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9_0333_b_01L대반열반경 제38권
009_0333_b_01L大般涅槃經卷第三十八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009_0333_b_02L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12. 가섭보살품 ⑥
009_0333_b_03L迦葉菩薩品第十二之六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깨끗한 범행이라고 합니까?”
009_0333_b_04L迦葉菩薩白佛言世尊云何名爲淸淨梵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온갖 법이 그것이다.”
佛言善男子一切法是
“세존이시여, 온갖 법이라 함은 뜻이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는 혹은 선(善)과 불선(不善)을 말씀하시고, 혹은 4념처관(念處觀)을 말씀하시고, 혹은 12입(入)을 말씀하시고, 혹은 선지식을 말씀하시고, 혹은 12인연을 말씀하시고, 혹은 중생이라 말씀하시고, 혹은 바른 소견과 삿된 소견을 말씀하시고, 혹은 12부경을 말씀하시고, 혹은 2제(諦)를 말씀하시더니 여래께서 이제는 온갖 법이 깨끗한 범행이라고 말씀하시니, 어떠한 온갖 법입니까?”
009_0333_b_06L迦葉菩薩言世尊一切法者義不決定以故如來或說是善不善或時說爲四念處觀或說是十二入或說是善知識或說是十二因緣或說是衆生或說是正見邪見或說十二部經說卽是二諦如來今乃說一切法爲淨梵行悉是何等一切法耶
009_0333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이 미묘한 『대열반경』은 모든 선한 법의 보배 광이다. 마치 큰 바다가 여러 가지 보배의 광이듯이 이 『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온갖 글자와 뜻의 비밀한 광이다. 선남자야, 마치 수미산이 모든 약의 근본이듯이 이 경도 그와 같아서 보살계(菩薩戒)의 근본이다. 선남자야, 마치 허공이 온갖 물건이 있는 곳인 것처럼 이 경도 그와 같아서 온갖 선한 법이 머무는 곳이다. 선남자야, 마치 맹렬한 바람을 붙들어 맬 수 없듯이 모든 보살로서 이 경을 행하는 이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번뇌의 나쁜 법에 얽매이지 않는다. 선남자야, 마치 금강을 깨뜨릴 수 없듯이 이 경도 그와 같아서 외도나 나쁜 사람들이 깨뜨릴 수 없다. 선남자야, 마치 항하의 모래를 셀 수 없듯이 이 경의 뜻도 그와 같아서 셀 사람이 없다.
009_0333_b_13L佛言善哉善男子如是微妙『大涅槃經』乃是一切善法寶藏譬如大海是衆寶藏是『涅槃經』亦復如是卽是一切字義秘藏善男子如須彌山衆藥根是經亦爾卽是菩薩戒之根本男子譬如虛空是一切物之所住處是經亦爾卽是一切善法住處善男譬如猛風無能繫縛一切菩薩行是經者亦復如是不爲一切煩惱惡法之所繫縛善男子譬如金剛無能壞者是經亦爾雖有外道惡邪之人不能破壞善男子如恒河沙無能數如是經義亦復如是無能數者
선남자야, 이 경전은 모든 보살에게 법의 깃발[法幢]이 되는 것이 제석의 깃발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열반의 성에 나아가는 장사꾼의 우두머리이니, 마치 길잡이가 장사꾼들을 데리고 큰 바다로 가는 것과 같다.
009_0333_c_05L男子是經典者爲諸菩薩而作法幢如帝釋幢善男子是經卽是趣涅槃城之商主也如大導師引諸商人趣向大海
선남자야, 이 경은 모든 보살들에게 법의 광명이 되는 것이 마치 세상의 해와 달이 어둠을 깨뜨림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병들어 고생하는 중생들에게 훌륭한 약이 되는 것이 마치 향산 속에 있는 미묘한 약왕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일천제의 지팡이가 되는 것이 마치 쇠약한 사람이 짚고 일어나는 것과 같다.
009_0333_c_09L善男子是經能爲諸菩薩等作法光明如世日月能破諸闇善男是經能爲病苦衆生作大良藥香山中微妙藥王能治衆病善男子是經能爲一闡提杖猶如羸人因之得起
선남자야, 이 경은 모든 나쁜 사람에게 다리가 되는 것이 마치 세간의 다리가 모든 사람을 건너게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25유(有)에 다니는 이로서 번뇌의 뜨거움을 만난 이에게 서늘한 그늘이 되는 것이 마치 세간의 일산이 햇볕을 가리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두려움이 없는 큰 왕이어서 모든 번뇌의 악마를 깨뜨릴 수 있으니, 마치 사자 왕이 뭇 짐승을 항복시키는 것과 같다.
009_0333_c_14L善男子是經能爲一切惡人而作橋梁猶如世橋能渡一切善男子是經能爲行二十五有者遇煩惱熱而作陰涼如世閒蓋遮覆暑熱善男是經卽是大無畏王能壞一切煩惱惡魔如師子王降伏衆獸
선남자야, 이 경은 신기한 주문의 스승이어서 온갖 번뇌의 마귀들을 부수는 것이 마치 세간의 주문하는 사람이 도깨비를 쫓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더할 수 없는 우박이어서 모든 생사의 과보를 파괴하는 것이 마치 세간의 우박이 모든 과실을 부수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계율의 눈[戒目]이 망가진 이에게 좋은 약이 되는 것이 마치 세간의 안사나(安闍那)1)약이 안질을 치료하는 것과 같다.
009_0333_c_19L善男子是經卽是大神呪師能壞一切煩惱惡鬼如世呪師能去魍魎善男子經卽是無上霜雹能壞一切生死果如世雹雨壞諸果實善男子是經能爲壞戒目者作大良藥猶如世閒安闍那藥善療眼痛
009_0334_a_02L선남자야, 이 경은 모든 선한 법을 머물게 하는 것이 세간의 땅이 모든 물건을 머물게 하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계율을 깨뜨린 중생에게 밝은 거울이 되는 것이 세상의 거울이 모든 모양을 나타내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이에게 의복이 되는 것이 마치 세간의 옷이 몸을 가리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선한 법이 부족한 이에게 큰 보물이 되는 것이 마치 공덕천(功德天)이 가난한 이를 이익되게 하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법에 목마른 중생에게 감로수가 되는 것이 마치 여덟 가지 맛을 가진 물이 목마른 이를 만족하게 하는 것과 같다.
009_0334_a_02L善男子是經能住一切善法如世閒地能住衆物男子是經卽是毀戒衆生之明鏡也如世明鏡見諸色像善男子是經能爲無慚愧者而作衣服如世衣裳蔽形體善男子是經能爲貧善法者作大財寶如功德天利益貧者善男是經能爲渴法衆生作甘露漿八味水充足渴者
선남자야, 이 경은 번뇌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법상(法床)이 되는 것이 세상의 궁핍한 사람이 편안한 평상을 만난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 경은 초지 보살로부터 10주 보살에 이르기까지 영락ㆍ향기 있는 꽃ㆍ바르는 향ㆍ가루향ㆍ사르는 향과 청정한 성품을 구족한 수레가 되어 모든 6바라밀로써 미묘한 즐거움을 받는 곳을 통과하는데, 마치 도리천의 파리질다라나무와 같다.
009_0334_a_10L善男子是經能爲煩惱之人而作法牀如世之人遇安隱牀善男子是經能爲初地菩薩至十住菩薩而作瓔珞香花塗香末香燒香淸淨種性具足之乘過於一切六波羅蜜受妙樂處如忉利天波利質多羅樹
009_0334_b_02L선남자야, 이 경은 금강처럼 잘 드는 도끼이니 모든 번뇌의 나무를 찍으며, 잘 드는 칼이니 습기를 베며, 날쌘 장사니 원수를 부수며, 지혜의 불이니 번뇌의 섶을 태우며, 인연의 광이니 벽지불을 내며, 성문의 광이니 성문인을 내며, 모든 하늘들의 눈이며, 모든 사람의 바른 길이며, 모든 축생이 의지할 곳이며, 아귀가 해탈할 곳이며, 지옥의 위없는 어른이며, 모든 시방 중생의 위없는 그릇이며, 시방의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여러 부처님의 부모이다. 선남자야, 그러므로 이 경은 모든 법을 포섭하였다. 내가 전에 말하기를 이 경이 비록 모든 법을 포섭한다고 하였으나 내가 말하는 범행은 곧 37조도법(助道法)이다.
009_0334_a_16L善男子是經卽是剛利智能伐一切煩惱大樹卽是利刀割習氣卽是勇健能摧魔怨卽是智焚煩惱薪卽因緣藏出辟支佛是聞藏生聲聞人卽是一切諸天之卽是一切人之正道卽是一切畜生依處卽是餓鬼解脫之處卽是地獄無上之尊卽是一切十方衆生無上之器卽是十方過去未來現在諸佛之父母也善男子是故此經攝一切法如我先說此經雖攝一切諸法我說梵行卽是三十七助道法
선남자야, 만일 이 37품을 떠나면 끝내 성문의 바른 과(果)로부터 아뇩다라삼먁삼보리까지를 얻지 못하며, 불성과 불성의 과를 보지 못한다. 이런 인연으로 범행이 곧 37품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37품은 성품이 뒤바뀐 것이 아니라서 능히 뒤바뀐 것을 깨뜨리며, 성품이 나쁜 소견이 아니라서 능히 나쁜 소견을 깨뜨리며, 성품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서 능히 두려움을 깨뜨리며, 성품이 깨끗한 행이라서 중생으로 하여금 끝까지 청정한 범행을 하게 한다.”
009_0334_b_04L善男若離如是三十七品終不能得聲聞正果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見佛性及佛性果以是因緣行卽是三十七品何以故三十七品性非顚倒能壞顚倒性非惡見能壞惡見性非怖畏能壞怖畏性是淨行能令衆生畢竟造作淸淨梵行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유루법도 능히 무루법의 인을 지을 수 있는데, 여래께서는 어찌하여 유루가 청정한 범행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009_0334_b_11L迦葉菩薩白佛言世尊有漏之法亦復能作無漏法因如來何故不說有漏爲淨梵行
“선남자야, 모든 유루는 곧 뒤바뀐 것이므로 유루는 청정한 범행이라고 하지 못한다.”
009_0334_b_14L善男子一切有漏卽是顚倒是故有漏不得名爲淸淨梵行
“세존이시여, 세제일법(世第一法)은 유루가 되는 것입니까, 무루가 되는 것입니까?”
009_0334_b_15L迦葉菩薩白佛言世尊世第一法爲是有是無漏耶
“선남자야, 그것은 유루이다.”
佛言善男子是有漏也
“세존이시여, 비록 유루라고 하지만 성품은 뒤바뀐 것이 아닌데, 무슨 까닭으로 청정한 범행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009_0334_b_17L世尊雖是有漏性非顚倒何故不名淸淨梵行
“선남자야, 무루의 인이므로 무루와 비슷하고 무루로 향하는 것이므로 뒤바뀌었다고 하지 않는다. 선남자야, 청정한 범행은 마음을 내어 서로 계속하여 필경까지 이르지만, 세제일법은 한 생각뿐이므로 청정한 범행이라고 하지 못한다.”
009_0334_b_19L善男子世第一法無漏因似於無漏向無漏故不名顚倒男子淸淨梵行發心相續乃至畢竟世第一法唯是一念是故不得名淨梵行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들의 5식(識)도 유루이지만 뒤바뀌지 않았으며 또 한 생각도 아닌데, 무슨 까닭으로 청정한 범행이라고 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009_0334_b_23L迦葉菩薩白佛言世尊衆生五識亦是有漏非是顚倒復非一念故不名淸淨梵行
009_0334_c_02L“선남자야, 중생의 5식은 비록 한 생각은 아니지만 유루이고 또 뒤바뀐 것이라 모든 누(漏)를 더하게 하므로 유루라 하고, 자체가 진실하지 않고 생각에 집착하였으므로 뒤바뀐 것이라고 한다. 어찌하여 자체가 진실하지 않고 생각에 집착하였으므로 뒤바뀌었다고 하였는가? 남녀가 아닌데 남녀라는 생각을 내고, 나아가 집과 수레와 질그릇과 옷에도 그와 같으므로 뒤바뀌었다 고 한다.
009_0334_c_02L善男子衆生五識雖非一念然是有漏復是顚倒增諸 漏故名爲有漏體非眞實著想故倒云何名爲體非眞實著想故倒非男女中生男女想乃至舍宅車乘甁衣亦復如是是名顚倒
선남자야, 37품은 성품이 뒤바뀌지 않았으므로 청정한 범행이라고 한다. 선남자야, 만일 보살이 37품에 대하여 근본을 알고 원인을 알고 섭취함을 알고 증장함을 알고 주인 됨을 알고 인도함을 알고 훌륭함을 알고 진실함을 알고 필경을 안다면, 이런 보살은 청정한 범행이라고 할 수 있다.”
009_0334_c_07L善男子三十七品性無顚倒是故得名淸淨梵行男子若有菩薩於三十七品知根知攝知增知主知導知勝知實畢竟者如是菩薩則得名爲淸淨梵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일러 근본을 알며 나아가 필경을 안다고 하는 것입니까?”
009_0334_c_12L迦葉菩薩白佛言世尊云何名爲知根乃至知畢竟耶
“선남자야, 훌륭한 말이다. 보살이 묻는 것이 두 가지 일을 위해서이니, 첫째는 스스로 알기 위함이며, 둘째는 다른 이를 알게 하려는 것이다. 그대는 지금 이미 알았지만 한량없는 중생들이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것을 묻는 것이므로 내가 그대를 찬탄하는 것이다.
009_0334_c_13L佛言善男子善哉菩薩發問爲於二事一者自知故二者爲他知故汝今已知爲無量衆生未解啓請是事是故我今重讚歎汝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37품의 근본은 욕망이며 원인은 밝은 촉[明燭]이며 섭취함은 수(受)라 하며, 증장함은 잘 생각함이라 하고 주인 되는 것은 억념(憶念)이라 하고 인도함은 선정이라 하고 훌륭함은 지혜라 하고 진실함은 해탈이라 하고 필경은 대반열반이라고 한다.
009_0334_c_17L善哉善哉善男子三十七品根本是欲因名明觸攝取名受增名善思主名爲念導名爲定勝名智慧實名解脫畢竟名爲大般涅槃
009_0335_a_02L선남자야, 선한 욕망은 처음 도심(道心)을 내는 것으로부터 아뇩다라삼먁삼보리까지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내가 욕망이 근본이라고 한 것이다. 선남자야, 마치 세간에서 말하기를 ‘모든 번뇌는 애가 근본이며 모든 병은 잠자고 먹는 것이 근본이며 모든 결단하는 일은 투쟁(鬪諍)이 근본이며 모든 악한 일은 허망함이 근본이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
009_0334_c_20L善男子善欲卽是初發道心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之根本也是故我說欲爲根本善男子如世閒說切苦惱愛爲根本一切疹病宿食爲一切斷事鬪諍爲本一切惡事妄爲本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 경에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모든 선한 법에는 방일하지 않음이 근본이 된다’고 하시더니, 이제 욕망이라고 말씀하시니 무슨 뜻입니까?”
009_0335_a_03L迦葉菩薩白佛言世尊如來 先於此經中說一切善法不放逸爲今乃說欲是義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일 내는 인[生因]을 말하면 선한 욕망이며, 나타내는 인[了因]을 말하면 방일하지 않는 것이다. 마치 세간에서 ‘모든 열매에는 씨가 인이 된다고 말하거나 혹은 씨는 내는 인이며, 땅은 나타내는 인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 뜻도 그와 같다.”
009_0335_a_05L佛言善男子若言生因善欲是也若言了因不放逸是如世閒說一切果者子爲其因或復有說子爲生因地爲了因是義亦爾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전에 다른 경에서는 ‘37품은 부처가 근본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뜻은 어떠합니까?”
009_0335_a_09L迦葉菩薩言世尊如來先於餘經中說三十七品佛是根本是義云
“선남자야, 여래가 전에는 ‘중생이 처음 37품을 아는 데는 부처가 근본이다’라고 하였는데 스스로 증득하는 것은 욕망이 근본이다.”
009_0335_a_11L善男子如來先說衆生初知三十七品佛是根本若自證得欲爲根本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밝은 촉[明觸]이 원인[因]이 된다고 하십니까?”
009_0335_a_12L世尊云何明觸名之爲因
“선남자야, 여래가 어떤 때에는 밝은 것을 지혜라고 말하고, 어떤 때는 믿음이라고 말한다. 선남자야, 믿는 인연으로 선지식을 친근히 하는데 이것을 촉이라고 한다. 친근히 하는 인연으로 바른 법[正法]을 듣게 되는데 이것을 촉이라고 한다. 바른 법을 들음으로 인하여 몸과 입과 뜻이 깨끗해지는데 이것을 촉이라고 한다.
009_0335_a_13L善男子來或時說明爲慧或說爲信善男子信因緣故親近善友是名爲觸親近因緣得聞正法是名爲觸因聞正法身口意淨是名爲觸
3업이 깨끗함으로 인하여 바른 생명[正命]을 얻는데 이것을 촉이라고 한다. 바른 생명으로 인하여 근을 깨끗하게 하는 계율[淨根戒]을 얻고, 근을 깨끗하게 하는 계율로 인하여 고요한 곳을 좋아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함으로 인하여 잘 생각하고, 잘 생각함으로 인하여 법답게 머물게 되고, 법답게 머무름으로 인하여 37품을 얻어서 한량없는 나쁜 번뇌를 깨뜨리는데 이것을 촉이라고 한다.
009_0335_a_17L因三業淨獲得正命是名爲觸因正命故得淨根戒因淨根戒樂寂靜處因樂寂靜能善思惟因善思惟得如法住因如法住得三十七品能壞無量諸惡煩惱名爲觸
009_0335_b_02L선남자야, 수(受)를 섭취라고 한다. 중생이 수할 때에 선과 악을 짓는데 그러므로 수를 일러 섭취라고 한다. 선남자야, 수하는 인연으로 모든 번뇌를 내는데 37품이 능히 깨뜨린다. 그러므로 수하는 것을 섭취(攝取)라고 한다. 잘 생각함으로 인하여 능히 번뇌를 깨뜨린다. 그러므로 증장한다고 한다.
009_0335_a_22L善男子受名攝取衆生受時能作善惡是故名受爲攝取也善男受因緣故生諸煩惱三十七品能破壞之是故以受爲攝取也因善思惟能破煩惱是故名增
왜냐하면 부지런히 닦기 때문에 이러한 37품을 얻는 것이다. 만일 관찰하여 나쁜 번뇌를 깨뜨리려면 반드시 오로지 생각하여야 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으로 주인을 삼는다. 마치 세간에서 네 가지 군대들이 주장(主將)의 뜻을 따르듯이 37품도 그와 같아서 생각하는 주장을 따른다.
009_0335_b_03L何以故勤修 習故得如是等三十七品若觀能破諸惡煩惱要賴專念是故以念爲主如世閒中一切四兵隨主將意三十七品亦復如是皆隨念主
선남자야, 이미 선정에 든 뒤에 37품이 모든 법의 행상(行相)을 잘 분별한다. 그러므로 선정으로 인도를 삼는다. 37품이 법의 행상을 분별함에는 지혜가 가장 뛰어나므로 지혜를 훌륭하다고 한다. 이렇게 지혜가 번뇌를 안 뒤에는 지혜의 힘으로 번뇌가 소멸된다. 마치 세상의 네 가지 군대가 원수를 하나든 둘이든 파괴하려면 용맹한 이라야 할 수 있는 것과 같이 37품도 그와 같아서 지혜의 힘으로 번뇌를 깨뜨리는 것이므로 지혜를 훌륭하다고 한다.
009_0335_b_07L善男子入定已三十七品能善分別一切法是故以定爲導是三十七品分別法相智爲最勝是故以慧爲勝如是智慧知煩惱已智慧力故煩惱消滅如世閒中四兵壞怨或一或二勇健者能三十七品亦復如是智慧力故能壞煩惱是故以慧爲勝
선남자야, 37품을 닦음으로 인하여 4선정의 신통과 안락을 얻더라도 진실하다고 하지 않으며 번뇌를 깨뜨리고 해탈을 증득할 때라야 진실하다고 한다. 이 37품에 마음을 내고 도를 닦아서 세상의 즐거움이나 출세간의 즐거움이나 네 가지 사문의 과나 해탈을 얻더라도 필경이라고 하지 못하며 만일 37품으로 행하는 일을 끊어 버려야 열반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필경이란 것은 곧 대열반이다’라고 한다.
009_0335_b_14L善男子因修習三十七品獲得四禪神通安亦不名實若壞煩惱證解脫時名爲實是三十七品發心修道雖得世樂及出世樂四沙門果及以解脫亦不得名爲畢竟也若能斷除三十七品所行之事是名涅槃是故我說畢竟者卽大涅槃
009_0335_c_02L또 선남자야, 잘 사랑하고 생각하는 마음[愛念]이 곧 욕망이니 잘 사랑하고 생각함으로 인하여 선지식을 친근하므로 촉이라고 하며 이것을 인이라고 한다. 선지식을 친근함으로 인하는 까닭에 수라고 하며 이것을 섭취라고 한다. 선지식을 친근함으로 인하여 잘 생각하므로 증장이라고 한다. 이 네 가지 법으로 인하여 도를 생장하게 하며 이른바 욕망과 생각과 선정과 지혜이며, 이것을 일러 주체[主]ㆍ인도[導]ㆍ훌륭함[勝]이라고 한다. 이 세 가지 법으로 인하여 두 해탈을 얻는다. 애를 끊어 버리므로 마음의 해탈을 얻고 무명을 끊어 버리므로 지혜의 해탈을 얻는다. 이것을 진실이라고 한다. 이러한 여덟 가지 법으로 필경에 과를 얻는 것을 일러 열반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필경이라고 하는 것이다.
009_0335_b_21L復次善男子善愛念心卽是欲也善愛念親近善友故名爲觸是名爲因近善友故名爲受是名攝取近善友能善思惟故名爲增因是四法能生長道所謂欲智是卽名 爲主勝也因是三法得二解脫斷愛故心得解脫斷無明故慧得解是名爲實如是八法畢竟得果爲涅槃故名畢竟
또 선남자여 욕망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을 내어 출가하는 것이며 촉은 곧 백사 갈마(白四羯磨)이니 이것을 인이라고 한다. 섭취한다고 하는 것은 곧 두 가지 계를 받는 것이니, 첫째는 바라제목차계(波羅提木叉戒)이며, 둘째는 정근계(淨根戒)이다. 이것을 수라고 하며 이것을 섭취라고 한다.
009_0335_c_07L復次善男子欲者卽是發心出家觸者卽是白四羯磨是名爲因攝者卽是受二種戒一者波羅提木叉戒二者淨根戒是名爲是名攝取
증장한다고 하는 것은 4선을 닦음이며, 주인이라 하는 것은 수다원과와 사다함과이며, 인도라고 하는 것은 아나함과이며, 훌륭하다고 하는 것은 아라한과이며, 진실하다고 하는 것은 벽지불과이며, 필경이라고 하는 것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이다.
009_0335_c_11L增者卽是修習四禪卽是須陁洹果斯陁含果導者是阿那含果勝者卽是阿羅漢果卽是辟支佛果畢竟者卽是阿耨多羅三藐三菩提果
또 선남자야, 욕망은 식이라고 하며 촉은 6입이라 하고 섭취는 수라고 하고 증장함은 무명이라 하고 주인은 명색(名色)이라 하고 인도함은 애라고 하고 훌륭함은 취라고 하며 진실함은 유라고 하고 필경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라고 한다.”
009_0335_c_15L復次善男子欲名爲識觸名六入名爲受增名無明主名名色導名爲勝名爲取實名爲有畢竟者名生老病死
가섭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근본과 인과 증장하는 이 세 가지 법이 어떻게 다릅니까?”
009_0335_c_19L迦葉菩薩言世尊根本如是三法云何有異
“선남자야, 근본이라고 하는 것은 곧 처음 마음을 내는 것이며, 인은 비슷하게 끊어지지 않는 것이며, 증장함은 비슷한 것을 멸하고 나서 능히 비슷한 것을 내는 것이다.
009_0335_c_20L善男子所言根卽是初發因者卽是相似不斷卽是滅相似已能生相似
009_0336_a_02L또 선남자야, 근본은 곧 짓는 것이며, 인은 곧 과이며, 증장함은 곧 쓸 수 있는 것이다. 선남자야, 미래의 세상에 과보가 있더라도 받지 못하였으므로 인이라고 하였다가 받을 때에는 증장한다고 한다. 또 선남자야, 근본은 곧 구함이며, 얻으면 곧 인이며, 작용은 곧 증장이다. 선남자야, 이 경에서 근본은 도를 보는 것이며, 인은 도를 닦는 것이며, 증장은 무학의 도라고 한다. 또 선남자야, 근본은 정인(正因)이며, 인은 방편인(方便因)이니, 이 두 인으로부터 과보를 얻는 것을 증장이라고 한다.”
009_0335_c_22L復次男子根卽是作因卽是果增卽可用善男子未來之世雖有果報以未受名之爲因及其受時是名爲增善男子根卽是求得卽是因用卽 是增善男子是經中根卽是見道卽修道增者卽是無學道也復次男子根卽正因因卽方便因從是二因獲得果報名爲增長
가섭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 말씀과 같이 필경이 곧 열반이라면 이러한 열반은 어떻게 얻을 수 있습니까?”
009_0336_a_07L迦葉菩薩言世尊如佛所說畢竟者卽是涅槃是涅槃云何可得
“선남자야, 만일 보살마하살ㆍ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열 가지 생각을 닦아 익히면 이 사람은 열반을 능히 얻을 것이다. 무엇을 열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무상하다는 생각이며, 둘째는 괴롭다는 생각이며, 셋째는 내가 없다는 생각이며, 넷째는 먹기를 싫어하는 생각이며, 다섯째는 모든 세간이 즐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며, 여섯째 죽는다는 생각이며, 일곱째는 죄가 크다는 생각이며, 여덟째는 여의려는 생각이며, 아홉째는 멸한다는 생각이며, 열째는 사랑할 것 없다는 생각이다.
009_0336_a_09L善男子若菩薩摩訶薩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能修十想當知是人能得涅槃云何爲一者無常想二者苦想三者無我四者厭離食想五者一切世閒不可樂想六者死想七者多過罪想離想九者滅想十者無愛想
선남자야, 만일 보살마하살ㆍ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이 열 가지 생각을 닦으면 이 사람은 필경에 열반을 얻어서 다른 이의 마음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능히 선한 것과 선하지 못한 것을 분별할 것이니 이것을 일러 진실하게 비구의 뜻에 적합하며 나아가 우바이의 뜻에 적합하다고 한다.”
009_0336_a_15L善男菩薩摩訶薩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修習如是十種想者是人畢竟定得涅槃不隨他心自能分別善不善等是名眞實稱比丘義乃至得稱優婆夷義
가섭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일러 보살로부터 우바이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무상하다는 생각을 닦는다고 하십니까?”
009_0336_a_20L迦葉菩薩言世尊云何名爲菩薩乃至優婆夷等修無常想
009_0336_b_02L“선남자야, 보살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처음 마음을 낸 이며, 둘째는 이미 도를 행하는 이다. 무상하다는 생각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거친 것이며, 둘째는 미세한 것이다. 처음 마음을 낸 보살이 무상하다는 생각을 관찰할 때에 생각하기를 ‘세간의 물건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안의 것이며, 둘째는 바깥 것이다. 이 안의 물건이 무상하게 변하여 달라지는 것이다. 내가 보건대 태어날 때ㆍ어렸을 때ㆍ컸을 때ㆍ장성하였을 때ㆍ늙은 때ㆍ죽을 때, 그런 시절들이 각각 같지 않다. 그러므로 안의 물건이 무상하다는 것을 안다’라고 한다.
009_0336_a_22L善男子菩薩二種初發心已行道無常想者亦復二種初心菩薩觀無常想時作是思惟世閒之物凡有二如是內物無常變異見生時小時大時壯時老時死時諸時節各各不同是故當知內物無
또 생각하기를 ‘내가 보건대 중생이 어떤 이는 비대하고 얼굴빛과 기운을 구족하였으며, 가고 오는 행동이 자재하여 장애가 없으며, 혹은 병들어 시달리고 얼굴빛과 기운이 쇠약하고 얼굴이 초췌하여 자재하지 못하며, 혹은 재물이 많아서 창고에 가득하고 혹은 빈궁하여 간 데마다 궁색하며 혹은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고 혹은 한량없이 나쁜 법을 구족한다. 그러므로 안의 법이 반드시 무상하다는 것을 안다’라고 한다.
009_0336_b_06L復作是念我見衆生或有肥鮮足色力去來進止自在無㝵或見病色力毀悴顏貌羸損不得自在見財富庫藏盈溢或見貧窮觸事尟或見成就無量功德或見具足無量惡法是故定知內法無常
또 밖의 법을 보건대 종자 때ㆍ싹틀 때ㆍ줄기 때ㆍ잎이 필 때ㆍ꽃필 때ㆍ열매 때, 그런 시절들이 각각 같지 않다. 이러한 바깥 법들을 혹은 구족하고 혹은 구족하지 못하므로 온갖 바깥 것이 반드시 무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는 법이 무상하다는 것을 관찰하고 나서 다시 듣는 법을 관찰한다. 모든 천신들은 묘한 쾌락을 구족하게 성취하고 신통이 자재하지만 다섯 가지 쇠하는 모양이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바깥 법이 무상하다는 것을 안다.
009_0336_b_11L復觀外子時芽時莖時葉時花時果時是諸時各各不同如是外法或有具或不具足是故當知一切外物定是無常旣觀見法是無常已復觀聞我聞諸天具足成就極妙快樂神通自在亦有五相是故當知卽是無
또 듣건대 겁이 처음 생길 때의 중생들은 훌륭한 공덕을 각각 성취하여 제 몸의 광명으로 비추고 일월을 빌리지 않다가 무상한 세력으로 광명이 없어지고 덕이 감손하였다고 한다. 또 들으니 옛적에는 전륜성왕이 있어 4천하를 통솔하고 7보를 성취하여 크게 자재하였지만 무상한 모양을 깨뜨리지 못했다 하며,
009_0336_b_18L復聞劫初有諸衆生各各具足上妙功德身光自照不假日月無常力光滅德損復聞昔有轉輪聖王統四天下成就七寶得大自在而不能壞無常之相
009_0336_c_02L또 땅을 보더라도 옛적에는 한량없는 중생들을 평안히 널리 퍼져서 살게 하되, 수레바퀴 둘 만한 빈곳도 없었으며 온갖 기묘한 약이 모두 생장하고 숲과 나무에는 과실이 무성하였는데, 중생이 점점 박복하게 되어 이 땅도 다시 세력이 없어지고 나는 물건들도 저절로 소모되었다고 한다. 이런 것으로 안팎의 물건들이 모두 무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일러 거친 무상이라고 한다.
009_0336_b_22L復觀大地往昔之時處布置無量衆生閒無空處如車輪具足生長一切妙藥叢林樹木果實滋茂衆生薄福令此大地無復勢所生之物遂成虛耗是故當知內 外之法一切無常是則名爲麤無常
거친 것을 관찰하고 나서 다음에 미세한 것을 관찰한다. 무엇을 미세하다 하는가? 보살마하살은 온갖 안팎의 물건들과 나아가 티끌까지도 미래의 세상에 있어서 벌써 무상하다는 것을 관찰한다. 왜냐하면 파괴되는 모양을 구족하게 성취했기 때문이다. 만일 미래의 색신이 무상하지 않다면 색신에 열 가지 차별이 있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009_0336_c_05L旣觀麤已次觀細者云何名細薩摩訶薩觀於一切內外之物乃至微塵在未來時已是無常何以故足成就破壞相故若未來色非無常不得言色有十時差別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액체이던 때[膜時], 둘째는 망울질 때[泡時], 셋째는 껍질 생겼을 때[疱時], 넷째는 살덩이 때[肉團], 다섯째는 사지가 생겼을 때[肢時], 여섯째는 갓난아이 때[嬰孩時], 일곱째는 어린이 때[童子時], 여덟째는 소년 때[少年時], 아홉째는 장년 때[盛壯時], 열째는 늙은이 때[衰老時]이다.
009_0336_c_09L云何十時一者膜時二者泡時三者疱時四者肉團時五者肢時六者嬰孩時七者童子時八者少年時九者盛壯時衰老時
보살이 관찰하기를, 액체이던 것이 무상하지 않다면 망울지는 데 이르지 못하고 나아가 장년 때가 무상하지 않다면 마침내 늙은이때에 이르지 못할 것이며, 이 여러 시절이 찰나찰나 멸하지 않는다면 점점 자라지 않고 일시에 성장할 것이나 이런 일이 없으므로 찰나찰나 미세하게 무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9_0336_c_13L菩薩觀膜若非無常不應至泡乃至盛壯非無常者終不至老若是諸時非念念滅終不漸長應當一時成長具足無是事故是故當知定有念念微細無常
또 어떤 사람이 모든 근이 구족하고 안색이 충실하였다가 나중에 초췌해지는 것을 보고 나서 생각하기를 ‘이 사람은 반드시 찰나찰나 동안에 무상하였을 것이다’라고 한다. 다시 4대와 4위의(威儀)를 관찰하고 또 안팎의 각각 두 가지 괴로움의 인을 관찰하는데, 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더움이다. 또 이 네 가지를 관찰하되, 만일 찰나찰나 미세하게 무상하지 않으면 이 네 가지 괴로움을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009_0336_c_17L復見有人諸根具足顏色暐曄後見枯悴復作是念是人定有念念無常復觀四大及四威儀復觀內外各二苦因飢渴寒熱復觀是四若無念念微細無常亦不得說如是四苦
009_0337_a_02L만일 보살이 이렇게 생각하면 이것을 일러 보살이 미세하게 무상함을 관찰한다고 한다. 안팎의 색법과 같이 마음도 그러하다. 왜냐하면 여섯 군데[六處]2)에 행하기 때문이다. 여섯 군데에 행할 때에 기쁜 마음도 내고 성내는 마음도 내고 사랑하는 마음도 내고 생각하는 마음도 내서 여러 가지 다른 마음이 생겨 한결같지 못하다. 그러므로 온갖 색법과 색법 아닌 것이 모두 무상하다는 것을 안다. 선남자야, 보살이 한 생각 가운데서 온갖 법의 나고 멸함이 무상한 것을 본다면 이것을 일러 보살이 무상하다는 생각을 갖추었다고 한다.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가 무상하다는 생각을 닦아 익히고 나서 항상하다는 교만과 항상하다는 뒤바뀜과 생각의 뒤바뀜을 멀리 떠난다.
009_0336_c_22L若有菩薩能作是念是名菩薩觀細無常如內外色心法亦爾何以故行六處故行六處時生喜心或生瞋心或生愛心或生念展轉異生不得一種是故當知一 切色法及非色法悉是無常善男子菩薩若能於一念中見一切法生滅無常是名菩薩具無常想善男子者修習無常想已遠離常慢常倒想倒
다음에 괴롭다는 생각을 닦는다.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괴로움이 있는가? 이 괴로움이 무상을 인하여 있다는 것을 깊이 알고 무상으로 인하여 있으므로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받고,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인연으로 무상하다 고 하는 것이며, 무상한 인연으로 안팎의 괴로움을 받으니 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덥고 채찍으로 때리고 꾸짖고 욕하는 이런 괴로움이 모두 무상으로 인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 다음에 지혜로운 이는 이 몸이 무상한 그릇이니, 그릇이 곧 괴로움이며 그릇이 괴로움이기 때문에 담는 법도 괴롭다는 것을 관찰한다.
009_0337_a_08L次修苦想何因緣故有如是苦深知是苦因於無常因無常故受生老病生老病死因緣故名爲無常無常因緣故受內外苦飢渴寒熱鞭打如是等苦皆因無常復次智者深觀此身卽無常器是器卽苦以器苦所受盛法亦復是苦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는 또 나는 것이 괴로움이며 멸하는 것이 괴로움이라는 것을 관찰한다. 괴로움이 나고 멸하는 것이므로 무상한 것이며, 나와 내 것이 아니라 하여 내가 없다는 생각을 닦는다. 지혜 있는 이는 다시 관찰하되 ‘괴로움이 곧 무상이며, 무상이 곧 괴로움이니, 만일 괴롭고 무상하다면 지혜 있는 이가 어찌하여 내가 있다고 말하겠는가? 괴로움이 내가 아니며 무상도 그러하여 이와 같이 5음도 괴로움이며 무상한데 중생이 어찌하여 내가 있다고 말하는가?’라고 한다.
009_0337_a_15L善男子智者復觀生卽是苦滅卽是苦苦生滅故卽是無常非我我所修無我想智者復觀苦卽無常無常卽苦若苦無常智者云何說言有我苦非是我無常亦爾如是五陰亦苦無常衆生云何說言有我
009_0337_b_02L다음에는 온갖 법이 다른 화합이 있다고 관찰하는데 ‘한 화합으로부터 모든 법이 나는 것이 아니고 한 법이 모든 화합의 과(果)도 아니며, 모든 화합은 다 제 성품이 없고 한 성품도 없고 다른 성품도 없으며 물건의 성품도 없고 자재함도 없다. 모든 법이 만일 이러한 모양이라면 지혜 있는 이가 어찌하여 내가 있다고 말하겠는가?’라고 한다.
009_0337_a_21L復次觀一切法有異和合不從一和合生一切法亦非一法是一切和合果一切和合皆無自性無一性亦無異性亦無物性亦無自諸法若有如是等相智者云何說言有我
또 생각하기를 ‘온갖 법 가운데 한 법도 능히 지을 이가 없으니, 만일 한 법도 지을 이가 없다면 모든 법이 화합하는 것도 짓지 못할 것이다. 온갖 법의 성품은 마침내 홀로 났다가 홀로 멸하지 못할 것이며, 화합하기 때문에 멸하고 화합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이 법이 난 뒤에는 중생들이 뒤바뀐 생각으로 이 화합도 화합으로부터 날 것이라고 하여 중생의 생각이 뒤바뀌고 진실함이 없는데 어찌하여 진실한 내가 있을 것인가?’라고 한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이는 내가 없다는 것을 관찰한다.
009_0337_b_03L復作是念一切法中無有一 法能爲作者若使一法不能作者法和合亦不能作一切諸法性終不能獨生獨滅和合故滅和合故生法生已衆生倒想言是和合從和合衆生想倒無有眞實云何而有眞實我耶是故智者觀於無我
또다시 자세하게 관찰하기를 ‘무슨 인연으로 중생들이 나라고 말하는가? 내가 만일 있다면 하나인가, 여럿인가? 내가 만일 하나라면 어떻게 찰리(刹利)ㆍ바라문ㆍ비사(毘舍)ㆍ수타(首陀)ㆍ인간ㆍ천상ㆍ지옥ㆍ아귀ㆍ축생과 크고 작고 늙고 장성함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내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만일 여럿이라면 어찌하여 말하기를 중생의 나란 것이 하나이며 두루하여 가[邊際]가 없다 하겠는가? 하나거나 여럿이거나 모두 내가 없다’라고 한다.
009_0337_b_09L又復諦何因緣故衆生說我是我若有一應多我若一者云何而有剎利羅門毘舍首陁地獄餓鬼畜生是故知我非是一也我若多者云何說言衆生我者是一是遍無有邊際若一若多二俱無我
지혜 있는 이는 내가 없다고 관찰하고 나서 다시 먹기를 싫어하는 생각을 관찰하면서 생각하기를 ‘만일 온갖 법이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다면 어찌하여 먹는 것을 위하여 몸과 입과 뜻의 세 가지 나쁜 업을 일으키는가? 만일 중생이 먹는 것을 탐하여 몸과 입과 뜻의 세 가지 나쁜 업을 일으킨다면 얻는 재물은 여럿이 다 한가지로 하는데, 뒤에 괴로운 과보를 받는 것은 함께 나누지 않는가?’라고 한다.
009_0337_b_15L智者如是觀無我已次復觀於厭離食想作是念言若一切法無常無我云何爲食起身意三種惡業若有衆生爲貪食故起身意三種惡業所得財物衆皆共之後受苦果無共分者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는 또 관찰하기를 ‘모든 중생들이 음식을 위하여 몸과 마음으로 괴로움을 받는데, 만일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음식을 얻는다면 내가 어찌하여 먹는 데에 탐착을 내겠는가? 그러므로 먹는 데에 탐심을 내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다.
009_0337_b_21L善男子智者復觀一切衆生爲飮食故身心受苦若從衆苦而得食者我當云何於是食中而生貪是故於食不生貪心
009_0337_c_02L또 지혜 있는 이는 마땅히 음식으로 인하여 몸이 증장함을 관찰하되 내가 지금 출가하여 계를 받고 도를 닦는 것은 몸을 버리기 위해서 인데, 지금 음식을 탐한다면 어떻게 이 몸을 버릴 수 있겠는가?’라고 한다.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 비록 음식을 받더라도 마치 빈 벌판에서 아들의 살을 먹듯이 마음에 싫고 미운 생각이 나서 조금도 달게 여기지 않으며 단식(摶食)이 이런 허물이 있음을 관찰한다. 다음에는 촉식(觸食)을 관찰하되, 벗겨진 소가 무수한 벌레에게 먹히는 것과 같다고 하며, 다음에는 사식(思食)이 큰 불더미 같고, 식식(識食)이 300자루 창과 같다고 관찰해야 한다.
009_0337_b_24L復次智者當因於飮食身得增長我今出家修道爲欲捨身今貪此食云何當 得捨此身耶如是觀已雖復受食如曠野食其子肉其心厭惡都不甘深觀揣食有如是過次觀觸食被剝牛爲無量虫之所唼食次觀思如大火聚識食猶如三百鑽矛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는 네 가지 먹는 것을 관찰하고 나서 음식에 대하여 마침내 탐하는 생각을 내지 않는다. 그러다가도 탐심이 생기면 마땅히 부정하다고 관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식애(食愛)를 여의기 위하여 모든 음식에 부정하다는 생각을 잘 분별하고 나서 모든 부정한 것과 같이 여긴다.
009_0337_c_08L男子智者如是觀四食已於食終不生貪樂想若猶生貪當觀不淨何以爲離食愛故於一切食善能分別不淨之想隨諸不淨令與相似
이렇게 관찰하면 좋은 음식이나 나쁜 음식을 만나더라도 받을 때에는 창병에 붙였던 고약과 같이 여기고 탐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가 이렇게 관찰하면 이것을 일러 먹기를 싫어하는 생각이라고 한다.”
009_0337_c_12L如是觀已若得好食及以惡食受時猶如塗癰瘡藥終不生於貪愛之心善男智者若能如是觀者是名成就厭離食想
“세존이시여, 지혜 있는 이가 음식을 관찰하고 부정하다는 생각을 내는 것은 진실한 관찰입니까, 빈 생각만의 관찰입니까? 만일 진실한 관찰이라면 관찰하는 음식이 실제로 부정한 것이 아니며, 빈 생각만이라면 이런 법을 어떻게 잘하는 생각이라고 하겠습니까?”
009_0337_c_16L迦葉菩薩言世尊智者觀食作不淨想爲是實觀虛解觀耶若是實觀所觀之食實非不淨若是虛解是法云何名爲善想
009_0338_a_02L“선남자야, 이런 관찰은 진실한 관찰도 되고 빈 생각만이기도 하는데, 능히 음식에 대한 탐욕을 없애기 때문에 진실하다고 하고, 벌레가 아닌 것을 벌레라고 보기 때문에 빈 생각뿐이라고 한다. 선남자야, 온갖 유루(有漏)는 모두 빈 생각이라고도 하고 진실한 것이라고도 한다. 선남자야, 어떤 비구가 걸식하려는 마음을 낼 때에 미리 생각하기를 ‘내가 걸식하는데 맛좋은 음식을 얻고 험악한 것을 얻지 말며, 많이 얻고 적게 얻지 말며, 빨리 얻고 더디게 얻지 말기를 원한다’라고 한다면, 이 비구는 음식에 싫어하는 생각을 가졌다고 하지 못하며, 수행하는 선한 법은 밤낮으로 소모되고 선하지 못한 법은 점점 증장된다.
009_0337_c_19L佛言善男子是想者亦是實觀亦是虛解能壞貪故名爲實非虫見虫故名虛解男子一切有漏皆名爲虛亦能得實善男子若有比丘發心乞食預作是我當乞食願得好者莫得麤惡必多得莫令尟少亦願速得莫令遲如是比丘不名於食得厭離想修善法日夜衰耗不善之法漸當增
선남자야, 비구가 걸식하려 할 때에는 먼저 원하기를 ‘여러 걸식하는 이가 모두 배가 부르게 되고, 밥을 주는 이는 한량없는 복을 받게 되기를 원한다. 내가 밥을 얻으면 독한 몸을 치료하고 선한 법을 닦아서 시주를 이익되게 하리라’라고 하여야 한다. 이렇게 원할 때에 닦는 선한 법은 밤낮으로 증장되고 선하지 못한 법은 점점 소멸한다. 선남자야, 만일 비구가 이렇게 수행하면 이 사람은 온 나라 안 시주들의 보시를 부질없이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9_0338_a_05L善男子若有比丘欲乞食時先當願言令諸乞者悉得飽滿其施食者得無量福我若得食爲療毒身修習善法利益施主作是願時所修善法日夜增長不善之法漸當消滅善男若有比丘能如是修當知是人不空食於國中信施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는 이 네 가지 생각을 갖추면 세간이 즐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닦으면서 생각하기를 ‘온갖 세간에는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하지 않는 데가 없으며 내 몸은 태어나지 않는 데가 없으니, 이 세간에서 한 곳도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떠날 데가 없다면 나는 어찌하여 세간을 좋아하겠는가? 모든 세간은 나아가기만 하고 물러가지 않는 데가 없으므로 세간은 반드시 무상한 것이며,
009_0338_a_11L善男子智者具足如是四想能修世閒不可樂想作是念言一切世閒無處不有生老病死而我此身無處不若世閒中無有一處當得離於生老病死我當云何樂於世閒一切世閒無有進得而不退失是故世閒定是無常
만일 무상하다면 지혜 있는 이가 어찌 세간을 즐거워하겠는가? 낱낱 중생들은 모든 세간에 두루 돌아다니면서 괴로움과 즐거움을 갖추어 받으니 비록 범천의 몸이나 나아가 비상비비상천의 몸을 받더라도 목숨을 마치면 3악도에 떨어지는 것이며 설사 사왕천이나 나아가 타화자재천에 나더라도 목숨을 마치면 축생 중에 태어나서 혹은 사자 혹은 범ㆍ들소ㆍ이리ㆍ늑대ㆍ코끼리ㆍ말ㆍ소ㆍ나귀 따위가 되리라’라고 한다.
009_0338_a_18L若是無常云何智人而樂於一一衆生周遍經歷一切世閒受苦樂雖復得受梵天之身乃至非想非非想天命終還墮三惡道中爲四王乃至他化自在天身命終生於畜生道中或爲師子
009_0338_b_02L다음에는 관찰하기를 ‘전륜성왕은 사천하를 통솔하여 호화롭고 귀하여 자재하지만 복이 다하면 빈곤하여져서 의식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하며, 지혜 있는 이는 이렇게 깊이 관찰하고 나서 세간은 즐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낸다.
009_0338_a_24L次觀轉輪聖王之身統四天豪貴自在福盡貧困衣食不供者深觀如是事已生於世閒不可樂
지혜 있는 이는 또 관찰하기를 ‘세간에 있는 집이나 의복이나 음식이나 와구ㆍ의약ㆍ향ㆍ꽃ㆍ영락이나 가지가지 풍류ㆍ재물ㆍ보배 등이 모두 괴로움을 떠나려는 것이지만 이런 물건 자체가 괴로운 것이니 어떻게 괴로움으로 괴로움을 떠날 것인가?’라고 한다.
009_0338_b_04L智者復觀世閒有法所謂舍宅飮食臥具醫藥香花瓔珞種種伎財物寶貨如是等事皆爲離苦是等物體卽是苦云何以苦欲離於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는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 세상 물건에 대하여 사랑하는 마음으로 즐겁다는 생각을 내지 않는다. 선남자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몸에 중병이 생겼을 때에는 아무리 여러 가지 음악과 연극과 향과 꽃과 영락이 있더라도 탐애를 내지 않는 것과 같이 지혜 있는 이가 물건을 관찰하는 것도 그와 같다.
009_0338_b_08L善男子智者如是觀已於世閒物不生愛樂而作樂想善男子譬如有人身嬰重病雖有種種音樂倡伎瓔珞終不於中生貪愛樂智者觀已亦復如是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는 온갖 세간을 깊이 관찰하되 ‘귀의할 곳이 아니며 해탈하는 곳이 아니며 고요한 곳이 아니며 사랑할 만한 곳이 아니며 저 언덕이 아니며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한 곳이 아닌데, 내가 만일 이런 세간을 탐한다면 어떻게 법을 떠나겠는가? 어두운 데를 좋아하지 않아서 광명을 구하면서 도리어 어두운 데로 가는 것과 같다.
009_0338_b_12L善男子智者深觀一切世閒非歸依處非解脫處非寂靜處非可愛處非彼岸處非是常之法若我貪樂如是世閒我當云何得離是法如人不樂處闇而求光明還復歸闇
어두운 데는 세간이며 밝은 데는 출세간이니, 만일 내가 세간을 좋아하면 어둠은 증장되고 밝은 것을 멀리 여의리라. 어둠은 무명(無明)이며 밝음은 지혜의 광명이며, 밝은 지혜의 인은 곧 세간이 즐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온갖 탐욕의 번뇌가 비록 속박한다 하여도 이제는 지혜의 밝음을 탐하고 세간은 탐하지 않을 것이다’ 지혜 있는 이는 이런 법을 깊이 관찰하고 나서 세간이 즐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구족한다.
009_0338_b_17L闇卽世閒明卽出世若我樂世增長黑闇遠離光明闇卽無明光卽智明是智明因卽是世閒不可樂想一切貪結雖是繫縛然我今者貪於智明不貪世閒智者深觀如是法已具足世閒不可樂想
009_0338_c_02L선남자야, 지혜 있는 사람은 세간이 즐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닦고 나서 다음에는 죽는다는 생각을 닦되, 이 목숨이 항상 한량없는 원수에게 둘러싸여서 찰나찰나 줄어들고 증장하지 못함이 마치 산에 있는 홍수가 머물러 있지 못하는 것과 같고, 아침 이슬이 오래가지 못하는 것과 같고, 사형수가 저자로 나아감이 걸음마다 죽음에 가까워지듯 하며, 소나 양을 끌고 푸주로 나아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009_0338_b_22L善男子有智之人已修世閒不可樂次修死想觀是壽命常爲無量怨讎所遶念念損減無有增長猶山瀑不得停住亦如朝露勢不久停囚趣市步步近死如牽牛羊詣於屠
가섭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지혜 있는 이가 찰나찰나 멸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입니까?”
009_0338_c_05L迦葉菩薩言世尊云何智者觀念念滅
“선남자야, 마치 네 사람이 활을 잘 쏘는데, 한곳에 모여서 제각기 한 방위씩 쏘면서 모두 생각하기를 ‘우리들의 네 화살이 함께 나가서 함께 떨어질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 한 사람이 생각하기를 ‘이 네 개의 살이 미처 떨어지기 전에 내가 한꺼번에 손으로 살을 잡으리라’라고 한다면, 선남자야, 이런 사람을 빠르다고 하겠느냐?”
009_0338_c_06L善男子譬如四人皆善射術在一處各射一方俱作是念我等四箭俱發俱墮復有一人作是念言是四箭及其未墮我能一時以手接善男子如是之人可說疾不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009_0338_c_10L迦葉菩薩言如是世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땅으로 다니는 귀신[地行鬼]은 이 사람보다 더 빠르고, 날아다니는 귀신은 땅으로 다니는 귀신보다 더 빠르고, 사천왕은 날아다니는 귀신보다 더 빠르고, 해와 달은 사천왕보다 더 빠르고, 행견질천(行堅疾天)은 해와 달보다 더 빠르고, 중생의 수명은 행견질천보다 더 빠르다.
009_0338_c_11L佛言善男子地行鬼疾復速是人有飛行鬼復速地行四天王疾復速飛行日月神天復速四王行堅疾天復速日月衆生壽命復速堅疾
선남자야, 한 번 숨 쉬고 눈 한번 깜짝할 동안에 중생의 수명이 400번 났다 없어졌다 한다. 지혜 있는 이가 수명을 관찰하기를 이와 같이 하면 이것을 찰나찰나 멸함을 관찰한다고 한다.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는 목숨이 사왕(死王)에게 매인 것을 관찰하고 내가 능히 이런 사왕을 여의기만 하면 무상한 수명을 영원히 끊을 것이라고 한다.
009_0338_c_15L善男子一息一眴衆生壽命四百生滅智者若能觀命如是名能觀念念滅也善男子智者觀命繫屬死王我若能離如是死王則得永斷無常壽命
009_0339_a_02L또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는 관찰하기를 ‘목숨이란 것은 강 언덕에 위태롭게 서 있는 큰 나무와 같으며, 큰 역적죄를 지은 사람이 사형을 당할 때에 불쌍히 여길 이가 없는 것과 같으며, 사자왕이 오래 굶었을 때와 같으며, 독사가 큰 바람을 삼켰을 때와 같으며, 목마른 말이 물을 아끼는 것과 같으며, 악한 귀신이 성낼 때와 같으니, 중생의 사왕도 이와 같을 것이다’라고 한다.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가 만일 이렇게 관찰하면 이것을 일러 죽는다는 생각을 닦는다고 한다. 선남자야, 지혜 있는 이는 또 관찰하기를 ‘내가 지금 출가하여 수명이 7일 7야가 된다 하여도 나는 그동안에 부지런히 도를 닦고 계율을 지키고 법을 말하여 교화하며 중생을 이익되게 할 것이다’라고 한다면 이것을 일러 지혜 있는 이가 죽는다는 생각을 닦는다고 한다. 다시 7일 7야도 많다 하여 ‘설사 엿새ㆍ닷새ㆍ나흘ㆍ사흘ㆍ이틀ㆍ하루ㆍ한 시간, 나아가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동안만이라 하여도 나는 그동안에 부지런히 도를 닦고 계율을 지키고 법을 말하여 교화하며 중생을 이익되게 할 것이다’라고 한다면 이것을 일러 지혜 있는 이가 죽는다는 생각을 잘 닦는다고 한다.
009_0338_c_19L復次智者觀是壽命猶如河岸臨峻大樹亦如有人作大逆罪及其受戮無憐惜者如師子王大飢困時亦如毒蛇吸大風時猶如渴馬護惜水時如大惡鬼瞋恚發時衆生死王亦復如是善男子智者若能作如是觀是則名爲修習死想男子智者復觀我今出家設得壽命 七日七夜我當於中精勤修道護持禁戒說法教化利益衆生是名智者修於死想復以七日七夜爲多若得六日五日四日三日二日一日一時乃至出息入息之頃我當於中精勤修道護持禁戒說法教化利益衆生是名智者善修死想
지혜 있는 이가 위에서 말한 여섯 가지 생각을 구족하면 일곱 가지 생각의 인이 된다. 무엇을 일곱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항상 닦는다는 생각, 둘째는 닦기를 좋아하는 생각, 셋째는 성내는 일이 없는 생각, 넷째는 질투함이 없는 생각, 다섯째는 선하게 원하는 생각, 여섯째는 교만이 없는 생각, 일곱은 삼매에 자재한 생각이다.
009_0339_a_10L智者具足如上六想卽七想因何等名七一者常修二者樂修想三者無瞋想四者妒想五者善願想六者無慢想七者三昧自在想
선남자야, 만일 비구가 일곱 가지 생각을 구족하면 이를 일러 사문이라 하고, 바라문이라 하고, 고요함이라 하고, 깨끗함이라 하고, 해탈이라 하고, 지혜 있는 이라 하고, 바른 지견이라 하고, 저 언덕에 이르는 것이라 하고, 큰 의원이라 하고, 큰 상단의 주인이라 하고, 여래의 비밀을 잘 안다 하고, 모든 부처님들의 일곱 가지 말을 안다 하고, 바른 소견으로 안다 하고, 일곱 가지 말에 생기는 의심을 끊었다고 한다.
009_0339_a_14L善男子若有比丘具足七想是名沙門名婆羅門是名寂靜是名淨潔是名解脫是名智者是名正見名到彼岸名大醫王是大商主是名善解如來秘密亦知諸佛七種之語名正見知斷七種語中所生疑
선남자야,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여섯 가지 생각을 구족하면 이 사람은 능히 3계를 꾸짖으며 3계를 멀리 여의며 3계를 없애 버리며 3계에 대하여 애착을 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일러 지혜 있는 이가 열 가지 생각을 구족하였다고 한다. 만일 비구가 열 가지 생각을 구족하면 사문의 모습에 적합하다고 할 것이다.”
009_0339_a_20L善男子若人具足如上六想當知是人能呵三界遠離三界滅除三界於三界中不生愛著是名智者具足十想若有比丘具是十想卽得稱可沙門之相
그때 가섭보살이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09_0339_a_24L爾時迦葉菩薩卽於佛前以偈讚佛
009_0339_b_02L세상을 연민(憐愍)하는 큰 의왕[大醫王]이시며
몸과 지혜 모두 다 고요하시고
내가 없는 법 가운데 참나 있나니
그러므로 위없이 존귀하신 분께 예배합니다.
009_0339_b_02L憐愍世閒大醫王
身及智慧俱寂靜
無我法中有眞我
是故敬禮無上尊

첫 발심과 마지막이 다르지 않지만
이 가운데 첫 발심이 더욱 어려워
자기 제도 못하고도 남을 제도하시니
그러므로 첫 발심에 예배합니다.
009_0339_b_04L發心畢竟二不別
如是二心先心難
自未得度先度他
是故我禮初發心

첫 발심으로 천상 인간 스승이 되니
성문보다 연각보다 뛰어나시며
이런 발심 삼계보다 훨씬 뛰어나
그러므로 가장 높다 이름합니다.
009_0339_b_06L初發已爲人天師
勝出聲聞及緣覺
如是發心過三界
是故得名最無上

세상의 구원은 반드시 구한 뒤에 얻어지지만
여래께선 청하지 않아도 스승이 되어
세상을 따르시기 송아지처럼
그러므로 대비의 소[大悲牛]라고 합니다.
009_0339_b_08L世救要求然後得
如來無請而爲師
佛隨世閒如犢子
是故得名大悲牛

여래의 크신 공덕 시방에 가득
범부들은 지혜 없어 찬탄 못하나
내가 지금 자비한 맘 찬탄하여서
몸과 입의 두 가지 업 갚으렵니다.
009_0339_b_10L如來功德滿十方
凡下無智不能讚
我今讚歎慈悲心
爲報身口二種業

세상사람 제 이익만 좋아하지만
여래께선 끝내 이런 일을 하시지 않고
중생들의 세간 업보 끊어주시니
자리이타(自利利他)하는 이께 예배합니다.
009_0339_b_12L世閒常樂自利益
如來終不爲是事
能斷衆生世果報
是故我禮自他利

세상사람 친한 이만 이익되게 하나
여래께선 친한 이도 원수도 없어
세상처럼 그런 차별 아니하실새.
그 마음 평등하여 둘이 없습니다.
009_0339_b_14L世閒逐親作益厚
如來利益無怨親
佛無是相如世人
是故其心等無二

세간에선 말 다르고 업도 다르나
여래께선 말도 업도 차별이 없어
행을 닦아 모든 행을 끊으셨으니
그러므로 여래라고 이름합니다.
009_0339_b_16L世閒說異作業異
如來如說業無差
凡所修行斷諸行
是故得名爲如來

번뇌 허물 미리부터 아시지만
중생들을 위하여서 거기 계시며
오래 전에 세간에서 해탈을 얻으시고도
생사에 나시는 건 자비하시기 때문.
009_0339_b_18L先已了知煩惱過
示現處之爲衆生
久於世閒得解脫
樂處生死慈悲故

천상 몸과 인간 몸을 나타내지만
자비로 따르시기 송아지 같네,
여래는 중생들의 어머니시며
자비하신 마음은 송아지 같으시네.
009_0339_b_20L雖現天身及人身
慈悲隨逐如犢子
如來卽是衆生母
慈心卽是小犢子

모든 고통 받으시며 중생을 염려하시고
가엾이 여기는 맘 뉘우침 없고
자비심이 많으셔서 괴로움도 몰라
고통 구해 주는 이께 예배합니다.
009_0339_b_22L自受衆苦念衆生
悲念時心不悔沒
憐愍心盛不覺苦
故我稽首拔苦者
009_0339_c_02L
여래께서는 무량한 복 지으시지만
몸과 입과 마음이 늘 청정하시고
항상 중생들만 위하시고 당신을 몰라
그러므로 청정한 업에 예배합니다.
009_0339_b_24L如來雖作無量福
身口意業恒淸淨
常爲衆生不爲己
是故我禮淸淨業

여래께선 괴로움 받으셔도 괴로운 줄 몰라
중생들의 괴로움을 내가 당한 듯
중생을 위하여선 지옥에 가도
괴로운 생각 후회하는 생각도 내지 않으시네.
009_0339_c_03L如來受苦不覺苦
見衆受苦如己苦
雖爲衆生處地獄
不生苦想及悔心

온갖 중생들이 받고 있는 갖가지 고통
모두 다 부처님의 괴로움이라
깨닫고 나서 마음 더욱 견고해
부지런히 위없는 도 닦으시는구나.
009_0339_c_05L一切衆生受異苦
悉是如來一人苦
覺已其心轉堅固
故能勤修無上道

부처님의 자비하신 마음 갖추고
중생들을 아들처럼 사랑하지만
중생들은 그 은혜를 알지 못하고
여래와 법보와 승보 비방만 하네.
009_0339_c_07L佛具一味大慈心
悲念衆生如子想
衆生不知佛能救
故謗如來及法僧

세상사람 모든 번뇌 구족하였고
한량없는 죄와 허물이 있지만
이렇게 많은 번뇌 많은 죄악도
부처님 첫 맘으로 이미 소멸되었네.
009_0339_c_09L世閒雖具衆煩惱
亦有無量諸過惡
如是衆結及罪過
佛初發心已能壞

부처만이 부처님을 찬탄하시고
다른 이는 찬탄할 줄 아는 이 없어
제가 지금 한 가지 법 찬탄하오니
자비하신 마음으로 세간에 오신 것이라네.
009_0339_c_11L唯有諸佛能讚佛
除佛無能讚歎者
我今唯以一法讚
所謂慈心遊世閒

여래는 대자비가 큰 법의 덩어리
자비로써 많은 중생 제도하시며
이것이 위가 없는 진실한 해탈이며
해탈이 곧 대열반이라네.
009_0339_c_13L如來慈是大法聚
是慈亦能度衆生卽是無上眞解脫
解脫卽是大涅槃
大般涅槃經卷第三十八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Añjana의 음사. 꽃의 이름으로 눈을 치료하는 약이다.
  2. 2)6진(塵)이라고도 한다. 곧 물질[色]ㆍ소리[聲]ㆍ향기[香]ㆍ맛[味]ㆍ감촉[觸] 법(法)의 여섯 대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