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승 6만 2천 명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阿羅漢)으로서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여서, 다시는 번뇌가 없어 일체에 자재(自在)하였으며, 마음이 해탈하였고 지혜가 해탈하였다. 마치 잘 길든 마하나가(摩訶那伽:大象)가 할 일을 이미 끝내고 무거운 짐을 벗은 것처럼, 자기의 이익을 얻어서 모든 존재[諸有:欲有ㆍ色有ㆍ無色有]의 번뇌[結]를 다하였으며, 바른 지혜로 해탈(解脫)을 얻고 마음이 자재(自在)함을 얻어서 모든 마음에 있어서 저 언덕[彼岸]에 이르렀으나 오직 아난(阿難)만이 그렇지 못하였다. 또 보살마하살이 4백40만 명이었는데 미륵(彌勒)보살이 가장 우두머리였으며, 모두 다라니(陀羅尼)ㆍ인욕(忍辱)ㆍ선정(禪定)을 얻어 깊이 모든 법이 공(空)하여서 일정한 상(相)이 없음을 알았으므로 이처럼 수행이 깊은 이 대사(大士)는 다 퇴전(退轉)함이 없었다.
009_1195_b_02L이때에 또 대범천왕(大梵天王)이 한량없는 백천 모든 범천자(梵天子)와 함께 있었으며, 타화자재(他化自在)천왕이 그 권속 4백만 명과 함께 있었으며, 화락(化樂)천왕이 또 그 권속 3백만 명과 함께 있었으며, 또 도솔(兜率)천왕이 그 권속 3백만 명과 함께 있었으며, 야마(夜摩)천왕이 그 권속 3백 50만 명과 함께 있었으며, 도리(忉利)천왕과 석제환인(釋提桓因)도 그 권속 4백만 명과 함께 있었으며, 비사문(毘沙門)천왕이 귀신 권속 10만 명과 함께 있었으며, 비루륵(毘樓勒)천왕이 구반다 권속 1천 명과 함께 있었으며, 비루륵차(毘樓勒叉)천왕이 모든 용의 권속 천 명과 함께 있었으며, 제두뢰타(提頭賴咤)천왕이 건달바 권속 천 명과 함께 있었으며, 난타(難陀)용왕과 바난타(婆難陀)용왕도 각각 천 명의 권속과 함께 있었다. 이러한 무리들은 모두 이미 발심하여 대승(大乘)에 나아갔으며, 이미 6바라밀을 실행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권속들에 둘러 싸여서 모든 대중(大衆)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네 가지 전도(顚倒)를 제거하고 선한 법명(法明)을 내며, 지혜광(智慧光)을 얻어 4성제(聖諦)를 알게 하시고, 내세의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삼매에 들게 하며, 삼매에 들고 나서는 성문(聲聞)과 벽지불(辟支佛)의 지위를 지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褥多羅三藐三菩提)에서 퇴전함이 없도록 하려 하셨다.
그때 미륵보살ㆍ무치견(無痴見)보살ㆍ수천(水天)보살ㆍ사자의(師子意)보살ㆍ일광(日光)보살 등의 우두머리 보살마하살 1만[十千] 명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손을 맞잡고 합장하여 동남방을 향하여 일심으로 기뻐하고 공경하여 우러러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연화존(蓮華尊) 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如來)ㆍ아라하(阿羅呵:應供)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正遍知)께 귀의합니다. 연화존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 귀의합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시고는 바로 능히 갖가지 한량없는 신족변화(神足變化)를 나타내시어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那由他) 중생으로 하여금 선근(善根)을 심게 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셨습니다.”
009_1195_c_02L그때 모임 가운데 보일광명(寶日光明)이라는 보살마하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미륵보살ㆍ무치견보살ㆍ수천보살ㆍ사자의보살ㆍ일광보살 등 우두머리 보살마하살 1만 명이 어떠한 인연으로 법을 듣는 것을 그만두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손을 맞잡고 합장하고는 동남방을 향하여 일심으로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까? ‘연화존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 귀의합니다. 연화존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 귀의합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시고는 바로 능히 갖가지 한량없는 신족변화를 나타내시어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중생으로 하여금 선근을 심게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연화존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은 여기서 얼마나 되며, 그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지는 얼마나 되며, 그 국토는 무엇이라 이름하고 무엇으로 장엄하였으며, 연화존부처님께서 왜 갖가지 변화를 나타내어 보이십니까? 그리고 시방 세계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께서 보이시는 갖가지 한량없는 변화를, 어떤 보살은 볼 수 있는데 왜 저만 홀로 보지 못합니까?”
009_1196_a_02L그때 부처님께서 보일광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의 질문이야말로 보배롭고 현명하고 좋은 말이며 좋은 질문이로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여래에게 이러한 미묘한 뜻을 질문한 것은 한량없는 만억 나유타 중생들을 교화하여 선근을 심어 주려 함이며, 연화존 세계의 갖가지 장엄(莊嚴)을 나타내려 함이로다. 선남자여, 내 이제 마땅히 설할 것이니 잘 들으라. 잘 듣고 잘 생각하고 잘 받아 지녀라.”
그때 세존께서 보일광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여기서 동남방으로 1억 백천 불국토를 지나서 부처님 세계가 있으니, 그 이름을 연화(蓮華)라고 한다. 그 세계는 갖가지 장엄이 다채로워서 여러 유명한 꽃을 흩어 놓아서 향기가 두루 감돌고, 보배 나무로 장엄한 갖가지 보배 산은 땅이 감유리(紺琉璃)로 되었고 한량없는 보살이 그 나라에 가득하며, 착한 법의 묘한 소리가 두루 퍼져서 들렸다. 그 땅의 부드러움은 마치 하늘 옷과 같아서 걸어 다닐 때에 발을 내딛으면 네 치쯤 개졌다가 발을 들면 다시 전과 같이 솟았으며, 저절로 여러 가지 연꽃이 나며, 7보(寶)의 나무가 있으며 그 높이가 7유순인데 그 가지에는 저절로 하늘의 가사(袈娑)가 드리워져 있다.
그 세계에는 항상 모든 하늘의 음악 소리가 들리며 온갖 새의 지저귐 소리에서도 항상 근(根)ㆍ력(力)ㆍ각의(覺義)ㆍ묘법(妙法)의 소리가 나며, 모든 나무의 가지와 잎이 서로 스치며 흔들리는 소리도 저 모든 천인(天人)의 다섯 가지 음악[五樂] 소리보다 뛰어나며, 나무마다 뿌리에서 풍기는 향기도 모든 하늘의 향기보다 뛰어나서 그 향기가 두루 퍼져 천 유순(由旬)을 지난다. 그 나무 중간에는 하늘의 영락이 달려 있으며 7보의 누각이 있었는데, 그 높이가 5백 유순이며, 가로와 세로가 균등하게 1백 유순씩이며, 둘레에는 7보의 난간이 빙 둘려 있고, 그 누각 네 변에는 큰 연못 물이 있어서 길이가 80유순이고 너비가 50유순이며, 그 연못 사방에 묘한 층계 길이 있는데 그것이 또한 순전히 7보로 되었느니라.
009_1196_b_02L그 연못 물 가운데에는 우발라화(優鉢羅華)ㆍ구물두화(拘物頭華)ㆍ파두마화(波頭摩華)ㆍ분타리화(芬陀利華)가 있어서 그 하나하나의 연못마다 너비가 균등하게 1유순인데, 초저녁에는 보살들이 그 화대(華臺) 가운데에 태어나서 결가부좌를 하고서 해탈과 희열의 즐거움을 누리다가, 밤이 지나면 사방에서 부드럽고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서 보살들의 몸을 스치고, 바람이 오므린 꽃송이를 활짝 펴게 하며 꽃잎을 날리어 땅에 흩어지게 한다. 이때 보살들은 삼매에서 일어나서 다시 해탈과 희열의 즐거움을 누리고 연화대에서 내려와 높은 누각에 올라서 7보의 자리에 결가부좌하고서 묘법을 듣는다.
그 동산 바깥 둘레의 네 변두리에는 염부단자마금산(閻浮檀紫磨金山)이 있는데 그 높이가 20유순이며 가로ㆍ세로가 균등하게 3유순씩이며, 그 산에는 한량없는 백천의 진귀한 보배가 있어서 감유리주(紺琉璃珠)와 화주(火珠)의 밝은 빛이 서로 뒤섞이는데, 이때 연화존부처님께서 큰 광명으로써 이 모든 보배의 빛을 아울러서 그 불세계를 비추시면 그 국토의 광명이 제일 미묘하며 다시 해와 달도 없으며, 또한 낮과 밤도 없어서 꽃송이가 오므라들고 새가 깃드는 것을 보고 때를 안다. 그 보배 산 위에 감유리로 된 훌륭한 누각[臺]이 있는데, 그 높이가 60유순이고 가로와 세로가 20유순씩이며, 그 누각의 네 변두리에는 7보로 된 난간이 빙 둘러져 있고, 그 누각의 중앙에는 7보로 된 상(床)이 있는데 그 상 위에는 각각 일생 보살(一生菩薩)들이 앉아서 법을 듣고 있다.
009_1196_c_02L선남자여, 그 불세계에는 보리수가 있는데 인타라(因陀羅)라고 하며, 높이가 3천 유순이고 나무 줄기의 둘레가 5백 유순이고 가지와 잎이 벌어진 너비가 가로와 세로가 1천 유순씩이다, 그 아래에는 연화가 있는데 유리로 된 줄기의 높이가 5백 유순이며, 하나하나의 모든 꽃에는 각각 1억 백천의 황금으로 된 잎사귀가 있는데 그 높이가 5백 유순이고, 마뇌(馬惱)로 암술이 되고 7보로 수술이 되어 높이가 10유순이고 가로와 세로가 똑같이 7유순씩이다. 이때 연화존 부처님은 이 꽃 위에 앉아서 바로 지난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셨으며 보리화(菩提華) 자리의 둘레에는 온갖 연화들이 있었는데, 여러 보살들이 각각 그 위에 앉아서 연화존부처님의 갖가지 변화하심을 보았다.”
부처님께서 보일광명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연화존부처님은 지난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시고 밤이 지나자 갖가지 신족변화를 나타내 보이시며 그 몸을 변화하여 나타내심이 범천(梵天)에까지 이르렀으며, 정수리의 육계(肉髻)에서 60억 나유타 백천 광명을 놓아 위쪽 세계[上方]의 티끌처럼 수많은 모든 불국토를 비추었다. 그때 위쪽 세계의 보살들이 아래쪽 세계[下方]에 있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 이를테면 크고 작은 철위산(鐵圍山)과 그 밖의 모든 산 따위는 보이지 않고, 다만 부처님의 광명이 미치는 세계만을 보며, 그 모든 세계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수기[記莂]를 받고 혹은 다라니 인욕 삼매를 얻으며, 혹은 높은 지위인 일생보처(一生補處)가 되지만 이 모든 보살들이 지닌 광명은 부처님의 광명으로 인하여 도무지 나타나지 못하였다.
009_1197_a_02L이러한 무리들이 합장한 채 연화존부처님을 향하여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우러러보았다. 이때 오직 32상으로 그 몸을 장엄하고 80종호(種好)로 차례로 장엄함을 보며, 연화존부처님과 그 세계의 갖가지 장엄함을 보고는 환희심을 얻었다. 그때 티끌처럼 수많은 모든 불세계의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연화존부처님의 광명변화와 그 세계를 보고, 제각기 본토(本土)를 떠나서 자기의 신족(神足)으로 모두 함께 와서 저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돌며 공양하여 공경하고 존중하여 찬탄하였다.
선남자여, 그때 저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을 보시고 그 혀[舌相]를 내어서 모든 사천하와 가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하는 등의 여러 중생들을 두루 덮으시자 혹 어떤 보살은 선정에 들고, 어떤 보살은 선정에서 일어나 대중 속에서 연화존부처님께 예배하고 돌며, 어떤 보살은 공양하여 공경하고 존중하여 찬탄하였다. 선남자여, 저 부처님은 이와 같은 넓고 긴 혀를 내어 변화를 지으신 후에 곧 도로 거두시었다.
선남자여, 연화존부처님께서 다시 몸의 털구멍으로부터 광명을 놓으시는데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60억 나유타 백천 광명이 나와서 그 미묘한 광명이 시방을 두루 비추니 모든 방면으로 각각 티끌처럼 수많은 모든 불세계를 지나서 그 세계의 곳곳에 있는 보살들이 수기를 받고는 다라니ㆍ삼매ㆍ인욕을 얻으며, 혹은 높은 지위인 일생보처를 얻는데, 이 광명을 본 후에는 각기 자기의 불세계를 떠나서 신통력으로 모두 다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예배하고 돌며 공양하여 공경하고 존중하여 찬탄하였다. 선남자여, 그때 저 부처님께서 이러한 변화를 거두시고는 다시 모든 보살들과 여러 대중들을 위하여 정법(正法)을 강설(講說)하시고 불퇴륜(不退輪)을 굴리시니 이는 곧 한량없고 가이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큰 이익과 큰 쾌락을 얻게 하려 하심이며, 세간을 가엾게 여기시어 인천(人天)을 위하여 위없는 대승(大乘)을 구족하게 하고자 하심이다.”
부처님께서 보일광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저 불세계는 언제나 부처님의 광명이 비치고 있어서 꽃송이가 오므라들고, 새들이 깃들며, 여래와 보살들은 모든 선정과 사자유희에 들어 환희(歡喜)에 찬 마음으로 해탈락(解脫樂)을 즐기는 그 때가 바로 밤인 줄 안다. 만약 바람이 불어서 꽃들이 땅에 흩어지고, 모든 새들이 서로 미묘한 소리로 조화롭게 노래하며, 여러 가지 꽃이 비 내리듯 내려 사방에서 향기롭고 미묘하고 부드럽고 매끄러운 바람이 불면 부처님과 보살들은 선정에서 일어나는데, 이때 부처님께서 대중들을 위하여 보살법장(菩薩法藏)을 설하시어 성문ㆍ연각의 경지를 뛰어넘도록 해주시기 때문에 이 때가 곧 낮인 줄 안다.
선남자여, 저 불세계의 모든 보살들은 항상 부처님의 소리ㆍ법의 소리ㆍ승(僧)의 소리ㆍ적멸(寂滅)의 소리ㆍ무소유(無所有)의 소리ㆍ6바라밀의 소리ㆍ두려움 없는 힘의 소리ㆍ6신통의 소리ㆍ짓는 바 없는 소리ㆍ생멸 없는 소리ㆍ미묘하고 적정한 소리ㆍ인(因)이 적정한 소리ㆍ연(緣)이 적정한 소리ㆍ대자대비의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수기하는 소리ㆍ순수한 모든 보살의 청정하고 묘한 소리를 듣는데 이러한 소리가 언제나 그 주변에서 들린다. 선남자여, 들리는 소리의 모양이 이와 같다.
009_1197_c_02L선남자여, 저곳의 보살들은 이미 태어났거나 장차 태어날 이가 모두 다 32상을 성취하여 항상 몸의 광명이 1유순을 비추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끝내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는다. 모든 보살들은 모두가 크게 자애로운 마음과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과 부드럽고 연한 마음과 애욕으로 혼탁함이 없는 마음과 조복하는 마음과 적정한 마음과 참는 마음과 선정(禪定)의 마음과 청정한 마음과 장애가 없는 마음과 번뇌[垢]가 없는 마음과 더러움이 없는 마음과 진실한 마음과 법을 기뻐하는 마음과 중생들의 번뇌를 없애 주려는 마음과 대지(大地)와 같은 마음과 일체 세속적인 언어를 떠난 마음과 성스러운 법을 좋아하는 마음과 선한 법을 구하는 마음과 나[我]를 떠난 마음과 생로병사를 떠난 적멸(寂滅)한 마음과 모든 번뇌를 불사르는 마음과 모든 얽힘을 푸는 적멸한 마음과 모든 법에 움직임이 없는 마음을 성취하였다.
선남자여, 저 모든 보살들은 마음을 오로지하는 힘과 발하며 일으키는 힘과 인연의 힘과 원(願)의 힘과 다툼을 없애는 힘과 일체법을 관(觀)하는 힘과 모든 선근의 힘과 모든 삼매의 힘과 많이 들은 힘과 계(戒)를 지키는 힘과 크게 버리는 힘과 참는 힘과 정진(精進)의 힘과 선정(禪定)의 힘과 지혜의 힘과 적정(寂靜)의 힘과 사유(思惟)의 힘과 모든 신통의 힘과 염(念)의 힘과 보리(菩提)의 힘과 모든 마(魔)를 부수는 힘과 모든 외도(外道)를 굴복시키는 힘과 모든 번뇌를 끊는 힘을 얻었다. 저 불국토에 이미 태어났거나 앞으로 태어날 보살들은 모두 진실한 보살이며 이미 한량없는 백천의 모든 불 세존께 공양하여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모든 선근을 심었다.
009_1198_a_02L저 모든 보살은 선미(禪味)로 밥을 삼고 법식(法食)과 향식(香食)으로 밥을 삼음이 마치 범천(梵天)과 같아서 덩어리진 음식이 없고 그 이름도 없으며, 착하지 않음이 없고 여인도 없고, 괴로움을 받음ㆍ사랑하고 증오함ㆍ그 밖의 모든 번뇌도 없으며, 나아가 나와 내 것ㆍ몸과 마음의 고뇌ㆍ3악도 등의 모든 명자(名字)도 없으며, 어둡고 냄새나는 곳과 깨끗하지 않은 가시ㆍ더러운 산ㆍ언덕ㆍ흙ㆍ모래ㆍ자갈 등과 해ㆍ달ㆍ별ㆍ불의 빛과 수미산ㆍ큰 바다ㆍ크고 작은 두 철위산ㆍ그 중간의 깊고 어두운 곳들이 모두 없으며, 또한 비ㆍ홍수ㆍ사나운 바람과 8난처(難處)도 없으며 이러한 모든 명자(名字)조차 없다.
선남자여, 저 부처님 세계는 항상 부처님의 광명과 보살의 보광(寶光)으로 조명(照明)을 삼아서 가장 미묘하고 청정한 광명이 나라에 두루 가득하고, 그 가운데 선과(善果)라는 새가 있어 언제나 근(根:五根)ㆍ역(力:五力)ㆍ각(覺:七覺支)ㆍ도(道:八正道)의 미묘한 소리를 내느니라.”
그때 보일광명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부처님 세계의 세로와 가로는 얼마나 되며, 부처님께서 세상에 머무시는 수명과 설법하시는 기간은 얼마 동안이며, 지난밤에 비로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셨다면 멸도(滅度)하신 뒤 법(法)이 얼마 동안 머물며, 모든 보살은 얼마 동안이나 세상에 머물며, 또 저 세계에 태어나는 보살들이 얼마나 먼 예전부터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 스님들께 공양했습니까?
연화세계가 부처님께서 나오시기 전에는 어떠한 이름이었으며, 저 세계의 먼젓번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지는 얼마나 되었으며, 멸도하신 지 얼마나 지나서 연화존불께서 성도(成道)하셨으며, 또 무슨 인연으로 시방세계의 곳곳에 계신 부처님들은 사자유희삼매(師子遊戱三昧)에 드셔서 갖가지 신족ㆍ변화를 나타내어 모든 보살들 가운데 어떤 이는 보고 어떤 이는 보지 못했습니까?”
009_1198_b_02L그때 부처님께서 보일광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저 수미산왕은 높이가 16만 8천 유순이며, 너비가 8만 4천 유순인데, 가령 어느 때 어떤 사람이 부지런히 정진하여 환화력(幻化力)이나 선정력(禪定力)으로 수미산을 부수어 겨자씨처럼 만들었다면 그 수효는 모든 계산법을 초월한 것으로 불 세존ㆍ일체지자(一切智者)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런데 한 개의 겨자씨로 하나의 사천하로 삼고 연화세계 안에 있는 사천하의 수를 헤아린다면 그 겨자씨의 수가 다해야 한다. 이 가운데에 모든 보살들이 가득 차 있는데 그들은 마치 서방 안락세계에 있는 보살들과 같다.
선남자여, 과거 전단세계에 출현하셨던 처음 부처님의 명호는 일월존(日月尊)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이시고, 수명은 설법하시는 동안인 30중겁이었다. 또한 멸도하시려 할 때 어떤 보살은 원력으로 다른 불토에 옮겨가고, 남아 있는 자들은 ‘오늘밤 중분에 일월존여래께서 열반에 드실 것인데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는 우리가 마땅히 10중겁 동안 정법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 그런데 이 정법이 없어진 뒤에는 누가 능히 다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될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009_1198_c_02L그때 허공인(虛空印)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본원(本願) 때문에 일월존여래께서 그에게 수기(授記)하셨다. ‘선남자여, 내가 멸도한 뒤에 정법(正法)이 세상에 10중겁 동안 머무를 것이고, 10중겁이 지나면 그밤 초분에 정법이 없어지고, 이때 너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연화존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이라 이름하리라.’
그때 모든 보살마하살은 일월존불의 처소에 이르렀으며, 처소에 이른 후에 모든 보살들은 선정력으로써 갖가지 사자유희를 자재하게 하여 일월존여래께 공양을 올린 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나서 이렇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10중겁 동안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선남자여, 이때 일월존여래께서 허공인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해료일체다라니문(解了一切陀羅尼門)을 받아 지녀라. 과거의 모든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서도 이미 부처의 직위(職位)를 받은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이 다라니를) 설하셨고, 지금 현재 시방의 모든 부처님도 부처의 직위를 받은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설하셨으며, 미래의 모든 불 세존들도 앞으로 부처의 직위를 받은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설하셨다. 이른바 해료일체다라니문은 이러하다.
그때 미묘한 큰 광명이 시방에 두루 비춰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세계를 비추니 그 가운데 있는 수미산왕과 크고 작은 철위산 등도 눈에 장애되지 않고 다만 세계의 땅이 평평함이 마치 손바닥을 보는 것과 같았고, 시방세계 곳곳마다 한량없는 보살들이 선정ㆍ총지(總持)ㆍ인욕을 얻었는데, 이러한 무리들이 부처님의 신력으로 자기 나라에서 떠나 홀연히 사바세계의 기사굴산에 와서 여래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모든 보살들이 얻은 갖가지 자재신족으로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
009_1200_c_02L공양한 후에는 각각 차례로 한 쪽에 앉아서 해료일체다라니문을 들으려고 하였다. 헤아릴 수 없는 욕계ㆍ색계(色界)의 모든 하늘들도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또한 각각 차례로 한 쪽에 앉아서 해료일체다라니문을 듣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대중이 모두 다 연화부처님의 세계와 부처님께서 대보살들에게 둘러싸이신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때 세존 석가모니께서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을 설하시니 72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이 다라니문을 얻고 곧 헤아릴 수 없는 시방 세계의 모든 불 세존과 모든 부처님의 청정하고 미묘한 세계를 볼 수 있었으므로 이 보살들이 일찍이 없던 일에 놀랐으며, 이 보살들이 선정력ㆍ사자유희로써 자재함을 얻었으므로 여러 가지 공양구를 만들어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만약 보살이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을 닦으면 곧 8만 4천 다라니문과 7만 2천 삼매문과 6만 법취문(法聚門)을 얻어서 곧 대자대비를 얻고, 37조도법(助道法)을 알아서 온갖 지혜를 얻어 걸림이 없게 된다. 이 다라니문이 일체 불법(佛法)을 포섭하였으므로 모든 부처님께서 이 다라니를 요달해 아신 후에는 모든 중생을 위하여 무상법(無上法)을 설하여 오랫동안 세상에 머물러서 열반에 들어가지 않으신다.
009_1201_a_02L선남자여, 너희들은 지금 보았으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곧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의 위신력으로 이 대지를 여섯 가지로 진동시키고, 미묘하고 청정한 광명이 시방에 두루 비치어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부처님 세계에 퍼져 그 빛이 미치는 곳마다, 한량없는 세계의 모든 보살들이 이 모임에 와서 해료일체다라니문을 들으려고 하였고, 아울러 이 세계에 속하는 한량없는 욕계(欲界)ㆍ색계(色界)의 모든 하늘이 화합하여 모였으며 다시 모든 용ㆍ야차ㆍ아수라ㆍ사람인 듯 사람아닌 듯한 무리들[人非人]이 모두 와서 해료일체 다라니문을 들으려고 하였다.
만약 보살이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을 듣고 나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베껴 쓰면 그 사람은 위 없는 열반에 이르게 되며 항상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 많은 스님들을 공양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읽고 외울 수 있다면 모든 악업이 영원히 끊어져서 남음이 없고, 몸을 바꿔 태어날 적에는 초지(初地)를 지나서 제2주(第二住)에 오를 것이다.
009_1201_b_02L보살마하살이 만일 능히 해료일체다라니문을 수행하면 5역중죄(逆重罪)를 지었더라도 모두 소멸되어서 다시 태어날 때에는 초지를 지나서 제2주를 얻을 것이다. 만약 5역죄가 없다면 곧 이 몸에 있는 무거운 업장이 영원히 모두 없어져서 몸을 바꾸면 바로 초지를 지나서 제2주를 얻을 것이다. 만약 읽고 외우고 수행할 수 없더라도 이 법을 들을 때, 비단을 법사에게 바치는 자는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각각 그 세계에서 그 사람을 ‘훌륭하고 훌륭하다’라고 곧 찬탄하시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하시리니, 이 보살이 이 공양한 인연으로 머지 않아 부처님의 직위를 받아서 일생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만약 향을 공양하는 자는 오래지 않아서 반드시 무상정향(無上定香)을 얻을 것이고, 꽃을 공양하는 자는 오래지 않아서 반드시 무상지화(無上智華)를 얻을 것이며, 만약 진귀한 보배로써 법사에게 공양하는 자는 오래지 않아 반드시 37조도법(助道法)의 보배를 얻을 것이다.
그 때의 모임에도 한량없는 보살마하살이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불 세존을 보았으며, 이때 시방의 한량없고 가없는 보살들이 각각 자기의 세계를 떠나서 홀연히 전단세계(栴檀世界)에 와서는, 일월존불을 뵙고 예배하고 돌며 공양하여 공경하고 존중하여 찬탄하면서 모두가 이 다라니문을 들으려고 하였다.
선남자여,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내가 이미 허락하였으니 너희들이 만약 일생보처에 있다면 10중겁 동안에 멸정(滅定)에 들어가면 그 나머지 보살들은 마땅히 10중겁 동안 허공인보살마하살에게서 이 다라니문의 보살법장(菩薩法藏)을 받아 지니고, 이 법을 받아 가짐에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계신 부처님을 뵐 것이고, 부처님을 뵙기 때문에 마음에 환희가 생겨서 선근을 심게 되리라.”
009_1201_c_02L그때 모임 가운데 갖가지 자재로운 사자유희를 얻은 보살들이 갖가지 공양구(供養具)를 부처님께 올렸고, 공양한 후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허공인보살마하살이 10중겁을 지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서 위없는 법륜을 굴리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여, 그대가 말한 것처럼 이 허공인보살마하살이 10중겁 후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그 밤이 지나면 곧 바로 법륜을 굴릴 것이다. 그때 허공인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그 밤이 지나면 곧 정법륜(正法輪)ㆍ불퇴법륜(不退法輪)ㆍ무상법륜(無上法輪)을 굴려서 그때 모임에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억 나유타 보살들이 맨 먼저 허공인보살을 따라서 10중겁 동안 이 다라니문을 받은 자는 퇴전치 않음을 얻으며, 일생보처로 있던 이들은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된다.
선남자여, 만약 어떤 보살이 이 다라니를 많이 수행하고 배우지 않더라도 내세에는 초지를 지나서 2주위(住位)에 오르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고 결정코 이 다라니문을 얻을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후 일월존 여래께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신족변화를 보이시고 허공인보살마하살을 위하여 나라연삼매(那羅延三昧)를 보이시면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이 선정[定]을 얻으면 문득 금강의 몸(金剛之身)을 얻으리라.”
009_1202_a_02L다시 일체 장엄삼매광명(莊嚴三昧光明)을 보이시면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가 비록 아직은 이 바른 법륜을 굴리지 못하더라도 꿈에라도 모든 보살을 위하여 이 다라니문을 설한다면 그대가 그때 문득 여래의 신분(身分)인 32상과 80종호를 얻을 것이며, 또 이 일체 장엄삼매광명을 놓아 한량없는 일체 세계를 두루 비추고, 다시 그 광명을 통하여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되리라.”
다시 금강장삼매(金剛場三昧)를 보이시면서 말씀하셨다. “이 삼매력(三昧力) 때문에 비록 아직은 보리수 아래 도량(道場)에 앉지 못하였고, 아직은 법륜을 굴리지 못하더라도 이미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서 미묘한 법을 설한 것이 되리라.” 다시 윤수삼매(輪鬚三昧)를 보이시면서 말씀하셨다. “이 삼매력 때문에 법륜을 굴리게 될 것이며 법륜을 굴리면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억 나유타 보살이 마땅히 마지막 선정을 얻으리라.” 고 하시니라.
그때 허공인보살마하살이 이 말씀을 듣고서 스스로 법륜을 굴릴 수 있음을 알고는 기뻐 날뛰면서 한량없는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나서 모두 각자의 누각[樓觀]으로 들어갔으며, 그때 그 부처님께서는 곧 그 밤으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가셨다. 다음날 모든 보살들이 사리에 공양하고 나서 다시 각각 보배 누각으로 돌아갔으며, 타방(他方)에서 온 보살들도 각각 자기의 본불세계(本佛世界)로 돌아갔고, 일생보살은 10중겁 동안 멸진정에 들어갔으며 그 나머지 보살들은 허공인보살이 미묘한 법을 설하였기 때문에 10중겁이 지날 동안 선근을 심을 수 있었다.
009_1202_b_02L이 허공인보살마하살이 비로소 지난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곧 오늘 바른 법륜을 굴리는데 갖가지 신족 변화를 나타내어 보여서 백천억 나유타 한량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게 하는 것이며, 내가 지금 여기서 이 다라니문을 설할 때에는 80나유타 백천 보살들이 무생인(無生忍)을 얻었고, 72억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게 되었으며, 72나유타 백천 보살들이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을 얻었고, 한량없고 가없는 하늘과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다.
부처님께서 해탈원증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보살이 4법(法)을 성취하면 이 다라니문을 닦을 수 있다. 4법이란 무엇인가? 보살이 4성종(聖種) 가운데에 머물러서 검소한 옷ㆍ음식ㆍ침구ㆍ의약(醫藥)을 얻는 것에 만족할 줄 아는 것이다. 보살이 이와 같은 4법을 성취하면 이 다라니문을 닦을 수 있다.
009_1202_c_02L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5법(法)을 성취하면 이 다라니문을 닦을 수 있다. 5법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금계(禁戒)를 가짐이니, 이른바 해탈계(解脫戒)를 애호하고 위의행(威儀行)을 성취하고, 계법(戒法)을 지키되 두려운 마음 내기를 소금강(小金剛)과 같이 하여야 하며, 모든 계를 받아 지니고 닦을 뿐 아니라 파계(破戒)한 자를 보면 권하여서 계를 지키도록 하며, 사견(邪見) 가진 이를 보면 정견(正見)을 갖도록 권하며, 위의를 잃은 자를 보면 위의를 갖추도록 권하며, 마음이 산란한 자를 보면 한 마음을 갖도록 권함이며, 이승(二乘)을 좋아하는 자를 보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안주(安住)하도록 권하는 것이다. 보살이 이와 같은 5법을 성취하면 이 다라니문을 닦을 수 있다.
또 선남자여, 보살이 6법(法)을 성취하면 이 다라니문을 닦을 수 있다. 어떤 것이 6법인가. 스스로 많이 들어서 통달하여 걸림이 없게 하고 들은 것이 적은 이를 보면 많이 듣도록 권하며, 스스로 인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인색한 자를 보면 인색하지 않는 법에 안주하도록 하며, 스스로 질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질투하지 않는 법에 안주하도록 하며, 스스로 두려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두려워하는 자를 보면 무외(無畏)를 베풀어서 옹호해 주고 좋은 말로 타일러서 편안하게 해주며, 마음으로 아첨하지 않고 간사함이 없으며, 공(空)삼매를 행하는 것이다. 보살이 이와 같은 6법을 성취하면 이 다라니문을 닦을 수 있다.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상모법(相貌法)을 성취하고서 7년 동안 일체 다비리(陀毘梨) 글귀[章句]를 모두 총괄하여 밤낮 6시(時)로 예배 공경하고, 일심으로 사유(思惟)하며, 신(身)ㆍ염(念)ㆍ처(處)를 반연하여 공(空) 삼매를 행하며, 이와 같은 다라니 글귀를 독송하고 일어날 때에는 널리 시방 일체 세계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생각할 것이니,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하여 7년이 지나면 문득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을 얻을 것이며, 보살이 이 다라니문을 얻고 나면 이러한 성스러운 청정안(淸淨眼)을 얻어서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세계 중에 곳곳마다 계신 모든 불 세존이 열반을 취하지 않고 계심을 볼 것이며, 또한 갖가지 한량없는 신족변화를 나타냄을 볼 것이다.
009_1203_a_02L이 보살이 이때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빠짐없이 다 보기 때문에 곧 8만 4천 다라니문과 7만 2천 삼매문과 6만 법문을 얻게 된다.
보살마하살이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을 얻고 나면 다시 중생계에서 대자비를 얻는다. 또한 보살마하살이 이 법문을 얻고 나면 가지고 있던 5역중죄 등은 몸을 바꾸면서 곧 영원히 없어져 버리며 제3생에 가서는 모든 업장이 다 없어져서 제10주(住)에 오르게 된다. 만약 5역죄가 없다면 그 나머지 모든 업은 현생에 아주 없어져 버리고 한 생[一生]만 더 지나면 제10주에 오르며, 오래지 않아서 37품과 일체지(一切智)를 얻는다.
선남자여,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이 능히 모든 보살마살을 크게 이롭게 하며 보살이 항상 모든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생각하므로 갖가지 신족변화를 볼 수 있고 이 변화를 보고 나면 곧 이러한 무루(無漏)의 환희를 얻게 되고, 이 환희로 말미암아 다시 문득 이와 같은 신족변화를 얻으며, 이 신족의 힘으로 능히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세계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게 되며, 공양을 올린 후에는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미묘한 법을 들으며 법을 들었기 때문에 곧 다라니 삼매ㆍ인욕을 얻어서 문득 다시 이 부처님 세계에 오르게 된다.
선남자여, 이 다라니문이 능히 이렇게 크게 이로운 일을 하여서 악업을 소멸시키고 선근을 자라나게 한다.”
009_1203_a_18L善男子!是陁羅尼門能作如是大利益事,損滅惡業、增諸善根。”
009_1203_b_02L그때 모든 보살들이 다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과거에 한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이 다라니문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 곧 이를 얻었습니다.” 또 어떤 보살이 아뢰었다. “저희는 이미 두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부처님 처소에서 이 다라니문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 곧 이를 얻었습니다.” 또 어떤 보살이 아뢰었다. “저희는 이미 세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이 다라니문을 들었으며 듣고서 곧 이를 얻었습니다.” 또 어떤 보살이 아뢰었다. “저희는 이미 네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부처님들 처소에서 이 다라니문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 곧 이를 얻었습니다.”
또 어떤 보살이 아뢰었다. “저희는 이미 다섯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부처님들 처소에서 이 다라니문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 곧 이를 얻었습니다.” 또 어떤 보살이 아뢰었다. “저희는 이미 여섯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부처님들 처소에서 이 다라니문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 곧 이를 얻었습니다.” 또 어떤 보살이 아뢰었다. “저희는 이미 일곱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부처님들 처소에서 이 다라니문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 곧 이를 얻었습니다.” 또 어떤 보살이 아뢰었다. “저희는 이미 여덟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부처님 처소에서 이 다라니문을 들었으며 곧 이를 얻었습니다.” 또 어떤 보살이 아뢰었다. “저희는 이미 아홉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부처님 처소에서 이 다라니문을 들었으며 곧 이를 얻었습니다.”
그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과거에 열 개의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겁을 지나 오는 동안 대겁(大劫)이 있었는데 이름은 선보변(善普遍)이며 이 겁 중에 사바세계는 미묘청정일체장엄(微妙淸淨一切莊嚴)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때 여기에 출현하셨던 부처님의 명호는 사라왕(娑羅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이셨습니다.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비구승과 또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공경하여 둘러 앉았습니다.
009_1203_c_02L그때 사라왕부처님께서 대중들을 위하여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을 설하셨고, 제가 그때 그 부처님 처소에서 이 법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 닦아 배우고 배운 후에는 곧 더욱 넓고 구족함을 얻었습니다. 이와 같은 한량없고 가없는 겁 동안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 부처님이 계셨는데 제가 그때 그 수명을 따라서 모든 보살들이 얻은 갖가지 사자유희자재삼매로써 이러한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저는 그때 문득 낱낱 부처님 처소에서 한량없고 가없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 선근(善根)을 심었으며, 선근을 심고 나서는 한량없이 큰 공덕 무더기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선근이 있었기 때문에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제게 수기하셨고 이 본원(本願)으로 오랫동안 생사에 머물면서 때를 기다렸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지 않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여래께서 이제 제게 부처님의 직위를 주셔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해 주십시오.”
009_1203_c_14L世尊!惟願如來,於今與我受佛職位,令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대가 말한 것처럼 사라왕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 그대는 이미 이 해료일체다라니문을 얻었다. 미륵이여, 그대가 과거 10대겁 중에 만약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려고 했더라도 그대는 구족하고 신속하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었을 것이다. 미륵이여, 그대는 오랫동안 생사에 머무르는 것이 본원이었으므로 성불하지 않고 때를 기다린 것이다. 미륵이여, 내 이제 그대에게 부처님의 직위를 주노라.”
이 해탈법문을 설하신 후에 5만 6천의 아수라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 모두 불퇴전을 얻었다.
009_1205_a_03L說是解脫章句已,五萬六千阿修羅,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皆得不退轉。
그때 세존께서 무소외평등지(無所畏平等地)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모든 불 세존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이 매우 어려운 것이며 이 법을 널리 펴는 것 또한 배나 어렵다. 이 법은 곧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으로 익히고 닦을 바이니, 선남자여, 이와 같은 다라니는 능히 보살들로 하여금 위덕(威德)을 성취하게 한다.
선남자여, 여래가 본래 보살도를 행할 때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로써 이 다라니를 포섭하였고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만억 모든 불 세존께 공양하고 공경하였다.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혹은 보시를 행하고, 혹은 범행(梵行)을 닦아서 청정하게 계를 지키며, 혹은 부지런히 정진하고, 혹은 인욕을 닦으며, 혹은 삼매에 들고, 혹은 지혜를 닦아 익혀서 갖가지로, 순수하고, 선하고 청정한 업을 닦았으므로 내가 이제 위없는 지혜[無上智]를 얻었다.
선남자여, 내가 과거에 한량없는 아승기 억 나유타 겁 동안 보살도를 닦을 때 항상 거짓말[妄言]ㆍ두 가지 말[兩舌]ㆍ욕설[惡口]ㆍ꾸밈말[綺語]을 멀리하였으므로 이제 이러한 혀 모양을 얻었다. 선남자여, 이러한 인연이 있기 때문에 모든 불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는 진실하여 허망함이 있을 수 없다.”
009_1205_b_02L그때 세존께서 갖가지 신족변화를 보이셨고, 변화를 마치시고는 변일체공덕(遍一切功德)삼매에 들어가셨으며, 이 삼매에 들어가신 후에는 넓고 긴 혀를 내셔서 얼굴을 덮으시고, 그 혀에서 60억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이 미묘하여 삼천대천 세계를 두루 비추었고 지옥ㆍ아귀ㆍ축생ㆍ하늘ㆍ인간들이 모두 그 광명을 받아서 지옥중생으로서 몸이 불타오르던 자는 이 광명 때문에 순식간에 맑고 시원한 즐거움을 얻었으며, 이 모든 중생들에게는 곧 그 앞에 각각 화신불[化佛]이 나타나니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하였다. 이때 중생들은 부처님을 뵈었기 때문에 모두 쾌락을 얻었고 각기 ‘우리가 이 부처님의 은덕으로 이렇게 즐거움을 얻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그 화신불께 마음으로 환희하면서 합장 공경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저 모든 중생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지금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법에 귀의합니다. 스님께 귀의합니다’라고 말한다면 이 인연으로 항상 쾌락을 얻을 것이다.” 모든 중생들은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한 채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서 말하였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법에 귀의합니다. 스님께 귀의합니다.”
이 모든 중생들이 이 선근의 인연으로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혹은 천상에 혹은 인간세상에 태어났으며, 찬 얼음 지옥[寒氷地獄]에서 고통을 받던 중생도 훈훈한 바람이 그 몸에 불어와서 나아가 천상과 인간세상에 태어났으며, 굶주림과 목마름에 시달리던 아귀 중생들도 부처님의 광명을 받았기 때문에 기갈을 면하면서 쾌락을 받았으며, 또한 각각 그 앞에 한 분의 화신불이 있어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하였는데 부처님을 보았기 때문에 모두 쾌락을 얻었다. 각자가 ‘부처님의 은혜로 우리가 쾌락을 얻었다’라고 생각하면서 화신불의 처소에서 마음으로 기뻐하고 합장공경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천상과 인간을 위하여 또한 숙세의 인연을 보이셨으므로 한량없고 가없는 중생들이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 앉아서 미묘한 법을 받았다. 그때 헤아릴 수 없는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고, 수없는 보살마하살들이 다라니 삼매ㆍ인욕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