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1)의 기사굴산(耆闍崛山)2) 가운데서 큰 비구 대중 1만 2천 인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다 아라한(阿羅漢)3)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고 자신의 이로움을 얻었으며, 모든 존재[有]의 결박으로부터 벗어나 마음에 자유로움을 얻은 이들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ㆍ마하가섭(摩訶迦葉)ㆍ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ㆍ가야가섭(伽耶迦葉)ㆍ나제가섭(那提迦葉)ㆍ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犍連)ㆍ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ㆍ아누루타(阿㝹樓馱)ㆍ겁빈나(劫賓那)ㆍ교범바제(憍梵波提)ㆍ리바다(離婆多)ㆍ필릉가바차(畢陵伽婆蹉)ㆍ박구라(薄拘羅)ㆍ마하구치라(摩訶俱絺羅)ㆍ난타(難陀)ㆍ손타라난타(孫陀羅難陀)ㆍ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ㆍ수보리(須菩提)ㆍ아난(阿難)ㆍ라후라(羅睺羅) 등이니, 이렇게 여러 사람이 잘 아는 큰 아라한들이었다.
009_0725_b_01L또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6) 8만 인이 있었으니,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7)에서 물러나지 아니하였으며, 다라니(陀羅尼)8)와 말 잘하는 변재를 얻어서 물러나지 않는 법륜(法輪)9)을 굴렸으며, 한량없는 백천 부처님을 공양하였고, 여러 부처님 계신 곳에서 모든 덕의 근본을 심었으므로 항상 여러 부처님께서 칭찬하셨으며, 자비로써 몸을 닦아 부처님의 지혜에 잘 들어갔으며, 큰 지혜를 통달하여 피안(彼岸)10)에 이르렀고, 그 이름이 한량없는 세계에 널리 들리어 무수한 백천의 중생을 제도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ㆍ관세음(觀世音)보살ㆍ득대세(得大勢)보살ㆍ상정진(常精進)보살ㆍ불휴식(不休息)보살ㆍ보장(寶掌)보살ㆍ약왕(藥王)보살ㆍ용시(勇施)보살ㆍ보월(寶月)보살ㆍ월광(月光)보살ㆍ만월(滿月)보살ㆍ대력(大力)보살ㆍ무량력(無量力)보살ㆍ월삼계(越三界)보살ㆍ발타바라(跋陀婆羅)보살ㆍ미륵(彌勒)보살ㆍ보적(寶積)보살ㆍ도사(導師)보살 등이니, 이러한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 8만 인과 함께 있었다.
그때 석제환인(釋提桓因)11)은 그의 권속 2만의 천자(天子)12)와 함께하였고, 또 명월천자(名月天子)ㆍ보향(普香)천자ㆍ보광(寶光)천자ㆍ사대천왕(四大天王)13)이 그들의 권속 1만 천자와 함께하였으며, 자재(自在)천자ㆍ대자재(大自在)천자도 그의 권속 3만의 천자와 함께하였고, 사바(娑婆)14)세계의 주인이며 범천왕(梵天王)15)인 시기대범(尸棄大梵)과 광명대범(光明大梵)이 그들의 권속 1만 2천의 천자와 함께하였다.
이때 세존(世尊)21)께서는 둘러앉은 사부대중[四衆]22)으로부터 공양과 공경과 존중과 그리고 찬탄을 받으시면서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대승경을 설하셨으니, 그 이름은 『무량의경(無量義經)』이었다.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바였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설하신 뒤 결가부좌(結跏趺坐)23)하시고 무량의처삼매(無量義處三昧)24)에 드시니,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였다.
그때 모인 대중 가운데 있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優婆塞)26)ㆍ우바이(優婆夷)27)와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摩睺羅伽)28)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人非人]과 소왕(小王)ㆍ전륜성왕(轉輪聖王)29) 등 모든 대중들이 전에 없던 일을 만나 환희하여 합장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뵈었다.
009_0726_a_01L이 세계에서 저 세계의 여섯 갈래 중생들을 다 볼 수 있고, 또 저 세계에 계신 부처님들을 볼 수 있었으며, 여러 부처님들께서 설하시는 경법(經法)33)을 들을 수 있었고, 아울러 그 여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이 여러 가지 수행으로 도를 얻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가지가지 인연과 가지가지 믿음과 가지가지 모습으로 보살의 도 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여러 부처님들께서 반열반(般涅槃)34)에 드시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여러 부처님들께서 반열반에 드신 뒤에 그 부처님의 사리로 7보탑을 일으키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선남자들이여, 나는 과거 여러 부처님들의 이러한 상서를 보았나니, 이 광명을 놓으시고는 큰 법을 곧 설하시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으심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로 하여금 일체 세간에서 믿기 어려운 법을 듣고 알게 하려고 이런 상서를 나타내신 줄 아십시오.
009_0727_c_01L선남자들이여, 과거 한량없고 가없는 불가사의한 아승기겁(阿僧祇劫)62)에, 그때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일월등명(日月燈明)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63)이었습니다.바른 법을 연설하시니, 처음이나 중간, 그리고 맨 나중도 잘 하셨으니, 그 뜻은 매우 깊고 그 말씀은 공교하고도 묘하였으며, 순일하여 섞임이 없었고, 맑고 깨끗한 범행(梵行)64)의 모습을 구족하였으므로, 성문(聲聞)65)을 구하는 이에게는 4제법(諦法)66)을 말씀하시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벗어나서 마침내 열반케 하시고, 벽지불(辟支佛)을 구하는 이에게는 12인연법(因緣法)67)을 잘 말씀하시고, 보살을 위해서는 6바라밀(婆羅蜜)68)을 잘 말씀하시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서 일체종지(一切種智)69)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그 최후의 부처님께서 출가하시기 전에 여덟 왕자가 있었으니, 첫째 이름은 유의(有意)요, 둘째는 선의(善意)이며, 셋째 이름은 무량의(無量意)요, 넷째 이름은 보의(寶意)며, 다섯째 이름은 증의(增意)요, 여섯째 이름은 제의의(除疑意)며, 일곱째 이름은 향의(響意)요, 여덟째 이름은 법의(法意)였으니, 이 여덟 왕자는 위덕이 모두 자재하여 각각 4천하(天下)71)를 거느렸습니다. 그러나 이 여러 왕자들이 아버지께서 출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임금의 자리를 버리고 따라서 출가하여 대승의 뜻을 내어 항상 범행을 닦아 법사가 되었으며, 천만억 부처님 계신 데서 이미 여러 가지 선근을 심었습니다.
009_0728_a_01L이때 일월등명불께서 대승경을 말씀하셨으니, 그 이름이 『무량의경』이었습니다.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시고 생각하시는 바였습니다. 이 경을 다 설하신 뒤에는 곧 많은 대중 가운데서 결가부좌(結跏趺坐)하시고 무량의처(無量義處)삼매에 드시어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하셨으니, 이때 하늘에서는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과 만수사꽃과 마하만수사꽃을 내리어 부처님의 위와 대중들에게 흩뿌리며, 넓은 부처님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습니다.
그때 그 회중에 있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의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과 소왕ㆍ전륜성왕ㆍ모든 대중들이 처음 보는 일이라 환희하여 합장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그때 여래께서는 미간의 백호상으로 광명을 놓으시어 동방으로 1만 8천 세계를 비추시니, 두루하지 않은 데가 없는 것이 지금 보는 여러 부처님의 세계와 같았습니다.
그 때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묘광(妙光)으로 8백 제자가 있었습니다. 이때 일월등명불이 삼매(三昧)에서 일어나 묘광보살을 인연하여 대승경을 설하셨으니, 이름이 『묘법연화경』입니다.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바입니다. 60소겁(小劫)72) 동안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아니하시니, 모인 청중도 한 자리에서 60소겁 동안을 몸과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앉아 부처님의 말씀 듣기를 밥 먹는 순간처럼 생각하여 그 회중의 한 사람도 몸으로나 마음으로 게으름을 내는 이가 없었습니다.
009_0728_b_01L그 때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덕장(德藏)이었는데, 일월등명불께서 그에게 수기(授記)를 주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009_0728_b_02L時有菩薩,名曰德藏,日月燈明佛卽授其記。告諸比丘:
‘이 덕장보살이 다음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리니, 그 이름을 정신(淨身) 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라 하리라.’ 이렇게 수기하시고 문득 밤중에 무여열반에 드시니, 부처님께서 멸도(滅度)75)하신 후에는 묘광보살이 또 『묘법연화경』을 가지고 80소겁이 다 차도록 사람을 위하여 연설하였으니, 일월등명불의 여덟 왕자는 모두 묘광보살을 스승으로 삼았고, 묘광보살은 그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견고하게 하였습니다. 그 여러 왕자들은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불도를 모두 이루었으니, 맨 나중에 성불한 이의 이름은 연등(燃燈)이었습니다.
8백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은 이름이 구명(求名)이었으니, 이익에 탐착함이 많았으며, 비록 여러 경전을 읽더라도 영리하게 통하지 못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많으므로 구명이라 이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도 선근을 많이 심은 인연으로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을 만나 뵙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습니다.
이 『법화경』 설하시니 중생들 환희하고 그 날 바로 천인(天人)78)들과 대중에게 선언하되
009_0729_a_06L佛說是法華, 令衆歡喜已, 尋卽於是日,
告於天人衆。
모든 법의 참다운 뜻 그대들에게 말했으니 나는 이제 오늘 밤에 열반에 들겠노라.
009_0729_a_08L諸法實相義, 已爲汝等說,
我今於中夜, 當入於涅槃。
그대들은 일심으로 정진하고 방일 말라. 부처 출현 어려우니 억 겁에나 만나 볼까.
009_0729_a_09L汝一心精進,
當離於放逸, 諸佛甚難値, 億劫時一遇。
세존의 여러 제자 부처님 열반 소식 듣고 슬픈 맘 각각 품어 왜 이리도 빠르신가.
009_0729_a_10L世尊諸子等, 聞佛入涅槃, 各各懷悲惱,
佛滅一何速。
성주(聖主)이신 법왕께서 무량 중생 위로하여 내가 열반하더라도 너희들은 걱정 말라.
009_0729_a_12L聖主法之王, 安慰無量衆,
我若滅度時, 汝等勿憂怖。
여기 덕장보살께서 무루(無漏)의 참다운 상 마음에 통달하여 이 다음에 성불하면
009_0729_a_13L是德藏菩薩,
於無漏實相, 心已得通達, 其次當作佛。
정신(淨身)이라 이름하여 많은 중생 제도하리. 이날 밤에 멸도하시니 섶 다하여 불꺼지듯
009_0729_a_14L號曰爲淨身, 亦度無量衆, 佛此夜滅度,
如薪盡火滅。
많은 사리 나누어다 무량한 탑 일으키는 비구들과 비구니의 그 수도 항하 모래
009_0729_a_16L分布諸舍利, 而起無量塔,
比丘比丘尼, 其數如恒沙。
더욱더 정진하여 위없는 도 구할 적에 묘광법사보살께서 부처님의 법장(法藏) 지녀
009_0729_a_17L倍復加精進,
以求無上道, 是妙光法師, 奉持佛法藏。
80소겁 긴 세월 『법화경』을 설하시니 그 왕자 여덟 사람 묘광법사 교화 받고
009_0729_a_18L八十小劫中, 廣宣法華經, 是諸八王子,
妙光所開化。
무상도에 견고하여 많은 부처님 뵈오면서 여러 부처님 공양하고 큰 도를 따라 닦아
009_0729_a_20L堅固無上道, 當見無數佛,
供養諸佛已, 隨順行大道。
차례대로 성불하며 점차로 수기하니 최후의 천중천(天中天)79)은 그 이름이 연등불(燃燈佛)
009_0729_a_21L相繼得成佛,
轉次而授記, 最後天中天, 號曰燃燈佛。
여러 신선 도사되어 무량 중생 제도하네.
009_0729_a_22L諸仙之導師, 度脫無量衆。
묘광보살법사에게 한 제자가 있었으니 마음 항상 게으르고 이익에만 탐착하며,
009_0729_a_23L是妙光法師,
時有一弟子, 心常懷懈怠, 貪著於名利。
009_0729_b_01L 이름 또한 구하여서 명문 집안 드나들며 하던 공부 내던지고 모두 잊어 불통(不通)일세.
009_0729_b_01L求名利無厭, 多遊族姓家, 棄捨所習誦,
廢忘不通利。
이러한 인연으로 그 이름이 구명(求名)이라. 그도 또한 선업으로 많은 부처님 만나 뵙고
009_0729_b_03L以是因緣故, 號之爲求名,
亦行衆善業, 得見無數佛。
부처님께 공양하며 큰 도를 따라 닦아 6바라밀 갖추어서 석사자(釋師子)80) 만나 뵙고
009_0729_b_04L供養於諸佛,
隨順行大道, 具六波羅蜜, 今見釋師子。
이 다음 부처 되어 미륵이라 이름하고 제도하는 많은 중생 그 수가 끝없으리.
009_0729_b_05L其後當作佛, 號名曰彌勒, 廣度諸衆生,
其數無有量。
저 부처님 멸도한 후 게으른 자 네 몸이요, 그 때의 묘광법사 지금의 내 몸이라.
009_0729_b_07L彼佛滅度後, 懈怠者汝是,
妙光法師者, 今則我身是。
내가 본 등명불의 상서로운 광명이 이러할새 이 부처님 이런 일도 『법화경』을 설하리라.
009_0729_b_08L我見燈明佛,
本光瑞如此, 以是知今佛, 欲說法華經。
지금 광명 옛날 상서 여러 부처님 방편이라. 이제 세존 광명 놓아 참다운 뜻 도우시니
009_0729_b_09L今相如本瑞, 是諸佛方便, 今佛放光明,
助發實相義。
그대들은 바로 알아 일심으로 기다려라. 부처님 법비 내려 구도자를 충족하리.
009_0729_b_11L諸人今當知, 合掌一心待,
佛當雨法雨, 充足求道者。
3승법[三乘]81)을 구하는 이 만일 의심 가지면 부처님께서 그 의심 남김없이 끊어 주리.
009_0729_b_12L諸求三乘人,
若有疑悔者, 佛當爲除斷, 令盡無有餘。
2. 방편품(方便品)
009_0729_b_13L妙法蓮華經方便品第二
그때 세존께서 조용히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009_0729_b_14L爾時,世尊從三昧安詳而起,告舍利弗:
“여러 부처님의 지혜는 매우 깊어 한량이 없으며, 그 지혜의 문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또 들어가기도 어려워서 일체 성문이나 벽지불은 알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부처는 일찍부터 백천만억 무수한 부처님을 친근하여 여러 부처님의 한량없는 도법(道法)82)을 행하고, 용맹하게 정진하여 그 이름이 널리 퍼졌으며, 매우 깊고 일찍이 없던 법을 성취하여 마땅함을 따라 설했으므로 뜻을 알기 어려운 까닭이니라.
그만두어라, 사리불아. 다시 말할 것이 없느니라. 왜냐 하면 부처가 성취한 가장 희유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법은, 오직 부처님들만이 모든 실상의 법을 다 아셨기 때문이니라. 이른바 여시상 ㆍ 여시성 ㆍ 여시체 ㆍ 여시력 ㆍ 여시작 ㆍ 여시인 ㆍ 여시연 ㆍ 여시과 ㆍ 여시보 ㆍ 여시본말구경[本末究竟]87) 등이니라.”
009_0730_b_01L‘지금 세존께서는 왜 은근하게 방편을 찬탄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부처가 얻은 법은 매우 깊어 이해하기 어렵고 말하는 뜻도 또한 알기 어려워서 성문이나 벽지불로는 미칠 수가 없다〉고 하시는가? 그리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한 해탈[一解脫]88)이란 뜻은, 우리들도 그 법을 얻어 열반에 이르렀는데,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전연 알 수가 없구나.’
그때 사리불이 사부대중의 의심을 알고 또한 자기도 분명히 알지 못하므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009_0730_b_04L爾時舍利弗知四衆心疑,自亦未了,而白佛言: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여러 부처님들의 제일 방편과 깊고 묘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법을 은근하게 찬탄하십니까? 제가 예전에는 부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은 일이 없습니다. 지금 사부대중이 모두 의심하고 있사오니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이 일이 무슨 뜻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깊고 묘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은근하게 찬탄하셨습니까?”
009_0731_a_01L 위없는 양족존 세존이시여, 제일가는 그 법을 말씀하소서. 저희들은 부처님의 맏아들이오니
원컨대 분별하여 말씀하소서.
009_0730_c_23L無上兩足尊, 願說第一法, 我爲佛長子,
唯垂分別說。
여기에 한량없이 모인 대중들 이 경을 공경하고 믿으오리다. 부처님께서 일찍이 지나간 여러 세상에 이러한 무리들을 교화하시매
009_0731_a_02L是會無量衆, 能敬信此法, 佛已曾世世, 教化如是等。
모두들 일심으로 합장하옵고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렵니다. 저희들 1,200 모든 사람과 그 밖에 불도를 구하는 이들
009_0731_a_03L皆一心合掌,
欲聽受佛語, 我等千二百, 及餘求佛者。
바라건대 이들을 위하시어 분별하여 말씀해 주시옵소서. 이 사람들 그 법을 듣기만 하면 한없는 환희심을 내오리이다.
009_0731_a_04L願爲此衆故, 唯垂分別說, 是等聞此法,
則生大歡喜。
그때 세존께서는 사리불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009_0731_a_06L爾時世尊告舍利弗:
“네가 은근하게 세 번이나 청하였으니 어찌 말하지 아니하랴.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내가 마땅히 너를 위하여 분별해서 말하리라.”
009_0731_a_07L“汝已慇懃三請,豈得不說。汝今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
이런 말씀을 하실 때에 회중에 있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5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났으니, 그 까닭은 이 무리들은 죄업이 무겁고 또 교만하여 얻지 못한 것을 얻은 체하고,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달은 체하는 까닭이었다. 이런 허물이 있으므로 여기에 있지 아니하고 물러갔으나, 세존께서는 잠자코 말리지 아니하셨다.그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009_0731_b_01L사리불아,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법은 그 뜻이 이해하기 어려우니라. 왜냐하면 내가 무수한 방편과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이야기로 법을 연설하지만, 이 법은 생각이나 분별로는 능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니, 오직 부처님들만이 아시느니라. 왜냐하면 부처님 세존들께서는 다만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93)으로 이 세상에 출현하시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아, 어찌하여 부처님 세존들께서는 다만 일대사인연으로써 이 세상에 출현하신다고 말하느냐? 부처님 세존들께서는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知見)94)을 열어[開] 청정케 하려고 세상에 출현하시며, 중생에게 부처님의 지견을 보이려는[示] 연고로 세상에 출현하시며,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을 깨닫게 하려는[悟] 연고로 세상에 출현하시며,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의 도에 들게 하려는[入] 연고로 세상에 출현하시느니라. 사리불아, 이것을 부처님들께서 일대사인연 때문에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이라 하느니라.”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009_0731_c_01L사리불아, 현재의 시방에 한량없는 백천만억 불국토에 부처님 세존들이 이롭게 함이 많아서 중생들을 안락케 하나니, 이 부처님들도 한량없고 수가 없는 방편과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의 이야기로 중생을 위하여 법을 연설하시나니, 또한 이 법도 다 1불승을 위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을 따라 법을 듣고 필경에는 모두들 일체종지를 얻느니라.
사리불아, 나도 그와 같아서 여러 중생들이 가지가지 욕망이 있어 마음에 깊이 집착함을 알므로 그 성품을 따라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의 이야기나 방편의 힘으로 법을 설하나니, 사리불아, 이러한 것은 모두 불승과 일체종지를 증득하기 위한 것이니라. 사리불아, 시방세계에는 2승도 없거늘 하물며 3승이 있겠느냐! 사리불아, 부처님께서 5탁악세(濁惡世)96)에 나셨으니, 그것은 겁(劫)이 흐리고, 번뇌가 흐리고, 중생이 흐리고, 소견이 흐리고, 수명이 흐림이니라. 그렇다, 사리불아. 겁이 흐려 어지러울 적에는 중생들이 번뇌가 많고 간탐하고 질투하여 여러 가지 나쁜 근성을 이루므로, 여러 부처님들이 방편의 힘으로 1불승에서 분별하여 3승을 말하는 것이니라.
009_0732_a_01L또 사리불아, 이 비구나 비구니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미 아라한을 얻어서 맨 나중 몸이며 필경의 열반이다’ 하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뜻을 두어 구하지 않는다면, 이런 무리는 모두 교만한 사람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만일 비구로서 참으로 아라한을 얻었다면 이 법을 믿지 않을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부처님께서 안 계실 동안은 제외할지니,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는 이런 경권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그 뜻을 해석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거니와, 만일 다른 부처님을 또 만나게 되면 이 법에 대하여 분명하게 알게 되리라.
2)범어 Gṛdhrakūṭa의 음사. 왕사성 동북쪽에 있는 산 이름. 영취산(靈鷲山)이라고도 한다.
3)범어 Arhan의 음사이다. 응공(應供)ㆍ살적(殺賊)ㆍ불생(不生)ㆍ이악(離惡)이라 한역하고, 존경받을 만한 성자를 말하며, 대승불교에서 소승의 성자를 이렇게 부른다. 또 부처님의 열 가지 다른 이름 중의 하나이다.
4)‘아직 배우는 이’라는 말은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사람을 가리키고, ‘다 배운 이’라는 말은 더 배울 것이 없는 경지이니, 곧 아라한을 지칭한다.
5)5)범어 Mahā-prajāpati의 음사. 대애도(大愛道)라고 한역한다. 석존의 어머니인 마야부인(摩耶夫人)의 동생이나 언니인 마야부인이 죽은 뒤, 정반왕의 부인이 되어 석존을 양육하였다.
6)6)범어 Bhodhisattva-Mahāsattva의 음사. 보살과 마하살이 결합된 말로 보살은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각유정(覺有情) 또는 도중생(道衆生)이라 번역하며, 마하살은 위대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대중생(大衆生) 혹은 대유정(大有情)이라 번역한다. 결국 같은 말이나 보살의 많은 계위(階位) 중 10지(地) 이상의 보살을 표시하기 위해서 다시 마하살이라 한다.
7)7)범어 Anuttara-samyak-saṃbodhi의 음사.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이라 번역한다. 위없이 바른 깨달음, 곧 부처님의 지혜를 말한다.
8)범어 dhāraṇi의 음사. 총지(總持)라 번역한다. 진언(眞言)이나 주문(呪文)을 말한다. 번역하지 않고 범문(梵文) 그대로 적어서 외우는 것이다.
9)9)범어로는 dharmacakra. 전륜성왕(轉輪聖王)이 가진 보배로 된 바퀴[輪寶]가 온갖 것을 다 물리치듯, 부처님의 법은 모든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뜨리므로 이렇게 부른다.
10)10)범어로는 pāramitā. 중생들의 미혹된 세계를 차안(此岸)이라 하는 데 대한 깨달음의 세계를 말한다.
11)범어 Śakra-devānāṃ Indra의 음역. 수미산(須彌山)의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忉利天)의 주인인 제석천(帝釋天)을 말한다.
12)범어로는 sura. 천상계(天上界)에 사는 사람.
13)사왕천(四王天)의 주신으로 수미산의 4주(洲)를 수호하는 신이다. 동방의 지국천(持國天), 남방의 증장천(增長天), 서방의 광목천(廣目天), 북방의 다문천(多聞天)을 관장하는 네 왕으로 제석천의 명을 받아 불법을 수호한다.
14)범어 Sabhā의 음사. 인토(忍土)ㆍ감인토(堪忍土)라 번역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말한다. 괴로움이 많아 참아야 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15)15)범어로는 Brahma. 범왕(梵王)ㆍ대범천왕(大梵天王)이라고도 한다. 색계(色界) 초선천(初禪天)의 주신. 제석천왕과 함께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이다.
16)16)범어 Kiṃnara의 음사. 의인(疑人)ㆍ인비인(人非人)이라 번역한다. 생긴 모양이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같이 말한다. 노래를 담당하는 신으로 가신(家臣)ㆍ가악신(歌樂神)ㆍ음악신(音樂神)이라고 한다.
17)17)범어 Gandharva의 음사. 심향(尋香)ㆍ식향(食香)이라 번역한다. 술과 고기는 일체 먹지 않고 향기만 먹고 살므로 이같이 말한다. 제석천을 섬기고 음악을 담당하는 신이다. 언제나 부처님이 설법하는 곳에 나타나 찬탄하고 불법을 수호한다.
18)18)범어 Asura의 음사. 비천(非天)ㆍ부단정(不端正)이라 번역한다.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이다.
19)19)범어 Garuḍa의 음사. 독수리같이 사납게 생긴 새로, 용(龍)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금시조(金翅鳥) 또는 묘시조(妙翅鳥)라고 번역한다.
21)21)범어 Bhagavat의 음사. 부처님을 지칭하는 열 가지 이름 중의 하나. 부처님은 세간을 이롭게 하고 세상의 존경을 받으므로 이렇게 부른다.
22)22)사부중(四部衆)이라고도 한다. 출가 승려인 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와 재가 신자인 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를 말한다.
23)23)앉는 법의 한 가지로, 먼저 오른발을 왼편 넓적다리 위에 놓고 왼발을 오른편 넓적다리 위에 놓고 앉는 자세를 말한다.
24)24)범어 ananta-nirdeśa-pratiṣṭhāna-samādhi의 음역. 한량없는 가르침의 실상이라는 이름의 삼매이다.
25)25)세간에 상서로운 조짐이 있을 때 대지가 진동하는 여섯 가지 모양. ①동(動):한쪽으로 움직이는 것, ②기(起):아래에서 위로 흔들려 올라오는 것, ③용(涌):솟아오르고 꺼져 내려가고 하는 것, ④진(震):은은히 소리나는 것, ⑤ 후(喉):꽝 하고 소리를 내는 것, ⑥각(覺) 또는 격(擊):큰 소리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앞의 세 가지는 모양이 변하는 것이고, 뒤의 세 가지는 소리가 변하는 것이다.
26)26)범어 upāsaka의 음사. 재가(在家)의 남자 신자이다.
27)27)범어 upāsikā의 음사. 재가의 여자 신도이다.
28)28)범어 Mahoraga의 음사. 머리는 뱀 같고 몸은 사람과 같다. 용의 무리에 딸린 음악의 신이다.
29)29)범어로는 Cakra-varti-rāja. 윤왕(輪王) 또는 전륜왕(轉輪王)이라고도 한다. 하늘로부터 받은 전지전능한 보배 바퀴[輪寶]를 굴려 수미산의 4주를 다스리는 대왕이다.
30)32상(相)의 하나로 부처님의 두 눈썹 사이에 난 흰 털 덩어리이다. 오른쪽으로 감겨져 있으며, 끊임없이 광명을 발한다고 한다.
31)31)범어 avicika의 음사. 무간지옥(無間地獄)이라고도 한다. 팔열지옥 중 가장 밑에 있는 지옥이다.
32)범어 Akaniṣṭha의 음사. 색구경천(色究竟天) 또는 유정천(有頂天)이라고 번역한다. 색계(色界) 18천(天)의 맨 위에 있는 천이다.
33)경의 가르침,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한다.
34)34)범어 parinirvāna의 음사. 입멸(入滅)ㆍ멸도(滅度)ㆍ원적(圓寂)이라 번역한다. 완전한 열반, 부처님의 죽음이다.
35)35)문수사리는 범어 Majuśri의 음사로, 부처님의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다. 법왕자는 법왕, 곧 부처님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문수보살을 부처님의 아들에 비유한 것이다.
36)36)게(偈)는 범어 gāthā의 음사인 게타(偈陀)의 준말이고, 송(頌)은 그 번역이다. 경(經)이나 논(論)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시구(詩句)를 말한다.
37)주 32) 참조.
38)38)중생들이 지은 업(業)에 따라 윤회하는 여섯 가지 세계로 지옥(地獄)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ㆍ아수라(阿修羅)ㆍ인간(人間)ㆍ천상(天上)을 말한다.
39)39)범성(梵聲)ㆍ범음성(梵音聲)이라고도 한다. 맑고 깨끗한 소리로, 부처님이 교법을 설하는 소리를 가리킨다.
40)40)범어 nirvāṇa의 음사. 멸(滅)ㆍ적멸(寂滅)이라 번역한다.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불생불멸의 법을 체득한 경지를 말한다. 절대적 편안, 깨달음의 경지이다.
41)41)범어로는 pratyeka-buddha. 벽지불(辟支佛)이라고도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고 혼자 깨달은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독각(獨覺)이라고도 한다.
42)42)항하(恒河)는 인도의 갠지스강을 말한다. 무수히 많은 것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43)43)범어로는 dāna. 아낌없이 모든 것을 베푸는 것이다. 보시에는 재시(財施)ㆍ법시(法施)ㆍ무외시(無畏施)가 있다.
44)44)자기가 닦은 선근 공덕을 널리 다른 이들에게 돌리는 것이다.
45)45)범어로는 trayo-dhātavaḥ. 미혹된 세계를 셋으로 나눈 것이다. ①욕계(欲界):음욕ㆍ식욕ㆍ탐욕 등이 치성한 세계, ②색계(色界):욕계와 같이 탐욕은 없으나 미묘한 물질의 세계, ③무색계(無色界):물질의 세계마저 초월한 미묘한 정신적 세계이다.
46)46)출가한 승려가 입는 옷이며 법의(法衣)라고도 한다.
47)47)범어로는 dhyāna. 선(禪)은 범어 선나(禪那)의 준말이고, 정(定)은 그 역어(譯語). 참된 이치를 생각하고, 생각을 안정시켜 산란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48)48)다섯 가지 뛰어난 능력을 말한다. ①천안통(天眼通):보통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 ②천이통(天耳通):보통 사람이 못 듣는 것을 듣는 능력, ③ 타심통(他心通):남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능력, ④숙명통(宿命通):전생의 일을 환히 아는 능력, ⑤신족통(神足通):걸림없이 어디든지 오갈 수 있는 능력이다.
49)49)범어 bodhisattva의 음사. 각유정(覺有情)ㆍ대사(大士)라고 번역한다.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인간상이며 깨달음을 지향하는 사람이다. 부처가 되기 이전 단계의 사람을 말한다. 보통 우리 불가에서는 여자 신도를 이렇게 부른다.
50)50)범어로는 añjalikarma. 두 손을 합하여 공손히 하는 인사로 불가의 인사법이다.
51)51)범어로는 kṣānti. 욕된 것을 참는 것이다. 인내를 말한다.
52)52)원문은 증상만(增上慢)으로, 훌륭한 교법과 깨달음을 얻지 못했으면서도 얻었다고 생각하여 잘난 체 거만을 떠는 사람을 말한다.
53)53)범어 candana의 음사. 향나무 이름이다. 인도 남부 데칸 고원 지방에 많이 난다.
54)54)원문은 탑묘(塔廟). 탑은 범어 stūpa의 음사이며, 묘는 그 의역(意譯)이다.
55)55)범어 yojana의 음사. 인도의 거리 단위이다. 성왕(聖王)이 하루 동안 가는 거리이며, 40리(혹은 30리)에 해당한다고 한다.
56)56)불전(佛殿)을 꾸미는 장엄구(莊嚴具)로서, 일종의 기(旗)라 할 수 있다.
57)57)보배 구슬로 만든 휘장인데 구슬 빛이 이슬을 머금은 듯하므로 이같이 부른다.
58)58)도리천(忉利天) 선견성(善見城) 동북쪽에 있다는 나무이다. 파리질다라수(波利質多羅樹)라고도 한다.
59)59)범어로는 vyākarana.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성불하리라고 예언하는 일을 말한다.
60)60)범어 Maitreya의 음사. 부처님 입멸 후 56억 7천만 년을 지나서 이 사바세계에 출현한다는 보살이다.
61)61)범어로는 kula-putra. 불법을 믿고 신앙이 두터우며 선을 닦는 남자 재가 신자(在家信子)를 말한다. 우바새(優婆塞)라고도 한다.
62)62)범어로는 asaṃkhya-kalpa. 헤아릴 수 없이 긴 시간이다. 겁(劫)은 인간의 머리로 상상하기 어려운 영원에 가까운 시간의 단위를 말한다.
63)63)각각 부처님의 열 가지 다른 이름의 하나이다. ①여래:범어로는 Tathāgata. 실다운 진리에 수순하여 이 세상에 와서 진리를 보여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②응공:범어로는 Arhat. 마땅히 공양받을 만한 사람,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③정변지:범어로는 Samyaksaṃbuddha. 바른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④명행족:범어로는 Vidyācaraṇa-saṃpanna. 지혜와 행을 구비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⑤선서:범어로는 Sugata. 부처님은 고해를 건너 저 언덕에 갔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다. ⑥세간해:범어로는 Lokavit. 세간(세상)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⑦무상사:범어로는 Anuttara. 부처님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⑧조어장부:범어로는 Puruṣadamyasārathi. 사람들을 잘 다루어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⑨천인사:범어로는 Devamanuṣyaśāstṛ. 부처님은 천(天)과 인(人)의 스승이라는 뜻이다. ⑩불세존:범어로는 Bhagavat. 불은 깨달은 사람, 세존은 세상에서 존귀한 스승이라는 뜻의 합성어이다.
64)64)범어로는 brahmacara. 맑고 깨끗한 행실, 정행(淨行)을 말한다.
65)65)범어로는 śrāvaka. 본래는 부처님의 제자라는 뜻이나, 대승불교에서 자기의 깨달음만 추구하는 소승의 성자.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깨닫는 성자를 말한다.
66)인생의 근본되는 네 가지 진리이다. ①고제(苦諦):모두가 괴로움이라는 진리, ②집제(集諦):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에 있다는 진리, ③멸제(滅諦):괴로움의 원인을 없애는 진리, 즉 집착을 끊는 것이 깨달음의 경지라는 것, ④도제(道諦):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실천의 진리, 곧 8정도(正道)를 말한다.
67)67)연기(緣起)의 도리를 열두 가지로 나눈 것. ①무명(無明):근본적인 무지(無知), ②행(行):의식 작용을 일으키는 동작, ③식(識):식별 작용, ④명색(名色):명칭과 형태, 정신과 물질, ⑤6처(處):마음의 작용이 성립하는 여섯 가지 근본, 곧 안(眼)ㆍ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ㆍ의(意)의 6근(根), ⑥ 촉(觸):감각 기관과 대상의 접촉, ⑦수(受):외계로부터 받아들이는 감각, ⑧ 애(愛):맹목적인 충동, 고통은 피하고 즐거움만 찾는 망령된 집착, ⑨취(取):자기가 욕구하는 것을 취함, ⑩유(有):생존, ⑪생(生):몸을 받아 태어남, ⑫노사(老死):늙어서 죽음을 말한다.
68)68)범어로는 ṣaḍ-pāramitā. 보살이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에 이르기 위해 실천해야 할 여섯 가지 덕목이다. ①보시(布施):널리 베푸는 일, ②지계(持戒):계율을 지키는 일, ③인욕(忍辱):욕된 것을 참는 일 ④ 정진(精進):게으르지 않고 힘써 수행하는 일, ⑤선정(禪定):고요히 마음을 가라앉혀 일심이 되는 것, ⑥반야(般若):참된 지혜를 얻는 것이다.
69)69)범어로는 sarvajña-jñāna. 일체 만법(萬法)을 낱낱이 다 아는 지혜이다. 부처님의 지혜를 말한다.
70)70)부처님의 열 가지 다른 이름. 주 63)에 나오는 이름과 같다.
71)71)수미산의 사방에 있는 네 개의 대주(大洲)로, 남쪽 섬부주[南贍部洲], 동쪽 승신주[東勝身洲], 서쪽 우화주[西牛貨洲], 북쪽 구로주[北瞿盧洲]를 말한다.
72)72)범어로는 antara-kalpa. 여러 가지 설이 있다. 8만 세에서 1백 년에 한 살씩 감해 10세에 이르고, 다시 10세에서 1백 년에 한 살씩 늘어가 8만 세가 되는 기간을 말한다.
73)73)인도의 4성(姓) 계급 중 가장 높은 계급. 힌두교의 제사를 주관한다.
74)74)범어로는 anupadiśeṣa-nirvāna. 완전한 열반. 깨달은 사람이 죽음으로써 몸마저 없어져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으로 유여열반(有餘涅槃)의 반대이다.
75)75)부처님께서 돌아가시는 것을 말한다. 열반이라고 한다.
76)76)불ㆍ보살의 존칭. 불ㆍ보살은 세상 사람의 눈 노릇을 하여 바른 길로 인도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77)77)범어로는 dharma-kośa. 법의 창고,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經典)을 말한다.
78)78)범어로는 devāmanuṣyāḥ. 천신(天神)과 사람을 말한다.
79)79)범어로는 devātideva. 부처님의 존칭이다. 신(神)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신이라는 뜻이다.
80)80)부처님을 가리킨다. 부처님을 사자에 비유해서 이같이 말한다.
81)81)범어로는 tri-yāna.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 깨달음으로 이끄는 세 가지 가르침. 성문승(聲聞乘)ㆍ연각승(緣覺乘)ㆍ보살승(菩薩乘)을 말한다.
82)82)깨달음의 길, 수행을 말한다.
83)83)네 가지 끝없는 마음,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를 말한다.
84)84)네 가지 걸림없는 이해와 표현 능력으로, ①법무애(法無礙):가르침에 관해 막힘이 없는 것, ②의무애(義無礙):가르침의 뜻에 대해 막힘이 없는 것, ③사무애(辭無礙):여러 언어에 통달해 막힘이 없는 것, ④요설무애(樂說無礙):설법에 막힘이 없는 것을 말한다.
85)85)부처님이 지닌 열 가지 지혜의 힘으로, ①처비처지력(處非處智力):도리에 맞는 일과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을 가리는 능력, ②업이숙지력(業異熟智力):하나하나의 업인(業因)과 그 과보와의 관계를 여실히 아는 능력, ③정려해탈등지등지지력(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4선(禪)ㆍ8해탈(解脫)ㆍ3삼매(三昧)ㆍ8등지(等至) 등의 선정을 아는 능력, ④근상하지력(根上下智力):중생의 근기의 상하ㆍ우열을 아는 지혜, ⑤종종승해지력(種種勝解智力):중생의 갖가지 소망을 아는 능력, ⑥종종계지력(種種界智力):중생과 제법(諸法)의 본성을 아는 능력, ⑦변취행지력(遍趣行智力):중생들이 온갖 곳에 가는 것을 아는 능력, ⑧숙주수념지력(宿主隨念智力):전생의 일을 생각해 내는 능력, ⑨사생지력(死生智力):중생이 죽어서 어디에 태어날지를 아는 능력, ⑩누진지력(漏盡智力):번뇌가 끊어진 상태와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을 여실히 아는 능력을 말한다.
86)86)설법함에 있어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네 가지 지혜로, ①정등각무외(正等覺無畏):온갖 현상에 대해 알고 있다고 분명히 말하는 것에 두려움 없는 것, ②누영진무외(漏永盡無畏):번뇌를 모두 끊었다고 분명히 말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것, ③설장법무외(說障法無畏):끊어야 할 번뇌에 대해 남에게 설하는 일에 두려움 없는 것, ④설출도무외(說出道無畏):번뇌를 끊는 도에 관해 설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는 것을 말한다.
87)87)이른바 10여시(如是)를 말하는데, 온갖 법은 다 이 10여시를 갖추었다고 한다.
88)88)범어로는 ekaiva vimuktih. 오직 하나뿐인 해탈이다. 부처님의 해탈만이 있을 뿐, 성문ㆍ연각의 해탈은 참된 해탈이 아니라는 뜻이다.
89)89)부처님을 가리킨다. 부처님은 지혜(智慧)와 자비(慈悲) 두 가지를 다 갖추신 분이므로 이같이 부른다.
90)90)눈[眼]ㆍ귀[耳]ㆍ코[鼻]ㆍ혀[舌]ㆍ몸[身]의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을 말한다.
91)91)무간지옥(無間地獄)을 가리킨다.
1)92)훌륭한 교법과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도 얻었다고 생각하여 잘난 체하고 교만한 것이다.
93)93)범어로는 eka-kṛtya.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한 지극히 중대한 인연이다.
94)94)범어로는 jñāna-darśana. 지혜에 입각한 견해, 지혜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95)95)부처님이 되는 오직 하나의 가르침, 불교의 가르침은 오직 하나여서 부처되는 가르침만이 유일한 것이라는 말이다.
96)96)범어로는 pāñca-Kaṣāya. ①겁탁(劫濁):시대적 더러움, 전쟁ㆍ기근ㆍ질병 등이 많은 것, ②견탁(見濁):그릇된 견해와 사상이 넘쳐 흐르는 것, ③번뇌탁(煩惱濁):번뇌가 가득하여 악덕이 판을 치는 것, ④중생탁(衆生濁):인륜 도덕이 타락해 사람의 자질이 저하되는 것, ⑤명탁(命濁):사람의 수명이 짧아지는 것을 말한다.
97)97)범어 sūtra의 음사. 계경(契經)이라 한역한다. 가르침을 설한 산문(散文)이다.
98)98)범어 gāthā의 음사. 풍송(諷誦)ㆍ고기송(孤起頌)이라 한역하며, 독립된 시ㆍ운문(韻文)을 말한다.
99)99)범어로는 itivṛttaka. 불제자의 과거의 인연을 설한 부분이다.
100)100)범어로는 jātaka.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이다.
101)101)범어로는 adbhutadharma. 불가사의한 일을 기록한 부분으로 기적(奇蹟)과 이적(異蹟)을 다룬 것이다.
102)102)범어로는 nidāna. 경 속에서 갖가지 인연을 설한 부분이다.
103)103)범어로는 avadāna. 경전 안의 여러 가지 비유이다.
104)104)범어 geya의 음사. 응송(應頌)이라 한역한다. 산문으로 서술한 것을 다시 시로 나타낸 것이다.
105)105)범어 upadeśa의 음사. 논의(論議)라 한역한다. 교리를 문답을 통해 의논한 것이다.
106)106)경전을 내용과 형식에 입각해서 아홉 부분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9부경ㆍ9분교라고도 한다. 9부의 내용은 주 97)~105)까지가 9부의 내용에 해당된다.
107)107)범어로는 lakṣaṇa-vyañjana. 용모ㆍ모습ㆍ형상의 뜻이며, 부처님께서 갖춘 신체의 특징, 32상(相)이 있다.
108)108)범어로는 dharma-svabhāva-mudrā. 제법실상의 도리. 경전에 설해진 제법실상의 도리는 불설(佛說)임을 증명하는 표가 되므로 인(印)이라고 한다.
109)109)결정코 목적을 이루리라고 맹세하는 소원을 말한다. 사홍서원(四弘誓願), 법장 비구(法藏比丘) 48원(願) 등이 있다.
110)110)범어로는 durgati. 나쁜 짓을 한 사람이 태어나게 되는 세 가지 악한 세계인 지옥(地獄)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을 말한다.
111)111)62가지의 그릇된 견해로 부처님 당시 이교도들의 사상을 종합해서 부르던 말이다.
112)112)일곱 가지 보배로, ①금(金), ②은(銀), ③유리(瑠璃):검푸른 보옥, ④파리(玻璃):수정 혹은 민괴(玟瑰), ⑤차거(硨磲):흰 산호, ⑥적주(赤珠):붉은 진주, ⑦마노(碼𥔥):짙은 녹색의 보옥들을 말한다.
113)113)아교와 옻으로 칠한 베이다.
114)114)모든 법의 참모습을 비춰 보는 부처님 눈이다.
115)115)남방에 사는 소의 일종으로 꼬리가 매우 긴데 그 꼬리를 아끼려다 도리어 해를 입는다고 한다.
116)116)범어 Vārānasi의 음사. 중인도 마갈타국의 서북쪽에 있는 나라이다. 석존이 성도(成道)한 후 이 나라의 녹야원(鹿野苑)에서 첫 설법을 하였다.
117)117)부처님의 첫 설법을 듣고 출가한 다섯 비구, 아야교진여ㆍ아습바시ㆍ발제ㆍ마하남ㆍ십력가섭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