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9_1067_a_01L
설무구칭경 제5권
009_1067_a_01L說無垢稱經卷第五


대당 현장 한역
장순용 번역
009_1067_a_02L大唐三藏法師玄奘譯


10. 향대불품(香臺佛品)
009_1067_a_03L香臺佛品第十

그때 사리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식사할 때가 되었는데, 이 대보살들은 법을 설하고 나서도 일어나질 않는구나. 우리 성문들과 보살들은 언제 식사를 할까?’
009_1067_a_04L舍利子作是思惟食時將至此摩訶薩說法未起我等聲聞及諸菩薩當於何食
무구칭은 사리자의 생각을 알고 그에게 말했다.
“대덕이여, 여래께서는 성문들을 위해 8해탈(解脫)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대는 이미 그 경지에 머무르고 있는데도 재물이나 먹는 것에 마음을 빼앗겨 정법(正法)을 듣지 않고 있습니다. 음식이 먹고 싶다면 잠깐 기다리십시오. 모든 이에게 일찍이 먹어 보지 못했던 음식을 대접하겠습니다.”
009_1067_a_07L時無垢稱知彼思惟便告之曰大德如來爲諸聲聞說八解脫仁者已住勿以財食染污其心而聞正法若欲食者且待須臾當令皆得未曾有食
무구칭은 순식간에 미묘한 적정에 들어가 뛰어난 신통력을 일으켜 보살과 대성문들에게 다음과 같은 광경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009_1067_a_11L無垢稱便入如是微妙寂定發起如是殊勝神通示諸菩薩大聲聞衆
이 불국토에서 위쪽 세계로 42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불세계(佛世界)를 지나면 또 하나의 불세계가 있다. 그 불세계의 이름은 묘향(妙香)이며, 그곳의 부처님 이름은 최상향대(最上香臺)이신데 지금 현재 평화롭게 안주하고 계신다.
009_1067_a_13L上方界分去此佛土過四十二殑伽沙等諸佛世界有佛世界名一切妙其中有佛號最上香臺今現在彼安隱住持
009_1067_b_02L 그 세계 속엔 미묘한 향기가 있는데, 시방의 모든 불세계의 인간들이나 천신들이 발하는 향기보다 훨씬 뛰어난 향기이다. 그곳의 나무들은 모두 미묘한 향기를 발하는데, 사방 모든 지역에 널리 퍼지고 일체에 가득 찼다. 그 세계에는 성문이나 연각과 같은 2승(乘)의 명칭은 없고 오직 청정한 대보살(大菩薩)들만 있는데, 향적여래는 그들에게 법을 설했다. 그 세계의 모든 누각이나 궁전ㆍ거리ㆍ숲ㆍ동산ㆍ의복들은 하나하나가 다 미묘한 향기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세계의 세존과 보살들이 먹는 향기는 미묘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시방의 한량없는 불국토에 널리 퍼졌다.
009_1067_a_17L彼世界中有妙香氣比餘十方一切佛土人天之香最爲第一彼有諸樹皆出妙香普薰方域一切周滿彼中無有二乘之名唯有淸淨大菩薩衆而彼如來爲其說法彼世界中一切臺觀宮殿經行園林衣服皆是種種妙香所成彼佛世尊及菩薩衆所食香氣微妙第一普薰十方無量佛土
그때 최상향대여래와 보살들은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하고 계셨다. 그곳엔 향엄(香嚴)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천자(天子)가 있었다. 이미 대승에 대해 깊이 귀의하는 마음을 낸 자로 그 불국토의 여래와 보살들을 공양하면서 받들고 있었다.
그때 이곳의 모든 대중들은 그 세계의 최상향대여래와 보살들이 함께 앉아서 식사하는 모습을 다 보았다.
009_1067_b_04L時彼如來與諸菩薩方共坐食彼有天子名曰香嚴—已於大乘深心發趣—供養承事彼土如來及諸菩薩時此大衆一切皆睹彼界如來與諸菩薩方共坐食如是等事
무구칭은 모든 보살들에게 널리 말했다.
“여러분 대사(大士)들 중에서 누가 저 세계로 가서 미묘한 향기로 된 음식을 가져올 수 있습니까?”
009_1067_b_08L時無垢稱遍告一切菩薩衆言汝等大士誰能往彼取妙香食
그러나 묘길상의 위신력(威神力) 때문인지 보살들은 다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무구칭이 묘길상에게 말했다.
“그대는 어째서 지금 대중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가호(加護)해 주지 않으십니까?”
009_1067_b_10L以妙吉祥威神力故諸菩薩衆咸皆默然時無垢稱告妙吉祥汝今云何於此大衆而不加護令其乃爾
묘길상이 말했다.
“거사여, 그대는 이 보살들을 경시해선 안 됩니다. 부처님께서도 아직 배우지 못한 자를 경시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009_1067_b_13L妙吉祥言居士汝今不應輕毀諸菩薩衆如佛所言勿輕未學
그러자 무구칭은 침상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대중들 앞에서 보살의 화신(化身)을 만들었다. 그 화신 보살의 몸은 금빛이었으며, 상호(相好)의 장엄함과 위덕(威德)의 광명은 그곳에 모인 대중을 압도했다.
009_1067_b_15L時無垢稱不起于牀居衆會前化作菩薩—身眞金色相好莊嚴威德光明蔽於衆會—
무구칭이 말했다.
“그대 선남자여, 이 불국토에서 위쪽으로 42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불세계를 지나가면 또 하나의 불세계가 있다. 그 불세계의 이름은 묘향이며, 그곳 부처님의 이름은 최상향대인데 여러 보살들과 함께 앉아서 음식을 들고 계신다.
009_1067_b_18L而告之曰汝善男子宜往上方去此佛土過四十二殑伽沙等諸佛世界有佛世界名一切妙香中有佛號最上香臺與諸菩薩方共坐食
그대는 그곳에 가서 부처님 발에 고개 숙여 절하고 이렇게 말씀드려라.
‘이 아래쪽 세계의 무구칭이 멀리서 마음으로나마 세존의 두 발에 고개 숙여 절하고 경건히 문안드립니다. 괴롭거나 아프신 데 없이 기거가 편안하시고 기력이 충만해 안락하게 지내시는지요?’
009_1067_b_22L汝往到彼頂禮佛足應作是言於此下方有無垢稱稽首雙足敬問世尊≺少病少惱起居輕利氣力康和安樂住不
009_1067_c_02L그리고 소요하는 마음으로 오른쪽으로 수백천 번 돌고 두 발에 머리 숙여 절하면서 이렇게 말씀드려라.
‘바라건대 세존께서 드시고 난 나머지 음식을 저 아래 감인(堪忍:娑婆)세계에 베풀어 불사(佛事)를 지으셔서 근기 낮고 욕망의 쾌락을 좇는 중생들로 하여금 대지혜를 기뻐하게 하시고, 또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의 명성을 어디서나 듣게 해주십시오.’”
009_1067_c_02L遙心右繞多百千帀頂禮雙足作如是言願得世尊所食之餘當於下方堪忍世界施作佛事令此下劣欲樂有情當欣大慧亦使如來無量功德名稱普聞
이 말을 듣고 나서 화신 보살이 그곳에 모여 있는 대중들 앞에서 허공으로 솟구쳐 오르니 모든 대중들이 모두 그 광경을 보았다. 신통력이 너무나 빨라 순식간에 묘향의 세계에 도착해 최상향대부처님의 발에 절하면서 말했다.
“아래쪽 세계의 보살인 무구칭이 세존의 두 발에 한량없이 고개 숙여 절하고 경건히 문안드립니다. 괴롭거나 아프신 데 없이 기거가 편안하시고 기력이 충만해 안락하게 지내시는지요?”
009_1067_c_06L時化菩薩於衆會前上昇虛空—擧衆皆見—神通迅疾經須臾頃便到一切妙香世界頂禮最上香臺佛足又聞其言下方菩薩名無垢稱稽首雙足敬問世尊少病少惱起居輕利氣力康和安樂住不
그리고 소요하는 마음으로 오른쪽으로 수백천 번 돌고 두 발에 머리 숙여 절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 드시고 난 나머지 음식을 저 아래 감인세계에 베풀어 불사를 지으셔서 근기 낮고 욕망의 쾌락을 좇는 중생들로 하여금 대지혜를 기뻐하게 하고, 또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의 명성을 어디서나 듣게 해주십시오.”
009_1067_c_12L遙心右繞多百千帀頂禮雙足作如是言願得世尊所食之餘當於下方堪忍世界施作佛事令此下劣欲樂有情當欣大慧亦使如來無量功德名稱普聞
그때 그곳에 모인 묘향세계의 보살들은 이 화신 보살의 상호가 장엄하고 위덕의 광명이 미묘하면서도 뛰어난 것을 보고 경이감에 차서 말했다.
“이 대사(大士)는 지금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감인세계는 어느 곳에 있습니까? 어째서 근기 낮고 욕망의 쾌락을 좇는 세계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009_1067_c_16L時彼上方菩薩衆會見化菩薩相好莊嚴威德光明微妙殊勝歎未曾有今此大士從何處來堪忍世界爲在何所云何名爲下劣欲樂
그들은 이렇게 최상향대여래에게 묻고 나서 말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 설명해 주십시오.”
009_1067_c_20L尋問最上香臺如來唯願世尊爲說斯事
009_1068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이여, 여기서 아래쪽으로 42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불세계를 지나면 다시 하나의 불세계가 나오는데 그 이름을 감인(堪忍)이라고 한다. 그곳에 계신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ㆍ응공(應供)ㆍ정등각(正等覺)이신데, 지금 현재 그곳에서 안온하게 머물러 계신다. 석가모니여래는 다섯 가지 부정(不淨)이 가득한 나쁜 세상에 머무시면서 근기 낮고 쾌락만을 좇는 중생들을 위해 정법(正法)을 선양하고 계신다.
009_1067_c_21L佛告之曰諸善男子於彼下方去此佛土過四十二殑伽沙等諸佛世界有佛世界名曰堪忍其中佛號釋迦牟尼如來等覺今現在彼安隱住持居五濁世爲諸下劣欲樂有情宣揚正法
그곳에는 또 무구칭이라는 보살이 있는데 이미 불가사의 해탈법문에 안주해서, 여러 보살들에게 미묘한 법을 열어 보이고 있다. 이 무구칭이 화신 보살을 이곳에 보낸 것은 나의 공덕과 명호를 칭송하고, 동시에 이 땅이 온갖 공덕으로 장엄되어 있음을 드러냄으로써 그곳 보살들의 선근(善根)을 자라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009_1068_a_03L彼有菩薩名無垢稱—已得安住不可思議解脫法門—爲諸菩薩開示妙法遣化菩薩來至此閒稱揚我身功德名號幷讚此土衆德莊嚴令彼菩薩善根增進
묘향세계의 보살들 모두가 말했다.
“그 분의 공덕이 어느 정도이시기에 큰 신통력과 무외(無畏)의 힘이 이 같은 화신을 만드는 데까지 이른 것입니까?”
009_1068_a_08L彼菩薩衆咸作是言其德何如乃作是化大神通力無畏若斯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이여, 이 대보살은 뛰어난 대공덕법을 성취했다. 한 찰나에 한량없고 가없는 보살의 화신을 지어 시방의 모든 국토에 전부 보내 불사를 짓게 하니, 이는 한량없는 중생의 안락과 번영을 위한 것이다.”
009_1068_a_09L彼佛告言諸善男子是大菩薩成就殊勝大功德法一剎那頃化作無量無邊菩薩遍於十方一切國土皆遣其往施作佛事利益安樂無量有情
그리고 나서 최상향대여래는 온갖 미묘한 향기가 흘러나오는 그릇에다 온갖 미묘한 향기를 풍기는 음식을 담아서 무구칭이 보낸 화신 보살의 손에 건네주었다.
009_1068_a_13L於是最上香臺如來以能流出衆妙香器盛諸妙香所薰之食授無垢稱化菩薩手
그러자 그 불국토의 9백만 대보살들이 동시에 한 목소리로 부처님께 청했다.
“우리들도 이 화신 보살과 함께 저 아래 감인세계에 가서 석가모니여래를 뵈옵고 경건히 예를 드리고 공양을 한 다음 정법을 듣고 싶습니다. 아울러 무구칭과 여러 보살들을 뵈옵고 경건히 예를 드리고 공양하고 싶습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허락해 주십시오.”
009_1068_a_16L時彼佛土有九百萬大菩薩僧同時擧聲請於彼佛我等欲與此化菩薩俱往下方堪忍世界瞻仰釋迦牟尼如來禮敬供事聽聞正法幷欲瞻仰禮敬供事彼無垢稱及諸菩薩唯願世尊加護聽許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이 가고 싶다면 지금이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그대들 모두는 스스로 몸의 향기를 거두고 나서 감인세계에 들어가야 한다. 그곳 중생들이 향기에 취해 방탕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대들 모두는 스스로 자신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숨긴 채 감인세계에 들어가야 한다. 그곳 보살들이 부끄러워하는 생각을 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009_1068_a_21L彼佛告曰諸善男子汝便可往今正是時汝等皆應自攝身香入堪忍界勿令彼諸有情醉悶放逸汝等皆應自隱色相入堪忍界勿令彼諸菩薩心生愧恥
009_1068_b_02L 또 그대들은 저 감인세계에 대해서 경멸하는 생각을 일으켜 혐오하지 않도록 하라. 왜냐하면 선남자들이여, 일체의 불국토는 다 허공 같기 때문이다. 모든 불세존은 중생들을 성숙시키고 싶기 때문에 중생이 즐기는 데 따라 갖가지 불국토를 나타낸다. 어떤 국토는 청정하고 어떤 국토는 오염되어 있고, 어떤 국토는 결정된 모습이 없지만 사실상 모든 불국토는 근본적으로 청정해서 차별이 없는 것이다.”
009_1068_b_02L汝等於彼堪忍世界勿生劣想而作障礙所以者何諸善男子一切國土皆如虛空諸佛世尊爲欲成熟諸有情故隨諸有情所樂示現種種佛土—或染或淨無決定相—而諸佛土實皆淸淨無有差別
그러자 화신 보살은 음식이 가득 찬 그릇을 받아들고 9백만 보살들과 함께 최상향대부처님의 위신력과 무구칭의 신통력에 의지해 그 묘향세계에서 사라져 순식간에 이 세계의 무구칭 방에 나타났다.
009_1068_b_08L時化菩薩受滿食器與九百萬諸菩薩僧承彼佛威神及無垢稱力於彼界沒經須臾頃至於此土無垢稱室欻然而現
무구칭은 9백만 개의 사자좌(師子座)를 만들어 묘향세계의 보살들을 그 자리에 앉게 했는데, 그 미묘함과 장엄함은 전에 만든 사자좌와 똑같아 전혀 차이가 없었다.
009_1068_b_12L無垢稱化九百萬師子之座—微妙莊嚴與前所坐諸師子座都無有異—令諸菩薩皆坐其上
그러자 화신 보살은 음식이 가득찬 그릇을 무구칭에게 건네주었다. 그 음식의 미묘한 향기는 광엄성(廣嚴城)과 삼천대천세계에 널리 퍼졌다. 한량없고 가없는 미묘한 향기가 퍼졌기 때문에 일체의 세계가 그 향기로 진동했다. 광엄성의 모든 바라문과 장자ㆍ거사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자들이 이 향기를 맡고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그들은 몸과 마음이 한량없이 황홀해지는 것을 느꼈다.
009_1068_b_14L時化菩薩以滿食器授無垢稱如是食器妙香普薰廣嚴大城及此三千大千世界無量無邊妙香薰故一切世界香氣芬馥廣嚴大城諸婆羅門長者居士非人等聞是香氣得未曾有驚歎無量身心踊悅
당시 광엄성 이첨비(離呫毘) 종족의 왕 이름은 월개(月蓋)였다. 그와 8만 4천 이첨비 종족은 갖가지로 장엄하고서 무구칭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방 안에 있는 수많은 보살과 장엄하게 장식된 높고 넓은 사자좌를 보고는 너무나 기쁜 마음이 솟구쳐 일찍이 없었던 놀라운 광경이라고 찬탄했다. 그리고 여러 보살들과 대성문들에게 예를 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있었다.
009_1068_b_20L時此城中離呫毘王名爲月蓋與八萬四千離呫毘種種種莊嚴悉來入于無垢稱室見此室中諸菩薩衆其數甚多諸師子座高廣嚴飾生大歡喜歎未曾有禮諸菩薩及大聲聞卻住一面
009_1068_c_02L또 모든 지신(地神)과 허공신(虛空神),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의 모든 천인들이 이 미묘한 향기를 맡고서 저마다 한량없이 많은 권속들을 데리고 무구칭의 방으로 들어왔다.
009_1068_c_03L時諸地神及虛空神幷欲色界諸天子衆聞是妙香各與眷屬無量百千悉來入于無垢稱室
무구칭이 존자 사리자를 비롯한 대성문들에게 말했다.
“존자들이여, 여래께서 베푸신 감로 맛의 음식을 들어보십시오. 이 음식은 대비(大悲)로 훈제한 것이니, 졸렬하고 왜소한 마음으로 이 음식을 먹지는 마십시오. 만약 그런 마음으로 먹는다면 절대로 소화할 수 없을 것입니다.”
009_1068_c_05L時無垢稱便語尊者舍利子等諸大聲聞尊者可食如來所施甘露味食如是食者大悲所薰勿以少分下劣心行而食此食若如是食定不能消
그런데 그곳에 모인 대중 중에 근기 낮은 성문이 이렇게 생각했다.
‘이 음식은 너무나 적은데 어떻게 이 모든 대중을 다 먹일 수 있겠는가?’
009_1068_c_09L時衆會中有劣聲聞作如是念此食甚少云何充足如是大衆
그러자 화신 보살이 말했다.
“그대들의 사소한 복과 지혜로 여래의 한량없는 복과 지혜를 측량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4대해(大海)의 물이 다 말라붙는다 해도 이 미묘한 향기의 음식은 절대로 동이 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한량없는 대천세계의 모든 중생 하나하나가 이 밥을 먹는데, 그 먹은 음식이 묘고산처럼 거대하고, 또 이런 일을 1겁이나 100겁을 계속한다 해도 이 음식이 동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009_1068_c_11L時化菩薩便告之言勿以汝等自少福慧測量如來無量福慧所以者何四大海水乍可有竭是妙香食終無有盡假使無量大千世界一切有情一一摶食其食摶量等妙高山如是摶食或經一劫或一百劫猶不能盡
왜냐하면 이 음식은 결코 다함이 없는 계율[戒]ㆍ선정[定]ㆍ지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래께서 드시고 남은 음식은 한량없는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백천 겁 동안 그 향기나는 음식을 먹는다 해도 결코 동이 날 수 없는 것입니다.”
009_1068_c_17L所以者何如是食者是無盡戒解脫解脫知見所生如來所食之餘無量三千大千世界一切有情經百千劫食此香食終不能盡於是大衆皆食此食悉得充滿而尚有餘
009_1069_a_02L그리하여 그곳에 모인 대중들이 모두 이 향기나는 음식을 먹었고, 모두가 배불리 먹었는데도 음식은 여전히 남았다. 온갖 성문들과 보살들, 인간과 천인 등 모든 대중은 이 음식을 먹고 나서 몸이 안락해졌다. 마치 일체안락장엄세계(一切安樂莊嚴世界)의 보살이 누리는 일체 안락의 경지에 머무는 것 같았다. 또 대중들 몸의 털구멍은 미묘한 향기를 발했는데, 마치 일체묘향세계에 있는 숱한 묘향나무[妙香樹]들이 늘 한량없는 온갖 미묘한 향기를 뿜어내는 것과 같았다.
009_1068_c_22L時諸聲聞及諸菩薩幷人天等一切衆會食此食已其身安樂譬如一切安樂莊嚴世界菩薩一切安樂之所住持身諸毛孔皆出妙香譬如一切妙香世界衆妙香樹常出無量種種妙香
그때 무구칭이 위쪽 묘향세계에서 온 모든 보살들에게 물었다.
“그곳의 여래께서 보살들을 위해 어떤 법을 설하시는지 알려줄 수 있겠습니까?”
009_1069_a_04L無垢稱問彼上方諸來菩薩汝等知不彼土如來於其世界爲諸菩薩云何說法
일체묘향세계의 보살들이 다 함께 대답했다.
“우리 땅의 여래께서는 보살들에게 문자나 언어로 법을 설하시지 않습니다. 오로지 미묘한 향기로써 보살들을 다 조복(調伏)시키십니다. 보살들이 저마다 묘향나무 밑에 편안히 앉아 있으면, 그 묘향나무들은 제각기 온갖 향기를 내뿜습니다. 그러면 보살들은 이 미묘한 향기를 맡고서 일체덕장엄정(一切德莊嚴定)을 얻습니다. 이 선정을 얻는 것이 바로 일체 보살의 공덕을 갖추는 것입니다.”
009_1069_a_07L彼諸菩薩咸共答言我土如來不爲菩薩文詞說法但以妙香令諸菩薩皆悉調伏彼諸菩薩各各安坐妙香樹下諸妙香樹各各流出種種香氣彼諸菩薩聞斯妙香便獲一切德莊嚴定獲此定已卽具一切菩薩功德
반대로 묘향세계에서 온 보살들이 무구칭에게 물었다.
“이곳의 여래 석가모니께서는 중생들에게 어떤 법을 설하십니까?”
009_1069_a_13L時彼上方諸來菩薩問無垢稱此土如來釋迦牟尼爲諸有情云何說法
무구칭이 말했다.
“이 땅의 중생들은 너무도 억센지라 다스리고 교화하기가 지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래께서는 이 다스리고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들을 강경한 설법으로 조복시켜 교화시킵니다. 강경한 설법으로 조복시킴이란 무엇입니까?
009_1069_a_15L無垢稱曰此土有情一切剛强極難調化如來還以種種能伏剛强語言而調化之云何名爲種種能伏剛强語言
이것은 지옥으로 가는 길[地獄趣]이다. 이것은 축생의 세계로 가는 길[傍生趣]이다. 이것은 아귀의 세계로 가는 길[餓鬼趣]이다. 이것은 8난처에 나는[無暇生] 길이다. 이것은 신체장애[諸根缺]의 길이다.
009_1069_a_19L謂爲宣說此是地獄趣此是傍生趣此是餓鬼趣此是無暇生此是諸根缺
이것은 몸으로 저지른 악행이고, 이것은 몸으로 저지른 악행의 과보이다. 이것은 말로 저지른 악행이고, 이것은 말로 저지른 악행의 과보이다. 이것은 뜻으로 저지른 악행이고, 이것은 뜻으로 저지른 악행의 과보이다.
009_1069_a_21L此是身惡行是身惡行果是語惡行是語惡行果此是意惡行是意惡行果
이것은 생명을 끊는 것이고, 이것은 생명을 끊은 것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주어지지 않은 것을 취하는 것이고, 이것은 주어지지 않은 것을 취한 것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욕망에 의한 그릇된 행동이고, 이것은 욕망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과보이다.
009_1069_a_23L此是斷生命是斷生命此是不與取是不與取果此是欲邪行是欲邪行果
009_1069_b_02L 이것은 허망한 거짓말이고, 이것은 허망한 거짓말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이간질하는 말이고, 이것은 이간질하는 말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거칠고 나쁜 말이고, 이것은 거칠고 나쁜 말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더러움이 섞인 말이고, 이것은 더러움이 섞인 말에 대한 과보이다.
009_1069_b_02L此是虛誑語是虛誑語果此是離閒語是離閒語果是麤惡語是麤惡語果此是雜穢語是雜穢語果
이것은 탐욕이고, 이것은 탐욕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성냄이고, 이것은 성냄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그릇된 견해이고, 이것은 그릇된 견해에 대한 과보이다.
009_1069_b_05L此是貪欲是貪欲果是瞋恚是瞋恚果此是邪見是邪見
이것은 인색함이고, 이것은 인색함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계율을 파괴하는 것이며, 이것은 계율을 파괴하는 것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원망하는 것이고, 이것은 원망함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게으름이고, 이것은 게으름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마음의 흐트러짐이고, 이것은 마음의 흐트러짐에 대한 과보이다. 이것은 어리석음이며, 이것은 어리석음에 대한 과보이다.
009_1069_b_07L此是慳悋是慳悋果此是毀戒毀戒果此是瞋恨是瞋恨果此是懈是懈怠果此是心亂是心亂果是愚癡是愚癡果
이것은 배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이것은 배운 것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것은 별해탈(別解脫)1)을 갖는 것이며, 이것은 별해탈을 범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루어진 것[應作]이며, 이것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은 유가(瑜伽)이며, 이것은 유가가 아니다. 이것은 영원히 끊는 것이며, 이것은 영원히 끊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장애이며, 이것은 장애가 아니다. 이것은 죄를 범하는 것이며, 이것은 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갖가지로 오염된 것이며, 이것은 청정한 것이다. 이것은 바른 길이며, 이것은 그릇된 길이다. 이것은 선이며, 이것은 악이다.
009_1069_b_10L此受所學此越所此持別解脫此犯別解脫此是應此非應作此是瑜伽此非瑜伽是永斷此非永斷此是障礙此非障此是犯罪此是出罪此是雜染是淸淨此是正道此是邪道此是善此是惡
이것은 세간이며, 이것은 세간을 벗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죄가 있는 것이며, 이것은 죄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번뇌가 있는 것[有漏]이며, 이것은 번뇌가 없는 것[無漏]이다. 이것은 유위(有爲)이며, 이것은 무위(無爲)이다. 이것은 공덕이며, 이것은 과실(過失)이다. 이것은 고통이 있는 것이며, 이것은 고통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즐거움이 있는 것이며, 이것은 즐거움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싫어서 벗어나야 할 것이며, 이것은 좋아서 즐겨야 할 것이다. 이것은 버릴 만한 것이며, 이것은 닦아 익힐 만한 것이다. 이것은 생사이며, 이것은 열반이다.
이처럼 법에는 한량없는 문(門)이 있습니다.
009_1069_b_16L此是世閒此出世閒此是有此是無罪此是有漏此是無漏是有爲此是無爲此是功德此是過此是有苦此是無苦此是有樂是無樂此可厭離此可欣樂此可棄此可修習此是生死此是涅槃是等法有無量門
009_1069_c_02L 이 땅의 중생들은 그 마음이 억세어 여래께서는 이 같은 갖가지 법문으로 중생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그들을 조복시키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코끼리와 말이 사나워 말을 듣지 않으면 갖가지 채찍을 가해 그들 뼈에 사무치게 한 뒤에 조복시킵니다. 마찬가지로 이 땅의 억센 중생들은 지극히 교화하기 어려운지라 여래는 이 같은 절실한 언어를 방편으로써 은근히 깨우치고 가르친 뒤에 조복시켜서 정법(正法)에 들게 하는 것입니다.”
009_1069_b_22L此土有情其心剛如來說此種種法門安住其心令其調伏譬如象馬𢤱悷不調加諸楚毒乃至徹骨然後調伏如是此土剛强有情極難調化如來方便以如是等苦切言詞慇懃誨喩然後調伏趣入正法
그때 상방(上方)에서 온 여러 보살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놀라면서 모두 이렇게 말했다.
“너무도 기이하십니다. 세존 석가모니께서 이토록 힘든 일을 하시다니요. 석가모니께서는 한량없이 존귀한 공덕을 숨기시고 이러한 놀랄 만한 조복의 방편을 나타내십니다. 또 근기 낮고 비천한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해 갖가지 법문으로 조복해서 그들을 이롭게 합니다.
009_1069_c_05L時彼上方諸來菩薩聞是說已得未曾有皆作是言甚奇世尊釋迦牟尼能爲難事隱覆無量尊貴功德示現如是調伏方便成熟下劣貧匱有情以種種門調伏攝益
그리고 이 불국토에 사는 보살들 역시 온갖 수고를 달게 받고 감내합니다. 그들은 가장 뛰어나고 보기 드물고 견고하고 불가사의한 대자비와 정진을 성취해서 여래의 위없는 바른 법[無上正法]을 돕고 거들어서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들에게 이익을 줍니다.”
009_1069_c_10L是諸菩薩居此佛土亦能堪忍種種勞倦成就最勝希有堅牢不可思議大悲精進助揚如來無上正法利樂如是難化有情
무구칭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진실로 대사가 말한 그대로입니다. 석가모니여래께서는 지극히 어려운 일을 하십니다. 즉 한량없이 존귀한 공덕을 숨기시며, 어떤 수고로움도 꺼리지 않습니다. 또 방편을 써서 억세어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을 조복합니다. 이 불국토에 태어난 보살들도 온갖 수고를 달게 받고 감내합니다. 그 결과 가장 뛰어나고 보기 드물고 견고하고 불가사의한 대자비와 정진을 성취해서 여래의 위없는 바른 법을 돕고 거들어 한량없는 중생을 이롭게 합니다.
009_1069_c_13L無垢稱言如是大士誠如所說釋迦如來能爲難事隱覆無量尊貴功德不憚劬勞方便調伏如是剛强難化有情諸菩薩衆生此佛土亦能堪忍種種勞倦成就最勝希有堅牢不可思議大悲精進助揚如來無上正法利樂如是無量有情
감인세계에서 평생 동안 보살행을 실천하고 중생을 이롭게 해서 얻은 공덕은 일체묘향세계에서 백천 대겁(大劫) 동안 보살행을 실천하고 중생을 이롭게 해서 얻은 공덕보다 많다는 것을 대사들은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감인세계는 대략 열 가지 닦아 나가는 착한 법[善法]이 있는데 이 착한 법은 다른 시방세계의 청정한 불국토에는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009_1069_c_20L大士當知堪忍世界行菩薩行饒益有情經於一生所得功德多於一切妙香世界百千大劫行菩薩行饒益有情所得功德所以者何堪忍世界略有十種修集善法餘十方界淸淨佛土之所無有
009_1070_a_02L그 열 가지 착한 법이란 무엇이겠습니까?
첫째, 보시를 베풀어 가난한 이들을 다스립니다.
둘째, 청정한 계율로써 금기를 깨는 이를 다스립니다.
셋째, 인욕으로 성내는 이를 다스립니다.
넷째, 정진으로 게으른 자를 다스립니다.
다섯째, 정려(靜慮)로써 마음이 흐트러진 이를 다스립니다.
009_1070_a_02L何等爲十以惠施攝諸貧窮淨戒攝諸毀禁以忍辱攝諸瞋恚以精進攝諸懈怠以靜慮攝諸亂意
여섯째, 뛰어난 지혜로 어리석은 이를 다스립니다.
일곱째, 여덟 가지 불행에 빠지는 길을 없애는 법을 설해서 일체의 불행한 중생을 두루 다스립니다.
여덟째, 대승의 정법을 설해서 일체의 소승법 즐기는 이를 다스립니다.
아홉째, 갖가지 뛰어난 선근(善根)으로 아직 선근을 심지 못한 이를 널리 다스립니다.
열째, 위없는 4섭법(攝法)으로 늘 일체 중생을 성숙시킵니다.
009_1070_a_06L以勝慧攝諸愚癡以說除八無睱法普攝一切無暇有情宣說大乘正法普攝一切樂小法者以種種殊勝善根普攝未種諸善根者以無上四種攝法恒常成熟一切有情
이상을 열 가지 닦아 나가는 착한 법이라고 합니다. 감인세계는 이 열 가지 법을 다 갖추고 있으나, 다른 시방세계의 청정한 불국토는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009_1070_a_11L是爲十種修集善法此堪忍界悉皆具足餘十方界淸淨佛土之所無有
그러자 저 부처님 세계에서 온 보살들이 다시 말했다.
“감인세계의 보살들은 몇 가지 법을 아무 훼손 없이 성취해야 목숨을 마친 뒤 다른 정토에 태어납니까?”
009_1070_a_13L時彼佛土諸來菩薩復作是言堪忍世界諸菩薩衆成就幾法無毀無傷從此命終生餘淨土
무구칭이 말했다.
“감인세계의 보살들은 여덟 가지 법을 아무 훼손 없이 성취해야 목숨을 마친 뒤 다른 정토에서 태어납니다. 여덟 가지란 무엇이겠습니까?
009_1070_a_15L無垢稱言堪忍世界諸菩薩衆成就八法無毀無傷從此命終生餘淨土何等爲八
첫째, 보살은 ‘나는 중생을 위해 당연히 착한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착한 일에 대한 과보를 바라서는 안 된다.’고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보살은 ‘나는 저 일체 중생을 대신해 온갖 고뇌를 받고, 내가 성취한 모든 선근을 다 되돌려서 베풀겠다.’라고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셋째, 보살은 ‘나는 저 일체 중생을 대할 때 항상 평등한 마음과 걸림 없는 마음으로 대하겠다.’라고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넷째, 보살은 ‘나는 저 일체 중생을 대할 때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그들을 부처님처럼 공경하고 사랑하겠다.’라고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009_1070_a_18L一者菩薩如是思惟我於有情應作善事不應於彼希望善報二者菩薩如是思惟我應代彼一切有情受諸苦惱我之所有一切善根悉迴施與三者菩薩如是思惟我應於彼一切有情其心平等心無罣礙四者菩薩如是思惟我應於彼一切有情摧伏憍慢敬愛如佛
009_1070_b_02L다섯째, 보살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주 심오한 경전에 대해 믿음과 이해를 가져야 하며 그 경전을 잠깐이라도 들으면 의심하지 말고 비방도 없어야 합니다.
여섯째, 보살은 타인의 이익에 대해서는 질투하는 마음이 없어야 하고, 자기의 이익에 대해서는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말아야 합니다.
일곱째, 보살은 자기의 마음을 조복해야 하고 늘 자기의 허물을 살필 뿐, 남의 잘못은 비방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덟째, 보살은 항상 방일하지 말아야 하고 늘 착한 법을 즐기면서 묻고 탐구하여 깨달음을 돕는 법[菩提分法]들을 정진 수행해야 합니다.
009_1070_b_02L五者菩薩信解增上於未聽受甚深經典暫得聽聞無疑無謗六者菩薩於他利養無嫉妒心於己利養不生憍慢七者菩薩調伏自心常省己過不譏他犯八者菩薩恒無放逸於諸善法常樂尋求精進修行菩提分法
감인세계의 보살들이 이 여덟 가지 법을 아무 훼손 없이 모두 성취한다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다른 정토에서 태어납니다.”
009_1070_b_08L堪忍世界諸菩薩衆若具成就如是八法無毀無傷從此命終生餘淨土
이처럼 무구칭과 묘길상을 비롯한 보살들이 대중들 속에서 갖가지 미묘한 법을 설하자 백천 중생이 동시에 무상정등각의 마음을 일으켰으며, 1만 보살이 다 무생법인을 증득했다.
009_1070_b_10L其無垢稱與妙吉祥諸菩薩等於大衆中宣說種種微妙法時百千衆生同發無上正等覺心十千菩薩悉皆證得無生法忍

11.보살행품(菩薩行品)
009_1070_b_14L說無垢稱經菩薩行品第十一

그때 부처님께서는 암라위(菴羅衛)숲에서 대중들에게 법을 설하고 계셨다. 그런데 대중들이 모인 그곳의 땅이 돌연 커지고 넓어지면서 일체의 대중이 다 금빛의 색조를 띠었다.
009_1070_b_15L佛時猶在菴羅衛林爲衆說法於衆會處其地欻然廣博嚴淨一切大衆皆現金色
그러자 아난다[阿難陀]가 즉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어떤 조짐입니까? 대중들이 모인 곳이 돌연 이처럼 커지고 넓어지면서 일체 대중들이 다 금빛을 띠고 있으니 말입니다.”
009_1070_b_18L時阿難陁卽便白佛世尊此是誰之前相於衆會中欻然如是廣博嚴淨一切大衆皆現金色
부처님께서 구수(具壽)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무구칭과 묘길상이 자신들을 에워싸고 있는 수많은 대중들을 데리고 이곳 모임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냈기 때문에 이런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009_1070_b_20L佛告具壽阿難陁曰是無垢稱與妙吉祥將諸大衆恭敬圍繞發意欲來赴斯衆會現此前相
009_1070_c_02L그때 무구칭이 묘길상에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여러 대사와 함께 여래를 찾아뵙고 예를 드리고 공양한 뒤 세존께 미묘한 법을 들읍시다.”
묘길상이 말했다.
“지금이 갈 때이니 동행하시지요.”
009_1070_b_23L時無垢稱語妙吉祥我等今應與諸大士詣如來所頂禮供事瞻仰世尊聽受妙法妙吉祥曰今正是時可同行矣
그러자 무구칭은 신통력으로 여러 대중들을 본래 있던 곳과 사자좌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한 채 오른쪽 손바닥에 올려놓고서 부처님의 처소로 가서 그곳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세존의 두 발에 경건히 절을 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돈 뒤 한쪽으로 물러나 부처님을 향해 합장한 채 엄숙히 서 있었다.
009_1070_c_03L時無垢稱現神通力令諸大衆不起本處幷師子座住右掌中往詣佛所到已置地恭敬頂禮世尊雙足右繞七帀卻住一面向佛合掌儼然而立
대보살들도 사자좌에서 내려와 세존의 두 발에 경건히 절을 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 한쪽으로 물러나 부처님을 향해 합장한 채 엄숙히 서 있었다. 대성문들과 제석천ㆍ범천ㆍ호세사천왕들도 모두 자리에서 나와 세존의 두 발에 경건히 절을 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부처님을 향해 합장한 채 엄숙히 서 있었다.
009_1070_c_07L諸大菩薩下師子座恭敬頂禮世尊雙足右繞三帀卻住一面向佛合掌儼然而立諸大聲聞釋梵護世四天王等亦皆避座恭敬頂禮世尊雙足卻住一面向佛合掌儼然而立
이에 세존께서는 법대로 보살들을 비롯한 일체의 대중들을 위문하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들 대사는 제각기 자기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대중들은 부처님의 권유를 받고 제각기 자리로 돌아가서 경건히 앉았다.
009_1070_c_12L於是世尊如法慰問諸菩薩等一切大衆作是告言汝等大士隨其所應各復本座時諸大衆蒙佛教勅各還本座恭敬而坐
세존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뛰어난 보살 대사들의 자재한 신통력의 활동을 보았는가?”
사리자가 말했다.
“예, 보았습니다.”
009_1070_c_15L爾時世尊告舍利子汝見最勝菩薩大士自在神力之所爲乎舍利子言唯然已見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그대는 어떤 생각을 일으켰는가?”
사리자가 말했다.
“생각으로 가늠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대사의 불가사의를 보면서 그 활동과 신통력과 공덕이 헤아릴 수도 없고, 사유할 수도 없고, 측량할 수도 없고, 비교할 수도 없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009_1070_c_18L世尊復問汝起何想舍利子言起難思想我見大士不可思議於其作用神力功德不能筭數不能思惟不能稱量不能述歎
그러자 아난다가 즉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풍기는 이 향기는 예전엔 맡아본 적이 없는 향기입니다. 이것은 누구에게서 나는 향기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향기는 이 보살들의 털구멍에서 나는 향기이다.”
009_1070_c_21L時阿難陁卽便白佛今所聞香昔來未有如是香者爲是誰香佛告之言是諸菩薩毛孔所出
그러자 사리자가 아난다에게 말했다.
“우리들의 털구멍에서도 그 향기가 나옵니다.”
009_1070_c_24L時舍利子語阿難陁我等毛孔亦出是香
009_1071_a_02L아난다가 말했다.
“이런 미묘한 향기가 어떤 인연으로 그대들의 몸에서 나는 것입니까?”
사리자가 말했다.
“이는 무구칭의 자재한 신통력 때문입니다. 무구칭은 저 위쪽 일체묘향세계의 최상향대여래 부처님 나라에 화신 보살을 보내 그곳의 부처님께서 드시고 남은 음식을 얻도록 청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음식을 방안으로 갖고 와서 대중들에게 공양한 것입니다. 그 음식을 먹은 이들은 모두 털구멍에서 이 향기를 내뿜습니다.”
009_1071_a_02L阿難陁曰如是妙香仁等身內何緣而有舍利子言是無垢稱自在神力遣化菩薩往至上方最上香臺如來佛土請得彼佛所食之餘來至室中供諸大衆其閒所有食此食者一切毛孔皆出是香
그러자 아난다가 무구칭에게 물었다.
“이 미묘한 향기는 얼마나 오래갑니까?”
무구칭이 말했다.
“이 음식이 완전히 소화될 때까지는 향기가 계속 남습니다.”
009_1071_a_07L時阿難陁問無垢稱是妙香氣當住久如無垢稱言乃至此食未皆消盡其香猶住
아난다가 말했다.
“이 음식을 먹은 지가 오래되었다면 당연히 다 소화됐을 것입니다.”
009_1071_a_10L阿難陁曰如是所食其經久如當皆消盡
무구칭이 말했다.
“이 음식의 위세는 7일 낮 7일 밤 동안 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기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점차 소화됩니다. 오랫동안 소화되지 않았다 해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009_1071_a_11L無垢稱言此食勢分七日七夜住在身中過是已後乃可漸消雖久未消而不爲患
구수(具壽)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여러 성문승 중에서 아직 정성이생위(正性離生位)에 들지 못한 자가 이 음식을 먹으면 반드시 바른 성품에 들어 생을 벗어난 뒤에라야 비로소 소화됩니다. 아직 욕망을 벗어나지 못한 자가 이 음식을 먹으면 욕망을 벗어난 뒤에라야 비로소 소화가 됩니다. 아직 해탈하지 못한 자가 이 음식을 먹으면 마음의 해탈을 한 뒤에라야 비로소 소화가 됩니다.
009_1071_a_13L具壽當知諸聲聞乘未入正性離生位者若食此食要入正性離生位已然後乃消未離欲者若食此食要得離欲然後乃消未解脫者若食此食要心解脫然後乃消
대승 보살의 종성(種性)으로 아직 무상보리의 마음을 발하지 못한 자가 이 음식을 먹으면 무상보리의 마음을 발한 뒤에라야 비로소 소화가 됩니다. 이미 무상보리의 마음을 발한 자가 이 음식을 먹으면 무생법인을 증득한 뒤에라야 비로소 소화가 됩니다. 이미 무생법인을 증득한 자가 이 음식을 먹으면 불퇴전(不退轉)의 경지에 안주한 뒤에라야 비로소 소화가 됩니다. 이미 불퇴전의 경지에 안주한 자가 이 음식을 먹으면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안주한 뒤에라야 비로소 소화가 됩니다.
009_1071_a_18L諸有大乘菩薩種性未發無上菩提心者若食此食要發無上菩提心已然後乃消已發無上菩提心者若食此食要當證得無生法忍然後乃消其已證得無生忍者若食此食當安住不退轉位然後乃消其已安住不退位者若食此食要當安住一生繫位然後乃消
009_1071_b_02L구수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예컨대 세간에는 최상의 맛이라는 약 중의 왕[大藥王]이 있습니다. 만약 온갖 독이 온몸에 퍼진 중생을 만나 그 약을 먹게 한다면, 그 독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는 이 약 중의 왕은 소화되지 않습니다. 모든 독이 다 없어진 뒤에야 비로소 소화됩니다. 이 음식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번뇌의 온갖 독들이 다 없어질 때까지는 이 음식도 소화되지 않습니다. 번뇌가 완전히 소멸한 뒤에라야 비로소 소화됩니다.”
009_1071_b_02L具壽當知譬如世閒有大藥王名最上味若有衆生遇遭諸毒遍滿身者與令服之乃至諸毒未皆除滅是大藥王猶未消盡毒滅已然後乃消食此食者亦復如乃至一切煩惱諸毒未皆除滅是所食猶未消盡煩惱滅已然後乃
아난다가 말했다.
“불가사의합니다. 대사들이 가져온 이 향기 음식[香食]은 중생을 위해 갖가지 불사를 지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대 말처럼 불가사의하다. 이 무구칭이 가져온 향기 음식은 중생을 위해 갖가지 불사를 지을 수 있다.”
009_1071_b_09L阿難陁言不可思議如是大士所致香食能爲衆生作諸佛事佛卽告如是如是如汝所說不可思議無垢稱所致香食能爲衆生作諸佛事
그리고는 부처님께서는 다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가령 무구칭이 가져온 향기 음식이 중생을 위해 갖가지 불사를 짓듯이, 다른 시방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불사를 짓는다.
009_1071_b_12L爾時佛復告阿難陁如無垢稱所致香食能爲衆生作諸佛事
어떤 불국토에서는 온갖 광명으로 불사를 지으며, 어떤 불국토에서는 보리수로 불사를 지으며, 어떤 불국토에서는 보살들로 불사를 지으며, 어떤 불국토에서는 여래의 색신(色身)의 상호를 나타냄으로써 불사를 지으며, 어떤 불국토에서는 여러 화현한 사람[化人]으로 불사를 지으며, 어떤 불국토에서는 갖가지 의복으로 불사를 지으며,
009_1071_b_14L如是於餘十方世界或有佛土以諸光明而作佛事或有佛土以菩提樹而作佛事或有佛土以諸菩薩而作佛事或有佛土以見如來色身相好而作佛事或有佛土以諸化人而作佛事或有佛土以諸衣服而作佛事
어떤 불국토에서는 침구로 불사를 지으며, 어떤 불국토에서는 온갖 음식으로 불사를 지으며, 어떤 불국토에서는 온갖 숲과 동산으로 불사를 지으며, 어떤 불국토에서는 온갖 누대와 궁전으로 불사를 지으며, 어떤 불국토에서는 허공으로 불사를 짓는다. 왜냐하면 온갖 중생은 이 방편을 통해 조복되기 때문이다.
009_1071_b_20L或有佛土以諸臥具而作佛事或有佛土以諸飮食而作佛事或有佛土以諸園林而作佛事或有佛土以諸臺觀而作佛事或有佛土以其虛空而作佛事所以者何由諸有情因此方便而得調伏
009_1071_c_02L 어떤 불국토에서는 중생을 위해 갖가지 언설과 비유를 통해 꿈같고, 허깨비 같고, 빛의 그림자 같고, 물속의 달 같고, 메아리 소리 같고, 아지랑이 같고, 거울 속의 형상 같고, 뜬구름 같고, 건달박성(健達縛城) 같고, 제망(帝網:인드라 그물) 같다는 비유를 널리 설함으로써 불사를 짓는다. 어떤 불국토에서는 음성과 언어와 문자를 통해 온갖 법의 성품과 모양을 널리 설함으로써 불사를 짓는다. 또 언설도 없고, 꾸짖거나 칭찬하는 일도 없고, 추구하는 것도 없고, 쓸데없는 논쟁도 없고, 겉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도 없는 청정하고 고요한 불국토도 있는데, 이 불국토에서 교화 받은 중생은 이 청정한 고요를 통해 자연히 모든 법의 성품과 모양에 깨달아 들어가는 것으로써 불사를 짓는다.
009_1071_c_03L或有佛土爲諸有情種種文詞宣說幻夢光影水月響聲陽焰鏡像浮雲健達縛城帝網等喩而作佛事或有佛土以其音聲語言文字宣說種種諸法性相而作佛事或有佛土淸淨寂寞無言無說無訶無讚無所推求無有戲論無表無示所化有情因斯寂寞自然證入諸法性相而作佛事
아난다여, 시방세계의 모든 불국토는 그 수효가 끝이 없으니 불사를 짓는 것 또한 헤아릴 수가 없다고 알아야 한다. 요컨대 모든 부처님께서 지닌 위의(威儀)와 노력과 도움과 베풂은 다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일체 모든 것을 다 불사라고 부르는 것이다.
009_1071_c_11L如是當知十方世界諸佛國土其數無邊所作佛事亦無數量以要言之諸佛所有威儀進止受用施爲皆令所化有情調伏是故一切皆名佛事
또 모든 세간의 네 가지 마군[四魔]과 8만 4천의 여러 번뇌문(煩惱門)은 중생들의 번뇌이다. 일체의 여래는 바로 이 법으로 모든 중생을 위해 불사를 짓는다.
009_1071_c_15L諸世閒所有四魔八萬四千諸煩惱門有情之類爲其所惱一切如來卽以此法爲諸衆生而作佛事
아난다여, 이 법문의 이름이 바로 ‘일체의 불법에 깨달아 들어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보살이 이 법문에 들면, 비록 일체를 성취해서 한량없이 광대한 공덕으로 장엄한 불국토를 보더라도 애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며, 전혀 공덕이 없는 오염된 불국토를 보더라도 걱정 근심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부처님께 최고의 믿음과 공경을 바치면서 경이에 차서 찬탄한다. 모든 부처님이신 세존들의 일체 공덕은 평등하고 원만해서 일체 만법의 궁극적이고 진실한 평등성을 얻었기 때문이다. 다만 서로 다른 중생들을 성숙시키려 하기 때문에 갖가지 다양한 불국토를 나타내는 것이다.
009_1071_c_17L汝今當知如是法門名爲悟入一切佛法若諸菩薩入此法門雖見一切成就無量廣大功德嚴淨佛土不生喜貪雖見一切無諸功德雜穢佛土不生憂恚於諸佛所發生上品信樂恭敬歎未曾有諸佛世尊一切功德平等圓滿—得一切法究竟眞實平等性故—爲欲成熟差別有情示現種種差別佛土
009_1072_a_02L 그대는 반드시 이렇게 알아야 한다. 가령 모든 불국토가 의지하는 땅은 뛰어난 곳도 있고 열등한 곳도 있어서 한결같지 않지만 그 위의 허공은 전혀 차별이 없는 것처럼, 불세존께서는 중생들을 성숙시키기 위해 갖가지 다른 색신(色身)을 나타내지만 걸림이 없는 복덕과 지혜는 궁극적으로 원만하여 전혀 차별이 없는 것이다.
009_1072_a_03L汝今當知如諸佛土雖所依地勝劣不同而上虛空都無差別如是當知諸佛世尊爲欲成熟諸有情故雖現種種色身不同而無障礙福德智慧究竟圓滿都無差別
그대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일체의 여래는 모두가 평등하다. 이른바 최상의 두루 원만하고 다함이 없는[無極] 형색(形色)ㆍ위광(威光)ㆍ신체의 상호ㆍ족성(族姓)의 존귀함ㆍ청정한 계율ㆍ선정ㆍ지혜ㆍ해탈ㆍ해탈지견ㆍ10력(力)ㆍ4무외(無畏)ㆍ부처님과 함께하지 않는 법[不共佛法]ㆍ대자(大慈)ㆍ대비(大悲)ㆍ대희(大喜)ㆍ대사(大捨)ㆍ이익ㆍ안락ㆍ위의(威儀)ㆍ행하는 바[所行]ㆍ정행(正行)ㆍ수명[壽量]ㆍ설법(說法)ㆍ중생을 성숙시키고 해탈시키는 것ㆍ불국토를 청정하게 하는 것이 다 평등하다. 이처럼 모든 여래 부처님의 법은 다 평등하고 완성되어 있고 다함이 없기 때문에 그들 모두를 정등각(正等覺)이라고도 하고 여래라고도 하며 불타(佛陀)라고도 말하는 것이다.
009_1072_a_07L汝今當知一切如來悉皆平等所謂最上周圓無極形色威光諸相隨好族姓尊貴淸淨尸羅定慧解脫解脫知見諸力無畏不共佛法大慈大悲大喜大捨利益安樂威儀所行正行壽量說法度脫成熟有情淸淨佛土悉皆平等以諸如來一切佛法悉皆平等最上周圓究竟無盡是故皆同名正等覺名爲如來名爲佛陁
아난다여, 설령 내가 이 세 낱말의 의미[三句義]를 분별해서 자세히 설명하고자 하여, 그대가 1겁 동안 머물면서 그 겁이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듣는다 해도 그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또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이 그대 아난다처럼 기억[念]과 총지(總持)와 많이 들음[多聞]에서 최고가 되어 모두 1겁 동안 머물면서 그 겁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듣는다 해도 그 뜻을 다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정등각ㆍ여래ㆍ불타 세 낱말의 오묘한 뜻은 모든 부처님을 제외하고는 끝까지 결택(決擇)하여 선양(宣揚)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마땅히 알아라. 모든 부처님의 보리와 공덕은 한량이 없으며, 막힘없는 미묘한 말솜씨 역시 불가사의하다.”
009_1072_a_16L汝今當知設令我欲分別廣說此三句義汝經劫住無閒聽受窮其壽量亦不能盡假使三千大千世界有情之類皆如阿難得念摠持多聞第一咸經劫住無閒聽受窮其壽量亦不能盡此正等覺如來佛陁三句妙義無能究竟宣揚決擇唯除諸佛如是當知諸佛菩提功德無量無滯妙辯不可思議
009_1072_b_02L이렇게 설법을 마치자, 아난다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부터 감히 기억과 총지와 다문제일(多聞第一)이라고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009_1072_b_02L說是語已時阿難陁白言世尊我從今去不敢自稱得念摠持多聞第一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음이 위축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예전부터 그렇게 말한 것은 성문들 중에서 기억과 다라니와 다문에서 제일간다는 것이지 보살에 대한 것은 아니니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설사 지혜가 있는 자라도 보살들의 일은 헤아리지 못한다.
009_1072_b_04L佛便告曰汝今不應心生退屈所以者何我自昔來但說汝於聲聞衆中得念摠持多聞第一非於菩薩汝今且止其有智者不應測量諸菩薩事
너는 지금 마땅히 알아라. 온갖 대해(大海)의 원천과 깊고 얕음은 측량할 수 있어도 보살의 지혜와 정념(定念)과 총지와 변재에 대해서는 측량할 수가 없다. 그대들 성문은 보살행의 경지를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이 무구칭이 밥 한 그릇 먹을 동안 조화를 부리고 신통력을 나타낸 것을 성문이나 독각들은 백천 대겁 동안 조화를 부리고 신통력을 나타낸다 해도 따라갈 수 없다.”
009_1072_b_08L汝今當知一切大海源底深淺猶可測量菩薩智慧念定摠持辯才大海無能測者汝等聲聞置諸菩薩所行境界不應思惟於一食頃是無垢稱示現變化所作神通一切聲聞及諸獨覺百千大劫示現變化神力所作亦不能及
그때 저 위쪽 묘향세계에서 온 보살들이 모두 일어나 석가모니께 예배하고 합장 공경하면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이 처음 이곳에 와서 이 불국토의 갖가지 더러움을 보고 하열(下劣)하다는 생각을 일으켰습니다. 이제는 다 뉘우치고 그 같은 마음을 버리겠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의 경계와 방편의 교묘함은 불가사의하기 때문입니다. 중생을 성숙시키고자 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중생의 갖가지 욕망에 대응해 이런저런 불국토를 나타내십니다. 오로지 바라는 것은 세존께서 사소한 법이라도 내려주시는 것입니다. 일체묘향세계에 돌아가면 그 법을 통해 항상 여래를 생각하겠습니다.”
009_1072_b_14L時彼上方諸來菩薩皆起禮拜釋迦牟尼合掌恭敬白言世尊我等初來見此佛土種種雜穢生下劣想今皆悔愧捨離是心所以者何諸佛境界方便善巧不可思議爲欲成熟諸有情故如如有情所樂差別如是如是示現佛土唯然世尊願賜少法當還一切妙香世界由此法故常念如來
009_1072_c_02L이렇게 말을 마치자 세존께서 그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보살들의 해탈 법문이 있으니 이름하여 ‘다함이 있음[有盡]과 다함이 없음[無盡]’이다. 그대들은 이제 공경히 받아들이고 마땅히 부지런히 수학(修學)하여야 한다. 무엇을 ‘다함이 있음과 다함이 없음’이라고 하는가? 다함이 있음이라고 하는 것은 유위(有爲), 즉 생멸이 있는 법을 말한다. 다함이 없음이라고 하는 것은 무위(無爲), 즉 생멸이 없는 법을 말한다.
009_1072_b_22L說是語已世尊告彼諸來菩薩言男子有諸菩薩解脫法門名有盡無汝今敬受當勤修學云何名爲有盡無盡言有盡者卽是有爲有生滅言無盡者卽是無爲無生滅法
보살은 유위를 다해서도 안 되며, 마찬가지로 무위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보살이 유위를 다해서도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그것은 보살이 대자(大慈)를 버리지도 않고 대비(大悲)를 잃지도 않는 것이다. 일찍이 일으킨 드높은 의요(意樂)와 일체지심(一切智心)을 굳게 간직하면서 잠시도 잊지 않는 것이다. 중생을 성숙시키는데 한시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4섭법(攝法)을 한시도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 정법을 보호하고 지키는데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갖가지 선한 일을 닦아 익히면서도 결코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공덕을 잘 회향하는 것을 기뻐하는 것이다. 정법을 구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법의 가르침을 펴는데 권태로워하지 않는 것이다.
009_1072_c_04L薩不應盡其有爲亦復不應住於無云何菩薩不盡有爲謂諸菩薩不棄大慈不捨大悲曾所生起增上意樂一切智心繫念寶重而不暫忘成熟有情常無厭倦於四攝事恒不棄捨護持正法不惜身命求習諸善終無厭足常樂安立迴向善巧詢求正法曾無懈倦敷演法教不作師倦
모든 부처님을 늘 우러르면서 공양하는 것이다. 생사를 받아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다. 흥망성쇠를 만나더라도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배우지 못한 자를 경시하지 않는 것이고. 이미 배운 자는 부처님처럼 공경하는 것이다. 번뇌 속에서도 이치대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고 멀리 벗어나 홀로 있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탐착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자기의 행복에 대해서는 집착하지 않고, 남의 행복에 대해서는 깊은 마음으로 함께 기뻐하는 것이다. 닦아 익힌 정려ㆍ해탈ㆍ등지(等持)ㆍ등지(等至)를 지옥처럼 생각해 애착하지 않는 것이다. 삼계와 6취(趣)에 생사유전하는 것을 집 뜰[宮苑]처럼 생각해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009_1072_c_12L常欣瞻仰供事諸佛故受生死而無怖畏雖遇興衰而無欣慼於諸未學終不輕陵於已學者敬愛如佛於煩惱雜能如理思於遠離樂能不耽染於己樂事曾無味著於他樂事深心隨喜於所修習靜慮解脫等持等至如地獄想而不味著於所遊歷界趣生死如宮菀想而不厭離
009_1073_a_02L구걸하러 오는 자에 대해서는 좋은 친구라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소유를 아낌없이 버리면서 일체지(一切智)로 회향할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금기를 깨는 자에 대해선 구제할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바라밀다는 부모처럼 생각해 속히 성취하는 것이다. 보리분법(菩提分法)은 날개처럼 생각해 궁극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온갖 착한 법을 늘 부지런히 닦아 익히는 것이다. 자신의 영역을 모든 불국토의 공덕으로 장엄하기를 즐기는 것이다. 다른 불국토에 대해선 깊은 마음으로 흔쾌히 찬미하고, 자기 불국토는 속히 성취하는 것이다.
009_1072_c_20L於乞求者生善友想捨諸所有皆無顧悋於一切智起迴向想於諸毀禁起救護想於波羅蜜多如父母想速令圓滿於菩提分法如翼從想不令究竟於諸善法常勤修習於諸佛土恒樂莊嚴於他佛土深心欣讚於自佛土能速成就
온갖 상호(相好)로 원만하게 장엄하고 청정하고 걸림 없는 대보시행을 닦는 것이다. 몸과 말과 마음을 청정하게 장엄하기 위해 일체의 계율을 범하는 악법을 멀리 벗어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견고하고 인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체의 분노ㆍ원망ㆍ번뇌를 멀리 벗어나는 것이다. 수행이 조속히 궁극[究竟]에 이르도록 겁(劫)을 지내는 동안 한없이 생사를 윤회하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굳세고 용맹스럽게 하기 위해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 듣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009_1073_a_03L爲諸相好圓滿莊嚴修行淸淨無礙大施爲身語心嚴飾淸淨遠離一切犯戒惡法爲令身心堅固堪忍離一切忿恨煩惱爲令所修速得究經劫無數生死流轉爲令自心勇猛堅住聽佛無量功德不倦
번뇌의 적을 영원히 무찌르기 위해 방편을 통해 반야의 칼과 몽둥이를 갈고 닦는 것이다. 온갖 중생의 무거운 짐을 지기 위해 온(蘊)ㆍ처(處)ㆍ계(界)에 대해 완전히 통달하기를 구하는 것이다. 일체의 마군을 꺾어버리기 위해 게으름 없이 치열하게 정진하는 것이다. 무상정법(無上正法)을 수호하고 지키기 위해 태만함을 버리고 부지런히 훌륭한 방편과 조화의 지혜를 구하는 것이다. 온갖 세간의 사랑과 교화를 위해 늘 욕심을 줄이고 만족할 줄 아는 행실을 즐겨 익히는 것이다.
009_1073_a_09L爲欲永害煩惱怨敵方便修治般若刀杖欲荷諸有情重擔於蘊界處求遍了爲欲摧伏一切魔軍熾然精進曾無懈怠爲欲護持無上正法離慢求善巧化智爲諸世閒愛重受化樂習行少欲知足
세간의 법에 늘 더럽혀지지 않으면서도 일체의 세간을 순리대로 따를 수 있는 것이다. 온갖 위의를 조금도 허물어뜨리지 않으면서도 모든 행동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갖가지 신통과 묘한 지혜를 발휘해서 일체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 이롭게 하는 것이다. 일체의 배운 정법을 잘 받아 지녀서 묘한 지혜[妙智]와 정념(正念)과 총지를 일으키는 것이다. 모든 기관[根]의 높고 낮은 지혜를 낳아서 일체 중생의 의혹을 끊는 것이다.
009_1073_a_15L於諸世法恒無雜而能隨順一切世閒於諸威儀恒無毀壞而能示現一切所作發生種種神通妙慧利益安樂一切有情持一切所聞正法爲起妙智正念摠發生諸根勝劣妙智爲斷一切有情疑惑
009_1073_b_02L 갖가지 걸림 없는 변재를 증득해서 정법을 펴되 늘 막힘이나 걸림이 없는 것이다. 인간과 천상의 뛰어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청정한 열 가지 착한 길[十善道]을 부지런히 닦는 것이다. 범천(梵天)의 길을 올바로 개발하기 위해 4무량(無量)의 지혜를 부지런히 수행하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의 가장 미묘한 음성을 얻기 위해 설법을 권청하고 따라 기뻐하며 선(善)을 찬미하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의 미묘한 위의를 얻기 위해 늘 뛰어난 적정(寂靜)의 3업(業)을 닦는 것이다.
009_1073_a_21L證得種種無㝵辯才敷演正法常無擁滯爲受人天殊勝喜樂修淸淨十善業道爲正開發梵天道勤進修行四無量智爲得諸佛上妙音聲勸請說法隨喜讚善爲得諸佛上妙威儀常修殊勝寂靜三業
수행 정진이 일념마다 증진하도록 일체의 법에 대해 마음이 더럽혀지거나 걸림이 없는 것이다. 보살들을 잘 조어(調御)하기 위해 늘 대승으로 중생들의 배움을 권장하는 것이다. 지니고 있는 공덕을 잃거나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 언제 어느 때라도 방일하지 않는 것이다. 선근(善根)의 확실한 성숙과 증진을 위해서 늘 크나큰 염원[大願]을 닦기를 즐기는 것이다. 일체의 불국토를 장엄하기 위해 늘 부지런히 광대한 선근을 닦아 익히는 것이다. 닦아 익힌 수행이 궁극적으로 다함이 없게 하기 위해서 늘 공덕을 회향하고 훌륭한 방편을 닦는 것이다.
009_1073_b_03L令所修念念增勝於一切法心無染爲善調御諸菩薩僧常以大乘勸衆生學爲不失壞所有功德於一切時常無放逸爲諸善根展轉增進樂修治種種大願爲欲莊嚴一切佛常勤修習廣大善根爲令所修究竟無盡常修迴向善巧方便
선남자들이여, 이러한 법을 수행할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009_1073_b_10L諸善男修行此法是名菩薩不盡有爲
보살이 무위에도 머물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이를테면 보살들이 공(空)을 행하더라도 그 공에 대해 증명하기를 즐기지 않는 것이다. 무상(無相)을 행하더라도 그 무상에 대해 증명하기를 즐기지 않는 것이다. 무원(無願)을 행하더라도 그 무원에 대해 증명하기를 즐기지 않는 것이다. 무작(無作)을 행하더라도 그 무작에 대해 증명하기를 즐기지 않는 것이다. 온갖 유위법이 다 덧없다는 걸 보면서도 선근 심는 것을 싫증내지 않는 것이다.
009_1073_b_11L云何菩薩不住無爲謂諸菩薩雖行於空而於其空不樂作證雖行無相而於無相不樂作證雖行無願而於無願不樂作證雖行無作而於無作不樂作證雖觀諸行皆悉無常而於善根心無厭足
세간의 일체 유위법이 다 고통인 것을 보면서도 생사 속에서 자발적으로 생을 받는 것이다. 안으로 나[我]가 없다는 사실을 관찰하면서도 끝내 자신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 밖으로 중생이 없다는 사실을 관찰하면서도 늘 교화로 인도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열반이 궁극적으로 적멸하다는 사실을 보면서도 끝내 적멸에는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영원히 벗어나는 것이 궁극적인 안락이란 사실을 보면서도 끝내 몸과 마음을 싫어하거나 염려하지 않는 것이다.
009_1073_b_17L雖觀世閒一切皆苦而於生死故意受生雖樂觀察內無有我而不畢竟厭捨自身雖樂觀察外無有情而常化導心無厭倦雖觀涅槃畢竟寂靜而不畢竟墮於寂滅雖觀遠離究竟安樂而不究竟厭患身心
009_1073_c_02L 아뢰야(阿賴耶)가 없다는 사실을 관찰하면서도 맑고 깨끗한 법장(法藏)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 모든 법이 궁극적으로는 무생(無生)임을 보면서도 늘 중생의 짐을 짊어지는 것이다. 번뇌 없음[無漏]을 보면서도 끊임없이 생사에 유전하는 것이다. 행이 없음[無行]을 보면서도 중생들을 성숙시키는 일을 행하는 것이다. 무아(無我)를 보면서도 중생에 대한 대비심(大悲心)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무생(無生)을 보면서도 2승(乘)의 정위(正位)에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009_1073_b_23L雖樂觀察無阿賴耶而不棄捨淸白法藏雖觀諸法畢竟無生而常荷負利衆生事雖觀無漏而於生死流轉不絕雖觀無行而行成熟諸有情事雖觀無我而於有情不捨大悲雖觀無生而於二乘不墮正位
모든 법이 궁극적으로 공적(空寂)하다는 걸 보면서도 닦아 놓은 복덕이 공적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모든 법이 궁극적으로는 멀리 여읨[遠離]을 보면서도 닦아 바 지혜를 멀리 여의지 않는 것이다. 모든 법이 궁극적으로 실재하는 것[實]이 없다는 걸 보면서도 늘 원만한 사유에 안주하는 것이다. 모든 법이 궁극적으로는 주재자가 없음[無主]을 보면서도 늘 부지런히 자연스러운 지혜[自然智] 구하기를 힘쓰는 것이다. 모든 법이 영원히 머문 흔적이 없다는 걸 보면서도 요의(了義)에서 부처님의 종성[佛種]을 안립한다.
009_1073_c_05L雖觀諸法畢竟空寂而不空寂所修福德雖觀諸法畢竟遠離而不遠離所修智慧雖觀諸法畢竟無實而常安住圓滿思惟雖觀諸法畢竟無主而常精勤求自然智雖觀諸法永無幖幟而於了義安立佛種
선남자들이여, 이 법을 수행할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무위에도 머물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009_1073_c_11L諸善男子修行此法是名菩薩不住無爲
또 선남자들이여, 보살들은 늘 복덕의 자산을 쌓는 수행을 부지런히 하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늘 지혜의 자산을 부지런히 쌓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대자(大慈)를 성취해 어떤 결함도 없기 때문에 무위에도 머물지 않는다. 대비(大悲)를 성취해 어떤 결함도 없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도 않는다. 중생을 이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기 때문에 무위에도 머물지 않는다. 모든 불법을 궁극에까지 원만히 성취하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도 않는다.
009_1073_c_12L善男子以諸菩薩常勤修集福資糧故不住無爲常勤修集智資糧故不盡有爲成就大慈無缺減故不住無爲成就大悲無缺減故不盡有爲利益安樂諸有情故不住無爲究竟圓滿諸佛法故不盡有爲
일체의 상호로 장엄한 부처님의 색신을 원만히 성취하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도 않는다. 일체의 신력(神力)ㆍ무외(無畏) 등 부처님의 지혜로 이루어진 몸[佛智身]을 증득하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교묘한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도 않는다. 미묘한 지혜를 훌륭히 관찰하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불국토의 궁극적인 원만함을 닦고 다스리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부처님의 영원하고 무너지지 않는 초인적인 힘이 늘 다함없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009_1073_c_18L成滿一切相好莊嚴佛色身故不住無爲證得一切力無畏等佛智身故不盡有爲方便善巧化衆生故不住無爲微妙智慧善觀察故不盡有爲修治佛土究竟滿故不住無爲佛身安住常無盡故不盡有爲
009_1074_a_02L 늘 중생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끊임없이 법의 뜻[法義]을 수용하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선근을 쌓는 일에 다함이 없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갖고 있는 선근의 힘을 파괴시키지 않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본래의 염원을 원만히 성취하고자 하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영원히 적멸하여 희구하는 것이 없으므로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009_1073_c_24L常作饒益衆生事故不住無爲領受法義無休廢故不盡有爲積集善根常無盡故不住無爲善根力持不斷壞故不盡有爲爲欲成滿本所願故不住無爲於永寂滅不希求故不盡有爲
원만한 의요(意樂)가 훌륭하고 청정하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드높은 의요가 훌륭하고 청정하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항상 5신통에서 노닐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부처님의 지혜인 6신통이 아주 원만하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바라밀다(波羅蜜多)의 자량이 충만하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근본적인 마음의 활동들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009_1074_a_06L圓滿意樂善淸淨故不住無爲增上意樂善淸淨故不盡有爲恒常遊戲五神通故不住無佛智六通善圓滿故不盡有爲羅蜜多資糧滿故不住無爲本所思惟未圓滿故不盡有爲
법재(法財)의 보배를 모으는 데 언제나 싫증을 내지 않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제한된 법[少分法]은 별로 희구하지 않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굳센 서원으로 항상 물러남이 없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서원을 구경에 원만히 하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일체의 묘한 법약(法藥)을 모으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그 응하는 것에 따라 법약을 주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중생의 번뇌라는 병을 완전히 알기 때문에 무위에 머물지 않는다. 중생의 번뇌라는 병을 없애기 때문에 유위를 다하지 않는다.
009_1074_a_11L集法財寶常無厭故不住無爲不樂希求少分法故不盡有爲堅牢誓願常無退故不住無爲能令誓願究竟滿故不盡有積集一切妙法藥故不住無爲其所應授法藥故不盡有爲遍知衆生煩惱病故不住無爲息除衆生煩惱病故不盡有爲
선남자들이여, 이처럼 보살은 유위를 다하지도 않고 무위에 머물지도 않으니, 이를 ‘다함이 있고 다함이 없는 해탈법문에 안주하는 것’이라고 이름한다. 그대들 모두는 부지런히 배우고 닦아야 한다.”
009_1074_a_18L諸善男子菩薩如是不盡有爲不住無爲是名安住有盡無盡解脫法門汝等皆當精勤修
009_1074_b_02L이때 일체묘향세계 최상향대여래의 불국토에서 온 보살들은 이 다함이 있고 다함이 없는 해탈법문을 다 들었다. 법의 가르침이 그들의 마음을 열어 주고 격려하자 모두의 마음에는 커다란 기쁨이 솟구쳤다. 그래서 그들은 한량없는 온갖 뛰어난 향과 꽃 등의 장엄 도구로 세존과 보살들, 그리고 이 다함이 있고 다함이 없는 해탈법문을 공양하고, 다시 갖가지 뛰어난 미묘한 꽃과 향을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흩뿌리니, 그 향과 꽃은 대지를 덮어 무릎까지 깊이 파묻혔다.
009_1074_a_21L爾時一切妙香世界最上香臺如來佛土諸來菩薩聞說如是有盡無盡解脫門已法教開發勸勵其心皆大歡喜身心踊躍以無量種上妙香花諸莊嚴具供養世尊及諸菩薩幷此所說有盡無盡解脫法門復以種種上妙香花散遍三千大千世界香花覆地深沒於膝
그리고 나서 보살들은 세존의 두 발에 경건히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 석가모니부처님과 보살들과 설법한 법문을 찬탄하였다. 그리고는 이 불국토에서 홀연히 사라진 뒤 순식간에 자기들 나라로 돌아갔다.
009_1074_b_05L時諸菩薩恭敬頂禮世尊雙足右繞三帀稱揚讚頌釋迦牟尼及諸菩薩幷所說法於此佛土欻然不現經須臾閒便住彼國
說無垢稱經卷第五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별해탈계(別解脫戒)와 같으며 계율을 뜻한다. 불살생계를 내려 살생의 악함을 설하고, 불투도계를 내려 도둑질의 잘못을 설하듯이 하나하나의 계율이 각각의 악함을 따로따로 해탈하기 때문에 별해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