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9_0899_a_01L첨품묘법연화경서(添品妙法蓮華經序)
009_0899_a_01L添品妙法蓮華經序


‘묘법연화경’은 이승을 타파해 일승의 진리를 밝게 드러내는 귀착점[指歸]이다. 오탁악세에 강신(降神)하여 삼승의 도를 크게 펼치는 가르침이니, 방편과 지혜[權智]는 불가사의하고 대자대비는 매우 지극하다.
먼저 화성(化城)의 자취를 비유로 설하고, 그 뒤에 옷 속에 꿰어진[繫珠] 구슬이라는 근본을 제시하였다. 수레는 각각 다를지라도 내리는 비를 맞는 것은 조금도 차이가 없으니, 정각의 명칭을 기록하고 참 아들의 지위를 허락함으로서 함께 법의 성품에 들어가 이것[一乘]에로 귀일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지난날 돈황의 사문 축법호(竺護法)가 진무(晋武)의 시대 때 『정법화경(正法華經)』을 역출했고, 후진(後秦)의 요흥(姚興)이 또다시 구마라집(鳩摩羅什)에게 요청해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한역하게 했는데, 두 한역본을 비교 검토해 보니 확실히 동일한 원본이 아니었다.
축법호의 번역 원본은 ‘다라의 잎사귀[多羅之葉]’1)인 듯하고, 구마라집의 그것은 ‘구자국의 글’[龜玆之文]인 듯하다. 우리가 경장(經藏)을 점검해서 두 가지 본이 있음을 보았는데, 다라(多羅)는 『정법화경』과 부합했고 구자(龜玆)는 『묘법연화경』과 매우 동일했다. 축법호의 다라의 잎사귀는 오히려 빠진 내용이 있었고, 구마라집의 구자의 글은 누락된 부분이 없었다.
축법호의 번역본에서 누락된 부분은 「보문품」의 게송이고, 구마라집의 역본에서 빠진 부분은 「약초유품」의 반과 「부루나」와 「법사」 등, 두 품의 첫 부분, 「제바달다품」, 「보문품」의 게송이다.
구마라집은 「촉루품」을 이동시켜서 「약왕보살본사품」 앞에 배치하였다. 두 한역본은 똑같이 「다라니품」을 「관세음보살보문품」 뒤에 배치했는데 그 사이의 같고 다름은 말로 다할 수 없다.
009_0899_a_02L隋仁壽元年崛多笈多二法師添品『妙法蓮華經』者破二明一之指歸也降神五濁弘道三乘㩲智不思大悲難極先設化城之迹後示繫珠之本車雖有異雨實無差記以正覺之名許以眞子之位同入法性歸之於此昔燉煌沙門竺法護於晉武之世譯『正法華』後秦姚興更請羅什譯『妙法蓮華』考驗二譯定非一本護似多羅之葉什似龜茲之文余撿經藏備見二本多羅則與『正法』符會龜茲則共『妙法』允同護葉尚有所遺什文寧無其漏而護所闕者『普門品』偈也什所闕者『藥草喩品』之半『富樓那』及『法師』等二品之初『提婆達多品』『普門品』偈什又移『囑累』在『藥王』之前二本陁羅尼竝置『普門』之後其閒異同言不能極
009_0899_b_02L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바달다품」과 「관세음보살보문품」의 게송을 보건대 선현(先賢)이 계속 출현해서 그 빠진 부분을 보충하여 유행(流行)시켰던 것이리라. 우리는 유풍(遺風)을 경모하고 받들어서 헌장(憲章)으로 여기고 규범을 삼았다.
수(陏) 나라 인수(仁壽) 원년(元年) 신유(辛酉) 년에 보요사(普曜寺) 사문 상행(上行)의 요청을 받아서 마침내 삼장법사 사나굴다와 달마급다가 대흥선사(大興善寺)에서 천축의 다라엽본(多羅葉本)을 거듭 교감한 결과 부루나와 법사품 등 두 장의 앞부분을 원본과 대조해서 빠진 부분을 교정하였다.
「약초유품」은 반을 더 늘였고, 「제바달다품」은 「견보탑품」에 통합해서 편입시켰고, 「다라니품」은 「신력품」 뒤로 옮겼고, 「촉루품」은 다시 맨 뒤로 바꾸어 놓았고, 자구(字句)에 차이가 있는 것도 또한 약간 개정하였으니 혹 검토해 보는 사람이 있으면 이 점에 의혹이 없기 바란다.
비록 천만억 게송의 오묘한 뜻을 다하기는 어렵지만 이십칠품 본문에 또한 갖추어져 있다. 사무애변(四無碍辯)의 범사(梵詞)가 신주(神州) 곳곳에 두루해서 일승의 비밀스런 가르침으로 상운의 기틀[象運之機]을 깨닫기를 발원하노니 부족하나마 번역을 하고 그 서문을 쓴다.
009_0899_a_20L竊見『提婆達多』及『普門品』偈賢續出補闕流行余景仰遺風憲章成範大隋仁壽元年辛酉之歲因普曜寺沙門上行所請遂共三藏崛多笈多二法師於大興善寺重勘天竺多羅葉本『富樓那』及『法師』等二品之初勘本猶闕『藥草喩品』更益其半『提婆達多』通入『塔品』『陁羅尼』次『神力』之『囑累』還結其終字句差殊頗亦改儻有披尋幸勿疑惑雖千萬億偈妙義難盡而二十七品本文且具願四辯梵詞遍神州之域一乘秘敎悟象運之機聊記翻譯序之云爾



첨품묘법연화경(添品妙法蓮華經) 제1권
009_0899_b_11L添品妙法蓮華經卷第一


사나굴다(闍那崛多)ㆍ달마급다(達磨笈多) 공역
오진탁 번역
009_0899_b_12L隋天竺三藏闍那崛多共笈多譯


1. 서품[序品]
009_0899_b_13L妙法蓮華經序品第一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009_0899_b_14L是我聞
009_0899_c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대비구 1만 2천 명과 함께 머무셨는데, 그들은 모두 아라한이라서 온갖 새어나감[漏]이 이미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일어나지 않았으며, 자기의 이로움을 얻어서 온갖 유(有)의 얽매임[結]을 다하여 마음은 자재로움을 얻었다.
그들의 이름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ㆍ마하가섭(摩訶迦葉)ㆍ우루빈나가섭(優樓頻螺迦葉)ㆍ가야가섭(伽倻迦葉)ㆍ나제가섭(那提迦葉)ㆍ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犍連)ㆍ마하가전연(摩訶迦栴延)ㆍ아누루타(阿㝹樓馱)ㆍ겁빈나(劫賓那)ㆍ교범파제(憍梵波提)ㆍ이파다(離婆多)ㆍ필릉가바차(畢陵伽婆蹉)ㆍ박구라(薄拘羅)ㆍ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ㆍ난타(難陀)ㆍ손타라난타(孫陀羅難陀)ㆍ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ㆍ수보리(須菩提)ㆍ아난(阿難)ㆍ라후라(羅喉羅) 등으로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위대한 아라한이었다.
또한 아직 배울 것이 남아 있는 자[有學]ㆍ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자[無學] 2천 명도 함께 자리했고,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 비구니가 자신의 권속 6천 명과 함께 그 자리에 있었고, 라후라의 어머니 야수다라(耶輸陀羅) 비구니도 자기의 권속과 함께 있었다.
009_0899_b_15L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衆萬二千人俱皆是阿羅漢諸漏已盡無復煩惱逮得己利盡諸有結心得自在其名曰阿若憍陳如摩訶迦葉優樓頻螺迦葉耶迦葉那提迦葉舍利弗大目乾連摩訶迦旃延阿㝹樓馱劫賓那憍梵波提離婆多畢陵伽婆蹉薄拘羅訶拘絺羅難陁孫陁羅難陁富樓那彌多羅尼子須菩提阿難羅睺羅是衆所知識大阿羅漢等復有學學二千人摩訶波闍波提比丘尼眷屬六千人俱羅睺羅母耶輸陁羅比丘尼亦與眷屬俱
또 보살마하살 8만 명이 있었으니, 그들은 똑같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았으므로 모두 다라니(陀羅尼)와 뛰어난 말솜씨[樂說辯才]를 얻어서 불퇴전의 법륜을 굴렸으며, 또 한량없는 백천 부처님께 공양을 올려서 부처님 계신 곳에 온갖 공덕을 심었기 때문에 항상 모든 부처님의 칭찬을 받았으며, 그들은 자비로 몸을 닦아서 부처님의 지혜에 잘 들어갔으며, 위대한 지혜를 체득함으로써 피안(彼岸)에 도달하게 되었기에 그 명성이 한량없는 세계에 널리 퍼졌으며 무수히 많은 중생을 제도할 수 있었다.
009_0899_c_05L菩薩摩訶薩八萬人皆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退轉皆得陁羅尼樂說辯才轉不退轉法輪供飬無量百千諸佛於諸佛殖衆德本常爲諸佛之所稱歎慈修身善入佛慧通達大智到於彼名稱普聞無量世界能度無數百千衆生
그 보살의 명호는 다음과 같다. 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ㆍ관세음(觀世音)보살ㆍ득대세(得大勢)보살ㆍ상정진(常精進)보살ㆍ불휴식(不休息)보살ㆍ보장(寶藏)보살ㆍ약왕(藥王)보살ㆍ용시(勇施)보살ㆍ보월(寶月)보살ㆍ월광(月光)보살ㆍ만월(滿月)보살ㆍ대력(大力)보살ㆍ무량력(無量力)보살ㆍ월삼계(越三界)보살ㆍ발타바라(跋陀婆羅)보살ㆍ미륵(彌勒)보살ㆍ보적(寶積)보살ㆍ도사(導師)보살 등으로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 8만 명이 함께 자리했다.
009_0899_c_12L其名曰文殊師利菩薩觀世音菩薩得大勢菩薩常精進菩薩不休息菩寶掌菩薩藥王菩薩勇施菩薩月菩薩月光菩薩滿月菩薩大力菩無量力菩薩越三界菩薩跋陁婆羅菩薩彌勒菩薩寶積菩薩導師菩如是等菩薩摩訶薩八萬人俱
009_0900_a_02L그 때에 석제환인(釋提桓因)이 그의 권속 2만 명의 천자(天子)와 함께 있었고, 또 명월(明月) 천자ㆍ보향(普香) 천자ㆍ보광(寶光) 천자ㆍ사대천왕(四大天王)이 그들의 권속인 만 명의 천자와 함께 있었고, 자재(自在) 천자와 대자재(大自在) 천자가 그 권속 3만 명과 함께 있었고, 사바 세계의 주인인 범천왕(梵天王)ㆍ시기대범(尸棄大梵)ㆍ광명대범(光明大梵) 등이 그 권속 만2천 명의 천자와 함께 있었다.
또 용왕 여덟 명이 있었으니, 난타(難陀) 용왕ㆍ발난타(跋難陀) 용왕ㆍ사가라(娑伽羅) 용왕ㆍ화수길(和修吉) 용왕ㆍ덕차가(德叉迦) 용왕ㆍ아나바달다(阿那婆達多) 용왕ㆍ마나사(摩那斯) 용왕ㆍ구발라(漚鉢羅) 용왕 등이 각기 무수한 권속과 함께 자리했다. 또 긴나라왕(緊那羅王)은 네 명이 있었으니, 법(法) 긴나라왕ㆍ묘법(妙法) 긴나라왕ㆍ대법(大法) 긴나라왕ㆍ지법(持法) 긴나라왕이 각각 수많은 권속과 더불어 법석에 참여했다.
또 건달바왕(乾闥婆王)은 네 명이 있었으니, 악(樂) 건달바왕ㆍ악음(樂音) 건달바왕ㆍ미(美) 건달바왕ㆍ미음(美音) 건달바왕이 각각 무수한 권속과 함께 참석했다. 아수라왕(阿修羅王)도 네 명이 있었으니, 바치(婆稚) 아수라왕ㆍ거라건타(佉羅騫馱) 아수라왕ㆍ비마질다라(毘摩質多羅) 아수라왕ㆍ라후(羅喉) 아수라왕이 각기 무수한 권속과 함께 참석했다. 가루라왕(迦樓羅王)도 네 명이 있었는데, 대위덕(大威德) 가루라왕ㆍ대신(大身) 가루라왕ㆍ대만(大滿) 가루라왕ㆍ여의(如意) 가루라왕이 각각 수많은 권속과 함께 참석했다.
009_0899_c_19L爾時釋提桓因與其眷屬二萬天子復有名月天子普香天子寶光天四大天王與其眷屬萬天子俱在天子大自在天子與其眷屬三萬天子俱娑婆世界主梵天王尸棄大光明大梵等與其眷屬萬二千天子俱有八龍王難陁龍王跋難陁龍娑伽羅龍王和脩吉龍王德叉迦龍王阿那婆達多龍王摩那斯龍王漚鉢羅龍王等各與若干百千眷屬有四緊那羅王法緊那羅王妙法緊那羅王大法緊那羅王持法緊那羅王各與若干百千眷屬俱有四乾闥婆王樂乾闥婆王樂音乾闥婆王美乾闥婆王美音乾闥婆王各與若干百千眷屬俱有四阿脩羅王婆稚阿脩羅王佉羅騫馱阿脩羅王毘摩質多羅阿脩羅王羅睺阿脩羅王與若干百千眷屬俱有四迦樓羅王大威德迦樓羅王大身迦樓羅王滿迦樓羅王如意迦樓羅王各與若干百千眷屬俱
위제희(韋提希)의 아들 아사세왕(阿闍世王)도 무수한 권속과 함께 자리를 하였다. 이들은 제각기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자기 자리로 물러나 앉아 있었다.
009_0900_a_18L韋提希子阿闍世王與若干百千眷屬俱各禮佛足退坐一面
009_0900_b_02L그 때에 세존께서는 사부대중에게 둘러싸여 공양과 공경과 존중을 받고 높이 찬탄을 받으시다가 여러 보살들을 위해 『무량의경(無量義經)』이란 대승 경전을 말씀하셨는데, 이 경전은 부처님께서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는 바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경전을 말씀하신 뒤에 결가부좌하시고서 무량의처(無量義處) 삼매에 들어가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셨다.
그러자 하늘에서는 만다라화ㆍ마하만다라화ㆍ만수사화ㆍ마하만수사화가 마치 비가 쏟아지듯 부처님과 법회 대중 주위에 뿌려졌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振動)하였다.
009_0900_a_20L爾時世尊四衆圍遶供飬恭敬尊重讚歎爲諸菩薩說大乘經名『無量義敎菩薩法佛所護念』佛說此經已加趺坐入於無量義處三昧身心不是時天雨曼陁羅華摩訶曼陁羅曼殊沙華摩訶曼殊沙華而散佛上及諸大衆普佛世界六種振動
그 때 법회에 참석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하늘ㆍ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그리고 인비인(人非人) 등과 여러 소왕(小王)ㆍ전륜성왕(轉輪聖王) 등 모든 대중들이 일찍이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을 보게 되자 기쁜 마음으로 합장하고서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보았다.
009_0900_b_04L時會中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夜叉乾闥婆阿脩羅迦樓羅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及諸小王轉輪聖王是諸大衆得未曾有歡喜合掌一心觀佛
이 때에 부처님께서는 미간의 백호상(百毫相)에서 광명을 놓으셔서 동쪽에 있는 1만8천 세계를 두루 비추셨는데, 아래로는 아비지옥(阿鼻地獄)에 이르고 위로는 아가니타(阿迦膩吒) 하늘에까지 이르렀다. 이 세계에서 저 국토의 육취(六趣) 중생을 모두 볼 수 있었으며, 또 저 국토에 현신하신 부처님을 모두 볼 수 있었으며, 저 부처님의 설법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아울러 저 국토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 중에서 수행하여 도를 얻은 이도 보게 되었고, 또한 모든 보살마하살이 갖가지 인연ㆍ갖가지 믿음과 이해[信解]ㆍ여러 가지 모습으로 보살도를 행함을 볼 수 있었으며, 또한 모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가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으며, 열반에 들어가신 뒤에 부처님의 사리를 받들기 위하여 칠보탑을 세우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009_0900_b_09L爾時佛放眉閒白毫相光照東方萬八千世界靡不周遍下至阿鼻地獄上至阿迦膩咤天此世界盡見彼土六趣衆生又見彼土現在諸佛及聞諸佛所說經法見彼諸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諸修行得道者復見諸菩薩摩訶薩種種因緣種種信解種種相貌行菩薩道復見諸佛般涅槃者復見諸佛般涅槃後以佛舍利起七寶塔
그 때 미륵보살은 이와 같이 생각했다.
“지금 세존께서는 신통변화의 모습을 나타내셨는데, 도대체 어떤 인연으로 이와 같은 상서로운 일이 있게 된 것일까? 이제 부처님께서는 삼매에 들어 가셨으니, 이처럼 불가사의하고 희유한 일을 그 누구에게 물어야 하고 누가 답할 수 있을까?”
또 미륵보살은 이렇게 생각했다.
“문수사리 법왕자는 지난날 이미 한량없는 부처님을 가까이하고 공양을 올린 바 있으니, 필시 이와 같은 희유한 광경을 보았을 것이다. 내가 이제 그에게 물어보아야겠다.”
009_0900_b_18L爾時彌勒菩薩作是念今者世尊現神變以何因緣而有此瑞今佛世尊入于三昧是不可思議現希有事當以問誰誰能答者復作此念是文殊師法王之子已曾親近供飬過去無量諸佛必應見此希有之相我今當
009_0900_c_02L그 때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여러 하늘ㆍ용왕ㆍ귀신 등도 모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부처님의 광명과 신통의 모습을 대관절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009_0900_c_02L爾時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及諸天龍鬼神等咸作此念是佛光明神通之相今當問誰
그래서 미륵보살은 자신의 의심을 해결하고 싶은 데다가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그리고 여러 하늘ㆍ용왕ㆍ귀신 등이 같은 의문을 지닌 것을 보고서 문수사리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어떤 인연으로 이처럼 상서로운 신통의 모습이 있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으셔서 동쪽으로 1만 8천 세계를 비추어 저 불국토의 장엄함을 보게 되었습니다.”
009_0900_c_04L爾時彌勒菩薩欲自決疑又觀四衆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及諸天鬼神等衆會之心而問文殊師利言以何因緣而有此瑞神通之相放大光明照於東方萬八千土悉見彼佛國界莊嚴
이어서 미륵보살은 이 뜻을 거듭 펴기 위해서 다시 게송을 읊었다.
009_0900_c_09L於是彌勒菩薩欲重宣此義以偈問曰

문수사리보살이여
도사(導師)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미간의 백호상에서
대광명을 두루 비추셨습니까.
009_0900_c_11L文殊師利
導師何故
眉閒白毫
大光普照

만다라화
만수사화
전단향(栴檀香)의 맑은 바람
중생의 마음을 기쁘게 하니
이와 같은 인연 공덕으로
땅 위는 모두 청정해지고
또한 이 사바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네.
009_0900_c_13L雨曼陁羅
曼殊沙華
旃檀香風
悅可衆心
以是因緣
地皆嚴淨
而此世界
六種震動

이에 모든 사부대중들은
모두 다 기뻐하면서
몸과 뜻이 흔쾌하게 되니
이런 일 일찍이 없었네.
009_0900_c_15L時四部衆
咸皆歡喜
身意快然
得未曾有

미간 사이의 백호 광명이
동쪽으로 멀리까지 비추니
1만 8천의 불국토가
마치 금빛으로 빛나니
아래로는 아비지옥까지 이르고
위로는 유정천(有頂天)에 이르렀네.
009_0900_c_17L眉閒光明
照于東方
萬八千土
皆如金色
從阿鼻獄
上至有頂

여러 세계 가운데
육도 윤회하는 중생이
생과 사의 갈래마다
선업과 악업의 인연으로
갖가지로 받게 되는 과보
여기서 모두 보았나이다.
009_0900_c_19L諸世界中
六道衆生
生死所趣
善惡業緣
受報好醜
於此悉見

또한 성주(聖主)이자 사자(師子)이신
여러 부처님께서
경전을 연설하시니
미묘하기 으뜸이고
그 음성도 청정하네.
009_0900_c_21L又睹諸佛
聖主師子
演說經典
微妙第一
其聲淸淨

부드러우신 말씀으로
무수한 억만(億萬)의
보살들을 가르치시니
깊고 오묘한 범음(梵音)으로
사람마다 즐거이 듣게 한다네.
009_0900_c_22L出柔軟音
敎諸菩薩
無數億萬
梵音深妙
令人樂聞
009_0901_a_02L
각기 처하신 국토에서
정법(正法)을 설하실 제
다양한 인연과
한량없는 비유로써
불법을 밝게 비추어서
중생을 깨우쳐 주셨나이다.
009_0900_c_24L各於世界
講說正法
種種因緣
以無量喩
照明佛法
開悟衆生

어떤 중생이 고통을 만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걸 싫어하면
열반의 진리 가르쳐서
온갖 괴로움을 다하게 하고
009_0901_a_03L若人遭苦
厭老病死
爲說涅槃
盡諸苦際

어떤 이는 복이 있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수승한 법을 구할 뜻이 있으면
연각의 진리를 설해주고
009_0901_a_04L若人有福
曾供飬佛
志求勝法
爲說緣覺

만일 어떤 불자가
여러 가지 수행을 닦아서
위없는 지혜를 구하면
청정한 도를 말씀하셨네.
009_0901_a_06L若有佛子
修種種行
求無上慧
爲說淨道

문수사리보살이시여
내 지금 이 자리에서
보고들은 것이 이처럼
천억 가지나 되지만
이렇게 수많은 일을
이제 간략히 말하리라.
009_0901_a_07L文殊師利
我住於此
見聞若斯
及千億事
如是衆多
今當略說

내가 보건대 저 세계의
항하사와 같은 보살들
여러 인연에 따라서
부처의 도를 구하는구나.
009_0901_a_09L我見彼土
恒沙菩薩
種種因緣
而求佛道

예를 들어 어떤 이는
금과 은과 산호와
진주와 마니 구슬
자거(硨磲)와 마노(瑪瑙)
금강(金剛)의 여러 보배
남녀 노비와 수레들
보배 장식의 가마를
기쁜 마음으로 보시하여
부처님의 도에 회향함으로서
삼계에서 으뜸 가는
이 일승을 얻기를 원하니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네.
009_0901_a_10L或有行施
金銀珊瑚
眞珠摩尼
車璖馬瑙
金剛諸珍
奴婢車乘
寶飾輦輿
歡喜布施
迴向佛道
願得是乘
三界第一
諸佛所歎

또한 어떤 보살은
네 필의 말이 끄는 보배 수레인
난간과 꽃의 덮개로
꾸민 마차를 보시하며
009_0901_a_14L或有菩薩
駟馬寶車
欄楯華蓋
軒飾布施

다시 살펴보니 어떤 보살은
몸과 살과 팔다리와
처자까지 보시하여
위없는 도를 구하고
009_0901_a_16L復見菩薩
身肉手足
及妻子施
求無上道

또 다른 어떤 보살들은
머리와 눈과 몸마저
흔연히 보시하여
부처님 지혜를 구합니다.
009_0901_a_17L又見菩薩
頭目身體
欣樂施與
求佛智慧

문수사리보살이여
내가 보니 여러 왕들이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위없는 도를 물은 뒤엔
009_0901_a_18L文殊師利
我見諸王
往詣佛所
問無上道

문득 국토와 궁궐
신하와 첩도 저버린 채
머리털과 수염을 깎고
법복을 입기도 했으며
009_0901_a_20L便捨樂土
宮殿臣妾
剃除鬚髮
而被法服

또 살펴보니 어떤 보살은
비구가 되어서 홀로
조용한 곳에 처하여
경전을 즐거이 독송하고
009_0901_a_21L或見菩薩
而作比丘
獨處閑靜
樂誦經典

또 어떤 보살은
용맹정진하기 위하여
깊은 산 속에 들어가
부처의 도를 사유하며
또 살펴보니 욕심을 여의고
항상 조용한 곳에서
깊이 선정을 닦아
오신통(五神通)을 얻고
009_0901_a_22L又見菩薩
勇猛精進
入於深山
思惟佛道
又見離欲
常處空閑
深修禪定
得五神通
009_0901_b_02L
또 살펴보니 어떤 보살은
선정에 들어 합장한 채
천만 가지 게송을 읊어
모든 법왕을 찬송하며
009_0901_b_02L又見菩薩
安禪合掌
以千萬偈
讚諸法王

또 살펴보니 어떤 보살은
지혜가 깊고 뜻도 굳어서
능히 모든 부처님께 질문하여
듣는 대로 다 받아 지니며
009_0901_b_03L復見菩薩
智深志固
能問諸佛
聞悉受持

또 살펴보니 어떤 불자는
선정과 지혜를 구족하여
한량없는 비유를 써서
중생을 위해 법을 강론하고
009_0901_b_05L又見佛子
定慧具足
以無量喩
爲衆講法

기꺼이 즐겁게 법을 설하여
온갖 보살들을 교화하고
마군 군사를 타파하여
법고(法鼓)를 치고 있네.
009_0901_b_06L欣樂說法
化諸菩薩
破魔兵衆
而擊法鼓

또 살펴보니 어떤 보살은
고요히 침묵을 지키면서
하늘과 용이 공경해도
기뻐하지 아니하고
또 살펴보니 어떤 보살은
숲 속에서 광명을 놓아
지옥의 고통에서 구제하여
부처의 길로 들게 하며
009_0901_b_07L又見菩薩
寂然宴默
天龍恭敬
不以爲喜
又見菩薩
處林放光
濟地獄苦
令入佛道

또 살펴보니 어떤 불자는
잠도 잊은 채
숲 속을 경행(經行)하면서
부지런히 불도를 구하며
009_0901_b_10L又見佛子
未嘗睡眠
經行林中
勤求佛道

또 살펴보니 계율을 갖추고
위의(威儀)도 결함이 없어서
청정한 보배구슬처럼
부처의 도를 구하기도 하며
009_0901_b_11L又見具戒
威儀無缺
淨如寶珠
以求佛道

또 살펴보니 어떤 불자는
인욕의 힘에 머물러서
증상만(增上慢)의 무리가
매도하고 매질할지라도
모두 다 능히 인욕하여
부처의 도를 구하며
009_0901_b_13L又見佛子
住忍辱力
增上慢人
惡罵捶打
皆悉能忍
以求佛道

또 살펴보니 어떤 보살은
온갖 희롱과 웃음과
미혹한 권속으로부터 벗어나
지혜로운 사람과 가까이 하면서
산란을 없앤 한마음으로
산림 속에서 생각을 섭수하여
억천만년을 지내면서
부처의 도를 구하였네.
009_0901_b_15L又見菩薩
離諸戲笑
及癡眷屬
親近智者
一心除亂
攝念山林
億千萬歲
以求佛道

또 살펴보니 어떤 보살은
좋은 음식과 반찬
여러 가지 보약들을
부처님과 사문께 올리고
009_0901_b_17L或見菩薩
餚膳飮食
百種湯藥
施佛及僧

천만억이나 나가는
고귀한 옷과 값비싼 옷,
값을 따질 수 없는 옷을
부처님과 사문께 올리고
009_0901_b_19L名衣上服
價直千萬
或無價衣
施佛及僧

천만억 가지의
전단(旃檀)으로 지은 집과
갖가지 진귀한 침구를
부처님과 사문께 바치고
009_0901_b_20L千萬億種
栴檀寶舍
衆妙臥具
施佛及僧

꽃과 과일이 풍성한
청정한 정원과 숲,
깨끗한 샘물과 맑은 연못을
여래와 사문께 공양하니
009_0901_b_21L淸淨園林
華果茂盛
流泉浴池
施佛及僧

이처럼 갖가지 보시하는 것이
가자 가지로 미묘하니
기쁜 마음으로 싫증냄 없이
부처의 도를 구합니다.
009_0901_b_23L如是等施
種種微妙
歡喜無厭
求無上道

또한 어떤 보살은
적멸법을 설하여
무수한 중생에게
갖가지로 가르치며
009_0901_b_24L或有菩薩
說寂滅法
種種敎詔
無數衆生
009_0901_c_02L
또 살펴보니 어떤 보살은
모든 법성(法性)은 원래
두 모습[二相]이 없는 까닭에
허공과 같음을 보기도 하며
009_0901_c_02L又見菩薩
觀諸法性
無有一相
猶如虛空

또 살펴보니 어떤 불자는
마음에 집착이 없어서
이처럼 미묘한 지혜로
위없는 도를 구하는구나.
009_0901_c_04L又見佛子
心無所著
以此妙慧
求無上道

문수사리보살이여,
또 어떤 보살들은
부처님 열반하신 뒤에
사리에 공양하기도 하고
009_0901_c_05L文殊師利
又有菩薩
佛滅度後
供飬舍利

또 살펴보니 어떤 불자는
무수한 항하사의
온갖 탑묘를 조성해서
국토마다 장엄하는데
009_0901_c_06L又見佛子
造諸塔廟
無數恒沙
嚴飾國界

높고 묘한 보배 탑은
높이가 5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는 똑같이
2천 유순에 달하며
009_0901_c_08L寶塔高妙
五千由旬
縱廣正等
二千由旬

하나 하나의 탑묘에는
깃발이 1천 개이고
진주 구슬로 된 휘장에다
보배 방울이 울리니,
009_0901_c_09L一一塔廟
各千憧幡
珠交露縵
寶鈴和鳴

여러 하늘과 용왕과 신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이
향과 꽃과 음악으로
항상 공양을 올린다네.
009_0901_c_10L諸天龍神
人及非人
香華伎樂
常以供飬

문수사리보살이여
모든 불자들이
사리를 공양하려고
탑묘를 잘 장엄하니
009_0901_c_12L文殊師利
諸佛子等
爲供舍利
嚴飾塔廟

국토마다 저절로
뛰어나게 좋아져서
마치 천수왕(天樹王)이
그 꽃을 피운 듯 합니다.
009_0901_c_13L國界自然
殊特妙好
如天樹王
其華開敷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으셔서
나와 여기 모인 대중들은
이 국토의 갖가지
뛰어남과 묘함을 보았으며
009_0901_c_14L佛放一光
我及衆會
見此國界
種種殊妙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과
그 지혜가 희유하니
한줄기 청정한 광명을 놓아서
한량없는 국토를 비추시니
우리들은 이를 보고서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009_0901_c_16L諸佛神力
智慧希有
放一淨光
照無量國
我等見此
得未曾有

부처의 아들이신 문수여
우리의 의문을 풀어주소서.
사부대중이 흠모하면서
인자(仁者)와 나를 보고 있나니
009_0901_c_18L佛子文殊
願決衆疑
四衆欣仰
瞻仁及我

세존께서는 어떤 까닭으로
이런 광명을 놓으셨습니까
법왕자께서 답을 내려서
의혹을 풀고 기쁨을 얻게 하소서.
009_0901_c_19L世尊何故
放斯光明
佛子時答
決疑令喜

어떤 이익이 있기에
이러한 광명을 놓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도량에 앉아서
터득한 미묘한 법을
연설하고자 하신 것입니까
아니면 수기를 내리신 것입니까
009_0901_c_20L何所饒益
演斯光明
佛坐道場
所得妙法
爲欲說此
爲當授記

온갖 보배로 청정하게 장엄된
모든 불국토를 보이시고
아울러 모든 부처님도 보게 하시니
이것은 작은 인연이 아니나니
009_0901_c_22L示諸佛土
衆寶嚴淨
及見諸佛
此非小緣

문수사리보살이여, 아셔야 합니다
사부대중과 용과 신들이
당신을 바라보면서
무슨 뜻인지 설해주길 바라고 있음을.
009_0901_c_24L文殊當知
四衆龍神
瞻察仁者
爲說何等
009_0902_a_02L
그러자 문수사리보살이 미륵보살과 법회에 참석한 대중에게 말했다.
“선남자들이여, 내가 생각하건대 이제 세존께서는 위대한 법[大法]을 설하여 하시고, 큰 법비(法雨)를 내리려 하시고, 큰 법소라[法螺]를 불려 하시고, 큰 법고를 치려 하시고, 큰 법의 뜻을 펴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선남자들이여, 나는 지난날 여러 부처님을 받들 때 이와 같은 상서로운 광경을 직접 목도한 일이 있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이처럼 광명을 놓으신 뒤에는 곧 큰 법을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광명을 놓으신 것도 마찬가지란 걸 알아야 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세간에서 듣기 어려운 법을 듣고 알게 하기 위해서 이처럼 상서로운 조짐을 보이셨던 것입니다.
009_0902_a_02L是時文殊師利語彌勒菩薩摩訶薩及諸大士善男子等如我惟忖今佛世尊欲說大法雨大法雨吹大法螺擊大法鼓演大法義諸善男子我於過去諸佛曾見此瑞放斯光已卽說大法是故當知今佛現光亦復如是欲令衆生咸得聞知一切世閒難信之法故現斯瑞
선남자들이여, 지난날 한량없고 가이없고 불가사의한 아승기겁 전에 어떤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그 부처님의 명호는 일월등명(日月燈明)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셨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정법(正法)을 연설하신 것은 처음도 좋았고 중간도 좋았고 나중도 좋았으니, 그 뜻은 깊고 원대했으며, 그 말씀은 교묘하고 순일해서 잡되지 않았으며, 맑고 깨끗한 범행(梵行)의 모습을 구족하게 갖추셨습니다. 성문(聲聞)을 구하는 이에게는 사제법(四諦法)을 설법함으로써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벗어나 구경의 열반을 얻게 하셨고, 벽지불(辟支佛)이 되고자 하는 수행자에게는 십이인연(十二因緣)을 말씀하셨고, 모든 보살들에게는 육바라밀(六婆羅密)을 설하시어 아뇩다라삼먁보리를 얻게 함으로써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성취하도록 하신 바 있습니다.
다음에 다시 부처님이 나오셨는데 그 명호도 역시 일월등명이셨고, 그 다음에 다시 부처님이 출현하셨는데 그 명호 역시 일월등명이셨습니다. 이와 같이 2만 부처님이 똑같이 동일한 명호를 지니셨고 더욱이 성(姓)도 똑같은 파라타(頗羅墮)이셨습니다.
009_0902_a_10L諸善男子如過去無量無邊不可思議阿僧祇劫爾時有號日月燈明如來應供正遍知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演說正法初善中善後善其義深遠其語巧妙純一無雜具足淸白梵行之相爲求聲聞者應四諦法度生究竟涅槃求辟支佛者說應十二因緣法爲諸菩薩說應六波羅蜜令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成一切種智次復有佛亦名日月燈明次復有佛亦名日月燈明如是二萬佛皆同一字號日月燈明又同一姓姓頗羅墮
009_0902_b_02L미륵보살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하나니, 처음 부처님부터 마지막 부처님까지 한결같이 그 명호가 일월등명을 비롯한 열 가지 명호를 구족하셨고, 그 법을 설한 것도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나중도 좋았습니다.
마지막 부처님께서 출가하시기 전에 왕자 여덟을 두셨는데, 첫째 유의(有意), 둘째는 선의(善意), 셋째는 무량의(無量意), 넷째는 보의(寶意), 다섯째는 증의(增意), 여섯째는 제의의(除疑意), 일곱째는 향의(響意), 여덟째는 법의(法意)였습니다. 이 여덟 왕자는 위엄과 덕망을 자재하게 갖추고 각기 사천하(四天下)를 다스렸는데, 이 왕자들이 아버지께서 출가하시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했다는 말을 듣고는 모두 왕위를 버린 채 따라서 출가하였습니다. 그들은 대승의 뜻을 일으켜서 항상 범행(梵行)을 닦아 모두 법사(法師)가 되었으며, 이미 천만 부처님의 처소에서 갖가지 선의 근본을 심었습니다.
009_0902_a_23L彌勒當知初佛後佛皆同一字名日月燈明號具足所可說法初後善其最後佛未出家時有八王子一名有意名善意三名無量意四名寶意五名增意六名除疑意七名響意八名法是八王子威德自在各領四天下是諸王子聞父出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悉捨王位亦隨出家發大乘意常修梵行皆爲法師已於千萬佛所殖諸善本
이 때 일월등명불께서는 『무량의경』이란 대승 경전을 설법하셨는데, 이는 보살들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마음으로 호념(護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경전을 설해 마치신 부처님께서는 즉시 대중 속에서 결가부좌한 자세로 무량의처 삼매에 들어가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그 때 하늘에서는 만다라화ㆍ마하만다라화ㆍ만수사화ㆍ마하만수사화가 마치 비처럼 내려서 부처님과 대중들 위에 뿌려졌으며, 모든 불국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습니다.
009_0902_b_10L是時日月燈明佛說大乘經名『無量義敎菩薩法佛所護念』說是經已卽於大衆中結加趺坐入於無量義處三昧身心不動是時天雨曼陁羅華摩訶曼陁羅華曼殊沙華摩訶曼殊沙華而散佛上及諸大衆普佛世界六種震動
그 때 법회에 참석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 또 작은 왕ㆍ전륜성왕 등 모든 대중들이 일찍이 한번도 겪지 못한 일을 보게 되자 기쁜 마음으로 합장한 채 한마음으로 부처님을 우러러보게 되었습니다.
009_0902_b_16L爾時會中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乾闥婆阿脩羅迦樓羅緊那羅睺羅伽人非人等及諸小王轉輪聖王等是諸大衆得未曾有歡喜合掌一心觀佛
그러자 여래께서는 미간의 백호상에서 한줄기 광명을 놓아서 동쪽으로 1만 8천 불국토를 비추시니, 두루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 마치 지금 본 그 불국토들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009_0902_b_21L爾時如來放眉閒白毫相照東方萬八千佛土靡不周遍今所見是諸佛土
009_0902_c_02L미륵보살이여, 마땅히 아셔야 하나니, 그 법회에 참석한 2십억 명의 보살들이 기쁜 마음으로 법을 듣고자 했는데, 이 보살들은 이 광명이 여러 불국토를 두루 비추는 것을 보게 되자 예전에 없던 일이라고 하면서 이 광명이 어떤 인연으로 일어나게 되었는지 알고자 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묘광(妙光)보살이 제자 8백 명과 함께 참석했는데, 그 때 일월등명불께서 삼매로부터 나오셔서 묘광보살과의 만남을 인연으로 하여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이란 대승 경전을 말씀하셨으니, 이 경전은 보살들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시는 바였습니다. 그 때 일월등명불께서는 6십 소겁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시지 않으셨고, 그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도 한 자리에 앉아서 6십 소겁 동안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은 채 부처님으로부터 설법 듣는 것을 마치 한끼 식사하는 시간처럼 여겼습니다. 이 때 대중 가운데는 어느 누구도 몸이든 마음이든 게으름을 피우거나 나태함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009_0902_b_23L彌勒當知爾時會有二十億菩薩樂欲聽法是諸菩見此光明普照佛土得未曾有知此光所爲因緣時有菩薩名曰妙有八百弟子是時日月燈明佛從三昧起因妙光菩薩說大乘經名『妙法蓮華敎菩薩法佛所護念』六十小劫不起于座時會聽者亦坐一處六十小劫身心不動聽佛所說謂如食是時衆中無有一人若身若心而生懈倦
일월등명불께서는 60소겁에 걸쳐서 이 경전을 설하고 나서는 즉시 범천ㆍ악마ㆍ사문ㆍ바라문ㆍ하늘 사람ㆍ아수라 등 모든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셨습니다.
‘여래는 오늘밤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가겠노라.’
009_0902_c_10L日月燈明佛於六十小劫說是經已卽於梵魔沙門婆羅門及天人阿脩羅衆中而宣此言如來於今日中夜當入無餘涅槃
그 때 덕장(德藏)보살이 있었는데, 일월등명불께서는 그에게 수기를 내리면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덕장보살은 다음에는 반드시 성불하리니, 그 명호는 정신(淨身)ㆍ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라 하리라.’
부처님께서는 수기를 준 뒤에 그날 밤중에 무여열반에 들어가셨습니다.
009_0902_c_13L時有菩薩曰德藏日月燈明佛卽授其記告諸比丘是德藏菩薩次當作佛號曰淨身多陁阿伽度阿羅訶三藐三佛陁佛授記已便於中夜入無餘涅槃
009_0903_a_02L부처님께서 멸도하신 이후에 묘광보살은 『묘법연화경』을 가지고 8십 소겁 동안을 사람들에게 설법하셨는데, 일월등명불의 여덟 왕자는 모두 묘광보살을 스승으로 받들었고, 묘광보살은 왕자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견고하게 하였고, 이 왕자들은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께 공양을 올려서 모두 성불을 이루었는데, 여덟 왕자 가운데 마지막에 성불한 왕자가 바로 연등(然燈) 부처님이셨습니다.
연등 부처님의 8백 제자 가운데 구명(求名)이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는 이익을 탐욕스레 좇았기에 여러 경전을 반복해서 독송하더라도 그 의미를 분명히 알지 못하고 망실(忘失)하는 바가 많기 때문에 구명이라 일컬어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도 또한 온갖 선근을 심은 인연으로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을 만나서 공양을 올리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했습니다.
009_0902_c_17L滅度後妙光菩薩持『妙法蓮華經』滿八十小劫爲人演說日月燈明佛八皆師妙光妙光敎化令其堅固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諸王子供飬無量百千萬億佛已皆成佛道其最後成佛者名曰然燈八百弟子中有一人號曰求名貪著利飬雖復讀誦衆經而不通利多所忘失故號求名是人亦以種諸善根因緣故得値無量百千萬億諸佛供飬恭敬尊重
미륵보살이여, 분명히 알아야 하나니, 그 때의 묘광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내 몸이 바로 묘광이고, 구명보살이 바로 그대의 몸입니다. 이제 이 상서로움을 보니 예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헤아려 보건대, 금일 여래께서는 『묘법연화경』이라는 대승 경전을 설하실 것이니, 이 경전은 보살들을 가르치는 법이고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 바입니다.”
009_0903_a_05L彌勒當知爾時妙光菩薩豈異人我身是也求名菩薩汝身是也見此瑞與本無異是故惟忖今日如當說大乘經名『妙法蓮華敎菩薩法佛所護念』
그 때 문수사리보살은 대중 속에서 그 뜻을 거듭 펴기 위해서 게송을 읊었다.
009_0903_a_09L爾時文殊師利於大衆欲重宣此義而說偈言

내가 과거의 세상을 생각하니
한량없고 무수한 겁 이전에
중생 가운데 가장 존귀한
일월등명불이 계셨는데
009_0903_a_10L我念過去世
無量無數劫
有佛人中尊
號日月燈明

그 세존께서 법을 설하시어
한량없는 중생들과
무수억(無數億) 보살들을 제도하여
부처의 지혜에 들어가게 하였네.
009_0903_a_12L世尊演說法
度無量衆生
無數億菩薩
令入佛智慧

그 부처님께서 출가하기 전에
여덟 왕자를 낳았는데
세존의 출가 소식을 듣고
또한 따라서 범행을 닦았네.
009_0903_a_13L佛未出家時
所生八王子
見大聖出家
亦隨修梵行

그 때 부처님께서 대승을 설하시니
그 명칭은 무량의경으로
온갖 대중들 속에서
자세히 분별해주셨네.
009_0903_a_14L時佛說大乘
經名無量義
於諸大衆中
而爲廣分別

설법 마치신 부처님께서
곧바로 그 법좌 위에서
결가부좌 자세로 삼매에 드셨으니
그 이름이 무량의처 삼매라.
009_0903_a_16L佛說此經已
卽於法座上
加趺坐三昧
名無量義處

하늘은 만다라꽃을 비처럼 내리고
하늘의 북도 저절로 울리며
하늘과 용과 귀신들도
사람 중의 존귀한 이에게 공양하니
009_0903_a_17L天雨曼陁華
天鼓自然鳴
諸天龍鬼神
供飬人中尊

일체의 모든 불국토가
즉시 크게 진동하고
부처님은 미간에서 광명을 놓아
온갖 희유한 일을 나타내셨네.
009_0903_a_18L一切諸佛土
卽時大震動
佛放眉間光
現諸希有事

그 광명은 동쪽으로
1만 8천 불국토를 비춰서
일체의 중생들이
생사의 업보 받는 곳을 보이셨고
009_0903_a_20L此光照東方
萬八千佛土
示一切衆生
生死業報處

모든 불국토를 살펴보니
온갖 보배로 장엄되어서
유리색(琉璃色)과 파리색(頗梨色)을
이 부처님의 광명으로 비추었네.
009_0903_a_21L又見諸佛土
以衆寶莊嚴
琉璃頗梨色
斯由佛光照

또 살펴보니 여러 하늘과
사람과 용왕과 야차와
건달바와 긴나라 등이
저마다 부처님께 공양하고
009_0903_a_22L及見諸天人
龍神夜叉衆
乾闥緊那羅
各供飬其佛

또 살펴보니 모든 여래께서
자연히 성불을 이루셔서
몸의 빛깔은 황금산과 같아서
단아하고 미묘하기 짝이 없으며
009_0903_a_24L又見諸如來
自然成佛道
身色如金山
端嚴甚微妙
009_0903_b_02L
마치 깨끗한 유리병 가운데
진금(眞金)의 상(像)을 나타낸 듯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서
깊은 법의 뜻을 연설하시자
009_0903_b_02L如淨琉璃中
內現眞金像
世尊在大衆
敷演深法義

하나 하나의 모든 불국토의
무수한 성문들이
부처님의 광명이 비추어서
저 대중들을 모두 봅니다.
009_0903_b_03L一一諸佛土
聲聞衆無數
因佛光所照
悉見彼大衆

혹은 어떤 비구들은
산림 가운데 있으면서
정진하고 청정한 계율을 지킴이
흡사 밝은 구슬을 보호하듯 하고
009_0903_b_05L或有諸比丘
在於山林中
精進持淨戒
猶如護明珠

또 살펴보니, 모든 보살들이
보시ㆍ인욕 등을 행하는데
그 수효가 항하사와 같음을
이 부처님의 광명으로 비추게 되고
009_0903_b_06L又見諸菩薩
行施忍辱等
其數如恒沙
斯由佛光照

또 살펴보니, 모든 보살들은
모든 선정에 깊이 들어가서
몸과 마음이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고
위없는 도를 구하기도 하고
009_0903_b_07L又見諸菩薩
深入諸禪定
身心寂不動
以求無上道

또 살펴보니, 모든 보살들은
법의 적멸함을 알아서
제각기 그 국토에서
법을 설하여 부처의 도를 구하네.
009_0903_b_09L又見諸菩薩
知法寂滅相
各於其國土
說法求佛道

이 때 참석한 사부대중들은
일월등명 부처님께서
큰 신통력을 나타내시자
그 마음이 모두 기뻐하면서
009_0903_b_10L爾時四部衆
見日月燈佛
現大神通力
其心皆歡喜

어떤 인연으로 이런 일이 있는지
저마다 서로 묻게 되니
하늘과 사람이 받드는 세존께서
마침 삼매에서 일어나서
009_0903_b_11L各各自相問
是事何因緣
天人所奉尊
適從三昧起

묘광보살을 칭찬하시되,
‘그대는 세간의 눈이 되어
모든 중생이 귀의하리니
능히 법장(法藏)을 받들어 지닐지니
내가 설한 법은 오직
그대만이 증명해 알고 있느니라.’
세존께서 이처럼 찬탄하셔서
묘광을 크게 기쁘게 하셨네.
009_0903_b_13L讚妙光菩薩
汝爲世閒眼
一切所歸信
能奉持法藏
如我所說法
惟汝能證知
世尊旣讚歎
令妙光歡喜

이 법화경에 담긴 가르침을
60소겁 동안이나
그 자리에서 앉은 채로
설하신 최상의 미묘한 법을
이 묘광 법사가
모두 다 능히 받아 지녔네.
부처님은 법화경을 설하셔서
대중들은 기쁘게 하고
곧이어 바로 그날
하늘과 인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009_0903_b_15L說是『法花經』
滿六十小劫
不起於此座
所說上妙法
是妙光法師
悉皆能受持
佛說是『法華』
令衆歡喜已
尋卽於是日
告於天人衆

‘모든 법의 실상의 뜻을
이미 그대들에게 설했으니
이제 나는 오늘 밤중에
응당 열반에 들어가리니
너희는 일심으로 정진하고
방일(放逸)함을 여의어야 하나니,
모든 부처님은 만나기 어려워서
억겁에나 겨우 한 번을 만나니라.’
009_0903_b_19L諸法實相義
已爲汝等說
我今於中夜
當入於涅槃
汝一心精進
當離於放逸
諸佛甚難値
億劫時一遇

세존의 여러 제자들은
부처님이 열반에 든다는 걸 듣고
‘부처님의 사라짐이 너무도 빠르구나’
이렇게 저마다 슬퍼하고 근심하였네.
009_0903_b_21L世尊諸子等
聞佛入涅槃
各各懷悲惱
佛滅一何速

성주(聖主)이신 법왕께서
한량없는 중생들을 위로하기를,
‘내가 열반할지라도
그대들은 근심치 말라.
009_0903_b_23L聖主法之王
安慰無量衆
我若滅度時
汝等勿憂怖
009_0903_c_02L
여기 있는 덕장보살이
무루(無漏)의 실상에 대해
그 마음이 이미 통달하여서
다음엔 반드시 성불할 터이니
그 명호를 정신(淨身)이라 하면서
역시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리라.
009_0903_b_24L是德藏菩薩
於無漏實相
心已得通達
其次當作佛
號曰爲淨身
亦度無量衆

부처님께서는 이날 밤에
장작불이 꺼지듯 입멸하시니
모든 사리를 고루 나누어
한량없는 탑을 조성하였고
009_0903_c_03L佛此夜滅度
如薪盡火滅
分布諸舍利
而起無量塔

항하사 수와 같은
여러 비구와 비구니가
정진에 정진을 거듭해서
위없는 도를 구하였네.
009_0903_c_04L比丘比丘尼
其數如恒沙
倍復加精進
以求無上道

이 묘광 법사는
부처님의 법장을 받들어 지녀서
80소겁 동안이나
널리 법화경을 선포했으며
009_0903_c_06L是妙光法師
奉持佛法藏
八十小劫中
廣宣『法華經』

여덟 명의 왕자들은
묘광 법사의 교화를 받고
위없는 도를 굳게 지녀서
무수한 부처님을 뵈었고
009_0903_c_07L是諸八王子
妙光所開化
堅固無上道
當見無數佛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서
순조롭게 대도를 행하여
차례차례 성불을 하고
순차적으로 수기했으니
009_0903_c_08L供飬諸佛已
隨順行大道
相繼得成佛
轉次而授記

최후의 천중천(天中天)은
그 명호가 연등불인데
여러 신선의 도사(導師)가 되어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였네.
009_0903_c_10L最後天中天
號曰然燈佛
諸仙之導師
度脫無量衆

당시 이 묘광 법사에게
한 제자가 있었으니
마음은 항상 게으르고
명예와 이익을 탐하여
싫증내지 않고 명리만 좇으면서
족성가(族姓家)들과 유희했으니
009_0903_c_11L是妙光法師
時有一弟子
心常懷懈怠
貪著於名利
求名利無厭
多遊族姓家

익히고 외운 것을 모두 버리고
몽땅 잊은 채 통달하지 못하니
이와 같은 인연으로
구명(求名)이라고 불렀네.
009_0903_c_13L棄捨所習誦
廢忘不通利
以是因緣故
號之爲求名

그러나 모든 선업을 행하고
무수한 부처님을 만나 뵙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순조롭게 대도를 행해서
009_0903_c_14L亦行衆善業
得見無數佛
供飬於諸佛
隨順行大道

육바라밀을 구족하고
금생에 석가모니불을 뵙고
내세에는 반드시 성불하여
그 명호를 미륵이라 하리니
온갖 중생을 널리 제도하여
그 수가 한량이 없으리라.
009_0903_c_16L具六波羅蜜
今見釋師子
其後當作佛
號名曰彌勒
廣度諸衆生
其數無有量

저 부처님 입멸하신 뒤
나태한 자는 바로 그대요
묘광 법사란 이는
바로 이 몸이라네.
009_0903_c_18L彼佛滅度後
懈怠者汝是
妙光法師者
今則我身是

내가 보건대, 일월등명불의
광명의 상서로움이 이와 같으니
이로써 지금의 부처님께서도
법화경을 설하실 줄 알 수 있네.
009_0903_c_19L我見燈明佛
本光瑞如此
以是知今佛
欲說『法華經』

오늘의 모습 옛날의 상서로움과 같으니
이는 모두 부처님의 방편이라네
이제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아
실상의 뜻을 밝히고자 하시니
그대들은 마땅히 합장한 채
일심으로 기다려야 함을 알아야 하오.
009_0903_c_20L今相如本瑞
是諸佛方便
今佛放光明
助發實相義
諸人今當知
合掌一心待

부처님께서 법비를 내리시어
구도자를 충족시켜 줄 것이며
삼승을 구하는 이들이
만약 의심하고 후회한다면
부처님께서 응당 끊으셔서
남김없이 멸진(滅盡)시키리라.
009_0903_c_22L佛當雨法雨
充足求道者
諸求三乘人
若有疑悔者
佛當爲除斷
令盡無有餘

2. 방편품(方便品)
009_0903_c_24L妙法蓮華經方便品第二
009_0904_a_02L
그때 세존께서 마침내 삼매로부터 조용히 일어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지혜는 매우 깊고 한량이 없어서 그 지혜의 문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려우니, 그래서 모든 성문과 벽지불은 능히 알 수 없는 것이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백천만억이나 되는 무수한 부처님을 가까이 하면서 모든 부처님의 한량없는 도법(道法)을 다 실행하고, 용맹스럽게 정진하여 그 명성이 널리 알려졌으며, 일찍이 없었던 깊고 깊은 법을 성취하여 중생의 근기에 맞게 설하므로 그 의취(意趣)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이여, 나는 성불한 이래로 갖가지 인연과 갖가지 비유로써 언교(言敎)를 자세히 펼쳤으며, 무수한 방편을 써서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인도하였느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방편바라밀과 지견(知見)바라밀을 구족하게 갖추었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이여, 여래는 지혜는 광대하고 심원해서 한량없는 마음[無量], 걸림 없는 변재[無礙], 한량없는 힘[力],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남[無所畏], 선정, 해탈, 그리고 삼매에 깊이 들어가서 끝[際]이 없으며 일체의 ‘일찍이 없었던 법’[未曾有法]을 성취했느니라.
사리불이여, 여래는 갖가지로 분별하여 모든 법을 능숙하게 설할 수 있으므로 그 말씀이 부드러워서 듣는 중생의 마음을 흔쾌하게 하느니라. 사리불이여, 한마디로 말할진대, 한량없고 가이없는 ‘일찍이 없었던 법’을 부처님께서는 모두 성취했느니라.
그만두어라, 사리불이여. 다시 말할 필요조차 없느니라.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성취한 가장 희유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법은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이라야만[唯佛與佛] 모든 법의 실상을 조금도 남김없이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니, 이른바 모든 법의 이와 같은 모습[如是相], 이와 같은 성품[如是性], 이와 같은 근본[如是體], 이와 같은 힘[如是力], 이와 같은 작용[如是作], 이와 같은 인[如是因], 이와 같은 연[如是緣], 이와 같은 과[如是果], 이와 같은 보[如是報], 이와 같은 본말구경[如是本末究竟] 등이니라.”
009_0904_a_02L爾時世尊從三昧安詳而起告舍利諸佛智慧甚深無量其智慧門難解難入一切聲聞辟支佛所不能知所以者何佛曾親近百千萬億無數諸佛盡行諸佛無量道法勇猛精進名稱普聞成就甚深未曾有法隨宜所說意趣難解舍利弗吾從成佛已種種因緣種種譬喩廣演言敎無數方便引導衆生令離諸著所以者如來方便知見波羅蜜皆已具足舍利弗如來知見廣大深遠無量無無所畏禪定解脫三昧深入無成就一切未曾有法舍利弗如來能種種分別巧說諸法言辭柔軟悅可衆心舍利弗取要言之無量無邊未曾有法佛悉成就舍利弗不須復說所以者何佛所成就第一希有難解之法惟佛與佛乃能究盡諸法實相所謂諸法如是相如是性如是如是力如是作如是因如是緣是果如是報如是本末究竟等
이어서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펴기 위해서 게송을 읊었다.
009_0904_a_23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009_0904_b_02L
세상의 영웅[世雄]을 헤아릴 수 없나니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일체 중생의 부류들도
부처를 능히 아는 자 없나니
009_0904_a_24L世雄不可量
諸天及世人
一切衆生類
無能知佛者

부처님의 힘이나 두려움 없음
해탈과 온갖 삼매
그리고 부처님의 다른 법들을
능히 측량하는 자가 없나니
본래 무수한 부처님을 따라서
구족하게 모든 도를 행하신
너무나 깊고 미묘한 법은
보기도 어렵고 요달하기도 어려우니
009_0904_b_03L佛力無所畏
解脫諸三昧
及佛諸餘法
無能測量者
本從無數佛
具足行諸道
甚深微妙法
難見難可了

한량없는 억겁 동안이나
이 모든 도를 행하고 나서
도량에서 과보를 이룬 것을
내가 이미 다 알아보았노라.
009_0904_b_05L於無量億劫
行此諸道已
道場得成果
我已悉知見

이처럼 크나큰 과보와
갖가지 모양과 성품의 뜻을
오직 나와 시방의 부처님만이
능히 이 일을 알 수 있나니
009_0904_b_07L如是大果報
種種性相義
我及十方佛
乃能知是事

이 법은 보여줄 수도 없고
말과 언사의 모습이 적멸하니
이밖에 다른 중생의 부류들은
능히 이해할 수가 없느니라.
009_0904_b_08L是法不可示
言辭相寂滅
諸餘衆生類
無有能得解

믿음의 힘이 확고부동한
보살들은 제외하고는
모든 부처님의 제자들이
일찍이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009_0904_b_09L除諸菩薩衆
信力堅固者
諸佛弟子衆
曾供飬諸佛

일체의 번뇌[漏]가 소멸해서
마지막 몸[最後身]에 머무는
이와 같은 사람일지라도
그 힘으로는 감당하지 못하리.
009_0904_b_11L一切漏已盡
住是最後身
如是諸人等
其力所不堪

예를 들어 사리불과 같은 사람이
이 세간에 꽉 찼다고 해서
함께 헤아리고 생각을 짜내도
부처님의 지혜는 헤아릴 수 없고
009_0904_b_12L假使滿世閒
皆如舍利弗
盡思共度量
不能測佛智

또 사리불과 같은 사람이
시방에 꽉 찼다고 하고
나머지 모든 제자들도
역시 시방 찰토(刹土)에 가득해서
함께 헤아리고 생각을 짜내도
역시 부처의 지혜는 알 수 없으리라.
009_0904_b_13L正使滿十方
皆如舍利弗
及餘諸弟子
亦滿十方剎
盡思共度量
亦復不能知

날카로운 지혜와 무루(無漏)인
마지막 몸[最後身]에 머무는 벽지불이
또한 시방 세계에 가득해서
대 숲처럼 빽빽하다 해도
009_0904_b_15L辟支佛利智
無漏最後身
亦滿十方界
其數如竹林

그들이 함께 한마음으로
한량없는 억겁 동안이나
부처님 참 지혜를 헤아리고 싶어도
조금이라도 알 수가 없으리라.
009_0904_b_17L斯等共一心
於億無量劫
欲思佛實智
莫能知少分

새로 발심한 보살들이
무수한 부처님께 공양하고
그 근본 뜻을 요달하고
또한 설법도 능히 잘하는 이가
벼, 삼, 대, 갈대처럼 많아서
시방의 찰토에 가득할지라도
009_0904_b_18L新發意菩

供飬無數佛
了達諸義趣
又能善說法
如稻麻竹葦
充滿十方剎

가령 이 보살들이 일심의 묘한 지혜로
항하사 겁 동안이나
다 함께 생각으로 헤아린다 해도
부처님의 지혜는 알 수 없으리라.
009_0904_b_20L一心以妙智
於恒河沙劫
咸皆共思量
不能知佛智

그 숫자가 항하사와 같은
불퇴전(不退轉)의 보살들이
일심으로 함께 생각해서 구하더라도
그들 역시 알 수가 없으리라.
009_0904_b_21L不退諸菩薩
其數如恒沙
一心共思求
亦復不能知

다시 사리불에게 고하나니
무루이고 불가사의한
너무나 깊고 미묘한 법을
내가 지금 이미 구족했으니
009_0904_b_23L又告舍利弗
無漏不思議
甚深微妙法
我今已具得

나만이 그 모습을 알고
시방의 부처님도 아느니라.
사리불이여, 반드시 알아야 하나니
모든 부처님의 말씀은 다르지 않느니라.
009_0904_b_24L惟我知是相
十方佛亦然
舍利弗當知
諸佛語無異
009_0904_c_02L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에 대해
마땅히 크게 믿는 힘을 내야 하나니
세존의 법은 오래 설한 후에야
비로소 진실을 말하느니라.
009_0904_c_02L於佛所說法
當生大信力
世尊法久後
要當說眞實

모든 성문의 무리들과
연각을 구하는 이들과
내가 고통의 속박에서 해탈시켜
열반을 얻게 한 자에게 고하나니
부처님은 방편의 힘으로
삼승의 가르침을 제시하여서
중생이 곳곳에서 집착하는 것을
인도하여서 벗어나게 하였노라.
009_0904_c_04L告諸聲聞衆
及求緣覺乘
我令脫苦縛
逮得涅槃者
佛以方便力
示以三乘敎
衆生處處著
引之令得出

그 때 법회에 참석한 대중 가운데 번뇌가 다한 아라한인 아야교진여등 1천2백 명의 성문들과 벽지불이나 성문이 되기 위해 발심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은 각각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지금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은근히 그 방편을 찬탄하시면서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법은 너무나 깊어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말로 설하신 것도 그 의취를 알기 어려워서 성문과 벽지불로서는 미칠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일까? 부처님께서는 한 가지 해탈의 뜻을 말씀하셔서 우리도 그 법을 얻어서 열반에 도달했거늘, 지금 이 말씀은 그 뜻을 이해할 수 없구나.
009_0904_c_06L爾時大衆中有諸聲聞漏盡阿羅漢阿若憍陳如等千二百人及發聲聞辟支佛心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各作是念今者世尊何故慇懃稱歎方便而作是言佛所得法甚深難有所言說意趣難知一切聲聞支佛所不能及佛說一解脫義我等亦得此法到於涅槃而今不知是義所趣
이 때 사리불은 사부대중의 이러한 의심을 눈치채고 자기자신도 아직 부처님의 뜻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존께 말씀을 올렸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因)과 무슨 연(緣)으로 모든 부처님의 으뜸가는 방편이 너무나 깊고 미묘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은근히 찬탄하셨습니까? 저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와 같은 말씀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 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도 한결같이 의심을 품고 있으니,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이 일을 설명해주옵소서. 세존이시여, 어떤 까닭으로 너무나 깊고 미묘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은근히 찬탄하셨습니까?”
009_0904_c_15L爾時舍利弗知四衆心疑自亦未了而白佛言世尊何因何緣慇懃稱歎諸佛第一方便甚深微妙難解之法我自昔來未曾從佛聞如是說今者四衆咸皆有疑惟願世尊敷演斯事世尊何故慇懃稱歎甚深微妙難解之法
사리불은 이 뜻을 거듭 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009_0904_c_21L爾時舍利弗欲重宣此義而說偈言
009_0905_a_02L
지혜의 태양이신 대성존께서
오랜 후에야 이 법을 설하였네.
즉 스스로 이와 같은 힘과
이와 같은 무외, 이와 같은 삼매
이와 같은 해탈과 이와 같은 선정 등의
불가사의 법을 얻었다고 설하시니
도량에서 얻은 이러한 법을
아무도 능히 묻는 자가 없고
내 뜻은 헤아리기 어렵다고 해도
또한 능히 묻는 자가 없었으나
009_0904_c_22L慧日大聖尊
久乃說是法
自說得如是
力無畏三昧
禪定解脫等
不可思議法
道場所得法
無能發問者
我意難可測
亦無能問者

그러나 묻지 않아도 스스로 설하셨고
수행하던 길을 찬탄하셨으니
너무나 깊고 미묘한 이러한 지혜는
모든 부처님이 얻은 것이라 말씀하시네.
009_0905_a_03L無問而自說
稱歎所行道
智慧甚微妙
諸佛之所得

그러자 무루(無漏)의 아라한과
열반을 구하려는 무리가
이제 모두 의심의 그물에 떨어져서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 말씀하시는가’ 하고
009_0905_a_04L無漏諸羅漢
及求涅槃者
今皆墮疑網
佛何故說是

연각을 구하려는 자들과
여러 비구와 비구니들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들
그리고 건달바의 무리들이
009_0905_a_05L其求緣覺者
比丘比丘尼
諸天龍鬼神
及乾闥婆等

서로 바라보면서 당혹스러워 하다가
양족존(兩足尊)만 우러러보고 있으니
이 일이 어찌된 영문인지
바라건대 부처님께서 설명해주옵소서.
009_0905_a_07L相視懷猶豫
瞻仰兩足尊
是事爲云何
願佛爲解說

부처님께서는 모든 성문들 중에서
제가 으뜸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오늘 제가 얻은 지혜로도
이것이 구경의 진리인지
혹은 행하는 도인지
의심하면서 요달치 못하고 있습니다.
009_0905_a_08L於諸聲聞衆
佛說我第一
我今自於智
疑惑不能了
爲是究竟法
爲是所行道

부처님의 입에서 생긴 제자들
합장한 채 우러러 고대하오니
부디 미묘한 음성을 내셔서
이 때 사실대로 말씀해 주옵소서.
009_0905_a_10L佛口所生子
合掌瞻仰待
願出微妙音
時爲如實說

모든 하늘과 용과 신들이
그 수효가 항하사와 같고
부처님 지혜를 구하는 보살은
대충 말해도 8만 명이나 되고
009_0905_a_11L諸天龍神等
其數如恒沙
求佛諸菩薩
大數有八萬

또한 백천만억 나라에서
이 자리에 온 전륜성왕들이
합장한 채 공경하는 마음으로
구족한 그 도를 듣고자 합니다.
009_0905_a_13L又諸萬億國
轉輪聖王至
合掌以敬心
欲聞具足道

그러자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만 멈춰라.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만일 이 일을 말한다면, 모든 세간의 하늘과 사람이 모두 경악하면서 의심을 금치 못할 것이다.”
009_0905_a_14L爾時佛告舍利弗不須復說說是事一切世閒諸天及人皆當驚
사리불이 거듭 세존께 말씀을 올렸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말씀을 내려 주옵소서. 말씀을 내려주옵소서. 왜냐 하면 이 법회에 참석한 무수한 백천만억 아승기 중생들은 일찍이 여러 부처님을 뵌 적이 있어서 근기가 뛰어나고 지혜가 날카롭기 때문에 세존의 가르침을 한번 들으면 능히 공경하고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009_0905_a_17L舍利弗重白佛言世尊惟願說之惟願說之所以者何是會無數百千萬億阿僧祇衆生曾見諸佛諸根猛利智慧明了聞佛所說則能敬信
사리불은 자신의 뜻을 거듭 펴기 위해서 게송을 읊었다.
009_0905_a_20L時舍利弗欲重宣此義而說偈言

법왕이자 가장 존귀한 이시여
염려하지 마시고 부디 설하여주옵소서
이 법회에 참석한 한량없는 중생들은
능히 공경하고 믿을 수 있는 이들입니다.
009_0905_a_21L法王無上尊
惟說願勿慮
是會無量衆
有能敬信者
009_0905_b_02L
그러자 세존께서는 사리불에게 ‘그만두어라’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약 이 일을 말한다면, 일체 세간의 하늘ㆍ사람ㆍ아수라가 모두 경악하면서 의심할 것이고 증상만(增上慢)에 빠진 비구는 미혹의 구렁 속에 빠질 것이니라.”
009_0905_a_23L佛復止舍利弗若說是事一切世閒阿脩羅皆當驚疑增上慢比丘將墜於大坑
이 때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을 읊었다.
爾時世尊重說偈言

그만두어라, 말할 필요가 없노라
나의 법은 미묘해서 헤아리기 어려우니
온갖 증상만에 빠진 무리들은
설사 듣는다 해도 공경하고 믿지 않으리라.
009_0905_b_03L止止不須說
我法妙難思
諸增上慢者
聞必不敬信

그러자 사리불이 또다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말씀을 내려주옵소서, 말씀을 내려주옵소서. 지금 이 법회에 참석한 저와 같은 백천만억 사람들은 세세생생 이미 여러 부처님으로부터 교화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저희들은 반드시 공경하고 믿을 수 있을 것이며, 그 믿음은 기나긴 밤을 안온하게 할 것이며 많은 이익을 줄 것이옵니다.”
009_0905_b_05L爾時舍利弗重白佛言世尊惟願說惟願說之今此會中如我等比千萬億世世已曾從佛受化如此人等必能敬信長夜安隱多所饒益
사리불은 이 뜻을 거듭 펴기 위해서 다시 게송을 읊었다.
009_0905_b_09L時舍利弗欲重宣此義而說偈言

위없는 양족존(兩足尊)이시여
부디 으뜸가는 법을 말씀해주소서
나는 부처님의 장자(長子)이오니
원컨대 분별하여 말씀해주소서.
009_0905_b_10L無上兩足尊
願說第一法
我爲佛長子
惟垂分別說

법회에 참석한 한량없는 대중들은
부처님께서 이미 세세생생
이와 같은 교화를 하셨으므로
능히 이 법을 공경하고 믿을 겁니다.
009_0905_b_12L是會無量衆
能敬信此法
佛已曾世世
敎化如是等

모두가 일심으로 합장한 채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고자 하니
우리들 1천 2백 대중들과
나머지 부처가 되려는 수행자들
009_0905_b_13L皆一心合掌
欲聽受佛語
我等千二百
及餘求佛者

원컨대 이 대중들을 위해서
분별하여 말씀해주소서.
이들이 이 법을 듣기만 하면
그 즉시 환희심을 낼 것입니다.
009_0905_b_14L願爲此衆故
惟垂分別說
是等聞此法
則生大歡喜

그러자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이처럼 간절히 세 번에 걸쳐서 청하니, 내 어찌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 그대는 귀 기울여 듣고 잘 생각하기를 바란다. 나는 그대들을 위해 분별하고 설명하겠노라.”
009_0905_b_16L爾時世尊告舍利弗汝已慇懃三請豈得不說汝今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
이와 같이 세존께서 말씀하시자, 법회에 참석한 대중 가운데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등 5천 명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나서 물러갔다.
왜냐 하면 그들은 죄업이 깊고 증상만의 무리여서 진리를 얻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얻었다고 고집하고 증득하지 못했건만 이미 증득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니, 이런 허물이 있기 때문에 머물러 있지 못했고 세존께서도 잠자코 제지하지 않으셨다.
009_0905_b_19L說此語時會中有比比丘尼優婆塞優婆夷五千人等卽從座起禮佛而退所以者何此輩罪根深重及增上慢未得謂得未證謂證有如此失是以不住世尊默然而不制止
009_0905_c_02L곧이어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여기 남아 있는 대중들은 잎사귀나 가지는 없고 순수하게 알맹이뿐이구나. 사리불이여, 저와 같은 증상만의 무리들은 물러가도 좋으니라. 이제 그대들을 위해 설하겠으니, 그대들은 귀 기울여 주의 깊게 들어라.”
009_0905_b_24L爾時佛告舍利弗我今此無復枝葉純有貞實舍利弗如是增上慢人退亦佳矣汝今善聽當爲汝說
그러자 사리불이 답했다.
“예, 세존이시여, 기쁜 마음으로 듣고 싶나이다.”
舍利弗言唯然世尊願樂欲聞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미묘한 법은 모든 부처님 여래들이 시절인연이 도래해야만 비로소 말하게 되느니라. 비유컨대 우담발화가 때가 되어야 단 한번 피는 것과 마찬가지니라.
사리불이여, 부처님의 말은 결코 헛되지 않으니, 그대들은 반드시 부처님의 말씀을 믿어야 하느니라.
사리불이여, 부처님께서는 의당한 바에 따라서 법을 설하시니, 그 의취(意趣)는 이해하기 어려우니라. 왜냐 하면 나는 무수한 방편과 갖가지 인연, 그리고 비유와 언사(言辭)로써 모든 법을 설하므로 이 법은 사량하거나 분별하는 것으로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니, 오직 모든 부처님만이 비로소 알 수 있느니라.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은 오로지 하나의 커다란 일의 인연[一大事因緣] 때문에 세상에 출현하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이여, 무엇을 가지고 모든 부처님은 오로지 하나의 커다란 일의 인연 때문에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하겠느냐.
모든 불세존(佛世尊)은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의 지견을 열어서[開佛知見] 청정함을 얻도록 하기 위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며. 중생에게 직접 부처의 지견을 보여 주기[示佛知見] 위해 세간에 나타나는 것이며, 중생으로 하여금 몸소 부처의 지견을 깨닫게[悟佛知見] 하기 위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이며, 중생으로 하여금 직접 부처의 지견에 들어가게[入佛知見] 하기 위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바로 이와 같은 커다란 일의 인연으로 부처가 세상에 출현하게 된 것이니라.”
009_0905_c_04L佛告舍利弗如是妙法諸佛如來時乃說之如優曇鉢華時一現耳舍利汝等當信佛之所說言不虛妄利弗諸佛隨宜說法意趣難解所以者何我以無數方便種種因緣譬喩言辭演說諸法是法非思量分別之所能解惟有諸佛乃能知之所以者諸佛世尊惟以一大事因緣故出現於世舍利弗云何名諸佛世尊惟以一大事因緣故出現於世諸佛世欲令衆生開佛知見使得淸淨故出現於世欲示衆生佛知見故出現於世欲令衆生悟佛知見故出現於欲令衆生入佛知見道故出現於舍利弗是爲諸佛以一大事因緣故出現於世
009_0906_a_02L부처님께서 계속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여래는 오직 보살만을 교화할 따름이므로 무슨 일을 하시든 늘 한 가지 일일뿐이니, 오직 중생에게 부처의 지견을 보여주고[示] 깨닫게[悟]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사리불이여, 여래는 오로지 일불승(一佛乘)만을 중생을 위해서 법을 설할 뿐이지, 나머지 다른 이승(二乘)이나 삼승(三乘)은 설하지 않느니라.
사리불이여, 시방 세계의 모든 부처의 법 또한 마찬가지이니라. 사리불이여, 지난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한량없고 무수한 방편, 갖가지 인연과 비유 그리고 언사(言辭)로써 중생을 위해 모든 법을 연설하셨는데, 이 법은 모두 일불승이므로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고는 궁극적으로 다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게 되었느니라.
사리불이여, 다가올 미래에도 여러 부처님께서 출현하시면, 마찬가지로 한량없고 무수한 방편, 갖가지 인연과 비유 그리고 언사로써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할 것인데, 이 법은 모두 일불승이므로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고는 궁극적으로 일체종지를 얻을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지금 현재에도 시방 세계의 한량없는 백천만억 불국토에서 여러 부처님께서는 중생에게 많은 이익을 베풀어주고 안락하게 하는데, 이 부처님들도 역시 한량없고 무수한 방편, 갖가지 인연과 비유 그리고 언사로써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하고 계시는데, 이 법은 모두 일불승이므로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고는 궁극적으로 일체종지를 얻느니라.
사리불이여, 모든 여래는 오직 보살만을 교화하는데, 그것은 부처의 지견을 중생에게 보이고자[示] 하기 때문이며, 부처의 지견을 중생이 깨닫도록[悟] 하고자 하기 때문이며, 마침내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의 지견에 들어가도록 하고자 하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이여, 나 또한 마찬가지이니, 모든 중생들이 갖가지 욕망에 깊이 집착하고 있음을 알고는 그 본성에 따라서 갖가지 인연과 비유와 언사ㆍ방편의 힘을 사용해서 법을 설하느니라. 사리불이여, 이렇게 하는 것은 모두 일불승과 일체종지를 얻게 하려는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시방 세계 속에는 이승도 없거늘 하물며 삼승이 있겠느냐.
009_0905_c_20L佛告舍利弗諸佛如來但敎化菩薩諸有所作常爲一事以佛之知見示悟衆生舍利弗如來但以一佛乘故爲衆生說法無有餘乘若二若三舍利弗一切十方諸佛法亦如是舍利弗過去諸佛以無量無數方便種種因緣譬喩言辭而爲衆生演說諸法是法皆爲一佛乘故是諸衆生從諸佛聞法究竟皆得一切種智舍利弗未來諸佛當出於世亦以無量無數方便種種因緣譬喩言辭而爲衆生演說諸法是法皆爲一佛乘故是諸衆生從佛聞法究竟皆得一切種智舍利弗現在十方無量百千萬億佛土中諸佛世尊多所饒益安樂衆生是諸佛亦以無量無數方便種種因緣譬喩言辭而爲衆生演說諸法是法皆爲一佛乘故諸衆生從佛聞法究竟皆得一切種舍利弗是諸佛但敎化菩薩欲以佛之知見示衆生故欲以佛之知見悟衆生故欲令衆生入佛知見道故舍利弗我今亦復如是知諸衆生有種種欲深心所著隨其本性以種種因緣譬喩言辭方便力故而爲說法舍利弗如此皆爲得一佛乘一切種智故舍利弗十方世界中尚無二乘何況有三
009_0906_b_02L사리불이여, 모든 부처님께서는 오탁악세(五濁惡世)에 출현했으니, 이른바 시대의 혼란함[劫濁], 번뇌의 혼탁함[煩惱濁], 중생의 어리석음[衆生濁], 소견의 어지러움[見濁], 수명의 단축[命濁]이 그것이다. 사리불이여. 겁이 혼탁하고 어지러운 시대에는 중생의 번뇌가 한층 두터워지고 탐욕과 질투로 인해 온갖 좋지 않은 근성(根性)을 이루었으므로 모든 부처님께서는 방편의 힘으로 일불승에서 분별하여 삼승을 설하시게 되었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일 나의 제자로서 스스로 아라한이나 벽지불이라고 하는 자가 모든 부처님께서는 오직 보살만을 교화하실 뿐이라는 사실을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다면, 이 사람은 부처의 제자가 아닐뿐더러 아라한도 아니고 벽지불도 아니니라.
또한 사리불이여, 모든 비구나 비구니들이 스스로 ‘이미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으니, 이는 최후의 몸이요 구경의 열반이다’라고 하면서 다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이런 무리는 모두 증상만[增上慢]의 사람들임을 알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만일 비구로서 실제로 아라한을 얻었다면 이 법을 믿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하지만 부처님이 열반한 뒤에 부처님께서 현전하지 않을 경우에는 예외이니,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간 이후에는 이런 경전을 수지하고 독송하고 그 뜻을 이해하는 자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만일 다른 부처님을 만나게 되면, 이 법 속에서 문득 결정코 요달할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그대들은 여래의 말씀을 마땅히 한마음으로 믿고 이해하고 받아 지녀야 하나니, 모든 여래의 말씀은 조금도 허망하지 않아서 다른 이승이나 삼승은 없고 오로지 일불승만 있느니라.”
009_0906_a_24L舍利弗諸佛出於五濁惡所謂劫濁煩惱濁衆生濁見濁如是舍利弗劫濁亂時衆生垢重慳貪嫉妒成就諸不善根故諸佛以方便力於一佛乘分別說三舍利弗若我弟子自謂阿羅漢辟支佛者聞不知諸佛如來但敎化菩薩事非佛弟子非阿羅漢非辟支佛又舍利弗是諸比丘比丘尼自謂已得阿羅漢是最後身究竟涅槃便不復志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當知此輩皆是增上慢人所以者何若有比丘實得阿羅漢若不信此法無有是處除佛滅度後現前無佛所以者何滅度後如是等經受持讀誦解其義是人難得若遇餘佛於此法中便得決了舍利弗汝等當一心信解持佛語諸佛如來言無虛妄無有餘惟一佛乘
세존께서 곧이어 이 뜻을 거듭 펴기 위해서 게송을 읊었다.
009_0906_b_19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비구와 비구니로서
증상만을 가득 품은 자나
아만심이 많은 우바새나
믿음이 없는 우바이 등
이와 같은 사부대중이
그 숫자가 5천여 명인데
자기 허물은 돌보지 않고
계율마저 결함이 있는데
009_0906_b_20L比丘比丘尼
有懷增上慢
優婆塞我慢
優婆夷不信
如是四衆等
其數有五千
不自見其過
於戒有缺漏

그 흠을 아끼고 감추려다가
이런 잔꾀의 무리 이미 떠났으니
대중 속의 찌꺼기로서
부처의 위덕(威德) 때문에 갔느니라.
009_0906_b_23L護惜其瑕疵
是小智已出
衆中之糟糠
佛威德故去
009_0906_c_02L
이 사람들은 복덕이 적어서
이 법을 감당할 수 없나니
이제는 가지나 잎사귀는 없고
오직 정숙한 알맹이만 남았구나.
009_0906_b_24L斯人尟福德
不堪受是法
此衆無枝葉
惟有諸貞實

사리불이여, 잘 듣거라
모든 부처님께서 얻은 법을
한량없는 방편의 힘으로
중생을 위해 설하겠노라.
009_0906_c_03L舍利弗善聽
諸佛所得法
無量方便力
而爲衆生說

중생들의 마음속 생각과
갖가지로 행하는 도(道)
갖가지 욕망과 성질,
전생에 지은 선악의 업을
009_0906_c_04L衆生心所念
種種所行道
若干諸欲性
先世善惡業

부처님은 다 알고 나서
여러 가지 인연과 비유,
그리고 언사와 방편의 힘으로
일체 중생을 기쁘게 하나니
혹은 수다라(修多羅)를 말하고
혹은 게송과 본사(本事)를 말하고
본생담이나 미증유(未曾有)를 말하고
또한 인연에 대해 설하기도 하고
비유나 기야(祗夜)를 말하기도 하고
우바제사(優婆提舍)를 설하기도 하네.
009_0906_c_05L佛悉知是已
以諸緣譬喩
言辭方便力
令一切歡喜
或說脩多羅
伽陁及本事
本生未曾有
亦說於因緣
譬喩幷祇夜
優波提舍經

어리석은 근기는 소승법을 즐겨서
나고 죽는 일에 탐착하고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나도
깊고 묘한 도를 행하지 않아서
온갖 고통에 시달리기에
그들을 위해 열반을 설했노라.
009_0906_c_09L鈍根樂小法
貪著於生死
於諸無量佛
不行深妙道
衆苦所惱亂
爲是說涅槃

내가 이런 방편을 시설해서
부처의 지혜에 들도록 하였으나
그대들에게 반드시 성불하리라고
한 번도 설한 적이 없으니
009_0906_c_11L我設是方便
令得入佛慧
未曾說汝等
當得成佛道

그렇게 설한 적이 없는 까닭은
아직 설할 때가 이르지 않았기 때문인데
지금이 바로 그 때이므로
결정코 대승을 설하겠노라.
009_0906_c_12L所以未曾說
說時未至故
今正是其時
決定說大乘

나의 이 구부법(九部法)은
중생에 따라서 설한 것이니
대승으로 들어가는 근본이 되기에
이 경전을 설한 것이네.
009_0906_c_13L我此九部法
隨順衆生說
入大乘爲本
以故說是經

불자의 마음이 청정하고
부드럽고 또 근기도 날카로워서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깊고 미묘한 도를 행했다면
009_0906_c_15L有佛子心淨
柔軟亦利根
無量諸佛所
而行深妙道

이와 같은 불자를 위해서
대승의 경전을 설해 주고
이런 사람에게 내세에 반드시
성불한다고 내가 수기하리니
009_0906_c_16L爲此諸佛子
說是大乘經
我記如是人
來世成佛道

깊은 마음[深心]으로 부처를 염(念)하고
청정하게 계율을 닦고 지켰기 때문이니
이 사람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온 몸에 기쁨이 충만하리라.
009_0906_c_17L以深心念佛
修持淨戒故
此等聞得佛
大喜充遍身

부처님은 그들의 심행(心行)을 알기에
대승의 법을 설하는 것이니
성문이든 보살이든
내가 설한 법을 듣거나
나아가 한 게송만 들을지라도
누구나 의심할 바 없이 성불하리라.
009_0906_c_19L佛知彼心行
故爲說大乘
聲聞若菩薩
聞我所說法
乃至於一偈
皆成佛無疑

시방 세계의 불국토에는
오직 일승법만 있을 뿐이지
이승이나 삼승은 없나니
다만 여래가 중생을 이끌기 위해
임시로 문자를 빌려서
방편으로 설한 것은 제외하노라.
009_0906_c_21L十方佛土中
惟有一乘法
無二亦無三
除佛方便說
但以假名字
引導於衆生

부처의 지혜를 설하기 위해서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는 것이니
오직 이 한 가지 사실뿐이며
나머지 두 가지는 참되지 못하니
결단코 소승법으로는
중생을 제도하지 못하리라.
009_0906_c_23L說佛智慧故
諸佛出於世
惟此一事實
餘二則非眞
終不以小乘
濟度於衆生
009_0907_a_02L
부처님은 스스로 대승에 머물러서
그 얻은 바의 법과 같고
선정과 지혜의 힘으로 장엄해
이로써 중생을 제도하노라.
009_0907_a_02L佛自住大乘
如其所得法
定慧力莊嚴
以此度衆生

스스로 위없는 도(道)인
대승의 평등법을 증득하고서
단 한 사람일지라도
소승법으로 교화한다면
나는 곧 간탐에 빠지리니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니라.
009_0907_a_03L自證無上道
大乘平等法
若以小乘化
乃至於一人
我則墮慳貪
此事爲不可

만약 부처님을 믿고 귀의하면
여래는 속이지 않고
또한 탐욕과 질투의 뜻도 없어서
온갖 법 속의 악을 끊었나니
그러므로 시방 세계에서 여래만이
홀로 두려움이 없어라.
009_0907_a_05L若人信歸佛
如來不欺誑
亦無貪嫉意
斷諸法中惡
故佛於十方
而獨無所畏

나는 상호로써 몸을 장엄하고
광명으로 세간을 비춰서
한량없는 중생의 존중을 받고
실상(實相)의 인(印)을 설하나니
009_0907_a_07L我以相嚴身
光明照世間
無量衆所尊
爲說實相印

사리불이여 반드시 알라.
내가 본래 세운 서원은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나와 다름이 없게 하고자 함이니
009_0907_a_08L舍利弗當知
我本立誓願
欲令一切衆
如我等無異

나는 예전에 서원한 것을
지금에야 충족했으니
일체의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도에 들게 하리라.
009_0907_a_10L如我昔所願
今者已滿足
化一切衆生
皆令入佛道

만일 내가 중생을 만나서
부처님의 도로써 다 가르친다면
지혜 없는 자들은 혼란을 겪어서
미혹되어 가르침을 받지 않으리라
009_0907_a_11L若我遇衆生
盡敎以佛道
無智者錯亂
迷惑不受敎

나는 이 중생들을 아나니
그들은 선의 근본을 닦지 않고
오욕에 깊이 집착하여
어리석은 애착으로 고뇌하고
009_0907_a_12L我知此衆生
未曾修善本
堅著於五欲
癡愛故生惱

갖가지 탐욕의 인연으로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지고
육도 세계 윤회하면서
온갖 고통을 받고 있으니
009_0907_a_14L以諸欲因緣
墜墮三惡道
輪迴六趣中
備受諸苦毒

태 속에 들어간 미미한 형상
세세생생 자라나며
복 없고 박덕한 사람이
온갖 고통에 시달리고
009_0907_a_15L受胎之微形
世世常增長
薄德少福人
衆苦所逼迫

있느니 없느니 하는
삿된 소견의 숲에 빠져서
이런 온갖 견해에 의지하여
예순 두 가지 소견을 짓고
허망한 법에 깊이 집착하여
굳게 믿을 뿐 놓을 줄 모르고
아만심과 자존심만 높아서
왜곡된 마음이 실답지 못하여
009_0907_a_16L入邪見稠林
若有若無等
依止此諸見
具足六十二
深著虛妄法
堅受不可捨
我慢自矜高
諂曲心不實

천만억 겁 동안이나
부처의 명호를 듣지 못하고
바른 정법도 듣지 못하니
이런 사람은 제도하기 어려워라.
009_0907_a_19L於千萬億劫
不聞佛名字
亦不聞正法
如是人難度

그러하니 사리불이여
내가 방편을 시설해서
고통을 소멸하는 길을 설하여
열반의 길을 제시하였으니,
009_0907_a_20L是故舍利弗
我爲設方便
說諸盡苦道
示之以涅槃

내가 비록 열반이라 말했지만
이것 역시 참된 입멸은 아니니
일체 법은 본디부터
항상 스스로 적멸한 모습이므로
불자가 도를 행하고 나면
내세에 부처를 이루리라.
009_0907_a_22L我雖說涅槃
是亦非眞滅
諸法從本來
常自寂滅相
佛子行道已
來世得作佛

내가 방편의 힘으로
삼승의 법을 열어 보였지만
일체의 모든 세존께서는
일승의 도만을 설했노라.
009_0907_a_24L我有方便力
開示三乘法
一切諸世尊
皆說一乘道
009_0907_b_02L
그러하니 대중들이여,
조금도 의심을 두지 말아라
모든 부처님의 말씀은 다르지 않으니
오직 일승일 뿐 이승은 없노라.
009_0907_b_02L今此諸大衆
皆應除疑惑
諸佛語無異
惟一無二乘

지나간 무수한 겁 동안
열반한 한량없는 부처님은
백천만억 종류나 되어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데
009_0907_b_03L過去無數劫
無量滅度佛
百千萬億種
其數不可量

이와 같은 모든 세존께서도
갖가지 인연과 비유
그리고 무수한 방편의 힘으로
모든 법상(法相)을 연설하셨으나
009_0907_b_05L如是諸世尊
種種緣譬喩
無數方便力
演說諸法相

이 모든 세존들도
다 일승법만 설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해서
부처님의 도에 들게 했네.
009_0907_b_06L是諸世尊等
皆說一乘法
化無量衆生
令入於佛道

또 모든 대성주(大聖主)들
일체의 세간에 있는
하늘과 인간의 중생들이
마음 깊이 바라는 바를 알아서
또 다시 다른 방편으로
제일의(第一義)를 드러내셨네.
009_0907_b_07L又諸大聖主
知一切世閒
天人群生類
深心之所欲
更以異方便
助顯第一義

가령 어떤 중생들은
과거의 부처님을 만나서
법을 듣고 나면
보시와 계율과 인욕을 닦고
정진과 선정과 지혜도 닦았으니
이렇게 갖가지 복과 지혜를 닦은
이와 같은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이미 불도를 이루었네.
009_0907_b_09L若有衆生類
値諸過去佛
若聞法布施
或持戒忍辱
精進禪智等
種種修福慧
如是諸人等
皆已成佛道

모든 부처님이 멸도한 뒤에
착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지닌
이와 같은 중생이라면
모두가 이미 불도를 이루었고
009_0907_b_12L諸佛滅度已
若人善軟心
如是諸衆生
皆已成佛道

모든 부처님이 열반한 뒤에
사리에 공양하는 자는
만억 개의 탑을 건립하여
금과 은, 그리고 파리(頗梨)
차거[車渠]와 마노(馬瑙)
민괴(玟瑰)ㆍ유리(琉璃)ㆍ진주로
청정하게 널리 장엄해서
모든 탑을 잘 꾸몄으며
009_0907_b_13L諸佛滅度已
供飬舍利者
起萬億種塔
金銀及頗梨
車璖與馬瑙
玟瑰瑠璃珠
淸淨廣嚴飾
莊挍於諸塔

또는 돌로 사찰을 짓기도 하고
전단향과 침수향을 쓰거나
목밀(木蜜) 나무와 여러 재목,
그리고 벽돌이나 진흙으로 짓거나
저 넓은 들판 가운데
흙을 쌓아 사찰을 건립했으며
009_0907_b_16L或有起石廟
栴檀及沈水
木櫁幷餘材
塼瓦泥土等
若於曠野中
積土成佛廟

나아가 아이들이 놀이로써
모래를 쌓아 불탑을 지었을지라도
이와 같은 모든 사람들은
모두 다 불도를 이루었고
009_0907_b_18L乃至童子戲
聚沙爲佛塔
如是諸人等
皆已成佛道

어떤 이가 부처님을 위해
온갖 형상(形像)을 세우거나
온갖 상(相)을 조각한 이들도
모두 다 불도를 이루었고
혹은 칠보라든가
놋쇠나 백동(白銅)과
납ㆍ주석ㆍ쇳덩이나
나무ㆍ진흙으로 만들거나
009_0907_b_19L若人爲佛故
建立諸形像
刻雕成衆相
皆已成佛道
或以七寶成
鍮石赤白銅
白鑞及鈆錫
鐵木及與泥

혹은 교칠포(膠漆布)로써
장엄하여 불상을 만든다면
이와 같은 모든 사람들은
모두 다 불도를 이루었고
009_0907_b_22L或以膠漆布
嚴飾作佛像
如是諸人等
皆已成佛道

채색으로 불상을 그려서
온갖 복덕으로 장엄하되
스스로 하거나 남을 시킨 이들
모두 다 이미 불도를 이루었고
009_0907_b_23L彩畫作佛像
百福莊嚴相
自作若使人
皆已成佛道
009_0907_c_02L
나아가 아이들이 장난으로
초목이나 붓 등으로
혹은 손톱을 가지고
불상을 그린다면
009_0907_c_02L乃至童子戲
若草木及筆
或以指爪甲
而畫作佛像

이와 같은 모든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공덕을 쌓아서
대비심을 구족하여
모두 다 불도를 이루었으니
단지 모든 보살만을 교화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09_0907_c_03L如是諸人等
漸漸積功德
具足大悲心
皆已成佛道
但化諸菩薩
度脫無量衆

어떤 사람이 탑묘나
보배 불상이나 그림에다가
꽃과 향과 깃발과 일산으로써
공경하는 마음으로 공양하고
009_0907_c_05L若人於塔廟
寶像及畫像
以華香幡蓋
敬心而供飬

사람을 시켜서 풍악을 연주하되
북도 치고 소라도 불고
퉁소, 피리, 거문고, 공후(箜篌)
비파, 징, 요령 등
이와 같은 온갖 묘한 음악을
다 동원해서 공양하였거나
009_0907_c_06L若使人作樂
擊鼓吹角貝
簫笛琴箜篌
琵琶鐃銅鈸
如是衆妙音
盡持以供飬

혹은 환희하는 마음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노래하며
나아가 자그마한 소리라도 공양하면
이런 이는 모두 다 불도를 이루었고
009_0907_c_08L或以歡喜心
歌唄頌佛德
乃至一小音
皆已成佛道

만약 어느 누가 산란한 마음으로
한 송이 꽃이라도 들고서
불상에 공양을 올리면
점차 무수한 부처님을 친견하며
009_0907_c_10L若人散亂心
乃至以一華
供飬於畫像
漸見無數佛

어느 누가 예배를 올리거나
혹은 합장만 한 번 하거나
또는 한 손을 들거나
머리를 한 번 숙여도
이렇게 불상에 공양을 올리면
점차 한량없는 부처님을 친견하고
스스로 위없는 도를 성취해서
무수한 중생을 널리 제도하여
마치 장작이 다해서 불이 꺼지듯
무여열반에 들어가리라.
009_0907_c_11L或有人禮拜
或復但合掌
乃至擧一手
或復小低頭
以此供飬像
漸見無量佛
自成無上道
廣度無數衆
入無餘涅槃
如薪盡火滅

어느 누가 산란한 마음으로
탐묘 가운데 들어가서
나무불(南無佛)을 한 번 외치면
모두 다 이미 불도를 이루었고
009_0907_c_14L若人散亂心
入於塔廟中
一稱南無佛
皆已成佛道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세상에 있거나 멸도한 뒤에
이 법을 들은 이라면
모두 다 이미 불도를 이루었느니라.
009_0907_c_16L於諸過去佛
現在或滅度
若有聞是法
皆已成佛道

앞으로 나타날 모든 부처님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으니
이 모든 여래께서도
또한 방편으로 법을 설하나니
009_0907_c_17L未來諸世尊
其數無有量
是諸如來等
亦方便說法

일체의 모든 여래께서도
한량없는 방편을 써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부처의 무루지(無漏智)에 들게 하리니
이 법을 듣는 중생이라면
성불하지 않는 이 없으리라.
009_0907_c_18L一切諸如來
以無量方便
度脫諸衆生
入佛無漏智
若有聞法者
無一不成佛

모든 부처님의 본원(本願)은
‘내가 행한 부처의 도를
널리 중생들도 행하게 해서
함께 이 도를 얻는 것’이기 때문이네.
009_0907_c_20L諸佛本誓願
我所行佛道
普欲令衆生
亦同得此道

미래 세상의 모든 부처님들이
비록 무수한 백천억
법문을 말씀하시더라도
실제로는 일승(一乘)일 뿐이네
009_0907_c_22L未來世諸佛
雖說百千億
無數諸法門
其實爲一乘

양족존(兩足尊) 부처님은
법이 항상 성품이 없음을 알지만
부처 종자는 인연으로 일어나기에
이 때문에 일승을 설하시니
009_0907_c_23L諸佛兩足尊
知法常無性
佛種從緣起
是故說一乘
009_0908_a_02L
이 법이 법의 지위에 머물면서
세간의 모습이 항상 머문다는 걸
도량에서 이미 알았지마는
도사(導師)께서는 방편으로 설할 뿐이네.
009_0907_c_24L是法住法位
世閒相常住
於道場知已
道師方便說

하늘과 인간의 공양을 받는
그 수가 항하사와 같은
시방 세계의 부처님들
세간에 출현하셔서
중생의 안온을 위하기 때문에
역시 이와 같은 법을 설하나니
009_0908_a_03L天人所供飬
現在十方佛
其數如恒沙
出現於世閒
安隱衆生故
亦說如是法

으뜸가는 적멸을 아시건만
방편의 힘을 써서
갖가지 길을 제시하셨으나
실제로는 일불승 하나 뿐이네.
009_0908_a_05L知第一寂滅
以方便力故
雖示種種道
其實爲佛乘

중생들의 온갖 행과
마음 속 깊이 생각하는 것과
과거에 익힌 업과
욕심ㆍ성격ㆍ정진력과
009_0908_a_06L知衆生諸行
深心之所念
過去所集業
欲性精進力

근기의 날카로움과 둔함을 알아서
여러 가지 인연법과
비유나 언사(言辭)를 가지고
마땅함에 따라 방편을 설하나니
009_0908_a_07L及諸根利鈍
以種種因緣
譬喩亦言辭
隨應方便說

지금 나 또한 마찬가지로
중생의 안온을 위하여
가지가지 법문으로
부처의 도를 밝게 제시하며
009_0908_a_09L我今亦如是
安隱衆生故
以種種法門
宣示於佛道

나는 지혜의 힘으로써
중생의 성격과 욕심을 알아서
방편으로 모든 법을 설하여
모두를 환희하게 하노라.
009_0908_a_10L我以智慧力
知衆生性欲
方便說諸法
皆令得歡喜

사리불이여, 마땅히 알지니
내가 부처의 눈으로
육도 중생을 살펴보니
빈궁하고 복과 지혜가 없어서
생사의 험한 길에 들어가
고뇌가 이어지면서 끊이지 않고
오욕에 깊이 집착하기를
마치 소가 제 꼬리를 아끼듯 하고
탐욕과 애욕이 스스로를 가려서
캄캄한 채 아무 것도 보지 못하며
009_0908_a_11L舍利弗當知
我以佛眼觀
見六道衆生
貧窮無福慧
入生死險道
相續苦不斷
深著於五欲
如犛牛愛尾
以貪愛自蔽
盲冥無所見

큰 힘을 갖추신 부처님과
고통을 끊는 법을 구하지 않고
온갖 삿된 소견에 깊이 빠져서
고통으로 고통을 없애고자 하니
이런 중생을 가엾이 여겨서
대비심을 일으키게 됐노라.
009_0908_a_15L不求大勢佛
及與斷苦法
深入諸邪見
以苦欲捨苦
爲是衆生故
而起大悲心

내가 처음 도량에 앉아있을 때
보리수를 살피며 경행(經行)하면서
삼칠일(三七日) 동안에 걸쳐
이 일을 깊이 사유했으니
009_0908_a_17L我始坐道場
觀樹亦經行
於三七日中
思惟如是事

내가 증득한 이 지혜는
미묘하기가 으뜸이지만
중생들의 근기가 둔할 뿐만 아니라
쾌락에 집착하고 어리석음에 눈멀었으니
이와 같은 무리들을
어떻게 제도할 수 있겠는가.
009_0908_a_18L我所得智慧
微妙最第一
衆生諸根鈍
著樂癡所盲
如斯之等類
云何而可度

바로 그 때 여러 범천왕들
또한 모든 제석천왕들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들
그리고 대자재천(大自在天)들
009_0908_a_20L爾時諸梵王
及諸天帝釋
護世四天王
及大自在天

아울러 하늘의 대중들과
백천만이나 되는 권속이
공경하고 합장을 올리면서
나에게 법륜을 굴려달라고 간청하니
009_0908_a_21L幷餘諸天衆
眷屬百千萬
恭敬合掌禮
請我轉法輪

나는 즉시 스스로 생각하기를
단지 일불승만을 찬탄한다면
중생들은 고통에 빠진 채
이 법을 믿지 않을 것인데
009_0908_a_23L我卽自思惟
若但讚佛乘
衆生沒在苦
不能信是法

법을 믿지 않고 깨뜨린다면
그로 인해 삼악도에 떨어지리니
나는 차라리 법을 설하지 않은 채
속히 열반에 들려고 했지만
009_0908_a_24L破法不信故
墜於三惡道
我寧不說法
疾入於涅槃
009_0908_b_02L
마침내 과거 부처님이 행하셨던
방편의 힘을 생각하여서
이제 내가 얻은 도를 가지고
또한 삼승을 설해야 하리라.
009_0908_b_02L尋念過去佛
所行方便力
我今所得道
亦應說三乘

이렇게 생각할 때에
시방의 부처님이 모두 나타나서
범음(梵音)으로 나를 위로하기를
훌륭하도다, 석가모니불이시여
009_0908_b_04L作是思惟時
十方佛皆現
梵音慰喩我
善哉釋迦文

으뜸가는 도사(導師)가
이 위없는 법을 얻으면
일체의 부처님을 따라서
방편의 힘을 쓰는 것이네.
009_0908_b_05L第一之導師
得是無上法
隨諸一切佛
而用方便力

우리들 또한 똑같이
가장 묘한 으뜸가는 법을 얻고는
모든 중생들을 돕기 위해
삼승으로 분별하여 설했노라.
009_0908_b_06L我等亦皆得
最妙第一法
爲諸衆生類
分別說三乘

작은 지혜는 소승법을 즐겨서
자신의 성불을 믿지 않으므로
이에 방편을 사용하여
모든 과(果)를 분별하여 설했는데
비록 삼승으로 설하긴 했지만
단지 보살만을 가르칠 뿐이네.
009_0908_b_08L少智樂小法
不自信作佛
是故以方便
分別說諸果
雖復說三乘
但爲敎菩薩

사리불이여, 마땅히 알지니
내가 성사자(聖師子) 부처님의
깊고 청정하고 미묘한 음성을 듣고는
모든 부처님께 귀의한다고 칭하면서
009_0908_b_10L舍利弗當知
我聞聖師子
深淨微妙音
稱南無諸佛

다시 이렇게 생각했나니
‘내가 오탁악세에 태어났으나
모든 부처님이 설하신 대로
나 또한 따르면서 행하겠노라.’
009_0908_b_11L復作如是念
我出濁惡世
如諸佛所說
我亦隨順行

이와 같이 생각하고는
곧 바라내(波羅柰)에 가서
모든 법의 적멸한 모습은
말로 형언할 수 없지만
방편의 힘을 사용해서
다섯 비구에게 설했으니
009_0908_b_12L思惟是事已
卽趣波羅奈
諸法寂滅相
不可以言宣
以方便力故
爲五比丘說

이것을 ‘법륜(法輪)을 굴린다’ 하고
이어서 열반이라는 법과
아라한이나 법(法)ㆍ승(僧) 등의
차별적인 명칭들이 생겼네.
009_0908_b_14L是名轉法輪
便有涅槃音
及以阿羅漢
法僧差別名

저 구원의 겁 이래로
열반의 법을 찬탄하고 제시하면서
‘생사의 고통이 영원히 멸진한다’고
나는 항상 이렇게 설했노라.
009_0908_b_16L從久遠劫來
讚示涅槃法
生死苦永盡
我常如是說

사리불이여, 마땅히 알지니
내가 불자들을 살펴보니
부처님의 도를 구하려는
한량없는 천만억 대중인데
009_0908_b_17L舍利弗當知
我見佛子等
志求佛道者
無量千萬億

모두 공경하는 마음으로
다 부처님의 처소에 찾아와
일찍이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방편으로 설한 법을 들었던 이들이라
그래서 내가 즉시 생각하기를
‘세간에 여래가 출현함은
부처님의 지혜를 설하기 위함이니
지금이 바로 그 때로구나.’
009_0908_b_18L咸以恭敬心
皆來至佛所
曾從諸佛聞
方便所說法
我卽作是念
如來所以出
爲說佛慧故
今正是其時

사리불이여, 마땅히 알지니
근기가 둔하고 지혜가 작은 자와
모습에 집착하는 교만한 자는
능히 이 법을 믿지 못하겠지만
009_0908_b_21L舍利弗當知
鈍根小智人
著相憍慢者
不能信是法

내 이제 기꺼이 두려움 없이
모든 보살들에게
바로 방편을 내버리고
위없는 도만 설하리라.
009_0908_b_22L今我喜無畏
於諸菩薩中
正直捨方便
但說無上道

보살이 이 법을 들으면
의심의 그물 끊어 버리고
천 2백 명의 아라한들도
모두 다 부처님이 되리라.
009_0908_b_24L菩薩聞是法
疑網皆已除
千二百羅漢
悉亦當作佛
009_0908_c_02L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법을 설하신 의식(儀式) 그대로
내 지금 그와 똑같이
분별없는 법을 설하겠노라.
009_0908_c_02L如三世諸佛
說法之儀式
我今亦如是
說無分別法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는 일은
매우 드물어서 만나 뵙기 어렵고
설령 세간에 출현한다 해도
이 법을 설하기가 또 어렵고
한량없고 무수한 겁 동안에도
이 법을 듣기가 역시 어렵고
이 법을 능히 들을 수 있는
그런 사람도 역시 만나기 어렵네.
009_0908_c_03L諸佛興出世
懸遠値遇難
正使出于世
說是法復難
無量無數劫
聞是法亦難
能聽是法者
斯人亦復難

마치 우담발화 꽃이 피면
누구나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하늘과 인간 세상에 희유하여
때가 되어야 한 번 피는 것과 같네.
009_0908_c_06L譬如優曇華
一切皆愛樂
天人所希有
時時乃一出

법을 듣고 기뻐하고 찬탄하며
나아가 한 마디라도 한다면
일체의 삼세 부처님께
이미 공양을 올린 것이니
이런 사람은 매우 희유해서
우담발화가 피는 것보다 더하리라.
009_0908_c_07L聞法歡喜讚
乃至發一言
則爲已供飬
一切三世佛
是人甚希有
過於優曇華

그대들은 의심하지 말지니
나는 모든 법의 왕으로서
대중들에게 널리 고하나니
오직 일불승의 도로써
모든 보살을 교화할 뿐
성문의 제자는 없노라.
009_0908_c_09L汝等勿有疑
我爲諸法王
普告諸大衆
但以一乘道
敎化諸菩薩
無聲聞弟子

그대들 사리불과
성문과 보살들이여,
마땅히 알지니, 이 미묘한 법은
모든 부처님의 비요(秘要)이니라.
009_0908_c_11L汝等舍利弗
聲聞及菩薩
當知是妙法
諸佛之秘要

이 오탁악세에서는
단지 욕망만을 즐기고 집착하므로
이런 종류의 중생들은
끝내 부처님의 도를 구하지 않고
009_0908_c_13L以五濁惡世
但樂著諸欲
如是等衆生
終不求佛道

미래의 악한 중생들은
부처님께서 설한 일승을 들어도
미혹되어서 신수(信受)하지 못하여
법을 파괴하고 삼악도에 떨어지나니
009_0908_c_14L當來世惡人
聞佛說一乘
迷惑不信受
破法墮惡道

부끄러움을 알고 청정하게
부처의 도를 구하고자 하는 이
응당 이와 같은 사람을 위하여
일승의 도를 널리 찬탄하리라.
009_0908_c_15L有慚愧淸淨
志求佛道者
當爲如是等
廣讚一乘道

사리불이여, 마땅히 알지니
모든 부처님의 법은 이와 같이
만억 가지의 방편으로
마땅함에 따라 법을 설하나니
009_0908_c_17L舍利弗當知
諸佛法如是
以萬億方便
隨宜而說法

익히고 배우지 못한 자는
이를 밝혀서 요달하지 못하지만
세상의 스승이신 부처님께서
마땅함에 따르는 방편의 일을
009_0908_c_18L其不習學者
不能曉了此
汝等旣已知
諸佛世之師

그대들은 이미 알았으니
다시 의심을 일으키지 말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반드시 부처가 됨을 알아야 하네.
009_0908_c_19L隨宜方便事
無復諸疑惑
心生大歡喜
自知當作佛
添品妙法蓮華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패엽경(貝葉經)을 말한다. 인도에서는 다라 나무의 잎 위에 글자를 새겨 책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