a_03L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復有亦知亦見菩薩摩訶薩知諸衆生修身修戒修心修慧是人今世惡業成就或因貪欲瞋恚愚癡是業必應地獄受報是人直以修身修戒修心修慧現世輕受不墮地獄
어떻게 이 업으로 이 세상에서 과보를 받는가? 여러 가지 나쁜 짓을 참회하고 털어놓으며 참회한 뒤에는 다시 짓지 않아서 참회가 성취되고 3보에 공양하고 항상 스스로 책망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이런 인연으로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이 세상에서 과보를 받되, 머리가 아프고 눈이 아프고 배가 아프고 등이 아프며 죽을 횡액을 만난다. 또 꾸중과 욕을 당하고 매를 맞고 얽어 매이고 굶주리고 곤궁하다. 이런 고통이 이 세상에서 가볍게 받는 것임을 안다. 이것을 이름하여 안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5_a_09L云何是業能得現報懺悔發露所有諸惡旣悔之後更不敢作慚愧成就故供養三寶故常自呵責故人以是善業因緣不墮地獄現世受所謂頭痛目痛腹痛背痛撗羅死呵責罵辱鞭杖閉繫飢餓困苦如是等現世輕報是名爲知
어떤 것을 본다고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이런 사람은 몸과 계행과 마음과 지혜를 닦지 못하고, 나쁜 업을 조금 지었으면 이 인연으로 이 세상에서 죄보를 받을 것인데, 이 사람이 조금 지은 나쁜 짓을 참회 하지 않고 스스로 책망도 하지 않고 부끄러운 마음도 내지 않고 두려운 생각도 없으면, 이 업이 점점 커져서 지옥의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을 본다. 이것을 이름하여 본다고 하는 것이다.
009_0145_a_15L云何爲菩薩摩訶薩見如是人不能修習造少惡業此業因緣應現受報是人少惡不能懺悔不自呵責不生慚愧無有怖懼是業增長地獄受報是名爲見
또 알기만 하고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어떤 것을 알기만 하고 보지 못한다고 하는가? 모든 중생들이 모두 불성이 있는 것을 알지만 번뇌에 덮여서 보지 못한다. 이것을 이름하여 알기만 하고 보지는 못한다고 한다. 또 알고 조금 보는 것이 있다. 10주보살마하살 등이 중생들에게 불성이 있음을 알고 보기도 하지만 분명하지 못한 것이 마치 어두운 데서는 보는 것이 분명치 못한 것과 같다.
009_0145_a_20L復有知而不見云何知而不見知諸衆生皆有佛性爲諸煩惱之所覆蔽不能得見是名知而不見復有知而少見十住菩薩摩訶薩等知諸衆生皆有佛性見不明了猶如闇夜所見不了
009_0145_b_02L또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하는 것이 있다. 이른바 여래는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한다. 또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하며,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것이 있다. 보기도 하고 알기도 한다는 것은 세간의 문자와 말과 남녀ㆍ수레ㆍ옹기ㆍ집ㆍ도시ㆍ의복ㆍ음식ㆍ산ㆍ강ㆍ동산ㆍ숲과 중생과 오래 사는 것들이다. 이것은 알기도 하고 보기도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다고 하는가? 성인께서 하신 비밀한 말씀은 남자와 여자 나아가 동산과 수풀이 없다. 이것이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것이다.
009_0145_b_02L復有亦見亦知所謂諸佛如來亦見亦知復有亦見亦知不見不知亦見亦知者所謂世閒文言語男女車乘甁瓫舍宅城邑飮食山河園林衆生壽命是名亦知亦見云何不見不知聖人所有微密之語無有男女乃至園林是名不見不知
또 알기는 하나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보시할 것과 공양할 곳과 받을 이를 알며 원인과 과보를 아는 것을 안다고 한다. 어떤 것을 보지 못한다 하는가? 보시할 것과 공양할 곳과 받을 이와 과보를 보지 못하는 것을 보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이 아는 것이 여덟 가지가 있는 것은 곧 여래의 다섯 가지 눈으로 아는 것이다.”
009_0145_b_09L復有知而不見知所惠施所供處知於受者知因果報是名爲云何不見不見所施供處受者及以果報是名不見菩薩摩訶薩知有八種卽是如來五眼所知
大般涅槃經卷第十六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