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1)에서 큰 비구의 무리 6만 2천 명과 함께 계셨는데, 모두 아라한들이었다. 그들은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여 번뇌[結]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재(自在)하였으며, 마음이 잘 해탈하였고 지혜도 잘 해탈하였으니, 마치 코끼리 왕이 해야할 일을 다하고 무거운 짐을 벗은 것처럼 자기의 이익을 얻어서 오고 감을 이미 다했고 바른 지혜를 얻어서 마음의 자재함을 얻어 깨달음의 세계[彼岸]에 도달한 이들이었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의 장로 아난만은 제외되었다.
또 사하세계(娑訶世界: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梵天]도 한량없는 백천의 범천(梵天)과 함께 있었으며, 타화천자(他化天子)도 팔십 백천의 타화천자와 함께 있었으며, 화자재천자(化自在天子)도 칠십 백천의 화자재천자와 함께 있었으며, 산도솔천자(珊兜率天子)도 육십 백천의 도솔천자와 함께 있었으며, 수야마천자(須夜摩天子)도 칠십이 백천의 수야마천자와 함께 있었으며, 석제환인(釋提桓因)도 팔십 백천의 33천(天)과 함께 있었다. 또한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4)도 그의 권속인 백천의 야차(夜叉)들과 함께 있었으며, 비류륵가(毘留勒伽)5)도 그의 권속인 1천(千)의 구반다(鳩槃茶)6)들과 함께 있었으며, 비류파차(毘留波叉)도7) 그의 권속인 1천의 용들과 함께 있었으며, 제타라타(提陀羅吒)8)도 그의 권속인 1천의 용왕들과 함께 있었다.
009_1113_b_02L그때 세존께서는 대승행9)과 6바라밀(波羅蜜)을 구한 이러한 우두머리들이 에워싸자, 네 가지 뒤바뀐 법[四顚倒法]을 버린 밝은 지혜광명을 비추시고 4제(諦)를 말씀하시어 모든 보살마하살로 하여금 갖가지 삼매를 얻게 하셨으니, 이 삼매는 성문(聲聞)ㆍ벽지불(僻支佛)의 자리보다 뛰어난 것이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더욱 견고하게 하는 것이다.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彌勒菩薩摩訶薩)ㆍ무애견(無碍見)보살ㆍ수천(水天)보살ㆍ사자의(師子意)보살ㆍ조명(照明)보살마하살 등의 수많은[十千] 보살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동남쪽을 향하여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며, 뛸듯이 기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연화상(蓮華上) 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如來)ㆍ아라하(阿羅呵:應供)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正遍知)께 귀의하고 귀의합니다. 성불하신 지 오래지 않아 대신통(大神通)을 나타내시어 셀 수 없이 많은[無數億那由他百千] 중생들에게 불심(佛心)을 일으키도록 권하시고 선근(善根)을 성취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009_1113_c_02L그때 보조명(寶照明)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미륵보살ㆍ무애견보살ㆍ수천보살ㆍ사자의보살ㆍ조명보살마하살 등의 수많은 보살들이 모두 세존께서 말씀하신 법을 놔둔 채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동남쪽을 향하여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며 뛸듯이 기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연화상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 귀의하고 귀의합니다. 매우 드문 일이니, 성불하신 지 오래지 않아 대신통을 나타내시어 셀 수 없이 많은 중생들에게 상서로운 일로 불심을 일으키도록 권하시고 선근을 성취하게 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연화상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는 여기서 먼 곳에 계십니까, 가까운 곳에 계십니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신 지 얼마나 되셨으며, 연화상여래의 세계는 이름이 무엇이고, 저 국토는 무엇으로 장엄하였으며, 무엇 때문에 연화상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대신통을 나타내셨습니까? 또한 무슨 인연으로 어떤 보살들은 시방의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세계의 모든 부처님 세존을 눈앞에서 뵙고, 또 저 모든 부처님께서 나타내신 신통을 보는데, 저희들은 보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때 세존께서 보조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선남자야, 때에 맞게 말을 잘 하였고, 질문도 아주 명쾌하구나. 선남자야, 그대가 여래에게 이러한 뜻을 물은 것은 셀 수 없이 많은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성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연화상여래께서 신통으로 나타내신 불국토의 장엄을 물었으니, 그대 선남자여, 잘 듣고 잘 생각하라. 그대를 위해서 설명하겠다.”“그러겠습니다, 부처님.” 보조명보살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보조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불국토에서 동남쪽으로 셀 수 없이 많은 불국토를 지나면 한 세계가 있으니, 그 이름은 연화(蓮華)라고 한다. 그 세계는 온갖 이름 있는 꽃들로 미묘하게 장엄되었고, 갖가지 미묘한 향이 가득하며, 모든 보배산에는 보배나무들로 장엄되어 있고, 땅은 감청색의 유리로 되어 있으며, 보살들이 꽉 들어차서 설법하는 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유리로 된 땅은 부드럽고 미묘하여 마치 하늘의 옷[天衣] 같으며, 발로 밟으면 네 치[寸]나 꺼졌다가 발을 들면 다시 올라온다.
009_1114_a_02L연꽃이 많고, 일곱 가지 보배나무가 늘어서 있는데 그 높이는 7유순(由旬)10)이며, 그 보배나무 위에 하늘의 옷들이 드리워져 있고, 하늘이 부드럽고 미묘한 음악을 연주하며, 나무 위의 뭇 새들이 5근(根)11)ㆍ5력(力)12)ㆍ7각분(覺分)13)ㆍ8정도(正道)14)의 법문을 연설하여 교화한다.
그리고 모든 보배나무의 잎사귀들이 서로 부딪쳐 내는 소리는 하늘의 다섯 가지 음악[五樂]보다 뛰어나며, 보배나무마다 미묘한 향기를 내어 천 유순에 두루 퍼지고, 모든 보배나무 위에 하늘의 영락(瓔珞)이 늘어뜨려져 있으며, 보배나무 사이마다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돈대[臺]15)가 있는데, 그 높이는 5백 유순이고 너비는 백 유순이며 사방으로 창문이 나 있다. 돈대를 빙 둘러서 자연스럽게 된 연못이 있는데, 그 연못의 길이는 80유순이고 , 너비는 50유순이며, 연못의 사방에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사다리가 있다. 아름다운 푸른 연꽃이 물 위를 뒤덮고 있으니, 하나하나의 연꽃잎마다 너비가 1유순이다.
뭇 연화대[華臺] 위에서 보살마하살들이 태어나 초저녁에 연화대 위에서 결가부좌를 하고 해탈의 즐거움을 맛보며 밤새도록 기뻐한다. 그러다가 날이 새려고 할 때에 사방에서 산들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와 향기를 풍기면서 연꽃잎이 펴지면, 저 모든 보살들이 삼매에서 깨어나 해탈의 즐거움을 버리고 연화대에서 내려와 보배로 장엄된 돈대로 올라가 일곱 가지 보배로 장식된 자리에서 결가부좌하고 앉아 법문을 듣는다.
온갖 나무와 보배로 장엄된 돈대의 사방 주위에는 자마보산(紫磨寶山)16)이 있는데, 높이가 20유순이고, 너비가 3유순이며, 그 모든 산 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일명왕(日明王:태양)과 월명왕(月明王:달)이 있다. 또한 감청색의 밝은 달 같은 보배구슬이 곳곳마다 모두 연꽃 위에서 빛을 발하고, 부처님의 광명이 산과 구슬을 비추며, 부처님의 광명과 구슬의 광명이 연화세계를 널리 비치어 미묘한 광명이 낮과 밤의 차별 없이 항상 두루 비치므로 햇빛이나 달빛이 없어도 밤인 줄을 모르나, 연꽃잎이 오므라들 때면 뭇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그치므로 그제야 밤인 줄을 안다.
009_1114_b_02L저 모든 산 위에는 감청색의 유리보배로 장엄된 돈대가 있는데, 높이는 60유순이고, 너비는 20유순이며, 보배로 장엄된 돈대의 주위에는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창문이 있다. 그 보배로 장엄된 돈대 안에는 일곱 가지 보배로 장엄된 자리가 있는데, 일생보처(一生補處)17) 보살이 그 위에 앉아서 법문을 듣고 있다.
선남자야, 연화세계에 인타라(因陀羅)라는 보리수가 있는데, 높이가 3천 5백 유순이고, 가지와 잎사귀는 5천 유순이나 뻗어 있다. 그 보리수나무 아래에 연꽃이 있는데, 높이가 5백 유순이며, 줄기는 유리로 되어 있다. 잎사귀는 황금으로 되었고 수없이 많은데 길이가 5백 유순이다. 일곱 가지 보배로 돈대를 삼고, 마노(馬瑙)로 수염[鬚]18)을 삼으니, 높이가 10유순이고, 너비가 7유순이다. 연화상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도 저 연꽃 위에서 하룻밤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셨으며, 그 도량 주위에 있던 연꽃 자리에 모든 보살들이 앉아서 연화상여래께서 나타내시는 큰 신통을 보았다.”
그때 보조명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연화상여래께서는 무슨 일로 큰 신통을 나타내십니까?”
009_1114_b_13L是時,寶照明菩薩白佛言:“世尊!蓮華上如來,云何現大神通?”
부처님께서 보조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연화상여래께서 하룻밤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시고, 그 날 새벽에 신통을 나타내시어 변화신(變化身)19)이 범천(梵天)에 이르렀으며, 정수리의 살상투[肉髻]에서 60억 나유타 백천의 광명을 놓아 위쪽 세계를 비추되,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처럼 수많은 불국토를 비추었다. 그때 위쪽 세계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아래쪽 세계를 보는데, 대철위산(大鐵圍山)ㆍ소철위산(小鐵圍山)ㆍ흑산(黑山)이 장애가 되지 못하였다.
009_1114_c_02L모든 세계 가운데 수기(授記)를 받은 대보살들 중에는 삼매를 얻은 이ㆍ총지(摠持)를 얻은 이ㆍ인욕(忍辱)을 얻은 이ㆍ과지(過地)20)를 얻은 이ㆍ일생보처(一生補處)를 얻은 이가 있었다. 이러한 보살마하살들은 모두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서 합장한 채 연화상여래의 몸을 우러러보고 서른두 가지 대인의 모습[三十二大人之相]과 여든 가지 아름다운 모습[八十種好]으로 장엄된 것을 보았으며, 아울러 보살마하살의 무리와 연화세계의 불국토 장엄을 보고서 기뻐하며 모두 착한 마음을 일으켰다. 한 불국토의 티끌 수보다 더 많은 세계에서 보살마하살들이 각각 자기의 국토를 놔두고 신족력(神足力)으로 연화세계에 와서 연화상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 친근하게 공양하고 공경하였다.
선남자야, 연화상여래께서 혀의 신통을 거두시고 다시 몸에 있는 하나하나의 털구멍에서 각기 60억 나유타 백천의 광명을 놓으시어 시방에 있는 각각의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처럼 수많은 국토를 두루 비추시니, 모든 세계의 보살마하살들 중에서 수기를 받은 이와 삼매를 얻은 이들이 각기 자기의 불국토를 놔두고 신족력으로 연화세계에 와서 연화상여래께 친근하게 공양하고 공경하였다.
선남자야, 그때 연화상여래께서 신통을 도로 거두시고 모든 보살대중을 위하여 물러나지 않는 바른 법의 바퀴를 굴리셨으니, 세간을 가엾게 여기시어 이익됨이 많게 하기 위함이며,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대승(大乘)을 성취하게 하여 이익되고 안락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선남자야, 그 가운데 보살마하살들은 항상 부처님의 소리[佛聲]ㆍ법의 소리[法聲]ㆍ화합승의 소리[僧聲]ㆍ열반의 소리[滅聲]ㆍ일삼음이 없는 소리[無爲聲]ㆍ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소리[波羅蜜聲]ㆍ10력의 소리[力聲]ㆍ두려움이 없는 소리[無畏聲]ㆍ신통의 소리[通聲]ㆍ감이 없는 소리[無行聲]ㆍ남이 없는 소리[無生聲]ㆍ멸함이 없는 소리[無滅聲]ㆍ고요하고 평안한 소리[寂靜聲]ㆍ두려워 근심하는 소리[惔怕聲]ㆍ대자의 소리[大慈聲]ㆍ대비의 소리[大悲聲]ㆍ무생법인22)의 소리[無生法聲]ㆍ전법(傳法)의 직함을 받는 소리[得授職聲]ㆍ순전히 보살만의 소리[純菩薩聲]를 들으니, 저 보살들은 이러한 등의 소리를 끊임없이 듣는다.
또 선남자야, 연화세계에 이미 태어났거나 앞으로 태어날 보살마하살들은 모두 다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三十二相]을 갖추고, 광명은 1유순을 비추며, 나아가서는 성불하여 나쁜 갈래[惡趣]에 떨어지지 않는다. 저 모든 보살들은 자비로 은혜를 베푸는 마음ㆍ탐욕이 없는 마음ㆍ조복(調伏)하는 마음ㆍ고요하고 평안한 마음ㆍ참고 견디는 마음ㆍ흔들리지 않는 마음ㆍ맑은 마음ㆍ걸림이 없는 마음ㆍ깨끗한 마음ㆍ티끌이 없는 마음ㆍ착한 마음ㆍ부처님의 법을 기뻐하는 마음ㆍ모든 중생들의 번뇌를 없애는 마음ㆍ대지와 같은 마음ㆍ세간의 말을 좋아하지 않는 마음ㆍ세간을 초월하는 말을 좋아하는 마음ㆍ모든 선법(善法)을 구하는 마음ㆍ번뇌를 없애는 마음ㆍ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없애는 마음ㆍ진실한 마음ㆍ모든 번뇌를 태워버리는 마음ㆍ모든 감각작용[受]을 없애는 마음ㆍ모든 법을 깔보지 않는 마음을 갖춘다.
009_1115_b_02L생각하는 힘이 강하고 실천하는 힘이 강하고 인연을 짓는 힘이 강하며, 발원하는 힘이 강하고,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힘[業行力]이 강하며, 번뇌를 끊는 힘이 강하고, 선근(善根)의 힘이 강하며, 서원의 힘이 강하고, 부처님의 법을 듣는 힘이 강하다. 그리고 계율을 지키는 힘이 강하고, 보시하는 힘이 강하며, 참고 견디는 힘이 강하고, 정진하는 힘이 강하며, 선정(禪定)의 힘이 강하고, 지혜의 힘이 강하며, 모든 상념(想念)을 멈추는 힘[止力]이 강하고, 대경(對境)을 관찰하는 힘[觀力]이 강하며, 신통의 힘이 강하고, 한 가지에 전념하는 힘이 강하며, 깨달음의 힘[菩提力]이 강하고, 모든 마군을 깨뜨리는 힘이 강하며, 모든 외도들의 이론(理論)을 항복시켜서 불법에 동화되게 하는 힘이 강하며, 모든 번뇌를 깨뜨리는 힘이 강하다.
저 연화세계에 이미 태어났거나 앞으로 태어날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일찍이 셀 수 없이 많은 부처님을 친근히 하여 모든 선근을 심었으며, 연화세계에 이미 태어났거나 앞으로 태어날 보살들은 선정의 기쁨[禪悅]을 음식으로 삼으며, 부처님의 교법(敎法)을 음식으로 삼고, 미묘한 향기를 음식으로 삼으니, 마치 범천에는 형체 있는 음식[揣食]이 없는 것과 같다.
그 연화세계 안에는 어떠한 좋지 않은 이름도 있을 수 없고, 여자가 없으며, 여자의 소리도 없고, 모든 고통 받는 소리와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소리도 없고, 나아가서는 번뇌에 시달리는 소리도 없으며, 함이 있음[有爲]에서 비롯된 소리도 없고, 어둠도 없고, 더러운 냄새도 없으며, 몸과 마음의 피로함도 없고,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소리도 없으며, 거짓 이름도 없고, 가시나무ㆍ구덩이ㆍ깨진 기와조각도 없다.
또한 등불ㆍ해ㆍ달ㆍ별도 없으며, 큰 바다와 수미산ㆍ철위산ㆍ대철위산 등 가로막힌 산과 흑산(黑山)과 모든 흙산[土山]23)도 없고, 비가 내리는 소리도 없으며, 몹쓸 바람 소리도 없고, 일체의 모든 나쁜 갈래[惡趣]의 소리도 없으며, 재난의 소리도 없다. 저 연화세계는 부처님의 광명ㆍ보살의 광명ㆍ마니구슬의 광명ㆍ보배광명ㆍ미묘한 광명이 그곳을 널리 비춘다. 사하라(娑訶羅)라는 새가 제각기 5근(根)ㆍ5력(力)ㆍ7각분(覺分)ㆍ8정도(正道)의 부드럽고 윤택한 소리를 낸다.”
009_1115_c_02L그때 보조명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연화세계의 크기는 어떠하며, 연화상여래께서 하룻밤 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시고 얼마 동안 세상에 머무시면서 법문을 말씀하시어 중생을 교화하셨으며, 반열반에 드신 후로 바른 법이 얼마 동안이나 세상에 머물렀습니까?
또한 저 연화세계에 이미 태어났거나 앞으로 태어날 보살들은 얼마 동안이나 세상에 머무르며, 저 보살들은 무엇을 위하여 부처님을 뵙고 법문을 들으며 승가를 공양하는 것입니까?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연화세계 이전의 이름은 무엇이며, 이전의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얼마나 지나서 연화상여래께서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셨으며, 무슨 인연으로 시방의 다른 세계에서 부처님 세존의 신통변화를 보는 이가 있고, 보지 못하는 이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수미산왕(須彌山王)은 높이가 육십 팔천 유순이고, 너비가 팔십 사천 유순인데, 가령 힘세고 용기 있는 사람이 삼매의 힘으로 수미산을 부수어 셀 수 없이 많은 겨자씨처럼 만들어 놓는다고 했을 때, 다만 여래의 일체종지(一切種智)24)는 제외하기로 하고, 한 개의 겨자씨로 한 개의 사천하(四天下)를 삼아서 이 모든 겨자씨를 연화세계라고 할 때에, 이처럼 수많은 세계에 보살들이 가득 차 있으니, 비유하자면 극락세계[安樂國土]에 보살들이 가득 차 있는 것과 같다.
반열반에 들고자 하실 때에 어떤 보살은 본원(本願)으로 다른 불국토에서 오지만, 그 나머지는 각자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밤에 월상여래께서 열반에 드실 것이다. 세존께서 반열반에 드신 뒤에는 우리들이 10소겁 동안 바른 법을 지킬 것이다. 바른 법이 없어진 뒤에는 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것인가?’
그때 허공인(虛空印)이라는 보살마하살이 있었는데, 본원(本願) 때문에 월상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리라는 수기를 주시고는, ‘선남자들아, 내가 반열반한 뒤에 바른 법이 세상에 10소겁 동안 머물러 있다가 초저녁에 바른 법이 없어지면 깊은 새벽녘[後夜]에 이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성취하리니, 이름을 연화상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 나아가 불세존이라 하리라’라고 하셨다.
그때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월상여래의 처소로 나아가니, 그 밖의 모든 보살들도 서원의 힘으로 보살의 여러 가지 신통을 나타내어 지극한 마음으로 월상여래께 공양을 올리고,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10소겁 중에서 마음의 번뇌를 없애고 다툼이 없는 삼매[滅心無諍三昧]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009_1116_b_02L선남자야, 그때 월상여래께서 허공인보살마하살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선남자여, 이 입일체비다라니문(入一切悲陀羅尼門)25)을 받으라. 모든 과거세의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도 다음 생에 부처가 될 법왕자(法王子)인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으며, 지금 현재 시방의 일체 세계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도 현재 머무시는 세상에서 법문을 말씀하시어 중생을 교화하시니 저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도 또한 다음 생에 부처가 될 법왕자인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고, 미래세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도 다음 생에 부처가 될 법왕자인 보살마하살에게 이 입일체비다라니문을 말씀하실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入一切種智行陁羅尼門)35)을 말하고자 하실 때에 삼천대천세계에서 대지가 여섯 가지로 아주 요란하게 진동하며 큰 소리를 내고, 높이 치솟은 큰 산들이 솟구치고 꺼지고 하였다. 이와 같은 광명을 놓아 항하의 모래알보다도 더 많은 시방 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그 때에는 수미산ㆍ철위산ㆍ대철위산도 눈으로 보는 것을 장애하지 못했으며, 시방의 무수한 세계가 나타남이 손바닥을 보는 것과 같았고, 시방의 무수한 세계 중에 머물면서 삼매ㆍ다라니ㆍ인욕을 성취한 보살마하살들이 여래의 위신력(威神力)을 타고서 각기 그들의 국토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이 사바세계[娑訶世界]의 세존이 계신 기사굴산에 와서 세존께 머리를 조아려 예배드리고 갖가지 셀 수 없는 보살의 신통으로 공양을 올린 뒤 각기 한쪽에 앉아서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듣고자 하였다.
009_1118_a_02L무수한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의 모든 하늘도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듣고자 하였다. 무수한 용ㆍ야차ㆍ아수라ㆍ구반다(鳩槃茶)ㆍ비사차(毘舍遮)36)들도 세존이 계신 기사굴산에 와서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듣고자 하였다. 이곳에 모인 보살마하살들도 연화세계의 연화상 여래ㆍ응공ㆍ정변지를 큰 보살들이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을 두루 보았다.
이에 세존께서 비로소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말씀하시자 72개의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보살마하살들이 이 다라니를 얻었고, 시방의 무수한 세계의 모든 부처님 세존을 뵈었으며, 아울러 저 모든 부처님 세계의 장엄을 보고서 일찍이 없었던 일을 얻었으므로, 보살의 서원의 힘에서 나온 신통으로 부처님께 공양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닦아서 8만 4천 다라니문을 얻고 7만 2천 삼매문을 얻고 6만 법문을 얻는다면 보살이 이 다라니를 얻은 것이요, 대자대비(大慈大悲)를 얻는다면 이 다라니를 얻은 것이요, 보살마하살이 37조보리법(助菩提法)37)을 깨달아 일체종지를 얻는다면 이 가운데 모든 불법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진실로 이 다라니를 깨달으셨지만 중생을 위해서 법을 말씀하시려고 바로 열반에 들어가시지 않았다.
선남자야, 마땅히 알아라.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의 위덕(威德)은 대지를 진동시키고, 미묘한 광명을 놓아 한량없고 셀 수 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를 두루 비춘다. 이 미묘한 광명이 한량없고 가없는 모든 부처님 세계에 비춤을 반연하여 한량없고 가없는 보살마하살들로 하여금 이 국토에 와서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듣게 한다. 또 이 모든 사바세계의 한량없고 가없는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하늘ㆍ용ㆍ야차ㆍ아수라ㆍ사람인 듯 사람이 아닌 것[人非人] 등으로 하여금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듣게 한다.
009_1118_b_02L보살이 때마침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들으면 물러남이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며, 만일 베껴 쓴다면 항상 부처님을 뵙고 법문을 들으며 대중 스님들을 공양하게 되고 나아가 위없는 반열반에 들어간다. 만일 보살이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독송하면 모든 무거운 죄업이 남김 없이 모두 소멸되고, 다시 태어나 초지(初地)38)에 오른다.
만일 닦을 수 없고, 독송할 수 없으며, 법문을 들을 수 없지만 비단으로 머리꾸미개[鬘]를 만들어 법사(法師)에게 공양한다면, 이 사람은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다른 세계에서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착하다고 칭찬하시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리라는 수기를 주실 것이다.
그리고 이 보살은 비단으로 머리꾸미개를 만들어 베풀었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법왕자의 지위인 일생보처 보살이 되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것이다. 이와 같이 향을 공양하면 오래지 않아 무상삼매(無上三昧)의 향을 얻고, 꽃을 공양하면 오래지 않아 무상지(無上智)의 꽃을 얻으며, 보배를 법사에게 공양하면 오래지 않아 37조보리(助菩提)의 보배를 성취한다.
선남자야,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은 이와 같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풍요롭고 이익되게 한다. 왜냐하면 이 속에서는 순전히 보살의 법장(法藏)만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반연하는 보살은 헤아릴 수 없는 변재[不可計辯]와 네 가지 미묘한 법[四妙法]을 성취할 것이다.
009_1118_c_02L선남자야, 그때 월상(月上)여래께서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으로 허공인(虛空印)보살을 가르치시자, 곧바로 또 다시 대지가 진동하고 큰 광명이 나타나 시방의 한량없고 가없는 모든 부처님 세존의 세계를 비추니, 미묘한 광명이 대지에 두루한 것이 마치 손바닥을 비추듯이 하였다. 그 가운데 모인 보살들이 저 시방의 한량없고 가없는 세계의 모든 부처님 세존을 뵈었다. 이처럼 시방의 한량없는 불국토[佛國]에서 무수한 보살들이 전단(栴檀)세계로 와서 월상여래께 친근히 공양하고 공경하며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듣고자 하였다.
선남자야, 그때 월상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에게 말씀하시길 ‘선남자들아, 보살마하살로서 일생보처의 자리에 있는 이들은 나에게 10소겁 동안 듣고 이 멸심삼매(滅心三昧)40)에 들어가며, 그 나머지 보살마하살들은 허공인보살마하살에게 10소겁 동안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인 보살의 법장을 듣는데, 이 10소겁 동안 저 시방의 무수한 모든 불국토에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 여래를 뵙고 청정한 마음을 내어 선근을 성취한다’라고 하셨다.
009_1119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선남자야, 10소겁이 다했을 때 이 허공인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성불한 그 날 밤에 모든 보살들을 위해서 정법륜(正法輪)을 굴리니, 어떤 보살은 10소겁 동안 그에게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듣고 선근을 성취한다.
허공인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한 그 날 밤에 정법륜ㆍ불퇴전륜(不退轉輪)ㆍ최상륜(最上輪)을 굴려서 셀 수 없이 많은 억(億) 나유타 백천의 보살들을 물러나지 않는 자리[不退轉]에 머물도록 하니, 10소겁 동안 그로부터 입일체종지행다라니의 법문을 들은 모든 보살들은 그 때에 모두 다 일생보처의 자리를 얻는다. 그 모든 보살 가운데에서 법문을 조금밖에 듣지 못한 이들은 그 때에 모두 다 초지에 오르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도 모두 이 다라니를 얻는다.’
그때 월상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해서 부처님의 가지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내 보이시고, 허공인보살을 위해서 나라연(那羅延)42)이라는 삼매를 나타내 보이셔서 금강신(金剛身)43)을 받게 하시고, 장엄광삼매(莊嚴光三昧)44)를 나타내 보이시어 아직 구르지 않은 법륜을 구르게 하여 10소겁 동안 모든 보살들을 위해서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 법문을 말씀하시니, 그때 모든 부처님 세계에서 모두 다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과 미묘한 광명을 보았다.
금강륜삼매(金剛輪三昧)45)를 나타내 보이시어 보리의 자리[菩提座]46)에 앉아서 아직 구르지 않은 법륜을 굴려 모든 보살을 위해서 가지가지 법을 말씀하시며, 윤만삼매(輪鬘三昧)47)를 나타내 보이시어 법륜을 구르게 하시니, 그때 셀 수 없이 많은 억 나유타 백천의 중생들이 물러나지 않는 자리[不退轉地]를 얻었다. 허공인보살은 이미 법륜이 구른 것을 알고서 무수한 보살 무리들과 함께 세존께 공양드리고, 각기 보배로 만든 좌대 위로 돌아갔다.
009_1119_b_02L그 날 밤에 저 월상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남음이 없는 열반[無餘涅槃]48)에 드시니, 저 모든 보살들은 세존의 사리(舍利)에 공양하였고, 공양을 마치고는 각기 돌아가 보배로 만든 좌대 위로 올라갔으며, 그 나머지 보살들도 각기 본토(本土)로 돌아갔다. 그 중에서 일생보처 보살은 멸심삼매(滅心三昧)에 들어가 10소겁 동안 고요히 머물렀다.
그때 허공인보살이 이윽고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해서 10소겁 동안 모든 법을 갖추어 말해서 뭇 보살들로 하여금 모든 선근을 심게 하였다. 또한 하룻밤 사이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그 날 밤으로 법륜을 굴려서 큰 신통을 나타내 보여 셀 수 없이 많은 억 나유타 백천의 중생들로 하여금 물러남이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게 하였다.
그때 다시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말하니 80나유타 백천의 보살들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92억의 중생들이 물러남이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고, 72나유타 백천의 보살들이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얻었으며, 무수한 모든 하늘과 세간의 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그때 해원(解怨)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어떤 법을 구족하여야 이 다라니를 성취합니까?”
009_1119_b_19L爾時,解怨菩薩白佛言:“世尊!菩薩具足何法得是陁羅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네 가지 법을 구족하여야 이 다라니를 성취하니,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보살이 4성종(聖種)에 머물러서 어떠한 의복을 얻더라도 기꺼이 만족하며, 어떠한 음식을 얻더라도 기꺼이 만족하며, 어떠한 방사(房舍)와 와구(臥具)를 얻더라도 기꺼이 만족하며, 어떠한 약(藥)을 얻더라도 기꺼이 만족하면, 보살이 이 네 가지 법을 구족하여 이 다라니를 닦아서 성취하게 된다.
009_1119_c_02L보살마하살이 다시 다섯 가지 법을 구족하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닦아서 얻을 수 있으니, 무엇이 다섯 가지 법인가? 스스로 계율을 지키되,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49)로 자신을 잘못되지 않게 방어하여 위의(威儀)를 구족하고, 나아가서는 작은 죄업이라도 두려움을 크게 내야 하니, 마땅히 이처럼 배워서 계율을 지키지 않는 이에게 계율을 지키도록 권하여 그 속에 머무르게 하고, 바른 견해[正見]가 없는 이에게는 바른 견해를 가지도록 권하여 그 속에 머무르게 하며, 위의가 없는 이에게는 위의를 갖추도록 권하여 그 속에 머무르게 하고, 삿된 생각을 가진 중생에게는 바른 생각[正意]을 권하여 그 속에 머무르게 하며, 성문ㆍ벽지불을 배우는 이에게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권하여 그 속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이 이 다섯 가지 법을 구족하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얻게 된다.
보살이 다시 여섯 가지 법을 구족하면 이 다라니를 얻으니, 무엇이 여섯 가지 법인가? 이미 다문(多聞)을 쌓았으므로 들은 것이 적은 이를 보면 다문하도록 권하여 그 속에 머무르게 하며, 보살 자신이 인색하지 않아서 아까워하는 중생을 보면 보시하도록 권하여 그 속에 머물게 하며, 중생을 번뇌스럽게 하지 않고 두려움 없음[無畏]을 베풀어서 두려워하는 이를 벗어나도록 하며, 속임수ㆍ아첨ㆍ거짓이 없고 항상 한적한 곳에서 고요히 수행하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살이 이 여섯 가지 법을 구족하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얻게 된다.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을 대체적으로 모두 갖추고 7년 동안 한적한 곳에 머물면서 이 주문을 밤낮으로 여섯 때[六時]50)에 합장하고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독송하며, 일어설 때에는 시방에 현재 계신 모든 부처님을 생각한다면, 저 보살마하살은 7년이 지나서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얻을 것이다.
009_1120_a_02L이와 같이 다라니를 성취하고 나면, 이와 같이 성스럽고 밝은 지혜의 눈으로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 속에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께서 나타내 보이시는 큰 광명을 볼 것이다. 저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보고서 8만 4천 다라니문을 성취하며, 7만 2천 삼매문을 성취하고, 6만 법문을 성취하며, 보살마하살이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성취하고,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대자대비한 마음을 성취한다.
만일 이 다라니를 성취한 보살마하살에게 설령 5무간의 죄업이 있더라도 이 몸을 버리고 나면 즉시 없어지니 구르고 굴러 3신(身)51)에 이르며, 다시 남아 있는 습기가 없으므로 10지(地)52)에 오른다. 설령 보살에게 무간의 죄업은 없다 하더라도 그 나머지 모든 죄업도 다 없어지며, 번뇌의 몸을 바꾸어 10지에 오르게 되고, 오래지 않아 37조보리법(助菩提法)을 얻어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성취한다.
선남자야,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은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을 크게 풍요롭고 이익되게 한다.”
009_1120_a_12L善男子!是入一切種智行陁羅尼門,如是大饒益菩薩摩訶薩。”
믿음이 확고한 여러 보살마하살들은 부처님 세존께서 나타내 보이시는 신통을 보고 이와 같이 성스러운 법의 기쁨을 얻으며, 이와 같이 신통을 갖추어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세계에 계신 모든 부처님 세존께 공양을 드려서 모든 부처님의 갖가지 법문을 듣고 삼매ㆍ인욕ㆍ다라니를 얻어 이 국토로 돌아온다.
다시 어떤 보살이 말하였다. “두 개의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세계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의 처소에서 들었습니다.”
009_1120_a_23L復有菩薩作如是言:“二恒河沙數聞。”
009_1120_b_02L다시 어떤 보살은 세 개, 네 개, 다섯 개, 여섯 개, 일곱 개, 여덟 개, 아홉 개의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세계의 모든 부처님 세존의 처소에서 들었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과거에 아홉 개의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세계에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의 처소에서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들었습니다.”
미륵보살마하살이 말하였다. “과거에 열 개의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겁 중에 산제란(刪提蘭)이라는 대겁(大劫)53)이 있었는데, 그 불국토의 이름은 일체영락엄식(一切瓔珞嚴飾)이었습니다. 그 때에 어떤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이 사린타라사(娑隣陁羅闍) 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이셨습니다.
세존께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억 나유타 백천의 비구스님들이 빙 둘러싸고, 이와 같이 무수히 많은 보살들이 에워싼 가운데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그들과 함께 이 다라니를 듣고, 만족하게 수행하기를 셀 수 없이 많은 겁 동안 하였으며, 다시 셀 수 없는 아승기겁을 지났습니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현재의 세상에 머물러 계시며, 셀 수 없이 많은 아승기의 보살들이 신통으로 저 모든 부처님 세존께 공양드리고 나서, 부처님의 처소마다 한량없는 아승기의 무어라 일컬을 수 없고 가없는 모든 선근과 복덕을 심었습니다.
이 선근 때문에 수천의 부처님께서 저에게 수기를 주셨지만, 저는 때를 기다리는 본원(本願)때문에 세간에 오래도록 머물면서 먼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세존께서 저에게 법왕자의 자리에서 번뇌의 속박을 벗어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리라는 수기를 주셨습니다.”
009_1120_c_02L그때 세존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니라, 미륵 아일다(阿逸多)54)야! 그대가 말한 바와 같이 사린타라사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처소에서 이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을 듣고서 그대 미륵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자 하였다면, 10대겁(大劫) 중에 바로 여래의 뜻을 만족할 수 있었다. 그대 미륵이여, 이와 같이 빨리 위없는 반열반(般涅槃)55)으로 남음이 없는 열반[無餘涅槃]에 들어가는 것이나, 그대 미륵이 즐거이 세상에 오래 머물 수 있었던 것은 본원으로 때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미륵이여, 그대는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법왕자의 자리를 수기 받으라.”
그 때에 세존께서 무외지(無畏地)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매우 어렵다. 선남자야,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을 구비하기가 매우 어렵고, 주문을 닦아 익히는 것도 또한 어려우니, 그것은 중생을 풍요롭고 이익되게 하려고 보살의 공덕을 성취하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여래가 본래 보살행을 행할 때에 보시를 사심(私心) 없이 했으며, 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선정(禪定)ㆍ지혜(智慧)를 만족스럽게 하였고, 억 나유타 백천의 많은 부처님을 친근히 공경 공양하였으며, 보시를 행하고, 계율을 지키고, 깨끗한 행실[梵行]을 닦고, 정진과 인욕을 닦아 선정을 성취하고, 지혜 많은 이를 친근히 하여 배워서 여러 가지 선업(善業)을 만족스럽게 하였다. 그리하여 내가 지금 위없는 지혜[無上智]를 성취한 것이다.
선남자야, 여래가 본래 보살도(菩薩道)를 행할 때에 억 백천 나유타의 수많은 겁 동안 입에 네 가지 허물이 없었으니, 곧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며, 비단처럼 번지르르한 말을 하지 않았으며, 거칠고 추악한 말을 하지 않았으며, 이간질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인연으로 광장설상(廣長舌相)56)을 성취하였으니, 선남자야, 여래가 말한 것은 끝내 허망하지 않은 것이다.”
009_1122_a_02L그때 세존께서 자리 위에 앉아서 신통을 나타내 보이시려고 집일체복덕삼매(集一切福德三昧)57)에 드셨는데, 넓고 긴 혀[廣長舌相]를 내밀어 얼굴을 덮으니, 그 혀에서 10억의 광명이 나왔다. 이 모든 미묘한 광명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고, 지옥ㆍ아귀ㆍ축생ㆍ인간세계ㆍ하늘세계에 이르도록 두루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지옥의 중생으로서 불에 타는 재앙을 만난 자가 이 광명 때문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잠깐 동안이나마 즐거움을 맛보았고, 지옥 속의 사람들에게 일일이 다 그 앞에서 서른두 가지 장부의 모습과 여든 가지 아름다운 모습으로 장엄된 여래의 몸을 변화시켜 나타내 보이시니, 저 지옥의 사람들이 부처님을 친견한 까닭에 쾌락이 충만하여 생각하기를, ‘이 부처님을 뵈었으니 우리들은 이제 기쁘고 상쾌하고 즐겁다’고 하였다. 그리고 여래가 계신 곳에서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기뻐하며 공경하였다.
여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쯧쯧, 너희 중생들이여! 너희가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수행하는 이들에게 귀의합니다’라고 한다면, 너희들로 하여금 긴긴 밤을 편안하게 할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그 지옥의 사람들이 합장하고 말하였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수행하는 이들에게 귀의합니다.”
그 지옥의 중생들이 이 선근의 인연으로 곧바로 지옥에서 벗어나, 혹은 천상(天上)에 태어나거나 인간세계에 태어났으며, 한빙지옥(寒氷地獄)의 중생들에게는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거나 나아가서는 인간세계에 태어났다. 이와 같이 아귀지옥에서 굶주림과 목마른 고통을 받는 몸에 광명이 비치자, 굶주림과 목마른 고통의 불길이 사라지고 쾌락을 맛보았다.
부처님께서 그들의 말을 따라 교화하시니, 이 선근의 인연으로 지옥에서 몸을 버리고 천상에 태어나는 이도 있었고 인간세계에 태어나는 이도 있었다. 이와 같이 축생을 교화하시고 나아가 인간과 하늘까지 교화하시니, 그때 무수한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이 여래가 계신 곳에 나아가 각기 한쪽에 앉아서 법문을 들으려 하였다.
1)영취산(靈鷲山)으로 번역한다. 중인도 마갈타국 왕사성의 동북쪽에 솟아 있어, 석존이 설법하던 곳으로 이름난 산이다. 지금의 차타(Chata)산이다.
2)보리살타마하살타(菩提薩埵摩揀薩埵)라 음역한다. 보리살타는 도섭생(道攝生)ㆍ각유정(覺有情)이라 번역하며, 마하살타는 대중생(大衆生)ㆍ대유정(大有情)이라 번역한다. 도과(道果)를 구하는 이를 도중생(道衆生)이라 하는데, 도과를 구하는 이는 성문ㆍ연각에 통하므로 이들과 구별하기 위하여 다시 대중생이라 한 것이다. 보살에는 많은 계위(階位)가 있으므로 그 중에 10지(地) 이상의 보살을 표시하기 위하여 다시 마하살이라 한다.
3)다라니는 무량무변한 이치를 섭수(攝收)해 지니어 잃지 않는 염혜(念慧)를 가졌으므로 총지(摠持)라 하며, 갖가지 선법(善法)을 능히 지니므로 능지(能持)라 하고, 갖가지 악법을 능히 막아 주므로 능차(能遮)라 한다. 인욕(忍辱)은 마음을 편안히 가라앉혀서 온갖 침해와 욕됨을 참는 것이고, 삼매는 마음이 하나의 대상에 집중해서 산란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한량없는 선법을 지닌 다라니로서 온갖 침해와 욕됨을 참고 마음이 한 곳에 집중되어 산란하지 않은 것이다.
4)4천왕의 하나로 다문(多聞)ㆍ보문(普門)이라 번역한다. 수미산 중턱 제4층의 수정타(水精埵)에 있으면서 야차와 나찰 두 귀신을 거느리며, 북방의 수호와 세상 사람들에게 복을 주는 일을 맡았으므로 북방천(北方天)이라고 한다. 또한 늘 부처님의 도량을 수호하면서 불법(佛法)을 들었으므로 다문천(多聞天)이라고도 한다.
5)4천왕의 하나로서 남방천왕(南方天王)이라고도 하며, 자타의 선근(善根)을 증진(增進)한다는 뜻의 이름이다. 남방의 천주(天主)로서 남섬부주를 수호하고 구반다 등의 무수한 귀신을 통솔하는 하늘이다.
6)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 귀신으로, 머리는 말, 몸은 사람의 모습이며, 남방 증장천왕의 부하다. 태장계만다라 외금강부원에 있다.
7)4천왕의 하나로 광목천(廣目天)의 범어 이름이다. 수미산의 제4층급 서방 백은타(白銀埵)에 있으면서 용신(龍神)ㆍ비사사신(毘舍闍神)을 거느리며 세계를 수호하고, 서방 구야니주(瞿耶尼洲)를 수호하며, 다른 3주(洲)를 겸한다고 한다.
8)4천왕의 하나로서 동방의 수호를 맡은 신이므로 동방천(東方天)이라고도 한다. 수미산 제4층에 머물며 그 궁전을 현상성(賢上城)이라 한다.
9)자리이타(自利利他)의 양면을 다 갖춘 보살의 도(道).
10)인도에서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로, 멍에를 황소 수레에 걸고 하루에 갈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11)눈ㆍ귀ㆍ코ㆍ혀ㆍ몸의 5근(根)으로서, 시각ㆍ청각ㆍ후각ㆍ미각ㆍ촉각의 다섯을 감각하는 5관(官)이다. 이들은 번뇌를 부르고 올바른 깨달음의 도에 나가게 하는데 대해서 뛰어난 작용이 있기 때문에 근(根)이라고 한다.
12)신력(信力)ㆍ근력(勤力)ㆍ염력(念力)ㆍ정력(定力)ㆍ혜력(慧力)의 다섯 가지로서, 이것은 악을 쳐부수는 힘이 있으므로 역(力)이라 한다.
13)불도(佛道)를 수행함에 있어 지혜로 참되고 거짓되고 선하고 악한 것을 살펴서 선별하는데 여기에는 일곱 가지가 있으니, 곧 택법각분(擇法覺分)ㆍ정진각분(精進覺分)ㆍ희각분(喜覺分)ㆍ제각분(除覺分)ㆍ사각분(捨覺分)ㆍ정각분(定覺分)ㆍ염각분(念覺分)이다.
14)정견(正見)ㆍ정사유(正思惟)ㆍ정어(正語)ㆍ정업(正業)ㆍ정명(正命)ㆍ정정진(正精進)ㆍ정념(正念)ㆍ정정(正定)의 여덟 가지이다.
15)흙을 높이 쌓아서 사방을 관망할 수 있게 만든 곳.
16)자마는 금(金) 가운데 최상품을 말하는데, 빛깔이 자색(紫色)이라고 한다.
17)한 생만 미혹의 세계에 묶여 있는 이로서, 이 한 생이 지나면 다음 생에는 부처님의 위처(位處)를 도와야 할 이를 말한다. 미륵보살을 일생보처의 보살이라 한다.
18)연꽃의 어떤 부분을 이렇게 말한 것인지 모르겠다.
19)3신(身)의 하나로서 이승(二乘)과 범부를 교화하기 위하여 성소작지(成所作智)의 힘에 의하여 화현한 불신(佛身).
20)10지(地) 이상의 경지를 말하는 것으로서 등각(等覺) 이전의 경지이다.
21)부처님에 의해서 설해진 교설(敎說)ㆍ교법(敎法)을 말하고, 또 이들 교설을 합장(合藏)하는 성교(聖敎)ㆍ경전을 가리킨다.
22)무생(無生)의 법리(法理)로서 곧, 불생불멸의 진여(眞如)를 깨달아 알고, 거기에 안주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
23)돌이 없이 흙으로만 이루어진 작은 산.
24)도종지(道種智)ㆍ일체지(一切智)라고도 하며, 살바야(薩婆若)라 음역하고, 그 지혜의 깊고 넓은 것을 바다에 비유해서 살바야해(薩婆若海)라고도 한다. 모든 존재에 관해서 해괄적(該括的)으로 아는 지혜를 말한다.
27)소승의 수행자가 3현위(賢位)에서 5정심관(停心觀) 다음에 닦는 관으로, 신념처(身念處)ㆍ수념처(受念處)ㆍ심념처(心念處)ㆍ법념처(法念處)의 네 가지를 말한다.
28)성자(聖者)가 되는 네 가지 행위로서, 의복희족성종 (衣服喜足聖種)ㆍ음식희족성종(飮食喜足聖種)ㆍ와구희족성종(臥具喜足聖種)ㆍ요단요수성종(樂斷樂修聖種)을 말한다. 이 가운데 앞의 세 가지는 의ㆍ식ㆍ주를 얻는 바에 따라 만족하며, 네 번째는 탐애(貪愛)를 끊어 성도(聖道)를 닦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
29)4무소외(無所畏)라고도 하며, 부처님과 보살이 설법함에 있어 두려움이 없는 지력의 네 가지이다. 부처님의 4무소외는 제법현등각무외(諸法現等覺無畏)ㆍ일체누진지무외(一切漏盡智無畏)ㆍ설장도무소외(說障道無所畏)ㆍ설진고도무소외(說盡苦道無所畏)이며, 보살의 4무소외는 능지무소외(能持無所畏)ㆍ지근무소외(知根無所畏)ㆍ결의무소외(決疑無所畏)ㆍ답보무소외(答報無所畏)이다.
30)사방에서 보호한다는 뜻이다.
31)4정근(正根)ㆍ4의단(意斷)이라고도 하며, 37도품(道品) 중의 두 번째의 행법(行法)으로 네 가지 바른 노력을 하는 것이다. 즉 아직 나타나지 않은 악을 끊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律儀斷]과 이미 생긴 악을 끊기 위하여 힘쓰는 것[斷斷]과 아직 나타나지 않은 선을 나타내기 위해 힘쓰는 것[隨護斷]과 이미 나타난 선을 증대하도록 힘쓰는 것[修斷]이다.
32)4무애변(無碍辯)ㆍ4무애지(無碍智)ㆍ4무애해(無碍解)라고도 하는데, 마음의 방면으로는 지(智) 또는 해(解)라 하고, 입의 방면으로는 변(辯)이라 한다. 즉, 온갖 교법(敎法)에 통달한 법무애(法無碍), 온갖 교법의 요의(要義)를 아는 의무애(義無碍), 여러 가지 말을 알아 통달하지 못함이 없는 사무애(辭無碍), 모든 교법을 말하는 데 자재(自在)한 요설무애(樂說無碍)이다.
33)4여의족(如意足)이라고도 하며, 37도품 중 세 번째의 수행법으로 주로 4선근위(善根位)의 정위(頂位)에서 닦는다. 곧 욕여의족(欲如意足)ㆍ정진여의족(精進如意足)ㆍ심여의족(心如意足)ㆍ사유여의족(思惟如意足)의 네 가지이다. 이것은 각자 서원(誓願)ㆍ노력ㆍ심념(心念)과 관혜(觀慧)의 힘에 의하여 일어난 정(定)으로 그 정을 소의(所依)로 해서 여러 가지의 신변(神變:如意)을 나타내므로 이것을 4여의족이라고 한다.
34)첫째, 부처님께만 있는 열 가지 지력(智力)이 있는데, 곧 처비처지력(處非處智力)ㆍ업이숙지력(業異熟智力)ㆍ정려해탈등지등지지력(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ㆍ근상하지력(根上下智力)ㆍ종종승해지력(種種勝解智力)ㆍ종종계지력(種種界智力)ㆍ변취행지력(遍趣行智力)ㆍ숙주수념지력(宿住隨念智力)ㆍ사생지력(死生智 力)ㆍ누진지력(漏盡智力)이다. 둘째, 보살에게 있는 열 가지 지력(智力)이 있는데, 곧 심심력(深心力)ㆍ증상심심력(增上深心力)ㆍ방편력(方便力)ㆍ지력(智力)ㆍ원력(願力)ㆍ행력(行力)ㆍ승력(乘力)ㆍ신변력(神變力)ㆍ보리력(菩提力)ㆍ전법륜력(轉法輪力)이다.
35)부처님께서 지닌 지혜에 들어가기 위해서 모든 선법을 닦는 문이라는 뜻.
36)전광귀(癲狂鬼)ㆍ식혈육귀(食血肉鬼)라 번역하며, 용신(龍神)과 함께 광목천(廣目天)을 따라 서방을 수호하는 일종의 귀신이다.
37)불교의 지고(至高)의 목적인 깨달음의 경지를 실현하는 지혜를 얻기 위한 실천도의 종류로 서른일곱 가지 항이 있으므로 37보리법이라 한다. 곧 4념처(念處)ㆍ4정근(正勤:4正斷)ㆍ4여의족(如意足:4神足)ㆍ4근(根)ㆍ5력(力)ㆍ7각지(覺支:7菩提分)ㆍ8정도(正道)이다.
38)보살 수행의 계위(階位)인 52위(位) 가운데 10지(地)의 초위(初位)를 말하며, 초환희지(初歡喜地)라고도 한다. 보살이 1대아승기겁의 수행을 하여 처음 미혹을 끊고 이(理)의 일분을 증득하여 큰 환희지의 지위를 이룬 경지이다.
39)5역죄(逆罪)를 말하는 것으로 곧 어머니를 죽이고, 아버지를 죽이고, 아라한을 죽이고, 부처님의 몸에서 피가 나게 하고, 승단의 화합을 깨뜨리는 등의 다섯 가지 중죄이다. 앞의 두 가지는 은전(恩田)에 배반되고, 뒤의 세 가지는 복전(福田)에 배반된다.
40)마음의 번뇌를 모두 없앤 삼매.
41)부처님의 교법을 말한다.
42)천상(天上)에 있는 역사(力士)의 이름으로서, 그 힘의 세기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한다. 여기서는 삼매의 견고함이 나라연 같다는 의미이다.
43)법신(法身)이 금강처럼 견고하여 무너지지 않고 소멸되지 않음을 뜻한다.
44)부처님의 지혜광명으로 장엄하여 모든 어둠을 없애는 삼매.
45)이 선정에 한 번 들면 모든 번뇌를 끊고 무학계(無學界)를 증득한다고 하는데, 무엇으로도 이 선정을 움직일 수 없고 방해할 수 없으므로 이렇게 이름한 것이다.
46)석가모니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 금강좌(金剛座) 위에서 길상초(吉祥草)를 깔고 앉으셔서 깨달음을 얻으셨으므로 부처님께서 앉으신 자리를 보리좌라고 한다.
47)수레바퀴가 아무 데나 굴러가듯이 부처님의 선정도 모든 곳에 통하고, 꽃다발의 꽃이 아무 데나 떨어지지 않고 일정하게 매달려 있듯이 부처님의 선정도 흔들림이 없으므로 윤만삼매라 한다.
48)육체 등 생존의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로서 무루열반(無漏涅槃)이라고도 한다. 완전한 절대 무(無)의 경지로서 고뇌가 없이 영원한 평안만이 있는 열반이다.
49)해탈한다는 뜻으로서 계율을 말한다. 이것은 몸과 입으로 범한 허물을 따로 해탈하는 것이므로 별해탈(別解脫)이라고 한다.
50)하루를 아침ㆍ낮ㆍ해질녘ㆍ초저녁ㆍ밤중ㆍ새벽으로 나눈 것.
51)법신(法身)ㆍ보신(報身)ㆍ응신(應身)을 말한다.
52)대법지(大法智)의 구름으로 감로의 비에 젖을 수 있는 자리로서 법운지(法雲地)라고도 한다.
53)성(成)ㆍ주(住)ㆍ괴(壞)ㆍ공(空)의 네 과정[四期]을 한 번 지내는 기간.
54)미륵보살의 자(字)로서, 무능승(無能勝)이라 번역하며, 가장 뛰어나다는 뜻이다.
55)영원히 모든 번뇌와 재난을 끊은 경지로서 석존이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는 것을 말한다.
56)32상(相) 중의 하나로서 혀가 넓고 길고 부드럽고 연하며 붉고 엷어서, 능히 얼굴을 덮는 혀 모양을 말한다. 이는 허망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상(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