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사천왕(四天王)과 천제석(天帝釋)ㆍ염천자(炎天子)ㆍ도술(率術) 천자ㆍ무만(無慢) 천자ㆍ선화(善化) 천자ㆍ악마의 아들 도사(導師)ㆍ범인적천(梵忍跡天)ㆍ범만천(梵滿天)ㆍ선범천(善梵天)ㆍ광정천(光淨天)ㆍ광음천(光音天)ㆍ대신묘천(大神妙天)ㆍ정거천(淨居天)ㆍ경왕천(竟往天)이며, 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과 그 밖의 수없는 백천 하늘 사람들이 모두 함께 모여 서로들 말했다. ‘이제 당신들은, 만일 보살이 혼자 인간에 내려가 태 안에 계실 터인데 우리 여러 하늘들이 가서 시중들지 않는다면, 무정한 일이요 은혜도 모르는 것이다. 누가 보살의 시중과 호위를 맡아서 보살이 인간에 내려가 태 안에 들면 그 곁을 떠나지 않고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듯 할 것이며, 나아가 부처님이 되고 악마를 항복 받고 법 바퀴를 굴리며 사랑함[慈]의 4등(等:無量心)을 따르며 큰 열반에 이르기까지 인자한 마음을 품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그 마음을 조화하여 받들고 섬길 것이며, 멀리 떠나는 일도 없이 맹세를 어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이에 게송으로 읊었느니라.
이제 그 누가 따라가서 항상 기쁜 마음으로 모셔 낼 수 있으며 누가 이름과 힘을 얻으며 자청하여 오랫동안 가서 모시겠습니까?
009_0646_c_17L今誰能堪任, 追侍常悅心, 誰得名稱力,
自發長往侍?
도리천(忉利天)에서는 그 누구가 마음으로 안락을 버리고 하늘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옥녀 무리들과 머물러 있으면서 때를 여읜 달의 얼굴[離垢月顔]을 모시겠습니까?
009_0646_c_19L忉利天誰意, 捨安不樂天,
住在玉女衆, 侍離垢月顏?
미묘하고 으뜸가는 나무들이라 하늘의 집이 탐이 난다 하더라도 집은 금빛으로 변화되리니 때를 여읜 거룩한 이 모셔야 하오.
009_0646_c_20L諸微妙最樹,
雖貪天室宅, 屋宅化金色, 當侍離垢威。
마음에 여러 가지 도품(道品)을 생각하고 그 다툼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욕심이 적어서 묘한 꽃과 같음이 대장부로서 좋아할 바입니다.
009_0646_c_21L心念若干品, 不慕其諍訟, 少欲如妙花,
大男子所好。
말이 고요한 도술천의 여러 하늘들이 큰 위력을 구하거나 나는 곳에서 언제나 공경을 받으려면 한량없는 명칭을 좋아해야 하리다.
009_0646_c_23L言寂兜術天, 諸天求大威,
所生常見敬, 常樂無量稱。
009_0647_a_02L 응화(應化)하는 미묘한 근본을 사랑하여
자재로운 여러 천궁의 사람들이 기뻐하며 모두가 받들어 행하나니 이러한 공훈을 좋아해야 하리다.
009_0647_a_02L慕應化妙本,
自在諸天宮, 心吉皆奉行, 當好是功勳。
악마왕은 악독한 마음 품고서 일체에서 높은 이[一切尊]보다 뛰어났다 하지마는 이 경전의 법을 사랑하고 자재로이 욕심 떠난 높은 이는
009_0647_a_03L魔王懷毒心, 越度一切尊, 及愛此經法,
自在度欲尊。
또한 욕계에서 뛰어나고 범천들이 사는 곳까지 미치시며 4등(等)의 마음을 닦고 행하며 모든 신선 가운데 위에 있으시며
009_0647_a_05L亦度於欲界, 亦及梵所居,
修行四等心, 在諸仙中上。
하늘을 노님이 매우 특이하시고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과 같고 사는 집이 언제나 안온하시니 욕심 떠난 거룩한 이를 보십시오.
009_0647_a_06L遊諸天殊特,
如轉輪聖王, 室宅常安隱, 侍離欲威尊。
나라의 임금이 편안함을 얻고 큰 재물이 끝없이 풍부하며 권속들에 원수가 없이 하려면 모셔 가서 공경하며 따라야 합니다.
009_0647_a_07L欲得國君安, 大財無極富, 眷屬無怨仇,
侍送可敬順。
재물과 색과 뛰어난 지위와 명칭과 힘과 공훈을 이루어 찬탄할 적마다 그대에게 미치려면 가서 범음(梵音)을 시중해야 합니다.
009_0647_a_09L致財色豪位, 名稱力功勳,
見歎及仁君, 往侍送梵音。
천상과 인간의 즐거움 얻고 세 가지 세계의 편안 이루며 처소가 편안하고 법이 편안하려면 큰 신선 안온한 이[大仙安]를 모셔야 합니다.
009_0647_a_10L欲得天人樂,
及致三界安, 處安及法安, 當侍大仙安。
탐내고 성내며 어리석음 없애고 여러 가지 어둔 티끌 버리려 하면 고요히 욕심 없는 깨끗한 마음으로 뜻을 고루 안정한 이를 시중해야 합니다.
009_0647_a_11L若除婬怒癡, 欲棄衆冥塵, 寂然心淡泊,
侍從調定意。
배우는 이 배울 것 없는 이와 연각(緣覺)들은 일체지(一切智)와 10력(力)이며 사자처럼 외치는 데 미칠 터이니 강과 바다까지 따르며 모시십시오.
009_0647_a_13L學不學緣覺, 當逮一切智,
十力師子吼, 當侍從江海。
뜻이 훌륭하여 악취(惡趣)를 닫고 감로에 편안히 머무름을 이루며 8정도(正道)를 이루게 되시리니 5취(趣)에 내려간 이를 모시십시오.
009_0647_a_14L意勝閉惡趣,
致安住甘露, 得成八正道, 侍從降五趣。
부처님을 만나며 뵈려 하거나 크게 가엾이 여기는 법을 들으려 하며 뭇 복이 이르기를 그리워하면 자재로운 성인을 가서 모시십시오.
009_0647_a_15L其欲得見佛, 欲聽大哀法, 慕致衆福祚,
往侍自在聖。
나고 늙고 죽는 고통 다해 버리며 뒹구는 속박을 풀어 버려서 깨끗하기 허공과 같이 되려면 맑고 밝은 참된 사람을 모시십시오.
009_0647_a_17L盡生老死苦, 欲解宛轉縛,
淸淨如虛空, 侍淸明眞人。
온갖 공경을 이루려 하고 상호(相好)의 특이한 덕을 이루려 하며 언제나 남과 나를 건지려 하면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이를 모셔야 합니다.
009_0647_a_18L欲致一切敬,
相好殊異德, 常欲濟彼己, 當侍可愛敬。
계율과 선정과 지혜의 이것으로 한량없는 명칭에 미치게 되며 마지막 나는 바가 편안하려면 저 큰 성인을 모셔야 합니다.
009_0647_a_19L戒定及智慧, 此及無量稱, 究竟所生安,
當侍彼大聖。
깊어 알기 어려운 것 통달하려 하거나 오묘하여 이르기 어려운 뜻을 알려 하며 지혜로써 저절로 앎 얻게 하려면 마땅히 큰 의왕(醫王)을 모셔야 합니다.
009_0647_a_21L欲達深難解, 玄絕難逮義,
欲得慧自解, 當侍大醫王。
009_0647_b_02L 그때 여러 하늘들이 이 게송을 들을 적에 그 사천왕은 4만 인과 함께 있었으며, 백천의 도리천과 염천ㆍ도술천ㆍ무교락천(無憍樂天)ㆍ화자재천(化自在天)은 각각 백천 천자들과 함께 있었으며, 6만의 마천(魔天)과 전세에 덕을 쌓고 청정한 행을 닦은 범가이천(梵迦夷天)들 6만 8천과 나아가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백천의 권속들과 또 4만의 무수한 백천의 무리들이 모두 와서 모였느니라. 이 여러 천자들은 저마다 찬탄하면서 미묘한 게송을 읊었느니라.
우리의 한이 없는 말을 들으시오. 뜻이 환하여 3승(乘)에 이르고 애욕 버려 편안히 머무름[安住]을 즐기며 이 가장 깨끗한 이를 사모하십시다.
009_0647_b_07L聽我無限言, 意審至三乘, 棄欲樂安住,
所慕此最淨。
큰 성인은 제도하려고 인간 세상 내려가니 모두들 받들어 존중하고 공경해야 하며 덕을 지킨 신선도 보호하여서 미묘히 여겨 해칠 뜻이 없사옵니다.
009_0647_b_09L大聖度降神, 衆奉可重敬,
守德神仙護, 微妙無害意。
풍악 울리는 소리 화창하여서 덕의 바다와 같은 공훈을 찬탄하며 하늘과 사람의 높은 이께 귀의하여 보살의 으뜸가는 지혜를 들읍시다.
009_0647_b_10L執樂鼓和音,
歎德海功勳, 歸命天人尊, 聞菩薩上慧。
꽃을 흩어서 성인께 공양하고 좋고 이름 있는 꽃과 향을 받들어서 하늘과 사람의 높은 이의 마음을 기쁘게 하면 욕심 떠나 편안하며 근심이 없으리다.
009_0647_b_11L散花供養聖, 奉仁名花香, 悅心天人尊,
離欲安無患。
뜻이 미묘한 깨끗한 꽃과 훌륭한 서원으로 광명을 펴내며 범가이천(梵迦夷天)은 여러 가지 꽃을 흩어서 다 같이 복이 깨끗한 이께 공양하누나.
009_0647_b_13L意妙淸淨花, 善願演光明,
迦夷散衆花, 等供福淸淨。
태(胎)에서도 더러움과 집착이 없고 늙고 병듦과 죽음을 깨쳤나니 기쁜 마음으로 한껏 모시어 받들며 공경한 맘 품겠나이다.
009_0647_b_14L處胎無垢著,
覺寤老病死, 悅心侍究竟, 志懷奉恭敬。
하늘과 사람들은 좋은 이익 얻었기에 발을 들어 일곱 걸음 걸으심을 보았나니 제석과 범왕이 함께 머리 조아리며 향수로 깨끗한 뜻을 씻었습니다.
009_0647_b_15L天人獲善利, 見擧足七步, 釋梵咸稽首,
香水洗淨意。
뜻을 굽혀 세속을 따르느라고 하늘 궁전에서도 더러운 데[塵欲] 계셨으며 제석[釋]의 높은 지위 잘 널리 버리셨으므로 모두가 기뻐하며 모셨나이다.
009_0647_b_17L屈意隨世俗, 天宮處塵欲,
普捨釋尊位, 咸悅意侍之。
풀 가져다 도량에 앉을 것이요 부처님 되어 여러 악마 항복시키며 범왕이 권하여 법의 바퀴 굴리시고 다 함께 받들며 편히 머무르리라.
009_0647_b_18L取草坐道場,
得佛降衆魔, 梵勸轉法輪, 僉共奉安住。
삼계(三界)에서 부처님의 일[佛事]을 지어서 감로로 억재(億載)의 무리들에게 방편을 써 교화하면 모두 맑고 시원하여 모두가 갈망하는 이름들을 버리리다.
009_0647_b_19L三界作佛事, 甘露億載衆, 權化衆淸涼,
皆棄渴名稱。
이에 욕심을 행하는 하늘 사람들이 보살의 자색이 매우 아름다움을 보고 생각하였다. ‘지금 이 진인(眞人)이 깨끗하고 특수한 모습인데 그 모후(母後)도 그런 분이실까? 존인께서는 후덕하여서 모두가 다 부러워하여 저마다 꽃과 향을 가지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지니어 공덕과 복의 과보를 구하며 신족(神足)이 이루어지기를 원한다.’
009_0647_c_02L이렇게 생각하고, 즉시 하늘 사람의 궁전에서 없어지고 가유라위(迦維羅衛)의 큰 동산 누각 가운데 가 있었는데, 고요하고 장식이 되어 그 백정왕의 처소도 사랑하고 좋아할 만은 하거니와 대전(大殿) 후궁(後宮)의 동산에는 미치기 어려웠나니, 그곳은 으리으리하고 향을 발랐으며 깨끗하게 때가 없어 광명과 복이 거룩하여 하늘 사람들의 영락이 한꺼번에 와 닿게 되었으므로, 곧 땅으로부터 일어나 왕후를 뵙고 하나의 손가락을 올리며 허공에 나타나 있으면서 각각 서로 어울려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하늘의 옥녀가 거닐고 다니면서 보살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보살의 어머님은 어떤 분일까?’ 했나이다.
009_0647_c_09L天玉女遊行, 睹菩薩妙顏, 心中發是念,
菩薩母何類。
손에 각기 여러 가지 꽃을 가지고 가서 듣고 사랑스런 뜻을 내려 했나니 이미 꽃과 향을 받아 지니고서는 합장하며 예배를 드리나이다.
009_0647_c_11L手各執衆花, 往聞生愛意,
旣受持花香, 叉十指作禮。
미묘한 여러 가지 향기 풍기며 온몸을 땅에 대고 귀의하노니 우리는 이름 있는 높은 이를 뵈옵고 당신의 얼굴빛을 잘 보나이다.
009_0647_c_12L微妙氣雜香,
投身自歸命, 吾睹名稱市, 善見仁顏色。
또한 자못 특이함을 보려고 하면 옥녀의 빛깔이면 가장 기쁘거니와 높으신 이 살피면서 그 형상 보고는 천안(天眼)으로 자신의 몸을 봅니다.
009_0647_c_13L亦欲睹殊異, 玉女色最悅, 觀尊見其形,
天眼自睹身。
이 얼굴은 제일 빼어나시어 지극한 덕으로 높은 사람 태어날 것이며 명주(明珠)가 좋은 그릇에 놓아지리니 그 그릇은 하늘 중의 하늘[天中天]이리다.
009_0647_c_15L是顏第一殊, 至德生尊人,
明珠著好器, 是器天中天。
손과 다리는 감로 같고 즐거움이 오게 함은 하늘 사람보다 나으며 형상을 살피매 싫증이 나지 않으므로 그 마음 더욱더 뛸 듯이 기쁩니다.
009_0647_c_16L手腳如甘露,
來樂勝天人, 觀像無厭足, 其心益踊悅。
거룩한 머리는 허공을 비추고 그 광명은 여러 하늘들을 빛나게 하며 더러움을 여읜 갖가지의 향기처럼 몸이 빛을 펴냄이 그러합니다.
009_0647_c_17L威首照虛空, 其明耀諸天, 離垢衆雜香,
身演暉如是。
그 빛깔은 마치 자금(紫金) 같고 거룩함이 모든 하늘들을 빛나게 하며 큰 벌이 벌꿀을 만들어 놓은 듯이 깨끗함을 펴내고 향을 바름 같나이다.
009_0647_c_19L其色如紫金, 威神耀諸天,
如蜂王成蜜, 演淨塗香熏。
눈의 밝음은 순금과 같고 빛은 깨끗하여 허공을 빛내며 오목한 곳은 지극히 깨끗하여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나이다.
009_0647_c_20L眼明如眞金,
光淨耀虛空, 所沒至淸淨, 而等於有無。
넓적다리와 뒤꿈치는 코끼리의 것과 같고 무릎은 작으면서 편편하고 바르며 손과 다리는 똑같고 깨끗하므로 옥녀들은 찬탄하며 의심 풀었나이다.
009_0647_c_21L脾踵猶如象, 其膝微平正, 手腳平等淨,
玉女歎決疑。
이렇게 많이 살피고는 꽃을 흩으며 오른편으로 돌면서 이름 있는 불모(佛母)를 찬탄하고는 그들의 천궁으로 돌아갔었네.
009_0647_c_23L如是多所觀, 散花右遶之,
歎名稱佛母, 還入其天宮。
009_0648_a_02L 그때 사천왕과 천제석(天帝釋)ㆍ염천(炎天)ㆍ무만천(無慢天)ㆍ하늘ㆍ용ㆍ염귀(厭鬼)ㆍ사람을 해치는 귀신ㆍ아수륜(阿須倫)ㆍ건타라(揵陀羅)ㆍ진타라(眞陀羅)ㆍ마휴륵(摩休勒)들이 모두 다 사람 가운데 으뜸이신 이[人中上]께 와 이르서는 앞에서 인도하고 지존(至尊)을 호위하면서 장차 악한 미물들이 해칠 뜻으로 향하지 않을까 하여 세속의 사람같이 재앙을 끼치지 못하게 하면서 그 왕후가 살고 있는 집으로 나아가서 모두가 함께 맑고도 온화하게 하였으며, 권속들에게 에워싸여 허공을 노닐고 다니면서 온갖 것이 상서로워서 번거로움이 없게 하고 다 같이 숙직(宿直)하며 지켰다.
여러 천자들은 알리면서 다 가서 모시려 하여 기쁜 마음으로 왕후를 공경하며 꽃과 향을 가지고는 열 손가락을 깍지 끼고 예배하였느니라. 깨끗하고 높은 이를 뵙는 것은 인간에 내려올 것이기 때문이요, 사자께서 크게 가엾이 여기어 와서 태어나려 하기 때문이요, 도의 법 때문이요, 모두가 권하며 온갖 것을 돕고 지켜야 하기 때문이었느니라.
이에 보살이 내려가려 할 때에 동쪽의 아주 먼 데서 수없는 보살들이 도술천에 머무르는 이 부처님 국토까지 다 함께 와서 보살에게 공양하였으며, 남쪽ㆍ서쪽ㆍ북쪽과 네 간방[四維]과 위아래 시방의 한없는 모든 부처님 세계에서 수없는 보살과 일생보처(一生補處)들도 도술천궁에 머무르는 여기까지 다 와서 보살에게 공양하였느니라. 그 사천왕의 8만 4천 모든 옥녀들과 도리천ㆍ염천ㆍ도술천ㆍ무교락천ㆍ화자재천(化自在天) 등도 저마다 시종 8만 4천 옥녀들을 거느리고 풍악을 울리며 노래하면서 이 국토에 와서 보살에게 공양하였느니라.
009_0648_b_02L그때에 보살은 곧 수장보덕등집삼매(首藏普德等集三昧)의 정의(定意)가 온통 나타나는 큰 붕각(棚閣)에 앉아서 여러 보살들과 억백천재(億百千載)의 여러 하늘들에게 둘러싸여 도술천을 움직여서 진동시킨 뒤에 몸으로부터 광명을 내쏘아 두루 갖추어서 삼천대천(三千大千)의 부처님 국토를 널리 비추시니 두루하지 아니함이 없었으며, 깊숙하고 어두운 곳까지 비추어 큰 광명을 보게 하니 해와 달의 광명도 미치지 못하였으며, 지옥ㆍ아귀ㆍ축생이며 8난(難) 속에 있던 사람들에게까지 비추자 이 보살의 광명을 받고는 널리 안온함을 얻었느니라. 광명을 받는 곳의 그 중생들에게는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사라지게 하였고, 잘난 체하는 생각을 아니하며 괴로움의 열기[惱熱]도 없고 탐냄과 시샘도 없으며, 모두가 인자한 마음을 품어 서로가 보기를 아들과 같이 어머니와 같이 형과 같이 아우와 같이 여겼느니라.
하늘 사람의 풍악은 치지 아니하여도 저절로 울려서 백천억재(百千億載)의 음성이 서로 화창하였으며, 수없는 하늘 사람들은 선함을 지니면서 생각하기를, ‘저 큰 천궁도 헐어 무너뜨릴 수 없구나’ 하였으며, 백천의 옥녀들은 저마다 거문고와 쟁(箏)을 뜯으며 뒤에서 모시며 따르고 풍악의 소리로써 보살의 전 세상에 쌓은 덕을 찬탄하면서 게송으로 읊었느니라.”
전생에 공덕을 쌓고 오랜 세월에 선한 근본을 구하여 보시로 참되고 바름을 구했기에 이제 받들고 공경하게 됐나이다.
009_0648_b_12L前世積功德, 長夜來善本, 布施得眞正,
故今致奉敬。
보살은 본래 수없는 겁 동안에 사랑하는 아들ㆍ딸을 보시했나니 이 보시의 과보 때문에 하늘에서 모든 꽃과 향을 비처럼 내립니다.
009_0648_b_14L尊本無數劫, 惠施愛男女,
以斯施果報, 雨天諸花香。
몸과 살을 찢어서 저울에 다는 것은 새들을 가엾이 여겼기 때문이니 이 보시의 과보로 말미암아 아귀도 밥과 물을 받게 되었나이다.
009_0648_b_15L害身肉稱之,
用哀愍鳥故, 由此布施果, 餓鬼蒙食醬。
보살은 본래 수없는 겁 동안에 계율을 지키고 범함이 없었나니 계율로 말미암아 과보를 얻어서 악도(惡道)의 재난을 다 없앴나이다.
009_0648_b_16L尊本無數劫, 護戒無所犯, 由禁獲果報,
消盡惡道難。
본래 수없는 억 겁 동안에 도에 뜻을 두어 인욕 행하고 인욕의 행으로 이 과보를 이루어서 인자한 마음으로 하늘 사람을 가엾이 여기셨소.
009_0648_b_18L本無數億劫, 志道行忍辱,
忍行致此果, 慈心愍天人。
본래 수없는 억 겁 동안에 위로 나아감에 겁냄이 없었나니 이 정진의 과보 때문에 몸의 좋으심이 수미산과 같나이다.
009_0648_b_19L本無數億劫,
上進無怯劣, 以是精進果, 身好如須彌。
본래 수없는 억 겁 동안에 선정으로 뭇 번뇌를 녹였었나니 이 선정의 과보 때문에 뭇 번뇌의 애욕을 좋아하지 않나이다.
009_0648_b_20L本無數億劫, 禪思消衆塵, 以是一心果,
不樂衆塵欲。
본래 수없는 억 겁 동안에 지혜를 행하여 탐욕을 끊었나니 이 지혜의 과보 때문에 광명이 가장 깨끗하옵니다.
009_0648_b_22L本無數億劫, 行智斷貪欲,
以是智慧果, 光明最淸淨。
투구 쓰고 번뇌를 잘 항복시켜서 널리 중생들을 가엾이 여겼으며 어진 덕으로 저 언덕을 건너셨기에 깨끗하고 편히 머무른 이께 예배하나이다.
009_0648_b_23L被鎧善伏塵,
普愍念衆生, 仁德度彼岸, 禮淸淨安住。
009_0648_c_02L 빛으로 모두 널리 비추어 뭇 번뇌와 어둠을 다 제거했으며 삼천의 눈도 되고 길잡이 되셨기에
가장 뛰어나게 도를 나타낸 이께 예배하나이다.
009_0648_b_24L光耀悉普照, 皆除衆塵冥, 爲三千目導,
禮最勝現道。
환히 아셔서 신통으로 날고 나타내 보이며 궁극[究竟]을 깨치셔서 제도하시되 종류에 따르나니 착한 뱃사공께 머리 조아립니다.
009_0648_c_03L曉了神通飛, 顯示學究竟,
化度以種類, 稽首善舩師。
깨끗한 말씨를 다 배워서 보이며 나타내시되 처음과 끝이 없었으며 일찍이 세속법을 버린 일이 없었지만 세속에 집착한 바도 없으십니다.
009_0648_c_04L皆學淸淨辭,
示現沒終始, 未曾捨俗法, 於俗無所著。
그 식견은 널리 듣기를 구하여 큰 이익이 한없음을 갖추었거늘 하물며 또 법을 듣고 받아서 믿음 얻어 좋아하는 사람이겠나이까?
009_0648_c_05L其見求博聞, 弘利甚無限, 況復聽受法,
得信愛樂者?
도술천은 갑자기 어두워지고 염부리(閻浮利)에는 해가 돋았나니 헤아릴 수 없는 억해(億姟) 동안에 도를 즐기고 뭇 번뇌를 녹이셨소.
009_0648_c_07L兜術天忽冥, 閻浮利日出,
無思議億姟, 樂道消衆塵。
편안하고 고요하며 쾌락하기 한이 없이 수없는 하늘들이 함께 있으면서 옥녀들은 풍악을 알리는지라 왕궁에 인자하고 화창한 소리만이 들립니다.
009_0648_c_08L安隱快豐盛,
無數諸天俱, 玉女數音樂, 王舍聞悲和。
덕이 거룩하고 널리 무성한지라 어머니를 뵈옵고 가장 예쁜 얼굴이며 아들도 뛰어남이 그와 같나니 삼계에서 가장 상서롭나이다.
009_0648_c_09L德威普滋茂, 睹母最妙顏, 子巍巍如此,
三界最吉祥。
다시는 본래의 서원 잃지 아니하여 탐냄과 성냄과 다툼이 없으므로 널리 인자한 마음을 지닌 인간 중에서 거룩한 이께 공경하나이다.
009_0648_c_11L不復失本誓, 無有貪恚諍,
恭敬普慈心, 於人中威神。
왕의 나라 마침내 더욱더 이익되어 전륜왕이 종성을 이룩했으며 가유라위(迦維羅衛)는 모든 것이 넉넉해지고 보배 광도 넉넉하여 가득 차리다.
009_0648_c_12L王國遂增益,
成轉輪王種, 迦維當豐茂, 寶藏又豐滿。
귀신과 열차(閱叉)와 염귀(厭鬼)들이며 여러 하늘들과 용과 귀신이 가서 인간 중에 높은 이를 보호하므로 머지않아 해탈을 얻으리이다.
009_0648_c_13L鬼閱叉厭鬼, 諸天龍鬼神, 往護人中尊,
不久得解脫。
부처님께서 쌓으신 공덕을 찬탄하며 사랑하고 공경하며 받들어 섬기면서 모두가 그 도를 권한 것이니 빨리 길잡이가 되소서.
009_0648_c_15L讚佛積功德, 愛敬而奉事,
悉用勸其道, 速疾成導師。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보살은, 곧 한 겨울의 추위가 지나가고 첫 봄이 다가오자 별들이 또렷해졌으며, 봄이 마지막 가고 초여름에 떨어졌던 나무들이 비로소 꽃이 피며 무성해지고,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아니했느니라. 그때 삼계에서 높으신 이가 시방을 자세히 살피니 마침 마땅한 때요 비성(沸星)이 내려가기에 알맞은지라, 보살은 곧 도술천으로부터 거룩한 영(靈)이 내려가려 하여 흰 코끼리로 변화하였나니, 입에는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었고, 모든 감관은 고요하고 안정되었으며, 목과 머리는 빛나서 빛깔이 으리으리하였고, 눈과 코는 번쩍번쩍 빛났고, 나타나 있는 햇빛을 따르면서 인간의 태 안에 내려가되 오른편의 겨드랑이로 들어가셨느니라.
009_0649_a_02L보살이 오른편에 계시게 된 까닭은 행하는 일이 왼편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왕후 결묘(潔妙)는 그때 편안히 잠자다가 갑자기 깨었는데 흰 큰 코끼리가 빛깔이 저와 같이 하여 오면서 태에 든 것을 보고 그 몸은 편하고 온화하여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찍이 듣거나 보지도 못한 일이며,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함이 마치 선정에 나아가서 정수(正受)에 이름과 같았느니라.
그때에 묘후는 옷과 털이 곤두서므로 옷을 닦으며 향을 바르자 몸과 마음이 기뻤기 때문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채녀와 함께 앞뒤에 둘러싸여 후궁으로부터 무우수(無憂樹)에 나아가 즉시 무우수 아래 편안히 앉았느니라. 곧바로 시녀를 보내며 이런 뜻을 백정왕에게 아뢰기를, ‘천왕께서는 몸소 굽혀 오셔서 즐겨하는 바를 보소서’라고 하게 하였다. 그러자 왕은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면서 곧 분부하여 수레를 준비하고 여러 신하들에게 호위되어 무우수에 도달하였는데 문으로 들어올 수 없는지라, 왕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높은 코끼리 수레를 타서 이럴까하고, 잠깐 생각하다가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그때 천제석과 염천ㆍ도술천ㆍ무교락천ㆍ화자재천이 왕의 처소에 나아가서 저마다 왕후가 계실 천궁을 올렸고, 도술천왕은 말하였다. ‘다시 본래의 궁전을 가져다 보살에게 받들어 올리는 것이니, 그 가운데 계시게 하십시오.’ 화자재천은 말하였다. ‘내가 지닌 궁전은 욕계에서 가장 으뜸이어서 광명은 여러 하늘들을 가려 먹[黑] 무더기와 같게 만들어버립니다. 왕후의 몸이 그 가운데 계시게 하고 꽃과 향과 풍악이며 기이한 음식으로 왕후를 공양해야 할 것입니다.’ 그와 같았느니라. 비구들아, 모든 욕계의 천왕들이 함께 가유라위(迦維羅衛)에 와서 궁전을 바쳐 올리고는 한마음으로 귀의하면서 보살에게 공양하였느니라.
009_0649_c_02L그때 백정왕도 그 위에 있으면서 궁전을 일으켜 세웠는데 엄숙하고 좋음이 천궁과 같았느니라. 그때 보살은 대정정(大淨定)을 받들어서 그 왕후로 하여금 몸은 궁전 그 가운데 있으면서 모두 보살을 품고 있는 것을 널리 보게 하였느니라. 그때 여러 천왕들은 남들이 올린 궁전이 저마다 보이지 않는지라 각자가 생각하기를, ‘이제 보살의 어머니는 나의 궁전에 계시고 다른 곳에는 계시지 않는구나’라고 하였느니라.”
대정삼매(大淨三昧)에 머무시어 변화한 바가 헤아릴 수 없나니 널리 여러 하늘들의 뜻을 기쁘게 하려고 먼저 상서로움과 감응을 나타내었느니라.
009_0649_c_08L住大淨三昧, 所化不可議, 普悅諸天意,
先現瑞所應。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보살은 보배로 된 깨끗한 교로(交露)의 붕각(棚閣)에 앉아 왕후의 오른편 겨드랑이에 계셨는데, 앉아 계신 보배로 된 깨끗한 붕각은 매우 미묘한 전단의 향을 피웠으므로 그 향기는 삼천세계에 두루 퍼졌으며, 뛰어나고 기이하여 굳세기가 금강과 같고 부드럽기는 하늘 옷과 같아서 향기가 자욱하여 시방에 사무쳤느니라.
그 보살의 교로 궁전은 욕계의 여러 하늘들의 엄숙하고 깨끗한 궁전이므로 언제나 모두가 현재 보살의 궁전에 있었으며, 그곳에서 보살은 태 안으로 내려왔느니라. 때마침 그 밤에 하방의 물 지경[水界]이 660만 유순인 데서 큰 연꽃이 나와 위로 범천까지 사무쳤지마는 영영 보는 이는 없었고, 오직 음문(音聞)이라는 범천만은 백만의 모든 부처님 국토에 거룩한 빛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다가 다 실제로 눈앞에서 혼자 보았을 뿐이니라.
009_0650_a_02L또 전세에 지닌 공과 복과 쌓은 덕이며 도와 지혜의 소치로 여러 높은 천제석과 범왕이 모두 와서 머리 조아리며 귀의하고 경전을 듣고자 하였느니라. 이에 보살은 한 손가락을 들며 저절로 따로따로의 자리를 변화로 나타내어서 제석과 범왕이며 사천왕들을 저마다 본래의 지위에 따라 그 위에 앉히었느니라. 좌정함을 보시고는 그들을 위하여 법을 강설하시어 그 마음을 깨우치면 모두 다 기뻐하였느니라. 보살은 그들이 돌아가려 함을 보시면 그 오른손을 내려 다시는 나타내지 않으셨나니, 천제석ㆍ범왕ㆍ사천왕들은 보살이 보내려는 증거인 줄 곧 알아차리고 오른편으로 보살을 돌고는 곧 궁전으로 돌아갔느니라.
그 때문에 보살이 그 오른 겨드랑이에 있으면서 동쪽ㆍ서쪽ㆍ남쪽ㆍ북쪽과 네 간방과 위아래 시방의 수없는 백천 보살이 모두 와서 뵙고 머리 조아려 예배하며 경전을 듣고자 하였느니라. 보살이 오는 것을 보고 몸의 광명을 내며 깨끗한 자리로 변화시키고 모두가 자리에 나아가서 저마다 끝없는 대승(大乘)을 여쭙고 묻는데, 자세히 그들을 위하여 분별하되 각기 서로를 보지 못하였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고요한 광명을 내어 여러 하늘 사람들에게 비추어도 그 보살의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르며 또한 거리낌도 없었으며, 오직 당신의 몸이 가뿐하고 부드러우며 편안하고 고요하여 거슬림이 없음을 느낄 뿐이었으며,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어서 3독(毒)을 생각하지 않았으며, 추위와 더위며 그리고 모든 굶주림과 목마름도 없고, 거룩한 몸과 그 밖의 손가락까지도 더러워지지 않았으며, 불가함도 없었느니라. 또한 나쁜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의 법[細滑之法]도 만나지 않았으며, 나쁜 꿈도 꾸지 않았고, 또한 오로(惡露)도 없었느니라. 가유라위와 멀리 있는 큰 나라들의 하늘ㆍ용ㆍ귀신ㆍ건답화(乾沓和)ㆍ아수륜(阿須倫)ㆍ가류라(加留羅)ㆍ진다라(眞陀羅)ㆍ마휴륵(摩休勒)이며,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 모두가 뛸 듯이 기뻐하며 딴 마음을 품지 아니했느니라.
009_0650_b_02L만약 여러 가지의 병인 추위와 더위의 기운에서 난질병이거나 눈ㆍ귀ㆍ코ㆍ입ㆍ몸과 마음의 병이거나 입술ㆍ이ㆍ목구멍의 통증과 시달림에서 오는 병ㆍ미친 병ㆍ간질ㆍ금창(金瘡)과 상처 자국이 있을 적에 보살의 어머니에게 나아가서 모후가 오른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만지기만 하면 병은 모두 나아서 저마다 제 집으로 돌아갔느니라.
그때 왕후는 풀로 산가지를 만들었는데, 매우 묘하여 저절로 땅 위에 붙어 있는 것을 가져서 모든 병든 이에게 주면 곧 편안하게 되고 다시는 아픔이 없었느니라. 보살의 어머니가 여러 병든 이들에게 그의 오른편에 있게 하면 모두 편안하게 되었고 다시는 뭇 병이 없어져서 저마다 제 곳으로 돌아갔느니라. 여러 온 이들이 모후의 오른 겨드랑이를 살펴보면 모두가 보살이 인간에 내려와서 어머님 태 안에 있음을 보았는데, 선명하고 깨끗하기가 마치 밝은 거울에 그의 얼굴과 형상을 비추는 것과 같았으므로 뛸 듯이 기뻐하면서 모두가 제도를 받았느니라.
보살이 태 안에 계실 동안에는 자연히 하늘의 풍악이 서로 화창하게 울렸고, 하늘의 향과 꽃은 언제나 시절에 알맞아서 봄ㆍ가을ㆍ겨울ㆍ여름에 저절로 내려왔느니라. 당기ㆍ일산ㆍ번기의 문채가 왔다갔다 하였으며, 국토는 편안하고 고요하며 잘 익고 풍성하였으며, 도랑ㆍ구덩이ㆍ가시덤불의 더러운 것이 없었고, 모든 번기ㆍ일산만이 있어서 가유라위성에 두루하였느니라. 석종(釋種)과 여러 종성이며 온 백성들이 마시고 먹고 즐겨 놀며 울리고 춤추고 노래하고 희롱하였으며,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공과 덕을 쌓았으며, 모두가 함께 서로 즐기기를 두루 넉 달 동안이나 다하였느니라.
그 백정왕은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았으며, 국사(國事)를 버리고 형벌도 더하지 않았으며, 법 행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고 세상의 영화를 그리워하지 않았느니라. 이에 보살은 태 안에 있는 열 달 동안에 36재(載)의 여러 하늘들과 인민들을 깨우치고 가르쳐서 성문과 모든 대승을 이룩하게 하였느니라.”
보살이 어머니의 태 안에 계시니 담과 벽과 집이며 땅이 저절로 금빛의 빛을 냈으며 하늘은 법왕(法王)이 되는 것을 기뻐했네.
009_0650_b_21L菩薩處母胎, 牆壁屋室地, 自然金色光,
天喜成法王。
장엄한 큰 궁전에 가운데서 가부하고 앉아 계심 보이며 길잡이 계신 데의 이름난 향은 그 향기 삼천세계에 자욱하였네.
009_0650_b_23L莊嚴大宮殿, 見中跏趺坐,
導師處名香, 其香聞三千。
대천세계의 하방(下方)에서는 큰 연꽃이 나서 향기 깨끗했으며 이에 범천까지 사무쳐 닿았는데 정기(精氣)를 가져다 보살에게 드렸네.
009_0650_b_24L大千下方出,
大蓮花香淨, 乃徹至梵天, 取精授菩薩。
009_0650_c_02L
보살은 먹고서 소화할 수 있었으나 다른 사람은 소화할 수 없었나니 수없는 겁 동안의 성숙된 정진으로 먹고서 몸과 마음 깨끗하셨네.
009_0650_c_02L菩薩能消服, 餘人不能堪, 無數劫熟精,
服食身心淨。
천제석과 범왕과 사천왕이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께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바른 법 듣고 오른편을 돌고서 모두 돌아갔었네.
009_0650_c_04L釋梵四天王, 稽首供養佛,
奉事聽正法, 右繞皆還歸。
법을 즐기는 보살들이 올 적에는 묘한 빛이 깨끗하고 걸림이 없었네. 한층 더 보살의 법 듣기를 좋아하고 말씀함을 듣고는 모두 기뻐하였네.
009_0650_c_05L樂法菩薩來,
妙光淨無礙, 轉聽尊法樂, 聞說皆歡喜。
사방의 남녀로서 오는 이들이 귀신에게 홀리고 마음이 헷갈릴 때 왕후를 뵈면 마음이 풀리어 뜻이 안정되어서는 집으로 돌아갔네.
009_0650_c_06L四方男女來, 鬼嬈心迷惑, 見王后心解,
意安還歸家。
풍기[風]와 감기와 열(熱)의 독이며 눈ㆍ귀ㆍ코와 입의 병이며 그 밖의 여러 가지 병환이 들었을 때 왕후가 머리를 매만지면 나았느니라.
009_0650_c_08L得風寒熱毒, 眼耳鼻口病,
及若干疾患, 后摩頭得安。
한 산가지를 방울만큼 가져다가 병든 이에게 주면 모두 나아서 아픔 없이 편안하게 집에 돌아갔나니 태 안에 계실 때도 의왕(醫王)이 되셨네.
009_0650_c_09L若取一籌渧,
與之病皆愈, 無疾安歸家, 處胎爲醫王。
시방세계의 모든 보살들이 눈으로 자연히 왕후를 보면서 마치 해와 달이 공중에 있음 같이 보살이며 권속들을 보았느니라.
009_0650_c_10L十方諸菩薩, 目自見王后, 如日月在空,
睹菩薩眷屬。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재난이 없고 애욕과 질투와 분한 생각 없으며 그 마음 언제나 기쁨이 있고 굶주림과 목마름과 추위와 더위 없었네.
009_0650_c_12L無婬怒癡患, 無貪嫉恚想,
其心常歡喜, 無餓渴寒熱。
하늘의 풍악은 연주하지 않아도 울리고 하늘에선 깨끗한 꽃과 향기 비처럼 내리며 하늘과 사람과 사람인 듯 아닌 것[非人]이 보고서 일찍이 해칠 마음 품는 일이 없었네.
009_0650_c_13L天樂不鼓鳴,
天雨淨花香, 天人非人見, 未曾懷害心。
천상과 인간의 풍악과 음식은 수없이 즐거웠고 화창했으며 때맞추어 오는 비는 넉넉하며 즐거웠고 풀과 약과 꽃과 과일 무성하였네.
009_0650_c_14L天人樂飮食, 無數樂悲和, 時雨豐賤樂,
草藥花菓茂。
왕궁에선 이레 동안 비 내리듯이 가난한 이 갖다 먹여 보시했는데 가난한 고통 편안해지자 엎드려 예배하는 화합한 대중들이 산과 같았네.
009_0650_c_16L王宮雨七日, 貧取食布施,
安貧苦稽首, 禮和衆如山。
백정왕은 언제나 즐거워하여 법을 행하고 나라를 다스리지 아니하며 들어가서 고요히 황후에게 위문하되 ‘성인을 밴 몸이 편안합니까’라고 하였네.
009_0650_c_17L白淨王常悅,
行法不領國, 入靜問皇后, 懷聖身安不。
5. 탄생하려 할 때의 서른두 가지 상서의 품[欲生時三十二瑞 品]
009_0650_c_18L欲生時三十二瑞品第五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열 달이 차서 보살이 태어나려 할 때에 먼저 상서로운 감응 서른두 가지가 나타났느니라.
009_0650_c_19L佛語比丘:“滿十月已,菩薩臨產之時,先現瑞應三十有二:
첫째, 뒷동산의 나무숲에 저절로 열매가 생겼느니라.
009_0650_c_21L一者、後園樹林自然生果。
둘째, 육지에서 청련화(靑蓮華)가 피어났는데 크기가 수레바퀴만 하였느니라.
009_0650_c_22L二者、陸地生靑蓮華大如車輪。
셋째, 육지의 마른 나무에서 모두 꽃과 잎이 생겼느니라.
009_0650_c_23L三者、陸地枯樹皆生華葉。
넷째, 천신이 7보(寶)로 된 교로(交露) 수레를 끌고 왔느니라.
009_0650_c_24L四者、天神牽七寶交露車至。
009_0651_a_02L다섯째, 땅 속의 2만 보배 광이 저절로 나왔느니라.
009_0651_a_02L五者、地中二萬寶藏自然發出。
여섯째, 이름 있는 향의 묘한 냄새가 원근에 두루 퍼졌느니라.
009_0651_a_03L六者、名香妙熏遍布遠近。
일곱째, 설산(雪山) 가운데서 5백 마리의 사자가 나와 성문에 벌려 서 있었지만 해치는 일이 없었느니라.
009_0651_a_04L七者、雪山中出五百師子,羅住城門無所嬈害。
여덟째, 5백 마리 흰 코끼리 새끼가 궁전 앞에 벌려 섰느니라.
009_0651_a_06L八者、五百白象子羅住殿前。
아홉째, 하늘은 사방에 가랑비를 내려 기름지고 향기롭게 하였느니라.
009_0651_a_07L九者、天爲四面細雨澤香。
열째, 그 중에서 저절로 난 샘물과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굶주리고 목마른 이들에게 주었느니라.
009_0651_a_08L十者、其王宮中自然泉水,百味飮食給諸虛渴。
열한째, 여러 용의 옥녀들이 공중에 반신(半身)만 나타내서 서 있었느니라.
009_0651_a_10L十一者、諸龍玉女在虛空中,現半身住。
열두째, 하늘의 1만 옥녀들이 공작 불자(拂子)를 잡고서 궁전의 담 위에 나타났느니라.
009_0651_a_11L十二者、天萬玉女把孔雀拂,現宮牆上。
열셋째, 여러 하늘의 옥녀들이 1만 금병에 감로를 가득히 담아 가지고 공중에 서 있었느니라.
009_0651_a_12L十三者、諸天玉女持萬金甁盛滿甘露,住虛空中。
열넷째, 하늘의 1만 옥녀들이 손에 가진 1만 개의 병에 모두 향수를 담아서 돌리며 허공에 서 있었느니라.
009_0651_a_14L十四者、天萬玉女手執萬甁皆盛香水,行住虛空。
열다섯째, 하늘의 1만 옥녀들이 손에 당기와 일산을 잡고 서서 모시고 있었느니라.
009_0651_a_16L十五者、天萬玉女手執幢蓋而住侍焉。
열여섯째, 여러 하늘의 옥녀들이 줄지어 서서 백천의 풍악을 울리며 허공에 있었는데 저절로 서로 화답하였느니라.
009_0651_a_17L十六者、諸天玉女羅列而住,鼓百千伎樂在於虛空自然相和。
열일곱째, 네 개의 큰 강과 물이 맑고 잠잠하여 흐르지를 아니했느니라.
009_0651_a_19L十七、四瀆江河淸澄不流。
열여덟째, 해와 달의 궁전이 머물러서 나아가지 아니했느니라.
009_0651_a_20L十八、日月宮殿停住不進。
열아홉째, 비성(沸星)이 내려와 모시니 여러 별들이 호위하며 따랐느니라.
009_0651_a_21L十九、沸宿下侍諸星衛從。
스무째, 교로 보배 장막이 널리 왕궁을 덮었느니라.
009_0651_a_22L二十、交露寶帳普覆王宮。
스물한째, 명월신주(明月神珠)가 전당에 걸리고 광명이 빛났느니라.
009_0651_a_23L二十一、明月神珠懸於殿堂光明晃昱。
스물두째, 궁중의 촛불이 다시는 밝아지지 아니하였느니라.
009_0651_a_24L二十二、宮中燭火爲不復明。
009_0651_b_02L스물셋째, 상자와 의복이 시렁[架] 위에 놓여 있었느니라.
009_0651_b_02L二十三、篋笥衣被被在架上。
스물넷째, 기이한 보배와 영락이며 온갖 보배 광이 저절로 나타났느니라.
009_0651_b_03L二十四、奇珍瓔珞一切寶藏自然爲現。
스물다섯째, 독벌레는 숨어 없어지고 상서로운 새들이 날며 우짖었느니라.
009_0651_b_04L二十五、毒虫隱藏吉鳥翔鳴。
스물여섯째, 지옥을 모두 쉬어 버려서 모진 고통이 행하여지지 아니했느니라.
009_0651_b_05L二十六、地獄皆休毒痛不行。
스물일곱째, 땅이 크게 움직여서 큰 언덕이 모두 평평하여졌느니라.
009_0651_b_06L二十七、地爲大動丘墟皆平。
스물여덟째, 거리와 골목이 편편하고 바르게되면서 꽃이 흩어졌느니라.
009_0651_b_07L二十八、四衢街巷平正散花。
스물아홉째, 모든 깊은 웅덩이와 참호가 모두 편편하여졌느니라.
009_0651_b_08L二十九、諸深坑塹皆悉爲平。
서른째, 고기잡이와 사냥꾼이 해치려하는 악한 짓이 일시에 인자한 마음으로 되었느니라.
009_0651_b_09L三十、魚獦怨惡一時慈心。
서른한째, 경계지역 안의 아이 밴 부인들은 다 아들을 낳았고, 귀머거리ㆍ소경ㆍ벙어리ㆍ곱사등이며 흉악한 백 가지 질병들이 모두 다 나았느니라.
009_0651_b_10L三十一、境內孕婦產者悉男,聾盲瘖瘂癃殘百疾皆悉除愈。
서른두째, 온갖 나무 귀신이 반 몸만의 사람으로 나타나 머리 숙이고 예배하며 모시고 있었느니라.
009_0651_b_12L三十二、一切樹神半身人現低首禮侍。
이것이 서른두 가지 서응이니라. 이 때에 지경의 좌우가 모두 청아하고 신기하므로 전에 없던 일이라고 찬탄하지 아니함이 없었느니라.
009_0651_b_13L是爲三十二。當此之時疆場左右,莫不雅奇歎未曾有。
그때 왕후는 보살을 해산하려 하여 도의 위신(威神)을 입고서 곧 초저녁에 일어나 옷과 장신구를 차려 입고는 여러 시녀들을 거느리고 왕에게 나아가서 말하였다. ‘저의 말씀을 들으소서. 동산 누각에 들어가려고 생각하여 온 지가 오래였는데, 만일 대왕께서 난처해 하지 않으시거나 성내거나 시샘하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면 나아가 볼까 하옵니다. 거기에서 고요히 법전(法典)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그때 왕은 대답하였다. ‘지금 성인까지 회임하고 계시니 역시 구경하러 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나무와 꽃이며 과일이 모두 한창이라 마땅한 때인 줄 압니다. 궁전에 좋고 아름다운 집도 있으며, 여러 가지 나무와 뭇 과일이며 향기로운 꽃은 매우 즐기고 기뻐할 만하리니 잘못된 마음이라 여길 것이 없습니다.’
009_0651_c_02L왕후는 듣고 기뻐하였느니라. 왕의 칙명으로 수레를 차리고서 여러 시종들과 운모(雲母)의 보배 수레며 채녀들에게 둘러싸여 나아가서 인비 나무[隣鞞樹] 아래를 유람하려 하였는데, 수레와 말과 사람이며 탈것이 모두 한 가지의 빛깔이어서 사람의 눈을 빛나게 하였으며, 2백 마리의 흰 코끼리가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랐는데 뭇 보배와 명주(明珠)를 여러 코끼리에게 늘어뜨렸으며, 코끼리는 모두가 여섯 어금니어서 모두 코끼리 가운데서 왕이었으며, 다 자금(紫金)으로써 코끼리 몸을 장식하였는지라 솔솔 부는 바람에도 떠들썩하면서도 서로 어울렸으며, 모든 비단 번기들을 달아서 모두가 용감하여 전투할 수 있었지마는 그때는 세상이 화평하여 다투려는 마음이 없었으며, 권속들은 에워싸고 왕후가 계신 인비나무 아래에서 자며 호위하였느니라.
천제석과 범왕ㆍ사천왕 모두가 함께 도우며 따랐고, 여러 하늘들은 꽃을 뿌리며 빨리 가면서 순찰하였으며, 궁전에서는 그때에 권속들이 곧 오신다는 뜻을 듣고 곧 분부를 받들어서 순찰하며 청소를 하고는 왕후가 오기에 적당하고 국왕이 이르기에 마땅하므로 돌아와서 엄숙하고 깨끗이 하였음을 알리니, 그것을 듣고 기뻐하였느니라. 궁전에 찾아 들어 이것은 내가 기뻐하는 바요 뜻 가운데 즐거워하는 바라고 하였는데, 모두가 편편하여 바르고 기울거나 삿됨이 없었느니라. 좌선하며 생각할 만하고 거룩한 빛은 빛났으며, 그 향기는 향기롭고 맑고 시원하여 감미로웠으며, 음성은 부드러웠느니라.
여러 가지의 기이한 보배와 영락을 그 몸에 걸어 장엄한지라 아름다워서 보는 이는 모두 기뻐하였느느라. 여러 악기와 갈잎피리며 퉁소를 치고 불매 여러 가지가 서로 어울려 울렸느니라. 여러 하늘의 옥녀들은 부드럽게 화답함을 들었고, 또 왕후가 계신 하나의 좋은 수레를 보았는데 남녀노소 모두의 빛깔과 형상이 다 같아서 다르지 아니하였으며, 각각 탈것을 모시는 법도 특수함이 없었느니라.
009_0652_a_02L왕후에게는 나쁜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려고 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거병[乘兵]ㆍ보병(步兵)의 여러 병사들이 저마다 엄숙하게 꾸미고 문 밖에 서 있었느니라. 큰 소리가 들리며 비로소 문을 나가려 하는 때에 백천 가지 소리가 메아리치면서 모두가 만세를 불렀느니라. 그 수레는 엄숙하게 꾸며지고 거동이 편안하고 자상하였으며, 하늘 사자좌(師子座)는 네 개의 보배 나무로 만들어져서 가지ㆍ잎ㆍ꽃ㆍ열매가 모두 한창이었고, 물오리ㆍ기러기ㆍ공작새의 아름답고 화창한 음성이 났으며, 당기ㆍ번기ㆍ일산을 세운 7보로 된 교로 수레였느니라. 그때에 여러 하늘 사람들은 허공에 있으면서 이 수레를 끌었으며, 역시 화창한 음성을 내었느니라.
그때 왕후가 사자 평상에 앉으니 여섯 가지로 삼천 국토가 진동하면서 여러 하늘들은 꽃을 뿌리며, ‘성인께서 오늘 탄생하신다. 인비나무 아래에 계시게 되며 하늘 중의 하늘이시니라’고 하였다. 그 사천왕은 왕후의 수레를 끌었고, 그 천제석은 도로를 깨끗이 다스렸으며, 또 범천왕은 줄지어 앞에서 인도하였고, 백천의 천인들은 땅에 엎드려 예배하였다.
부왕이 이것을 보고는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생각하였다. ‘이는 반드시 바르고 참된 천상과 인간의 높은 분이시리라. 사천왕과 천제석이며 범왕들로 하여금 모두 와서 공양을 하게 하니 과연 부처를 이루게 되겠구나. 삼계에서 아직껏 이렇게 공경함을 보지 못했다. 하늘ㆍ용ㆍ높은 신이며 제석ㆍ범왕ㆍ사천왕이 설령 머리가 부서져서 몸과 목숨을 잃는 일이 있더라도 성인을 공양하며 끝내 버리고 떠나가지 않겠구나.’
009_0652_b_02L백정왕의 친족이며 석종(釋種)의 장자들인 4만 사람이 모두 와서 시중들었고, 6만 4천의 국왕 나인들이 보살의 어머니를 전송하였으며, 하늘의 옥녀와 용왕의 아내며 건타라ㆍ진타라ㆍ마휴륵ㆍ아수륜의 여러 아내들 각 8만 4천이 저마다 뭇 보배와 영락으로 그 몸을 잘 꾸미고 여러 가지 풍악을 울리며 음성도 다르게 보살 어머니의 덕을 찬탄하고 노래하면서 다 함께 모시고 인비나무에 이르러서는 도로(道路)를 다스리고 향즙을 땅에 뿌리고 하늘 꽃을 흩었는데, 온갖 나무들은 다 꽃과 열매가 생겼고, 목밀(木蜜)과 전단의 향기는 시방에 풍겼나니, 이 여러 나무들은 여러 하늘들이 변화한 것이니라.
그때 왕후가 보배 수레에 오르자마자 하늘의 옥녀들이 따랐고, 나무에서는 광명을 떨치며 유명한 향을 지피면서 왕후에게 공양하였는데, 매우 미묘한 뭇 구슬과 여러 보배로써 이루어졌었나니, 이 나무의 줄기ㆍ마디ㆍ가지ㆍ잎ㆍ꽃ㆍ열매가 모두 향기로웠으며, 여러 가지 번기가 화려하게 잘 꾸며져서 두루하였느니라. 그 땅은 편편하고 바르고 넓고 길며 더러움이 없었고, 부드러운 풀이 나서 저절로 땅에 깔려 있는 것이 마치 하늘의 옷과 같았으며, 이어받음이 옛날의 모든 부처님들 법과 같았느니라.
또 여러 하늘 사람들은 한꺼번에 모두 백천의 풍악을 울리면서 왕후를 시중하였느니라. 왕후가 이 나무 아래에 이르자마자 보살의 위신력으로 나무들이 가지를 굽혀서 왕후에게 스스로 귀의하였고, 허공의 하늘들도 머리 조아려 예배하였으며, 해와 달의 광명은 깨끗하여 때가 없었고, 하늘의 옥녀들은 공훈을 찬탄하였느니라.
나무 아래 이르자 나무의 신은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무엇 때문에 이런 감응이 있을까? 이제 우리들은 몸소 공양할 만하구나. 가서 받들고 공경하리라. 무간지옥[無澤獄]으로부터 위로 천상 세계 삼십삼천에 이르기까지 그만둔 이가 없는 생(生)ㆍ노(老)ㆍ병(病)ㆍ사(死)를 없애시며, 거룩한 빛이 뛰어나서 뭇 어두움을 없애시구나. 이제 성인이 탄생하는 것이 마치 나무가 무성하여 꽃과 열매가 화려함과 같으리라.’
009_0652_c_02L욕심을 여읜 여러 하늘들은 깊이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오늘 성인께서 널리 일체를 가엾이 여기시는구나.’ 제석ㆍ범왕ㆍ사천왕도 기뻐하며 예배하였느니라. 그 인간 중에서 높으신 이의 덕은 해와 달보다 뛰어나셨는지라, 태 안에 계실 적에 금빛 광명을 펴내시면 광명은 해와 달과 여러 하늘이며 범왕과 제석을 가렸고, 또한 모두 백천억 모든 부처님 국토까지 가리고 덮었으며, 모든 나쁜 길을 없애서 중생을 널리 편안하게 하여 다시는 고통과 근심이 없었고, 여러 하늘들의 백천 모두가 함께 꽃을 흩었으며, 낙처금강(樂處金剛)의 그 정진력으로 하방 세계에서 저절로 7보의 연꽃이 나왔느니라.
그때 보살은 오른편 겨드랑이로부터 탄생하였는데 홀연히 몸이 보배 연꽃에 서 있음을 보였나니, 땅에 떨어지자마자 일곱 걸음을 가서 맑은 음성을 나타내어 무상(無常)함을 가르쳤다. ‘나는 천상과 천하를 구원하여 건지고 천상과 인간에서 높은 이가 되며 나고 죽는 고통을 끊고 삼계에서 위없을 것이요, 일체 중생들에게 함이 없이 언제나 편안하게 하리라.’
천제석과 범왕은 홀연히 내려와서 여러 이름 있는 향수로 보살을 목욕시켰고, 아홉 용은 위에서 향수를 내리며 성인을 목욕시켰느니라. 목욕을 마치니 몸과 마음이 깨끗하여서 계신 데서 노닐되 도가 뛰어나고 완전히 갖추었으며 큰 종성에서 탄생함이 바르고 참된 보배와 같았고 신기한 모습과 여러 가지 좋음이 법의 바퀴를 굴림에 알맞았으며, 전륜왕이 삼계에 있으면서 하나의 도의 일산(日傘)으로써 시방세계를 덮음과 같았느니라. 그 백정왕은 마음 속이 관대해져서 뛸 듯이 좋아하기를 한량없이 하였느니라.
009_0653_a_02L그때 5천의 하인들이 각각 아들을 낳았는데 모두 역사(力士)가 되어 현재 크거나 작거나 간에 백정왕 곁에서 잔심부름을 하고 있고, 8백 유모들도 각각 아들을 낳았고, 백천의 코끼리도 새끼를 낳았고, 흰말도 망아지를 낳았는데 형색이 눈과 같고 털이 미끄럽고 윤택하였으며, 누런 양도 새끼를 낳아서 2만 마리였느니라. 교로의 보배 수레에 성인이 거니실 때에는 역시 머리를 조아리며, ‘지금 거니시면서 무엇을 하시렵니까?’라고 했느니라. 덕은 하늘들보다 뛰어났으며 그리고 큰 변화는 한량이 없었으며, 생산되는 일이 넓고 컸나니, 이 때문에 광명이 널리 빛났느니라.
5천의 옥녀들이 향과 꽃을 스스로 지피며 저마다 기름 향을 가지고 보살의 어머니께 나아가서 대승의 업을 구하였으며, 여러 하늘들은 와서 하례하되, ‘혹은 피곤하시지나 않나이까?’라고 하였으며, 5천의 옥녀들이 모두 와서 모시고 호위하며 저마다 꽃과 향을 가지고 보살의 어머니께 하례하였으며, 옷과 집을 마치 천상과 같게 하여 여러 동자들이 5백의 자리를 청하며 보살의 어머니께 나아가서 ‘혹은 피곤하시지나 않나이까? 거듭 영락으로써 그 몸을 장엄하신 보살은 두려움 없이 반드시 부처님의 도를 이룰 것입니다’고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탄생할 때 그 어머니는 편안하며 고요하였고 흠의 결점이 없었고, 또한 아픔과 가려움도 없었으며, 평상대로 회복되어 먼저와 같아졌느니라. 때마침 앞뒤에서 5천 옥녀들이 하늘의 향과 기름 향을 가지고서 보살의 어머니께 바치면서 길이 꿇어앉아 위문하기를, ‘혹시 피곤하시지나 않나이까?’라고 하였느니라.
5천의 옥녀들은 하늘의 의약을 받들고, 5천의 옥녀들은 보배 영락을 가지고, 5천의 옥녀들은 하늘의 의복을 가지고, 5천의 옥녀들은 하늘의 악기를 가지고 보살의 어머니께 바치면서 저마다 위문하기를, ‘혹시 피곤하시지나 않나이까?’라고 하였으며, 이제 이 천하의 5통(通) 신선들이 허공을 가볍게 올라서 홀연히 백정왕 앞에 와서 나타났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탄생할 때에 밤낮 이레 동안을 풍악들이 공양하고 갖가지 음식을 인비나무 아래에서 보살의 어머니께 받들면서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으로 공을 일으키고 덕을 세웠느니라. 그때 3만 2천의 범지(梵志)들은 언제나 모자라는 것을 가져다가 날마다 공급하여 바라는 것을 넉넉하게 하였으며, 천제석과 범왕은 어린아이로 변화하여 단정하고 아름다웠는데 범지들 곁에 있으면서 상서로운 게송을 읊었느니라.”
009_0653_b_02L 모든 악취(惡趣)를 고요히 없애서 중생들에게 널리 편안하게 하셨기에 중생들은 온화하고 편안하여서
온갖 것 모두가 근심이 없네.
009_0653_a_24L寂滅諸惡趣, 使衆生普安, 衆生以和安,
一切皆無患。
광명이 여러 가지 어둠을 없애듯이 여러 하늘의 광명은 더러움을 비추는데 덕망이 모든 광명에 사무쳐 가려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 하네.
009_0653_b_03L如光消衆冥, 諸天光照穢,
德徹諸光明, 令蔽不復現。
다른 업으로 보지 못했을 때에는 또다시 듣지도 못하였나니 부처님의 광명이 나타나자마자 세상의 큰 성인이 되셨느니라.
009_0653_b_04L不見餘業時,
亦復不聽聞, 佛光適出現, 爲世之大聖。
번뇌의 질병에 들지 않으시고 자비로 중생들을 가엾이 여겼기에 범천들의 억백천이 와서 공양함이 한량이 없네.
009_0653_b_05L不遇塵勞病, 慈心愍衆生, 梵天億百千,
來供養無量。
나무와 꽃이 무성하듯이 편편한 땅에 편안히 서자 뭇 사람들이 모두 가서 귀의하니 모두를 다 받아들였느니라.
009_0653_b_07L如樹華茂盛, 安住於平地,
衆人皆往歸, 一切悉採取。
마치 이 세간의 진흙에서 연꽃이 나는 것처럼 세간에서 호명(護明)도 그와 같아서 돕고 길러서 온갖 것에 미치리.
009_0653_b_08L猶如此世閒,
淤泥生蓮華, 世護明如是, 將養洽一切。
이를테면 부드럽고 연한 옷에 하늘의 유명한 향으로써 쪼임과 같이 만약 질병이 있는 사람이면 당연히 치료해 줄 의왕이 되리.
009_0653_b_09L譬如柔軟衣, 熏以天名香, 若有疾病人,
當爲療醫王。
설령 어떠한 욕심 여읜 하늘이 색계에 있으면서 화창한 음성으로 합장하고 그에게 예배를 하면 그를 위해 뭇 복[衆佑]을 말하리.
009_0653_b_11L假使有離欲, 在色界和音,
叉手爲作禮, 則爲說衆祐。
여러 하늘들과 온 인민이 하늘 사람들의 부드럽고 연한 것 보고 점차 서로 공경하며 중히 여기듯이 대중들의 길잡이가 될 것이니
009_0653_b_12L若諸天人民,
睹天人柔軟, 展轉相敬重, 爲衆之導師。
깨끗한 물과 같고 널리 무성한 바 있을 것이니 이 바른 소견 때문에 계신 곳이 언제나 편안하고 고요하리.
009_0653_b_13L若如淸淨水, 普有所茂盛, 以是正見故,
所居常安隱。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보살이 탄생한 지 7일 후에 그 어머니가 돌아가셨느니라. 비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7일 만에 목숨을 마친 것이 보살의 허물이겠느냐? 그렇게 보지 말라. 왜냐 하면 본 수명이 마땅히 그러하였기 때문이니라. 보살이 그를 살펴보고 어머니의 목숨이 끝나려 하므로 그대로 내려와서 태어났느니라. 보살을 배었을 때에는 여러 하늘들의 공양으로 탄생하기까지에 이르렀는데, 하늘의 밥을 먹고 세상의 공양을 달게 여기지 아니함도 본래의 복이 마땅히 그러하기 때문이니라.
009_0653_c_02L과거와 미래며 지금의 부처님께서도 모두 역시 그러하여 어머니가 7일 만에 돌아가셨느니라. 왜냐 하면 보살이 탄생할 때에는 어머니의 감관과 몸이 완전하여 흠은 없지마는 도리천상의 공과 복과 의복이며 음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도리천에 올라가느니라. 그 하늘에 오르자마자 보살이 아직 탄생하지 아니했을 때에 모든 하늘들이 보냈던 궁전과 집과 머물러 살 만한 강당과 처소의 모든 것을 왕후에게 이바지하며, 5천의 모든 병에 담겨 있는 향수를 5천의 옥녀들이 저마다 평상의 자리에 옮기고, 5천의 옥녀들은 손에 관(冠)과 머리싸개[幘]를 가지고 또 씻을 향수를 가지고는 앞에 있으면서 땅에 뿌리며, 5만의 범천들은 저마다 보배 병을 가지고는 만세를 부르며 찬탄하고, 2만의 모든 용들은 보배 영락을 몸에 걸며, 2만의 흰 코끼리는 구슬 보배를 몸에 걸었고, 2만의 탈것에는 당기와 일산을 세우고 보배 교로 수레 뒤로 모시고 따르며, 4만의 보병(步兵)은 용맹하고 뛰어나게 보살의 뒤에 가느니라. 또 허공에서 수없는 억재(億載)의 하늘 사람들이 홀연히 자금(紫金)의 담벽을 일으켜 세워서 보살의 어머니께 공양하느니라.
그 밤에 보살이 인간에 내려올 때, 그날 밤 욕계에서 잘 장엄한 끝없는 큰 궁전에는 2만의 악마 아내들이 손에 보배 실을 가지고 와서 보살의 어머니를 모시고 또 2만 인이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며, 때마침 그 밤에 두 옥녀 중에서 한 채녀는 사람이 아닌[非人] 옥녀였는데 혹시 얼굴빛을 보기만 하여도 그 애욕이 일어나서 왕성하리니라.
그 때에 보살의 덕과 위신력의 소치로 이 가유라위(迦維羅衛) 큰 성중에는 5백의 장자가 다 석종(釋種)이었는데, 저마다 5백의 집을 세우고서 가유라위성에 들어와서는 보살을 위하여 그 성문을 열어 놓고 신명(身命)으로 귀의하면서 보살에게 아뢰었다. ‘온갖 뜻이 길하신 이[一切義吉]여, 오직 굽혀서 이 모든 하늘들의 처소에 드소서. 바로 깨끗한 곳이니, 넓은 눈[普眼]께서는 여기에 내려오소서. 큰 궁전이 있고 이름은 호정화(護淨華)라 하는데 보살에게 알맞은 곳이옵니다.’
009_0654_a_02L5백의 차닉(車匿)들은 저마다 말하였다. ‘우리들의 몸으로 새로 태어나신 태자에게 봉사하고 공양하겠나이다.’ 어떤 이는 말하였다. ‘태자의 거룩한 총명과 잘 제어하신 가르침이야말로 단정하고 매우 아름다워서 나이 어린 이로서는 미치기 어렵나이다.’ 또 말하였다. ‘이제는 태자를 점차로 키워야 할 터인데 누가 잘 기르며, 키울 수 있을까?’
그리고는 모두가 어울려서 함께 의논하였다. ‘오직 대애도(大愛道)만이 잘 기르리이다. 인자한 마음으로 마른 자리에 미루고 축축한 데는 자기가 있을 것이며 젖을 먹여 주며 키우게 되리다.’ 대애도라 하는 이는 태자의 이모로서 깨끗하며 남편도 없었고, 그만이 잘 맡아서 언제나 멀리 떠나지 않을 수 있었느니라.
왕은 석종들을 모아 놓고서 시험삼아 물었다. ‘이제 태자는 장차 국왕이 될까, 혹은 출가하게 될까?’ 그러면서 이 의심을 결단하려 하였느니라. 여러 석종들이 여쭈었다. ‘가만히 듣자 하니, 설산에 아이두(阿夷頭)라는 신선 범지가 있는데 늙었고 학식이 많으며 관상하는 법을 환히 안다 하옵니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그대로 흰 코끼리를 타고 도인에게 나아가려 하였는데, 여러 하늘ㆍ용ㆍ신들이 수없는 변화를 나타내며 인도(引導)하고 따르면서 호위하였느니라. 때에 아이두는 여러 신통 변화를 보고는 백정왕이 거룩한 태자를 낳았는지라 거룩한 빛이 빛나며, 하늘과 세상 사람보다 뛰어남을 알아차리고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가서 친히 뵈려 하였느니라.”
009_0655_a_02L모전을 헤치고 태자의 상을 보는데 32상호(相好)가 있었나니, 몸은 금빛이었으며, 정수리에 살상투[肉髻]가 있었고, 그 머리카락은 감청색이었으며, 눈썹 사이에 흰 털이 있었고, 목에서는 햇빛이 나왔으며, 눈동자가 감색이었고, 위와 아래가 모두 깜작였으며, 입에는 마흔 개의 이가 있었고, 이는 희고 가지런하였으며, 네모진 뺨이 수레처럼 넓었고, 긴 혀는 7홉[合]이었으며, 두둑한 사자의 가슴이었고, 몸은 바르고 점잖았으며, 긴 팔에 손가락이 길었고, 발꿈치는 원만하여 편편하였으며, 손이 안팎으로 잡을 수 있었으며,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만망(縵網)이 있었고, 손발에는 천 개의 바퀴살 결이 있었고, 남근(男根)이 오므라들어 말의 것과 같았으며, 장딴지가 사슴의 것 같았고, 갈고리와 쇠사슬같이 뼈가 되어 있었으며, 털은 오른편으로 말려 있고 털구멍마다 하나의 털이 났으며, 살갖과 털이 부드럽고 연하여 티끌이나 물이 묻지 않았으며, 가슴에 만(卍)자가 있었느니라.
손을 들며 대답하였다. ‘아니, 길합니다. 이롭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참으로 대왕께 이러한 거룩한 분이 탄생하셨음을 경하합니다. 어제 저녁에 천지가 크게 진동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나의 관상하는 법에서는 왕으로 아들을 낳아 32대인상(大人相)을 지닌 이면, 나라에 있으면 장차 전륜성왕이 되어 자연히 7보와 1천의 아들이 있고 사천하의 임금이 되어 바른 법으로써 다스릴 것이요, 만약 나라를 버리고 출가하면 자연히 부처님이 되어 중생을 제도 해탈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슬픈 것은 내 나이 이미 늙어서 뒷세상으로 가야 할 것이므로 부처님께서 나오심을 보지 못하고 그 경전도 듣지 못할 것이니, 그 때문에 스스로 슬퍼하는 것입니다.’
5백의 기녀들을 고르되 단정한 이만으로 하여 뚱뚱하지도 않고 파리하지도 않았으며, 키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았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아니하였으며, 재능이 교묘하고 저마다 여러 재주를 겸하였는데, 모두가 흰 구슬과 이름 있는 보배며 영락으로 그 몸을 단장하여 백 사람을 한 번씩 교대하며 그 궁전 앞에서 자며 호위하게 하였느니라.
009_0655_b_02L단 과일나무를 줄지어 심고 나무 사이에는 목욕하는 못이 있었으며, 못 가운데는 신기한 꽃과 특이한 새들이 수천백 가지였으며 잘 꾸며서 빛이 밝았으며 태자가 기뻐하도록 하여 도를 배우지 못하게 하였으며, 궁전의 담장은 견고하게 하였고, 문을 여닫는 소리는 40리까지 들리게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탄생하자, 대신묘천(大神妙天)이 여러 정거천(淨居天)들에게 아뢰었다. ‘보살 대사(大士)께서는 수없는 억재(億載) 동안에 공을 쌓고 덕을 쌓아 그 도량을 깨끗이 하고 보시와 널리 들음과 계율이 맑고 사무쳤으며, 부지런히 바른 행을 닦고 크게 사랑하며 크게 가엾이 여겼나니, 이로써 기꺼이 일체 중생을 보호하여 큰 편안을 이룩하게 하였습니다.’
보살의 정진은 굳고 강하여 기울어짐이 없고 크고 넓은 서원을 입어서 과거의 부처님에게서 큰 덕의 근본을 심었으며, 상호는 백 가지 복을 지니어 거룩한 몸을 장엄하였고, 하는 일이 편안하고 중생들에게서 뛰어났으며, 마음과 뜻이 맑고 밝아서 부리는 바에 때[垢]가 없었나니, 이 깨끗한 행으로써 큰 지혜를 이룩하고 끝없는 법의 당기로 모든 속된 힘이 저절로 조복되며 삼천대천세계의 길잡이로서 하늘과 사람들이 받들어 섬기고 큰 사당[大祠]을 이룩하여 인도한 바에 걸림이 없었으며, 오직 도덕만을 중히 여겨 생사의 근원을 끊고 대승을 일으켜 나타내었느니라.
009_0655_c_02L탄생하여 땅에 떨어지자마자 왕가에 있게 되었고, 이 때문에 중생들은 넓은 도(道)를 받들게 되어 깨달은 이나 아직 깨닫지 못한 이들이 나아가서 머리 조아리며 공덕을 찬탄하고 받들고 섬기며 공양했느니라. 그 밖의 하늘과 인간에서 법을 알지 못하는 이로서 떠받들며 잘난 체하고 지극한 진리를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하여 큰 도의 끝없는 지극한 업을 나타내 보였으며, 여러 보살들로서 거룩하고 뛰어난 이들이 모두 와서 공양하며 이것을 듣고 봄으로써 더욱 국왕과 토지의 공훈이 더하고 탄생할 때의 거룩한 지혜가 뛰어났음을 보고 기뻐하였으며, 그 참 이치[眞諦]를 살펴보고 뜻을 내지 아니한 이가 없이 거기에 갔다가 왔으며, 제도되는 바가 끝이 없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