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033_a_01L
불설도신족무극변화경(佛說道神足無極變化經) 제1권
010_0033_a_01L佛說道神足無極變化經卷第一


서진(西晋) 안법흠(安法欽) 한역
홍승균 번역
010_0033_a_02L 西晉安息三藏安法欽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0_0033_a_03L聞如是
언젠가 부처님께서 도리천(忉利天)을 유행하시다 파질수(巴質樹:晝度樹) 아래의 감유리석(紺琉璃石)에 계셨다. 부처님께서는 그 위에 앉아 여름 석 달이 다 가도록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셨다.
010_0033_a_04L一時佛遊於忉利天上在巴質樹下紺琉璃石佛坐其上爲母說盡夏三月
대비구의 무리들과 함께하셨는데, 8천이나 되는 비구들은 다 아라한[羅漢]들로서 모든 번뇌가 다하고 신족(神足)이 갖추어져 능히 작위(作爲)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 7만 2천 명의 보살은 신통(神通)에 통달해서 모두 다린니(陀隣尼:다라니)를 얻고, 모든 사람들이 마음먹고 있는 것과 하고자 하는 바를 다 알며, 무수한 부처님세계를 자유자재로 어디든 다니는 자들이었다.
010_0033_a_06L與大比丘僧衆俱比丘八千皆得羅漢諸垢已盡神足備具能在所作爲菩薩七萬二千人神通已達皆得陁鄰尼悉知一切人心之所行所欲自在遍至諸無央數佛剎
그때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권속(眷屬)에게 둘러싸여 그들을 위해 법을 설하고 계셨다. 이때 제천(諸天)의 무리들 중에 두 천자(天子)가 있었으니, 한 명은 이름이 월(月) 천자이고, 또 한 명은 이름이 월성(月星) 천자였는데, 이들도 그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이때 월 천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고친 다음, 앞으로 나와 오른쪽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 지금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010_0033_a_10L時佛與無央數之衆眷屬圍遶而爲說法爾時諸天衆中有二天子一名曰月天子二名曰月星天子在衆會中坐於是月天子從座起更整衣服前下右膝叉手長跪白佛言願欲說者欲所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걱정 말고 물어보아라.”
佛言恣所欲問
이에 월 천자는 기뻐하며 즉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010_0033_a_16L於是月天子踊躍卽說偈問佛言

일체를 위하는 커다란 자비(慈悲)
순후(純厚)하시고 이익을 얻으셨으며
이를 세워 지도(至道)를 얻으시고
매우 깨끗한 감로(甘露)를 보시합니다.
010_0033_a_17L爲一切大悲
純厚而得利
立之得至道
甚淨施甘露

이윽고 스스로 편안함을 얻어
모든 번뇌를 멸해 없애시고
다시 일체 중생을 편안케 하시기에
그래서 이처럼 여쭙고자 합니다.
010_0033_a_19L旣已得自安
滅除諸垢穢
復能安一切
是故願欲問

저 무수한 겁(劫) 동안
하신 일 너무도 힘겨웠으니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보시함에 만족이 없으셨습니다.
010_0033_a_20L於無數劫中
所行甚勤苦
悉捨諸所有
布施無厭足

일체에게 평등한 마음 가지고
모든 사람 똑같이 걱정해 주시니
그러시기에 이제 원하오니
인중존(人中尊)께 여쭙고자 합니다.
010_0033_a_21L爲一切等心
等憂於衆人
今願用是故
欲問人中尊
010_0033_b_02L
온갖 상호 스스로 장엄한
부처님 몸을 뵙는 자
모두들 뛸 듯이 기쁜 마음 내나니
복전(福田) 덕분에 얻는 것입니다.
010_0033_b_02L其有見佛身
衆好自莊嚴
皆發踊躍意
所得因福田

넓고 길기가 끝이 없으며
무량하여 큰 바다보다 더하나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그 덕을 뛰어넘을 자 없는 분께.
010_0033_b_03L廣長無邊際
無量過大海
是故今欲問
其德無過者

또한 다른 뜻도 없고
다른 마음도 역시 없나니
삼계(三界)의 장중웅(將中雄)으로서
모든 이의 생각을 분명히 아십니다.
010_0033_b_04L亦無有異意
復無有異心
三界將中雄
了知一切念

그 몸으로 하시는 일
일찍이 남을 따라한 적 없나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이 세상의 대지(大智)께.
010_0033_b_06L其身所當行
未曾隨他人
是故今欲問
於世之大智

덕이 있음과 덕이 없음
찬탄하여 기림과 헐뜯어 비방함
명성 있음과 명성 없음
괴로움과 즐거움.
010_0033_b_07L若有德無德
歎譽及毀謗
有名若無名
若苦及與樂

세상의 여덟 가지 일[八事] 모두 알고
이를 분별하여 완전히 아시나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모든 두려움 이미 벗어나신 분께.
010_0033_b_08L皆知世八事
分別而具了
是故願欲問
已離於諸畏

또한 일체 중생 보호하시길
자신을 지킴과 다름없이 하며
이런 일에 늘어남도 줄어듦도 없으니
삼계(三界)에서 모두 그렇게 하십니다.
010_0033_b_10L復護一切人
自身守無異
於是無增減
三界皆悉爾

다른 사람에게 자비심 품고
의심하지 않으며 원한이 없나니
그래서 이처럼 여쭙고자 합니다.
대지(大地)처럼 행을 지키는 분께.
010_0033_b_11L有慈於他人
不疑無瞋恨
是故願欲問
持行譬如地

보시하고 계율 지키며
그 마음 너무도 깨끗하고
차라리 자신의 신명(身命)을 버릴지언정
끝까지 계율을 범하지 않으십니다.
010_0033_b_12L布施與持戒
其心甚淸淨
寧自沒身命
終不犯於戒

몸이나 입으로 하는 것처럼
마음 또한 그와 같으시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이 세상을 건너신 분께.
010_0033_b_14L如身口所行
意亦復如是
是故願欲問
過度於世者

인욕(忍辱)으로 그 마음을 다스리고
굳건하게 스스로 고통을 감수하시니
이 모든 것이 지혜로 하시는 일
애써 노력하신 것 다 보았습니다.
010_0033_b_15L忍辱調其意
堅立而自損
是皆智所造
悉見勤苦處

온갖 호오(好惡)와 진에(瞋恚)
그 모든 것을 능히 참으시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할 일을 모두 마치신 분께.
010_0033_b_16L諸好惡瞋恚
一切皆能忍
是故願欲問
所爲皆辦訖

정진(精進)의 힘 너무도 강해
모든 논의를 초월하는 것이니
세상을 위해 애써 노력하시며
자신을 위한 적은 일찍이 없습니다.
010_0033_b_18L精進力甚强
超越於諸議
爲世作勤苦
未曾自爲身

밤낮으로 언제나 구하심이
콸콸 흘러 바다로 들어가듯 하나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그 덕(德) 하늘에 알려진 분께.
010_0033_b_19L晝夜常仍求
如駃流入海
是故願欲問
其德知與天

이러한 모든 욕망의 일들을
삼계에서 다시는 하지 않고
일체를 모두 사랑하시며
모든 것을 능히 항복시킵니다.
010_0033_b_20L於是諸欲事
三界不復爲
一切諸恩愛
皆悉能降伏

선순(禪旬)을 이미 모두 갖추셨고
신족(神足) 또한 그러하나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사람 중에 맹웅(猛雄)이신 분께.
010_0033_b_22L禪旬皆已具
神足亦復然
是故願欲問
人中之猛雄

지금 크신 지혜(智慧)로
무소락(無所樂)을 이미 건너시고
겁 겁의 모든 악사(惡事)를
모조리 다 여의셨습니다.
010_0033_b_23L於是大智慧
已度無所樂
劫劫諸惡事
皆悉爲捨離
010_0033_c_02L
공한처(空閑處)에 계시면서
자재하시며 모든 법을 아나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세속과는 다르게 짓는 분께.
010_0033_b_24L若在於空閑
自在知諸法
是故願欲問
別於俗而作

신족(神足)의 공덕과 지혜로
해서는 안 될 일 모두 없애고서
이로부터 다른 찰토(刹土)에 이르며
자비스러운 마음이라고 찬양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지만
부처님에 대한 어떤 생각도 없나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세상사람 사랑하여 시현(示現)하신 분께.
010_0033_c_03L神足功德智
滅諸不可行
從是到他剎
不譽慈心想
供養於諸佛
於佛亦無想
是故願欲問
愛世人示現

이때 마귀들 모두 찾아와
함께 모여 큰 모임 되었지만
곧 도법(道法)의 힘을 쓰시자
모든 마귀들 저절로 사라졌습니다.
010_0033_c_05L是時魔皆來
悉共大聚會
卽以道法力
衆魔皆自壞

드디어 마귀들 항복받고 나자
저절로 도가 이루지게 되었나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그 공덕 가장 뛰어나신 분께.
010_0033_c_07L於是降魔已
自致道乃成
是故願欲問
其功爲最勝

일체가 땅에 머물고
금좌(金座)가 땅에서 솟아나며
곧장 도를 깨닫게 되셨으니
부처님의 지혜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
010_0033_c_08L一切住於地
金座地踊出
卽時逮覺道
佛智不可量

곧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셔서
모든 이치를 다 이해하셨으니
그래서 지금 여쭙고자 합니다.
사람 중에서 가장 높으신 분께.
010_0033_c_09L便起到他處
皆悉解諸議
是故願欲問
人中之最上

모든 것을 아는 지혜의 공덕
높은 중에서도 더욱 높으며
이미 부처님과 같은 마음 얻어서
법대로 경행(經行)을 설하십니다.
모임에 참여한 이들 이미 건넜으니
모든 이들의 도사(導師)이십니다.
그래서 그 이치를 묻습니다.
삼계(三界)가 모두 은혜를 입은 분께.
010_0033_c_11L一切智功德
爲尊中復尊
已得如佛意
如法說經行
合會爲已度
導師爲一切
以故問其議
三界皆蒙恩

이와 같이 월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한 뒤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대신통지(大神通智)를 섭지(攝持)하여 최고의 도무극(度無極:바라밀)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불가사의한 선권방편(善權方便)을 얻어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 생각을 알게 된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모든 법을 알아서 일행(一行)으로 삼고 일미(一味)로 삼고 일입(一入)으로 삼고 일교설(一敎說)로 삼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033_c_13L於是月天子說偈讚佛已白佛言云何菩薩摩訶薩逮大神通智之得最度無極云何菩薩得不可思議善權方便得知他人心之所議何菩薩得知一切法爲一行爲一味爲一入爲一教說
지혜를 얻어 스스로 자유롭고 남들을 위해 설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깊고 깊은 계율을 얻어서 방일(放逸)한 행동을 하지 않고 스스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無上正眞道]를 이루어 불경계(佛境界)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묻고 싶었던 것이 이런 것들입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이를 설명해 주십시오.”
010_0033_c_19L云何得智自恣爲他人說云何菩薩得甚深戒不有放行自致無上正眞道而不離佛問如是世尊願爲解說之
010_0034_a_02L부처님께서 월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천자여, 여래의 업을 익히고 싶어서, 큰 승나승열(僧那僧涅:사홍서원의 갑옷)을 입고 싶어서, 큰 싸움에 뛰어들어 큰 도사(導師)가 되고 싶어서, 모든 것을 제도하고 싶어서, 큰 배를 만들고 싶어서, 큰 법륜(法輪)을 굴리고 싶어서, 큰 보시를 하고 싶어서, 큰 법신(法身)이 되고 싶어서, 큰 법우(法雨)를 내리고 싶어서, 큰 법화(法火)를 피우고 싶어서, 큰 법고(法鼓)를 치고 싶어서, 큰 법번(法幡)을 드날리고 싶어서, 큰 법계(法界)를 설하고 싶어서, 큰 법성(法聲)을 전하고 싶어서, 큰 법영(法英)을 다스리고 싶어서, 큰 법지(法智)를 나타내고 싶어서, 삿된 견해와 제사[祀祠]를 끊고 싶어서, 온전한 큰 제사를 세우고 싶어서, 이와 같은 등의 갖가지 헤아릴 수 없는 모양의 일들을 지어 모든 자들을 위하고 싶어서 이런 문제들을 여래에게 묻는구나.”
010_0033_c_22L佛告月天子善哉善哉天子欲習如來業欲被大僧那僧涅欲入大戰中作大導師欲度一切欲作大舩欲轉大法輪欲作大布施欲作大法身作大法雨欲然大法火欲擊大法鼓欲擧大法幡欲說大法界欲放大法欲治大法英欲現大法智欲斷邪見祀祠欲建立滿大祠乃欲作如是狀貌不可計數事乃爲一切故持是議以問如來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자여, 부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라. 내 너를 위하여 설하리라. 보살마하살은 큰 지혜를 얻어서 깊고 깊으며 미묘한 계(戒)에 이르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를 스스로 이루어 가장 바른 깨달음[最正覺]을 이루느니라. 이와 같이 천자여, 불세존이 하는 말을 들어라.”
010_0034_a_09L佛語天子諦聽諦聽思念之吾當爲汝說之菩薩摩訶薩得大智至甚深微戒自致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如是天子聽佛世尊所說
그리하여 월 천자는 여러 대중들과 함께 합장하고서 이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들었다.
010_0034_a_13L於是月天子與諸大衆叉手受教而聽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자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제일차별대통(第一差別大通)의 섭지(攝持)를 체득(逮得)하는 것이다.
010_0034_a_14L佛語天子菩薩有四事法得第一差別大通之持
어떤 것들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모든 법의 모양이 늘어나거나 줄어듦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법을 구하여 찾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법이 다함이 없으므로 안온함을 얻어 배움의 증명을 얻는 것이고, 넷째는 법성(法性)을 벗어난 어떤 법도 보지 않으며 여타의 법계에 대해서도 어떤 희망(悕望)을 가지고 이를 생각하거나 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034_a_15L何等爲四得知一切法狀貌無所增減二者求索一切法三者一切法無有盡定安隱得學之證四者不見一切諸法離於法性者不於餘法界有所悕望而想視是爲四事
천자여, 법의 모양을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과거도 공(空)이고 미래도 공이고 현재 또한 공이며, 존재하는 모든 것들 또한 모두 허공처럼 공임을 아는 것이다.
010_0034_a_20L云何天子知法之狀貌知過去亦空當來亦空今現在亦空諸所有亦皆空如空
010_0034_b_02L이와 같이 천자여, 오래도록 앉아서 삼매에 들어 각각 알지 못하는 곳에 대하여 그 공임을 사색하는 것, 이것을 모두를 분명히 아는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천자여, 이런 곳을 아는 것을 분별하여 깨달아 아는 것이라고 한다. 분명히 깨달아 모든 것이 해결되면 곧 상(相)을 바꾸어 가르치는 것을 얻게 되니, 시처(是處)ㆍ지처(知處)ㆍ조립처(造立處)ㆍ분별처(分別處)ㆍ여시처(如是處)ㆍ해의처(解議處)를 돌려가면서 서로서로 전하는 것을 공덕(功德)이라고 한다.
010_0034_a_22L如是天長坐三昧索空各不知處是名爲悉了知如是天子知是處名爲分別曉了曉了諸決便持轉相教授是處知處造立處分別處如是處解議處展轉相傳是名曰功德
이와 같이 천자여, 모든 법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법 또한 나를 생각지 않으며, 나 또한 법을 생각지 않는 것이다. 법이 일어나면 일어나고 법이 머물면 머무는 것이니 천자여, 모든 법이 이와 같아서 이러한 내 것과 내 것 아닌 것은 모두 이미 없는 것이다. 보살이 이와 같으면 전전(轉前)을 하는 바, 전전하면 곧 다시는 기멸처(起滅處)를 즐거워하지 않는다.
010_0034_b_04L如是天子何得一切法法亦不想我我亦不想法起則起法住則住天子一切法如是是我所非我所悉已無菩薩如是者爲轉前爲轉前者便不復樂起滅處
그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소유(所有)가 무소유(無所有)이기 때문이다. 무소유와 여법(餘法)에 대하여 사유(思惟)하지만 비록 사유하더라도 여법에 대하여 배우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설하는 것도 없고 또한 머무는 것도 없으며, 비록 여법에서 대명(大明)을 짓는다 하더라도 그 법을 행하지도 배우지도 않는다.
010_0034_b_09L所以者何諸所有無所有故無所有於餘法而思惟雖思惟不於餘法有所學亦不有所說亦不有所雖於餘法作大明於法亦不爲亦不學
이와 같이 천자여, 모든 법이 허공의 마음과 같음을 보살이 알게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천자여, 삼계(三界)를 조작(造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천자여, 마음은 형상이 없고 또한 볼 수도 없으며, 머무는 곳도 없고 또한 환상[幻]처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마음[心]과 마음의 법[心法]이라지만 마음을 찾아보면 역시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010_0034_b_13L如是天子云何菩薩得知諸法等如虛空心天子造作三界如是天心無有形亦不可見無住止處不可知如幻是心心法求心亦不可
이와 같이 마음과 마음의 법이라지만 마음은 찾아보아도 도저히 얻을 수 없다. 이 마음은 또 알 수 없는 것이며, 이와 같이 마음의 모든 법 또한 얻을 수 없고 또 붙잡을 수도 없는 것이다. 법은 끝내 존재하는 것이 없으므로 모든 존재하는 것 보기를 환상과 같고 그림자와 같다고 살핀다. 이와 같이 모든 법이 이미 지난 것임을 알며, 이미 지난 것이므로 일체 모든 것을 배우지 않고도 스스로 아니, 이와 같이 모든 법이 허공처럼 평등하다는 것을 안다.
010_0034_b_17L如是心心法求心了不可得是心復不可知如是心一切法亦不可得復不可得持法了無所有視諸所有審如化如影如是知一切法已爲過已過者一切諸不學而自知如是知諸法等如虛空
이와 같이 천자여, 마치 허공은 볼 수도 없고 생기는 것도 없고 자라는 것도 없는 것처럼, 모든 법 또한 이와 같다는 것을 안다. 이런 허공처럼, 또 허공이 고요하고 깨끗하듯이, 이와 같은 모든 법 역시 고요하고 깨끗하다.
010_0034_b_22L如是天子如虛空不可見亦無有生亦無有長者知一切諸法亦復如是如是虛空亦如虛空寂而淨如是諸法亦寂而淸淨
010_0034_c_02L이와 같이 천자여, 보살이 모든 법의 법성(法性)을 알게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와 같이 천자이여, 보살은 모든 법 또한 볼 수 없으며 또한 얻을 수 없다고 배운다. 눈도 또한 귀를 보지 못하고 귀도 또한 귀를 알지 못하며, 귀도 또한 눈을 보지 못하고 눈도 또한 눈을 알지 못한다.
010_0034_c_02L如是天子云何菩薩得知一切諸法法性如是天子菩薩作是學諸法亦不見亦不可得眼亦不見耳耳亦不知耳耳亦不見眼眼亦不知眼
코도 또한 혀를 보지 못하고 혀도 또한 혀를 알지 못하며, 혀도 또한 코를 보지 못하고 코도 또한 코를 알지 못한다. 코는 또한 몸을 보지 못하고 몸도 또한 몸을 알지 못하며, 몸도 또한 생각을 보지 못하고 생각도 또한 생각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010_0034_c_06L鼻亦不見舌亦不知舌舌亦不見鼻鼻亦不知鼻鼻亦不見身身亦不知身身亦不見意意亦不知意
모든 법은 움직이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는 것이라면, 법이란 마땅히 법성이 머무는 곳이라고 어떻게 평등하게 알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이 눈으로 보고 알아서 법을 분별하고는 그러하고 그러하지 않음을 말하지 않으며 따르지도 않는다. 이런 이유로 그 항상 머무는 곳을 알게 되며 또한 법에서 쇠퇴하지도 않는다.
010_0034_c_09L一切諸法若行若住法當云何而等知法性爲在所如是眼見知分別於法不言是不是亦不隨以是故得知常住處亦不於法作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밖에서도 들어가지 않고 안에서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 쇠하거나 쇠하지 않음에 대하여 마땅히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아야 하며, 또한 법에 생기는 것이 있거나 머무는 곳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이 머무는 것이 제대로 보는 것이다.
010_0034_c_13L所以者何外亦不入內亦不於衰不衰當作如是知如是見不於法有所生有所住如是住爲悉
이와 같이 천자여, 이것이 바로 법성(法性)이다. 이와 같은 법성은 또한 일어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 없지만 또한 모든 법을 나타낸다. 생기는 것도 없고 일어나는 것도 없는 데 머묾으로써 그 머무는 곳[止處]을 이와 같이 자세히 살펴야 하니, 마땅히 눈으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혜 또한 그러하다. 또한 법성으로 대하지도 않고 벗어날 것도 없으면서 일으키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면 저 모든 법의 법성이 이로써 모두족할 것이다.
010_0034_c_16L如是天子是爲法性如是法性亦不起亦不滅於是處無所有然復現諸法以住無所生無所起是止處是審諦如當眼所見智亦爾亦不於法性亦無所脫而興隆而住止彼諸法法性以畢足
이와 같이 천자여, 이것이 네 가지의 법이니, 보살이 크게 신통한 지혜의 지님을 얻어서 최고의 도무극(度無極)을 얻는 것이다.
010_0034_c_21L如是天子是爲四事菩薩得大神通智之持得最度無
010_0035_a_02L이와 같이 천자여, 무엇을 신통(神通)이라 하고, 무엇을 지혜(智慧)라 하는가? 천자여, 신통이란 모든 법에 대하여 그 요의(要義)를 모조리 아는 것이며, 저 하나하나의 지혜를 모두 남김없이 요해(了解)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천자여, 이것을 신통이라고 하니 모든 법에 대하여 아(我)와 아명(我名)을 스스로 아는 것이다. 천자여, 아자(我者)이면서도 어긋나지 않는 것, 이것이 법의 지혜이다.
010_0034_c_23L如是天子云何爲神通云何爲智天子神通者於一切諸法要義悉知彼一一之智皆悉了是故天子名爲神通於一切諸法而自知我我名我者而不很是爲法黠
이와 같이 천자여, 보살은 이런 이유로 신속히 큰 신통의 지님을 얻고, 그 지혜가 원하는 바에 대하여 싫증을 내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원하는 바를 채우고 싶기 때문이다.
010_0035_a_04L如是天子菩薩用是故疾得大神通之持智於所願而無厭所以者何欲滿所願故
이와 같이 천자여, 지혜는 사람의 눈을 뛰어넘는 천안(天眼)의 청정함을 얻어서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도 없는 무수한 억천만의 불찰(佛刹)들을 모두 보고, 이들 불찰에서 모든 불세존과 그 제자의 무리들을 본다. 천이(天耳)를 가지고 모든 불세존께서 설하시는 법을 모조리 들어서 이를 모두 이해한다.
010_0035_a_06L如是智天子過於人眼逮得天眼淨悉見十方不可計無央數億千萬諸佛剎中於諸剎中見諸佛世尊及諸弟子衆持天耳悉聞諸佛世尊所說皆悉聞知
이들 모든 불찰에 사는 모든 사람들, 배웠거나 안 배웠거나, 상품이든 중품이든 하품이든 모든 일들을 다 깨달아 안다. 능히 신족(神足)을 지녀 모든 불찰들을 두루 다니면서 노닐고, 지난 세상의 헤아릴 수도 없는 겁(劫) 중에 일어난 일들을 모조리 알며,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 생각들을 모조리 탐색하여 알고, 그들이 살아온 삶의 본말을 모조리 알게 된다. 이런 지혜를 지녀 스스로 증득하고, 곧 모든 자들을 위해 법을 설할 수 있다.
010_0035_a_11L諸佛剎土中一切人民學不學上中下事皆悉了知能持神足遍遊到諸佛剎悉知前世無央數劫中所更索知一切人意中所念所來生本末皆悉逮知持是智以自便能爲一切說法
이와 같이 천자여, 지혜로 보살마하살은 일체지(一切智)를 체득(逮得)하여 부처님께서 지으신 바를 모두 얻어서 머물며, 신속히 모든 불법을 체득하여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의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룬다.”
010_0035_a_16L如是智天子薩摩訶薩逮得一切智佛所作者皆得住疾逮得諸佛法成無上正眞之道最正覺
부처님께서는 곧장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爾時便說偈言

이러한 큰 신통을
모두 이미 만족하고서
선권(善權)으로 베푼 것
보니 공덕의 모습이로구나.
010_0035_a_19L於是大神通
悉爲已滿足
善權之所施
見則功德相

이와 같은 것 모두 하나로부터
모든 법을 모조리 깨달아 안 것이요,
깊고 깊은 정계(淨戒)의 덕도
역시 모두 이로 하여 이루어지도다.
010_0035_a_21L如是皆從一
悉了知諸法
甚深淨戒德
亦皆由是致

바로 이러한 까닭으로 해서
모든 법을 모조리 알고도
끝내 여기서 행하지 않고
그냥 지나갈까 그것이 걱정이어라.
010_0035_a_22L以如是之故
皆悉知諸法
終不於是行
念有踰過者

일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요,
그 법 또한 이와 같나니
비유하자면 허공과 같아서
법의 이치가 차별이 없어라.
010_0035_a_23L一切諸所有
其法亦如是
譬之如虛空
法義無差特
010_0035_b_02L
이에 법을 자세히 살피면
곧 그 법을 볼 수 있고
법계를 의심하지 않으면
그에 따라 분명히 깨달아 알리라.
010_0035_b_02L於是審諦法
爾乃得見法
不疑於法界
用是曉了知

법에 굴복함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구족하게 알아라.
이를 분별해 깨달아 안다면
스스로 신통을 얻게 되리라.
010_0035_b_03L不以服法故
而悉具足知
分別而曉了
自致得神通

지나간 과거의 모든 법들은
모두가 텅 빈 허공이며
마땅히 오게 될 미래의 법도
또한 존재하는 것 없어라.
010_0035_b_04L其諸過去法
皆悉爲虛空
諸有當來法
亦復無所有

이제 모든 현재의 법도
또한 모두 허공과 같나니
이와 같이 본다면
모든 것이 다 동등하리라.
010_0035_b_06L今諸現在法
亦等悉如空
如是所見者
一切皆同等

이러한 3세(世)의 모든 법은
모두 허공과 같나니
이것은 또 나의 것[我所]이 아니지만
나[我]가 아닌 것도 또한 아니어라.
010_0035_b_07L是三世諸法
皆悉如虛空
亦非是我所
亦不非是我

이로써 일생을 스스로 알 것이니
모든 것이 또한 그러하구나.
이와 같은 모든 소견(所見)들이
곧 바뀌어 믿음이 되리라.
010_0035_b_08L以自知一生
一切亦復爾
如是諸所見
便爲得轉信

저들에 대하여 이와 같이 안다면
공덕이 다시는 같지 않으리라.
모든 이를 위해 법을 설하되
법을 다시는 생각하지 않으리라.
010_0035_b_10L於彼如是知
功德不復同
爲一切說法
亦不想於法

또한 분노나 원한이 없고
옳고 그름도 말하지 않으며
거기에 또한 의심하는 것 없고
또한 다시 깨달을 것도 없어라.
010_0035_b_11L亦無有恚恨
不言是與非
亦不有所疑
亦復無所覺

이러 이와 같은 자라면
곧 모든 법을 세우게 될 것이며
이에 익혔던 모든 것들이
모조리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
010_0035_b_12L其已如是者
便爲立諸法
於是諸所習
爲皆無有餘

이리하여 아무런 남은 법이 없으니
모든 법이 모두 다 그러하며
또한 다른 어떤 법에도
다시는 소견을 갖지 않느니라.
010_0035_b_14L於是無餘法
諸法皆悉爾
亦不於異法
而復有所見

이와 같이 생기지도 않고
그것이 다시 있지도 않나니
그리하여 들어갈 곳이 없고
또한 얻을 것도 없어라.
010_0035_b_15L如是亦不生
亦不爲復有
於是無所入
亦復無所得

곧 덕(德)을 체득(逮得)하고
일체를 위해 법을 설하며
법의(法義)를 널리 설명하지만
도(道)라고 하는 생각이 없어라.
010_0035_b_16L便爲逮得德
爲一切說法
普演於法義
於道無所念

그 마음 삼계(三界)에서
이미 매우 아름답고 상쾌하나니
마음이 이미 이러한 자는
모든 것을 볼 수 없으리라.
010_0035_b_18L其心於三界
爲已甚佳快
心已如是者
爲都不可見

색(色)이 없음이 그림자와 같으니
그 형상 또한 이와 같나니
법을 찾고 구했었던
그 마음 이미 그쳤느니라.
010_0035_b_19L無色若如影
其像亦如是
於法有所求
其心爲已止

만약 이 법이 있다고 하여
그 마음을 찾고 구하려 한다면
법은 또한 마음을 보지 못하고
마음 또한 법을 보지 못하느니라.
010_0035_b_20L若有於是法
欲求索其心
法亦不見心
心亦不見法

바로 이와 같은 마음에 대해
마음이 다시 마음을 구하지만
마음은 이미 이러한 것이니
모든 습(習)들을 볼 뿐이라.
010_0035_b_22L其於如是心
心而復求心
心已如是者
悉已見諸習

모든 법들도 이와 같아서
법을 비난할 수 있는 자 없나니
존재하는 어떤 사상도
방해하고 막을 수 없느니라.
010_0035_b_23L諸法亦如是
無能黠法者
諸所有思想
不能作妨礙
010_0035_c_02L
이루지 못했던 모든 법들을
내가 모조리 판별하였나니
그 법은 허공과 같아서
항상 머물며 증감이 없어라.
010_0035_b_24L一切未成法
我當悉辦之
其法如虛空
常住無增減

비유컨대 마치 허공과 같아서
생기는 것이 전혀 없나니
이미 이와 같다면
모든 법을 보게 되리라.
010_0035_c_03L譬若如虛空
所生無所有
其已如是者
爲見一切法

또한 저 허공에
어떤 작위(作爲)를 하는 것도 아니며
이와 같은 것을 좋음이라 하나니
모든 법이 또한 이와 같아라.
010_0035_c_04L亦不於虛空
而有所作爲
如是名爲好
諸法亦如是

눈은 귀를 보지 못하고
귀도 눈을 보지 못하며
혀도 코를 보지 못하고
코도 혀를 보지 못하네.
010_0035_c_05L眼亦不見耳
耳亦不見眼
舌亦不見鼻
鼻亦不見舌

몸도 마음을 보지 못하고
마음도 몸을 보지 못하나니
저마다 각기 그곳에 있건만
곳곳이 서로 보지 못해라.
010_0035_c_07L身亦不見意
意亦不見身
各各在其處
處處不相見

남들로부터 듣기도 하고
자신을 따라 알기도 해라.
이리하여서 모두가 가능하니
중생을 위해 법계(法界)를 설해라.
법계가 바로 이런 것이니
그것이 모두 평등하다네.
6쇠(衰:六根)가 나를 알지 못하고
나 또한 6쇠를 알지 못해라.
010_0035_c_08L若從他人聞
或自從己知
如是而悉能
爲人說法界
法界如是者
乃爲悉平等
六衰不知我
我亦不知衰

이와 같이 모든 것을 알라
배워야 할 모든 법들을
이러한 것을 배우고 나면
그 지혜 한량이 없으리라.
010_0035_c_11L如是皆悉知
所學諸法事
學已如是者
其慧無有量

시방세계를 모두 보리라
무수한 억천의 부처님들이
제자의 무리와 함께 계신 것을
존귀한 그 설법 모두 들으리라.
010_0035_c_12L爲悉見十方
無數億千佛
乃與弟子衆
尊說法悉聞

누군가 이러한 법에 대하여
널리 사람들에게 설한다면
이에 그 한량없는 지혜가
이미 매우 맑고 깨끗하리라.
010_0035_c_13L其有於是法
廣普爲人說
於是無量慧
爲已甚淸淨

계율(戒律)의 덕을 잘도 설하고
구족하게 얻어 들었으며
모든 이치를 깨달아 알고
분별이 모두 만족하리라.
010_0035_c_15L善說戒之德
而具足得聞
曉了於諸議
分別爲皆滿

그 마음이 생각하는 것
일체를 모두 다 알며
곧 신족(神足)의 힘으로
무수한 찰토(刹土)를 노니느니라.
무수히 많은 억천만 겁이
무수한 항하의 모래알 같더라도
지난 세상에 행한 것들을
남김없이 보고 분명히 알리라.
010_0035_c_16L皆悉知一切
其心之所念
便以神足力
遊於億剎土
巨億千萬劫
無數恒邊沙
前世之所行
皆悉見了知

이와 같은 수행으로 해서
5통(通)을 이미 얻게 되며
곧 이로 인해 앞으로 다가가리라.
안온하고 위없는 깨달음으로.
010_0035_c_19L而便於是行
爲已逮五通
便因是前近
安隱無上覺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곳
빠짐없이 함께 머물게 될 것이니
아직 도를 얻지 못했다면
도를 당하여 그 이치를 구하리라.
010_0035_c_20L佛之所住者
皆爲已得住
其未逮道者
當道求其議

이에 모든 법들을 보니
모두 비어서 보이는 것이 없구나.
문득 마음이 마구 들뜨니
그 기쁨이 더할 수가 없어라.
010_0035_c_21L於是視諸法
皆空無所見
便發踊躍意
歡喜無過者

세상의 모든 마(魔)의 무리들
그 터럭조차 움직일 수 없고
바른 깨달음을 신속히 얻으리니
위없는 최상의 높음이어라.
010_0035_c_23L一切諸魔衆
無能動其毛
疾逮得正覺
無上之最尊
010_0036_a_02L
“천자여,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보살마하살이 불가사의한 선권방편(善權方便)의 공덕을 얻게 되는 것이다. 어떤 것들을 네 가지라 하는가?
010_0035_c_24L天子復有四事法菩薩摩訶薩逮得不可思議善權方便之功德何等爲
첫째는 전세(前世)를 아는 지혜 공덕을 얻는 것이다. 둘째는 어떤 의탁할 곳이 없는 자, 추위에 떠는 자, 괴로워하는 자, 고통 받는 자, 근심 걱정하는 자 등, 온갖 괴로움을 겪는 그런 자들을 보면 즉시 솟구치듯 마음을 일으켜 이들을 구하고자 하며, 이들을 모두 다 가르쳐서 부처님의 도리를 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010_0036_a_04L一者逮前世智慧功德二者其有無所依者寒凍者苦者苦痛者愁憂若見是輩衆苦毒者便發意踊躍欲救之皆教令求佛道
셋째는 모든 법으로 불의(佛意)를 지녀 일체 중생을 얽어매며, 전세의 멀고 오랜 공덕과 복우(福祐)를 가지고 권조(勸助)하며, 또 모든 과거 부처님들의 복우와 공덕을 가지고 권조하여 모두를 근심과 괴로움에서 해탈시켜 풀려나 멀리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이런 공덕들을 통틀어 고생하고 액난(厄難)을 당하는 자들에게 바치는 것이다.
010_0036_a_07L三者以諸法持佛意繫於一切持前世久遠功德福祐勸助復持一切過去諸佛福祐功德勸助皆令解脫憂苦放赦去離都持是功德奉上諸勤苦厄難者
넷째는 마음을 일으키고서 모든 원을 만족하지 않은 적이 일찍이 없으며, 또한 번뇌에서 벗어나겠다는 마음을 내고서 사람들로 하여금 도(道)에 이르지 못하게 한 적이 일찍이 없으며, 또한 모두를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한 적이 일찍이 없었던 것이다.
010_0036_a_11L未曾發意不滿一切願亦未曾發意漏脫使人不至道亦未曾令一切不至道
가령 내 마음이 도에 이르고 싶으면 도 또한 내 마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혜가 곧 마음으로부터 마중을 받고 마음이 곧장 도의 지혜에 이르러 구화구사라(漚和拘舍羅)1)를 지니고서 공덕에 있어서 그것을 증익(增益)하고, 법계에 있어서 그것을 허물지 않으며, 가히 사의(思議)할 수 있는 법에 대하여 그 배움이 만족할 줄 모르며, 또한 모든 공덕에 있어서도 만족할 줄을 모른다.
010_0036_a_14L如我心欲至道道亦迎我心如是智便迎於心心便逮道智持漚和拘舍羅於功德而增益不於法界有所壞於所可思議法所學無有厭於諸功德亦不厭足
이와 같이 모든 공덕을 배로 지으면서도 만족함이 없으며, 심법(心法)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고 마음 역시 공덕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 항상 보시를 받들어 행하면서도 마음이 청정하여 희망하는 바가 없으며, 항상 금계(禁戒)를 받들어 지니며 이를 결감(缺減)하지 않는다.
010_0036_a_18L如是作諸功德倍復無厭足不於心法有所亡於功德亦無所亡常奉行於布施淸淨無所悕望常奉持禁戒而不缺
010_0036_b_02L 인욕(忍辱)의 힘으로 동요하지 않으며, 정진을 더하여 나태하지 않으며, 선(禪)의 삼매에 들어 산란하지 않으며, 지혜로워 어리석지 않는다. 항상 모두에게 공양하며 탐하는 것이 없고, 자비로써 은혜를 갚으며 근심하는 바가 없으며, 생기는 것을 사유(思惟)하여 생기는 것이 없음에 도달하고, 그 설한 법을 근심하며 모두를 도탈케 하고자 근심한다.
010_0036_a_22L於忍辱力而不動轉加於精進而不懈怠於禪三昧而不亂於智慧而不愚常供養於一切而無所貪以慈報恩而無所憂思惟所生逮無所生憂其所說法憂欲令皆度脫
천자여, 보살행은 이와 같아서, 그 소복(小福)이라도 아는 자는 그 구화구사라로써 짓는 것이 무수하여 이루 헤아릴 수도 없다. 이와 같이 천자여, 보살은 이 모든 법에 대하여 이루 계산할 수 없는 지혜를 얻어 모든 법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요달(了達)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010_0036_b_03L天子薩行如是其有知小福者以漚和拘舍羅所作無央數不可量如是天子菩薩於是一切法逮得不可計智諸法無所不知無所不了
어째서인가? 천자여, 모든 법은 공하고[空], 상이 없으며[無想:無相], 원하지 않는 것[不願:無願]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공은 헤아려 분별할 수 없고 마음이 얻은 것도 헤아려 분별할 수 없으니, 작은 공덕을 짓더라도 구화구사라로 짓는 것이 무수하여 이루 헤아릴 수 없다.
010_0036_b_07L何以故一切法空無想不願如是空不可心逮得不可計作小功德持漚和拘舍羅所作無央數不可量
어째서인가? 이와 같이 도(道)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며 마음 또한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행은 헤아릴 수 없으니, 끝이 없어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며, 법 또한 끝이 없고 헤아릴 수 없다. 이와 같이 모든 불세존의 도의 법도 또한 끝이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010_0036_b_10L何以故是道不可量心亦如是如是行不可無邊際不可量法隨無邊際不可量法如是諸佛世尊道法亦復無邊際不可量
또 천자여, 보살은 구화구사라로 모든 행에 있어서 모두 최고를 넘어서며, 최고를 넘어서고 난 뒤 모든 사람들을 그들이 기뻐하고 좋아하는 바에 따라 보시하고 희구(希求)하고 설법하는 자들을 법으로써 도탈(度脫)시켜 준다.
010_0036_b_14L復次天子菩薩以漚和拘舍羅於一切行皆悉過上過上已隨一切人所喜樂布施者所求者說法以法而度脫之
또 천자여, 보살로서 이미 이러한 자는 이루 계산할 수 없는 무수한 소행법(所行法)을 체득하여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一心:禪定)ㆍ지혜를 남김없이 구족한다.
010_0036_b_17L復次天子菩薩已如是者逮得無央數不可計所行法則於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皆悉具足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하여 업신여기는 마음이 없으며, 계율을 결감(缺減)하는 일 없이 계율을 통해 늘 이익을 얻는다. 모든 사람들을 위해 모욕을 참되 설사 욕설을 퍼붓고 업신여기더라도 이를 모두 참아내며, 정진을 통해 모든 선한 덕을 합쳐서 모으며, 참선을 통해 모든 정(定)을 체득하며, 지혜에 있어서 어떤 걸림이나 막힘도 없다.
010_0036_b_20L於勤苦人無有輕易之心於戒無缺減以戒有所長益爲一切人忍辱若罵詈輕易者皆悉忍之精進合會諸善德於禪逮得諸定智慧無所罣礙
010_0036_c_02L또 천자여, 보살은 구화구사라로써 제자들에게 현행(現行)하여 그 법을 따라 교화하되 자신의 내부에는 어떤 희망하는 바도 없으며, 벽지불에게 현행하여 그 법으로써 교화하되 그 내부에는 어떤 희망하는 바도 없다.
010_0036_b_24L復次天子菩薩以漚和拘舍羅於弟子而現行隨其法教化之自於內無所悕望於辟支佛而現行以其法教化之於其內無所悕
이와 같이 천자여, 보살은 이 네 가지 법으로 불가사의한 선권(善權)의 지혜를 얻는다.”
010_0036_c_05L如是天子菩薩以是四事法得不可思議善權慧
이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爾時說偈言

괴로움[苦]엔 두 가지가 있으니
말하자면 나와 남인 것이라
나의 괴로움을 스스로 없애고
아울러 남의 것도 없앨 수 있느니라.
010_0036_c_06L其苦凡有二
謂我及他人
自滅於我苦
幷復能滅彼

모든 사람들을 걱정하고 염려하여
마음으로 도사(道事)를 요달(了達)하게 하고
법과 마음에 대해서도 또한 그렇게 하여
모두들 하나의 이치를 이해하게 하느니라.
010_0036_c_08L憂念一切人
令心了道事
於法心亦爾
皆使解一議

일체 중생에게 복덕을 베풀며
3세에서 애써 고행하고
부처님들께서 행하신 복덕으로
모든 자들을 권조(勸助)하느니라.
010_0036_c_09L用福一切人
三世勤苦行
諸佛所行福
一切皆勸助

이와 같은 공덕의 복으로
받들어 올려 모두에게 보시하고
모든 마음이 원하는 바에 따라
속히 부처님의 지혜를 체득하리라.
010_0036_c_10L以是功德福
奉上施一切
於諸心所願
疾逮得佛慧

모두들 마음을 발하게 하여
바르고 참된 도를 배우게 하며
다시는 마음이 다른 도리를
구하는 일이 있지 않느니라.
010_0036_c_12L令一切發意
皆學正眞道
心不於餘道
而復有所求

마음이 도를 바라지 않으니
보아도 또한 볼 수가 없어라.
도의 모양이 마음과 같으니
마음의 모양도 역시 그러해라.
010_0036_c_13L心不悕望道
視亦不可見
道相心如是
心相亦俱然

법들이 다들 이런 것들이라
나에게도 나[我]라는 것은 없어라.
스스로 공덕을 볼 줄 안다면
맑은 공덕을 늘리고 보태리라.
010_0036_c_14L法等如是等
於我亦無我
自知見功德
增益淨功德

몸에는 늘어나는 것 없으며
법계는 사의(思議)하기 어려워라.
언제나 도처(道處)에 머문다면
이것이 곧 부처를 구함이네.
010_0036_c_16L於身無所增
法界難思議
常住於道處
是乃爲求佛

마음에 일찍이 염(念)함이 없이
호존(豪尊)하여 스스로를 도와라.
마음을 항상 도에다 두고
정진하며 게으름이 없어라.
010_0036_c_17L其心未曾念
豪尊以自益
心恒存於道
精進而不懈

보시를 하며 만족할 줄 모르고
언제나 굳건히 계율을 보호하며
인욕도 또한 이와 같으니
인근(人根)을 만들어 세우지 않느니라.
010_0036_c_18L布施而無厭
常堅護於戒
忍辱亦如是
不造立人根

날이면 날마다 정진을 행하고
언제나 신공(身空)을 스스로 염하며
참선을 하여 적정(寂靜)에 들고
지혜는 모든 것을 건널 수 있느니라.
010_0036_c_20L日日行精進
常自念身空
於禪而寂靜
慧能度一切

모든 것을 길러 배양하니
짓는 일 연꽃과 같으며
보시와 지계 청정하여
남들에게 바라지 않네.
010_0036_c_21L養育於一切
所作如蓮花
施與持淸淨
不望於他人

언제나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고
모든 법을 빠짐없이 분명히 알며
모든 법을 깨달아 익히나니
그 지혜 생각조차 어려워라.
010_0036_c_22L常願求佛慧
諸法具了知
曉習一切法
其慧難思議

일체 중생을 위해 설법하며
어떠한 막힘도 없나니
만일 누군가 이런 수행 한다면
그가 바로 보살이어라.
010_0036_c_24L爲一切說法
而無有諸礙
若有應此行
是則爲菩薩
010_0037_a_02L
모든 것이 다 공(空)임을 깨닫고 알기에
보시는 적어도 과보는 무량하며
있다느니 없다느니 생각하지 않고
마음이 일찍이 방자한 적 없어라.
010_0037_a_02L皆悉解了空
施少報無量
不想有與無
心未曾放恣

일체 행을 모조리 알아서
원하는 대로 벗어나고 건너며
바라는 것에 따라 보시하면서
설법하고 교화를 번성하게 하느니라.
010_0037_a_03L悉知一切行
如所願度脫
布施隨所欲
說法種隆化

보시하고 나선 후회가 없고
계율을 지키며 휴결(虧缺)함이 없으며
인욕하고 또 정진하며
선정과 지혜 닦으며 자신을 대단하다 하지 않네.
010_0037_a_05L旣施而無悔
於戒不虧缺
忍辱及精進
禪慧不自大

보시하고 계율을 지키고
인욕하고 정진하며
선정에서 삼매에 들고
혜시(慧施)로 항복받고 조복(調伏)하느니라.
그는 성문의 수행에 있어서나
그리고 벽지불에게 있어서도
좋아하는 것을 따라 도탈시켜 주지만
속으로는 그들을 따르지 않느니라.
010_0037_a_06L布施與持戒
忍辱及精進
於禪定三昧
慧施而降調
其於聲聞行
及與辟支佛
隨所樂度脫
於內而不隨

이 법에 굳건히 머물며
보살은 어떤 집착도 없으니
헤아리기 어려운 권혜(權慧)로
신속하게 모든 것 항복받느니라.
010_0037_a_09L堅住於是法
菩薩無所著
權慧難思議
疾逮降一切

“또 천자여, 보살에게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모든 법이 일미(一味)가 되고, 일입(一入)이 되고, 일설(一說)이 되며, 그 지혜로 모든 이치를 이해하여 통달[解達]한다.
010_0037_a_10L復次天子菩薩有四事法一切法爲一味爲一入爲一說其智皆解達於衆議
어떤 것들이 네 가지인가? 이와 같이 천자여, 보살은 법계(法界)에서 일체지(一切智)의 공덕을 얻어 파괴하는 것이 없으면서 모든 법이 공(空)임을 믿고, 또한 법계에 대하여 이것은 내가 지은 것이고 이것은 내가 지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다.
010_0037_a_13L何等爲四如是天子菩薩於法界得一切智功德而無所破壞信一切諸法皆空亦不於法界言是我作非我作
어째서인가? 이것은 내가 지은 것이라고 해도 틀리고, 이것은 내가 지은 것이 아니라고 해도 모두 틀리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잘못된 모든 습을 없애면 곧 일체법지(一切法智)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천자여, 이것이 바로 네 가지 법이다.
010_0037_a_16L何以故是我作亦非不是我作皆非所以者何壞諸不可習便逮得皆知一切法智天子是爲四事法
보살은 모든 법이 일미가 되고 일입이 되고 일설이 됨을 알 수 있으니, 이와 같은 지혜가 온갖 지혜의 이치를 모두 이해하여 통달하고는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본다. 속제(俗諦)나 도제(道諦)에서 자비로써 법륜을 굴리며, 행할 것이 있으면 이를 행하고, 은혜를 베풀 것이 있으면 그 은혜를 베풀고, 주립(住立)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세우되 곧 법으로써 그것을 주립하며, 법의 크나큰 자비로써 그것을 굴린다.
010_0037_a_18L菩薩得知一切法爲一味爲一入一說如是智爲悉解達衆智議如是如是視若於俗若於道便以慈轉法教若有行者行之若有恩者恩之若有住立者立之便以法住立之法大悲而轉之
010_0037_b_02L모든 법에 대하여 이것은 높고 이것은 낮다고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으며, 입법(入法)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지 않고, 행법(行法)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지 않으며, 또 약간법(若干法)에 대해서도 역시 보는 바가 없다. 범인(凡人)의 법을 익히고 알아서 곧 다시 범인의 법을 행하며, 이 범인의 법에 대하여 역시 추켜세우는 것도 없고 낮추는 것도 없다. 반드시 무너지기 마련인 이러한 법에 대해서도 역시 그러한 바, 곧 모든 법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모든 법계에서 그 허물어짐이 있음을 보지 않는다.
010_0037_a_24L不於衆法言念是尊是爲卑亦不於入法亦不於行法亦不於若干法而有所見習知凡人法便復行凡人法於凡人法亦無所擧亦無所下於是一事壞習法亦爾便廣說一切法於諸法界不見有所
어째서인가? 일인(一忍)을 얻고 공(空)을 감인(堪忍)하며, 공을 감인하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입과 마찬가지로 모든 법입(法入)도 그러하니, 마치 무소생입(無所生入)과 같은 것이다.
010_0037_b_07L何以故爲得一忍爲忍於空於忍空而不疑如一入諸法入亦爾如無所生入
천자여, 이와 같이 보살은 불세존의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리에 가까이하지만, 부처님을 가까이한다거나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째서인가? 허물어지게 마련인 사법(事法)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인가? 모든 사람들 간의 차이도 보지 않고, 도리의 차이도 보지 않으며, 모든 사람도 보지 않고, 또한 도리도 보지 않기 때문이다.”
010_0037_b_09L天子如是菩薩爲親近佛世尊無上正眞之道亦不想念近佛不近佛何以故亦不見壞一事所以者亦不見一切人異亦不見道異不見一切人亦復不見於道
이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037_b_13L佛爾時說偈言

법계에 대해 시비(是非)를 말하지도 않고
법계에 대해 깨뜨릴 것 없다는 말도 않나니
법계가 이러하듯 모든 것이 이러하니
사유하지 않는다면 이치를 깨닫지 못하리라.
010_0037_b_14L不於法界言是非
不於法界無所壞
法界如是一切如
若不思惟不了義

모든 법은 공(空)하다고 이미 믿고
6쇠(衰)를 오랫동안 공과 함께하면
모든 법 공적(空寂)하여 자재를 얻으리니
만약 한 곳 공하면 나머지도 그러하네.
010_0037_b_16L已信於法一切空
六衰久長與空會
一切法寂得自在
若一處空餘皆爾

법에 보는 것 없고 보는 자도 없으며
나란 것도 없으니 얻을 수가 없어라.
이런 것을 내가 만일 배워 얻으면
자세히 살펴서 도의(道意)를 깨치리라.
010_0037_b_18L於法無見無能視
亦復無我不可獲
若我學得如是者
如爲審諦曉道意

행이 적정(寂靜)하여 공장(空藏)에 미치니
지(止)와 상(相)이 모든 법처(法處)를 따르네.
모든 법이 적연(寂然)함을 모조리 알면
이런 적정에서는 불가함이 없어라.
010_0037_b_20L行應寂靜逮空藏
止與相隨諸法處
皆知諸法爲寂然
於是寂淨無不可

세간법(世間法)과 최세간법(最世間法)을 모두 알아
의심하지 않고 돌아가지 않으며
원(願)을 끊지 않아 원하고 또 원하며
법을 듣고 항상 생각하여 나태함이 없어라.
010_0037_b_22L世最世閒法皆知
於是不疑不轉還
不斷於願願來願
聞法常念不懈慢
010_0037_c_02L
셀 수 없는 한량없는 세월에
그 몸이 지은 것 스스로 보지 않고
5도(道)를 돌면서도 법을 보지 않으니
범인(凡人)과 나한(羅漢)도 알 수 있더라.
010_0037_b_24L於無央數不可計
其身所作不自見
展轉五道不見法
凡人羅漢乃能知

범인이 익힌 것을 항상 생각하여 설하고
이와 같은 일들과 나한의 법을
또한 다시 추켜세우지도 낮추지도 않으며
적정(寂靜)하여 받아들이지 않나니 그렇게 아느니라.
010_0037_c_03L凡人所習常念說
如是之事羅漢法
亦復不擧亦不下
寂靜不受爾乃知

모든 법수(法數)를 모조리 다 알고
법계에서 파괴하는 것 없으며
인욕(忍辱)과 허공이 다른 것 없으니
모든 법 허공임이 이와 같아라.
010_0037_c_05L一切法數皆悉知
不於法界有所壞
忍辱虛空等無異
諸法虛空皆如是

인욕이 허공과 같아 생각하는 것 없고
모든 법들이 일지(一智)에 들어가나니
무언가로부터 생김이 없고 습(習)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행하는 도가 어렵지 않으리라.
이와 같이 한량없는 도를 가까이하고
이것을 심념(心念)하며 나태함이 없으며
나이건 남이건 법은 이와 같으니
구하여 얻을 것 없음이 깨달음의 도리이니라.
010_0037_c_07L忍辱如空無所念
一切諸法入一智
如無從生不生習
如是所行道不難
如是親近無量道
於是心念無懈倦
若我他人法如是
所求無得則覺道

“천자여, 보살에게는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깊고 깊은 계행(戒行)으로 방일(放逸)하지 않는다. 어떤 것들이 네 가지인가?
010_0037_c_11L天子菩薩復有四事法於甚深戒行不放逸何等爲四
이와 같이 천자여, 보살은 스스로 사유한다. 무엇을 계(戒)라 하는가? 이와 같이 자신의 소행을 스스로 보아서 몸으로 행한 선(善)과 입으로 말한 선과 마음으로 염한 선을 모두 아는 것이니, 이것을 계라고 한다.
010_0037_c_13L如是天子菩薩自思惟何等名爲戒如是自視身所行皆知身所行善口所言善心所念善是名曰爲戒
무엇을 몸으로 행한 것이라 하며, 입으로 말한 것이라 하며, 마음으로 염한 것이라 하는가? 몸의 일을 범하지 않아서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고 간음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몸이 행하는 선이라 한다.
010_0037_c_16L云何身所行口所言所念不犯身事不殺不盜不婬是名爲身行善
무엇을 입으로 말하는 선이라 하는가? 나쁜 말을 하지 않고 이간질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아첨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입으로 말하는 선이다.
010_0037_c_18L云何口所言善不惡口不兩舌妄言不綺語是爲口所言善
무엇을 마음으로 염하는 선이라 하는가? 질투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잘못 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마음으로 염하는 선이라 한다. 이와 같이 자신에 대해서 모든 것을 보는 것이다.
010_0037_c_19L云何意所念善不嫉不恚不邪見是名爲意所念善如是爲自視悉見
이런 까닭에 몸과 입과 마음이 행하는 대로 모두를 얻게 되니, 이렇게 하지 않고도 능히 그 덕을 두루 설할 수 있는 자는 없다. 또한 파랑도 노랑도 빨강도 하양도 분홍도 아니고, 잡색(雜色)도 아니고 또 안식(眼識)으로 식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이처럼 또한 의식(意識)으로 분별하여 알 수도 없다.
010_0037_c_21L用是故具得如身意所行不作是事無有能普說其德者亦不靑黃赤白紅不離色亦不眼識而可識如是亦不意識分別而可識
010_0038_a_02L어째서인가? 이것은 불생(不生)이어서 생기는 것이 없고, 일어난다지만 일어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불생이어서 생기는 것이 없고 불기(不起)이므로 일어나는 것이 없으므로 드디어 무능설보연(無能說普演)의 덕을 체득(逮得)하게 되며, 이때 마음이 안주하여 흔들리지 않게 된다.
010_0038_a_02L何以故於是不生無所生於起無所起如是不生無所生不起無所起於是便逮得無能說普演之德是時心安住而不搖
이와 같이 만나볼 수 없고 두루 연설할 자가 없다. 이와 같이 능히 두루 연설할 자가 없고, 또한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고 이런 행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말하지도 않는다. 마음 또한 볼 수가 없어서 이와 같이 마음을 말하며, 계 또한 그 자취를 볼 수가 없다. 이와 같이 천자여, 보살은 깊고 깊은 계의 덕을 체득한다.
010_0038_a_05L如是不相逢無能普演如是無有能普演說亦不自言我能作是說作是行者亦不可見如是說心戒亦復不可見如是天子菩薩逮得甚深戒之德
또 천자여, 보살은 소견(所見)을 벗어난 몸의 공덕을 알게 되어 소견이 일어남이 없다는 것을 아니, 계(戒)이건 악계(惡戒)이건 모두 짓는 것이 없다.
010_0038_a_09L復次天子菩薩逮知離所見身功德知於所見無所起若戒若惡戒等無所作
또한 천자여, 보살은 깊고 깊은 법요(法要)에 들어가 머물게 되어 이와 같이 살펴 배워야 할 모든 일들과 깊고 원대한 행을 모두 다 행하며, 모든 승(乘)의 행들을 모두 다 행한다. 이것을 계(戒)라고 하며, 이와 같은 행이 자신을 속이지 않고 남도 속이지 않는 것이니, 이런 것을 깊고 깊은 계[甚深戒]라 한다.
010_0038_a_12L復次天子菩薩逮得住入甚深法要作如是祠諸所學事深遠之行皆悉行於一切諸乘行皆悉行是名曰爲戒如是行爲不自欺亦不欺他如是者名曰甚深戒
또 천자여, 보살은 계를 범하지 않고 계를 허물지 않으며 계를 잃어버리지도 않는다. 무엇을 보살이 계를 범하지 않고, 계를 허물지 않으며, 계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라 하는가? 천자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으면 곧 계를 보호할 수 있다. 천자여, 스스로 알 수 있으면 계를 알아서 이 계를 소홀히 하지 않고, 배운 것을 빠트리지 않으며, 계를 잃어버리지 않는다.
010_0038_a_16L復次天子薩得不犯戒不虧戒不亡戒云何菩薩不犯於戒不虧於戒不亡於戒能自護者便能護於戒天子自知者便能知戒不輕易於戒於所學無所缺於戒而不亡
이런 까닭에 계율을 잃어버리지 않으며, 모든 남들의 법을 모두 다 안다. 어디가 남들이 있는 곳이며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남들을 어기지 않는 것이 또한 이와 같다. 천자여, 이런 까닭에 모든 사람을 건너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천자여, 이것이 그 네 가지의 법이니, 보살은 이처럼 깊고 깊은 계를 얻어서 방일하지 않는다.”
010_0038_a_21L用是故不亡於戒一切他人法皆悉知何所是他人爲在何所亦不很他人亦爾天子是故能度脫一切人天子是爲四法菩薩得甚深戒而不放逸
010_0038_b_02L이때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038_b_02L佛爾時便說偈言

몸과 입과 마음으로 행하는 것
법답게 깨끗하고 또 깨끗하여라.
그 행이 보물보다도 나으니
이 계는 보살과 어울리도다.
010_0038_b_03L身口意所行
法潔淨復淨
其行勝珍寶
是戒應菩薩

이러한 위없는 열 가지 계[十戒]를
지혜롭게 지키고 보호하는 보살
몸과 입과 마음으로 허물지 않나니
이 계가 최고의 지혜이니라.
010_0038_b_05L是十無過上
黠持護菩薩
身口意不虧
是戒爲最黠

짓지도 않고 생기지도 않나니
생한다지만 생김이 없어라.
심는 것도 없고 머무는 곳도 없으니
없는 지혜를 어떻게 얻을까?
010_0038_b_06L不作亦不生
於生而無生
無種無處住
無智云何得

모이지도 않고 계(戒)를 짓지도 않으니
눈으로 보아도 볼 수가 없고
귀와 코와 입으로도 알 수 없으며
몸과 마음으로도 알 수 있는 것 아니어라.
010_0038_b_07L不會不作戒
眼視不可見
亦非耳鼻口
非身意所識

6근을 만들지 않고
머무는 곳 또한 없어라.
이 계가 정말 깨끗하지만
계 또한 머무는 곳 없어라.
010_0038_b_09L不造六情根
所住亦無處
是戒甚淸淨
戒亦無所住

계를 지키며 방일(放逸)하지 않고
계에 대한 아상(我想)이 없어라.
계를 옹호하되 계상(戒想)이 없으니
이것으로 해서 깊은 계를 얻느니라.
010_0038_b_10L守戒不放逸
於戒無我想
護戒無戒想
以是得深戒

이렇게 하여 신행(身行)을 보고
모든 소견(所見)을 벗어나며
망령된 견해를 따르지 않으니
계에 대하여 상념(想念)이 없어라.
010_0038_b_11L於是見身行
離於諸所見
不隨望見處
於戒無想念

계율을 따라 깊은 법에 들어
모든 행을 온전히 실천하고
있음을 멸하여 능히 보호하며
계에 대해 다른 생각 없어라.
010_0038_b_13L如律入深法
諸行皆辦畢
滅有便能護
於戒無異想

나가 있으면 계도 있고
나가 없으면 계도 없는 것
이것을 일러 두려움이라 하니
나라고 알면 곧 계가 있느니라.
010_0038_b_14L有我便有戒
無我亦無戒
是說爲恐畏
知我則有戒

공적한 계는 생각이 없고
적정한 계는 집착이 없으며
공적한 계는 때가 없고
적정한 계는 사유하지 않느니라.
010_0038_b_15L空寂戒無念
寂靜戒無著
空寂戒無時
寂戒不思惟

계를 어기지 않는 것 가장 훌륭하나
계에 대하여 자랑하지 않으며
계도 또한 아상(我想)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깊고 깊은 계이니라.
010_0038_b_17L不虧戒無上
於戒不貢高
戒亦無我想
是則甚深戒

계에 대하여 매우 용감해서
선(善)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으며
하나의 계로 온갖 행을 갖추나니
모든 법이란 얻을 수 없는 것.
010_0038_b_18L於戒甚勇悍
不爲不善哉
一戒具衆行
一切法叵得

계라는 생각 가지는 것 어리석음이요
계가 없는 것을 계를 지키는 것이라 말한다면
그것은 계의 과보를 없애는 짓이라
5도(道)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모든 소견을 멀리 벗어나면
나의 것은 모두 보이지 않나니
계 또한 보이는 것이 없기에
5도의 길이 두렵지 않아라.
010_0038_b_19L戒有想爲癡
無戒言守戒
是爲滅戒果
不脫於五道
遠離諸所見
我所皆不見
戒亦無所見
不畏於五道

보아도 보지 않는 것이 보는 것이니
선하지 않은 계는 늘어나지 않으리라.
나에 대하여 병(病)이 없으니
계를 익히면 모두를 제대로 보리라.
010_0038_b_22L視不見爲見
不增不善戒
於我而無病
習戒皆悉見
佛說道神足無極變化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선교방편(善巧方便)으로 의역한다. 이 경에서는 선권방편(善權方便)으로 한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