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9_1081_a_01L
불설대방등정왕경(佛說大方等頂王經)일명 유마힐자문경(維摩詰子問經)
009_1081_a_01L佛說大方等頂王經一名維摩詰子問


서진(西晉) 축법호(竺法護) 한역
주법장 번역
009_1081_a_02L 西晉月氏三藏竺法護譯


이와 같이 들었다.
009_1081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유야리(維耶離)1)의 내씨(奈氏)2) 소유인 나무 숲 동산을 노니실 때에 큰 비구의 무리와 함께 계셨다. 비구 800명과 보살 1만 명으로, 모두 대성(大聖)이며 신통을 통달하고 총지(摠持)3)와 걸림 없는 변재를 다 얻고 삼세의 지혜4)를 간직하고 3달지(達智)5)를 성취하였으나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은 증득한 이가 없었다. 대자(大慈)를 행하되 번거로워하거나 애달파하며 나와 우리를 헤아리는 일이 없었고, 저 언덕[彼岸:열반의 세계]에 건너가서 삼세를 통달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가 없었다.
009_1081_a_04L一時佛遊於維耶離奈氏樹與大比丘衆俱比丘八百菩薩一一切大聖神通以達悉得摠持才無㝵攝三世慧至三達智無相不中取證行於大慈奉無蓋哀計吾我以度彼岸通于三世無去來
모든 법이 허깨비[幻化]ㆍ꿈ㆍ그림자ㆍ메아리ㆍ아지랑이ㆍ파초(芭蕉)ㆍ물거품과 같은 줄을 깨닫고, 3처(處)가 본래 없는데 인연 따라 생겨남에 이익이 있고 없음과 칭찬ㆍ비방ㆍ이름을 얻음과 명예를 잃음ㆍ괴로움ㆍ즐거움 등의 세간(世間)의 모든 법이 임시방편으로 3도(塗)6)에 두루 도는 것[周旋]임을 잘 알아서 욕계ㆍ색계ㆍ무색계를 초월하고 도의(道義)를 분명히 알아 모든 이들을 구하여 제도하니, 모든 하늘들이 와서 모시고 깊은 법을 물어서 받아 지니고 어리석은 마음을 개발(開發)하여 모두 도의 밝음[道明]에 들어갔다.
009_1081_a_10L曉一切法如幻化夢影嚮野馬蕉水泡聚沫解于三處本無所有緣對生有利無利若譽若謗得名失若苦若樂以過世閒之所有法權方便周旋三塗以超欲界色界色界解暢道義救度一切諸天來侍諮受深法開發愚心悉入道明
그때 세존께서는 다음날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드시고 유야리성에 들어가 걸식하시면서 유마힐(維摩詰)의 집에 이르셨다. 유마힐에게는 선사(善思)라고 하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침에 목욕을 하고 향을 몸에 바르고 새 옷을 입고 연꽃을 가지고 부인과 함께 누각(樓閣)에 올라가서 기악(妓樂)을 구경하며 서로 오락을 즐기다가 전생에 심은 덕이 감응하여 멀리 부처님께서 거룩한 무리들과 함께 성(城)에 들어오셔서 걸식하시고 크게 상서로운 신통변화를 나투심을 보고 게송으로 부인에게 말하였다. 말한 바 청아한 게송은 부처님의 공덕을 노래한 것이었다.
009_1081_a_16L爾時世尊明旦著衣持鉢入維耶離城分衛至維摩詰舍時維摩詰有子名曰善思明旦沐浴以香塗身體著新衣手執蓮華與妻室俱上樓閣觀作妓相娛宿命德本之所感應遙見佛來與聖衆俱入城分衛現大瑞變以偈語妻所說雅頌歌佛功德
009_1081_b_02L
맑고 부드러운 소리 들리니
우리 함께 일어나서
기악이 있는 곳을 향하여
누각 위에서 빨리 내려갑시다.
009_1081_b_02L聞斯和雅音
同時今俱作
衆妓在其處
速徹樓閣上

부처님[大雄]께서 오신 것 의심 없고
세상을 보호하는 광명을 비추시니
반드시 오른쪽 발가락으로
성문(城門)의 문지방을 밟으셨으리.
009_1081_b_04L大雄來不疑
護世演光輝
必以足右指
蹈於城門閫

온갖 새와 짐승들이
애달프고 온화한 소리를 내니
이처럼 미묘한 음향은
예로부터 일찍이 듣지 못했네.
009_1081_b_05L百鳥諸禽獸
發哀悲和聲
從古未曾聞
如是諸妙嚮

부처님께서 오신 것 의심 없고
중생들을 이롭게 인도하시려고
이제 오른쪽 발가락을 드시어
문지방을 편안히 밟으셨네.
009_1081_b_06L大雄來不疑
欲導利衆生
今擧右足指
以安著門閫

내 오늘 부처님 뵈오니
보배 영락(瓔珞)의 몸과 같아
갖가지 기악을 연주하지 않아도
미묘하여 마음 기쁘다.
009_1081_b_08L我今日睹佛
猶寶瓔珞身
衆妓不鼓鳴
微妙可悅心

부처님[三千聖]께서 오신 것 의심 없고
위덕(威德)으로 깨끗하게 장엄하시어
반드시 오른쪽 발가락으로
성문의 문지방을 밟으시리.
009_1081_b_09L三千聖無疑
威德淨莊嚴
必以右足指
蹈于城門閫

비유컨대 큰 발우에
강물을 담아가지고 옴에
조화로운 소리가 들리고
그 토지에 두루함과 같네.
009_1081_b_10L譬如有大鉢
著池河水至
則聞調和音
周遍其土地

부처님[人中天]께서 오신 것 의심 없고
큰 성인께서 존귀한 광명 비추시니
부처님께서 세간을 깨달음으로 인도하시려고
반드시 성문에 들어오시리.
009_1081_b_12L人中天無疑
大聖演尊光
佛開導世閒
定來入城門

신통력으로 중생들을 교화하시니
마치 나무와 꽃이 만발함에
약간의 색깔과 날리는 꽃잎들이
매우 좋은 향기를 흘려보냄과 같네.
009_1081_b_13L神通化衆生
猶樹華茂盛
若干色芬葩
流布極美香

부처님[大龍]께서는 의심하시는 바 없으사
서원(誓願)을 근본 세움에 두시어
이제 오른쪽 발가락으로
성문의 문지방을 밟으셨네.
009_1081_b_14L大龍無所疑
誓願建立本
今以右足指
安於城門閫

광명이 허공을 널리 비추어
하늘과 땅에 두루하니
태양이 빛을 잃어
영원히 빛을 내지 못하네.
009_1081_b_16L普照于虛空
周遍於天地
日明爲以蔽
永不復現光

부처님[一切尊]께서 오신 것 의심 없고
위엄을 나타내는 큰 광명을 비추시니
이제 오른쪽 발가락으로
성문의 문지방을 밟으셨네.
009_1081_b_17L一切尊無疑
現威大晃耀
今以右足指
安於城門閫

마치 모든 하늘 사람들이
허공 가운데 머무른 것 같고
중생들이 부처님을 따라 모심은
하늘 사람들이 범왕(梵王)을 모심과 같네.
009_1081_b_18L猶如諸天人
住於虛空中
衆庶佛後從
如天侍梵王

세간을 가엾게 여기심이 의심할 것 없는
존귀한 성인이신 길잡이[尊人聖導師]께서
이제 오른쪽 발가락으로
성문의 문지방을 밟으셨네.
009_1081_b_20L愍傷世無疑
尊人聖導師
今以右足指
安於城門閫

오늘 성 안의 사람들을 살펴보니
제각기 자비심으로 원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서로 이야기하되
부모나 자손처럼 하네.
009_1081_b_21L今日觀城人
各慈向不恨
展轉相示談
如父母子孫

위덕의 광명은 사라지지 않고
복덕과 위덕이 저절로 장엄되시니
이제 오른쪽 발가락으로
성문의 문지방을 밟으셨네.
009_1081_b_22L德光無沈吟
福威自莊嚴
今以右足指
安於城門閫

남녀를 살펴보니 크거나 작거나 간에
제각기 약간의 꽃을 가지고
두 손을 깍지끼고 스스로 귀의하여
기뻐하며 꽃을 멀리서 흩뿌려 공양하였네.
009_1081_b_24L察男女大小
各執若干花
叉手而自歸
歡悅遙散花
009_1081_c_02L
부처님[大導]께서는 머뭇거림이 없으셔서
덕(德)의 꽃으로 몸을 장엄하시고
이제 오른쪽 발가락으로
성문의 문지방을 밟으셨네.
009_1081_c_02L大導無猶豫
德花嚴飾身
今以右足指
安於城門閫

모든 하늘과 인간의 꽃이
허공에 두루 퍼지고
꽃을 흩뿌리고 향을 태워
그 향내, 마음을 기쁘게 한다.
009_1081_c_03L諸天人閒華
遍布于虛空
散華而燒香
其香可意悅

부처님[大勇]께서는 의심의 번뇌가 없으셔서
유야리(維耶離)에 들어오시어
대중들을 교화하여 기쁘게 하시려고
가장 뛰어난 까닭에 여기에 오셨네.
009_1081_c_05L大勇無疑結
欲入維耶離
因化悅大衆
最勝故到此

그때 선사(善思)의 부인이 이 말을 듣고 마음속에 두려운 생각을 하여 옷의 털이 곤두서고 몸이 오싹하였다. 그리고 난간에 기대서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는 무슨 신(神)인가? 천(天)인가, 용(龍)인가, 귀신인가, 도깨비인가, 긴나라인가, 마후라가인가, 사람인 듯 사람이 아닌 것[人非人]인가? 입으로 사람의 말을 하며, 있는 그 자리에서 동요하지 않아 감히 피할 수가 없구나.’
그때 부처님께서는 선사 동자가 살고 있는 마을에 나아가셔서 선사 동자의 집 문 앞에 서 계셨다. 선사 동자는 부처님을 뵙고 곧바로 누각에서 내려가 직접 받들어 맞이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마음속의 희열을 감당할 수 없어 누각에서 몸을 던져 부처님의 거룩하신 뜻을 공경하여, 허공에 머물러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09_1081_c_06L爾時善思妻室聞說是言心中抱恐衣毛爲豎身內和涼住於蘭邊心自念言是何等神爲天鬼魅反足手眞陁羅摩休勒非人耶口宣人語在其處所不動不搖不敢移轉往詣善思童子所居里中在於舍邊立在門前善思童子見佛世尊卽欲下樓閣往自奉迎心中喜悅不能自已投樓下承佛聖旨住於虛空偈歎佛

성스러운 지혜, 높이 머무시고
사람 가운데서 가엾이 여기시는 이여,
중생을 애달프게 여기시니
오직 이 마실 것[水漿]을 받으십시오.
009_1081_c_16L聖慧尊且住
人中雄愍待
用哀衆生故
唯受斯水漿

그때 부처님께서 선사를 위해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1_c_18L於是世尊爲善思說偈言

참된 본제(本際)에 머무름
세속의 지혜로는 알 수 없고
그 경계는 소유할 것 없으니
이것이 본제의 모습이어라.
009_1081_c_19L以住眞本際
世俗所不達
彼際無所有
是爲本際相

선사 동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善思童子以偈問佛

어떻게 본제에 머물러
무명(無明)의 세계를
참된 본제로 교화하여 이끌며
무엇을 허무(虛無)라고 말합니까?
009_1081_c_21L云何住本際
眞本際化導
無明之猗際
何謂立虛無

그때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009_1081_c_23L時佛復以偈告善思曰
009_1082_a_02L
참된 본제는
곧 여래(如來)의 경계이니
만약 본제에 머무름을 살핀다면
분명하게 이처럼 머무른다.
009_1082_a_02L其際眞本際
是際則如來
如審住本際
了了住如是

참된 본제는
곧 여래의 경계이니
참된 본제를 환히 아는 것같이
동자의 머무름 또한 그러하다.
009_1082_a_04L如際眞本際
斯則如來際
猶了眞本際
童子住亦然

선사 동자가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009_1082_a_05L善思童子復以偈白佛言

끝[際]이 없다는 끝은 무슨 끝이며
어떤 것이 끝의 모양이며
어떠한 임시방편으로
본제라 이름합니까?
009_1082_a_06L無際際何際
何所是際相
以何權方便
名曰爲本際

그때 부처님께서 선사를 보니, 마음에 도(道)를 환히 알고자 하였으므로 선사 동자에게 게송으로 알려 주셨다.
009_1082_a_08L於是世尊睹見善思心欲暢了解道無處告於善思童子以偈報曰

끝이 없어 기다릴 수 없는 것을
바로 참된 본제라 하니
그 끝의 모양은 허공이며
허공은 또한 모양이 없도다.
009_1082_a_10L無際不可待
乃曰眞本際
其際相虛空
虛空亦無相

선사가 부처님을 위해서 게송으로 말했다.
009_1082_a_12L善思爲佛說偈問言

대단합니다, 참되고 바른 곳이여.
그곳은 현묘하여 위가 없어라.
모든 중생들을 머물게 하기를
지금의 부처님같이 하리라.
009_1082_a_13L甚哉眞正處
其處玄無上
使一切衆生
住如今導師

그때 선사 동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가엾게 여기시는 마음으로 이 연꽃을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바로 받으시자, 선사 동자의 입에서 저절로 말이 나왔다.
“이 공덕으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眞之道]를 이루고,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어 모든 중생들을 위해서 경전을 널리 펴서 범부의 법에 이르고 도의 법[道法]에 이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현자(賢者) 사리불(舍利弗)도 모임 가운데에서 선사 동자에게 말하였다.
“선사의 마음이 나아가는 바는 어떠하며, 이룬 바 바른 깨달음의 법은 어떤 모양이기에 중생들을 위해서 널리 펴고자 하는가?”
선사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09_1082_a_15L善思童子前白佛言世尊垂愍受斯蓮華佛便受之善思童子口身發以是功德致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爲諸衆生班宣經典令不得至凡夫之法不至道法爾時賢者舍利弗亦在會中謂善思童子於善思心所趣云何所成正覺法何所像欲爲衆生而班宣之善思以誦答說偈言

부처님의 뜻은 얻을 것이 없으며
모든 성문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중생들을 위해서 널리 펴십니다.
009_1082_a_23L佛志無所得
諸聲聞亦然
當成斯正覺
爲衆生班宣
009_1082_b_02L
향하여 말한 것이 없고
또다시 이를 곳이 없습니다.
대지(大智)는 마땅히 이것을 아니
본래 청정하고 맑기가 이와 같습니다.
009_1082_b_02L彼無所向說
亦復無所致
大智當解斯
本淨明如是

과거의 모든 정각(正覺)께서는
세상을 보호하는 무상존(無上尊)
또한 얻을 수 없는 모든 법으로
세상을 인도하여 멸도(滅度:열반)를 얻게 하십니다.
009_1082_b_03L過去諸正覺
護世無上尊
亦不得諸法
導世因滅度

헤아림에 영원히 법계(法界)가 없고
또한 중생계(衆生界)도 없으니
이것이 본제이며
세속의 지혜로는 알 수 없습니다.
009_1082_b_04L計求無法界
亦無衆生界
是則爲本際
世俗所不暢

거짓으로 일러 세계라 하니
사람이 모양으로 인하여 부른 것이며
모든 생각하는 것이 없고
다시 특별한 업[異業]도 없다.
009_1082_b_06L假號曰世界
人猗相名號
亦無諸所想
更無有異業

그때 빈뇩문타니자(邠耨文陀尼子)가 선사 동자를 위해서 게송을 말하였다.
009_1082_b_07L爾時邠耨文陁尼子爲善思童子說是偈言

동자여, 그대는 어찌하여
이 법을 배우고자 하는가?
이곳은 심오하여 미치기 어려워
눈 밝은 이도 미혹하는 곳이다.
009_1082_b_09L童子卿云何
而欲學斯法
是處深難逮
明者所迷惑

어진 이는 태어나기 오래 전부터
지혜가 유독 용맹스러워
성문(聲聞)과 이야기할 적에
즉시 대처하는 지혜, 두려움 없다.
009_1082_b_11L仁生來久如
智慧獨勇猛
與聲聞談語
卒對慧無畏

곳곳마다 잘 분별하고
머무는 모습은 자금(紫金)빛이며,
대왕의 길에 우뚝 서 있어
허공의 달이 밝게 비춤과 같다.
009_1082_b_12L處處能分別
所住像紫金
立王路巍巍
猶虛空月盛

그때 선사 동자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09_1082_b_13L善思童子以偈答言

어진 이는 오직 태어남을 물으나
태어남은 태어남이 없으며
모든 법은 일어남이 없으니
무엇이 다시 태어나겠는가?
009_1082_b_14L唯仁問所生
所生無所生
諸法無所起
誰當復生者

그 법은 태어남 없어
자연히 소유할 것 없으니
본래 청정한 그 법은
얻을 것이 없는 것도 없다.
009_1082_b_16L其法無所生
自然無所有
是曰本淸淨
無法無所得

모든 법은 본래 청정하건만
아직 이를 얻지 못함은
무명(無明)과 아만(我慢) 때문이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셨도다.
009_1082_b_17L諸法本淸淨
未曾能得是
以斯無明慢
佛故說是法

사슴이 노니는 녹야원(鹿野苑)에서
최초로 이 법륜을 굴리시니
대부분의 성문승(聲聞乘)들은
뜻이 허공에 떠 있는 듯하였다.
009_1082_b_18L在於仙人野
第一轉此輪
多存聲聞業
係志在虛空

말씀하시는 법음(法音)의 메아리
수많은 변재(辯才)이어라.
방편의 거룩한 지혜로
깊은 진리를 말씀하셨도다.
009_1082_b_20L宣暢法音嚮
爲衆多辯才
以權來聖慧
宣說如審諦

태어남에 결국은 사라지는 것
이 어리석은 행위는
전도된 업(業)에 처해서이니
빈뇩(邠耨)이 말한 것과 같다네.
009_1082_b_21L有生乃終沒
斯愚之行無
處在顚倒業
如邠耨所說

태어나고 늙고 죽는 것
이것은 세속의 말이며
법(法)은 말이 없으나
가탁(假託)하여 가르침에 나아가네.
009_1082_b_22L以生有老死
是爲方俗言
其法無言辭
託假造言教

그때 현자(賢者) 빈뇩문타니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009_1082_b_24L爾時賢者邠耨文陁尼子前白佛言
009_1082_c_02L“지극히 미증유(未曾有)하신 부처님이시여, 이제 선사 동자는 깊이 지혜에 들어가 매우 뛰어나며 주장하는 말은 독보적이어서 대중들이 미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빈뇩이여, 그대의 말처럼 틀림이 없다.”
그때 부처님께서 보살인 선사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眞道]에 이르러 최정각(最正覺)을 이루려 하는가?”
009_1082_c_02L至未曾有世尊今是善思童子深入智慧巍巍乃爾所宣獨步衆所不逮佛言如是如是如邠耨言而無有異佛告菩薩善思童子卿以何故欲逮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乎
선사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분명히 하신 바를 다시 자세히 물으시니, 큰 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지극히 어지신 이 말씀으로 인하여 저의 몸은 고요하여 할 일이 없고, 큰 서원으로 모든 것에 걸림이 없으며 열어 보이고 교화하는 바가 없으니, 이를 이름하여 가장 깊은 최고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중생들에게 있어서도 그러하여 미혹하게 하는 일 없이 제도하시니, 지극히 자세하고 깊고 미묘한 말씀으로 본래 참된 것의 처음과 끝을 분명히 깨닫습니다.
009_1082_c_07L思答曰聖尊所明故復相問用最大故被弘誓大聖至仁因宣是語身寂然不有所爲以被弘誓悉無罣無所開化爾乃名曰斯深上句生無人亦然其不或斯是等能度賢詳序深妙上句曉了斯本眞際本
그러므로 무수한 중생들이 대부분은 깊고 미묘하고 위없는 말씀을 통달함이 없고 법(法)으로 이 중생들을 교화함에 그 행(行)은 각각 다르나 가르쳐서 중생이랄 것이 없습니다. 설사 중생이 없다면 저 모두가 공(空)하고 지혜 없는 지혜에 의해서 중생은 본래 청정하고 본래 청정하여 제각기 차이가 있을 수 없으니, 이 이치를 알면 세간의 밝은 지혜가 됩니다. 그러합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이러한 이치를 잘 알아서 스스로 정각(正覺)을 이루고 중생들을 위해서 설법하는 것입니다.”
009_1082_c_14L其以無數無有若干解達深妙上章句以用法故化此衆生其行各異誨無衆生設無衆生彼一切空智智慧衆生本淨以達本淨無有各以解斯義是世明智唯然聖尊蒙解斯自成正覺爲衆說法
009_1083_a_02L현자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지극히 미증유(未曾有)합니다. 선사 동자가 변재에 깊이 들어감이 이와 같아서, 응함에 수순하며 미묘한 말씀에 집착이 없고, 천상이나 세간의 수많은 사람과 아수라(阿修羅)가 들으면 반드시 두려워하여 기꺼이 받아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누가 이 깊고 미묘한 법을 마땅히 믿고 즐거워하겠습니까? 지난 전생에 이 깊고 원대한 행을 듣고 배웠기 때문에 믿고 받아 배우는 것입니다.”
그때아난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09_1082_c_19L賢者阿難前白佛言至未曾有是善思童子辯才乃深入如是乎乃能宣斯應順妙章無所著句天上世閒凡庶衆人阿須輪聞必當恐怖不肯受誰當信樂此深妙法往昔宿世曾聞學是深遠之行爾乃信受於時難以偈歎曰

수미산의 꼭대기가
멀리 미묘하고 좋은 모습 나타내듯
지금 이 선사(善思)의 덕
수많은 미묘함 이와 같아라.
009_1083_a_03L猶如須彌頂
遠現微妙好
今此善思德
在衆妙如是

여러 산중의 왕
큰 바다에 견고히 머물 듯
지금 이 대중 속에서
흔쾌히 미묘한 말을 연설하네.
009_1083_a_05L若如衆山王
堅住於大海
今處斯衆中
快宣此妙句

선사가 탄식하는 건
무엇이라 말할 수 없어서이네.
본제 빛나건만
세속에서는 볼 수 없어라.
009_1083_a_06L善思所咨嗟
說名不有無
亦光於本際
世俗所不觀

그 말이 두려운 것 없어
공경히 찬탄하지 않는 이 없고
오직 선사만이 말을 하니
어떻게 본말(本末)을 알겠는가?
009_1083_a_07L其辭無所畏
莫不敬歎者
唯善思說之
云何知本末

선사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09_1083_a_09L善思以偈報曰

내 몸과 목숨 버려
걸림 없는 갑옷을 입고
뜻은 정각(正覺)을 탐내지 않고
그리하여 널리 듣는다네.
009_1083_a_10L吾以棄身命
被無罣㝵鎧
志不貪正覺
爾乃曰博聞

욕심 때문에 타락하여
끝없는 재앙을 만나니
누가 재앙을 만나지 않는가.
오직 세간의 길잡이[導師]이시네.
009_1083_a_12L猗欲故墮落
合集極殃禍
誰不墮災者
唯見世導師

모든 부처님의 경계는
세간을 보호하여 건지시니
그 몸은 액난(厄難)이 없으며
부처님의 높으신 도(道)에 머무네.
009_1083_a_13L是諸佛境界
護世所持濟
其身無所厄
住於佛尊道

허공과 사람의 몸
두 가지 다 얻을 수 없고
법(法)답게 얻을 것 없어도
법에 있어서 두려움 없네.
009_1083_a_14L虛空及人身
二俱不可得
如法不可得
法懷無所畏

허공과 부처님의 몸 깨달으니
진실로 일정한 처소 없어라.
인욕(忍辱)을 이루면
영원히 두려움 없다네.
009_1083_a_16L曉虛空佛身
眞實無處所
若成是忍辱
永悉無所畏

허공에서 땅에 이르기까지
자연이어서 있는 바 없어라.
이 자연의 선사(善思)가
모두 처소 없음을 통달하였네.
009_1083_a_17L其虛空至地
自然無所有
是自然善思
達悉無處所

허공에서 땅에 이르기까지
선사는 얻은 것 없고
태어남도 없고 자연도 없어
고요[虛寂]하여 있는 바 없네.
009_1083_a_18L其虛空至地
善思不可得
無生無自然
虛寂無所有

허공은 높이가 없고
다시 아래가 없으니
이 법을 깨달으면
저 모두 두려움 없다네.
009_1083_a_20L虛空無有高
亦復無有下
以解了是法
彼悉無所畏

그때 부처님께서 선사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어진 이여, 체성(體性)에 두려움이 없는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거듭 물으셨다.
“그대는 참으로 두렵지 않은가?”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어진 이는 두려움이 없어서 공포심이 없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3_a_21L爾時佛告善思童子仁者體性無所畏乎白佛不也世尊佛復重問卿審不畏乎白曰不也佛言善哉善哉乃無畏不懷恐懼時佛頌曰
009_1083_b_02L
있음[有]을 좇아서 두려움 생겨남에
거짓으로 무소유(無所有)를 나타내니
이러한 인(忍)을 잘 안다면
부처님의 도에 가깝도다.
009_1083_b_02L從有而生畏
假現無所有
若能解是忍
爾乃近佛道

사람이라는 생각에 두려움 있으니
중생은 본래 영원하지 않은 것
이러한 이치를 알면
이러한 데에 머무름 없으리라.
009_1083_b_04L因人想有畏
衆生本永無
若能解如是
於斯無所住

정각(正覺)도 얻으려 않고
깨달음 없음에도 그러하니
여타의 얻을 것 없으면
두려울 바가 없으리라.
009_1083_b_05L其不得正覺
無覺亦如斯
若餘無所獲
此儻無所畏

이 이치를 깨달으면
있다 없다는 것에 머물지 않고,
선사가 이러함을 아는 것은
부처님 도(道) 때문이다.
009_1083_b_06L若能曉了斯
不住有無際
善思解如是
是爲由佛道

부처님께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보살이 있어 속히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에 영원히 편안하게 이르러 최정각(最正覺)이 되고자 하는 이는 바로 유상상(有常想)ㆍ안상(安想)ㆍ고상(苦想)ㆍ중생상(衆生想)ㆍ인상(人想)ㆍ수명상(壽命想)을 없애 분별해 분명히 알아서 집착함이 없이 행하고, 의지하는 바가 없이 행하면 무상정진도를 성취하리라. 부처도 지난 숙세(宿世)에 보살업(菩薩業)을 행할 때에 이 도(道)를 짓고, 곧 지혜를 품어서 법을 얻을 것이 없었으니, 이것을 부처님의 도라고 한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3_b_08L佛告善思若有菩薩疾欲永安逮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者便當消除有常想安想苦想衆生之想人壽命分別解了無所著行悉無所猗是慕業逮成無上正眞之道也佛往宿世行菩薩業時作是行道以便懷來慧無能得法乃曰佛道佛頌曰

항상하다는 생각 허깨비와 같아서
항상한 줄 알면 생사(生死)를 이룬다.
항상함과 무상함과 허무에 있어서
구하는 업은 소유할 것이 없다.
009_1083_b_15L解常想猶幻
計常致生死
常無常虛無
求業無所有

중생이 편안한 생각이 있으면
불안(不安)함을 알아서 자연스럽다.
이 생각은 전도(顚倒)된 것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009_1083_b_17L衆生有安想
了不安自然
是想爲顚倒
用想有人故

만약 이 법을 분명히 안다면
각각의 차별은 있을 수 없다.
바라는 생각을 품지 않으면
명상(命想)도 인상(人想)도 없다.
009_1083_b_18L若解了法者
無有各各異
則不懷望想
無命無有人

도 밝음은 말미암음이 없으니
도 없음 또한 다시 그러하다.
이것을 본래 청정이라 하니
법은 무소유이기 때문이다.
009_1083_b_19L道明不得由
無道亦復然
是乃曰本淨
法無所有故

만일 밝게 통달한 이 있으면
모든 것이 본래 청정한 줄 안다.
선사(善思)는 이것을 마땅히 아니
이것이 도 중에 바른 도[正道]이다.
009_1083_b_21L若有明達者
曉有悉本淨
善思當解斯
是爲道正道

도승(道乘)을 행하지 않아
불승(佛乘)의 구제를 받고
만약 이를 다투는 사람이라면
곧 도법(道法)을 펴지 못한다.
009_1083_b_22L不行于道乘
佛乘所救濟
若有人諍斯
便不暢道法

지혜의 업을 닦지 않아
도의 보호함이 되지 않으니
이 행을 따르지 않으면
불법(佛法)을 깊이 알기 어렵다.
009_1083_b_23L不行於慧業
不爲道所護
用不順此行
佛法深難解
009_1083_c_02L
모든 법은 법이랄 것 없어
본래 모두 형상이 없으니
있는 바도 허무하여
삼계가 영원히 불안하다.
009_1083_c_02L諸法無所法
本悉無形貌
所有亦虛無
三界永不安

모든 즐거움과 고통을 생각함에
허공을 다니는 것과 같으니
만일 이러한 행을 생각하면
이것이 바로 심해탈(心解脫)이다.
009_1083_c_03L計諸樂衆苦
猶如行虛空
若能思是行
斯乃心解脫

소유한 몸을 나라고 하면
그 법도 허무하니
나라고 할 것이 없어
아는 바는 소유하는 바가 없다.
009_1083_c_04L有身云吾我
彼法亦虛無
其不有吾我
所知無所有

이러한 부류는 수명을 생각하지 않고
본말(本末)을 궁구하지 않아
허무한 생각을 진실이라 하여
조금 밝은 것에 미혹된다.
009_1083_c_06L斯等不想命
不得究本末
虛無想眞實
少明爲迷惑

나와 수명은 본래 청정하여
소유할 것이 없고
어리석게 행하는 것은
본래 청정한 것이 있다고 헤아린다.
009_1083_c_07L吾我及壽命
本淨無所有
愚冥之所行
計本淨而有

부처님의 도는 사의(思議)할 수 없고
있는 바를 생각할 수 없어
만약 깊고 미묘한 법을 듣더라도
받들어 수지(受持)하지 않는다.
009_1083_c_08L佛道無思議
不念是所有
若聞深妙法
不能受奉持

일찍이 이러한 경법(經法)을
나누어 펴지 않았더라면
이 같은 경과 법을 체득할 수 없거니와
설한 바도 얻지 못했으리라.
009_1083_c_10L未曾有班宣
如是經法者
法不可逮得
所說亦無獲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에 앉아서
도의 지혜[道慧]를 이루었으니
만일 도의 지혜를 못 이루었다면
아는 바가 없었으리라.
009_1083_c_11L坐於佛樹下
因是成道慧
若不致道慧
則亦無所知

부처님의 도와 지혜의 도량
또한 말한 바가 없는데도
범부들은 바라는 생각을 품고서
부처님께서 연설하신 법을 사모한다.
009_1083_c_12L佛道及慧場
亦無有言說
凡夫懷望想
慕佛所演法

이는 진실한 가르침[敎]이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깊고 미묘한 법이라 하여
뜻에 알음알이가 매우 깊으니
마군이 행하는 것이다.
009_1083_c_14L斯則眞實教
佛所宣深妙
其意覺甚深
是爲魔所行

만약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전을 들어도
경(經)의 의미를 모르면
모든 법의 구호하는 바가 된다.
009_1083_c_15L若有得聞是
佛所說經典
不解經義味
諸法所救護

보살은 매우 부지런히 노력하여
도(道)의 안온함을 구하지 않으니
도의 깨달음이 없으면
이 두 가지 일은 모양이 없다.
009_1083_c_16L菩薩甚勤苦
不求道安隱
於斯無道覺
是二事無像

뜻에 마땅히 의지하고 사모하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이는 무엇인가 이것은 어떤가 하여
전도(顚倒)된 업에 집착하는가.
009_1083_c_18L意當倚慕斯
有是佛所說
是何此云何
著於顚倒業

만약 괴로움을 만나면
깊고 미묘함에 매우 집착하여
각기 큰 소리를 내어
‘통쾌하구나, 부처님은 사의(思議)할 수 없다’라고 한다.
009_1083_c_19L若有過苦惱
甚著於深妙
各稱擧大音
快佛無思議
009_1084_a_02L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을 배우는 이는 마땅히 심오한 가르침을 익혀라. 그리고 뜻[志]을 이익이 없는 잡다한 글과 많은 말에 두지 말라. 바르고 참되고 끝이 없고 큰 지혜이고 매우 원대한 법[正眞無極大慧深遠法]을 이루지 못하리라. 이는 바로 ‘매우 심오한 것’이라 하고 법에 응하여 말하기를 ‘얻을 것이 없는 것이다’라고 하는데, 중생들은 삿된 소견에 떨어져 이 법을 행하지 못하여 삼매(三昧)로 날카로운 이치를 알지 못한다. 지혜는 경계가 없고 지혜 없음도 그러하니,이 자리는 지혜로 행할 곳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전생에 이 심오한 법을 듣고 고요함을 알아 마음에 집착함이 없다. 만약 이 심오한 법을 듣고서 기뻐한다면 일찍이 수많은 부처님께 나아가서 공덕을 행하여 세우고 이 법을 받아 지니고 마음속에 생각하고 외워 받들어 행하며 다른 사람들을 교화하고 시방에 널리 폈기 때문이다.”
009_1083_c_20L佛復告善思學是法者當習深典得志存雜句多辭無益之義不成正眞無極大慧深遠之法乃曰優奧乃應法斯曰無得衆生墮邪不能行不用三昧可解利義慧無境界無慧亦然當了斯際非智所行佛往宿世聞是深法以解寂淨心無所著聞斯典得悅豫喜曾於無數佛所行立功勳德受著心懷諷誦奉行化他人宣布十方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이러한 큰 서원을 닦되, 두려움을 가진 세상 사람들 속에서 지극한 진리를 부지런히 배워서 부처님에게 두려움을 품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두렵고 어려워서 물러나면 마땅히 이러한 견해를 일으켜야 한다.
‘펴서 베풀고 받들어 행하여 도의 지혜[道慧]에 들어가도록 하리라.’”
009_1084_a_07L佛復告善思童子菩薩當修如是弘世人所在常抱恐畏勤學至眞不當懷懼也畏難退卻當作是解宣布奉行乃入道慧善思前白佛言唯然信樂也世俗所不信獨篤無窮志曠如空永無所慕
선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즐거이 믿고 따르겠습니다. 세속의 믿지 않는 바일지라도 홀로 돈독한 신심(信心)은 끝이 없고 뜻[志]은 허공처럼 텅 비어 영원히 연모하는 바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 대사(大士)로서 깊고 미묘한 법에 뜻을 둔 이 모든 정사(正士)는 방편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따르니, 도법(道法)에 있어서 다투는 바가 없다. 다투지 않기 때문에 모든 법에 두려움이 없고 단절함이 없고, 모든 법이 본래 없는 줄을 알며 뜻에 연모하는 바가 없어서 바로 도의 지혜에 들어간다. 만약 모든 법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거나 없다고 말하여도 겁내지 않으면, 있다 없다는 것의 법에 있어서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어서 모든 법은 응한다, 응하지 않는다, 정진(精進)이다, 게으름이다라는 말을 듣고 모든 시방의 법을 안다.
009_1084_a_13L佛復語善思若菩薩大士志深妙法斯諸正士以是方便順如佛教則於道法無所諍訟以不諍訟一切諸法則無恐怖皆不可斷一切諸法了之本無志無所慕便入道慧若有聞說一切法有不以爲怖若說言無不以爲懅於有無法不以增損聞諸法應諸法不應諸法精進諸法懈怠解是一切十方諸法
009_1084_b_02L지혜가 돌아갈 곳이로되 만약 돌아갈 곳이 없으면, 다시 모든 법이 있다는 생각과 없다는 생각을 알지 못함에 두려워함이 없다. 그리고 모든 법은 유위(有爲)이다, 무위(無爲)이다, 유계(有界)이다, 무계(無界)이다, 기쁨이다, 기쁨이 없다는 것에 있어서 두려워함이 없다. 모든 법은 또한 유위도 아니고무위도 아니며, 모든 법은 본래 소유한 것이 있거나 본래 소유한 것이 없음에 대해 모든 법은 고요하여 시끄러움에 두려워함이 없다. 모든 법이 전도되고 전도됨이 없음도 허무함도 진실무위(眞實無爲)함에도 두려워함이 없다. 모든 법에 계(戒)가 있고 없고, 밝음[明]이 있고 없고, 이름[名]이 있고 없고, 일어남[興]이 있고 없고, 두려움이 있고 없고, 태어남이 있고 없고, 죽음이 있고 없음에도 두려워함이 없다. 모든 법은 도(道)가 있고 없고, 건너감[度]이 있고 멸도(滅度)가 없고, 옳고 그름에 두려워함이 없다.
009_1084_a_21L慧所歸趣若無所趣若復不解諸法有念諸法無念不以恐怖諸法有爲諸法無爲諸法有界諸法無界諸法忻喜諸法無喜不以恐怖一切諸法亦不有爲亦不無爲一切諸法本有所有本無所有諸法寂然諸法憒亂不以恐怖諸法顚倒無有顚倒諸法虛無眞實無爲不以恐怖諸法一切有戒無戒有明無明有名無名有興無興有畏無畏有生無生有死無死不以恐怖諸法有道諸法無道諸法有度若不滅度諸法是非不以恐怖
왜냐하면 모든 법은 모두 텅 비었으되 진실하지 않음이 없으니, 마치 허깨비ㆍ물거품ㆍ파초ㆍ그림자ㆍ메아리ㆍ아지랑이ㆍ꿈속에서 본 바와 같아서 본래 옴도 없으며 감에 도착할 곳도 없다. 그것은 마치 허공에 홀연히 나타나는 구름ㆍ안개ㆍ먼지ㆍ연기ㆍ재 등과 같아서 허공에 의탁하여 나타나되 더러운 때가 되지 않고 홀연히 사라지면 허공은 그대로여서 깨끗이 할 것이 없는 것이다. 도의 있고 없음에 세속의 지혜가 밝아 널리 자연을 이해하여 집착할 것이 없음을 알고 아는 것조차도 없어서 이내 도의 지혜가 무상정진(無上正眞)에 응해서 두려운 것이 없어 마음에 겁을 먹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4_b_10L所以者何諸法皆空虛無不眞猶如幻化泡沫芭蕉影嚮野馬夢中所見本無從來去無所至猶如虛空忽現雲霧塵煙灰等託現虛空不能爲垢忽然便滅虛空自然亦無所淨有道無道俗慧明普解自然乃無所著了無所乃應道慧無上正眞無所恐畏不懷懅佛於是頌曰

모든 법은 소유할 것 없고
자연히 텅 비어 진실함이 없으니
자연히 텅 비어 없는 것
이 모습이 곧 멸도(滅度)이다.
009_1084_b_18L諸法無所有
自然虛不眞
其自然虛無
是相便滅度

모든 법은 다툼이 없고
이 또한 소유할 것 없으니
모든 법이 없음을 분명히 깨달으면
자연히 있지 않음을 안다.
009_1084_b_20L諸法無所諍
斯亦無所有
以了諸法無
達不有自然

다투는 모든 법은
이 또한 소유할 것 없고
모든 법이 허무한 줄 알면
다투지 않는 줄 안다.
009_1084_b_21L所諍訟諸法
是亦無所有
以曉法虛無
則解不諍訟

모든 법은 소유할 것 없어
본래 깨끗해 영원히 모습이 없으니
본래 깨끗해 얻을 수 없어
잃어버릴 것도 없다.
009_1084_b_22L諸法無所有
本淨永無形
本淨不可得
亦無所忘失

모든 법을 끊어 버린 것을
밝은 지혜라고 하며
이것을 영원히 헐어 버림이라 하니
헐어 버릴 것이 없음을 나타낸다.
009_1084_b_24L斷一切諸法
故曰爲明智
斯謂永毀壞
亦現無所壞
009_1084_c_02L
모든 법은 없앨 것이 없어
생각으로 일으켜 세울 수 없고
또한 대부분 헐어 버릴 것도 없어
법 또한 얻을 수 없다.
009_1084_c_02L諸法無所滅
計亦無起立
亦多無所壞
法亦不可得

모든 법은 본래 허무하여
또한 찾아볼 수 없으니
설사 얻을 것이 없어도
방편으로 소유함을 나타낸다.
009_1084_c_03L諸法本虛無
亦不可得見
設使無所得
方便現所有

모든 법은 소유할 것 없고
인연에 의해서 생기니
소유와 무소유는
경전에 널리 설하였다.
009_1084_c_05L諸法無所有
因緣從對生
所有無所有
班宣於經典

모든 법은 서로 응하고
다툼이 없음을 나타내 보이니
다투지 않아 자연스럽고
구경(究竟)에는 모습도 없다.
009_1084_c_06L諸法能相應
示現無所諍
不諍爲自然
究竟無有形

모든 법은 응할 것 없고
지을 것 없어 멸도(滅度)도 없으니
이처럼 얻을 수 없어
늘 모든 헤아림[數]을 떠난다.
009_1084_c_07L諸法無所應
無作不滅度
如是不可得
常離于諸數

모든 법은 얻을 수 없어
또한 과거가 있을 수 없다.
영원한 실체가 없는 것
본래 참다움이라고 한다.
009_1084_c_09L諸法不可得
亦無有過去
甚哉永無實
乃曰本眞際

모든 법은 기쁘면서
기뻐할 수 없으니
만약 법을 얻을 수 없으면
또한 언설(言說)도 없다.
009_1084_c_10L諸法皆悅豫
亦不可悅喜
若法不可得
彼亦無言說

모든 법에 방일함이 없는 것
두 가지 함께 소유할 수 없어
자연히 취할 수 없으니
이것이 깊고 미묘한 모양이다.
009_1084_c_11L諸法無放逸
二俱無所有
自然無可取
是爲深妙相

모든 법은 알 수 없어
무아(無我)이면서 자연이니
뜻으로 알기를 구할 수 없어
자연이라고 부른다.
009_1084_c_13L諸法不可知
無我而自然
以解無志求
至於自然號

함[爲]도 없고 즐거울 것도 없고
또한 소유할 것도 없다.
유(有)로 말미암아 무명업(無明業)이며
이로 인하여 무위(無爲)라고 부른다.
009_1084_c_14L無爲無所樂
彼亦無所有
用有無明業
因號曰無爲

만약 모든 법을 생각해 보면
구경(究竟)은 볼 수 없다.
이는 진실한 말이니
의념(意念)이라고 이른다.
009_1084_c_15L若念於諸法
究竟不可見
此則眞實言
故名曰意念

모든 법을 생각지 않아
머무를 곳과 돌아갈 곳이 없어
이를 알면 중생이 없으니
법(法) 가운데 법이라고 한다.
009_1084_c_17L不念於諸法
無住無所歸
了斯無衆生
是號法中法

모든 법은 마치 허깨비와 같고
허깨비는 소유할 것 없는데
법에 어둡기 때문에
생사(生死)를 말한다.
009_1084_c_18L一切法猶幻
其幻無所有
以法無明故
因宣說生死

모든 법은 모양이 없어
자연의 이치대로이니
만약 모든 법이 없으면
해탈은 해탈이 아니다.
009_1084_c_19L諸法無形貌
是其自然義
若無有諸法
解脫無解脫

거짓으로 경계(境界)라고 하나
자연이어서 경계가 없다.
어리석어 기대어 집착하기 때문에
부계(部界)라고 이른다.
009_1084_c_21L假號曰境界
自然無境界
愚冥所倚著
故名曰部界
009_1085_a_02L
부처님께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물질[色]ㆍ느낌[痛]ㆍ생각[想]ㆍ작용[行]ㆍ인식[識]은 공(空)하여 본래 소유할 것이 없고 눈[眼]ㆍ귀[耳]ㆍ코[鼻]ㆍ입[口]ㆍ몸[身]ㆍ마음[心]은 공하여 본래 소유할 것이 없고, 흙ㆍ물ㆍ불ㆍ바람은 공하여 본래 형상이 없다. 그러나 인연이 합하면 이루어지니, 마치 다섯 가지 사물로 집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무엇을 다섯 가지 사물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재목(材木)이며, 둘째는 기와와 풀이며, 셋째는 성(城)을 빙 둘러서 흐르는 물이며, 넷째는 사람의 공력(功力)이며, 다섯째는 진흙이 섞인 물이다. 이 다섯 가지 사물로 집을 이룬다. 그러나 본래 각각 떨어져 있을 때는 집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인연이 합하여 몸을 이루는 것도 이와 같아서 5음(陰)의 인연이 닿으면 곧 4대(大)가 있게 되어 몸이라고 부른다.
009_1084_c_22L佛復告善思色痛想行識空本無所眼耳鼻口身心空本無所有地水火風空本亦無形因緣合成猶如五事成其屋宅何謂爲五一曰材木曰瓦草三曰土塹四曰人功五曰泥以是五事乃成爲屋本各別時無屋名因緣合成身亦如是五陰緣對便有四大因名曰身
흙ㆍ물ㆍ불ㆍ바람이 각각 인연으로 와서 합하는 것이 집의 네 기둥과 네 벽이 모두 인연으로 모이는 것과 같아서 합하면 이루어지고 흩어지면 무너져서 모두 처소가 없다. 마치 꿈속에서 집ㆍ성곽ㆍ수목ㆍ꽃ㆍ열매를 보고 물을 대고 전답을 갈고 5곡(穀)을 심어 때에 따라 자라면 주인이 수확하여 자급자족할 것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 심신(心神)이 밝지 못하여 모든 삼계가 다 공한 줄을 알지 못하고 의지하여 바라는 것을 구하여 곧 의식을 내어서 12인연으로 두루 돌아다니며, 끝없이 돌아다녀 신식(神識)이 피로하여 다섯 가지 세계[五趣]에서 깊이 미혹하여 휴식할 때가 없다. 그리고 본래 공하여 꿈에서 보는 것과 같은 줄을 알지 못하고 깨어남에 처소를 알지 못하니, 어느 곳으로 돌아간 것인가?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야 다섯 가지 세계의 윤회를 마치고 본래 처소가 없어 홀로 거닐어도 두려움이 없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5_a_07L地水火風各緣來合猶屋四柱四壁皆因緣會成散壞皆無處所猶如夢中見屋宅城郭樹木華實流水田地犂牛諸種下其五穀各隨時生人主用意獲之自給心神無明不達一切三界皆空因倚望求便生意識十二牽連往來周旋輪轉無際勞於神識沈迷五趣無懈息時不解本空如夢所見覺不知處何所歸趣至成正覺乃了五趣本無處所獨步無畏佛於是頌曰

물질ㆍ느낌ㆍ생각ㆍ인식이 공하고
눈ㆍ귀ㆍ코ㆍ입ㆍ뜻도
본래 고요하여 소유할 것 없고
흙ㆍ물ㆍ불ㆍ바람은 각기 다르다.
009_1085_a_17L色痛想識空
眼耳鼻口意
本寂無所有
地水風火異

경계를 알아 자재하여
널리 설하되 부장(部章)이 없어
말하는 좋은 불토는
그 경계 열반의 상[涅槃想]이다.
009_1085_a_19L了界得自在
班宣無部章
所言上佛土
其境滅度想

모든 법은 각기 형상 있으나
본래는 합하여 모일 것도 없다.
텅 비어 고요한 줄 알지 못하니
본래는 몸이랄 것도 없다.
009_1085_a_20L諸法各有形
本亦無合會
不曉知空寂
其本無有身

얻을 것 없어 체득할 수 없으나
인연 따라서 합하여 이루어졌다.
얻을 것 없어 이를 수 없는데
눈앞에서 생겨남을 바란다.
009_1085_a_21L無得不可逮
從緣對合成
無獲不可致
又現望得生

그것은 계(戒)를 닦을 것 없어
또다시 금계(禁戒)를 범할 것 없고
행할 것도 없고 지킬 계율도 없다.
이것이 모든 법의 모습[相]이다.
009_1085_a_23L在彼不修戒
亦復不犯禁
無行無有戒
是爲諸法相

모든 법은 소유할 것 없는데
무명(無明)으로 인하여 생겨난다.
무명이란 법이 있으므로
곧 밝은 지혜에 나아가 도달한다.
009_1085_a_24L諸法無所有
因無明而生
以有無明法
便造明達智
009_1085_b_02L
모든 법은 거짓으로 이름이 있으니
이것을 무소유라고 한다.
거짓으로 일러 법이랄 것 없으니
이것을 멸도(滅度)라고 말한다.
009_1085_b_02L諸法假有名
是名無所有
假號無有法
乃名曰滅度

일어난 것의 생겨난 곳 없으나
눈앞에 5음(陰)이 있고
그 5음은 볼 것이 없는데
보인다고 말한다
009_1085_b_04L所起無所生
因現有五陰
其陰無所見
因號有所現

소유는 처소가 없는데
변화에 따라 유법(有法)을 보인다.
법은 생사의 업을 떠나서
오래도록 생사의 어려움이 없다.
009_1085_b_05L所有無處所
因變示有法
法離生死業
長無生死難

요술쟁이가 형상을 변화로 만들듯이
어리석어 사람이 있다고 한다.
소유와 무소유에
눈 밝은 이는 미혹되지 않는다.
009_1085_b_06L如幻師化形
愚冥謂有人
所有無所有
明者不爲迷

법의 생겨남과 생겨남 없음에
지혜로운 이는 따지지 않는다.
모든 법은 다 텅 비었건만
어리석은 이는 알지 못한다.
009_1085_b_08L法生無所生
慧者無是計
諸法皆悉空
愚者不解此

생겨난 모든 법은
마땅히 없어지니
태어나고 병들고 죽음
이를 버리면 두려움 없다.
009_1085_b_09L法適有所生
便當有終沒
其生及病死
捨是無所畏

모든 법은 다 텅 비어
법 또한 돌아갈 곳 없으니
선사는 이것을 알아라.
이는 부처님이 연설한 바이다.
009_1085_b_10L諸法一切空
法亦無所歸
善思當了斯
是佛所演法

정각(正覺)은 짓는 바가 없으면
곧 미칠 수 없다.
만약 도처(道處)를 못 얻으면
삼계의 일들을 겪는다.
009_1085_b_12L正覺無所作
則爲不可逮
若不得道處
乃見三界事

만약 불도(佛道)를 바라보고
집착하면 정각을 구하지 못하며
만약 행하는 뜻이 도(道)에 있으면
영원히 무상(無想)에 나아가지 못한다.
009_1085_b_13L若望想佛道
則不求正覺
若行志存道
永不造無想

모든 생사(生死)가 자연이라도
자연의 법이라고 관찰하지 않으니
자연은 소유할 것이 없어
이것을 무위상(無爲想)이라 한다.
009_1085_b_14L諸生死自然
不觀自然法
自然無所有
是爲無爲想

구경(究竟)에는 생겨날 것이 없어
언설(言說)로도 얻을 수 없으며
무명업(無明業)을 행하기 때문에
무위법(無爲法)을 보인다.
009_1085_b_16L究竟無所生
所說不可得
以行無明業
因示無爲法

생각해 본 여러 이치로
모든 법은 자연이라
모두 생겨날 것이 없어
다투는 일도 없다.
009_1085_b_17L以懷來衆義
諸法則自然
彼悉無所生
便無諍訟事

널리 설한 바 깊고 미묘한 법
받들어 행하지 않음 없으며
모두 살리는 데 쓰이고
보살은 불쌍히 여김을 행한다.
009_1085_b_18L彼無不奉行
所宣深妙法
用一切起生
菩薩行愍哀

그때 선사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009_1085_b_20L爾時善思以偈答世尊曰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은
우리들을 연민히 여겨서이니
몸을 의심의 그물로 여겨서
이 법의 이치를 펴셨다.
009_1085_b_21L佛興出現世
皆用愍我等
身以爲疑網
宣布是法義

부처님의 출현하심은 사의(思議)할 수 없는데
구족하게 변화를 일으키셔서
마군의 그물을 부수고
62사견(邪見)을 제거하셨다.
009_1085_b_23L佛出無思議
爲具足興變
以壞魔羅網
說除六十二

생사의 근본을 끊으시고
보리수 아래 앉으시니
영원히 근심스런 읊조림이 없어지고
여러 생각의 집착을 소멸하셨다.
009_1085_b_24L以絕生死元
因坐佛樹下
永無有沈吟
宣消衆想著
009_1085_c_02L
거짓된 업을 풀어 밝히고
부처님께서는 모든 견해를 없애시고
용맹스럽게 세속을 위하셔서
우리들의 여러 의심을 끊으셨도다.
009_1085_c_02L解暢虛僞業
能仁滅諸見
勇猛爲世俗
斷我衆狐疑

그때 부처님께서 선사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의 행한 바는 일찍이 허망한 적이 없었고, 구호(救護)한 바가 많고 은혜를 베풀어 구제하되 다투는 일이 없었다. 여러 허물을 제거하여 모든 더러움을 없애고 중생들을 연민히 여겨서 심원(深遠)한 이치를 행하며, 바라는 생각을 품지 않는다. 세간은 견고한 것이 없어 탐욕을 없애고, 탐욕을 없앤 까닭으로 뭇 번뇌를 버리고 항상 평등한 마음을 행하여 중생들에게 베풀되 뜻에 허망하지 않다. 대자비(大慈悲)를 행하는 법을 이룰 수 없어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닦아 정진(精進)을 버리지 않고, 마음에 부처님의 길을 행하되 부지런한 업을 잃지 않는다. 해치는 일은 있을 수 없고 인욕을 받들어 행하되 다투는 일이 없다.
009_1085_c_04L爾時世尊告善思童子菩薩所行曾虛妄多所救護以恩加濟無有諍除去衆瑕一切無穢愍傷衆生行深遠義不懷望想世無堅固消去貪欲以無貪欲蠲棄衆結常行等心加於衆生志不虛妄大慈之行法不可得修大義吼不捨精進心行至眞不失勤業無有嬈害奉行忍辱而不諍訟
보는 이 없어도 하루 종일 오로지 행한다. 선사는 한마음으로 나태함을 버리고 도행(道行)을 성취하여 마음이 선정에 들어가 고요하며, 훌륭한 지혜를 닦아서 모든 법을 영원히 얻지 않더라도 행함에 두려운 바가 없어 마음에 겁먹거나 나약하지 않다.
도심(道心)을 발현(發顯)하여 걸림 없이 행하고 여래의 열 가지 힘을 성취한다. 마땅히 무슨 행으로 뛰어나고 특별한 업에 이르러 오로지 부처님을 받들며 시방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노닐면서 행함에 걸림이 없이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시키는가?”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5_c_12L無所睹見夙夜尊行善思一心棄于懈怠成就道行定意正受其心寂靜修於善慧一切諸法永無所得行無所畏心不怯羸顯發道心行無罣㝵成就如來十種之力當以何行至殊特業尊其至慧奉無等倫遊於十方諸佛世界行無罣㝵度脫一切頌曰

허망함이 없는 업을 행하니
이것이 모든 보살의 말이다.
그러므로 해탈의 문을 받들고
모든 장애되는 행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009_1085_c_20L行無虛妄業
是諸菩薩辭
以奉於脫門
不畏諸㝵行

행함이 없음을 바른 행이라고 하니
이는 보살의 업이다.
만약 능히 이를 행할 줄 알면
곧 탐하여 구하는 것이 없다.
009_1085_c_22L無行謂正行
是菩薩之業
若能解是行
則無所貪求

법으로 구호하여 거두니
모든 보살의 베푸는 바이다.
얻을 것이 없는 이치
이 행을 무상(無上)이라고 한다.
009_1085_c_23L以法救攝之
諸菩薩所宣
其無所得義
是行爲無上
009_1086_a_02L
내가 도법(道法)을 행한다고 말하면
곧 전도에 머문다.
전도된 업에 머물기 때문에
곧 두려운 것이 있다.
009_1085_c_24L言吾行道法
則住於顚倒
以住顚倒業
便得有所畏

가령 다툼이 있더라도
다툼의 소재(所在)를 보지 않으며
밝게 아는 이는 이것을 통달하여
무상승(無上乘)을 행한다.
009_1086_a_03L假使有諍訟
不見諍所在
明者作是達
行於無上乘

이 승(乘)은 두려운 것이 없고
대승은 최고이며 끝이 없다.
두려움과 두려운 것이 없으니
이 또한 방일함이 없다.
009_1086_a_04L是乘無所畏
大乘最無極
畏與無所畏
是亦無放逸

모든 것을 소유함이 없는 것이
온갖 행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나며
만일 비어 고요함을 알면
무상도(無上道)를 행함이다.
009_1086_a_05L一切無所有
衆行中最勝
設了悉虛靜
彼行無上道

깊고 미묘한 법을 행하여
모든 법을 구호하며
건너게 해줌 또한 심원(深遠)하며
모든 바라는 생각을 없앴다.
009_1086_a_07L斯行甚微妙
救護一切法
所濟亦深遠
消除衆望想

행하는 것 아득하고 현묘하여
두 가지 다 처소가 없다.
만약 본제(本際)를 알아
법에 의지하는 생각이 없으면
009_1086_a_08L所行邈玄妙
二俱無處所
若能知本際
不倚念於法

법은 영원히 더러움[垢]이 없어서
더러움을 제거하지 않으며
이 법은 본래 청정하여
도리어 욕심에 대하여 버림을 베푼다.
009_1086_a_09L法永無衆垢
亦不離垢去
是法本淸淨
反宣捨於欲

사역(邪逆)과 애욕이
견고하지 않음을 드러내어 보여 주니
문자에 끄달리지 않아
이 구절을 무상(無上)이라 한다.
009_1086_a_11L而示現邪逆
愛欲不堅固
不轉文字業
斯句爲無上

집착하지 않음이 허깨비와 같아서
이는 말이 없는 가르침이니
전도된 행을 버리면
문득 다툴 생각이 없어진다.
009_1086_a_12L不著猶如幻
此則無言教
以棄反倒行
便無諍訟意

모든 중생들의 행함은
실로 얻을 수 없으니
만약 능히 그 이치를 알면
이 행함은 바로 훌륭한 가르침이다.
009_1086_a_13L一切衆生行
是實不可得
若能曉了斯
此行乃善教

중생들은 무명(無明) 때문에
중생[黎庶]이라고 이름한다.
중생의 법이 그러하듯이
이 도는 무상(無上)이다.
009_1086_a_15L衆生以無明
故曰名黎庶
衆生法亦爾
是道則無上

생각이 중생에 미쳐서는
영원히 얻을 수 없으니
이를 제일 자비[第一悲]라 하여
자비를 찬탄하는 일은 끝이 없다.
009_1086_a_16L其念及衆生
是永不可得
此爲第一慈
歎慈乃無極

이를 세상의 큰 보시라고 하며
이를 보살[大士]이라고 한다.
항상 열반락을 사모하여 집착을 놓아버리니
이를 지혜의 도심[慧道心]이라 한다.
009_1086_a_17L是曰世大施
斯乃爲大士
常慕樂放捨
乃曰慧道心

가령 법은 얻을 수 없으니
모든 법은 텅 비어 실체가 없다.
보살이 밝게 사무침을 보이니
좋은 보시(布施)라고 한다.
009_1086_a_19L正使不得法
諸法虛無實
云菩薩明達
是曰好布施

법은 얻을 수 없음을 알아
두려운 것이 없으니
더 존귀할 것이 없는 이 법을
바로 보시라고 부른다.
009_1086_a_20L解法不可得
便無所恐畏
無尊是之法
乃曰爲布施

법의 모양은 얻어 가질 수 없고
부처님의 법은 생각할 수 없으며
이 계(戒)는 범할 것이 없고
모든 법은 집착할 것이 없다.
009_1086_a_21L法貌不可獲
佛法不可思
是戒無所犯
諸法無所著

부처님의 국토는 불가사의하여
모든 세계를 볼 수 없다.
계(戒)에 있어서 바라는 생각이 없으니
모든 보살들이 찬탄한다.
009_1086_a_23L佛土不可議
此不見諸界
於戒不望想
諸菩薩所歎

모든 중생들이 능히 참아도
모든 것 얻을 수 없으니
부처님께서 가르쳐 깨우쳐 주신 것
이 법이야말로 제일의 법인(法忍)이네.
009_1086_a_24L能忍諸衆生
一切不可得
佛所教訓誨
是法第一忍
009_1086_b_02L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물질[色]은 공(空)하여 얻을 수 없고 느낌ㆍ생각ㆍ작용ㆍ인식도 공하여 얻을 수 없다. 이른바 공(空)이란 것은 물질은 공하되 다시 공과 다르지 않고, 느낌ㆍ생각ㆍ작용ㆍ인식의 공함도 다시 공과 다르지 않고, 4대(大)ㆍ5음(陰)ㆍ18제종(諸種:18界)ㆍ3계(界)도 본래 공하고, 12인연도 없어서 공하되 다시 공과 다르지 않고, 현세(現世)ㆍ열반의 세계[度世]ㆍ유위(有爲)ㆍ무위(無爲)ㆍ4대가 모두 공하되 다시 공과 다르지 않다. 물질은 물거품 덩어리와 같고, 느낌은 물거품과 같고, 생각[思想]은 파초와 같고, 생사(生死)는 꿈과 같고, 인식은 허깨비와 같고, 삼계는 변화하는 것과 같고, 다섯 가지 세계[五趣]는 그림자와 같으니, 그림자 같은 것은 인연을 따라서 생기기 때문이다.
009_1086_b_02L佛復告善思色空不可得痛想行識空亦不可得所謂空者色則爲空無復異空痛想行識空無復異空四大十八諸種三界本空十二因緣無爲空無復異空現世度世有爲無爲四大皆空無復異空色如聚沫痛痒如泡思想如芭蕉生死如夢識如幻三界猶化五趣如影所以如影從緣對生
삼계의 본말(本末)인 욕계(欲界)ㆍ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이니, 마치 그림 그리는 사람이 하얀 벽판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아서 인연이 화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마치 나는 새가 허공을 나는 것과 같다. 보살은 이처럼 바라는 생각이 없이 행하여 시방에 돌아다님이, 마치 태양이 허공에 다니되 어둠에 물들지 않는 것과 같다. 보살은 이처럼 삼계를 홀로 다니되 마음에 집착함이 없고, 음(婬)ㆍ노(怒)ㆍ치(癡) 3독(毒)의 그윽하고 깊은 어둠을 제거하여 마치 연꽃이 진흙 속에 살면서도 진흙과 합하지 않는 것과 같다. 보살은 이처럼 생사 속에서 최정각(最正覺)을 성취하여 마음이 깨끗하기가 허공과 같아서 영원히 집착함이 없으며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시킨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6_b_11L三界本末欲界色界及無色界心意所爲猶如畫師治素壁板因緣合成猶如飛鳥飛行空中菩薩如是行無望想旋到十方猶日宮殿行於虛空不污衆冥菩薩如是獨步三界心無所著去婬三毒窈冥猶如蓮華生於泥中不與其合菩薩如是在於生死成最正覺心淨如空永無所著度脫一切佛時頌曰

그 마음 얻을 수 없다면
다툼이 있을 수 없다.
만약 중생을 얻을 수 없다면
이는 제일의 법인(法忍)이다.
009_1086_b_19L其心不可得
則無有諍訟
若不得衆生
是爲第一忍

보살이 게으른 마음을 떠나면
그 뜻에 행하는 것 없고
영원히 부지런히 닦는 것 없어도
최고의 정진(精進)이라고 한다.
009_1086_b_21L菩薩離懈怠
其志無所行
永無所勤修
乃曰最精進

그 몸과 마음을 버려
바로 사악한 견해가 없으면
보살은 말하는 것 없어도
이는 제일의 정진이라고 한다.
009_1086_b_22L其身及心意
所遣直無邪
菩薩無所說
是第一精進

만약 게으른 이가 있으면
보살은 그를 교화하여 세우면서
마음도 없고 행하는 바도 없어서
제일 정진에 머무른다.
009_1086_b_23L若有懈怠者
菩薩化立之
無心無所行
住第一精進
009_1086_c_02L
그 마음 얻을 수 없어
안과 밖에 집착하는 것 없다.
만약 마음이 미칠 수 없으면
이는 정의(定意)7)이다.
009_1086_c_02L其心不可得
內外無所著
若心不可逮
是則爲定意

마음에 항상 스스로 부지런히 닦아
자연히 소유할 것 없으면
생각도 없고 정수(正受:삼매)도 없으니
이에 삼매에 이르렀다고 한다.
009_1086_c_03L心常自勤修
自然無所有
無思無正受
乃曰逮三昧

정의(定意)라고 말함은
능히 이 행을 함으로써
안주함을 자연이라고 하니
이것이 제일의 정의이다.
009_1086_c_04L所以言定意
以能作是行
安住名自然
是第一定意

지혜 있는 곳을 알지 못하니
어느 곳이 자연의 법인가.
자연과 지혜
둘 다 함께 무소유이다.
009_1086_c_06L不知慧所在
何所自然法
自然及與慧
二俱無所有

이 법은 얻을 수 없어
이 식(識)이 정법(正法)을 행하나
식으로 법을 알 수 없으니
자연히 무소유이다.
009_1086_c_07L是法不可得
斯識行正法
不以識知法
自然無所有

만약 이 행(行)을 알면
보살의 뜻이 견고해져서
제일의 이치를 행하니
세간에 나아갈 것이 없다.
009_1086_c_08L若有了此行
菩薩意堅强
行第一之義
世所無所趣

대중의 모임에서 똑같은 이 없어
대중을 위해서 법을 베푼다.
이들은 비록 돌아다니며 살지라도
중생들의 바라는 생각이 없다.
009_1086_c_10L衆會無等倫
爲衆而宣法
斯等雖遊居
無衆生望想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법은 허깨비와 같고, 허깨비는 본래 공(空)하여 소유할 것이 없다. 그러나 미혹하고 어리석으며 속된 이는 스스로 자기 몸과 다른 사람을 계산하고 비교하여 소유할 것이 있다고 하므로 다섯 가지 세계[五趣]에 빠진다. 확실히 깨달아 알면 이 모두 두려울 것이 없다. 모든 법의 본말(本末)은 안과 밖이 없으니, 이와 같음을 깨달으면 마음에 겁내거나 나약함이 없어서 삼계를 어렵게 여기지 않으며 삼계가 다 공하게 된다.
009_1086_c_11L佛復告善思一切諸法猶如幻化化本空悉無所有迷惑愚俗自計己身及與他人悉有所有故沈五趣能曉了是悉無所畏諸法本末無有內外以了如是心不怯弱不難三界三界悉空
만약 보살이 이것이 본래 없음을 깨달으면 홀로 삼세를 거닐되 어려워하는 것이 없고 생사를 통달하여 허공이 형상이 없고 본래로 이름이 없는 것과 같게 된다. 모든 법도 다시 이와 같이 형상이 없고 이름도 없는데 무명(無明) 때문에 삼계에 내달려서 끝이 없이 윤회하게 되니, 마치 다섯 가지 사물이 허공에 머물러서 더러움[垢]을 어찌하지 못함과 같다. 자연히 마음이 본래 청정하거늘 임시방편인 줄을 바로 몰라서 3독(毒)ㆍ5음(陰)ㆍ6쇠(衰)의 객진(客塵)에 가려졌다. 비록 시비(是非)가 있더라도 본래 청정함은 물들이지 못하니, 마음을 열어 통달하고 삼세가 공한 줄을 알면 곧바로 대도(大道)에 들어갈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6_c_17L若有菩薩曉是本無獨步三世而無所難達於生死猶如虛空無形本亦無名一切諸法亦復如是無形無名用無明故馳逸三界轉輪無際猶如五事住於虛空不能爲垢自然之故心本淸淨權未卽解便有三毒五陰六衰客塵所蔽雖有是非不污本淨心亘開達暢三世空便入大道佛時頌曰
009_1087_a_02L
중생은 허깨비와 같고
그 허깨비는 소유할 것이 없다.
이와 같이 선설(宣說)하는 이
영원히 두려울 것이 없다.
009_1087_a_02L衆生猶如幻
其幻無所有
所宣如是者
永無所復畏

자기 몸과 다른 사람의 몸
두 가지 다 허무하고 적막하다.
능히 이것을 깨달으면
영원히 두려울 것이 없다.
009_1087_a_04L己身與他人
二俱虛無寂
以能曉了是
則永無所畏

그 안과 밖의 법
있는 곳을 헤아릴 수 없고
겁내고 나약한 마음이 없으므로
세속을 어렵게 여기지 않는다.
009_1087_a_05L其內及外法
不計有所在
無以怯弱心
不難於世俗

모든 법은 장애될 것이 없어
마치 허공에 노니는 것과 같다.
이르는 곳마다 허공과 같으니
이 법을 자연이라고 한다.
009_1087_a_06L諸法無所㝵
猶如旋虛空
所至如虛空
是法爲自然

만약 이것을 깨달으면
보살은 두려울 것 없다
모든 법을 분별하여
중생들의 행을 깨달으면
009_1087_a_08L若能曉了斯
菩薩無所畏
分別一切法
解了衆生行

저것이 중생들을 어찌 못하니
그 법 모두가 이와 같다.
모든 세계를 쪼개고 쪼개면
그 세계는 소유할 것이 없다.
009_1087_a_09L彼不得衆生
其法皆如是
以剖判諸界
其界無所有

이것을 입도행(入道行)이라 하고
무상도(無上道)라고 하며
이 지극한 업을 다하면
중생들의 마음이 가는 곳을 알게 된다.
009_1087_a_10L是曰入道行
斯曰無上道
以致此至業
知衆生心行

모든 세계와 중생들은
두 가지 다 소유할 것이 없다.
그것이 이와 같음을 생각하면
모든 법을 깨달아 알게 된다.
009_1087_a_12L諸界及衆生
二俱無所有
以念彼如是
皆了一切法

그 안과 밖의 일 합하여
모여도 바라는 생각 없고
제거할 수 없는 법이라 여기고
참된 본제(本際)라고 한다.
009_1087_a_13L其內及外事
無合會望想
以爲不除法
乃曰眞本際

이 법은 사의(思議)할 수 없어
부처님의 법이라고 한다.
이것은 모두 소유할 것 없고
이룰 것도 없다.
009_1087_a_14L斯法無思議
乃曰爲佛法
此悉無所有
悉亦無所成

행하는 바가 능히 이와 같아
헤아릴 사람이 없으며
무위(無爲)의 지혜를
부처님의 지혜라고 한다.
009_1087_a_16L所行能如是
計數無有人
以無爲之慧
乃曰爲佛慧

이 승(乘)이 대승(大乘)이며
널리 모두를 편안하게 한다.
영원히 이 세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세간도 소유할 것이 없다.
009_1087_a_17L是乘爲大乘
普安於一切
永不畏此世
世亦無所有

그는 세계에 있으면서
세간의 모든 세계에 널리 미친다.
보살은 행하는 바 없이
무상혜(無上慧)를 구한다.
009_1087_a_18L其在於世界
普世一切界
菩薩無所行
求於無上慧

이 법은 심원(深遠)하니
부처님의 법은 불가사의하며
만약 법을 얻을 수 없으면
이는 부처님의 도에 가깝다.
009_1087_a_20L是法爲深遠
佛法不可思
若法無可獲
是則近佛道

부처님과 경법(經法)은
모두 다 없는 것
만약 이와 같이 행하는 이라면
부처님의 도에 가깝게 될 것이다.
009_1087_a_21L其佛及經法
此一切悉無
若行如是者
則得近佛道

이와 같이 행하는 이
속인과 짝하는 일 없고
그 마음에 집착함이 없어
그는 부처님의 도에 가깝게 된다.
009_1087_a_22L以行如是者
俗人無與侶
其心無所著
彼乃近佛道
009_1087_b_02L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 대사(大士)가 이 깊은 경을 듣고서만약 읽고 외워 지니고 마음에 두려움이 없으면 큰 서원을 잘 입어서 마음은 금강처럼 견고하며, 속히 보리수에 근접한 도량에 앉아서 부처님의 경계에 가까이 들어가 직접 지진무애탈문(至眞無礙脫門)을 얻고, 행함이 없고 합하여 모여듦이 없는 곳을 관찰하여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에 가서 크게 자비하고 번뇌가 없는 도(道)의 불쌍히 여김을 굳건히 익혀서 18불공(不共)의 모든 부처님의 법을 성취하여 삼세의 최존혜(最尊慧)로서 달과 태양처럼 덕이 같은 이가 없으며, 지혜는 허공을 뛰어넘어 도의 밝음이 우뚝 솟아 비유할 수가 없으며, 끝이 없이 거룩한 무견정상(無見頂相)8)을 성취한다.
009_1087_a_24L佛復告善思若有菩薩大士聞是深若讀持諷誦心不恐怖善被弘誓心如金剛疾近佛樹坐於道場近佛境界得親至眞無㝵脫門觀于無爲無合會處到於十方諸佛世界建習大慈無蓋道哀成十八不共諸佛之三世最尊慧喩日月德無等侶過虛空道明巍巍不可爲喩逮無邊無見頂相
만약 이 무한하며 아름다운 경전을 듣고서 이 깊고 미묘한 경전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연설하고 믿고 즐기는 이가 있다면, 지난 과거세에 일찍이 모든 부처님을 뵙고서 또한 헤아리지 않았으며, 또 업신여겨 교만하거나 희롱하며 비웃지 않은 자이다. 그리고 부처님이 그 사람을 예견(豫見)해 보면 본래 일찍이 이 경을 믿고 여래를 오래 전부터 우러러보았던 자이다. 만약 이 경전을 믿고 즐겨 익히지 않고 듣고서 희롱하면, 외도(外道)의 학문과 모든 마군의 관속(官屬)과 방일하는 사람이다. 이 법을 믿는 자는 부처님의 제자이며, 부처님께서는 이 사람의 스승이 되어 직접 수염과 머리를 깎아 주시고 사문(沙門)을 만드시며 믿지 않는 자는 외도의 삿된 업을 행한다. 그리고 96종의 외도가 도법(道法)을 반역한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7_b_10L若有聞是無限雅典斯深卷爲人班宣而信樂者往過去曾見諸佛亦不可計又不輕慢戲笑之者佛以豫見觀其人本早信此如來久睹若不信樂習斯經典之調戲則外異學諸魔官屬放逸之人也信是法者是佛弟子佛則是師爲親成就下其鬚髮而作沙門其不信者則外邪業九十六種反逆道法佛時頌曰

보리수 아래에 앉거나
참된 도량을 거닐어도
부처님의 도(道)를 믿지 않으면
지혜를 얻을 수 없다.
009_1087_b_19L見佛坐樹下
行於眞道場
其不信佛道
是慧不可得

걸림이 없는 법
구경(究竟)은 얻을 수 없으니
법이 처소가 없음을 분명히 알면
이것을 해탈이라고 한다.
009_1087_b_21L其無罣㝵法
究竟不可得
了法無處所
是曰爲解脫

뜻이 거룩한 지혜에 들어가면
모든 법의 왕이다.
모든 법과 도의 지혜[道慧]는
부처님께서 널리 설하시는 바가 아니다.
009_1087_b_22L意入於聖慧
一切法之王
諸法及道慧
非佛之所宣

유위(有爲)와 무위(無爲)는
어리석어 내는 것이니, 곧 바라는 생각이다.
모든 보살은 생각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은 크게 성스럽고 밝으시다.
009_1087_b_23L有爲及無爲
愚所發望想
諸菩薩無想
諸佛大聖明
009_1087_c_02L
이 세간을 널리 관찰하니,
세간은 다 얻을 수 없다.
세간을 분명히 알면
이 또한 처소가 없다.
009_1087_c_02L普觀於斯世
世悉不可得
所用曉了世
是亦無處所

성스러운 부처님과 중생은
이에 바라는 생각이 없다.
생각[思想]이 없는 이는
훌륭하고 자비가 위없도다.
009_1087_c_03L佛聖及衆生
於是無望想
其無思想者
善哉慈無上

가령 중생계와
법계(法界) 또한 그러하니
이것을 일러
보살은 집착함이 없다는 것이다.
009_1087_c_04L假使衆生界
法界亦復然
是乃名之曰
菩薩無所著

자비로 불쌍히 여김을 보려 해도
그 불쌍히 여김은 모양이 없으니
그 불쌍히 여김이 모양이 없기 때문에
어리석은 이가 깨달아 행할 바가 아니다.
009_1087_c_06L以睹於悲哀
其哀無形貌
其哀以無貌
非愚所了行

다섯 가지 일 허공에 있어
처소가 없을 수 없듯이
모든 속세도 이와 같아
이것이 바로 위없는 불쌍히 여김이다.
009_1087_c_07L五事在虛空
不有無處所
一切俗如是
是乃無上哀

위없는 정법(正法)을
바로 부처님의 법이라고 하니
이는 세간을 탐함이 없어
자연법이라고 한다.
009_1087_c_08L其無上正法
乃曰爲佛法
此無所貪世
是爲自然法

세간을 보호하며 비추심
그 색은 소유할 것 없고
이 색 없는 법 때문에
무견정상(無見頂相)이라 한다.
009_1087_c_10L護世之所照
其色無所有
以是無色法
乃曰無見頂

허공은 끝이 있을 수 없고
넓고 평평하여 얻을 수 없다.
이것이 부처님의 정법이니
무능관(無能觀)이라 한다.
009_1087_c_11L虛空無有邊
普平不可獲
是爲佛正法
名曰無能觀

그 지혜는 미칠 수 없으니
이것은 무상대도(無上大道)이다.
지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견고한 것도 없다.
009_1087_c_12L其慧不可逮
是無上大道
慧以不可得
斯無有堅固

이 세계와 저 피안의 세계
소견(所見)으로 볼 수 없는 듯
깊이 알아서 이를 행하지 말라.
이는 망상으로 구할 것이 아니다.
009_1087_c_14L此際及彼岸
所見若不見
深解不行斯
是非妄想求

이 지혜의 법을 생각하면
이 법은 평등하다.
부처님의 교법(敎法)을 어기면
좋은 친우(親友)가 아니다.
009_1087_c_15L念是智慧法
斯法則平等
違此佛教法
則非善親友

정진함이 없이 제도하는 것을
바로 허망함에 이른다고 하니
그는 평등함을 행하지 않아
좋은 친우가 아니다.
009_1087_c_16L無勤若勤度
乃曰到虛妄
其不行平等
則非善親友

이 법을 발흥(發興)하는데
만약 다시 이 법을 없애면
이들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009_1087_c_18L以發興斯法
若復滅斯法
此等諸比丘
不善思佛教

능히 뭇 괴로움을 끊으면
본래 청정하여 소유할 것이 없다.
이와 같이 설법하는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펴는 것이다.
009_1087_c_19L以能斷衆苦
本淨無所有
如是說法者
則班宣佛教
009_1088_a_02L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모든 행을 말하면 모두 습관에 따라서 쓰되, 삼계에서 익히므로 도습(道習)을 닦고서도 내가 있다고 헤아린다. 때문에 큰 자비를 행하여 번뇌가 없는 불쌍히 여김을 닦으며, 삼계에 의지해서 3해탈문[脫門]을 행하고 4대(大)를 그리워하기 때문에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ㆍ비신(非身)을 행하는 것이다. 생로병사 때문에 4무외(無畏)를 구하며, 12인연 때문에 12부경(部經)을 깨닫는다.18종(種) 때문에 18불공의 모든 부처님의 법을 행하고, 시방의 중생들이 10악(惡)을 범하기 때문에 10선(善)을 행하여 열 가지 힘[十種力]을 구하고, 세 가지 폐단[三蔽] 때문에 3달지(達智)에 이르고, 6정(情)에 집착하기 때문에 6바라밀을 행하되 다함이 없이 하고, 여섯 가지 신통[六通]을 홀로 행하여 병에 따라서 약을 주어 위험한 액난을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부처님은 마치 훌륭한 의사와 같고, 경법(經法)은 약과 같다. 질병이 있기 때문에 의약이 있으며, 병이 없으면 약도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이 본래 공(空)하여 모양도 없고 이름도 없고 거짓 이름도 없다. 마음의 평등함은 허공과 같아서 비교할 것 없고 짝할 것 없다. 홀연히 정해진 끝[際]이 없어지면 바로 도에 응하게 된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7_c_20L佛復告善思若說諸行皆從習致三界習故修道習有計吾我故行大修無蓋哀倚於三界行三脫門四大故行無常非身以生老病死求四無畏用十二因緣了十二部以十八種行十八不共諸佛之法用十方衆犯十惡故行十善求十種用三弊故致三達智著六情故行六度無極六通獨步應病與藥使濟危厄佛猶良醫經法如藥用疾病故而有醫藥無病則無藥一切本空無形無名亦無假號心等如空無比無侶忽然無際爾乃應道佛時頌曰

머무는 바 없는 법은
그 속에서 익혀 행할 바이나
널리 펴서 사라지는 것을 닦으면
불법(佛法)과의 거리가 너무 멀다.
009_1088_a_10L其無所住法
於中習所行
班宣修消除
去佛法大遠

만약 이 고요한 법에
허망한 생각을 지으면
허망한 법 때문에
멸도(滅度)에 가까이하지 못한다.
009_1088_a_12L若於斯寂法
造虛妄思想
以虛妄之法
不親近滅度

다투는 법을 펴며
이것이 멸도라고 하니
선사는 마땅히 이를 알아야 한다.
이것은 바른 견해의 행이 없다.
009_1088_a_13L其宣於諍訟
斯爲之滅度
善思當了是
斯無正見行

만약 수행할 도가 있는데
반역된 일을 선포하면
벗이 어지럽고 전도되니
이것은 배우는 이의 업이 된다.
009_1088_a_14L若有修行道
宣布反逆事
朋友亂顚倒
是爲學者業

부처님께서 연설하신 강설(講說)
보살은 크게 칭송하나니
미래에 모두 배움에 나아가게 하려고
도(道) 행하기를 권하여 교화하셨다.
009_1088_a_16L佛所演講說
菩薩大名稱
當來諸就學
故勸化行道

만약 부처님께서 교화하신 깊고 미묘한 법을
받들어 지니는 이 있으면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을 공양하듯 하리라.
009_1088_a_17L若有奉持是
佛所化深妙
用一切衆生
以爲供養佛

만약 밝은 지혜 있는 이가
이 진실한 법을 수지(受持)하면
이들의 미래세(未來世)는
정법(正法)으로 말미암아 존립한다.
009_1088_a_18L若有明智者
受持是眞法
斯等將來世
用正法存立

법을 행하지 않고
마음에 사상(思想)을 세워 두고
스스로 지혜에 응했다 하나니
여타의 법으로는 도를 이룰 수 없다.
009_1088_a_20L其不行是法
心立存思想
自謂則應慧
不用餘致道
009_1088_b_02L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선사 동자는 이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이루고는 흔연히 크게 기뻐하며 허공에 솟구치니, 땅과의 거리가 4장(丈) 9척(尺)이었다. 그때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니 5색 광명이 우뚝 솟아 매우 미묘하였고, 청색ㆍ황색ㆍ적색ㆍ흰색ㆍ홍색ㆍ자색이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와서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의 국토를 비추고 돌아와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정수리로 들어갔다.
009_1088_a_21L佛說是經時善思童子尋時逮得無所從生法忍忻然大悅涌在虛空去地四丈九尺佛忻笑五色光明巍巍甚妙靑黃赤白紅紫之色從佛口照於十方無量佛土還繞佛三帀從頂上入
그때 여섯 번 반복하여 삼천대천세계가 진동하고 허공 하늘에서 곱게 빻은 전단향(栴檀香)ㆍ목밀향(木蜜香) 등의 많은 향을 비처럼 내리고, 하늘의 아름다운 꽃을 비처럼 내려서 사람들의 눈을 부시게 하였다. 공후(箜篌:피리) 등의 악기는 연주하지 않아도 저절로 소리를 내었고, 허공을 장엄하고 시방을 두루두루 아름답게 장식하지 않음이 없었으니, 이 삼천대천세계는 모든 보배가 나열되고 옥구슬이 서로 어울려 영롱한 이슬처럼 빛나는 미묘한 장막ㆍ높은 누각ㆍ수목ㆍ흐르는 물ㆍ욕지(浴池)에서는 5음(音)을 함께 발하되 온화하고 아름다우며 애잔했다. 그리고 이 변화를 듣고 보고는 기뻐하지 않음이 없어 미증유(未曾有)를 얻었다. 현자(賢者) 아난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길게 꿇어 앉아 두 손을 깍지끼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무슨 인연으로 빙그레 웃으시며, 이미 빙그레 웃으셨는데 무슨 뜻이 있어서입니까?”
그리고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09_1088_b_04L六反振動是三千大千世上虛空中天雨細擣栴檀香木蜜衆香雨天好華晃耀人目箜篌樂器不鼓自鳴莊嚴虛空周帀十方靡不校飾此三千大千世界羅列諸寶露㻕琦妙帳高閣樹木流水浴池音俱發和雅悲哀聞見此變莫不悅得未曾有賢者阿難卽從坐起露右臂更整衣服長跪叉手前白佛以何緣笑旣笑當有意以偈歎佛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허망한 적 없으시고
부처님께서는 헛되게 미소 짓지 않으시며
자비로 연민으로 부처님께서는 설하시니
무슨 인연으로 빙그레 웃으십니까?
009_1088_b_13L聖尊未曾妄
大明不虛忻
慈愍世雄說
何緣而忻笑

하늘은 허공 속에서
부처님께 공양 올리며
제각기 입으로 노래하여 찬탄하니
흔쾌히 경전을 말씀하시네.
009_1088_b_15L天處虛空中
供養人中上
各口而歌詠
快哉宣經典

태양과 번갯불 같으사
약간의 빛깔 미묘하시며
또한 이와 같이 비추시니
광명마다 멀고 가까이 비추시네.
009_1088_b_16L如高燈電光
若干色微妙
斯耀亦如斯
光光照遠近

모든 부처님의 법처럼
정도(正道)를 수여하시고
돌아와 자신을 세 바퀴 돌고
홀연히 정수리로 사라졌네.
009_1088_b_17L如諸佛之法
授與正道決
還繞身三帀
忽沒於頂上

부처님께서 미소 지어 비추시니
약간의 광명 빛이 부처님의
입에서 나와 정수리로 들어갔으니
오직 이 상서로운 뜻을 말씀하소서.
009_1088_b_19L聖尊笑輝耀
若干種光色
出佛口入頂
唯說此瑞意

그때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을 위해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88_b_20L爾時世尊爲賢者阿難說頌曰

선사 족성자(族姓子)는
한량없는 덕을 지었으니
마땅히 여래의 깨달음을 이루어
하늘과 인간의 존귀한 이[天人尊]가 되리라.
009_1088_b_21L善思族姓子
造立德無量
當成如來覺
逮致天人尊
009_1088_c_02L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선사 동자는 마땅히 수없이 많은 부처님을 만나 뵙고 세세생생(世世生生) 따라 모시고, 일찍이 멀리하지 않고항상 지극한 마음으로 모든 부처님께 옷ㆍ음식ㆍ평상ㆍ이부자리[臥具]ㆍ병을 치료하는 의약품 등을 공양하였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가신 뒤에는 사리에 공양하였는데, 많은 보배 탑을 세우되 높이가 4만 리였고 사리를 가져다 많은 보배 탑에 봉안(奉安)하고 받들어 섬겨 공양하였다. 그리고 좋고 이름난 향ㆍ여러 가지 꽃ㆍ의복ㆍ여러 가지 미묘한 보배ㆍ기악(技樂)ㆍ깃발[幢幡]ㆍ전단향ㆍ잡향(雜香)ㆍ해탈화(解脫華)와 여러 가지 비단으로 모든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을 공양하여 섬기고 최후 말세에 마땅히 부처님의 도를 성취하여 명호를 무구광(無垢光)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 하리라.”
009_1088_b_23L佛語阿難是善思童子當値不可計會億姟兆佛世世隨侍未曾遠之用至心供養諸佛衣被飯食牀榻臥具病瘦醫藥佛滅度後供養舍利興衆寶塔高四萬里以持舍利著衆寶塔奉事供養以好名香衆華衣服衆妙若干種寶伎樂幢幡栴檀雜香以解脫華及衆繒綵以用供事諸如來至眞等正覺最後末世當得佛道號無垢光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世尊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大聖卽說頌曰

만약 여러 가지 보배를
시방세계에 가득히 채워
모든 부처님과 세간을 보호하는
여러 여래께 공양하더라도
009_1088_c_12L若以衆雜寶
充滿十方界
以用施諸佛
護世衆如來

만약 이 경전을 들으면
그 공덕은 저 보시보다 많으니
머물러 힘써 법을 강설하여
세간을 보호하고 삼계를 비추라.
009_1088_c_14L若聞是經典
德多過彼施
住力講說法
護世照三界

그때 사리불(舍利弗)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듣고 마음이 몹시 기뻐서 미증유(未曾有)을 얻었다. 그리고 부처님의 지극히 거룩함을 생각하였다.
‘덕은 수미산을 뛰어넘고 지혜는 삼세를 초월하고, 도는 비교할 수 없어 허공과 같아 짝할 이가 없고 옛 일을 더듬어 지금 일처럼 알고, 보시는 바는 끝이 없고, 지혜가 밝고 넓어서 비교할 것이 없고, 액난을 구제하여 밝게 통해 줌이 허공과 같아 끝이 없이 모든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푸신다.’
그때 사리불이 부처님의 은덕을 생각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09_1088_c_15L爾時舍利弗聞佛所說歡喜心悅未曾有念佛至聖德踰須彌慧超三道不可比如空無侶探古知今睹無限智明曠然無以爲喩救厄通明猶空無際一切蒙慈舍利弗念佛恩德恭恪說偈而歎頌曰

매우 미묘한 이 경법(經法)
세간을 보호하사 펴시되
그 이름을 말씀하시지 않으시니
어떻게 그 이름을 알 수 있으리.
009_1088_c_21L是經甚微妙
護世之所宣
不說其名號
云何知其稱

예로부터 아직껏 이 법(法)
널리 설하심 듣지 못했는데
머무르는 곳 없이
편안하게 이 법을 말씀하시네.
009_1088_c_23L古來未曾聞
班宣於斯法
彼不得住處
甚哉說法快

가령 유루법(有漏法)과
무루법(無漏法)도
헤아려 얻을 바가 없었는데
편안하게 이 법을 말씀하시네.
009_1088_c_24L假使有漏法
及與無漏法
計亦無所得
甚哉快說法
009_1089_a_02L
가령 유위계(有爲界)와
무위계(無爲界)도
이 두 가지 쌓일 바가 없으니
이 경(經)의 돌아감 이러하네.
009_1089_a_02L若令有爲界
及與無爲界
斯二無所積
是經歸如斯

세간을 보호하며 묘법(妙法)을 펴시고
도는 바르고 참된 가르침을 행하여,
봄[覩]에 처소가 없으시니,
이 경의 뜻이 이러하네.
009_1089_a_04L護世宣妙法
道行正眞教
睹不得處所
此經義如是

말씀하신 모든 부처님의 법
찬탄하는 바 없어
제가 얻을 수 없더니
편안하게 이 경을 말씀하시네.
009_1089_a_05L所說諸佛法
於斯無所歎
吾我不可得
甚哉快說經

설사 시방의 세계
자연이어서 소유할 것 없다 해도
세간을 보호하여 말씀하신 바
이 경의 뜻에는 미칠 수 없네.
009_1089_a_06L設使十方世
自然無所有
護世之所宣
未及此經趣

오직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어 말씀하소서.
사람 중에 최고인 분이시여.
원하건대 연설하소서.
아직껏 이 경의 이름을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009_1089_a_08L唯愍世宣之
人中最願演
班宣是經名
今所未稱號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정왕(頂王)이니, 마땅히 함께 전하여 불러야 한다.
사리불이여, 마땅히 정왕이라고 이름하는 까닭을 알라. 마치 수미산의 꼭대기가 4천하를 모두 보는 것과 같아서, 이 경의 지혜를 알면 4무외인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얻어 생로병사의 고통이 없어 삼계의 액난을 벗어난다. 만약 세상 사람들이 이 법을 좋아하고 기뻐하면 시방세계가 구제를 입지 않음이 없는 까닭에 ‘정왕’이라고 부르며, 항상 이것을 받들어 지녀야 한다.
009_1089_a_09L佛告舍利弗是經名頂王當共傳號大智當了所以名頂王如須彌頂見四天下解是經慧得四無畏無上大道無生老病死度三界厄若世人好喜是法十方靡不蒙濟故名頂王常奉持斯
만약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 경을 받들어 지니면 마땅히 세간에서 모든 하늘과 인민들, 백만억 무리를 보호하고 무수한 공덕을 일으켜서 무상정진(無上正眞)이 되고 연각과 성문은 되지 않는다. 만약 이 법을 펴면 반드시 다함이 없는 세간의 보호를 성취하고, 깊고 어려운 법을 궁구하여 밝힘을 듣고 곳곳마다 이치를 연설하며, 이 법의 심오하고 위없음을 알면 마땅히 부처를 이루어 모든 법을 받들어 지니고 다시는 여우 같은 의혹이 없을 것이다.
009_1089_a_15L若有持此佛所宣經當爲世護諸天人民百萬億衆興無數德無上正眞不爲緣覺及與聲聞若宣是法必得成就無極世護以得聞法深難究暢處處演義解了是法深奧無當得成佛以能奉持於一切法復狐疑
009_1089_b_02L만약 이 경을 펴서 지극히 교화하며 깨우치는 정왕법(頂王法)을 받아들이면 단지 제1 법인(法忍)을 얻을 뿐만 아니라, 제2ㆍ제3 등 3인법(忍法)을 갖출 것이다. 그 법은 얻을 수 없고, 도에 처소가 없고 광현(光顯)하는 바 없이 대도(大道)를 펴고, 모든 법에 있어서 이 사람은 욕심이 없고 현재에 구함도 없다. 만약 이 경을 받들어 지니고 부처님께서 널리 설하신 정왕법의 언사들을 외워사람을 교화하면 복이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009_1089_a_21L若受斯經所宣至化所喩頂不但當得第一法忍第二第三具三忍法其法不可得道無處所無所光顯乃布大道於一切法此人無欲現在無求若持是經佛所班宣頂王言辭諷誦化人福不可量
만약 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는 이가 있으면 지혜를 행하여 속히 뛰어남을 얻어 여인의 나쁜 태도를 버리고 모두가 한결같음을 알며, 많은 것이 한결같음을 알기 때문에 곧 이 법을 지닌다. 이 경을 널리 설하면 모든 행업(行業)을 함에 있어서 모든 법의 돌아갈 곳을 분명히 알고 이 법설(法說)의 대부분의 비추는 곳에 들어가서 약간의 행하는 바 정진(精進)을 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모두 도(道)의 가르침을 받지만 본래 공하여 법을 널리 설할 바가 없고, 모두 처소가 없어 모두 얻을 수 없다.
009_1089_b_03L若有女人受持斯經以行智慧疾得殊勝捨女惡態知一切一以知衆一便持是法班宣斯經入諸行業明了一切諸所歸趣以入此法說多所照知若干品所行精進無數衆人悉受道教本空無法所可班宣皆無處所悉不可得
왜냐하면 본말이 공한 까닭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치로 미칠 수 없으니 모든 법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이 문(門)을 받들어 지녀도 법은 얻을 것이 없다. 그렇다면 있음도 없음도 아닌 것, 이것은 본래 청정한 법이니, ‘집지(執持)’라고 이름한다. 이는 광명이 한량없이 널리 밝힘을 사모하여 마땅히 때에 따라서 이 『정왕경(頂王經)』을 강(講)하되 널리 법계를 구하고 이 광명의 눈을 마음에 두어 경계를 얻지 않으면 ‘집지’라고 한다. 모든 법은 매우 깊어서 얻을 법이 없으니, 만약 얻을 수 없다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다.
009_1089_b_09L所以者何本末空故從古以來義不可逮一切法然奉持是門法無可得則不有無是本淨法乃名執持其慕斯光無量普明當以隨時講是頂王廣求法界志斯光目不得境界乃曰執持諸法甚深法不可得若不可得則不有無
변재가 구족하고 뜻이 부처님의 도에 있으면 또한 이와 같이 깨달아서 경의 이치를 밝히게 되니, 책도 없고 형상도 없으나 용(龍)이 화생(化生)함에 먼저 구름을 일으킨 연후에 비를 내리는 것과 같으며, 마음은 본래 온 곳이 없지만 인연이 화합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지혜는 형상도 없고 사의(思議)할 수도 없다. 만약 헤아릴 수 없는 법을 선포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 경을 배워야 한다. 일체가 공하여 집착할 법이 없는 줄을 알면 경전을 사유(思惟)함에 온 곳을 알 수 없다고 할 것이니, 말한 바가 매우 훌륭하다. 이 법은 ‘무생(無生)이다’에 대해서는 경에서 전한 바와 같다. 그 광명이 현묘하게 비춤은 태양처럼 밝으며, 광명은 온 곳도 없고 가도 간 곳이 없으니, 경전도 이와 같이 모든 소유를 비추어 소유할 것이 없게 한다.
009_1089_b_16L辯才具足志存佛道覺亦若斯以暢經義無卷無形如龍化生先興其雲然後乃雨心無從來因緣合成斯慧無形是無思議若欲宣布無央數法當學斯經解一切空無所著法思惟經典不知從來所說甚善斯法無生如經所傳其光玄照猶如日明光無從來去無所至經典如是照諸所有令無所有
009_1089_c_02L만약 비구가 변재를 집지(執持)하고 청정하여 끊어짐이 없고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이 『정왕경』을 배우면법의 광명이 무량하게 비춤으로 인해서 자세히 법을 널리 펴고 속히 걸림 없는 변재에 도달해 들어감을 얻는다. 『정왕경』을 배움으로써 세속을 이익되게 하니, 이것을 배우지 않으면 법의 맛[法味]을 알지 못한다. 끝이 없이 미묘한 경전인 『정왕경』은 위가 없으니, 만약 이것을 받들어 지니지 않으면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멀어진다.
009_1089_b_24L若有比丘執持辯才淸淨無斷當以至心學是頂王因法光明所耀無量諦廣布法疾得逮入無㝵辯才以學頂王饒益世俗其不學此不知法味無玄妙典頂王無上若不奉是遠佛法教
모든 비구의 무리와 비구니가 만약 이 법전(法典)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면 의취(義趣)에 돌아가지 못한다. 그리고 이것을 구하지 않아 바르고 참됨[正眞]에 이르지 못한다. 만약 비구와 비구니가 이 법에 돌아감을 구한다면 모든 세간을 위해서 법인(法因)을 지어라. 모든 법은 다 깨우칠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이 도리천(忉利天)에 머물러 하늘의 궁전에 있으면서 천하를 다 보는 것과 같이, 이 경을 배우는 이가 널리 중생을 초월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 마치 수미산의 꼭대기 위에 서서 천하를 관찰하는 것처럼 이 경은 이와 같다. 모든 법을 밝게 알고 모든 것이 없는 줄을 보아 중생을 열어 인도하는 것은 마치 사람이 큰 횃불을 들고 어두운 방에 들어감에 어둠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이 경도 이와 같아서 법의 광명으로 모든 법을 비추니, 이 경전을 익혀 지니고서 아직껏 어둠을 만난 일은 없다. 그것은 마치 태양의 광명이 떠올라 천하를 비추어 두루하지 않음이 없는 것과 같이, 이 경도 이와 같아서 도법(道法)의 광명으로 모든 삼계를 비추어 모든 중생들에게 도의 지혜를 보인다. 그것은 마치 달이 허공을 다니면서 쉬지 않는 것과 같다. 이 경은 이와 같아서 시방세계의 고통 받는 곳을 비춘다.
009_1089_c_06L諸比丘衆若比丘尼若不從是法典訓誨不歸義趣其不求是不至正眞若有比丘比丘尼求歸是法爲一切世而作法因一切諸法悉不可喩如有人住忉利天處天宮殿悉見天學斯經者普超衆生濟度一切住須彌頂在於其上觀察天下斯經如是解暢諸法睹一切無開導衆生猶如有人執大炬火入于冥室消除窈冥斯經如是以法光明普照諸法習持是典未曾遭冥猶如日光出照天下靡不周遍斯經如是以道法明咸耀三界一切衆生示以道慧猶如月殿遊行虛空而不休廢斯經如是照十方界一切蒙荷
009_1090_a_02L이는 법인(法印)이며, 모든 법을 인가하고 이 인(印)을 건립하여 보살을 위한다. 또 그 인을 헤아림에 마치 허공과 같아서 소유할 것 없고 있게 할 수도 없으니 허공과 인, 이 두 가지는 바라는 것이 없다. 부처님과 정법(正法)도 이와 같아서 이 경을 널리 설하되 널리 설한 바가 없으니, 그것은 마치 국왕이 사랑하고 아끼는 아들을태자에 책봉하여 나라의 재산을 맡기려고 왕이 대신들에게 말하기를 ‘이 홍업(洪業)을 태자에게 부탁하고 이 성스러운 재물과 천하의 국토와 모든 만민을 위임하니, 이 뒤로 모든 신하들은 명령을 받들도록 하라’라고 하는 것과 같다.
009_1089_c_21L是則法印印一切法建立此印爲諸菩薩又計其印猶如虛空悉無所有不可令有虛空及印是二無望佛與正法亦復如是班宣是經亦無所說猶如國王所愛敬子欲立太子任以國財王告大臣以是洪業付其太子又斯聖財天下國土一切萬民委任係後諸臣奉命
이제 이 경법(經法)도 이와 같다. 선사 동자여, 부처님이 열어 주심을 따라서 무수한 보살들에게 주어 상법(上法)에 들어가도록 하라. 부처님께서 이 경법을 건립함은 모든 보살들에게 바람이 있어서이다. 치성한 덕의 근본은 손으로 잡기만 하여도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다. 널리 설한 『정왕경』을 받아 지니되 마땅히 의심하지 말라. 이는 정각(正覺)을 이루지 못한다. 변재를 이루고자 모든 법에 집착하는 바가 없으면 마땅히 널리 설한 『정왕경』을 배워야 한다.
009_1090_a_06L今斯經法亦復如是善思童子從佛啓受當以授與無數菩薩使入上法佛以建立是經法要諸菩薩故也熾盛德本若以手執福不可量其持是經所宣頂王不當疑是不成正覺欲逮辯才於一切法而無所著當學斯經所宣頂王
세간의 법에서는 이를 정도(正道)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속인이 도(道)를 믿고 이 경(經)에 들어온다면 혹은 다시 믿지 않아도 이로 말미암아 경의 은혜를 듣고 깨달아 오랫동안 닦아서 도를 이루기 때문이다. 만약 이 경을 받아 지니고 널리 사람들을 위해서 설한다면, 모두 지극히 어진 이라고 생각한다. 온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속일 수 없는 것, 모든 부처님의 법을 알아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면 세상을 보호하는 위없는 이라고 한다. 만약 이 경을 설하면 모든 하늘의 천억 사람들이 허공에 머물러 찬탄하여 말하기를, ‘훌륭하도다. 정각(正覺:부처님)께서 널리 설하신 바는 매우 미치기 어렵고 미치기 어렵다’라고 한다.
009_1090_a_12L所云世法是則正道所以者何俗人信道若入此經或復不信用聞經恩會久成道若受是經廣爲人說皆謂至賢普世諸人莫能虛欺解諸佛法饒益衆生世護無上若說是經諸天億千住於虛空而嗟歎言善哉正覺所宣甚哉難及難及
묘전(妙典)을 설함은 이 모두 도(道)의 영웅이며, 지혜의 영웅이니 이익되는 것은 헤아려 생각할 수 없다.
만약 4구를 외워서 사람들을 위해 강설하면, 다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전을 정미하게 배우는 것과 같다. 이 깊은 법은 불가사의하여 널리 사람들을 위해서 설하면 그 사람은 자비를 입고 부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성전(聖典)을 사랑하고 즐기며, 이 정왕법을 선전(宣傳)하여, 경전의 위없는 도의 요체를 가르칠 것을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을 불가사의라고 이름한다.”
009_1090_a_19L乃說妙典是擧道英慧英所益不可思議若四句誦爲人講說若復精學無央數經以是深法不可思議廣爲人說其人蒙慈爲與佛談愛樂聖典以爲宣傳斯頂王法訓誨經典無上道要是乃名曰不可思議
009_1090_b_02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이와 같이 순전히 상법(像法)일 때에경권(經卷)을 받들어지니고 외우며 읽거나, 만약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ㆍ청신녀가 열어 주심을 따라서 지니고 외우며 읽으면 그 공덕은 한량이 없어서 실어 놓은 물건을 헤아림에 끝을 얻을 수 없는 것이, 마치 허공의 끝을 얻을 수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아난아, 이 경을 받아 지님이 비록 많지 않더라도 4구 게송만을 받아 지니고 외워서 선포하여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설하더라도 그 복은 헤아릴 수 없고 덕은 끝이 없이 무변무제(無邊無際)하여 비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090_a_24L佛告阿難若有奉受如是像法純淑經卷持諷誦讀若有比丘比丘尼淸信士淸信女能從啓受持諷誦讀德無量功不可限莫能稱載得崖底猶如虛空不可得際如是阿難受是經雖不能多受四句頌諷誦宣布爲他人說福不可計德無崖底邊無際不可爲喩佛爾時頌曰

허공은 오히려 헤아릴 수 있고
갖가지 생각을 다 말할 수 있어도
이 경전의 공덕과 복력(福力)은
끝까지 다할 수 없어라.
009_1090_b_09L虛空尚可度
衆想可窮說
斯功德福祐
不可竟盡極

시방세계의 위없으며
세상을 보호하는 모든 분을 받들고
만약 이 경전을 받들어 지니면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이다.
009_1090_b_11L奉十方世界
諸無上護世
若有受持是
爲供斯諸佛

만약 모든 신통력으로
시방세계를 드는 것을 보더라도
이 경을 듣고 모든 부처님을
널리 받드는 것만 못하다.
009_1090_b_12L若睹諸神通
擧十方世界
不如聞此經
普奉是諸佛

시방세계에서
열 가지 업을 버리고
부처님을 받들더라도
이 경전을 듣고서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
009_1090_b_13L其於十方世
棄捐第十業
以斯奉事佛
聞不如供養

만약 멸도하신 모든 부처님과
미래에 정각을 이루실 부처님과
현재 시방 국토에 계시는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
009_1090_b_15L若供諸滅度
及當來正覺
於今十方土
現在天人尊

모든 유위(有爲)의 업은
크게 어지신 부처님께 귀의한다.
만약 이 경전을 받아 지닌다면
펴신 말씀을 바로 깨닫게 될 것이다.
009_1090_b_16L一切有爲業
歸大仁師子
若持是經卷
正覺所宣說

만약 의식(衣食)으로 공양하면
이는 정밀한 지혜는 아니나
이 업을 지키는 이 있으면
이 지혜는 위없는 공양이다.
009_1090_b_17L若以衣食養
斯非精智慧
其有持是業
此慧供無上

모든 시방세계에
가득한 온갖 진기한 보배로
모든 부처님께 보시하여도
이 복은 특별히 뛰어난 것 아니다.
009_1090_b_19L一切十方世
滿中衆珍寶
以施諸正覺
是福不殊特

이 경전을 배우는 이 있어
『정왕경』을 널리 설하면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니
그 널리 설함이 제일이다.
009_1090_b_20L其有學是經
頂王所班宣
斯供養諸佛
是所宣第一

내가 널리 설하는 경전은
모든 불도(佛道)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그 마음 이에 의지해서
부처님을 공양하고자 한다.
009_1090_b_21L我所宣經典
不著諸佛道
其心倚於是
欲供養如來

세속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
제일가는 받들어 섬김이니
전혀 들지도 내리지도 않아
이것을 공양이라고 한다.
009_1090_b_23L其不倚世俗
是第一奉事
都無擧無下
是乃曰供養

부처님의 정각(正覺)의 법
모두 얻을 수 없고
부처님께서 널리 설하신 바
제일의 예경(禮敬)이다.
009_1090_b_24L其佛正覺法
一切不可得
如來所班宣
是第一禮敬
009_1090_c_02L
정광(定光)의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겨
모든 보살의 법을 보니
제일의 공양이로다.
009_1090_c_02L其定光諸佛
所供養奉事
見諸菩薩法
是第一供養

이 공양이 제일이니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면
수기를 받아
마땅히 미래에 정각(正覺)을 얻으리라.
009_1090_c_04L是供養第一
如奉佛世尊
從其授決已
當得致正覺

부처님의 도에 머물러서
정각의 중생존(衆生尊)이 되려면
이 청정한 법을 익히고
부처님께 공양하여라.
009_1090_c_05L欲住於佛道
正覺衆生尊
習是淸淨法
則供養導師

이와 같이 공양하면
더 이를 곳이 없는 도를 얻어
중생들을 가엾게 여겨 법을 받들고
모두 부처님의 지혜에 나아가게 한다.
009_1090_c_06L以如是供養
得道無所至
愍衆生奉法
皆趣一切慧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법은
세간을 보호하려 연설함이니
모두가 바름에 돌아가면
이것이 제일의 공양이다.
009_1090_c_08L十方諸佛法
護世所敷演
是皆歸趣正
是第一供養

이미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가면
부처님의 지혜는 사의(思議)할 수 없으며
곧바로 사자후를 하면
내가 오늘에 하는 것과 같으리라.
009_1090_c_09L已得入佛界
佛慧不可議
便能師子吼
亦如我今日

사자후를 인하여
모든 법에 용맹하며
수많은 중생을 제도하고
멸도(滅度)에 들어 번뇌 없으리라.
009_1090_c_10L因其師子吼
在諸法勇猛
濟脫億載衆
滅度無有漏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시방에 선포하여 모두가 받아 지녀서 정법을 받들어 행하게 하고 다함이 없는 큰 지혜를 동학(同學)에게 열어 보여 주어 다함이 없이 6바라밀을 익히고 행하여 삼계에서 구제하도록 하라. 만약 족성자(族姓子)와 족성녀(族姓女)가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널리 설하면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으니, 마치 허공이 한도가 없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선사 동자와 모든 성중(聖衆)과 모든 하늘ㆍ용ㆍ귀신ㆍ모든 아수라와 세간의 백성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듣고서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절을 하고 물러갔다.
009_1090_c_12L佛復告善思受斯經典宣布十方切受持奉行正法無極大慧開示同令得習行六度無極救於三界族姓子及族姓女受是經典爲他人德不可量猶如虛空不可限度說如是善思童子一切聖衆諸天諸阿須倫世閒人民聞佛所說不歡喜作禮而去佛說大方等頂王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범어 vaisali. 비야리(毘耶離)ㆍ폐사리(吠舍離)ㆍ비사리(毘舍離)라고 음사하며, 광엄성(廣嚴城)이라 번역한다. 유마 거사(維摩居士)가 이 나라에 살았다.
  2. 2)범어로 Āmrapāli 또는 Āmravati라고 한다.
  3. 3)범어 Dhāraṇi의 번역으로 다라니(陀羅尼)라 음역함, 한량없이 깊고 많은 뜻을 거두어 지니고 기억하여 잃지 않으며, 또한 갖가지 선법(善法)을 능히 가지므로 능지(能持)라고도 하며 악법(惡法)을 막아주고 물리치므로 능차(能遮)라고도 한다.
  4. 4)3세지(世智)와 같다. 여래 10지(智)의 하나로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불지(佛智)를 통달한 것.
  5. 5)아라한과를 얻은 성자가 갖는 과거ㆍ미래ㆍ현재를 아는 지혜. 천안통(天眼通)ㆍ숙명통(宿命通)ㆍ누진통(漏盡通)을 성취한 지혜를 말한다.
  6. 6)지옥ㆍ아귀ㆍ축생을 말한다.
  7. 7)뜻이 삼매에 들어간 경지를 말한다.
  8. 8)무견정상이란 부처님의 32상(相)의 하나로 부처님의 정골(頂骨)이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을 말한다. 이 모습은 인간이나 하늘의 존재가 볼 수 없는 것이므로 무견정상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