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057_a_01L불승도리천위모설법경(佛昇忉利天爲母說法經) 상권
010_0057_a_01L佛昇忉利天爲母說法經卷上


서진(西晋) 축법호(竺法護) 한역
송성수 번역
010_0057_a_02L西晉月氏三藏竺法護 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0_0057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도리천(忉利天)의 주도수(晝度樹) 아래 때가 없는 하얀 돌에서 노니시며, 그 어머니를 가엾이 여겨 제도 해탈시키시려고 여름 석 달 동안 큰 비구 대중과 함께 계셨다.
010_0057_a_04L一時佛遊於忉利天上晝度樹下無垢白石愍哀其母度脫之故正夏三月與大比丘衆俱
8천의 비구는 모두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다하고 큰 신족을 얻었으며, 위엄과 광명이 끝이 없고 생사를 모두 끊어 다시는 티끌과 더러움이 없으며, 무거운 짐을 덜어 버리고 할 일을 다 하였으며, 자기의 이익을 얻은 자들이었다.
010_0057_a_06L比丘八千皆阿羅漢——諸漏已盡得大神足威曜無極生死悉斷無復塵垢棄捐重擔所作已辦逮得己利
마음이 곧 헤아림[計]에서 평등한 인(忍)에 도달하였고, 마음이 이미 해탈하여 지혜를 건넜으며, 두루 보살[正士]을 본받아 세상의 복된 땅[福地]이 되어 돕고 편안하게 한 바가 많았으나, 오직 현자 아난 한 분만은 제외되었다.
010_0057_a_09L心卽從計致平等忍心已得解度於智慧普則正士於世福地多所祐安——唯除一人賢者阿難
일체 큰 성인들의 신통을 이미 통달하고 총지를 얻어 변재가 걸림이 없는 7만 2천 명의 보살이 각기 타방의 다른 부처님 세계로부터 모두 찾아와 모였다.
010_0057_a_12L菩薩七萬二千人一切大聖神通已達逮得摠持辯才無礙各從他方異佛世界皆來集會
그때 세존께서는 수없이 많은 백천 대중의 권속에 둘러싸여 그들을 위하여 경을 말씀하고 계셨다. 이때 대중의 모임에 두 천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월씨(月氏)와 월상(月上)이었다.
010_0057_a_14L爾時世尊與無央數百千之衆眷屬圍遶而爲說於衆會有二天子名曰月氏
월씨 천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서 합장하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 여쭈고자 합니다. 만일 허락하신다면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010_0057_a_17L月氏天子卽從坐起更整衣服偏袒右肩叉手長跪而白佛言吾欲諮問如來至眞等正覺假使聽者乃敢自陳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에게 어떤 이치를 묻고자 하는가?”
佛告天子欲問如來何所義乎
월씨 천자는 게송으로 여쭈었다.
010_0057_a_20L月氏天子以偈頌曰

그들은 중생의 부류들에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 일으켜
부처님의 도를 구하고
티 없는 감로에 뜻을 둡니다.
010_0057_a_21L其於衆生類
興發愍哀心
逮求于佛道
志無垢甘露
010_0057_b_02L
자신의 행을 염려하고
또 여러 중생을 근심하고 사랑하나니
저는 이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석사자(釋師子)께 여쭙고자 합니다.
010_0057_b_02L自傷己身行
及慈哀群黎
余以斯等故
諮問釋師子

억 겁에 걸쳐 온갖 행을 쌓으며
모든 것을 능히 참고 힘써 고행하며
온갖 것을 보시하고
뜻은 고요하여 생각이 없으며
010_0057_b_03L於億劫積行
悉能忍勤苦
一切而布施
志寂然無念

모든 중생에게 평등한 마음으로
치료하고 교화하여 이미 고르게 하셨나니
저는 이 훌륭한 이치[勝義] 여쭈옵니다.
중생을 인도하는 분께.
010_0057_b_04L等心於群生
療化已平均
我問此勝義
導利黎庶者

가령 바른 도를 보게 된다면
묘한 상호 저절로 장엄되리니
때 없는 서른두 가지 모습
뛰어나고 특별한 복의 밭이며
010_0057_b_06L假使見正道
妙相自莊嚴
無垢三十二
英特之福田

이와 같은 공덕 이룬 자
큰 바다처럼 받들고 공경할 것이니
이제 저는 큰 성인께 여쭈어
이 이치의 귀취(歸趣)를 알고자 합니다.
010_0057_b_07L逮斯功德者
奉敬乎巨海
今予問大聖
欲了斯義歸

가령 다른 마음이 없게 된다면
별다른 생각도 없게 되리니
오묘한 지혜 구함에 항상 뜻을 두고
사람들 가운데 높고 높은 이 되며
010_0057_b_08L假使無異心
則無有別念
常志求妙慧
人中巍巍尊

성문이 되겠다는 뜻이 없고
연각의 일도 사모하지 않을 것이니
이제 저는 이 이치를 여쭈옵니다.
견고하기 짝 없는 분께.
010_0057_b_10L而無聲聞意
不慕緣覺事
今余問此義
堅固無過者

이익이 있거나 이익 없거나
비방하건 칭찬하건 마음이 평등하고
이름이 있거나 이름 없거나
괴롭건 즐겁건 변하지 않으며
010_0057_b_11L有利若無利
等心於毀譽
有名若無名
苦樂不以移

세속의 법에 처하더라도
동요하거나 변하지 아니하나니
이제 저는 이 이치를 여쭈옵니다.
공포와 두려움 멀리 벗어난 분께.
010_0057_b_12L雖處於俗法
則不以動轉
今我問此義
遠離恐懼者

자기 몸을 사랑하듯
중생들은 평등하게 생각하고
여러 가지 미증유한 일로써
세 곳의 중생들을 교화하며
010_0057_b_14L以愛己身事
等念於黎庶
未曾有若干
咸化于三處

자비로운 마음을 닦아
아첨하는 이 있어도 싫어하지 않나니
저는 이제 이 이치를 여쭈옵니다.
이 땅을 지키는 현명한 장수께.
010_0057_b_15L而以修慈心
有諂無厭穢
今余問此義
賢將持土地

마음으로 항상 정근(精勤)하고
보시와 지계로 삿됨을 여의며
그 몸은 고요한 데 이르고
계품(戒品)을 영원히 없애지 않으며
010_0057_b_16L心恒行精勤
布施戒離邪
其身逮寂然
戒品不永滅

몸과 입과 뜻을 항상 바르게 하여
잘 다스리고 옹호하나니
이제 가장 훌륭한 이 이치를 여쭈옵니다.
더러운 곳에 처해도 티가 없는 분께.
010_0057_b_18L身口意常正
將御順擁護
今問最勝義
處垢而無塵

그들은 인욕으로 부드럽게 길들이고
통달하고도 따르고 닦으며
괴로움과 환난을 견디며 수행하고
심란하고 방일한 무리들
010_0057_b_19L其忍辱調柔
達已加遵修
能修任苦患
憒擾放逸衆

노닐며 그들 일체를 구제하며
그러면서도 성내지 않나니
이 때문에 이 이치를 여쭈어
여러 가지 의심 풀고자 합니다.
010_0057_b_20L遊救於一切
而不生瞋恚
因此故問義
欲決諸狐疑

저마다 언제나 힘써 정진하며
공손히 따르고 이치를 어기지 않으며
모든 것 세간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이요
자신을 위해 보시하는 것 아니며
010_0057_b_22L各常力精進
恭順不違義
悉愍傷世閒
不爲己身施

도를 행하며 만족할 줄 모르는 것
바다가 온갖 물을 받아들이듯 하나니
그러므로 훌륭한 이 이치를 여쭈옵니다.
그 덕이 큰 바다 같은 분께.
010_0057_b_23L行道無厭足
如海受衆流
是故問最勝
其德如大海
010_0057_c_02L
세 곳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물러나 여러 가지 생각을 좇지 않고
현인과 성인의 슬기로
모든 번뇌를 없애버리며
010_0057_b_24L雖存於三處
不退從諸想
以賢聖之慧
伏除諸垢塵

선정과 묘한 신통을 계승하여
신족으로 스스로 즐기나니
지금 그래서 이 이치를 여쭈옵니다.
두루 다니며 중생을 일깨우시는 분께.
010_0057_c_03L承禪定妙通
神足自娛樂
今故問此義
普往開化衆

지혜로 저 언덕으로 건너
거룩한 신통 끝이 없으며
온갖 사상들을 버리고
출가하여 뿌리를 뽑아버리며
010_0057_c_04L智慧度彼岸
聖達無有際
棄捐衆思想
出家除根株

담박한 마음으로 자재를 얻어
이 법과 지혜를 환히 깨닫나니
그래서 지금 이렇게 여쭈옵니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큰 성인께.
010_0057_c_05L憺怕得自在
曉了斯法慧
是故今啓問
無極大聖人

분별한 신족으로
수순하여 해야 할 분명히 알고
억해의 불국토에 노닐면서도
국토라는 생각이 전혀 없으며
010_0057_c_07L所分別神足
解了隨順行
遊億姟佛土
無有國土想

억해의 부처님께 공양하면서도
부처님들이란 생각 전혀 없나니
그러므로 이 이치를 여쭈옵니다.
보는 자는 누구나 기쁘게 하는 분께.
010_0057_c_08L供養億姟佛
無有諸佛想
是故問此義
睹者普受欣

그들은 욕심과 번뇌의 악마를 여의고
음신(陰身)의 악마도 홀연히 교화하며
죽음의 악마를 버리고
여러 하늘 악마도 항복받으며
010_0057_c_09L其離欲塵魔
忽化陰身魔
棄捨於死魔
降伏諸天魔

일체 악마를 없애버리고서
부처님의 도를 성취하나니
그러므로 이 이치를 여쭈옵니다.
온갖 어둠 영원히 버린 분께.
010_0057_c_11L蠲除一切魔
則逮成佛道
是故問斯義
永棄於衆冥

이에 온 천지를 진동시키고
나무와 산과 바위 진동시키며
분명히 깨달아 불도를 이루고
한량없는 최고의 지혜 이루며
010_0057_c_12L乃震動天地
樹木及山巖
覺了成佛道
無量最勝慧

가령 이미 일심(一心)이 되었다면
적정(寂定)의 밝음을 익히나니
그러므로 이 이치를 여쭈옵고
이와 같은 모습들도 여쭈옵니다.
일체의 지혜를 환히 깨달아
위엄이 빛나 매우 높고 높으며
임시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머물러
법다운 행을 잘 세우며
010_0057_c_13L假使已一心
習於寂定明
是故問此義
諮啓如斯像
曉了一切慧
威燿甚巍巍
設住於佛教
善建立法行

온갖 성인들을 인도하고 도와
두루 교화하지 않는 곳 없나니
그러므로 이제 이 이치를 여쭈옵니다.
세 곳에서 노닐며 구제하시는 분께.
010_0057_c_16L導利于衆聖
靡所不開化
今故問斯義
濟遊三處者

월씨 천자가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큰 성인이시여, 보살이 크게 성스러운 신통과 특수한 행을 얻어 저 언덕으로 건너간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불가사의한 선권방편(善權方便)에 이르러 권하고 돕는 지혜를 갖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057_c_17L月氏天子又問世尊唯然大聖何謂菩薩得大聖通殊特之行度於彼岸何謂菩薩至不可思議善權方便勸助慧
보살이 일체의 법을 하나의 이치로 삼아서 나아가는 바가 같은 하나의 의미에 들어가고, 평등한 설명인 하나의 지혜에 들어간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깊이 계율을 받들고 행실은 방일함이 없으며,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최정각(最正覺)이 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057_c_21L何謂菩薩一切諸法以爲一入於一味所趣同均入於一慧平等之說何謂菩薩奉深禁戒行無放逮成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
010_0058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월씨 천자여, 가엾이 생각하는 바가 많고 편안하게 하려는 바가 많구나. 여러 하늘과 시방의 인간을 불쌍히 여기기에 뜻을 내어 여래에게 이와 같은 이치를 묻는구나.
010_0057_c_24L佛言善哉善哉月氏天子多所哀念多所安隱愍傷諸天及十方人乃能發意啓問如來如此之義
모든 보살은 부처님 도의 바르고 참된 지혜를 행하여 큰 갑옷을 입는 자이니, 대승을 세워 큰 욕심을 제도하고 큰 배[船]를 부리고 큰 법륜을 굴리며, 끝없는 법을 베풀고 지혜의 법전을 널리 전파해 큰 비를 뿌리려 하고 크나큰 광명을 놓으려 한다.
010_0058_a_04L諸菩薩行佛道正眞慧被大鎧者建立大乘大欲御大舩轉大法輪施無極法恢弘慧典欲放大雨欲演普光
큰 북을 사모하고 받들며 큰 우레로 진동시키려는 뜻을 세우며, 높은 당기를 즐거이 세우고 큰 하(珂)를 불기 원하며, 큰 법의 꽃을 잡고 큰 법의 전적을 쥐고서 끝없는 광명을 펼쳐 세간을 비추려 하며, 대승을 길이 존속시켜 끊어지지 않게 하려고 힘쓰며, 큰 제사를 마지막까지 만족하게 치루기를 원하는 자들이다.
010_0058_a_07L慕擊大志大雷震樂立巨幢願吹大珂大法英攬大法典演無極明欲照世務令大乘永存不斷願大祀祠究竟足滿
이와 같은 종류의 끝없는 덕으로써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고 근심하는 까닭에 여래에게 묻는구나.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명심하라. 내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모든 보살대사(菩薩大士:보살마하살)의 행으로 크게 성스러운 신통을 이루고 깊은 계율을 완전히 갖추어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에 이르러 최정각(最正覺)이 될 것이다.”
010_0058_a_11L以此比類無極之德愍傷群庶故問如來諦聽諦聽善思念之當爲汝分別說之如諸菩薩大士之致大聖通具足深戒至於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듣고자 합니다.”
010_0058_a_15L唯然世尊願樂欲
월씨 천자와 여러 대중들은 분부대로 듣고 있었다.
月氏天子與諸大衆受教而聽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였다.
“보살에겐 네 가지 법행(法行)이 있으므로 크게 성스러운 신통과 특수한 행을 얻어 저 언덕으로 건너간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보살대사는 모든 법을 환히 깨달아 진제(眞諦)에 응한다.
010_0058_a_16L告天子菩薩有四法行得大聖通殊特之行度於彼岸何謂爲四菩薩大士曉了諸法而應眞諦
일체의 법에 의지하거나 집착하는 바가 없다. 모든 법을 평등하게 생각하며 다함이 없고 성스러운 지혜에 이르러 밝게 증득한다. 일체의 법에 노닐면서 여러 전적을 가까이하며, 비록 모든 법에 있더라도 해탈이란 것이 없고 별다른 법도 보지 않는다.
010_0058_a_19L於一切法無所倚著等念諸法而無有盡逮于聖慧而造明證遊一切法親近衆典在諸法無有脫者不見異法
모든 법에서 진제에 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만일 과거가 공(空)하다면 미래와 현재도 자연히 공할 것이다. 천자여, 이 공(空)을 환히 깨달으려고 하면 3세(世)에 평등하고 공하여 생각하는 바가 없어야 한다.
010_0058_a_22L何謂諸法而應眞諦如過去空當來現在亦自然空天子欲以曉了是空平等世空無所想
010_0058_b_02L 그는 모든 지혜로 처소를 분별하여 교화를 건립하고 도품(道品)을 밝게 이해하고는 곧 바른 업을 통달하고, 그 옳은 도리를 통달한다. 이것이 환히 깨달아 진제에 응한다는 것이다.
010_0058_b_02L彼諸有慧分別處所立開化解暢道品便通正業達其義是謂曉了而應眞諦
일체의 법에 의지하거나 집착하는 바가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내 것[我所]에 머물고 있는 일체의 법과 현재 나[我]에게 머물고 있는 것들이 내가 아니라는 것이 곧 보살이 모든 법을 환히 깨달아 나라는 것이 없고 몸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곧 의지하거나 집착한 바가 없는 것이라고 한다.
010_0058_b_04L何謂於一切法無所倚著一切諸法住於我所有所住於我非我則謂菩薩曉了諸法而無吾我不依倚身是則名曰無所倚著
가령 보살이 이 모든 법과 몸에 집착하는 바가 없고, 집착하는 바가 없어진 뒤에 다른 법에 머물지 않아 그가 모든 법에서 생기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는다면, 그는 거기에 의지하거나 집착하는 것이 없게 될 것이다. 의지하는 것이 없게 되고 나면 모든 법을 공양하여도 곧 모든 법에 의지하는 것이 없다.
010_0058_b_08L假使菩薩於斯諸法身無所無所著已不住異法其於諸法不不住爾能於彼無所倚著已無所供養諸法則於諸法而無所倚
보살이1) 일체가 허공과 같은 것임을 환히 깨닫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삼계(三界)란 것은 마음이 만든 것이므로 이 마음을 헤아리지 않으면 어떤 물질과 형상도 없다. 또한 볼 수도 없고 처소도 없으며 다스리는 자도 없는 것이 마치 허깨비와 같다.
010_0058_b_11L何謂菩薩曉了一切猶如虛空其三界者心之所爲不計斯心無有色像亦不可睹無有處所無有教令猶如幻化
그 마음의 근본에 의지하여 모든 법을 구하면 곧 얻을 수가 없다. 만일 마음에서 마음을 구하지 않으면 곧 얻을 것도 없고 마음이 미칠 수도 없다. 마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일체의 법 역시 얻을 수 없다.
010_0058_b_15L因其心本而求諸法則不可得若以於心不求于心則無所獲心不可逮以不得心一切諸法亦不可得
모든 법은 곧 법이 없는 것이고 형상이나 종류라는 생각도 없으며, 또한 그림자도 없고 가진 것도 없다. 나아가 실제의 이치[實諦]도 볼 수 있는 것이 없으며, 볼 수 있는 것이 없으므로 일체의 법에 마음이 들어갈 곳이 없다. 일체의 법은 성취되는 것도 없고 생기는 것도 없는 것이 이를테면 허공과 같다는 것을 안다.
010_0058_b_17L諸法則無有法無形類想亦無有影而無所有及與實諦亦無所睹無所睹者於一切法心無所入知一切法無所成就亦無所生譬如虛空
천자여, 마치 허공을 살피려고 하여도 영원히 생기는 것이 없고 성취되는 것도 없는 것처럼, 일체의 법을 환히 아는 것도 그와 같다. 마치 허공을 허무(虛無)라고 하며 그것이 담박한 것처럼, 일체의 법도 그와 같아서 다만 이름만 빌었을 뿐이며 그것은 적막한 것이다.
010_0058_b_21L猶如天子欲察虛空永無有生無所成就了一切法亦復如是猶如虛空名曰虛無彼則憺怕一切諸法亦復如是但假字耳彼則寂寞
010_0058_c_02L보살이2) 일체의 법에서 전적[典]을 가까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대사는 일체의 모든 법을 자세히 살펴보고 사유하지만 여기에 있어서 아는 것도 없고 보는 것도 없다. 눈은 귀를 모르고 보지도 못하며, 귀는 눈을 모르고 보지도 못한다.
010_0058_c_02L何謂菩薩於一切法而親近典也菩薩大士觀察思惟一切諸法於斯無知亦無所見眼不知耳亦無所見耳不知眼亦無所見
코는 혀를 모르고 보지도 못하며, 혀는 코를 모르고 보지도 못하며, 몸은 뜻을 모르고 보지도 못하며, 뜻은 몸을 모르고 보지도 못한다.
010_0058_c_06L鼻不知舌亦無所見舌不知鼻亦無所見身不知意亦無所見意不知身亦無所見
일체의 법에 비록 어리석고 철모르고 흉악하고 사나움이 있다 하더라도 법계를 보면 지혜는 항상 평등하고 행하는 일이 완전히 갖추어져 있다.
010_0058_c_08L一切諸法雖有癡騃快眇凶暴見於法界慧常平等所行具足
그 6정(情)의 경계는 비춰서 오는 것이 있으면 곧 존재하는 것이다. 근본에서 헤아리지만 내법(內法)은 없는 것이며, 밖으로 가르치지만 마찬가지로 외법(外法)도 없는 것이다. 내법을 가르치는 것도 그 소견은 이와 마찬가지이다.
010_0058_c_10L其六情界有所照來則有所在計於本者無有內法教於外者彼無外法教內法者所見如是
보기를 이와 같이 하면 법도 없고 생기는 것도 없으며 또한 만들어지는 법도 없는 것이다. 머무름이 있다고 하지만 보아도 보이는 것이 없다.”
010_0058_c_12L睹若斯者則無有法無有起者亦無有法有所作爲若有住者睹無所見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법계이니, 법은 일어난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으며 또한 머무르지도 않으므로 곧 존재하는 것이 없다. 가령 모든 법을 생각할지라도 머무르지 않고 생기지 않고 일어나지 않고 처소가 없다.
010_0058_c_14L佛語天子是爲法界法無所起亦無所滅而亦不住則無所有假使有念諸法不住不生不起無有處所
이와 같이 보는 자는 진제의 지혜가 갖추어져 모든 법과 법계가 없고 해탈도 보지 않으니, 이것이 일체의 법에서 모든 전적을 가까이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법이니, 보살대사는 크게 성스러운 신통과 특수한 행을 얻어 저 언덕으로 건너간다.
010_0058_c_17L如是觀者眞諦慧備無有諸法及與法界不見解脫斯一切法親近諸典是爲四法菩薩大士得大聖通殊特之行度於彼岸
무엇이 성스러운 신통인가?3) 신통이란 일체의 법에서 다른 지혜를 믿지 않고도 묻고 받음이 있는 것이다. 지혜라고 말한 까닭은 일체의 법에 두 가지 일을 짓지 않다는 것이다. 이른바 두 가지가 없다는 그것은 곧 이름과 법이 없고 알 수도 없다는 것이다.
010_0058_c_20L何謂聖通所云通者於一切法不信他慧而有諮受所以言慧於一切法不造二事所謂無二彼則無名法不可知
010_0059_a_02L천자여, 만일 이 지혜를 구족한다면 그 보살은 빨리 성스러운 신통을 이룰 것이며 소원을 성취함으로써 깨달아야 할 바를 구족할 것이다. 보살이 이와 같은 지혜를 환히 알면 천상과 세간 사람을 뛰어넘는 깨끗한 도안(道眼)으로 곧 시방의 한량없고 한정이 없는 억백천해의 모든 부처님 국토에 계신 불(佛)ㆍ천중천(天中天)과 그곳에 있는 모든 성인들을 뵙게 된다.
010_0058_c_24L設使天子具足斯慧其菩薩者速逮聖通以成就願具足所曉薩曉了如是慧者則淨道眼超天世便睹十方無量無限億百千姟諸佛國土佛天中天所有聖衆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는 경법을 모두 듣게 되며, 그 부처님 국토의 여러 중생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착하고 나쁘고 곱고 밉고 하는 것을 모조리 알게 되며, 인민과 무리들이 이렇게 행할 것이고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010_0059_a_05L悉聞諸佛所說經法彼佛國土群萌之類心所念善惡好醜悉識知之人民伴黨行來如是逮及若斯
스스로 옛적에 돌아다닌 곳을 알고 증득한 밝은 지혜로써 자기의 본제(本際)도 알게 되며, 다른 중생들이 한없이 먼 과거부터 살았던 곳을 모두 밝게 알아 인연을 따라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010_0059_a_08L自知往古所周旋處以慧明證解己本際他人衆生始無所由所居止處悉證明之緣說是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비록 일체에 통달한 지혜에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성스럽고 밝은 지혜가 이렇게 높고 뛰어나므로 모든 중생을 위해 불사를 일으켜 세우며, 일체의 부처님 법을 빨리 구족하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최정각이 될 것이다.”
010_0059_a_11L佛告天子菩薩大士雖未得至一切通慧聖明之智巍巍如是諸衆生興立佛事速疾具足一切佛逮得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059_a_14L是世尊卽說頌曰

훌륭하고 지혜로운 방편으로 도가 밝으면
크게 성스러운 신통을 빠짐없이 이루어
깊고 묘한 계율을 늘 따르고 닦으며
하나의 이치 탐구해 일체법을 알리라.
010_0059_a_15L以善權慧方便道明
則具足成於大聖通
而常遵修深妙禁戒
尋用一義解一切法

진제와 일체의 경전 분별하면서
밝은 눈 가진 자는 집착이 없고
모든 법은 허무(虛無)하다 항상 보아서
살피는 바 있으면 모두 공이라 말한다.
010_0059_a_17L分別眞諦一切經典
其明目者無所倚著
常觀諸法猶若虛無
以有所察宣揚悉空

익숙했던 모든 법 그건 거짓으로 이름 붙여진 법
모든 법도 해탈하는 자도 보지 않으며
보지 않는 그 자 관찰하지 못하는 것 없나니
성스러운 신통 얻고 나면 보는 것이 이와 같네.
010_0059_a_19L習近諸法彼假號法
不見諸法有解脫者
其不見者靡所不觀
已得聖通所見若斯

가령 과거 모든 법이 이미 공하다면
미래의 모든 법도 또한 공하리라.
현재를 분별해도 이와 같으리니
이것을 바로 진제의 견해라 한다.
010_0059_a_21L假使過去法已空者
當來諸法亦如是空
分別現在則亦若茲
是乃謂爲眞諦之見

일체 모든 법과 삼계는 항상 공하나니
이를 분명히 아는 자 생각함도 생각하지 않음도 없다.
이미 응함도 응하지 않음도 없는 자
그는 두려워하는 것 없고 진제를 보리라.
010_0059_a_23L一切諸法三界常空
斯明知者無念不念
已無有應應不應者
其無所畏爲睹眞諦
010_0059_b_02L
만일 지혜가 이와 같아 방편에 집착 없으면
경법을 강설하여도 법이란 생각 없고
마음에 생각하는 것 없으면 집착하는 것 없나니
집착하는 것 없는 자 흔들리지 않는다.
010_0059_b_02L若慧如是無著方便
講說經法無有法想
意無所念則無所著
無所著者則不動搖

온갖 법은 자연히 일어나니
그 자연이란 것 본래 깨끗하고 나[我]가 없네.
모든 법이 나가 없다는 것 분명히 알면
그때는 일어나지도 않고 다른 법도 없으리라.
010_0059_b_04L一切諸法自然而興
其自然者本淨無我
曉了諸法而無吾我
爾乃不起無他異法

그 생기지 않는 것 있지도 않고 오지도 않나니
그것을 살펴보면 의지한 곳 없어라.
그러고 나서 다시 모든 법과 처소 강설하나니
부처님 도를 연설하지만 내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010_0059_b_06L其不生者不有不來
察計於彼則無所倚
而反講說諸法處所
雖演佛道不念有我

일체 삼계는 마음에서 유래한 것이니
그 마음도 역시 항상 볼 수는 없어라.
물질도 없고 사람도 없어 허깨비 같나니
마땅히 이 법으로 마음을 힘써 구하라.
010_0059_b_08L一切三界心之所由
彼心則亦不可常睹
無色無人猶如幻化
當以斯法務求於心

그들은 이 법으로 마음을 구한 뒤에
마음이 없고 마음의 법도 없음을 곧 아나니
만일 마음으로 마음의 처소 구한다면
곧 마음의 본래 청정함을 볼 수 없으리라.
010_0059_b_10L彼以此法求於心已
則知無心亦無心法
假使已心求心處所
則便不睹心之本淨

모든 법에 이미 집착이 없는 자
대중 가운데 있더라도 대중이란 생각 없으며
일체의 모든 법 뜻함도 없고 성취함도 없이
허공과 같다는 것 항상 분별해 안다.
010_0059_b_12L已於諸法無所著者
雖在黎庶不隨衆想
一切諸法無意無成
常分別知猶如虛空

허공을 관찰하면 생기지 않고 있지 않듯
모든 법도 분별하면 또한 이와 같다.
거짓 이름으로 허공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실체가 없으며
설하는 말들이 있지만 그 법은 허공과 같으니라.
010_0059_b_14L如觀虛空不生不有
分別諸法亦復如是
假號虛空諦無有實
說有言辭彼法虛空

그 눈은 한 번도 귀를 보지 못하였으며
그 귀는 한 번도 눈을 보지 못하였으며
혀는 코와 접촉하지 못하고 코는 혀와 접촉하지 못하니
이들은 엎치락뒤치락 서로 보지 못한다.
010_0059_b_16L其眼未曾觀見於耳
其耳亦不觀見於眼
舌不屬鼻鼻不屬舌
斯等展轉而不相見

그 몸은 한 번도 뜻을 살펴보지 못하였으며
뜻 역시 몸이 어떤 유형인지 살펴보지 못하였으며
저마다 이와 같이 서로 알 수 없나니
이런 까닭에 그것들은 언제나 편안하다.
010_0059_b_18L其身未曾察見於意
意亦不察身之形類
各各如是不能相知
以是之故斯常憺怕

온갖 흉악함과 아첨과 어리석음에 집착했어도
모든 법의 세계는 언제나 평등하나니
그 안에 것은 바깥을 알지 못하고
밖에 것은 안의 것을 또한 모른다.
010_0059_b_20L計著衆惡諛諂癡騃
諸法之界常等均平
其內事者不知於外
若外事者亦不知內
010_0059_c_02L
이런 까닭에 모든 법의 귀취를 깨달아
영원하고 한정할 수 없는 지혜를 성취하며
시방에 계신 억해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성문에게 허물과 흠 없음을 보게 되리라.
또한 저 부처님들께서 설하신 여러 경전과
한량없이 성스러운 신통과 청정한 이치
고운 말로 연설하신 것 모두 들어서
곧 능히 받아 지니고 평등하게 널리 닦으리라.
010_0059_b_22L以是之故曉法所趣
成就智慧常不可限
觀見十方億姟諸佛
及諸聲聞無有罪舋
又彼諸佛所說經典
無量聖達淸淨之義
悉得逮聞所演美辭
則能受持普修平等

곧 중생들의 생각 분명히 알 수 있고
억만의 불국토로 빠짐없이 날아가며
수 없는 전생의 세상 일 모두 기억하리라.
억백천 겁 항하의 모래 같은 세월을.
010_0059_c_03L便能了知衆生心念
具足飛到億萬佛土
識念往古無數世事
億百千劫如恒河沙

여기에서 오묘한 다섯 가지 성스러운 신통 이루면
곧 편안히 머무는 지혜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나니
그것은 부처님 덕분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요,
방일함이 없는 도와 이익과 이치를 일으킨 덕분이다.
010_0059_c_05L逮成於此妙五聖通
則得親近安住之慧
彼以佛故有所顯發
無放逸道興造利義

만일 이와 같은 공의 법을 듣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오묘한 즐거움 즐긴다면
악마가 그의 홈을 찾을 수 없으리니
곧 위없는 깨달음을 빨리 이루리라.
010_0059_c_07L假使聞斯如是空法
生欣踊心樂微妙樂
魔不能得彼之瑕短
則能疾成覺了上道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대사에겐 네 가지 법이 있으므로 불가사의한 선권방편(善權方便)에 이른다. 네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생사의 흐름을 건너 오가는 법을 자기의 몸처럼 환히 알고, 여러 종류의 고통과 해독의 환난이 어디에서 발원하는지를 본다.
010_0059_c_09L佛告天子菩薩大士有四事法至不可議善權方便何謂爲四菩薩曉了往返度流之法猶如己身若干種痛苦毒之患睹所遊起
또한 다른 이의 고통을 없애주려고 수행하고 정진하며 성인의 길로 나아가도록 모든 중생에게 권하여 일체의 법을 도의 마음에 머물러 있게 하며, 모든 중생들을 위해 공덕의 법을 쌓기를 3세에 늘 그렇게 한다.
010_0059_c_13L亦欲蠲除他人之苦修行精進勸諸衆生趣於聖路令一切法留存道心爲諸群黎積累德品三世亦然
이미 모든 부처님을 권유하고 보좌하여 3세의 행을 모아 공덕의 법을 권유하고 도우며, 지은 선의 근본을 중생에게 베풀어 준다. 아낌없이 버리고 널리 베풀어 일깨우고 교화한 바가 있어도 또한 마음을 내지 않는다.
010_0059_c_16L而已勸助一切諸佛集三世行勸助德品所作善本加施衆生放捨弘施有所開化亦不生心
그는 일체지자(一切智者)에게 나아가도록 권하지 않은 것이며, 그 마음은 벗어나지도 않고 또한 도를 보지도 않는다. 마음은 도를 벗어나지 않고 도는 마음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도의 모양과 같이 몸의 모양도 그와 같다.
010_0059_c_18L其不勸進一切智者心不離脫亦不見道心不離道道不離心如道之相身相若斯
평등한 지혜로써 마음이나 도에 또한 의지한 바가 없으며, 권방편(權方便)에 수순하여 덕의 근본을 더욱 자라게 하면서도 법계에 늘거나 더해지는 것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 모든 법에 대해 생각하거나 의논하는 것이 없으면서도 공덕을 쌓으면서 싫어하거나 게으름을 부린 적이 없으며, 마음의 업으로 마음을 환히 깨닫기를 바라지 않는다.
010_0059_c_21L以慧平等於心於道亦無所倚順權方便長益德本不見法界有所增益彼於諸法無所思議積功累德未曾厭倦不以心業求曉了心
010_0060_a_02L그는 보시를 하더라도 보답을 바라는 생각이 없고, 계율을 받들어 닦되 빠뜨리는 것이 없으며, 인욕을 쫓아 행하되 또한 머무르는 곳이 없고, 정진을 행하되 담박함도 없으며, 일심으로 선정을 닦되 의지하는 것이 없다.
010_0059_c_24L彼若布施則無望想奉修禁戒亦無所失遵行忍辱亦無所住所行精進亦無憺怕一心禪定無所依倚
지혜를 받들어 행하되 익히는 것도 없으며, 중생을 권하여 교화하되 집착하는 것도 없고, 중생을 가엾이 여겨 불국토를 깨끗이 장엄하고, 성스러운 신통을 구하지만 그리워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경법을 강설하되 또한 들어가는 곳이 없다.
010_0060_a_04L行智慧亦無所習勸化衆生亦無所以愍哀故嚴淨佛土求於聖達無所起慕講說經法亦無所入
천자여, 이와 같이 보살이 행하고 짓는 덕의 근본은 비록 얇고 적더라도 그 선권방편은 한량할 수 없고 나아가 큰 도에 이르게 된다. 보살이 짓는 덕의 근본은 비록 얇고 적더라도 선권방편은 한량없는 데에 이르고 나아가 큰 도에 다다른다는 것은 무엇인가?
010_0060_a_07L如是菩薩所行所造德本雖爲薄少權方便不可限量乃至大道何謂菩薩所造德本雖爲薄少善權方便得至無量乃致大道
보살대사는 일체 법에 한량없는 생각을 내어 한계를 측량할 수 없는 모든 법을 관찰하여 그 끝을 밝히는 자들이다. 왜냐하면 천자여 일체의 법을 알려고 하면 곧 공(空)이며, 무상(無相)이며, 무원(無願)이며, 그 공이란 곧 또한 한량이 없기 때문이다.
010_0060_a_11L菩薩大士於一切法念發無量觀察諸法無有計限得邊際者所以者何天子欲知一切諸則空無想亦無有願其以空者則亦無量
가령 한량없는 마음을 통달한다면 강설하는 경법은 비록 적더라도 선권방편은 넓고 크며 끝이 없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도는 한량이 없고 권유하는 마음은 한정이 없어서 끝이 없는 법에 이르면 곧 모든 부처님ㆍ세존의 도가 되기 때문이다.
010_0060_a_15L假使暢達無量心者講法雖善權方便廣大無際所以者何道無量勸心無限至無際法則爲諸佛世尊之道
또 천자여, 보살대사는 선권방편으로 중생에게 힘써 권유하여 바른 행실에 들게 하며, 어리석은 무리들을 근심하여 그들이 좋아하는 법으로 권유하고 수립하며, 필요로 하는 것이 있으면 베풀어 구제하고 경법을 설해 준다.
010_0060_a_18L復次天子菩薩大士善權方便勸勉衆生令入正行憂群萌類所樂法者而勸立之若施有所救濟爲說經法
또 천자여, 보살대사는 보시하되 자세히 살피면서 이것은 나의 소유물이라고 말하지 않으며, 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ㆍ지혜도 그와 같이 내 것이라고 한다.
010_0060_a_21L復次天子菩薩大士不以布施而爲審諦是我所持戒精進一心智慧亦復如是不名我
010_0060_b_02L 보시한 것이 있다고 하지 않는다. 계율을 지니더라도 생각하는 것이 없이 항상 계율을 수순하고, 인욕을 두루 갖추어 사람들이 어떤 짓을 해도 시비를 모두 참고, 정진을 받들어 행하여 맑고 깨끗한 행을 닦고, 일심으로 선정을 닦고, 방편을 분명히 깨달아 지혜를 자세히 살핀다.
010_0060_a_24L又有所施若持戒者亦無所念順禁戒具足忍辱見人所作非悉奉行精進修淸白行一心禪思了方便觀察智慧
또 천자여, 보살대사는 분별하고 밝게 알아 선권방편으로 성문과 함께 하며 그들을 일깨워 교화하되 행한 일과 견고한 수행 즐거워하지 않으며, 연각과 함께 하되 행한 일과 견고한 그 뜻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네 가지 법으로 보살대사는 불가사의한 선권방편에 이른다.”
010_0060_b_04L復次天子菩薩大士分別曉了善權方便與聲聞俱開化之不樂所行所修堅固與緣覺不樂所行堅固其志是爲四法薩大士致不可議善權方便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060_b_08L於是世尊卽說頌曰

두 가지 일 환히 깨달아야 하니
자기 몸과 다른 이의 몸이라.
자신의 고통과 근심을 없애고
중생들의 고뇌와 번열 모두 치료하라.
010_0060_b_09L曉了於二事
己身及他人
當除吾苦患
療盡衆惱熱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도심(道心)에 머물도록 권하고
온갖 법을 깊이 사유해
하나의 이치에 들어가도록 연설하라.
010_0060_b_11L愍念於衆生
勸使在道心
思惟一切法
演令入一義

일체 중생을 기뻐하며
모두 모이는 일 3세에 있거든
모든 부처님 덕을 두루 펴서
언제나 권하고 교화해야 한다.
010_0060_b_12L一切群生慶
合集於三世
普於諸佛德
悉當勸化之

그리고 이것을 모두 환히 깨달아
모든 것을 중생에게 베푸나니
진심으로 은혜롭게 보시하는 것은
부처님 지혜와 같기 때문이다.
010_0060_b_13L而悉曉了斯
皆以施衆生
眞心而惠施
猶以佛慧故

온갖 곳에서 마음을 일으켜
언제나 불도를 권유하고 돕나니
도의 마음을 잃지 않아서
모든 법을 보고 늘 해탈하네.
010_0060_b_15L一切所發心
悉勸助佛道
不失於道心
見諸法悉脫

마음을 살펴서 도에 미치고
두 일이 있는 것 보지 않으며
그 형상은 존재해 있되
마음 모양은 평등한 줄 안다.
010_0060_b_16L察心及於道
不見有二事
其相有所存
了心相同等

법이 평등하므로 평등한 것이니
둘이 아니며, 있는 것 없어라.
선권방편 분명히 알아
깨끗하고 맑은 법 더욱 자라게 한다.
010_0060_b_17L法等故平等
不二無所有
明知權方便
長益淸白法

그는 무위의 이익을 심으니
법의 세계 불가사의하여라.
부처님 도에 뜻을 세워 구하며
늘 싫증내거나 게으르지 않네.
010_0060_b_19L其種無爲益
法界不可議
志求於佛道
常以不厭倦

마음으로 마음을 생각지 않으며
깨끗하고 맑은 이치 나는 늘리고
도의 마음 잃거나 잊지 않아서
하는 일은 권유하며 도움이로세.
010_0060_b_20L不以心念心
吾長淸白議
不忘失道心
所作而勸助

보시하며 보답을 바라지 않고
계율 지키되 생각함이 없으며
항상 인욕을 닦고 행하며
남이 있다는 생각 세우지 않네.
010_0060_b_21L布施不望報
護戒無所念
常修行忍辱
不立計有人

항상 정진을 받들고 행하되
몸ㆍ입ㆍ마음은 고요하기만 하며
선정으로 의지함 없고
지혜로 무극(無極)에 건너서 가네.
010_0060_b_23L恒奉行精進
身口心寂然
禪定無所倚
智慧度無極

중생을 일깨워 해탈시키면서
전도된 마음에 머물지 않으며
모든 불국토 깨끗이 장엄하며
뜻과 성품이 강직하고 굳세네.
010_0060_b_24L開化解衆生
不處於顚倒
嚴淨諸佛土
志性無剛强
010_0060_c_02L
부처님 도에 항상 뜻을 두어
불법을 버리는 일 없고
일체의 법전 묻고 받기에
그 지혜 불가사의일세.
010_0060_c_02L常志于佛道
於法無所捨
諮受一切典
故慧不可議

중생 위해 법을 설하되
문자에 집착 않나니
이렇게 행을 지어 나가는 자
어려움 없이 속히 성불하리라.
010_0060_c_04L爲衆生說法
不著於文字
造行如是者
速成佛無難

마음에 공(空)을 생각지 않고
교만하지 않고 생각하는 바 없으며
고집도 없고[無相] 소원도 없으니[無願]
그 한량 헤아릴 수 없어라.
010_0060_c_05L心不想於空
不慢無所念
無想無所願
不可稱限量

중생들이 하는 일을 알아
그들을 따라 일깨워 교화하며
자유자재하게 보시를 하고
설법을 하며 부족한 것 보태주네.
010_0060_c_06L知群黎所行
隨之因開化
自在而布施
說法給所乏

중생에게 보시하고서
내가 보호하노라 말하지 않고
계율 지난다고 높은 체 않으며
인욕을 소홀히 여기지도 않네.
010_0060_c_08L有施衆生
不言我獲
不高於戒
不忽忍辱

정진한다며 교만하지 않고
선정에 집착하지 않으며
그리고 지혜에 있어서도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네.
010_0060_c_10L不慢精進
不著禪定
而於智慧
無所悋惜

언제나 보시하기를 즐기고
여러 가지 계율 강설하며
겸손하고 낮추는 마음 닦고
항상 용맹스럽게 행하네.
010_0060_c_11L常喜布施
講論衆戒
遵修謙下
恒行勇猛

선정을 받들더라도
영원히 집착 없으며
지혜를 크게 일으키고
그리고 그것을 보시한다네.
010_0060_c_12L雖奉禪思
永無所著
興發智慧
而以布施

연각의 무리에 머물고
성문들 가운데 머무나니
보살대사
이런 이들 안에서 노니네.
가령 그 안에 살면서
짓는 업이 있더라도
눈 밝은 통달한 선비
그가 한 일 좋아하지 않네.
010_0060_c_14L在於緣覺
聲聞之中
菩薩大士
遊於此黨
假使處中
有所造業
明眼達士
不樂彼行

이와 같은 법을
이룩할 수 있다면
그것의 이름이 곧
보살의 행이라네.
010_0060_c_16L以能建立
如斯法者
是則名曰
菩薩之行

불가사의한
선권방편 환히 깨달아
은혜롭게 보시하면
한량없는 데에 이르리라.
010_0060_c_18L曉了善權
不可思議
所爲惠施
至無限量

부처님께서 이어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겐 네 가지 법이 있으므로 모든 법을 하나의 이치로 삼아서 나아가는 곳이 동등한 하나의 맛에 들어가고, 평등하게 설명하는 하나의 지혜에 들어간다.
010_0060_c_19L佛告天子菩薩有四事法一切諸法以爲一議入於一味所趣同等入於一慧平等之說
무엇이 그 네 가지인가? 보살대사는 파괴할 것이 없는 법계를 환히 알며, 모든 법이 공임을 해득하여 두루 노닐어 이르며, 모든 법의 이치에 같은 형상이 없어 나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평등하며, 모든 법을 환히 깨달아 모두 담박하게 되나니, 이것이 네 가지이다.
010_0060_c_22L何謂爲四菩薩大士曉了法界無所破壞解諸法空而普遊至於諸法議無所同像平等吾我及於他人曉了諸法悉爲憺怕是爲
010_0061_a_02L이런 지혜를 환히 깨달아 보는 바가 이와 같으면, 세속의 법이건 세속을 초월하는 법이건 통달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두 가지 관(觀)을 짓지 않는다. 죄이건 복이건, 걸림이 있건 걸림이 없건, 듣건 듣지 않건, 유위이건 무위이건, 이런 모든 법을 짓지도 않고 관하지도 않으며, 모든 법에 받는 이가 있다고 보지도 않는다.
010_0061_a_03L曉了是慧所睹若此於世俗法及度世法靡不通達不造二觀若罪有礙無礙若聞不聞有爲無爲此諸法不造不觀不見諸法有所受
범부의 법도 없고, 아라한의 법도 없으며, 약간의 관도 없다. 그는 범부의 법을 청정하다고 하지도 않고, 아라한의 법만이 홀로 밝다고 보지도 않으며, 칭찬하지도 않고 비방하지도 않으면서 하나의 이치임을 분별하여 담박한 문에 나아가 널리 펴 강설한다.
010_0061_a_07L無凡夫法無羅漢法無若干觀凡夫法不爲淸淨也不察羅漢法獨解明不擧不下分別一議趣憺怕門演暢講說
일체의 법을 흩어도 모든 법은 흩어지거나 무너진다고 보지 않고 하나의 법인을 수행하여 영원히 둘이 없으며, 하나의 이치에 들게 됨으로써 두루 모든 법에 들어간다. 이른바 들어간다는 것은 ‘어디서부터 나는 바가 없다는 것[無所從生]’이다.
010_0061_a_10L散一切法而於諸法不見散壞修行一忍永無有二以入一議普入諸法所謂入者無所從生
천자여, 이렇게 하여 보살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에 가까워져 최정각을 이루게 되지만, 또한 나는 가깝다거나 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나의 이치에 처하지 않을 때 다른 중생을 보게 되고, 또 보는 사람과 도가 다른 것이라고 관찰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게 사유하는 사람조차 얻을 수 없고서야 비로소 도가 되기 때문이다.”
010_0061_a_12L是爲天子菩薩大士得近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亦不念言我近若遠所以者何不處一議見異群黎亦觀睹人與道別異又思惟之人不可得爾乃是道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於是世尊卽說頌曰

법계에서는
파괴할 것이 없고
또한 그 법계를
흩어지게 할 자도 없네.
010_0061_a_17L而於法界
無所破壞
又彼法界
無能散者

법계를 헤아리듯이
모든 사람도 그와 같아
다만 거짓으로 글자 있을 뿐
약간의 것도 또한 없다.
010_0061_a_19L計如法界
諸人若斯
但假有字
無有若干

모든 법이 공인 줄 알면
메아리 같은 법인(法印) 이루리라.
안이건 밖이건
유위이건 무위이건.
010_0061_a_20L了諸法空
則致響忍
其內若外
有爲無爲

이러한 법을 관찰해보면
모두 있지 않는 것이니
하나의 이치임을 분별하면
모두가 공인 줄 알리라.
010_0061_a_21L觀察斯法
悉無所有
分別一議
皆知爲空

나타난 모든 법
같은 형상 없나니
자기 몸이라 집착하지 말고
남의 몸이라고 하지도 말라.
010_0061_a_23L諸所現法
無所同像
不著己身
及與他人

내가 있고 남이 있다는
그런 생각 하지 않으면
그 행에는 일찍이 없으리라.
약간의 생각이라도 있은 적.
010_0061_a_24L若不計念
有吾我人
其行未曾
有若干想
010_0061_b_02L
고요함을 닦으며
담박함에 뜻을 두고
일체를 두루 관찰하라
존재하는 모든 법을.
010_0061_b_02L修於寂然
志在憺怕
普觀一切
諸法所存

일체의 모든 법에서
조용히 잠자코 생각 없으며
담박한 경계에 노닐며
집착하는 바가 없느니라.
010_0061_b_04L於一切法
靖默無念
遊于憺怕
而無所著

현재 세상의 세속의 법과
세속을 초월하는 법을 강해도
그는 곧 일으키지 않고
지은 것도 다하며 없어지나니.
010_0061_b_05L講說現在
及度世事
彼則不興
造盡滅盡

복이건 허물이건
듣건 듣지 않건
법을 생각하지 않으며
음성도 취하지 않느니라.
010_0061_b_06L若福若罪
若聞不聞
不念於法
不取音聲

유위에 있지 않고
무위에도 있지 않으니
항상 평등하게 하나로 관하며
두 가지 일을 기뻐하지 말라.
010_0061_b_08L不在有爲
亦不無爲
常等一觀
不喜二事

모든 법을 보지 않고
받는 자가 있다고 보지 않으며
범부도 있을 수 없고
또 아라한도 마찬가지라.
010_0061_b_09L不睹諸法
有所受者
不得凡夫
及阿羅漢

어리석고 더러운
범부라고 말하지 않으면
이것을 두고 곧
아라한의 법이라 하느니라.
010_0061_b_10L不說凡夫
癡穢不淨
此則名曰
阿羅漢法

추켜세워 올릴 것도 없고
낮출만 한 것도 있지 않으니
하나의 이치임을 분별하면
모두 조용하고 고요하니라.
010_0061_b_12L亦無所擧
不有所下
分別一議
而悉寂然

모든 법을 환히 알면
파괴할 것 전혀 없으며
또한 헐리고 흩어지지 않는 것이
일체의 법계니라.
010_0061_b_13L曉了諸法
皆無所壞
亦不毀散
一切法界

법인에 차별 있다 말 못하니
공과 더불어 다르겠는가.
두루두루 모든 법을 알고 나면
일체가 모두 공이니라.
010_0061_b_14L不謂忍別
與空異耶
普知諸法
一切悉空

공에도 집착하지 않고
깨달은 법인에도 의지함 없으니
하나의 이치에 들어가기에
일체를 모조리 환히 안다네.
010_0061_b_16L不著於空
無倚了忍
以入一議
悉了一切

이것은 일어나는 것이 없으니
그 근본은 본래 청정하니라.
이렇게 닦고 행하는 자
부처님 도를 빨리 성취하리라.
010_0061_b_17L此無所起
其本淸淨
如是行者
疾成佛道

빨리 가까워지리라.
한량없는 바른 깨달음에
몸이 있다고 헤아리지도 말고
도의 마음도 생각지 말라.
010_0061_b_18L速得親近
無量正覺
不計有身
不念道心

일체의 모든 법에서
나와 남이라는 소견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으면
평등각을 얻게 되리라.
010_0061_b_20L一切諸法
吾我及彼
悉無所著
得平等覺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겐 네 가지 법이 있으므로 심오한 계율을 받들며 행동에 방일함이 없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보살대사는 스스로 이렇게 생각한다.‘무엇이 계율일까? 곧 수순하여 관찰하고 그 이치를 생각해 보면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지극한 진실을 말하며, 마음으로 부드러움을 생각하는 이것이 계율이 되리라.’
010_0061_b_21L佛告天子菩薩有四事法奉深禁戒行無放逸何謂爲四菩薩大士而自念言何謂禁戒則順觀察思惟其議若身行善口言至誠心念柔順是爲禁戒
010_0061_c_02L또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무엇이 몸의 선이며, 무엇이 말의 진실이며, 무엇이 마음의 부드러움일까? 몸의 일을 범하지 않는 것으로서 산목숨을 죽이지 않고, 물건을 훔치지 않고, 음란한 짓을 하지 않는 이것이 몸으로 선을 행하는 것이다.
010_0061_c_03L又復念言何謂身善何謂言誠何謂心柔不犯身事而不殺生盜竊婬妷是身行善
입으로 그릇된 거짓말ㆍ양쪽에서 다르게 하는 말ㆍ나쁜 말ㆍ모함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입으로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마음으로 잘못된 생각을 비롯한 성냄과 삿된 소견의 일을 생각지 않는 이것이 마음으로 부드러움을 생각하는 것이다.’
010_0061_c_05L口不說非妄語兩舌惡口讒言是口言誠心不念非念餘瞋恚邪見之事是心念柔
그는 이치를 자세히 살피면서 스스로 생각한다.
‘만일 몸과 입과 마음으로 범하지 않는다면 그 처소를 분별할 수 없을 것이다. 청ㆍ황ㆍ적ㆍ백ㆍ자(紫)ㆍ홍의 빛깔을 눈으로 헤아려도 의식으로 분별하지 않으며, 귀ㆍ코ㆍ입ㆍ마음도 그와 같아서 의식으로 분별하지 못하리라.
010_0061_c_07L彼諦觀察而自念言假使不犯身心者不可分別其處所在靑紅之色計於眼者不分別識心亦復如是不分別識
왜냐하면 그것은 또한 생기지도 않고 생기게 하는 것도 없으며, 또한 일어나는 것도 없고 일어나지 않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만일 생기지 않고 생기는 것이 없다면 또한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나는 것도 없을 것이므로 곧 의식으로 법을 분별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다.’
010_0061_c_11L所以者何彼亦不生亦無生者亦無起者亦無不起設不有生無所生者亦不有起無所起者則不堪任分別識法
또다시 생각한다.
‘그때 그것을 살펴보면 존재하는 것이 없고 또한 계율도 없으므로 행하는 일도 없다. 이미 행하는 일이 없다면 알 수 없을 것이며, 이미 알 수 없다면 거기에 의지하거나 집착해서는 안 된다.’
010_0061_c_14L又更念言爾時察之則無所有亦無有戒則無所行已無所行則不可知已不可知不當於彼有所倚著
이 행을 짓고 나면 곧 소견이 없을 것이니, 그때에는 계율이 있음을 보지 못할 것이며, 이미 계율을 보지 못하면 그 계율을 권유한 이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천자여, 이것이 보살대사가 심오한 계율을 받드는 것이다.
010_0061_c_17L造此行已則無所見當爾之時不見有戒已不見戒勸彼戒者亦無所見是爲天子菩薩大士奉深禁戒
또 천자여, 만일 어떤 보살이 깨달아서 몸을 탐내지 않고, 몸을 보는 견해에 처하지 않으며, 또한 그렇게 보지도 않는다면 지닌 계율을 닦되 계율을 범하지도 않고 집착하는 것도 없으리라.
010_0061_c_20L復次天子若有菩薩曉不貪身不處見身亦不睹見修於持戒亦不犯禁亦無所著
010_0062_a_02L또 천자여, 보살대사는 심오한 법장에 들어가 지키고 금지하는 곳에 있으면서 위의와 예절, 기거와 동작이 편안하고 자상하여 가르침을 따르니, 이것을 계율이라고 한다. 자기가 행을 일으키는 것도 보지 않고 다른 이의 허물도 보지 않으니, 그러므로 깊고 오묘한 계율이라고 부른다.
010_0061_c_22L復次天子菩薩大士入深法藏在所護禁威儀禮節行步進止安詳順教是曰爲戒不自見己之所興行不見他人之過咎故名曰深妙之戒
또 천자여, 보살은 계율을 범하지 않으며, 계율을 훼손하지도 않으며, 또 계율을 농락하지도 않는다. 자기를 배반하면 곧 계율을 배반하는 것이며, 만일 자기를 배반하지 않으면 계율을 배반한 것이 아니다. 계율을 배반하지 않음으로써 곧 범하는 것이 없다.
010_0062_a_03L復次天子菩薩不犯於戒亦不毀戒又不弄戒其反己者則以反戒若不反己則不反戒不反戒則無所犯
이미 계율을 범하지 않았으므로 곧 계율을 농락하지 않고 제도할 것도 없다. 농락하지도 않고 계율로 제도하지도 않는 것은 일체의 법을 알아 모두 해탈하였기 때문이다. 이미 해탈한 자는 곧 나도 없고 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미 사람이 없는데 무엇을 제도하겠는가? 이것이 네 가지이다.”
010_0062_a_06L已不犯戒則不弄便無所度所以不弄不度戒者一切法悉度脫故以度脫者則無有亦不無我旣無有人何所度者爲四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於是世尊卽說頌曰

그 몸을 청정하게 하고
말에 잘못과 실수 없으며
마음으론 선명한 생각을 하고
행동엔 흠과 더러움 없게 하라.
010_0062_a_10L其身淸淨
言無誤失
心念鮮明
行無瑕穢

그리하여 스스로 항상 보호하고
행동을 삼가고 조심하면
그런 보살을
비로소 계율을 받든다 하리라.
010_0062_a_12L而常自護
謹愼於行
彼菩薩者
乃謂奉戒

지니고 따르고 받들고 행하라.
이 열 가지 선을.
훌륭하고 총명한 보살
그라야 이것을 보호할 수 있느니라.
010_0062_a_13L將順奉行
於斯十善
聰明菩薩
若能護此

곧 몸과 입과 뜻으로
범하거나 어김이 없으면
이것을 일러
지혜 받들고 계율에 통달한다고 한다.
010_0062_a_14L則身口意
無所犯負
斯能名曰
奉明達戒

그는 짓는 것이 없고
일어나지 않고 생김도 없으며
그는 형상과 빛깔도 없고
또 처소도 없느니라.
010_0062_a_16L其無所造
不起無生
彼無形色
無有處所

이미 형상과 모습이 없다면
곧 머무를 곳이 없고
그렇다면 얻을 수도 없거니
어디를 향해 돌아가리오.
010_0062_a_17L已無像貌
則無所住
便不可得
何所歸趣

계율이란 짓는 것 아니라
언제나 무위와 같으니
그러므로 불가능하여라.
눈으로 그것을 관찰하기는.
010_0062_a_18L戒不有造
常如無爲
則不可以
眼觀察之

귀로 들을 수 있는 것도 없고
코도 없고 혀도 없으며
몸으로 분별할 수도 없고
마음으로 생각할 수도 없네.
010_0062_a_20L耳無所聞
無鼻無舌
身不可別
及心所念

저 6근(根)을
만일 분별하지 않는다면
곧 모든 세계를 통달하여
의지하고 기댈 곳 없으리라.
010_0062_a_21L設不分別
於六根者
則達諸趣
無所依倚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이
계율을 청정하게 함이니
일찍이 계율에 도달하거나
세워진 곳 있은 적 없었네.
010_0062_a_22L設如是觀
乃淸淨戒
未曾逮戒
有所立處

그에게는 가진 계율이 없고
뜻도 없고 바르다는 것도 없나니
계율을 보호하되
나라는 생각이 없네.
010_0062_a_24L彼無有戒
無意無正
護於禁戒
無吾我想
010_0062_b_02L
계율을 지니고 기르되
계율이란 생각 또한 없고
깊고 요긴한 계율을 닦으며
자재함을 얻는 데 뜻을 둔다네.
010_0062_b_02L將養於禁
亦無戒想
修深要戒
志得自在

몸에 대한 견해들을
이렇게 잘 분별하면
곧 떨어지지 않으리라.
예순 두 가지 의심에.
010_0062_b_03L以能分別
所見身者
卽不墮落
六十二疑

그는 보는 것이 없고
처소도 보지 않으므로
비록 계율을 받들더라도
교만하거나 방자하지 않네.
010_0062_b_05L其無所見
不睹處所
雖奉禁戒
不自憍恣

곧 따라 들어갈 수 있으리라.
깊고 오묘한 법장으로.
행하는 일과 예의범절은
망상이 되지 않으리라.
편안하고 조용함을 잘 닦고
지키고 순종하며 삼가고 조심하나니
이렇게 계율을 지니는 사람
다른 집착이란 전혀 없느니라.
010_0062_b_06L則能順入
深妙法藏
所行禮節
爲不妄想
善修安詳
將順謹愼
其禁戒者
無有異著

자신에게 의지하지 않고
계율에 의지하지도 않나니
이미 나[我]가 없으면
곧 계율도 없느니라.
010_0062_b_09L不倚吾我
亦不依戒
已無吾我
則無禁戒

자기 몸이라 생각지 않고
계율이라고도 생각지 않나니
이와 같아야 비로소
법의 그릇이라 할 수 있으리라.
010_0062_b_10L不念己身
及與禁戒
如是乃謂
爲法器耳

나 자신이 없는 자는
계율에 의지 않으며
몸이라고 헤아리지 않는 자는
법도 생각지 않는다.
010_0062_b_11L無吾我者
不依倚戒
不計身者
不想念法

몸에 대한 견해가 없는 자는
계율을 지키는 마음도 없고
계율을 범하지 않는 자는
계율을 해탈하는 일도 없어라.
010_0062_b_13L無身見者
無有戒心
不犯戒者
無有脫禁

또한 건립하지도 않네.
금지된 계율 안에서.
몸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계율이란 생각도 없어지느니라.
깊고 오묘한 계율이란
범하는 것 없음을 말하나니
용맹스런 사람이라면
이와 같이 계율을 받들리라.
010_0062_b_14L亦不建立
於禁戒中
不計有身
則無戒想
深妙之戒
謂無所犯
假使勇猛
奉戒如是

그는 곧 일찍이 없었네.
훼손하거나 범하는 일
이와 같이 계율을 지키는 자
성현께서 찬탄하느니라.
010_0062_b_17L彼則未曾
有所毀犯
如是戒者
聖賢所歎

일체의 모든 법에
집착할 것 없거늘
어리석고 미련한 범부들
나라는 생각에 머무는구나.
010_0062_b_18L於一切法
而無所著
愚騃之夫
住吾我想

계율을 지니고 보호하면서
나는 두려워하며 삼간다고 말한다면
그는 계율의 보배를 잃으리라.
영원히 남김없이.
010_0062_b_19L將護禁戒
言我畏愼
則失戒寶
永無有餘

해탈하지 못하리라.
삼계의 환란에서.
만일 어떤 사람이
여러 견해의 그물을 없앤다면
010_0062_b_21L便不度脫
三界之患
假使有人
除諸見網

곧 그런 것 보지 않으리라.
계율을 어기고 잃는 것.
그 사람 마음으로 헤아리리라.
나 자신이란 없음을.
계율을 따르고 받들며
의심스런 소견에 떨어지지 않으면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나쁜 길에 떨어질까를.
010_0062_b_22L則不見彼
違失禁戒
其人心計
無有吾我
順奉禁戒
不墮疑見
便不恐懼
墮於惡趣
010_0062_c_02L
만일 이와 같이
계율을 분별한다면
보지 못하리라.
계율을 범하는 이를.
010_0062_c_02L若使分別
禁戒如是
則不睹見
犯禁戒者

나 자신을 살피지 않고
삼계도 보지 않거늘
하물며 관찰할까
계율을 범하고 훼손한다고.
010_0062_c_03L不察吾我
不見三世
況當觀察
犯戒毀禁

월씨 천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미증유를 얻었습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모든 부처님 세존의 도와 법은 미묘하여 위없고 바르고 참되며 매우 깊고 미치기 어려우며, 보살이 하는 일은 제일 높고 뛰어납니다. 이에 이와 같은 법을 닦을 수 있으면 머무르는 곳도 없고 닦는 것도 없을 것이며, 일체의 망상을 없애고 나라는 생각도 떠날 것이다.
010_0062_c_04L月氏天子白佛言得未曾有天中天諸佛世尊道法微妙無上正眞甚深難及菩薩所作第一巍巍乃能奉修如此之法而無所住亦無所修除去一切諸所妄想離吾我念
수없이 많은 겁을 수행하며 성문과 연각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중도에 도의 뜻을 어기거나 잃지도 않으며 부처님 법을 두루 갖추어 결함과 셈이 없는 곳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보살이 심오한 법을 받들어 행하고 미묘한 법전을 닦으며 참된 본제에서 작증(作證)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062_c_09L行無數劫而不墮落聲聞緣覺而不中道違失道意具足佛法入不缺漏云何菩薩奉行何法修微妙典於眞本際而不取證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천자여, 들으라. 보살에겐 네 가지 일이 있으므로 깊고 오묘한 법을 행하며 참된 본제에서 작증을 취하지 않는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보살대사는 바라는 소원을 견고하게 하며, 긴요한 행을 건립하여 일체지(一切智)를 갖추며, 정진을 받들어 닦아서 겁내지 않으며, 수립한 것에 머물지 않고 중생을 버리지도 않아 큰 자비로 교법을 끊지 않으며 선권방편으로 여러 덕의 근본을 권유한다. 이것이 깊고 미묘한 법을 행하며 참된 본제에서 작증을 취하지 않는 네 가지이다.”
010_0062_c_13L世尊告曰天子聽之菩薩有四事行深妙法於眞本際而不取證謂爲四菩薩大士堅固志願建立要具一切智奉修精進而不怯弱不住立者不捨衆生於大哀不斷教善權方便勸衆德本是爲四行深妙法於眞本際而不取證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於是世尊卽說頌曰

그 밝은 지혜 가진 이
바라는 소원 굳고 강해
어기거나 잃는 일 없어라.
옛적에 환히 깨달은 것들.
010_0062_c_19L其明智者
志願堅强
未曾違失
往古所曉

일체지를 위해
은근히 정진하며
끝내 처하는 일 없어라.
잘못된 다른 진리에.
010_0062_c_21L爲一切智
精修慇懃
終不處於
興廢異乘

정진을 받들어 행하며
언제나 방일함이 없고
받들어 닦아야 할 일들에
마음이 겁내지 않는다.
010_0062_c_22L奉行精進
常無放逸
敢所遵修
心不怯弱

또한 버리지 않네.
일체의 모든 중생을
두루 평등한 마음 가지네.
온갖 무리들에게.
010_0062_c_23L亦不捐捨
一切衆生
而普等心
群萌之類
010_0063_a_02L
항상 가엾은 생각 더하네.
온 세상 모든 백성들에게
인욕으로 부지런히 애쓰며
그 뜻 변함이 없네.
010_0063_a_02L常加愍哀
普世群黎
能忍勤苦
意不轉移

없게 하리라 뜻을 세웠네.
도의 가르침 끊어지는 일.
비유하면 그런 사람과 같네.
수없는 보배를 쌓아둔 자.
010_0063_a_03L志不欲令
道教斷絕
猶如有人
積無數寶

선권방편을
잘 깨달아
온갖 공덕을 힘써 권하고
행함에 만족함이 없네.
010_0063_a_04L而善覺了
善權方便
勸一切德
行無厭足

가장 긴요한 곳으로 나아가 노닐며
가엾이 여기는 생각을 품나니
중간에 하지 않네.
모든 번뇌 다 없애는 일.
010_0063_a_06L遊趣最要
懷於愍哀
不於中閒
滅盡諸漏

이제 이 경전을
받아들이는 자
그 보살이야말로
용맹하다고 하리라.
010_0063_a_07L其有稟授
於此經典
其菩薩者
名曰勇猛

깊고 오묘한 법을
언제나 받들어 닦는다면
그는 곧 일찍이 없으리라.
본제에 의지하거나 집착하는 일.
010_0063_a_08L而常奉修
深妙之法
彼則未曾
倚著本際

월씨 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이 깊은 법요를 받들어 행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063_a_10L月氏天子復白佛言何謂菩薩奉行深要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이에 보살은 범부의 법을 파괴하고서 두루 부처님 도의 이치를 성취하는 일이 일찍이 없다. 또한 범부의 법을 훼방하지도 않고, 부처님 법이 자란다고 보지도 않으며, 범부의 법을 멀리 여의지도 않고, 부처님 도를 얻었으면 하고 구하거나 사모하지도 않는다. ‘범부의 법이 다르고 부처님의 도가 다르다’는 이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
010_0063_a_12L佛告天子於是菩薩未曾破壞凡夫之法而普成就於佛道議亦不謗毀凡夫之法亦不睹見佛法長益亦不遠離於凡夫法亦不求慕欲得佛道不興斯行凡夫法異佛道異乎
또한 ‘범부의 법은 더럽고 비천하며 부처님의 도와 법은 미묘하다’고 생각지도 않으며, ‘범부의 법은 바로 번뇌요 부처님의 도와 법은 번뇌가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010_0063_a_16L亦不念言凡夫之法瑕穢卑賤佛之道法爲微妙乎不作斯行凡夫之法則爲斯漏佛之道法無穿漏乎
또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범부의 법이나 부처님의 법 두 가지 모두 다 허무하고 적막한데 다만 거짓으로 이름을 붙였을 뿐이요, 생각은 더러움만 이루는 것이다. 범부의 법도 성취할 것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법도 완전히 갖출 것이 없다.
010_0063_a_19L又復念言凡夫之法及與佛法二者俱法虛無寂寞但假號耳思想致穢凡夫之法亦無成就諸佛之法亦無具足
010_0063_b_02L 범부의 법이라지만 실체가 없고 자연도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법도 모두 실체가 없고 자연도 없다. 만일 다스리려고 하면 범부의 법은 아는 바가 없으며, 모르는 것도 없으며, 나지도 않고 나는 것도 없는 것이다.
010_0063_a_22L凡夫之法而無有實亦無自然諸佛之法悉無有實亦無自然若欲理者凡夫之法而無所知亦不無知不生無生
만일 자세히 살피려고 하면 처음과 나중을 추구하는 그것이다. 또 공혜(空慧)ㆍ무상혜(無相慧)ㆍ무원혜(無願慧)로써 지혜를 밝혀 살피는 이것이 부처님 법이지만 따로 부처님 법이 있는 곳을 분별하여 알 수는 없으니, 이 본말을 자세히 살피면 모두 곧 공(空)이다. 공은 공을 보지 못하며 아는 바도 없고 보는 바도 없다. 모조리 본래 청정하지만 무명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010_0063_b_03L若觀察者推其本末若以空慧無相之慧無願之慧智慧明省是爲佛法不可別知佛法所處觀此本末彼悉則空空不見空亦無所知亦無所觀悉爲本淨無明故起
그러므로 천자여, 법이란 법이 없고 모든 법은 자연히 머물고 세워진 것이며, 모든 법은 담박한 것이다. 그 담박한 법이면 곧 둘이 없으며, 그 둘이 없으면 범부가 없고 성문도 없으며, 연각이며 평등한 부처님의 도도 없으며, 깊고 미묘한 행이 보살의 행이라고 가르칠 것도 없다.
010_0063_b_07L是以天子法者無法諸法自然住立諸法憺怕其憺怕法則無有二其無二者則無凡夫亦無聲聞亦無緣覺平等佛道亦無所教深妙之行
보살이 깊이 닦고 분별하는 바른 가르침에는 부처님의 법이 아닌 것이 한 법도 없다. 왜냐하면 그 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습속(習俗)의 법이다. 습속의 말이 없으면 말이 있어도 얻을 것이 없고, 그 얻을 것이 없으면 일어나는 것이 없고, 일어나는 것이 없으면 곧 형상이나 가르칠 것이 없으니, 일체의 법은 모두 형상이 없기 때문이다. 가령 모든 법이 그 수가 한이 없더라도 불법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010_0063_b_11L爲菩薩行菩薩深修分別正教無有一法非佛法也所以者何其言法者習俗爲法無習俗言有所言者則無所得其無所得則無所興以無所興則無形教一切諸法悉無形像假使諸法無有限數不離佛法
그러므로 천자여, 일체의 모든 법은 모두 불법이며, 생각과 행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 행을 생각하면 곧 일어나고 사라지는 두 가지 식(識)이다. 이와 같은 부류는 식으로 무루(無漏)인 불법을 행하고, 또한 거기에서 구하기를 생각하지 않고, 거기에서 성문의 행을 일으키는 것이다.
010_0063_b_17L是故天子當作斯觀一切諸法悉爲佛法無有想行其念想行尋卽興廢二事之識是等之類以識爲行佛法無漏亦復於彼而不想求於彼生起聲聞之行
그것을 환히 아는 자에게 법계는 티끌도 없고 고요함도 없다. 가령 법에서 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이란 없는 것이니, 그 티끌의 법과 고요한 법인들 어찌 티끌과 고요함을 이룰 수 있겠는가. 이렇게 구하려 하나 끝내 될 수 없을 것이다.
010_0063_b_21L其解了者法界無塵亦無寂然假使於法而不受法則無有法其塵勞法及寂然法豈可獲到塵勞寂然乎欲作斯求終不可
010_0063_c_02L이와 같아서 천자여, 가령 보살이 이와 같은 줄 환히 깨달으면 곧 깊고 미묘한 행이라 한다. 그는 모든 법과 불법에 보는 것이 없는 자이다. 소견이 없기 때문에 곧 소견을 떠나게 되고, 그 소견이란 것도 소견이 없는 것이 된다. 가령 보살이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악마와 그 권속들이 틈을 엿볼 수 없을 것이며, 그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010_0063_c_02L如是天子假使菩薩曉了如是爲名曰深妙之行其於諸法及與佛法無所見者以無所見則爲離見所見者爲無所見假使菩薩如是觀魔及官屬不能得便莫能勝也
佛昇忉利天爲母說法經卷上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원문은 “이보살(二菩薩)”이다. 그대로 해석하면 “둘째, 보살이”가 된다. 그러나 문맥으로 보아 네 가지 법 중 세 번째를 설명하는 것에 해당한다. 내용의 이해를 방해하는 것으로 여겨져 “이(二)”를 생략하고 번역하였다.
  2. 2)원문은 “삼보살(三菩薩)”이다. 그대로 해석하면 “셋째, 보살이”가 된다. 그러나 문맥으로 보아 네 가지 법 중 네 번째를 설명하는 것에 해당된다. 내용의 이해를 방해하는 것으로 여겨져 “삼(三)”을 생략하고 번역하였다.
  3. 3)원문은 “사하위성통(四何謂聖通)”이다. 그대로 번역하면 “넷째, 무엇이 성스러운 신통인가?”가 된다. 그러나 보살이 성스러운 신통을 얻는 네 가지 법은 이미 앞에서 설명이 끝났으므로 “넷째”라는 말은 문맥에 맞지 않다. 따라서 내용의 이해를 방해하는 것으로 여겨져 “사(四)”를 생략하고 번역하였다.