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부처님께서 벌써 대중을 위하여 이 십천 천자의 옛적 인연을 말씀하시고, 다시 보리수의 신과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전생에 보살도를 행할 적에, 물과 밥을 보시하여 저 고기의 목숨을 건졌을 뿐 아니라 마침내는 아끼는 몸까지 버렸다. 이런 인연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그 함을 열어라.” 아난다는 분부대로 열었다. 사리가 있었는데 희기가 흰 눈과 구물두화[純白蓮花] 같았다.
009_1355_b_06L佛言:“汝可開函。”時阿難陁奉敎開已,見有舍利,白如珂雪拘物頭花。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함 속에 사리가 있는데 빛이 묘하며 특이합니다.”
009_1355_b_08L卽白佛言:“函有舍利,色妙異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너는 이 보살의 뼈를 가져오너라.” 아난다는 곧 그 뼈를 가져다가 부처님께 바쳤다.
009_1355_b_09L佛言:“阿難陁!汝可持此大士骨來。”時阿難陁卽取其骨,奉授世尊。
부처님께서 받으시고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고행한 보살이 남긴 몸의 사리를 보아야 하느니라.”
009_1355_b_11L世尊受已,告諸苾芻:“汝等應觀苦行菩薩遺身舍利。”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而說頌曰:
보살은 수승한 덕성과 상응하는 지혜로 용맹 정진하여 6바라밀 원만히 하고 항상 쉬지 않고 깨달음을 닦아 놓지 않고 견고한 마음으로 게으르지 않네.
009_1355_b_12L菩薩勝德相應慧, 勇猛精勤六度圓;
常修不息爲菩提, 不捨堅固心無倦。
“너희들 필추는 모두 보살 본신(本身)에 예경해야 한다. 이 사리는 곧 이 한량없는 계(戒)ㆍ정(定)ㆍ혜(慧)의 향기 그윽히 배인 것으로 가장 훌륭한 복전이며 극히 만나기 어려운 것이다.” 이때 여러 필추와 대중들이 모두 진심으로 합장하고 공경하여 사리에 정례하고 미증유의 일들을 찬탄하였다.
이 나라의 왕비는 세 아들을 낳았는데 용모가 단정해서 사람들이 보고 싶어했다. 태자는 마하파라(摩訶波羅)라 이름했고, 둘째 아들은 마하제바(摩訶提婆)라 이름했고, 어린 아들은 마하살타(摩訶薩埵)라 이름하였다. 이때 대왕이 노닐며 산 숲을 구경하려 했다. 세 왕자가 모두 따라 나섰다가 꽃과 과일을 구하기 위하여 부왕과 떨어져서 돌아다녔다. 큰 대숲에 이르러 그 속에서 잠깐 쉬게 되었다.
그때 살타왕자는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목숨을 버릴 때는 바로 지금이로구나. 어째서인가?’
009_1356_a_17L爾時薩埵王子便作是念:‘我捨身命,今正是時。何以故?
나는 오랜 전부터 이 몸 가지고 있었지만 냄새나고 고름 흘러 사랑할 것 하나도 없네. 이부자리와 옷과 음식 코끼리와 말과 수레며 진귀한 재물 공급해도 변하여 없어지는 법인 이 몸뚱이는 덧없고 언제나 구하지만 만족하기 어렵고 보존키 어려워 늘 먹을 것 주건만 원수같이 해할 마음 품고 끝내는 나를 버리고 돌아가서 은혜를 모르네.
009_1356_b_02L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이 몸을 버리게 되면 한량없는 등창ㆍ종기ㆍ나쁜 질병과 백천 가지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 된다. 이 몸엔 대소변만이 있고, 굳건하지 못함이 물거품 같으며 모든 벌레가 모여 있는데, 피ㆍ맥ㆍ힘줄ㆍ뼈가 서로 이어졌으므로 귀찮고 근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 반드시 이 몸을 버려 위없는 구경의 열반을 구하여 근심 걱정과 무상(無常)한 고통을 영영 여의어야 할 것이다. 나고 죽음을 그치고 모든 번뇌를 끊고, 정(定)ㆍ혜(慧)의 힘을 원만히 닦아서 백 가지 복을 갖추고 일체지를 이루어 여러 부처님께서 찬탄하신 미묘한 법신을 증득하고 나서는 모든 중생에게 한량없는 법의 즐거움을 베풀겠다.’
009_1356_c_02L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호랑이가 지금 야위고 기운이 없어 나를 먹을 수가 없겠구나.’하고 생각한 끝에 일어나 칼을 찾았으나 얻지 못하고 곧 마른 대로 목을 찔러 피를 내가지고 호랑이 곁으로 가까이 갔다. 이때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해는 밝은 빛을 잃어 마치 라후라(羅睺羅)가 손으로 가린 것 같아서 온 세상이 어둡고, 하늘에서는 이름난 꽃과 묘한 향가루가 내려 분분히 어지럽게 흩어져 숲 속에 가득 찼다.’
대사(大士)가 중생구제의 대비심 내어 중생들을 외아들처럼 평등하게 보면서 용맹과 환희로 마음에 아낌없이 몸 희생하여 고통 없애주시니 복이 한량없네.
009_1356_c_09L大士救護運悲心, 等視衆生如一子;
勇猛歡喜情無悋, 捨身濟苦福難思。
결정코 참되고 항상하고 승묘한 경지 이르러 생사의 결박 영영 벗어나 머지않아 깨달음 얻어서 고요하고 안락하게 무생(無生)을 증득하리라.
009_1356_c_11L定至眞常勝妙處, 永離生死諸纏縛;
不久當獲菩提果, 寂靜安樂證無生。
이때 굶주린 호랑이는 보살의 목 아래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자 문득 덤벼들어 피를 핥고 살을 먹어 뼈만 남겨 놓았다.
009_1356_c_13L是時餓虎旣見菩薩頸下血流,卽便舐血噉肉皆盡,唯留餘骨。
그때 첫째 왕자가 땅이 진동하는 것을 보고 나서 그 아우에게 말하였다.
009_1356_c_15L爾時第一王子見地動已,告其弟曰:
대지와 산과 강이 모두 진동하고 온 세상 컴컴하여 햇빛 없으며 하늘 꽃이 마구 공중에 흩어지니 우리 아우 몸 버림 틀림이 없네.
009_1356_c_16L大地山河皆震動, 諸方闇蔽日無光;
天花亂墜遍空中, 定是我弟捨身相。
둘째 왕자가 형의 말을 듣고 말하였다.
009_1356_c_18L第二王子聞兄語已,說伽他曰:
우리가 살타의 자비한 말 듣고 저 호랑이의 야윈 몸 보니 굶주림에 못 견디면 새끼 먹을까봐 아마도 아우가 몸 버렸나보다.
009_1356_c_19L我聞薩埵慈悲語, 見彼餓虎身羸瘦;
飢苦所纏恐食子, 我今疑弟捨其身。
009_1357_a_02L 이때 두 왕자는 크게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울며불며 탄식하면서 뛰어서 호랑이 있는 데로 가보았다. 아우의 의복이 대나무 가지 위에 걸려 있는 것과 뼈와 머리털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흐른 피가 진흙이 되어 그 땅을 흥건히 적신 것을 보았다. 이것을 보고서는 그만 기절하였다. 몸을 아우의 뼈 위에 던진 뒤 얼마 만에 겨우 깨어났다. 일어나 소리내어 크게 울며 탄식하였다.
그때 왕후는 높은 누각 위에서 자다가 문득 꿈을 꾸었는데, 상스럽지 못한 꿈이었다. 두 젖통을 잘리고, 어금니가 빠져 떨어졌고, 비둘기 새끼 셋을 얻었다가 한 마리는 매에게 빼앗기고 두 마리는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이었다. 부인은 진동하는 소리에 놀라 깨어나자 가슴이 떨리고 불길한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하였다.
어째서 지금 대지가 움직이고 강ㆍ숲ㆍ나무가 모두 흔들릴까? 해는 빛이 없어 무엇에 덮인 듯 눈꺼풀은 바들바들 젖가슴은 떨리네.
009_1357_a_13L何故今時大地動, 江河林樹皆搖震;
日無精光如覆蔽, 目瞤乳動異常時。
심장을 화살로 쏜 듯 근심과 고통 온몸이 떨려 안절부절 내 꿈이 상서롭지 못하니 필시 무슨 변고 있으리.
009_1357_a_15L如箭射心憂苦逼, 遍身戰掉不安隱;
我之所夢不祥徵, 必有非常災變事。
부인의 두 젖에서 젖이 문득 흘러나왔다. 이것을 생각하니, 반드시 변괴한 일이 있을 듯하였다.
009_1357_a_17L夫人兩乳忽然流出,念此必有變怪之事。
이때 시녀들이 바깥 사람들이 ‘왕자를 찾았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하는 말을 듣고 걱정하면서 궁중에 들어와서 부인에게 여쭈었다. 왕후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걱정과 비통한 생각이 나서 눈물이 눈에 가득 차서 임금이 있는 데에 이르러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저는 대궐 밖의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우리 사랑스런 막내를 잃었다고요.’
009_1357_b_02L왕이 이 말을 듣고 나더니 놀라 어쩔 줄 모르면서 목 메인 소리로 말하였다.
‘어찌할꼬. 오늘 나의 사랑스런 막내를 잃다니.’ 그리고는 곧 눈물을 닦으면서 부인을 위로하였다. ‘왕비, 당신은 너무 근심하고 슬퍼하지 마시오. 내 이제 같이 나가서 사랑하는 아들을 찾아보리다.’
009_1357_c_02L 보살이 몸 버린 땅에 이르러 해골과 뼈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보고, 마치 모진 바람에 큰 나무가 쓰러진 것처럼 한꺼번에 땅에 쓰러져 기절하였다. 마음은 혼미하여 아무것도 몰랐으며 대신들이 왕과 부인의 얼굴에 물을 뿌려 정신을 차리자 두 손을 번쩍 들고 울면서 탄식하였다.
009_1358_a_02L다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전생에 비록 번뇌와 탐ㆍ진ㆍ치 등을 갖추었지만 지옥ㆍ아귀ㆍ축생 다섯 갈래 가운데서 능히 인연을 따라 구제하여 벗어나게 하였거든 하물며 지금 번뇌가 있겠느냐? 남은 습기마저 없어져 천중과 인간의 스승이라 이름하노라. 한 중생을 위하여 많은 겁을 지나도록 지옥의 모든 고통을 대신 받아, 생사 번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할 뿐이다.”
도중에서 만난 두 아들 눈물이 범벅되어 체면도 모르고 가슴 치며 괴로워하네. 부모가 보고 나서는 더욱 근심과 슬픔 안고 함께 몸 보시한 산 숲으로 나아갔네.
009_1359_a_08L路逢二子行啼泣, 椎胸懊惱失容儀;
父母見已抱憂悲, 俱往山林捨身處。
보살이 몸 보시한 이곳에 당도하니 모두 슬픔 북 바쳐 통곡하며 괴로워하네. 영락을 벗어놓고 애절한 마음 극진히 하여 보살의 남은 뼈를 거두어 모아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양 올리고 함께 칠보로 솔도파(窣堵婆 : 塔) 지어 저 사리를 함(函) 속에 안치하고서 수레에 올라 근심 품고 성읍(城邑)으로 나아갔네.
그때 묘당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찬탄의 말씀을 여쭈었다.
009_1359_c_15L爾時,妙幢菩薩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而說讚曰:
모니(牟尼)께서는 백복의 모습으로 원만하사 한량없는 공덕으로 그 몸을 장엄하시었네. 넓고 크고 청정하시니 사람들이 뵙기 좋아해 마치 천 개의 해가 그 광명 널리 비추듯 하네.
009_1359_c_17L牟尼百福相圓滿, 無量功德以嚴身,
廣大淸淨人樂觀, 猶如千日光明照。
불꽃의 빛깔 가없고 그 광명 몹시 치성해 묘한 보배 덩어리 모양처럼 장엄하셨네. 해가 처음 돋아서 허공에 비추듯이 붉고 흰 것 분명한데 금빛이 사이에 나타나네.
009_1359_c_19L焰彩無邊光熾盛, 如妙寶聚相端嚴,
如日初出映虛空, 紅白分明閒金色。
또한 순금 산의 광명이 널리 퍼져 백천의 여러 국토에 두루 비치듯 중생의 한량없는 고통을 능히 없애주시고 가없는 훌륭한 즐거움 그들에게 모두 주시네.
009_1359_c_21L亦如金山光普照, 悉能周遍百千土,
能滅衆生無量苦, 皆與無邊勝妙樂。
모든 상호 갖추시어 장엄하고 청정하시니 이 세상의 온갖 중생 뵙기를 싫어하지 않네. 머리카락 보드랍고 검푸른 그 빛깔 마치 검은 벌들이 예쁜 꽃에 엉겨 붙은 듯하네.
009_1359_c_23L諸相具足悉嚴淨, 衆生樂睹無厭足,
頭髮柔軟紺靑色, 猶如黑蜂集妙華。
009_1360_a_02L
큰 기쁨과 큰 평정으로 깨끗이 장엄하시고 사랑과 가엾이 여김을 모조리 갖추시었네 여러 묘한 상호(相好)로 장엄하게 차리심은 보리 분법(分法)으로 성취하신 것일세.
009_1360_a_02L大喜大捨淨莊嚴, 大慈大悲皆具足,
衆妙相好爲嚴飾, 菩提分法之所成。
부처님은 능히 여러 복리를 베푸시어 저들 중생으로 하여금 큰 안락을 늘 얻게 하시네. 갖가지 묘한 법으로 한꺼번에 장엄하시니 천만의 많은 국토에 광명 널리 비추신다.
009_1360_a_04L如來能施衆福利, 令彼常獲大安樂,
種種妙德共莊嚴, 光明普照千萬土。
부처님의 광명 모습 극히 원만하셔서 마치 붉은 햇빛이 허공 중에 두루한 것 같아 부처님은 수미산 같은 공덕 덩어리 갖추시어 시방의 여러 나라에 능히 나타내어 두루하시네.
009_1360_a_06L如來光相極圓滿, 猶如赫日遍空中,
佛如須彌功德具, 示現能周於十方。
부처님의 금 입 묘하고 단정하게 장엄하셨고 이는 희고 가지런하고 빽빽하여 마치 흰 옥과 눈처럼 부처님의 얼굴은 이 세상에 같을 이 없고 두 눈썹 사이의 흰털은 언제나 어느 것이고 오른 쪽으로 꼬여 부처님의 얼굴 빛 윤기 나고 곱고 흰 것 파리(頗梨)와 같아 마치 보름달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희유하도다. 조어(調御)의 넓고 자비한 원력 희유하도다. 석종(釋種)은 햇빛보다 더 밝고 이런 경 가운데 보배를 능히 말씀하시어 온갖 중생들을 어여삐 여겨 이익 주시네.
009_1360_a_20L希有調御弘慈願, 希有釋種明逾日;
能說如是經中寶, 哀愍利益諸群生。
모니(牟尼)는 고요하게 모든 근(根) 안정시켜 고요한 열반성에 들어가시고 고요한 등지문(等持門)에 잘 머무시며 고요한 깊은 경계 능히 아시네.
009_1360_a_22L牟尼寂靜諸根定, 能入寂靜涅槃城;
能住寂靜等持門, 能知寂靜深境界。
009_1360_b_02L 양족(兩足) 중에 존귀한 이 공적(空寂)한 데 머무시니 성문 제자들의 몸도 또한 공(空)하네.
일체법의 체성(體性)이란 모두 없는 것 일체의 중생들도 모두 공적하다네.
009_1360_a_24L兩足中尊住空寂, 聲聞弟子身亦空;
一切法體性皆無, 一切衆生悉空寂。
나는 항상 모든 부처님 생각하고 나는 항상 모든 세존 뵙기 즐겨한다네. 나는 항상 은근하고 소중한 마음 일으켜 나는 항상 여래라는 해[日]를 만나네.
009_1360_b_03L我常憶念於諸佛, 我常樂見諸世尊;
我常發起慇重心, 常得値遇如來日。
나는 항상 세존께 머리 숙여 예배하나니 늘 바라고 우러르는 마음 버리지 않고 사모의 정 끊일 새 없어 슬피 눈물 흘리니 항상 모셔 섬겨도 싫증이 나지 않네.
009_1360_b_05L我常頂禮於世尊, 願常渴仰心不捨;
悲泣流淚情無閒, 常得奉事不知厭。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자비심 내어 제가 언제나 온화한 얼굴 뵙게 하소서. 청정하신 부처님과 성문 대중께서는 인간과 천상에서 늘 널리 제도해주소서.
009_1360_b_07L惟願世尊起悲心, 和顏常得令我見;
佛及聲聞衆淸淨, 願常普濟於人天。
부처님 몸 본래 청정하여 허공과 같고 허깨비나 아지랑이, 물 속의 달과 같나니 바라건대 열반의 감로법을 설하시어 일체의 공덕 더미 내게 하소서.
009_1360_b_09L佛身本淨若虛空, 亦如幻焰及水月;
願說涅槃甘露法, 能生一切功德聚。
세존이 가지신 청정한 경계 자비와 바른 행은 부사의하여 성문이나 독각은 알 바 못 되고 대선(大仙) 보살들도 헤아리기 어렵네.
009_1360_b_11L世尊所有淨境界, 慈悲正行不思議;
聲聞獨覺非所量, 大仙菩薩不能測。
바라건대, 여래께서는 저를 어여삐 여겨 항상 대비(大悲)의 몸 보게 하소서. 세 가지 업에 게으름 없고 자비 세존 받들어 생사를 벗어나 진제(眞際)로 빨리 돌아가리라.
009_1360_b_13L惟願如來哀愍我, 常令睹見大悲身;
三業無倦奉慈尊, 速出生死歸眞際。
그때 부처님께서 이 찬탄을 들으시고 나서, 범음성으로 나무의 신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녀천아, 너는 스스로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려고 나의 진실하여 거짓 없는 청정한 법신의 묘한 모습을 능히 펴서 드날렸구나.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그대는 가장 높은 깨달음을 빨리 증득하리라. 그리고 같이 닦아 익히는 모든 중생들이 이를 듣는다면 모두 감로의 무생법문(無生法門)에 들게 되리라.”
009_1360_c_02L“석가모니 부처님, 응정등각께 절하옵니다. 몸은 진금색으로서 목구멍은 소라[螺貝]와 같고, 얼굴은 보름달과 같고 눈은 푸른 연꽃과 같으며, 입술은 붉고 고와서 파리(頗梨)빛과 같고, 코는 높고 길고 곧아서 금덩이를 끊어 놓은 것 같나이다. 이는 희고 가지런하고 빽빽한 것이 구물두(拘物頭)꽃 같고, 몸 광명이 널리 비추는 것이 마치 백천의 태양과 같고, 광채가 비추고 사무치는 것이 남섬부주의 순금과 같나이다.
갖은 말씀은 그른 것이 없어 세 가지 해탈의 문을 보이시고 세 가지 깨달음의 길을 열어 놓으시고, 마음은 언제나 청정하시어 뜻의 즐겨하심도 또한 그러하시나이다. 부처님의 계신 데와 행하시는 경계도 또한 늘 청정하시어 그른 위의(威儀)는 여의시고 나아가고 그치심에 그름이 없으시나이다.
6년을 고행하사 법륜을 세 번 굴리시어 고통에 빠진 중생을 건져 저 언덕에 돌아가게 하시고, 몸매는 원만하시어 구타(拘陀)나무와 같고, 6바라밀을 닦으시어 세 가지 업에 허물이 없고, 온갖 지혜를 갖추시어 나와 남의 이익을 채우셨고, 갖은 말씀은 늘 중생을 위하시는데 말씀이 허망함이 없고, 석종(釋種) 가운데 큰 사자가 되시어 굳건하시고 용맹하시어 8해탈을 갖추셨습니다.
009_1361_a_02L 그때 부처님은 한량없는 보살과 여러 인간과 천상의 온갖 대중에게 널리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반드시 알아두어라. 나는 한량없고 수 없는 큰 겁 동안에 부지런히 고행을 닦아 깨달음의 바른 인[正因]이 되는 매우 깊은 법을 얻어서 너희들을 위하여 말하였노라. 너희들 가운데 누가 용맹심을 내어 공경하고 수호하여 내가 열반에 든 뒤 이 법문을 널리 베풀고 유포시켜, 바른 법이 세간에 능히 오래 머무르게 하겠느냐?”
그때 대중 가운데 있던 60구지의 여러 큰 보살과 60구지의 여러 천상 대중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기쁜 마음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부처님 세존께서 한량없는 큰 겁 동안에 부지런히 고행을 닦아 깨달음의 바른 인이 되는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공경하고 지키면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부처님 열반하신 뒤에 이 법문을 널리 베풀고 유포하여 바른 법이 반드시 세간에 오래 머무르게 하겠습니다.”
009_1362_a_02L“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이 능히 이러한 미묘한 경전의 왕을 정성껏 유포하고 내가 열반에 든 뒤에까지도 흩어져 없어지지 않게 하려고 하는 구나. 곧 이것은 위없는 깨달음의 정인(正因)로서 그 공덕은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와 같은 세월 동안 말하여도 다할 수가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